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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이야기part2

현장에서 만난 문화재 이야기 2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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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조계산에서 전하는 수행의 향기 송광사 통권 183호 불기 이천오백육십년_20166

contents 2 주장자 올해 여름은 여름 그대로 덥습니다 4 송광사 산책 선방 6 법성료 닦지 않으면 아상만 자라네 9 명상카툰 10 산문밖 정토세상 따뜻한 뉴스 12 아함경 여행 적을 죽인 군인은 좋은 과보를 얻는가 14 동화가 있는 서재 질투 19 16국사소개 제6세 원감국사 충지 20 조계총림 들여다 보기 관음전 승보종찰조계총림 송광사 통권 제 183호 2016년 6월호 24 세상속으로 가족같은 발행처 26 이달의 사찰음식 수삼 브로콜리 버섯볶음 29 템플스테이 새벽 도량석 32 송광사에서 만난 사람들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34 고향수 백수를 추억하며 37 송광사의 문 선열문 38 불교상담 다른 사람에게 맞춰주는 삶이 최선인가 40 정혜사에서 42 포커스 44 송광사 소식 48 소설효봉 승보종찰조계총림 송광사 57913 전남 순천시 송광면 송광사 안길 100 편집실 전화 061-755-5328 팩스 061-755-0408 발행인 겸 편집인 진화 편집고문 각안 고경 일화 인석 정응 微笑佛面 미소불면 편집장 중현 편집위원 이정범 이준엽 사진 유동영 편집디자인 호남문화원 062-383-3538 미소 짓는 부처님 얼굴. 인쇄소 한일원색 홈페이지 www.songgwangsa.org 2016년 6월 1일 발행 등록일자 2001년 9월 19일 등록번호 / 전남 라 00054 범일묵적 梵日墨跡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이신 범일 보성 큰스님의 글씨를 통해 전해지는 감동을 함께하고자 한다.

주장자 올해 여름은 여름 그대로 덥습니다 오늘 결재 법문은 향운계 보살이 다 설해 마쳤습니다. 설해 마쳤습니다. 설해 마쳤습니다. 무엇이라 설하였습니까? 摩 訶 大 法 王 마하대법왕 無 短 亦 無 長 무단역무장 本 來 非 皂 白 본래비조백 隨 處 現 靑 黃 수처현청황 마하대법왕이여, 짧지도 길지도 않도다. 본래 검지도 희지도 않건만, 곳에 따라 푸르고 누런 색을 나타내도다. 아시겠습니까? 올해 여름은 여름 그대로 덥습니다. 아무쪼록 애써서 더운 가운데에서 시원한 것을 얻어가면 여름 공부는 잘해 마칠 것입니다. 아무쪼록 여름 무더위에 시원한 것을 얻어 가십시오. 애써 정진해주기를 바라며 오늘 법문을 마칩니다. 조계총림 송광사 병신년 하안거 결재 법문 범일 보성 梵 日 菩 成 l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 4 송광사보 5

유동영 사진작가의 송광사 산책_선방 요즘 사람들은 어리석어 자기 마음이 참 부처인 줄 알지 못하고 자기 성품이 참 법인 줄을 알지 못하여, 법을 구함에 멀리 성인에게 미루고 부처를 구함에 마음을 보지 못하는구나. 다만 자기 마음만 알면 갠지즈 강의 모래알만큼 많은 법문과 한량 없는 진리를 구하지 않아도 얻게 되느니라. - 보조스님, 수심결 중에서 6 송광사보 7

법성료_자경문 강의 6 닦지 않으면 아상 我 相 만 자라네 연각 然 覺 l 조계총림 송광사 승가대학장 4) 空 腹 高 心 如 餓 虎 공복고심여아호요 : 아무리 무서 운 호랑이라도 힘이 있어야 다른 짐승들을 호령 하고, 또 떨게도 할 수 있는 것이지, 배고픔에 굶 주려 힘이 빠진 호랑이는 다른 짐승들에게 두려움 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비웃음에 대상이 되 어 버리는 것처럼, 배운 것 없이 거만하여 우쭐대 는 이는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조롱의 대상이 되 고 만다. 頌 曰 愚 心 不 學 增 憍 慢 이요 痴 意 無 修 長 我 人 이로다 空 腹 高 心 如 餓 虎 요 無 知 放 逸 似 顚 猿 이로 다 邪 言 魔 語 肯 受 聽 하고 聖 敎 賢 章 故 不 聞 이로다 善 道 無 因 誰 汝 度 리오 長 淪 惡 趣 苦 纏 身 이로다 게송으로 말하리라. 미련하여 배우지 않으면 교만만 늘고 어리석어 닦지 않으면 아상만 자라네. 든 것 없이 거만한 것은 굶주린 호랑이 같고, 아는 것 없이 게으른 것은 넘어진 원숭 이와 같도다. 사악한 소리 마구니 말은 기꺼이 들고 성현님네 가르침은 짐짓 듣지 않도다. 좋은 길에 나 아갈 인 因 이 없으니, 누가 그대를 건지랴? 악도에 오래도록 빠져 고통에 얽어매진 몸이로다. 1) 頌 曰 송왈 : 게송 偈 頌 은 경전의 산문 내용을 시의 형태로 요약하여 다시 설명하며 마무리하는 부분 이다. 예부터 스님들의 법문에서도 이런 형식을 사용해 왔는데, 자경문에서도 이 형식을 취하고 있다. 2) 愚 心 不 學 增 憍 慢 우심불학증교만이요 : 세상에 어두운 마음은 배워야 밝아질텐데, 배우지 않으면 어 두운 소견이 더욱 견고해져서 더욱 고착화되고 자기가 모르는 부분에는 관심도 없고 다만 자기 업 대로 판단하고는 자기가 다 안다고 생각하니 교만만 늘게 된다. 3) 痴 意 無 修 長 我 人 치의무수장아인이로다 : 어리석은 마음은 닦아야 지혜로워질텐데, 닦지 않으면 잘못 된 소견이 더욱 견고해져서, 그 소견으로 세상을 판단하고 나와 남을 구분지으니 아상만 자라나게 된다. 5) 無 知 放 逸 似 顚 猿 무지방일사전원이로다 : 원숭이는 재주가 많고 순발력이 좋아서 넘어지기 쉽지 않 은데, 아는 것 없이 게으름을 피우게 되면, 본래부 터 갖추고 있는 부처의 본성자리와 더욱 더 멀어 지니, 재주 많은 원숭이가 넘어진 꼴과 같다. 우리는 무시 이래로 불성 佛 性 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는 존재들이다. 다만 무시 이래로 있는 무명 無 明 으로 인해 업 業 을 만들고, 그 업이 수없는 오 랜 기간 동안 쌓이고 쌓여서 만들어진 망념 妄 念 과 인연 因 緣 으로 형성된 지금의 모습을 자기로 알 고 지내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자기가 부처인줄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본 래부터 갖추고 있는 부처님의 마음, 부처님의 공 덕, 부처님의 자비심을 자기와는 상관없는 것으로 여기며, 노력도 하지 않고 지내므로 부처님의 모 습을 전혀 알아 볼 수 없는 지금의 모습이 마치 거꾸러진 원숭이 꼴인 것이다. 6) 邪 言 魔 語 肯 受 聽 사언마어긍수청하고 聖 敎 賢 章 故 不 聞 성교현장고불문이로다 : 이렇게 업에 따라 살다 8 송광사보 9

명상카툰 보면 둔하고 어리석음이 더욱 커지는데도 불구하고 배우지도 닦지 도 않아 교만과 아상만 키우면, 욕망추구를 합리화시키는 등의 삿 된 말이나, 마구니의 말들은 듣기 좋아하게 되고, 탐진치를 버리고 중생을 구제하라는 등의 성현들의 가르침은 애써 외면하고 듣지 않으려 하게 된다. 세상을 살면서 하고 싶은 일들은 모두 내가 길러온 업에 상응하는 것들이다. 선근 善 根 의 업 業 들은 수행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한 업 業 들은 불성 佛 性 자리에서 멀어지게 만드는데, 이러 한 욕망추구가 남에게 해를 주지 않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 남 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 양심의 가책이 발 동해서 행동치 못하게 되는데, 양심의 가책을 완화시켜주는 욕망 추구를 훌륭한 것 이라거나, 오히려 남에게 도움이 된다 는 식의 주장을 듣게 되면, 기쁜 마음으로 듣고 받아들여, 결국 한층 더 두 꺼운 업 業 을 쌓아가게 되어 있다. 반대로 선근 善 根 의 수행 修 行 은 욕망추구와 반대의 이야기이기 때문 에, 이러한 내용의 성현들의 이야기는 욕망추구에 방해가 되므로 일부러 흘려듣거나 아예 들으려 하지 않게 된다. 7) 善 道 無 因 誰 汝 度 선도무인수여도리오 長 淪 惡 趣 苦 纏 身 장윤악취고전신 이로다 : 부처님의 깨달음으로 가는 길이 선도 善 道 인데, 욕망을 추 구하며 업 業 을 쌓다보니 이 길로 나아갈 인 因 을 만들지 못하게 된 다. 무명을 걷어낼 선근 善 根 이 있어야 마음자리를 밝혀나갈텐데, 이런 선근 善 根 을 지으려 하지 않으니, 누가 제도할 수 있겠는가! 목 마른 소에게 물을 먹이기 위해서 물가로 인도해 줄 수 있지만, 결 국 물을 마시는 것은 소 자신에게 달려 있듯이, 자신을 제도할 수 있는 이는 결국 자신인데, 도무지 선근 善 根 의 씨앗을 만들려 하지 않았으니, 오래도록 악취에 빠져서 고통 받는 몸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으로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하고, 이제 꼭 지켜야 할 덕목 열 가지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간다. 연각스님 송광사에서 현봉스님을 은사로 출가. 송광사 강원을 졸업하고 봉선사 능엄학림 등 제방에서 정진. 현재 송광사 승가대학 학장. 10 송광사보 11

산문 밖 정토세상 오월은 일년 중 가장 일이 많은 달입 이 사연은 사소한 학교 폭력이 발단이 니다. 가정의 달이면서 어린이날, 어버이 었습니다. 시골 학교로 전학 온 학생의 기 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등 잊고 지나쳐서 를 잡겠다며 폭행을 했고, 급기야는 학부 는 안될 날 도 많습니다. 어린이날이 포함 모들 간의 갈등으로 번졌습니다. 평화롭던 된 황금연휴 4일을 넉넉히 쉴 수 있었지만, 마을은 고소전으로 험악해졌고, 지친 교사 가장들의 지갑이 더 얇아지는 것 또한 어쩔 들도 학교를 하나둘 떠났습니다. 아이들은 수 없었습니다. 교사들에게 마음을 닫았고, 상처는 깊어갔 모처럼 미세먼지며 황사도 물러간 어 느 오월의 하늘을 보면서 참 아름답다 는 생각을 했습니다. 푸른 하늘에 하얀 궤적 을 그리며 어디론가 날아가는 비행기 속에 앉아 있는 나를 상상해보기도 하고, 호주 자며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했습니다. 가 시작됐습니다. 운동화 발자국으로 어지 은 이렇게 화사하고 아름다운데, TV 뉴스 럽던 벽은 아이들이 그린 그림으로 채워졌 를 틀면 입에 담기조차 싫은 잔혹한 일들 고, 매일 밤 남아 스스로 공부하기 시작했 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습니다. 교사들도 자발적으로 밤마다 남아 있습니다. 함께 밥을 지어 먹으며 든든한 친구가 되 었습니다. 스스로 마음을 잡고 공부에 열 중하는 아이들을 보는 부모들은 교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감동했습니다. 하고, 부모가 아이를 방치하다 죽게 만드 시골학교의 아름다운 변화를 취재하 는 도무지 있어서도 안되고, 있을 수도 없 면서 저도 모르게 가슴 한쪽이 따뜻해졌습 는 영화같은 일들이 실재하기 때문입니다. 니다. 하지만, 작은 시골학교의 기적 같은 꼭 가정의 달이 아니더라도 이런 비극은 다 사연은 아쉽게도 험악한 뉴스 시장에서는 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하지만, 우리 삶은 그리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부장판 갈수록 강퍅해지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사를 지낸 한 변호사가 전관예우를 내세워 따뜻한 12 수련회에 가서는 아이들과 한 이불을 덮고 서를 넋을 잃고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세상 TV를 일부러 끕니다. 자식이 부모를 살해 minu21@yna.co.kr 고 발을 씻어주며 한발 한발 다가갔습니다. 아이들은 서서히 마음을 열었고 변화 안볼 수 없지만,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는 글 사진_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사들이었습니다. 입학식 때 장미를 전달하 를 여행중인 한 친구가 보내준 조그만 엽 뉴스를 다루는 일이어서 매일 뉴스를 뉴스 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을 다잡은 것은 교 살벌한 뉴스 판에서 조금이라도 위로 가 될까 싶어 따뜻한 뉴스를 찾아 나섰습 니다.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학교 폭력으 거액의 수임료를 챙겨 구속이 되고, 친부모 를 살해한 남매의 후속보도가 줄을 이었기 때문입니다. 로 상처를 입은 아이들이 교사들의 도움으 사람이 죽지 않고, 억울한 사람이 보 로 새롭게 거듭났다는 이야기를 취재했습 호를 받는 따뜻한 뉴스만 나오는 세상은 니다. 언제쯤 올까요? 송광사보 13

<아함경>여행 나라를 위해 적을 죽인 군인은 좋은 과보를 얻는가 잡아함경 908. 전투활경 戰 鬪 活 經 보국스님 l 무우사 촌장은 부처님께 사뢰었다. 나는 고타마의 말씀 때문에 우는 것이 아니옵니다. 나는 옛날부터 여러 늙은 군인들이 어리 석고 분별하지 못해, 오랫동안 나를 속여 이렇게 말한 것을 생각하나이다. 즉 만일 군인으로서 갑 옷을 입고 투구를 쓰고 날카로운 무기를 들고 적을 향해 앞장서서, 방편으로써 원수인 적을 잘 무 찌르면, 그는 그 인연으로 전항복천에 태어난다 라고, 그래서 나는 슬피우는 것이옵니다. 나는 이제 분명히 생각하나이다. 저 군인은 악한 업의 인연이 있는데 몸이 헐어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전항 복천에 태어난다는 것은 그럴 이치가 없다 라고. 고타마시여. 나는 오늘부터 모든 나쁜 업을 버리 고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게 귀의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촌장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다. 촌장이여, 그것은 가장 진실한 것이니라. 때에 전사마을의 촌장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예배하고 떠나갔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 칼란타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전사마을의 촌장은 부처님께 나 아가 공손히 문안드리고 한쪽에 물러앉아 여쭈었다. 고타마시여, 나는 어떤 늙은 군인의 이런 말을 들었나이다. 만일 군인으로서 몸에 겹갑옷을 입고 손 에는 날카로운 무기를 들고 앞장서서, 방편으로써 원수인 적을 잘 무찌르면 그는 이 업의 갚음으로 전항복 천에 태어난다 라고. 고타마의 가르침에서는 그 이치를 어떻게 생각하나이까. 부처님께서는 촌장에게 말씀하셨다. 중략 조선시대에 일본군이 쳐들어왔을 때 나라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승병을 일으켜 승려들이 전쟁에 가담했다. 이 때 문에 이른바 호국불교라는 단어가 생겨났다. 조선의 정치 이념은 유교였고 불교계에서는 정권의 눈치를 봐야하 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다른 뾰족한 방법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불교적으로만 보았을 때 전쟁에 가담한 승려들은 몸과 말과 뜻으로 살인을 저질렀다. 그것은 반드시 살 인의 과보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불교라는 이념을 이유로 국가의 제도를 부정하는 것 역시 적절하지 않다. 불교는 국가를 통치하 는 이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불교가 해야하는 일은 사람들의 탐욕과 분노를 줄여서 전쟁같은 것이 세상에서 적 어지도록 해야하는 것이다. 고대 인도에서는 세상의 제도를 떠난 출가자라는 것이 인정되었으므로 사회에 더 이상 의무도 권리도 가지지 않 는 것이 인정되었다. 그러나 중국이나 한국에서는 인정되지 않아 제도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어려움이 있었다. 싸움에는 세 가지 악이 있으니 몸과 입과 뜻이다. 이 세 가지 인연으로 몸이 헐어지고 목숨이 끝난 뒤 에 전항복천의 좋은 곳에 태어난다는 것은 그럴 이치가 없느니라. 만일 옛날의 늙은 군인이 만일 군인이 갑 옷을 입고 투구를 쓰고 날카로운 무기를 들고 적을 향해 앞장서서, 방편으로써 원수의 적을 잘 무찌르면, 그는 그 인연으로 전항복천에 태어난다 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삿된 소견이니, 삿된 소견을 가진 사람은 반 드시 지옥이나 축생의 두 곳에 태어날 것이다. 중략 14 송광사보 15

동화가 있는 서재_ 18 질투 전래동화 <흥부와 놀부> 이일야 l 전북불교대학 연구처장 욕심 많은 놀부와 착한 흥부 질투는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힘으 로 작동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스스로를 파 멸의 길로 이끈다. 왜냐하면 질투에는 누군 가를 미워하는 에너지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 이다. 그래서 누군가를 질투하게 되면 행복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행하다. 17세기 철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형이 모든 재산을 차 지하고 동생을 내쫓았다. 졸지에 가난한 처 지가 된 흥부가 보리쌀 한 되를 얻으러 놀부 의 집을 찾아가면 놀부의 마누라는 밥주걱 으로 흥부의 뺨을 때리곤 하였다. 자신의 뺨 에 붙은 밥풀을 떼어 먹는 처지가 초라했지 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한편 이 소식을 들은 놀부는 자신도 흥 부처럼 수많은 재물을 얻기 위해서 일부러 제비의 다리를 부러뜨리고 치료해주었다. 다 음해 제비가 박씨를 물어다주자 놀부는 싱 글벙글 웃으면서 지붕에 그것을 심었고 가을 에 열린 박을 톱질하기 시작했다. 금은보화를 기대하면서 박을 탔지만, 학자 스피노자가 말한 질투에 대한 정의다. 그러던 어느 날 흥부는 다리가 부러진 놀부네 박에서는 누런 똥물이 나오기 시작했 질투란 타인의 행복을 슬퍼하고 반대 로 타인의 불행을 기뻐하도록 인간을 자극 하는 한에서의 미움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 사람의 행복을 기뻐하고 불행을 슬퍼하기 마련이다. 반대로 누군가를 미워하면 그 사람이 잘 되는 꼴을 보는 것이 힘들다. 상대의 불행을 기뻐하는 비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스피노자 는 질투에 이러한 미움의 감정이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한 것이다. 전래동화 <흥부와 놀부>를 이러한 질투 새끼 제비 한 마리를 잘 치료해주었다. 이듬 해 봄날 그 제비가 돌아와 박씨를 떨어뜨리 자 흥부는 그것을 담 밑에 심었다. 가을이 되자 지붕에 커다란 박이 열렸고, 흥부네 식 구는 톱으로 그것을 타기 시작했다. 그런데 박이 열리자 그 안에는 쌀과 금 은보화, 비단 등이 가득 들어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박에서는 목수들이 나와서 멋 진 기와집을 지어주었다. 가난하게 살던 흥 부가 제비가 물어다 준 박씨 덕분에 부자가 된 것이다. 다. 그리고 다른 박에서는 도깨비가 나와 놀 부네 가족들을 방망이로 때리는 것이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또 다른 박에서는 도둑 들이 나와서 놀부의 집안에 있는 모든 물건 들을 훔쳐간 것이었다. 하루아침에 놀부는 거지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의 시각에서 다시 읽어보면 어떨까? 욕심 많 은 형 놀부는 착한 동생 흥부를 질투해서 자 신의 불행을 연출했으니 말이다. 동화 속으 로 들어가 보자. 이 소식을 들은 착한 흥부는 한걸음에 놀부의 집으로 달려가 자신과 함께 살자고 말했다. 동생의 착한 마음씨에 감동한 놀부 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흥부와 사이좋 옛날에 놀부와 흥부가 살고 있었는데, 게 살았다. 16 송광사보 17

질투, 단독 주연이고 싶은 마음 <흥부와 놀부>는 선을 권하고 악을 징 벌한다 勸 善 懲 惡 는 교훈을 담고 있는 전형적 인 동화다. 착한 일을 하면 복을 받고 악한 행동을 하면 화가 미친다는 인과응보 因 果 應 報 의 정서가 많이 담긴 이야기다. 이런 이야 기에는 조금 가난하더라도 착하게 살면 언젠 가는 복이 올 것이라는 우리 선인들의 믿음 이 반영되어 있다. 자본과 물질이 주인이 되어버린 오늘날 에는 흥부처럼 살다가는 늘 손해만 보고 평 생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생각이 훨씬 강하게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 은 착한 흥부가 아니라 욕심 많은 놀부의 삶 을 지향해야 잘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이 험 한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는 일이 라는 것이다. 다시 읽은 <흥부와 놀부>는 이런 관점 보다는 갑자기 부자가 된 흥부에게 질투를 느낀 놀부의 감정에 더욱 관심이 갔다. 질투 라는 감정은 스스로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 할 정도로 우리 삶의 일부가 되어버렸기 때 문인지도 모르겠다. 왜 우리는 상대에게 질 투를 느끼는 것일까? 이번 동화의 화두다. 문득 이 동화의 주연이 누굴까 생각해 보았다. 물론 보는 관점에 따라서 다를 수 있겠지만, 사람들이 좋아하는 부의 관점에 서 보면 공동 주연으로 해도 좋을 것 같다. 이야기의 전반부는 놀부가 주연이고 흥부가 조연으로 등장한다. 부모님의 재산을 놀부 가 모두 차지하여 삶의 헤게모니를 장악했으 니 말이다. 그런데 제비가 흥부에게 엄청난 부를 가져다준 이후에는 주연과 조연의 위치 가 바뀐다. 부의 중심이 놀부에서 흥부에게 이동한 것이다. 이야기 초반에 흥부는 놀부를 주인공 으로 만들어주는 조연이었다. 그런데 흥부가 부자가 되면서부터 주연과 조연이 뒤바뀐다. 이를 직감한 놀부는 흥부에게 질투를 느끼 기 시작했다. 흥부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고 운 마음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새끼 제비의 다리를 부러뜨리 고 흥부보다 훨씬 많은 부를 차지함으로써 주연의 위치를 회복하고자 하였다. 이런 감정은 일상에서도 흔하게 일어 난다. 첫째가 태어났을 때 부모의 모든 사랑 과 관심은 그 아이에게로 집중된다. 여기에 서 주연은 당연히 첫째 아이다. 그런데 둘째 가 태어나는 순간 상황은 반전된다. 모든 관 심이 둘째에게 집중됨으로써 첫째는 자신이 조연으로 전락했다고 느낀다. 동생은 자신을 주연으로 만들어줄 대상인줄 알았는데, 오히 려 반대로 된 것이다. 그래서 형이나 누나는 동생을 사랑하기보다는 미워하기 시작한다. 질투라는 감정이 싹튼 것이다. 혹여 놀부도 흥부가 때어났을 때 이런 감정이 들었던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흥 부가 어리광을 부리면 부모님이 귀엽다고 하 는데, 놀부가 같은 행동을 하면 형이 되어서 그러면 되겠냐고 꾸지람도 들었을 것이다. 그때 느낀 흥부를 향한 감정이 바로 질투 다. 일종의 첫째가 가진 콤플렉스라 할 것이 다.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동생을 내쫓은 것 도 주연으로 복귀하고자 하는 질투의 감정 이 작동했기 때문이 아닐까? 놀부를 아주 관 대하게 봤을 경우에 말이다. 이야기 초반에 흥부는 놀부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조연이었 다. 그런데 흥부가 부자가 되면서부터 주연과 조연이 뒤바뀐 다. 이를 직감한 놀부는 흥부에게 질투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질투에서 벗어나는 길은 하나 밖에 없는 것 같다. 바로 비교하지 않는 것 이다. 이 말은 내가 주연임을 포기한다는 의 미가 아니다. 나 혼자 주연이고 다른 사람은 조연이라는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다. 이는 곧 단독 주연이 아니라 공동 주연 임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우리의 삶을 단독 주연이 아니라 공동 주연으로 바라보는 일은 중요하다. 왜냐하 면 그것은 미움에서 사랑으로 전환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나 홀로 주연일 때는 상대의 행 복에 슬픔을 느끼지만, 모두가 주연일 때는 함께 즐거워할 수 있다. 그리고 상대가 불행 에 처했을 때 함께 슬퍼하고 도와주려고 한 다. 흥부가 형의 불행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살자고 제안한 것도 이를 보여준다 할 것이 다. 놀부는 단독 주연의 삶을 지향했지만, 흥부는 공동 주연의 삶을 지향했다. 흥부는 그러한 삶이 행복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 것 은 아닐까? 영화나 드라마에는 주연과 조연 이 따로 있지만, 우리 삶은 각자가 주연이다. 모두가 공동 주연인 것이다. 우리의 삶은 영 화가 아니다. 그림 출처: 핑크퐁 (인기 동요 동화) www.youtube.com/user/pinkfongko 18 송광사보 19

16국사 소개 제6세 원감국사 충지 (1226.11.17 1293.01.10) 조계산 감로암 산신각 산신탱 불사 예로부터 산신님은 인간의 재물과 수명과 복을 관장하는 한편 부처님 도량을 수호하고 정법을 옹호 하는 호법신장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산신님께 기도를 올리는 것은 고통과 고난 에서 벗어나는 길을 열고자 함이요, 좋은 인연으로 선업을 지어가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이번 산신각 건립과 산신탱 조성불사가 원만히 성취될 수 있도록 동참의 인연을 맺 으시어,뜻하는 바가 모두 원만 성취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불기 2559년 동안거 감로암 감원 일화 합장 동참계좌 동참문의 우체국 501676-02 - 041153 (예금주 : 송광사) 종무소 061-755-7705 전남 장흥 정안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선림禪林에 나 아가 득도하기를 원하였지만 양친의 허락을 얻지 못하여 관직에 몸을 담고 있었으나, 29세에 선원사 禪源社의 원오국사圓悟國師 문하에 들어가 승려가 되 었다. 송광사보 21

조계총림 들여다보기_관음전觀音殿 왕실 원당자리에 관음보살상 모신 기도처 22 송광사보 23

관음전 관세음보살상 관음전 내부 송광사 대웅전을 정면으로 바라볼 때 왼쪽 도성당 앞에서 바라본 관음전 에 나란히 자리한 전각이 관음전이다. 정면 3칸, 측면 3칸에 지붕은 팔작지붕으 로 고색의 단청이 남아 있어 옛 송광사의 정취 를 느낄 수 있다. 송광사지에 따르면 본래 관음전은 조선말 고종 황제의 51세 생일을 맞아 황실과 국가의 안녕 평안을 기원하기 위한 원당으로 건립했 다. 건립당시 명칭은 성수전聖壽殿이다. 1904년 고종황제의 전패를 봉안한 다음부터 1908년까 지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 조례의식을 거행했다 고 전한다. 그러다가 1957년 송광사 경내의 옛 관음 전을 해체하면서 성수전에 목조 관세음보살상 을 옮겨 봉안하게 됐다. 이후부터 성수전이 관 음전으로 바뀌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관음전은 건물의 구조나 구성, 내부에 그 려진 벽화 모두 화려하고 예사롭지 않다. 관음 있고, 내부 천장에는 연화문 반자를 중심으로 물고기, 사호문양, 용들의 머리와 꼬리가 뒤엉켜 있는 형 전의 처마 끝에는 해海와 수水자가 교대로 쓰여 상이 단청으로 장식되어 있다. 이는 풍수지리적으로 불火의 기운에 해당되는 송광사로부터 전각을 보호 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전각의 중앙 석축 앞에 있는 계단의 계단석이 거북이 모양을 하고 있어 관음전은 용궁 그 자 체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관음전에 들어서면 내부 벽화가 눈길을 끈다. 중앙 감실을 중심으로 좌우에 위패를 향해 공손히 몸을 숙이고 있는 14명의 신하가 그려져 있다. 고종과 함께 기로소에 들어갔던 신하들을 재현한 것이 다. 관음보살상이 모셔진 중앙 감실 벽에 그려진 해와 달은 황제를 상징하고 있어 신성함을 더해준다. 관음전은 옛 황실의 영광과 함께 지금은 영험있는 관음기도처로 기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24 송광사보 25

세상 속으로 가족같은 편집부 어버이 날, 충격적인 사건이 인 터넷에 올라왔다. 40대의 남매가 70대의 늙은 아버지를 계획적으로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하려 했다는 것이 사건의 전말이다. 7년여 전 어 머니가 죽자 두 남매는 아버지가 사 는 집을 나와 따로 살았다고 한다. 따로 사는 동안 아들은 집 소유권 을 놓고 아버지와 다툼을 벌였고, 딸은 가정폭력 당했다며 아버지를 상대로 접근 근지 신청을 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충격적인 것 은 사건의 범인인 두 남매는 시민 으로서 당당하기 때문에 얼굴과 실 명을 공개하겠다 고 했다 한다. 인 권보호 차원에서 그들의 얼굴을 가 리려 했던 경찰관들은 당혹스러워 했고, 기자들에게 모자이크 처리를 요구했다고도 한다. 요즘 개그콘서트 의 코너 중 에 가족같은 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50대의 백수 아들은 늙은 부 모님에게 얼토당토 않는 것들을 당 당하고 요구하고, 노처녀 시누이는 올케를 헐뜯다가도 올케가 돈으로 유혹하면 금새 올캐 편에 서서 다른 가족들을 비난한다. 늙은 아내는 틈 만 나면 남편을 시기질투하고, 늙은 아버지는 손녀같은 처녀에게 정신을 못차린다. 자신의 불행을 부모탓으 로 돌리는 자식들은 아버지를 헐뜯 기에 여념이 없다. 시종일관 서로 싸 우고 따지기만 한다. 예의를 갖추고, 배려하는 것은 인간이 사회 안에서 갈등을 최소화 하려는 장치이다. 그러나 가족 내에 서는 이런 사회적 완충 장치들이 작 동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미미하다. 가족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사회 안의 가족을 들여다 보면 사회의 속살을 적나라하게 알 수 있 다. 몇 년 전 개봉되었던 영화 보이 후드 가 미국사회의 단면을 생생하게 보여줬 던 것처럼, 가족같은 은 개그라는 보호장치 안에서 이 시대의 가족을 비틀어 묘사하면서 우리 사회를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있다. 뒤늦게 개그맨 조세호가 불참의 아이콘 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1여년 전 한 프로그램에서 가수 김흥국이 조세호를 향해 안재욱 결혼식 때 왜 안 왔어? 라고 물 은 게 발단이다. 그런데 1년이 지나서, 뜬금없 이 사람들은 툭하면 조세호를 탓한다. 어쩌다 조세호는 불참의 아이콘이 되었을까? 지금 우리 사회의 공기 속에는 불안감이 만연해 있다. 예전 같았으면 진작에 거센 불 만이 터져 나왔을 법한데도 세상은 조용하기 만 하다. 모두들 불안한 눈으로 서로를 경계 하며 자기 한 몸 지키는데 급급하다. 사회가 불안정할수록, 불안과 공포가 만연한 반면 지배권력은 이에 무감각하다. 이들은 서로 악 순환을 그리며 사회를 더욱 불안정하게 몰아 간다. 요즘의 세태를 보고 있노라면 극락과 고마워한다. 극락의 중생들은 내가 상대방에게 밥을 먹여주면, 남도 나에게 밥을 먹여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반면 지옥 중생들은 그 런 믿음이 없다. 비유를 따르자면 신뢰야말로 극락과 지옥을 나누는 기준이다. 동시에 신뢰 는 중생들이 체감하는 공포 및 불안감과 반 비례한다. 결국 극락과 지옥은 중생들이 느끼 는 공포와 불안감에 따라 갈려지는 것이다. 중생들은 극락 혹은 지옥에 내던져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스스로 자신이 사는 곳 을 극락 혹은 지옥으로 만드는 측면이 다분 히 강하다. 조세호 현상은 공포와 불신 풍조에 짓 눌린 개인이 뱉어내는 신경질적인 푸념같은 것이다. 적이 분명히 보이는 동물의 세계에서 공포와 불안은 생존의 유용한 전략일 수 있 다. 그러나 고도로 복잡한 인간사회에서 공 포와 불안에 마음을 뺏기는 것은 적절한 생 존전략이 아니다. 인간에게는 인간다운 대처 가 필요한 법이다. 지옥에 대한 비유가 떠오른다. 지옥 중생들은 서로 밥을 먼저 먹으려고 다투지만, 긴 숟가 락때문에 밥 한 톨 제대로 자기 입에 가져가 지 못한다. 반면 극락에서는 긴 숟가락을 이 용해 마주 앉은 상대방에게 밥을 먹여 주기 때문에 모두가 배불리 식사를 하고, 또 서로 호랑이굴에 끌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는 속담이 있다. 우선 정신을 차리고 내 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부터 찬 찬히 살펴봐야 한다. 거기에서부터 인간적인 생존전략은 출발한다. KBS 2TV개그콘서트 가족같은 의 한장면 26 송광사보 27

이달의 사찰음식 수삼 브로콜리 버섯볶음 송광사 사찰음식팀 미소 <재 료> 수삼 1개, 브로콜리100g, 버섯50g, 올리브오일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소금, 후추, 참깨 약간 <조리법> 1. 브로콜리, 버섯은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2. 수삼은 편으로 썰어 찬물에 담가 쓴맛을 뺀다 3. 브로콜리는 소금을 넣은 끊는 물에 살짝 데친다. 4. 달군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볶다가 브로콜리, 버섯, 수삼을 넣어서 볶는다. 5. 소금, 후춧가루로 간한 후 마지막에 참기름과 참깨를 넣어 완성한다. 송광사보 29

템플스테이 승보종찰 송광사 16국사 진영 봉안 불사 송광사 16국사 진영을 새롭게 모십니다 송광사 사부대중은 그동안 사진으로 대체되었던 16국사 진영을 옛 모습 그대로 복원하여 다시 국사전에 봉안하는 커다란 원을 세우려 합니다. 우리들의 간절한 발원에 기꺼이 동참하시어 부처님의 제자로서 한량없는 복덕을 짓고, 이 인연공덕으로 다함께 성불도생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최 고 경 영 자 들 의 새벽 도량석 힐 링 일반동참 1구좌 30만원 제14세 정혜국사 복암 제13세 각진국사 복구 구좌 당 접수받으며, 1구좌 이상 가능. 한 분의 국사 진영에 여러 구좌를 올릴 수 있으며 여러 구좌를 한 분 이상의 국사 진영에 올릴 수도 있음. 동참자 명단은 원본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복원된 진영에 복장. 대시주 2,000만원 대시주자는 시주질에 기재. 대중질大衆秩과 시주질施主秩은 족자 뒷면에 기록. 계좌 우 체 국 501676-01 - 002571 (예금주 : 송광사) 국민은행 783601-01 - 464262 (예금주 : 송광사) 접 수 기도접수처 : 061) 755-5306 제16세 고봉국사 법장 제15세 홍진국사 승보종찰 송광사 주지 30 진 화 합장 송광사보 31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송광사 템플스테이에 특별한 이들이 참가했다. 지난 5월 7~8일 양일간 도량 구석구석을 돌며 아침을 연다. 동국대 불교대학원 제23기 불교리더십 최고위 과정 학생 43명이 참 나를 찾는 마음여행 을 주 하루를 여는 도량석은 대웅전에서 시작한다. 제로 템플스테이를 개최한 것이다. 동국대 불교대학원 제23기 불교리더십 최고위 과정 학생들. 이번 참가자들은 대부분 사업체를 운영하는 최고경영자(CEO)들로 세계를 향한 새로운 리더가 되 힘찬 목탁소리와 함께 해청당-목우헌도 깨어난다. 기 위해 부처님의 지혜를 구하고자 하는 이들이다. 학생회 대표 박태준 회장(새희망 씨앗 이사장)은 송광사에 와서 보니 16국사가 연이어 출현한 것은 수행하기 좋은 사찰환경도 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며 경영자로서 먼저 일하기 좋 대상 : 내 삶의 멘토를 찾는 사람들 은 환경을 조성하도록 하겠다 고 밝혔다. 인원 : 25명 특히 이번 템플스테이에서는 모든 일에 스스로 앞장서는 경영자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새 벽 예불에 앞서 3시부터 진행되는 도량석에 참가한 것이다. 도량석은 전날 6명이 참가하겠다고 신청했으나 도량석을 집전하는 스님 뒤를 따르는 학생은 20여 명에 이르렀다. 도량석은 대웅전 을 시작으로 관음전-승보전-종루-약사전-해청당-지장전에 이어 대웅전 앞에서 마쳤다. 동참금 : 성인(13만원), 학생(10만원) 준비물 : 세면도구(수건, 칫솔포함), 여벌 옷, 양말 (여름에도 필수), 개인물통(텀블러) 신청방법 : 송광사 홈페이지 songgwangsa.org 이번 템플스테이에 함께 참석한 동국대 불교대학원장 종호스님은 최고경영자들의 최대 적은 과 도착 시 등록처 : 산사체험관에서 15시부터 접수 도한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이다 며 송광사는 한국정신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수행처로 하룻 문의 : 송광사 템플스테이 사무국 밤 머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었을 것이다 고 말했다. 32 일시 : 매월 마지막주 금, 토, 일 (2박3일) 061-755-5350, 010-8830-1921 송광사보 33

송광사에서 만난 사람들 불기 2560년 부처님 오신 날에 앞서 5월 6일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가 천주교 대 표단과 함께 조계총림 송광사를 방문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천주교 주교회의에서 발표한 경축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발걸음이었다. 송광사는 불심이 살아 있는 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전통의 옹달샘 대웅전 참배를 마친 김희중 주교는 송광사 주 지 진화스님에게 경축 메시지를 전달하고 인류의 위대한 성현 부처님의 탄생을 축하드린다 며 부처 님 오신날을 경축했다. 김희중 주교는 불교계가 힘쓰고 있는 생명, 환경에 교황님도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다 고 전했다. 진화스님은 김희중 주교의 송광사 방문에 감 사의 뜻을 전하고 생명, 환경, 인간행복은 종교가 지향하는 공통된 화두이다 며 종교간에 화합과 협력으로 좋은 세상을 이루도록 힘쓰자 고 말했다. 김희중 주교는 광주 가톨릭대학교 교수로 있을 때 송광사에서 세미나를 하면서 하루 머물었 던 인연이 있다 고 소개하고 지금도 그때 새벽예 불의 장엄함이 남아있다 고 회고했다. 점심공양을 사찰음식으로 마친 김희중 주교 일행은 국사전-수선사-삼일암-성보박물관 등 송 광사 경내를 참배했다. 송광사 성보박물관에서 불심이 살아있는 전 통의 옹달샘입니다 라고 방명록을 작성하고 송광 사는 불교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통이 살아있는 곳 이다 며 스님들의 용맹정진 기운이 더 많은 이들 에게 전해져 우리의 정신문화가 일어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고 말했다. 34 송광사보 35

고향수 평림 일주도로에서 바라본 통영 앞바다. 백수를 추억하며 중현 中 玄 l 월간 송광사 편집장 문득 노트북 화면을 보니 2014년 가을, 통영 해안도로를 도보로 걸었을 때 사진이 보인다. 그 해 봄, 나는 소임을 보던 송광사에서 나온 뒤로 하는 일 없는 백수로 지내고 있었다. 여름쯤 인연이 닿아 낯설고 외딴 시골 빈집에서 혼자 지내게 되었다. 인터넷도 되지 않고 휴대폰도 마당에 나가야 겨우 통 화정도나 가능하다 보니, 의도하지 않게 만나는 사람도 연락하는 사람도 없는 칩거생활을 하게 되었다. 마 땅히 할 일도, 해야 할 일도, 딱히 하고 싶은 일도 없었다. 하루하루가 무료함의 연속이었다. 그런 무료함이 쌓이고 쌓여서 버거울 정도가 되면 하루 혹은 며칠 동안 여행을 떠났다. 그렇게 가을이 깊어가던 어느 날, 통영의 평림 일주도로를 걸었다. 통영의 앞바다는 잔잔하다는 표현을 넘어서는 포근함이 있었다.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했고 섬들은 소꿉놀이 하는 아이들처럼 옹기종기 모여있 었다. 길은 구불구불한 리아스식 해안을 따라 나있었다. 고개를 하나 넘을 때마다 눈앞에 통영 앞바다의 푸 근한 풍광이 펼쳐지고는 했다. 이런저런 조각 생각들에 마음을 내맡긴 채 길을 걷던 내게 갑자기 바다가 와락 달려왔다. 그 순간, 마 치 커다란 돌덩이가 가슴을 누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생생한 고통이 심장 깊은 곳에서 솟구쳐 올라왔 36 송광사보 37

송광사의 문_선열문 다. 몸은 그때의 느낌을 아직도 생생 속도는 더 빨라진다. 더 빨라진 속도 하게 기억하고 있다. 아마도 극도의 는 더 많은 힘을 요구한다. 결국 다 단절이 빗어낸 정신적 공허함이 급기 람쥐는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알 수도 야 육체적인 아픔으로 표현된 듯 싶 없는 악순환에 빠지고 만다. 모든 체 다. 우발적인 칩거를 스스로 감내하 력이 소진되고 나서야 쳇바퀴는 멈춘 려 했던 걸 보면, 몇 년동안 소임을 다. 보면서 많이 지친 모양이었다. 그럼에도 지금의 생활은 스스 문에 평범한 사람들은 곧잘 일에 끌 로 백수의 삶을 선택하게 했던 예전 려다닌다. 나의 이 불안감은 이런 일 의 삶을 반복하고 있는 듯하다. 왠지 의 속성에 나 자신이 맥없이 당한 결 일에 치여서 피폐해지는 삶과 극도의 과일 뿐이다. 게다가 언제부터인지 조 무료함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락가락 금만 일이 과중하다 싶으면 마음 속 하는 삶이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은 에서 요란한 경고음이 울리면서 무작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정 일을 거부하고 본다. 일에 끌려 다 일은 다람쥐 쳇바퀴같은 것이다. 내가 천천히 돌리려고 하면 충분히 천 천히 돌릴 수 있다. 쉬엄쉬엄 돌릴 수 도 있고, 잠깐 쉬면서 자신과 일을 차 분하게 관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돌 니기 싫다는 생각이 대책도 없이 울려 대는 경고음이다. 결국 피할 수 없는 상황까지 가서야 일을 처리하곤 한 다. 무작정 거부하면 오히려 더 엉망 진창으로 일에 끌려다니게 된다. 리면 돌릴수록 속도는 더 빨라진다. 일에 끌려다니지 않으려면 내가 속도에 관성이 붙으면, 세우는 것은 내 인생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그러 고사하고 내 임의대로 속도를 조절하 나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이미 나는 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진다. 내 인생의 주인이었다. 그럴싸한 선 다람쥐는 자신이 쳇바퀴를 돌리 고 있다는 사실을 알 리 없다. 단지 38 다람쥐 쳇바퀴같은 일의 속성때 언과 공허한 울림이 불길한 불안감을 털어낼 순 없다. 걷기만 했을 뿐인데 땅이 움직인다. 아무래도 가을이 오면 통영 일 가만히 서 있으면 넘어질 것 같아 다 주도로를 다시 한 번 걸어야 할 것 같 람쥐는 계속 걸을 수밖에 없다. 걸을 다. 그 때의 나로 돌아가서 지금의 나 수록 쳇바퀴 돌아가는 속도는 빨라 를 찬찬히 살펴보고, 그 때의 나를 지 진다. 쳇바퀴 속도가 빨라지면 빨라 금의 마음으로 느껴보아야겠다. 그 질수록 그 속도에 맞추려고 안간힘을 러나 시간이 허락하지 않으니 이렇게 쓰며 빨리 달린다. 힘을 쓰면 쓸수록 상상 속에서 그 길을 다시 걷는다. 중현스님 1998년 송광사에서 범일 보성 스님을 은사로 출가. 송광사 강원을 졸업하고 제방에서 정진. 월간 송광사 편집장. 화순 용암사 주지. 예불 공양은 선열문은 영산전과 큰방인 정혜사 사이에 난 작은 문으로, 강원 대중생활의 끼고 있다. 대중생활의 기본은 예불과 공양이다. 예불과 공양만 모든 것 셨다. 사시예불을 마치고 대웅전 마지를 내려가는 스님과 사시공 구역의 출입문이다. 옆으로 강원 대교반의 수행공간인 해청당을 제대로 해도 중노릇 잘 할 수 있다고 어른 스님들은 항상 말씀하 양 밥종을 치는 스님. 송광사 대중생활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현대인을 위한 불교상담, 무엇이 힘드세요?_11 다른 사람에게 맞춰주는 삶이 최선인가! 효록스님 l 동국대 외래교수 가 이것을 선택하면 이래서 안된다 고, 저것을 선택하면 저래서 안된 다 고 나무랐다. 결국 그는 선택권을 어머니에게 넘겨주었다. 그래야 그나마 편안하게 넘어가는 듯 보였다. 그렇게 어려서부터 어머니에게 맞춰주며 살았다. 이런 관계는 성인이 되어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적용 되었다. 어머니와 아동의 관계는 모든 관계의 원형이다. 자신의 욕구를 보지 못하면 타인의 욕구도 보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제대로 된 배려를 할 수 없게 된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감정을 모 르면 상황을 왜곡되게 인식하거나 과잉 해석할 수도 있다. 또한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기도 전에 먼저 억압부터 하게 되면 자기감정을 들여다볼 수 없다. 억압이 많은 사람은 주변 사람들도 덩달아 힘들어진다. 억압 은 언젠가는 폭발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신도 모르게 가족들에게 화를 내게 된다고 말하는 그는 40대의 평 범한 가장이다.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스스로를 통제하며 살아왔으나 최근 들어 잘 되지 않는 다고 힘들어하였다. 그는 살아오면서 다른 사람에게 맞춰주는 삶을 살아왔다. 자신만 희생하면 나아질 거라 는 믿음이 있었다. 아내의 격려나 위로가 필요했으나 아내는 돈 벌어다주는 기계로 보는 것 같 아 허탈했고, 마치 헛바퀴가 도는 느낌이 들었다. 회사 사정에 맞춰 알아서 밤늦도록 일했고, 지인의 부탁도 웬만하면 들어주었다. 피곤해 지쳐 귀가할 때도 아이가 망가트린 노트북을 고 쳐줘야 아버지 노릇을 다하는 것만 같았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뭔가를 원한다고 느꼈고, 끝없이 상대방에게 맞추려고 애썼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구할 수 있다는, 도움을 구해도 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형이 요구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다 들어주었다. 그러나 어머니는 그 자기주장을 할 수 없으면 자신의 권리 침해를 허용하게 되고, 이로 인해 내면에선 화가 쌓이게 된다. 화는 움직이는 성질이 있어서 어디론 가 흘러가야만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장 안전하고 취약한 곳으로 표출한다. 몇 개월의 만남 이후 그는 활기차 보였고 부부관계도 좋아졌다고 하였다. 이유를 물어보자 상담사가 자신을 버리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하였다. 버림받는다는 것이 무서웠나 봐요! 어린 시절, 그는 아버지의 부재로 어머니가 자신을 버리고 집을 나갈까 봐 늘 조마조마했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살아가면서 타인에게 맞추는 것이 최선일까? 자신의 감정이나 욕 구를 먼저 자각하고sati 자기 자신이 인정해 주어야 한다. 내담자의 신분을 보호하기 내용의 일부를 바꾸었음 효록스님 청암사에서 상덕스님을 은사로 출가. 동국대학교 외래교수. 자아초월상담학 박사 sukwonji@naver.com 40 송광사보 41

정혜사에서 비사리구시 와 인애원 송광사 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의 <인애원> 부처님 오신 날 봉축행사 비사리구시는 능견난사, 쌍향수와 더불 어 송광사를 대표하는 3대 명물중의 하나입니 다. 단번에 4천 명을 먹일 만큼 많은 밥을 담 았다는 이야기에 많은 분들이 신기해하며 찾 고 있습니다. 비사리구시는 송광사 강원 학인 스님들 의 인애원 활동에 꼭 필요한 보시를 온 몸으 로 받아주고 있습니다. 저희 강원 학인스님들은 비사리구시에 모인 정성어린 보시금으로 순천 인애원에서 보시행을 하고 있습니다. 순천 인애원은 순천시 조례동에 있는 정신요양원으로 원생이 180명이나 되는 곳입니 다. 송광사 강원과 순천 인애원은 서로 인연을 맺은 지, 20년이 훌쩍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작으나마 정성껏 봉축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같이 예불도 모시고 노 래도 즐기고 법문도 듣는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백일장 시상식을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작품마다 담긴 정성과 저희들을 향한 애 정이 느껴져 마음이 찡했습니다. 진정한 보시행은 일방적으로 베푸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완성해나가는 보살도 의 참 실천임을 마음으로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사정상 미리 당겨 4월 28일에 지내게 된 인애원 부처님 오신 날. 모두가 행복해지는 보살행으로 마음 가득 따듯했던, 부처님 오신 날이었습니다. 모두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송광장학회, 아이패드 프로 31대 강원 및 율원에 기증 송광장학회는 5월 23일 송광사 승가대학 및 율학승가대학원 학인 스님들의 수행환 경 개선을 위해 아이패드 프로 31대를 기증 하였다. 이번에 기증한 기종은 최근 출시된 애플사의 아이패드 프로 모델이다. 9.7인치, 128메가의 사양을 갖추었으며, 시가는 대당 96만원이다. 42 송광사보 43

포커스 정혜결사 정신 이어 게으름없이 정진하자 송광사, 보조국사 열반 806주기 종재 정혜결사를 통해 한국불교의 종지를 밝힌 보조국사 지눌스님(1158~1210) 열반 806주기 종재가 열렸다. 조계총림 송광사(주지 진화스님)는 5월 2~3일 양일간 대웅전과 사자루 등 경내에서 불일 보조국사 지눌스님 종 재 및 보살계 수계산림 을 봉행했다. 3일, 대웅전에서 열린 종재에서 조계총림 방장 보성스님은 법어를 통해 보조국사는 정혜결사로 고려불교를 바 로세웠다 며 부처님 제자임을 잊지말고 보조국사의 뜻을 이어 게으르지 말고 정진하자 고 설했다. 주지 진화스님도 인사말에서 보조국사의 정혜결사 정신을 받들어 도량외호와 종풍계승에 힘쓰겠다 고 말했다. 이날 종재에서 철학자 이일야 씨는 송광사보에 연재한 에세이 보조지눌 을 묶어 출간한 책 안다는 것, 산다는 것 을 불전에 봉정했다. 또한 송광사는 종재에 앞서 대웅전에 계단을 세우고 불자로 거듭나는 보살계 수계산림 을 봉행했다. 한편 송광사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5월2일부터 7월31일까지 성보박물관에서 근심없는 나무, 무우수 송광 사에 바람을 타고 흐르다 를 주제로 불화 특별전을 갖는다. 아기부처님 관욕하며 부처님 오신 뜻 새겨 조계총림 송광사는 5월 14일 불기 2560년 부처님 오신날 법요식을 대웅전과 법당 앞마당 에서 봉행했다. 이날 법회는 부처님오신 날을 알리는 사물시연에 이어 육법공양의식이 펼쳐졌다. 법요식에서 방장 보성 큰스님은 법어를 통해 남의 길을 따르지 말고 자기의 길을 당당하게 가라 고 설했다. 주지 진화스님도 봉축사에서 부처님처럼 살겠다는 굳은 서원을 세우고 마음의 등불을 높이 들어 온 세상을 환히 밝히자 고 강조했다. 대웅전 앞마당에서는 대중스님과 이낙연 전라남도지사, 장만채 전라남도 교육감 등 지역 기관장, 불자들이 아기부처님을 맞이하는 관불의식을 봉행했다. 또한 송광사 관내 지역에서도 봉축행사가 이어졌다. 순천불교사암연합회는 5월 1일 순천향동 문화의 거리 에서 순천연등축제를 펼쳤다. 화순불교사암연합회도 5월 8일 광덕문화광장에서 제1회 화순연등축제 및 연 꽃문화제를 봉행했으며, 보성사암연합회는 5월 1일 보성문화예술회관에서 보성군민화합한마당 연등축제를 개최했다. 44 송광사보 45

송광사소식 병신년 하안거 결재 5월 21일, 방장스님의 결재 법어를 시작으로 병신년 하안거 결재가 시작되었 다. 선원 29명, 강원 29명, 율원 10명을 비롯하여 총 141명의 대중이 석달 동안 송광사에서 하안거 결재에 들어간다. 결재에 앞서 총림의 현안을 논의하기 위 한 임회가 19일 오후 2시 목우헌에서 열렸다. 거제 애광원 장애우, 법륜스님과 함께 송광사 봄나들이 5월 9일, 법륜스님의 인솔하에 애광원 생활인 20명, 애광원 선생님 10명, 한국JTS 자원봉사자 40명 등 총 71명이 송광사로 봄나들이를 왔다. 애광 원 장애인들은 모두 1:1의 도움 없이는 외출이 어려운 중증 장애를 가진 생활인들이다. 교무스님 등 사중의 소임자 스님들은 매표소에서 이들 일 행을 따뜻하게 맞이하여 경내까지 안내하였다. 주지스님은 법륜 스님 일 행을 일주문 앞에서 맞이하여, 대웅전, 승보전, 약사전 등 송광사의 구석 구석을 안내하였다. 법륜스님은 4년만에 다시 찾아온 송광사에서 너무 나 따뜻하게 환대해주어 정말 고맙다 고 소감을 밝히며, 매년 송광사를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신임 이병학 신도회장 임명 5월 21일, 송광사의 신임 신도회장 임명장 전달식이 대웅보전에서 있었 다. 신임 신도회장에 임명된 덕운 이병학 거사는 임기동안 낮은 마음으로 스님들을 비롯한 사부대중을 시봉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는 다짐으로 취 임 소감을 대신하였다. 덕운 거사는 현재 남원 대표이사로 재직 중에 있 으며, 그간 송광사 스님들을 위한 의료봉사 지원 등 보이지 않는 보살행을 실천해온 점을 높이 인정받아 새로운 신도회장에 추천되었다. 임명장 불기 2560(2016)년 하안거 포살 일정 대한불교조계종 제21교구 본사 송광사 일정 포살장소 포살내용 포살법사 1 05.21.토 오전 8시 (음 04.15) 대웅보전 범망경 보살계 포살 유나 현묵스님 2 06.04.토 오전 8시 (음 04.29) 대웅보전 비구계 포살 율원장 대경스님 3 06.19.일 오전 8시 (음 05.15) 대웅보전 비구계 포살 학장 연각스님 4 07.03.일 오전 8시 (음 05.29) 대웅보전 비구계 포살 포교국장 각안스님 5 07.03.일 오후 2시 (음 05.29) 사 자 루 비구니계 포살 율원장 대경스님 6 07.18.월 오전 8시 (음 06.15) 대웅보전 비구계 포살 선원 도해스님 7 08.02.화 오전 8시 (음 06.30) 대웅보전 비구계 포살 교수사 일귀스님 8 08.17.수 오전 8시 (음 07.15) 대웅보전 범망경 보살계 포살 주지 진화스님 <승보종찰 송광사> 사찰음식팀 ' 味 笑 ' 제2기 수강생 모집 2016년 6월 강좌안내 송광사 사찰음식 제철생활요리강좌 강좌요일 및 시간 초급반 매주 목요일 1시 모집인원 40명 내외 강의시간 매회 2시간 (이론 및 음식실습) 수 강 료 300,000원 (학기별 별도 수강 가능) 강좌내용 계절별 공통수업 및 년간 시기별 특화교육 병행 실시하여 기본적으로 사찰음식을 중심으로 진행 2016년 6월 16일 개강 (매학기 3개월과정) - 총12강 접수문의 061-755-5328 (송광사 홍보과장) 061-755-5301 (원주실) 일 월 화 수 목 금 토 1 사찰음식. 중급반 개강 2 경전반 법화경 5 초하루법회 6 7 8 9 경전반 법화경 3 4 (음 4.29) 비구계 포살 10 불교대학 부처님 생애 11 고흥 금탑사 주지 휴정스님 고흥 봉래사 주지 정범스님 장흥 천관사 사찰관리인 지행스님 12 교구총회 일각선사 추모법회 약사재일 기도입재 19 (음 5.15) 비구계 포살 13 14 15 16 사찰음식 2기 17 불교대학. 초급반 개강 천수경 20 21 22 23 경전반 법화경 24 불교대학 천수경 18 25 26 27 28 29 30 경전반 법화경 46 송광사보 47 송광사보 47

박물관 소식 감로암 소식 하안거 백일기도 입재 여름 한철 안거에 들어가 수행에만 전념하는 하안거 결제가 돌아옵니다. 기도도량 감로암에서는 불자님들도 결제하는 마음으로 여름 한 철 기도정진할 수 있도록 하안거 결재기도를 봉행합니다. 두루 동참하시어 기도 정진을 생활화하여 부처님 가피 속에 지혜와 복덕이 충만한 삶을 이루시기를 발원합니다. 불기 2560년 5월 21일(음 4월 15일) 입재 ~ 8월 17일(음 7월 15일) 회향 가족동참기도비 : 10만원 보조암터 유적 발굴 고불식 보조암터 유적 발굴을 위한 고불식이 4월 28일, 보 조암터에서 있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계속 되 는 사업으로 지난해 미진한 부분에 대한 추가 발굴 이 계속 될 예정이다. 보조국사 스님이 주석 하셨던 보조암이 화재로 소실 되고 100년이 지나, 유적에 대한 발굴과 복원이 필요한 시점에 진행 되는 작업 이다. 삼월불사 특별전 개막 송광사 삼월불사를 기념하기 위해 근심 없는 나무 무우수... 송광사에 바람을 타고 흐르다 특별전이 성보각에서 진행 중이다.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무 우수불교아카데미 회원들의 그룹전으로 진행 되는 이번 전시는 다양한 종류의 불화들이 전시 되고 있 다. 5월 2일부터 7월 31일까지 진행 되는 이번 전시 를 통해 일반인이 불화에 좀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전시회의 의의가 있다. 감로암 연등 인등 접수 우리들 마음에 지혜의 빛이 환히 밝혀지도록 부처님 전에 기도하고,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에게 자비의 손길이 드리워지길 바라며, 연등 인등 공양을 올립시다. 공부하는 학생에게는 지혜의 등을, 사업하는 이들에게는 성취의 등을, 병들어 고통받는 이에게는 쾌유의 등을, 운전하는 이들에게는 안전의 등을, 군복무하는 자녀에게는 무사귀환의 등을, 돌아가신 조상님들을 위한 영가 등을 그들의 이름으로 등을 밝히시어 행복한 삶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감로암 연등(10만원) 인등(1년 10만원) 조계총림 염불원 감로암 기도 안내 송광사 내 흰개미 피해 현황 조사 5월 9일, 목조 건축물에 대한 흰개미 피해를 줄이고 미리 방지하기 위한 현장 조사가 송광사 전역에 걸 쳐 진행 되었다. 탐지견이 참여하는 이번 조사 결과, 여러 곳에서 흰개미에 대한 피해가 발견되었다. 예 상보다 많은 지역에서 피해가 발견되어, 목조건출물 을 해치는 흰개미의 피해를 미리 막기 위한 장기적 인 대책이 필요하다. 방장스님 기증 유물 건식 세척 5월 11일, 방장스님께서 기증한 유물에 대한 건식 세 척을 하였다. 기증유물은 3월에 입고 후 간단한 세척 과 정리 후, 보존처리실에 보관하였다. 이후 한 달여 간의 안정기를 거치면서 혹시 모를 벌레나 이물질에 대한 관찰을 하였다. 한 달여간의 안정기와 관찰을 마치고 최종 세척을 한 후, 수장고로 이동하여 자리 에 배치하였다. 천년 기도도량 감로암에서는 1년 365일 목탁소리 가 끊이질 않습니다. 감로암 기도정진에 동참하시어 입시 수험 승 진 건강발원 정진으로 소원성취하시고 좋은 인 연공덕 지으시기 바라며, 불보살님의 가피력으로 매일 매일 행복과 희망이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동참내용 초하루기도, 백일기도, 1년기도, 천일기도, 인등 연등기도, 생일축원기도, 아미타재일기도 기도정진 새벽, 사시, 오후 2시, 저녁 <천수경> 독송 후 <금강경> 독송 (1일 4회) 동참계좌 우체국 501676-02- 041153 (송광사 감로암) 동참문의 061-755-7705(감로암 종무소) 48 송광사보 49

역사소설 18 작가 이정범 이상향의 도량, 송광사에 정착하다 출가한 지 10여 년 만에 금강산을 나선 효봉은 남쪽으로 향했다. 이렇 다 할 정처가 없었다. 그야말로 구름처럼, 물처럼 흘러가는 운수의 행각이었 다. 진고개를 내려간 그는 월정사와 상원사를 순례한 뒤 설악산 봉정암에 머 물렀다. 상원사에 갔을 땐 조실인 한암 漢 岩 선사가 그를 주저앉히려고 했다. 가지 말고 여기서 생사를 탐구해! 동안거 때 돌아오겠습니다. 효봉이 정중하게 사양하고 삼배했다. 그러고 길을 떠나 설악산 봉정암 에 다시 돌아온 것은 마흔여덟 살 되던 1935년 늦봄의 일이었다. 며칠 뒤 하 안거 입제 때가 다가오자 동산 東 山, 청담 靑 潭 등이 찾아와 방부를 들였다. 속 랍으로 따질 때 효봉이 동산보다는 두 살, 청담보다는 열네 살이 많았다. 그 러나 법랍으로는 동산이 오히려 15년 위였고 청담과는 같았다. 속랍과 법랍 을 따지면 서로 애매한 관계였으나 효봉에게는 그들 상근기의 수좌들이 더 없는 도반이자 스승이 되어주었다. 봉정암에서 하안거를 지낸 효봉은 그해 겨울 동안거를 오대산 상원사에 서 보냈다. 조실 한암 선사와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한암은 보조 국사 지눌의 수심결 修 心 訣 을 읽고 크게 깨달았으며, 경허 鏡 虛 로부터 금강경 4구게 해설을 듣고는 다시금 확연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1925년부터는 오대산 상원사로 들어간 뒤 27년 동안 바깥출입을 하지 않았다. 효봉이 그 를 찾아가 시봉한 게 1935년이었으니 이미 상원사의 생불로 추앙받던 때였 다. 효봉은 상원사에 머물 때 수심결 을 비롯해 진심직설, 원돈성불 론, 화엄론절요 등 지눌이 남긴 불서들에 다시금 심취했다. 선교일치, 돈 오점수, 정혜쌍수, 간화선 등으로 요약되는 보조지눌의 사상을 오늘날에는 고유명사화하여 보조선 普 照 禪 이라 부르기도 하거니와 여기엔 근대 들어 선 사상을 현창한 경허, 한암 등 걸출한 선사들의 영향이 컸다. 경허의 경우 한국 선불교의 교과서로 일컬어지는 선문촬요 禪 門 撮 要 를 편찬하면서 하권의 대부분을 보조국사의 주요 저술인 수심결, 진심직설, 권수정혜결사문, 간화결의론 을 소개하는데 할애했다. 한암은 종조론, 해동초조에 대하여 라는 기고문을 통해 보조국사 및 송광사 16국사가 조계종단의 중요한 종통임을 천명하였다. 한암은 경봉 鏡 峰 에게 여러 번 편지를 보내 진심직설 등 보조국사의 저술들을 읽어볼 것을 권했으며 그 영향을 받은 경봉 또한 용성에게 진심직설 의 열 가지 공부 짓 는 법에 대한 편지를 보냈다. 그러나 경허, 만공, 한암보다 이른 시기에, 직접적으로 효봉에게 보조국 사의 가르침과 그 중요성을 알려준 이는 바로 그의 스승 석두였다. 석두 선 사는 늘 참선수행을 강조했거니와 미륵상생경, 이입사행론 외에 보조국 사의 수심결 을 즐겨 읽었고 대중 법회 때 자주 인용하고는 했다. 50 송광사보 51

역사소설 이런 움직임을 단적으로 말하면 경허와 만공, 한암, 석두 등 고승들의 영향을 받아 근현대의 선사들이 보조국사 지눌의 업적과 사상을 계승해 나 갔다는 것이다. 효봉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지눌의 사상과 저술들에 큰 관심 을 가지게 되었다. 고려 후기, 불교계가 지극한 어려움에 처했을 때 보조지눌 스님이 출현해 정혜결사를 주창하고 불교의 근본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이 끌었던 일이 결코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원사에서 안거를 마친 효봉은 태백산 정암사에서 동산 東 山, 혜암 惠 菴 등과 더불어 한 철을 보낸 뒤 예산 수덕사로 내려가 만공 선사를 다시 모시 고 동안거 한 철을 지냈다. 이때 만공은 효봉에게 선옹 船 翁 이란 법호와 게 송을 내렸다. 1937년 음력 정월 중순이었다. 동안거를 마친 효봉은 다음 행선지를 순 천 송광사 松 廣 寺 로 정했다. 송광사는 오래 전부터 그가 반드시 찾아가려던 도량이었다. 엿장수를 하면서도 순천 지역으로는 가본 적이 없었기에 더욱더 그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효봉은 고려 말기의 불교와 조선총독부의 하부 기관처럼 전락하여 친 일과 대처, 육식과 음주가무가 공공연한 식민지 시기의 불교계를 비슷한 현 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송광사로 찾아가 지눌을 비롯한 16 국사의 발자취를 직접 체험하고 그 정신을 배우고자 했다. 수덕사를 벗어난 그는 예산역으로 가 이리역(현 익산역)까지 운행되던 장 항선 열차에 올랐다. 이리에 도착한 뒤로는 익산 미륵사지를 비롯해 여러 사 찰을 운수하며 보름가량 지체했다. 하긴 누가 급히 와달라고 청하는 것도 아니었으니 서둘러 송광사로 내려갈 일도 없는 것이었다. 효봉은 아지랑이가 가물거리던 3월 중순, 당시 이리에서 순천까지 운행 되던 전라선 열차에 몸을 실었다. 그땐 전라선의 전주~순천 구간이 개통된 직후였다. 순천역에서 송광사까지 걸어가는 길은 엿장수 시절 전국 곳곳을 다녔던 효봉에게도 초행이었다. 그러나 낯설지 않았다. 산문이 없던 송광사 진입로 그로선 용악혜견, 백하청민, 석두보택으로 이어지는 자신의 역대 스승 들로부터 보조국사 지눌의 저술은 물론 삶과 사상에 대한 이야기를 지속적 으로 들어왔기에 정혜결사의 근본도량인 송광사를 늘 이상향처럼 여겨왔던 터였다. 효봉은 일찍이 권수정혜결사문 을 읽으며 지눌 당시의 불교계의 타락 상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실감한 적이 있었다. 그 뒤 정혜결사로 불교의 근 본을 잠시 회복했던 고려의 불교는 지눌이 열반한 뒤로 차츰 전처럼 타락과 혼란 속에 빠져들어 조선시대에는 아예 숭유억불이란 비극적인 정책을 초 래하고야 말았다. 숭유억불이 승려들에겐 억울한 면이 컸으나 자업자득이었 다. 52 송광사보 53

역사소설 넓은 숲길도 그랬고 도량 안에 들어설 때도 왠지 눈에 익었다. 먼 타향을 떠 돌다 고향에 온듯했다. 그런 기시감으로 효봉의 마음은 한없이 안온했다. 고 된 운수행각의 길을 그쯤에서 쉬어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당시 송광사는 학승이던 기산석진 綺 山 錫 珍 이 주지로 있었다. 기산은 조 상 대대로 살던 순천 송광면 장안리에서 태어났다. 그러니까 송광사와는 불 가분의 인연을 가진 셈이었다. 그는 1932년부터 송광사 주지로 부임했는데 당시로서는 손꼽히는 학승이자 사판승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었다. 송광사 사고 松 廣 寺 史 庫 4권, 송광사지 松 廣 寺 誌 1권 등 송광사의 역사를 정리한 저 술과 금강반야바라밀경 강의 등 여러 권의 불서를 편찬해 후학들의 학업 을 도왔으며 큰 귀감이 되었다. 무엇보다 금강경 해설에 있어서는 손꼽히 는 강백으로 알려졌다. 소승, 기산이라고 합니다. 큰스님의 선성은 진작부터 듣고 있었습니다 만 이렇게 먼 길을 왕림해주셔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기산이 효봉의 내방에 감격하며 인사했다. 그러더니 송광사의 역사에 관해 자신이 공부한 바를 이야기하고는 한 가지 부탁을 했다. 송구한 말씀입니다만 스님을 송광사 조실로 모실까 합니다. 부디 삼일 암 선원에 주석하셔서 후학들을 제접해주시면 그 이상 바랄 게 없겠습니다. 효봉은 뜻밖의 제안을 받고는 당황했다. 난 그저 정혜결사의 근본도량인 이곳에서 한 철 보내려고 찾아온 것인 데 분에 넘치는 대접을 받는 것 같소. 더구나 내가 중노릇을 몇 년이나 했다 고 조실 자리에 앉겠습니까? 아예 안 어울리는 자리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효봉은 정중하게 사양했다. 기 산이 다시 말했다. 스님, 조실이라는 건 감투가 아니지 않습니까? 큰 깨달음을 얻고 보임 을 마치셨으니 이젠 회향하실 때도 되었습니다. 여기 머무시면서 끊어진 목 우가풍을 중창시키고 승보종찰로서의 면목을 살려주십시오. 효봉이 듣고 보니 기산의 청을 무턱대고 사양할 일이 아닌 듯했다. 결 국 효봉은 기산의 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의 말처럼 깨달음을 얻고 중 생교화에 나서는 것이야말로 출가승의 본분 아니겠는가라는 생각이 스쳤다. 더구나 지눌의 목우가풍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건 왜색으로 물들고 타락한 당시의 불교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당대의 정혜결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산은 반색하며 직접 삼일암 三 日 庵 으로 안내했다. 오랫동안 비워두었던 조실 스님의 처소를 이렇게 다시 쓰게 되어 다행 입니다. 삼일암 선원은 제9세 담당 湛 堂 국사와 인연이 깊은 당우였다. 중국의 왕 자 출신으로 알려진 담당이 송광사로 와 삼일암에 머물 때였다. 하루빨리 도를 깨닫기를 발원한 담당은 삼일암 주변의 샘물을 마셔가며 수행했는데 사흘 만에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가 머물던 처소의 이름을 삼일 암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일화가 남아있다. 송광사를 이루는 여러 당우 중 하나이면서도 암 자가 붙은 수행처로도 특색이 있는 곳이다. 효봉 이후 송 광사의 역대 방장이 주석하게 됨에 따라 삼일암은 송광사에서 차지하는 상 징적인 비중이 매우 큰 전각이 되었다. 사실 출가한지 12년 만에 대찰의 조실이 된다는 건 파격적인 일이었다. 다만 늦깎이로 출가해 이젠 속랍으로도 쉰 살이 넘었으니 송광사의 조실이 54 송광사보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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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보종찰 송광사 기도동참안내 매월 기도 기도명 기도(축원)기간 동참금액 초하루기도 매월 (음력) 1일 3만원 약사기도 매월(음력) 8일~10일 3만원 관음기도 매월 (음력) 24일 1만원 특별 기도 상시 기도 기도종류 시간 동참금 특별축원 10만원 천일기도 100만원 1년기도 백일기도 7일기도 삼일기도 생일 기도 사시 축원 (오전 10시) 30만원 10만원 7만원 3만원 제46회 송광사 여름수련법회 일 정 차 수 기 간 모집인원 대 상 1 2 3 4 7월 16일(토) ~ 7월 20일(수) 7월 23일(토) ~ 7월 27일(수) 7월 30일(토) ~ 8월 03일(수) 8월 06일(토) ~ 8월 08일(월) 80명 70명 일반수련 일반수련 선수련 어린이수련 기도명 기도(축원)기간 동참금액 정초 철야기도(응진전) 음력 1월 3일 ~ 1월 10일 10만원 정초 철야기도(지장전) 음력 1월 8일 ~ 1월 15일 생 축:10만원 영 가:1만원(1위) 삼 월 불 사 음력 3월 26일 ~ 27일 설 판:100만원(2위) 보살계:4만원(1인) 가족생축:5만원 영가천도:1만원(1위) 봉 축 기 도 음력 4월 1일 ~ 8일 5만원 하안거기도 음력 4월 15일 ~ 7월 15일 10만원 칠 석 기 도 음력 7월 7일 3만원 백 중 기 도 음력 7월 8일 ~ 7월 15일 설 판:100만원(2위) 가족생축:5만원 영가천도:1만원(1위) 수능 백일기도 양력 8월 10일 ~ 11월 17일 10만원 금강산림법회 음력 8월 29일 ~ 10월 18일 설 판:100만원(2위) 가족생축:5만원 영가천도:1만원(1위) 동안거기도 음력 10월 15일 ~ 익년 1월 15일 10만원 동 지 기 도 양력 12월 21일 생축:3만원 신청대상 01. 수련법회 신청대상 중고생 수련법회는 송광사 사정상 올해는 열리지 않습니다. 1차~3차 : 20세 이상 수련 생활에 지장이 없는 성인 남 여 일반수련, 선수련 모두 일,월,화요일은 오후불식을 합니다. 4차 : 수련 생활에 지장이 없는 초등 3~6학년 선수련은 경험이 있는 분들을 우선 선발하여 정진에 몰두하는 선 전문 수련 동참금 : 1~3차 18만원, 4차 : 10만원 법회이니 착오가 없으시기 바랍니다. 02. 동참자 선발 기준 참가신청서를 작성해서 신청하고 아래 계좌로 입금하면 신청이 완료되며, 선착순을 원칙으로 합니다. 반드시 참가하는 차수와 본인 성명(예 : 1차 홍길동)으로 입금하십시오. 신청서와 입금이 확인되면 연락드리며(전화 또는 문자 또는 이메일) 이상이 있으신 분은 담당자에게 전화주십시오 신청 후 10일 후에도 입금되지 않은 분에 대해서는 불참의 뜻으로 알겠습니다. 개인사정으로 불참하면, 동참금은 환불해 드리지 않고 수련법회 보시금으로 접수되며 대웅보전에서 축원해드립니다. 1차 3차(성인:18만원) : 우체국 501676-01-002695(송광사) 4차(초등 3~6년:10만원) : 우체국 501676-01-002695(송광사) 인등 동참 관음전 인등 1인 1년등 10만원 관음전 인등은 수시접수 가능하며 소등 연락이 없을 시에는 자동연장되오니 꼭 연락바랍니다. 03. 문의 및 접수처 전화 : (061) 755-5350, 010-8830-1921(09:00~17:30까지만 가능) 팩스 : (061) 755-0408 이메일 : songgwangsa@templestay.com 승보종찰 조계총림 송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