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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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윤 금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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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사학의 이론과 실제 수업 지도 교수: 조범환 담당 교수: 박 단 신라 중대 말 갈항사와 진골 귀족 김경진 I. 머리말 II. 승전과 갈항사 창건 III. 갈항사와 원성왕 외가 IV. 원성왕 외가와 경덕왕 V. 맺음말 목 차 I. 머리말 葛項寺 는 신라 고승 勝詮 이 700년 전후에 경상북도 김천시 남면 오봉리에 건립한 사찰이 다. 1) 이곳의 동 서 삼층석탑 2기는 이후 35대 경덕왕 17년(758) 원성왕의 외가에 해당하는 세 오누이 娚 인 靈妙寺 의 言寂法師, 姉 인 照文皇太后, 그리고 妹 인 경신태왕의 이모에 의해 세 워졌는데, 이 사실이 원성왕 시기인 785년 이후에 적힌 동탑의 명문에 나타나 있다. 이 석탑 은 신라시대 석탑 중 유일하게 편년이 정확히 밝혀지고, 명문이 새겨져 있다는 특징이 있다. 갈항사 창건자인 승전은 三國遺事 권5 의해편에 독립적으로 다루어질 만큼 신라 불교사 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승려 14명 중 한 명으로 평가될 만한 주요 인물이었다. 갈항사 석 탑 창건자는 원성왕의 외가인 박씨 세력인데, 이들은 신라 하대에도 왕권과 정치 흐름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또한 원성왕은 내물왕계 후손으로 38대 왕이 되어 신라 왕통을 변화시 키고 신라 하대를 시작한 중요한 인물이었다. 갈항사와 관련한 기존의 연구를 살펴보면, 갈항사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2) 창건자인 승전을 독자적으로 다룬 글은 한 편이 존재하는데, 승전을 의상에게 법장의 편지를 전해주고 이후 주목받지 못했던 승려로 평가하는 이유를 제시하였다 3). 이 밖에 갈항사의 불상 을 본격적으로 다룬 글과 4) 석탑만을 취급한 글은 5) 그 건립배경과 의의보다는 예술사적인 시 1) 갈항사는 三國遺事 와 新增東國輿地勝覽 에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신라시대부터 적어도 조선 초기까지 지속되었고, 寺勢 를 유지하다가 임진왜란 때 소실돼 廢寺 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 전에는 금오산 약사암 과 북삼의 굴암사 등을 산내 암자로 거느린 대찰이었다. 현재는 터만 남아 갈항사 터로 불리고 있고, 보 물 제245호 석조석가여래좌상과 비로자나불좌상만이 절터를 지키고 있다. 국보 제99호 갈항사 동 서 삼 층석탑은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에 위치하는데 이 탑은 1914년 두 탑 중 동탑의 기단부에서 4줄짜리 금 석문이 알려지게 된다. 이후 도굴꾼에 의해 탑 내 유물이 도난당하고 일본인들이 밀반출 하려했으나 실 패해 부둣가에 방치되어 있던 것을 경복궁으로 옮겨 1962년 국보로 지정한 것이다. 2) 갈항사에 대한 글은 고정룡, 갈항사석탑 사리함기, 조선고대연구 2, 2000이 거의 유일하다. (주보 돈, 삼국유사 승전촉루조의 의미, 신라문화제학술발표논문집 34, 2013) 3) 승전의 불교적 성향은 기존의 60화엄 보다 법장의 문하에서 배운 80화엄에 가까웠기 때문에 의상 사 후 직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불교계에서 소외되었다고 말한다. (주보돈, 앞의 논문, 2013) - 1 -

1) 이곳의 동 서 삼층석탑 2기는 이후 35대 경덕왕 17년(758) 원성왕의 외가에 해당하는 세 오누이 娚 인 靈妙寺 의 言寂法師, 姉 인 照文皇太后, 그리고 妹 인 경신태왕의 이모에 의해 세 워졌는데, 이 사실이 원성왕 시기인 785년 이후에 적힌 동탑의 명문에 나타나 있다.

2 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원성왕 외가인 박씨 세력와 관련한 연구에 따르면 신라 중고기의 왕비족 박씨는 대부분 모량부 출신이었고, 중대에는 이전과 비교하여 세력이 약화되었지만 효소왕대 왕실의 신앙과 반대되는 법상종을 믿고 왕실을 능가하는 불사활동을 행하여 견제를 받을 정도의 강력 한 세력이었다. 6) 효소왕의 견제로 인해 타격을 받은 박씨 세력은 성덕왕을 옹립하는데 참여하 였고, 성덕왕은 박씨 세력과 결합을 통해 강력한 외척인 김순원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노력하 였다. 7) 이후 효성왕의 지지를 바탕으로 박씨 세력은 왕비 세력으로 재등장하였지만 김순원 세 력에 의해 왕비가 출궁됨에 따라 다시 세력이 위축되었다. 8) 그렇지만 이상과 같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점들에 대해서는 자세한 연구가 부족 하다. 첫째로 승전과 갈항사의 관계이다. 이를 위해 승전의 행적을 바탕으로 승전과 갈항사의 신라 중대 말 불교사적 위상을 살펴보겠다. 둘째로 갈항사와 원성왕 외가의 관계이다. 이를 위해 갈항사 동탑의 명문을 바탕으로 원성왕 외가의 정치적 위상과 불교적 성향을 살펴보겠 다. 셋째로 원성왕 외가와 경덕왕의 관계이다. 이를 위해 경덕왕대 정치세력의 활동을 바탕으 로 경덕왕의 왕권 강화 정책과 원성왕 외가의 정치적 위상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에 본고는 갈항사의 석탑이 강력한 왕권 강화책을 시행했던 경덕왕 시기에 9) 유력귀족세력 이었던 원성왕 외가에 의해 조성될 수 있었다는 점을 설명해보고자 한다. 또한 갈항사 창건 이후 약 50년이 지나 석탑이 건립되고 이후 약 27년이 지나 석탑에 명문이 새겨지는 등 7대 왕을 거치는 오랜 기간 동안 사찰이 새롭게 중창되는 배경도 파악해보겠다. 이러한 검토를 통해 승전과 갈항사, 그리고 원성왕 외가와 경덕왕의 관계를 다른 관점에서 구성하여 갈항사의 의의와 석탑의 건립배경, 그리고 명문의 의미를 새롭게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 II. 승전과 갈항사 창건 승전의 행적을 기록한 유일한 현존하는 사료인 三國遺事 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0) A. 釋勝詮 은 그 출자가 분명하지 않다. 일찍이 배를 타고 중국에 가서 賢首國師 의 강석 하에 나아 가 인연이 있는 곳에 가고자 하여 고향으로 돌아오려 하였다( 三國遺事 권5 의해, 승전촉 루). 4) 갈항사가 박씨 가문의 원찰이었을 가능성과 석탑조성과 함께한 갈항사 대중창으로 박씨가문이 부상하 였을 가능성을 막연히 제시하고 있고, 석불좌상이 7세기 말이 아니라 858년 경 원성왕 외가에 의해 석탑과 함께 조성되었다고 말한다. (문명대, 김천 갈항사 석불좌상의 고찰, 동국사학 15 16, 1984) 5) 고유섭, 김천 갈항사 동서삼층석탑, 한국탑파의 연구(고유섭전집 1), 동방문화사, (주보돈, 삼국유사 승전촉루조의 의미, 신라문화제학술발표논문집 34, 2013) 6) 문경현, 신라왕족의 골제, 대구사학 11, 1976, 1-33쪽. 정영란, 신라 효소왕대 왕권강화와 모량 부 세력, 한국교원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 조범환, 신라 중대 성덕왕대의 정치적 동향과 왕비의 교체, 신라사학보 22, 2011, 쪽. 박 해현, 신라 중대 정치사 연구, 국학자료원, ) 김수태, 신라 효성왕대 박씨 왕비의 재등장, 역사와 담론 19 20, 1992, 67-83쪽. 9) 신정훈, 신라 경덕왕대 왕권 강화책의 성격, 동서사학 6 7, ) 지금까지 승전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던 이유는 사료의 부족에서 기인했다고 생각한다. 승전의 사적 을 기록했다고 하는 비문과 心源章 은 전해지지 않고, 大覺國師實綠 의 圓宗文類 에는 법장이 의상 에게 보낸 서한만이 실려 있다

8) 그렇지만 이상과 같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점들에 대해서는 자세한 연구가 부족 하다. 첫째로 승전과 갈항사의 관계이다. 이를 위해 승전의 행적을 바탕으로 승전과 갈항사의 신라 중대 말 불교사적 위상을 살펴보겠다. 둘째로 갈항사와 원성왕 외가의 관계이다.

3 위의 기록을 보면, 승전은 어렸을 때 당나라로 유학을 떠나 현수의 11) 가르침을 받았고 이후 인연이 있는 곳에 가고자 하여 신라로 귀국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귀국시점은 692년~702년 사이로 추정되는데, 12) 귀국 이후의 행적은 다음과 같다. B. 현수는 스승의 학설에 대해 뜻과 조목을 글로 나타내고 승전법사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에 부탁 하여 보였고 승전이 이미 돌아와 의상에게 그 서신을 주자 의상이 이에 글을 눈으로 읽으니 지엄의 가르침을 귀로 듣는 것 같았다. 이 圓融 한 가르침이 靑丘 에 두루 적신 것은 참으로 승 전의 공이다( 三國遺事 권5 의해, 승전촉루). C. 근래에 勝詮 법사가 抄寫 고향에 돌아가 그 땅에 전하고자 하니, 청컨대 상인께서는 옳고 그른 것을 상세히 검토하여 가르쳐 주시면 다행이옵니다( 三國遺事 권5 의해, 의상전교). 위의 기록을 보면, 승전은 현수의 서신과 그의 저술을 간추려 작성한 글을 의상에게 전하기 위해 신라로 돌아왔고, 13) 이를 널리 알리는 것이 그의 귀국목적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 렇다면 그가 알리고자 했고 동시에 일연이 승전의 공으로 돌린 원융한 가르침이란 무엇일까? 그 원융한 가르침이란 통합불교로서의 법장의 화엄종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원융 이라는 용어는 불교계에서 일체의 여러 법의 事理 가 구별 없이 널리 융통하여 하나가 됨 혹은 아무 구별 없이 한데 通 함 을 의미하는데, 이는 통합불교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당시의 불교계를 살펴보면, 7세기 무렵 동아시아 불교계에서는 中觀論 과 唯識論 의 교리적 대 립이 극심히 일어났다. 空有 대립 이라고 일컬어지는 두 학파간의 분쟁은 약 100년 간 해결 을 보지 못한 채 지속되고 있었는데, 이를 융합하고 화엄교학을 한 차원 높게 완성시킨 인물 이 바로 법장이다. 그는 삼론종, 천태종, 법상종 등 여러 종파에서 주장한 여러 교설을 통합 하고 수정하여 화엄경을 정점으로 하는 통합 불교를 지향하며 실질적으로 화엄교학을 체계화 하였다. 14) 당시 신라에도 통합불교로서의 화엄종을 제시한 인물들이 있었는데, 바로 和諍思想 을 제시한 元曉 와 華嚴思想 을 제시한 義湘 이다. 원효 역시 중관론과 유식론을 독창적으로 융합한 사상을 제시했지만, 그는 다방면에 조예가 깊어서 화엄종 뿐 아니라 다른 교설, 학설, 종파, 경전까지 포괄하는 자유롭고 방대한 사상을 가진 인물이었다. 그리하여 원효는 화엄교학의 체계화보다 아미타신앙을 중심으로 하는 불교의 대중화에 일생동안 힘을 쏟았다. 원효와 달리 의상은 화엄종의 체계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그의 화엄사상 역시 법장의 화엄종과 차이를 보인다. 의상의 화엄사상은 智儼 의 60화엄 에 대한 최초의 주석서 華嚴經搜玄記 와 화엄일승법계도에 기반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법장은 화엄경수현기 를 넘어 그의 화엄종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담긴 60화엄 에 대한 새로운 주석서 華嚴經探玄記 외 여섯 종을 저술하였다. 의상은 법장이 보낸 일곱 종의 저술들을 열흘 동안 읽고 지엄 스님의 가르침을 친히 듣는 것 11) 법장현수는 당나라 때의 승려로 측천무후에게서 현수라는 법호를 받을 정도로 당나라에서 명성이 자 자했고, 화엄종 제3 祖 로 호는 국일법사이다. 일찍이 지엄에게 배워 화엄을 들었고, 그 玄旨 를 깊이 이해했다고 한다. 12) 주보돈, 앞의 논문, 2013, 37-42쪽. 13) 승전에 대한 기존의 연구는 대부분 승전을 법장의 부탁으로 의상에게 서신을 전해준 승려라는 점에 주목하는 한계가 있다. 14) 계환, 현수 법장 연구, 운주사,

근래에 勝詮 법사가 抄寫 고향에 돌아가 그 땅에 전하고자 하니, 청컨대 상인께서는 옳고 그른 것을 상세히 검토하여 가르쳐 주시면 다행이옵니다( 三國遺事 권5 의해, 의상전교).

4 과 같다 하여 이를 오랫동안 연구하고 제자들에게 오랫동안 깊이 공부하도록 했다. 그는 제자 들에게 나의 지식을 넓혀주는 이는 법장이고 나를 깨우쳐주는 이는 그대들이다 라며 眞定, 相元, 亮元, 表訓 등의 제자에게 법장의 화엄경탐현기 20권을 5권씩 나눠주었고, 훗날 직접 이를 강의하기도 했다. 15) 정리하면, 법장의 통합불교로서의 화엄종은 당시 통합불교를 지향하던 원효, 의상과는 또 다 른 사상으로 승전이 법장의 저술들을 신라에 가져옴에 따라 전해지게 된 것이다. 그런데 법장 의 사상을 널리 퍼뜨리려고 했던 승전의 귀국목적은 단순히 법장의 저술들을 의상에게 전하는 것만으로는 이루기 힘들었을 것이다. D. 승전은 이에 尙州 영내 開寧郡 지경에서 精廬 를 개창하고서 돌들을 官屬 으로 삼아 화엄을 강설 하기 시작했다. 신라 사문 可歸 가 心源章 을 편찬하였다. 그 대략에 말하기를 승전법사는 石髑髏 를 이끌고 논의하고 강연하였다고 한다. 지금의 葛項寺 이다. 그 돌멩이 80여 매는 지금 綱司 가 전하는 바인데 자못 신령스럽고 신이함이 있다. 그 외의 사적은 비문에 갖추어 실려 있는데 大覺國師實綠 의 내용과 같다( 三國遺事 권5 의해, 승전촉루). 위의 기록을 보면 승전이 귀국 후 서신 전달과 더불어 직접 갈항사를 세워 화엄을 강설하였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화엄은 바로 법장의 통합불교로서의 화엄종이었을 것이다. 그가 직접 강설할 수 있었던 배경은 법장의 화엄종에 대한 이해가 매우 깊었기 때문인데, 이 는 법장이 의상에게 보낸 서신에 승전이 법장의 저술들을 抄寫 했다는 대목에서 알 수 있다. 승전은 단순히 저술들을 베낀 것이 아니라 중요한 부분을 간추려 옮겨 적은 것이다. 위의 기록에서 보이듯 승전의 강론방식은 석촉루와의 대화였는데, 이 방식은 道生 의 一闡提成佛論 사례와 유사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16) 일천제성불론은 모든 중생이 成佛 할 수 있다는 화엄종의 교리를 말하는데 일천제는 대승불교 관점에서 불교의 정법을 훼방하고 구원 될 희망이 없는 중생 을 의미한다. 이와 연관하여 보면 돌 은 구원의 가능성이 없는, 불교적 생명력이 없는 중생을 상징하고, 해골 은 영구히 깨달음을 얻을 수 없어 죽은 것과 다름없는 중생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혹은 그 의미를 확대하여 죽음으로서 모든 사람이 하나의 상태로 나아가듯 각 종파들의 대립 을 지양하고 통합불교로 나아가고자 하였던 것을 나타내는 상징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촉루와 관련된 또 다른 설화는 莊子 의 至樂篇 인데, 장자와 촉루의 대화를 통해 인생의 쾌락이 공허이고 다만 무위로서 자연을 따르는 일이 참된 인생이라고 설명하며 죽음도 즐겨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생명이 식물이나 동물로 전생하고 인간 역시 이러한 질서에 속한다는 내용으로 불교의 윤회, 전생 사상과 상통하는 의미를 보인다. 따라서 석촉루와의 강론방식은 승전이 일천제성불론과 윤회사상 등의 기본 교리를 바탕으로 통합불교로서의 화엄종을 대중에게 전파하고자 노력한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다만 법상 종은 일천제성불론을 부정하는 입장인데 승전이 이를 강설하였다는 것은 불교의 대중화에 그 만큼 힘을 쏟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승전은 왜 신라의 수도 경주가 아니라 경주로부터 100km 정도 떨어진 김천시에 갈항사를 창건했을까? 그 이유는 그가 미천한 출신이라는 점과 17) 새로운 화엄종을 전래하여 15) 이재형, 당 현수법장이 신라 의상에게, 법보신문, ) 동진의 道生 ( )은 平江 의 虎丘山 에 들어가 돌을 모아 청중으로 삼고 열반경 을 강설하면서 闡提 도 성불한다고 하자 여러 돌이 머리를 끄덕였다는 것이다. 도생의 一闡提成佛論 은 유명하다. (김 상현, 5. 신령한 돌, 법보신문, 2012) - 4 -

승전은 이에 尙州 영내 開寧郡 지경에서 精廬 를 개창하고서 돌들을 官屬 으로 삼아 화엄을 강설 하기 시작했다. 신라 사문 可歸 가 心源章 을 편찬하였다. 그 대략에 말하기를 승전법사는 石髑髏 를 이끌고 논의하고 강연하였다고 한다. 지금의 葛項寺 이다. 그 돌멩이 80여 매는 지금 綱司 가 전하는 바인데 자못 신령스럽고 신이함이 있다.

5 아직 지지기반이 미약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더 주요한 이유는 김천시에 신라 불교와 화엄과 관련 있는 유서 깊은 사찰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당시 김천시에는 直指寺, 高方寺, 그리고 鳳谷寺 등의 사찰이 있었는데, 직지사는 阿道和尙 (혹은 墨胡子 18))이 눌지왕 2년(418)에 桃李寺 와 함께 창건한 사찰이다. 이 사찰은 645년 慈藏 19)이 중수하고, 936년 중건하였으며, 1610년에 복구하여 오랫동안 사세를 유지했다. 직지사 의 창건자인 아도화상은 신라에 불교를 처음 전한 고구려 승려이고 자장은 신라에 화엄사상을 최초로 소개한 인물로서 사찰의 위상은 더욱 높았다고 할 수 있겠다. 또한 고방사는 전해오는 현판 기문에 따르면 아도화상이 직지사와 함께 창건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봉곡사는 봉곡사 중수사적비명 에 의하면 선덕여왕 13년(644) 자장이 창건한 사찰로 1700년대까지 대웅전 등 40여 동의 건물, 오층석탑, 그리고 석교 등이 있었던 대찰이었다. 정리하면 승전은 신라로 귀국 후 의상에게 법장의 사상을 전해주고, 불교와 화엄과 관련한 유서 깊은 사찰이 있는 김천시에 갈항사를 창건함으로써 직접 통합불교로서의 화엄종의 대중 화에 매우 힘을 쏟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일연이 원융한 가르침이 청구에 두루 퍼지게 된 것을 승전의 공으로 돌린 이유를 파악 할 수 있다. 위의 맥락에서 갈항사의 의미를 되짚어보면, 갈항사는 법장의 통합불교로서의 화엄종을 처음 으로 신라에 전달한 승전이 창건했다는 의의가 있으며, 이를 대중화하기 위해 불교와 화엄과 관련한 장소에 세운 화엄종을 대표하는 사찰이라고 볼 수 있겠다. III. 갈항사와 원성왕 외가 갈항사를 세우고 화엄을 강설한 승전이 이후 어떤 삶을 살아갔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그의 이후 행적을 다룬 사료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세운 갈항사는 명맥을 이어가는데, 갈항사의 동탑 상층 기단부에 새겨진 다섯줄의 명문을 통해 알 수 있다. E. 二塔天寶十七年戊戌中立在之娚姉妹三人業以成在之娚者靈妙寺言寂法師在旀姉者照文皇太后君在旅妹者敬信太王妳在也 20) 이 명문은 천보 17년(758)에 21) 남자형제와 두 여자형제 모두 셋의 업으로 동 서 3층 석탑 2기를 세웠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석탑을 세운 세 오누이는 靈妙寺 의 言寂法師, 照文皇太后, 17) 진골귀족 출신에 황룡사에서 출가한 의상조차 귀국 초기 잠시 왕경에 머물렀지만 곧장 변경지역으로 물러났던 상황이었다. 18) 삼국유사 에서는 아도를 묵호자와 동일 인물로 추정하고 있는데, 묵호자는 신라 눌지왕대에 고구려 로부터 신라 변방인 一善郡 (지금의 善山郡 )으로 들어와 毛禮 라는 사람의 집에 숨어 지내다가, 成國公主 의 병을 고쳐주고, 그 공로로 불교를 전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되어 있다. 19) 진평왕 12년(590)경 태종무열왕 5년(658)경에 활동한 신라시대의 승려이다. 자장은 通度寺 를 창건 하고 金剛戒壇 을 세우는 등 전국 각처에 10여 개의 사찰을 건립하였다. 저서에 四分律羯 ; 磨私記 와 十誦律目次記 등이 있다. 20) 한국고대사회연구소, 譯註韓國古代金石文 제3권, 駕洛國史蹟開發硏究院, ) 천보 17년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 년도이다. 천보는 15년으로 끝나는데, 758년이 경덕왕 17년이므로 오기라고 보여 진다

또한 고방사는 전해오는 현판 기문에 따르면 아도화상이 직지사와 함께 창건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봉곡사는 봉곡사 중수사적비명 에 의하면 선덕여왕 13년(644) 자장이 창건한 사찰로 1700년대까지 대웅전 등 40여 동의 건물, 오층석탑, 그리고 석교 등이 있었던 대찰이었다.

6 그리고 敬信太王 의 乳母 22)이다. 여기서 경신태왕이 원성왕을 의미한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세 오누이는 원성왕의 어머니 즉, 외가 인물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원성왕 외가는 어떤 이유로 경덕왕 17년(758)에 갈항사에 두 탑을 세운 것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원성왕 외가가 당대 어떤 세력이었고 어떤 위상을 차지하고 있었는지 를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F. 元聖王 이 즉위하였다. 휘는 敬信 이고 나물왕의 12세손이다. 어머니는 박씨 繼烏夫人 이고 비는 김씨이니 神述角干 의 딸이다( 三國史記 권10, 元聖王 즉위년 1월). 위의 기록을 보면, 원성왕의 어머니는 繼烏夫人 박씨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계오부인 박씨 는 모량부 출신의 박씨라고 생각되는데, 그 이유는 신라 중고기의 왕비족 박씨가 대부분 모량 부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23) 비록 원성왕의 아버지인 金孝讓 은 왕이 아니었기 때문에 계오부인 박씨를 왕비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김효양은 내물마립간의 11세손으로 一吉飡 또는 大角干 24)의 높은 관등에 올랐던 진골귀족이었다. 또한 그의 증조부는 大阿飡, 할아버지와 아버지 는 夷粲 25)으로 대대로 품계 높은 귀족집안이었다. 김효양은 아들인 원성왕이 36대 혜공왕 시기(765~780년)에 이찬의 직위에 있었던 것을 보아 그 이전 왕인 35대 경덕왕( 년)시기나 34대 효성왕 시기( 년)에 활동했던 것 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김효양이 관리로 활동했던 신라 중대에는 폐쇄적 통혼권이 성행했기 때문에 자신의 집안과 품격이 맞는 여인을 아내로 맞아들였을 것인데, 당대 그와 유사한 품격 의 박씨 집안은 모량부 출신의 박씨를 제외하고는 찾아볼 수 없다. 모량부 세력은 신라 6부 세력 중 하나로 중대가 되면서 部 체제가 변화하였음에도 불구하고 沙梁部 와 함께 집권체제를 구축했다. 사량부의 김씨 왕족은 직접적 지배 기반과 세력 확대를 도모하는 한편, 모량부 박씨는 김씨 왕족과 통혼권을 형성하여 26) 지증왕 비, 법흥왕 비, 진흥 왕 비, 진지왕 비를 배출하여 모량부의 유력지배가문으로 성장했다. 이렇듯 신라 중고기에 王妃族 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던 모량부 박씨는 32대 효소왕 시기 (687~702년)에 권력에 타격을 받게 된다. 당시 모량부는 왕실의 권위에 도전적이었고, 국가의 일반적인 문화 및 신앙적 추세에도 역행하는 집단이었기 때문이다. 27) 이들이 발원한 斷石山神仙寺造像銘記 의 28) 명문에 의하면 모량부는 자칭 보살계 제자 를 29) 칭하며 왕실과 대등한 존재를 자처하였다. 또한 일반적인 미륵하생신앙보다 미륵상생신앙을 중시하여 국가의 신앙적 22) 명문 마지막 줄 妹 에 해당하는 인물이 敬信太王妳 라고 새겨져 있지만 성별이 여성이기 때문에 경신태왕으로 볼 수는 없다. 누군지에 대한 논의는 여동생, 또 다른 어머니, 유모 등 다양한데, 妳 가 젖, 유모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모가 가장 적절한 해석이라고 생각한다. 23) 정영란, 앞의 논문, ) 17등 관계 위에 非常位 로 설정된 특수한 관등이다. 25) 17관등 중의 두 번째로 伊尺飡 혹은 伊干一尺干夷粲 이라고도 한다. 진골만이 될 수 있는 관등 으로, 특히 이찬은 상대등이나 집사부의 중시, 그 밖에 병부를 비롯한 중앙의 제1급 관청의 장관직인 令 에 보임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26) 문경현, 앞의 논문, 1976, 20-27쪽. 문경현은 모량부 박씨가 잠탁부 김씨 왕족과 통혼권을 형성했다 고 하는데, 잠탁부와 모량부를 동일시하는 견해가 있기 때문에 잠탁부는 제외하겠다. 27) 정영란, 앞의 논문, 2014, 24쪽. 28) 단석산 신선사 마애불상군의 동쪽 측면에 경주 산인암 조상명기 라는 400자 가까운 음각된 명문을 말한다. 29) 보살계를 받은 불제자 라는 뜻으로, 주로 남조의 황제들이 즐겨 썼고 단순히 천자의 덕을 칭송하는 찬사로 쓰이기도 하였다

위의 기록을 보면, 원성왕의 어머니는 繼烏夫人 박씨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계오부인 박씨 는 모량부 출신의 박씨라고 생각되는데, 그 이유는 신라 중고기의 왕비족 박씨가 대부분 모량 부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7 추세에 反 하였고 법상종의 신앙을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의 불사의 규모는 왕실을 능가하는 수준이었는데, 이는 어린 나이에 즉위하여 불안정한 정국을 극복하려고자 했던 효소 왕에게 위협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三國遺事 에 등장하는 효소왕대 죽지랑조 30) 는 이러한 지방 통치에 대한 중앙권력의 한계 를 드러내는데, 효소왕은 중앙의 왕권을 대표한 죽지랑에 대한 모량부 출신 익선의 무례함에 대해 모량부 지역 전체 사람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처벌을 내린다. 이는 효소왕의 전제왕권을 선포하는 동시에 유력귀족이었던 모량부 세력을 정치적, 종교적으로 위축시키는 사건이었다. 이러한 효소왕의 전제왕권에 동의하는 유력귀족세력이 있었는데 바로 사량부이다. 사량부는 신라 중대 이후 왕비를 배출하기 시작하였고, 김유신과 무열계를 중심으로 하는 화랑 집단은 미륵하생신앙을 신봉하였다는 점에서 모량부와 대립구도를 형성하였다. 31) 三國遺事 의 백률 사조 는 32) 이러한 사량부의 득세와 모량부의 세력 위축을 보여주는 기사라고 할 수 있다. 33) 그러나 33대 성덕왕의 즉위는 효소왕대의 정국 운영 과정에서 소외되었던 모량부 등의 귀족 세력이 옹립한 것으로 보이고, 이로써 모량부 세력은 실추되었던 권력을 회복할 발판을 마련 한다. 또한 삼국사기 에 나타난 효성왕 2년(738) 唐 에서 왕비박씨를 책봉하는 기사를 통해 박씨가 정권에 재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34) 따라서 원성왕의 아버지 김효양은 한 때 세력 이 위축되었지만 여전히 유력귀족집안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모량부 출신의 계오부인 박씨 와 혼인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원성왕 외가와 모량부 박씨의 관계는 원성왕 이후에 박씨 출신의 왕모와 왕비가 많이 등장한다는 것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아래의 기록을 보면, 40대 애장왕비, 42대 흥덕왕비, 45대 신무왕모, 46대 문성왕비가 모두 박씨 출신이었다. G-1. 6년(805) 봄 정월에 어머니 김씨를 봉하여 대왕후( 大王后 )로 삼고, 왕비 박씨를 봉하여 왕후 ( 王后 )로 삼았다( 三國史記 권10, 哀莊王 6년 1월). G-2. 당 文宗 이 헌덕왕의 죽음을 듣고 왕위를 이은 왕을 책봉하여 新羅王 이라 하고, 어머니 박씨를 대비로, 부인 박씨를 왕비로 책봉하였다( 三國史記 권10, 興德王 2년 1월). G-3. 조부 이찬 禮英 을 追尊 하여 惠康大王 이라 하고, 아버지를 ( 成德大王 이라 하였으며, 어머니 박 씨 眞矯夫人 을 憲穆太后 라 하였다( 神武王 1년 1월). G-4. 가을 7월 당나라 무종이 칙령을 내려 新羅王 으로 삼고, 아내 박씨를 왕비로 삼았다( 三國史記 권11, 文聖王 3년 7월). 이러한 배경에서 모량부 출신의 원성왕 외가는 758년 갈항사에 두 탑을 세우는데, 앞서 밝혔 30) 죽지랑조에는 지방관인 모량리의 益宣 이 죽지랑의 문하생인 得烏 를 마음대로 차출하여 부역시키고 휴가를 주지 않는 사례가 보인다. 31) 신종원, 삼국유사 새로읽기 기이편, 일지사, 2004, 192쪽. 32) 백률사조의 부례랑 설화의 일부를 살펴보면 왕실의 권위를 강화하고 국선을 중심으로 하는 화랑도의 부활이 나타난다. 33) 신종원, 앞의 책, 2004, 205쪽. 34) 효성왕대 기사에 나타난 박씨왕비의 존재를 부정하는 견해도 있지만, 삼국사기 신라 하대 기록에도 왕모 또는 왕비가 박씨로 기록되는 경우가 종종 발견되는 것을 보아 신라 하대까지 박씨가 그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신당서에 의하면 당시 중국에서도 박씨에 대한 일정한 이해가 있었는데, 왕의 성은 김이고, 귀인의 성인 박이고, 민은 씨가 없고 이름만 있다 라고 한다

이는 효소왕의 전제왕권을 선포하는 동시에 유력귀족이었던 모량부 세력을 정치적, 종교적으로 위축시키는 사건이었다. 이러한 효소왕의 전제왕권에 동의하는 유력귀족세력이 있었는데 바로 사량부이다. 사량부는 신라 중대 이후 왕비를 배출하기 시작하였고, 김유신과 무열계를 중심으로 하는 화랑 집단은 미륵하생신앙을 신봉하였다는 점에서 모량부와 대립구도를 형성하였다.

8 듯이 갈항사는 법장의 통합불교로서의 화엄종을 대표하는 사찰이었다. 그렇다면 효소왕대에 미륵신앙을 바탕으로 법상종과 가까운 종파에 속했던 이들이 화엄종의 사찰에 탑을 세운 이유 는 무엇이었을까? 그 이유를 모량부 박씨와 화엄종의 불사에 힘을 쏟았던 경덕왕의 관련성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IV. 원성왕 외가와 경덕왕 원성왕 외가는 앞서 밝혔듯이 33대 성덕왕의 옹립에 참여하고, 34대 효성왕대 왕비를 배출 하면서 세력회복을 시도한다. 효소왕대 세력이 크게 위축되었던 모량부 박씨가 효성왕대 왕비 를 배출할 수 있었던 까닭은 효성왕이 외척세력인 김순원을 견제하고자 모량부 박씨와 연합 했던 시도로 파악된다. H. 3월에 이찬 金順元 의 딸을 왕비로 맞이하였다( 三國史記 권10, 聖德王 19년 3월). 위의 기록을 보면, 김순원은 성덕왕 19년 3월 성덕왕의 후비로 자신의 딸을 納 하여 외척세 력으로 궁중에서의 권력을 장악하고 있었다. 35) 김순원을 비롯하여 성덕왕과 함께 활동한 義忠 과 貞宗 은 효성왕대 각각 중시와 상대등으로 임명되는데, 이는 성덕왕의 측근인물들이 계속해 서 실권을 장악하고 더 나아가 왕권에 제약을 가하는 요소로까지 발전해갔음을 보여준다. 따 라서 효성왕은 박씨 세력을 등용하여 이들의 세력을 견제하고자 했다. 36) I. 3년(739) 3월 이찬 金順元 의 딸 惠明 을 맞아들여 왕비로 삼았다( 三國史記 권10, 孝成王 3 년 3월). 그러나 김순원은 이에 대한 반격으로 효성왕 3년 박씨 왕비를 출궁시키고, 3월 다시 그의 딸 惠明 을 효성왕의 왕비로 納 하여 왕실과 이중적인 인척 관계를 맺는다. 또한 두 개월 뒤 외손 이자 효성왕의 동생인 파진찬 金憲英 을 태자로 책봉하는데 이 비정상적인 태자책봉도 외척으 로서의 세력을 유지하려는 김순원의 반격으로 보인다. 37) 김헌영은 후에 35대 경덕왕으로 즉위하는데, 모후세력이자 자신을 옹립한 외조부 김순원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기 힘들었을 것이다. 따라서 경덕왕은 강력한 외척세력의 영향에 의해 제대로 정치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다방면의 왕권강화정책을 실시하는데 그 중 하나가 국가의 주도하에 진행되는 대대적인 불사활동과 활발한 승려교류였다. 38) 재위기 동안 경덕왕은 중앙과 지방에 걸쳐 황룡사의 거종, 봉덕사종, 불국사와 석굴암, 분황사에 30 만 근 이상의 거대 약사불 등 수많은 불사활동을 행했고, 신라 중대 왕들 중 가장 많은 승려 들과 교류를 행했다. 39) 35) 김순원과 金元泰 는 성덕왕대 정치주도권을 두고 각축을 벌였는데, 결국 김순원이 득세하여 성덕왕의 첫째 왕비였던 소판 金元泰 의 딸인 成貞王后 김씨를 출궁시키고 자신의 딸을 왕비로 納 한 것이라 보 인다. (박해현, 앞의 책, 2003) 36) 김수태, 앞의 논문, 1992, 74쪽. 37) 박해현, 앞의 책, ) 이에 대해 불사활동이 자연재해와 전염병의 원인을 모르는 당시 사람들의 불안감과 위기감을 잠재울 수 있는 효과적 대응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 근거로 삼국사기 천재지변 기사 43종 584회 기록 중 240회가 8~9세기였고, 성덕왕 대 42회, 경덕왕 대 28회, 혜공왕 대 28회 발생하였다. 39) 기록에서 보이는 경덕왕의 승려들과의 교류는 총 8회로, 문무왕 7회(중복 제외), 신문왕 2회, 효소왕 - 8 -

3월에 이찬 金順元 의 딸을 왕비로 맞이하였다( 三國史記 권10, 聖德王 19년 3월). 위의 기록을 보면, 김순원은 성덕왕 19년 3월 성덕왕의 후비로 자신의 딸을 納 하여 외척세 력으로 궁중에서의 권력을 장악하고 있었다.

9 경덕왕대는 다른 어떤 시대보다 다양한 불교사상과 신앙이 존재했는데 이렇게 확대된 불교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관리도 꾸준히 이어졌다. 40) 경덕왕은 불교의 다양화 추세 속에 서로 다른 종파들을 모두 인정하고 수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가 교류했던 승려들을 살펴보면 法海, 表訓, 元表 는 화엄종에 속하는 승려였고 眞表, 大賢, 月明 은 법상종에 속하는 승려였기 때문 이다. 이렇듯 경덕왕은 서로 다른 종파와의 균형적인 교류와 활발한 보시를 통해 그들을 친왕 적인 세력으로 굳혀갔을 것이다. 그러나 국가 주도의 불사활동과 활발한 승려교류만으로는 김순원을 중심으로 하는 외척 세력 에게 타격을 주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하여 경덕왕은 직접적인 견제를 위해 김순원 과 대립관계에 있던 모량부 박씨 세력과 전략적인 연합관계를 구축했다고 보인다. 경덕왕은 외척 견제를 통한 왕권 강화를 위해, 모량부 박씨는 김순원 세력의 축출을 통한 실권 장악을 위해 서로가 필요했던 것이다. 당시 모량부 박씨세력은 효성왕대 박씨왕비의 출궁으로 인하여 권력 회복의 기회를 잃고 이 전의 위상을 잃어가고 있었고, 박씨왕비를 출궁시킨 김순원 세력과 대립하며 정계로 재진출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을 것 같다. 이렇듯 유력가문의 위상을 회복하고 김순원 세력의 정계에서 의 축출을 바라던 모량부 박씨에게 경덕왕과의 연합관계는 반가운 제안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경덕왕과 모량부 박씨의 연합은 그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 연합의 증표로 갈항사에 두 탑을 세우고 대대적인 중창을 하는 불사활동을 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순 원은 김원표와 더불어 성덕왕대 皇福寺塔 의 41) 건축 책임자를 맡으면서 효소왕대 실추되었던 세력을 42) 다시 회복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김순원의 정치세력 기반이 황복사 등의 사찰 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경덕왕과 모량부 박씨세력도 사찰을 통한 세력 강화 를 의도했던 것이 아닐까 한다. 이들이 수많은 사찰 중에 갈항사를 불사의 대상으로 택한 이유는 그들의 종교적 차이를 통합 으로 극복할 수 있는 사찰이었기 때문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갈항사는 삼론종, 천태종, 법상종 등 다양한 종파를 통합하여 한 차원 높게 승화시킨 법장의 통합불교로서의 화엄종을 대표하는 사찰이었다. 당시 경덕왕은 화엄종과 법상종을 균형적으로 수용하는 행보를 보였기 때문에 갈항사는 그의 불교적 성향에 적합했던 사찰이라고 보인다. 또한 미륵신앙에 바탕한 법상종을 믿었던 모량부 박씨 세력에게도 갈항사는 법상종을 비롯한 다양한 종파들을 포용한 통합의 상징으로서 두 세 력의 연합을 나타내는 상징적 사찰로서 적합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따라서 경덕왕은 정치적으로는 모량부 박씨 세력을 정계에 등용하고, 종교적으로는 그들의 불사활동을 지원해줌으로써 김순원을 견제할 수 있는 세력으로 성장시켰다. 경덕왕은 갈항사 의 불사 이후에도 모량부 세력을 지원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아래 三國遺事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다. J. 靈妙寺 43) 丈六 2회, 성덕왕 2회보다 월등히 승려교류의 빈도가 높다. 40) 박남수, 신라 대도서의 정비과정과 승정체계의 변화, 한국사상사학 44, 2013, 쪽. 41) 경상북도 경주시 구황동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석탑으로 탑이 있는 자리가 황복사 터라는 설이 있 어, 일명 황복사지석탑으로도 불리고 있다. 탑 해체시 명문이 조각된 금동사리함과 금제 불상 2구 등 많은 장엄구가 발견되었다. 42) 효소왕 9년(700) 伊飡慶永 의 반란에 연좌되어 파면되었다. 43) 지금의 경상북도 경주시 성건동에 있었던 사찰이며, 前佛時代七處伽藍 중 하나였다. 三國遺事 권 - 9 -

그러나 국가 주도의 불사활동과 활발한 승려교류만으로는 김순원을 중심으로 하는 외척 세력 에게 타격을 주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하여 경덕왕은 직접적인 견제를 위해 김순원 과 대립관계에 있던 모량부 박씨 세력과 전략적인 연합관계를 구축했다고 보인다.

10 善德王 이 절을 창건하여 소상을 만든 인연에 관하여는 모두 良志法師傳 에 자세히 실려 있다. 景德王 즉위 23년에 장육존상을 改金 하였는데 비용으로 租 가 2만 3천 7백 섬이었다( 三國史記 권3, 탑상4 영묘사장육). 위의 기록에 따르면, 경덕왕은 23년(764) 선덕왕이 창건했던 영묘사의 장육존상을 엄청난 비 용을 들여 개금하는 불사활동을 행한다. 이 불사를 통해 영묘사는 그 寺勢 가 더욱 높아졌을 것이다. 그런데 갈항사의 동탑에 적힌 명문에 의하면 모량부 박씨 세력인 언적법사는 바로 영 묘사의 법사였다. 이를 볼 때, 경덕왕은 영묘사의 대대적인 개금활동을 통해 영묘사의 사세를 높이는 동시에 모량부 박씨 세력도 강화해주려는 이중적인 의도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경덕왕은 742년부터 765년까지 총 2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재위하는데, 이는 다양한 왕권 강화책과 더불어 유력귀족집안인 모량부 박씨 세력과 김순원 세력이 서로를 견제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겠다. 정리하면, 경덕왕과 모량부 박씨 세력의 연합의 증표가 바로 갈항사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동탑의 명문을 새긴 시기는 두 탑을 세운 758년이 아닌 785년 이후라고 할 수 있다. 명문에 나타난 照文皇太后 와 敬信太王 는 44) 김경신이 원성왕으로 즉위한 785년 이후에나 등장할 수 있는 용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두 탑을 세운 연도와 명문을 작성한 연도가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원성왕의 즉위배경과 그의 왕권강화정책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경덕왕과 원성왕 외가의 연합관계는 경덕왕의 죽음 이후에 약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경덕왕 사후 경덕왕의 적 자 김건운( 金乾運 )이 36대 혜공왕으로 즉위하는데, 혜공왕은 모후 섭정기를 걸쳐 재위 11년 (775) 친정을 개시하였다. 하지만 혜공왕대 왕권은 강하지 못했고, 김지정과 김주원을 필두로 한 무열왕계와 김양상과 김경신을 필두로 한 내물왕계가 대결 양상을 띠고 있었다. 그러던 중 무열왕계인 金志貞 이 16 년(780) 반란을 일으키자 김양상이 이를 진압하여 이를 계기로 후에 선덕왕이 되는데 그의 즉 위는 왕위가 무열왕계에서 내물왕계로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양상이 왕위에 오른 후 원성왕은 상대등이 되고, 후에 무열왕계인 김주원과의 대립 속에서 38대 원성왕으로 즉위한다. 그런 그가 갈항사의 동탑에 명문을 새긴 이유는 아마 혼란스러운 정국을 극복하고 왕권과 신권의 조화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한다. 그리하여 경덕왕대 왕과 자신의 외가와의 협력을 통해 김순원 세력을 견제하고 오랜 기간 균형 잡힌 정국을 이끌 었던 경험을 재현하고자 하였을 것이다. 왕위에 오른 원성왕은 먼저 정치 세력들을 통합하기 위해 힘을 기울였는데, 그는 즉위 직후 문무백관에게 관위를 한 등급씩 올려주고, 김주원의 지지 세력인 悌恭 을 시중에 임명하였다. 그리고 왕위 계승 경쟁에서 패하고 溟州 로 물러난 김주원을 명주군왕으로 봉하기도 하였다. 또한 원성왕대 즉위년(785)과 재위 6년(790)에 瑞祥 중 하나인 赤烏 가 나타났는데, 이러한 적 오의 출현과 진상은 여타의 진골 귀족 세력들이 원성왕의 왕위 계승을 인정하고 지지함을 나 3, 興法 3 阿道基羅 조에 따르면 선덕왕 4년(635)에 창건되었다고 한다. 또한 三國遺事 권3, 塔像 4 靈妙寺丈六 조와 三國遺事 권4, 義解 5 良志使錫 조에 의하면 善德王 대의 승려 良志 가 영묘사의 丈六三尊 과 天王像 을 비롯하여 전탑의 기와를 만들고 현판을 썼다고 하나 지금은 전하지 않는다. 한편 三國史記 권32, 雜志 1 祭祀 조에는 수재와 한재가 있을 때 영묘사의 남쪽에서 五星祭 를 지냈으며, 三國史記 권38, 雜志 7 職官上 에는 영묘사에 成典 을 설치하여 上堂靑位史 등의 관리를 두어 운 영하였다고 기록되었다. 44) 三國遺事 왕력편에 따르면 제 28대 원성왕은 즉위 후 경신태왕이라고도 불렸고, 원성왕의 어머니 는 知鳥夫人 이라고도 하며, 시호는 昭文王后 로, 昌近伊巳 의 딸이다

이를 볼 때, 경덕왕은 영묘사의 대대적인 개금활동을 통해 영묘사의 사세를 높이는 동시에 모량부 박씨 세력도 강화해주려는 이중적인 의도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11 타내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V. 맺음말 지금까지 갈항사 석탑의 건립 배경과 명문의 의미를 밝혀보기 위해 승전과 갈항사의 신라 중 대 말 불교사적 위상을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승전은 법장의 통합불교로서의 화엄종을 의상 에게 전달함으로써 처음으로 신라에 전하고, 이를 널리 퍼뜨리기 위해 불교와 화엄과 관련이 깊은 직지사, 봉곡사 등의 사찰이 위치한 김천에 갈항사를 창건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갈항사에서 석촉루와의 대화를 통한 강론방식으로 법장의 화엄종을 대중에게 전파하는데 힘쓴 승려였고, 이러한 맥락에서 갈항사는 승전이 세운 법장의 화엄종을 대표하는 사찰이라고 파악할 수 있었다. 이후 약 50년이 지난 758년 갈항사는 두 탑이 세워지면서 중창되는데, 이는 원성왕 외가인 모량부 박씨와 경덕왕이 강력한 귀족이자 외척세력이었던 김순원을 견제하기 위해 맺은 전략 적 연합 관계의 증표로 볼 수 있다. 경덕왕은 왕권 강화를 위해, 원성왕 외가는 정계에서의 실권 장악을 위해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그 증표로 불사활동을 택한 이유는 불사활동이 경덕왕의 왕권강화책의 일환이었고, 김순원의 세력이 사찰에 기반을 두었 다는 것에서 기인한다. 많은 사찰 중에 갈항사를 택한 이유는 화엄종과 법상종 신앙을 가진 서로 다른 그들의 종교적 차이를 좁힐 수 있는 통합불교로서의 화엄종을 대표하는 사찰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약 27년이 지난 785년 갈항사의 동탑에 명문이 새겨진 것은 치열한 대립관계 속에서 왕위에 오른 원성왕이 왕권과 신권의 조화를 이룬 경덕왕대 정국을 재현하여 혼란스러운 정국 을 극복하고자 했던 바람으로 보인다. 갈항사와 그 석탑 그리고 명문은 앞서 살펴보았듯이 작지 않은 역사적 의의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로 인해 2000년대 갈항사지 발굴 작업이 시작되었으나 자금의 부족으로 발굴이 중단된 상태이다. 그러나 발굴과정에서 비편과 비석이 발견되었고 이는 신라시대와 나아가 조 선 초기까지의 중요한 유물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논문을 통해 갈항사에 대한 학계의 이목을 촉구하고 나아가 발굴 작업이 속히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는 갈항사에서 석촉루와의 대화를 통한 강론방식으로 법장의 화엄종을 대중에게 전파하는데 힘쓴 승려였고, 이러한 맥락에서 갈항사는 승전이 세운 법장의 화엄종을 대표하는 사찰이라고 파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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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173)4단원-ok IV Q 134 135 136 1 10 ) 9 ) 8 ) 7 ) 6 ) 5 ) 4 ) 3 ) 2 ) 1 ) 0 100km 2 1. 1 2. 2 3. 1 2 137 138 139 140 1. 2. 141 Q 142 143 1 2 1. 1 2. 2 144 145 146 1. 2. 147 Q 148 149 150 151 1. 2. 152 100.0 weight 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