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970년대 초 테러 와 영화 * 와카마츠 고지( 若 松 孝 二 ) 실록연합적군( 実 録 連 合 赤 軍 ) 을 중심으로 <ABSTRACT> 신 하 경 ** hkshin91@sm.ac.kr Koji Wakamatsu, who is working with the Red Army, produced the United Red Army, which was a lifelong work of his. In this film he introduced the viewpoint of the Japanese Red Army, from a position that approves their heroic struggle. However, as a result, he ended up Sokatsu, which refers to killing among comrades of the United Red Army, and which happened due to the leader s insanity. This also portrays the traditional stereotypical perception. This is because he did not portray the Organization of the contemporary revolutionary movement. The contemporary theory of organization during the 1960s in Japan, considers the Communist Party and people as sternly separated beings, and requires strength from the revolutionary soldiers to overcome every barrier. But Landscape theory suggests that the Communist Party and people are the same beings, and that revolution is defined as an uprising by the weak, of which he approves. However, such a limit of Wakamatsu would be seen as the limit of the contemporary age. 15) Key words: Koji Wakamatsu, United Red Army, Terror, Masao Adachi, Landscape 1. 서론 거장 와카마츠 고지( 若 松 孝 二 ) 감독이 2012년 10월 그가 평생의 근거지로 삼았던 신주쿠 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하였다. 향년 76세였다. 1960년대 핑크 영화계의 구로사와 아키라라 불 렸으며, 일본 신좌익, 특히 적군파 의 동반자적 영화감독, 오시마 나기사( 大 島 渚 ) 감각의 제 국( 愛 のコリーダ) 프로듀서 등, 반국가, 반권력 을 상징하는 불굴의 투사로 평가받던 그로서 는 너무나도 갑작스런 죽음이었다. 그가 평생의 숙원으로 생각했던 연합적군 에 대한 영화 실록 연합적군 아사마 산장에 이르는 길( 実 録 ㆍ 連 合 赤 軍 あさま 山 荘 への 道 程 ) (이하 실록 연합적군, 2008년)이 평가와 흥행 면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그에 대한 우익적 관점에서의 보완이라고 할 수 있는 11ㆍ25 자결의 날 미사마 유키오와 젊은이들(11ㆍ25 自 決 の 日 三 島 由 紀 夫 と 若 者 たち) (2012년)이 공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의 일이었다. 지면 관계상 이 논문에서는 실록 연합적군 만을 중심으로 다룰 것이지만, 사실 이 두 편 의 영화는 밀접히 연관된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영화이다. 일각에서는 이 두 편과 2010년 공개된 캐터필러(キャタピラー) 까지 포함하여, 쇼와( 昭 和 ) 3부작 으로 부르는 흐름도 있으나, 여기서는 그러한 관점을 취하지 않는다. 물론 연대기적 서사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점과 일 * 이 논문은 2012년도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진 것이다. (NRF 2011 332 A00167) ** 숙명여자대학교 일본학과 부교수, 일본대중문화 전공.
84 日 本 學 報 第 102 輯 (2015.2) 본의 근대화 과정이 내포하는 모순과 대립이 폭발하는 순간들을 다루었다는 공통점은 인정 되지만, 캐터필러 가 전쟁이 야기하는 허상적 이데올로기와 실재적 인간 존재의 극한 대립 을 다루었다면, 이 두 편의 영화는 1970년대 초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킨 두 가지 테러 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와카마츠는 2012년 한 TV 쇼에 출연하여, 미시마 유키오가 도쿄대 전공투와 토론했던 내용을 언급하며, 천황제 만을 제외하면 양자의 기저심리는 동 일하다고까지 언급하고 있다. 1) 연합적군 사건은 주지하는 바와 같이, 적군파와 혁명좌파가 통합하여 탄생한 연합적군이 1972년 2월 군마( 群 馬 )현 묘기( 妙 義 ) 산중 아사마 산장을 점거 농성하다 경찰력에 의해 진압 된 후, 그들이 자행한 12명의 동지 린치, 살해 사실이 드러나게 됨으로써 민심의 완전한 이 반을 낳고 결과적으로 일본의 좌익 운동을 절멸에 몰아넣었던 결정적 사건을 말한다. 이 연합적군 사건을 영화화하는 것은 와카마츠 감독의 오랜 숙원이었다. 그는 2004년 영 화 17세의 풍경( 十 七 歳 の 風 景 ) 을 발표한 후의 한 인터뷰에서, 언젠가는 아사마 산장 이야 기를 찍으려고 생각하고 있다. 내 영화 작업이 이 이야기를 찍지 않고서는 끝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중략) 돌입하라! 아사마산장 사건( 突 入 せよ! あさま 山 荘 事 件 ) 이란 영화를 봤을 때, 아, 이것만은 내가 찍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내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찍고 싶은 영화는 이거라고 절실히 느꼈다. 거기에서 싸운 젊은이들의 명예를 위해서 내가 찍는 다. 그들은 결국 사형이 되겠지만, 이대로 진실이 묻혀버리는 것은 너무나 불쌍한 일이다. 산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가, 진실은 무엇인가를 남겨두고 싶다. (중략) 이 영화만큼은 이 와카마츠에게 찍게 하라 는 것이다. 이 영화를 찍으면 은퇴해도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2) 고 밝힌다. 와카마츠는 경찰의 진압 과정만을 그린 돌입하라! 를 보았을 때, 1970년대 이후 줄 곧 적군파 지원자 입장을 견지해왔던 자신이 이 이야기를 찍지 않고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 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와카마츠는 산장 점거에 마지막까지 참가했던 반 도 구니오( 板 東 国 男 )로부터 사건의 진실에 대해서도 전해 듣고 있었다. 즉 이러한 결과로 제 작된 실록 연합적군 은 사건의 당사자 입장에서,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하기 위해 실록 의 형태로 제작된 영화인 것이다. 이 연합적군 사건 및 실록 연합적군 에 대해 그동안 여러 방향에서 논의가 진행되어 왔 다. 연합적군 사건에 대해서는 영화 실록 연합적군 의 엔딩 크레딧에서 열거되고 있는 참 고자료가 말해 주듯이, 사건 당사자의 수기에서 보이는 혁명전사의 정신적 황폐함, 1960년대 적 혁명운동의 말로, 세계동시혁명의 일환, 고도경제성장 하의 대중소비사회 출현에 대한 저 항 실패 3) 등 다양한 맥락에서 논의되어 왔다. 그리고 그것은 결과적으로 일본 근대의 큰 1) 요미우리( 読 売 ) 계열 たかじんのそこまで 言 って 委 員 会, この 国 を 変 えようとした 人 々 日 本 のテロとクーデター 徹 底 解 明, 2012년 6월 15일 방송. 2) 若 松 孝 二 (2004), 時 効 なし, ワイズ 出 版, pp.192 193. 3) 大 塚 英 志 (2001), 彼 女 たち の 連 合 赤 軍 サブカルチャーと 戦 後 民 主 主 義, 角 川 文 庫. 오츠카는 연합적군의 총괄 과정을 분석하며 그것은 사상적 반성 이라는 표면적인 이유 하에, 1970년대 초에 형성되고 있었던 소비문화= 여성성 에 대한 부정을 상징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신하경 / 일본 1970년대 초 테러 와 영화 85 이야기 가 퇴조하고 포스트모던 사회가 등장하는 결절점을 이룬다고 정리되기도 한다. 4) 실록 연합적군 에 대해서는 대개 적군파 의 동반자적 감독이기에 찍을 수 있는 반권력 저항운동의 기록으로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60년대 카운터 컬쳐의 대표논객이 었던 히라오카 마사아키( 平 岡 正 明 )는 이 영화의 저항정신을 극찬하면서 연합적군의 투쟁 방 향의 치졸함을 지적한다. 5) 지금까지 나온 선행론 중 유일하게 스즈키 요시아키( 鈴 木 義 昭 ) 만 이 다음과 같은 실록 연합적군 의 결점에 대해 지적한다. 영화 실록 연합적군 에는 의도적으로 몇 가지 문제가 간과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앞에서 지적 했던 조직의 문제, 당 과 개인 의 관계성 문제에 사실 이상의 해석을 제시하는 것을 억제하고 있는 점에, 먼저 불만이 있다. 솔직한 감상을 말하면, 이번에도 모리와 나가타라는 악 을 설정 하여 스토리를 전개하는 안이함은 다소 불만스러웠다.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모리와 나가타 콤비만이 악의 근원이었을까? 프롤레타리아화 라는 마법을 이길 수 없었던 인간의 약함의 근 원은 재고하지 않아도 좋은가? 6) 이 논문도 이와같은 문제의식에 동의한다. 와카마츠는 연합적군의 명예를 그리겠다고 하 였으면서도, 왜 그 지도자인 모리 츠네오( 森 恒 夫 )와 나가타 히로코( 永 田 洋 子 )를 악의 근원으 로 처리하는 기존의 안일한 평가방향에서 궁극적으로 벗어나지 못했을까? 적군파와 가장 가 까운 위치에 있었던 문화인이 왜 1960년대적 혁명운동 조직론의 묘사를 의도적으로 회피하 고 있는 것일까? 이 논문에서는 실록 연합적군 을 내용적으로, 그리고 당대의 상황과 더불 어 검토함으로써, 스즈키가 문제제기로만 그치고 있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대답해 가고자 한다. 2. 연합적군의 무장혁명론 과 총괄 의 논리 2.1 적군파 무장혁명론 과 와카마츠의 자세 이 장에서는 먼저 실록 연합적군 을 내용적으로 분석하여 그 영화적 주제가 어떠한 것인 지 도출하도록 하겠다. 이 영화는 내용적으로 크게 3파트로 나뉜다. 첫 파트는 1960년 안보 투쟁부터 시작하여 연합적군이 구성되기까지의 과정, 두 번째 파트는 연합적군 산악 베이스에 서의 총괄과 동지 린치 살해 과정, 그리고 세 번째 파트는 아사마 산장 점거 사건 묘사이다. 그 첫 번째 파트인 연합적군 구성과정은 정치와 투쟁의 계절인 1960년대를 당시의 필름과 주요한 운동권 섹트 활동 묘사를 교차편집하면서 설명된다. 시대적 배경으로서 1960년 안보 4) 北 田 暁 大 (2005), 嗤 う 日 本 の ナショナリズム, NHKブックス 5) 平 岡 正 明 (2008), 若 松 プロ 夜 の 三 銃 士, 愛 育 社, p.86 6) 鈴 木 義 昭 (2010), 若 松 孝 二 性 と 暴 力 の 革 命, 現 代 書 舘, pp.228 229
86 日 本 學 報 第 102 輯 (2015.2) 투쟁 실패와 일본공산당 비판에서 부각되는 공산주의자동맹 (일명 분토 결성 자체는 스탈 린주의 비판 후인 1958년)의 활동이 내레이션으로 서술되고, 61년 한국의 군사쿠데타, 62년 쿠바위기(핵전쟁위기), 63년 케네디 암살, 64년 베트남 전쟁 발발, 66년 중국 문화대혁명이 설명된다. 1967년 나리타 공항 건설 반대 투쟁인 산리즈카( 三 里 塚 ) 투쟁과 연이어 메이지 대 학에서 학비 인상 반대 투쟁이 발생한다. 이것은 분토 를 중심으로 중핵파 (혁명적공산주의 자동맹전국위원회)와 해방파 (일본사회당청년부에서 파생한 일본사회주의청년동맹 )가 공조 하는 3파계 전학련 으로 발전하고, 일명 전공투 운동이 본격화한다. 여기에서 이 영화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시게노부 후사코( 重 信 房 子 )와 도야마 미에코( 遠 山 美 枝 子 )가 메이지 대학 학생으로 등장한다. 1967년 사토 수상의 동남아시아 및 방미 저지투쟁, 68년 엔터프라 이즈호 상륙 반대투쟁, 프랑스 5월혁명을 배경으로, 68년 니혼대학 등의 전공투 운동, 신주 쿠 소란과 69년 도쿄대 전공투의 야스다 강당 점거, 오키나와 데이, 국제 반전 데이 투쟁이 묘사된다. 즉 이 영화의 초반부는 쿠바, 중국, 베트남 등의 국제적 반제국주의, 반자본주의 전쟁이라는 동시대적 상황 속에서 일본의 혁명적 좌파가 세계혁명전쟁 으로 경도되어가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1969년 도쿄대 야스다 강당 점거 사건의 총괄과 오키나와 데이 투쟁방침을 둘러싸고 분토 가 내부분열하게 된다. 이것은 사라기 도쿠지(さらぎ 徳 二, 관동파) 의장과 시오미 다카야( 塩 見 孝 也, 관서파) 사이의 대립에서, 혁명의 시기가 무르익지 않았다는 사라기 의장에 대해 시오 미가 무장봉기를 주장하며 서로 기회주의 및 극좌모험주의 로 비판한 데에 기인한다. 결국 시오미 다카야는 전쟁선언, 적군파결성 을 선언하고 초대의장이 된다. 그 주장은, 적군파는 세계혁명의 일익을 담당하는 일본의 전위부대로서 적군파 혁명전사는 전 세계의 모든 혁명 전쟁과 연대하여 세계동시혁명을 달성한다 7) 는 것이었다. 이들의 이러한 전위론, 무장혁명론, 세계동시혁명론은 결국, 1970년 3월 요도고(よど 号 ) 하이잭 사건, 1972년 5월 PFLP(팔레스타 인인민해방전선)과 연대하여 오카모토 고조( 岡 本 公 三 ) 등에 의해 야기된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 난사사건으로 연결된다. 적군파는 1969년 초대의장인 시오미 다카야 체포, 1970년 요도고 하이잭 사건의 주도자 다미야 다카마로( 田 宮 高 麿 )의 이탈, 1971년 시게노부 후사코의 레바논 출발 등으로 지도부가 와해되자, 비교적 젊은 세대에 속하는 모리 츠네오가 지도자로 부상하게 되며, 모리는 총에 의한 섬멸전 을 주장하며 게릴라 활동을 도모한다. 그 과정에서 1971년 츠카다( 塚 田 ) 총포점 을 습격하여 총기를 보유하고 있었던 혁명좌파 와 연대하게 된다. 연합적군 의 출현이다. 이 조직의 출현은 세계혁명전쟁론을 이념으로 하는 적군파와 중국 문화대혁명과 모택동주의 에 경도되어 있던 혁명좌파의 결합이라는 논리적으로 모순된 결합체이지만, 그들은 총기와 폭발물에 의한 무장혁명을 도모하고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8) 이 연합적군의 결성과정 묘사는 물론 현재의 관객에게 당대의 분위기를 전달하려는 목적 7) パトリシアㆍスタインホフ(2003), 死 へのイデオロギー 日 本 赤 軍 派, 岩 波 現 代 書 店, p.80 8) パトリシアㆍスタインホフ(2003), 앞의 책, pp.135 136
신하경 / 일본 1970년대 초 테러 와 영화 87 으로 배치되어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무가치적으로 나열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묘사는 결국 조직론 과 무장투쟁론 에 대한 와카마츠의 태도에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조직론 에 대해서는 후술하겠으나, 일단 모리가 총에 의한 섬멸전 을 강조하며 무장유격군 구성을 명령하는 장면에서 적군파를 중앙위원회의 명령에 따라 군사투쟁을 전개하는 중앙 군과 선전 및 자금 지원 등 후방지원을 담당하는 혁명전선 으로 당 과 개인, 군대 와 대 중 사이에 명확한 선을 그었다는 점은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이다. 다만 여기서는 조직론 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무쟁투쟁론 에 대한 와카마츠의 태도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와카마츠는 무쟁투쟁론을 결코 부정하지 않는다. 1989년 당시 일수회( 一 水 會 ) 고문이었던 신우익 아베 츠토무( 阿 部 勉 )와의 대담에서 와카마츠 는 레이건 테러리즘이란 게 있지요. 리비아를 공격했습니다. 한편 카다피는 테러리스트라고 일컬어지지만 그렇지 않아요. 미국에 대한 정의를 위한 테러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침략을 위한 테러는 절대 안 되지만요. 이 점을 일본인은 잘 이해했으면 좋겠습니다 9) 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연합적군에 대해서는 같은 과격노선, 무장투쟁노선이라는 이유만으로 결합되 어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니까 순수한 부분이랄까, 예전 적군의 모습은 시게노부 정도밖에 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나는 일본에서 도시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애초부터 생각하지 않았다. 식었다고 한다면 처음부터 식어 있었다. 그들이 주장하는 모택동이 했던 중국 혁명 과는 상황이 너무 다르지 않은가? 일본의 이와 같은 근대도시에서 첫 케이스로 도시혁명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10) 즉 와카마츠는 적군파의 세계혁명전쟁과 같은 무장 혁명론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시 일본의 국내외 정세 속에서는 연합적군 노선은 불 가능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조직론 에 대한 판단유보이자 폭력혁명론 에 대한 애매한 기술이라고 밖에는 할 수 없는데 이 점이 결국 실록 연합적군 전체에 대 한 판단, 혹은 와카마츠의 태도에 대한 판단에 중요한 기준점을 제공해 줄 것이다. 2.2 연합적군 총괄 의 논리 실록 연합적군 의 두 번째 파트는, 연합적군의 총괄, 즉 동지 린치 살해 사건을 그린다. 적군파와 혁명좌파의 통합체로서 출발한 연합적군은 총에 의한 섬멸전 을 주장하며 군마현 하루나( 榛 名 ) 베이스에 집결하게 되는데, 여기에 참가했던 양 계파 합계 31명 중 12명이 총 괄 이란 미명하에 린치 살인을 당하게 된다. 그 각각의 케이스를 검토하기 보다는 여기서는 영화가 그리는 총괄의 논리에 대해 고찰하고자 한다. 총괄 의 시작은 혁명좌파의 수장(연합적군 부위원장) 나가타 히로코에 의해 제기된 도야 마 미에코 비판부터이다. 하루나 베이스 장면에서, 나가타는 도야마에 대해 왜 아침에 화장 을 하는가? 회의 중에 빗으로 머리를 빗고 있었다. 왜 혁명전사가 머리카락을 기를 필요가 9) 鈴 木 義 昭 (2010), 앞의 책, pp.30 31 10) 鈴 木 義 昭 (2010), 앞의 책, p.96
88 日 本 學 報 第 102 輯 (2015.2) 있는가? 왜 반지를 빼지 않고 있는가? 라고 비판하는데, 이러한 여성성의 강조는 산악 베이 스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혁명전사에 어울리지 않는 부르조아적 근성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 해 모리 츠네오는 다음과 같이 대응한다. 우리들은 혁명좌파에 의한 도야마 비판을 적군파 전체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인다. 혁명좌파 의 비판은 자연발생적인 것이지만, 공산주의적 관점에서 봐야하고, 앞으로는 그러한 관점에서 개개인의 혁명운동관을 정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상호비판을 통해 각각의 개인이 공산주의화 하는 것에 의해 총에 의한 섬멸전에서 승리할 수 있다. 따라서 도야마 동지는 그동안의 행동을 총괄하고 공산주의화할 때까지 이 산에 머문다. 우리는 전원이 동시에 도야마의 총괄을 도와야 하고 그녀 자신도 총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 이외에도 총괄이 필요한 사람 모두에게 총괄을 요구한다. 임무 외에 산을 벗어나는 자는 처형한다. 다소 길게 인용하였으나, 이 모리의 언급이 죽음의 총괄 을 부른 모든 논리라고 할 수 있 다. 스타인호프에 따르면, 모리의 언급에서 보이는 총괄과 자기비판의 애매함, 개개인의 공 산주의화라는 개념의 무내용성에도 불구하고, 멤버들은 진정한 혁명가로서 거듭나기 위한 자기변혁의 과정으로서 이 주장을 받아들였으며, 전원이 동시에 총괄에 참여함으로써 폭력 의 책임을 분산/공유하였으며, 산을 벗어날 수 없었기에 결국은 죽음에 이를 때까지 총괄이 진행되었던 것이다. 11) 그 대표적인 예가 첫 번째 사망자 오자키 미츠오( 尾 崎 充 男 ) 케이스에서 확인된다. 가토 삼 형제의 장남 요시타카( 加 藤 能 敬 )와 그 연인인 고지마 가즈코( 小 嶋 和 子 )는 총괄과 혁명의 관 계에 대해 회의하기 시작하나, 이 둘의 관계가 신성한 혁명기지를 더렵혔다는 이유로 그들 은 총괄을 요구받게 되고, 총괄의 한계를 넘기 위해 구타 라는 집단 지도를 가하기 시작한 다. 하지만 이 때 오자키는 과거에 자신이 가토로부터 쁘띠부르주아라고 불렸던 억울함을 표현하며 구타에 참여한다. 그런데 오자키는 이 행위 때문에 총괄에 붙여진다. 즉 너는 개 인적인 감정으로 그에게 총괄을 요구했다. 그것은 총괄의 의미를 모독하고, 가토의 공산주의 화를 왜소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너에게도 지금까지 활동의 총괄을 요구한다. 오자키군, 12 ㆍ18을 어떻게 총괄하는가? 당시 시바노가 불렀는데도 너는 가미야 파출소에 가지 않았다. 만약 그 때 한 명 더 있었더라면 시바노는 경찰에 학살당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 일을 어떻게 총괄할 것인가? 여기에서 가미야 파출소 습격 사건의 설명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총괄의 논리에서는 아무도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이다. 혁명전사의 강인함 부 족(도야마 미에코, 신도 류사부로( 進 藤 隆 三 郎 ), 나메가타 마사토키( 行 方 正 時 ))이건, 자기비판 (오츠키 세츠코( 大 槻 節 子 ) 모금한 돈으로 바지를 샀다고 고백)이건, 혁명의식 부족(가네코 미 치요( 金 子 みちよ, 임산부) 모리의 눈이 귀엽다고 말한 이유)이건, 스탈린주의자 처형(데라오카 고이치( 寺 岡 恒 一 ), 야마자키 준( 山 崎 順 ) 자신이 지도자가 되려는 의지가 있었던 것이 조직을 11) パトリシアㆍスタインホフ(2003), 앞의 책, pp.149 152
신하경 / 일본 1970년대 초 테러 와 영화 89 이용하여 당을 사유화하려 했다고 해석됨)이건, 개개인의 공산주의화 라는 애매한 슬로건에 조직원 모두는 총괄 할 과거의 약점 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 연합적군의 동지 살해 사건은 운동 진영뿐만 아니라 시민 사회에도 큰 충격을 주어 실 질적으로 좌파 운동이 종식되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 지만 이 사건이 과연 모리 츠네오와 나가타 히로코라는 괴변적인 극좌 테러리스트에 의해 야기된 비상식적인 사건일 뿐이었을까? 만일 연합적군이 동시대적 사상이 주조한 하나의 극 단적 양태였다고 한다면 어디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인가? 이후 영화는 세 번째 파트인 아사마 산장 점거 사건으로 접어든다. 모리와 나가타가 체포 된 후 연합적군 멤버들은 경찰의 추격을 피해 도피행을 거듭하게 되고, 사카구치 히로시( 坂 口 弘 ), 반도 구니오, 요시노 마사쿠니( 吉 野 雅 邦 ), 가토 형제 미치노리( 倫 教 )와 모토히사( 元 久 ) 5명만이 경찰의 포위망을 피해 아사마 산장에 침입하게 되고, 이들에 의해 아사마 산장 사 건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들은 여기에서 처음으로 총에 의한 섬멸전 에 임하며 국가 권력에 대항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위의 질문에 대해 가토 모토히사의 말로 다음과 같이 대답하려 한다. 용기가 없었던 것이다( 勇 気 がなかったんだよ) 라고. 이것은 린치살인이 발생하고 지속된 것을 막지 못 했던 이유를 모리/나가타라는 기형적 지도자와 시스템에 저항하지 못하고 그 폭력에 구성원 들이 가담한 결과로 해석하는 논리이다. 물론 영화 내적으로는 이러한 대답 외에는 명시적 인 설명이 부가되지 않는다. 하지만 모리/나가타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사실이라고 하여도 위의 질문에 대해서는 어떠한 대답도 되지 않는다. 2.3 일본적군 시선의 도입 실록 연합적군 은 아사마 산장 사건이 진압된 후 후일담 식으로 모리의 옥중 자살, 나가 타, 사카구치의 사형 판결과 더불어서, 1972년 PFLP/일본적군에 의한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 항 습격과 74년 싱가폴 정유소 폭파, 그리고 마지막으로 2000년 시게노부 후사코 오사카 체 포를 보여주고 끝난다. 여기에서 위의 대답과는 다른 해석의 방향이 도출된다. 히라오카 마 사아키( 平 岡 正 明 )는 산중에 고립된 혁명가들의 악을 비판하는 와카마츠 고지는 세계혁명을 현실적으로 싸우고 있는 아랍 적군의 입장에 서 있다 12) 고 해석한다. 즉 히라오카는 와카마 츠가 일본적군의 시선을 도입함으로써 무장혁명을 긍정하는 입장에서 현실이 아닌 관념과 싸웠던 연합적군의 유치함을 비판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물론 이 히라오카의 주장은 옳다. 와카마츠와 일본적군의 관계는 1971년부터 시작된다. 와 카마츠는 그의 영화 각본가이자 영화감독인 아다치 마사오( 足 立 正 生 )와 함께 1971년 칸느 영 화제에 범해진 백의( 犯 された 白 衣 ) (1967년), 섹스잭( 性 賊 セックスㆍジャック) (1970년)이 감독 주간에 초청받게 되고, 그 귀국길에 레바논에 들어가게 된다. 여기에서 이미 이곳에 도착하 12) 平 岡 正 明 (2008), 앞의 책, p.216
90 日 本 學 報 第 102 輯 (2015.2) 여 아랍 적군(이후 일본적군 으로 개명)을 조직하고 있었던 시게노부 후사코를 만나게 되고, 그녀의 도움으로 PFLP(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의 근거지 중 하나인 제라시 마운틴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 그리고 이스라엘의 국경이 맞닿아 있는 곳)에 입성하게 된다. 이곳에서 그들 은 군사훈련을 병행하며 PFLP 전사의 일상을 필름에 담는데 그것이 적군 PFLP 세계전쟁선 언( 赤 軍 PFLP 世 界 戦 争 宣 言 ) (일명 적P, 1971년)으로 결실을 맺는다. 와카마츠 일행이 제 라시 마운틴을 떠난 다음 날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PFLP 주둔지가 초토화되었다는 뉴스를 접한 후 와카마츠는 평생에 걸쳐 팔레스타인 및 일본적군과 관계를 이어가게 된다. 13) 이 경험을 계기로, 와카마츠는 시게노부와 평생을 동지 적 관계를 유지하게 되며, 그가 적P 는 아다치 영화라고 불렀던 아다치 마사오 감독도 이후 1974년 레바논으로 떠나 일본 적군에 합류하게 된다. 또한 와카마츠의 조감독 출신인 와코 하루오( 和 光 晴 生 )도 1973년 일 본적군에 합류한다. 와코는 1974년 싱가폴 정유소 폭파 사건 등을 일으키게 된다. 그리고 전 술했던 텔아비브 공항 난사사건을 일으킨 오카모토 고조도 와카마츠를 통해 팔레스타인에 건너가게 된다. 14) 이후에도 와카마츠는 이들 일본적군 멤버들의 체포와 일본 송환, 구금, 재 판 과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해왔던 것이다. 실록 연합적군 에서 연합적군 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시게노부 후사코(물론 그녀는 도야마 미에코의 오랜 친구였으나)의 비 중이 높은 점, 일본적군의 테러가 지속적으로 화면에 등장하는 점 등에서, 와카마츠가 실록 연합적군 에 일본적군의 시선을 도입하여 무참한 동지 살해를 자행한 연합적군 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또한 국가권력에 대항하여 싸울 용기, 즉 무장혁명 론을 긍정하는 입장에서 연합적군 의 아사마 산장 인질극을 긍정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점도 명백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해석으로 실록 연합적군 론을 마무리하는 것은 무엇 인가 석연치 않은 점이 남는다. 즉 와카마츠는 반국가, 반권력적인 관점에서 무장혁명투쟁을 긍정하면서도, 무참히 동지 살해를 자행하여 좌익 운동 진영에 큰 타격을 주었던 연합적군 을 비판적으로 그리기 위해 이 영화를 찍었던 것일까? 달리 말하면 와카마츠는 연합적군이 란 존재가 1960년대적 혁명정신의 기형적 사산아일 뿐이라고 보고 있는 것인가? 용기 부족 으로 지도자의 괴변에 저항하지 못했었다고 그리는 것이 과연 연합적군 젊은이들의 명예를 지키는 것이 되는가? 여기에서 서론에서 제기했던 스즈키 요시아키의 질문, 즉 1960년대 혁 명운동의 조직론, 당 과 개인 의 관계에 대해 대답하지 않고서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궁극 적인 대답은 도출될 수 없는 것이다. 연합적군 사건을 그 지도자 모리와 나가타를 악의 근 원으로 그리는 한 그 배후에 있는 60년대적 혁명사상의 조직론은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이다. 후술하겠지만 아마도 이러한 실록 연합적군 의 문제점에 대해 와카마츠도 인식하고 있었다 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실록 연합적군 에서 의도적으로 판단 유보되어 있는 1960년대적 혁 13) 若 松 孝 二 (1982), 若 松 孝 二 ㆍ 俺 は 手 を 汚 す, ダゲレオ 出 版, pp.122 134, 若 松 孝 二 (2004), 時 効 なし, ワイズ 出 版, pp.46 101 14) 若 松 孝 二 (2004), 時 効 なし, p.64
신하경 / 일본 1970년대 초 테러 와 영화 91 명사상의 조직론은 당시에 어떻게 전개되고 있었을까? 3. 1960년대 혁명사상의 조직론과 풍경론 3.1 아다치 마사오( 足 立 正 生 )의 테러 영화 실록 연합적군 에 나타나는 아랍의 일본적군 시점과 60년대적 혁명사상의 조직론 설명 부재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한 인물이 있다. 아다치 마사오라는 존재이다. 이 절에 서는 1960년대 말에서 70년대 초반에 이르는 아다치의 괘적과 그가 제기했던 풍경론 의 대 변인이라 할 수 있는 영화평론가 마츠다 마사오( 松 田 政 男 )의 주장을 통해 그에 대해 고찰해 가고자 한다. 와카마츠가 테러 를 주제로 하는 영화를 제작한 것은 실록 연합적군 및 11ㆍ25 자결 의 날 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1960년대에서 70년대의 당대 상황과 조응하는 일련의 영화 속에서 테러를 그려낸 바 있다. 그리고 그것은 주로 와카마츠 감독 아다치 각본, 혹은 와카 마츠 프로덕션 제작 아다치 감독/각본에 의한 것으로 아다치 마사오의 영향이 짙게 나타나 는 작품들이다. 이들 작품의 흐름을 살펴보면 아다치의 시대인식 및 행동원리가 변화해가는 방향을 짐작 할 수 있다. 아다치 감독의 여학생 게릴라( 女 学 生 ゲリラ) (1969년)는 고등학생 5명이 졸업식 분쇄 를 위해 산중에 근거지를 세우고 게릴라 전투를 전개해 간다는 것으로, 68년 이후 전 공투 운동의 극복 방향으로서 무장투쟁노선 이 제기되고 있으며, 15) 와카마츠 감독 아다치 극본의 섹스잭 (1970년)은 적군파에 의한 요도고 하이잭 사건을 배경으로 경찰의 검거망을 피해 잠복한 4명의 적군파 멤버와 그 속에 노동자로 위장하여 흘러들어간 스즈키라는 테러 리스트를 묘사한다. 적군파 멤버들은 입으로만 관념적 투쟁 용어를 나열할 뿐 눈앞에 있는 노동자와 연대하려 하지 않으며, 아니 일반민중으로부터 괴리된 너무나 이질적인 존재이며, 여성 멤버를 집단 윤간하는 비윤리적인 존재들이다. 북조선에 있는 적군파 멤버로부터 새로 운 테러와 혁명기지 건설을 명령받았을 때, 그들은 그 연락을 전달하러 온 여성 동지를 집 단 윤간하며 그것을 장미빛 연대 로 설명한다. 장미빛 연대란 진정한 혁명을 위해 직접민 주주의에 의한 전 인민 주체가 정황을 획득하고 역사를 전개할 때 등으로 말하는데, 이 장 면에서 잘 나타나듯이, 그 운동은 이미 현실과 유리된 관념론으로 타락하고 있다는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노동자로 위장한 테러리스트가 경관부터 수상에 이르기 까지 테러를 가속해 가는 것이다. 섹스잭 은 전공투 운동의 실패와 테러의 등장이 당시부 터 묘사되고 있는 작품으로서 주목되어야 할 것이나, 여기서는 다만 아다치가 시대의 변화 를 관찰하고 있을 단계의 작품으로 정리해 두고자 한다. 15) 足 立 正 生 (2003), 映 画 / 革 命, 河 出 書 房 新 社, p.519
92 日 本 學 報 第 102 輯 (2015.2) 그리고 앞서 수차례 언급했던 적군 PFLP 세계전쟁선언 (1971년) 16) 이 제작된다. 이 영화 는 요도고 하이잭 보도 장면부터 시작하여 적군 PFLP 세계전쟁선언 이란 타이틀 자막에 이것은 세계적군구축을 위한 뉴스필름이다 라는 충격적인 내레이션이 부가된다. 이후 영화 는 일본의 적군파 활동과 PFLP 전사들의 생활을 교차편집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그 사 이사이에 삽입되는 자막만으로도 이 영화의 의도는 명백해 진다. 프로퍼갠더의 최고 형태는 무장투쟁이다, 무장투쟁은 현실이다, 무장투쟁은 전쟁이다, 우리의 적은 누구인가, 우리 의 동지는 누구인가, 적군 PFLP 세계전쟁선언, 혁명전선 구축은 무장투쟁을 하는 것이다, 혁명은 세계전쟁이다 등등. 이 영화는 무장투쟁을 긍정하며, 일본적군과 PFLP의 연대를 통 한 세계혁명전쟁의 출발을 선언하는 영화인 것이며, 아다치 마사오로서도 전공투 운동의 퇴 조를 비판적으로 관조하던 자세에서 세계혁명전쟁으로 스스로의 사상적 활로를 개척하게 되 는 계기가 되었던 작품이다. 와카마츠 아다치 콤비는 팔레스타인으로부터 귀국한 후 천사의 황홀( 天 使 の 恍 惚 ) (1972 년)을 제작한다. 이 영화는 혁명전사들이 수제폭탄을 신주쿠 경찰서에 투척하는 장면부터 시 작하여 폭탄을 탈취하기 위해 미군기지를 습격하게 되는 과정을 묘사한 영화로서, 각본가 아다치, 조감독 와코 하루오, 그리고 적군파 멤버들이 직접 출연하고 있다. 와카마츠가 팔 레스타인에서 적P 를 찍고 돌아온 직후였기 때문에 기합이 단단히 들어 있었다 17) 고 말하 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무장투쟁을 통한 세계동시혁명을 선동적으로 그려내려 했던 영화인 것이며, 그를 실천하기 위해 아다치와 와코는 이 영화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 적군에 합류하게 되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이 영화와 관련하여 중요한 사실은 이 영화 의 개봉 시점과 연합적군 사건의 발생 시점이 맞물려 있다는 사실이다. 18) 실록 연합적군 에 나타나는 일본 적군의 시점과 무장투쟁 긍정의 관점은 이미 1972년 시점부터 와카마츠에 게 조성되어 있었던 것이다. 3.2 약칭 연속살인마( 略 称 連 続 殺 人 魔 ) 와 풍경론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아다치 마사오의 시대 인식과 투쟁 방향의 변화는 전공투 운 동의 퇴조와 퇴폐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세계혁명전쟁으로 나아갔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흐름 사이에는 아다치가 와카마츠와 무관하게 제작한 영화 한 편이 빠져 있다. 여학생 게릴라 와 섹스잭 사이에 만들어진 약칭 연속살인마 (1969년) 19) 가 그것이다. 아다치의 1960년대 혁명운동 조직론의 한계와 그 극복 방향이 잘 드러나는 이 영화를 논 하기 앞서 1969년의 운동상황에 대해 간단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1968년에 본격적으 로 전개되는 전공투 운동은 10월 국제반전 데이의 신주쿠 소란과 69년 1월 도쿄대 야스다 16) 이 영화는 현재 Youtube에서 볼 수 있다. (2014년 8월 31일 검색) 17) 若 松 孝 二 (2004), 時 効 なし, p.15 18) 若 松 孝 二 (2004), 時 効 なし, p.17 19) 이 영화는 현재 Youtube에서 볼 수 있다. (2014년 8월 31일 검색)
신하경 / 일본 1970년대 초 테러 와 영화 93 강당 점거 사건을 정점으로 경찰력의 철저한 탄압에 직면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적군파 가 출현했다는 것은 전술한 바이다. 경찰력과 전공투의 전면대치는 이후, 69년 4월 오키나와 데이에 파괴활동방지법 이 적용되거나, 10월 제2차 국제반전 데이 때 사상 최대 1600명 체 포, 11월 적군파 다이보사츠( 大 菩 薩 ) 고개 군사훈련 검거, 적군파의 도쿄전쟁, 사토 수상 방 미저지투쟁 무산을 끝으로 종식에 이르게 된다. 즉, 대중운동으로서의 전공투는 이미 이 시 점에서 한계에 이르렀던 것이며, 그것은 적군파로 상징되는 무장투쟁노선으로 이행해 가고 있는 단계였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약칭 연속살인마 는 고도경제성장을 배경으로 투쟁노선의 과도기에 그에 대응하려는 의도로 제작된 영화였다. 아다치 마사오 감독, 비평가 마츠다 마사오, 각본 가 사사키 마모루( 佐 々 木 守 )를 주축으로 제작된 이 자주영화는, 연속사살마 라 불리었던 나 가야마 노리오( 永 山 則 夫 )를 추적한다. 나가야마 노리오는 4개의 도시에서 라이플 총으로 4번 의 살인을 저질러 연속사살마 라 명명되었으며, 지면관계로 열거하지는 않으나 홋카이도 아 바시리( 網 走 )에서 시작된 그의 유량은 일본 전역에 걸쳐져 있었으며, 유민( 流 民 ) 처럼 이동 을 반복하였던 것으로 화제가 되었다. 영화는 나가야마 노리오가 거쳐간 도시, 일한 곳, 살 인을 저지른 장소의 풍경 만을 담아낸다. 작년 가을, 네 개의 도시에서 같은 권총을 사용 한 네 번의 살인사건이 있었다. 올해 봄 19세 소년이 체포되었다. 그는 연속사살마라 불리었 다 는 자막 이후로는 잔잔한 배경음악을 제외하면 어떠한 음성도 스토리도 없는 풍경 다큐 멘터리로 약칭 연속사살마 는 진행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기묘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어떻 게 1960년대 혁명운동 조직론에 대한 응답이 될 수 있는가? 사실 이 영화는 자주 영화로 제작되어 몇 번의 상영회를 제외하고는 일반 관객에게 공개 되지 않았던 영화이며, 따라서 영화 자체보다는 그 영화에 대한 마츠다 마사오의 풍경론 이 주목받게 되며, 이 논문의 맥락에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마츠다는 먼저 나가야마의 유랑 을 추적한 결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우리들은 오호츠크의 연안에서도 도호쿠 평 야에서도 나가야마 노리오를 길러 낸 고향 을 발견할 수 없었다. 우리들은 실로 작은 도쿄 를 본 것에 불과하다. (중략) 예전 다니가와 간( 谷 川 雁 )이 도쿄에 가지 마라, 고향을 만들라 고 말했던 시절에 전제가 되었던 도쿄 와 고향 이란 도식은 60년대의 폐쇄적 상황 속에서 는 더 이상 통용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들은 확인해야만 한다. 독점자본의 고도성장은 일본 열도를 하나의 거대도시로 점점 더 균질화하는 방향을 매일 드러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나가야마 노리오(들)은 실로 지리 적 유랑에 의해서만 역사 적 정착을 할 수 있는 하층사 회의 무명 대중 으로서 그들을 먼저 틀어막고 적대시하는 것은, 상황이나 정황과 같은 인텔 리 취향의 말이 아니고, 우선 풍경 그 자체 이다. 이러한 일본열도의 풍경은 매일 균질화를 촉진한다. 그들의 주인, 즉 권력 이 풍경을 만들어낸다. 일본열도를 유랑한 나가야마 노리오 는 어디까지 가도 어디에나 있는 풍경만을 만났던 것이며, 따라서 나가야마는 결국 이 풍경 을 찢어내기 위해 총을 발사할 수밖에는 없었던 것이다. 20) 즉 마츠다는 일본경제의 고도경 제성장은 하층 프롤레타리아의 대규모 유랑을 발생시키고 나가야마 노리오의 범죄는 그들의
94 日 本 學 報 第 102 輯 (2015.2) 억압에 대한 저항의 표출이며, 이러한 저항은 60년대식 운동논리인 정황론 으로는 타개할 수 없으니 새로운 논리 즉 풍경론 을 개척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마츠다의 인식은 60년대 후기 조직원리의 도착상태를 극복 할 새로운 운동원리를 희구하는 것으로 연결되며, 그것은 하층 프롤레타리아와 혁명 대의를 대응시키는 결합의 원리 21) 이어야 할 것을 요구한다. 그렇다면 그 결합의 원리, 즉 조직론 은 무엇인가? 다음은 이 논문의 논지에서 중요한 부분이라 다소 길지만 인용하겠다. 말할 필요도 없이, 혁명이란, 소수의, 특수한, 강함 을 자랑하는 인간이 하는 것이 아닌, 다수 의, 보편적인, 약함 을 가지고 있는 인간들이 수행하는 대사업이다. 보다 정확하게 말한다면 약함 을 내포하는 인간들이, 바로 그 이유로, 각기 가장 적절한 순간 에 결기하여, 게다가 그 순간이 무수의 인간들에게 공간적 시간적으로 같은 위치에 있을 때에 만이 혁명의 승리는 보 장될 수 있는 것이다. 민병 사상의 핵심은 실로 여기에 있다. 민병 이란 즉 민중=병사라는 것이다. 곡괭이를 든 농부가 어떤 한 순간에 총을 드는 병사로 전화한다. 또 총을 든 병사가 다음 순간에 곡괭이를 든 농부로 복귀한다. 가장 적절한 순간 에 그는 민중이며 또한 병사인 것이다. 22) 아마도, 60년대에 우리의 조직론이 맞닥드린 기묘한 아포리아는, 하니야 유타카( 埴 谷 雄 高 )가 말 하는, 자각적인 자칭 혁명가가 조우하는 곤란과 행복의 사이에 있을 것이다. (중략) 빨치산 5인 조는 혁명가라는 사실을 엄격하게 자각 하기 때문에 이름없는 대중 한 가운데로 하강하여 아 래로부터 조직해 가는 길을 선택하는데, 그 순간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은 스스로의 사멸이 아니 라 전위 로 재생하고, 지도자임을 지극히 자연스럽게 자임 하는 과정을 고착화해 버렸던 것이 다. 그리고 완전히 역으로 그들의 이복형제인 적군파 는 처음부터 지도자임을 지극히 자연스 럽게 자임 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스스로를 위로부터 조직하는 조직 원리를 관철하면 할수록, 적군 이전에도 혁명가가 아니었으며, 적군 이후에도 혁명가로 살지 않을 일정한 층을 실로 3일 혁명가 로 조직할 수 있었던 것이다. 23) 위의 인용은 마츠다가 주장하는 조직론 의 내용이며, 아래 인용은 그것이 1960년대 혁명 사상의 조직론과 어떻게 구별되는 것인지를 밝힌 부분이다. 이 인용이 그 자체로 너무도 명 료하기에 더 이상의 설명은 사족이 될 수 있으나 이 논문의 논지에 비추어 이 부분이 가지 는 의미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보자. 마츠다의 이러한 주장은 지금까지 살펴보았던 연합적군의 조직론 및 혁명전 사상과는 정 면으로 대치되는 논리이다. 연합적군은 군사투쟁을 수행하는 중앙군과 후방지원을 하는 혁 20) 松 田 政 男 (2013), 風 景 の 死 滅 増 補 新 版, 航 思 社, 각각, p.26, p.27, p.30, p.286 (초출 松 田 政 男 (1971), 風 景 の 死 滅, 田 畑 書 店 ) 21) 松 田 政 男 (2013), 風 景 の 死 滅 増 補 新 版, 각각 p.53, p.206 22) 松 田 政 男 (2013), 風 景 の 死 滅 増 補 新 版, pp.62 63 23) 松 田 政 男 (2013), 風 景 の 死 滅 増 補 新 版, pp.68 69
신하경 / 일본 1970년대 초 테러 와 영화 95 명전선, 그리고 그 하부에 위치하는 인민을 명확히 분리하였으나, 풍경론 (=혁명론)은 군대= 인민을 주장한다. 그리고 연합적군은 혁명전사의 철저한 총괄 (자기+상호비판)을 통해서만 강한 공산주의 전사가 탄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나, 풍경론 은 본질적으로 약한 인민 대 중이 스스로에게 가장 적절한 순간 에 혁명에 참여하여 성공하는 것이 혁명이라고 주장한 다. 여기에서 한 가지 유의할 점은 마츠다의 이러한 풍경론이 연합적군 사건 이전, 아니 연 합적군이 탄생하기도 전인 1969년에서 70년 사이에 전공투 운동의 퇴조와 적군파의 대두를 목도하며 적군파 의 조직원리를 비판하기 위해 쓰여진 글이라는 사실이다. 즉 조직론적인 관점에서 볼 때 연합적군은 적군파를 계승하고 있으며, 따라서 연합적군 사건은 1960년대적 혁명운동의 임계점에서 발생한 필연적인 사건이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아다치 마사오의 약칭 연속사살마 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내포하고 있는 작품이다. 그렇 다면 그는 60년대적 혁명운동 비판( 섹스잭 )으로부터 팔레스타인 경험이 그를 변화시켰다 고도 할 수 있다. 아니 마츠다가 적P 에 대해 (PFLP의) 후방 대중은 일상생활로서 총의 정비나 사용법을 훈련한다. 늙은이도 젊은이도, 어른도 아이도, 남자도 여자도, 마치 우리들 의 학습회처럼 집 안팎에서 밤낮으로 총 을 학습한다 24) 라고 풍경론 의 관점에서 해석한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아다치의 일본 적군 참가는 일본의 한계상황을 타개할 개인적 출로였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직론과는 별개로 적군파와 일본 적군 사이에 그렇게 큰 차이가 있었 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들은 태생적으로 같은 조직이며, 조직적으로 연결되어 있었으며, 세계혁명전쟁 이라는 같은 이념을 공유하고 있었다. 이러한 마츠다의 논리는 당시에 있어서도 논란의 대상이 되었으며, 그 풍경론 은 정치적 유효성이 없는, 마츠다가 스스로 경계하는 기회주의 적 반동적 영화론이라고 공격되기도 하 였다. 예를 들어 오시마 나기사( 大 島 渚 ) 감독의 도쿄전쟁전후비화( 東 京 戦 争 戦 後 秘 話 ) (1970 년)가 풍경론 의 맥락에서 논의되나, 이 영화는 69년 적군파의 도쿄전쟁 이후 어디에나 있는 풍경만을 담은 필름 을 남기고 자살한 고등학생을 그린 영화이다. 자세한 분석은 논지 에서 벗어나기에 생략하지만, 결국 풍경이란 국가권력과 독점자본에 대한 혁명운동의 철저 한 패배(자살)를 말하는 것으로 논의될 수도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앞에서 문제제기한 스즈키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사실 와카마츠는 영화 실 록 연합적군 에서 조직의 문제, 당 과 개인 의 관계성 문제에 사실 이상의 해석을 제시하는 것을 억제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떠한 해석이 가능했을까? 60년대 혁명운동에 대해 어떠한 극복방향이 존재했을까? 적군파나 연합적군처럼 철저히 민중으로부터 유리된 전위론이 동지 살해에 이르는 것으로 부정되어야 한다면 어떠한 대안이 가능했을까? 풍경론은 그 주장이 아무리 명쾌한 것이었다고 해도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궁극적으로는 일본적군에 포섭되 거나, 반동적 사상으로 오해를 받기 쉬운 애매한 주장이었다. 즉 조직론을 정면에서 다루려 하면 1960년대의 혁명논리와 적군파 비판을 담아야 하는 것으로, 그것은 실록 연합적군 이 24) 松 田 政 男 (2013), 風 景 の 死 滅 増 補 新 版, p.335
96 日 本 學 報 第 102 輯 (2015.2) 일본 적군의 시선을 도입한 순간에 아포리아적으로 부정되는 사실인 것이다. 달리 말하면 와카마츠는 조직론을 의도적으로 감춤으로써 일본적군의 관점에서 연합적군의 명예 를 지키 려 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시대의 한계이며 그 책임을 와카마츠에게 묻는 것은 너무 나 가혹한 것일 것이다. 4. 맺음말 지금까지의 논의를 간략히 정리해 보자. 적군파 및 일본적군의 동반자적 감독이었던 와카 마츠 고지는 평생의 숙원이었던 실록 연합적군 을 제작하여, 연합적군 사건의 진실을 실록 의 형태로 담아낸다. 그는 전공투 운동이 퇴조하는 1970년 전후의 시점에서, 일본적군의 시 선을 도입하여 무장투쟁을 긍정하는 입장에서 연합적군 전사들의 반국가 투쟁을 영웅적으로 묘사한다. 하지만 그들이 동지 살해에 이르게 되는 총괄 의 논리를 결국 모리와 나가타라는 지도부의 악으로 수렴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기존의 진부한 인식에 머무는 한계를 보이고 만다. 이것은 당대 혁명운동의 조직론을 고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대의 조직론은 전위론 으로서 무장혁명을 수행할 군대와 민중의 관계를 엄격히 분리하여 혁명전사에게 그를 위한 강인한 정신력을 요구하는 것으로, 그를 대신하기 위해 주장된 풍경론 은 군대와 민중이 같 은 존재로서, 약한 인간이 필요한 순간에 따라 혁명에 참가하는 것이라는 조직론을 보여준 다. 와카마츠는 적군파의 무장혁명론을 긍정하는 입장에 서 있기에 이러한 조직론을 묘사하 지 못했던 것이나, 하지만 그러한 한계는 감독 개인의 인식의 한계라기보다는 시대의 한계 로 보아야 할 것이다. 와카마츠의 실록 연합적군 은 이념과 행동이 결부되어 있는 상태에서 그것이 현실적인 좌 절에 부딪혔을 때에 그 행동이 테러 로 전화하게 되는 과정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큰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양날의 검으로 그 테러의 발생 원인을, 그러니까 이 연합적군의 조직론을 고찰하지 않는 한 그것은 젊은이들의 영웅적 행위를 찬양 하는 위험한 사상으로 언제든 전화할 수 있는 것이다. 신좌파의 낭만주의적 테러라고 부를 만한 비판에서 실록 연합적군 은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와카마츠는 이러한 이유에서 신우 익의 등장을 촉진했던 미시마 유키오의 죽음을 그리게 되는데, 이렇게 1960년대가 낳은 다양 한 이념과 행동의 결과를 다면적으로 고찰함으로써 그러한 혐의에서 벗어나려 하는 것이다. 2000년대를 살고 있는 오늘날, 마르크스가 공산당선언 서문에서 말한 묘사를 빌려보자 면, 하나의 유령이 일본을 떠돌고 있다. 테러리즘이라는 유령이 라는 말이 어울리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신자유주의 경제 하에서 사회의 유동성이 강화되고 아마미야 카린( 雨 宮 処 凛 ) 이 살게해 달라( 生 きさせろ) 고 절규한 바와 같이 사회적 격차와 세대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 고 있다. 이렇게 축적되는 젊은이들의 좌절감은 재특회의 배외주의로 표출되거나 그를 이용 하는 정치인들의 내셔널리즘 논리로 전용되고 있다. 사상적으로도 미시마 유키오가 활발히
신하경 / 일본 1970년대 초 테러 와 영화 97 재평가되고, 일부에서는 군부 쿠데타(다모가미 도시오( 田 母 神 俊 雄 ) 당시 항공막료장의 2008 년 논문 일본은 침략국가였는가 )나 테러가 공공연하게 제기되고 있다. 물론 1970년 전후의 일본 국내외적 정세나 세력 지형은 현재와 많은 차이가 있기에 당시의 상황과 현재를 직결 하여 논의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하지만 실록 연합적군 은 이러한 동시대적 상황을 직 시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미시마 유키오의 자결을 다 룬 11ㆍ25 자결의 날 및 그것의 현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과제로 남겨 둔다. 참고문헌(Reference) 足 立 正 生 (2003), 映 画 / 革 命, 河 出 書 房 新 社, M.Adachi(2003), Movies/Revolution, Tokyo: Kawadeshoboshinsha, p.519 大 塚 英 志 (2001), 彼 女 たち の 連 合 赤 軍 サブカルチャーと 戦 後 民 主 主 義, 角 川 文 庫. E.Ochuka(2001), United Red Army of Her s Subculture and Postwar Democracy, Tokyo: Kadokawa. 北 田 暁 大 (2005), 嗤 う 日 本 の ナショナリズム, NHKブックス. A.Kitada(2005), Laughing Nationalism of Japan, Tokyo: NHK Books. 鈴 木 義 昭 (2010), 若 松 孝 二 ー 性 と 暴 力 の 革 命, 現 代 書 舘. Y.Suzuki(2010), Koji Wakamatsu Revolution of Sex and Violence, Tokyo: Gendaishokan, pp.30 31, p.96, pp228 229 パトリシアㆍスタインホフ(2003), 死 へのイデオロギー 日 本 赤 軍 派, 岩 波 現 代 書 店. P.G.Steinhoff(2003), Ideology Toward Death Japan Sekigunha, Tokyo: Iwanamigendaishoten, p.80, pp.135 136, pp149 152 平 岡 正 明 (2008), 若 松 プロ 夜 の 三 銃 士, 愛 育 社. M.Hiraoka(2008), Wakamatsu Production Three Musketeers of Night, Tokyo: Aiikusha, p.86, p.216 松 田 政 男 (2013), 風 景 の 死 滅 増 補 新 版, 航 思 社. M.Matsuda(2013), Extinction of Landscape, Tokyo: Kosisha, p.26, p.27, p.30, p.53, pp.62 63, pp68 69, p.206, p.286, p.335 若 松 孝 二 (1982), 若 松 孝 二 ㆍ 俺 は 手 を 汚 す, ダゲレオ 出 版. K.Wakamatsu(1982), Koji Wakamatsu I ll Get My Hands Dirty, Tokyo: Dagereoshuppan, pp.122 134 若 松 孝 二 (2004), 時 効 なし, ワイズ 出 版. K.Wakamatsu(2004), Without Prescription, Tokyo: Widesshuppan, p.15, p.17, pp.46 101, pp.192 193 < 要 旨 > 적군파 및 일본적군의 동반자적 감독이었던 와카마츠 고지는 평생의 숙원이었던 실록 연합적군 을 제작하 여, 연합적군 사건의 진실을 실록의 형태로 담아낸다. 그는 전공투 운동이 퇴조하는 1970년 전후의 시점에서 일본적군의 시선을 도입하여 무장투쟁을 긍정하는 입장에서 연합적군 전사들의 반국가 투쟁을 영웅적으로 묘 사한다. 하지만 그들이 동지 살해에 이르게 되는 총괄 의 논리를 결국 모리와 나가타라는 지도부의 악으로 수렴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기존의 진부한 인식에 머무는 한계를 보이고 만다. 이것은 당대 혁명운동의 조직 론을 고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대의 조직론은 전위론으로서 무장혁명을 수행할 군대와 민중의 관계를 엄 격히 분리하여 혁명전사에게 그를 위한 강인한 정신력을 요구하는 것으로, 그를 대신하기 위해 주장된 풍경 론 은 군대와 민중이 같은 존재로서, 약한 인간이 필요한 순간에 따라 혁명에 참가하는 것이라는 조직론을 보 여준다. 와카마츠는 적군파의 무장혁명론을 긍정하는 입장에 서 있기에 이러한 조직론을 묘사하지 못했던 것 이나 하지만 그러한 한계는 감독 개인의 인식의 한계라기보다는 시대의 한계로 보아야 할 것이다. 주제어: 와카마츠 고지, 실록 연합적군, 테러, 아다치 마사오, 풍경론 투 고 : 2014. 11. 30. 심 사 : 2014. 12. 25. 심사완료 : 2015. 0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