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미읍성

Transcription

1 백제의 왕 후호제와 금동관 부장자의 실체 55 특집 고구려 도성의 의례공간과 왕권의 위상 * 여호규 ** Ⅰ.머리말 Ⅱ.3세기 중반 都城의의례공간과 東盟祭 Ⅲ.4-5 세기 都城 景觀의형성과 儀禮空間의재편 Ⅳ.6-7 세기 都城의의례공간과 4 郊觀念의확립 Ⅴ.맺음말 국문초록이글은고구려 도성의의례공간과 왕권의위상 변화를고찰한 것이다. 고구려초기에는 계루부 왕실의궁실과 그주변의 제의건물이 중추적인 의례공간의위상을확보하지 못한상태였다. 東盟祭가최상위 국가의례였고,그제장인도성 동쪽의천연동굴과 압록강변이 최상위의례공간이었다.왕궁중심의 위계적의례공간 체계가확립되지 않았는데, 桂婁部 출신왕이 초월적위상을 확립하지 못한것과 연관된다. * 이논문은 2012 년정부 ( 교육과학기술부 ) 의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수행된연구임 (NRF-2012 S1A5A2A ). **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문대학 사학과 교수대표논저:2002 신라도성의공간구성과왕경제의성립과정 서울학연구 18 ; 2002 한성시기백제의 도성제와방어체계 백제연구 36 ;2007 삼국시기도성사연구의현황과 과제 역사문화연구 26.

2 56 한국고대사연구 71 (2013.9) 3세기중후반중앙집권체제 정비와더불어국내성지를 중심으로도성경관이 본격적으로형성되었다.처음에는 초대형왕릉을 조영하여도성의 공간구조를 재편하고 太王의초월적 위상을과시하였다.그러다가 4세기말에 왕궁주변에 國社와 宗廟를새롭게건립하여 국가제사체계를 개편하면서 의례공간도 재편하였다.이로써 王宮과그 주변의제의시설이 도성의중추적인 의례공간으로 격상되었다. 6세기중반 이후귀족연립체제로의 전환과더불어 왕권이크게 약화되었지만,왕궁중심의의례공간 체계는지속되었다.또한매년 도성외곽에서 정기적인 의례를거행하면서4 郊 관념을확립하고, 羅城 내부만 都城으로인식하는 공간관념도 정립하였다.다만최고실권자인 大對盧 선임을위한정치적 회합이나대결이 宮 밖에서전개된데서보듯이의례공간과 권력행사의 名實이부합하지 않는양상을 띠었다. 주제어 : 고구려, 도성, 의례공간, 왕권의위상, 왕궁 Ⅰ. 머리말 주지하듯이고대인들은도성을건설하면서제왕의정무 의례공간이자거주공간인왕궁을 중심으로왕실의 조상신을모신 종묘 [ 시조묘 ],토지신과곡식신을제사하던 사직,하늘에제사를 드리던제장 등다양한의례공간을배치했다.이러한 건축물과시설에서는 중요한국가의례가 정기적으로 거행되었다.그밖에불교사원,태학,각종 祭場 등도의례나 제의공간의 역할을수행했다.심지어도로와 성문,정원이나 숲과같은원림,우물이나 하천등에서도다양한 제의나의례가 거행된것으로 확인되고있다. 고대도성을구성하는제반건축물과시설은 대부분의례공간으로서의성격을가지고 있었던것이다.더욱이이러한 건축물과시설은 왕권을상징하는 王宮을정점으로 정교하고치밀한 연계망을형성하였다는 점에서이곳에서거행된각종의례행위는 왕권의권위와상징성을구현하는 기능을지

3 고구려 도성의 의례공간과 왕권의 위상 57 녔다고할 수있다.따라서 고대도성의 각종건축물과 시설을의례공간이라는관점에서검토한다면,한국고대 도성의유기적인 연계망과구조적 특질을재조명하고,왕권의위상 변화도추적할 수있을것으로 기대된다. 다만고구려의 경우,도성의 의례공간과 관련한 문헌사료가영성할 뿐아니라,고분이나사원을 제외하면고고조사 성과도풍부하지 않은형편이다. 고구려도성의 의례공간과 왕권의 위상을연관시켜 고찰하기가 쉽지않은 상황인것이다.이에본고에서는관련 문헌사료나고고조사성과가 상대적으로풍부한시기를 중점적으로검토한 다음,이를토대로 의례공간에반영된왕권의위상 변화양상을고찰하고자 한다. Ⅱ.3 세기 중반 都城의 의례공간과 東盟祭 三國史記 고구려본기초기기사에는 宮室을비롯하여 王臺, 離宮, 別宮, 始祖廟, 廟社 등왕궁과 관련된시설이나 의례공간이 다수등장한다.그렇지만,각기사의 서술내용이 워낙단편적이고,후대에 윤색되었을가능성도있기때문에 이를통해고구려 초기도성의 의례공간을복원하기는 어렵다.이러한점에서3세기 중반고구려도성의현황을 전하는 삼국지 동이전고구려전의 다음기사가 주목된다. 1 ᄀ 都於丸都之下, 方可二千里, 戶三萬.( 중략 ) 好治宮室, 於所居之左右 立大屋, 祭鬼神, 又祀靈星 社稷. ( 중략 ) ᄂ涓 [ 消 ] 1) 奴部本國主, 今雖不爲 1) 翰苑 所引 魏略 및 後漢書 고구려전에는 涓 이 消 로기재되어 있다.이에일반적으로 涓奴部를 消奴部의 誤記로서주몽 등장이전의 맹주국이었던 松壤國 ( 沸流國 ) 으로파악한다 ( 이병도,1976 고구려국호고 한국고대사연구,박영사,pp.359~360). 본고도이를 받아들여 涓奴部를 消奴部로 수정한다.

4 58 한국고대사연구 71 (2013.9) 王, 適統大人, 得稱古雛加, 亦得立宗廟, 祠靈星 社稷. ( 중략 )ᄃ以十月祭天, 國中大會, 名曰東盟. 其公會, 衣服皆錦繡金銀以自飾. 大加主簿頭著幘, 如幘而無餘, 其小加著折風, 形如弁. 其國東有大穴, 名隧穴, 十月國中大會, 迎隧神還於國東上祭之, 置木隧於神坐. 無牢獄, 有罪諸加評議, 便殺之, 沒入妻子爲奴婢.( 중략 )ᄅ建安中, 公孫康出軍擊之, 破其國, 焚燒邑落. 拔奇怨爲兄而不得立, 與涓奴加各將下戶三萬餘口詣康降, 還住沸流水. 降胡亦叛伊夷模, 伊夷模更作新國, 今日所在是也. 1-ᄀ에따르면3 세기중반경고구려 도성에는 宮室이있고,그좌우에大屋을지어 鬼神 및 靈星 社稷에제사지냈다고 한다.문장구조로 보아 鬼神 및 靈星 社稷에 제사지내는 大屋은궁실을 기준으로 左 右로분리되어 지어졌음을알 수있다.이가운데 鬼神을제사지냈다는 大屋을시조의 농업신 2) 적성격과 연관지어 農耕神을제사지내던 神殿또는왕의 巫的 성격과연관 3) 시켜샤먼의 神堂등으로파악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鬼神은일반적으로 人鬼를지칭하며, 太平御覽 에 인용된 魏略 逸文에는 爲宮室宗廟祀靈星社稷 으로 4) 나온다.이에대체로이기사의鬼神을계루부왕실의 祖上神으로파악하고, 大屋은중국의 宗廟에비견한다. 5) 한편또다른 大屋에서제사지냈다는 靈星은 農業神으로이해되며, 社 2) 井上秀雄,1978 高句麗の祭祀儀禮 古代東アジア史論集 ( 上 ), 龍溪書舍,pp.111~ )이재성,2008 고구려 초기계루부의 신당과 종묘 전통문화논총 6,pp.170~175. 4) 太平御覽 권783, 四夷部 高句驪傳. 5)신종원,1984 삼국사기제사지 연구 사학연구 38 ;강경구,2001 고구려 宗廟考 고구려의건국과 시조숭배,학연문화사; 조우연,2010 고구려의왕실 조상제사 한국고대사연구 60,p.50. 실제 史記 권87, 열전27 李斯列傳에는 陛下春秋郊祀, 奉宗廟鬼神, 齋戒不明, 故至於此. 라고하여 宗廟에모신 皇室의조상신을 鬼神으로 지칭하고 있다.

5 고구려 도성의 의례공간과 왕권의 위상 59 稷은토지신과 곡식신을지칭한다. 6) 3세기중반 宮室의좌우에 중국대륙의 宗廟와 社稷에비견되는 祭儀建物을건립하였던 것이다. 7) 당시중국대륙에서 國都의가장 중요한기준은 宮室과더불어 宗廟의소재 여부였는데, 8) 三國志 동이전에 나오는 각지역의 정치적중심지 가운데고구려와 부여의도성만 國都 로표현하였다.이는당시중국인들이고구려의 도성을 중국대륙의 國都와같은 위상을 갖춘정치적 중심지로인식하고 있었음을시사한다. 9) 그렇다면과연3세기 중반경고구려도성에서 宮室과그좌우의 大屋이당시중국왕조의 都城처럼각종정무와의례의 中樞 空間으로기능하였을까?이와관련하여 먼저 본래 國主였던 消奴部도 宗廟를세우고, 靈星과 社稷에제사지냈다 는기사가 (1-ᄂ)주목된다.소노부도계루부와마찬가지로중국왕조의 宗廟와 社稷에비견되는 제의건물을 갖추고독자적인 제의체계를보유하였다는 것이다. 10) 소노부이외에다른 部도이러한제의건물을 갖추었는지단정하기 쉽지않지만,3세기 중반경 중국의종묘나 사직에 비견되는제의건물이 계루부 왕실의전유물이아닌것은 명확하다.이를고려하면, 궁실좌우의 大屋이도성에서중추적인 의례공간의기능을 수행했다고보기는 어렵다.특히이무 6) 田村專之助,1944 魏志高句麗傳にみえる宗廟 社稷 靈星について 東洋史會紀要 4. 7)당시 고구려가 중국도성의 左廟右社制를 수용한 것으로상정한 다음,귀신을 제사지내는 大屋은궁실의 좌측 ( 동쪽 ),영성과 사직을 제사지내는 大屋은궁실의 우측 ( 서쪽 ) 에건립했을 것으로 보기도한다 ( 이재성,2008 앞의논문,p.169). 8) 斯波義信,2002 中國都市史, 東京大學 出版會,pp.3~6. 9)여호규,2012b 삼국초기 도성의형성과정과 입지상의 특징 삼국시대 국가의성장과물질문화 (I), 한국학중앙연구원 학술회의 발표집. 10) 井上秀雄,1978 앞의논문,pp.112~113 ; 盧明鎬,1981 百濟의 東明神話와 東明祭 歷史學硏究 10,pp.66~68 ; 徐永大,1994 고구려 貴族家門의 族祖傳承 韓國古代史硏究 8,pp.163~169.

6 60 한국고대사연구 71 (2013.9) 렵여러 大加도별도의 관원조직을 보유하고 있었다. 11) 1-ᄀ의 大屋이 消奴部의제의건물에비해 상대적으로높은위상을 지녔을지모르지만, 12) 그성격은기본적으로 계루부의제의건물에 해당한다고 파악된다. 이러한점에서 매년10월에 거행한제천행사인 東盟祭가주목된다.1- ᄃ에서보듯이동맹제는 國中大會 라는표현에서보듯이당시 고구려를구성하던5부 전체를대표하는 제의로서 桂婁部人과함께 각부의 諸加들이모두참여하였다고 이해된다. 13) 또한 匈奴의사례에서 보듯이 14) 동맹제기간 동안 諸加會議를개최하여국가중대사를 논의하고,각 部의현황도파악하였을것이다. 15) 이에동맹제기간에제천행사뿐아니라,수렵대회,제가회의 16) 또는 公會,수신제, 재판 17) 등다양한모임 [ 회의 ] 이개최되고,각모임마다 참여자의범위가달랐다고 보기도 한다.3세기 중반의 동맹제에서이러한 각종모임이모두개최되었는지는 보다면밀한 검토가 필요하지만, 18) 國中大會 라는표현 11) 三國志 권30, 東夷傳 고구려전: 諸大加亦自置使者 皁衣 先人, 名皆達於王, 如卿大夫之家臣, 會同坐起, 不得與王家使者 皁衣 先人同列. 12)3 세기중반경 王家 곧 桂婁部 소속의 사자,조의, 선인등은 大加들의 관원보다 상위에있었다. 13)노태돈,1999 고구려사 연구,사계절,pp.160~161 ;서영대,2003 고구려의 국가제사 한국사연구 120,pp.20~23. 14) 林幹,1986 匈奴奴隸制政權的建立 匈奴通史, 人民出版社,pp.31~32 ; 護雅夫, 1971 北アジア古代遊牧國家の構造 世界歷史 6, 岩波書店,pp.371~ )여호규,1998 고구려 초기의제가회의와 국상 한국고대사연구 13,pp.46~48. 16)류현희,2000 고구려 국중대회의 구조와 기능 백산학보 )이정빈,2006 고구려 동맹의정치의례적 성격과 기능 한국고대사연구 )가령 재판의 경우,3세기 중반경 부여에서는 제천행사인 迎鼓 때에형옥을 결단했다고하지만,고구려에서는 有罪諸加評議, 便殺之, 沒入妻子爲奴婢. 라고하여제천행사에서 분리되어 수시로개최되었을 가능성이 매우높다 ( 여호규,1998 앞의논문, pp.43~44).

7 고구려 도성의 의례공간과 왕권의 위상 61 에서보듯이동맹제가 각종정치적 회합이나국가의례 가운데가장 높은위상을차지하였음은 명확하다. 儀禮空間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동맹제의 祭場이가장높은 위상을가졌을 가능성이높은 것이다. 1-ᄃ에따르면 동맹제의 祭場은 國東 곧도성 동쪽에위치했다. 翰苑 에인용된 魏略 逸文에서는 제의장소를 國東水上 이라명시했는데 (2-ᄃ), 삼국지 고구려전의 기사에 水 자가 脫刻된것으로 보인다.이로보아 동맹제는국동대혈에 모셔두었던 神主를맞이하여 도성동쪽의 압록강 변에서거행했다고파악된다.동맹제의신주를 모셨던국동대혈은 集安市 동쪽17km의 通天洞이나 大岩洞 등의동굴로비정된다 (< 그림 1>). 19) 이곳에서압록강은불과400여 m 떨어져있고,또한이부근부터압록강연안의충적평지가넓어지고강물의유속도완 만해지면서 集安盆 < 그림 1> 3 세기중반國東大穴유적의위치 地를향해유유히 흘러간다. 그런데 년 曹魏 毌丘儉軍이함락한 도성은환도성 곧현재의 산성자산성으로 비정된다.특히342 년 前燕 慕容皝이고구려 도성을함락했을때는 宮室을불태운것과 丸都城을훼손한것을 별도로기술한반면, 20) 曹 19) 吉林省文物志編委會,1984 集安縣文物志,p.52 ; 國家文物局 主編,1992 集安市- 國東大穴 遺址 中國文物地圖集 - 吉林分冊, 文物出版社 ;정영호,1994 고구려의동맹과그 유적 우강권태원교수정년기념논집.

8 62 한국고대사연구 71 (2013.9) 魏 毌丘儉이고구려 도성을 함락했을때는 丸都 屠戮 만서술하고 있다. 21) 이러한표현의 차이는각시기 도성의현황과 연관되어있다.244년의 경우,2 세기말에 公孫氏의침공을 받아평상시거점인 國 이파괴되자 (2-ᄅ), 군사방어성인환도성을축조하여 209년이래약40 여년간임시왕성으로삼은상태였다.반면342 년에는2월에 환도성을수리하고 국내성을축조한 다음,8월에 환도성으로 移居하였다가,3개월 뒤인11월에 前燕에게도성을 함락당하였다. 22) 342년에는 환도성과더불어 국내성에도왕궁이 존재했을가능성이 높지만,244년에는 평상시거점이 파괴되어사실상 환도성에만 왕궁이존재했을것으로추정된다.이에모용황 관련기사에는 국내성의궁실과 환도성파괴를별도로기술한반면,관구검관련기사에는환도성도륙만 기술한것이다.따라서3세기 중반경고구려 도성은환도성곧 集安 山城子山城이었고, 평상시거점은 황폐화된상태였다고 파악된다. 이렇게보면,동맹제의 祭場인 通天洞 - 大岩洞 일대는당시왕성이었던산성자산성에서20 여km거리로 國內城址보다더 멀어지게된다.더욱이4-5세기의왕릉급 고분가운데 가장동쪽의 장군총에서도 10여km나떨어져 있다. 通天洞 - 大岩洞 일대는 都城의외곽에해당하는것이다.이에 삼국지 찬자도동맹제의성격을 國中大會 라보면서도그 祭場은 國東 곧도성의동쪽이라고서술한 것이다.그렇다면도성 외곽의 祭場이어떻게 가장높은의례공간의위상을 확보할수있었을까?이와관련하여 동맹제에서모셔진神主의성격에 유의할필요가 있다. 23) 20) 晉書 권109, 慕容皝載記 : 咸康七年 ( 중략 ) 乘勝遂入丸都, 釗單馬而遁. 皝掘釗父利墓, 載其尸幷其母妻珍寶, 掠男女五萬餘口, 焚其宮室, 毁丸都而歸. 21) 三國志 권28, 위서28 관구검전: 儉遂束馬縣車, 以登丸都, 屠句驪所都, 斬獲首虜以千數. 22)여호규,2005a 고구려 국내 천도의 시기와 배경 한국고대사연구 38,pp.40~51 참조.

9 고구려 도성의 의례공간과 왕권의 위상 63 2-ᄀ 以十月祭天, 大會, 名曰東盟. 其國東有大穴, 號禭神, 亦以十月, 迎而祭之.( 後漢書 권85, 東夷列傳 高句驪전 ) 2-ᄂ 以十月祭天, 大會, 名曰東明.( 梁書 권54, 諸夷傳 高句驪전 ) 2-ᄃ 以十月會祭祭天, 名曰東盟,( 중략 ) 穟穴神於國東水上祭之.( 翰苑 권30,고려전 소인 魏略 ) 2-ᄅ 以十月祭天, 大會, 名曰東盟. 其國東有大穴, 號襚神穴, 亦以十月, 迎而祭之.( 冊府元龜 권959, 外臣部 土風 高句驪 ) 상기기사에서보듯이동맹제의 神主에대해 삼국지 에서는신주를모신장소인 大穴 을중시하였기때문인지 땅굴 이라는뜻을가진 隧神 으로표현한반면, 후한서 에서는 귀신 을뜻하는 禭神, 한원 에 인용된 魏略 逸文에는 곡식이삭 을뜻하는 穟穴神, 책부원구 에는 壽衣 를뜻하는 襚神穴 등으로 나온다.이가운데 삼국지 의 隧神 이라는표현은 여러사서에서확인되지만, 24) 후한서 의 禭神 은 通典 에서만확인되고, 25) 위략 일문의 穟穴神 이나 책부원구 의 襚神穴 은다른사서에서는 확인되지않는다. 더욱이 穟穴神 이라고표기된 翰苑 은필사본으로 오탈자가 많고, 책부원구 의 襚神穴 의 襚 자는 壽衣 라는 字意로보아전승 과정에서 訛傳되었을가능성이 높다.이에종래 일반적으로 동맹제의 신주를 隧神 으로파악하 23)관련 사료는 서영대,2003 앞의논문,p.6의 각주11 참조. 24)이와 동일하거나유사한표현은 구당서 권199상 고려전, 신당서 권220 고려전, 태평환우기 권173 고구려국, 통지 권194 고구려, 속후한서 권81 고구려전등에도보인다. 25) 通典 권186, 변방2 고구려: 以十月祭天, 大會, 名曰東盟. 其國東有大穴, 號禭神, 亦以十月, 迎而祭之. 한편 禭 의용례가 禭神 이외에는 거의찾아지지 않는다는사실에 착안하여 後漢書 의 禭神 을오기로보고, 禭 가원래없었던글자라고 추정하기도한다 ( 서영대, 2003 앞의논문,p.8).

10 64 한국고대사연구 71 (2013.9) 였다.특히최근 많은연구자들이 東盟祭의 主神을주몽의 어머니인유화부인으로상정한다음제천행사에서 주몽설화가재현되었고, 26) 주몽설화가3 세기중반이전인태조왕대나 27) 대무신왕대에 28) 확립되었다고보기도 한다. 또한선비나돌궐의사례를 통해동맹제의신주를모셨던 국동대혈을계루부의종묘로 파악하기도한다. 29) 그렇지만현전하는기록만 놓고볼때3세기 중반의동맹제에서주몽설화가재현되었다고볼 만한명확한논거는 없다. 30) 오히려 消奴部를비롯한다른 部도별도의제의시설과독자적인제의체계를보유한사실을고려하면,3세기 중반에는 아직 桂婁部 왕실중심의 제의체계를 확립하지 못했다고보는것이 자연스럽다.따라서 3세기 중반에는 桂婁部 왕실의 族祖와고구려전체의 建國始祖가구별되었을 뿐아니라, 31) 東盟祭의 主神과 桂婁部 始祖廟나 宗廟의 致祭 대상도달랐을 가능성이높다. 32) 이와관련하여최근 발견된고구려유민묘지명인 < 李他仁묘지명 > 과 33) < 高質묘지명 > 34) 등에고구려를 穟穴 이라지칭한 표현이나와 주목된다. 35) 이 26)서영대,2003 앞의논문,pp.10~15. 27)이종태,1990 고구려태조왕계의등장과주몽국조의식의성립 북악사론 2, pp.90~99. 28)김기흥,2001 고구려 건국신화의 검토 한국사연구 113,pp.17~25 ;윤성용,2005 고구려건국신화와 제의 한국고대사연구 39,pp.14~15 ;이귀숙,2007 고구려초기의왕통변화와 주몽시조인식의 성립 역사교육논집 39,pp.159~ )이재성,2008 앞의논문,pp.175~ )조우연,2011 고구려 제천의례의 전개 고구려발해연구 41,pp.49~50. 31) 盧明鎬,1981 앞의논문,pp.68~76 ;강진원,2008 고구려 시조묘제사 연구 한국사론 54,pp.13~21. 32)이종태,1990 앞의논문,pp.96~96 ;강경구,2000 고구려동명왕묘의성립과정 한국고대사연구 18,pp.193~ ) 孫鐵山,1998 唐李他仁墓志銘考釋 遠望集 下, 陜西人民美術出版社 ;윤용구,2003 중국출토의 韓國古代 遺民資料 몇가지 한국고대사연구 32.

11 고구려 도성의 의례공간과 왕권의 위상 65 는 한원 에인용된 위략 일문의 穟穴神 이라는문구가 筆寫 과정에서 발생한 誤字가아니라, 위략 의원표기로서동맹제에서모셔진 神主의성격을반영할가능성을 시사한다. 36) 즉 삼국지 의 隧神 이신주를모신 大穴 이라는장소에서 유래한것이라면, 위략 의 穟穴神 은신주의성격을 나타낼가능성이높다고 생각된다. 이러한점에서 동맹제에서 모셔진 神主를 穟神 으로파악하고, 37) 그성격을 穀靈神 [ 穀母神 ] 으로파악한견해가주목된다. 38) 물론고구려건국설화에서유화부인은 麥種을주몽에게전해주는 등농업신적요소를갖고있다는점에서 39) 동맹제의 主神이유화부인일가능성을 배제할수는없다.다만이경우에도유화부인이 고구려건국설화에 나오는시조 주몽의어머니이기 때 34) 拜根興,2009 高句麗 遺民 高性文 高慈 父子 墓誌의 考證 忠北史學 22 ; 趙振華, 閔庚三,2009 唐高質高慈父子墓誌硏究 考古與文物 ; 閔庚三,2007 신출토 高句麗 遺民 高質 墓誌 신라사학보 9. 35)< 이타인묘지명 >: 從英公入朝, 特蒙勞勉, 蒙授右戎衛將軍. 卽而姜維構禍, 復扰成都, 穟穴挺妖, 俄翻穢境. < 고질묘지명 >: 公資靈穟穴, 漸潤蓬津, 英姿磊落而挺生, 偉幹蕭森而鬱起.( 중략 ) 乃下制曰, 將軍死綏, 著乎前典,( 중략 ) 柳城縣開國公高性文, 蓬丘徙搆, 穟穴分源. 携五族而稱賓, 按八屯而奉職. 36)한편 당의 虞世南이찬하고,명의 陳禹謨가 補註한 北堂書鈔 권158, 지리부2 穴의 穟穴 조에는 후한서 고구려전에도 본래 穟穴 이라고표현한 것으로 적고있다. 37) 御定淵鑑類函 권26, 地 4 穴 1에도 又曰高麗國, 東有大穴, 號穟穴, 以十月國中大會, 迎稼神而祭之. 라고하여동맹제의 주신이 稼神 곧곡령신이었을 것으로파악하고있다. 38) 三品彰英,1973 古代祭政と穀靈信仰, 平凡社,pp.166~167 ;권오영,1999 한국고대의새관념과 제의 역사와현실 32,pp.100~105. 한편고대 일본에서도 하천중류의합류처나하중도에서 곡령신제사를거행한 경우가확인된다고 한다 ( 和田萃, 1999 古代の祭祀空間 祭祀空間 儀禮空間, 雄山閣,pp.169~171). 39)김철준,1971 동명왕편에 보이는 神母의성격 ;1975 한국고대사회연구,지식산업사,pp.37~41.

12 66 한국고대사연구 71 (2013.9) 문이아니라,가장중요한 農業神 곧 地母神으로 崇仰되었기때문에 동맹제의주신으로 모셔졌다고보아야 할것이다. 계루부출신의 고구려왕이 동맹제를 주관했을가능성은 높지만, 40) 그 致祭 대상이계루부 왕실의시조나 조상신일 가능성은희박한 것이다.즉 桂婁部가일찍부터 주몽이나 또다른역사적 인물을 族祖로섬기며,궁실좌우에건립한 大屋 등계루부내의제의시설에서 致祭했을가능성은충분히 있지만,이러한계루부의 族祖나 祖上神을동맹제의주신으로 모셨을가능성은낮다고생각된다.3세기중반의동맹제에서는 穟神 이라고일컬어진보다보편적인 穀靈神 (= 農業神 ) 이 主神으로모셔졌던 것이다. 그런데사료 1-ᄃ에서 보듯이 東盟祭는기본적으로 祭天 곧하늘에 대한제사였고,그장소는도성 동쪽의압록강변이었다.따라서동맹제가 곡물을수확한직후인10월에 거행되었고,그 主神이 穟神 = 穀靈神이었음을고려하면,농경과생명의 근원인하늘 [ 天神,태양] 과물 [ 水神, 地神 ]양자모두에대한추수감사제의 성격을갖고있었고, 41) 양자의결합으로곡식이 영그는과정을묘사했다고 추정된다.또한이시기에는 아직주몽설화가 건국설화로정립되지못하였고,계루부왕실이여러부여계 유이민집단과함께부여의시조인 東明을공동의 선조로내세운 사실을상기하면,부여의동명설화가재현되었을 가능성도 상당히높다. 42) 따라서3세기 중반경동맹제의 제장인 通天洞 - 大岩洞 일대가가장 높은의례공간이라는위상을 확보한것은계루부뿐 아니라5부전체가 떠받들던곡령신 = 농업신을 主神으로삼아 제천행사를 거행하였기때문이라고 생각된 40) 舊唐書 와 新唐書 에는왕이 몸소동맹제를 지냈다고 기술하고 있다. 41) 盧泰敦,1999 앞의책,pp.158~160 ;조우연,2011 앞의논문,pp.57~60. 42) 那珂通世,1915 高句麗考 那珂通世遺書,p.100 ;노명호,1981 앞의논문,pp.55~ 64 ;최광식,1989 한국고대의 제천의례 국사관논총 13,p.158 ;강경구,2000 앞의논문,pp.197~198 ;박승범,2001 고구려의 국가제사 사학지 34,pp.98~99.

13 고구려 도성의 의례공간과 왕권의 위상 67 다. 43) 이곳은천연동굴로서 평소 穟神의 神像인 木穟 를 44) 잘보관할 수있는신성한장소로여겨졌을 것이다. 45) 3세기중반경에는 신성성을간직한 도성외곽의천연동굴이왕궁이나 그주변의인공제의시설보다 더높은의례공간의위상을 지녔던것이다.이와관련하여 왕위교체와 관련한다음 사료들이주목된다. 3-ᄀ 秋七月, 遂成獵於倭山, 與左右宴. 於是, 貫那于台彌儒 桓那于台菸支留 沸流那皂衣陽神等, 陰謂遂成曰 初慕本之薨也, 太子不肖, 羣寮欲立王子再思. 再思以老讓子者, 欲使兄老弟及. 今王旣已老矣, 而無讓意, 惟吾子計之.( 삼국사기 고구려본기3 태조왕80 년조 ) 3-ᄂ 秋七月, 遂成獵於倭山之下, 謂左右曰 大王老而不死, 吾齒卽將暮矣, 不可待也. 惟願左右爲我計之. 左右皆曰 敬從命矣. 於是, 一人獨進曰向, 王子有不祥之言, 而左右不能直諫, 皆曰敬從名者, 可謂姦且諛矣. 吾欲直言, 未知尊意如何?( 삼국사기 고구려본기3 태조왕94 년조 ) 3-ᄃ 秋九月,( 烽上 ) 王獵於侯山之陰, 國相助利從之. 謂衆人曰 與我同心者, 効我. 乃以蘆葉揷冠, 衆人皆揷之. 助利知衆心皆同, 遂共廢王, 幽之別室, 以兵周衛. 遂迎王孫, 上璽綬, 卽王位.( 삼국사기 고구려본기5 미천왕즉위년조 ) 상기 사료에 따르면 태조왕으로부터 禪位를 받아 차대왕으로 즉위한 遂 43)이러한 점에서 東盟 을 國東大穴에서 개최된 여러나부세력의 會盟 으로해석한 견해가주목된다 ( 조우연,2011 앞의논문,pp.56~57). 44) 木穟는나무로 표상된 穀穟이거나 나무에 穀穟를건 것으로파악된다 ( 권오영,1999 앞의논문,p.101). 45)도성 동쪽의동굴에 神主를모시는전통은고려시기까지 계승되고있다 ( 宋史 권 487, 열전246 고려 ).

14 68 한국고대사연구 71 (2013.9) 成은 倭山에수렵을나갔다가 左右와향연을벌이며왕위 찬탈을모의했다고한다.이때 倭山의향연에는 여러나부에 소속된인물들이 참가하고 있을뿐아니라 (3-ᄀ), 수성의왕위찬탈에반대하는자도참가하고있다 (3- ᄂ ).이로보아수성이 倭山에서행한수렵이나 향연은최측근만대동한 私的 모임이라기보다는국가의 정무에관여하던관인이대거 참가한 公的 모임이었다고생각된다. 46) 봉상왕을폐위하고 미천왕을옹립한 國相 倉租利의쿠데타도 侯山이라는수렵장소에서이루어졌는데,이수렵에는봉상왕도참가하였다 (3-ᄃ). 侯山 수렵은봉상왕이 주재한 公的 회합이었던 것이다. 이처럼고구려초기에는 왕위찬탈을모의하거나 쿠데타를실행하는 중요한정치 회합이 47) 수렵장소라는 자연공간에서 자주개최되었다. 48) 이는당시최상위국가의례인 동맹제가도성 외곽의천연동굴과 압록강변에서 개최된것과조응하는현상이다. 49) 그러므로왕궁과그 좌우의제의건물에서 각 46)다만 관나부,환나부,비류나부 소속인물의 관등이 于台와 皂衣로서최상위가 아니라는점에서 각 部의 大加級 인물이 참여한 諸加會議는 아니고,각부에서 도성에 파견되어일상적인 행정업무를 수행하던인물이 참가한공적 모임이었다고 파악된다 ( 여호규,1998 앞의논문,pp.58~59). 47)당시 狩獵은전쟁에 대비한 군사훈련의 성격과 더불어중요한 규범적 통치행위나 정치회합의성격을지녔다고이해된다 ( 김영하,1985 고구려의순수제 역사학보 106 ;김대현,2005 고구려 초기사회에서 사냥의 유형과기능 청람사학 12). 48)중국의 晉 - 南朝에서황제의 폐위나즉위뿐 아니라폐위 모의도 朝堂에서이루어져야정당성을 부여받았다고 하는데 ( 山崎道治,1996 漢唐間の朝堂について 古代都城の儀禮空間と構造, 奈良國立文化財硏究所,pp.3~6), 상기와같은 고구려 초기의상황과명확히 대비되는 현상이다. 49)고대 일본의경우도 7세기 飛鳥 지역에서는 거대하면서 성스러운 槻木이위치한 王宮 - 飛鳥寺 서쪽의광장에서 隼人이나 蝦夷의복속의례, 群臣의 誓約,그밖에 相搏이나 饗宴을비롯한 각종의례가 거행되었다 ( 今泉隆雄,1997 勸力表象の場としての古代宮都 國立歷史民俗博物館硏究報告 74,pp.17~19 ; 木下正史,1997 飛鳥寺西邊の儀禮空間 國立歷史民俗博物館硏究報告 74,pp.207~230 ; 平野卓治,1999

15 고구려 도성의 의례공간과 왕권의 위상 69 종모임과제의가거행되었겠지만,아직최상위정치적회합이나 국가의례로서의위상을 확립한상태는 아니라고생각된다. 도성내부의 왕궁과그주변의 제의건물등이 중추적인의례공간의 위상을확보하지 못한것이다.이로인해 도성의궁실을 정점으로 하는위계적인의례공간체계도확립하지못했을것이다.도성의의례공간에서확인되는이러한현상은계루부출신의왕이초월적위상을 확립하지못한상황과 50) 밀접히연관된다고 생각된다. Ⅲ.4-5 세기 都城 景觀의 형성과 儀禮空間의 재편 고구려는3세기 중후반 那部體制의해체와 더불어점차 중앙집권체제로전환하였다.이에따라 각 那部의지배세력 가운데상당수가 도성으로 移住하여 方位部를관칭하기 시작했다. 51) 그리하여300 년경에는각 那部의주요지배세력이도성으로 集住한가운데, 都城景觀도뚜렷하게 형성되었을 것으로예상되는데,최근국내성지에서조사된 건물지나유물포함층은이를 잘보여준다. 52) 宮 宮都 儀禮空間 祭祀空間 儀禮空間, 雄山閣,pp.186~188). 또한흉노계통의劉淵은 前趙를건국한다음 도성인 平陽의서쪽에 胡族 통치를총괄하는 單于臺를설치했다 ( 晉書 권101, 劉元海載記 ). 北魏의경우도 태조도무제는 牛川이라는 자연적공간에서 왕위에 즉위하였고,5세기 초반에는 도성서쪽 야외에 祭壇을설치하고제천행사를거행하였다 ( 魏書 권108, 禮志 1 登國元年조및 天賜二年조; 嚴耀中, 1989 北魏前期的宗敎特色與政治 上海師範大學學報 ; 邵正坤,2007 試論鮮卑早期的宗敎信仰及其轉變 東北史地 ). 50)노태돈,1999 앞의책,pp.122~ )여호규,1995 3세기고구려의사회변동과통치체제의변화 역사와현실 15, pp.160~171.

16 70 한국고대사연구 71 (2013.9) < 그림 2> 국내성지의건물유적및권운문와당출토현황 국내성지는네모꼴로서 총둘레는 2,686m 이다.< 그림2> 에서보듯이 국내성지의내부는 성문과도로를 기준으로12 구역으로구획할 수있는데,북부중앙의제2-3 구역을제외한10 구역에서29곳의 건물지와유물포함층을확인하였다.또한건물유적이 확인된10 개구역가운데 7개구역에서 4세기에유행한 卷雲紋瓦當이 출토되었다.4세기전반에는 국내성지내부에 고급건축물이골고루 분포했던 것이다. 53) 다만국내성지 내부에서3 세기후반까지의 유물은거의 출토되지 않으므 52)국내성지를 중심으로 한도성경관의 형성양상에 대한 아래서술은 여호규,2012a 고구려 國內城 지역의건물유적과 都城의공간구조 한국고대사연구 66,pp.46~73 참조.

17 고구려 도성의 의례공간과 왕권의 위상 71 로건물유적의 상한도3세기 중반이전으로 소급하기는 힘들다.국내성지의도성경관은3 세기중후반부터 형성되었는데,이는 那部 지배세력의 集住와밀접히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그리고 4세기 전반에국내성지 전역에 고급건축물이분포한 데서보듯이 도성으로 集住한지배세력도 대부분국내성지내부에거주했다.따라서3세기경부터 등장하는도성의 方位部는기본적으로도성내부를 대상으로편성한 것으로파악된다. 54) 方位部 편성의기준점과 관련하여 국내성지중앙의 제6구역이 주목된다. 이곳에서확인된여러건물유적은 동일건물군을구성했는데,남북범위만최소150m에 이른다.또한가장아래문화층에는최고급 외래품인동진제청자를다량매납하였다.이로보아중앙부의제6-7 구역은왕궁이위치한 中部 였을것으로 추정된다. 중국고대 都城의공간구조를 보면 後漢代까지는 宮城을도성중심부에위치시켰다가, 曹魏 鄴城에서부터북부중앙으로옮기기시작하여 北魏의洛陽에서북쪽에 宮城을위치시키는 坐北朝南 의도성구조가 완성되었다. 55) 국내성지의왕궁 배치는기본적으로 후한대까지의도성구조와 유사한것이다.따라서 귀족의저택은 왕궁이위치한 중앙부주변에 자리잡았고, 方位部는이러한거주구역을각방위별로 편제한행정구역이라고파악된다.중부인제6-7 구역을중심으로 각방위별로 방위부를배치했던 것이다. 그런데도성으로 集住한귀족가운데 일부는종전의본거지로 歸葬했겠지만,대부분은 集安盆地 일대에무덤을 조영했다. 集安盆地 일대에산재한 53)제 6구역체육장 지점의경우 (12번), 동진제청자나 권운문와당의 출토양상을통해가장아래쪽 문화층이 4세기 전반에조성되었음을 추정할 수있다. 54)임기환,2003 고구려 도성제의 변천 韓國의 都城,서울시립대 서울학연구소,pp. 10~11. 55) 王維坤,1997 中國 古代都城의 構造와 里坊制의 기원에관하여 地理敎育論集 38, pp.92~93.

18 72 한국고대사연구 71 (2013.9) 무수한고분은 이를잘 보여준다.특히4 세기초중반으로 편년되는 권운문와당이 國內城址뿐아니라 禹山 산록의건물지나 고분,서쪽의 麻線溝 일대에서출토된다는 사실도이를 잘보여준다. 集安盆地 거의전역이 도성민의 葬地로활용되기 시작한것이다. 이와관련하여 4세기에재위했던 故國原王, 故國壤王, 廣開土王 등의 諡號에공통적으로 國岡上 葬地名이포함된사실이 주목된다. 56) 이들왕릉의위치에대해서는 다양한견해가 제기되었는데, 57) 본고와관련하여 가장유의되는견해는' 國岡上 ' 을특정지명으로해석하는입장이다.즉< 광개토왕릉비 > 가입지한지역을' 國岡上 ' 으로상정한다음,이일대의태왕릉, 임강총, 장군총 58) 또는우산하 992호분 [ 또는540 호분 ],태왕릉,장군총 59) 등을각기 고국원왕릉,고국양왕릉,광개토왕릉 등으로비정하는 견해이다. 그렇지만 集安盆地 일대의 초대형적석묘를 조사한 결과 臨江塚은 西大墓보다앞선 3세기 고분으로파악되었다. 60) 또한우산하 992호분은 왕릉임이 거의명확한 서대묘-천추총 -태왕릉에비해 규모가작고,우산하540 호분은파괴분으로서정확한 규모를파악하기 힘들다.이들을제외하면,능비주변에 4세기대의왕릉으로 비정할만한초대형적석묘는 태왕릉과장군총 2기밖에없다. 國岡上 장지명을공유한 3왕의왕릉이 광개토왕릉비부근에 모두조영되었을가능성은 희박하며, 국강상 을특정지역으로 비정하는견해 역시 56) 國岡上 장지명및 國都 인식의형성에 대한아래서술은 여호규,2010a 高句麗의太王號 제정과 國岡型 왕릉입지의 성립 역사문화연구 35,pp.461~480 참조. 57)각 연구자의 견해에 대해서는 정호섭,2009 고구려 고분의조영과 제의,고려대 박사학위논문,pp.57~68. 58) 濱田耕策,1986 高句麗廣開土王陵墓比定論の再檢討 朝鮮學報 합집, pp.103~108 ; 李道學,2002 광개토왕릉비의 건립배경 백산학보 65,pp.58~63. 59)임기환,2009 고구려의 장지명 왕호와 왕릉 비정 고구려 왕릉연구,동북아역사재단,pp.24~42 ;정호섭,2009 앞의논문,pp.57~68. 60) 吉林省文物考古硏究所 集安市博物館,2004a 臨江墓 集安高句麗王陵, 文物出版社.

19 고구려 도성의 의례공간과 왕권의 위상 73 성립하기힘들다. 61) 國岡上 의' 國 ' 은도성을 뜻하는데,사료1 의 國中大會 나 國東大穴 이라는표현은 이를잘보여준다.더욱이 三國史記 本文 왕명의 故國 이라는표현이나고국천왕을 國壤 으로지칭한동천왕대기사는 62) 고구려인들이' 國 ' 을도성이라는뜻으로 파악했음을잘보여준다.또한 岡 은산의여러지형가운데 山脊 을지칭하는데, 63) 좌우가대칭을이루며 가운데가높다란 산등성이모양의 언덕을 가리킨다. 64) 이로보아 國岡上 은특정 지역이아니라 都 < 그림 3> 집안분지일대의초대형적석묘분포현황 61)모모자키 유스케,2009 고구려 왕릉출토 기와 부장품으로 본편년과 연대 고구려왕릉연구,동북아역사재단,p ) 三國史記 고구려본기 5 동천왕8 년조. 63) 釋名 제3 釋山 : 山脊曰岡, 岡亢也, 在上之言也.

20 74 한국고대사연구 71 (2013.9) 城에위치한 岡 모양의언덕을 뜻하는보통명사로 파악된다. 고고자료이나문헌사료를종합하면,대체로고국원왕릉은 集安盆地 서쪽의천추총,고국양왕릉과광개토왕릉은동쪽의태왕릉과장군총등으로비정된다. 65) 천추총은국내성지에서 서쪽으로4km,태왕릉과장군총은 동쪽으로4-6 km떨어져있다.천추총과 장군총의거리는 10여km나 된다.적석묘가확인되지않는 下解放 지역을제외한다면,천추총과장군총은< 그림3> 에서보듯이 집안분지 전체를포괄하는 양끝단에 위치한셈이다.이로보아 4세기에는 하해방지역을 제외한 集安盆地 전체에 걸쳐왕릉을 조영하며,이를 國 곧 國都 의공간범위로여기는 인식이확립되었고,이를바탕으로4 세기중후반에 재위했던왕의 장지명을 國岡上 으로명명했다고 파악된다. 그런데 國岡上 장지명왕릉은모두 岡 이라는우월한입지에단독으로조성되어있는데,이때부터왕호도 太王號 로격상되었다. 國岡上 에조성된왕릉은4세기이후확장된 도성지역전체를아우르면서 太王 으로격상된국왕의초월적 위상을표출하는 면모를지녔던 것이다. 66) 즉국내성지 내부의공간구조를 왕궁이위치한 中部를중심으로 편제한것에 조응하여,집안분지전체로확장된도성지역의 경관도 國岡上 에거대한왕릉을조성하여 太王의초월적 위상을표출하는 형태로조성하였던 것이다. 67) 이처럼4세기를 거치면서 國內城 일대에는 종전과현격히 구별되는 都城景觀이형성되었고, 集安盆地 전체를포괄하는 國都 인식이 확립되었다.이 爾雅 권11 釋山 : 山脊, 岡. 說文解字 권9하 山部 : 岡, 山脊也. 從山网聲. 64) 民衆書林 편, 漢韓大字典 에서는 이를 아치모양의 산 이라고풀이했다. 65)구체적인 논증은 여호규,2006 앞의논문,pp.100~127 참조. 66)이와 관련하여 < 광개토왕릉비 > 가도성의 5 部民을겨냥하여 건립되었다는 견해가 주목된다 ( 李成市,1994 表象としての廣開土王碑文 思想 842 ;2001 만들어진고대,삼인,pp.68~73). 67)여호규,2010a 앞의논문,pp.474~480.

21 고구려 도성의 의례공간과 왕권의 위상 75 에따라도성의 의례공간도 새롭게재편되었을 텐데,다음사료는 이와관련하여중요한 시사를준다. 4-ᄀ 春二月, 王以丸都城經亂, 不可復都, 築平壤城, 移民及廟社.( 삼국사기 고구려본기5 동천왕21년조 ) 4-ᄂ 十月, 王增營宮室, 頗極侈麗, 民饑且困, 羣臣驟諫, 不從.( 위의책, 봉상왕7년조 ) 4-ᄃ 八月, 王發國內男女年十五已上, 修理宮室. 民乏於食, 困於役, 因之以流亡.( 위의책,봉상왕9 년조 ) 4-ᄅ 春二月, 修葺丸都城, 又築國內城. 秋八月, 移居丸都城. 皝自將勁兵四萬, 出南道.( 중략 ) 遂入丸都. 王單騎走入斷熊谷, 將軍慕輿埿追獲王母周氏及王妃而歸.( 중략 ) 皝從之. 發美川王廟, 載其尸, 收其府庫累世之寶, 虜男女五萬餘口, 燒其宮室, 毁丸都城而還.( 삼국사기 고구려본기6 고국원왕12 년조 ) 68) 4-ᄀ은 曹魏의 毌丘儉軍에의해 환도성이함락된 다음,도성을새롭게조영한사실을전한다.이평양성의위치에 대해서는논란이분분하지만, 69) 본고에서는 民과 廟社를옮겼다 는기사에 주목하고자 한다.여기의 廟社 는 68)이 기사의 후반부는 晉書 권109, 慕容皝載記 咸康七年조의 皝遷都龍城. 率勁卒四萬, 入自南陝, 以伐宇文 高句麗,( 중략 ) 乘勝遂入丸都, 釗單馬而遁. 皝掘釗父利墓, 載其尸幷其母妻珍寶, 掠男女五萬餘口, 焚其宮室, 毁丸都而歸. 라는기사를전재했을가능성이 높다. 69)종래 이평양성의 위치를평북 강계나현재의 평양으로 보았는데,최근 集安 國內城址로보는 견해가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다 ( 鳥居龍藏,1914 丸都城及び國內城の位置に就きて 史學雜誌 25-7,pp.883~885 ; 魏存成,1985 高句麗初中期的都城 北方文物 ;심광주,2005 고구려국가형성기의 성곽연구 고구려의국가형성,고구려연구재단,p.181).

22 76 한국고대사연구 71 (2013.9) 宗廟와 社稷 [ 國社 ] 의줄임말로서 삼국지 고구려전의 宮室 左右에건립한大屋 에해당하는제의시설로 파악된다.따라서후대적 윤색이가해졌지만, 이기사는환도성에서처럼 새롭게조영한도성에도중국 왕조의 宗廟와 社稷에비견되는 제의시설을 건립한것으로 해석할수 있다. 한편4-ᄂ ᄃ에 따르면봉상왕대에 宮室을너무화려하게 增營하거나修理하여백성의 삶이피폐해졌고,이로인해 결국봉상왕은 창조리의쿠데타로폐위되었다 (3-ᄃ). 이와관련하여 당시 那部體制의해체와 더불어국왕중심의 중앙집권체제로 전환된사실에 유의할필요가 있다.특히이 무렵빈번하게확인되는 王弟 살해는왕위계승원리가 형제 [ 세대 ] 계승에서부자계승으로전환하던 과도기현상으로 이해된다. 70) 봉상왕은숙부인 達賈와 王弟인 咄固를주살하고,조카인 乙弗까지살해하려고시도했다. 71) 봉상왕이왕위의 부자계승과 왕권강화를 위해잠재적 왕위계승권자를모두 주살하려했던 것이다.이로보아 봉상왕은너무 성급하게왕권강화를 추진하다가,지배세력의 반발에부딪혀 폐위되었을 가능성이높다.따라서이무렵 都城 景觀이본격적으로형성된 사실을고려하면,봉상왕의 宮室 增營이나 修理은왕궁의위상을제고하고 이를중심으로도성의공간구조를 재편하려한 시도로해석할 수있다. 그렇지만이러한시도는 봉상왕의 廢位와더불어중단되었는데,봉상왕폐위이후 한동안 宮室 造營과관련한 기사가보이지 않는것은 이를반영한다.그런데4세기 전반을지나면서 國內城址 거의전역에 瓦當을사용한고급건축물이조영된 사실을고려하면,이무렵궁실을 增修하거나신축했을가능성은매우높다.특히342년 前燕 모용황이궁실을불태웠다고하므로 (4-ᄅ), 전연군이퇴각한이후 궁실을새롭게조영했을 것이다.다만이러 70)여호규,2010b 고구려 초기의왕위계승원리와 고추가 동방학지 150,pp.185~ ) 三國史記 고구려본기 5 봉상왕원년,2년,7 년조및 미천왕즉위년조.

23 고구려 도성의 의례공간과 왕권의 위상 77 한 宮室 增修나 造營이도성의 공간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않았기 때문에별도의 기록으로남지 않았다고짐작된다. 이와관련하여 4세기초부터 왕릉을집안분지 전체에걸쳐 초대형적석묘로조영한사실에 유의할필요가 있다.실제 集安盆地 일대를답사해보면 4 세기초부터 조영한왕릉급 무덤인서대묘,천추총, 태왕릉,장군총등은 규모뿐아니라 입지상다른 고분과뚜렷이 구별되는 경관을보유하고 있다.이는궁실조영을통해도성의 공간구조를재편하려던봉상왕의 시도가좌절된이후,초대형 왕릉의조영을 통해도성의 공간구조를 새롭게재편하고 太王權의초월적 위상을과시하려한 시도로해석할 수있다. 72) 따라서도성내부의 공간구조재편은 일시적으로유보하였다가 제반여건이성숙되었을 때재추진했을것으로 상정해볼수있다.이와관련하여 4 세기말고국양왕대에서 5세기초 장수왕대에 걸쳐확인되는 다음과같은 일련의기사가 주목된다. 5-ᄀ 三月, 下敎, 崇信佛法求福. 命有司, 立國社, 修宗廟.( 앞의책,고국양왕9년조 ) 5-ᄂ 春二月, 增修宮闕.( 앞의책,광개토왕16 년조 ) 5-ᄃ 秋九月, 大有年, 王宴群臣於宮.( 앞의책,장수왕12 년조 ) 먼저 5- ᄀ에 따르면 故國壤王 말년에 73) 敎를 내려 佛法을 신봉하여 福 72)여호규,2010a 앞의논문,pp.465~480 참조.고대일본의 경우에도5 세기만하더라도 王宮의 統合機能은 아직맹아적 상태였고,거대한 왕릉에서의 葬送儀禮를 중핵으로통합기능을편성하였다고한다 ( 榎村寬之,2005 大王の祭祀から天皇の祭祀へ 水と祭祀の考古學, 學生社,p.202 및 古市晃, 世紀における王宮の存在形態 日本史硏究 587 ;2013 倭王權の支配構造とその展開 日本史硏究 601,pp.6 ~18).

24 78 한국고대사연구 71 (2013.9) 을구하라 고한다음,유사에게 명하여 立國社 修宗廟 했다고한다.일반적으로 立國社 의 立 은 세우다 곧 國社를새롭게 건립한조치로 해석하는반면, 修宗廟 의 修 는 수리 곧 기존의종묘시설을 보완하거나 개편한것으로파악한다. 74) 그런데 立國社 修宗廟 라는표현의 修 는일종의관용구로서 75) 立 과마찬가지로 興建 곧 새롭게 修建했음 을뜻하는경우가많다. 立國社 가사직을 새롭게건립한 것을뜻한다면, 76) 修宗廟 역시기존의 종묘제도를개편하여 종묘를새롭게 修建했다는의미로 해석된다. 77) 이러한종묘제도의개편과 종묘건물의 修建은4세기중후반에 진행된鄒牟王 [ 주몽 ] 을시조로 하는 建國說話의 確立 및 初期 王系의 定立과밀접히연관된것으로 이해된다. 78) 즉고국양왕대에는 건국설화의 확립과초기 왕계의 定立을바탕으로국가제사체계를대대적으로개편하였다고이해되는데, 79) 본고에서는 宮室 좌우의 大屋 [ 廟社 ]대신 國社와 宗廟 건물을새롭게 73) 故國壤王 9년은서기로 392년인데,< 광개토왕릉비 > 에따르면392 년은광개토왕 재위2년이 된다.이에 일반적으로 고국양왕의 재위기간을 8년으로 상정하고,상기 기사도고국양왕 8년조로 재조정하여 이해한다. 74)정구복 외,1996 역주삼국사기 (2: 번역편 ),한국정신문화연구원,p ) 禮記 권51, 방기: 修宗廟, 敬祀事, 敎民追孝也. ; 史記 권97, 열전27 李斯列傳 : 立社稷, 修宗廟, 以明主之賢. ; 後漢書 권44, 열전4 孝侯賜전: 是日以賜爲丞相, 令先入關, 修宗廟宮室. 76)서영대,2005 고구려의 사직과 영성에대하여 고구려의 사상과 문화,고구려연구재단. 77)강진원,2008 앞의논문,p.34 ;조우연,2010 앞의논문,pp.54~55. 한편408년에조영된덕흥리벽화고분 묵서명에 나오는 此二人大廟作食人也 의 大廟 는대체로 이때 修建한 宗廟를지칭한다고 이해된다 ( 이문기,1999 고구려덕흥리고분벽화의 칠보행사도와 묵서명 역사교육논집 25,pp.207~208). 78) 趙仁成, 세기 고구려 王室의 世系認識 변화 한국고대사연구 4,pp.71~73 및 盧泰敦,1994 고구려의 초기왕계에 대한일고찰 이기백선생고희기념한국사학논총 ( 상 );1999 고구려사연구,사계절,pp.84~94.

25 고구려 도성의 의례공간과 왕권의 위상 79 修建한사실에 주목하고자한다.이는국가 제사체계의개편과 더불어도성의의례공간을 재편했을가능성을 시사하기때문이다. 이러한점에서고국원왕2년 (332) 이후약200여년간 始祖廟 제사가확인되지않는사실에 착안하여,고국양왕대의 종묘제개편과 더불어왕실 조상제사가왕릉의 墓祭 [ 廟祭 ] 에서종묘제사로 바뀌었다고파악한 견해가주목된다. 80) 4세기초이래거대한 왕릉을조영하여 太王의초월적위상을표출한사실을고려하면,봉상왕이후고국양왕대까지는 주로 陵墓를중심으로도성의의례공간을재편하다가,고국양왕대에 國社와 宗廟를새롭게조영하여도성의 의례공간을 대대적으로개편하였다고 해석할수 있다. 이와관련하여능비의 수묘인연호조에는 王陵 관리와청소 [ 守墓洒掃 ] 만언급한데비해, 81) 최근발견된 < 集安高句麗碑 > 에는 守墓制 시행과 더불어 陵墓에서 四時祭祀 를거행하였다고 명기한점이 주목된다. 82) < 集安高句麗碑 > 의건립시기에대해서는논란이 분분하지만,필자는광개토왕이역대 선왕의왕릉에건립한 守墓碑의하나로파악하고 있다. 83) 이렇게본다면광개토 79) 盧明鎬,1981 앞의논문,pp.73~74 ; 徐永大,1991 한국고대신관념의 사회적의미,서울대 박사학위논문,pp.213~ )강진원,2008 앞의논문,pp.41~42 ;조우연,2010 앞의논문,pp.56~58. 중국왕조도 漢代만하더라도 국가재정에 부담을줄정도로 陵園 祭祀를거행하였는데, 曹魏代에 陵園의 寢殿을폐지한 이래능원제사도 점차소멸되었다.그리하여 晉 - 唐代에는 陵園의 守衛와 掃除를맡은 陵令 계통의 관제만남고,제사를 맡았던 陵食 계통의관제는폐지했다 ( 김택민,2013 중국고대 守陵제도와 율령 광개토왕비의 재조명, 동북아역사재단 ). 81)< 廣開土王陵碑 >4면: 國岡上廣開土境好太王, 存時敎言, 祖王先王, 但敎取遠近舊民, 守墓洒掃, 吾慮舊民轉當羸劣.( 중략 ) 自上祖先王以來, 墓 上不安石碑, 致使守墓人烟戶差錯. 82)< 集安高句麗碑 >3행: 各墓烟户, 以 河流, 四時祭祀. 83)여호규,2013 신발견 集安高句麗碑 의구성과 내용고찰 한국고대사연구 70.

26 80 한국고대사연구 71 (2013.9) 왕대만하더라도 능묘제사가 중시된반면,그이후 그중요도가 낮아져능비를건립하면서 이를언급하지 않았다고상정해볼 수있다. 84) < 集安高句麗碑 > 의5-6행은, 國岡上太王, 平 王神亡, 興东西 世室, 追述先聖功勳, 彌高烋烈, 継古人之慷慨. 로판독된다. 85) 5행의 國岡上太王 은4세기중반에재위한고국원왕으로 비정되지만그앞뒤에 나오는왕의 실체는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다만6 행의 世室 이 宗廟를뜻한다는사실을 상기하면, 86) 5행의 神亡 은기존제사시설의망실을뜻하며,그다음의 興东西 世室 은 宗廟 [ 世室 ] 를포함한 새로운제사시설의 作興을기술한것으로파악된다.그리고6행중하단은 宗廟등새롭게 作興한제사시설에 先王의공훈을 追述한것으로 파악할수 있다. 그러므로본래 守墓制의시행과더불어 陵墓祭祀를거행한 사실을상기하면,이구절은 守墓制 문란으로 인해왕릉에 설치했던 기존제사시설에 문제가발생하자,그에대신하여 宗廟 등제사시설을 새롭게 作興한사실을 기술한것으로 파악된다.즉종래 先王의 陵墓에서주로 거행하던 祖先 제사가 宗廟 등의제사로 변화한사실을기술한 것이다. 87) 그리고< 集安高句麗碑 > 가광개토왕대에 건립되었음을 고려하면,이러한 변화는고국양왕대의 國社와 宗廟 건립과밀접히 연관되어있다고 파악된다. 종래고국양왕대에 건립한 國社나 宗廟를 國內城址 동쪽0.5 km의 東臺子유적으로비정하기도 했다. 88) 그렇지만최근 연구성과에 따르면 東臺子 유적은5세기후반 이후에조성되었다고 하므로 89) 이를고국양왕대에 건립한 國 84)공석구,2013 고구려 수묘비의 발견과몇 가지해석 고구려발해연구 45,p )이 판독문은 필자의 판독안임 ( 여호규,2013 앞의논문,p.72의 판독문 시안 ). 86) 周禮 考工記 匠人 : 夏后氏世室, 堂脩二七, 廣四脩一. 鄭玄注 : 世室者, 宗廟也. 87)이상은 여호규,2013 앞의논문,pp.89~92 참조. 88) 吉林省博物館,1961 吉林輯安高句麗建築遺址的淸理 考古 ; 方起東,1982 集安東臺子高句麗建築遺址的性質和年代 東北考古與歷史

27 고구려 도성의 의례공간과 왕권의 위상 81 社나 宗廟로보기는어렵다.오히려3세기 중반중국왕조의 종묘와사직에비견되는 桂婁部의제의시설이 宮室 좌 우에있었고,247년새로운 도성을조영하면서 廟社 를옮긴사실을 상기하면,고국양왕대에 건립한 國社와 宗廟 건물도도성 내부특히 왕궁주변에 위치했다고짐작된다. 전술했듯이현재의 國內城址는4세기 초부터 都城景觀을뚜렷이 갖추기시작하였는데,왕궁은중앙의제6-7 구역에위치했을가능성이가장높다. 특히제6구역의 초대형건물지에서는 동진제청자라는최고급 외래품을 毁器하는제사의례가 거행된사실도 확인되었다. 90) 이로보아 고국양왕대에 건립한 國社와 宗廟는왕궁이위치한국내성지 중앙부나그주변에위치했을가능성이높다.고국양왕대에는 새로운 國社 宗廟의 修建과함께 국가제사체계를개편했을뿐아니라,도성의의례공간도왕궁을 중심으로대대적으로재편했던 것이다. 이에따라왕궁과그주변의 國社 宗廟가도성에서 가장중추적인의례공간으로부상했을것이다.봉상왕대이후처음 확인되는광개토왕16 년의宮室 增修 기사 (5-ᄂ) 는이러한의례공간재편에 맞게왕궁을대대적으로증축하고수리한 사실을반영한다.특히장수왕 12년 (424) 에는 왕이왕궁에서 群臣에게향연을 베풀었다 고하는데 (5-ᄃ), 삼국사기 고구려본기에서는처음확인되는 王宮에서의 群臣 饗宴 기사이다. 91) 이러한 王宮에서의 群臣 饗宴 기사는백제와신라의 경우에도5세기 후반동성왕대나 92) 7세기말 89)강현숙,2010 앞의논문,pp.171~ ) 吉林省文物考古硏究所 集安市博物館,2004b 國內城, 文物出版社,pp.135~ )민중왕 4년 群臣과 饗宴했다고 하는데 장소가나오지 않고,태조왕 46년에는 柵城에서군신과향연했다고 한다.또한태조왕 69년 肅愼의사절에게 향연을베풀었다고하는데역시 장소는나오지 않는다. 王宮에서최초의 향연기사로는 산상왕즉위년王弟 罽須에대한 慰勞宴이 있는데, 私的인성격이 짙다. 92) 삼국사기 백제본기 4 동성왕22 년5월조 : 王與左石宴臨流閣, 終夜極歡.

28 82 한국고대사연구 71 (2013.9) 효소왕대 93) 등상당히늦은 시기에처음 확인된다. 이로보아 王宮에서의 群臣 饗宴은왕궁이중추적인 의례공간으로부상한것과밀접히 연관된다고 파악된다.424년 ( 장수왕12 년 ) 의 群臣 饗宴은왕궁을정점으로하는 의례공간의재편이 마무리되었음을 대내외에과시하는의례의성격이짙었던 것이다.이로써3세기 후반이래장기간에 걸쳐진행된 都城景觀의형성및왕궁을 정점으로하는의례공간의 재편이일단락되고, 王宮과그주변의제의시설은 도성의중추적인의례공간으로 격상되었다.다만이무렵 王宮이나 國社 宗廟 등의공간구조를전하는문헌사료나고고자료가거의 없어더이상 구체적인양상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Ⅳ.6-7 세기 都城의 의례공간과 4 郊 觀念의 확립 6세기중엽부터는 비록단편적이지만,도성과그주변의 의례공간과관련한사료가몇몇 확인된다.먼저도성의 의례공간과관련된 사료부터검토해보자. 6-ᄀ 敬信佛法, 尤好淫祀. 又有神廟二所 : 一曰夫餘神, 刻木作婦人之象 ; 一曰登高神, 云是其始祖夫餘神之子. 竝置官司, 遣人守護. 蓋河伯女與朱蒙云.( 周書 권49, 열전41 고려전 ) 6-ᄂ( 李 ) 勣遂圍遼東城.( 중략 ) 城有朱蒙祠, 祠有鎖甲 銛矛, 妄言前燕世天所降. 方圍急, 飾美女以婦神, 誣言朱蒙悅, 城必完.( 新唐書 권 220,열전 145 고려전 ) 6-ᄃ 高麗大城, 皆朱蒙廟, 皆其先祖.( 冊府元龜 권369, 將帥部 攻取 2 李勣 ) 93) 삼국사기 신라본기 8 효소왕 6 년 9 월조 : 宴羣臣於臨海殿.

29 고구려 도성의 의례공간과 왕권의 위상 83 6-ᄀ에따르면 6세기중후반경 고구려인들은 淫祀라지칭되는 각종제사를거행하였다.이가운데 夫餘神과 登高神을모신 神廟를특기하고 있는데,고구려 건국설화의주인공인 유화부인과 시조주몽을 모셨고, 官司를설치하고 官人을파견하여 守護하였다. 94) 6-ᄂ ᄃ에 따르면7세기 중반경이러한 朱蒙 사당이각 지방의 大城에모두 설치되어 있었다.특히645 년 唐의침공으로요동성이함락될 위기에빠지자,주몽사당에서성곽을 守護하기위한의식을거행하였다.이는주몽사당이요동성의 중추적인제의공간으로서성곽을 守護해준다고 믿어졌을가능성을 시사한다. 4세기중후반건국설화를 바탕으로정립한 국가제사체계가6 세기이후에도지속되었고,특히지방의 大城에까지주몽 사당을건립할 정도로더욱강화되었다.이러한 神廟는왕궁,관아,사찰 등과함께 기와건물로 지어졌는데, 95) 요동성의 朱蒙祀가성 내부에있었음을 고려하면 夫餘神과 登高神을모신 神廟도도성 내부에위치했을 것으로파악된다.또한 官司를설치하고, 官人을파견한 것으로 보아국가적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중요한 의례공간으로서의 위상을확보하였을 것이다. 따라서6세기중반이후중앙집권체제가귀족연립체제로전환되었지만, 96) 王宮과그주변의제의건물을 정점으로하는도성의 의례공간체계는지속되었다고 추정된다. 大對盧 선임이나왕위계승전과 관련한다음 기사도이러한가능성을 잘보여준다. 94) 北史 권94, 열전82 高句麗에도 거의동일한 기사가나오는데,다만 登高神을 高登神이라기술하였다. 95) 舊唐書 권199 상,열전149 상고려전: 其所居必依山谷, 皆以茅草葺舍, 唯佛寺 神廟及王宮 官府乃用瓦. 96)임기환, 세기 고구려 정치세력의 동향 한국고대사연구 5 ;노태돈,1999 귀족연립정권과 연개소문의 정변 고구려사 연구,사계절.

30 84 한국고대사연구 71 (2013.9) 7-ᄀ 其官大者號大對盧, 比一品, 總知國事, 三年一代, 若稱職者, 不拘年限. 交替之日, 或不相祗服, 皆勒兵相攻, 勝者爲之. 其王但閉宮自守, 不能制禦.( 舊唐書 권199상,고려전) 97) 7-ᄂ 是年, 高麗大亂, 被誅殺者衆.[ 百濟本記云, 十二月甲午, 高麗國細群與麤群, 戰于宮門. 伐鼔戰鬪. 細群敗不解兵三日. 盡捕誅細群子孫. 戊戌, 狛國香岡上王薨也.]( 日本書紀 권19, 雄略紀 6년 ) 7-ᄃ 有蓋蘇文者,( 중략 ) 蓋蘇文覺, 悉召諸部, 紿云大閱兵, 列饌具請大臣臨視, 賓至盡殺之, 凡百餘人, 馳入宮殺建武, 殘其尸投諸溝. 更立建武弟之子藏爲王, 自爲莫離支, 專國, 猶唐兵部尙書 中書令職云.( 新唐書 권220, 고려전 ) 7-ᄅ 立王子陽成爲太子, 遂宴羣臣於內殿.( 三國史記 고구려본기7 양원왕13년4 월조 ) 7-ᄀ에서보듯이 고구려후기의 귀족연립체제 아래에서는 大對盧가최고실권자였는데,3년에한 번씩귀족세력의 합의나무력대결을 통해선임하였다.이때왕은 다만 宮을닫고스스로지키는데급급하여 능히제어하지못했다 고한다. 大對盧를선임하기 위한귀족회의나 무력대결은 王이거주하는 宮 밖에서이루어졌던것이다.7-ᄂ에따르면544 년안원왕말년麤群과 細群이 宮門 에서왕위계승전을벌였는데,패배한 細群 측이2,000 여명이나사망할정도로대규모충돌이일어났다. 98) 宮의안팎을구분하는 宮門 이 政爭의승패를 좌우하는 장소로쓰이고 있는것이다. 97)동일한 기사가 翰苑 권30 고려전 소인 高麗記, 新唐書 권220 고려전 등에전한다. 98) 日本書紀 雄略紀 7년 是歲 : 高麗大亂. 凡鬪死者二千餘.[ 百濟本記云, 高麗, 以正月丙午, 立中夫人子爲王. 年八歲. 狛王有三夫人. 正夫人無子. 中夫人生世子. 其舅氏麤群也. 小夫人生子. 其舅氏細群也. 及狛王疾篤, 細群 麤群, 各欲立其夫人之子. 故細群死者, 二千餘人也.]

31 고구려 도성의 의례공간과 왕권의 위상 85 7-ᄃ에따르면 연개소문은 반대파 大臣을열병식에 초청하여 誅殺한다음, 宮으로들어가 建武 [ 營留王 ] 를살해했다고한다.연개소문이반대파 귀족을주살한열병식장은 宮 밖에있었던것이다.또한이때살해된귀족이 100여명 또는180여명에 이르므로 99) 열병식장의면적도 상당히넓었을 것이다.이와관련하여백제와 신라열병식장의변천 양상이주목된다.두나라모두초창기에는도성외곽의 하천이나평지에서열병식을 거행하다가,도성을확장하거나새롭게 조영하면서왕궁남쪽 100) 또는도성내부의도로 101) 등으로열병식 장소를옮겼다. 102) 따라서544 년에 宮門에서왕위계승전이 일어난사실을 고려하면,642년연개소문이열병식을개최한 장소는 宮門 앞의광장이나그부근도로였을가능성이높다.또한 大對盧를선임하기 위한귀족회의나 무력대결역시 宮門 앞의정무시설이나 그부근 광장에서열렸을 것이다. 王宮 일대의정무와의례공간이 宮門 을기준으로 구획되었을 가능성이 높은것이다.이때 宮 내부에도정무나 의례공간이 존재했을 텐데,577년 內殿 곧 궁내부의 전각 에서 群臣에게향연을 베풀었다는7- ᄅ은이를잘 보여준다. 그러므로6 세기중반 이후귀족연립체제로의 전환과더불어 왕권은크게약화되었지만,왕궁과그주변의제의시설을 중심으로하는의례공간체계는여전히지속되었다.다만최고 실권자인 大對盧를선임하기 위한귀족회의나무력대결이 宮 밖에서전개된데서보듯이 王宮은권력행사의중추공간이라는위상을점차상실해 갔다.의례거행과권력행사의 名實이부합하 99) 日本書紀 황극기1년 9월조: 大臣伊梨柯須彌弑大王, 幷殺伊梨渠世斯等百八十餘人. 仍以弟王子兒爲王. 以己同姓都須流金流爲大臣. 100) 삼국사기 권26, 백제본기4 동성왕8 년10월 : 大閱於宮南. 101) 삼국사기 권7, 신라본기7 문무왕14 년9월: 幸靈廟寺前路閱兵, 觀阿湌薛秀眞六陣兵法. 102) 여호규,2012b 앞의발표문,pp.292~294.

32 86 한국고대사연구 71 (2013.9) 지않는양상이 전개된것이다.그런데 이시기에는 도성의외곽에서 의례공간과관련하여 중요한변화가 일어나고있었다. 8-ᄀ 每春秋校獵, 王親臨之.( 중략 ) 每年初, 聚戱於浿水之上, 王乘腰輿, 列羽儀以觀之. 事畢, 王以衣服入水, 分左右爲二部, 以水石相濺擲, 諠呼馳逐, 再三而止.( 隋書 권81, 열전46 고려 ) 8-ᄂ 高句麗常以春三月三日, 會獵樂浪之丘. 以所獲猪鹿, 祭天及山川神. 至其日, 王出獵, 羣臣及五部兵士皆從. 於是, 溫達以所養之馬隨行, 其馳騁常在前, 所獲亦多, 他無若者. 王召來, 問姓名, 驚且異之.( 三國史記 권45, 열전5 온달전 ) 8-ᄃ 其俗多淫祀, 事靈星神 日神 可汗神 箕子神. 國城東有大穴, 名神隧, 皆以十月, 王自祭之.( 舊唐書 권199상,열전149 상고려 ) 8-ᄀ에따르면6 세기말-7세기 초경,고구려에서는매년 봄과가을에校獵을행하였는데,왕이친히 참석하였다. 校獵은 園林과같은 특정장소에서 禽獸를 圍繞하여사냥하는 것을지칭하는데,고구려초기 이래의 狩獵이정기의례로 전환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특히8- ᄂ에나오는 사냥대회는매년봄낙랑언덕이라는 특정장소에서거행하였고,왕이참석하였다는점에서8-ᄀ의 校獵을지칭할 가능성이 높다. 이때 群臣과5부 병사가참여했고,잡은돼지와 사슴으로하늘과 산천신에게제사를지냈다고 하는데,이는 校獵이풍요를 기원하는제사의례의 성격도갖고있음을보여준다. 103) 여기의낙랑언덕은대동강 南岸의낙랑토성일대로비정되는데,도성 近郊에해당한다.따라서8- ᄀ과ᄂ은초기 이래널리행해지던 狩獵이도성 근교의 園林에서거행하는 정기적인국가의례로 103) 김영하,1985 앞의 논문,pp.17~19.

33 고구려 도성의 의례공간과 왕권의 위상 87 전환된양상을 보여준다고 파악된다. 한편8-ᄀ에따르면6세기 말-7세기초경,매년초에 浿水 곧지금의대동강에서왕이 참가한가운데 遊戱와 石戰을벌였다고 한다.이행사는 매년초에거행되었고,왕이생산력의 원천인물과의 결합을상징하는 入水 행위 [ 의례 ] 를거행하였다는 점에서한해의 풍요와안녕을 기원하는농경의례의성격을갖는다. 104) 왕이직접참가하는농경의례가매년초 도성외곽의대동강에서거행되었던 것이다. 8-ᄃ에따르면7세기 고구려에서는 靈星, 日神, 可汗, 箕子 등다양한신을모셨으며,초기이래의 동맹제도거행되었다고 한다.물론중국정사의기록은 前代의기록을 전재한경우가 많기때문에상기 기사도신중하게 검토할필요가 있다. 105) 다만도성 동쪽의동굴에 隧神을모셨다가 매년10 월에제사지내는동맹제의 전통이고려시기까지 계승되었고, 106) 고려시기평양지역에 東明 신앙이강하게남아있었다는 점에서 107) 고구려후기에평양지역에서도동맹제를 계속거행했을 것으로파악된다. 그런데3 세기중반경의 동맹제 기사와달리 8-ᄃ에는 國中大會 라는표현이보이지않는다. 108) 물론서술상의 누락으로볼수도 있지만, 왕이몸소제사지낸다 [ 王自祭之 ] 는표현이새롭게나오는것으로보아 8-ᄃ기사는동맹제의변화된 양상을반영한다고 파악된다.즉7세기에도 종전처럼왕이직접주관하는형태로 동맹제를거행하였지만,그규모가축소되어 國中大會 로서의위상을 상실했던 것이다. 104) 김창석,2003 石戰의 기원과그 성격변화 국사관논총 101,pp.144~ ) 서영대,2003 앞의논문,pp.27~ ) 宋史 권487, 열전246 고려. 107) 김창현,2005 고려시대 평양의 동명숭배와 민간신앙 역사학보 ) 新唐書 권220, 고려전에도 國中大會 라는표현이없다 ( 國左有大穴曰神隧, 每十月, 王皆自祭. ).

34 88 한국고대사연구 71 (2013.9) 이상의검토를통해 6세기말이후,왕이참가한가운데 매년초에는대동강에서 遊戱와 石戰 행사,봄과가을에는 낙랑언덕과같은 園林에서의 校獵,10월에는 도성동쪽의 동굴에서동맹제 등을정기적으로 거행한사실을파악하였다.도성외곽의대동강,낙랑언덕과같은 園林,동쪽의동굴등이정기적인의례장소로 활용되었던 것이다.이와관련하여 백제가사비시기에도성을둘러싼 羅城을기준으로 五帝를 分祭하기위한 四郊의 祭場을설정하고, 109) 신라가7세기후반에질서정연하게 조성한시가지외곽을따라각종 祭場을설치하여 四郊 觀念을확립한 110) 사실에주목할 필요가있다. 고구려는6세기중후반에 지금의평양시가지에후기 평양성 [ 장안성 ] 을조영하면서일반 도성민의 거주구역까지 포괄하는둘레 16km의 羅城을축조하였다.이는백제가 사비로천도하면서 도성을둘러싼 羅城을축조한 것이나신라가7 세기후반에 격자형가로망을 갖춘대규모 시가지를 조성한것과궤를같이하는양상이다.그런데매년초 遊戱와 石戰 행사를거행한대동강은후기 평양성의 羅城을휘감으며 천연해자의 역할을하고 있었고,매년봄 校獵이행해진 낙랑언덕은 후기평양성 남쪽에위치하였다. 6세기말이후 매년정기적인 의례가거행되던 장소는후기 평양성을두른 羅城 바로외곽에 위치했던 것이다.그러므로 이때고구려가 도성외곽에서매년정기적인 의례를거행한 것은사비시기의 백제나7 세기후반의 신라처럼도성외곽에4 郊를설정하기위한조치와연관된다고 생각된다.이와관련하여평양성기 왕릉의분포양상을 분석하여평양천도 이후 京畿制를도입하여상당히 먼지역까지 郊로설정하여 도성의경제적 군사적기반을 공고히했다고 파악한최근 견해가주목된다. 111) 109) 여호규,2005b 국가제사를 통해본 백제 도성제의 전개과정 고대도시와 왕경,서경,pp.287~ ) 여호규,2002 신라도성의 공간구성과 왕경제의 성립과정 서울학연구 ) 박순발,2012 고구려의 都城과 墓域 한국고대사탐구 12,pp.80~85.

35 고구려 도성의 의례공간과 왕권의 위상 89 이견해에따른다면 평양천도이후 도성의공간범위에 대한인식이 크게변화하였고,특히 京畿制와더불어 4 郊를설정하였을 가능성을 상정할 수있다.현전하는 사료만으로는 전기평양성 단계부터4 郊制를도입하였다고 단정하기는어렵다. 112) 그렇지만6세기말이후도성 외곽에서정기적인의례가거행된상황으로 미루어보아,후기평양성 단계에는도성외곽에 4 郊를설정하고도성 안팎을명확하게 구분하는공간관념을 확립했을것으로 파악된다.이에따라 羅城으로둘러싸인 내부공간만 都城으로인식하는 관념이확립되고,왕궁을정점으로하는 도성의의례공간은더욱체계화되었을 것이다. 후기평양성은 구릉지와 평지를포괄하여 조성한복곽식 성곽인데, 113) 왕궁을상대적으로 높은 內城에배치하여 일종의궁성을 조영한것이나,관아와귀족의대저택을중성에 배치한것은위계적공간구조를 창출하려는시도로파악된다. 114) 6세기중반 이후왕권이 약화되고귀족연립체제로 전환되었음에도불구하고,도성의 공간구조나의례공간의 배치양상은 왕궁을정점으로더욱위계화되는 양상을띠었던 것이다.다만관련 문헌사료나고고자료가부족하여 그구체적인 양상을고찰하기는 힘든상태이다. 112)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1 유리명왕19 년조와21 년조,고구려본기 4 산상왕12 년조와 13년조 등에는 祭天用 犧牲으로 郊豕 가나오는데,이를 근거로고구려 초기부터 4 郊 관념이확립되었다고 볼수도 있다.그렇지만 고구려초기에 도성외곽을 郊 라고지칭한 기사는 확인되지 않으며,특히 전술하였듯이 4세기에는 도성인 국내성지에서5-6 km떨어진왕릉 소재지도 모두 國 으로인식되었다.이로보아 4세기까지만하더라도 都城 [ 王京 ]-4 郊 - 王畿 등을명확히 구별하는 관념이나제도는 확립되지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파악된다. 113) 최희림,1978 고구려 평양성,과학백과사전출판사 ; 閔德植,1989 高句麗의 後期都城 韓國史論 19, 國史編纂委員會. 114) 채희국,1982 고구려력사연구 -평양천도와 고구려의 강성,김일성종합대학출판사.

36 90 한국고대사연구 71 (2013.9) Ⅴ. 맺음말 이상의검토 결과를간략히 정리하면다음과 같다. 고구려초기에는 桂婁部 출신의왕이 초월적위상을 확립하지못한 상태였다.이로인해 계루부왕실의 궁실과그 주변의제의건물은 고구려전체를대표하는중추적인 의례공간의 위상을확보하기 힘들었다. 東盟祭가최상위국가의례였고,그제장인도성동쪽의 천연동굴과압록강변이라는 자연공간이최상위의례공간의 위상을확보하였다.아직왕궁을 정점으로하는 위계적인의례공간 체계가확립되지 않았던것이다. 3세기중후반 중앙집권체제의 정비와더불어 현재의국내성지를 중심으로도성경관이본격적으로 형성되었다.처음에는주로초대형 왕릉의조영을통해도성의공간구조를 재편하며 太王權의초월적위상을과시하였다. 그러다가4 세기말에 왕궁주변에 國社와 宗廟를새롭게 건립하여 국가제사체계를개편하면서의례공간도 재편하였다.이로써 王宮과그주변의제의시설이도성의 중추적인의례공간으로 격상되었다. 6세기중반 이후귀족연립체제로의 전환과더불어 왕권이크게 약화되었지만,왕궁중심의의례공간체계는지속되었다.또한매년도성외곽에서정기적인의례를 거행하면서 4 郊 관념을 확립하고, 羅城 내부만 都城으로인식하는공간관념도 정립하였다.다만최고 실권자인 大對盧 선임을위한정치적회합이나대결이 宮 밖에서전개된데서보듯이 의례공간과권력행사의 名實이부합하지 않는양상을 띠었는데,그구체적인 전개양상과배경에대해서는추후의 과제로남겨둔다. 투고일 : 심사개시일 : 심사완료일 :

37 고구려 도성의 의례공간과 왕권의 위상 91 참고문헌 1.사료 三國史記,< 廣開土王陵碑 >,< 集安高句麗碑 >, 日本書紀, 史記, 後漢書, 三國志, 晉書, 魏書, 梁書, 周書, 北史, 舊唐書, 新唐書, 宋史, 續後漢書, 北堂書鈔, 翰苑, 通典, 太平御覽, 冊府元龜, 通志, 太平寰宇記, 淵鑑類函, 禮記, 周禮, 說文解字, 爾雅, 釋名 2.연구논저강경구,2000 고구려동명왕묘의 성립과정 한국고대사연구 18 강경구,2001 고구려 宗廟考 고구려의건국과 시조숭배,학연문화사강진원,2008 고구려시조묘 제사연구 한국사론 54 공석구,2013 고구려수묘비의 발견과몇 가지해석 고구려발해연구 45 권오영,1999 한국고대의 새관념과 제의 역사와현실 32 김기흥,2001 고구려건국신화의 검토 한국사연구 113 김대현,2005 고구려초기 사회에서사냥의 유형과기능 청람사학 12 김영하,1985 고구려의순수제 역사학보 106 김창석,2003 石戰의기원과 그성격변화 국사관논총 101 김창현,2005 고려시대평양의 동명숭배와 민간신앙 역사학보 188 김철준,1971 동명왕편에 보이는 神母의성격 (1975 한국고대사회연구,지식산업사 ) 김택민,2013 중국고대 守陵제도와 율령 광개토왕비의 재조명,동북아역사재단盧明鎬,1981 百濟의 東明神話와 東明祭 歷史學硏究 10 盧泰敦,1994 고구려의초기 왕계에대한일고찰 이기백선생고희기념한국사학논총 ( 상 ) 노태돈,1999 고구려사 연구,사계절류현희,2000 고구려국중대회의 구조와기능 백산학보 55 閔庚三,2007 신출토 高句麗 遺民 高質 墓誌 신라사학보 9 閔德植,1989 高句麗의 後期都城 韓國史論 19, 國史編纂委員會 박순발,2012 고구려의 都城과 墓域 한국고대사탐구 12 박승범,2001 고구려의 국가제사 사학지 34 徐永大,1991 한국고대 신관념의 사회적의미,서울대 박사학위논문

38 92 한국고대사연구 71 (2013.9) 徐永大,1994 고구려 貴族家門의 族祖傳承 韓國古代史硏究 8 서영대,2003 고구려의국가제사 한국사연구 120 서영대,2005 고구려의 사직과 영성에대하여 고구려의 사상과 문화,고구려연구재단신종원,1984 삼국사기제사지 연구 사학연구 38 심광주,2005 고구려국가형성기의 성곽연구 고구려의국가형성,고구려연구재단여호규,1995 3세기고구려의 사회변동과 통치체제의변화 역사와현실 15 여호규,1998 고구려초기의 제가회의와 국상 한국고대사연구 13 여호규,2002 신라도성의 공간구성과 왕경제의성립과정 서울학연구 18 여호규,2005a 고구려국내 천도의시기와 배경 한국고대사연구 38 여호규,2005b 국가제사를 통해본백제 도성제의전개과정 고대도시와 왕경,서경여호규,2010a 高句麗의 太王號 제정과 國岡型 왕릉입지의 성립 역사문화연구 35 여호규,2010b 고구려초기의 왕위계승원리와 고추가 동방학지 150 여호규,2012a 고구려 國內城 지역의 건물유적과 都城의 공간구조 한국고대사연구 66 여호규,2012b 삼국초기 도성의형성과정과 입지상의특징 삼국시대국가의 성장과물질문화 (I),한국학중앙연구원 학술회의발표집여호규,2013 신발견 集安高句麗碑 의구성과내용 고찰 한국고대사연구 70 윤성용,2005 고구려건국신화와 제의 한국고대사연구 39 윤용구,2003 중국출토의 韓國古代 遺民資料 몇가지 한국고대사연구 32 이귀숙,2007 고구려초기의 왕통변화와 주몽시조인식의 성립 역사교육논집 39 李道學,2002 광개토왕릉비의 건립배경 백산학보 65 이문기,1999 고구려덕흥리고분벽화의 칠보행사도와 묵서명 역사교육논집 25 이병도,1976 고구려국호고 한국고대사연구,박영사이재성,2008 고구려초기 계루부의 신당과종묘 전통문화논총 6 이정빈,2006 고구려동맹의 정치의례적 성격과기능 한국고대사연구 41 이종태,1990 고구려태조왕계의 등장과주몽국조의식의 성립 북악사론 2 임기환, 세기 고구려정치세력의 동향 한국고대사연구 5 임기환,2003 고구려도성제의 변천 韓國의 都城,서울시립대 서울학연구소임기환,2009 고구려의 장지명왕호와 왕릉비정 고구려왕릉 연구,동북아역사재단정영호,1994 고구려의 동맹과그 유적 우강권태원교수정년기념논집 정호섭,2009 고구려고분의 조영과제의,고려대 박사학위논문조우연,2010 고구려의 왕실조상제사 한국고대사연구 60

39 고구려 도성의 의례공간과 왕권의 위상 93 조우연,2011 고구려 제천의례의 전개 고구려발해연구 41 趙仁成, 세기 고구려 王室의 世系認識 변화 한국고대사연구 4 최광식,1989 한국 고대의 제천의례 국사관논총 13 채희국,1982 고구려력사연구 -평양천도와 고구려의강성,김일성종합대학출판사최희림,1978 고구려평양성,과학백과사전출판사 國家文物局 主編,1992 中國文物地圖集 - 吉林分冊, 文物出版社吉林省文物考古硏究所 集安市博物館,2004a 集安高句麗王陵, 文物出版社吉林省文物考古硏究所 集安市博物館,2004b 國內城, 文物出版社吉林省文物志編委會,1984 集安縣文物志 吉林省博物館,1961 吉林輯安高句麗建築遺址的淸理 考古 方起東,1982 集安東臺子高句麗建築遺址的性質和年代 東北考古與歷史 拜根興,2009 高句麗 遺民 高性文 高慈 父子 墓誌의 考證 忠北史學 22 邵正坤,2007 試論鮮卑早期的宗敎信仰及其轉變 東北史地 孫鐵山,1998 唐李他仁墓志銘考釋 遠望集 下, 陜西人民美術出版社嚴耀中,1989 北魏前期的宗敎特色與政治 上海師範大學學報 王維坤,1997 中國 古代都城의 構造와 里坊制의기원에 관하여 地理敎育論集 38 魏存成,1985 高句麗初中期的都城 北方文物 林幹,1986 匈奴奴隸制政權的建立 匈奴通史, 人民出版社趙振華, 閔庚三,2009 唐高質高慈父子墓誌硏究 考古與文物 榎村寬之,2005 大王の祭祀から天皇の祭祀へ 水と祭祀の考古學, 學生社古市晃, 世紀における王宮の存在形態 日本史硏究 587 古市晃,2013 倭王權の支配構造とその展開 日本史硏究 601 今泉隆雄,1997 勸力表象の場としての古代宮都 國立歷史民俗博物館硏究報告 74 那珂通世,1915 高句麗考 那珂通世遺書 모모자키유스케,2009 고구려왕릉 출토기와 부장품으로 본편년과 연대 고구려왕릉연구,동북아역사재단木下正史,1997 飛鳥寺西邊の儀禮空間 國立歷史民俗博物館硏究報告 74 濱田耕策,1986 高句麗廣開土王陵墓比定論の再檢討 朝鮮學報 합집

40 94 한국고대사연구 71 (2013.9) 斯波義信,2002 中國都市史, 東京大學出版會山崎道治,1996 漢唐間の朝堂について 古代都城の儀禮空間と構造, 奈良國立文化財硏究所三品彰英,1973 古代祭政と穀靈信仰, 平凡社李成市,1994 表象としての廣開土王碑文 思想 842(2001 만들어진고대,삼인) 井上秀雄,1978 高句麗の祭祀儀禮 古代東アジア史論集 ( 上 ), 龍溪書舍鳥居龍藏,1914 丸都城及び國內城の位置に就きて 史學雜誌 25-7 平野卓治,1999 宮 宮都 儀禮空間 祭祀空間 儀禮空間, 雄山閣護雅夫,1971 北アジア古代遊牧國家の構造 世界歷史 6, 岩波書店和田萃,1999 古代の祭祀空間 祭祀空間 儀禮空間, 雄山閣

41 고구려 도성의 의례공간과 왕권의 위상 95 Abstract The Ritual space inside the Koguryo capital, and the status of the King's authority Yeo, Ho-Kyu In the early days of Koguryo, the palace of the Gye ru-bu( 桂婁部 ) royal family, and the adjacent structures supposedly meant for rituals, were not fully established as an official space for ceremonial rituals. Dong maeng-je( 東盟祭 ) was the most prominent dynastic ritual for Koguryo at the time, and the stage for such ritual, the natural cave in the east side of the capital, as well as the Abrok-gang river area, were the most important places reserved for crucial rituals to be held throughout the entire dynasty. The fact that a hierarchy-based ritual performance system, with a firm center or space, was still not established at the time lets us know the status of the kings from this Gye ru-bu faction, which was still rather weak. In the middle and latter half period of the 3rd century, the central governing system was firmly established, and the landscape of the capital was developed around the Guk nae-seong vestige( 國內城址 ). At first, gigantic royal mausoleums were created in order to redesign the internal structure of the capital, and to promote the magnificent king( 太王 ) s transcending authorities. And at the end of the 4th century, Guksa( 國社 ) altars and the dynastic shrine(jongmyo, 宗廟 ) were newly erected around the capital, which led to revisions made to the dynastic memorial service system as well as the ritual spaces arranged for it. As a result, the royal palace and the nearby ritual stages became primary ritual spaces inside the capital city. After the middle period of the 6th century, the general governance of Koguryo witnessed an alliance between aristocratic houses, and the authority of the king was severly weakened. But the ritual spaces with the royal palace at the center were maintained. Also, rituals were regularly held in the immediate outside of the capital, resulting in the formation of the Four Gyo(4 郊 ) concept, and a perception of viewing only the inside of the Na seong( 羅城 ) wall as the capital( 都城 ) was newly conceived as well. Yet substantial political decisions like appointing the Dae dae ro( 大對盧 )

42 96 한국고대사연구 71 (2013.9) figure which was the most powerful seat at the time, or competitions over that seat as well, all took place outside the royal palace. In other words, ritual spaces and spaces of political power were not in sync. Key words : Koguryo, capital city, ritual space, king's authority and status, royal pal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