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색있는 창의적 체험활동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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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 c ccc c c c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교사, 인문교양교육과 동행하다. 일시 : (화)~7.1(화), 5. 22(목)~7.10(목), 17:30 ~ 19:30 장소 : 의정부교육지원청, 성남교육지원청, 경기도교육청(북부청사) 경 기 도 교 육 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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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사 말씀 7 숨겨진 인문학 11 영화제작감독 / 김경형 인문학과 창의성 19 도서출판 서해문집, 파란자전거 대표 / 김흥식 2500년 전 3대 슈퍼스타에게 듣는 인생의 지혜 31 민족문화 콘텐츠연구원 원장 / 박재희 영화를 통해서 본 오페라 이야기 57 성악가, 오페라 연출가 / 신금호 법과 문학 - 그 불편한 동거? 71 서울대 명예교수 / 안경환 그리스로마 고전을 통해 표현한 인문학 85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 / 안재원 학교의 변화와 교육리더의 역할 111 아주대 교수, JTBC PD / 주철환 주체의 독립과 인문적 통찰 131 서강대 철학과 교수 / 최진석 문화재 제자리 찾기의 성과와 전망 145 문화재 제자리 찾기 대표, 대한불교 조계종 승려 / 혜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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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개요 1. 목적 가. 교원의 인문교양교육 소양과 통찰력을 길러 창의지성교육 역량 강화 나. 인간을 사랑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지혜롭고 행복한 교사의 삶에 기여 2. 추진 내용 가. 2개 권역별, 매주 화 목요일, 16시간 직무연수로 운영(1학점 인정) 구분 기간 시간 장소 비고 1권역 2권역 (목) ~ 7. 10(목) (화) ~ 7. 1(화) 17:30 ~ 19:30 17:30 ~ 19:30 공통 (목) 14:00 ~ 16:00 3. 일정 성남교육지원청 대회의실 의정부교육지원청 대회의실 도교육청북부청사 대회의실 시간 활동 내용 비고 17:00~17:30 30분 등 록 지원단 17:30~17:40 10분 - 개강식 - 인사말씀 17:40~19:10 90분 - 전문가 초청 특강 지원단 19:00~19:10 10분 휴 식 19:10~19:30 20분 - 교사 인문교양교육 이야기 나눔 공개 발표 교사 19:30 폐 회 지원단 포럼 경기도교육청 1
6 4. 권역별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프로그램 가. 제 1권역 (성남교육지원청, 17:30~19:30) 차수 일정 분류 강사 강 연 내 용 소 속 1차 5.22 (목) 2차 5.29 (목) 3차 6.5 (목) 4차 6.12 (목) 5차 6.19 (목) 6차 7차 6.26 (목) 도교육 청 7.3 (목) 8차 7.10 (목) 개강식 법과문학 안경환 법과 문학 사이 공익인권법재단공감대표, 저서: 법과 문학 사이 (1995), '법, 영화를 캐스팅하다 서울대 명예교수 '(2001), '법, 셰익스피어를 입다. 등 교사 오은영 교실에서 실천하는 독서교육 성일중 교사 자기성찰을 너머 자기 느낌을 가지고 자기 서울대 서양고전 안재원 색깔을 표현하자 인문학연구원교수 문학 그리스로마 고전을 통해 표현 인문학 키케로 수사학 교감 하태훈 교원동아리 벤드 락그룹(아나콘다 12명) 공연 세종중 문화예술 (오페라) 신금호 영화를 통해서 본 오페라 이야기 국립오페라 라트라비아타, 돈죠바니, 피가로 등 공연 성악가(베이스), 오페라 연출가, 엠켈쳐스 대표 교감 임미숙 교육연극 지도 이야기 능동고 문화예술 (영화) 김경형 숨겨진 인문학 한국 대중 영화를 통해선 본 인문학적 성찰 동갑내기 과외하기, 라이어 영화제작감독 교사 정현주 꿈꾸며 살아간다는 것 수동초 송천분교 인문학과 창의성 도서출판 서해문집, 문학 김흥식 왜 인문학인가? 왜 인문학은 창의적 인간을 낳을까? 파란자전거 대표 수석교사 공정배 삶이 있는 자기주도학습 덕소고 포럼 (14:00~ 16:00) 김현철 포럼 (2014 인문교양교육 활성화 포럼) 패널: 관리자 2명, 장학사 1명, 교사 2명, 학부모 1명, 학생 1명 총 7명 예정 기조강연과 사회 포천 노곡초 교장 김현철 풍물 윤귀호 사물놀이(5명) 풍물교육연구소 역사, 문화재 환수 혜 문 철학 최진석 조선왕실의궤 반환 빼앗긴 문화재를 말하다 문화재 제자리 찾기 운동과 국외 문화재 반환 인문적 통찰과 주체의 독립 EBS 인문학특강 현대철학자 노자 외, 방송, 칼럼 등 문화재 제자리 찾기 대표, 봉선사승려 서강대 철학과 교수 교사 안태일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공부하기 고양시 중산고 수료식 2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7 나. 제 2권역 (의정부교육지원청, 17:30~19:30) 차수 일정 분류 강사 강 연 내 용 소 속 1차 5.20 (화) 2차 5.27 (화) 3차 6.3 (화) 4차 6.10 (화) 문학 김흥식 개강식 인문학과 창의성 왜 인문학인가? 왜 인문학은 창의적 인간을 낳을까? 도서출판 서해문집, 파란자전거 대표 교사 안태일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공부하기 고양시 중산고 법과문학 안경환 법과문학 사이 저서 : 법과 문학 사이 (1995), '법, 영화를 캐스팅하다 (2001), '법, 셰익스피어를 입다. 등 공익인권법재단공감대표, 서울대 명예교수 교사 송승훈 교실에서 실천하는 독서교육 광동고 교사 철학 최진석 인문적 통찰과 주체의 독립 EBS 인문학특강 현대철학자 노자 외, 방송, 칼럼 등 서강대 철학과 교수 교감 임미숙 교육연극 지도 이야기 능동고 문화예술 (오페라) 신금호 영화를 통해서 본 오페라 이야기 국립오페라 라트라비아타, 돈죠바니, 피가로 등 공연 성악가, 오페라 연출가, 엠켈쳐스 대표 교감 하태훈 교원동아리 벤드 락그룹(아나콘다 12명) 공연 세종중 5차 6.17 (화) 6차 6.24 (화) 7차 6.26 (목) 도교육 청 8차 7.1 (화) 교사 최영철 재미있는 수업에 활용할 음악 수업(기타) 가운중 수석교사 동양고전 박재희 인문학 주철환 2500년 전 3대 슈퍼스타에게 듣는 인생의 지혜 저서: 3분 고전(KBS라디오 시사고전) 등 더 좋은 날들은 지금부터다 저서: 거울과나침반, 스타의향기, 오블라디 오블라다등 민족문화 콘텐츠연구원 원장 아주대교수, JTBC 교사 정현주 꿈꾸며 살아간다는 것 수동초 송천분교 포럼 (14:00~ 16:00) 김현철 포럼 (2014 인문교양교육 활성화 포럼) 패널: 관리자 2명, 장학사 1명, 교사 2명, 학부모 1명, 학생 1명 총 7명 예정 PD 기조강연과 사회 포천 노곡초 교장 김현철 풍물 윤귀호 사물놀이(5명) 풍물교육연구소 역사, 문화재 환수 혜 문 조선왕실의궤 반환 빼앗긴 문화재를 말하다 문화재 제자리 찾기 운동과 국외 문화재 반환 수료식 위 교육내용은 강사진의 사정에 따라 변경 될 수 있음 문화재 제자리 찾기 대표, 봉선사승려 경기도교육청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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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인 사 말 씀 경기도교육청 7
12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8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3 숨겨진 인문학 영화제작감독/ 김경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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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숨겨진 인문학 숨겨진 인문학 한국의 대중 영화 영화제작감독 김 경 형 Ⅰ 영화와 인문학 1. 영화와 인문학 <영화와 인문학>이라는 주제는 대중영화에겐 커다란 옷을 입은 촌놈 같은 이미지다. 그것은 일부 예술영화의 전유물 처럼 보여왔다 영화는 숙명처럼 상업영화와 예술영화로 구별지어져 왔다. 이제는 대중영화와 독립영화로 부르기를 제안한다. 자본과 불가근불가원일 수 밖에 없는 영화와 자본으로부터 가급적 탈피하려는 영화 대중적 파급력이 더 큰 대중영화를 중심으로 <인문학>을 생각한다. 대중영화에서 의미있는 것은 인문<학>이 아니라 <인문학적> <성찰>이다 한국의 대중영화는 어울리지 않는 큰 옷 처럼 인문학을 걸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손수건 처럼 고이 접어 주머니에 넣고 있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다 모든 영화는 인생을 이야기한다. (알다시피) 영화는 세상을 재구성 한다. 인생은 세상 속에 있다 영화는 2시간 안팎의 런닝타임 동안 2차원의 스크린에 재구성된 인생과 사회, 우주 등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세상을 펼쳐 놓는다. 기술적으로는 착시에 의존한다. 경기도교육청 11
16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베르톨루치(이탈리아 - 마지막 황제/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는 영화감독은 태양과 같은 존재 라고 말했다. 영사기(프로젝터)가 돌아가면 텅빈 스크린 위에 마술처럼 우리가 아는 세상이, 우리가 아는 사람들이 재현되기 시작한다 그 재현되는 세상을 창조한 건 감독이다. 태양이 생명을 가능하게 하듯이. 물론 잘못 되면 괴물이 태어나기도 한다 영화는 문학처럼 상상을 강요하지 않는다. 친절하게도 모두 <보여주고> <들려준다>. <이미지>로 보여주고 <사운드>로 들려줘야 하는 게 영화다. (1.2.) 영화는 이미지와 사운드로 이루어진 또 하나의 세상이다.(1.2.) 가장 사적인 스토리라 하더라도 영화는 인생과 혹은 사회와 정면으로 대면하는 걸 피할 수 없다. 카메라는 생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1.2.) 영화와 인문학은 이때부터 숙명적인 관계가 된다. 회피할 수도 없지만 너무 현학적이어서도 안된다 투자자는 대중이 무엇을 원하는가, 라고 접근한다. 감독은 대중을 설득하기 위한 대중적인 방식은 무엇인가, 라고 접근한다. 둘은 다르면서도 같다 감독은 소설가완 달리 주관적인 문장 뒤에 숨을 수 없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세상 그 자체는 (최소한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에는) 객관적인 리얼리티다. 관객은 (작가)감독의 개입을 싫어한다. 검열자들은 영화의 <보여주고 들려주는> 특성을 경계한다. 손수건 접기가 여기서 시작된다 영화는 당대의 예술이다. 무한복제가 가능한 예술이지만 통시적이라기보단 공시적이다. 대중영화는 당대가 지나면 쉽게 잊혀진다. 또는 새로운 대중영화에 자리를 내주어야 한다. 영화는 다른 어떤 예술보다도 소비적이다 이것이 대중영화 속에 숨겨놓을 수 있는 인문학적 성찰의 깊이를 좌우한다. 12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7 숨겨진 인문학 Ⅱ 한국영화와 숙명적인 환경 한국영화는 탄생부터 사회와 대립했다. 1921년 최초의 한국영화(라고 알려진) <월하의 맹서>가 발표 되었을 때는 일제강점기였다.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이라는 상황을 맞아 일제가 상대적으로 유화적인 정책을 펼 때 영화가 제작되기 시작했다 한국영화는 태생부터 <검열>이라는 환경에서 자랐다. 숙명이었다. 구미에서 영화의 탄생은 엔터테인먼트였다 해방이 될 때 까지 이런 상황은 지속된다. 한국영화는 이때부터 <우회하는 내러티브>를 본능적으로 익혀 온 건지도 모른다. <아리랑> 처럼 한국영화의 전성기가 그러므로 해방 이후에 왔다는 건 자연스럽다. 하지만 한국전쟁. 한국영화의 전성기는 뒤로 미루어진다 년대 후반부터 한국영화는 전성기를 맞는다. 한국영화의 전성기. 국가 재건의 시기. 상대적 자유 김기영, 이만희, 신상옥, 유현목, 김기덕, 정창화, 김수용 임권택의 시작 한국영화의 암흑기. 유신정권 ~ 김영삼 문민정부 (약 30년). 유신정권에서 비롯한, 영화법 개정. 수입 쿼터 독점. 또 다시 <검열>. 트라우마 암흑기의 여명.. 이장호, 장선우, 박광수, 장길수, 신승수 영화청년들의 도래.. 영화 그리고 사회..<광주>.. 오 꿈의 나라/황무지/부활의 노래/꽃잎 한국영화의 부흥 국민의 정부 지원은 하되 간섭은 않는다 사전검열 철폐 영화진흥법개정 경기도교육청 13
18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영화진흥공사의 민간기구화(영진위) 모태펀드 <쉬리> 1999년 남과 북. 히드라 현재. 1인당 관람편수 4.12편(1위/2013년12월/스크린다이제스트(영국)/미국3.88, 호주3.75, 프랑스3.4) - 연간 1억명 이상, 연간 매출액 1조 5000억 Ⅲ 한국의 대중 영화 한국의 대중영화는 기나긴 역사적, 정치적 부침 속에서 <우회하는 내러티브>를 내면화해왔다. <검열>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미국영화는 검열을 이해하지 못 한다. 물론 그들도 매카시를 겪었지만. 역사적 해프닝으로서 제도로서의 <사전검열>은 사라졌지만 <검열적 의식>은 여전. (영등위-영상물등급위원회) 그럴수록 대중영화는 대중을 <찾아> 나선다. 존재이유이기 때문. 미학적 특성화가 시작된다 대중영화는 성찰의 깊이와 대중적 어법 사이에서 선택해야 할 경우 기꺼이 대중적 어법을 선택한다. (변호인) 우회하는 내러티브가 우회하는 의식을 키우는 건, 부작용 실천적 사례 대중영화의 사회학 - <살인의 추억> 봉준호/2003년/ 연쇄살인범을 <못 잡는> 이야기. 뭔가 잘못 됐어. (화성)연쇄살인사건. 14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9 숨겨진 인문학 시골형사. 서울형사. 일상화된 폭력. 불완전한 이성. 잡을 수 없다 대중영화의 행동학 - <괴물> 봉준호/2006년/(역대흥행최고작) 탄생의 배경. 본질을 놓친 대응. 가족의 분투. 라스트 씬 - 스스로를 지키려면, 연대하라 전쟁에 대한 성찰 - <웰컴 투 동막골> 박광현/2005년/ 동막골이라는 곳. 적개심을 녹여내는 용광로. 평화. 전쟁에 대한 전쟁 대중영화의 철학적 사유 - <봄날은 간다> 허진호/2001년 소리를 쫓는 남자와 여자. 경기도교육청 15
20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사랑하고 할머니는 죽고 헤어진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삶은 지속된다. 그렇게 순환한다 대중영화 새로운 상대를 맞이하다 - <화차> 변영주/2012/ 맘몬. 포획된 그녀. 사람을 죽이고 다른 그녀가 된다. 사랑은 감당하지 못 한다. 그녀, 스스로를 죽인다 ( )처럼.. 한국영화는 새로운 성찰의 과제 앞에 서 있다. 우리가 상상하고 재구성해야할 세상은 또 다른 과제들을 안고 있다. 삶의 문제는 공통적으로 지속되지만 그 구체성은 다르다 영화하는 이들의 <인문학(적 성찰)>은 영화적 상상력을 통해 영화로 태어난다. 예술의 상상력은 문제제기형 상상력이다 자본에 지배당하는 세상. 욕망에 포획된 세상. 세월호. 영화는 또 어떤 인생을 상상하고 그려낼 것인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세계를 어떻게 <성찰>할 것이며 그 결과는 또 어떤 영화로 나타날까. 16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21 인문학과 창의성 도서출판 서해문집, 파란자전거 대표/ 김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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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인문학과 창의성 인 문 학 과 창 의 성 김 흥 식 (도서출판 서해문집, 파란자전거 대표) Ⅰ 왜 인문학( 人 文 學 )인가? 1. 인문학 열풍은 시대적( 時 代 的 ) 산물( 産 物 )이다. 인문학 열풍이다. 2천 년대 들어 대한민국을 지배한 담론( 談 論 )은 영어 경제경영 및 재테크 자기계발 인문학의 길을 밟아왔다. 그때마다 시민과 청소년들은 담론( 談 論 )의 생산자들을 따라가기에 바빴다. 그리고 따라붙었다 싶으면 그때는 이미 또 다른 담론이 세상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결국 일반인들은 정보 수용( 收 用 ) 측면에서도 늘 수동적( 受 動 的 )이 될 수밖에 없었고, 정보화 사회에 적응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졌다. 그들에게 정보란 새롭게 세상을 이끌어가는 고급 정보가 아니라 고작해야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쓰레기에 불과했다. 게임이니 연예, 오락, 음식, 상업적 홍보물이 정보라는 이름 하에 사회 저변( 底 邊 )에 가득 고였다. 그리고 이렇게 고인 정보는 정보를 통해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을 보여주기는커녕 이 사회의 지배층들이 시민을 현혹( 眩 惑 )시키는 역할에 머물렀다. 인터넷이니 SNS니 하는 등의 정보 개방 시스템이 작동되면 정보민주화가 이루어 질 것이라 여겼던 사람들은 이러한 현상에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왜 시민들은 정보가 넘치는 정보화시대에 정보활동에 수동적 존재가 될 수밖에 없을까, 그리고 그 결과 정보 생산자의 입과 행동만 바라보아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일까? 세상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다. 이 단순하면서도 변치 않는 명제( 命 題 )는, 그러나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서 외면당하고 있다. 2013년 대한민국은 원인과 결과라고 하는 논리적 과정에는 관심이 없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결과에 관심을 갖는다. 경기도교육청 19
24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그리고 그 중심에 교육이 있다. 교육은 아무 정보나 많이만 습득하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교육에 필요한 정보는 매우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과정을 거치고 기간적으로는 십 년 이상이나 되는 길고 긴 과정 동안 이루어진다. 그러하기에 교육을 받은 자만이 비로소 인간으로서 독자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주체적( 主 體 的 )인 인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이러한 본질을 자기주도학습 이라는 또 다른 담론으로 포장 해서 학부형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다 빙산( 氷 山 )의 일각( 一 角 )일 뿐이다. 눈에 보이는 빙산 아래에는 그 빙산을 수천 년 동안 지탱해 온 본질( 本 質 )이 자리 하고 있다. 그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끊임없이 정보생산자가 끄는 대로 이리 저리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창의적 정보 습득 과정인 교육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루어질까. 직접경험과 간접경험의 다양한 정보의 수용 정보 가공 과정에서 합리성이라는 기재( 器 材 )의 작동 발견 합리적 사고를 통한 새로운 지식 습득 창의적 판단력 발현 자신만의 시각과 논리 형성 이게 학습과정이다. 그리고 이러한 학습과정을 오랜 시간, 적어도 유치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는 십수 년 동안 청소년들의 뇌리에 각인시키는 것이 공교육( 公 敎 育 )이다. 그러나 십수 년 동안 한 장 한 장의 벽돌을 쌓아 올리는 공교육은 바쁘고 천박 ( 淺 薄 )한 대한민국 학부형들을 설득하지 못한다. 그들 대부분은 십수 년에 걸친 노력 끝에 형성되는 전인격적( 全 人 格 的 ) 존재의 탄생을 기다릴 만한 인내력( 忍 耐 力 )도, 합리적 판단력( 判 斷 力 )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아니 갖출 마음이 없다. 그들이 요구하는 것은, 이번 중간고사( 中 間 考 査 ) 성적이다. 그리고 기말고사( 期 末 考 査 ) 성적, 특목고( 特 目 高 ) 입학 여부, 이른바 SKY 입학 여부( 與 否 )다. 그 후는 관 심이 없다. 그걸로 자신의 자식들 인생은 거저 결정된다고 믿는다. 그뿐이랴? 이러한 행동 또한 아이들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옆집 아이와의 경쟁에서 졌을 때 자신이 느끼는 패배감에서 벗어나기 위한 경쟁의 산물( 産 物 )인 경우가 훨씬 많다. 20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25 인문학과 창의성 결국 아이는 부모의 만족을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 이러한 사회 전반의 움직임은 결국 부모와 자식 사이에 사고( 思 考 )와 삶의 간 격을 넓혀 놓아,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나는 패륜적( 悖 倫 的 ) 범죄는 모범생과 문 제아를 가리지 않는다. 당연하다. 오히려 가정으로부터 소외( 疎 外 )된 문제아는 부 모를 탓하지 않는다. 반면에 어제까지 모범생이었던 아이는 자의식( 自 意 識 )이 작 동하는 순간 자신을 꼭두각시로 조정해 온 부모에 대해 극단적인 반감( 反 感 )을 표 출( 表 出 )한다. 공교육이 정상화되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공교육은 단순히 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것이 아니다. 선행학습( 先 行 學 習 )이라고 하는 사교육( 私 敎 育 )의 폐해( 弊 害 )는 교실에서 수업을 등한시( 等 閑 視 )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선생님, 나아가 공교육 기관에 대한 불인정, 경제적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공교육과 경제적 대가를 지불한 사교육에 대해 무의식적( 無 意 識 的 )으로 이루어지는 부모의 차별( 差 別 )은 그대로 아이들에게 전달되어 금전만능주의( 金 錢 萬 能 主 義 )와도 연결된 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지도층과 언론( 言 論 )은 드러나는 현상에 대해서만 눈을 부릅 뜬다. 본질을 파고드는 일에는 대부분 관심이 없다. 본질을 파고드는 일은 그만큼 시간과 노력, 그리고 연구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교폭력의 해결방안은 학교에 수많은 CCTV를 해결하는 것으로 귀착( 歸 着 )고, 청년실업( 靑 年 失 業 ) 해결을 위해서는 눈앞에 보이는 일자리, 즉 게임산업을 육성하고 컨텐츠 산업을 육성하는 데 천문학적 세금을 투여한다. 그러나 게임을 육성함으로써 청년들의 삶이 낭비되고 피폐화되는 손실은 계산되지 않는다. 그래서 또다시 그런 우( 愚 )를 범한다. 오늘도 인터넷이니 텔레비전이니 영화니 따위에서는 무수히 많은 조폭과 무기와 살인과 방화, 질서를 무시한 질주, 사기 행각이 영웅에 의해 자행된다. 그러나 이러한 영상과 행위가 결국 우리 아이들의 폭력성( 暴 力 性 ), 선정성( 煽 情 性 )을 조장한다고 앞서 지적하는 이는 드물다. 그런 이는 이른바 컨텐츠를 모르고, 시대를 모르며, 한류( 韓 流 )를 모르는 이른바 꼰대 로 낙인찍힌다. 그렇게 형성된 사회의 오늘을 바라보는 것은 참으로 괴롭다. 우리 사회는 세대별( 世 代 別 ), 지역별( 地 域 別 ), 사고별( 思 考 別 ), 직업별( 職 業 別 )로 갈 가리 찢겨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를 걱정하는 이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절망한다. 지도층은 지도층대로, 시민들은 시민대로 삶의 목표도 지향점( 指 向 點 )도 찾지 못한 채 하루하루 살아갈 뿐이다. 경기도교육청 21
26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이런 절망의 시대를 과연 무엇이 구원( 救 援 )할 것인가. 2. 인문학 열풍의 진원지( 震 源 地 )는 기업이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우리 사회에 불어 닥친 인문학 열풍의 진원지가 기업이 라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한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대학도 아니고 정부도 아니라, 돈벌이에 급급하다고 여겼던 기업이 인문학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왜 그랬던 것일까? 당연히 기업은 단기( 短 期 )-중기( 中 期 )-장기적( 長 期 的 ) 사업계획을 수립한다. 그리 고 그에 걸맞은 창조적 사고를 필요로 한다. 그런데 영어 잘하는 친구들은 영어라는 수 단은 갖추었을지언정 창조적 사고와는 거리가 멀었다. 경제 현상과 재테크에 정통한 친 구들은 오늘 이루어지는 투자의 효율성( 效 率 性 )은 따질 줄 알지만 그 투자가 장기 적으로도 효율적인지, 그리고 그 투자가 변화하는 사회와 어떻게 융합( 融 合 )되어 상승작용( 相 乘 作 用 )을 일으킬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자기계발에 열심인 친구 들은 더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운동하고 영어 배우는 아침형 인간은 되었지만, 협상의 법칙을 공부해 협상에는 뛰어났지만 결국 그들이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시키 는 일을 해내는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다. 결국 창조하는 인간, 미래를 예측하는 인간, 인간의 본질, 사회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인간이 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기업은 이러한 기능적 인간들이 보여주는 한계를 현장에서 간파( 看 破 )하였다. 그들이 인문학적 사고를 갖춘 인재를 선발해야겠다고 판단한 것은 너무나 현실적인 결단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그 결과 최근 들어 영어 잘하는 친구, 말 잘 듣는 친구가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 素 養 )을 갖춘 친구야말로 기업 발전의 원동력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특히 기업이 과거와 같은 제조업, 가공업 중심이 아니라 창의력( 創 意 力 ) 중심의 서비스산업, 정보화산업일 경우 더욱 그러하다. 제조기업에서는 두 손 가진 종업원은 그의 창의력이 얼마나 크냐 작으냐를 불문 하고 한 시간에 10개의 상품을 제조한다. 그러나 창의력 중심의 기업에서는 두 손 가진 1천 명의 직원보다 한 손밖에 없어도 남과 다른 사고를 가진 한 직원이 훨씬 소중하다. 21세기 기업이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를 찾는 것은 당연하다. 3. 왜 인문학은 창의적 인간을 낳을까 학문은 인간의 사고를 확장( 擴 張 )시킨다. 그러하기에 학문( 學 問 )이다. 인간의 사 22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27 인문학과 창의성 고를 확장시키는 대신 인간의 사고를 위축시키고 변화시키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 은 학문이 아니다. 그건 기능( 機 能 )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미 기능 중심 사회를 벗어났다. 지금 아무리 고용노동부장관께서 청년들을 향해 눈높이를 낮추면 일자리가 많다 고 외쳐도 그건 무의미한 외침 일 뿐이다. 우리 사회뿐이 아니라 1차산업 2차산업을 거쳐 3차산업의 단계에 접어든 나라는 대부분 같은 전철( 轉 轍 )을 밟는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기른 아이들이 가죽에 염색을 하며 온갖 유해물질( 有 害 物 質 )을 마시는 일을 담당해야 한다면 앞서 그 일을 담당했던 선대( 先 代 )들은 과연 누구를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인 것일까? 우리 아이들에게는 그런 일을 맡기지 않으려고 그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았던 것 아닐까? 그런데 오늘도 청년실업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 고민하는 고용노동부 담당자를 찾기란 쉽지 않다. 청년실업의 본질은 우리 사회가 창조적 사고력의 인재를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끊임없이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해 온 것이 사실 이다. 단답식 교육에서 통합식 교육으로, 다시 통섭( 統 攝 ) 교육, 융합( 融 合 ) 교육, 비판적 창조적 사고의 함양( 涵 養 )을 위한 논술( 論 述 )의 도입, 논리적 사고의 소유자 및 다 양한 분야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입학사정관제( 入 學 査 定 官 制 ) 등 우리 교육의 방 향은 합리적이고 비판적이며 창의적 사고의 인재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지속적으 로 변모해 왔다. 그러나 현실은, 사회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교육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추구해 온 신교육 정책은 눈앞의 성적에 급급한 학부모와 일부 언론, 그리고 이에 편승한 사교육업체들에 의해 끊임없이 왜곡되어왔다. 결국 우리 사회의 젊은이들은 그러한 중장기적 인재 양성의 과정에서 한참 벗어난 채 사교육 시장을 이끌어가는 하루살이 교육의 노예가 되었고, 결국 그렇게 성장한 젊은이들이 창의적 인재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은 지난( 至 難 )한 일이 되고 말았다. 물론 공교육이 추구하는 단계를 성실히 밟은 청소년들 가운데는 그런 경우가 꽤 있다. 그러나 사회 전체적으로는 그 비율이 매우 낮다는 사실은 이제 특별한 뉴스거리도 아니다. 그렇다면 왜 기업들은 다시 인문학으로 회귀한 것일까? 그리고 사회 또한 왜 인문학에 몰입( 沒 入 )하는 것일까? 이 시점에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인문학은 시대적 상황에 따라 대두되었다가 경기도교육청 23
28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또 다른 담론이 탄생하는 순간 사라져서는 안 되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인문학은 결코 상황( 狀 況 )의 산물( 産 物 )이어서는 안 된다. 인문학은 인간이 독립적, 창의적 존재로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시대와 상황을 막론 하고 갖추어야 할 요소이다. 왜 그런가? 가. 인문학은 기본학문이다. 앞서 살펴본 바 있듯 학문만이 인간의 사고를 확장시킨다. 기능 또한 인간의 사고를 확장시키기 위해서는 학문의 수준으로 도약할 때만이 비로소 가능하다. 학문은 우리가 그렇다고 믿고 수동적으로 수용해 온 모든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러하기에 학문의 종착역은 새로운 믿음, 새로운 현상, 새로운 결론이다. 우리가 배워온 것을 당연한 것으로 믿고 수용하는 이에게서 창의력을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 語 不 成 說 )이다. 나. 인문학은 창조하는 학문이다 창의력은 이제까지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만드는 힘이다. 창의( 創 意 )는 새로운 뜻을 창조하는 것 이다. 뜻에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모든 것이 포함된다. 그래서 보이는 것만을 숭배하는 것은 창의의 본뜻을 곡해( 曲 解 )하는 것이다. 진 짜 창의력은 보이지 않는 것을 창조하는 것이다. 물론 오늘날 보이지 않는 것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참 힘들다. 그러나 진정으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것의 의미를 무겁게 여겨야 한다. 지금 대학에서는 인문학과를 폐과( 廢 科 )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런 반면 사회에서는 인문학의 부흥( 復 興 )! 을 외치고 있다. 이것이 우리 사회의 현 실이다. 그만큼 보이지 않는 것에 투자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쉽지 않다. 그래서 문화를 담당하는 관공서,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자들이 나서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학문장사꾼들이 나서 인문학을 고사( 枯 死 )시킬 것이다. 인문학의 고사는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의 미래에 창조라는 단어를 지우는 일이다. 다. 인문학은 모든 학문을 통합한다 21세기를 지배하는 담론은 통합( 統 合 )-통섭( 統 攝 )-융합( 融 合 )이다. 이제 한 가지 학 문만을 우직하게 파는 이가 성공하는 시대는 지났다. 학문과 학문은 통합하고, 그 과정에서 대화하며 나아가 학문과 학문이 녹아들어 전혀 새로운 학문으로 태어 나는 융합의 시대에 들어섰다. 24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29 인문학과 창의성 그렇다면 이러한 학문의 중심에는 무엇이 있을까? 인문학이 존재한다. 철학( 哲 學 )이 없는 유전공학은 설 자리가 없다. 문학( 文 學 )에 기반하지 않은 환경학은 이내 무너져 내린다. 역사학( 歷 史 學 )을 잊은 군사학은 무기의 진열장에 불과하다. 심리학( 心 理 學 )은 범죄학과 연결되고, 언어학은 마케팅을 지배한다. 민속학( 民 俗 學 )을 잊은 민족에게 관광산업은 장사에 불과하다. 인문학적 사고를 갖춘 인간이 모든 분야의 중심에 서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리고 인문학적 사고를 갖춘 청소년들은 당연히 현실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 이는 어린 시절부터 독서에 즐거움을 만끽한 친구들이 현실적으로도 성과를 내는 현상을 통해 이미 확인한 바 있다. 라. 예술( 藝 術 )이야말로 인문학의 기반이다 예술교육이 오늘날 대한민국처럼 천대( 賤 待 )받는 나라도 거의 없을 것이다. 예술 교육은 국영수 중심, 성적 중심 사회에서 쓸모없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인간이 동물의 삶에서 벗어나 사고( 思 考 )하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 예술활동이었다.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으며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우리는 인류 최초의 활동을 그 예술의 흔적에서 찾는다. 예술이야말로 인문학( 人 文 學 ), 즉 인간의 무늬를 추구 하는 학문의 기반이다. 예술을 모르는 자가 어찌 인간을 이해하겠는가?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가 어찌 인간의 삶을 이해하겠는가? 인간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가 어찌 창조하겠는가? 오늘날 공교육과 사교육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예술교육을 하느냐 안 하느냐다. 인간을 인간으로 육성하는 예술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회, 학부모 밑에서 자라는 청소년들이 인성( 人 性 )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 청소년들의 예술적 본능을 천박한 상업주의 장사치들이 이른바 아이돌 가수라는 인조인간들을 이용해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오늘날 대한민국 이다. 4. 인문학은 도서관( 圖 書 館 )에서 출발한다. 그렇다면 인문학적 사고를 확장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단 하나! 책이다. 주어진 시간 속에서 공교육이 담당해야 하는 과제는 너무도 많다. 그러하기에 공교육은 인문학적 사고의 수용에 필요한 기본적 사고의 틀을 형성해 주는 데도 경기도교육청 25
30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시간이 빠듯하다. 게다가 공교육은 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인성, 기능, 행동 양식의 교육도 책임져야 한다. 반면에 학부모들이 열렬히 숭배하는 사교육 시장에서는 이러한 모든 것은 도외시 한 채 오직 시험성적에 몰두할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들의 창의적 사고를 키우는 데 뒷짐만 져야 할 것인가. 그럴 수는 없다. 그래서 도서관이 각 학교, 각 지역마다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도서관은 인문학의 원천( 源 泉 )이다. 창조력 함양을 위해서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직접경험과 간접경험을 통한 다양한 정보의 수용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인간의 경험 범위는 상상하기 힘들 만큼 좁다. 우선 자신이 속한 공간을 넘어설 수 없다. 고작해야 세계여행을 통해 다른 문화를 경험할 뿐이다. 또 우리가 사는 이 시간을 넘어설 수 없다. 이 두 가지 범위의 제약( 制 約 )은 우리 사고를 확장( 擴 張 )시키는 데 치명적( 致 命 的 )이다. 그러나 이 제약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있으니 그게 바로 책이다. 책을 통해 우리는 공간의 제약을 가볍게 넘어설 수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곳을 여행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지구 속, 지구 밖, 나아가 은하계 밖으로도 여행이 가능하다. 실재( 實 在 )하지 않는 곳으로의 여행은 또 어떤가. 시간적 제약을 넘어서는 것은 더욱 놀랍다. 우리가 조선, 고려, 삼국시대, 나아가 신석기시대, 구석기시대, 주라기, 캄브리아기, 석탄기를 거쳐 처음 지구가 탄생하던 48억 년 전으로 여행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책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영상으로 드러나는 모든 다큐멘터리의 근원 또한 책이다. 이런 시공( 時 空 )을 넘어선 여행을 통해 공자를 만나고 마키아벨리를 만나며, 뉴턴과 토의하고 이순신, 세종, 영조와 대화를 나누는 경험은 실로 황홀하다. 그뿐이랴? 뒤주 속에 갇힌 사도세자를 앞에 두고 영조와 토론을 거쳐 우리는 드러난 현상 뒤에 감추어진 인간의 내면( 內 面 )을 살펴볼 수 있다. 이러한 경험 없이 어찌 그 누구도 꿈꾸지 못한 것을 창조할 수 있단 말인가? 이것이 인문학, 즉 문학과 역사, 철학, 나아가 인류 문명을 형성해 온 모든 기초 지성이 우리의 상상력, 창의력, 그리고 대안( 代 案 )을 모색할 힘을 안겨주는 비판력 ( 批 判 力 )의 원천인 까닭이다. 그리고 그러한 여행이 가능한 공간이 바로 도서관이다. 5. 좋은 도서관은 시공을 넘어 여행하는 배다. 좋은 도서관에 승선( 乘 船 )하면 시간과 공간을 넘어 놀라운 세상으로 여행할 수 있다. 26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31 인문학과 창의성 그러하기에 도서관이라는 배에는 많은 것이 준비되어야 한다. 우선 놀라운 세상으로 향할 수 있는 지도와 나침반이 필요하다. 그게 바로 책이다. 책 없는 도서관은 지도도 없고 나침반도 없는 배다. 그런 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항해가 아니라 조난( 遭 難 )이 다. 다음으로 필요한 것이 유능한 선장( 船 長 )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는 선장 없는 도서관이 너무 많다. 도서관이라는 배를 목표를 향해 효과적으로 나아 가는 게 아니라 그저 물 위에 떠서 침몰하지 않은 채 어디론가 가기만 하면 된다는 잘못된 인식 탓일 것이다. 도서관에는 유능한 선장, 즉 사서 司 書 가 필수적이다. 만일 사서 없는 도서관이 가능하다면 사서라는 직책을 우리 사전에서 지워도 괜찮을 것이다. 이용자를 위한 공간 또한 필수적이다. 놀라운 세상으로 오랜 시간 여행하기 위해서는 그에 어울리는 편의시설이 필수다. 그러나 우리는 도서관을 단지 책을 보관했다가 대출해 주는 공간으로 여긴다. 이는 몇 명의 어부가 눈앞의 물고기를 잡기 위해 이리저리 헤매는 어선의 개념이다. 도서관은 어선이 아니라 페리호여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도서관이라는 배에 승선한 승객들은 자신이 가고자 하는 환상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빌 게이츠니 거스 히딩크니 스티브 잡스니 하는 서양 친구들이 떠벌이는 도서관 예찬론을 들먹여야만 도서관의 소중함을 이해할 정도로 우리 겨레의 인문학적 전통은 천박하지 않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창의적 인재를 키워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그리고 그 의 무는 상상할 수도 없는 곳으로 젊은이들을 이끌고 갈 도서관의 정상화( 正 常 化 )에서 출 발할 것이다. 경기도교육청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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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2500년 전 3대 슈퍼스타에게 듣는 인생의 지혜 민족문화 콘텐츠연구원 원장/ 박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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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32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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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36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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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38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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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40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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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42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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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영화를 통해서 본 오페라 이야기 성악가, 오페라 연출가/ 신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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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영화를 통해서 본 오페라 이야기 영화를 통해서 본 오페라 이야기 신 금 호 (성악가,오페라 연출가, 엠켈쳐스 대표) Ⅰ 450년 전 영국의 진정한 연쇄살인범 세상에 비극적인 일들이 매일 뉴스를 통해 전해지고 있다. 때로는 황당하고 때 로는 드라마에나 나올 것 같은 말도 안 되는 일들이 긴급속보를 통해 우리 눈앞 에 실시간으로 펼쳐지고 있다. 또한, TV 드라마들은 자극적인 소재를 들고 시청 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매일 재미있는 콘텐츠를 찾아 무선 리모컨의 버튼을 쉴 사이 없이 눌러대며 좀 더 자극적인 콘텐츠들을 찾아 헤매고 있는 분들이 있을 텐데 이런 분들에게 강력 하게 추천하는 하드코어 작품들이 있다. 그 작품들의 작가는 의외의 주인공인데 바로 영국 시인, 작가이면서 배우였던 윌리엄 셰익스피어 이다. 올해 2014년이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이 되는 해인데 어떤 이벤트들이 있을까 찾아보니 다양 하고 참신한 기획들이 많이 있는데 리스트들은 인터넷을 5분만 검색해도 자세하 고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셰익스피어가 45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주변 에서 얼쩡거릴까? 셰익스피어는 인도 하고도 안 바꾸겠다. 라고 영국인들이 이 야기할 정도로 자긍심이 대단하다. 그도 그럴 것이 유럽 문화의 변방이었던 영국 을 단숨에 문화 선진국으로 만들어버린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들은 그 당 시 해적판이 판칠 정도로 인기가 높았으며 후대에 그의 작품들은 베르디, 토마, 구노, 라이만 등 다양한 작곡자들에 의해 오페라화 되었다. 그의 유명세와는 달리 역사적으로 그의 사생활에 관한 자료들은 그다지 많이 남아있지 않은데 간단한 출생지, 결혼 이력과 약간의 에피소드 그리고 직업 정도만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의 작품들은 아직까지도 긴 시간 여러 세대를 거치며 아직도 우리의 주변 연극 극장, 오페라 극장, 뮤지컬 극장 등에서 모습을 바꾸어 가며 팔색조의 모습으로 우리 가까이에 있다. 특히, 모두 주인공들의 이름을 제목으로 쓰고 있는 그의 4대 비극 햄릿, 오텔로, 리어왕, 맥베스 는 전 세계인들이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만한 제목들이다. 하지만 직간접적으로 이 작품들을 읽거나 경기도교육청 57
62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보거나 감상해 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도 일반적인 평범한 사람으로서 처음 셰익스피어를 접해본 기회가 대학교 시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로미오와 줄리엣 이었다. 순전히 데이트용 영화라고 생각하고 극장을 찾았는데 의외로 끝나는 순간까지 혹시 주인공들이 살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을 놓을 수 없게 하는 뭔가 설명하기 힘든 강한 긴장감과 희망, 허무함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 한데 그 후 3대 테너 중 한 명인 플라시도 도밍고 주연의 베르디의 오페라 오텔로 를 보며 끝나는 순간까지 그렇게 모 든 등장인물들을 전부 죽여 버릴 줄은 정말 몰랐다. 어떻게 선한 사람, 악한 사 람, 죄 없는 무고한 사람 할 것 없이 모두 죽여버릴 수 있을까? 용서도 없고 자비 도 없으며 작은 희망도 무참하게 배신해버리는 이 작품은 얼마 전 종영한 TV 오로라 공주 주.조연의 생뚱맞고 개연성 없는 죽음 정도는 아니지만 좀 심했 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나서 다른 비극에서는 얼마나 주인공들을 죽여 버리 는가 하고 덴마크 왕자 햄릿 이라는 작품을 보았더니 뭐 이건 오텔로는 저리 가라다. 아버지를 독살한 작은아버지와 결혼하는 자신의 어머니를 보며 약한 자 여 그대의 이름은 여자,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등 유명한 말을 남긴 이작품은 사랑과 전쟁 의 10배 정도 강한 드라마이다. 죽은 아버지의 유 령과 나눈 대화를 통해 커지는 작은아버지(숙부)에 대한 의구심, 실수로 살해한 사랑하는 여인의 아버지, 아버지의 죽음으로 실성한 사랑하는 여인(오필리아)의 죽음(익사), 여동생과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또 다른 복수심, 햄릿을 죽이기 위한 숙부의 조카 독살 실패는 숙부의 아내이며 햄릿의 어머니인 여인의 죽음(음독)으 로 이어진다. 결국, 숙부에게 처절한 복수를 마친 햄릿 역시 결투의 상처로 죽는 다. 이번에는 더 많은 사람이 죽는다. 등장인물 각각의 죽음은 단순해 보이지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정말 다양한 감정을 일으키게 한다. 억울함, 통쾌함, 참담 함, 비통함 뭐 이런 말들로는 꼭 집어 설명이 안 되는 뭐 그런 이상야릇한 느낌 본 사람만이 느끼는 찜찜한 느낌 음악에서 해결 안 되는 불협화음의 느낌 이런 자질구레한 설명보다는 그냥 영화든, 소설이든, 대본이든, 연극이든, 오페라 든 간에 한번 보면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나머지 비극 리어왕 과 맥베스 역시 더욱 많은 시체들이 무대에서 나뒹군다. 그냥 느낌인데 셰익스피어의 머릿속 은 온통 핏빛 연쇄 살인범의 뇌구조를 가지고 있었음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앗! (안 그래도 되는데) 나 역시도 오페라에 등장하는 모든 주인공들을 무대 위에 서 죽여 버린 적이 있는데 관객들이 이상하게 생각했으면 어떻게 하지? 그렇다 면 450년 전 셰익스피어 에게 흘렀던 연쇄 살인범의 피가 나에게도 흐르고 있 는 걸까? 58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63 영화를 통해서 본 오페라 이야기 Ⅱ 괴테의 벼락출세작 자살의 추억 마치 왕년에 전성기를 자랑하던 영주가 성을 쌓고 호화 찬란하게 꾸며놓았다가 임종에 이르러 사 랑하는 자기 아들에게 안심하고 물려주었는데, 망령이 되어서 그 성터에 다시 돌아와 다 타버리고 폐허가 되어버린 성을 본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불 속으로 달려드는 불나방 같은 사랑의 결과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고 지금도 그런 작품들은 아직도 여러 형태로 무대에 계속 올려지며 대리만족감을 주고 있다. 이런 주제의 작품들은 오페라로 다시 태어났는데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비제의 카르멘, 푸치니의 마농 레스코 등 여인을 맹목적으로 사랑한 남자의 이야기들이 인기몰이 의 비결이 되었다. 그리고 이런 오페라들의 마지막은 어김없이 여인들의 죽 음으로 관객에게 큰 감동을 준다. 게다가 남자 주인공마저도 죽여버림으로 여주인공의 죽음과 더불어 오페라의 드라마틱한 피날레를 장식하곤 한다. 하지만 그들은 남들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보통인데 권총 자살이 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독자나 관객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는 작품이 있다. 소설을 읽은 사람들 중 충격이나 대리만족을 넘어 감정이입이 너무 심해서 소설의 주인공을 따라 모방자살까지 하는 사람들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 발생했다. 이 시발점은 독일 문학의 거 장 괴테 의 출세작이며 프랑스의 나폴레옹 으로부터 유럽문학 중 최고의 작품이라고 칭송받았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1774년 초판) 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소설이었다. 지금이야 작품 속에 이런 모습들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 당시에는 사회적으로 말이 많았다. 이런 모방자살의 현상에 대 해 작가 프리드리히 니콜라이 는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이라는 풍자소설 로 이런 현상을 비꼬고 나서며 괴테와 각을 세웠을 정도로 자살문제는 당 시 전 유럽지역의 사회적 이슈였다. 특히 괴테 당시에도 학원자살이 특히 많았는데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들의 자살이 많았던 기록이 있다. 눈을 돌려 우리 대한민국을 보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이라 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벌써 2004년경부터 쉬지 않고 1위를 차지하고 있다니 정말 암울한 통계 수치가 아닌가? 1년에 10만 명 이상이 자살을 선택 하고 있고 병들어 죽을 확률이 적은 10세~30세 인구 중 사망원인 1위란 다. 그러고 보니 성적비관 자살 사건을 다룬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가 1989년에 영화로 나왔으니까 오래전부터 문제가 되어 오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경기도교육청 59
64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연예인들의 자살이 늘면서 모방자살하는 사람의 수가 급증해 사회적인 관심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대에 와서 베르테르 정도의 스토리는 이제 그렇게 쇼킹한 이야기로 여 겨지지 않지만 후대의 예술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상사병에 걸린 짝사랑의 심리를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 정도로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는 베르테르의 모습을 열거 해 보자면, 작가 메리 셸리 의 프랑켄슈타인 에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거절 당하는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프랑스 작곡가 마스네 가 오페라로 만들었으며 요즘은 뮤지컬 작품으로 다시 태어나 자주 공연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마스네 의 오페라 음악이 훨씬 베르테르의 슬픔 을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일반 관객들은 스토리 라인을 따라잡기 쉬운 한글가사 뮤지컬 공연을 선호하는 듯하다. 선택은 절대적으로 개인의 취향이다. 또한, 베르테르는 그 이름이나 공연뿐 아니 라 우리나라에서 브랜드 가치가 매우 높은데, 베르테르가 죽어가면서까지 사랑한 여인의 이름이 Charlotte(샤롯데) 이고 그 애칭이 Lotte 이다. 굳이 예를 들지 않아도 대한민국 국민이면 다 아는 이름이다. 갑자기 배가 고픈데 오늘 백화점에 가서 햄버거 사 먹으면서 영화나 봐야겠다. Ⅳ 꽃보다 피터를 사랑한 푸시킨과 차이코프스키 과거 많은 문학 작품들과 현대에 들어서 영화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 아름다운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는 소비에트연방 시절 레닌그라드 로 불렸던 곳으로서 러시아의 피터 황제가 핀란드로부터 거둬들인 땅에 계획도시를 만들면서 러시아제국의 수도가 되었다. 러시아의 파리 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눈부신 도시이며 200개 이상의 박물관이 역사적인 건물들에 유치되어있다. 특히 세계적인 마린스키 극장 에 오페라와 발레단이 상주하고 198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요셉 브로드 스키 가 태어난 도시이기도 하다. 현재 러시아의 대통령 푸틴 의 고향으로서 자존심 강한 러시아 사람들은 Sankt Peterburg를 Sankt 와 Burg 라는 외국 말 빼고 피터 라 부른다고 할 정도로 러시아 사람들에게는 소중한 도시로 여겨지고 있다. 모데스 무소르그스키 작곡 보리스 고두노프, 미하일 글린카 작곡 루슬 란과 류드밀라, 림스키 코스사코프 작곡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등 러시아 의 대 작곡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던 많은 드라마와 시, 소설작품들을 생산한 대문호 푸시킨 의 여러 작품들 중 상트페테르부르크 를 배경으로 눈이 오는 날 잘 어울릴 만한 오페라로 만든 작곡가가 있었으니 바로 차이코프스키 다. 그는 함박눈이 내리는 페테르부르크 를 배경으로 낭만적이면서 안타까운 두 60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65 영화를 통해서 본 오페라 이야기 사랑이야기를 남겼는데 예브게니오네긴 과 스페이드의 여왕 이다. 예브게니오네긴 에서 여성인 타티아나가 남성인 오네긴에게 쓴 로맨틱한 편지장면, 눈 녹는 봄에 눈부신 러시아의 공원장면을 시작으로 게임의 법칙을 둘러싼 미스터리 로맨틱 오페라 스페이드 여왕 을 통해 비극으로 끝나는 염세주의적 분위기의 오페라들이지만 오페라 구석구석 극한의 낭만주의가 살아 숨쉬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낭만적인 인생을 살았을 것 같은 차이코프스키 이지만 심심하게도 모스크바 국립음악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차이코프스키는 정말로 그 일을 싫어했다고 한다. 물론 재능 없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 시간 낭비처럼 느꼈겠지만 그는 병적인 대인기피증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과 적응하며 살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그가 평범한 일을 하는 사람이었다면 크게 대두되지 않았겠지만, 그는 30대에 이미 유명한 작곡가로 성장해 있었고 그의 팬들도 많았기에 사람들이 그를 내버려 두지 않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를 둘러싼 이상한 루머가 일파만파 퍼져갔기에 이 문제에 대한 스트레스가 눈덩이처럼 커져만 갔다. 그것은 다름 아닌 그가 동성애자라는 루머였다. 사실 가족력이었는지 그의 형제자매 중 2명이 동성애자였다. 지금도 이러한 문제는 매우 민감한 일이고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토픽이었기에 그 루머를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어떤 여자든 턱하고 걸리기만 하면 결혼할 생각이었다. 마침 그에게 열렬한 구애편지를 보내던 그의 여제자 안토니나 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연애는 뒤로하고 먼저 결혼을 하자고 제안을 한다. 그런데 문제는 당시 차이코프스키는 또 다른 여인과 편지를 주고받고 있었는데 나 데이다 폰 메크 라는 돈 많은 미망인과 음악과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편지를 통해 나누고 있었다. 그냥 잠시 펜팔처럼 관계가 이어진 것이 아니라 무려 14년간이나 같은 도시에서 살면서도 불구하고 오프라인에서 만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서신 왕래가 있었던 것이다. 요즘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지만 그들은 둘 다 대인기피증 내지는 공포증이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길에서 우연히 마주쳐도 모르는 사람들처럼 피해갔을 정도였다고 한다. 아무튼, 부유한 미망인 폰 메크 부인은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열렬히 사랑했으나 차이코프스키의 부인에 대한 질투로 긴긴밤을 보냈고 그의 재능을 열렬히 사랑했던 부인 안토니나 는 동성애자 남편으로부터 한순간도 사랑받지 못한 채 가정을 떠나 불행하게 세상을 떠났다. 불행한 결혼생활로 피폐했지만 재정적으로 넉넉했을 법한 차이코프스키는 이유모를 가난에 시달렸고 폰 메크 부인에게 항상 금전을 구하는 편지를 계속해서 보내 꽤 큰 금액을 빌렸으나 결국 끝까지 갚지 못했다. 이런 복잡하고 머리 아픈 인생을 살아 아무 일도 못했을법한 경기도교육청 61
66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차이코프스키 였지만 타고난 재능으로 명작들을 세상에 유산으로 남겼고 후대 많은 사람들이 그 곡들을 연주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해준 고마운 사람이 되었다. 누군가 그랬다. 고통 없이 만들어진 예술은 미완성이다. 라고 이 겨울 상 트페테르부르크 의 찬바람 같은 가슴 시린 차이코프스키 의 음악을 들으며 그 시린 가슴을 달래 줄 따뜻한 커피 한잔을 동시에 음미해보는 건 어떨까? Ⅴ 심장약 만들다가 비아그라, 탈장 치료하려다 카스트라토 1994년 제라르 코르비오 감독의 영화 파리넬리 를 통해 거세성악가 카 스트라토 의 존재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면서 세간에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다. 물론 시간이 흐르면서 다시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사라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이 영화에 나오는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 의 Lascia ch io pianga(나를 울게 내버려 두세요) 라는 곡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중 매우 긴 호흡으로 노래를 불러 듣고 있던 청중들이 하나씩 기절하는 의아한 장면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그 영화의 주인공 파리넬리 는 카스트라토 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거세 성악가들 중 이름을 널리 떨쳤던 성악가이다. 거세 성악가들이 언제부터 서양역사에 등장했나 알아보았더니 비잔틴 제국에서부터 거세 성악가의 기원은 거슬러 올라간다. AD 400년 콘스탄티노플 에서 여왕을 위한 합창단의 지휘자가 거세 테너였다는 기록이 있고 그가 자신과 같은 거세 성악가들을 자신의 합창단에 많이 두었다고 하는 기록이 있다. 이후 1204년 4번째 십자군 전쟁 전후로 그들의 존재가 사라졌다가, 정확한건 아니지만, 훗날 이탈리아에서 다시 나타나기까지 300년 이상의 공백기가 있었다고 한다. 이후 16세기 중반부터 카스트라토 성악가의 활발한 활동 기록이 있는데 당시에는 매우 귀하고 모든 교회에서 고용하고 싶어하는 워너비(Wannabe) 성악가 1순위였다고 한다. 교회에서 카스트라토 를 고용한 이유는 교회에서 여자는 잠잠 하라. 라는 고린도전서 14장 34절의 내용을 문자 그대로 이해함으로써 시작된 해프닝이었다. 당시 여성은 교회뿐 아니라 공공장소에서 노래 부르는 것이 거의 금기시 되었었다. 그런 이유로 합창 중 고음을 담당 할 수 있는 이들은 보이 소프라노와 가성을 쓰는 성인 남자들뿐이었는데 문제는 이들 모두 변변치 못한 소리를 냈었다는 것이다. 그때 마침 거세된 남자들이 이상하게 테너의 힘찬 고음과 높은 소프라노의 소리를 합쳐놓은 듯한 목소리로 노래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17~18세기에는 그 희소성과 오페라 무대를 통해 요즘 아이돌 인기에 비할 수 없을 만큼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특히 18세기 초중반 유럽 62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67 영화를 통해서 본 오페라 이야기 오페라 무대를 휩쓸었던 카스트라토 들 중 군계일학은 파리넬리 였던 것이다. 그 당시 헨델의 파산을 막아줄 정도로 파리넬리 의 인기는 대단했다고 한다. 하지만 카스트라토 를 만드는 과정의 잔혹성 때문에 1870년 공식적으로 거세가 불법이 되면서 더 이상 카스트라토 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여기서 그들의 목소리가 정말 궁금하지 않은가? 자료를 찾아보면, 인류 역사상 마지막 카스트라토 이며 바티칸의 천사 로 칭송되던 알렉산드로 모레스키 의 음반을 발견할 수 있는데 실망스러울 정도로 열악한 음질이긴 하지만 1902년과 1904년 바티칸에서의 녹음이 남아 있어 귀한 자료가 되고 있다. 그를 만난 사람의 증언과 모 레스키 를 담은 사진을 보면 평범한 키에 매우 큰 상체 그리고 수염이 없는 동그란 얼굴, 말하는 목소리도 쇳소리가 나는 매우 강한 고음 테너의 소리 같았다고 한다. 이상한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탈리아에서 거세행위는 어린아이들이 자주 걸리던 탈장 치료를 위해 자 주 행해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렇게 치료행위로 희생양이 되었던 그들의 몸은 청소년이 되기 전에(Max. 15세 이 전) 거세를 당했고 호르몬의 영향으로 관절의 성장판이 닫히지 않아 팔다리 가 보통 사람들보다 매우 길었고 갈비뼈 역시 크게 자라서 매우 큰 폐를 가지고 보통 사람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긴 호흡을 자랑했다. 베네치아에 살았던 카사노바 의 전기 중 나오는 대목인데 카스트라토 들의 인기가 올라가고 엄청난 부를 얻었기에 1720년대부터 1730년대 사이에는 가난으로부터 자신들이 구출되기를 바라는 부 모들이 4,000명이 넘는 아이들을 예술을 위해 거세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보부족으로 가끔 청소년기가 지나고 거세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성인 남성 목소리로 이미 변해있는 상태에서의 거세행위는 목소리 변화를 줄 수 없었다고 한다. 인생역전 해보려다 요즘 말로 완전히 새됐다. 이런 일들을 잘 살펴보면, 인간은 계속 필요한 무언가를 만들고자 실험 과 실패를 반복해 왔다. 전쟁을 일으켜 무기를 만들면서 미사일과 항공기 술이 발전했고 심장약 만들려다 비아그라 가 만들어졌다. 소가 뒷걸음질 하다 쥐 밟은 격처럼 카스트라토 성악가를 만든 과정도 뒤돌아보면 어떻게 그런 일이 있었을까? 이해 가지 않는 아이러니 한 일이었지만 그들의 희 생으로 성악 음악이 발전하였던 것만은 분명하다. 오늘도 필자는 영화 파리넬리 에 나오는 나를 울게 내버려 두세요 를 들 으며 마음의 평안을 느끼고 있으면서도 꿈을 접어야만 했던 나머지 99% 카스트라토 성악가들의 희생에 씁쓸함을 느끼곤 한다. 경기도교육청 63
68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Ⅵ 중국에게 빼앗긴 오페라 속의 한국 헨델의 명곡 Ombra mai fu, 한국말로는 사랑스러운 나무 그늘이여 라 고 종종 소개되는 곡이 있다. 이 곡은 오페라 Xerxes (한국발음 크세르크 세스 혹은 세르세 )에 등장하는 주인공 Xerxes 황제가 정원을 느리게 거닐며 부르는 노래이다. 느리게 부른다 해서 곡의 별명이 느리다는 악상기호인 Largo 일 정도이다. 300 이라는 제목의 영화를 보면 스파르타의 레오니다스 왕과 마주친 미친 존재감의 인물이 등장하는데 빡빡머리에 몸에는 온갖 피어싱, 귀걸이도 모자라 체인을 걸고 나온다. 그 괴기한 모습의 사람은 바빌론 제국을 정복하고 노예처럼 대우받던 유대인들을 본국으로 보내줄 정도로 자비로웠지만 한편으로는 그리스를 2번이나 정복하려고 전쟁을 일으킨 페르시아의 왕 Xerxes 이다. 영화는 등장인물들의 비현실적이고 황당한 복근을 자랑하는 스파르타의 300명의 전사들과 페르시아황제 Xerxes 왕이 이끄는 100만대 군의 테르모필레 협곡 전쟁을 소재로 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 역사도 잘 모르는데 페르시아 역사까지 안다는 건 좀 오버가 아닐까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누가 물어보면 아는 척이라도 하려고 좀 살펴보았다. 그런데 이리저리 뒤지다 보니 페르시아의 쿠쉬나메 라는 역사 서사시에 페르시아의 왕자 아 비틴 은 사라센 제국의 공격으로 페르시아를 잃고 신라로 망명해 당나라와의 전쟁에서 큰 공을 세운다. 신라의 공주 프라랑 을 마음에 품고 있는 사실을 눈치 챈 공주의 아버지인 신라의 왕은 이방인과의 결혼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어려운 수수께끼를 내지만 왕자는 모든 문제를 풀고 신라 공주와 결혼에 성공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왕자는 신라에서 얻은 공주와 함께 자신의 나라로 돌아오고 그들의 아이 파리둔 이 후일 다시 사라센 제국의 왕을 물리치고 페르시아의 영웅이 된다는 Happy Ending으로 끝나는 이야기이다. 유럽 사람들은 페르시아를 시작으로 사라센제국, 훈족인 게르만제국, 몽골제국의 칭기즈 칸 그리고 티무르제국 등의 존재를 통해 동쪽에서 갑자기 자신들을 쳐들어온 존재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과 동시에 동경심과 호기심이 시작되었다. 이런 이야기들의 주인공 중 페르시아 황제 Xerxes 는 헨델에 의해 오페라로 만들어졌고, 또한 유럽까지 태멀레인(Tamerlane)으로 이름이 와전된 절름발이 티무르(Timur Leng)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던 샤 로흐 황제 역시 헨델에 의해 오페라 타메를라노(Tamerlano) 로 탄생했다. 그리 고 2013~14년 시즌 세계 오페라 공연 횟수 17위를 자랑하는 푸치니의 오페 라 투란도트 의 내용엔 티무르 제국이 멸망하면서 아버지 티무르 왕과 함께 중국으로 망명한 칼라프 64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69 영화를 통해서 본 오페라 이야기 왕자가 중국의 공주 투란도트 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다. 많은 왕자와 귀족들이 투란도트 에게 구애하지만 공주는 수수께끼를 내고 그 문제를 풀지 못한 구애 자들을 처형한다. 하지만 포기를 모르는 칼라프 왕자는 3개의 수수께끼를 맞히고 투란도트 와 사랑의 이중창을 부르며 해피엔딩으로 오페라가 끝을 맺는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 아닌가? 그렇다. 앞에서 이야기 중 신라로 망명한 페르시아의 왕자 이야기와 판박이 이야기이다. 어쩌면 신라로 망명했던 페르시아 왕자의 이야기가 후대에 전해지고 시대만 바뀌어 소설화된 건 아닐까? 어떤 역사학자들은 우리 민족의 영향력이 지금 중국 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이지만, 조선의 태조 이성계 시절까지만 해도 우리 민족은 현재 중국 땅을 호령했다고 할 정도이다. 티무르 제국의 땅 우즈베키스탄의 고도 사마르 칸트에 가면 벽화에 고구려 사절단의 모습이 아직도 남아있다. 우즈베키스탄 언어는 우랄 알타이어계다. 카자흐스탄, 신장위구르 모두 같은 계통이며 간단한 생활 언어는 서로 통한다. 터키에서부터 몽골, 한국, 일본까지 연결된 지역엔 돌궐, 흉노, 부여 등 한때는 같은 민족이었던 사람들이 지배했던 것이다. 적어도 중국 동부 지방까지 진출했던 우리 한민족은 안타깝게도, 17세 기 청나라의 계속된 침입을 시작으로 병자호란 을 거쳐 외세 열강들이 들어오는 19세기 급격히 힘을 잃어 한반도로 몰리지 않았다면 이탈리아의 오페라 작곡가 푸치니는 강성했던 신라나 조선을 배경으로 공주 이름을 딴 오페라 프라랑 을 만들지 않았을까? 만약 이라는 가정이지만, 우리는 서양 유명 작곡자마저 푹 빠져버린 대서사시 속 페르시아 왕자 아비틴 이 노래 부르는 Nessun Dorma(공주는 잠 못 이루 고) 를 듣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그런 조금은 아쉬운 입맛을 다 셔본다. Ⅶ 파리의 연인 파리의 연인 스토리는 흐릿해졌지만 Made in France의 존재감은 진격의 거인과 같다. 항상 백화점 문을 열고 들어갈 때면 향수들과 화장품들의 독특한 향들이 합쳐져 다른 세상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착각이 들게 한다. 잘 차려입은 남녀들이 쇼윈도 안쪽의 상품들과 대화를 나누듯 아니면 주문을 외우듯 한마디씩은 하고 간다. 여인들이 이름만 들어도 쓰러진다는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잘 모르는 낯선 나라의 말들을 술술 자연스럽게 읊어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경기도교육청 65
70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앞에서 열거한 이름들은 다 알고 있듯이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초일류 상표로서 전 세계 여인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상표들이다. 거의 모든 여인들 이 하나씩은 들고 있는 필수 아이템이어서 세상 물정 모르 는 남성들은 그 물건들이 시장 에서 파는 물건인 줄 알았던 적도 있을 정도였다. 왜 사람들 은 이토록 Luxury 아이템들에 열광하는 것일까? 단순히 인간 의 사치로 봐야 하는가? 아름다운 것을 추구하는 심미주의 적 관점에서 봐야 하는가? 왕과 귀족이 지배하는 봉건주의 세상에서 시민혁명이라 는 큰 사건을 계기로 인간의 평등함을 주장하는 계몽주의 가 널리 퍼졌고 실제로 혁명사를 통해 혼란과 혁신 혁명의 시대를 프랑스는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프랑스와 독일의 전쟁 역사라고 볼 수 있는 서양의 근대사를 통해 접근해 보자면 1차 세계 대전과 2차 세계 대전 사이의 유럽은 산업혁명과 함께 경제 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놀랄만한 변화의 시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특히 프랑스의 파리는 세계 문화의 중심지였고 예술의 중심지로 각광 받는 곳이었다. 세계의 모든 아티스트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파리는 예술가들로 가득 했고 그들은 몽마르트르 언덕의 작업실들과 몽파르나스 거리의 커피숍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지금도 몽마르트르 언덕은 예술가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고 있지만 1910~1930년대 그곳에서는 고흐, 모딜리아니, 피카소같이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화가들과 극작가 장 콕토, 그리고 에릭사티, 드뷔시, 라벨, 스트라빈스키 같은 작곡가들이 친구로서 커피숍에 모여 예술과 문학 철학 정치를 논했다. 지금도 거장들이 모이는 장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때처럼 천재들이 조그만 커피숍에 모여 커피 한잔 앞에 놓고 7~8시간을 이야기했다면 얼마나 많은 이야기와 아이디어들이 오고 갔을까? 그때가 프랑스 문화의 절정기였다. 중세 시대 메디치 가문을 중심으로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귀족들의 문화 르네상스가 생겼다면 프랑스에서는 현대 자본주의 바탕 아래 중상류층의 부르주아 문화가 최고조를 달리고 있었다. 이런 현상으로 남과 다르게 보이려는 고급 상표가 생겨났고 지금의 Luxury 아이템들이 하나둘씩 두각을 나타냈다. 몽마르트르의 물랭루주같이 공연이 함께하는 카바레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대중 공연을 통해 코코 샤넬이나 에디트 피아프 같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여성 아티스트들도 생겨나기 시작한 것도 이때이면서 클래식 대중 장르를 불문하고 아티스트 간의 교류와 사랑이야기가 넘쳐나던 시절이 또한 이때이다. 그 당시 유럽 상류층에 불고 있던 바그너의 음악적 영향에서 독립하고 싶어했던 프랑스 특유의 회화적 인상주의 작곡법 은 드뷔시의 Pelléas et Mélisande, 그리고 라벨의 L Enfant et les Sortilèges 같은 주옥같은 오페라를 탄생시킨다. 또한, 신고전주의 작곡가로 유명한 스트라빈스키는 프랑스 파리에서 66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71 영화를 통해서 본 오페라 이야기 봄의 제 전 이라는 발레곡을 선보이며 시대를 뛰어넘는 작곡가로 추앙받기 시작하는데 이 뿐 아니라 열거할 수 없이 많은 아티스트들 과 사건들이 우연처럼 한 장소 한 시대에 일어났다 는 것은 아마 인류사에 축복과 같은 일이 아닐 까? 프랑스로 건너온 이탈리아 출신 비운의 천재 화가 모딜리아니, 그가 질투했던 세계적 명성의 예술가 피카소, 그가 그렸던 러시아의 신고전주의 작곡가 스트라빈스키, 그를 사랑한 코코 샤넬, 에디트 피아프의 죽음을 전해 듣고 4시간 만에 쇼크사한 천재 극작가이면서 연극 영화감독이었던 장 콕토 등 그 낭만적인 스토리의 끝말잇기로 온종일 이야깃거리 가득한 파리는 지금도 우리의 창작 욕구를 자극하는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몇 년 전 TV 드라마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파리의 연인 이 생각난다. 주 인공이 누구였는지 스토리가 뭐였는지 점점 기억은 희미하지만 파리라는 도시의 의미는 이미 우리의 생활 속 깊은 곳까지 들어와 버렸다. 자! 이제 우리도 파리를 점령할 문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이 뜬금없는 오기는 무엇일까? 경기도교육청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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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법과 문학 - 그 불편한 동거? 서울대 명예교수/ 안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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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76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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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법과 문학- 그 불편한 동거? Ⅲ 베니스 - 런던 1596, 서울 2014 예술작품은 시대의 거울이다. 작품 속에 시대상이 투영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문학은 사회적 '텍스트'라는 말을 쓴다. 법은 시대의 공적 텍스트다. 법은 공권력 에 의해 강제되고 보호 받는 시대의 보편적 윤리다. 영국에는 일찍부터 법제도가 발달했다. 영국인들은 '피의 혁명'을 막은 것이 법이었다고 자부한다. 절대 권력을 견제하고 개인의 자유와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법의 사명이었다. 여행객을 절망시 킬 정도로 런던 시가가 미로 투성이인 것도 부동산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보호 때 문에 근대적 도시계획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엘리자베스 시대의 영국은 소송 폭주의 시대였다. 한 해 평균 1백만 건 이상의 소송에 4백만 신민( 臣 民 )이 관련되었다. 존과 윌리엄 셰익스피어 부자도 여러 차 례 소송당사자가 되었다. 법원의 종류와 숫자도 많았다. 소송의 형식과 내용도 다 양했다. 교회법원, 지방법원, 왕립법원 할 것 없이 각종 법정은 소란스러웠다. 여 러 세기에 걸쳐 왕립법원의 누적된 판결에 의해 형성된 '코몬로'(common law)는 국민의 양식이자 상식이기도 했다. 재판은 시민의 중요한 여흥이기도 했다. 시민 이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민 형사재판은 공동체의 정의와 윤리적 일체감을 확인 하는 중요한 의식이기도 했다. 중요한 재판은 당사자는 물론 호기심에 찬 일반시 민들로 가득 채워졌다. 런던은 법률가의 도시였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사법연수원 격에 해당하는 법 학원(Inns of Court)에 기숙하는 예비법조인들이 법조타운 밤거리의 주역이었다. 법학원의 숫자도 많았다. 대체로 부유층의 자제만이 법학원에 입학할 수 있었다. 이미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에서 대학교육을 받은 20대 청년들은 폭발하는 열정 을 발산할 대상이 아쉬웠다. 진지한 토론, 열띤 대화의 중요한 주제 중의 하나가 문학이었다. 그러니 이들 중에 극작가도 탄생한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셰익스피 어 시대의 극작가들 중에 약 20퍼센트가 이들 법학원 출신이었다. 돈과 시간이 여유로운 이들은 즐겨 연극을 관람했다. 이들 청년 예비법률가들 이야말로 셰익스피어극의 중요한 관람객이었다. 비극, 희극, 사극의 대사에 감동 하고 비판하며 때때로 분개했다. 적지 않은 연극이 법학원 구내에서 상연되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도 최소한 일곱 편이 법학원에서 상연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국 왕 제임스 1세의 궁정에서도 셰익스피어가 공연되었다. 1603년, 튜더왕조의 마지 막 왕, 엘리자베스가 죽자 왕위는 스코틀랜드의 제임스 스튜어드의 몫이 된다. 새 왕조의 시작이다. 셰익스피어의 연극은 '시골뜨기 국왕'에게 세련된 잉글랜드의 법을 바탕으로 통치술을 교육하는 시청각자료로 활용되기도 했다. 물론 많은 법률 가들이 동석했고, 셰익스피어는 이들을 유념하고 각본을 썼을 것이다. 경기도교육청 79
84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셰익스피어만 특별할 것은 아니었다. 같은 시대에 런던에서 공연된 연극의 최 소한 3분의 1은 재판장면을 담고 있었다. 한마디로 법은 엘리자베스- 제임스 시대 연극의 핵심요소였다. 재판을 수행하는 판사나 변호사와 마찬가지로 시인과 희곡 작가도 자신의 독자와 관객을 알아야 한다. 인간의 희로애락, 사랑과 갈등의 핵심 을 파고들어야만 호응을 받는다. 연극은 무엇보다 현장성이 중요하다. 관객은 배 우의 대사를 즉시 이해하지 않으면 공감할 수가 없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속에 등 장하는 법률용어들은 단순한 장식이나 과시용이 아니라 관객을 연극 속으로 흡입 하기 위한 도구였다. 셰익스피어 작품의 무대는 영국 땅을 넘어 유럽전역에 걸쳐 있었다. 유럽 문화 의 원류인 고대 그리스 로마는 물론이다. 연극중의 연극, 비극 중의 비극으로 불리는 햄릿 의 무대도 영국이 아닌 덴마크였다. 유럽은 상시 교류, 소통하는 사회였다. 제목이 적시하듯이 이 작품의 지리적 배경은 베니스다. 당시 이탈리아 는 유럽의 얼굴이었고, 베니스는 얼굴 중의 얼굴, 바로 눈에 해당하는 도시국가였 다. 엘리자베스 시대 영국인에게 이탈리아는 선망의 대상인 선진국이었다. 세련된 언어와 사랑이 만개하는 곳, 페트라르카와 아리오스토와 같은 대시인을 배출한 르 네상스의 본향이었다. 그런가 하면 마키아벨리와 같은 무신론적 정치가가 판치고, 도박, 알코홀 중독, 매음과 계간( 鷄 姦 )이 횡행하는 악의 소굴이었다. 베니스는 철 저한 자본주의가 지배하고 국제통상이 일상화된 국제도시다. 이탈리아의 모든 도 시국가 중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번성한 부국인 동시에, 정치적으로는 절대통치권 자를 부정하는 공화국이었다. 오셀로 의 주인공도 유색인종 외국인으로 장군의 지위에 오른다. 실제로 당시 베니스의 법이 어땠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문학작품 은 정교한 법률리포트가 아니다. 머릿속에 담긴 이상을 그리기 위해 적합한 장소 와 배경을 설정하는 것은 작가의 특권이다. 셰익스피어 시대에 영국 땅에 공식적 으로는 유대인이 없었다. 오래전에 추방되었고 영국 땅에 잔류하기 위해서는 개종 을 통해 '신기독교인'이 되어야만 했다. '인육재판'을 마감하면서 승자 안토니오는 상대를 철저하게 파멸시키기로 작정한다. 전 재산을 뺏고도 모자라서 패자의 정신 적 자산마저 뺏고자 한다. 마치 시혜를 베풀듯이 그리스도교로 개종할 것을 당당 하게 요구한다. 당시 영국사회의 보편적 관념일 수 있다. 인육재판 의 대상물은 사람의 몸이다. 몸의 중심은 심장이다. 심장은 몸의 전부다. 군주국 영국의 심장 은 국왕이고 국왕은 곧바로 왕국의 전체다. 모든 권력은 국왕의 몸에서 파생되어 나온 것이다. 이러한 군주주권의 원리가 극 속에도 투영되어 있다. 무엇보다 법률전문가의 입장에서 본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 시대의 코몬로 법 원과 형평법원 사이의 치열한 주도권 쟁탈전을 극화한다. 엄정한 법문구와 선행 판결을 중시하는 코몬로와 구체적 상황에 따라 신축성 있는 구제를 허용하는 형 80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85 법과 문학- 그 불편한 동거? 평법 사이의 대립과 갈등은 시대의 보편적 주제였기에 다른 작품 속에서도 다루 어진다. 전통적인 해석은 '인육재판'은 자비라는 명분의 포셔의 형평법이 계약문구에 집 착하는 샤일록의 코몬로를 이긴 것으로 평가한다. 국왕 제임스 1세가 작품을 이틀 연달아서 감상했다는 기록도 있다. 변방 스코틀랜드 출신의 제임스는 대대손손 권 력을 누려온 런던 토착세력의 눈에는 기껏해야 촌뜨기 강화도령'에 불과했다. 토착세력의 중심에 사법관료가 있었다. 배심재판과 엄격한 선판례의 구속을 받는 코몬로 법원은 국왕의 전제를 견제하는 중요한 권력기제였기에 불편한 존재였다. 그러니 국왕이 형평법원을 선호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런 일이다. 원래 형평법원 장은 국왕을 지근에서 보좌하면서 옥새를 보관하는 직책이었다. 재판도 국왕의 대 리인 자격으로 (국왕의 뜻을 받아) 수행하였다. 그러나 샤일록의 입장은 제임스와는 정반대다. 형평이란 기준은 모호하고 결과 는 예측하기 어렵다. 누가 재판관이냐에 따라 정반대의 판결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기에 보다 예측할 수 있는 제정법과 코몬로 법원에 기댈 수밖에 없다. 샤일록 에게 있어서 법제도는 복수의 수단인 것이다. 샤일록은 오랜 세월에 걸친 편견어 린 박해 속에서도 꺾이지 않고 자신의 권리를 찾으려는 투사다. 개방사회인 베니 스의 법은 선진의 법이다. 샤일록은 외국인, 소수 종교인, 소수 인종이다. 외국인 이 그나마 기댈 수 있는 것은 공식의 법이다. 철저한 인종차별주의자 안토니오조 도 외국인의 사법접근권을 보장하는 베니스의 법을 상식으로 받아들인다. 이런 입장에 서면 작품의 주인공은 당연히 샤일록이고, 포셔는 빛나는 히로인 이나 재림한 다니엘 이 아니라 기껏해야 교활한 변설가일 따름이다. 1598년 왕립문서등록원에 등록된 원 작품의 제목은 베니스의 유대인(The Jew of Venice) 이었다. 후일 출간된 많은 판본에 베니스의 유대인 이라는 선택적 부 제가 달려 있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서방 기독교 문화권에서 이 작품을 반 유대 정서를 조장하는 데 악용했다. 나치독일에서는 이 작품을 아리안 족의 선민의식을 고취시키고 열등 사악한 인종인 유대인을 청소 하는 국가 차원의 사업에 악용 했다. 근래 들어 우리나라는 급격한 다문화사회로 이행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나 라는 외국인에 대한 차별의식이 유별나게 강했다. 중국 화교들이 상업적 성공은커 녕 안온한 정착조차 못하게 몰아낸 치욕스런 역사가 있다. 우리 모두가 포셔를 정 의, 샤일록을 부정의의 화신으로 규정한 편견의 포로가 되어 낯선 자에 대한 박해 를 미덕으로 받아들였다. 폐쇄적 국수주의가 지배한 일본도 상황이 별반 낫지 않 다. 그래서 세계인의 존경을 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2014년, 우리 모두에게 과 거사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전향적인 발상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전래의 경기도교육청 81
86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영문학과 기독교 세계에서 악한의 전형으로 규정하는 샤일록을 정당한 주인공으 로 부각시키는 이 작품의 연출자가 재일교포 3세라는 점도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무릇 예술작품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 사회적 약자, 소외된 인간에게 위안과 자부 심을 건네주는 데 있는 것이 아닐까? 82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87 그리스로마 고전을 통해 표현한 인문학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 안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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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그리스로마 고전을 통해 표현한 인문학 그리스로마 고전을 통해 표현한 인문학 -퀸틸리아누스(Quintilianus, 서기 35년-96년)의 수사학 교육 제10권을 중심으로 1) - 안 재 원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 Ⅰ 들어가는 말 책 읽기가 로마에서 교육의 중요한 방법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은 키케로의 시대가 아니었다. 실제로 키케로의 시절에는 읽힐 만한 라틴어 책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라 틴어가 가난했기에. 따라서 로마가 그리스의 고전을 번역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당연 하다 하겠다. 그러나 로마는 그리스를 모방하는 선에서 머무르지 않았다. 일정 기간 의 모방 단계를 벗어나자, 로마인들은 서서히 그리스인들과 경쟁하려는 자의식을 갖기 시작한다. 우화 작가인 파이드루스(Phaedrus, 서기 18년-55년)가 작은 사례이 다. 2)나(파이드루스)는 그(아이소포스)가 남긴 작은 오솔길을 큰 길로 만들었다. 이를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인용에서 오솔길 은 원래 아이소포스(이솝)가 노예였기에 직설적으로 말하지 못한 것을 뜻하고, 큰 길 은 파이드루스가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과 장치를 새로이 개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은 아이소포스의 이야기를 수용했지만, 단순 모방이 아니라 창 조적 경쟁을 거쳐 이미 극복했다고 주장하는 셈인데, 아직 극복 단계는 아닌 것으 로 보인다. 어찌되었든 로마의 경쟁 노력은 계속되었고, 그 노력은 어느 정도 성 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리스 작품 대신에 라틴 작품이 학교의 교재로 사용되 기 시작한다는 점에서 확인되기 때문이다. 에피로타는 베르길리우스와 다른 신세대 시인들의 작품을 강의의 대상으로 삼은 최초의 교사였다. 3) 1) 이 글에서 자주 인용되는 원전들에 대한 서지 사항은 다음과 같다: M. Fabi Quintiliani Institutionis Oratoriae Libri Duodecim(= 수사학 교육 ), ed. M. Winterbottom, Oxford 1970(rep. 1992); Tacitus, Dialogus de oratoribus(= 연설가 에 대한 대화, ed. R. Mayer, Cambridge 2001; Cicero, De oratore( 연설가에 대하여 ), ed. K. Kumaniecki, Stuttgart & Leipzig 1969 (rep. 1995); 수에토니우스, 로마의 문법학자들, 안재원 편집, 한길사 ) 우화 제3권 서문 38장. 3) 로마의 문법학자들 제18장. 경기도교육청 85
90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베르길리우스(Vergilius, 기원전 70년-19년)의 아이네이스(Aeneis) 와 같은 라틴 작품이 드디어 강의 교재로 사용되고 시작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호메로스와 같은 그리스 작가가 아닌 당대 라틴 작품이 교재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정신적으로 정복당한 로마가 이제 그리스 정신의 모방 단계를 지나 본격적으로 경쟁하는 단계 에 들어서고 있는 과정을 확인해 주는 사례라 하겠다. 로마에서 이러한 현상이 관찰 되는 시기는 대략 서기 1세기초 무렵이다. 그런데 1세기말 정도가 되면, 로마인 가 운데에서 심지어 그리스를 극복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아예 대놓고 로마가 그리 스보다 더 뛰어나다고 주장하는 사람까지 나온다. 바로 퀸틸리아누스다. 내가(퀸틸리아누스) 보기에, 키케로는 그리스인들의 모방하는 일(ad imitationem)에 자신의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던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연 설로 데모스테네스의 역동하는 힘과 플라톤의 깊이 있는 사유와 이소크라 테스의 유쾌한 즐거움을 오롯이 새겨내었다. 4) 물론, 논란의 여지가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단적으로 그리스인에게 호메로스가 있다면, 우리 로마인에게는 베르길리우스가 있다 5) 라는 주장에서 볼 수 있듯이, 로마 학문의 경쟁력에 대한 퀸틸리아누스의 믿음은 굳건하다. 도대체 이 믿음의 실 체는 무엇일까? 이는, 라틴어가 이제 가난하지 않다는 자신감일 것이다. 하지만 번 역을 통한 모방과 저술을 통한 경쟁을 통해서 책들이 많아지자 로마인들은 또 다 른 고민에 빠지게 된다. 요컨대, 책들이 많아지자 무엇을 읽혀야 하는지 6) 도 고민거리였기에. 이 고민은 책들에 서열(ordo) 을 매기는 작업으로 이어졌다. 이것이 고대 로마에서 소위 삶의 모범과 규범이 되는 고전의 선정(kanones) 작업 의 시작이었다. 이와 같은 선정 작업을 통해서 학교에서 정규 교과로 자리 잡게 된 고전 읽기는 서양 고대의 교육 방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제공했는 데, 이렇게 해서 고대 로마의 교육은 말하기 교육에서 읽기 교육으로, 아니 더 정 확하게는, 읽기에 기반한 말하기 교육으로 전환하게 되었다. Ⅱ 퀸틸리아누스의 고전 전범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그 특징들 이해를 돕기 위해서, 앞에서 언급한 수사학 교육 제10권을 소개하겠다. 제 10권 은 크게 7장으로 구성되어있다. 제1장은 읽기를, 제2장은 교육에서 모방의 중요성을, 제3장은 쓰기를, 제4장은 교정을, 제5장은 쓰기 훈련의 여러 방식을, 제6장은 쓰기 4) 수사학 교육 제10권, 1장 108절. 5) 수사학 교육 제10권, 1장 85절. 6) 수사학 교육 제10권, 1장 37절: qui sint legendi. 86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91 그리스로마 고전을 통해 표현한 인문학 를 통한 생각(cogitatio)의 버릇(hexis) 만들기를, 제7장은 즉흥 연설을 다루고 있다. 제1장에서 제7장을 관통하는 개념이 하나 있는데, 다름아닌 버릇(facilitas, hexis)이 다. 요컨대, 즉흥 연설도 자의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버릇이 갖추어질 때 제대 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 잘함이 하나의 버릇으로 세워질 때 수사학 교 육(institutio)은 완성된다는 게 퀸틸리아누스의 생각이다. 이를테면, 그는 수사학의 규칙 들에 대한 지식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지식들이 하나의 말버릇으로 혹은 언어 습관 으로 자리잡는 것을 늘 강조하기 때문이다. 전거는 다음과 같다. 1. 한데 표현에 대한 이론들은 말하기의 실제에 있어서는 충분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만약에 그것이 그리스 인들이 hexis 라 부르는 습관으로 단단하게 자리잡지 않는다면 말이다. hexis는 생각에 있어서도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물론 나도 알 고 있다. 이 습관을 위해서 쓰기가 혹은 읽기가 혹은 말하기가 더 도움을 주는지에 대해서 논쟁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만약 이것들 중에 어느 하나로 만족할 수 있었다 면, 이에 대해서 보다 엄밀하게 조사했었을 것이다. 2. 하지만 이것들은 서로 얽혀있고 모 든 것들이 떼어지질 않는다. 그래서 이것들 중에 뭔가가 빠진다면, 나머지 것들도 헛 수고만 하는 셈이다. 예컨대, 많은 쓰기를 통해서 힘을 얻지 못한다면, 말 잘함은 단단해지지도 굳세어지지도 않을 것이고, 읽기의 사례가 부족하면 저 노력은 키잡 이 없이 떠도는 이에 불과할 것이다. 또한 어떤 것을 어떤 방식으로 말해야 하는지 를 알고 있다 할지라도, 만약 그가 각각의 모든 경우에 대해서 말을 잘 할 수 있 는 준비와 채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그는 또한 보물 창고에 갇힌 사람에 다름 없 을 것이다. 3. 어느 것이든 어떤 면에서 각기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것이 곧장 연 설가를 만드는 것과 전적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연설가의 일은 표현에 직결 된 것인 한, 말하기가 제일 우선적인 것이고, 그래서 이 학문이 말하기로부터 시작 하고, 바로 이어 모방으로, 마지막으로 쓰기의 부지런함으로 이어진다는 점은 명백 하다. 7) 인용에서 주목해야 할 언표는 모방(imitatio)이다. 왜냐하면 한편으로 굳건한 버릇 을 위한 훈련 방식인 읽기, 따라 하기, 쓰기가 모두 모방에 속하는 것이기 7) 수사학 교육 제10권 서문, I. Sed haec eloquendi praecepta, sicut cogitationi sunt necessaria, ita non satis ad vim dicendi valent nisi illis firma quaedam facilitas, quae apud Graecos hexis nominatur, accesserit: ad quam scribendo plus an legendo an dicendo conferatur, solere quaeri scio. Quod esset diligentius nobis examinandum [citra] si qualibet earum rerum possemus una esse contenti; II. verum ita sunt inter se conexa et indiscreta omnia ut, si quid ex his defuerit, frustra sit in ceteris laboratum. Nam neque solida atque robusta fuerit umquam eloquentia nisi multo stilo vires acceperit, et citra lectionis exemplum labor ille carens rectore fluitabit, et qui sciet quae quoque sint modo dicenda, nisi tamen in procinctu paratamque ad omnis casus habuerit eloquentiam, velut clausis thesauris incubabit. III. Non autem ut quidquid praecipue necessarium est, sic ad efficiendum oratorem maximi protinus erit momenti. Nam certe, cum sit in eloquendo positum oratoris officium, dicere ante omnia est, atque hinc initium eius artis fuisse manifestum est, proximam deinde imitationem, novissimam scribendi quoque diligentiam. 경기도교육청 87
92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때문이다. 물론, 교육 방식으로서 모방에 대한 생각은 퀸틸리아누스만의 고유한 생각은 아니다. 예컨대, 위( 僞 )-롱기누스의 숭고론 제13장-14장에서도 모방과 경 쟁 8) 에 대한 언급을 찾을 수 있고, 퀸틸리아누스와 동시대를 살았던 철학자 세네카 의 서신 114 에서도 발견된다. 물론, 교육과 관련해서 모방은 이미 플라톤과 아 리스토텔레스에게도 매우 중요한 주제였다. 하지만, 퀸틸리아누스의 모방 개념에 직 접적인 영향을 끼친 이는 기원전 1세기에 모방에 대하여(Peri Mimêseos) 를 지은 디오뉘시오스 할리카르낫소스(Dionysios Halicarnassos, 기원전 1세기 활약)다. 퀸틸리 아누스가 수사학 교육 제10권을 지을 때에 가장 많이 참조한 텍스트가 모방에 대해서 다. 하지만, 디오니시오스에 대한 퀸틸리아누스의 의존도에 대해서는 학 자들 사이에서 쟁론거리인데, 이에 대해서는 3장에서 나의 입장을 밝히겠다. 퀸틸리아누스에 따르면, 여러 모방 방식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읽기이다. 이 는 지면 배정에서도 쉽게 확인된다. 다른 장들은 약 30절 내외를 할당하지만, 읽기에 는 무려 131절의 지면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퀸틸리아누스가 읽기에 이렇게 큰 비 중을 둔 것은 당시 학교수사학 전통에서는 찾기 힘든 것이다. 이에 대한 증거는 퀸 틸리아누스 당시에 교재로 활용되었던 수사학 교재의 구성에서 쉽게 찾을 수 있 다. 9) 이렇게 퀸틸리아누스가 읽기를 말하기 교육의 한 중심에 위치시킨 이유는 여 러 가지가 있는데, 그 가운데에서 가장 큰 이유는 자유로운 연설을 행할 수 있는 포룸(Forum Romanorum)의 폐쇄 조치였다. 포룸은 로마의 학생들이 실제 연설을 듣고 배우는 일종의 학교였다. 하지만, 황제정 시대의 포룸은 더 이상 이전의 자유로 운 연설을 행할 수 있는 정치 공간이 아니었고, 따라서 좋은 연설을 듣고 따라 배 울 수 있는 학교 역할을 더 이상 수행하지 못했다. 이에 대한 전거는 아래와 같다. 38. 옛날 재판의 모습과 관습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요즘 방식이 비록 현실에 더 적합하다고 해도, 옛날의 포룸은 말하는 능력을 더욱 단련시켰습니다. 누구 도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연설을 마치도록 강요당하지 않았고, 자유롭게 기한을 연기할 수 있었으며, 누구든 자신의 말하기 방식을 가지고 있었으며 날과 변호인들 의 수가 제한되지 않았습니다. 이것들을 그나이우스 폼페이우스가 세 번째 콘술 이었을 때, 처음으로 제한했고 능변에 흡사 제동기를 달아 놓았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들이 포룸에서, 모든 것들이 법에 의해서, 모든 것들이 프라이토르 앞에 서 행해지는 것처럼 그렇게 되었습니다. (중략) 시간의 오랜 침묵과 대중의 계 속되는 여가와 원로원의 완고한 고요함과 황제의 커다란 지침이 연설을 다른 8) 이와 관련해서는 Arno Reiff, interpretatio, imitatio, aemulatio. Begriff und Vorstellung literarischerabhängigkeit bei den Römern, Diss., (Köln), Würzburg 1959와 S. Döpp, Aemulatio: Literarischer Wettstreit mit den Griechen in Zeugnissen des ersten bis fünften Jahrhunderts, Göttingen 2001이 중요한 선행 연구이다. 9) 비교 Jaewon Ahn, De Figuris verborum et sententiarum, Goettingen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93 그리스로마 고전을 통해 표현한 인문학 것들과 마찬가지로 잠재워 버린 후에. 39. 내가 이야기할 것이 사소하고 우스 운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말해보겠습니다. (중략) 즉 좋은 태생의 말들을 경 주와 공간들이 시험하듯이, 그렇게 연설가들을 위한 그러한 장소가 어디에 있습 니까? 그곳을 통해서 만약 자유롭게 풀어진 연설가들이 나오지 않으면 연설은 약 해지고 깨지게 됩니다. (중략) 그런데 연설가에게는 외침과 박수가 필수적입니 다. 마치 어떤 극장에서와 같이 말입니다. 그러한 것들이 옛날의 연설가들에게 는 항상 곁에 있었습니다. 그 때는 그렇게 비슷하게 그 정도로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 포룸으로 몰려들었고, 그 때는 피호민들도 그리고 여러 부족들과 지방의 관리들도 그리고 이탈리아 전 역이 위험에 처한 사람 편을 들었고, 그 때는 많은 재판에서 로마 인민이 어떻게 판결이 되는가가 자신의 것들과 관련되어 있다고 믿었습니다. (중략) 격정적인 인 민의 열정 자체가 활기 없는 연설가들조차도 자극하고 선동할 수 있었습니다. 10) 인용은 퀸틸리아누스가 수사학 교육에서 읽기를 강조할 수밖에 없게 된 실질적인 사연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는 퀸틸리아누스의 시대에는 옛날처럼 포룸에 가면 얼 마든지 모방을 통해서 배울 수 있었던 탁월한 연설가들이 실제로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것이 퀸틸리아누스가 읽기를 강조하고 고전 혹은 모범이 될 만한 연설가 내지 문학 작품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적인 이유였을 것이다. 더 이상 살아있는 모방 대상이 없기에 책이 그 자리를 대신하기 시작했다는 소리다. 이는 플르타르 코스의 모랄리아 11) 가 교육에 대한 논의를 전개하면서 포룸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점에 대별된다는 것을 지적하고자 한다. 물론, 퀸틸리아누스도 연설이 타락하게 된 원인에 대하여 를 저술하였다. 아마도 여기에서 포룸의 폐쇄 문제를 거론했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수사학 교육 제10권에서는 이 문제를 명시적으로 거론하지는 않는다. 대신에, 그는 자신 이 읽기를 강조하는 이유로 읽기가 단지 포룸을 대체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한다. 퀸틸리아누스의 포룸에 대한 비판과 읽기에 대한 예찬의 전거는 다음과 같다. 16. 어떤 것들은 듣는 사람들에게, 어떤 것들은 읽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도움 을 준다. (중략) 17. 읽기는 판단을 내림에 있어서 더 확실하다. 듣는 사람에게 는, 혹은 각각에 대한 저마다의 호의가, 혹은 칭찬하는 자들의 저 함성이 판단 을 왜곡시키기 때문이다. 18. [이런 분위기에서] 다른 의견을 내는 것은 부끄 러운 일이기 때문에, (중략), 흠 있는 것들이 다수의 마음에 들기도 하고, 우리 10) 타키투스, 연설가에 대한 대화 제38-39장 11) 이와 관련해서는, 플루타르코스의 모랄리아 : 교육-윤리 편, 허승일 옮김,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2012년을 참조 하시오. 경기도교육청 89
94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의 마음에 들지도 않는 것들이 모인 청중들에 의해 칭찬받기도 한다. 19. 또 한, 반대로 잘못된 판단에 의해 훌륭하게 말해진 것들에 대해 호의를 표하지 못하는 일도 벌어진다. 하지만 읽기는 자유롭다. 그 빠른 움직임에 의해서 건 너뛰는 것이 아니라 보다 자주 반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 책으로 돌아가서 다시 살펴보자. 우리가 소화되기 쉽도록 음식을 씹고 거의 액체로 만들어 내 려 보내는 것처럼 말이다. 읽기는 날것으로가 아니라 여러 번의 반복을 통해 부드럽게 되고 마치 기억과 모방을 위해 갖춰진 상태로 전해지도록 만든다. 20. 아주 오랫동안, 최고가 아니라면, 우리의 신뢰를 최소한으로 저버리는 사 람들이 읽혀져야 한다. 그들은 철저하게 읽혀져야 한다. 마치 우리가 쓸 때에 쏟는 정성으로 읽어야 한다. 거의 세세한 모든 부분들을 샅샅이 훑고 지나가 면서 꼼꼼하게 읽어야 할 뿐만 아니라, 통독을 해야 하며 다시 처음부터 전체 적으로 다시 소화해야 한다. 특히 의도적으로 뜻하는 바들을 숨겨놓은 연설들 이 이에 해당한다. 12) 인용은, 퀸틸리아누스가 포룸에 대해서 타키투스와는 확연하게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서 타키투스는 끝까지 포룸을 포기하려 들지 않았음 을 지적하고자 한다. 적어도 연설가들에 대한 대화 에서는 그렇다. 포룸이 폐쇄 되자, 타키투스는 그 대신에 극장(theatron)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퀸 틸리아누스는 포룸을 포기하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읽기를 선택한다. 비록 살아 있 는 자들은 아니지만 모범이 될 만한 탁월한 자들을 모방하는 수단으로 고전 읽기 를 권하고 읽어야 할 고전 목록을 퀸틸리아누스는 제시한다. 결론적으로 고전 전범 개념은 이와 같은 역사적인 배경에서 탄생했다 하겠다. 참고로, 고전 목록의 구성 방식에 대한 선례는 키케로의 브루투스 다. 이는 퀸틸리아누스 자신도 밝히는 바이다. 13) 그리스의 작가들과 로마의 작가들을 나란 하게 병렬시켜 비교하는 서술방식(syncrisis) 14) 도 또한 그 증거다. 흥미로운 점은, 12) 수사학 교육 제10권 XVI. Alia vero audientis, alia legentis magis adiuvant. Excitat qui dicit spiritu ipso, nec imagine +ambitu+ rerum sed rebus incendit. Vivunt omnia enim et moventur, excipimusque nova illa velut nascentia cum favore ac sollicitudine: nec fortuna modo iudicii sed etiam ipsorum qui orant periculo adficimur. XVII. Praeter haec vox, actio decora, commodata ut [quis] quisque locus postulabit pronuntiandi vel potentissima in dicendo ratio, et, ut semel dicam, pariter omnia docent. In lectione certius iudicium, quod audienti frequenter aut suus cuique favor aut ille laudantium clamor extorquet. XVIII. Pudet enim dissentire, et velut tacita quadam verecundia inhibemur plus nobis credere, cum interim et vitiosa pluribus placent, et a conrogatis laudantur etiam quae non placent. XIX. Sed e contrario quoque accidit ut optime dictis gratiam prava iudicia non referant. Lectio libera est nec ut actionis impetus transcurrit, sed repetere saepius licet, sive dubites sive memoriae penitus adfigere velis. Repetamus autem et tractemus et, ut cibos mansos ac prope liquefactos demittimus quo facilius digerantur, ita lectio non cruda sed multa iteratione mollita et velut [ut] confecta memoriae imitationique tradatur. XX. Ac diu non nisi optimus quisque et qui credentem sibi minime fallat legendus est, sed diligenter ac paene ad scribendi sollicitudinem nec per partes modo scrutanda omnia, sed perlectus liber utique ex integro resumendus, praecipueque oratio, cuius virtutes frequenter ex industria quoque occultantur. 13) 전거는 수사학 교육 제10권 1장 123절이다. 90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95 그리스로마 고전을 통해 표현한 인문학 퀸틸리아누스가 고전 목록을 구성하면서, 문학, 역사, 철학의 구분을 명시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키케로도 연설가에 대하여 에서 역사와 철학의 중요성을 강 조한다. 왜냐하면 상대적으로 많은 지면이 철학과 역사에 주어졌기 때문이다. 키케 로는 역사의 경우 제2권 51-64장을, 철학의 경우도 제3권 56장-73장 정도의 분량 을 할당한다. 하지만, 문학의 경우는 거의 없다. 이 대목에서, 한 가지 강조해야 할 점은 키케로가 철학과 역사를 강조하긴 하지만, 그 강조가, 퀸틸리아누스처럼 읽기에 초점을 두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다음은 읽기에 대한 키케로의 생 각이 잘 드러나는 한 대목이다. [157] 또한 자신의 글이든 다른 사람의 글이든 가능한 한 많이 글을 암기하는 연습을 통해서 기억도 훈련해야 하네. 아울러 암기 훈련을 하면서 또한 소위 장소를 이용하는 방법과 연상 기법을 사용하는 것도 과히 나쁘지는 않다네. 체계 적 형태를 갖춘 이 방법을 쓰는 것도 괜찮을 것이네, 자네가 이미 이 방법에 익숙해 있다면 말일세. 이어서 소리를 내어 재현하는 연습이 뒤따르는데, 이 연 습은 집이나 그늘진 곳이 아닌 사람들이 무리 지어 있는 곳으로, 먼지가 이는 곳으로, 함성으로 가득 찬 곳으로, 진지로 광장의 전선으로 나와서 행해야 제 대로라네. 만인의 시선을 견디는 연습을 해야 하고 자신의 재능이 어느 정도 인지에 대한 시험대를 거쳐야 하며, 한마디로 이 연습은 아무도 없는 곳이 아니라 실전의 빛 아래에서 수행해야 하는 걸세. [158] 또한 문학 작품을 읽 어야 하지. 역사를 알아야 함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네. 모든 유익한 학문 분야에서 활약한 학자들과 저자들의 작품을 골라서 정독하고 칭 찬하고 평가하고 바로잡고 비난하고 반박하는 연습도 중요하네. 또한 어떤 종 류의 주제가 되었든 간에, 그 주제를 서로 상반된 입장에서 [찬성하고 반박하 는] 토론하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어떤 종류의 주제가 주어지든, 각각의 토론 에서 개연성( 介 然 性 )가 높아 보이는 논지를 끌어내고 그 논지를 표현을 통해 서 전개하는 연습도 거쳐야 할 훈련이네. 15) 인용에서 볼 수 있듯이, 키케로는 읽기에 그렇게 큰 무게를 두지 않는다. 오히 려 타키투스처럼, 포룸을 강조한다. 반면, 퀸틸리아누스는 읽기를 강조하고, 포룸 에서 찾을 수 없는 모범을 책에서 찾으라고 권한다는 점에서 퀸틸리아누스는 키 14) 이와 관련해서는 Noreen Humble (ed.), Plutarch's Lives: Parallelism and Purpose. Swansea: Classical Press of Wales, 2010을 참조하시오. 15) 키케로, 연설가에 대하여 제1권 157장-158장. 경기도교육청 91
96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케로와는 다르고, 또한 고전 전범의 개념이 어떤 역사적인 배경을 통해서 형성되 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하겠다. 또한, 고전 목록을 문학, 역사, 철학, 연설로 구분 한 것도 퀸틸리아누스의 고유한 특징 가운데에 하나이다. 그런데, 학교 교육에서 읽혀야 할 고전 개념과 고전 목록의 선정 기준과 영역 설정은 어쩌면, 디오뉘시오 스 할리카르낫소스의 그것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의 모방에 대하여 는 안 타깝게도 전승되지 않는다. 따라서 적어도 전해지는 문헌에 기초해서 본다면, 이 른바 서양의 문-사-철 전통의 기원은 퀸틸리아누스일 것이다. Ⅲ 퀸틸리아누스의 ordo 16) 개념에 대하여. 그리스 서사시인의 경우, 호메로스, 헤시오도스, 안티마코스, 파니아시스, 아폴로 니우스, 아라토스, 테오크리토스, 페이산드로스, 니칸드로스, 에우포리온을, 로마 서사시인의 경우, 베르길리우스, 마케르, 루크레티우스, 아티키누스, 바로, 엔니우스, 오비디우스, 코르넬리우스 세베루스, 발레리우스, 플라쿠스, 밧수스, 라비리우스, 페 도, 루카누스 등이 퀸틸리아누스가 전범으로 제시하는 작가들이다. 17) 물론 시간적인 순서도 따져보아야 하겠지만, 이렇게 나열된 시인들의 이름은 어떤 위계내지는 서열 (ordo)에 의해서 제시되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퀸틸리아누스의 ordo 개 념을 어떻게 해야 할지가 퀸틸리아누스의 고전 전범 세우기의 특성을 파악함에 있 어서 핵심 관건이 될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이 문제는 고전 명칭에 대한 논쟁 과 결부되어 있어서 학자들 사이에서 자주 거론되었던 물음이었다. 고전 명칭에 대한 논쟁을 소개하는 것이 순서일 것 같다. 고전이라는 용어로 직접 번 역할 수는 없지만, 이에 해당하는 그리스 말은 골라 낸 것들 이라는 의미의 enkrithentes이다. 이에 대한 전거는 아래와 같다. 수다 사전 데이나르코스 그는 데모스테네스와 함께 선택된 16) 라틴어 ordo 개념은 질서, 순서, 위계, 체계를 뜻하는 말이다. 종종 신분 체계 전체를 통칭하는 말로 사용되기도 한 다. 문제는 퀸틸리아누스가 ordo 개념을 어떻게 사용했는지인데, 이와 관련해서, 고려대 김경현 교수의 의견은 신분 체계 의 의미가 유추-연장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의미 있는 제안이나 퀸틸리아누스가 ordo 개 념을 책들의 가치를 매기는 데 사용하고 있기에, 여기에서는 책들 사이에 있는 위계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이 다. 이와 관련해서는 P. Steinmetz, Gattungen und Epochen der Griechischen Literatur in der Sicht Quintilians, in Hermes 92(4), Wiesbaden 1964, pp 를 참조하시오. 17) 퀸틸리아누스가 ordo 개념을 서열 의 의미로 사용하는 것을 보여주는 전거는 다음과 같다: 수사학 교육 제10권 1장 85절- 86절: LXXXV. Idem nobis per Romanos quoque auctores ordo ducendus est. Itaque ut apud illos Homerus, sic apud nos Vergilius auspicatissimum dederit exordium, omnium eius generis poetarum Graecorum nostrorumque haud dubie proximus. LXXXVI. Vtar enim verbis isdem quae ex Afro Domitio iuvenis excepi, qui mihi interroganti quem Homero crederet maxime accedere "secundus" inquit "est Vergilius, propior tamen primo quam tertio". 92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97 그리스로마 고전을 통해 표현한 인문학 (enkrithenton) 연설가들 중의 한 사람이다. 18) 이 말을 처음 사용한 이는 플라톤이었다. 이에 대한 전거는 국가 377c이다. 우선, 이렇게 하는 것이 당연한 바, 이야기들을 살펴보도록 하세. 잘 지어진 이야기는 취하고(enkriteon) 나쁘게 지어진 이야기는 버리도록(apokriteon) 하세. 잘 지어진 이야기는 유모와 엄마가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주도록 하게 해서, 그들 의 손으로 몸을 빚어내는(plattein) 것보다 더 훌륭하게 아이의 영혼이 이야기들 로 빚어질(platteisthai) 수 있도록 말일세. 인용은, 오늘날 의미의 고전 이라는 뜻으로 enkrinein을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고른다(enkrinein) 와 버린다(apokrinein) 라는 단어들을 사용하고 있 고, 이를 영혼의 빚어냄(plattein), 즉 교육에 연결시키고 있는 점에서, 소위 고전 전범 작업의 시조가 플라톤임을 보여준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어쨌든, 그리스어에서 고전 에 해당하는 용어로 enkrithentes를 우선 지목해도 무방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제3대 관장이었던 칼리마코스가 도서관에 수집한 책들을 정리하면서 pinakes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부터 복잡해진다. 이 말 은 고전 이 아닌 목록 을 뜻하는 말이다. 이는 재질이 소나무여서 피나케스라 고 이름 붙여진, 도서관의 도서 목록들을 기입하는 판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문제는 퀸틸 리아누스의 ordo 개념이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책들을 분류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아리스토파네스와 아리스타르코스의 그것을 계승한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그것이 그리스어의 enkrithentes를 번역한 것인지 아니면 pinakes를 옮긴 것인지가 불분명 하기 때문이다. 이와 대한 논쟁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대표적으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서 통용되었던 pinakes 개념이 단순 목록이 아니라 그 구성이 이미 kanon의 성격을 가진 분류 체계로 구성된 것이라는 주장을 하는 학자들이 있다. 빌라모비츠가 대표적이다. 19) 설득력은 있어 보이지만, 빌라모비츠의 18) Suid. v. Deinarxos rhetor ton meta Demosthenous enkrithenton heis. 이와 관련해서는 R. Pfeiffer, Geschichte der Klassischen Philologie, 1978 Müchen, pp 를 참조하시오. 19) U. v. Wilamowitz, Textgeschichte der griechischen Lyriker, Berlin 1900, p.63ff. 경기도교육청 93
98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주장은 코린나(Korinna)에서 발견된 파피루스에 기록된 목록의 발견으로 반박되고 만다. 왜냐하면 코린나 파피루스에는 정확하게 빌라모비츠가 추정 제안한 서정시인 들에 대한 카논 목록이 아니라 단순 도서 목록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고전 전범과 도서관 목록을 명확하게 구분하자면 다음과 같다. 그리스어 Pinakes 는 도서관에 모은 책들에 대한 목록을 뜻한다. 이에 대한 전거는 수에토니우스에 게서 발견된다. 아우렐리우스 오필루스는 해방 노예 출신이었다. 그의 주인은 에피쿠로스 학 파에 속했다. 오필루스는 처음에는 철학을, 이어서 수사학을, 마지막으로 문법 을 강의했다. 그러나 그는 학교를 접고, 아시아로 유배길을 떠나야 했던 루틸리우 스 루푸스를 동행했다. 즈미르나에서 함께 늙어갔는데, 이곳에서 그는 박학다식함 이 돋보이는 저작 몇 두루마리를 엮어냈다. 이 가운데에 아홉 권의 텍스트를 하나의 전집으로 엮었는데, 아홉 권 으로 엮은 이유는 여신들의 수가 아홉 이고, 각 권의 제목을 아홉 여신의 이름으로 제호( 題 號 )하게 된 사연이 실은 산문 작가들과 시인들은 [원래 아홉] 무사 여신들의 보호를 받기 때문이라는 그의 해명은 억지 소리는 아닌 듯싶다. 많은 도서 목록과 책 제목에서 그의 성( 姓 )이 철자 L로 한 번 표기되었다는 점이 특이한데, 그러나 오필루스 자신은 목록(pinax) 이라고 제호된 책에는 시작에 L자 한 번, 끝에 L자 한 번, 해서 두 번 표기했다. 20) 인용에서 살필 수 있듯이, 목록에 해당하는 라틴어는 index이다. 여기에서 목록 과 전범(exemplar) 혹은 고전(classicus)의 차이가 분명하게 구분된다. 그렇다면, 문 제는 그리스에서 특히 고전 전범 작업을 누가 먼저 시작했는가일 것이다. 왜냐하 면, 고전 전범 혹은 도서 목록 작업을 시도한 곳이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이외에, 스 토아 학파의 중심지였던 페르가몬 도서관에서도 고전 전범 작업 혹은 도서 목록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21) 흥미로운 점은 페르가몬 도서관에서 활동한 퀴지코스의 네안테스(기원전 2세기 활약)라는 학자가 남긴 저술이다. 제목은 나쁜 연설의 종 류들(Peri kakozelias rhetorikes) 이다. 이 책은 아시아 스타일의 연설들과 연설가 들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범 혹은 고전 개념의 성립과 관련해서, 이 책 이 중요한 것은 이미 기원전 2세기에 고전 혹은 전범에 대한 논의가 서양 고대 지 식인들 사이에서 활발하게 벌어졌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고전 20) 로마의 문법학자들 제8장 오필루스 편. 21) J. Cousin, Études sur Quintilien, Paris 1935 (Amsterdam 1967), pp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99 그리스로마 고전을 통해 표현한 인문학 혹은 전범에 대한 논의의 기원이 스토아 학파인지 아니면 알렉산드리아 학파인지는 지금도 해결되지 않은 난제이다. 여기에 한마디 덧붙이자면, 아무튼, 고전 전범의 선정이 도서관에 모은 책들의 목록화 하는 작업과 연관이 있다는 점일 것이다. 따라서, 퀸틸리아누스가 사용하는 ordo 개념이 어디에서 유래했는가를 해명하는 것이 이 글의 주요 관심사인데, 이와 관련해서는 크게 두 가지 입장이 있다. 하나는 디오뉘시오스 할리카르낫소스의 모방에 대하여 에 있다는 입장이 그것이다. 이 입 장을 취하는 학자들은 대표적으로 우제너(Usener) 22), 헤이덴라이히(Heydenreich) 23) 등 이다. 다른 입장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과 연관이 있다는 설을 내세운다. 루돌프 파 이퍼 24) 나 슈타인메츠(P. Steinmetz) 25) 는 퀸틸리아누스의 ordo 개념이 알렉산드리아 학파의 고전 목록 전통을 계승한 것으로 본다. 단적으로 퀸틸리아누스가 시인들의 전범을 제시할 때 아리스토파네스와 아리스타르코스의 전통을 계승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전거는 아래와 같다. 54. 아폴로니오스는 문법가들에 의해서 반열에 오르지 못했다. 시인들의 비평 가들인 아리스타르코스와 아리스토파네스가 자신들이 살았던 당대의 시인들 을 목록에 어느 누구도 올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의 작품은 무시할 수 없으며 그저 평범한 작품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26) 이 문제에 대한 내 생각은 다음과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퀸틸리아누스의 ordo 개념은 두 개의 샘들로부터 흘러나오는 강들이 만나는 경계에 위치한 호수라고 본 다. 물론, 그리스 문헌은 운문의 경우 퀸틸리아누스 자신이 직접 인용하고 있듯이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영향을 받았고, 산문의 경우는 디오뉘시오스 할리카르낫소 스의 모방에 대하여 를 참조했음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또 한 줄기의 샘이 중요한데, 나는 그 샘이 키케로라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서, 나는 키케로가 책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사람이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물론, 키케로가 22) Dionysii Halicarnassensis librorum de imitation reliquiae, ed. H. Usener, Bonn 1899 pp. 132ff 23) W. Heydenreich, De Quintiliani institutionis oratoriae libro X, de Dionysii Halicarnassensis de inmitatione Libro II, de canone, qui dicitur, Alexandrino Quaestitiones, Diss. Erlangen ) R. Pfeiffer, Geschichte der Klassischen Philologie, München 1978, pp ) P. Steinmetz, Gattungen und Epochen der Griechischen Literatur in der Sicht Quintilians, in Hermes 92 (4), Wiesbaden 1964, pp ) 수사학 교육 제10권 제1장, 54절 Apollonius in ordinem a grammaticis datum non venit, quia Aristarchus atque Aristophanes, poetarum iudices, neminem sui temporis in numerum redegerunt, non tamen contemnendum edidit opus aequali quadam mediocritate. 경기도교육청 95
100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퀸틸리아누스처럼 교육의 한 방법으로서 책 읽기를 강조한 것은 아니었다. 다음은 책 읽기의 중요함에 대한 키케로의 일갈이다. 만약 내(키케로)가 무릇 한 인생을 살면서 다른 무엇보다도 칭찬과 명예를 추구 하는데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고 그런데 이것들을 실천하면서 [부딪히게 되는] 신체의 고통과 죽음과 추방의 위험까지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야 한다는 인생 좌우명을 어린 시절에 많은 사람들의 가르침과 많은 글들로부터 배우지 않았 다면, 나는 결코 당신들의 안전(나라의 안전)을 위해서 저 숱한 종류의 그리고 저 대단했던 전투에 그리고 오늘 벌이는 이 재판처럼 하루도 쉬지 않고 달려드는 불량배들의 공격에 이 한 몸을 내던지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무릇 모든 책들은 모범사례( 模 範 事 例 )로, 현인들의 목소리는 규범전례( 規 範 典 例 )로, 옛 역 사는 전범선례( 典 範 先 例 )로 가득 차 있는 것입니다. 만약 문자의 빛이 더해지지 않았다면, 이 모든 모범들은 어둠 속에 묻히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리스와 로마의 작가들은 가장 용감했던 이들을, 경탄뿐만 아니라 본받음의 대상이 되도록 얼마나 많은 모범 인물들에 대해 저술해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습니까? 내가 국가를 이끌어 나갈 때, 나의 마음과 정신을 이끌어주고 지켜 준 것은 이 위대한 분들 에 대한 생각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나는 이분들을 항상 마음의 첫 자리에 모 셔두곤 했습니다. 27) 인용에서 주목해야 할 단어는 전범 혹은 모범을 뜻하는 exemplum이다. 이 텍 스트는, 그런데, 서양고전학자들에 의해서 전혀 언급되지 않은 자리라는 점을 지 적하고자 한다. 특히 고전 개념의 형성과 관련해서 학자들은 키케로의 classis라는 표현에 만 집중했다(예, 파이퍼)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전거는 아래와 같다. 내 눈에는 그 사람과 비교하면 저들은 다섯 번째 등급(classis)에 위치하는 선단에 해당한다. 28) 27) 아르키아스 변론 제14장 Nam nisi multorum praeceptis multisque litteris mihi ab adulescentia suasissem, nihil esse in vita magno opere expetendum nisi laudem atque honestatem, in ea autem persequenda omnis cruciatus corporis, omnia pericula mortis atque exsili parvi esse ducenda, numquam me pro salute vestra in tot ac tantas dimicationes atque in hos profligatorum hominum cotidianos impetus obiecissem. Sed pleni omnes sunt libri, plenae sapientium voces, plena exemplorum vetustas: quae iacerent in tenebris omnia, nisi litterarum lumen accederet. Quam multas nobis imagines--non solum ad intuendum, verum etiam ad imitandum--fortissimorum virorum expressas scriptores et Graeci et Latini reliquerunt? Quas ego mihi semper in administranda re publica proponens animum et mentem meam ipsa cognitatione hominum excellentium conformabam. 28) 아카데미카(Academica) 제2권 73장 qui mihi cum illo collate quintae classis videntur. 96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01 그리스로마 고전을 통해 표현한 인문학 인용에서, mihi는 키케로이고, illo는 데모크리토스이다. 데모크리토스와 비교되는 이들은 스토아 학파에 속하는 일련의 수준 낮은 철학자들을 가리킨다. 고급의 철 학자와 저급의 철학자들에 대한 등급 을 매기고 있다는 점에서, 인용은 근대 이후 의 학자들이 고전이란 무엇인가 를 정의 내릴 때 마다 항상 언급되는 자리이 다. 하지만, 특히 퀸틸리아누스의 ordo개념의 형성과 관련해서 키케로가 사용했던 classis 개념도 일정 정도 기여를 했을 가능성이 높으나 실은 exemplum 개념이 더 중 요한 몫을 담당했을 것이라는 것이 이 글에서 내가 새로이 제안하고자 하는 바이 다. 이에 대한 전거는 다음과 같다. [112] 이런 까닭에 자신의 시대 사람들에 의해서 키케로가 당대 법정을 군림했 고, 혹은 후대 사람들로부터 키케로라는 이름은 사람을 부르는 호칭이 아니라 연설의 대명사로 일컬어졌는데, 이는 결코 틀린 것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키케로를 우러러 보아야 할 것이고, 이를 우리의 모범으로 삼아야 하며, 키케 로를 몹시 따르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된 자는 일단은 그것만으로도 자신이 진일보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29) 인용에서 주목해야 할 표현은 exemplum과 regnare aetatis suae이다. 전자에 대 해서는 이미 앞에서 언급했으므로, 후자에 집중하면 다음과 같다. 자신의 시대 를 군림하다 는 의미인데, 흥미로운 점은 퀸틸리아누스에 따르면, 키케로가 자신 의 시대만을 군림하는 연설가이었을 뿐만이 아니라 퀸틸리아누스 시대, 즉 자신의 시대에도 모범이자 전범으로 군림하는 연설가라는 점을 강조한다는 사실이다. 이 와 관련해서, 나는 퀸틸리아누스가 사용하는 라틴어 aetas가 그리스어의 epoche에 해당한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그러니까, aetas는 문화 조류와 시대 사조를 가리키는 전문어라는 소리다. 단적으로 이에 대한 전거는 퀸틸리아누스와 거의 같 은 시대를 살았던 타키투스가 지은 연설가에 대한 대화 에서 끌어 올 수 있다. 1. 자주 나에게 자네는 왜냐고 그 이유를 물었지. 유스투스 파비우스여! 즉, 옛 날엔, 바로 몇 세대 전만 해도 탁월한 재능으로 빛나는 영광을 누렸던 뛰어난 연설가들이 수도 없이 많이 나왔는데, 지금은, 특히 우리 세대에는 아예 그 씨 29) 수사학 교육 제10권 1장 112절 Quare non inmerito ab hominibus aetatis suae regnare in iudiciis dictus est, apud posteros vero id consecutus ut Cicero iam non hominis nomen sed eloquentiae habeatur. hunc igitur spectemus, hoc propositum nobis sit exemplum, ille se profecisse sciat cui Cicero valde placebit. 경기도교육청 97
102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가 말라 버렸고, 연설은 그 찬란한 빛을 잃어 버렸으며, 아니 연설가 라는 명칭마저도 이제는 지킬 수 없을 정도가 되어 버린 이유를 말일세. 이제 연 설가 라는 명칭은 옛날 사람들을 가리키는 표현이 되어버렸고, 요즘 사람들 은 능란한 말솜씨를 부리며 법정에서 변론하는 이들을 연설가보다는 법정 대 리인, 변론인 혹은 변호인 혹은 다른 어떤 이름으로 부르는 것을 선호하기 때 문이네. 30) 물론, 위의 인용만으로는 타키투스가 aetas를 문화 조류 혹은 시대 사조를 지 칭하는 전문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면, 이에 대한 또 다른 전거를 제시하도록 하겠다. 다시 타키투스(정확히는 마테르누스)의 말이 다. 실은 돈에 물들고 피에 주린 최근의 연설은 새로운 것이고, 이는 타락한 세 태에서 태어난 것이네. 또한 자네 아페르가 말했듯이, 칼을 대신해 찾아낸 것이네. 그러나, 저 유복하고 또한 우리 방식으로 말하자면, 황금시대는 연 설가들도 없었고 범죄들도 없이, 극작가들과 서사시인들로 넘쳐났던 시대였 지. 이 시인들은 훌륭한 업적들을 노래했고, 사악한 짓들을 변호했던 이들이 결코 아니었다네. (중략) 아페르여, 자네는 저것에 대해서는 분명코 내 말에 동의할 것이네. 후세 사람들 사이에서 호메로스에게 보내는 찬사가 데모스테 네스에게 보내는 그것보다 작지 않다는 것을 말이네. 또한 에우리피데스나 소포클레스가 누리는 명성의 크기가 뤼시아스나 휘페리데스가 차지했던 명 성의 크기에 의해서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도 말이네. 요즈음 자네는 키케로 의 영광이 베르길리우스의 그것보다 낮다고 깎아 내리는 자들을 많이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네. 또한 아시니우스나 멧살라의 어떤 책도 오비디우스의 메데아 나 바리우스의 튀에스테스 만큼 그렇게 유행하지는 않는다네. 31) 30) 연설가에 대한 대화 제1장 Saepe ex me requiris, Iuste Fabi, cur, cum priora saecula tot eminentium oratorum ingeniis gloriaque floruerint, nostra potissimum aetas deserta et laude eloquentiae orbata vix nomen ipsum oratoris retineat; neque enim ita appellamus nisi antiquos, horum autem temporum diserti causidici et advocati et patroni et quidvis potius quam oratores vocantur. 31) 연설가에 대한 대화 제12장 Nam lucrosae huius et sanguinantis eloquentiae usus recens et ex malis moribus natus, atque, ut tu dicebas, Aper, in locum teli repertus. Ceterum felix illud et, ut more nostro loquar, aureum saeculum, et oratorum et criminum inops, poetis et vatibus abundabat, qui bene facta canerent, non qui male admissa defenderent. ( ) illud certe mihi concedes, Aper, non minorem honorem Homero quam Demostheni apud posteros, nec angustioribus terminis famam Euripidis aut Sophoclis quam Lysiae aut Hyperidis includi. Pluris hodie reperies, qui Ciceronis gloriam quam qui Virgilii detrectent: nec ullus Asinii aut Messallae liber tam inlustris est quam Medea Ovidii aut Varii Thyestes. 98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03 그리스로마 고전을 통해 표현한 인문학 흥미로운 점은, 타키투스도 퀸틸리아누스와 마찬가지로 키케로와 데모스테네스를 연설의 모범으로, 베르길리우스와 오비디우스를 문학의 전범으로 제시한다는 사실 이다. 물론, 제정기에 들어와서는 이전 시대와 비교해서 진정한 연설가가 나오지 않고 연설다운 연설이 나오지 않는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탐구하는 것이 타키 투스가 연설가에 대한 대화 를 집필하게 된 동기이다. 즉 연설의 타락과 수사학 의 몰락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탐구하기 위해 네 명의 논객이 등장하는데, 주인 공인자 이 대화의 사회자인 마테르누스 이외에, 메살라, 세쿤두스, 아페르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각기 자신이 생각하는 몰락 원인을 제안하는데, 마테르누스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취하는 입장은 수사학 몰락의 원인이 잘못된 교육 방식 에 있다고 믿는다. 이에 반해 마테르누스는 교육도 잘못되었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교육에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 제도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점에서 퀸틸리 아누스와 타키투스 사이에 근본적인 차이가 드러난다. 즉 퀸틸리아누스는 교육을 통해 수사학의 몰락을 막을 수 있고 더 나아가 언젠가 정치 제도도 공화정으로 복원할 수 있다고 믿는 반면, 타키투스의 마테르누스는 교육을 통한 개선을 신뢰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수사학의 몰락은 잘못된 교육에 있는 것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박탈한 황제정에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32) 이런 근거에서 대화 의 주 인공인 마테르누스는 수사학을 포기하고, 문학으로 방향을 바꿀 것을 선언한다. 33) 어쨌든, 고전 개념의 형성과 관련해서 중요한 것은 타키투스가 역사를 강조한다 는 사실이다. 이는 타키투스가 연설가에게 우선 순위에 두어야 할 것이 역사라는 점 34) 과 그의 논의 방식이 철저히 역사학의 분석틀을 따르고 사용한다는 점에서 확인된다. 예컨대, 그가 키케로 전기까지의 시대를 상고시대(Archaismus)로, 아티 카주의자들이 문체 논쟁을 벌였던 기원전 1세기 중반 이후부터 당대까지를 현대 (Modernismus)라고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35) 이렇게 타키투스가 연설 스타일에 대 32) 연설가에 대한 대화 제36장 (...)Nam etsi horum quoque temporum oratores ea consecuti sunt, quae composita et quieta et beata re publica tribui fas erat, tamen illa perturbatione ac licentia plura sibi adsequi videbantur, cum mixtis omnibus et moderatore uno carentibus tantum quisque orator saperet, quantum erranti populo persuaderi poterat. Hinc leges assiduae et populare nomen, hinc contiones magistratuum paene pernoctantium in rostris, hinc accusationes potentium reorum et adsignatae etiam domibus inimicitiae, hinc procerum factiones et assidua senatus adversus plebem certamina. (...) Hi clientelis etiam exterarum nationum redundabant, (...),hi ne privati quidem sine potestate erant, cum et populum et senatum consilio et auctoritate regerent. Quin immo sibi ipsi persuaserant neminem sine eloquentia aut adsequi posse in civitate aut tueri conspicuum et eminentem locum. (...) 33) 연설가에 대한 대화 제13장 Ne vero "dulces," ut Virgilius ait, "Musae," remotum a sollicitudinibus et curis et necessitate cotidie aliquid contra animum faciendi, in illa sacra illosque fontis ferant; nec insanum ultra et lubricum forum famamque pallentem trepidus experiar. Non me fremitus salutantium nec anhelans libertus excitet, nec incertus futuri testamentum pro pignore scribam, nec plus habeam quam quod possim cui velim relinquere ; (...). 34) 연설가에 대한 대화 제30장 : Transeo prima discentium elementa, in quibus et ipsis parum laboratur : nec in auctoribus nec in notitia vel rerum vel hominum vel temporum satis operae insumitur. 경기도교육청 99
104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한 시대를 구분하게 된 이유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청중의 취향도 변하고 이에 영향 받아 결국은 이상적 연설가의 모습 또한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인데, 36) 위의 인용에서 살피었듯이, 고전 전범 형성의 문제와 관련해서 타키 투스가 키케로를 모범(exemplum) 혹은 영예(gloria) 로 표현한다는 점이 중요하 다. 물론, 타키투스가 위의 인용에서는 호메로스와 베르길리우스와 오비디우스를 데모스테네스나 키케로보다 더 우월한 자리에 위치시키고 있지만, 이와 같은 타키 투스의 구분에서 호메로스나 베르길리우스 혹은 데모스테네스나 키케로는 이미 특정 시대의 취향을 넘어선 연설가이자 시인으로 제시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타키투스의 이와 같은 시도는 앞에서 퀸틸리아누스가 키케로를 그 자신의 시대는 물론 자신의 시대와 후대의 시대에 모범으로 제시하는 대목을 상기시킨다. 이상의 내용으로부터, 나는 서기 1세기 말에 이미 모범 혹은 전범으로서의 고전 개념 은 이미 형성되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결정적인 증인이 퀸틸리아누스이 다. 37. 틀림없이 많은 사람들이 요청할 것이다. 내가 읽기에 저토록 큰 유용함이 있다고 했으므로, 내가 여기에 어떤 것이 읽혀져야 하며 어떤 것이 각각의 작 가들에게서 고유한 덕목인지를 덧붙이도록 말이다. 그러나 개별적으로 모든 이들을 열거하는 것은 한없는 일이 될 것이다. 38. 왜냐하면 브루투스 에서 마르쿠스 툴리우스도 그토록 많은 자리에서 수많은 로마 연설가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으면서도 실제 자신이 살았던 당대의 모든 사람들에 대해서는, 카이사르와 마르켈루스를 제외하고는, 전적으로 침묵했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 떤 척도가 가능할까? 만약 저들과 그 후에 나타날 사람들과 모든 그리스의 모 든 철학자, 시인, 역사가들을 모두 추적해야 한다면 말이다. ( ) 40. 내 생각 의 핵심을 솔직하게 드러내겠다. 세월을 견뎌낸 이들 중에서 아주 소수만이 시간의 검증을 견디었다고, 아니 거의 없을 것이라고 본다. 판단력을 갖춘 이 들에게 어떤 유익함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다. 키케로 또 한 실로 저 오래된 작가들로부터, 재능은 있으나 기술은 결여한 자들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고 고백하고 있으니 말이다. 41. 나는 오늘날의 작가들도 크 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즉 저런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 아주 작은 부분이라 할지라도 뭔가 믿을 구석이 있다면, 자신의 작품이 후대의 기 억에 살아남길 바라지 않을 유의 사람들이 말이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참조 S. M. Goldberg, Appreciating Aper: the defence of modernity in Tacitus Dialogus de oratoribus, in: Classical Quaterly 49 (1999), pp ) 36) 연설가에 대한 대화 제19장 quoque ac speciem oratonis esse mutandum. viditque (sc. Cassius) namque, ut paulo ante dicebam, cum condicione temporum et diversitate aurium formam 100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05 그리스로마 고전을 통해 표현한 인문학 그 사람은 당장 작품의 첫머리에서 드러날 것이고, 그 사람은 우리가 그를 검 증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기 전에 우리를 해방시켜 줄 것이다. 42. 하지만 모든 지식이, 그것이 어떤 것이든 지식에 해당한다 해서, 그것이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바의 표현 문제와 직결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개별적인 것들에 대해서 말하기 전에 일반적인 관점에서 의견의 여러 다양함에 대해서 몇 가지 사항을 이야기를 해 두겠다. 43. 그러니까, 어떤 이들은 옛사람들만 읽어야 한다고 생 각한다. 이들은 다른 이들에게는 자연스런 말 잘함과 남자에게 어울린 강건한 힘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반면 어떤 이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 유행 하는 재기 발랄한 장난기와 변덕스런 취향과 미숙한 군중의 입맛에 맞게 지어 진 것들에서 즐거움을 찾는 이들도 있다. 44. 말하기의 올바른 방식이라 하면 서 어떤 이들은 특히 압축적이고 세밀하며 일상적인 용법과 거의 일치하는 방 식을 건강하고 정말로 아티카적이라고 생각하고, 어떤 사람들은 더욱 고양되 고 더 자극적이고 숨결로 가득 찬 재능의 힘이 사로잡으며, 게다가 부드럽고 빛나며 잘 정리된 말하기의 방식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러한 차 이에 대해서는 말하기의 종류에 대해서 요구되어야 할 때 자세하게 이야기할 것이다. 잠시 간단하게 말하기의 능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그 리고 어떤 읽기로부터 구할 수 있는지를 다룰 것이다. 45. 아주 탁월한 소수의 사람들만을 고를 생각이다. 그런데, 제대로 공부를 한 사람들이라면 바로 이들 과 가장 유사한 이들이 누구인지를 쉽게 판단할 것이다. 따라서 어느 누구도 내가 행여 자신들이 아주 좋아하는 이들을 누락했다고 불평하지는 않을 것이 다. 물론, 내가 앞으로 소개할 이들보다 더 많은 이들을 읽어야 함은 당연하다 는 점을 고백한다. 그러나, 지금은 특히 연설가가 되는 이들에게 적합한 이들 을 중심으로 읽어야 할 것들의 종류를 소개하겠다. 37) 37) 수사학 교육 제10권 1장 37절-45절 XXXVII. Credo exacturos plerosque, cum tantum esse utilitatis in legendo iudicemus, ut id quoque adiungamus operi, qui sint legendi, quae in auctore quoque praecipua virtus. Sed persequi singulos infiniti fuerit operis. XXXVIII. Quippe cum in Bruto M. tullius tot milibus versuum de Romanis tantum oratoribus loquatur et tamen de omnibus aetatis suae, qui quidem tum vivebant, exceptis Caesare atque Marcello, silentium egerit: quis erit modus si et illos et qui postea fuerunt et Graecos omnis et philosophos *? XXXIX. fuit igitur brevitas illa tutissima quae est apud Livium in epistula ad filium scripta, legendos Demosthenen atque Ciceronem, tum ita ut quisque esset Demostheni et Ciceroni simillimus. XL. Non est dissimulanda nostri quoque iudicii summa: paucos enim vel potius vix ullum ex iis qui vetustatem pertulerunt existimo posse reperiri quin iudicium adhibentibus allaturus sit utilitatis aliquid, cum se Cicero ab illis quoque vetustissimis auctoribus, ingeniosis quidem sed arte carentibus, plurimum fateatur adiutum. XLI. Nec multo aliud de novis sentio: quotus enim quisque inveniri tam demens potest qui ne minima quidem alicuius certe fiducia partis memoriam posteritatis speraverit? Qui si quis est, intra primos statim versus deprehendetur, et citius nos dimittet quam ut eius nobis magno temporis detrimento constet experimentum. XLII. Sed non quidquid ad aliquam partem scientiae pertinet, protinus ad faciendam etiam phrasin, de qua loquimur, accommodatum. Verum antequam de singulis loquar, pauca in universum de varietate opinionum dicenda sunt. XLIII. Nam quidam solos veteres legendos putant, neque in ullis aliis esse naturalem eloquentiam et robur viris dignum arbitrantur; alios recens haec lascivia deliciaeque et omnia ad voluptatem multitudinis imperitae composita delectant. XLIV. Ipsorum etiam qui rectum dicendi genus sequi volunt alii pressa demum et tenuia et quae minimum ab usu cotidiano recedant sana et vere Attica putant, quosdam elatior ingenii vis 경기도교육청 101
106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인용에서 읽을 수 있듯이, 퀸틸리아누스는 고전이란 무엇인가의 물음과 관련해 서 나름 자신의 척도-기준을 제시한다. 이와 관련해서 지적하고자 하는 바는 크게 다섯 가지다. 첫째는 시간의 검증 에 대한 언표이다. 즉 고전이란, 당대의 취 향을 넘어선 것이라는 소리다. 둘째는 유익함 의 언표다. 설령 소위 취향 내지 선호도 에 있어서 나름 독자적인 판단 을 인정한다 할지라도 어떤 유 용함을 지닌 것이기에 고전이라는 소리다. 셋째는 고전이 반드시 옛날 것이어야 함을 고집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넷째는 탁월함 의 언표이다. 퀸틸리아누스 는 이를 통해서 최고의 시인, 연설가, 역사가, 철학자를 읽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약간은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는데, 가능한 한 많은 책들을 읽는 것이 좋다는 점을 인정한다. 마지막은 구체적으로 퀸틸리아누스가 표현에 유 용한 것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퀸틸리아누스가 연 설가 교육에 유용한 작가들 혹은 시인들을 중심으로 고전을 선별하고 있다는 점 을 감안한다면,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는 문제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퀸틸리아누스가 말 잘함을 목적 개념으로 삼아 고전 읽기를 강조한다는 것 인데, 이는 그의 고전 읽기가 특정 분야의 전문가를 기르는 데에 무게 중심을 두 지 않았다는 점일 것이다. 예컨대, 좋은 시인이 되기 위해 읽어야 할 무엇이 고전 이 아니라는 점, 탁월한 철학자가 되기 위해 읽어야 할 무엇이 고전이 아니라는 점, 유익하고 감동적인 하지만 전문적인 역사가가 되기 위해 모방으로 대상으로 삼아야 할 무엇이 고전이 아니라, 퀸틸리아누스에게 고전이란 좋은 연설가를 기르 는 데 도움이 되는, 즉 일상 생활에 필요한 교양 물론 사회와 국가를 이끌어 나가 는 데에 요청되는 소양을 길러내는 무엇이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는, 예컨대, 플루타르코스 모랄리아 의 젊은이는 시가를 어떻게 들어야 하는가 38) 에서 젊은이들에게 시 읽기를 철학의 입문 혹은 혹은 철학으로의 유인하는 매개 수단이었다는 점에서 확연히 대별된다 하겠다. 이상의 논의에 의거해서 퀸틸리아누스의 ordo는 한편으로는 그리스의 enkrinein 전통과 라틴어의 exemplum 개념이 융합된 생각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 다. 어쨌든, 이런 융합적 특성의 ordo 개념을 이용해서 퀸틸리아누스는 그리스어 로 된 작품들과 라틴어로 된 작품들에 위계를 부여하기 시작한다. 전거는 아래와 같다. et magis concitata et plena spiritus capit, sunt etiam lenis et nitidi et compositi generis non pauci amatores. De qua differentia disseram diligentius cum de genere dicendi quaerendum erit: interim summatim quid et a qua lectione petere possint qui confirmare facultatem dicendi volent attingam. XLV. Paucos (sunt enim eminentissimi) excerpere in animo est: facile est autem studiosis qui sint his simillimi iudicare, ne quisquam queratur omissos forte aliquos quo s ipse valde probet; fateor enim pluris legendos esse quam qui nominabuntur. Sed nunc genera ipsa lectionum, quae praecipue convenire intendentibus ut oratores fiant existimem, persequor. 38) 허승일 역, 서울대 출판문화원. 102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07 그리스로마 고전을 통해 표현한 인문학 [85] 우리는 로마의 작가들 사이에서도 동일한 위계를 부여해야 한다. 저들(아 마도 그리스인들)에게 호메로스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베르길리우스가 가장 상 서로운 시작의 자리에 서 있다. 그가 서사시 장르에서 그리스의 모든 시인들 과 우리들의 시인들 가운데에서 호메로스에 가장 근접한 시인이라는 점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39) Ⅳ 나가는 말 이상의 이야기를 정리하겠다. 퀸틸리아누스의 고전 전범의 형성은 크게 여섯 가 지 현상과 맞물려 있다. 1) 퀸틸리아누스가 고전 목록을 선정하게 된 역사적 배경 은 포룸의 폐쇄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2) 퀸틸리아누스가 고전 목록을 선정하게 된 데에는 현실적으로 읽을 책들이 많아졌다는 점도 중요하다. 3) 퀸틸리아누스가 고전을 선정하면서 ordo라는 표현을 사용한 이유는 도서관의 책들의 목록과는 구 분하기 위해서라는 점도 지적해야 할 것이다. 4) 퀸틸리아누스가 고전 혹은 전범 (exemplar)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모범이 될 만한 사람을 모방하라는 점을 강조 한다는 것이다. 5) 퀸틸리아누스가 활동하던 시대가 이른바 고전주의 라 볼 수 있는 고전 시대에 접해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6) 퀸틸리아누스가 고전 전범을 세 우려는 결정적인 이유는, 그것이 말하기 교육과 직결된 문제였다는 점을 마지막으 로 강조하고자 한다. 또한, 연구가 아닌 교육이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는 퀸틸리아누스의 수사학 교육 의 문헌 전승 역사에서 확인된다.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일단, 퀸틸리아누스의 수사학 교육 이 카롤링거 왕조 이전에 어떻게 전승해 왔는지를 보여 주는 자료는 없다. 40) 그러나 우리는 카시오도루스(약 490년-약 583년)나 이시도루스(6/7세기 활약)의 작품에서 그의 흔적을 추적할 수 있다. 8세기에 오 면 알퀴누스( )의 작품에서 마찬가지로 퀸틸리아누스의 영향을 살필 수 있 다. 이어 페레라 출신 루푸스( )도 퀸틸리아누스를 읽었으며 41), 그는 독일의 풀다 수도원에서 에브라누스 마루루스의 제자였으며, 나중에 841년부터 고향 페레 39) 수사학 교육 제10권 1장 85절 Idem nobis per Romanos quoque auctores ordo ducendus est. Itaque ut apud illos Homerus, sic apud nos Vergilius auspicatissimum dederit exordium, omnium eius generis poetarum Graecorum nostrorumque haud dubie proximus. 40) 참조 O. Seel, Quintilian oder Die Kunst des Redens und Schweigens, dtv/klett-cotta Stuttgart 1977, pp ) 루푸스가 읽은 판본은 아마도 Bernensis 351였을 것이라고 학자들은 추즉한다.참조 M. Winterbottom: M.Fabi Quintiliani Institutionis Oratoriae Libri Duodecim, Oxford 1970, 서문, pp. v-vi. 경기도교육청 103
108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라의 수도원장으로 활약했다. 이 수도원장을 통해서 퀸틸리아누스는 프랑스에 소 개된다. 퀸틸리아누스가 영국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12세기 초 요한네스 사레베렌시스( )라는 학자 덕분이었다. 이 학자는 어려서는 프랑스에서 살았으며 아벨라르두스의 제자였다. 그는 후에 캔터베리 대주교의 비서로 활약했 는데, 처음에는 테오발트, 나중에 토마스 베케트의 비서관으로 일했다. 나중에 베 케트 살해 사건은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 가 탄생하게 된 동기를 제공한다. 세 일즈베리 출신 요한네스의 주요 작품은 Policraticus라는 저서인데 이 작품 도처에 서 우리는 퀸틸리아누스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42) 퀸틸리아누스가 수사학 교육에서 말한 이것들은 실은 지혜의 교육에도 적용해야 한 다. 인용은 퀸틸리아누스의 수사학 교육이 고등 교육의 중요 교재로 사용되고 있 고 있음을 보여준다. 43) 사실 13세기에 퀸틸리아누스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했는 지를 보여주는 증인은 요한네스가 아니고 빈켄티우스 벨로바켄시스( )였 다. 그는 도미니쿠스 수도회에 속하는 수도승으로 나중에 루드비히 9세의 선생으 로 활약했다. 이 때 그는 왕들의 교육에 대하여 라는 작품을 저술하는데, 이 작 품은 퀸틸리아누스의 수사학 교육 을 모델로 삼은 것이다. 이상의 기술에서 퀸 틸리아누스의 영향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그의 수사학 교육 은 중세 고등 교 육의 거울(specula) 44) 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퀸틸리아누스의 수사학 교육 은 1470년 로마에서 처음으로 책(editio princeps)으로 출판된다 45). 이어 1471년 베 네치아 출판본 46) 이, 다음으로 1514년과 1521년에 Aldina 출판본이 뒤를 따른다. 이 어 수많은 문헌학자들에 의해서 편집되고, 번역되고, 이에 대한 주석서가 저술되 고, 아울러 수많은 작가들과 사상가들, 그리고 정치가들의 입과 손을 통해서 인용 되고 참조되고 교육된다. 47) 이런 과정을 통해서 수사학 교육 은, 아니 퀸틸리아 누스는 다시 서구 근세와 현대 역사에, 특히 수사학과 문헌학 그리고 교육의 현장 42) 참조 O. Seel, op. cit., pp ; Haec quidem Quintilianus in praeceptis eloquentiae, sed nihilominus sunt ad institutionem sapientiae applicanda. 43) 요한네스가 읽은 판본은 아마도 Bernensis 351를 필사한 아들 판본 중의 하나였을 것이라고 학자들은 추즉한다.참조 M.Fabi Quintiliani Institutionis Oratoriae Libri Duodecim, ed. M. Winterbottom, Oxford 1970, 서문, p. vi. 44) 참조 O. Seel, op. cit., p ) Quintiliani Institutorum orat. libri XII, ed. Johannes Antonius Campanus, Rom ) Quintiliani Institutorum orat. libri XII, ed. Jenson, Venedig ) 이와 관련해서는 O. Seel, Quintilian oder Die Kunst des Redens und Schweigens, dtv/klett-cotta Stuttgart 1977을 읽 어볼 만 하다. 이 책에서 Seel은 대표적으로 Eramsus, Luther, Goethe, Ranke에게서 퀸틸리아누스의 흔적을 자세하게 논의한다. 104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09 그리스로마 고전을 통해 표현한 인문학 에 다시 부활한다. 마지막으로 퀸틸리아누스의 ordo 혹은 키케로의 exemplar개념이 어떻게 classicus라는 개념으로 대체되었는지를 살피고자 한다. 원래 ordo는 원래 신분을 구분할 때에 사용되던 말이었다. 이런 까닭에, 사회적 신분 체제에 빗대어 책의 등급을 매기려 했던 퀸틸리아누스의 시도는 어쩌면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로마에서 책에 대한 등급을 처음 매긴 사람은 리비우스(Livius) 였을지도 모른다. 이에 대한 전거는 퀸틸리아누스의 말이다. [39] 리비우스의 간명한 말을 따르는 것이 가장 안전한 길이다. 데 모스테네스와 키케로를 우선 읽어야 하며 다음으로 데모스테네스와 키케로와 가장 비슷한 이들이 읽어야 한다 는 말이 있는데, 이는 리 비우스의 작품 가운데에 아들에게 쓴 편지에 전해진다. 48) 하지만, 퀸틸리아누스의 ordo개념은 후대의 학자들에게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소위 책에 대한 등급을 매기려는 시도가 다시 눈에 띄기 시작하는 때는 실은 18세기였기 때문이다. 1768년에 출판된 서양고전문헌학자 룬켄(D. Ruhnken) 의 그리스 연설가들에 비판적인 고찰 (Historia critica oratorum Greacorum) 에 서 카논(canon) (Opuscula I, 1823, p. 386)이란 표현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원 래 카논 은 그리스 말로 규범을 뜻하는데, 룬켄은 이를 모범으로 따라야 할 대 상 정도의 의미로 사용했고, 이를 책의 등급 매기기에도 적용했다. 룬켄의 목록에 찬성한 학자들이 Heyne, Schoell, Kiessiling, Parthey, Matter, Graefenhan이고, 룬 켄의 목록에 대해서 반대 입장을 취한 학자들은 Wyttenbach, Bernardy, Ranke, Meier, Bergk, Steffen, Hampe, Nauck, Dilthey이다. 전자의 입장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아리스토파네스와 아리스타르코스가 정한 연설가들을 전범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었고, 후자의 입장은 시인들의 작품만을 고전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었다. 고전 목록의 대상이 어떤 작품 혹은 어떤 장르여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에 대한 추적도 흥미로운 논의이지만, 이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이 자리에서는 고 전 이라는 용어의 명칭 경쟁에 집중하겠다. 아무튼, 룬켄이 고전을 지칭하는 명 칭으로 canon을 사용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이 용어는 classis 에서 파생한 classicus라는 말에 밀리고 만다. 어쩌면, 이는 아마도 그리스어 48) 수사학 교육 제10권 1장 39절 fuit igitur brevitas illa tutissima quae est apud Livium in epistula ad filium scripta, legendos Demosthenen atque Ciceronem, tum ita ut quisque esset Demostheni et Ciceroni simillimus. 경기도교육청 105
110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kanon이 규칙(regula) 혹은 규범(norma)이라는 의미로 통용되었기 때문일 것이 다. 49) 다시 말해, kanon이 전범 혹은 모범(exemplum)으로는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 일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먼저 고전이라는 의미로 classicus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한 시기 는 서기 2세기라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겔리우스의 아티카의 밤들 에서다. 그는 일급의 작가이다. 싸구려 작가가 아니다. 50) 하지만, classicus라는 말은 중세 시대까지는 널리 통용되는 개념이 아니었다. 서 양 역사에서 classicus라는 말이 다시 등장하는 것은 1548년에 토마스 세빌레 (Thomas Sébillet)가 지은 시학 Art poétique 에서다. 하지만, 세빌레가 사용한 표현은 라틴어가 아니고 classique 의 형태였다. 영어에서 classic 이란 표현 을 사용한 작가는 알렉산더 포프(Alexander Pope, )였다. 51) 여기에서 고전 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이는 포프의 백 년을 지속하는 것 이라는 언표 는 호라티우스의 말을 자기 식으로 번안한 것이다. 52) 그러나, classicus라는 개념이 이른바 고전 을 지칭하는 전문 용어로 자리잡게 된 데에는 고전학자들과 낭만 주의자들 사이에서 벌어진 무엇이 고전인가? 라는 논쟁이 결정적인 영향을 행 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예컨대, 단테, 세르반테스, 세익스피어, 밀턴, 라신느, 몰리 에르, 코르네이유, 괴테와 실러와 같이 서양 고대에 속하지 않는 당대 작가들의 작품도 고전의 반열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과 호메로스, 소포클레스, 베르길리 우스, 오비디우스와 같이 유럽 어느 나라에서도 공통적으로 읽힐 수 있는 작가들 의 작품들만이, 즉 시대, 국경, 언어를 뛰어넘는, 따라서 검증된 작가들의 작품만 이 고전이라는 주장이 서로 맞섰는데, 이것이 논쟁의 핵심 쟁점이었다. 따라서, 고전 논쟁의 배경에는 오늘날 우리 학계에서도 심심치 않게 목도되는 소위 보편주의와 국가주의 논쟁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었던 셈이다. 어쨌든, 이 논쟁은 서양고전문헌학자들에게도 나름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했는데, 요컨대, 영국의 49) 참조, H. Oppel, kanon: Zur Bedeutungsgeschichte des Wortes und seiner Lateinischen Entsprechungen(regula-norma), in Philologus, Suppl. XXX 4 (1937). 50) 아티카의 밤들, Noctes Atticae 제19권 8장 15절 Classicus scriptor, non proletarius. 51) A. Pope, Imitations of Horace, II, I, 55-56: Who lasts a century can have no flaw, I hold that wit a classic, good in law. 52) 비교, Horatius, Epist. II. I 39 Est vetus atque probus centum qui perficit annos. 106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11 그리스로마 고전을 통해 표현한 인문학 벤틀리 같은 고전학자는 서양고전학을 지칭하는 용어로 classical scholarship 를 사용하는 반면, 독일의 프리드리히 볼프( )같은 고전학자는 문헌 학 (Philologia)을 선호한다. 옛날 책에 대한 명칭을 두고 이렇게 생각이 갈리게 된 데에는, 옛날 책이라고 해서 모두 고전 이 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배경에 깔려 있었기 때문인데, 볼프가 classic 혹은 독일어로 Klassisch 라는 말을 전용할 수 없었던 이유는, 볼프 자신도 당시 독일에서 위세를 떨치고 있었던 낭만 주의자들의 눈치를 보지 않으면 안되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고전은 이와 같은 논쟁 과정에서 탄생한 개념이라는 점을 끝으로 강조하고자 한다. 한편, 고전 이라는 명칭 문제와 관련해서 흥미로운 점은 다름 아닌, 유교의 경전인 논어, 대학, 중용에 대한 라틴어 번역서를 편집한 17세기 예수회 신부 쿠 플레가 번역한 중국인 철학자 공자 의 서문에서 동양 고전인 사서오경( 四 書 五 經 )을 classici 라고 규정한다는 사실이다. 전거는 다음과 같다. 그들의 책들은 오경( 五 經 )과 사서( 四 書 )로 이루어져 있다. ( ) 단적으로 우리 의 classici (고전)라는 환칭( 換 稱 )에 해당할 것이다. 53) 인용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쿠플레가 장( 章 )의 제목에 고전을 가리키는 Librorum Classicorum(고전들의) 이 표현을 명시적으로 사용한 다는 사실을 지적하고자 한다. 그런데, 쿠플레는 바로 이어지는 동양의 학문과 책 들 가운데에서 사서오경( 四 書 五 經 )이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classicus(일급의) 라는 말이 원래는 비유이고, 이 비유가 환칭( 換 稱, per antonomasiam) 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와 같은 사실을 놓고 볼 때에, classicus 라는 표현이 고전을 지칭하는 전문 용어(terminus technicus)로 사용 되기 시작한 것은 적어도 17세기 이후였을 것이다. 그러니까, 제목에 classicus 라는 표현이 고전을 지칭하는 전문 용어로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었다면, 굳이 classicus는 환칭이다 라는 설명을 부연할 필요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아마 도, 이와 같은 비유 과정을 통해서 liber classicus 가 고전을 지칭하는 전문 용 어로 자리잡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과정에서 중국인 철학자 공자 와 같은 텍스트도 한몫 거들었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이와 관련해서는 계 53) Confucius Sinarum Philosophus, (trans.) P. Couplet et alii, 제6장, 고전의 주석가들에 대하여 (De Librorum Classicorum Interpretibus). 경기도교육청 107
112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몽주의 시대에 활약한 서양고전학자들의 문헌들을 샅샅이 조사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쨌든, 이에 대한 보고를 서양고전문헌학의 연구사에서는 아직 까지는 접해보지 못했다. 다음으로, 쿠플레에게 있어 liber classicus는 세속의 책이 지만 무시해서는 안 되는 책 정도를 의미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이와 관련 해서, 서양 역사에서 canon 이라는 표현은 본래 기독교의 성스러운 문서 혹은 성경 을 지칭하는 명칭이었다. 전거는 아우구스티누스의 그리스도교 의 교양 제4권이다. 저들이 하느님의 영감을 받고 지은 책들이 구원에 이르는 가장 안전한 길이 니, 그 덕분에 그 책들은 정전(canon, 正 典 )으로서의 권위를 획득하였다. 54) 인용에 근거해서, 서양인의 의식에는 정전( 正 典 )과 고전( 古 典 )이 구분되어 있었 음을 강조하고자 한다. 참고로, kanon이라는 표현은 에우세비오스의 교회의 역 사 제6권 15장 3절에 처음 등장한다. 55) 이에 따르면, 최초의 카논은 신약 성 경 의 4복음서였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근대 이후의 서양고전문헌학자들 사이 에서 서양 고전을 지칭하는 용어로 룬켄이 제안한 canon이 아닌 liber classicus가 채택되게 된 이유가 여기에서 해명될 것이다. 또한 동양 고전을 liber classicus로 옮기게 된 쿠플레의 사연도 어쩌면 이 대목에서 보다 뚜렷하게 드러날 것이다. 적 어도 그에게 사서오경은 고전이지, 성경 과 같은 정전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물론, 동양의 관점에서 보면, 쿠플레의 이런 시선이 그리 유쾌한 것은 아닐 것이 다. 하지만, 근대의 서양고전학자들이 생각한 고전 의 개념은, 어쨌든 소위 정전 과 대비될 때에 보다 선명하게 드러난다 하겠다. 54) 원문은 다음과 같다: quorum scripta divinitus inspirata canonem npbis saluberrima auctoritate fecerunt. 또한 그리 스도교의 교양 제4권 4장: etiam praeter canonem in auctoritatis arce salubriter conlocatum을 참조하시오. 55) 원문은 다음과 같다: ekklesiastikon phylatton kanona, mona tessara eidenai euaggelia marturetai (sc. Origenes. 108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13 학교의 변화와 교육리더의 역할 아주대 교수, JTBC PD/ 주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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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학교의 변화와 교육리더의 역할 학교의 변화와 교육리더의 역할 주 철 환 (아주대 교수) 30 여년 직장생활 중 3분의 1은 학교에서, 나머지는 방송사에서 보냈습니다. 덕분 에 이젠 후배PD가 된 제자도 여럿 생겼죠. 만날 때마다 눈은 반갑고 마음은 흐뭇 합니다. 부러워하는 소리도 들립니다. 여기저기 많이도 심어놓으셨네요 혼잣말 을 합니다. 뿌린 대로 거두는 거죠 수업이야기는 단골메뉴입니다. 드라마나 예능만 보지 말고 광고도 열심히 보라고 하셨죠 먼저 눈길을 끌고 그 다음에 마음을 훔치고 최후에 지갑을 열게 만들라 는 말씀도 기억나요 광고가 나오면 채널을 돌리지 말고 점수를 매기라는 숙제도 냈습니다. 평가의 요소는 세 가지. 새로운 점, 재미있는 점, 유익한 점. 종합점수로 장원도 뽑고 우수상도 주라고 했습니다. 교실에선 자주 시상식이 열렸는데 창의성 교육의 일환이라고 나름 자부합니다. 드라마나 광고 한 편을 만들기 위해 들이는 공을 시청자나 소비자가 알 리 없 습니다. 알 필요도 없습니다. 언론홍보영상학부 학생이라면 처지가 다릅니다. 비록 보잘 것 없고 울림도 적지만 저 한 마디 말, 저 한 조각 영상을 고르기 위해 아 이디어, 아이디어 하며 불면의 밤을 보냈을 미래의 선배 작품에 짧은 감정이입 정 도는 예의가 아닐까요. 데스크나 광고주로부터 당할 무언유언의 압박에 대해 미리 면역도 키워둘 겸 말이죠. 최근에 시선을 머물게 한 공익광고카피가 있습니다. 뽑는 것이 심는 것입니다 큰 글씨만으로는 그림이 잘 안 그려집니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뭐? 즉각 상상에 돌입합니다. 눈을 감으니 모내기와 김매기 풍경이 차례로 떠오릅니다. 농부는 심 을 때 심고 뽑을 때 뽑습니다. 때를 놓치지 않습니다. 작년에 김을 맸으니 올 한 해 건너뛴 농부의 논이라면 수확이 확 줄겠지요. 모도 안 내고 가을을 기다리는 농부보단 낫겠지만. 인상적인 드라마나 코미디가 그러하듯이 이 광고에도 반전은 준비돼 있었습니다. 1년간 낭비되는 에너지는 나무 스무 그루가 흡수하는 CO2의 양과 같습니다. 쓰지 않을 때 플러그를 뽑아서 저탄소녹색성장을 실현하자는 메시지였습니다. 습 관처럼 나도 카피하나를 마련해 봅니다. 나의 교육목표이자 방송철학을 담아서 만 경기도교육청 111
116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든 오늘의 슬로건. 바르게(공정), 고르게(균형), 다르게(창의), 푸르게(성장)! 한 단어에 두 가지 이상의 뜻이 스며있는 경우가 우리말사전에 적잖습니다. 수 영장에 가서 빠질 사람은 빠지고 나머지는 빠져 하면 어떤 풍경이 연출될까요. 각자의 수영실력이나 그날의 바이오리듬에 따라 물에 들어갈 사람과 견학자로 자 연스레 나뉠 것입니다. 그 순간 물을 사랑하는 사람은 물에 풍덩 빠질 것이고 물 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물에서 멀찍이 빠질 것입니다. 비유적으로 한 걸음 더 나아 가자면 사랑에 빠져있는 사람은 행복하지만 사랑이 빠져있는 사람은 불행하단 얘 기로도 외연을 늘일 수 있습니다. 뽑다 라는 말의 의미가 새길수록 각별하고 심중합니다. 면접 때마다 간절하게 다가오는 호소력 짙은 그 목소리. 뽑아주세요 가엾지만 어쩌랴. 좋은 걸 뽑고 싶다면 나쁜 걸 뽑아내야 하는 게 농부에게서 배운 지혜인데. 자, 중요한 건 뭐? 매사에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모름지기 입사준비생들은 들어라. 우리는 준비한 자를 뽑는 게 아니라 준비된 자를 뽑는다. 이제 두 명의 별난 사람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한 사람은 이미 세상을 떠난 외 국인이고 한 사람은 한국의 영화감독입니다. 이들의 성장과정을 주목하면 교사 역할의 단초가 보입니다. 스티브 잡스. 그가 나를 친구로 삼은 적은 없습니다. 내가 친구하자고 제안한 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나는 그를 친구로 대우합니다. 동갑내기라서가 아닙니다. 그의 특별한 죽음은 나의 평범한 삶을 돌아보게 합니다. 죽은 시인의 사회 에서 키팅 선생이 전한 메시지는 두 가지. 오늘을 잡아라 (Carpe Diem). 평범하게 살지 마라.(Make your life extraordinary) 학연, 지연 두루 무관한 내 친구 스티브 잡스는 그렇게 살다 갔습니다. 세상은 모범생이 아니라 모험생이 바꿉니다. 옛날부터 그랬습니다. 그들은 고정 관념의 삶을 감옥으로 간주합니다. 틀 안의 삶은 그 자체가 지옥입니다. 모두가 어둠을 손님처럼 공손히 맞을 때 청년 토머스 에디슨은 그에 맞서 저항했습니다. 암흑의 시간을 못 견뎌하며 끈질기게 부수고 망가뜨려 마침내 빛을 만들어냈습니 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험을 즐긴 덕분에 혜택 본 건 누굴까요. 한때 그를 바보가 아닐까 의심했던 이웃들입니다. 에디슨은 빛을 남겼고 우리는 그에게 빚 졌습니다. 모두가 공중전화 부스 앞에 줄서서 온순하게 차례를 기다렸다면 이동전화는 탄 생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 줄에서 뛰쳐나온 누군가가 우리에게 여분의 시간을 선사했습니다. 우체국에 가지 않아도 됩니다. 걸어 다니며 전보를 치고 곧바로 답 장을 받습니다. 음악을 듣고 길을 찾습니다. 위인은 위대한(가끔은 위험한) 말을 남깁니다. 그 말이 그의 삶과 일치할 때 문 112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17 학교의 변화와 교육리더의 역할 제아가 아닌 위인으로 인증됩니다. 다르게 생각하라 고 외칠 순 있어도 다르게 생각하는 삶을 시종일관 보여주긴 쉽지 않습니다. 늘 갈망하고 늘 무모하게 도전 하라고 권할 순 있지만 그걸 글자 그대로 늘 행하긴 어렵습니다. 잡스는 그걸 해낸 친구입니다. 그가 바꾼 것은 세상이 아니라 세상을 보는 눈입니다. 죽음을 생각하면 살아나는 문장이 있습니다. 바닥 모를 때의 심연은 바로 네 곁에 있다.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페이터의 산문 에 나오는 말입니다. 선생님은 바닥 모를 때의 심연 에 밑줄을 그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날 이후 죽음이 한결 친근해졌습니다.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연못 주변에서 나는 오며가며 노닙니다. 죽음이 가까이 있다고 인정하니 미움보다 사랑이 뚜렷해집니다. 불안보다 감사의 시간이 늘어납니다. 잡스는 죽음의 이미지를 확장시켰습니다. 물보다 더 확고하게 구상화시켰습니다. 죽음은 생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 그렇습니다. 죽음은 관에 들어가 눕는 게 아 닙니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 들어가 앉는 것입니다. 팰로 알토에 그의 동상을 세 울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그가 남긴 사과 향기만으로도 사람들은 각자에게 주어 진 시간의 가치 앞에 경의를 표할 것입니다. 잡스의 선물꾸러미는 지금도 내 주머니 속에서 신호를 보냅니다. 밥 먹자고도 하고 술 마시자고도 합니다. 그에게 받은 게 있으니 나도 뭔가 주어야겠지요. 이 제부터 괴짜를 인정해야겠습니다. 엉뚱한 질문을 던지는 소년에게 여행 가라고 용돈을 주어야겠습니다. 표정이 우울한 젊은이들에게 죽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면 죽는 날 그대는 최고가 된다 고 조언해야겠습니다. 널리 세상을 즐겁게 하자고 부 추겨야겠습니다. 친구의 묘지 앞에는 오늘도 꽃이 쌓일 것입니다. 그럴 수만 있다면 나도 꽃 한 송이 얹어주고 싶습니다. 천국의 입학사정관 앞에서 잡스는 어떤 인터뷰를 진행 했을까요. 좀 다르게 질문해보라고 사정관을 곤란하게 만들진 않았을까요. 에디슨 을 만나서는 어떻게 인사했을까요. 며칠 사이 인생을 마감한 친구들을 대표해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진 않을까요. 천국이 부쩍 소란스러워졌을 성싶습니다. 또 한 사람. 열등감을 먹고 자란 괴물. 범죄심리학자의 분석에 등장한 용어가 아닙니다. 기발하게도 세계가 주목하는 영화감독 입에서 나왔습니다. 괴물 은 영 화 속 캐릭터가 아닙니다. 자신의 삶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자리에서 나온 말입니 다. 겸손을 감안하면 소외감을 딛고 자란 괴짜 정도가 적당할 것입니다. 열등감은 없습니다. 표정엔 자신감이 넘쳐납니다. 인터뷰 화면의 배경음악으론 스티브 잡스가 좋아했다는 The times they are a-changing'이 어울릴 성싶습니다. 흔히 지금의 패자가 훗날 승자가 되리 로 번역하는 밥 딜런의 노래입니다. 황금 경기도교육청 113
118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사자상을 받는 순간 떠오른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는 청계천에서 무거운 구리박 스를 들고 다니던 15살의 내 모습 이란 답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과거에 대한 분 노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김기덕 감독에게 과거(고난)는 현재(영광)의 재료에 불과하 기 때문입니다. 다만, 대형배급사의 상영독점에 대해선 예민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큰 극장에서 편하게 보시면 좋을 것 같다 는 출연배우 이정진의 말에 솔직히 편하 게 볼 영화는 아니잖습니까 라며 토를 다는 기자는 없었습니다. 축제기간이었기 때 문입니다. 박태환의 메달이나 기성용의 CF를 보고 어린 자식을 수영장, 혹은 축구장에 보내는 상상은 많이들 합니다. 하지만 김감독의 성공담을 듣고 자식을 청계천공구상으로 보내려는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김감독의 사례는 토론수업하기 딱 좋은 소재입니 다. 19금 영화라 교실에서 상영할 순 없지만 그가 걸어온 길은 청소년들이 충분히 관심을 가지고 관찰, 통찰, 성찰해볼 만한 이력입니다. 그는 공부를 못해서, 아니 면 공부가 싫어서 교실을 벗어난 게 아닙니다. 오로지 가난해서 학교를 떠났습니 다. 그러나 공부를 멈춘 건 아닙니다. 무거운 노동을 통해 국어와 수학, 음악과 미 술, 그리고 사회를 터득했습니다. 무슨 대학 나왔냐고 물으면 그는 웃으며 해병대 나왔다고 말할지 모릅니다. 그 는 거기서도 인생의 학점을 이수했습니다. 그리고 홀연히 그림공부 하러 프랑스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아무나 하긴 힘든 용감한 행동입니다. 그는 움직이는 그림 에서 절절한 재미를 느꼈고 한발 더 나아가 그것을 직접 만드는 데 도전했습니다. 그가 자신 있는 건 음침한 이야기입니다. 누구에게 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철저하 게 겪고 느낀 이야기를 하니 불편하긴 하지만 진심이 묻어납니다. 인간은 천사와 동물의 중간자쯤 된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자, 어떤가요. 이쯤해서 세 가지만 요약 하죠. 우선 가난은 죄가 아닙니다. 둘째 절박함 속에서 예술은 꽃핍니다. 셋째 공 부에 때가 있는 건 아닙니다. 학생들에게 인생을 공부하러 당장 짐을 싸라고 권할 필요는 없습니다. 김기덕에게 가난은 걸림돌이자 디딤돌이었습니다. 아니 주춧돌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청소년들 에게 빈곤에 해당할 만한 압박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성적일 것입니다. 성공과 행 복은 성적 순이 아니라 적성 순이라는 걸 김감독은 증언합니다. 교사는 지금부터 라도 성적순으로 줄 세우지 말고 각자 적성을 찾을 수 있도록 눈을 씻고 팔을 걷 고 도와야 합니다. 제가 교장이라면 수업시간을 확 줄이고 특활시간을 쫙 늘이겠 습니다. 더디게나마 대학입시도 그런 방향으로 바뀌고 있으니 호재 아닌가요. 성 적으로 세우면 한 줄이면 되지만 적성으로 세우면 여러 줄이 됩니다. 그 속에 미 래의 김기덕도 있습니다. 불행한 교실엔 무시와 질시가 있습니다. 공부 못한다고 무시당하고 공부 잘하는 114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19 학교의 변화와 교육리더의 역할 학생은 질시의 대상이 됩니다. 성적으로 올가미를 씌우는 어머니를 소년은 살해했 습니다. 그의 옥중편지를 신문에서 읽었습니다. 부모는 함께 가라하고 학부모 는 앞서가라 한다. 공부해라 가 아니고 1등해라 가 문제였습니다. 어머니는 왜 그랬을까요. 다른 걸로도 1등할 수 있는데. 그는 지나치게 사랑받은 걸까요, 아니 면 버림받은 걸까요. 낭중지추( 囊 中 之 錐 ). 날선 송곳은 드러내지 않아도 드러납니다. 다만 어떤 주머 니 속에 들어가느냐가 중요합니다. 자기에게 맞는 주머니를 골라야 합니다. 부모 와 교사는 가급적 많은 주머니를 보여주고 찾아주어야 합니다. 작고 어두운 주머니 속에서도 송곳은 얼마든지 존재감을 발합니다. 한국어 배우는 외국인이 늘었습니다. 국어교사출신 PD인 나에게도 기쁜 소식입 니다. 한국노래를 합창하며 춤추는 모습이 흐뭇합니다. 부산물로 가끔 기발한 표 현도 접합니다. 고양이 죽어서 땅에 심었어요. 애교로 넘길 수 있지만 정답게 정답을 가르쳐줍니다. 심었어, 아니죠. 묻었어, 맞아요. 이방인의 눈빛이 반짝입 니다. 보충교육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심어요, 그러면 살아나요. 묻어요, 그러면 끝났어요. 어김없이 해는 저뭅니다. 처음처럼 보다 마지막처럼 이 어울리는 지점입니다. 추수는 끝났지만 결산은 지금이 적기입니다. 올 한해 뭘 묻고 뭘 심었나. 묻어도 되살아나는 게 있고 심어도 살아나지 못하는 게 있습니다. 욕심은 묻어도 되살아 납니다. 의심과 근심은 심어도 꽃으로 피지 않습니다. 그걸 알면서도 부르는 게 12월의 유행가입니다. 망년회 대신 송년회란 말을 쓴지는 꽤 됐습니다. 일본식이건 한국식이건 내 입장은 비교적 관대합니다. 잊을 게 많으면 망년회를 열고 보낼 게 많으면 송년 회로 이름붙이면 됩니다. 어딜 가도 술이 있는 까닭은 잊고 보내는데 그만한 약이 없 어서일 겁니다. 약 좋다고 남용만 안 한다면 오죽 좋을까요. 언어유희자 에게 망( 忘 )은 망( 網, 望 )입니다. 분단의 철조망도 있지만 세계를 잇 는 망(www)도 있습니다. 마음속에 어떤 망을 깔아야 행복할까요. 밑줄부터 긋자면 행복의 동생 이름은 극복이지 보복이 아닙니다. 원망은 일생에 도움이 안 됩니다. 그러면서도 저마다 원망을 품고 삽니다. 수리하거나 철거하지 않습니다. 유익하지 않은 망이 또 있습니다. 선망입니다. 평생 부러워하다가 날 샙니다. 그것도 모자라 대물림까지 합니다. 엄친아, 엄친딸은 부자유친의 최대걸림돌입니 다. 선망은 실망으로 필히 연장운행합니다. 종착역은 절망입니다. 선망과 색깔은 비슷하지만 열매가 다른 게 희망입니다. 희망은 소망이 더 여문 상태입니다. 차이는 가능성의 유무. 소망은 하고 싶다 지만 희망은 할 수 있다 입 경기도교육청 115
120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니다. 소망이 애벌레라면 희망은 나비입니다. 선망은 적당할 때 희망으로 환승해 야 합니다. 친구들 다수가 교단에 있는지라 모임의 주제도 그 언저리입니다. 교육에 대해 토론할 때 빠지지 않는 핵심어가 경쟁인데 앞서 말한 세 가지 망을 여기에 대입 하면 원망은 경쟁자, 선망은 경쟁심, 희망은 경쟁력에 가깝습니다. 이 세 가지가 모여 있는 곳이 교실입니다. 교실의 프로듀서는 반장이 아니라 교사입니다. 모름지기 교사는 경쟁심이 아니라 경쟁력을 키우는 기획자여야 합니다. 시청률, 아니 진학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형편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입으로는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왜일까요. 말이 씨 가 된다고 배워서입니다. 씨는 열매가 됩니다. 그러니 좋은 걸 심어야 합니다. 심 은 대로 거두리라. 이 말도 믿어야 합니다. 그러나 내가 심었으니까 내가 거두어 야한다는 생각은 버립시다. 희망을 심는 자, 그걸로 훌륭합니다. 방송가의 송년회는 어떤가요. 여기선 묻거나 심는 사람보다 뽑는 사람이 더 많 습니다. 몇 년째 뽑기 열풍 입니다. 슈스케, 위대한 탄생, 나가수 에서 K팝스 타 까지. 대학가요제 6년 연속연출자인 저 역시 참 많이도 뽑아보았습니다. 그러 나 아쉽습니다. 추억을 심었지만 열매는 희귀합니다. 그러니 뽑힌다고 반색할 일 도 못 됩니다. 뽑아 키우는 경우보다 뽑아 버리는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김매기 를 생각하면 쉽습니다. 농부가 뽑는 건 잡초이고 치과의사가 뽑는 건 충치입니다. 표정이 어두운 젊은이에게 묻습니다. 인상이 왜 그래? 문제가 많아요. 위안삼 아 말을 건넵니다. 문제가 많다니 문제집이로군. 네가 받은 시간의 선물이 바로 그 문제집 아닐까. 말하고 보니 묘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선물을 주고받을 때 늘 하던 그 말. 여기서 풀어봐. 문제를 푸는 건 결국 선물을 푸는 것입니다. 구겨진 인상은 구겨진 인생을 만듭니다. 원망이나 선망은 다리미가 아닙니다. 이기는 게 좋지만 비기는 게 낫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 옵니다. 다 아는 비밀이지 만 이기려고만 하면 불행해집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축하연설문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The best is yet to come.) 제 겐 이렇게 들립니다. 부지런히 희망을 심어라. 지난해 여름 시드니에 다녀왔습니다. 호주의 한국기업인들 모임에서 저를 초대 해주셨거든요. 이런 경우를 가리켜 임도 보고 뽕도 딴다고 하죠. 덕분에 휴가를 즐겁고 뜻 깊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단체의 이름이 콜링맨입니다. 콜링(calling)은 직업, 또는 소명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죠.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과연 어떤 사명의식을 가진 분들일까 궁금했습 니다. 만나보니 따뜻하고 친절하기 그지없는 분들이었습니다. 돈을 잘 버는 것 못 116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21 학교의 변화와 교육리더의 역할 지않게 돈을 잘 쓰는 데 관심이 많아 보여 흐뭇했습니다. 얼핏 보기에도 3사, 즉 감사, 찬사, 봉사를 생활화하고 계신 분들인 듯싶더군요. 그분들이 왜 저를 불렀을까요? 강연장에 연예인보다 더 유명한 PD'라고 써있 는 걸 보고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유명하지도 않을뿐더러 유명한 것과 유능한 것은 분명히 차이가 있으니까요. 겸손해서라기보다 마음에 부담이 되어 수정을 요 구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이랬습니다. 그 동안 하신 일보다는 그 동안 하신 말 과 글을 보고 모신 겁니다. 마음이 편해졌을까요? 오히려 더 어두워졌습니다. 그동안 난 왜 그리 많이 말 하고 또 많이 썼을까. 생각하는 시간보다 말하고 글 쓰는 시간이 더 많았던 건 아 니었을까. 무심코 했던 말, 기분 닿는 대로 썼던 글이 족쇄가 되어 돌아오는 세 상인데. 그날의 주제가 리더의 자격 이었는데 객석엔 시드니교민보다 한국에서 날아온 아르바이트생들이 더 많아 보였습니다. 웬 일이냐고요? 시드니에는 워킹홀 리데이라고 해서 여행과 일을 통해 인생 공부를 시켜주는 고마운 제도가 있습니 다. 제가 머문 호텔에서 방청소를 하던 젊은이가 반갑게 한국어로 인사를 했는데 알고 보니 그도 워킹홀리데이로 시드니에 왔다더군요. 저는 유명무실과 명실상부의 차이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이름은 났지만 실체가 없는 게 유명무실이고 이름과 실체가 한결같은 게 명실상부입니다. 이만하면 리더 의 자격이 무엇인지도 자연스럽게 드러나지 않습니까. 바로 언행일치, 솔선수범입 니다. 말만 그럴 듯한데 행동은 어긋나거나 정반대이면 그건 리더뿐 아니라 친구 나 동료로도 실격입니다. 다음으로는 더 유명하다 고 할 때의 더 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나갔습니다. 올 림픽의 구호가 무엇입니까.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 좋습니다. 하지만 그건 스포츠나 사업을 할 때의 목표입니다. 인생의 목표로는 곤란합니다. 향기로운 삶 에는 더 보다는 다 가 어울립니다. 다다이즘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졸음이 밀려오던 오후 수업시간에 어렴풋이 들었던 기억이 나실 겁니다. 인터넷에 들어가 물으면 거의 백 년쯤 전에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일어난 예술운동이라고 가르쳐줍니다. 왜 느닷없이 다다이즘이냐고요? 문예사조와는 아무 관련 없는 더다이즘 을 얘기하고 싶어서입니다. 인터넷엔 질 문하지 마세요. 제가 지어낸 말이니까요. 솔직히 옛날엔 더 (more)에 관심이 많았 는데 요즘엔 다 (all)에 마음이 끌립니다. 더 잘사는 게 최고였는데 다 잘사는 게 최선이란 걸 느지막하게 깨달은 셈이죠. 개똥철학이래도 상관없습니다. 어릴 때부터 더, 더, 더 이런 말만 듣고 자란 사람 은 남의 아픔을 잘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더다이즘의 핵심은 더 잘사는 길과 다 잘사는 길의 합일점을 모색하자는 거죠. 본능적으로 우리 모두는 더 잘 경기도교육청 117
122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살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다 잘살기를 외면하고 각자 더 잘사는 길만을 찾는다 면 우리 모두는 길 없는 길 위에 버려질지도 모릅니다. 두 해 가까이 본부장으로 불리다가 어느 날부터 저는 대PD라는 칭호를 갖게 됐습니다. 후배가 조심스레 묻습니다. 잘된 거 맞죠? 정답을 구하는 건 아닐 겁 니다. 잘돼 보이면 잘 된 것일 테고 안돼 보이면 안 된 거겠지. 마치 큰스님 같 은 답변에 그 역시 기특하게 반응합니다. 전 잘돼 보이는데요. 그리곤 하나를 더 묻습니다. 그런데 대PD가 뭐죠? 이 또한 정답은 없습니다. 내가 커서가 아니라 더 크라고 회사가 붙여준 이름 아닐까? 인사의 원칙은 여섯 글자, 즉 적재적소적시( 適 材 適 所 適 時 )입니다. 그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을 잘할 수 있는 장소에 두되 그 시기가 적당해야 합니다. 지금은 제가 대PD로서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판단해준 회사가 고맙고, 따라서 제 마음 은 기쁘고 홀가분합니다. 사실 본부장 직전의 제 호칭은 사장이었습니다. 어느 회사의 사장으로 있다가 다른 회사의 본부장이 되니 인터넷 댓글 중에는 조롱의 시선도 일부 있었습니다. 사장으로 일하던 회사의 사원들이 허탈감을 가질 거라는 게 그분의 추측입니다. 하지만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중역도 좋지만 현역은 더 좋다, 사장이나 본부장도 좋지만 현장은 더 좋다고 저는 마음의 일기장에 적었습니다. 말장난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유희의 언어로 들리겠지만 당사자에게는 치유의 언어가 되기도 하니까요. 신문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인사발령이 실립니다. 아는 사람 이름이 나오면 사 람들의 반응도 뒤따릅니다. 이른바 물먹은 사람도 있고 물 만난 사람도 보입니 다. 물 건너간 사람도 떠오르고요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본인이나 주변사람이나 모두 신중해야 합니다. 살다보면 때론 물을 만나고 때론 물을 먹고 때론 물을 건 너는 거죠. 그게 삶의 마지막 장면이 아니라는 겁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 니다. 물은 늘 우리 주변에 있다는 거죠. 물을 피한다고 능사가 아닙니다. 때로는 물이 우리를 덮치기도 하니까요. 힘들지 않나요? 어느 순간부터 이 말에 대한 저의 답변은 즉각적입니다. 힘이 납니다. 사실 이 대답이 제게는 원기소 입니다. 들어보셨나요? 원기소를 아신다 면 꽤 오래 사신 분일 겁니다. 제가 어릴 때 부잣집 아이들은 원기소라는 영양제 를 먹었거든요. 원기소를 먹으면 키가 커진다는 말이 그 당시엔 교실 안팎에 두루 퍼져있었죠. 어쩌다가 한두 알 얻어먹는 수가 있는데 그 맛이 신비한 과자 같았던 기억이 납니다. 원기소 같은 말이 제 가슴 속엔 차곡차곡 쌓여있습니다. 힘이 드는 건 우리가 높 118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23 학교의 변화와 교육리더의 역할 은 곳을 향해 오르기 때문 이라는 어느 목사님 말씀이 지금은 힘이 됩니다. 힘들 지 않은 일은 보람도 작죠. 힘이 들수록 언젠간 공기 좋은 곳에서 크게 소리 지 를 수 있다는 믿음, 그게 바로 희망 아닐까요? 역사소설에 보면 자리를 잃은 자들의 세 가지 반응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 齒 ) 를 가는 사람, 칼을 가는 사람, 먹을 가는 사람. 누가 가장 멋있어 보이나요? 이 를 갈면 본인의 건강에 안 좋을 겁니다. 칼을 갈면 누군가를 해쳐야 합니다. 피 는 피를 부른다는 말이 시작되는 지점이죠. 먹을 갈아 자신을 수양하면 인품이 더 커지지 않을까요? 이쯤해서 신영복 선생님의 말씀 하나가 떠오릅니다. 성공에 의해서는 대개 그 지위가 커지고 실패에 의해서는 자주 그 사람이 커진다. 국어교사 출신이기 때문에 단어 하나하나를 보는 제 시선이 남다릅니다. 대PD 의 대 는 크다 는 뜻입니다. 크다 는 품사가 뭘까요? 동사도 있고 형용사도 있습 니다. 나무가 참 크구나 고 할 때는 형용사입니다. 그러나 나무가 참 잘 크는구나 라고 할 때는 동사입니다. 앞의 크다 가 성공이라면 뒤의 크다 는 성장이죠. 이미 커버린 나무도 보기 좋지만 쑥쑥 커가는 나무도 좋아 보이지 않나요? 적재적소적시의 기준은 적성입니다. 성공과 성장의 비결은 자신을 잘 알고 그 약점은 보완하고 강점은 극대화하는 겁니다. 자기가 잘할 수 있는 일을 더 잘하 려고 하는 게 노력이고 그것을 돕는 게 교육입니다. 부모와 교사, 그리고 리더의 사명은 바로 적성을 발견, 발굴해서 육성해주는 겁니다. 동물원에 가면 동물들마다 각자의 구역이 있습니다. 악어는 악어들끼리 모여 삽 니다. 악어를 부러워한다고 개구리가 악어처럼 될 수 있을까요? 개구리는 기껏 해봤자 황소개구리밖에 안 되죠. 그렇다고 개구리가 악어보다 못하다는 게 아닙 니다. 자, 이번엔 식물원에 가볼까요? 큰 나무 옆에서 크는 나무들, 저마다 무리 지어 피는 꽃들을 즐겁게 살피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삼라만상의 인사 권을 가진 계절도 반갑게 웃으며 인사할 겁니다. 휴대전화 수신기에 낯선 번호가 뜨면 망설이게 됩니다. 무심코 받았는데 길게 녹음된 광고를 들어야하는 경우가 가끔 있기 때문이죠. 그날은 달랐습니다. 약간 떨리는 듯했지만 제법 단호한 젊은이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제가 머뭇댔던 시간 보다는 아마도 훨씬 더 긴 시간 동안 누를까 말까 하는 고민이 있었겠죠. 저..이번에 떨어진 사람인데요. 짐작이 갔습니다. 최근에 제가 일하는 방송사 에서 신입사원을 뽑았거든요. 아나운서 최종면접에서 낙방한 지원자였습니다. 그 는 제 번호를 알게 된 경위를 밝힌 후 조심스럽게 자신이 불합격한 이유를 듣고 싶 다고 했습니다. 전화로 문답하기엔 적절치 않은 대화라고 판단한 저는 군더더기 다 빼고 일요일 오후에 집 근처 카페로 올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그는 한 명 더 경기도교육청 119
124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데려가도 되냐며 양해를 구했고 저는 몇 명이건 상관없다고 흔쾌히 답해주었습니 다. 약속한 일요일. 한눈에 봐도 미남미녀인 두 젊은이가 시야에 잡혔습니다. 기억 한 구석에 남아있는 얼굴들이었죠. 개인적으론 제가 후한 점수를 주었던 친구들이었 습니다. 사실 말이지만 최종에 올라온 누구를 뽑아도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제 생 각입니다. 두 차례의 필기, 카메라테스트, 다시 두 차례의 심층면접을 통과한 전력 의 소유자들이거든요. 다만, 이번에는 실전경험이 풍부한 지원자들이 많았던 게 그들에겐 다소 불리한 조건이었을 겁니다. 두 사람은 면접관들에게 아마추어 같 은 느낌을 던져주었죠. 미래의 가능성이라는 면에 초점을 둔다면 오히려 더 풋풋 하고 신선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본인들은 왜 떨어졌다고 생각하죠? 제가 정색을 하고 묻습니다. 아무래도 실력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겸손하게 답하는 태도가 제 맘을 열게 했습니다. 저는 단어 하나를 정정해 주었습니다. 운이 부족한 거겠죠. 그리고 덧붙였습니 다. 모든 걸 운에 맡긴다면 노력할 필요도 없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죠. 하 지만 운이란 것은 대체로 더 준비한 사람의 편입니다. 그리고 각자 보완해야 할 점을 조목조목 가르쳐 주었습니다. 이제부터 착실하게 준비하면 그대들에게도 행 운이 따라올 겁니다. 행운과 친구가 된다면 직장에 들어오는 일도 시간문제겠 죠.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처음 방송사에 시험 칠 때는 전혀 준비가 없던 상태 였죠. 그냥 휴가 중에 우연히 방송사 옆을 지나가다가 게시판에 붙은 시험과목만 보고 장난삼아 지원을 한 거였으니까요. 그러나 필기 합격 후 몰아닥친 면접시 험은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왜 PD가 되려고 하는지를 묻는데 전 슬기 롭게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어떤 프로를 만들고 싶으냐고 물었을 때도 마찬가지였 죠. 카투사였던 저는 미군부대에 근무하면서 한국TV프로를 본 적이 제대로 없었 거든요. 한 마디로 무모한 도전이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요행을 바랐습니다. 제대를 일주일 앞두고 라디오 정오뉴스를 통해 나오는 최종합격자 명단을 저는 가슴조이며 기다렸으니까요. 제대 후 모교에 찾아갔을 때 은사님은 제게 공부를 계속하라고 말씀하셨고 저 는 고심 끝에 박사과정에 입학했습니다. 솔직히 학문연구엔 그다지 취미가 없었 는데도 말이죠. 이듬해 3월. 어느 날 걸려온 한 통의 전화. PD시험 최종탈락자들 을 대상으로 다시 면접기회를 주어 추가로 선발하려 한다는 소식은 저를 새삼 들 뜨게 했죠. 원래 TV보기를 책보기 보다 두 배로 즐기는 저는 그 사이 몇 개월 동 안 방송의 흐름을 파악했고 늦게나마 PD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조금은 알게 된 상태였습니다. 대학동기 중에 이미 PD로 일하던 정주의 도움도 컸고요. 만약 제 120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25 학교의 변화와 교육리더의 역할 대 전 단번에 합격했더라면 전 나중에 박사가 되지 않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훗날 대학교수가 되는 일도 없었으리라는 게 제 간략한 회고담입니다. 젊은 아나운서 지망생들에게 전 이런 덕담을 남겼습니다. 어제에 감사, 오늘에 찬사, 내일에 봉사하라. 제가 늘 말하는 3사에 시간을 접속한 거죠. 그들은 기쁜 얼굴로 돌아갔습니다. 헤어지기 전엔 휴대전화로 기념사진도 찍었고요. 제가 늘 가슴에 품고 다니는 사자성어가 전화위복입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얘기의 공통점이 전화 한 통으로 얻은 소중한 행복이네요. 두 친구는 아마도 미래의 유능한 방송인이 될 겁니다. 그들은 용감했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알고자 했으며 그것을 깨달은 후에 다시 새롭게 출발했으니까요. 혹시 방송인이 안 되면 또 어떻습니까. 생각해 보십시오. 지금 잘 안 풀리는 현실이 행복한 도전의 밑바탕 이 된다면 이미 행운은 그대의 편입니다. 자, 빨리 걸고 빨리 받으세요. 행운의 전 화벨이 끊기기 전에. 주변에서 오랫동안 사랑받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그들의 마음속에 배려 ( 配 慮 )가 있습니다. 외모나 재주가 뛰어나서, 혹은 머리가 좋아서 잠깐 동안 사랑받 는 경우는 흔하죠. 그러나 오래가려면 배려가 필수입니다. 국어사전엔 도와주거나 보살펴주려고 마음을 쓰는 일 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맞습니다. 마음은 받는 게 아 니라 쓰는 것입니다. 사랑받는 프로그램들에도 수긍할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전원일기 에는 영원한 고향의 향기가 있었죠. 수사반장 이 장수했던 건 아무리 조심해도 범죄는 사라지 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일요일마다 방송되는 전국노래자랑 은 또 어떻습니까? 노 래를 사랑하는 한국인이 있고 박수 쳐주는 이웃이 있는 한 쉽게 폐지되지 않을 거란 믿음이 갑니다. 그 프로엔 특히 이웃이란 두 글자가 어울립니다. 이웃은 2 행시로 이야기와 웃음이니까요. 잘 먹고 잘 사는 법 이라는 제목의 프로그램 역시 10년 넘게 매주 토요일 오전에 시청자를 찾고 있습니다. 비결이 뭘까요? 누구나 잘 먹고 잘 살고 싶기 때문이겠 죠. 일단 먹을 게 생기면 허겁지겁 입에 밀어 넣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배고팠던 시절이죠. 끼니를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지금은 많이 먹는 게 잘 먹는 거라고 여 기는 사람이 현저히 줄었습니다. 대부분 알고는 있습니다. 몸에 맞는 걸 때맞춰 적당한 양으로 먹는 게 잘 먹는 거라고. 그런데 지키기가 쉽지 않습니다. 몸에 안 좋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유혹에 못 이겨, 습관에 못 이겨 먹는 일이 잦으니까요. 병을 얻은 후에야 후회하지만 때 는 이미 늦었죠.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는 건 불멸의 진리입니다. 사실 주위를 살펴보면 먹고는 싶은데 먹을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여전히 있 경기도교육청 121
126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습니다.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미가 있나 는 선거용 구호만은 아닙니다. 잘 산다 는 건 과시하며 사는 삶이 아니라 하루하루가 버티기 어려운 사람들과 나누며 사 는 삶일 테니까요. 그게 체질이 되면 진짜 잘 먹고 잘 사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겁 니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선망의 대상이 아니라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바로 그 사 람 말입니다. 어느 날 후배가 제게 조심스레 묻습니다. 형은 연봉이 얼마나 돼요? 몸값이 꽤 되죠? 제가 답합니다. 내가 너보단 잘 버니까 언제라도 밥은 내가 살게. 몸값과 밥값의 차이란 이런 겁니다. 몸값은 받는 것이고 밥값은 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약해 보았습니다. 잘 먹고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먹고 잘 쓰는 것도 중요 하다. 잘 산다는 건 결국 잘 쓰는 것이다. 살면서 우리가 쓰는 건 돈뿐이 아닙니다. 힘도 쓰고 시간도 쓰고 사람도 씁니 다. 손도 쓰고 머리도 쓰고 마음도 씁니다. 종류가 여럿이니까 한 가지씩 정리해 볼까요? 시작하기 전에 염두에 둬야 할 게 있습니다. 쓸만한 것들이 우리가 언제 라도 쓸 수 있게 조용히 기다리고 있진 않다는 냉정한 현실. 예를 들까요? 힘을 쓰고 싶은데 힘을 쓸 수 없을 때가 기어이 옵니다. 시간을 행복하게 쓰고 싶은데 이미 시간은 저만치 도망가 있습니다. 사람을 잘 쓰고 싶은데 필요한 사람은 곁에 아무도 없습니다. 머리를 쓰고 싶은데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습니다. 손을 쓰고 싶은데, 몸을 쓰고 싶은데 그들이 뜻대로 따라주질 않습니다. 결론은 뭘까요? 힘이 있을 때 힘을 좋은 데 쓰라는 겁니다. 시간이 있을 때 시간을 알뜰히 쓰라는 겁니 다. 사람이 가까이 있을 때 그 사람을 기분 좋게 쓰라는 겁니다. 오래 가는 것은 몸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아마도 죽을 때까지 동행하는 게 바로 마음일 겁니다. 마음먹기 달렸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죠. 좋은 마음을 먹으 면 좋은 삶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요? 나쁜 마음을 먹으면 그 반대겠죠. 잘 살려면 사실 밥을 잘 먹는 것보다 마음을 잘 먹는 게 더 중요합니다. 마음을 곱게 쓰라는 선인들의 조언은 오늘도 유효하니까요. 잘 살기 위해 쓰지 말아야 할 것들도 몇 가지 기억합시다. 웬만해선 떼를 쓰지 말아야죠. 억지를 써서, 악을 써서 되는 일은 드뭅니다. 오래 가지도 않습니다. 그리 고 가급적 인상은 쓰지 않는 게 좋습니다. 잘살아온 사람은 잘생긴 얼굴이 아니라 인상 좋은 얼굴을 지녔거든요. 잘생겼다는 말, 똑똑하다는 말, 돈 많아서 좋겠다는 말에 현혹되지 마세요. 마지막으로 하나. 마음의 부자가 되는 연습을 매일 합시다. 그러려면 꼭 써야 할 게 있죠. 바로 글입니다. 글을 써보세요. 돈을 쓴 기록, 즉 가계부도 좋지만 마음을 쓴 기록, 일기는 더 좋습니다. 반성의 글, 용서의 글, 희망의 글을 매일 쓰다보면 차츰 성격이 인격으로 변하는 걸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122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27 학교의 변화와 교육리더의 역할 왜 이렇게 안 풀려? 이런 말이 나올 때 어떻게 하시나요. 하는 일마다 꼬이고 얽히는 것 같고 세 상이 참 불공평하다는 느낌도 들고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억울하다는 생각도 들었죠. 그런데 이게 섣부른 판단이라는 걸 어떤 즈음에 알았습니다. 요약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세상이 안 풀리는 게 아니라 내가 안 푸는 거다. 둘째, 못 푸는 게 아니라 안 푸는 거다. 셋째, 풀지도 않으면서 저절로 풀리기를 바란 거다. 이 소중한 지혜를 누가 가르쳐줬는지 궁금하시죠. 그런 분이 계신 곳으로 수업 료, 아니 복채 들고 달려가고 싶으시죠? 그냥 계셔도 됩니다. 굳이 찾아가지 않아 도 그분이 찾아올 겁니다. 도대체 누구냐고요? 그분의 이름은 바로 세월입니다. 어릴 때 세월이 약이겠지요 라는 노래를 들었지만 가슴에 와 닿지 않았습니다. 약국에 가서 세월 달라면 주나 건방지거나 건성으로 들었다는 거죠. 세월 만났 다 세월이 피해간다 라는 말도 무슨 뜻인지 몰랐습니다. 그저 세월은 흐르는 것 이고 세월이 흐르면 뭔가 달라질 거다 라는 생각을 막연히 했을 뿐입니다. 그리 고 정말 세월은 묵묵히, 때로는 거칠게 흘렀습니다. 나이 먹은 게 즐겁다고 말하면 대체로 믿지 않으실 겁니다. 나이 먹은 게 아니 라 더위 먹은 거 아냐 라며 힐책할 분도 더러 계실 겁니다. 그런데 솔직히 저는 나이 들어서 좋은 점을 상당수 발견했고 그래서 이따금 흐뭇합니다. 나이 먹는다는 건 늙는 것이고 늙으면 서러운 것이다 라는 생각이 확고하다면 지금부터 생각을 바꾸십시오. 늙어도 서럽지 않고 오히려 새로울 수 있는 비결이 있습니다. 간단합니다. 매일 밥만 먹을 게 아니라 맘도 먹는 것입니다. 어떤 맘을 먹느냐에 따라 서러움이 새로움으로 바뀔 수 있다는 거죠. 뜬금없는 소리 같지만 인생의 방관자가 아니라 실력자가 되어야겠다고 마음먹 으십시오. 방관이란 곁에서 본다는 뜻이죠. 수수방관이라는 말 아시잖아요. 뭐 이 렇게 살다 죽는 거지 가 아니라 뭐? 이렇게 살다 죽을 순 없지 라고 마음먹으십시 오. 어차피 삶이란 문제의 연속 아닙니까. 방관자는 나한테 왜 자꾸 이런 문제가 생 기지 라며 울적해 하지만 실력자는 이런 문제를 풀 수 있다니 고마운 일이지 라며 흥미진진해 합니다. 실력자는 문제를 회피하지 않습니다. 쉬운 문제만 풀다보면 재미도 없고 실력도 늘지 않다는 걸 스스로 압니다. 그렇습니다. 어려운 문제를 푸는 자가 실력자입니 다. 오늘 못 풀면 어떻습니까. 내일 풀면 됩니다. 혼자 못 풀면 어떻습니까. 여럿 이 힘을 합쳐서 풀면 됩니다. 중요한 건 반드시 푼다는 의지, 그리고 자신감입니 다. 실력이 늘면 마음이 넓어지고 머리도 맑아집니다. 나이를 덜 먹었을 때의 일이 흐릿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또렷해집니다. 폭풍의 시기를 헤치고 여기까지 왔다 경기도교육청 123
128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는 게 퍽이나 다행스럽고 지금 그 비슷한 과오를 범하는 눈앞의 젊은이들을 이해 하고 다가가게 된다는 거죠. 인생은 거대한 문제집입니다. 문제집엔 반드시 해답이 실려 있죠. 골치 아프다 고 미리 답을 봐버리는 게 습관이 되면 실력이 늘지 않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풀어야 풀리는 것이고 풀려야 실력이 느는 겁니다. 제가 대학갈 때 본 시험은 예비고사였습니다. 그 뒤 학력고사를 거쳐 지금은 수 능시험이라고 부르죠. 그 시험들의 공통점은 객관식, 즉 4지선다형이거나 5지선다 형입니다. 인생수능도 마찬가지죠. 이른바 객관식입니다. 주관식 문제지엔 답이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객관식문제지엔 답이 널려 있습니다. 다만 섞여있는 거죠. 다 맞으란 법도 없습니다. 방관자는 점수에 연연하지만 실력자는 오답을 체크하 며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인생수능의 출제자는 몰라도 채점자는 누군지 알겠습니다. 그 분이 바로 세월입 니다. 정답이 나와 있는데도 헤매고 문제 앞에서 연필 굴리는 사람들을 세월은 저만치 서서 기다리는 겁니다. 정답을 잘 고르는 그 사람보다는 오답노트를 가 진 그 사람의 손을 세월은 들어줄 겁니다. 꾸준히 풀고, 틀리면 왜 틀렸는지를 반성하는 그 사람을 세월은 높게 평가할 겁니다. 성공회대학교 총장을 지낸 김성수 주교는 여든이 넘으셨는데 지금도 우리 마을 촌장으로 일하십니다. 우리 마을이라니까 혹시 제가 사는 동네냐고 물을 분도 계 실 텐데 그건 아니고요, 그분이 직접 만든 정신지체 장애인 직업재활 시설 이름 이 우리 마을 이랍니다. 총장에서 촌장으로 바뀐 건 순전히 그분 자신의 선택이 었던 거죠. 총장의 행복과 촌장의 행복은 어느 게 더 클까요? 참 유치한 질문이죠. 누군가 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면 그게 대학이건 동네건 가게건 상관이 없을 겁니다. 행복을 찾아 떠난다는 건 자신으로 인해 더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 자리를 이동한다는 거니까요. 자, 이제부턴 제 얘깁니다. 한때는 사장에서 지금은 본부장으로 강등(?)되자 기분이 어떠냐고 묻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대답 대신 저도 물었죠. 빨리 가는 것 도 좋지만 오래 가는 게 더 좋지 않나요? 그 다음에 이렇게 덧붙입니다. 겉으 로 드러난 중역보다는 알짜배기 주역이 낫죠. 그리고 주역보다는 현역이 더 좋고 요. 평생을 전문가로 일하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게 비단 제 생각만 은 아닐 겁니다. 직장이 집이라면 직위는 옷입니다. 눈에 띄게 화려한 의상 보다는 자기에게 맞는 의복 이 편하고 좋죠. 지금의 직위가 남들이 보기엔 어떨지 몰라도 우선 제 124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29 학교의 변화와 교육리더의 역할 가 불편하지 않으므로 저는 출근할 때마다 흐뭇합니다. 제가 도전하고 싶은 일이 고, 또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이고, 무엇보다 저의 작은 재능으로 누군가를 행복하 게 해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에 그렇습니다. 언젠가 나이 들어 힘이 부치면 그때는 웃으며 자리를 양보해야죠. 자리는 의리, 도리와 한 울타리입니다. 더 이상 자기에게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 연연할 때 서서히 비참해지는 광경을 살면서 많이 보았습니다. 사장직을 떠나면서 이런 고별사를 메일로 보낸 기억이 납니다. 저를 사장으로만 여겼다면 회사를 떠 나는 순간 우리는 이별입니다. 하지만 저를 인생의 좋은 선배라고 여겼다면 어딜 가더라도 우리는 형제입니다. 알래스카와 하와이에 각각 떨어져 살아도 한번 형제 는 영원한 형제니까요. 제가 신입사원으로 뽑은 친구들은 유독 정이 많은 편입니다. 다재다능과 함께 다 정다감을 선발기준으로 삼았던 제 판단이 맞았던 거죠. 저는 그들을 희나리 라고 부릅니다. 희망을 나누는 리더라는 뜻입니다. 그들이 지금 저를 뭐라고 부를까요? 사장님이 아니라 이장님입니다. 희나리는 지구상 어디에도 없는 마을 이름입니다. 제가 그 마을의 초대 이장인 셈이죠. 처음엔 어색해 하더니 며칠 지나지 않아 일제히 저를 이장님, 이장님 하 고 불렀습니다. 사장에서 이장이 되니 힘이 이분의 일로 줄어든 것 같지만 실은 두 배로 늘었습니다. 힘들다, 힘들다 하면 힘이 빠져나가지만 힘난다, 힘난다 하 면 힘이 생기거든요. 저는 살아있는 동안 이들과 함께 즐겁게 희망을 나누고 심 을 예정입니다. 번역서인 행복의 조건 은 원제가 잘 늙는다는 것 (Aging well)이라네요. 나이를 잘 먹는 게 결국 행복으로 가는 과정이라는 뜻이죠. 나잇값을 하라 는 말은 대개 언 짢을 때 나오는 소리인데 그건 좀 너그러운 사람이 되라는 주문으로 저는 해석합 니다. 제가 나잇값 계산하는 공식을 하나 만들었는데 알려 드릴까요? 우선 자신이 하 는 말을 세 종류로 나눕니다. 따뜻한 말, 따끔한 말, 따분한 말. 100단위에 따뜻한 말을, 10단위에는 따끔한 말을, 1단위에는 따분한 말을 배치하세요. 열 번 말하는 동안 따뜻한 말은 세 번, 따끔한 말을 네 번, 따분한 말을 세 번했다면 그의 점수 는 343점입니다. 그렇다면 최고점수는 몇 점일까요? 910점입니다. 따뜻한 말을 9 번, 따끔한 말은 한 번, 따분한 말은 한 번도 안 해야 그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 다. 저는 지금도 말하고 글 쓰고 일할 수 있다는 게 감지덕지입니다. 요즘은 친구보다 친구의 아들딸들을 더 자주 만나 조언할 수 있다는 것도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나이 들면 누군가를 이끌어주어야 하는데 저는 목표를 감지덕지로 정했습니다. 감성, 지 경기도교육청 125
130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성, 덕성을 갖춘 지도자가 되어야겠다는 거죠. 감성의 시작은 드라마 다모 의 명 대사, 바로 아프냐, 나도 아프다 라고 하는 연민입니다. 지성의 시작은 사실 내 가 아는 게 별로 없다는 겸양이죠. 덕성의 시작은 남의 허물을 조용히 덮어주는 아량입니다. 이 세 가지를 가지면 나이 드는 것도 즐거울 듯합니다. 이런 지혜 를 갖게 된 것도 제겐 감지덕지입니다. 비가 그쳤다고 우산을 버릴 순 없다. 내일을 살기 위해 어제를 버릴 수 없듯이. 이렇게 멋진 말을 누가 했을까요? 케이블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의 주인공이 한 독백입니다. 뜻밖이죠? 이런 생각을 할 정도라면 막돼먹은 사람이 아니라 오히 려 현인의 경지에 가깝습니다. 우산을 잊어버리거나 잃어버리는 경우는 많아도 우산을 버리는 사람은 드물 것 입니다. 그런데 전 진짜로 우산을 버린 적이 있습니다. 그것도 바다를 향해 냅다 던져버렸습니다. 만약 내 인생을 영화로 만든다면 꼭 넣어야할 장면 중 하나죠. 비장한 배경음악과 함께. 입대하기 전날 고향인 마산 해변에서 폭풍우에 가까운 비를 만났습니다. 비닐우 산으론 도움이 안 됐죠. 생각해보니 내일이면 군대 갈 놈 아닌가 싶었습니다. 비 좀 맞는다고 대수일까요? 그리고 덤으로 얻은 깨달음. 비를 좋아한다고 늘 떠벌 렸는데 이제껏 내가 해온 행동은 무엇인가. 비를 피하고 있었던 게 아니냐. 그 생 각을 하니 비가 몸에 들어오는 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뭐랄까. 비와 내가 뒤엉켜 사랑하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따뜻했고 행복했습니다. 내 청춘의 전반부는 그 사 건으로 대미를 장식했죠. 회사까지 걸어가는 길에 미술관이 둘, 박물관이 둘, 영화관이 둘, 교회가 둘 있 습니다. 걷다보면 세상 속을 걸어가는 게 아니라 세월 속을 걸어가는 느낌이 듭니 다. 이문세의 광화문연가 에도 등장하는 바로 그 조그만 교회당이 보이면 출근길 도 막바지에 다다르죠. 교회당 앞에 설교 제목이 늘 적혀있는데 그걸 읽고 사색하 는 재미 또한 각별합니다. 얼마 전엔 좀 특별한 제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너무 어려워 감사합니다. 어렵다고 느껴질 때는 내게 실력이 늘 기회가 왔다라고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젊 다는 게 뭔가요. 젊게 산다는 건 젊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젊은 생각의 특징은 무엇 인가요. 누군가는 현실에 저항하고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실상 그 특 권의 시기는 매우 한정적입니다. 영원한 청년이 되려면 분노보다는 유쾌하게 도전 하는 모험의 얼굴이 더 낫습니다. 할 수 있는 사람은 그것을 한다. 할 수 없는 사람은 그것을 가르치려 든다. 버나 드 쇼의 말입니다. 청춘으로 살려면 많은 것을 아는 게 아니라 중요한 것을 알아 126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31 학교의 변화와 교육리더의 역할 야 합니다. 그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면 하나하나 실천에 옮겨야 합니다. 구겨진 인상은 구겨진 인생을 만듭니다. 구겨진 인생을 펴주는 다리미의 이름 은 긍정입니다. 긍정이란 인정하는 것입니다. 자신을 인정하고 세상을 인정해야 합 니다. 어려움에 봉착할 땐 런던올림픽 폐막식 노래를 다시 들어보기 바랍니다. 그 제목이 참 좋습니다. "Always look on the bright side of life!" (늘 인생의 밝은 면을 보아라) 인생을 바꾸고 싶나요? 먼저 인생관을 바꾸세요. 그리고 자신에게 주 어진 젊음의 길을 즐겁게 걸어가십시오. 행복해지기는 간단하다. 다만, 간단해지기가 어려울 뿐. 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 습니다. 독일인 의사가 쓴 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 라는 책에 나옵니다. 인생 후 반부에 할 일은 인생 전반부에 사랑했던 모든 이들을 찾아서 사랑을 회복하는 것 이라는 톨스토이의 말도 기억납니다. 스코틀랜드 속담엔 이런 것도 있다고 들었습 니다. 살아있는 동안 행복해라. 죽어있는 시간이 길 것이니. 자, 결론이 나왔습 니다. 사랑하는 일은 행복이고 사랑받는 일은 축복입니다. 오늘도 많이 사랑하고 많이 축복 받으십시오. 생활기록부에 온순 이란 글자가 빠지지 않던 저에게도 폭력으로 얼룩진(?) 시절 이 있었습니다. 청년문화와 군사문화가 동거하던 1970년대 말. 대학을 갓 졸업한 저는 모교에 국어교사로 부임했습니다. 교단에서 보니 교실은 동물원이었습니다. 순한 양도 있었지만 늑대, 기린, 사자도 보였습니다. 제자들도 내가 어떤 동물인지 간파했을 것입니다. 침묵을 강요할 순 없다. 다만 각자의 특성을 파악하여 그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조련하리라. 착한 결심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인내를 시험할 심산인지 꾸준히 재잘대는 아 이들이 있었던 겁니다. 매를 들었습니다. 뺨 한 대 때리고 나니 속이 후련했습니 다. 효과도 있었습니다. 이건 사랑의 매야 현실은 종종 영화와 닮아갑니다. 삐딱한 자세로 일관했던 아이에게 일격을 가 했는데 그의 입에서 불량언어가 튀어나왔습니다. 이럴 때 밀리면 끝장이라는 건 상식. 전 거칠게 몰아쳤고 급기야 녀석은 가방을 들고 교실 밖으로 뛰쳐나갔습니 다. 당연히 수업은 엉망이 됐고. 문제는 종례시간에 터졌습니다. 반장이 담임에게 상황을 보고했고 슬며시 다시 들어와 자리에 앉은 아이는 교무실로 떠밀려 내려왔습니다. 담임은 제가 중학교 때 수업을 들었던 은사였습니다. 별명은 메뚜기였지만 강직하기로 소문난 분. 무 릎 꿇어 매질이 시작됐습니다. 사고가 날 지경에 이르렀을 때 제가 선생님의 경기도교육청 127
132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몽둥이를 빼앗았습니다. 아이가 울면서 사과했습니다. 잘못..했... 하지만 그 눈물 의 성분은 반성이 아니라 반발이었음을 저는 압니다. 며칠 후 수업에서 녀석은 저의 눈을 피했습니다. 똑바로 앉았지만 마음은 삐 뚤어져 있었습니다. 학기말이 가까울 무렵 운동장 한쪽에서 제가 먼저 사과를 했 습니다. 아직도 미워? 손을 뿌리치지 않는 것만으로도 고마웠습니다. 아이의 입 에서 뜻밖의 말이 새나왔습니다. 처음엔 좋아했어요. 그런데.. 이어지진 않았지만 이런 말 아니었을까요. 선생님은 눈길 한번 안 주셨잖아요. 그때 저는 알았습니 다. 내가 건넨 그것이 사랑이 아니라 그가 받는 그것이 사랑이로구나. 예전 개그콘서트 의 선생 김봉투 라는 꼭지에 말썽만 부리는 아이(홍인규)가 고 정으로 나온 적이 있습니다. 희한한 일을 도맡아 하다가 교사(김준호)가 야단을 치 면 샐쭉한 표정으로 고백합니다. 관심 받고 싶어요. 맞습니다. 그 아이도 그랬 고 저도 그랬습니다. 다만 서로 관심을 주고받는 방법을 몰랐을 뿐. 심정적으론 지금도 저는 교사입니다. 선생님들껜 죄송하지만 교실, 아니 교육을 살리려면 먼저 교사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교사가 바뀌면 아이들도 달라집니 다. 왜 떠드는가.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때가 바로 일생에서 제일 떠들고 싶은 시 기라는 것이죠. 조용히 주목하는 한 부류의 아이들은 일찍부터 철든 아이거나 저처 럼 겁 많은 아이일 개연성이 큽니다. 교단 떠났다고 입 함부로 놀리는구나. 전직교사로서 그래도 이 말만은 하고 싶습니다. 교실에서도 시청률을 올려야 합니다. 재미와 감동이 넘치는 수업을 개 발해야 합니다. 그러기위해 사회는 교사에게 인내할 시간보다는 준비할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잡무라고 불리는 것들을 과감히 줄일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언제쯤일지 모르지만 그 무렵이면 교실에서 사랑의 매 도 슬며시 종 적을 감출 것입니다. 128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33 주체의 독립과 인문적 통찰 서강대 철학과 교수/ 최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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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주체의 독립과 인문적 통찰 주 체 의 독 립 과 인 문 적 통 찰 최 진 석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 지금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중요한 유행 혹은 흐름 가운데 하나는 바로 인문학 열풍 일 것이다 전쟁 이후에 한국 사회에서 일어난 가장 의미 있는 현상이자 사건이다. 한국 사회가 비로소 독립적 주체 로의 변화를 도모하는 것으 로 읽히기 때문이다. 제도권의 대학 내에서는 인문학의 위기 라고 아우성인데 사 회에서는 인문학의 열풍 이니 설명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는 항상 소수가 다수를 전복해가고 주변이 중심을 공격해가는 과정이다. 인문학 을 중심에 놓고 보았을 때 주변이었던 사회가 인문학 의 중심이었던 대학을 대체 하고 있다. 문명의 변화를 보여주는 코드로 읽을 수 있다. 새로운 흐름이 일어날 때, 그 흐름을 담지 못하는 기존의 것 들은 도태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지금 인문학 열풍을 주도하는 그룹은 상식적으로는 돈 버는 일에만 열 중하고 인문학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기업가들이다. 어째서 정치인도 아니고 관료도 아니고 대학도 아닌 기업에서 인문학에 관심을 기울이는가? 그것은 인문 학을 통해서 지금보다 나은 이윤을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발견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기업인들은 매 번 하는 판단이나 결정이 즉시 그 사람의 성공 과 실패를 결정해버리는 경계에서 긴장하며 산다. 자신의 생존 여부에 대한 질문 앞에서 고도의 예민함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고도의 긴장이 고도의 예민함을 유 지하게 하고, 그 예민함이 민감한 더듬이 를 갖게 하고, 그 더듬이가 감각적 통찰 을 부여한다. 상인들은 감각적으로 안다. 세상이 변하고 있음을...아주 크게 달라 지고 있음을...이 변화의 정체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면 성공할 것이고,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엉뚱한 결정을 하면 망하게 될 것이 분명한데, 이 질문이 벌어지는 공간이 바로 인문학 이라는 분야이다. 기업에서 먼저 인문학 을 요청하는 이유이다. 상상력 과 창의성 은 한국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과정에서 가 장 자주 듣는 화두이다. 상상력 과 창의성 이 필요하다고 다급하게 말하는 것을 보면, 지금까지는 상상력이나 창의성이 없이도 먹고 살았는데 이제는 상상력과 창 의성이 없이는 지금 같은 정도의 성장을 유지하는 일이 어렵게 되었다는 말이 아 경기도교육청 131
136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니겠는가? 그럼 상상력과 창의성이 없이도 지금까지 먹고 살았다면, 그것은 도대체 어떻게 먹고 살았다는 말인가? 간단히 말해 그것은 다른 나라에서 상상력과 창의 성을 발휘하여 만든 어떤 내용 을 대신 혹은 따라서 수행하는 일로 먹고 살 았다는 뜻일 것이다. 더 이상은 안 된다. 이미 수행 하는 역할로는 한계에 이르렀 기 때문이다. 모든 분야에서 그렇지만, 감각적 더듬이가 잘 유지되고 있는 기업인 들이 가장 먼저 알아차렸다. 이것은 독립적 주체 로의 탄생을 바라는 희망이 담 긴 활동이다. 길을 가다가 꽃무늬 스카프를 두른 채 화장을 하고 귀고리를 한 남자를 만났다 고 하자. 두 가지 반응이 있을 수 있다. 하나는 좋다, 다른 하나는 나쁘다. 두 가 지 가운데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면 그 사람은 아직 리더로서는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다. 리더란 한 집단을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는 사람이라고 할 수 도 있지만,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는 자기가 자기 삶의 주인인 사람을 말한다. 여기 서 좋다 혹은 나쁘다는 판단을 하였다는 것은 자기에게 이미 있는 신념이나 가치관 을 근거로 한 정치적 판단을 하였을 뿐이라는 뜻이다. 리더는 마주하는 사태에 대하 여 정치적 판단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 세상에 무슨 변화가 있길래 이전에는 없 었던 저런 일이 가능해 졌는가에 대해서 질문을 하는 사람입니다. 대답 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 을 한다는 것이다. 질문 을 통해서 리더는 눈 앞에 나타나는 사태에 대하여 정치적 판단을 하지 않고 세상 흐름의 조짐 으로 읽을 수 있게 된다. 리더는 조짐 을 포착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인문적 통찰 이 작동하는 모습 이다. 그렇다면, 그동안 상상력과 창의성이 개입된 인문적 통찰은 왜 그리 더뎠는가? 정치적으로 판단하는 일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념이나 이념 그리고 가치관 등으로부터 독립되어 나올 수 없다면 줄곧 정치적 판단을 할 수 밖 에 없다. 성공한 사람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역설적이게도 바로 그 성공 경험 이 다. 성공의 기억이 그 사람을 그 기억 속에 가두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 기억과 함께 그 사람은 시멘트처럼 굳어버리기 때문이다. 역동적으로 변화해나가는 이 세계에 시멘트처럼 굳어버린 신념의 장치로는 적절하게 반응할 수 없다. 인문적 사유, 즉 인간이 그리는 무늬의 정체와 직접 대면할 수 있으려면 먼 저 자신에게 있는 신념이나 이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자기 가 자기 로만 존재해야 정치적 판단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서 인간이 그리는 무 늬 즉 인간의 동선[ 人 文 ]을 가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인문적 통찰이 비로소 가능해 진다는 말이다. 132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37 주체의 독립과 인문적 통찰 인간은 생각을 하면서 신으로부터 독립한다. 이런 일을 한 사람들을 최초의 철학자들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철학은 믿음으로부터 벗어나 스스로 생각하면서 시작된다. 철학을 통해서 인간은 스스로 인간이 된다. 서양에서는 탈레스를 철 학의 아버지로 부르면서 최초의 철학자라는 칭호를 붙인다. 탈레스는 이 세계의 근원은 물이라고 말했다. 신의 뜻으로 이 세계가 이루어졌다고 믿던 당시의 모든 사람들과 달리 탈레스는 이 믿음을 부정하고 오로지 자신에게 있는 생각하는 능 력에 의존하여서만 이 세계가 물을 근원으로 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이해하였다. 탈 레스를 최초의 철학자라고 하는 이유는 신에 대한 믿음으로부터 벗어나서 자기 스스 로의 생각으로 이 세계와 마주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노자와 공자를 최초의 철학자들이라고 한다. 그것은 서양에서 탈 레스가 그랬던 것처럼 노자와 공자가 이 세계의 모든 것을 신이 결정했다고 하는 믿음으로부터 벗어나서 자신들만의 생각하는 능력으로 세계와 직접 관계하려고 하였 기 때문이다. 이 세계의 모든 것을 결정하던 신의 명령을 중국인들은 천명 ( 天 命 ) 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계급 구조[군자/소인]가 흔들리고 정치 구 조[천자/제후]에 균열이 가면서 세상은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기 위한 혼란 속으로 들어갔다. 당시의 중국인들은 이분구도가 흔들리자 그 이분구도를 안정적으로 유지 해주던 힘 자체를 의심했다. 결국 하늘에 대한 믿음이 사라져버렸던 것이다. 하 늘이 의심되고 인간에 의해 포기되자 세계에는 인간만이 남게 되었다. 하늘이 사 라지고 인간만이 남게 된 세상에서 인간은 이전과는 전혀 새로운 시대적 문제의식 을 안게 된다. 천명( 天 命 )이 극복의 대상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은 천명을 정점으로 하여 이루 어졌던 세계관이 철기의 발명 이후 새롭게 진행되는 사회 경제적 변화 조건을 천 명이 담아내지 못하는 모순을 노정했을 것이라고 짐작하게 한다. 중국에서 천명( 天 命 )의 권위는 사라지고 이제 인간만 남았다. 천명이 지배적 권위를 가질 때 인간 은 하늘이 만들어 놓은 길을 잘 알아내고 살펴서 그것을 따르기만 하면 되었다. 하늘이 만든 그 길을 어떻게 하면 잘 따를 것인가가 당시의 사람들에게는 사명이 자 삶의 의미였다. 하지만 천명이 권위를 상실한 춘추 전국 시기의 인간들은 새 로운 시대적 과업 앞에 서게 된다. 즉 인간이 가야 할 길을 인간을 초월한 어떤 힘에 의존하지 않고 인간만의 힘으로 건립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인간이 인간만의 능력으로 건립한 바로 그 길을 도 ( 道 )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인간 만의 능력은 믿음의 힘이 아니라 생각하는 힘을 말한다. 인간은 이제 천명을 따르 지 않고 도를 따라야 한다. 도 의 출현은 바로 중국문명에서 최초로 터져 나오 는 인간의 독립선언이다. 천명론을 극복하여 인간의 길을 건립하려고 했던 대표적인 최초의 철학자로 노자 경기도교육청 133
138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 老 子 )와 공자( 孔 子 )가 있다. 모두 춘추( 春 秋 ) 말에서 전국( 戰 國 ) 초 사이에 활동 했 던 인물들이다. 공자는 공자식의 혁명적인 선언을 하기에 이른다. 인간이 인간인 이유는 인간 자신에게 있다! 공자 이전의 사람들은 아마 인간이 인간인 이유는 바로 하늘의 명령 때문이라고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공자는 그런 믿음을 과감히 거부하고 인간이 인간인 이유를 인간을 초월해 있는 어떤 절대적 힘에 의존하지 않고 인간 자신에게서 발견해버리는 것이다. 공자는 인간이 인간인 이유를 인 ( 仁 )이라고 하였다. 공자에 의하면 인간은 신의 명령 때문이 아니라 바로 이 인 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간으로서 존재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인간은 이제 하 늘의 뜻을 어떻게 잘 따를 것인가 하는 사명 대신에 인간의 본질인 이 인 을 어 떻게 잘 보존하고 어떻게 잘 키울 것인가 하는 새로운 사명을 가진 존재가 되었 다. 공자는 인 을 잘 실천할 수 있는 황금률을 하나 제시한다. 네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은 다른 사람에게 시키지 말라! ( 己 所 不 欲, 勿 施 於 人. 論 語 衛 靈 公 ) 공 자에게서 인간은 이제 하늘의 은총을 비밀스러운 풍경 속에서 각자 다르게 받은 존재가 아니라 仁 이라고 하는 씨앗 을 공통의 기반으로서 공유하는 투명하고 개 방적인 존재로 새롭게 태어났다. 공자는 인간에게는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보편적인 본질인 인( 仁 )이 있다고 보 고, 그 보편적 본질을 유지하고 확대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예( 禮 )를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추종할 것을 제안한다. 예는 인간성을 바탕으로 형성된 것으로서 공자를 필두로 한 유가에게는 선( 善 )의 정점으로 인식된다. 선( 善 )으로 인정되는 특정한 가치 체계를 받아들이고 그 특정한 가치 체계와 일체를 이루는 것을 이상적인 삶의 형 태로 간주하는 것이다. 그 보편적 가치 체계를 아직 받아들이지 않은 상태는 미숙 의 상태로서의 개별적 자아[ 己 ]이다. 개별적인 자아는 성숙의 가능성만을 가진 존 재로서 이해된다. 이런 구조에서 인간은 개별성과 결별하고 일반성 내지는 보편성 속으로 편입되어야 한다. 비유하자면, 고유명사 차원에 있는 자신을 성장시키고 성 장시켜 일반명사 차원으로 상승시켜야 하는 것이다. 이 구조를 공자는 극기복례 ( 克 己 復 禮 )라고 표현한 것이다. 예라고 하는 이데올로기 혹은 교화시스템에 포함 된 모든 사람들은 그 예를 하나의 기준이나 표준 혹은 이상으로 수용해야 한다. 이 런 맥락에서 공자는 극기복례를 설명하면서 예에 맞지 않으면 보지도 말고, 예에 맞지 않으면 듣지도 말며, 예에 맞지 않으면 듣지도 말고, 예에 맞지 않으면 말하 지도 말며, 예에 맞지 않으면 움직이지도 말라 ( 非 禮 勿 視, 非 禮 勿 聽, 非 禮 勿 言, 非 禮 勿 動. 論 語 顔 淵 一 )고 하였다. 이 예는 전체 사회가 모두 따라야 하는 보편적인 기준이다. 이 기준을 삶 속에 서 실현하는 것이 공자가 건설하려고 했던 인간의 길 이다. 노자는 바로 이 134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39 주체의 독립과 인문적 통찰 점을 공격하면서 자신만의 인간의 길 을 건설하려 한다. 여기서 우리는 미쉘 푸코라고 하는 현대의 서양 철학자 한 명을 떠 올릴 수 있다. 푸코는 본질 이나 중심 을 기반으로 형성된 철학에서는 그런 것들이 기준으로 행사되어 결국 이 사회를 구분 하고 배제 하고 억압 하는 권력으로 군림하게 된다고 말한 다. 다시 말해 본질주의적인 근대를 구분, 배제 그리고 억압 이라는 틀로 정리하고 있는 것이다. 본질의 내용이 도덕적으로 선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본질인 한에서는 기준 으로 성장할 수 밖에 없고, 그것이 기준인 한 사회를 구 분하고 차등화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공자가 건설한 인간의 길 도 결국은 구분, 배제 그리고 억압이라고 하는 부정적 현상을 피해갈 수 없게 된다. 도덕경 제2장에 실려 있는 노자의 다음과 같은 말은 공자의 이런 발상에 대한 정면 공격이다. 天 下 皆 知 美 之 爲 美, 斯 惡 已 皆 知 善 之 爲 善, 斯 不 善 已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아름답다고 하는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알면, 이는 추하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좋다고 하는 것을 좋은 것으로 알면, 이는 좋지 않다. 이 구절을 어떤 사람들은 노자가 미와 추, 선과 악을 서로 상대적인 관계 속에서 파악한다고 이해하기도 한다. 추함이 있어야 아름다움이 있게 되고, 선( 善 )이 있으 니 악( 惡 )도 있다는 것이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노자는 여기서 특정한 기준을 정 하고 모든 사람들이 거기에 집중 통일해야 한다고 보는 공자식의 문명을 반대할 뿐이다. 여기서 아름답다고 하는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안다는 것은 정해진 미, 정의되어진 미, 이미 공감대가 형성된 미에 동조한다는 것이다. 좋다고 하 는 것을, 좋은 것으로 안다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정해진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공통의 본질적 특성을 기반으로 하여 많은 사람들이 합의한 아름다움이다. 유행을 예로 들어보자. 요즘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색깔로 머리를 물들인다. 처 음에는 주로 노란색 계열로 물을 들였다. 모두가 검은색 머리를 하고 있는 우리나 라에서 처음에 누군가가 머리를 노란색으로 물들였다면 그것은 대단한 파격이다. 어색한 느낌을 준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신기하게 보면서도 막상 호감을 갖지 는 않는다. 그러다가 한 두 명이 추종하여 따르게 되고, 처음에 이상하게 보였던 것 이 점점 신선하게 보이게 된다. 그래서 많은 추종자들이 생기고 마침내는 유행으로 형성된다. 그런데 머리 염색이 유행으로 자리 잡는 순간, 그것은 바로 권력이 된다. 이데올로기로 변질된다. 그리하여 유행을 따르는 부류와 유행을 따르지 못하는 부 경기도교육청 135
140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류로 나뉘고, 유행을 따르는 부류는 우월감을, 유행을 따르지 못하는 사람은 열 등감과 그 유행에 대한 저항감을 갖는다. 머리를 염색하는 것이 확고한 유행일 때, 많은 사람들은 머리를 염색하지 않은 채로 외출하는 것을 불편하게 느끼고 머리 염색이 미적 판단의 중요한 기준으로 행사된다. 유행이 이데올로기화하여 따르지 않으면 불편해지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머리를 염색하는 것이나 노 란색을 아름답고 신선하게 보는 것은 그렇게 보도록 강요당한 것인가 아니면 그것 들이 본질적으로 그러하기 때문이겠는가? 미쉘 푸코의 견해를 빌려서 말한다면, 머 리 염색이 유행이 되어 기준이라는 지위를 획득하는 순간 머리 염색은 이 사회를 구분하고 배제하며 억압하는 장치로 성장해버린다. 노자가 보기에 모든 가치는 중 립적이다. 그런데 공자식의 문명에서는 예라고 하는 특정 교화체계를 저 위에 걸어 놓고, 백성들을 모두 그곳으로 통합시키려 한다. 통합적 욕구를 발산하는 이런 가치 를 진정한 가치로 아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 노자가 하고자 하는 말이다. 노자 는 그 기준이 비록 선( 善 )의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기준으로 행사 되는 한 폭력을 잉태하는 장치일 뿐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보편화 된 이념 내지 체계 는 그 내용의 선악( 善 惡 ) 여부와 관계없이 기준 혹은 이념 으로 작동하여 세계를 구분하고, 바람직하다고 간주되지 못하는 한 쪽을 배제하 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어떤 특정한 이념을 정해 놓고, 그것을 보편적이라거나 객관적이라는 평가를 하면서 기준으로 사용하는 일은 사회를 구분하고 배제하고 억압할 수 있기 때문 에 결국 폭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노자는 비판하였다. 가치론적 기준을 근거로 해 서 세계와 관계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노자가 인간이 아니라 자연에 주목한 이 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자연에는 가치론적 기준이 작용하지 않고 그 기준이 목적 으로 상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치론적 기준을 보편적인 틀로 사용하지 말고, 개별자들의 자발적 생명력이 마음껏 발휘되게 할 것을 권한다. 그는 이러 한 그의 생각을 거피취차 ( 去 彼 取 此 )라고 표현하였다.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 하라 는 뜻이다. 저 멀리 걸려 있으면서 인간과 사회를 지배하는 가치론적인 이 념과 결별하고 바로 여기 있는 구체적인 개별자들의 자발적 생명력에 주목하라는 말이다. 이것은 모든 개별적 존재들이 보편적 가치로 합의된 예 ( 禮 )를 기준으 로 하고 그 예 에 일치되는 삶을 살도록 해야 한다는 이념을 주장하는 공자의 극기복례 ( 克 己 復 禮 )와 정 반대되는 입장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되면 구체적 세계에 있는 개별적 존재들에게는 추구해야 할 보편적 이념도 없고, 세계와 관계 할 때 사용해야 할 절대적인 가치 기준도 없으며, 내용적으로 정해진 분명한 도 달 목표가 있는 것도 아니게 된다. 보편적인 이념의 형태로 행사되는 기준이 없 136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41 주체의 독립과 인문적 통찰 는 한, 개별자들이 각자의 삶을 자율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권리는 매우 탄력있게 빛을 발할 수 있게 된다. 구체적인 세계에 사는 개별적 존재들이 보편이라는 모자를 쓴 특정한 이념의 지배를 받지 않고 오로지 각자의 자발적 생명력에만 의지해서 약동하는 상태를 노 자는 무위 ( 無 爲 )라고 표현한다. 삶을 영위하는 어떤 사람이 반드시 어떠 어 떠 해야 한다 거나 바람직함 이라는 당위의 굴레를 벗어나서 아무런 기준이나 목적성의 제어를 받지 않고 하는 자발적 발휘를 말하는 것이다. 기준이나 목적 의 식을 덜고 또 덜어내고, 약화시키고 또 약화시키고 나면 결국 무위 의 지경에 이르게 된다고 본다.( 爲 道 日 損 損 之 又 損, 以 至 於 無 爲.) 쉽게 말해 일정한 틀에 의 하지 않고 멋대로 하는 상태이다. 사람들이 모두 멋대로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기준이나 일정한 틀에 따라서 행동을 하는 것이 옳다고 믿는 사람들은 모두가 멋 대로 하게 되면 바로 비도덕적 혼란의 상태로 빠지고 말 것이라고 걱정을 하겠지 만, 노자는 전혀 걱정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멋대로 해야, 제대로 된다고 말할 뿐 이다. 멋대로 해야 잘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노자의 말을 그대로 옮겨보자. 멋대로 하라. 그러면 안 되는 일이 없다. ( 無 爲 而 無 不 爲. 도덕경 제37장) 멋대로 하면 되지 않는 일이 없기도 하지만, 사회도 비도덕적 혼란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 려 저절로 교화되고, 저절로 올바르게 되며, 저절로 부유해지고, 저절로 소박해 진다. ( 도덕경 제57장)고 본다. 통치자는 백성들이 각자 제멋대로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제 멋대로 하는 것이 주가 되면, 위에서 특정한 기준을 강요하는 위 치에 있는 지도자는 존재의 의미가 희박해 질 것이다. 노자가 최고 수준의 통치 단계를 통치자가 있다는 사실만 겨우 알지 ( 太 上, 下 知 有 之. 도덕경 제57장) 통치자의 존재를 부담으로 느끼지 않는 단계라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 다. 조직이나 사회를 관리하는 사람이 그 구성원들로 하여금 제멋대로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그러면 모두 각자가 제멋대로 하면서 다양성과 창의 성을 발휘하여 그 조직이나 사회를 오히려 생동감 있는 강함으로 채워준다고 보는 것이다. 보편적 이념의 틀은 모든 사람들에게 원래부터 갖추어진 것으로 인식되는 이성에 의해서 지탱된다. 멋대로 하는 힘은 각자의 욕망에서 나온다. 공자는 인간들 가운 데 가장 훌륭한 인간인 성인들이 만들고 사회적 합의에 의해서 공인된 바람직한 틀,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원칙 그리고 좋다고 하는 것 을 모든 사람들 이 따르고 수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노자는 그렇지 않다. 바람직함 보다는 자기 가 바라는 일 을 하고, 해야 하는 일 보다는 하고 싶은 일 을 하며 좋 경기도교육청 137
142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은 일 보다는 좋아 하는 일 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보편적 이성보다는 개별적 욕망에 집중하라는 뜻이다. 사회나 조직이 보편적 틀을 수행해야 하는 엄숙주의의 지배를 받는 한 생동감이나 자발적 창의성은 고갈 되어 조직 자체가 경색될 것이 라고 보는 것이다. 노자의 시각에 의하면 국가나 사회 혹은 기업 조직이 진정한 강 자가 되기 위해서는 주도권이 구성원들의 자발성으로 넘어가야 한다. 그 자발성들이 모여서 하나의 조직을 이루어야지 조직이 갖는 이념의 틀에 개별적인 각자가 맞추 어져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삶의 주도권이나 삶에 대한 의미의 확인이 정해진 틀 안에서 이루어지면 안 되고, 각자의 생활 속에서 확인이 되어야 한다. 각자의 생활 은 이성보다는 욕망의 충동에서 힘을 받는다. 노자가 보기에 조직이나 사회의 건강성은 개별적인 각자가 얼마만큼의 자율성 을 부여받고 얼마만큼의 자발적 생명력이 허용되는가에 달려 있다. 거대 사회나 거대 조직에서는 구성원들이 자기만의 고유함을 드러내기 어렵다. 모두 익명성 속 에서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익명성 속에 존재하는 한, 구성원으로서의 자기는 존재 의 가치를 부여받는 느낌을 갖기가 어렵다. 단지 부속품으로만 존재한다고 느낄 것 이다. 노자는 개별자들을 자신의 고유명사로 돌아오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나 조직 안에서 자기가 하는 일이 바로 자기 자신의 생명력을 실현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속품이 아니라 살아 있는 하나의 고유한 생명이라 는 느낌을 갖는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이나 사회가 강하다는 결론이다. 그래서 노 자는 조직을 작은 단위로 쪼개서 운영해야 한다고 본다. 거대한 조직이나 사회 속 에서 구성원들은 익명성으로 존재한다. 구성원들이 고유한 존재 가치를 느낄 수 있으려면 작은 단위 속에서 움직여야 한다. 작은 단위 속에서 인간은 익명성의 일 반명사가 아니라 고유명사로 존재하게 된다. 거기서 인간은 보편을 추구하는 인간 이 아니라 개별적 욕망을 실현하는 매우 자발적인 존재로 재탄생될 수 있다. 이성 적 존재가 아니라 욕망의 존재로 살 수 있게 된다. 거기서 상상력과 창의성이 비 로소 움을 틔운다. 노자는 사회나 조직의 이런 작은 단위을 소국과민 ( 小 國 寡 民 )이라는 말로 표현하였다. 노자의 기획은 조직이나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삶의 주도권을 돌려주자는 것이다. 보편으로부터 해방되어 고유한 자기 자신의 생명력 을 확인시켜주자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이나 사회가 강 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성으로부터 벗어나서 감성의 세계를 회복하자는 것이 다. 현대에는 왜 모든 상품이 소비자의 이성보다는 감성을 자극하려는 시도에서 개발되는가? 현대에서 조직은 어떻게 관리되어야 하는가? 이는 우리 모두에게 매 138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43 주체의 독립과 인문적 통찰 우 중요한 문제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현대란 무엇인가? 지금 세계를 지배하고 있 는 서구 지성사의 맥락에서, 현대를 연 것으로 인식되는 철학자들을 꼽으라면 아 마 대표적으로 칼 막스, 니체, 프로이드 그리고 소쉬르 등을 들 수 있겠다. 이들 의 공통점은 모두 이성 혹은 이성적 인 것을 부정했다는 것이다. 이성은 보편, 본질, 실체, 목적, 이상, 거대함, 기준, 표준, 통일, 집중 등의 개념과 한 가족 이다. 이성이 부정되면서 이성의 가족들도 모두 빛을 잃어가는 것이 현대의 방향이 다. 그래서 현대는 이성의 가족들보다는 감성의 가족들, 즉 개성, 비본질, 관계, 무 목적, 일상, 불확정성, 분산 등의 방향으로 나아가기에 이른 것이다. 지금 많은 거 대 조직들이 중앙집권보다는 분산형 팀제로 조직관리를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 다. 이는 왜 그런가? 아마 현대인의 유형에 맞추다 보니까 피할 수 없는 방식이 되었을 것이다. 팀제라고 하는 작은 단위 속에서라야 구성원이 자기의 활동을 자기 삶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노자의 소국과민 시스템이다. 왜 디자인은 모 두 감성을 주요 코드로 붙잡는가? 왜 직선보다는 곡선에 긍정적인 시선을 주는 가? 왜 인간의 욕망이 긍정되는가? 모두 현대의 방향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만 약 현대의 방향이 이러하다면 공자보다는 노자를 만나는 것이 실속 있을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개인에게 동양학은 앞으로도 의미가 있을까. 물론 의미가 있다. 그런데 동양학이 동양학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수 있을까? 현대와 같은 융합의 시대에...융합의 시대가 아니라도 좋다. 어떤 학문도 그것으로만 의미가 있어본 적은 없다. 동양학이 의미가 없지 않다는 말처럼, 동양학 만이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다른 학문들과의 유기적 관계를 형성하면서만 비로 서 빛을 얻을 수 있다. 최소한 그 학문을 접하는 사람의 구체적인 삶을 만나 화학 적 반응을 일으켜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다 헛 일이다. 지금은 동양학이 붐이다. 그런데 한국을 비롯한 동양에서 불고 있는 이 동양학 의 붐은 사실 동양 자체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발전의 정도가 아주 높 은 데에 이르렀다는 자각을 가진 서양에서 시작되었다. 동양학의 붐을 일으킨 주도권마저도 서양이 장악한 것이다. 발전의 정도가 아주 높은 데에 이르렀다는 자각은 사실 한계에 이르렀다는 자각과도 같을 것이다. 서양인들은 자본주의를 합 리적 경제 이데올로기로 보았다. 그래서 자본주의의 실현 여부를 놓고 사회의 합 리적 성숙도를 가늠하려고까지 하였다. 대표적으로 막스베버는 세계 종교를 비교 연구하면서 중국과 인도, 그리고 유대 지역에서 자본주의가 발생하지 않는 점을 프로테스탄트의 윤리가 부재하였던 것과 관련시키고 있다. 어쨌든 막스 베버를 대 표로 하는 서양인들이 동양에서는 기독교 윤리가 없었기 때문에 자본주의가 발생 하지 않았고, 자본주의적 성숙 자체도 매우 힘들 것이라고 보았던 것은 사실이 경기도교육청 139
144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다. 그러나 20세기 후반에 일본을 위시로 한 4마리의 용(한국, 대만, 홍콩, 싱가 포르))들이 괄목할만한 자본주의적 성취를 이루어 내었다. 새로 등장한 자본주의 적 성취는 서양인들에게 매우 놀라운 일이었을 것이다. 단순히 자본주의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던 동양에서 자본주의적 성취가 일어났다는 점만이 아니라 경제 적 경쟁자들이 매우 강력하게 등장하고 있다는 긴장감이 더 컸을 수도 있다. 그 들은 새로 등장한 잠재적 경쟁자들이 기독교로 무장하지 않고도 경제적 성취를 이루어 내는 이유를 분석해야 했다. 이 분석은 대체적으로 유교에 집중되어 진행 되었다. 이것이 서양에서 새롭게 분 동양학 붐의 구체적 발생 이유 중에 가장 강력 한 것이 될 것이다. 또 하나 철학적인 이유가 있다. 서양 근대의 주류 철학은 실체관을 중심으로 한다. 실체관이라 하면 이 세계를 본질 을 가진 어떤 것에 기반하는 것으로 이 해하는 관점을 말한다. 여기서는 동일성과 배타성이 매우 특징적으로 기능한다. 이 본질주의적 실체관은 이성 에 의해서 실현된다. 그래서 근대라 하면 이 성, 본질 그리고 실체 등등이 중심 범주로 행사되는 시대라고 할 수 있 을 것이다. 그런데 서양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 근대적 실체관은 새로 전개되는 시 대, 즉 현대를 담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그것이 근대 다음, 즉 포스트 모던의 시대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열게 된 계기이다. 현대는 포스트 모던의 시대이 다. 그렇다면 현대라는 것은 무엇인가? 현대를 열었다고 하는 철학자로는 대표적으 로 칼 막스나 프로이드 그리고 니체 등을 들 수 있겠다. 칼 막스는 오랜 동안 근 대인들에게 신주 받들 듯이 모셔졌던 이성이 본질적인 것이 아님을 우리에게 알려 주었다. 즉 우리가 이성적인 활동이라고 했던 것들이 사실은 구체적인 물질적 기 반, 즉 사회 경제적 조건이 피워낸 신기루 같은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이성이 본 질적이거나 근본적인 것이 아니고 매우 부차적인 것임이 폭로된 것이다. 프로이드는 성적 충동(리비도)이 유아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인간의 중요한 본능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하면서 무의식이야말로 인간의 의식 활동을 지배하는 큰 힘이라고 보았다. 매우 명증한 형태로 밝고 환하게 작동하는 것으로 믿었던 이성 이라는 것이 사실은 무의식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그 무의식의 현현에 불과한 것이라고 인식한 것이다. 우리의 내면에는 자아 라는 매우 튼튼하고 동요하지 않는 실체 대신 그 깊이를 알기 어렵고 성적인 의미가 강한 무의식의 심연이 있다는 사실을 프로이드가 폭로한 것이다. 들뢰즈는 그의 저작 니체와 철학 에서 현대 철학 은 대부분 니체 덕으로 살아왔고, 여전히 니체 덕으로 살아가고 있다 고 말한다. 니체가 바로 현대인 것이다. 니체가 왜 현대인가? 그는 근대 이성을 계산적 이성 이라고 비판한다. 이성이 아니라 동물적인 권력에의 의지가 우주의 본질인 것이다. 이성은 정신으로 존재하고 의지는 육체로 존재한다. 근대가 이성의 시대였다면 현 140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45 주체의 독립과 인문적 통찰 대는 비이성 즉 육체성의 시대이다. 맑스의 사회 경제적 조건도, 프로이드의 성적 욕망도 니체의 의지도 모두 육체성 이다. 육체성은 구체성이다. 근대의 인간 규정, 즉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다 는 명제를 읽을 때, 근대가 이성 에 악센트 를 두었다면, 현대는 동물 에 악센트를 두는 형국이다. 동양학의 붐을 현대성과 관련시켜 논할 때, 동양의 사유가 매우 구체적이고 경험적인 점에서 출발한다는 점이 부각될 필요가 있다. 공자의 사상을 철학적 방 법론으로 분석한다면 본질주의로 규정할 수 있다. 공자는 인간을 인 ( 仁 )이라 고 하는 씨앗, 즉 본질 을 가진 존재로 이해한다. 본질 을 가진 존재라 고 보았다는 점에서 서양의 근대적 실체관과 매우 유사한 구조를 갖는다. 하지만 공자 사상은 서양의 근대 철학이 사유 의 구조물로 되어 있는 것과는 매우 다 르다. 서양은 세계의 근본적인 토대를 사유 속에서 발굴한다. 대표적으로 데 카르트의 방법적 회의를 들 수 있겠다. 세계의 근본성은 정신 과 물질 이라 는 두 개의 실체로 되어 있는데, 이 두 개의 실체나 이 두 실체의 본질이 의심하 고 또 의심하는 과정의 극점에서 더 이상 의심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발견된 것이 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자의 인 은 구체적 경험에서 발굴된 것이다. 공자의 사상을 계승한 맹자에게서는 더욱 구체적이다. 맹자는 인간의 본질[ 性 ]을 측 은지심( 惻 隱 之 心 ), 수오지심( 羞 惡 之 心 ), 사양지심( 辭 讓 之 心 ) 그리고 시비지 심( 是 非 之 心 ) 이라고 하는 사단( 四 端 )이라고 보는데, 이 사단 즉 네 가지 심리현상이 인간에게만 있기 때문에 인간의 본질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본질로 간주 되는 이 네 가지 심리현상은 어떻게 포착되었는가? 이성적 사유를 통하지 않고 바 로 직접적인 경험으로 알아낸 것이다. 노자의 유무상생 ( 有 無 相 生 )의 원리나 주역 의 일음일양 ( 一 陰 一 陽 )의 원리도 사유의 극점에서 나오지 않고 집요한 관찰과 경험에서 발굴된 것들이다. 주역의 저자나 노자는 눈 앞에 구척으로 존재하는 자 연 자체를 관찰하고 경험함으로써 그런 함축적인 원리들을 발굴하였다는 뜻이 다. 서양 사상의 원천은 사유 이지만, 동양 사유의 원천은 구체적 세계 에 대한 경험이다. 근대가 실체관이라면 현대는 관계론이다. 양자 물리학이나 포스트모더니즘을 떠 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겠다. 물론 데카르트도 관계를 이야기 한다. 하지만 데 카르트와 같이 실체론자들이 말하는 관계는 실체들끼리의 관계이다. 이와 달리 동양에서 말하는 관계 특히 노자나 장자 혹은 주역에서 말하는 관계는 존재하는 것 자체가 관계성으로 되어 있다는 말이다. 노자는 이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대 립되는 두 계열의 관계로 되어 있다고 본다. 어떤 것도 무 와 유 를 동시에 함축한다. 무 와 유 의 관계가 이 세계인 것이다. 데카르트에서는 정신 과 물질 이 실체인 한에서 관계성을 함축할 수 없다. 그것 자체가 완결된 존재 경기도교육청 141
146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이기 때문이다. 주역은 이 세계를 여성성과 남성성의 교직( 交 織 )으로 본다. 이 세 계의 어떤 것도 음 과 양 의 동시적 관계성을 벗어나 존재하는 것은 없다. 동양이 현대 와 관련된다면 바로 이런 구체적 경험성과 관계성이라는 특징 을 이미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었다는 점일 것이다. 사유 의 구조물에서 벗어 나 땀 냄새 나는 구체적 삶의 현장에서 인간으로서의 삶의 가치를 발견하려는 것 이 현대인들의 경향이라면 노자나 장자 혹은 주역과 같은 동양 사유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은 바로 이런 특성들에 기대어 있다. 노자의 목소리로 듣는 도덕경 의 <글을 시작하며>에서 만일 미래가 집중보다는 분산으로, 소품 종 대량생산 보다는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중앙집권보다는 지방분권으로, 절대성 보다는 상대성으로, 동일성의 통일보다는 차이성의 공존으로, 추상적 이상보다는 구체적 삶으로, 체계적 이념보다는 개방적 소통으로, 본질적 실체의 탐구보다는 비본질적 관계의 탐구로 나아갈 것이라는 데에 동의만 한다면, 노자가 들려 줄 설 득력 있는 이야기는 참으로 많아질 것이다 고 쓴 이유도 바로 이런 특성들에 기 대어 있었다. 142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47 문화재 제자리 찾기의 성과와 전망 문화재 제자리 찾기 대표, 대한불교 조계종 승려/ 혜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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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문화재 제자리 찾기의 성과와 전망 문화재 제자리 찾기의 성과와 전망 혜 문 (문화재 제자리 찾기 대표, 대한불교 조계종 승려) Ⅰ 들어가는 말 2011년 12월 6일. 꿈은 드디어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 1922년 조선총독부가 일본 궁내청 으로 빼돌렸던 조선왕실의궤는 90년만에 고국의 품에 안겼다. 2010년 일본 총리는 경술국 치 100년을 맞아 담화를 통해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과 의 의미로 조선왕실의궤 등 의 도서 를 한국으로 인도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65년 한일협정으로 사실상 정부가 반환 을 공식요청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불교계를 중심으로 민간에서 일궈낸 현대판 의병운 동 의 승리였다. 게다가 일본 최고의 정치적 상징인 궁내청 이른바 천 황궁을 상대로 얻은 성과였다. 총리 담화 발표이후에도 상황은 산넘어 산이었다. 일본 우익들의 반발이 있었고, 국회 비준을 통과하기까지도 여러번의 고비가 있었다. 그야말로 천신만고 끝에 얻어진 귀환 이었다. 이는 2006년 조선왕실의궤환수위 (이하 환수위)가 출범, 5년간 지속적인 반환운동을 전개하 고, 한일간 국회의원, 한일간 시민단체가 협력하여 이루어낸 한일관계의 중대한 사건 이었다. 65년 한일협정이후 일본으로부터 한국으로 반환된 문화재는 아주 소수에 불과하다. 그중에서도 기증, 매입 과 같은 방식을 제외하고, 엄밀한 의미에서 반환의 의미를 적용한다 면 1992년 영친왕비의 복식, 2005년 북관대첩비, 2006년 조선왕조실록 등의 경우만이 해당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들도 과거사에 대한 반성 혹은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과 의 뜻으로 이루어진 경우는 없었고,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위한 인도 -영친왕비의 복식, 북관대첩비 혹 은 학술교류 차원의 기증 -조선왕조실록 등의 명목으로 한국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 다. 이런 선례에 비추어 볼 때, 조선왕실의궤 반환 결정이 식민지 지배와 관련된 과거사 인 식 을 반영하는 점은 주목을 요한다. 게다가 한일 외교부 모두 의궤 반환 결정은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 아니라 일본정부의 자발적 결정 이란 점을 강조하는 것도 시사점 경기도교육청 145
150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이 있다. ( 연합뉴스). 65년 한일기본조약 체결이후 청구권 문제가 완전히 타결 되었다던 일본 외무성이 한국정부의 요청도 없는 상황 에서 자발적 결정으로 반환을 결 정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 글은 2006년부터 진행해온 환수위 활동 의 배경과 활동을 소개함으로써 한일관계의 중대사건 으로까지 발전한 조선왕실의궤 반환 의 의도와 문화재제자리찾기 의 지향점을 밝히고자 한다. Ⅱ 조선왕실의궤 환수운동의 배경 조선왕조실록의 환수 2004년 나는 무언가의 특별한 인연에 이끌려 교토에서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었다. 그때 우연히 교토의 중고서점에서 우연히 손에 뽑아 들은 책 한권이 한일간의 역사를 바꿔 버 리고 말았다. 2004년의 여름이었다. 나는 산중을 떠나 무턱대고 저자거리의 야승( 野 僧 )이 되어 세상을 떠돌고 있었다. 무언가에 홀린 듯 결정적인 이유도 없이,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일본 교토에서 나는 일본어를 공부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만지면 초록색 나 뭇잎들이 손 끝에 묻어 날 듯, 악명높은 일본의 찜통더위가 며칠째 계속되던 날씨였다. 시 간이 날때면 교토의 유서깊은 사찰들을 둘러보고 무화유적들을 탐방하며 이국 생활의 한 가함을 즐기고 있었다. 그때 운명은 나를 교토의 한 고서점으로 보내 만나게 했다. <청구사초>. 일본 학습원대학 교수이자 도쿄대학 교수를 역임했던 조선사 연구의 권위 자였던 쓰에마쓰 교수가 쓴 한권의 책은 나의 인생을 꿔 버렸다. 우연히 고서 점에서 집어 든 이 책에 수록된 이조실록고략 이라는 논문은 도쿄대 귀중 도서관에 조선왕조실록 이 소장 되어 있다는 충격적 사실을 알려 주었다. 의아한 생각에 책장을 넘기던 나는 첫 표 지에 저자가 직접 써 넣은 한 구절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물론 저자는 누군가에게 책을 선물하면서 책안에 수록된 글들에 오탈자가 있거나 틀린 부분 이 있다면, 바로 잡아달라는 의도로 써넣었을 것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당시의 내 눈에는 그 구 절이 도쿄대학에 조선왕조실록이 소장된 사실, 한국의 국보급 문화재가 식민지 시기 부당 하게 일본으로 피탈되어 온 역사, 강한 자가 약자의 보물을 빼앗았던 강탈한 문제를 바로 잡아달라는 부탁처럼 읽혀 버리고 말았다. 짦은 어구는 양심적인 일본이 학자의 간절한 호 소, 일본에 짓밟힌 조선혼의 절규, 내 인생을 새롭게 이끌 운명의 계시가 되어 마음속 깊 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146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51 문화재 제자리 찾기의 성과와 전망 조선왕조실록을 되찾아야 겠다는 결심이 선뒤, 나는 자료 조사를 시작했다. 청구사초의 표지와 저자 서명 저자가 바로잡아 주시기를 청합니다.( 著 者 乞 正 ) 조선왕조실록이 보관되어 있던 월정사에도 방문, 약탈의 경위를 입증하는 기록들을 찾아 내었다. 월정사성보박물관에 보관중인 [오대산사적]은 오대산 사고본의 유출에 대해 총독 부 관원 및 평창군 서무주임 히쿠찌( 桶 口 ) 그리고 고용원 조병선( 趙 秉 璇 ) 등이 와서 월정사에 머 무르며 史 庫 와 선원보각에 있던 史 冊 150짐을 강릉군 주문진으로 운반하여 일본 도쿄대학교 로 직행시켰다. 고 기록하고 있었다. 약 1년정도에 걸친 자료조사와 사실확인을 끝내고, 경기도교육청 147
152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2006년 3월 3일 나는 조선왕조실록 환수위 를 구성, 정식 출범식을 가졌다. 처음 환수위 를 발족하고 반환운동 을 전개하려고 했을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를 비웃고 있었다. 어떻게 감히 한국의 일개 승려가 도쿄대를 상대로 싸움을 시작한 단 말인가. 계란으로 바위 치기에 불과할 것이다. 이런 시각이 대부분의 문화운동가, 언론, 심지어 우리 정부 관료들 에게 까지 팽배해 있었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었다. 진실은 언제나 상상할 수 없는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그리고 혼이 담긴 계란은 얼마든지 바위를 깰 수도 있다는 것을 2006년 5월 31일 도쿄대학은 조선왕조실록 오대산 사고본 을 우리나라로 되돌려 주겠 다고 전격 발표했다. 조선왕조실록 환수위가 공식 출범한지 3개월, 이 기간동안 나는 3번 에 걸친 도쿄대와의 협상, 7번의 일본 방문을 통해 치열한 한번의 전쟁을 치루고 있었다.함 께 뜻을 모은 사람들의 뜨거운 열정과 희생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Ⅲ 조선의 심장을 찌른 칼 히젠도와의 만남 쿠시다 신사에 보관된 히젠도 2006년 8월 후쿠오카 쿠시다 신사에서 히젠도를 보았다. 1895년 일본 공사 미우라의 주도하에 저질러진 명성황후 살해 사건당시 직접 명성황후를 절명시킨 칼이었다. 명성황후의 죽음은 한일간 피로 피를 씻었던 사건의 시발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항일 의병, 이 토오의 죽음 등 반일운동이 탄생하는 역사적 전환이 이루어 진다. 제가 살고 있는 봉선사와 명성황후의 능인 홍릉이 가까이 있다는 것도 명성황후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킨 원인이었다. 명성황후를 죽인 칼 히젠도 를 일본 후쿠오카에서 본 것, 명성황후를 죽이고 국부검 사를 자행한 기록 에이조 보고서 를 입수한 것 등이 이 운동에 더욱 사명감을 불어 넣어 준 사건이었다. 이른바 명성황후의 죽음이 갖는 역사적 문제의식에 도달하게 되었던 것이 다. 국모를 살해한 뒤 국부검사를 자행하고, 장례식의 기록마저 약탈해간 채 아직도 일본 148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53 문화재 제자리 찾기의 성과와 전망 왕실도서관에서 소중하고 있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조선왕실의궤 반환문제의 본질이었다. 명성황후 장례식은 대한제국 의 성립과 긴밀한 연관이 있다. 불안한 정치구조속에서 2년2 개월이나 장례를 치르지 못한 조선의 슬픔이 대한제국의 성립 - 독립 선포 와 더불어 진 행되고 있었다. 따라서 명성황후 국장도감의궤 표지는 중국의 연호가 아닌 개국 504년이란 연 호를 기재하고 있습니다. 세계를 향해 우리가 독립국임을 선포하는 자주정신 의 표출이 명성 황후 국장도감의궤에 그대로 나타나 있다. 일본 왕실이 조선왕실의 기록 을 갖고 있다는 것 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1922년 총독부가 많은 기록중에 의궤류를 일본 왕실로 옮긴 이유 는 조선 왕실이 일본 왕실의 지배에 들어갔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일본이 과거사에 대 한 진지한 반성이 있다면 당연히 우선적으로 반환해야 하는 것이다.이런 면을 고려해 볼때 명성황후 국장도감의궤의 반환은 일본에 의해 살해된 왕비의 한풀이, 잃어버린 민족적 자존심 의 회복, 무심하게 생존에만 급급했던 우리 시대의 모든 문제점을 바로잡는 역사적 과업이라 고 생각했다. Ⅳ 일본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광화문은 대한민국의 중심이자 얼굴이다. 그런데 광화문앞에 큰 대로는 정문과 맞지 않고 틀어져 있다. 조선총독부가 경복궁앞에 청사를 지으면서 원래 똑바로 난 광화문 앞길을 틀 어서 세종로를 건설했기 대문이다. 조선총독부 청사를 90년대 철거하고, 광화문을 제자리 로 옮기고 나니 세종로와 틀어진 모습이 드러나 버리고 말았다. 광화문의 비틀어진 길은 근현대사를 거치면서 일본이 한국에 무엇을 남겼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전통이라는 이름의 조선왕조의 축과 근대라는 이름의 총독부의 축이 비틀어져 교차하는 현장이 바로 광화문이다. 뒤틀어진 광화문의 모습 경기도교육청 149
154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청와대는 대한민국 최고의 정치권력, 대통령이 있는 곳이다. 이곳은 일제시기 조선총독 관저로 사용되던 곳이다. 청와대에도 일본식 조경의 흔적이 보인다. 남산의 조선총독부 의 대문과 현재 청와대의 대문은 놀랄만큼의 유사점을 보인다. 뿐만 아니라 일본 신사에서나 볼 수 있는 석등이 기둥위에 올려져 있는 것이 발견된다. 조선문화에는 기둥위에 석등을 설치하는 예를 전혀 볼 수 없다. 현재 청와대를 제외한 다른 공공기관에서 이런 형태는 발견되지 않는다. 야스쿠니 신사 석등 청와대 석등 한일협정으로 되돌려 받은 문화재 2005년 8월 26일 한일협정에 관련된 모든 문서가 공개되었고, 나는 국회 비서관을 통해 전문( 全 文 )을 구할 수 있었다. 나의 관심은 당연히 문화재 반환과 관련된 "문화재 및 문화협력에 관한 협정"에 있었다. 당시 우리정부는 정권은 제5, 6, 7차 회담을 통해 국유와 사유할 것 없이 총 4479점의 반환청구 품목을 작성, 모두 반환할 것을 요구지만, 일본은 문화재 반환에 대한 국제법의 근거가 없다며 약간의 품목만 자진 기증하겠다는 입장이 었다. 반환이냐 기증이냐는 명칭을 놓고 줄다리기가 있었다. 양측은 인도( 引 渡 )라는 절묘한(?) 용어로 절충했고, 그 결과 1432점의 문화재가 우리 정부에게 인도된 것이 이 문서의 주요한 내용 이었다. 150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55 문화재 제자리 찾기의 성과와 전망 반환된 1432점의 문화재의 항목과 실물을 대조하다가 나는 기가 막혀서 한참을 웃고 말았 다. 아니 한참을 속으로 울었다고 말하는 편이 정확하다고 할 듯하다. 석굴암, 불국사의 특급 보물들을 약탈당하고 받아온 짚신을 3켤레와 막도장 20개, 우체부 모자, 영등포 우체 국 간판을 되찾아 온 우리 민족의 현실이 너무 가슴아퍼서, 제국주의의 식민지 통치를 겪은 백성에게 남아있는 노예의식이 너무 무서워서, 이것도 모르고 50년동안 속아온 핫바지 조선 백성이 불쌍해서, 우리를 속여먹은 일본놈과 부패한 정권이 원망스러워서 가슴을 치며 울고 또 울고 싶었다. 외무부 장관, 주일 한국대사, 그리고 우리나라의 내노라하는 학자들이 가 서 힘겨운 싸움 끝에 돌려 받은 우리의 문화재. 그 눈물겨운 협상의 결과물에 놀랍게도 이런 것들이 들어 있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그리고 내앞에 그런 사실 을 인지하거나 문제제기한 사람이 없었다는 건 무슨 해괴한 일이란 말인가? 그날부터 나는 문화재 환수운동은 정부관료나 학자가 해야할 운동이 아니라 사상을 가진 사람 혹은 양심적 지성 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진행되어야 할 일이라는 것을 철저히 알게 되었 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각성이 정부에 문화재 반환운동을 촉구하는 것이 아니라 뜻을 같이 하는 사람과 함께 직접 반환운동을 전개하는 방향으로 결정된 큰 전환점이었던 듯 하 다. Ⅴ 조선왕실의궤 반환운동의 경과 우리는 의궤 반환운동의 성사를 위해 우선 전략적 접근을 시도했다. 의궤가 반 환운동이 성사되기 위한 전제조건을 구상하고, 이를 하나씩 완성하면서 결정적인 시점을 기다린다는 생각이었다. 2010년은 한일강제병합 100년을 맞는 해이므로, 이 시기에 의궤 문제를 양국 외교부의 주요현안으로 만든다는 계획하에 다음의 구상들을 실행에 옮겼다. 1. 한일정상회담을 통한. 반환촉구 2. 일본 궁내청 소장 조선왕조의궤 반환촉구 결의안 경기도교육청 151
156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3. 서울중앙지법에 동산인도 신청 을 제출 4. 유네스코를 비롯한 국제기구를 통한 요청 5. 남북공조 를 통한 요청 6. 일본 국회의원, 시민단체 등과의 연대 2010년이 되자 의궤 반환문제는 예상대로 결정적인 시기를 맞이 하기 시작했다. 2010년 1월 말 일본 아사히 신문은 일본 궁내청에 소장된 조선왕실의궤 등의 도서 에 대한 기사를 보도했다. 아사히 신문 보도를 시작으로 요미우리, 산케이 신문 등 32개의 일본 언론이 이 문제에 대해 보도했고, 조중동을 비롯한 대부분의 한국언론도 사설과 칼럼을 통해 의궤가 돌아와야 한다고 역설하게 되었다. 2010년 2월 25일 대한민국 18대 국회는 2006년에 이어 또 다시 조선왕실의궤 반환 촉구 결의안 을 만장일치로 채택했고, 이에 힘입어 더욱 상승효과가 일어났다. 나는 7 월 20일 도쿄로 건너왔다. 4년에 걸친 의궤 반환운동에 있어 미진한 부분을 보충 하고 마무리하기 위함이었다. 우선 7월 23일 내각부에 방문 칸나오토 신임 총리에 게 진정서를 제출했다. 뒤이어 우리는 일본 국회의원들과 면담을 시도했다. 일본 중의원의 외무위원회 소속 의원과 중진의원 30명을 선정, 진정서를 제출하고 면담신청 공문을 발송했다. 8월 3 일부터 5일까지 카사이 아키라 ( 笠 井 亮, 일본 공산당, 중의원 외무위원회), 하토리 료이치( 服 部 良 一,사민당, 중의원 외무위원회), 야마우치 도쿠신( 山 内 徳 信, 사민당 참의원, 사민당 국제위원장), 사이토 츠요시( 服 部 良 一, 민주당 중의원), 이시게 에이코( 石 毛 えい 子, 민주당 중의원), 후지타 유키히사( 藤 田 幸 久, 민주당 참의원, 예결위원장) 등 과 면담, 의궤반환의 당위성을 역설하고 협력을 요청했다. 이분들은 모두 한결같이 의궤 반환의 필요성 을 공감하고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인식을 같이 했다. 8월 4일 주일대사 권철현 의원과의 면담이 있었다. 권철현 대사는 반환성사를 위해 노력하고 있 다 고 입장을 밝힌 뒤, 일본 정부는 의궤 반환만이라면 반환할 수도 있다는 입 장이다. 그러나 정부로서는 의궤만 반환해달라고 요구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는 소회를 토로했다. 이런 어려움으로 한국정부는 끝내 공식적인 요청에 이르지는 못한 듯 하다. 그러나 사건의 중요성을 인식한 일본정부의 자발적 결정 으로 의궤 반환 이 총리 담화문에 채택된 듯 하다. 일본 스스로 이런 결정에 이른 점은 용기있 는 결단 이었다고 높이 평가할 만 하다고 본다. 152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57 문화재 제자리 찾기의 성과와 전망 Ⅵ 남겨진 과제 조선제왕의 투구 19세기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투구(전체길이 74.1Cm, 둘레 20.0Cm, 유물번호 TK-3445) 는 용봉문과 여의주 문양이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도쿄 국립박물관측은 당시 최고의 군사 권력자 이거나 제왕의 의전용 투구로 추정하고 있으며,. 수집자인 오구라는 자필 수기에서 조선왕실의 전래품 이라고 명확하게 밝혀 놓았다. 국내에서는 아직 발견된 것이 없는 것으로 알려 졌다. 이외에도 오구라 컬렉션에는 조선임금의 익선관( 翼 善 冠 :높이 19Cm, 유물번호 TI-446)이 포함되어 있어 주목을 요한다. 익선관은 임금의 정무복식인 곤룡포( 袞 龍 袍 )에 갖추어 쓰는 관모( 冠 帽 )로 정무를 볼 때 착용한 정치권력의 최고 상징물이며, 고종의 것으로 확인되었다. 조선시대군사권력의최고상징인 투구와 갑옷, 정치권력의 최고 상징인 왕관(익선관)이 도쿄 국립 박물관에 아직까지 인질처럼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은 망국( 亡 國 ) 100년을 맞는 시점에서 많 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오구라 컬렉션의 수집 경위 등에 대해 관계 전문가들과 면밀히 상의한뒤, 대응 방안을 모색할 생 각이다. 상식적으로 제왕 혹은 왕권의 상징물이 타국 박물관에 정상적인 방식으로 전달되었 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구라 컬렉션은 재단법인 오구라컬렉션보존회의 설립자인 오구라 타케노스케가 오랜 세월에 걸쳐 약탈 수집한 1천1백10건의 고고 자료 미술 공예품을 총칭하 는 말이다. 오구라는 일제 강점기에 우리 문화재를 가장 많이 약탈해간 대표적 인물로 꼽혀 왔다. 오구라 컬렉션은 1980년대 초 오구라의 아들에 의해 도쿄 국립박물관에 기증되었으므 로 더 이상 개인 소장 유물로 볼 수 없다. 일본은 지난 2002년 평양 선언을 통해 북한과 문 화재 반환 문제에 대해 협력을 약속한 상태이므로, 북한이 반환 협상에 나선다면 충분히 반환받을 가능성이 있다. 경기도교육청 153
158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Ⅶ 결언 문화재 제자리찾기의 지향점. 나는 문화재 제자리찾기 운동을 환지본처와 파사현정이라는 두가지 불교용어로 설명하 고 싶다. 還 至 本 處 가 모든 것은 본래의 자리로 되돌아 가야한다는 원론적 의미라면, 破 邪 顯 正 은 왜곡되고 뒤틀린 것을 바로잡는다는 실천적 의미의 용어이다. 나는 이 두가지 용어 를 바탕으로 문화재 환수 운동을 전개하고자 했다. 자의가 아니라 타의에 의해 왜곡된 것 을 바로잡는 과정이 바로 문화재 환수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히 문화재 에만 국한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불교 사회운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런취지에서 내가 되 찾고 싶었던 것은 1895년 을미사변 당시 일본인들의 칼날에 쓰러진 명성황후의 죽음. 그리 고 2년 2개월이란 역사상 가장 길고 슬펐던 장례식의 기록. 명성황후 국장도감의궤 마저 일본에 빼앗기고 살았던 지난 100년의 설움, 일제의 칼등에 쫓겨 만주로 시베리아로 남양 군도로 뿔뿔이 흩어져 떠돌이가 되었던 민족. 하루아침에 남의 노예가 되어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던 슬픈 민족의 자존심이었다.. 백제 왕릉이 다이너마이트로 폭파되고, 놋그릇까지 공출당하며 모든 것을 빼앗기고 울먹이며 살아남았던 슬픈 조선혼 을 달래는 일, 나아 가 남북으로 허리가 잘려 서로 으르렁 대는 7천만 겨레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민족적 동질성 을 회복하는데 기여하고 싶었던 것이 이번 운동을 통해 내가 실현하고 싶었던 진 실한 가치였다. 내가 이해하고 있는 불교는 없는 것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것을 찾는 것 이다. 불교적으로 말한다면 무엇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것이 미혹한 중생 의 삶이라면, 잃어버린 진실을 찾아가는 것이 수행자이고 구도자의 삶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금강경에 등장하는 단어로 말한다면 환지본처( 還 至 本 處 )- 제자리찾기 라고 할 수 있다. 제자리란 마땅히 있어야 할 곳이고, 어떤 존재가 나아가야할 완전무결한 자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문화재 환수운동을 문화재 제자리 찾기라 말한다. 문화재 제자리 찾기는 잃어버 린 것을 제자리로 되돌리는 활동이고, 그것은 결국 참마음의 제자리 찾기, 양심의 제자리 찾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격동의 근현대사에서 벌어진 역사적 질곡에 의해, 인간의 탐욕에 의해 제자리를 떠난 것들을 제자리로 찾아오는 활동은 불교 사상의 사회화 이 고, 또 하나의 수행 과정이 될 수 있지는 않을까? 나는 진실과 정의보다 강한 힘은 없다는 말을 믿고 있으며, 진실에 입각해서 부당하게 인간의 이기심으로 왜곡된 사실들을 바로 잡 는 것이 불교의 큰 뜻이라고 생각한다우리는 지난 100년 동안 너무나 소중한 것들을 잃어 버렸음에도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모르고, 그냥 먹고 살기에만 급급해 왔다. 이제 우리의 삶 을 되돌이켜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되새겨야 시간이 오고 있다. 문화재 제자리 찾기란 우리 조상이 우리에게 물려준 정신을 찾는 과정이자, 우리 스스로가 주인임을 깨달아 가는 과정 154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59 문화재 제자리 찾기의 성과와 전망 이다. 그런 취지에서 나는 우리가 노예로 떨어졌던 100년 전의 슬픈 역사를 디디고 주인으 로 우뚝 서는 운동으로써 문화재 제자리 찾기 가 자리매김 되기를, 분단을 넘어 민족 의 제자리찾기 로 발전되기를 희망한다. 경기도교육청 155
160 2014 인문교양교육 아카데미 직무연수 156 새로운 학교, 함께하는 경기교육
161 문화재 제자리 찾기의 성과와 전망 경기도교육청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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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220 2011.2.16 5:53 PM ` 3 여는 글 교육주체들을 위한 교육 교양지 신경림 잠시 휴간했던 우리교육 을 비록 계간으로이지만 다시 내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니 우 선 반갑다. 하지만 월간으로 계속할 수 없다는 현실이 못내 아쉽다. 솔직히 나는 우리교 육 의 부지런한 독자는 못 되었다. 하지만 비록 어깨너머로 읽으면서도 이런 잡지는 우 리
2015년9월도서관웹용
www.nl.go.kr 국립중앙도서관 후회의 문장들 사라져 버릴 마음의 잔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번 해에도 배추농사에서 큰돈을 남은 평생 머릿속에서 맴돌게 될 그 말을 다시 떠올려보 만졌다 하더라도 지난 여름 어느 날 갑자기 들기 시작한 았다. 맺지 못한 채 끝나버린 에이드리언의 문장도 함께. 그 생각만은 변함없을 것 같았다. 같은 나이의 다른 아이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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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October 2005 현 대는 이미지의 시대다. 영국의 미술비평가 존 버거는 이미지를 새롭 게 만들어진, 또는 재생산된 시각 으로 정의한 바 있다. 이 정의에 따르 면, 이미지는 사물 그 자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지는 보는 사람의, 혹은 이미지를 창조하는 사람의 믿음이나 지식에 제한을 받는다. 이미지는 언어, 혹은 문자에 선행한다. 그래서 혹자는
회원번호 대표자 공동자 KR000****1 권 * 영 KR000****1 박 * 순 KR000****1 박 * 애 이 * 홍 KR000****2 김 * 근 하 * 희 KR000****2 박 * 순 KR000****3 최 * 정 KR000****4 박 * 희 조 *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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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02 8 9 32 33 1 10 11 34 35 가족 구조의 변화 가족은 가족 구성원의 원만한 생활과 사회의 유지 발전을 위해 다양한 기능 사회화 개인이 자신이 속한 사회의 행동 가구 가족 규모의 축소와 가족 세대 구성의 단순화는 현대 사회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 1인 또는 1인 이상의 사람이 모여 주거 및 생계를 같이 하는 사람의 집단 타나는 가족 구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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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입대하기 전까지만 해도 왜 그렇게까지 군대를 가려고하냐, 미친 것 아니냐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 그 때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내가 선택한 길이기에 후회는 없다. 그런 말을 하던 사람들조차 지금의 내 모습을 보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운다. 군대는 하루하루를 소종하게 생각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고, 점점 변해가는 내 모습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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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제 의식의 원칙 논문은 주제 의식이 잘 드러나야 한다. 주제 의식은 논문을 쓰는 사람의 의도나 글의 목적 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2) 협력의 원칙 독자는 필자를 이해하려고 마음먹은 사람이다. 따라서 필자는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 말이 나 표현을 사용하여 독자의 노력에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3) 논리적 엄격성의 원칙 감정이나 독단적인 선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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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Global 한국 팝음악, 즉 K-POP이 일본 내 한류 열풍의 선봉에 나섰다. 인기 걸그룹 카라가 도쿄 아카사카의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데뷔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_ 이태문 통신원 또다시 열도 뒤흔드는 한류 이번엔 K-POP 인베이전 아이돌 그룹 대활약 일본인의 일상에 뿌리내린 실세 한류 일 본에서 한류 열풍이 다시 뜨겁게
광주시향 최종22
광주시향 최종22 2015.8.26 4:22 PM 페이지1 VOL.7 2015. 09 9월 4일(금) Masterwork Series Vl 프랑스 기행 9월 22일(화) 가족음악회 팝스콘서트 광주시향 최종22 2015.8.26 4:23 PM 페이지23 20세기 이전의 유명한 작곡가가 쓴 비올라 곡은
(012~031)223교과(교)2-1
0 184 9. 03 185 1 2 oneclick.law.go.kr 186 9. (172~191)223교과(교)2-9 2017.1.17 5:59 PM 페이지187 mac02 T tip_ 헌법 재판소의 기능 위헌 법률 심판: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면 그 효력을 잃게 하거 나 적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 탄핵 심판: 고위 공무원이나 특수한 직위에 있는 공무원이 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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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이 스승님이 스승님이 말씀하시기를 말씀하시기를 말씀하시기를 알라는 위대하다! 위대하다! 알라는 알라는 위대하다! 특집 특집 기사 특집 기사 세계 세계 평화와 행복한 새해 경축 세계 평화와 평화와 행복한 행복한 새해 새해 경축 경축 특별 보도 특별 특별 보도 스승님과의 선이-축복의 선이-축복의 도가니! 도가니! 스승님과의 스승님과의 선이-축복의 도가니!
10월추천dvd
2011 10 DVD CHOICE dvd dvd?!!!! [1] [2] DVD NO. 1898 [3] Days of Being Wild 지금도 장국영을 추억하는 이는 많다. 그는 홍콩 영화의 중심에 선 배우였고,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거짓말 같던 그의 죽음은 장국 영을 더욱 애잔하고, 신비로운 존재로 만들었다. 하지만 많은 이들 이 장국영을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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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읽는 우리 과학 교사용 지도서 자연 6-1 초등학교 교육과정 해설(Ⅱ) STS 프로그램이 중학생 과학에 관련된 태도에 미치는 효과 관찰 분류 측정훈련이 초등학생의 과학 탐구 능력과 태도에 미치는 영향 국민학교 아동의 과학 탐구능력과 태도 향상을 위한 실 험자료의 적용 과학사 신론 중 고등학생의 과학에 대한 태도 연구 과학사를 이용한 수업이 중학생의 과학과
Drucker Innovation_CEO과정
! 피터드러커의 혁신과 기업가정신 허연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Doing Better Problem Solving Doing Different Opportunity ! Drucker, Management Challenges for the 21st Century, 1999! Drucker, Management: Tasks, Responsibil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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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 60 1 1 200 2 6 4 7 29 1975 30 2 78 35 1 4 2001 2009 79 2 9 2 200 3 1 6 1 600 13 6 2 8 21 6 7 1 9 1 7 4 1 2 2 80 4 300 2 200 8 22 200 2140 2 195 3 1 2 1 2 52 3 7 400 60 81 80 80 12 34 4 4 7 12 80 50
2014학년도 수시 면접 문항
안 경 광 학 과 세부내용 - 남을 도와 준 경험과 보람에 대해 말해 보세요. - 공부 외에 다른 일을 정성을 다해 꾸준하게 해본 경험이 있다면 말해 주세요. - 남과 다른 자신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 말해 주세요. - 지금까지 가장 고민스러웠던 또는 어려웠던 일과 이를 어떻게 해결하였는지? - 자신의 멘토(조언자) 또는 좌우명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길 바랍니다.
2015-05
2015 Vol.159 www bible ac kr 총장의 편지 소망의 성적표 강우정 총장 매년 1학년과 4학년 상대로 대학생핵심역량진단 (K-CESA)을 실시한지 5년이 지났습니다. 이 진 단은 우리 학우들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직업인으로서 핵심역량을 어느 정도 갖추었나를 알아보는 진단입니다. 지난번 4학년 진단 결과는 주관처인 한국직업능력개발원
2003report250-12.hwp
지상파 방송의 여성인력 현황 및 전문화 방안 연구 한국여성개발원 발간사 Ⅰ....,.,....... .. Ⅱ. :...... Ⅲ.,,. ..,.,.... 9 1 1.. /.,. PD,,,,, / 7.93%. 1%... 5.28% 10.08%. 3.79%(KBS MBC), 2.38 %(KBS MBC) 1%...,. 10. 15. ( ) ( ), ( ) ( )..
82-대한신경학0201
www.neuro.or.kr 2010 1 Vol. 82 www.neuro.or.kr 01 5 January 2010 2007 Newsletter of THE KOREAN NEUROLOGICAL ASSOCIATION 2010 NO.82 2010.JANUARY C o n t e n t s 04 05 06 10 13 17 18 20 22 25 28 32 33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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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140242-000001-08 2013-927 2013 182 2013 182 Contents 02 16 08 10 12 18 53 25 32 63 Summer 2 0 1 3 68 40 51 57 65 72 81 90 97 103 109 94 116 123 130 140 144 148 118 154 158 163 1 2 3 4 5 8 SUMMER
#7단원 1(252~269)교
7 01 02 254 7 255 01 256 7 257 5 10 15 258 5 7 10 15 20 25 259 2. 어휘의 양상 수업 도우미 참고 자료 국어의 6대 방언권 국어 어휘의 양상- 시디(CD) 수록 - 감광해, 국어 어휘론 개설, 집문당, 2004년 동북 방언 서북 방언 중부 방언 서남 방언 동남 방언 제주 방언 어휘를 단어들의 집합이라고 할 때,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 2 목차 편집자의 말 ------------------------------------------------------------------------------------- 3 한국의 * 상1 개괄 한국의 병역거부운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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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 캠퍼스 문화 조성을 위하여... 고려대학교 양성평등센터 는 2001년 6월에 제정된 성희롱 및 성폭력 예방과 처리에 관한 규정 에 의거하여 같은 해 7월에 설치된 성희롱및성폭력상담소 를 2006년 10월 개칭한 것입니다. 양성평등 센터 로의 개칭은 교내에서 발생하는 성피해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과 상담 제공뿐만 아니라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 양성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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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Group 2006 AUTUMN Volume. 02 Focus Group 2006 AUTUMN 노랗게 물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나는 두 길 모두를 가볼 수 없어 아쉬운 마음으로 그 곳에 서서 한쪽 길이 덤불 속으로 감돌아간 끝까지 한참을 그렇게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나는 다른 쪽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무성하고, 사람이
......-....4300.~5...03...
덕수리-내지(6장~8장)최종 2007.8.3 5:43 PM 페이지 168 in I 덕수리 민속지 I 만 아니라 마당에서도 직접 출입이 가능하도록 되어있다. 이러한 장팡뒤의 구조는 본래적인 형태라 고 할 수는 없으나, 사회가 점차 개방화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폐쇄적인 안뒤공간에 위치하던 장항 의 위치가 개방적이고 기능적인 방향으로 이동해가는 것이 아닌가 추론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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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에서 찾은 청렴 이야기 이 책에서는 단순히 가난한 관리들의 이야기보다는 국가와 백성을 위하여 사심 없이 헌신한 옛 공직자들의 사례들을 발굴하여 수록하였습니다. 공과 사를 엄정히 구분하고, 외부의 압력에 흔들리지 않고 소신껏 공무를 처리한 사례, 역사 속에서 찾은 청렴 이야기 관아의 오동나무는 나라의 것이다 관아의 오동나무는 나라의 것이다 최부, 송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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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102 103 104 105 혁신 17과 1/17 특히 05. 1부터 수준 높은 자료의 제공과 공유를 위해 국내 학회지 원문 데이 >> 교육정보마당 데이터베이스 구축 현황( 05. 8. 1 현재) 구 분 서지정보 원문내용 기사색인 내 용 단행본, 연속 간행물 종 수 50만종 교육정책연구보고서, 실 국발행자료 5,000여종 교육 과정 자료 3,000여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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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도서관총서 1 경기도 도서관 총서 경기도도서관총서 1 지은이 소개 심효정 도서관 특화서비스 개발과 사례 제 1 권 모든 도서관은 특별하다 제 2 권 지식의 관문, 도서관 포털 경기도 도서관 총서는 도서관 현장의 균형있는 발전과 체계적인 운 영을 지원함으로써 도서관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간되 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를 통해 사회전반의 긍정적인
2002report220-10.hwp
2002 연구보고서 220-10 대학평생교육원의 운영 방안 한국여성개발원 발 간 사 연구요약 Ⅰ. 연구목적 Ⅱ. 대학평생교육원의 변화 및 외국의 성인지적 접근 Ⅲ. 대학평생교육원의 성 분석틀 Ⅳ. 국내 대학평생교육원 현황 및 프로그램 분석 Ⅴ. 조사결과 Ⅵ. 결론 및 정책 제언 1. 결론 2. 대학평생교육원의 성인지적 운영을 위한 정책 및 전략 목
어린이 비만예방 동화 연극놀이 글 김은재 그림 이 석
캥거루는 껑충껑충 뛰지를 못하고, 여우는 신경질이 많아졌어요. 동물 친구들이 모두 모두 이상해졌어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멧돼지네 가게와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요? 염소 의사 선생님은 상수리나무 숲으로 가면 병을 고칠 수 있다고 했답니다. 상수리나무 숲에는 어떤 비법이 숨겨져 있는 지 우리 함께 숲으로 가볼까요? 이 동화책은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증진기금으로
(중등용1)1~27
3 01 6 7 02 8 9 01 12 13 14 15 16 02 17 18 19 제헌헌법의제정과정 1945년 8월 15일: 해방 1948년 5월 10일: UN 감시 하에 남한만의 총선거 실시. 제헌 국회의원 198명 선출 1948년 6월 3일: 헌법 기초 위원 선출 1948년 5월 31일: 제헌 국회 소집. 헌법 기 초위원 30명과 전문위원 10명
4 7 7 9 3 3 4 4 Ô 57 5 3 6 4 7 Ô 5 8 9 Ô 0 3 4 Ô 5 6 7 8 3 4 9 Ô 56 Ô 5 3 6 4 7 0 Ô 8 9 0 Ô 3 4 5 지역 대표를 뽑는 선거. 선거의 의미와 필요성 ① 선거의 의미`: 우리들을 대표하여 일할 사람을 뽑는 것을 말합니다. ② 선거의 필요성`: 모든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의 일을 의논하고
글청봉3기 PDF용
+ 32009. CONTENTS 014 016 018 021 026 048 062 080 100 102 105 108 110 120 122 125 CHINA Neimenggu CHINA Sichuan INDIA Chennai 02 014 015 016 017 018 019 020 > 022 023 wh a t makes YOU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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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v vi vii viii ix x xi 61 62 63 64 에 피 소 드 2 시도 임금은 곧 신하들을 불러모아 나라 일을 맡기고 이집트로 갔습니다. 하 산을 만난 임금은 그 동안 있었던 일을 말했어요. 원하시는 대로 일곱 번째 다이아몬드 아가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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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Journal of the Korea America Friendship Society (KAFS) Journal of the Korea America Friendship Society (KAFS) LASTING FRIENDS Journal of the Korea America Friendship Society (KAFS) LASTING FRIE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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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와 열정으로 고객의 행복을 창조하는 선진일류 공기업 3 제35호 2010년 3월 고객을 위한 한결같은 마음의 공기업 중랑구시설관리공단으로 오세요. 소중한 한분 한분에게 행복한 웃음과 건강을 드리고자 유익한 소식과 프로그램으로 함께 하겠습니다. 발행처 : 중랑구시설관리공단 편집 : 창의경영추진반 주소 : 서울특별시 중랑구 도당길 175번지 전화 : 02-3422-48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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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성은 인간이 태어난 직후부터 시작되어 죽는 순간까지 계속되므로 성과 건강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청소년기에 형성된 성가치관은 평생의 성생활에 영향을 미치며 사회 성문화의 토대가 된다. 그러므로 성과 건강 단원에서는 생명의 소중함과 피임의 중요성을 알아보고, 성매매와 성폭력의 폐해, 인공임신 중절 수술의 부작용 등을 알아봄으로써 학생 스스로 잘못된 성문화를
정부3.0 국민디자인단 운영을 통해 국민과의 소통과 참여로 정책을 함께 만들 수 있었고 그 결과 국민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정책 개선안을 도출하며 정책의 완성도를 제고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서비스디자인 방법론을 각 기관별 정부3.0 과제에 적용하여 국민 관점의 서비스 설계, 정책고객 확대 등 공직사회에 큰 반향을 유도하여 공무원의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Gwangju Jungang Girls High School 이상야릇하게 지어져 이승이 아닌 타승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모텔에 여장을 풀고 먹 기 위해 태어났다는 이념 아래 게걸스럽게 식사를 했다. 피곤하니 빨리 자라는 선생님의 말 씀은 뒷전에 미룬 채 불을 끄고 밤늦게까지 속닥거리며 놀았다. 몇 시간 눈을 붙이는 둥 마 는 둥 다음날 이른 아침에
0.筌≪럩??袁ⓓ?紐껋젾001-011-3筌
3 4 5 6 7 8 9 10 11 Chapter 1 13 14 1 2 15 1 2 1 2 3 16 1 2 3 17 1 2 3 4 18 2 3 1 19 20 1 2 21 크리에이터 인터뷰 놀이 투어 놀이 투어 민혜영(1기, 직장인) 내가 살고 있는 사회에 가치가 있는 일을 해 보고 싶 어 다니던 직장을 나왔다. 사회적인 문제를 좀 더 깊숙이 고민하고, 해결책도
내지(교사용) 4-6부
Chapter5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01 02 03 04 05 06 07 08 149 활 / 동 / 지 2 01 즐겨 찾는 사이트와 찾는 이유는? 사이트: 이유: 02 아래는 어느 외국계 사이트의 회원가입 화면이다. 국내의 일반적인 회원가입보다 절차가 간소하거나 기입하지 않아도 되는 개인정보 항목이 있다면 무엇인지
문화재이야기part2
100 No.39 101 110 No.42 111 문 ᰍℎ᮹ šᯙŝ $* ᗭ} 화 재 이 야 기 De$** 남기황 ᰍℎ šᯙŝ $* ᗭ} 관인은 정부 기관에서 발행하는, 인증이 필요한 의 가족과 그의 일대기를 편찬토록 하여 그 이듬해 문서 따위에 찍는 도장 이다. 문화재청은 1999년 (1447) 만든 석보상절을 읽고나서 지은 찬불가(讚
현장에서 만난 문화재 이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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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2 0 0 9 M I N I S T R Y O F C U L T U R E, S P O R T S A N D T O U R I S M 2009 M I N I S T R Y O F C U L T U R E, S P O R T S A N D T O U R I S M 2009 발간사 현재 우리 콘텐츠산업은 첨단 매체의 등장과 신기술의 개발, 미디어 환경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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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가을 24호 2_ . 02 03 04 08 10 14 16 20 24 28 32 38 44 46 47 48 49 50 51 _3 4_ _5 6_ _7 8_ _9 10_ _11 12_ _13 14_ _15 16_ _17 18_ 한국광복군 성립전례식에서 개식사를 하는 김구(1940.9.17) 將士書) 를 낭독하였는데, 한국광복군이 중국군과 함께 전장에
<34BFF9C8A320B4DCB8E9B0EDC7D8BBF32E706466>
ISSN 2288-5854 Print ISSN 2289-0009 online DIGITAL POST KOREA POST MAGAZINE 2016. APRIL VOL. 687 04 DIGITAL POST 2016. 4 AprilVOL. 687 04 08 04 08 10 13 13 14 16 16 28 34 46 22 28 34 38 42 46 50 54 56
기본소득문답2
응답하라! 기본소득 응답하라! 기본소득 06 Q.01 07 Q.02 08 Q.03 09 Q.04 10 Q.05 11 Q.06 12 Q.07 13 Q.08 14 Q.09 응답하라! 기본소득 contents 16 Q.10 18 Q.11 19 Q.12 20 Q.13 22 Q.14 23 Q.15 24 Q.16 Q.01 기본소득의 개념을 쉽게 설명해주세요. 06 응답하라
병원이왜내지최종본1
아토피 건선 습진 무좀 탈모 등 피부병은 물론 비만 당뇨 변비 고혈압 생리통 관절염 류머티즘 설사 등 속병도 스스로 간단히 치료하는 비법 100평 아파트도 건강을 잃으면 월세방만 못하다. 자녀를 사랑하면 이책을 반드시 읽게 하라 지은사람 99세까지 88하게 살기운동본부 펴낸곳 청 인 저자 회춘 모습 병원검진 생체나이 40대 초반 Contents 4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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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5 6 7 여행 스테인드글라스 을 노래했던 하느님의 영원한 충만성을 상징하는 불꽃이다. 작품 마르코 수사(떼제공동체) 사진 유백영 가브리엘(가톨릭 사진가회) 빛은 하나의 불꽃으로 형상화하였다. 천사들과 뽑힌 이들이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하며 세 겹의 거룩하심 가 있을 것이다. 빛이 생겨라. 유리화라는 조그만 공간에 표현된 우주적 사건인 셈이다.
(연합뉴스) 마이더스
The monthly economic magazine 2012. 04 Vol. 98 Cover Story April 2012 _ Vol. 98 The monthly economic magazine www.yonhapmidas.co.kr Contents... 14 16 20 24 28 32 Hot News 36 Cover Story 46 50 54 56 60
내지-교회에관한교리
내지-교회에관한교리 2011.10.27 7:34 PM 페이지429 100 2400DPI 175LPI C M Y K 제 31 거룩한 여인 32 다시 태어났습니까? 33 교회에 관한 교리 목 저자 면수 가격 James W. Knox 60 1000 H.E.M. 32 1000 James W. Knox 432 15000 가격이 1000원인 도서는 사육판 사이즈이며 무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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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국민과 경찰이 함께 하는 역사와 체험의 복합 문화공간입니다. 국립경찰박물관은 우리나라 경찰 역사의 귀중한 자료들을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 졌습니다. 박물관은 역사의 장, 이해의 장, 체험의 장, 환영 환송의 장 등 다섯 개의 전시실로 되어 있어 경찰의 역사뿐만 아니라 경찰의 업무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멀고 어렵게만 느껴지던 경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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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Sanhak Foundation News VOL. 150 * 2011. 12. 30 논단 이슈별 CSR 활동이 기업 충성도에 미치는 영향 : 국가별 및 산업별 비교분석 최 지 호 전남대 경영학부 교수 Ⅰ. 서론 Ⅰ. 서론 Ⅱ. 문헌 고찰 및 가설 개발 2. 1. 호혜성의 원리에 기초한 기업의 사회적 투자에 대한 소
(연합뉴스) 마이더스
106 Midas 2011 06 브라질은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 개최, 고속철도 건설, 2007년 발견된 대형 심해유전 개발에 대비한 사회간접자본 확충 움직임이 활발하다. 리오데자네이로에 건설 중인 월드컵 경기장. EPA_ 연합뉴스 수요 파급효과가 큰 SOC 시설 확충 움직임이 활발해 우 입 쿼터 할당 등의 수입 규제 강화에도 적극적이다.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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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ㅣ반딧불이ㅣ뒤엉켜 버린 삶, 세월이 흘러도 풀 수 없는.. 실타래 벌써 3년째 시간은 흘러가고 있네요. 저는 서울에서 엄마의 갑작스런 죽음 때문에 가족들과 제주로 내려오게 되었답 니다. 몸과 마음이 지쳐있었고 우울증에 시달리며, 엄마의 죽음을 잊으려고 하였습 니다. 그러다 여기서 고향 분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 분들의
가해하는 것은 좋지 않은 행동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불쌍해서이다 가해하고 나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 받을 것 같아서이다 보복이 두려워서이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 화가 나고 나쁜 아이라고 본다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런 생각이나 느낌이 없다 따돌리는 친구들을 경계해야겠다 남 여 중학생 고등학생 남 여 중학생 고등학생 남 여 중학생 고등학생 남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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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2006 Vol. 01 CONTENTS 02 Special Theme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Beautiful Huneed People 03 04 Special Destiny Interesting Story 05 06 Huneed News Hune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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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B553003-000001-08 함께하자! 대한민국! Summer COVER STORY Contents www.pcnc.go.kr facebook.com/pcnc11 instagram.com/pcnc_official youtube.com/pcnctv cover story communication people culture news & epilogue 2016
- 2 -
- 1 - - 2 - - - - 4 - - 5 - - 6 - - 7 - - 8 - 4) 민원담당공무원 대상 설문조사의 결과와 함의 국민신문고가 업무와 통합된 지식경영시스템으로 실제 운영되고 있는지, 국민신문 고의 효율 알 성 제고 등 성과향상에 기여한다고 평가할 수 있는지를 치 메 국민신문고를 접해본 중앙부처 및 지방자 였 조사를 시행하 였 해 진행하 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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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면 2012.7.25 6:14 PM 페이지1 2012년 8월 1일 수요일 16 종합 고려대장경 석판본 판각작업장 세계 최초 석판본 고려대장경 성보관 건립 박차 관계기관 허가 신청 1차공사 전격시동 성보관 2동 대웅전 요사채 일주문 건립 3백여 예산 투입 국내 최대 대작불사 그 동안 재단은 석판본 조성과 성보관 건립에 대해서 4년여 동안 여러 측면에 서 다각적으로
한류 목차2_수정 1211
Ⅰ-Ⅰ 아시아대양주 Ⅰ-Ⅱ 아메리카 지구촌 Ⅱ-Ⅰ유럽 Ⅱ-Ⅱ 아프리카 중동 지구촌 한류현황 개요 464 377 228 233 234 213 142 36 76 2012 2012 2013 2013 2012 2012 2013 2013 2012 2012 2013 2013 2012 2012 2013 2013 지구촌 지역별 한류 동호회 현황 Ⅰ 지구촌 한류현황Ⅱ Ⅰ.
CONTENTS 2011 SPRG Vol
11-1311153-000111-08 ISSN 1976-5754 2011 SPRG + Vol.14 Tel _ 042.481.6393 Fax _ 042.481.6371 www.archives.go.kr CONTENTS 2011 SPRG Vol.14 7 4 8 16 76 104 112 122 53 58 66 131 130 11 80 77 Column 4 5 Column
01정책백서목차(1~18)
발간사 2008년 2월, 발전과 통합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출범한 새 정부는 문화정책의 목표를 품격 있는 문화국가 로 설정하고, 그간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보완하는 한편 권한과 책임의 원칙에 따라 지원되고, 효율의 원리에 따라 운영될 수 있도록 과감한 변화를 도입하는 등 새로운 문화정책을 추진하였습니다. 란 국민 모두가 생활 속에서 문화적 삶과 풍요로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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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P. Vol. SUMMER Vol. WINTER 2015. vol 53 Pearl S. Buck Foundation Korea 4 Pearl S. Buck Foundation Korea 5 Pearl S. Buck Foundation Korea 프로그램 세계문화유산 걷기대회 Walk Together 탐방길곳곳에서기다리고있는조별미션활동! 남한산성 탐방길에는
CR2006-41.hwp
연구책임자 가나다 순 머 리 말 2006년 12월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원장 - i - - ii - - iii - 평가 영역 1. 교육계획 2. 수업 3. 인적자원 4. 물적자원 5. 경영과 행정 6. 교육성과 평가 부문 부문 배점 비율(%) 점수(점) 영역 배점 1.1 교육목표 3 15 45점 1.2 교육과정 6 30 (9%) 2.1 수업설계 6 30 2.2
더바이어102호 01~09
www.withbuyer.com Highquality news for professionals www..kr Tel. 031)220-8685 2 Contents 01 02 08 17 18 TEL. 064720-1380~87 04 06 08 10 12 14 17 18 www.withbuyer.com 3 20 23 24 26 24 26 28 29 30 32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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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 4 5 6 7 8 9 2 24 14 16 50 66 71 26 10 20 27 35 30 37 46 70 62 10 11 12 13 14 15 16 17 www.hanasia.com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www.hanasia.com 38 39 2011년 4월 3일 제985호
연구노트
#2. 종이 질 - 일단은 OK. 하지만 만년필은 조금 비침. 종이질은 일단 합격점. 앞으로 종이질은 선택옵션으로 둘 수 있으리라 믿는다. 종이가 너무 두꺼우면, 뒤에 비치지 는 않지만, 무겁고 유연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두꺼우면 고의적 망실의 위험도 적고 적당한 심리적 부담도 줄 것이 다. 이점은 호불호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일단은 괜찮아 보인다. 필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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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48.6% 남 51.4% 40대 10.7% 50대 이 상 6.0% 10대 0.9% 20대 34.5% 30대 47.9% 초등졸 이하 대학원생 이 0.6% 중졸 이하 상 0.7% 2.7% 고졸 이하 34.2% 대졸 이하 61.9% 직장 1.9% e-mail 주소 2.8% 핸드폰 번호 8.2% 전화번호 4.5% 학교 0.9% 주소 2.0% 기타 0.4% 이름
120~151역사지도서3
III 배운내용 단원내용 배울내용 120 121 1 2 122 3 4 123 5 6 124 7 8 9 125 1 헌병경찰을앞세운무단통치를실시하다 126 1. 2. 127 문화통치를내세워우리민족을분열시키다 1920 년대일제가실시한문화 통치의본질은무엇일까? ( 백개 ) ( 천명 ) 30 20 25 15 20 15 10 10 5 5 0 0 1918 1920 (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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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10 http://www.homeplus.co.kr 11 http://www.homeplus.co.kr 12 http://www.homeplus.co.kr 13 http://www.homeplus.co.kr Interview 14 http://www.homeplus.co.kr Interview 15 http://www.homeplus.co.kr
Ä¡¿ì_44p °¡À» 89È£
2012 vol.89 www.tda.or.kr 2 04 06 8 18 20 22 25 26 Contents 28 30 31 38 40 04 08 35 3 photo essay 4 Photograph by 5 6 DENTAL CARE 7 Journey to Italy 8 9 10 journey to Italy 11 journey to Italy 12 13 Shanghai
학부모신문203호@@
02 05 06 08 11 12 2 203 2008.07.05 2008.07.05 203 3 4 203 2008.07.05 2008.07.05 203 5 6 203 2008.07.05 2008.07.05 203 7 8 지부 지회 이렇게 했어요 203호 2008.07.05 미친소 미친교육 촛불은 여전히 건재하다! 우리 학부모들은 근 2달여를 촛불 들고 거리로
춤추는시민을기록하다_최종본 웹용
몸이란? 자 기 반 성 유 형 밀 당 유 형 유 레 카 유 형 동 양 철 학 유 형 그 리 스 자 연 철 학 유 형 춤이란? 물 아 일 체 유 형 무 아 지 경 유 형 댄 스 본 능 유 형 명 상 수 련 유 형 바 디 랭 귀 지 유 형 비 타 민 유 형 #1
(001~009)248사회문화(연)
1 2 3 1 12 I. (010~047)사회문화1(연) 2014.1.4 9:47 AM 01 페이지13 mac02 T 사회 문화 현상의 의미와 특징 학습 목표 사회 문화 현상을 자연 현상과 구별할 수 있다. 사회 문화 현상의 특징을 자연 현상과 비교하여 설명할 수 있다. 지도상 유의점 자연 현상과 사회 문화 현상의 차이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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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05 17 18 2006. 05 19 20 2006. 05 21 22 2006. 05 23 24 01 26 2006. 05 27 28 2006. 05 29 30 2006. 05 31 32 2006. 05 33 02 34 2006. 05 35 36 2006. 05 37 38 2006. 05 39 03 04 40 2006. 05 41 05 42 2006.
60-Year History of the Board of Audit and Inspection of Korea 제4절 조선시대의 감사제도 1. 조선시대의 관제 고려의 문벌귀족사회는 무신란에 의하여 붕괴되고 고려 후기에는 권문세족이 지배층으 로 되었다. 이런 사회적 배경에서 새로이 신흥사대부가 대두하여 마침내 조선 건국에 성공 하였다. 그리고 이들이 조선양반사회의
Art & Technology #5: 3D 프린팅 - Art World | 현대자동차
Art & Technology #5: 3D 프린팅 새로운 기술, 새로운 가능성 미래를 바꿔놓을 기술 이 무엇인 것 같으냐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요? 답은 한 마치 한 쌍(pair)과도 같은 3D 스캐닝-프린팅 산업이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는 이유입니 가지는 아닐 것이나 그 대표적인 기술로 3D 스캐닝 과 3D 프린팅 을 들 수 있을 것입니 다. 카메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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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 융합 과학 2011년도 1학기 중간고사 대비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1 빅뱅 우주론에서 수소와 헬륨 의 형성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을 보기에서 모두 고른 것은? 4 서술형 다음 그림은 수소와 헬륨의 동위 원 소의 을 모형으로 나타낸 것이. 우주에서 생성된 수소와 헬륨 의 질량비 는 약 3:1 이. (+)전하를 띠는 양성자와 전기적 중성인 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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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 송재룡 / 편집장 : 박혜영 / 편집부장 : 송영은 경희대학교 대학원보사 1986년 2월 3일 창간 02447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경희대로 26 전화(02)961-0139 팩스(02)966-0902 2016. 09. 01(목요일) vol. 216 www.khugnews.co.kr The Graduate School News 인터뷰 안창모 경기대학교
5월전체 :7 PM 페이지14 NO.3 Acrobat PDFWriter 제 40회 발명의날 기념식 격려사 존경하는 발명인 여러분! 연구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고 중복투자도 방지할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국 26
5월전체 2005.6.9 5:7 PM 페이지14 NO.3 Acrobat PDFWriter 제 40회 발명의날 기념식 격려사 존경하는 발명인 여러분! 연구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고 중복투자도 방지할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국 26개 지역지식재산센터 를 통해 발명가와 중소기업들에게 기술개발에서 선진국은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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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protected] 750 1,500 35 Contents Part 1. Part 2. 1. 2. 3. , 1.,, 2. skip 1 ( ) : 2 ( ) : 10~40 (, PC, ) 1 : 70 2 : 560 1 : 2015. 8. 25~26 2 : 2015. 9. 1 4 10~40 (, PC, ) 500 50.0 50.0 14.3 28.6
유료방송채널 시청률 3% 시대 새 판 짜는 종합편성채널 <채널별 시청률 2% 이상 프로그램 개수> 속풀이쇼 동치미 (4.51%) 나는 자연인이다 (3.30%) 아궁이 (3.21%) 고수의비법 황금알 (3.17%) 엄지의 제왕 (2.91%) 천기누설 (2.86%) 신세계
열린세상열린방송 유료방송채널 시청률 3% 시대 새 판 짜는 종합편성채널 속풀이쇼 동치미 (4.51%) 나는 자연인이다 (3.30%) 아궁이 (3.21%) 고수의비법 황금알 (3.17%) 엄지의 제왕 (2.91%) 천기누설 (2.86%) 신세계 (2.86%)... 13개 MBN 시청률 3% 이상 유료방송 프로그램 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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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000-008목차
1 농어촌 지역과 중소도시 및 대도시 낙후지역에 150개의 기숙형공립 고교를 설립하여 학생의 80% 정도가 기숙사에 입주할 수 있는 시설을 준비하겠습니다. 농어촌 지역과 중소도시 등 낙후지역에 150개의 기숙형공립고교를 설립 학생의 80% 정도가 기숙사에 입주할 수 있는 시설을 준비하고, 기숙사비는 학생의 가정형편을 반영한 맞춤형 장학금으로 지원하여 더 이상
인도 웹해킹 TCP/80 apache_struts2_remote_exec-4(cve ) 인도 웹해킹 TCP/80 apache_struts2_remote_exec-4(cve ) 183.8
차단 IP 국적 공격유형 목적지포트 IPS 룰 222.119.190.175 한국 서비스취약점공격 TCP/110 #14713(POP3 Login Brute Force Attempt-2/3(count 30 seconds 10)) 52.233.160.51 네덜란드 웹해킹 TCP/80 Apache Struts Jakarta Multipart Parser Remote
안 산 시 보 차 례 훈 령 안산시 훈령 제 485 호 [안산시 구 사무 전결처리 규정 일부개정 규정]------------------------------------------------- 2 안산시 훈령 제 486 호 [안산시 동 주민센터 전결사항 규정 일부개정 규
발행일 : 2013년 7월 25일 안 산 시 보 차 례 훈 령 안산시 훈령 제 485 호 [안산시 구 사무 전결처리 규정 일부개정 규정]------------------------------------------------- 2 안산시 훈령 제 486 호 [안산시 동 주민센터 전결사항 규정 일부개정 규정]--------------------------------------------
*표지-결혼과가정 2012.10.23 3:59 PM 페이지1 태산아이인쇄그룹(국) 2261-2488 2540DPI 175LPI James W. Knox 시리즈 성령의 열매 James W. Knox 지음 김영균 옮김 도서출판 킹제임스 신국판 352쪽 값 12,000원 성경적 종말론 James W. Knox 지음 김영균 옮김 도서출판 킹제임스 신국판 220쪽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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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희은 강 석우의 커버스토리 인기코너 남자는 왜 여자는 왜 를 이끌어 가고 있는 김용석, 오숙희 씨. 2007 06 I 여성시대가 흐르는 곳 I 04 >> 서울시 광진구 중곡동의 소순임 씨를 찾아서 I 창 가 스 튜 디 오 I 08 >> 여성시대의 남자 김용석, 여성시대의 여자 오숙희 I 편 지 I 14 >> 아이들의 용돈 외 I 여성시대 가족을
나하나로 5호
Vol 3, No. 1, June, 2009 Korean Association of CardioPulmonary Resuscitation Korean Association of CardioPulmonary Resuscitation(KACPR) Newsletter 01 02 03 04 05 2 3 4 대한심폐소생협회 소식 교육위원회 소식 일반인(초등학생/가족)을
Microsoft PowerPoint - MonthlyInsighT-2018_9월%20v1[1]
* 넋두리 * 저는주식을잘한다고생각합니다. 정확하게는주식감각이있다는것이맞겠죠? 예전에애널리스트가개인주식을할수있었을때수익률은엄청났었습니다 @^^@. IT 먼쓸리가 4주년이되었습니다. 2014년 9월부터시작하였으니지난달로만 4년이되었습니다. 4년간누적수익률이최선호주는 +116.0%, 차선호주는 -29.9% 입니다. 롱-숏으로계산하면 +145.9% 이니나쁘지않은숫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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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연구 http://www.kbc.go.kr/ 텔레비전의 폭력행위는 어떠한 상황적 맥락에서 묘사되는가에 따라 상이한 효과를 낳는다. 본 연구는 텔레비전 만화프로그램의 내용분석을 통해 각 인 물의 반사회적 행위 및 친사회적 행위 유형이 어떻게 나타나고 이를 둘러싼 맥락요인들과 어떤 관련성을 지니는지를 조사하였다. 맥락요인은 반사회적 행위 뿐 아니라 친사회적
www.lig.co.kr Smart Invest 22 만화창업열전 2010년 5월 24일 월요일 화이팅!코리아 창업주에게 배운다 기업가 정신의 실천적 선각자 두산그룹편 연강 박두병 글 만화 유영수 미래경제 선도하는 바른 뉴스 경제신문 에는 미래가 있습니다. 에는 희망이 있습니다. 성공과 투자의 파트너 언제 어디서나
관람가, 12세 이상 관람가, 15세 이상 관람가, 청소년 관람불가, 제한상영가로 분류하 고 있고, 같은 조 제7항은 위 상영등급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은 건전한 가정생활과 아 동 및 청소년 보호에 관한 사항, 사회윤리의 존중에 관한 사항, 주제 및 내용의 폭력 성 선정
대 법 원 제 2 부 판 결 사 건 2011두11266 청소년관람불가등급분류결정처분취소 원고, 피상고인 청년필름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장서연 피고, 상고인 영상물등급위원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정률 담당변호사 허기원 외 1인 원 심 판 결 서울고등법원 2011. 4. 20. 선고 2010누32237 판결 판 결 선 고 2013. 11. 14.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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