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1 새로운기술혁명과미래도시 미래사회를위한인공지능기술과전망 조성배 ( 연세대학교컴퓨터과학과교수 ) 1. 들어가며 인간처럼감정을갖고경험을통해지식을축적하는인간형로봇에서부터대화를통해공감대를형성하거나두뇌를복제하여자의식을갖는인공지능에대한이야기는아직 SF영화속의이야기라고치부해왔는데, 최근에빌게이츠나스티븐호킹과같은사회지도층인사들이약속이나한듯이일제히인공지능에대한우려를표명하고있다. 한걸음더나아가미래학자레이커즈와일의경우에는 2045년이면기계의지능이인간의지능을뛰어넘는특이점 (singularity) 에도달한다고까지경고하고있다. 과연현실속의인공지능은어느정도수준일까. 현시점에서최고의인공지능이라고하면구글의알파고를떠올릴것이다. 바둑을인간최고수보다더잘두는프로그램이니확실히대단한인공지능인것만은틀림없지만, 일부에서말하는것처럼스스로학습하여바둑최고수가된것이라고할수는없다. 바둑에서다음수를결정하는몬테카를로트리탐색 (Monte Carlo Tree Search) 을사용하는프로그램이란점에서는기존바둑프로그램과다를바없다. 단, 바둑은다음수의경우의수가너무많아서모두계산할수없기때문에, 이를줄이기위하여알파고는착수할경우의수를줄이는함수와각수의승패를계산하는함수를각각정책망과가치망이란이름의신경망 (neural network) 으로설계하고많은양의기보로부터딥러닝 (deep learning) 을통해이의최적값을구하는방법을사용했다. 여기에기존기보이외에도가상의게임을반복하면서얻은새로운기보데이터까지활용하는심층강화학습 (deep reinforcement learning) 이란방법도사용했지만, 결국바둑게임의과정을프로그램화한소프트웨어라고할수있다. 이이외에도구글의자율주행차나애플의비서소프트웨어인시리, 또퀴즈대회에나가서인간챔피언을이긴 IBM의왓슨등이현시점을대표하는인공지능시스템이라고할수있겠다. 이런소프트웨어가공포로다가오는이유는뭘까. 이제까지놀랄만한결과를내서성공했던인공지능은모두적절히만들어진소프트웨어와이를빠르게실행시키는컴퓨터였음을이해한다면무지가가져온불필요한혼란이라하겠다. 먼저왜이런혼란이일어나는지를인공지능의정의와핵심기술로부터알아보자. 2. 인공지능의핵심기술
인공지능은한마디로정의하기어렵다. 지능이란것자체가모호하기때문에이를인공적으로재현한다는것이쉽지않다. 일반적으로지능은외부를인식하고추론하며적응하는능력이라고보는데, 인간조차어떻게그런기능을하는지명확히모르는상태에서전통적인환원주의 (reductionism) 에입각한과학적방법으로는구현이어렵기때문이다. 따라서이제까지기계가지능을갖고있는지를판별하기위해서는그내부의진위를따져서가아니라결과로나온행위가인간과구분이될수없을정도인지를검사하는튜링테스트 (Turing test) 가제시된이유이기도하다. 이제까지인공지능을구현하는기술은수없이많이시도되었지만방법의합리성보다는그결과를접하는인간이어떻게판단하는가에따라서평가된다. 이렇게만든인공지능이인간처럼생각하고감정을가지며심지어자의식이있는것처럼판단된다면그때사용된기술은강한인공지능이라고할수있고, 인간의사고나창의력까지는아니지만특정문제를인간처럼해결한다면그때사용한기술은약한인공지능이라고할수있다. 문제는그둘에서사용된기술이다르다고볼수없다는것이다. 사실인간도상대방이지능이있는지는외부에서보이는행태로판별하는것이지, 그사람이실제지능이있는지는모른다는철학적인문제가있다. 이와같은인간의지적기능을구현하는기술은크게지식기반방법론과데이터기반방법론으로대별될수있다. 1956년다트머스회의에서인공지능이란용어가만들어진이후로먼저시도된방법은인식, 추론, 학습과같은지적기능을모방하기위해선이를보유하고있는사람이해당영역의지식을기호로표현하여저장하고, 이를논리적인규칙에입각해서처리하며적절히변경하는학습을통해서문제를지능적으로해결하고자시도한전자의방법이었다. 지금도전문가시스템이나논리 / 탐색기반문제해결방법과같은형식으로널리사용되고있다. 반면에데이터기반방법론은최근에기계학습 (machine learning) 이나데이터마이닝 (data mining) 이란이름으로널리사용되고있는데, 해당문제의사례를데이터로제공하고이로부터연역적으로지식을추출하여문제를해결하는것이다. 데이터로부터연역적으로모형을구축하는것은전통적인통계나확률로오래전부터시도하던방식이기때문에기계학습의많은방법들이이에기반한것이많은데, 통계적인가정이나제약을극복하기위하여신경망과같은다소융통성있는방법이시도되고있다. 물론이이외에도지능이나의식의본질을뇌신경과학이나인지과학의범주에서탐구하는시도도있고, 새로운패러다임으로양자컴퓨팅 (quantum computing) 이나인공생명 (artificial life) 으로인공지능을구현하려는연구도있다. 특히기기의발전에힘입어뇌영상을고도로세밀하게촬영할수있게되면서뇌과학적으로두뇌의기능을이해하려는시도도있으나, 실용적으로나산업적으로활용할수있는인공지능이되기까지는아직오랜시간기다림이필요하다. 이런관점에서이제까지성공적인인공지능기술을정리해보면다음과같이크게세가지를들수있다. 첫째는문제를해결공간상에표현하고초기점에서부터해답을찾아가는탐색기술
이다. 이는알파고의인공지능을구성하는기본구조이기도한데, 무한에가까운방대한공간에서체계적인방법으로해답을찾는것이다. 이를위해서는해결하고자하는문제를정형화된공간상에표현하는것과불필요한탐색을최소화하면서적절한시간내에해답을찾아내는것이필요하다. 이기술은단순히게임에서만유효한것이아니라, 복잡한변수가포함된문제에서의사결정을하는일반적인문제에적용될수있다. 예를들면, 다양한조건에서환자의상태와의학적지식의공간상에서최적의치료방법을찾는것이나, 방대한법률문서와판례상에서최선의판단을내리는등의문제에사용될수있다. 둘째는문제를해결하는데필요한지식과규칙을적절하게표현하고이들의추론을통해서결과를도출하는규칙기반시스템이다. 이는전통적인전문가시스템을구현하는핵심적인방법으로서, 복잡한문제도논리적인추론과계획으로설명이가능한결과를만들어내는방법이다. 이를위해서는해당분야의도메인지식을효과적으로추출하는것이필수적인데일반적으로매우어려운문제이다. 특히특정분야의전문가를모방하는시스템은상대적으로쉽게구현할수있는데비해, 소위상식이라고알려진보편적인지식에대해서는처리가어렵다는인식이있었는데, 최근에이를해결하는기술이실증적으로시도되면서심층 Q&A를수행하는 IBM 왓슨이완성되기도하였다. 이시스템은저퍼디 (Jeopardy!) 라는미국퀴즈쇼에나가서인간챔피언을이긴것으로유명해졌고, 현재는암진단과같은의료분야에서활용되고있다. 셋째는신경망으로널리알려진기계학습기술이다. 문제의사례로부터주어진입력에대한적절한출력을자동으로결정할수있는방법으로인공지능연구의초기부터다양한기법이시도되어영상이나음성인식과같은패턴인식의문제에널리사용되고있다. 그중에서도인간의두뇌를이루는기본구조인뉴런 (neuron) 을모방한신경단위를대규모로연결하여문제를해결하는신경망은모형의형태를가정할필요가없어서쉽게사용할수있는장점이있다. 사실두뇌를모방하여자동학습된다는식으로표현되는경우가많지만, 실제로는입력값에가중치를매겨서모두더한후비선형함수를통해출력하는단순한계산단위를대규모로연결한것이기때문에일반인의기대와는사뭇다르다. 즉, 이런식으로구성하고주어진데이터에대한입출력관계를표현하는가중치만구한다면문제를해결하는것이고, 이를자동으로하는학습방법이존재한다는정도이다. 최근에는노드간의연결을상당히여러개의층으로표현하고많은양의데이터로부터관계를학습할수있는딥러닝이좀더실용적인패턴인식의문제를해결해줄것으로기대하고있다. 이번알파고는 12개의층을사용했는데최근가장진보한딥러닝방법은 150개가넘는층을사용하기도한다. 물론신경망의층이많아지면좀더복잡한입출력의관계를표현할수는있지만, 이의선형적인진보로자의식까지갖춘인공지능이실현되리라곤기대하기어렵다. 그럼이세방법을적절히선택하여문제를해결하면될까. 실제로최근의성공적인인공지능시스템을보면이중어떤한기술을사용했다기보다는문제의해결방안을구조화하고, 여러가지기술을복합적으로활용하여솔루션아키텍쳐를구성하는
식이일반적이다. 앞서소개한알파고의경우에도전체구조는탐색기술을따르지만세부적으로탐색의가짓수를줄이는데신경망기술을사용하였다. 또, IBM 왓슨의경우에도상식수준의방대한지식을체계적으로표현하는규칙기반시스템을기반으로정답의가설을만들고이를효과적으로줄이는과정에서기계학습방법을사용하는등수백가지의인공지능알고리즘을복합적으로사용하였다. 3. 인공지능의활용방안 세계경제포럼에서는 3차산업혁명을기반으로한디지털과물리계, 바이오산업등의경계를융합하는기술혁명으로 4차산업혁명을정의하고있다. 4차산업혁명은디지털혁명이라는 3차산업혁명의기반위에서디지털과바이오기술사이의융합이핵심이될것이다. 이는다음그림과같이 IoT를기반으로물리세계와사이버세계가연결된공간에서쏟아지는빅데이터를지능적으로처리하는인공지능소프트웨어가클라우드컴퓨팅으로대변되는고성능컴퓨팅자원의힘을빌어제조업과인간사회에대대적인변화를야기할것이다. 인공지능이필요에따라상황을해석해가며스스로자동갱신하여새로운차원의산업혁명이가능하게된다는것이다. 이러한인공지능기술을산업계와사회에서어떻게활용하는것이바람직할까. 이에대해서는크게단기, 중기, 장기로생각해볼수있다. 먼저단기적으로는원래인간이잘하지못하는문제, 즉많은양의데이터를분석해결론을내리거나판단하는문제에지치지않고편견이없는인공지능기술을적극적으로활용하는것이다. 예를들면, 의학분야의치료, 법률상담, 기후예측, 교통제어, 금융투자등에서인간의의사결정을돕는방향으로활용할수있을것이다. 이때생명이나재산과같은민감한사안이걸린문제에서지나치게의존하지않도록하는장치를마련하는것이필요할것이다. 중기적으로는출산율저하와고령화에따른생산가능인구의감소문제를해결하는생산성향상의도구로활용하는것이다. 일각에서는인공지능으로인한일자리감소문제를심각하게고민하고있지만, 사실그이전에이미현대사회에만연해있는노동인구나사회복지인구의부족이더심각한현실이다. 새로운일자리를창출하기위한기존인력의재교육과더불어, 부족한노동력을인공지능의자동화로해결할가능성에주목할필요가있다. 이로인해줄어든노동시간과고용구조의변화, 그리고인공지능으로대체불가능한분야의노동가치상승은여가시간을증대시켜새로운라이프스타일을가능케할것이다. 장기적으로는핵가족화, 일인가족화에따른고독감이나소외감과같은사회문제를해결하는동반자로활용하는것이다. 이미일본이나구미선진국에서는실버세대의심리적안정을위해인공지능이탑재된로봇을개발하고있다. 효율성이나생산성을넘어서서인간과교감하면서인류에게도움을주는방향으로활용하자는것이다. 인
간화된지능기술을적극적으로활용하여가상비서나가상벗과같은인공지능시스템 이사회의구성원이되어건전한사회를형성하는동반자가될것이라기대된다. 결 국편의성과효율성증대를통하여인간삶의질을높이는데일조할것이다. 4. 맺는말 최근불고있는인공지능의열풍에냉소적인사람도있는듯하다. 혹자는인터넷상의번역프로그램의한심한번역에실망하여인공지능의가능성자체를부정하기도한다. 보통인간이쉽게하는상식적인대처나행동에는많은계산이필요하고, 인간이하기어렵다는복잡한추론이나의사결정은상대적으로적은계산으로가능하다는모라벡의역설 (Moravec s paradox) 에주목할필요가있다. 인간이진화과정에서오랜시간걸려습득한것은무의식적으로별다른노력없이할수있지만인공적으로구현하기는어렵다는것이다. 바둑과같은게임은인간의진화과정에서보면상대적으로최근에습득한기능이기때문에비교적쉽게구현했지만, 오히려인간은쉽게하는얼굴인식이나의도파악, 목표설정과같은기능은인공적으로구현하기어렵다. 언어가인간의진화과정에서꽤오래걸려습득한기능임을환기한다면왜인공지능번역프로그램이아직만족스럽지못한지이해할수있을것이다. 이와같은어려움을극복하려고인공지능을실현하기위한수많은방법들이고안되어, 일부는인간수준에육박하는것도있고일부는여전히장난감문제에서시험중인것도있다. 다만최근하드웨어와빅데이터의괄목할만한발전에힘입어인공지능기술의발전도가속화되리라는건쉽게생각할수있다. 앞으로도이러한발전으로우리의일상생활과산업분야깊숙이인공지능이침투하여궁극적으로는현재인간이수행하는많은일과직업을대체하게될것이다. 자동화가인간의직업을대체하는건 18세기산업혁명이후꾸준히진행된일이다. 지금객관식시험답안을채점하고주차관리를하는것도모두인공지능이다. 그래서우리는인공지능에게위협을당하는가? 어차피인공지능도결국인간이만든도구에불과하다. 그도구를어떻게사용할것인지에대해서는보다심도있는논의가필요하지만, 지금우선해야할일은인간의삶이더욱행복하고풍요롭게되기위해서보다강력한인공지능기술을만들어내는것이라생각한다. 하지만인공지능기술은단시일내에기술적 / 사업적인성과를올리기어렵기때문에, 장기적으로체계적인지원과노력이지속되어야하는분야이다. 최근에발표되고있는인공지능기술의성공사례로부터기업과정부에서도관심을갖고투자를계획하고있는데, 이것이단발적인해프닝으로끝나지않기위해서는중장기적인관점에서인력을양성하고지속적인지원을할필요가있다. 인공지능에대한사회적공감대를바탕으로우수한인재들이아이디어를내고지능서비스를출시하여글로벌경쟁을하면서새로운부가가치를창출하는데인공지능기술이지렛대역할을할것이다. 인공지능과공생하게될미래는생각보다가까이있으며, 막연한공포감보다는인간에
게편의를제공하는벗으로인식하는계기가되었으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