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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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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嘉泉法學제 8 권제 4 호 ( ) 149 Gachon Law Review,Vol.8., No.4.(Dec 31, 2015) pp.149~172 開化期西洋法思想의受容에관한小考 손경찬 * 1) Ⅰ. 서론 < > Ⅱ. 개화기論著類에서의西洋法思想 1. 西遊見聞 에의한서양의법사상소개 2. 法學通論 과법철학의시초 3. 法律과道德에관한법학논설 Ⅲ. 개화기裁判에서서양의法理 1. 명예훼손에의한손해배상소송 2. 교통사고에서민형사책임 Ⅳ. 결론 * 홍익대학교법과대학강사

2 150 가천법학제 8 권제 4 호 ( ) < 국문요약 > 개화기는전통법제에서서양의법제로전환되던시기였다. 개화기에는민법및형법등단행법이제정되지는못하였지만, 민법학및형법학등법학이먼저도입되었다. 이때법철학 ( 법사상학 ) 도도입되었는가하는점이이글의문제의식이다. 개화기에법철학교과서가집필되지는못하였고, 법철학이라부를수있는학문의분야가성립되지는못하였다. 그러나法律과道德의구분, 自然法과人定法 ( 實定法 ) 의대립, 法律哲學과成文法學의차이등법철학적논의는활발하였다. 왜냐하면서양의법제도와법철학을받아들인일본에서공부한유학생출신지식인들이 西遊見聞, 法學通論, 법학잡지등에서양식법사상을受容하였기때문이다. 또한민사재판실무에서서양민법학의法理가적용된재판이행하여졌다. 그이유는민법전이제정되지않았던상황에서교통사고 명예훼손등의법적분쟁이발생하자전통법과는다른서양의법리를적용해재판을할필요가있었기때문이다. 그러므로개화기는한국법철학사에서서양법철학혹은법사상학이처음으로도입된때라고할것이다. 주제어 : 개화기의법철학, 法學通論, 법과도덕, 自然法과人定法 ( 實定法 ), 民事法理 Ⅰ. 서론 일반적으로사학계에서는한국근대사의기점을 1876년丙子修護條約의체결이나그전인 1860년대로잡아서開港期로부른다. 그렇지만법사학에서는근대법은 1894년갑오개혁기부터시작하였다고한다. 특히조선과일본사이의관계에의해시기를구분하는데, 개화기는改革期 (1894.5~ ), 復古期 ( ~ ), 統監府期 (1906~1910.8) 로나눈다. 1) 개화기는전통과현대가공존하여혼란을겪었던過渡期였으므로, 법과제 1) 鄭肯植, 韓國近代法史攷, 박영사, 2002, 42~43 면.

3 開化期西洋法思想의受容에관한小考 151 도가급변하며발전하였다. 당시입법자들에의해가장먼저도입된것은민 형사소송법이었다. 왜냐하면재판실무에서실체법은 大明律 및 刑法大全 을적용하면충분하였던반면, 민사및형사절차법이없으면재판을진행하기곤란하였기때문이다. 하지만정치적인문제및현실적인곤란성등으로다른실정법 ( 행정법, 민법, 상법 ) 은제정되지는못하였다. 이처럼법제도가제대로갖추어지지않았던시대의法學 ( 法理論 ) 은과연어떠하였는지궁금하다. 그럴듯하게법학이라고부를수있는학문은있었는지, 법학의영역중에서도法哲學혹은法理學은존재하였는지등이의문이다. 주지하듯이개화기및일제강점기에일제의직 간접적인영향아래도입된법제도는동양적인법제도가아니라독일 프랑스등서양의법제도였다. 經國大典 혹은 大明律 을사용하고仁義禮智信을주요한덕목으로생각하던전통사회에서독일 프랑스의법제도를도입한사회로의변천과정은가볍게볼부분이아니다. 일반적으로사회가변화하면제도가변화하고, 제도가변화하면내용이변화하게된다. 법제도가동양적인것에서서양적인것으로변하면, 법의근간을이루는법사상및법철학도변하게된다. 그러므로개화기의법사상도변화하였는지변하였다면어느정도인지에대해살펴볼필요가있다. 그동안서양법수용에관한선행연구가적지않게있었다. 대표적인것은전봉덕의연구이다. 전봉덕은大韓國國制의제정과사상, 朴泳孝의법사상, 西遊見聞 에드러난兪吉濬의법사상, 徐載弼의법사상등을조명하여, 개화기의법사상에관한연구의초석을닦았다. 2) 이를이어받은최종고는한국에서서양법수용의역사를개괄적으로정리하였는데, 특히묄렌도르프, 데니, 크레마지등서양인법률가의한국법에대한영향을소개하였고, 서양법언어, 법률가, 법학등을통시적으로정리하였다. 3) 이를통해개화기우리법은일본에도입된서양법및제도를다시도입한것이며, 서양인법률고문및유학생출신한국인들에의해서양법사상및법학이일부도입되었음을알수있다. 다만구체적으로어떤법사상이도입되었는지, 법학의영역에서법철학은존재하였는지, 법사상에관한구체적인논의는있었는지, 실제재판사례에서서양법의영향에의해전통적인법제도및법관념과다른결과가도출된것이 2) 田鳳德, 韓國近代法思想史, 박영사, ) 崔鍾庫, 韓國의西洋法受容史, 박영사, 1982.

4 152 가천법학제 8 권제 4 호 ( ) 있는지등은아직연구되지않았다. 그래서본고에서는유길준의서유견문을비롯한개화기문헌에서발견할수있는서양법이론과개화기재판에서찾을수있는서양의법리를찾아보고자한다. 이글은이러한문제의식을가지고공부하는과정의하나이며, 거시적인논의를통해전체적결론을제시하지는못하고, 구체적인사례를몇개제시하여개화기서양법이론의수용에관한연구의단초를열고자한다. Ⅱ. 개화기論著類에서의西洋法理論 개화기의서양법이론에관한논의를열수있는자료는지식인의저작물을들수있다. 특히朴泳孝, 徐載弼, 兪吉濬등개화기지식인들은근대법과제도에관한남다른식견과의지를피력하였다. 여기서는兪吉濬의 西遊見聞 에드러난법사상과그기원을살펴보도록하겠다. 朴泳孝및徐載弼의법사상은추후의연구를통해보충하고자한다. 개화기는법제도가온전히도입되지는않았던시기지만, 법학교육은이루어졌다. 1895년개청된법관양성소및 1905년普成專門學校등에서법학교과서로사용된교재들이있었다. 그중 法學通論 교과서에드러난법철학적쟁점들을소개한다. 그리고개화기의잡지들에서법률관계논설문들이등장하였다. 이를법학논문으로보기에는부족하지만, 나름대로당시의법과제도를이해하는데유용한자료이다. 그잡지의자료들중法律과道德의관계에관한논설문을찾아소개하고그의미를살펴본다. 1. 西遊見聞 에의한서양의법사상소개 兪吉濬의 西遊見聞 은개화기를대표하는시대의저작물로볼수있다. 1881년 26세의나이에魚允中을따라신사유람단으로일본에건너가서양의문물을간접적으로접하고충격을받았던유길준은일본에서慶應義塾에입학하여후쿠자와유키치 ( 福澤諭吉 ) 의제자가되어공부를하였다. 여기서서양의문화와여러제도를배우게되었고, 본인의생각을여러해동안정리하였다. 1895년에이르러유길준은 西遊見聞 의집필을마치고고종에게헌상하

5 開化期西洋法思想의受容에관한小考 153 며본인의저서를세상에알렸다. 그리고 西遊見聞 의내용중개화의주인 4) 및개화의등급 5) 등은당시에도그리고현재에도사상사적으로널리알려져있는내용이다. 유길준의 西遊見聞 에드러난법사상에대해서도선행연구가있었다. 대표적인것은田鳳德의 西遊見聞 과兪吉濬의法思想에관한연구이다. 이연구에서전봉덕은유길준의 西遊見聞 의제3편邦國의權利및人民의敎育과제4편人民의權利는福澤諭吉의 西洋事情外篇의人生の通義及び職分및人間の敎育을참고로하여쓴것이라는점을밝혔다. 6) 이사실은이후연구자들에의해서도재차확인되었으며, 7) 이에더하여후쿠자와 ( 福澤諭吉 ) 의 西洋事情 은영국의사상가였던 William Blackstone 의 Commentaries on the Laws of England (1756~1769) 의해당부분을번역하여쓴것임도밝혀졌다. 8) 즉블랙스톤의사상이후쿠자와에게전해지고, 그것이다시유길준에게로이어진것으로평가할수있다. 이상의기존의논의에덧붙여여기에서는 西遊見聞 제10편의法律의公道에서엿볼수있는유길준의법사상을살펴보고자한다. 여기서는법률을두종류로분류한다. 하나는變遷法이고하나는恒久法이다. 變遷法은시속의변천과사물의轉換에따라법조항이늘거나줄어드는것을지칭하며, 恒久法은國中의規度과典章을수호하여百世에不易하는것이다. 9) 이규정을두고일반적으로변천법은실정법이고항구법은자연법을말하는것이라고봄이타당할것이지만, 유길준은실정법자연법의도식이아니라실정법가운데법률의성질에따라변경을불허하는항구법과수시변경할수있는변천법의두종류로본것이라는평가가있다. 10) 그러나이주장에대하여는 4) 독립신문 1897 년 3 월 6 일 : 논설 ( 주요내용 : 개화하는일을주장하고힘써행하는자는개화의주인이고개화하는자를두려워하고미워하면서마지못해따르는자는개화의노예이다.) 5) 독립신문 1898 년 9 월 23 일 : 논설 ( 주요내용 : 개화하는나라, 반쯤개화한나라, 개화하지않은나라 ) 6) 田鳳德, 앞의책 ( 각주 2), 195~209 면. 7) 崔鍾庫, 앞의책 ( 각주 3), 309 면. 8) 문준영, 법원과검찰의탄생, 역사비평사, 2010, 130~156 면. 9) 兪吉濬, 西遊見聞, 1895, 兪吉濬全書編纂委員會編, 兪吉濬全書 Ⅱ 文法敎育編, 一朝閣, ) 田鳳德, 앞의책 ( 각주 2)), 230 면.

6 154 가천법학제 8 권제 4 호 ( ) 다음과같은반론이가능하다. 유길준이말한항구법에서規度와典章을수호하여영원히불변하는것은실정법을지칭하는것으로보기에는곤란하다. 특히規度는한자말로規範보다는禮 ( 道德 ) 의관념에좀더가까운단어라는점을고려할때, 유길준이말하는항구법은도덕의원리에부합한법을지칭하는것이다. 그리고유학을공부한학자의입장에서조선의법에관한祖宗成憲尊重主義를피력한것으로보는것이타당하다. 특히유길준은해당부분서술뒷부분에서법률의큰근본은태고시대의조례를따른것이며, 그것이하루아침에이루어지는것은아니다고하면서새로운법을주장하는자도옛법에바탕을두지않고는새로운착상을잡아내기곤란한다 11) 고주장하였다. 이를통해보건대항구법은자연법을지칭하는것으로변천법은실정법을지칭하는것을보는것이타당하며, 항구법을변천법보다더중시하는입장으로볼수있다. 다음으로 西遊見聞 제10편의法律의公道에는영국의법제도와프랑스의법제도를비교분석한부분이있다. 그에의하면유길준은영국의법제도에대해다음같이논평한다. 영국전부가국민을보호하고자주적인권리를획득하게한연유는전국민마음에젖어든누대의구습에따라정령과제도를개정하였기때문이다. 영국의이처럼공평한정치와법률이하루아침의소란때문에체재를변경한것이아니고, 천여년의옛풍습과조례를잃지않고삼가지키며신중히개정하여성취한것이다. 그러나프랑스는법률을자주변경하여국민들의자주적인권리와재산을고르게하는제도를신설하였지만그취지를제대로살리지못하였다. 라고하였다. 유길준은이처럼영국의보통법과형평법에의한법전통에대해서는관대하고긍정적인평가를한반면, 프랑스식의입법에대해서는부정적인입장을피력하였다. 그러므로유길준은 William Blackstone의영향을받은후쿠자와의영향을받았음을확인할수있다. 그렇다면유길준의법사상의기원은 William Blackstone의자연법사상이라할것이다. 11) 兪吉濬, 西遊見聞 의번역문은위각주 (9) 의원본과함께다음의번역본을참조하였다. 유길준 / 허경진옮김, 서유견문, 서해문집, 2004, 286~292 면참조.

7 開化期西洋法思想의受容에관한小考法學通論 과법철학의시초 개화기의법학교과서는法官養成所및普成專門學校에서법학생도들의교육을위해교수들이집필한것이었다. 그리고당시법학교수들은일본유학생출신이거나판검사를역임한사람들이었다. 그들이만든교과서는일본의당시교과서를번역한것이었으며일본법을준거로하여저술한강의록이었다. 그간의연구에의하면개화기법학교과서의종류가많지만, 12) 현재직접구해내용을확인할수있는자료는대략적으로다음과같다. 저자 과목 출판사 / 출판연도 소장처 兪星濬法學通論江華府私立普昌學校出版, 1905 국립중앙도서관 朱定均法學通論京城日報社, 1908 국립중앙도서관 兪致衡憲法 미상 韓國近代法制史料叢書 7 ( 亞細亞文化社, 1981.) 張憲植行政法大意 미상 고려대학교도서관 柳同作李恒鍾物權法. 1, 2 部 미상 국립중앙도서관 兪致衡物權法. 1, 2 部 미상 고려대학교도서관 石鎭衡債權法 미상 국립중앙도서관 洪在祺民事訴訟法. 第 1 編 미상 국립중앙도서관 朱定均民事訴訟法. 第 2 編乃至第 5 編筆寫本 미상 고려대학교도서관 李冕宇會社法 미상 국립중앙도서관 兪致衡海商法 미상 고려대학교도서관 朱定均戰時國際公法 미상 고려대학교도서관 < 표 1> 개화기법학교과서목록 < 표 1> 에의하면개화기법학교과서중현존하는교과서목록만으로도주요한법학과목을망라하고있다. 그렇지만法哲學혹은法思想과목에관한교과서는존재하지않는다. 그리고사실당시일본뿐아니라조선에서法哲學이라는용어는쉽사리찾아보기힘들었다. 일본에서法理學이라부르는법에관한철학및思想學이식민지시대이후에활성화되었다. 정확하게는 ) 崔鍾庫, 앞의책 ( 각주 3), 29면참조.

8 156 가천법학제 8 권제 4 호 ( ) 년경성제국대학교수로초빙된오다카토모오 ( 尾高朝雄 ) 에의해시작되었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 그는 1899년부산에서태어난일본인으로도쿄제국대학법학부졸업후교토제국대학에서철학을배운뒤, 약관 29세에경성제국대학법문학부조교수가되었고, 3년간유럽에서켈젠과훗설에게공부를배운법철학자였다. 13) 이후오다카의법철학은이항녕, 황산덕등의법철학의기원이되었다. 14) 오다카는 Jurisprudence 혹은 Legal Philosophy 를法哲學이라는용어로번역하여사용하였다고한다. 15) 하지만식민지시대오다카에의해법철학이라는학문이본격적으로소개되기전인개화기에도법철학혹은법사상학의싹을찾아볼수있다. 그것은바로위 < 표 1> 의교과서들중 法學通論 교과서의법의정의 목적 분류등에관한서술에서찾을수있다. 개화기최초법학통론은兪星濬, 法學通論 ( 江華府私立普昌學校出版, 1905) 이며, 이후오탈자등을수정하고부족한내용을보충한개정판 法學通論 ( 廣韓書林, 1910) 이현존한다. 이책의서문은법학통론은법률학전체의대강을표시하는것이다. 사물의대강이명확한이후에세목을상세히살피기를시작한다. 따라서법학을공부하고자하는사람은반드시이책을먼저학습하여야한다. 라는일반적인설명으로시작한다. 그리고법률과법률학, 법률의구별, 법률의제정, 법률의효력, 헌법, 행정법, 형법, 민법, 상법, 소송법, 국제법, 국제사법의순으로목차가구성되어있는데, 이는현행법학개론및통론교과서와거의흡사하다. 그중제2장에서法과道를설명하고제3장에서自然法과人定法을설명하는데, 이부분이법철학에해당되는부분이다. 그중제3장의自然法과人定法에관한부분을살펴보자. 법은自然法과人定法으로구별이가능하다. 사람은사회적동물이니사회는 13) 오다카토모오 ( 尾高朝雄 ) 의일대기및식민지조선에서의법사상을강의한업적과그의미는다음을참조. 김창록, 오다카토모오 ( 尾高朝雄 ) 의법사상, 法史學硏究, 제 46 호 (2012 년 10) 월, 433~458 면. 14) 이항녕은오다카교수는나에게처음으로법이란무엇인지를가르쳐준스승이다. 또한경성제국대한재학중자유주의자의모습을보인오다카는한국인학생들과즐겨술도먹고, 젊고박식한데다구변까지좋아칸트의비판철학도세모꼴이나일차방정식을보는것같이간단히설명해내었다. 고회고한다. 李恒寧, [ 學窓三十年 21] 尾高敎授의別世, 法政, 219 호 (1968), 58~59 면. 15) 崔鍾庫, 앞의책 ( 각주 3), 323 면.

9 開化期西洋法思想의受容에관한小考 157 천부의품성뿐아니라생활상필요에의해서나타난것이다. 인류가사회를성립하고서로의존함은그사회가성립하는通義이다. 그通義法則은자연히존재하고인위를나타내지않는데이를자연법이라고한다. 그러므로자연법은사람이이를위배한경우라도직접적인제제가없다. 오직타인의비난을받는자연의제제가있음에불과하다. 그러나한국가가성립된이상법규를위배한사람을방임하는것은불가하다. 국가는법규를명확히제정하여위력으로이를반드시행하도록인민에게요구하는데이것이人定法이다. 그러므로인정법은반드시자연법의전부에서뽑아낸것이아니고오직그국가에서꼭필요한것을골라제정하였다. 그러므로인정법과자연법의관계는법과도의관계와같다. 자연법이명령하고금지하는바는인정법이반드시명하고금지하지아니하지만, 인정법이명령혹은금지하는것은자연법이명령혹은금지하는바를요한다. 그러나최근에는자연법의존재를부인하는논자도적지않다. 인정법외에자연법이없다고하는설은그근원이그리스에서시작하여로마를거치고금일에이르러더욱힘을얻고있다. 법이라고하는것은자연법과인정법을포함한다. 법을배울때인정법을공부하는자라도자연법을배우지않으면안된다. 그러므로인정법을제정하는자가자연법을상세하게살펴보는것은물론이고제정된인정법을해석할때에도자연법을고려하여법규의불비혹은불명함을보충해야한다. 즉자연법은법학의바다에서하나의나침반이되는것이다. 16) 그리고실제 1906년평양일신학교에서교수였던安秉瓚이 60여명의학생들에게자연법과인정법에대해강의하고토론을하기도하였다. 17) 위의兪星濬의 法學通論 에서본自然法과人定法의구분은시사하는바가크다. 자연법론과법실증주의의대립은현대법철학의주요한골자이며법철학의시작이자끝이다. 1905년에등장한 法學通論 에서법철학이라는용어를사용하지는않았지만, 실정법규의총합이상의무엇으로서의자연법과실정법규의총합으로서의인정법 ( 실정법 ) 의대립을볼수있다. 또한당시의실정법 ( 인정법 ) 은국가 ( 주권자 ) 의명령에의한강제규범임을명확히하고있으며, 이는벤담혹은오스틴의법명령설에입각한설명으로볼수있다. 그리고兪星濬 16) 兪星濬,, 法學通論, 江華府私立普昌學校出版, 1905, 8~12 면참조. 17) 皇城新聞 1906 년 7 월 23 일 : 法學講習

10 158 가천법학제 8 권제 4 호 ( ) 은자연법론의입장에서자연법을인정법보다우위에두며, 자연법은인정법을해석하는기준이되고부족한부분을보충하는나침반이라고하였다. 다음으로 1908년朱定均의 法學通論 에서는법철학의의의에대한설명도등장한다. 제2편법학의분류에서法律哲學과成法學에대한설명이그것이다. 제1. 法律哲學과成法學법학은그연구하는목적의정도에따라서法律哲學과成法學의 2종으로구분할수있다. (1) 法律哲學은각종의법률현상에관통하는최고원리를연구하는것이다. 따라서이러한종류의법학은동서고금을불문하고법률의발생및변하는과정을살펴그원인및결과의자연한법칙을명료하게하여법률상일체관념을확정하고자하는것을목적으로하는것이다. 그러나법률상최고원리는한국가한때의현상에한정하여발견하는것이아니다. 그최고원리를발견하고자하려면반드시법률철학에의하여야한다. (2) 成法學은한국가한시대의법률현상의이론을연구하는것이다. 따라서이러한종류의법학은진보한시기가아니면성립되기불가능하다. 대개법률이종교또는도덕과혼동하는시대에는독립한성법학이없다. 그러므로법률철학은성립하지만성법학은성립되기불가능하다. 그리스시대에는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등여러철학자들이법률의원리를설명함이적지않았다. 그러나성법학은로마의법률가에이르러비로소시작되었다고보아야할것이다. 그러나성법학은그연구의목적이법률철학과같이높지못하고실제적용함에실익이있다. 한국가한시대에있어서법학자가되고法術家가되고자하는자는반드시그연구에종사하여야한다. 18) 위 1908년朱定均의 法學通論 에서처음으로法律哲學의의의가제시되었다. 당시에는法哲學이라는용어를사용하지않고法律哲學이라하였다. 법률철학은각종의법률현상에관통하는최고원리를연구하는것이라하였다. 그리스의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는법률의원리를설명하여법률철학을제시하였지만, 성법학 ( 실정법학 ) 은비로소로마시대에와서야시작되었다는평가도타당한설명으로볼것이다. 18) 朱定均, 法學通論, 京城日報社, 1908, 9~10 면.

11 開化期西洋法思想의受容에관한小考 159 결론적으로개화기에도법철학 ( 법률철학 ) 은존재하였다. 다만법철학이라는단일한학문이성립되고교과서가집필되어법관양성소및보성전문학교등에서강의가이루어진것은아니다. 그렇지만 1905년및 1908년의 法學通論 에서자연법과실정법의대립에대해설명하고, 법률철학과실정법학을분류한것은유의미하다. 더욱이이런법철학적논의가 1905년이후에시작된점도주목할필요가있다고생각한다. 개화기는 1894~1910년까지이지만 1894~1905년까지와 1905년이후의법학및법학실무는달랐다고생각한다. 왜냐하면 1905년이후는통감부가도래하여일제의영향력강화되었고, 판사제도가발전하고법무보좌관이도래하였다. 또한변호사제도가도입되어근대적인법제도와실무가행하여졌기때문이다. 19) 무엇보다 1907년 7월이후부터는서구식법제도가전면적이고직접적으로도입되었던시대였으며, 이시대에법철학의기원이우리나라에도입된것이라볼것이다. 또한형법, 헌법, 민법, 상법등실정법이도입되기전에법학이먼저도입된것을보여주는예라할것이다. 3. 法律과道德에관한법학논설 현대법철학의중요한쟁점중하나가법과도덕의관계이다. 1958년에있었던하트 (Hart)/ 풀러 (Fuller) 논쟁에서법과도덕의분리테제를주장한포용적법실증주의자하트와법과도덕결합테제를주장한절차적자연법자풀러의법과도덕에관한유명한논쟁은법철학에서가장중요한주제중하나이다. 20) 또한 1957년영국의동성애범죄와성매매에관한위원회의보고서 (Report of the Committee on Homosexual Offences and Prostitution) 가동성애와성매매는법이관여할일이아닌사적인도덕과부도덕의영역이라고하였다. 이에반대하여동성애를처벌하자는데블린판사에대해하트가데블린의주장은법도덕주의자의입장이라고지적하며촉발된하트 (Hart)/ 데블린 (P. 19) 拙稿손경찬, 開化期民事訴訟制度에關한硏究 ( 서울대학교법학박사학위논문, 2015), 114~126 면. 20) 장영민, 하트 풀러논쟁 50 년회고, 법학논집, 제 11 권 2 호 ( 이화여자대학교법학연구소, 2007 년 3 월 ); H.L.A.Hart/ 이동민역, 실증주의와법과도덕분리론, 공익과인권, 제 5 권 1 호 ( 서울대학교공익인권법센터, 2008 년 ) 참조.

12 160 가천법학제 8 권제 4 호 ( ) Devlin) 의논쟁에서도법과도덕의관계에관한치열한논쟁이있었다. 21) 이처럼법철학을논의할때빠질수없는중요한쟁점인법과도덕의관계에대하여개화기에도논의가있었다. 앞에서말하였듯이개화기는아직법제도가제대로완비되지못하였으며, 조선시대의전통과외세에의해들어온서양식제도가혼재되었던시기였다. 법제도는미비하고법학도완전히뿌리내리지못한상황이었지만, 개화기의잡지에는法律과道德에대한논설문이몇개실려있다. 우선 대한유학생회학보 에실려있는李昌煥의法律과道德의區別이라는논설문을살펴보자. 道德이라는것은인류사회가형성될때부터사실상자연존재하였다. 그러나도덕의실체에대해서는지금까지명백한정설이없다. 천성에循하는것을道라고하며, 道는사람에게분리하지못하는것이다. 그러므로도덕은우리들이항상준행할법칙이고또우리들의행위의표준이다. 그러나미개한사회에서는道德과法律이뒤섞여도덕이주가되고법률은오직도덕이없는경우에적용되는제제를규정함에불과하여도덕을보조할뿐이다. 원래도덕의목적하는바는우리인류의천성을순전하게하여개인을완전하게하며사회적생활의질서형식을발달하게함이다. 이로인하여보면도덕과법률이인류공영을위하여필요하며상호밀접한관계가있다. 근세에이르러법률과도덕이각각분리독립하였으니, 그차이점을 4가지점으로설명하겠다. 1. 객체의차이 : 법률은行爲의규칙이고도덕은心意의규칙이다. 2. 위력의차이 : 법률의원칙은국가주권의위력에의하며, 도덕의원천은어떤시대어떤사회에대하여선악을확신한후일반위력을행하는것이다. 3. 제재의차이 : 법률은强制的規則이고도덕은不强制的規則이다. 4. 목적의차이 : 법률의목적은공공단체의질서를유지하며사회의행복을증진하여개인의이익을보호하며사회공공의이익을발달시킨다. 도덕의목적은인성의완전을기대하며사람들의사회생존에서선함에이르기를기대하여사회질서를유지하는간접결과에불과하다. 법률과도덕은서로반대하거나저촉하는것이없다. 소위법률상죄인은도덕상죄인이아니라는사상은큰오류이다. 도덕은사람의사람된도리를완전하게하는것이다. 법률은인류의사회적생활을완전하게하는것으로양자의 21) 안준홍, 나쁜것에대한관용, 법철학연구, 제 17 권 2 호 ( 한국법철학회, 2014 년 ), 91~95 면.

13 開化期西洋法思想의受容에관한小考 161 그근본목적은동일하다. 완전한사회에서는법률상의무가도덕상의무이고, 도덕상위반이곧법률상위반이라고말할수있다. 22) 위의李昌煥의法律과道德의區別에의하면법률은주권자의명령에의한명령이라할수있으며, 법률상의무와도덕상의무가명백하게분리되는것은아니라고한다. 위의논설기사외에도법과도덕의의의에관한논설이있다. 예를들어대저법률이란것은권세를주장하는자의명령이고인민이행하는규칙이다. 종교와도덕의율법은사람들의내면에있고나라정치의율법은사람들의외면에있다. 교회의율법은誡命과箴言으로사람을가르쳐각각자기의마음대로행하고억지로압제함이없으며, 정치의법률은주권자의명령을반포하여완패한백성을억지로제어하는직임이있다. 는 독립신문 의논설을들수있다. 23) 또한도덕이라는것은불변하는것이라고말하기도하지만, 도덕도변하는것과불변하는것이있다. 節目事變에대한도덕은변하는것이고心性本原에대한도덕은불변하는것이다. 24) 및법률은사람의외부의責務를이름이고, 도덕은내부의責務를이름이다. 25) 등도존재한다. 또한법과도덕을실제사례를통해설명하기도하였다. 예컨대법률과도덕의차이에대한예가있다. 행인이길에서굶어죽어가는것을본경우이웃사람이이를보고도구하지않으면법률에서책임을물을수없지만도덕에서는제재가적지않다. 그리고절도를행하는경우에는법률에는이를제재하는동시에도덕도역시이를선하지않다고한다. 26) 것을들수있다. 그렇다면개화기에도법철학의중요한쟁점중하나인법과도덕의분리 / 결합에대한논의가있었을까? 이에관한논설로는법과도는결단코혼동함이불가한구별이있다. 또분리함이불가한관계가있다. 27) 및법률은형식이고도덕은정신이다. 도덕은전체의학문이고법률은일부의학문이다. 학파를불문하고법률과도덕을나누지못한다. 법률과도덕은서로합하여어긋남이 22) 李昌煥, 法律과道德의區別, 大韓留學生會學報, 제 1 호 (1907 년 3 월 3 일 ) 23) 독립신문 1899 년 8 월 12 일 : 민법론 24) 皇城新聞 1909 년 4 월 4 일 : 守舊와求新者의誤觧 25) 兪星濬, 앞의책 ( 각주 16), 4 면. 26) 浿上少年, 法律과道德의差異, 西北學會月報, 제 8 호 (1909 년 1 월 1 일 ) 27) 兪星濬, 앞의책 ( 각주 16), 6 면.

14 162 가천법학제 8 권제 4 호 ( ) 없는것이다. 28) 을제시할수있다. 이에의하면법과도덕의관계는분리되지않고결합되어있는것으로인식하고있다. 이처럼개화기의법학논설및신문기사등에서도법과도덕의관계에대한논의가펼쳐졌음을알수있다. 이를통해생각해볼수있는점은몇가지있다. 첫째, 법과도덕의관계에관한논의를통해개화기에도법철학적논의를하였음을알수있다. 법철학이라는학문과목이없었고교과서가없었다고하여법의본질에대한탐구가없었던것이아니다. 둘째, 당시법과도덕에관한논의에서서양의법철학의영향을찾아볼수있다. 즉법은주권자의명령으로보는것이다수설이었다. 이는벤담혹은오스틴의법명령설에입각한법실증주의이론이며, 당시개화기법학자들은오스틴은분석법학자이며법률에관한관념을해부분석하여본질을명령하게하는학파라고인지하고있었다. 29) 당시일본의법학통론등에서법의개념은주권자의명령이라고설명하였고, 30) 이를개화기법학자들이받아들였던것이다. 이러한법률과도덕의구별에관한논의는전통법제에서찾아볼수없는논의이다. 셋째, 개화기에는법과도덕이분리되는지결합되는지에관해명확하게구분하여설명하지는않았다. 당시까지는켈젠, 하트, 풀러등의법철학자들이논의를하기전이며, 개화기법철학에영향을준철학자는오스틴, 블랙스톤등이었다. 그러므로간접적으로법과도덕의구분론에대한논의는있었지만, 법률실증주의와자연법론의대립에대한관념까지는정립된시기가아니었다. 31) 넷째, 법과도덕에관한논설및법학교과서를통해볼때당시주류적인법철학사조는자연법론에입각해있다. 위에서말한것처럼법실증주의와자연법론의구분이되지는않았지만, 굳이분류하자면개화기의법학자들은법과도덕은결합되어있다고보는자연법론의입장에있었다. 28) 朴斗和, 法律과道德의關係, 法政學界, 제 17 호 ( 普專校友會, 1908 년 7 월 ), 11~13 면. 29) 匿名, 法學의學派, 大朝鮮獨立協會會報, 제 2 호 (1986 년 12 월 15 일 ) 30) 朱定均은이책은일본국법학박사織田萬선생의저술을근거하고우리나라의여러법령과관례를참작하며쓴것이다. 라고범례에밝히고있다 ( 朱定均, 法學通論, 京城日報社, 1908). 31) 1920 년대의법학교과서에도法哲學이라는용어보다는法理學이라명칭하며法實證主義와自然法論의대립에대한서술은하지않는다 ( 예컨대, 石原雅二郞, 法學通論全, 南效社, 1922). 그렇지만 1930 년대법학교과서에는法實證主義와自然法論의대립에대해명시적으로적시하고있다.( 예컨대小松泰馬, 法律學槪論, 文原堂, 1933). 결국법철학이라는학문의분야에서법실증주의자연법론의대립은 1930 년대이후에조선에소개된것으로보는것이타당하다.

15 開化期西洋法思想의受容에관한小考 163 Ⅲ. 개화기裁判에서의서양의法理 개화기는조선시대와달리裁判所가설치되어운용된시대였다. 즉조선시대에는행정과사법이미분화된司法制度였다면, 개화기부터는행정과사법이분리되었다. 새로운사법제도는공개된법정인재판소, 전문화된법관인판사, 소송당사자의소송대리인인변호사제도의도입을통해서완성되어갔다. 이당시재판은크게민사재판과형사재판으로구분가능하다. 이러한점은조선시대재판에서민형사가명확하게구분되지않았던것에비하면달라진모습이었다. 다만당시裁判은법과제도가완전히갖추어진상태에서행해진것이아니었음을주목해야한다. 즉민사소송법및형사소송법은입법이되었지만 (1895년 民刑訴訟規程, 1908년 民刑訴訟規則 ), 완전하고부족함없는입법은아니었다. 더욱이형법전및민법전은제대로제정되지못하였고, 1905년제정된 刑法大全 에의해전근대와근대가혼합된재판을하고있었다. 당시재판이라는것은한편에서는서구식제도와법리가등장하기도하였지만, 다른한편으로는笞刑이여전히남아있었던것이다. 여기서는재판과정에서실체법및절차법적인논의는생략하며, 재판에서찾아볼수있는서양법의法理를찾아보도록한다. 다시말하자면개화기재판에서부족한법제도와법전을보충할法理라는것이있었는지, 만약있었다면그러한法理는전통적인것이었는지아니면서양식의법리이었는지하는점이다. 1. 명예훼손에의한손해배상소송 명예훼손과관련하여서양의법리는명예훼손행위에대하여형사상책임을묻는것과는별도로민사상손해배상청구를가능하게한다. 현행민법도이러한서양법리에따라명예훼손행위에대하여손해배상책임을부담시킨다. 32) 우리조상들도체모혹은명예를중시하였다. 그러나명예를침해당하였다는이유로민사상으로손해를배상을청구한다는관념은조선시대에는없었다. 따라서조선시대의 大明律 및 經國大典 의규정에서명예를훼손 32) 민법제 764 조타인의명예를훼손한자에대하여는법원은피해자의청구에의하여손해배상에갈음하거나손해배상과함께명예회복에적당한처분을명할수있다.

16 164 가천법학제 8 권제 4 호 ( ) 당한경우에민사상책임을물을수있는조문이존재하지않았다. 하지만 1896년 7월진사鄭星愚상소사건은명예훼손에의한손해배상을판례상인정하는계기를마련하였다. 33) 1896년 7월 9일진사鄭星愚는고종에게상소문을올려서재필을비롯한개화파인사를外臣을자칭하고국병을수롱하는간당이라고탄핵상소하자, 34) 이에지목된정부관료와서재필등이명예훼손으로민사소송을제기하였고, 또한정성우를고등재판소에형사고소하였다. 35) 정성우에대한민사소송은 1896년 7월 18일고등재판소에서피고 ( 정성우 ) 가아무의사와확실한증거가없이사람을속여얽어사람의체모와명예를손해하고문란케함이현저한지라물론모인하고가히상소함을금지함이부당하나이런상소를짓는지목을인하여손해를당하는자는가히손해함을인하여법정에민사로정소하여만일그죄에지목함이나말한바이진적하지못하고다른사람을참소함이거나미워하는뜻으로무소함이현저하면손해금을피고에게물어드려원고에게내줄뜻으로판결서를반드시작성할것이다. 36) 라고판시하였다. 그리고 1986년 7월 24일형사판결로정성우에게笞 100 징역 3년에처하였다. 37) 정성우의상소사건으로인해서재필등개화파의인사가명예를훼손당하였다고민사소송을제기하였을때명예훼손에관련된민법규정은없었다. 위민사판결문은현행법률중에사람을독한병이들게한자는범죄한사람의재산이상함을입어독한병이든사람에게붙여넉넉히치료하라한바사람의명예를손해하고체모를더럽게함이남의독한병을들게함과다름이없은즉 38) 에따라손해금을내어줄것을명하였다. 즉고등재판소는당시명예 33) 정성우상소사건의자세한전말과역사적법적인평가는다음선행연구를참조. 문준영, 앞의책 ( 각주 8), 247~263 면. 34) 各司謄錄近代編 : 上疏存案 : 進士鄭惺愚上疏 ( 조정의간당들을일소해야한다는진사정성우의상소 ); 독립신문 1896 년 7 월 21 일. 35) 독립신문 1896 년 7 월 23 일. 36) 高等裁判所, 1896 년 7 월 18 일, 건양 ( 建陽 ) 원년제 25 호, 舊韓末民事判決集 제 2 권, 33~39 면 ( 이하舊韓末民事判決集은舊民集으로약칭한다.) 37) 大明律刑律 : 對制上書詐不以實條 : 凡對制及奏事上書詐不以實者律. 38) 大明律刑律鬪毆條 : 瞎人兩目折人兩肢損人二事二上及因舊患令至篤疾若斷人舌及毁敗人陰陽者竝杖一百流三千里仍將犯人財産一半斷付被傷篤疾之人養膽 ( 남의두눈을실명하게하거나남의팔다리두개를꺾어놓거나남의신체에두가지이상의소상을준자와, 본래의질병이있는자를가해함으로인하여독질이되게한자와, 남의혀를끊은

17 開化期西洋法思想의受容에관한小考 165 훼손으로인한손해금을받을수있는법조문이없었으므로, 오늘날폭행 폭행치상에해당되는 大明律 투구 ( 鬪毆 ) 조를원용하여손해금을배상하라고명한것이다. 해당사건에대해서재필이주필로있던 독립신문 은우리생각에는이번재판하는것을보니조선오백년역사에서제일가는경사이다. 39) 라고평가하였다. 이사건은보수유생은상소를통한정치적수단으로공격하였지만, 개화파는민사소송제기라는법적인수단으로대응한점및법정이라는새로운공론공간의탄생의예시라는점, 법과재판을동원한정치와계몽이라는평가가가능하다. 40) 여기에덧붙여서민법이없었는데, 명예훼손에의한손해배상을받을수있다는관념이등장한것은서양의법리가도입된것으로보아야한다. 즉불법행위에의한손해배상의일종으로손해금을배상하라는것은전통적인관념의발로가아니라서구식법관념의영향을받은것이다. 2. 교통사고에서민형사책임 현행법상교통사고가발생하면형사상으로책임을지게되면, 민사상으로도불법행위에의한손해배상의책임을지게된다. 조선시대에는교통사고라는사회현상이많이나타나지는않았다. 만약조선시대에교통사고로사람을실수로죽게한경우라면 大明律 에의해사람을실수로죽게한경우는鬪毆殺傷罪에준해서처벌하고장례비용및의료비용을주게하였다. 41) 하지만불법행위에의한민사책임을따로묻지는않았다. 그렇지만개화기에는교통사고가자주발생하게되었다. 그시초가된것은다름이아니라 1899년에우리나라에도입된電車때문이었다. 전차가설치되어교통수단의혁명이일어난점은사회사적으로경제사적으로의미가있다. 무엇보다전차의도입으로인한교통사고와그법적인해결은흥미로운점이있다. 자및남의생식기를훼손한자는모두장 100 백유 3 천리의형에처하고, 범인의재산반분을가져다피해자인독질인에게주어부양하게한다 ) 39) 독립신문 1896 년 7 월 14 일 : 논설 40) 문준영, 앞의책 ( 각주 8), 249 면. 41) 大明律刑律戱殺誤殺過失殺傷人條 : 若過失殺傷人者各准鬪殺傷罪依律收贖給付其家.

18 166 가천법학제 8 권제 4 호 ( ) 미국인이투자한전기회사인漢城電氣會社에서전차를설치할것을고종에게요청하였고, 1899년 5월 17일전차개통식이거행된이후부터는전차가운행되었다. 42) 그런데 1899년 5월 26일 9시에電車가종로에서질주하다가 5 살아이를치어죽게하였다. 군중들은격노하여정부에대해불평하며차체를부수고기름을부어소각시켰고, 또한 1차를전복시켜사상자가발생하는일이있었다. 그러자다음날정부는詔書를내려사상자를찾아恤金을넉넉히지급하고재발하는것을방지하라하였다. 43) 하지만사상자에대한恤金은 14원에불과하였다. 44) 그리고법부대신申箕善은한성전차사장宮內府特進官李采淵을法部로하여금불러들여운전수들을懲勘하게하였다. 45) 하지만성난군중들에게전차가타는것을본일본인技師와車掌등이한꺼번에사직하고귀국하였기때문에곧전차는휴업하였다. 46) 이후에다시전차가운행되었는데교통사고가계속발생하였다. 1903년 9 월에어린아이가전차에치어사망하였는데격분한민간인과병정들이한성황토현에있는일본인아사타 ( 淺田 ) 의상점에들어가서살림살이모두를파괴하고금고를훼손하고금전과상품을탈취하고장부를소각하며, 그곳에피신해있던일본인우체부를폭행하는사건이일어났다. 47) 그리고흥분한군중들이운전수와현장에나온그회사의미국인에게폭행을가하였으며, 이후회사에서시신을회사안으로옮기자군중들이회사로가서사옥을부수고미국인에대한폭언을하고전차표매표소및 2대의전차를파괴하였다. 그러자미국공사대리 패더크 가순검을파견해그회사의기계창 사무소 운행하는전차및미국인의생명과재산을보호할수있도록조치를하여줄것을외부에 2번조회하였다. 그래서외부대신서리李夏榮이경무청에공문을보내순검을각처에파견하여보호하게하였다. 48) 이사고는이후중요한법적인문제가제기된다. 1904년 7월에는전차로 42) 高宗實錄 1899( 光武 3) 년 5 월 17 일. 43) 高宗實錄 1899( 光武 3) 년 5 월 27 일. 44) 高宗實錄 1899( 光武 3) 년 10 월 6 일. 45) 高宗實錄 1899( 光武 3) 년 5 월 30 일. 46) 駐韓日本公使館記錄 제 13 권 : 1899 년 6 월 28 일 : 韓國의現況報告 47) 皇城新聞 1903 년 10 월 7 일. 48) 皇城新聞 1903 년 10 月 7 日 8 日 12 日.

19 開化期西洋法思想의受容에관한小考 167 어린아이를치어죽인일로경무사申泰休가그운전수 2명을잡아가두었다. 그랬더니전차회사의사장인미국인콜브란 (Collbran) 이경사를찾아가운전수를석방할것을청하였다. 경사는사람을치어죽였으니賠金을정하면석방하겠다말하였다. 콜브란 (Collbran) 은그동안교통사고로사망한피해자에게 20원의賠金을주었다고하였다. 경사가어찌사람이죽었는데 20원을賠金으로정하는가하자, 콜브란 (Collbran) 은 20원은다만장래비용으로지출하는것이고賠金은정하지않았다고하였다. 경사가사람의생명은나이에따라몇만원정도의賠金을정하라고하자, 이에수긍할수없었던콜브란 (Collbran) 이그냥돌아갔고, 경사는운전수를바로한성재판소로보내어형사재판을받게하였다. 이후콜브란이한성재판소로가서운전수를석방할것을청하자, 검사시보李冕宇가운전수는大韓의사람이다우리나라사람은우리나라재판관할인데외국인이무슨간섭인가라비난하며석방하지않았다. 마침내미국영사관의청으로석방되었다. 49) 일련의사건을보면교통사고로어린아이를치어죽인운전수는형사상과실치사의책임을지게되었다. 그리고한국인운전수의실수로교통사고가발생하였는데, 그회사의사장인미국인콜브란 (Collbran) 이불법행위책임을지게하였다. 이는현행법상민법제756조사용자책임에의한불법행위의관념인것이다. 50) 즉형사상으로과실치사죄로처벌할뿐만아니라, 민사상책임으로사용자책임을인정한사례이다. 특히교통사고에서불법행위에의한손해배상책임을묻는것은서양의민법의법리이고, 전통적인법제에서찾아보기는힘들었던것이다. 개화기에는서구식근대적인민법전이제정되지않았다. 그러므로이사건은민법전이없이도서양민법의법리에의해사용자책임을인정한재판사례이다. Ⅳ. 결론 이상에서개화기의서양법이론의수용에대한몇가지점을살펴보았다. 49) 皇城新聞 1904 년 7 월 4 일. 50) 민법제 756 조 1 타인을사용하여어느사무에종사하게한자는피용자가그사무집행에관하여제삼자에게가한손해를배상할책임이있다. 그러나사용자가피용자의선임및그사무감독에상당한주의를한때또는상당한주의를하여도손해가있을경우에는그러하지아니하다.

20 168 가천법학제 8 권제 4 호 ( ) 이글에서는몇가지사례및저작몇권을살펴본데그치므로, 개화기서양법사상의수용에대해단언하기는곤란하다. 그렇지만이상의자료들을통해다음을생각해볼수있다. 첫째, 法理學 ( 法哲學 ) 의도입이있었음을알수있다. 1930년대이후에법철학이라는학문이식민지조선에서강의되고연구되었다고하는것이그간의정설이다. 하지만 1905년법학교과서및법학잡지등에서법의개념, 法律과道德의구분, 人定法 ( 實定法 ) 과自然法의대립, 法律哲學과成法學의구분등을논의하였다. 그러므로한국법철학사에서법철학의기원은개화기부터라고할수있다. 둘째, 법제도보다법학을먼저受用하였다. 개화기에는민법전은없었으며, 民刑訴訟規程 및 民刑訴訟規則 등간략한민사소송법및형사소송법이도입되었다. 상법, 형법, 행정법등도입법되지는못하였다. 하지만법제도보다법학이먼저도입되었다. 법제도는일본의직접 간접적인영향에의해導入혹은繼受되었다면, 법학은유학생출신을중심으로하여자발적으로受用하였다는차이가있다. 셋째, 법률과도덕의구분, 자연법과인정법의구분등의논의를살펴보건대, 개화기의주류적인법철학사조는자연법론에입각하고있었다. 물론당시법실증주의와자연법론의대립에대해명확하게인식하였던것은아니므로, 개화기의법철학은자연법론이라단정할수는없다. 실제오스틴의법명령설에입각한서술도있으므로법실증주의적인사고도도입되었다고할수있다. 하지만전반적으로자연법론에가까운서술이주류를이루고있음이특징중하나이다. 넷째, 법학실무에서도서양의법리를원용하여재판을한예도있었다. 다만실무에서서양의법리를도입한것은주로민사재판의영역이었다. 형사재판에는 大明律 및 刑法大全 에의해재판하였다. 이는민사의영역에서는기존의조선의법제에서부족한부분이많았기때문이며, 사회의변화에따라기존의법으로는해결할수없는것이있었기때문이기도하다. 즉전차에의해교통사고가발생한경우사용자책임에의한손해배상책임을인정하게되는것은전통법적인관념과는다른서양민법의법리인것이다.

21 開化期西洋法思想의受容에관한小考 169 참고문헌 1. 저서및논문김창록, 오다카토모오 ( 尾高朝雄 ) 의법사상, 法史學硏究, 제46호 (2012년 10) 월. 문준영, 법원과검찰의탄생, 역사비평사, 손경찬, 開化期民事訴訟制度에關한硏究 ( 서울대학교법학박사학위논문, 2015) 안준홍, 나쁜것에대한관용, 법철학연구, 제17권 2호 ( 한국법철학회, 2014년 ) 兪吉濬, 西遊見聞, 1895, 兪吉濬全書編纂委員會編, 兪吉濬全書 Ⅱ 文法敎育編, 一朝閣, 유길준 / 허경진옮김, 서유견문, 서해문집, H.L.A.Hart/ 이동민역, 실증주의와법과도덕분리론, 공익과인권 제5권 1호 ( 서울대학교공익인권법센터, 2008) 李恒寧, [ 學窓三十年 21] 尾高敎授의別世, 法政, 219호 (1968) 장영민, 하트 풀러논쟁 50년회고Law and Morality: 50 Years of Hart/Fuller Debate in Retrospect, 법학논집 제11권 2호 ( 이화여자대학교법학연구소, 2007년 3월 ) 田鳳德, 韓國近代法思想史, 박영사, 鄭肯植, 韓國近代法史攷, 박영사, 崔鍾庫, 韓國의西洋法受容史, 박영사, 호문혁, 민사소송법제12판, 법문사, 原典및資料高宗實錄大明律講解, 규장각자료총서법전편, 서울대학교규장각, 李昌煥, 法律과道德의區別, 大韓留學生會學報, 제1호 (1907년 3월 3일 ) 朴斗和, 法律과道德의關係, 法政學界, 제17호 ( 普專校友會, 1908년 7월 )

22 170 가천법학제 8 권제 4 호 ( ) 石原雅二郞, 法學通論全, 南效社, 小松泰馬, 法律學槪論, 文原堂, 兪星濬,, 法學通論, 江華府私立普昌學校出版, 匿名, 法學의學派, 大朝鮮獨立協會會報, 제2호 (1986년 12월 15일 ) 朱定均, 法學通論, 京城日報社, 浿上少年, 法律과道德의差異, 西北學會月報, 제8호 (1909년 1월 1일 ) 各司謄錄近代編 : 上疏存案舊韓末민사판결집 ( 년), 법원도서관, 2005, 전52권. 독립신문 駐韓日本公使館記錄皇城新聞

23 開化期西洋法思想의受容에관한小考 171 Abstract A Study on acception of Western Jurisprudence in Early Modern Korea Son, Kyoung Chan Part-time lecturer of Hong-ik University In Early Morden Korea, the traditional law system shift to the western law system. In that period, civil law, criminal law and other special laws were not enacted, but the science of civil law and the science of criminal law were introduced earlier. This study examines whether the philosophy of law was also introduced alongside those. In the enlightenment period, textbooks on philosophy of law were not written, and the sciences deserving being called philosophy of law were not established. But arguments over philosophy of law emerged, such as the distinguishment between law and morality, confrontation between natural law and positive law, and the difference between philosophy of law and science of statute law. This is because those Korean intellectuals, who studied the Western law systems and philosophy of law while studying in Japan, accepted the Western law theories. For example, Yu kil-chun writed Seoyugyeonmun(Travelogue to the West) 西遊見聞 and Beophakiron (Theories of Law Science) 法學通論 was published by professors of jurisprudence in that time. In addition, judicial decisions were made where the theories of Western civil law were applied mainly to civil case trials. This is because, amidst the civil law code not yet enacted, legal disputes, such as traffic accidents and libels, arose, requiring the application of Western law theories different from traditional laws. Therefore, the

24 172 가천법학제 8 권제 4 호 ( ) period of enlightenment began to apply the Western philosophy of law or Western law theory science in Korea's history of philosophy of law. The current philosophy of law in Korea began in the period of enlightenment. Key Words : Law and Morality, Theories of Law Science 法學通論, the philosophy of law of the enlightenment time, natural law and positive law, the law theory of Civil Law 투고일 : 심사일 : 게재확정일 :

(012~031)223교과(교)2-1

(012~031)223교과(교)2-1 0 184 9. 03 185 1 2 oneclick.law.go.kr 186 9. (172~191)223교과(교)2-9 2017.1.17 5:59 PM 페이지187 mac02 T tip_ 헌법 재판소의 기능 위헌 법률 심판: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면 그 효력을 잃게 하거 나 적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 탄핵 심판: 고위 공무원이나 특수한 직위에 있는 공무원이 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