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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NTENTS 심사평/ 심사위원 _ 한국 수필가 협회 사무국장 서 원 순 최우수 류지현 전방에 차려포! 6 우수 김욱래 해병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13 이승현 꿈을 열어주는 열쇠, 육군 의무병 지원 22 장려 정진호 사람은 밑바닥부터 배워야 한다 28 김동영 시간의 key포인트를 찾자 34 방성준 선택으로 시작된 2년의 성장 39 노력상 유민열 글로벌 인재가 꿈인 한 요리사 45 김영환 그 때, 그리고 52 김영훈 자동차 사랑의 계기가 된 운전병 복무 58 김현준 내 인생의 로또 당첨, 군악대! 62 조상우 회계에 대한 생각을 바꿔준 경리행정병 복무 68

4 심사평 Congratulations 주최 측이 제시한 심사기준은 진실성, 문학성, 내용의 충실성, 감동 및 교훈성, 홍보성 등, 모두 다섯 가지 항목에 대한 평가와 최우수 1편, 우수작 2편, 장려 3편, 입상 5편을 선정해 달라는 것이었다. 최우수상(1편) 류지현의 전방에 차려포! 체험을 그린 문장에 구체성이 돋보이고, 군 생활을 통하여 박사 학위를 받는 필 자의 의지가 강하게 잘 표현되었음. 귀감을 주는 글로서 홍보성이 매우크다 우수상(2편) 김욱래의 해병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원만한 구성과 위트있는 반전이 백미다. 군생활을 인생의 디딤돌로 삼은 가치관이 잘 드러남. 이승현의 꿈을 열어주는 열쇠, 육군 의무병 지원 의무병으로서의 군복무가 꿈을 열어주는 열쇠가 될 수 있었던 과정을 뛰어난 구 성과 문장으로 잘 그려서 홍보성이 우수하다. 장려상(3편) 정진호의 사람은 밑바닥부터 배워야 한다. 주제와, 구성이 탄탄하여 독자에게 주는 홍보성이 장점. 김동영의 시간의 key포인트를 찾자 문장력과 어휘력이 우수하며, 구성력 또한 탄탄함.

5 방성준의 선택으로 시작된 2년의 성장 전공을 군복무와 연계한 2년간의 군생활의 체험을 인생 성장의 계기로 무리없이 잘 표현하여 홍보성이 있다. 노력상(5편) 유민열의 글로벌 인재가 꿈인 한 요리사 체험주제가 뚜렷하고 창의력이 있으며, 긍정적 사고가 잘 드러나 홍보성이 강함. 김영환의 그 때, 그리고 솔직한 표현이 읽는 이에게 이해와 공감대를 주어 홍보성이 강하다. 김영훈의 자동차 사랑의 계기가 된 운전병 복무 주제가 분명하고, 구체적이며 구성력이 우수하여 홍보성이 돋보임. 김현준의 내 인생의 로또 당첨, 군악대! 맞춤법이 부족한 단점이 있으나, 군악대로서의 노력과 연주를 잘 그렸고 군복무를 로또 당첨으로 표현한 점이 매 우 특이하다. 조상우의 회계에 대한 생각을 바꿔준 경리행정병 복무 군복무를 하면서 느낀 점을 미세하게 잘 그렸고, 여러자격증을 따기까지의 체험적 노력을 논리성있게 표현하여 홍보성이 큼. 심사위원 _ 한국 수필가 협회 사무국장 서 원 순

6 최우수 전방에 차려포! 류 지 현 (육군 기술행정병) 공부를 잘하던 편은 아니었다. 운동을 잘하는 것도 아니었다. 특별한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무엇이든 중간. 딱히 잘하는 것도 없고, 못하는 것도 없었다. 대학교 1학년, 2003년의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잘하는 것을 찾아보자. 그러기 위해서 바쁘게 살아보자. 대학교 동기들과 술에 취해 현실을 도피하는 생활은 지겹고 힘들었다. 다음날 아침이면 조여 오는 배를 붙잡고 아픈 속을 달래며 수업을 듣고 싶지 않았다. 가까운 컴퓨터 학원에 등록했다. 자격증을 취득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 수능을 성공리에 마치고 탈선에 빠진 대 표적 대학생들과는 다르게 바쁘게 살고 싶었다. 학원에 다니자 주변 친구 들이 무엇을 공부하느냐고 물었다. 워드프로세서 1급 내가 처음으로 공부를 시작한 자격증이다. 워드프로세서를 무슨 학원에 다니면서 따느냐는 비난도 많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있어 워드는 공부를 안 해도 딸 수 있는 쉬운 자격증이었지만 나는 고인돌 게임만 하던 컴맹이었다. 나에겐 쉬운 자격증이란 없었다. 공부를 하다 보니 나름 흥미가 생겨 몇 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나에게 있어 자격증을 따는 것은 하나의 취미가 되었다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7 대학교 2학년이 되자, 친구들이 하나둘씩 떠나갔다. 남아있는 10여 명의 동기들과 군대에서 막 전역한 00학번 형들과 함께 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같이 학교를 다니던 동기들 대부분이 다음 학기에 입대한다고 한다. 선배들 역시도 군대에 빨리 갔다 와서 정신 차리고 공부하는 게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다. 전공을 살려볼 생각으로 인터넷으로 화학 병을 알아보는데, 가려면 3학년 학기 중에 가야할 정도로 지원이 밀려 있었다. 그래서 찾았던 것이 공용화기 병이었다. 당시 공용화기를 날 아라! 슈퍼보드! 에 나오는 저팔계가 들고 다니는 멋있는 바주카포로 생각해서 내 전공과도 맞으면서 멋있게 군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공용화기 병에 지원을 해 놓으니 신체검사를 받으라는 연락이 왔다. 남들보다 1년 먼저 학교에 입학해서 신체검사를 받지 않은 상태 였다. 처음 신체검사를 받으니 7급 재검 판정이 떨어졌다. 간수치가 높게 나와서 3개월 뒤에 다시 검사를 받으라는 의견이었다. 3개월이 지나고 나서 재검을 받았는데, 의사선생님 말씀이 3개월 뒤에 다시 재검을 받아야 할 것 같다고 하셨다. 무조건 가야한다는 생각에 간곡히 부탁 드리니, 3급으로 통과를 시켜 주셨다. 의사선생님이 훈련소에서 검사 할 때, 귀가조치가 될 수도 있다고 하셨다. 걱정이 됐다.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어머니의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재검 문제로 군 입대에 대하여 일주일 전에 말씀 드렸던 것이 크게 작용 했었던 것 같다. 아버지도 잘 다녀오라며, 등을 쓰다듬어 주신다. 아버지의 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육군훈련소 자랑스러운 국방의 의무를 이행 해야 할 날이 돌아왔다. 훈련소 연병장에서 손을 흔드는 아버지, 어머니, 전방에 차려포! 7

8 누나를 뒤로한 채, 막사 뒤 쪽으로 걸으니 훈련소 분대장이 오리걸음 으로 걸으라고 하신다.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3일 동안, 신체검사를 받았다. 귀가 조치가 될 까 노심초사했으나 3일 만에 건강이 좋아졌는지, 현역 2급 판정을 받았다. 훈련소 생활은 힘들지는 않았지만 항상 피곤했다. 일어나서 아침운동을 하고 밥을 먹고, 일과를 마치고 나면 급속도로 피곤해져서 잠이 들었다. 정신없이 생활을 하다 보니, 훈련소 생활과 주특기 훈련도 마치고 자대 배치를 받게 되었다. 역에서 기차를 타고 대전을 떠나며, 다시 돌아올 때는 남자가 되어 있겠다고 다짐을 했다. 중간 어디쯤 내려서 육공 트럭에 올라타니 순차적 으로 사람을 내려주었다.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엉뚱한 생각을 할 때쯤, 남아있는 사람은 나와 건너편의 동기 한명. 한 없이 가더니 한적한 곳에 동기 한 명과 더플백 2개만 덩그러니 남겨두고, 육공트럭은 떠나갔다. 17사단. 해안경계부대 착해 보이는 선임 한 분이 우리를 부르시더니 행정반으로 데려 가셨다. 나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취득한 자격증을 말씀드리고 자대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81미리 박격포 군대에서는 공부를 시키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외워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제원부터 시작해서 유효/살상 반경, 주적인 북한이 가지고 있는 80미리 박격포의 특성 등 머릿속에 들어 오지 않는 내용을 억지로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포판 위치 현 위치. 포구방향 전방, 전방의 방향 겨냥대. 차려포. 이론과는 달리 주특기 훈련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탄약수에서 부포수로, 부포수에서 포수로 직책이 변경됨에 따라 느껴지는 무게감이 달랐다. 자대 배치 시에 분대에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9 병장들이 몰려 있었고, 일병 선임이 한 명 있었던 지라, 상병을 달기도 전에 포수로써의 역할도 수행해 보았다. 분대장들은 재미를 돋우기 위해서 주특기 훈련 시에 분대별로 내기를 하곤 했었는데, 일병인 내가 포수로 자리 잡은 상태에서 이긴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내가 포수로써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자 선임은 심각한 표정으로 나를 불렀다. 그리고는 어떤 일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고생하고서 욕을 먹지는 말라고 하셨다. 이 말은 지금도 내가 마음속에 깊이 새겨둔 말이다. 무엇이든 하기로 결정했다면, 잘하자. 주특기 훈련을 하던 어느 날이었다. 그 날도 열심히 포설치를 하는데 행정병 선임이 부르셨다. 잘못한 행동이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았지만, 행정반에서 부를 만큼 잘못한 일은 없었던 것 같다. 행정반에 들어가 인사를 드리니 선임이 행정병을 하라고 하셨다. 전산관련 자격증이 많으니 행정 업무에 도움이 될 거라 하셨다. 사실 자격증 밖에 없고 실제로는 잘 못한다고 말씀드렸지만 선임은 이 중에는 네가 제일 잘할 것이라며 격려해 주셨다. 나는 그렇게 행정병이 되었다. 단지 컴퓨터 자격증이 있다는 이유로 수많은 인재들을 대신하여 행정병이 되었다. 나는 군대에서 교육계원 역할을 맡았다. 주간교육훈련 일정표를 작성 하고, 훈련일지를 작성하는 게 대부분의 일이었다. 물론 교육의 중요 임무중 하나인 작전이나 정보, 정훈병 역할도 했으며, 행정병 중에 막내 였던 지라 인사 병기 보급계 일도 일부분 하게 되었다. 훈련에 나가서는 제 2통신병으로 중대장님을 보좌하며 P-96K, P-999K와 함께 하였다. 상당히 많은 업무였지만, 무슨 일이든 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된다는 전방에 차려포! 9

10 생각이 들었던 것이 이 때 부터였던 것 같다. 나는 나머지 1년의 군 생활을 행정병으로써 성실히 마치고 전역을 했다. 전역을 하고 나니 세상에 우습게 보였다. 이렇게 자유를 누리는 곳에서 정체되어 있는 사람들을 보며 내가 최고라는 자만심까지 갖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한 달도 유지되지 못했다. 내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세상에 비관하고, 결과에 절망했다.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잘하자. 무슨 일이든 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된다. 이 두 가지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다시 학교에 첫 발을 내딛었다. 가장 먼저 한 것은 5년간 계획, 연간 교육계획, 반기 교육계획, 월간 교육계획, 주간 교육예정표를 작성한 것이다. 매일 아침 일어나야할 시간과 해야 할 일들이 빼곡히 적혀있는 일정표를 보며, 하루를 계획했고 실행했다. 틈이 날 때마다 자격증 취득에 시간을 할애하였으며, 주 전공인 공업화학 외에도 경영학을 복수전공으로 하여 수업을 들었다.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면 항상 군대에서 느꼈던 감정을 생각했다. 어느 덧, 4년간의 대학교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대학원 진학을 가슴에 품었다. 대학원 면접을 보는데, 면접을 보는 교수님께서 물었다. 자네. 군대 다녀왔다고, 자격증 많다고, 대학원 오는 데 큰 장점은 없어요. 자랑하고 싶었던 마음은 아니었지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취득한 자격증을 모두 복사하여 붙였었다.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제가 자격증을 취득한 이유는 남는 시간동안 생산 적인 일을 하고 싶어서 한 것입니다. 그러자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다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11 성적도 괜찮고, 자격증을 이 정도로 따려면 공부도 열심히 했을 텐데, 성실성은 인정해 줄 수 있겠군요. 내가 예상치 못했던 답변이었지만, 좋은 면접의 결과로 나는 내가 다니고 싶었던 대학원에 입학했다. 대학원에 입학하자 이공계연구장학생에 지원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접수서류에 학업계획서 및 연구계획서가 있었는데, 당시 이러한 서류를 작성해 본 적이 없었다. 더군다나 내가 입학한 한국과학기술원 나노과학기술대학원은 1학기에는 지도교수님이 배정되지 않기에 물어 볼 선배나 교수님 없이 진행해야만 했다. 먼저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아이디어를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양식이 없었지만 군대에서 만들었던 서류들을 생각하며 논리적으로 서류에 구성을 하였다. 그리고 한자 한자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최종적 으로 모교인 충남대학교 선배님의 수정을 받고, 교수님의 허락을 받아 이공계연구장학생에 지원하였다. 면접대상자가 되어 질문을 받는데, 공격적이고, 구체적인 질문이 많아서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사 말미에, 교수님께서 물으셨다. 지도교수가 배정이 안 되었다고 했는데, 이 서류는 학생이 혼자 작성한 거예요? 그 동안의 질문이 공격적이었기에 이 질문 역시 지도교수 미배정으로 인하여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차분하게 대답했다. 네. 저 혼자 작성하였기에 구체성이 부족할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학위과정동안 이루고자 하는 목표 및 연구계획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데 충실했습 니다. 그리고 충남대학교 선배의 도움을 받아 수정하였습니다. 그러자 질문을 하신 교수님뿐만 아니라 다른 교수님들도 고개를 끄덕이더니 전방에 차려포! 11

12 나가보라고 하셨다. 당연히 떨어질 줄 알았던 면접에 합격을 하였고, 나는 국가이공계장학생에 이어 이공계연구장학생에 선정되었다. 군대에서 배웠던 정신을 기본으로 하여 성공적으로 공업화학/경영학을 복수전공으로 하여 학사학위를 마쳤으며, 나노과학기술을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마쳤다. 일 단위의 체계적인 교육일정표를 통해 10개가 넘는 상을 수상하였으며, 19편의 SCI급 논문을 발표하였고, 25회가 넘는 국내 외 학회발표를 실시하였으며, 3건의 특허 출원 및 1건의 특허 등록, 공인중개사, 물류관리사 등 20개가 넘는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박사학위를 마치고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면서 다양한 삶의 모습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진로와 선택의 어려움을 맞이하며, 앞으로의 인생을 그려보지만 훌륭한 화가가 아닌 탓에 쉽지는 않다. 지원입영 체험 수기 공모전은 지원자의 수기를 통해 지원하여 군대에 입대하는 이들 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위한 목적이지만 이를 통해 나는 미래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계획을 세우며 다짐했다. 잘 모를 때는 일단은 전방에 차려포 다. 무슨 일이든 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되고,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잘하자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13 우 수 해병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김 욱 래 (우수, 해병대 병) 어느 날 갑자기 병무청으로부터 현역병 지원 입영 체험 수기 공모전을 한다는 문자 한 통을 받았고 병무청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내용을 본 뒤 제가 해병대에 지원 입대하여 그곳에서 경험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에게 해병대에 꼭 가라는 말씀을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21살이 되던 해에 어차피 군대는 가야하니까 아버지가 원하시는 대로 해병대에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해병대에 지원하여 체력검사와 면접을 보았습니다. 체력검사는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 두 가지만 측정했고 저는 원래 운동은 좀 하는 편이라 꽤 많이 했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인생 살면서 처음으로 면접을 보았습니다. 나름대로 미리 지원 동기와 포부를 연습했고 면접은 순조롭게 치렀습니다. 그 후 보름쯤 지나서 합격통보를 받고 다시 보름쯤 후에 2010년 4월 5일 병 1115기로 해병대에 입대하게 되었습니다. 해병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13

14 입대 할 때 부모님과 같이 포항 해병대 교육 훈련소에 갔는데 입대 자들 대부분은 부모님 앞에서 울음을 참고 애써 웃고 있는 표정이었고 물론 저도 그 중 한 명 이었습니다. 갑자기 입대하는 장병들은 가운데로 잠시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라는 방송이 나왔고 저는 부모님께 잠시 다녀 오겠다고 말했고 가운데로 모여서 단체로 부모님께 큰절을 하더니 그대로 오와 열 맞추며 제 3 신병 교육대로 부모님에게 따로 준비한 이별 멘트를 해보지도 못하고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정말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그렇게 저는 제 3 신병 교육대에서 가 입소 기간 1주, 신병 교육 6주 해서 총 7주를 보냈습니다. 가 입소 기간 1주 동안 소변검사, X-RAY 촬영, 혈액검사 등과 신체검사 등을 하여 신체에 이상이 있는 장병을 다시 퇴소 조치를 합니다. 그리고 피복체적 및 입소식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신병 교육기간 6주 동안 주차별로 여러 가지 훈련을 합니다. 제가 훈련병 때 제일 재미있던 훈련은 실내 수영장에서 했던 이함 훈련인데 높은 다이빙대에서 한 손으로는 코를 막고 한 손으로는 중요 부위를 막고 뛰어 내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당시 수영은 못했지만 해병대 들어 와서 처음으로 물에 들어간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각 주차별로 IBS 기초 훈련, 개인화기 사격, 수류탄 투척훈련, 유격훈련, 공용화기 사격, 화생방 등등 여러 가지 훈련을 했지만 제일 힘들었던 주차는 5주차 극기 주 이었습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데 그 극기 주 때에는 밥도 평소보다 조금 주고 야간 극기 훈련이라고 새벽에 깨워서 완정무장을 메고 행군을 하여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15 K3 사격장에 가서 사격을 하고 각개전투를 하러 갑니다. 각개전투 할 때 바닥을 기어 다니면서 철망도 넘고 야전에서 밥도 해먹고 잠도 잤습니다. 참고로 3~4명이서 조를 이루어 A텐트를 치고 쌀과 반찬을 받아와 직접 모닥불을 피워 반합으로 밥도 하고 특히 조당 라면을 두 개정도 주었는데 훈련소 기간 중 정말 제일 맛있게 밥을 먹었습니다. 몸도 피곤하고 허기도 지다보니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야전에서 자다가 새벽이 일어나 행군을 하는데 그날 그 새벽에 하필 비가 와서 판초우의를 쓰고 뛰면서 행군을 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정말 그땐 발에 물집도 많이 나고 너무 힘들었던 그 기억이 지금은 저에게 무엇이 힘든 것이고 힘들지 않은 것인지 기준이 됩니다. 제가 현재 25살인데 지금까지는 그 기준 이상의 몸이 힘든 경험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7주의 교육훈련을 마치고 저는 1지망으로 수색, 2지망으로 장갑병을 썼는데 2지망이 되어서 장갑병 후반기 교육을 4주 동안 전라 남도 장성군에 위치한 육군 기계화 학교, 통칭 상무대에서 장갑차에 대해서 공부를 하였습니다. 제 군생활 중에 가장 편하게 보낸 곳이었 습니다. 그 이유는 같이 생활하는 인원이 모두 이제 막 훈련소를 수료한 신병들 밖에 없어 행동에 제약이 없었습니다. 저는 상무대에서 장갑차에 대해서 배웠을 뿐만 아니라 리더쉽도 함께 배웠습니다. 저희 장갑병 10-20기는 총 80명으로 한 학급에 40명씩 두 학급으로 나뉘고 또 한 생활실에 20명씩 생활했는데 저는 10-20기에서 2학급의 한 생활실의 분대장을 맡았고 후반기 교육기간 동안 20명의 인원을 통솔하였습니다. 분대장이라고 해서 따로 무슨 혜택은 없었지만 한 생활실을 대표한다는 해병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15

16 것 자체가 기분이 묘하게 뿌듯했습니다. 4주 동안의 꿈같던 시간은 금방 지나갔습니다. 드디어 실무로 떠날 때가 되었습니다. 제가 배치 받은 곳은 1사단 3연대 전투 지원 중대로 연대 직할 중대이었습니다. 그 당시 중대 분위기로는 이병은 거의 자유 시간이 없었습니다. 이병끼리 대화도 거의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희 중대에는 저를 포함해 6명의 동기들이 있었는데 복도를 지나가다가 마주쳐도 눈빛으로 말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장갑차 조종수들의 과업은 따로 훈련이 잡히지 않으면 보통 장갑차를 정비하거나 궤도 밟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의 선임 들은 장갑차 조종수는 조종은 물론 정비에도 능해야 한다고 하여 정말 혹독하게 가르침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궤도 밟기는 사단 연병장에서 주로 했는데 앞 장갑차가 만든 궤도자국을 그대로 똑같이 밟는 연습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물론 앞 장갑차의 궤도자국을 맞출 수 없었지만 선임들에게 혼나면서 연습하니 몇 주 후에는 곧 잘 궤도자국을 맞췄습니다. 실무배치를 받은 후에 당연할 수도 있지만 이병 때가 몸도 마음도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던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그런 이병 때에도 엄청 기뻤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한 번은 사단에 제일 큰 강당인 도솔관에 벨리 댄서 공연단의 위문 공연이 있었습니다. 벨리댄서들은 정말 예쁘고 몸매도 좋았습니다. 공연을 마치고 벨리 댄서 공연단은 이벤트 형식으로 선착순 열 명을 강당 위로 불렀고 병장 선임의 비보이 나가 라는 한 마디를 듣자마자 바로 뛰어가 강당 제일 먼 쪽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선착순 6번째로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17 강당 위로 올랐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B-Boying을 좀해서 제 군인시절 별명은 비보이 또는 삐~보 로 불렸습니다. 그 당시 도솔관에는 해병대 장병이 3000명 이상 있었는데 강당 위에 있는 저를 3000명이 지켜보니 너무 떨리고 긴장 되었습니다. 벨리 댄서들은 저를 포함 10명에게 벨리댄스를 가르치고 이것을 응용하여 음악을 틀어주며 개인별로 춤을 추게 하였고 정확히 딱 3명에게 포상 휴가를 지급 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저는 죽을힘을 다해 비보잉과 벨리 댄스 동작을 응용하여 춤을 췄고 평가는 6명의 벨리 댄서들이 저희 열 명의 눈을 감기고 10초 뒤 눈을 떴을 때 뒤에 벨리 댄서가 있으면 뽑히는 것으로 했습니다. 그 10초 동안 저는 아주 약간의 실눈을 뜨며 벨리 댄서들의 동태를 약간 살폈고 아주 긴장된 상태이었습니다. 저의 뒤편에 전혀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고 바로 옆 뒤쪽에 인기척이 느껴 졌습니다. 그리고 10초가 다 지나고 뒤를 돌아보세요 란 벨리 댄서 단장의 소리를 듣고 별로 기대하지 않은 채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그 순간은 정말 지금까지도 이렇게 짜릿 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제 뒤에 3명의 벨리 댄서들이 저를 환호해 주면서 하이파이브를 해주며 축하한 다고 하였습니다. 총 6명의 벨리 댄서 중 반이 저를 선택 한 것이었습 니다. 머 따로 등수는 매기지 않았지만 누가 보아도 제가 1등이란 것을 알 수 있었을 겁니다. 그렇게 4박 5일 포상 휴가를 받고 1등으로 중대에 복귀하였습니다. 저는 도솔관에서 중대를 알림과 동시에 저희 소대의 자랑거리가 되었 습니다. 그때부터 선임들이 조금씩 저에게 마음을 열고 챙겨 주었던 것 해병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17

18 같습니다.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소름이 돋을 정도로 짜릿하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저는 일병이 되었고 제 군 생활 중 가장 잊을 수 없는 사건이 하나 터졌습니다. 제가 일병 2호봉이 된 11월에 우리 나라에서 규모가 큰 훈련 중 하나인 호국훈련이 있었습니다. 훈련 기간 은 11월 22일부터 30일까지 2010 호국훈련이 실시되었고 저는 K200A1 장갑차 조종수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호국 훈련 2일차에 저희 중대는 포항에서 아시아 최대 다목적 상륙함으로서 1만 4500톤 급의 대형 함정인 독도함에 장갑차를 결박하고 숙소에서 쉬면서 독도 함이 출발하기를 기다렸는데 원래 출발할 시간이 지나도 출발하지 않 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갑자기 방송에서 연평도가 포격을 받아 호국 훈련을 재개 할지 안할지 회의 중 이라는 소식이 들려 왔습니다. 오늘 날 아직도 기억되고 있는 북한의 도발, 연평도 포격이었습니다. 그 포 격으로 해병대원이 2명 전사, 16명 부상, 민간인이 2명 사망, 3명 부 상을 당하였습니다. 다시 방송이 나왔고 호국 훈련을 재개 한다고 하였습니다. 저희 중대 간부들은 병들에게 모두 휴대폰을 빌려주어 부모님께 안전하게 잘 있다고 안부전화를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 당시 제 어머니께서 제가 너무 걱정되고 불안해서 며칠 밤을 지새웠다고 하실 정도로 뉴스나 각 종 언론에서 전쟁이 일어나느냐 마느냐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호국 훈련이 재개되고 독도함을 타고 연평도 인근 바다로 가서 24시간 상황 대기를 하였습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북한이 또 다시 도발을 하거나 하면 곧 바로 쳐들어 갈 수 있도록 대기 하는 것이라고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19 하였습니다. 지금도 그 당시의 저를 떠올리면 그냥 계속 긴장한 채 대기하고 있었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이런 긴장감 속에서도 제가 안정감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독도함의 식사 시간인데 정말 너무할 정도로 저희 해병대의 식사와 달랐 습니다. 어떤 날에는 삼겹살을 구워 주고 어떤 날에는 스파게티를 주고 정말 너무 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 특히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꽃게 탕에 어른 손 크기의 살이 꽉 찬 꽃게들이 들어있었습니다. 정말 저희 부대에서 나오는 삐쩍 마른 살점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꽃게탕과는 확연히 차이가 났습니다. 꽃게탕에 꽃게가 없어지면 주저하지 않고 다시 꽃게탕에 꽃게를 넣는 해군 취사병들이 멋있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상황 대기가 풀리고 11월 30일 호국 훈련이 끝났지만 저희 중대는 부대로 복귀를 하지 않고 평택 2함대로 가서 한 2주 정도 있었습니다. 평택 2함대에는 2010년 3월 26일에 피격된 천안함의 선채가 잠들어 있었고 저희 중대는 천안함 선채를 관람하고 46인의 순국 용사를 위해 묵념도 하였습니다. 다시 독도함을 타고 진해 해군 기지에서 2주 정도 있다가 2011년 1월 초에 포항 1사단 부대로 복귀하였습니다 호국훈련은 군대만 가면 삽질만 한다는 주위 예비역 형들의 말을 실감 못 할 정도로 저에게 아주 특별하고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나중에서도 누군가가 특별한 경험을 한 것을 말해보라고 한다면 제일 먼저 자신 있게 이 이야기를 할 것 같습니다. 해병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19

20 그리고 저는 2012년 1월 20일에 전역을 했고 강릉 원주 대학교 전자 공학과에 복학을 하였습니다. 제가 1학년 때에는 용돈도 막 쓰고 공부도 잘 하지 않아 학점도 그다지 좋지 못했습니다. 군대에 다녀온 후에는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장학금을 목표로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에게 용돈도 받지 않고 핸드폰 요금도 제가 낸다고 말씀드렸습 니다. 물론 처음에는 공부와 저의 생활비를 벌기 위한 아르바이트를 병행 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저희 전자공학과가 전공시험이 한 학기에 한 과목당 3~4개여서 꾸준히 공부를 해야 하는데 금, 토, 일은 아르 바이트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도 제가 군인 시절을 생각하며 이 정도는 그 때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라고 혼자 곱씹으면서 포기하고 않고 끝까지 열심히 한 결과 2학년 1학기가 끝나고 D급 장학금(수업료 면제)을 받았습니다. 제가 학교 다니면서 처음으로 받은 장학금이었고 너무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2학년 겨울 방학 때 돈을 벌어 다음 학기 중에는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고 공부에 전념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용평 스키장에서 두 달 동안 일을 하였습니다. 물론 거기서도 해병대 전역인 것에 대해서 직원들에게 아주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해병대에서 배운 대로 굳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제일 먼저 하고 어떤 일이든 열심히 했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3학년이 되서는 더 많은 전공과목을 듣기 때문에 시험도 2학년에 비해서 더 많았습니다. 정말 3학년 동안은 해병대에서 배운 안 되면 될 때까지 를 새기면서 열심히 공부 한 결과 3학년 1학기에도 전액장학금을 받고 3학년 2학기에도 전액 장학금을 받는 쾌거를 이루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21 었습니다. 현재 저는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방학 동안 취업에 필요한 여러 가지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정말 저는 해병대를 갔다 온 것이 인생의 전환점이 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만약 해병대로 지원 입대를 하지 않았더라면 제가 이런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제가 해병대 표어 중에 가장 마음에 들은 말이 해병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지는 것이다. 인데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라는 토머스 에디슨의 명언과 의미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미 해병대를 전역했지만 해병이란 이름에 걸맞은 사람으로 계속해서 제 자신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끝으로 어렸을 때부터 군대를 가면 꼭 해병대를 가라는 저희 아버지의 말씀의 뜻을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당연히 해병대를 전역 하신 줄 알았지만 6개월 방위를 나오신 것으로 밝혀진 저희 아버지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해병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21

22 우 수 꿈을 열어주는 열쇠, 육군 의무병 지원 이 승 현 (우수, 육군 의무병) 안녕하십니까? 저는 2009년 1월부터 2010년 11월까지 의무병으로 육군에서 군복무를 한 예비역 5년차 이승현 입니다. 군 복무 경험은 각 개인에게 여러 의미로 남는데요, 누군가 저에게 군 복무 경험을 한 마디로 표현하라면 꿈을 열어주는 열쇠 라 할 것입니다. 조금 거창 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 저 표현의 사연을 지금부터 말씀드리겠 습니다. 저는 2007년 OO대학교 생물학과를 입학하였습니다. 여느 대학생처럼 즐겁게 놀기도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였습니다. 하지만 2학년이 되면서 제 마음이 무거워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막상 대학을 다니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꿈을 가져야 할지 몰랐고 제게 맞는 진로가 무엇일지, 심지어 제 적성에 맞는 게 무엇인지 조차 몰랐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렇게 방향성 없이 대학을 다닌다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느껴 군에 입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병무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군 입대에 관련된 정보를 알아보던 중 생물학과를 전공하면 의무병에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23 방향성 없는 모습으로 인하여 입대를 결정한 것이었기 때문에 제 전공을 살려 군 복무를 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저는 육군 의무 병에 지원하였고, 1차 서류전형과 2차 면접까지 통과하여 2009년 1월 입대하게 되었습니다. 논산훈련소를 수료하고 국군군의학교에서 의무병교육을 받았습니다. 생전 처음 배워보는 의학공부와 실기들은 신기하고 어려웠지만 재미있 었습니다. 특히 상처 소독, 주사법, 화상 상처 관리, 붕대법, 심폐소생술 등 실전에서 꼭 필요한 것들을 배우던 것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이렇게 한 달간 주특기 교육을 받은 후 저는 자대로 가게 되었습니다. 대대급 의무소대에서 근무를 하게 된 저는 군의관님 그리고 선 후임 들과 함께 본격적인 군 복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이론만 배운 이등병이었기 때문에 환자 소독하는 것부터 약물 이름들까지 하나하나 다시 선임들에게 배웠습니다. 군의학교에서 이론적으로 배운 것만으로는 부족하여서 선임들로부터 많은 노하우를 배웠습니다. 예를 들어 상처를 소독하는 약이 무엇인지는 이론으로 배우지만 계속 활동을 하는 군인 들에게 거즈를 어떤 식으로 붙여주는 게 효과적인지, 혈관이 잘 안보일 때 주사를 놓는 방법 등은 선임들을 통하여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의학적 노하우뿐만 아니라 선임과 군의관님으로부터 상황에 따라 환자를 대하는 방법을 배우기도 하였고, 때로는 군의학교 교과서를 보며 함께 긴급한 상황에 대한 응급처치를 공부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많은 것을 배우고 공부하며 자대 생활을 하였는데, 환우의 생명이 달린 것이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지고 공부할 필요가 있다 라던 선임의 말이 지금도 꿈을 열어주는 열쇠, 육군 의무병 지원 23

24 기억이 납니다. 훈련 중에는 보병중대에 배속되어 훈련기간 동안 그 중대를 담당하 였습니다. 훈련 중에는 군의관님이 옆에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제가 경험과 지식을 통하여 판단하고 처치해야 했습니다. 워낙 훈련이 많은 부대였기 때문에 스스로 환우들을 보는 경험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몸이 불편하여 훈련에 지장이 생기면 의무병인 저에게 찾아오고, 후에 괜찮아져서 훈련을 잘 받게 되는 것을 보며 의사 라는 존재가 얼마나 우리의 삶에서 필요한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한 타인에게 도움이 되 어줄 수 있다는 것은 제가 더 열심히 환우들을 돌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의료에 관한 것을 새로 배우고, 경험하기를 반복하면서 군 생활을 하였습니다. 아파하는 환우들을 돌보면서 그들이 치유되는 모습들을 통해 뿌듯해 하던 보람찬 순간들, 제가 그들에게 뭔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들, 때론 한 밤 중에 자다가 연락을 받고 아픈 병사를 돌보러 갈 때 몸은 고되지만 조치를 취한 후 다시 잠자리에 들 때면 마음은 풍성하던 경험들을 통해 저는 점점 의학에 매료되었습니다. 결국 저는 의료야말로 제 적성이고, 의료 통하여 타인을 치유해주는 것이 제가 그토록 찾던, 제 마음을 울리는 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 니다. 의무병으로 한 군복무가 꿈을 열어주는 열쇠 였던 것입니다. 그 후로 저는 의사가 되는 방법을 찾아보았고, 의학전문대학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필요한 많은 것들 중 군 복무 중에도 준비할 수 있는 것으로 TEPS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책을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25 구입하여 일과 시간이 끝나고 저녁식사 후에는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오래간만에 하는 영어공부라 쉽진 않았지만 집중하여 공부하였습니다. 군 입대하기 전과는 달리 수많은 훈련들을 통하여 쌓은 체력으로 인하여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것이 힘들지 않았고 집중이 잘 할 수 있었습니다. 후에 다시 이야기 드리겠지만 군 복부 중 쌓은 체력은 제대 후 학부과정 공부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준비 때도 정말 큰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평일 저녁마다, 그리고 주말 자유 시간에 틈틈이 TEPS 공부를 하여 TEPS 시험 날짜에 맞춰 휴가를 나가 시험에 응시하기도 하였습 니다. 군 복무 중 목표로 하던 TEPS 성적을 받지는 못하였지만 이때의 공부는 제대 후 많은 시간을 절약하게 해주었습니다. 이 경험을 몇몇 사 람들에게 말하면 의무병이니깐 가능한 거라고 얘기하곤 했지만, 일과시 간 외 개인 정비시간을 이용한 것이기 때문에 누구든 마음만 있다면 가능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010년 11월, 그토록 기다리던 제대를 하였고 저는 군에서 세운 의학 전문대학원 입시를 위한 계획을 본격적으로 시행에 옮기기 시작하였습 니다. 학부 과정 조기졸업,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공부, TEPS 등 할 일이 정말 많았고 바빴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이런 준비 과정에서 군 복무 중 쌓은 체력과 정신력은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특히 2번의 100km 행군 경험은 그 어떤 힘든 순간도 이겨낼 수 있는 정신력을 주었습니다. 꿈을 도전한다는 기쁨 때문이었는지 저는 최선을 다할 수 있었고, 결국 2012년 10월 OO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 합격을 통지 받았습니다. 꿈을 열어주는 열쇠, 육군 의무병 지원 25

26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도피적으로 간 군대에서 제 꿈을 찾았고, 이젠 그 꿈을 향해 더 다가서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저는 13학번으로 의학도의 길을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듣던 대로 공부할 양이 많았습니다. 거기에다가 동기들 모두 의학 공부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더 어려워했습니다. 물론 저도 정말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다른 동기들과 다르게 이론 수업 중 질환들을 배울 때 많은 질환들을 실제로 군 복무 중 봤었기 때문에 다른 동기들 보다 이해가 빨랐습니다. 군복무 경험은 현재 본과 3학년으로 병원 실습하는 중에도 매우 유용합니다. 병실에서 환자를 대하는 것, 주사 실습, 혈압 측정 등 병원실습 중 배워야할 것들 중 많은 것들이 이미 군 복무 중 경험한 것입니다. 당연히 처음해보는 동기들보다 잘할 수 있었고, 동기들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었습니다. 의학에서 경험은 정말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제게 의학을 먼저 경험하게 해준 군 복무가 얼마나 큰 힘일지는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 입니다. 물론 전문적으로 군에서 의학적 이론들을 배운 것은 아니지만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의무 교육 받던 것들과 환자를 보던 경험들, 그리고 군의관님으로부터 듣던 의학적인 설명들이 제게 이렇게 도움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의무병으로 한 육군 복무가 어떻게 제게 꿈을 여는 열쇠가 되었는지 말씀드렸습니다. 그저 대한민국 남자의 의무니깐, 도피적 으로 시작한 군 복무가 자아를 깨닫게 해주고 의사라는 꿈을 갖도록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27 해주며, 의학도가 된 지금도 제게 도움이 되는 사실은 다시 한 번 말씀 드려도 부족한 것 같습니다. 때때로 어떤 이들은 말합니다. 군 생활은 시간낭비라고. 찬란한 20대 초반의 시절을 군에서 보낸 것은 저에게도 아쉽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남자로써 어차피 감당해야 할 것이라면 제가 경험한 것처럼 대한민국 청년들이 군 복무를 진로를 열어가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활용 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특히나 특기병 지원은 자신의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적극 활용하시길, 그리고 병무청에서도 더 적극적으로 홍보해주시길 기대합니다. 제가 의무병으로 군 복무를 할 수 있게 해주신 것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로댕의 명언을 끝으로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경험을 현명하게 사용한다면 어떤 일도 시간낭비는 아니다 감사합니다. 꿈을 열어주는 열쇠, 육군 의무병 지원 27

28 장 려 사람은 밑바닥부터 배워야 한다 정 진 호 (장려, 육군 탄약관리병) 전역을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충성! 모든 일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끝까지 마중 나온 후임들을 보면서, 천천히 발걸음을 뗀다. 아쉬운 마음과 기쁜 마음이 동시에 교차하면서, 한편으로는 밖으로 나갈 생각에 설레기까지 한다. 나는 지난 2년 간 고이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꺼내려한다. 군대.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가야하는 곳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막상 지원하라고 하면, 망설여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2년여의 시간 동안 남는 게 없다는 말부터 각종 병영 부조리에 대한 소문이 심심찮게 들리기 때문이다. 솔직히 나 또한 고민을 많이 했었다. ROTC를 들어 가서, 곧장 높은 계급부터 시작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현재 4년 장학금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원부터 전문연구요원까지 편하게 마치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밤낮을 걱정하며 혼자 끙끙 앓기도 해보았 지만, 그 때마다 나를 괴롭히는 숙제가 하나 있었다. 바로 사람은 밑 바닥부터 배워야 한다 는 나만의 철학이었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처음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29 부터 차근차근 올라가고 싶었다. 군 입대를 결심하고, 내가 처음 한 일은 특기를 찾는 일이었다. 병무청 모병센터에서 전공에 맞는 분야를 검색한 결과, 한눈에 탄약관리병 이 들어왔다. 지금 대학에서 재료를 다루는 나로서는, 이론과 관련된 경험을 쌓고 싶었고, 이는 나중에 학업과 취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이왕 국가에 헌신하기로 했으면, 억지로 막 가는 것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싶었다. 물론 반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주변 친구들은 총알 한 발 잃어버리면 끝인 보직에, 몸만 피폐해진다고 극구 말렸다. 선배들은 소위 노가다 일 뿐이라고 폄하했다. 하지만 어느 병사나 몸을 쓰는 것은 당연하고, 총알은 평상시 관리를 잘하면 되지 않는가? 결국 4월 8일, 나는 논산 육군 훈련소로 향하였고, 훈련을 마치고 5월 말 11탄약창에 전입하였다. 처음 이등병 생활은 솔직히 얘기하자면 정말 힘들었다. 사회생활을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막내가 얼마나 힘든지 알 것이다. 작업을 나갈 때면, 당연히 고된 일은 나의 몫이었고, 폐수 처리부터 배수로 정리, 하다못해 새벽 취사지원까지 안 해본 일이 없었다. 특히 새벽 4시 30분 부터 숨 가쁘게 재료를 다듬고, 매 끼니마다 넘치는 설거지를 하는 일은 절대 녹록치 않았다. 그 와중에 하루는 물이 끊겼고, 부랴부랴 남은 물로 식기를 씻었던 기억은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어디 그 뿐인가. 불행하게도 군번이 꼬일 대로 꼬인 나는, 무려 7개월 동안 단 한 명의 후임도 들어오지 않았다. 몇 달이 지나도, 신병은 깜깜 무소식이었다. 군대를 온 것을 차츰 후회하는 날도 생겨났다. 그러나 나에게는 애당초 다짐했던 신념이 있었다. 오직 밑바닥부터 사람은 밑바닥부터 배워야 한다. 29

30 정신으로, 말단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완벽하게 배울 수 있는 가치가 있다. 라는 역발상을 했고, 줄곧 후회했던 고정 관념을 깨부셨다. 나는 선임들이 알려준 탄약 종류들을 일일이 암기하기 시작하였다. 수십 개의 탄약은 그에 맞는 용도와 재질이 각각 달랐고, 저장하는 탄약고 위치 또한 전부 상이했다. 탄약고 안에는 무려 수천 가지의 번호가 가지런하게 나열되어 있었고, 그 창고를 보며 나는 정말 감탄하였다. 친구들이 그토록 만류한 오발탄이 아닌, 실제 전쟁에서 쓰이는 유명 제품들이 실시간으로 철저하게 검토되고 있었다. 백린탄과 조명탄에서부터 간단 한 소로트 탄약까지 웬만한 대형 군수 업체 못지않았다. 탄종 암기뿐만 아니라 하화장에 근무하면서 올바른 지게차 유도 방법, 파레트 놓고 밴딩 치기, 고정 나무틀 제작 및 수리 능력을 하나 둘씩 배워 나갔다. 워낙 바쁘다 보니 정신없이 무거운 박스를 나르고 탄피 개수를 세며 실수도 많이 하고 허둥대는 모습 때문에 혼도 많이 났었다. 하지만 점차 계급이 오를수록 보다 정확한 검사로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과 밑에 있는 후임 병사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의 책임감이 동시에 요구되 면서 내 감독 업무 파악 능력은 점점 향상되었다. 글자로는 이해할 수 없었던 정비공장의 품질 관리 비법을 알았고, 책에서만 보았던 6시그마가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배웠으며, 졸업 논문을 써야 깨달을 수 있는 금속 재료를 군 생활 때 다 보고 익혔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내 전공을 살릴 수 있는 탄약관리병 으로서의 업무가 무척 행복하기만 했다. 대한민국 60만 장병 중에서, 내 역할을 꿋꿋이 다하고 있다는 그 느낌! 그 보람이야말로 하루하루 일과가 끝나면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그리고 소 중대장님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31 뿐만 아니라, 군무원님, 민간 조리원님들과도 친하게 지내면서 생일도 같이 축하해주고, 밥도 함께 먹는 분위기가 다정하게 느껴졌다. 사람들은 주로 군인들한테 일하기도 바쁜데 무슨 공부냐 라며 핀잔을 준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는 인식이 팽배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실생활과 직접 맞닥뜨리는 실습이야말로 내 생애 최고의 공부였다. 일 따로 공부 따로가 아니라, 일이 곧 공부였다. 모르는 군대용어가 있으면 반드시 사전에서 찾아보았고, 그로 인해 한자와 영어 능력은 날로 늘어만 갔다. 발로 뛰고 손으로 움직이면서, 내성적이던 성격은 어느덧 적극적인 병장으로 변해 있었다. 탄약관리 업무뿐만 아니라 창 전술 훈련에도 열심히 참가한 결과, 2014년 7월에 있었던 전국 병영문학상에도 뽑혀 국방부장관 입선까지 받았다. 현재 제대를 한지 얼마 되지 않은 나는 공대에 다시 복학하면서 신 소재를 공부하고 있다. 사실상 재료는 복무의 연장선인지라, 마치 군대가 인턴십을 다녀온 것처럼 훌륭한 경력이 되었다. 그리고 군 생활을 통해 비정규직 근로자, 청소 아주머니, 식당 아저씨와 같은 분들에게 매사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사람은 바닥 생활부터 배워야 하고, 아래일수록 그만큼 중요한 위치이니까 말이다. 소철과 중철의 차이는 0.5인치에서 나왔다. 그 손톱만큼의 길이가 군대 전체 물량의 밴딩을 결정한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작은 차이가 언젠가는 큰 결과로 이어진다고 믿는다. 나보다 위에 있는 사람을 존중 할 줄 알며, 나보다 경험이 부족했던 사람이라도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넬 줄 알게 되었다. 사람은 밑바닥부터 배워야 한다. 31

32 2015년 7월, 어느새 나는 정부부처 중 하나인 미래창조과학부 기자로 위촉이 되어 현재 다양한 기관들을 돌아다니면서 연구와 정책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발대식 당시, 나를 군대를 전역하고 들어오신 분 이라며 반갑게 맞이하신 서기관님이 생각난다. 가만히 떠올려보면, 내가 최종 면접에서 합격할 수 있었던 원인은 물론 개인적 노력도 있었겠지만, 가장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는 아무래도 나의 탄약관리병 군 생활이 있지 않았나 싶다. 실제로 면접 도중, 군 생활에 관한 질문을 하셨고 그 동안 있었던 경험을 말씀드렸더니 아주 만족스러워하신 것만 보더 라도 말이다. 아직도 나는 여유가 생기면, 11탄약창에 계신 탄약 중대 장님과 여하 간부님들께 항상 감사하다고 연락을 드린다. 아무것도 몰랐던 나에게 탄에 대한 지식, 공대생에게 경영 능력을 전수해주신 그 분들이 없었다면 채용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군 생활 중 만났던 선임들과 후임, 장교님들 모두 사회에서는 하나같이 좋은 형 동생, 회사원이셨고 이분들과의 교류를 통해 취업 정보까지 공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소설가 김훈은 칼의 노래 책머리에서 사랑이여 아득한 적이여, 너의 모든 생명의 함대는 바람불고 물결 높은 날 내 마지막 바다 노량으로 오라. 오라, 내 거기서 한줄기 일자진으로 적을 맞으리. 라고 통찰했다. 이순신은 백의종군을 하면서까지 애국심을 버리지 않았다. 도리어 목숨을 걸고 외부의 위협과 맞서 싸웠다. 군대에서 우리는 그를 기억해야 한다. 후임이라고 떠넘기지 말고, 선임으로서 내가 먼저 이끈다면 신뢰와 함께 사랑받는 기쁨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선임에서 선은 先 (먼저 선)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33 이듯이, 위일수록 더욱 희생하고 봉사해야 하니까 말이다. 누군가 하겠지 가 아니라 내가 먼저 를 습관화할 때, 선진 병영 문화는 실제로 형성될 것이다. 최근 들어 군대에서는 안타까운 사건이 잦다. 그러나 위기일수록 기회는 오는 법이다. 만약 내가 편한 직책만 고집했다면, 오늘날 나는 없었고 지금 탄약과 재료에 대한 기술 또한 도저히 배울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조직에 관한 노하우, 넓게 보는 안목을 과연 군대가 아닌 어디에서 기를 수 있었겠나. 말로는 누구나 이상을 던지지만, 인간은 현실 속에서 스스로 겸허해야 한다. 내가 나이가 많다고 해서, 혹은 학력이 높다고 해서 남을 무시하는 사회는 올바른 사회가 아니다. 직업 에는 귀천이 없고, 약자를 보호하는 세상. 나는 그런 세상을 꿈꾼다. 그런 나라가 대한민국이길 꿈꾸어왔고, 군인으로서 조국을 지킨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 사람은 자고로 밑바닥부터 배워야 한다. 사람은 밑바닥부터 배워야 한다. 33

34 장 려 시간의 Key 포인트를 찾자 김 동 영 (육군 기술행정병) 우리의 고민은 무엇일까? 대한민국의 남자라면 고민되는 것 중 하나가 군 입대이지 아닐까 싶다. 언제 입영하는게 좋을지... 육 해 공군 중 어디로 갈까... 한번쯤 남자라면 고민해 본 경험이다. 요즘은 사회적인 문제로 취업 등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휴학하는 학생이 많다 보니 입영하기가 그리 녹녹하지 않은 것 같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친구들 사이에 요즘 군대에 입대하기는 취업 준비하는 고시생 처럼 어렵다는 농담도 있다 이전에도 마찬가지였던 것처럼... 이제 제대한지도 3개월이 지났다. 지금 되돌아보면 무수히 많은 추억들이 되살아나는 것 같다. 입영하기 위한 2년전으로 되돌아 가 보려고 한다. 대학교에 2학년에 재학 중 절친의 친구들은 하나, 둘, 입대하게 되었다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35 대한민국 남자라면 다녀와야 될 군대에 한명씩 한명씩 떠나 보내게 되면서 나도 곧 가야 된다는 압박감속에 마음을 굳게 먹고 이제 휴학을 하고 빨리 다녀와야 되겠다는 생각과 고민속에 병무청 홈페이지를 두드렸다. 1차 지원... 낙방, 2차 지원... 또 낙방, 군 입대 지원이 이렇게 힘든 지는 처음 알았다. 취업 준비하는 고시생과 영락 다를 바 없었다 나는 무슨 놈의 군대가 내가 자원해서 가겠다고 하는데, 재수도 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리 힘들어... 투덜거리기도 하였고, 한편으로는 취업 난, 경제적 사정 등으로 인한 사회적 현상이 심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후로, 부모님과의 많은 이야기 속에 그래도 전공을 살려 특기병으로 지원해 보라는 말씀에 그래 이왕이면 전공도 살려보자는 마음에 전공과 어느 정도 유사한 장갑차 정비병으로 지원하게 되었고, 1달 뒤 합격 통지서를 받게 되었다. 순간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하였다. 막상 합격통지서를 받고 보니 너무 시간이 부족하였다. 이번학기를 마치면 입영하기까지 불과 2주간의 시간밖에 없었다. 너무나 시간이 짧았다. 이제 나도 가는 구나... 설레임 보다는 다가 올 두려움에 우선 겁이 났다. 입영을 위한 준비도 안 되었고, 집을 떠나 21개월이란 시간을 새로운 낯선 환경과 새로운 친구들과 동고동락을 하게 된다는 것이 왠지 모를 시간의 Key 포인트를 찾자. 35

36 두려움으로 몰려 왔다. 왜 그리 시간은 빨리 가는지, 드디어 그리 반갑지 않은 입영일이 된 것이다. 나는 애써 표시 내지 않으려고 했다. 부모님 걱정 안하시게 하기 위해 담담한 마음으로 환한 웃음과 함께 잘 다녀오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부모님과 함께 논산훈련소로 출발을 하였다. 논산훈련소에 입영시간 보다 2시간 전에 도착하여 훈련소 이곳 저곳을 둘러보던 중 부모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병영시설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시기에 나는 속으로는 그래도 군대는 군대인데 라고 생각하던 중, 마음 편하게 먹고 건강하게 군복무 잘 마치자 라고 말씀하시는 부모님께 걱정 안하셔도 된다는 말씀드리고 금방 다녀오겠다고 웃으면서 말씀드렸더니 내 자신도 안정이 되는 것 같았다. 이렇게 입영식과 논산훈련소에서 정규훈련 과정을 마치고 육군 기계화 학교에서의 특기병 후반기교육이 시작 되었다. 장갑차 정비 교육 받으 면서 이제 조금씩 철도차량 전공과 유사한 내연기관의 정비 실무교육을 받게 되었다. 학교보다도 더 많은 교육시간과 실기와 암기, 매일 반복 되는 시험을 통해 힘들기는 하였지만 하나씩 하나씩 알아가는 정비 내용들이 제법 재미가 있었다. 6주간의 정비 실무교육을 받으면서 나름대로 보람되고 유익한 교육을 통해 전공과 관련된 지식을 조금 더 알게 되는 시간이 되었었다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37 모든 6주간의 교육훈련 일정을 마치고 자대 배치를 받아 간 곳은 최전방 철원 기갑부대였다. 사방을 둘러봐도 보이는 것은 장갑차로 가득하였다. 한편으로 가슴이 뿌듯하면서 설레임, 이제 본격적인 실무 정비를 통 한 기동의 만전을 위한 한 치도 오차도 허용이 되지 않는 완벽한 정 비를 요하는 곳이 군대라는 선임병, 소대장님 등의 말씀이 선하다. 지역적 특성 때문인지 춥기는 왜 그리 추운지, 또 훈련은 왜 그리 많은지... 기동훈련 준비를 위한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 때로는 새벽 까지도 정비를 마치고 내무반으로 복귀하는 일도 많았다. 생각해 보면 그러한 과정들이 보이지 숙련의 과정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준 것 같다. 이렇게 군복무를 무사히 마치고 복학을 하게 되었다. 군 복무 당시 에는 반복적인 교육과 정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던 일 들이 복학 한 후에는 이러한 실전적인 정비 경험을 통해 전공과목 학습에 기초적인 이론 은 물론 체계적인 순환과정을 이해할 수 있어 학습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학교에서의 전공이 철도차량 시스템으로 철도기관사, 철도관제사를 양성하는 학과로서 교육과정 편성이 내연기관, 재료역학, 열역학, 차량 공조시스템, 차량요소설계 등으로 편성되어 있어 장갑차 정비병으로 복무한 경험이 이렇게 수업 내용의 전반적 이해를 돕는데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또한, 특기병으로 지원한 덕분에 군 기계화학교에서 이수한 정비기 시간의 Key 포인트를 찾자. 37

38 초실습을 군 교육훈련 학점으로 인정받아 수강계획에 따른 학점관리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21개월 이란 군복무를 통해 생각의 변화를 가져왔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끈기를 갖게 하였다. 군 입대를 앞둔 모든 분들께 한 가지 말씀 드린다면, 이왕 가는 군대 라면 적성과 전공을 살려 군 복무를 연계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취업은 하늘의 별따기라고 흔히 이야기한다. 그 만큼 경제도 어렵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스펙을 갖추어야 살아남는 자가 된다. 라고 주위 에서 많은 이야기를 한다. 과연 그 스펙은 무엇일까? 스펙을 위한 스펙을 쌓고는 있지 않은지... 올바른 인성과 겸손 속에서 한가지 한가지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하나씩 성취하고 나아갈 때 가슴에서 뿜어져 나오는 환호와 열정, 이것이 진정 젊음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21개월이란 복무기간 동안 많은 생각을 통해 많은 고민도 했다. 스펙은 누가 주지 않는다. 스펙은 노력하고 도전하는 자가 성취하는 것이다. 군 복무기간이 흘러가는 시간이 아닌, 공백의 시간이 아닌, 발상의 전환 으로 인생 역전을 위한 시발점이 되는 Key 포인트가 되었으면 한다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39 장 려 선택으로 시작된 2년의 성장 방 성 준 (장려, 공군 영상촬영병) 2011년 크리스마스, 나는 미용실에 들러 머리를 빡빡 밀었다. 그래도 크리스마스는 사회에서 보내고 가네. 라고 농담을 던지는 아주머니에게 가볍게 미소를 건넸지만, 마음은 그리 편하지 않았다. 12월 26일, 입대 당일이 되어서야 나는 무언가를 놓고 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정말로 입대를 하는구나. 전 날의 한기가 나의 머리를 적셨다. 용인에서 진주까지 먼 거리를 가야했기 때문에 엄마와 나는 이른 아침 차에 올라 고속도로를 달렸다. 가는 내내 친구들에게 문자를 보내며, 선배들과 후배에게 인사를 했다. 무사히 잘 다녀오겠노라고, 앞으로 일주일 후면 스물넷이 되는 나이지만 나보다 조금 어린 친구들과 잘 어울려 지내겠다고. 팡파르와 시끌벅적한 연병장에 멍하니 서있으며 설레는 마음이 들었던 이유는 아무래도 새로운 인연에 대한 기대였을 것이다. 앞으로 2년 동안 만날 친구들을 대면하는 과정이 그래도 나를 즐겁게 했으리라. 눈물을 닦고, 울지 않는 척하는 어머니를 뒤로 하고 나는 생활관으로 선택으로 시작된 2년의 성장 39

40 향했다. 남아있는 큰 절이 어머니에게 위안이 되길. 그 추운 겨울에도 진주는 춥지 않았다. 훈련소에서의 6주간, 나는 소대 근무라는 반장개념의 역할을 수행했다. 일단 나이가 소대 친구들보다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누군가 하지 않으면 내가 해야 할 것만 같은 불안함 때문이었다. 그렇게 6주간 부대 행렬 옆에서 구령을 붙였다. 사격, 행군, 각개전투 다양한 훈련기간 동안 공군에서 이루어지는 자대배치와 보직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었고, 매순간 최선을 다해 원하는 보직과 자대배치를 받기 위해 노력 했다. 훈련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쯤, 옆에 있는 친구가 자연과학을 전공했다는 이유로 공군 기상단 면접을 보고 왔다. 전공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면접의 자격요건이 되었던 것이다. 내심 영화를 전공하는 나에 게도 정훈이라는 특기가 주어지면 좋겠다고 잠시 생각했었다. 그리고 정확히 10분 후, 정훈 특기를 모집한다는 공고가 방송을 통해 나왔다. 내 귀를 의심하며 모집요건을 들으니, 아무래도 나보다 적합한 사람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로 자격요건에 아주 적합한 특기였다. 1차로 진행한 자격심사와 2차로 진행한 면접을 통해서 나는 공군 미디어 영상 팀에 영상촬영보조병으로 차출되었다. 마치 기적이 이렇게 행해지는가 싶을 정도로 나는 감사드리며 자대로 향했다. 물론, 실무를 행할 수 있는 인원을 바로 뽑은 것이었기 때문에 특기 교육은 따로 없었다. 계롱대, 공군 본부에 위치한 미디어 영상 팀의 업무는 주로 공군 내 홍보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었으며, 영상 병의 업무는 공군공감 이라는 블로그에 올라갈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었다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41 아직도 나의 사수가 했던 이야기가 귀에 맴돈다. 성준아, 너 진짜 잘 온 거다. 진짜 열심히 해라. 나를 처음 본 사람이 나에게 이런 축복 어린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것인가. 그 이야기가 어디서부터 진짜인지 믿을 수는 없었지만, 전역을 앞 둔 말년 병장이 해주는 이야기들은 모두 축복이었으며, 2년 동안의 세월을 헛되지 보내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었다. 그리고 이 자리에 오기 까지 내가 서류와 면접을 통해 꺾은 친구들이 미안해서라도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 라고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 나의 군 생활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영상 팀을 담당하는 장교는 굉장히 병사들에게 친근했다. 병사이기 전에 친구로 생각해주었고 그 믿음과 신뢰 덕분에 나를 포함한 영상 팀 3명은 모두 콘텐츠를 착착 만들어갔다. 첫 콘텐츠를 만들 때 나에게 해주었던 너를 믿으니까, 너 마음대로 해봐. 라는 이야기는 나를 자신감 있게 만들었고 그렇게 하나 둘 계속해서 자신감 있게 콘텐츠를 만들어 갈 수 있었다. 재미있는 콘텐츠부터 정훈교육을 위한 영상까지, 영상 으로 해야 할 일은 생각보다 많아서 주말에도 사무실에 앉아 편집을 하기도 했고, 일과가 끝난 시간에도 사무실에 다시 올라와 편집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때로는 출장으로 전국 비행단과 포대를 돌아다니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사랑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또한 사회에 나가서도 나의 피가 되고 살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언제나 열정과 성실로 임했다. 그렇게 나는 미디어 영상 팀에서 믿을 만한 영상팀원이 되어있었고, 창의적인 콘텐츠로 정훈실 장군과 영관급 장교들의 신뢰 를 얻었다. 나는 그 신뢰를 바탕으로 더욱 더 신나는 작품들을 만들어 냈다. 선택으로 시작된 2년의 성장 41

42 공군 내 비보이 팀원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다큐멘터리 춤추는 공군, airforce b-boy team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 총 3편을 제작하기도 했고, 밀리터리 스웨거 라는 군대를 소재로 한 힙합 뮤직비디오를 만 들어 호응을 얻어내기도 했다. 또한 moments of 공군 이라는 서정적 이고 정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클래식과 함께 비행단과 포대, 교육사의 일상을 담아내기도 했다. 전투적인 모습만 보이던 군대를 고요하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반응이 좋았다. 튼튼공군 힐링공군 이라는 타이포 그라피를 이용한 공군식단 홍보 영상을 만들기도 했으며 블랙이글 그 영광의 순간 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촬영, 편집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뉴욕 페스티벌에서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영상 팀 프로젝트인 공감 뮤직 4U 라는 음악 콘텐츠를 주로 맡아 촬영했으며, 아버지의 첫 휴가 라는 단편영화를 연출, 촬영하기도 했다. 또한 가장 행복했던 기억은 공군 수송기에 매달려 뒤따라오는 수송기의 편대 비행을 촬영한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가장 군 생활 중에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수송기의 뒷문이 열리고 그 뒤에 매달려서 다가오는 수송기를 촬영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과연 공군에서 몇 명의 병사가 이런 경험을 했을까 싶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크게 히트를 쳤던 공군의 패러디 영상인 레밀리터리블 을 촬영한 기억은 내게 남다르다. 갓 상병이 되었을 무렵, 나는 팀원들의 신뢰를 얻으며 장교와 팀장님 들에게 행복한 기억을 선사하고 있었다. 재미난 영상을 만드는 것 자체가 나에게도 큰 활력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서로 윈-윈하고 있던 때 였다. 영상장교와 디자인을 담당하던 장교는 영화 레미제라블 을 보고 왔다고 이야기를 하며 패러디 영상을 만들자고 했고, 사실, 개인적으로는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43 일이 너무 커지는 것 같아, 하지 말자고 훼방을 놓고 있었다. 하지만 장교들의 장난으로 시작된 이야기가 점차 커지는 것을 목격하였고, 결국엔 내가 촬영을 하게 될 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 뒤로 빼지 않고 참여하기로 했다. 연출을 맡은 디자인 팀 중위는 개사와 음악 작업에 착수했고 늘 그렇듯 영상팀원 전체가 각자의 포지션에서 자신들의 일을 개시했다. 촬영을 맡은 나는 컷 리스트를 짜고 다양한 방식의 촬영 콘티를 짰다. 기존의 영화와 최대한 비슷하게 가면서도 공군 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는 것이 콘셉트이었다. 때마침 신년을 맞이해서 들어온 장비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으로 가기로 했고 그렇게 주말도 반납하면서 모든 팀원이 하나가 되었다. 전군에 있는 공군 군악대를 모집하였고 리허설을 진행하였으며 마침내 촬영일이 다가왔다. 총 3회 차로 진행되는 촬영에 조금은 벅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입대 전 단편 작품을 진행했던 기억을 살려 최대한 편안한 마음으로 현장에 임했다. 물론, 육체적으로는 굉장히 고된 일정이었지만 모두가 필요했고, 팀원 전체가 각자의 자리에서 임하는 임무가 있었기 때문에 누구 하나도 투정부리지 않았다. 그렇게 우리는 촬영을 무사히 마쳤다. 파급력은 엄청났다. 다양한 매체에서 연일 우리의 콘텐츠를 보도하기 시작했고, 방송 3사, 9시 뉴스에 우리의 이야기가 담겼다. 심지어 유수 해외 언론에서도 앞 다투어 한국 공군의 콘텐츠를 소개했다. 난생처음 인터뷰를 하기도 했고, 공군지의 특집은 레밀리터리블로 바뀌었다. 너무나 벅찬 경험들. 군대에서 인생의 전성기를 맞는 것은 아닌가에 대한 두려움이 앞설 정도로 굉장한 경험이 이어졌다. 친구들의 전화와 선, 선택으로 시작된 2년의 성장 43

44 후배들의 칭찬들은 아, 정말 좋은 선택을 했다. 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나에게 축복을 하던 사수의 이야기를 다시 되뇌어보며 내가 앞으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지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었다. 이럴 때일 수록 오만하지 않으며 절제된 모습으로 겸손히 나아가자. 지금에서 보면 이러한 생각 자체가 오바스러운듯 하지만 정말로 그 때의 나에게는 굉장히 필요한 조언이었으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진지한 고민 이었다. 정말로 레밀리터리블의 성공은 상상을 초월했었다. 물론, 지금은 이력서에 한 줄 정도 넣을 수 있는 작은 추억으로 변해 있지만, 나에게 굉장한 축복을 안겨준 그 콘텐츠는 여전히 내 마음 속에 남아 있다. 2년간의 선택을 좌우할 공군을 선택한 것과 훈련소에서의 기적 같은 경험들 그리고 자대에 배치 받아 나를 사랑해주고 신뢰를 준, 선임과 후임들, 장교들 덕분에 나는 굉장한 경험을 하며 2년의 군 생활을 무사히 마쳤다. 신기하게도 딱 2년의 시간이었지만 2012년이 윤달이 껴있어 크리스마스 다음날 입대하고 크리스마스에 전역을 했다. 바로 기적은 이런 것이었다. 부대끼며 뒹굴었던 좋은 추억들만 남아, 내게는 아직도 군대가 축복 이고, 선택이 이루어낸 성공적인 경험이다. 같이 웃을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것, 내게 신뢰와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 그 속 에서 나는 자신감을 얻었고 현재는 영화학과에 복학하여 열심히 정진하고 있다. 삶에 있어 축복의 경험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에 여전히 감사하며, 좋은 영화로 사랑하는 이들에게 보답하며 살아가려 한다. 아직도, 감사한 마음뿐이다. 나의 삶에 있어 나를 대면하며, 외로운 시간을 그저, 외롭 지만 않게 보내게 도와준 모든 동료와 군인들에게 감사한다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45 노력상 글로벌인재가 꿈인 한 요리사 유 민 열 (육군 조리병) 안녕하십니까? 92년생 현역 육군출신 건장한 청년 유민열 이라고 합니다. 저는 2012년도 1월 10일 지금은 없어진 306보충대로 입대하여 30사단 기계화보병사단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 마쳤습니다. 저는 중학생시절부터 요리사가 꿈이었습니다. 평범한 요리사이기 보단 글로벌하고 한국을 알리는 그런 영향력 있는 한식 요리사가 되고 싶었 습니다. 그래서 대학교도 경주대학교 외식조리학과로 원서를 넣었고 합격하여 1학년을 모두 마치고 입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입대 전 보유 자격증 증명에 한식자격증을 써 넣었고 당연히 보직을 취사병으로 받았습니다. 글로벌한 요리사가 되기 위해 선 낯선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를 빠르게 형성하고 비록, 외국어는 아니 지만 글로벌 요리사와 요리에 대한 의견을 선임과 동기, 후임들과 토론 하고 대화하여 더 꿈에 대한 그림을 그려나가려고 생각했습니다. 또 모르는 사람들의 입맛에 가장 적합한 음식을 대량으로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글로벌인재가 꿈인 한 요리사 45

46 하지만, 신병교육이 끝나고 보직발표가 있는 날 저는 한번의 갈등을 맞게 되었습니다. 한번도 듣지 못한 취사병 이 아닌 30사단 회관병 이라는 보직을 받게 되었습니다. 입대하기 전부터 취사병만을 생각해온 저로써는 굉장히 혼란스러웠 습니다. 회관병에 대한 정보를 전혀 듣지 못했었기 때문입니다. 주변 조교나 동기들에게도 회관병에 대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취사 병에 대한 꿈을 안고 입대한 저는 그 당시에 정말 많은 갈등을 하였습 니다. 아 보직이전이 가능한가? 나의 꿈(글로벌 한식요리사)을 포기해야 하는가?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일단은 보직을 받고 근무지로 가야 하는 신병으로서 그냥 갈등만을 안고 30사단 회관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곳은 정말 신기한 곳 이였습니다. 회관인원은 총 13명 4명: 취사병 6명: 연회병 1명: 회계병 1명: 놀이 시설 관리병 1명:PX병 평일 업무는 30사단 또는 주변 사단 연대의 부대회식과 군인가족들 의 외식을 준비하고 제공하는 단순히 말하면 고기집이였습니다. 주말 오전에는 30사단의 군 장병들의 지인, 가족 면회를 책임지고 식사와 놀이를 제공하는 업무를 하였고 오후에는 평일과 같이 사단 주변 연대의 회식을 책임지고 식사를 제공하였습니다. 그때 당시 저는 정말 혼란이 많았습니다. 많은 낯선 사람과 커뮤니케이션 형성능력을 키워야하는데 고작 13명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47 이라니... 대량 뷔페, 급식의 능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는 어떻게 하지? 등등의 수많은 갈등과 좌절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결국 선임에게 말 했습니다. ooo상병님, 저는 이것을 생각하고 온 것이 아닙니다. 사단으로 보 내서 야전취사를 하고싶습니다. 하지만, 그때 저의 선임은 너의 꿈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같은 요리사를 꿈으로 한 사람으로써 이곳은 또 다른 엄청난 기회와 엄청난 능력을 만들 수 있는 곳이다. 너한테 맡겨진 임무조차 시도해 보지 않고 하고 싶은 일만 찾아 도망 다니는 것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라고 저에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때 저는 망치로 한 대 맞은 기분 이였습니다. 평소에 진취적이고 도전적이며 이상주의라고 생각했던 저는 선임의 얘기를 듣고 꿈이라는 명분을 세우고 하고 싶은 일만 찾아다니는 비겁 한 사람일 뿐 이었습니다. 맡겨진 임무와 하기 싫어도 해야 할 임무, 어떠한 공부도 쓸모없지 않다는 교훈을 알지 못하고 그냥 하고 싶은 일만 찾아 다니는 어린 20 대의 인간 이였습니다. 선임의 이야기를 듣고 저는 그날 하루 꼬박 저 자신을 돌아보고 꿈에 대한 길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꿈을 찾다보면 해야 할 일들이 있고 또 따라오는 하기 싫은 일들이 있다는 것과 글로벌 요리사가 되기 위해선 회관의 임무 또한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글로벌인재가 꿈인 한 요리사 47

48 그러고 다음날부터 저는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평일 예약제로 운영되던 저희 회관 시스템을 파악하고 자주 회관을 찾는 부대와 가족들을 파악하고 서비스 제공을 계획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입대 전 고등학교 때부터 하던 대형 웨딩홀 주방알바의 경험을 살려 음식의 질과 양을 조절할 수 있었고 작은 주방안의 4명과 커뮤니 케이션을 형성하여 서로에게 힘이 되고 상호보완적인 체계를 형성하는 데 의견을 제시하여 주방 선임들에게 굉장한 신뢰를 얻게 되었습니다. 서로의 의견이 합하여 음식의 질과 서비스의 질이 나아지고 그로 인해 회관의 이미지가 더 좋아지고 사단에 회관에 대한 소문이 퍼져 사단장님의 포상휴가와 기타 보상까지 얻은 경험도 있습니다. 그리고 사단의 가장 최고 위치이신 사단장님의 식사도 한달에 1, 2번 있던 횟수가 일주일에 1, 2번으로 늘어나게 되어 자동으로 음식에 대한 맛, 질, 양 조절과 음식연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습니다. 부 대의 작은 회식과 군인가족 외식의 질과 서비스를 신경 쓰고 향상시킨 결과 저의 꿈 글로벌 요리사가 갖추어야 할 자질(요리연구, 비즈니스 고객 맞춤 서비스, 대량요리 등등)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그런 노력에 비례하여 사단장님의 칭찬과 포상도 잇따라 받게 되어 사회의 인과응 보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 사단장님의 신뢰를 얻어 사단장님의 외래손님(타 사단장님, 비즈 니스손님, 지인)들의 식사까지 책임지고 제공하는 명성까지 얻게 되었 습니다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49 만약, 처음 전입오던 그날 단순히 고기집이라 무시하고 꿈에 필요 없는 일이라 피해갔다면, 저는 아마 이런 능력과 인과응보에 대한 경험, 꿈은 작은 노력에서부터 작은 시도에서부터 온다는 교훈을 배우지 못 했을 것입니다. 또 군 생활하면서 정말 소수만이 겪을 수 있는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첫 번째는, 30사단 회관의 명성이 군단에도 퍼져 군단장님 의 취사병 으로도 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아쉽게 되지는 못하였지만, 이런 기회를 갖는 다는 것은 군단 안에서 많은 사단의 취사병 중에서 6명안에 들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30사단 사단장님의 취임식을 맡아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 하는 프로젝트를 한 경험이 있습니다. 사단장님은 사단에서 최고 위치에 있는 지휘관으로써 모든 환경가운데 가중 중요한 의식주의 음식을 맡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한달전부터 메뉴와 계획 서비스와 서빙방법을 다 계획하고 밤낮 가리지 않고 기타 동기, 후임들과 취임식을 준비한 기억은 평생 잊을 수가 없는 경험입니다. 예를 들면, 사회에서 대통령의 취임식을 맡았다고 비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는, 부사관들의 숙소에 신축된 급식소의 운영체계와 재료, 조리법을 해당 취사병에게 전수하고 몇 달간 대표로 운영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사회로 비유하면, 새 레스토랑의 운영체계와 시스템을 가르 치고 운영했다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듣기에는 쉬워보일지 모르 글로벌인재가 꿈인 한 요리사 49

50 지만 주방의 위치, 음식보관법, 조리준비, 조리법, 서비스, 서빙 등등의 모든 운영체계를 세우고 가르치는 것은 저에게 정말 갚진 경험이 되었 습니다. 네 번째는, 제가 병장때 회관 주변에 있는 군 아파트의 재건축이 있었 습니다. 모든 아파트를 허물고 새로 짓는 과정에 공사인부들의 식사제공 여건마련과 사단 외의 민간주택가의 주민들의 공해와 소음피해가 있었 습니다. 그래서 사단과 건축회사의 회의로 공사인부들에게 아침, 점심 식사를 제공하고, 민간 주민들에게 음식을 제공하자는 결과가 있었 습니다. 그 결과는 저에게 있어서는 정말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전역을 곧 앞둔 병장으로 그 많은 인부들에게 아침, 점심을 제공하는데 필요한 운영체계와 식단표 선정은 정말 어려운 일이였고, 일단 손님들에게 제공하던 음식과 서비스가 아닌 피해를 입은 주민들 에게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만족을 얻는 다는 것은 제가 했던 모든 서비스 중에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일이였습니다. 누군가의 아침과 점심 이란 하루 일과의 힘이 되게 하는 것이고 또 회식이 아닌 식사였기 때문에 18개월간의 했던 근무와는 다른 새로운 일이였습니다. 또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통해 만족감을 드리고 피해에 대한 보상을 채워드리는 일은 정말 부담되고 어려운 일이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수 개월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두 가지(인부식사, 보상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51 제공) 계획을 세우고 연습하고 후임들에게 전수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새 저는 책임감을 갖고 책임에 대한 의무를 다하는 교훈을 배우게 되었 습니다. 그 후 저는 21개월의 군 복무를 모두 끝마치고 건강하고 또 새로운 모습으로 제대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저는 학교를 복학하고 요리를 배워나가면서 음식뿐만 아닌 더 광범위하고 더 트렌드한 매체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더 글로벌적인 인재가 되고 싶은 꿈이 생겨 경남대학교 무역학과로 편입을 하여 세계무역에 대한 꿈을 현재 꾸고 있습니다. 군 생활에 배웠던 운영계획과 서비스제공,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 겪어야 하는 일들과 그에 따른 책임감을 살려 앞으로 더 많은 경험과 더 넓은 꿈을 꾸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글로벌인재가 꿈인 한 요리사 51

52 노력상 그 때, 그리고 유 민 열 (육군 운전병) 2009년, 그 때 의 나는 그랬다.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모님의 권유에 못 이겨 전문대에 진학한, 꿈 없는 스무 살이었다. 어떤 분야의 전공을 선택할지 고민하던 끝에 작지만 관심을 가졌던 자동차와 관련하여 자동차과에 진학을 했고, 전공분야는 생각처럼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찍이 자동차를 전공으로 선택하고 준비한 동기, 사회에서 자동차 관련 산업에서 일하다온 형, 군대에서 자동차계통 주특기로 복무하다 나온 복학생 형, 꿈 없던 내게 대학생활은 쉽지 않은 경쟁시장이었다. 그 분야를 잘 알고, 잘 하는 형과 동기들에게 밀려 실습시간은 배움보단 어깨 너머로 구경하는 시간이 었고, 이론 수업마저도 기본이 없는 내겐 소귀에 경 읽기에 불과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학교생활에는 더욱 흥미를 잃었고, 공부보다 그 외의 것들에 집중하며 무의미한 시간들을 보냈었다. 그렇게 스무 살의 전반을 허비하며 결심한건 입대였다. 도피처 같았 을까,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해보여서 도망치고 싶었다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53 결국 1학년을 마치고 입대하라는 부모님과 친구들의 만류를 무시한 채 휴학계를 내고 그 해 9월, 나는 입대를 했다. 운전하는 것을 좋아했기에 운전병으로 입대를 하게 되었다. 훈련소에서 기초훈련을 받고, 통제된 생활을 겪으며 내 선택이 과연 올바른 선택이었을까 후회하기도 했고, 난생처음 겪는 고통과 외로움에 쓰라림을 느끼며, 도피처로 여겼던 나의 군생활이 시작되는 듯 했다. 후회와 외로움 속에 기초훈련을 수료하고 야전수송교육단으로 이동 해서 운전병 주특기교육을 받게 되었다. 주로 운전교육을 받고, 뿐만 아니라 타이어도 교환해보고, 예방정비라는 기초자동차정비 교육도 받게 되었는데, 그 때 가슴 뜨거워짐을 느꼈다. 단순히 하나의 자동차를 정비 한다는 것이 대학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경험과 더불어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내 진짜사나이, 나의 군생활은 시작되었다. 대학에서 형들이나 친구들의 어깨 너머로 보기만 했던 일들을 이제 내가 직접 만져보며 이해할 수 있어 상당히 좋았던 것 같다. 주특기교육이 끝나고 자대배치를 받고 대형차량 운전병으로 본격적인 임무수행을 시작했다. 운전병으로의 하루 일과를 보기 시작하면서 운전하는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정비였다. 부서로 출근해서 가장 먼저하게 된 것이 차량 아침점호 였는데 부여받은 차량이 정상적으로 운행이 가능한지, 오일이나 냉각수는 그 때, 그리고 53

54 적정량이 충만 되었는지, 타이어 상태나 브레이크 작동상태는 어떠 한지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그 당시엔 어찌나 대단하고 멋진 일로 느껴 졌는지 아직도 그 때의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아침점호를 시작으로 예방정비의 일환으로 구동부에 그리스를 주입 한다던지, 오일과 필터를 교환한다던지 하는 작업들을 배우고 직접 만져보며 정비하게 되었는데. 이 때 그 각각의 작동원리에 대해 큰 이해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도 그 경험을 통해 내 차를 사용하던 중에나, 혹은 대학의 정비실습 시간에서 어떤 문제나 정상작동 여부를 수월하게 파악하고 이해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내 군생활 하루하루는 지나갔고, 그러던 중 담당간부에게 군 내 에서도 자격시험을 칠 수 있는 군 국가기술자격검정 시험에 대해 듣게 되었다. 1년에 두 번 전반기와 후반기에 이루어지는데 결격사유 없는 현역군인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고 종목에 따라 집체교육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단하나의 자격증도 없던 내게 기회로 와 닿았던 것 같아 휴가를 다녀오면서 당장에 자동차정비기능사 수험서를 사왔고 일과 후에 있는 개인정비시간에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현역지원 부사관이라는 제도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부대 인사담당관을 통해 부사관으로의 급여나 저축제도, 전문 교육, 자격시험 지원 등에 대해 안내받게 되었고 고민하게 되었다. 다른 동기들이 원하듯 빨리 전역해서 내가 있던 곳으로 돌아가느냐, 아니면 내게 기회란 것을 준 이 곳에 남아 그 기회를 잡느냐... 가족들과 친구들 동기들 모두가 왜 힘들게 그 길을 가려하느냐며 반대 했지만, 내가 가장 먼저 생각되었던 것은 불과 몇 개월 전의 내 모습으로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55 돌아가기 싫다는 것이었다. 장기복무를 하건 의무복무기간만 채우고 전역을 하건, 4년 후에 내 모습이 기대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향후 4년간 내가 경험할 것들, 다가올 기회들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모두의 만류를 뒤로한 채 수송부사관에 지원했다. 선발과정과 육군부사관학교에서의 훈련과정을 모두 이겨내고 자랑 스런 하사 계급장을 다는 것과 동시에 내 군생활은 또다시 시작되었고, 이 후 육군종합군수학교에서 전문교육을 받았다. 그 곳에서는 내 주특기인 수송운용과 관련한 업무에 대해 공부를 했고, 특히 차량정비와 운전에 관한 전문기술과 지식에 대해 많은 배움을 얻고, 그 배움을 활용할 수 있게 연구를 할 수 있었다. 전문교육을 이수하고 나서는 경기도 전방의 공병부대로 배치되어 수 십대의 차량, 건설장비와 수십명의 소대원들과 함께 임무를 수행했다. 보다 높은 자리에서 일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학교 때만 큼이나 정비능력이 뛰어난 사람, 그 외에 더 많은 업무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곳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일과 후에 교범을 들여다보고 실차에서 점검해보며 정비경험을 쌓아갔고, 더불어 이 노력을 증명할 수 있는 자격증 취득을 위해 준비했다. 군 국가기술자격검정과 군 운전 면허시험, 그리고 각종 교육 등 군에서 지원해주는 기회들을 잘 활용 했던 것 같다. 소대원에게 이러한 기회를 추천하고, 내가 공부한 내용을 공유해서 함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노력했고, 이와 더불어 나중을 위해 매달 받는 봉급을 꾸준히 저축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2014년, 내가 5년차의 군생활을 하던 해였다. 또래 애들 그 때, 그리고 55

56 보다 많은 저축금을 가지게 되었고, 더불어 자동차정비기능사, 지게차 운전기능사, 굴삭기운전기능사, 기중기운전기능사, 화물운송종사자격, 각종운전면허 등 많은 자격증도 가지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열심히 준비했었고, 바쁘게 생활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그럼에도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과 함께 내가 도망쳤던 그 곳으로 돌아가서 이런 노력으로 다시 한 번 도전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고심 끝에 전역을 결심하고, 그 때 로 돌아와 대학에 복학을 했다. 다시 돌아온 학교에서는 모든 게 어렵지 않게 느껴졌다. 군생활 동안 하루가 멀다하고 만져댔던 타이어, 교육을 위해 수도 없이 고민하고 공부해서 이해했던 각 장치들의 작동원리, 그리고 하면된다는 그 자신감. 적지 않은 나이에 어린친구들과 함께 생활하고 공부하는 것이 쉬운 일을 아니었지만, 그 동생들 또한 그 때 의 나처럼 목표를 정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 도움을 주고 싶었다. 서로 경쟁하는 대학생활에서 나는 함께 나아가기를 원했고, 군 복무를 하며 얻은 실무 지식과 경험으로 동생들을 이끌어 나갔다. 그 결과 단순히 나만 인정 받기 위한 것이 아닌, 모두를 위해 대학생활을 하며 그 모습을 좋게 봐준 교수님들 덕분에 방황하던 20살 때와는 달리 모든 과목에서 A+ 등급을 받았고 평점 4.5라는 쾌거를 이룩했다. 그리고 학교에서 주최한 취업관련 워크샵에서도 군복무동안 취득한 자격증, 그리고 현장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자기소개서를 준비하여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57 면접을 본 결과 좋은 점수를 얻어 상금도 받고, 부산시 기업체에서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내 친구들은 지금도 얘기한다. 취직하기 힘들다고, 뭐해먹고 살아야 될지 모르겠다며. 반면에 나는 내가 좋아하는 분야가 있고 잘 할 수 있는 일과 그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토대로 지금은 졸업 후 4년제 대학으로의 편입과 향후 기아자동차로의 취직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중인데 전혀 걱정 되지 않는다. 20대, 군복무를 통해 얻게 된 지금의 나, 그리고 이 목표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고 있고,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바로 나다. 앞으로 입대를 앞둔 이들에서 말하고 싶다. 군대가는 것을 피하지도 말고 나처럼 도피처로 여기지도 말라고. 그대들에게만 주어진 도전의 기회라고. 자신이 하고 싶은, 혹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서 그 분야에서 자신을 가다듬고 단련시키면 군복무가 인생의 중요한 하나의 획이 될 것이라고. 이미 경험한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 때, 그리고 57

58 노력상 자동차 사랑의 계기가 된 운전병 복무 김 영 훈 (육군 운전병) 안녕하십니까? 저는 대전광역시에 위치한 목원대학교 전자공학과에 재학 중인 3학년 김영훈입니다. 2011년도에 입학하여 1학기를 마치고 난 뒤 충동적으로 어린 마음에 바로 2011년도 7월 25일에 군 입대를 지원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많이 두렵고 힘들어할 저의 모습들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극복하여 무사히 입소를 하였습니다. 훈련소에 입소한 후에 병과를 나뉘게 되는데 저는 운전면허증과 전자공학과인 특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운전병과 통신병으로 나누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결과 운전면허증으로 특기가 결정되어 운전병으로 발탁되어 자운대에 위치한 607기무부대에서 군복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군 생활 21개월 동안 자동차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운 후 무사히 전역을 하였습니다. 이제 이 공모 내용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공모 내용을 살펴보면 군 복무 특기가 전역 후 취업 또는 학업에 도움이 된 사례 를 설명하는 것이다. 그런데 위에 설명과 같이 저는 전자공학과를 전공했으므로 통신병의 특기를 받았어야지 군 복무 특기가 전역 후 학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59 생각을 해봤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운전병이라는 병과는 단지 운전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본적 으로 자동차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과 기본적인 수리 및 점검을 할 수 있게 교육을 받습니다. 그러하므로 운전병 출신인 남성들은 대부분 자동차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또한 자동차에 관심을 더욱 더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에 사람들이 생각하시기를 전자공학과랑 운전병이랑 무슨 관련이 있겠느냐? 라는 의문도 많이 생깁니다만, 전자공학과를 살펴보면 아주 다양하고 관련분야의 폭이 굉장히 넓다는 장점들을 지니고 있습니다. 전자라고 해서 보통의 사람들은 통신이나 전기, 프로그래밍 방면으로만 나아갈 것이라는 생각을 하시는데 자동차에 대해서도 매우 관련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기계, 제품 또는 장치를 보았을 경우 전자가 빠져있는 경우는 거의 볼 수 없습니다. 그 말은 즉, 자동차에도 전자부품이 들어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자동차의 구조를 잘 알기 때문에 대학교에서도 구조가 비슷한 드론이나 소형 로봇을 공부 하거나 실습할 때 가장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저의 진로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보통 전자공학과를 전공하신 분들은 전자회사나 전기회사, 통신회사 방면으로 많이들 취업하시는데 저의 희망진로는 세계적으로 대기업인 현대자동차에 취업하는 것이 목표 입니다. 고등학교에서부터 자동차에 워낙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취업목표가 뚜렷하였고, 운전병으로서 군 복무를 하는 순간부터 자동차에 대한 관심은 더욱 더 커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저는 제가 자동차에 대해 경정비를 하는 모습과 문제점을 알지 못해 그 문제점에 대해서 해결책을 찾고 있는 저의 모습을 살펴보았는데 행복해 하는 모습이 자동차 사랑의 계기가 된 운전병 복무 59

60 보였습니다. 정말 자동차에 대해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하므로 현재 대학교에서 현대자동차 회사에 취업 할 수 있는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열심히 공부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즉, 제가 희망해온 미래에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게 만들어 준 원동력이 되었음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저의 사례는 이러함으로 만들어지는 데 운전병이 아닌 다른 병과 사람들도 군 복무 특기가 취업과 학업에 도움이 된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일단 알아두셔야 하는 것은 분명히 군대에서 특기를 받아 근무를 하는 병사들은 그 병과에 대해서 완전한 전문적인 지식을 배우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병과는 그 사람이 사회에 나아가 취업 또는 학업에 도움이 될 수 있게 만들어주는 필요한 보직 입니다. 21개월이라는 시간동안 나의 미래에 관련하여 공부하고 투자 하고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운전병은 운전경력이 쌓이고, 그보다 더욱 좋은 것은 사회에 나아가 자기 자동차를 직접 경정비 및 점검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깁니다. 취사병은 미래에 요리사가 직업인 사람들에게는 주방에서 식칼을 잡고 요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주어지고, 행정병들은 컴퓨터활용능력이 향 상되므로 사회에 나아가 쉽게 문서를 작성하며, 일정을 수월하게 조율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의무병은 의사에 꿈을 가진 병사들이 전문적으로 배우거나 치료를 해주지는 않지만 의사로서의 기본적인 모습을 갖추어야 할 일과 자세를 배울 수 있다. 이렇게 대표 적인 특기를 가진 병과를 살펴보았는데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 공통점은 바로 모두 21개월이라는 시간동안 근무를 해온 경력들이 쌓이게 된 것 이였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의 군대라는 조직 인식은 힘들고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61 21개월 동안 하는 것과 배우는 것 없이 고생만 하고 오는 것이라고 아직도 생각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에 이야기를 해본 결과 군대에서는 많은 것을 배우고 올 수 있는 일생일대 아주 좋은 기회 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현재 아직 군 복무를 하지 않고 곧 해야 할 미필자 분들께 군 복무를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 이며 더 밝은 사회에 나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아주 좋은 디딤돌 단계 라고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저 또한 21개월 동안 좋은 경험을 쌓고 사회에 나아가 미래에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습니다. 자동차 사랑의 계기가 된 운전병 복무 61

62 노력상 내 인생의 로또당첨, 군악대! 김 현 준 (입상, 육군 군악병) 사나이로 태어나 누구나 한번쯤은 가게되는 군대, 대한민국 건강한 20대 청년이라면 누구나 해야하는 병역의 의무, 주변에선 몸 건강히만 있다가 나오라고들 하지만 나는 군대가 아니였으면 해보지 못할 값진 경험을 하고 나왔다. 그러한 나의 군대 경험들을 지금부터 이야기 해 보려고 한다.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았다. 초등학교 6학년때 처음 악기를 배워서 그렇게 성실히 그리고 꾸준히 악기를 배워온 결과 나는 대학에 들어와 음악교육을 전공하게 되었고 재밌게 대학을 다니고 있었다. 20대 초반.. 어느덧 입영통지서가 날라왔고 군입대가 슬슬 나에게도 다가왔다. 여기저기 인터넷도 찾아가며 학교 선배들에게도 물어보면서 군악대를 알게 되었다. 음악을 전공한 나는 클라리넷 전공을 연계해서 군대를 간다면 더없이 좋은 군생활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비로소 군악 지원입영을 마음먹었다. 각종 행사를 통해 군인들의 사기 진작은 물론 연주회를 통해 국민과 함께 호흡하고 사랑받는 군악대! 그렇게 군악대를 목표로 차근차근 시험 준비를 해나갔다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63 클라리넷을 전공한 나는 군대에 가서도 음악을 배울 뿐만 아니라 클 라리넷을 계속 연주할 수 있다는 기대에 열심히 군악대 시험을 준비했다. 음악을 전공했다고 해서누구나 갈수 있는 곳은 아니기에 더 열심히 준비 했다. 군악대 시험날짜가 다가왔고 그날은 눈이 많이 내렸다. 시험 장소에는 클라리넷 뿐만 아니라 그 외 수많은 악기들을 가지고 여러 사람들이 시험을 보러왔었다. 나는 악기를 들고 시험장에 들어갔다. 몇 달 전부터 준비한 가장 자신있는 자유곡 한 곡과 시험장에서 뽑히는 랜덤스케일시험, 생전 처음보는 악보를 불어야하는 초견곡 그리고 면접 까지 있었다. 마지막으로 심사하시던 분이 만족해하는 표정을 지으시며 이런말씀을 하셨다. 몸은 어디 아픈곳 없죠? 그래서 나는 예! 없습니다. 너무 건강합니다. 라고 대답했다. 느낌이 좋았다. 그렇게 시험을 잘 마치고 나는 군악대에서의 군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만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한달 후 지원입영 군악대 합격이라는 통보를 받았고 드디어 내가 원하는 군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때는 군대에 대한 걱정보단 설렘이 가득했다. 군악대에서 군복무 할 수 있다는 것만 으로도 정말 감사했고 더 열심히 군복무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학교를 휴학하고 군입대를 했고 4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군악대로 자대 배치를 받았다. 군악대로 지원입영을 했기 때문에 자대배치에 대한 걱정도 물론 없었다. 군악대로 배치받은 나는 내가 생활할 곳을 둘러 보기 시작했다. 그 당시 상황은 군악행사복을 입은 선임들이 각자의 부대 악기를 가지고 임무수행준비에 한창이였다. 군악대 막사에는 모든 부대원들이 같이 연주할 수 있는 합주실과 파트연습실, 그리고 행사복을 내 인생의 로또당첨, 군악대! 63

64 매일같이 다림질하고 관리 및 재정비하는 피복실도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보니 나도 하루빨리 행사복을 입고 임무수행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군악대 행사복을 입기에는 아직 부족했다. 악보를 보고 연주 할 수 없기에 의식곡과 행진곡, 수많은 군가, 모음곡 등을 한음이라도 틀리 거나 까먹어서는 안된다. 시간이 날때마다 악보를 외웠다. 최고의 군악대인 만큼 악보를 소홀히하거나 잊어버리면 안되기 때문에 반복, 반복 또 반복 한 결과... 한달 후 그렇게 기대하던 행사복을 입고 임무수행에 나갈 수 있었다.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묵념곡 등등 기본적인 의식행사 때에 쓰이는 곡들이다. 지휘자의 손에 맞춰 부드럽게 또는 강하게 연주를 하고 악기를 올리고 내리는 제식동작들도 칼같이 맞춰야하기 때문에 하나라도 틀리면 어쩌나.. 많이 떨리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던 첫 임무수행 이었다. 그렇게 수많은 행사들과 연주회들을 하며 임무수행을 해나갔다. 이후 나는 서울에서 열리는 제 4회 대한민국 국제관악제 를 군악대의 일원으로써 참가하게 되었다. 국제관악제는 국내 관악의 발전과 대중화로 국민의 삶의 질 향상하고 대한민국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문화 예술 축제이다. 이 행사를 통해 생에 처음으로 유명외국 지휘자와 함께 호흡도 맞추어 보았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 대한민국 대표가수라고 해도 손색없는 가수 소향 씨의 노래에도 내가 직접 악기로 노래반주를 해주는 영광도 누렸다. 국제관악제 뿐만 아니라 서울에 있는 거의 수많은 중 고등학교를 방문해 청소년 나라사랑 콘서트 를 하며 청소년들에게 역사의식과 자랑스러운 우리나라와 군인 들의 모습을 음악을 통해 보여주었다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65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 중 하나는 건군 65주년 국군의날 기념 시가행진 이었다. 2003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 규모로 개최된 이 행사를 준비하기위해 국방부로 매일같이 연습을 갔었다. 군가를 위주로 걸어가면서 음악에 발을 맞추며 한쪽 눈으로는 지휘자의 손을 봐야하고 다른 한쪽 눈으로는 줄을 칼같이 맞추어야하기 때문에 좌, 우, 앞, 대 각선까지 신경쓰며 봐야했다. 머리로는 군가멜로디를 생각하면서 손으 로는 악기를 잡고 연주해야 하기 때문에 정신을 잠깐 놓는 순간 군악 대의 제식은 나 하나로 무너질 수도 있는 그런 중요한 행진이였다. 온 국민들이 보고 있다고 생각하며 연습하니 많이 떨리고 긴장했지만 뿌듯했고 자랑스러웠다. 군악대의 연주와 동작은 단연 최고라고 자부 할 수 있기에 더 철저히 그리고 완벽히 준비했다. 그렇게 10월 1일 국군의날이 다가왔고 우리 군악대가 선두가 되어 힘찬 연주를 시작으로 육 해 공 해병 등의 시가행진이 남대문과 서울광장, 광화문 광장 등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이어졌다. 꽃가루와 함께 수만여 명의 시민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그 때의 짜릿함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날에 쓴 일기내용이다. 한달을 넘게 이 날을 위해 맞추고 또 맞췄다. 10년만에 최대규모로 열린 국군의날 시가행진..! 멋있게 시가행진의 맨 앞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군악대원으로 TV에 나오고 시민들의 응원과 대통령, 국방부 장관 등 정치인들의 격려속에 아주 멋지게 마무리 졌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마음도 후련하고 자랑스러운 하루였다. 대한민국 군인 파이팅..! 내 인생의 로또당첨, 군악대! 65

66 군악대라는 용어는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군대의식과 행진곡 정도의 절제된 이미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 에게 조국에 대한 애국심과 음악으로의 열정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를 생각해본다면, 바로 군악대가 가장 뜨겁고 아름다운 젊음의 집합소가 아닐까 생각했다. 지원입영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이런 값진 경험들은 나를 더욱더 발전 시켜주었고 군인으로써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었다. 전역 후에도 나에게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꾸준히 군대에서도 음악을 더 깊이 배우다보니 음악심리상담에 관해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전역후 나는 음악심리를 공부해봐야겠다는 생각도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틈틈이 공부한 결과 전역한 후에 전공관련 자격 증인 음악심리상담사2급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게 되었다. 꿈이 음악 선생님인 미래의 내 모습을 그리며 학생들을 음악과 하나되어 즐겁게 가르치며 혹시 마음에 근심이 있는 학생들이 있다면 음악심리를 바탕 으로 친절하게 상담도 해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지원입영을 통한 군악대에서의 생활이 전역 후에도 여전히 도움을 많이 주고 있다. 방학 때마다 매번 중 고등학교에 가서 기본적인 의식곡과 합주능력, 연주곡 등을 가르치고 있다. 군에서 배운 악기실력을 바탕으로 전역 후 학교에 학업면에서도 우수한 성적으로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다. 음악을 전공 하는 우리 후배들에겐 더없이 좋은 본보기가 되었고, 음악을 하지 않는 주변사람들에게도 지원입영에 대한 좋은점과 나의 경험들을 전해주고 있다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67 군악대, 그리고 지원입영은 나에게 돈으로는 살수 없는 값진 친구들도 만나게 했주었다. 군대에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전역 후에도 만나서 같이 연주회도 하며 그 주변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되어서 나의 인간관계 면에 있어서도 중요한 한 부분이 되었다고 생각 했다. 이런 모든면에서 군대는 내 인생의 로또 라고 생각한다. 지원입영에 대해 군대 참 잘왔다.! 라고 느낀다. 내 전공을 살려서 나라에 헌신하고 봉사할수 있고 전역후에도, 아니 미래에도 도움을 준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며 보람차고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지원입영이 나에게는 2년의 시간을 버리는것이 아니라 더없이 좋은 밑거름이 되었 다고 자부할 수 있다. 군대는 누구 에게나 무섭고 부정적으로 받아 들여질 수 있다. 하지만 이젠 그 렇지 않다. 지원 입영을 통해 나의 인생에 더없이 좋은 경험과 보람차고 행복한 군생활을 할 수 있다. 각자에게 맞는 전공과 특기를 살려 자신에게 도움이 되고 전역후에 군대 참 잘 다녀왔다! 라고 지원입영을 통해 느낄수 있었으면 좋겠다. 군대가 로또 당첨인, 바로 나처럼.. 내 인생의 로또당첨, 군악대! 67

68 노력상 회계에 대한 생각을 바꿔준 경리행정병 복무 조 상 우 (육군 경리행정병) 서론: 군 입대 전 회계에 대한 나의 생각. 회계는 단순한 기술에 불과하다, 회계를 배우지 않아도 물건만 잘 팔면 된다, 회계는 수학이다. 내가 군 입대 전에 가지고 있던 회계에 대한 생각입니다. 하지만, 육군 경리행정병으로 복무하면서 회계에 대한 생각을 다음과 같이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회계는 하나의 논리이며, 회계업무는 조직 에서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 라고 말입니다. 관점이 바뀌면 미래가 바뀐다 라고 했던가, 나는 회계에 대한 관점이 바뀐 덕분에 진로도 전공도 확실히 잡혔습니다. 그리고 필자와 같은 경영학계열의 전공을 하고 있는 입대를 앞두고 있는 여러분들에게 이 보직을 추천할 기회가 생겨 이렇게 노트북 앞에 앉았습니다. 입대 전에서 종합행정학교까지 나는 군입대를 결심한 2010년 3월부터 입대지원을 하는 2010년 12월 까지 한국 세무사회에서 주관하는 전산회계1급시험을 무려 3번이나 떨어질 정도로 회계라면 질색을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당시 상고에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69 다니는 애들도 척척 따낸다는 자격증을 홍익대 경영학과에 재학중인 필자가 3수를 하다 보니, 자존심이 상해서 그랬는지 스스로 회계는 기술에 불과하다 라고 생각하면서 합리화를 했던 겁니다. 다행히 낙방행진은 3번으로 끝났고 군입대를 신청할 날이 가까워지게 되어 병무청에서 기술/행정병 입영가능 목록을 내리던 도중 행정병 주제에 경쟁률이 심히 낮은 행정병을 하나 찾아 냈습니다. 그리고 전산 회계1급 자격증과 경영학과 2학년이라는 경력만으로 합격해서 경리 행정병으로 입대하게 되었습니다. 무난하게 육군훈련소의 훈련과정을 마치고 가게 된 곳은 육군종합 행정학교, 지금은 충북 영동으로 이전하여 그 시설이 정말 좋지만 내가 교육받을 당시엔 아직 성남시에 위치하고 있어서 그 시설이 정말로 낙후 되어있었다. 그래도 3주라는 짧은 기간 이지만 이등병이라는 계급으로 사회에 던져지기 전 마지막으로 정말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곳 이기 때문에 충전하는 의미로 지냈었다. 또한, 자대배치를 받고 전역하는 순간 까지 군생활을 지탱해준 중요한 가르침들도 이곳에서 받았습니다. 경리행정병은 그 업무내용이 돈과 관련되어있기 때문에 별도의 교육을 받는데 아마 전군 행정병중 유일하게 후반기 교육을 받는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물론 3주간의 짧은 기간 동안 모든걸 배우지는 못하고 정말 기초중의 기초중의 기초만을 배운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본다. 실제 자대 배치를 받고 업무상 만나는 상급자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 듣는 정도만 배우게 됩니다. 정말 많은걸 배웠지만 가장 기억나는 가르침은 바로 이것 인 것 같다. 경리특기병 11-4기 예산관리과목을 담당하신 교관이셨던 서재필 소령님이 회계에 대한 생각을 바꿔준 경리행정병 복무 69

70 남겨주신 조언이다. 비록 병사의 계급을 달고 있지만 너희가 실무에서 맡을 업무는 엄연히 간부의 영역에 있는 업무이다. 언제나 자신이 준 간부라는 마음 가짐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일해라. 이 말 한마디가 남은 19개월의 군복무를 버티게 해주었을 뿐 아니라, 회계에 대한 관점의 변화와 그로 인해 얻은 모든 것 들의 기초가 되어 주는 말이었다. 지금도 가끔 인터넷에서 재정회계병으로 입대하는 친구들의 질문을 받아주는데 그때마다 그 친구들에게 해주는 말이다. 병사라는 신분으로 정말 힘든 업무를 하면서도 전문가로써의 자부심을 가지라는 저 가르침 하나가 끝까지 버티게 해준 원동력이 된 것 같다. 자대배치 와 실무 종합행정학교를 수료하고 자대배치를 받아 간 곳은 육군 제9715부대, 정식 명칭 유도탄 사령부라고 불리는 기밀부대였다. 정작 행정학교 수료 때는 차석의 성적으로 포상휴가를 따냈다는 기분에 주변의 동기들이 기밀부대니까 상장 받아봤자 휴가도 못 갈 거다, 전화도 못 할거다 등의 농담으로 겁을 줘도 그냥 무시해버렸지만. 정말 막상 자대를 가면서 동기들이 해준 농담들에 지레 겁먹고 엄청난 중압감을 받았던 것 같다. 자대배치 받는 신병들은 모두 같겠지만 말이다. 9715부대 경리참모부에 배치 받아 내가 받은 직책은 군인복지기금 업무 담당자였다. 말 그대로 군인복지기금이라는 분야의 예산을 처리 하는 업무이다. 업무를 배우고 일하면서 제일 처음 느낀 건 교육과 실무가 엄청나게 차이가 있다 라는 사실이었다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

71 교육에서는 말 그대로 교육을 위해 모든 변수를 미리 제공해주지만, 실무에서는 그 모든 변수를 직접 찾거나, 요청해서 받아야 하는 종류들 이라 일반 기업의 사무직이 하는 일을 그대로 한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 그리고 배운 대로만 기계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얼마나 큰 사고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지 이때 처음 깨달았다. 업무의 큰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고 그냥 원래 그렇게 해왔으니까 하면서 업무를 처리 하다가 중요하게 확인하고 지나가야 할 부분마저 놓치고 가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자세한 사고의 내용은 말 못하지만 이 사고를 기점으로 나는 처음으로 하는 업무가 간부의 영역에 있다 라는 말이 무엇인지 체감했다. 단돈 1원이라도 내가 실수해서 업무를 잘못 처리하는 순간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를 깨달은 것이다. 이때부터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서 돈을 쓴 증거 서류를 누가 보더라도 돈이 어디에서 나와서 어디로 갔는지 그 흐름을 명확히 파악 할 수 있는가 생각하면서 업무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그래야 언제 어디서라도 누가 내 업무에 관해서 물어봤을 때 정확히 대답해 줄 수 있기 때문이 었다. 업무에 있어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걸 체감하고 깨달음을 얻고 나서 문서 하나 하나 생각하며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일전까지 기계적 으로만 처리하던 업무가 천천히 이해 가기 시작했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 회계공부를 시작하다. 앞서 말한 대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를 뜯어 보기 시작했지만 기본적인 서류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 할 수 있었지만 정작 깊은 곳 까지는 알 도리가 없었다. 그렇다고 업무 하기도 바쁜 회계에 대한 생각을 바꿔준 경리행정병 복무 71

72 시간에 상관에게 업무의 이론 등을 교육 받을 시간도 없었다. 그 와중에 당시 9715부대 경리참모셨던 정성윤 소령님께서 휘하 장병들에게 회계 관리를 공부하라고 명령을 내리셨다. 부하들의 회계 이해도를 키우기 위한 방편으로 추진 하셨던 것인데 이 덕분에 지금의 내가 만들어 졌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회계관리 2급하나만 딸 생각 이었다. 실무를 하면서 필요한 회계지식은 회계원리 수준에서 끝나기 때문에 참모님께서는 경리참모부 전원에게 해당 자격증을 취득하라고 하셨다. 나도 물론 그 대상에 포함 되어 있었고 기존에 전산회계 자격증을 따면서 공부한 가락이 있어 쉽게 딸 수 있었다. 문제는 다음이었다. 회계관리2급을 무난하게 합격했지만 정작 원하는 수준의 지식을 얻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더 공부를 하자니 업무에 지장이 될 것 같아 전전 긍긍 하고 있는데 참모님께서 나에게 넌 경영학과니까 더해보지 않겠냐 환경은 지원해주겠다 하셔서 졸지에 회계관리 1급까지 시험을 보게 되었다. 2급과는 다르게 업무를 하면서 독학으로 공부를 하느라 공부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한번은 탈락하고 두 번째에 합격하는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 이때 처음으로 느낀 것은 경리행정병 업무자체가 공부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상당히 많구나 하는 것 이었다. 회계공부 자체가 실제로 돌아가고 있는 곳에서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지난 밤 공부한 게 오늘 하는 업무에서 튀어나오는 경험을 자주 했던 것이다. 그리고 실무에서 처리하면서 아 이거 오늘 업무 한 것과 같은 내용이구나 한 것은 절대로 까먹지 않았다. 백문이 불여일견 이라는 것을 몸소 느껴보기도 했던 현역병 지원입영 체험 수기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