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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편집위원 편집위원장 : 이용식(국립국악원 국악연구실장) 편 집 위 원 : 김영운(한양대학교 교수) 김우진(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이진원(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임미선(전북대학교 교수) 황경숙(남서울대학교 교수) 이숙희(국립국악원 학예연구관)

5 책 머리에 국립국악원은 1989년부터 한국음악학 기초연구의 활성화를 위해 국악원논문집 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국악원논문집 은 한국음악학의 학술적 연구물뿐만 아니라 무용 연희 등의 전통공연예술에 대한 폭넓은 주제에 대한 학술적 연구물과 정책 교육 산업 등과 관련된 다양한 성과물을 담아 한국음악학의 범위를 폭넓고 심도 있게 포괄하고자 합니다. 특히 2007년 제17집부터는 공개적인 공모를 통해 접수된 한국음악학 분야 연구물 중 각 분야의 전공자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의 엄정한 평가와 편집위원들의 심도 있는 편집회의를 통한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쳐 정선된 논문을 싣고 있습니다. 이번 제20집에는 국립국악원이 충청남도와 함께 공동으로 수행하는 백제금동 대향로의 재현공연을 위하여 이를 학술적으로 뒷받침하는 기획주제를 비롯하여, 한국 일본 교육과정 비교, 실크로드 산악( 散 樂 )의 전래, 해외 웹사이트의 한국음악 관련 문제점 등의 국내 외의 폭넓은 관련 연구 뿐 아니라 정악 해금 곡의 특수주 법에 대한 연구, 종묘제례악 중 <총유>의 음독에 대한 고찰, 조선 후기 실학자의 양악 수용에 관한 연구 등 9편의 논고를 실었습니다. 또한 2008년 발간한 한국 음악선집 제31집 민간대풍류 의 서평과 년도 한국음악학 전공 박사 학위 수여자들의 목차와 요지, 그리고 국악기 현의 제조과정에 대한 조사를 수록 하였습니다. 국립국악원은 심도 있는 연구논문 및 각종 자료 등을 발굴 수록하여 한국음악 학의 기초를 다지고 정립하는 국악계의 종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09년 12월 국립국악원 국악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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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2009/Vol.20 목 차 <논문> 실크로드 지역 산악( 散 樂 )의 한 중 일 전래 권오성/1 The introduction of the Silkroad Sanak( 散 樂 ) to Korea, China and Japan 한국과 일본의 교육과정 비교 (Ⅰ) 권혜근/21 The Comparison of Curriculums in Korea vs Japan (Ⅰ) 국악기 현의 제조 현황 및 표준화 김소리 정환희/57 Production Process and Standardization of the String of Korean Traditional Musical Instrument 백제금동대향로 단관악기의 성격 고찰 김성혜/79 Examination on Dangwan instrument on Baekjegeumdongdaehyangno 한국음악 관련 해외 웹사이트에 대한 검토 김영희/111 Examination on the websites introducing the Korean Traditional Music: focused on the web pages in foreign based 정악해금곡에서 나타나는 잉어질과 다른 악기 특수주법과의 관계 류정연/129 A Study on the Traditional Playing Technique for Haekum 총유( 寵 綏 )의 음독( 音 讀 )에 관하여 양명석/173 A study about pronunciation for 寵 綏 부여능산리출토백제금동향로 이종구/191 Right 1st. musical instruments of Baekje from the five musicians of Baekjegeumdongdaehyangno 조선후기 실학자의 자주적 양악수용 조유회/217 Independent of acceptance of Western Music by Sil-Hak-Ja in the Late Chosun Dynasty <서평> 총보로 기록된 민간 대풍류 이보형/259 <부록> 국악 관련 박사학위 논문 목차, 요지 264 국립국악원 국악원논문집 발간 규정 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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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실크로드 지역 산악( 散 樂 )의 한 중 일 전래 실크로드 지역 산악( 散 樂 )의 한 중 일 전래 - 최치원( 崔 致 遠 ) 향악잡영오수( 鄕 樂 雜 詠 五 首 )를 중심으로 - 권 오 성* <국문초록> 실크로드 지역은 현재 중국의 신강성에 속하는 방대한 지역이고, 수나라, 당나라 때 의 칠부기 구부기 십부기 중의 여러 지역을 포함하고 있다. 즉 안국기, 구자기, 소륵 기, 강국기, 고창기 등은 현재 중국 신강성 및 우즈베키스탄 등의 지역이 포함되어 있 어 그곳에서 서쪽으로 가는 길로 이어졌던 것이다. 그러한 지역에서 연행되던 악 가 무가 혼합된 형태의 공연예술이 역사적으로 존재해왔다. 그러한 것들을 백희가무 혹은 산악이라고 하였으며 그러한 공연예술의 장르에 대한 명칭은 많은 종류가 있다. 칠부기와 구부기 십부기 중에서 강국기는 최치원의 향악잡영오수의 속독과 같은 것 으로 현재의 우즈베키스탄의 사마르칸트와 관련이 있다. 최치원의 향악잡영오수의 명 칭과 관련된 여러 명칭들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실크로드 명칭 호탄(khotan) 소그드(soghd) 중국 명칭 산악( 散 樂 ) 농환( 弄 丸 ) 화전( 和 田 ) 우전 ( 于 田, 于 闐 ) 산악( 散 樂 ) 대면( 大 面 ) 속특( 粟 特 ) 칠부기 중 강국기( 康 國 伎 ) 사자( 獅 子 ) 한국 명칭 금환( 金 丸 ) 월전( 月 顚 ) 향악( 鄕 樂 ) 대면( 大 面 ) 속독( 束 毒 ) 산예( 狻 猊 ) 일본 명칭 월전( 越 殿 ) 월천( 越 天 ) 흑전( 黑 田, 구로다부시) 나능왕( 羅 凌 王 ) 숙덕( 宿 德 ) 사자( 獅 子 ) 1) 이상과 같이 서역에서 성행하던 각종 산악이 중국에서는 여러 지역에서 연행되었을 것으로 추측되며 그러한 것들이 고구려와 신라에 전승되어 최치원의 향악잡영오수에 * 한양대학교 명예교수. 1

10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그 모습이 기록되었다. 그것들이 일본에 여러 형태로 남아있고 그 악보가 남아있음으 로 이들 산악의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일본에 남아있는 악보 를 통하여 한국과 중국 그리고 실크로드 지역의 옛 산악을 재현하여 볼 수도 있을 것 이다. 핵심어 : 산악, 백희가무, 실크로드, 최치원, 향악잡영오수 목 차 Ⅰ. 내두리 Ⅱ. 최치원의 향악잡영오수 Ⅲ. 마무리 Ⅰ. 내 두 리 실크로드의 서쪽 지역, 즉 예전에 서역( 西 域 ) 이라고 일컫던 지역은 현재 중국의 신강 성( 新 彊 省 )과 우즈베키스탄 등의 중앙아시아에 걸친 방대한 지역으로서 수나라, 당나라 때 의 칠부기 구부기 십부기 중에 나오는 여러 지역을 포함하고 있다. 즉 안국기( 安 國 伎 ), 구 자기( 龜 玆 伎 ), 소륵기( 疏 勒 伎 ), 강국기( 康 國 伎 ), 고창기( 高 昌 伎 ) 등은 현재 중국 신강성 및 우즈베키스탄 등의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이 지역에서는 악 가 무가 혼합된 형태의 공연예 술이 역사적으로 존재해왔다. 이것들을 백희가무( 百 戱 歌 舞 ) 혹은 산악( 散 樂 )이라고 하였으 며 공연예술의 장르에 대한 명칭은 여러 종류가 있다. 중국 문헌 중 주례 등에는 다음과 같이 산악에 대하여 기록되어있다. 周 禮 春 官 宗 伯 에는 旄 人, 掌 敎 舞 散 樂 舞 夷 樂. 凡 四 方 之 以 舞 仕 者 屬 焉 1) 또한 通 典 ( 券 146)에는 散 樂 非 部 舞 之 聲 俳 優 歌 舞 雜 奏 1) 周 禮 春 官 宗 伯 ( 下 ) 2

11 실크로드 지역 산악( 散 樂 )의 한 중 일 전래 舊 唐 書 ( 券 29)에는 散 樂 者, 歷 代 有 之 非 剖 舞 之 聲 唐 會 要 ( 券 33)에는 散 樂 歷 代 有 之 其 名 不 一 非 部 舞 之 聲, 俳 優 歌 舞 雜 奏 總 爲 之 百 戱 그리고 趙 維 平 에 의하면 주대( 周 代 )에는 산악이라고 하던 것이 후한대( 後 漢 代 )에는 백희 라고 불려지다가 수 당 때에 다시 산악이라고 불러왔다고 한다. 2) 한나라 때에도 산악이란 야인( 野 人 )이 하는 음악 중 잘하는 것을 말하였다. 우리나라의 삼국사기 에 기록된 이러한 류의 공연예술을 향악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향악 수 입 이전의 외래 악을 당악과 구별하기 위하여 향악이라고 하였다는 설도 다시 검토를 요한 다. 이 논문에서는 그 원초적 지역인 실크로드 지역 즉, 서역을 포함한 여러 지역의 공연 예술인 산악 중에 일부가 실크로드 지역에서 중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에 어떻게 전래되었 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Ⅱ. 최치원의 향악잡영오수 삼국사기 ( 三 國 史 記 ) 악지( 樂 志 )의 신라 항 맨 끝에, 최치원( 崔 致 遠 )의 시에 ʻ향악잡영 오수ʼ( 鄕 樂 雜 詠 五 首 ) 3) 가 있어서 여기에 적는다. 라고 하고, 다음의 다섯 수의 칠언절구( 七 言 絶 句 )를 기록하였다. 금환( 金 丸 ) 廻 身 掉 臂 弄 金 丸 月 轉 星 浮 滿 眼 看 從 有 宜 僚 那 勝 此 定 知 鯨 海 息 波 瀾 온 몸을 휘두르고 두 팔을 내저어 금환을 떼굴떼굴 힘차게 굴리니 명월이 굴러가고 별도 반짝반짝 고요한 바다 물결엔 고래도 춤을 춘다. 월전( 月 顚 ) 肩 高 項 縮 髮 崔 嵬 壤 臂 群 儒 鬪 酒 盃 聽 得 歌 聲 人 尽 笑 올라간 두 어깨에 목조차 들어가고 머리 위에 상투는 뾰족하게 나왔어라. 노랫소리 들리자 웃음소리 요란하며 2) 趙 維 平, 中 國 與 東 亞 諸 國 的 音 樂 文 化 流 動, 上 海 : 上 海 音 樂 學 院 出 版 社, ) 三 國 史 記, 권32. 11ab 樂 志. 3

12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夜 頭 旗 幟 曉 頭 崔 저녁에 단 깃발 밤새도록 휘날린다. 대면( 大 面 ) 黃 金 面 色 是 其 人 手 抱 珠 鞭 役 鬼 神 疾 步 徐 趨 呈 雅 舞 宛 如 丹 鳳 舞 堯 春 황금색 탈 쓴 사람 누구인지 모를세라. 구슬 채찍 휘두르며 귀신을 쫓아낸다. 달아나며 춤추다가 으쓱으쓱 늦은 걸음 너울너울 춤을 추는 봉황새와 같아라. 속독( 束 毒 ) 蓬 頭 藍 面 異 人 間 押 隊 來 庭 學 舞 鸞 打 鼓 冬 冬 風 瑟 瑟 南 奔 北 躍 也 無 端 고수머리 남빛 얼굴 못 보던 사람들이 떼를 지어 뜰에 와서 난( 鸞 )새 같이 춤을 춘다. 북 소리 둥당둥당 바람 소리 살랑살랑 남북으로 뛰어다니며 끝없이도 춤을 추네. 산예( 狻 猊 ) 遠 涉 流 沙 萬 里 來 서역에서 유사 건너 만 리길을 오느라고 毛 衣 破 盡 着 塵 埃 털이 모두 떨어지고 먼지까지 묻었구나 搖 頭 掉 尾 馴 仁 德 머리를 흔들며 꼬리마저 휘두르니 雄 氣 寧 同 百 獸 才 온갖 짐승 어른되는 네가 바로 사자런가. 4) (1) 최치원의 시에 대한 단편적 내용 향악잡영오수를 쓴 최치원은 신라시대 말에 가까운 858년(헌안왕( 憲 安 王 ) 2년)에 태어났 으며, 12세 때 당나라에 건너가 학문에 힘썼고 높은 관직에 오른 적도 있지만, 고국에 돌 아와서는 난세를 허무하게 여겨서 만년에 가야산의 해인사( 海 印 寺 )에 은거한 사람이다. 그 는 시문( 詩 文 )에 뛰어났고, 계원필경( 桂 苑 筆 耕 ) 최치원사륙집( 崔 致 遠 四 六 集 ) 등을 당나 라에 남겼다. 그 시는 전당시( 全 唐 詩 )에 수록되어 있다. 이와 같은 최치원이 읊은 위의 칠언절구의 다섯 수는 어쩌면 당나라에서의 견문에 관한 것인지도 모른다고 하는 설도 있지만, 하진화는 최치원이 지방관으로 강직되여 대산국과 부성군의 태수로 되어, 지방관으로 있는 기간에 그는 일부 좋은 작품을 창작하였다. 향악 잡영의 오수가 바로 그것이다 5) 라고 하였다.) 또한 최치원의 향악집영오수에 대하여 일본 4) 김재철, 조선연극사( 朝 鮮 演 劇 史 ), 서울 : 동문선, ) 하진화, 최치원과 그의 작품, 조선학, 북경 : 중앙민족대학조선학연구소,

13 실크로드 지역 산악( 散 樂 )의 한 중 일 전래 학자인 기시베 시게오는 향악( 鄕 樂 )이라면 한국에 있는 음악의 세 갈래인 아악( 雅 樂 ) 당악 ( 唐 樂 ) 향악( 鄕 樂 )의 향악, 곧 한국의 속악( 俗 樂 )을 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단, 이 세 갈 래의 분류는 고려시대에서 확실한 역사서로 나온 것이고 신라시대에는 없었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단순히 ʻ우리나라의 음악ʼ 이라는 뜻인지도 모른다. 삼국사기 가 고려시대의 편저 이므로, 고려시대의 세 갈래법을 신라시대에 적용시켰을 가능성도 있다. 6) 라고 하였다. 이 와 같은 설명은 향악잡영오수가 결국 신라시대의 공연예술을 표현한 것이라고 수긍할 수 있는 것이다. 최치원은 시대를 앞서간 사람답게 사후에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고려의 이규보는 동 국이상국집 에서 구당서 와 신당서 의 열전에 그에 대해서 쓰지 않은 것은 당나라 사람 들이 그를 시기했기 때문 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조선시대의 서거정은 계원필경 에서 우 리 동방의 시문집 중 지금까지 전하는 것은 부득불 이문집을 통해서만 평가될 수 있다 고 하였다. (2) 신라시대의 악곡 근래 한국의 학자 대부분이 위 본문의 내용을 의심하지 않고, 곧바로 이 5수( 五 首 )로 불 려진 다섯 악곡을 신라시대에 있었던 것으로 생각함은 어떠한가. 그러나 가령 이 시( 詩 )가 당나라의 악기( 樂 伎 )를 견문한 경험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해도, 최치원은 당나라 문헌에 미치지 못한 것을 보충한 것으로서 귀중한 사료이다. 여기서는 정확하지는 않아도 이 다섯 악곡이 신라시대에 행해진 것으로 인정하며 이하 그 내용과 가치를 인정할 수 있다. 1 금환( 金 丸 ) : 중국에서는 농환( 弄 丸 )이라 하고, 금색을 칠한 공을 마음대로 가지고 노 는 것이다. 한나라의 화상석( 畵 像 石 )에 자주 나타나고, 중국에 예부터 있던 산악( 散 樂 : 雜 伎 百 伎 雜 戱 )이다. 잡희를 벌이는 연기자의 공력이 상당해서, 몇 개의 구슬이 손에서 달과 별이 움직이는 듯 빙글빙글 돌며 춤추는 모습이 사람의 눈을 현란하게 하는 것을 묘사하고 있다. 2 월전( 月 顚 ) : 월전( 月 顚 )에 대하여, 일본의 기시베 시게오( 岸 邊 成 雄 )는 일본 아악곡의 <월천악( 越 天 樂 Etenraku)>과의 관계에 대하여 관현 <월천악>은 일본제의 악곡이 6) 岸 辺 成 雄 著 송방송 역, 고대 실크로드의 음악, 서울 : 음악도서 삼호출판사, 岸 辺 成 雄 著, 古 代 シルクロドの 音 樂, 東 京 : 講 談 社,

14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지만, 그 명칭은 서역계라 하는 기술은 독자를 놀라게 할 것이다 라고 하였으며 7), 그것에 대하여 납득할 수 있는 방증을 다음과 같이 서술하였다. 이 악곡은 일본 아악 가운데 아주 친숙한 곡이다. <에텐라쿠( 越 天 樂 )>는 일본에서도 <월전악( 月 殿 樂 )>으로 쓰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갈고록 이란 책 중에 월전(Etsuden) 천보십삼제석간에는 월전(Getsuden)으로 기록되어 있다. 월전은 한자는 각기 다르지만 발음이 월전 혹은 월천으로 써 그 음은 비슷하다. 일본의 <에텐라쿠>는 헤이안( 平 安 )조에 새로 만든 관현곡이지만, 그 곡명 은 어떻게 당토( 唐 土 )의 산악에서 시작하고 있는가 라는 것은 의외인 점이 있다 라고 하였다. 월전( 月 顚 ) 월전( 月 殿 ) 월천( 越 天 ) 모두가 음통( 音 通 )이고, 외래어의 한자 음역( 音 譯 ) 일 가능성이 크다. 어원은 페르시아어 계통의 호탄(Khotan)을 한자로 차자( 借 子 )한 것이다. 시의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머리에 가발과 가면을 쓰고 서역의 오랑캐 차 림을 한 일군의 왜소한 유생들의 모습이 펼쳐지고 그들은 술에 취해 주정을 부리고 미쳐 날뛰면서 각종 추태를 부리는 모습을 표현한 무곡과 같은 것이다. 이것은 골계 가무희로서, 일정한 줄거리와 장면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새벽이 될 때까지 공연된 다. 일본 무악( 舞 樂 )인 호덕악( 胡 德 樂 )을 연상시킨다. 필자는 2006년 8월 현재 중국의 신강성에 있는 화전( 和 田 )에 현지조사를 위해서 갔던 바 현재 화전에서 차로 20분 정도 가면 옛 도시였던 우전( 于 田 )이란 곳이 있는데, 현재는 그곳에 탈춤 같은 것은 없고 그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 탈춤 비슷한 것이 연행됐었 다는 현지인들의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따라서 이두현의 한국의 가면극 8) 에서 탈춤의 일종으로 추정한 것은 다시 한번 현지조사와 문헌조사를 병행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 호탄 지역은 예부터 불교가 성행하였던 호탄왕국(Kingdom of Khotan)이 있던 지역으로 서 타림분지 안에 있는 타크라마칸 사막의 남쪽 끝에 위치한 곳이다. 이 지방은 신강성에 서 옥( 玉 )이 많이 생산되는 지역으로 예로부터 많은 옥이 중국으로 수출되었던 곳이다. 그 러므로 ʻ우리나라의 옥저( 玉 笛 )가 어디서 왔을까ʼ 생각한다면 아마도 이 지역에서 왔으리라 고 추정할 수 있다. 현재 경주박물관과 맹사성의 고택에 있는 옥저들이 언제, 어디서 왔던 것인가를 밝혀보면 아마도 이 호탄지역에서 다른 옥기들과 함께 우리나라로 전해졌을 것이 다. 전라남도 해남의 땅끝 마을에 있는 미황사( 美 黃 寺 )에 구전되고 있는 설화에 의하면, A.D. 600년경에 우전국의 왕이 이 곳에 와서 절을 지었다고 하는 얘기와도 어떤 관련성이 7) 岸 辺 成 雄 著, 古 代 シルクロドの 音 樂, 東 京 : 講 談 社, ) 이두헌 편, 한국의 가면극, 서울 : 일지사 한국가면극연구회,

15 실크로드 지역 산악( 散 樂 )의 한 중 일 전래 있을지 모른다. 일본 아악 에텐라쿠의 곡은 월천악( 越 天 樂 )이라고 하는 바 삼국사기 의 향 악잡영오수 중의 월전( 月 顚 )과 발음이 비슷한 것으로 보아 한국의 월전이 실크로드의 호탄에 서 한국으로 수입되었다가 일본으로 수출된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또한 일본의 후쿠오카( 福 岡 ) 지역의 민요로 알려져 있는 <구로다부시( 黑 田 節 )>와도 무슨 상관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구로다부시>의 가사와 악보는 다음과 같다. <악보1> 구로다부시 일본 학자들에 의하면 <구로다부시>는 <에텐라쿠>가 여러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서 그 러한 노래로 누가 작곡했을 것이라고 하지만, 왜 하필 후쿠오카 지역의 민요로 불려지고 있는 것인지 다시 한번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혹시 월전이란 노래가 한국에서 불려 지다가 후쿠오카 지역으로 전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추측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현 재 일본 아악의 가장 대표적인 곡으로 알려져 있는 <에덴라꾸( 越 天 樂 )>의 악보를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이 악보는 古 樂 の 眞 髓 의 책에 있는 것이다. 9) <악보2> 에덴라꾸( 越 天 樂 ) 9) 出 雲 路 敬 和, 古 樂 の 眞 髓, 京 都 : 櫻 橘 書 院,

16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1893년 경상도 고성 부사로 부임한 오횡묵( 吳 宖 黙 )이 쓴 고성총쇄록( 固 城 叢 瑣 錄 ) 의 고종30년 12월 기록에 월전( 月 顚 )과 대면( 大 面 ), 노고우( 老 姑 優 )와 양반창( 兩 班 倀 )의 기이 하고 괴상한 모양의 무리들이 순서대로 번갈아 가며 나와 서로 바라보며 희롱하며 혹은 미 쳐 날뛰며 소란스럽게 떠든다거나 혹은 천천히 춤을 춘다 는 기록에 의하면 월전과 대면이 조선조 고종 때까지도 고성지방에서 행하여졌다는 것을 알 수 있으나 신라시대부터 조선조 말까지 어떻게 전해 졌는지 믿기 어렵다. 3 대면( 大 面 ) : 황금의 가면을 쓰고 손에 붉은 채를 든 귀신처럼 달리고 혹은 걷고, 봉 황새가 새벽에 춤추듯이 무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통전 ( 通 典 ) 권146의 산악( 散 樂 ) 항목의 가무희( 歌 舞 戱 ) 항에 대면( 大 面 ) 발두( 撥 頭 ) 답요랑( 踏 搖 娘 ) 굴뢰자의 네 가지 기( 伎 )를 열기( 列 記 )하고, 대면에 대하여, 대면( 大 面 )은 북제( 北 齊 )에서 나왔다. 난릉왕( 蘭 陵 王 ) 장공( 長 恭 )은 재주와 용맹함이 있고, 더구나 용모가 아름답기 때문에 늘 가면을 쓰고 적군을 대하였다. 일찍이 북주( 北 周 )의 군대 를 금용성( 金 墉 城 ) 아래에서 무찌르고, 그 용맹은 전군에서 으뜸이었다. 북제 사람들은 이것 을 장하게 여겨 이 춤을 만들어서, 그 아름다운 지휘하는 몸짓과 무찌르는 모습을 나타내었 다. 이 곡을 ʻ난릉왕입진곡ʼ( 蘭 陵 王 入 陳 曲 )이라고도 한다. 라고 해설하였다. 이것은 일본의 무악 난릉왕( 蘭 陵 王 )과 닮았다. 일본 무악에서도 큰 금 색의 가면을 쓰고, 채를 들고 한 용사가 춤춘다. 당나라의 산악( 散 樂 ) 대면과 최치원의 향 악( 鄕 樂 ) 대면과는 같은 것임에 틀림없다. 일본의 난릉왕은 호복( 胡 服 )의 양당장속을 붙인 달리는 무용이고, 환성악( 還 城 樂, Genzoraku)이나 발두( 拔 頭, Bato) 등과 같이 교묘하다. <그림 1> 난릉왕 가면 8

17 실크로드 지역 산악( 散 樂 )의 한 중 일 전래 소위 임읍악( 林 邑 樂, Rinnyugaku)의 계통에 속하는 서역계의 악무( 樂 舞 )이다. 이 발두 ( 撥 頭 )는 통전 ( 通 典 )의 대면에 계속해서, 발두( 撥 頭 )는 서역에서 나오지 않는다. 호인( 胡 人 )이 맹수에 먹혔기 때문에, 그 아들이 맹수 를 찾아내어 죽이는 것을 모방해서 춤으로 만들었다. 라고 설명되어 있는 발두임에 틀림없다. 하여간 서역지역에서 혹은 중국의 북제에서 수 입된 대면이 한국을 통하여 일본에 전래됐음을 추측해 볼 수 있다. 난릉왕( 蘭 陵 王 )의 반주 음악으로 쓰이는 음악이 <나소리( 納 曾 利 )>임으로 <나소리-파( 破 )>와 <나소리-급( 急 )>의 악 보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악보3> 나소리-파( 破 ) 9

18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악보4> 나소리-급( 急 ) <그림 2> 納 蘇 利 ( 納 曾 利 ) 가면 10

19 실크로드 지역 산악( 散 樂 )의 한 중 일 전래 4 속독( 束 毒 ) : 속독은 일본 무악의 우무( 右 舞 )인 고려무( 高 麗 舞, Komagaku)의 퇴주독( 退 走 禿, Taishudoku) 진주독( 進 走 禿, Shinshudoku)의 ʻ주독ʼ( 走 禿 )의 ʻ음통ʼ( 音 通 )임에 틀림없다. ʻ숙덕ʼ( 宿 德 Shudoku)이라고도 쓴다. 숙독은 소련령 중앙아시아의 한 지방명의 옛 이름 속 디아나(Sogdiana 후에 Samarqand)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중 국의 사서에 나타난 속특( 粟 特 )에 해당된다. 일본에서는 현재 우무( 右 舞 )인 고려무에 들어 가 있지만, 헤이안조( 平 安 朝 ) 초기에 좌우( 左 右 ) 이무제( 二 舞 制 )를 설치할 때 좌우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본래 당악계의 것도 우방 고려악에 넣었을 의심이 있기 때문에, 이 서역계 의 속독도 우무에 넣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옷차림은 좌우 공통의 습장속( 襲 裝 束 )이고, 특별한 모양의 모자를 쓴 것이 특색이다. 우 무에 편입되어서 옷차림까지 변한 것일까. 최치원( 崔 致 遠 )의 시는, 머리카락이 쑥처럼 흐트 러진 얼굴에 남색의 가면을 쓴 이상한 사람이 대열을 만들어 뜰로 들어와, 난( 鸞 )새(봉황의 일종)가 춤추는 모습을 모방하였다. 태고( 太 鼓 )가 드디어 동동( 冬 冬 )하고 울리는 소리는 바람이 슬슬( 瑟 瑟 ) 부는 듯이, 무용수는 그것에 따라 남쪽으로 달리고 북쪽으로 뛰면서 그 침이 없다 라고 표현하였다. 일본 아악 중 고려악에 속하는 <숙덕> 중 <진숙덕>의 악보를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악보5> 진숙덕 11

20 國樂院論文集 제20집 <악보5-1> 진숙덕 <그림 4> 진숙덕 가면 <그림 3> 퇴숙덕 가면 12

21 실크로드 지역 산악( 散 樂 )의 한 중 일 전래 쑥대 머리카락에 남색 가면이라고 하면, 우무( 右 舞 )의 납소리( 納 蘇 利, Na-sori)를 연상 하지 않을 수 없다. 납소리는 서역계라고 여겨지기 때문에, 속독( 束 毒 )도 서역계였음은 아 닐까. 그렇다고 해도 만약 속독이 신라시대에 있었다고 하면, 원래는 당나라의 호무( 胡 舞 ) 에도 그것이 일단 신라에 들어가, 신라에서 일본에 전해지고, 그리고 그것이 우무에 편입 되었다고 추정하는 것도 가능하게 한다. 현재 우즈베키스탄의 사마르칸트에는 아프라시압 궁전의 벽화가 있고, 그 벽화 속에 고 구려의 사신으로 보이는 2명이 조우관을 쓰고 서있는 것이 보인다. 이들은 640~660년 사 이에 투르크족의 왕을 알현하기 위해 연개소문에 의해 파견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런 데 경주에 있는 궤능에 서 있는 무사상의 석상도 혹시나 속디아나에서 온 사람이라고 한다 면, 이미 신라시대에 사마르칸트와 경주와의 교역과 인적교류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 할 수 있다. 이러한 신라시대 투르크 혹은 아랍 페르시아라고 추측되는 사람들 중 월전과 속독의 악무와 관련된 사람들은 무역에 뛰어난 재주를 가졌던 소그드 혹은 소그디아나의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추측된다. 5 산예( 狻 猊 ) : 사자무( 獅 子 舞 )이다. 최치원( 崔 致 遠 )은 멀리 사막을 걸어서 만 리를 오 고, 털이 부서진 것처럼 먼지를 쓰고, 머리를 흔들고 꼬리를 흔드는 모양은 인덕( 仁 德 )으로 길들여 따르는 듯하고, 우람한 춤모양은 백수왕( 百 獸 王 )의 힘을 잘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라고 노래하고 있다. 거기에 바로 생각해 낸 것이 신서입도등원통헌( 信 西 入 道 藤 原 通 憲 : 歿 1159)이 그렸다고 일컬어지는 신서고악도 ( 信 西 古 樂 圖 )의 사자무이다. 두 사람의 사자를 사자랑( 獅 子 郞 )이 줄을 매어 가지고, 사자아( 獅 子 兒 ) 두 사람이 마치 사자를 어르는 듯이 따라가고, 뒤에서는 나( 鑼 ) 세요고( 細 腰 鼓 ) 손뼉( 抃 拍 子 ) 대태고( 大 太 鼓 ) 횡적( 橫 笛 ) 척팔( 尺 八 ) 박판( 拍 板 )의 음악이 흥을 돋우고 있는 그림이다. 여러 책에서 일본 사자무( 獅 子 舞 )의 옛 모습을 나타내는 것으로 인용되고 있는 친숙한 그림이다. 그림의 옆에 문헌통고 ( 元 의 馬 端 臨 지음 : 1319년)를 인용하여 해설하고 있지 만, 그것은 이 책의 원전인 당의 통전( 通 典 ) 을 인용해야만 하였다. 통전 권146의 좌입 부기( 左 入 部 伎 ) 항목에 입부기의 제2기인 태평악( 太 平 樂 )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태평악( 太 平 樂 )은 또 이것을 오방사자무( 五 方 獅 子 舞 )라고 부른다. 사자는 서남이( 西 南 夷 ) 천 축( 天 竺 ) 사자( 獅 子 ) 등의 나라에서 나오지 않았다. 털을 짜서 옷을 만든다. 내려다보거나 쳐 다보면서 사람에게 친숙하게 어리광부리는 모습을 나타낸다. 다섯 필의 사자는 제각기 오방 13

22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 五 方 )의 색깔, 즉 파랑 빨강 노랑 흰색 검은색으로 되어 있다. 140명이 태평악무를 노래부 르면서, 손뼉( 抃 : 拍 手 )치면서 뒤에서 따른다. 그 복식은 모두 곤륜인( 崑 崙 人 )의 차림이다. 이 문장은 신서고악도 ( 信 西 古 樂 圖 )와 잘 부합한다. 신서( 信 西 )가 통전 을 읽고 쓴 것 은 아니라고 생각될 정도이다. 옛날 추고조( 推 古 朝 )에 들어온 기악( 伎 樂 )에도 사자가 있고, 헤이안조( 平 安 朝 ) 말기에는 없어졌지만 사자두( 獅 子 頭 )와 사자아( 獅 子 兒 )의 가면이 현존한 다. 그것도 입부기의 오방 사자무 계통이라고 생각된다. 신서고악도 의 사자무는 그것인 지도 모른다. <그림 5> 신서고악도( 信 西 古 樂 圖 )의 사자무 우리나라의 사자무는 봉산탈춤, 북청사자놀이, 수영야류 등에 있는 사자춤이 어디에서 전래되었는지 잘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서역의 구자( 龜 玆 )지역에서 구자악과 함께 중국을 통하여 한국으로 전해졌고, 그것이 다시 일본까지 전해진 것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인지 생각해 볼 수 있다. (3) 서역계 산악( 散 樂 ) 전래 이상의 오기( 五 伎 ) 중 금환( 金 丸 ) 대면( 大 面 )은 분명히 당( 唐 )의 산악( 散 樂 )이다. 산예( 狻 猊 )도 입부기( 入 部 伎 )에 편입되어 있지만, 원래는 산악임이 틀림없다. 남북조시대( 南 北 朝 )와 수시대( 隨 朝 )에 서역 전래의 백희( 百 戱 )가 성행하였고, 그 중에 코끼리( 象 ) 물고기( 魚 ) 용 ( 龍 ) 거북( 龜 ) 등의 짐승을 모방한 상연물이 있었다. 사자는 그 중의 백미( 白 眉 )였기 때문에 14

23 실크로드 지역 산악( 散 樂 )의 한 중 일 전래 입부기에 편입한 것이다. 당대( 唐 代 )의 서역 기호( 嗜 好 )에도 어울렸을 것이다. 월전( 月 顚 )과 속독( 束 毒 )도 서역계의 산악이었음은 아니었을까. 최치원( 崔 致 遠 )의 오수( 五 首 )에 향악( 鄕 樂 )이라는 이름을 붙임은, 산악과 같은 잡기( 雜 伎 )를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최치원의 향악잡영오수( 鄕 樂 雜 詠 五 首 )를 통해서, 서역계의 산악이 당나라에서 신라조에 건너왔던 것인가. 적어도 그것에 관한 지식이 건너왔음에 대하여 알 수 있다. 옛날 추고조 ( 推 古 朝 )에 백제의 미마지( 味 磨 之, Mimashi)가 오( 吳 )에서 배운 기악( 伎 樂 )을 일본에 가지 고 온 것을 상기하면, 한국 고대에 당나라의 산악이 전했을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 다. 기악( 伎 樂 )은 사자( 獅 子, ShiShi) 오공( 吳 公, Gogo) 금강( 金 剛, Kon-go) 가루라( 迦 樓 羅, Karura) 바라문( 波 羅 門, Baramon) 곤륜( 崑 崙, Kon-ron) 역사( 力 士, Rikishi) 태고 ( 太 孤, Taiko) 취호( 醉 胡, Suiko)의 9기( 九 伎 )로 되었고, 그 이름을 보는 것만으로 서역 색 채가 짙다. 미마지가 이것들을 백제에서 상연하지 않았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한국 측의 사료에 사자무의 전래에 대한 기록이 어디에 있는 것인지를 앞으로 잘 찾아봐야 될 것이라 고 생각한다. 삼국사기를 비롯한 각종 기록과 감은사 사리함 등의 유물에서 볼 수 있듯이 주로 신라 중대 이후에 고구려가 수용한 것을 재수용 하였거나 중국으로부터 전래된 서역악기들 중 일부는 약간의 변용을 거쳐 지금까지도 전승되고 있다. Ⅲ. 마무리 최치원은 860년 당으로 들어가 공부를 하였고 당시 12세였다. 18세에 진사에 합격하였 고 그 후 선주( 宣 州 ) 율수현위( 律 水 縣 尉 )에 임용되었다. 그때에 중국의 율수현에서 무나( 巫 儺 ) 희곡을 직접 눈으로 보았을 것이다. 당서 예문지에 그러한 기록이 있다고 한다. 율 수는 현재 중국 남경의 남쪽에 위치해 있으며 남통과 서로 이어져 있는 곳이다. 2000년 한국에 와서 공연한 중국 강회남통의 동자희에 대하여 설명한 남통시 예술연구소장인 차오 린( 曺 林 )은 남통의 동자희중에 잡기로 구슬을 가지고 노는 희곡 골계가무와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 고무( 鼓 舞 ) 사자춤 등이 최치원의 향악잡영오수의 내용과 일맥상통하고 있다는 글을 발표한바 있다. 10) 또한 칠부기와 구부기 십부기 중에서 강국기는 최치원의 향악잡영오수의 10) 曺 林, 江 淮 南 通 의 童 子 戱, 동아시아의 무속음악 (서울 : 국립국악원), 제8회 동양음악 국제학 술회의 자료집,

24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속독과 같은 지역을 말한다. 현재의 우즈베키스탄의 사마르칸트와 관련이 있다. 즉 사마르 칸트 지역은 중국에서 강국( 康 國 )이라고 불렀으며 그 지역은 소그드라고도 부르고 그 지역 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소그디아나라고 부른다. 최치원의 속독은 여기에 해당되는 것이다. 최치원의 향악잡영오수의 명칭과 관련된 여러 명칭들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 1> 최치원의 향악잡영오수와 관련된 여러 명칭 실크로드 명칭 호탄(khotan) 소그드(sogd) 중국 명칭 산악( 散 樂 ) 농환( 弄 丸 ) 화전( 和 田 ) 우전 ( 于 田, 于 闐 ) 산악( 散 樂 ) 대면( 大 面 ) 속특( 粟 特 ) 칠부기 중 강국기 ( 康 國 伎 ) 사자( 獅 子 ) 한국 명칭 금환( 金 丸 ) 월전( 月 顚 ) 향악( 鄕 樂 ) 대면( 大 面 ) 속독( 束 毒 ) 산예( 狻 猊 ) 월전( 越 殿 ) 일본 명칭 월천( 越 天 ) 흑전( 黑 田, 나능왕 ( 羅 凌 王 ) 숙덕( 宿 德 ) 주독( 走 禿 ) 사자( 獅 子 ) 구로다부시) 이상과 같이 서역지역에서 성행하던 각종 산악이 중국에서는 여러 지역에서 연행되었을 것으로 추측되며 그러한 것들이 고구려와 신라에 전승되어 최치원의 향악잡영오수에 그 모 습이 기록되었다. 그것들이 어떠한 경로로 전승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일본에 여러 형태 로 남아있고 그 악보도 남아있음으로 이들 산악의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일본에 남아있는 악보를 통하여 한국과 중국 그리고 실크로드 지역의 옛 산악을 재 현하여 볼 수도 있을 것이다. 16

25 실크로드 지역 산악( 散 樂 )의 한 중 일 전래 <참고문헌> 삼국사기. 周 禮 春 官 宗 伯 ( 下 ). 通 典. 김재철. 조선연극사( 朝 鮮 演 劇 史 ), 서울 : 동문선, 岸 辺 成 雄 著, 송방송 역. 고대 실크로드의 음악, 음악도서 삼호출판사, 이지선. 삼오요록과 인지요록의 고려악 연구. 한국음악연구 38집, 이해구. 나소리고. 한국음악서설, 서울 : 서울대학교 출판부, 정수일. 한국속의 세계 상. 창비, 曺 林. 江 淮 南 通 의 童 子 戱. 동아시아의 무속음악, 서울 : 국립국악원, 趙 維 平, 中 國 古 代 音 樂 文 化 動 流 日 本 的 硏 究, 上 海 : 上 海 音 樂 學 院 出 版 社, 趙 維 平, 中 國 與 東 亞 諸 國 的 音 樂 文 化 流 動, 上 海 : 上 海 音 樂 學 院 出 版 社, kingdom of Khotan-Wikipedia. 17

26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Abstract> The introduction of the Silkroad ʻSanak( 散 樂 )ʼ to Korea, China and Japan Kwon Oh-sung (Professor Emeritus, Hanyang University) There is a writings of Choi chi-won called ʻHyangak chabyung osu (five poems on Korean music) in Samguksagi, and the titles are like following : 1. Keumhwan( 金 丸 ) 2. Woljeon( 月 顚 ) 3. Daemyun( 大 面 ) 4. Sokdock( 束 毒 ) 5. Sanye( 狻 猊 ) 1. Keumhwan is also called ʻnonghwanʼ, means playing the round ball. The scene is carved on ʻhwasang-seok( 畵 像 石 )ʼ stone of Han dynasty and has already been existed in China, Korea and Japan from the ancient times. It is also called as ʻJabgi( 襍 伎 )ʼ, ʻbaeckki ( 白 )ʼ, ʻjabhee( 襍 )ʼ. 2. Woljeon - also ʻwoljeonʼ and ʻwolcheon( 越 天 )ʼ- was also pronounced and written as ʻhwajeon ( 和 田 )ʼ and is from Cheonnam mountain in Khotan( 于 關 ), one of the major jade producing area. There are couple farming villages such as ʻhwajeon( 化 田 )ʼ are still exist are around. Typical Japanese court music ʻEtenrakuʼ is written as ʻwoljeon-ak( 越 殿 樂 )ʼ, and has certain relation to the ʻgurodabushi( 黑 田 )ʼ, folk music of fukuoka region. 3. Daemyun is a dance that has movements such as running of the ghost who wears gold mask with red stick in his hand and the dance of fabulous bird in early morning. It also resembles Japanese court dance and music ʻnanreung-ak( 蘭 陵 樂 )ʼ. It is most likely that the ʻsanak-daemyunʼ of China and ʻhayngak-daemyunʼ of Korea are the same ones in different names. 18

27 실크로드 지역 산악( 散 樂 )의 한 중 일 전래 4. Sokdock has the same phonetic pronunciation with the ʻjudockʼ as in toeijudock (Tashudoru), one of the Japanese court music and dance, and also written as ʻsookdock ( 宿 德 )ʼ. The origin of a word roots from the area called ʻSoghdʼ or ʻSogdianaʼ, currently known as Samarquand, which also called ʻsokteuk( 粟 特 )ʼ in ancient chinese literature. 5. Sanye is a lion dance. It is also found in ʻShinseo-goakwon( 信 西 古 樂 圓 )ʼ of Japan and in the book ʻTongjeonʼ of China. It has originally came from the ʻguja( 龜 玆 )ʼ region and spread out widely to the north east asia areas. Currently, it is performed as a kind of folk dance in many areas including China, Korea and Japan. As a conclusion, music and the dances from Silkroad areas are introduced to Jangan as ʻhomuak( 胡 舞 樂 )ʼ during the Tang Dynasty, and to Japan through Shilla Dynasty. There are more Sanak repertoire that is transmitted and performed currently in Japan compare to that of Korea and China including the ones that has discontinued the transmission in both countries long time ago. Keywords : Silkroad, mask dance, dance music, Korean music, Chinese music, Jaanese music, Sanak 제출일 심사기간 수정본 제출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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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한국과 일본의 교육과정 비교 (Ⅰ) 한국과 일본의 교육과정 비교 (Ⅰ) - 해방 후부터 1970년대까지 전통음악의 내용을 중심으로 - 권 혜 근*1) <국문초록> 본 연구는 해방 후부터 1970년대까지 한국 초등교육의 ʻ교육과정( 敎 育 課 程 )ʼ과 일본 의 교육과정인 ʻ학습지도요령( 學 習 指 導 要 領 )ʼ을 비교 분석하였다. 한국과 일본의 음악교 육이 변천 정착 전개되는 과정을 살펴봄으로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 어떻게 다른 모 습으로 변천해 가는지에 관하여 고찰하였다. 한국은 해방 후 미군정기를 거쳐 1955년 제1차 교육과정을 시작으로 1963년 제2 차, 1973년 제3차 교육과정의 변천이 있었다. 교육과정 중 특히 한국 전통음악의 대 한 내용을 살펴보았는데, 제1차부터 제3차까지의 교육과정에서 나타난 한국 전통음악 의 교과내용의 특징은 첫째, 서양음악에 비해 양적인 면에서 많이 미흡하지만, 전통음 악의 내용 안에서는 서서히 증가 되어가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둘째, 제1 2차와 달리 제3차에서는 비록 적은 양이지만 학년마다 전통음악이 연계적으로 정리되어 있 었다. 각 학년에 나온 전통음악의 내용은, 학년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요구사항이 제 시되거나, 내용이 복잡해지거나, 내용의 수가 증가되거나, 또는 앞 학년의 내용에 1~2개 추가되어 가는 모습이 보였다. 셋째, 전통음악은 약간의 양적증가가 있었으나, 영역별로는 다양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가창과 감상 영역에만 치우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제1차에서 제3차까지는, 기악이나 창작 영역에서 전통음악의 내용을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일본의 교육과정 분석을 위해서 1947년 제1차 학습지도요령부터 1951년 제2차, 1958년 제3차, 그리고 1968년 제4차 학습지도요령을 살펴 일본 교육과정의 처음 시 안부터 고시까지의 정착과정을 고찰하였다. 학습지도요령을 통해 일본전통음악의 상황 을 살펴본 결과 첫째, 전통음악이 각 영역별로 다양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본의 경 우도 한국과 같이 가창 기악 감상 창작 영역에서 골고루 전통음악이 교육되는 것 * 경인교육대학교 강사. 21

30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이 아니라, 가창과 감상 영역에 한정되어 서양음악의 비교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는 아직까지 일본 전통음악에 대한 관심보다는 유럽음악에 관심이 집중되었다고 볼 수 있 다. 둘째, 학습지도요령 초기의 음악교육은 학년별 연계성이 없었다. 일본 전통음악의 내용이 미흡한 학년도 있었고, 다른 학년에 비해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학년도 있었다. 셋째, 학습지도요령 초기의 일본 음악교육은 유럽음악에 중심을 둔 교육이었 다. 제1차 학습지도요령에는 유럽음악을 주체로 교육하는 것을 명시해 놓았다. 그 후 에도 세계의 민요, 악기 등을 소개할 때 프랑스, 스페인을 제시하며 유럽음악에 치중 하고 있었다. 이는 현재의 일본 음악교육의 방향이 국제이해관계로 흐르고 있는 것의 초석이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해방 후, 한국과 일본은 정치적 사회적 혼란과 경제적 어려움에서 각자 자국에 맞는 교육과정으로 변천해 왔다. 그 과정 안에서 한국과 일본의 교육과정 초기 의 모습을 비교 분석하여, 정체성 혼란의 모습에서 차차 전통음악에 대한 인식이 높아 져 그 내용이 증가되어 변천함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의 음악과 교육목표의 비교를 통해 해방 후 처음에는 완전한 독 립은 아니었으나, 차차 우리나라의 자주적인 교육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와 같은 비교 분석을 통하여 지금의 교육과정의 모습에서 음악교육이 담당 해야 할 역할에 대한 재조명을 밝혀보는 것에 본고의 의의를 둔다. 핵심어 : 전통음악 교육, 교육과정, 일본의 음악교육, 학습지도요령, 일본의 음악교육 목 차 Ⅰ. 서 론 Ⅱ. 한국 교육과정의 전통음악 내용 Ⅲ. 일본 학습지도요령의 전통음악 내용 Ⅳ. 일본 음악교육의 영향 Ⅴ. 결 론 22

31 한국과 일본의 교육과정 비교 (Ⅰ) Ⅰ. 서 론 본 연구는 해방 후 1970년대까지 한국 초등교육의 ʻ교육과정ʼ과 일본의 교육과정인 ʻ학 습지도요령ʼ에 관해 전통음악을 중심으로 비교하는데 그 목적을 둔다. 한국과 일본을 비교 연구하는 이유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의 강압에 의한 교육정책으로 일본식 초등교육이 도 입되어 같은 시기에 같은 음악교육을 받았다는 사실에 기인한 것이다. 그러므로 연구에 앞 서 일제강점기 음악교육에 대한 역사적 맥락을 짚어 보고, 본고에서 전통음악의 교육과정 에 주목하는 점과 해방 후 1970년대까지로 연구범위를 한정한 점에 대한 이유를 밝히고자 한다. 먼저 일제강점기의 교육에 대한 역사적 맥락을 짚어 보면, 일제강점기에 일본은 통감부 를 통하여 일본의 한국 식민지화에 유리하도록 한국의 학제 개편을 하였다. 그 후 통감부 가 폐지되고 조선총독부로 바뀌면서, 1911년 제1차 조선교육령시행기부터 1922년 제2차 조선교육령시행기, 1938년 제3차 조선교육령시행기 그리고 1943년 제4차 조선교육령시행 기에 일본어 교육의 강화, 충량( 忠 良 )한 신민양성, 노동력 착취를 위한 실업교육 장려, 한 국인의 일본인화 즉 황국신민화( 皇 國 臣 民 化 ) 등의 강력한 교육정책을 펼쳤다. 특히 일본은 초등교육을 통해 한국인을 어려서부터 우민화( 愚 民 化 )하려는 의도로 초등교육에 적극적인 관심을 두면서 한국인 아동을 일본제국의 식민지 백성으로 만드는 교육에 주력하였다. 이 와 같은 일본의 강압적인 교육은 음악교육에서도 나타나는데, 1906년에 학교에서 음악의 교과목으로 ʻ창가ʼ가 채택되었다. 그러나 이는 같은 해 8월 27일 칙령 제44호 1) 를 보면 교 과목에 있는 창가는 ʻ시의( 時 宜 )에 의하여ʼ 채택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다시 말해서 음악교 과는 필수과목( 必 須 科 目 )이 아니라 가설과목( 假 設 科 目 )이었는데 이는 아동에 의해 선택되는 과목이 아니라 학교에 따라 선택적으로 부과할 수 있는 과목인 것이다. 음악은 그로부터 16년 뒤인 1922년 조선총독부 제2차 교육령시행기에 와서야 정식 교과목으로 채택되었다. 이와 같이 일본이 교과과정에 일본의 교육정책인 우민화 정책을 반영한 것은 음악과를 비 롯해서 초등교육의 전반에 걸쳐 나타나 있는 현상이었다. 일본은 이와 같이 우민화정책 외 에도 동화정책, 황국신민화정책 등을 펼쳐 교육과정을 통하여 그들이 우리나라를 식민지화 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 이용하였다. 1) 1906년 8월 27일 普 通 學 校 令 칙령 제44호 제2장 제6조 : 보통학교의 敎 科 目 은 修 身, 朝 鮮 語, 國 語, 算 術, 地 理, 歷 史, 理 科, 圖 畵, 體 操 로 하고 여자에게는 手 藝 를 가함이라. 時 宜 에 의하여 唱 歌, 手 工, 農 業, 商 業 중에 1과목 혹 幾 과목을 加 함을 得 함이라. 23

32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본고에서 교육과정의 내용 중 전통음악을 중심으로 고찰하고자 하는 것은 일제강점기 일본의 동화정책으로 말미암아 학교에서 음악교육이 일본의 창가( 唱 歌 )와 서양음악만으로 이루어져 우리의 전통음악이 사라져 버렸던 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1906년 일본식으로 개편된 교육제도 아래서 일본어로 된 창가를 일본인이 만든 교과서로 가르치게 하였다. 이 때 교과서의 내용은 일본음악과 서양음악만으로 구성된 것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 일본과 한국은 각각 서양음악의 대한 수용이 다른 상황이었다. 일본은 서양음악을 수용하여 일본 의 실정에 맞게 고친 것을 ʻ창가ʼ2) 라 하고 이를 일본사회에 정착시켰고, 우리나라는 개화기 에 서양음악을 미처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한 상황에서 일제강점기를 맞아 일본의 창가를 그대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이는 한국과 일본이 서양음악에 대한 수용에 있어 서로 다른 상태에서 일제강점기에 우리의 전통음악이 사라지고 서양음악과 일본의 창가를 교육받았기 때문에 한국인과 일본인에게 그 당시의 음악교육 내용은 각각 다른 음악적 영 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본고에서는 일제강점기의 이와 같은 음악 교육과정에서 한국의 전통음악 교육이 전혀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상황을 주목하여, 해방 후 한국 음악교육에 어 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것은 현재까지 우리나라 음 악과( 音 樂 科 ) 교육과정에서 풀어야할 문제점인 동시에 개선점이다. 그러한 이유로 같은 음 악교육의 경험이 있었던 한국과 일본의 음악교육이 해방 후 전통음악의 변천 정착 전개되 는 과정을 비교 분석하여 서로 어떤 영향을 미쳤고, 어떻게 변천해 가는지에 대해서 고찰 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본고에서 시대 범위를 1970년대까지로 한정하고자 하는 까닭은, 한국과 일본이 전쟁 후라는 혼란한 시기를 극복하고 각국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에 맞게 음악교육이 수정되 고 변천하고 정착되어가는 과정을 비교해 보기 위해서이다. 식민지하에서 사라진 우리 전통 음악은 해방 후 음악교과에 있어서 가장 시급하게 회복되어야 할뿐만 아니라, 발전하여 활 발하게 교육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한국의 음악교육에 있 어서 전통음악의 회복은 쉽지 않았다. 한국음악교육은 당연히 과거 일본의 영향에서 벗어나 려고 많은 노력을 하였다. 그러나 일본인 교사들이 본국으로 돌아간 상태였지만, 일제강점 기에 사범학교를 졸업한 교사들로 인해 우리의 교육은 완전하게 독립되었다고 보기에는 역 2) 日 本 唱 歌 : 일본의 창가라는 용어는 1872( 明 治 5년) 일본의 학제반포 이후부터 사용되었으며, ʻ악기에 맞추어 가곡을 바르게 부르고, 덕성의 함양과 정조의 도야를 목적으로 하는 교과목ʼ과 ʻ그 교과에 사용되는 가곡ʼ이라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이강숙 외 2인, 우리 양악 100년 (서울 : 현암사, 2001) : 68쪽. 일본의 창가는 일본에 들어온 서양음악이 일본사람의 취향에 맞으면 그대 로 그 음악을 수용하고, 맞지 않으면 서양음악의 선율만 사용, 가사는 일본가사를 붙이는 것으로 한 일본의 독자적인 음악 형태이다. 24

33 한국과 일본의 교육과정 비교 (Ⅰ) 부족인 현실이였다. 한국전쟁이 지나고 1955년의 제1차 교육과정에서 3) 특히 주목할 점으 로 전통음악의 부정적 인식과 전통음악에 대한 관심의 집중이라는 양면성을 들 수 있다. 즉 음악교육에 있어서 그동안 우리의 음악 즉 전통음악인 국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일제강 점기의 우민화 정책에 의한 교육의 악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공교육에서 우리 음악에 대한 정체성 혼란 문제의 원인도 일제강점기 교육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다. 1970년대까지는 일제강점기에 사라졌던 우리 전통음악이 해방 후 교과에 회복되고 정립되어 가는 과정의 시 기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연구범위를 1970년대까지로 한정하였고, 안정기에 들어서서 전통 음악이 발전해 가는 1980년대와 그 이후에 대한 논문은 다음 기회로 삼으려 한다. 일본의 경우도 패전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공허감도 컸다. 그런 상 황 속에서 안정되고 정착되어가는 일본의 전후 교육을 구교육체제의 불식기( 拂 拭 期 ), 신교 육 성립기( 成 立 期 ), 신교육의 반성과 개정기( 改 訂 期 ), 교육체제개정의 정비기( 整 備 期 ) 4) 로 나누기도 한다. 일본의 음악교육학자들은 전쟁 후 60주년을 맞아 음악교육의 성과를 많은 사람들이 풍요로운 음악활동을 체험하고 전문교육 측면으로도 우수한 음악가들을 많이 배 출시켰다. 그것은 음악교육의 성과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일본 음악교육에 크게 영향을 준 것은 학습지도요령( 學 習 指 導 要 領 )이다. 5) 라고 돌이켜 보고 있다. 따라서 한 일간의 음 악교육과정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학습지도요령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 1947년( 昭 和 20년) 6) 제1차 학습지도요령부터 1951년( 昭 和 26년) 제2차 학습지도요령, 1958년( 昭 和 33년) 제3차 학습지도요령 그리고 1968년( 昭 和 43년) 제4차 학습지도요령까지 분석 비교하여 논의를 진행해 보도록 하겠다. 그동안 한 일간의 음악교육 비교연구는 여러 선행연구 7) 가 있었으나, 우선 교과서의 비 교가 대부분이었고, 교육과정의 비교일 경우 현행의 교육과정 비교가 많았으며, 전통음악 을 중심으로 한 것이 아니라 개괄적인 연구가 많았다. 그러나 본고의 경우 한 일간의 음악 3) 한국의 교육과정의 변천 : 현재까지 한국은 1955년 제1차 교육과정, 1963년 제2차 교육과정, 1973년 제3차 교육과정, 1981년 제4차 교육과정, 1987년 제5차 교육과정, 1992년 제6차 교육 과정, 1997년 제7차 교육과정, 그리고 2007년에 제7차를 수정한 2007 개정 교육과정의 변천이 있었다. 4) 石 川 松 太 郞 외 3인, 日 本 敎 育 史 ( 東 京 : 御 茶 の 水 書 房, 1979), 267쪽. 5) 楠 瀨 敏 則, 戰 後 音 樂 敎 育 改 革 の 動 向 とこれからの 課 題 ( 東 京 : 音 樂 敎 育 史 學 會, 2006), 1쪽. 6) 소화( 昭 和 )는 서기 1926년부터 시작해 1988년까지 63년 동안 사용된 일본의 연호를 일컫는다. 7) 한 일간의 음악교육 비교논문 중 학위논문의 경우, 권현덕, 한국과 일본의 초등학교 음악교육과 정의 내용분석 및 연구,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2 ; 심대용, 한국과 일본 초 등학교 음악교과서 내용 비교 연구, 한국 교원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93 ; 전영미, 한국과 일본의 5, 6학년 음악교과서 내용분석 연구, 숙명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97 등이 있다. 25

34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교육 비교연구에서 전통음악에 주목하는 점이 일제강점기 음악교육에서 ʻ전통음악부재ʼ라는 특수성에 기인하여 출발하는 것이므로 앞의 선행논문과는 문제제기가 다르다고 할 수 있겠 다. 그와 같은 문제제기를 가지고 한국의 미군정기를 걸쳐 제1차부터 제3차까지의 교육과 정과 일본의 제1차부터 제4차까지의 학습지도요령을 검토해 일제강점기의 ʻ전통음악과의 단절ʼ에서부터 회복, 부정, 극복 등의 과정을 교육과정의 내용으로 비교하도록 하겠다. Ⅱ. 한국 교육과정의 전통음악 내용 1. 미군정기( ) 해방 후 일본의 제국주의 세력이 물러갔다고 해서 우리나라에 곧바로 독립이 주어지지 는 않았다. 미국은 1945년 8월 15일부터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 8월 15일에 이 르는 3년 동안 우리나라에 군정의 실시를 위해서 군정청( 軍 政 廳 )을 설치하였다. 한국에 대한 군정을 실시하게 된 미국의 군정청 학무국에서는 한국의 실정에 거의 무지한 상태여서 한국인들로 하여금 한국교육위원회( 韓 國 敎 育 委 員 會, The Korea Committee on Education) 8) 와 조선교육심의회( 朝 鮮 敎 育 審 議 會, The Korea Committee on Educational Planning) 9) 를 구성하도록 하여 한국의 교육개혁을 추진하도록 하였다. 특히 조선교육심의 회는 우리나라의 교육이념으로 홍익인간( 弘 益 人 間 )을 처음으로 제시하였다. 우리나라의 교 육이념인 홍익인간의 정신에 입각하여 애국애족의 교육을 강조하였으며, 일제의 잔재를 정 신면에서나 생활면에서 시급히 제거하는 데 각별히 노력하였다 10) 그리고 조선교육심의회 는 민주적인 단선형 11) 의 교육제도를 마련하여 한국교육의 학제의 틀을 만들었다는 의의를 8) 韓 國 敎 育 委 員 會 : 한국교육위원회는 군정청 학무당국에서 한국인 교육계 인사들로부터 당면한 교 육문제에 대한 조언을 얻기 위한 군정청 학무국 최초의 자문기구였다. 공식적으로는 자문기관이 었으나, 실질적으로는 교육의 모든 부문에 걸쳐 중요한 당면 문제를 심의 결정하였다. 9) 朝 鮮 敎 育 審 議 會 : 조선교육심의회는 1945년 11월부터 약 4개월 동안 우리나라의 교육계와 학계 의 지도자 100여명으로 구성되어 구체제에서 벗어나 민주사회 건설에 부합한 새로운 방향을 설 정하고 그에 따르는 새로운 체제를 수립하기 위한 한국의 장래의 교육을 설계하도록 하였다. 10) 문교부, 문교개관 (서울 : 문교부, 1958), 156쪽. 11) 學 制 의 類 型 에는 複 線 型, 單 線 型, 그리고 分 岐 型 이 있다. 복선형은 두 가지 이상의 학교계통이 각각 독립성을 가지고 함께 공존한다. 학교계통간의 이동이 인정되지 않으며 계통성을 강조한 다. 단선형은 학교계통이 하나이다. 계통성보다 단계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분기형은 기초학교 단계에서는 단선형으로 그 위는 복선형이다. 이 학제들은 교육 기회균등의 실현과 관련이 깊다. 26

35 한국과 일본의 교육과정 비교 (Ⅰ) 가진다. 교육과정의 민주화를 획기적으로 추진한 이 학제는 기회균등을 기본원칙으로 하 고, 제의 기본학제의 기틀이 되었다. 미군정기에 추진된 문교시책을 살펴보면, 군정청 학무국에서는 한국인의 교육문제를 한 국인들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는 한국화 시책을 추진하였다. 학교의 교수 용어를 한국어 로 사용하도록 하였고, 민주교육 이념에 입각한 교육을 추진하기 위해 교원을 대상으로 재 교육 강습을 널리 실시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일제의 잔재를 조속히 없애기 위해 한글 교 육을 실시, 특히 초등학교 교과서의 편찬 보급에 힘썼다. 12) 미군정기의 교과목은 <표 1> 13) 을 보면, 공민, 국어, 지리, 역사, 산술, 이과, 음악, 체 육 8과목이 있었다. 14) <표 1> 임시교육과정 교과 편제 및 시간배당( ) 공민 국어 지리 역사 산술 이과 음악 체육 당연하지만 일본어가 사라졌고, 우리 한글로 된 국어교과가 많은 시간을 배당받았다. 급 하게 만들어졌으나, 음악과 체육교과가 예능교과목의 대표로 포함되었다. 특히 일제강점기 에 배제되었던 한국지리와 한국역사 시간이 임시교육과정임에도 불구하고 국어교과와 함께 실행되었다. 이와 같은 교과과정은 해방 직후 초등학교를 개교하기에 앞서 갑자기 정한 것이어서 어떤 일관된 철학적 입장도 세우지 못한 채, 일본의 잔재를 없애고자 하는 의지가 많이 보이며, 우 리 민족의 손으로 자주적 교육을 하려는 염원 아래 임시적으로 정한 것이라 볼 수 있겠다. 그 후 1946년 1월 10일에 조선교육심의회에서 채택한 초등학교 교육과정은 공민, 국어, 역사, 지리, 산수, 이과, 체조, 음악, 습자, 도화, 공작, 요리, 재봉(여), 실과로 몇몇 과목이 추가되 며 바뀌었다. 우선 습자, 도화, 공작, 요리, 재봉 같은 교과가 추가되었고, 체육이 체조로 미 술이 도화와 공작으로 나눠서 바뀌는 등 몇몇 과목의 명칭이 바뀌었다. 그러나 몇몇 교과의 추가로 임시 교육과정보다 교과는 증가하였지만, 기본적인 골격은 거의 같다고 할 수 있다. 12) 김영우 피정만, 최신한국교육사연구 (서울 : 교육과학사, 1995), 쪽. 13) 문교부, 앞의 책, 130쪽. 14) 문교부, 앞의 책, 130쪽. 27

36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해방을 맞은 지 3년만인 1948년 8월 15일에 미군정은 폐지되었고 대한민국 정부가 수 립되었다. 새로 수립된 대한민국 정부는 미군정기의 민주주의 교육을 더욱 발전시키면서 우리만의 교육정책을 개발 15) 하려고 노력하였다. 대한민국 정부가 교육적인 측면에서 시급 하게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독립국가로서 갖추어야 할 특색 있는 교육체제를 마련하는 일 이었다. 즉 헌법에 명시된 교육의 기회균등과 초등 무상 의무교육, 교육기관에 대한 국가 의 감독, 교육제도의 법정주의적 원칙 등에 입각한 국민교육제도를 마련하는 일이었다. 16) 1948년에 제정 선포된 대한민국의 헌법 제16조에 ʻ모든 국민은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 가 있다. 적어도 초등교육은 의무적이며, 무상으로 한다. 모든 교육기관은 국가의 감독을 받으며, 교육제도는 법률로서 정한다ʼ는 규정을 넣음으로써 민주주의 교육과 공교육의 원칙 을 명시하였다. 그리고 정부는 교육법을 새로 제정하여 1949년 11월 30일 국회를 통과한 교육법을 공포하였다. 새로운 교육법은 미군정기에 있었던 홍익인간의 정신을 이어받았으 며, 홍익인간을 우리의 민족적 이상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교육방침에서 예술 활동에 순수 한 심미적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였고, 애국애족의 마음으로 우리의 민족 고유문화에 관심 을 갖도록 하였다. 이 당시의 교육은 거의 미군정기의 교육을 받아 발전시켜서, 교육제도 나 교육실제에 있어 크게 다른 변화가 없었다. 새 교육법에 의한 교육실현은 1950년대 와서 더욱 활발해졌고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부 속으로 있는 ʻ국민학교 교육연구회ʼ에서 ʻ국민학교 교칙의 실천ʼ을 작성하였는데 그 중 음악 과에 대한 목표는 다음과 같다. 국민학교 교칙의 실천-각 교과의 목표 제7조 음악과는 음악을 연주하고 감상하며 창작하는 능력을 양성하여서 심미적 취미를 함양하며 국민적 정조를 순화함. 17) 그 외에 국어, 사회, 이과, 산수, 보건, 미술, 가사와 함께 음악과의 목표가 있는데, 특 히 음악과의 목표에는 음악과는 음악을 연주하고 감상하며 창작하는 능력을 양성하여서 심미적 취미를 함양하며 국민적 정조를 순화함 으로 되어있다. 여기에 ʻ음악을 연주하는ʼ 기악영역과 감상영역, 그리고 ʻ창작하는 능력을 양성ʼ하는 창작영역 등 각 영역별로 다양한 15) 초대 문교부장관이었던 안호상은 一 民 主 義 를 문교행정의 기본방향으로 삼았다. 일민주의란 인 간주의와 민족주의를 바탕으로 한 민족주의로서 일민주의의 내용은 바른백성( 正 民 )으로서의 한 백성주의, 백성통일( 民 族 統 一 )으로서의 한 백성주의, 세계 한백성( 世 界 一 民 )으로서의 한 백성주 의, 만백성 다같이 ( 萬 民 同 一 )로서의 한 백성주의, 그리고 백성 첫째( 人 民 第 1)로서의 한 백성중 의를 주장하며 홍익인간의 이념에 입각하여 남북이 통일되어야 한다는 민족적 염원을 일민주의 라는 기치 아래 문교행정을 강력히 추진하였다. 김영우, 피정만, 앞의 책, 509쪽. 16) 한국교육30년사편찬위원회, 한국교육30년 (서울 : 문교부, 1980), 16쪽. 17) 유봉호, 한국교육과정사 연구 (서울 : 교학연구사, 1992), 쪽 재인용. 28

37 한국과 일본의 교육과정 비교 (Ⅰ) 음악이 행해지도록 제시하고 있다. 이 점은 가창영역에만 치우쳐 있던 일제강점기의 음악 교육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음악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의 확인을 위해 ʻ국민학교 교칙의 실천ʼ을 보면, 음악과의 지 도에 관해서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초등학교 교칙의 실천-음악과의 지도에 관해서 제7조 음악과 1. 평이한 단음( 單 音 )창가( 唱 歌 ) 윤창( 輪 唱 ) 및 중음( 重 音 )창가를 가( 加 )하며 또 음악 감상시 킴. 악전의 초보를 실지에 맞추어 지도함을 요함. 될 수 있는 데까지 작곡과 악기를 지도 하여야 함 2. 가사와 곡조는 국민적이고 아동의 심정을 쾌활 순미하게 하며 품성을 고상하게 할 만한 것이라야 함 3. 아동의 개성에 맞추어 음악적 소질을 계발하여서 국민 음악 창조의 기초를 만들도록 하 여야 함 4. 발음과 성음의 연습을 중시하여 자연스러운 발성으로 정확한 발음을하도록 하여야 함 5. 학교 교육 전반에 음악을 활용하여 화락한 분위기를 체인( 體 認 )하여 음악의 생활화를 기 하도록 하여야 함 18) 민주주의 교육의 영향으로 인해 지식 주입식이 아닌 아동중심, 생활중심의 교육내용이 실생활 안에서 강조되도록 하였다. ʻ학교 교육 전반에 음악을 활용하여 화락한 분위기를 체 인( 體 認 )하여서 음악의 생활화를 기하도록 해야 한다ʼ는 것은 지식중심의 교과 내용이 생활 중심의 교과로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ʻ평이한 단음창가를 가르치고 적당 한 윤창( 輪 唱 )과 중음( 重 音 )창가를 가르쳐도 무방하다ʼ고 명시되어 있는 점과 일제강점기의 음악교과를 비교해보면, 일제강점기보다 가창영역에 단음, 윤창, 중음창가 등의 적극적인 자세로 지도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 크게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에는 규정에 서 단음창가로 되어있는 이유로 화성적인 반주를 할 수 있는 교원이 적었기 때문이다. 이 와 같이 일본은 독자적인 교육체제를 구축해 나가고 한국의 정책기구를 통하여 그대로 도 입시켰다. 19) 그러나 다양한 음악의 양상을 경험하도록 하였을 뿐만 아니라 발성에 대해서 도 자연스런 발성과 정확한 발음이 되도록 명시되어 있다. 이는 한국어 사용이 음악교과에 도 영향이 미쳤음을 알 수 있다. 노래의 가사를 한국어로 부르는 것이 아직 서툴기 때문에 18) 유봉호, 앞의 책, 309쪽 재인용. 19) 오지선, 한국근대음악교육 (서울 : 예솔, 2003), 133쪽. 29

38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가창수업이 배제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권장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악전( 樂 典 )에 대 해서도 일제강점기의 ʻ평이한ʼ 가창을 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음악이론이 아니라, 음악의 기초를 위한 이론으로 지도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악전이나 창작, 기악 영역보다 여전히 가창영역에 좀 더 치우쳐져 있음은 일제강점기의 영향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교수용어가 한국어로 되었고, 교과서도 한국어로 편찬되었는데 음악교과는 주로 한 국어로 가사가 바뀐 서양음악으로 이루어져 있는 점은 또 다른 식민주의 교육이 되어 완전 한 독립이 안 되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한국은 일제강점기시대에서 벗어나면서 민주주의 교육으로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였고, 우리말 교육과 함께 한국의 국익에 반대되는 교과목 의 교수금지를 지시하였다. 하지만 이 시기의 음악교육은 일본 강점기시대의 내용을 그대 로 모방하였고, 교사들이 가창교육을 위주로 실시하였다. 이때 사용된 음악교과서는 악보 만을 제시한 노래책 수준이었으며, 교과서의 보급도 충분하지 못했다. 20) 이는 현재의 음 악교육에서 일제강점기 시대와 미군정기, 교수요목기의 교과과정으로 인해 문제점으로 남 아 있게 된 것인데 예를 들면, 가창 위주의 음악이 교과에 집중되어 있어서 기악 감상 창작 등의 각 영역이 불균형적인 형태로 체계적이지 못한 상태의 교과 구성이 되어 있고, 또 교 재 곡 배열식의 제재단위로 된 형식 등이 아직도 우리의 음악교육에 남아 있는 것이다. 이 와 같이 일본의 제국주의 세력이 물러갔다고 해서 우리나라는 완전한 독립이 되지 않았다. 2. 제1차 교육과정 : 1955년 이 시기는 사회적인 혼란 속에서도 교육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한 때 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1차 교육과정은 1955년 8월 1일 문교부령 제44호 초등학교 교과 과정 으로 제정 반포된다. 제1차 교육과정은 우리가 만든 최초의 체계적인 교육과정이라는 점에서 그 나름의 의의가 있다. 이때의 교육과정은 각 학교의 교과목 및 기타 교육활동의 편제로 정의되었으며, 법령상 의 명칭이 교과과정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 시기를 ʻ교과중심 교육과정시기ʼ라고 부른 다. ʻ교과중심 교육과정이란 ʻ지식의 체계ʼ를 중시하는 교육과정으로, 학교에서 학생들이 배 우게 되는 모든 교과와 교재를 말한다. 교육의 목적은 아동들에게 지식을 많이 전달하는 것이었으며, 교과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강요하였다. 따라서 교수-학습 과정은 교 사가 학생들에게 교과의 내용[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강요하게 되며, 아동들은 그 내 20) 권덕원 외 3인, 음악교육의 이해와 실천 (서울 : 교육과학사, 2006), 63쪽. 30

39 한국과 일본의 교육과정 비교 (Ⅰ) 용을 암기하게 된다. 제1차 교육과정 음악과 의 일반목표는 음악의 체험을 통하여 아름다운 정서와 원만한 인격을 갖추어 가정인 사회인 국제인으로서의 교양과 애국 애족의 정신을 기르는 것 21) 이 다. 그리고 목표로는 기능연마 기악 감상 창작 등의 음악 생활화가 구체적으로 설정되고, 각 영역에 따른 지도 내용이 제시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1학년, 2학년의 가창지도에서 될 수록 슬픈 곡조는 피하고, 명랑하고 쾌할한 가곡을 가르친다. 22) 라고 제시되어 있고, 3학 년에 와서 서정적인 곡도 가르칠 수 있다 23) 라고 가창영역에 제시되어 있는 점이다. 이는 음악성을 위한 교육이라기보다 해방 후 사회적인 분위기를 ʻ명랑하고 쾌활한ʼ 분위기로 하 려는 정치적 사회적 의도가 담겨졌다고 본다. 전통음악에 대한 내용은 <표 2>를 보면, 우선 1학년, 2학년, 3학년의 가창 기악 감상 창작 영역 즉 전 영역 어느 곳에서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고학년인 4학년 가창 영 역에서 단조 삼 곡 이내, 민속조( 民 俗 調 ) 이 곡 이내로 가르칠 수 있다. 24) 라고 제시되어 있는 것과 5학년 감상 영역에서 우리나라의 민요를 들려준다. 25) 또 6학년 감상 영역에 서 우리나라의 악기(가야금, 거문고, 해금, 양금, 저, 대금, 장고 등)를 더한다. 와 국악 ( 國 樂 ), 아악( 雅 樂 ), 정악( 正 樂 ), 군악( 軍 樂 ), 창극( 唱 劇 )을 들려준다. 26) 라고 제시한 것이 전통음악에 대한 내용의 전부이다. 21) 문교부, 음악과 교육과정 (서울 : 문교부, 1955), 2쪽. 22) 문교부, 앞의 책, 3, 6쪽. 23) 문교부, 앞의 책, 9쪽. 24) 문교부, 앞의 책, 12쪽. 25) 문교부, 앞의 책, 17쪽. 26) 문교부, 앞의 책, 20쪽. 31

40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표 2> 제1차 교육과정에 나타난 전통음악 내용 가창 영역 기악 영역 감상 영역 창작 영역 1학년 학년 학년 학년 단조 3곡이내, 민속조 2곡 이내로 가르칠 수 있다 학년 - - 우리나라의 민요를 들려준다. - 6학년 - - 우리나라 악기를 더한다. 국악 아악 정악 군악 창극을 들려준다. - 위의 표에서 보면, 제1차 교육과정에서는 전통음악의 4가지 영역 중 가창 영역과 감상 영역에 치우쳐서 제시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저학년에서는 전혀 지도되지 않았고, 고 학년에서 한정된 부분만 지도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일제강점기 후에 서양음악과 일본의 창 가 중 창가가 삭제되었는데도, 우리의 전통음악은 적은 수만 포함되고 서양음악의 내용이 늘어난 것이다. 이는 해방 후 미 군정기의 교육사상과 일제강점기에 사범학교를 졸업한 교 사들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겠다. 3. 제2차 교육과정 : 1963년 제2차 교육과정은 1963년 2월 15일 문교부령 제119호 초등학교 교육과정 으로 개정 되었다. 제1차 교육과정에서 아동의 개성과 흥미 및 창의성을 무시하는 교사의 일방적인 교육이 문제되었고, 아동의 기초 학력이 부족함을 지적하여 교과서의 내용이나 형식면에서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그래서 진보주의 교육사상으로 생활중심 경험중심의 교육 사 조를 반영하여 개정하였던 것이다. 제2차 교육과정의 특징은 ʻ경험 중심 교육과정ʼ이며, 교육의 목적은 형식적이고 무의미한 지식보다는 실생활과 관련된 내용을 아동이 중심이 되어 직접 경험하여 배우도록 하는 것 이었다. 교육과정의 구성은 아동의 흥미와 필요를 바탕으로 구성해야 하고, 실질적인 교재 는 학습의 장에서 결정되고, 실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는 것 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음악과 교육과정의 목표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음악의 체험을 통하여, 아름다운 정서와 32

41 한국과 일본의 교육과정 비교 (Ⅰ) 원만한 인격을 갖추게 함으로써 바람직한 국민으로서의 교양을 높이고, 애국 애족하는 마 음과 우리나라의 문화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기초적인 능력 및 태도를 기른다. 27) 이다. 제2차 교육과정에서 음악교육 영역은 가창 기악 감상 창작 영역으로 나눈다. 흥미로운 점 은 1학년부터 6학년까지 가창 영역에서 우리나라와 여러 나라의 노래 부르기 28) 가 전 학 년에 걸쳐 제시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전통음악에 대한 언급보다 더 많은 부분을 차지 하고 있다. 그리고 제2차 교육과정에서 전통음악에 관한 내용을 살펴보면 눈에 띠는 점이 있다. 2학년부터 6학년의 감상 영역에서 국악기 감상에 대한 점이 나오는데, 이때 국악기 감상에 대한 국악기의 종류를 학년별로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표 3> 제2차 교육과정 감상 영역에서 국악기 감상 내용 1학년 2학년 3학년 4학년 5학년 6학년 국악기 종류 장구 북 편종 편경 퉁소 태평소 단소 피리 징 꽹과리 가야금 양금 거문고 해금 대금 아쟁 박 생황 <표 3>을 보면, 국악기의 종류를 각각 제시한 기준은 확실히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국 악기에 대한 이해 및 그 연주 감상 에서 각 학년마다 국악기의 종류를 제시한 점은 제1차 의 교육과정에 비해 많은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2학년부터 6학년까지 감상 영 역에서 한국풍의 음악에 대한 감득 29) 과 전 학년에 걸쳐 고상하고 유명한 우리나라와 여러 나라의 음악 감상 30) 의 내용을 보면, 제1차 교육과정보다 다양한 전통음악의 내용이 포함되었음을 알 수 있다. 4. 제3차 교육과정 : 1973년 1973년 2월 14일 문교부령 제310호 초등학교 교육과정으로 제3차 교육과정이 개정되 었다. 제3차 교육과정은 우리나라 교육과정 제정 상 처음으로 교육과정심의회에서 시안을 확정하고 2년간의 실험평가를 거쳐 확정한 것이라는 의의가 있다. 그리고 교육의 방법 및 원리 측면에서는 ʻ학문중심 교육과정ʼ의 도입을 배경으로 하여 개정된 것이다. 이는 제2차 교육과정의 ʻ경험중심 교육ʼ 혹은 ʻ생활중심 교육ʼ이 아동의 흥미와 요구만을 중시하여 학문 27) 문교부, 음악과 교육과정 (서울 : 문교부, 1963), 1쪽. 28) 문교부, 앞의 책, 10, 11, 14, 17, 20, 23쪽. 29) 문교부, 앞의 책, 13, 16, 19, 22, 25쪽. 30) 문교부, 앞의 책, 11, 13, 16,19, 22, 25쪽. 33

42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에 대해서 소홀했다는 점에 대한 반성에서 등장 31) 하였다. ʻ경험중심의 교육과정ʼ에서는 아 동이 어렵게 느끼는 수학이나 과학 등 자연과학 분야의 교육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반성으 로, 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데에는 실패했다고 판단하여 ʻ학문중심의 교육과정ʼ이 등장 한 것이다. 제3차 교육과정 구성방침은 국민적 자질의 함양과 인간 교육의 강화, 지식 기술 교육의 쇄신 등에 두었다. 이를 토대로 음악과 교육과정의 개정은 학습내용의 질과 양적인면에서 정선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음악과( 音 樂 科 )는 국민적 교양과 기초적인 기능 표현 및 감상 능력 그리고 민족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과 태 도에 관련된 일반 목표를 설정하고 각 영역별로 활동 내용을 제시하였다. 이때 ʻ학문 중심 의 교육ʼ 사조가 모든 교과의 기저가 되었으며, 음악과도 역시 음악을 구성하는 요소와 음 악 행위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지식의 구조를 체계적으로 조직하고 이를 중요한 지도 내용으로 제시하였다. 음악의 본질적 문제가 학습되고 해결되어 나아갈 수 있 도록 기존 학습 내용의 체계화와 전통음악의 소재 선정 기준을 설정하였던 것이다. 제3차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흥미로운 점은 1학년부터 6학년의 가창 영역에서 민속적인 가락과 건설적인 가사의 노래 32) 라는 내용이 나온다. 이는 1970년대부터 농촌의 근대화를 위한 새마을 운동을 전개하여 생활태도의 혁신과 환경개선, 그리고 소득증대를 통하여 농 촌을 발전시키려는 범국민적인 정신개혁운동 33) 의 영향에서 온 것이다. <표 4> 제3차 교육과정 감상 영역에서 전통악기의 감상 내용 1학년 2학년 3학년 4학년 5학년 6학년 북 장구 징 꽹과리 북 장구 징 꽹과리 피리 북 장구 피리 태평소 북 장구 징 꽹과리 북 장구 징 꽹과리 피리 태평소 가야금 거문고 아쟁 북 장구 징 꽹과리 피리 태평소 가야금 거문고 아쟁 단소 대금 해금 박 31) 사실 세계적으로 학문주의 교육과정은 195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까지의 지배적인 영향을 미 쳤던 교육과정이었다. 그 등장배경은 1957년 세계적 냉전체제의 긴장 속에서 소련이 ʻ스푸트니 크ʼ 인공위성을 미국보다 먼저 발사하게 된 일로부터 시작되었다. 당시의 냉전체제하에서 미 소 간의 군사력 경쟁은 치열했다. 그런 상황에서 고급 군사정보 수집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인공위 성을 소련이 먼저 발사하게 됨으로써 미국은 국가 안보에 큰 위협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미 국 내에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그 일환으로 교육과정에 대한 반성이 나타나면서 학문주의 교육과정이 등장하게 되었다. 32) 문교부, 음악과 교육과정 (서울 : 문교부, 1973), 5, 8, 11, 15, 20, 24쪽. 33) 변태섭, 한국사통론 (서울 : 삼영사, 2006), 참조. 34

43 한국과 일본의 교육과정 비교 (Ⅰ) 제3차에서 나타난 우리나라 전통음악에 대한 내용은 감상 영역에서 가장 많이 보인다. 우리나라 전통악기의 감상은 <표 4>를 보면 제2차와 같이 전통악기의 종류가 제시되고 있 다. 그런데 제3차에서는 제2차에 비해 연계성을 가진 규칙이 보인다. 즉 앞의 학년에서 제 시된 악기에 조금씩 첨가되고 있는 형태이다. 또한 감상 영역에서 각 학년마다 감상 내용에 해당하는 곡목들의 음악 종류와 연주 형 태의 제시를 구체적으로 한 것이 특징이다. <표 5>를 보면, 저학년에서는 성악곡인 민요만 다루다가 고학년에 이르러 농악과 가야금 음악 그리고 국악합주를 제시하고 있다. <표 5> 제3차 교육과정 감상영역에서 전통음악 감상곡 1학년 2학년 3학년 4학년 5학년 6학년 민요 민요 민요 민요와 농악 민요, 농악, 가야금에 의한 음악 등 민요, 농악, 가야금에 의한 음악 및 단순한 국악, 합주 등 그리고 <표 6>에서는 3학년부터 감상 영역에서 음악의 특징을 파악하기 위한 제언을 하 기도 하였다. <표 6> 제3차 교육과정 감상영역에서 음악의 특징을 위한 전통음악 내용 1학년 2학년 3학년 4학년 5학년 6학년 우리나라 음악과 서양 음악을 비교 감상한다. 우리나라 음악과 서양 음악의 다른 점을 감별한다. 우리나라 음악과 서양 음악의 다른 점을 감별한다. 우리나라 음악과 서양 음악의 다른 점을 이해하고 이를 감별한다. 이와 같이 전통음악은 제3차 교육과정에서도 제1 2차와 같이 가창 영역과 감상 영역에 치우쳐서 다루어지고 있지만, 특히 감상 영역에서 음악의 특징별, 종류별, 그리고 악기별로 나누어 다양한 감상이 이루어지도록 유도하고 있는 점이 크게 다르다고 할 수 있다. 35

44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제1차부터 제3차까지의 교육과정에서 전통음악의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은 사항을 알 수 있다. 첫째, 비록 서양음악에 비하면 적은 수이지만 전통음악의 양적인 면이 점점 증가되어 가 는 것을 알 수 있다. 제1차에서는 4학년의 가창 영역과 5 6학년의 감상영역에서 전통음악 의 내용이 나왔을 뿐이었다. 그런데 제2 3차에서는 전 학년 또는 중 고학년에서 전통음악 이 다루어졌다. 둘째, 각 학년에 수록된 전통음악의 내용이 전 학년과의 연계성을 가지게 되었다. 제1 2차보다 제3차로 갈수록 점점 전통음악의 비중이 증가됨에 따라 제3차에서는 각 학년마다 전통음악의 내용이 나오고, 학년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요구사항이 제시되거나 내용이 복 잡해지고, 증가 추가됨을 알 수 있었다. 셋째, 전통음악은 점차 양적인 증가는 되고 있으나 영역별로 다양하게 이루어지지 못하 고 가창과 감상 영역에만 치우쳐 있음을 알 수 있다. 제3차까지 살펴 볼 때, 기악이나 창 작 영역에서는 전통음악의 내용을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이는 전통음악을 부르거나 연 주하기 보다는 감상영역에 많이 치우쳐 ʻ듣기교육ʼ으로만 전통음악을 교육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Ⅲ. 일본 학습지도요령의 전통음악 내용 문부과학성이 고시한 학습지도요령 안에는 교육이념의 영향에 따른 각 교과의 내용이 있다. 학습지도요령은 교육과정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그 곳에 나와 있는 교과의 내용을 살펴보는 것은 일본의 교육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고에서는 1947년의 제1차 학습지도령부터 제4차 학습지도요령을 통해 일본 전통음악 의 내용을 살펴서 일본의 음악과( 音 樂 科 ) 교육과정 초기 변천에 대한 것을 고찰해 보도록 하겠다. 1. 제1차 학습지도요령 음악편 시안( 試 案 ) : 1947년 1945년 8월 15일, 전쟁이 끝나고 34) 곧 같은 달 28일에 문부성은 문부차관의 명령으로 34) 한국에 있어서는 해방을 맞이하는 것이겠지만 일본의 입장에서는 전쟁이 끝나는 것이다. 여기에 서는 일본의 교육과정에 대한 내용으로 1945년 이후를 ʻ전후( 戰 後 )ʼ라고 표현하였다. 36

45 한국과 일본의 교육과정 비교 (Ⅰ) 교과서 및 교재의 사용에 주의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즉 초등학교에서 사용된 교과서 중 적당하지 않은 교재의 내용은 전부 또는 부분적으로 제거하거나 사용하지 말라는 주의를 받게 된다. 연합국 최고사령관 총사령부의 의견에 벗어나지 않도록 교과서에 군국주의적 내용을 없애고, 이른바 ʻ묵도( 墨 塗 )의 교과서ʼ35) 가 나오게 되었다. 36) <그림1> ʻ묵도의 교과서ʼ-음악교과서 37) 전후의 혼란 속에서 학습지도요령의 역사는 1947년( 昭 和 22)부터 시작되었다. 학습지도 요령은 원래 교육과정 작성을 위해서 편집된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습지도요령 및 음악편이 작성된 것은 음악교육에 있어서 실로 획기적인 것이다. 왜냐하면 이는 ʻ덕육의 함 양( 德 育 の 涵 養 )ʼ을 목표로 한 전전( 戰 前 )의 음악 교육기관으로부터 음악교육의 목표가 음 악미의 이해, 감정에 의한 미적 조작과 풍부한 인간성을 기르는 것 38) 으로 변환되어 음악 교육을 예술교육의 하나로서 이해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학습지도요령 음악편의 서두에 보 면 예술로서의 음악의 본질은 음을 소재로 하는 시간적 예술이다 39) 라고 되어 있다. 이런 음악교육의 목표는 전후의 음악교육의 방향을 정하는데 큰 의미를 두게 된다. 제1차 학습지도요령 음악편의 목표는 다음과 같다. 우선, 음악편의 목표에 군국주의적인 35) ʻ묵도( 墨 塗 )의 교과서ʼ란 교과서의 내용 중 전쟁적인 색채가 강한 부분을 검게 색칠하여 내용이 보이지 않게 한 것이다. 전후 일시 정지되었던 학교의 수업은 9월부터 개시되었지만 교과서가 개정되지 않아 종래의 교과서 내용을 일시적으로 가려서 사용하려고 한 것이다. (그림1 참조- 圖 說 敎 育 の 歷 史 ( 東 京 : 河 出 書 房 新 社 2008), 77, 78쪽 발췌.) 36) 中 山 裕 一 郞, 1947 年, 1951 年 學 習 指 導 要 領 ( 試 案 )の 史 的 意 義 ( 東 京 : 開 成 出 版, 2006), 2쪽. 37) 좌) 음악교과서 - 검게 칠해진 곳은 山 田 長 政 의 가사 우) 초등과 음악교과서 목차 - 목차에 나오는 곡명에도 쿠로누리( 墨 塗 り)하였다. 38) 文 部 省, 學 習 指 導 要 領 音 樂 編 ( 試 案 )( 東 京 : 文 部 省, 1947), 1쪽. 39) 文 部 省, 앞의 책, 1쪽. 37

46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내용은 사라졌고, 교양의 요소로서의 음악이 아니라, 음악이라고 하는 교과를 통해서 높 은 미적 조작과 풍부한 인간성을 기른다 라고 하는 음악의 본질적인 내용이 포함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가창과 기악, 감상 그리고 창작의 활동을 통해서 음악의 창조력과 표현 력을 기르도록 하였고, 특히 음악의 기초적인 이론과 독보력( 讀 譜 力 )에 주의 하도록 하는 점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一. 음악미( 音 樂 美 )의 이해 감정을 실천하여 그것에 의한 높은 미적 조작과 풍부한 인간성을 기른다. 二. 음악에 관한 지식 및 기술을 습득시킨다. 三. 음악에 의해서 창조력을 기른다. (선율과 곡을 만드는 것) 四. 음악에 의해서 표현력을 기른다. (노래를 부르는 것과 악기를 연주하는 것) 五. 악보를 읽는 힘과 쓰는 힘을 기른다. 六. 음악에 의해서 감상력을 기른다. 40) 위의 제1차 학습지도요령 음악편 목표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덧붙어 있어서 1차의 음 악교육 목적의 이해를 돕고 있다. ʻ음악교육은 정조교육( 情 操 敎 育 )이다ʼ라고 하는 원칙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전혀 변화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의미로서의 방법으로는 종래의 것이 꼭 바른 방향에 있었 다고는 할 수 없다. 음악교육이 ʻ정조교육이다ʼ라고 하는 의미는 목표의 하나일 뿐 음 악미의 이해, 감정에 의한 높은 미적 정조와 풍부한 인간성을 기르는 것이다. 종래의 생각으로는 음악교육을 정조교육의 수단으로서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 강했다. 즉 정 조를 교육하기 위해서 음악교육을 사용하자는 생각이다. 그러나 음악은 본래 예술이 다. 그렇기 때문에 목적이 되었다가 수단이 되었다가 할 수는 없다. 예술을 수단으로 하는 생각은 예술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음악교육이 정조교육이라 는 의미는 ʻ음악교육은 정조교육이다ʼ라고 하는 것으로서 음악미의 이해, 감정을 미적 정조의 양성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르고 질 좋은 음악교육을 행하려면 그것 이 바르고 질 좋은 미적정조의 양성이 되도록 한다. 종래의 음악교육을 수단으로 사 용할 때에는 음악교육은 예를 들면 독보력( 讀 譜 力 )이 완전하게 되지 않는 오히려 질 낮은 모양이었다. 41) 40) 文 部 省, 앞의 책, 1쪽. 41) 文 部 省, 앞의 책, 2쪽. 38

47 한국과 일본의 교육과정 비교 (Ⅰ) 제1차에서는 음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음악 학습영역을 가창, 기악, 감상, 창작 4가 지로 나누어 지도사항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가창영역에 치우 쳐서 음악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제1차에서 흥미로운 점은 전 학년에 걸쳐 유럽음악[서 양음악]을 중심으로 한다 42) 라고 제시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일반목표에 음악교육 전체에 해당하는 방침으로 아동의 음감각( 音 感 覺 )을 순수한 기초에 확립하기 위해서 우선 유럽음악의 음조직을 기초로 가르치고 그것의 확립을 갖은 다음 다른 음조직을 이해시킨 다. 43) 라고 부가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저학년에서는 일본 전통음악에 대한 교육은 이루어 지고 있지 않았고 유럽음악 중심으로 음악을 교육하였던 것이다. 제1차 학습지도요령에서 일본 전통음악에 대한 내용은 고학년 가창 감상 영역에 처음 등 장한다. 가창 영역에서는 4 5 6학년에서 유럽음악을 주체로 하고, 다음 일본의 전통음악의 음조직을 가진 노래를 하도록 한다. 44) 라고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감상 영역에서는 유럽음 악에 관한 이해를 깊게 하는 것과 함께 일본의 전통음악 및 악기에 관한 이해도 서로 알도록 한다. 45) 일본의 전통음악 안에 단순한 것을 들려준다. 46), 때때로 악기의 특징을 살린 음악을 들려줌과 함께, 일본 전통악기에 관해서도 가르치고 유럽 악기와 상반점을 알도록 한 다. 47) 라고 전통음악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다. <표 7>을 보면 일본 전통음악은 4 5 6학년 의 가창과 감상 영역에서 유럽음악과 함께 비교하며 배우도록 되어 있다. 이와 같이 제1차 학습지도요령에서는 유럽음악을 중심으로 음악교육이 이루어 졌음을 알 수 있다. 42) 文 部 省, 앞의 책, 50, 54, 57, 65, 72, 78쪽. 43) 文 部 省, 앞의 책, 42쪽. 44) 文 部 省, 앞의 책, 65, 72, 78쪽. 45) 文 部 省, 앞의 책, 69, 75, 81쪽. 46) 文 部 省, 앞의 책, 69, 76쪽. 47) 文 部 省, 앞의 책, 69, 76, 82쪽. 39

48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표 7> 제1차 학습지도요령 4 5 6학년 가창 감상 영역의 전통음악 내용 4학년 5학년 6학년 가창 영역 유럽음악을 주체로 하고, 일본의 전통음악의 음조 직을 가진 노래를 다음 으로 하도록 한다. 유럽음악을 주체로 하고, 일본의 전통음악의 음조 직을 가진 노래를 다음 으로 하도록 한다. 유럽음악을 주체로 하고, 일본의 전통음악의 음조 직을 가진 노래를 다음 으로 하도록 한다. 감상 영역 유럽음악에 관한 이해를 깊게 하는 것과 함께 일본의 전통 음악 및 악기에 관한 이해도 서로 알도록 한다. 일본의 전통음악 안에 단순한 것을 들려준다. 때때로 악기의 특징을 살린 음악을 들려줌과 함께, 일본 전 통악기에 관해서도 가르치고 유럽 악기와 상반점을 알도록 한다. 유럽음악에 관한 이해를 깊게 하는 것과 함께 일본의 전통 음악 및 악기에 관한 이해도 서로 알도록 한다. 일본의 전통음악 안에 단순한 것을 들려준다. 때때로 악기의 특징을 살린 음악을 들려줌과 함께, 일본 전 통악기에 관해서도 가르치고 유럽 악기와 상반점을 알도록 한다. 유럽음악에 관한 이해를 깊게 하는 것과 함께 일본의 전통 음악 및 악기에 관한 이해도 서로 알도록 한다. 때때로 악기의 특징을 살린 음악을 들려줌과 함께, 일본 전 통악기에 관해서도 가르치고 유럽 악기와 상반점을 알도록 한다. 일본 전통음악에 관해서도 점차 종류를 증가 한다. 2. 제2차 학습지도요령 음악편 시안 : 1951년 제2차 학습지도요령은 1951년( 昭 和 26년)에 작성되었다. 제1차 학습지도요령은 단기간 에 참고자료도 없이 급하게 작성되어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제2차 학습지도요령이 작성된 때는 전후의 혼란으로부터 점점 안정을 찾아가며 민주주의 교육이 정착해 가는 시기였다. 이때는 당연히 미국의 영향을 받았고,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된 것 으로 존 듀이 사상 등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제2차 학습지도요령은 교과의 계통성을 중시 하고, 기초학력과, 도덕교육의 충실이라고 하는 새로운 요청을 담아 개정되었다. 48) 제2차 학습지도요령 음악편에는 목표, 지도내용, 지도방법, 평가, 자료 등이 상세하게 되어 있다. 제2차 학습지도요령 음악편의 목표는 음악경험을 통해서 깊은 미적 정조와 풍 부한 인간성을 기르고 원만한 인격의 발달로 사회인으로서의 교양을 높이는 것 49) 을 목표 48) 佐 川 馨, 音 樂 科 學 習 指 導 要 領 におけるʻ 日 本 の 音 樂 ʼ 變 遷, 秋 田 大 學 敎 育 文 化 學 部 硏 究 紀 要 ( 敎 育 科 學 會, 2007), 95쪽. 49) 文 部 省, 學 習 指 導 要 領 音 樂 編 ( 試 案 )(동경 : 文 部 省, 1951), 14쪽. 40

49 한국과 일본의 교육과정 비교 (Ⅰ) 로 삼고 있다.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7개의 일반목표가 있다. 1. 여러 가지 음악경험으로 인해 음악을 사랑하도록 기른다. 2. 좋은 음악을 감상해 음악의 감상력을 높인다. 3. 음악의 표현기능을 기르고 음악경험을 통해서 창조적인 자기표현을 장려한다. 4. 학습경험을 풍부하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음악에 관한 지식을 얻는다. 5. 음악을 이해하거나 느끼는 힘은 각 개인의 능력에 따라 기른다. 6. 음악 경험의 기쁨이나 즐거움을 가정이나 지역사회의 생활에까지 미친다. 7. 음악이라는 세계 공통어를 통해 각 국가에 관한 올바른 이해를 한다. 50) 음악과의 학습영역으로는 5개의 영역으로 나뉘었는데 가창, 기악, 감상, 창작이 창조적 표현으로 변하였고, 거기에 새로운 리듬 반응의 영역이 추가되었다. 제1차 학습지도요령에 는 음악의 본질에 충실한 음악교육이었다면, 제2차 학습지도요령에서는 음악을 통하여 개 인과 사회 그리고 나아가서 세계를 이해하고 영향력을 미치는 목표를 가지고자 하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6학년 감상 영역에서 각 국의 민요나 민요음악의 연주 듣기, 여러 나라의 고유한 악기 사용에 관해서 배우기 51) 등이 있다. 또한 음악과 타( 他 ) 과목과의 관계를 갖는 협력교육을 추구하였다. 1학년 가창 영역에서 체육과 사회과 이과 ( 理 科 )등과 관련해서 노래하기 52), 2학년 감상 영역에서 타과목과 관련해서 음악을 듣 기 53), 6학년 감상 영역에서는 음악에 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민속무용 배우기 54) 등 의 특징이 전 학년에 걸쳐 나타난다. 제2차 학습지도요령에 전통음악의 내용은 제1차와 마찬가지로 가창 감상 영역에서만 나 타난다. 그러나 고학년부터 전통음악이 나타났던 제1차와 달리 제3차에서는 저학년부터 일 본 전통음악에 관한 언급을 하고 있다. 1 2학년 가창 영역의 조성에 대한 내용 중 장음 계, 일본 음계에 의한 것 55) 이라고 포함되어 있고 4 5 6학년 가창 영역의 시창법( 視 唱 法 ) 의 교재에 관해서 일본 음계에 대한 선율 을 나타내고 있다. 50) 文 部 省, 앞의 책, 14쪽. 51) 文 部 省, 앞의 책, 82쪽. 52) 文 部 省, 앞의 책, 28쪽. 53) 文 部 省, 앞의 책, 41쪽. 54) 文 部 省, 앞의 책, 82쪽. 55) 文 部 省, 앞의 책, 28, 37쪽. 41

50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표 8> 제2차 학습지도요령 가창 감상 영역의 전통음악 내용 가창영역 감상영역 1학년 2학년 일본 음계에 의한 것 일본 음계에 의한 것 3학년 4힉년 5학년 6학년 일본 음계에 대한 선율 일본 음계에 대한 선율 일본 음계에 대한 선율 일본 민요의 가창이나 연주를 듣는다. 장조 단조 일본음계에 의해 만들어진 것을 식별하 거나, 비교한다. 일본악기의 독주나 합주에 관해서 알아본다. <표 8>을 보면 3학년에서는 전혀 전통음악에 관해서 언급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학년별 전통음악에 대한 연계성이 없이 학습지도요령이 구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주 목할 만한 것은 5학년에서의 감상 영역이다. 일본 민요의 가창이나 연주를 듣는다. 56), 장조 단조 일본음계에 의해 만들어진 것을 식별하거나 비교한다. 57), 일본악기의 독주나 합주에 관해서 알아본다. 58) 라고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이와 같이 5학년 감상 영역에 는 전통음악에 관해 많은 내용이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지만, 제2차 학습지도요령 전반적으 로는 전통음악에 대한 내용이 양적으로도 적고, 질적인 면에서도 학년의 연계성이 없이 5 학년에만 치중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 제3차 학습지도요령 음악편 기준( 基 準 ) : 1958년 전후의 불황에 힘들어 했던 일본은 1950년 한국전쟁에 의해 경기가 크게 호전되었다. 또 국제연합의 가맹 등과 함께 일본은 국제적 지위가 상승되고, 국민의 교육수준도 높아져 교육의 향상이 문제로 부각되었다. 1958년( 昭 和 33년) 개정된 제3차 학습지도요령은 이런 배경을 안고 출발했다. 이 시기를 ʻ교육 격동기시대ʼ라고 부르는데 이는 일본의 교육정책이 크게 전환되었기 때 문이다. 단독강화조약과 미 일 안보조약 후 일본의 독립과 발전을 위해 정부는 교육정책의 56) 文 部 省, 앞의 책, 57, 67, 77쪽. 57) 文 部 省, 앞의 책, 71쪽. 58) 文 部 省, 앞의 책, 72쪽. 42

51 한국과 일본의 교육과정 비교 (Ⅰ) 변경을 추진했고 1958년에는 교육과정이 개정된 것이다. 제3차 개정 학습지도요령부터는 시안( 試 案 )에서 고시( 告 示 )가 되어 국가기준으로서 법적 구속력을 가지게 된다. 즉 종래의 학습지도요령이 현장의 교사에게 폭넓은 교육활동의 자 유를 주고 있는 것에 반해, 개정 학습지도요령에서는 국가가 꼭 가르쳐야 하는 최저한의 부분에 대해 제시를 하는 점이 특징이다. 그리고 사회과의 연간 시수는 감소하였고, 산수 이과 국어과의 시간 수는 증가하였다. 흥미로운 점은 국가인 기미가요( 君 か 代 )를 1학년에 서부터 전 학년에 가르치도록 명시되어 있는 점이다. 제3차 학습지도요령은 전 교과의 합 본한 형식으로 정리, 해설적 문장과 구체적인 지도법에 관한 기술을 하고 그 목표 내용 지 도상의 유의사항을 추상적 표현을 배제한 간략한 문장으로 쓴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매우 합법적인 것처럼 보이나, 사실 이 시기의 교육은 정치적인 목적의 도구로 이용 되었다고 할 수 있다. 59) 1. 음악경험을 풍부하게 하고, 음악적 감각의 발달과 함께 미적 정조를 기른다. 2. 아름답고 훌륭한 많은 음악과 친해지도록 좋은 음악을 애호하는 마음을 갖고 음악 아름다움을 알도록 듣는 태도와 능력을 기른다. 3. 노래를 부르는 것은 악기를 연주하는 것, 간단한 선율을 만드는 것 등 음악표현에 필요한 기능의 습득을 도모하고 음악에 의한 창조적 표현의 능력을 자라게 한다. 4. 음악경험을 풍부하게 하기위해서 필요한 음악에 관한 지식을 감상이나 표현의 음악 활동을 통해 이해시킨다. 5. 음악경험을 통해 일상생활에 혜택과 여유를 갖는 태도와 습관을 기른다. 60) 제3차 학습지도요령 및 음악편의 목표는 위와 같다. 61) 음악편의 목표를 보면, 음악경험을 통한 음악의 이해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영향으로 제3차 학습지도요령 및 음 악편 학습영역에는 감상영역과 표현영역의 두 영역으로 통일한 것이 특징이다. 하나의 영역 에 치우치지 않고 감상, 표현(가창 기악 또는 창작)의 모든 활동을 경험시키는 것이 필요하 다 62) 고 두 영역의 유기적인 관계를 도모하며 계통적, 발전적인 지도가 이루어지도록 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큰 변화중 하나는 공통교재를 설정하여 가창교재와 감상교재가 지정 되었다는 것이다. 59) 音 樂 敎 育 史 學 會 編 著, 戰 後 音 樂 敎 育 60 年 ( 東 京 : 開 成 出 版, 2006), 42쪽. 60) 文 部 省, 學 習 指 導 要 領 音 樂 編 ( 東 京 : 文 部 省, 1958), 1쪽. 61) 文 部 省, 앞의 책, 1쪽. 62) 小 學 校 學 習 指 導 要 領 ( 東 京 : 大 藏 省 印 刷 局, 1958), 163쪽. 43

52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표 9> 제3차 개정 학습지도요령 (가창 공통교재) 학년 1학년 2학년 3학년 4학년 5학년 6학년 악 곡 명 かたつむり, 月, 日 の 丸 さくらさくら, 雪, 春 がきた 春 の 小 川, もみじ, 汽 車 子 守 歌, 村 のかじや, 赤 とんぼ こいのぼり, 海, 冬 げしき おぼろ 月 夜, われは 海 の 子, ふるさと 그 공통교재 중에 <표 9>를 참고하면 일본 전통음악의 학습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2학 년의 사쿠라사쿠라[さくらさくら]와 4학년의 자장가[ 子 守 歌 ] 2곡이 일본 전통음악, 일본 전통 동요( 日 本 古 謠 )임을 알 수 있다. <표 10> 제3차 학습지도요령 전통음악의 내용 표현 영역 감상 영역 4학년 5학년 6학년 독보( 讀 譜 )나 기보( 記 譜 )의 능력을 기른다-일본 선법 독보( 讀 譜 )나 기보( 記 譜 )의 능력을 기른다-일본 선법 악기의 특징을 이해하거나 음색의 구분을 한다 - 금( 琴 )의 음색과 친하기 악기나 소리의 특징을 이해 - 일본의 악기( 琴, 三 味 線 또는 尺 八 )의 형태를 알고 음색과 친하기 악기나 소리의 특징을 이해 - 일본의 악기( 琴, 三 味 線 또는 尺 八 )의 형태를 알고 음색과 친하기 또한 일본 전통음악의 내용은 <표 10>을 참고하면 5 6학년에 독보( 讀 譜 )나 기보( 記 譜 )의 능력을 기른다-일본선법( 日 本 旋 法 ) 63) 이라고 되어 있다. 이는 일본선법 선율의 시창이나 청 음을 일컫는 것이다. 그리고 4학년 감상 영역에서 악기의 특징을 이해하거나 음색의 구분을 한다 - 금( 琴 )의 음색과 친하기 64), 5 6학년 감상 영역에서 악기나 소리의 특징을 이해 - 일본의 악기( 琴, 三 味 線 또는 尺 八 )의 형태를 알고 음색과 친하기 65) 의 내용이 나타나 있다. 이와 같이 제3차에서는 전통악기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63) 文 部 省, 앞의 책, 154쪽. 64) 文 部 省, 앞의 책, 147쪽. 65) 文 部 省, 앞의 책, 152, 158쪽. 44

53 한국과 일본의 교육과정 비교 (Ⅰ) 4. 제4차 학습지도요령 음악편 : 1968년 이 시기의 학습지도요령 개정의 배경으로는 일본사회의 기술혁명과 경제성장이 있었다. 1968년에 고시된 제4차 학습지도요령에서는 개선의 기본방침으로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1. 인간형성의 기초적인 능력신장을 도모하고 국민육성의 기초를 기르는 것을 기본이념 으로 하는 것 2. 이상으로 생각하는 인간형성위에 조화와 통일이 있는 교육과정의 실현을 도모하는 것 3. 지도내용은 의무교육 9년을 통해 소학교 단계의 유효 적절한 사항을 정선하는 것 그 경우 시대의 진전에 응하는 것과 함께 아동의 심신 발전단계에 따르는 것 4. 지역이나 학교의 실태를 고려해서 적절한 수업시간수를 정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수 업 일수에 관해서는 년 간 기준시간수를 제시하는 것 66) 음악과의 목표로는 음악성을 높이는 것과 함께 풍부한 창조성을 기르는 것으로 되어있 다. 그 영역으로는 기초영역이 새롭게 추가되어 제3차의 감상영역과 표현(가창 기악 창작) 영역 2가지 영역에서 제4차에서는 기초 감상 가창 기악 창작의 5가지의 영역으로 바뀌었 다. 그리고 제3차와 같이 공통교재가 설정되어 가창교재와 감상교재가 지정되었다. <표 11> 제4차 학습지도요령 : 전통음악의 내용 기초 감상 창작 가창 기악 1학년 2학년 3학년 장조, 단조, 일본선법의 선율을 듣고 구분하기 장조, 단조, 일본선법의 선율을 듣고 구분하기 장조, 단조, 일본선법의 선율을 듣고 구분하기 단어로 노래하거나, 악기로 연주하거나 선율 놀이하는 것(일본선법을 포함) 단어로 노래하거나, 악기로 연주하거나 선율 놀이하는 것(일본선법을 포함) 단어로 노래하거나, 악기로 연주하거나 선율 놀이하는 것(일본선법을 포함) 66) 文 部 省, 學 習 指 導 要 領 音 樂 編 ( 東 京 : 文 部 省, 1968), 1쪽. 45

54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기초 감상 창작 가창 기악 4학년 장조, 단조, 일본선법의 선율을 듣고 구분하기 단어로 노래하거나, 악기로 연주하거나 선율 놀이하는 것(일본선법을 포함) 악기나 목소리의 종류와 그 특징을 이해하기 위해 서양 5학년 장조, 단조, 일본선법의 선율을 듣고 구분하기 음악의 현악기, 목관악기, 금관악기, 타악기 그리고 고도( 爭 ), 사미센( 三 味 線 ), 단어로 노래하거나, 악기로 연주하거나 선율 놀이하는 것(일본선법을 포함) 사쿠하치( 尺 八 ) 또는 그 외 일본의 민속악기 6학년 장조, 단조, 일본선법의 선율을 듣고 구분하기 일본의 악기 또는 세계의 민속악기의 특징을 이해한다 단어로 노래하거나, 악기로 연주하거나 선율 놀이하는 것(일본선법을 포함) 제4차 학습지도요령에서는 <표 11>과 같이 1학년에서 6학년까지 기초 영역에서 장조, 단조, 일본선법의 선율을 듣고 구분하기 67), 창작 영역에서 단어로 노래하거나, 악기로 연주하거나 선율 놀이하는 것(일본선법을 포함) 68) 이라는 적극적인 제시가 있다. 이는 지 금까지 학습지도요령을 통해서는 창작 영역에서 전통음악이 지시된 적이 없었기에 그 의의 를 두고자 한다. 제4차에서는 전통악기가 제시된 것도 있다. 5학년의 감상 영역에서 악기 나 목소리의 종류와 그 특징을 이해하기 위해 서양음악의 현악기, 목관악기, 금관악기, 타 악기 그리고 고도( 爭 ), 사미센( 三 味 線 ), 사쿠하치( 尺 八 ) 또는 그 외 일본의 민속악기 69) 라 고 제시하며 악기명이 구체적으로 등장한다. 같은 영역 6학년에서는 일본의 악기 또는 세 계의 민속악기의 특징을 이해한다 라고 나오는 것으로 보아 다른 학년으로의 연계성은 없 어 보인다. 단순히 전통악기의 소개를 위해 일본의 대표적인 전통악기 고도( 爭 ), 사미센( 三 味 線 ), 사쿠하치( 尺 八 )가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즉 각 학년에 전통악기를 체계적으로 소개 한 것이 아닌 것이다. 제1차부터 제4차까지의 학습지도요령에서 일본 전통음악의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은 사 항을 알 수 있다. 첫째, 전통음악이 각 영역별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일본의 경우도 한국과 67) 文 部 省, 앞의 책, 104, 108, 112, 117, 122, 126쪽. 68) 文 部 省, 앞의 책, 106, 111, 116, 120, 125, 126쪽. 69) 文 部 省, 앞의 책, 122쪽. 46

55 한국과 일본의 교육과정 비교 (Ⅰ) 같이 가창 기악 감상 창작 영역에서 골고루 전통음악이 교육되는 것이 아니라, 가창과 감 상 영역에 한정되어 서양음악과의 비교의 역할로 다루고 있었고 제4차에 와서 가창과 감상 영역 외 창작 영역의 내용이 처음 등장하게 되었다. 그러나 기악 영역에서의 일본 전통악 기에 대한 소개는 많이 미흡하였다. 둘째, 학습지도요령 초기의 음악교육은 학년별 연계성이 없었다. 일본 전통음악이 미흡 한 학년도 있고, 다른 학년에 비해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학년도 있었다. 그리고 전 통음악의 내용이 전혀 들어 있지 않는 학년도 있어 한국과 같이 점차적으로 증가되거나, 연결되어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셋째, 일본 음악교육의 학습지도요령 초기에는 유럽음악에 중심을 두었다. 제1차 학습지 도요령에는 유럽음악을 주체로 교육하는 것을 명시해 놓았다. 그 후에도 세계의 민요, 악 기 등을 소개할 때 프랑스, 스페인 등을 제시하며 유럽음악에 치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 다. 이는 현재의 일본 음악교육이 국제이해관계로 교육방향이 향해져 있는 것의 초석이 되 었다고 할 수 있다. Ⅳ. 일본 음악교육의 영향 Ⅱ Ⅲ장을 통해 각 국의 교육과정에서 전통음악의 내용을 분석하였다. 아직까지는 전통 음악이 정립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혼란 속에서 전통음악에 대하여 관심이 조금씩 나오 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보인다. Ⅳ장에서는 한국의 음악과 교육과정의 목표와 일본의 학 습지도요령 음악편의 목표를 서로 비교해 보도록 하겠다. 1955년의 한국 제1차 음악과 교육과정 목표와 1951년의 일본 제2차 학습지도요령 음 악편의 목표가 유사한 점을 <표 12>를 보면 알 수 있다. ʻ음악을 통하여ʼ, ʻ아름다운 정서 와 원만한 인격ʼ, ʻ사회인으로서의 교양을 높이고ʼ 등 목표의 내용이 서로 매우 유사하다. <표 12> 한국 제1차와 일본 제2차 음악과 목표 비교 한 국 제1차 교육과정 목표 (1955) 일 본 제2차 학습지도요령 목표 (1951) 음악의 체험을 통하여 아름다운 정서와 원만한 인격을 갖춤으로써 가정인, 사회인, 국제인으로 서의 교양을 높이고 애국애족의 정신을 기름에 있다. 음악경험을 통해서 깊은 미적 정서와 풍부한 인 간성을 기르고 원만한 인격의 발달을 꾀하여 바 람직한 사회인으로서의 교양을 높인다. 47

56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한국의 제1차 교육과정이 만들어진 시기는 6.25 한국전쟁으로 정부가 부산으로 옮겨지 고 새 교육 운동이 교육과정으로 전환되어 연구되었던 시기이다. 이때 교육과정이란 용어 가 처음으로 한국에서 사용되었고 교육과정 연구가 시작되었다. 이러한 교육과정 연구에 영향을 준 것은 첫째, 문교부가 각 시 도에 연구학교를 지정하고 교육과정 연구를 지원한 점, 둘째, 당시 일본이나 미국으로부터 들어온 교육과정에 관한 서적의 영향, 셋째, 제1차 미국교육사절단이 1952년 9월에 내한하여 전국 교육지도자들에게 경험중심 교육과정에 대 한 강습을 실시하여 많은 자극을 준 점 등이다 70) 1955년에 제1차 교육과정이 우리나라 에 고시되었을 당시 일본의 경우 제2차 학습지도요령시안이 1951년에 먼저 발표되어 시행 되고 있었다고 본다면 한국에서 일본의 음악목표를 그 당시에 들어온 서적으로 참고하였다 고 할 수 있다. 오히려 미국교육사절단이 내한하여 경험중심 교육과정에 대한 강습을 실시 하였지만 그 당시 미국의 교육이 이론으로 전해졌을 뿐 실제로 그것을 적용할 만큼 연구 가 철저히 이루어지지 못했음 71) 을 입증하는 것이다. 또한 일제강점기에 사범학교를 졸업 한 교사들이 아직도 현직에 남아 있는 실정도 미국의 이론보다 일본의 것을 참고하고 받아 들이기 쉬웠으리라 생각된다. <표 13>을 통해 좀 더 살펴보면, 한국의 제2차 교육과정의 음악과 목표와 일본의 제2 차 학습지도요령의 음악편의 목표도 유사점이 많음을 알 수 있다. <표 13> 한국 제2차와 일본 제2차 음악과 목표 비교 한국 제2차 교육과정 목표 (1963) 일본 제2차 학습지도요령 목표 (1951) 일상생활에 필요한 음악의 체험을 통하여 아름다 운 정서와 원만한 인격을 갖추게 함으로써 바람 직한 국민으로서의 교양을 높이고 애국 애족하는 마음과 우리나라 문화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기 초적인 능력 및 태도를 기른다. 음악경험을 통해서 깊은 미적 정서와 풍부한 인간성을 기르고 원만한 인격의 발달을 꾀하여 바람직한 사회인으로서의 교양을 높인다. 일본의 경우는 제1차와 제2차 학습지도요령 음악편의 목표가 동일하였다. 반면 한국의 경우에는 부분적으로 제1차의 교육과정 목표와 동일하나, 그 외 나머지 ʻ일상생활에 필요 한 우리나라 문화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기초적인 능력 및 태도를 기른다ʼ라는 부분은 제2차 교육과정에 추가된 부분이다. 이 부분은 사회의 필요한 과제를 반영하여 사회필요에 70) 유광찬, 교육과정의 이해 (서울 : 교육과학사, 2005), 203쪽 인용. 71) 유광찬, 앞의 책, 207쪽 인용. 48

57 한국과 일본의 교육과정 비교 (Ⅰ) 연결하는 후기 진보주의의 특징과 일관성이 있다고 보인다. 그리고 제2차 교육과정이 ʻ경험 주의 교육과정ʼ에 입각하였기에 나타나는 부분이라 생각할 수 있다. 일본의 영향을 받았지 만 그것과 함께 우리나라의 부흥과 재건의 필요가 교육과정의 목표에 나타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제3차 교육과정은 ʻ학문중심 교육과정ʼ의 양상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1968년의 일본의 제4차 학습지도요령의 양상도 ʻ학문주의 교육과정ʼ으로 구분하였다. 72) 그래서 음악과 목표 의 항목이 많아졌고 그 만큼 학습의 양도 늘어났다고 할 수 있다. <표 14>를 통해 보면, 특히 한국의 나항과 일본의 2항은 그 전의 교육과정에서도 꾸준히 나타나는 학습활동이었 다. 이는 한국과 일본이 교과중심 교육과정의 영향으로 계속 기초학습에 중점을 두고 있음 을 알 수 있다. <표 14> 한국 제3차와 일본 제4차 음악과 목표 비교 한국 제3차 교육과정 목표 (1973) 일본 제4차 학습지도요령 목표 (1968) 가. 음악의 체험을 통하여 음악성과 창조성을 계발하고 정서를 풍부히 하여 조화된 인격 을 형성하게 하는 동시에 바람직한 국민으 로서의 교양을 높이도록 한다. 나. 음악적 감각의 발달을 도모하며, 독보와 청 음 및 기보의 기초적 능력을 길러, 모든 음 악 활동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다. 창의적인 표현 능력과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감상 능력을 길러, 정서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다. 라. 우리나라의 음악과 다른 여러나라의 음악을 이해하고, 조상들이 남긴 문화유산을 계승 하여 민족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능력 및 태도를 기른다. 음악성을 기르고 정서를 높여서 함께 창조성을 기른다. 1. 많은 휼륭한 음악과 친하여지도록 좋은 음악 을 애호하는 마음을 기르고 음악의 아름다 움을 느끼고 들을 수 있는 능력과 태도를 기른다. 2. 음악적 감각의 발달을 도모하며, 청취, 기 보, 기억의 능력을 길러 악보에 대한 이해 를 깊게 한다. 3. 가창, 기악, 창작 등의 음악표현에 필요한 기능의 습득을 도모하고 음악에 의한 창조 적 표현 능력을 기른다. 4. 음악경험을 통해 생활을 밝고 활력이 있는 태도와 습관을 기른다. 하지만 한국의 제1 2차의 교육과정과의 비교보다 유사점이 덜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이 일본이나 미국의 영향에서부터 점점 우리만의 주체성 을 가진 교육과정으로 변해가는 것으로 보인다. 72) 河 口 道 朗, 音 樂 敎 育 入 門 ( 東 京 : 音 樂 之 友 社, 1995), 324쪽 참조. 49

58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Ⅴ. 결 론 본 연구는 1970년대까지 한국의 교육과정과 일본의 학습지도요령을 분석하였다. 일제강 점기에 같은 교육정책 안에서 교육받은 한국과 일본을 해방 후 교육과정이라는 교육정책으 로 비교 분석하여 서로 어떤 영향을 주었고, 어떻게 다르게 변천해 가는지에 관해서 살펴 전통음악의 내용이 변천 정착 전개되는 과정을 고찰하였다. 한국은 해방 후 미군정기를 거쳐 1955년 제1차 교육과정, 1963년 제2차 교육과정, 그 리고 1973년 제3차 교육과정의 변천이 있었다. 그 변천과정에서 한국전통음악의 내용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 전통음악의 양적 증가가 있었다. 둘째, 제1 2차와 달리 제3차에서는 각 학년에서 전통음악의 내용이 제시되었고, 학년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내용 이 점차 추가되어가는 학년별 연계성이 보였다. 셋째, 전통음악에 있어 점차 양적증가는 있었지만, 영역별로는 다양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가창과 감상 영역에만 치우쳐 있었다. 제1차에서 제3차까지 살펴 볼 때, 기악이나 창작 영역에서는 전통음악의 내용을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이것으로 보아 한국 전통음악은 ʻ듣기ʼ에 치중된 교육으로 변천되어왔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전통음악은 전반적으로 양적인 증가가 있었으나, 음악교육에서 아직 도 서양음악에 비해서는 적은 부분만이 차지하고 있었다. 일본의 교육과정 분석을 위해서는 1947년 제1차부터 1951년 제2차, 1958년 제3차, 그 리고 1968년 제4차 학습지도요령을 살펴봄으로 인해 일본 교육과정의 처음 시안부터 개정 까지의 정착과정을 알아보았다. 특히 학습지도요령의 정착과정 안에서 일본전통음악의 내 용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첫째, 전통음악이 각 영역별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본의 경우도 한국과 같이 가창과 감상 영역에 한정되어 서양음악에 비교되는 역할로 다루고 있다. 특히 일본 전통악기에 대한 소개가 많이 미흡하였다. 둘째, 학습지도요령 초기의 음악교육은 학 년별 연계성이 없었다. 일본 전통음악이 미흡한 학년도 있고, 다른 학년에 비해 많이 포함 되어 있는 학년도 있었다. 셋째, 학습지도요령 초기의 일본 음악교육은 유럽음악에 중심을 둔 교육이었다. 1970년대까지의 한국의 교육과정과 일본의 학습지도요령을 비교 연구한 결과를 대략 다 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한국과 일본 모두 음악교육이 서양음악에 치중된 교육에서 출발하였다. 특히 일본 의 경우 제1차 학습지도요령에는 유럽음악을 주로 교육할 것을 명시해 놓았다. 그 후에도 세계의 민요, 악기 등을 소개할 때 프랑스, 스페인을 제시하며 유럽음악에 치중하고 있었 50

59 한국과 일본의 교육과정 비교 (Ⅰ) 다. 이는 현재의 일본 음악교육의 방향이 국제이해관계로 흐르고 있는 사실에 기인하였던 것이다. 둘째, 두 나라 모두 전통음악에 대한 내용이 부족하다는 것이 큰 공통점이다. 한국의 경 우는 점점 양적인 면에서는 증가되고 있으나 여전히 서양음악에 비하면 매우 적은 양의 음 악만이 수록되어 있다. 양적인 면에서도 미흡하지만 특히, 영역별로도 비교하면, 가창과 감 상 영역에 편중된 교육이었다는 점이 다양한 전통음악의 경험을 막는 요인이었다고 본다. 셋째, 일본은 한국보다 전통악기에 대한 관심이 적었다. 한국과 일본은 많은 종류의 전 통악기가 있다. 악기의 소리를 경험해 볼 수 있다면 그 음악에 큰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 이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전통악기에 대해서 소개되어 있는 경우가 적었다. 반면, 한국의 경우 제2차 교육과정에는 전통악기의 종류가 제시되었고, 제3차 교육과정에서는 전통악기 가 앞의 학년에서 제시된 악기에 조금씩 첨가되어 가는 학년별 연계성을 가지고 제시되었 다. 이것은 현재의 전통음악교육에서 기악부분에 전통악기인 단소수업이 이루어지게 되는 초석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제1차 음악과 교육과정 목표와 일본의 제2차 학습지도요령 음악편의 목표를 비 교해 본 결과 ʻ음악을 통하여ʼ, ʻ아름다운 정서와 원만한 인격ʼ, ʻ사회인으로서의 교양을 높 이고ʼ 등 목표의 내용이 서로 많이 유사하였다. 이는 한국에서 일본의 음악목표를 그 당시 에 들어온 서적을 통하여 참고하였다고 보인다. 이는 미국교육사절단이 내한하여 경험중심 교육과정에 대한 강습을 실시하였지만 미국의 이론만 전해졌을 뿐 실제로 그것을 적용할 만큼 연구가 철저히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이다. 한국의 제2차 교육과정에서는 ʻ우리나라 문 화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기초적인 능력 및 태도를 기른다.ʼ라는 이 부분은 사회의 필요한 과제를 반영한 모습이다. 이는 사회필요에 연결하는 진보주의의 특징에 입각하였다고 보고 제2차 교육과정이 ʻ경험주의 교육과정ʼ에 입각하였기에 나타나는 부분이라 생각할 수 있다. 일본의 영향을 받았지만 그것과 함께 우리나라의 부흥과 재건의 필요가 교육과정의 목표에 나타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제3차 교육과정은 한국의 제1차와 제2차의 교육과정과의 비 교 때보다 일본과의 유사점이 덜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교육 과정이 일본이나 미국의 영향에서부터 점점 우리만의 주체성을 가진 교육과정으로 변해가 는 것으로 보인다. 이상 1970년대까지의 한국과 일본 교육과정에서 전통음악의 내용을 살펴본 결과, 한국 과 일본이 음악교육 안에서 전통음악에 대한 관심과 정체성의 회복을 위한 방법에 차이가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해방 후 교육에 관해서는 완전한 독립이 이루진 것은 아니 었으나 점점 일본 교육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 우리의 자주적인 모습으로 변천해 가고 있 51

60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음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 전통음악 내용의 발전과 체계의 성립을 위해 교육과정의 안정 기 발전기인 1980년대 이후 전통음악의 내용을 이와 같은 방법으로 비교 분석하는 후속연 구를 기대해 본다. 52

61 한국과 일본의 교육과정 비교 (Ⅰ) <참고문헌> (한국) 권덕원. 미국의 음악교육이 한국의 해방 이후 음악교육사에 끼친 영향에 관한 연구. 음 악교육연구 제23집. 청원군 : 음악교육학회, 국악 교육 정책의 현황과 과제. 음악교육연구 제30집. 청원군 : 음악교육학회, 권덕원 외 3인. 음악교육의 이해와 실천. 서울 : 교육과학사, 권현덕. 한국과 일본의 초등학교 음악교육과정의 내용분석 및 연구.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김동구. 미군정기의 교육. 서울 : 문음사, 김선양. 현대한국교육사상사. 서울 : 양서원, 김영우. 한국초등교육사. 서울 : 한국교육사학회, 김영우. 피정만, 최신한국교육사연구. 서울 : 교육과학사, 노동은. 한국근대음악사1. 서울 : 한길사, 문교부. 음악과 교육과정. 서울 : 문교부, 문교부. 음악과 교육과정. 서울 : 문교부, 문교부. 음악과 교육과정. 서울 : 문교부, 변태섭. 한국사통론. 서울 : 삼영사, 손인수. 韓 國 近 代 以 後 의 社 會 變 動 과 敎 育. 한국교육사학 제13호. 서울 : 한국교육사학회, 심대용. 한국과 일본 초등학교 음악교과서 내용 비교 연구. 한국 교원대학교 석사학위논문, 오지선. 한국근대음악교육. 서울 : 예솔, 유광찬. 교육과정의 이해. 서울 : 교육과학사, 유봉호. 한국교육과정사 연구. 서울 : 교학연구사, 전영미. 한국과 일본의 5, 6학년 음악교과서 내용분석 연구. 숙명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한국교육30년사편찬위원회. 한국교육30년. 서울 : 문교부,

62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일본) 石 川 松 太 郞 外 3 人. 日 本 敎 育 史. 東 京 : 御 茶 の 水 書 房, 音 樂 敎 育 史 學 會 編 著. 戰 後 音 樂 敎 育 60 年. 東 京 : 開 成 出 版, 河 口 道 朗 等 著. 音 樂 敎 育 入 門. 東 京 : 音 樂 之 友 社, 權 惠 根. 民 族 音 樂 の 指 導 法 についての 硏 究. 東 京 藝 術 大 學 音 樂 敎 育 科 修 士 學 位 論 文 佐 川 馨. 音 樂 科 學 習 指 導 要 領 におけるʻ 日 本 の 音 樂 ʼ 變 遷. 秋 田 大 學 敎 育 文 化 學 部 硏 究 紀 要. 敎 育 科 學 會, 楠 瀨 敏 則. 戰 後 音 樂 敎 育 改 革 の 動 向 とこれからの 課 題. 東 京 : 音 樂 敎 育 史 學 會, 中 村 美 郁. 學 校 敎 育 における 日 本 傳 統 音 樂 の 指 導 に 關 する 一 考 察. 東 京 藝 術 大 學 音 樂 敎 育 科 修 士 學 位 論 文, 中 山 裕 一 郞 年, 1951 年 學 習 指 導 要 領 ( 試 案 )の 史 的 意 義. 東 京 : 開 成 出 版, 閔 庚 燦. 朝 鮮 における 西 洋 音 樂 の 受 容. 東 京 藝 術 大 學 樂 理 科 修 士 學 位 論 文, 駒 込 武. 植 民 地 帝 國 日 本 の 文 化 總 合. 東 京 : 岩 波 書 店 日 本 敎 育 音 樂 協 會. 本 邦 音 樂 敎 育 史. 東 京 : 第 一 書 房, 文 部 省. 學 習 指 導 要 領 音 樂 編 ( 試 案 ). 東 京 : 文 部 省, 文 部 省. 學 習 指 導 要 領 音 樂 編 ( 試 案 ). 東 京 : 文 部 省, 文 部 省. 學 習 指 導 要 領 音 樂 編 東 京 : 文 部 省, 文 部 省. 學 習 指 導 要 領 音 樂 編 東 京 : 文 部 省,

63 한국과 일본의 교육과정 비교 (Ⅰ) <Abstract> The Comparison of Curriculums in Korea vs Japan (Ι) : Mainly on the traditional music from post-liberation to 1970 Kwon Hye-keun (Lecturer, Gyeongin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This is a comparative and analytic study on Elementary Curriculum in Korea and Government Guidelines for Teaching as a curriculum in Japan, conducted from postliberation to By examining the music educations in Korea and Japan in its transition, establishment and development, I have studied how they influenced each other and varied on their paths. In Korea, there was three stages of transition in the curriculum, with the First one in 1955, the Second in 1963, and the Third in 1973 since the post-liberation and US military government. When examined particularly, the characteristics of curriculums of Korean Traditional Music are: firstly, that there had been an increase in its contents though it was not enough in its quantity. Secondly, unlike the First and the Second Curriculum, the traditional music had been organized and interconnected with every grade, not very much though. Each grade was suggested of the contents of traditional music and, the higher the grade was, the more requirements or more complicated or increased contents it came to involve. Thirdly, there wasn't a variety in each field but the traditional music education was inclined to the field of singing and appreciation, although there had been a little increase in the quantity. To analyse the curriculum in Japan, I have examined the First Government Guidelines for Teaching in 1947, the Second Guidelines in 1951, the Third Guidelines in 1958 and the Fourth Guidelines in The result is that, firstly, the traditional music was not treated diversely in each field. In Japan's case, like Korea's, the traditional music was not trained evenly among singing, instrumental music, appreciation and composing, but it was limited to 55

64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singing and appreciation, in the role of comparing to western music, which reflects the fact that the interest was rather focused on European music than Japanese traditional music. Secondly, the early music education under the First Guidelines had no connection between the grades. That is, some grades had not enough contents of Japanese traditional music, while others had more of them. Thirdly, Japan's early music education under the First Guidelines had emphasis on European music. It is clearly stated in the First Guidelines to educate children with European music main. As mentioned above, Korea and Japan have developed their curriculums accordingly to their political social economical contexts, going through the chaotic and difficult period since the post-liberation. However, I could learn by comparing the music and educational goals in Korea and Japan, that Korea has gradually become more independent in education since the post-liberation, even though it was not completely independent at first. Keywords : traditional music education, curriculum, educations in Korea, guidelines for Teaching, educations in Japan 제출일 심사기간 수정본 제출일 ~

65 국악기 현의 제조 현황 및 표준화 국악기 현의 제조 현황 및 표준화* 73)74)김 소 리** 정 환 희*** <국문초록> 국악기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한 우선 과제로 국악기의 표준화를 꼽을 수 있다. 국 악기 중 현악기의 표준을 위해서는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현의 표준이 우선되어야 한다. 현악기의 소리 발생과정에서 현은 음을 발생시켜주는 근원이 되기 때문이다. 외 부의 힘이 처음 현을 울려 브릿지를 통해 울림통이 진동하고 그 소리가 사람들에게 전 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현악기에서 현은 음색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중에 하 나이다. 또한 우리 음악의 대표적인 특징인 농현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현의 제 작과정과 물리적 특성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제작과정에서 현을 많이 꼬면 현이 금방 끊어지게 되고, 너무 잘 늘어나 음정을 맞추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반면 현을 적게 꼬면 현의 탄력이 적고 잘 늘어나지 않아 농현이 잘 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국악 기 현의 강도, 신도, 꼬임수 등 물리적 특성이 연주와 직결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요인은 제작과정에서 결정되며, 제작과정과 물리적 특성은 결국 국악기 현 의 품질을 결정한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국악기 현의 표준화를 위한 기초 연구인 국악 기 현의 제조 현황과 그에 따른 표준화 방안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국악기 현의 제조과정은 130중의 명주실 원사를 준비하여 현의 굵기에 따라 합사한 다. 합사한 명주실을 온도가 높은 물에 적신 후 연사기에 걸어 하연과 상연을 하여 꼰 다. 현 제작시 중요한 점은 30~50m의 거리를 두어 적당한 장력을 주며, 회전수와 시 간을 잘 조절하는 것이다. 이 때 결정되는 굵기나 꼬임수 등이 결국 현의 품질을 좌우 하는데, 보통 제작자의 오랜 경험으로 쌓은 기준에 의해 육안이나 감으로 조절한다. 꼬아진 현은 나무방망이에 감은 후 삶아 연고정을 시킨다. * 본 논문은 2008년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표준기술력향상사업으로 지원된 연구임. ** 국립국악원 학예연구사. *** 국립국악원 연구원. 57

66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이렇게 제작되는 국악기 현의 표준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의 물리적 특성의 조사 가 선행되어야 한다. 먼저 섬도, 꼬임수, 인장강도, 신도, 탄성율 등 현의 물성 값을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음향적 특성을 살펴 연관성을 찾고, 연주자 평가가 뒤따른 다면 좀 더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할 수 있겠다. 둘째, 국악기 현의 표준화에 따라 반 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포장 및 표시 규격화일 것이다. 국악기 현의 특성을 파악 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요소를 꼽아 그것을 명시하고 판매해야 한다. 그러기 위 해서는 앞서 말한 국악기 현의 특성 연구결과에 따라 완성된 현에 대한 정확한 측정 후 그 결과를 포장에 표시해야 하겠다. 핵심어 : 국악기 현, 표준화, 현 제조현황, 현 제조과정, 현 물리적 특성, 명주실 목 차 Ⅰ. 국악기의 현 Ⅱ. 현의 제조 현황 Ⅲ. 국악기 현의 표준화 방안 Ⅰ. 서 론 국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세계적 문화교류가 이루어지는 이 시대에 국악의 대중화 와 세계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악기의 표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국악기의 표준화에는 우선 악기의 음고와 규격의 표준이 기초가 된다. 국립국악원은 국악기 음고의 표준화를 위해서 2007년 현행 국악기 음고 조사와 각계 전 문가 의견 수렴을 통하여 표준 음고(황종=Eb=311Hz)를 제정 발표 1) 한 바 있다. 국악기 규격에 대해서는 국립국악원의 악기 51종에 대한 국악기실측자료집 1 2) 을 발간하고, 단 1) 2007년 11월 14일 제3차 악기연구시연회 및 표준음고제정발표회 개최(장소 : 국립국악원 우면당). 2) 국립국악원, 국악기실측자료집 1권, 서울 : 국립국악원,

67 국악기 현의 제조 현황 및 표준화 소, 소금, 대금, 퉁소 등 4종 74개의 관악기 음향과 물성의 표준 데이터를 구축하는 등 국 악기 표준화에 기초 자료를 마련하였다. 또한 2008년 10월부터는 현악기의 표준화를 위하여 국악기 현의 물리적 특성 시험방법 표준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악기 중 현악기의 표준을 위해서는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 한 현의 표준이 우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국악기 현악기의 소리 발생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진 (탄현, 찰현) 전달 (현-브릿지) 증폭, 방사 (울림통) 현악기의 소리 발생과정에서 현은 음을 발생시켜주는 근원이 된다. 물론 가진하는 힘이 있어야만 소리를 낼 수 있으나 외부적인 힘을 제외하고, 악기 내부에서는 처음 소리를 발 생하고 전달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외부의 힘이 처음 현을 울려 브릿지(안족 또는 괘)를 통해 울림통이 진동하고 그 소리가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 로 현악기에서 현은 음색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중에 하나이다. 우리 음악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꼽히는 농현은 현을 흔드는 것으로, 현은 우리 음악의 특징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 특히 이 농현의 구현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현 의 제작과정과 물리적 특성이 중요한 것이다. 예를 들어 제작과정에서 현을 많이 꼬면 현 이 금방 끊어지게 되고, 너무 잘 늘어나 음정을 맞추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반면 현을 적 게 꼬면 현의 탄력이 적고 잘 늘어나지 않아 농현이 잘 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국악 기 현의 강도, 신도, 꼬임수 등 물리적 특성은 연주와 직결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와 같은 요인은 제작과정에서 결정되며, 결국 제작과정과 물리적 특성은 국악기 현의 품질 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국악기 현의 표준화를 위한 기초 연구인 국악기 현의 제조 현황을 살펴보고, 그에 따른 표준화 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59

68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Ⅱ. 국악기 현의 재료 명주실 1. 국내 명주실의 생산 현황 및 과정 국악기 현은 예로부터 명주실로 제작한다. 가야금, 거문고, 해금, 아쟁 등 전통 국악기 중 현악기에는 모두 명주실로 만든 현을 사용한다. 명주실은 누에고치에서 뽑아내는 자연 사로서 실크의 원사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국내의 잠업은 국가의 지원을 통해 그 명맥만 잇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에서는 각 지역의 농업기술원에 누에의 원종을 개발 보급하고, 각 지역 농업기술원은 농가에 누에씨를 배포하고 그 산물을 매수하는 방법으로 국내 잠업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의 농업기술원 중 가장 많은 농가가 잠업에 참여하고 대 표적으로 실을 뽑는 곳은 경북농업기술원이다. 상주에 위치한 경북농업기술원 잠사곤충사 업장은 약 900농가에 누에를 분양해 잠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900농가에서 나온 누에 중 누에고치로 수매되는 양은 20%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80%는 누에가루나 누에동충하초 로 만들어진다. 이러한 이유는 현재 누에고치로 만들어 진 후 뽑는 원사보다 누에가루나 동충하초가 상품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수매한 누에고치를 건조하면 무게가 약 40%로 줄고, 이것을 원사로 생산하면 또 약 40%로 줄어든다. 따라서 수매한 누에고치 무게에 비해 원사는 약 16~18%정도 생산된 다. 결국 경북농업기술원 잠사시험장에서의 국내 원사 생산량은 년 450kg정도에 불과하 다. 여기서 생산된 원사는 중국의 원사 가격과 동일하게 kg당 42,000원 정도로 팔리고 있 어 누에고치 수매비와 인건비 등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 외 일 년에 한두 번 명주실을 뽑는 충북농업기술원의 경우는 그 규모가 상주에 비해 많이 작아 실을 뽑는 조사기 1대로 매년 3월 초나 연말에 기계를 가동하고 있다. 충북지역 에서는 보은지역을 중심으로 약 60농가를 통해 백옥잠과 골드실크잠을 일정량 키우고 있 다. 충북농업기술원 잠사시험장은 2008년 한해 800kg의 누에고치를 수매하여 약 130kg 의 원사를 생산하였다. 원사의 가격은 경북과 동일하게 kg당 42,000원이다.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명주실의 종류는 21중, 60중, 120중 정도이다. 21중 3) 은 누 에고치 7~8마리에서 실을 뽑은 것을 말하며 주로 견직류 옷감의 원료로 사용한다. 60중은 누에고치 20~25마리에서 실을 뽑은 것을 말하며, 120중은 누에고치 45마리에서 실을 뽑 3) 정식명칭은 데니어이며 450m의 원사가 0.05g일 때 1데니어라 함. 데니어 계산식은 D(데니어) =9,000 (측정무게/측정길이). 60

69 국악기 현의 제조 현황 및 표준화 은 것으로 수의용으로 사용된다. 예전에는 옷감으로 사용하기 위해 거의 21중을 생산했지 만 근래에는 주로 수의용으로 120중 또는 130중을 많이 생산하고 있다. 이 중 현재 국악 기 현의 재료로 120~130중 원사를 사용하고 있으며, 예전에는 21중이나 60중의 원사를 많이 합사하여 사용하였다고 한다. 국내 원사의 생산과정은 다음과 같다. <그림 1> 국내 원사 생산과정 2. 국외(일본) 명주실의 생산 현황 및 과정 일본에서는 전통악기에 사용하는 원사의 수급을 위해 따로 방악기원사제조보존회를 두고 있다. 일본 시가현 키노모토에 위치한 방악기원사제조보존회는 1991년에 일본 문화청으로 부터 기술보존단체로 지정받았다. 보존회는 大 音, 西 山 의 두 지구로 나뉘어서 원사를 제조 및 판매를 하고 있다. 西 山 의 경우, 기후현에서 기른 누에고치를 이용하여 년간 100kg 정도의 원사를 생산하며 이곳에서 생산된 원사는 일본 전통악기 현을 제조하는 (주)마루산 하시모토에서 80~90% 정도를 구입해 간다. 일본의 명주실 생산과정은 우리나라와 거의 동일하나, 목재로 된 기기를 사용하여 전통 61

70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포장과정에서 상표를 부착하여 판매하는 차이 를 보인다. 일본의 원사 생산과정은 다음과 같다. <그림 2> 일본 원사 생산과정 Ⅲ. 현의 제조 현황 1. 국악기 현의 시장규모 국악기 시장에서 현이 차지하는 비율은 그 역할에 비해 크지 않다. 실제적으로 현재 현 악기 제작자 중 명주현을 직접 꼬는 사람도 많지 않다. 악기연구소에서 조사한 결과 전국 에서 약 10여 곳 정도 직접 현을 꼬아 악기에 얹는다고 한다. 이는 현악기 제작자가 약 50명 정도 되는 것을 감안하면 약 4분의 1정도 밖에 안 되는 수이다. 명주현을 꼬는 시기는 보통 건조하지 않은 장마철에 이루어진다고 알려져 있으나 현재 는 비닐하우스를 이용해 매우 추운 날씨를 제외하고는 상시 현 꼬는 작업을 할 수 있어 악 기사마다 제각각 좋은 시기에 이루어지고 있다. 야외에서 현을 꼬는 경우에는 장마철에는 62

71 국악기 현의 제조 현황 및 표준화 나무작업을 할 수 없고 습기가 많은 7월~8월경 현을 꼰다는 제작자도 있고, 날 풀리는 3~4월에 현을 꼰다는 제작자, 추워지기 전 10~11월쯤 현을 꼰다는 제작자 등이 있으며, 비닐하우스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1년 내내 필요할 때마다 꼰다는 제작자도 있었다. 현을 꼬는 양을 살펴보면 대략적으로 원사 5관(18~19kg) 정도로 가야금 현 약 100 벌~150벌 정도를 제작할 수 있다고 한다. 작년 기준으로 제작자들은 보통 1년에 원사를 적게는 5관(약 19kg)에서 많게는 100관(약 375kg)까지 구입하여 현을 제작하고 있다. 일 부 제작자들의 원사 구입량을 통해 국악기 현에 쓰이는 1년 원사량을 추정해보면 대략 3,000kg정도로 짐작된다. 이는 현재 국내생산량의 약 4배정도 되는 양이다. 따라서 국악 기 현을 만드는 원사나 누에고치의 수입은 불가피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국내산 원사와 수입산 원사를 비교하여 국산의 우수성이 입증된다면 국내 잠업을 좀 더 확장하여 국악기 현에 사용하는 원사만큼은 국내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악기 현의 시장 규모는 약 6~7억 정도로 추정된다. 국악기의 현의 가격은 악기사별 로 많은 차이를 가진다. 예를 들어 가야금 현의 가격은 최저 10만원부터 최고 5~60만원 까지 다양하다. 국악기 현 한 벌 중 가장 비싼 현은 정악아쟁이며, 10현 한 벌에 100만원 을 넘기도 한다. 국악기 현 중 가장 많은 수요를 가지는 악기는 단연 가야금으로 연주자도 많을 뿐만 아니라 교체시기도 아쟁이나 거문고에 비해 현이 얇기 때문에 비교적 짧은 것으 로 보인다. 국악기 현 시장규모 중 가야금현이 전체 수요의 절반이상 될 것으로 예상된다. 2. 국악기 현의 제조 과정 1) 원사준비 2) 원사 적시기 3) 원사 회전축에 걸기 4) 하연하기 5) 상연하기 6) 추가로 꼬기 7) 나무방망이에 감기 8) 삶기 1) 원사준비 작년까지 대부분의 국악기 제작자들은 전주에서 원사를 구입해 현을 제작해 왔다. 전주 에서는 중국의 누에고치를 수입하여 직접 실을 뽑는다고 한다. 요즘 환율변동으로 인해 원 료인 중국의 누에고치 가격이 상승하여 작년에 비해 전주 원사가격이 약 두 배정도로 오른 상태이다. 이러한 이유로 올해에는 국악기제작자들이 경북 상주의 잠사사업장에서 원사를 구입하기도 하였다. 현재 사용되는 현은 모두 전주의 원사를 사용한 현들이지만, 올해 하 63

72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반기에는 상주의 국내산 원사를 사용한 명주현을 볼 수도 있겠다. 경북 상주에서 구입한 원사는 수의용으로 뽑는 130중이며, 이전 전주에서 구입한 원사는 정확한 종류는 알 수 없으나 이보다 굵다. 따라서 현재 국악기 현에 사용되는 원사는 130중 이상의 굵은 실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가야금 현을 꼬기 위해서는 240중 혹은 480중 정도의 더 굵은 실 을 사용하여야 작업하기가 좋다고 한다. 따라서 국악기 현 제조를 할 때에는 원사를 합사 하는데 원사 수는 현의 굵기에 따라 그 수를 조절한다. 예를 들어 가야금에서 가장 얇은 줄은 10~15가닥 정로를 합사하여 3합을 하며, 가장 굵은 줄은 30가닥 정도를 합사하여 3 합을 한다. 원사를 구입할 때는 타래로 구입을 하기도 하고, 타래로 구입한 경우에는 해사하여 보빙 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보빙된 상태로 구입을 하기도 한다. <사진 1> 원사 타래 <사진 2> 보빙된 원사 2) 원사 적시기 원사를 꼬기 전에 원사를 적시는 이유는 합사할 때 잘 꼬아져 서로 잘 붙게 하기 위함 이다. 온도가 높은 물에 원사를 통과시키면서 적시게 되면 명주실의 세리신이라는 물질이 살짝 녹아 잘 꼬아질 뿐 아니라 온도가 식으면서 꼬아진 형태로 세리신이 굳어 그 모양이 유지된다. 3) 원사 회전축에 걸기 현재 현을 꼴 때는 모터가 달려있는 연사기를 사용한다. 연사기 두 대를 이용하여 한 쪽 연사기의 회전축이 3개인 곳에 각각 원사 일정가닥을 묶고, 30~50m 정도 거리를 두 고 있는 맞은 편 이동 가능한 연사기 회전축 하나에 전체를 묶는다. 64

73 국악기 현의 제조 현황 및 표준화 4) 하연하기 3개의 회전축을 일정시간 회전시켜 각각의 원사 묶음을 꼰다. 5) 상연하기 삼발이를 회전축이 1개인 줄에 걸고 3개 회전축으로 이동하면서 3개의 줄을 1개의 현으 로 꼰다. 이 때 굵은 줄일수록 꼬는 시간을 더 짧게 한다. <사진 3> 국악기 현을 꼬는 과정 6) 추가로 꼬기 삼발이를 이용해 꼰 줄을 적당히 꼬일 때 까지 삼발이 없이 더 꼬아준다. 줄을 꼬면 줄 의 길이가 줄어들므로 이동 가능한 연사기가 서서히 이동하면서 꼬아준다. 이 때 굵기나 꼬임수 등이 결국 현의 품질을 좌우하는데, 보통 악기제작자의 오랜 경험으로 쌓은 기준에 의해 육안이나 감으로 평가해 시간을 조절한다. 65

74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7) 나무방망이에 현 감기 현재는 감아주는 장치를 이용해 보통 소나무방망이를 회전하여 다 꼬아진 현을 감아준 다. 이 외 대나무나 알루미늄 봉을 사용하는 제작자도 있었으며, 이렇게 하나의 나무에 감 아진 현에서 대략 가야금 줄 3개 정도가 나온다고 한다. <사진 4> 나무방망이에 현 감기 8) 삶기 나무방망이에 감은 현은 시루통 같은 곳에 넣고 약 20~40분 정도 삶는다. 보통 전통적 으로 소나무를 사용하는데 삶는 동안 소나무의 송진이 나와 명주 현에 들어가서 줄이 풀리 지 않게 고정시켜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또한 명주실의 세리신이 녹았다가 굳으면서 꼬 아진 현의 모양을 고정시켜 주기도 한다. 완성된 현은 감아서 가야금, 거문고, 아쟁에 사 용하기 위해 일정한 모양으로 감는다. 3. 일본 전통악기 현과의 제조방식 비교 일본에서 전통 현악기의 현을 제조하는 곳은 총 7군데 정도이다. 현 제조법에는 크게 기계를 이용하여 현을 제조하는 방법과 수공으로 제조하는 방법이 있다. 두 방법 모두 전 체적인 공정은 우리나라와 유사하며, 상연과 하연 시 기계를 사용하는 유무에 따라 나뉜 다. 현재 우리나라는 모두 기계를 이용하여 현을 제조하고 있다. 일본 전통악기 현 제조는 우리나라의 전통악기 현 제조방식과 비교했을 때 몇 가지 차이점이 보인다. 첫째, 악기 현을 꼬는 방향에 있어서 우리나라의 악기 현은 Z연(시계반대방향으로 꼬임) 으로 꼬지만 일본의 전통현은 S연(시계방향으로 꼬임)으로 되어 있다. 또한 상연 시 우리 66

75 국악기 현의 제조 현황 및 표준화 나라의 경우, 거의 대부분이 3가닥으로 현을 꼬지만 일본의 경우, 4가닥으로 현을 꼬는 것 이 일반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한 업체에서 4가닥으로 꼬고 있는데, 그 이유는 현의 꼬임 을 더 곱게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사진 5> 우리나라와 일본의 현 꼬임 비교 둘째, 우리나라 현은 명주실 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반면 일본 전통현은 제조과정 중 노란색 염색을 한다. 우콩 4) (심황)이라는 나무의 뿌리를 가루로 갈아서 물에 푼 후 악기 현을 담가 염색한다. 노란색으로 염색하는 이유는 명주실이 햇빛에 오래 노출되어 색이 바 라는 것을 방지하거나 우콩에 방충효과가 있어 오랜 사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일본 제작자들은 말한다. 4) 울금 또는 심황이라 하며 뿌리를 갈아서 염료로 사용한다. 일본에서 울금은 단무지 착색재로 주로 사용된다. 67

76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사진 6> 일본 전통 현 염색 셋째, 현을 꼰 다음 다시 풀리지 않게 하는 방법인 연고정의 경우 차이가 있다. 우리나 라에서는 소나무 방망이에 현을 감고 찜통이나 솥에 넣고 30분 정도 찐다. 하지만 일본에 서는 찜통에 밥풀을 넣어 삶거나 현을 길게 늘어트려서 밥풀을 바르는 방법으로 연고정을 한다. 이는 이미 염색 과정에서 명주실의 세리신이 물에 녹아 자연적으로 연고정을 할 수 없어 접착효과가 있는 밥풀을 이용하는 것이다. <사진 7> 일본 전통 현 연고정 마지막으로 일본에서는 완성된 현 포장 시 악기별로 굵기 및 현 번호를 표시한다. 예를 들면 사미센 현의 13-3이라는 표시는 13이 무게를 나타내며 3은 3번째 현을 의미한다. 그런데 여기서 무게 13은 13 匁 (もんめ, 몸메)로 읽는데 1.2m인 3번째 현 200개의 무게 를 匁 5)로 표시한 것이며 13 匁 는 48.75g을 말한다. 2번째 줄은 3번째 줄의 절반인 100개 의 무게, 1번째 줄은 50개의 무게를 匁 로 나타낸다. 고토의 경우 사미센과는 달리, 13개 현의 굵기가 같기 때문에 길이가 3.6m인 13줄 1셋트의 무게를 匁 로 나타낸다. 5) 일본에서 사용하는 무게의 단위로 1 匁 =3.75g을 나타낸다. 우리나라 돈과 동일한 무게 단위이다. 68

77 국악기 현의 제조 현황 및 표준화 <사진 8> 사미센 줄의 규격 <사진 9> 일본의 전통악기 사미센 69

78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Ⅳ. 국악기 현의 표준화 방안 1. 현의 물리적 특성 표준화 국립국악원과 서울대학교가 2001~2005년까지 연구한 내용을 담은 가야금 음향 특성 연구 6) 를 살펴보면 산조가야금에 사용되는 4개 업체의 명주 현에 대해 굵기(데니어), 길이 및 장력 등을 측정한 결과가 있다. 줄의 굵기는 그림 1-a와 같이 음이 높아짐에 따라 유 사한 비율로 커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장력의 경우는 그림 1-b와 같이 음이 높아짐에 따 라 네 업체가 모두 달랐지만 저음에서 중간음까지는 높아지다가 중간음에서 높은 음으로 갈수록 다시 낮아지는 경향을 보임을 알 수 있다. <그림 3> 국악기 현의 업체별 주파수에 따른 굵기(1-a) 및 장력(1-b)의 변화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특정 음 높이와 연주 편의성을 얻기 위해서는 명주현의 일정한 굵기와 장력이 요구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의 특성을 나타낼 수 있는 시험항목을 소개하 면 다음과 같다. 1) 데니어 7) (섬도) 일반적으로 국악기 현 제작자들은 줄의 굵기를 캘리퍼스를 이용해 단면의 지름을 측정 하지만 현의 단면이 원형이 아니기 때문에 현의 특성을 파악하는데 정확하지 않다. 일반적 6) 국립국악원, 가야금 음향 특성 연구, 서울 : 국립국악원, ) KS K0420 스트레치사의 섬도 측정 방법. 70

79 국악기 현의 제조 현황 및 표준화 으로 생사, 합성섬유 및 필라멘트사의 굵기는 일정 표준길이에 대해 실의 표준무게를 단위 수로 나타내는 데니어로 나타내고 있다. 실의 길이 450m의 무게가 0.05g일 때 1데니어라 하며 구하는 식은 다음과 같다. 데니어(d) 즉 데니어는 일정 길이에 대한 무게의 비로서 굵은 것은 무겁고 얇은 것은 가볍다는 것을 이용하여 섬유의 굵기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므로 악기 현의 굵기를 지름으로 측정하는 것 보다는 데니어로 표시하는 것이 줄의 굵기를 나타내는데 더욱 합리적이라 말할 수 있다. 2) 꼬임수 8) 꼬임수는 섬유의 꼬임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섬유가 평행할 때까지 한 쪽을 회전하며 풀어 단위 길이당 회전수로 표시한다. 그러나 단단히 굳은 국악기 현은 푸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측면사진촬영을 통해 일정길이에서 꼬임수를 측정하는 방법이 가능하겠다. 이런 방 법으로는 상연의 꼬임수는 측정이 가능하나 하연의 꼬임수는 정확한 측정이 불가능할 것으 로 보인다. 3) 인장강도 및 신도 9) 인장강도는 어떤 물체가 잡아당기는 힘에 견딜 수 있는 최대한의 응력을 말하며 이때 늘어난 길이를 신도라 한다. 인장강도와 신도를 통해 현을 악기에 걸었을 경우의 장력과 길이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4) 신장 탄성율 10) 일정한 힘이 가해져 늘어난 물체가 다시 돌아가려고 하는 힘을 신장 탄성율(%)이라 하 며 일정하중을 주었을 때의 일정한 신장률과 휴식기를 거친 후 하중을 가하여 초기하중까 지 도달할 때까지의 잔류 신장률의 차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식을 이용하여 구할 수 있다. 8) KS K ISO 2061 섬유-실의 꼬임수 측정-직접법. 9) KS K0412 필라멘트사의 강도 및 신도 시험 방법. 10) KS K0215 합성 섬유 필라멘트사 시험방법. 71

80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신장 탄성율(%)= <그림 4> 신장 탄성율 측정법 이상의 여러 가지 특성을 통해 국악기 현의 물리적인 특성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특 성 중 어느 것이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고, 또한 그 값의 어느 정도가 좋은지에 대한 기준 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차적으로 시중의 국악기 현의 물성 값을 모두 구하고, 특히 좋다고 평가받는 현의 물성 값의 특징을 살펴 볼 필요가 있겠다. 그리고 현의 물성 값을 바탕으로 음향적 특성을 살펴 연관성을 찾고 이에 대한 연주자 평가가 뒤따른 다면 좀 더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할 수 있겠다. 그리고 원료부터 완성품까 지 기계가 아닌 수작업이 상당히 포함되어 있는 과정을 고려해보면 하나의 기준 값을 정하 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 더욱이 연주자의 취향에 따라 기준 값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 어 현의 물리적 특성의 기준 값은 일정 범위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한다. 2. 현의 포장 및 표시 규격화 국악기 현의 표준화에 따라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포장 및 표시 규격화일 것이 다. 국악기 현의 물리적 특성과 음향적 특성, 연주자 평가 등이 고려되어 최종적으로 좋은 국악기 현을 파악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요인을 꼽아 그것을 명시하고 판매해야 한 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악기 현의 완성품에 대한 정확한 측정 후 그 결과를 포장에 표시해 야 한다. 예를 들어 서양의 한 회사는 현의 번호와 두께, 장력 등 객관적인 자료를 홈페이 72

81 국악기 현의 제조 현황 및 표준화 지에 게시해 소비자에게 선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아래의 예시는 어쿠스틱 기타의 경우이며 이외에도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클래식 기타, 전자 기타 등도 마찬가지이다. <그림 5> Connolly music company의 어쿠스틱 기타 현의 두께와 장력 <그림 5-1> 1번 현의 두께와 장력, 연주자 선호에 따라 4가지로 분류 제작함 73

82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대중악기 외에도 앞서 살펴본 일본의 전통악기 현에는 현의 무게와 번호를 기재하고 있 다. 국악기 현은 이에 비해 아직 과학적인 기초 조사가 부족하다. 우선 기존 현의 과학적 인 기초조사를 진행하여 물리적 특성을 연구하고, 물성에 따른 음향 연구를 수행한다면 향 후 국악기 현의 물성과 음향을 고려한 과학적인 제작과 객관적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또 한 이를 바탕으로 현의 품질 평가 기준도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국악기가 대중화되고 세계화되기 위해서는 국악기의 표준화는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획일화된 국악기의 표준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국악기의 표준화란 현재의 국 악기 중 좋은 것이 무엇이며 그 요인이 무엇인가를 밝혀 표준을 삼는 것이다. 따라서 국악 기의 표준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학적인 기초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74

83 국악기 현의 제조 현황 및 표준화 <참고문헌> 국립국악원. 국악기개량 종합보고서 국립국악원. 금속타악기 연구 - 징 꽹과리 국립국악원. 가야금 음향 특성 연구 국립국악원. 국악기 실측 자료집 KS K0420 스트레치사의 섬도측정 방법. KS K ISO 2061 섬유-실의 조임수 측정-직접법. KS K0421 필라멘트사의 강도 및 신도 시험방법. KS K0215 합성섬유 필라멘트사 시험방법

84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Abstract> Production Process and Standardization of the String of Korean Traditional Musical Instrument Kim so-ri Jung hwan-hee (Resercher, NCKTPA) The standardization of Korean traditional musical instrument is taken as top priority in promoting the wide-ranging use of Korean traditional musical instrument across the country and the globe. For the standardization of Korean traditional musical instrument, the standardization of stringed instrument should take precedence which is the most fundamental and important. That is because the string of stringed instrument is the fundamental factor to generate the sound. The external force makes the resonance unit vibrate through the bridge and the resultant sound is perceived by human. For that reason, the string in the stringed musical instrument is one of the most important factors that determine the tone of sound. In addition, the production process of string and its physical properties are important if the vibration which characterizes the sound of Korean music is to be realized appropriately. For example, the string will break if it is twisted excessively in the production process. If twisted too much, the string will extend very easily, making the tuning difficult. By contrast, if the sting is not twisted enough, the string will have low elasticity and extendability, making the vibration difficult. Therefore, physical properties of string, such as the strength, extendability, twist, etc, are directly linked to the performance. Those factors are determined in the production process. The production process and the aforesaid factors of string determine the quality of the string of Korean traditional musical instrument. Thus, this study intends to examine the current production processes of the string of Korean traditional musical instrument and the measures for its standardization, which are basic research for the standardization of the string of Korean traditional musical instrument. The string of Korean traditional musical instrument is made with 130 types of silk 76

85 국악기 현의 제조 현황 및 표준화 threads which are combined according to the thickness of string. The combined silk threads are submerged in hot water, and then, are twisted up and down by the thread and yarn twisting machine. The important thing in making the string is to apply appropriate tension by keeping the string 30m to 50m apart from one another, and adjust the rotation and time well. At this time, the thickness, number of twist, etc, determine the quality of string. They are adjusted by naked eye or five senses based on the long experience of the craftsman. The twisted strings are wrapped around wooden club and steamed before being fixed. First, the standardization of the string of Korean traditional musical instrument requires the investigation into the physical properties of string. The physical properties of string such as fineness, number of twist, tensile strength, extendability, elasticity, etc, need to be investigated first, on which basis, the characteristics of sound have to be examined to identify the relationship, and more objective criteria can be established if the evaluation by performer follows. Second, the standardization of the string of Korean traditional musical instrument requires the standardization of packing and size. Factors which are very crucial in determining the characteristics of the string of Korean traditional musical instrument have to be specified. For that, the string produced according to the results of study on the characteristics of the string of Korean traditional musical instrument should be measured accurately and the results of the measurement should be displayed on the package. Keywords : string of Korean traditional musical instrument, string, standardization, production of string, physical properties of string, silk thread 제출일 심사기간 수정본 제출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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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백제금동대향로 단관악기의 성격 고찰 백제금동대향로 단관악기의 성격 고찰 11)김 성 혜* <국문초록> 백제금동대향로가 발굴된 지 16년 만에 처음으로 향로에 조각된 ʻ5악기ʼ를 집중 조 명하는 학술대회가 국립국악원에서 개최되었다. 본고는 관악기 2종 가운데 단관악기의 성격을 규명하고자 마련한 글이다. 향로에 조각된 단관악기 연주자를 관찰하여 악기 구조를 파악하였고, 2005년에 김 복곤이 재현한 악기도 함께 검토하였다. 그리고 당시 사람들이 이 악기를 무엇이라고 불렀는지 악기 명칭에 대해서도 검토하였다. 아울러 백제와 인접한 고구려와 중국의 고고학 자료에 나타난 단관악기를 상호 비교하여 그 친연 관계를 고찰하였다. 그리고 실제로 악기를 재현하여 그 소리를 직접 들어서 악기의 성격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이 에 대한 연구의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백제금동대향로 속 단관악기의 구조는 오늘날의 퉁소보다는 굵고 긴 구조이다. 악기 의 명칭은 백제대향로의 제작시기와 근접한 시기의 기록 그리고 국내 사료인 삼국사 기 와 삼국유사 그리고 일본후기 와 일본삼대실록 을 바탕으로 고찰한 결과, 적 ( 笛 )이 가장 적합하며 가로 부는 적과 세로 부는 적의 구분을 위해서 ʻ적(종적)ʼ으로 표 기하는 것이 적합하다. 백제의 관악기 ʻ적(종적)ʼ을 인접한 고구려의 ʻ적(종적)ʼ과 관계를 고찰한 결과 고구려 적의 사용이 시기적으로 약 2세기 앞서기 때문에 고구려의 영향으 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적의 재료인 대나무의 생장조건이 고구려와 차이가 있고, 유물 에 표현된 관악기의 관이 굵기 때문에 관이 가는 고구려와 차이점으로 보았다. 중국의 ʻ적(종적)ʼ과 비교해 본 결과, 악기편성에 있어서 친연성이 높았고 악기 구조 면에 있어서는 고구려처럼 가늘고 긴 데 반해, 백제는 관이 굵은 점이 달랐다. 또한 ʻ적(종적)ʼ 관련 유물이 중국 남조보다 북조 지역에 많은 분포를 보였기 때문에 남조보 다 북조와 친연 관계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즉 백제의 ʻ적(종적)ʼ은 고구려 및 중국 * 동국대학교 강사. 79

88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북조의 ʻ적(종적)ʼ 문화와 그 친연성이 확인되지만, 환경적 요인으로 인하여 관이 굵은 점은 백제 ʻ적(종적)ʼ의 특징이다. 악기 구조를 바탕으로 ʻ적(종적)ʼ을 재현하여 그 소리를 내본 결과, 백제금동대향로 속에 있는 백제의 관악기 ʻ적(종적)ʼ은 중 저음의 성격을 지닌 것으로 추정되고, 이러한 악기로 연주된 음악은 고요하고 중후한 맛을 자아냈을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성격의 악기는 느린 템포의 곡을 연주하기에 적당하다. 특히 향로에 조각된 악기이므로 백제 사비시대 원찰에서 선왕을 추모하는 의례음악을 연주하기에 적합한 악기로 보았다. 핵심어 : 백제금동대향로, 관악기, 단소, 퉁소, 적 목 차 Ⅰ. 머리말 Ⅱ. 악기의 구조 Ⅲ. 악기의 명칭 Ⅳ. 인접국 적(종적)과의 친연성 Ⅴ. 백제 악기 적(종적)의 재현 Ⅵ. 맺음말 I. 머리말 2009년 7월 21일 국립국악원에서 백제음원 및 콘텐츠 개발을 위한 학술회의 가 개최 되었다. 이번 학술대회는 백제금동대향로가 발굴된 지 16년 만에 처음으로 향로에 조각된 ʻ5악기ʼ를 집중조명한 데 의의가 크다. 향로에는 현악기 2종과 관악기 2종 그리고 타악기로 추정되는 1종 이렇게 다섯 종류의 주악상이 있는데, 필자가 요청받은 논제는 ʻ관악기 2종 의 성격ʼ을 규명하는 것이었다. 관악기는 2종으로 다관( 多 管 )악기와 단관( 單 管 )악기가 있는 80

89 백제금동대향로 단관악기의 성격 고찰 데, 본고는 단관악기로 범위를 한정하고자 한다. 1) 이 향로의 제작시기에 관해서는 6세기 중엽 이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하며, 2) 7세기 전반으로 보는 견해 3) 도 있기 때문에 넓게 보면, 6세기 후반~7세기 전반으로 추정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향로에 조각된 악기 역시 6세기 후반~7세기 전반 백제 왕실에서 사 용한 악기로 이해할 수 있다. 한편, 향로의 제작국에 관하여 이 향로가 6~7세기 중국 박 산향로( 博 山 香 爐 )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의 신산도상( 神 山 圖 像 )을 따르는 점을 볼 때 출토지인 백제로 본다. 4) 아울러 백제에서 출토된 유물의 양식과 비교했을 때, 유사한 점을 예로 들어 백제에서 제작된 것으로 본다. 5) 따라서 향로에 조각된 단관악기 역시 백제 에서 사용한 악기로 이해할 수 있다. 백제금동대향로에 조각된 단관악기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먼저 연주도상을 바탕으로 악기 구조를 파악하며, 다음으로 악기 명칭을 고찰하고자 한다. 그리고 백제 단관악기와 인접한 고구려와 중국의 악기를 상호 비교하여 그 친연 관계도 함께 파악하고자 한다. 아 울러 단관악기의 성격을 좀 더 명확히 감지하기 위해서 악기 구조를 바탕으로 백제 단관악 기를 재현하여 그 성격을 밝혀 보고자 한다. 1) 2009년 7월 21일 국립국악원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 (재)국악문화재단 주최로 국립국악원 우면 당에서 백제음원 및 콘텐츠 개발을 위한 학술회의 백제금동대향로 악기의 성격 이 개최되었다. 여기서 필자가 백제금동대향로 관악기 2종의 성격 고찰 을 발표했을 때 논평자 송방송 선생님께 서 학술대회 후에 이 논문의 내용을 다관악기와 단관악기 두 논문으로 나누어 각각 따로 발표해 도 좋겠다 는 의견이 있었다. 따라서 필자는 이를 수용하여 본고를 마련하였다. 2) 금동용봉봉래산향로 : 부여 능산리 건물터와 출토유물 (부여 : 국립부여박물관, 1994), 9쪽. 3) 같은 곳에서 출토된 유물이 동시에 제작되지 않았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향로의 제작 시기를 567년으로 보지 않고, 이 백제 향로와 같은 형태로써 해중신산( 海 中 神 山 ) 혹은 박산( 博 山 ) 을 표현한 6세기 전반에 제작된 백제 무녕왕릉( 武 寧 王 陵 ) 출토 ʻ동탁은잔ʼ( 銅 托 銀 盞 )이나 7세기 경 에 제작된 부여( 扶 餘 ) 외리( 外 里 ) 출토 백제문양전( 百 濟 文 樣 塼 ) 등과의 비교를 통하여 제작연대를 7세기 전반으로 보기도 한다. 趙 容 重, 百 濟 金 銅 大 香 爐 에 관한 硏 究 : 圖 像 解 釋 을 中 心 으로, 美 術 資 料, 第 65 號, 31 및 34쪽. 아울러 무왕대인 7세기 전반 부여에서 제작되었던 것으로 보기도 한다. 猪 熊 兼 勝, 백제 능사 출토 향로의 디자인과 성격, 백제금동대향로와 고대동아세아 (부여 : 국립부여박물관, 2003), 151쪽. 4) 趙 容 重, 百 濟 金 銅 大 香 爐 에 관한 硏 究 : 圖 像 解 釋 을 中 心 으로, 美 術 資 料 第 65 號, 3쪽. 5)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동탁은잔( 銅 托 銀 盞 )에 장식된 구성요소 즉 산악도( 山 岳 圖 )와 유운문( 流 雲 文 ), 연꽃과 용이 백제대향로의 구성과 매우 흡사한 점과 부여 외리에서 출토된 산수산경문전( 山 水 山 景 文 磚 )과 산수봉황문전( 山 水 鳳 凰 文 磚 )에 있는 중첩된 삼산형( 三 山 形 )이 향로와 유사한 점, 유운 문을 경계로 공간을 구분한 방식 등을 실례로 제시하였다. 서정록, 백제금동대향로 (서울 : 학고 재, 2001), 16-19쪽. 81

90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Ⅱ. 악기의 구조 악기의 구조를 먼저 파악하고자 하는데, 연주자세와 더불어 관악기 취구의 구조 그리고 관의 굵기 및 관의 길이 등을 중심으로 관찰하고자 한다. 악기 구조를 면밀히 파악하기 위 해 바라보는 관점을 다양하게 할 것이며, 이 악기는 2005년에 김복곤이 재현한 사례가 있 기 때문에 함께 검토할 것이다. 그리고 필자가 김주형 6) 에게 의뢰한 재현악기도 동시에 비 교하도록 하겠다. 먼저 유물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하자. <사진 1> 향로의 단관악기 정면 <사진 1-1> 단관악기 우측면 <사진 1-2> 단관악기 좌측면 연주자는 결가부좌 자세로 단정히 앉았고, 왼발을 오른쪽 다리 위로 걸쳤다. 백제금동대 향로 5악사 가운데 관악기 소( 簫 )를 부는 연주자 7) 의 자태가 다소곳하니 여성스러운데 반해 이 연주자는 고요하고 점잖은 남성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양손으로 악기를 잡았는데, 연주 자의 오른손이 위에 놓였고 왼손이 아래에 위치한 자세이다. 이는 오늘날 단소와 퉁소 연 주의 경우 왼손이 위에 놓이고 오른 손이 아래에 놓이는 것과 반대이다. 6) 필자는 본고를 준비하면서 ʻ단관악기ʼ의 재현을 김주형씨에게 의뢰하였다. 그는 경주에서 금률대 금공방 대표이자, 금률국악실내악단 대표를 맡고 있는데 필자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여 백제금 동대향로의 단관악기를 재현하였다. 지면을 통해 감사드린다. 7) 김성혜, 백제금동대향로 다관악기의 재현을 위한 연구, 음악과 문화 제21호(대구 : 세계음악학회, 2009), 쪽. 82

91 백제금동대향로 단관악기의 성격 고찰 <그림 1> 김복곤이 재현한 5악기 연주 한편 2005년에 재현한 악기의 연주자세를 보면(그림 1), 손의 위치가 백제금동대향로의 연주자 손 위치와 다르며, 현재 단소와 퉁소의 손 위치와 같다. 이와 같이 관악기 연주에 있어서 연주자의 손 위치가 관악기 연주에 미치는 영향이 있는가?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니 라고 생각한다. 연주자가 처음에 악기를 익힐 때 어떤 자세로 익히느냐에 좌우된다고 본 다. 실제로 단소 연주에 있어서 양손의 위치를 바꿔서 연주하여도 연주상에 큰 문제는 없 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백제금동대향로의 이 악기를 재현해서 연주할 때는 유물에 나타 난 것과 같은 자세로 연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다음 관악기의 취구( 吹 口 ) 형태를 보고자 한다. 관악기에 있어서 취구 형태는 연주자세 와 상관되기 때문에 살펴보고자 하며, 김복곤의 재현악기 취구가 경사취구인 까닭에 함께 검토하고자 한다. 먼저 향로 연주자의 자세를 관찰한 후 취구형태를 간파해 보자. 향로 관 악기 연주자의 우측면을 보면(사진 1-1), 연주자 얼굴과 악기가 거의 직선을 이루고 있다. 이 점은 취구의 형태에 따라 다를 수 있고, 향로의 주물 제작상의 문제로도 볼 수 있다. 오늘날 세로 부는 관악기의 취구 형태는 대부분 수평을 이룬다. 단소와 퉁소의 취구 그리 고 김복곤이 재현한 단관악기의 취구도 함께 살펴보자. 단소의 종류는 경제단소와 향제단 소로 구별하기도 하고, 단소의 기본음에 따라 계면조단소와 평조단소로 구분하기도 하는 데, 8) 본고에서는 계면조단소를 기준으로 하였다. 8) 송혜진은 경제단소와 향제단소로 구별하기도 하고, 단소의 기본음에 따라 계면조단소와 평조단소로 83

92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사진 2> 단소취구 <사진 3> 퉁소 취구 <사진4> 김복곤재현악기의취구측면 이렇듯 <사진 2>의 단소 취구와 <사진 3>의 퉁소 취구는 수평을 이루지만, 재현악기의 취구는 약 15도의 경사를 이룬다. 단소나 퉁소처럼 취구 면이 편편하면 입술과 턱 면에 악 기를 밀착시켜야 공기가 빠지지 않기 때문에 자연히 악기를 위로 올려야 한다. 그러나 김 복곤이 재현한 관악기의 취구처럼 수평취구가 아닌 경사취구이면 악기가 연주자 몸쪽으로 더 붙을 수 있다. 실제 연주모습을 자세히 보도록 하자. <사진 5> 단소 연주 <사진 6> 퉁소 연주 <사진 7> 재현 단관악기1의 연주 구분하였다.(송혜진 글 강운구 사진, 한국악기 (서울 : 열화당, 2000), 173쪽) 이상규는 3종으로 구분했는데, 경제단소 혹은 계면조단소와, 향제단소, 평조단소이다.(이상규, 단소와 퉁소 소암 권오성박사화갑기념 음악학논총 (서울 : 소암권오성박사화갑기념 논문간행위원회, 2000), 536쪽) 그리고 박영배는 4종으로 구분했는데, 국립국악원에서 쓰는 우조계면단소, 평조계면단소와 전용 선 단소 산조음악에 쓰이는 산조단소, 지방의 향제단소로 구분하였다. (박영배, 단소의 악기적 고찰, 한국전통악기학 제9호(서울 : 한국전통음악학회, 2008), 87-89쪽. 84

93 백제금동대향로 단관악기의 성격 고찰 이처럼 단소와 퉁소는 연주자 몸과 악기 사이의 각도가 약 55도이며, 경사취구로 재현 한 악기의 경우는 약 40도이다. 9) 즉 재현악기는 연주자 몸과 악기 사이의 폭이 15도 정도 좁아져서 악기가 연주자의 몸 쪽으로 기운 상태이므로 유물과 근접한 자세를 이룬다. 그러 나 유물에 나타난 <사진 1>처럼 연주자 얼굴과 직선을 이룬 형태이거나 몸 쪽으로 악기가 바짝 붙을 정도는 아니다. 향로의 단관악기를 재현함에 있어서 취구를 비스듬히 하지 않고 수평으로 하여 연주자세를 취해 보았다. 그 결과 단소와 퉁소 자세처럼 연주자 몸과 악기 사이의 각도가 약 55도를 이루었다. 그래서 취구의 차이로 인하여 연주자세가 얼마나 변하 는가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 이를 동시에 비교해 보았다. <사진 7> 재현 단관악기1 (경사취구) 연주 <사진 8> 재현 단관악기2 (평취구) 연주 <사진 8-1> 재현 단관악기2의 평취구 <사진 7>과 <사진 8>을 비교했을 때 어떤가? <사진 8>은 단소나 퉁소처럼 평취구이며, <사진 7>은 김복곤이 제작한 것처럼 경사취구이다. 두 종류의 연주자세를 비교해 봤을 때 큰 변화를 찾기는 어려운 듯하다. 그렇다면 향로의 주물 제작상의 문제 때문에 우측면처럼 얼굴과 악기가 직선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회화나 선각과는 달리 향로 제작은 1차로 청동으로 주물하여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단소나 퉁소의 연주처럼 관 악기의 각도를 세우면 세울수록 공간처리가 곤란하기 때문에 유물의 우측면처럼 몸 가까이 밀착시켰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 백제금동대향로를 직접 복제한 9) <사진 7>의 재현 관악기는 ʻ경사취구ʼ이다. 이것은 김복곤이 재현한 것을 참고하여 김주형이 약 15도의 경사취구로 제작하여 연주하는 모습이다. 85

94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김진배씨에게 문의를 해 보았다. 10) 그의 대답은 실제 연주 자세처럼 만들기 위해서는 관 악기와 연주자 몸 사이를 약 1cm 정도 뚫어야 하는데, 주물상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 고 하였다. 그렇다면 2005년에 재현한 단관악기의 ʻ경사취구ʼ는 재고해 보아야 한다. 다음은 관의 굵기와 길이를 보자. 관의 굵기와 길이는 악기의 음색과 음고를 좌우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사진 1>에서 보면, 관의 굵기가 연주자 입술 길이 정도이며, 관의 길이 는 연주자 무릎까지 닿을 정도이다. 이 점을 고려하여 김복곤이 재현한 관악기의 규모를 보면, 관의 외경은 3cm이며, 길이는 63.3cm이다. 11) 이를 바탕으로 김주형으로 하여금 재 현을 요청하였는데, 외경은 3cm이며, 길이는 60.8cm이다. <사진 9> 김복곤 <사진9-1>김복곤 <사진 10> <사진 10-1> 재현 관악기의 앞 재현 관악기의 뒤 김주형 재현 김주형 재현 관악기의 앞 관악기의 뒤 10) 2009년 7월 20일에 문의하였다. 11) 김복곤이 재현한 관악기의 실측은 필자가 국립부여박물관에서 직접하였는데, 관의 앞면 길이는 63.3cm였고, 뒷면은 62.5cm였다. 이러한 차이는 취구부분의 경사 때문인데, 전체 길이는 앞면 을 기준으로 표기하였다. 86

95 백제금동대향로 단관악기의 성격 고찰 재현한 관악기로 연주자세를 취하여 향로의 악기와 비교해 보며, 단소연주와 퉁소 연주 를 함께 비교하여 상관 관계를 타진해 보도록 하자. <사진 1> 향로의 단관악기 정면 <사진 11> 재현한 관악기 연주 <사진 12> 퉁소 연주 <사진 13> 단소 연주 <사진 1-2> 단관악기 좌측면 이상으로 연주자세에서 향로 속의 관악기와 재현한 관악기 그리고 퉁소 및 단소와 비교 해 보면, <사진 13>의 단소가 유난히 짧게 보인다. 실제 악기를 실측해 보면, 오늘날 단소 는 외경이 2cm이며, 길이는 대략 40cm이다. 퉁소는 외경이 약 2.75cm이며, 길이가 57cm이다. 재현한 악기의 외경은 3cm이며, 길이는 김복곤의 경우 63.3cm이며, 김주형의 경우 60.8cm로 했는데, 이는 모두 퉁소보다 약간 굵고 긴 구조이다. 87

96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따라서 향로의 관악기 구조는 오늘날 퉁소보다 약간 더 굵고 길다. 특히 6세기 후반~7 세기 전반 백제 영역은 오늘날 충청도와 전라도 지역인데, 전라도는 관악기의 주 재료인 대나무의 생장 조건이 좋은 지역이다. 이와 같은 환경 조건으로 인하여 관악기 제작 재료로 굵은 관의 사용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 점은 북쪽에 위치한 고구려와 차이점이기도 하다. 다음 지공( 指 孔 )에 있어서, 향로의 관악기 지공에 대해 상세히 알기는 어렵다. 그러나 김복곤의 재현 악기를 보면, 앞공을 4개로 하였고, 뒷공을 1개로 하였는데, 대체로 오늘날 단소의 구조를 재현한 것으로 보인다. 지공에 관해서 중국의 경우는 고대 세로 부는 강적 ( 羌 笛 )의 지공이 4공이었는데, 기원전 1세기 경 경방( 京 房, B.C. 77~B.C. 37)이 뒷공을 더하여 5개가 되었다 12) 고 하나, 백제 향로의 관악기 지공은 정확히 고증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유물에 나타난 악기 구조를 살펴본 후, 이를 바탕으로 단소 및 퉁소와 비교해 보았다. 향로 속의 관악기는 퉁소의 규모와 유사하거나 좀 더 굵고 긴 구조로 짐작하였다. 아울러 2005년에 김복곤이 재현한 악기 구조 및 규모도 함께 고찰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재현을 시도해 보았다. 특히 연주자세와 관련하여 취구부분을 두 가지 구조로 재현 하여 비교해 보았으나, 악기가 연주자 몸 쪽으로 밀착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는 향로의 주 물 제작상의 편의상 악기를 몸쪽으로 붙인 것으로 판단하였다. 그러면 이 악기의 명칭을 당시 백제 사람들은 뭐라고 불렀는지 의문이다. Ⅲ. 악기의 명칭 <사진 1>의 악기 명칭에 대한 기존 견해는 매우 다양하다. 지금까지 제시한 악기 명칭 을 보면, ʻ피리ʼ, ʻ퉁소ʼ, ʻ장소ʼ, ʻ적ʼ이 있으며, 최근에 ʻ척팔ʼ로 보는 견해도 제시되었다. 이 영희 및 여러 언론사에서는 ʻ피리ʼ라 하였는데, 적( 笛 )자를 자전( 字 典 )에 찾아보면 ʻ피리 적ʼ 으로 기록된 데 의거한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자전에 기록된 ʻ피리ʼ란 의미는 넓은 뜻으 로 관악기를 통칭하는 것이며, 좁은 의미로 리드가 있는 관악기인 당피리, 향피리, 세피리 를 뜻한다. 아울러 음악학계에서는 ʻ적ʼ이라는 악기와 ʻ피리ʼ란 악기가 별도로 존재하며, 피 리의 경우 별도로 ʻ 觱 篥 ʼ 혹은 ʻ 篳 篥 ʼ로 표기해 왔기 때문에 <사진 1>의 악기 명칭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12) 양 인리우 지음, 이창숙 옮김, 중국고대음악사, 215쪽. 악학궤범 권6의 ʻ적( 篴 )ʼ조를 보면, 적( 篴 )이 예전에는 네 구멍이었는데, 경방이 한 구멍을 추가하여 5음을 구비하게 하였으니, 지 금의 적( 笛 )이다 는 기록이 있다. 악학궤범, 卷 6.17a-b2. 88

97 백제금동대향로 단관악기의 성격 고찰 다음은 ʻ퉁소( 洞 簫 )ʼ에 관한 견해를 살펴보자. 전인평( 全 仁 平 )은 종적이면서 길이가 긴 악 기로 오늘날 대표적인 악기가 퉁소이므로, 이를 퉁소로 간주하였다. 13) 최근에 중국 조선족 연주자인 신옥분( 申 玉 粉 )과 장익선( 張 翼 善 )은 전인평의 견해를 추종하였는데, 이들은 현재 중국에서 사용되는 악기에 주목하여 퉁소라 명명하였다. 14) 그러나 이에 대하여 서정록은 중국의 퉁소는 당나라 때 서역의 종적을 개량한 악기이며, 우리나라의 퉁소는 그 뒤에 중 국의 퉁소를 우리나라 음악에 맞게 개량한 것이므로 6세기 후반~7세기 전반에 제작된 백 제대향로의 악기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15) 아울러 서정록은 중국사서의 기록에 의거하여 ʻ적( 笛 )ʼ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제시하였 다. 또한 적류는 가로로 부는 횡적( 橫 笛 )과 세로로 부는 종적( 縱 笛 )으로 나누는데, 백제대 향로의 악기는 후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ʻ적(종적)ʼ으로 표기하였다. 송방송( 宋 芳 松 )은 관악기 명칭으로 ʻ적, 퉁소, 장소ʼ 가운데, 적( 笛 )이라 했을 때 문제점 으로 두 가지를 지적했는데, 하나는 중국계 관악기의 일종일 수 있기 때문이며, 다른 하나 는 적이라는 명칭만으로는 가로로 잡고 부는 횡적인지, 세로로 잡고 부는 종적인지 구분하 기 어렵기 때문에 타당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퉁소라는 명칭은 삼국시대 이후 기록인 고려사 악지에서 비로소 사용되었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다고 보았다. 그런 반면 종적의 관악기를 세로로 잡고 부는 단소보다 길기 때문에 그 대칭어인 장소( 長 簫 )라는 명 칭을 새로 만들어 사용하였다. 그리고 이 악기는 고구려의 안악 3호분과 장천 1호분에서도 발견되며, 계유명전씨 아미타불 삼존석상에서도 발견되기 때문이라 하였다. 16) 송방송의 ʻ장 소ʼ란 견해를 최근에 이종구가 추종하였다. 17) 이에 대하여 이미 서정록의 언급이 있었지만, 고대에는 세로로 부는 단관악기 명칭으로 ʻ단소ʼ나 ʻ장소ʼ라는 이름이 사용되지 않은 데 한 계가 있다. 또한 중국 진양( 陳 暘 )의 악서( 樂 書 ) 를 보면, 단소( 短 簫 )가 오늘날의 단관악기가 아니라 다관악기인데 주목된다. 이 책에 그림과 함께 기록된 ʻ단소( 短 簫 )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시사 하는 바가 크다. 하나는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ʻ단소ʼ와 중국에서 사용된 ʻ단소ʼ가 명칭은 13) 전인평, 금동향로의 다섯 국악기, 객석 통권124호(6월호)(서울 : 주식회사예음, 1994), 쪽. 14) 신옥분 장익선, 5종악기와 향로의 상징에 대한 고찰, 한국음악사학보 제41집(서울 : (사)한 국음악사학회, 2008), 65-67쪽. 15) 서정록, 백제대향로의 5악기, 백제금동대향로 : 고대 동북아의 정신세계를 찾아서 (서울 : 학고재, 2001), 82-83쪽. 16) 송방송, 백제악기의 음악사학적 조명, 한국음악사논총 (서울 : 민속원, 1999), 57-58쪽. 17) 이종구, 백제금동대향로 주악 조소상 악기 명칭에 대한 연구, 音 樂 論 壇 제21집(서울 : 한양대 학교 음악연구소, 2007), 8쪽. 89

98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같지만, 악기 구조가 확연히 다르다. 이렇듯 지리 적 차이와 시간적 차이에 따라서 악기명칭을 달 리 사용하였기 때문에 악기 명명에 대해서는 신 중을 기해야 마땅하다. ʻ단소ʼ는 바로 그 본보기가 된 데 의미가 크다. 다른 하나는 중국의 ʻ단소ʼ가 결국 다관악기 ʻ소ʼ의 일종인 까닭에 한대( 漢 代 ) 고취악의 일종인 ʻ단소요가( 短 簫 鐃 歌 )ʼ의 ʻ단소ʼ가 다관악기인 ʻ소ʼ의 일종임을 시사한다. 이것은 한 나라 화상석에 고취악대로 나타난 짧은 관의 소 가 바로 단소일 가능성이 높다. 요컨대, 단소에서 비롯된 장소는 고대 문헌에 의거한 명칭이 아니 <그림 2> 진양 악서 의 단소 기 때문에 재고가 요청된다. 이진원은 최근에 일본 정창원에 소장된 세로로 부는 관악기 ʻ척팔( 尺 八 )ʼ을 고찰한 바 있는데, 18) 여기서 백제대향로의 세로로 부는 관 악기를 ʻ척팔ʼ로 보고자 하였다. 이것은 새로운 견해이지만, 척팔이라는 명칭은 일본의 동대사헌물장 가운데 국가진보장 에 의거한 것이고, 이 기록은 8세기 일본문헌의 기 록이다. 따라서 6세기 후반~7세기 전반에 제작된 백제대향로와 가장 가까운 기록은 7세기 수서 와 북사 등 중국사서이며, 우리나라 사서인 삼국사기 19) 와 삼국유 사 20) 에도 ʻ적( 笛 )ʼ이란 명칭은 문헌 기록에 있지만, ʻ척팔ʼ이란 명칭은 기록에 없기 때 문에 이 주장 역시 문제가 있다. 이상의 견해를 바탕으로 <사진 1>의 악기 명칭을 다시 고찰해 보면, 앞에서 살펴보았듯 이 삼국사기 에서 인용한 북사 에서 백제의 관악기로는 ʻ각( 角 ), 우( 竽 ), 지( 篪 ), 적( 笛 )ʼ 뿐이었다. 이 가운데 향로의 관악기로 가장 적합한 것은 ʻ적ʼ이다. 왜냐하면, 각은 뿔나발 종류이므로 부적당하며, 우는 다관악기로서 오늘날 생황같은 구조이므로 역시 적합하지 않다. 지의 경우 단관악기이지만, 가로 부는 구조이므로 역시 향로의 관악기와는 거리가 있다. 18) 이진원, 백제 尺 八 을 통해본 백제악에 대한 재검토, 한국음악사학보 제41집(서울 : (사)한국음 악사학회, 2008), 쪽. 19) 김성혜, 三 國 史 記 樂 歌 舞 기사, 경주문화 제6호(경주 : 경주문화원, 2000), 295쪽. 20) 삼국유사 에서 적( 笛 )에 대한 기사는 만파식적( 萬 波 息 笛 )과 월명스님( 月 明 師 )의 적( 笛 )으로 두 가 지 사례가 있다. 三 國 遺 事, 卷 2.6a8-10, 萬 波 息 笛 ; 卷 3.25a9-b2, 26a7-10; 卷 5.13a3-5, 月 明 師 兜 率 歌, 김성혜, 三 國 遺 事 의 악기 관련 기사 검토, 경주문화 제5호(경주 : 경주문 화원, 1999), 쪽. 90

99 백제금동대향로 단관악기의 성격 고찰 따라서 백제금동대향로에 있는 단관악기의 명칭에 대하여 필자의 견해를 밝히면, 1차적 으로 ʻ적ʼ이 가장 적합하다. 그 이유로 첫 번째는 삼국사기 에서 인용한 북사 의 백제악 으로 ʻ적ʼ이라는 명칭이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국내 문헌인 삼국사기 와 삼국유사 에 도 백제는 아니지만 통일신라 내용에 ʻ척팔ʼ이란 명칭은 없지만, ʻ적ʼ이란 명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일본문헌인 일본후기 를 보면, 809년에 백제악사( 百 濟 樂 師 ) 4명을 정하였는데 횡적( 橫 笛 ), 군후( 篌 ), 막목( 莫 目 ), 무사( 舞 師 ) 등이다 21) 는 기록이 있고, 일본삼대실록( 日 本 三 代 實 錄 ) 을 보면, 865년 천장( 天 長, 824~833) 초에 아악( 雅 樂 ) 백 제적사( 百 濟 笛 師 )에 임명되었다가 이어 당횡적사( 唐 橫 笛 師 )로 관직을 옮겼다 22) 는 내용에 주목된다. 이 두 가지 문헌을 종합하면, 백제악기로 ʻ횡적ʼ과 ʻ적ʼ으로 대별되는데, 여기서 ʻ횡적ʼ은 673년 계유명 아미타불 삼존석상에 조각된 것일 가능성이 있고, ʻ적ʼ은 바로 백제 금동대향로의 단관악기일 가능성이 있다. 이렇듯 일본 기록에서는 적과 횡적을 구분하였는 데, 이는 횡적이 가로로 부는 적이란 뜻이므로 세로로 부는 적의 경우 ʻ적ʼ으로 명명했을 가능성이 크다. 다음 2차적으로 고구려 관련 기록에서 횡적이란 명칭은 있으나, 종적이란 명칭은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에 ʻ종적ʼ이란 명칭을 사용하기보다 문헌에 의거하여 1차적으로 ʻ적ʼ이라 한 다음 횡적과 구분하기 위한 방편으로 ʻ적(종적)ʼ이라는 부언은 가능하다고 본다. 그래서 필 자는 서정록의 견해를 수용하는 입장임을 밝힌다. 다음은 인접국 적(종적)과의 친연 관계에 대해 고찰하고자 한다. Ⅳ. 인접국 적(종적)과의 친연성 삼국사기 백제본기를 보면, 6~7세기 백제는 신라와 고구려 그리고 중국과의 교류가 빈번하였다. 이러한 국제 교류에서 음악도 예외가 아니었을 것인데, 백제보다 선진문화를 이룬 고구려와 중국의 고고학자료를 바탕으로 관악기 적(종적)의 친연 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21) 崔 根 泳 外 5 人 編, 日 本 六 國 史 韓 國 關 聯 記 事 (서울 : 駕 洛 國 史 蹟 開 發 硏 究 院, 1994), 310쪽. 22) 崔 根 泳 外 5 人 編, 앞의 책, 383쪽. 91

100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1. 고구려의 적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백제대향로처럼 세로 부는 적은 356년 안악 3호분 후실 벽화와 5 세기 중엽의 장천 1호분뿐이다. <그림 3> 안악 3호분 후실 벽화 안악 3호분의 경우 세로로 부는 적은 지터류의 현악기와 몸체가 둥근 비파와 더불어 춤 반주로 편성되었다. 백제 향로의 악기편성과 비교해 볼 때, 향로의 악기 5종 가운데 안악 3호분의 3종이 모두 포함된 점이 상호 관련성이 보인다. 아울러 백제 향로의 악기 편성으 로 일본 문헌에 기록된 백제춤의 반주 악기 구성도 유추할 수 있다. 23) 한편, 안악3호분에 그려진 적(종적)은 관의 길이가 연주자 무릎 아래까지 내려올 만큼 길고, 관의 굵기가 가는 점이 백제 향로의 적과 차이점이다. 연주 자세를 보면 연주자의 오른 손이 관의 위쪽에 놓 였고, 왼손이 아래에 위치하여 연주자세 역시 향로의 적 연주자세와 일치한다. 따라서 고 구려 4세기 악기편성 및 적 연주와 백제와의 관련성은 매우 밀접하다. 한편 장천 1호분에도 <그림 4>의 세로로 부는 적 연주가 있지만, 24) 전반적으로 도상 이 선명하지 않기 때문에 연주자세와 주변 인물들의 성격 등을 언급하기가 어렵다. 그 러나 장천 1호분의 다른 벽면에 있는 <그림 5>의 주악상을 보면, 가로로 부는 적과 현 악기 몸체가 선명하지 않지만 류트류의 비파 그리고 지터류의 현악기로 구성되었다. 이 23) 續 日 本 記 에 765년 百 濟 王 敬 福 등이 또한 자기 나라의 춤을 추었다. 續 日 本 後 記 에 보면, 833년 百 濟 王 勝 義 가 백제의 風 俗 舞 를 추었다. 김성혜, 百 濟 ʻ 琴 ʼ의 音 樂 史 學 的 照 明, 한국학 보 제108집(서울 : 일조각, 2002), 139쪽. <표 3> 일본 육국사의 백제악 관련 기사 참고. 24) 이 연주를 ʻ피리ʼ로 판독한 사례도 있다. 송방송, 장천 1호분의 음악사적 고찰, 한국고대음악 사연구 (서울 : 일지사, 1985), 19-20쪽. 92

101 백제금동대향로 단관악기의 성격 고찰 구성은 4세기 안악 3호분과 거의 유사한데, 관악기만 세로로 부는 적이 횡적으로 대체 된 점이 다르다. <그림 4> 장천 1호분 적(종적) <그림 5> 장천 1호분 횡적, 비파, 금 이렇게 고구려 고분 벽화에서는 세로로 부는 적이 2점 있지만, 가로로 부는 적에 비하 면, 매우 드문 사례이다. 고구려 고분 벽화에서 가로로 부는 적이 처음 등장하는 것은 408 년 덕흥리 고분이다. <그림 6> 덕흥리 고분벽화 덕흥리 고분의 주인 뒤쪽에 악공들이 연주하는데 편성을 보면, 비파와 횡적 그리고 소로 구성되었다. 그 다음으로 5세기 중엽의 장천 1호분의 <그림 4>이다. 그 이후 횡적은 6세 기 말 7세기 초의 오회분 4호묘(그림 7)와 5호묘(그림 8)에 각각 나타나며, 7세기 중엽의 강서대묘(그림 9)에도 보인다. 오회분 4호묘의 악기 편성을 보면, 거문고와 횡적, 소, 각, 93

102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요고 등이며, 25) 오회분 5호묘의 경우는 오회분 4호묘에서 원형의 비파와 춤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7세기 중엽 강서대묘를 보면, 역시 원형의 비파와 지터류 현악기, 횡적, 각(쌍각)으 로 편성되었다. <그림 7> 오회분 4호묘 횡적 <그림 8> 오회분 5호묘 횡적 <그림 9> 강서대묘 횡적 이와 같이 4세기 중엽부터 7세기 중엽에 이르기까지 고구려 고분벽화에 등장하는 적과 횡적이 포함된 악기편성을 시기 순으로 정리해 보면, 고구려 관악기 편성의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25) 李 殿 福 글, 김홍련 김성혜 번역, 길림 집안 오회분 4호묘, 한국음악사학보 제37집(서울 : (사)한국음악사학회, 2006), 쪽. 94

103 백제금동대향로 단관악기의 성격 고찰 <표 1> 4세기~7세기 고구려 고분벽화에 등장한 악단의 악기편성 시기 고분벽화 적(종적) 횡적 비파 지터류현 소 뿔나발 요고 춤 비고 356 안악3호분 / 소가 고취에 편성 408 덕흥리고분 소가 실내악에 편성 5C 중엽 장천1호분 6C말~7C초 오회분 4호묘 거문고 지물 6C말~7C초 오회분 5호묘 거문고 7C 중엽 강서대묘 지터류현 쌍나발 6C후반~7C 전반 백제대향로 지터류현 북 <표 1>을 보면, 고구려에서는 4세기 중엽에 이미 세로의 적(종적)이 실내악으로 편성되 었고, 5세기 중엽 장천 1호분까지 도상에 등장한 점으로 보면, 4~5세기에 사용된 악기로 볼 수 있다. 한편, 횡적의 경우 덕흥리고분에서 처음 등장하면서 그 이후 장천 1호분과 오 회분 4, 5호묘 및 7세기 중엽 강서대묘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4~5세 기에 사용된 세로의 적(종적)은 5세기 초에 횡적이 등장하면서 서서히 자취를 감춘 것으로 보이며, 실내악에서도 기존의 종적 대신 횡적이 대체된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6세기 후 반~7세기 전반 백제 향로의 적(종적)과 비교해 볼 때 고구려의 적이 시기적으로 앞서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요컨대, 고구려 고분벽화에 나타난 ʻ적(종적)ʼ을 종합해 보면, 4~5세기에 지터류 ʻ고( 琴 )ʼ 와 류터류 비파와 함께 소규모 악단으로 편성되었고 춤 반주로 연주되기도 하였다. 이것이 5세기에 횡적이 출현하면서 서서히 ʻ적(종적)ʼ은 자취를 감춘 것으로 보인다. 안악 3호분이 백제대향로보다 약 2세기 정도 앞서며, 악기 편성 역시 안악 3호분의 구성이 백제대향로 구성에 그대로 적용된 사례로 볼 때, 4세기 이후 고구려의 음악문화가 백제로 전래되거나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은 농후하다. 그러나 적(종적)의 구조를 보면, 고구려는 가늘고 긴데 반해, 백제는 굵고 짧은 점이 다르다. 이것은 관악기의 제작재료인 대나무의 생장 조건이 고구려와 백제가 다른 데 원인일 수 있다. 2. 중국의 적 기원전 433년 전후 증후을묘( 曾 侯 乙 廟 )에서 출토된 악기에는 십현금, 오현금, 생, 소고, 95

104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편종, 편경, 건고, 배소, 적과 지, 슬 등이 있는데, 26) 여기서 관악기 가로의 적( 笛 )과 지 ( 篪 )는 있으나 세로의 적( 笛 )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 종적의 관악기 출현은 언제부터인 가? 양 인리우가 지은 중국고대음악사 를 보면, 한나라 때 ʻ강적( 羌 笛 )ʼ이 있는데, 이것이 종적( 縱 笛 )이다. 강적은 원래 서방 변경(감숙, 사천 일대)의 소수 민족 강족( 羌 族 )의 악기로 처음에는 지공이 4개뿐 이었는데, 기원전 1세기 경에 경방( 京 房, B.C. 77~B.C. 37)이 뒷 공을 더하여 5개가 되었고, 이때부터 세로로 부는 적이 생겼다 고 한다. 27) 이를 뒷받침하 듯 한( 漢 ) 대의 흙 인형인 ʻ용( 俑 )ʼ 가운데 세로 부는 적을 연주하는 용( 俑 ) 2점이 있다. <그림 10> 漢 代 적(종적) 樂 俑 1 <그림 11> 漢 代 적(종적) 樂 俑 2 <그림 10> 28) 의 연주자는 남자 같고, <그림 11> 29) 의 연주자는 머리 모양을 볼 때 여자 같은데 모두 세로로 된 적을 불며 관악기가 무릎에 닿을 정도로 길다. 또한 연주자의 손 자세를 보면, 모두 연주자의 오른손이 위에 있고, 왼손이 아래에 위치한 점이 동일하며, 이는 백제 향로의 적(종적) 연주자세와 일치한다. <그림 11>의 유물은 동한(25~220)시대 이며, 상해박물관 소장품이다. 이 두 가지 유물에서 주목되는 점은 연주자세이다. 악용은 26) 劉 東 升 遠 荃 猷, 修 訂 版 中 國 音 樂 史 圖 鑑 (북경 : 인민음악출판사, 2008), 33-35쪽. 27) 양 인리우 지음, 이창숙 옮김, 중국고대음악사, 215쪽. 28) 양 인리우 지음, 김창숙 역, 고대중국음악사 (서울 : 도서출판 솔, 1999), 217쪽. 강적을 부는 인형. 29) 中 國 古 代 彫 塑 館 ( 上 海 : 上 海 古 籍 出 版 社, 1996), 그림 6. 吹 簫 陶 俑 높이 73cm. 96

105 백제금동대향로 단관악기의 성격 고찰 벽화의 회화와 달리 백제대향로처럼 입체적 효과를 지닌 점이 공통적이다. 이 두 유물의 연주자세는 모두 악기가 연주자 몸 쪽으로 밀착되어 있다. 즉 향로의 연주자세와 동일형이다. 앞에서 향로의 관악기 취구가 ʻ평취구ʼ인가 아니면 ʻ경사취구ʼ인가에 대한 의문의 실마리 를 여기서도 풀 수 있다. 이 두 점의 악 용에서 관악기가 모두 연주자 몸 쪽으로 밀착되었는데, 이 점은 유물의 제작과정 상으로 이해도를 높인다. 그래서 백제대 향로 속의 관악기가 ʻ경사취구ʼ이기 보다 ʻ평취구ʼ 구조일 가능성이 더욱 높다. 아 울러 지금까지 전래된 세로 부는 관악기 가운데 ʻ경사취구ʼ의 사례가 없기 때문에 재현악기에 적용하기는 어렵다. <그림 12> 동한 말기 요양( 遼 陽 ) 봉대자 고묘 이러한 적(종적)은 동한 말기에 실내 악에 편성되어 연주되었는데, 요양( 遼 陽 ) 봉대자( 棒 臺 子 ) 고묘벽화에서 30) 찾아볼 수 있다. 오른쪽부터 두 번째 사람이 잡고 있는 것이 바로 적(종적)이다. 연주자의 앉은 자세는 백제 향로의 연주자의 자세와 같고, 차이점은 고구려의 안악 3호분처럼 관악기가 가늘고 긴 점이다. 이 점은 북쪽지방으로 갈수록 대나무의 생장이 어렵고, 굵기가 굵은 대나무는 환경적으로 자라기 어렵기 때문이다. 함께 편성된 악기는 지터류의 현악기와 비파류의 악 기 그리고 맨 왼쪽의 그림은 희미하지만 북 종류로 짐작된 다. 전반적으로 백제 향로의 악기편성와 유사하며, 다관악 기인 ʻ소( 簫 )ʼ가 없는 점이 다르 다. 이 자료는 동한 말기에 대 륙의 동북쪽에 위치한 요양 지 역에 적(종적)이 소규모 악단에 편성된 사례를 보여준다. 이와 유사한 사례가 또 있는 <그림 13> 함양( 咸 陽 ) 평릉( 平 陵 ) 16국 묘 데, 함양( 咸 陽 ) 평릉( 平 陵 ) 16 30) 劉 東 升 遠 荃 猷, 앞의 책, 81쪽. 97

106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국 묘에서 출토된 여악용( 女 樂 俑 )이다. 31) 모두 4명으로 구성되었는데, 각각 작은 북, 원형 의 비파, 지터류 현악기 그리고 세로 부는 관악기이다. 역시 다관악기인 ʻ소ʼ가 없는 것이 요양 봉대자 고묘와 편성이 같다. 다만 세로의 관악기가 요양 봉대자 고묘보다 짧은 점이 다르다. 한편, 대륙의 남쪽인 삼국시대 오( 吳 )나라의 청자녹유 항아리 32) 에도 적(종적)이 나타난다. <그림 14> 오나라의 청자녹유 항아리 <그림 14-1> 오나라의 청자녹유 항아리 세부 이 항아리에는 ʻ영안( 永 安 ) 3년ʼ(260)이라는 명문이 있어, 시기를 분명히 알 수 있다. 도 상이 선명하지 않지만, 원형의 비파와 함께 편성된 관악기가 적(종적)이 분명하기에 3세기 중엽에 대륙의 남쪽 지역에도 적(종적)의 전파를 확인할 수 있다. 그 외 적(종적) 관련 연주도상은 신강성( 新 疆 省 ) 투루판( 吐 魯 番 ) 아스타나( 阿 斯 塔 那 ) 16 국 묘에서 출토된 악무벽화 33) 와 감숙성( 甘 肅 省 ) 주천( 酒 泉 ) 정가갑( 丁 家 閘 ) 진묘( 晋 墓 ) 벽화 악무도 34) 및 감숙성 가욕관( 嘉 峪 關 ) 위진묘( 魏 晋 墓 )의 전돌 주악도 35) 에도 나타난다. 31) 劉 東 升 遠 荃 猷, 앞의 책, 47쪽. 32) 劉 東 升 遠 荃 猷, 앞의 책, 84-85쪽. 33) 劉 東 升 遠 荃 猷, 앞의 책, 52쪽. 34) 劉 東 升 遠 荃 猷, 앞의 책, 52-53쪽. 35) 劉 東 升 遠 荃 猷, 앞의 책, 81쪽. 98

107 백제금동대향로 단관악기의 성격 고찰 <그림 15> 신강성 투루판 아스타나 벽화 <그림 16> 감숙성 주천 정가갑 진묘( 晋 墓 ) 벽화 신강성 투루판 아스타나 16국묘의 경우 세로의 적과 타악기 북만 있고, 앞에는 춤 추는 여인이 팔을 벌리고 있 어 춤반주를 위한 연주임이 확인된다. 감숙성 주천 정가 갑 진묘 벽화의 악기편성은 <그림 17> 감숙 가욕관 위진묘 요양 봉대자 벽화와 함양 평 릉 16국묘와 거의 같은데 타악기만 북 대신 ʻ요고ʼ로 바뀌었다. 이 역시 적(종적)은 관 이 길고 연주자세는 다른 유물과 같다. 주천 정가갑 진묘는 고대의 양주( 凉 州 ) 지역으 로, 4세기부터 5세기 초에 이곳은 전량( 前 凉 ) 후량( 後 凉 ) 북량( 北 凉 ) 서량( 西 凉 ) 등 여러 나라가 건립된 곳이다. 요컨대, 한 대에 유입된 세로의 강적( 羌 笛 )은 중국의 삼국시대와 남북조시대에 이르기까 지 전승되었는데, 유물의 분포를 보면 남조보다 북조의 분포도가 높다. 이것이 당대( 唐 代 ) 에 이르면 고창( 高 昌 )의 고대 유적지의 벽화(잔존부분) 중 5명의 기악인이 있는데, 36) 뒤에 서서 연주하는 오른 쪽 연주자가 바로 적(종적)을 연주한다. 36) 劉 東 升 遠 荃 猷, 앞의 책, 88-89쪽. 99

108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그림 18> 당 고창( 高 昌 )지역의 벽화 당나라 때 고창지역의 벽화에 편성된 악기를 보면, 앞에서 살펴본 악기편성과 약간의 변 화를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공후와 생이 편성된 것과 횡적과 세로 적이 함께 구성된 것이다. 지금까지 본 중국 고고학자료에 등장한 악기편성과 백제대향로의 악기편성을 함께 표로 정리해 보도록 하자. <표 2> 중국 적(종적) 관련 고고학 자료의 악기편성 시기 유물의 종류 악기종류 적(종적) 지터류현 비파류 북 비고 동한말기 요양 봉대자묘 4종 삼국시대 吳 청자녹유항아리 2종 16국 함양 평릉묘 4종 진 감숙 주천 정가갑 4종 요고 위진 감숙 가욕관 2종 당 고창지역 벽화 5종 공후 생 횡적 6C 후반~7C 전반 백제금동대향로 5종 <표 2>를 보면, 동한 말기 요양 봉대자 고묘에서부터 감숙 가욕관 위진묘에 이르기까지 악기편성에 있어서 관악기로 대부분 적(종적)이 자리하였다. 그런데 당의 고창 벽화에 보면, 적(종적) 이외 생과 횡적이 관악기로 편성된 점이 변화이고, 이것은 백제대향로 역시 ʻ소ʼ가 편성되어 관악기가 더 추가되는 현상을 보인다. 이 점은 고구려 고분벽화 역시 4세기 안악 100

109 백제금동대향로 단관악기의 성격 고찰 3호분에서는 적(종적)만 편성되었던 것이 5세기 덕흥리 벽화에서 ʻ횡적ʼ으로 대체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투루판 돈황 주천 함양 요양 안악 부여 <그림 19> 남북조~당 및 고구려 백제의 적(종적) 분포 이상으로 고구려 고분 벽화와 중국 고고학자료에 등장하는 ʻ적(종적)ʼ을 중심으로 살펴본 결과를 요약하면, ʻ적(종적)ʼ은 한대( 漢 代 )에 중국 서부지역의 강족( 羌 族 )으로부터 유입된 악 기인데, 유입된 이후 중국 남부지역인 오나라 영역에서도 나타나지만, 극히 일부이며 대체 로 중국 북부지역 유물에 분포된 점이 두드러진다. 특히 신강 투루판과 감숙 주천지역 및 함양과 요양에 이르기까지 주로 중국 북부에 위치한 유물에 나타나기 때문에 남조보다 북 조와 밀접하기에 그 친연성을 파악할 수 있다. 백제 향로의 악기 구성과 비교해 봤을 때 동한 말기의 요양 봉대자 고묘와 함양 평릉 16국묘, 감숙 주천 정가갑 진묘 그리고 고구려 안악 3호분 등과 유사한 현상이 드러났다. Ⅴ. 백제 악기 적(종적)의 재현 앞서 ʻ악기의 구조ʼ 항목에서 유물을 다양한 관점에서 관찰하였고, 2005년 김복곤이 재 현한 관악기도 검토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백제의 관악기 ʻ적(종적)ʼ을 재현하였는데, 악기 제작은 김주형이 맡았다. 제작재료는 대나무를 사용하였고, 관의 길이는 60.8cm이다. 관 101

110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의 외경은 3cm이며, 내경은 2cm로 하였다. 취구형태는 평취구로 하였는데, 지금까지 전 래된 종적류의 악기 단소와 퉁소의 경우 모두 평취구이며, 일본의 척팔 역시 평취구이기 때문에 백제의 ʻ적(종적)ʼ 역시 평취구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사진14> 김주형 재현 적(앞) <사진 14-1> 김주형 재현 적 (뒤) <사진 14-2> 김주형 재현 적(취구) 관악기 앞면에 지공을 4공으로 하였고, 뒷공은 1공으로 하였다. 이것은 기원전 1세기 한나라 경방이 앞의 4공에서 뒷공 1을 추가하여 5공이 되도록 한데 의거하였고, 오늘날 우리나라 단소와 일본의 척팔( 尺 八, 샤쿠하치) 역시 모두 앞공 4, 뒷공 1의 구조이기 때문 에 이를 바탕으로 하였다. 이렇게 재현한 악기를 직접 연주해 본 결과, 그 모습은 아래 사진과 같다. 102

111 백제금동대향로 단관악기의 성격 고찰 <사진 15> 김주현 재현 적 연주(앞) <사진 15-1> 김주현 재현 적 연주(옆) 재현한 ʻ적(종적)ʼ을 불었을 때, 그 소리는 중음( 中 音 )과 저음( 低 音 )으로 구성되었다. 취법 역시 역취보다 평취( 平 吹 )와 저취( 低 吹 )가 자연스러웠다. 연주자세는 유물에 조각된 것 처 럼 오른손이 위에 놓이고, 왼손이 아래에 놓여야 바람직하다. 따라서 백제의 ʻ적ʼ은 중음과 저음의 성격을 지녔다고 하겠다. 이러한 성격의 악기는 고요하고 느린 템포의 곡을 연주하 기에 적당하다. 특히 향로에 조각된 악기이므로 백제 사비시대 원찰에서 선왕을 추모하는 의례음악을 연주하기에 적합한 악기이다. 이와 같이 재현한 백제의 관악기 ʻ적(종적)ʼ이 일본 관악기인 사쿠하치와 유사한 점이 있 으므로 상호 비교해 보고자 한다. 4. 일본 샤쿠하치( 尺 八 )와 비교 일본의 단관악기로 샤쿠하치( 尺 八 )가 있는데, 길이가 1척 8촌( 一 尺 八 寸, 약 54.5cm)인 까닭에 악기명이 ʻ척팔(샤쿠하치)ʼ이다. 이 악기는 나라( 奈 羅 )시대에 중국 당( 唐 )에서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37) 백제금동대향로의 ʻ적(종적)ʼ과 관련이 있다. 37) 이지선 역주 岸 邊 成 雄 橫 道 萬 里 雄 吉 川 英 史 星 旭 小 泉 文 夫 공저, 일본음악의 역사와 이론 (서울 : 민속원, 2003), 쪽. 103

112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사진 16> 척팔 연주 <사진 17> 1척 8촌관 <사진 17-1> 척팔 취구 우선 연주 자세를 보면, 백제금동대향로의 ʻ적(종적)ʼ 연주와 거의 같다. 특히 연주자의 오른손이 위에 있고 왼손이 아래에 위치한 점은 일치한다. 관의 굵기도 향로의 규모와 유 사하여 주목을 끈다. 관의 길이는 악기 종류에 따라 매우 다양한데, ʻ1척 3촌관ʼ(40cm 전 후)부터 ʻ3척관ʼ(91cm 전후)에 이르기까지 무려 12종이 있다. 38) 가장 표준이 되는 ʻ1척 8 촌관ʼ이 약 54.5cm이니, 이 역시 백제 ʻ적(종적)ʼ과 유사하다. 이 악기의 취구 단면을 보면, 경사취구가 아닌 평취구이니, 백제의 관악기 역시 ʻ평취구ʼ일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지금까지 일본의 샤쿠하치가 나라시대 당으로부터 유입되었다고 하지만, 백제금동대향로 에 있는 백제의 ʻ적(종적)ʼ과 악기구조 뿐만 아니라 연주 자세까지 동일 형태이기 때문에 그 관련성 여부는 재검토가 요청된다. 특히 612년 백제의 미마지가 오나라에서 배운 기악( 伎 樂 )을 일본에 전한 기록이 있고, 39) 이것이 일본 탈춤의 기원이 된 사례가 있으므로 같은 시기에 백제 관악기 ʻ적(종적)ʼ도 일본으로 전래되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38) 吉 川 英 史 監 修 小 道 美 子 藤 井 知 昭 宮 崎 まゆみ 編 集, 日 本 の 樂 器 ( 東 京 : 東 京 書 籍, 1992), 76-79쪽. 39) 日 本 書 紀 에 백제인 味 摩 之 가 귀화하였는데, ʻ 吳 나라에서 배워서 伎 樂 의 춤을 출 수 있다ʼ고 말하였다. 곧 櫻 井 에 안치하고, 소년을 모아 伎 樂 의 춤을 배우게 하였다. 崔 根 泳 外 5 人 編, 日 本 六 國 史 韓 國 關 聯 記 事 (서울 : 駕 洛 國 史 蹟 開 發 硏 究 院, 1994), 144쪽. 104

113 백제금동대향로 단관악기의 성격 고찰 Ⅵ. 맺음말 백제금동대향로가 발굴된 지 16년 만에 처음으로 향로에 조각된 ʻ5악기ʼ를 집중 조명하 는 학술대회가 국립국악원에서 개최되었다. 본고는 관악기 2종 가운데 단관악기의 성격을 규명하고자 마련한 글이다. 향로에 조각된 단관악기 연주자를 관찰하여 악기 구조를 파악하였고, 2005년에 김복곤 이 재현한 악기도 함께 검토하였다. 그리고 당시 사람들이 이 악기를 무엇이라고 불렀는지 악기 명칭에 대해서도 검토하였다. 아울러 백제와 인접한 고구려와 중국의 고고학 자료에 나타난 단관악기를 상호 비교하여 그 친연 관계를 고찰하였다. 그리고 실제로 악기를 재현 하여 그 소리를 직접 들어서 악기의 성격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지금까지 연구의 결과를 정리해 보도록 하겠다. 백제금동대향로 속 단관악기의 구조는 오늘날의 퉁소보다는 굵고 긴 구조이다. 악기의 명칭은 백제대향로의 제작시기와 근접한 시기의 기록 그리고 국내 사료인 삼국사기 와 삼국유사 그리고 일본후기 와 일본삼대실록 을 바탕으로 고찰한 결과, 적( 笛 )이 가장 적합하며 가로 부는 적과 세로 부는 적의 구분을 위해서 ʻ적(종적)ʼ으로 표기하는 것이 적합 하다. 백제의 관악기 ʻ적(종적)ʼ을 인접한 고구려의 ʻ적(종적)ʼ과 관계를 고찰한 결과 고구려 적의 사용이 시기적으로 약 2세기 앞서기 때문에 고구려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적의 재료인 대나무의 생장조건이 고구려와 차이가 있고, 유물에 표현된 관악기의 관이 굵 기 때문에 관이 가는 고구려와 차이점으로 보았다. 중국의 ʻ적(종적)ʼ과 비교해 본 결과, 악기편성에 있어서 친연성이 높았고 악기 구조면에 있어서는 고구려처럼 가늘고 긴 데 반해, 백제는 관이 굵은 점이 달랐다. 또한 ʻ적(종적)ʼ 관련 유물이 중국 남조보다 북조 지역에 많은 분포를 보였기 때문에 남조보다 북조와 친연 관계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즉 백제의 ʻ적(종적)ʼ은 고구려 및 중국 북조의 ʻ적(종적)ʼ 문 화와 그 친연성이 확인되지만, 환경적 요인으로 인하여 관이 굵은 점은 백제 ʻ적(종적)ʼ의 특징이다. 결론적으로 백제금동대향로 속에 있는 백제의 관악기 ʻ적(종적)ʼ은 중 저음의 성격을 지 닌 것으로 추정되고, 이러한 악기로 연주된 음악은 고요하고 중후한 맛을 자아냈을 것이 다. 아울러 이러한 성격의 악기는 느린 템포의 곡을 연주하기에 적당하다. 특히 향로에 조 각된 악기이므로 백제 사비시대 원찰에서 선왕을 추모하는 의례음악을 연주하기에 적합한 악기로 짐작된다. 105

114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그리고 일본의 관악기 ʻ샤쿠하치( 尺 八 )ʼ와 악기구조 뿐만 아니라 연주 자세까지 동일형이 므로 그 관련성 여부는 재검토가 요청된다. 특히 612년 백제의 미마지가 오나라에서 배운 기악( 伎 樂 )을 일본에 전한 시기와 백제 관악기 ʻ적(종적)ʼ의 사용시기가 같기 때문에 일본으 로 전래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니 앞으로 이에 대한 연구는 과제로 남긴다. 106

115 백제금동대향로 단관악기의 성격 고찰 <참고문헌> 금동용봉봉래산향로 : 부여 능산리 건물터와 출토유물. 부여 : 국립부여박물관, 吉 川 英 史 監 修. 小 道 美 子 藤 井 知 昭 宮 崎 まゆみ 編 集. 日 本 の 樂 器. 東 京 : 東 京 書 籍, 김성혜. 백제금동대향로 다관악기 재현을 위한 연구. 음악과 문화 제21호. 대구 : 세계 음악학회, 三 國 史 記 樂 歌 舞 기사. 경주문화. 제6호. 경주 : 경주문화원, 三 國 遺 事 의 악기 관련 기사 검토. 경주문화 제5호. 경주 : 경주문화원, 박영배. 단소의 악기적 고찰. 한국전통악기학 제9호. 서울 : 한국전통음악학회, 서정록. 백제금동대향로 : 고대 동북아의 정신세계를 찾아서. 서울 : 학고재, 송방송. 백제악기의 음악사학적 조명. 한국음악사논총. 서울 : 민속원, 장천1호분의 음악사적 고찰. 한국고대음악사연구. 서울 : 일지사, 송혜진 글 강운구 사진. 한국악기. 서울 : 열화당, 신옥분 장익선. 5종악기와 향로의 상징에 대한 고찰. 한국음악사학보 제41집. 서울 : (사)한국음악사학회, 양 인리우 지음, 이창숙 옮김. 중국고대음악사 : 상고시대부터 송대까지. 서울 : 도서출판 솔, 劉 東 升 遠 荃 猷. 修 訂 版 中 國 音 樂 史 圖 鑑. 북경 : 인민음악출판사, 이상규. 단소와 퉁소. 소암권오성박사화갑기념 음악학논총. 서울 : 소암권오성박사화갑기념 논문간행위원회, 李 殿 福 글 김홍련 김성혜 번역. 길림 집안 오회분 4호묘. 한국음악사학보 제37집. 서울 : 한국음악사학회, 이종구. 백제금동대향로 주악 조소상 악기 명칭에 대한 연구. 音 樂 論 壇 제21집. 서울 : 한양 대학교 음악연구소, 이지선 역주. 岸 邊 成 雄 橫 道 萬 里 雄 吉 川 英 史 星 旭 小 泉 文 夫 공저. 일본음악의 역사와 이론. 서울 : 민속원, 이진원. 백제 尺 八 을 통해본 백제악에 대한 재검토. 한국음악사학보 제41집. 서울 : (사)한국음악사학회, 이혜구 역주. 악학궤범. 서울 : 민족문화추진회, 전인평. 금동향로의 다섯 국악기. 객석 통권 124호(6월호). 서울 : 주식회사예음,

116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趙 容 重. 百 濟 金 銅 大 香 爐 에 관한 硏 究 : 圖 像 解 釋 을 中 心 으로. 美 術 資 料 제65호. 서울 : 國 立 中 央 博 物 館, 猪 熊 兼 勝. 백제 능사 출토 향로의 디자인과 성격. 백제금동대향로와 고대동아세아. 부여 : 국립부여박물관, 崔 根 泳 外 5 人 編. 日 本 六 國 史 韓 國 關 聯 記 事. 서울 : 駕 洛 國 史 蹟 開 發 硏 究 院, 日 本 書 紀 崔 根 泳 外 5 人 編. 日 本 六 國 史 韓 國 關 聯 記 事. 서울 : 駕 洛 國 史 蹟 開 發 硏 究 院, 續 日 本 記 崔 根 泳 外 5 人 編. 日 本 六 國 史 韓 國 關 聯 記 事. 서울 : 駕 洛 國 史 蹟 開 發 硏 究 院, 續 日 本 後 記 崔 根 泳 外 5 人 編. 日 本 六 國 史 韓 國 關 聯 記 事. 서울 : 駕 洛 國 史 蹟 開 發 硏 究 院, 中 國 古 代 彫 塑 館. 上 海 : 上 海 古 籍 出 版 社, 三 國 遺 事. 108

117 백제금동대향로 단관악기의 성격 고찰 <Abstract> Examination on Dangwan instrument on Baekjegeumdongdaehyangno Kim Seong-hye (Lecturer, Dongguk University) For the first time in 16 years since its discovery, the National Center for Korean Traditional Performing Arts held a seminar that highlighted ʻthe five instrumentsʼ on the incense burner. This study aims at examining the dangwan instrument of the two kinds of wind instruments on the incense burner. The structure of the instrument was examined through the posture of the performer carved on the incense burner and through its restored version by Kim Bokgon in 2005 and so was the original name of the instrument. The similar instruments found in the Goguryeo and Chinese documents were compared and the correlations between them were analyzed. Finally, it was attempted to characterize the instrument through the sound from the restored one. The results of the study are as follows; The dangwan instrument shown in baekjegeumdongdaehyangno is thicker and longer than current tungso. Concerning its original name, the historical materials published in the years close to that of the production of the incense burner were referred to, such as Samguksagi, Samgugyusa, Ilbonhugi and Ilbonsamdaesillok. It was concluded that jeok is the most appropriate. To be more specific, it can be called jeok and jongjeok to make distinction between round-shaped and u-shaped mouthpiece. Through the examination on correlation between Baekjeʼs and Goguryeoʼs jeok(jongjeok), it turned out that Goguryeoʼs precedes Baekjeʼs by 2 century. Therefore, Baekjeʼs must have been derived from Goguryeo. However, owing to the different environmental conditions for the growth of bamboo, the material for the instrument, Baekjeʼs is thicker than Goguryeoʼs. When Chinese jeok(jongjeok) is compared with Baekjeʼs, itʼs more compatible with other instruments and thinner than Baekjeʼs. Since the relics related to jeok(jongjeok) have been found more in Bukjo(Northern Dynasties) than in Namjo(Southern Dynasties), itʼs assumed 109

118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that it was more popular in Bukjo. In short, Baekjeʼs jeok(jongjeok) were influenced by Goguryeo and Bukjo, but itʼs thicker than theirs due to the environmental condition for bamboo. Judging from the sound by the restored jeok(jongjeok), Baekjeʼs is assumed to be characterized by middle and low-pitched sound, which may have been appropriate for quiet and ceremonial music. Especially, since itʼs engraved on the burning incense, it must have been used for the ceremonial music at the sanctuary for the preceding kings in the Sabi era of Baekje. keywords : baekjegeumdongdaehyangno, wind instrument, danso, tungso, jeok 제출일 심사기간 수정본 제출일 ~

119 한국음악 관련 해외 웹사이트에 대한 검토 한국음악 관련 해외 웹사이트에 대한 검토 40)김 영 희* <국문초록> 온라인은 현대를 사는 사람들의 가장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되고 있다. 이제 온라인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대부분의 콘텐츠가 생산되고 유통되고 소비된다. 이제 소 통방식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전통음악의 저변확대라는 명제를 위해서도 온라인공간의 활용은 시급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ʻ한국음악의 세계화ʼ에도 웹사이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글은 대중의 소통방 식의 변화에 주목해 ʻ한국음악의 세계화ʼ라는 관점에서 한국음악을 소개하는 영문웹사 이트의 동향을 파악하고, 그 안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살펴보고, 이에 대한 해결방 안을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 본고는 이를 위한 1차적인 단계로서, 한국음악을 소개 하는 웹사이트에 대한 검토 보고서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고 하겠다. 조사에서 나타난 외국 사이트의 한국 전통 음악 소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절대적으 로 정보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는 전문사이트가 거의 없다는 점과 최신 콘텐츠의 생산과 유통이 활발하지 않다는 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함께 표기법이 표준화되 지 않거나 정보에 많은 오류가 있어 정보 전달력이 떨어진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 되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역시 외국의 영향력 있는 웹사이트에서 한국음악 관 련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원천 콘텐츠 강화와 위키피디아 등 유명 웹사이트 등에서 제공 하는 한국음악 관련 정보를 수정하도록 요구할 것, 그리고 최신 정보의 신속한 업데이 트, 동영상 및 시각자료 강화, 관련 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다양한 지원이 절실히 필요 하다. 아울러 온라인 홍보전문가 양성과 반크(VANK) 등 국내 민간단체, 외국 사이트 운영자와의 다양한 접촉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싶다. 이러한 모든 일들은 한국음악학자 와 국립국악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핵심어 : 한국음악, 세계화, 웹사이트, 온라인, 콘텐츠 * 국립국악원 학예연구사. 111

120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목 차 Ⅰ. 들어가며 Ⅱ. 한국음악 소개 해외 웹사이트 현황과 문제점 Ⅲ. 한국음악의 세계화를 위한 전략 Ⅳ. 나가며 Ⅰ. 들어가며 가 뭐야?, 인터넷에서 찾아봐! 요즘 우리가 흔히 하는 말이다. 온라인은 현대 를 사는 사람들의 가장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되고 있다. 이제 온라인이라는 매개체 를 통해 대부분의 콘텐츠가 생산되고 유통 소비된다. 소통방식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 래서 우리 전통음악의 저변확대라는 명제를 위해서도 온라인 공간은 필요불가결한 선택이 되었다. 디지털시대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현대인들에게 웹사이트는 주요한 정보원의 역할을 하 고 있다. 웹 이용자들은 특정한 관심사가 생겼을 경우 일차적으로 검색엔진을 통해 그 주 제와 관련된 웹사이트를 찾아가 정보에 접근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 기업경영에도 웹사이 트가 전략적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이는 웹사이트가 단순한 온라인 홍보매체로서가 아니라 중요한 전략적 도구가 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ʻ국악의 세계화ʼ에도 웹사이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글은 대중의 소통방식의 변화 에 주목해 ʻ한국음악의 세계화ʼ라는 관점에서 한국음악을 소개하는 해외 웹사이트의 동향을 파악하고, 그 안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살펴보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데 목 적이 있다. 본고는 이를 위한 일차적인 단계로서, 한국음악을 소개하는 웹사이트에 대한 검토 보고서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고 하겠다. 본고에서 ʻ국악ʼ이라 함은 무용을 포함한 한국의 전통음악과 전통적인 어법에 의해 새롭 게 만들어진 창작음악까지를 포함하며, 음악 무용뿐 아니라 국악기에 대한 소개 정보까지 도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함을 밝혀둔다. 본고에서는 한국음악을 소개하는 웹사이트 가운데 영문 웹사이트에서 제공된 정보의 내용 112

121 한국음악 관련 해외 웹사이트에 대한 검토 만을 대상으로 검토할 것이다. 조사를 위해 구글( 야후( 애스크( 에이나인( 알타비스타( 에이 올( 라이코스( 등의 검색엔진에 한국음악과 관련한 주제 어를 입력하여 검색한 주소로 들어가 해외 자료에 접근했다. 검색엔진 별 특징에 따라 검 색방법에도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구글의 검색 점유율이 50% 이상인 점을 감안해 구글을 중심으로 검색을 진행했다. 웹 문서나 기사까지 포함할 경우 데이터가 워낙 방대하고, 그 유효성에도 문제가 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구글 검색에서 조회수가 상위권에 포진한 웹 사이트를 중심으로 조사했음을 밝혀둔다. Ⅱ. 한국음악 소개 해외 웹사이트 현황과 문제점 조사에서 나타난 해외 웹사이트 상에서 한국 전통 음악 소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절대 적으로 정보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는 전문사이트가 거의 없다는 점과 최신 콘텐츠의 생산과 유통이 활발하지 않다는 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함께 표기법이 표준화되지 않 거나 정보에 많은 오류가 있어 정보 전달력이 떨어진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하 지만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외국의 영향력 있는 웹사이트에서 한국음악 관련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웹사이트의 운영주체, 검색한 자료에서 발견된 몇 가지 문제들 을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1. 절대적인 정보량과 전문사이트 부족 온라인에서 한국음악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웹자료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게 현실이다. 현재 우리음악이 소개되어 있는 해외 사이트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외국에서 운영하는 사 이트 중 국악을 소개하는 곳으로는 AKMR(한국음악연구회) 홈페이지가 대표적이다. 한국 음악학 관련 저서 목록, 회원들이 학회에서 발표한 자료를 일부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전 문( 全 文 )을 올리고 있지 않아 저서 열람은 되지 않는다. 대학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로는 시카고대학 동아시아 문화언어연구소 사이트가 검색 된 다. 하지만 한국 관련 비디오 자료 목록에 승무, 사물놀이 등 한국음악 관련 명칭 세 개가 뜨는 게 전부이다. 호주 모나쉬대학에는 한국문화 관련 웹페이지가 있는데 풍물에 대한 소 113

122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개가 일부 나와 있다. 이처럼 구글 검색을 통해 보여 지는 한국음악 소개는 간단한 개요에 대해 설명하는 1쪽짜리 웹페이지가 전부인 상태이다. 결론적으로 AKMR 외에는 한국음악 을 소개하는 전문 사이트가 없다. 그러나 이 또한 일반인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한국음악 학자들의 정보교류 정도이므로 기관나 개인이 운영하는 한국음악 전문사이트는 전무한 현실이다. 대표적인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 한국음악의 장르별 간략 소개가 있을 뿐 한국음악의 역사에 관한 자료는 없다. 반면 위키피디아의 중국음악 자료는 한국음악에 비해 내용도 충실하고 분량도 많다. 위키피디아 ʻ한국음악ʼ에는 수록되 지 않았던 음악사, 지역별 음악까지 소개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와 이웃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의 경우 어느 정도의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 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웹사이트를 통해 접근할 수 있는 한국음악 관련 자료의 양을 중국 일본의 경우와 비교하기 위해 구글( 검색창에서 각각 ʻKorean musicʼ, ʻChinese musicʼ, ʻJapanese musicʼ을 주제어로 검색해 보았다. 검색어를 입력한 뒤 구글에 띄워진 화면 가운데 첫 10페이지를 기준으로 구글에서 제공하는 자료의 양을 헤아렸는데, 동영상을 제외한 웹 문서 자료만을 산정한 것이며, 전통음악에 기초한 창작음 악 관련 분야도 포함시켰다. 또한 사이트만 개설해 놓고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 ʻ개점 휴업ʼ 사이트, 공사 중인 사이트, 그리고 북한음악 관련 사이트를 제외한, 접근 가능한 웹 문서 의 수치를 비교하였다. 음악을 논하면서 동영상 자료를 빼놓을 수 없지만 자료의 양을 확 인하고 산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제외하였다. 그 결과 중국음악 관련 자료가 가장 많은 34건, 일본음악 자료는 22건인데 비해 한국음 악 자료는 6건에 불과하다. 웹자료의 수량으로 보았을 때 온라인에서 한국음악의 위상이 중국과 일본에 비해서도 상당히 저조함을 알 수 있었다. 2. 정보의 오류 구글 등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는 사이트가 위키피디 아이다. 위키피디아는 누구나 편집에 참여할 수 할 수 있는 형식의 온라인백과사전으로, 전 세계인이 참여하고 있을 만큼 인기와 영향력이 크다. 구글(goole.com)에서 ʻKorean musicʼ을 주제어로 검색을 하면 위키피디아에서 제공하 는 Music of Korea 라는 자료가 가장 상위에 뜬다. 구글은 사람들이 많이 찾아본 자료 를 앞쪽에 보여주기 때문에 위키피디아가 제공하는 자료가 가장 상위에 랭크되었다는 것은 114

123 한국음악 관련 해외 웹사이트에 대한 검토 위키피디아 자료를 가장 많이 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위키피디아에서 제공하는 한국음악 관련 자료는 가장 중요하게 검토되어야 할 사항 중 하나이다. 1) 텍스트 자료의 오류 위키피디아는 목차를 설정한 후 목차별 자료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키 피디아 ʻMusic of Koreaʼ의 목차를 보면 서두(Introduction) 아래에 민속음악, 궁중음악, 풍류방음악으로 구분하여 기술하고 있다. 그런데 서두에서 한국음악의 유형을 궁중음악 (courtly), 풍류음악(aristocratic), 선비음악(scholarly), 종교음악(religion)으로 나누고 본 문에서는 민속음악, 궁중음악, 풍류음악만으로 구성하여 서술하고 있어 일관성이 없는 기 술을 보이고 있다. 본문 중의 선비음악을 민속음악(folk music)으로 정정해야 옳을 것이다. 2) 사진자료 오류 위키피디아에서는 한국악기에 대한 텍스트 자료를 사진과 함께 싣고 있는데, 이 사진 자 료 속에도 오류가 목격된다. ʻ피리ʼ의 사진자료로 올려진 사진이 피리가 아니라는 것을 쉽 게 알 수 있다. <사진 1> 워키피디아의 피리 사진 출처불명의 자료가 신뢰성 있는 사이트에 그대로 올라가고, 이러한 사항들이 수정되지 않는 사례는 이외에도 많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음악에 대한 홍보를 체계적으로 한 115

124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다고 해도 그 콘텐츠의 내용을 올바르게 수정하지 않으면 잘못된 정보를 더욱 확대재생산 한다는 또 다른 문제를 나을 수 있다. 3. 통일되지 않은 표기법 한국음악을 소개하는 영문 웹사이트 자료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문제는 한국어 표기방 식이다. 한국은 2000년 7월 새 로마자 표기법을 공포였고 이를 준수하도록 권고하고 있 다. 국립국악원이 발행 제작하는 모든 영문 책자 및 자료들도 이 로마자표기법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문 자료인 만큼 외국에서 주로 통용 되고 있는 매큔-라이샤워(Mccune Reischauer)식을 따라야 한다는 견해를 주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논쟁에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다큐멘터리 잡지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Magazine) 의 표기는 참고할 만한 준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내셔널 지오 그래픽 은 그동안 매큔-라이샤워 표기법에 따라 독도( 獨 島 )를 Tok-do 로 표기해 왔으나 2004년 11월에 발간된 8판에서는 로마자 표기법에 따라 Dokdo 로 바꾸어 표기했다. 정부가 고시한 새 로마자 표기법을 따라야 할 것인지, 매큔-라이샤워 표기법을 따라야 할 것인지는 논외로 하더라도, 한국음악을 효과적으로 해외에 알리려면 한 가지 표기법으 로 통일해야 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아래 <인용 1>은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동아시아학센터(East Asian Studies Center) 웹사이트에 게시된 한국음악 소개 글이다. (이 자료는 ʻKorean musicʼ을 키워드로 검색한 자료가 빈약하여 ʻgayagumʼ 등 한국의 악기명, 혹은 한국음악의 종목을 키워드로 입력해 서 구한 것이다.) 원저자를 ʻ이보형ʼ이라고 밝힌 이 글은 한국어를 영문으로 번역하여 탑재 한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어 표기법, 철자 등에서 심각한 문제를 보여주고 있다. <인용 1> 을 통해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인용 1> Traditional Korean dance and music evolved from the religious ceremonies of primitive tribes some 3,000 years ago. Dance and music were often linked to the agricultural cycle, as they are today in nongʼak, traditional farmerʼs music and were indispensable elements in festivals and ceremonies in traditional society. The Korean peopleʼs predilection for dance and music is evident in a number of ancient historical records from China and Korea as well as in murals found on the walls of Muryongshʼong the Tomb of the Dancers, dating back to the Koguryo period. ( 중략 ) 116

125 한국음악 관련 해외 웹사이트에 대한 검토 The lyrical kagok consists of a rhythmic pattern of either a 16 beat changdan (literally long-short ) or a variation based on a 16 beat changdan. The song is accompanied by an instrumental ensemble consisting of a komun-go, a six-string zither, kaya-gum, a 12-string zither, yanggum, a Korean-style dulcimer, haegum, a two-string fiddle without a fingerboard, pʼiri, a cylindrical oboe, and changgo, an hourglass drum. Unlike chontak, folk musicis fast tempoed, dynamic and exuberant. There are many different types of folk music in Koreaʼs traditional culture. Instrumental music includes : solo music, or sanh ensemble works, or sinaus farmers band music known as nongʼak, and samulnori, a four-piece percussion ensemble. There is a broad range of vocal folk music including : the operatic pʼansori, minyo, or folk songs; and chapha, secular songs performed by itinerant entertainers. ( 중략 ) The earliest evidence of Korean dance is found in historical records from China and Korea and, as mentioned above, in the murals found in Muryongshʼong, the Tomb of the Dancers, dating back to Koguryo. Among the extant written records is the Akhak Kwoebim (Canon of Musical Science), a comprehensive study of Korean music and dance compiled during the reign of Choson King Songjong (r ). This record provides explicit descriptions of dances, costumes props procedures and instruments and has helped modern artists recreate many traditional dances. Korean traditional dance is generally divided into two categories : court dance and folk dance. Court dance dates back to the Silla period and was actively promoted during the Koryo Kingdom, a period known for its love of festivals. Court dance took its present form during the strictly Confucian Choson period. In the Choson period, court dance was divided into chongxaemu, which was performed at court festivals, and ilmu, which was a ritual dance. Both chongxaemu and ilmu are characterized by extreme formality, an economy of movement, and solemn music. Each physical motion is deliberate and executed with the piety of a religious ceremony. The individuality and spontaneity found in folk dance are repressed in Choson era court dance. The chovng7aemu dancers are dressed in magnificent costumes combining the five cardinal colors - yellow, blue, hite, red and black - with flower-like gold crowns on their heads. The 117

126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costumes often have long rainbow-striped sleeves which cover the dancersʼ hands and trail along the ground. ( 후략 ) 1) 인디애나 대학교 동아시아학센터 웹사이트 상의 한국음악 소개 글 <표 1>은 위 웹 문서의 텍스트 가운데 한국어의 영문표기 사례를 발췌한 것이다. 하나 의 웹 문서 안에 매큔-라이샤워식, 로마자표기법, 그리고 기타 표기법 등이 혼재된 상태인 것을 알 수 있다. <표 1> 한국어의 영문표기 사례 표기 사례 매큔-라이샤워식 로마자표기법 pompʼae peompʼae beompae kaya-gum kayaŭm gayageum yanggum yanggŭm yanggeum pʼiri pʼiri piri pʼansori pʼansori pansori 두 번째 문제는 철자의 오류로 인해 정보 전달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아래는 인디애나 대학교 동아시아학센터 웹사이트에 게시된 한국음악 소개 자료 가운데 수정되어야 할 오자 ( 誤 字 )들을 발췌하여 정리한 것이다. 한국명을 ( )에 넣고 매큔-라이샤워 표기법과 로마자 표기법에 따라 수정해 보았는데, 오자의 정도가 너무 심해 한국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 인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 대부분이다. <표 2> 인디애나대학교 동아시아학센터의 한국음악관련 표기 수정 Muryongshʼong (무용총) Muyongchʼong/ Muyongchong Suyechʼon (수제천) Sujechʼŏn/ Sujecheon chontak (정악) chŏngak/ jeongak chapha (잡가) chapga/ japga taepwngso (태평소) tʼaepʼyŏngso/ taepyeongso pompʼae (범패) pŏmpʼae/ beompae Akhak Kwoebim (악학궤범) Akhak-kwoebŏm/ Akakkwebeom Songjong (성종) Sŏngjong/ Seongjong chongxaemu (정재무) chongjaemu/ chongjae chovng7aemu (처용무) chongjaemu/ chongjae chongsiaemu (정재무) chongjaemu/ chongjae nabichʼurr~ (나비춤) nabichʼum/ nabichum popeochʼum (범고춤) pŏpgochʼum/ beopgochum ralchnum (탈춤) tʼalchʼum/ talchum Ealchʼum (탈춤) tʼalchʼum/ talchum Kanggangsuuille (강강술래) Kanggangsulle/ Ganggangsulle 1) http : // 118

127 한국음악 관련 해외 웹사이트에 대한 검토 하나의 웹 자료에 통일되지 않은 표기법을 사용하고, 오자로 인해 정보의 전달력이 떨어 진다면 한국음악의 세계화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Ⅲ. 한국음악의 세계화를 위한 전략 1. 원천 콘텐츠 강화와 온라인백과사전에 대한 정보 수정과 신속 한 업데이트 온라인의 특성상 온라인 내에서 정보의 확대 재생산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원천 콘텐츠 가 필수적이다. 이런 원천 콘텐츠를 정확하게 소개하는 사이트가 있어야만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웹사이트에 소개되거나 편집을 통해 응용이 이루어질 수 있다. 구글(google) 등 검 색엔진도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는 곳이 아니라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 안내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국립국악원 영문 홈페이지의 DB를 강화하고 위키피디아, 브리태니커 등 온라인백과사전 사이트, 온라인 라이브러리 역할을 하는 디지털 도서관,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데이터베이 스화하는 디지털 아카이브 사이트를 대상으로 정보를 집중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온라인백 과사전이나 디지털 아카이브 사이트는 신뢰와 정확성을 바탕으로 정보를 제공한다고 인정 하므로, 각종 웹사이트 운영자는 이를 다양하게 소개하거나 응용하고, 해당 정보의 신뢰성 을 높이기 위해 위키피디아 등을 자료출처로 인용하기 때문이다. 2. 동영상 및 시각자료 강화 인터넷은 텍스트를 기반으로 발전했지만 요즘은 기술 진보에 따라 속도 향상이 급속히 이루어지고 있다. 인터넷 전용선의 속도 개선과 디지털카메라의 발전은 동영상 및 사진의 대중화, 생활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동영상 전문 사이트들이 주목 받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사이트로는 유튜브(youtube)를 들 수 있다. 국내에도 무명이었던 아마추어 연주자가 유튜브를 통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스타가 되 기도 한다. 하모니카 연주자, 전자기타 연주자, 성악가 등 그 사례는 국내외에서 다양하게 찾을 수 있다. 이처럼 동영상 전문사이트에서 세계적인 스타가 탄생한다는 것은 음악이 언 어를 뛰어넘기 때문이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음악은 인종과 국경을 넘어 누구와도 소통 119

128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할 수 있다. 난타나 비보이가 세계시장에서 인기를 얻었던 것은 언어장벽을 뛰어넘는 무언 극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실제로 텍스트 기반의 우리음악 웹 문서는 조회수가 그리 많지 않다. 학자나 마니아가 아니면 특별히 검색하지 않기 때문이다.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도 사전 지식이 충분치 않다 면 용어나 역사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정보 이용/활용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동영상은 음악처럼 언어의 장벽을 넘어 감성으로 소통할 수 있게 하는 힘이 있 다. 숙명가야금연주단과 비보이가 협연한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5,850,000회라는 경이적인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동영상 전문 사이트에서 성공한 콘텐츠에 대한 사례를 통해, 국악도 새로운 소통방식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언어의 장벽을 넘기 위해서는 성악보다는 악기 연주 콘 텐츠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콘텐츠의 분량은 사람들의 호기심과 관심을 지속시킬 수 있는 몇 분 내외의 짧은 분량으로 이루어져 할 것이다. 국악 공연이나 전문 연주자들이 자신의 연주를 직접 동영상 전문 사이트에 올릴 수 있도록 장려할 필요도 있다. 공모전은 그 방법 의 하나가 될 수 있으며 국립국악원 또한 유튜브에 맞는 동영상 콘텐츠 확보에 관심을 기 울일 필요가 있다. 사진 자료 또한 그 중요성이 동영상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웹사이트에 떠있는 부정확한 사진자료나 저급한 사진은 한국음악의 이미지를 추락시킬 위험이 있다. 요즘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질이 높아진 사진자료를 쉽게 접할 수 있다. 국립국악원에서 발행한 한국악기 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한국음악을 소개하는 웹사이트에 활용할 수 있도록 사 진자료 제공을 확대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3. 전문 사이트, 관련 사이트 운영주체에 대한 지원 정부기관에서 운영하는 웹사이트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형식에 제한을 받을 수밖 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련기관이나 개인이 운영하는 사이트는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네티즌의 기호에 따라 자유롭게 구성할 수가 있기 때문에 호응도도 더 높을 수 있다. 양적 으로 충분하고, 질적으로 수준 높고 정확한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웹사이트 운영 주체 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만 한다. 구글에서 중국음악과 관련해서 가장 많은 조회수를 차지하는 웹사이트는 ʻwww. chinesemusic.netʼ이다. 이 사이트는 북미중국음악협회(Chinese Music Society of North America)가 1997년에 개설한 것으로, 중국음악 관련 공연 강의 출판물 등에 대해 활발하 120

129 한국음악 관련 해외 웹사이트에 대한 검토 게 소개하고 있다. 현재 외국에서 운영하는 한국 관련 음악 전문 사이트가 전무하다는 점 을 비춰볼 때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관련 단체나 개인에 대한 지원은 경제적인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저작권이 해결된 국립국악원 자료를 적극적으로 공유할 필요가 있으며 정기적으로 운영자에게 최신자료를 제공하고 잘못된 사항은 수정을 요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한다. 또한 민간외교사절로 불리는 반크(VANK : Voluntary Angency Network of Korea)의 웹사이트를 이용한 해외 소개에도 신경을 써야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은 다중과 다중과 소 통하는 방식이다. 한국을 세계에 알리고 외국에 잘못 소개된 우리 역사를 바로잡자는 취지 에서 설립된 반크는 우리나라의 어떤 외교관도 이루지 못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 고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우리음악에 대한 자료제공과 우리음악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 필요가 있다. 중국이나 일본과 비교해도 한국음악 관련 영문 웹사이트가 적은 편이다. 게다가 운영주 체도 다양하지 않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정확한 자료 제공과 더불어 운영주체들 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제도를 강구하고, 이를 더욱 풍부하고 다양하게 우리음악을 알려나갈 수 있는 전진기지를 세계 곳곳에 둘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현지인의 눈높이 나 정서에 맞게 우리음악이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표 3> 한 중 일 전통음악 관련 웹사이트 운영주체별 현황 구 분 세부 구분 한국(6) 중국(34) 일본(22) 대학 기관 학술단체 강습/연주단체 2 1 개인 3 3 음반판매사 2 2 상업 여행사 2 2 기타 13(음악방송, 잡지, 공연에이전시 등) 6 4. 홍보방식의 온라인화 몇 년 전부터 국내외에서는 ʻ블로그 마케팅ʼ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카페나 블로그 중 영 향력이 큰 운영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실시하는 것이다. 도서를 추천하거나 121

130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서평 관련 운영자들에게 신간을 적극 홍보하고, 그 회원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도서를 제공하는 것 등이다. 관심 마니아층에게는 신문이나 방송매체보다 블로거 운영자가 영향력 이 더 크다. 다양한 주제를 다루기보다 한 분야에 대한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생산하고 관 련 콘텐츠를 수집하기 때문에 오히려 종합적인 오프라인 미디어나 종합적인 웹 미디어보다 그 내용이 더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출판사의 경우에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마케팅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변화는 이제 홍보라는 것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그 중요성 이 점차 더 커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국립국악원에서 정기적으로 발간하는 영문 책자의 온라인 발간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오프라인 발간을 중단하고 온라인으로만 발행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제작비용과 시간, 발송비용을 절감하면서 더 많은 곳에 우리음악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 다. 그리고 콘텐츠를 온라인화하고, 체계적으로 데이터베이스화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Ⅳ. 나가며 한국음악 관련 해외 웹사이트 조사를 진행하면서 처음엔 걱정이 많았다. 검색엔진에 ʻKorea Traditional Musicʼ이라는 단어를 치면 너무나 많은 양의 검색결과가 나왔기 때문 이다. 이 방대한 자료를 어떻게 분류하고, 어떻게 유효한 데이터를 찾아내고, 어떻게 체계 화를 시킬 까라는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은 얼마가지 않아 또 다른 걱정으로 바뀌게 되었다. 방대한 자료의 대부분은 ʻKoreaʼ, ʻtraditionalʼ, ʻmusicʼ이라는 개별 단어의 검색결과와 함께 나왔기 때문 이다. 한국전통음악이라는 키워드에 걸맞는 검색결과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러다 보니 처음 방대한 검색결과를 접했을 때 놀란 것 이상으로 이 빈약한 자료로 어떻게 내용을 구 성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다. 또한 본고의 기획 단계에서는 해외 박물관 웹사이트를 통해 한국음악과 한국의 악기가 어떻게 소개되고 있는지도 살펴보고자 하였으나, 한국 악기나 한국 음악 관련 자료를 제공 하는 해외 박물관 웹사이트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해외 박물관에 한국 악기 기증 등을 통해 한국음악을 적극적으로 소개해야 함을 절실히 깨닫기도 했다. 또한 해외 박물관 수장 고에서 잠자고 있는 한국 악기를 발굴하고 전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도 그 방법 122

131 한국음악 관련 해외 웹사이트에 대한 검토 중의 하나일 것이다. 위키피디아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서 제공하는 한국음악 관련 자료 의 오류를 수정하는 것도 시급한 일이다. 지금까지 시도된 적이 없는 주제여서 재미있겠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시작하게 된 해외 웹사이트 조사를 통해 온라인이라는 넓은 세상에서 외국인이 접속할 수 있는 우리음악의 체계적인 유통경로가 없다는 것에 적잖게 놀라고 당황했다.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소통방 식에 맞는 새로운 접근방법의 모색이 절실하다는 점을 느끼게 되었다. 표기법 통일, 최신 자료 제공 등 위에서 언급한 전략 또는 접근방식을 위해서는 국립국악원의 해외 홍보방법 에도 개선이 시급하다. 지금까지 지적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것은 결국 한국음악학자 들과 국립국악원의 몫으로 남겨질 것이다. 결과적으로 같은 노력을 통해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법을 고수할 것 이 아니라, 새로운 정보유통의 방법을 따르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영문 콘텐츠 확충과 이를 통한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는 양과 질을 담보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온라인 홍보 전문가를 양성하고, 반크와 같은 민간외교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방법으로 접근하면 예산과 인력부족이라는 문제와 또 다시 만 나게 될 뿐이다. 본고를 계기로 다중과 다중의 소통방식에 맞는 온라인의 특성에 맞춘 우리음악의 세계 화 전략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었으면 한다. 123

132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참고 웹사이트> 한국음악 관련 웹사이트 http: // &language=language001&category=multi enous+music&images=&c=&s=1 man-music#tab=active~checked%2citems~checked&title=east%20asian%20ar ts%20%3a%3a%20shaman%20music%20--%20britannica%20online%20encycl opedia 중국음악 관련 웹사이트 ntent.country/china_

133 한국음악 관련 해외 웹사이트에 대한 검토 SECTION=201.html

134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1017/rss04 http : // 일본음악 관련 웹사이트 nce.html le_id=8849&edition_id=

135 한국음악 관련 해외 웹사이트에 대한 검토 <Abstract> Examination on the websites introducing the Korean Traditional Music : focused on the web pages in foreign based. Kim Young-hee (Researcher, NCKTPA) On-line has became the strongest communication tool for the people in this era. Many contents has become produced and consumed through this powerful communication method. The ways to communicate each other has changed. In order to expand the enthusiast base of Korean Traditional Music, building the strategy for proper usage of this strong field of communication will be prerequisite to it. I have acknowledged that we also need to build a new strategy for the Globalization of Korean Traditional Music on the web. In this paper, my purpose was to studied about the change made on the communication devices among the public and its adaptation to their life. I have researched on how these changes have affected the communication paths and of what might needed for promoting the ʻglobalization of Korean Traditional Musicʼ in current fashion. Data has obtained and analyzed from the web-based informational materials on Korean Traditional Music -especially in foreign language- to suggest the problems and possible solutions within. This paper can be thought as the primary resource material on Korean Traditional Music on the web. The most urgent and significant problems on promoting the ʻglobalization of Korean Traditional Musicʼ was turned to be the amount of informational resources introduced on the web. There were few web-sites/pages that contain these information, and if any, it was fairly old and useless. I was also able to find that many of those web-based contents contains wrong information on designated subject. This two problems will be the main factor that interfere in promoting the globalization of Korean Traditional Music on the web. In order to solve these problems, we need to update informations on the well-known online informational pages/search engines such as Wikipedia and Google as well as 127

136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strengthen the quality of original contents. Fast updates on the newest information and audio/video material contents, and support on the providers of such website will be essential for it. Organizations -such as VANC- between the people and the countries need to contact and work closely, and more weight needed to be given on this subject by the professional Korean Musicologist, the National Center for Korean Traditional Performing Arts and last not least, the government. Keywords : Korean traditional music, Globalization, website, online, contents 제출일 심사기간 수정본 제출일 ~

137 정악해금곡에서 나타나는 잉어질과 다른 악기 특수주법과의 관계 정악해금곡에서 나타나는 잉어질과 다른 악기 특수주법과의 관계* 1) 류 정 연1)** <국문초록> 정악해금곡에서 잉어질이 나타나는 악곡은 현악영산회상, 평조회상, 관악영산회상, 취타계주, 천년만세, 웃도드리, 가곡, 경풍년으로 그 선율형은 운지법상으로 4지 2지 ( 潢 - 林, 林 - 太 ), 혹은 4지 3지( 汰 - 南, 南 - 仲, 潢 - 南 )로 진행하는 하행선율형이다. 仲 1지 운지법에서 유현 4지 2지로 진행하는 潢 - 林 의 선율형이 가장 많이 출현한다. 잉어질 선율형의 두 음은 고정적으로 일정하게 나타나며 영산회상계통 악곡에서는 출현위치도 일정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잉어질과 동일한 위치에서 나타나는 피리, 가야금, 거문고 특수주법의 선율형은 그 선율형의 첫음은 다양하게 나타나기도 하나 선율형의 뒷음은 잉어질과 동일하다. 잉어질의 출현위치에 다른 악기의 특수주법이 나 타나지 않는 경우에도 그 선율형은 동일한 유형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선 율형의 뒷음은 거의 동일하다. 잉어질과 다른 악기 특수주법의 선율형에서 서로 관련 있는 음은 선율형의 두 번째 음임을 알 수 있다. 가곡의 잉어질은 우조가곡은 피리의 서침표와 연관성이 있고, 계면조가곡은 현악기의 뜰동과 연관성이 나타난다. 잉어질은 이왕직아악부 시대의 악보에서부터 현재 출간되어 사용되고 있는 악보들 간에 특징적 인 차이점 없이 거의 동일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핵심어 : 잉어질, 운지법, 서침표, 뜰동, 특수주법 * 본 논문은 2007학년도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 논문중에서 일부(69~135쪽)를 발췌한 것임. ** 음악박사, 국립국악원 정악연주단 해금수석. 129

138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목 차 Ⅰ. 서 론 Ⅱ. 잉어질의 출현 양상 Ⅲ. 결 론 Ⅰ. 서 론 정악 해금곡에서 잉어질이 나타나는 곡은 현악영산회상, 평조회상, 관악영산회상, 취타 계주, 웃도드리, 천년만세, 가곡, 경풍년 등이다. 기존의 논문 1) 에서 잉어질은 피리의 ʻ서침 표ʼ, 현악기의 ʻ뜰동ʼ과 출현위치에 있어서 연관이 있음이 밝혀진 바 있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기존의 연구를 토대로 하여 해금 정악곡에서 나타나고 있는 대표적인 특수주법인 잉어질의 특성과 다른 악기 특수주법과의 연관성을 더욱 구체적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연 구방법으로는 각 악곡별 잉어질의 선율형의 유형을 살펴보고 잉어질의 출현 위치, 운지법 과의 관계를 알아본다. 또한 서로 연관관계에 있는 각 악기 특수주법의 선율형을 살펴보아 각 악기 특수주법 선율형의 특성을 알아본다. 각 악곡별 잉어질이 나타나는 선율형에서 다 른 악기 특수주법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에 다른 악기 선율형의 변화모습을 살펴본다. 또한 아악부해금보 2) 와 현재 정악해금보로 출판되어 사용되고 있는 각각의 해금보 3) 에 나타나 는 잉어질 유형의 차이점을 알아보아 시대적으로 어떠한 차이점이 나타나는지, 각 악보간 에 어떠한 차이점이 나타나는지를 알아본다. 1) 조선애의 잉어질 주법연구 및 뜰동과 서침주법과의 관계비교 (서울 : 이화여대 대학원 석사학위 논 문, 1986)에서 잉어질과 뜰동, 서침주법이 서로 관련있는 주법임을 밝히고 있다. 위 논문에서는 잉 어질의 선율형, 각 악곡별 출현횟수, 잉어질과 연관있는 다른 악기의 특수주법의 종류에 관하여 논 의하고 있다. 본 논문은 논의 전개의 필요성에 의해 위 사실을 다시 확인 할 필요성이 있었다. 따라 서 본 논문에서는 잉어질의 선율형, 출현횟수 등을 위 논문을 참고로 하여 다시 확인했음을 밝히며, 논지전개의 편의를 위해 위 논문과 본인의 조사가 차이가 나는 부분에서만 인용됨을 밝히기로 한다. 2) 아악부해금보 에 나타나는 잉어질의 표기는 그 필체가 각각의 잉어질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다 른 율명이나 부호의 표기는 거의 균일하게 나타나는 것에 비해 잉어질은 그 길이나 선의 굵기가 일 정하지 않은 경우가 나타난다. 악보의 편찬과정에서 기보한 사람이나 시기가 다를 수 있다고 추정 할 수 있으나 이에 대한 정확한 근거가 나타나지 않으므로 같은 시기에 기보된 것으로 간주한다. 3) 현재 사용되고 있는 정악보 중에서 김기수 강사준, 해금정악 (서울 : 은하출판사, 1979) ; 윤찬 구 강사준, 정악해금보 (서울 : 은하출판사, 1989) ; 안희봉, 해금정악Ⅰ (서울 : 은하출판사, 2004) ; 강사준, 정악해금보 (서울 : 은하출판사, 2006) 등을 자료로 사용한다. 130

139 정악해금곡에서 나타나는 잉어질과 다른 악기 특수주법과의 관계 Ⅱ. 잉어질의 출현 양상 1. 현악영산회상 현악영산회상에서 나타나는 해금의 운지법은 黃 을 유현 1지로 사용하는 운지법(이하 黃 1지 운지법) 4) 과 仲 1지운지법, 太 1지운지법이 나타난다. 먼저 해금선율에서의 잉어질의 유형을 알아보고, 잉어질이 나타나는 선율에서 다른 악기 의 선율과의 상관관계를 알아본다. 1) 해금선율에서의 잉어질 <현악영산회상>에서 나타나는 잉어질은 潢 - 林 의 선율형으로 나타나며 각 악곡의 장단별 로 일정한 위치에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보례 1> 중령산 장단에서 나타나는 잉어질의 위치와 횟수 ⅰ 1회 <보례 2> 세령산, 가락덜이 장단에서 나타나는 잉어질의 위치와 횟수 ⅰ 8회 (세령산 3회, 가락덜이 5회) <보례 3> 상현 하현 염불도드리 장단에서 나타나는 잉어질의 위치와 횟수 상현도드리 돌장 장단 ⅰ 1회 4) 같은 黃 1지 운지법에서도 출현음이 악곡에 따라 다른 경우가 있으나 본고에서는 출현음보다는 1 지의 위치가 중요하므로 1지음이 동일하면 동일한 명칭을 사용한다. 131

140 國 樂 院 論 文 集 제20집 도드리 장단 ⅰ (상현 3회, 하현1회, 염불3회) 7회 (상현 8회, 하현 3회, 염불 6회) 17회 <보례 4> 타령 장단에서 나타나는 잉어질의 위치와 횟수 ⅰ ⅰ 2회 12회 1회 2) 잉어질이 나타나는 선율에서의 피리와 대금선율 잉어질이 나타나는 곳의 피리와 대금선율을 살펴보고, 규칙성을 알아본다. 잉어질이 나 타나지 않는 곡은 연구대상에서 제외한다. (1) 중령산 피리 5) 는 해금과 동일한 선율형이다. 潢 - 林 의 선율형으로 潢 을 퇴성한 후에 林 ㄷ으로 연결된다. 대금은 潢 - 無 - 林 의 하행선율이 나타난다. <보례 5> 현악영산회상 <중령산> 10각 17박-11각 2박 5) 현악영산회상의 피리는 세피리를 사용하는데 연주법은 피리를 한공씩 치켜잡지 않고 제대로 잡고 부는 악곡이다. 현악영산회상의 피리선율에서는 서침표가 나타나지 않는다.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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