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축구, 한국과브라질을잇는가교 서호정 브라질은지구반대편에있다. 계절도, 언어도, 문화도, 시차도모두다르다. 양국의산업적교류는매년크게증가하고있지만문화적, 인적교류는제한적이다. 한국에서브라질까지비행기를타고이동하는데걸리는시간은최소 23시간. 만하루가꼬박걸리는물리적거리만큼민간교류의거리도멀다. 그럼에도불구하고브라질은한국인들에게멀지만가까운나라로인식된다. 바로축구를통한활발한교류때문이다. 한국인들은경쾌한삼바리듬과함께현란한발재간으로그라운드를누비는브라질선수들의플레이를 TV와축구경기장에서자주접해왔다. 한국과브라질은축구로가장강력하게연결되어왔다. K 리그를점령한브라질선수들 30 년간 302 명활약 한국사람들이가장많이접하는브라질인은바로축구선수다. 1983 년출범한한국프로축구 K 리그는 2013 년까지 30 년동안총 608 명의외 국인선수들이활동했는데, 이중절반에가까운 302 명이브라질선수들
38 트랜스라틴 27 호 (2014 년 3 월 ) 이었다. 1983 년당시포항제철축 구단 ( 현포항스틸러스 ) 에입단한 K 리그 1 호외국인선수는호세 (Jose) 와세르지우 (Serigo) 로모 두브라질출신이었다. 호세와세 르지우는포항제철과제휴관계를 맺고있었던브라질의철광석채 굴회사 CVRD 와의교류차원에서 영입이성사된선수다. 1 년계약 을맺고 1983 년 6 월에한국에왔 지만뚜렷한활약을보이지못하 고떠났다. 브라질선수들이본격적으로 전남드래곤즈에서활약한마시엘 ( 이미지출처 : http://footballk.net/mediawiki/) 두각을나타내기시작한것은 1990 년대다. 1997 년전남드래곤즈에입단 한수비수마시엘 (Maciel) 은 2003 년까지 7 시즌동안 184 경기에나서 10 골 3 도움을기록하는등꾸준한활약을펼쳤다. 1997 년전남의리그준우 승및 FA 컵우승을이끌며 1997 년부터 2000 년까지 4 년연속 K 리그베스 트 11 에선정됐고, 2002 년한 일월드컵을앞두고한국대표선수로귀화하 는것이고려되기도했다. 비록성사되지는않았지만한국축구팬의많은 사랑을받았다. 산드루 (Sandro) 는수원삼성블루윙즈축구단의첫번째전성기대를연 브라질공격수였다. 미드필더고종수, 윙어데니스와함께 고데로트리 오 를구성해 2001 년아디다스컵우승을이끌었고, 리그경기에선 13 골 을넣어브라질선수로는처음으로 K 리그득점왕을차지했다. 2001 년아 시아클럽선수권대회결승전에서결승골을터트려수원삼성의아시아챔 피언등극도이끌었다. 한 일월드컵이개최된 2002 년에도전체경기 10 골 2 도움을올리며이름값을높였다. 2003 년일본 J 리그의제프이치하라로
39 이적하며한국을떠났다. K 리그최초외국인득점왕 - 외국인 MVP 는모두브라질 2002년한 일월드컵을전후로한국축구인프라에대한브라질내의인식이높아졌다. 도도 ( 울산현대 ), 마그노, 보티, 에드밀손 ( 전북현대 ), 투타 ( 안양LG, 수원삼성 ), 모타 ( 전남, 포항 ) 등브라질에서도이름값이높은선수들이대거 K리그에입성했다. 크루제이루, 바스쿠다가마, 상파울루, 플라멩구등브라질최고의명문클럽을거친이들이앞다퉈 K리그로향했다. 도도와마그노의경우는브라질국가대표경력이있는특급선수였다. 이들중가장특출한활약을펼친선수는수원삼성이 2003년여름영입한나드손 (Nadson) 이었다. 브라질올림픽대표로선발되기도한나드손은입단당시 경기당한골씩넣겠다 는자신만만한공약을내걸었다. 실제로첫시즌에출전한 18경기에서 14득점 1도움을기록하는맹활약으로강렬한인상을남겼다. 나드손은 172cm의작은선수였지만, 볼을다루는기술이뛰어나고폭발적인스피드에다부진체구를갖춰문전에서막을자가없었다. 특히마무리슈팅의정확도가높아 원샷원킬 이라는별명으로불렸다. 2004년나드손은 38경기에서 14득점 4도움을기록하며수원삼성을 K리그정상에올려놓았다. 국내기자단투표로선정되던 K리그 MVP는그전까지줄곧한국선수들의전유물이었다. 하지만그해에는나드손의활약이독보적이라는것을만인이인정할수밖에없었다. 나드손은프로축구역사상처음으로 K리그 MVP를수상한외국인이됐다. 2007년에는포항스틸러스의 K리그우승과 FA컵준우승을이끈브라질출신플레이메이커타바레즈 (Tavares) 가나드손의뒤를이어브라질국적으로 K리그 MVP를수상했다. 2003년부터포항스틸러스를지휘한 K
40 트랜스라틴 27 호 (2014 년 3 월 ) 프로축구역사상처음으로 K 리그 MVP 를수상한외국인나드손 ( 왼쪽 ) ( 이미지출처 : http://article.joins.com) 리그최초의브라질출신감독인세르지우파리아스 (Sergio Farias) 는 2007년리그 5위로진출한 6강플레이오프에서연전연승을거뒀다. 결국 K리그우승을이뤄 파리아스매직 이라는신조어를낳았다. 파리아스감독은 2008년 FA컵우승, 2009년 AFC 챔피언스리그우승으로높은인기를구가하며한국축구국가대표팀감독후보로거론되기도했다. K리그역사상가장뛰어난성적을거둔외국인감독으로족적을남겼다. 지난 2013년에도총 42명의외국인선수중 50% 에달하는 21명이브라질국적의선수였다. 제주유나이티드에서활약한페드루 (Pedro) 는리그 17골로득점순위 3위, 전북현대의레오나르도는 13도움으로도움순위 2 위를기록했다. 브라질선수들이한국프로축구에미친영향력은과거부터현재까지지대하다. 개막을앞두고있는 2014년현재도브라질선수들은 K리그각구단이영입을검토하는외국인선수후보 1순위다. 삼성과 LG 등으로대표되는전자제품, K-POP의높은인기등으로
41 브라질사람들에게도한국은친숙한나라가됐다. 2014시즌수원삼성에새로입단한브라질공격수로저는 한국의치안이좋고환경이좋다는사실이브라질선수들에겐널리알려져있다 며수준급브라질선수들이한국행을선호하고있다고말했다. 아시아에서유일하게브라질을꺾은한국대표팀 프로축구뿐아니라국가대표팀간의축구에서도한국과브라질은자주만나왔다. 1995년내한경기를시작으로 1997년과 1999년, 2002년, 2013년등브라질대표팀은총다섯차례한국을방문해친선경기를치렀다. 브라질은언제나세계최강의명성을자랑해왔고, 방문때마다최고의스타들을대동했다. 하지만경기내용은늘박빙이었다. 1995년 8월 12일수원에서열린첫만남에서는카를루스둥가의골로브라질이 1-0으로승리했다. 1997년 8월 10일에는서울잠실에서격돌해한국의김도근이선제골을넣었으나호나우두가득점한브라질이 2-1 역전승을거뒀다. 1999년에는전세계를놀라게한결과가연출됐다. 1999 년 3월 28일서울잠실에서열린경기에서브라질은히바우두, 아모로주, 주니뉴페르남부카누등을앞세웠지만경기종료직전에터진김도훈의골로 0-1 패배를당했다. 이패배는브라질이역대 A매치에서아시아팀에당한첫패배였으며, 현재까지도유일한패배로남아있다. 브라질은 2002년 11월 20일에마리우자갈루감독의 100번째 A매치를기념하는경기를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치렀다. 호나우두와호나우지뉴, 호베루트카룰루스등 2002년한 일월드컵우승멤버가대거출동한이경기에서는설기현과안정환이득점하며시소게임을벌였다. 호나우두가두골, 호나우지뉴가페널티킥결승골을터트린브라질이 3-2로승리했다. 소위펠레스코어로불리는화끈한공방전으로명승부가연출됐다.
42 트랜스라틴 27 호 (2014 년 3 월 ) 2013 년 10 월한국 - 브라질친선경기 ( 이미지출처 : http://m.seoul.co.kr) 가장최근에가진만남은지난 2013년 10월 12일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열렸다. 2014년브라질월드컵을준비하는홍명보감독과루이스펠리피스콜라리감독이본선을위한평가전으로삼으며진검승부를벌였다. 한국대표팀은손흥민, 이청용, 기성용등주전선수들을모두소집했고, 브라질역시네이마르, 오스카, 다니아우베스등스타선수들을모두불렀다. 경기는네이마르와오스카가득점한브라질이 2-0 완승을거두며우승후보다운기량을선보였다. 브라질월드컵이한국축구에갖는의미 2002년은브라질축구에있어서잊을수없는해다. 한국에베이스캠프를차리고조별리그를치른브라질인대회 7경기에서모두승리하며통산다섯번째월드컵우승을이뤘다. 비록결승전은일본요코하마에서열렸지만, 한국에서시작된승리행진은브라질축구의화려한역사에한
43 페이지를장식하고있다. 브라질은한국을자주방문했지만, 한국대표팀이브라질을방문한일은거의없었다. 2014년브라질월드컵은한국축구가브라질땅에서역사를쓸수있는첫번째기회다. 대한민국월드컵대표팀을이끌고있는홍명보감독은 2012년런던올림픽에서한국남자축구역사상첫동메달획득의쾌거를이루며지도력을인정받았다. 당시한국올림픽대표팀의결승행꿈을가로막은것은브라질이었다. 8강전에서개최국영국을승부차기로꺾은한국올림픽대표팀은준결승전에서브라질에 0-3으로완패를당한뒤동메달결정전에서일본을꺾었다. 또하나흥미로운사실은홍명보감독의국가대표은퇴무대가 2002년 11월브라질전이었다는점이다. 홍감독은브라질전에통산 136 번째 A매치경기를치른뒤태극마크를반납했다. 2002년과 2012년그리고 2014년으로이어지는홍감독과브라질의인연은꽤깊다. 자국에서월드컵을개최하는브라질도 2002년한 일월드컵에서우승을이룬스콜라리감독에게다시지휘봉을맡겼다. 한국은 2002년한 일월드컵에서선수로한국을 4강으로이끈홍명보에게감독을맡겼다. 브라질과한국모두 2014년브라질월드컵에거는기대가크다. 그동안 A매치친선전으로만만나온양국이월드컵에서맞붙는상황이연출된다면양국간의심리적거리는더가까워질것으로기대된다. 서호정 프리랜서축구기자 ( 네이버전문가칼럼 킥오프 기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