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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060 비매품 / 무료 9 791196 463717 ISBN 979-11-964637-1-7 ISBN 979-11-964637-0-0 ( 세트 )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 월호위원회세체조사본권종Ⅰ 침몰원인조사 ( 내인설 ) 합보고서선발간등록번호 11-1682100-000002-01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 내인설 ) 김창준, 김영모, 김철승위원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호Ⅰ 종체합조보사고서선본권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 열린안 ) 침몰원인조사 ( 열린안 ) 권영빈, 이동권, 장범선위원 월위원회세비매품 / 무료 94060 11-1682100-000002-01 발간등록번호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 9 791196 463717 ISBN 979-11-964637-1-7 ISBN 979-11-964637-0-0 ( 세트 )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 내인설 ) 김창준, 김영모, 김철승위원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02 발간사 세월호참사는우리현대사의가장불행한사고로, 전국민이한마음으로애도하고추모의념을간직하고있는중대재난입니다. 특히단원고의어린학생들이꽃다운나이에억울하게유명을달리하게됨으로말미암아세월호의침몰경위와구조과정에대하여국민적차원에서엄정한조사가이루어져야한다는염원이있습니다. 그동안세월호참사와관련하여검경합동수사본부의수사, 법원의형사재판, 국회의국정감사, 감사원의직무감찰, 해양안전심판원의특별보고등동원가능한모든국가기관에의한조사가이루어졌음에도조사결론의당부에대한시비가끊이지않았고, 그결과지속적으로의혹이제기되어왔습니다. 더구나이런의혹을근원적으로해소할목적으로출범한 4 16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가정치적이유로강제종료되는사태까지초래되자철저한진상규명을간절히바라온국민들이갖는좌절감은극도에달하게되었습니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는이와같은시대적배경에서진실규명을바라는한결같은국민들의염원으로제정된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의설치및운영에관한특별법 ( 법률제14734호 ) 에따라 2017년 4월초출범하였습니다. 선체조사위원회에주어진임무는인양된세월호선체에대한정밀조사를통하여세월호가동거차도인근해역에이르러우현쪽으로급선회하면서급격히횡경사되고이어급속하게침몰하게된사태의진정한원인이무엇인지를규명하는것입니다. 인양작업의지연으로말미암아세월호가약 3년동안바닷물속에서잠겨있었던탓에선체와내부기관은심하게변형되거나부식된상태였고, 인양작업에필요하다는이유로선체의여러곳이절단되거나천공된상태였으므로선체자체만으로진실을규명하는것은용이한일이아니었습니다. 선체조사위원회는이러한현실적한계속에서도선내에서회수한차량용블랙박스와휴대전화에대한디지털포렌식작업에서일정정도성공을이루었고, AIS( 선박자동식별장치 ) 항적을진상규명에필요한수준으로복원하는데성공했으며, 사고당시조타기기내부장치에고장이발생하였음을객관적이고과학적인증거에근거하여확인할수있었습니다. 선체인양계약의체결경위와인양작업과관련하여제기된각종의혹에대한조사를진행했고, 미수습자 유류품수습과정을기록하고이와관련하여제기된각종의혹에대한조사도완료하였습니다. 선체조사위원회는객관적인추가증거를바탕으로그동안다른국가기관에서미처확인하지못하였던부분까지조사를완료했으며그결과선체조사위원회나름의결론을내리게되었습니다.

본권 Ⅰ 발간사 03 아쉬움이남는것은조사위원간의견일치를보지못하고참사의원인과관련하여 2권의보고서를발간하게되었다는점입니다. 이점국민여러분께송구스러운마음금할길없습니다. 의견이이렇게갈린원인은세월호에서얻을수있는물리적증거에한계가있고, 선체조사위원회가한시적조사기구라는구조적한계때문입니다. 이렇게갈린의견을불화의결과로만보지마시고세월호참사의진실규명이라는참으로엄중한과제로인한불가피한현상으로이해하여주시면감사하겠습니다. 선체조사위원회는활동기간종료일 (2018.8.6.) 현재선체조사위원회가확인한조사결과를담은이보고서를국민들께상재하면서선체조사위원회의활동을마감하고자합니다. 선체조사위원회활동기간의제한으로조사가미진한부분이있다면선체조사위원회에이어선체에대한정밀조사를진행할수있는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 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의활동으로보완조사가가능할것입니다. 아무쪼록이종합보고서를통하여세월호참사와같은불행한참사가재발하지않도록다짐하 는계기가되기를기대합니다. 2018 년 8 월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 위원장김창준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06 목차 발간사 02 선체조사위원회위원서명지 05 일러두기 10 서론 12 요약 17 01 출항하다 들어가며 22 1. 세월호는어떤배인가 25 도입배경증 개축세월호구조 2. 세월호는열려있었다 36 도선사출입문 과선미램프수밀문과맨홀 3. 완성되지않은배로진행된경사시험 41 경사시험이란? 세월호는과연완성단계였는가추가누락중량은없었는가지키지않은조건 : 중량물과평형수탱크만재 4. 화물은얼마나, 어떻게실려있었는가 46 선조위의화물량조사선조위의화물배치및고박상태조사 4월 15일세월호의화물칸

본권 Ⅰ 목차 07 5. 평형수는얼마나실려있었나 54 2 4 5 번은채웠다 CN-235 B703 항공기에서찍은세월호열영상평형수량 788.029톤 6. 복원성은어떠했는가 60 출항당시복원성사고당시복원성여객선복원성기준준수여부 7. 관리감독자들은무엇을했는가 69 한국선급운항관리자 8. 나오며 : 2014년 4월 16일참사를만든오랜관행 74 항상열려있었다항상많이싣고, 대충묶었다출항하지말았어야할배 02 넘어지다 들어가며 80 1. 세월호의갑작스런우선회는어떻게시작되었는가 81 조타실수인가기계고장인가고착선회의재구성넘어진배의조타실타기펌프시나리오 인천행 2번타기펌프는왜돌고있었나그날세월호의타는과연어떻게움직였을까소결 : 작은소동으로끝날수는없었을까 2. 세월호의좌현방향횡경사는어떻게진행되었는가 100 차량블랙박스영상증거최초화물이동대규모화물이동횡경사각도분석소결 : 화물이동을막을수는없었나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08 3. 항해의재구성Ⅰ- AIS 데이터분석과검증 109 AIS란무엇인가해양수산부 AIS 항적을둘러싼의문점위치정보 5만 928개와타임스탬프 AIS 항적검증소결 : AIS 항적으로본세월호사고 4. 항해의재구성Ⅱ- 마린모형시험 123 마린모형시험개요모형시험결과분석소결 5. 세월호가넘어진이유를설명하는다른방법은없는가 137 세월호에기계적, 전기적문제는없었는가잠수함등외부물체가세월호에충격을주었을가능성은없는가 6. 나오며 : 세월호가넘어지는것을막을수는없었을까 156 03 가라앉다 들어가며 158 1. 세월호의침수 침몰에대해알려져있던사실들 160 2. 세월호의침수 침몰에대한기존의해석들 162 검경합동수사본부전문가자문단보고서해양안전심판원특별조사보고서 4 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한국해양대학교보고서소결 : 제한된데이터와추정을통한침수시뮬레이션 3. 선체인양이후선조위의현장조사 167 구획구조개구부개폐상황소결 : 세월호는 열려있는 배였다 4. 침수 침몰과정의재구성 180 마린침수및침몰시험의의의마린시험방법과설비마린시험의설계와실행과정수밀문개폐가침수과정에미친영향시험결과와해석소결

본권 Ⅰ 목차 09 5. 나오며 198 04 결론 : 조사의성과와과제 1.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가새롭게밝혀낸사실들 202 블랙박스영상복원을통해확인할수있었던사실솔레노이드밸브고착을확인수밀되어야할곳, 모두열려있었다세월호외판에서외부물체의충격으로인한손상여부점검화물량과고박실태를재확인경사시험시누락된중량및경사시험문제점을추가확인복원성과관련한새로운사실 AIS 로그원문조작이나편집의흔적은없었다 2. 조사의한계및이후조사과제 209 출항당시상태조사의한계급선회원인조사의한계및과제 3. 권고사항 211 복원성및수밀유지와타기고장에대비하기위한조치선사의안전관리체제시행의실질화를위한권고연안여객선의안전강화를위한권고안 4. 맺으며 220 주 ( 註 ) 222 영문요약 230 용어집 234 참고문헌 242 위원회및기획단위원명단 244 위원회직원현황 245 위원회특별법및시행령 246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0 일러두기 1. 한글표기를원칙으로했다. 경우에따라, 이해를돕기위해원어를함께표기하거나원어약자를썼다 ( 예 : AIS). 2. 종합보고서에언급되는사람의이름은유죄판결을받은청해진해운과선원들의경우는실명표기, 그밖의경우는부분공개 ( 예 : 김 수 ) 를원칙으로했다. 선체조사위원회의의뢰를받아조사를수행한업체및기관의이름은실명으로표기했다. 3. 신문, 진술, 재판기록을인용하는경우아래와같이줄여서표기하고, 해당날짜를표시하여구별하였다. 선원사건 : 세월호선원들에대한수사와재판청해진해운사건 : 청해진해운임직원들과하역업체인우련통운직원, 한국해운조합인천지부운항관리실선박운항관리자에대한수사와재판예 ) 박한결검찰피의자신문조서 (2014.4.30.) 예 ) 강원식선조위진술조서 (2018.4.19.) 4. 본문에서인용하고있는선체조사위원회자체보고서및외부기관의보고서는아래와같이줄여서표기했다. 마린 (MARIN) 과브룩스벨 (Brookes Bell Group) 의보고서는모두각기관에서직접번역해서공식제출한한국어본을인용하였다. 선조위구획구조보고서 :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 구획구조확인, 검증시뮬레이션및모형실험등에관한조사결과보고서 선조위급선회항적및횡경사보고서 :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 급선회항적및횡경사에관한조사결과보고서 선조위급선회항적및횡경사보고서에대한반론 ( 권영빈, 이동권, 장범선위원 ):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 ( 권영빈, 이동권, 장범선위원 ), 급선회항적및횡경사에관한조사결과보고서에대한반론 선조위블랙박스복원결과보고 :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 블랙박스복원영상의시간동기화결과보고 선조위세월호복원성보고서 :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 세월호복원성조사결과보고서 선조위세월호복원성보고서에대한반론 ( 김창준, 김영모, 김철승위원 ):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 ( 김창준, 김영모, 김철승 ), 세월호복원성등에관한조사보고서에대한반론 선조위조타장치보고서 :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 조타장치와조타과실여부조사결과보고서 선조위조타장치보고서에대한반론 ( 권영빈, 이동권, 장범선위원 ):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 ( 권영빈, 이동권, 장범선위원 ), 조타장치와조타과실여부조사결과보고서에대한반론 선조위주기관보고서 :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 주기관과발전기최종정지시간및정전여부조사결과보고서 선조위의혹쟁점사항보고서 :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조사결과보고서-선체, 의장품훼손여부및의혹쟁점사항에대한조사의건 선조위외력검증 TFT 보고서 :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 세월호외력검증 TFT 조사결과보고서 마린요약보고서 : 마린, 세월호모형시험, 모의실험및모의항해요약보고서, Report No. 30561-4-DIR, 2018.4.30. 마린선회및횡경사최종보고서 : 마린, 세월호선회및횡경사고속시간모의실험및자유항주모형시험최종보고서제 1편, Report No. 30561-3-SMB, 2018.4.30. 마린침수와침몰최종보고서 : 마린, 세월호침수와침몰모형시험및컴퓨터모의침수실험최종보고서, Report No. 30561-1-DWB, 2018.4.30. 마린 3차선회및횡경사시험최종보고서 : 마린, 세월호추가선회및횡경사모형시험최종보고서, Report No. 30561-5- SMB, 2018.8.2. 브룩스벨총괄보고서 : 브룩스벨, 브룩스벨총괄보고서, Report No. J160707/RJG, 2018.4.26. 브룩스벨외부손상보고서 : 브룩스벨, 브룩스벨세월호외부손상보고서, Report No. J160707/RJG, 2017.12.8. 브룩스벨내부조사보고서 ( 항해선교편 ), ( 거주구역편 ), ( 화물구역조사편 ), ( 기계편 ): 브룩스벨, 브룩스벨세월호내부조사보고서, Report No. J160707/RJG, 2018.3.1.

본권 Ⅰ 일러두기 11 브룩스벨분석보고서 ( 항해편 ), ( 복원성분석및조종시뮬레이션편 ), ( 침몰분석편 ), ( 화물편 ): 브룩스벨, 브룩스벨세월호분석보고서, Report No. J160707/RJG, 2018.4.1. 감사원보고서 : 감사원, 세월호침몰사고대응및연안여객선안전관리 감독실태, 2014.10. KRISO 보고서 :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KRISO), 세월호침몰사고원인분석 ( 선박조종및침수 침몰시뮬레이션 ) 최종보고서, 2014.10. 합동수사본부보고서 : 합동수사본부전문가자문단, 여객선세월호침몰사고원인분석결과보고서, 2014.8.12. 해양안전심판원보고서 : 해양안전심판원특별조사부, 여객선세월호전복사고특별조사보고서, 2014.12.29.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2 서론 : 안개속에서서서히떠오르다

본권 Ⅰ 서론 13 진실만이남았다. 제발말좀해주라, 세월호야. 2017년 3월 31일, 별이된아이를가슴에품은한아버지가기도했습니다. 세월호가진도앞바다에서항해를멈춘지 1,081일만에화이트마린호에실려목포신항으로들어오던그날이었습니다. 수학여행을떠나며금요일에돌아오겠다던아이들은약속을지켰습니다. 그래서아버지는세월호의마지막항해를지켜보며희망을품었습니다. 저거대한배가왜침몰했는지, 정부는왜진실을감추려고만했는지, 이제라도밝혀지리라믿어요. 목포신항만에누운세월호는 2014년 4월 16일이래한국의바다와땅에서일어난비극을고스란히증언하고있었습니다. 배와사람과공동체가모두넘어지고, 가라앉고, 찢기고, 억눌려온세월을증언하고있었습니다. 참담한모습으로떠오른배는한국사회가아직 2014년그날에서한발짝도더나아가지못했다고질책하고있었습니다. 배가떠올랐다고해서그동안가라앉고묻혀있던것들이저절로드러나지는않았습니다. 겨우배에닿을수있는길이열렸을뿐입니다. 이제누군가배안으로들어가사람을찾고진실을찾아야했습니다. 우리앞에놓인이거대한물체가다망가져서쓸모없는고철덩어리가아니라는사실을증명해야했습니다. 사람의흔적, 참사의흔적이아직거기남아있음을확인해야했습니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는이비극적인배를하나의거대한증거로삼는것에서출발했습니다. 세월호선체는그날배가어떤상태로출항했는지알려주는증거, 그날배가왜넘어졌는지알려주는증거, 그날배가왜가라앉았는지알려주는증거가되었습니다. 옆으로누운세월호선체는한국역사에서가장크고무서운증거품이되었습니다. 참사이후 3년동안바로이증거가없어서밝히지못했던사실을드러내는것이선체조사위원회의중요한임무였습니다. 세월호는수많은증거를뱉어냈습니다. 증거는펄속에묻혀있었고철판에새겨져있었고차량블랙박스에담겨있었습니다. 선체조사위원회는배에서나온모든증거를끌어모으려애썼습니다. 육지곳곳에흩어져있던세월호에대한증거들도새롭게다시모았습니다. 문서를찾고사람을찾아갔습니다. 이렇게모은모든증거들은다시나누고배열하고변환해서세월호의진실을알려줄데이터로만들었습니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4 출항부터침몰까지세월호의 AIS 항적에는모두 5만 928개의점이찍혀있었습니다. 인천대교를통과하던순간의세월호, 밤바다를배경으로갑판에서불꽃놀이를하던순간의세월호, 맹골수도로진입하던순간의세월호가어느위치와각도와속력으로존재했는지볼수있었습니다. 위원과조사관들은세월호안으로모두 4,654번들어갔습니다. 화물칸에서수거한 17대의차량용블랙박스에서는 4,978개의영상파일이복원되었습니다. 이중 7대의블랙박스는배가기울고, 자동차가미끄러지고, 물이들어오는사고당시의영상을담고있었습니다. 영상을수없이반복해틀어놓고시간을재고각도를쟀습니다. 소리는따로뽑아주파수를분석했습니다. 조사관은또배의안과밖을찍어사진데이터로만들었습니다. 모두 3만 7,463장의사진이모였습니다. 선체조사위원회가검토한기록은모두 87테라바이트 (TB) 분량이었습니다. 힘겹게만들어낸참사데이터를손에들고서선체조사위원회는세월호의진실에다가가고자했습니다. 안타깝게도진실은빠르고선명하게떠오르지않았습니다. 바닷속에잠겨있던세월만큼배의겉과속은온전치못했습니다. 데이터는항상부족하고불완전했습니다. 많은것을가정하고추정하고근사해야했습니다. 모형과시뮬레이션은그날의일을똑같이재현해주지못했습니다. 부족하고불완전한데이터는종종상이한해석을낳았습니다. 치열한토론과논쟁을벌였습니다. 선체조사위원회구성원모두가동의하는결론을내지못한쟁점들이있었다는사실도밝혀둡니다. 세월호의침몰에대한모든사실을완벽하게알아내는것은불가능했다고고백합니다. 하지만여러어려움에도위원과조사관이데이터와계속씨름할수있었던것은, 역설적이게도이데이터가단지데이터가아님을알았기때문입니다. 세월호참사의핵심은데이터가아니라차마데이터가되지못한것들에있기때문입니다. 우리는 AIS 항적에찍힌 5만 928개의점하나하나마다 476명의사람이타고있었음을기억하려했습니다. 블랙박스카메라가비추는화물칸에서철근과자동차가기울어지고미끄러질때그바로위에서수백명의사람이죽음의공포에사로잡혀있었음을잊지않고자했습니다. 수조에띄워놓은모형배안으로물이차오를때그것이 4년전세월호안에서 가만히있으라 는말을믿고구조를기다리던사람들을삼킨물이었다는사실을상기하고자했습니다. 이제모든숫자와문서와사진과영상을끌어모아선체조사위원회는다음과같이보고합니다.

본권 Ⅰ 서론 15 세월호는돌아올수있었다. 지킬것들을제대로지켰다면, 세월호는그렇게출항하지않았을것입니다. 묶을것들을제대로묶었다면, 세월호는그렇게넘어지지않았을것입니다. 닫을것들을제대로닫았다면, 세월호는그렇게가라앉지않았을것입니다. 만약그랬다면, 배는항구로돌아오고사람은집으로돌아올수있었을것입니다. 어쩌면이것은이미모두가알고있던이야기일지도모릅니다. 누군가는알아챌수있었고, 누군가는막을수있었던일이라는뜻입니다. 세월호가출항하는것을막고, 넘어지는것을막고, 가라앉는것을막을방법이있었다는것입니다. 어렵지않고힘들지않은일이었습니다. 다만하지않았을뿐입니다. 무지와무능과무책임이그날세월호에서가장비극적인방식으로결합했고, 누구도그결합을끊지못했습니다. 선체조사위원회가이제국가의이름으로그사실을확인합니다. 이것은한국정부가처음공식적으로발간하는세월호국가보고서입니다. 2014년국회세월호진상규명국정조사특별위원회도, 2016년 4 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도최종보고서를발간하지못했습니다. 세월호국가보고서가나오기까지무려 4년 4개월이걸렸습니다. 그동안국가는세월호가침몰한이유, 304명이사망한이유를가족들과국민에게설명해야할의무를미뤄왔습니다. 진실을밝힐책임을회피하고방기해왔습니다. 오히려의도적이고적극적으로세월호에닿는길을막아왔습니다. 보고서를제출하면서선체조사위원회는이것이세월호가족들이싸워서만들어낸소중한결과라는사실을기억합니다. 가족들이열어준통로를따라선체조사위원회는겨우세월호에다가갈수있었습니다. 참사의진상을규명하는지극히당연한일을위해가족들이거리로나서야했다는사실은그자체로비극입니다. 누구보다먼저설명을들을권리가있는가족들이한마디대답도듣지못한채청와대로, 국회로, 법원으로헤매고다녀야했다는것은또다른참사입니다. 그러므로선체조사위원회는이보고서를대통령과국회에제출하는동시에세월호가족들께제출합니다. 네덜란드연구소의수조에서세월호처럼생긴모형배가넘어지고가라앉는것을보고또보다가고개를떨구던아버지들께이보고서를제출합니다. 목포신항에서자식을앗아간배안으로들어가카메라와컴퓨터와문서를찾아서복구해낸어머니들께이보고서를제출합니다. 이땅곳곳에서아직세월호를겪고계신모든희생자와미수습자가족들께작은설명을내어놓습니다. 그날이런일이있었다고.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6 진은영시인은 2014년광화문광장에선세월호유가족들을생각하며 세계의거짓과태만이그들의집을부쉈다 라고썼습니다. 배가넘어지고가라앉았을때가족들의집도부서졌습니다. 배를타고떠난아들, 딸, 부모, 형제가돌아오지못했기에그들의가정은다무너졌습니다. 이보고서는배를침몰시키고세월호가족들의집을무너뜨린거짓과태만의기록입니다. 이것은또한한국사회가겪은가장참담한실패중하나의기록입니다. 실패를조사하고기록함으로써우리는실패에서배울수있습니다. 거짓과태만을반성하고, 잘못된것들을고침으로써우리는조금더나아질수있습니다. 이렇게처참하게실패하고나서야배우게된것이한스럽지만, 지금이라도배우지않는다면우리는계속 2014년 4월 16일, 그날에서나아가지못할것입니다. 세월호는한국사회를무너뜨린참사가아니라한국사회를바꾸어낸참사로기록되어야합니다. 슬프게도이보고서를들고 4년전그날로돌아가세월호의침몰을막을수는없습니다. 그러나이보고서가다시는세월호와같은배가출항하지못하도록하는근거가되기를바랍니다. 다시는세월호처럼넘어지고세월호처럼가라앉는배가없도록하는일에밑거름이되기를희망합니다. 다시는세월호와같은배가출항하고넘어지고가라앉는모습을속절없이보고만있는일이없어야합니다. 이보고서에는영원히극복할수없는한계가있습니다. 그날배안에서구조를기다리다가라앉아버린이들의시선과목소리를담아낼수없었다는점입니다. 어른들에대한믿음, 사회에대한믿음, 국가에대한믿음을배반당한이들의죽음에대해이보고서는다말하지못하고있습니다. 그들이어른을믿고, 사회를믿고, 국가를믿고구조를기다리는동안어른들이, 사회가, 국가가무엇을하고있었는지밝히는것은이제다음위원회의과제로남았습니다. 진실을향해겨우한걸음을내디뎠지만, 첫걸음이기에그의미가큽니다. 이한걸음이다음걸음으로이어지리라믿습니다.

본권 Ⅰ 요약 17 요약 2014년 4월 16일오전 8시 49분경세월호뱃머리가오른쪽으로빠르게돌면서배는왼쪽으로넘어졌다. 배는몇십초만에좌현으로 45도이상크게기울어졌다. 그리고 101분이지난 10시 30분, 뱃머리만남기고물에잠겼다. 세월호가오른쪽으로빠르게선회하면서왼쪽으로기운다음결국빠르게침몰한과정과이유를밝히는것이선체조사위원회의주요과제였다. 첫째, 세월호는어떻게넘어졌는가? 검찰과해양안전심판원은조타수의조타가미숙하거나부적절해조타기를우현쪽으로대각도로돌리는잘못을저질렀다고판단했다. 그러나법원은조타기장치의고장이나오작동가능성을배제할수없다는결론을내렸다. 추후배를인양해서조사하여기계고장여부를파악하기전에는선원들의잘못이었다고확정하기어렵다는뜻이었다. 이로써사람의잘못과기계의오류중무엇이세월호우현급선회의주된원인이었는지가리는일은인양이후의과제로남았다. 세월호를인양한뒤선체조사위원회는선미타기실에있는 2번 ( 좌현 ) 타기펌프의유압장치 ( 솔레노이드밸브 ) 가고착된것을발견했다. 타기펌프의파일럿밸브가중립위치가아니라한쪽 (A측) 에가깝게밀린상태에서멈춰있었다. 사고당시조타수가소각도조타했을때 B측솔레노이드가고착되었던것이다. 그결과로세월호의타를우현방향으로돌리는압력이계속작용하여조타실에서통제할수없는우선회가발생했다. 고착이후에조타수가좌현으로조타를했더라도배가우선회하는것을막을수는없었을것이다. 뱃머리가오른쪽으로돌면서선체가좌현쪽으로기울어지기시작했다. 솔레노이드고착으로인해타가우현으로큰각도까지돌아가더라도, 여객선복원성기준을만족하는배였다면좌현 10도이내로만기울었다가되돌아왔을것이다. 그러나세월호는몇십초정도의짧은시간동안좌현으로 45도이상크게기울어졌다. 선체조사위원회가선체인양후수거한차량블랙박스영상과음향을분석하고화물의배치, 무게, 고박상태를조사한결과, 배가기울어지기시작한후 C갑판과 D갑판에제대로고박되어있지않던화물이이동하면서배의횡경사를더심화시킨것으로드러났다. 실제로선체를인양한후확인해보니 D갑판앞부분에고정식고박장치가전혀없었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8 해양자문및감정업체브룩스벨 (Brookes Bell) 의분석에따르면세월호가좌현으로 18도에서 20도정도기울었을때일부화물이미끄러지기시작했고, 잠시후대규모로화물이이동하면서배가 45도이상빠르게기울었다. 솔레노이드고착으로우현방향급선회가시작되었을때복원성이좋지못한배가 20도가까이기울었고, 이때부터화물이이동해배가회복할수없을정도로크게기운것이다. 세월호는출항당시에이미복원성기준을여럿위반한상태였다. 제대로고박하지않은화물을화물칸에가득채우느라평형수를덜넣은탓이다. 출항이후청수와연료유를사용하면서배의무게가가벼워지고자유표면효과가발생해사고당시배의복원성은더나빠졌다. 선체조사위원회는네덜란드해양연구소마린 (MARIN) 에의뢰하여모두세차례에걸쳐자유항주모형시험을실시했다. 복원성, 타각, 화물이동, 초기속도, 트림, 외력등다양한요소가어떻게결합하여배의선회와횡경사를만들어낼수있는지세월호를 25분의 1로축소한모형배를통해구현해보는시험이었다. 마린의 1차와 2차모형시험은부족한복원성조건 ( 선체의구조, 높은무게중심, 화물적재, 평형수, 자유표면효과, 흘수, 트림등 ) 과타의움직임, 화물이동의조합으로세월호의선회와횡경사를설명할수있음을보여주었다. 한편선체조사위원회는세월호가침몰전후로외부물체와부딪쳤을가능성이있는지분석했다. 브룩스벨의외부손상조사에서는외부물체에의한손상의흔적이발견되지않았다. 선체조사위원회자체조사및용역과제에서도외력에의한선체외판변형의증거또는좌현하부탱크의파공을발견하지못했다. 외부물체와부딪쳤을가능성이있다는의문이제기된좌현핀안정기에대해서선체조사위원회는외력검증 TFT( 테스크포스팀 ) 를구성하여별도의조사를실시했다. 최대작동각도이상으로돌아가있는핀안정기의변형이세월호가침몰할때해저면에닿으면서생긴것인지, 아니면외부물체가핀안정기를선미에서선수방향으로추돌하면서생긴것인지를검증하기위한구조해석등을실시했다. 외력검증 TFT는 2가지핀안정기변형시나리오중어느쪽이더타당한지결론을내리지는않았다. 마린은 3차모형시험에서좌현핀안정기에작용한외력을통해세월호의사고당시선회와횡경사를설명할수있다는가설의근거를찾지못했다고보고했다.

본권 Ⅰ 요약 19 둘째, 세월호는어떻게가라앉았는가? 세월호는 8시 51분경주기관이완전히정지했으며 57분경부터관성력을잃고북쪽으로표류하기시작했다. 배가기울면서좌현의개구부가해수면에가까워졌다. 배가좌현 45도정도로기울자바닷물이안으로들어왔다. 선체조사위원회는세월호의침수및침몰과정을보다과학적이고합리적인방법으로분석하기위해마린에의뢰해컴퓨터모의실험과모형시험을진행했다. 초기침수지점은 C갑판좌현외판으로뚫린루버통풍구조였다. 이통풍구와연결된통풍트렁크를통해 E갑판기관장비구획의좌현핀안정기실이침수되었다. 배가 45도이상기울자파손된 C갑판창문, 선미타폴린등을통해많은양의바닷물이배안으로들어왔다. C갑판으로유입된물이차량이동용경사로의열려있던풍우밀문을따라 D갑판으로들어가고선박상부객실갑판들에물이차면서배가빠르게기울었다. 대부분의승객들이머물던 A갑판과 B갑판은물의흐름을막아줄격벽이거의없는열린구조였기때문에, 이구역은불과 15~20 분안에대단히빠르게침수되었다. 침수가시작된지약 100분후세월호는침몰했다. 좌현 45도의횡경사가참사로이어질필연적인이유는없었다. 한국선급규정에따르면모든선박은침수가능구획을적절한단위의수밀구획으로나누고, 그사이를물이통할수없는수밀문으로만들어관리해야한다. 그러나세월호에서는선내수밀구획에대한관리를제대로하지않았다. 선체조사위원회의현장조사결과세월호의수밀문은대부분열려있었다. 선원들의진술에따르면수밀문을항상열어놓은상태로항해했고, 그에대한관리도제대로하지않았다. 사고당일에도선원들은침수초기에기관장비구획에서탈출하면서수밀문을닫아야한다는생각을하지않았다. 이는 4월 16일의사고가참사로이어지는핵심적인연결고리였다. 선체조사위원회와마린은수밀구획관리가침수및침몰과정에미치는영향을확인하기위해침수실험을시행했다. 실험결과, 수밀문이모두닫혀있었다면세월호는좌현 65도정도의횡경사를유지한채더오랜시간동안떠있을수있었다고판단된다. 이는승객의탈출시간을더확보할수있었음을시사한다. 하지만수밀문이열려있던세월호는 65도이상으로더기울었고, 그때부터배는더빠르게침수되어최종적으로침몰에이르렀다.

Ⅰ 침몰원인조사 제 1 장 출항하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22 들어가며 2014년 4월 15일밤 9시, 세월호가출항했다. 안개로인해평소보다 2시간반정도늦은출항이었다. 아직안개가완전히걷혔다고볼수는없었지만, 간신히법적으로정해진시정거리를확보할정도는되었다. 안개가걷혔는데왜출항하지않느냐는화물기사들의항의속에해양경찰은시정주의보를해제했다. 출항이허가된것이다. 꺄노까햐배간다배가가!!!!! 배가!!!! 지금환호쩌러 ㅊㅋㅊㅋㅊㅋ 수학여행이취소되면어쩌나실망하던학생들은서로 카카오톡 메시지를보내며크게기뻐했다. 학생들은세월호의고박을담당한우련통운직원들과청해진해운해무팀직원들에게손을흔들었다. 청해진해운과우련통운직원들도손을흔들며배웅했다. 잘갔다오겠다고, 잘다녀오라고. 1) 그누구도다음날아침의비극을예상하지못했을것이다. 이장에서우리는세월호가어떤상태로출항했는지살펴본다. 출항전, 세월호가규정을지켰더라면사고가참사로이어지는것을막을수있었을지모른다. 수밀구획관리와수밀문작동상태를잘유지하며, 화물고박을제대로하고, 복원성이좋은상태로출항했더라면. 이모든것은급선회의원인으로즉각연결되지는않지만, 급선회가배의전복과침몰로이어지는것을막을수는있었다. 여기서결국가장중요한지점은세월호의출항당시및사고당시의복원성수치다. 배는중력중심 ( 무게중심 G) 과부력중심 (B) 이일치하면평형상태가되지만, 바람, 파도, 그밖의힘에의해두중심이어긋나면한쪽으로기울어진다. 이렇게기울어진배가다시원래의평형상태로돌아오려는성질을복원성이라부른다. 복원성은배의안전성을가늠하는가장기본적이고중요한척도다 [ 그림 1-1]. 배의무게중심 (G) 과메타센터 (M) 사이의거리를 GM이라부르는데, 이 GM값이커질수록복원성이좋아진다. 메타센터는배가기울어졌을때배의최저점 (K) 에서무게중심을통과하는중심선과옆으로이동한부력중심에서부력작용방향으로그은선이만나는점을말한다. 무게중심이낮을수록 GM이커지므로선박은안전하다. 무게중심이낮은오뚝이가금세일어나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23 는원리와같다 [ 그림 1-2]. M 복원력 (+) G 복원력 (-) 제 1 장. 출항하다 B G G B M B a. 평형상태 b. 복원력있음 (GM 양수 ) ( 평형상태로돌아감 ) c. 복원력없음 (GM 음수 ) ( 기울어진방향으로더욱기울어짐 ) M( 메타센터 ) G( 무게중심 ) B( 부력중심 ) [ 그림 1-1] 부력중심과무게중심, 그리고복원력의관계. 배가기울어졌을때 GM 이양수면평형상태로되돌아가지만, GM 이음수면기울어진방향으로더기울어져전복된다. GM M G BM KM KG B K M( 메타센터 ) G( 무게중심 ) B( 부력중심 ) K( 용골, 배의최저점 ) [ 그림 1-2] GM 와 BM, KM 의관계 복원성기준을지키게하기위한여러제도적장치가이미마련되어있다. 일단여객선을운항 하려면선박이복원성기준에적합한지복원성자료를제출해해양수산부의승인을얻어야한 다 ( 선박안전법 28 조 2 항 ). 이승인업무는한국선급이대행하고있다 ( 선박안전법 60 조 ). 세월호는증 개축공사후선박자체의복원성을측정하기위해한국선급의입회하에 2013년 1월 24일경사시험 ( 복원성시험 ) 을받았다. 이시험을통해선박의무게중심과배의경하중량 ( 평형수, 화물등을제외한배자체의중량 ) 을확인하고, 이를토대로 완성복원성계산서 를작성했다. 세월호의경하중량은 6113톤, 2) 무게중심은 11.777m로측정됐다. 3)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24 하지만경사시험이후에도청해진해운은 2013년 2월 16일까지개조공사를진행했다. 경사시험시예상되었던것보다선교갑판선미쪽전시실내부에인테리어용대리석 37톤이추가설치되었다. 또선수 선미흘수선을잘못보정하는계산오류 (63톤과소산정 ) 를저질렀다. 4)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 ( 이하선조위 ) 는인양후추가탑재물을 19톤더발견했다. 경사시험시평형수탱크를완전히비우거나만재하라는국제해사기구 (IMO) 권고를따르지않은것도밝혀냈다. 이로인해세월호의경하중량은 6,232.718톤, 무게중심은 12.102m로바뀌었다. 한국선급이승인한수치보다경하중량은 119톤늘었고, 무게중심은 32.5cm 높아졌다. 5) 복원성은매항해시의화물량과평형수, 연료유등의무게및배치로달라진다. 항해때마다화물량을파악하고만재흘수선을확인하는것역시복원성기준을지키는지점검하기위한작업이다. 무거운화물은아래로내리고, 좌우균형이맞도록배치하고, 화물이배의흔들림으로한쪽으로쏠리지않기위해고박하는것역시배의복원성을확보하기위한조치다. 그러나세월호는기본적인고박도제대로하지않았다. 선조위는 2014년 4월 15일세월호가인천항을출항할당시복원성을다음과같이추정했다. 화물 2,210.085톤, 여객 39.87톤, 미탑재중량 19.72톤, 선박평형수 788.029톤, 연료유 204.443톤, 청수 268.61톤등배수량을 9,893.13톤으로계산했다. 이에의하면출항당시 GM 은 0.724m, 자유표면효과를반영한 GoM은 0.406m이다. 6) 자유표면효과란탱크에액체가가득하지않을때선박의기울어짐에따라액체표면이출렁거려서배의복원력이작아지는것을말한다. 세월호는출항시점에선박안전법제28조와해양수산부고시제2013-076에따른복원성기준 10가지가운데확인가능한 7가지를준수하지못했다. 7) 세월호의완성복원성계산서는모든경우의수에서 GM을 1.0m 이상으로계산하고있다. 하지만세월호는그보다훨씬낮은수준으로마지막항해에나섰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25 01 세월호는어떤배인가 제 1 장. 출항하다 [ 표 1-1] 선박주요제원 8) 선명 세월호 깊이 14m( 건현갑판 7.67m) 국적 대한민국 폭 22m 선적항 인천광역시 무게중심 (KG) 12.102m 호출부호 100세월 총톤수 6,825톤 선박번호 ICR-121832 재화중량톤수 3,664톤 선박종류 로로여객선 만재흘수 6.264m 선박소유 운항자 청해진해운 주기관 12PC-6V(AKASHI, 일본 ) 최대탑재인원 956명 ( 여객 921명, 선원 35명 ) 최대출력 6,618kw 520RPM 2 기 조선사 일본하야시카네조선소 연료소모량 179.52gr/ kw.hr 용골거치일 / 진수일 1994년 1월 25일 / 1994년 4월 13일 추진기 (inward) 2기 선박검사단체 한국선급 타 (rudder) 1기 전장 (L.O.A.) 145.61m 최대속력 / 설계속력 23.55노트 /22노트 도입배경 세월호는 2012년 10월 22일인천 ~ 제주항로를운항하는내항여객선으로인천지방해양항만청에등록되었다. 청해진해운이일본연안에서운항하던나미노우에호 (6,586톤, 1994년건조 ) 를 8억엔 ( 한화 115억원 ) 에수입한것이다. 청해진해운은 1999년부터인천 ~ 제주항로를독점해왔다. 청해진고속1호, 춘향호를거쳐 2003 년부터오하마나호 (6,322톤, 1989년건조 ) 를월 수 금요일 ( 인천항출발기준 ) 에운항했다. 9) 청해진해운대표이사김한식은항로를복선으로운항해다른선사가항로에진입하지못하도록방어하고오하마나호의선령이다하면이를대체하기위해카페리여객선이필요하다고판단했다. 회장인유병언의승인을받아 2010년경추가로카페리여객선을투입하기로결정했다. 10) 청해진해운은오하마나호를팔았던일본선사 (A-LINE) 가매물로내놓은나미노우에호 (6,586 톤 ) 를낙점했다. 이배는일본하야시카네조선소에서건조돼 1994 년 4 월 13 일진수됐 다. 선체중심선에타가설치돼있고그양쪽에프로펠러 2 개가달려있는로로선이었다. 로로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26 선 (Roll-on-Roll-off Vessel) 은선박램프 ( 차량출입문 ) 를통해차량을선박화물구역으로직 접주행해적재하는구조의배를말한다. 나미노우에호의램프는선수에 1 개, 선미에 2 개였다. 최대속도는 23.55 노트로, 일본규슈와오키나와항로등을운항했다. 11) 아리아케호침몰사고나미노우에호를건조한지 1년뒤인 1995년하야시카네조선소는아리아케호 (7,900톤) 라는여객선을만들었다. 아리아케호는 2009년 11월 13일새벽 5시 6분, 도쿄에서가고시마로가던중왼쪽선미에파도에부딪혀갑자기오른쪽으로 25도기울어졌다. 컨테이너를고정한체인이끊어져화물이쏠리고파도가더치면서 40도까지추가로넘어갔다. 결국배는 5시간만에전복이됐다. 선장은초기횡경사가발생한지 16분만인 5시 22분에구조당국인해상보안청에헬기구조를요청하고, 5시 40분에선원들이승객들을갑판쪽통로로안내해퇴선을준비했다. 7시 4분헬기가도착해승객 7명을먼저구조했다. 선장과 1등항해사등 6명은 10시 21분에마지막으로탈출했다. 증 개축 2012년 10월 6일청해진해운은일본에서세월호를들여왔다. 같은해 10월 7일부터 2013년 2 월 16일까지전남영암에있는조선소인 C 조선 에서세월호는증 개축됐다. 12) 승객이머무는여객실을증설하고선수우현램프를없애는게주요내용이었다. 13) 개조작업으로경하중량은 307톤증가했지만, 만재흘수선은달라지지않았다. 경하중량이증가함에따라재화중량은 307톤감소했다. 구체적으로보면, 한국선급에서승인한세월호에대한경사시험결과서에는세월호의경하중량을계산할때필요한흘수를확인하면서선미흘수보정을잘못했다. 선미흘수선보정치를 +0.077m로계산해야함에도 -0.077m로잘못입력해선미흘수가 5.837m가아닌 5.683m 로적용됐다. 세월호선미가실제보다 0.154m 적게물에잠긴것으로계산되면서세월호의경하중량도실제보다 63톤과소평가됐다. 또감사원과선조위는경하중량에포함되지않은미탑재물을 37톤과 19.7톤각각발견했다. 더불어선조위는경사시험에서부적절한평형수탱크의적재에따라한국선급에서최초승인한경사시험결과보고서에견줘 GM은약 0.165m 줄어들고, KG( 배의최저점에서무게중심까지거리 ) 는약 0.283m 커졌다는점을발견했다. 결국세월호의복원성은한국선급이승인한것보다좋지않은상태였다. 14) 아울러여객실증설등으로승객정원은 117 명 15) 늘어났고, 선원정원은 1 명줄어최대승선인 원은 956 명 ( 여객 921 명, 선원 35 명 ) 이됐다 [ 그림 1-3]. 선실개조작업은선박안전법제 15 조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27 제 2 항에따른선박시설의변경허가대상이아니라서청해진해운은세월호개조전에정부로 부터따로허가를받지않았다. 선박의길이 너비 깊이및선박의용도가변경되는경우에는 지방해양항만청장의사전허가를받아야한다. 16) 제 1 장. 출항하다 증 개축으로선박자체의무게중심은약 83.2cm 올라갔다. 감사원과선조위에서발견한누락된중량을고려하지않더라도, 세월호는한국선급에서승인한 99척의여객선중유일하게경하상태메타센터높이값이음수였다. 평형수를넣지않은경하상태에서는복원성이매우취약하여물위에똑바로설수없는상태였다. 17) 세월호증 개축이전설계도와시공후설계도의차이점 세월호도입, 증 개축과정 1994년 일본건조 ( 선명나미노우에호 ) 2012년 10월 청해진해운수입 증 개축공사 선실증축 ( 여객정원 804명 921명 ) 2012년 10월 ~2013년 2월 5층전시실증축 선수우현카램프제거 2013년 2월 한국선급승인 2013년 3월 15일 첫출항 [ 그림 1-3] 세월호증 개축비교 ( 출처 : 한겨레 21)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28 세월호는평형수를넣지않은경하상태로는물위에뜰수없었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29 [ 표 1-2] 세월호개조전후비교 18) 구분 개조이전 개조이후 비고 총톤수 6,586톤 6,825톤 239톤증가 만재배수량 9,907톤 9,907톤 변화없음 제 1 장. 출항하다 경하중량 5,926톤 6,233톤 307톤증가 재화중량 3,981톤 3,674톤 307톤감소 화물적재최대량 2,437톤 987톤 1,450톤감소 선박평형수적재량 370톤 1,703톤 1,333톤증가 최대승선인원 840명 956명 116명증가 무게중심 11.27m 12.102m 83.2cm 상승 세월호구조 선수 덮개 루버통풍구조 [ 그림 1-4] 세월호전체 3D 모습 선미 세월호선수에서선미까지길이는 145.61m다. 조타실에서선수를바라보며왼쪽은좌현, 오른쪽은우현이다. 좌현 ~ 우현의거리는 22m다. 여객과화물을동시에싣는데위쪽 3개층 ( 선교갑판, A갑판, B갑판 ) 은승객이머무는객실이며, 가운데 2개층 (C갑판, D갑판 ) 은차량이나화물등을실을수있는화물칸이다. 선교갑판위쪽으로불꽃놀이를하던컴퍼스갑판이, D갑판화물칸 ( 차량적재구역 ) 밑으로는평형수 연료유 청수탱크와기관실, 횡방향스러스터등이있는기관구역과화물을적재하는 E갑판이있다 [ 그림 1-4]. 19)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30 덮개 선교갑판 (5 층 ) [ 그림 1-5] 세월호선교갑판 (5 층 ) 3D 도면 선교갑판에는선수로부터조타실 ( 선교 ), 선원실, 1등객실 ( 여객정원총 11명 ), 로비및전시실등이있다 [ 그림 1-5]. 20) 이곳에는 1척당 25명이탈수있도록설계된구명뗏목 46척이있었다. 28척은우현쪽에, 14척은좌현쪽선미가까운곳에, 나머지 4척은좌현선미끝강하식탑승장치 ( 슈트, 250인승 4개 ) 21) 부근에있었다. 따라서좌현쪽에서 450명, 우현쪽에서 700명등구명뗏목에승선할수있는인원은총 1,150명이었다. 22) 브룩스벨은인양후선체내에서 소화및대피로도면 [ 그림 1-6] 과구명뗏목과슈트 [ 그림 1-7], 구명조끼의흔적을발견했다. 소화및대피로도면은선체를인양한뒤내부를조사하는과정에서나왔다. 하지만구명보트가장착됐다는증거는발견되지않았다. 도면에는구명보트 1대가선교갑판좌현선미끝에있는것으로표시돼있는데, 실제로는그흔적이전혀없었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31 제 1 장. 출항하다 [ 그림 1-6] 브룩스벨은세월호선체를인양한뒤내부를조사하다가 소화및대피로도면 을발견했다. 도면에는구명보트 1 대가선교갑판좌현선미끝에있는것으로표시돼있는데, 실제로는그흔적을찾을수없었다. [ 그림 1-7] 구명뗏목 1 척과슈트 2 개가좌현여객구역갑판아래에서발견됐다. 여러손상탓에이장치들이사고당시에작동했는지여부는확인할수없었다. 23)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32 국제해상인명안전협약 (SOLAS) 을보면, 총톤수가 500톤을초과하는여객선은선체양쪽에각각 1대이상의구명보트를장착하도록돼있다. 승객이구명뗏목을타고탈출하려면구명보트가반드시필요하기때문이다. 구명뗏목은동력이없기때문에구명보트를이용해슈트착륙지점에모아놓아야탈출한승객들이구명뗏목으로옮겨탈수있다. 해상탈출에서필수요소로간주되기에세월호에구명보트가없었다는사실이이해가되지않는다고브룩스벨은평가했다. 24) 하지만국내선박안전법제26조와해양수산부고시제75조선박구명설비기준을보면, 연해구역을항해하는여객선은최대승선인원을수용할수있는구명보트또는구명뗏목을설치하도록돼있다. 구명보트를설치할지, 구명뗏목을설치할지는선박소유자가선택할사항이다. 세월호는최대승선인원이 956명이라서 25인승구명뗏목 39개면법적기준 (25인승 39개 =975 명 ) 을충족한다. 구명뗏목은애초에도면대로 46개를탑재했지만 2014년 2월여수조선소에서중간검사를받을때 2개를철거했다. 25) A 갑판 (4 층 ) [ 그림 1-8] A 갑판 (4 층 ) 3D 도면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33 로비 ( 안내데스크 ) 제 1 장. 출항하다 B 갑판 (3 층 ) [ 그림 1-9] B 갑판 (3 층 ) 3D 도면 세월호에는비상소집장소가 3곳지정돼있었다. A갑판양쪽옆과 B갑판왼쪽에있는개방갑판이다. 승객과선원들은비상시이곳에집결해바다로탈출할수있도록준비한다. 26) 하지만비상소집장소는도면에표시돼있지않아, 승객들이그위치를확인할수없었다. 세월호객실구역을조사했지만집결장소표시는없었다. 27) 또탈출을위해승객들이대기하는비상소집장소는 A갑판과 B갑판인데반해 1~2층올라가야하는선교갑판에슈트와구명뗏목이설치돼있었다. 비상소집장소에서대기하던승객이막상탈출할때는구명장비를바로이용하기곤란한구조였다. 사고당시승객이퇴선을위해비상소집장소인 A갑판, B갑판에모여있었더라도배가크게기울어졌기에선교갑판으로올라가순조롭게탈출하긴어려웠을가능성이있다. 28) 세월호를증 개축하기전에는선교갑판이비상소집장소였다. A갑판에는선수로부터 2등객실 (80명실, 침대객실 ), 로비등이있으며총여객정원은 484명이다 [ 그림 1-8]. B갑판에는선수로부터 3등객실 (270명, 38인실 ), 2등객실, 매점, 노래방, 로비 ( 안내데스크 ), 식당, 주방 ( 선원식당 ), 선원침실, 운전자객실등이있었다. B갑판의총여객정원은 426명이었다 [ 그림 1-9].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34 트윈테크 덮개 C 갑판 (2 층 ) [ 그림 1-10] C 갑판 (2 층 ) 3D 도면 C갑판은선수갑판과개방된화물적재구역 ( 컨테이너등적재 ), 화물칸 ( 차량적재구역 ), 선미갑판으로구성돼있다. 선수쪽에는배의닻을감아올리고내리는양묘기등계선설비 29) 와선수마스트 30) (25톤용량의데릭 31) 포함 ) 가있었다. 화물칸뒤쪽에는 C갑판과 B갑판사이에승용차적재공간인트윈갑판이있었다 [ 그림 1-10]. 32) 덮개 루버통풍 D 갑판 (1 층 ) [ 그림 1-11] D 갑판 (1 층 ) 3D 도면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35 건현갑판인 D갑판은물의압력으로인한침수, 누수를방지할수있는수밀구조를갖췄다. 선박의하부구조는해수와접하는외판 ( 바닥판, 측판, 갑판등 ) 이수밀이어야한다. 침수가발생하더라도배가오랫동안떠있어피해를최소화할수있게수밀격벽도일정간격으로설치해야한다. 격벽이란선박의아래쪽내부공간을길이또는너비방향으로칸막이하는구조물을말한다. 선박의구조강도를높이고비상시선박을보호하는역할을한다. 제 1 장. 출항하다 D갑판에는선수창고와화물칸, 선미창고가있다 [ 그림 1-11]. 33) 화물칸내화물은선미에있는램프를통해 D갑판으로들어왔다. 화물차및일반화물은주로 D갑판에, 승용차는차량이동용경사로 (Slope Way) 를통해 C갑판으로이동했고, 일부잡화등은 D갑판의화물승강기를통해 E갑판에적재됐다. 34) ( 빈공간 ) ( 빈공간 ) ( 빈공간 ) ( 빈공간 ) E 갑판 ( 지하 ) [ 그림 1-12] 기관구역과 E 갑판 3D 도면 D갑판아래쪽공간에는선수피크평형수탱크, 1번평형수탱크, 선수횡방향스러스터실, 2 번평형수탱크, 3번평형수탱크, 힐링탱크, 1번연료유탱크, E갑판화물칸, 기관실, 보조기관실, 축실, 2번청수탱크, 선미횡방향스러스터실, 타기실등이위치해있다. 기관실, 보조기관실및축계실의각격벽에있는출입문은수밀문으로구성돼있었다. 35) D 갑판과선저외판사이에는 E 갑판이있으며, E 갑판아래쪽에는 4 번과 5 번평형수탱크, 1 번 청수탱크, 핀안정기 ( 선박양측면날개형태로설치돼좌우균형을잡아주는장치 ) 실, 2 번연 료유탱크등이있다 [ 그림 1-12].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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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37 도선사출입문 과선미램프세월호선조위는인양한뒤 D갑판부터하부로뚫린개구부 ( 구멍 ) 를조사했다. 우선흘수선에서약 3~4m 높이에있는현측문 ( 선박에서사람이출입할수있도록설치한출입문 ) 이좌 우현에하나씩있다. 선원들은이를 도선사출입문 이라고불렀는데, 사고초기부터열려있을가능성이제기됐다. 39) 높이 1.9m, 폭약 1m의이문은풍우밀 40) 구조였다. 제 1 장. 출항하다 하지만인양뒤조사해보니좌 우현도선사출입문은모두닫혀있었다 [ 그림 1-14]. 41) 특히좌현쪽출입문은선수쪽모서리에 2개의힌지 42) 가있었는데, 상태가온전했다 [ 그림 1-15]. 또나사와잠금장치 12개가고정돼있었는데, 선미쪽을향한 4개가열려있었다. 하지만그위치를볼때사고당시에는닫혀있었고, 펄을제거하면서굴삭기에의해제위치를벗어난것으로추정된다 [ 그림 1-16]. 43) [ 그림 1-14] D 갑판좌현쪽에있는온전한도선사출입문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38 [ 그림 1-15] 제위치에서벗어난, 좌현도선사출입문의상부힌지핀. 펄제거과정에서굴착기에의해발생했을가능성이있다. [ 그림 1-16] 도선사출입문의선수상부조임핸들. 나삿니의길이를보면사고당시에는조임핸들이고정되었지만 펄제거과정에서제위치를벗어난것으로보인다. 선미우현차량램프는인양때닫혀있었다, 하지만좌현램프는인양과정에서절단돼사고당시개폐여부를확인하기어렵다. 44) 하지만절단된좌현램프를조사해보니수밀장치에많은문제가발견됐다. 램프문테두리는압축바 ( 일반적으로스테인레스스틸로만듦 ) 가둘러싸고있고, 문을닫으면이압축바가고무패킹과맞닿도록설계돼있다 [ 그림 1-17]. 45) 유압작동잠금스위치를작동시키면문아래쪽안팎에핀이 1개씩나와램프가잠긴다. 위쪽으로도핸들레버 2대를돌려물이들어오지않도록막는다. 46) 수밀을유지하려면고무패킹은 10mm 를초과해압축될수없고압축바도잘관리돼야한다. 세월호의경우선체내부조사때고무패킹이최대 13mm 깊이까지영구적으로파인채발견됐다. 고무상태가불량했고일부는떨어져나갔다. 고무패킹에서자라난해양생물도있었는데, 문이닫혀서꽉붙어있었다면이런현상은발생하지않았을것이다 [ 그림 1-18]. 47) [ 그림 1-17] 좌현램프압축바 [ 그림 1-18] 좌현램프패킹상태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39 수밀문과맨홀 E갑판과기관구역에는수밀격벽이있었고, 그사이로맨홀 5개와수밀문 2개가열려있었다. 맨홀은선원들이기기내부점검을위해설치하는개구부로, 덮개를너트로여닫도록돼있다. 배를운항할때는반드시닫아야한다. 수밀문은항해중에사용하거나통상적으로개방할수있지만, 항상폐쇄할준비가되어있어야한다. 수밀문을유압을활용한미닫이문으로만드는이유다. 하지만인양뒤선체를조사해보니, 세월호의모든수밀문과맨홀은열린상태였다. 48) 제 1 장. 출항하다 기관실선미격벽에는기관실과보조기관실을나누는유압작동수밀문이있었는데해저에 3 년간머무는동안문틀에서해양생물이자라났다. 49) 사고당시부터이문이개방되었을가능성을보여주는것이다. 기관실과보조기관실사이에는맨홀도있었는데열린채로기관실의오수를버릴수있도록호스가연결돼있었다. 좌 우현핀안정기실과기관실사이의격벽을관통하는맨홀도하나씩있었다. 우현핀안정기실로뚫린맨홀은너트가없이열려있었고, 좌현핀안정기실로향하는맨홀은덮개가없었다. 덮개는반대편옆벽면에고정돼있었다. 기관실에서핀안정기실로출입하기편하도록맨홀을닫지않았던것으로보인다. 스러스터실과축실을잇는맨홀도열린상태였다. 50) 한국선급과해양수산부고시 강선의구조기준 제707~714조를보면, 수밀문은미닫이식으로해야하며, 항상폐쇄할준비가돼있어야한다. 특히항해중에사용하거나통상적으로개방하는수밀문은조타실에서동력에의해원격폐쇄가가능해야한다. 또배가한쪽으로 30도이상기울어졌을때수밀문에서도수동으로조작할수있어야한다. 51) 세월호도조타실에서기관구역과 E갑판화물칸의수밀문 5개를유압장치를활용해원격으로폐쇄할수있었다. 각수밀문옆에는자동과수동으로문을닫을수있는장치가있었다. 그러나실제로는수밀문이제대로작동하지않았다. 선원들이제대로관리하지않아고장이잦았고, 이를제대로유지보수하지도않았다. 조타실에서도수밀문을작동하는지점검하지도않았다. 52) 조사관 : 기관실에서발전기실 ( 로 ) 갈때수밀문 ( 유압으로된미닫이문 ) 을교육했나요? 박성용 ( 조기수 ): 그게고장이나서잘안돼서열어놨습니다. 발전기실에서밑에들어가는데도있는데거기를체인블록해서당겨놨습니다. 열어놓고다녔습니다. 엔진룸에서발전기실가는건작동 ( 을 ) 잘안하게해뒀습니다. 닫혀서안열렸던적이있습니다. 조사관 : 수리는언제했나요? 박성용 : 그것은알수없고, 수리후에도계속열어놓은상태로썼습니다. ( 박성용선조위진술조서 (2018. 2. 9.)) 53)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40 조사관 : 수밀문이열려있으면선교에서연락이오지않았나요? 박 용 ( 전 1등기관사 ): 연락이온적이없었으며항상열려있었습니다. 수밀문유압이자주터졌습니다. 유격과롤링이생겨문에소리가났습니다. 그래서수리를했습니다. 조사관 : 선교로부터수밀문폐쇄에대해서지시나연락을받으신적이있나요? 박 용 : 본인이 (2013년 9월까지 ) 승선중에는없었습니다. ( 박 용선조위진술조서 (2018. 2. 22.)) 세월호의핀안정기실출입구는선원들의출입이잦은곳이었는데도맨홀이었다. 맨홀은 20여개의볼트와너트로덮개를닫아놓는구조이며, 닫아놓는게원칙이다. 세월호핀안정기는원래원격조정기능을갖췄는데, 2013년 9월고장이났고, 부품이없어수리를하지못했다. 그때부터기관부선원들이선장의지시에따라수작업으로핀안정기를접고펴야했다. 당연히핀안정기실출입이잦았고, 닫아놓아야할핀안정기실맨홀을항상열어둔채항해했다. 외국선급의핀안정기실수밀규정을보면, 핀안정기실출입구는맨홀이아니라수밀문으로만들도록돼있다. 볼트와너트로덮개를닫아야하는맨홀과달리수밀문은평상시열어두더라도긴급상황에서원격조정으로닫을수있기때문이다. 54)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41 03 완성되지않은배로진행된경사시험 제 1 장. 출항하다 경사시험이란? 2012년 10월 6일일본에서출발한세월호 ( 나미노우에호 ) 는곧장목포에있는 C 조선소에서증 개축수리를시작했다. 증 개축공사는 2012년 10월 7일부터 2013년 2월 16일까지네달에걸쳐진행되었다. 잘알려져있다시피청해진해운은증 개축공사를통해선수우현램프를제거하고, 여객실과전시실을추가했다. 세월호처럼중고로도입된배는한국에서다시선급의검사를받아야한다. 증 개축공사기간동안한국선급검사원은승인된도면에맞게시공되었는지수시로검사를진행한다. 현장검사원전 호가 C 조선에간횟수만 36회정도된다. 55) 이검사를맡은한국선급의내규에는 복원성에영향을미치는중요한개조시에는반드시복원성시험을실시해야한다 라고되어있는데, 세월호의증 개축이이에해당되어경사시험을결정했다. 경사시험은배위에서중량물의위치를옮겨배가기울어지는각도를측정해선박자체의중량인경하중량과무게중심을구하기위한시험이다. 복원성계산서는이경사시험의데이터가있어야만나올수있다. 가장기본이며, 가장중요한시험이다. 2014년 10월감사원이발표한 세월호침몰사고대응및연안여객선안전관리감독실태 보고서에따르면, 한국선급은세월호의인테리어공사등완공으로발생할일부중량을누락하고, 세월호가물에잠기는부분의깊이를보정할때의수치 ( 흘수보정치 ) 를 +0.077m를 -0.077m로잘못입력한경사시험결과서를그대로통과시켰다 [ 그림 1-19].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42 올바른보정치 +0.077m 잘못된보정치 -0.077m 흘수수치 5,760m 과소산정배수량 63 톤 실제수면 잘못산정한수면 올바른보정흘수수치 5,837m 선수수선 선미수선 선미흘수표 흘수표를읽은후수선기준값으로보정해야하나선미흘수보정오류 [ 그림 1-19] 한국선급에서승인한세월호완성복원성계산서재구성 (2013. 2. 4.), ( 출처 : 감사원보고서 ) 선조위에서는세월호의침몰당시복원성수치를최대한사실과가깝게추정하기위해경사시험과관련된사항을재검토했다. 경사시험과관련해선조위가주목한사항은 1) 경사시험시세월호가과연완성단계였는가 2) 경사시험시누락된중량이추가로존재하는가 3) 경사시험용중량물및사용장비는적절했는가 4) 경사시험시자유표면효과로인한수치오류는없었는가등이다. 세월호는과연완성단계였는가 2013 년 1 월 24 일, 목포외항부두에서세월호경사시험이이뤄졌다. 아직한창인테리어공사 가진행되는중이었다. 증 개축공사가실제로는 2 월 16 일에끝났다는사실을기억할필요가 있다. 그러나한국선급은완성단계에이르렀다고보고경사시험을실시하기로했다. 세월호의증 개축도면을설계한신 선박설계사무소는복원성계산서만하 선박설계에하청을주었다. 하 선박설계는대표혼자일하는 1인기업이었다. 하 선박설계대표이 철은전날부터당일오전까지세월호의평형수량, 오일량등을계측했다. 한국선급검사원전 호는오후 2시경에서야현장에도착했다. 그는하 선박설계대표가넘겨준자료가맞는지직접확인하지않고승인한후, 경사시험을진행했다. 당시검사원이예상한미탑재물 ( 실제운항시에는추가될예정이지만경사시험당시빠진탑재물 ) 의중량은 47.957톤이었는데, 이중 45.78톤이아직완료되지않은공사로인해추가될중량이었다. 56) 이렇게미탑재물중량이많은상태로경사시험을진행하는것은예외적인경우다. 일례로 2011년세월호의 10배크기 ( 약 6만톤 ) 벌크선의경사시험결과서를보면, 미탑재물중량은세월호의절반이하인 22톤이었다. 57)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43 추가누락중량은없었는가한국선급이예상한미탑재물수치자체도작지않았지만, 세월호참사후감사원이시공업체등을조사하자누락된미탑재물중량이발견되었다. 실제로는 45.78톤이아니라 82.781톤의자재가인테리어공사에활용된것이다. 즉세월호의경하중량에서 37톤이누락된채경사시험결과서가승인된셈이다. 이로인해세월호의무게중심은한국선급이승인한수치보다실제로는더높다는것이밝혀졌는데, 인양후이값은다시조정된다. 선조위가추가미탑재물을발견했기때문이다. 제 1 장. 출항하다 2017년 10월, 인양된세월호에서바닥공사용자재로추정되는콘크리트덩어리및타일등이다수발견되었다. 도면과일치하지않는것들이었다. 선조위는이바닥공사재가어느시점, 어느위치에시공이되었는지알아내기위해 4 16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사진자료를확인하였는데, 이를통해감사원에서발견한것외에추가로미탑재물이있을수있다는점을알게되었다. [ 그림 1-20] 추가발견된바닥공사재 조사결과, 인양을통해밝혀낸추가미탑재물중량은바닥공사자재, 매트리스, 자판기, 냉장고, 화장실도기류등총 19.718톤이다 [ 그림 1-20]. 58) 여기에는 2013년증 개축당시뿐아니라 2014년 2월중간검사시 D갑판을평탄하게하기위해덧댄 2.7톤의철판도포함된다. 세월호는증 개축으로인해일본에서건조되었을때보다무게중심이 83.2cm나올라갔다 [ 표 1-3]. 한국선급의승인결과보다 32.5cm 높다. 증 개축자체의영향도컸지만, 경사시험의오류도결코작지않았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44 [ 표 1-3] 경사시험결과서수정계산경사상태구분 경하중량 ( 톤 ) 무게중심 (m) 무게중심변화 ( 누적 ) 일본에서건조시승인결과 5,926.19 11.27 - 한국선급승인결과 6,113.030 11.777 +0.507( 약 51cm) 경사시험계산오류수정 - 감사원 ( 흘수 ), 선조위 (FSM) 및감사원중량보정결과 6,213.00 12.079 +0.809( 약 81cm) 선조위발견추가중량보정결과 6,232.718 12.102 +0.832( 약 83cm) 지키지않은조건 : 중량물과평형수탱크만재 경사시험의신뢰도를떨어뜨리는요인은또있다. 세월호는 갑판에중량물을올려서옮기는방법, 구체적으로는고체중량물 4개를지게차 4대에나눠싣는방법으로경사시험을진행했다. 이중량물의무게가맞는지검정된기기에서검사원이직접확인해야했지만, 그렇게하지않았다. 또중량물을싣고옮긴지게차의무게가중량물무게에포함되었는지, 아니면불필요한탑재물목록에포함되었는지알수가없다. 이러한사실들은경사시험전체가부실하게진행되었음을드러내며, 세월호의복원성계산에필요한수치의신뢰도를떨어뜨리고재계산을불가피하게만들었다. 또한경사시험시자유표면효과가커무게중심이실제보다낮게측정되었다. 경사시험에서는자유표면효과를최소화시킨선체의가상중심점 ( 메타센터, M) 을찾아야한다. 국제해사기구 (IMO) 에서는경사시험시자유표면효과를최소화할것을권고한다. 선박의모든탱크는가능한한비우거나불가피한경우가득채워야한다. 두가지방법중탱크를가득채우는것보다비우는것이더낫다. 국제해사기구는탱크를채우는경우탱크내에어포켓이발생할수있고, 그에따른액체의무게와중심을정확하게결정하여경하상태의값을조정하지않으면계산된 GM이오류를포함하기때문에최적의방법이아니라고설명한다. 그러나세월호는경하상태에서는똑바로설수없는배였기때문에, 평형수탱크를채우는방법을선택할수밖에없었다. 세월호의경사시험결과서를보면, 경사시험당시자유표면효과를고려한탱크는총 3개이다. 이중경사시험당시자유표면효과가가장큰 (5번탱크보다자유표면효과가 4.7배정도크다 ) 4번평형수탱크를 58% 만채웠다. 자유표면효과의값은탱크표면의폭 (4번탱크의경우 10m) 의 3승으로증가하는데, 그렇게되면자유표면효과가주요인자로작용하여 GoM값의오류를낳는다. 이럴경우경사시험을실시해서는안된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45 일반적으로경사시험시 GoM 과 GM 과의거리는보통 0.03~0.04m 로, 자유표면효과가거 의없다. 그러나세월호는그거리가 0.161m 로, 결국이러한자유표면효과로인한무게중심값 (KG) 이실제보다 0.19m 아래로내려가는오류가발생했다. 제 1 장. 출항하다 검찰은세월호증 개축을담당한현장검사원전 호를한국선급의선박검사업무를방해한혐의 ( 업무방해죄 ) 로기소했다. 한국선급은 2015년 2월검사원의선처를호소하는탄원서를보냈다. 이사건업무방해의피해자가한국선급이라면피고인 ( 전 호 ) 에대한형사처벌을원치않사오니피고인에대해최대한의선처를베풀어주시기를바랍니다. 검사원전 호는 1심, 2심에서모두무죄를선고받았으나, 2018년 7월 24일대법원에서유죄취지의파기환송이이뤄졌다. 세월호의경사시험을담당한검사원이유죄판결을받더라도한국선급자체의관행을처벌하지는못한다. 검사원개인의문제가아니라한국선급조직의문제이지만한국의형법으로는조직을처벌할수없기때문이다. 감사원이한국선급에시정을지시했으나한국선급은복원성시험시모든데이터를확인해야한다는규정을 10% 샘플링만해도되도록변경하고, 오히려책임을조선소와선주, 조선기술자에게있다는규정을삽입하여문제가생겨도한국선급은면책되도록내규를국제규정보다완화했다. 관행을규정에맞춰바꾼것이아니라, 관행에맞게규정을바꾼것이다 [ 표 1-4]. [ 표 1-4] 한국선급, 선급검사요령중제 14 절 2 편 2 장복원성시험 ( 경사시험및동요시험 ) 지침및복원성자료 2014 년판 2015 년판 (2015.10.12. 수정 ) 1. 일반 (2) 복원성시험에입회하는담당검사원은가능한한이지침에따라복원성시험이실시되도록하여야하며, 모든데이터가정확하게계측되고기록되었는가를검증하여야한다. (3) 복원성시험은조선소가행하는것으로서담당검사원의입회하에시행되어야하나, 담당검사원은시험진행의지휘등을하여서는안된다. 1. 일반 (2) 경사시험준비, 경사시험및경하중량산정시험의수행, 데이터의기록및시험결과에대한계산의책임은조선소, 선주또는조선기술자에게있으며, 담당검사원의입회하에시행되어야하나, 담당검사원은시험진행의지휘등을하여서는안된다. (3) 복원성시험에입회하는담당검사원은가능한한이지침에따라복원성시험이실시되도록하여야하며, 관련 data가정확하게계측되고기록되었는가를확인하여야한다. 이러한데이터의계측및기록은미탑재물과불필요한탑재물 (Tank Sounding Data 등 ) 전체중량의약 10% 샘플링을통하여확인한다. 또한계측및기록한데이터에대하여입회자가서명을하였는지확인한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46 04 화물은얼마나, 어떻게실려있었는가 세월호의주요침몰원인으로법원은과적을인정했다. 세월호가허가된양보다화물을많이실었으며, 출항허가를받기위해평형수를빼만재흘수선을맞추어복원성이좋지않은상태, 즉넘어지기쉬운상태로출항했다는것이다. 복원성계산의변수로는화물, 평형수, 청수, 연료유등이있다. 그중카페리에실린화물의양과적재위치는배의무게중심 (GM값) 에큰영향을미치는변수이며배의안전에핵심적인영향을미친다. 선조위의화물량조사 복원성악화의주요원인으로지목되었기때문에 4월 15일출항당시세월호에실린화물량은중요한조사대상이었다. 검찰은세월호의화물량을 2,142톤으로추정하였는데, 이것이과연실제세월호에실린화물량이맞는지에대한의문이제기되었다. 이에따라세월호특조위에서도 4월 15일화물량무게에대한조사를진행하여검찰의화물량추정치보다 73톤이더실렸다는 ( 총중량약 2,216톤 ) 조사결과를발표했다. 59) 선조위는인양된세월호에서화물을꺼내실물조사및해저의유실화물조사를통해더욱정확한수치를확인하고자시도했다. 이를위해세월호인양후화물을모두반출하여펄을세척한후화물무게를달아보았지만, 바다에 3년동안있어손상이많고완전히세척도되지않아이데이터는거의사용하지못했다 [ 그림 1-21, 그림 1-22]. 60) [ 그림 1-21] 심하게손상된차량 [ 그림 1-22] 차량내부에쌓인펄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47 또선조위는해저에남아있는화물에대해서도용역을발주하여 컨테이너 22개와철근 3개소를확인 했다. 61) 그러나침몰해역부근에세월호의유실화물만있는것이아닐수있고, 또확인된물체들이세월호의유실화물을모두포함하고있다고보기는어렵다고판단했다. 이부분은화물량조사의한계로남는다. 다만선조위는인양으로차의모델명을더욱세분화하여알수있었다. 또일부차량에서신고하지않거나정보가없는개인화물이나왔는데, 이짐들을세척한후건조한상태의무게를추가로반영했다. 모든짐들을세척하고건조하는것은불가능했기때문에, 펄세척전무게와세척후건조한상태의무게의샘플테스트를진행하고, 그결과를바탕으로세척전계근량의 42.1% 를반영했다. 62) 또 CCTV만으로확인할수없었던화물차와컨테이너안에들어있던짐의무게는화물피해자 ( 화주 ) 들이해양수산부세월호배상및보상지원단에손해배상신청을한자료를바탕으로어떤물건이실려있었는지추정하여그무게를알아냈다. 제 1 장. 출항하다 이러한추가조사로선조위는 4 월 15 일출항당시세월호에실린화물의총중량을 2,210 톤으 로추정했다. 이는검찰조사보다약 67 톤많고, 특조위조사결과보다는약 6 톤적은수치다 [ 표 1-5]. [ 표 1-5] 화물량조사결과비교 항목 검경합수부특조위선조위對특조위 ( 톤 ) 조사결과 ( 톤 ) 조사결과 ( 톤 ) 조사결과 ( 톤 ) 대비 잡화 1,094.8410 1,164.3490 1139.437-24.913 컨테이너 175.350 131.160 137.54 +6.380 철좌대 미포함 잡화에일부포함 23.65 +23.650 화물차량 357.868 412.077 390.471-21.606 차량화물 320.130 315.679 325.852 +10.173 일반차량 194.505 192.628 193.135 +0.507 전체 2,142.694 2,215.893 2210.085-5.808 선조위자료대비증감 -67.391 +5.808 0 선조위의화물배치및고박상태조사 배에실리는화물은전체중량뿐아니라화물개별의무게와그화물의위치 ( 배치 ) 도중요하다. 이에따라배의무게중심이바뀌기때문이다. 그때그때실리는화물이다른만큼, 화물의무게중심도매번달라진다. 따라서 4월 15일세월호의무게중심을알기위해서는화물의무게뿐아니라위치역시알아야한다. 세월호특조위는인천항 CCTV, 화물칸 CCTV(C갑판과 D갑판에총 12대 ) 를활용하여화물배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48 선조위는세월호에서화물을꺼내 정확한무게를확인하고자시도했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49 치를추정한바있다. 선조위는앞의두증거에더해차량의블랙박스, 현장에서반출된화물을증거로화물배치및고박상태를추정했다. 일부사각지대에대해서는추정할수밖에없었지만현재까지화물배치에대한조사결과중선조위의배치조사가현실과가장가깝다고볼수있다. 제 1 장. 출항하다 조사결과, 이미잘알려진것처럼화물고박은제대로되지않았다. 선조위는인양된세월호에서고박장치를반출하여세월호의화물고박배치도와비교하였는데, 세월호는배치도에서승인된고박장치와다른장치를사용하고있었다. 또 D갑판앞쪽에는배에설치되어있어야하는고정식고박자재가설치되어있지않아사실상이구역에는어떤화물도제대로된고박을할수없게되어있었다. 63) 세월호는 2014년 2월여수조선소에서한국선급의검사를받았는데도이부분이제대로확인되지않았다. 차량블랙박스의추가활용및 D갑판에고정식고박자재가없었던사실은인양을통해서확인가능했던일이다. [ 그림 1-23] 아무런고박자재가없는 D 갑판선수부분 [ 그림 1-24] 세월호갑판에설치된고박자재들. 왼쪽부터매립형클로버리프, 컨테이너용슬라이딩바, D- 링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50 4 월 15 일세월호의화물칸 2014년 4월 15일, 세월호는오후 1시경부터화물과차량적재를시작했다. 세월호에화물을적재할수있는공간은트윈갑판 ( 중간갑판 ), 선수갑판, C갑판, D갑판, E갑판총 5곳이다. 트윈갑판은 C갑판의선미공간을아래위로나누어만든 2.5층의별도공간을의미한다. C갑판은선수갑판과화물칸으로나뉘는데, 선수갑판은완전히개방되어있고 C갑판옆은천막으로가려져있었다. 세월호가처음기울어질때컨테이너가쏟아진곳이바로선수갑판이다. D갑판은램프를따라들어오면바로나오는화물칸으로, C갑판과경사로로연결된다. E갑판은세월호화물칸중가장아래에위치하며평형수탱크및기관구역으로둘러싸인공간이다. 화물용리프트를이용해야만화물작업을할수있다. 트윈갑판으로먼저올라가보자. 본래트윈갑판에는자동차를 6대씩 2열로총 12대를적재하는것을전제로 14.40톤을실을수있도록승인이나있었다. 그러나실제로 4월 15일에트윈갑판에실린자동차는총 33대로, 선조위의조사결과에따르면 41.46톤을실었다. 트윈갑판에만약 3배가까운자동차를실은것이다 [ 그림 1-26]. [ 그림 1-25] 트윈갑판고박배치도 [ 그림 1-26] 4 월 15 일트윈갑판화물배치도 트윈갑판에서내려와선수갑판으로가보자. 빨간컨테이너가 2단으로쌓여있다. 여기에만 45개의컨테이너가쌓여있다. 컨테이너사이가운데빈공간에철제빔, 파이프, 철근도있다. 컨테이너는로프로대충감아놓기만한상태다. 철근등은제대로고박했는지는알수가없다. 선조위의진술조사에서세월호의원래선장신보식은철근이지속적으로실렸고하역업체가철근을컨테이너사이에집어넣어버려고박을제대로했는지지나가면서볼수도없었다고증언했다. 64)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51 C갑판화물칸안으로들어간다. 자동차와화물차가빽빽하게들어차있다. 승용차 65대, 화물차 33대를합쳐서 100대가까운차가실려있다. 자동차의고박을살펴보자. 세월호의화물고박배치도에자동차는좌우 2개씩총 4개의고박장치를이용하여고박해야한다고정해져있다. 이는다른배와비교했을때도일반적이고표준적인방식이다. 화물칸의 CCTV와차량블랙박스영상을보면이규정은제대로지켜지지않았다. 절반이상의차량에고박장치가체결되지않았고, 타이어접지부분에고임목을둔것이다였다. 이러한고임목만으로는가로방향의움직임을제한할수없다. 65) 고박을한경우에도차량 1대당 2개의고박장치만이사용되었다. 트럭역시승인된고박장치로고박되지않은것으로보인다. 66) 트럭은체인으로고박했는데, 이역시화물고박배치도에서승인된것은아니지만효과가없는것은아니다. 대형트럭전방 2개, 후방 2개에체인으로고박을했는데, 이럴경우좌우로각각 20톤씩은 ( 체인 1개당 10톤 ) 제어가가능하다. 67) 20톤이상의차량은이체인이감당하지못했을가능성이있다. 또화물고박배치도에는 C갑판에트럭적재허용조항이없는데실제로는트럭이실렸다. 원래화물을실어서는안되는경사로에도차량이 7대가량실렸다. 화물고박배치도의고박장치및방법, 간격등을전혀고려하지않고빽빽하게실었다는이야기다. 제 1 장. 출항하다 이제한층더내려가보자. D갑판에도자동차와화물차가실려있다. 중앙에는화물차가, 선미쪽에는자동차가주로주차되어있다. 화물고박배치도에는 1열당 6대만적재할수있도록되어있지만실제로는 9대로아주빽빽하게실었다. 중앙에서선수약간가까이양쪽에철근이실려있다. 역시고박은제대로되지않았다. 선장신보식의진술에따르면보통로프로, 고박을담당한직원의진술에따르면트럭체인고박장치로 D-링과 D-링을서로연결하는방식으로고박한것으로보인다. 68) 그옆에디스크건조기 ( 대형드라이어 [ 그림 1-27]) 2대가트레일러위에실려있고, 그사이에시멘트트레일러, 또옆에는디스크건조기한대가더실려있다 [ 그림 1-28]. 가장큰디스크건조기는자체무게가 52톤으로, 트레일러무게까지합하면 73.48톤이다. 작은디스크건조기는자체무게 25톤, 트레일러포함 40톤이다. 69) 이건조기들이전날오하마나호 ( 세월호와번갈아인천-제주를오가던카페리선 ) 가싣기를거부했다던중장비다. 70) 초기횡경사당시빠르게이동하고, 횡경사를가속한화물로추정된다. 조사관 : 너무커서거부를한것인가요. 신보식 : 그렇죠. 너무이게뭐해가지고한쪽으로중량물이다쏠릴건데, 아무리맞춰도. 오하마나호선장이거부한이유가뭐겠습니까? 뭐가균형이안맞으니까했겠지. ( 신보식선조위녹취록 (2018. 4. 28.))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52 [ 그림 1-27] 디스크건조기 ( 대형드라이어 ) 드라이어 드라이어 철근 시멘트트레일러 드라이어 철근 [ 그림 1-28] 철근및드라이어배치 배의가장아래쪽인 E갑판에는컨테이너와사료, 잡화가실려있다. 화물이격벽에바짝붙은상태로적재되어이동공간이거의없다. 화물고박배치도에 E갑판에컨테이너를적재할수있다고허용한적은없지만, 실제로 E갑판에서 30개의컨테이너가발견되었다. 무거운컨테이너를맨아래칸에싣는것은오히려복원성에는좋은영향을미친다. 그러나 E갑판에는컨테이너를고박할수있는고정장치가없었기때문에횡경사가심해지면컨테이너가한쪽으로쏠릴수밖에없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53 제대로고박하지않은화물로화물칸을가득채운세월호가 2014 년 4 월 15 일밤 9 시, 막걷히 기시작한안개를헤치며제주로향했다 [ 그림 1-29]. 제 1 장. 출항하다 C 갑판 선수갑판 트윈갑판 D 갑판 E 갑판 [ 그림 1-29] 3D 로구현한 4 월 15 일세월호의화물배치모습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54 05 평형수는얼마나실려있었나 2012년 10월국내에도입된뒤증 개축을거치면서세월호는복원성이악화됐다. 당시여객실을늘리고사진전시실을만드는바람에선박의무게중심이높아졌다. 그결과여객정원은 804명에서 921명으로 117명많아졌지만, 복원성기준을충족하기위해서는평형수를늘려야했다. 71) 하지만 2014년 4월 15일인천항출항당시세월호는평형수를 788.029톤만실었다. 72) 세월호는만재흘수선을넘기지않으려고일상적으로평형수를적게채워운항해왔다. 경사시험오류로인한경하상태의무게중심이낮게계산된상태로작성한 완성복원성계산서 대로도평형수와화물을적재해본적이없을정도였다. 73) 세월호에는모두 12개의평형수탱크가있었다. 선박밑바닥에배의좌우수평을맞춰주는힐링탱크, 배의앞뒤균형을맞춰주는밸러스트탱크, 배의수면위높이를맞춰주는선수 선미피크탱크등이있다. 보통화물을선적하면탱크에싣고있던평형수를배출하고, 화물을내리면다시바닷물을집어넣어선박의복원성을유지한다. 2 4 5 번은채웠다 세월호는평소에 2 4 5 번 ( 좌 우 ) 탱크는채운상태를유지하고, 힐링탱크를채우고나머지는그때그때채우거나빼면서운항했다. 74) 선장신보식이 2 4 5 번은꼭채워야한다, 그것은건드리면안된다 라는말을자주했기때문이다. 75) 그는 2012 년 10월 4일일본가고시마항에서배를넘겨받을때일본쪽 1등항해사에게서 4 5 번평형수탱크에항상평형수를실으라는조언을들었다. 76) 또선미보다선수쪽이 1m 정도더뜰수있게조절하라고강조했다. 배의복원성을유지하기위해서였다. 77) 실제로마린의모형시험으로선수트림 ( 선수쪽이선미쪽보다기울어진상태 ) 이세월호복원성이감소시킨다는게입증됐다. 78) 변호인 : 2013 년 2 월경세월호가인천에입항한후증인이이준석선장에게 4 번, 5 번으로부족하 니까 2 번밸러스트탱크에도평형수를채워야한다 고건의한사실이있지요. 신보식 ( 선장 ): 예.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55 변호인 : 2번탱크에추가로평형수를채워야한다고건의한이유가세월호선미증축으로인해서복원성에문제가있다고느껴서그렇게건의를한것인가요. 신보식 : 제가항해를보니까약간의그런문제가, 증축그리고선수의차량램프를떼어버리고해서약간의문제가있는것으로판단해서 2번탱크까지채우자는이야기를했습니다. ( 선원사건, 1심, 11회공판조서 (2014.8.26.)( 신보식증인신문부분 )) 제 1 장. 출항하다 세월호는화물이많으면만재흘수선 (6.264m) 이잠기지않도록평형수를빼고출항하기도했다. 그러나그상태로는불안정하므로인천항을떠나인천대교를지나서부터 1번탱크나다른밸러스트탱크에다시평형수를채웠다. 그러면만재흘수선을넘기지만배는더안정적이됐다. 또제주항에입항할때가되면밸러스트에채웠던물을빼서마치만재흘수선을넘기지않고운항한것처럼꾸몄다. 깜빡하고평형수를안빼서만재흘수선을넘겼다는지적을받기도했다. 79) 2014년 4월 15일, 이날도 1등항해사강원식은만재흘수선을맞추려고평형수를조절했다. 80) 경찰 : 피의자는자의적인판단에따라밸러스트를조절한다는것인가요. 강원식 (1등항해사): ( 신보식 ) 선장님이평소선미보다선수쪽이 1m 정도더뜰수있게조절하라고해그렇게맞추려고노력했습니다. 그렇게하는것이배가복원성을유지하면서안전하다고했습니다. 경찰 : 2014년 4월 15일출항시에는선장의지시대로밸러스트를조절하였는가요. 강원식 : 노력은했지만선미에화물이너무많아조정이불가능했습니다. 화물이이미적재된상태에서밸러스트물을더채우면배가더가라앉아흘수선을넘어버리기때문에선수 1번탱크에물을주입해선미를띄워흘수선을최대한맞추었습니다. 경찰 : 흘수선을유지하기위해피의자가어떤역할을하였는가요. 강원식 : 선미화물칸에있는컨트롤박스에서제가직접밸러스트탱크에물을주입해조절했습니다. ( 강원식경찰피의자신문조서 (2014.4.24.)) [ 그림 1-30] 4 월 15 일촬영된 D 갑판선미평형수 청수컨트롤판넬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56 [ 그림 1-31] 평형수탱크레벨게이지 세월호 D갑판선미에있는평형수컨트롤판넬 [ 그림 1-30] 81) 에는왼쪽에서오른쪽으로선미피크탱크, 힐링탱크, 3번탱크, 1번탱크, 선수피크탱크의평형수상태를표시하는레벨게이지가보였다. 게이지눈금을통해탱크에남은물을계산할수있었다 [ 그림 1-31]. 82) 다만 2 4 5 6 번탱크는평형수컨트롤판넬에게이지가표시돼있지않았다. 4월 15일오후 4시 23분경 83) 에찍힌컨트롤판넬계기판사진을보면, 선수피크탱크의게이지눈금은중간을가리키고푸른색불빛이깜박거린다. 검사 : 평형수와관련해선수피크탱크는사진의게이지만보면절반정도차있으나, 출항전에배출하였는가요. 강원식 (1등항해사): 예, 배출했습니다. 검사 : 어떻게확인이가능한가요. 강원식 : 계기판에녹색 ( 파란 ) 불이켜지면, 이는밸브가열렸다는표시입니다. 검사 : 출항전에배출해서 0 으로만들었다는것인가요. 강원식 : 예. 84) 선원사건, 1심, 23회공판조서 (2014.10.8.)( 강원식피고인신문부분 ) 1등항해사강원식은출항전가라앉은선미를띄우기위해선수쪽평형수탱크에바닷물을추가로넣기로했다. 하지만선수피크탱크는용량 (246m3) 이너무커서절반만채우면자유표면효과가일어나배가불안정해진다. 그래서강원식은용량이큰선수피크탱크의일부만채우는대신이를비우고, 용량이작은 1번탱크 (88m3) 에바닷물을가득채워넣었다. 85)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57 컨트롤판넬사진에선미피크탱크의레벨게이지를보면, 4.55톤채워있있다. 하지만강원식은 2014년검찰조사에서선미피크탱크에 평형수를넣고다닐수없었다 고말했다. 이에선조위는평형수를배출하는파이프라인과탱크밑바닥사이에공간 10cm를고려하여 0.687 톤이남아있다고판단했다. 86) 제 1 장. 출항하다 검사 : 증축으로인해세월호의운항등에어떠한문제가발생할소지가있는가요. 강원식 : 당연히있습니다. 선수우현에있는램프를제거해선수의무게가감소했는데선미부분이증축됐기때문에선미가지나치게물이많이잠기게됩니다. 화물을적재하지않아도선미가물에많이잠기므로화물을적재하면선미에있는밸러스트탱크에는평형수를넣고다닐수가없습니다. 87) ( 강원식검찰피의자신문조서 (2014.4.29.)) CN-235 B703 항공기에서찍은세월호열영상 우현힐링탱크 1 번연료탱크 3 번평형수탱크 2번평형수탱크빈공간 4 번평형수탱크 2 번연료탱크 5 번평형수탱크 명도가높은부분 ( 주변보다온도높음 ) 명도가낮은부분 ( 주변보다온도낮음 ) [ 그림 1-32] CN-235 B703 항공기로촬영한세월호열영상과열영상분석 2 4 5 번탱크는 고정밸러스트 로불리며, 2014년 2월여수조선소에서가득채운뒤한번도물을빼지않았다. 하지만사고당시 CN-235 B703 항공기에서촬영한열영상사진을보면, 2 번과 5번 ( 우현 ) 은채워져있지만 1번과 4번은비어있는것으로보인다 [ 그림 1-32]. 이는배가기울어지면서통풍관으로일부평형수가빠져나갔기때문으로해석된다. 88)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58 세월호는오전 8시 49분경 45도가량기울어졌다. 이시점부터항공기가열영상을촬영한 9시 34분경까지 45분간배는 53 중도까지더기울어졌다. 1번과 4번탱크의력통풍관이각각연결된 C D 갑판이바다 A 밑으로가라앉았고, 평형수가배밖으로빠져나오기시작했다 [ 그림 1-33]. 얼마나배출빠르게평형수가빠져나올수있는지계산해보니, 1번탱크는배가기울어진지 20분만에, 4번탱크는 5분만에해수면 [ 그림 1-33] 횡경사 53도에서 1번평형수탱크의선외유출추정까지비워지는것으로나타났다. 결국기울어진채로 45분간바다위에떠있으면서 1번과 4번탱크의평형수가유출됐고, 열영상사진에그모습이찍힌것으로선조위는판단했다. 89) 평형수량 788.029 톤 평형수파이프라인벨마우스유격평형수탱크바닥 [ 그림 1-34] 평형수탱크바닥과파이프라인사이의공간 ( 유격 ) 선조위는사고당시세월호의 1 2 4 5 번 ( 좌 우현 ) 탱크와선미피크탱크에는평형수가거의찼고, 3번탱크 ( 좌 우현 ) 와 6 번, 선수피크탱크는잔량이남은것으로추정한다. 좌 우현힐링탱크는 4월 15일에찍은레벨게이지수치를인용했다. 90) 선조위는빈탱크에도평형수가일부남아있을것이라고판단했다. 펌프를이용해 탱크를비울때평형수가흘러나오는파이프라인벨마우스와탱크밑바닥사이의유격은세월호의경우약 1cm에서 2cm 정도로되어있었다 [ 그림 1-34]. 이공간을 10cm까지로추정하여, 빈탱크의남은물을 0.144~2.163톤이라고계산했다. [ 표 1-6] 출항및사고시점에빈것으로추정되는평형수탱크의잔량 평형수탱크 최대무게 (MT) 91) 잔량추정 ( 톤 ) 92) 용량대비비율 선수피크탱크 93) 253.05 0.144 0.057% 3번탱크 ( 좌 우현 ) 222.28, 222.28 2.163, 2.163 0.97%, 0.97% 6번탱크 207.92 1.097 0.53% 선미피크탱크 94) 472.13 0.687 0.15%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59 세월호는평형수탱크를채울때는밸러스트펌프를이용하거나탱크의맨홀덮개를열고호스를이용한다. 95) 2014년 2월여수조선소에서는밸러스트펌프를사용해바닷물을넣고공기관입구로넘치는지확인했다. 평형수를가득채워자유표면효과를최소화하기위해서다. 하지만이런방법으로평형수를채워도완벽하게탱크를채우기는힘들다. 특히 2번탱크는통풍관입구가천장에설치돼있었지만 4번과 5번탱크 ( 좌 우현 ) 는통풍관입구가탱크천장에서 5cm 아래에놓여있었다 [ 그림 1-35]. 평형수탱크위쪽에서에어포켓 ( 공기층 ) 이생성되어물에채워지지않는공간이생길수있다. 96) 선조위는공기층이트림 (0.5m), 횡경사 (0.5도) 탓에탱크에생겨나 4 5 번탱크는 95~96% 찼다고추정했다. 97) 이에평형수가채워진 2 4 5 번탱크에대해서는선조위는다음과같이적재량을계산했다 [ 표 1-7]. 제 1 장. 출항하다 4 번탱크 (C) 5 번탱크 ( 좌현 ) [ 그림 1-35] 4 번평형수탱크, 5 번좌현평형수탱크통풍관입구위치 98) [ 표 1-7] 출항및사고시점에가득찬것으로추정되는평형수탱크의적재량 평형수탱크 무게 (MT) 적재량추정 용량대비비율 4번탱크 147.49 140.9 95.5% 5번탱크 ( 좌 우현 ) 110.87, 112.01 105.2, 106.3 94.89%, 94.9% 일부선조위위원들은평형수탱크가 98% 채워졌다고주장한다. 그러면 IMO 규정에따라자유표면효과를고려하지않아도되기때문이다. 세월호의경우자유표면효과적용여부에따라복원성수치 (GoM값) 가크게달라진다. 선체인양후 4번과 5번탱크의통풍관입구가탱크천장부터 5cm 떨어졌다는점을확인하고도이를제대로반영하지않은채복원성을보수적으로계산하는것은적절하지않다. 게다가세월호는 2014년 2월여수조선소에서 2번, 4번, 5번평형수탱크를만재한뒤 4월 15일출항당시까지평형수탱크를한번도점검하지않아 98% 이상평형수가채워져있을가능성은낮아보인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60 06 복원성은어떠했는가 선조위는세월호의증 개축작업으로바뀐경하중량과무게중심을확인하고, 복원성에영향을미치는여러요인을조사했다. 출항시점과사고시점의복원성을계산하기위해서다. 세월호인양후미탑재물이 19.018톤추가로발견돼한국선급이최초승인한결과와비교하면경하중량은 119.718톤증가하고, 무게중심은 32.5cm 높아졌다. 그만큼복원성은나빠졌다. 특히 2014년 4월 15일오후 9시세월호가마지막으로출항할때의복원성을계산하려면, 승선인원과배치, 화물량과배치, 평형수, 연료유, 청수의양을각각추정해야한다 [ 표 1-8]. 출항당시복원성 세월호가인천항을떠날때승선인원은선원 33명, 승객 443명등 476명이다. 선원의무게는일정중량에포함됐지만승객 443명에대한무게와배치는추정해무게중심을계산해야한다. 선조위는 A갑판에 345명, B갑판에 98명있다고가정했다. A갑판은대부분단원고학생들로봤다. 승객 1명당무게는소지품을포함해 90kg로추정했다. 화물은차량 185대, 컨테이너 81개, 철근 239묶음, 잡화 170여가지등총 2210.085톤이실렸다고판단했다. 선적된모든화물을종류별, 갑판별로정리하면다음과같다. [ 표 1-8] 4월 15일세월호에적재된화물구분 적재위치 종류 수량 중량 ( 톤 ) 소계합계 중간갑판 차량 33대 41.46 41.460 컨테이너 45개 70.97 컨테이너화물 - 114.72 선수갑판 철근 86B/D 138.13 413.069 H-빔 95본 53.96 파이프 / 직관 - 28.609 차량 98대 293.524 C갑판차량화물 12대 53.2 ( 화물칸 ) 컨테이너 1개 1.45 348.562 컨테이너화물 1종 0.388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61 적재위치 종류 수량 중량 ( 톤 ) 소계합계 차량 54대 264.031 차량화물 19대 257.243 D갑판 컨테이너 7개 11.66 컨테이너화물 - 20.704 1,126.727 철근 153B/D 272.576 잡화 - 300.513 컨테이너 30개 46.78 E갑판 컨테이너화물 - 52.437 사료 / 철좌대 80B/D 128.65 280.267 잡화 - 52.4 합계 2,210.085 제 1 장. 출항하다 청해진해운은한국해운조합인천지부에서연료유를공급받았다. 매월말연료유잔량이표시 된기관일지복사본을전달했는데선조위는이자료를입수했다. 2014 년 4 월 1 일부터각항차 별연료소모량과수급량을일단위로계산해보니다음과같았다 [ 표 1-9]. 분석항차수 24 항차 ( 인천발제주향항차수 ) 평균소요시간 14.736 시간 ( 벙커 C 이용 13.608 시간 + 벙커 A 이용 1.128 시간 ) 평균항해거리 298.483 마일 ( 벙커 C 이용 293.483 마일 + 벙커 A 이용 5,000 마일 ) 평균소모량 벙커 C 27.659 m3, 벙커 A 2.642 m3 [ 표 1-9] 세월호출항당시연료유적재량연료유 용적 (m 3 ) 무게 ( 톤 ) 벙커 C 162.878 162.14 벙커 A 49.485 42.3 합계 212.363 204.440 * 출항시점의연료유추정량 ( 연료유비중은최종수급당시연료유의비중을적용 ) 선조위는출항전평형수량과청수량을 4월 15일오후 4시 23분경에쵤영된세월호선미평형수 청수컨트롤판넬과 1등항해사강원식의진술을토대로도출했다 [ 표 1-10, 표 1-11]. 평형수탱크를만재했더라도 100% 채울수없다고판단했다. 그러면자유표면효과가생기고무게중심의위치와 GM값이바뀌는데, 이를 GoM이라고부른다. GM값과마찬가지로, GoM값도작아질수록배의복원성이나빠진다. 99)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62 [ 표 1-10] 4월 15일출항당시평형수량추정평형수탱크 최대무게 (MT) 100 추정한실적재된무게 (MT) 선수피크탱크 253.05 0.144 1번탱크 90.61 80.47 2번탱크 206.37 202.246 3번탱크 ( 좌 우현 ) 222.28, 222.28 2.163, 2.163 4번탱크 147.49 140.9 힐링탱크 ( 좌 우현 ) 226.28, 226.28 62.95, 83.71 5번탱크 ( 좌 우현 ) 110.87, 112.01 105.2, 106.3 6번탱크 207.92 1.097 선미피크탱크 472.13 0.687 합계 2508.89 788.029 101) [ 표 1-11] 4월 15일사진촬영당시세월호청수량추정 102) 청수탱크 총용량 ( 톤 ) 추정 1번청수탱크 (P) 106.04 57.254 1번청수탱크 (S) 108.51 63.808 2번청수탱크 (C) 152.95 147.546 합계 367.50 268.608 또선조위는복원성을계산할때경사시험시에는평형수탱크를비우거나가득채우지않으면안되는데, 너비가 10m나되는 4번탱크를 60% 만적재하여실제보다무게중심이아래로내려가는오류가발생했다는점을고려했다. 이를보정하여재계산하면경하상태일때한국선급승인결과와비교하면세월호의 GM은약 0.165m 줄어들고, KG는약 0.283m 커진다 [ 표 1-12]. [ 표 1-12] 경사시험결과서수정계산경사상태구분 경하중량 ( 톤 ) 무게중심 (m) 무게중심변화 일본에서건조시승인결과 5926.19 11.27 - 감사원결과 + 선조위발견추가중량보정결과 6,232.718 11.912 +0.642( 약 64cm) 경사시험의자유표면효과오류추가고려 6,232.718 12.102 +0.832( 약 83cm) 또 4 5번평형수탱크의통풍관위치가천장으로부터 5cm 떨어져있다는점을고려해 95% 정도찼다고판단해자유표면효과를적용했다. 이러한판단에는세월호는 2014년 2월조선소에서이평형수탱크를채운이후한번도점검하지않았다는점도고려됐다. 세월호가평형수탱크를평소에잘관리했는지가복원성을결정한셈이다. 선조위가출항당시세월호의복원성을계산해보니 GM 0.724m, GoM 0.406m였다. 103) 이는 NAPA 프로그램 ( 선체설계, 복원성계산등에널리사용되는프로그램 ) 으로검증한결과값이다 [ 표 1-13]. 104)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63 2014년 12월보고서에서해양안전심판원도세월호평형수탱크를제대로관리하지않았다는점에주목하며, 자유표면효과를적용했다. 복원성악화를방지하려면탱크안에공간이남지않도록평형수를통풍관이넘치도록수시로넣어야했다는것이다. 평형수탱크배관밸브의미세한틈을통해서나화물을적재하거나항해할때배가기울어지면서만재된평형수가조금씩탱크밖으로흘러나올수있기때문이다. 이렇게배출된양을각탱크용량의최소 3% 로판단했다. 105) 그결과 GM은 0.81m, GoM은 0.46m로계산했다. 반면선조위는 2 4 5번평형수탱크는이중저탱크인데다탱크구조나통풍관끝단의높이를볼때단기간에자연소실되기어렵다고밝혔다. 106) 참고로, 브룩스벨은인천항여객터미널에서촬영한 CCTV 화면을분석해출항당시세월호의복원성을추정했다. CCTV를보면, 화물이적재가끝나고선박이부두를떠날때모습을관찰할수있다. 부두작업자들이우현선미램프를통해내린뒤항구를떠나자램프가올라간다. 이때램프로인해횡경사가발생하는데그각도와흘수등을보고세월호의 GM을 0.6m 이상으로산출했다. 107) 제 1 장. 출항하다 [ 표 1-13] 출항시점의세월호복원성계산 ITEM CAL. METHOD RESULT 배수량을계산하기위한흘수 (Deq) From Hyd. Table 6.248 트림레버 (BGL) LCB-LCG 0.014 트림 (+ By the stern) DISPxTrim Lever/(MTCx100) 0.249 108) 선수흘수 (Fore Draft) Deq-Trim(1/2+LCF/LBP) 6.094 선미흘수 (Aft Draft) Fore Draft+Trim 6.344 평균흘수 (Mean Draft) (Fore Draft+Aft Draft)/2 6.219 GGo FSM/DISP 0.318 GM TKM-KG 0.724 GoM GM-GGo 0.406 KGo KG+GGo 10.739 [ 표 1-14] 출항당시복원성수치기관별비교 아이템 합동수사부 무게 ( 톤 ) 해양안전심판원 ( 평형수자연소실분 ) 세월호특조위미반영반영모델링 선체조사위내인설 선체조사위열린안 화물 2,142.700 2,142.700 2,142.700 2,286.100 2210.085 2210.085 평형수 761.200 761.200 743.972 743.972 788.029 799.02 연료유 198.380 150.600 150.600 150.600 204.440 204.440 청수 150.000 259.000 259.000 259.000 268.608 268.608 재화중량 3,462,280 3,523.200 3,505.971 3,649.372 3515.032 3,654 경하중량 6,113.000 6,213.000 6,213.000 6,213.000 6,232.718 6,233.000 배수량 9,575.280 9,736.200 9,718.971 9,862.372 9882.450 9.887 GM 0.609 0.820 0.810 0.694 0.724 0.857 GoM 0.483 0.700 0.460 0.580 0.406 0.707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64 사고당시복원성 출항때보다항해할때배의복원성은감소한다. 그이유는이렇다. 첫째, 항해를계속할수록연료와청수를많이쓰고배의무게가가벼워지는데, 그러면배가받는부력이줄어든다. 둘째, 연료와청수탱크는배아랫부분에있다. 연료와청수를쓰면배의무게중심이위로올라갈수밖에없다. 셋째, 연료와청수를사용하면탱크에서유동수의영향이생겨나자유표면효과가커진다. 그결과배의복원력은줄어든다. 2016년 4월 16일오전 8시 49분, 사고시점에서는세월호의화물량과배치, 평형수량이달라지지않았지만, 배가 12시간동안항해했기에연료유와청수의양은줄어들었다. 배의무게는가벼워지고무게중심은올라가고자유표면효과는커져복원성은악화된다. 선조위는세월호가출항시점부터사고시점까지청수 79.515톤, 연료유 24.206톤을사용했다고계산했다. 109) 세월호는제주에서만청수를넣었다. 청수는탱크가넘칠때까지급수하는데사고항차직전인 4월 11일청수 11톤을공급받았다. 같은날시흥의한고등학교학생 400여명과교사 10명이세월호를타고제주를출항해다음날인천에입항했다. 4월 15일까지세월호는대기하며화물을실었고, 4월 15일밤 9시에제주로출항했다. 110) 4 월 11 일부터 4 월 15 일까지사용한청수량은 98.9 톤으로추정됐다. 이는청수탱크의총용량 (367.5 톤 ) 에 4 월 15 일 4 시 23 분경에찍은청수탱크잔존량 (268.6 톤 ) 을뺀수치다 [ 그림 1-36]. 선조위는이기간에승선한인원을 592 명으로계산했다 [ 표 1-15]. 111) [ 표 1-15] 2014년 4월 11~15일승선인원추정 일자 승선인원수 4월 12일 493명 ( 학생 교사 410명, 일반승객 50명, 승무원 33명 ) 4월 13일 33명 ( 승무원 ) 4월 14일 33명 ( 승무원 ) 4월 15일 33명 ( 승무원 ) 합계 592명 선조위는사용된청수량 (98.9톤) 을승선인원수 (592명) 로나눠 1명이하루에쓰는청수량을평균 0.167톤으로정했다. 이를기준으로세월호선원과승객이사고당시까지청수를 79.515톤 (0.167 476명) 112) 사용했다고추정했다 [ 표 1-16]. 좌 우현 1번청수탱크에서절반씩소모됐다고가정했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65 제 1 장. 출항하다 [ 그림 1-36] 4 월 15 일청수레벨게이지 [ 표 1-16] 사고시점의청수량추정청수탱크 사진촬영시점 ( 톤 ) ( 출항시점 ) 사고시점 ( 톤 ) 1번청수탱크 (P) 57.254 17.497 1번청수탱크 (S) 63.808 24.051 2번청수탱크 (C) 147.546 147.546 합계 268.608 189.094 사고당시연료유는 176.98 톤으로계산했다. 제주도착 2 시간 30 분전에사고가발생했다고 추정한것이다 [ 표 1-17]. [ 표 1-17] 4월 16일사고당시연료유추정연료유 용적 (m 3 ) 무게 ( 톤 ) 벙커 C 139.284 136.320 벙커 A 48.164 40.660 합계 187.448 176.980 선조위가사고당시세월호의복원성을계산해보니 GM 0.626m, GoM 0.306m 였다. 연료유 와청수를소모한탓에 GM 은 0.098m, GoM 은 0.1m 감소했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66 [ 표 1-18] 4월 16일사고시점의세월호복원성계산 ITEM CAL. METHOD RESULT 배수량을계산하기위한흘수 (Deq) From Hyd. Table 6.200 트림레버 (BGL) LCB-LCG 0.015 트림 (+ 선미 ) DISPxTrim Lever/(MTCx100) 0.262 113) 선수흘수 (Fore Draft) Deq - Trim(1/2+LCF/LBP) 6.035 선미흘수 (Aft Draft) Fore Draft+Trim 6.297 평균흘수 (Mean Draft) (Fore Draft+Aft Draft)/2 6.166 GGo FSM/DISP 0.320 GM TKM-KG 0.626 GoM GM-GGo 0.306 KGo KG+GGo 10.841 브룩스벨도출항및사고시점의액체의무게를계산했다. 청수는선원의진술을참조해 2번탱크에 147톤, 1번탱크 ( 좌 우현 ) 에 112톤등 259톤을균등하게적재한것으로추정했다. 출항시점부터사고시점까지는 1번탱크 ( 좌 우현 ) 에서약 60톤을소비해사고당시에는 197톤의청수가남은상태였다. 연료유는벙커 C에 159톤, 벙커 A 42톤적재한채출항했고, 사고지점에는벙커 C 20톤, 벙커 A 3톤을썼다. 출항당시 0.6m였던 GoM은청수와연료유가줄어들면서 0.497m로떨어졌다. 여객선복원성기준준수여부 복원성은선박의안전성을판단하는기준인데, 여객선, 어선, 그밖의선박별로다르게적용된다. 여객선에대한기준이가장엄격하다. 114) 선박안전법제28조와해양수산부고시제2103-076 선박복원성기준 에서선박복원성계산및승인에대한세부사항을규정하고있다. 여객선은 10가지복원성요건을충족해야한다. 선조위는세월호가사고시점에서 7가지기준을준수하지못했다고판단했다 [ 표 1-19]. 첫째, 횡경사각 10도에서의복원정이선회의의한경사우력정이상일것 이라는요건을충족하지못했다. 이는방향을바꿀때 10도이상기울어지지않도록하는조건이다. 세월호의복원정이선회에의한횡경사에취약했다는점을보여준다. 115) 둘째, 바람또는파도에의한좌우흔들림 ( 횡요 ) 을대비한복원성기준도세월호는만족하지 못했다. 선조위는출항및사고당시기상상황으로볼때이조건이세월호침몰과큰연관성 이없지만, 항해할수록세월호는좌우기울어짐에따른복원성이감소했다고판단했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67 셋째, 경사우력정에서의횡경사각이한계경사각을초과하지않을것이라는조건도지키지못했다. 배가기울어져도배안으로물이들어올정도로기울어지지는말아야한다. 그러면들어오는물탓에전복될위험이있기때문이다. 그러나세월호는이를준수하지못했다. 116) 선박의기울기에따른복원력의크기를연결한곡선인복원정곡선과횡축으로둘러싸인부분의면적이일정한값보다커야하는데, 이규정도위반했다. 제 1 장. 출항하다 [ 표 1-19] 세월호출항시점여객선복원성기준준수여부 조항 항목 규정 실제 준수여부 제9조 1항 1호 횡경사각 10도에복원정이여객의횡이동에따른경사우력정이상일것 0.048 0.002 준수횡경사각 10도에복원정이선회에의한경사우력정이상일것 0.048 0.162 미준수 제9조 1항 2호 GoM 0.15m 이상일것 0.15 0.306 준수 제9조 2항 1호 조건불만족으로격심에바람에의한경사우력정및 a > b a < b 데이터출력불가파도에의한횡요미준수 제9조 2항 2호 경사우력정에서의횡경사각이한계경사각 ( 현단몰입각의 80% 또는 16도 ) 을 16도 약 35도 미준수 초과하지않을것 횡경사각 0~30도면적 0.055 이상 0.055 0.034 미준수 제9조 3항 1호 횡경사각 30~40도면적 0.030 이상 0.030 0.028 미준수 횡경사각 0~40도면적 0.090 이상 0.090 0.062 미준수 복원정최대값횡경사 25도이상에서발생 25도이상 약 40도 준수 제9조 3항 2호 30도이상의횡경사에서복원정은 0.2m 이상 0.2m 이상 약 0.131 미준수 결국선조위는 2014년 4월 15일세월호는출항하지말았어야한다고판단한다. GoM값이 0.5m 이하일때는다른선박과마주쳐피하거나변침점에서대각도로타각을사용할경우배의횡경사가커서전도할위험이있기때문이다. 또당시세월호화물은제대로고정되지않아배가 20도이상기울어지면화물이이동해더많이기울어질수있는상황이었다. 브룩스벨은세월호의복원성을분석한결과, 비손상복원성기준 9가지가운데 4가지를갖추지못했다고결론지었다 [ 표 1-20]. 선회로인한세월호의횡경사는 28.18도로, 규정 ( 최대각도 10도 ) 을넘어서선회에의한경사우력정규정을지키지못했다. 복원정곡선이최대 10도각도에서과도하게낮다는의미다. IMO의기상기준과횡경사각 0~30도, 0~40도에서일정면적값이상이어야한다는기준도충족하지못했다. GZ값이낮은탓에복원정곡선면적이불충분했던것이다. 브룩스벨은세월호가항해도중복원성상실에대비하려면 GM이 1m 이상이어야했다고밝혔다. 117)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68 [ 표 1-20] 브룩스벨세월호사고시점여객선복원성기준준수여부 TEXT 규정실제단위준수여부 횡경사각 0~30 도면적 0.055 이상 0.055 0.048 mrad 미준수 횡경사각 0~40 도면적 0.090 이상 0.090 0.083 mrad 미준수 횡경사각 30~40 도면적 0.030 이상 0.030 0.035 mrad 준수 복원정 (GZ) 최소값이 0.2m 이상일것 0.200 0.319 m 준수 복원정최대값횡경사 25 도이상에서발생 25.000 80.000 deg 준수 GM > 0.15 m 0.150 0.497 m 준수 횡경사각 10 도에복원정이여객의횡이동에따른경사우력정이상일것 10.000 4.040 deg 준수 횡경사각 10 도에복원정이선회에의한경사우력정이상일것 10.000 29.811 deg 미준수 IMO 기상조건 1.000 0.173 미준수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69 07 관리감독자들은무엇을했는가 제 1 장. 출항하다 사고를막을수있는관리감독시스템은곳곳에있었다. 과연이시스템들은세월호에대해어 떻게적용되었으며, 오늘날은어떤형태로유지되고있을까. 한국선급 한국선급은민간기관이지만, 선박검사와관련한정부의승인업무를대행하고있다. 여객선의 복원성자료, 화물고박지침서, 도면의승인등을받아야하는곳은해양수산부지만 ( 선박안전 법 28 조 2 항 ), 이승인업무는모두한국선급이대행한다 ( 선박안전법 60 조 2 항 ). 청해진해운은이와같은규정에의해 차량및화물고박배치도 를신 선박설계기술사무소에 의뢰하여작성한후, 한국선급에서승인을받았다. 이화물배치도가비현실적조건으로승인 되었다는점은세월호특조위 2 차청문회에서도지적된바있다 [ 그림 1-37] [ 그림 1-38]. 118) [ 그림 1-37] 세월호 D 갑판화물고박배치도 (2013 년승인 )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70 [ 그림 1-38] 한일카페리화물고박배치도 (2015 년승인 ) : 세월호보다훨씬빽빽하게화물을실을수있다. 선조위가재차지적한사항은한국선급이세월호의화물고박배치도를충분히검토하지않고승인했다는점이다. 이는감사원의 2014년 10월감사에서도지적된바있다. 카페리선박소유자는카페리선박에실린차량을 60cm 이상간격으로적재하고횡요 20도각도 119) 에서안전하도록고박해야한다고해양수산부는규정한다. 하지만구체적인방법을규정하는 화물적재고박등에관한기준 을마련하면서국내항만구간에만항해하는카페리선박이운송하는화물에대해서는적용하지않도록했다. 그결과카페리선박에적용할수있는고박기준이없게됐다. 한국선급은해양수산부의이러한세부기준마련의미비를핑계로세월호의고박배치도에대해배치도대로실제고박이가능한지등을충분히검토하지않고승인했다. [ 표 1-21] 세월호화물고박배치도의문제점 1. 차량의실제고박가능부분을고려하지않음 2. 일정간격으로배치된고박점에고박하기위해서는정상적인고박이어려움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71 3. 표기된내용과도면이일치하지않음 제 1 장. 출항하다 1 2 3 4 5 6 7 8 4. 고박점배치및각도기준을지키지않음 120) 간격 3.5m 1. 로로구역의고박점배치기준은다음과같다. 가. 선수미방향고박점의간격은 2.5m 를초과하여서는아니된다. 60 60 30 30 4. 도로용자동차의고박마. 고박각도는 30 도이상, 60 도이하이어야한다. 이외에도브룩스벨은화물고박및배치에관해복원성계산서와화물고박배치도의불일치도지적했다. 화물고박배치도에따르면화물은중량을기초로안전사용하중 (SWL; Safe Working Load) 이 5~8톤인체인과턴버클을사용하여고박해야한다. 하지만복원성계산서에따르면통일된규격의화물을직경 20mm 와이어로프로고박하도록규정되어있다. 그러한로프의안전사용하중은 1.6톤에불과해화물고박지침서의요구조건에크게미달한다. 이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72 처럼상반된정보가수록된두문서는모두신 선박설계기술사무소에서같은달 (2013 년 1 월 ) 에설계한것이다. 한국선급은 2013 년 1 월 4 일에이두문서 ( 화물고박배치도, 복원성계산서 ) 모두를승인했다. 121) 또앞서지적한것처럼복원성계산을위해가장중요한시험인경사시험역시세월호의수리 가끝났다고볼수없는상황에서진행되어실제복원성보다더좋은수치로승인되었고, 중량 물의무게검증, 만재흘수선의확인등을규정대로진행하지않았다. 경사시험결과서, 복원성계산서, 화물고박배치도는이를승인하는단계부터부실했다. 선사측도, 검사하는측도중요하게생각하거나주의를기울이지않았다는의미다. 문서에오류가많을뿐아니라문서와실제현장은완전히달랐다. 문서의오류들은현실에서이를지킬의지가없다는뜻의반영일수있다. 이러한무의지들이모여세월호를회복불가능할정도로기울게만들었다. 운항관리자 고박도제대로못할정도로화물을빡빡하게적재한세월호를관리감독할책임자가있었다. 바로운항관리자다. 운항관리자제도는 1970년남영호침몰사고를계기로도입되어 1973년에처음시행되었다. 122) 세월호참사당시인 2014년 4월에는전국 26곳에 73명의운항관리자가있었다. 운항관리자의의무는여객선의 안전운항을위한직무와지도 로, 그중가장중요한업무는여객선의출항시에하는 출항전점검 이다. 출항전점검을통해운항관리자는화물적재한도초과여부, 고박불량, 항해기기의정상작동등을점검한다. 안전운항을저해하는위험요소를발견할경우시정을요구할수있고, 해경에출항정지를요청할수도있다. 2014년 4월 15일 5시경, 세월호의 3등항해사박한결은운항관리실을찾아운항관리자전정윤에게 출항전여객선안전점검보고서 2장을건넸다 [ 그림 1-39]. 보고서의명의는선장이지만실제작성은항상박한결이담당했다. 123) 선체 기관 통신 화물적재 선박흘수등 5개항목모두 양호 로표기되어있었고, 현원 여객 일반화물 컨테이너 자동차등숫자를채워야할칸은비어있었다. 출항직전까지화물이실리고승객이탑승하기때문에숫자가아직확정되지않았기때문이다. 전정윤은직접점검하지도않고, 빈칸이있는서류에서명했다. 세월호의출항전점검을맡은전정윤은오후 5 시 58 분경이미 점검 을끝냈다. 그는세월호에 직접오르지않고세월호의만재흘수선이잠겼는지만대충확인했다. 그이후안개로약 3 시간 동안출항이지연되다출항허가소식을듣고승용차 15 대가더실렸지만추가점검은없었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73 세월호는출항후무전기로운항관리센터에출항을보고했다. 보고수치는승객 450 명, 선원 24 명, 차량 150 대, 일반화물 657 톤이었다. 124) 그러나실제승선인원은 476 명 ( 승객 443 명, 선 원 33 명 ) 이었고, 화물은선조위의조사결과에따르면 2,210 톤이실려있었다. 제 1 장. 출항하다 [ 그림 1-39] 2014 년 4 월 15 일세월호출항전여객선안전점검보고서 ; 현원및화물칸의필체와다른필체가다른것을알수있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74 08 나오며 : 2014 년 4 월 16 일참사를만든오랜관행 항상열려있었다 기관구역의수밀문과맨홀은항상열려있었다. 선조위의진술조사에서선원들은이를인정했 다. 기관구역을쉽게오가려고열어놓았는데, 일본에서세월호를처음도입할때부터이어진 오랜관행이라고주장했다. 125) 조사관 : 기관실수밀문작동은누가했습니까? 박기호 ( 기관장 ): 기관실수밀문작동은없습니다. 기관실수밀문은평소에는항상오픈하고검사와시스템점검을할때시도를해봅니다. 주기관에서축실, 축실에서발전기실에서닫혀있으면출입이불가능해현장업무에있어서는평소에는닫을수있는여건은아니었습니다. 조사관 : 진술인의생각입니까? 회사의지침입니까? 박기호 : 제가여객선에들어와서일본에서오하나마호를인수할적에일본인과 2개월같이승선했습니다. 여객선은처음이라일본선원들도통상적으로그렇게해서그런줄알고있었습니다. 청해진해운의다른선박 ( 춘향호, 청해진 1호, 오하나마호 ) 도동일하게수밀문을열어두고항해했습니다. 회사로부터그런지시를받은적은없습니다. 126) ( 박기호선조위진술조서 (2018.4.27.)) 선원들은맨홀을열어놓고다니는데도안전검사에서지적받지않았고, 맨홀을닫아야한다는 생각도하지않았다. 세월호참사가일어난지금도기기를확인하려면맨홀을열어둘수밖에 없다며, 오히려규정을바꿔야한다고주장한다. 조사관 : 맨홀을검사할때는닫아놓지않았나요? 박성용 ( 조기수 ): 검사하는걸몇번봤지만, 별이야기는없었습니다. 문닫아야하다는등의지적사항을부원들이들은적은없습니다. ( 박성용선조위진술조서 (2018.2.9.)) 조사관 : 각종검사시수밀문및맨홀의개방상태를지적받은적이있습니까?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75 박 용 ( 전 1등기관사 ): 2012년겨울목포에서배수리할때한국선급검사관에게지적받았습니다. 맨홀은이야기하지않았고수밀문작동상태가불능이라지적을받았으며수리신청후작동테스트를진행했습니다. 조사관 : 그때당시에도핀안정기실맨홀은열려져있었나요? 박 용 : 네, 열려있었으니지적받지않았습니다. ( 박 용선조위진술조서 (2018.2.22.)) 제 1 장. 출항하다 조사관 : 통상적으로맨홀은닫혀있는것이맞지요? 박기호 ( 기관사 ): 원래는일반적인문이아니기때문에닫히는게맞지만, 운항상점검을위해열어두는것이맞는지. 운항자의실무자에있어서닫아둔상태로운항을하기힘듭니다. 역으로말씀드리고싶은것은기기를확인해야하는입장인데닫아놓고운행하라고한다면국가적으로규정을손보던지, 기기의위치를손보든지해야한다고생각합니다. ( 박기호선조위진술조서 (2018.4.27.)) 2014 년 4 월 16 일사고당일에도핀안정기실로통하는맨홀은열어둔상태였고, 기관부선원 들은탈출하면서열린수밀문을닫아야한다고 특별히 생각하지않았다. 조사관 : 참사당일맨홀은열려있었습니까? 박성용 : 기존과같은상태로두었으니열려있었을것입니다. 조사관 : 기관실을빠져나오면서수밀문을닫아야한다는생각은하지않았나요? 박성용 : 특별히생각하지않았습니다. ( 박성용선조위진술조서 (2018.2.9.)) 이렇게선원들은세월호의수밀문과맨홀을모두열어둔채운항했다. 만약수밀문과맨홀을 제대로닫았다면, 세월호는더오랜시간떠있을수있었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76 항상많이싣고, 대충묶었다 2014년 1월부터 4월 15일까지세월호는인천에서제주로총 29회운항을했다. 보통제주에서인천으로올라올때보다인천에서제주로갈때가화물량이 2배가량많다. 세월호의인천 ~ 제주행적하운임목록 ( 청해진해운이화물을싣고받은운임을기록한목록 ) 을검토한결과, 4월 15일화물량은 29번중 2번째로많았다. 철근은거의항상실렸으며 (29번중 25번 ) 4월 15일출항당시가가장많았다 [ 표 1-22]. [ 표 1-22] 2014년세월호인천-제주항차중화물량이많았던순서 ( 세월호적하운임목록 2014.1.~4. 감사원증거기록중재구성 ) 날짜 적하 (K/T) 적하 (MS/T) 철근 (K/T) 1 3.21. 744.94 3,724 48.54 2 4.15. 725.09 3,625 57.20 3 3.27. 686.25 3,431 12.40 4 2.25. 665.45 3,327 24.00 5 3.25. 662.85 3,314 8.60 * K/T는중량톤수, MS/T는부피톤수를가리킨다. 청해진해운은부피대비무게가많이나가는화물은중량톤수로, 그외에는부 피톤수로무게를재운임을매겼다. 세월호선원재판및청해진해운재판에서는선사가화물을많이실으라고지시했던사실, 운항관리자가화물량및고박제대로상태를점검하지않은사실등이인정되었다. 수사및재판과정에서선원및고박관계자들의진술은화물초과적재및부실고박이오랜관행이었음을강하게시사했다. 선조위의진술조사에서도이러한진술이반복된다. 조사관 : 선사측에위험성에대해문제제기를한적이있나요? 누군가문제제기했다는것을들은적이있나요? ( 있다면 ) 선사측에전달된내용이나날짜는? 강원식 : 저는어떻게된지모르겠지만문제제기라기보다는회사에서늘원하는방식으로이루어져서회사와말싸움할생각은없었습니다. 회사에서실어야한다는것은늘싣고다녔습니다. 어차피회사와싸우면싣게될것인데회사와잘지내자싶어서다싣고다녔습니다. ( 강원식선조위진술조서 (2018.4.19.)) 조사관 : 그러면우련통운에서고박을하는데철근에도별도로고박하는걸나중에라도한번씩지나가면서본적이있는가요. 신보식 : 지나가면서볼수는없죠. 컨테이너사이로집어넣어버리는데. 조사관 : 선수말고화물칸에실린거. 신보식 : 화물칸에실린거는로프정도로알고있어요. 그래서내가어떻게했냐면이화물사고났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77 때내가네트를권유한적이있어요, 화물고박. 그게추진되다가안되어버리더라고, 그것도. ( 신보식선조위녹취록 (2018.4.28.)) 경찰 : 모든차량에고정용밴드를설치하는가요. 윤 민 ( 우련통운계장 ): 사실차량을최대한많이적재하기위해서김정수차장이차를앞으로가까이붙이라고해서차를많이붙이다보면차량의전후로나와야하는고정용밴드를설치하지못하는경우도있고, 선체바닥에설치된 D-링 (d-ring) 에고정용밴드를고정하는데 D-링이없거나고정하기어려운위치에있으면고임목만설치하기도합니다. ( 윤 민해경진술조서 (2014.4.21.)) 제 1 장. 출항하다 평소세월호의화물고박관계자들은적절한고박이아님을스스로인지하면서도편의나화물을더싣기위해고박을미흡하게하거나누락했다. 127) 일반차량에고임목만으로고박하거나라싱밴드총 2개 ( 규정은 4개 ) 만으로고박한점은이미알려져있었으나, 선조위는선체에서고박장치를수거하여고박지침서에명시되어있지않은고박체인을사용한점도새로알아냈다. 정식고박자재가아닌일반로프사용도다시확인했다. 이에더해위와같은선원및고박관계자들의진술은화물의초과적재, 미흡하고부적절한고박이오랜관행이었다는점을시사한다. 출항하지말았어야할배 2014 년 4 월 15 일인천항출항당시세월호는수많은규정을위반했다. 그때복원성기준을모 두지키고수밀구획관리와화물고박을제대로했다면, 배의급선회가배의전복과침몰로이 어지는것을막을수있었다. 하지만관행이란이름으로배의출항이허용됐다. 한국선급은증 개축한세월호의경하중량과무게중심을구하는경사시험을 2013년 1월 24일시행했다. 미탑재중량물은관행에따라대충추정했다. 인양이후선체내부에서콘크리트등이설계도면에표기된것보다많이발견됐다. 선조위가확인해보니감사원이시공업체를통해찾아낸누락중량 37톤외에, 19톤의누락중량이더있었다. 또경사시험시평형수탱크를완전히비우거나만재하라는국제해사기구의권고를따르지않은것도밝혀졌다. 이로인해세월호의경하중량은 6,232.718톤, 무게중심은 12.102m로바뀌었다. 한국선급이승인한수치보다경하중량은 119톤늘었고, 무게중심은 32.5cm 높아졌다. 128) 2014 년 4 월 16 일세월호에실린화물은 2,210 톤이었다. 선조위는세월호에실린화물량을재조 사하였는데, 인양을통해차량의모델명을더욱세분화해파악할수있었다. 세월호는이미잘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78 알려진것처럼화물을제대로고박하지않았고, 특히 D 갑판앞부분에는고정식고박장치가전 혀없었다. 바닷물의유입으로부터최우선적으로보호되어야할각종개구부들은열려있었다. 무엇보다 E갑판기관장비구획의미닫이식수밀문 2곳과수밀맨홀 5곳이열린상태였다. 이것은빠른침수와침몰의결정적요인이었다. 이들은한국선급수밀문규정과는달리, 폐쇄할수있도록준비되어있지도않았다. 선조위는평형수탱크의통기관이천장에서 5cm 떨어져만재가힘들다는사실도현장조사로확인했다. 물이가득차지않으면자유표면효과가발생해선박의복원성이크게나빠진다. 그럼에도 2014년 2월여수조선소에서평형수탱크를채운뒤선원들은단한번도평형수탱크의만재여부를점검하지않고인천과제주를오갔다. 세월호는출항때마다관행적으로수많은규정을위반해왔다. 2014년 4월 15일도다르지않았다. 제대로고박하지않은화물을화물칸에가득채우느라평형수는덜채웠고, 닫혀있어야할수밀격벽과수밀문은다열어놓았다. 막걷히기시작한안개를헤치며위험한배가서서히항해를시작했다.

Ⅰ 침몰원인조사 제 2 장 넘어지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80 들어가며 2014년 4월 15일오후 9시경, 인천항부두에우현쪽으로접안해있던세월호는후진하기시작했다. 원래출항시각보다 2시간 30분정도지연된출발이었다. 9시 7분경까지후진하던세월호는뱃머리를오른쪽으로돌려제주를향해나아갔다. 9시 24분쯤에는인천대교밑을지났다. 9시 43분경세월호의우현쪽으로팔미도가지나갔다. 세월호의속도는 14.6노트였다. 220도방향을가리키던세월호의뱃머리는 2분에걸쳐 260도까지돌아갔다. 오후 10시가되자야외갑판에서불꽃놀이를시작했다. 승객들은밖으로나와바다위에서터지는불꽃을즐겼다. 3등조타수는불꽃놀이뒷정리를위해밖에나와대기하고있었다. 출항이후꾸준히증가하던세월호의속도는이제약 20노트가되었다. 엔진은 1분에 470회쯤돌고있었다. 10 시 9분경부터 10시 12분경까지세월호는 251도에서 240도로좌현변침했다. 속도는 19.6 노트였다. 좌현쪽으로자월도가지나갈무렵인 10시 25경부터약 3분에걸쳐 231도에서 220도까지변침했다. 자월도를지난다음작은각도로변침하던세월호는 10시 46분경인천과평택으로가는항로가갈라지는지점을지나갔다. 불꽃놀이는이미끝났고뒷정리를마친조타수는조타실로돌아갔다. 밤 11시에교사들은인원을점검하고점호를끝냈다. 4월 16일오전 6시 22분경세월호는방위각 203도로나아가고있었다. 6시 30분경에는 173 도를향하고있었다. 7시 11분경세월호는 157도의방위각으로흑산도동쪽을지나갔다. 7시 30분경 1등항해사강원식은 3등항해사박한결에게당직을넘겼다. 세월호가매물도북동쪽 2 마일지점을지나고있을때였다. 박한결과함께당직을맡은조타수는조준기였다. 8시 21분경 156도에서서서히방향을바꾼배는 8시 26분경에는 140도를향했다. 세월호는맹골수도로진입했다. 이시각 B갑판은이른아침부터일어난승객들로북적였다. 단원고학생들은아침밥을먹기위해식당에서로비까지길게줄을섰다. 배는 8시 28분경에 140도, 8시 32분경에는 130도를향했다. 약 10분간배는 130도방위를유지했다. 8시 42분경부터 8시 45분경사이에세월호는 130도에서 135도로방향을틀었다. 8시 46분경세월호가우현쪽의병풍도와약 0.9마일거리를두고약 18노트의속력으로진행하고있을때 3등항해사는조타수에게 135도에서 140도로변침하라고지시했다. 이에따라조타수는우현으로 5도조타한후조타륜을제자리로돌려침로를변경했다. 배가 140도로정침되는것을확인한 3등항해사는 8시 48분경 140도에서 145도로변침하라는마지막조타명령을내렸다. 잠시후배가오른쪽으로선회하기시작했다. 조타수가 어어, 안돼! 안돼! 안돼! 라며소리를질렀다. 뱃머리가오른쪽으로빠르게돌면서배는왼쪽으로넘어졌다. 2014년 4월 16일오전 8시 49분이었다. 1)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81 01 세월호의갑작스러운우선회는어떻게시작되었는가? 제 2 장. 넘어지다 세월호는 2014년 4월 16일오전 8시 49분경오른쪽으로빠르게선회했다. 이선회의과정과이유를설명하는것이선체조사위원회 ( 선조위 ) 의주요한과제중하나였다. 세월호의타가오른쪽으로과도하게돌아간이유는무엇인가? 이질문은우현방향급선회와좌현방향횡경사, 그다음침수와침몰로이어지는일련의과정이어떻게시작되었는지밝히기위한첫단계다. 당시배의움직임을설명하기위해서는조타실에있던항해사와조타수의행위뿐만아니라조타신호를전달해서타를움직이는조타기장치의작동과정을함께고려해야한다. 조타실수인가기계고장인가 검찰과중앙해양안전심판원은조타수의조타가미숙하거나부적절했다고판단했다. 검찰은조준기가 지시에따라우현변침을시도하던중원하는대로의변침이이루어지지않자당황하여임의로조타기를우현측으로대각도로돌리는잘못을저지르는바람에선수가급속도로우회두하면서외방경사의영향으로선체가좌현측으로급속히기울어졌다 라고보았다. 2) 3등항해사박한결이조타수조준기의조타행위를제대로지휘하지않은것도잘못이라고보았다. 검찰이법원에제출한합동수사본부자문단보고서는 당직조타수가전속항해중복원성이극히불량한세월호를조타미숙으로대각도조타한것이직접적으로주된원인이었다 라는결론을내렸다. 3) 해양심판원도조타수가 타각을필요이상의대각도를사용하였거나타각을장시간유지함으로써선회각속도를제대로제어하지못하고선체의급격한회두를야기했다 라는결론을내렸다. 이와함께해양심판원은 사고발생당시세월호의조타설비에는문제점이없었던것으로판단 했다. 4) 그러나 2심재판을맡은광주고등법원 (2015년 4월 ) 은조타기장치의고장이나오작동가능성을배제할수없다고판단했다. 재판당시배가바닷속에가라앉은상황에서세월호의사고순간조타기장치에문제가있었는지아니었는지확실히알수없으며, 추후배를인양해서조사하여기계고장여부를파악하기전에는항해사박한결과조타수조준기의잘못이있었다고결론내리기어렵다는뜻이었다. 또조타기장치고장과는별개로혹시엔진에이상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82 이있었다면좌현쪽프로펠러와우현쪽프로펠러중하나만작동하는상황에서배가급하게회전할수있다는가능성도언급되었다. 2015년 11월대법원도세월호가급선회하여사고가발생한원인을명확히알수없다는고등법원의판단을받아들였다. 5) 이로써사람의잘못과기계의오류중무엇이세월호우현급선회의주된원인이었는지가리는일은인양이후의과제로남겨졌다. 고착 만약선교에있는조타수가특별한잘못이나실수를하지않았는데도타가큰각도로우현으로돌아갔다면선교에서조타명령을내리는장치와선미타기실에서물리적으로타를밀어주는장치사이어딘가에문제가있었다는뜻이다. 선조위에서주목한것은타기유압장치 ( 솔레노이드밸브 ) 의고착여부였다. 유압을통해타를우현또는좌현으로돌리는장치에들어있는솔레노이드밸브가한쪽으로움직였다가이물질등에의해고착되어제자리로돌아오지못했을가능성이있다는것이다. 이렇게밸브가한쪽으로밀린채고정되면타를밀어주는유압이계속가해지기때문에처음명령을내린각도보다타가더많이돌아갈수있다. 드물게일어나는일이고, 정상적인상태는아니지만물리적으로는발생할수있는현상이다. 선조위는인양된세월호에진입하여조타시스템의상태를파악하였으나외관상문제점은발견되지않았다. 선조위는타기펌프와솔레노이드밸브를분해하여조사하기로결정했다. 이를위해선조위는타기제조사인일본가와사키중공업 (Kawasaki Heavy Industries, Ltd.) 및그한국대리점인훌루테크 (FLUTEK, Ltd.) 와용역조사팀을꾸렸다. 조사팀은 2018년 1월 30일부터 3일동안세월호에있는 2대의타기유압시스템을배밖으로꺼내창원에있는훌루테크공장으로옮겼다. 2월 5일과 6일이틀동안선조위조사관 3명, 세월호유가족 3명, 브룩스벨홍콩지사담당자 1명이입회한가운데유압기기를개방하여조사했다. 개방작업은가와사키중공업소속 2명과훌루테크소속 4명이맡았다. 선교갑판 (5 층 ) E 갑판 ( 지하 ) [ 그림 2-1] 세월호조타실과타기실위치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83 제 2 장. 넘어지다 [ 그림 2-2] 세월호타기실 (2014 년 4 월 15 일오후 4 시 17 분촬영 ) 선조위는타기펌프분해조사를통해세월호 2번타기펌프 ( 좌현 ) 의 B측솔레노이드가고착된것을발견했다. 조사팀은 1번과 2번타기펌프각각에서솔레노이드를분리한후푸시로드 (Push Rod: 파일럿밸브스풀을밀어주는가느다란막대 ) 가밖으로노출된길이를측정했다 ( 선교의조타실에있는타기펌프작동및정지제어판을보면 1번펌프에 제주행, 2번펌프에 인천행 이라는표지가붙어있다. 인천 제주항해에서주로 1번펌프를운용하고, 제주 인천항해에서주로 2번펌프를운용한다는의미다 ). 우현쪽에있는 1번타기펌프파일럿밸브에서는푸시로드가 A 쪽과 B 쪽으로 9mm 같은길이로노출되어있었다. 이는당시 1번펌프의파일럿밸브가중립상태에있었고, 밸브양쪽의솔레노이드에아무문제가없었음을뜻한다. 이와달리좌현쪽에있는 2번타기펌프파일럿밸브에서는푸시로드가 A측은 12mm 노출되어있는반면 B측은 6mm만노출되어있었다. 즉당시 2번펌프의파일럿밸브가중립위치가아니라 A측에가깝게밀린상태에서멈춰있었다. 이는 B측솔레노이드가고착되어파일럿밸브를중립위치로되돌릴수없었다는뜻이다. 이것은오랫동안사용한솔레노이드에서발생할수도있는현상이다. 사용연한을초과하거나점검되지않은상태에서솔레노이드를오래사용하면작동중발열이심해지고내부에이물질이생성되면서철심의움직임이점차둔해질수있다. 이런효과가조금씩누적되면, 어느시점에이르러솔레노이드코일안쪽의철심과그것을감싸고있는덮개가강하게부대끼면서밀착하고, 철심은더이상움직이지못하고그자리에멈춘다. 6) 세월호 2번타기펌프의 B측솔레노이드가바로이런상태로발견되었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84 솔레노이드 ( 코일 ) 솔레노이드철심 눌림철심 정상철심 [ 그림 2-2] 고착된솔레노이드와정상솔레노이드비교사진 P 측파일럿밸브푸시로드 P 측파일럿밸브푸시로드 S측파일럿밸브푸시로드 S측파일럿밸브푸시로드 [ 그림 2-4] 우현 (starboard) 측과좌현 (port) 측파일럿밸브푸시로드상태. 우현 (S) 측푸시로드는 A와 B쪽모두 9mm 노출되어있다. 좌현 (P) 측푸시로드는 A쪽이 12mm, B쪽이 6mm 노출되어있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85 P 측메인밸브스풀 P S 솔레노이드코일 제 2 장. 넘어지다 Sol.a Sol.b P 측파일롯밸브스풀 No.2 펌프 [ 그림 2-5] 타기펌프의개략적인구조와솔레노이드고착발생위치 2번타기펌프솔레노이드가고착되어있었다는사실은세월호의급선회현상을설명하는데중요한실마리가된다. 세월호의우현방향급선회를유발한것이조타실수가아닌기계장치의문제였을가능성을제기하기때문이다. 일반적으로조타수가우현으로타각명령을주면타기펌프의 B측솔레노이드가자화 ( 磁化 ) 되어파일럿밸브를움직이고, 이때만들어진유로를따라작동유가흘러메인밸브를움직인다. 메인밸브의움직임에의해새로운유로가생기고, 이를따라작동유가흘러서실린더에압력을가해타를우현으로돌린다. 사고당시 2번타기펌프를사용하는중에우현방향타각명령이내려졌을때 B측솔레노이드가고착되었다면, 파일럿밸브와메인밸브가중립으로돌아오지못하고실린더에압력이계속가해지므로조타수가의도했던것이상으로타를우현방향으로밀었을것이다. 이경우조타수가좌현조타명령을내려도타를좌현으로밀어주는효과가쉽게나타나지않으며, 타는 ( 조타기의사양에따라 ) 최대운전각도 35도를지나설계정지각도인 37도까지동작할수있다. 7) 타기펌프솔레노이드고착은드물게발생하는현상이다. 항해사나기관사는전체경력기간중솔레노이드고착으로인한문제를경험하는횟수가극히적다고말한다. 제조사의매뉴얼에도항해중솔레노이드고착발생을막기위한유지 보수지침이명확하게정리되어있지않다. 제조사매뉴얼은항해전, 매일, 매주, 매월, 매분기, 반년, 매년, 정기점검등다양한주기의유지 보수활동을열거하고있는데, 솔레노이드밸브유지 보수는월간점검항목에들어있다 ( 솔레노이드밸브가조타대의명령신호에의해올바르게작동하는지점검한다 ). 그러나이는장치의정상작동여부를점검하는것을말할뿐이며, 솔레노이드, 솔레노이드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86 코어, 코어튜브등을정기적으로분해하여검사하는것은의무사항에들어있지않다. 브룩스벨조사담당자들은솔레노이드분해검사가조타기유지 보수절차에포함되어있는것을본적이없다고말한다. 또만약분해검사를실시한다고하더라도, 제조사매뉴얼은솔레노이드를교체하는방법이나솔레노이드밸브를해체하고조립하는방법을설명해주지않는다. 실제로세월호의조타기유지 보수작업이솔레노이드밸브를어떻게다루었는지는확인할수없었다. 8) 신경쓰는사람이별로없는상태에서배의타를좌우로움직이는장치의부품중하나로오랫동안작동해오던솔레노이드하나가 4월 16일아침에말썽을일으킨것이다. 선회의재구성 2014년 4월 16일아침세월호 2번타기펌프 B측솔레노이드가고착되었다는사실을염두에두고선교에있는조타실과선미에있는타기실에서벌어진일을새롭게구성해볼수있다. 조타실에서내린조타명령이전기신호로타기실에전달되고, 이를받은솔레노이드가작동하다가고착되면배뒤쪽의타는한쪽으로과도하게돌아간다. 이런타의움직임이효과를내 ( 타효 ) 체감할수있는배의거동이발생하면선교의조타실에서도이를인지하고대응하려시도하게된다. 사고당일 3등조타수조준기가 140도에서 145도로변침한후무엇인가잘못되었다고느낀순간이이에해당한다. 조타실선원들이미처대응할틈도없이배는곧빠르게우선회하면서좌현으로 45도이상기울었다. 기울어진조타실에서는선미타기실 2 번타기펌프의솔레노이드가고착되었다는사실을알수있었을까. 고착사실을알수없었다면조타실에서는어떤행동을할수있었을까. 그행동은배상태에어떤영향을미쳤을까. 궁금한것은그뿐만이아니다. 인천행 이라는표지가붙어있는 2번타기펌프는어떻게 제주행 항해에서작동중이었던것일까. 세월호조타실에서 인천행 2번타기펌프는언제어떻게켜지거나꺼졌던것일까. 선체인양이후실시한조타실내부조사, 타기펌프조사, 시뮬레이션, 선원대인조사등을종합하여세월호의빠른우선회전과후를재구성해보면다음과같다. 세월호가맹골수도로진입하기전조타실에서는자동조타모드를수동조타모드로변경했다. 9) 이는제주행항해에서통상적으로하는일이다. 조타모드는조타장치에설치되어있는스위치 (Mode Selector Switch) 를통해자동, 수동, 무추종 (NFU) 3가지중하나로선택한다. 수동모드에서는자동차운전대와비슷한모양의조타륜 (Steering Wheel) 을돌려선박의방향을조정한다. 조타륜이돌아간각도는조타륜바로위에있는러더명령지시기 (Rudder Order Indicator) 에서확인할수있다 ( 인양된세월호의러더명령지시기는좌현약 2도를가리키고있다 ). 항해사의지시를받아조타수가조타륜을돌리면그명령이전기신호로변환되어선미타기실로전달된다. 좌현쪽으로돌라는조타명령이내려가면타기펌프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87 의 A 측솔레노이드가자화되고, 우현쪽으로돌라는조타명령이내려지면 B 측솔레노이드 가자화되어파일럿밸브를한쪽방향으로밀어준다. 제 2 장. 넘어지다 인양전 [ 그림 2-6] 세월호인양전 후수동조타모드상태사진 인양후 3등항해사박한결의지시에따라조타수조준기가우현으로타를조작했을때 2번타기펌프의 B측솔레노이드가파일럿밸브를밀어준상태에서멈춰버렸고, 타는우현으로이동하기시작했다. 브룩스벨은 AIS 데이터분석을통해세월호의타오작동이발생한시각을 8시 48 분 57초경으로추정했다. 브룩스벨은시뮬레이션과 AIS 항적을비교하여타의오작동이시작되고 11초정도지났을때, 즉 8시 49분 8초경에타가우현 35도에도달한것으로파악했다. 10) 선조위는 8시 48분 38초에서 8시 49분 13초사이에 2번타기펌프 B측솔레노이드에고착현상이발생했다고추정했다. 또타가우현 0도에서우현 30도까지움직이는데는 13.3 초에서 13.6초가걸린다고보았다. 11) 양쪽의추정치를비교하여타의오작동시점을확정할수는없지만, 8시 49분경타가오른쪽으로돌아간효과 ( 타효 ) 가나타나면서선체는우현으로선회하는동시에좌현쪽으로기울기시작했다. 넘어진배의조타실 배가선회하면서기울고있는동안조타실의선원들이어떻게대응했는지에관련된기록은완벽하지않다. 선원들이 2번타기펌프의 B측솔레노이드가고착되어서배의선회와경사가발생했다는사실을바로인식하기는어려웠을것이다. 1등항해사강원식은본인당직시간에이런사고가발생했으면어떤조치를취할것이냐는질문에대해조타를반대로해보고, 조타가잘되지않았으면조타시스템을 1번에서 2번으로바꿨을거같습니다 라고대답했다. 12) 이는조타명령을내려보내는전기회로가잘작동하지않는다고의심하여조타시스템을다른쪽으로바꾸어서시도해보겠다는뜻이다. 그러나이런행동은문제를해결하는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88 데도움이되지않았을것이다. 문제는전기신호전달회로가아니라타기펌프에서생겼기때문이다. 강원식의진술에서볼수있는것처럼조타실의선원들이당시솔레노이드고착으로인한타기펌프이상을바로포착해서타기펌프를끄거나변경하는행동을했으리라고기대하기는어렵다. 인양후실시한조사에따르면, 현재조타시스템선택스위치 (System Selector Switch) 는당시제주행항해에서사용중이던 1번도아니고그반대쪽회로인 2번도아닌 꺼짐 (System Off) 을가리키고있다. 이는우현선회이후누군가스위치를 꺼짐 으로변경했다는것을의미하지만, 그정확한시점은알수없다. 꺼짐 을선택하면배를선교에서조타할수없는상태가된다. 정상적인항해중이라면이때타는그자리에서정지하지만, 솔레노이드에문제가생겨타에유압이지속적으로작용하는상황에서는조타시스템선택스위치를꺼도타는오른쪽으로계속움직일수있다. 13) 인양전 [ 그림 2-7] 세월호인양전 후조타기시스템선택스위치 OFF 상태 인양후 조타시스템 (1번과 2번 ) 과타기펌프 (1번과 2번 ) 는연결되어작동하는장치이다. 조타시스템은선교에서내리는조타명령을전기신호형태로선미타기실의타기펌프쪽으로전달하는시스템이다. 조타명령이 1번조타시스템을통해 1번타기펌프로전달될수도있고, 2번타기펌프로전달될수도있으며, 양쪽타기펌프로동시에전달될수도있다. 어떤타기펌프를운전하고있는지에따라달라진다 (1번펌프만운전, 2번펌프만운전, 또는양쪽펌프모두운전 ). 2번조타시스템의경우도마찬가지다. 세월호의경우조타시스템선택스위치에서 1번은 제주행, 2번은 인천행 이라고구별하고있다. 이와비슷하게타기펌프도 1번에는 제주행, 2번에는 인천행 이라는표지가붙어있다. 통상적으로인천에서제주로갈때는 1번조타시스템과 1번타기펌프를사용하고, 제주에서인천으로갈때는 2번조타시스템과 2번타기펌프를사용한다. 단, 입 출항할때나날씨가나쁠때는타기펌프 2대를동시에사용한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89 솔레노이드고착후우현으로돌아간타를다시통제할수있으려면문제가생긴 2번타기펌프를꺼야만한다. 브룩스벨은배가우선회하면서좌로기우는급박한상황에서는조타실에있는사람들이신속하게반응하기어려웠을것으로판단했다. 14) 배가 45도이상기운상태에서타기펌프정지버튼이나운전버튼을누르는것은쉽지않다. 이버튼이있는시스템배전반은조타기에서왼편약 3m 뒤에있으므로누가되었든몇걸음움직여배전반에접근하고, 버튼덮개를올린다음버튼을눌러야한다. 영상기록이남아있지않은세월호의조타실에서당시누군가타기펌프정지버튼을눌렀는지확실하게규명하기는어렵지만, 선원진술을통해그가능성을추론해볼수있다. 제 2 장. 넘어지다 [ 그림 2-8] 타기펌프운전-정지버튼이있는시스템배전반. 사진에보이는다섯칸중가장오른쪽이타기펌프를제어하는패널이다. 조타실뒤편벽에붙어있으므로, 이패널을마주보고서면선미쪽을향하게된다. 펌프정지버튼펌프운전버튼알람정지버튼 No.1 펌프패널 No.2 펌프패널 [ 그림 2-9] 2번타기펌프운전, 정지, 알람패널. 왼쪽은사고이전세월호의펌프패널, 오른쪽은인양후세월호내에서확인한패널이다. 박한결이끄려고했다는알람버튼은오른쪽사진에서 경보음장치 표지아래에있다. 알람이켜지면빨간불이들어온다. 2번타기펌프를켜려면그아래에 시동 이라는표지가붙은버튼을눌러야한다. 이버튼에는덮개가있기때문에덮개를먼저열고 시동 버튼을누르면펌프가운전중임을알리는초록색불이들어온다. 시동 버튼왼쪽의 정지 버튼을누르면 2번타기펌프를멈출수있다. 이버튼에도덮개가있으므로펌프를정지하려면덮개를열고 정지 버튼을눌러야한다. 정지 버튼에는불이들어오지않는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90 솔레노이드고착이발생한 2번타기펌프가배가기운이후어느시점에정지되었을가능성을추론해보는것은세월호의침몰직전영상에서타가우현이아닌좌현으로약 8도돌아가있는것으로관찰되었기때문이다. 이는 2번타기펌프의솔레노이드고착으로인해타가우현방향큰각도로돌아간다음어느시점에서좌현쪽으로이동했다는뜻이다. 인양후조타실에진입하여확인한타각지시기 (Rudder Angle Indicator) 가좌현쪽을가리키고있는사실도이러한추정을뒷받침한다 ( 조타실중앙과엔진제어실타각지시기좌현 11도, 조타실우현윙브리지타각지시기좌현 10.5도, 조타실좌현윙브리지타각지시기는파손 ). 15) 만약솔레노이드고착이발생한 2번타기펌프를끄지않고두었다면, 선체침몰전타가좌현쪽으로돌아간상태로목격되지않았을것이다. 따라서사고시점에 2번타기펌프가작동중이었으며, 배가크게기운다음 2번펌프가꺼졌고, 그이후타가좌현쪽으로움직였다고판단할수있다. [ 그림 2-10] 2014년 4월 16일오전 10시 15분전남어업지도선촬영영상. 침몰직전타가좌현 8도로돌아가있었음을보여준다. 당시조타실에있던사람들중타기펌프를껐을가능성이있는사람은누구인가? 지금까지타기펌프정지버튼을눌렀다고진술한것은 3등항해사박한결뿐이다. 박한결은 2014 년 5 월 2일광주지검피의자신문당시 시스템배전반위에있는타기알람만시끄럽게계속울려제가일어나서시스템배전반으로가빨간색버튼을눌렀는데, 그버튼이정지버튼이어서다시그위에있는빨간색경보음정지버튼 2개를누르자조용해졌습니다 라고진술한바있다. 16) 즉배가옆으로기운상태에서울리기시작한알람 ( 경보음 ) 을끄기위해알람정지버튼을누르려고했으나, 의도와달리바로아래쪽에있는타기펌프정지버튼을먼저눌렀고, 그다음에경보음정지버튼을눌렀다는것이다. 박한결은 2018년 4월 30일선조위조사관에게한진술에서도당시배가기운상황에서조타실좌현출입문쪽에쪼그려앉아있다가알람정지버튼을누르기위해배전반쪽으로갔다고말했다. 이때박한결이솔레노이드가고착된 2번펌프를껐거나 1번과 2번펌프를모두껐을가능성이있다. 어느쪽을껐든박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91 한결은솔레노이드가고착되어문제가생긴사실을인지하지못한상태였을것이다. 박한결은선조위조사관이 정지버튼을왜누르게되었나요 라고물었을때 그건모르겠고알람을끄려고하다가잘못눌렀습니다 라고답했다. 17) 사고당시조타실에있었던다른항해사, 조타수, 기관장중에서선체가기운다음타기펌프를껐다고진술한사람은없다. 조준기는사고당시자신은돌아다니지않고조타장치스탠드앞에서있었다고진술했다. 18) 제 2 장. 넘어지다 타기펌프시나리오 2번타기펌프의솔레노이드고착으로인해우현쪽으로돌던타가침몰직전에는좌현으로약 8도까지이동한과정을설명하려면세월호타기펌프들의작동과정지순서에대한시나리오가필요하다. 솔레노이드고착, 우현방향타이동과좌현방향선체기울어짐, 좌현으로타이동이라는사건의순서를설명할수있는타기펌프작동, 정지, 혹은전환시나리오를따져보아야한다. 19) 사고당시세월호의타기펌프의작동상황은다음 2가지중하나라고할수있다. 첫째, 2번타기펌프솔레노이드가고착되었을때 2번타기펌프만작동중이었다. 둘째, 2번타기펌프의솔레노이드가고착되었을때 2번과 1번타기펌프가함께작동중이었다. 솔레노이드고착은작동중일때, 즉전기가공급되어철심이자화된동안에만발생할수있기때문에, 2 번타기펌프는고착순간에작동중이었다고보는것이타당하다. 이렇게크게 2가지경우로나뉘는것을염두에두고사고당시타기펌프작동상황에서가능한시나리오를정리하면다음과같다. ( 아래의시나리오들에서펌프를끈 누군가 는 3등항해사박한결일가능성이높으나, 여기서는펌프의작동및정지상태에만주목하기로한다.) 가 시나리오 : 고착발생당시 2번타기펌프만작동중이었고, 누군가그펌프를껐다. 나 시나리오 : 고착발생당시 2번타기펌프만작동중이었고, 누군가 2번펌프를끈다음원래꺼져있던 1번펌프를켰다. 다 시나리오 : 고착발생당시 1번과 2번타기펌프모두작동중이었고, 누군가 2번을먼저끈다음 1번을껐다. 라 시나리오 : 고착발생당시 1번과 2번타기펌프모두작동중이었고, 누군가 2번펌프만껐다. 마 시나리오 : 고착발생당시 1번과 2번타기펌프모두작동중이었고, 누군가 1번을먼저끈다음 2번을껐다. 바 시나리오 : 고착발생당시 1번과 2번타기펌프모두작동중이었고, 누군가 1번펌프만껐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92 여기서사고당시세월호에서 2번타기펌프는작동하지않고 1번타기펌프만작동하고있었다는시나리오는중요하게고려하지않는다. 통상적으로출항때는펌프 2개를모두사용하기때문에, 사고당시 1번타기펌프만작동하고있었다면그것은출항과사고시점사이어느순간에 2번타기펌프를껐다는뜻이다. 만약솔레노이드가고착되지않은상태에서 2 번타기펌프를껐다면, 이는현재 2번타기펌프솔레노이드가고착된상태로발견된사실을설명하지못한다. 만약사고지점에도달하기전에솔레노이드가고착되었다면배는그자리에서예상치못한대각도우선회를했을것이다. 그러나사고지점이전에타의오작동과급선회가있었다는항적증거는없다. 20) 이시나리오들에서공통으로가정하고있는것은 3등항해사의지시에따라조타수가우현 5 도로조타한직후 2번타기펌프의 B측솔레노이드가고착되었고, 타가우현으로과도하게돌아가고있는것을감지한조타수가 ( 역시 3등항해사의지시에따라 ) 반대쪽 ( 좌현 ) 으로조타했다는정황이다. 조타수가정확히어느시점에좌현으로타를썼는지는확인할수없으나, 배의우선회와좌현횡경사를상쇄하기위한시도로좌현조타를했으리라는점을고려하면, 배가심하게기울어져서복원성을완전히잃기전에조타륜을왼쪽으로돌렸을것이라고추정할수있다. 또박한결의진술과배의상태를종합하면타기펌프를끈것은이미배가 45도로기운다음이다. 이러한조건들을고려하여위의시나리오들중어떤것이실제로조타실에서벌어진일과가까운지평가해볼수있다. 가 시나리오 : 고착발생당시 2번타기펌프만작동중이었고, 누군가그펌프를껐다. 2번펌프만작동중인상태에서배가기운다음 2번펌프를껐다면, 타는 1번과 2번펌프어느쪽을통해서도추가조타신호를받을수없으므로, 타는우현쪽으로돌아간상태에서좌현조타신호를받지못한채멈추었을것이다. 이는침몰전좌현약 8도라는타의최종위치를설명하지못하므로, 이시나리오는배제할수있다. 나 시나리오 : 고착발생당시 2번타기펌프만작동중이었고, 누군가 2번펌프를끈다음원래꺼져있던 1번펌프를켰다. 2번펌프만작동중인상태에서배가기운다음 2번펌프를껐다면, 타는 1번과 2번펌프어느쪽을통해서도추가조타신호를받을수없으므로, 타는우현쪽으로돌아간상태에서좌현조타신호를받지못한채일단멈추었을것이다. 이때지금껏작동하지않고있던 1번펌프를켜면이것이좌현조타신호를받아서타가좌현으로이동한다. 이것은물리적으로가능한시나리오다. 그러나배가기운다음타기펌프를새로켰다는선원의진술은없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93 다 시나리오 : 고착발생당시 1번과 2번타기펌프모두작동중이었고, 누군가 2번을먼저끈다음 1번을껐다. 1번과 2번펌프가모두작동중인상태에서배가기운다음 2번펌프를껐다면, 고착의영향은사라지고, 고착되지않은 1번펌프에좌현조타신호가전달되어타가좌현으로이동한다. 남은 1번펌프를몇초후에껐는지에따라타가좌현으로돌아간각도가달라질수있다. 이것은물리적으로가능한시나리오다. 배가기운다음타기펌프를껐다는 ( 박한결의 ) 증언과부합하지만, 2번펌프에이어 1번도마저껐는지는확인하기어렵다. 제 2 장. 넘어지다 라 시나리오 : 고착발생당시 1번과 2번타기펌프모두작동중이었고, 누군가 2번펌프만껐다. 1번과 2번펌프가모두작동중인상태에서배가기운다음 2번펌프를껐다면, 고착의영향은사라지고, 고착되지않은 1번펌프에좌현조타신호가전달되어타가좌현으로이동한다. 이것은물리적으로가능한시나리오다. 배가기운다음타기펌프를껐다는 ( 박한결의 ) 증언과도부합한다. 마 와 바 시나리오 : 고착발생당시 1번과 2번타기펌프모두작동중이었고, 누군가 1번을먼저끈다음 2번을껐거나 ( 마 ) 누군가 1번만껐다 ( 바 ). 1번과 2번펌프가모두작동중인상태에서배가기운다음 1번펌프를껐다면, 솔레노이드가고착된 2번펌프만계속작동하므로타는우현으로돌아간상태로머물게된다. 그이후에 2번펌프를끄든끄지않든타는계속우현쪽에남는다. 이것은침몰전좌현약 8도라는타의위치를설명하지못하므로, 이두시나리오는배제할수있다. 위의타기펌프작동-정지시나리오들중타가우현으로돌아간다음최종적으로좌현약 8 도로이동한사실과부합하는것은 나, 다, 라 시나리오등 3가지다. 나 시나리오는 2번펌프만작동하다가솔레노이드고착, 우현쪽으로타이동, 좌현횡경사가발생한다음에 2 번펌프를끄고, 곧이어원래꺼져있던 1번펌프를켠것이다. 다 와 라 시나리오는 1번과 2 번펌프를모두작동하다가솔레노이드고착, 우현쪽으로타이동, 좌현횡경사가발생한다음에 2번펌프를끈것이다. 이중배가기운후타기펌프를껐다는내용의 3등항해사진술에더가까운것은 다 와 라 시나리오다. 타기펌프를껐다는진술은있어도그다음에펌프하나를새로켰다는진술은없기때문이다. 즉사고당시 1번과 2번타기펌프가모두작동중이었을가능성이높다. 또 3등항해사가타기펌프 2개를차례로껐다는명확한진술을하지않았으므로, 다 와 라 시나리오중에는 2번타기펌프하나만끈 라 시나리오가더타당하다고볼수있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94 타기펌프시나리오 솔레노이드고착우현방향타이동과좌현방향횡경사좌현으로타이동 1 번 OFF 2 번 ON 시나리오 가 1번 OFF 2번 OFF 설명불가 시나리오 나 1번 OFF 2번 OFF 1번 ON 2번 OFF 1 번 ON 2 번 ON 시나리오 다 시나리오 라 시나리오 마 1번 ON 2번 ON 1번 ON 2번 ON 1번 OFF 2번 ON 2번 OFF 1번 ON 2번 OFF 1번 ON 2번 OFF 설명불가 1 번 OFF 2 번 OFF 시나리오 바 1 번 OFF 2 번 ON 설명불가 [ 그림 2-11] 타기펌프시나리오. 최종적으로타가좌현약 8 도로이동한것을설명할수있는시나리오는 나, 다, 라 3 가지다. 1번과 2번타기펌프가모두작동중이었다가배가기울어진다음 2번펌프를껐다는 라 시나리오를채택하기에앞서답해야할질문이있다. 라 시나리오는 제주행 1번타기펌프가아니라 인천행 2번타기펌프가제주행항해에서작동하다가 B측솔레노이드고착으로문제를일으키게되었다는내용이다. 인천행 이라는표지가붙어있는 2번타기펌프가왜제주로가는항해에서작동했는가? 이사실을어떻게설명할수있을까? 인천행 2 번타기펌프는왜돌고있었나 [ 그림 2-12] 세월호조타장치스탠드 이질문에대한답을찾기위해서는솔레노이드밸브가고착된 2번타기펌프를포함한 2대의타기펌프가인천출항시부터사고시점까지어떻게작동했는지파악해야한다. 이는배의타기펌프를관찰 분해 분석하는것만으로는다알수없으며, 대인조사를통해평소의세월호타기펌프운용관행과사고당일작동상황을알아내는것이필요하다. 선조위는 2018년 4 월수감중인이준석, 강원식, 박한결, 조준기를방문하여진술조서를받고, 과거세월호에서일했던현 식의참고인진술을들었다. 진술을바탕으로통상적인타기펌프운용방식및 2014년 4월 15일과 16일의타기펌프운용상황을다음과같이파악했다. 21)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95 통상오후 6시 30분인인천출항을대비하여 3등항해사는오후 4시에서 4시 30분사이에조타실로올라간다. 조타실뒤편의시스템배전반에있는스위치로타기펌프 1번 ( 제주행 ) 과 2 번 ( 인천행 ) 2대를모두켠다. 조타실가운데있는조타장치스탠드로가서조타시스템선택스위치를 1번 ( 제주행 ) 으로놓고, 조종모드를 수동 으로설정한다. 좌현 35도 ( 하드포트 ) 와우현 35도 ( 하드스타보드 ) 로조타신호를주어타가잘따라오는지확인한다. 조타륜을 0도 (midship) 에놓고출항때까지타기펌프 2대와조타시스템을운전상태로유지한다. 22) 다른선박들과마찬가지로세월호는입 출항할때타를빠르게쓰기위해 2대의타기펌프를모두운용했다. 선장이준석은 입 출항때는어느배나타기를 2대돌리는것으로알고있습니다 라고진술했고, 이는다른선원들의진술과도일치한다. 23) 제 2 장. 넘어지다 자이로리피터 선화창 VHF1(2 대 ) 자이로컴퍼스리피터 좌현윙브릿지 입구 안전기제어콘솔 주기원격조종대 항해용기기조종패널 조타기 조타스탠드 ( 자동조타장치포함 ) 레이더 1 레이더 2 입구 우현윙브릿지 타기펌프컨트롤패널 < 해도실 > < 통신실 > 조타실집합반 GPS AIS GPS 실제위치 VHF2(2 대 ) 조타실중앙출입구 [ 그림 2-13] 세월호조타실배치도 2014 년 4월 15일에도 3등항해사는오후 4시가지나조타기시험운전을실시한후, 안개로인해출항허가가나지않자그상태를유지하면서오후 9시까지대기했다. 평상시출항시간인 6시 30분은 1등항해사당직시간에해당하지만, 이날출항이오후 9시로지연되면서출항시간이 3등항해사당직시간이되었다. 다만오후 9시에출항할때타를잡은것은당직타수조준기가아닌 1등조타수박경남이었다. 출항후곧인천대교를지날무렵조준기가타를넘겨받았다. 세월호는보통타기펌프를 2대모두사용하여인천항을떠난후, 선박왕래가분주한지역을벗어나고항해가본궤도에오르면타기펌프한대를껐다. 1등항해사강원식은팔미도밑까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96 지나가서당직자가펌프를 1대끈다고도하고, 인천과평택으로향하는항로가갈라지는곳까지 2대를쓴다고도진술했다. 24) 신보식선장은직접펌프를끄고, 이준석선장은항해사들이알아서끄도록하는편이었다. 이준석선장은날씨가나쁘거나안개가많이끼었을때는 1대를끄지않고 2대를모두돌렸다고진술했다. 하지만보통본인은직접타기펌프를기동하거나정지하지않았다고도했다. 25) 박한결은선조위진술조서에서평소에출항이후본인이타기펌프를끈적이없다고했다. 또평소입 출항때에만타기펌프를 2대쓴다고말했지만, 인천출항후누가어디쯤에서타기펌프한대를끄는지는잘기억하지못했다. 26) 통상적으로조타수는타기패널을조작하는일이없었다. 조타수조준기는타기펌프를작동하는패널의위치를알고있느냐는질문에 조타기뒤쪽에있는판넬인것같습니다. 사관들이켜고끄는것을본적이있습니다 라고진술했다. 조준기는조타시스템선택스위치도작동한일이없다고진술했다. 책임소재때문에사관들이계기를건드리지못하게했다는것이다. 27) 4월 15일밤에출항후분주한지역을벗어나고항해가본궤도에오른다음가동중이던타기펌프 2대중 1대를껐는가, 아니면펌프 2대를운용하는상태가다음날아침사고직전까지이어졌는가? 출항이 2시간반정도지연되면서평소출항시당직을맡던 1등항해사와 1 등조타수가아니라 3등항해사와 3등조타수가이날출항시당직사관과당직타수가되었다 ( 세월호선원들은보통오후 7시반경당직을교대했다. 3등항해사는오후 7시반에 1등항해사에게당직을넘겨받아 11시반까지당직을서고 2등항해사에게넘겨준다 ). 인천항출항이후약 2시간반동안당직이었던 3등항해사박한결과조타수조준기는타기펌프 1대를끄지않은것으로보인다. 우선조준기는 4월 15일밤에타기펌프를직접끈적이없고, 끄라는명령을받은적도없다고진술했다. 28) 이날세월호에는평소에직접타기펌프를끄던신보식선장이아니라항해사들이알아서끄도록하던이준석선장이배를맡고있었다. 평소에출항후타기펌프를끄는일을하지않았던박한결은선조위조사관이인천출항후타기펌프를끈일이있느냐고묻자 지금은잘기억이안납니다 라고답했다. 박한결은사고직전타기펌프를몇대사용했는지대답하지못했고, 맹골수도진입직전에타기펌프 1대를추가로돌리거나바꾸어돌리지는않았다고진술했다. 29) 1등항해사강원식은선조위조사관에게한진술에서 4월 15일밤출항시에타기펌프를하나끈적이없다고말했다. 30) 4월 15일밤 11시반경당직을넘겨받게되어있던 2등항해사김영호는자정이넘어서야당직을시작했다. 당직시작전승객중체한학생이있어객실에내려가서돌보아야했기때문이다 ( 김영호는응급처치자격증을가지고있었다 ). 다시조타실로올라와 3등항해사와정식으로교대했을때는자정이지나있었다. 김영호는선조위조사관에게한진술에서이날당직중에타기펌프를조작한일이없다고답했다. 또조타실에같이있던사람들이타기펌프를조작하는것도보지못했으며선장등에게타기펌프에대한지시를받은적도없다고진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97 술했다 ( 한편김영호는입 출항시통상적으로타기펌프 2개를다켠다는사실을확실하게알지못했다. 다만항해중에는하나만켜고다녔으며, 사고당일자신의당직중에는 제주행 타기펌프 1번만작동중이었을것이라고진술하기도했다 ). 31) 사고당일오전 3시 30분경부터 7시 30분경까지당직이었던강원식은사고직전타기펌프가하나돌고있었는지 2개돌고있었는지정확하게기억하지못했다. 다만평소처럼 아마 1대썼지않을까싶습니다 라고답했다. 그러면서 혹시 2개가돌아갔다고하더라도특별히인수인계사항이없으면저는그냥갔을거같습니다 라고말했다. 32) 제 2 장. 넘어지다 이들진술을종합하면 4월 15일오후 9시인천항을떠나면서타기펌프를 2개작동한이후다음날아침이될때까지타기펌프하나를끈사람은없었을가능성이높다. 출항시당직이던 3등조타수는평소타기펌프패널을조작한적이없었고, 3등항해사는출항전타기펌프 2대를켜고점검하는일은늘해왔지만출항이후펌프하나를끄는일을한적은없었다. 1등항해사는출항후타기펌프를끄지않았다고진술했고, 2등항해사는당직중타기펌프를조작한일이없다고진술했다. 일정, 날씨, 선원등모든것이정상적으로돌아가는항해였다면, 인천항을떠난후배가안정적으로항해하기시작했을때선장이나항해사가타기펌프하나를껐을것이다. 제주로가는항해였으므로통상적으로는 인천행 표지가붙어있는 2번타기펌프를끄고, 제주행 표지가붙어있는 1번타기펌프만작동시켰을것이다. 하지만 4월 15일밤에조타실에서타기펌프하나를끈사람은없었던것으로추정된다. 규정위반이나실수로인해그런것은아니었지만, 4월 16일아침사고직전세월호에서는 제주행 1번타기펌프와 인천행 2번타기펌프가모두돌고있었다. 33) 그리고 2번타기펌프의 B 측솔레노이드에고착현상이발생했다. 이상의검토를통해타기펌프의작동, 솔레노이드고착, 타의이동을설명하는시나리오중 라 시나리오를가장유력한것으로채택할수있다. 즉솔레노이드고착발생당시 1번과 2 번타기펌프가모두작동중이었고, 고착으로인해통제를벗어난상태로우선회가발생한시점에서좌현조타를시도했으나, 결국세월호는우현으로돌면서좌현으로기울었다. 배가기운다음에조타실왼쪽출입문쪽으로가있던 3등항해사박한결이알람정지버튼을끄려다가 2번타기펌프정지버튼을누르자솔레노이드고착의영향은사라졌고, 고착되지않은채작동중이던 1번펌프에좌현조타신호가전달되어타가좌현쪽으로이동했다. 이는배가우현으로선회하는가운데좌현으로넘어졌는데도침몰직전에는배의타가좌현으로이동해있었다는사실을설명해준다. 34)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98 그날세월호의타는과연어떻게움직였을까 사고지점에서세월호의 2번타기펌프하나만작동중이었다면, 조타수가우현 5도정도로조타한직후 B측솔레노이드가고착되었을때타는오른쪽으로끝까지돌아갔을것이다. 2 번펌프를통해타를오른쪽으로움직이는압력만계속가해지므로, 설령배의이상을느끼고좌현조타신호를준다고해도타는왼쪽으로움직이지않기때문이다. 이렇게우현으로끝까지돌아간타를좌현약 8도로움직이게하려면고착이발생한 2번펌프를끄고, 1번펌프를켜서타를좌현쪽으로돌리는조타신호를받도록해야한다 ( 나 시나리오 ). 타기펌프가 1번과 2번모두작동중이었다는시나리오는앞의시나리오에비해타가처음우현으로, 그다음에좌현으로움직인과정에대해더복잡한설명을요구한다. 타기펌프 2 대가동시에돌고있을때둘중 1대에서 B측솔레노이드고착이발생하면, 양쪽펌프의작동상태를함께고려해서타의움직임을설명해야한다. 고착이발생한펌프가타를우현으로밀고있을때, 고착이발생하지않은펌프가타를좌현으로돌리는압력을줄수도있기때문이다. 타기펌프 2대가동시에작동하고있을때한쪽펌프에고착이발생하면과연타는어떻게움직이는가? 고착이발생한펌프가타를우현끝까지돌리는힘이더우세한가, 아니면고착되지않은펌프가타를좌현으로돌리는힘때문에타는우현끝까지돌아가지못하게되는가? 솔레노이드고착이세월호의선회에미친영향을이해하려면이질문에대한검토가필요하다. 이는도면과설명서를검토하는것만으로는해결할수없고, 실제조타장치와타기장치에서의고착효과를실험해보아야한다. 문제는세월호에장착되었던오래된조타장치및타기장치를똑같이장착한배를찾을수없다는점이다. 선조위는세월호와비교적유사한시스템을갖춘선박을섭외하여당시세월호의조타장치와타기장치조건에서솔레노이드고착이타에어떤효과를주었을지추정하고자했다. 35) 세월호와동일한유형의조타장치와타기장치를쓰는선박을찾기는쉽지않았다. 세월호와타기유형이같은 제주호 를찾았으나, 이배는타기를한번에한대만작동하도록설계되어있었다. 이에선사의허락을얻어타기 2대를동시에운전할수있도록조정했다. 2018 년 6월 26일 제주호에서타기작동실증실험을준비하였으나, 제주호의조타기형식이세월호와달라유효한실험을할수없다는사실이곧드러났다. 즉타기시스템은같지만조타장치형식이달라솔레노이드밸브에신호를전달하는방식이다르기때문에일부실험만가능했다. 1994년에건조된세월호와달리 2004년에건조된 제주호는새로운안전규칙에따라조타기시스템이달라졌다. 세월호에있던 PR-8000 조타기시리즈는기능이충분치않아 PR-6000으로바뀌었으며, 현재 PR-8000 시리즈조타기로운항하는배는찾기어렵다. 타기실증시험을위해 2번째로찾은선박은새누리호다. 새누리호와세월호는조타기와타기가모두달라확실한실증시험을할수는없는조건이다 [ 표 2-1]. 세월호와비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99 슷한조건의선박을찾기어려운것은세월호타기에적용된폐회로유압시스템이근래에는 적용되지않기때문이기도하다. 여러한계에도타기펌프 2 대가동시에작동하고있을때생 긴한쪽솔레노이드고착의일반적인효과를가늠할만한실험을일부진행할수있었다. 제 2 장. 넘어지다 [ 표 2-1] 세월호및실증실험선박타기및조타장치제원비교 선박 조타장치 타기장치 세월호 PR-8257-E-V23 RV-21-086 제주 PR-6262-E-SS2 RV-21-032~086 새누리 PR-6487-E2 TONG MYUNG HEAVY 선조위가새누리호에서실시한타기실증시험을통해서는세월호에서솔레노이드고착이발생한타기펌프의작동과타의이동양상을구현하지못했다. 세월호의조타장치와타기를똑같이구현할수없었기때문이다. 그럼에도타기실증시험을통해타움직임의경향을파악할수있었다. 타기펌프 2대를함께사용하면서우현 5도조타신호를주었을때한쪽타기펌프의솔레노이드밸브고착이발생하면, 일단타가우현 5도를지나더돌아가기시작한다. 이러한추가회전을상쇄하기위해반대쪽타기펌프에서좌현방향의압력을주기시작할수도있지만, 타가우현으로움직이는속도를낮출뿐결국우현전타가발생한다. 이후어떤시점에서솔레노이드가고착된타기펌프를정지하고, 반대쪽펌프로좌현방향의신호가주어지면타는좌현으로이동할수있다. 세월호에서도이와같은방식으로타가움직였던것으로추정할수있다. 36) 소결 : 작은소동으로끝날수는없었을까 4월 16일오전 8시 49분경발생한세월호의빠른우선회는솔레노이드고착으로인한타기장치이상으로시작되었다. 3등항해사의지시에따라우현으로 5도만큼변침하려했던조타수는타가자신의의도와달리우현으로계속돌고있음을인지하고당황했다. 좌현의 2번타기펌프의 B측솔레노이드가고착되어타를우현으로미는압력이계속가해진결과였다. 이변침과정에서조타수가잘못을저질렀다고볼수있는근거는없다. 우선회하는선체를되돌리기위해 3등항해사의지시에따라좌현으로조타를했다고하더라도타가우현으로계속돌아가면서배가선회하는것을막을수는없었다. 뱃머리가오른쪽으로돌면서선체가좌현쪽으로기울어지기시작했다. 그래도아직대형사고가발생한것은아니었다. 배가좌현으로잠시, 약간기울었다가다시직립하면작은소동으로끝날수도있는일이었다. 하지만배는좌현으로기우는힘을이겨내지못하고빠르게넘어져버렸다. 그리고다시일어나지못했다. 왜그랬을까.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00 02 세월호의좌현방향횡경사는어떻게진행되었는가? 세월호는솔레노이드고착으로인해큰우현타각이발생하더라도정상적인배였다면기울지않았을각도까지기울었다. 솔레노이드고착이발생한후 1분정도의짧은시간동안좌현으로 45도이상크게기운것이다. 큰우현타각의영향이라고만볼수없는극적인변화였다. 솔레노이드고착의영향으로배가옆으로기울기시작했을때배안에서는어떤일이일어나고있었을까? 선박내부의상태는세월호가기울어지는양상에어떤영향을미쳤을까? 선조위의조사결과는배가좌현으로 18~20도가량기울었을때제대로고박되어있지않았던화물이좌현으로이동했고, 이것이배를좌현으로더욱기울게만들었음을보여준다. 이와같은과정은인양후수거한차량블랙박스영상에대한분석, 화물배치, 무게, 고박상태에대한상세한조사, 횡경사각도분석등을통해설명할수있다. 차량블랙박스영상증거 세월호가좌현으로기우는동안내부의화물이어떻게이동했는지보여주는자료는화물칸에서수거한차량블랙박스다. 선조위는선체인양후차량블랙박스의영상기록데이터를복원했다. 수거된차량블랙박스는총 26대이고, 이중영상데이터를추출할수있었던것은 17대이며, 4월 16일사고시간대의영상이녹화되어있는것은 7대였다. 차량블랙박스시계들이서로맞지않았기때문에, 각블랙박스에기록된영상과음성을비교해가면서시계를맞추는작업이필요했다. 블랙박스들끼리맞춘시간은인천항만 CCTV, 세월호내부 CCTV 에기록된시간과비교할수있었고, 이를통해대한민국표준시 (KST) 를기준으로각장치에기록된사건을서술할수있게되었다. 37)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01 [ 표 2-2] 4월 16일사고당시영상이기록된차량블랙박스장치목록 식별번호 차종 차량태그번호 SEDF-199 마티즈 0701026-T-1 SEDF-202 디스커버리 0719053-C-1 SEDF-209 스타렉스 0723080-C-1 SEDF-214 화물차 1( 중앙 ) 0727106-C-2 SEDF-218 화물차 2( 좌현 ) 0729112-C-1 SEDF-226 싼타모 0802130-D-6 SEDF-252 그랜져 0720070-T-2 제 2 장. 넘어지다 후방전방 204 252 218 275 209 210 214 226 207 202 288 277 238 199 [ 그림 2-14] 차량용블랙박스발견위치와카메라방향 블랙박스시간을동기화하는데단초가된것은 SEDF-199에녹음된 KBS 라디오방송시보였다. SEDF-199번블랙박스에는 4월 15일오전 10시를알리는 KBS 시보가녹음되어있었고, 이때 199번블랙박스의시계는 10시 11분 4초를나타내고있었다. 따라서 199번블랙박스의시계가대한민국표준시보다 11분 4초앞서가는것을확인하고, 이를기준으로다른블랙박스및 CCTV의시간을비교 조정할수있었다. 분석을거친결과인천항만 CCTV 시계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02 는대한민국표준시보다 1분 16초앞서있고, 세월호선내 CCTV 시계는대한민국표준시보다 15분 23초뒤처진시간을가리키고있음을확인했다. 그다음각블랙박스장치를장착한차량이세월호에진입하는장면을담은인천항만 CCTV 영상을해당차량블랙박스영상과비교하여블랙박스시계를대한민국표준시와비교하고맞출수있었다. 선조위의시간동기화결과는 KBS에서자체분석한결과와비교하여검증했다. 38) 최초화물이동 복구된블랙박스영상은모두 C갑판과트윈갑판에서화물이이동하는영상을담고있다. 수거, 복구된블랙박스중 D갑판의화물이동장면을포착한것은없다. 그러나블랙박스영상과음성을종합적으로분석하면 C갑판과 D갑판에서화물이동이시작되는과정을추정할수있다. 우선 199번, 226번블랙박스에담긴음향을분석해보면오전 8시 49분 26초전후에굉음과화물이이동하는소음을들을수있다. 39) 226번블랙박스기록에서는 8시 49분 25 초에배후에서한차례굉음이울리고, 이어서화물이이동하는소리가들린다. 40) 또 199번블랙박스기록에서는 8시 49분 27초에배후에서한차례굉음을들을수있다. 41) 이런소리가들렸을때 C갑판과트윈갑판에서는화물이이동하는모습을관찰할수없다. 이는대규모화물이급격하게이동하는모습을관찰할수있게되기전에 ( 약 17초전 ) 카메라에잡히지않은어딘가에서화물이동이시작되었다는것으로해석할수있다. 한편 202번블랙박스는시간을확정할수는없지만약 20도의비교적작은횡경사에서굉음과화물이동이발생하는모습을보여주었다. 이를종합하면세월호에서처음으로화물이이동하기시작한것은배가좌현으로약 20도기울었을때라고판단할수있다. 42) 차량센서 삐빅 소리 이시점부터전체적인진폭이올라가면서화물이동이시작되는것으로판단됨 08:45:46( 기준시간 : 08:49:27) 본격적인우당탕소리시작화물이무너지는시간 08:45:54( 기준시간 : 08:49:35) [ 그림 2-15] 선조위의 226번블랙박스진동주파수분석자료. 동기화한기준시간으로 8시 49분 27초경화물이동으로추정되는소리가감지되는것을보여준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03 최초의화물이동이시작한위치와원인은무엇인가? C갑판에있던카메라에서찍을수는없지만소리는들을수있었던지점일것이다. 브룩스벨은 D갑판에서최초의화물이동이있어났으리라고의심할수있는곳들을하나씩검토했다. 처음고려한것은 D갑판에있는 1대의트럭에서화물이움직여서트럭밖으로떨어졌을가능성이었으나, 트럭이주차된위치로미루어보아높은횡경사모멘트를유발하기는어렵다고판단했다. 또 D갑판선수구역의일반화물이이동했을가능성을고려했으나, 화물이놓인목재팔레트와철제갑판사이의마찰력이화물이동을충분히막을수있었을것이라고보았다. D갑판일반화물바로뒤에있는 7 개의컨테이너가움직였을가능성도눈여겨보았다. 선내 CCTV 영상에따르면이지점의컨테이너와수조는로프로감싸서묶여있었다. 브룩스벨은고박작업자들이정해진지점에와이어로후방전방추가고박을하지 204 않은상태에서 252 컨테이너와 218 275 화물을함께 209 로프로묶어버린행위를도저히이해할수없다고서술했다. 선원들이그와같은행위를용인했다는사실은 선원으로서의의무를전혀준수하지않았음을보여주는증거 라는것이다. 하지만세월호의작은횡경사시점에서이지점의컨테이너가이동할가능성이높다고하더라도, 이컨테이너들이서로근접해있기때문에이에따른횡경사모멘트는그다지크지않을것이라고판단했다. 43) 210 214 226 207 202 제 2 장. 넘어지다 288 277 238 [ 그림 2-16] D 갑판화물배치도 199 이러한검토끝에브룩스벨은컨테이너바로뒤편에있던중량화물단위 ( 드라이어와트레일러 ) 와철근묶음이움직여서횡경사모멘트를발생시켰다는결론을내렸다. 철근은좌현과우현에각각두더미씩철제팔레트위에놓여있었다. 철제팔레트는그밑에별도의깔개없이철제갑판과바로맞닿아있었다. 철근과팔레트사이에도목재깔개가들어가지않고, 철근이철제팔레트와직접접촉한상태였다. 브룩스벨은이철근더미에적용된고박장치가약 20도의경사에서파손되었을가능성을제기한다. 44) SEDF-199번블랙박스에서들리는한차례의굉음이이철근더미를고박했던체인이파손되는소리라는의미다. 묶여있던철근더미가풀리면서옆에있는대형드라이어 ( 원통형건조기 ) 의고박장치와부딪혔을가능성이있다. 우현선측의철근바로왼쪽에있던대형드라이어와트레일러의무게는 73.48 톤이었다. 이대형드라이어왼편의시멘트파우더트럭은 12.6톤, 그보다더좌현쪽에배치된트레일러와드라이어두쌍의무게는각각 40.09톤, 40.60톤이었다. 인천항만 CCTV에따르면이들대형드라이어는체인블록 2개만사용하여트레일러에부적절하게고박되어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04 있었다 ( 체인블록은화물고박수단으로적합하지않다 ). 철근무게때문에이러한고박장치가파손되거나풀리면트레일러와드라이어장치가좌현으로이동했을것이다. 그다음에는도미노현상처럼대형드라이어가앞쪽에있는벌크파우더탱커와대형트럭을덮쳤다고추정할수있다. 그리고는이것들이합쳐져좌현안쪽에있는드라이어와그보다조금바깥쪽에있는드라이어에충돌했을것이다. 브룩스벨은이러한연쇄가약 250톤의화물이우현에서좌현으로이동하는효과를낸다고보았다. 45) [ 그림 2-17] D 갑판우현에적재된철근사진. 고박장치나목재깔개를사용했다는증거를찾을수없다. [ 그림 2-18] D 갑판앞쪽화물배치도 선체인양후화물반출작업에서이들드라이어가사고당시어떻게이동했는지힌트를얻을수있었다. 좌현에있던드라이어 2개중더안쪽에있던드라이어가바깥쪽에있던드라이어위로올라가선체좌현벽에붙어있는것을관찰했다. 위로올라간드라이어가선체외판과도강하게접촉했다는물리적인증거도찾을수있었다. 좌현 101번늑골과 121번늑골사이에서다양한파손과홈을발견할수있었는데, 이는인양작업때문에발생했다고보기는어려운것들이었다. 또드라이어에금이간자리가선체 116번늑골에발생한손상과크기가비슷하다거나, 드라이어를운반하는마피트레일러의높이와같은지점의늑골베이스부분에서홈이가장깊게파여있는것도사고당시드라이어가좌현외판벽으로이동하여부딪힌정황을보여준다. 46) [ 그림 2-19] 하나가다른하나위로올라간상태로발견된드라이어모식도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05 대규모화물이동철근과드라이어등 D갑판에서발생한초기화물이동에이어곧대규모화물이동이발생했다. 이러한대규모화물이동은 C갑판에있는차량블랙박스를통해목격할수있다. 8시 49 분 27초에배후에서들리는굉음이담겨있는 199번블랙박스는 8시 49분 34초부터소음이연이어발생했음을알려준다. 42초부터는화물이물리적으로이동하는것을확인할수있다. 214번블랙박스에서는 8시 49분 40초에앞에있는트럭의화물이처음으로이동하는징후가보인다. 트윈갑판의차량이미끄러지기시작하는것은 8시 49분 46초다. 218번블랙박스에서는 8시 49분 39초에화물이이동하는것과같은소리가들린다. 화물이이동하는모습을직접볼수있는것은 8시 49분 42초부터다. 선수부에있는이동식크레인이전복되기시작하고, 다른화물도이동을시작한다. 화물이동시체인고박장치가분리되면서생기는불꽃을볼수있다. 218번블랙박스는이무렵좌현환기구를통해물이유입되는모습도보여준다. 45도각도로기울어서물이고이기시작하는것을관찰할수있다. 8시 49분 25초에배후의굉음을통해 D갑판화물이동시작을시사해주던 226번블랙박스는 49분 35초에이동식크레인왼쪽의화물이좌현으로이동하는징후를보여준다. 49분 43초에는이동식크레인이좌현으로움직이고, 곧대부분의화물이이동한다. 49분 51초에는화물이좌현으로몰린모습을볼수있다. 마지막으로 252번블랙박스에서는 8시 49분 40초에차량들이좌현으로미끄러지는것을볼수있다. 브룩스벨은이시점에물방울이낙하하는궤적을분석하여횡경사각도를좌현약 50도로추정했다. 49분 56초경에도물방울이떨어지는각도를관찰해보면좌현약 50도로보인다. 47) 제 2 장. 넘어지다 [ 그림 2-20] 화물이동이전의화물배치도와화물이동이후의화물배치도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06 세월호내부의화물이동은브룩스벨에서추정한시간기준으로 8시 49분 26초경에 D갑판철근이고박을벗어나이동하는것으로시작하여 49분 43초경 C갑판과트윈갑판의화물이대규모로이동하는것으로이어졌다. 첫화물이동은배가약 20도기울어졌을때시작한것으로보인다. 이와같은화물이동의영향으로배는 45도까지기울어졌다. 대규모화물이동이종료된것은 49분 51초경이다. 화물이동전과후의화물배치상태를추정한것을 [ 그림 2-20] 을통해비교할수있다. 횡경사각도분석 브룩스벨은이와같이화물이동을분석한다음 AIS에서추출한세월호위치정보를바탕으로세월호의항해동안횡경사각도가어떻게변화했는지추정해보는횡경사각도분석을실시했다. 세월호출항시부터이튿날 8시 40분까지를첫번째구간, 8시 40분부터 9시 3분 14 초까지를두번째구간으로설정했다. 여기에는선박이선회하면서발생하는횡경사모멘트와위에서분석한화물이동에따른영향을함께고려했다. 199번블랙박스에기록된 8시 49 분 27초충돌소음을화물이동모멘트의시작으로삼고, 그후 15초동안전체화물이동모멘트의절반, 그다음 15초동안나머지절반이발생하는것으로가정했다. 이와같은조건으로시행한준정적분석은첫번째구간, 즉사고가발생하기전 8시 40분까지세월호의최고횡경사각도가 5도를약간넘는정도라고알려주었다. 이는선원들이쉽게감지하기어려운수준의횡경사다. 4월 16일 8시 40분까지세월호는위험한상황에처하지않았다는것이다. 두번째구간에서세월호의횡경사는 49.1도까지증가했다가 46.4도에서안정되었다. 분석결과그래프는세월호의우선회에따른모멘트가배를 20.2도까지기울게하는역할을하고, 그때부터이동하기시작한화물이추가모멘트를발생시켜횡경사가 49.1도까지계속증가할수있음을보여주었다. 48) 같은식으로구간을나누어실시한 1자유도동적분석에서도횡경사변화는유사한경향을보여주었다. 즉선회에따른모멘트가배를 20.7도까지기울게했고, 화물이동으로인한모멘트가횡경사각도를 51.6도까지증가시켰다가 46.7도로안정되었다. 49) Roll Angle (degrees) 0-10 -20-30 -40 Vessel Roll Angle 08:48:20-08:49:50-Quasi-static Analysis 08:49:27 - SEDF-199 audio ( bang ) of cargo moving (roll angle -20.2 deg) 08:49:42 - SEDF-199 video of cargo moving (roll angle -43.3 deg) Roll Angle (degrees) 0-10 -20-30 -40 Vessel Roll Angle 08:40:20-09:03:14-Daynamic Analysis 08:49:27 - SEDF-199 audio ( bang ) of cargo moving (roll angle -20.2 deg) 08:49:42 - SEDF-199 video of cargo moving (roll angle -44.4 deg) -50 42500 42520 42540 42560 42580 42600 42620 42640 Time(s) [ 그림 2-21] 준정적분석과동적분석에따른횡경사각도변화그래프 -50 42500 42520 42540 42560 42580 42600 42620 42640 Time(s)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07 이와같은브룩스벨의화물이동과횡경사각도분석에대한이견이선조위내부에서제기되기도했다. 브룩스벨은분석을위해화물이동모멘트를 5,000톤-미터 (ton-m) 로가정했지만, 이것이지나치게큰값이라는지적이었다. 좌현외판에높이 0.6m 정도의거더구조부재가선내로돌출되어있기때문에화물이좌현외판으로밀착할정도로이동하는것이불가능하다는것이다. 또블랙박스영상에서차량몇대가회전을하거나고박상태에서움직이지않는모습이관찰된것도이러한반론의근거로제시되었다. 또브룩스벨이횡경사시뮬레이션때와는달리침수시뮬레이션에서는약 4,000 톤-미터의이동모멘트를가정했다는점도지적되었다. 50) 제 2 장. 넘어지다 소결 : 화물이동을막을수는없었나 세월호의화물이동과정을보면, 부실한화물고박관행이작은규모의횡경사로끝날수있었던사건을크게확대시키는결과를낳았음을알수있다. D갑판선수쪽의일반화물과컨테이너는모두부적절하게고박되어있었다. 다만큰횡경사모멘트를발생시키지않는위치에있었을뿐이다. 이에비해 D갑판좌현과우현에나뉘어있던철근의이동은훨씬큰영향을미친것으로보인다. 적재와고박이모두적절하지않았고, 철제팔레트와철제갑판이직접접촉하게되어이동을막아주는마찰력이거의작용하지못했다. 브룩스벨은 철근화물의적재상태가사고의원인으로작용한영향을미친것으로판단 했다. 철근을고박하는체인이하나만사용되었다면, 횡경사가 20도에도달할무렵철근이이동하기시작하여왼쪽에있던드라이어에충돌했을것이다. 문제는이드라이어들도제대로고박되지않았다는사실이다. 철근과드라이어가비교적짧은시간동안좌현으로이동했고, 이는이미 20도가량기울기시작한세월호선체를좌현으로더기울게하는효과를냈다. 브룩스벨은이러한추가횡경사모멘트로인해나머지적재화물도절반이상좌현으로이동하게되었으며, 결국선체가좌현으로 45도까지기우는결과에이르렀다고분석했다. 좌현타기펌프의 B측솔레노이드고착으로유발된선박의우선회가좌현방향횡경사모멘트를만들어내고, 이것이화물이동을일으켜추가횡경사모멘트를유발했다. 4월 16일오전 8시 49분경세월호가좌현 45도까지기울게된이유를찾으려면그전날인 4 월 15일인천항에서이루어진고박작업현장으로거슬러올라가야한다. 아마그보다더오래전으로, 또다른장소로도거슬러올라가야할지도모른다. 만약세월호가비손상복원성기준을지키면서항해했다면갑작스러운솔레노이드고착으로방향타가우현끝까지돌아갔다고해도화물이동을유발할정도로배가기울어지지는않았을것이다. 브룩스벨의계산은적정한적재조건에서라면최대횡경사가 10도미만이었을것이라고예측한다. 51) 또화물이적절하게고박되어있었더라면 20도까지기운배가추가로더기울어지는힘을받지는않았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08 을것이다. 52) 세월호의화물고박배치도는차량의실제고박지점을고려하지않는등문제가 있는상태로승인되었다. 선조위의조사결과에따르면, 그밖에도세월호의고박에는문제가 많았다. 1. 화물고박배치도에승인된것보다초과적재했다. 2. 차량에화물고박배치도에정해진고박지점만큼고박을하지않았다.( 승용차 4개 실제 0~2개, 트럭 8개 실제 4개 ). 3. 미승인체인고박장치를사용하여트럭과중장비를고박했다. 4. 컨테이너고박장치가없는곳에컨테이너를실었다. 5. 잡화, 컨테이너등을일반로프를이용하여선체구조물에묶어매는등승인된방식으로적재 고박하지않았다. 6. D갑판앞쪽구역에도면과같은고정식고박자재가설치되어있지않아고박이불가능했다. 53) 브룩스벨은 모든규정들을지켰다면, 조타기고장은선박을표류시키는정도의결과만낳았 을것입니다. 즉사상자없이구조되었을상황이거의확실합니다 라는결론을내렸다. 문제 는지킬수있는규정을지키지않았다는것이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09 03 항해의재구성 Ⅰ- AIS 데이터분석과검증 제 2 장. 넘어지다 지금까지세월호의우현방향선회, 좌현방향횡경사와화물이동등의과정을재구성해보았다. 타기실, 조타실, 화물칸등배의각구역내에서진행된일련의변화가배의선회와횡경사에어떤영향을줄수있었는지검토하는과정이었다. 세월호의항해를재구성하는또하나의방법은세월호의거시적인움직임에대한유일한정보, 즉 AIS 데이터에대한자세한분석과검증이다. 배가기울어지는순간의배내부모습을일부나마보여주는자료로는차량블랙박스영상이있지만, 사고당시배전체의거시적인움직임을기록해놓은자료는없다. 사고가발생한뒤구조하러간해경이찍은영상과사진은모두배가이미 45도이상기울어진다음을보여줄뿐이다. 게다가항공기의블랙박스와같은역할을하는항해기록장치 (VDR: Voyage Data Recorder) 가세월호에는없었다. 사고당시시시각각으로변하는세월호의위치, 속도, 방향등을보여주는유일한자료가 AIS 데이터인셈이다. 하지만세월호참사초기부터세월호 AIS 데이터의정확성이나조작여부에대한의심과논란이끊이지않았다. 따라서 AIS 데이터를검증하고분석하는것은선조위가세월호의항해를재구성하고설명하기위해반드시필요한작업이었다. AIS 데이터는세월호의마지막항해에대해무엇을알려주는가? 혹은무엇을알려주지않는가? AIS 란무엇인가 AIS는선수방위, 속력, 위치등선박의운항정보를다른선박이나해상교통을관제하는 VTS( 해상교통관제센터 ) 에제공해주는항해장비다. 선박의 GPS( 위성항법장치 ), 자이로컴퍼스 ( 선수방위를표시하는항해장비 ) 등과연동해선박의항해정보를전송하는데, 일반적으로사용반경은 20~30해리다. 국제해상인명안전협약에따라모든여객선과국제항해하는 300톤이상의선박과국내항해하는 500톤이상의화물선에는 AIS를설치해야한다. 선박의안전한항해를돕고조난구조에활용하기위해서다. 54) AIS 항해정보는크게정적자료, 동적자료, 항해관련자료로분류된다. 정적자료는선명, 호출번호, 선박길이와너비등개별선박의고유한정보이며, 항해관련정보는흘수, 목적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10 지, 도착예정시간등을말한다. 선박운항에따라시시각각변하는동적자료가중요한데, 선박의위치, 침로 ( 선수방위 ), 대지침로 ( 배의실제진행방향 ), 대지속력 ( 조류및해류의영향을고려하지않은속력 ) 등이여기에속한다. AIS는 GPS에서위치와속력, 대지침로정보를, 자이로컴퍼스에서선수방위정보를받은뒤이를송출한다. 55) 선박은조류의영향을받으며움직이기에뱃머리 ( 선수 ) 가향하는방향과배가실제로움직이는방향이다를수밖에없다. 대체로선수방향을바꾸면배가따라서서서히그방향대로움직인다. 선수방위과대지침로는모두동쪽 90도, 남쪽 180도, 서쪽 270도, 북쪽 360도또는 0도로표시한다. AIS 동적자료는배의움직임과속도에따라 2~10초간격으로보고된다 [ 표 2-3]. 56) 이렇게발신되는 AIS신호는여러곳에서수신한다. 전국연안에있는 AIS 기지국은물론주변의선박, 항해정보를수집해판매하는국내외민간업체등이받는다. 특히 VTS로모인 AIS 정보는전국통합망을거쳐해양수산부해양안전종합정보시스템 (GICOMS) 에있는 AIS 중앙서버에저장된다. 57) [ 표 2-3] 국제전기통신연합 (ITU) 권고에따른 AIS 자료전송주기 (Class A) 58) 선박의동적상태 보고주기 정박중또는계류또는 3 노트미만으로움직이는선박 3분 정박중또는계류또는 3 노트이상으로움직이는선박 10초 0~14 노트 10초 0~14 노트이면서코스변경중인선박 3과 1/3초 14~23 노트 6초 14~23 노트이면서코스변경중인선박 2초 23 노트이상 2초 23 노트이상이면서코스변경중인선박 2초 해양수산부 AIS 항적을둘러싼의문점 해양수산부는세월호사건발생다음날인 2014년 4월 17일세월호의 AIS신호로작성한항적도를 1차로공개했다. 이항적도는해양안전종합정보시스템에서추출한것이다. 하지만 4 월 16일 8시 48분 37초부터 8시 52분 13초까지 3분 36초구간의항적은없었다. 이에대해해양수산부는사고당일오전 3시 37분부터 9시 30분까지 AIS 중앙서버 ( 대전정부통합전산센터 ) 에있는 AIS 데이터베이스에선박항적정보를저장하는기능이지연된탓이라고해명했다. AIS를안정적으로운영하려고 2014년 4월 1일해양안전종합정보시스템의서버 (AIS 데이터서비스, 통합게이트웨이등 ) 를이중화했는데, 신규통합게이트웨이의일부포트에서데이터전송량이불규칙적으로늘어나항적정보저장이지연된것으로파악됐다. 59)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11 부실항적이라는지적이나오자해양수산부는 4월 21일사고해역인근에있는위치한 AIS 수신국중하나인목포VTS의 AIS 원문로그데이터를수집해세월호항적을 2차로발표했다. 이항적도에서도 4월 16일 8시 48분 37초부터 8시 49분 13초까지 36초구간이누락됐다. 결국 4월 26일 3차항적까지나왔다. 해양수산부가목포VTS와진도VTS에저장된원문로그데이터를뽑아추가적으로항적을복원한것이다. 해양수산부가공개한 1~3차의세월호항적은정부 AIS 시스템을유지 보수해온 지 티가복원했다. 60) 제 2 장. 넘어지다 2, 3차항적이공개되면서 1차때누락됐던 3분 36초구간에총 43개의위치정보가추가로존재한다는것을확인했지만, 8시 48분 45초부터 49분 13초까지 29초구간은여전히위치값을알수없었다. 61) 이구간은세월호가 140도에서 145도로변침을막시작하거나그직전으로추정되는중요한시간대였다. 62) 세월호의운항속도가 17노트이상이었는데도 1차발표에서는 3분 36초, 2차에서는 36초, 3 차에서는 29초간의누락구간이계속발생하면서, 세월호 AIS 데이터가조작됐다는의혹이불거졌다. 특조위의 2차청문회에서는세월호의 AIS를복원한 지 티가위 경도가같은여러데이터를하나만남기고나머지는임의로삭제했다고도밝혔다. 또위치, 속도, 선회율이같은 AIS 데이터가서로다른시간대에존재한다는사실이드러났다. 무엇보다 8시 49분 44초부터 47초까지 3초간세월호의선수방향이 199도 213도 191도로급변하는현상이발생하는이유를알수가없었다. 위치정보 5 만 928 개와타임스탬프 선조위는세월호가출항때부터사고시점까지 AIS 로그원문데이터를입수했다. 이로그원문기록은인천과대산, 군산, 목포, 진도 ( 서거차도, 어란진 ), 여수, 제주등 VTS 7곳에있는 22개 AIS 기지국과사고당시세월호주변을지나던민간상선두우패밀리호의항해기록장치에저장됐던것이다. 이로그원문데이터에는세월호데이터뿐아니라사고당시주변을통행했던모든선박의 AIS 데이터가포함돼있었다. AIS 위치정보는 2,441만 2,904개, 그중세월호위치정보는 5만 928개로확인됐다 [ 표 2-4]. 63) [ 표 2-4] 해상교통관제센터 (VTS) 7 곳과두우패밀리호에서추출한 AIS 위치정보 전체 인천대산군산목포 336 만 5,891 세월호 8,231 306만 5,028 1만 2,892 329만 2,223 1만 1,179 4,808 만 858 진도 ( 서거차도 ) 1073만 531 진도 ( 어란진 ) 94만 3,974 제주 422 만 2,769 여수 341 만 2,931 두우패밀리 22만 7,699 9,106 3,096 2,065 2,835 601 923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12 세월호위치정보 5만 928개가운데상당수는동일메시지였다. 세월호에서 AIS 위치정보를발신하면그동일한정보가 AIS 기지국에각각수신 저장됐기때문이다. 선조위는동일한메시지인지여부를로그원문으로확인했다. 로그원문정보가동일하면중복된메시지이고, 서로다르면고유한메시지로분류했다. 이렇게통합처리해출항할때부터사고시점까지세월호의움직임을보여주는 AIS 로그원문데이터 7,337개를복원했다. 64) 전체 5만 928 개데이터가운데중복데이터가 85.6% 에달했던것이다. 65) 정부가발표한 AIS 항적은수신시간기준으로표시했지만, 선조위는송신시간기준으로정렬하기로했다. 같은로그원문데이터인데도 VTS마다저장한수신시간이달랐기때문이다. 예컨대제주VTS는 +1분 4초, 진도VTS 서거차도기지국은 -5분 19초, 진도VTS 어란진기지국은 -3분 1초의송신-발신시간차가났다. 두우패밀리호선박항해기록장치는세계협정시간 (UTC) 과동기화돼그오차가 1초이내였다. 이처럼동일한 AIS 메시지라고하더라도수신시간이각각다를수있다. 선조위는각 VTS 의메시지를통합하기위해가장먼저수신된 VTS 의 AIS 메시지를기준으로나열했다. 하지만 타임스탬프 (Time Stamp), 이른바송신시간은생성된시간이기에 AIS 메시지를각 VTS센터에서수신한시간은다르더라도타임스탬프시간은언제나동일하다. 특정시점에서선박의위치와속력, 침로등세부적인상태를파악해사고원인을분석하기위해서는수신시간이아니라타임스탬프기준으로데이터를나열하는게적절한이유다. 문제는타임스탬프가 시 와 분 이없고 초 만으로나타난다는것이다. 따라서모든메시지의타임스탬프정보는 0에서 59까지의값만갖는다. 해양수산부가세월호 AIS를복원할때 국제기준에따라선박에서발신하는 AIS 로그원문에는송신시간 ( 타임스탬프 ) 이 초 만나타나고 시 와 분 은포함하지않기에이기준으로항적을작성할수없었다 라고밝힌바있다. 선조위는타임스탬프의 시 와 분 을복원하는방법을찾았다. AIS 메시지대부분은초단위만표시되지만, 일부는세계협정시간기준으로생성된시간값 ( 시, 분, 초 ) 을표시하고있었다. 세월호전체 AIS 데이터 5만 928개가운데시간값이있는데이터는 6,489개 (12.7%) 였다. 이메시지값과 7개 VTS와두우패밀리호에저장된수신시간가운데가장이른것을추출해서위치정보 ( 소수점 7자리 ) 를비교해송신-수신시간차를확인했다. 시간차는몇초에그쳤다. 특히사고당시두우패밀리호항해기록장치의수신시간과송신시간차이는 1초이내였다. 이를토대로선조위는 초 단위만표시된메시지의타임스탬프에 시 와 분 을추가할수있었다 [ 표 2-5]. 세월호위치정보 7,337개는타임스탬프값에따른생성시간, 다시말해송신시간기준으로정렬될수있었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13 [ 표 2-5] 타임스탬프를송신시간으로복원하는과정 수신시간 (UTC) 송신시간 (UTC) 타임스탬프 위도 경도 2014-04-16 00:00:32 2014-04-16 00:00:18 18 34.1667500 125.9601333 2014-04-16 00:00:44 2014-04-16 00:00:30 30 34.1668667 125.9601333 제 2 장. 넘어지다 2014-04-16 00:00:53 2014-04-16 00:00:40 40 34.1669500 125.9601333 2014-04-16 00:01:02 2014-04-16 00:00:49 49 34.1670200 125.9601000 2014-04-16 00:01:12 2014-04-16 00:00:58 58 34.1671167 125.9601333 2014-04-16 00:01:23 2014-04-16 00:01:09 9 34.1672000 125.9601333 2014-04-16 00:01:32 2014-04-16 00:01:19 19 34.1672833 125.9601167 수신시간 : 7 개 VTS 와두우패밀리호수신시간중가장빠른시간. 송신시간 : 선조위가타임스탬프에 시 와 분 을붙인시간. 타임스탬프기준으로세월호 AIS 위치정보를정렬하는과정에서선조위는생성된시간이잘못붙여진경우를발견했다. 송신시간으로는세월호가 AIS 메시지를보내기전인데, 수신시간으로는 VTS에이미 AIS 메시지가저장돼있었다. 예컨대송신시간은 12시 28분 41초인데, 수신시간은 12시 28분 0초, 송신시간은 17시 25분 59초인데, 수신시간은 17시 25분 1초인식이다. 세월호 AIS 메시지 7,337개중에서이런경우가 74회발생했다. 분석해보니 AIS 메시지가생성된시간의 분 이 1분늦게표시된것으로드러났다. 이러한현상이다른선박에서도발생하는지확인해봤다. 선조위가세월호의 AIS 로그원문데이터조작여부를검증하기위해실험항해한새누리호의항해기록장치에저장된 AIS 로그원문데이터를복원해보니역시송신시간보다수신시간이빠른데이터가존재했다. 선조위는이를 AIS의일반적인오류로판단했다. 선조위는위 경도좌표의정밀도를높이기위해세월호 AIS 위치정보는소수점 7자리단위까지추출해분석했다. 해양수산부에서 AIS 분석의뢰를받은 지 티는소수점 5자리 ( 도 분 초소수점 2자리 ) 를사용해세월호항적도를만들었다. 그러자세월호의움직임이도드라지는변곡점 (8시 49분 44 45 47초 ) 이생기는등항적의모양이매우투박하게그려졌다. 하지만선조위가위 경도좌표도단위소수점 7자리이상으로확장해다시항적도를그리니모양이한결부드러워졌다. 계단모양처럼튀지않고선체진행방향으로위치좌표가부드럽게움직이고있었다. 66) AIS 위치정보중 대지침로 360 도, 선수방향 511 도, 속도 102.3 등불능코드값은선조위 가복원한 AIS 메시지에도나타났다. 또 8 시 48 분 44 초부터 49 분 13 초까지 29 초간의누락 구간도여전했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14 AIS 항적검증 해양수산부와선조위의 AIS 항적복원비교해양수산부의 3차항적과선조위가복원한 AIS 위치정보를비교해보면, 데이터수가 655개차이났다. 그이유는우선 3차항적은 2014년 4월 15일오후 9시부터복원한반면, 선조위복원은 15일오후 7시 43분부터였기때문이다. 또선조위는위 경도가동일하더라도 AIS 로그원문이다른경우에는그대로복원했다. 반면해양수산부는시간과관계없이동일한위치는중복처리했다. 진도VTS 데이터일부가해양수산부 3차항적에서는복원되지않은것도확인했다 [ 표 2-6]. 결국해양수산부와선조위의데이터수의차이는복원을몇시부터하였는가, 중복처리를어떻게하였는가에따라발생한것이었다. 67) [ 표 2-6] 선조위와해양수산부위치정보비교 68) 선조위 해양수산부 복원시간 2014.4.15. 19:43:12 2014.4.15. 21:00:11 ~2014.4.16. 10:10:54 ~2014.4.16. 10:13:03 위치정보 7,337개 6,682개 복원되지않은데이터 10개 461개 누락데이터 25개 39개 중복데이터 - 190개 합계 7372개 7372개 AIS 로그원문데이터가해양수산부를거쳐선조위에도달했기에정부가이를조작했을가능성이제기됐다. AIS 로그원문데이터는해양수산부가 VTS 7곳과두우패밀리호에서수집해세월호특조위에넘긴것이다. 선조위가이데이터를특조위에서받았다. 선조위는해외민간업체의세월호 AIS 로그원문데이터와비교해조작이나편집이있었는지살펴보기로했다. 정부가관할하는 VTS에서수신된 AIS 데이터는손댈수있다고해도해외민간업체의데이터까지모두똑같이바꿔놓을수는없는노릇이기때문이다. 선조위는선박들의항적정보를수집해판매하는네덜란드메이드스마트 (Made Smart) 사에서세월호 AIS 로그원문데이터를구입했다. 메이드스마트사는인천항과목포항의육상수신기및위성으로세월호의 AIS 로그원문데이터를수신했다. 수신한세월호메시지는모두 2,976개였다. 인천항수신기에서 1,052개, 목포항수신기 1,918개, 그리고위성에서 6개메시지였다. 이를해양수산부가제출한 AIS 로그원문데이터와비교해보니모두일치했다. 위치는물론속력, 대지속력, 선수방향등항해정보까지모두똑같았다. 69)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15 이밖에도선조위는 AIS 메시지가어떻게발신되고, 수신되는지실험해보기로했다. 사고해역인전남진도병풍도해역에서목포해양대실습선인새누리호로항해해보고새누리호의선박항해기록장치에기록된 AIS 항해정보와진도VTS 목포VTS(2개기지국 ) 제주VTS 와해양수산부해양안전종합정보시스템에서수신한 AIS 항해정보를비교해보는것이다. 새누리호는 2017년 9월 26일오후 5시30분부터 27일밤 1시까지맹골수도와병풍도인근해역을 5차례왕복했다. 제 2 장. 넘어지다 각 VTS와해양안전종합정보시스템에서수신한새누리호항해정보를비교해보니, 배가정상적으로운항했음에도수신량이같지않았다. 해양안전종합정보시스템에저장된메시지는 3,982개인반면, 목포VTS에는기지국별로 1,507개와 1,997개만수신됐다. 또제주VTS 와진도VTS도각각 1,650개, 3,968개로차이가났다. 새누리호에서 AIS 데이터를발신하더라도주변선박과기지국에서이를수신하지못하는경우가발생한것이다. 전파환경이나쁘거나많은선박이 AIS 데이터를보내통신용량을초과한탓에충돌이나간섭이발생한것이다. 70) 해양수산부의항적자료를선조위로그원문데이터는물론해외민간업체메이드스마트사와비교해서서로일치한다는사실을확인했다. 맹골수도와병풍도사이를오가는항해실험을진행하면서각 VTS마다 AIS 데이터수신량이다르다는것도확인했다. 선조위는세월호 AIS 로그원문데이터에는조작이나편집의흔적이없다고결론지었다. 71) 해양수산부가공개한 1 2 3 차항적검증선조위가복원한 AIS 데이터의바탕으로 1차항적을검증해보니, 당시해양수산부가자동적으로저장된위치정보만추출했기때문에 3분 36초가누락됐음이드러났다. 처음에선박또는관할당국의요청으로전송하는 특별위치메시지 를추출하지않고항적을발표한것이다. 뒤늦게 3분 36초누락구간의 AIS 데이터를찾기위해특별위치메시지를복원했고, 그결과가 2차항적에담겼다. 2차항적은목포VTS에있는 4개의 AIS 기지국에서데이터를수집해 32개항적을추가로복원했다. 3차항적은 4월26일진도VTS에있는 2개의 AIS 기지국에서 AIS 로그원문데이터를복원해 11개를다시추가했다. 또해양수산부는위 경도가일치하는항적은시간이다르더라도중복처리한것으로드러났다 [ 표 2-7]. 72)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16 [ 표 2-7] 선조위가해양수산부가발표한세월호항적을검증한결과 73) 일자 내용 비고 2014. 4.16 09:30~16:00 세월호항적복원실시 3분 36초 (08:48:37~08:52:13) 간미수신구간확인 - 목포VTS센터 AIS 원본데이터를복원 ( 언론제공 ) 3분 36초간항적데이터미수신구간에대한정밀복원실시 - 목포VTS센터 AIS 원본 2014.4.17 32개항적데이터복원데이터정밀검증은 ~4.20. 36초 (8:48:37~08:49:13) 간미수신구간확인 지 티수행 2014.4.26. 진도VTS센터 AIS 원본데이터를추가입수 (4월 2일 ) 해비교 분석 11개추가항적데이터확인 -29초(8:48:44~08:49:13) 미수신구간확인 - 목포 / 진도VTS센터의 AIS 항적원문비교 분석은 지 티수행 해양수산부 3차항적의일부시간나열 (8시 49분 44초, 45초, 47초 ) 이선조위 AIS 데이터와차이를보였다. 해양수산부는 AIS 데이터를수신시간 (VTS에서 AIS 위치정보를저장한시간 ) 기준으로나열했다. 그랬더니일부구간이위 경도위치정보로만보면, 선박이역방향으로운항한것과같이나타났다. 이에해양수산부는이구간만송신시간 ( 선박에서 AIS 위치정보를발송한시간 ) 기준으로수정했다고밝혔다. 문제의구간은수신시간기준으로정렬하면위도가 34도 9분 36.468초 36.8999초 36.6479초로커졌다가작아진다. 세월호는남쪽으로향하고있기에위도값은줄어들어야한다. 세월호가북쪽으로거슬러올라갈수없다고판단한해양수산부는이구간의나열을송신시간 ( 타임스탬프 ) 기준으로바꿨다. 그랬더니위도가 34도 9분 36.8999초 36.6479초 36.468초로조정됐다. 그리고는송신-수신시간차이를고려해이위치정보에임의의시간을부여했다. 그것이 8시 49분 44초, 45초, 47초다. 선조위가확인해보니이는수신시간도, 송신시간 ( 타임스탬프 ) 시간도아니었다. [ 표 2-8] 해수부 3 차위치역행구간에대한나열검증 해수부 3 차항적목포 VTS 서거차도 AIS 기지국어란진 AIS 기지국 시간 선수방위수신시간타임스탬프선수방위수신시간 타임 선수 스탬프 방위 타임선수수신시간스탬프방위 08:49:40 184 08:49:40 데이터없음데이터없음 08:54:59 39 184 08:52:42 39 184 08:49:44 199 08:49:44 데이터없음데이터없음 08:55:03 43 191 08:52:46 43 191 08:49:45 213 08:49:45 데이터없음데이터없음 08:55:06 40 199 08:52:49 40 199 08:49:47 191 08:49:47 데이터없음데이터없음 08:55:09 41 213 08:52:52 41 213 08:49:56 229 08:49:56 48 229 08:55:16 48 229 08:52:58 48 229 AIS 메시지에는위치정확도를보여주는지표가있는데, 위치값의오차가 10m 이하면 1, 그 이상이면 0 으로표시된다. VTS 가배에서멀리떨어질수록오차범위가커져위치정확도가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17 0 인값이많아진다. 오차범위가넓은 0 의값이많아지면상대적으로오차범위가적은 1 의 값에대한위치정확도도떨어질수있다. 그래서위 경도값이배가반대방향으로거슬러 올라가는것처럼표시될수있다. 하지만실제선박의움직임은그렇지않다. 74) 제 2 장. 넘어지다 해양수산부는수신시간기준으로항적을구현하면세월호의위치가역행한다는이유로그구간만송신시간기준으로정렬을바꾸고임의의시간을부여했지만, AIS 항적상배의위치가역행하는것처럼나타나는현상은그리드물지않다. 선조위가복원한세월호 AIS 데이터 7,337개중 38개구간에서위치가역행했다. 이러한현상은사고당시뿐만아니라그이전에도발생했고, 선조위는 AIS 위치정보의오류라고판단했다. 타임스탬프오류메시지와보정의문제점오류로의심되는다른현상도발견됐다. 우선세월호 AIS 데이터가운데위 경도는같지만타임스탬프가다른데이터가다수나타났다. 75) 14노트이상의속도로항해하는선박은초당최소 7m 이상이동하기에선박의위치정보는 AIS 메시지마다다르게나타나야한다. 그러나예를들어세월호는 8시 42분 15초부터 33초까지 23초간동일한좌표에표시된다. 당시세월호속력은 18노트이상이었다 [ 표 2-9]. 76) 타임스탬프가같은데, 위 경도가다른데이터 20 쌍 (40 개 ) 가운데위치정확도가 0( 위치값 오차 10m 이상 ) 인데이터가 8 쌍 (40%) 이나됐다. 위치정확도가 0 인데이터가전체의 14.7% 라는점에비춰보면타임스탬프오류는위치값오류와관련이있다고추정할수있다. 77) [ 표 2-9] 사고당시항적데이터 수신시간 (LMT_AFT) 생성시간 (UTC) 타임스탬프 위치정확도 경도위도대치침로 선수방위각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18 세월호사고가발생하던시간인 2014년 4월 16일오전 8시 49분 25초를보면위 경도는다른데타임스탬프시간이같은데이터가있다. 또 AIS 항해정보보고주기가 1초로짧은경우도 8시 49분 36초와 37초, 40초와 41초에확인됐다. 78) 속력 14~23노트로운항하는배는항로를유지할때는 6초, 방향을바꿀때는 2초마다 AIS 항해정보를보고하도록돼있다. 79) 또위치정확도가 0인구간에서 1인구간으로가는 8시 49분 41초와 43초에서는수신시간이뒤바뀌는현상도발견된다. 80) 선조위는이러한오류가다른선박에서도나타나는일반적인현상인지살펴봤다. 세월호와같은시간대에항해하며 14노트이상의속도를보이는선박 10척을표본으로추출했는데역시타임스탬프가다른데도위치정보가같은경우가목격됐다. 선조위는 AIS 데이터에서발생하는일반적인오류로판단했다. 81) 일부선조위위원들은위치값오차가 10m 이상이어서위치정확도가 0인구간에서이상현상이많이발생하기에이구간을보정할것을제안했다. 일정기준을두고 AIS 타임스탬프시간을보정하면선수방위나대지속도가튀는부분이사라진다는것이다. 그러나타임스탬프보정으로 AIS 조작의혹이다시불거질가능성이있다. 해양수산부의경우 3차항적을발표하면서일부구간의수신구간을송신구간으로바꿔비판받은바있다. 사고당시자이로컴퍼스오작동 8시 49분선수방위가 184도 199도 213도 191도 229도로바뀌었다. 1초에선수방향이 15도, 14도, 그리고반대로 22도, 그리고되돌아서 38도로변하는것은이상한항적이었다. 당시배의실제움직임을나타내는대지침로방위가 175.2도 182.3도 182도 183.5도 195.8도로변했다. 선수방향은자이로컴퍼스에서, 대지침로는 GPS에서정보를얻는다. 이상항적을두고선조위는배의선수방위를나타내는자이로컴퍼스가비정상으로작동했다고해석했다. 선조위는세월호사고당시 AIS 항적기록에나타난선박의선수방위이상현상을과학적으로실증하려고실험에나섰다. 자이로컴퍼스가어떠한조건에서정상작동하며, 얼마만큼오차범위를포함하는지조사했다. 어떠한환경에서자이로컴퍼스가이상동작현상을나타낼수있는지도확인하려했다. 82) 실험설정값은위도는 0도와 34.5도, 55도, 속력은 0노트, 15노트, 20노트로정했다. 우선자이로컴퍼스실험테이블을수평상태로놓고방위각변화를빠르게적용했다. 실험결과자이로방위는급격한선수방위변화에도정상적으로작동했고, 정지할때는오차값없이정침했다. 이번에는자이로컴퍼스실험테이블을사용한계각인 45도경사상태로두고방위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19 각변화를적용했다. 역시정상이었다. 차량블랙박스에서분석한기울기를토대로횡경사를복합적으로적용하기도했다. 정상작동범위인 45도에서급격히횡경사를 48도로바꾸고다시정상상태인 45도에서 48도, 50도로변경한것이다. 하지만세월호 AIS 항해정보에서나타난자이로컴퍼스의급격한이상동작은나타나지않았다. 83) 제 2 장. 넘어지다 또실험환경의최대기울기인 81.5도까지경사를반복적으로적용했다. 자이로컴퍼스는정상적인작동범위를벗어나자자이로구가내부구조와접촉했고, 선수방위에부정오차가발생했다. 정상작동범위인 45도이하가되면자이로구는댐핑현상 ( 진북의정지점을찾아가려는동작 ) 을일으켰다. 84) 여러가지조건에서자이로컴퍼스실험을진행했지만선수방위이상현상이나타나지않자선조위는세월호사고당시처럼동적환경조건을찾아냈다. 정상적인범위를벗어난상태에서자이로구에외력 ( 토크 ) 을유발해내부구조물벽면과접촉해헌팅현상이발생하도록한것이다. 그결과초기에는불규칙적이다가중간에규칙적인경향성을보였고, 마지막에방위가수렴되면서는불규칙적인방위각변화를관찰할수있었다. 선조위는세월호 AIS 항적정보에서나타나는선수방위이상현상은헌팅현상의초기변화와비슷했다고판단했다 [ 그림 2-22]. 85) 222 220 218 216 방위 214 212 210 208 206 204 202 1 6 11 16 21 26 31 36 [ 그림 2-22] 자이로헌팅방위 1~37 초구간확대 선조위는자이로컴퍼스가정상작동한계인경사각 45도이상으로세월호가기울어지면서, 자이로구가내부구조물벽면과접촉되는물리적인외력이발생했다면세월호의선수방위가비정상적으로움직인것처럼 AIS 신호를보냈을수있다고추정했다. 86)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20 29초누락구간세월호의운항속도가 17노트이상임에도 29초간이나 AIS 데이터가누락돼여러의구심을낳았다. 선박이 14노트이상속도로운항하면서변침하는경우 2초간격으로 AIS 위치정보가전송돼야한다. 당시해양수산부는 AIS 전파특성상나타나는현상으로다른선박에서도발생하고일정시간의 AIS 항적누락은선박의통신환경, 기지국의수신환경, 또는기기자체의오류등여러가지원인으로발생할수있다 고발표했다. 선조위는 AIS 항적누락이일반적으로일어나는현상인지검증했다. AIS는 2개의 VHF 주파수채널을사용하는데각채널은 9,600bps의전송률로분당 2,250개의정보전송이가능하다. AIS는 2개주파수를합쳐서 1분에최대 4,500개만전송할수있는셈이다. 선박이평균 6초에 1회동적자료를전송한다고가정하면, 최대통신용량은 450척정도다. 만약주변에선박이많거나선박이변침해서 AIS 동적자료의전송주기가빨라지면통신용량을초과할수있다. 그러면데이터충돌로인한오류가발생하거나정보를전송할빈공간을찾지못해데이터전송이지연된다. 선조위는당시 AIS 통신환경을살펴보기위해 2014년 4월 15일오후 7시부터 16일오전 10 시까지각 VTS 기지국에서수신한선박수를계산했다 [ 그림 2-23]. 전체 VTS 기지국의시간당평균 AIS 수신선박수는 761.04척이었다. 세월호사고해역과가까운목포VTS는평균 978.68척, 진도VTS는 807.31척, 제주VTS는 722.42척으로선박밀집도가높았다. 특히사고발생시간대인오전 8시부터 9시까지목포VTS 4403310 기지국은 1,386척, 진도VTS 서거차도기지국은 1,049척, 제주VTS 4403702 기지국은 1,317척의 AIS 위치정보를수신하고있었다. 통신용량을 2배웃도는 AIS 위치정보가쏟아지는상황이라서오류발생가능성도높았을것으로추정된다. 또 VTS 기지국과거리가멀수록메시지수가줄어드는경향을보였다. 세월호도인천항을떠날때는인천VTS에서, 사고시점에서는목포VTS와진도VTS에서메시지수신비율이높았다. 수신거리와주변환경에따라선박의위치정보가누락되는경우도많았다. 특정위치정보를수신받은 VTS도있고, 받지못한 VTS도있었다. 다만여러 VTS가동시에수신받은 AIS 메시지는수신시간에차이가있을뿐내용은동일했다. 선조위는사고시간대 ( 오전 8시 ~9시 ) 에세월호를제외한 14노트이상의다른선박 5척을뽑아각 VTS마다수신율을분석했다. 진도VTS 기준으로 4개선박에서세월호처럼 30초이상누락된사례가발생했다. 제주VTS과여수VTS, 목포VTS에선 30초이상위치정보가없는선박이각 2개였다. 선조위는 AIS 메시지수신누락이사고당시다른선박에서도발생했다는것을확인하고, 29초간누락구간은 AIS 시스템의불완전성으로인한오류라고판단했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21 04-15 19:00:00~20:00:00 20:00:01~21:00:00 21:00:01~22:00:00 22:00:01~23:00:00 23:00:01~04-16 00:00:00 00:00:01~01:00:00 01:00:01~02:00:00 02:00:01~03:00:00 03:00:01~04:00:00 04:00:01~05:00:00 05:00:01~06:00:00 06:00:01~07:00:00 07:00:01~08:00:00 08:00:01~09:00:00 09:00:01~10:00:00 0 0.25 0.5 0.75 1 인천 대산 군산 목포 진도 제주 여수 두우패밀리 제 2 장. 넘어지다 [ 그림 2-23] 세월호와각 VTS 간의거리에따른메시지수신량 소결 : AIS 항적으로본세월호사고 [ 그림 2-24] 4월 16일오전 7시 30분경세월호가매물도동북쪽 2마일지점에다다랐을때 3등항해사박한결은 1등항해사강원식과교대했다. 시야가좋고파도가잔잔했기에자동조타모드로항해하는중이었다. 당시세월호대지속력은 21.1노트, 선수방위는 156/157도였다. 8시 20분경박한결은자동조타에서수동조타로전환했다. 선수방위를 156도로두고맹골수도를향하던세월호는선수방위를 156도에서 136도로변경했다. AIS 데이터상세월호가수동조타로변침한것은이곳이처음이었다. 자동조타모드로항해할때보다훨씬급격한변침이었다. 맹골수도를통과하는동안세월호는좌현으로변침했다. 선수방위는 132도였지만대지침로는 128도였다. 북쪽해류의영향을받아세월호의선수방향이북쪽으로치우쳤음을보여준다. 8시 39분에서 44분까지세월호선수방위는 130도를일정하게유지한다. 선수방위가 130도에서 137도로바뀐것은정상적인변침을수행하는과정으로 1분간선수방위는 7도 / 분의선회율을보였다. 8시 45분세월호는다시 18노트속력으로선수방위 135도를유지하며안정적으로항해했다. 그리고다시 1분동안선수방위는분당 5도의선회율로 135도에서 140도로바뀌었다. 8 시 47분과 48분선수방향은일정하게 140도를향했고, 대지침로는 135도를유지했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22 AIS 데이터에따르면우현으로급선회가일어난시간은 8시 48분부터 8시 50분까지다. 일정한선수방향을유지하던세월호는 8시 48분 44초부터 49분 13초까지 29초동안선수방위가우현으로 10도급변 ( 선회율 20도 / 분 ) 하고, 이어서 17초동안 57도 / 분의선회율로 150 도에서 166도까지변경된다. 그후 8시 49분 37초부터 8시 50분 51초까지불과 14초동안선수방위는 180도에서 243도로급변했다. 이단계에서세월호는급격한횡경사를이뤘을가능성이높다. 87) 물론 GPS 안테나가수직과수평으로움직이면서 AIS 데이터의정확성에영향을미쳤을가능성도있다. 88) 8 시 49 분 58 초우현주기관이정지되자세월호의속도는 11 노트로떨어진다. 세월호는이미 45 도정도기울어진상태였다. 8 시 51 분경주기관이완전정지한세월호는 8 시 57 분관성력 을잃고북쪽으로표류하기시작했다. 대지속력은 1.95 노트였다. 89) [ 그림 2-24] 선조위가보정한세월호 AIS 항적. 세월호가 45 도이상기울면서무게중심이변화하는것을반영하고 기존대지속력과대지침로를보정해 AIS 항적을다시정리했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23 04 항해의재구성 II 마린모형시험 제 2 장. 넘어지다 타기펌프의작동원리를따지고, 솔레노이드고착의효과를추정하고, 블랙박스영상으로화물이동시간과위치를분석하고, 화물고박상태를확인하고, AIS 항적을분석하는등의조사를한다음에도계속되는궁금증은 그래서그날배가어떻게움직였다는말인가 다. 타기실에서발생한오작동, 그에대한조타실의대응, 화물칸에서발생한소리와움직임등을개별적으로조사하고분석한다음에는이각각의조건을종합하여배전체의움직임으로확대해볼필요가있다. 배의각부분에서발생한일은어떤순서와조합으로배전체의움직임에영향을미쳤는가? 조타실, 타기실, 화물칸을분리해서관찰하지않고모든상황을종합해서배전체를내려다보면배는어떻게움직인것으로보이는가? 복원성, 타각, 화물, 초기속도, 트림등다양한요소들은어떻게결합하여배의선회와횡경사를만들어내는가? 이러한물음에대한답을찾고, 세월호라는배전체의움직임을시간의흐름에따라구현해보는것이모형시험 (Model Test) 이다. 지금까지알려진정보를최대한반영하고, 확실하지않은정보에대해서는그값을조심스럽게바꿔가면서, 세월호를축소한모형배를물에띄우고그움직임을관찰하는것이다. 이를통해우리는세월호의항해를작은규모로나마재구성해볼수있다. 여러한계로인해완벽하고확실한재구성은불가능하지만, 모형시험을통해세월호의항해에대한종합적인이해를추구할수있다. 90) 마린모형시험개요 선조위와네델란드해양연구소마린은 2017년 12월 22일에세월호의선회, 횡경사, 침수, 침몰에대한조사계약을체결했다. 선조위가마린에의뢰하여실시한세월호관련시험은크게두영역으로나눌수있다. 하나는세월호의선회와횡경사과정을이해하기위한시험, 다른하나는세월호의침수와침몰과정을이해하기위한시험이다. 선회및횡경사시험은세월호가선회를시작한후 45도로기울때까지의과정을분석하고, 침수및침몰시험은배가 45도기울었을때물이들어오기시작해서점차더기울어지면서가라앉는과정을분석한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24 모형시험으로답하려는질문은무엇인가선조위와마린은횡경사및선회시험을통해아래와같은질문에대한답을구하고자했다. 마린에서실시하는시험의특성상이질문들은세월호의선회와횡경사의궁극적인원인을하나로특정하는형식이아니라세월호의선회와횡경사에영향을미칠수있는여러요소의영향이어느정도인지분석하는형식을취하고있다. 1. 세월호의선회와횡경사는초기횡복원성, 최초의횡경사, 조류의세기와방향, 가해질수있는외부하중에얼마나민감하게반응하는가? 2. 세월호의어떠한조건 ( 항해또는선체의상황 ) 이화물이움직이기시작했을때급선회와임계횡경사각에도달하게하는가? 3. 화물의이동이횡경사에어떤영향을미쳤는가? 4. 선회하는도중에, 좌현과우현방향으로의타의조작은횡경사에어떤영향을미쳤는가? 5. 조류의방향과세기는선회와횡경사에어떤영향을미쳤는가? 6. 침수는어떻게진행되었는가? [ 침수및침몰시험에해당 ] 1절에서살펴본솔레노이드고착에따른대각도우선회발생, 2절에서살펴본화물이동과횡경사의관계는각각 1가지요소에집중해서세월호의특정움직임 ( 선회또는횡경사 ) 에미친영향을파악하려는시도였다. 마린에서실시한모형시험과컴퓨터모의실험은타와화물의움직임을포함하여훨씬많은요소가배의항해전반에복합적으로미치는영향을분석하려는작업이다. 하나의원인으로하나의결과가발생하는관계가아니라, 여러가지원인이복잡하게얽혀서하나의결과를만들어내는영향관계를밝히려는것이라고할수있다. 이와같이많은요소를반영할수있는배의모형을제작하는것도매우어려운작업이고, 그모형을물에띄워서시험을하고그과정을정밀하게측정하고결과를분석하는것도매우어려운작업이다. 선조위가마린을세월호선체조사의파트너로삼게된것은이처럼어렵고복잡한분석을할수있는실력과경험을높이샀기때문이다. 마린은세월호의선회와횡경사를시험하고분석하는작업에서 3가지방법을조합하여사용했다. 첫번째는고속시간컴퓨터모의실험 (Fast-time Simulation), 두번째는모형시험 (Model Test), 세번째는실시간조타실모의항해실험 (Real-time Wheelhouse Simulation) 이다. 91) 첫번째는마린의선박조종소프트웨어를사용해서컴퓨터상에여러조건을넣고계산하여배의항해를구현해보는것이다. 두번째인모형시험은세월호를축소한모형을만들어서직접물에띄우는것이다. 마린의내항조종수조 (Seakeeping and Maneuvering Basin) 를사용한다. 세번째는세월호의조타실을재현한장치 ( 시뮬레이터 ) 에들어가서배가조타에어떻게반응해서움직이는지분석하는시험이다. 사고당시세월호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25 조타실에서보였을주변바다와섬의풍경이재현되어있고, 조타명령에대해세월호와같은특성으로반응할수있도록설정된시뮬레이터다 ( 침수침몰시험에서는조타실내에서이루어진행위가관련이없으므로컴퓨터모의실험과모형시험등 2가지방법을사용했다. 3장참조 ). 92) 제 2 장. 넘어지다 세월호모형은왜어떻게만들었는가마린은선회및횡경사시험에사용할모형과침수및침몰시험에사용할모형등세월호모형을모두 2개제작했다. 선회및횡경사시험에사용한모형은마린이 1932년설립이후 9,929번째로제작한모형이고, 침수및침몰시험에사용한모형은 9,930번째로제작한모형이다. 세월호를 25.39분의 1 비율로축소한마린 9929번모형은통상적인마린모형에서처럼바깥면을노란색으로칠했다. 시험을관찰하고데이터를수집하는데가장효과적인색이노란색이기때문이다. 세월호를 30분의 1 비율로축소한마린 9930번모형은세월호처럼선체아래쪽을파란색으로, 위쪽을하얀색으로칠했다. 선조위의요청을마린이받아들인결과였다. 마린은 9929번과 9930번모형에 SEWOL( 세월 ) 그리고 0416 이라는글자를적어넣었다. 93) [ 그림 2-25] 마린 9929 번모형 선조위와마린이 2가지실험을위해별도의모형을준비한것은횡경사 45도이전과 45도이후의두단계에서대답해야할질문의성격이다르기때문이다. 횡경사각도 45도까지다루는선회및횡경사시험은배전체의움직임을관찰하고각시점의위치, 속도, 각도등을측정하기위한것이다. 따라서배전체의물리적인형상과특성, 선체와화물의무게중심, 복원성등배의선회와횡경사에영향을미치는요소를반영하는모델이필요하다. 반면선체내부의구조를실제그대로재현해야할필요는크지않다. 또동력을가지고항해중인배의움직임을구현해야하므로자체적으로동력을가지고움직일수있는모형을만들어야한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26 이와같은조건을고려하여제작한것이선회및횡경사시험용마린모형 9929번이다. 탄소섬유로만든 9929번모형에는좌현과우현프로펠러, 방향타, 좌현과우현핀안정기, 이동가능한화물 4개, 외력을구현하기위한윈치 (winch) 등이설치되었다. 횡경사각도 45도시점부터분석을시작하는침수및침몰시험을위한모형은배가동력을상실한상태를다루기때문에자체적으로항해할수있는모형은필요하지않다. 대신 45도로기울어진세월호에물이들어오기시작하는위치와물의유입, 확산경로를파악해야하므로, 배의내부구조와구획을최대한상세히구현하는것이필수다. 객실부, 화물칸, 기관실의각구역이어떻게나뉘어있었는지, 어떤문이닫혀있었고어떤문이열려있었는지에따라침수와침몰이얼마나빠르게, 또어떤경로로진행되었는지가달라지기때문이다. 이와같은조건을고려하여제작한것이침수및침몰시험용마린모형 9930번이다. 선회및횡경사시험을위한마린모형 9929번의설계에서중요한것중하나는세월호화물이동을재현하는것이었다. 세월호의모든화물을하나하나축소해서만들고 9929번모형배에넣는것은불가능하므로, 세월호의화물전체와같은효과를낼수있도록 4개의중량물을만들어서모형내부의미리계산된위치 (C갑판 2개, D갑판 2개 ) 에배치했다. C갑판의모형중량물하나는선수쪽노천갑판에놓았다. 이중량물들의위치와무게중심을잘설정함으로써각갑판에있는화물의무게와위치를최대한가깝게재현할수있도록했다. 세월호의횡경사에따른화물이동을재현하기위해각모형중량물에모터를달아서, 정해진횡경사각에도달하면정해진속도및가속도로움직일수있도록했다. 모형시험에서는화물의이동속도, 가속도, 거리를바꿔가면서여러가지조건을시험했다. [ 표 2-10] 마린 9929번모형에설치된이동중량물의특성 위치 가로축위치 [m] 세로축위치 [m] 이동중량물무게 [ 톤 ] C갑판앞쪽 44.15 16.81 478.8 C갑판뒷쪽 3.71 15.65 445.7 D갑판앞쪽 14.70 9.03 425.9/249.5* D갑판뒷쪽 -23.89 9.93 316.1 * 2차시험때는 D갑판앞쪽에위치한중량물의무게를 249.5톤으로줄였다. 30.0 25.0 20.0 15.0 10.0 5.0 0.0-80.0-60.0-40.0-20.0 0.0 20.0 40.0 60.0 80.0 10.0 Simplified layout C Fore C Aft D Fore D Aft [ 그림 2-26] 마린 9929 번모형에설치된중량물의위치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27 모형은세월호의어떤조건을반영하는가 마린이컴퓨터모의실험과 9929 번모형시험을통해세월호의선회와횡경사를분석할수있 도록선조위에서제공한정보는다음과같다. 제 2 장. 넘어지다 - 4월 16일오전 8시, 세월호는평온한날씨에서수심약 40m인구역을약 18노트로항해했다. - AIS 항적에따르면, 세월호는오전 8시 49분경에우현으로빠르게선회했다. 이선회는좌현방향의횡경사를유발했다. - 차량블랙박스에녹음된소리정보에따르면, 횡경사가약 18도가되었을때 ( 세월호가약 18도기울었을때 ) 차량과화물이처음미끄러지는소리가들렸다 (2절에서서술한것처럼, 브룩스벨은차량블랙박스분석을통해횡경사약 20도에서화물이처음이동한다고파악한바있다. 본종합보고서에서화물이동시작횡경사각도는 18~20도정도라고기술한다 ). - 차량블랙박스에녹화된영상정보에따르면, C갑판의화물이횡경사약 33도에서움직이기시작했다. - 선회가시작한후약 56초후에세월호의횡경사가 45도에도달했다. - 주기관이정지하고, 세월호는심하게기울어진상태에서표류했다. 마린의모형제작과시험을위해서는배자체에대해서도많은정보가필요했다. 여기에는상당히정확하다고믿을만한정보도있고, 확실하지는않은추정값을써야하는것도있었다. 후자의경우는컴퓨터모의실험과모형시험에서여러값으로바꾸면서다양한실험조건을구현해야했다. 선조위와마린이상당히정확하다고판단한선체정보는 1) 배건조에사용된선체의기하학적모양 2) 방향타, 핀안정기, 빌지용골, 선수스러스터터널, 선미스러스터터널등선체부가물의기하학적모양 3) 프로펠러의특성등이다. 반면선조위의추정치를사용하기때문에확실한값이라고할수없는정보는다음과같다. 1) 화물적하조건 (Loading Condition): 세월호에는적하지침기기 (Loading Computer) 가없었기때문에화물과평형수가어떻게적하되어있었는지에대한정확한정보가없다. 앞서서술했듯이화물적하상태를추정한값을바탕으로모형배에들어간 4개의중량물 (weight) 의위치를설정했다. 화물에대한정보가완벽하지않기때문에 GM으로표시되는메타센터높이 (Metacentric Height) 도몇가지경우로나누어실험을진행했다. 2) 타각과타명령의순서 : 사고당시세월호조타실에서조타명령이정확히어떤순서와크기로내려졌는지는알수없다. 그러므로마린시험에서는타를계속같은각도로유지하거나몇가지순서에따라조타명령을내리는여러시나리오를시도해야만했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28 3) 핀안정기작동 : 사고당시좌현과우현의핀안정기가능동상태였는지수동상태였는지알지못한다. 일부시험은능동상태로설정하여핀안정기의영향을관찰했다. 4) 초기속도 (Approach Speed) 와프로펠러회전율 : 선회가시작되는순간의배의속도가조건에따라달라질수있으므로시험에서고려해야한다. 또배가좌현으로약 45도기울었을때우현프로펠러가회전을멈춘것이배의움직임에어떤움직임을미쳤는지에대한정확한정보가없으므로이것도시험에서고려해야한다. 5) 외력의영향 : 선조위는외력이작용했을경우선회에어떤영향을미칠수있는지시험할것을마린에요청했다. 배의선회와횡경사움직임을분석하는데결정적인요소임에도사고당시세월호의상태에대한정보는완벽한상태로존재하지않으며, 많은경우선조위가각종데이터를취합하여추정해야하는경우가많았다. 마린에서의모형시험은이처럼불확실성이있는추정값여러가지를조합하여최대한다양한조건에서사고당시세월호가처했을법한상황을재구성할수밖에없었다. 어떤변수에주목할것인가앞서정리한사고당시세월호상태에관한여러데이터의불확실성때문에마린시험에서시도하고검토해야할시나리오의숫자가매우컸다. 백퍼센트확실한정보가없는상황에서사고당시세월호의조건을재구성해서실험하려면여러요소의수많은조합을따져보아야했다. 실제수조에모형배를띄우는시험에서는이론적으로가능한모든조합을시험해볼수없으므로, 여러가지변수중가장현실적인것들을골라내시험조건의범위를좁혀나갈필요가있었다. 이렇게모형시험에서시도할조건을선별하는작업을고속시간컴퓨터모의실험 ( 시뮬레이션 ) 을통해수행했다. 컴퓨터모의실험은배를수조에띄우는대신컴퓨터를가지고가상으로구현하는것이므로빠른시간내에여러조종성능변수를바꿔가면서배가선회하는동안횡경사각도에가장영향을미치는변수를결정할수있었다. 각종변수들이달라질때배의횡경사가얼마나민감하게반응하는지를확인하는것이다. 이와같은컴퓨터모의실험을통해마린은가장관련성이높은변수를집중적으로모형시험에서다룰수있게되었다. 고속시간컴퓨터모의실험에서는 6가지 GM( 메타센터높이 ) 조건을고려했고, 타각을일정하게유지하는경우와타각을몇단계에거쳐변경하는경우를모두고려했다 ( 마린실험서술에서 GM은 GoM을의미한다 ). GM 조건은가장큰값인 GM1이 0.6m였고가장작은 GM6이 0.01m였다. 트림 (trim) 은모두 0.5m 선미트림을적용했다. 타각을일정하게유지하는시나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29 리오에서는실험시작점에타를돌리기시작해서정해진각도에이르면멈추고이각도를실험끝까지유지했다. 5도, 15도, 35도 3가지타각에대해실험했고, GM2(0.45m) 조건에서는 25도타각도실험했다. 타각을변경하는시나리오는모두 3가지였다. 미리정해진시간에맞춰타의각도를변경했다. 고속시간컴퓨터모의실험에서는빌지용골, 핀안정기, 화물등은고려하지않았고, 고요하고깊은수심의물을가정했다. 제 2 장. 넘어지다 [ 표 2-11] 고속시간컴퓨터모의실험에적용된적하조건 조건 GM[m] 트림 [m] GM1 0.60 선미트림 0.5m GM2 0.45 선미트림 0.5m GM3 0.34 선미트림 0.5m GM4 0.25 선미트림 0.5m GM5 0.06 선미트림 0.5m GM6 0.01 선미트림 0.5m [ 표 2-12] 고속시간컴퓨터모의실험에적용된타각변화시나리오 조건 타각변화 [ 도 ] 선회중프로펠러값 조건 5 0 우현 5 우현 12 우현 15 좌현 8 일정한회전수 조건 6 0 우현 5 우현 12 우현 35 좌현 8 일정한회전수 조건 7 0 우현 5 우현 35 좌현 8 일정한회전수 고속시간컴퓨터모의실험을통해몇가지요소의중요성을파악할수있었다. 선체의횡경사는 GM값에따라크게달라졌다. 타각은배의모든움직임에직접영향을미쳤다. 특히타각을어느시점에얼마나변화시키는지가중요한요소로작용했다. 이러한분석결과는다음단계인자유항주모형시험과실시간조타실모의항해실험준비에반영되었다. 모형시험절차 9929번모형을사용한자유항주시험에서는컴퓨터모의실험때보다더다양한변수를바꿔가면서진행했다. 1차와 2차 2차례에나누어진행된모형시험에서적하조건은모두 10가지였다. GM1(0.6m) 부터 GM5(0.06m) 까지크게다섯단계가있었고, 각 GM값을기준으로조금씩변형한조건들이추가되었다. 전체무게중심의위치는바뀌지않도록주의하면서선수또는선미트림값에변화를줌으로써새로운 GM 조건이더해졌다. 가령 GM2(0.45m) 를기준으로선미트림 0.5m를선수트림 0.5m로바꾼 GM2C 조건에서 GM값은 0.23m로작아졌다. 초기속도값은주로 17.5노트로잡았고, 일부시험은 19노트를적용했다. 컴퓨터모의실험에서와마찬가지로타각은한값으로고정시키거나몇단계에걸쳐변화시키는 2가지방식을모두시험했다. 모두 7가지타각시나리오를시험했다. 핀안정기는양쪽모두수동으로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30 놓거나우현핀만능동으로놓는조건을시험했다. GM값이 0.06m로매우낮은 GM5 조건에서는양쪽핀을모두능동으로설정한시험도실시했다. 특히모형시험에서는화물의위치와움직임을여러가지로바꾸어화물이동의영향을검토했다. 4개의중량물각각에대해이동을시작하는횡경사각도, 이동의모멘트 ( 톤-미터 ), 이동거리, 가속도를다르게설정했다. 가령 D갑판앞쪽의중량물은 18도 94), D갑판뒤쪽의중량물은 33도, C갑판앞쪽의중량물은 33.5도, C갑판뒤쪽의중량물은 33도에서이동하도록설정하는식이다. 마지막으로, 세월호에외력이작용했을경우를재현하기위해윈치를설치하고줄을당겨힘을주는시험도실시했다. 윈치를부착한지점 ( 주로우현핀안정기 ), 윈치에가하는힘의크기 (20톤 ~100톤 ) 와적용시간 ( 주로 5초 ), 윈치에힘을가하기시작하는횡경사각도 (18도) 등을설정했다. 95) [ 표 2-13] 모형시험에적용된적하조건 조건 실험차수 GM [m: m] 트림 [m: m] GM1 1차 0.60 선미트림 0.5m GM1T1 1차 <0.60 선미트림 0.2m GM1T2 1차 <0.60 선수흘수와선미흘수거의같음 ( 이븐킬 ) GM2 1차 0.45 선미트림 0.5m GM2B 1차 0.46 선미트림 0.5m GM3 1차 0.34 선미트림 0.5m GM4B 1차 0.19 선미트림 0.5m GM2 2차 0.45 선미트림 0.5m GM2C 2차 <0.45 선수트림 0.5m GM5 2차 0.06 선미트림 0.5m [ 그림 2-27] 마린내항조종수조 (seakeeping and maneuvering basin, SMB). 자유항주시험을실시한마린의내항조종수조는길이 170 m, 폭 40 m, 깊이 5 m 크기이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31 모형시험결과분석자유항주모형시험결과를분석하기전에우선이시험이가지는민감한특성을이해할필요가있다. 자유항주모형시험에서는상당히확실한정보, 불확실한정보, ( 최선을다해 ) 추정한정보등을종합하여모형을설계하고, 시험조건을설정한다. 또컴퓨터모의실험과달리모형배를실제로물에넣어항해를시켜본다. 모형배에장착된프로펠러가회전하여배를앞으로움직이고, 타가좌우로움직여배의방향을바꾼다. 따라서컴퓨터에서와는달리자유항주모형시험은똑같은조건으로시험을실시해도똑같은결과가나온다는보장이없다. 시험조건에따라서는중간과정의작은차이에도결과가다르게나올수있다. 따라서시험결과의신뢰성을확보하기위해서는같은조건에서실험했을때비슷한결과가나오는정도인반복수행능력 (repeatability) 을점검해야한다. 제 2 장. 넘어지다 마린에서는같은조건의시험을반복해서결과를비교하고, 같은조건에서우현과좌현쪽으로각각시험해서좌우대칭적인결과가나오는지확인하고, 또동일한조건 (GM2) 을 1차시험기간과 2차시험기간에공통으로시험해보는등의방법으로반복수행능력을점검했다. 그결과마린은시험항해의초반부는모든시험에서유사한결과가나오지만, 후반으로갈수록횡요운동의불안정성때문에결과값에차이가생기는것을확인했다. 마린은초기조건의조그만차이나선회중의조그만차이가횡요운동에큰영향을미친다고판단했다. 예를들어, 타각을 15도로주었을때는초기조건의작은차이에따라횡경사가처음화물이이동하는임계각도인 18도에이르기도하고이르지못하기도했다. 자유항주시험결과를해석할때는이와같은모형시험의민감성을염두에두어야한다. 선조위와마린은 2차례에나누어총 200회이상의자유항주모형시험을실시했다. 모든시험조건과결과가기록되었고, 표와그래프로만들어졌다. 마린은전체모형시험데이터를분석해서처음에던졌던질문에대한대답을시도했다. 그대답은 GM과타각을비롯하여시험에서설정한여러변수가마린모형 9929의움직임에미치는영향을하나하나정리해나가는방식으로이루어졌다. GM값, 타각 ( 고정또는연속된조타명령 ), 초기속도, 초기횡경사각, 선박길이방향하중분포, 핀안정기, 중량물이동, 윈치하중 ( 외력 ), 프로펠러회전수등이배의요 (yaw) 각도, 선회율 (Rate of Turn), 횡경사 (roll), 횡경사속도 (Roll Velocity), 선박속도 (Ship Speed), 편각 (Drift Angle) 에미치는영향을분석했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32 선회와선회율에 GM 이미치는영향 Yaw (deg) Delta + 15deg 180 160 140 120 100 80 60 40 20 GM2B 0 GM3 GM4B -20 0 20 40 60 80 100 120 140 160 Time (s) Rate of turn (deg/s) 1.6 1.4 1.2 1 0.2 0.4 0.6 0.8 0 Delta + 15deg -0.2 0 20 40 60 80 100 120 140 160 Time (s) GM2B GM3 GM4B 횡경사와횡경사속도에 GM 이미치는영향 Roll (deg) 10 0-10 -20 Delta + 15deg -30-40 GM2B GM3-50 GM4B 0 20 40 60 80 100 120 140 160 Time (s) Roll velocity (deg/s) 1.5 1 0.5 0-0.5-1 -1.5-2 -2.5 Delta + 15deg -3 0 20 40 60 80 100 120 140 160 Time (s) GM2B GM3 GM4B 배의속도와편각에 GM 이미치는영향 Ship speed (kn) Delta + 15deg 18 17 16 15 14 13 12 GM2B 11 GM3 GM4B 10 0 20 40 60 80 100 120 140 160 Time (s) Drift angle (deg) 2 0-2 -4-6 -8-10 -12-14 GM2B GM3 GM4B Delta + 15deg -16 0 20 40 60 80 100 120 140 160 Time (s) [ 그림 2-28] GM 값변화가배의움직임에미치는영향을보여주는그래프 모형시험결과와 AIS 데이터비교마린에서실시한컴퓨터모의실험과모형시험의결과로나온항적과횡경사각도를세월호의 AIS 항적및차량블랙박스영상에서파악한횡경사각도와비교하는작업이필요했다. 마린의선회및횡경사시험최종보고서는시험결과를본격적으로분석하고평가하기에앞서 AIS 데이터의신뢰성에대한설명을자세하게덧붙였다. 모형시험결과를 AIS 항적과비교하는것이시험결과분석의중요한과정이었으므로, 그비교의기준이되는 AIS 관련데이터의의미와신뢰도에대한마린의입장을미리밝혀두는내용이다. 우선마린은 AIS 시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33 템이기록한세월호의위치정보는 8시 47분 25초부터 9시 2분 54초까지사고상황전반에걸쳐 4.9m 반경내에서정확하다고보았다. 여기서반경 4.9m는미국정부의보고서등에서 AIS 시스템의위도와경도정보가일반적으로나타내는최대오차다. 세월호가 48도로기울었을때약간의흔들림이보이긴하지만이것도역시 4.9m 반경안에있다고보았다. 96) 즉 AIS 시스템이기록한세월호의위치정보를모아그린궤적은상당히정확하다고판단할수있으며, 이를자유항주모형시험이만들어낸궤적과비교하는데사용할수있다. 제 2 장. 넘어지다 그러나마린은 AIS 기록에서도출한다른정보에대해서는매우신중한입장을취했다. AIS 시스템이직접기록한정보가아니라그로부터추가계산과정을거쳐얻은정보에는훨씬큰불확실성이있을수있기때문이다. 마린이특별한주의가필요하다고강조한것은배가고도로역동적인움직임을보이고있을때였다. 신호의정확도, 데이터기록시점, 시스템반응속도를제대로알아야만잘못된결론을막을수있기때문이다. 마린의설명을직접옮기면다음과같다. 대지속력데이터 (SOG Data) 는아마도정확할것이지만, 대지침로 (Course Over Ground) 와선수방위각 (heading) 자료는이러한역동적인선회운동상에서정확도를잃을수있다. 3차원회전을하는물체에대한수학적접근에서, 큰횡요각동안 ( 좌우로크게기울었을때 ) 어떤각도가선수방위각신호에의해실제로 ( 송출 ) 되는지는알려져있지않다. 그렇기때문에, AIS 데이터에대한시간도함수 (Time Derivatives) 를사용한것은불확실성이높고추가적인노이즈 (noise) 요인이 ( 도함수안에 ) 전부포함될수있기에지양해야한다. 예를들어, 선회동안의선수방위각에의해계산된선회율값은노이즈에대비하여아주작은값에불과하며매우정교한필터로처리하지않을경우불확실성을증가시킨다. 97) 이런이유를들어마린은자유항주모형시험의결과를 AIS 데이터중항적 ( 궤적, track) 및속력 (speed) 과만비교했을뿐, 나머지데이터, 특히선회율등 AIS가송출한원데이터의시간도함수로얻는데이터는비교의대상으로삼지않았다. 비교분석의기준으로삼기에는세월호의사고당시선회중기록된데이터의불확실성과오차가너무크다고판단한것이다. 각모형시험에서직접얻은선회율데이터를제시하고변수간의영향관계를파악하였을뿐이다. 마린은 AIS가선박이안정적인상태로항해하는것을모니터링하기위해개발된시스템이며, 센서의한계로인해사고당시의세월호처럼선체가빠르게선회하고기울어지는등역동적으로움직이는상황을정확하게기록하기어렵다고보았다. 그래서마린은보정된 AIS 데이터에서도출한선회율을신뢰할수없는데이터라고판단한다. 98) 마린은일부모형시험항적이 AIS 항적에가깝게접근했다고정성적으로판단했다. 또모형 시험결과로나온데이터가 AIS 궤적, AIS 대지속력, 추정된횡경사각등에얼마나가까운지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34 에대한정량적인분석도제시했다. 마린의분석에따르면, AIS 데이터에가장근접하는시험조건은몇가지복원성값 ( 주로 GM3, GM4B, GM5) 과타각 ( 주로 15 20 25 도등 ) 의조합으로만들어졌다. 모형시험데이터와 AIS 데이터사이의간극이존재하는것, 즉둘사이에완벽한일치가이루어지지않는것에대해마린은시험에사용된각종데이터와조건의한계라고설명했다. 화물적하조건, 타각명령순서, 화물이동의동역학, 모형시험에서의초기조건, 큰배를축소해서모형을만드는데서생기는효과, 핀안정기작동, AIS 데이터의오차등이모형시험에관련된많은종류의데이터와조건에조금만차이가있어도결과값이달라지기때문에, 모형시험과 AIS 데이터사이에항해궤적이나속력이나횡경사값의차이가발생할수밖에없다는것이다. 즉마린은모형시험과 AIS 데이터의차이를시험의여러특성을고려하여충분히설명가능한차이라고보았다. [ 그림 2-29] 모형시험궤적과세월호 AIS 궤적비교 ( 동일한 GM2 조건에서 1 차자유항주시험과 2 차자유항주시험결과 ) 마린실험이말해주는것고속시간컴퓨터모의실험과 9929번모형을사용한모형시험으로부터선조위와마린이알아낸것은무엇인가? 마린의실험은세월회의우선회와횡경사의원인을단 1가지로집어서말해주지않는다. 대신당시배의어떤조건들이결합하여배의우선회와횡경사에영향을미쳤는지, 각조건은배의어떤움직임에큰영향을미치고어떤움직임에는별로영향이없었는지보여준다. 우선컴퓨터모의실험은세월호가평균흘수 6.15m에, 선미트림 0.5m, 초기속도 17.5노트로운항하고있을때 GM값이낮고타각이크면횡경사각도가커진다는것을보여주었다. 같은조건에서실시한모형시험결과를화물이동이시작되는 18도횡경사에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35 도달하는지여부를중심으로정리하면다음과같다. 우선 GM1 조건 (0.6m) 에서는대부분 18 도횡경사에도달하지못했다. 다만 GM1에서중량물의위치를선박길이방향으로이동해서선미트림을줄인경우 (GM1T1, GM1T2) 에는 GM값이낮아지면서 18도이상의횡경사에도달했다. GM2(0.45m) 조건에서는타각이 20~25도정도되면충분히 18도횡경사에도달했다. 타각이더낮을때는초기조건에민감하게반응하기때문에, 18도에도달하는경우도있었고그렇지못한경우도있었다. GM3(0.34m) 과 GM4B(0.19m) 에서는타각이가장작은조건인 15도에서도횡경사 18도에도달했다. 가장낮은복원성수준인 GM5(0.06m) 에서는가장낮은타각인 5도에서도횡경사 18도에도달했다. 몇가지복원성조건 (GM) 과타각조건이결합하여배가화물이동이시작되는횡경사 18도로기울어지는움직임을발생시킬수있음을알수있다. 제 2 장. 넘어지다 마린에서의모형시험과컴퓨터모의실험은세월호의독특한복원성특성이횡경사에미친영향도밝혀냈다. 마린은기울어진배를제자리로돌리려는모멘트를나타내는복원정 (GZ) 에주목하여, 횡경사각도에따라세월호의복원정과 GM을비교했다. 횡경사 10도와 40도사이에서세월호의복원정값은초기의복원력인 GM값보다훨씬낮아지는것으로분석되었다 ( 아래에서파란색그래프가빨간색그래프보다아래있는부분 ). 이는배가일단 10도정도로기울고나면그이후에는대략 30도까지비교적빠르게기운다는뜻이다. 마린은세월호가이와같은독특한특성을가지게된것을선체의 3차원적기하구조로설명했다. 세월호는선수부분이좁고선미부분이넓은구조다. 특히선미차량램프구역의움푹들어간넓은공간이복원성특성에영향을미쳤다. 이공간은횡경사 10도에서침수되기시작하는데, 그렇게되면이구역전체가선박의복원성에기여하지못한다는것이다. 이런독특한구조로인해세월호는일단 10도까지기운다음에는복원모멘트가더쉽게감소했다. 99) Stability arm (m) 0.35 0.3 0.25 0.2 0.15 0.1 0.05 0 0 20 40 60 80 Heel angle (degrees) GZ GM [ 그림 2-30] 횡경사각도에따른 GM 과 GZ 비교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36 모형시험에서드러난사실또한가지는복원성과횡경사가트림변화에따라크게달라질수있다는것이다. 예를들어모형시험에서테스트한가장높은복원성값인 GM1(0.6m) 조건에서, 처음에선미트림을주고테스트했을때는횡경사각도가 12도에불과했다. 이는화물이동이발생하는 18도에미치지못하는경사다. 반면이를선수트림으로바꾸어 ( 즉배를앞쪽으로더기울게하여 ) 실험했을때는횡경사각도가 25도에이르렀다. 이는화물이동이시작되는횡경사각도를초과하는경사다. 또 GM2(0.45m) 조건에서 0.5m 선미트림을 0.5m 선수트림으로바꾸면 GM이 0.23m로상당히감소했다. 100) 소결 선조위가의뢰하여마린이시행한모형시험과시뮬레이션은세월호의선회와횡경사에대한설명을제시한다. 세월호가우현으로빠르게선회하면서좌현으로넘어지게된것은타의움직임과세월호의복원성조건이조합된결과다. 복원성이좋지않은배에일정각도이상의타각이주어졌을때배가선회하는동시에기울어졌다. 마린은모형시험에서테스트한모든조건에서세월호가여객선복원성에대한국제규정 (IMO MSC Intact Stability Code 2008) 을만족시키지못했다고지적한다. 101) 이규정에따르면여객선이선회할때의횡경사는 10 도를초과하지않아야한다. 그러나자유항주모형시험결과는사고당시세월호가이런규정을충족하지못했다는사실을보여준다. 가령 GM2(0.45m) 조건으로실시한일부테스트에서는타각이 12도에서 15도정도였을때배가 18도이상으로기울어졌다. 이와같은횡경사각도는국제규정에서허용하는범위를초과하는것이다. 큰각도의조타명령이있었다고해도배가국제규정의범위내에서만기울어졌다면세월호내의화물은이동하지않았을것이다. 마린의시험과분석은또세월호의초기복원성이나빴던것만이아니라최초횡경사이후에복원성을악화시키는구조적특성이있었다는사실을보여주었다. 횡경사 10도와 30도사이에서복원모멘트가좋지않은세월호가일단 10도이상으로기울자, 배는쉽게국제규정범위를넘어횡경사 18~20 도에도달했다. 이때제대로고박되지않았던일부화물이처음으로이동하기시작했고, 이후배는빠르게 33도까지기울면서다른화물이이동했다. 배는곧 45도이상기울었다. 잠시후배안으로물이들어왔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37 05 세월호가넘어진이유를설명하는다른방법은없는가? 제 2 장. 넘어지다 지금까지세월호의우현방향선회와좌현방향횡경사를설명하기위해중요하게고려된요소들은사고시점의복원성과복원정특성, 2번타기펌프의 B측솔레노이드고착에따른우현타각, 부적절한고박에따른화물이동등이었다. 또세월호의선회및횡경사의양상에영향을미치는요소들로초기속도, 초기횡경사, 트림, 조류등이언급되었다. 큰각도의우현방향타각명령이전달된이후시작된세월호의좌현방향횡경사는 10도이내에서멈추지못하고 18~20 도까지진행되면서최초화물이동을유발했다. 그로부터몇초이후다른화물이대량으로이동하면서선체를더기울게만들었고, 세월호는결국 45도이상으로기울어져직립하지못했다는것이세월호의선회와횡경사에대한지금까지의설명의골자다. 이러한선회및횡경사설명에서빼놓은부분은없는가? 더고려해야할요소는없는가? 세월호의선회와횡경사에대한보다설득력있는설명을얻기위해서추가로점검해야할사항은크게 2가지로나누어생각해볼수있다. 하나는솔레노이드고착외에다른기관과장비의고장이나오작동이있었는지여부다. 사고시점이전이나사고당시에배를움직이는주요한기관과장비에문제가있었다면세월호의선회와횡경사에도영향을미쳤을수있기때문이다. 세월호에기계적, 전기적문제가없었는지점검하기위해서는인양된선체내부로직접들어가기관및장비의상태를조사하거나배에서수거한영상자료를분석하는방법이있다. 다른하나는세월호가잠수함등외부물체와부딪혔을가능성에대한검토이다. 배가잠수함과같이동력을가지고움직이는물체에부딪혔다면세월호의선회와횡경사행동에영향을미쳤을수있다. 이런가능성을확인하기위해서는선체의외부에잠수함과같은물체에부딪힌흔적이남아있는지조사하는한편, 자유항주모형시험등에서나온데이터가사고당시선체에일정수준이상의충격이가해졌음을시사하는지분석해볼수있다. 이처럼 2가지방향의추가논의를통해세월호의선회와횡경사에대한설명을더정교하게만들수있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38 세월호에기계적, 전기적문제는없었는가? 선조위의조사가시작되기전까지세월호의각기관에기계적, 전기적이상이있었다는보고는없었다. 해양안전심판원의보고서는 사고발생때까지조타기, 주기관, 전원등에이상이있었다는징후나증언은없었다 라고서술했다. 그러나세월호인양이후선미타기실에있는 2번타기펌프 B측솔레노이드가고착되어있는것을확인한것처럼, 나머지기관장비에대해서도고장이나오작동여부를확인할필요가있다. 주기관 ( 엔진 ) 이사고이전에이미정지한상태였다는의혹이나, 주기관중하나를정지하고운항하고있었다는의혹에대해서도사실관계를확인할필요가있다. 이러한작업은세월호의선회및경사의원인과과정을더명확하게밝히는데도움이된다. 이런조사의일환으로선조위는주기관최종정지시간과발전기정전여부를조사했다. 주기관의정지여부와발전기정전여부는사고당시세월호의항적과복원성에영향을미친다. 좌현과우현주기관의정지순서도선박의움직임에영향을미쳤을요소다. 또발전기가정지되어전원공급에문제가생기면조타장치, 항해기기등전기로운전하는각종기관의오작동을유발할수도있으므로이에대한확인도필요하다. 마찬가지이유로배전반및분전반의전원공급에이상이없었는지도점검했다. 사고시각전까지엔진은정상작동하고있었는가? 102) 주기관이사고이전에정지되었다는증언은없었다. 또사고이전에발전기가정지하여전기공급이중단됨으로써주기관이정지했다는증언도없었다. 그러나주기관이정확히언제정지했는지에대해서는선원들의사고직후진술이일치하지않았다. 선조위는대인조사를통해주기관정지시간에대한진술을추가로확보했다. 여러선원들이 8시 50분에서 53분사이에엔진이정지했다고진술했지만, 9시 5분이나 9시 10~20분등이와다른시각을제시하는진술도있었다. 당직후수면이나휴식을취하는선원도있었고, 또기울어진배를바로잡기위해서둘러조타실로가고있었던선원도있었기때문에정확한시간을확인할여유는없었던것으로보인다. 세월호 AIS 데이터는세월호가인천을출항한후병풍도부근에이르기까지주기관에이상이없었다는사실을보여준다. 세월호는인천항에서병풍도까지 217마일을 42,593초 (11시간 49분 53초 ) 동안, 즉평균 18노트로중간에정지하는일없이항해했다. AIS 데이터에따르면세월호의속도는느릴경우 17노트, 빠를경우 21.6노트였다. 이런속도를내려면세월호의엔진 2개를모두 470rpm( 분당회전수 ) 으로운전해야한다고추정할수있다. 엔진이하나만돌면배의속도는 10노트이하로줄어들것이다. 즉세월호는병풍도까지 2개의엔진을모두사용하여정지없이운항했음을알수있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39 속도 knots 25 20 15 10 제 2 장. 넘어지다 5 0 21:00:11 21:25:21 21:44:10 21:59:33 22:16:46 22:33:58 22:51:09 23:08:27 23:25:40 23:42:52 0:00:04 0:17:15 0:34:27 0:51:40 1:08:51 1:26:04 1:43:16 1:57:02 2:12:52 2:30:04 2:47:16 3:04:28 3:21:40 3:38:58 3:56:10 4:14:37 4:42:54 5:10:21 5:27:14 5:55:05 6:22:34 6:50:33 7:14:38 7:34:59 7:58:37 8:21:16 8:46:43 9:14:22 9:45:13 시간 [ 그림 2-31] 인천항부터병풍도까지세월호 AIS 항해속도 ( 노트 ) 기록 ( 데이터에러수정후 ) 사고당일아침세월호갑판에서찍은사진들도세월호의엔진 2대가모두가동되고있었음을보여준다. 아침 6시 45분 19초에선미쪽갑판에서찍은사진에나온좌우의물거품의크기가같은것으로보아 2대의프로펠러가같은빠르기로돌고있었음을알수있다. 8시 25분 48초에찍은사진은우현쪽에서물거품이더많이발생하여하얗게보이는데, 이시점에세월호는 155도에서 140도로좌선회하고있었다. 따라서배가오른쪽으로기울면서횡이동 ( 드리프트 ) 하기때문에선체우현쪽이물에닿는면적이커져서물거품이더많이발생한것이다. 8시 29분경에찍은사진도배가오른쪽으로기운상태에서오른쪽프로펠러가깊이잠기고선체오른쪽이물에닿는면적이넓어져우현쪽물거품이많이보인다. 이시점에서는횡이동은없고배는일직선으로운항하고있었다. 이때좌현쪽물거품이우현쪽보다약하긴하지만엔진은여전히정상적으로작동하고있었다. 사진증거로판단해볼때, 엔진이 8시 29분에정지하거나데드슬로우 ( 세월호의경우 170rpm) 상태에들어갔다고보기는어렵다. 6 시 45 분 19 초 8 시 25 분 48 초 8 시 29 분 6 초 [ 그림 2-32] 좌현주기관이정상작동중이었음을보여주는사진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40 사고직후엔진은어떤순서로꺼졌는가? 선조위는 AIS 데이터와사진증거이외에도세월호에서수거된차량블랙박스에녹음된주기관소음을분석하여주기관의작동상태와정지시간을더자세하게분석했다. C갑판화물구역우현쪽에있던자동차블랙박스 (SEDF-226) 가가장오랜시간동안녹화 녹음된자료를담고있어주기관소음분석의자료로채택했다. 226번블랙박스가장착된차량은 C갑판에서주기관실로통하는출입문과해치에서가까운곳에주차되어있었다. 디지털포렌식기술을이용하여 226번블랙박스의데이터를복구하고진동주파수를분석했다. 226 [ 그림 2-33] 진동주파수 288 분석에사용된 277 226번블랙박스발견위치 226번블랙박스에서 8시 47분 49초부터 8시 48분 19초사이의진동주파수를분석한결과전체시간대에걸쳐 47Hz 의높은에너지의주파수가감지되었다. 103) 이는세월호주기관엔진이당시 470rpm으로운전되고있었음을시사한다. 이 47Hz 주파수는인천출항부터사고 시점까지계속나타나는것으로확인되었다 238. 즉세월호의주기관이정지없이계속작동했다 는뜻이다. 선조위는또배가 45 도이상으로기울고난다음인 8 시 51 분 17 초까지의진동주 파수를분석해서양쪽주기관이정지한시간을파악할수있었다. 8 시 49 분 30 초에서 35 초 199 사이에 470rpm 의엔진동작을뜻하는 47Hz 의주파수가흐트러지기시작하는것을볼수 있었다. 이시점은최초화물이동이시작되고배가좌현으로기울고있던때였다. 49분 45 초무렵이되면배가좌현 45도정도로기울면서우현추진기가절반이상수면으로노출되었고, 엔진정지가발생했을가능성이있다. 진동주파수데이터는이때도한대의주기관은 470rpm으로동작하고있음을보여준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41 화물이모두이동하고난 8시 49분 55초가되면 470rpm 에해당하는 47Hz 주파수가모두사라지고, 엔진 2대가함께동작할때나오는에너지가나오지않았다. 이시점에는적어도한대의주기관, 우현주기관이정지한것으로추정할수있다. 최종분석결과좌현주기관은 1 분정도더돌다가 8시 51분에정지한것으로판단했다. 즉양측의주기관은사고발생시각전까지이상없이동작하고있었으며, 45도이상배가기울어진다음에야우현주기관과좌현주기관이약 1분의간격을두고정지했다. 제 2 장. 넘어지다 08:49:47~08:49:52( 기준시간 ) 08:49:52~08:49:57( 기준시간 ) 사라진높은에너지 47Hz [ 그림 2-34] 오전 8 시 49 분 57 초이전에 1 대의주기관이정지했음을보여주는진동주파수분석그래프 세월호가좌현으로 45도이상기운다음몇초후에우현주기관이정지했으며, 그로부터약 1분동안좌현주기관하나만동작하다가정지했다는사실은세월호의우선회항적을이해하는데도움을줄수있다. 배가좌현으로기울어선체좌측이해수면과닿는면적이커지면배의속도가크게줄어든다. 우현엔진은정지했지만좌현엔진은정상작동하고있다면배의속도는줄어들고횡방향 ( 드리프트 ) 이동은커진다. 프로펠러 2개와타 1개를갖춘세월호는좌현엔진이계속추진력을내면서우선회를더가속시켰고, 이는선회반경이작은우선회항적을만들어냈다. 즉세월호의엔진은 8시 49분좌현횡경사가발생한다음에야정지했기때문에, 엔진정지는사고발생의원인이아니며, 다만배의독특한우선회항적에영향을미친요소라고판단할수있다. 세월호의전기공급시스템에문제는없었는가? 그렇다면세월호의조타장치나항해기기가전기공급문제때문에오작동해서배가이상하게움직였을가능성은없는가? 세월호의각종기기에전원을공급하는발전기는사고시점까지정상작동하고있었는가? 또는발전기자체는제대로작동했지만전원계통에이상이있어전기공급에문제가생긴일은없는가? 세월호에전기가언제까지정상공급되고있었는지확인하기위해선조위는화물구역에서수거한차량블랙박스영상을복원하여정전시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42 각을조사했다. C갑판우현에있던차량에서나온 SEDF-226번과 C갑판좌현에있던차량에서나온 SEDF-252번블랙박스영상을이용했다 (226번블랙박스영상은앞서주기관정지시간분석에서사용된자료다 ). 이영상들은주로 C갑판중앙과선미쪽에있는형광등이언제꺼졌는지확인할수있는자료가되었다. 주전원 SEDF-252 (C61) 그렌저 주전원 [SEDF-252] 주전원 주전원 주전원 주전원 SEDF-226 (C43) 산타모 ( 화물이동후 ) SEDF-226 (C43) 산타모 ( 화물이동전 ) 주전원 주전원 비상전원 주전원 주전원 [SEDF-226] [ 그림 2-35] 블랙박스영상으로정전시간을확인할수있었던 C 갑판형광등위치. SEDF-226 에서파란색은사고전, 붉은색은사고후를뜻한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43 분석결과 226번과 252번블랙박스영상모두주전원에서전기를공급받는형광등들이 9시 21분 31초무렵까지켜져있었음을확인했다. 주전원공급이중단되고약 13초가지나자비상전원을공급받는형광등들이 9시 21분 45초경점등되었다. 9시 49분경에는비상전원마저끊기면서여기에연결된형광등들도모두꺼졌다. 전기를공급하는발전기들이언제작동을멈췄는지확인하기위해앞서주기관에대해실시한것과같은방식으로진동주파수분석을했다. 발전기를운전할때나오는 36Hz대의진동주파수를조사해보니 9시 17분무렵에너지가낮아지는것을관찰할수있었다. 즉이때쯤발전기 1대가정지했다는뜻이다. 그런다음 9시 21분 31초전후로마지막발전기가모두정지한것으로파악할수있었다. 제 2 장. 넘어지다 세월호의각기기에전기를공급하는발전시스템은사고당시까지문제없이작동하고있었다. 다시말하면전기를사용하는세월호의기기들은사고시점까지전원공급을정상적으로받고있었다. 발전기와비상발전기모두세월호가우현으로돌면서좌현으로넘어진후 30 분이상지난다음에야정지했다. 또주배전반과비상배전반의배선용차단기조사결과도당시전기공급에문제가없었음을보여주었다. 이를종합하면전기공급이상으로세월호의우선회및횡경사가발생했을가능성은제거할수있다. 잠수함등외부물체가세월호에충격을주었을가능성은없는가 선체가외부물체와부딪혔음을시사하는물리적흔적은없는가? 세월호의외부손상상태에대한조사는브룩스벨이 2017년 4월 6일에시작했다. 인양된세월호가중량물선박인화이트말린 (White Marlin) 호에실려목포에도착했으나아직육상으로는옮기지않은상태였다. 당시세월호는좌현쪽에리프팅빔 33개를넣어지지하고있었다. 브룩스벨은이날 1) 육안으로보이는객실부 2) 중앙지지빔위쪽좌현쪽외판 3) 평저를포함한중앙지지빔아래쪽좌현쪽외판부분에대한조사를실시했다. 남은부분인 4) 우현쪽외판은추후화물하역작업기간에조사했다. 발견된외부손상에대해서는선미부터시작하는늑골번호를기준으로손상상태를묘사하고사진으로남겼다. 다만리프팅빔과선체가접촉하는부분은직접관찰할수없었다. 외부손상조사결과를요약하면서브룩스벨은 세월호에서외부물체로인한어떠한손상의증거도발견하지못했습니다 라고보고했다. 104) 더구체적으로말하자면, 잠수함이나이와비슷한외부물체또는외력접촉과일치되는증거가선체가물에잠기는부분에는전혀없었다 는것이다. 외부물체가부딪혔을가능성이제기되었던좌현핀안정기에대해서는목포신항근처창고에서조사한후 잠수함이나외력이접촉한증거는전혀없었 다고보고했다 ( 좌현핀안정기에대해서는선조위도별도의조사를실시했다. 아래참조 ). 이는선체의외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44 부손상상태조사에서는세월호의우현급선회, 좌현방향횡경사, 빠른침몰을설명하는데 직접관련이있는점을발견할수없었다는뜻이다. 105) 브룩스벨의외부손상조사와는별도로선조위는외력에의해선체가손상되었다는여러의혹을검증하기위해자체조사및용역조사를실시했다. 우선사고당시촬영된영상을근거로제기된의혹이있었다. 선조위는영상을재검토하는동시에인양된선체를직접조사하여의혹이제기된부분들의상태를확인했다. 모두아홉곳에대한선조위의조사결과는아래표와같다. 106) [ 표 2-14] 외력에의한선체손상의혹조사결과 조사대상 조사결과 1 선미프로펠러주변손상 파공확인안됨 2 프로펠러손상 해저면충격흔적없음 3 선미물결무늬손상 사고이전존재확인 4 선저물고기모양손상 흰색도료확인 / 추가조사필요 5 선수우현 4층 A갑판파공 동일영상비교결과파공확인안됨 6 선수크레인도르래손상 도르래구조물형태에따른착시가능성확인 / 추가조사필요 7 선수불워크손상 불워크손상경위확인 / 손상원인추가조사필요 8 구상선수손상 일반운항시발생가능함사진으로확인 9 선수선저파공 동일부위촬영한사진검토로손상없음확인 선체좌현하부의외판상태에대한분석은용역과제를통해실시했다. 인하대학교연구진은선체변형상태를분석하여외력에의한변형가능성이없다는결론을내렸다. 선저, 선측, 선미등변형이관찰된부분은모두좌우대칭으로변형이있었다. 그러므로관찰된변형은비대칭적인하중, 즉외력에의해생긴것이아니라, 선박을건조할때발생한오차거나운항과정을통해누적된변형이라고판단할수있었다. 구상선수에서발견된대칭변형도선체를가공하고조립하는과정에서생긴오류거나운항중누적된변형으로판단했다. 마지막으로구상선수부분의비대칭변형은좌현쪽, 즉지면방향으로의변형이었는데, 이는선체를거치하면서자체무게에의해처짐현상이발생한것으로분석했다. 결국세월호의외판상태에대한분석을통해서는외력에의한변형의증거를찾을수없었다. 107) 선조위는또좌현하부의탱크에파공 ( 破空, 충격으로깨진구멍 ) 이있는지조사했다. 세월호가좌현으로크게기울기전이나후에외부충격에의해구멍이나고, 그구멍을통해바닷물이유입되었을가능성을검토하기위한것이었다. 파공이있었다면세월호의선회및횡경사에서침수와침몰에이르는과정을설명하는데중요한요소로고려할수있기때문이다. 선조위는기관실전단격벽 ( 기관실구역의가장앞에있는격벽 ) 부터선수방향으로가면서나뉘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45 어져있는각구획내부의상태를조사했다. 선조위는외부에서충격을받아생긴것으로의 심할만한파공을발견하지못했다. 조사를실시한구획의위치와파공여부는아래표에서 확인할수있다. 108) 제 2 장. 넘어지다 [ 표 2-15] 좌현선저탱크파공여부조사결과 구획 범위 ( 늑골 ) 위치 파공유무 핀안정기실 / 갑판창고 71-86 좌현선저 없음 1번청수탱크 ( 좌현 ) 71-89 좌현이중저 없음 3번보이드구역 ( 좌현 ) 86-97 좌현선저및이중저 없음 5번밸러스트수탱크 ( 좌현 ) 91-109 좌현이중저 없음 1번연료유탱크 ( 좌현 ) 97-111 좌현선저및이중저 없음 힐링탱크 ( 좌 우현 ) 111-125 좌현선저 없음 4번밸러스트수탱크 ( 센터 ) 111-125 좌현이중저 없음 3번밸러스트수탱크 ( 좌 우현 ) 125-136 좌현선저및이중저 없음 이상의조사결과를종합하면선조위는인양된세월호선체의거의모든부분에서사고당시외부물체와부딪혔다는물리적증거를찾지못했다. 다만좌현핀안정기가사고당시외부물체와부딪혔다는의문은계속제기되었고, 이에대한별도의조사가필요하다는요구가있었다. 좌현핀안정기의상태에대한일차적인조사는선조위조사1과에서실시한바있다. 조사1과는인양작업중에선체에서절단하여이후목포신항만물류창고에보관된핀안정기의상태를도면과대조하면서조사했다. 조사1과는또용역과제를통해좌 우현핀안정기를 3차원 (3D) 촬영하고, 좌현핀안정기내외부를개방하고변형을검사했다. 좌현과우현핀안정기의 3차원스캔데이터를비교한결과둘사이에뚜렷한차이는발견되지않았다. 좌현핀안정기는최대작동각도인 25도를초과하여양력 (nose-up) 방향으로 50.9도돌아간상태였다. 이와같은회전상태로부터세월호의좌현핀안정기가 핀에손상을주지않는어떤외력의힘에의해최대작동각을벗어나배가부양하는방향으로움직인것 이라고판단할수있었다. 핀안정기는침몰후에도여전히선체에붙어있었으므로, 이힘은핀안정기를부러뜨릴정도는아니지만최대작동각도이상으로회전시킬정도의크기와방향으로작용했다고할수있다. 109) 따라서좌현핀안정기에어떤외부의힘이어떤방식으로가해졌는지파악하는작업이필요했다. 육안과내시경카메라를통해조사하였으나핀안정기내부와외부에서외력의충격으로생긴손상의흔적은발견하지못했다. 핀샤프트주위도마찬가지였다. 다만핀끝단에는핀안정기를절단할때나수거할때사용한와이어로프때문에생긴것으로보이는흔적이남아있었다. 비파괴검사에서는외판에있는균열을발견하지못했다. 핀안정기가최대작동범위를벗어난이유를파악하기위해핀에서샤프트를분리하기로했다. 핀축표면과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46 내부보스 (boss) 표면을육안으로검사하였을때양쪽접촉면에서원주방향으로긁힌자국 (scratch) 을발견했다. 이는과도한외력으로인해핀이축에서원주방향으로회전할때발생하는현상이라고할수있다. 핀의비틀림여부를확인하기위해축을절단한후, 그절단면의선수, 선미, 좌현, 우현에서시편을채취하여 500배율의마이크로조직검사를실시했다. 시편들사이의조직차이는발견하지못했다. 세월호가침몰할때해저면에닿으면서퇴적층을파고드는경우, 바닥의상태에따라서외부손상없이핀안정기의축이돌아갈수있다는가능성이제시되었다. 하지만해저면바닥상태에대한견해가엇갈리고있으며세월호가착지한후이동했다는사실을고려할때, 축의회전정도를정확하게가늠하기어렵다고판단했다. 110) 선교제어장치 좌현핀안정기 현장제어장치 [ 그림 2-36] 세월호핀안정기및제어장치위치 좌현핀안정기에대한의문이계속제기됨에따라, 선조위는 2018년 4월 13일전원위원회에서세월호좌현핀안정기에관한조사를담당하는 외력검증 TFT(Task Force Team) 을구성하기로결정했다. 외력의혹에대해참사당시항적과이상거동의발현가능성의관점에서검증및분석을통해참사원인규명에이바지 하겠다는취지였다. 좌현핀안정기의변형이잠수함등외부물체와부딪혀서생긴것인지아니면침몰당시해저면에닿는힘에의해생긴것인지검토하는것이외력검증 TFT의중요한과제중하나였다. 핀을과도하게회전시키는첫번째시나리오인해저면착저의경우, 침몰지역의지반을조사하고지형정보를활용하여핀이얼마나깊이파고들어갈수있는지파악하는한편, 그때핀이받는하중을분석하는작업이필요했다. 두번째시나리오인외부물체충돌의경우, 3차원계측자료와도면을비교하여구조해석을실시하고제조사자료를활용하여외부충격시발생할수있는회전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47 인지검토해야했다. 2 가지시나리오를그림으로간략하게표현하면아래와같다. 111) 좌현선미측 좌현선수측 제 2 장. 넘어지다 착저시해저퇴적층을파고들때암반이아니경우핀의아래쪽면압력증가로주어지는과도한하중이분산될수있어핀의외부손상없이죽슬립이발생될수있음 Nose Up 방향 해저면 [ 그림 2-37] 해저면착저시핀안정기회전가능성. 핀의뒤편꼬리 (tail) 상부부터해저면에닿아뚫고들어가면핀이양력을받는상태 (nose-up) 로회전할수있다. [ 그림 2-38] 외부물체충돌시핀안정기회전가능성. 핀의뒤편꼬리부위에외부물체가충돌하는각도와힘에따라핀이양력을받는상태로회전할수있다. 외력검증 TFT는핀안정기의물리적상태에대한조사를위해핀안정기도면등기술자료를확보하는한편, 제조사인롤스로이스본사를방문하여세월호핀안정기의변형원인을논의했다. 이렇게수집한관련자료를조사용역수행기관에전달하여 1) 선체가해저지반에닿을때핀안정기에작용하는하중을평가하고 2) 핀안정기변형연결부에대한구조해석을실시했다. 첫번째조사용역에서는세월호가침몰하여해저지반에닿을때좌현핀안정기가받는하중을계산했다. 침몰시나리오와해당지역의지반조건에따라서핀안정기에작용할수있는하중의범위를제시했다. 또세월호가해저지반에누워있는상태에서수평으로 4~5m 가량이동할때핀안정기가받을수있는저항도계산했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48 [ 그림 2-39] 세월호핀안정기가해저지반을뚫고들어가는상황모식도. 가장큰지반저항을일으킬수있는조건을나타낸다. 좌현선체모서리 (A지점) 를회전축으로하여큰회전반경 ( 붉은선 ) 으로뚫고들어가며, 선체좌현기준으로최종적으로 0.65m 깊이까지회전하면서들어간다. 핀안정기끝이지반에처음닿은지점부터최종적으로들어간지점까지수직깊이는 3.5m이고, 그동안약 9.1도회전한다. 2번째조사용역인핀안정기변형연결부구조해석에서는핀안정기에소성변형은없이슬라이딩변형을발생시킬수있는힘의크기와방향을찾아내고자했다. 즉핀안정기가선체침몰시지반에닿아서변형되었든, 침몰전에외부물체와부딪혀서변형되었든, 핀을물리적으로변형시키지않으면서현재상태처럼 50.9도만큼비틀수있는힘을구하고자한것이다. 이를위해 50톤, 150톤, 260톤의힘이각각 0도, 26도, 52도의각도에서작용하는모두 9가지경우를검토했다. 260톤은마린 3차모형시험에서핀안정기에가했던외력의크기다. 분석결과 150톤이나 260톤의힘이작용할때는모두소성변형이발생할것으로추정되어현재좌현핀안정기의상태와부합하지않았다. 50톤의힘을가하는경우에는그하중의각도가 0도와 26도일때는슬라이딩변형이일어나지않는것으로분석되었다. 마지막으로 50 톤의힘이 52도의각도에서작용할때는소성변형없이슬라이드변형이일어날수있다는결과가나왔다. 즉검토한 9가지의시나리오중현재와같은핀안정기변형을일으킬가능성이있는시나리오는선미에서선수방향으로 50톤의힘이핀과 52도각도를이루며비스듬히내리누르는경우였다. 112) 외력검증 TFT는 2가지핀안정기변형시나리오, 즉침몰시해저지반을뚫고들어가면서변형된경우와침몰이전에외부물체에부딪혀서변형된경우중어느쪽이더타당한지에대해결론을내리지않았다. 핀안정기변형에대한외력검증 TFT의조사는핀안정기의기계적작동원리에대한자료를확보하고위와같은조사용역을위한자료를제공했다는성과를남겼다. 그러나핀안정기제조사의기술보안규정으로인해자료의입수가제한적이었고, 해저면상태에대한객관적데이터가부족했으며, 구조해석을위한도면해석및현장정밀조사가미흡했다는자체평가가있었다. 113)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49 외력검증 TFT는기술적인분석뿐만아니라참사당시세월호주변의잠수함작전현황에대한조사도실시했다. 이는해군등으로부터받은자료에대한분석과해군본부에대한방문조사를통해이루어졌다. 해군본부를방문하여잠수함항박일지등을확인한결과 2014년 4월 16일에해군잠수함 14척중 3척이작전중이었다는사실을알수있었다. 그러나세월호참사현장반경 100 해리 ( 海里 ) 내에는작전중인잠수함이없었던것으로드러났다. 한문식함의항박일지를통해서는한문식함이 4월 15일세월호사고지점에서 20km 거리인추자도근해에서사격훈련을실시했고, 4월 16일에는 74km 떨어진흑산도근해에서훈련을취소하고세월호구조구난을위해긴급출동했음을확인했다. 2014년 4월 15일에서 20일까지서해에서있었던군사훈련정보를검토한결과당시국내에서실시한연합훈련은없었다. 한미연합사의회신에따르면미국의본함리처드함은 4월 10일에서 15일까지한반도서쪽으로 100해리이상떨어진공해상에서일상적인정찰항해중이었으며, 4월 16일에구조신호를받고세월호현장으로갔다가 22일에현장을떠났다. 또외력검증 TFT는 2014년 4월 15일부터 7월 30일까지한국잠수함의정비기록을입수하여검토했다. 이는잠수함이세월호핀안정기와충돌했을경우그때발생한손상부분에대한정비를받았을가능성을염두에둔조사였다. 검토결과당시고장정비를받은잠수함은없었음을확인했다. 114) 제 2 장. 넘어지다 사고에대한직접적인설명과는관계가없지만브룩스벨이관찰 기록한세월호외부상태중따로언급할만한것들은다음과같다. 우선좌현선측외판에리프팅빔사이로광범위한손상을볼수있다. C 갑판과 D갑판근처외판이바깥쪽으로힘을받아밀려나있다. 인양과정에서생긴것으로보이는직사각형구멍이다양한크기로선체에뚫려있다. 선수갑판에가로방향으로크게찢긴것이두군데있는데, 이는인양할때선박을들어올리려고시도한흔적으로판단된다. 이전조사에서사고초기바닷물이유입된통로로의심받았던 D갑판의도선사문은온전한상태로닫혀있었다. 세월호의타는외관에손상이없는상태에서우현으로 23도정도돌아가있었다. 사고의원인과직접관련은없지만, 이것은침몰직전관찰된좌현 8도나수중에서촬영된좌현 30도에서변화한상태다. 프로펠러 2개모두특별한손상을입지않았으며, 우현프로펠러날개하나의뒷날에만약간의손상이있었다. 우현핀안정기는손상의흔적없이부착되어있었다. 선체가외부물체와부딪혔음을시사하는데이터상의증거는없는가? 외부물체가충돌하면서선체에남겼을물리적흔적을찾는일외에도, 외력검증 TFT는외부물체의충돌이있었음을시사하는시험및실험데이터가있는지에대해서도검증작업을실시했다. 외력검증 TFT가검토대상으로삼은의혹쟁점중하나는 AIS상으로보기에세월호가오전 8시 49분경선회율 (RoT) 이비정상적으로큰급우선회 ( 최대초당 15도 ) 를했다는것이었다. 마린에서실시한 1차와 2차모형시험이이처럼높은선회율을만들어내지못했다고판단한외력검증 TFT는 3차모형시험을추진하기로했다. 외력검증조사를개시할때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50 부터 필요한경우예산을확보하여물리실험등을통해과학적으로외력설의타당성에대한검증작업진행 을계획한바있으며, 마린 3차모형시험은그중요한단계였다. 3차모형시험에서외력검증 TFT는사고순간의항적을재현하기위해서는어떤크기, 방향, 시점의외력을가해야하는지를도출하고자했다. 그리고핀안정기에외력을가할경우선박의거동, 특히선회율과횡경사속도에어떤영향을미칠지조사하고자했다. 마린 3차모형시험은 2018년 6월 27일부터 29일까지, 그리고 7월 2일에실시했다 (7월 2일에는외력검증 TFT 입회없이마린단독으로수행 ). 115) 3차모형시험에대한마린의예비보고서 ( 영문 ) 는 7월 26일에제출되었다. 116) 3차모형시험에서조사하고자했던가설은다음과같이정리할수있다. 외력을가하면 AIS의방위각원자료에서계산한선회율과블랙박스영상에서도출한횡경사각도에부합하는선박의움직임이나올것이다. 이시험을설계하기위해서는핀안정기에어느정도힘을줄것인지정해야했다. 그리고이힘은현실성이있는범위내에있어야했다. 즉이힘이핀안정기를부러뜨리는힘보다는작아야했다. 세월호가침몰한후에도핀안정기는비틀리기는했지만부러지지는않은채선체에붙어있었기때문이다. 마린은우선설정된선회율과횡경사각도에도달하기위해필요한힘의크기를전산유체역학적으로계산했다. 만약이렇게계산된힘이비현실적으로높게나온다면, 모형에실제로적용하는힘은다음네가지값중가장작은값을초과하지않도록했다. 전산유체역학계산으로나온힘 모형부품의기계적안전한계치 ( 모형에힘을전달하는 ) 윈치모터가낼수있는최대힘 실제핀안정기축 (shaft) 을부러뜨리는힘. 이값은마린이추산했고선조위의확인을받았다. 선조위가제시한선회율은초당 -11도, 1.67도, 2.00도, 7.60도, 2.00도, 14.00도, 15.00도등이었다. 이중가장큰선회율인초당 15.00도를구현하려면, 배길이방향으로가해지는힘의경우 26,133톤, 배의폭방향으로가해지는힘의경우 232,763톤이필요한것으로계산되었다. 마린은핀안정기가견딜수있는최대힘이약 260톤이라고추산했다. 외력을통해최대선회율을얻으려면핀안정기가견딜수있는최대힘의 100배에서 1000배정도의힘을가해야한다는뜻이다. 이런계산결과에따라선조위와마린은윈치를통해모형에가하는최대힘을핀안정기가견딜수있는최대치인 260톤으로하기로합의했다. 시험의여러기본조건은 1 차와 2 차시험때와같았지만, 몇가지새로운수치와시나리오를 도입했다. 앞서사용한 1:25.39 비율의모형배 (9929 번 ) 에앞선시험과마찬가지로 4 개의중 량물을설치해서화물의무게와이동을재현했다. GM 으로나타내는적하조건은 0.58m 와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51 0.45m 2 가지를사용했다. 이중 0.45m 는 1 차와 2 차시험때도적용했던조건이다. 타각은 우현으로최대 37 도또는 40 도까지주는시나리오를사용했다 ( 이전시험에서는최대 35 도 ). 또타가회전하는속도 (Rudder Turn Rate) 를이전시험과다르게설정하여시험했다. 제 2 장. 넘어지다 3차모형시험에서가장주목할만한장치는모형배에외력을전달하는윈치다. 수조안에서모형배주위를원형으로둘러싸고서배를따라움직이는설비에장착된윈치는미리정해놓은시점에모터를돌려모형배에연결된줄을당긴다. 대체로횡경사가 18도일때외력을가하도록설정했고, 일부시험에서는횡경사가아니라요 (yaw) 각도에서외력을가하기도했다. 또윈치가최소 5초에서최대 15초동안줄을당겨외력을가할수있도록설정했다. 또원형설비에윈치를장착하는위치를바꿈으로써윈치가외력을가하는각도를설정할수있었다. [ 그림 2-40] 윈치장착위치예시. 우현수평방향으로 58 도위치에있다. 윈치막대는수면 80cm 아래까지뻗어있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52 [ 그림 2-41] 윈치설정모식도. 위는정면에서본그림. 윈치막대가수면아래 80cm 까지내려와물속에서줄을통해모형배와연결된모습을보여준다. 아래는위에서내려다본그림. 수평방향 58도로윈치가힘을가하도록설정되어있다. 마린은 3차모형시험결과를다음과같이보고했다. 1, 2차시험과마찬가지로각변수가선회율, 횡경사각도, 횡경사속도등에미치는영향을분석하는방식이었다. 1) 타가회전하는속도를초당 2.3도에서초당 4.0도로증가시키면선회초반에는선회율과횡경사각도를증가시키는효과를내지만, 최대선회율및횡경사각도에는영향을주지않았다. 2) 37도와 40도등큰타각을사용하면선회율, 횡경사등모든값이커지는경향을보였다. 이는앞서실시한모형시험에서파악한타각과배의거동의관계를다시확인하는것이다. 3) 초기속도를 19노트로증가시키면, 이전실험에서와마찬가지로선회와경사등배의모든움직임을증가시키는효과를냈다. 3차모형시험에서가장집중적으로분석한것은윈치를통해가하는힘이배의선회에미치는영향이다. 윈치가줄을당기는방향, 윈치의수직방향위치, 윈치에서가하는힘의세기, 힘을가하는시간등의배의움직임에어떤영향을주는지정리하면아래와같다. 1) 윈치의방향 : 윈치의방향이우현 18도나 28도일때는외력이선회율을증가시켰지만횡경사각도는감소시켰다. 윈치의방향이 58도일때는외력이횡경사각도를증가시켰지만최대선회율에는영향을미치지않았다. 이러한결과는배의움직임이힘의방향에민감하게반응한다는것을보여준다. 2) 윈치의높이 : 윈치의수직위치에따라배의움직임에미치는영향이달랐다. 260톤의힘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53 을 28도각도로 15초동안주었을때, 수면아래 10m와 20m에서힘을걸어주는설정에서는서로비슷한경향을보여주었고, 수면아래 70m에서힘을걸어줄때는선회율은조금낮아지고횡경사각도는커지는효과를냈다. 3) 윈치힘의세기 : 윈치를통해가하는외력이클수록최대선회율이증가하는경향을보였다. 외력이 50톤에서 150톤으로증가할때가 150톤에서 260톤으로증가할때보다최대선회율을조금더많이증가시켰다. 수면아래 20m, 28도방향에서 15초동안외력을가했을때, 힘이클수록움직임을더두드러지게만들었다. 즉더큰선회율과더작은횡경사각과더빠른선속을만들었다. 4) 힘적용시간 : 1차와 2차모형시험때외력은 5초동안적용했으나, 3차에서는다른적용시간도시험했다. 힘을더오래적용할수록선회율과선속은증가하고횡경사는감소했다. 제 2 장. 넘어지다 마린에서실시한 3차모형시험은외력을도입할경우세월호의 AIS 선수방위각데이터로부터계산한선회율에도달할수있는지확인하려는시도였다. 시험에서얻을수있었던가장높은선회율은초당 2.7도였다. 이는시험계획단계에서외력의크기를계산하는데사용한높은선회율값에크게미치지못하는수치이다. 핀안정기가견딜수있는최대힘 (260톤) 을가해도 AIS에서도출한선회율에가까이가는시험결과는나오지않은셈이다. 마린은또시험결과중가장높은선회율을만들어낸외력조건이선회율은높게만들었지만횡경사는오히려감소시켰다는점을지적했다. 선회율은높아진반면, 그밖의다른데이터와는부합하지않는다는뜻이다. 마린은모형시험데이터와 AIS 데이터사이에차이가많이나는것은비교의기준이되는 AIS 데이터에잡음 (noise) 이많이끼어있기때문이라고설명했다. 1차와 2차모형시험결과에대한설명과같은논리다. 마린은 3차모형시험의결과를분석하여다음과같은결론을내렸다. ( 다양한윈치힘의크기와방향, 지속시간등을조합한 ) 모든모형시험으로부터얻은가장큰선회율은 2.7도 /s 였다. 이최대값은선회율증가와횡경사각감소를야기했던윈치의힘을이용해서얻은값이다. 심지어핀의항복응력한계치와동일한윈치의힘을적용해보았으나, 어떠한모형시험결과도 AIS 선수방위각데이터분석하여선조위가제공한, 보다큰선회율값 ( 최대 15도 /s) 을얻어낼수는없었다. 좌현핀안정기에작용한외력을통해세월호의사고당시선회와횡경사를설명할수있다는가설을지지하는근거를찾지못한것이다. 이와함께마린은 1차와 2 차시험의결론이여전히유효하다는입장을밝혔다. 우선마린은 보고서에서다뤄진모든변수들과조류와같은불확실성들은모형시험과 AIS 데이터간의완벽한상관관계는기대될수없음을시사하고있다 고지적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모형시험, 컴퓨터모의실험및실시간모의항해등은세월호의낮은초기횡복원성과적당한타각사용의조합은세월호의 AIS 항적과닮아있는선회궤적을만들고횡경사가임계값 18도에이른다는것을보여주었다 라는것이마린의결론이었다. 117)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54 외력검증 TFT는 3차모형시험결과에대한마린의해석에동의하지않았다. 외력검증 TFT 는 3차모형시험을통해추돌외력에따라선회율 ( 초당약 2.6도 ) 과횡경사속도 ( 초당약 3.5 도 ) 가증가함을확인했다고판단했다. 또 GoM 0.06~0.6의광범위한복원성, 대각도타각 (0~35도 ~40도 ), 보수적인화물이동, 대수속력 1.5노트증가 ( 조류효과고려 ) 등가혹한모형시험조건으로도이르지못한선회율한계 RoT(<2.0도 /s) 를외력으로극복가능함을확인 했다고해석했다. 118) 즉외력이없는조건에서는초당 2도이상의선회율을낼수없었지만, 외력을도입하면그한계를넘어서세월호 AIS에서관찰되는큰선회율에더가까이갈수있었다는것이다. 3차모형시험결과에대한이러한해석은외력을도입할필요없이복원성, 타각, 화물과유체이동, 조류의영향등을결합함으로써세월호의선회와횡경사를충분히설명할수있다는마린의입장과상반된다. 이와같은해석의간극을조금이나마좁힐수있는한가지방법은마린시험에서구현하지못한조류의영향을계산해서반영해보는것이다. 선조위내부에서는마린시험결과를토론하면서사고당시조류의영향을검토하자는제안이있었다. 세월호사고당시조류에대한정보는해양조사원을통해구할수있었다. 사고당시의 AIS 항적초반에는배가 17.5노트의빠른속도로전진하고있기때문에조류의영향이크지않은것으로나타났다. 하지만배의속도가느려지는중 후반에는조류의효과가커지게된다. 또속도벡터의변화가누적되면서조류를반영한항적은적지않은차이를보여주었다. 이러한분석을통해조류의영향을반영한모형시험항적이 AIS 항적에더가까워지는것을확인할수있었다. 119) 마린도조류의영향등에대한불확실성을고려하면 1차및 2차모형시험결과와세월호 AIS의차이가수용할수있는정도라고설명한바있다. 2014년 4월 16일아침세월호에외력이작용하여급한선회와횡경사가발생했는지명쾌하게분석하고검증하지못한것은그외력의주체가정의되거나제시되지않았기때문이다. 선박에작용하는외력은조류, 바람, 파도, 착저시해저면에닿는충격, 수중또는수상물체의충돌등여러가지가있을수있는데, 이중어떤것이세월호에이상거동을일으켰을가능성이있는지지금까지구체적으로논의되지않았다. 외력의정체가불분명하기때문에과연외력이있었는지확인하기위해과학적가설을세우고검증하는작업이어려웠다. 의혹을검증하고해소하기위해서는우선외력을 미확인수중물체 (U.S.O.: Undefined Submerged Object) 로규정하고이에초점을맞추어논의를전개하는것이도움이된다. 미확인수중물체 의대표적사례인잠수함을세월호에외력을가했을가능성이있는주체로상정하고, 과연세월호와잠수함이부딪혀서세월호의이상거동을유발할수있는지검토해보는것이다. 우선잠수함충돌을통해세월호의항적을구현하려면잠수함이한차례추돌한것으로는부족하며, 추돌을벗어난잠수함이최대성능으로이동해서대기하다가수면위로부상하면서세월호를밀고표류를시작한것으로가정해야하는문제가있다. 또외팔보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55 형태의잠수함스노클링파이프가세월호의좌현핀안정기와추돌하여급한횡경사를유발하는현상을역학적으로설명하기어렵다. 철과철이약 15노트속력차이가있는상태로접촉하면서세월호가좌현으로크게기울었는데도양쪽이눈에띄는외부손상을입지않을수있는지의문이다. 또잠수함이세월호의핀안정기를추돌한다음수면위로상승하기위해움직이는과정에서 60m 이내의얕은수심때문에잠수함의선미가해저에좌초되는가능성에대한분석도필요하다. 외력검증 TFT의조사결과보고서는 조사결과를종합했을때사고의원인중하나로외력의가능성은확인했으며, 그것에대한배제의근거는찾지못하였다 라는결론을내렸다. 그러나위와같은문제점을고려할때, 지금까지의조사에서는미확인수중물체 (U.S.O.) 가세월호에충격을주었을가능성을확인하지못했다 라고서술하는것이과학적이고합리적인태도라고할수있다. 120) 제 2 장. 넘어지다 핀안정기 외력방향 잠수함스노클링파이프 ( 추정 ) 횡경사 22 도 속력약 15 노트 1 초 1 초 1 초 1 초 1 초 1 초 1 초 1 초 속력약 30 노트미만 1 초 1 초 1 초 속력약 30 노트 수심낮아짐 <<<<<<<< 수심 60m >>>>>>>>> 수심낮아짐 [ 그림 2-42] ( 위 ) 세월호와잠수함스노클링파이프충돌상황추정 ( 아래 ) 세월호와잠수함의최대거동예상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56 06 나오며 : 세월호가넘어지는것을막을수는없었을까 세월호가출항허가를받아인천항을떠난다음세월호의선장과선원이배가넘어지는것을막기위해할수있는일은별로없었다. 취약한상태로항구를떠난배는맹골수도를지나병풍도앞에서솔레노이드고착이라는작은이상이발생했을때그것을감당할능력이없었다. 타기펌프의솔레노이드고착이유발한빠른우현방향선회는배를좌현쪽으로기울게했다. 만약상식적인배였다면조금기울었다가바른자세를회복했을테지만, 세월호에는그런복원력이없었다. 배가 20도정도기울자화물이좌현쪽으로미끄러지기시작했다. 만약상식적인배였다면화물은조금더오랫동안제자리에묶여있었을것이고, 그랬다면배가완전히넘어지지않을수도있었겠지만, 세월호는이미상식을벗어난상태에서항구를떠나온배였다. 각종화물이대규모로이동하면서배는돌이킬수없이쓰러졌다. 1분이못되는시간동안배는빠르게오른쪽으로돌았고, 동시에왼쪽으로넘어졌다. 선원들은무슨영문인지몰랐고, 배를제자리로돌려놓을줄도몰랐다. 세월호를넘어지게만든결정적인원인, 단하나의원인을지목하기는쉽지않다. 4월 16일아침가장처음발생한이상현상은솔레노이드고착이지만, 그보다더중요한이상현상은배자체였고, 그것은육지에서많은사람과기관이오랫동안키워온문제였다. 넘어진세월호를설명하기위해서우리가주목해야할것은결정적인한순간이아니라여러원인의연쇄와결합이다. 통상적으로배의복원성과솔레노이드, 화물고박사이필연적인인과관계나연쇄관계는없다. 어느하나가다른하나보다반드시먼저일어나는일도아니고, 어느하나가다른하나와반드시결합해서일어나는일도아니다. 어떤것은순간적으로발생한불운이라고할수도있지만, 다른것들은무지와무능과무책임으로인해오랫동안천천히생겨난현상이다. 하지만잘못된관행과실수와불운이겹칠때이런일이연달아발생하거나함께발생하여최악의결과를낳을수있다. 그날세월호에서여러원인이결합하는것을막고그비극적인연쇄를끊기위한시도는없었거나실패했다. 배가쓰러져서일어나지못하게된이후, 또한번의 만약 이남아있었다. 만약세월호가상 식적으로닫혀있는배였다면, 넘어진배는, 그리고배안의사람들은, 물에뜬채더오랫동 안구조의손길을기다릴수있었을것이다. 그러나그마지막 만약 도실현되지못했다.

Ⅰ 침몰원인조사 제 3 장 가라앉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58 들어가며 2014년 4월 16일오전 8시 49분경세월호는좌현 45도로급히기울었다. 그직후주기관이작동을멈추고세월호는조류에의해표류하는상태가되었다. 이무렵선체외부로나있는몇몇출입구를통해바닷물이이미조금씩유입되고있었다. 하지만이때까지유입된물의양은배를침몰시킬정도는아니었다. 오전 9시 58분경세월호가 68.5도기울어지자 A갑판선미쪽객실에물이들어오기시작했다. 좌현쪽부터단원고등학교여학생들이머물던 SP-1(28인용 ), SP-2(42인용 ), SP-3(28인용 ) 객실이있었다. 배가기울어진뒤 구명조끼를입고선내대기하라 는안내방송에따라대기하던 SP-1 객실의학생들은나무캐비닛안에들어가웅크리고있었다. 마침헬기소리가나고바다쪽창문밖으로는해경구명보트가보였다. 1) SP-1 객실창문은어느새바다에잠기고있었다. 세월호는선미에설치된차량출입문틈사이로침수가시작돼선미부터가라앉았다. 창문이바다에가까워질수록배는더빨리기울어졌다. 바닷물이들어와객실에차오르자구명조끼를입은몸이둥둥떠올랐다. 일부학생들은가까스로헤엄쳐복도로빠져나왔다. 2) SP-2 객실에도빠르게물이들이쳤고, 학생들은차가운바닷물을피해캐비닛위로올라탔다. 그러나캐비닛은점점가라앉았고, 어느새물이가슴까지차올랐다. 일부학생은탈출했지만, 일부는나오지못했다. SP-3 객실에있던학생들은옆객실에물이가득할때까지안내방송을믿고기다리다배가뒤집어진찰나, 선미출입구로들어온해수에갇혀버렸다. 불과 20여분사이에벌어진일이었다. 3) 그렇게빨리가라앉을줄몰랐다 는일반적인반응에서도알수있듯, 세월호의침수와침몰은비슷한규모의선박에서예상할수있는속도에비해빠르게진행되었다. 좌현 45도가량의초기횡경사가세월호참사와같은대규모의인명피해로이어져야할필연적인이유는없었다. 30도이상기울어진선박이장시간그상태를유지하는경우도드물지않다. 2014년 4월 16일세월호가좌현으로크게기운상태로더오랜시간동안전복되지않고머물렀더라면승객들을구조해낼수있는시간을충분히확보할수도있었다. 하지만세월호는급격한횡경사이후약 1시간 40분이지나자 130도가깝게기울었고, A갑판과 B갑판은완전히침수되었다. 사건당시영상과승객들의증언에따르면 9시 50분경에이미객실좌현출입문으로물이들어오기시작해 20~30분안에완전히침수되어버렸다. 4) 이러한현상이일어난과정과원인에대한설명이필요하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59 제 3 장. 가라앉다 세월호의침수와침몰은수많은사람들이실시간으로목격했지만, 구체적으로선내에서어떤일이어떤순서로일어났는지에대해서는단편적인근거밖에는남아있지않다. 그동안검경합동수사본부, 해양안전심판원, 4 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등조사기관은침수와침몰과정과원인을밝히기위해공통적으로컴퓨터모의실험 ( 시뮬레이션 ) 이라는방법에의존했다. 사고당시바닷물이얼마나많이, 어떤순서로유입되었는지알수있도록선내곳곳에카메라가설치되어있지않았다면, 주어진조건하에서물리법칙과어긋나지않게침수과정을추정하는것이유일하게남은선택지가된다. 이는선조위의조사활동에서도마찬가지였다. 다만, 선조위의경우는선체인양이후현장조사를통해선체내부의조건을보다정밀하게파악할수있었고, 이러한구획구조에대한지식을바탕으로컴퓨터모의실험과축소모형실험까지진행할수있었다. 지금까지의조사결과에비해선조위의결론이훨씬높은신뢰도를보인다고할만한이유가여기에있다. 선조위의침수 침몰관련조사활동의결론은다음과같다. 5) 세월호가빠른속도로침수되어침몰에이르게된결정적요인은유입된바닷물의흐름을막아주어야할수밀문을대부분개방한상태로항해했기때문이다. 세월호가좌현으로크게기울어횡경사약 45도에이르자 C 갑판외판의루버통풍 (Louver Vent) 구조를통해 E갑판기관장비구획의핀안정기실로, 파손된창문과외부상단의배수구 (scupper) 를통해 C갑판내부로바닷물이유입되기시작했다. 배의아래쪽으로흘러들어간물은배를더욱가라앉게만들었고 ( 흘수의증가 ), 배위쪽에축적된물은배를더왼쪽으로기울게했다. 이렇게되자다른통풍구와창문을통한침수로이어졌다. C갑판으로유입된바닷물은차량이동용경사로를통해 D갑판으로, 이어서개방된수밀해치를통해 E갑판으로흘러들어갔다. 네덜란드해양연구소마린에서수행한컴퓨터모의실험에따르면, 이들수밀문이닫혀있었다면세월호는 65도가량의횡경사를유지한채훨씬긴시간동안머무를수있었던것으로나타났다. E갑판기관장비구획의수밀성이제대로유지되었더라면 2014년 4월 16일과같은참사는피할수있었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60 01 세월호의침수 침몰에대해알려져있던사실 세월호가침수된후침몰하는동안대략적으로어떤일이일어났는지에대해서는이미여러영상을통해널리알려졌다. 사건현장에가장먼저도착한목포항공대소속헬기 511호는이미오전 9시 26분경부터, 뒤이어도착한해경 123정은 9시 34분경부터현장영상을카메라에담았다. 이들이생산한사진과영상은언론과인터넷을통해광범위하게유포되었다. 이는세월호전복과침몰과정에대한가장기본적이고객관적인데이터다. 영상을통한횡경사진행추이만알려진상황에서침수 침몰관련조사활동은이러한데이터를재현할수있는모의실험결과를제시하는것을목표로할수밖에없었다. 세월호참사직후처음으로사고원인을조사한검경합동수사본부는해경 123정에서촬영한동영상을바탕으로시간대별로횡경사각도의변화를정리한표를작성했다. 6) 이표에는 123 정이사건현장에도착한오전 9시 34분부터세월호가전복한 10시 17분사이에관찰된횡경사각도가정리되어있다. 이로부터대략적으로알수있는사실은세월호는좌현 50~60도를전후한횡경사가서서히증가하는상태를 1시간가량유지하다가약 9시 50분이후상대적으로빠른속도로넘어가전복에이르게되었다는것이다. 마지막으로침몰단계에이르게되면선내로유입된바닷물이배의뒷부분에축적되면서선미는물밑으로가라앉고선수부만수면위로드러나는상태가되었다. 이와같은변화는선내로유입된바닷물이얼마만큼, 어떤경로로, 어느지점을, 어떤순서로침수시켰는지에따라다르게나타나는현상이다. 세월호선체인양이전의침수 침몰조사활동은크게 2가지한계를가질수밖에없었다. 첫째, 선체개구부의열림상태를알수없었다. 따라서기존의조사활동은몇몇선원들의진술과막연한추정에근거했다. 2014년 10월, 검경합동수사본부의의뢰로가장먼저조사를했던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KRISO) 의보고서는 개구부의열림상태를모르는상태에서시뮬레이션을수행 했기때문에 다소간의오차는존재한다 는점을인정하고있다. 7) 둘째, 급격한횡경사가나타난오전 8시 49분부터 9시 34분까지약 40여분동안의관찰데이터가당시에는없었기때문에초기횡경사진행상황을알수없었다. 이는침수의전과정을파악할수있는명확한데이터가존재하지않았다는근본적인문제를낳는다. 마찬가지로 KRISO 보고서는횡경사초기조건을 오전 8시 50분, 좌현 30도 로가정하고시뮬레이션을수행했다. 8) 이는사건초기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61 조사활동에서불가피하게나타나는한계로볼수있다. 2017년 7월이후선조위의세월호선체인양과현장조사활동으로이와같은한계는완벽하게는아닐지라도상당히해소되었다. 첫째, 선체인양이후선체에대한조사결과선박외판과내부의여러출입구및환기구의상태를직접확인함으로써예전보다는훨씬명확한근거를바탕으로추정을내릴수있게되었다. 물론조사당시개구부의상태가사고당시의상태인지에대해 100% 확신할수는없지만, 여러정황증거를바탕으로비교적합리적인판단을내리는것이가능하다. 둘째, 세월호화물칸차량에서회수한블랙박스영상을통해침수의전과정에걸쳐시간대별로선체가좌현으로얼마나기울었는지확인할수있게되었다. 이를통해 KRISO 보고서에서가정했던 오전 8시 50분, 좌현 30도 는사실이아니었으며, 8시 49분경에이미좌현 45도까지기울었음을알게되었다. 나아가일부블랙박스영상은실제로선내로바닷물이유입되는장면을볼수있어침수과정을재구성하는데중요한근거자료가된다. 9) 제 3 장. 가라앉다 이렇듯세월호의침수과정에대해선체내 외부로부터상당한정도의사실이알려져있다. 하지만선체내부에서구체적으로어떤과정을거쳐침수가일어나전복과침몰에이르게되었는지알아내기란여전히대단히어려운일이다. 초기단계에침수가시작된개구부의위치와유입된바닷물이어떤경로로흘러들어갔는지에따라발생하는추가횡경사와침수정도가달라질수있기때문이다. 따라서침수 침몰관련조사활동은세월호라는배의상태 ( 구획구조및개구부의상황 ) 에대해알려진사실을바탕으로바닷물의선내침투경로를모사 ( 模寫, simulate) 하여각종사고현장영상을통해알려진배의거동을재현하기위해노력했다. 이러한과정을통해가장타당하고개연성있는 (plausible) 침수 침몰 시나리오 를제시하는것이현재주어진정보의한계속에서가장과학적이고합리적으로침수과정을이해할수있는방법이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62 02 세월호의침수 침몰에대한기존의해석들 앞에서도언급했듯이세월호선체가인양되기전까지침수 침몰관련조사활동은몇가지한계가있을수밖에없었다. 이절에서는 2017년이전의각종조사보고서에서이러한한계에도세월호의침수 침몰을해석하기위해어떤가정과추정을했고, 어떤방법론을사용하여, 어떤결론을내렸는지살펴본다. 이는선체조사위원회가활동을개시한이후침수 침몰관련조사의동기와방향을이해할수있는하나의배경이된다. 검경합동수사본부전문가자문단보고서 (2014 년 8 월 12 일발간 ) 사고가발생한이후가장먼저활동을개시한기구는검경합동수사본부 ( 합수부 ) 의전문가자문단이었다. 사건다음주인 4월 25일허 범전중앙해양안전심판원선임심판관을단장으로총 11명의자문단이구성되었다. 이후전문가자문단은약 3~4개월동안운항과실 ( 선박조종 ), 복원성, 컴퓨터모의실험, 인적요인등 4개팀으로나누어활동을진행했다. 자문단보고서는크게 항적의검토와원인분석, 복원성및운항상태분석, 선박조종및침수 침몰시뮬레이션, 인적요인검토 로나누어져있다. 이중에서 선박조종및침수 침몰시뮬레이션 은 KRISO에서이동곤선임연구원을연구책임자로하여수행했다. 하지만합수부자문단보고서는침수 침몰과정에대해서는큰관심을기울이지는않았던것으로보인다. 이들은사고의발생과정을다음과같은네단계로구분했다. 1) 변침점에서대각도선회, 2) 초기횡경사발생, 3) 침수및화물이동에의한횡경사심화, 4) 전복후부력상실로침몰. 전문가자문단은이중 침수에의한횡경사심화 나 전복후부력상실로침몰 과정은 단순한물리적현상의연속일뿐이며그발생원인이나인과관계과정에특별한의문점이나문제될만한부분이없어집중적으로원인을규명할실익이별로없다 고판단했다. 결국당시 국민들의관심의대상인최초의대각도선회와초기횡경사가왜발생하였는지 에조사활동의초점을맞추겠다는것이었다. 10) 침수 침몰과정에대한상대적무관심은조사를의뢰했던검경합수부의목적이사고의책임소재를판별해직무상책임이있는사람들을처벌하는데있었기때문이었다고볼수있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63 전문가자문단의판단을고려하면 KRISO에서수행한침수시뮬레이션이비교적소략하게진행되었다는것도놀라운일이아니다. 연구진은침수가발생할수있는구획을갑판별로설정한후갑판내 외부를연결하는출입문과갑판사이를연결하는통로로바닷물이유입될수있는면적을가정해설정했다. 연구진의가정에따르면열려있던 C갑판좌현환기구의 1.0m 2 면적을통해바닷물이유입되었다. 그외풍우밀 ( 風雨密, weathertight) 출입문들은닫혀있다고가정했고, 이문들에나있는좌우각 1cm씩, 총 2cm의틈새를통해바닷물이서서히들어왔다고보았다. KRISO는이와같은컴퓨터모의실험의결과를해경 123정에서촬영한동영상분석으로알아낸시간대별횡경사각도와비교했다. 결론은 두결과가비교적잘일치한다 는것이었다. 제 3 장. 가라앉다 KRISO 는침수시뮬레이션의결과를 [ 표 3-1] 과같이요약하고있다. 11) [ 표 3-1] KRISO 침수시뮬레이션결과 경과시간 침수경과 서서히횡경사가기울어지다, 2,600 초경 Stern Thruster 환기구로침수됨 B 갑판침수시작, 횡경사는조금씩변하면서침하가발생 0분 0초횡경사각 49deg 47분 2,800초 58deg 58분 3,500초 횡경사각 30deg 43분 2,600초 50deg 53분 3,200초 59deg 침수경과 초기조건좌현옆현문 ( 개구부 #8) 으로침수시작선미좌현차량램프틈으로침수시작 엔진룸환기구, 좌현함안정기환기구, E 갑판환기구, 선수 C 갑판환기구등에침수시작 A 갑판침수시작 선미부격실환기구침수시작횡경사기울어지면서침하됨 이후급격히 A 갑판, B 갑판에물이차면서전복에이름 62deg 82분 4,900초 77-120deg 97분 5,800초 63분 3,800초 77deg 91분 5,500초까지 165deg 거의모든좌현환기구가물에잠기며, 안정성한계를넘어감 120 도를잠시유지하다가침하가계속되면서횡경사각이다시커지고침몰됨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64 2018년 7월현재의시점에서돌아보면, KRISO의컴퓨터모의실험은몇가지부족한점이눈에띈다. 우선초기횡경사조건으로설정된좌현 30도는잘못된것으로나중에드러났다. 선체인양후확보한차량블랙박스영상에의해오전 8시 49분에이미좌현 45도까지기울었다는사실이밝혀졌다. 또 KRISO는초기침수경로를 도선사출입문 (pilot door) 이라고도알려진 좌현옆현문 ( 개구부 #8) 과 선미좌현차량램프 로상정했다. 다만 2군데의개구부로바닷물이쏟아져들어온것이아니라닫혀있는문틈으로조금씩스며들기시작했다고가정했다. 그렇게유입된바닷물이좌현 49~50도까지의횡경사를이루는데기여했다는설명이다. 선체인양전에도선사출입문의개폐여부를정확히알수있는방법은없었다. 하지만 KRISO는선박외판의가장낮은곳에위치한도선사출입문을통해초기침수가이루어졌다고볼수밖에없었다. 12) 이러한점들은 KRISO의모의실험이당시의한계를그대로반영하고있다는것을보여준다. 해양안전심판원특별조사보고서 (2014 년 12 월 29 일발간 ) 검경합수부의사고원인분석보고서가나오고약 4개월후, 해양안전심판원의보고서가공개되었다. 해양안전심판원은해양사고가발생한경우그원인을규명함으로써유사사고를예방하고해양안전에기여하는것을목적으로한다. 세월호사고역시해양안전심판원의심판절차를거쳐야했다. 다만해양안전심판원특별조사부가침수과정과관련해별도의조사활동을벌이지는않았고, 검경합수부에서제공한 KRISO 침수시뮬레이션자료에의존해설명하고있다. 당연하게도해양안전심판원보고서의침수 침몰관련결론역시검경합수부와같은결론을내리고있다. 해양안전심판원조사관들은초기침수지점을 횡경사각이약 15도를넘으면서수밀갑판 (D 갑판 ) 상부에위치한풍우밀구조의문 ( 선원들은 도선사출입문 이라고호칭한, 높이약 1.9m, 폭약 1.0m, 57~58번늑골 ) 틈, 그리고 횡경사각약 24도를넘으면서선미램프틈 이라고결론내렸다. 이후좌현횡경사가증가하면서 46도에다다르면 C갑판현측의여객출입문 (56~58번늑골 ) 및선수갑판상화물창통풍구등이해수면아래로내려가 바닷물이추가로유입되었다. 또 55도에이르면 트윈갑판개구부 가, 57도에서는 B갑판여객통로출입문 이, 64도에서 A갑판현단 등차례로침수가진행되었다. 이어서 C갑판로유입된바닷물은차량이동용경사로를따라 D갑판로흘러갔고, 이후 폐쇄되지않은기관실출입문등을통하여 E갑판화물창과기관실을순식간에침수시켰다. 기관실로유입된해수또한열려있던격벽출입문을통하여보조기관실및축계실로흘러들었다. 13) 위서술에서볼수있듯이해양안전심판원보고서의침수시나리오는꽤구체적인편이다. 하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65 지만해양안전심판원조사관들이기관실출입문이나격벽출입문이열려있었다는명백한근거를확보한것은아니었다. 이러한서술은침몰하는세월호선체외부에서관찰한횡경사의진행과정을통해역으로추론한것이었다. 즉이정도속도로기울었으니선체내부의바닷물유입속도가이정도는되어야하고, 그렇다면수밀격벽사이의출입문이열려있었다고볼수밖에없었던것이다. 선조위가선체를인양한이후조사한결과에따르면실제로 E갑판기관장비구획의수밀문은대부분열려있었고, 이것이세월호침수방식을설명하는데핵심적인근거가되었다. 이렇듯 2014년수행된세월호침수에관한조사활동은세월호선체에접근할수없었기때문에사고당시배의상황을정확하게알수는없었고, 따라서객관적인근거없이추정에의존할수밖에없었다. 하지만항상틀린것은아니었다. 제 3 장. 가라앉다 4 16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한국해양대학교보고서 (2016 년 5 월 31 일발간 ) 2015년 8월 4 16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활동을개시했다. 이듬해 3월, 특조위는기존의검경합수부와 KRISO의조사결과를교차검증하기위해새로운컴퓨터모의실험용역을발주했다. 연구책임자는한국해양대학교이 갑교수로하고, 용역제목은 세월호의항적과경사각을이용한전복 (capsize) 침수 (flooding) 과정재현 이었다. 제목에서도알수있듯이세월호에바닷물이어떻게유입되었는지재현함으로써침수과정을설명하는것이중요한목적중하나였다. 이보고서는 KRISO의컴퓨터모의실험의결과와대체로유사하지만다른점도있었다. 우선초기침수지점을 D갑판도선사문과선미램프 로보았다는점에서는기존의검경합수부의결론과같았다. 하지만 급선회로인한화물의쏠림으로도선사문이닫혔으나선미램프의약간이격된하단부위로계속해수가유입됨에따라서급선회후계속좌현으로횡경사가발생 했다는지적은기존의침수시나리오와달라진점이다. 결과적으로는 KRISO의시나리오와유사해졌지만, 그상태에도달하게된과정이보다자세하다. 한국해양대가이렇듯복잡한시나리오를가정하게된것은 D갑판도선사출입문이열려있었다는세월호선원의증언을의식한것이아닐까생각된다. 이증언대로좌현도선사출입문이열려있었다면이곳으로다량의바닷물이유입되어들어왔을것이고, 이대로는관찰된침수거동을제대로재현해낼수없을것이었다. 한국해양대보고서는이에대해좌현 35도로횡경사가발생했을때제대로고박되지않은차량이미끄러지면서도선사출입문을밀어닫았다고설명하고있다. 즉초기횡경사가발생했을당시에는도선사출입문이열려있었고, 그곳을통해바닷물이일부유입되었다가, 35도에이르렀을때닫혔다는것이다. 14)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66 소결 : 제한된데이터와과감한추정을통한침수시뮬레이션 지금까지살펴본세건의보고서들은선조위가세월호선체를인양하기전세월호의침수와침몰과정을당시주어진데이터를바탕으로설명하려했다. 기존의조사결과가제시하는침수 시나리오 는대체로유사한형태를띠고있다. 이를요약하면다음과같다. 1) 초기침수지점을 D갑판도선사출입문과좌현선미램프로잡고있다. 이들이주목을받게된것은세월호구조상가장하단에있어서 30도, 심지어는 15도라는횡경사초기단계에가장먼저해수면에닿는출입문들이기때문이다. 하지만기존조사는초기침수지점에서다량의바닷물이유입되었다고보고있지않았다. 초기침수단계는닫혀있는문의좁은문틈을통해소량의물이유입되어서서히횡경사를증가시키는역할을했다고본것이다. 2) 실질적인침수는좌현 45도이상으로상당히기운후횡경사정도에따라 C갑판상부에위치한각종환기구등을통해차례로이루어졌다고파악하고있다. 이렇게 C갑판로유입된바닷물은차량이동용경사로를통해 D갑판과 E갑판으로흘러들어갔다고설명한다. 그러나앞서언급했듯이기존의조사들은세월호선체의상태를직접조사할수없는상태에서 개구부의열림상태 에대한확실한근거없는추정에바탕을둔다는한계가있다. 하지만그렇다고해서이들이외부에서관찰된시간대별횡경사각을비교적성공적으로재현하지못하는것은아니다. 그렇다면기존의조사결과는세월호의침수와침몰을 설명 했다고할수있는가? 이질문에답하기위해서는컴퓨터모의실험이라는조사방법이무엇을목표로하는지생각해보아야한다. 물론선체가인양된이후선조위의침수 침몰관련조사활동은기존의조사와비교할수없는객관적물증을바탕으로이루어졌다. 그럼에도시뮬레이션의활용은침수메커니즘을 100% 정확히알아내는것이실질적으로불가능한상황에서주어진데이터를바탕으로가장과학적이고합리적인방법을이용하여개연성있는시나리오를찾아내는데그목적이있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67 03 선체인양이후선조위의현장조사 제 3 장. 가라앉다 2017년 3월 23일, 세월호가 1,073일만에물밖으로모습을드러냈다. 일단선체가인양되자이전에는알수없었던새로운사실을확인할수있게되었다. 우선선박내부의구획구조를파악할수있었다. 물론이전에도세월호를건조한일본조선소 ( 하야시카네조선소 ) 의도면과증 개축을담당한신 선박설계기술사무소의도면을통해대략적인구획구조를파악할수있었다. 하지만 2014년 4월 16일운항당시세월호의구조가설계도대로되어있으리라는보장은없었다. 선조위조사관들은가장먼저탱크구조, 기관장비구획구조, 화물창구조, 격벽구조, 차량및화물구역에대한구조등기본적인선체구획구조의상태를확인하는작업을진행했다. 둘째, 선체내 외부개구부의상태를현장조사를통해직접확인할수있었다. 이를통해출입문, 창문, 통풍구등이실제로열려있었는지, 이러한개구부이파손되지는않았는지, 선저탱크에바닷물이들어올수있는구멍이생기지는않았는지등을조사했다. 이는기존침수 침몰관련조사활동에서추정할수밖에없는사항을하나씩확정해가는작업이었다. 선조위는이렇게확정된구획구조와개구부상태에대한객관적자료를바탕으로보다정확하고높은신뢰도를갖는침수및침몰시뮬레이션을수행할계획을갖고있었다. 구획구조 선박에바닷물이유입되었을때침수되어배의부력을상실하게할수있는범위를 침수가능구획 이라고한다. 침수가능구획으로대량의물이들어오면선박의안전에중대한악영향을끼칠수있기때문에이구획으로열려있는개구부를철저하게관리할필요가있다. 세월호의경우침수가능구획은아래위방향으로는기선 ( 基線, baseline) 부터건현갑판 ( 乾舷甲板, Freeboard Deck) 인 D갑판까지, 앞뒤방향으로는선미최후단 (-11번늑골 ) 부터선수격벽 (179 번늑골 ) 까지다. [ 그림 3-1] 에서붉은색선으로표시된구역안으로뚫려있는개구부의개폐상태를확인하는것이선조위현장조사의중요한업무였다. 건현갑판 이란일반적으로선박내에서그아래로는수밀또는풍우밀구조로되어있어 어 떤해상상태에있어서도물이선내에침입하지않는조건 을가지는기준선이되는전통갑판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68 일단선체가인양되자 이전에는알수없었던새로운사실을 확인할수있게되었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69 (Continuous Deck), 즉선수에서선미까지뻗은갑판으로정의한다. 15) 다시말하면, 건현갑판은폐쇄장치로막혀있는최상층전통갑판이고, 이갑판을기준으로하여만재흘수선이정의되고건현 ( 수면과갑판사이의거리 ) 이계산된다. 정상적으로운항중인배라면건현갑판밑으로바닷물이침입하지않아야하고, 혹시침수되더라도해당구역에침수가격리되어이웃한구역으로퍼져나가지않도록해야한다. 세월호의경우, 건현갑판인 D갑판은전통갑판이아니다. 그렇기때문에세월호의침수가능구획은선수부터선미까지가아닌, 선미최후단에서선수격벽까지로정의하는것이다. 즉세월호의침수가능구획이란건현갑판 (D갑판) 밑으로바닷물이유입될수있는공간을말한다. 선조위가조사한침수가능구획은아래 [ 표 3-2] 와 [ 그림 3-1] 과같다. 16) 제 3 장. 가라앉다 [ 표 3-2] 건현갑판하부침수가능구획 구분 구획명 범위 ( 늑골 ) 용적 ( m3 ) 침수율 APT(C) -11~11 460.61 0.95 No.6 BWT(C) 11~24 202.85 0.95 No.2 FWT(C) 24~32 152.95 0.95 No.1 FWT(P/S) 71~89 106.04 / 108.51 0.95 물탱크 No.5 BWT(P/S) 91~109 108.17 / 109.28 0.95 No.4 BWT(C) 111~125 143.89 0.95 HEELING TK(P/S) 111~125 226.28 / 226.28 0.95 No.3 BWT(P/S) 125~136 216.86 / 216.86 0.95 No.2 BWT(C) 147~161 201.34 0.95 No.1 BWT(C) 174~179 88.4 0.95 M/G LOST(P/S) 52~59 20.59 / 20.59 0.95 기름탱크 No.2 FOT(P/S) 59~71 55.44 / 52.12 0.95 No.1 FOT(P/S) 97~111 278.71 / 278.71 0.95 No.4 VOID(C) 36~46 79.2 0.95 보이드탱크 No.3 VOID(P/S) 86~97 209.3 / 209.3 0.95 No.2 VOID(C) 136~147 735.4 0.95 No.1 VOID(C) 147~161 527.0 0.95 타기실 (C) 11~11 266.1 0.85 선미스러스터실 (C) 11~24 785.9 0.85 축실 (C) 24~36 896.6 0.85 기관장비구획 보기실 (C) 36~49 1213.7 0.85 기관실 (C) 49~71 2073.1 0.85 핀안정기실 (P/S) 71~86 341.0 / 341.0 0.85 선수스러스터실 (C) 161~174 411.2 0.85 화물창구획 E갑판화물창 (C) 71~136 3135.3 0.92

EMERG. GEN. RM. DECK STORE CO2 RM. PAINT STORE A. P. T.(B.W) A.P.T.(C) NO.6 B.W.T.(C) NO.6 B.W.T.(C) NO.2 F.W.T.(C) NO.2 F.W.T.(C) NO.4 VOID SP. NO.4 VOID SP. B.O.T. (P&S) B.O.T.(P) B.O.T.(S) M/E L.O.S.T.(P&S) F.W CLECT.T. M/E L.O.S.T.(P) R/G L.O.S.T.(P) R/G L.O.S.T.(S) M/E L.O.S.T.(S) NO.2 F.O.T.(P&S) NO.2 F.O.T.(P) NO.2 F.O.T.(S) V.T S.C S.C S.C B.W B.W LIFTER DECK STORE(P&S) FIN STABILIZER RM.(P&S) NO.1 F.W.T.(P&S) (ON) DECK STORE (UND.) STABILIZER ROOM NO.1 F.W.T.(P) NO.1 F.W.T.(S) (ON) DECK STORE (UND.) STABILIZER ROOM NO.3 VOID SPACE(P&S) NO.3 VOID SP.(P) NO.3 VOID SP.(S) NO.5 B.W.T.(P&S) NO.5 B.W.T.(P) NO.1 F.O.T.(P&S) NO.5 B.W.T.(S) NO.1 F.O.T.(P) NO.1 F.O.T.(S) HEELING TANK(P&S) NO.4 B.W.T.(P&S) HELLING TK.(P) NO.4 B.W.T.(C) HELLING TK.(S) NO.3 B.W.T.(P&S) NO.3 B.W.T.(P) NO.3 B.W.T.(S) NO.2VOID SPACE NO.2 VOID SP. NO.1 VOID SPACE NO.2 B.W.T.(C) NO.1 VOID SP. NO.2 B.W.T.(C) BOW THRUSTER ROOM BOW THRUSTER ROOM BOW THRUSTER RM. STORE STORE NO.1 B.W.T(C) NO.1 B.W.T.(C) C.L P&S F.P.T.(C) (B.W) F.P.T.(C) (B.W) F. P. T. (B.W)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70 [ 그림 3-1] 건현갑판하부 침수가능구획 개구부개폐상태 선박의가장기본적기능은선체외부로부터바닷물이유입되는것을막는것이다. 하지만선체외판과내부격벽사이에는여러종류의개구부와통풍구가존재할수밖에없다. 이러한개구부및통풍구는선박의운항과유지 보수등을위해선원들이선체내부를오갈수있게해주며, 해당구획에적절한통풍이이루어질수있게해준다. 하지만선체가과도하게기울어지면이들개구부와통풍구를통해바닷물이유입될가능성이있다. 따라서이들을적절하게관리하는일은선박과승객의안전을위해선원들이수행해야하는가장핵심적이고도중요한업무라고할수있다. 세월호선체인양이후선조위는현장조사와대면조사를통해 1) 건현갑판인 D갑판상개구부의개폐상태, 2) 각갑판구획으로연결되는선체외부의통풍구조, 3) 침수가능한 C갑판상부의창문및개구부상태, 4) 외부침수가가능한좌현선저탱크의상태, 5) E갑판기관장비구획의개구부개폐상태등을확인했다. D갑판 ( 건현갑판 ) 상의개구부개폐상태 D갑판상의개구부상태는세월호의침수과정을이해하기위해가장먼저확인되어야한다. D갑판은건현갑판이기때문에그아래로침수된다면부력에직접적인영향을주게된다. 따라서 D갑판상으로대량의바닷물이유입될수있는열린개구부가있었고, 그물이하부갑판으로흘러들어갔다면, 이는침몰의직접적인원인이될수있기때문이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71 외부에서 D갑판상으로바닷물이유입될수있는통로는총 4곳이있다 [ 표 3-3]. 도선사출입문 이라고알려진현측문이좌현과우현에각각 1곳씩, 선미차량램프역시좌현과우현에 1곳씩이선박외부로부터 D갑판으로물이들어올가능성이있는통로다. 이중좌현선미차량램프는선체인양과정에서손상되어사고당시에열려있었는지여부를확인할수없었다. 나머지 3곳, 즉우현선미차량램프와좌 우현현측문은선조위현장조사결과닫혀있었다. 만약손상된좌현선미램프가사고당시열려있었다면, 침수초기단계에서대량의바닷물이 D 갑판으로쏟아져들어왔을것이다. 실제침수과정을고려하면이는매우가능성이낮다. 결국 D갑판상으로직접적으로대량의침수가이루어지지는않았다고추정할수있다. 제 3 장. 가라앉다 D갑판으로부터하부로통하는개구부는총 13곳이있다. 이들중 3번보이드탱크우현해치 (8 번 ), E갑판화물창선수해치 (10번), E갑판승강기 (13번) 를제외한 10곳이현장조사당시열려있었다 [ 표 3-3]. 따라서어떤경로로든 D갑판상으로바닷물이유입된다면, 그물이하부갑판인 E갑판으로흘러들어갈수있다. 이러한상태는세월호운항당시건현갑판인 D갑판하부의수밀성이전혀유지되지않았다는사실을보여주는것이다. [ 표 3-3] D갑판상의개구부개폐상태 No. 구획 종류 통로 개폐여부 1 선미스러스터실 해치 D갑판하부 열림 2 축실 해치 D갑판하부 열림 3 보조기관실 해치 D갑판하부 열림 4 기관실 해치 D갑판하부 열림 5 핀안정기실 ( 좌현 ) 해치 D갑판하부 열림 6 핀안정기실 ( 우현 ) 해치 D갑판하부 열림 7 3번보이드탱크 ( 좌현 ) 해치 D갑판하부 열림 8 3번보이드탱크 ( 좌현 ) 해치 D갑판하부 닫힘 9 E갑판화물창 ( 선미 ) 해치 D갑판하부 열림 10 E갑판화물창 ( 선수 ) 해치 D갑판하부 닫힘 11 타기실 일반문 D갑판하부 열림 12 보조기관실 일반문 D갑판하부 열림 13 E갑판화물창 승강기 D갑판하부 닫힘 14 D갑판화물창 ( 좌현 ) 차량램프 외부 확인불가 15 D갑판화물창 ( 우현 ) 차량램프 외부 닫힘 16 D갑판화물창 ( 좌현 ) 현측문 외부 닫힘 17 D갑판화물창 ( 우현 ) 현측문 외부 닫힘

DN UP UP DN UP UP DOWN BOSN'S STORE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72 D 갑판 14. D 갑판화물창 ( 좌현 ) 16. D 갑판화물창 ( 좌현 )( 닫힘 ) 5. 핀안정기실 ( 좌현 ) CO2 ROOM 11. 타기실 V.T 12. 보조기관실 H. 4. 기관실 SLOPE WAY(ON) ENGINE CASING(UND.) H. V.T H. V.T V.T LIFTER H. V.T V.T 7. 3번보이드탱크 ( 좌현 ) 13. E갑판화물창 ( 닫힘 ) 10. E 갑판화물창 ( 선수 )( 닫힘 ) C.L PAINT STORE V.T V.T 3. 보조기관실 V.T 9. E갑판화물창 ( 선미 ) 6. 핀안정기실 ( 우현 ) 8. 3번보이드탱크 ( 좌현 )( 닫힘 ) 1. 선미스러스터실 17. D갑판화물창 ( 우현 )( 닫힘 ) H. STORE C.L 15. D 갑판화물창 ( 우현 )( 닫힘 ) H. H. 2. 축실 E.T V.T V.T V.T H. V.T V.T 범례 : 해치문 [ 그림 3-2] D 갑판개구부개폐상태 선체외부의통풍구조세월호선내로바닷물이유입될수있는통로는앞에서살펴본개구부이외에도각종통풍구조 ( 통풍통, 통풍트렁크 ) 가있다. 통풍구조의목적은외부로창문이나있지않은하부구획에공기를통하게하는것이기때문에, 막을수는있으나통풍을위해열어두어도규정에위반되지는않는구조다. 따라서모든통풍구조의배출구는건현갑판상부에존재한다. 세월호의경우에도모든통풍구조는 C갑판상부에나있다. 따라서정상적인운항상태에서는통풍구조를통해바닷물이유입되지않는다. 하지만과도한횡경사가발생하면해수면이통풍구조에도달할수있게된다. 통풍구조는좌현과우현의외판에입구가루버 (louver) 로되어있는통풍트렁크 (ventilation trunk) 와개별장치로 C갑판선미와선수에설치된통풍통 (ventilator) 으로구분할수있다. 통풍트렁크는선체구조의일부로설계된것을말하고, 통풍통은개별설치된설비를지칭한다. 이러한통풍구조는선박하부의각종구획과연결되어있다. 각각의통풍구조가하부구획과어떻게통하고있는지는 [ 표 3-4] 에정리되어있다. 1번을예로들면, C갑판좌현선미에위치한통풍통은가장아래에위치한갑판인 E갑판상의선미스러스터실로연결되어있다. [ 표 3-4] 선체외부의통풍구조 No. 구분 종류 위치 AME( 늑골 ) 1 선미스러스터실 (E갑판) 통풍통 C갑판좌현선미 17 2 D갑판화물창 통풍통 C갑판좌현선미 17 3 D갑판화물창 통풍통 C갑판좌현선미 17 4 C갑판화물창 통풍통 C갑판좌현선수 146 5 E갑판화물창선수 통풍통 C갑판좌현선수 146 6 D갑판화물창 통풍통 C갑판좌현선수 146 7 C갑판화물창 통풍통 C갑판좌현선수 146 8 D갑판화물창 통풍통 C갑판우현선수 146 9 E갑판화물창선수 통풍통 C갑판우현선수 146 10 E갑판화물창선미 통풍트렁크 C갑판좌현상부외판 71~73 11 핀안정기실 (E갑판좌현 ) 통풍통 / 통풍트렁크 C갑판좌현하부외판 80~81 12 3번보이드탱크 (E갑판좌현 ) 통풍트렁크 C갑판좌현상부외판 96~97

본권Ⅰ 구분 종류 위치 AME(늑골) 13 E갑판 화물창 선미 통풍 트렁크 C갑판 우현 상부 외판 78~80 14 핀 안정기실(E갑판 좌현) 통풍 트렁크 C갑판 우현 상부 외판 80~81 15 D갑판 화물창 통풍 트렁크 C갑판 우현 상부 외판 81~83 16 3번 보이드 탱크(E갑판 우현) 통풍 트렁크 C갑판 우현 상부 외판 86~87 1. 선미 스러스터실 (E갑판) C갑판 4. C갑판 화물창 1. 선미 스러스터실 (E갑판) 1. 선미 스러스터실 (E갑판) C갑판화물창 화물창 4.4.C갑판 5. E갑판 화물창 선수 2. D갑판 화물창 E갑판화물창 화물창선수 선수 5.5.D갑판 E갑판 6. 2. D갑판 화물창 2. 화물창 3. D갑판 D갑판화물창 화물창 6.6.C갑판 D갑판 7. 화물창 3. D갑판 화물창 3. D갑판 화물창 7.7.C갑판 C갑판화물창 화물창 8. D갑판 화물창 8. 화물창 D갑판화물창 화물창 9.8.D갑판 E갑판 선수 9.9.E갑판 E갑판화물창 화물창선수 선수 PORT 11. 핀안정기실 (E갑판 좌현) 11. 핀안정기실 (E갑판 좌현) 11. 핀안정기실 (E갑판 좌현) 12. 3번 보이드탱크 (E갑판 좌현) 10. E갑판 화물창 선미 12. 3번 보이드탱크 (E갑판 좌현) 10. E갑판 화물창 선미 12. 3번 보이드탱크 (E갑판 좌현) 10. E갑판 화물창 선미 STB'D 14. 핀안정기실 좌현) 14. (E갑판 핀안정기실 (E갑판 좌현) 14. 핀안정기실 (E갑판 좌현) 13. E갑판 화물창 선미 13. E갑판 화물창 선미 13. E갑판 화물창 선미 범례 : 통풍통 루비 15. D갑판 화물창 15. D갑판 화물창 15. D갑판 화물창 16. 3번 보이드탱크 (E갑판 우현) 16. 3번 보이드탱크 (E갑판 우현) 16. 3번 보이드탱크 (E갑판 우현) 통풍 트렁크 [그림 3-3] 선체 외부의 통풍 구조 이 중에서 특히 주목해서 보아야 하는 통풍 구조는 좌현 외판으로부터 E갑판 기관 장비 구획의 핀 안정기실로 통하는 통풍통/통풍 트렁크(11번)다[그림 3-3]. 세월호 선체가 좌현으로 급하게 기울 때, 이 통풍 구조로 가장 먼저 바닷물이 유입되게 된다. 이렇게 판단할 수 있는 이유는 이 통풍 구조가 가장 하단에 위치하기 때문에 횡경사의 진행에 따라 가장 먼저 해수면에 닿게 되 기 때문이다. 세월호가 좌현 45도로 기운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이 외판의 통풍 트렁 크 입구인 루버를 통해 핀 안정기실로 바닷물이 유입된다. 이 구조는 C갑판 상부로는 통풍통으 로, C갑판 하부로는 통풍 트렁크로 설치되어 있다. 침수 가능 구획 으로 바닷물이 유입되면, 들어온 물의 부피만큼의 선내 압축 공기가 밖으로 배 제3장. 가라앉다 No. 173 침몰원인조사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74 출되어야한다. 이압축공기는우현에위치한각종통풍구조를통해빠져나간다고예상할수 있다. 침수가능한 C갑판상부의창문및개구부상태세월호의횡경사가좌현 45도이상으로기울게되면, 그각도에따라 C갑판상부의각종개구부가해수면에닿아바닷물이유입될수있다. 따라서 C갑판상부에있는개구부의상태를파악하는것역시침수과정을이해하기위해반드시필요하다. C갑판화물창으로침수가능한개구부는다음과같다. 선조위현장조사결과, 이들중에서파손되거나열려있어바닷물이유입될수있는곳이몇군데있었다 [ 그림 3-4]. - 좌현과우현의창문각 13개 - 우현현측문 1개 - 선미부출입문 (19번늑골 ) - 선수부출입문 (144번늑골 ) - 선미부중간갑판 ( 트윈 Deck) 타폴린으로가려진부분 17) 좌현선미로부터 5번째창문이파손되어초기횡경사이후바닷물이유입되었다.(218번블랙박스영상을보면이창문으로바닷물이유입되는장면을확인할수있다. 분석결과이창문은일부파손되었다 ). 우현선미로부터 10번째창문 (C D갑판통풍으로사용 ) 도개방되어있었다. 선미부중간갑판타폴린으로가려진부분으로도침수가진행되었을것으로판단된다. 좌현 Open 타폴린 우현 타폴린 Open [ 그림 3-4] C 갑판상부의창문및개구부상태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75 또하나주목해야할지점이 C갑판에서 D갑판으로연결되는차량이동용경사로다. 선미차량램프로들어온자동차와화물이 D갑판에서 C갑판으로올라갈수있게해주는구조물이다. 이경사로에는풍우밀문이설치되어있다 (48번늑골 ). 하지만사고당시에이풍우밀문은개방상태였다 [ 그림 3-5]. 세월호 1등항해사강원식은대면조사에서경사로풍우밀문에대해알고있었지만 항해중에는닫은적없고, 정박중에도닫은적이없다 고진술했다. 닫아야정상이겠지만편의상 닫지않았다는것이었다. 18) 결국횡경사가 90도에가까워지면 C갑판으로유입된바닷물이대량으로 D갑판으로흘러들어갈수있었던것이다. 제 3 장. 가라앉다 C 갑판 D 갑판방향 D 갑판 C 갑판방향 [ 그림 3-5] C D 갑판연결경사로풍우밀문개방상태 외부침수가가능한좌현선저탱크의상태이어서혹시있을지모르는좌현선저탱크의손상여부를확인해볼필요가있다. 해수면아래에위치한탱크에구멍이생겼다면, 구멍의크기에따라상당한양의바닷물이건현갑판이하침수가능구획으로유입될수있기때문이다. 세월호선체인양이후탱크구획내부의펄또는기타물체를제거하는용역을맡은업체에서작업이후좌현탱크구획에대한내부상태조사를실시했다. 그결과좌현선저탱크에는충격에의해발생한파공부위는발견되지않았다. 상태조사를실시한좌현선저탱크구획은 [ 표 3-5] 와같다. 따라서선저탱크구획을통한직접침수의가능성은배제할수있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76 [ 표 3-5] 좌현선저탱크의상태구획 범위 ( 늑골 ) 위치 파공유무 핀안정기실 / 갑판창고 71~86 좌현선저 없음 No.1 청수탱크 (FWT) ( 좌현 ) 71~89 좌현이중저 없음 No.3 보이드탱크 (VOID)( 좌현 ) 86~97 좌현선저및이중저 없음 No.5 평형수탱크 (BWT)( 좌현 ) 91~109 좌현이중저 없음 No.1 연료유탱크 (FOT)( 좌현 ) 97~111 좌현선저및이중저 없음 힐링탱크 (heeling)( 좌현 / 우현 ) 111~125 좌현선저 없음 No.4 평형수탱크 (BWT)( 중앙 ) 111~125 좌현이중저 없음 No.3 평형수탱크 (BWT)( 좌현 / 우현 ) 125~136 좌현선저및이중저 없음 E갑판기관장비구획의개구부개폐상태마지막으로살펴보아야하는것은 E갑판기관장비구획내부의상태다. 이구역은건현갑판아래의침수가능구획에위치하기때문에세밀한관리와감독이요구된다. 선박구조기준을정하는각종규정및지침에서도이구역에대해따로정하고있는것은이에대한관리가선박의안전성에치명적인영향을미치기때문이다. 예를들어, 해양수산부고시 카페리선박의구조및설비등에관한기준 에따르면세월호와같은카페리선박은 어느 1개의구획이침수하여도한계선이수면밑으로잠기지아니하도록선박의구획을배치해야한다 고규정하고있다. 19) 즉각구획사이에는수밀격벽을설치하고, 운항시에는그사이에수밀성을유지하여침수가전파되는것을방지해야한다는것이다. 구체적으로수밀격벽을어떻게설치해야하는지에대해서는해양수산부고시 강선의구조기준 688조이하에규정되어있다. 20) 세월호의경우관련규정에따라 E갑판기관장비구획에총 5개의맨홀과 2개의수밀문이설치되어있다. 기관장비구획에는선미최후단으로부터선수방향으로타기실, 선미스러스터실, 축실, 보조기관실, 기관실, 핀안정기실이위치하고있다. 수밀문은미닫이식문 (Sliding Door) 으로되어있어선원들이출입하기에비교적용이하게되어있지만, 침수되더라도수압을견딜수있는강도와수밀성을유지할수있어야한다. 맨홀은여러개의볼트로덮개를고정하도록되어있어서, 평소에는닫힌채로고정되어있다가장비의정비나점검을위해출입할수있게해주는장치다. 그에따라기관실에서보조기관실로 (7), 보조기관실에서축실로 (6) 미닫이식수밀문이설치되어있다. 그리고 ( 선미에서선수방향으로 ) 타기실에서선미스러스터실 (1), 선미스러스터실에서축실 (2), 보조기관실에서기관실 (3), 기관실에서양쪽핀안정기실로 (4, 5) 맨홀이설치되어있다 [ 그림 3-6].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77 E 갑판 1. 선미스러스터실 A. P. T.(B.W) NO.6 B.W.T.(C) B.W M/E L.O.S.T.(P) NO.2 F.O.T.(P) B.O.T.(P) 6. 축실 7. 보조기관실 R/G L.O.S.T.(P) S.C NO.4 VOID SP. NO.2 F.W.T.(C) F.W CLECT.T. (ON) DECK STORE (UND.) STABILIZER ROOM 4. 핀안정기실 NO.1 F.W.T.(P) NO.3 VOID SP.(P) NO.5 B.W.T.(P) 제 3 장. 가라앉다 NO.1 F.O.T.(P) S.C NO.1 F.W.T.(S) 2. 축실 B.O.T.(S) R/G L.O.S.T.(S) 3. 기관실 5. 핀안정기실 NO.2 F.O.T.(S) M/E L.O.S.T.(S) (ON) DECK STORE S.C (UND.) STABILIZER ROOM B.W NO.3 VOID SP.(S) NO.5 B.W.T.(S) V.T NO.1 F.O.T.(S) 범례 : 수밀문맨홀 [ 그림 3-6] E 갑판기관장비구획개구부 각각의수밀문과맨홀은그목적에따라항해중개폐를관리하게되어있다. 한국선급 <2015 선급및강선규칙적용지침 > 의수밀문규정 ( 지침 3 편, 제 14 장제 4 절, 401) 에따르면수밀문 은 그사용목적과빈도에따라 4 가지종류로나눌수있다. 항해중에반드시폐쇄되는수밀문 항내에서는개방하지만출항전에폐쇄되는문으로, 개폐조작시간을항해일지에기록해야한다 ( 예 : 하역시에사용한격벽문 ). 항해중에통상적으로개방되는수밀문 항상폐쇄할수있도록준비되어있다면통상적으로개방된상태로유지할수있다. 항해중에통상적으로폐쇄되는수밀문 항해중에통상폐쇄되나당직사관의허가에따라사용할수있으며사용후에는즉시닫아야한다. 항해중에사용하는수밀문 일상적으로사용하며, 즉각적으로폐쇄할수있도록준비되어있다면개방된상태로유지할수있다. ( 예 : 기관실과조타기실사이의문으로수밀이요구되는문 ) 그렇다면세월호의수밀문과맨홀은항해중에열려있어도되는것이었을까? 선조위현장조사결과 E갑판기관장비구획의모든수밀문과맨홀은열려있는상태로발견되었다. 물론한국선급규정에따라이를 항해중에사용하는수밀문 으로본다면열려있었다는사실자체가문제가되지는않는다. 하지만그렇더라도 즉각적으로폐쇄할수있도록준비되어 있어야한다는조건을만족해야만했다. 하지만현장조사결과에따르면세월호는이조건을만족하지못했다. 인양된선체에서촬영한사진을보면, 기관실에서보조기관실로통하는맨홀 [ 그림 3-7, 3번 ], 보조기관실과축실을연결하는수밀문 (6번) 에는고인물을빼내기위한호스가통과한다 [ 그림 3-7]. 나머지맨홀은덮개가아예바닥에묶여있거나심지어옆면벽에볼트로고정되어있는경우도있었다. 이러한정황들은세월호의수밀문이 즉각적으로폐쇄될수있는 준비가전혀되어있지않았음을보여준다. 이렇듯허술하게관리된수밀문을통해좌현핀안정기실로유입된바닷물은기관실을거쳐 E갑판기관장비구획전체를침수시켰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78 1. 타기실 - 스러스터실맨홀 2. 스러스터실 - 축실맨홀 3. 보조기관실 - 기관실맨홀 4. 기관실 - 좌현핀안정기실맨홀 5. 기관실 - 우현핀안정기실맨홀 6. 축실 - 보조기관실수밀문 7. 보조기관실 - 기관실수밀문 8. 수밀문개폐표시반 ( 선교 ) [ 그림 3-7] 기관장비구획개구부상태 9. 수밀문전원 ( 선교 ) 세월호의수밀문이적절하게관리되지않았다는사실은기관부선원들의증언을통해서도확인할수있다. 미닫이식수밀문은선교의 수밀슬라이딩도어 개폐장치를통해원격으로열고닫을수있게되어있다. 세월호기관장박기호는선조위조사관과의대면조사에서 기관실수밀문작동은없습니다 라고단언했다. 주기관에서축실, 축실에서발전기실 ( 보조기관실 ) 에서닫혀있으면출입이불가능해현장업무에있어서는평소에는닫을수있는여건이아니었다 는것이다. 마찬가지로조기수박성용역시미닫이식수밀문이 고장이나서잘안돼서열어놓았다 고증언했다. 발전기실에서밑에들어가는데도있는데거기를체인블록해서당겨놨습니다. 열어놓고다녔습니다. 엔진룸에서발전기실가는건작동잘안하게해두었습니다. 닫혀서안열렸던적이있습니다. 21) 수밀문은고장이자주났고, 그때문에관행적으로열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79 어둔상태로항해했다는것이다. 맨홀역시마찬가지였다. 기관장박기호역시잘알고있었듯이맨홀은 일반적인문이아니기때문에 운항중에는항상닫힌상태를유지해야한다. 하지만세월호는여러이유로기관장비구획의맨홀이모두열려있는상태로출항했다. 박기호는 실무자에있어서는닫아둔상태로운항을하기힘들다 고증언했다. 기기를확인해야하는입장인데닫아놓고운행하라고한다면국가적으로규정을손보든지기기의위치를손보든지해야한다 는것이다. 박성용역시맨홀은항상열려있었고, 특별히닫아야한다는지적을받은적도없었다고증언했다. 이들은 2014년 4월 16일오전 8시 49분경세월호가급하게왼쪽으로기울자곧기관실을빠져나왔다. 기관부선원들은넘어지는배를빠져나오면서도수밀문을닫아야한다는데까지는생각이미치지않았다. 제 3 장. 가라앉다 소결 : 세월호는 열려있는 배였다 요약하자면, 세월호는침수에매우취약한 열려있는 배였다. 세월호가정상적으로항해하고있었던오전 8시 49분이전까지이사실이갖는의미는알기란어려운일이었다. 배가좌현 45도이상기울자최초침수지점인 C갑판외판루버통풍구를통해선내로바닷물이유입되기시작했다. 횡경사가증가하면서그외 C갑판창문, 트윈갑판타폴린구역, 각종통풍구조를통해침수역시빠르게진행되었다. 일단선내로유입된바닷물은열려있던맨홀, 수밀문, 풍우밀문을통해세월호전체로흘러들어갈수있었다. 전체적으로보았을때, 세월호선내에물이들어갈수없는구획은없었다고말해도무방할것이다. 이는세월호가 2014년 4월 16 일운항당시침수구획및수밀성에대한해양수산부및한국선급에서정한기준을지키지않았음을보여준다. 이렇듯 열려있는 세월호의구획은이선박의침수와침몰과정에결정적인영향을미쳤다. 세월호가많은전문가들이예상했던것보다빠른속도로전복과침몰에이른것은수밀구획이유지되지못했기때문이었다. 하지만세월호선체내 외부의개구부이어떤상태였는지확인하는작업은이배가사고당일어떤과정을거쳐침수가진행되었는지이해하기위한준비과정일뿐이다. 구체적인침수과정을이해하기위해서는인양된세월호선체에대한현장조사를통해새로알게된사실을바탕으로다시컴퓨터모의실험을하거나, 축소모형을만들어침수시험을해볼수밖에없다. 이를통해세월호의침수 침몰에대해우리가알고있는객관적인사실과이현상을지배하는물리법칙이라는제약조건하에서가장합리적이고신뢰도가높은침수시나리오를도출해낼수있을것이라고기대할수있다. 선조위는이를목적으로외부연구기관에조사를의뢰했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80 04 침수 침몰과정의재구성 선조위는 3절에서살펴본인양된세월호선체에대한현장조사를바탕으로네덜란드해양연구소마린 (MARIN) 에검증시뮬레이션및모형실험을의뢰했다. 선조위는마린에크게나누어두가지과업을부여했다. 하나는 2장에서살펴본선회및횡경사시험이었고, 다른하나는침수와침몰과정을이해하기위한시험이었다. 본절에서는마린에서수행한침수및침몰시험의진행과정과그결과에대해살펴본다. 마린침수및침몰시험의의의 선조위가마린에시험을의뢰한이유는해양관련검증시뮬레이션분야에서오랜경험을갖고있기도했지만, 이기관이모형침수시뮬레이션시험을수행할수있는감압수조 (Depressurized Water Basin, DWB) 설비를보유하고있었기때문이었다. 위에서살펴보았듯이, 기존침수 침몰조사활동의결론은모두컴퓨터모의실험에바탕을두고있었다. 컴퓨터모의실험은이미알려진물리법칙을알고리즘으로만들어그규칙에따른계산결과에따라주어진현상을재현해봄으로써실현가능성을확인하는작업이라고볼수있다. 축소모형을이용한침수및침몰시험은당연히물리법칙에바탕을두기는하지만, 컴퓨터모의실험에비해다양한변수의복잡한상호작용을고려할수있게해준다는점에서보다신뢰성이높은시험방법이다. 문제는 ( 예를들어 ) 1:30 비율로선박의모형을만들었을경우침수과정에서선내압축공기의움직임이달라진다는데있다. 축소모형의크기에서공기는실제크기에서보다압축하기가더어렵다. 따라서모형선박의침수과정을실제와유사하게만들기위해서주변의공기압을축소비율의역, 즉 1/30으로감소시켜야한다. 마린의감압수조는세계최초로구축된설비로 2012년 3월부터운영을시작했다. 22) 이와같은최신설비를활용해보다정밀한모형침수시험을수행하는것은침수 침몰관련선조위조사활동의결론에도달하기위한중요한요소였다. 3 절에서살펴보았듯이, 선조위에서마린에제공한자료에는세월호선체인양이되지않았더 라면확인할수없었던사실이상당히포함되어있었다. 예를들어 시간대별횡경사각도 는인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81 양이전에도어느정도알려져있었으나, 인양이후차량에서발견된블랙박스영상을통해이전에는알수없었던시간대의횡경사각도를정확하게확인할수있게되었다. 수밀구획이고려된선박의도면 도이전에는설계도면을통해알고있었던것을실제배의상황과대조해확인할수있었다. 가장결정적인정보는 개구부, 해치, 그리고문에대한정보 였다. 기존침수 침몰관련컴퓨터모의시험에서는대부분개구부의개폐상태에대한근거없는추측을바탕으로시험을진행할수밖에없었다. 하지만현장조사이후대부분의개구부의개폐상태를상당한정도의확신을가지고이야기할수있게되었다. 마지막으로좌현 C갑판의상황을볼수있는블랙박스영상을통해초기침수과정을확인할수있었다. 제 3 장. 가라앉다 따라서마린침수 침몰시험은적어도두가지면에서선체인양이전의조사활동에비해실제현상에보다가깝게접근할수있는가능성이있다. 첫째, 세월호의상태, 특히개구부의개폐상태에대해이전과는비교할수없을정도로구체적인사실을바탕으로시험을진행할수있었다. 이는컴퓨터모의시험과축소모형시험의설계에있어서보다정밀하고객관적인초기조건을반영할수있었음을의미한다. 둘째, 마린이보유하고있는감압수조에서의모형침수시험을통해보다현실적인침수과정을재현할수있었다. 2장의선회및횡경사에대한자유항주모형시험에서지적되었듯이, 침수 침몰모형시험역시다양한요소의복합적영향을조사할수있게해준다는점에서미리설정된알고리즘에바탕을둔컴퓨터모의실험에비해실제현상을보다잘반영할수있다. 이를통해선내구획구조로어떤순서로물이유입되고, 유입된물이갇혀있는공기와어떻게영향을주고받으면서침수가일어나며, 그결과어떤순서로침수가진행되고침몰에이르게되는지재현해볼수있다. 갇혀있는공기의움직임을재현하기위해서는모형시험을하는수조를둘러싼공기압을축소비율에맞춰낮춰야하는데, 이를가능하게해주는것이마린이보유하고있는감압수조이다. 이 2가지요인은마린에서수행한시험이기존의침수 침몰컴퓨터모의시험에비해현실에가까울것이라는판단을뒷받침한다. 마린시험방법과설비 마린에서수행한침수시험은컴퓨터모의실험과모형시험이라는 2가지방법을병행하는방식으로진행되었다. 컴퓨터모의실험은마린의소프트웨어인 ANYSIM을이용해수행했으며, 모델은침수되는선박의거동을설명하는것으로알려진물리적요소들 ( 예를들어갇힌공기의압축성, 배관및개구부의압력손실등 ) 이고려되었다. 컴퓨터모의실험의모델은 [ 그림 3-8] 과같다. 그림에서검은선은구획구조, 흰점은개구부, 붉은선은배관을나타낸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82 [ 그림 3-8] 컴퓨터모의실험모델 모형시험을위해마린은탄소섬유 (Carbon Fiber) 소재로침수모형 마린모델 9930 을제작했다 [ 그림 3-9]. 이모형은마린이제작한 9930번째모델이라는뜻이다. 실제세월호크기의 1/30 로축소된이모형은, 선조위가제공한구획구조및개구부자료에따라만들어졌다. 선조위조사관은네덜란드현지에서모형이제작되는과정을일일이검수했다. 이후모형시험이진행되면서모형에수정을가하는것역시선조위측의확인을거쳤다. 건현갑판하부의침수가능구획구조는상당히정밀하게구현되었다. 하지만단순화한부분도없지는않았다. 예를들어, 침수에영향을미치지않았을것으로보이는기관실아래의작은이중저탱크는모형에반영되지않았다. 승객용갑판내부역시간소화되었다. 세월호의객실갑판은격벽이없이상당히열린구조로되어있었고, 이는후반부침수거동에상당한영향을미쳤던것으로보인다. 마린은바깥으로연결되는문들에이르는횡방향통로는구현했지만, 종방향통로는선실방향으로열려있는것으로가정했다. 마린은시험이진행되면서새로알게된정보를바탕으로지속적으로침수모형을업데이트하며수정함으로써모형시험의정확성을높이고자했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83 제 3 장. 가라앉다 [ 그림 3-9] 침수모형시험모델마린모델 9930 침수모형시험은천해 ( 淺海 ) 수조 (BT) 와감압수조 (DWB) 두군데에서진행되었다 [ 그림 3-10]. 천해수조는대기압환경, 감압수조는모형의축소비율에따라낮은압력환경에서시험을할수있게해준다. 감압수조의크기는 240 18 8m이고, 계측기는 20kHz에서 100 개의채널을측정할수있으며, 노이즈측정시스템은 2-100kHz의주파수를실험할수있다. 천해수조는비교적얕은바다의선박과해양구조물을실험을하기위한연구시설로, 수심은 0m에서 1.15m까지조절가능하다. 천해수조의크기는 220 15.8 1.15m이며, 이동가능한캐리지 (carriage) 와파도발생기가설치되어있다. 수밀문이닫혔을경우에대한모형시험은모두천해수조에서이루어졌다. [ 그림 3-10] 감압수조와천해수조 침수모형시험은구속침수시험과자유침수시험으로나누어진다 [ 그림 3-11]. 구속침수시험은헥사포드 (hexapod) 와회전팔 (Rotating Arm) 이라는장비로세월호의실제침수과정에대한데이터에맞는 3차원항로를따를수있도록강제로운동시키는것이다. 반면, 자유침수시험은캐리지를이용해모형을시험위치로이동시키고, 모형의침수가이루어지는동안선체의거동에영향을주지않는방식으로진행된다. 두방법의시험장면은다음사진과같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84 [ 그림 3-11] 구속침수시험과자유침수시험 마린시험의설계와실행과정 선조위가마린과조사계약을체결한것은 2017년 12월 22일이었다. 선조위조사관들이네덜란드바헤닝언에위치한마린을방문해마린연구원들과모형시험을수행하기시작한것은 2018년 1월 15일이었다. 약 3주동안의준비기간동안마린은선조위가제공한자료와자체적으로분석한자료를바탕으로세월호침수과정에대한컴퓨터모의실험을우선수행했다. 컴퓨터모의시험은주어진데이터의실현가능성과변수의상관관계에대해대략적으로파악하여판단의 1차적기준을마련하기위한것이었다. 마린은이를 ( 이후수행하게될 ) 수조시험과정중모형수정효과를평가하는것 이라고설명했다. 23) 침수 침몰시험을위해마린에제공한자료는다음과같다. - 가능했을것으로예상되는적하조건들 - 시간대별횡경사각도 - 선박의형상과수밀구획이고려된선박의도면 - 개구부, 해치, 그리고문에대한정보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85 마린은주어진자료를바탕으로세월호내부의구획구조와개구부상황에맞게컴퓨터모델을 만들었다. 이모델은선박의내부를 54 개구획으로나누었고, 복도통로등과같은열린공간 도포함되었다. 각구획의물높이를계량할수있는장치도모델링되었다. 제 3 장. 가라앉다 마린은선조위에서제공한자료이외에자체적으로해경 123정에서찍은세월호침몰영상과 511 512호헬리콥터에서촬영한동영상에대한분석을통해모의실험모델에활용했다. 이는선조위에서제공된자료에선박의흘수와트림 (trim, 종경사 ) 에대한정보가포함되어있지않았기때문이었다. 마린은 123정촬영영상을통해세월호가시간에따라어느방향으로어느정도기울어졌는지확인했다. 특정시점의영상스크린샷을분석해선박의식별가능한지점이해수면을지나는장면을포착했다. 이를 3차원캐드 (CAD) 모델로재현한후, 이를이용해흘수선과트림을결정했다. 그리고주어진시간대별횡경사각도의변화와동기화하는작업을거쳤다. 마린은이데이터를이용해세월호가 3차원공간에서어떤움직임을보였는지완벽하지는않지만어느정도재구성할수있었다. 마린은선조위에서제공받은기본데이터를이용하여총 16 차례의컴퓨터모의실험과 12 차례 의모형시험을실시했다. [ 표 3-6] 은마린이수행한시험을시간순서대로정리한것이다. [ 표 3-6] 침수실험번호와조건실험번호 기본시나리오 비고 실험종류 1001 C갑판시나리오 LCG 58 컴퓨터모의실험 1002 C갑판시나리오 LCG 58, TCG 증가 컴퓨터모의실험 1003 C갑판시나리오 LCG 60.8 컴퓨터모의실험 1004 C갑판시나리오 LCG 57 컴퓨터모의실험 1005 C갑판시나리오 낮은 VCG 10.6 컴퓨터모의실험 1006 C갑판시나리오 높은 VCG 11.0 컴퓨터모의실험 2001 핀안정기시나리오 LCG 58 컴퓨터모의실험 2002 핀안정기시나리오 LCG 60.8 컴퓨터모의실험 2003 핀안정기시나리오 LCG 57 컴퓨터모의실험 2004 핀안정기시나리오 낮은 VCG 10.6 컴퓨터모의실험 2005 핀안정기시나리오 높은 VCG 11.0 컴퓨터모의실험 3001 C갑판시나리오 수밀성유지 컴퓨터모의실험 4001 핀안정기시나리오 수밀성유지 컴퓨터모의실험 4002 핀안정기시나리오 배수구반영, 수밀성유지 컴퓨터모의실험 DWB101001_002_001 C갑판시나리오 자유침몰 모형실험 ( 대기압 ) DWB103001_001_002 C갑판시나리오 구속실험 모형실험 ( 대기압 ) DWB103001_002_001 C갑판시나리오 구속실험 ( 루버, 환풍구조정 ) 모형실험 ( 대기압 ) DWB103001_003_001 C갑판시나리오 구속실험 ( 루버, 창문조정 ) 모형실험 ( 대기압 ) DWB104001_002_001 C갑판시나리오 구속실험 모형실험 ( 감압 )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86 실험번호 기본시나리오 비고 실험종류 DWB104001_003_001 C갑판시나리오 구속실험 ( 루버조정 ) 모형실험 ( 감압 ) DWB104001_005_001 C갑판시나리오 구속실험 ( 오버슛조정 ) 모형실험 ( 감압 ) DWB101002_001_001 C갑판시나리오 자유침몰 ( 오버슛조정 ) 모형실험 ( 대기압 ) DWB105001_001_001 C갑판시나리오 자유침몰 모형실험 ( 감압 ) DWB105001_002_001 C갑판시나리오 자유침몰 (D갑판해치수밀 ) 모형실험 ( 감압 ) BT101001_001_009 핀안정기시나리오 자유침몰 ( 수밀성유지 ) 모형실험 ( 대기압 ) BT101001_002_005 핀안정기시나리오 자유침몰 모형실험 ( 대기압 ) 5001 핀안정기시나리오 배수구반영 컴퓨터모의실험 5002( 원격제어수밀 ) 핀안정기시나리오 배수구반영, 수밀문수밀 컴퓨터모의실험 컴퓨터모의실험을시작할당시선조위와마린이생각하고있던시나리오는 C갑판시나리오 였다. 이시나리오는 C갑판좌현에위치한루버통풍구를통해 C갑판으로직접침수가이루어졌다는것이다. 이렇게생각한이유는세월호가좌현으로 45도가량기울었을때가장먼저해수면에도달하는개구부가 C갑판좌현루버통풍구였기때문이다. 이를통해유입된바닷물은 C갑판차량화물창좌현쪽으로흘러들어가더큰횡경사각을만드는데기여했다. 그에따라더많은개구부가점진적으로잠기게되어횡경사진행이더빨라졌고, 결국침몰에이르게되었다는것이다. 이시나리오는곧잘못된것으로판명되는데, 그근거는아래에서자세하게논의하도록한다. 이단계에서중요한사실은마린이과제를수행하기시작할당시기본시나리오로삼았던것이 C갑판시나리오 였다는것이다. C갑판시나리오 에대한컴퓨터모의실험결과는관찰된현상과비교했을때약간의차이가나타났다. 이어지는침수과정에대한설명은마린모의실험 1001번에의거한것이다 [ 그림 3-12]. 오전 8시 49분경세월호가좌현 45도로기울자침수가시작되었다. C갑판루버를통해바닷물이유입되기시작했지만, 그양은그리많지않았다. 이후약 25분이상횡경사는 45 도를유지했다. 그러다가오전 9시 15분무렵에열려있던 C갑판창문으로물이들어오면서급작스러운횡경사의증가가나타났고, 이후 B갑판통로가물에잠기면서좌현으로더기울어졌다. 10시 10분부터객실부가잠기기시작했으며, 그로부터 10분후선미부위가해저면바닥에닿았다. 실제로관찰된횡경사데이터에따르면세월호는좌현 45도까지급하게기운후약 65도까지천천히넘어갔다. 이를통해 C갑판창문으로는이시나리오가가정한만큼물이들어오지는않았을것임을알수있다. 마린연구원들은이것이세월호의 C갑판창문이완전히열려있었던것이아니라부분적으로막혀있음을시사하는것이라고판단했다. 마린은컴퓨터모델의종방향, 횡방향, 수직방향무게중심을조금씩바꿔가며 C갑판시나리오 를검증해나갔다.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87 180 135 선조위초기값선조위수정값영상분석시뮬레이션값 10 8 6 제공흘수제공트림시뮬레이션흘수시뮬레이션트림 제 3 장. 가라앉다 90 4 2 45 0 08:45:00 09:00:00 09:15:00 09:30:00 09:45:00 10:00:00 10:15:00 10:30:00 0 08:45:00 09:00:00 09:15:00 09:30:00 09:45:00 10:00:00 10:15:00 10:30:00-2 -4 [ 그림 3-12] 컴퓨터모의실험결과, C 갑판시나리오 ( 실험 1001) 선조위조사관들이네덜란드현지에도착하자마린은 C갑판시나리오 에대한모형시험에돌입했다. 2018년 2월 15일의첫모형시험 (DWB101001_002_001) 은감압수조가아닌대기압환경의천해수조에서진행되었다. 그결과는실제관측결과에비해침수속도가상당히빠른편이었을뿐만아니라, 좌현 100도이상의횡경사를구현해내지도못했다. 따라서이튿날두번째시험 (DWB103001_001_002) 에서는 C갑판루버통풍구의면적을 25% 로, 나머지개구부도 50% 줄이고, 마찬가지로대기압환경에서시험을진행했다. 그결과는여러면에서만족스럽지못한것으로나타났다. 컴퓨터모의실험에서와마찬가지로, 모형시험에서도적하조건, 감압 / 대기압수조환경, 개구부의크기및위치, 구속 / 자유침몰등여러변수를조금씩바꾸어가며시험을진행했다. 감압수조의환경준비및선체모형을변경하기위한시간이필요했기때문에하루에많아야한두차례밖에시험할수없었고, 특히선체내부의변화를주기위해서는며칠간작업을해야해서진행이더딘편이었다. 이단계에서새롭게등장한시나리오가 핀안정기실시나리오 였다. 이시나리오를이해하기위해서는 C갑판루버통풍의구조를자세히살펴볼필요가있다 [ 그림 3-13]. 루버통풍은미늘문방식으로선박외판으로통하는통풍구가나있다. 그리고외판안쪽으로는덮개가설치되어있어, 덮개의방향에따라바닷물은 C갑판차량화물칸으로유입될수도있고, 핀안정기실로유입될수도있다. 초기침수지점이같더라도 C갑판루버통풍이어떤상태에놓여있었는지에따라침수경로가달라지는것이다. 이제까지마린의시험은루버통풍덮개가아래쪽으로닫혀있어바닷물이직접 C갑판차량화물칸으로유입되었다고가정했다. 이구역의침수장면은좌현 C갑판에주차되었던 1톤트럭의 218번블랙박스영상을통해확인할수있다. 이영상에대해선조위용역을수행한영국의해양컨설팅업체브룩스벨은 환기구 ( 루버통풍 ) 상단을통해물이분출하는광경을확인할수있습니다. 환기구폐쇄플랩 ( 덮개 ) 이개방위치에완전하게결속되지않아서선측외판개구부가침수되자 C갑판으로물이유입된것으로판단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88 됩니다 라고분석하고있다. 24) 이는루버통풍덮개의방향은위쪽으로되어있어대부분의바닷물은루버통풍구조를따라핀안정기실로유입되었지만, 유입된바닷물의압력때문에 완전하게결속되지않은 덮개의틈을통해 C갑판으로분출하듯바닷물의일부가유입되었음을보여준다. 초기침수과정에서 C갑판루버통풍을통해들어온바닷물이곧바로 E갑판기관장비구획으로흘러들어갔다는것이다 [ 그림 3-14]. 외판 외판 루버통풍구 해수 덮개 C 갑판차량화물칸으로해수유입 루버통풍구 해수 덮개 루버통풍구조 루버통풍구조 외판 C 갑판 외판 핀안정기실로해수유입 C 갑판 C 갑판시나리오 핀안정기실시나리오 [ 그림 3-13] C 갑판시나리오와핀안정기실시나리오에따른루버통풍덮개의위치 루버통풍 C 갑판창문 루버통풍 [ 그림 3-14] 현장조사에서확인한 C 갑판루버통풍과창문 선조위와마린의분석결과도이러한분석과동일하다. 이렇듯블랙박스영상은침수시나리오를결정하는데핵심적인근거가된다. 이를고려한 핀안정기시나리오 를정리하면다음과같다. 루버통풍의덮개가핀안정기실로연결되어핀안정기실로통하는통풍트렁크로침수가시작되었다. 유입된바닷물은위에서살펴보았듯이열린수밀문을따라 E갑판기관장비구획전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89 체로흘러들어갔다. 물은핀안정기실과기관실을구분하는수밀격벽의개방된맨홀을통해기관실, 보조기관실, 축실, 선미스러스터실, 그리고타기실로침수를발생했다. 이러한기관장비구획의침수는흘수의증가 ( 배가가라앉음 ) 를야기시켰다. 횡경사가진전되면서 C갑판창문을통해물이들이치기시작했다. 이후세월호는약 2~4도횡경사복원을하여 45도경사를유지하였는데, 이때창문을통한침수는잠시멈추고 C갑판루버통풍을통해핀안정기실의침수가서서히진행되었다. 제 3 장. 가라앉다 마린은새로운 핀안정기실시나리오 에대한모형실험에착수했다. 이시나리오를적용하기위해서는선체모형내부의구조를대폭변경할필요가있었기때문에곧바로진행할수는없었다. 약열흘뒤인 3월 2일, 새로운시험 (BT101001_002_005) 이천해수조의대기압환경에서진행되었다 [ 그림 3-15]. 그결과는상당히만족스러웠다. 예상했던대로, 핀안정기실과기관장비구획은 C갑판루버통풍을통해연결된핀안정기실통풍통을통해침수되었다. 바닷물은핀안정기실이위치한선박의좌현하부로유입되었으므로흘수는약간증가했다. C갑판창문이잠기고나서는횡경사가급격히증가했다. 횡경사는 130도까지진행된후모형이천해수조바닥에닿았다 [ 그림 3-16]. 마린은 이시나리오는초기침수에서적하조건의변화에덜민감하고, C갑판시나리오 보다종방향무게중심이선조위로부터주어진값에더가깝다 고평가했다. 두시나리오를비교했을때, 핀안정기실시나리오 가더안정적이고선박의실제상태에가까우므로 실제에더가까울가능성이있다 는결론이었다. 선조위는이해석을받아들였다. 시험결과도 핀안정기실시나리오 를지지했지만, 무엇보다도블랙박스영상을통해확인한루버통풍구조를통한침수가 C갑판이아니라핀안정기실로이루어졌다는움직일수없는데이터가있었기때문이었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90 [ 그림 3-15] BT_101001_002_005 시험에서의좌현개구부모형. 개구부의크기를조절할수있게되어있다. 180 시뮬레이션결과 135 선조위초기값 선조위수정값 영상분석 90 45 0 08:45:00 09:15:00 09:45:00 10:15:00 [ 그림 3-16] 핀안정기실시나리오를상정한모형실험결과 (BT_101001_002_005) 지금까지의조사활동으로기본적인침수시나리오는결정되었다. 하지만여전히세부적으로조정해야할일들이남아있었다. 예를들어, [ 그림 3-16] 에서오전 9시 30분부터 10시정도까지의횡경사각도는실제에미치지못하는것으로나타난다. 이는이시간동안모형에반영되지않은다른개구부를통해추가침수가있었음을시사했다. 이에대한추가조사결과 C갑판루버통풍구를통한최초침수지점과개방된 C갑판창문으로의침수시점사이에 C갑판상외판으로직접연결되어있는배수구 (Scupper) 로침수가발생했을가능성이높다는사실을알게되었다. 배수구의위치는루버통풍의위치와유사해횡경사좌현 45도에도달했을때여러개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91 구부를통해동시에이루어졌다는것이었다. 배수구를통해 C갑판화물창으로이루어진침수는선박의추가횡경사를발생시키는효과가있었다. 선조위는이러한시나리오, 즉 배수구를적용한핀안정기실시나리오 를바탕으로마린에추가컴퓨터모의실험을요청했다. 모형시험까지했으면더좋았겠지만, 시간과예산상의제약으로인한결정이었다. 이실험은 2018년 6월에이루어졌다. 이를위해선조위는마린에배수구위치와크기에대한데이터를전달했다. C갑판배수구는해수의역류를방지하는밸브 ( 스톰밸브 ) 가설치되어있지않아배수구가해수면에닿으면바닷물이바로유입되는구조로되어있다. 이러한배수구는세월호좌현에총 9곳이있는데, 그중 C갑판차량적재공간으로통하는곳은세곳이다. 그위치는 [ 표 3-7] 과같다. 제 3 장. 가라앉다 [ 표 3-7] 좌현외판배수구위치 구분 위치 ( 늑골 ) 직경 (mm) 연결 배수구 (1) 66 200 C갑판 외판 배수구 (2) 91 200 C갑판 외판 배수구 (3) 140 150 C갑판 외판 EMERG. GEN. RM. DECK STORE CO2 RM. PAINT STORE S S LIFTER A.P.T.(C) NO.6 B.W.T.(C) NO.2 F.W.T.(C) 200Ø (5485 AB) DECK STORE(P&S) FIN STABILIZER RM.(P&S) 200Ø (5485 AB) NO.3 VOID SPACE(P&S) NO.1 F.O.T.(P&S) HEELING TANK(P&S) NO.3 B.W.T.(P&S) NO.2VOID SPACE 150Ø (4950 AB) NO.1 VOID SPACE NO.2 B.W.T.(C) BOW THRUSTER ROOM NO BOW THRUSTER ROOM NO.4 VOID SP. B.O.T. (P&S) M/E L.O.S.T.(P&S) NO.2 F.O.T.(P&S) NO.1 F.W.T.(P&S) NO.5 B.W.T.(P&S) NO.4 B.W.T.(P&S) 배수구 (1) 배수구 (2) 배수구 (3) [ 그림 3-17] 좌현외판의배수구위치 위데이터를고려해최종시나리오를결정했다. 앞서살펴본 핀안정기실시나리오 에다음사항이추가되었다. - C갑판에서외판으로연결된배수구를좌현과우현에각각 3곳씩적용. 좌현배수구로바닷물이유입되었고, 우현배수구로는공기가빠져나왔다. - C갑판선미에위치한창문 (77번늑골 ) 이부분적으로막혀있음. 이는브룩스벨의블랙박스영상분석결과와도일치한다. 25) - 거주부의개구부는완전수밀성을유지할수없었을것으로가정.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92 마린에서수행한컴퓨터모의실험의결과는 [ 그림 3-18] 과같다. 시간대별횡경사진행을나타내는그래프를보면, 지금까지수행한어떤시나리오보다실제관측된경향과잘맞는다는것을알수있다. 다만최종횡경사가 135도정도로, 사고당시관측된 161도에미치지못하는데, 이는사고당시해역의조류의영향과해저면의상태가선체에횡방향하중을가했기때문으로설명할수있다. 위와같은결과를종합해선조위는 배수구를적용한핀안정기실시나리오 를최종시나리오로결론내렸다. 180 135 선조위초기값선조위수정값영상분석시뮬레이션값 10 8 6 제공흘수제공트림시뮬레이션흘수시뮬레이션트림 4 90 2 0 45 08:45:00 09:00:00 09:15:00 09:30:00 09:45:00 10:00:00 10:15:00 10:30:00-2 0 08:45:00 09:00:00 09:15:00 09:30:00 09:45:00 10:00:00 10:15:00 10:30:00-4 -6 [ 그림 3-18] 최종시나리오를상정한컴퓨터모의실험결과 수밀문개폐가침수과정에미친영향 그렇다면만약침수가능구획의수밀문과수밀맨홀등이닫혀있었다면침수 침몰과정에어떤영향을미쳤을까? 이질문은세월호의빠른침몰이갖는함의를이해하는데핵심적인질문이다. 이에대답하기위해선조위와마린은수밀문과수밀맨홀을모두닫은것으로가정한컴퓨터모의실험및모형시험을여러차례진행했다. 시험결과는일관적이었다. 수밀문이닫혀있었다면세월호는좌현 65도정도의횡경사에서비교적오랜시간동안머물렀을것이었다. 이는침수가능구획의수밀문관리가제대로이루어졌더라면구조에필요한시간을확보할수도있었을것이라는사실을보여준다. 우선컴퓨터모의실험결과를보자. C갑판시나리오 에서수밀문을모두닫은상태를가정한모의실험 (3001번) 은오전 9시 45분경좌현 65도정도에서횡경사진행이멈추는것으로나타났다. 이각도에서객실부는침수가시작되지도않는다. 물론이결과는침수가능구획상부로는전혀침수가일어나지않는다고가정한것이다. 실제로는이구획은풍우밀구조로되어있기때문에소량의바닷물이천천히유입되었으리라고예상할수있다. 따라서좌현 65도에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93 서무한정머물렀으리라고볼수는없다. 마린은이결과를 65도라는높은횡경사각도에서머무르며보다긴시간동안떠있었을것으로예상한다 라고해석했다. 한편, 핀안정기실시나리오 상에서수밀문을모두닫으면 (4001번) 좌현 45도에서더이상횡경사가진행하지않는것으로나타났다. 핀안정기실로흘러들어간바닷물은흘수를조금높이는데기여할뿐이었고, C갑판상으로는전혀침수가일어나지않았다. 조사활동초기의시나리오를가정한컴퓨터모의실험결과는수밀문의개폐여부가세월호의침수와침몰과정에결정적인영향을미쳤음을보여준다. 제 3 장. 가라앉다 모형시험에서도전체적으로보아유사한경향성이나타났다고판단할수있다. 수밀문과관련해가장먼저수행한시험은 2018년 2월 23일에감압수조에서진행한자유침몰시험이었다 (DWB105001_002_001). 이시험은수밀문의영향을조사하는첫시험이었기때문에임시로 D갑판에서하부로통하는수밀해치만닫고진행했다. D갑판하부의수밀문은모형을전체적으로뜯고다시작업해야했기때문이었다. 따라서실제세월호의상황과유사하다고볼수는없다. 시험초기단계에서는횡경사가실제보다느리게진행되다가 C갑판창문으로물이들어오기시작하면서횡경사속도가빨라지는것으로나타났다. 횡경사는좌현 65도에서 30분가량유지되다가환풍구로물이들어가기시작하면서기계실이침수되었다. 전체적인침수과정은수밀해치가열려있을때와유사했다. 수밀문관련두번째모형시험인 3월 5일모형시험 (BT101001_001_009) 은 D갑판수밀해치를모두닫았고, 핀안정기실과기관실사이의수밀맨홀도닫은상태로진행했다. 예상할수있듯이, C갑판루버통풍구를통해핀안정기실로물이들어갔고, 곧핀안정기실은완전히침수되었다. 하지만핀안정기실과기관실사이의맨홀이닫혀있었기때문에기관장비구획의침수는더이상진행되지않았다. 결과적으로흘수가약간증가했을뿐, 모형은좌현 45도의횡경사를유지한채전복되지않았다. 이어서최종시나리오로결정된 배수구를적용한핀안정기실시나리오 에수밀구획의수밀성을유지한경우를확인해보아야한다. 앞에서살펴보았듯이이시나리오는실제관측된세월호의침수 침몰과정과가장유사한거동을보여주었기때문에수밀문을닫은상태에서의침수과정은세월호의수밀구획이제대로관리되었다면어떤거동을보였을것인지알려주는지표가될수있다. 이미언급했듯이 2018년 6월마린 2차방문조사당시에는침수 침몰시험은컴퓨터모의실험으로만진행했다 ( 모의실험 5002). 그결과는 C갑판루버통풍구를통해핀안정기실이침수되고, 이어서 C갑판창문을통해 C갑판화물창이침수되면서흘수와횡경사가증가했다. 하지만횡경사는최대좌현 65도까지진행되는데그쳤다. 실제세월호에서는풍우밀개구부를통해약간의추가침수가발생했을것으로예상되지만, 양은그리많지않았을것이다. 결국건현갑판하부의수밀구획에대한수밀성이제대로유지되었더라면세월호는횡경사좌현 65도에더오랜시간동안떠있었으리라고판단할수있다 [ 그림 3-19].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94 180 135 선조위초기값선조위수정값영상분석시뮬레이션값 10 8 6 제공흘수제공트림시뮬레이션흘수시뮬레이션트림 90 4 2 45 0 08:45:00 09:00:00 09:15:00 09:30:00 09:45:00 10:00:00 10:15:00 10:30:00 0 08:45:00 09:00:00 09:15:00 09:30:00 09:45:00 10:00:00 10:15:00 10:30:00-2 -4 [ 그림 3-19] 수밀구획의수밀성을유지한최종시나리오를상정한컴퓨터모의실험결과 시험결과와해석 총 16 회의컴퓨터모의실험과 12 회의모형침수시험을통해마린이잠정적으로도출한결론 은다음과같다. - C갑판으로의초기침수는실제관측된움직임과비슷한움직임을초래할수있다. 하지만 C 갑판시나리오는작은적하조건변경에도아주민감하다. - 핀안정기실의초기침수는환풍통로, 그후기관실로연결되는닫히지않은수밀문을통해발생했다. 이 핀안정기실시나리오 는실제로관측되었고기록된선박의움직임을보여준다. 이시나리오는 C갑판시나리오 보다초기침수에서변화에덜민감하고종 ( 길이 ) 방향무게중심이지정된값에더가깝다. 그때문에핀안정기실시나리오가 C갑판시나리오보다더실제에가까울가능성이있다. - 유형의모형테스트와컴퓨터모의침수실험의마지막침수단계는실제관측된것과다른결과를보인다. 관측된최대횡경사각 161도는컴퓨터모의침수실험과자유침몰시험 (131 도까지도달함 ) 에서도달할수없었다. 차이는아마도조류와진흙투성이해저면으로인한선체의횡방향하중으로설명될수있을것이다. 이힘은모형시험또는컴퓨터모델에포함되지않았다. - 감압환경에서기우는 ( 횡경사의 ) 속도는대기압환경보다빨랐다. 이는예상과반대지만측정된수치는물의진입이감압환경하의침수의초기단계에서더빨랐음을보여준다. 이로인해횡경사각이낮아지고, 수직 ( 깊이 ) 방향무게중심이더낮아진다. - 수밀문이모두닫혔을때를가정한컴퓨터모의침수실험은 C갑판시나리오와배수구를가진핀안정기실시나리오에서횡경사각 65도에서평형상태를보여줬다. 모델링된상부구조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95 의개구부는수면위에머물렀다. 상부구조는오직풍우밀이었으므로물이진입할수있을 것으로예상되지만양은많지않을것이므로선박은높은횡경사각에서더긴시간떠있었 을것이다. 26) 제 3 장. 가라앉다 우선 C갑판시나리오 와 핀안정기실시나리오 사이에어느쪽이실제상황에가까운지에관한문제가있다. 만약 218번블랙박스영상에서볼수있는침수장면에대한정보가없었더라면두시나리오중어느한편의손을들어주기가더어려웠을것이다. 마린은 C갑판시나리오 가적하조건과초기침수과정에서의작은변화에따라민감하게변화한다는점에주목했다. 이는모형이안정적이지않다는것으로해석할수있다. 블랙박스영상에대한분석결과가없었더라도마린은 핀안정기실시나리오 를실제와가까운시나리오로선택했을가능성이높다. 이는컴퓨터모의실험과모형시험이 100% 확실한답을찾는것이아니라확률적으로가능성이더높은시나리오를찾는데목표가있다는것을보여준다. 하나의시나리오를채택한이후의시험은그시나리오를보다정교하게만들어실제로관측된데이터와최대한가깝게재현하려는과정이라고볼수있다. 이과정에서 C갑판배수구를통한침수를모형에반영했고, 이를 배수구를적용한핀안정기실시나리오 라고부른다. 이시나리오를적용한컴퓨터모의실험결과는다른어떤시나리오보다실측데이터에가까운횡경사진행을보여주었다. 다만최종횡경사인 161도까지는도달하지못했는데, 마린은이를 조류와진흙투성이해저면으로인한선체의횡방향하중 의영향이라고해석했다. 최종적으로선택된침수시나리오에따른자세한침수과정은 [ 표 3-8] 을통해확인할수있다. [ 표 3-8] 최종시나리오결과에대한세월호의시간대별횡경사각과침수경로 시간 횡경사각 ( ) 침수상황 8:49 45.7 좌현핀안정기실침수시작 8:49 45.7 C갑판침수시작 8:55 46.2 좌현핀안정기실 25% 침수 8:58 46.3 기관실침수시작 9:02 46.6 좌현핀안정기실 50% 침수 9:07 47.0 보기실침수시작 9:25 48.2 D갑판침수시작 9:31 49.5 좌현핀안정기실 75% 침수 9:33 50.1 좌현 3번보이드탱크침수시작 9:35 51.5 E갑판화물창침수시작 9:41 53.3 좌현 3번보이드탱크 25% 침수 9:45 54.3 선미스러스터실침수시작 9:50 61.8 A갑판선수침수시작 9:50 62.8 B갑판객실중앙부침수시작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96 시간 횡경사각 ( ) 침수상황 9:54 66.3 E갑판화물창 25% 침수 9:58 68.5 A갑판선미침수시작 9:59 68.7 선미스러스터실 25% 침수 9:59 68.7 C갑판화물창 25% 침수 9:59 68.7 B갑판객실선미부침수시작 10:05 75.6 A갑판선수, 선미 25% 침수 10:06 76.5 B갑판선미 25% 침수 10:09 80.6 선교갑판침수시작 10:10 82.9 좌현핀안정기실 95% 침수 10:10 82.9 연돌침수시작 10:11 89.7 선교갑판 25% 침수 10:12 93.6 B갑판객실선미 50% 침수 10:13 97.4 A갑판선수, 중앙 50% 침수 10:13 97.4 연돌 75% 침수 10:15 104.6 D갑판 25% 침수 10:15 104.6 C갑판 50% 침수 10:15 104.6 B갑판객실중앙 50% 침수 10.15 104.6 선교갑판 75% 침수 10.16 110.5 B갑판선미 75% 침수 10:17 113.1 A갑판객실부전체 75% 침수 10:18 115.3 선교갑판 95% 침수 10:20 118.6 A갑판중앙, B갑판선미 95% 침수 10:24 125.7 B갑판객실중앙 95% 침수 10:25 127.5 C갑판 75%, D갑판 50% 침수 10:25 127.5 B갑판선수 95% 침수 소결 선조위와마린은세월호의침수 침몰과정을설명하기위해다양한방식의컴퓨터모의실험과축소모형시험을진행했다. 이는선체내부의침수과정에대한정확한데이터가거의알려지지않은상황속에서과학적이고합리적인방법을적용해가능한한최선의대답을찾아나가는과정으로이해할수있다. 구획구조확인과검증시뮬레이션을담당한선조위조사관은이를 가능성이낮은경우를소거해나가는방식 이라고표현했다. 27) 이러한방식을통해최초침수지점의침수경로를확정하고보다정밀한침수과정을재현해낼수있었다. 가장설득력있는침수과정을확정하는일은세월호참사의원인을설명하는데중요한한부 분이다. 서론에서도언급했듯이좌현 45 도의급격한횡경사가발생했다고해서배가반드시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97 침몰하는것은아니고, 침몰하더라도세월호의경우와같이빠른속도로침수되지는않을수있다. 만약건현갑판아래침수가능구획의수밀구획이올바로유지되어있었다면세월호는실제침수과정보다훨씬오랜시간동안좌현 65도정도의횡경사를유지하며떠있었을것이다. 이러한결론은급격한횡경사이후구조활동에필요한시간을벌수있었다는것을보여준다. 결국급격한횡경사만으로는 304명이사망한대규모참사를온전히설명할수없다. 나아가향후이와같은해양사고를방지하기위해어떤제도적 행정적조치가취해져야하는지에대해중대한시사점을제공한다. 제 3 장. 가라앉다 세월호승객들의탈출가능성에대해서는사고이후연구된바가있다. 2014년 9월광주지방검찰청은가천대학교초고층방재융합연구소박형주교수에게세월호승객들의탈출소요시간을추정하는연구용역을맡겼다. 이연구의목적은 3개의서로다른시각에대피명령을내렸더라면승객들이탈출하는것이가능한지가늠해보는것이었다. 박교수의결론은 세월호의침몰에따라배의기울기는커지며, 이에따른보행의어려움과탈출갑판의가용성을감안하더라도, 퇴선명령이이루어질수있었던 3개의케이스에맞추어선원들에의한적절한퇴선명령이행해졌다면, 승선원모두해상탈출은가능했을것으로결론지을수있다 는것이었다. 좌현 30 도정도로기운 ( 이는잘못된것으로밝혀졌다 ). 오전 8시 50분에퇴선명령을내렸다면 5분 5초만에, 52.2도기운 9시 24분에내렸다면 9분 28초만에, 59.1도기운 9시 45분에내렸다면 6분 17초만에모든승객들이좌현갑판을통해바다로뛰어내릴수있었다는것이다. 28) 그렇다면세월호의수밀문이닫혀있었다고가정한다면이어진구조활동으로승객들이탈출할수있었을까? 이질문역시 100% 의확신을갖고대답하기는어렵다. 만약선조위의최종시나리오와같이좌현 65도에서상당기간동안머물렀다면, 일부승객들은자력으로탈출할수있었고, 나머지는외부구조의도움으로배에서빠져나올수있었을지도모른다. 가천대시뮬레이션의가정에따르면좌현 65도에서 A갑판과 B갑판좌현난간은이미침수되어탈출할수없는상태가된다. 그렇다면해상탈출은유일하게선교갑판좌현을통해가능해진다. 이상황에서우현방향으로탈출하기위해서는 65도의급경사를타고올라가야하는데, 이를위해서는외부구조세력의선내진입이필수적이었을것이다. 이런방식의구조활동을위한시간이충분히확보될수있었을까? 선조위의최종시나리오는수밀문이닫혀있었다고가정했을때, 좌현 65도만큼기운상태에서얼마나오랫동안버틸수있는지에대해서는명확하게밝히지않는다. 결국, 수밀문이닫혀있었다고가정했을때세월호가떠있는시간안에수백명의승객이구조대가내려준밧줄을타고 A갑판과 B갑판우현난간을통해탈출할수있었는지에대해서는구체적인구조시나리오에따른또다른모의실험을통해서추정해볼수밖에없을것이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종합보고서 ( 내인설 ) 198 05 나오며 2014년 4월세월호참사직후배가어떤과정을거쳐비교적빠른시간안에침몰하게되었는지에대해알려진객관적사실은그리많지않았다. 그날아침수많은사람들이텔레비전과컴퓨터화면을통해세월호가점점왼쪽으로기우는장면을실시간으로목격했다. 이러한영상자료를통해배가시간대별로어느정도의횡경사각도를이루었는지확인할수있었다. 침수과정에대한몇몇선원과생존자의증언이있기는했지만확실한근거로삼기에는어려움이있었다. 종합적으로보면, 침수경로를명확히알아내기에는데이터가턱없이부족한형편이었다. 그격차를메울수있는방법은다양한방식의컴퓨터모의실험과축소모형시험을통해실제관측된현상에가장부합하는침수시나리오를도출하는것이었다. 2017년 3월세월호선체의인양은침수시나리오도출을위한객관적데이터를확보한다는측면에서결정적인사건이었다. 선내차량블랙박스영상을통해오전 8시 49분경횡경사가이미좌현 45도에도달했다는사실을확인할수있었다. 이영상은초기침수가 C갑판루버통풍을통해 E갑판기관장비구획좌현핀안정기실로이루어졌고, 곧이어파손된 C갑판창문을통해 C갑판화물창으로바닷물이유입되었음을알수있게해주었다. 선체인양은무엇보다도세월호외부와내부의개구부가사고당시어떤상태에놓여있었는지가장직접적으로알수있는기회를마련했다. 침수가능구획 으로바닷물이유입되면선박의부력에직접적인영향을미치기때문에이구획의수밀성은철저하게관리되어야한다. 하지만선조위의현장조사결과세월호의침수가능구획은대부분열려있었다. 이는사고당일세월호의빠른침수와침몰에중대한영향을미칠수있었다. 선체인양후확보한새로운객관적데이터를바탕으로선조위는네덜란드해양연구소마린과함께보다정교한침수시나리오를도출하기위한조사활동을벌였다. 선조위는현장조사결과가장먼저침수가일어나는지점으로 C갑판외판에나있는루버통풍구조를꼽았다. C갑판루버통풍은덮개의방향에따라침수경로가달라질수있는구조를띤다. 하지만블랙박스영상을세밀하게분석한결과침수는 E갑판기관장비구획의좌현핀안정기실로일어났던것으로밝혀졌다. 이러한데이터는마린의컴퓨터모델과축소모형에적용되었다. 이어서파손된 C갑판창문의파손정도에따른침수면적, C갑판배수구를통한 C갑판상으로의침수등을

본권 Ⅰ 침몰원인조사 199 고려하여컴퓨터모의실험을진행했다. 이렇게도출된최종시나리오, 즉 배수구를적용한핀안정기실시나리오 는실제관측된세월호의움직임을가장가깝게재현하는것으로나타났다. 그렇다면세월호의침수와침몰과정에대해보다정밀하게이해하는것은어떤의미를가지는가? 선조위조사관들은침수가능구획의수밀문이침수과정에서미친영향에주목했다. 최종시나리오가도출된이후수밀문을모두닫은상태를가정해침수및침몰과정을확인한이유가여기에있다. 본론에서살펴보았듯이수밀문이모두닫혀있었다면세월호는좌현 65도정도를유지한채더오랜시간동안떠있을수있었던것으로나타났다. 규정상이수밀문은항해중에는닫혀있거나, 적어도유사시에즉시닫을수있도록준비가되어있어야한다. 침수가일어나기시작한초기에핀안정기실과기관실을연결하는수밀맨홀만이라도닫혀있었다면, C갑판루버통풍을통해핀안정기실로들어온물은그구역을침수시키는데그쳤을것이다. 하지만좌현 45도의초기횡경사가발생하고핀안정기실로물이들어오기시작한직후, 기관장비구획의선원들은기관장의연락을받고모두선교갑판으로탈출했다. 이들은탈출하면서수밀문과수밀맨홀에조치를취해야한다는생각을떠올리지도않았다. 즉수밀구획에대한부실한관리과감독은세월호참사의중요한원인중하나이다. 제 3 장. 가라앉다 마린이수행한컴퓨터모의실험과축소모형시험은수밀구획관리가제대로이루어졌더라면승객들을구조하기에충분한시간을확보할수도있었다는가능성을제기한다. 선조위의최종시나리오대로 E갑판기관장비구획의수밀문이모두닫혀있었던세월호가좌현 65도가량의횡경사를유지한채상당기간떠있었다면, 본격적인구조세력이선내로진입해승객들의탈출을도울수도있었을것이다. 하지만현실속의세월호는 65도이상으로더기울었고, C갑판으로유입된물이차량이동용경사로를따라 D갑판으로유입되고, 선박위쪽의객실갑판들로물이유입되면서기우는속도가급격하게커졌다. 대부분의승객들이머물던 A갑판과 B갑판은물의흐름을막아줄격벽이거의없는열린구조로되어있었기때문에이구역의침수는불과 15~20분안에대단히빠른속도로이루어졌다. 세월호가전복된이후객실갑판에는이른바 에어포켓 이존재하지않았다. 세월호가공식적으로침몰한오전 10시 30분무렵에어포켓은 D갑판과 C갑판선수방향으로일부존재했다. 이는마린의실험결과로부터도예상할수있는일이지만, 배의앞부분만을남긴채침몰한세월호의마지막모습을통해우리모두가잘알고있는사실이다.

Ⅰ 침몰원인조사 제 4 장 결론 : 조사의성과와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