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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07 주제발표 01 여성결혼이민자의 사회적 관계 특성과 정착 수준 분화, 서비스 기관과의 관계 - 김이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27 주제발표 02 결혼이민여성의 사회적 네트워크:전북 전주와 고창의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 사례연구 - 설동훈 전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39 종합 토론 1 여성결혼이민자의 사회적 관계 특성 변화와 다문화 가족지원센터의 역할과 기능 - 박신규 전북발전연구원 여성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 2 전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자조모임 - 이지훈 전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센터장 3 베트남자조모임 이야기 - 강연화 고창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 센터장 전북다문화포럼 위원 명단

행사일정 시간 내용 15:00-15:20 15:20-15:30 등록 인사말 15:30-16:20 주제발표 1. 여성결혼이민자의 사회적 관계 특성과 정착 수준 분화, 서비스 기관과의 관계 - 김이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주제발표 2. 결혼이민여성의 사회적 네트워크:전북 전주와 고창의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 사례연구 - 설동훈 (전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종합 토론 16:20-17:00 좌장 : 이성희 (우석대학교 아동복지학과 교수) - 박신규(전북발전연구원 부연구위원) - 이지훈(전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센터장) - 강연화(고창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센터장) 17:00-17:20 토론 및 질의응답 17:20-17:30 폐회

주제발표 01 여성결혼이민자의 사회적 관계 특성과 정착 수준 분화, 서비스 기관과의 관계 김이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여성결혼이민자의 사회적 관계 특성과 정착 수준 분화, 서비스 기관과의 관계 김이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1. 이민자의 사회적 관계와 사회 활동 : 정착의 수단이자 목표 국경을 넘은 이민자들이 새로운 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사회, 경제, 문화 등 제반 영역에서 제기되는 과제에 대응해가면서 사회 성원에게 요구되는 자질과 역량을 갖추고 사회 내에 일정한 자리를 차지해가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것으로 한편으로는 심리적 적응과 문화적 역량의 획득, 문화적 정체성의 변화 과정인 동시에 목적지 사회와 관계를 발전시키고 취업을 통해 경제적인 기반을 다지고 계층의 사다리를 이동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민자의 정착과정을 다룬 서구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정착은 심리적,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 제 차원에 걸쳐 이루어지는데, 각각의 차원은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긴밀한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개념적 으로 구분될 뿐 아니라 실제 이민자들 사이에서도 각 차원별로 목적지 사회와의 관계성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2). 특히, 정착을 구성하는 제 차원 가운데에서도 문화적 적응과 사회경제적 정착은 그 속도와 방향이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며, 문화적 적응이 이주 초기에 주로 진행되는데 비해 사회 참여와 경제적 지위 등은 문화적 적응이 상당 수준 진행된 이후에도 별 다른 변화가 없는 경향이 있다. 문화적 적응에 비해 사회참여나 경제적 지위는 구조적 요인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우며 결국 많은 이민자 정착 과정의 고비 로 작용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미국내 이민자 관련 연구를 종합한 Gans(2007) 역시 문화적 적응(동화)과 사회경제적 정착(지위 상승)이 서로 독립적인 과정이며 문화적 적응이 이주 초기부터 진행되는데 비해 사회경제적 지위와 사회적 관계를 기반으로 한 성원권은 보다 늦게 변화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1) 김이선 선 외. 2013. 여성결혼이민자의 사회통합 진전 양상과 정책 수요 분화에 관한 연구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연구 결과, 인터뷰 결과를 재구성한 것이다. 그 외의 참고문헌만 별도로 표시했다. 2) 일례로 1980년대 말 1990년대 초 이스라엘로 이주한 러시아 이민자들의 경우 경제활동이나 자녀교육 등에 있어서는 이스라엘의 제도와 일상생활에 통합되면서도 사회적 관계나 언어사용 등 문화적 측면에서는 출신사회에 대한 강한 귀속을 유지하는 경향이 발견되었다(Kozulin and Venger 1995; Bhagat and London 1999: 351-352 재인용). 9

2014 제3차 전북다문화포럼 전라북도 다문화가족 사회통합의 현실과 과제 이와 관련해 한국사회의 결혼이민자들 사이에서도 국내거주기간 초기에는 한국어 습득과 문화 적응이 가장 큰 과제이지만 점차 경제적 문제, 차별 문제 등으로 관심의 초점이 이동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또한 2009년에 비해 2012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에서는 결혼이민자의 국내거주가 장기화되면서 한국어 수준은 다소 향상되는 반면, 지역사회 참여 수준은 오히려 저하되고 있으며 차별에 대한 문제 의식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점은 결혼이민자의 정착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즉, 국내 거주기간이 길어질수록 사회 참여나 한국사회 구성원들과의 관계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크며, 이는 한국어 습득 등 문화적 동화와는 별개의 문제인 만큼 별도의 접근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 글에서는 결혼이민자의 사회적 관계나 단체 모임 참여 수준과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특히 서비스 기관과의 관계의 영향력 등을 다루고자 한다. 인간에게는 소속과 관계, 동일시에 관한 요구 충족을 위해 사회 구성원들과의 공식적, 비공식적 관계가 필수적이다. 그런 만큼, 이주와 함께 그간 자신이 형성, 발전시켜온 사회적 관계와 분리된 이민자들에게는 이주 이후 대면하는 이들과 새롭게 관계를 형성, 발전시키는 것이야말로 자신이 풀어가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로서 이민자의 적응 과정을 다룬 연구에서는 공통적으로 이주 이후 제기되는 다양한 과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이민자 개개인들의 관계나 사회 조직과의 관계가 변화하며 적응, 정착이 진전됨에 따라 사회적 관계의 범위도 넓어지고 각종 조직에 대한 참여 수준도 높아진다는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사회적 관계나 조직 참여 자체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의 결과라고 할 수 있으며,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뉴질랜드나 영국 등의 국가에서 이민자의 사회적 관계망이나 단체 참여 정도를 이민자 사회통합의 핵심지표로 포함 시키고 있다 3). 다른 한편, 이민자가 구성하고 있는 사회적 관계망의 양과 질은 사회통합의 제반 측면에서 일종의 자원으 로서 심리적 건강과 일상생활, 취업 등을 위한 정서적, 실질적 지지 기능도 지니고 있다. Kuo와 Tsai (1986)는 미국 시애틀에 거주하는 아시아계 미국인(중국, 필리핀, 한국, 일본 출신)을 대상으로 새로운 환경에서 사회적 관계를 성공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심리적 문제를 크게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도출한 바 있다. 사회적 관계가 적응, 정착에 있어 미치는 효과는 정신적 건강 뿐 아니라 직업경력 등 다 양한 측면으로 확대되는데, 이와 관련해 이민자의 직업경력에 있어 관리자나 동료 등 노동조직으로 부터의 지지 뿐 아니라 배우자, 친구 등의 지지도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한 Bhagat와 London(1999)의 논지는 주목할 만하다. 이외에도 이민자의 지역사회 정착과 취업, 정체성 발전 등에 있어 사회적 관계 또는 관계에서 유래하는 사회자본이 지니는 효과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 결과가 축적되어 있다(김이선 외 2011: 13-15). 3) 관련 국가의 이민자 사회통합 지표에 관한 정보는 김이선 외. 2012. 다문화가족정책기본계획 성과지표 개발. 여성가족부. pp.188-197. 참조. 10

여성결혼이민자의 사회적 관계 특성과 정착 수준 분화, 서비스 기관과의 관계 개인적 관계 뿐 아니라 모임, 단체 참여도 이민자의 정착에 있어 유의미한 기능을 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한데, 이와 관련해 Sonn(2002)은 교회모임, 스포츠조직, 사회조직 등에 참가함으로써 이민자들은 사회적, 심리적 요구를 해소하고 새로운 사회에서 직면한 도전과 타협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주어진 환경에서 효율적으로 기능하는데 요구되는 기술과 역량을 발전시킬 기회를 갖고 새로운 사회적 세계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인식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2. 정착의 진전과 사회적 관계에 대한 관심의 이동 여성결혼이민자들에게 있어서도 사회적 관계는 그 자체로서 한국사회의 성원으로 자리 잡아 가는 과정 자체인 동시에 정서적 지지, 정보 획득과 취업 등 각종 기회 접근 등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기능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해외의 가족단위 이민자 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민자에게 있어 사회적 관계에 대한 관심이나 특정한 관계가 지니는 가치는 일관되게 유지되지 않으며, 정착 과정에 따라 변화하는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즉, 정착 초기에는 자신과 유사한 배경을 지닌 이들과의 관계가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데 비해, 정착이 진행될수록 자신과 다른 배경을 지닌 이들, 특히 주류사회 성원 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사회적 관계의 축이 이동하게 된다(김이선 외 2011: 17). 1) 여성결혼이민자 네트워크의 역할과 한계 결혼이민자의 경우 일상을 공유하는 가족관계 등에 있어 가족단위 이민자와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 이민자로서 자신이 익숙한 사회 문화적 환경을 떠나 낯선 상황에 놓이게 되었으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이주 초기 출신문화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환경에 놓인 이민자들에게는 말이 통할 뿐 아니라, 자신의 이주 경험과 적응 상황을 이해하면서 그 과정 에서 직면한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필요한 정서적, 실질적 지지를 제공할 수 있는 이들과의 관계가 무엇 보다 중요하다. 여성결혼이민자에게는 같은 국가 출신이나 한국으로의 이주와 결혼생활 경험이 유사한 여성결혼이민자들이 바로 그러한 상대로서 한국생활 초기의 탈구적 상황을 극복하는데 있어 이들과의 관계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더욱이, 가족단위 이민자에 비해 여성결혼이민자들의 경우에는 일상을 공유하는 가족원들이 자신의 이주 경험과 탈구적 상황을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기본적 의사소통조차 어려운 만큼, 이들과의 관계는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말이 통하는 동향출신이나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는 여성결혼이민자들과의 관계는 다양한 시기에 다양한 경로를 통해 형성된다. 본국에서부터 알고 지내던 이들과의 관계가 이주 이후에도 이어지기도 하고 종교단체를 통해 결혼한 이들은 몇 달간의 합숙훈련을 통해 서로 가까워지기도 한다. 같은 지역에 살면서 병원이나 시장, 길거리 등에서 우연히 만나 사귀게 될 수도 있다. 또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11

2014 제3차 전북다문화포럼 전라북도 다문화가족 사회통합의 현실과 과제 등 관련 기관이나 단체에서 여성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 기회가 늘어나면서 프로그램 에 함께 참여한 이들을 사귈 가능성도 늘고 있다. <찌압> 처음에 언니 병원에서 만났고, 또 언니가 아는 언니 만나고. 태국 언니.. 그리고 여기서 또 만나고. 복합터미널 쪽에도 친구가 있어. <옘매> (Q: 애들 키우고 이럴 때 힘든 부분이나 잘 모르는 부분은 어디에서 많이 도움을 얻으셨어요?) 친구..같이 얘기하고.. 아니면 중국 어머니.. 연락하고.. (Q: 친구들이 정말 많으시네요. 주변에.. 같이.. 똑같은 비슷 한 시기에 같이 아이를 키우신 거죠? 다들? 이 주변 친구들이?) 네네. (친구 분들이 많아서..그런 건 좋겠어요.) 다 (한글) 학교에서 만났어요. 한국생활 초기 이들에게 말이 통하는 동향출신이나 자신과 유사한 상황에 있는 여성결혼이민자들은 유일한 대화 상대일 뿐 아니라, 직접적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운 친정식구 역할을 대신해줄 수 있는 이들 이다. 이들과의 관계를 통해 잠시나마 자녀 양육에 도움을 받기도 하며 급히 일자리가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자신들이 익숙한 음식을 나누어 먹으면서 떠나온 모국에 대한 기억을 공유하고 향수를 달랠 수도 있다. 또한 가족으로부터 도움을 받기 어려운 긴급한 상황이나 어려운 일이 발생했을 때 서로 의지하고 격려할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이기도 한다. <아요카> (처음 한국에 와서 살던 지역) 그쪽에 저보다 먼저 온 몽골 사람이 있었어요.... 아플 때는 그 사람 한테도 가고. 힘들다 이렇게 얘기도 하고.... (그 지역에는) 일자리 없어요. 그래서 제가 아는 언니가 몽골 언니 인데 남편이랑 같이 **에 살고 있었어요. 그 언니 연결해 가지고 **에 일자리 있다. 왜 거기에 있어 그래 가지고.... 몽골에 있을 때 아는 언니요. <트엉> (시댁에서 분가해) 나가자 마자 한 달 얼마 안 되었는데, 슥 지나가는데 중국분이 한명 있었어요. 시집 온 여자가 여섯 살 아들이에요. 놀다가 알게 되었어요. 우리 집 자주 오고요. 그러면서 친해졌어요. 그러면서 회사도 따라 가고요. 처음에 회사 따라갔는데 쭉 회사에 가게 된 거예요.... 그냥 (중국인) 친구 하나니까요... 일요일마다 만나고요. 무슨 일 있으면 만나고, 아니면 저녁때 맛있는 거 있으면 오라고, 그러다보니까 다른 사람 만나는 건 생각을 못했어요. 그래서 신랑 없을 때 진짜 그래도 친구 있으니까 의지 되고요. 정말 위로가 되고요. 이처럼 한국생활 초기 여성결혼이민자들에게는 말이 통하는 이들이 핵심적 관계의 대상으로서의 특별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중요했던 동향 출신이나 여성결혼이민자와의 관계도 생활 12

여성결혼이민자의 사회적 관계 특성과 정착 수준 분화, 서비스 기관과의 관계 과정 중에 끊임없이 재구성될 수 밖에 없다. 센터나 병원 등에서 우연히 만난 여성결혼이민자들과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는 한편, 이사나 자녀 양육 등으로 인해 친했던 이들과의 만남이 뜸해지고 서로 바쁘다 보니 도움을 주고받기도 어려워지면서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 <또께우> (종교단체에서 만난 태국 친구들하고 지금은) 가끔 전화만 하고요. 직접 만나는 것이 서로 바쁘니 까요. 옛날 같지 않아요. 애기 어릴 때는 서로 자주 전화했거든요. 아이 어떻게 키울까. 어떻게 큰다. 이런 이야기 많이 나누거든요. 아이들 크다 보니까. 아는 것도 어느 정도 알고 그러다보니까... 이야기할 것이 없는 거예요. 그런 것 같아요. 살다보니까... 그러다가 무슨 정보 있으면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 이런 혜택이 있다. 그런 거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정보 있으면 연락하고 그래요. 2) 한국인 관계에 대한 기대와 관계 발달의 한계 말이 통하는 동향 출신이나 자신과 유사한 상황에 놓여있는 여성결혼이민자와의 관계는 여성결혼 이민자의 초기 적응에 있어 심리적, 실질적으로 중요한 지원을 제공하지만, 이러한 관계가 지니는 가치는 일정 단계가 되면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자녀 학교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에 도움이 될 만한 관계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면서 기존 관계망이 지니는 한계는 급격히 부각된다. 서로 비슷한 처지에 있으면서 초기 자녀양육에 있어서는 서로 도움을 주고받았던 이들도 자녀가 학교교육에 진입 할 시점이 되면 서로의 정보와 경험이 유사한 상황에서 비슷한 문제를 고민할 뿐 도움을 주고받을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진다. <어드커> (종교단체에서 함께 지냈던 사람들 중) 같이 연락하고 힘든 거 이야기하고 하는 사람들이 몇 명 있었어요. 그런데, 다들 멀리 사니까요.. 교회에서 4명 있었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다 이사가고 하니까 멀어졌고요. 그리고 어려운 거 이야기를 하면 방법을 모르니까 서로 똑같은 거예요. 왜냐하면 그거 이겨낸 사람이 없으니까요. 나 이거 어려워, 이거 어려워. 하면 다 똑같은 거예요. 아, 그러면 어떻게 해? 하는 거죠. 누구에게 물어봐도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고 그냥 부딪히는 것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또한 일자리를 찾는데 있어서도 여성결혼이민자들과의 관계가 지녔던 가치는 줄어들기 시작한다. 이들을 통해 소개받을 수 있는 일자리는 근무여건이나 임금수준 등이 좋지 않은 몇몇 일자리에 한정되어 있어 취업이 매우 시급한 때에는 도움이 되지만, 보다 나은 일자리를 추구하는 데에는 별 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처럼 이주 이후 의지해왔던 이들과의 관계로는 충족되지 않는 상황에 직면한 여성결혼이민자 들은 자신이 궁금해 하는 학교교육과 같은 제도에 대한 정보와 조언을 제공할 수 있고 보다 다양한 일 자리를 소개할 가능성도 있는 이들과의 관계에 관심을 돌리기 시작하는데, 그 대상은 말이 잘 통하지 13

2014 제3차 전북다문화포럼 전라북도 다문화가족 사회통합의 현실과 과제 않고 경험도 전혀 달라 그 동안 가깝게 지내지 않았던 한국인들이다. <벌러르> 한국 사람 친하게 지내면 좋잖아요. 이것저것 정보 알 수 있고. 예를 들어 애들 키우면서 이런저런 정보 알 수 있고. 보험 이런 거 들어도 설명해 줄 사람도 없고. 혼자 하면 사기 당할 거 같고. 아는 언니에게 물어 보면 좋잖아요. 친한 한국 사람 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하죠. 여성결혼이민자들이 한국인들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는 주로 자녀양육과 직장생활, 다문화가족지원 센터 이용 등을 통해서 마련된다. 이들이 어울리는 한국인들은 동네 아주머니, 아이 엄마 친구, 직장 동료, 교회 신도, 센터 선생님 등으로 이들과의 관계를 통해 여성결혼이민자들은 모국인 관계에서는 접근하기 어려운 학교생활에 대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으며 보다 다양한 일자리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가능성이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인들과의 대화 기회가 늘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한국어 역량도 발전시키고 한국어 대화에 대한 자신감도 형성할 수 있다. 이외에 관계망이 제한된 모국인들 사이에 서는 말하기 어려운 이야기도 부담 없이 할 수 있다는 점도 한국인 관계망이 지니는 긍정적 측면이다. <링링> 일하면서 이야기하기도 해요. (Q: 회사에서 특별히 친한 한국 언니가 있어요?) 네, 저 언니가 잘 해주고. 뭐도 알려주고 애도 다 컸으니까, 저 뭐 물어보고 모르면 대신 전화도 해주고. 언니가 무슨 일이 생겨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면 전화번호 주고 다해줘요.... 물어봐요. (Q: 주로 뭘 물어보세요?) 주로 애들 어디 학원 다니나. 6학년 뭐 배우나, 나중에 어떻게 하는가, 중학교 고등학교에 가면 돈 들어가는가? (Q: 중국과 많이 다르니까. 사람들이 얘기 해주면 도움이 돼요?) 중학교 들어가면 교복 사지 말고. 이 학교 가면 얻어 입으라고, 교복 너무 비싸니까 사지 말라고. 빨리 크니까. 언니들이 가르쳐 줘요. (Q:외국인 친구들은 그런 말 안 해요?) 모르죠. <레꾸엔> (***센터) 거기 선생님 만났는데.. ㅇㅇ 엄마 거기 다녀 (이렇게 알려주구요).. 한글 가르쳐 주고요. 나중에 거기 뭐 나중에 일할 사람이 필요하면 ㅇㅇ 엄마.. 지금은 당장 한글 선생님이 가르쳐주면 배우다가 에 아마 시험이 일 년에 한번 있지 않을까? 시험이 되면 나중에 일자리 있으면 선생님이 도와주려고 하는데. 이처럼 한국인 관계의 가치를 체험한 여성결혼이민자들은 그에 대한 관심을 발전시켜 간다. 뿐만 아니라, 가족들 역시 모국인 관계 보다는 한국인들과의 관계가 지니는 긍정적 가치에 주목하며 여성 결혼이민자들에게 한국인을 사귀도록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응안> 요즘엔 맨날 (베트남 친구들) 만나서 남편 싫어해요. (남편이) 한국 아줌마들 만나요. 한국 14

여성결혼이민자의 사회적 관계 특성과 정착 수준 분화, 서비스 기관과의 관계 배워야해. 자꾸 친구 만나서.. 베트남 만나잖아. 한국 잘 몰라서.. 많이 만나지 말고. 한국 배워야 해. 한국어 조금 알아가지고 소리, 한국 사람들 말하는 거 몰라서. 그러나 여성결혼이민자 자신과 가족들의 일치된 관심에도 불구하고 한국인과의 관계가 기대만큼 발전 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여성결혼이민자들은 자신과 자녀에게 있어 한국인과의 관계가 지니는 중요성을 인정하고 관계 발달을 기대하면서도 실제 관계에 있어서는 소극적인 모순적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그 하나의 요인은 언어소통 문제에 관한 것으로 한국인들과의 대화 경험이 제한되고 자신의 한국어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다양한 맥락에서 만나게 되는 한국인들과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기는 쉽지 않다. 한때 관계 형성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것이 오히려 부정적 경험으로 작용하기도 하며, 그로 인해 관계를 회피하는 경우도 있다. <링바이> 자신감이 없죠. 한국어를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요.... 어떤 때에는 일부러 피하기도 해요.... 제가 일부러 한국 엄마들이랑 (가까워지려고) 녹색어머니회에 가입했어요. 신청했어요. 한국 엄마들이랑 두 번 모임 했어요. 이야기 했는데, 가까이 하지 못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서로 대화하기 힘들 것 같아서요. 한국엄마들은 제 이야기를 어느 정도 알아듣기 힘들고요. 이야기했을 때도 제가 따라가기 어렵기도 하고요. 가까이 하기가 힘들어요. <렌> 엄마들 같이 이야기할 자신도 없고.... 그 엄마 나 외국사람인 거 알까봐. 언어 소통 문제 이외에 외국출신인 자신에 대한 한국인들의 부정적 시선 도 관계 형성에 대한 적극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생활에서 한국인들과의 관계가 지니는 가치를 인식하더라도 자신을 영원한 외국인 으로 바라보며 부정적 태도를 보이는 이들과는 관계 발전 가능성을 확신하기 어려우며 결국 관계 형성을 위한 시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기 힘들다. <벌러르> 친해진 사람은 있지만 아주 가까이 지내는 사람 없어요. 한국 사람이 외국사람 무시한다고 생각 하고 그런 것도 있다고 생각해서 인지. 차별이 약간 있잖아요.... 많이 느끼게 됐죠. 다 비슷하구나 다 똑 같구나. 여러 가지 사례를 들으니까 외국 언니들에게 이런저런 차별 당했다 그런 얘기 들으니까 한국 사람에 대한 부정 적인 생각 있었죠. TV에서도 나오고 그러니까 얘기하고 있어도 진심인가, 가식적으로 하는 건가 생각하게 되죠.... 딴 나라에서 온 친구들하고는 안 그런데 한국사람과는 거리감 있었어요. <베라> 지내다보면 아무래도 외국인이니까 한국사람들 편견이라던가, 아무리 말을 잘 한다 해도 나는 다른사람이다. 그런 게 좀 많아요. 의외로, 경계심, 본인들이 알아서 벽을 쳐요. 그래서 저는 금방 그거를 눈치 채거든요. 저 사람이 편견을 가지는구나 나한테.... 그래서 한국친구들이 별로 없어요. 많지가 않아요. 15

2014 제3차 전북다문화포럼 전라북도 다문화가족 사회통합의 현실과 과제 3. 사회활동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이처럼 사회적 관계는 이민자의 정착에 있어 핵심적인 부분인데, 중요한 것은 이민자 집단 사이에서도 사회적 관계나 모임 참여 수준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우선 이민자 집단 사이에서도 여성이 남성에 비해 사회적 관계나 모임 참여가 제약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미국 텍사스 휴스턴 거주 과테말라 출신 이민자 사이에서도 주로 가내 영역에 종사하는 여성이민자들은 남성이민 자에 비해 사회적 관계망 확대에 상당한 한계가 있으며 그 결과 안정적 일자리를 찾고 합법적 체류 자격을 획득할 가능성도 현저히 낮다는 Hagan(1998)의 연구 결과는 성별 요인 내지 성별 역할분리 구조야말로 이민자의 사회참여나 취업 수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임을 확인시켜 준다. 2012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 원자료를 토대로 국내거주기간 20년 이하 이민자(결혼이민자 귀화자)의 각종 사회활동(지역주민 모임, 취미활동, 단체활동(민간단체, 정당, 노동조합) 참여율을 분석한 김이선 외(2014)의 결과에서도 결혼이민자 가운데 여성이 남성보다 사회활동 경험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자녀양육 등 가족 내 상황으로 인해 사회활동이 상대적으로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여성결혼이민자 내에서도 사회활동 참여 수준은 일정하지 않다. 우선 출신국가별로는 분석 대상 7개국 출신 8개 집단 4) 중에서도 일본 출신 여성결혼이민자의 사회활동 참여율이 유독 높은 반면, 동남아 4개국(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태국) 출신의 사회활동 참여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동남아 4개국 출신 여성결혼이민자 가운데에서도 유배우자가 무배우자에 비해 사회활동 참여가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김이선 외 2014) 70 <여성결혼이민자 출신국가군별 사회활동 참여자 비율 (%)> 60 57.7 50 40 30 20 24.3 25.1 29.3 23.4 10 0 중국(한국계) 중국 일본 몽골 동남아4개국 출처: 김이선 외. 2014. 4) 중국 출신을 한국계 중국 출신과 그 외 중국 출신으로 구분했다. 16

여성결혼이민자의 사회적 관계 특성과 정착 수준 분화, 서비스 기관과의 관계 동남아 4개국 출신 유배우 여성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사회활동 참여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펴보면, 서비스 수혜 경험과 오랜 국내거주기간, 높은 교육 수준, 높은 가구소득 등이 사회참여 수준을 높이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녀돌봄 부담은 동남아 4개국 출신 여성의 사회활동 참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김이선 외 2014). 이러한 결과를 달리 해석해 보면, 여성결혼이민자 가운데에서도 출신국가나 혼인상태, 국내거주기간, 교육수준, 가구소득, 서비스 수혜 경험 등에 따라 사회활동 참여 수준에 차이가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에서도 교육수준, 가구소득, 서비스 수혜 경험 등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화하지 않는 만큼, 그에 따른 격차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거주기간과 교육수준, 차별경험, 서비스 수혜경험의 상호작용이 사회활동 참여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김이선 외 (2013: 54)의 결과에서도 대졸 이상의 학력을 지닌 여성결혼이민자가 고졸 이하 학력 소지자에 비해 거주기간에 따른 사회활동 참여 수준 증가세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나 국내거주기간이 길어질수록 학력 수준에 따른 여성결혼이민자의 사회활동 참여 수준의 격차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 바 있다. 또한 서비스 수혜 경험이 있는 여성결혼이민자가 수혜 경험 없는 이들보다 국내거주기간에 따른 사회활동 참여 수준 증가세가 더욱 커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격차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활동 참여 수준은 그 자체로서 정착 수준을 대변하는 동시에 사회활동 참여를 통해 접근할 수 있는 각종 기회는 정착의 수준을 높이는 발판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에서 여성결혼이민자 사이의 사회활동 참여 수준 격차는 정착 수준의 격차가 이미 발생했을 뿐 아니라, 사회활동 참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각종 기회의 차이로 인해 앞으로 정착 수준의 격차가 더욱 커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4. 서비스 기관ㆍ단체와의 관계와 사회적 관계 특성의 분화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여성결혼이민자의 학력이나 경제적 배경, 서비스 수혜 경험 등에 따라 정착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인 사회 활동 수준에 격차가 발생하고 있으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격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가운데에서도 중앙과 지자체 정책 추진의 일환인 서비스가 이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정책적 차원에서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1) 적극적 기관ㆍ단체 참여를 통해 정착 진전의 기회에 접근한 여성결혼이민자 여성결혼이민자 중 일부는 출신사회에서 쌓았던 인적 자원이나 경력, 사회적 관계 등이 단절된 상태 에서 한국생활을 출발했지만, 그간의 다양한 학습과 활동을 통해 인적 자원과 사회적 자원을 다시 발전 시키고 이를 통해 자신의 삶을 기획하며 사회성원으로서의 자신감을 회복해가고 있다. 이러한 성격을 지닌 여성들이 보이는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가내 영역에 제한되기 보다는 기관, 단체에 참여하는 등 17

2014 제3차 전북다문화포럼 전라북도 다문화가족 사회통합의 현실과 과제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펼쳐 왔다는 데 있다. 특히, 이들은 관련 기관, 단체에서 제공하는 여러 가지 서비스를 이용하는 차원을 넘어 자원 봉사나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기관, 단체 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한국생활 초기에 적절한 수준의 한국어 능력을 습득할 수 있었고 사회적 관계망을 확산하고 이주와 함께 크게 위축되었던 자신감도 되찾을 수 있었다. 또한 활동을 통해 해당 업무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이주 이후 자신의 문제에 집중하느라 관심을 두지 못했던 사회활동의 의미를 확인하고 이에 대한 적극적 태도도 배양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지지를 제공할 수 있는 기관, 단체 관련자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활동을 통해 얻은 경험과 관계망을 바탕으로 취업이나 학업의 기회를 얻기도 한다. 특히, 다문화가족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결혼이민자들이 특수한 언어 자원을 긍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직종이 관련 기관, 단체를 중심으로 형성될 당시 이들은 그 누구 보다 가까운 위치에 있었다. <메이린> *****(여성단체) 10년 된 회원인데, 그 선생님들 도움으로 여기에 오게 된 거에요.... 학교도 소개해주셔서 여기에 그런 거 있다 (처음 그 단체에는 가정폭력 피해 상담 때문에) 가서 상담하고 회원도 가입 하고 캠페인도 참여하고 활동가로 좀 하다가 여기 일(하게 되었어요.... 이주여성들 대상으로 하는 교육도 듣고) 몽골, 중국, 일본 여러명 모여서 한국의 전래동화라던가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모임도 참여했어요,... 몇 년 전에 나영이 사건 있죠. 저희가 거기 가서 사인받기도 했어요... (지금도) 시간 없더라도 시간을 내서 가는 편이 에요, 제가 열심히 하니까 선생님도 저를 도와주는 것 같아요. 생애주기 변화에 따라 여성결혼이민자 자신과 배우자, 자녀 등을 둘러싼 상황이 복잡해지고 자신에게 향하는 요구가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이들은 사회활동을 통해 강화된 주위의 지지를 토대로 학업 등 보다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면모를 보인다. 이렇게 접근한 기회를 통해 보다 다양한 한국인을 사귈 수 있게 되면서 동네 아주머니 나 아이 친구 엄마, 센터 선생님 에 한정되어 있던 한국인과의 관계도 질적으로 도약할 수 있다. <메이린> 학교생활도 참여하고 선후배도 알게 되고... 선배를 하나 만났는데, 선배는 이런 무슨 프로그램 후기를 잘 올려요.... 올해 서로 연락하게 되고 취향이 비슷하기 때문에 제가 그 선배 따라서 같이 가고. 제가 나이 많으니까 선후배 보다는 언니 동생 이렇게 지내게 됐죠.... 선배하고 지난번에 **도 가게 되고 ** 중국어라는 특강 열렸는데, 그때 너무 감동을 받았어요. 한국분들이 이렇게 열심히 중국어 배우고 있는 거구나.... 사실 뒤늦게 대학 생활을 하잖아요. 학교에서 모임도 있고, 가끔씩 엠티도 가고, 너무 재미있어요. 선후배도 있으니까 밴드도 하고, 카페도 하고. 우리 지금 어린이 중국어모임도 시작했거든요. 제가 회장 됐거든요. 18

여성결혼이민자의 사회적 관계 특성과 정착 수준 분화, 서비스 기관과의 관계 또한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 을 하면서 사회 성원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재구성하고 긍정적 경험을 확대해가면서 미래를 계획할 수도 있게 된다. 물론 이들 역시 불안한 점이 없지는 않으나, 대다수 여성 결혼이민자들의 현실과 비교하면 선망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며 이들의 뒤를 따른 후배 들도 생겨 나고 있다. 2) 서비스 이용자로서의 한계에 직면한 여성결혼이민자 그런데, 취업과 자녀양육 부담에 지쳐있는 대다수 여성결혼이민자들에게 이상과 같은 적극적인 기관, 단체 참여는 실현되기 어렵다. 많은 여성결혼이민자들은 조금이나마 나은 일자리로 가는 것이 유일한 소망이며 이를 위해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은 기술 자격증 취득을 시도하는 것 정도이다. 기술 자격증 취득을 시도한 여성결혼이민자들도 취업 지원기관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 이외에 다문화 가족지원센터, 여성단체 등에서 한국어교육, 가족 상담 등 비교적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용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런데, 앞서 살펴본 이들이 관련 기관, 단체에서 자원 봉사, 아르바이트 형태의 활동 경험을 갖고 있는 것과 비교해 이들에게는 이러한 활동 경험은 발견되지 않는다. 전자가 서비스 이용자인 동시에 활동 참여자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데 비해, 이들은 서비스 이용자로서만 기관,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에게는 기관, 단체와의 관계가 정착에 필요한 다양한 기회에 접근하거나 그 과정에서 직면하는 장애요인을 극복하도록 하는 핵심적 지지의 원천이 되지는 못한다. <벌러르> (여성단체에서 상담도 했었는데 요새는 안 가고)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는 가끔씩 그냥 와서 친구들도 만나고. 그때도 많이는 아니고 가끔씩 왔었어요.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들른 김에 같은 건물에 있는) 여성 회관(도 알게 되고 도배도 배웠죠.)... (한식조리사 자격증도 시도하고 있는데) 친구랑 출장부페에서 일하 다가... 요리 배울까 그러다가 친구랑 얘기하고 같이 다녔어요.... 그거 친구랑 같이 가서 고용센터 가면 그런 거 있더라고요. 가서 물어보니까. 그런 거 있다고 해서 하게 됐어요.... 그런데 센터에 얘기해본 적은 없는데. (도배) 자격증도 혼자 관심 있어서 배우러 간 거고 (센터 선생님들하고) 그런 얘기 전혀 안해봤는데.... (조리사 자격증 같은 건) 친구둘이랑 얘기하죠. 주로 친구들이 만나면 그런 얘기 많이 하죠. 어떤 일 할까. 어떻게 살아갈까. 그런 얘기 많이 해요. 이것저것 찾던데, 서로가 많이 정보 교환해요. 각종 프로그램 이용만으로 형성할 수 있는 사회적 관계는 제한되어 있다. 취업 지원 프로그램에 함께 참가하는 한국인들도 있지만, 프로그램이 끝나면 이들과의 관계 역시 유지되기 어렵다.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상은 이주여성 친구가 전부인 셈이다. 그런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주여성 친구 네트 워크만으로는 갈 수 있는 일자리는 제한되어 있으며, 막상 자격증을 취득한 후에 관련 일자리를 찾는 데에는 이들이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한국어 능력, 학부모 역할 등에 있어서도 고민을 나눌 수는 19

2014 제3차 전북다문화포럼 전라북도 다문화가족 사회통합의 현실과 과제 있지만, 서로 비슷한 상황에서 대안을 찾는 데 있어서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벌러르> (옛날에 하던 공장일, 일당직은) 그때는 어디서 구해야하는지도 모르니까 직업소개소가면 거기서 일 계속 주고. 친구들한테 들어가지고 간 거예요. 나중에 신문 보면서 구하고. 주로 그렇게 혼자 하게 되면서 그만 다녔어요.... 아는 친구가 뷔페에서 식당일 한다고 해서 갔다가.... 몽골 사람 둘이서 같이 다녔었어요.... (그런데, 도배일은) 저는 외국 사람이라 일 찾으러 다니는 거 어려워요. 집 찾으러 다니는 거, 한국 사람들은 정보가 있는데, 저는 정보가 없으니까 힘들어요. 집 찾아가는 것도 어렵고. 3) 생계 책임을 져야 하는 이들의 좌절 이처럼 한계에 직면해있기는 하지만, 단순 일자리를 벗어나기 위한 시도를 벌일 수 있는 이들은 그나마 나은 상황에 있다. 계속 늘어만 가는 생계부양 부담으로 인해 그마저도 하지 못하는 이들은 힘들고 임금도 낮고 안정적이지도 않은 일자리라는 숙명 에 갇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대부분의 시간 동안 저임금 노동자로 살아 왔지만, 그렇다고 기혼여성에게 요구되는 자녀양육 부담이나 외국인 이기 때문에 져야 하는 한국어와 같은 기본적 자질 문제 등으로부터 자유로운 것도 아니다. 결국 이들의 한국생활은 일과 가족생활, 그리고 외국인 이라는 삼자의 역학 속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모순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있는 여성결혼이민자들은 일에 집중하느라 정책이나 서비스의 혜택을 받은 경험이 크 게 제한되어 있다. 앞서 살펴본 여성결혼이민자들이 비교적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인적자원을 향상시키고 직업 기회를 넓혀가고자 시도하는 것과 달리, 이들은 절대적 시간 부족과 정보의 제한 등 으로 서비스 접근 자체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이주 초기나 최소한의 자녀 양육 직후부터 바로 노동시장에 진입한 여성결혼 이민자들은 한국어 교육이나 한국사회 적응을 위한 기회가 충분하지 않았다. 결국 한국생활이 상당기 간 지난 현재 이들은 주위의 여성결혼이민자들에 비해 한국어 등에 있어 자신의 적응속도가 느리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있다. (트엉) 옛날에는 관심이 있어도 어떻게 공부해야할지도 모르고요. 요즘은 네이버 보면 베트남 사전도 있는데 그전에는 몰랐어요. 그런 거... 그냥 집- 회사 - 일 만 생각해요.... 다른 사람 2, 3년이면 한국어 잘하는데 그래서 나는 신기하고 궁금해요. 어떻게 잘할까? 어떻게 공부하는지도 모르고. 지금까지 한국어 교육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해 본적이 별로 없고 주위의 여성결혼이민자와 비교해 자신의 한국어 능력에 대한 자신감도 낮은 만큼, 서비스 기관이나 프로그램에 대한 요구는 높은 편이다. 20

여성결혼이민자의 사회적 관계 특성과 정착 수준 분화, 서비스 기관과의 관계 그러나 일과 가족생활을 둘러싼 심리적, 경제적 부담이 강하게 작용하고 절대적 시간이 부족한 상황 에서 자신의 요구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이에 도움이 될 만한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또한 뒤늦게나마 원하는 프로그램이나 서비스 기관을 이용하게 되더라도 가족부양을 위해 주말 에도 쉬지 않고 장시간 근무를 해야 하는 만큼, 계속적으로 참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링링) 우리 아이 6살 정도에, 그 때 한국어 배웠어요. 그 때 한국어 조금 아니까 한국어 배우고.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요리도 배우고 컴퓨터도 배우고. 조금 배우고 다시 직장 다녔어요.... (한국어나 컴퓨터) 그거 배울 시간이 없잖아요. 그거 배울 시간에 주말에 아르바이트 가야 돼요. 돈도 벌고 애기도 보고 힘들어요. (타잉) (한국어 교육) 한 4개월, 5개월 정도 다녔어요. 그리고 나서 그만두고. 직장에 다녔어요. 그때는 생활이 힘들고 그래서.. 제가 직장에 다니고 싶다고 해서 그만 뒀어요....한국말은 더 배우고 아기 어떻게 교육 하는지.. 공부를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그것도 배우고요. 요리 같은 것도 더 배우고요. 한국 문화 이런 것도 좀 더 배우고. 그때도 생각을 했죠. 생각을 했지만 시간이 없으니까요. 이런 저런 단순 일자리를 옮겨 다니며 일을 우선시 해온 이들은 이주여성 친구들과의 관계도 지속하기 어렵다. 이들에게 중요한 가족 이외의 관계 상대는 오랜 시간 같은 일터에서 일하는 직장동료 들이다. 함께 일하면서 한국어도 조금씩 배우고 궁금한 것을 알아갈 수도 있다. 그런데, 일자리가 불안정하고 임시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관계가 지속되기는 어렵다. (아다) 저는 그냥 회사 다니면서 사람들 말을 듣고, 저절로 나온 거예요. 사람들 말을 듣고 '아 그 뜻이 구나.' 하면서 저 혼자 예감이에요. 따라 말했어요. (트엉) 좋은 사람은 회사에 몇 명있어요. 그만둬도 나를 계속 연락하고 한달에 한번씩 ㅇㅇ아, 보고 싶어. 해요. 그런데 요즘 제가 너무 많이 바빠서 잘 못만나요.... 저는 또 야근을 못하기 때문에 회사 들어가는 것이 힘들어요. 야근 없으면 인정을 잘 안 해주고요. 일을 뭐 열심히 하든 말든 못하든 말든. 야근을 해야 한다고요. 그래야 좋아하죠. 또 아이 아프다고 빠지면 싫어하니까요. 아는 사람 하나도 없고요. 당장의 생계를 해결하는데 관심을 집중시켜온 여성결혼이민자들은 불안한 일자리와 늘어가는 생계부양 부담, 일 때문에 등한시해온 한국어 습득과 문화적응의 한계, 자녀교육과 학부모 역할 부담, 이러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만한 관계망 제약 등 여러 가지 갈등 요인이 교차하는 한 가운데 놓여 있다. 그런데, 앞으로도 이러한 상황이 완화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 21

2014 제3차 전북다문화포럼 전라북도 다문화가족 사회통합의 현실과 과제 이미 오랜 기간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려온 이들에게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앞으로 자신에게 부과될 부담이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해 자신이 취할 수 있는 대안도 거의 없다는 데 있다. 이미 생계부양에 대한 부담이 크게 작용하고 있고 이로 인해 노동시장에서의 위치와 전반적인 한국생활이 구조화된 이들은 앞으로 남편의 직업 능력 상실이 가속화되면서 자신의 생계부양자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며, 결국 자신의 취업과 자녀교육, 나아가 한국생활 전반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알리호) 우리나라도 아니고, 일 구할 때 힘들어요. 배워야, 자격 있어야 일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공장 밖에 못 다닐 것 같아요.... 남편이 나이도 있어서, 아이들 대학 못 보낼 것 같아요. 불안정한 경제상황과 주변화된 일자리, 서비스 기관과의 관계와 사회적 관계의 한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한국어 능력이나 부모 역량, 취업 지위 등의 향상 가능성에 있어 이들과 다른 여성결혼 이민자들과의 격차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다문화가족이 직면한 현실적 어려움 속에서 임시직의 불안한 일자리가 여성결혼이민자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5), 이러한 상황에 놓인 이들이 여성결혼이민자 가운데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4) 가내 역할을 중심으로 살아온 여성결혼이민자들의 불안한 상황 이상에서 살펴본 여성결혼이민자들은 학교나 서비스 기관, 일터 등 가족 외부에서의 활동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자신의 현재 위치와 낙관적이든 비관적이든 간에 미래의 가능성을 타진해가고 있다. 이는 한국생활 초기 대부분의 시간을 집 안에서 보내면서 남편에게 의존해 살던 때에는 가능하지 않았던 것으로 가족 밖으로 나아가 한국사회의 여러 면모를 경험하면서 체득된 것이다. 그런데, 다른 한편 여성결혼이민자 중에는 한국에 온지 상당기간이 지난 시점까지도 여전히 집에만 있으면서 그런 거 모르던 초기 상황과 별 차이가 없는 이들도 있다. 여성결혼이민자들의 공통적인 경험 중 하나는 결혼 초기 한국사회에 대한 기본적 적응과 이해를 갖추지 못한 채 임신을 하고 자녀를 출산하는 것이다. 한국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 가족 외부와의 관계가 거의 없는 가운데 자녀를 출산하고 자연스럽게 자녀 양육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여성결혼이민자들의 생활영역은 가내로 제한되는 경향이 농후하다. 대부분의 여성결혼이민자들은 일정 기간 이러한 생활을 하다가 서비스 기관을 이용하거나 취직을 하거나 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생활영역이 차츰 넓어지기 5) 2012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취업한 여성결혼이민자 중 임시 근로자 35.0%, 일용근로자 18.9%인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전기택 외 2013: 267). 22

여성결혼이민자의 사회적 관계 특성과 정착 수준 분화, 서비스 기관과의 관계 시작하지만, 일부 여성결혼이민자들은 가내로 축소된 생활영역이 좀처럼 넓어지지 않는다. 자녀가 여럿이어서 아직도 어린 자녀를 돌봐야 하는 경우도 있고, 또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은 아니지만 남편의 수입으로 최소한의 가구 경제를 유지하면서 자녀 양육자로서의 역할에 전념하는 이들도 있다. 앞서 살펴본 여성결혼이민자들의 경험이 노동시장을 중심으로 한 노동자로서의 삶에 집중되어 있었 다면, 이들은 사적 영역에서 아내로서, 어머니로서의 삶을 살아온 것이다. 이들은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한국어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되지만, 아이를 낳아 키우느라 시간이 없어서 한국어 교육을 필요한 만큼 받지 못했다고 토로한다. 또한 오랫동안 사적 영역 중심으로 살아온 만큼 가족 외부와의 관계망 역시 좁을 수밖에 없다. 이주여성 친구들과 자녀양육과 관련해 서로 도움 을 주고 받거나 서비스 정보를 제공받기도 하지만, 집안일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한 이들은 친구들과도 충분히 교류할 만한 여유가 없다. <오양가> 애기 낳고 나면 정신 없었어요. 그렇게 살았죠. 잠깐도 친구들 만났는데 그렇게 만나고 지내지도 않았어요. 시간이.. 아침에 일어나서 애들도 보고 저녁에 그렇게 시간 지나네요. 저녁 6시되면 애기 아빠 들어오 니까 밥도 했고. 또 집에 청소하면 지금 시간 너무 빨리 가요. 그 나마의 사회적 관계에 대한 관심은 자녀양육을 중심으로 한 가내 역할의 연장선 상에서 접근되고 있는데, 이렇게 형성된 관계는 집 주변에서 아이를 매개로 자녀 또래의 한국인 엄마 1-2명과 사귀는 수준을 넘기 어렵다. 또한 도시 지역의 이동성을 고려하면 친하게 지내던 엄마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가는 순간 가족 외부와의 관계망은 다시 공백상태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응안> 옛날 제가 어디 나가면 없어. 입덧도 (심하게 하고) 밖에 또 누구도 몰라. 못 만나. 그냥 한국사람 만났어. 한국동네 여기 만나서 어디 다녀, 같이 다녀.... 맨날 집에 여기 동네 아줌마 놀러 와서 같이. 그냥 같이 이거 청소해야 해, 한국 어떻게 요리해 얘기해줬어요.... (동네 아줌마들이) 어디 가고 싶어? (이러면) 쇼핑, 어디 마트 같이 가요. 이래서 다 같이.... (그런데) 이사 갔어요. 옛날 애기 낳는 거 다 보고. 첫째 낳았으면 그 아줌마 애기 다 봐줘요... 3년(전)? 이사 갔어요.... 그래서 못 만나요. 이들은 가족관계가 비교적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도 여성 스스로 취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비교적 안정된 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제까지 전적으로 의존했던 배우자와 관심을 집중 시켰던 자녀를 둘러싼 상황이 점점 복잡해지고 자신을 향한 요구가 학부모 역할이나 취업 등 가내 영역 외부로 확대되어 가면서 스스로의 현실과 미래가 매우 불안함을 깨닫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한국생활에서 가내 역할에 충실 하느라 그 외의 활동을 위한 개인적, 가족적 차원의 준비를 전혀 23

2014 제3차 전북다문화포럼 전라북도 다문화가족 사회통합의 현실과 과제 하지 못했기 때문에 별 다른 대안을 찾지도 못하고 있다. 현재 이들의 상황은 한국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여성결혼이민자가 한국생활을 오래한 이들도 장기간의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통해서만 풀어 갈 수 있는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것과 같이 막막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5. 서비스 기관에 있어서의 함의 이민자에게 있어 목적지 사회에서 형성한 사회적 관계나 각종 활동 참여는 정착의 핵심적 부분이다. 가족 외부와의 관계가 공백상태에 가까운 상태에서 한국생활을 시작한 여성결혼이민자들도 한국생활이 길어짐에 따라 보다 많은 이들과 관계를 맺고 모임, 단체에 참여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여성결혼이민자 사이에서도 사회참여 수준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미 당사자 스스로 격차를 인식할 정도로 가시화되어 있으며 앞으로는 차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차이에는 여성 결혼이민자들이 본래부터 갖고 있었던 인적자원이나 계층적 배경 이외에 이주 이후 한국생활 중에 획득한 경험의 범위와 그 과정에서 형성된 자원의 양적, 질적 수준 등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 특히, 여성결혼이민자 스스로의 적극성과 가족들의 지원 이외에 서비스 기관과의 관계도 차이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성결혼이민자들 중 일부는 서비스 기관이나 단체에서 활동한 경험을 토대로 사회적 관계망을 넓히고 사회성원으로서의 역량과 자신감을 증진해가고 있지만, 대부분은 단순한 서비스 이용자 차원을 넘어서지 못하거나 자녀양육이나 취업 등의 이유로 서비스 이용자로서의 지위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여성결혼이민자에게 있어 서비스 기관은 단지 특정 서비스를 기능적으로만 제공받는 곳이 아니라 가족 외부로 관계를 넓히고 활동 범위를 확대시킬 수 있는 핵심적 공간으로서 의미를 지닌다. 다만, 현재까지는 이러한 의미가 소수의 여성결혼이민자에게만 구현되어 있었던 만큼, 보다 많은 이들이 서비스 기관과 적극적인 관계를 맺고 이를 통해 사회 참여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대안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서비스 기관에 대한 접근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을 해소해야 할 뿐 아니라, 전반적인 서비스 구조에서 여성결혼이민자를 단순한 서비스 대상자 혹은 이용자로 설정하고 있는 부분이 없는지를 점검하고 보다 적극적인 참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등 서비스 기관을 사회활동의 장으로 만들기 위한 시도가 필요하다. 24

여성결혼이민자의 사회적 관계 특성과 정착 수준 분화, 서비스 기관과의 관계 인용문헌 Bhagat, R. S. & London, M. 1999." Getting Started and Getting Ahead: Career Dynamics of Immigrants". Human Resource Management Review 9(3): 349-365. Gans, H. J. 2007. "Acculturation, Assimilation and Mobility". Ethnic and Racial Studies 30(1): 152-164. Kuo, W. H. & Tsai, Y. 1986. Social Networking, Hardiness and Immigrants. Mental Health. Journal of Health and Social Behavior 27(2): 133-149. Sonn, C. C. 2002. "Immigrant Adaptation: Understanding the Process Through Sense of Community"., in Fisher, A. T., Sonn, C. C., & Bishop, B. B. eds. 2002. Sense of Community Research, Applications and Implications. Kluwer., pp. 1-26. 김이선 외. 2011. 결혼이민자의 사회적 관계 증진을 위한 정책지원방안.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이선 외. 2013. 여성결혼이민자의 사회통합 진전 양상과 정책 수요 분화에 관한 연구. 한국여성 정책연구원. 김이선 이아름. 2014. 동남아 출신 여성결혼이민자의 사회참여와 취업 수준: 2012 전국다문화가족 실태조사 원자료 분석 결과를 중심으로. 2014 한국동남아학회 춘계학술대회 자료집. 25

주제발표 02 결혼이민여성의 사회적 네트워크: 전북 전주와 고창의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 사례연구 설동훈 전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결혼이민여성의 사회적 네트워크:전북 전주와 고창의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 사례연구 결혼이민여성의 사회적 네트워크: 전북 전주와 고창의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 사례연구 설동훈 고재훈(전북대학교 사회학과) 2014년 전북다문화포럼 제3차 포럼 발표논문 일시: 2014년 12월 3일(수) 15:30-17:30 장소: 전북발전연구원 세미나실 목차 문제 제기 자료와 분석방법 전주와 고창의 결혼이민자 네트워크 토의 29

2014 제3차 전북다문화포럼 전라북도 다문화가족 사회통합의 현실과 과제 1. 문제 제기 유입국 사회: 이민자 사회통합 이민자: 유입국 사회적응 이민자 사회통합/사회적응의 종속변수: 소득수준, 생활만족도, 취업률 등 이민자 사회통합/사회적응을 결정하는 설명변수: 체류기간 (assimilation theory), 인적자본변수(human capital theory), 사회구조변수(social structure theory) + 사회적 네트워크 변 수 사회적 네트워크 변수의 중요성 사회적 네트워크, 또는 사회적 자본의 측정과 평가: position generator, name generator, social support 체류기간, 인적자본, 사회구조 변수에 비하여 개인적/집합적/ 정책적 개입이 용이함 30

결혼이민여성의 사회적 네트워크:전북 전주와 고창의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 사례연구 2. 자료와 분석방법 데이터 전주(65명)와 고창(36명)의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들을 대상으로 조 사한 표본조사 자료 베트남 출신은 결혼이민자 중 주요 집단(사실상 제1위) 결혼이민자의 적응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사회적 네트 워크 파악을 위하여 표본조사 시행 조사방법 조사 시점과 조사방법 고창 1차 조사: 10월 31일 (25명) 고창 2차 조사: 11월 1일~11월 6일 (11명) 전주 1차 조사: 11월 12일 (7명) 전주 2차 조사: 11월 13일~11월 20일 (44명) 전주 3차 조사: 11월 26일 (19명) 31

2014 제3차 전북다문화포럼 전라북도 다문화가족 사회통합의 현실과 과제 기초 통계: 응답자 속성 고창 전주 전체 변수 및 범주 빈도 비율(%) 빈도 비율(%) 빈도 비율(%) 연령 20대 이하 25 69.4 47 72.3 72 71.3 30대 10 27.8 18 27.7 28 27.7 40대 1 2.8 0 0.0 1 1.0 학력 초등학교 2 5.6 6 9.2 8 7.9 중학교 11 30.6 16 24.6 27 26.7 고등학교 19 52.8 34 52.3 53 52.5 전문대학 2 5.6 4 6.2 6 5.9 대학교 2 5.6 5 7.7 7 6.9 응답자의 생활만족도 Variable 고창 전주 N Mean (SD) N Mean (SD) t-ratio 생활만족도 36 2.67 (.535) 64 2.25 (.836) 2.694 ** 32

결혼이민여성의 사회적 네트워크:전북 전주와 고창의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 사례연구 분석방법 Name generator: 사회적 네트워크 분석 UCINET 네트워크 분포 지도 네트워크 특성치 분석 3. 전주와 고창의 결혼이민자 네트워크 전주 고창 33

2014 제3차 전북다문화포럼 전라북도 다문화가족 사회통합의 현실과 과제 전주 고창 34

결혼이민여성의 사회적 네트워크:전북 전주와 고창의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 사례연구 Comparison of Network Forms and Compositions 고창 전주 Overall Density 0.005538 0.002574 No. of Ties No. of Nods 216 198 288 335 Average Degree 1.090909 0.859702 * Overall Density = No. of Ties / (No. of Nods - (No. of Nods -1)) 행위자 네트워크 특성 분석 주요 변수 Size alter의 수. 연결망의 규모가 큰 사람은 관계가 중첩적(redundant)일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사회 자본의 양과 질을 모두 의미. Density alter간 가능한 총 연결에서 실제로 맺어진 연결의 비율. 밀도가 높을수록 연결망 내 사람들간에 매우 강한 응집력 또는 결속력이 있음. Kin proportion Ego가 보유한 연결 중 가족/친족의 비율. 이 비율을 제외한 나머지가 타인과의 관계. cf. 가족/친족은 대개 강한 연결(strong tie)로 여겨지는데, 강한 연결은 정서적 도움을 주고 (Wellman & Wortley 1990), 약한 연결(weak tie)은 정보적 도움을 가져다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Granovetter 1973). Heterogeneity 다른 속성의 연결이 차지하는 비율. 관계의 다양성. 35

2014 제3차 전북다문화포럼 전라북도 다문화가족 사회통합의 현실과 과제 Comparison of Network Forms and Compositions Variable 고창 전주 N Mean (SD) N Mean (SD) t-ratio Size 198 2.12 (2.75) 335 1.70 (1.80) 2.159 * Density 35 1.15 (2.16) 58 0.00 (0.00) 4.067 *** Proportion kin 198 0.27 (0.42) 335 0.16 (0.35) 3.211 ** Age heterogeneity 198 0.91 (0.27) 335 0.95 (0.20) -2.012 * Education heterogeneity 198 0.81 (0.37) 335 0.73 (0.42) 2.104 * Sex heterogeneity 198 0.21 (0.39) 335 0.21 (0.38).166 주: 밀도(Density) 지표는 Alter 간 연결로만 계산(Knoke & Yang 2008). *p<.05; **p<.01; ***p<.001 Network Density, Heterogeneity, and Proportion Kin 36

결혼이민여성의 사회적 네트워크:전북 전주와 고창의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 사례연구 Subgroup Differences in Network Size and Proportion Kin Size Proportion Kin 고창 전주 전체 고창 전주 전체 B (SE) B (SE) B (SE) B (SE) B (SE) B (SE) Age -.060 (.019) ** -.022 (.010) * -.036 (.010) *** -.002 (.003).001 (.002).000 (.002) Education -.065 (.213).120 (.101).125 (.099).015 (.030).050 (.019) **.039 (.016) * Sex 1.419 (.651) *.856 (.356) * 1.042 (.332) ** -.077 (.091) -.031 (.066) -.053 (.053) Region.696 (.238) **.093 (.038) * Constant 3.118 (1.396) * 1.376 (.693) * 1.660 (.669) *.342 (.195) -.037 (.128).062 (.107) R 2.112.056.088.011.032.033 (N) 152 269 421 152 269 421 *p<.05; **p<.01; ***p<.001 4. 토의 지역간 이민자 만족도 차이: 고창 > 전주 지역간 이민자 사회적 네트워크의 차이: 네트워크 크기와 밀 도의 차이: 고창 > 전주 농촌과 도시의 차이인가? 네트워크 내 star의 역량에서 비롯 된 차이일까? 아니면, 다른 요인에서 비롯된 것일까? 이민자에게 사회적 네트워크의 의미, 그 확충 방안 결혼이민자 실태조사의 방향 전환: 동어반복적 연구 결과의 재생산, 사회통합의 핵심 변수를 찾아내어 정책적 개입 지점 을 확인하는 연구의 병행이 필수적. 37

2014 제3차 전북다문화포럼 전라북도 다문화가족 사회통합의 현실과 과제 38

종합 토론 1 여성결혼이민자의 사회적 관계 특성 변화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역할과 기능 박신규 전북발전연구원 여성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 2 전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자조모임 이지훈 전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센터장 3 베트남자조모임 이야기 강연화 고창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 센터장

여성결혼이민자의 사회적 관계 특성 변화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역할과 기능 박신규 전북발전연구원 여성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 1. 발제문의 의의 본 발제문에서는 한국사회의 이민자 집단으로 존재하는 여성결혼이민자들이 한국사회의 성원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사회적 관계의 변화를 통해 구체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음. 특히 여성결혼이민자의 경우 본국 출신들간의 네트워크가 초기사회 정착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지만 정착의 시기가 길어지고 자녀양육, 이사 등의 변수 등으로 관계가 변화 되는 측면과 한국인과의 관계 형성, 변화 과정을 질적 방법 등을 통해 잘 드러내 주고 있음 더불어 동일한 여성결혼이민자 구성원들 사이에도 출신국가, 혼인상태, 국내거주기간, 교육 수준, 가구 소득, 서비스 수혜 경험 등에 따라 사회활동 참여 수준에 차이가 나타나며 이것은 이들의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기반에도 차이를 보여주고 이후 정착 수준에도 격차를 보여줄 수 있다는 논의는 여성결혼이민자의 사회적 관계망의 중요성과 지원 방식에 대한 차별화도 내포하고 있음 또한 발제자는 다문화가족을 위한 지원 기관 및 단체의 서비스 영역에 다양하게 편입되고 있는 여성결혼이민자와 사각지대에 존재하는 여성결혼이민자의 소외는 이들의 사회적 관계망 에도 차이를 보이며 이는 사회활동의 장에도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음. 따라서 여성결혼이민자가 다문화가족을 위한 서비스 기관에 대한 접근을 가로막는 장애 요인의 해소방안과 이들의 사회활동의 장으로 만들기 위한 시도가 필요함을 제안하고 있음 전반적으로 본 발제문은 여성결혼이민자의 정착시기에 따른 사회적 관계의 변화과정, 개인의 특성과 지원서비스 수혜 경험에 따른 사회참여의 차이에 따른 정착 수준의 격차, 그리고 41

2014 제3차 전북다문화포럼 전라북도 다문화가족 사회통합의 현실과 과제 지원서비스 기관 및 단체 활동에 참여 차이(참여, 이용자, 비이용자) 등을 세밀하게 보여 주면서 정책적으로 기존 서비스 기관 및 단체들이 여성결혼이민자의 사회적 참여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장으로서 역할과 기능의 필요성을 강조함. 본 토론자도 이와 같은 논의에 전적 으로 공감하며 이와 같은 내용이 전라북도 현실에서는 어떻게 적용되어야 할 지를 논의하고자 함 2. 전라북도 여성결혼이민자의 사회적 관계 변화 특징 2012년 전국 다문화가족실태조사에서 나타난 전라북도 여성결혼이민자와 배우자와의 실제 동거기간을 보면 5-10년미만이 33.2%, 10년 이상 24.6%, 3-5년 미만이 22.8%의 순으로 나타남. 5년부터 10년이상이 57.8%로 정착기에 돌입함 이와 함께 지역사회 참여도를 보면 학부모 모임에 15%가 참여한 경험이 있고 (전국 해당 없음 34.7%, 전북 18.9%로 자녀성장이 빠름), 모국인 친구모임 56.4%, 지역주민 모임 15.5%, 봉사취미 활동 16.3%, 단체활동은 4.7%의 비율로 나타남 전반적으로 전라북도 여성결혼이민자는 정착기에 들어섰고 자녀의 성장이 빠른 것으로 나타나 지만 사회참여도는 여전히 모국인 친구모임에 집중되어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 한편 여성결혼민자의 교육 및 지원서비스 이용(복수 응답)을 보면 한국어교육 및 한국사회 적응 교육이 44.1%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가정방문 교육 38.2%, 방문 경험없음 29%, 임신출산 지원, 부모교육 14.7%의 순이었고 관련지원 시설 인지율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88.5%, 주민센터 87.9%, 사회복지관 31.1%의 순이었음 2012년 다문화가족실태조사 원자료를 분석하면서 여성결혼이민자들에 대한 정책에 대한 요구조사를 한 결과 지역사회에서 다문화가족이 다문화가족으로서 특화 되는 것이 아닌 지역민으로 뿌리내기를 원하면서 한국사회에서 다문화 라는 용어가 분리와 특화로 자리 매김함으로써 한국사회에 정착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지적함. 한국사람처럼 이라는 용어를 빌려와 한국에서 한국사람처럼 살고 싶다는 욕구를 나타내었고 현재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그들만의 센터와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함. 외부에서 한국의 경계를 넘어 들어온 다문화구성원들의 초기 정착과정에서 보다 특화된 지원프로그램을 필요하지만 계속 특화로 남을 경우 낙인과 분리의 과정으로 전개되기에 이들에 대한 지원방식에의 변화가 요구됨 42

여성결혼이민자의 사회적 관계 특성과 정착 수준 분화, 서비스 기관과의 관계 3. 여성결혼이민자의 사회활동 으로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역할과 기능 본 발제문에서도 나오듯이 이제 여성결혼이민자는 지역사회에서 개인의 역량과 배경, 그리고 지원서비스 기관과의 관계 등을 통하여 다양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음. 전북의 경우 에도 여성결혼이민자의 거주기간이 장기화 되면서 정책적 요구 사항도 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음 그러나 아직 전북은 2012년 실태조사에서 나온 결과처럼 모국인 모임에 집중되어 있으며 지역사회와의 관계망이 확대되어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임. 특히 전북의 경우 자녀성장에 따른 공교육의 진입이 다른 지역보다 빠른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학부모 모임의 참여가 15%에 머물고 있는 현상은 자녀교육에서의 정보 소외 등을 겪을 수 있는 일면도 보여주고 있음. 또한 앞서 발제자가 제기한 사례들처럼 서비스 기관의 단순 이용자나 생계자의 역할로 인해 서비스 기관을 이용할 수 없는 사례들의 경우 서비스 기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없는 면들도 발생하여 정착 수준에 격차를 보여줄 수 있는 면이 발생할 수 있음 따라서 전북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여성결혼이민자들의 사회적 관계를 확대하고 지역사회 정착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센터가 이들이 사회참여를 할 수 있는 장으로서 기능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해 보아야 할 것으로 여겨짐 - 현재 몇몇 센터별로 진행되고 있는 국적별 자조모임을 단순 친목의 단계를 벗어나 사회참여의 공간 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모색해 보는 방법 - 14개 센터가 운영하는 다문화마을 학당에 한국어 교육만이 아니라 지역특성화 사업의 내용을 사회 참여의 공간으로 활용하면서 한국인들도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보는 방안도 아이디어로 제시될 수 있음 - 센터와 지역교육청과 연계하여 여성결혼이민자들이 학부모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방안 모색도 필요함. 현재 단순 학부모교육을 벗어나 여성결혼이민자들이 학부모 모임에 들어가 교류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이 요구됨 43

2014 제3차 전북다문화포럼 전라북도 다문화가족 사회통합의 현실과 과제 이지훈 전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센터장 전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결혼이민자 자조모임을 베트남, 중국, 필리핀 국가 출신의 여성들 중심으로 진행해왔다. 그리고 기타국가로 하여 우즈베키스탄, 일본, 방글라데시, 키르기스탄, 러시아, 몽골 출신의 결혼이주여성으로 하여 자조모임을 가져왔다. 베트남, 중국, 필리핀 자조모임은 전년도에 이어 올해 계속되어왔다. 2013년도에 이루어진 베트남 자조모임의 경우 베트남 통번역자와 이중언어 강사를 주축으로 하여 자조모임의 활성 화를 이끌어 내었는데, 자국의 전통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친목을 강화하는 역할과 함께 자원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형태로 이루어져왔다. 자원봉사는 전주효사랑병원에서 곡식을 이용하여 액자 만들기 활동을 병원에 입원해 있는 어르신들과 함께 참여하여 전개했다. 그리고 베트남 전통음식인 자냄 을 만들어 어르신들에게 대접하기도 했는데, 어르신들의 반응은 무척이나 좋았다. 베트남 출신의 결혼이주여성들 또한 자국의 음식을 한국의 어르신들에게 제공함으로 자국의 음식 문화 알리기에 기여를 했고, 어르신들을 도울 수 있다 는 의식으로 뿌듯함과 보람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자조모임은 초기 10명을 모집하여 진행하였으나 베트남 결혼이주 여성의 적극적 참여로 13명이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등 자조모임이 활기 있게 움직였다. 그러나 자조모임이 년 2회 진행됨으로 인해 5개월이라는 긴 공백이후에 모임을 가짐으로 인해 자조모임의 의미가 다소 떨어졌다. 2013녀의 베트남결혼이민자 자조모임은 장기간의 공백을 극복할 수 있도록 수시로 모임을 가질 수 있어야 그 의미가 더해질 수 있어야 할 것 이라는 평가에 의해 2014년도에는 10회의 자조모임을 진행하였다. 회기당 자조모임의 활동 시간은 2시간으로 하여 총 20시간으로 채워졌다. 2014년은 베트남 자조모임이 결혼이주여성들의 육아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왔다. 자조모임에 참여하겠다고 신청한 결혼이주여성은 대부분 어린 자녀를 출산하고 키워나가는 초보엄마들 이었다. 따라서 자조모임은 육아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이를 상호 공감하는 할 수 있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육아에 대한 정보를 나누면서 자조모임이 이루어질 때 한국의 육아의 방식과 베트남의 육아 방식의 차이점을 나누기도 했고, 한국과 베트남의 문화의 상이성에 대해서도 이해하는 시간을 44

전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자조모임 가졌다. 또한 육아에 필요한 베이비로션을 만들기도 했고, 자녀에게 교육용으로 보여줄 베트남 국기를 제작하기도 했으며, 베트남의 전통춤을 함께 배우기도 했다. 베트남 자조모임이 10회 기를 끝으로 마감을 하였는데, 베트남 결혼이주여성들은 내년에도 육아자조모임을 해달라는 요구로 자조모임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베트남 자조모임은 SNS를 통해 친밀감을 쌓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밴드를 만들어 자신들의 활동과 생활근황을 알리며 공유하는 형태로 자조모임이 활성화 되었는데, 자조모임을 주도적 으로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근무하는 통번역 요원과 이중언어 강사의 역할로 인한 것이었다. 선배 정착자이면서 한국어와 베트남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었던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 종사자의 역할이 컸다. 이들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의 소통을 원활 하게 했고, 적극적으로 모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중요한 매개가 되어 주었다. 필리핀 출신 결혼이민자 자조모임도 베트남 자조모임과 유사한 형태로 진행되었는데, 2013년에는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전주효사랑병원에서 골판지를 이용하여 액자를 만드는 활동을 병원에 입원해 있는 어르신들과 함께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또 필리핀 전통음식인 룸피아 를 만들어 어르신들에게 대접하였다. 그러나 2013년도의 베트남 자조모임에서처럼 2회기의 자조모임은 연속성을 갖지 못하는 한계를 가졌다. 따라서 2014년 에는 베트남 자조모임처럼 회기수를 늘렸고, 자조모임의 내용도 육아정보를 공유하고 관련한 활동을 진행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필리핀 출신 결혼이주여성들의 특징은 적극적이고 활동적 이며 흥겨움을 느끼게 해주는 분위기를 갖게 했다. 반면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들은 차분한 정 적인 모임으로 다소 색깔이 다르게 자조모임이 이루어졌다. 중국 결혼이민자 자조모임은 2013년도에 2회 진행되었다. 1회기는 중국전통소품인 십이 간지를 주제로 클레이 공예에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하였다. 자조모임 시, 소품 만들기 활동을 하면서 그 시간내에 한국에서의 삶을 나누고 중국의 고향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45

2014 제3차 전북다문화포럼 전라북도 다문화가족 사회통합의 현실과 과제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래기도 했다. 중국 결혼이주여성들도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였는데, 자국의 전통음식인 슈이지아오(물만두)를 만들어서 솔로몬 지역아동센터에 있는 아이들에게 나누는 시간으로 가지면서 중국의 문화를 아이들에게 알리는 다문화 교육을 가미하는 형태로 진행하였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이루어진 활동이기 때문에 아동의 협조가 상당히 요구되어 졌는데, 아이들이 중국문화를 비하는 발언을 하는 등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중국 결혼이주여성 들을 불쾌하게 하는 등 어려움이 발생되기도 했다. 아동 등에 대한 다문화사회를 새롭게 인식 하도록 하는 민족주의와 국가주의 극복 그리고 인권과 관련한 교육 등이 선행될 필요성도 제기되었다. 중국결혼이주여성 자조모임은 2014년에는 베트남, 필리핀 자조모임이 진행했던 방식대로 육아정보를 공유하는 형태로 진행하여 육아에 관해 한국과 중국의 상이성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중국 결혼이주여성의 자조모임은 참여율이 다른 출신 국가의 모임에 비해 저조하였다. 자조모임에 참여한 중국결혼이주여성들은 이 자조모임 이외에도 다문화가족 지원센터를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에 중복으로 참여하는 이들이 많았는데, 이로 인해 자조 모임이 그다지 활성화 되지는 못한 양상이었다. 중국결혼이주여성의 경우 적은 인원이 참여 하였다. 이들은 자조모임의 필요성을 그다지 크게 느끼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들의 학력은 높고 언어 습득력도 빨랐으며 자조모임에 참여한 개인들의 성격이 다소 강한 모습을 보여 왔다. 자조모임의 활성화가 초기에는 이를 이끄는 리더자의 역할의 적극적 개입의 필요성과 함께 자존심이 강하고 개인적 주장이 강한 이들만이 아닌 다양한 성향의 참여자와의 융합이 필요 할 것으로 보인다. 전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2013년도에는 기타국가 자조모임을 가진바가 있다. 우즈베 키스탄, 일본, 방글라데시, 키르기스탄, 러시아, 몽골 출신의 결혼이주여성으로 하여 자조모임을 가져왔다. 이 자조모임 역시, 베트남, 필리핀, 중국의 자조모임과 유사한 형태로 자원봉사활동과 자국음식을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자조모임의 회수도 2013년에 2회를 진행하였는데, 1회기의 참여자와 2회기의 참여자가 동일인이 아닌 새로운 결혼이민자로 채워졌다. 따라서 지속성과 연속성이 요구되어지는 자조모임의 취지와 의미가 다소 상실되었다. 여러나라가 섞여서 만든 자조모임은 한계성을 내포했다. 이 자조모임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언어로 구성된 사람들이 동일한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공통된 주제로 자신들의 고민과 심경 등을 공유하고 동의를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할 것인데, 이것의 한계성이 발견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소수국가의 결혼이민자들에 대한 자조모임은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이들만의 46

전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자조모임 특성과 여건에 맞게 만들어지고 꾸려질 필요도 있다. 또한 지금의 자조모임이 동일한 국가 출신의 결혼이민자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데, 이 모임이 발전적으로 한국인도 포함할 수 있는 통합적 자조모임으로의 진화될 수 있는 모색도 필요하다. 지금의 자조모임은 아직까지는 실험적 단계에서 그 방향성이 조금씩 모색되고 있다. 이들이 자발적으로 자신들의 모임을 스스로 구축하고 이끌어나갈 수 있어야 하지만, 현재는 모임 자체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데에 에너지를 쏟고 있는 상황도 발생한다. 자조모임이 없어도 삶의 불편 함을 그다지 못 느꼈던 이들이 자조모임을 통해 삶의 에너지를 얻고 타국에서 정착함에 있어서 스스로의 역량이 조금씩 강화의 변화를 보이는 것을 점차 인지하며 역동적으로 움직여지길 희망한다. 베트남 모임이 밴드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 점과 필리핀 자조모임이 이제는 스스로 모임을 자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아직은 자발적 모임에 있어서 생산적 공유는 검증되지 않았지만, 이들 자체가 모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삶의 에너지를 얻도록 하기에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조모임이 한국사회에 정착함에 있어서 중요한 매개가 되고 통로가 되며 소통의 장으로 생산적 진화를 이루어갈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자조모임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초기비용을 아까워하지 않는 투자가 필요하다. 다문화 가족지원센터의 운영은 지극히 적은 운영사업비 내에서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구조속에서 자조모임은 구색 맞추기식의 모임으로써 생산적 진보를 이루어내기 어렵다. 따라서 자조모임이 활성화 되기까지 초기비용을 아끼지 않는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결혼이민자 가족중에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자조모임으로 인해 비용발생이 예상되거나 실제의 지출폭이 가정경제내에서 지속적이고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것도 하나의 부담감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집중 가능한 선에서 이들의 모임의 지속적인 보장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47

2014 제3차 전북다문화포럼 전라북도 다문화가족 사회통합의 현실과 과제 강연화 고창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 센터장 센터가 생기기 전 2006년 10월 이주여성들의 정착을 지원할 생각으로 국가별 자조모임의 필요성을 느껴 나라별 몇 명씩을 모아 이주여성협의회라는 이름의 모임을 만들었었다. 다문화 관련 정보제공과 행사나 교육일정 등을 대표자를 통하여 연락하였고 그들이 원하는 프로그램 이나 건의사항, 나라별 소식 등을 피드백으로 받을 수 있었다. 그들의 욕구를 알 수 있어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 그들과 가까운 사이, 친밀함을 값진 보너스로 얻을 수 있었다. 그 때, 이주여성의 수가 적은 나라들은 모임이 잘 이루어졌으나 중국과 베트남은 쉽지 않았다. 중국은 자조모임 속에서도 조선족과 한족으로 나뉘고 또 친한 사람들끼리만 만나는 현상이 나타났고 1년 넘게 힘들게 유지되다가 결국은 유명무실해졌다. 베트남은 수가 많았음에도 친한 사람을 중심한 소그룹만 한두 개 이루어졌고 가정에서 거의 나오지 않았다. 확실한 리더가 없어 입국기간이 오래된 사람을 회장으로 하다 보니 활성화되지 않고 지지부진했던 것 같다. 그 이후 센터가 생긴 후에도 결혼이민자에게 어떤 연락이 필요할 경우 나라별 대표자를 활용하여 연락망을 가동하기도 하였다. 2009년 중국어통번역사가 센터에 근무하게 되며 중국 분들에 대한 정보제공이나 모임 등을 대신 추진하게 되었고 중국 분들이 모일 수 있도록 중심이 되어 주었다. 베트남 결혼이민자의 수는 계속 늘어났지만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무얼하고 있는지 알 수도 없었고 꼭 모래알처럼 모여지지 않았다. 교육 참여율도 적었고 일대일로 권유해도 공부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고 그냥 웃기만 하였다. 답답한 마음에 여러 방법을 써보 았지만 결과는 별로 다르지 않았고 부부문제나 상담이 필요한 일은 많아지고 지원의 방법은 없었다. 통번역사나 리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었다. 지자체에 그런 사정을 말씀드려 48

베트남자조모임 이야기 베트남 코디네이터를 채용하게 되었고 베트남 분들을 지원할 수 있게 되었다. 베트남코디네 이터의 채용은 베트남 분들에게 동기부여가 되었고 자연스럽게 리더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 센터에 나오지 않던 분들과 초기입국자등 150여명이 되는 베트남 분들에게 센터사업에 대한 정보를 전하고 교육이나 센터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중간역할을 했다. 자조모임활성화 방안 으로 발마사지 교육을 해서 역량강화를 시켜 발마사지봉사활동을 하고, 모국음식 만들기와 모국 춤 배우기 등을 묶은 베트남결혼이민자들의 자조모임프로그램을 만들어 사랑의 열매에서 사업비를 받게 되었다. 첫 모임에서 회장과 총무를 뽑고 회비도 정했다. 센터 베트남코디네이터가 있어서 월 1회 자조모임과 월 1회 봉사가 가능했고 주마다 춤도 연습했다. 발마사지와 자원봉사에 대한 교육을 받으며 기실 자격증이라도 땄으면 했지만 아이 없는 초기입국자가 많다보니 한국어가 되지 않아 자격을 딸 수는 없었다. 그러나 손끝이 야무진 베트남친구들은 열심히 연습해서 지금은 월 1회 봉사활동을 훌륭히 해나가고 있다. 고창군정신보건증진센터와 연계하여 자살예방프로 젝트의 일환으로 경로당을 찾아가는 봉사에 참여하여 다문화홍보의 큰 몫을 다하고 있다. 시부모같은 노인 분들에게 발마사지를 하고 때로는 노래도 불러드리고 간식도 챙겨드리고 화기 애애한 분위기를 만들곤 한다. 지금까지 결혼이민자는 도움을 받아야하는 존재, 뭔가 한국사람 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는 입장에서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트남자조모임을 통해서 봉사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고마워하고 행복해하는 어르신들을 보며 힘들지만 기쁘고 행복해 한다. 부부가 함께 빠지지 않고 봉사에 참여하는 가정이 있는데 한국어도 잘 못하는 부인이지만 봉사를 하고나면 49

2014 제3차 전북다문화포럼 전라북도 다문화가족 사회통합의 현실과 과제 너무 기뻐하고 자존감이 높아지는 걸 느끼게 된단다. 이쁘다 수고한다 손을 잡고 고마워 하며 하시는 따뜻한 말과 표현 그리고 결혼이민자에 대한 관심이 처음으로 깊이 느낀 기쁨 이자 보람이었을 것이다. 어울림한마당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베트남 춤을 볼 수가 있었다.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고 전문가의 손길 한번 스치지 않았는데 스스로 회의하고 결정하여 열심히 연습하더니 정말 잘 준비했음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 피날레에서 그들이 모자를 들고 만든 것은 베트남지도였다. 그 모습을 보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들의 나라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고 하나의 지도로 완성된 자존감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도 남부와 북부의 차이가 크다. 음식도 문화도 많이 다르다. 그러나 잘 화합하고 이해한다. 특히 센터에 잘 나오지 않던 분들이 하나 둘 자꾸 모여질 때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이중 언어를 가르치는 가정도 늘어나고 목소리도 커지기 시작 한다. 애경사가 생기면 서로 챙기고 남편들도 덩달아 친해지기 시작했다. 전에는 자조모임을 지원할 수 있는 사업비가 부족했다. 회비를 내는 경우 차비도 어려운 사람은 나올 수가 없었고 경제적인 차이에서 자격지심으로 오기 싫어하는 분도 많았다. 그러나 자조모임을 통해 얻는 이익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베트남 분들이 서로 힘을 주고 받으며 활기가 생기기 시작했고,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통역지원을 통해 문제가 쉽게 해결되어지고 봉사나 어울림 등 정착에 많은 도움이 되어갔다.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생했다. 중국이나 캄보디아 등 다른 국가가 베트남만 지원한다고 생각 하며 소외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자칫 국적별 자조모임이 화합과 평화로움을 깨지는 않을까 염려가 되었다. 중국과 베트남이 한국과 일본이, 일본과 중국이, 베트남과 캄보디아가 분쟁에 휘말리고 있다. 모국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많은 결혼이민자가 자국 문제에 민감한 것은 당연한 일일 수 있다. 나라별 자조모임도 중요하지만 통합프로그램 속에 다문화이해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 사람이 다문화를 이해하고, 결혼이민자가 한국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결혼이민자끼리 서로에 대한 이해가 세계평화와 통합을 위해 필요하다는 사실은 간과하기 쉬운 일이다. 자국이기주의는 다문화통합과 평화에 큰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센터에서 자조모임을 할 때 주로 통 번역사나 이중 언어 강사를 중심으로 모임을 하게 되는데 그 외 나라에 대한 자조모임도 더 관심을 가져야 될 것 같다. 할 수 있다면 나라별 자조모임을 50

베트남자조모임 이야기 활성화시키고 지원하면 좋겠다. 우리는 모르지만 그 속에서 많은 내용들이 이루어지리라 믿고 기대하면서... 나라별 특징을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활동이 있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베트남자조모임에 센터는 많이 관여하지 않는다. 지원자의 역할만 하고 있다. 2006년과 현재를 비교해볼 때 자조모임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함께 참여해서 스스로 만들어가는 모임 인지, 누군가의 일방적인 개입이 있는 것인지의 차이로 보인다. 설에 며칠을 애써가며 베트남 찹쌀로 밥을 하여 녹두고물과 삼겹살을 넣어 바나나잎으로 싸서 다시 찌는 반쯩이란 명절음식과 복숭아나무에 꽃을 달아 장식을 하여 모국의 설명절을 꾸미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베트남을 알려줄 수 있는 자료를 만들기도 한다. 행여 모국을 잊어 버릴까봐 기억을 더듬으며 노래도 부르며 그리움을 달랜다. 회비는 모아서 출산할 때 기저귀도 사주고, 병문안도 하고 자조모임 시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기도 하며 나중에 여행도 가려고 준비 하고 있다. 음식을 만들고 봉사하고 하는 일들이 결코 쉽지 않지만 모두 즐겁게 한다.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도움이 되고 힐링이 되는 모임, 그리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모임이 우리가 바라는 자조모임의 모습일 것이다. 이제 1년 지켜보았지만 베트남자조모임처럼 자부심과 유대관계로 만들어진다면 서로에게 힘을 받아 자존감 상승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51

2014년도 전북다문화포럼위원 번 성명 소속기관 및 직위 비고 1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 2 이승미 우석대 실버복지학과 교수 3 김이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4 김광혁 전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5 천호성 전주교대 사회교육학과 교수 6 이성희 우석대 아동복지학과 교수 7 임춘희 군산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8 전준형 전북인권지원센터센터장 9 이지훈 전주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10 강연화 고창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11 박주철 진안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12 이영재 무주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13 이순옥 임실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14 고재영 순창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15 김문강 김제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16 정진숙 전라북도 의원 17 조경욱 전북발전연구원 여성정책연구소장 18 손정태 CBS 보도제작국장 19 이현선 전라북도 다문화교류과 다문화가족지원담당 20 박신규 전북발전연구원 부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