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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적 -고 접속문의 의미 해석과 특징 *5)6) 구종남 **7) 차례 Ⅰ. 서론 Ⅱ. 독립적 -고 접속문 Ⅲ. 독립적 -고 접속문의 의미 관계 Ⅳ. 독립적 -고 접속문의 특성과 제약 현상 Ⅴ. 결론 국문초록 독립적 -고 절의 존재를 확인한 뒤 이의 후행절과의 의미 관계를 분석하고 이 구문의 여러 가지 통사 현상과 제약 양상을 살펴보는 것이 이 논문의 목적이다. 이전의 연구를 종합하면 접속어미로 쓰일 때 -고 의 의미는 단순 나열, 시간 나열 두 가지로 분류되며 단순 나열은 유사와 대립, 강조와 반복으로 하위분류되고 시간 나열은 동시, 계기, 지속, 수단/방법, 이유, 근거/조건으로 하위분류된다. 본고에서는 국어 구어 발화에서 -고 가 이런 의미 관계를 나타내는 접속문 구성 방식 외에 다른 방식의 접속 구성을 이루고 있음을 주목하고, 이때의 -고 절은 음운론적으로 휴지와 분리된 억양을 갖는다는 점에서 이를 독립적 -고 절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선행 절인 -고 절과 후행절 간의 의미 관계를 5가지 유형으로 분석했는바, 이는 -고 의 내재 적 의미에 의해서가 아니라 온전히 맥락에서의 추론에 기인한 것임을 보였다. 특히 -고 절이 이유를 나타내는 경우에는 시제 제약, 인칭 제약 등이 존재함을 논의하고 그 이유를 * 이 논문은 2015년도 전북대학교 연구기반조성비의 지원에 의해 이루어졌음. 이 논문은 2015년 10월 17일 원광대학교에서 열린 대한언어학회 가을 학술대회에서 구두발표되었음. **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74 韓 民 族 語 文 學 第 71 輯 설명했다. 본고에서는 독립적 -고 접속문의 특성과 제약 현상도 살펴보았다. 이 접속문은 의미 유형별로 문장 종결법에서 제약을 보이며, 독립적 -고 절은 일반적으로 복수로 출현할 수 있지만 이에 특수조사가 결합되는 경우는 단독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한편 -고 절은 정보의 초점이 될 수 없다. 본고에서는 독립적 -고 접속문의 선/후행절 간의 의미 관계가 5가지로 분류되는 것으로 보았으나 이의 선/후행절 간의 의미 관계가 문맥적 추론에 의해 파악되기 때문에 그 의미 유형을 분명하게 분류하기 어려운 성격을 지니고 있다. 주제어 : 독립적 -고 접속절/문, 문맥적 추론, 의미 관계, 대등 접속, 평가, 정보 초점 Ⅰ. 서론 연결어미 -고 는 접속문, 보조동사 구문, 합성동사 구성 등에 쓰인다. 접 속문 구성에서 -고 는 공간 나열적 특성을 지닌 대등 접속 어미로 쓰이기 도 하지만 시간 나열적 특성을 지닌 종속 접속문에도 쓰여 선행절과 후행 절 간의 다양한 관계적 의미를 나타낸다. 보조동사 구성에서 -고 는 문장 의 연결 기능을 수행하지 않기 때문에 관계적 의미를 드러내는 데 관여하 지 않는다. -고 가 두 용언 어간을 연결하여 새로운 어간을 생성하는 기능 을 수행하는 합성동사 구성에서의 -고 도 형태적 구성에 관여한다는 점에 서 기본적으로 관계적 의미를 드러내지는 않는다. -고 가 이렇게 여러 형 태, 통사적 구성에 참여할 수 있고 접속문에서는 선/후행절이 다양한 관계 적 의미를 나타낼 수 있는 것은 -고 가 본질적으로 기능적 유연성을 발휘 할 수 있는 의미 자질을 갖는 데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한편 -고 는 접속문 구성에서 이전에 분류되었던 대등 접속이나 종속

독립적 -고 접속문의 의미 해석과 특징 75 접속과는 성격이 다른 접속문을 구성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 이 접속문은 주로 구어상에서 쓰이는데, 음운론적으로 -고 접속절과 후행절 사이에 휴 지가 존재하며, 후행절과 독립적인 억양 구조를 갖는다. 또한 이 구성에서 는 -고 절이 하나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둘 이상 출현하며 -고 절과 후행절 간의 의미 관계는 맥락에 의해 결정된다는 특성을 갖는 다. 이전에 이런 -고 접속문은 관심의 대상이 된 적이 없다. 그것은 이 접속문의 용법이 주로 구어적이라는 점과 선행절이 후행절과 긴밀한 관계 를 맺지 못하기 때문에 의미 관계상 기존의 접속문 구성으로 분류되기 어 려운 성격을 지닌다는 사실, 그리고 선행절과 후행절 간의 관계적 의미도 기존에 분석된 접속문에서의 -고 의 의미로는 온전히 파악되지 않는다는 점과 관련된다고 할 수 있다. 본고에서는 이런 성격을 지닌 -고 접속문을 독립적 -고 접속문으로 분류한 뒤, 이 접속문에서 -고 절이 후행하는 절에 대해서 어떤 의미 관계 로 해석되는지 분석하고 이 구문의 제약 양상과 특성을 밝히고자 한다. 이 를 통해서 -고 접속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Ⅱ. 독립적 -고 접속문 1. -고 접속문과 -고 의 의미 기능 -고 에 의해 선행절과 후행절이 연결되는 -고 접속문에 대한 이해에서 핵심적인 요소는 -고 의 의미 기능이다. 1) 접속문에서 -고 를 가진 절은 1) 본질적으로 접속 어미인 -고 가 보조동사 구성, 합성동사 구성에 쓰이게 되는 이유와 원리는 본고의 관심 대상이 아니다.

76 韓 民 族 語 文 學 第 71 輯 후행절과 관련하여 통사 의미적으로 대등하게 연결되기도 하며 2) 종속적 으로 연결되기도 하는데 -고 는 특히 종속 접속에서 다양한 관계적 의미를 나타내는 데 관여한다. 3) -고 의 의미에 대한 연구는 그 동안 크게 두 가지 방향이 있었다(정수진 2011 참고). 그 중 한 방향은 -고 절과 후행절의 의미 관계를 분류하는 것으로서 -고 가 수행하는 의미 기능을 밝히는 것이 었다(최현배 1937 등). 다른 한 편으로는 -고 자체의 내재적인 의미를 밝 히는 시도인바, 접속문에서 나타나는 -고 의 다양한 관계 의미는 기본 의 미에서 문맥을 통해 추론되고 해석될 수 있다고 보는 연구다(남기심 1978, 서정수 1982 등). -고 접속문에서 선행절과 후행절의 의미 관계를 밝히려 는 많은 연구가 있었고 그 의미 기능의 분류도 다양하게 이루어졌으나 - 고 의 접속어미의 용법을 망라하여 제시하고 있는 것은 연세한국어사전 (1998)이다. 이 사전에 제시된 -고 의 의미 기능을 정리하여 제시하고 있 는 정수진(2011)에 따르면 4) -고 는 단순 나열 기능, 시간 나열 기능으로 분류되며 단순 나열은 다시 유사와 대립, 강조와 반복으로 하위분류되고 시간 나열은 동시, 계기, 지속, 수단/방법, 이유, 근거/조건으로 하위 분류된 다. 5) 앞선 연구에서 드러났듯이 -고 의 내재적 의미는 나열 로 볼 수 있다(남 기심 1978). 그러나 접속문에서 쓰이는 -고 는 상황 맥락에 따라 앞서 든 2) -고 의 대등 접속적 기능을 부정하는 견해도 있다. 이에 관련된 논의는 유현경(2002) 참고. 3) 여기서 관여한다 고 하는 이유는 종속 접속문에 나타나는 선/후행절의 다양한 의미 관계가 -고 의 내재적 의미에서 기인하다고 보지 않기 때문이다. 4) 정수진(2011)에서는 표준국어대사전, 세종전자사전, 연세한국어사전에서 어미 -고 항목의 기술을 정리하여 제시하고 있다. 그는 이들 사전이 -고 의 의미를 분석한 기존 연구들에서 제시된 다양한 의미들을 포괄한다고 한다. 5) 정수진(2011)에서 단순 나열의 하위분류 유사, 대립은 대등 나열로 묶이고 강조와 반복은 대등 나열과 대립되는 것으로서 한 부류로 묶인다.

독립적 -고 접속문의 의미 해석과 특징 77 바와 같은 다양한 관계 의미를 나타낸다. 단순 나열에서 -고 는 내재적 의 미가 그대로 드러난다. 이 경우는 선/후행절이 의미상 유사한 내용이든 대 립적 내용이든 -고 에 의해 단순히 나열될 뿐이며, 두 절이 의미적으로 의 존적인 관계를 이루지 않는다. 강조와 반복의 경우도 기본적으로는 동일한 용언을 나열하는 것으로 이때 형용사의 경우는 강조, 동사의 경우는 반복 으로 해석된다. 강조와 반복은 -고 의 의미 때문이 아니고 동일한 동사의 나열에서 기인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시간 나열의 경우도 기본적으로는 두 사태가 나열되어 있는 구조 인바, 다만 나열되는 두 사태 간의 시간적 순서를 따질 수 있다는 점이 다 르다. 이 경우 두 사태가 나열된 구조지만 -고 가 결합되는 동사의 특징, 선/후행절 주어의 동일 여부, 시제나 상 등이 고려된 상황 문맥적 추론에 기초하여 의미적 차이가 유발된다고 할 수 있다(정수진 2011). 대부분의 다른 접속어미의 경우 내재적으로 선/후행절 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의미를 갖기 때문에 이런 추론적 해석 가능성이 없거나 적은 데 반해, -고 의 경우 는 기본적으로 단순히 나열의 의미 기능을 가지므로 문맥적 추론에 의해 다양한 관계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즉, -고 는 관계적 의미를 나타내지 않 으므로 단순히 나열된 두 사태 간의 관계에서 추론될 수 있는 모든 의미 관계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이 앞서 든 시간 나열의 의미로 제시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문맥적 추론에서 기인하는 -고 접속문의 의미 관계는 발 화 상황에서 직접 추론되는 의미라고 할 수 없고 여러 가지 문법화의 원리 와 기제에 의해 -고 의 문법적 의미 기능으로 획득되었다는 사실이다. 이 는 -고 의 내재적 의미에서 기인되는 것이지만 그것의 내재적 의미와는 별개로 획득된 문법적 의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상관적 사태를 유발한 다는 점에서) 두 사태를 서로 관련시키고, 역시 나열의 의미를 갖는 -며 의

78 韓 民 族 語 文 學 第 71 輯 경우에는 이런 문법적 기능을 나타내지 못한다는 사실이 문맥적 추론에 의 한 여러 가지 의미 기능이 -고 가 획득한 자체의 의미 기능이라고 볼 수 있는 증거다. 2. 독립적 -고 접속문 -고 접속문 중 전형적으로 대등 접속문으로 다루어지는 것은 유사와 대립의 의미 관계를 가리키고 시간 나열은 종속접속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들 -고 접속문은 선행절과 후행절 간에 특별한 휴지가 없어 통사적으로 분리된다는 느낌이 없고 선/후행절 간의 의미 관계도 -고 절이 후행절에 대해서 수행하는 의미 기능이 분명하게 분석된다는 점에서 두 절이 연결되 었지만 하나의 문장으로 인식되는 전형적인 접속문이다. 그러나 -고 는 이 런 용법과는 다른 경우에 쓰이기도 한다. 예문을 보기로 한다. (1) 가. 안경 끼고 머리 길고, 저 애가 정희야. 나. 마트에 갔다 오고 은행에 가서 공과금도 납부하고, 나 오늘 일 다 했어. 다. 싸우고 금방 웃고, 애들은 애들이야. 라.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하고, 그게 일상이야. 마. 돈도 들고 환경 파괴하고, 나는 케이블카 설치에 반대했어. 위에 제시된 예문은 주로 구어에서 쓰이는 문장으로서 -고 절이 반복 적으로 나타나며 6) 선행의 -고 절과 후행절 사이에 휴지가 존재하여 두 절이 분리된 억양 구조를 갖는 문장이다. 이들 문장은 동일 화제 조건을 6) 이 조건은 필수적인 조건이 아니다. -고 절 하나만으로도 위 유형의 문장이 성립될 수 있는 경우가 있다(이에 대해서는 후술됨.).

독립적 -고 접속문의 의미 해석과 특징 79 어기고 있고 선/후행절 간의 도치도 불가능하다. 7) 따라서 대등접속으로 해 석될 수 없다. 또한 이들 문장에서 선/후행절 간의 의미 관계는 종속 접속 문으로 분류되는 선/후행절 간의 시간 나열 의미 관계로는 설명되지 않으 며, 선/후행절의 의미가 파악되는 방식에서도 시간 나열의 종속 접속문에 서는 문법화에 의해 획득된 -고 의 의미 기능에 따르나, 위의 경우는 그렇 지 않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 따라서 이들은 기존의 종속 접속문 과는 다른 것이다. 그렇다고 위 예문들 각각을 별개의 두 문장으로 볼 수도 없다. -고 가 종결어미적 용법을 갖고 있지만 위에서 선행의 -고 절은 종 결어미적으로 쓰인 것이 아니다. 이런 유형의 문장에서는 -고 절의 생략 된 문장 성분이 항상 후행절 문장 성분에 의해 이해된다. 또한 위 유형의 문장들은 단일한 화자의 발화로만 쓰이며 후행절이 -고 절에 기초한 서술 이 된다. 따라서 이들 문장은 전체적으로 하나의 문장으로 보아야 한다. 이런 -고 구문은 -고 절이 후행절과 휴지로 분리, 독립되며 선행절과 후행절 간의 의미 관계도 긴밀한 관계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에 선/후행절 간의 의미 관계도 시간 나열의 -고 의 의미 기능과는 다른 방식에 의하므 로, 본고에서는 이를 독립적 -고 접속문으로 부르기로 한다. Ⅲ. 독립적 -고 접속문의 의미 관계 독립적 -고 절은 소위 시간 나열의 종속 접속과는 다른 접속문으로서 이 경우 선행절과 후행절 간에 성립되는 의미 관계는 기존의 종속 접속문 의 의미 관계로는 설명되지 않으며 그 의미 관계의 파악 방식도 차이가 7) 대등접속문의 기준으로 여러 가지를 들 수 있는데, 선/후행절의 도치 가능성이 대표 적인 기준이 된다. 대등 접속문의 검증 기준에 대해서는 김영희(1988) 참고.

80 韓 民 族 語 文 學 第 71 輯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고 가 두 사태를 관련시키는 연결어미로서 선 행절( -고 절을 선행절로 부르기로 한다.)과 후행절이 상관적 사태가 되게 하므로 -고 절은 후행절에 대해 문법적 의미 관계를 갖게 된다. 따라서 독립적 -고 접속문에서 -고 절이 후행절과 맺는 관계는 온전히 발화 상 황에서 즉각적으로 이루어지는 문맥적 추론에 의해 이해된다. 이 경우는 -고 에 의해 연결되었으나 휴지에 의해 단절된 두 사건이기 때문에 -고 의 문법적 의미로는 파악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므로 이 경우는 의미 관 계의 파악이 두 사태를 단지 논리적으로 연결하는 기능인 추론에 의한다. 8) 이 추론은 화자나 청자에 의해 주관적으로 이루어진다는 특성을 갖기 때문 에 이 추론에 기초하는 선/후행절 간의 의미 관계는 엄격하게 분류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몇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판단 근거 제시 먼저 예를 보기로 한다. (2) 가. 구름도 끼고 다리도 쑤시고, 비가 올 것 같다. 나. 키 크고 머리 길고, 저 사람 정희야. 다. 신발 없고 차 없고, 민호 (집에서) 나갔네. 위의 경우 후행절은 판단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이 판단은 선행절의 -고 절에 기초하고 있다. 화자는 선행절 내용을 근거로 해서 후행절 내용 을 판단한다. 여기서 -고 절이 후행절의 근거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은 접속 어미의 의미에 의한 것이 아니고 순수한 맥락상의 추론인바, 이는 선행절 8) Nicholas & Trabasso(1981)는 텍스트 처리 과정에서 추론의 기능을 몇 가지로 구별 하여 제시하고 있다(유덕근 2008 참고).

독립적 -고 접속문의 의미 해석과 특징 81 과 후행절을 -고 로 연결하지 않고 별개의 문장으로 나열해 봄으로써 확인 된다. (3) 가. (저 사람) 키가 크고 머리가 길다. 저 사람이 정희다. 나. (동수) 신발도 없고 차도 없다. 민호 (집에서) 나갔다. -고 로 연결되었던 선행절과 후행절이 별개의 문장으로 나열된 위의 예 문들 간의 의미 관계는 논리적 추론으로 이해된다. 판단을 나타내는 후행 문은 선행문에 기초하는바, 여기에 추론 논리가 개입된다. 이때 선행절은 후행절의 추론적 판단의 직접적인 근거가 된다. 만일 문맥상 선행절이 후 행절의 근거가 될 수 없으면, 이런 -고 접속문은 성립될 수 없다. (4) 가. 남산도 보이고 63 빌딩도 보이고, 여기가 서울이야. 나. *동생이 살고 있고 내가 대학을 다녔고, 여기가 서울이야. (4가)에서는 선행절이 화자의 판단을 나타내는 후행절에 대한 근거로 쓰 일 수 있다. 객관적으로 63빌딩과 남산은 서울의 한 표지가 될 수 있기 때 문이다. 따라서 이 독립적 -고 접속문은 적격하다. 그러나 동생이 사는 것과 화자가 대학을 다닌 곳이라는 사실은 문제의 장소가 서울이라고 판단 할 수 있는 객관적인 근거가 되지 못한다. 따라서 이 -고 접속문은 적격하 지 않다. 이는 두 문장을 분리해 나열한 다음을 통해서도 이해가 된다. (5) 가. 남산도 보이고 63 빌딩도 보인다. 여기가 서울이다. 나. 동생이 살고 있고 내가 대학을 다녔다. 여기가 서울이다.

82 韓 民 族 語 文 學 第 71 輯 (5가)에서 선행절은 판단을 나타내는 후행절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5나)의 선행절은 그렇지 않다. 여기서 우리는 독립적 -고 절에서 선행절은 후행절에 대한 판단의 근거를 제시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독립적 -고 절이 판단을 나타내는 후행절의 근거를 제시하는 의미 기 능을 갖는 것으로 해석되는 것은 접속어미의 의미에 의하는 것이 아니고 두 사태를 논리적으로 연결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문맥적 추론에 기인한다. 우리는 (2나,다)에서의 추론적 판단 과정을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6) 정희가 키가 크고 머리가 길다. (화자의 전제-앎) 저 사람이 키가 크고 머리가 길다. (드러난 사태) 저 사람이 정희다. (결론 - 추론 결과) (7) 민호가 집에 있으면 신발이 있고 차가 있다. (화자의 전제-앎) 민호의 신발이 없고 차가 없다. (드러난 사태) 민호가 집에 없다. (결론 - 추론 결과) 독립적 -고 절이 후행절의 판단의 근거로 해석되는 것은 위와 같은 삼 단논증에 기초한다고 할 수 있다. 9) 삼단논증이 개별적인 명제들 간의 추론 에 기초한다는 점에서 위의 독립적 -고 절에서 -고 는 선행절을 나열하 여 제시하는 기능 외에 다른 기능을 수행한다고 할 수 없다. 2. 후행절 진술 내용의 제시 -고 가 문장의 나열적 기능을 하는 데 불과하며 후행절과의 관계는 문 9) (2가)도 위와 같은 추론이 가능하다.

독립적 -고 접속문의 의미 해석과 특징 83 맥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았는바, 위의 경우는 -고 절이 후행절 추론의 근 거로 해석되었다. 그러나 -고 절과 후행절에 대한 의미 관계가 반드시 위 와 같은 삼단논법적 추론에만 기초하는 것이 아니다. (8) 가. 고추(도) 따고 채소에 물(도) 주고, 일 많이 했어. 나. 눈(도) 오고 바람(도) 불고, 오늘은 종일 날씨가 안 좋았어. 이들 예에서 선행절인 -고 절은 후행절 내용의 판단과는 직접 관련되 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화자는 -고 절을 근거로 해서 추론적 결과로 후 행절을 제시한다고 볼 수 없다. 위 예의 경우 -고 절은 진술된 후행절의 구체적인 내용이 되는 것이다. 즉, (8가)에서 고추 따고 배추에 물을 주는 것은 한 일의 구체적인 내용(예)이 되고, (8나)에서 눈 오고 바람 부는 것은 안 좋은 날씨의 구체적인 내용이다. 이를 집합 명제적으로 표현하면 S1 S2로 표시할 수 있다. 선행절의 외연은 후행절 외연의 부분집합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경우는 비록 후행절이 선행절을 근거로 추론을 통해 직접 도출되는 경우는 아니라 하더라도 -고 절은 후행 진술의 구체적인 내용이 되며 후행 진술의 정당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후행절에 대한 근거와 무관 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는 후행절이 오직 선행절 내용 에 근거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므로 후행절 진술에 대한 직접적인 근거라고 보기 어렵다. 10) 따라서 -고 절은 단순히 선행절을 나열, 제시하는 기능을 통하여 후행절 진술의 구체적인 예를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10) 이들 예에 자매항을 전제하는 -도 가 결합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84 韓 民 族 語 文 學 第 71 輯 3. 평가 근거 제시 독립적 -고 절이 판단이나 후행절 내용 제시와 무관한 경우도 있다. (9) 가. 꽃(도) 피고 벌, 나비(도) 날고, 계절이 봄날답다. 나. 소 잡고 돼지 잡고, 그 잔치 대단했었어. 다. 말(도) 잘 듣고 자기 할 일도 다 하고, 그 애 괜찮아. 위 예들도 선행절은 후행절에 대한 판단의 근거라고 하기 어렵다. 선행 절을 통해서 후행절 내용을 깨닫게 되거나 후행절 내용을 추측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11) 또한 위 예의 선행절은 후행절의 구체적인 내용(예)으 로 보기 어렵다. 위 예들에서 후행절은 평가적인 성격을 지닌다. 이 평가를 뒷받침하는 것은 선행절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선행절은 반드시 이 평가를 뒷받침하는 전제와 같은 필수적인 근거가 된다고 볼 수 없다. (9)는 화자가 그의 머릿속에 있으나 언급되지 않은 많은 근거를 통하여 평 가적인 후행절을 먼저 생각하고, 그 평가를 정당화하는 근거 몇 가지를 외 현적으로 제시하는 문장이라고 볼 수 있다. 12) 즉, 후행절은 근거를 바탕으 로 한 화자의 주장이라기보다 느낌이나 생각과 관련된 평가라고 할 수 있 기 때문에, -고 절이 후행절에 대한 직접적인 근거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 이다. 결국 이 경우 선행절은 후행절에 대한 비적접적인 평가 근거를 제시 한다고 할 수 있다. 13) 11) 시점 이동이 전제되지 않는 한 이들 예문은 후행절이 미래나 추측을 나타내는 -ㄹ 것, 겠 등을 취할 수 없다. 12) 위 예 역시 선행절에 자매항을 전제하는 -도 가 결합되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13) 산에(나) 가고 바둑(이나) 두고, 하루하루가 따분해 도 평가 구문이라고 할 수 있는 바, 이 경우에서 보듯이 선행절이 후행절에 대한 직접적인 근거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 예들의 경우 후행절을 삼단논법에 의한 추론이라고 하기 어려운 이유

독립적 -고 접속문의 의미 해석과 특징 85 4. 특성 제시 이제 다음 예들을 보기로 한다. (10) 가. 산나물 캐고 다슬기 잡고, 난 시골에서 살아. 나. 산에나 가고 바둑이나 두고, 난 퇴직자야. 다. 밤에 일하고 낮에 자고, 미자는 야간에 근무해. 위 예들에서는 후행절이 선행절에 의한 판단 결과도 아니고 선행절이 후행절의 구체적인 내용도 아니며, 비직접적인 평가 근거로 해석되지도 않 는다. 위 예에서 선행절은 후행절의 한 특성을 제시한다고 할 수 있다. 절 대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10가)에서 화용상 다슬기를 잡고 산나물을 캐 는 것은 시골 생활의 속성이 될 수 있고, (10나)에서 산에 가고 바둑 두는 것은 퇴직자의 일상생활의 속성이 될 수 있다. (10다)에서도 밤에 일하고 낮에 자는 것은 야간 근무자의 속성이 된다. 따라서 이들 -고 접속문의 선/후행절의 의미 관계를 맥락적으로 추론할 때 독립적 -고 절인 선행절 은 후행절에 대한 속성 제시적인 기능을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 5. 이유 제시 1) 이제 독립적 -고 절의 후행절과의 의미 관계가 비교적 쉽게 추론되 는 의미 관계지만, 여러 가지 제약도 보이는 경우를 살펴보기로 한다. 가 바로 이런 사실 때문이다. 결국 이때 선행절은 후행절에 대한 비직접적인 평가 근거를 제시한다고 할 수 있다.

86 韓 民 族 語 文 學 第 71 輯 (11) 가. 남편도 말리고 아이들도 싫어하고, (나) 일 포기했어. 나. 잘못은 시인을 안 하고 엉뚱한 요구나 하고, 그 사람하고는 얘기가 안 통해. 위 예에서 -고 절과 후행절의 의미 관계는 앞의 경우와 다르다. 위의 경우는 -고 절이 후행절에 대한 이유가 되는 것이 쉽게 추론된다. 이때 이유의 의미는 당연히 -고 자체의 의미 기능이 아니고 문맥적 추론에 의 해 나타나는 것이다. 이들 문장은 -고 절과 후행절이 독립된 문장으로 나 열되어도 이유 관계가 추론된다. 14) (12) 가. 남편도 말리고 아이들도 싫어해. 나 일 포기했어. 나. 잘못은 시인 안하고 요구만 해. 그 사람하고는 얘기가 안 통해. 별개의 문장으로 인접하는 이들 문장은 맥락상 의미 관계가 이유로 해 석된다. 그 결과 이들 예에서 -고 는 이유나 원인을 나타내는 -아서 로 대 체될 수 있다. (13) 가. 남편도 말리고 아이들도 싫어해서 (나) 일 포기했어. 나. 잘못은 시인을 안 하고 엉뚱한 요구나 해서 그 사람하고는 얘기가 안 통해. -고 가 -아서 로 교체된 위 문장들은 -고 절이 앞의 예들과 별다른 의미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이는 선행절과 후행절이 이유 관계로 해석된 14) 선행절이 진술 내용 제시, 평가 근거 제시, 특성 제시 등의 의미 기능을 나타내는 (8), (9), (10)도 -고 절과 후행절이 각각 독립된 문장으로 나열되어도 추론을 통해 동일한 의미 관계가 나타낸다.

독립적 -고 접속문의 의미 해석과 특징 87 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15) 그러나 연결어미 자체의 의미에 의해 이유를 나 타내는 -아서 와는 달리 -고는 문맥적 추론에 의해 선행절이 후행절에 대 해서 이유의 의미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그 쓰임이 제약된다. (14) 가. 가볍고 {*질기고, 질겨서}, 오히려 잘 안 팔려요. 나. 예쁘고 {*착하고, 똑똑해서}, 희영이를 오히려 애들이 싫어해요. 다. 정희가 가고 희영이가 {*돌아오고, 돌아와서}, 사람들이 좋아했어. 위에서 보듯이 -아서 구문은 적격하나 -고 구문은 적격하지 않다. 직 접적인 이유를 나타내는 -아서 에 의해서 연결된 경우와는 달리 -고 의 의미 관계는 문맥에 의해 추론되는 이유 관계이기 때문에 화용론적으로 선 행절이 후행절에 대한 객관적인 이유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위에서 -아서 는 그 자체가 이유를 나타내기 때문에 화용론적으로는 이상하지만, 선행절 이 후행절의 이유로 해석되게 한다. 그러나 -고 접속문의 경우는 문맥적 추론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화용상 선행절이 후행절의 이유로 해석되기 어려워 적격하지 않은 문장이 된다. 즉, -고 절이 후행절에 대한 이유로 사용되는 것은 그만큼 제한적이다. 2) -아서 와 -고 절은 후행절의 시제에 따라서도 수용성에서 차이를 보인다. (15) 가. 물도 깨끗하고 파도도 {?잔잔하고, 잔잔해서}, 나 휴가 동호 해수 욕장으로 갔다 왔어, 나. 다리가 가렵고 {??아프고, 아파서}, 나 병원에 다녀왔어. 15) -아서 도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된다는 점에서 이의 의미 기능도 확대된 것이다. 그러나 이 -아서 의 다양한 의미 기능은 문법화에 의한 이의 본유적 의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88 韓 民 族 語 文 學 第 71 輯 위에서 보듯이 후행절이 과거 시제이면 -아서 구문은 자연스러우나 - 고 절은 수용성이 좀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후행절을 추측이나 미래를 나타내는 것으로 바꾸면 수용성이 달라진다. (16) 가. 물도 깨끗하고 파도도 {잔잔하고, 잔잔해서}, 나 휴가 동호 해수욕 장으로 가야겠어. 나. 다리가 가렵고 {아프고, 아파서}, 병원에 가야겠어. 후행절이 과거 시제인 경우보다 추측이나 미래를 나타내는 문장이 자연 스럽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후행절이 과거인 -고 의 경우는 후행절과 의 의미 관계가 오직 문맥 관계에 의해서만 추론되는바, 이때의 추론은 이 추론이 이루어지는 시점에 따라 문장의 수용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15)에서 추론 시점은 발화시가 아니라 발화시 전이며 (16)에서의 추 론 시점은 발화시이다. 추론이 발화시 이전에 이루어진 (15)가 수용성이 떨어지는 것을 고려하면 추론이 발화시에 이루어질 때 -고 접속문이 더 자연스러움을 의미한다. 후행절이 발화시 이전인 경우는 추론 시점과 발화 시점 간의 시간적 간격이 생긴다. 우리는 여기서 이 간격이 추론을 바탕으 로 선/후행절의 의미적 관계가 결정되는 -고 접속문의 수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만 주목하기로 한다. 16) 3) 한편 위와 같이 후행절이 과거 시제일 경우 모든 -고 접속문에서 수용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16) 이는 곧 추론의 자연스러움과 관련된 문제인바, 여기에는 인지와 관련된 여러 가지 상황 요인이 관여한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주 17을 참고하기 바람.

독립적 -고 접속문의 의미 해석과 특징 89 (17) 가. 걸리적거리기도 하고 꽃도 시들고, 화분 치워 버렸어, 나. 모이 주기 귀찮고 사료비 많이 들고, 키우던 닭 다 팔아 버렸어. (17)의 경우는 후행절이 과거 시제이지만 수용성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 이들 예문과 수용성이 약간 떨어지는 (15) 간의 차이는 무엇일까? 앞서 (15)가 수용성이 떨어지는 이유를 추론 시점과 발화 시점 간의 간격 때문 이라고 보았는바, 위의 예문은 수용성의 차이가 이 간격으로만 설명되지 않음을 보여 준다. (15)와 (17) 간의 수용성의 차이가 분명하다면 이들 간 에는 다른 차이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17)에서 선행절 사태는 발화시 에는 존재하지 않는 사태일 수 있으나 (15)에서 선행절 사태는 발화시에도 존재하거나 존재할 수 있는 사태라는 점이 이들의 근본적인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선행절 사태가 발화시에 존재하는 경우, 이 후행절 이 과거 시제에서 제약되는 것은 이 사태의 존재가 (이유로의) 추론에 영 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단지 문맥적 추론에 의해서 이유 관계로 파악될 경우는, 이유 관계가 인과 관계상 결과적인 행위로 인하여 선행절 사태도 사라지게 된 경우가, 후행절 행위가 일어났으나 선행절 사태는 존재하거나 /할 수 있는 경우보다 더 자연스럽게 인식될 수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인과 관계가 더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17) 따라서 이런 경우의 이유 관계 추론은 자연스럽기 때문에 수 용성도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17) (15)와 (17) 간의 수용성의 차이가 현저한 것도 아니고 이들의 수용성 차이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위의 설명 외에 선행절이 이유가 되어 수행된 후행절의 결과가 (17)의 경우는 가시적으로 인식될 수 있으나(발화시에 화분이 존재하지 않고 닭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시적인 결과로 인식될 수 있음.) 후자는 가시적으로 인식될 가능성 이 낮다는 차이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설명이 가능하므로 이런 설명은 시도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90 韓 民 族 語 文 學 第 71 輯 4) 독립적인 -고 절은 후행절 주어의 인칭 제약을 보이기도 한다. (18) 가. 걸리적거리고 꽃도 시들고, {내가,??엄마가} 화분 치웠어. 나. 건강에도 나쁘고 돈도 들고, {나, *그 사람} 담배 끊었어. 다. 액정도 깨지고 약정 기간도 얼마 안 남고, {나, *미자} 스마트폰 바꿨어. 위 예에서 보듯이 후행절이 과거 시제이고 주어가 3인칭이면 문장의 수 용성이 많이 떨어진다. 독립적 -고 접속문은 인칭 제약을 보이는 것이다. 위에서 3인칭 주어가 제약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후행절 주어가 1인칭이 면 이 주어는 화자와 동일하다. 이 경우 후행절의 행위는 후행절 주어의 의지적인 행위인바, 이때 선행절이 후행절의 이유가 되는 것으로 해석되는 것은 단순히 맥락적 추론에만 의할 뿐 다른 장애는 없다. 그러나 후행절 주어가 3인칭이 되어 화자가 동일하지 않은 경우는 선행절을 후행절의 이 유로 추론하는 데 다른 장애가 존재한다. 후행절 주어가 선행절을 후행절 의 이유로 여겼다는 증거가 있어야 이들 문장이 이유 관계로 추론(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자는 (후행절 주어의 내면세계를 파악하기 어 렵다는 점에서) 이를 담보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따라서 이 문장이 이 유 관계로 해석되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은 것이다. 5) 그러나 선행절을 후행절의 이유로 추론하는 데 후행절 주어의 내면 세계와 관련이 없는 경우라면 후행절 주어가 3인칭인 경우에도 상관없다. (19) 가. 우산은 형이 가져가고 비옷은 동생이 입고 가고, 동수가 비 맞고 학교 갔어, 나. 국장은 외국에 있고 과장은 입원해 있고, 김 계장이 대신 회의에 참석했어,

독립적 -고 접속문의 의미 해석과 특징 91 다. 음식도 만들고 손님도 접대하고, 누나는 바빴어. 위 예에서 후행절의 주어는 모두 3인칭이다. 그러나 이 경우는 자연스러 운 문장이 된다. 이때는 화자가 이유 관계를 파악할 때 후행절 3인칭 주어 의 내면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후행절 주어의 내면세계과 상관없이 선행 절과 후행절이 이유 관계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6) 한편 후행절이 과거 시제이고 주어가 3인칭이어서 비문법적인 문장 도 후행절이 추측(미래) 사태를 나타내는 경우는 이런 제약이 사라진다. (20) 가. 걸리적거리고 꽃도 시들고, 엄마가 화분 치울 거야. 나. 건강에도 나쁘고 돈도 들고, 그 사람 담배 끊을 거야. 다. 액정도 깨지고 약정 기간도 얼마 안 남고, 미자 핸드폰 바꿀 거야. 이들은 후행절 주어가 3인칭이고 후행절이 추측인바, 자연스러운 문장 이다. (18)에서 후행절이 과거 시제이고 3인칭일 때 비문이 되는 경우와 관련지어 보면 선행절을 후행절의 이유가 되는 것으로 단정 짓지 않고 추 측하는 경우에는 후행절 주어가 3인칭 주어이어서 그 주어의 내면을 객관 적으로 담보할 수 없었던 데서 야기되었던 문제가 사라진다. 이 경우에는 후행절이 기정적인 사태가 아니라 장차에 일어날 사태이므로 후행절 주어 의 내면 세계와는 관련이 없어 추론상의 장애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독립적 -고 절이 이유를 나타내는 경우에는 이 이유 관계가 순전히 문맥적 추론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그 만큼 다양한 제 약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18) 18) 예에서 보듯이 다른 경우와는 달리 이유 제시의 경우는 도치가 불가능하다, 그만큼 이유 구문은 선/후행절 관계가 밀접히 연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92 韓 民 族 語 文 學 第 71 輯 Ⅳ. 독립적 -고 접속문의 특성과 제약 현상 이제 독립적 -고 절을 가진 접속문의 몇 가지 특성과 제약 양상을 살펴 보기로 한다. 1. 문장 종결법 제약 독립적 -고 를 가진 접속문은 문장 종결법에서 제약을 받는다. 21) 가. 머리 묶고 넥타이 매고, 저 사람 동수냐? 나. 말도 안 하고 표정도 굳어 있고, 정희 지금 기분 나쁘냐? (22) 가. 좋은 차 몰고 외국 여행 잘 다니고, 그 사람 부자냐? 나. 밤에 일하고 낮에 자고, 미자 야간 근무해? -고 절이 (21)에서는 판단 근거를 제시하고 (22)에서는 후행절의 속성 을 제시한다. 이 경우 의문법이 원칙적으로 가능하다. 이때 선행의 -고 절은 질문의 근거가 된다. (21)에서는 근거를 중심으로 질문을 하고 (22)에 서는 속성을 근거로 질문을 한다고 할 수 있으므로 성립된다. 그러나 모든 독립적 -고 접속문에서 의문문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가. *인형 몇 개 샀어, 예쁘고 싸고. 나. 비가 올 것 같아. 구름 끼고 다리 아프고. 다. 봄날다워. 꽃피고 벌, 나비 날고. 라. 나 시골 살아. 농사짓고, 소 키우고. 마. 그 애 오늘 일 많이 했어, 고추 따고, 고구마 캐고.

독립적 -고 접속문의 의미 해석과 특징 93 (23) 가. *빨래하고 청소하고, 미자가 일 많이 했냐? 나. *눈 오고 바람 불고, 날씨 안 좋냐? (24) 가. *꽃 피고 새 울고, 봄날답냐? 나. *침착하고 책임감 강하고, 동수가 어른스럽냐? (25) 가. *예쁘고 싸고, 너 이거 샀냐? 나. *피곤하고 감기 기운도 있고, 너 일찍 돌아왔냐? 이들이 평서문일 경우를 고려하면 (23)은 선행절이 후행절에 대한 구체 적인 내용을 제시하는 경우이고, (24)는 평가적인 후행절에 대한 비직접적 인 근거가 되는 경우이며, (25)는 후행절의 이유로 나타나는 경우이다. 그 런데 이들 모두 의문문이 제약된다. 19) 이들 예문이 평서문으로 쓰일 경우 선/후행절 간의 의미 관계로 볼 때 (23)에서 선행절은 질문의 초점이 될 수 없고 후행절이 질문의 초점이 될 가능성이 있으나, 선행절이 후행절의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질문이 제약되고, (24)의 경우는 이미 선행절에 기초하여 평가를 나타내는 것이 후행절이므로 질문이 성립되지 않는다. (25)에서도 이유가 선행절에 제시되어 있으므로 질문이 가능한 상 황이 아니다. 이제 명령법과 청유법 제약을 살펴보기로 한다. 화용상 -고 절이 추론 적 판단에 대한 근거를 제시할 경우와 평가적 근거를 제시하는 경우에는 -고 접속문이 명령이나 청유로 쓰일 수 없다. 그러나 -고 절이 진술 내용 과 이유를 제시할 때는 경우가 다르다. (26) 가. 바닥 닦고 침대도 털고, 오늘 아침에는 청소해라/하자. 나. 숙제도 하고 책도 챙기고, 학교 갈 준비해라/하자. 19) 이런 의문법은 이들 의미 유형에서 제약 여부가 분명한 것은 아니며 의미 관계에 따라 그 양상이 좀 복잡하다.

94 韓 民 族 語 文 學 第 71 輯 (27) 가. (시간이) 늦었고 밥도 먹어야 하고, 오늘은 일 그만 끝내라/자. 나. 손님도 없고 시간도 되었고, 이제 그만 문 닫아/닫자. (26)은 선행절이 후행절의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는 문장이고, (27)은 선행절이 후행절에 대한 이유로 해석되는 문장이다. 이 경우는 명령법이나 청유법이 가능하다. 20) 2. 정보의 초점성 독립적 -고 접속문은 정보성과 관련하여 특이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28) 가. 말도 안 하고 표정도 굳어 있고, 그 애 화났나 봐. 나. 맛있는 것도 먹고 수다도 떨고, 오늘 재미있었어, 다. 키도 크고 얼굴도 예쁘고, 미스코리아 출신답더라. 라. 현금도 많고 아파트도 여러 채고, 그 사람 부자야. 마. 시간도 없고 소질도 없고, 나 테니스 레슨 그만두었어. 위 예들은 독립적 -고 절의 모든 의미 관계를 나열한 문장이다. 여기서 -고 절은 정보의 초점이 될 수 없다. 이런 사실은 이들 예문이 쓰이는 상 황을 살펴보면 분명해진다. (29) A: 미자 밥 안 먹었네? B: (말도 안 하고 표정도 굳어 있고), (미자) 토라졌나 봐. (30) A: 오늘 모임 잘 갔다 왔어? 20) (27)의 경우 이유를 나타내는 -아서 접속문은 명령법이나 청유법이 불가능하지만 -니까 접속문이 명령이나 청유가 가능한바, 위 문장들의 의미 관계도 후자와 같이 추론적 이유로 이해될 수 있다.

독립적 -고 접속문의 의미 해석과 특징 95 B: (맛있는 것도 먹고 수다도 떨고), 오늘 재미있었어. (31) A: 그 집 며느리감 어땠어요? B: (키도 크고 얼굴도 예쁘고), 미스코리아 출신답더라. (32) A: 그 애 사는 건 어때? B: (현금도 많고 아파트도 여러 채고), 그 애 부자야. (33) A: 테니스 잘 돼? B: (시간도 없고 소질도 없고), 테니스 레슨 그만두었어. 화자 A의 질문을 고려할 때 이들 예문에서 -고 절은 정보의 초점이 후행절에 있다. 위의 예들에서 선행 성분이 초점 강세를 받을 수 없다. (23-25)가 의문문이 불가능한 이유도 -고 절이 정보의 초점이 될 수 없다 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 독립적 -고 절에서 의문문이 가능한 경우는 판단 과 속성의 경우였으나 이때도 질문의 초점은 -고 절이 아니고 후행절이 다. 요컨대 독립적 -고 절은 정보의 초점이 될 수 없는 것이다. 3. -고 절의 중출 현상 이제 -고 절의 중복 현상과 관련된 문제를 살펴보기로 한다. 앞서 살펴 보았듯이 독립적 -고 절은 모두 이 절이 중복되어 출현하는 특성이 있다. 독립적 -고 절의 관계적 의미 중 기존의 시간 나열의 의미 분류와 직접 겹치는 경우는 이유 이다. 그러나 이유를 나타내는 -아서 구문은 직접 - 고 에 의해서 대체되지 못한다. (34) 가. 바람이 {불어서, *불고}, 사과가 많이 상했다. 나. 민화가 {놀려서, *놀리고}, 수연이 울겠다. 다. 다리가 {아파서, *아프고}, 병원에 갔었다.

96 韓 民 族 語 文 學 第 71 輯 위에서 보듯이 -아서 절은 -고 절로 교체될 때 이 접속문이 이유 관계 로 해석되지 않는다. 선행절이 하나만 제시될 때 -고 절은 이유 관계를 나 타낼 수 없는 것이다. 앞서 여러 예문을 통해 확인했듯이 -고 절은 둘 이상 나타나야 문맥상 이유 구문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만일 독립적 -고 절에도 함축적 의미를 나타내는 특수조사가 결합되면 양상이 달라진다. (35) 가. 우박도 오고, 사과가 많이 상했겠어. 나. 돈만 들고 정말, 힘들었어 다. 욕이나 먹고, 정말 나 그 일 포기하고 싶어. 위에서 보듯이 독립적 -고 절이 특수조사 -도, -만, -나 등을 포함 하고 있으면 -고 절이 하나만 나타나도 비문이 되지 않는다. 이들 특수조 사는 자매항을 전제하는 고정적 함축을 지닌다. -도 는 역동 의 의미를, -만 은 유일 선택 의 의미를, -나 는 가장 불만족스러운 선택 을 나타내는 의미를 지니는바, 이들 모두 각각 자매항을 전제한다. 따라서 위의 예문이 적격하게 되는 이유는 -도, -만, -나 에 의해 자매항이 함축적으로 전달 되기 때문이다. 이들 조사의 함축적 기능을 고려할 때 위 예문들은 각각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해석될 수 있다. (36) 가. 우박 내리고 바람 불고, 사과가 많이 상했겠어. 나. 돈만 들고 소득은 없고, 정말 힘들어. 다. 욕이나 먹고 좋은 소리는 못 듣고, 나 그 일 포기할거야. -고 절이 이유 를 나타내지 않는 경우에도 특수조사가 결합되면 적격 해진다.

독립적 -고 접속문의 의미 해석과 특징 97 (37) 가. 음식 냄새도 진동하고 (사람들 북적거리고), 저 집 잔치하나 봐. 나. 꽃도 만발하고 (날씨도 포근하고), 봄날은 봄날이다. 다. 대통령도 참석하고 (국무위원들이 거의 다 나오고), 한글날 행사가 대단했어. 라. 밖에서만 자고 (음식은 얻어먹고), 그 사람 노숙자네. 위에서 -도 나 -만 을 가진 독립적 -고 절은 단독으로 나타나도 적격 하다. 그 이유도 앞의 경우와 같이 이들의 함축적 의미 때문이다. 이들은 괄호 안의 성분과 같은 자매항을 전제하는 것이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 고 절을 2개 이상 제시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적격해지는 것이다. 요컨 대 -고 절이 둘 이상 제시되어야 선/후행절 간에 문맥적 해석이 가능해져 선/후행절의 의미 관계가 성립되고 -고 절이 적격해지는 것이다. 21) 4. 의미 경계의 모호성 지금까지 독립적 -고 절의 5가지로 분류하여 논의했으나 그 유형 간의 경계는 명확하지 않다. 다음의 경우를 보기로 한다. 21) 다음 예에서 보듯이 -고 절이 중복 출현하지 않아도 적격한 경우가 있다. 가. 머리 길고, 저 사람 미자네. 나. 고추 따고, 나 엄마 많이 도와주었어. 다.?벌 나비 날고, 봄은 봄이다. 라.?사람들 속이고, 그 사람 사기꾼이야. 마.?시끄럽고, 그냥 나와 버렸어. 위에서 (다, 라, 마)는 수용성이 약간 떨어진다고 할 수 있으나 (가,나)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 경우에도 -고 절 뒤에 휴지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때도 사실은 단지 언어적으로 표현되지 않았을 뿐, 문맥상 화자는 다른 사항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는바, 이는 -고 의 나열적 기능에서 기인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고 절이 둘 이상 언어적으로 나타나지 않으면 수용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98 韓 民 族 語 文 學 第 71 輯 (38) 가. 시합에도 지고 명예도 손상되고, 그 선수 기분 많이 나쁘겠다. (판 단, 이유) 나. 벌기만 하고 쓸 줄도 모르고, 그 사람 구두쇠야. (평가, 속성) 다. 심부름 하고 청소하고, 그 애 많이 썼어. (내용 제시, 평가) 라. 속이고 거짓말 하고, 그놈 사기꾼이야. (평가, 속성) 위에서 보듯이 독립적 -고 절은 후행절과의 관계에서 여러 가지 의미 관계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독립적 -고 접속문의 의미 관계 가 순전히 맥락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독립적 -고 절의 의미 관계 유형을 분류하는 것이 필요하고 나름대 로 의미가 있는 일이지만 결국 독립적 -고 절의 의미 관계는 항상 분명하 게 구별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Ⅴ. 결론 이 논문에서는 독립적 -고 절의 존재를 확인한 뒤 이의 후행절과의 의 미 관계를 분석하고 이 구문의 여러 가지 특성과 제약 양상을 살펴보았다. -고 는 접속 구성, 보조동사 구성, 합성동사 구성에 참여한다. -고 가 접속 어미로 쓰일 때 이의 의미 관계가 여러 학자들에 의해 연구되어 왔는바, -고 의 의미는 연세한국어사전에 의하면 단순 나열, 시간 나열 두 가지로 분류되며 단순 나열은 유사와 대립, 강조와 반복으로 하위분류되고 시간 나열은 동시, 계기, 지속, 수단/방법, 이유, 근거/조건으로 하위분류된다. - 고 의 이 같은 다양한 문법적 의미는 본유적 의미 나열 에서 문맥적 추론에 의해 획득된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독립적 -고 접속문의 의미 해석과 특징 99 본고에서는 국어 구어 발화에서 -고 가 이런 의미 관계를 나타내는 접 속문 구성 방식 외에 다른 방식의 접속 구성을 이루고 있음을 주목하고 이때의 -고 절은 음운론적으로 휴지와 분리된 억양을 갖는다는 점에서 이를 독립적 -고 절이라고 보고 이의 의미 관계를 분석했다. 독립적 -고 절은 판단 근거 제시, 진술 내용 제시, 평가 근거 제시, 특성 제시, 이유 제시 등의 의미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본고에서는 이들의 의미 관계가 -고 의 내재적 의미에 의해서가 아니라 온전히 맥락에서의 추론에 기초한 것임을 보였다. 그리고 -고 절이 이유를 나타내는 경우에 는 시제 제약, 인칭 제약 등이 있음을 논의하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본고에서는 독립적 -고 접속문의 특성과 제약 현상도 살펴보았다. 독 립적 -고 절이 이유, 평가 근거 제시, 진술 내용 제시의 경우에는 의문법 제약을 받으며, 명령법과 청유법은 진술 내용 제시와 이유 제시에서만 가 능하고 다른 경우에는 제약을 받는다. 또한 독립적 -고 절은 원칙적으로 복수로 출현할 수 있다. -고 절이 단독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고 절에 결합한 특수조사가 고정적 함축성을 지녀 자매항을 전제하 는 기능으로 인하여 -고 절을 복수로 제시하기 때문이라고 해석되었다. 또한 독립적 -고 절은 정보의 초점에 될 수 없는 특징을 갖는다. 본고에서 -고 절을 그 의미 유형에 따라 5가지로 분류했는바, 이런 유 형 분류의 시도가 필요하고 그 자체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독립적 -고 접속문은 선행절과 후행절의 의미 관계가 항상 분명하게 구별 되지는 않는다. -고 절의 의미 해석이 문맥적 추론에 의해 기초한다는 점 을 고려할 때,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독립적인 -고 절 의 존재에 대해 본격적으로 살펴본 논의로서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본고 의 의미 유형 분류와 그 제약 현상은 더 보완되고 수정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본다. 이 문제가 다른 후속 연구에 의해 이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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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적 -고 접속문의 의미 해석과 특징 101 Abstract On the Independent -go clause in Connective Sentence Koo, Jong-Nam In this paper I argued that there are connective sentences in which subordinate clauses(having connective ending -go ) are independent phonologically and semantically from main clauses: I call these subordinate clauses independent -go clause(igc). I elucidated the relational meanings between main caluse(s2) and subordinate clause(igc=s1), and examined the characteristics and restraints of the connective sentences having IGCs. IGC has salient pause after it. Usually IGCs appear plurally, and the relational meanings between IGCs and the main clause are understood by the contextual inference. I divided sentences having IGCs into five types according to the relational meanings and analyzed the semantic relations between S1 and S2. These are presenting 1) judging ground, 2) contents of S2, 3) indirect ground of evaluation, 4) characteristics of S2, 5) cause of S2. The IGC sentences have the restraints on sentence type. Though usually IGCs appear plurally, if the -go clause has auxiliary postposition it can appear singularly. IGCs cannot be the focus of information. Dividing the relational meanings between subordinate LGCs and main clauses is not always clear-cut, because they depend on contextual inferences only. Key Word : Independent -go clause, Contextual inference, Relational meaning, Salient pause, Judging ground, Sentence type

102 韓 民 族 語 文 學 第 71 輯 구종남 소속 :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전자우편: jnkoo@chonbuk.ac.kr 이 논문은 2015년 10월 31일 투고되어 2015년 11월 30일까지 심사 완료하여 2015년 12월 9일 게재 확정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