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한림ICT정책저널 H a l l y m I C T P o l i c y J o u r n a l 초연결 지능사회와 법 전략적 법무법인 한중 김광호 정경오 변호사 교수 1. 들어가며 세계적인 미국의 대표적인 ICT 기업인 구글이 최근 연이어 화 제이다. 바로 구글카 와 알파고 이다. 금년 2월 14일 구글이 시험주행하고 있는 구글카가 캘리포니아주 시내버스와 접촉 사고를 일으켰다. 그 동안 구글이 자율주행 자동차 시험 주 행을 시작한 이후 6년 간 크고 작은 사고가 17번이나 있었다. 그 동안의 17번의 사고는 모두 경미한 접촉사고였는데 다른 차 운전자의 과실로 인한 것이지 구글카 자체의 문제로 일어 난 사고는 없었다고 한다. 구글카에는 카메라, 레이저 스캐너 등을 활용하여 목적지를 스스로 찾아가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다. 그런데 이번 사고는 구글카의 과실로 인한 사 고라고 한다. 그 동안 인공지능은 한정된 분야에서 사용되어 왔는데, 인간의 추론 능력에 버금가는 능력을 보유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바 로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이다. 알파고는 구글의 자 회사 딥마인드 에서 만든 인공지능 컴퓨터이다. 인공지능 컴 퓨터와 인간의 대결은 이미 이전에도 있었다. 1997년 5월 세 계 체스 챔피언인 러시아의 카스파로프는 IBM사의 슈퍼컴퓨터 딥블루 에 패배한 바 있다. 그 동안 체스보다 훨씬 복잡한 바 둑은 슈퍼컴퓨터가 정복하지 못한 유일한 보드게임이었다.
Hallym Communication Policy Research Center 23 "사물인터넷의 궁극적인 모습은 이 세상 모든 사람, 사물, 데이터 등 모든 만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초연결 지능사회일 것이다." 그런데 그 마지막 보루가 무너졌다. 2016년 3월 9일 한국 에서 열린 세기의 대결에서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 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것이다. 앞으로 인류가 살아가야 할 미래 사회는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고, 모든 사물과 사람이 네 트워크로 연결되어 유기적으로 살아 숨쉬는 초연결 지능 사회가 될 것이다. 인공지능도 결국은 사람, 사물, 데이터 등 만물이 연결되는 초연결 지능사회의 일부라고 할 수 있 으며, 우리가 SF영화 속의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인공지능이나 초연결 지능사회가 벌써 우리 일상 생활 가 까이 다가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 초연결 지능사회란 무엇인가 초연결 지능사회를 구축하는 핵심 구성체가 바로 사물 통신(M2M : Machine to Machine), 사물인터넷(IoT : Internet of Things), 만물 인터넷(IoE : Internet of Everything)이다. ICT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처음에는 사물과 사물에서 시작했지만, 점차 인간과 사물로, 마침내 모든 인간과 사물 등으로 그 연결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1) 결국 사물인터넷의 궁극적인 모습은 이 세상 모든 사람, 사물, 데이터 등 모든 만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초연결 지능사회일 것이다. - 물류 - 바코드(POS) - 주차장 - CCTV 등 [그림 1] M2M, IoT, IoE의 비교 - 자판기 - 원격검침기 - 고통신호 - 모바일 - 센서 네트워크 - RFID - 콘텐츠 - 2차원 바코드 - NFC 등 자료 출처 : 산업연구원 (KIET) <사람-사물-공간> - 클라우드 - 빅데이터 - 프로세스 - 커 트 카 - 스마트 그리드 - 스마트공장 - GPS, LBS, GIS 등 우리 사회는 산업혁명, 정보화혁명을 거쳐 모든 것이 인터 넷과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기반 의 초연결 지능사회로 진행 중에 있다. 사물인터넷은 사 람, 사물, 공간 등 모든 것들(Things)이 인터넷(Internet) 으로 서로 연결되어, 모든 것들에 대한 정보가 생성 수집 되고 공유 활용되는 것을 말한다. 2) 즉, 사물인터넷은 사 물들이 인터넷을 통해 연결되어 사물 스스로 알아서 통신 하고 교감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러한 교감을 위해 각 사 물에는 센서와 칩이 설치되고 이를 통해 사람의 개입이 없 이 정보가 생성 수집 공유 활용되는 기술ㆍ서비스를 통칭하는 개념이다. 1) 주대영, 초연결시대 사물인터넷의 활성화 방안, 산업경제 2014. 2. 제17면 2) 정혁, 이대호, 사물인터넷의 진화와 정책적 제언, KISDI Premium Report, 정보통신정책연구원 2014. 4. 제1면
24 한림ICT정책저널 현재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은 1% 미만에 불과하나, 향 후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초연결(Hyper Connectivity) 혁명이 확산되면, 산업 전반에서 다양한 혁 신과 사업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Gartner에 따 르면, 전 세계 인터넷 연결 기기 수는 2020년에는 260억 개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내 시장 규모가 2020년에는 22조 8천 억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 하고 있다. 초연결 지능사회란 사람, 프로세스, 데이터, 사물을 포함한 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회를 의미하며, 초연결 지 능사회에서는 만물이 모바일을 통해 인터넷에 연결돼 서 로 통신하거나 사람, 프로세스, 데이터, 사물이 서로 연결 돼 지능화된 네트워크를 구축, 새로운 가치와 혁신의 창출 이 가능하다. 미래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분야가 인공지 능(Artificial Intelligence)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인공지능 이란 인간이 지닌 지적 능력의 일부 또는 전체를 인공적 으로 구현한 것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범용 컴퓨터을 통해 소프트웨어적으로 구현하지만 어떤 것은 인간의 신경계를 모방한 특수한 회로를 칩으로 만들어 구현하기도 한다. 크 게 자아를 지닌 강인공지능 과 자아는 없으면서 주어진 조 건 하에서 지시를 따르는 약인공지능 이 있다. IBM의 딥 블루, 왓슨, 구글의 알파고 등 현재 개발된 인공지능은 모두 약인공지능 이라고 할 수 있다. 3) 3. 초연결 지능사회에서 법의 변화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부 행위를 대신하는 초연결 지능사 회에서는 법의 체계나 적용도 현재와는 많이 달라질 것이 다. 초연결 지능사회에서 법의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먼저, 현행의 법체계에 대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행의 전통적인 법체계는 어떠한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전통적인 법체계는 당연히 인간 중심의 법체계라고 할 것 이다. 우리나라의 기본법인 헌법은 제1조에서 1 대한민 국은 민주공화국이다. 2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 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고 규정하여 대한민 국의 권력의 근거가 국민임을 천명하고 있으며, 제10조 이 하에서는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규정함으로써 기본권의 주체가 사람임을 규정하고 있다. 또한, 사인간의 거래를 규 율하는 가장 일반법이라고 할 수 있는 민법을 살펴보면, 제3조에서 사람은 생존한 동안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된 다 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과 민법의 각 규정을 살펴보면, 인간이 기본권의 주체 이고, 국가권력의 원천이며, 권리와 의무의 주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어 인간 중심의 법체계임을 확인할 수 있 다. 인간의 행위를 규율하는 법은 민법, 형법, 상법, 행정법 등 다양한 법률이 존재하는데 여기에서는 간단히 사적인 법률관계인 규율하는 민법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초연결 지능사회에서는 만물이 모바일을 통해 인터넷에 연결돼 서로 통신하거나 사람, 프로세스, 데이터, 사물이 서로 연결돼 지능화된 네트워크를 구축, 새로운 가치와 혁신의 창출이 가능하다." 3) https://namu.wiki/w/%ec%9d%b8%ea%b3%b5%ec%a7%80%eb%8a%a5
Hallym Communication Policy Research Center 25 민법이 적용되는 사인간의 법률관계에서 인간의 행위는 크 게 적법행위와 불법행위로 구분할 수 있다. 적법행위로 인 한 법률관계에서 인간이 권리와 의무의 주체라면, 불법행위 로 인한 법률관계에서는 인간은 책임의 주체를 의미한다. 먼저 가해자가 누구인지가 불분명하다. 자율주행 자동차 를 제조한 제조사인지, 자율주행 자동차가 움직이도록 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개발자인지, 또는 탑승자인지가 문 제이다. 권리ㆍ의무의 주체와 책임의 주체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이러한 책임주체가 문제되는 것이 불법행위책임이다. 불 법행위책임에서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불법행위로 피해를 입었고 그러한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를 제출하여야 한다. 이렇게 피해자가 증거를 제출할 책임을 입증책임이라고 하 며, 불법행위책임에서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불법행위에 관 하여 가해행위, 가해행위의 위법성, 손해발생, 인과관계, 가 해자의 고의ㆍ과실 등에 관하여 입증책임을 부담한다. 그러나 이러한 전통적인 법체계는 사물인터넷이나 인공지 능이 함께 공존하는 미래 초연결 지능사회에서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사물인터넷이나 인공지능은 향후 인간의 행위를 상당 부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자동차는 인 간의 개입 없이 도로를 주행함으로써 인간은 자동차 운전 으로부터 해방될 것이다. 그런데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으 로 무장된 자율주행 자동차 오류가 없이 항상 완벽할까? 그러나 불행하게도 자율주행 자동차가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완벽한 존재는 아니고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매우 복잡한 법률문제가 발생한다. 바로 최근에 발생한 구글카 에서 구글카의 과실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 그 책임 을 누가 질 것인가가 문제이다. 전통적인 법체계에 따르면, 손해배상책임을 주장하는 피해 자가 가해자가 누구인지 증명해야 하고, 그로인해 발생하 는 손해와 인과관계 및 고의ㆍ과실 여부를 증명해야 할 것 이다. 그런데 피해자가 이러한 가해자의 고의ㆍ과실을 증 명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 지 못하다. 오히려 가해자로 추정되는 제조사, 프로그램 개발자 또는 탑승자들이 따라서 배상책임의 입증책임을 피해자가 부담 할 것이 아니라 가해자가 고의ㆍ과실이 없음을 증명하는 것이 더 타당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즉,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입증책임이 현재와는 달리 미래 사회에 적합하게 변경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소프트웨어에 연방법상의 운전자 자격을 부여할 수 있음 을 밝혔다. 2015년 11월 12일 구글은 자사의 자율주행 자동 차에 인간 운전자 가 필요하지 않다며 운전자 개념을 좀 더 명확히 해줄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도로교통안전국에 보냈으며, 도로교통안전국은 2016년 2월 4일 그 서한에 대 한 답변 형식으로 이뤄진 것이다. 4)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의 이러한 회신은 기존 자동차 운전 자 개념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이며, 우리나라 의 자동차 관련 법규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 한겨례, 2016년 2월 11일자 기사, http://www.hani.co.kr/arti/economy/car/729902.html
26 한림ICT정책저널 결국 소프트웨어를 자동차 운전자로 간주하는 것은 인 간 또는 인간의 행위를 중심으로 하는 전통적인 법체계 에서 사물 또는 사물의 작용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법 체계로의 변화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것이다. 물론 인간 또는 인간의 행위를 중심으로 하는 법체계가 사 물 또는 사물의 작용을 중심으로 하는 법체계로 완전한 대 체를 이룰 것으로 생각지는 않지만, 인간 또는 인간의 행 위를 중심으로 하는 전통적인 법체계에 상당 부분 사물 또 는 사물의 작용을 중심으로 하는 법체계가 잠식하거나 공 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4. 마치며 초연결 지능사회에서는 사물인터넷을 필두로 인공지능 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사 물인터넷이나 인공지능은 말그대로 인간의 역할이나 개 입이 그만큼 사라지거나 약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개입이 없이 자동주문을 하거나 구글카와 같은 자율주행 자동차는 인간의 운전조작이 없이 도로 위를 달리고, 인 공지능이 결합된 냉장고는 우유나 식품이 떨어진 경우 자 동주문을 통해 냉장고 속을 채우게 되는 것이다. 알파고 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을 지켜보면서 인간보다 더 뛰어난 인공지능의 모습에 경이로움과 동시에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현재 우리의 모든 생활을 규율하고 있는 법체계는 인간이 중심이다. 그런데 초연결 지능사회로 대표되는 미래 사회 에서는 이러한 인간 중심의 법체계는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사물인터넷 또는 인공지능이 활성화되는 시기에는 인간의 개입이 아닌 사물간 정보수집ㆍ생성ㆍ교환이 이루 어지고, 인공지능에 의해 인간의 행위를 대체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즉 인간 중심의 법체계가 사물 중심의 법체계 로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다. 그럼 현재 인간 중심의 법체계가 사물 중심의 법체계로 대체되어야 하는가?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이 중심이 된 초연결 지능사회이지만 인간 중심의 법체계가 완전히 없 어질 수는 없을 것이다. 인간 중심의 법체계가 사라진다 는 것은 영화 터미네이터 에서 보는 것처럼 기계가 세계 를 지배하는 시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 초연결 지 능사회에서도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사회가 아닌 인간 이 기계를 지배하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초연결 지능사회에서도 인간 중심의 법체계가 사라져서는 안된다. 다만, 사물 중심의 법체계가 상당한 부분 인간 중심의 법체계를 대체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할 것이다. "미래에도 인간이 기계를 통제하고 인간의 권리가 보장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미래 사회의 법체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Hallym Communication Policy Research Center 27 과거 헌법이 국가 권력으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 기 위한 것이었다면 미래 초연결 지능사회에서는 기계로 부터 인간을 보호하기 위한 내용이 헌법에 규정될 수도 있 고, 불법행위 책임에 있어서도 전통적인 법체계에서 불법 행위 책임에 있어 입증책임 등도 많은 변화가 불가피할 것 이다. 미래에도 인간이 기계를 통제하고 인간의 권리가 보 장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미래 사회의 법체계에 대 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참고문헌 정혁, 이대호(2014), 사물인터넷의 진화와 정책적 제언, KISDI Premium Report, 정보통신정책연 구원. 주대영(2014), 초연결시대 사물인터넷의 활성화 방안, 산업경제. 기타 자료 한겨례, 2016. 2. 11.자 기사 (http://www.hani.co.kr/arti/economy/car/729902.html) https://namu.wiki/w/%ec%9d%b8%ea%b3%b5%ec%a7%80%eb%8a%a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