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정의 생명운동가, 김영원장로를추모하며 효선교회장로, 김영원 김덕용 ( 목사, 의성효선교회 ) 농부로서의김영원장로의한평생 우리는정해년신년벽 두에우리나라유기농업의 대부이자농민운동의 1 세 대라불리는효선교회 김 영원장로의 부음을들었 다. 한평생을효선리 고 향땅에 살며 13 대째 농 부로서 살다가 농부로서 그의생을마감한것이다. 그의 죽음이 예사롭지 않 은것은농촌의 위기, 산 업문명의 위기 속에서 그 가남긴삶과신앙의흔적 이적지않기때문이다. 어랄 때부터 외가댁과 효선교회징로, 김영원 김덕용 27
한마을에살았던김장로는어머니뱃속에서부터교회에다니기 시작했다. 어린시절주일학교에출석하면서부터교회에서가르치 는것은모두진리이며반드시지켜야할생활의규범이요절대적 인가치라고교육을받았다. 그당시의성지역은우리나라대부분 의교회가그러했던것같이근본주의신앙이지배하고있는곳이었 다. 그의신앙관도근본주의신앙이그바탕에자리하고있었다. 6.25 전쟁이터지고군대를가면서도근본주의신앙을철저하게실 천했다고한다. 전쟁와중의군대에서도제법무게가나가는신구 약성경합본을등에메고다니면서혼자서새벽기도를드렸다한 다. 그러한신앙관은개발독재의횡포로급속하게진행된 1970 년 대의산업화를거치면서점차바뀌게된다. 김장로는가난한농가의장남으로태어났지만대구에서성경학 교를다니고잠시서울에서성서신학원을고학으로다녔다한다. 그러나결국장남으로집안을책임져야했기에중도에서공부를포 기하고농사를가업으로물려받게되었다친지를도와 20 대후반 에칠여년동안광산일을했지만이후에농사에전념하게된다. 농사짓기를작정하고고향에들어온후서너가지신문을구독하면 서농사짓는것, 공해, 농약등의기사를모으는과정에서농업문 제, 농약문제의심각성을인식하게되고사회구조적인문제에도 눈을뜨기시작하였다. 저곡가정책으로소외당하고희생당하는농 민문제를심각한눈으로보게되었고농약중독으로죽어가는가축들을불안한눈으로지켜보면서반생명적인근대화학농법에회의 를갖기시작하였다. 그또한농약중독의피해를입었지만정작자 신의농사를선뜻무농약유기농법으로전환하지는못하였다. 가족 의생계가달려있는농사를쉽게모험에내맡길수없었던것이다. 그러던중 1978 년여름어느날그의인생에결정적인전기를 맞이하게된다. 김장로가사과밭에농약을치다가농약중독으로 쓰러져죽음의고비를맞이하게된것이다이처럼농약중독으로 쓰러진남편을보고농사를망치는한이있더라도농약을뿌리지 28 놓촌과목획꽤 33 호
말자는부인의간청에마침내관행농법을청산하고무농약유기농법의농사로돌아서게된다. 이것은단순히농약중독으로부터벗어나기위함이아니라오랫동안의고뇌와자신의생명이죽어가는직접적인경험을통해얻은깨달음의산물이라고해야할것이다. 이때의김장로의유기농업으로의전환은단순히농사법의전환으로그치는것이아니라그의인생의새로운전기가되었다. 그동안몰락해가는농업의현실속에서농민으로서신앙인으로서삶에대해고민하던김장로는하나님은약자요소외당하는농민들속에서같이일하시며농민들의입을통해또신음하는모든피조물을통해말씀하고계신다는확신을가지고있었으나근대화, 공업화로치닫고있는농업몰락의현실속에서혼자서울분을삭여왔는데이때를계기로신앙이삶으로표현되어야한다는신념에따라뜻을같이하는젊은신앙인들을찾아나서고농민운동에도자진하여참여하면서농민운동의동지들을만나게된다. 이를통해그동안의깨달음과문제의식이구체적인행동으로옮겨져유기농업과함께농민의권리를찾는운동과민주화운동에도적극나서게된다이때김장로의나이가 40 대후반이었기에김장로는늘자신은늦게철이든인생의지각생이라고이야기하곤했다. 김장로는 1975년창립된바른농사를지향하는기독농민들의모임인정농회에도 1979년자연스럽게가입하게되면서생명농업운동에도앞장서게된다또한한국기독교농민회창립에도앞장서초대회장을맡으면서공개적인농민운동의최전선에우뚝서게된다. 1987년 6월항쟁때는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공동의장을맡으면서민주화운동의선봉에서기도했으며, 우루과이라운드반대투쟁때는농민들과함께미대사관점거농성투쟁을지휘하여불구속입건되기도했다 1980년대내내김장로는투쟁전선에서한세월을보냈다. 집회와시위로말미암아경찰서유치장을자기집드나들듯이했지만집에돌아와서는쉴틈도없이깨심고콩심는농사일을했다. 이 효선교회징로, 김영원검덕용 29
런와중에서도여기저기에서농업문제와유기농업운동에대한강의 요청과원고청탁이많았지만힘겹게생각하지않고그것도자신에 게주어진시대적사명이라고생각하고열심히공부하고고민하며 준비하였다. 1991 년도에는출강횟수가 100회가념을정도로바쁘 게외부활동을하였다그동안의강의원고와청탁원고가책으로내 어도될만큼많이쌓이게되었다. 그래서 1994년 효선리농부 의 세상사는이야기 가 2002년에 김영원의유기농업이야기 눈뜬장님밥상.JJ. r농민예언자김영원의들소리 라는책들을펴 낼수있었다. 이러한일들이김 장로에게는너무힘겨운일들이되었는지김 장로는 50 대후반에파킨스씨병이라는불치의병을앓게된다 20 년가까이몸이점점굳어지는난치병을앓았지만그래도일반적인 경우와는다르게지병의후유증이그리심하지는않았다. 움직이고 말하는것이때로불편하기는했지만바깥활동을중단하지는않았 다. 점점나이가들어가면서농사일의많은부분을대를이어농사 짓는큰아들부부가감당해주어조금씩농사일에서자유로워질수 있었다 말년에는폼을추스리는것이많이힘들기는했지만그래 도일본의문명비평가인쓰찌다다까시교수와교류하며그의책 공생공빈 21 세기를사는길 이라는책을거의 1 여 년의각고 끝에번역하여출판할수있었다 이 책은김 장로의마지막생의 결과물이자그가마지막으로이세상에남기고자하는유언이자화 두이기도했다. 효선교회장로로서의김영원 김장로의신앙의터전이자도장이되었던효선교회는경북북부 지방에서는비교적일찍세워진교회이다 1906 년에세워져한때는 인근각지에서교인들이효선골짜기로몰려와 200 여명이상이모 이기도했다고한다. 해방이후이웃지역에교회들이세워지면서자 30 놓촌과묵외계 33 호
연스럽게분립되었고, 설상가상으로 1960 년총회분열의여파로 효선교회는통합, 합동의두교회로분열되는아픔을겪는다. 김장로는분립된통합측교회의첫장로로서 33 세에장로가된 다. 교인을대표하는장로로서분열의상처가있는교인들을추스 르고교회를새롭게세워나가야하는무거운짐을안게되었다. 게다가교회가산골오지에위치한데다그당시대부분의농촌이그랬던것처럼경제적으로열악하여교역자를모시는것이힘겨운상황이었다. 이미 17세에서리집사가되어그동안목회자가없을때때때로강단에서말씀을전한경험이있는김장로는 1969년부터는아예강단을도맡다시피하며평신도목회를하게된다. 1960 70년대목회자가귀하기도했고또경제적으로도어려웠던농촌교회의경우장로는목회자의역할까지도맡아할수밖에없었다. 당시분립된효선교회는교역자의생활비를감당할만한여력이없었고그렇다고외부의도움으로해결하는것도내키지않아제직들의결의에따라김장로가무보수로평신도목회를하게된것이다. 김장로의평신도목회는다른평신도들의도움을받아이후 16년간계속되어 1985년에가서야이짐을내려놓게된다. 산골오지마을에위치한교회들이거의대부분그러했겠지만효선교회도 1906년설립이후주로평신도들에의해강단이유지되었다. 장로, 영수는물론이고집사중에서도설교할만한사람이있으면설교자로강단에세웠고설교자로양성하였다. 김장로에이르기까지효선교회 80년의역사속에서역대교역자중에목사는한사람도없었고시무전임교역자중에타지출신교역자는불과다섯손가락안에들고대부분은본교회출신이었고그나마본교회출신교역자가없을때에는평신도장로가예배인도를하며교회의명맥을이어왔다. 이러한전통을이어받은김장로가평신도로서목회자를대신하여말씀을전하는설교자로목회자의역할을 16년간이나감당한것이다. 무보수로그것도고된농사일을감당하면서평신도로서목 효선교회징로, 김영원 - 김덕용 31
회자의일을감당하는것이얼마나힘들고고달랐을까하는것은쉽게미루어짐작해볼수있을것이다. 그래도 10년이상 20년가까이이일을계속할수있었다는것은함께교회를섬겼던교우들의도움도컸겠지만그에게말씀전하는은사가있었고또그자신도이일을좋아했다고해야할것이다. 억지로할수있는일이아니기때문이다사실김장로는이평신도목회가밑거름이되어농업과신앙과세상에대한생명의세계관을확립하고농사와신앙과삶이한데어우러지는삶의신앙을체득하게되었으며, 그결과 197 8년이후농민운동민주화운동생명운동에투신하였고또여러권의저술을낼수있는있었을것이라고한지인은말한다. 김장로가평신도로서목회자의역할을대신하는동안교회는평신도들의공동체로서함께모여예배를드리고, 크고작은일들을민주적인합의를통해서시행하고, 서로함께삶과믿음을다져가는공동체로자리해왔다. 특별히예산을세우지는않았지만각자힘대로정성껏헌금하고쓸일이생겼을때는제직회의결의로집행해재정문제로문제가생긴적은없었다고한다. 그중에서평일새벽기도회의중단은오늘우리나라교회의신앙을돌아보게한다새벽기도회는우리나라교회가자랑스럽게생각하는교회전통중의하나이다종교적심성이강한우리민족이기독교를받아들이면서자연스럽게형성된신앙생활의한모습으로자리잡은것이새벽기도회이다. 그런데언제부터인가이새벽기도회가축복을받기위한, 개인의이기적인목적을달성하기위한기복적인수단으로전락해버렸고, 교회성장의도구로신자들의신앙열정을불러일으키고교회에붙들어두기위한목회의방편으로변질되어가고있다. 부모의새벽기도자녀의평생축복, 자녀의새벽기도부모의노후대책, 아내의새벽기도남편의영적성공, 신년맞이특별축복새벽기도, 수험생을위한특별새벽기도, 등등의슬로건이이를말해준다. 하나님과의만남을통해그분의뜻을구하고찾기위한새벽기도회본래의뜻을회복하지않으면신앙의 32 놓존과목되꽤 3 3 호
본질에심각한왜곡을불러올가능성이매우높다. 효선교회가새벽기도회를중단한것은고된농사일로새벽에일 어나기가힘든교인들그리고교인들과똑같이농사일을하면서 강단을맡은김장로가매일새벽기도회를인도하는것이너무힘 겨워교인들과합의하에주일날과절기때만새벽기도회를드리고 평일에는각자자유롭게기도하도록한것이다. 새벽기도회를축복 의도구로, 목회의수단으로생각한다면새벽기도회를중단할수 없었을것이다. 그러나평신도가목회하는교회이었기에그리고농 촌의현실을고려한결정이었기에가능했을것이다. 새벽기도회가 하나의목회의수단으로이벤트로전락한오늘의교회의모습을 생각할때새벽기도회를중단한옛효선교회의모습은참된새벽기 도회의모습을새롭게생각하는계기가될수있을것이다. 효선교회는새벽기도회를중단한일때문에주변교회로부터의 혹의시선을받고사이비이단의오해를받기도했다고한다편견 과오해가낳은결과인것이다. 김장로의뒤를이어전임목회자가부임하면서효선교회는몇년뒤부터자연스럽게새벽기도를다 시드리고있다. 종교적형식은항상율법주의와형식주의로흐를 수있는가능성이많기때문에끊임없이근본으로돌아가지않으면 안될것이다 평신도목회의공과 ( 功過 ) 에대하여여러가지를말할수있을것 이다. 그러나그당시효선교회의상황은평신도목회를할수밖에 없었고또교회전통이그것을가능하게했다고생각한다. 오늘농 촌현실이점점더피폐해지면서평신도목회자비량목회를생각하지 않을수없는상황이되어가고있기에더더욱김장로의평신도목 회를새롭게생각하게된다. 김장로는 33 세에장로가되어 63 세가되던 1992 년에 30 여년 동안지고있던장로직분을후배들을위해내어놓는다. 조기은퇴 를한것이다그동안교회를위해그렇게도수고를했음에도교회 로부터일체선물이나기념품받기를사양하여임직자들과교인들 효선교회징로, 김영원김덕용 33
에게귀감이되었다 김장로의고향교회에대한사랑은유별날수밖에없을것이다. 그의신앙과삶의흔적이고스란히스며들어있는곳이기때문이 다. 효선교회창립 100 주년이되는 2006 년을몇년앞두고김장 로는효선교회 100 년의역사를정리하였다. 이미 20 년전에교회 주보에효선교회백년의역사속에묻혀있던보화와같은교회와 성도들에관한일화를찾아내어연재해왔다. 이를바탕으로없어 진당회록을찾아읍에있는교회를방문하여당회록을필사하고 연세높으신어른들의구술을더하여단순한역사서술이아니라교 회와관련된일화를중심으로오늘에재해석하여우리의고향인농 촌과우리의신앙의고향인교회와우리의영원한본향인하나님나 라를생각케하는역사책 효선교회백년의숨결 - 평신도의교회 사 라는효선교회 100 년사를발간하였다. 김장로는점점몰락해 가는농촌과함께허물어져가는농촌교회의현실을가슴아파하면 서도반드시농업이부활되고농촌교회가새롭게일어서는날이있 을것이라는확신을마치예언과같이말하였다. 마을지도자로서의김영원 김장로는교회의지도자일뿐아니라마을의지도자 171 도했 다효선리는중산간오지마을이기때문에마을안팎의삶의여건과환경이낙후되어있었다. 아직행정의손길이미치지못하고있 던 1960-70 년대는마을의발전과복지를위한여러가지일들이 마을에산적해있었다. 마을안팎의도로는겨우수레가하나지나 갈정도로좁은길이었고농로도제대로갖추어져있지않았을뿐 아니라전기및상수도시설도전무하였다그러한마을의크고작 은일중에김장로의손길을거쳐가지않은일이없을것이다. 전 기가설하는문제, 마을안도로와농로를확장하는문제, 상수도 건설하는문제, 마을주변국유림의송이관리권을마을이획득하 34 놓촌과묵획꽤 33 호
는문제등등은그냥되어지는일들이아니라누군가앞장서서의 견을모으고지혜를짜내고추진하는방향으로동민들을이끌어내 야하고때로는희생을감수하는사람이있어야결실을거둘수있 는것이다. 바로김 장로가바로그러한사람이었다. 내고향의일 이고내후손이살고향이었기에집안일을뒤로하고앞장서서마 을일을추진하였다. 이 과정에서봄이상하고사재를털어넣기도 하고때로는고초를겪기도하고, 동민들의비협조로마음이상하기 도했다한다. 마을곳곳에김장로의손길이닿지않은곳이없다. 특히김장 로는목수로서의재주도있어서마을의지붕개량하는일이며마늘 창고및집 짓는일에도그의손길이닿지않는집이없을정도였 다한다. 김장로가무농약유기농업으로전환하고농민운동에참 여하면서이 일에함께할통지를얻기위해교육도함께가고설 득하기도했지만아쉽게도큰결실을맺지못하였다. 살별한독재 정권하에서자신의생계의위험을무릅쓰고유기농법운동과농민 운동에함께하기가일반농민들에게는쉽지않았던것이다. 김장 로도인간이기에여러가지약점과단점이있을것이다. 들은후배된우리가발전시키고승화시켜야할것이다월 이러한점 효선교회징로, 김영원김덕용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