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출처보도일자 우리은하중심엔태양질량 수백만배블랙홀이 한겨레 - Science On 2010 년 3 월 1 일 ( 월 ) [ 리뷰 ] 우리은하중심엔태양질량수백만배블랙홀이 BY 사이언스온 2010.03.01 은하와블랙홀의공생 (1) 이형목서울대물리천문학부교수 1995 년부터 2008 년까지우리은하중심부에있는별의궤적을관측한결과. 여기에는 7 개의별이보이고, 옅은색깔에서짙은색깔로시간이변해간다. 점선은은하중심부에태양질량의약 400 만배의블랙홀이있다고가정하고구한이론적인궤도이다. ( 사진출처 : Keck/UCLA 은하중심연구그룹홈페이지, http://www.astro.ucla.edu/research/galcenter/)
변화하는은하 우주를구성하는가장기본적인단위는은 이글은고등과학원이내는간행물인 < 과학의하이다. 우리가볼수있는우주에는수천지평 >(41호, 2009년 8월 ) 에실렸던이형목교수의억개의은하가있다고추정되고, 이러한글입니다. 천체물리학전문가가쓴이글을고등과학은하들의공간적분포양상을우주의거대원과저자의허락을받아웹진에두차례로나누어 구조라부른다. 우주론에서은하는마치물질을이루는기 본입자인원자와같은존재로간주되지만 옮겨싣습니다. 사이언스온은앞으로도전문가들의좋은글들을더많은이들과나눌수있도록노력하겠습니다. 글의게재를허락해주신고등과학원과저자한테감사드립니다. -사이언스온편집자 각각의은하역시수많은별과암흑물질, 그리고가스등이섞여있는매우복잡한천체이다. 마치똑같은얼굴을가진사람이없는것처럼은하의모습도모두제각각이다. 천문학자들은은하를크게타원은하와나선은하로나누지만정확히구별되지않는경우도많이있고, 같은분류내에서도그성질과모습이매우다양하다. 은하의모습이나특징을결정하는중요한요인은무엇인가하는문제는최근우주론이나은하형성론, 또는진화론에서규명하려고하는여러질문가운데하나이다. 은하는어떤형질을가지고만들어지기도하지만, 다른은하들과의상호작용에의해서계속변화를겪기도한다는것이점차명확해지고있다. 은하는생성된이래다른은하들과충돌하면서여러차례합병을겪기도하고, 직접적인충돌은아니지만근접상호작용에의해별이나가스의분포등이크게변화를겪기도한다. 이런과정에서새로운별이폭발적으로탄생하거나별을만들수있는가스를빼앗기기도한다. 은하가그동안겪어온이력을모두따라가지못하는한오늘날은하가왜이런모습을가지고있는지알기는쉽지않다. 최근은하중심부에는거의예외없이태양질량의수백만배에서수십억배에이르는거대한질량을가진블랙홀이존재한다는사실이밝혀지면서풀어야할수수께끼가더욱늘어나고있다. 퀘이사와블랙홀 우주에질량이매우큰블랙홀이존재한다는가설은퀘이사가발견되면서바로제기되었다. 퀘이사란 별처럼보이는전파원 (Quasi-stellar Radio Source) 을줄여만든신조어이다. 전파천문학이발달되면서 1950년대부터발견된전파광원에대응하는천체의광학영상을 1960년대초에찾아내면서알려진퀘이사는별처럼작게보이면서막대한에너지를내는천체이다. 퀘이사는불과몇시간에서부터몇개월
정도의주기로광도의변화를보이는경우가많아빛을내는영역이아주좁다는 사실을알수있다. 광원크기는대개광도변화시간에빛의속도를곱한것이기 때문이다. 태양에서해왕성까지가는데빛으로 6.7시간걸리므로, 만약광도주기가몇시간이라면퀘이사에서주로빛을내는영역은태양계정도의크기를가져야한다. 우리은하의크기가수만광년이라는사실과비교하면매우작은크기이다. 이렇게작은천체에서은하전체보다더밝은광도를유지하려면아주효율적으로에너지를방출해야한다. 블랙홀의크기를나타내는슈바르츠실트반지름은블랙홀의질량에비례하며해왕성궤도정도가되려면질량이태양질량의 2억 4000만배정도가되어야한다. 실제빛을내는영역은슈바르츠실트반지름의 10배가까이되니, 태양질량의수천만배정도인블랙홀이있다면몇시간정도의주기로광도변화를충분히일으킬수있을것이다. 블랙홀이좁은영역에서많은에너지를낼수있는이유는중력에너지가크기때문이다. 우리은하의블랙홀 블랙홀의크기는비슷한질량을가지는다른어떤천체보다작기때문에관측으로구별하는것이매우어렵다. 태양질량의 1000만배정도의블랙홀이약 24000광년정도떨어진우리은하중심부에있다면그슈바르츠실트반지름에해당하는크기의각도는약 0.02밀리초이다. 허블우주망원경의분해능이약 0.1초라는사실과비교하면얼마나작은크기인지알수있다. 그러나우리는여러가지관측적사실을종합하여우리은하중심부에도질량이매우큰블랙홀이존재하고있음을알고있다. 우리은하평면에는많은양의성간티끌이존재하고이들은가시광선을흡수하거나산란시켜중심방향으로의관측을방해한다. 그러나적외선파장에서는티끌에의한흡수나산란정도가훨씬적어진다. 레이저를발명해노벨상을받은찰스타운스 (Charles Townes) 교수가이끄는연구진은은하중심부의여러개의가스덩어리로부터나오는적외선방출선을관측하여이들의운동을연구한결과태양질량의수백만배에이르는매우무거운천체가우리은하의가운데있어야한다는결론에도달하였다. 이렇게무겁고크기가작은천체의가장강력한후보는물론블랙홀이다. 이러한관측사실은곧가스의운동이반드시중력의세기를말해주지는않을수 있다는비판에부딪쳤다. 사실가스는자기장이나전기장에의해아주빠른속도로 가속될수있다. 독일막스플랑크연구소의라인하르트겐첼 (Reinhardt Genzel) 교
수는별의운동을측정해야만이런논란을잠재울수있다고판단하여직접별의운동을측정하는프로젝트를시작하였다. 이들은적외선관측을통해은하중심부에질량이크고매우밝은별이있다는부수적인연구성과를올렸고, 스페클광학기술, 능동광학기술등을개발하고응용하면서은하중심에매우가까운별들의위치를반복적으로측정하여이들이실제로빠른속도로천구상에서움직이고있음을발견하였다. 은하중심부에는실제로무거운천체가존재해야한다는사실에는변화가없었지만그질량을정확히측정하기위한노력이계속되었고, UCLA 연구진이세계에서지름이가장큰케크 (Keck) 망원경을사용하여같은일에뛰어들었다. 그림 1에는 1995년부터 2008년까지 UCLA 팀이관측한은하중심부에있는별들의궤적을보여준다. 이데이터를가장잘설명하기위해서는태양질량의약 400만배정도되는물체가있어야한다. 이물체의정체는무엇일까? 위에서설명한관측의공간분해능이약 0.1초라는사실을이용하면은하중심부에존재하는물체의밀도는최소한 10¹³M pc ³ 은되어야한다. 만약이렇게높은공간밀도가보통별들의집합에의한것이라면우선밝기가매우밝아야한다. 우리은하중심부가밝기는하지만이렇게밝지는않다. 반면광도가낮은별인행성, 백색왜성, 중성자별, 또는항성정도의질량을가지는블랙홀등으로이루어졌다고한다면이들은역학적인상호작용때문에지금과같은상태를오래유지할수없다. 결국여러가지상황을고려해보건대블랙홀이가장합당한설명이된다. 공간분해능을높여가면높여갈수록블랙홀에대한확신은더커지게될것이다. 최근궤도분석을통해추정한결과우리은하중심부질량은 0.0004pc 이내에집중되어있음을알게되었고, 이는밀도가 M pc 이상임을의미한다. 페르미온 (fermion) 공과같은특별한물질조차설명하기어려운높은밀도이다. X- 선방출선을통해본블랙홀의모습 활동성은하나퀘이사가블랙홀을가지고있을것이라는가설은이미 1960년대부터제기되었고빠른광도변화는그가설을뒷받침해주는강력한배경이되었다. 그러나아무도직접보지않고는믿지않는법이다. 일본은 1983년부터 X-선망원경을쏘아올리기시작하였고 1987년에깅가 (Ginga), 1993년에 ASCA를발사하는등 X-선천문학에많은투자를해왔다. 1995년다나카 (Tanaka) 등은 ASCA를이용해활동성은하중하나인 MCG-6-30-15를관측하여놀라운방출선을발견하였다. 이온화된철 (Fe) 로부터나온이방출선은비대칭적이며선폭이그때까지알려진어느방출선보다도넓었다.
Suzaku와 XMM_Newton이활동성은하인 MCG-6-30-15를관측해얻은철방출선의모습. 이온화된철에서나온 6.4 KeV의방출선은도플러효과에의해폭이넓어지고중력적색이동에의해낮은에너지쪽으로일그러지는현상을보인다. ( 사진출처 : Miller, J. M., Annu. Rev. Astron. Astrophys. 2007. 45: 441-79) 이관측결과역시처음에는많은비판을받았다. 매우잡음이심한관측데이터에서방출선의윤곽선을추출하는것이쉬운일이아니었기때문에많은사람들이관측데이터자체에대해서도의구심을가졌던것이다. 그후다른 X-선위성들이이은하를반복적으로관측한결과처음에발표된것보다훨씬믿을만한선윤곽을얻을수있었다. 그림 2는역시일본이 2006년에발사한 Suzaku와유럽에서발사한 XMM-Newton이측정한철방출선을보여준다. 두개의서로다른망원경을이용한것이지만선윤곽의모양은거의비슷하다. 이렇게선윤곽이비대칭적이면서넓은폭을가지게된이유는고전적인도플러효과, 특수상대성이론에의해예측되는지향효과 (beaming effect), 그리고일반성대론적인중력적색이동등이한꺼번에작용했기때문이다. 이세가지효과가운데중력적색이동은중력장의크기와직접관련되어있기때문에블랙홀의검증에중요한역할을한다.
실제로그림 2에보인선윤곽을설명하기위해서는방출선을만들어내는물질이회전하는블랙홀의작용권 (ergosphere) 내에있어야한다. 회전하지않는블랙홀의경우슈바르츠실트반지름의 6배안쪽에서는물질의운동이안정되지못하기때문에바로블랙홀로떨어져버린다. 반면회전하는블랙홀의경우에는슈바르츠반지름에가까이가도안정된궤도가유지될수있다. 보다자세한데이터분석을통해 MCG-6-30-15의방출선을내는블랙홀은거의최대속도로회전하는블랙홀이어야한다는결론에이르렀다. 활동성은하핵과블랙홀 대개블랙홀은막대한에너지를낸다. 블랙홀자체가매우낮은중력에너지상태에있어서물체가떨어질때많은에너지를낼수있기때문이다. 그러나우리은하중심부는퀘이사나활동성은하핵과달리블랙홀이있으면서도광도는매우낮다. 활동성은하핵과우리은하의차이는무엇인가? 블랙홀은스스로빛을내는것이아니고블랙홀주변에형성된원반물질이점성에의해뜨거워지고각운동량을잃어가면서안쪽으로서서히밀려갈때열에너지를내는것이다. 이렇게블랙홀주변에형성된원반을부착원반이라한다. 부착원반을통해에너지를방출하는과정은블랙홀이가지는중력에너지를최대한잘활용하는방법으로서질량의약 10% 를열에너지로바꿀수있다. 나머지 90% 는블랙홀의질량을증가시키는데에쓰인다. 부착원반의이러한효율은별내부에서일어나는핵융합반응효율과비교해볼때매우효과적이라는사실을알수있다. 주계열과정에서일어나는수소핵융합반응은질량의약 0.7% 를열에너지로바꾸는데그친다. 블랙홀은주변물질만끌어들일수있다면막대한에너지를방출할수있는것이다. 이러한에너지효율을다시별과비교해보자. 태양의질량 (M) 과광도 (L) 를각각 1 이라놓으면별은대개질량광도비 (M/L) 가별자체의질량에매우민감하게반응한다. 질량이작은별은 M/L이 0.001 이하로작고반면큰별은수만이넘는다. 그렇다면블랙홀이가질수있는 M/L은얼마나될까? 우리는이미블랙홀주변에물질이없으면에너지를낼수없음을지적하였다. 그러나최대 M/L은구할수있다. 블랙홀주변의물질을끌어들이려면물질이떨어지면서내는빛에의한복사압이중력보다는작아야한다. 복사압은물론광도에비례한다. 이런조건을대입하면어떤천체건가질수있는최대광도를구할수있어이를에딩턴 (Eddington) 광도라부른다. 에딩턴광도는천체의질량에비례하기때문에질량광도비는질량에무관하며앞서말한태양의단위로표현하자면약 33000로서가장밝은별의것과비슷하다. 별의상한질량도결국에딩턴광도에의해결정되기때문에놀라
운일은아니다. 만약블랙홀주변에물체가없다면밝게빛나야할이유는없다. 우리은하와같이중심활동이없는은하들도가스가없어서블랙홀에의한활동이거의없다고말하면된다. 그렇지만우리은하중심부에는이런저런이유로가스가흔하게존재한다. 블랙홀을둘러싸고있는별의집단에서는각별표면으로부터방출되는항성풍이끊임없이가스를공급하고있다. 또은하원반에있는가스도중력장이축대칭에서벗어날때중심으로몰려들수있다. 그럼에도은하중심부가매우낮은광도를유지하는것은수수께끼이다. 블랙홀주변에형성되는부착원반과관련된물리현상역시매우복잡하기때문에항상일정한광도를유지해야하는것은아니다. 실제로고등과학원에재직했던이인수교수와하버드대학의나라얀교수가개발한부착원반모형에서는일시적으로낮은광도를유지하다가다시높은광도로돌아가는상태가가능하다. 여기서일시적이란 100만년정도의시간을말한다. 가까운외부은하의중심부 활동성은하가아닌은하의중심에블랙홀이있다는관측이가장먼저보고된것은태양으로부터약 5500만광년떨어져있는처녀자리은하단의중심에있는거대타원은하인 M87로서 1978년의일이다. 이은하가주목받게된것은워낙덩치가큰데다가아주작고밝은중심핵을가지고있었기때문이다. 이은하에는태양질량의 30억배나되는아주무거운블랙홀이자리잡고있다고생각된다. 사실외부은하의경우중심부에많은질량이집중되어있다는사실까지는관측적으로알수있으나그것이블랙홀인지아니면질량이작은천체가좁은지역에많이모여있는것인지구별하는것은현재로서는불가능하다. 다만우리은하의중심에블랙홀이있다는것이거의확실하고활동성은하핵의경우에도의심의여지가없기때문에중심에집중된질량을블랙홀로보는것이타당할것이다. 블랙홀을찾기위한근접은하에대한분광학적관측이본격적으로시작된것은 1980년대후반부에이르러서이다. 이무렵 M31과 M32에이어가깝고밝은은하중심부를여러그룹이관측하기시작했다. 블랙홀을찾기적절한은하는중심부가매우밝고작은것들이다. 이미이론적으로질량이큰블랙홀이중심에자리잡고있으면그주변의좁은영역에많은별들이몰려있어야한다는연구결과가 1970 년대후반부터널리알려졌기때문이다. 허블우주망원경을이용해은하중심부를높은분해능으로관측하였고, 특히중심부가밝고작은것들에대한분광관측이대형지상망원경으로수행되었다.
그결과중심을향해속도분산이증가하는모습이여러은하에서관측되었다. Magorrian 등은 1998년에운동학적데이터가관측된 28개의은하에대한상세한분석을통해블랙홀의질량과그블랙홀을가지고있는모은하의질량사이에는비례관계가존재한다는사실을발표하였다. 여기서모은하란타원은하의경우에는은하전체를말하지만나선은하의경우에는중심부분을구성하고있는중앙팽대부 (central bulge) 를뜻한다. 이관측사실은많은천문학자들을흥분시켰다. 은하는그크기가수만광년에이르는거대한천체인반면블랙홀은아주작으며은하질량의약 0.5% 에불과할정도로미미한존재인데, 어떻게둘사이에밀접한관계를가지고있는지이해하기어렵기때문이다. 무언가우리가전혀모르는중요한기작이은하의진화과정에숨어있다는것이다. 이형목서울대물리천문학부교수서울대천문학과를졸업하고미국프린스턴대천체물리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 캐나다이론천체물리연구소연구원을거쳐부산대지구과학교육과에재직하다가 1998년부터서울대천문학과의교수를역임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