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양희은 서경석입니다 동백나무 Camellia japonica L 전체모습 2. 수형 3. 잎 4~6. 꽃 7~9. 열매 10. 종자 문화방송 행복을찾는사람들 1 IBK 기업은행무교지점고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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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라디오 양희은 서경석입니다 동백나무 Camellia japonica L 전체모습 2. 수형 3. 잎 4~6. 꽃 7~9. 열매 10. 종자 문화방송 행복을찾는사람들 1 IBK 기업은행무교지점고객한국희귀 필수의약품센터김나경원장 행복을찾는사람들 2 IBK 기업은행화성장안지점거래고객 빛나시스템창호곽재문대표

2 contents 2021 년 1 월호 04 여성시대가족을찾아서환한세상을위하여 11 이달의편지 뜨개질하는엄마 외 여성시대사진방 68 만화로보는여성시대 72 행복을찾는사람들 1 한국희귀 필수의약품센터김나경원장 행복을찾는사람들 2 빛나시스템창호곽재문대표 80 코너속편지 파란만장군생활 외 108 양희은의스튜디오에서한계령에서다 112 서경석의스튜디오에서출발! 2021 IBK 기업은행협찬의월간여성시대는작지만큰감동을전하고자합니다. 매월 10 일 IBK 기업은행에서무료로배포하며, 이웃과함께보면감동이 2 배로늘어납니다. 발행일 2021년 1월 10일발행인 문화방송대표이사박성제등록번호라 진행양희은, 서경석프로듀서최우용, 최지민방송 MBC라디오매일아침 9:05~11:00 인터넷주소 방송중열린전화 문의 주소 (03925) 서울시마포구성암로 267 MBC 라디오여성시대편집 제작하나로애드컴 ( ) 표지작가이소영월간지 ( 비매품 ) 본지는한국도서윤리위원회규정을준수합니다. 전국주파수안내 ( 표준FM) 전국각지역은아래주파수대에서 MBC 라디오청취가가능합니다. 서울 95.9 부산 95.9 / 대구 96.5 광주 93.9 대전 92.5 / 91.3 전주 / 94.3 창원 98.9 춘천 92.3 / 88.9 청주 제주 97.9( 견월악 ) / 97.1( 삼매봉 ) 울산 97.5 강릉 96.3 진주 91.1 / 93.5 목포 89.1 여수 안동 원주 / 92.7 충주 96.1 삼척 / 93.1 포항 울진 울릉도 98.5

3 여성시대가족을찾아서 여성시대가족을찾아서 환한세상을위하여 서울관악구난곡로의최은섭씨를찾아서 글 성기애 ( 여성시대작가 ) 사진 송인혁 사물을제대로잘보기위해쓰는안경. 불완전한시력을조정해주고바람이나먼지, 센빛으로부터눈을보호해준다. 근래에는패션아이템으로의역할도하고있다. 여성시대가족최은섭씨는서울관악구난곡에서남편과함께안경점을운영하고있다. 저희가이자리에서 19 년째안경점을하고있어요. 코로나19로손님이많이줄었지만그래도씩씩하게버텨보려고요. 생글생글웃는얼굴에부드러우면서도또렷한말투가신뢰감을준다. 저는중학교 3학년때부터안경을썼어요. 처음안경을하러안경점에갔는데하얀가운을입은안경사가참멋져보이더라고요, 안경을맞추고나오는데엄마가그

4 여성시대가족을찾아서 러시는겁니다. 너도저런직업을가졌으면좋겠다. 대학입시를준비하며그때그일이떠오르더군요. 그래서안경광학과에갔어요. 대학졸업과동시에취업을위해처음찾아간안경점, 그곳에서남편전성수씨를만났다. 당시남편은서울잠실의한안경점에서안경사로근무하고있었다. 전성수씨는그날을뚜렷하게기억하고있다. 안경점안으로웬아가씨가쑥들어오더군요. 그러면서저에게 여기안경사뽑지않으세요? 제가이력서랑들고왔는데한번봐주시겠어요. 수줍은기색하나없이당당한겁니다. 당시저희안경점에서는사람을충원할계획이없었어요. 그날일을들은사장님이면접을한번보시겠다고하더니, 며칠후저사람이출근을하더군요. 처음엔뭐저런사람이다있나, 싶었는데전성수씨마음이자꾸만그쪽으로끌려가더란다. 그때그안경점에서는오시는손님들께요구르트를드렸는데, 최은섭씨가출근한그날부터손님이드시고버린요구르트병을일일 이손으로씻어서재활용수거함에넣는거예요. 그때속으로생각했죠. 하나를보면열을알수있다고됨됨이가된사람이네. 그렇게인연이되었답니다. 2년의연애기간동안전성수씨는한결같이친절한선배이고다정한남자친구였다. 전성수씨는중학교 1학년때부터안경을사용했는데처음으로안경을썼을때온세상이환하게빛나던찰나를잊을수없다. 흐릿했던사물이별안간가까이다가와말을걸던그순간을모든사람과나누고싶어, 친절함과더불어실력을갖춘안경사가되기위해노력했다. 최은섭씨나이스물여섯봄에결혼하고그해가을에지금의자리에안경점을차렸다. 남편나이서른살때였다. 대출을잔뜩얻어시작한안경점이었기에부부는죽기살기로매달렸다. 내세울건오직 젊음 과 서비스정신 밖에없었다. 새벽마다근처중고등학교앞에가서홍보용볼펜과자를나눠주고동네골목골목을다니며전단지를뿌렸다. 오픈빨 이라고안경점문을연몇달은 이러다가금방부자가되겠다 분홍빛꿈에휩싸이기도했다. 하지만오픈빨이지나고근처에다른안경점이속속들어서며전쟁터같은자영업시장에들어왔음을온몸으로체감했다. 남들에게뒤처지지않기위해갖은노력을할수밖에없었다. 젊음 과 서비스정신 은이제 친절 과 노하우 로업그레이드됐다. 개업당시고등학생이었던고객이결혼하여아이를데리고오기도하고, 패션안경만고집하던고객이어느새나이가들어돋보기를맞추러오기도한다. 몇달에한번씩은꼭오시던어르신이한동안오지않으면겁이덜컥나기도한다.

5 여성시대가족을찾아서 코로나19로작년한해는여행이나취미생활과밀접한관계가있는패션선글라스와스포츠고글은판매가거의이루어지지않았다. 2020년은매출이전년도에비해반토막이났다. 학기초에새로운안경을맞추기위해찾아오는학생들과눈에맞는돋보기를구하기위해오는중장년층이간간히방문했다. 수선을의뢰하는분들도꽤있다. 먼길떠난아내가선물했다는 30년도더된바스라지기일보직전의안경을들고와수선을해달라는어르신의청을거절할수없어일주일에걸쳐수선해드리고수선값으로포도한송이를받기도했다. 인도와이란으로이사를가신고객이국내에올때면빠지지않고찾아주고, 정급하면외국에서도주문하는경우도있다. 이런분들을뵐때면더욱더열심히최선을다해야지부부는속다짐을한다. 안경값이비싸다며무조건가격부터깎는분, 안경수건얻어가신지며칠되지않아안경수건서너장을공짜로달라고다시오시는분, 고가의부품이들어가는수선을맡기고그냥해달라고무턱대고조르는분도있다. 그래도부부는선선히고객의요청을받아들인다. 아내나남편이나손님의불편을해소하는걸가장우선으로생각하기때문이다. 부부는시력관리를위해스마트폰덜보기를강조한다. 저희아이가초등학교 6학년인데아이반에가보면절반이상이 안경을썼어요. 아이들이스마트폰에일찍노출되다보니시력이점점안좋아지는거죠. 어른들도마찬가지고요. 눈을보호하기위해서는스마트폰덜보기, 먼곳자주바라보기, 눈잠깐씩쉬어주기, 가만히멍때리기를권합니다. 안경을쓰는여성시대가족들을위해안경관리법을물으니, 우선으로안경을쓰지않을때안경집에꼭넣어두기를꼽았다. 방바닥에잘못두어안경이부러지는경우가많으니특히조심하란다. 그리고자극이적은주방세제를이용해안경을차가운물에닦아주는게좋다고한다. 안경수건은세탁기에넣어빨아도상관없단다. 매사에정확하고분명해야하는아내와다정다감하고꼼꼼한남편은코로나19를잘건너가기위해더욱더힘을합하고있다. 하루세끼집밥을먹고, 뒤꿈치가다닳도록신발을신고, 필요없는지출은하지않는다. 초등학교 6학년작은아이는아직휴대폰이없다. 환한세상을위해안경으로생활속실천으로부부는똘똘뭉쳐있다.

6 이달의편지 < 나의일터 > [1094] 저는철도건설현장에서재해예방을전담하는안전관리자입니다. 추운겨울날에는춥다는이유로현장규칙이잘안지켜지기도합니다. 사고로이어지지않도록열심히교육하고현장점검과순찰을하겠습니다. [8781] 저는병원간호복만들고있어요. 중학교졸업하고숙녀복만드는공장에취직하여지금 50이넘었는데아직도옷을만들고있네요. 일은힘들지만한길걸어온뿌듯함이있어요. [4825] 저는의정부에서정육성형일을하고있는워킹맘입니다. 새벽 4시반에출근해서오후 2시쯤퇴근합니다. 정육성형은돼지나소를부위별로나누고예쁘게만드는일입니다. 요즘같이추운날엔고기가꽁꽁얼어서들어오는날이많아요. 목장갑을껴도손이많이시려요. [6449] 제직업은의무기록사입니다. 병원에서보험심사일을하고있습니다. 환자수납시정확한자료로부당하게수납하지않도록최선을다하고있으며 23년차입니다. [7962] 저는주부가직업이었는데한달전부터제가좋아하는일을찾아작업실을얻었습니다. 앞치마를만들어판매하고있습니다. 수입은아직적지만열심히하다보면언젠가는좋은결과도따라올거라생각합니다. [2330] 저는도시가스안전점검원입니다. 25년동안, 땅속에묻혀있는가스관을관리 점검하고있습니다. [9850] 저는굴삭기조종사입니다. 온종일좁은공간에서흔들리는장비를운행하는것이보통일이아니네요. 안아픈곳이없어요. 한파에도이른새벽부터움직여짧게는 8시간길게는 10시간씩자기와의싸움을하시는전국에모든굴삭기조종사님들힘내세요. 이달의 편지 12 뜨개질하는엄마 15 아침창가에서 공감하며 18 터프가이장인 21 여보, 나여기있어 24 버리고정리정돈 26 엄마라는이름으로 31 매순간의행복 35 처음알게된것들 39 우리아버지김기사님 42 외할머니의보석함 46 날개꺾인가장 49 미래의우리는 52 나를위한시간 54 목에걸린가시 57 남편의갱년기 60 난리법석결혼기념일 ( 생방송중도착한여성시대가족들의문자모음입니다.) 일러스트 이경선 chungpo@naver.com

7 이달의편지 정말오랜만에가져보는나만의느긋한아침, 행복한시간이었답니다. 우린부부가함께가게를하다보니까항상어딜가나같이움직 였답니다. 아침먹고출근도같이하고, 작업이없을땐온종일작은 공간에같이있고, 그것도부족해서모임도같이나가고. 그런데오늘은오롯이나혼자입니다! 자유다 ~ 신이났습니다. 그런데요. 자유도누려본사람이나편안하고느긋하게누리지매 일일찍일어나후닥닥거리다보니일부러라도늦게까지좀누워있 으려고했는데여기저기좀이쑤셔서벌떡일어나창문을열었습니 다. Letter 1 뜨개질하는엄마 정미희 경북상주시남성동 날씨가너무좋습니다. 구름한점없는파란하늘에눈이부시도 록쏟아져내리는햇살을그대로보내면대한민국주부로서아쉬움이클거같아여기저기걸려있는빨랫감들을세탁기에돌려놓고덮고자던이불을마당에들고나가빨랫줄에걸고속이시원해지도록탈탈털어서햇살샤워를시켜놓고온집안을대청소했답니다. 아이들다객지로나가고부부둘만있다보니대청소는가끔이렇게시간이날때나기분이꿀꿀할때이마에땀이맺히도록합니다. 가끔이렇게하고나면기분이한결좋아져요. 오늘은날씨가너무좋아서대청소를끝내고다락에도올라가보았답니다. 온갖잡동사니들이쌓여있는데버리자니아깝고그냥두자니눈에거슬렸지만일단눈에안보이는곳이니다음기회에어떻게든해야지마음먹고뒤돌아서는데실뭉치가든가방이눈에들어왔습니다. 반쯤짜다만머플러와뒤판만짜놓은조끼가들어있더군요. 아이들이어릴땐시간날때마다뭐라도짜서입히곤했는데가게를시작하면서부터는바쁘다는이유로다락에죄다올려놓고살았네요. 뜨개질가방을들고내려와서짜다만머플러를다시짜보는데처음에는코빼는것도어색하더니몇줄짜내려가니까예전실력이나오더라고요. 뜨개질할때나뜨개질해놓은웃을볼때면항상엄마생각이납니다. 어릴적엄마는시간이날때마다심지어낮에일을많이하고밤에피곤하실때도꾸벅꾸벅졸면서도손에는털실을들고계셨답니다. 그렇게짜놓은옷들은대부분우리들거였는데난그옷이정말입기싫었어요. 그땐모든것들이다귀하던시절이다보니엄마는지난해짠옷들이작아지면그실을다시풀어서옷을만드셨는데그러다보니실의굵기도죄다다르고여러색의실이섞여서알 12

8 이달의편지 Letter 2 아침창가에서 공감하며 황영하 서울시성북구월곡 1 동 록달록무지개색깔옷이됐을뿐아니라안쪽에선실가닥들이꺼끌꺼끌하기만할뿐입어도따뜻함은없었던것같거든요. 만약지금엄마가그털실로옷을짜주면두고두고따뜻하게입을수있을텐데엄마가그어디에도안계시네요. 어릴때부터찬바람이불면뜨개질하는엄마를보고자라서인지나도결혼해서아이낳고생활할때하루가다르게쑥쑥자라는아이들의옷을엄마처럼시간이날때마다떠서입혔어요. 쉽게사입힐수있는형편도아니었으니까요. 혹아이들도어릴적나처럼엄마의뜨개질옷을입기싫었던기억이있는지슬쩍물어봤더니두아이다특별히좋거나나쁘거나했던기억이없다네요. 찬바람에옷깃을여미는이계절에엄마의사랑을듬뿍넣은따뜻한목도리를떠서아이들에게하나씩보내줘야겠습니다. 그럼두아이도시간이흘러지금의나처럼뜨개질하던엄마를기억해주겠지요. 얼마전여성시대 아침창가에서 물가변동과밀레니얼세대에대한내용을들었다. 나는특히밀레니얼세대의개념에대해공감이많이갔다. 내가근무하고있는곳은서비스업으로 20대초반의대학생들이일명알바, 아르바이트를많이하는곳이다. 나는 20년동안근무하면서정말많은알바생을만나고그들과함께일했다. 서로각기다른외모만큼이나다양한성격을가지고다양한가정환경에서살아온배경이다른알바생들과일했다. 나는직원으로서알바생들에게업무교육을하고근태관리를해주면서그들이업무에잘적응하는지살피고개인적인고민을들어주고함께의논하면서사회선배의역할도했다.

9 이달의편지 년동안근무하면서사회생활을하는초년생들의특징변화를해마다느끼고있다. 특히몇년전부터는밀레니얼세대들이본격적으로사회생활을하기시작하면서부터내가생각하는것과그들이생각하는가치관, 인성모든것이달랐고그들과의소통에어려움을느낄때도많았다. 추구하는가치관, 목표가다르다보니나는 20년동안알바생들이어떤모습인지비교하게되고가끔은예전의기억들을꺼내보게되었다. 먼저알바를하는이유부터 20년전과요즘알바생들의궁극적인목표가다르다는것을알수있다. 20년전에는알바생들과이런저런개인적인이야기를나누다왜알바를하는지물어보면가정형편이어려워서대학학비를벌어야한다는대답을많이들을수있었다. 그럴수밖에없는이유가그들이고등학교때나대학에들어갈즈음 IMF가터지면서가정환경이많이바뀌었고, 우리사회가어둠의터널을빠져나오고있던시기여서경제적인부담을덜어주기위해알바를하는경우가많았다. 하지만몇년전부터는개인이추구하는목표를이루고더나은삶을이루기위해알바를한다고했다. 알바를하는가장큰이유가해외여행경비를마련하기위해서라든지갖고싶은명품을사기위해서라고대답하는경우가가장많다. 90년대물질적으로풍요로운환경에서자랐고, 형제자매들이하나혹은둘이거나혼자서외동으로부모로부터귀한대접을받고자라 70년대와 80년대초반을지나온나와는모든것에서생각하는의미가달랐다. 그리고일을대하는자세와회사라는조직생활에대한의미자체가많이변했다. 언젠가부터업무가자신이생각했던것과다르면과감히포기한다. 일을시작하고하루만에그만두겠다고말하는이도있고일하다가휴식시간에말도없이사라져그만두는경우도종종있다. 또결근하게되는경우그들의부모님에게서대신전화가오기도한다. 얼마전에는손님이자신에게기분나쁘게대했다며손님과욕을하며싸우는일도있었다. 사람관리하는게제일어렵다는것을요즘제대로느끼고있다. 하지만 20년동안알바생들과함께일하면서보람된순간을느끼는경우도많다. 알바를그만두고나서도 10여년넘게연락하는경우도있고대학을졸업하고좋은회사에취직했다며알바를하면서배웠던경험과조언을기억하며열심히회사생활을하겠다고말하는알바생도있다. 심지어는취직한회사동료와함께찾아와인사를하거나결혼하고아이를데리고인사오는일도있다. 알바를할때도알바를그만두고나서도좋은관계를유지하는경우도많다. 이제부터는밀레니얼세대가우리사회의가장많은부분을차지할것이다. 그들의변화된가치관과목표가우리세대의가치관과다르다고무작정잘못된것이라고할수없다. 그들과함께하려면나또한그들에대해공부하고그들의입장을폭넓게이해하려는노력을기울여야그들과조화롭게삶을영위할수있으리라생각한다.

10 이달의편지 Letter 3 터프가이장인 이지성 충북제천시신백동 충북제천의유주아빠입니다. 오늘은장인어른이야기를해볼까하여펜을들었습니다. 장인어른은주민등록상나이 63세 입니다. 옛날에는덤프트럭운전일을했고주유소도했다가현재는쓰레기수거차량운전일을하십니다. 옆에서본것도있고장모님과아내에게전해들은바로는참열심히사셨는데금전운이따르지는않은것같습니다. 옛날에복싱을해서기본적으로거친상남자스타일의터프가이셨다고하는데거기다가거친중장비일을하셔서예전에는무서운남편이자무서운아빠였다고합니다. 때로는소리를지르고매도드셨다는데당신의외손녀, 그러니까저의딸유주가태어나면서한결부드럽고, 포근하고, 온화한미소가아름다운노년의남성이되셨습니다. 외손녀가태어나고신기한듯옆에서바라보고안아주고먹을것도입에넣어주고어부바도해주고때로는손녀의장난에머리가뜯기기도하면서도웃음을잃지않으세요. 당신의딸, 그러니까저의아내를키울때는워낙가난하여밤낮없이일하는어르신들세대가다그랬듯먹고살기바빠서딸에게사랑을주기힘드셨을것이라대략짐작만할뿐입니다. 심적인여유가생긴지금그마음을손녀유주에게몽땅주시는것같아요. 제딸유주는태어나서몇달간장인장모님이함께돌봐주셨습니다. 지금도일주일에 1회이상외할머니외할아버지댁에놀러갑니다. 우리집과처가의거리는 100m입니다. 장인어른은그연세에도손녀에게 메롱 장난을아주잘하십니다. 그래서유주에게맞기도하고머리가뜯기기도하며고함도들으십니다. 여섯살아이가무슨개념이있겠습니까마는자칫너무오냐오냐해서딸성격이나빠질까살짝걱정입니다. 장인께서는나이가드셔서이제일을그만두셔야할날이얼마남지않았습니다. 수명이짧았던옛날이야노인이라고했지만어디요즘 63세가노인축에들겠습니까? 지금도군살없이튼튼한몸을유지하며청소차가고장나지않게유지보수도베테랑답게잘하시는데그놈의정년이라는굴레에곧운전대를놓아야할처지입니다. 사위인제가돈많이버는사업가정도라면모르겠지만저도다달이월급을받고사는막이직한말단공무원인지라장인어른의퇴직후가걱정이됩니다. 장인어른생신이얼마안남아서뭐맛난것사드릴까아내와얘기하다가장인어른퇴직이더화두가되었네요. 정년퇴직때문에생일

11 이달의편지 Letter 4 여보, 나여기있어 이정희 충남천안시서북구 이다가오는것이장인어른은싫으실지도모르겠네요. 차후의걱정은걱정이고아무튼우리장인어른 충북제천터프가이청소차운전대장 최동주님의 63회생신을축하드립니다. 청소차는보통새벽 4시쯤주차된차가꽉찬좁은골목길을가는데, 그래서장인어른은접촉사고에대한스트레스가많으십니다. 제천에서는몇년전음주운전차량에청소차에서일하는분들이사고를당해돌아가시기도했습니다. 겨울철에는내리막길에서미끄러지고, 오르막길에서헛바퀴가돌기도한답니다. 그래도장인께서는처자식먹여살리고, 외손녀장난감하나더사주려고오늘도내일도운전대를잡으실겁니다. 운전하는분들이라디오를잘들으시니혹시나장인어른이들으실까싶어사연을보냅니다. 혹시못들으셔도녹음해서들려드리며그간고생하셨다고축하드린다고전하고싶습니다. 장인어른생신때족발로대동단결하시지요! - 오랑우탄닮은사위로부터 남편과아이와오랜만에함께나들이를갔습니다. 영월, 제천두루두루운전대는남편과교대로잡았지요. 정확한위치는모르겠네요. 초행길이었거든요. 아마도평택-제천간고속도로였을겁니다. 집으로돌아오는길에밖은어두워졌고, 차들은 100km 쯤달리고, 저는운전을하고, 아이는조수석에서잠들었고, 남편은뒷좌석에서잠깐눈을붙이고있었습니다. 30 분쯤지났을까. 잠에서깬남편이교대하자해서졸음쉼터에들어갔습니다. 전뒷좌석으로옮겨탔고남편은화장실에가더군요. 그래서저도잽싸게뒤따라서화장실로갔습니다. 따뜻한물도나와서손을뽀드득뽀드득씻어주고밖으로나왔는데엥? 차가없는겁니다. 주위를돌아보니우리차뒤꽁무니가보입니다.

12 이달의편지 자기야 ~ 여보 ~! 차를향해달려갔지만쌩 ~. 휴대폰은차에두고내렸습니다. 외투그것도차에두고내렸습니다. 얼른주변차운전자에게휴대폰을빌렸지요. 여보세요. 느긋한남편목소리. 자기야, 나여기있어! 나차에안탔어. 뭐! 거기있어. 내가갈게. 근데거기어디야? 여기졸음쉼터. 어딘지몰라. 순간아찔하더군요. 초행길에어둡고휴게소도아닌졸음쉼터. 휴대폰도없고외투도입지않고화장실외에는아무것도없는졸음쉼터로남편이후진도할수없는고속도로에서출구를찾아차를돌려서저를찾으러온다는게까마득하더라고요. 근데그때문득떠올랐습니다. 제가운전하던중 20km 앞에금왕휴게소가있다는표지판을본기억이요. 남편에게 일단그곳에가있어라. 내가차를잡아타고가겠다 했습니다. 그리고제가우왕좌왕하는걸지켜보던몇몇운전자분들께전후사정을설명해봤는데맙소사! 다들어렵다고하는겁니다. 휴대폰을빌려주신분도졸려서자러왔다하시고, 다른분은차인원이다찼다, 또다른분도미안하다. 점차두려워지더군요. 그러면서도한편으론이해가갔어요. 왠지스토리가있어보이지않았겠습니까? 부부싸움해서마누라놓고남편이튀었거나정신없는여자가어딘가에서탈출한모양같기도하고. 게다가코로나시국에낯선여자를밀폐된공간에태워준다는게저라도쉽지않을거같더라고요. 처음엔저도 여성운전자면좋겠다, 가족들이탄차면좋겠다 여러생각을했지만자꾸만거절을당하니필사적으로아무차나잡아타야할것같았습니다. 근데바로그때 30대후반으로보이는여성분이오시더니 차가좁지만타시겠어요? 이러는겁니다. 오! 하느님감사합니다. 그차에는부부와아이둘이있더군요. 다음휴게소로출발했습니다. 휴대폰을빌려서남편한테차얻어탔으니까금왕휴게소화장실앞에서만나자했지요. 가는내내숨도제대로쉬지않고말도없이마스크를단단히쓰고혹시나피해가갈까봐서온몸을웅크리고있었습니다. 나라면아이둘을태우고낯선이를차에태워줬을까? 감사와감동과반성과미안함. 20km 그긴시간과거리를기도와감사로채웠습니다. 그리고마침내휴게소에서남편과아이를만났는데어찌나반갑고눈물이나던지미안함과안도감그리고화가나더군요. 확인하고출발했어야지! 말을하고내렸어야지! 이게다뭔소용입니까. 그저감사했지요. 차를태워주셨던분께는급한상황에서큰도움을받았고, 가족들잘만났다는감사인사와함께톡으로아이스크림쿠폰을보냈습니다. 그런데말입니다, 결제취소가뜨더군요. 그분께서마음만받겠다며거절을하시는겁니다. 저같았으면그정도호의를베풀었으니이쯤은받아도된다했을텐데말이죠. 선의를선의로만베푸시겠다는그분을보면서또한번감동했습니다. 다음에다시쿠폰을보내볼까생각합니다. 그땐받으시겠죠? 고속도로졸음쉼터를지날때마다아찔했던그날이떠오릅니다.

13 이달의편지 Letter 5 버리고정리정돈 김정희 대구광역시남구효성중앙길 버리고정리정돈! 쓰고는제자리에! 매일매일꾸준히! 이구호는제가만든겁니다. 집안정리정돈을잘하며살려고아예벽에써붙여놓고매일꾸준히노력하고있어요. 구호를만든지는 10년이넘었고, 지금오십대중반인데도의식적으로노력하지않으면흐트러지기쉬워서잊을만하면구호를마음속으로되뇝니다. 그런데도최근까지저에게무슨저장강박증이있나싶을정도로집안곳곳에버리지못하고쌓아둔물건때문에깜짝놀랐어요. 식품, 그릇, 의류, 서적, 가방, 전에쓰던전자기기등등. 특히냉장고와부엌수납장에는유효기간이지난저장식품류가참많았습니다. 상표를떼지도않고넣어둔쨈도있었고, 마시는차종류도많았지요. 몸에좋다고사거나선물받은건강보조식품도있었고요. 이번에도참많이버렸습니다. 버리는데도돈이들고환경도오염시키니어리석어도이렇게어리석은일이있을까싶었죠. 앞으로는제가아무리좋아하는것일지라도쌓아두지말고원하는사람을찾아서바로바로나눠야겠다는다짐을했습니다. 쌓인물건을보면서신혼시절이떠오르기도했어요. 인생이이렇게도빨리가나싶더군요. 주중에는직장일을하고, 휴일에도온전한휴식을취하기힘들었던지난세월이떠올랐습니다. 가정보다는직장일의비중이더컸던지난날가사와살림은항상 후순위 로밀려나있었어요. 어쩌면그시간은나자신을돌보지않았던시간이아니었나싶기도하더군요. 결혼생활 31년이된집안살림은만성변비에걸린사람처럼힘들어하고있었습니다. 나좀꺼내주세요 물건들이말을걸어오는것같았거든요. 오래된한복을비롯해갖가지물건들을집안곳곳에넣어두고까맣게잊고살았으니그물건들이얼마나갑갑했을까요. 늘정리해야지하면서도엄두가나지않았고, 남편이좀거들어주기를바라면서집안일에무심한남편을원망하기만했습니다. 이제는그렇게살지않으려고요. 남편도움이없어도저혼자시작했어요. 지난주말까지냉장고, 부엌수납장, 베란다정리했으니이번주에는옷장, 다음주는책정리, 이런식으로하나씩해나가려고합니다. 물건이나생각을비움으로써공간도살아나지만몸도마음도새로워지는걸실감하고있어요. 집안이깨끗해지고공간이확보되면서소소한행복을느끼고있거든요. 버리고정리정돈, 쓰고는제자리에, 매일매일꾸준히! 오늘도이구호를실천하는제자신에게 그래잘했어 토닥토닥어깨를두드려주고싶습니다.

14 이달의편지 속상한일이있어서여성시대에편지합니다. 편지로나마털어놓고나면속이좀후련해지더라고요. 뭐가그리속이답답 하냐고요? 엄마때문에요. Letter 6 엄마라는이름으로 애청자 저는올해마흔일곱인데 TV 에서누가맛있는음식먹고 꼭엄마 가해준밥상같아요 라고극찬할때마다이해를못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엄마 라고하면보기만해도마음저리고, 따스하고, 포 근하고사랑스러운막그런느낌을떠올리는거죠? 저는아닙니다. 저도처음엔엄마를이해해보려고했어요. 그시절엔돈도넉넉지 않았고먹을거리도별로없었으니까엄마도다잘하실수는없지, 못하는게당연하지이해하면서아버지돌아가시고 10 년엄마의손 발이되어드리려고수발도열심히들었습니다. 근데최근엔엄마때문에화가머리끝까지나버렸습니다. 늘밝고웃음기많은모습이엄마라고생각했는데이번에찬찬히되짚어생각해보니까이렇게이기적이어도될까싶을정도로철이없는사람이바로우리엄마였습니다. 근데더화가나는건제주위의엄마들은대부분희생적이어서어디다제얘기를할수도없는겁니다. 말해봤자 왜너는엄마욕을그렇게해? 라는시선밖에안돌아오더라고요. 그게더화가나는겁니다. 엄마가밝은모습을갖고계신건힘든일을안했기때문이고, 일흔나이에관절하나아픈곳없이건강하신건 김장무 하나도혼자들어본적이없으시기때문입니다. 살림을정말안하셨거든요. 늘아빠가하시거나아빠가안하면그냥내버려뒀던분이지요. 올해일흔인엄마는그래서할줄아는음식이거의없으세요. 드시는건엄청나게좋아하는데, 하는건싫어하셔서엄마집에서는아예밥을잘먹지않습니다. 근데동생네가족이분기별로한번씩들리면엄마집에서꼭밥을먹고가요. 그럼엄마한테서바로전화가옵니다. 왜게네들은밥을자기네집에서안먹고여기서먹는다니? 귀찮다는뜻이죠. 그때마다저는묻고싶어요. 엄마, 엄마맞아? 엄마들은보통자식입에맛있는거들어갈때제일행복하지않아? 라고요. 20년엄마로살아보니까저는그렇거든요. 하지만엄마는본인입에들어가는게제일행복하다고하실분입니다. 청소도좀하다가힘들면그렇게화를내시고돈버는거다른사람비위를못맞춰서안싸우면다행이었고, 아빠랑도싸워서져본적이없습니다. 그냥노는걸제일좋아하세요. 아무생각없이그냥노는거요. 그저본인몸만편하면되고본인만생각하시지요.

15 이달의편지 그런엄마가내뱉는말에저는헉헉놀랄때가많은데, 얼마전엔부유하게살던여자분이목숨을잃었다는소식을듣고엄마가대뜸 아이고, 딸이많이벌다가가서어떡하냐? 그아버지타격이겠네 이러시는겁니다. 자식이죽었는데어떻게그런말을하냐고, 금쪽같은자식이죽었는데지금아버지가돈생각이나겠냐고, 제가차갑게얘기하니더는말을잇지는않으시더군요. 엄마는그런생각을하고있었구나. 더이상엄마랑얘기하면나만다치겠다싶어서그만하려는데엄마는또말씀하셨습니다. 나는딸에게해준것도없지만받은것도없어. 순간마음이쿵내려앉았습니다. 받은것도준것도없으면그게남이지가족인가요? 차라리 남 이면말이라도저렇게안하지싶었습니다. 아버지돌아가시고엄마혼자무섭고외로우실까봐처음 1년은애들남편한테맡겨두고, 이틀이멀다하고엄마옆에가서자고왔습니다. 그다음해부터는주말마다가서엄마를보듬었어요. 엄마가어느정도아빠의빈자리를이겨내셨다싶었을땐거의딸이한명생긴것같은느낌이었지요. 리모컨에건전지하나도갈줄모르는엄마는늘호출이었습니다. 세탁기도돌릴줄몰라새롭게알려드려야했고집에문이잠겼을때도, TV가안나와도, 하물며카드사에서전화가와도호출이었어요. 여행도항상모시고갔습니다. 태국, 제주도, 급기야유럽은남편빼고친정엄마와아들셋이서만갔어요. 그러고보니그때도엄마는큰망언을남기셨지요. 공항에서남편에게 김서방, 여행같이못가서어떡하나? 웬일로그런말을하셔서남편이 괜찮습니다. 다음에같이가면되지요 했더니, 아니그게아니라저트렁크자네가챙겨야하는데. 남편이순간 내가뭘잘못들었나? 하는얼굴이더군요. 여행가서도본인트렁크하나안챙기고, 일정이너무힘들다고호텔에서이불뒤집어쓰고 날여길왜데려왔냐 니들하고갔던여행다별로였다 어린애처럼투정을부렸던엄마. 그런엄마가최근에그말까지하신겁니다. 난딸에게해준것도없고받은것도없어. 그후로저는매주장봐서냉장고채우던일을그만두고있습니다. 사과 10알사면 3알은엄마것, 요구르트 3줄사면 1줄은엄마것, 그렇게장본거에 3분의 1은꼭엄마냉장고에넣어드리곤했는데이제부터는안하려고요. 어쭙잖은착한딸코스프레, 그만두려고요. 나중에돌아가시면후회될까싶어소소하게나마제가할수있는건

16 이달의편지 다해드리자했는데엄마에겐그게아무것도아니었습니다. 예전에엄마가그런말을하신적있어요. 모임에갔더니누가자기보고 공주 라고했다고. 그걸또좋아하시더군요. 엄마는저희애들이어렸을때도같이음식점에가면가만히앉아계셨어요. 누가챙겨주길기다리면서요. 제가애들챙기랴엄마챙기랴너무벅차서 엄마, 엄마는좀알아서떠드세요 라고해서이젠혼자드십니다. 공주같은엄마때문에옆에있는사람은늘피곤합니다. 저역시늘그랬습니다. 그런저한테엄마야말로뭐하나해준것도없으면서내내받기만을바라냐고소리라도막지르고싶은데거기까지는안하려고요. 저희엄마처럼 없는말은안한다 하시는분들, 가족한테는없는말이라도지어서하세요. 딸아, 아들아너희가옆에있어서너무고맙고소소하게챙겨줘서고맙고많이못해줘서미안하다. 돈안들면서힘나게하는말입니다. 조금있으면제생일입니다. 엄마생신하고 2주차이나고, 아들생일까지쪼르르물려있어서지난 20년간항상엄마생일에몰아서한번에했습니다. 근데이제그것도그만하려고합니다. 딸생일이며칠인지도모르는엄마생신은동생네랑드시라고하고, 그동안늘할머니생일에밀려한번도제대로못챙겨준아들생일에맞춰제생일도같이하렵니다. 그래봤자케이크에촛불켜고밥먹는거지뭐별거있겠습니까? 그래도 오늘니생일인데미역국은먹었냐? 챙겨주는엄마목소리한번듣고싶은데, 그걸그리워만하고있는제신세가많이슬프네요. 조만간갱년기가오려고마음이더그런가봅니다. 그래도글쓰며눈물을많이흘려서인지마음이조금괜찮아졌네요. 감사합니다. Letter 7 매순간의행복 김정양 경기도고양시일산서구덕이동 본능적으로손을더듬어휴대폰을찾아시간을확인했다. 예감대로오전 5시를훌쩍지나이미 6시 50분을넘고있었다. 부랴부랴옷을걸치다시피하고작업복가방을메고버스정류장으로뛰었다. 이러다정말늦을지도몰라 조바심에막내앞을지나던택시를탔다. 기사님, 일산시장으로빨리가주세요. 10여분도안되어도착한것같은데요금이 4800원. 5000원을드리며급히내렸다. 평소교통카드로 1300원에기사님과안부를물으며오가던길을 5000원을들여택시를타고왔는데인력사무실앞에는매일피워놓는간이모닥불이거의꺼져가고있었다. 혹시나하고사무실로올라가봤지만현장으로인부를태워다주는윤실장,

17 이달의편지 이반장은이미없고, 아직일을찾지못한나와같은입장의남자네분만있었다. 만약지금다른현장에서인부를구한다고하더라도나는그네분의뒤순서. 오늘은사실상일을할가능성이없다. 사무실에서내려오니건물앞한쪽식어버린모닥불이그사실을다시금일깨워준다. 우스개로우리는새벽추위를녹이려피우는드럼통모닥불을 희망의불 이라고부른다. 모닥불의장작불씨가꺼지기전까지는당일일을구할희망이있고, 그불씨가꺼지면사실상그날은꽝이라고들한다. 집으로돌아오는길. 많은사람이어느새버스정류장에서도전철역으로가는길목에서도바삐들움직이고있다. 그한가운데서나는새벽의달콤한찰나의유혹을이기지못한이유로가야할길을잃고 있다. 간밤잠결에화장실다녀오느라잠깐잠에서깼다. 곤히잠들어있는집사람에게이불을한겹더덮어주고나도이불속으로다시누우면서휴대폰시계를보았다. 3시 52분. 30분여후면요양병원조리일을하는집사람이먼저일어나출근준비를하겠지만, 난아직도 1시간이나더잘수있는시간. 나이들며새벽에화장실가는불편때문에저녁에는가급적물을많이마시지않음에도불구하고가끔이렇게새벽에깬다. 그러나따뜻한이불속으로들어와다시잠들기전짧디짧은그시간이난너무나행복하다. 뭐랄까. 마치하루 24시간중에나만 1시간을덤으로얻은기분이라고할까. 결혼전, 손에물묻히지않게해주겠다던나의새빨간거짓말을알면서도결혼한아내는결혼후손에물이마를날이없음에도여전히나를사랑하고, 타지에서주경야독하는아이들의든든한엄마이다. 그런아내가하루중가장걱정없는행복한표정으로잠들어있는모습을보며슬쩍이불속에서손을잡으며다시잠들수있는그우연한새벽시간의깸이행복하다. 그행복을재차확인하면서휴대폰알람이꺼짐으로터치된것도모른채늦잠을잔것이다. 늦잠을자긴했지만그순간만큼은무거운마음으로집으로돌아오는길에생각해도참으로행복했다. 아침에택시를타는호사를누렸기에 50여분거리를걸어집으로왔다. 식탁위에는 < 여보! 오늘도파이팅!> 이란글과하트가그려진메모와차려놓은밥상. 일나가며아내가챙겨놓은것들을보니그냥미안하고, 고맙고, 사랑스럽고, 울컥해졌다. 밖에서하는현장일이라차라리비라도내렸으면엊그제처럼쉬어도덜미안했을텐데. 아내에게문자를보냈다.

18 이달의편지 < 여보, 출근잘했어? 난오늘쉬게되었어. 일어나보니 7시가다되어서그냥안나갔어. 이런실수를다하네. 미안하고저녁에봐. 저녁은내가준비할게. 먹고싶은거얘기해. 사랑해.> 아내에게이렇게문자를보내고나니미안하고무거운마음이다소덜어지는듯했다. 훨씬가벼워진마음으로내가할수있는집안일을찾아서하기로했다. 창문틀마다문풍지를붙이고, 청소, 이불빨래, 냉동실까지. 다른일은다자랑해도냉장고의냉동실정리만큼은늘비밀로한다. 나때문에수십년몸에밴집사람의절약정신으로우리집에는가전제품이든옷이든처가에서명절때마다싸주시는음식이든한번들어오면성한상태로는나가거나버려지는법이없다. 정리했다는칭찬보다오히려허락없이버렸다고핀잔을들을수있기때문에비밀이다. 어느정도정리를하고커피한잔의호사를누릴때쯤휴대폰에문자가왔다. < 쉬었다고? 다행이네. 엊저녁당신목뒤에파스붙일때보니어깨가멍든것처럼부어있던데, 쉬엄쉬엄해. 내손에물묻히지않고살게해주겠다던약속지킬때까지오래오래살아야할거아니야? 병원좀다녀오고. 삼겹살이먹고싶어서주문했으니 6시경에배달올거야. 당신이맛있게구워줘. 사랑해 > 지금생각하니나의 55년의삶에있어우연히잠이깬새벽시간다시잠들때가행복했던게아니라이렇게나를아껴주는아내와의삶, 그매순간이모두행복그자체인것같다. 이일상의행복을지키기위해내일부터는알람시계를하나더두고자야겠다. 결혼전집사람과의약속을지키기위해서, 또새벽의유혹이찾아오더라도실수하지않기위해서! 아빠는올해일흔여섯살이시다. 내가아빠모습이기억나는건초등학교 2학년때부터인것같다. 할아버지가돌아가신날 아빠는처음으로우셨다. 그리고 35 년이흐른지금까지단한번도 아빠가우시는모습을본적이없다. 울아빠는아주무서운분이셨다. 한번안된다고하는걸두번얘 기하면엄청혼이났다. Letter 8 처음알게된것들 김은식 경기도평택시비전 3 로 글씨를잘못적어서지울때도처음처럼깨끗하게지우지않으면야 단을맞았다. 둘째언니랑집앞가게에서초콜릿이너무먹고싶은데돈이없어외상이라는것을처음으로하고밤새맞았다. 큰언니는동생들잘못돌본다고팔이부러지게맞았다. 난아빠랑별로말을해본적이없다.

19 이달의편지 아빠, 밥. 아빠, 준비물사게돈. 이런말말고는자라면서아빠랑말을해본기억이거의없다. 내가아이를낳았을때도산부인과에 5분도안계시고집으로가셨다. 발가락이찢어져서살이덜렁거려약을바를때도아프다고얘기하면참을성없다고또혼이났다. 둘째언니는 9시넘어서집에들어오지않으면찾는다고난리가나면서내가밤새도록들어오지않아도전화한통안하셨다. 한순간을빼고는아빤내게그런사람이었다. 그런아빠모습이멋있었던한순간은초등학교에서가을운동회를하는날이었다. 달리기를잘하는아빠는체육선생님보다더빨랐다. 아빠가달리면뒤처지던학부모팀은무조건이겼다. 그렇게매년가을운동회때면아빠가자랑스러웠다. 아빠는 60대후반까지달리기를하셨다. 마라톤 km 완승도몇번하고하프마라톤은셀수없이많이하셨다. 지금난그때가너무그립다. 아빠가 1분아니 1초만이라도다시달릴수있는날이올까? 아빠는 2019 년대동맥수술을위해병원에입원하셨다. 9시간이라는긴수술끝에중환자실로옮긴아빠는고통을호소하셨지만의사선생님들은수술이잘됐다고했다. 하지만그후숨도제대로못쉬는아빠는한달을중환자실에계셨다. 일반병실에서 4개월을더치료하고지금은 1년 8개월째재활병원에계신다. 그수술이후아빠는다시는걸을수없게되셨다. 수술실들어갈때멀쩡하게걸어가셨는데수술실나온후아빤더이상걷지못하신다. 하반신이완전마비가되셨다. 수술받을당시 5개월간왕복 2시간을운전해서매일아빠병원에갔다. 엄마가간병한다고힘드신모습도마음이아팠고평생을무섭고강하다고만생각했던아빠가꼼짝도못하고누워계신모습에너무가슴이아팠다. 중환자실에서면회를마치고나오는엄마와나에게사지가묶인채로 같이가자 라고말씀하시는아빠가너무가여웠다. 우리아빠도저럴수가있구나. 우리에게도이런끔찍한일이있을수있구나. 울어도울어도상처와고통은작아지지않았다. 하지가완전마비라앉을때균형을잡을수없어거의 1년은앉지도못하셨다. 저리고아픈아빠다리를주무르고집으로오는길엔항상손이덜덜떨렸다. 그래도내고통은아무것도아니었다. 목소리도제대로나오지않고움직이지도못하는고통은당해보지않은사람은아마상상도못할것같다. 그런데신기하고고맙게도아빠는지금까지힘들다는말씀을한마디도안하신다. 아빠는내생각대로강한분이셨다. 그리고난태어나서 43년만에처음으로아빠와많은얘기를했다. 내코가엄마가아닌아빠를닮았다는것도처음으로알았고, 나의내성발톱이아빠랑똑같다는것도처음으로알았고, 아빠가코코넛맛과자를좋아하신다는것도처음으로알았고, 아빠가눈물이많다는것도처음으로알았고, 그병원에서수술하자고한나를원망하기는커녕고마워한다는것도처음으로알았고, 나의넘치는액션에발가락하나라도움직이려고애쓰고용기내신다는것도처음으로알았고, 말없이살아온세월이 42년인데울아빠가내목소리가듣고싶어서전화를기다리신다는것도처음으로알았다. 모든게처음이었다.

20 이달의편지 아빠가이런모습인지난지금까지몰랐다. 이고통의시간이어쩌면아빠를알아가는소중한시간인지도모르겠다는생각이든다. 아빠가아프지않았으면평생모르고살았을많은것을알게되면서아빠가좋아지고있다. 처음으로. 그리고다시추억한다. 알약을못삼키는날위해알약을녹여서가루약으로만들어주셨던아빠. 앞치마바느질하기가정숙제를끝내지못하고자는나를위해밤새바느질을해주셨던아빠. 내가간호사를그만둘때조금만더다니면안되겠냐고부탁의말을처음으로하신아빠. 결혼한다고남자친구를집에데려간날, 마음에드시냐는내말에 내자식도맘에안들때가많은데남의자식을평가하면안되지 하시며사람의가치를가르쳐주신아빠. 나는인생의모든일은화도될수있고복도될수있다는말을좋아한다. 이번처럼아빠가많이편찮으셔서두다리를잃으셔서가슴찢어지게고통스럽지만아빠의진짜모습을알게되어서너무소중한시간이다. 글을쓰고있는지금도난울고있다. 하지만이제는울지않으려고한다. 아빠가다시걷는그기적의날에지금부터참을눈물을다쏟을거다. 그날이한번이라도좋으니 1분이라도좋으니꼭온다면아빠가좋아하시는달리기를하고싶다. 아빠손을꼭잡고. 아빠도나와같은생각을하고계실까? Letter 9 우리아버지김기사님 김수정 전북남원시낙현길 우리가족에게는세상그어떤기사보다최고로멋진운전기사가있습니다. 바로저희아버지입니다. 아버지께서는저와제동생이중학교에다니던시절부터자동차를운전하며등굣길과하굣길을책임지셨죠. 바람이거세게불어도앞이안보일정도로비와눈이내려도아버지는저와제동생의등굣길을단한번도거른적이없습니다. 하굣길은일부러친구들과걸어가겠다고하는경우를제외하고는아버지는언제나하굣길도책임져주셨어요. 고등학생시절같은반친구가제게이런말을하더군요. 아버지께서매일너와네동생을차로데려다주고데리러오시네. 정말부럽다. 사실그말을듣고나서야아버지가등하굣길을매일차로책임져

21 이달의편지 주시는게얼마나수고스러운일인지깨달았습니다. 그리고친구들이부럽다고할때마다또아버지가가끔제친구들을태워다줄때마다괜스레제어깨가솟아올랐고아버지가한없이자랑스러웠습니다. 대학생이되고나서도아버지께서는같은모습이셨습니다. 제가대학을집에서약 2시간거리정도떨어진곳에다녔는데아버지는제가본가에서자취방으로돌아갈때그 2시간거리를매번데려다셨습니다. 피곤하실법도한데 당연히우리큰딸데려다줘야지. 우리큰딸데려다주는길은드라이브를하는기분좋은길이야 하셨어요. 그래서인지아버지가자취방까지데려다주실때면매번같은코스인데도기분은언제나새로운길을가는것처럼즐거웠죠. 고속도로를타고국도를타며보는나무들은언제나싱그러웠고아파트나주택들은동화책에나오는아름다운성처럼보였습니다. 또제가아이돌그룹을좋아하던시절에는기차를타고서울에방송이나콘서트, 팬사인회를보러다녔는데공연이끝나고서울에서집으로가는마지막기차를타면새벽 3시가다되어도착했죠. 그땐시간이너무늦었고, 아버지께죄송해서택시를타고귀가했는데집에도착하니아버지께서안주무시고계셨습니다. 아빠, 안자고있었어? 지금새벽 3시가넘었는데. 네가안들어왔는데어떻게자. 아빠는너역까지데리러가려고안자고있었는데. 왜전화안했어? 제가전화를안하고택시타고집에오니은근서운하신눈치였어요. 지금도아버지는한결같으십니다. 아버지께서집에들어오시기 전에저혹은어머니에게전화해서꼭하는말씀이있으시죠. 지금집에들어가려고하는데혹시어디갈곳있어? 저혹은어머니가외출할일이있으면그곳까지태워다주시기위해미리전화를하신답니다. 어머니가미용실에가야겠다싶으면태워다주고, 끝날때까지미용실앞에서기다리거나아니면끝나는시간에맞춰다시데리러가십니다. 어머니가먼저말을하지않아도아버지는당연하게생각하고행동하세요. 아버지가외출할때도어머니에게같이가겠냐고의사를물으십니다. 어머니심심해하실까봐요. 또아버지는가족들과드라이브하는걸좋아하는데, 드라이브코스를아버지본인이정하는게아니라가족들에게물으세요. 가족들이멀리가는걸원하든늘가던가까운곳으로가길원하든아버지는한번도반대하신적이없습니다. 가족들과드라이브하며카페가보이면커피를사서먹고, 경치가좋은곳이보이면차를멈추고내려서사진을찍고해당지역의맛집을검색해서맛있는음식을먹는것, 이것이아버지의즐거움입니다. 운전하는일이힘든일인데아버지는가족을위해서운전하는순간에는단한번도짜증을내신적이없어요. 오히려늘가족과차를타고어디론가가는걸좋아하십니다. 가족들을위해서는언제나운전할준비가되어있는우리아버지. 저랑제동생이예전에장난으로아버지를 김기사님 ~ 하고불렀던적이있는데우리김기사님은어머니와저, 동생에게있어서는아주최고의운전기사예요. 아버지, 무뚝뚝한큰딸이지만그래도사랑하는거알죠? 감사하고사랑합니다.

22 이달의편지 나는여름방학겨울방학할것없이방학만되면언양에있는외할머니댁으로내려갔다. 산과내가있는한적한시골동네는 액자속풍경화처럼평화롭고아름다웠다. 여름에는원두막에앉아 방금딴수박과참외를먹고, 겨울에는꽁꽁언강에서썰매를탔다. 행복한어린시절의기억이다. 외할아버지가돌아가시고외할머니는울산에있는외삼촌댁에서 함께살게되었다. 나역시입시를통과해야되는학교생활이만만 치않아서언양외갓집은그리움이되었다. 그러던어느날외할머니는복잡한도시생활이진력난다며다시 언양고향집으로가셨다. Letter 10 외할머니의보석함 박미연 경기도남양주시화도읍 나는기다렸다는듯이고 1 여름방학때외할머니댁으로놀러갔 다. 이번에는맞벌이하는막내이모의간곡한부탁으로마지못해초등학교 2학년개구쟁이사촌동생을데리고갔다. 외할머니는부쩍늙으셨다. 그러고보니외할아버지가돌아가신후외할머니의인생시계는더빨리가는것같았다. 다행히사촌동생은동네개구쟁이들과잘어울려잠자리채하나들고들로산으로쏘다녀서크게신경쓰지않아도됐다. 그날은외할머니가서울서내려온손자손녀를위해삼계탕을해준다고장보러읍내에가셨고나는달콤한낮잠에빠졌다. 얼마나잠을잤을까? 갑자기시끄러운소리가들려서잠에깨어밖으로나가보니사촌동생이울고있었다. 저만치달려가시는외할머니의모습이보였다. 늘댓돌위에가지런히놓여있는외할머니의흰색고무신이마당에볼품없이이쪽저쪽으로흩어져있었다. 외할머니는버선발로온힘을다해어디론가달려가셨다. 할머니어디가시는거야? 너뭐잘못했어? 이미기가팍죽은사촌동생이기어들어가는목소리로말했다. 주전자로엿바꿔먹었어. 뭐? 왜네마음대로그랬어? 할머니께허락받아야지? 새것아니야. 고물이야. 고물. 엿장수아저씨가그랬어. 완전고물이라고. 그때외할머니가숨이찬듯헉헉숨을고르며주전자를들고들어오셨다. 엿장수아저씨를찾아내서돈을주고주전자를다시갖고오신것같았다. 이거할미한테는아주소중한거야. 할아버지가친구들과수덕사구경가서사오신거야. 할미생일선물로. 첨이야. 이거쇠주

23 이달의편지 전자야. 잘변하지도않고아주튼튼하고찌그러지지도않아. 할아버지가그랬어. 할아버지마음같다고. 나중에할미죽으면이거같이묻어달라고할참이었어. 외할머니는마루한가운데놓인약장위에잠시불편한여행을다녀온쇠주전자를놓고한참을바라보았다. 그곳이원래의자리였던만큼쇠주전자는안정감있어보였다. 할머니, 할아버지보고싶어? 보고싶을때도있고안보고싶을때도있어. 만날보고싶으면어찌살라고. 할아버지보고싶을땐어떻게해? 저거봐. 쇠주전자. 그럼괜찮아? 응. 저거, 할미보석함이야. 보석함. 반지들어있어? 금반지? 아, 그래서외할머니가달리기선수처럼뛰어가서쇠주전자를찾아왔구나. 비로소모든상황이이해가되었다. 아유, 내정신좀봐. 저녁준비해야지. 삼계탕끓여줄게. 외할머니는급히부엌으로들어가셨다. 나는살금살금다가가쇠주전자뚜껑을열어봤다. 틀림없이뭔가번쩍번쩍거리는꽤값나가는물건이들어있다고생각했다. 어? 이게뭐야? 내예상과는달리두세번접은편지한장이나왔다. 편지는손때가묻어있었고세월의흔적이고스란히드러났다. 나는서둘러편지를펴보았다. 할아버지의편지였다. < 여보, 참미안합니다. 그리고참고맙습니다. 내가무슨복에당신처럼고운색시를만나서이리잘살았는지꿈같습니다. 이세상과작별하는건괜찮은데당신이자꾸우니마음이몹시쓰입니다. 나는당신이바라보는곳에서당신을바라볼겁니다. 비오는날은비로, 눈오는날은눈으로, 별반짝이는날은별로요. 내가먼저가서옆자리맡아놓을테니당신은천천히아주천천히오세요. 자식들한테효도받고평생나돌보느라힘들었던시간이제내려놓고당신하고싶은거다하고천천히아주천천히오세요. 이세상당신이있어서참좋았습니다.> 그편지를읽는데눈물이마구쏟아졌다. 외할아버지의편지가들어있는쇠주전자. 외할머니께는이세상무엇보다든든한보석함이었다. 언제나외할아버지를바라보며박꽃같이환하게웃어주던외할머니. 언제나외할머니를바라보며막벌어지는꽃잎처럼싱긋미소날려주던외할아버지. 사랑은그런것일지모른다. 요란하지도않고뽐내지도않고한결같이그자리에서지켜주는것. 외할머니댁마루약장위에놓인쇠주전자처럼.

24 이달의편지 Letter 11 날개꺾인가장 한병재 부산광역시해운대구좌동 이른새벽, 시간이멈춘듯적막하기만한데멍하니창밖을봅니다. 익숙한어둠이괜한불안감이되어겨울한기가뾰족 하게등줄기를파고듭니다. 젊은날부지런히일했고이제는쉬어도될충분한세월을살았는데도가장으로서의책임과의무가막연한두려움이되어초조하게만듭니다. 원치않은조기퇴직을하고원망과분노로방황을하다가겨우마음을다잡고단순근로를시작했습니다. 최저임금도제대로받지못하는부당한대우와갑질에가까운불합리한근무조건이지만좀둔하게살자고, 손해보더라도일자리가주는안정감에다들그렇게자신의처지를받아들이지만무거운마음은어쩔수가없답니다. 처음엔너무좋았습니다. 빠듯한조직문화와결과물에대한부 담감으로늘긴장속에버텨야했던젊은날의일자리에비해단순근로가주는일상의여유는환상이었죠. 하지만열악한근무조건만큼동료들과어울림은어색했습니다. 시답지않은논쟁이중요한현장이었습니다. 요즘젊은이들말로 인싸 라고들하는데그게안되면사회성이부족한사람, 집단에적응못하는이방인이되어동료의뒤담화대상이되곤합니다. 그렇다고시시콜콜소명이라도할라치면말많은사람, 불만가득한동료로공격의대상이되기도하고요. 처음엔불편부당하고불합리한대우나근무조건에대해항의도못하는동료들을이해할수없었는데얼마지나지않아이해할수있었습니다. 용역회사가근로자를통제하고단기계약을거듭하며근로자들이살아남기위해동료를지적하고간섭하며비굴하기까지한자세를요구한걸로이해됐습니다. 그런데자신들의부당한대우와불합리한근로조건에는개선의말한마디못하면서동료에게는유독지적하고시기하고, 때론이간질하여스스로부당한대우를자초하는지는연구대상이긴합니다. 거절은부정이아니고진정한소통이라는데꼭정치인들같습니다. 업무스트레스도없고업무성과에대한부담도없는그야말로꿀직장인데동료들끼리위해주고배려해주는직장문화가아쉬워새벽창가를서성이다무거운마음과소망을담아애청자들께하소연해봅니다. 친구들은 60대전후를중년과노년사이좋을 호 자를넣어 호년 이라합니다. 시간도많고, 어느정도경제력도있고, 자식들공부도마쳐서부양에대한부담감도없으니삶을오롯이자신을위해

25 이달의편지 살아도좋을호년이라는겁니다. 저또한부양에대한부담은없지만젊어일할때노후대책을세우지못해일해야하지만관리비나공과금만책임지고나머진용돈으로사용해도좋다는안방마님의허락이있어돈쓰는재미가쏠쏠하답니다. 예전에야내명의의급여통장을아내가가지고용돈만받았기에흔히들하는비자금을만들지못한우를범해퇴직하는순간용돈도나오질않았습니다. 일하면서일정금액만안방마님께상납하고나면나머진내맘대로눈치보지않고써도되니이얼마나아름다운인생입니까? 열심히벌어도외식할땐국밥이최선이었는데지금은최고급식당에서외식해도고급코스요리를먹어도내가결제하니마님도불만없으시고참으로일하는보람을느낀다고하면너무신파인가요? 하지만지혜를얻으려면부단히노력해야하고 의무를즐기고증오하고는뛰어난성품과관계가있다 라고하니까알수없는이두려움과근심걱정의한기를걷어내고다시세상의불편부당함에맞서힘을얻고자합니다. 정의롭고공정한사회를믿고다시세상으로들어가아직나만을믿고기다리는가족을위해지혜의길로나가겠습니다. 여성시대도저와같은처지의날개꺾인가장들에게힘이되어주십시오. 안다는것은들어서그것이좋다는것을느끼는것이요. 좋아한다는것은실천하여그맛을기뻐하는것이요. 즐거워한다는것은그충만함을누리는것이다 라는명언을되새기며이른새벽소심한가장의편지를마무리합니다. 내내즐겁고행복한방송부탁드리며모두를건승하시길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Letter 12 미래의우리는 안효섭 경북김천시삼락택지길 내일만나자고했던지인과의약속을취소했다. 조촐한술자리로이어질것이라예상했지만지금은우리가족이그럴분위기가아니었다. 가족끼리거실에모였다. 이야기를나누다보면좋은일도있고그렇지못한일도나누게된다. 평소엔회사에가고학교에가고저녁시간에단란하게만나겠지만지금은집에서아웅다웅투덜거리며지내고있다. 모여있으니가족과의단란한시간이되어오히려긍정적이라말하는사람의사연을라디오로듣게되었다. 하지만매일붙어있으니확률적으로가족구성원끼리다투는시간이늘어난집도있을것이다. 뉴스에선코로나19 사망자소식과확진자소식이들려오고사회적거리두기캠페인을연신홍보중인데가족끼리도지친마음의

26 이달의편지 자발적거리두기 를해야할까? 돈문제로가볍게시작한대화가그만엇나가고말았다. 내생각이짧은탓일까? 돈관련문제를쉽게말하려는게애초에우스운생각일까? 아내는단축근무로쉬고있다. 자세한내용은방송에나오길극도로꺼려서더쓰지못하겠다. 아직아내의출근일은확정되지않았다. 다만다음주정도로예상한다. 어제퇴근할무렵급하게회의를하고나도단축근무예상범위에들어갔다. 피부로직접와닿으니코로나19를체감하고있는나를발견한다. 회사가흑자가나야되는데현재상황이좋지못하니. 과장님이말끝을흐리며말했다. 뒷부분말줄임표는모두가예상하고겪고있는이유가맞다. 나도올것이오고말았구나 싶었다. 나보다더힘든상황을겪는분들을이루헤아릴수없겠지만지금은눈앞의현실을외면하고싶어진다. 집에와서아내와상의하다가 대책이있어야되는데 했더니아내는 대책은무슨대책이야? 아껴써야지. 돈! 하며딱잘라말한다. 아이스크림사달라는딸의부탁도쉽게들어줄수없게되었다. 그만큼생활비의타격을받게되니나자신이참무능력해져서힘이빠진다. 앞으로코로나19가물러가고비슷한상황이또온대도굳건히견디고이겨내야할텐데아직은괜찮으니너무걱정하지말자고자신을다독였다. 집에머무는시간이많으니가끔은무료해지는권태를해결하려책을집어들었다. 책을좋아하지만 책을사는순간 만좋아하는 건아닌지반성하라며책꽂이에새책들이의자에앉은내뒤통수를노려보고있다. 그렇다. 새축구공을사면기분이너무좋아애지중지껴안고잠이들었고새신발을엄마가사주면어쩌다진흙이라도잔뜩묻은날엔종일신발을닦고또닦았다. 화장실에갈때는이상하게집중이잘돼서꼭책을하나끌어안고들어가서는두세줄읽다가딴생각에집중하다볼일이끝났다. 그날도한권을집어들고끙끙대며근심을덜고있는데이런구절이눈에들어왔다. < 그래도그때가좋았어 라는말이나오기마련이다. 지금보다부족하고가난하고어려웠지만마음만은더풍요롭고행복했다는뜻일것이다. 미래의어느곳에오늘을그리워하는내가서있을게분명하다고.> 코로나19로생긴갖가지어려움과고난들에대해시간이약이되고여물어그속에도행복이있었다고기억될거라우리는믿고있다. 자영업하면서그렇게힘든적이없었지만돈주고도못배울질병예방관리노하우를알게되었지. 회사운영하면서경영난에힘들었지만직원들의자발적단합에노사를떠나한마음이되곤했었지. 한달에보름만출근하면서직장의소중함을깨닫고어려움을나누면서직장선후배들과단합이그렇게잘되던시절이없었지. 경제적으로어려웠지만가족이가장큰힘이되었어. 아내와남편과아이들덕분에그때내가잘버틸수있었지. 우리는, 미래의우리는분명오늘을그리워할것이다.

27 이달의편지 Letter 13 나를위한시간 김선희 경기도평택시안중읍 저는몇개월전, 25 년의직장생활을접고퇴사한 50 대입니다. 꼭정년까지일하고싶었지만건강이무너지니더이상 버티기가힘들어고민끝에퇴사했습니다. 마지막출근한날업무마무리를하고동료들에게인사하고퇴근 하는데온몸에기운이쭉빠지더니집에들어오자마자그대로침대 위에누워서그이튿날까지온몸이몹시아파꼼짝할수가없었답 니다. 그동안아주가끔퇴사하고쉬고싶다는생각을했지만막상 현실이되니마음한구석이휑한게아침에눈을떠도공식적으로 갈곳이없다는게많이서글퍼지더군요. 이런저런생각이많아지고출근할때보다몸은더아파이대로있 어서는안될것같아남편출근할때같이나가아파트주변산책 코스를걷기시작했고, 무료자전거대여소에서자전거를빌려시원하게달리고나면어찌나상쾌한지요. 무기력하고우울했던기분도조금씩나아지니용기가생겨혼자서제주도일주일여행을계획했고드디어이번주일요일출발을앞두고있습니다. 남편을비롯해세아이도깜짝놀라진짜혼자갈수있냐고자꾸물어보네요. 솔직히지금까지혼자서뭘해본적이없어설레면서도두렵기도하지만그래도가보려고요. 누구의아내, 엄마, 며느리가아닌저 김선희 만의시간을가져보고싶네요. 혼자식당에서밥먹는것도많이어색할것같고경치좋고예쁜카페에서향좋은커피한잔마시는것도뻘쭘할것같지만그래도해보려고요. 그동안참바쁘게살았던저를내려놓고천천히주변도돌아보고저자신도돌아보는시간을가져보렵니다. 두분, 저에게용기조금만주실래요. 겁내지말라고, 혼자밥먹고차마시는거아무것도아니라고응원좀해주세요.

28 이달의편지 Letter 14 목에걸린가시 허문실 경기도양평군양평읍? 이게뭐지? 어아침에갈치조림을먹고소파에앉아쉬려는데목에무언 가걸린듯하여쓰윽잡아빼보니파와생선가시가함께딸려나왔다. 난기쁨을감추지못했다. 3일전가자미를샀는데너무작아튀김가루를묻혀가자미튀김을했다. 튀겨놓으니바삭한게가시도함께먹어도될거같아바삭바삭씹으며삼켰는데웬걸목구멍에딱! 걸리고말았다. 밥을그냥먹어도보고따뜻한물을먹어봐도그대로. 병원에가기엔금요일저녁이라응급실로가야해서일단지내보기로했다. 주말이라병원에가도응급실이고어차피이비인후과에가야해서월요일까지버텨야했다. 남편은우리몸은이물질이들어가면거부하려는경향이있어서저절로내려갈수있으니기다려보란다. 지난번조기비늘을맨손으로벗기다가엄지손가락바깥쪽에가시가박혔는데한일주일아프다가지금은흔적이없어졌다. 남편이그때도시간이지나면가시가녹든지아니면자연스럽게밀어내든지할거라했는데정말따끔하던통증이사라졌다. 그런일이있었던지라남편의이번에도그럴수있다는말을믿고싶었다. 근데이번엔침을삼키면따끔! 식사할때꿀떡삼키면따끔! 자려고누우면그럭저럭괜찮은것같고일어나면또따끔! 어쩌다생선한번잘못먹어서삼킬때마다따끔거려야하나. 아이도아니고한심하단생각이들었다. 이틀을견디다일요일오후결국종합병원응급실에가서엑스레이 (X-Ray) 를찍어보기로하고남편과함께병원으로갔다. 병원은코로나19로경비가삼엄했다. 덴탈마스크를착용하였으나응급실에는 KF94 마스크를써야들어갈수있단다. 근처편의점에서마스크를구입해서쓰고입구에서이름과전화번호를적고체온을측정하고나서야겨우진찰을받을수있었다. 남편이원무과에가는동안진찰을받았는데엑스레이로는목에있는가시를확인할수없단다. 그래서그냥수납할필요도없이그대로나와야했다. 목은따끔거리고. 오늘저녁잘넘기고내일월요일에이비인후과에가야지했다. 목이부었는지조금씩더아파지고시간이더디게지나가고겨우잠자리에들었다. 다음날아침, 생선을좋아하는남편이갈치조림이먹고싶다하

29 이달의편지 여아침반찬으로갖은양념으로갈치조림을하였다. 갈치를먹으려는데남편이조심해서먹으라고, 가시는절대먹지말고살만발라먹으라고신신당부를하였다. 가운데하얀속살만을발라서먹은후소파에앉았는데둥그렇게썰어넣은파가목에걸렸고그걸린파에가시가끌려나오게된것이었다. 만약아침에가시가나오지않았다면병원에가서힘들게뽑아야했을텐데너무자연스럽게나와서이게그가시인지믿어지지않았다. 나온가시는 1.5cm 정도였다. 생각했던것보다커서그동안그런크기의가시가목에걸렸다는것을생각하면아찔했다. 가시를너무쉽게생각했었나보다. 어렸을때도없었던일을 58세에겪다니어이가없었다. 손가락에가시박혔던일도그렇고, 아이들에게생선가시조심하라고주의를주면서내가생선가시를잘못삼켰으니체면이말이아니었다. 그래도두개의가시가자연스럽게해결된것이너무감사하고기적같고앞으로는모든일이잘될거같다. 코로나 19 로사업을잠시접고다시도약을시도하고있는지금생선가시로인한에피소드가희망의메시지인듯싶다. Letter 15 남편의갱년기 이연옥 서울시성북구한천로 남편이밤마다거실에나가잠을자고있습니다. 새벽녘까지거실창문을반쯤열어놓고자는남편때문에추위를타는저 와딸은매일밤고생이이만저만아니었습니다. 여보, 날씨가추워. 방으로들어와서자. 싫어. 나덥단말이야! 뭐? 이날씨가뭐가덥다고그래! 땀한방울흘리지않는데도자꾸만덥다며창문을열려는남편이야속하기만했습니다. 당신, 혹시화병있어? 아니지, 아니야. 평생자기하고싶은대로산사람이화병은무슨! 나, 당신하고더이상말섞고싶지않아. 흥!

30 이달의편지 그모습에그나마남아있던정나미가뚝뚝떨어지는것같아가자미눈을하고남편을째려보는데마침퇴근한딸이안방으로들어와저를보며웃으며말했습니다. 엄마, 왜또무슨일인데그래? 아니, 너희아빠말이야. 하루에도열두번도넘게변덕을부리니네아빠랑계속살아야하나말아야하나한다. 지금! 하긴아빠가좀변덕이심하긴해. 그런데이정도까지는아니었는데. 혹시아빠화병있는거아냐? 화병은무슨! 네아빠가? 퍽이나! 화병은이엄마가있지. 꼭하는짓보면갱년기아줌마같다니깐. 맞다. 그거. 갱년기! 딸은얼른휴대폰으로검색하더니제귓가에소곤거렸습니다. 엄마, 암만해도아빠갱년기인것같아. 남자도갱년기걸리냐? 그거아줌마들만걸리는거잖아. 딸은너무도진지한표정으로남성갱년기에대해그리고주요증상에대해읊어댔습니다. 이거봐봐엄마. 우리아빠랑완전똑같잖아. 하긴. 머리가땅에만닿아도쿨쿨자던잠보가요즘잠이안온다고하긴하더라고. 내눈엔별로슬프지않는데도드라마보다훌쩍거리기도하고. 자꾸만덥다고저러는거보면. 딸의말에의하면남자들은여자들보다늦게갱년기가온다고했고사람에따라환갑이넘은뒤에도올수있어서자신또한그게갱년기인지단순히스트레스로인한증상인지헷갈릴수도있다고말해줬습니다. 엄마, 근데더염려되는건뭔지알아? 남자가여자보다갱년기 를더심하게앓는다는거야. 허걱우리엄마때도무척이나힘들었는데아이고야 ~ 이제아빠까지! 나얼른이집에서탈출해야겠다. 안겪어본사람이라면모를까저역시갱년기를무척이나힘들게겪었고지금도그것때문에불면증에감정조절이잘안돼힘들때가한두번이아니거늘그힘든고비를내가족이겪어야한다는사실에마음이심란해졌습니다. 딸에게남성갱년기에좋은게뭐가있냐며알려달라고해서곧장시장으로달려갔습니다. 당장호르몬치료를할정도까지는아닌것같았기에일단남성호르몬이풍부하게들어있다는식재료들을사서와밥을차렸더니남편뭐라고하는줄아세요? 여보, 내가토끼야? 어째죄다풀, 그것도부추반찬이왜이렇게많아? 다당신을위해서이러는거니까잔말말고드세요. 부족한남성호르몬을팍팍채워넣어줄음식으로부추만한음식이없다는말에정성껏차려줬더니밥투정하는남편을보며울화통이치밀어올랐습니다. 하지만저도남편도슬기롭게이놈의불청객을물리치려면일단참고또참아야하는인내력이필요하다는생각으로그렇게위기의순간을넘겼습니다. 세월이기는장사없다더니어느덧우리부부에게도불청객이찾아들었네요. 늘옹골진수목으로만보이던남편이잎이지고떨어지는걸보니왠지모르게제마음이짠해졌습니다. 여보, 내영감님! 그동안처자식먹여살리느라고생참많았소. 당신이있었기에우리가모두있었네요. 이제부터라도내어깨에기대며편히살아요. 우리에게온갱년기마저사랑하며삽시다. 여보, 늘존경하고사랑합니다!

31 이달의편지 얼마전결혼 7주년을맞은우리부부는특별한날이라외식을하고싶었지만음식점에서내돈주고밥먹으면서주위사람 들에게눈총받을바에는차라리속편하게짜장면에탕수육을시켜 먹는게맘편하고좋겠다며그렇게저녁을먹었습니다. 결혼기념일에그럴수밖에없는이유는 3 살, 6 살극성맞은두아 들때문이랍니다. 음식점에가면이녀석들이어찌나심란하게구는 지주위사람눈총에창피해서시켜놓은메뉴포장해서나오는게 다반사랍니다. 다. Letter 16 난리법석결혼기념일 문세희 경기도남양주시오남읍 외식은꿈도못꾸고배달음식으로허전한입맛을채우고삽니 저희도결혼기념일에근사한데서분위기잡고싶지요. 한번은 어머니께아이들맡겨놓고남편과둘만의데이트를즐기는데 2시간만에어머니의호출이있었어요. 이유는너무힘들어서도저히봐줄수가없다고요. 두아들이엄마오라고어찌나울어대는지어머님이연락할수밖에없다고하셨습니다. 저희부부의기념일은늘그랬지요. 아이낳고몇년동안정말단둘이있어본적이없어요. 늘정신없이밥먹고, 우아한대화란상상도할수없지요. 그런데이번결혼 7주년기념일에남편이색다른제안을했습니다. 아이들에게저녁을배불리먹인뒤권투, 레슬링을하며아이들을몹시피곤하게하더니아이들이웬일로일찍잠이들었어요. 남편은기회는이때다싶었던지애들이잠든걸확인하고단둘이나가서드라이브하며놀다오자고했습니다. 전애들이깨면어쩌느냐고거절을했지만, 남편은우리애들은한번자면업어가도모르는애들이라며걱정하지말라고하더군요. 전조금망설였지만피곤함에지쳐곤히잠든아이들얼굴을보며전화기코드뽑고, 남편과의데이트유혹을받아들였죠. 시간은밤 10시. 남편과팔짱끼며걷고차안에서캔커피마시며얘기하고드라이브도하니정말연애하는기분이더라고요. 꼭신혼때같은분위기였답니다. 정말좋았습니다. 아이들만아니면밖에서하룻밤자고싶을만큼요. 한번자면아침까지깨지않는애들이지만아이들걱정에전아쉽지만남편을설득해집으로향했죠. 집에도착한시간은 12 시. 문을열려고현관에열쇠를넣었는데헛도는거예요. 문이잠기지않은겁니다. 내가혹시문을안잠갔

32 이달의손편지 나하며문을열어보니큰아이가절보자마자 엄마, 어디갔다이제왔어? 울며안기는거예요. 작은애는자고있고요. 아이를달래고있는데 띵똥! 늦은시간에웬벨소리하며문을여니경비아저씨가저를째려보며말했습니다. 집비워두고어딜갔었어요. 애들만남겨두고. 애가울고불고엄마아빠가없어졌다며경비실에내려와서울기에휴대폰번호물었더니모른다고하잖아요. 내가애들달래서작은애는겨우자고큰애는저러고혼자집에서기다리고있네유. 나원참. 무슨중요한일이있어애들만두고집을비우나참궁금하네유. 잠깐도아니고한참을요. 걱정돼서와봐도아직안왔다고하고. 이제야왔나보네. 왔으니됐슈. 경비아저씨는황당한표정으로가버렸어요. 우리가집을비운 2시간동안큰애가소변보러일어났다아무도없는걸알고엘리베이터타고혼자경비실에내려가엄마아빠가없어졌다며울자휴대폰번호를물었으나당황한큰애는모른다고했답니다. 저에게연락도할수없었고집에와보니작은아이가형우는소리에깨서덩달아같이울고경비아저씨혼자발동동구르며애들달래고그러셨나봐요. 저희부부는졸지에어린애들두고외출한무심한, 한심한부모가됐답니다. 아이들에게정말미안해서혼났답니다. 결혼 7년만에갖는남편과의데이트유혹에그만무심한부모가된저와남편은경비아저씨볼때마다창피해서지금도얼굴을들수가없네요. 애들아, 미안해. 그래도엄마아빠는즐거웠다. 겨울방학과간식 남경화 광주광역시

33 이달의손편지 64 65

34 이달의손편지 여성시대사진방 [5218] 이차는 92 톤덤프차인데주로시멘트부원료를실어나르는차입니다. [6947] 여기양구에요. 시래기수확하는데코가얼었어요. 날이추워시래기가잘마를것같습니다. [4280] 목포에첫눈이내렸어요. [6393] 회사가패널로되어있어너무추워요. 겨울에는난로가없으면안돼요. [6871] 여기는스키장정상입니다. 최상의설질을위해밤새철야작업중입니다. [9907] 아궁이에군불을때고있어요. 66

35 만화로보는여성시대만화로보는여성시대 68 69

36 만화로보는여성시대 70 71

37 행복을찾는사람들 행복을찾는사람들 희귀의약품사각지대를해소하는정예요원 IBK 기업은행무교지점고객한국희귀 필수의약품센터김나경원장 글 조병례 ( 자유기고가 ) 사진 이동진 주변을돌아보면흔치않은병마와싸우는이들이있다. 희소질환을치료하는데시급히필요한약이우리나라에서허가되지않아구할수없는경우에는치료기회를놓칠위험에처한다. 이럴때도움의손길을내미는곳이있다. 바로한국희귀 필수의약품센터다. 희귀 필수의약품의안정적공급 을위해진력하는김나경원장을만났다. 비스를공공으로운영합니다. 단한명의환자라도치료기회를상실하지않도록, 의료시각지대에놓인국민들을위한업무를수행합니다. 약국인동시에수입업자, 도매업자역할을하는셈이지요. 다양한업무를하느라바쁘게움직이지만직원들이 삼고있다. 어떤상황에서도환자편에서서지금가장필요한것이무엇인지항상생각한다. 또한직원들사이의협업을강조한다. 내부에서부터명확한업무방향설정이이뤄지고함께움직여야비로소외부고객들을만족시킬수있다. 원장으로부 한국희귀 필수의약품센터는식 다. 정보제공업무도충실히수행하 모두자긍심과자부심을가지고임 임하자마자 이달의직원 을선정한 품의약품안전처산하기관으로희귀 고있다. 의약품에대한각국의보유 하고있습니다. 것도이때문이다. 결속력과유대감 질환으로고통받는환자들에게필요 현황, 공급가능여부등관련정보 지난 5 월원장으로취임한김나 을촘촘히다져서로정보를투명하 한의약품을공급하고있다. 우리나 를수집하고세부적인스터디를거 경원장은약학박사이자 24 년간식 게공유하고협력하는데도움이되 라에서허가되지않아구할수없는 쳐이를데이터화해환자나의사및 품의약품안전처에서의약품심사업 길바라서다. 의약품을미국이나유럽등에서신 약사들에게제공하는등의업무를 무등을담당했다. 센터에오기전에 센터의중요한역할중하나가 속하게구매해환자들이최대한빨 수행한다. 는대전지방식약청장으로서업무전 공감 입니다. 의약품이필요할때주 리그리고저렴한가격으로치료받 전세계에서유일하게희귀질환 반을총괄하기도했다. 그녀는 환자 변에소개를받고센터에찾아오시 을수있도록돕는것. 이뿐이아니 환자들을위한의약품구매대행서 우선정책 을제 1 의운영원칙으로 는경우가많아요. 환자나그가족들

38 행복을찾는사람들 이웃이라고표현하자김정수지점장 습니다. 은되레도움을받고있다며손사레 김나경원장은센터가지닌역량 를친다. 과전문성을더많은국민들이활용 이심정적으로좌절감을느끼는경 업은행무교지점과함께해오고있다. 큰기금을우리은행에예치해 했으면하는바람을밝혔다. 환자들 우가많으므로세심하게배려하고 센터의가장큰미션은 의약품안정 주는한국희귀 필수의약품센터야말 의의약품접근성을확대하는등의 정서적으로안정감을주는것또한 적공급 입니다. 충분히재고를확보 로듬직한파트너지요. 앞으로도센 노력을통해국민의신뢰를받는기 우리의역할이지요. 단순히약을공 하고환자들에게바로바로제공해야 터가급한자금을필요로할때빠 관으로거듭나겠다는각오도덧붙였 급하는곳이아니라쉼터라고해야 하지요. 기존에는환자들에게먼저 르게지원할계획입니다. 그리고은 다. 언제나국민곁에서함께할한국 할까요. 작은위로를안겨주는곳이 약값을받아서약을수입하는시스템 행고객들에게센터가얼마나좋은 희귀 필수의약품센터의행보를힘 되길바랍니다. 이었습니다. 하지만그렇게되면해외 일을하고있는지열심히홍보하겠 껏응원한다. 센터의역할은여기에그치지않 에서수입해서들여오는약품의경우 는다. 국내의약품시장에꼭필요한 시간이많이소요됩니다. 이런상황 약이공급중단되지않도록의약품 을잘아는 IBK 기업은행무교지점에 모니터링을꾸준히함과동시에국 서흔쾌히 20 억원을확보해주셔서 가필수의약품선정및관리, 필요정 재고를충분히들여올수있었어요. 책제안까지. 폭넓은업무를수행하 또한낮은환율을체크해적절한때 며고군분투하고있다. 송금해주기도하고요. 세심하게, 적 한국희귀 필수의약품센터는지금 극적으로도와주니큰힘이됩니다. 의자리로이전한 2 년전부터 IBK 기 IBK 기업은행무교지점을든든한 IBK 기업은행무교지점김정수지점장 ( 왼쪽 ) 과한국희귀 필수의약품센터김나경원장 한국희귀 필수의약품센터김나경원장의운영노하우 1. 환자의편의를우선으로생각하고움직인다 2. 빠르되정확하게. 의약품을신속하게공급한다 3. 서로긴밀하게협업하고투명하게정보를공개한다 한국희귀 필수의약품센터원장김나경전화 주소서울시중구무교로 6 홈페이지 74

39 행복을찾는사람들 행복을찾는사람들 사람과환경, 에너지를생각하는기업 IBK 기업은행화성장안지점거래고객 빛나시스템창호곽재문대표 글 조병례 ( 자유기고가 ) 사진 이동진 안락하고실용적인주거환경을위한시스템창호를개발 생산하는기업이있다. 시스템도어, 스테인리스 & 알루미늄단열세이프도어, 스테인리스 & 알루미늄단열프레임등알루미늄으로만들수있는모든창을생산 판매하는빛나시스템창호다. 직접개발한우수특허제품으로에너지절약을위한고효율창호를생산하는업계선두주자다. 다. 그전에는물건을많이확보할수있거나자금력이좋은기업이유리할수밖에없었는데영세업체도기술력만있으면경쟁에서이길수있는여건이된것이다. 현재빛나시스템창호는에너지절약을위한고효율창호관련특허 되어있는것이아니라사람이들고날때, 환기를시킬때등여닫는기능이있기때문에오래쓰다보면문제가생길수밖에없어요. 하루에도수십번씩쓰기때문에하자가없을수가없죠. 하지만많이쓰니까고장이나는것을당연하게여기지않고 빛나시스템창호는 2014 년창업 율등급을표시하도록법이개정되 를약 30 여건갖고있다. 실용신안 하자를최소화하기위해끊임없이 이후매년성장가도를달리고있다. 었습니다. 건물의에너지등급은창 과디자인관련특허까지더하면약 연구하고있습니다. 유수의대기업들이진출해있고이 호를어떻게설계하느냐에따라다 100 여건이상이다. 지난 10 월에는 언제나고민하고연구하는곽재문 미유명브랜드로포화상태인창호 르게나오는데요. 고효율창호에대 이런제품력을인정받아 2020 제 6 대표의노력과더불어누구나자유 시장에서빛나시스템창호가급성장 한수요가많아질거라예상해다른 회대한민국굿컴퍼니대상 시상식에 롭게의견을낼수있는열린분위기 할수있었던것은바로정부의에너 회사보다조금더빨리기술개발을 서 시스템창호 부문 제품혁신대상 가회사발전의동력이다. 곽재문대 지고효율정책에한걸음빨리대처 하게되었습니다. 을수상하기도했다. 표는개발자들이현장에서제품화 했기때문이다. 법이바뀐것이니대기업과중소 하자보수없는완전한제품을만 했을때의문제점을모를수있다고 지난 2016 년건축물에에너지효 기업모두같은출발선에서게되었 드는것이저의꿈입니다. 창은고정 생각해, 현장직원들이엔지니어에

40 행복을찾는사람들 자해준덕분에짧은시간안에성장 거래하고있습니다. IBK 기업은행과 한것이지요. 정말고맙게생각하고 빛나시스템창호는서로믿음과신뢰 있습니다. 로상생하고있어요. 앞으로도계속 게의견을제시하고서로아이디어 호하면빛나시스템창호로통할수 IBK 기업은행화성장안지점허순 해서함께발전해나갈수있도록거 를주고받을수있도록자유로운소 있도록회사를더욱성장시키고싶 옥지점장은고마움을표시하는곽 래를계속했으면좋겠습니다. 통분위기를조성하고있다. 직원들 습니다. 재문대표에게 좋은기업을발굴하 첫발걸음부터현재까지 IBK 기업 은덕분에부담없이아이디어를내 매번승승장구한것같은곽재문 는것이바로 IBK 기업은행의역할 이 은행과발맞춰나가며함께성장해 고더좋은제품을개발할수있었다 대표에게도힘든시기는있었다. 공 라며미소지었다. 곽재문대표님은 나아가고있는빛나시스템창호의더 고입모아말했다. 장을증설하면서자금이부족해어 창업때부터오직 IBK 기업은행과만 욱빛나는미래를기대해본다. 최근에는아파트및고급주택에 려움을겪은것이다 년창업하 필요한중문을개발하고있어요. 세 면서 IBK 기업은행과거래를시작했 련되고아름다우면서도가성비높은 는데요. 공장증설이꼭필요한상황 중문창호를빛나시스템창호만의기 에자금이부족했어요. 당시 IBK 기업 술을접목해완성할수있도록연구 은행이없었으면지금의빛나시스템 하고있죠. 앞으로국내알루미늄창 창호는없었을거예요. 과감하게투 빛나시스템창호곽재문대표의운영노하우 1. 우수한제품력으로고객들에게다가가라 2. 직원들이마음편하게일할수있는환경을만들어라 3. 사람과자연환경을생각하는기업이되어라 빛나시스템창호대표곽재문전화 주소경기도화성시남양읍남양로 홈페이지 78

41 코너속편지 장용의단 필 충 파란만장군생활 코너속편지 이현구 경기도부천시중동로 장용의단필충 81 파란만장군생활 86 비데첫대면기 89 또한명의아버지 일러스트 조신애일요일엔편지를 93 너참잘하고있어! 99 늦둥이동생 101 사랑하고존경하는아내에게 105 청송사나이우리아버지 108 엄마나세아이엄마됐어 2000 년가을제가상병일때이야기입니다. 그날은전국적으로엄청난인기를끌었던송혜교씨나오는드라마 < 가을동화 > 마지막회가방송되는날이었습니다. 저녁점호후재미있는드라마가방영될때는일직사령의허락하에 1시간정도 TV를시청하거나몰래보곤했는데요. 그시절드라마는내용도중요하지만어떤여배우가누가나오는지그게더중요했습니다. 당시우리내무반식구들은 < 가을동화 > 의송혜교씨에게완전히빠져있었고드라마의꽃인마지막회를시청하기위해일직사령께허락을받으러갔는데하필그날일직사령이옆중대중대장님, TV 시청을허락안하기로유명한분이었죠. 어쩔수없이저흰불침번에게일직사령오면사인을달라고하고아주작은소리로 TV를보기시작했습니다. 송혜교씨가울면같이울고, 웃으면같이웃고, 뭐특별한내용에

42 코너속편지 공감해서가아니라단지그냥송혜교씨가너무예쁘고아름다웠기때문에그럴수밖에없었습니다. 그렇게드라마에빠져넋을놓고보고있을때종방마지막 5분을남겨두고갑자기내무실문이드르륵열렸습니다. 지금 TV 보고있던인원전부연병장으로집합! 날벼락이떨어졌습니다. 드라마에너무빠져서불침번의사인도못들은우린속옷바람으로연병장으로뛰기시작했습니다. 하지만저는뛰어나가면서도드라마의마지막장면이너무너무궁금했습니다. 과연송혜교씨가어떻게됐을까? 죽었을까? 살았을까? 연병 장에서얼차려를받으면서도오로지그드라마의마지막만생각했지만결국내무실로복귀했을땐드라마는끝나있었고, 당시엔인터넷도사용할수없어서결말을보지못하여지금도모르는채로지내고있습니다. 그렇게시간이쭉흘러저는병장이되고, 내무실최고실세녹색견장을찬분대장이되던날첫저녁점호때일입니다. 보통저녁점호전에는청소하고각자점호준비를마친후내무실양옆에각을잡고앉습니다. 분대장은보고자위치에서서일직사령이오기전까지그날있었던일과에대해이런저런이야기, 대부분은후임병들이못한거지적하고혼내면서기다리는데그날저는그자리에서후임들에게폭탄발언을했습니다. 앞으로이등병도내무실에서라면먹어. 그리고옆내무실선임들이뭐라고하면내가먹으라고했다고말해. 책임은내가다질테니까먹고정리만깨끗이해라. 그말에모두멍하니저만쳐다보기에다른상병병장들에게도 너희이등병애들먹는거가지고뭐라하지마라. 그리고후임병들물건에맘대로손대는거그것도이제금지다. 하지마. 요즘엔안그러겠지만저는군생활하면서가장싫었던것이내무실에서선임들만라면먹고, 몇몇선임병이후임병관물대에허락없이손을대는게정말싫었습니다. 그래서내가나중에분대장이되면다른건못해도이것만은꼭해야지결심해둔게바로 먹는거로차별두지말자, 후임병물건에손대지말자 는것이었지요. 그후로이등병들도살짝눈치를보긴했어도내무실저쪽구석에서라면뽀글이를먹을수있게되었습니다. 그리고며칠후그날도재미있는드라마를하는날이었습니다. 그

43 코너속편지 래서후임병들에게 오늘취침시간에다같이드라마보면서뽀글이먹자. 다들라면준비해라 말해놓고저도좋아하는봉지라면과포카락을세팅하고점호가끝나기만을기다렸습니다. 점호가끝나고취침소등후에몰래 TV를켜고다같이라면에정수기물을부었습니다. 내무실인원은근무자빼고 24명정도였는데정수기는 1대뿐이어서사실병장들부터온수를받으면마지막이등병들은미지근한물로라면을불려먹을수밖에없었지만그래도다들밝은표정이었습니다. 그시절에이등병이나일병들이취침시간에 TV를보면서뽀글이를먹는다는건정말있을수없는일이었으니까요. 하지만기쁨도잠시우린곧지옥과천당을오가는경험을하게됩니다. 라면이익어서몇젓가락먹었을때갑자기내무실문이드르륵열리면서대대장님과주임원사님이들어온겁니다. 이미주임원사님의얼굴은일그러져있었고, 부임한지얼마안된대대장님도좀당황하신듯보였습니다. 저또한이게무슨일인가싶어잠깐멍하니있었고, 내무실인원들모두얼어버렸죠. 그찰나의시간동안제머릿속은엄청복잡했습니다. 이사태를어떻게해야되나? 난이제군장싸야되는건가? 아, 죽었구나. 그래도내무실에상급자가들어오면보고를해야했기에저는일단아주크고또렷한목소리로당당하게경례를했습니다. 단결! 2내무실라면취식중! 지금뭐하고있나? 내무실인원모두라면먹으면서 TV 시청중이었습니다. 제가말하고도이게말이되는건가싶었습니다. 취침시간에 TV 보면서라면취식중이라니. 이걸보고라고하고있는건가싶었죠. 대대장님께서는내무실가장끝문앞자리에앉아있는그러니까대대장님바로옆에있던이등병의손에들려있는라면을보고는제게물으셨습니다. 라면이맛있나? 네! 맛있습니다. 저는속으로 에라모르겠다. 이래죽으나저래죽으나일단한번해보자하는마음으로 쫄지말자 생각하며대답했는데, 아주놀라운일이펼쳐졌습니다. 제보고를들으신대대장님께서이렇게말씀하시더라고요. 주임원사님, 내일얘네들라면한박스갖다주세요. 그말씀에주임원사님도깜짝놀라시며 아, 네 대답하셨고, 대대장님은마지막으로 그래맛있게들먹어라 말씀하시고는문을닫고나가셨습니다. 저는이게무슨일인가싶어잠시멍하게서있다가정신을차리고자리에앉아뽀글이를마저먹었습니다. 아마도병장들만라면을먹고있었으면크게혼났을텐데병장부터이등병까지다같이먹는모습에그냥넘어가주신것같습니다. 만약그자리에서모두를혼내셨으면다들짜증나고서럽고화났을텐데오히려맛있게먹으라고말씀해주신덕분에우리대대원들마음속에는 우리대대장님진짜멋있는분이구나. 참군인이시다 생각하는계기가되었습니다. 아참! 대대장님께서주임원사님께다음날라면한박스가져다주라고하셨지만주임원사님이안주셨습니다. 그래서제가행정반으로받으러가야되나고민했는데후임병들이말렸고, 저도남은군생활편히하고싶어서그냥포기했습니다. 파란만장한저희군생활이야기는이쯤에서마무리하겠습니다. 우리국군장병님들몸건강히군생활잘하십시오. 단결!

44 코너속편지 장용의단 필 충 비데첫대면기 신승엽 대구광역시수성구동대구로 저는강원도화천최전방부대에서사단장근무병으로근무했습 니다. 사단장님이근무하시는비서실의근무병이었죠. 근무병이된이력도특이한데기존근무병이사단장님컴퓨터에 접속하여개인홈페이지 ( 당시에는싸이월드를많이했습니다 ) 에 사단장님권총을가지고 싸늘한총구가어쩌고저쩌고 하면서셀카 를찍어올린것이문제였습니다. 다음날기무대에서들이닥쳤고그근무병이영창을가게되면서사단인사병이었던제가비서실로올라가게된것입니다. 사단장님은인품이참으로훌륭하신분이었습니다. 능력있고온화하시며리더십이있는훌륭한지휘관이었죠. 그러던어느날사단장님이서울로급하게휴가를떠나셨습니다. 사유는비서실만알고있었는데 급성치질수술 때문이었습니다. 사단장님은 3일후돌아오셨고수행했던전속부관의손에는변기 뚜껑같은것이하나들려있었는데그걸저보고사단장실화장실에설치하라는명령이내려졌습니다. 저는설명서를보며낑낑거리며처음보는그걸설치했는데그게바로비데였습니다. 때는 2003년이었으니까요. 당시비데는온수기능은커녕물나오는것도돌리는밸브로조절했습니다. 버튼같은건없었고그냥밸브를돌리면물이나오는식이었는데문제는각도였습니다. 사단장님키가나랑비슷하니까이쯤에하면되려나? 물의세기는? 음, 이건너무약해서간지럽네. 그럼요정도? 으음, 딱좋아! 제가미리변기에앉아서적정한각도로설정을해두고수압은 약 에서살짝강한 중 정도로세심하게맞춘뒤설치를완료했습니다. 그런데다음날사단장실의호출벨이울렸습니다. 삐삐삐삐- 삐-- 삐---! 사단장님은그간한번도호출벨을쓰지않았던분입니다. 항상인자한목소리로저를부르셨지요. 허나그때만큼은벨소리에서조차다급함이느껴지더군요. 저와전속부관, 비서실장까지한걸음에달려들어갔습니다. 사단장님의얼굴은대춧빛으로붉게물들어있었고, 보이진않았지만머리뚜껑이열려있는것만같은느낌이었습니다. 사단장님은팬티차림으로한손으로화장실을가리키셨습니다. 화장실로뛰어들어가니비데에서솟아오르는물이활화산처럼뿜어져나오고있었습니다. 물은용트림을하며화장실천장까지치솟아올랐고비서실장이뛰어들어가얼굴에비데폭포수를맞아가며밸브를잠갔습니다. 전속부관은수건으로화장실을닦아내기바빴고저는어쩔줄을몰라하며사단장님의바지를들고나왔습니다. 사단장님은여전히팬티차림으로저에게처음고함을질렀습니다. 나가! 이 XX

45 코너속편지 야! 처음으로들어본사단장님의욕이었습니다. 사단장님은치질수술을했기때문에수압이강하면안되었고변기도뒤쪽으로끝까지당겨서앉는스타일이셨는데그걸잘모르기도했고, 비데도처음이었던제가너무강하게앞쪽으로조준을잘못해놨던모양입니다. 안그래도치질수술이후로민감하셨을텐데본의아니게비데폭포수로더욱고통을드렸으니할말이없었습니다. 생각해보니화장실에물을잔뜩머금어야하는난화분이몇개있었는데그게다쓰러질정도였으니수압이세긴셌던모양입니다. 다시말하지만전그때비데를처음만난사람이었습니다. 사단장님바로밑에대령, 참모중장님은저에게당장본부대로복귀해서완전군장을하고올라오라고했습니다. 저는허겁지겁뛰어가서완전군장을챙겼고본부대장이무슨일이냐며물었지만지휘관이아픈것은기밀사항이었기에저는참모장지시라고만하고사단본부로올라갔습니다. 그리고작은잔디연병장을해가질때까지온종일돌았습니다. 다음날알게되었는데비서실장은제가왜뺑뺑이를돌고있는지여기저기서수백번질문을받았고, 사단장의병명을말할수없었기에 저자가사단장실화장실을폭파시킬뻔했다 라고만답했다고합니다. 과잉충성으로기밀이누설될뻔하게했던참모장도후에사단장에게혼이났다고하더군요. 그일을계기로저는전역후에도사단장님, 참모장님과연락을주고받을정도로가족같이지냈습니다. 하지만그때만생각하면아직도얼굴이화끈거립니다. 그리고지금도전비데를쓰지않습니다. 사단장님죄송합니다. 장용의단필충 또한명의아버지 문성석 경기도남양주시진접읍 저에게는아버지가두분계십니다. 한분은저를낳아주신아버지이시고, 다른한분은군대에서저를돌봐주신아버지이십니다. 4월 5일논산훈련소를퇴소하면서제가받은주특기번호는 일빵빵 (100) 한마디로아무런주특기가없는일반소총수였습니다. 60 트럭에몸을싣고먼지자욱한도로를달리다보니 TMO 로갈아타라고하더군요. TMO 는군전용객차로통일호나무궁화호객차뒤에한두개씩붙어있는군인용열차입니다. 불투명한미래와함께어디로향하는지알수없는불안감속에서하차명령이떨어졌고, 그렇게저의군생활은시작됐습니다. 주특기일빵빵으로 2소대소총수로부임받은첫날. 우리소대에귀여운신병이들어왔다. 모두예뻐해줘라. 얌마! 너 4월군번이야? 저는선임들의말에당황하고어쩔줄몰라했습니다.

46 코너속편지 넵! 그렇습니다. 그럼내가네아버지네. 여태홀아비로적적했는데드디어아들이생겼네. 군대에서는 1년차이나는선임을아버지라고부르더군요. 대개아버지군번들은아들군번이들어온것을반갑게여겨잘챙겨주고보살펴줍니다. 하지만나의아버지, 김상병님은달랐습니다. 자대배치첫날부터개구리한마리를잡아오시더니 얘를절대버리면안돼. 버리면죽었다고생각해! 라고했습니다. 그날밤취침점호가시작되었고, 일직하사의소등소리와함께자리에누웠는데저는김상병님이주신개구리를어찌해야할지몰라 김상병님 저 말씀좀 하고말을걸었지만 얌마! 소등이후에는절대말하는거아냐 라고무섭게쏘아붙이기에주눅이들어그냥뒤치락거리다잠이들었습니다. 다음날기상나팔과함께모두야외세면장으로갔습니다. 야, 신병세면시간은 1분이다. 빨리씻어! 저 김상병님 어제그. 너내말안들려? 빨리씻으라고! 아니그게아니고말입니다. 어제주신것때문에. 내가뭘줬는데? 김상병님은저한테그냥장난을치고까맣게잊어버린겁니다. 그후로도김상병님은항상제주위에서갖은구박과갈굼으로저를힘들게했습니다. 자대배치받고한달정도한참스트레스를받고있을때소대장님과의 1:1 면담을하게됐고, 저는자대생활이어떠냐는질문에병 장님과선임병모두잘대해주셔서큰어려움은없다고말했지만마지막소원수리를쓸때는제아버지군번인김상병님의가혹행위와잦은괴롭힘에대해하나도빠짐없이썼습니다. 조금미안한감이있었지만그간당했던고통을생각하면 이것은약과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소원수리를쓰면가혹행위를한병사는다른부대로전출을간다던데어찌된영문인지김상병님은전출을가지않고 3일간군기교육만받았습니다. 이이후부터김상병님은일체저에게신경을쓰지않았죠. 그렇게시간이지나자대배치받은지두달쯤되던날사건이일어났습니다. 그전날새벽 1시까지각개전투및야간행군을했고소대원들은모두가지칠대로지쳐있었습니다. 게다가저는훈련도중발목부상을당해피곤함이더했습니다. 하지만취침전소대장님의장비점검구령이떨어지자장비손질을해야만했고, 군장에서장비를모두꺼내놓는순간눈앞이캄캄해졌습니다. 수통을잃어버린것이었습니다. 엎친데덮친격으로다음날아침행정보급관님이직접장비점검을한다고하더군요. 순간이마에서식은땀이흘러내렸고훈련중에다친발목의통증도점점더심해졌습니다. 그렇게 30~40분이흘렀을까역시나장비점검을마친행보관님이호통을치시더군요. 아직도정신나간사병이있나? 이런썩어빠진정신으로어떻게적과싸워이길수있겠어? 수통잃어버린 김상병 은완전군장으로 30바퀴뺑뺑이돌아! 으잉, 이게무슨일이지? 저는발목통증도잊은채바로내무반으로뛰어들어갔고, 빠르게장비를살펴보니제군장옆에수통이

47 코너속편지 걸려있는게보였습니다. 점심시간이가까워질무렵완전군장으로땀을뻘뻘흘리며뛰고들어온김상병님이쓰러질듯한모습으로내무반에들어왔습니다. 저에게로오더니 야, 아들! 군장좀받아라. 당시우리내무반에서는선임병의군장을받는다는건선임병으로부터인정을뜻했습니다. 저는서둘러군장을받았고김상병님은말씀하셨습니다. 네가뛰었으면아마황천길갔을거다. 내수통이리줘. 그러고보니제군장옆에걸린수통은선임들이쓰던플라스틱수통이었습니다. 후임들은아직군보급이제대로이뤄지지않아플라스틱이아닌철로된다찌그러진수통을보급받았는데, 지난밤에불침번이었던김상병님은밤새잠을이루지못하고뒤척이는저를유심히보고제고민을눈치채수통을챙겨주셨던것입니다. 이어김상병님은저의머리를한대쥐어박으며지나가는소리로말했습니다. 졸병들때문에일요일도없네. 이틀뒤김상병님은저에게새수통을구해주셨고, 저는김상병님의마음을알게되었습니다. 다른선임들이쓴소리하기전에자신의손에서모든것을해결하려했던것이었을뿐이었다는것도그후에알게됐습니다. 이후저는김상병님과친형제처럼지내게되었습니다. 처음으로유격훈련을하던날도두려움에떨고있는제게별거아니라며옆에항상있어줄테니걱정하지말라고부담을덜어주셨습니다. 너무든든했습니다. 김상병님만옆에있다면저는어떤것도할수있을것만같았습니다. 다음은외줄타기훈련이다. 이훈련은계곡과계곡사이를신속히이동할때사용한다. 한명씩실시하겠다. 실시! 유격훈련중에외줄타기는안전고리를하나걸고외줄에매달려앞으로이동하는훈련이었습니다. 그동안모든훈련에김상병님이옆에있어주셨기에무사히통과할수있었지만외줄타기는오롯이혼자서해야하는것이라잔뜩긴장하고있었습니다. 괜찮아. 절대밑은내려다보지말고앞만봐. 내가먼저가서기다릴테니깐나만쳐다보고앞으로오면돼. 별거아니니깐걱정하지말고! 드디어제차례가되었습니다. 김상병님은능숙하게계곡으로건너가저를지켜보고있었습니다. 13번올빼미도하준비끝! 13번올빼미잘할수있나? 잘할수있습니다! 그럼도하! 출렁거리는외줄에서앞만보며조금씩나아가던그때중간지점에서줄이크게요동을치더니순간줄을놓고말았습니다. 다행히안전고리를하고있었던터라줄에거꾸로매달려있긴했지만아래로까마득히보이는계곡에손에힘이쭉빠졌고저는옴짝달싹하지못한채대롱거렸습니다. 13번올빼미정신차려! 빨리앞으로안가나. 저는순간아무말도할수없었고아무런소리도들리지않았습니다. 그때머릿속에떠오른한사람이있었습니다. 김상병님! 김상병님! 저의울부짖는소릴듣고김상병님은모두의만류를뿌리치고외줄을타기시작했습니다. 야, 아들! 가만있어. 그대로있어.

48 코너속편지 김상병님오지마십시오. 위험합니다! 김상병님이중간지점까지왔을때다시금줄이크게출렁이더니순간김상병님은계곡아래로떨어졌습니다. 나중에알고보니김상병님은저를구하기위해안전고리도하지않은채반대편에서달려왔던겁니다. 다행히계곡아래에안전망이설치되어있었지만김상병님은크게다쳐서국군병원으로후송되었습니다. 얼마후저는소대원들과함께문병하러갔습니다. 미안한마음으로조심스레병실에들어서는데김상병님은오히려환한미소를띤 채저희를반겨주셨습니다. 김상병님죄송합니다. 저때문에그만. 죄송합니다. 아니괜찮다. 많이좋아졌다. 네가잘못한거하나없다. 내가미숙했던탓이지. 활짝웃는김상병님을뵙고나니생각보다부상이크지않은것같아마음이한결가벼워졌습니다. 하지만돌아오는길에저는또한번몰랐던사실을듣게됐습니다. 김상병님이계곡에서떨어졌을때왼쪽다리가으스러져서며칠후의가제대를해야한다는것이었습니다. 며칠후김상병님이마지막으로내무반에짐을꾸리러왔고절뚝거리는다리를이끌고소대원들에게인사를나누시더군요. 마지막으로제앞에오시더니 문이병, 너무미안하게생각하지마라. 김상병님죄송합니다. 저때문에. 괜찮다니깐. 덕분에제대도일찍하고좋네. 그리고이거받아라. 내가너한테줄게이것밖에없어서미안하다. 김상병님은자신이입었던속옷을깨끗이빨아서저에게주는것입니다. 내가입었던건데괜찮지? 아빠가입은거니깐아들이입어도괜찮을거야. 김상병님, 이렇게많은빚을어떻게갚습니까? 자슥 ~ 아들이아빠에게무슨빚이있냐? 나중에휴가나오면소주한잔하자. 저는위병소밖을절뚝이며걸어가는김상병님을뒤로한채크게외쳤습니다. 아! 버! 지!

49 코너속편지 일요일엔편지를 너참잘하고있어! 애청자 39살늦은나이에이제갓태어난아가를두고, 목구멍이포도청인지라바로직장에복귀해야만했던나자신에게편지를쓴다. 왜모르겠니너의그안타까운마음을. 누구보다소중하게품에온자식을밤낮으로안아주고보살피고싶었던그마음을. 하지만 39년길다면길고짧다면짧은인생을살아온너에게지난한해는너무나고통스럽고힘든나날이었지. 늘괜찮다고말하며내안위를지켜주던남편이어느날갑자기생을마감하고싶다는이야기를꺼냈을때, 그날은소중한아기가내배속에자리한걸알게된날이었어. 생각지못했던남편의말에많이당황스러웠고농담이어도그런말하는거아니라고정색을하며말했는데, 소주한병을앞에두고지난 1년간의회사생활을얘기하며눈물을떨구는남편을보고, 왜여태남편의그런힘듦을알아차리지못했을까자신을참많이도원 망했었다. 업무상과실로회사에큰손해를끼치고그손해만큼배상하라는회사의압박에더이상숨쉴곳이없다며눈물흘리는남편에게난그날아무런말도할수가없었지. 결국남편은회사를나오고, 나는채백일도되지않은아이를집에두고가장으로서의경제활동을위해다시복직할수밖에없었어. 왜이렇게빨리출근해? 아기는어쩌고? 너참독하다. 그렇게어린아기를두고. 뭐야돈독이올랐네. 그거얼마나번다고육아휴직쓰고아기랑함께좀있어주지. 사람들의선을넘은참견. 그런걸난들왜모르겠어. 하지만나에게는선택의여지가없었지. 왜? 당장돈이필요한게현실이었으니까. 눈만끔벅끔벅하고있는아기를남편과함께두고출근하던날지하주차장에서얼마나울었는지몰라. 퇴근해서돌아오니어설픈육아에지친남편과천장을뚫을기세로울고있는아기를봤을때무너지던마음이아직도기억난다. 내몸씻지도못하고달려가아기부터안아들던날들. 그것만으로도아주힘들었는데, 한번도아기를본적없던남편은육아스트레스와해결되지않은회사와의일때문에조그만일에도자주짜증을냈고, 한번도그런적없던사람이폭발적으로화를내기도했어. 나도힘든데. 그렇게좋았던부부사이도어느순간말이없어지더라. 나도하고싶지않았어. 회사일에, 집안일에, 아기케어까지지쳤거든. 그리고솔직히원망했어. 이런상황을만들어버린남편을. 남편만그러지않았다면이렇게고통받지않았을텐데. 매일행복했을텐데. 그런미움이한번자라나기시작하니까소소한일

50 코너속편지 에도싸움이잦아지더라. 남편회사에선지속적으로우릴불안하게했고, 막다른골목에다다른사람들처럼다그만두고싶다, 정리하고싶다는마음만가득할때쯤어느순간부쩍커버린내아기가눈에들어왔어. 엄마의힘듦을알아서인지순둥순둥하게자라준아이. 그아이가어느덧자라서돌을맞이한걸보는순간하염없이눈물만흘러내리더라. 참고맙다. 잘커주고있었구나. 엄마가너무나약했지. 반성도많이했어. 어찌보면아기는가장큰피해자였는지도몰라. 아무것도모른채태어나행복하게사랑만받고자라도모자란데우리의힘듦때문에오롯이채워주지못했구나속상하고마음아팠어. 어느덧내삶에그늘이진지 1년이넘어가고아직도해결되지않은많은일이나에게벽으로남아있어. 어느날은 그래이것또한지나가겠지 허허웃다가어느날은막막한앞날에온종일머리가복잡해지기도해. 근데그런모든순간에도너는항상네가맡은모든일에최선을다하고있더라. 회사에서도한해참고생했다, 코로나19 로힘든상황속에서도팀원들과함께큰성과를내서수고했다며큰상을준다잖아. 삶에어찌아픈순간만있겠니? 누군가그랬지. 비오고나면비에젖은길은햇살에더밝게빛나더라고. 지금, 이순간이고통스럽고아프지만오늘은어제보다더나을테고, 내일은또오늘보다더나을테니까조금만더힘내보자. 너참애쓰고있고, 잘하고있어! 토닥토닥마음으로안아줄게. - 누구보다너를가장잘아는내가 일요일엔편지를 늦둥이동생 엄소영 전남강진군강진읍서문길사랑하는나의하나뿐인남동생용대야! 큰누나야. 우리늦둥이남동생. 누나가중학생무렵부잣집에다섯째로태어난너에게큰누나가늘말이없어서 우린어색한사이 라고하지만마음만큼은누구보다널항상사랑하고응원하고있어. 사춘기시절연년생으로여동생들이있는데어린동생이또태어난다는게누나는어린마음에부담되기도하고또한편으로는창피했어. 학기초학부모상담기간에부모님의불참사유를 남동생의탄생 때문이라고차마말하지못하겠더라고. 그해 1년간은부모님을얼마나원망했는지몰라. 미안하게도동생인너역시마냥예뻐보이지만은않았지. 14살이라는나이차이와내가더본보기가되어야한다는책임감이부담이었거든. 하지만그렇게 1년, 2년이흐르고너의귀여운유년시절을함께하면서누나는대학에들어갔고, 너는유치원생이됐어. 그때누나

51 코너속편지 가대학에서유아교육과를전공했잖아. 유치원생인동생, 네가있어서누나는이론과실기를누구보다완벽하게파악하며학업을병행할수있었고인생에서유아기가얼마나중요한가를너를통해경험으로알수있었단다. 너, 기억나? 누나가방학때면항상너를데리고인형극같은공연을보러갔었잖아. 바쁜엄마를대신해서한글이나숫자를가르쳐주기도하고, 네가한창자전거를타고싶어하던초등학교 5학년무렵엔나를포함대학생누나 3명이출동해서아빠대신자전거를가르쳐주기도했지. 그런누나들을위해넌한여름에도땀을뻘뻘흘리며고사리같은손으로누나가좋아하는팥빙수를사다주곤했는데. 아마도네가사춘기되면서부터였지? 우리사이가지금처럼조금어색해진게말이야. 그래도누나가결혼하고첫아이임신했을때눈이펑펑내리던겨울네가아르바이트한돈으로돈가스를사주겠다며데이트도해줬는데, 그때배속에있던네조카가어느덧 29개월이다. 늦둥이내동생, 우리막내가입대한다니아직도실감이잘안나네. 제발군대좀다녀와라, 다른친구들은다가는데너는언제갈거냐구박도많이했는데, 막상꼬꼬마어린아이같기만했던내동생이군대에간다니큰누나마음한편이뭉클하다. 입영날짜받고영상통화로울먹이던우리막내. 네모습에누나도덩달아눈물이났지만일부러 PX 핑계대며웃으며통화를마무리했지. 큰누나는언제나너를응원하고군에서도네가아프지않고건강하길, 몸과마음이성장하는시간보내길기도할게. 나라를지키는한남자로서국방의의무잘수행하고오렴. 항상응원한다! 사랑하는내동생, 용대파이팅! 일요일엔편지를 사랑하고존경하는아내에게 김병곤 경기도부천시경인로 사랑하고존경하는아내지숙씨에게! 1988년 1월친구소개로호텔로비에서전화로이름석자호명하면서처음만난당신. 긴생머리에미소짓던아름다운모습이아직도눈에선하네요. 연애시절에가난한주머니사정으로저렴한기사식당에서김치찌개를자주먹었고, 수안보온천, 회사여름캠프덕유산동행도기억나고, 단벌시골뜨기에게당신은멋스러운옷가지를통크게챙겨주었죠. 가진게없고삐쩍말랐던나에게당신은구세주였어요. 어머니께서사주보고말씀하신것처럼당신덕분에나는오늘날호의호식하면서잘사는것같소. 88올림픽열리던해 11월 26일에백년해로를약속한일이엊그제같은데벌써 32년세월이흘렀네요. 32년세월살아오면서고생도

52 코너속편지 많이시키고무심코던진말로마음에상처를주기도하고미안하고죄송스러운마음뿐이라오. 빈틈없이남편뒷바라지하고두아들과친구처럼소통하면서훌륭하게성장하게한것은당신의공이오. 이제큰아들, 작은아들이독립해서자기할일을잘하고있으니얼마나자랑스러운지가슴뿌듯하오. 그간우리삶을돌아보면크나큰위기가 4번이나있었지요. 첫번째는큰아들이고등학교중간고사때책상위낙서때문에부정의혹을받아방황할때온가족이합심해서그힘든과정을잘극복하고원하는의대에진학했을때그기쁨은정말대단했지요. 두번째위기는내가해외주재원시절당신과영원히이별할뻔했던정말아찔했던순간이오. 어느날저녁전화목소리가밝지않고다음날도전화를받지않아나는직감적으로가장빠른비행기로귀국했지요. 집에오니의식이희미한상태였던당신. 119로이송할때계속 더빨리, 더빨리! 를외치면서당신의온몸을정신없이마사지하던일이지금도생생합니다. 당신이코마상태에서깨어나중환자실에서생사를넘나들때나는정신이나가서멍하였고속이바싹바싹마르고눈물을삭이며얼마나후회를많이했는지모릅니다. 억지로라도좀쉬게하고보약도먹게하고내가좀적극적으로챙겨줘야했는데하고요. 텅빈집에와서당신이사다놓은내바지가책상위에덩그러니올려진것을보고늘자식과남편만생각하는당신에게화도많이났지요. 그때당신은뇌수막염으로중환자실, 일반병실, 퇴원까지 2개월간병원생활을했지요. 우리의위기세번째는퇴원 3개월만에뇌수막염이재발하여중 환자실에입원했을때입니다. 중국에서급히귀국하여당신을보았을때가슴저리게아팠습니다. 내가옆에서보살피고챙겼더라면재발하지않았을테니까요. 큰애가우는모습에도가슴이찢어질듯했는데다행히한달만에퇴원하게되었지요.

53 코너속편지 네번째위기도역시 1년 8개월만에뇌수막염이재발했을때인데어떻게 3번씩이나이런역경을겪는지한스러웠지만 그래, 이제친구가되어버렸네. 긍정적으로생각하고굳건하게이겨내자! 다짐하고잘치료해서입원 1개월만에퇴원하였지요. 그후에는의사아들덕분에정보도많이얻고좋은병원에서정기적인진료를받아오고있지요. 이제 4년 7개월이상을재발하지않고건강해서매우감사하고, 함께이게바로행복임을느끼고있습니다. 오늘도당신은언제나처럼아침에일어나집안청소, 남편아침식사및저녁거리준비등을하고출근도하지요. 이제는여유를부려도되는데당신은정말못말리는사람입니다. 운전기사가되어동행하는퇴근길집에가는시간이행복합니다. 가는귀먹어서또잡생각에당신이야기를놓치면그럴때마다관심이없다는둥핀잔을듣지만그것이당신이건강하다는징표이니핀잔조차어찌감사하지않겠소? 무일푼으로시작해서당신이근검절약알뜰살뜰살림잘해서빚도하나없이마음편히살고있소. 보배인두아들도맡은바일을잘하고있으니이제부터는근심걱정은쓰레기통에싹버리고첫째도건강, 둘째도건강, 건강을최우선으로챙기면서하는일은조금줄이고, 당신자신을사랑하는취미생활에많은시간을보내길바라오. 당신은나의영원한인생동반자이자내삶의존재이유라오. - 결혼 32주년을자축하며당신을영원히사랑하는병곤씀 일요일엔편지를 청송사나이우리아버지 황대검 충남아산시문화로 아버지어머니께! 사랑하고존경하는아버지어머니. 제가두분의아들인것이너무나행복하고늘감사합니다. 제아들막내현규가어느덧 13살초등학교 6학년이네요. 제가초등학교 6학년이었을때는그놈의가난이뭔지엄마랑형제들이따로떨어져살아야한다고했어요. 아버지랑저만집에남고엄마는동생들을데리고포항으로가셨죠. 그때얘기만나오면엄마는지금도어김없이눈물을흘리시잖아요. 고생했던기억들이떠오르신다고. 오늘은그누구에게도얘기한적없는저의사춘기시절을풀어놓고싶어편지를씁니다. 제가중학교 1학년때였어요. 그때제가학교에가면아버지는혼자서밭일을가셨죠. 그럼저는아버지가생각나서친구들과노는

54 코너속편지 것보다곧장집으로온기억이많아요. 아직도기억이나네요. 하루는제가달걀국을끓여아버지를드린적이있어요. 은색냄비로기억이되네요. 펄펄끓는물에달걀을풀고김몇조각넣고소금으로간을했는데아버지가시장하셨는지참맛있게도드시더군요. 밤에아버지랑잠잘때는난늘등을돌리고있었어요. 엄마가보고싶어서요. 등을돌리고누워서많이울었죠. 그렇게사춘기시절을보냈어요. 아버지! 우리집둘째공주유미가어느새 20살대학생이에요. 그나이때저는고등학교마치고직업훈련원생활을하러포항에갔었죠. 처음에는너무좋았어요. 잔소리하시는아버지가없었기때문 이죠. 그런데 3개월뒤제가결핵으로아파서집으로왔을때제옆에는늘아버지가계셨어요. 아버지! 이제야여쭤보고싶어요. 그때는왜그렇게고추농사를많이지으셨어요? 고추농사만많았을까요. 벼농사도참많이지으셨죠. 그리고가을이면유난히도아버지는약주를많이하셨어요. 남의땅에농사를짓다보니가을이면애써키운곡식들을토지주인들에게갖다주면서속상한마음에약주를많이하셨던게아직도기억나요. 경운기에벼를가득싣고친구네집곳간에갖다놓으라고하셨을때그때는나도참많이속상했어요. 가을이면늘속상해하셨던아버지. 그런데도친구분들에게늘당당하셨던아버지. 항상밭의일이궁금하셨던아버지. 늘무뚝뚝하신아버지. 그래도이제는전원주택에서생활하시니조금은편하시죠? 우리아버지가벌써여든생신이라니믿어지지않네요. 아버지가다리를절뚝거리는모습을보면때론속상하고전원주택에서즐겁고건강하게계시는모습을뵐때면저도기분이참좋아요. 아버지어머니의크나큰희생이없었다면저희사형제이렇게잘살수있었을까문득문득생각한답니다. 이제저도중년의문턱에서자식들을키우고있지만인생의고비마다속상하고힘들때우리아버지어머니는어떻게참으셨을까. 가끔은가던자동차를세우고많이도울었답니다. 요즘은기도를참많이하고있습니다. 우리아버지어머니아프지말고건강하게해달라고기도합니다. 아버지! 건강하게오래오래저희랑같이계셔요. 사랑합니다. - 아버지의둘째가 -

55 코너속편지 일요일엔편지를 엄마나세아이엄마됐어 문수진 경남창원시성산구 엄마, 하나뿐인엄마딸이야, 잘지내지? 이렇게엄마에게적어도전달이될지모르겠어. 어느날부터엄마에게톡을해도, 문자를해도, 전화해도이젠받지를않고신호만가네. 엄마가힘들게나쁜병균이랑싸울때입덧한다고마지막을함께못한게너무후회가되고, 매해돌아오던엄마의생일이작년이마지막일줄몰랐어. 엄마, 내가미안해. 많이미안해. 그날따라엄마의가시돋친말들을유순하게받아들이지못하고화내서, 엄마마음아프게해서, 바로사과하지않고몇시간있다전화한것도내가미안해, 엄마. 항상내옆에서손녀손자들보며있을줄알았어. 내가막둥이아들낳아서좋다고통화중에울던엄마, 그손자키워준다고, 나산후조리해준다더니엄마가없으니까나산후조리를못해서 7개월이된지금도아프잖아! 나구급차타고빗길을 1시간이나달려응급수술받는데엄마가없으니까너무무섭고두려웠어. 근데엄마있잖아. 수술대에누워전신마취기다리는데갑자기가까이에엄마가있는것같이느껴지더라. 그때나걱정되어서온거맞지? 울막둥이도위험했는데엄마가지켜준거지? 있잖아. 엄마. 난엄마랑비행기타고서울오갈때마다비록병원가는길이었지만, 새벽같이일어나첫비행기타고엄마랑오가는길이좋았어. 추울때나더울때나다좋았어. 일정은고단했지만엄마랑함께여서좋았어. 엄마가그때그랬지? 내가엄마딸이어서고맙고사랑한다고. 나도엄마가내엄마고, 날낳아줘서고맙고, 바르게키워줘서고마워요. 다음달이면이제엄마가떠난지 1년이야. 아빠오빠나그리고엄마의손녀들은언제나엄마가우리곁에있다고생각해. 보고싶지만조금가기힘든좋은요양병원에있다고생각하고있어. 막둥이가커서외할머니찾으면엄마사진보여주며엄마를기억하게할거야. 널엄청나게기다리고사랑하셨던외할머니라고. 엄마, 그곳에서는아프지말고, 힘든일하지말고살아. 평생힘들게사셨으니까. 그곳에서는좋은음식, 좋은옷다즐기세요. 그리고한번씩우리가족들꿈에라도와서잘지낸다고얼굴보여줘. 내가엄마옆에가는날까지잊지말고, 엄마딸기억해줘요. 사랑해, 엄마. 보고싶은엄마. 정말내엄마여서고마웠어. P.S : 우리엄마는간암말기환자셨는데희망을붙잡고자오빠가간이식을했었습니다. 근데독한암이 3개월만에재발하게되어 1년만에소풍을떠나셨어요.

56 양희은의스튜디오에서 양희은의스튜디오에서 한계령에서다 양희은 여성시대진행자한계령에서 한계령 을불렀다. 새해인지헌해인지감흥이없다. 그래도 2020년잘가라고한해를돌아본다거나보신각타종을 TV 로지켜본다거나, 늘하던송년모임, 이벤트없이해가바뀌었다. 새해라고별거있겠는가? 다무탈한하루였음좋겠고, 그런하루가모여서해가바뀌고나이가들고. 그러나무탈하다는것. 그렇고그런하루라서지루하다는것이얼마나고마운일인지 2020년이가르쳐주고갔다. 지난해겨울에는비대면공연을 3번했다. 카카오톡의집콘, 서울음악여행, 한계령에서 한계령콘서트, 이런비대면공연은하면할수록사람의운김이얼마나큰지를알게되었다. 관객만빼고모든촬영스태프들이시커먼기계설비와함께눈에보이면삭막하기그지없지만그래도집에서보실분들을생각하며불렀다. 85년발표한 한계령 을레코드사에선제발장사될노래를부를순없겠냐며엎어버렸다. 즉홍보를안하겠다는얘기다 (LP판이출시되어도방송국자료실에홍보용으로돌린적없이사서들으라는이상한배짱과독특한사업철학을가진사장이었다 ). 어쩌다강 원도로갈때나는한계령을넘어본적없고대관령, 진부령길은알았다. 이것도 70년대초이야기다. 고백하자면한계령을모른체노래했고장사될노래를하라는사장의말에낙심해서그만노래만아니면세상모든일이쉬울것같았다. 5~6년세월지나외국에살다휴가차서울에왔더니사람들마다 한계령좋더라 ~ 해서그곳이좋으니놀러가보라는줄알정도로한계령은내기억저밑바닥에깔려있었다. 장사될노래가아니라는판단은틀렸다. 발표되고 5~6년지나무섭게전파를탄노래였다. 그리고나는그노래가세상에나온지 35 년만에한계령에섰다. 객석대신앞이뻥뚫려기막힌풍광이펼쳐졌다. 그러나그곳에부는바람은여태껏살아온내가아는바람이아니었다. 혼자서머리스타일링하느라온갖헤어제품으로단단히고정한머리는한계령의거침없는바람에떠서골룸처럼되었다. 하지만노래는잘흘러갔다. 가로막힌게없는풍광으로시원하게뻗어나갔다. 다행히스타일리스트윤혜미가자기마음이갈곳모를때이노래가얼마나위로가되었으며마음을다잡아줬는지선생님은모를거라며달려와서이것저것살펴주었다. 이역사적인순간, 한계령에서 한계령 을부르는선생님곁을지킬수있어너무좋았다고했다. 엄청난추위와바람속에공연은가슴이뻥뚫리는공연이었다. 인제군주최측과기념사진찍고돌아서는길에귀리, 콩, 현미 3가지한계령누룽지를선물로받았다. 어떤화려한포장의선물보다구수하니진심으로반갑게받은선물이었다.

57 서경석의스튜디오에서 매년초가되면사람들은무언가를계획하고도전하기위해마음 을다잡는다. 그때막연히생각하고무작정고민하는것보다멘토 의조언을듣거나애장서의글귀를읽고실마리를찾는경우가꽤 있다. 그어느때보다도중요한의미가있는새해 2021 년 출발즈 음에 시작 / 도전 / 계획 과관련된명언중에서눈, 귀에쏙쏙들어 오는짧은것들을 21 개정리해보았다. 출발! 어느누구도과거로돌아가서과거를바꿀수는없다. 하지만 현재부터새로시작해서미래를바꿀수는있다. 서경석 여성시대진행자 2. 시작은그일의가장중요한부분이다. 3. 당장달성할수있는작은성공을거듭해나가도록계획을세우는것이바람직하다. 4. 많은사람이재능의부족보다결심의부족으로실패한다. 5. 계획을세우지않는것은실패를계획하는것이다. 6. 진리의길을가려는사람들이하는두가지실수가있다. 끝까지가지않거나시작하지않는것이다. 7. 훌륭한생각을하는사람은많지만행동으로옮기는사람은드물다. 서경석의스튜디오에서 새로운목표를세우거나새로운삶의꿈을꾸기위해결코늦은때란존재하지않는다. 9. 새로운것을배우고, 뭔가새로운것을시도해보라. 그리고멋진실수를해보라. 실수는자산이다. 10. 실패는그저, 이번에는더지능적으로시작할수있는기회일뿐이다. 11. 난못해 라는말은아무것도이루지못하지만, 해볼거야 라는말은기적을만들어낸다. 12. 앞으로나가는비결은우선시작하는것이다. 13. 이세상에위대한사람은없다. 단지평범한사람들이일어나맞서는위대한도전이있을뿐이다. 14. 한걸음한걸음나아가다보면조금씩더강해질것이고, 조금씩더실력이쌓일것이고, 조금씩더자신감이생길것이고, 조금씩더성공하게될것이다. 15. 길이없으면찾고찾아도없으면만들면된다. 16. 끝까지해보기전까지는늘불가능해보인다. 17. 실패가예상될지라도충분히중요하다고생각되는일이라면도전하라. 18. 실패하면실망할지도모르지만, 시도조차하지않으면죽은몸이나마찬가지다. 19. 장애물이란승자에게는도전이되지만패자에게는변명이된다. 20. 나는젊었을때 10번시도하면 9번실패했다. 그래서 10번씩시도했다. 21. 시작하는방법은그만말하고이제행동하는것이다. 독자여러분과나의성공적인 2021 출발을기원하며.

58 여성시대에사연을보내주세요 일반사연 월 우리아이문제없어요 화 일터탐구생활 수 열린수요일 - 힘내고가게! 목 장용의단결필승충성 금 옆집변호사 토 잘. 잘. 잘. 사는법 일 일요일엔편지를 살면서하고싶은이야기, 속시원히털어놓아야할말들, 간단한사연신청곡, 축하해주고싶은일들, 칭찬하고싶은사람부담없이편하게올려주세요. 좋은부모가될수있는길을모색해봅니다. 일상생활에서생기는소소한육아고민과청소년자녀와의갈등. 소아청소년정신과의사서천석선생님과지혜로운해결책을찾아보겠습니다. 세상엔수많은직업이있고모든일에는숨겨진이야기가있습니다. 매주화요일아침, 여성시대가족들의다양한일터와생업의현장을탐구합니다. 권재관, 김경아씨와함께합니다. 가게와관련된땀, 눈물, 고민, 자랑, 꿈, 추억. 우리가게, 남의가게, 지금은사라진가게까지홍석천씨와함께가게에얽힌여러가지이야기를나누겠습니다. 인생에서가장강렬한기억으로남아있는군대시절! 개그맨장용씨와함께나눕니다. 신민영변호사를이웃으로모시고일상생활에서만나는어려움을법의울타리안에서헤쳐나가보아요. 요즘여성시대가족들은어떤생활을즐기고계신가요? 삶을즐기기위해여러분이하고있는모든것! 사연으로남겨주세요. 이우석, 노중훈작가가길잡이가되어드리겠습니다. 하고는싶은데, 말로하기힘든말들살다보면종종있죠? 그럴땐편지한통어떠세요? 배속아기에게, 미안하기만한언니에게, 너무쨍쨍한태양에게, 사랑스러운애완동물에게도좋아요. 편지,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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º´¹«Ã»Ã¥-»ç³ªÀÌ·Î 솔직히 입대하기 전까지만 해도 왜 그렇게까지 군대를 가려고하냐, 미친 것 아니냐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 그 때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내가 선택한 길이기에 후회는 없다. 그런 말을 하던 사람들조차 지금의 내 모습을 보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운다. 군대는 하루하루를 소종하게 생각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고, 점점 변해가는 내 모습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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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¼ºÀαÇ24È£ Contents ㅣ반딧불이ㅣ뒤엉켜 버린 삶, 세월이 흘러도 풀 수 없는.. 실타래 벌써 3년째 시간은 흘러가고 있네요. 저는 서울에서 엄마의 갑작스런 죽음 때문에 가족들과 제주로 내려오게 되었답 니다. 몸과 마음이 지쳐있었고 우울증에 시달리며, 엄마의 죽음을 잊으려고 하였습 니다. 그러다 여기서 고향 분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 분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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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9월도서관웹용 www.nl.go.kr 국립중앙도서관 후회의 문장들 사라져 버릴 마음의 잔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번 해에도 배추농사에서 큰돈을 남은 평생 머릿속에서 맴돌게 될 그 말을 다시 떠올려보 만졌다 하더라도 지난 여름 어느 날 갑자기 들기 시작한 았다. 맺지 못한 채 끝나버린 에이드리언의 문장도 함께. 그 생각만은 변함없을 것 같았다. 같은 나이의 다른 아이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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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ntents 8p 10p 14p 20p 34p 36p 40p 46P 48p 50p 54p 58p 생명다양성재단 영물이라는 타이틀에 정 없어 보이는 고양이, 날카롭게 느껴지시나요? 얼음이 따뜻함에 녹듯이, 사람에게 경계심 많은 길고양이도 곁을 내어주면 얼음 녹듯이 당신을 바라봅니다. 길 위에 사는 생명체라 하여 함부로 대하지 말아주세요. 싫으면 외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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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고2 모의고사 국어,언어 문제.hwp 2007학년도 6월고2 전국연합학력평가문제지고 2 언어영역 언어영역 1 번부터 5 번까지는듣고답하는문제입니다. 방송을잘듣고 답을하기바랍니다. 듣는내용은한번만방송됩니다. 이제듣기문제는다끝났습니다. 6 번부터는문제지의지시 에따라답을하기바랍니다 1 언어영역고 2 2 고 2 언어영역 3 언어영역고 2 4 고 2 언어영역 5 언어영역고 2 6 고 2 언어영역 연탄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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