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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송승종길병옥, ' 군용무인기개발의역사와그전략적함의에대한연구,' 군사 제 97 호, ) 최근공개된자료에따르면주한미군은기간중 268 회의무인기비행을수행한것으로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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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조사목적 본조사는전국민을대상으로대통령국정수행지지도, 정당지지도등을 파악하여, 국민여론을파악하는기초자료수집에그목적을둠. Ⅱ. 조사설계 조사대상 전국거주만 19세이상성인남녀 표본수 총 1,035 명조사후, 지역, 성, 연령별사후보정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최대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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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고안 : 을 권고한다. 의안 분석 : 회사는 2011년부터 작년까지 4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전년과 마찬가지로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을 예정이다. 재무제표 작성과 이익잉여금의 처분에 특별한 문제점이 보이지 아니하므로 의안에 대해 을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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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개념정립 _ 행렬의참, 거짓 수학전문가 NAMU 선생 1. 행렬의참, 거짓개념정리 1. 교환법칙과관련한내용, 는항상성립하지만 는항상성립하지는않는다. < 참인명제 > (1),, (2) ( ) 인경우에는 가성립한다.,,, (3) 다음과같은관계식을만족하는두행렬 A,B에

목차 Ⅰ. 기본현황 Ⅱ 년도성과평가및시사점 Ⅲ 년도비전및전략목표 Ⅳ. 전략목표별핵심과제 1. 군정성과확산을통한지역경쟁력강화 2. 지역교육환경개선및평생학습활성화 3. 건전재정및합리적예산운용 4. 청렴한공직문화및앞서가는법무행정구현 5. 참여소통을통한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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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사개요 ] 구분 내용 모집단 전국에거주하는만 19 세이상성인남녀 표집틀 유무선전화 RDD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기준비례할당추출 표본크기 2,000 명 ( 유선 551 명 (27.55%), 무선 1,449 명 (72.45%))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전제할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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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절약_수정

Transcription: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한국외국어대학교러시아연구소 HK 연구사업단학술연구총서 15 한국외국어대학교러시아연구소시사칼럼집제 6 권 김현택 김선래 최우익편저

머리말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시리즈제6권을여러독자앞에내놓게되어기쁜마음입니다. 2010년창간이후매년한차례씩발간되는이책은한국외국어대학교러시아연구소의주간인터넷저널 Russia-Eurasia FOCUS 가지난한해동안게재했던원고들을분야별및주제별로정리하여편집한것입니다. 변화하는러시아의모습을한국의대표적전문가들이다양한시각에서분석조망하고이를널리소개하는창구로기능하는이시리즈는연륜을더해가며많은관심과사랑을받고있습니다. 특히금번에출간하는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는예년과달리, 주요분야별로 2014년의러시아상황을회고하면서향후전개될양상을탐색하는여러편의기획에세이를싣고있습니다. 제1장에포함된제성훈박사의 푸틴의연례교서에담긴 2015년러시아의주요과제, 장세호박사의 2014 년러시아국내정치, 애국주의 보수주의파고에묻히다, 장덕준교수의 신푸틴독트린 과러시아대외정책의향방, 김규철연구원의 2014 러시아군사안보, 국가안정과번영을위한역동적군사력강화 등과같은글들은러시아정치, 외교, 군사분야의최근변화추이를섬세하게관찰하면서우리가주목해야할점들을적시하고있습니다. 제2장에포함된이종문교수의 2014 년러시아경제, 퍼펙트스톰 의한가운데서길을찾다 는우크라이나사태이후서방의대러시아경제제재속에서러시아경제가처하고있는상황을면밀하게추적하고있으며, 제3장사회 문화영역에서라승도 머리말 5

박사가집필한 2014 러시아사회문화, 애국주의와내적동원의논리 는서방에대립각을세우고있는푸틴치하러시아사회와문화영역에서관찰되는특징적징후들을예리하게짚어내고있습니다. 이러한글들은지난한해동안의러시아상황을분야별로정리해보고, 또미래를예측하는데길잡이가될것입니다. 작년에이어 2015년의러시아가당면하고있는중심화두는여전히우크라이나사태입니다. 이사태의누적적여파는러시아사회전반을지배하는구조적요인으로자리잡아가고있으며, 이에대해우리전문가들은각각의문제에대해심층적분석을하고있습니다. 그밖에도제1장은러시아국내외정책과남 북 러삼각관계문제를비롯하여우리정부가추진중인 유라시아이니셔티브 정책의비전과실천전략에대한여러편의글을싣고있으며, 제2장은러시아경제상황에대한다양한시각에서의분석과전망, 그리고우리정부가주창한 유라시아이니셔티브 가갖는경제적함의에대한논의등을포함하고있습니다. 사회 문화, 그리고역사분야관련글들로구성된제3장과제4장에서는러시아인의국민의식, 최근의예술계동향, 역사속에각인된기억등에관한흥미로운글들도만날수있습니다. 러시아인문공간의한국적재구성 이라는아젠다를중심으로총 10년기간의연구를수행중인한국외국어대학교러시아연구소는, 연구소구성원과관련학계연구자들사이의학문적소통의네트워크를강화하면서, 연구성과를사회에확산시키는일에특별한노력을기울이고있습니다. 금년으로창간 6주년을맞는 Russia-Eurasia FOCUS 와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는이같은연구소활동의역동적인채널로기능하고있습니다. 러시아관련현안들에대한심층적분석, 변화하는러시아사회에대한실증적연구, 러시아적정신세계와문화예술에대한독창적해석등을목표로삼아부단한노력을기울이고있는이매체들이, 러시아연구자들에는활기를불어넣고, 나아가러시아에관심있는일반독자들에게가까이다가갈수있는통로가될수있도록우리연구소구성원들은최선을다할것입니다. 6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Russia-Eurasia FOCUS 의기획담당김선래교수, 편집담당라승도교수, 외부자문위원으로활동하고있는대외경제정책연구원제성훈박사와울산과학기술대학교윤새라교수등의수고가없었더라면, 지난한해동안의이온라인저널의원활한운영은결코쉽지않았을것입니다. 그리고단행본의편집, 출판과정에서궂은일들을마다치않은최우익교수, 최종단계에서꼼꼼하게교정작업을맡아준황윤희, 김다예, 전미라등세명의 HK 조교에게는각별히고마운마음을전합니다. 한국연구재단의지원을받아수행된연구결과 (NRF-2009-362-B00005) 인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가우리의미래에서갖는중요성에비해국내에서아직제대로조명받지못하고있는러시아에대한관심을불러일으키고또논의를활성화하는데기여할것을기대합니다. 2015 년 5 월 한국외국어대학교러시아연구소 소장김현택 머리말 7

목차 머리말 / 5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국내외정책 / 17 0000푸틴의연례교서에담긴 2015 년러시아의주요과제 _ 제성훈 / 19 00002014 년러시아국내정치, 애국주의 보수주의파고에묻히다 _ 장세호 / 26 0000 신푸틴독트린 과러시아대외정책의향방 _ 장덕준 / 31 0000 푸틴이주창하는신 ( 新 ) 국제질서 : 성공의조건과신뢰성 _ 박상남 / 36 00002014 러시아군사안보, 국가안정과번영을위한역동적군사력강화 _ 김규철 / 41 0000 영웅의몰락: 사카시빌리기소사건 _ 정세진 / 45 0000 2015 년우즈베키스탄대선: 카리모프시대의재연장과역사적시험대 _ 이지은 / 49 러시아와우크라이나 / 53 0000 MH17 편피격 : 부질없는싸움멈추고본게임해야 _ 강봉구 / 55 0000 러시아는우크라이나동부에서무엇을원하는가 _ 김선래 / 60 1111푸틴의야망어디까지가나 _ 홍완석 / 64 1111 푸틴의노보로시야 : 명분인가, 궁극적목표인가?_ 신동혁 / 67 1111 우크라이나총선이후정국의주요변수 _ 박정호 / 72 목차 9

러시아와한반도 / 77 11112014 한 러관계, 동북아전략환경변화속지속가능한협력모색 _ 현승수 / 79 1111 우크라이나사태와한국의대외국가전략위기대응방안 _ 홍현익 / 84 1111 러시아의대북정책 : 경제적측면 _ 류드밀라자하로바 / 90 1111 급물살타는러 북관계, 어떻게볼것인가 _ 이태림 / 94 1111 두겹의시선한 러인문외교의가능성과좌표 _ 김수환 / 98 1111 유라시아이니셔티브, 막연한선입견을거둬내자 _ 오영일 / 105 1111한국이유라시아의평화와외교허브가되려면 _ 김석환 / 110 2222 유라시아이니셔티브 에대한단상 ( 斷想 )_ 표상용 / 118 제 2 장경제와자원 러시아경제 / 129 22222014 년러시아경제, 퍼펙트스톰 의한가운데서길을찾다 _ 이종문 / 131 2222세계지식포럼에서난타당한러시아 _ 김병호 / 135 2222러시아경제위기설의진실 _ 박종수 / 139 2222 러시아, 디폴트로갈것인가?_ 변현섭 / 145 2222러시아의이상한법개정 _ 변현섭 / 150 2222미국셰일혁명과동북아에너지시장 지정학변화 _ 김연규 / 153 한국과유라시아경제 / 161 2222유라시아에연착륙하기 _ 김근식 / 163 2222 사하 ( 야쿠티야 ) 공화국의남부야쿠티야프로젝트와한국의진출방안 _ 이경완 / 167 2222 시베리아 극동지역농림업발전전망과협력방안 _ 원석범 / 170 3333 시베리아의힘 가스관, 어디로달려가는가?_ 윤성학 / 173 10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3333 나진-하산프로젝트 TKR-TSR 연결사업과 SRX 사업의시범사례 _ 나희승 / 177 3333 아랄해고갈과중앙아시아경관의변화 _ 이채문 / 181 제 3 장사회와문화 사회 / 189 33332014 러시아사회문화, 애국주의와내적동원의논리 _ 라승도 / 191 3333 배워서남주자! 어느코미언어학자의열정 _ 김혜진 / 198 3333 뉴아르바트거리의상징건물매각으로본정치경제학 _ 변현섭 / 202 33333월 8일여성의날 : 역사와현재 _ 신동혁 / 206 3333 미국소비에트학 (Sovietology) 의사례로본용역학 (Serviceology) 적지역학의 문제점 _ 구자정 / 211 33332014 년경제제재에필로그, 러시아국민의생각은?_ 최우익 / 218 문화 / 225 3333 러시아혁명과예술: 열광과환멸사이 (I)_ 이진숙 / 227 4444 러시아혁명과예술: 열광과환멸사이 (II)_ 이진숙 / 231 4444 영혼의숨소리 : 소피아구바이둘리나의음악 _ 송영 / 236 4444 양날개를단발레리게르기예프제22회 백야의별 참관기 _ 장일범 / 239 4444순서의심리학 _ 김은희 / 243 4444바흐틴의몸개념으로살펴본몸-공간 _ 김민아 / 247 4444 미하일레르몬토프, 시대가낳은낭만주의시인 _ 김준석 / 251 4444 예술과산업의경계에선 렌필름 _ 정미숙 / 255 목차 11

제 4 장역사와기억 44442014 년솁첸코탄생 200주년의해가저문다 _ 한정숙 / 263 4444100년전한국역사속의돈스코이호 _ 유해수 / 269 4444 러일전쟁과한반도 _ 김종헌 / 273 555520세기초러시아공연예술의전령사 : 해삼위한인예술단 _ 양민아 / 277 12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일러두기 러시아관련외래어는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의외래어표기법 ( 러시아어자모와한글대조표 ) 에따라작성되었다. 하지만러시아어의고유한맛을느끼도록의도된일부용어는저자의표기방식대로두었다. 대부분의글은그글이투고된시점을중심으로현안문제를다루고있다. 따라서독자는각글마다말미에표시된글작성시점을참조하여내용과시제를이해할필요가있다. 또한저자의소속과지위도글의투고시점대로기록하였다. 저자마다러시아정당에대한한글표기방식이다른데, 이책에서는다음과같이주요정당의표기를통일하였다. Единая Россия 통합러시아당 КПРФ 러시아공산당 ЛДПР 러시아자민당 Справедливая Россия 정의러시아당

제 1 장 정치와외교

러시아국내외정책 0000푸틴의연례교서에담긴 2015 년러시아의주요과제 _ 제성훈 / 19 00002014 년러시아국내정치, 애국주의 보수주의파고에묻히다 _ 장세호 / 26 0000 신푸틴독트린 과러시아대외정책의향방 _ 장덕준 / 31 0000 푸틴이주창하는신 ( 新 ) 국제질서 : 성공의조건과신뢰성 _ 박상남 / 36 00002014 러시아군사안보, 국가안정과번영을위한역동적군사력강화 _ 김규철 / 41 0000 영웅의몰락: 사카시빌리기소사건 _ 정세진 / 45 0000 2015 년우즈베키스탄대선: 카리모프시대의재연장과역사적시험대 _ 이지은 / 49

01. 푸틴의연례교서에담긴 2015 년러시아의주요과제 제성훈 대외경제정책연구원러시아 유라시아팀팀장 러시아의미래를위해아주많은것이결정되는운명적순간들 누구나인정하듯이, 2014 년은러시아에힘든한해였다. 블라디미르푸틴대통령의회고처럼, 지난한해는 러시아의미래를위해아주많은것이결정되는운명적순간들 의연속이었다. 운명적순간은 2014 년초발발한 우크라이나위기 에서시작됐다. 러시아는흑해의전략적요충지인크림반도를병합하고, 우크라이나동남부지역의친러블록화로우크라이나전체의친서방행보를저지하는등자국의사활적이익이걸린상황에대해단호한태도를보여주었다. 하지만미국과의협력관계는물론그동안긴밀했던유럽과의파트너십도포기해야만했고, 소치 (Sochi) 올림픽으로얻은호의적인대외이미지도허공으로날려버렸으며, 서방의대러제재로인한투자감소와자본유출가속화, 연말의환율급상승과유가급락으로사실상경제위기에직면하게되었다. 소련해체이후러시아의존재감이이처럼강했던때도없었고, 서방과의관계가이처럼악화한때도없었으며, 적어도 1998년이후국가경제가이처럼심각한위기에빠진때도없었다. 2014 년 12월 4일푸틴대통령이그야말로험난했던한해의여정을마감하면서전례없이결연한의지를담은연례교서를발표한것도바로이런배경에서였다.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국내외정책 19

러시아에는국가주권이생존의절대적필수조건 예상대로가장먼저언급된이슈는크림반도합병이었다. 푸틴대통령은이를 역사적사건 으로규정하면서, 크림공화국주민투표와의회의결정이 절대적으로정당하게 이뤄졌다는점을지적했다. 이와동시에크림반도가러시아국민이거주하고있고전략적으로도중요한지역이라는의미를넘어, 루시 (Rus) 민족과국가의정신적근원지, 다시말해블라디미르대공이기독교세례를받은성지 ( 聖地 ) 로서이슬람교와유대교의 성전산 (Temple Mount) 과도같은특별한의미가있다고주장했다. 이는크림반도병합이단순한정치적 전략적결정이아니라, 러시아의분리할수없는일부를수복 ( 收復 ) 한결과이며, 따라서향후크림반도의지위변경에대해서는어떠한협상도거부한다는의지를표명한것이다. 이어서푸틴대통령은우크라이나의현상황과동남부의비극은반정부세력의 쿠데타 에대한러시아의비난과입장이옳았음을증명한다고말하면서, 헌법적권한에따라정당하게이뤄진빅토르야누코비치의협력협정서명연기결정에맞선 무력적권력탈취 를어떻게러시아가지지할수있느냐고반문했다. 또이번사태와관련된서방의태도에대해서도목소리를높였다. 러시아와우크라이나는공히 CIS( 독립국가연합 ) 자유무역지대회원국이며, 양국이산업 농업분야에서역사적으로형성된긴밀한협력관계와통합된인프라를갖고있음에도불구하고, 서방은협력협정체결과관련하여러시아와어떤대화도시도하지않았다고비난했다. 특히, 미국에대해서는 후견국, 스폰서 로서러시아와인접국의관계에대해항상직간접적으로영향력을행사하고있다며노골적으로불만을토로했다. 이와함께 러시아에는국가주권이생존의절대적필수조건 이며, 국제관계에서는무력이아닌합법적이익에대한존중만이유혈분쟁으로부터평화를수호할수있다고강조했다. 즉푸틴대통령의시각에서볼때이번사태의근본원인은러시아의사활적이익이걸린 영향권 을인정하지않은서방의일방적정책에서비롯됐다. 따라서 주권을지키거나세상에서사라지거 20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나 라는그의발언에서는비장함마저느껴진다. 이어서푸틴은이번사태가아니었더라도 미국은러시아의성장하는잠재력을억제하고영향력을행사하며자국의이익대로이용하기위해다른이유를만들어냈을것 이라고지적하면서, 봉쇄정책은어제고안된것이아니다 고단언했다. 그리고무력으로러시아와 대화 하려는시도는러시아를파괴하려던히틀러에게일어났던것처럼무위로끝날것이라고경고했다. 그러나푸틴대통령은크림반도병합과우크라이나위기에대한입장에대해서는길게설명했지만, 막상러시아의국제적고립과서방의대러제재지속이라는엄중한국제정세에어떻게대처할것인지에대해서는구체적으로언급하지않았다. 이는 우크라이나위기 가여전히계속되고있는가운데서어쩌면서방과의협상여지가아직남아있다고보기때문일것이다. 이와관련하여다음과같은몇가지방안이제시됐지만, 이는 2013년 2월발표된 대외정책개념 의골자와크게다르지않다. 첫째, 값비싼군비경쟁이아닌새로운조건에맞는방위능력을확보한다는것이다. 둘째, 왜곡되지않은진 러시아와벨라루스, 카자흐스탄등 5 개국이참여하는유라시아경제연합 (EEU) 이 2015 년 1 월 1 일공식출범했다. 출처 : www.ria.ru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국내외정책 21

실한러시아의이미지를국외에전달한다는것이다. 셋째, 통합과정이진행되고있는여러지역에서러시아의입지를확대한다는것이다. 넷째, 어떤환경에서도유럽및미국과의관계를포기하지않는다는것이다. 다섯째, 남미와의전통적관계를복원 확대하고아프리카 중동과의협력을지속한다는것이다. 여섯째, 태평양강대국 으로서아태지역잠재력을전면적으로활용한다는것이다. 일곱째, 유라시아경제연합 (EEU) 회원국들과긴밀하게협력한다는것이다. 우리의발전은무엇보다도우리자신에달려있다. 러시아경제는사실상위기에직면해있다. 서방의대러제재로인해자본과기술도입이제한된가운데유가가배럴당 60달러수준에머문다면 2015 년경제성장률은 -4.6%, 재정적자는 GDP 대비 3% 이상기록할것으로전망된다. 주지하듯이, 러시아경제는원료부문, 특히석유 가스부문에과도하게의존하고있기때문에유가하락에취약하다 ( 가스가격도유가에연동됨 ). 러시아는 2009년부터경제현대화정책을수행하면서이러한의존구조에서탈피하려고했지만, 이번경제위기로인해그간의노력이그다지성공적이지못했음이여실히드러났다. 따라서푸틴대통령은연례교서에서이러한현실을타개하는방안을제시해야만했는데, 그기조는 우리의발전은무엇보다도우리자신에달려있다 는그의발언에서찾을수있다. 즉서방의대러제재국면속에서경제위기에대처하려면대외의존도를줄이고내부잠재력을극대화해야한다는것이다. 이를위한구체적조치들은다음과같은몇개의범주로구분된다. 첫째, 비즈니스활동자유를확대하고투자환경을개선하는것이다. 이와관련하여임의적 의도적 다중적기업조사를방지하기위한기업조사 (inspection) 제한시스템을도입하고, 소기업에한해등록후 3년경과시 3 년간감독 (supervision) 을유예하며, 향후 4년간기존세제 ( 稅制 ) 를유지하겠다고밝혔다. 또생산소기업에한해등록후 2년간조세유예, 우회투자 22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합법화시전면사면단행, 국가투자환경순위조사의연방주체전체확대, 지방도로확충을위한지방도로펀드추가지원, 연방주체의공단건설지출에대한보상프로그램시행등도약속했다. 둘째, 중점지역개발이다. 이와관련하여푸틴대통령은이미크림경제특구 (SEZ) 조성법에서명한바있다. 2016 년칼리닌그라드주조세특혜유효기간만료에대해대안을마련하고, 극동개발을위한가속발전지대 (ТОР) 관련법을조속히통과시키고이제도를일부모노고로드 (monogorod) 로전면확대하며, 해당지역에서연방조세증가분일부를극동개발펀드에지원하는방안이제시됐다. 또관세경감을통해블라디보스토크항에자유항지위를부여하고태평양연안비즈니스활동및북극지대개발촉진을위한북극항로개발복합프로젝트를수행하는등의과제도제시됐다. 셋째, 합리적수입대체정책을통한비원료부문의발전이다. 푸틴대통령이연례교서전체에걸쳐특히강조하고있는경제개혁방향은외국기술과공산품 ( 특히, 기계와장비 ) 에과도하게의존하고있는상황을탈피하는것이다. 다시말해국내원료 인프라기업과국내산업간의협력확대에중점을 러시아극동연해주에조성된가속발전지대 (TOP) 일부모습 출처 : www.deita.ru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국내외정책 23

두는것이다. 이와관련하여대규모프로젝트수행과국내기업에대한발주배분 국내생산및연구기반발전 생산현지화를연결하는특별조정센터설립, 주택공공서비스 대중교통 농업등의혁신에국내기업의참여확대, 국영기업조달에대한중소기업의접근확대및연간의무구매량규정, 전략이니셔티브청의주도로대외경제은행, 러시아직접투자펀드와함께비원료기업에자본 기술 인력 장비를지원하는프로그램과시스템개발, 비원료기업을대상으로하는수출입은행주도의수출신용보험지원센터가동을통한공산품수출증대등이제시됐다. 넷째, 경제발전에필요한재원을국내화하는것이다. 앞서언급한우회투자기업에대한사면도가속화되고있는자본유출을상쇄하면서투자를증대하려는조치로보인다. 이와함께은행시스템안정성제고를통한예금의투자전환, 국부펀드등의재원을활용하는주요국내은행의추가자금확보프로그램시행, 국내은행의프로젝트파이낸싱메커니즘도입등도제시됐다. 다섯째, 합리적인재정지출이다. 푸틴대통령이언급한예산지출의원칙은검약 ( 儉約 ), 산출의최대화, 올바른우선순위선택, 현재경제상황에대한고려이다. 이를위해서는향후 3년간매년전체의 5% 이상예산지출절감, 통합기술발주자시스템구축및형태별프로젝트준비 건설서류 도급업자선정의집중화를통한건설예산지출 10~20% 절감, 국방부와로스핀모니터링 (Rosfinmonitoring) 주도의엄격한국방예산지출감독시스템개발, 국영기업자금운용의투명성 합리성, 효율적운영을보장하는통합계산센터설립, 국가지분 50% 이상기업에대한효율성지수도입및임원진임금의실적연계등이과제로제시됐다. 연례교서말미에푸틴대통령은 우리가직면하고있는문제들은복잡하지만, 동시에우리에게새로운기회도만들어주고있다. [...] 우리는시대의어떠한도전도받아들이고승리할준비가되어있다 고결연한의지를다시한번강조했다. 2014 년러시아와푸틴대통령이직면했던복잡한문제들은모두가여전히현재진행형으로남아있다. 따라서러시아에 2015년은또 24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다른해가아니라 2014년의연장이다. 달라진점이있다고한다면, 그것은이제 우크라이나위기 로인한국제적고립, 서방의제재와함께경제위기와도맞서싸워야한다는점이다. 푸틴대통령의말처럼 생존의절대적필수조건인국가주권 을지키면서이위기를새로운기회로만들수있느냐는무엇보다도러시아자신에게달려있다. (2015 년 1 월 5 일제 301 호 )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국내외정책 25

02. 2014 년러시아국내정치, 애국주의 보수주의파고에묻히다 장세호 한국외국어대학교러시아연구소 HK 연구교수 러시아국내정치에서 2014 년은다른모든이슈를압도한우크라이나사태라는대외이슈의영향으로애국주의 보수주의의강력한물결이휘몰아쳤던한해로규정할수있다. 따라서 2014 년러시아국내정치는주요현안과의사일정들이예년보다상대적으로큰관심을끌지는못했지만, 다음의몇가지사안을중심으로되돌아보고평가해볼수있다. 먼저, 푸틴대통령의지지율이역사상최고점을기록했다. 2011 년말부터 2012년초까지가장낮은기록을나타냈던푸틴대통령에대한지지율은 2014 년 3월부터급상승하면서 2014 년 8~10 월 88% 로최고치 ( 레바다센터 조사결과기준 ) 를기록한이후현재약 80% 수준에서안정화경향을나타내고있다. 푸틴대통령에대한높은지지율은무엇보다도우크라이나사태에대한러시아정부의대응이국민적공감대를형성한데서원인을찾을수있다. 실제로우크라이나사태전개과정에서 강대국러시아의부활, 소련붕괴로상실한영토의회복, 우크라이나내러시아계주민보호, 서방의부당한공격 ( 제재 ) 에대한저항 등러시아정부가내세운일련의구호들은강력한 국민통합 기능을수행했다. 이덕분에그동안체제에비판적이던국민의상당수가푸틴에대한지지입장으로돌아선것으로판단된다. 어쨌든일반적인현대국가에서쉽게상정하기어려운특정국가지도자에대한이처럼높은지지율은한편으로러시아가직면한비상한대외환경을직접대변하고있는동시에, 다른한편으로국가와동일시된지도자의부상이라는 26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측면에서볼때우려감도적지않다고볼수있다. 다음으로, 2014년 9월 14일지방선거에서여당인 통합러시아당 (United Russia) 이압승을거뒀다. 통합러시아당 은전 ( 全 ) 지역 전 ( 全 ) 수준의선거에서압도적승리를거뒀다. 19개보궐선거를포함해총 30개연방주체지역에서치러진연방주체행정수반 ( 주지사 ) 선거에서 통합러시아당 소속주지사후보들은대부분 70% 이상의높은지지율로당선을결정지었다. 14개연방주체지역에서치러진지역의회선거에서도 통합러시아당 은압도적인지역구의석확보와예년보다비교적높은정당지지율을토대로예외없이과반의의석을확보했다. 또큰관심이쏠렸던모스크바시두마의원선거에서도 통합러시아당 은안정적과반의석을획득했다. 이는 9 14 지방선거가우크라이나사태에대한 국민투표적 성격으로치러진데에서비롯됐다. 즉특정국내 지역현안이나후보 정당에대한평가보다는푸틴의대외노선에대한평가가선거에결정적인영향을미쳤다는뜻이다. 따라서이번선거결과를현집권세력과 통합러시아당 에대한러시아국민의정치적선호변화로치환하여평가하기는어렵다고생각된다. 이와더불어, 애국주의 보수주의를토대로한입법활동이두드러졌다. 1 특정 NGO의외국자금수령사실이발각될경우법무부나검찰이해당 NGO를강제로 해외대리기관 목록에포함할수있도록한 NGO법 개정, 2 하루방문객수 3,000명이상블로그운영자가통신 정보기술 매스컴감독국에자신의블로그를대중매체로등록할것을의무화한 블로그법 제정, 3 이중국적취득자가취득일로부터한달내에연방이민국에해당사실을신고토록하고위반시처벌을강화한 이중국적은폐책임에대한법 제정, 4 집시법위반자와조직에대한처벌수위를대폭강화한 집시법 개정, 5 러시아내출판 방송 인터넷매체의주식중외국투자자의소유지분을 20% 이하로제한한 대중매체법 개정, 6 언론매체와공연, 예술작품등에서욕설등비속어사용을금지한 국어사용에관한법 제정, 7 러시아내정당이외국법인, 국제기구, 국내해외대리기관으로부터후원금, 자문등의각종지원수혜를금지토록한 정당법 개정등이대표적인사례이다. 이는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국내외정책 27

2012년 5월푸틴 3기정부출범을전후로드러난체제유지의불안정요소에대한법제적대응을통한통제 관리메커니즘구축시도가우크라이나사태를계기로더욱강화되고있음을보여준다. 또한, 푸틴대통령은의회연례교서발표를통해우크라이나사태의본질에대한인식과그에대한국제적 국내적대응방향을명확히밝혔다. 푸틴대통령은 12월 4일발표한의회연례교서에서 2014년의가장중요한사건으로 크림과세바스토폴재통합 을꼽고이에큰역사적 상징적의미를부여했다. 이와더불어그는우크라이나사태의발생과전개과정에서러시아가취한대응의정당성을역설함과동시에, 사태의책임이미국과서방에있음을분명히했다. 또미국과서방의대러제재가특정사안, 즉 크림의봄 에대한대응이라기보다는오래된대러적대정책의또다른표현일뿐이라면서러시아는이에절대굴복하지않을것이며, 국가안보, 경제 비즈니스, 사회 복지영역의주요현안과그대응방안에대한입장을피력했다. 이는서방의대러제재국면을포괄적국가안보강화와경제활성화를통해정면돌파하겠다는의지를표명한것으로분석된다. 특히, 러시아국민에게당면한 2014 년 12 월 4 일의회연례교서를발표하는푸틴대통령의모습 출처 : www.interfax.ru 28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상황의위중함을설명하는동시에, 위기가곧기회라는관점에서국가적 국민적단결을호소했다고평가할수있다. 마지막으로, 2014 년에도꾸준히위상을증대한 전러시아국민전선 (ОНФ), 제2의유코스사태 로불렸던유력재벌블라디미르옙투셴코프의가택연금, 반푸틴세력을대표하는상징적인물인알렉세이나발니의횡령혐의에따른기소와유죄선고, 크림부의신설과지역개발부의폐지등일련의정부조직개편및인사이동등도주목할만한사건들이었다고할수있다. 이러한내용을바탕으로 2015년러시아국내정치도다음과같은몇가지방향에서전망해볼수있다. 첫째, 2014 년조성된애국주의 보수주의물결의관성은 2015년에도국내정치에상당부분영향을미칠것으로예상된다. 푸틴대통령의연례교서발표과정에서강조된것처럼현집권세력은일차적으로대외문제로말미암아조성된긴장상태를활용하여정국운영의안정적동력, 즉국민적지지를확보한가운데그힘을경제활성화와경제적체질개선에최대한집중하려할것이다. 또 2014 년과마찬가지로다양한형태의보수적입법이계속이어질것으로예상된다. 둘째, 2015년에는푸틴의집권 3기잔여임기와 2018 년이후를대비한국가이데올로기로서 보수주의 의이론적정식화가모색되고시도될가능성이크다. 이를위해대통령행정실국내정책국, 전러시아국민전선 과같은외곽사회단체, 그리고관련분야의주요이론가들을통해보수주의의이론적정식화가시도될것으로판단된다. 이러한측면에서내년 70주년을맞이하는 5월 9일 2차세계대전전승기념일이아마도매우중요한의미를띠게될것으로보인다. 셋째, 메드베데프내각은당분간기본적안정성을보장받을것이나러시아경제가치명적상황에직면하게될경우내각교체나대규모개각이이뤄질가능성도배제하기어렵다. 주목해볼것은최근러시아엘리트간불협화음이심심치않게나타나고있다는점이다. 실제로이들간의갈등이대러제재국면의전개과정에서심각한권력투쟁으로비화할가능성도있다. 넷째, 2016 년총선을 1년앞두고치러질 2015년지방선거는올해의가장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국내외정책 29

중요한정치일정중하나이지만, 현재까지큰변수가나타나지않고있으므로 2014 년과마찬가지로저조한투표율과무관심속에서집권세력이안정적으로승리를확보할가능성이커보인다. 다섯째, 현재완전히주변화한러시아야권을고려할때 2015년러시아내에서반체제 반정부운동의급격한고양가능성은상대적으로낮다고할수있다. 다만, 2011 년말부터 2012년상반기까지의대규모반푸틴시위국면이보여줬던것처럼최악의경제상황속에서잠재돼있던반푸틴정서가예상밖의사태전개를통해급격히분출할가능성도완전히배제하기는어려워보인다. (2015 년 1 월 12 일제 302 호 ) 30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03. 신푸틴독트린 과러시아대외정책의향방 장덕준 국민대학교국제학부러시아학전공교수 2014 년 3월러시아는국제사회의예상을깨고우크라이나영토이던크림반도의병합을단행했다. 형식적으로는크림자치공화국이주민투표를통해투표자 93% 의 압도적찬성 으로러시아연방편입을결정했다. 그러나사실상이는블라디미르푸틴러시아대통령이진두지휘한 크림병합작전 의결과이다. 러시아의크림반도병합에대해미국과유럽연합 (EU) 등서방측은즉각적이고강력한반발을보이며그에대해국제법위반이자침략행위로규정하고있다. 그러나러시아는크림반도의러시아병합이크림주민들의자발적의사에근거한것이며우크라이나위기의전반적인원인은서방측이제공했다고주장한다. 크림반도의병합이후 EU와미국은러시아를신랄하게비난했을뿐아니라다양한대러제재를가했다. 이러한상황속에서러시아는서방과치열한외교적공방을벌이는한편으로자신만의독특한대외정책기조와방향성을천명했다. 말하자면 신푸틴독트린 (New Putin Doctrine) 이등장한것이다. 그러나 신푸틴독트린 은단순히모스크바의새로운대외정책노선을내세우는데그치지않고국제관계에대한독자적인인식과관점을드러내고있다.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국내외정책 31

신푸틴독트린 의주요내용 신푸틴독트린 은 2014 년푸틴대통령이행한세차례의주요연설에잘나타나있다. 2014 년 3월 18일크림반도병합연설과 10월 24일 발다이클럽 기조연설, 12월 4일발표한연례교서가그것으로, 주요내용은다음과같다. 첫째, 러시아당국은자신의핵심적이익이침해받는것을절대허용하지않겠다는점을분명히하고있다. 크림반도의러시아병합직후푸틴대통령은이곳이역사적으로, 문화적으로분리될수없는러시아일부로오랫동안간주되어왔으며, 지금도그러하다고주장하면서크림자치공화국의러시아병합은주민들의결정에따른자치권행사의차원이기때문에국제법위반이아니라고선언했다. 푸틴의러시아는크림병합을통해옛소련지역에대한 러시아의역사적유산 과자국의영향력범위, 그리고 러시아의핵심적이익 의존재를각인시켰으며이지역에서국익이침해받는다고판단될경우개입할수있는선례를만들었다. 둘째, 우크라이나위기가발생한데에는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의팽창과 EU 회원국의확대, 포스트소비에트국가들을대상으로한색깔혁명 (Color Revolution) 등을밀어붙인미국과서유럽국가들의책임이크다는것이다. 특히, 우크라이나가인프라, 농 공업등다양한부문에서러시아와협력관계에있음에도 EU는 2013년우크라이나와협력협정을추진하면서러시아와어떤형태의대화도시도하지않았다는것이다. 이렇듯러시아는서방측이자국의영향력범위를침탈하려는시도에대항해우크라이나에개입함으로써자신의국익을방어할수밖에없었다는것이다. 셋째, 신푸틴독트린 은작금의국제질서에대한러시아의관점을천명하고있다. 러시아는미국중심의일극주의가다극질서로대체되고있다고주장하면서자국이다극질서의한축을담당해야한다고본다. 똑같은논리의연장선상에서러시아는미국과유럽이자신의가치기준을내세우며러시아의내정에간섭하거나러시아의핵심적이익이걸려있는지역까지 NATO 팽창 32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과 EU 확대를도모하는것을용납할수없다는입장을분명히밝히고있다. 넷째, 푸틴의러시아는국가주권에입각한국제법의원칙과내정불간섭의원칙을강조한다, 특히, 푸틴은주권의수호에대한양보할수없는권리를확보해야한다고주장한다. 푸틴은서방이힘으로밀어붙여러시아를압박한다고해도그것은끝내성공을거두지못하리라고경고하는한편, 국제법도각국의주권이존중되는바탕에서취급돼야한다고강조한다. 다섯째, 국제안보의측면에서미국의미사일방어체제 (MD) 구축과같이특정국가가러시아에대한전략적우위를차지하려고하는시도가있었으나푸틴의러시아는그러한시도를강력한국방력으로무력화시킬것이라고장담하고있다. 러시아는핵전력의감축을반대하지않지만, 핵전력과재래식무기증대사이의적절한균형이이루어져야한다는입장이다. 여섯째, 새로운외교독트린은러시아가결코고립주의나외국인혐오주의의길을걷지않을것이며기존의다자적, 양자적협력관계를증진해나갈것이라고밝히고있다. 신푸틴독트린 에따르면러시아는주요국제문제의해결에서국제기구의역할을강조한다. 또러시아는미국이나유럽과의 2015 년 1 월 1 일출범한유라시아경제연합 (EEU) 주요회원국정상들의모습 출처 : www.euobserver.com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국내외정책 33

관계를축소하지않을것이며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등을포함한세계각지역과의교류협력을발전시켜나갈것이라고말한다. 특히러시아는아시아 태평양지역의일원으로서이지역의급증하는잠재력을충분히활용하기위해노력할것이라고밝히고있다. 한편, 푸틴정부는 2015년 1월출범한유라시아경제연합 (EEU) 이각회원국의주권과국익의보전에만아니라평등과실용주의, 상호신뢰의원칙에도입각해있다고밝히면서 EEU 국가간의긴밀한협력은회원국전체의발전을위한강력한원천이라고주장한다. 신푸틴독트린 의의미와러시아외교의향방 이처럼 신푸틴독트린 은국제사회가다극질서로변화되어야한다는전제하에러시아도강대국으로서세계질서의한축을담당해야한다는입장을강조하고있으며국제문제해결에서국제기구를통한다자적접근을내세움으로써미국등특정국가의독주를견제하려는의도를내비치고있다. 또 신푸틴독트린 은주권과내정불간섭의원칙을강조하고민주적보편가치에대한추구보다는국내정치와사회에대한서방등외세의작용가능성차단에주안점을둔다. 이와동시에모스크바는 NATO 팽창과 EU 확대를국가주권에대한위협으로간주함으로써유럽과의협력과통합보다는유럽으로부터의안보위협대처에중점을두고있다. 다른한편, 러시아는중국, 북한을비롯한아태지역국가들과의협력을강화하기위해많은노력을기울이고있다. 신푸틴독트린 에서눈여겨봐야할또다른특징으로는옛소련지역에대한자국의특권적이해관계또는영향력을확고히지키고자하는러시아의입장을들수있다. 러시아는크림반도의병합을통해자국의 역사적유산 과 핵심적이익 을빌미로삼아포스트소비에트국가들에대해언제든지개입할수있는선례를만들었다. 이로써러시아는서방중심의국제질서와정치체제, 사회 경제적발전방식에대한대안적경로를선언하게되었다. 하지만러시아의이런선택이성공을거 34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둘수있을지는미지수다. 이는국제유가하락과서방의대러경제제재조치로러시아경제가혼미상태에빠져있는상황에서 EU의대항마로내세우고있는 EEU가출범초기부터불확실성에휩싸이게됐을뿐아니라모스크바의영향력범위인포스트소비에트지역에서중국과유럽등외부세력의영향력이점차확대되고있다는점등에서기인한다. (2015 년 1 월 26 일제 304 호 )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국내외정책 35

04. 푸틴이주창하는신 ( 新 ) 국제질서 : 성공의조건과신뢰성 박상남 한신대학교국제관계학부교수 2014 년 10월 24일블라디미르푸틴러시아대통령의발다이클럽 (Valdai Club) 연설은미국중심의국제질서에종지부를찍고대등한다극질서를구축하는것과우크라이나에대한양보불가, 서방에대한대화촉구로요약된다. 그렇다면푸틴의이번선언의배경과성공조건은무엇일까? 푸틴은자신의노선이또다른형태의패권주의가아니라진정한상호존중의국제질서라는점을증명할수있을까? 이유있는경고 최근주목받고있는푸틴대통령의발다이클럽연설의핵심내용은크게두가지로요약할수있다. 첫째, 미국의일방적독주체제를더는용인하지않고러시아가새로운국제질서구축에적극적으로나서겠다는선언이다. 푸틴은미국중심의국제안보질서가점증하는세계안보불안과위협을해결할수없음이판명됐다고말한다. 그근거로미국, 서방의패권적팽창주의가세계평화체제를구축하기보다는오히려이슬람국가 (IS) 의공격, 우크라이나사태, 시리아내전등의사례에서나타나듯국제사회에심각한안보위기를초래하고있다는점을제시한다. 이는일극체제가미국의능력과지도력으로는감당할수없는시스템이라는점을보여주는것이며, 이를해결하기위해러시아를비롯한다극체제 36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를구성하는국가들이새로운국제질서수립에나서야한다는주장이다. 러시아전문가들은냉전이종식된지오래지만, 이를대체할세계질서에대한국제사회의어떠한원칙과합의도없었으며, 오직미국의자의적일방통행만이존재해왔다고말한다. 미국과나토는냉전시대와마찬가지로여전히핵무기와압도적인군사력을바탕으로세계를서구적가치로변화시켜지배하려하며, 이과정에서러시아의국익과입장은철저히무시당해왔다는것이다. 사실이러한푸틴의연설과러시아의입장은새로운것이아니다. 푸틴은집권이후러시아와중국의연대강화를통해미국의일극체제견제를위한다극체제를줄기차게추구해왔다. 이전과다른점은더욱과감하고단호해졌다는데있다. 둘째, 우크라이나사태와관련하여러시아는서방의제재에도불구하고우크라이나를포기하지않을것이며, 문제해결을위해서방이대화에나설것을촉구하고있다. 이번선언이미국의러시아전문가스티븐코헨의우려처럼신냉전적대결이아닌대화에방점이있음을의미하는대목이다. 푸틴은러시아와특수한이해관계에있는우크라이나와 EU의협정체결이 발다이클럽에서연설하는블라디미르푸틴러시아대통령 출처 : www.valdaiclub.com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국내외정책 37

서두를사안이아님을누누이지적해왔으나미국과서방은이를철저히묵 살했다고지적했다. 우크라이나의 EU 편입은러시아에마치스코틀랜드가 영국에서분리독립하는것과비슷한충격일것이다. 미국의실패 푸틴의이러한주장에대한타당성은미국내에서도이미제기된바있다. 미국의전략가즈비그뉴브레진스키는냉전붕괴이후미국이승리감과자아도취에빠져새로운세계질서에대한비전제시와국제적합의를이끌어내지못함으로써절호의기회를놓쳤다고비판했다. 또한, 중동과발칸반도에서미국은여전히냉전적방식인군사력과힘을앞세운사태해결방식을선택하면서국제적으로반미정서와도덕적지도력상실을초래했다고진단했다. 그러나무엇보다도탈냉전기미국대외정책의가장큰오류는대러시아정책에있었다. 1990년대초사회주의를버리고자본주의로의전환을통해경제재건을추진했던러시아는역사상유례없는친미국가로변신해있었다. 만약이시기미국이러시아와의협력관계를성공적으로구축했다면현재직면하고있는국제적도전들과대중국견제도효과적으로대응할수있었을것이다. 러시아는서방의도움으로체제이행과경제발전을성공적으로달성해서서유럽선진국의일원이되는꿈에부풀어있었다. 그러나서방을향한러시아의짝사랑은얼마지나지않아배신감으로변할수밖에없었다. 러시아를돕기위한미국의마셜플랜은없었으며, 미국은러시아를존중하기는커녕오히려차가운무시와배제의대상으로상대했다. 더욱이나토의동진 ( 東進 ) 을통한러시아영향권의축소와압박이지속되면서서방에대한러시아의동경은적대감으로변해갔다. 급기야러시아세력권의마지막보루로간주되던우크라이나에까지 EU가상륙하려하자현재의위기가초래된것이다. 38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서방의대러시아억제정책의기원 서방의대러시아억제와배제정책의역사적기원은 18세기영국을중심으로형성됐던러시아공포증에서유래한다. 유럽의변방에불과했던러시아의군사 영토적확장은유럽에위협으로다가왔다. 또한, 같은기독교문명에서출발했지만, 러시아는동로마비잔틴문화와아시아적요소를계승하여유럽과는이질적인문화적특징을갖추게되었다. 이러한요인들에의해형성된러시아공포증은결국 19세기터키, 중앙아시아, 만주, 거문도로이어지는영국의대러시아억제전선구축으로이어졌다. 더욱이러시아는 2차세계대전에서미국과영국의핵심동맹국이자승리의일등공신이었음에도불구하고종전직후서방의배제대상이되고말았다. 서방과러시아의이러한운명적관계는냉전붕괴이후에도지속되고있다. 특히 21세기들어미국에가장큰위기와충격을주었던 9 11 테러직후푸틴은세계최초로미국에대한전폭적인지지와협력을선언했다. 그럼에도불구하고미국은러시아를배제하고나토단독으로테러와의전쟁을전개할만큼서방의대러시아경계심은뿌리깊은것이었다. 성공의조건 푸틴의이번선언은이렇듯지긋지긋한서방과의굴욕적인관계를청산하고자국의세력권을지키면서미국과대등한다극질서구축에나서겠다는의미이다. 그렇다면푸틴의이번선언이공허한푸념으로끝나지않기위한성공조건은무엇일까? 과연러시아는그럴능력과준비가되어있는가? 푸틴의선언이성공하려면무엇보다도러시아가새로운국제질서설계를주도할만큼강해져야한다. 그러기위해서는러시아가다음과같은세가지조건을충족시켜야할것이다. 첫째, 미국과 EU, 중국에맞설수있는독자적인경제블록건설에성공해야한다. 특정경제권에흡수되어버린다면독자적인글로벌강대국부활의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국내외정책 39

꿈은요원해질것이다. 유라시아경제연합 (EEU) 의추이가주목되는이유이다. 둘째, 정치 군사 안보적으로구소련권국가들을재결합시키고중국과연대를지속할수있는가에달려있다. 이는집단안보조약기구 (CSTO), 상하이협력기구 (SCO) 의향배와밀접한연관성을가진사안이다. 셋째, 냉전시기사회주의이념처럼주변국과의연대와통합을이끌어낼이데올로기를창출할수있는가이다. 푸틴의정치적이념으로등장한알렉산드르두긴의신 ( 新 ) 유라시아주의는이러한시도의일환으로보인다. 슬라브민족의차별성을강조한이전의유라시아주의와는달리두긴은민족, 종교, 문명을초월한유라시아지역의대통합을주창하고있다. 푸틴노선의신뢰성 이상살펴본바와같이푸틴은국제질서를다시주도하는강대국으로서경제적, 정치 안보적, 이념적조건을충족시키기위해노력해왔다. 그러나성공여부는푸틴이미국에요구하듯자신이주창한신 ( 新 ) 국제질서가주권의평등성과수평적권력관계를보장하는시스템이라는것을주변국들이신뢰하고동의할수있느냐에따라결정될것이다. 그렇다면푸틴은자신의노선이또다른형태의제국주의가아니라진정한상호존중의국제질서라는점을증명할수있을까? (2014 년 11 월 17 일제 294 호 ) 40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05. 2014 러시아군사안보, 국가안정과번영을위한역동적군사력강화 김규철 전러시아주재한국대사관육군무관 2014년러시아는이전부터지속해서추진해온강력한군사력건설기조를유지한가운데우크라이나사태로촉발된미국 유럽과의갈등상황에대응하기위해군사활동을더욱강화했다. 러시아는이슬람국가 (IS), 이란, 이라크, 시리아문제등중동지역내무력분쟁과테러세력확산, 다국적군의아프가니스탄철수등으로지역내테러위협이증가하고있다고판단한다. 게다가미국을비롯한서유럽국가들이자국이익을위해정치적으로불안한여러국가에대한내정간섭수단으로 색깔혁명 을이용하고있어안보상황이더욱악화되고있다고본다. 러시아의이러한위협인식은 2014 년 12 월 26일발표된신군사독트린에명시되어있으며, 강한러시아 정책에더욱박차를가하고있다. 총참모장게라시모프대장도 12월 10일외국무관과의대화에서 2014 년러시아군의모든활동은전투력향상에귀결되었다 고할만큼러시아군은편성보강, 무기현대화추진, 훈련강화, 군인복지향상및충원문제해결등전방위적으로군사력을강화하고있다. 먼저, 편성보강을보면, 나토와의접점지역인서부에는흑해함대의해군항공부대증강, 신형잠수함과초계함배치, 크림반도내제병연합부대창설등전력을증강했다. 또한, 북극해일대의국가이익수호를위해북부전략사령부 ( 군관구급 ) 를창설하기도했다. 한반도주변의동부에는사할린일대에 1개군단, 캄찻카반도에해군보병여단과방공여단을각각창설했다. 또 12월 1일에는국가방위지휘소를신설하여국내및세계안보정세에대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국내외정책 41

한상황파악만아니라실시간결심수립체제도보강했다. 둘째, 무기현대화추진이다. 러시아는 국가무장계획 2011~2020 에따라무기와장비를신형으로교체하고있다. 2014년에만 ICBM 38기, 함정 40 척, 전투기와헬기 250대, 기계화장비 280대를배치했다. 특히, 신형 ICBM 야르스, 이스칸데르-M 미사일, 핵잠수함세베로드빈스크, 대형잠수함노보로시스크, 보레이급핵잠수함 (1척기배치, 2척배치준비중 ), 상륙함 3척, 미사일탐지용전자전기지 2개소 ( 추가 4개소건설중 ) 등을배치했다. 이러한신무기배치추세는매년지속될예정이다. 총참모장의말을따르면, 함정 30척, 항공기 70~100 대, 헬기 120대, 기계화장비 600대규모로매년배치할예정이다. 또무기현대화실천에직접영향을미치는요소인방산능력향상을위해 2014 년 9월부터푸틴대통령이직접방산위원회의장을맡았으며, 방산기업지원을위해 3조루블을추가로투입했다. 크림공화국의편입과함께크림반도에있는조선, 통신관련방산기업 23개가추가편입된것도러시아방산능력증강에긍정적인요소이다. 셋째, 실전적훈련강화이다. 2013년부터도입한불시점검훈련시스템은 2014 년에도활발히시행됐으며, 정착단계에이르렀다. 각군관구는대통령이발령하는비상훈련에대비하여자체적으로불시점검을하는등러시아전역에불시점검훈련붐이조성됐다. 2014 년시행된최대규모의불시점검훈련은동부군관구에서 9월 11일부터 26일까지실시한 동부-2014 훈련이다. 이훈련에병력약 15만명, 기계화장비 8,000대, 함정 85척, 헬기포함항공기 650대가참여했으며동부지역북극해를포함한다양한지역에서실제전쟁상황에대비한훈련을시행했다. 예를들면, 철도와공중수송수단을이용하여 12,000km에달하는원거리지원병력투사, 상륙과대상륙방어, 전자전과화생방훈련, 영하 40도조건에서공수부대낙하, 강상철도설치, 전투기의일반도로착륙, 무인기사용, 관공서와통합한병력과물자동원훈련등을시행했다. 또전반적인훈련여건향상을위해첨단시설로보강된훈련장을추가로신설하여군관구별로각각 1개의전투훈련장, 1개의지 해 공합동훈련장 42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을보유하고있다. 이와함께 2014 년의전반적인훈련강도는예년수준보다 3~4배로강화된것으로평가되고있다. 넷째, 병력충원문제해결을위해군인복지향상과대민홍보활동을강화하여상당한효과를보고있다. 군인복지의핵심내용인주택문제에서는 2014 년에 11,700 명에게주택을보급하고 17,300 명에게관사를지급했다. 이와함께군사도시현대화를추진했고유년사관학교교육을활성화했으며매년춘 추계징병활동시모병홍보, SNS 미디어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브콘탁테등을이용하여군사활동을적극적으로홍보했다. 그결과 러시아군이유사시에국가를수호할능력이있다고보느냐 는대국민설문결과 86% 가긍정적으로평가했다. 아울러병역기피자감소현상과함께병력충원율이향상되고있다. 모병의경우, 매년 5만명충원목표가달성되어 2014 년말현재 29.5 만명에도달했으며, 2017 년까지목표치인 42.5만명에도달할것으로예상하고있다. 또우크라이나동부지역의내전으로 80 만또는 100만명에달하는우크라이나난민을러시아각지에서수용하고난민에게전국민적위문품보내기등을통해대서방적개심과함께애국주 푸틴대통령의국가방위지휘소순시모습 출처 : www.mil.ru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국내외정책 43

의고취, 푸틴대통령지지도상승 (80% 이상 ) 등전국민적결집정도도매우강하다. 장차세계안보상황은어떻게전개될것인가? 러시아와미국 유럽간대결국면이더욱심화될가능성이농후하다. 미국은 10월 7일발표한미군작전개념 (The US Army Operating Concept) 에서러시아와중국을위협국으로지정했으며, 러시아국경일대와흑해 지중해일대에군사력증강과함께훈련을강화하고있다. 또러시아와의군사협력중단을선포하고대러경제제재를포함한압박을강화하고있다. 이에대해러시아는지역내영향력확대와우군확보를위해집단안보조약기구 (CSTO), 상하이협력기구 (SCO) 회원국들과정치 군사협력을강화하고있다. 특히 2015년인도가상하이협력기구에가입하여세강대국 ( 러시아, 중국, 인도 ) 이결집하게될경우 SCO 가아태지역에서지대한영향력을발휘할것으로보인다. 최근러시아서부에서는러시아와나토군사력이경쟁적으로증강되고있고, 양측의군사훈련이빈번하여양세력간무력충돌가능성이높아질것으로예상된다. 특히, 러시아는군사력증강과전투준비태세가완비된상태에서서구의위협적행동이발생할경우군사적, 외교적으로기민하게공격적인대응을할것으로예상된다. 또유럽지역에서의충돌과갈등상황은아태지역에서의강대국관계에도직접적인영향을미칠것으로보인다. 러시아의군사력은 2020년경에최고수준에도달할것으로전망된다. 한국입장에서는최소한 2020년을전망하고강대국간대결과충돌상황, 북한의급변사태등다양한상황에대응할수있는군사력건설과적절한대비책을강구해야할것이다. (2015 년 2 월 2 일제 305 호 ) 44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06. 영웅의몰락 : 사카시빌리기소사건 정세진 한양대학교아태지역연구센터 HK 교수 유라시아색깔혁명의핵심주체였던미하일사카시빌리전조지아대통령이조지아정부에의해전격기소됨으로써조지아의내정이매우불안한상황으로치닫고있다. 2003년장미혁명으로조지아의정치적영웅으로부상했던사카시빌리는 2004년대통령에당선되어 2013년 11월까지연임하면서대통령직을수행했다. 2014 년 7월 28일조지아검찰은사카시빌리전대통령에대한형사소추를전격결정했다. 2007년 11월트빌리시에서있었던반정부시위탄압과정에서조지아정부가민간 TV 회사인 이메디 를불법적으로점거했는데, 이사건에대해대통령에의한직권남용혐의가적용된것이다. 이에따라검찰은사카시빌리전대통령에대해부재중미결구금명령을내렸다. 조지아정부는이후그에대해새로운범죄목록을추가하고있다. 정부는사카시빌리전대통령이 2009년 9월과 2013년 2월사이에약 500만달러의공금을횡령했다는죄목을추가시켰다. 정부는공금이대통령과그가족, 측근들의요트비용등사적인용도로사용됐음을밝혀냈다. 또조지아검찰청은사카시빌리전대통령의정적이었던법률가인발레리게라시빌리가 2005년당한일련의폭행혐의도기소항목으로추가했다. 사카시빌리전대통령의혐의가인정된다면, 최장 11년정도의수감이가능하다. 이번사건이있기전 2014 년 3월 27일에도조지아검찰청은사카시빌리전대통령을공식적으로소환했다. 당시검찰청은 2005년있었던조지아전총리와그의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국내외정책 45

측근주라브지바니아의사망사건을포함한총 10건의사건과관련된조사를위해그에대한소환결정을내렸다. 한편사카시빌리전대통령은이번조지아정부의결정과방침에대해강력하게반발하고있다. 그는조지아정부가자신의다양한정치적자유활동을제한하기위해이러한조치를내렸다고간주하고있다. 그는최근국제사회의쟁점이된러시아와우크라이나사태때그가우크라이나를지지하는발언을자주했기때문에자신의정치적활동을극도로싫어하는세력이있다고주장했다. 하지만그는정치적망명을신청할계획은없는것으로알려졌다. 사카시빌리전대통령은현재외국에거주하고있으며, 지난 3월소환때도조지아로절대로돌아가지않는다고분명히했었다. 그는당시조지아와러시아푸틴정부간에밀약거래로자신이소환됐으며, 자신이우크라이나의자유를위한행동을지지했다는이유로러시아정부가조지아를뒤에서조종하고있다고말했다. 올해 46세인사카시빌리대통령은우크라이나에서비공식적인정부고문으로활동했으며, 언론에서우크라이나에대한러시아정부의정책을자주경고한바있다. 그는재임중어떤범죄도저지른적없다고주장하고있다. 미국을비롯한서방국가들에서도조지아정부의이번조치에대해매우우려하는것으로보도되고있다. 미국무부는조지아의현상황에대해우려를표하고있는데, 조지아정부의조치는누구에게나정치적보복행위로간주될수있는행동이라고대변인명의의성명을발표했다. 특히미국무부와의회는조지아정부의이번결정을전직정치가들에대한탄압으로간주하고있다. 존매케인 ( 공화당, 애리조나 ), 마르코루비오 ( 공화당, 플로리다 ), 진섀힌 ( 민주당, 뉴햄프셔 ), 제임스리슈 ( 공화당, 아이다호 ) 상원의원은조지아정부의기소결정이사법부정책결정이아니라정치적인선택이라고말하며정부의이번조치가매우잘못됐다는견해를밝혔다. 이에대해이라클리가리바시빌리조지아총리는사카시빌리전대통령에대한심리가 객관적이고공정하게 이루어질것이고, 이제조지아에서는고위관리들의범법행위가처벌되지않고그냥지나치는일이없을것이며, 이러한정치적관 46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사카시빌리전조지아대통령 출처 : www.ria.ru 행이종식되어야한다고말하며강경한태도를보였다. 사카시빌리전대통령은이에대해조지아정부의이번결정을하나의익살스러운코미디로평가절하하면서, 현정부지도자들이자신이이끈정당인 국민연합운동 (United National Movement) 이성취한 개혁의유산 들을파괴하고있다고비난했다. 그는현조지아집권당인 조지아의꿈 이온힘을기울여 국민연합운동 과자신을박해하고있다고반발하고, 조지아의꿈 은그러한행위를중단하고국가를강력하게발전시키는데초점을맞추어야한다고덧붙였다. 특이한것은사카시빌리전대통령에대한기소를발표하기이전에세명의서방법률가가조지아를방문하고법률적자문을했다는사실이다. 특히그중에서제프리나이스변호사는세르비아의슬로보단밀로셰비치대통령을헤이그국제재판소에서기소심리를맡은바있고, 전이스라엘검사였던모시라도르는모시카타즈브전이스라엘대통령과예후드올메르트총리를기소한인물이다. 이들은고위관리들의법률적공정성과규범행동등에대해자문한것으로알려졌다. 정치전문가들은정부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국내외정책 47

가서방법률가들을통해사카시빌리에대한기소를확신한것으로해석하고있다. 이들은 2012년총선에서 국민연합운동 이 조지아의꿈 에패배한이후사카시빌리의측근들이계속소환되거나기소된데대해정치적탄압의일종이라는의견을개진하고있다. 사카시빌리의핵심측근들은총선패배이후재직시에있었던권력남용과관련되어기소되거나심문을받고있다. (2014 년 9 월 8 일제 284 호 ) 48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07. 2015 년우즈베키스탄대선 : 카리모프시대의재연장과역사적시험대 이지은 한국외국어대학교중앙아시아학과교수 2015 년우즈베키스탄대선 : 카리모프의예상된승리 2015년 3월 29일일요일우즈베키스탄대선에서카리모프현대통령은득표율 90.39% 의경이로운수치를기록하며집권연장에다시한번성공하여 2020년까지임기를보장받게됐다. 국내외전문가대다수는이번대선결과가나오기도전에카리모프대통령의재집권을기정사실로받아들였다. 카리모프대통령은 2014년한인터뷰에서 내가너무오래집권하고있어비난받는다는것을안다. 하지만나는여전히일하고싶다. 그게그렇게잘못인가? 라고말하며사실상권좌에서물러날뜻이없음을밝힌바있다. 이번에도카리모프대통령이후보로등록함으로써우즈베키스탄에서선거를통한최초의정권교체에대한기대가무산되면서정권교체는 5년후를기약하게됐다. 게다가현재 77세인카리모프대통령의나이와건강상태를고려하면이번이그의마지막임기가될것으로예상된다. 압도적승리가가능했던이유 카리모프대통령은다양한방식을통해범야권세력을축소해왔고언론 장악을통해권위주의적장기집권체제를발전 유지시켜왔다. 이러한국 내환경에서시민사회와국민의정치의식발전은정체될수밖에없었다. 권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국내외정책 49

위에순응하는이슬람의정치문화도권위주의정권이뿌리내리기좋은토양이됐다. 또 2005년안디잔사태에서보여준정부의폭력성은우즈베키스탄국민에게정부에반감보다는두려움을가지게했다. 우즈베키스탄이처한대외적여건도카리모프대통령의집권연장에일조했다. 아프가니스탄과 134km의국경을맞대고있는우즈베키스탄은 2014 년미군의아프가니스탄철수와최근극렬해지는이슬람국가 (IS) 의테러활동으로자국안보에큰불안을느끼고있다. 카리모프대통령은아프가니스탄에서활동하는우즈베크이슬람극단주의무장단체의존재에대해종종언급하면서안보와안정을유지할수있는강력한정부와강력한지도력이필요함을그어느때보다도강하게주장했다. 우즈베키스탄국민도키르기스스탄과타지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우크라이나등에서일어난소요사태나불안정이자국에서는발생하지않고내부적안정을유지할수있었던가장큰이유가카리모프정권하의강한국가와지도력덕분이라는공감대를형성하고있다. 정치개혁, 언론자유등의가치도중요하지만, 아직은안정과질서에더큰의미를부여하는우즈베크국민의정서속에는주변국에서목격된정변과혼란이자신들의삶에곧바로부정적인영향을미칠수있다는불안감이내재해있다. 이러한점을간파한카리모프대통령은대선운동과정에서우즈베크국민의안보불안감을고조시켰다. 그는 강한국가 에서만이 평화 와 안녕 이유지될수있다고주장하면서자신이외의다른선택은우즈베키스탄에 혼란 만가중시킬뿐이라고국민을위협했다. 역사적시험대에들어서는우즈베키스탄 이런가운데집권 4기를맞이하는카리모프대통령이가장고심하고있는문제는카리모프이후시대를이끌후계자선정일것이다. 우즈베키스탄은독립이후제도화와법치의원칙을세우려노력하고있지만, 국가기관들이여전히권력엘리트들의사적인영향력아래놓여있는신세습주의적특징을띠고있다. 특히, 지역을기반으로한파벌과후원주의관계로얽힌권 50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력엘리트집단이정부기구들 ( 예를들면, 대통령행정실과내무부정보기관등 ) 을둘러싸고각각영향력을행사하며서로견제하고있다. 따라서우즈베키스탄의미래는특정지역이나권력기관을기반으로하는권력엘리트들이권력과이익분배나게임의법칙에합의할수있느냐에달려있다고전망된다. 그동안카리모프대통령은이러한우즈베키스탄권력의특징을간파하고복잡한경제구조와억압적인정부체제에적절한균형을부여하며안정을유지해왔다. 그런데최근 2~3년사이우즈베키스탄에서는후계구도가요동치고있다. 가장강력한후계자로거론됐던카리모프대통령의맏딸굴나라카리모바 (Gulnara Karimova) 는지난몇년사이에자신이거느린대규모사업에서모두물러났고급기야작년에는가택연금을당했다. 이과정에서카리모프일가의내분설, 핵심권력으로알려진국가정보국장인루스탐이노야토프 이슬람카리모프우즈베키스탄대통령의딸굴나라카리모바의모습 출처 : www.rferl.org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국내외정책 51

(Rustam Inoyatov) 의부상 ( 浮上 ) 설, 카리모프대통령의실권 ( 失權 ) 설등갖가지소문이파다했다. 이가운데어느것이사실인지폐쇄적인우즈베키스탄정치문화의특성상확인할방법은없지만, 현재우즈베키스탄후계구도를둘러싼내부권력투쟁이본격화되고있다는점만큼은점차분명해지고있다. 만일차기후계구도가확정되지않은상태에서카리모프대통령의유고나직무불가능상황이발생할경우, 1) 엘리트파벌들의기득권유지를전제로합의에기초한후계자추대가능성, 2) 특정파벌의독식이예상될경우엘리트간극심한분쟁가능성, 3) 혼란을틈타정치적반대세력이나이슬람극단주의세력의등장가능성도있다. 어찌됐든간에 1991년부터 25년째장기집권해온카리모프대통령의시대는이번대선승리로재연장에돌입했다. 그러나향후 5년은고령인카리모프의나이를고려할때그의마지막임기가될가능성이크다. 이는후계구도를둘러싼권력암투가본격화되리라는점을의미하기도한다. 또카리모프시대이후평화적정권교체의성공여부는우즈베키스탄은물론중앙아시아전체의안정에도지대한영향을미칠것이다. 따라서대선은끝났지만, 바로이제부터신생독립국우즈베키스탄은법과제도가지배하는안정된국가로발전할것인지, 아니면불안정한국가로내홍에휩싸일것인지를판가름할역사적갈림길에들어서고있다. (2015 년 4 월 6 일제 314 호 ) 52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러시아와우크라이나 08. MH17 편피격 : 부질없는싸움멈추고본게임해야 _ 강봉구 / 55 09. 러시아는우크라이나동부에서무엇을원하는가 _ 김선래 / 60 10. 푸틴의야망어디까지가나 _ 홍완석 / 64 11. 푸틴의노보로시야 : 명분인가, 궁극적목표인가?_ 신동혁 / 67 12. 우크라이나총선이후정국의주요변수 _ 박정호 / 72

08. MH17 편피격 : 부질없는싸움멈추고본게임해야 강봉구 한양대학교아태지역연구센터 HK 교수 서방과러시아간의전초전에너무많은희생이따르고있다. 선수들이여! 이제본게임을시작하라. 장기적가치투쟁의전선이이미펼쳐지고있지않은가. MH17편의피격. 예정된비극이무고한사람들을대상으로예기치않게일어났다. 장기화하고있는우크라이나사태의어떤국면에서이런일이발생했을까? 포로셴코대통령은우크라이나민족주의와국가주의, 반러감정에기대어동부반군을무력으로진압하려시도했고, 러시아는개입의지렛대를유지하기위해반군에게무기와군사기술을지원하고있었으며, 서방은우크라이나신정부가반군을조속히정리해주길기대하며러시아에반군지원을중단하라고압력을계속가하고있었다. 포로셴코는크림병합이후선출된초대대통령으로서우크라이나의영토통합성을회복하고싶어한다. 크림을되찾는일이거의불가능하다는것을알면서도그렇게하는시늉이라도하고싶은것이다. 그것이대다수우크라이나인의민족감정에부응하기때문이다. 이를통해신정권의정치적정당성과대표성을높여야하는처지다. 신정부가일시정전협정의연장을거부하고동부지역에서슬라뱐스크등반군의거점을성공적으로공략하자반군은도네츠크지역으로수세에몰린상황이다. 크레믈은우크라이나의헌법개정등국가체제개편과정에서분권형연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우크라이나 55

방제확보혹은동부지역자치권을최대화하여동부우크라이나를친러시아적이웃이자완충지대로유지하고싶어반군지원을지속하고있다. 서방은서방주도의국제레짐을위반한러시아를처벌하고응징해야할처지지만, 이해관계와뜻이서로달라강력한제재에합의하기가어렵다. 그렇다고크게꾸지람한뒤가만있기도뭣해서러시아의관련인사들에게 1차, 2차제재에이어 3차제재로더많은 땅콩 을던지기로합의했다고한다. 맞아서아프라고말이다. 모두가우크라이나동부에서의교전을중지하고평화적, 정치적으로문제를해결하라고권고하지만, 이런정황이지속하면우크라이나동부사태의조속한해결은어렵다. 사태가난관에봉착하고이런참사를초래한원인은모든당사자가형성된객관적상황그리고이와연관된자신의구체적관심과이해관계를인정하고이를의제로삼지않고있기때문이다. 첫째, 크림병합의본질은지역경제통합을계기로한 EU( 유럽연합 ) 와 EEU( 유라시아경제연합 ) 사이의영향권재편과정에서터져나올수밖에없었던 재산권분쟁 이다. 서방은크림병합을탈소국가들간에소련의유산을정리한예외적인문제처리방식으로인정해야한다. 서방이정상적인근대국제체제에서기대되는국가간행위양식을기준으로이문제를바라보니크림병합은국제레짐위반이며, 서방은러시아에대해원치않는응징을해야하는의무와부담을안게된것이다. 둘째, 우크라이나정부와동부지역주민들은동부지역의자치권수준에대해합의해야한다. 이것이동부지역분쟁의핵심이며긴급한정치적협상의본질적내용이다. 현국면에서최우선과제는우크라이나의국민통합과법치에기초한정상적거버넌스의회복이다. 이를위해신정부는동부지역에일정수준이상의자치권부여를원칙으로제시해야한다. 그러면협상타결가능성이높다. 무엇이두려운가? 자치권을인정한다고해서동부지역이주민투표를통해분리독립할것인가. 그럴가능성은매우낮다. 도네츠크주와루간스크주거주러시아인은각각 38% 와 39% 정도인데, 여론조사에따르면, 이들이모두분리독립이나러시아편입에찬성하지는않는다. 56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MH17 편추락현장과기체잔해 출처 : www.ria.ru 동부지역에거주하는러시아인중에는분리주의에반대하거나유럽지향성을가진사람이많다. 나머지다수우크라이나인은말할나위도없다. 우크라이나, 서방, 러시아는동부지역의자치권문제라는핵심의제를제대로내세우지도못한채, 향후그의제를둘러싼협상과정에서유리한고지를선점하기위해부질없는소모전을지속하고있다. 지금까지진행된내전상황에서드러나듯이어느한쪽도압승할수없으므로전쟁은 부질없는 짓이며애꿎은우크라이나주민, 이번에는무고한민항기탑승객들까지참사를겪게된것이다. 삼자가모두핵심의제를미뤄두고게임의본질을호도하면서전초전을장기화하고있다. 시간이흐를수록문제는더꼬여가고무고한인명피해만늘어나며우크라이나와러시아의경제는더피폐해진다. 어느편에도득이되지않는의미없는전초전의장기화를멈추고, 서방도러시아도경제적유인과가치지향성을기준으로한본게임 ( 탈소지역을둘러싼지역통합경쟁 ) 을시작해야할때이다.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우크라이나 57

앞으로, 민항기피격이동부반군의소행으로밝혀진다면, 서방은러시아에대한경제제재를더욱강화할것이다. 러시아는자신의책임이아니라며강력히반발할것이지만, 국제사회에서설득력을얻기는어려울것이며크레믈의입지는좁아질것이다. 서방일부에서는러시아의관련인사들에대한자산동결이나비자발급중지수준의제재대신에러시아경제에타격을줄수있는실질적인조치즉, 러시아산에너지수입금지나본격적인대러금융제재조치를취해야한다고주장한다. 가능성은낮다고보지만, 서방이단결하여유사한실질적인조치를취한다면, 크레믈은게임의판을키우기위해우크라이나동부지역을넘어몰도바의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까지분리주의가촉발되도록자극할것으로예상된다. 결과적으로불안정의전선은 EU와나토의회원국인루마니아국경까지확대될것이다. 지정학적도식속에서사고하는서방의대러강경파는이러한시나리오를지지한다. 러시아국경지역의혼란과무질서를지속하여러시아의힘과잠재력을서서히약화하자는의도이다. 이경우우크라이나내전은러시아를고사시키기위한미끼인셈이다. 크레믈은이러한상황전개를절대원치않는다. 푸틴은동부의내전과대러국제제재의장기화가러시아의국력을공연히소모하고국제적고립을심화할것임을잘알고있다. 전시선전과동원상황에지친국내의 전쟁피로증 으로인해푸틴의위신과신뢰는떨어질것이며지지도도하락을면치못할것이다. 그래서크레믈은국제사회의비난여론과고립을최소화하고자국제조사단의현장접근보장과철저한진상조사를주장하면서우크라이나문제의평화적인정치적해결을주장하고있다. 다른한편, 유럽의경제우선주의자, 실용적노선을걷는유럽지도자들도대부분우크라이나동부의갈등이루마니아와인접한몰도바까지확산되는것을원치않는다. 동부지역내전의확산과장기화는금융 재정위기이후침체를겪고있는유럽지역전체경제에나쁜영향을줄것이기때문이다. 이들은 MH17편의피격이삼자가동부의내전상황을종식하기위한진지한회담의장을마련하는계기가되기를기대한다. 58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향후상황이어떻게전개되던, 피격에러시아가지원한 SA-11 Buk 미사일이사용되었다면, 푸틴의지도자로서의전략적판단과통제능력은큰타격을입을것이다. 서방은말할것도없고 BRICS를비롯한비서방블록도푸틴의판단능력을문제시할것이며, 그간자신이추구해온 강대국러시아 의지도자로서푸틴의위신은크게저하될것이다. 반군의피격이사실이라면, 크레믈과크레믈의행위를지지한러시아인들은자신의선조들이유럽의문명사에이바지한위대한가치 ( 휴머니즘과인간의영성고양 ) 를스스로바닥에내동댕이친것에다름아니다. 반군에미사일과기술훈련을제공한책임자들은문명의최소규범을저버린집단으로간주될수도있다. 무고한인명을한순간에앗아간버린, 활짝핀해바라기평원위의섬광은서방과러시아사이의장기적가치투쟁에서러시아가이제부터힘겨운싸움을해야함을알리는전조가아닐까. (2014 년 7 월 28 일제 278 호 )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우크라이나 59

09. 러시아는우크라이나동부에서무엇을원하는가 김선래 한국외국어대학교러시아연구소 HK 연구교수 2014 년 7월말우크라이나동부지역의친러반군세력은우크라이나의대대적인반군진압작전에밀려도네츠크와루간스크주일부만장악하고있는형국이다. 두달전동부 2개주를기반으로남부우크라이나전체로영향력을확대해나가던모습과는달리지금은전선이많이위축된상태다. 아래그림에서보듯이우크라이나정부군과반군의전선은도네츠크시와루간스크주도를중심으로주내일부지역으로축소되어있다. 말레이시아항공기피격사건을둘러싼국제적비난여론과우크라이나정부군의대대적인진압작전으로이지역에서반군의장악력이급격하게약화한것이다. 도네츠크와루간스크주의독립선언이후진행된우크라이나정부의물리적진압작전에맞서러시아는우크라이나동부지역거주러시아계시민들을보호하고이들의생명과재산을지킨다는명분아래제한된군사적개입을하고있다. 하지만최근들어우크라이나동부에서정부군에게반군이밀리는형세와이지역주민들의지지가점차약화하는상황을반전하기위해러시아는대대적인군사지원에나서고있다. 그리하여지난 7월말중화기와중무장기갑차량, 대공화기와미사일이러시아국경을넘어우크라이나영내로대거진입하기시작했다. 러시아병력일부가반군으로위장하여우크라이나사태에개입하고있다는주장도있다. 미국을위시한서방국가들은러시아의군사적지원을맹비난하며러시아에너지, 국방, 금융에대한추가제재를강력히추진하고있다. 대러제재 60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에머뭇거렸던유럽연합도경제제재안에합의하고추가제재를취할예정이다. 러시아정부는서방측경제재제안에반발하면서우크라이나정부군이민간인거주도시들에대한미사일공격을감행하고있다고비난했다. 늘어나는민간인희생대다수가우크라이나정부군의공격으로발생하고있다며미국과우크라이나정부를강력히비난하고있다. 만일가까운시일내에우크라이나정부군이도네츠크와루간스크대도시를공격하여다수의민간인사상자가발생한다면러시아군이러시아계시민을보호한다는명분으로 CSTO( 집단안보조약기구 ) 산하러시아평화유지군을이지역에진주시킬수도있다. 러시아푸틴정부는미국과러시아가세계패권구도를놓고벌이는전초전성격인우크라이나내전에서러시아가밀린다면많은것을잃을수있다 우크라이나민족분열 출처 : State Statistics Service of Ukraine(www.ukrstat.org)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우크라이나 61

는위기감이팽배하다. 따라서러시아는한편으론공격적이며다른한편으론유화적인화전양면정책을구사하고있다. 러시아가우크라이나내전에개입하면서우크라이나포로셴코정부와협상을통해러시아의이익을최대한확보하자는전략이다. 러시아는우크라이나동부지역을자치공화국으로격상시켜우크라이나중앙정부를견제하려는전략적장치를원하고있다. 이것이러시아가원하는최상의시나리오다. 이두지역의독립국선포는자치공화국으로가는포석이다. 이러한전략을성공하게하려면우크라이나동부지역을확보해놓아야만협상테이블에서유리한고지를점할수있기때문이다. 푸틴대통령은러시아상원에서통과된우크라이나내군사력사용승인을취소하고우크라이나정부와휴전기간연장을촉구하는유화정책도취하면서협상의여지를남겨두고있다. 포로셴코대통령은먼저우크라이나동부지역이우크라이나에통합되고러시아가강제합병한크림반도를반환해야만양국관계가정상화된다는입장이확고하다. 그러나푸틴대통령은한발자국물러나우크라이나동부지역을포기하더라도이미귀속시킨크림과세바스토폴을우크라이나에반환하기에는어려운처지다. 러시아는포로셴코정부와협상을통해관계를재설정하고우크라이나내에서일정한영향력을확보하는것이러시아최대의국가이익이다. 그러나이것이어려울때에는우크라이나동부지역을포기하더라도크림을확고히장악하고자하는의지를갖고있다. 즉, 포로셴코정부가제안하는동부지역자치권확대와주지사선거정도를받아들이는선에서타협하고그대신크림을확실히장악한다는입장이다. 올해우크라이나경제는러시아와의갈등과동부지역내전으로 -8% 의성장률을기록하고가파른물가상승이예견된다. 우크라이나정부는러시아산가스도입중단과대러교역단절이경제적참사로이어진다는점을알고있다. 이런문제들로말미암아포로셴코정부는동부의내전상황이지속하는것을원하지않으며러시아와의갈등을어떻게든봉합하려고할것이다. 이번우크라이나사태가우크라이나내부의정치적형태와대외정책방향이확고히형성되는분수령이면서도사태의추이에따라러시아국내 62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정치변동에도영향을줄것이라는분석이나오고있다. 푸틴대통령으로서는앞으로전개될미국과의헤게모니전쟁과국내정치적입지를생각하더라도우크라이나동부지역을쉽게포기하지않을것이다. 푸틴대통령은우크라이나동부지역의군사적충돌과갈등을지속하면서러시아에유리한상황으로반전시키려노력할것이다. (2014 년 8 월 4 일제 279 호 )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우크라이나 63

10. 푸틴의야망어디까지가나 홍완석 한국외국어대학교국제지역대학학장 국제사회의우려대로우크라이나사태가중대한단계로진입하고있다. 러시아가우크라이나동부분리주의반군에대한배후지원을넘어군사개입을노골화하고있는것이다. 서구는추가경제제재와나토 ( 북대서양조약기구 ) 군투입을경고하지만, 푸틴은이를비웃기라도하듯우크라이나동남부영토에대한군사공세를더욱강화하고있다. 일각에서는크림반도에이어우크라이나동남부지역도결국러시아의수중에떨어질것으로전망한다. 그렇다면푸틴의거침없는행보를어떻게설명할수있을까. 우크라이나가러시아의제국적부활을억제하는지정학적급소라는점이그중요한이유이지만그것만으론설명이불충분하다. 푸틴이강공책을 택 하고이것이 통 하는데는몇가지이유가있다. 우선과거에비해러시아의힘이많이 세 졌다는점이다. 소련의해체이후초강대국지위에서하루아침에국제질서의피동적관객으로전락했던러시아의국력과국제적위상은 2000년푸틴의등장이후지난 14년동안몰라보게달라졌다. 푸틴시대러시아는권력수직화작업을통해정치적안정을이루었고국제에너지가격의고공행진에힘입어세계국내총생산 (GDP) 8 위규모의경제강국으로성장했다. 푸틴은이를바탕으로 위대한강대국러시아의재건 을외쳤고과거의영광을재현하기위해국제무대에서힘과영향력의외부투사를서서히강화해나가고있다. 이번우크라이나사태에대한러시아의공세적파워게임도 64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그런맥락에서이해할수있다. 다음으로미국패권의약화를들수있다. 최근워싱턴이즐겨사용하는 전략적인내 는헤게모니쇠퇴의또다른표현이다. 집권이후버락오바마대통령은국제문제에대한과도한무력사용이미국의쇠락을가속화한다는판단하에군사적개입을자제해왔다. 2008년러시아의조지아군사공격시에도, 지난 3월크림반도병합시에도, 또이번우크라이나동남부영토침략시에도워싱턴은제대로된대응을하지못했다. 미국이재정적자와무역적자에시달리고오바마케어 (Obamacare 건강보험개혁 ) 와시퀘스터 (Sequester 연방정부예산자동삭감조치 ) 에발목이잡혀있는사이푸틴은그틈을영민하게파고들었다. 푸틴의도박심을자극한또하나의요인은서구의분열이다. 미국과유럽연합 (EU) 은다양한대러제재안을내놓았지만, 그실효성에의문이제기된다. 또제재의강도와수위를놓고도이해당사국간견해차가크다. 에너지, 2014 년 5 월 9 일크림에서열린군사행진에참석한푸틴대통령모습 출처 : www.themoscowtimes.com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우크라이나 65

교역, 안보문제등에서러시아와이해관계가밀접히교직돼있는 EU의핵심구성원들은대체로경고성대응과더불어협상을통한해법을선호한다. 반면미국과공로 ( 恐露 ) 의식이강한동유럽회원국들은고강도경제제재와함께군사적대응도불사해야한다는강경론을펼친다. 얽히고설킨유럽의지정학적현실은강온세력간합의점도출을어렵게하고공고한단일대오형성을방해한다. 비 ( 非 ) 서구연합중국의비호도푸틴의저돌적질주에한몫했다. 오늘날중 러관계는전략적협력수준에있어최고의밀월기를구가하고있다. 실제로양국은북한 이란 시리아문제등주요국제적이슈가불거질때마다찰떡궁합을과시했다. 중국은지난 3월크림주민투표무효선언과크림지위변경불승인촉구등을골자로한유엔안보리표결에서기권해러시아와함께결의안채택을무산시켰다. 서구의대러경제제재를헐겁게하는출구도제공해주고있다. 2008년조지아에이어 2014 년우크라이나에대한러시아의선제적군사행동은중요한지정학적시그널을담고있다고본다. 그것은 EU와나토의동진팽창에대한전면강압수비에서러시아의전통적세력권을복원하고자하는공세적정책으로의전환을의미한다. 문제는러시아의야망을제어할뾰족한묘안이없다는점이다. 러시아는세계최강의핵보유국 이라는푸틴의겁박에서모스크바의사활적이해가걸린국익에대해서는절대양보하지않겠다는강한의지를읽을수있다. 1차세계대전발발 100주년을맞이하는 2014 년이데자뷔처럼심상치않게여겨지는이유다. * 이글은세계일보 2014 년 9 월 2 일자에발표된필자의시론을전면재인용한것임. (2014 년 9 월 15 일제 285 호 ) 66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11. 푸틴의노보로시야 : 명분인가, 궁극적목표인가? 신동혁 국민대학교유라시아연구소연구원 노보로시야 (Новороссия, New Russia) 라는용어는블라디미르푸틴러시아대통령이 2014 년 4월 17일 TV 방송대국민연설중에 노보로시야 라는단어를반복적으로사용하면서언론과인터넷을통해갑자기널리퍼지게되었다. 푸틴은하리코프, 루간스크, 도네츠크, 헤르손, 미콜라예프와오데사가러시아제국시기에우크라이나의일부가아닌노보로시야에속했으며, 여러이유로러시아가이지역들을잃어버렸지만, 사람들은그대로그곳에남았다고주장했다. 연설에서푸틴은 20세기초소련정부가노보로시야지역을왜러시아가아닌우크라이나에양도했는지는 신만이안다 고말함으로써노보로시야지역에대한관심이높아지게되었다. 러시아역사에서 노보로시야 라는용어는예카테리나 2세 (1762~96 년재위 ) 때인 1764년으로뉴세르비야 (Новая Сербия)( 오늘날키로보그라드주 ) 와슬라뱌노-세르비야 (Славяно-Cербия)( 루간스크주와도네츠크주의일부 ) 지역에첫번째노보로시스크관할지구가만들어졌을때처음생겨났다. 노보로시야의대략적지역범위는러시아-튀르크전쟁의결과로결정되었다. 당시러시아는오스만튀르크와의전쟁에서승리함으로써흑해북쪽지역을포함한크림반도를차지하게되는데, 드네스트르강에서오늘날도네츠크와루간스크에이르는광대한영토가새로운러시아영토 ( 노보로시야 ) 가되었다. 이후 1992년노보로시야지역은우크라이나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우크라이나 67

의일부가되었다. 그렇다면당시소련정부가과거노보로시야지역 ( 크림반도제외 ) 을우크라이나에준이유는무엇일까? 소비에트지도부가과거노보로시야지역을우크라이나에양도한이유는대 ( 大 ) 러시아쇼비니즘 (Great Russian chauvinism) 과싸우기위한소비에트정부의토착화 (коренизация) 정책의일환이었다. 이러한정책에도불구하고소련의민족들사이에서러시아중심주의는계속되었고그결과노보로시야지역에서의진정한우크라이나화가이루어지지못했다. 남동부우크라이나지역에오늘날까지도러시아계우크라이나인다수가거주하는것이나러시아어가주로사용되고있는것이이를반증한다. 노보로시야 지역에적용된 러시아고유영토 개념에대한반론에도주목할필요가있다. 과거노보로시야지역 ( 흑해북쪽 ~ 아조프해 ) 이러시아제국의일부가된이후그지역을풍부한농업생산지역으로발전시킨사람들은인종적으로주로우크라이나인이었다. 19세기후반 ~20세기전반기에이지 노보로시야지역 출처 : 위키피디아 68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역이산업화되는과정에서도인종적으로우크라이나인과러시아인이중요한역할을담당했다. 이러한사실은 1926년인구조사에서도증명된다. 과거노보로시야지역에있는인구중단 16.4%( 참고로현재우크라이나전체인구중 17%) 만이인종적으로러시아인이었으며, 65.8%( 현재 78%) 가인종적으로우크라이나인 ( 나머지는주로유대인, 루마니아인, 크림타타르인 ) 이었다. 노보로시야 지역인구분포의급격한변화는 1926년이후에시작됐다. 특히도네츠크와루간스크에서인종적러시아인이급증했는데, 철광과탄광노동자가대규모유입된것이다. 1932~33 년동안우크라이나인수백만의목숨을앗아간기근도인종적우크라이나인의급감을초래했다. 이외에도 2 차세계대전기간에거의모든유대인이나치에의해제거된것도이지역에서인종적러시아인증가의주요인이됐다. 2001년조사에따르면, 과거노보로시야로추정되는지역에서인종적러시아인은 1/4 이하지만, 인종적우크라이나인은 2/3 이상으로밝혀졌다. 물론지역별편차가매우큰것도특징이다. 일례로, 8개지역중에서러시아와국경을접하고있는루간스크와도네츠크의경우인종적러시아인의비중이현저히높다. 그럼에도불구하고 2001년조사결과는루간스크와도네츠크등 8개지역에서인종적우크라이나인이다수를차지함을보여줬다 ( 우크라이나사태이후에는인종적우크라이나인약 26만명이상이동부우크라이나를떠난것으로추정되는점을고려할때, 우크라이나사태종결후동부지역의인종적인구분포는큰변화가예상된다 ). 따라서과거노보로시야지역에인종적러시아인이오랫동안거주했다는주장에는문제가있다. 한편, 푸틴이사용한 노보로시야 라는용어는혁명이후부터최근까지거의사용된적이없는용어로우크라이나사태이전에도언급된적이없었다. 따라서푸틴이갑자기이용어를사용하게된배경이궁금할수밖에없는데, 이런궁금증은우크라이나사태의전개과정에서해소된다. 푸틴의 노보로시야 언급은우크라이나동부도네츠크가중앙정부로부터독립을선언한 2014 년 4월 7일이후인 4월 17일에나왔다. 이처럼불과 10일이후에나온노보로시야언급은그동안러시아가내세워온이지역내러시아계우크라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우크라이나 69

이나인의보호명분외에분리주의자들에게 고유영토 명분을제공한것으로볼수있다. 전자는 보호 차원의일시적개입은가능할지모르지만, 영토자체를분리하는명분으로는한계가있기때문이다. 앞서언급했듯이크림반도를제외하고우크라이나남동부지역에러시아어사용자 ( 소련시기러시아어공용어정책의영향 ) 와러시아계우크라이나인이많은것은사실이지만, 인종적우크라이나인보다많은것은아니다. 이러한분석은 2014 년 5월 24일공식적으로인정되지않은도네츠크와루간스크공화국지도자들이 노보러시야 로명명된공동국가 (common state) 인인민공화국연합수립에서명한데서더욱더분명해졌다. 흥미로운점은 5월 24일 이우크라이나조기대선시행하루전날이었으며, 러시아제국행정지역으로부터영감을받은새로운연합체 ( 노보로시야 ) 는 8개의우크라이나지역 ( 오데사, 미콜라예프, 드네프로페트롭스크, 자포로지예, 하리코프, 헤르손, 도네츠크와루간스크 ) 대표들이참석하는 새로운러시아당 첫번째회의 2일전에선포됐다는사실이다. 명분은푸틴에게나분리주의세력모두에게필요했던것으로보인다. 푸틴의의도는적대세력에대한지정학적균형유지나러시아내민족주의정치저변을넓히기위한것으로볼수있다. 아마도그는적어도도네츠크와루간스크를병합할의도가있거나트렌스니스트리야, 압하지야와남오세티야라인을따라존재하는또다른 갈등동결 (frozen conflict) 된유사-국가 (pseudo-state) 를만들려고하는지도모른다. 2014 년 8월 31일푸틴은또다른유사-국가수립쪽에힘을실어주는언급을했다. 도네츠크와루간스크에독립국지위 (statehood) 부여필요성을언급한것이다 ( 물론곧바로드미트리페스코프러시아대통령공보실장은푸틴대통령이그런의미로말한것이아니라고부인했다 ). 이와관련하여오바마대통령은 19세기에 상실한 땅을되찾으려는시도는분명히 21세기러시아의위대성을지키는방법이아니다 고말했다. 한편, 분리주의자들이실제로노보로시야를만들수있느냐는의문도제기된다. 특히우크라이나내친러시아지도자들이새로운정부를누가이 70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끌것인가를두고분열하고있다는것이다. 2014 년 4월중순경시행된남동부지역여론조사결과에따르면, 15.4% 만이우크라이나에서벗어나러시아와연합하기를원하며, 64.2% 는연방자치지역이아닌단일한우크라이나의일부로남기를원하는것으로밝혀졌다 ( 참고로본여론조사는키예프소재신문인 Mirror Weekly의요청으로 The Kiev International Institute of Sociology가 3,200명을대상으로시행함 ). 그럼에도불구하고새로운노보로시야의출현이우크라이나나머지지역의황폐화라는데에는의심의여지가없다. 분리주의자들이주장하고있는경계선은우크라이나현지주민 1/3 이상과우크라이나산업기반대부분, 그리고흑해해안선전부를포함하고있기때문이다. 더욱이노보로시야는러시아와우크라이나를연결하는주요가스관을포함하고있다. 다른한편, 푸틴이 노보로시야 라는용어를언급한지 2개월이지난시점에영국 BBC 기자는유리페트로프러시아과학아카데미러시아역사연구소소장과인터뷰했다. 해당지역에대한러시아연방의권리행사를위한기초를만들어갈계획? 에대한기자의질문에페트로프는 노보로시야역사에대한연구는학문적차원이며노보로시야가누구에게속한지를밝히지않을것 이라고대답했다. 그러면서도그는 노보로시야는객관적인역사적, 문화적현상 이라고주장했다. 또한, 노보로시야역사교과서편찬여부를묻는말에페트로프는교과서가자신들의전문영역이아니라고하면서도다만 2015년까지노보로시야역사에대한광범위한학문적연구노력을기울여그성과를교사들이학습자료로사용하도록도울것이라고말했다. 2개월후인지난 8월러시아과학아카데미회원들은 노보로시야의역사 제1판을 2015년 3월까지끝낼것이라고약속했다. 8월 26일자이타르타스통신과의인터뷰에서유리페트로프는 2015년 3월까지집필완성을위한모든준비가완료됐으며, 분량은 1천페이지이상이될것이라고발표했다. 역사는만들어지는것이다 는문구와함께 노보로시야 는 명분 보다는 궁극적목표 라는표현에마음이더간다. (2014 년 9월 29일제287호 )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우크라이나 71

12. 우크라이나총선이후정국의주요변수 박정호 한국외국어대학교우크라이나어과교수 프롤로그 2014 년 10월 26일시행된우크라이나조기총선은유로마이단세력의승리로막을내렸다. 의회해산과조기총선시행이라는페트로포로셴코대통령의전략적승부수는정권의안정적기반구축과원활한국정운영을위한일종의정치적타개책이었다. 새롭게형성될의회의권력구도에서포로셴코의정치적영향력증대와더불어, 친정부성향의정치세력들을더강력한형태로결집할필요성이있었기때문이다. 그런이유로우크라이나신정부세력에게총선승리는매우중대한정치적과제나마찬가지였다. 그러나친서방세력들의압도적인총선승리에도불구하고, 총선이후우크라이나의정치과정에는세가지중대변수가남아있다. 이는포로셴코정부의미래와우크라이나의정국향방을좌우할수있는핵심사안들이다. 제 1 변수. 연립정부와의회다수파연합의구성방안 이사안은유로마이단사태이후우크라이나행정부와입법부의새로운권력지형도를구성하는작업이다. 현시점에서볼때, 통치권력의배분과조정과정에서포로셴코의정국구상과아르세니야체뉴크총리의정치적대응이가장중요한동인으로작용할것이틀림없다. 정당지지율에서포로셴 72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코블록은기대했던목표치 ( 최소 35%, 최대 40%) 보다현저히적은 22% 를기록하는데그쳤다. 그러나지역선거구에서의압도적인승리와무소속의원들의영입가능성을종합적으로고려한다면, 포로셴코대통령이우크라이나권력구도에서상당히유리한정치적입지를차지하는데는별다른문제가없을것이다. 다만향후포로셴코의정국운영에서또하나의중요한변수가있다면, 그것은총선이후야체뉴크와의정치적관계설정문제이다. 포로셴코가정당지지율에서 1위를차지한야체뉴크의높은정치적주가를일방적으로무시하기가어려울뿐아니라, 야체뉴크의정치적독주를좌시할수도없는처지이기때문이다. 게다가양자간에정치적경쟁구도가형성된다면범서방진영내부에서정치적분열이발생할개연성도존재한다. 이는오렌지혁명이후비롯된정치적분열의기억을상기한다면, 정국이권력투쟁현장으로비화되어포로셴코정부는국정운영에서심각한도전 페트로포로셴코우크라이나대통령과아르세니야체뉴크총리 출처 : www.giga.ua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우크라이나 73

에직면할수도있을것이다. 따라서상호간갈등상황의발화를미리방지해야한다는분명한정치적공감대가형성되고있다고할수있다. 현재새로운행정부와의회구성에서대통령과총리를둘러싸고일종의 정치적거래 가진행되고있다. 이때새로운행정부와의회구성과관련한고위직위와영향력채널배분에서상호이해의균형을맞출수있느냐가향후정국운영의핵심변수로작용할것이다. 제 2 변수. 동부지역분리주의움직임에대한대처방안 2014년 11월 2일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루간스크인민공화국에서행정수반과최고의회의원들을선출하기위한선거가진행되었다. 돈바스지역에서독자적으로진행된선거는우크라이나사태의모든이해당사자에게대단히중요한정치적함의를갖는사건이었다. 특히반군관할지역에서자체선거시행과지도자선출은러시아에전략적으로특별한의미를부여해줄수있었다. 그동안러시아지도부는우크라이나의유럽행을차단할목적으로동부지역의분리주의집단에정치 군사적지원을제공했다는대외적비판에시달려왔다. 그러나돈바스선거를통해해당지역주민들이권력을민주적으로위임해주었다는점에서인민공화국지도부는통치의합법성에대한공식적인승인을확보할수있게되었다. 따라서러시아지도부도이들과의관계에서정치적명분을얻게됨으로써향후동부지역카드를더적절하게사용할기회를확보하게된셈이다. 그런데돈바스지역내선거를둘러싸고대내외적으로논란이지속되고있다. 그결과동부지역에서휴전에대한상호합의점을도출해주었던 민스크프로토콜 의유효성여부에대해심각한우려들이제기되고있다. 독자적인일정을토대로시행된돈바스지역선거의정통성여부에대해이해당사자들간에심각한불협화음이생겨나고있기때문이다. 키예프정부와서방측은자의적인일정으로진행된돈바스선거의불법성을지적하면서민스크합의내용의준수를요구하고나섰다. 또유럽연합관계자들은만일러 74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시아가돈바스선거결과의합법성을인정하고나선다면, 러시아에대해새로운제재를도입할것이라고경고했다. 반면, 러시아는돈바스지역내선거시행자체가해당지역주민들의자발적인선택이라는점을지적하면서, 선거에서나타난결과를존중한다는원론적인태도만을표명하고있었다. 이와함께, 돈바스인민공화국지도부도우크라이나정부측의특별지위법안파기문제에대해강경대응방침을천명하면서민스크협정자체재고, 즉전투행위재개를배제하지않겠다는의사를피력했다. 심지어돈바스지역에서국지적인군사행동이재개될움직임이포착되고있으며, 러시아가우크라이나에대한군사개입을준비하고있다는소문도돌고있다. 이는민스크합의안에대한무효화와우크라이나위기를촉발할수있는사안이라는점에서포로셴코정부의대응이매우중요하다. 제 3 변수. 포로셴코정부의대외정책방향설정문제 집권이후포로셴코대통령이당면한가장난처하고어려운국정과제가바로대외정책노선결정관련문제였다. 포로셴코가유로마이단사태의결과로집권에성공한이상우크라이나의유럽행추진은대외정책의최우선과제임이분명했다. 그렇지만우크라이나대외정책의추진과정에서대러관계정립의수준과성격을반드시결정할필요성이있었다. 역사적 경제적상호관계상, 또동과서사이에있는지정학적현실상우크라이나신정부의복합적고민은선택의문제가아니라필수적인고려사항이었기때문이다. 여기서대표적인사례로유럽연합과우크라이나간의자유무역협정 (FTA) 시행문제를들수있다. 2014 년 6월 27일벨기에브뤼셀에서열린 EU 정상회담에서포로셴코대통령은 EU 측과 FTA를전격적으로체결했다. 당시포로셴코는 우크라이나는유럽에의꿈을이루기위해여러달동안큰비용을치렀으며, 오늘은소련에서독립한이후가장중요한날이다 고말했다. 그러나문제는 2014 년 9월 12일유럽연합과우크라이나의자유무역협정이 2015년말까지대략 15개월간연기됐다는점이다. 유럽연합관계자의공식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우크라이나 75

입장에따르면, 이러한잠정적유예결정은러시아와우크라이나간의휴전협정을지지하는노력의일환이었다. 더욱이우크라이나와러시아관계의본원적인속성을종합적으로고려한다면, 우크라이나신정부의대외전략선택지에는상당한제약이존재할수밖에없다. 러시아는우크라이나에대한다양한압박수단 ( 정치에서는동부지역분리주의세력활용, 경제에서는에너지자원과무역보복, 군사에서는반군에대한군사적지원, 사회문화에서는전체인구의 17% 에달하는러시아계주민과동남부지역거주친러성향우크라이나주민 ) 을보유하고있다. 따라서러시아지도부는이러한수단을유효적절하게활용하면서우크라이나의탈러시아행보를방지하는데총력을기울여나갈것이분명하다. 이경우과연우크라이나의신정부가대외적차원에서어느정도로능동적인외교력과정치적협상력을발휘할수있을지가대단히중요한문제로남는다. 특히포로셴코정부가유럽행정책을재개해나가는과정에서러시아측의이해관계를어느선까지용인해줄수있느냐가현재가장큰관심사중하나이다. 에필로그 이상의세가지변수를종합해볼때, 총선이후우크라이나정국은상당 히불안정한상황에직면할수있는개연성이적지않다. 따라서지금은향 후정국안정을위해포로셴코대통령의정치력발휘가필요한시점이다. (2014 년 11 월 24 일제 295 호 ) 76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러시아와한반도 13. 2014 한 러관계, 동북아전략환경변화속지속가능한협력모색 _ 현승수 / 79 14. 우크라이나사태와한국의대외국가전략위기대응방안 _ 홍현익 / 84 15. 러시아의대북정책 : 경제적측면 _ 류드밀라자하로바 / 90 16. 급물살타는러 북관계, 어떻게볼것인가 _ 이태림 / 94 17. 두겹의시선한 러인문외교의가능성과좌표 _ 김수환 / 98 18. 유라시아이니셔티브, 막연한선입견을거둬내자 _ 오영일 / 105 19. 한국이유라시아의평화와외교허브가되려면 _ 김석환 / 110 20. 유라시아이니셔티브 에대한단상 ( 斷想 )_ 표상용 / 118

13. 2014 한 러관계, 동북아전략환경변화속지속가능한협력모색 현승수 통일연구원동북아국제전략연구센터부연구위원 2014 년한 러관계는우크라이나사태로증폭된러시아와서방간갈등이동북아의전략환경을변화시키는가운데, 두나라가지속가능한협력을모색하며 2013년양국정상회담에서합의된사항들을실천하기위해노력한한해로평가할수있을것이다. 우선정치 안보분야에서는서방과의관계악화가지속되고있는러시아와의협력에한계가노정된것이사실이다. 한국은 3월 19일외교부대변인명의성명을통해 우리정부는크림주민투표와러시아의크림병합을인정할수없 으며 우크라이나의주권, 영토보존과독립은반드시존중돼야한다 고밝혔다. 그러나우리정부가내놓은입장은미국과유럽등국제사회의입장과같으면서도, 국제법위반등을거론한다른나라와비교하여표현수위면에서는강도가낮은것이었다. 또우크라이나사태에대한대러경제제재동참을요구하는미국에대해한국은어렵다는견해를표명했는데, 러시아국영 러시아의소리 10월 23일자해설에따르면, 러시아는대러제재에동참하지않은한국을높게평가하면서한국이거부를표명한이유로대러수출시장과남 북 러삼각협력에대한한국정부의의지를거론했다. 2014 년들어가속화된북한과러시아의접근도한국의대러시아외교력을우려하게했다. 북 러관계의급속한진전은양측이미국에대한적대관계를심화시키고있는국제환경의변화에따른것으로분석된다. 중국이북한의핵개발과관련해대북강경책을펴는사이러시아는루블화로북 러간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한반도 79

무역결제, 북한의광물자원개발, 나진항에보조선박지원등북 러간통상협력을강화해왔다. 더욱이러시아는대북관계의걸림돌이었던북한의채무를과감하게탕감해주었으며남은채무는러시아가북한의보건과교육, 에너지분야에재투자하는형식이될것으로알려졌다. 이와관련해세르게이샤탈로프러시아재무차관은상환금중일부가남 북 러를연결하는천연가스관이나철도연결에사용될수있다고밝혔다. 무엇보다도국제사회의이목을끄는것은푸틴대통령이 2015년 5월 9일개최예정인 2차대전승전기념 70주년행사에김정은북한국방위원회제 1위원장을초청함으로써북 러정상회담가능성이농후해졌다는사실이다. 러시아는 2014 년말잇달아불거진 UN의북한인권결의안과소니픽처스해킹사건문제에서북한의입장을변호하고두둔하는행보를취함으로써자국의대북전략에서모종의변화가능성을내비쳤다. 미국이고고도요격미사일 사드 (THAAD) 를주한미군기지내에배치하는방안을추진하는것을놓고러시아가민감하게반응한점도주목할만하 2014 년 9 월 한러경제포럼 에참석한양국인사들모습 출처 : www.kidd.co.kr 80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다. 한민구국방부장관과위성락주러대사사이에사드배치여부를둘러싸고평가가엇갈리는가운데, 러시아외무부는 7월 24일성명을통해 사드 배치가동북아군비경쟁을촉발하고북핵문제해결에더큰어려움을초래할것이라며반대의뜻을표명했다. 동북아전략환경의변화에따라한계가드러났던정치 안보분야와는달리, 경제분야에서는한 러사이에새로운가능성이모색된한해였다고평가된다. 러시아는서방과의관계악화로인해동북아로협력의시선을옮기고있으며최근중 러밀착과북 러접근은이러한러시아의대외정책노선수정과무관하지않다. 그럼에도불구하고주목할것은러시아가북 러관계개선을극동지역개발과끊임없이연계시키며남 북 러삼각협력구도속에서추진하고있다는사실이며, 이는경색일변도인남북한관계개선에러시아의협력이호재로작용할가능성을보여준다. 이와관련하여 11월 29일러시아산석탄 ( 유연탄 ) 40,500톤이북한나진항을거쳐국내로반입된사례는시사하는바가크다. 러시아산지하자원이북한을거쳐국내로수입되는것은이번이첫사례로서, 이번수입은남 북 러삼각협력사업으로추진되는나진-하산프로젝트시범운송사업의일환이며우리정부가추진하고있는 유라시아이니셔티브 구상의첫성과물로평가된다. 같은날한국을방문한알렉산드르갈루시카러시아극동개발부장관은통일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부, 해양수산부등우리정부관계자들을만나경협문제를논의하고남 북 러삼각경협이한반도안정화에이바지하리라고말하고나진-하산프로젝트에대한북한측의관심도전달했다. 12월 9일에는한국무역협회가주한러시아무역대표부, 한러상공회의소와공동으로서울에서 한러경제포럼 을개최했는데, 한국과러시아극동지역의무역 투자분야협력을주제로한이포럼에는문재도통상자원부차관, 한덕수한국무역협회회장, 유리트루트네프러시아부총리, 막심셰레이킨극동개발부차관, 스타니슬라프보스크레센스키경제개발부차관등한 러정 재계주요인사 300명이참석하여대성황을이뤘다.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한반도 81

다만한 러양국의교역량이 2014 년에도답보상태에머물러있고우리의대러수출이줄어든반면수입증가율이높은점은해결해야할과제로남아있다. 전문가들은한 러경제협력을더욱더발전시키기위해서는소비재수출과원자재수입중심의협력구조를더욱확대하여자원과에너지부문협력을강화하고교역품목을다변화해나가야할것이라고주문한다. 한편, 2014 년은한 러무비자시대의개막으로관광등상호인적교류도괄목할만한증가세를보였으며지방정부와민간기업간교류도활발했던한해로기억된다. 한 러간무비자입국은 2013년 11월푸틴대통령의방한시양국간체결된비자면제협정에따른것으로서한국은아시아에서태국, 홍콩, 마카오다음으로러시아와비자면제협정을체결했다. 이에따라 2014 년한해동안러시아의무비자관광객의방한도대폭증가했으며러시아관광객유치를위한다양한행사가한 러중앙정부기관은물론, 지방정부간에도활발하게개최되었다. 일례로 6월 13일모스크바에서열린 2014 한국국제의료관광컨벤션 (KIMTC) 은문광부에서개최하는한국관광문화대전과연계해한류와한국의료기술의강점을함께선전하는형식으로열려주목을받았다. 한 러경제인들은양국간비자면제협정이향후두나라중소기업간교역과거래, 투자확대에긍정적인심리적동기를유발할것으로기대하고있다. 2015년은 2014 년과마찬가지로러시아와서방의갈등, 중 러협력, 북 러접근등동북아전략환경의변화가더욱가속화 가시화될것이며한 러관계도정치 안보적협력보다는경제적교류확대를추구하면서상호간지속가능한협력을모색해나갈것으로전망된다. 미국과대립각을세우고있는러시아가정치 안보적사안에서한국측과의견을달리할가능성이없는것은아니다. 그러나이로인해러시아가한국과의경협이나극동개발에대한한국의참여를포기하지는않을것이며, 남북한공동의관심사인경제협력추진을위해협력자또는중개자역할을최대한추구하려할것이다. 개성공단의국제화나한국, 중국, 몽골, 러시아 4개국다자협의체인광역두만강개발계획 (GTI) 의추진에도적극성을보일것으로예상된다. 82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필자의견해로는급변하는국제정세와동북아의전략환경변화속에서한국은위기보다기회를더많이포착할수있으며, 이는러시아와의협력가능성을얼마나실현하느냐에달려있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 우리는향후대북문제해결에서러시아의영향력이서서히증대될가능성에유념하면서러시아를통한대북지렛대확보라는중장기전략카드를준비해야함은물론, 러시아에한국과의협력이 변수 가아닌 상수 로인식되도록외교적노력을기울여야할것이다. (2015 년 2 월 9 일제 306 호 )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한반도 83

14. 우크라이나사태와한국의대외국가전략위기대응방안 홍현익 세종연구소수석연구위원 우크라이나사태경과와악화원인 2013년 11월 21일빅토르야누코비치우크라이나대통령이 EU와의자유무역협정 (FTA) 을포함한포괄적인협력협정체결보류를발표하자우크라이나국민은그에반발하여대규모반정부시위를벌였다. 이에친러성향의야누코비치대통령이러시아의지원을요청하자우크라이나신정부와미국등서방의반대에도불구하고러시아가개입하면서 2014 년 3월크림반도가주민투표를거쳐러시아에합병됐다. 4월우크라이나동부일대에서친러반군과정부군간교전이발생하여위기는확대됐다. 7월 17일말레이시아민간항공기가우크라이나동부지역에서친러반군이쏜것으로추정되는대공미사일에의해격추되어러시아와우크라이나, 서방의대립갈등은더욱격화됐다. 8월말러시아군이우크라이나남동부에진입하여우크라이나정부군과전면전위기상황까지발생했으나 9월 3일양측은휴전에합의했다. 그럼에도불구하고향후우크라이나와서방을한측으로하고우크라이나동부친러반군세력과러시아를다른측으로하는대립은전망을매우어렵게하는정면대립과갈등양상을보일것으로우려된다. 이렇게우크라이나사태가쉽게해결되기어려운이유는우크라이나의영토주권과동부지역친러주민의자치주의적집단의지가대립하는데다, 역사적으로도크림반도가 1954년이전까지러시아영토였다는사실과함 84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께국제정치적인요인들이복잡하게얽혀있기때문이다. 먼저최근러시아에서민주화요구가커진데다어려워진경제상황으로국민의불만이증폭되자푸틴대통령은애국주의적포퓰리즘과결단력에따른일관된개입을강력히추진하여서방국가들이정면대결을각오하지않고는이를통제하기어려운상황이다. 우크라이나와동유럽국가들은물론이고독일을비롯한상당수서유럽국가도러시아산천연가스에의존하고있으므로정면대결을불사하기는매우어렵다. 그렇더라도미국이강력한억지의사와능력을갖추고있다면러시아를막을수도있다. 하지만오바마대통령은부시대통령이클린턴대통령으로부터최전성기의국력을물려받아이라크전쟁에일방적이고무모하게개입하여오히려세계금융 재정위기를야기한것을비판하면서취임했고, 미국의약화된재정능력으로는또다시대규모군사개입은어렵다는것을잘알고있을뿐아니라시리아와이라크문제도군사개입을요구하고있으므로러시아와정면대결할형편이아니다. 끝으로국력을급속히강화하고있는중국이사실상러시아를두둔하고있으므로미국과서방이러시아와정면으로충돌하기어려운것이다. 이처럼우크라이나사태는우크라이나의내분과미국의패권쇠퇴, 중국의부상에편승한푸틴의애국주의적팽창을우크라이나와미국, 유럽이단합하여억지하지못함으로써악화했으며, 동유럽의영토지도를변경하고미국과러시아관계, 유럽과러시아관계, 그리고미국패권의장래를포함한국제질서의재편에상당한영향을미칠것이분명하다. 한국의국가전략위기와대응방안 그렇다면우크라이나사태가한반도안보정세에는어떤영향을미치며우리는어떻게대응해야국가전략목표를달성하고국익을극대화할것인가? 먼저한국의대외국가전략목표를확실히인식해야해법을찾을수있다. 우리민족의숙원인민족통일을달성하고박근혜정부의대외전략기조가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한반도 85

한반도신뢰프로세스, 통일대박론,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유라시아이니셔티브이므로이를종합하면, 북한의도발을억지하고한반도의평화와안정을확보하며북핵문제를해결할뿐아니라분단비용을최소화하면서남북관계를정상화하고남북경협을호혜적으로진흥하여궁극적으로국제사회의지지아래대박이될수있는민주체제의평화통일을달성하는것이한국의대외전략목표라할수있다. 우크라이나사태는한국이이런목표를달성하기위한국가전략을수행하는데상당한영향을미칠것인데대부분이도전적인요소이므로우리의지혜로운대응이절실히요구된다. 첫째, 우크라이나사태로인해미 러관계악화와중 러전략적협력, 북 러관계강화가예상된다. 최근중국과관계가껄끄러워진북한이일본과의관계개선을진행중이고러시아와의관계발전에도박차를가하고있는데다, 러시아도미국과대립하고있는북한과의관계개선과경제협력을증진하고대북지원을강화하고있으므로한국의외교 안보전략환경이불리한방향으로전개될가능성이크다. 또한, 미국의한 미 일동맹형성노력과함께중 러관계가강화되면결국한 미 일 3각안보협력대북 중 러 3각안보협력의진영간대립구도로한반도주변정세가펼쳐질수있다. 그럴경우한반도평화와안정구축은더욱어려워질것이다. 한국의대외전략에서대다수전문가가동의하는것이한 미동맹을발전시키면서한 중협력을확보하는것인데이역시매우어려워질수있다. 따라서정부는한 미동맹이반중동맹이되지않도록유의하면서한 중대화노력도강화해야한다. 둘째, 미 러관계와미 중관계가동시에악화할가능성이커지기때문에그렇지않아도아시아중시정책또는아태재균형정책이라는이름아래대중전략적포위 견제구도구축에진력해온오바마행정부가한국에두가지난처한요구를할수있다. 먼저 1965년한 일국교정상화를압박했던것처럼아베정부의일탈행동과무관하게한국정부에일본과의관계개선을종용할가능성이크다. 아베정부에대한우리의정당한요구를접고미국의요청대로일본과의관계정상화와협력에나서야할것인가? 또한, 미행 86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정부는우리정부에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배치를용인하라고종용하고있는데, 이를받아들일경우한국과유라시아대륙의단절이더욱심화하거나아예한국이대륙세력견제의전초병이될수도있다. 우리정부는사드배치가어렵지만, 그대신한국형미사일방어체제구축사업을계속진행할것이며, 일본이독도가한국영토임을인정하고과거사에대해진정한반성을해야만한 일정보보호협정체결이가능하다는것에대해미국정부를설득해야한다. 즉미국이한 일안보협력이강화되기를바란다면, 일본정부로하여금한 일현안을전향적으로해결하도록진정성있는일관된노력을취하도록하는일이선행되어야한다는점을주지시켜야한다. 셋째, 미 러관계가악화하면서미국이동맹국인한국에대러제재동참을요청하고있어우리정부는매우곤혹스러운처지에놓이고있다. 이를받아들이면박근혜정부가추진하려는유라시아이니셔티브는제대로시동도걸지못하고위기에빠질것이다. 또한국이러시아에대해무역제재를가할경우한 러관계악화는물론이고자동차나경공업제품을수출하고 커티스스캐퍼로티한미연합사령관은최근 사드 국내배치를위한초기검토가이뤄지고있음을밝힌바있다. 출처 : www.ytn.co.kr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한반도 87

에너지와원자재를수입하는교역구조상러시아에대한제재효과보다한국의피해가훨씬더클것으로우려된다. 미국의대러제재입장은이해하지만, 우리가동참하기는어렵다는것을외교력을발휘하여이해시켜야한다. 넷째, 북핵문제해결구도도더욱나빠질가능성이크다. 북한의핵을포기시키려는국제공조에서러시아의협력이약해질것이고미 러대결구도가형성되면중국은결국러시아편을선택할것이므로북핵문제에서중국의협력확보도더욱어려워질것이다. 더큰문제는우크라이나사태로북한의핵보유동기가더커졌다는것이다. 이미 1990년대에 IAEA 사찰을여러차례받은이라크의사담후세인정권이결국미군의공격으로무너졌고리비아의카다피도 WMD 포기를결심했지만, 나토군의개입으로내전에서패배하고목숨을잃었는데, 이제 1994년핵포기대가로미국과러시아의안보보장을받았던우크라이나마저러시아의크림반도탈취와내전개입과정에서러시아에배반당한것은물론미국과서방으로부터제대로지원도받지못한것을목도하고있는김정은은핵보유결의를더욱확고하게다지고있다. 따라서우리정부는두가지기로앞에서서중차대한안보적결단을내려야할것이다. 북핵문제에서미국과의공조에치중하여북한의사실상의핵능력보유상황에부닥쳐상시적인안보위협을받을뿐아니라중국과러시아에대한전략적견제 억지전선의전초병이될지, 아니면법적구속력이있는조약같은형태로북한정권에대한안전보장을약속하는것을포함하는획기적이고전향적이며창의적인포괄공동제안을미국, 중국과함께작성하고, 이를김정은에게제안하여북핵문제를해결하면서한반도평화체제도구축할지를결단해야할것이다. 한국의국익과민족의장래를고려할때다른지혜로운대안을갖고있지않다면후자를선택하는것이현실적이고합리적이리라. 마지막도전은북한의급변사태에대한대응과정에서매우우려되는상황이발생할수도있다는것이다. 현상황에서는가능성이그리크다고여겨지지는않지만, 정통성없는세습을통해정권을떠맡은젊고경험이모자 88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란김정은이언제라도갑자기신체적유고상태가될수도있다. 이경우합의된후계자가없으므로심각한권력투쟁이나내전이벌어져중앙권력이혼란상황에대한통제력을상실하는급변사태가발생할수있다. 우크라이나사태도일종의급변사태가갑자기발생하자야누코비치대통령의지원요청에따라러시아가군사개입을감행했는데미국을비롯한서방은이를억지하지못했다. 북한급변사태시에도김정은이나다른집권자가중국정부에군사지원을요청할경우우리정부나미국이중국의군사개입을억지할수있을지는의문시된다. 중국과의군사적충돌가능성을포함한이러한안보위기발생을예방하고상황발생시적절하게대응하기위해서는우리정부가 한 미동맹발전과한 중협력확보 라는기조를견지하는동시에한 미 중 3국간북한급변시나리오에대비한공식 비공식적방안에대한협의를주도하여사전에 3국공동대비 협력방안을마련해두어야할것이다. (2014 년 9 월 22 일제 286 호 )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한반도 89

15. 러시아의대북정책 : 경제적측면 류드밀라자하로바 러시아과학아카데미극동연구소한국학센터선임연구원 러시아는현재 러시아연방대외정책 의선린 호혜협력원칙에따라남북한과의우호관계를지향하면서역내발전촉진에남북한의잠재력을십분활용하려고한다. 또역내평화와안정, 안보를위한가장중요한조건으로서남북한의정치대화와경제협력을지지한다. 이런가운데블라디미르푸틴러시아대통령은러시아가 북한지도부와의대화를계속하고우호관계를발전시켜나가야만 한다고말했다. 대북관계에서러시아의기본정책방향은두가지로요약할수있다. 첫째는러시아동부국경지역의안보이익이고, 둘째는경제관계발전에서얻을수있는실리다. 이러한목표달성을위해러시아는한반도비핵화와남북대화진전을시종일관지지한다. 러시아는한반도에서자국의경제적이해관계에따라시베리아횡단열차와한반도종단철도의연결, 한반도관통러시아가스관건설, 러시아산전력공급등남북한이함께참여하는대규모프로젝트들의실현에큰기대를걸고있다. 그리고이러한프로젝트들에대한논의는러시아와북한의주요회담때마다빼놓을수없는의제가되고있다. 하지만북한을둘러싼긴장관계때문에이들프로젝트가실현된적은한번도없었다. 그러나러시아는동북아상황이복잡함에도불구하고대북교역활성화정책을계속추진했다. 대북경제제재가전방위적으로이뤄지고있고대북투자환경이좋지않은시기에도러시아는북 러간경제활동에방해되는 90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요소를제거하고대규모프로젝트를시행하면서북한에많은도움을줬다. 특히북 러양국정부는 2012년북한의구소련부채탕감합의서에서명했다. 2014 년 5월효력이발생한이합의서로양국은향후경제통상관계발전에저해되는중요한요인을제거했다. 북 러정부간통상경제 과학기술협력위원회 (МПК) 는양국의경제관계발전을촉진하는핵심기구로서이용남북한대외경제상과알렉산드르갈루시카극동개발부장관이공동대표를맡고있다. 북 러접촉은 2014 년초부터정부차원에서만아니라지역차원에서도활기를띠기시작했다. 2014 년 3월 24~28일갈루시카장관의방북기간에양국은 2020년까지교역량을 10억달러로확대함과동시에새로운수준의통상목표를설정했다. 2013년양국교역량은 1억 1,270 만달러를기록했는데, 그중에서 90% 이상은러시아의대북수출이차지했다. 앞으로 7년간양국교역량을 10배가까이늘리려면무엇보다도경협을확대할필요가있는데, 러시아정부는이런 북 러정부간통상경제 과학기술협력위원회회의에참석한북한과러시아대표들 출처 : www.minvostokrazvitia.ru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한반도 91

비약적성장이충분히가능하다고보고있다. 2014 년 6월에는 3년간의공백기이후블라디보스토크에서양국협력강화를위한향후여건과계획을논의하는 МПК 제6차회의가열렸다. 국제사회와미국의대북경제제재로말미암아북한은행의대내외송금이어려워진상황을해결하기위해러시아와북한은수출입거래시루블화결제로은행간협력문제를해결키로합의했다. 6월초에는북한은행의대리계좌를러시아은행에개설키로하는협정이처음체결됐다. 이와함께러시아하산에서북한나진항까지철도구간 45km가복원됐고나진항에는시베리아횡단철도로화물을옮겨실을수있는환적터미널이건설됐다. 러시아철도공사는이프로젝트실행에약 3억달러를투입해야했다. 2013년 9월에는복원구간철도개통식이열렸으며 2014 년 7월에는환적터미널개통식도열렸다. 이터미널은첫단계에서아태지역국가들로러시아산석탄최대 500만톤을매년수출하는데사용될계획이다. 이밖에도러시아와북한은한국기업들의나진항인프라개발참여를지지하고있다. 포스코와현대해양상선, 코레일로구성된한국기업컨소시엄과러시아철도공사는현재프로젝트향후실행메커니즘을마련하기위한공동작업에착수했다. 러시아와북한의지역적차원에서는농업협력과함께러시아내임시노동활동 ( 특히극동지역임업과건설업 ) 에북한노동자들을유치하는협력이계속되고있다. 자신들의상품을북한에공급하는데관심있는타타르스탄과추바시야, 야쿠티야공화국, 케메로보와울리야놉스크주도다양한분야에걸친대북협력에관심을두고있다. 회담에직접참석한사람들의증언을따르면, 올해북한측은러시아대표들과의회담에서전례없이솔직하고적극적인협력의사를내비쳤다. 북한당국이러시아기업들의비즈니스에필요한여건을조성해줄용의가있다고밝힌것이다. 특히복수입국비자발급간소화, 통신용기술시스템 ( 이동통신과인터넷 ) 제공, 투자보호보장과경제특구가동관련북한입법활동에대한접근보장등이논의됐다. 92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러시아일부대기업도지난 2년간대북협력에관심을보였다. 예브라즈 (Е враз) 홀딩소속의석탄회사라스파드 (Распад) 는 2013년부터대북점결탄공급을시작했다. 민간자동차산업 ( 북한내화물차공급과생산, 운용 ) 과에너지시설재건 ( 동평양화력발전소 ) 분야에서는 바조비엘레멘트 (Базовый элемент) 그룹의프로젝트들이정부간차원에서현재논의중이다. 또러시아대형건설기업 모스토비크 (Мостовик) 가참여하는북한내교통인프라와광산업현대화방안들 ( 승리 프로젝트 ) 도논의되고있다. 여기서강조해야할점은현단계에서러시아가구체적인프로젝트들에따른상호이익과경제적실용주의의관점에서대북경제관계를확대할용의가있다는것이다. 북한이회담에서 신용 협력을또다시요청하려고하고있을지라도러시아는소련시절의관계모델로는절대돌아가지않을것이다. 중요한점은러시아정부가현단계에서북한과의경제협력을촉진하기위해확실한역할을떠맡고는있지만, 이러한역할은필요한제도적여건이조성되고프로젝트발의경험이어느정도완성되고나면민간기업들의손으로넘어가야한다는것이다. 러시아재계가북한에대한관심을점점높이고있고러시아정부부처들도북한에관심있는기업들을지원해주고있지만, 만약북한이러시아파트너들과의협력에필요한정보와조직을제공해주지못한다면, 현재활발히논의중인프로젝트들은실행되지못할것이다. (2014 년 10 월 6 일제 288 호 )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한반도 93

16. 급물살타는러 북관계, 어떻게볼것인가 이태림 법무법인세종러시아변호사 2014 년 10월말하바롭스크에서열린모행사에참석했다가러시아극동개발부대외경제협력국국장을만났다. 국장은알렉산드르갈루시카극동개발부장관을모시고 10월 20~24일평양을방문하고막돌아왔다. 그는북한과여러큰사업에합의했다면서바로다음날인 10월 28일기자회견을통해발표할수있는것들은발표할것인데너무놀라지말라고덧붙였다. 실제로갈루시카장관이기자회견에서직접발표한내용은놀란만한것이었다. 갈루시카장관이 러 북양국관계의역사적인합의 라고자평한세가지방향은다음과같다. 첫째, 러 북이무비자협정문제를협상테이블에올려시간이걸리더라도유의미한의제로인정했다는것이다. 둘째, 러시아기업들이북한내선철도현대화사업에참여하는이른바 포베다 ( 승리 ) 프로젝트추진에양국이합의했다는것이다. 셋째, 러 북간루블화대금결제추진이다. 이를위한 JSC Regional Development Bank, 북한대외무역은행, 북한통일개발은행간환거래계좌가개설되어은행간인프라도이미구축된것으로밝혀졌다. 이와함께갈루시카장관은전력협력사업도심도있게논의되고있음을시사하며이는크게두가지방향이라고설명했다. 첫번째는러시아가북한의나선경제특구로전력을공급하는것으로, 이를위해러시아국영수력 94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발전기업 루스기드로 와 나선시인민위원회 가합동태스크포스 (TF) 를발족할계획이다. 두번째는러시아전력을북한을거쳐한국에공급하는일명 에너지교량 사업으로, 루스기드로 는이사업에대한타당성조사를자체적으로이미완료했다고밝혔다. 이밖에도갈루시카장관은개성공단을직접방문했고, 다수의러시아기업이개성공단진출을검토하고있다고언론을통해밝힌바있다. 사안마다시사성이큰합의지만, 이들가운데서한국언론의가장큰주목을받은사업은북한내선철도현대화사업이다. 러시아기업들이 20년간 3,500km ( 전체철도의 60~70%) 에달하는북한내노후철로와터널, 교량개보수작업을수행키로한것이다. 이에따라지난 10월 21일북한동평양역에서는갈루시카극동개발부장관, 리용남북한무역상등이참석한가운데 포베다 프로젝트착공식이성대하게열렸다. 이날갈루시카장관은연설에서 승리로이름붙여진이번프로젝트는북한과의새로운협력모델을실현하는실질적사례 라고규정했는데, 실제로이날행사는러 북관계의새로운시작을알리는신호탄으로평가해도무방할것으로보인다. 이처럼현재러 북관계는우리의예상을뛰어넘는속도로진행되고있다. 일부에서는이런상황을둘러싸고러시아가대북문제에서우리의경쟁자가될것인지동업자가될것인지를놓고기대와우려를표시하기도한다. 이런점에서 포베다 프로젝트와관련한갈루시카장관의발언가운데하나를특히주목할필요가있다. 그는사업규모가 250억달러라고소개하면서러시아는이사업에현금투자하는부분이없다는점을강조했다. 특히합의된사업이양국의공동이익추구를전제로하는상업적프로젝트이고철도현대화사업추진비용도석탄과비철금속, 희귀금속, 희토류등지하자원개발로충당된다고밝힌대목은사회주의종주국소련의형제국들에대한 퍼주기 시대가끝났음을시사하는것이기도하다. 다시말해이는우리언론이 큰형님 러시아의 통큰대북투자 로묘사한것과는사뭇다르다는것이다. 최근막심셰레이킨극동개발부차관이일본의한언론과의인터뷰에서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한반도 95

동평양역착공식모습 출처 : 연합뉴스 밝힌향후사업구상들은앞서인용한갈루시카장관의발언을뒷받침하고있다. 셰레이킨차관은한국과중국등이북한내륙철도개보수사업에투자하길바란다고밝히면서, 타당성검토와실사등 1단계작업이마무리되면외국투자자들을끌어들일수있을것이며외국과의합작투자문제도본격적으로논의될것이라고말했다. 즉러시아는철도와자원개발 프로젝트개발자 (Project Developer) 로서다자간국제협력을상정해두고있다는뜻이다. 아울러그는 외국기업들도금과석탄, 희귀금속등북한천연자원으로투자액을돌려받을수있다 고강조하면서, 러시아의대북경제협력에서중요한목표중하나가 외국기업들에대한북한의문호개방 이라고꼽고 외국투자가결정되면북한의경제자유화도촉진되리라 고희망했다. 이는아직도러시아를 북한을편드는사회주의종주국 정도로인식하는우리일부식자층에서인식의대전환을요구하는대목이라할수있다. 이와동시에현재러시아의대북광폭행보가우크라이나사태로인해궁지에몰린상황에서나온궁여지책정도로깎아내리는것도경계했으면한 96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다. 서방언론의프리즘으로러시아의행보들을지나치게희화, 폄하하여인식하다가우리에게정작중요한판단이요구되는순간을놓치게되지는않을까우려되기때문이다. 드미트리메드베데프당시러시아대통령이북한김정일국방위원장을직접만나남 북 러가스관사업성사를위해러 북합의를이끌어낸일은이미 2011 년 8월에있었고, 이후 2012년러시아는러 북경협의제도적걸림돌이되었던북한의대러부채 90% 를전격탕감해주고나머지 10% 를국제협력사업으로돌리기로합의해주었다. 이보다훨씬더거슬러올라가면, 2001년푸틴대통령은현재진행중인철도연결사업을제안한바있다. 이처럼러시아는자국경제상황이나남북관계온도에따라속도조절은해왔을망정, 큰그림의대북정책을일관된방향으로추진해왔고, 바로지금하나둘씩가시화하고있다. 한편, 갈루시카장관은현대북경협의교섭주체로서지난 11월 18일최룡해북한노동당비서의푸틴대통령면담에도배석한것으로알려졌다. 앞서언급한 10월 18일기자회견자리에서한기자가 러 북간활발한대화국면이한국측에반감을사지는않겠는가? 라고묻자갈루시카장관은 우리는한국파트너들등뒤에서한국측모르게뭔가를진행한적이한번도없었고앞으로도없을것 이라고말했다. 이렇듯러시아는 북한끌어안기 작업에서한국과의교감을유지하겠다는의지가확고함을정확히이해할필요가있다. 더나아가이시점에서대북문제에관해러시아와정확히소통하고적정한보조를맞추어가는동시에, 이를대한민국의국익과평화통일환경조성에최대한유리하게이끌어나가야되는우리정부의통일외교력이중요한시험대에올라있는것으로보인다. (2014 년 12 월 22 일제 299 호 )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한반도 97

17. 두겹의시선한 러인문외교의가능성과좌표 김수환 한국외국어대학교러시아학과교수 1. 인문적이해 : 공통점과차이 새정부들어 인문외교 라는말을자주듣게된다. 외교적수사일뿐이라치부할수도있겠지만, 이기회를빌려한 러관계를새롭게생각해보는것도의미없지는않으리라생각한다. 소치동계올림픽을둘러싼이모저모를두고불거져나오는갖가지피상적반응들을보면더욱더그러하다. 인문외교 라는용어를두고자연스럽게떠오르는첫번째물음은그것의차별적의미에관한것이다. 예컨대, 그것은정치외교, 경제외교, 혹은문화외교와어떻게구별되는것일까? 가장손쉽게떠오르는답변으로는정치나경제외교와비교할때인문외교는자국만의이득보다는상호적 호혜적이해관계를따르고, 단기적성과보다는장기적토대구축에관심을기울이며, 특수한민족적가치보다는인류보편의가치를지향한다는것등이있을수있다. 하지만이런일반적규정보다훨씬더어려운것은그런차별적관계를가능하도록만드는인문적이해의특수성을이해하는것이다. 인문 ( 학 ) 적이해를규정하는여러지평이존재하겠지만, 우선두가지측면을지적하고싶다. 첫번째로인문적이해의 정신적 측면, 문 사 철이라는표현이보여주듯이, 인문학의범주는문학으로대표되는예술을포함해역사와철학을포괄한다. 흔히 문화적 이해나교류라고할때, 그것은해당문화권의구체적인생활양식이나그것이만들어낸예술적성취들을대상으 98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로하는경우가많다. 가령한 러문화교류 ( 외교 ) 의기존형태들만보더라도, 한국과러시아의뛰어난고전예술이나현대대중문화콘텐츠들을서로소개하고전파하는형태를띠고있다. 이에비해한국가나민족의인문적차원은그와같은문화적 예술적생산물들을만들어낸조금더근본적인정신적측면을가리키는듯하다. 그것은해당문화의기저에깔린무의식적차원, 그것이거쳐간특수한역사적경험과그로부터배태된철학적관점이녹아있는집단적의식구조 ( 흔히망탈리테라고불리는 ) 에더가깝다. 이를테면국가나민족이라는집단적자아의 자의식 과 세계관 을지탱하는모종의 정신적뿌리 에해당한다고말할수있을까. 이런정신적뿌리를서로건드리는작업은그나무의잎과열매를교환하는일보다훨씬더어렵고근본적이며, 따라서그효과와파장도강력할수밖에없다고믿는다. 두번째로지적하고싶은것은인문적이해의 보편적 측면에관한것이다. 인문적이해란상대의자의식과세계관이보여주는특수성에관심을기울이는것이지만, 동시에그런독특한특성들을 세계사적 흐름과구조의지평위에놓고바라보려는지향을가리키는것이기도하다. 특수성을단순한예외성이아니라보편성의특수한계기로서바라볼수있는메타적관점, 나 와 너 의문제를 우리 의문제로바꿔서재성찰할수있는비판적능력이인문적이해에는필수적이다. 그것이전제하는보편성의측면은무엇보다교류의주체들이서로에게서 공통점 과 차이 를식별하는데필요하다. 무엇이같고무엇이다른지, 어디까지가공통의기반이며어디서부터차이가시작되는지를아는것은대화를위한기본적인전제조건이다. 언젠가로트만은 완전한일치의상황에서대화는무의미하며완전한차이의상황에서대화는불가능해진다 고말한바있다. 보편성의차원을전제하는인문적이해는그것을진정한대화로이끌어가기위한기반의구축에해당한다고믿는다. 결국진정한인문적대화를위해필요한것은 두겹의시선 이다. 대화상대자와나의공통점과차이를동시에식별할줄아는이중의시선, 나아가그것을더크고넓은보편성의차원에서상호비교할수있는지평의확대가필요하다.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한반도 99

2. 러시아식근대 : 대표성의문제 잘알려졌듯이, 러시아의자기정체성의형성에서가장결정적인국면은표트르대제의서구화개혁이후약 100여년이흐른뒤인 19세기초반 (1815 년에서 1820년대후반 ) 에도래한다. 대략이시기에민족신화의토대가되는두가지의핵심적인사건이발생하는데, 이것들이이후러시아의자의식과세계관을형성하는계기가된다. 첫번째는가장완벽한군사적승리다. 이른바 스승과의싸움 인조국전쟁 (1812~15) 은러시아가 1세기이상지속되어온문화적종속관계에서벗어나갑자기자신의힘과영향력을자각하도록만든결정적인사건이었다. 하지만그것은러시아의끔찍한 정체 와숨막히는 폐쇄성 을함께느끼게만든계기이기도했던바, 승전국의주둔병사로서파리에체류했던 1812 년의아이들 은이지체의감각을 러시아는 100년이상뒤처져있다 는말로표현하기도했다. 마침내스승을물리쳤다는자긍심과엄연히존재하는아득한격차의실감, 이두가지의이중적감정은러시아로하여금 더는예전처럼그대로살수는없다 는분명한자각을낳게되었다. 두번째사건은가장완벽한시인의성숙이다. 다름아닌이시기에러시아는민족시인이라는명칭에어울리는위대한작가의등장을경험했으며, 이는러시아가자신의새로운미래를향해내디딘가장중요한발걸음중하나였다. 푸시킨 - 우리의모든것 ( 아폴론그리고리예프 ) 이라는구절이잘보여주듯이, 푸시킨으로대표되는러시아근대문학은적어도 19세기이래로러시아문화의공적얼굴을형성했다. 비평가벨린스키는러시아를 책을읽는 민족으로정의했는데, 그가말한바로는 오직러시아문학을사랑하고이해하는자만이러시아인이될수 있다. 말하자면여기서 민족을결정하는요인은피도, 계급도아닌독서의재능 인것이다. 전쟁 의승리와 문학 의탄생이동시적이라는것, 이는러시아만의독특한특징일까? 꼭그런것만은아니다. 비근한예를세계사에서드물지않게찾아볼수있기때문이다. 예컨대, 근대전쟁과근대문학이상호조건적인양 100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상을띠는것은일본의경우에도마찬가지다. 일본 국민문학의아버지 라불리는나쓰메소세끼가영국유학을마치고돌아온이듬해에 러일전쟁 이일어났다. 그는이제까지일본문학에서그다지내세울만한게없었다해도이제러시아라는대국을물리친만큼문학에서도대단한무엇이나올것이라는기대와자신감을피력한바있다. 실제로일본국민문학의대표작들은전후의이시기에발표된것들이대부분이다. 몇년전국내의한비평가는이런사실에기초해 국민문학은곧전후문학이다 는명제를제출하고, 근대적전쟁, 곧제국주의적전쟁의승리를경험하지못한 한국에는근대문학이라는것자체가존재한적이없다 는독특한주장을한적이있는데 ( 조영일, 세계문학의구조 ), 이런과격한결론에동의하지않는다하더라도, 수긍할수있는한가지사실은있다. 그것은전쟁과문학의이런동시적발생이전세계적인보편성을갖는현상은아닐지라도, 최소한 뒤늦게 근대의대열에편입한소위 후발근대국가 의일반적특징은될수있을거라는사실이다. 그리고러시아가이런일반성의첫번째사례로서, 모종의대표성을띠고있다는점역시분명하다. 비사리온벨린스키 출처 : www.mn.ru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한반도 101

러시아근대문화의 지체의식 을지적하는많은평자가그와더불어언급하는또한가지특징은그발전과정의급격한 속도 다. 저곳에서라면 200 년이상걸릴일이여기서는불과 50년만에이루어졌다 는평가와 재빨리뒤따라가서따라잡아야한다 는당위는알다시피표트르에서시작해스탈린을거쳐오늘에이르기까지러시아적멘탈리티의불변적항수를이루고있다. 성격과유형을조금씩달리하면서이런멘탈리티가러시아이후의수많은후발근대국가에서반복적으로재현되었으며, 그것이나름의 성취 와 부작용 들을낳아왔다는사실또한우리는잘알고있다. 내생각에, 러시아근대성의이와같은 대표성 과 전염성 ( 마샬버만 (Marshall Berman) 이 페테르부르크인플루엔자 라부른바있는 ) 을올바로인식하는것은한 러관계의인문적진전을위한중요한조건에해당한다. 무엇보다그건러시아에대한일반대중의피상적인식에서확인되는 분열적 성격을극복하는데도움을줄수있다. 가령, 톨스토이나차이콥스키같은러시아의대표적인예술브랜드를대할때한국의일반대중은그것들이영국이나프랑스같은서구의작품들과어떤 차이 를지니는지에주목하지않는다. 이미 클래식 의반열에오른이작품들은러시아라는기표를소거한채언제든경탄할준비가되어있는명작 ( 名作 ) 에불과하다. 한편예술문화의영역을떠나정치나경제분야에이르면상황은정반대가되곤한다. 그때의러시아는냉전이데올로기를경유한불가촉의적성국가이거나아니면체제전환기이후제3세계의수준으로전락한쇠락한제국의형상이되어버리곤한다. 물론여기에 삼성과엘지의나라 한국이라는피상적이미지에비견될수있는 석유와가스 의나라라는빈약하기이를데없는이미지도첨가할수있을것이다 ( 이러한분열적성격은이번소치올림픽개 폐막식에대한감상과피겨스케이트를둘러싼반응사이의 거리 에서도여실히드러났다고생각한다 ). 러시아가엄밀한의미에서 서구 가아니라는사실, 서구라는대타자의강력한영향력하에서 자아 의정체성을확립해야만했던수많은비서구국가의 맨앞자리 에위치하는나라라는사실은편리하게망각되기보다는분명 102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하게 의식 될필요가있다. 그것은한국과러시아사이에가로놓인 차이 를더섬세하게식별하기위한필수적인전제조건, 즉둘간의 공통성 에대한인식의첫걸음이다. 이런공통성의기반위에설때야비로소무엇을통해연결 ( 연대 ) 해야만하는지, 각자의경험을통해무엇을배울수있는지를더선명하게드러낼수있다. 막연히 당신들의뛰어난예술적유산에경의를표합니다 고말하는대신에 차용과영향을창조로바꾼당신들의길을우리역시걷고있으며, 당신들이보여준선례로부터배움과교훈, 나아가반면교사의지침을얻고자합니다 고말하는편이훨씬더좋다. 이와같은좌표의설정은지난수세기동안서구문화의거의일방적인 수신자 의위치에놓여있다가최근들어급속하게 발신자 의자리로들어서기시작한, 게다가언젠가러시아가그랬듯이강력한외적영향의정확한반대급부라할 과장된 자부심 ( 민족주의 ) 의그림자를드리우고있는한국문화의경우에특히더절실하다고생각한다. 3. 대화적 동의로서의인문외교 다시강조하건대, 유사한조건하에서발생한미묘한 차이들 을식별해내고, 그것이낳은결과들을꼼꼼하게따져묻는일은평범한수준에서의문화적교류와는다른차원의작업이다. 두겹의시선 을통해상대편과나의공통점과차이를함께바라보는작업은타자의형상속에서자기자신의모습을재발견하고, 그것을비판적성찰의대상으로삼을줄아는진정한인문적이해에해당한다. 결국, 인문적이해의첫걸음은 피상적인동일시 를거부하는것에서출발해야만할것이다. 가령, 한국과러시아는논리적이성보다감정을우선시하며, 자연과삶에대한태도에서애수나한의감성을공유한다 는식의막연하고안이한동일시의태도가그러하다. 서로의 정신적뿌리 를건드리는작업은그렇게간단할수없다. 그것은땅위의잎사귀와열매를바라보며경탄하는것과는다른종류의것이다. 그작업은 그것은진정무엇인가 라고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한반도 103

묻는대신에 그것을그렇게만든것은무엇인가 라고물어보려는태도를가리킨다. 상대방에대한 본질주의적정의 가아니라그본질을만들어낸 역사적인조건들 에더큰관심을기울이는것, 나아가그것을 세계사 의흐름과구조속에놓고다시생각해보는것, 바로이것이내가생각하는인문적이해의방식이다. 대화의철학자바흐친은언젠가 동의 야말로참된대화적관계라고말한바있다. 그에따르면, 어떤담론에동의한다는것은이미그것을 시험 해보았다는것, 그래서무조건적충성의여지를제거하고, 그것을자신의틀과대면시켰다는것을뜻한다. 무언가에진정으로동의하기위해서는그것을시험하고흡수하며재강조하는과정, 곧대화에참여할필요가있다. 그대화는피상적인동일시가아니라나의맥락과너의맥락이부딪히고뒤섞이는역동적인과정을가리킨다. 새롭게시작되는한 러인문외교역시바로이런의미에서의 대화적 동의과정이될수있기를기대한다. (2014 년 4 월 28 일제 265 호 ) 104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18. 유라시아이니셔티브, 막연한선입견을거둬내자 오영일 포스코경영연구소수석연구위원 2014년 4월중하순필자는국내모언론사와함께 10박 11일간베를린, 모스크바, 아스타나, 이르쿠츠크, 블라디보스토크를차례로방문하며유라시아이니셔티브에대한각국정부고위관계자와전문가들의의견을직접들어볼기회가있었다. 현지의목소리를듣기전과후, 유라시아이니셔티브에대한생각은많이달라졌다. 이에이번여정을통해접한생각들을온라인지면을통해많은이들과공유했으면한다. 하나의대륙, 창조의대륙, 평화의대륙을만들자는내용으로작년 10월박근혜대통령은 유라시아이니셔티브 정책을밝혔다. 철도, 도로, 그리고북극항로를통해아시아와유럽이하나가되고 ( 하나의대륙 ), 에너지, 물류, IT, 문화가어우러지는다자간경제협력 ( 창조의대륙 ), 그리고한반도평화를중심으로한안보협력 ( 평화의대륙 ) 을만들자는생각이다. 하지만이후유라시아이니셔티브에대한명확한개념이나관련국과의구체적협력방안등에대한제시등후속조치가부족해서인지유라시아이니셔티브를한반도신뢰프로세스, 동북아평화협력구상등기존정책들과다소혼동하는느낌도있고, 또특정사업에편중된사고를하는경향도적잖이보인다. 통일을중심에둔정책으로인식하면곤란 최근남북관계가악화일로를걸어서인지유라시아이니셔티브를통일정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한반도 105

책으로, 또는결국통일로가기위한수단으로서의정책으로보는시각이매우강하다고느껴진다. 앞서언급한바와같이유라시아이니셔티브는세가지축으로구성되어있고, 통일에대한내용은분명그중하나일뿐인데, 이세가지축중하나의대륙, 창조의대륙이라는내용이결국평화의대륙을만들기위한작업이아니겠느냐고인식하는경향이강한듯하다. 하지만유라시아관련국들의적극적인협력을이끌어내려면유라시아이니셔티브를통일의정책으로접근해서는안된다. 대부분국가가적어도외교적으로는한반도평화, 남북한통일의필요성에동의하지만, 한반도통일을위해자신들이조연역할을수행하는데에대해모든국가가적극적일수는없기때문이다. 한반도평화통일은좋은것이지만, 이를통해그들이기대할수있는뭔가가없으면그들의적극적인반응을기대하기는어렵다. 실제이번여정중만난현지고위공무원중유라시아이니셔티브관련논의중경제협력방향에대한관심은많았지만, 통일에관한언급은거의없었다는점이이에대한단편적증거라생각된다. 그러므로하나의대륙, 창조의대륙이라는카테고리속에서구현해야할실질적협력이유라시아이니셔티브에서는현실적으로더중요한내용일수밖에없는것이다. 통일과관련해서는드레스덴선언, 한반도신뢰프로세스라는별도의정책이존재한다. 따라서유라시아이니셔티브는이와구분해서봐야할것이다. 특정사업, 특정국에치우쳐서는곤란 정부는유라시아이니셔티브를발표하며실크로드익스프레스 (SRX) 로대변되는철도물류연결 ( 북극항로연계포함 ), 유라시아에너지네트워크구축등을대표적정책사업으로제시했다. 그래서인지유라시아이니셔티브정책의주요내용은물류, 에너지이고, 주요협력대상국은러시아가아니겠느냐는추측들이나오고있다. 물론러시아의역할, 러시아와의협력이중요한것은사실이다. 유럽과아시아에걸친넓은영토, 시베리아횡단열차 (TSR), 극동항과북극항로, 그리고풍부한석유, 가스를보유한곳이러시 106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아이기때문이다. 하지만유라시아지역에는러시아뿐아니라세계경제의큰손중국, 풀어야할난제인북한, 아시아와의경제관계가상대적으로미미한유럽, 그리고전통의실크로드중앙아시아, 유럽과아시아를연결하는또하나의관문터키등다양한행위주체가존재한다는점을염두에둬야한다. 철도, 항만, 에너지등의콘텐츠들은이미 20여년넘게논의됐던동북아지역의거대담론중하나일뿐새로운내용은아니다. 그리고이를러시아에초점을맞춰추진할거라면굳이유라시아이니셔티브라는새로운정책명칭을붙일필요가없다. 그건그냥 한 러경협사업 인것이다. 유럽, 터키등과에너지협력을논할상황은아니다. 중앙아시아는에너지, 물류보다 IT, 인프라투자분야에관심이더있다. 러시아는물류, 에너지에도관심을두고있지만, 한국과의첨단기술, 제조업분야협력도강력히원한다. 유라시아이니셔티브는다양한국가, 다양한이해관계를종합적으로고려한포괄적이면서다각도의유연한접근이필요하다. 그렇지않다면유라시아이니셔티브정책은과거를답습하는진부한대외정책중하나로남을수밖에없을것이다. 유사정책은곳곳에존재, 한국의역할은 협력촉진자 유라시아이니셔티브는기존에볼수없던소위 썸씽뉴 (Something new) 는아니다. 유라시아지역에속하는국가들은유라시아이니셔티브와유사한정책들을우리보다먼저발의하여그중일부는이미실천단계에있기도하다. 중국은 뉴실크로드 (New Silk Road) 정책을통해중앙아시아, 러시아등과의철도, 도로물류망건설을이미차곡차곡진행하고있다. 러시아는구소련국가들을중심으로 유라시아경제공동체 (EurAsEC: Eurasian Economic Community) 를창설해이중카자흐스탄, 벨라루스와는이미관세동맹까지맺어가동하고있으며, 이제는 EU와유사한유라시아경제연합 (EEU) 으로발전시키겠다는포부도구체화하려한다. 중앙아시아국가들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한반도 107

은아시아개발은행 (ADB) 유라시아경제연합의금융지원까지확보하여중앙아시아와유럽, 중국등간의물류망을건설하는 중앙아시아지역경제협력 (CAREC: Central Asia Regional Economic Cooperation) 프로그램을가동하고있다. 이런일련의정책들이가진방향성, 목표는좁게는주변국, 넓게는아시아와유출처 : www.eknews.net 럽, 중동과의경제, 안보협력을추구하고있다는점에서우리정부의유라시아이니셔티브와사실상그맥을같이하고있다. 그리고이분야에관해서는많은고민과경험을통해우리보다더많은노하우를가지고있을지도모른다. 그러므로유라시아이니셔티브의성공적추진을위해우리는불필요한주도권싸움보다는우리가담당할수있는역할과이바지할수있는부분을찾아이에역량을결집할필요가있다. 즉다자간협력부분에서는각국, 각지역에산재해있는기존의유사정책중공통된관심사를모아정책간의간극을메워이를결집할수있는창조적추진방안을제시하고, 양자간관계에서는우선적관심분야를발굴해상호이익을충족시킬수있는맞춤형협력사업을제시해야한다. 결국, 유라시아국가들의공통관심사를이끌어내어실천및효율성을극대화하는일종의지역간 협력촉진자 (Facilitator) 가우리의역할인것이다. 유라시아이니셔티브가발표된지반년이넘었지만, 아직정책방향과이를구체화할콘텐츠마련은이루어지지못하고있다. 지금은각부처, 재외주재공관의산발적움직임만있는수준이다. 이제는이를종합적으로관리 108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할시기이다. 앞서언급했듯유라시아이니셔티브는다양한참여국이있기에다자간, 양자간사업콘텐츠로다양화하여때로는공동의추진전략으로, 때로는개별적추진전략으로접근해야한다. 이를위해선해외에서일관된정책세일즈를할수있도록명확한정책방향을제시하고, 분야별공동사업콘텐츠와특정국맞춤형사업을분리발굴하고, 이들을취합, 연결, 보완하는역할을누군가가해야만한다. 적당한수준의추진조직으로는유라시아이니셔티브의광범위한정책콘텐츠를조율하기어렵다. 최근통일대박구상을구체화할조직으로대통령직속의통일준비위원회가발족되었는데, 이는좋은예가될것이다. (2014 년 5 월 26 일제 269 호 )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한반도 109

19. 한국이유라시아의평화와외교허브가되려면 김석환 한국유라시아연구소소장 한국외대초빙교수 2015년은 2차세계대전종전 70년이되는해다. 러시아와미국등연합국에게는승전 70년, 일본과독일, 이탈리아등에게는패전 70년이되는해다. 또한국과다른피식민지국가들에는광복 70년이기도하다. 중국에는반식민지에서연합국과함께일본에승리한 70년이고한국에는분단 70년이라는또다른의미가있다. 종전과패전, 광복 ( 해방 ) 과분단등나라마다의미는다르지만, 70년이라는숫자가갖는의미의각별함때문인지올해다양한형태의국제행사가많은나라에서예정되어있다. 그중에서도오는 5월러시아에서열릴 2차대전전승 70주년기념일행사는큰관심거리다. 우크라이나사태이후차가운대립을계속하고있는러시아와서방이같은연합국으로서나치세력과파시스트, 군국주의세력을패퇴시킨역사적기억을가지고다시한자리에모일명분을갖기때문이다. 물론이날의행사로유럽과미국이러시아에대한제재를해제할분위기는아직보이지않는다. 또 5월행사에초청받은서방국가중에서어느나라정상이참석할지도아직은확실치않다. 노르만츠키포르마트 (Нормандский формат) 또는 노르만 4국모임 (Нормандская четверка) 으로불리는우크라이나문제해결을위한다자간최고위급회동마저아직제대로된일정을잡지못하는상황이기때문이다. 실제로푸틴러시아대통령과메르켈독일총리가신년을맞아지난 1월 10일가동한전화통화에서도메르켈은민스 110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크합의에따른진전이있어야 노르만츠키포르마트 의최고위급회담이가능하다는입장을견지한바있다. 러시아인에게전승기념일은특별한의미가있다. 전승국이자전후질서의설계자로서러시아의위상을다시한번확인하고과거의영광을회고하는날이기때문이다. 전승기념일은러시아지도부와러시아인들에게약화된러시아의현실에대한위안과복고주의적경향을강화하는회고의기념일이기도하고다시강대국으로부활할수있다는다짐을재확인하는심리적자산이기도하다. 올해러시아전승기념일행사가우리의관심을끄는이유는몇가지가있다. 우선북한김정은의국제무대데뷔전이이루어질가능성이높기때문이다. 그리고경우에따라서는남북정상회담이열릴수도있기때문이다. 남북정상은이미신년사와연두기자회견을통해정상회담을할용의가있음을밝힌바있다. 푸틴은이날행사에김정은을초청했다. 그리고박근혜대통령에게도초청의사를전했다. 집권 3년차를맞은김정은은최근최룡해, 리용남등을러시아에파견해 2005 년모스크바 붉은광장 에서열린 2 차대전승전 60 주년기념행사에참석한세계각국정상들의모습 출처 : www.interfax.ru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한반도 111

최고위급접촉을위한사전준비작업을마쳤다. 러시아측도극동개발에속도를내고실질적인진전을위해동 ( 東 ) 유라시아의단절선인북한을설득하기위해적극적이다. 특히우크라이나사태로인해서방과갈등을빚고있기때문에동쪽에서의성과와진전이시급하다. 동쪽에서의진전은러시아극동개발계획과직접연계되며, 이는결국중국, 한국의협력이필수적이다. 하지만한 러협력의활성화와러시아경제의아태지역과의연동은북한의적극적인국제사회편입이이루어지지않으면효과가떨어진다. 이때문에러시아는북한설득을위해과거와는달리상당한노력을기울이고있다. 알렉산드르갈루시카극동개발부장관의방북, 유리트루트네프부총리의방북등을잇달아진행했고나진항개발및북한내륙철도개발 ( 포베다 사업 ), 북 러간노동협력확대를위한비자문제개선협상등에대해서도상당한진전을이룩한것으로알려져있다. 특히최룡해의방북에서는러시아의최신예스텔스전투기인 SU-35의구매의사까지도타진한것으로알려져있다. 물론러시아에대해북한이최신예전투기구매를비롯한신형무기구매의사를밝힌것은이번이처음은아니다. 북한은기회가될때마다군비현대화를위해러시아와중국에신형무기판매를요청했으나성공하지못했다. 대표적인예로김정일이사망하기직전까지세차례에걸쳐진행한방러기간중항공기제작공장을방문한것이나러시아방문때마다신형전투기판매를요청한것을들수있다. 지금까지러시아는이를거부해왔다. 하지만최근우크라이나사태는러시아의이러한판단에상당한변화를초래할계기를부여하고있다. 서쪽국경의갈등이장기화하고격화되면동쪽국경의재래식군비경쟁도연동될개연성이있다. 따라서김정은이 5월 9일전승기념일행사에참석하게되고박근혜대통령도이날행사에참석하게되면남북한정상이 2차대전종전 70주년을맞아모스크바에서다양한이슈를놓고정상회담을할수있게된다. 남북정상회담이이루어지게되면, 이는동북아와동유라시아정세에상당한영향을미치게될것이다. 남 북 러협력과북 중 러협력의모습이급작스럽다는느낌을줄정도로대단히강력하게부각될수도있기때문이다. 이럴경 112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우러시아의전승기념일 70주년행사는글로벌사회에서강력한관심을끌게될것이고푸틴의중재력도부각될것이다. 물론이러한정상회담이제3국땅인러시아에서보다는한반도에서이루어지는것이더자연스럽고바람직하다. 하지만정상회담은이루어지지않을수도있다. 미국등서방의대우크라이나문제해법과속도에따라모스크바전승기념일참석자체가국제이슈가될수도있다. 그럴경우엔박근혜대통령의방러일정도매우유동적으로흐를수있다. 따라서남북정상회담이 5월모스크바에서이루어지지않을가능성도상존한다. 올해모스크바전승기념일행사가또다른관심을끄는이유는바로이러한점과연동되어어느해보다더글로벌적인의미를갖게될것이기때문이다. 이번행사를계기로세계는글로벌화된현국제체제가직면한새로운도전들과위협들에어떻게대응할것인지를어떤식으로든표현할것이다. 서방과러시아가다시화해와공조의길로들어서는조짐이나타날수도있고반대로중 러연대가강화되면서서방과의차가운갈등이더욱지속되는상황이초래될수도있다. 러시아는종전 70주년행사를반파시스트 반패권행사로강조하고있다. 또과거와달리오는 8월에는태평양전쟁종전 70주년을맞아극동에서대대적인기념식을중국과함께거행할계획이다. 시진핑중국주석과푸틴러시아대통령은이러한계획을이미수차례확인했고지난해베이징에서개최된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회의를계기로만난자리에서도이를재확인했다. 또시진핑주석은이행사에한국도같이하자고박근혜대통령에게제안을내놓은바있다. 2015년 8월 2차대전승리를기념하는행사를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중국과러시아가공동으로진행한다는것은상당한노림수를가진행사라고본다. 이는과거사이슈를가지고미래의이슈를선점하는전략이다. 한국을중 러연대의축으로이끌어내는한편으로, 일본을압박할수있고일본에대해공세적자세를취할수있다. 이는 2차대전승리가반주축국 반파시스트세력과의전쟁에서의연합군의승리였다는명분을고려한다면미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한반도 113

국이반대하기어려운행사이기도하다. 따라서이를유라시아동쪽지역에서러시아와중국의영향력지대선포의또다른모습이나시도의하나로살펴볼필요가있다. 오는 5월모스크바전승기념일행사에서의남북정상초청과 8월중국에서의반파시스트연대승리 70주년행사가잇달아이루어지는것은한편으로는중 러의외교적공세이자도전이다. 특히남북한이분단된동북아의정세에서볼때, 패전국일본은차치하더라도, 전승국인미국과광복을이룩한한국이당사자로서주도권을행사하지못하는형식으로이끌려가는것은모양새가좋지않다. 또통합과화해를목표로하고이를추구해야하는종전기념일의의미상미래지향적이지도않다. 하지만논쟁보다더중요한것은현시점에서세계가더큰통합과협력으로가야한다는점이다. 특히동유라시아지역에서초국경간협력과새로운개발을통해성장과평화의지속가능한엔진을만들어내야하는한국의입장에서는더욱그렇다. 분단된한반도의당사자인한국은더욱더창의적이고용기를갖고이지역내협력과대화를촉진해야한다. 그러려면새로운아이디어가필요하다. 중국과러시아간연대의축과범위가산업과에너지협력을넘어가치에서도한국과일본, 미국을배제하거나경쟁시키는방향이아닌포용의아이디어가필요하다. 이런점에서필자는 2015년중국과러시아가공동으로진행하려는반파시스트승전 70주년기념행사를한국이더욱더적극적이고창의적으로확대해한국에서거행하는방안을제시하고싶다. 2차대전종전에도불구하고분단상태인한반도의서울이나인천에서노르망디상륙작전기념행사와같은태평양판종전기념식을거행하자는게필자의제안이다. 필자는이미이러한제안을작년부터몇차례비공개적으로전문가회의등을통해제안한바있다. 하지만이제종전 70주년의해가됐고중국과러시아가올해 70 주년을기념하는반파시스트 반패권기념식을중 러양국공동으로거행하기때문에이를공개적으로다시제안하고자한다. 한국이태평양전선의승전국과패전국들을모두참석시켜노르망디상륙작전기념식과같은형식의 114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행사를주도적으로창안해거행할경우한국은유라시아의평화와외교의허브가될수도있다. 그리고이러한연례적행사를통해동북아와동아시아지역, 동유라시아지역의과거사갈등을극복하고협력을촉진해이지역의화해와협력의메커니즘이한단계상승할수있다고본다. 주지하듯 2차대전에서연합국의승리는동쪽전선과서쪽전선양쪽에서이루어졌다. 서쪽전선에서의승리는노르망디상륙작전에서의승리로시작됐고이를기념해매년전승기념일행사가연합국과승전국, 패전국이 박근혜대통령은 2013 년 5 월 8 일미국의회연설에서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을공식제안한바있다. 출처 : www.yonhapnews.com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한반도 115

모두참여한가운데프랑스에서열린다. 여기에서유럽대다수국가와미국은매년공동으로새로운형태의협력중요성을강조하며전승국과패전국간의진정한화해와협력을위한노력의필요성을다시한번새기게된다. 하지만이러한행사가그동안동쪽에서는열리지못했다. 2차대전의주요전장과승리의의미를나치독일의패퇴에놓고있는유럽인과미국인들, 그리고고대로부터존재했던강력한유럽중심주의도한몫을했다. 게다가동쪽전장의승전국들과패전국들을한자리에모아협력을고양할이념과계기도적절치않았다. 유럽은유럽연합창설의시도와진정한하나의유럽정신의고양이이러한노르망디상륙작전승리공동행사를가능케했지만, 동아시아에서는이를주도할국가나지도자가적절치않았던것이다. 물론중국과러시아간이념분쟁과갈등, 북한과남한으로의한반도분단, 군국주의에대한일본의반성결여와미흡, 냉전격화등도원인의일부로작용했다. 하지만소련해체는동유라시아지역에도새로운분위기를형성했다. 필자가기회가될때마다강조하듯동유라시아지역에산업협력의패러다임이새롭게형성되고있다. 자원과시장, 기술과시장, 자원수급이같은지역, 같은공간에서과거와는현격하게다르게빠르게그리고단축되어이루어지고있다. 동북아공동체와동아시아협력에관한시민사회의인식과국가적아젠다로서이를추진하고자하는움직임도발생했다. 따라서이제는동북아지역에서도그리고 2차세계대전의또다른주요전장이었던유라시아의동쪽전장에서도패전국과승전국이모두모여 2차대전종전과승전기념식을열때가됐다. 필자는이를한국이주도할수있으며한국이주도할명분을충분히갖고있다고본다. 한국은 2차대전종전의주요수혜자이면서도여전히분단된마지막피해자이기도하다. 동북아와동유라시아전체의협력과새로운발전은한반도의평화적통일과유라시아지역과의유기적역동성의회복없이는불가능하다. 한반도가유라시아에연동되어야만진정한유라시아의단일성이회복된다. 그러므로 2차대전종전 70주년, 승전 70주년행사를분 116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단된한반도에서연합국의주축이었던미국과러시아, 중국과남북한, 여타국가들, 그리고전쟁도발국이자패전국인일본이모두참여해서쪽의노르망디상륙작전과 2차대전승전기념식처럼진행한다면큰의미가있을것이다. 또이를통해한국은한반도의평화를고양하고평화의중요성을동북아지역에다시한번강조할수있고한국을동북아와동유라시아지역에서평화의허브이자새로운외교안보대화의핵심장소로만들수있을것이다. 한국은분단 70주년의비극적모습을지속해서는안된다. 우리역사에서한반도가이렇게오랫동안분단된모습으로날카로운대립을지속한예는없다. 따라서한국은용기와자신감을가지고중국과러시아의연대가유라시아대륙에서두강대국만의연대와패권의강화로흘러가지않도록견인하며새롭고도창의적이며모두를포함할수있는이러한아이디어로대응할필요가있다. (2015 년 1 월 14 일특별호 )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한반도 117

20. 유라시아이니셔티브 에대한단상 ( 斷想 ) 표상용 한국외국어대학교노어과교수 유라시아이니셔티브 (Eurasia Initiative) 는박근혜대통령의대선공약이었지만, 2015년들어서현정부의핵심사업으로급부상하고있다. 박근혜대통령은 2013년 10월서울에서열린유라시아국제컨퍼런스기조연설에서 하나의대륙 창조의대륙 평화의대륙세가지유라시아이니셔티브를제안했다. 이를위해부산-북한-러시아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관통하는 실크로드익스프레스 를실현하고, 전력 가스 송유관등에너지네트워크구축필요성을역설했다. 2014 년 10월아시아유럽정상회의 (ASEM) 에서도 유라시아이니셔티브 를강조했다. 박대통령이아시아와유럽간연계성강화를위해제안한 물리적연계 디지털연계 문화및교육의연계세가지방안은 유라시아이니셔티브 의실현을뒷받침한다. 2013년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동아시아정상회의 (EAS) 등에서제시한것보다좀더구체적인내용으로진일보한모습이다. 정부는최근 제1차유라시아경협조정위원회 를열고 유라시아이니셔티브 를본격화하기위한통합지원체계를출범시킨다고밝혔다. 기재부, 외교부, 농식품부, 산업부등 11개부처와금융위원회, 한국수출입은행,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KOTRA 등총 16개국가기관으로구성된범정부경협조정위원회는앞으로유라시아국가와의정상회담과양자 다자협의체등을적극적으로활용해지원사업을본격적으로추진한다는계획이다. 그러나 유라시아이니셔티브 는중국의 신 ( 新 ) 실크로드프로젝트 ( 신실크 118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로드경제벨트 ) 나 일대일로 ( 一帶一路 ) 협력 그리고러시아의 유라시아경제연합 (EEU) 등과상당부분상충하며, 정작유라시아핵심당사국, 즉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크스탄, 몽골등의큰관심을끌수있는동인이부족한것도사실이다. 박대통령이 유라시아이니셔티브 를주창하고점차현실화하자일본언론은 한국이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PP) 참가에는소극적인모습을보이고있는등미국과일본의이익에부합하지않는정책을구상하고있다 고냉소적인태도를보이고있다. 유라시아지역전략에관한한중국은우리와는상당한격차로우위를점하고있다. 다행히우리정부가제기한, 중국의신실크로드구상과유라시아이니셔티브간연계필요성에대해서중국당국은긍정적인반응을보이고있다. 유라시아를관통하는교통 통신망을기반으로물류에서부터자원개발, 신산업협력, 문화교류로까지확대해나가자는 유라시아이니셔티브 와중국- 중앙아를통합하는거대지역경제협력체인 신실크로드구상 의연계를위해양국이함께연구하고역량을모아나가자는데의견을같이하고있다. 최경환경제부총리와쉬사오스 ( 徐绍史 ) 중국국가발전개혁위원회 (NDRC) 주임은올해 1월말중국북경에서제13차한 중경제장관회의를열어한국과중국이 유라시아이니셔티브 와 일대일로 ( 一帶一路 ) 협력 에서공동연구 유라시아시대를대비한각국의개발계획과움직임 출처 : news.chosun.com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한반도 119

를진행하기로합의했다. 자원보유국인중앙아시아국가들과기술혁신국인한국은찰떡궁합이다. 또중앙아시아국가들의공통점은이들이해안이없는내륙으로해양에대한꿈을갖고있다는점이다. 초강대국접경국인러시아, 중국등을통해서이꿈을실현하기에는장기적인위험 (?) 이적지않다. 육로를거쳐해양과연결된다면가장가까운해양통로인강소국한국이이들의가장선호하는파트너가될수있다. 재계, 학계뿐만아니라야당도 유라시아이니셔티브 에대해서는적극적으로협조하겠다고분명히밝히고있다. 필자는성장동력이약화된우리경제의지속성장을위해서, 그리고남북한의공동혜택및장기적으로는남북통일을위해서 유라시아이니셔티브 는현재우리가구사할수있는최선의구상이라는데전적으로동의한다. 다만과거정부들이국고를쏟아붓고도성공적이지못했던대형국책사업들에서보듯이수십년을내다보는장기적인안목과해당국가에천착할수있는깊이있는분석과접근이절실히필요하다. 유라시아이니셔티브 에대해서지난해후반기부터관계, 재계, 학계에서요란하게떠들고있어오히려우려되는것은기우일까? 유라시아이니셔티브의진척을위한소회를다음과같이풀어본다. 1 유라시아이니셔티브의성공을위한핵심은러시아다. 러시아는우리정부의 유라시아이니셔티브 에대해서시큰둥한반응을보였는데좀처럼나아지지않고있다. 러시아의호의적인태도를당장기대하기에는우크라이나사태, 전승 70주년기념행사국가정상참석문제, 북한과의 3자관계등복잡하게얽혀있는현실적인난관으로쉽지않은것은사실이다. 그러나러시아와중앙아시아국가들의밀접한관계와특수한근현대사를고려하면적극적인참여는아니더라도러시아의긍정적인시그널을얻는것은매우중요하다. 앞에서언급한우리정부의중국과향후중앙아시아전략에서의공조와광역두만강개발계획 (GTI) 에서의협력을교훈삼아러시아에대해서도우리정부는좀더진취적인자세로바뀌어야한다. 120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러시아주도의 유라시아경제연합 회원국대부분이유라시아이니셔티브에해당되므로 유라시아경제연합 에대한우리정부의호의적인관계정립이필요하다. 러시아가한국의참여를원했던 나진-하산프로젝트 는자체의경제성으로판단할것이아니라 유라시아이니셔티브 의장기적인성공을위한시의적절한투자로봐야할것이다. 2014 년말우리정부가나진-하산프로젝트에전면적지원방침을공표하고양해각서를체결한것은다행스러운일이다. 이번프로젝트동참으로그동안항만을통해서이뤄졌던러시아산석탄을북한육로로수송할수있는명분이생겼다. 러시아, 북한이공동으로추진하는 승리 (Pobeda) 공동프로젝트 에도협력의사표명이있어야할것이다. 유라시아이니셔티브 의성공을위해서는박근혜대통령의 러시아전승 70주년 기념행사참여도미국의양해를구하면서이뤄져야할것이다. 단기적인성과를위해너무성급하게밀어붙이게되어러시아가원하는대로우리정부나기업들의돈만퍼주다가러시아의공감과협조를얻는데실패할수있다는점도유념해야한다. 하지만저유가와우크라이나사태로러시아가힘든상황에부닥친지금이 유라시아이니셔티브 에대한러시아의우호적인입장을이끌어낼좋은기회다. 2013년 3월러시아는 12년동안천문학적인돈을투자하는 극동및바이칼지역의사회 경제발전국가프로그램 2025 를발표했다. 러시아의극동지역에집중하는정책기조가 유라시아이니셔티브 에좋은기회가되도록해야한다. 2 유라시아이니셔티브 의성공을위해서는북한의협조가중요한열쇠다. 정부는 유라시아이니셔티브 실현방안으로한반도종단철도 (TKR) 와시베리아횡단철도 (TSR) 를연결하는 실크로드익스프레스 를제안했지만, 북한에가로막혀진전을보지못하고있다. 북한의협조를얻기위해서는우리정부의상당한양보와아량이필요하며우리정부의 유라시아이니셔티브 에는여타숨은전략이전혀없음을명백히밝혀야한다. 박근혜대통령은 물류, 에너지, 인적교류를비롯한대부분의협력과제가남북관계의안정과북한의개혁 개방없이는풀어가기어려운과제 라고언급했다. 그러나언제까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한반도 121

지북한의개혁 개방만을학수고대하고있을수는없지않은가? 철도를연결하고석탄, 석유, 가스를위시한물류를흐르게하려면북한에대한우리의양보와포용하는자세가필요하다. 정부는신뢰를대내외정책의슬로건으로내세우며, 신뢰외교는대외정책의근간이되었다. 신뢰외교는국가간에신뢰를쌓는가운데다방면에서상호공동이익을모색하자는것으로한반도에대한것이 한반도신뢰프로세스, 동북아에적용한것이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이다. 한반도신뢰프로세스 는다른어떤국가보다도바로북한당국에대한것이다. 복합교통 물류네트워크구축을골자로하는 유라시아이니셔티브 의시금석은북한을통과하는육로구축이다. 유라시아이니셔티브 를통해북한도적지않은경제적이익을지속해서취하며큰혜택을얻게되리라는점을이해시켜야한다. 2015년들어서정부는북한에 형식에구애받지않는대화 를제의하며 5.24 해제조치와금강산관광재개까지도할수있다는유연한입장을보이고있다. 하지만북한은여전히한국의제안을외면하고있다. 정부는 2월 22일 박근혜정부 2년정책모음집 을통해 동북아평화협력구상 과 유라시아이니셔티브 등한반도평화와통일환경조성을위한노력에대해국제사회의공감과지지를확보했다 고긍정적으로평가하고있다. 남북간대화와협력을통해상호신뢰를쌓아나아간다는 한반도신뢰프로세스 를대북기조로내세웠지만, 필자의시각으로보면지난 2년간남북관계는답보상태에있다. 당사자인북한당국이 형식에구애받지않는대화 라는우리의제의까지여전히외면하는현실을직시하고북한을변화해야할대상으로보지말고대화해야할대상으로봐야한다. 우리정부의대북정책가운데북한이혐오하는부분은과감히수정해서상실된남북대화동력을다시불러일으켜야실질적인성과를얻을수있다. 최근에와서러시아가북한과인사및군사교류뿐만아니라경제협력으로확대하는등밀착관계를형성하고있어 1과 2는일맥상통하는부분이있다. 우리정부가북한에대해대담하고포용적인자세로바뀌면우선해서유라시아물류수송을위한 북한무정차통과철도 연결이나우리정부의올 122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실천방안제시하는박근혜대통령 출처 :www.yonhapnews.com 해역점사업인 한반도열차시범운행 은성공가능성이높아질것이다. 북한당국의결정으로 2007년경의선과동해선열차가군사분계선을넘어시범운행한바있다. 우리는대륙의끝에놓여있는데북한에가로막혀대륙에서분리되어있다. 북한의협조없는유라시아이니셔티브는허공에울부짖는아우성에불과하다. 3 경제일변도의정책을펴는것은장기적인측면에서지양해야한다. 유라시아이니셔티브 의지속적인성공을위해서는물자교류못지않게인적교류, 문화교류가중요하다. 박근혜대통령도위에서언급한 2014년 ASEM에서 유라시아이니셔티브 차원에서 3대과제중하나로문화와교육분야를제시했다. 1년전새누리당의원 20명이참여해구성된 유라시아철도추진위원회 출범선언문은... 유라시아국가들은인적, 문화교류확대를통해새로운비즈니스를발굴할것 이라고밝혔다. 위에서언급한정부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한반도 123

의경협조정위원회는지난해 12월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확정된 유라시아이니셔티브 로드맵에따른범정부적협의 조정기구다. 그러나컨트롤타워역할을맡은경협조정위원회는경제외적인분야, 이를테면문화, 역사, 인적교류에대한이해가부족하다. 인적교류를경제적효과에만초점을맞추어서는안된다. 방대한유라시아지역의문화정체성과공통가치를정의하기가쉽지않고문화교류사례도드물다. 그러나유라시아국가들과우리는서로많은유연성 ( 有緣性 ) 을갖고있다. 중앙아시아지역은이슬람교가전파되기이전에는불교가융성했던지역이다. 우리와알타이문화, 스키타이문화도서로공유되어있다. 한국과유라시아각국의역사적, 문화적유연성을발굴하고, 문화 자연유산의보존과연구에참여하며고고학, 역사학, 종교학, 언어학분야등에서공동프로젝트를꾸준히진행하는것이필요하다. 중국은유라시아여러국가에공자아카데미를설치하면서이제는문화교류와교육에도노력을기울이기시작했고, 일본은몽골을위시한여러국가에서고고학, 역사학에관한공동학술행사를다양하게열고있다. 우리정부도 50만명에달하는러시아와중앙아시아고려인, 한류문화유행, 관광 의료수요등을바탕으로무형의교류에더많은신경을써야한다. 개별국가의특성을반영한지식네트워크플랫폼을구축하며유라시아각국에대한전문가를양성하여현지화하고다양한인적교류에비중을두어야한다. 이를위해서문화, 관광, 교육, 예술, 의료분야를총괄하는전담부서를설치하고한국어, 한류 한국문화, 관련서비스산업 3개의축이작동하는종합시스템을갖추어야한다. 또지금까지의일방향성교류를지양하고쌍방향교류를지향해야한다. 무엇보다도우선 한국과중앙아국가들이공동으로운영하는한 중앙아문화포털 아카이브구축 한국에는낯설고중앙아시아에는익숙한한 중앙아비대칭적문화교류개선을위해한국에중앙아국가들의문화원개설이필요하다. 한 카자흐정부간보건 의료협력, 국제교류재단의카자흐스탄나자르바예프대학내한국학센터설립, 문화관광연구원의 유라 124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시아문화포럼 등정부차원의노력도중요하지만, 지자체와민간차원의문화및인적교류도매우중요하다. 경상북도와경주시의우즈베키스탄을중심으로한 실크로드프로젝트, 대한한의사협회와민화협의 유라시아의학센터 등은지자체와민간차원에서이루어지고있는좋은본보기다. 유라시아이니셔티브 가박근혜대통령임기이후에도더욱더번창할수있는대한민국의새로운국운이되기를바라면서, 그성과로기차를타고북한을거쳐이식쿨호수에휴양을다녀오고, 새벽하늘에서라비하우즈연못으로쏟아지는별을보러 실크로드익스프레스 로나들이하는날을고대하면서... * 이칼럼의내용일부는조선일보 2015 년 3 월 17 일자 발언대 에실렸음을밝힙니다. (2015 년 3 월 23 일제 312 호 ) 제 1 장정치와외교 러시아와한반도 125

제 2 장 경제와자원

러시아경제 21. 2014 년러시아경제, 퍼펙트스톰 의한가운데서길을찾다 _ 이종문 / 131 22. 세계지식포럼에서난타당한러시아 _ 김병호 / 135 23. 러시아경제위기설의진실 _ 박종수 / 139 24. 러시아, 디폴트로갈것인가?_ 변현섭 / 145 25. 러시아의이상한법개정 _ 변현섭 / 150 26. 미국셰일혁명과동북아에너지시장 지정학변화 _ 김연규 / 153

21. 2014 년러시아경제, 퍼펙트스톰 의한가운데서길을찾다 이종문 부산외대러시아인도통상학부교수 2014 년은러시아경제가경기침체 (Stagnation) 와인플레이션 (Inflation) 이동시에진행되는최악의상황인스태그플레이션 (Stagflation) 의문을통과한해다. 2014년러시아경제는 1/4분기부터 4/4분기까지 4분기연속성장률이 1% 아래에머물며그추세또한계속둔화되는양상을보였다. 특히 4/4 분기에는전년동기대비뿐만아니라전분기대비마이너스 (-) 성장을기록한것으로추정된다. 연간실질 GDP 증가율이 0.5% 에도미치지못하면서 2010년 4.5% 성장이후 4년연속성장둔화라는 2000년대이후최장기간경기후퇴를시현하며바닥을찍지못하고있다. 동시에노동력공급의감소와노동생산성의급격한하락이지속되면서러시아경제는이제경기후퇴 (Recession) 를넘어경기침체 (Stagnation) 의경계선을넘어섰다. 그리고소비자물가는중앙은행의물가상승률목표치 (6.0~6.5%) 를 2배이상초과하는 11.4% 를기록하며 2008년 (13.3%) 이후 6년만에다시두자릿수의고물가시대로접어들었다. 2014년러시아경제가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퍼펙트스톰 (Perfect Storm) 의충격을받은것은경제가지닌구조적요인과국제유가폭락, 우크라이나를둘러싼지정학적불확실성이라는세가지요인이겹치면서발생했기때문이다. 2010년이후진행된노동가능인구의감소와노동생산성악화는경제성장률의구조적하락으로이어졌고, 고착화되고심화된에너지자원수출주도형산업및경제구조는경제의대외리스크에대한취약성을확 제 2 장경제와자원 러시아경제 131

대시켰다. 2월발생한우크라이나사태와크림반도편입에따른미국과 EU 의대러경제제재에이어하반기에진행된미국의셰일오일 (Shale Oil) 생산확대와석유시장지배권을둘러싼석유수출국기구 (OPEC) 와미국간의헤게모니쟁탈전으로인한국제유가폭락은해외금융시장에서러시아기업과상업은행들의자금조달을봉쇄했고, 러시아금융부문의불안정에대한불안감이확산되면서외환시장에서루블화가치급락과자본시장에서주가폭락과금리급등이발생했다. 그리고자본의대규모해외유출과 S&P의러시아국가신용등급강등 (BBB BBB-) 으로러시아경제펀더멘털에대한불확실성이고조되면서경제성장의발목이잡혔다. 문제는 2015년에도러시아경제를둘러싼대내외변수들이하방압력으로작용할것이며향후수년간지속될가능성이있다는점이다. 구조개혁의지지부진과재정확대와관련된정책수단의부재및제도적장치부족으로러시아경제의성장잠재력은단기간에확장되기어려울것이며, 우크라이나관련지정학적리스크도신속하게해결되기보다는간헐적으로계속되는가운데편입한크림반도를러시아식체제로전환하기위한막대한재정투입이불가피하다. 무엇보다도석유패권을둘러싼신흥에너지진영과재래식에너지진영간치킨게임이본격화되면서국제유가의약세가상당기간지속할것으로예상된다. 에너지전문가들은 2015년상반기까지국제유가가배럴당 50달러선을유지할것으로보고있다. 그리고유럽연합 (EU) 에서의경기침체지속과중국을중심으로한신흥경제국에서의경기둔화등도러시아경기와금융시장의변동성을확대하는데일조할것이다. 대내외변수를종합해볼때 2015년은러시아경제가경기침체하의고물가라는이중고 (Stagflation) 속에서머들링스루 (Muddling Through) 증후군에시달리는우울하고고통스러운해가될것으로예상된다. 2015년러시아경제는 2009년이후 6년만에다시마이너스 (-) 성장으로진입하고, 물가상승은중앙은행의목표범위 (Inflation Targeting) 를훨씬상회하는두자릿수 (10% 대 ) 수준에서형성되며, 환율, 투자, 소비, 임금등대다수경제지표가 2014 년보다악화할것으로보인다. 금년 1월러시아정부와국제경제기 132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러시아루블화폭락사태가 2015 년새해에도계속이어지고있다. 출처 : www.themoscowtimes.com 구들이제시한 2015년러시아경제성장률에대한전망은비관적이며편차도상당히크게나타나고있는데, 이는러시아경제를둘러싼변수들의가변성이그만큼크다는것을의미한다. 러시아경제발전부는 2015년경제성장률전망치로유가가연평균배럴당 80달러일경우 -0.8%, 유가가 60달러로하락할경우성장률은 -3.0% 까지떨어질것으로전망했다. 러시아중앙은행은유가가 60달러를기록할경우경제성장률은 -4.5%, 80달러를유지할경우경제성장률은 0% 에그칠것으로예상했다. 세계은행 (World Bank) 이 -2.9% 성장률을제시한반면, 국제통화기금 (IMF) 은유일하게플러스 (+) 0.2% 성장을전망했다. 그외에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는 0%, 유럽부흥개발은행 (EBRD) 은 -0.2% 성장을제시했다. 2015년러시아경제는스태그플레이션 (Stagflation) 의혹독한시련을피하기어려울것으로예상되고있는데, 이는집권 3기이후푸틴정부의성장을 제 2 장경제와자원 러시아경제 133

등한시한경제정책에서의실기와구조개혁을미룬것에대한결과물이다. 2000년대이후대규모오일머니 (Oil Money) 를통한대형투자프로젝트나공공부문에서의지속적인임금상승및공적이전소득을바탕으로한성장모델속에가려졌었던러시아경제의구조적문제점들이 2014 년우크라이나사태와유가급락을계기로명확히노출됐다. 러시아경제는에너지의존에서벗어나기는커녕의존도가오히려더커졌으며, 열악한투자환경으로민간부문의경제활동이활성화되지못하고있다. 과도한규제와시장기능약화로자원의합리적배분이왜곡되면서국민경제전반에걸쳐비효율성이커졌다. 특히금융시장 ( 은행과증권시장 ) 의미발달로자금의흐름이왜곡편중됐으며, 정부의금리 통화정책의유효성이크게떨어졌다. 러시아경제에는서로상충하기때문에해결하기쉽지는않지만, 반드시해결해야만하는경기침체탈피와물가상승억제라는과제가주어졌다. 석유와천연가스로대표되는에너지산업이러시아경제성장을견인할힘을완전히소진함에따라이를대체할새로운성장동력을찾아야한다. 러시아경제가글로벌금융위기이후진행된경기후퇴와침체에서벗어나지속가능한성장단계로진입하기위해서는비효율적인경제구조와제도를근본적으로개혁하고실질세율인하와세제개편, 규제완화등을통해비즈니스환경을개선하여성장잠재력을확충하며, 첨단 고부가가치산업을육성하여경제체질을개선하고산업구조를다변화함으로써대외변수의충격에대한대응력을높여야한다. (2015 년 1 월 19 일제 303 호 ) 134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22. 세계지식포럼에서난타당한러시아 김병호 매일경제신문차장 매년 10월에열리는세계지식포럼은전세계석학과고위관료, 대기업최고경영자 (CEO) 등이모여글로벌현안들을논의하는자리다. 해마다 1월이면스위스다보스에서열리는세계경제포럼 (WEF) 과어깨를나란히할정도로성장했다. 2014 년에는 15회째를맞아박근혜대통령이직접참석해축사하며큰주목을받았다. 올해세계지식포럼의최대관심은불황에빠진세계경제를진단하고해법을찾는데집중됐다. 주목할것은일부세션에서러시아가수차례언급됐다는점이다. 하지만러시아는전세계 지정학적리스크 를키운주범으로부정적으로묘사됐을뿐이다. 개막식기조대담에나선니콜라사르코지프랑스전대통령은 푸틴과러시아인들은우리가알지못하는집단적사고에갇혀있다 며 러시아인들이느끼는위기의식을알지못하면우크라이나사태와같은불행이또다시재현될것 이라고밝혔다. 그는 소련해체후러시아인들은정체성위기와안보불안같은것을집단적으로느껴왔는데푸틴이소련해체를 21세기지정학적인재앙 이라고말한것은과장된것이아니다 고강조했다. 티에리드몽브리알프랑스국제관계연구소 (IFRI) 소장은 소련제국은미국세계무역센터가무너지듯순식간에쓰러졌다 며 대제국이그렇게빨리소멸할경우그여파는수십년간다 고설명했다. 지금의우크라이나사태가갑작스러운소련해체의연장선상에서일어났다는것이다. 월터미드미국바드대학역사 제 2 장경제와자원 러시아경제 135

학교수는 러시아는소련시절잃어버린영토를회복하려고하는데러시아를둘러싼상황이여의치않은점이러시아의운신폭을줄이고있다 고지적했다. 그는 중국이부상하고, 유럽도연합체를결성해러시아를양쪽에서압박하면서러시아인들은절박한생존문제를떠안게됐다 며 러시아는지정학적으로곤란한상태를계속겪고있고국민의위기의식도상당하다 고말했다. 그는푸틴에대한지지율이우크라이나사태를겪으면서높아진것도국민의커진위기감을반영한것이라고덧붙였다. 실제로우크라이나사태가장기화하면서러시아의불안정은지속되고있다. 러시아와서방이상호경제제재를가하고있지만, 대규모피해는주로러시아가맞고있다. 루블화가치는이달들어달러당 40루블을넘어설정도로폭락했고, 브렌트유가격은배럴당 80달러중반대로내려갔다. 가스와원유수출로먹고사는러시아경제에빨간불이켜질수밖에없게된것이다. 국제통화기금 (IMF) 은최근발표한경제전망보고서에서 2014~2015 년러시아경제성장률이각각 0.2%, 0.5% 로극도의저성장에그칠것으로예상했다. 세계지식포럼에참석한제이콥프렌켈 JP모건체이스인터내셔널회장 ( 전이스라엘중앙은행장 ) 은 IMF의러시아경제전망은사태가더는악화하지않을것이라는전제를달고있는데향후사태전개에따라러시아경제는추락속도를더할수있다 고강조했다. 그는 푸틴이요즘유가가크게떨어져잠을제대로이루지못할것 이라고비꼬기도했다. 서방의경제기관들은실제로러시아에대해비관적인전망을쏟아내고있다. 대형투자은행인뱅크오브아메리카 (BoA) 메릴린치는러시아가서방의경제제재, 수입금지조치, 투자하락등으로장기불황국면에접어들었으며, 2015년에는제로 (0) 성장에그칠것으로내다봤다. 국제신용평가사인무디스 (Moody s) 는해외자금줄이차단된러시아기업들이오는 2016~2017 년채무상환을하지못해신용위기에처할것이라고경고했다. 러시아중앙은행에따르면 2015년말까지러시아기업들이상환해야할대외채무는 1,340 억달러에이른다. 반면 2014 년상반기에만 740억달러의자금이러시아를빠져나갔다. 136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제재로인해서방금융권으로부터자금차입이막힌러시아기업들은채무상환을위한자금을구하지못해아우성이다. 지난 7월서방진영이러시아에너지기업들을상대로 3차제재에착수하자국영석유기업로스네프티 (Rosneft) 는한달여만에정부에긴급구제금융을요청했다. 기존에거래해오던대형서방은행에서자금을빌릴수없게되자 1~2 년새만기도래하는수백억달러의부채를갚을길이막막해졌기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 (FT) 에따르면이고리세친로스네프티회장은부채상환을위해러시아연기금에서 1조5천억루블 ( 약 42조원 ) 을긴급지원해달라고요청했다. 푸틴의측근인알렉세이쿠드린전재무장관은 로스네프티의지원요청은서방제재가러시아경제에얼마나큰피해를주고있는지확인시켜준것 이라며 향후 3년간러시아가입을경제적손실이최소 2천억달러에이를것 이라고주장했다. 푸틴의돈주머니로알려진석유운송회사군보르 (Gunbor), 상업은행인방 2014 년 10 월 17 일이탈리아밀란에서열린제 10 차아시아유럽정상회의에서만난블라디미르푸틴러시아와대통령과페트로포로셴코우크라이나대통령 출처 : www.itar-tass.com 제 2 장경제와자원 러시아경제 137

크로시야 (Bank Rossiya), 최대민간가스업체인노바텍 (Novatek) 등은미국금융시장에서장기채권을발행해자금을조달하지못한다. 은행부문타격도커서러시아최대국영은행인스베르방크 (Sberbank) 와대외무역은행 (VTB) 역시미국과유럽자본시장에대한접근이봉쇄됐다. 유럽연합 (EU) 이러시아에석유시추를위한첨단기술제공을금지하면서러시아의북극해석유가스개발프로젝트도일시보류된상태다. 여기에다푸틴은서방의식료품수입중단이라는역공을가하면서러시아경제를더큰수렁에빠뜨리고있다. 2013년만해도러시아의유럽산식료품은 138억달러로전체수입액의 42% 를차지할정도로크다. 크레믈은수입금지에따른러시아농업부문에대한지원규모가 400~500억루블에이를것이라고밝혔다. 경제혁신을위해쓰일돈이조잡한러시아산농식품을생산하는데쓰이게되는것이다. 푸틴은지난 4월 TV로생중계된 국민과의대화 에서 서방이우리기업들을옥죄더라도끄떡없다고큰소리를쳤다. 하지만회의론이점차고개를들고있다. 어쩌면러시아에대한서방측제재와이에수입금지로맞선러시아측대응은연쇄효과를일으켜러시아경제에치명타가될가능성이크다. 이는다시정치적불신으로이어져러시아의사회안정마저심각하게훼손할수있다. (2014 년 10 월 20 일제 290 호 ) 138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23. 러시아경제위기설의진실 박종수 중원대국제통상학과초빙교수 국가부도벼랑끝푸틴, 소련붕괴직전상황, 금융질서총체적난국... 2014년말부터우리언론은러시아경제가붕괴일보직전에있는것처럼대서특필했다. 물론국제유가와함께루블화가치가동반하락하는것은러시아경제에적지않은위협이다. 그렇지만 경제위기 는경제시스템을위협하는것이라야한다. 금융자산이반토막나거나그로말미암아각종산업이마비되는수준이어야한다. 이자율이한때 100% 를웃돌던 1998년금융위기와같은상황을일컫는다. 그러나지금은이자율이 15% 에불과하다. 작년말 17% 에서올해 1월말 2% 를더인하했다. 물론이는환율방어에는부정적으로작용할수있지만, 경기활성화에필요한조치다. 주요자원을자급자족하는러시아경제의특수성에비춰볼때, 1차피해대상은러시아에진출한외국기업과투기자본가다. 그리고물가상승으로서민대중이당장피해를본다. 안타깝지만, 서민들도충분한학습효과를거쳐내성을갖추고있다. 푸틴러시아대통령은지난해말내외신기자회견에서 외화보유고는풍부하지만, 환율방어를위해서는한푼도쓸수없다 고강한어조로발언했다. 그이후로서방언론의호들갑도사그라지고, 바람 (?) 섞인가설만난무한다. 2월중순현재루블화가치는하락했지만, 국제유가의진정추세와함께러시아증시가 13% 올랐다. 글로벌주요지역증시가운데가장괄목할만한상승률을기록중이다. 그래서가설은가설일뿐이다. 제 2 장경제와자원 러시아경제 139

경제위기설의배경 첫째, 외부요인이다. 러시아는 2013년 1월부터서방과의금융전쟁에대비해왔다. 지난몇년간미국과 EU는매년 1.5조달러와 1.2조유로를, 영국과일본도그에상응하는금액을은행에퍼부었다. 은행은그로부터자본손실을충당해왔고세계전역을대상으로실물자산과맞바꿈으로써채권자적위치를강화했다. 러시아가채무의늪에빠져들지않으려고나름대로대비책을강구해오던중에미국은우크라이나사태를구실로대러금융제재를시작했다. 가스프롬, 로스네프티등러시아주요기업에대한서방금융권의대출동결은루블화하락으로이어졌다. 국제유가폭락에대해서도러시아는미국과사우디간내부담합에의한음모론에무게를두고있다. 1979년소련의아프가니스탄침공때도도널드레이건대통령이사우디와밀약해석유를증산함으로써국제유가가폭락했고, 1998년러시아의채무불이행선언때도마찬가지였다는주장이다. 잊을만하면재발하는경제위기설이야말로자원부국러시아의암과명을극명하게나타내고있다. 반복되는시행착오에대한책임과고통은러시아가스스로감수할수밖에없다. 둘째, 내부요인이다. 푸틴대통령은작년 12월말 정부는경제구조를개혁하고더많은혁신을해야했다 면서금융위기설의내부요인을인정했다. 외부변수에쉽게휘둘리는러시아경제의취약성은몇가지로요약해볼수있다. 1 과도한자원의존형경제구조다. 위기때마다제조업육성을위한투자유치를강조했지만, 그효과가시간과노력에비해크게탄력을받지못했다. 원자재팔아수입품에의존하는습성을버리지못함으로써국제원자재가격의등락에놀아난셈이다. 2 국가중심의사회주의식경제시스템이다. 자원위주의핵심산업이여전히국가통제하에있다. 외형적으로는민영화에의한시장경제로전환했으나정부가대주주다. CEO는이를관리하는한시적위임권을행사할뿐이다. 3 루블화와금융기관의공신력이낮다. 달러의위력은기축통화로존재하는한여전할것이다. 러시아국민들의 140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애국심만으로휴짓조각으로변하는루블화를보호할수는없다. 루블화가 치가더하락하면달러로교환해서 무이자가정은행 인베개밑에보관하 는 1990 년대의상황이재현될수도있다. 탈 ( 脫 ) 경제위기설전망 단적으로비관적이지는않다. 첫째, 대외환경에비춰볼때, 루블화와국제유가하락이반드시절대악만은아니다. 루블화하락은러시아산원유를저렴하게만들고다른원유수입국들에더유리한조건을갖게한다. 유가하락은미국의에너지산업에타격을줄수있다. 자체평가한셰일오일 가스의손익분기점은국제유가 80달러대수준이다. 이것도개발기술이꾸준히진보한다는전제에서나온계산이다. 2008년미국발금융위기는서브프라임주택담보대출총액 9천억달러가운데실제부도율은 10~20% 에불과했다. 셰일가스사업에대한미국금융기관대출액은 3천억달러수준이지만, 대형금융위기로발전할개연성도배제할수없다. 청신호는최근서부텍사스산원유 (WTI) 선물가격이다시배럴당 50달러선을회복하고있다. 둘째, 대내환경을들수있다. 러시아는루블화하락으로인한유동성위기를우려하면서도이자율을지난해말 17% 에서올해 1월 30일 2% 를더인하하는과단성을보이고있다. 출렁이던러시아증시가점증적인유가반등과함께다시강세로돌아서고있다. 국민의푸틴지지도는여전히 80% 수준이다. 그는 2013년부터연속 2년째포브스지선정 가장영향력있는인물 1위를차지했다. 푸틴은이러한국민적지지와국제적인지도를기반으로더과감한중장기적개혁을단행할수있다. 그럼에도불구하고러시아는현재의경제난타개를위해뼈를깎는고통을각오해야한다. 첫째, 외부환경개선의단기처방방식이다. 미국 EU 의대러경제제재해제가급선무다. 경제제재가장기화하면결국 EU 경제에도악영향을주는부메랑이될수있다. 무엇보다도루블화하락으로러시아에진출한서방기업들이타격을받고있다. 오는 5월 2차세계대전승리 70주 제 2 장경제와자원 러시아경제 141

년기념행사에세계정상들을초청하는데에공을들이는푸틴의외교적행보는바람직하다. 2005년 60주년을계기로푸틴이미국을설득해답보상태에있던북핵문제의대화국면을유도했던전례를반추해볼필요가있다. 지난 2월 12일러시아 우크라이나 프랑스 독일등 4개국정상이민스크협상에서우크라이나휴전에합의한것은미국 EU 의대러경제제재해제에긍정적으로작용할것으로보인다. 또러시아가활용할수있는호재로는중국카드도있다. 중국은저유가의호황을누리면서도푸틴체제의붕괴를막는버팀목이다. 중국과러시아는지난해 10월 240억달러의통화스와프를체결해서양국간교역에활용하고있으며, 달러위주의국제금융질서재편을위해위안화 ( 또는루블화 ) 결제시스템도입을다년간시도해왔다. 특히미국이장악하고있는국제적온라인자금결제시스템 (SWIFT) 을우회할수있는새로운국제적온라인결제시스템 (ROSSWIFT) 구축에심혈을기울이고있다. 둘째, 내부환경개선의단기, 중장기대책수립이다. 2014 년 12월러시아정부는약 43억달러의금 ( 보유량세계 5위 ) 을매각했고은행자금지원법안도마련했다. 정부가예금보험공사 (DIA) 에 1조루블 ( 약 28조원 ) 을제공 중국은서방의대러경제제재국면에서러시아가활용할수있는호재로평가되고있다. 출처 : www.www.expert.ru 142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함으로써전체 800여개은행가운데 150개정도가혜택을받는다. 또루블화하락으로수출량이대폭늘어난곡물시장안정을위해 2월 1일부터수출용밀에 15% 의관세를부과하고, 국내기업의달러표시대외채무에대해서도향후지급의무를거부하는방안을강구하고있다. 어쨌든러시아경제는제조업과생산시설에대한투자, 설비의현대화, 산업의구조조정지속, 루블화와금융기관에대한신용회복없이는국제유가와에너지가격변동에서자유로울수없다. 우리에게던지는함의 국내언론은서방언론을여과없이인용해보도하고있다. 현지상황을심층적으로분석하기에는연합뉴스와 KBS 특파원 2명만으로는한계가있을수밖에없다. 러시아경제실태에대한국제사회의보편적관점과양국간특수관계를고려해우리에게던지는함의는무엇인가? 첫째, 보편적관점이다. 러시아금융위기설은 2013년기준대러수출비중 1.9% 와 2014년 9월말기준금융기관의대러외화익스포저규모 13 억6천만달러를고려하면, 국내금융시장에미치는직접적영향은제한적일것이다. 그러나위기는기회다. 중국기업은서방기업들의틈새를공략하여원유채굴과부동산저가매입기회를노리고있다. 중국관광객도최근 50% 늘었다. 러시아경제위기설의이면에는국제정치의역학관계, 특히미 러간패권다툼이있다. 자칫신냉전으로회귀할가능성을지혜롭게대처해야한다. 경제규모세계 15위 (2013 년기준 ) 인한국이그정도의자결권은있지않은가? 둘째, 한 러양국간특수관계다. 러시아는우리정부가적극적으로금융제재에동참하지않는것을긍정적으로인식하고있다. 지난연말에는극동지역대통령전권대표와 6개주지사들이방한해직접투자설명회를했다. 수교후처음있는일이었다. 미국의대러경제제재에도불구하고부산시는최근 나진-하산프로젝트 의북 러합작회사인라손콘트란스와양해각 제 2 장경제와자원 러시아경제 143

서 (MOU) 를체결했다. 롯데도모스크바에이어상트페테르부르크에최고급호텔신축에착수했다. 최근러 북간밀착은우리에게는또다른호기다. 나진-하산프로젝트뿐만아니라북한철도개보수, 가스 전력망북한통과사업, 광역두만강개발계획 (GTI) 등에동참함으로써북한의개혁개방을유도할수있다. 이와함께블루오션인북방경제의지평도넓혀나갈수있다. 러시아경제위기설은가설일뿐이다. 추상적이고도바람 (?) 섞인가설에부화뇌동함으로써국익확대의호기를상실하는우를범해서는안될것이다. (2015 년 2 월 23 일제 308 호 ) 144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24. 러시아, 디폴트로갈것인가? 변현섭 한양대학교아태지역연구센터 HK 연구교수 최근러시아경제는급격한환율상승, 주가급락등금융시장혼란으로디폴트가능성이제기되고있다. 먼저, 국내외언론에서는러시아가 1998년외환위기당시와같은디폴트가능성을제기하고있으나당시에도디폴트 ( 채무불이행 ) 가아니라모라토리엄 ( 지급유예 ) 을선언했으며 2008년글로벌금융위기에도모라토리엄이나디폴트선언은없었다는점을밝혀두고이글을시작하고자한다. 러시아중앙은행은 2014 년 12월 16일유가하락에따른루블화가치급락과인플레이션상승압력에대한선제적조치로기준금리를 10.5% 에서 17% 로한번에 6.5% 포인트를전격인상하는강수를뒀다. 하지만 12월 11일중앙은행정례회의에서 1% 포인트를올린지 5일만에다시사상최대의금리인상을단행함으로써오히려금융시장의혼란과러시아국민의불안심리만가중시켰다는평가를받고있다. 그결과 12월 18일기준달러대비루블화환율은연초대비 107.1% 상승 (32.73 67.79) 했고주가지수 RTS는연초대비 47% 하락 (1442.73 764.93) 했다. 러시아국내은행간 3개월대출금리도최근 9년내최대인 28.3% 를기록했으며 CDS( 신용부도스와프 ) 프리미엄 (5년만기기준 ) 도 578bp(1bp=0.01%) 로급등하며디폴트우려를반영했다. 또최근에는세계 3대신용평가사가운데 2곳이러시아의국가신용등급을투자부적격등급인 정크 수준으로강등했다. 무디스 (Moody s) 는 2015 제 2 장경제와자원 러시아경제 145

년 2월 20일러시아의신용등급을내린지한달만에또다시 Baa3 에서 Ba1 로한단계낮췄고향후등급전망을 부정적 으로제시하며추가강등가능성도열어뒀다. S&P( 스탠더드앤드푸어스 ) 도 1월 26일러시아의신용등급을 10년여만에처음으로투기등급인 BB+ 로강등했다. 한편, 피치 (Fitch) 는 1월초러시아의신용등급을정크영역보다한단계위인 BBB- 로낮춘바있다. 이처럼최근러시아경제위기의주원인은주력수출품인원유의가격급락과우크라이나사태에따른서방의금융제재에있다. 먼저, 작년 11월 27 일석유수출국기구 (OPEC) 정례회의에서원유감산합의실패후국제유가가급락했고 OPEC와국제에너지기구 (IAEA) 가내년원유수요전망을하향조정함으로써유가가추가하락하여배럴당 60달러선이붕괴했다. 러시아우랄산원유가격은 11월 13일배럴당 80달러선이붕괴했고 12월 3일에는 70달러선마저붕괴했으며 12월 16일이후로는 60달러선을밑돌고있다. 러시아는균형재정가능유가를배럴당 100달러로보고있어서심히우려될수밖에없다. 중국, 유로존등글로벌수요감소와미국의셰일오일증산으로과잉공급문제가제기되고있어당장유가급등을기대하기도어렵다. 또러시아주요은행과에너지기업들은미국과유럽연합 (EU) 의금융제재로인해서방에서자본을조달할수없는상황이다. 작년 9월 12일부터미국은스베르방크등러시아 6개국영은행의만기 30일이상의채권거래를금지했고 5개대형에너지기업과국방기술분야의 5개기업에대해서도만기 30일이상의채권거래와금융제공을금지했다. 러시아은행들의대외차입의 92% 가 EU(74%), 미국 (10%), 일본 (8%) 에의존하고있으므로금융제재가지속되면자금조달압박이심화할수밖에없다. 이러한경제위기가반복되는근본적인원인은러시아가외부상황에취약한경제구조를띠고있기때문이다. 러시아는원유수출 (7.2 백만배럴 / 일 ) 2위, 하루평균원유생산량 1위 (10.7 백만배럴 / 일 ) 국가로서원유와가스수출이전체수출의약 69% 차지하고재정수입도원유관련세수가약 50% 를차지하는등원유와천연가스가격에민감한자원의존형경제구조 146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를띠고있다. 또소규모은행 840개이상이난립해있는데다은행자산의 87% 가상위 5대국영은행에집중돼있는등글로벌신용경색에취약한금융구조를띠고있다. 위에서열거한러시아경제의구조적문제점에도불구하고디폴트가능성은높지않으리라고판단된다. 1998년모라토리엄선언때와는달리현재상황은전반적으로양호한편이다. 2015년만기도래채무가 1,600억달러이지만, 외화보유액은 4,190 억달러 (12월 1일현재 ) 로충분하며약 1,700 억달러에달하는국부펀드 (800억달러 ) 와예비기금 (890억달러 ) 등대응자금도보유하고있다. 금융시장과유가의변동성도과거경제위기때보다크지않은것으로나타나고있다 ( 아래표참조 ). 2008년금융위기당시유가는 11 개월간 70달러이하로유지된바있는데현재셰일오일의생산비용을고려하면배럴당 70달러이하로지속되기는어려울것이라는전망이나온다. 과거경제위기와현재상황비교 원인 주가하락 환율상승 유가하락 ( 최고 최저 ) ( 브렌트유 ) 1998 년 2008 년 2014 년 아시아외환위기, 재정적자 90.3%( 见년 8 월 ~ 訦년 12 월 ) 268.8%( 见년 8 월 ~ 訦년 12 월 ) 배럴당 16 달러 9.7 달러 글로벌신용경색, 유가하락 70.2%( 襨년 5 월 ~12 월 ) 24.2%( 襨년 5 월 ~12 월 ) 배럴당 145 달러 36 달러 (70 달러이하지속기간 : 11 개월 ) 유가하락, 서방제재 47% ( 襮년 1 월 ~12 월 ) 107.1% ( 襮년 1 월 ~12 월 ) 배럴당 115 달러 59 달러 (70 달러이하지속기간 :?) 외화보유액 104 억달러 5,561 억달러 4,190 억달러 위기대응기금 정치상황 없음 체첸분쟁이후국내정치불안정 출처 : 통계자료등활용하여저자정리 안정화기금 1,700 억달러 조지분쟁이후국내정치안정 국부펀드 800 억달러, 예비기금 889.4 억달러 ( 襮년 12 월 1 일기준 ) 우크라이나사태이후에도국내정치안정적 제 2 장경제와자원 러시아경제 147

이와함께러시아와경제원조및협력관계를구축하고있는중국이러시아의몰락을방관하지않을것으로보인다. 러시아의붕괴는국제무대에서중국의위상에큰영향을미치기때문에중국은러시아와동반자관계를포기하지않을것이다. 이미작년 10월 13일중국과러시아는 1,500억위안 ( 약 245억달러 ) 규모의통화스와프협정을체결했고상하이협력기구 (SCO) 회원국들을위한중국 유라시아경제협력기금을활용할수도있다. 중국은 2019년부터연간 380m3의러시아산천연가스수입계약을체결했기때문에직접원조만아니라인프라건설과투자프로젝트를통해간접적으로지원할수도있다. 러시아는국내적으로도금융시장을안정화하기위한대응책을마련하고있다. 예금보험공사를통해 1조루블 ( 약 20조원 ) 을투입하여은행자본금을확충할예정이며중앙은행은은행이제공하는채권을담보로외화를제공하는외화환매조건부채권 (RP) 거래규모를최대 50억달러로확대해외화유동성을공급할계획이다. 특히, 일반시민의불안심리를해소하기위해은행이파산하더라도저축한예금을보호해주는한도를현재 70만루블에서 140만루블 ( 약 2,800만원 ) 로인상하는법안이의회에서통과됐다. 이는전체예금자의 90% 를전액구제할수있는수준이다. 다행히최근국제유가가 50달러수준을견고하게유지하면서추가하락우려가잦아들어루블화도안정적수준에서유지되고있고, 인플레이션기대심리도다소낮아져중앙은행은기준금리를다시 15% 로 2% 포인트내리기도했다. 또우크라이나정정불안이휴전협정에따라완화되고있다는점도경제에긍정적이다. 하지만러시아경제는디폴트는피해가더라도경기위축은불가피한상황이다. 앞서언급한것처럼중국, 유로존등글로벌수요감소에대한우려와과잉공급문제로유가급상승을기대하기어렵고, 우크라이나사태에따른러시아와서방의상호경제제재지속가능성, 미국연방준비제도 (FRB) 의기준금리인상에따른루블화가치추가하락등불안요인이상존하고있기때문이다. 2월초러시아경제개발부는유가가연평균배럴당 50달러수준일때 2015년러시아의 GDP 성장률이 -3.0% 하락할것 148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으로전망하고있다. 이에앞서국제통화기금 (IMF) 은 2015년러시아경제성장률 -3.0% 하락을전망했다. 또 EBRD는 -4.8%, 국제신용평가기관무디스와피치는각각 -5.5% 와 -4% 하락을전망했다. 푸틴대통령은작년 12월 18일연말연례기자회견에서지난 20년간에너지경제구조를다변화하지못한것도문제라고지적하며석유와가스등자원산업에집중된경제구조에서벗어나야한다고강조한바있다. 20년간되풀이되고있는러시아경제의문제와해결책이이번위기를극복하고나면정말바뀔지두고볼일이다. (2015 년 3 월 2 일제 309 호 ) 제 2 장경제와자원 러시아경제 149

25. 러시아의이상한법개정 변현섭 한양대학교아태지역연구센터 HK 연구교수 모스크바에서생활하면서이상하다고생각하던게있었는데, 최근뉴스기사를보면서의문점이풀렸다. 필자는모스크바롯데백화점에서신규프로젝트팀장으로있으면서많은쇼핑몰과부지개발을경험했다. 그래서모스크바에서재래시장이있던자리에쇼핑몰을짓는다며개발제안을받은적이많았다. 한국에서는재래시장을살리고장려하려고각종장려책과함께심지어는대형상점의영업일을규제하고신규오픈지역을제한하고있지만, 모스크바시는반대로재래시장을없애고그곳에신규쇼핑몰건설을장려하는걸보고의아하게생각했다. 또이상하다고생각했던것가운데하나는러시아에서는모든문서를반드시종이로인쇄해서직접서명도하고반드시회사직인을찍어야공식문서로인정되어불필요하게많은문서를양산하고보관하기도어렵게하는것이었다. 그저사회주의시대의관료주의적잔재로만생각했다. 그런데최근러시아에서이와관련된재미있는법안두가지를개정하자는논의가있었다. 첫번째는재래시장폐쇄와관련된것이고, 두번째는회사직인제도폐지와관련된것이다. 먼저재래시장폐쇄와관련하여러시아국가두마 ( 하원 ) 는 8년전농산물을판매하는재래시장의요건을강화하면서시장철거를진행했던법안을다시완화하겠다고했다. 재래시장폐쇄로러시아인들의장바구니비용이올랐다는것이다. 이는소뱌닌모스크바시장이그동안모스크바의재래시 150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장을구소련권과중국, 베트남출신불법노동이주자들의온상으로치부하며폐쇄를강행하면서모스크바시민은더는재래시장에서식료품을사지않고현대식슈퍼마켓에서사먹을수준이됐다고강조했던것과는완전히모순된다. 2006년발효된소매시장법에따라지방자치단체는 2015년 1월까지모든농산물판매재래시장을신형대규모건설물로변경해야했다. 이법안으로인해모스크바는당시 80여개였던재래시장을 5개정도만남기고다없애려고계획했다. 러시아전체에서농산물판매재래시장은최근 1년반동안 3배가량줄어들었다. 러시아통계청자료에따르면, 그결과 2014 년 8월현재러시아재래시장규모는 1,884억루블로전체소매판매 (2조 2,310 억루블 ) 의 8.4% 에불과하며전년대비로도 6.9% 감소했다. 재래시장폐쇄로농산물생산업체는판로를잃게됐고, 재래시장자리에는쇼핑몰등대형유통시설이들어서면서소비자들은저렴한가격으로농산품을살기회를잃었다. 따라서기존법에서규정한신형대규모건설물에서만판매할수있었던농산물을조립식구조물에서도판매할수있도록완화하는법안, 다시말해예전방식으로돌아가자는법안이의회에제출되어심의가진행됐다. 이법안은재래식시장에서는농산물이외의건설자재, 생활가전등비농산물은판매할수없도록규정하고있다. 또농산물판매재래시장의재건축을위한과도기를 2018 년 1월 1일까지연장하는안도포함돼있다. 한편, 러시아에서회사를설립할때는정관과함께회사의직인을등록하게되어있으며, 회사문서의법적효력을갖기위해서는등록된직인을찍어야한다. 이직인에는주식회사나유한회사같은법인형태와러시아어로된회사의풀네임 (full name), 회사소재지 ( 예를들어모스크바시등 ) 정보를각인하게되어있다. 각종계약서는물론이고간단한대금청구서, 협조공문등거의모든문서에도회사직인이찍혀있어야유효하므로중요하게보관관리돼야한다. 하지만해당회사의최고책임자가직인을관리하며일일이찍을수없어서대부분두세개의복제직인을만들어필요한부서에서임 제 2 장경제와자원 러시아경제 151

러시아재래시장모습 출처 : www.kommersant.ru 의로사용하곤한다. 그러다보니직원들이부서장몰래직인을위조문서에사용하여회사에금전적손실을입히는사고도발생한다. 사실마음만먹으면직인의복제가워낙간단하여아무리잘관리해도도용사고를막기는쉽지않다. 최근러시아경제개발부는이러한직인이이미공식문서의필수요소로서증명의의미를잃었고서명보다더쉽게위조가가능한점을들어홀로그램인쇄나전자서명등으로대체하는법안을마련하고있다. 이법안은기업활동의비용을경감시킬뿐아니라기업의등록절차를간소화하는데도도움이될것으로평가된다. 이런가운데 2013년 9월부터회사에서발행하는위임장에직인이반드시필요하지않도록러시아민법이개정되어직인의역할이점차줄어드는추세다. 러시아의변화를느끼게하는이두법안은서민을위하고기업활동의편의를위한것으로뒤늦은감은있지만, 상식으로가는올바른정책방향임으로이른시일내의회심의를끝내고실행되길바라마지않는다. (2014 년 12 월 15 일제 298 호 ) 152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26. 미국셰일혁명과동북아에너지시장 지정학변화 김연규 한양대학교국제학부교수 2009~2013년기간미국의셰일가스생산급증이국제천연가스시장에큰변화를가져왔듯이 2014 년이후현재까지미국의셰일오일생산급증이국제유가급락을가져왔다. 2014 년 6월이후국제유가의하락원인은다양하게지적될수있으나가장근본적인원인은미국의셰일오일생산으로인한국제원유초과공급이다. 공급이수요를초과하기시작한시기는 2013 년 4/4분기부터다. 2014 년 2/4분기공급초과분은최대 127만배럴, 2014 년 3/4분기는 84만배럴, 2014 년 4/4분기는 81만배럴이었다. 국제유가는 2014 년 6월배럴당 115 달러에서 2015년 1월 23일배럴당 49달러까지 60% 하락했다. 2014 년 11월 27일석유수출국기구 (OPEC) 가감산을거부함으로써이제관심은저유가가미국의셰일오일생산감소를가져올것이냐는점이다. 미국셰일오일생산추세가국제유가가어느시점에반등할지저유가가얼마나오래갈지를결정하는요소이다. 이처럼최근국제에너지질서지각변동이암시하는것은그동안크게중동과러시아의양대원유 천연가스생산기지중심의구도가셰일혁명에기반을둔원유 가스거대생산국으로서미국의등장으로미국 중동 러시아의삼각구도로전환하였다는점이다. 이제는미국이원유가격과점유율등을결정하는 스윙프로듀서 로서등장한것이다. 글로벌에너지거버넌스차원에서유가안정을위해미국이포함되는신 OPEC이필요한시대가오고있는것이다. 미국 중동 러시아의삼각구도에기반을둔새로운국제에너지질서등 제 2 장경제와자원 러시아경제 153

장과정에서미국 중동 러시아 3대생산국간에가장치열한각축이일어나고있는지역은유럽이다. 유럽은전통적으로러시아에너지수출의근거지이다. 2012년기준러시아천연가스수출의 76%, 원유수출의 79% 가유럽으로향한다. 유럽수입국입장에서보면가스수입의 39% 가러시아에의존하고있으며, 노르웨이비중이 24%, 북아프리카 12% 등이며, 이가운데 LNG 비중은약 10% 에불과하다. 2009년이후커다란추세는북미셰일혁명의여파로인한글로벌 LNG 거래의확대로유럽국가들에대한러시아의장기유가연동파이프라인가스공급이축소돼유럽의탈러시아화가진행되고있다는것이다. 우크라이나사태와서방의러시아경제제재는이러한추세를더욱가속하고있다. 2015년 1월발간된옥스퍼드에너지연구소보고서에의하면가스프롬사의유럽가스수출량은 2013년 166bcm에서 2014년 147bcm 으로줄었다. 해안에인접해 LNG 수입이쉬운영국을포함한서유럽국가들을중심으로다수의가스허브가등장해소위 가스허브가격 이형성되어러시아에이어유럽 2위의가스공급국인노르웨이의국영기업스타트오일 (Statoil) 등은독일과 174 억달러규모의저가천연가스현물을판매키로계약을체결하는상황이생겼기때문에가스프롬은 20bcm 정도의물량손실뿐아니라, 유럽공급물량의 15% 를현물가격으로공급하게됨에따라수출대금축소가불가피하게되었다. 실제로 LNG 거래와단기현물가격은셰일혁명으로인해러시아의 PNG 위주의에너지전략에큰위협이되었다. 이러한물량감소와가격축소에도가스프롬과러시아정부가재정건전성을유지할수있었던이유는중부유럽과남동부유럽 ( 발칸지역 ) 은러시아의가스지배가견고했기때문이었다. 러시아의발칸지역가스지배를연장 강화하기위한정책의결정판은 2007년부터러시아가추진해온사우스스트림 (South Stream) 파이프라인이다. 서구학자들의견해를따르면베를린장벽서쪽은최근북미셰일혁명의여파가가스시장자유화와에너지공급다변화등의직접적인변화를가져오고있으나, 베를린장벽동쪽은아직도러시아의에너지지배가견고해이지역국가들의정치 경제체제발 154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전을저해하고러시아의가스프롬을통한독재유지를가능하게만들고있 다. 또다른이유는 2014 년중반까지 100 달러대의고유가가유지되었기때 문이다. 러시아의에너지수출로인한국가수입가운데천연가스수입은 30% 이며석유수출로인한수입이여전히 70% 가량으로훨씬더중요하다. 천연가스수출감소로인한적자를원유수출대금으로충당할수있었던 것이다. 2013 년말이후각축장은 자연스럽게발칸지역으로좁 혀지고있었으며러시아 - 유 럽가스운송요충지인우크 라이나분쟁은수순이었다. 폴란드와우크라이나등은 셰일가스개발을러시아독 점구조를완화하는방안으 로추진해왔으며, 사태직전 미국의셰브런은우크라이나 와 100 억달러의셰일가스개 서방의대러경제제재는유럽의러시아에너지의존도탈피추세를가속하고있다. 출처 : www.nefabula.com 발계약을체결하기도했다. 유럽전체의셰일가스개발에대한반대론이약 화하고개발이다소진전되는계기가마련되었다. 또미국의 LNG 수출에 대한유럽의요구가늘어나고미국내여론도 LNG 수출을지정학적무기 로고려하는방안이우세해지고있었다. 미국은러시아와우크라이나사태 로인한갈등이증폭되면서 LNG 수출규제를풀고적극적으로수출확대 정책을펴기시작했다. 미국정부는그동안에너지안보를이유로알래스카 (Alaska) 를제외한미국본토내에서생산되는 LNG 의수출을금지해왔으 나, 셰일가스생산이본격화되면서 2011 년처음으로루이지애나 (Louisiana) 주에있는사빈패스 (Sabine Pass) 터미널에서한국과영국, 스페인, 인도로 의 LNG 수출을승인한바있다. 지금까지는미국과자유무역협정 (FTA) 을 체결한한국등에만제한적으로천연가스수출을허용해왔다. 제 2 장경제와자원 러시아경제 155

미국하원의 Energy and Power 분과위원회 (Subcommittee) 는 2014년 4 월 10일 LNG 수출자율화법안 을통과시켰다. LNG 수출자율화법 이향후하원과상원을통과해오바마대통령의승인까지얻게되면미국은 LNG 수출허가국가를미국과 FTA를체결한 19개국가에서 WTO 회원국 159 개국가로확대하게된다. 현재미국에너지청 (DOE) 은 7개의 LNG 수출프로젝트를승인했고, 12개의 LNG 수출프로젝트를심사하고있다. 우크라이나사태직후동유럽국가들의즉각적반응은미국이셰일가스수출을다른지역보다유럽으로늘려주기를요청했으며시기도 2017 년보다앞당겨달라고했다. 국제유가는 2014 년 6월부터서서히하락기조에들어가기시작해 2014 년 10월부터본격적으로급락하기시작했으며 2014 년 11월 27일 OPEC 회의에서사우디아라비아등주요회원국들이약 3,000만배럴의산유량유지를결정함으로써국제유가는더욱하락하는결과를가져왔다. 전체적으로최근유가급락의배경에는공급초과와세계원유수요감소라는커다란경제적요인이자리잡고있다. 즉, 2007년 400만배럴에불과하던미국의원유생산량이 2014 년현재 900만배럴로증가했으며이가운데대부분이셰일오일로세계원유시장의공급초과를가져온주원인이었다. 최근국제유가급락에대한비경제적설명가운데한가지가사우디아라비아가미국의셰일산업에타격을가하기위한것이라는소위사우디아라비아의미국공격설이다. 바로이러한이유로 2014 년 11월 27일 OPEC 회의에서사우디아라비아는이란과베네수엘라등생산량감축을주장하는국가들의요청을일축하고생산량유지를결정했다고한다. 원래사우디아라비아와미국은에너지문제에관해서는전통적으로협력해왔으나미국이셰일오일생산국으로등장하면서경쟁관계로변모했다고보는주장들도뒤따른다. 사우디아라비아와 OPEC은가격보다는시장점유율이중요하다고보고미국의셰일업체들이한계생산비용이하로가격이내려갈때까지압력을계속해미국셰일업체들의도산과생산량감소로인해자연스럽게다시원유가격이올라가기를기다리는전략을펼치고있다고한다. 이러한견해들은일견상식에 156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가장부합하고실제로많은언론보도가이러한방향으로초점을맞추고있다. 그렇다면향후국제유가를결정하는결정적요인은미국셰일업체들이어떤시점에경제성을잃고생산량을줄이기시작하느냐가될것이다. 최근국제유가급락의복잡성은러시아의반응을보면잘드러난다. 러시아는국제유가하락의초기국면부터유가하락의배경에미국과사우디아라비아가공모하고있다는주장을지속해서펴고있다. 러시아는최근유가하락이사우디아라비아가미국의지원으로주로이란과러시아를주된공격목표로하는데서비롯하고있다고보고있다. 이른바 러시아공격설 이다. 러시아공격설의단초가된것은 2014 년 9월 11일존케리미국국무장관의사우디아라비아방문과이때맺은몇가지협약때문이다. 두가지중요한결과가있었는데, 첫째는러시아-이란 -이라크-시리아로이어지는종교적으로시아파로묶이는국가들을겨냥하는것인동시에러시아가지원하는대유럽수출용송유관구축을차단하는것에관련돼있다. 두번째는사우디아라비아가미국에공급하고있는원유를대폭할인한가격으로공급한다는내용이다. 러시아가냉전시기부터중동에서유일하게해군기지를유지하고있는시리아문제를두고미국 사우디아라비아와러시아 시리아 이란 이 미국루이지애나주에있는사빈패스 (Sabin Pass) 터미널모습 출처 : www.hdrinc.com 제 2 장경제와자원 러시아경제 157

라크가경쟁구도를형성하고있음을알수있으며사우디아라비아가시리아문제해결을위해미국의지원을절실히요청하고있음을알수있는대목이다. 2014 년말이라크에서미국이철군을결정함과동시에이라크는특히쿠르드자치지역내석유생산이급격히늘면서쿠르드지역석유확보를위한강대국간의치열한각축이벌어지고있다. 러시아가이라크의석유를차지하기위한움직임이활발한가운데사우디아라비아는러시아가주도하여이라크, 이란의석유를중요한운송로가통과하는시리아를통해유럽으로공급하는상황을크게우려하고있다. 따라서사우디아라비아의러시아공격설또는사우디아라비아 미국유가급락공모설의근본원인은이처럼중동가스와원유의대유럽공급을둘러싼러시아와사우디아라비아간의각축전이다. 이란, 이라크의가스와원유를유럽까지공급하는방안은 20여년동안논의된사안이다. 유럽은러시아가스에 36%, 원유에 20% 정도의존하고있는가운데러시아에너지의존도를줄이는방안으로 남부회랑 (Southern Corridor) 정책을제시해왔다. 이경우주요공급국은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 이란, 이라크등이다. 러시아는유럽이러시아를통하지않고아제르바이잔과투르크메니스탄에서직접가스를구매하는것을사활을걸고차단해왔으며, 이제는이란과이라크의원유와가스의유럽공급을두고사활을건싸움을벌이고있다. 시리아사태의본질은바로이러한에너지운송로를둘러싼각축전에있다. 미국 중동 러시아 3대생산국간에치열한각축은동북아시아지역에서도일어나고있다. 동북아지역에는세계최대 LNG 수요국들이집중되어있다. 한국과중국, 일본, 대만 4개국이세계 LNG 수입의 61% 를차지한다. 세계석유시장도아시아를중심으로개편중이다. 2011 년기준아시아석유수요는 19.2 백만 b/d로세계전체의 22%, 그중동북아 3개국은 16.3 백만 b/ d로세계전체의 19% 를차지한다. 동북아지역은전통적으로중동원유와가스에의존해왔다. 러시아는중동에의존해있는한 중 일에너지시장공략을위해 1990년대중반부터많은공을들여왔다. 흔히동부가스프로그 158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램으로알려진러시아의아시아에너지전략이처음으로구체적인결과를가져온시기는 2009~2010 년이었다. 동시베리아 -태평양송유관 (ESPO) 개통으로 600,000배럴의석유를태평양항구를통해아시아국가들에수출하게된것과사할린남부의 LNG 수출기지를통해최초로 LNG를수출하게된것이다. ESPO는같은등급의중동산원유를대체하는효과와함께아시아시장에서중동, 북아프리카, 중남미석유의경쟁력을크게떨어뜨릴것으로예측되었다. 러시아산 ESPO가선적되는북태평양항구코즈미노에서중국과한국, 일본등동북아시아시장수송에걸리는항해시간은 5일정도로중동등지에서이시장에도착하기위해필요한 2주이상의시간보다수송기간이훨씬더짧아유리한입장이다. 현재중동에서동북아지역으로수출하는가스는 46.8bcm으로상당하지만, 러시아에서동북아지역으로수출되는가스는 16bcm에불과하다. 2013~2014 년러시아의아시아원유가스수출은확산단계에들어간다. 2012년 12월 24일동시베리아 -태평양송유관 (ESPO) 2단계구간이예정보다 1년정도공정을앞당겨완공하게됐으며 2013년 3월 22일시진핑중국국가주석은취임후첫방문지로러시아를선택했다. 시진핑과푸틴두정상간에합의된사항가운데가장시선을끄는것은중국이 2018 년까지 1 일약 100만배럴의석유를수입하게되어독일을제치고러시아석유의최대수입국이된다는내용이다. 현재러시아의아시아석유수출은 120만배럴에달한다. 2014년 5월과 11월러시아와중국은가스수출에대해각각 38bcm, 30bcm의가스관공급계약을체결함으로써기존사할린 LNG 14bcm과합치면약 82bcm이 2020년정도면공급될예정이다. 현재의미국셰일혁명추세가계속된다면미국의대아시아 LNG 수출은우려와는달리현재한 중 일이구매하고있는천연가스가격보다낮은가격으로 50bcm을수출하여시장의 20% 정도를차지할것으로보인다. 미국의천연가스수출은 2018 년이후본격화할것이다. LG경제연구원은미국의에너지정보청을인용해 2020년미국의 LNG 수출량이 58.9bcm 에이를것으로예측된다고말하고있다. 미국 LNG 수출의주요구매국은유럽보다는 제 2 장경제와자원 러시아경제 159

아시아국가들, 특히일본이될가능성이크다. 미국과같은가격경쟁력있는공급자가늘어나면서아시아가다른지역에비해비싼가격으로원유와천연가스를수입하는고질적상황인이른바아시아프리미엄이개선될수있을것으로기대된다. 최근셰일혁명으로인한지정학변화의가장큰맥락은미 일협력과중 러협력의양대축이다. 에너지안보의관점에서볼때, 한국도북미셰일가스와러시아의동시베리아를모두포괄하는수입국다변화를통해에너지안보를획기적으로개선할필요가있다. 한국은지정학적이점과한반도의상황을고려해양대축을모두아우르고연결하는역할을해야할것이다. (2015 년 3 월 16 일제 311 호 ) 160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한국과유라시아경제 27. 유라시아에연착륙하기 _ 김근식 / 163 28. 사하 ( 야쿠티야 ) 공화국의남부야쿠티야프로젝트와한국의진출방안 _ 이경완 / 167 29. 시베리아 극동지역농림업발전전망과협력방안 _ 원석범 / 170 30. 시베리아의힘 가스관, 어디로달려가는가?_ 윤성학 / 173 31. 나진-하산프로젝트 TKR-TSR 연결사업과 SRX 사업의시범사례 _ 나희승 / 177 32. 아랄해고갈과중앙아시아경관의변화 _ 이채문 / 181

27. 유라시아에연착륙하기 김근식 중앙대학교러시아문학과교수 창조경제시대를맞이하여유라시아튀르크민족 (Turks) 국가들의중요성이부각되고있다. 유라시아대륙의튀르크국가들은금은, 천연가스, 석유등의자원부국으로 21세기에재편된국제무대에서정치적, 경제적신흥강국으로자리매김하고있다. 이들유라시아국가는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등 CIS 국가들을비롯하여러시아연방내알타이, 사하, 바시키르, 타타르스탄공화국을일컫는다. 이지역은극동에서동북아시아, 중앙아시아를지나동서양이만나는터키까지하나의벨트를형성하기때문에이른바 튀르크벨트 라고칭할수있다. 이지역내부적으로튀르크벨트권에속한민족들은기원전 9세기부터지난 20세기까지중앙아시아를중심으로극동과중국, 인도, 중동아시아, 유럽까지진출하며마흔여섯차례나거대한세계제국을만들었던과거의튀르크족의영광을재현하고지난수세기동안서구열강에의해위축된민족정체성을찾아국민적자존감을회복하려고시도하고있다. 또대외적인면에서이들국가는유라시아대륙과유럽변방까지흩어져있는튀르크계민족들을유기적으로융합시켜정치 문화 경제적으로연대하려는움직임을점차적으로보여주고있다. 이러한융합은과거실크로드의주역이었던이들튀르크족이소비에트해체의공백을딛고풍부한자원을활용해 21세기적패러다임의실크로드를재구성하려는시도와도무관치않다. 맏형노 제 2 장경제와자원 한국과유라시아경제 163

릇을하려던터키주도로이뤄지고있는튀르크벨트권 형제 국가간의무비자자유왕래선언은 21세기실크로드건설을위한정치적포석이될수있다. 또튀르크벨트국가들사이에서왕성하게벌어지고있는구비서사시또는영웅서사시복원과오랫동안기억에서잊힌수많은무형문화유산을발굴하여유네스코세계유산에등재하려는운동은사라진실크로드의복원처럼화려했던과거의영광을복원해보려는운동이라할수있다. 정체성회복을위한공식적시도는튀르크족들의구비서사시와같은무형문화재복원과관련한 2013년야쿠티야의영웅서사시 올롱호 관련국제회의 (International Scientific Conference Yakut Heroic Epos Olonkho - A Masterpiece of Oral and Intangible Heritage of Humanity in the Context of World Epic Held by the Government of the Republic of Sakha) 와 9~10 세기이란및서북아시아를제패했던가즈네비즈시대의영광을기리기위한투르크메니스탄의국제학술대회 (International Scientific Conference on The Turkmen Literature of Gaznavids Epoch and World Spiritual Culture Held According to the Decree of the President of Turkmenistan) 등을통해간파할수있을것이다. 한편전세계국가들과의무역에서미래번영의활로를찾아야하는한국은 FTA 시대를맞이하여한국의위치에서동남아시아와대칭축을이루는이들서북아시아 ( 세계기준에서는중앙아시아 ) 튀르크벨트국가간의연대와실크로드복원같은정체성찾기운동에동참할수있는정치 문화 경제 학문적명분과관계설정이그어느때보다절실히요구되고있다. 특히, 정치적으로는북한과의통일을앞둔시점에서북한과친교를맺고있는구공산권국가들의외교적지지확보와함께경제적으로는한국의무역경쟁국인중국, 일본과의시장각축전에서우위를차지하기위해튀르크벨트국가들과의우호협력이절실한시기이기때문이다. 그러나튀르크벨트국가들과의상호이해라는인프라가구축되지않은정치 경제협력관계는오직실리만을추구하다상호신뢰는결여되는불안정한관계로배척당할위험의소지가있다. 그런선례는과거일본이세계인들의눈에 경제적동물 164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2014 년여름필자는유라시아대륙의한부분을이루는알타이를방문했다. 출처 : 필자제공 (economic animal) 로비하됐던사실에서찾을수있을것이다. 개인적인간관계에서와같이국가간의관계에서도가장중요한것은졸부근성의실리만을위한접근이아니라상호신뢰와상호이해를바탕으로한진정성있는우호관계가수반되어야한다. 더나아가서유라시아튀르크벨트국가들과의상호이해공감대형성과문화적유대감의결성이라는인프라구축은한국이이들국가로진출할수있는안정된교두보를확보하는것과같은무형의투자로볼수있을것이다. 문화적유대감이라고해서단순히민속예술이나무용공연같은진부한볼거리의교류로이루어지는것이아니다. 그곳을가면알리셰르나보이, 티무르, 마흐툼굴리, 마나스등과같이그들이자부하는시인, 지도자, 교육자, 서사시와같은무형의유산들을함께공유하고그것들과우리의관계를정립하여상호친연성을알리는과정에서그들과의형제적동질성을확보할수있을것이다. 누가형이고아우인지는모르겠지만, 적어도수천, 수만년전에그들과우리는한형제였던사실을증명하는것은이젠유라시아가우리에게열려있는공간인만큼더는접근불가능한문제가아니다. 과거어느한시점부터, 특히우리가중국으로부터한자를차용하기시작 제 2 장경제와자원 한국과유라시아경제 165

한이후부터급격히소원해져갔던그들과의잃어버린기억을찾아내는일이야말로우리인문학자들이앞장서서풀어야할과제일것이다. 또저들과우리가잃어버린과거의기억을되찾는일은우리들의과거와현재와새로운차원의미래를이어주는역사적 문화적가교역할을할뿐만아니라, 유라시아국가들과한국이필연적으로가까워져야하는이론적토대를만들어줄것이다. 그렇다면그들과우리사이에는서로이야기할수있는스토리텔링이만들어지는것이며, 서로간의교감이자연스레형성되어그들과우리가여러방면에서교류할수있는값진무형의교두보가확보되는것이다. 진정한창조경제의유라시아시대를맞이하기위해서이와같은인문학적기초공사가이루어지길바란다. (2014 년 9 월 1 일제 283 호 ) 166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28. 사하 ( 야쿠티야 ) 공화국의남부야쿠티야프로젝트와한국의진출방안 이경완 한림대학교러시아연구소연구교수 남부야쿠티야프로젝트의현황과전망 러시아연방정부와사하 ( 야쿠티야 ) 공화국정부는사하 ( 야쿠티야 ) 공화국의남부야쿠티야에부존하는수력자원, 유용광물자원 ( 천연가스, 인회석, 석탄, 철광, 우라늄광등 ) 의채굴업과가공산업을토대로 남부야쿠티야종합개발 (Комплексное развитие Южной Якутии) 프로젝트를수립했다. 이프로젝트의목표는남부야쿠티야의사회 경제발전과러시아극동지방에대규모산업지역형성이며, 사업은 2009~2013 년에 1단계를거쳐 2013~2025 년에 2단계가진행되고있는것으로추정된다. 1단계사업은칸쿤수력발전소프로젝트계획서작성및전력생산체계설계, 생산기업을위한외부전력공급설비에대한프로젝트계획서작성, 자동차도로프로젝트계획서작성, 철도프로젝트계획서작성, 이나글린석탄단지건설등이었고, 2단계사업은 2013~2015 년동안인프라건설을완료하고 2016~2025 년기본산업설비를도입하여가동할계획이다. 기본산업설비로는엘콘제련산업단지, 남부야쿠티야제련산업통합, 야쿠티야가스채굴센터가포함된다. 이프로젝트에참여하는러시아정부와기업은 남부야쿠티야개발공사 (Корпорации развития Южной Якутия) 로이프로젝트에참여하는이해당사자들간의원활한소통과협력을중개하는조정자역할을맡고있 제 2 장경제와자원 한국과유라시아경제 167

다. 투자자는 러시아투자기금 (Инвестфонд РФ) 을매개로러시아연방, 루스기드로 (РусГидро), 알로사 (АК АЛРОСА ), 우라늄기업 АРМЗ (Атомредметзолото), 석탄기업 콜마르 (Колмар) 등이다. 이투자자들은 2012년 11월기준으로총 248억루블을투자했고그중러시아투자기금의투자액은 74억루블이상이었다. 그리고정부측에서는사하 ( 야쿠티야 ) 공화국정부가참여하여노동인력의양성과유치를책임지고있다. 남부야쿠티야프로젝트에한국관 산 학협력체의참여방안 남부야쿠티야프로젝트는러시아연방정부의극동개발전략에서도핵심프로젝트중하나이며, 2000년대에접어들면서한국, 중국, 일본정부는이프로젝트에포함된가스전개발을학수고대했다. 그러나러시아국내의자연적, 정치적, 행정적, 경제적, 사회제도적장애요인들과동북아국가들에산적한국내외장애요인들, 특히국제적인에너지협력의실패로말미암아 남부야쿠티야종합개발 프로젝트 출처 : talk-s.ru/projects/iv-of/files/02_dv_yak.ppt 168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이프로젝트의실현가능성에필자는여전히의구심이들고있다. 가스프롬이 2016 년에코빅타, 차얀다가스전의본격적인개발에착수할계획이지만, 동북아투자자들의유치와가스판매망및시장확보가없이는가스프롬의개발계획도물거품이될것이다. 필자가보기에이프로젝트가성공하려면러시아연방정부와사하 ( 야쿠티야 ) 공화국정부는지속적인인구증가와경제인구증대, 사회유출감소를최우선과제로삼고이를위한중장기전략을세워서충실하게수행해야할것이다. 동시에남부야쿠티야프로젝트에투입될인력확보를위해동프로젝트에참여하는모든국내외기업들의연구인력과숙련된노동력을유입하는것이다. 러시아, 중국, 한국, 일본기업들의노동인력유입과그들을통한러시아인인력양성을병행하여추진하기를바란다. 한국의경우관 산 학협력체를구성하여남부야쿠티야프로젝트에참여하는한국기업의인력투입과현지인력양성지원사업을체계적으로추진하고, 동북아국가들과협력체를구성하여공동진출하는것이더효과적이고안전할것으로보인다. 사하 ( 야쿠티야 ) 공화국정부가추진하는주민의삶의질개선을위한수질개선, 생활쓰레기분리수거와재활용, 재생에너지개발, 에너지절약및효율개선프로젝트에도한국지자체, 해당부문기업, 연구기관들이공동으로참여하는것도바람직할것이다. 한국의관 산 학협력체가국내외관계기관과협력하여남부야쿠티야주민들의생활여건개선과프로젝트투입인력의확보와지속적인양성, 직원의안전한생활환경보장에이바지한다면한국의에너지안보증대뿐아니라동북아에너지협력의강화및지속가능한에너지개발도실현가능해질것이다. (2014 년 5 월 19 일제 268 호 ) 제 2 장경제와자원 한국과유라시아경제 169

29. 시베리아 극동지역농림업발전전망과협력방안 원석범 한림대학교러시아연구소연구교수 극동 바이칼지역사회 경제발전프로그램 최근러시아정부는낙후된극동지역을개발하기위해많은노력을기울이고있다. 2012년극동개발부를출범시키고지역개발에대규모국비를투입하고있으며, 다양한발전프로그램을실행중이다. 특히 2013년 3월 29일 러시아연방명령 466-p 로제정된러시아연방국가프로그램 극동바이칼지역사회 경제발전 을올해부터시행하고있으며, 이중농림업과관련해서는세부프로그램 3 극동 바이칼지역농업종합발전 과세부프로그램 5 극동 바이칼지역임업종합발전 을진행중이다. 다양한잠재력을보유하고있는러시아는국가차원의지속가능한발전방안을강구해야하는상황이지만국가의지원만으로는한계가있으며민간투자유치없이는장기적발전을이룩하기힘들다. 러시아정부는이러한문제점을인식하고외국인투자를비롯해민간투자유치를위한환경조성에노력하고있지만, 산적한다양한문제로말미암아극동지역의외국자본유치는매우어려운상황이다. 러시아에진출했거나진출을원하는우리농업기업들의경우도기후변동에따른생산성저하문제보다는현지법인설립, 토지확보등러시아의복잡한행정절차에더큰어려움을호소하고있다. 러시아는투자자에게유리한행정지원과각종인허가서류절차의간소화등제도적지원과함께다양한교통망확충을통해물류체계를개혁해야하 170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아무르콩클러스터 출처 : www.livejournal.com 며, 특히극동지역인력수급안정화를위한지역인구문제해결에근본대책을마련해야한다. 이를위해서는우선극동지역주민의생활수준을향상해인구유출을막아인적자원이지속해서양성될수있는여건이조성되어야한다. 대러시아농림업협력방안 한편우리나라는경우곡물자급률이 22.8%(2012 년기준 ) 밖에되지않아안정적곡물확보를위한노력이시급하다. 현재진행되고있는해외농업개발사업등의성공사례를적극적으로홍보해기후온난화등으로인한식량수급의불확실성을해결하는방안의일환으로러시아진출을적극적으로고려해야하는데, 이는양국의다양한협력관계강화에이바지하게될것이다. 또러시아극동 시베리아연방관구는러시아전체산림면적의 74% 를차 제 2 장경제와자원 한국과유라시아경제 171

지하고있고전체목재량의 65% 를보유하고있는지역으로임업잠재가치가매우높다. 러시아는그동안의산림경영부실로개발의비효율성을재고하고원목생산지내에서직접목재를가공할수있는대규모생산단지를조성해부가가치가높은가공품을수출할수있는여건을마련하려노력하고있다. 우리의고급인력과높은가공기술은러시아임산업발달에기여가치가매우높다. 따라서급변하는국제목재시장에적극대응하는방안으로극동시베리아지역의산림개발에지속해서참여할수있다면국내목재수급안정화에크게이바지할수있는만큼국가차원에서러시아와의구체적인산림협력방안을활발하게진행해야할시점이다. 러시아는분명히농림업분야의잠재력이높은국가이다. 앞으로다양한진출로모색을위한분석과연구가지속되어야하며, 극동지역발전에이바지할수있는우리의역할을찾아봐야할것이다. 분명한것은극동지역개발을위한러시아정부의강력한의지가있으며, 해외투자자본유치등을위한다양한지원정책이마련되고있다는점으로, 이는앞으로우리가예의주시해야할부분이다. (2014 년 8 월 25 일제 282 호 ) 172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30. 시베리아의힘 가스관, 어디로달려가는가? 윤성학 고려대학교러시아 CIS 연구소연구교수 시베리아의힘 (Сила Сибири) 가스관은결국중국으로달려가기로결정됐다. 2014 년 9월 1일사하공화국수도야쿠츠크에서푸틴러시아대통령과장가오리 ( 張高麗 ) 중국공산당상무위원이참석한가운데 시베리아의힘 가스관기공식이열렸다. 시베리아의힘 가스관은시베리아이르쿠츠크의 코빅타 와사하공화국 차얀다 등 2개대형가스전에서생산되는가스를태평양연안의극동지역까지운송하는총연장약 4,000km의파이프라인이다. 중국은러시아국경까지가스관을건설하여 2019년부터가스를공급받을예정이다. 러시아와중국은 2014 년 5월시진핑중국국가주석과푸틴대통령의상하이정상회담을계기로 10년넘게끌어온극동지역에대한대규모천연가스공급계약을체결했다. 이계약에따라러시아는 30년동안중국에연간 380억m3의천연가스를공급하기로했다. 전체계약액은 4천억달러 ( 약 405 조원 ) 에이르는것으로알려졌다. 시베리아의힘 가스관이중국으로연결되는것으로결정되면서 2011 년 8 월메드베데프러시아대통령과김정일북한국방위원장간의시베리아울란우데정상회담에서북한경유가스관연결을위한 MOU 체결이후기대됐던남 북 러가스관은거의물건너가버렸다. 한국과러시아는북한이라는정치적변수를넘어서지못했던것이다. 2011 년김정일이갑자기사망하고김정은체제가들어서는어수선한과정에서북한을가스관건설에참 제 2 장경제와자원 한국과유라시아경제 173

여시킬기회를잃어버린것이결정적인이유라고할수있다. 하지만 시베리아의힘 가스관의방향을한국으로돌릴기회는완전히끝난것은아니다. 러시아내부에서도 시베리아의힘 가스관의중국행결정에대해불만이남아있다. 푸틴의정적으로석유재벌이었던미하일호도르콥스키는 시베리아의힘 가스관이 단지우크라이나와갈등중인유럽에다른대안이있음을보여주기위한대외과시용결정이었으며경제적실리는없다 고지적했다. 실제로러시아와중국은 시베리아의힘 가스관노선과공급물량은결정했지만, 가장중요한가격은여전히타결짓지못하고있다. 중국은중앙아시아에서공급받는것과같은가스가격을요구하고있으며러시아는유가와연동하여가격이결정돼야한다는주장을굳히지않고있다. 가스프롬의재정보고서자료는시베리아가스생산가격은세제곱미터당 640달러로보고있다. 이가격은중앙아시아가공급하는가격의거의두배에이르고있기때문에중국과러시아의가스가격합의도달이쉽지가않을것이다. 러시아가가격문제로말미암아중국과의협상타결에실패한다면그대안은한국이될수밖에없다. 한국이지금수입하는중동산가스가격은러시아가희망하는숫자이기때문이다. 러시아의입장에서도한국시장을먼저선점한다면중국에대한가스협상에서도유리한고지를점할수있다는장점이있다. 러시아로서는가능하다면먼저한국과의장기공급계약을바탕으로중국과일본등동북아시장에진출하는것이유리하다. 최근러시아는다시북한경유가스관문제에조심스럽게접근하고있다. 러시아국가두마 ( 하원 ) 예산위원회는 2014 년 3월 19일소련시절북한이진빚을탕감하는협의서비준의견을본회의에제출했는데, 북한이러시아에진차관규모는전체 109억6천만달러로이중 90% 가탕감되고남은 10% 는북한영토에서실행되는공동경제프로젝트에들어가는비용으로충당될전망 이라고보도됐다. 이와관련해러시아재정부는러 조공동경제프로젝트는에너지부, 보건부, 식품안전부가관여해추진될것이며가장유망한프로젝트는러시아가스회사가북한시장진출여부를검토하고있으며북한 174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시베리아의힘 가스관 출처 : www.vestifinance.ru 지역에가스관건설을위해당국과논의중이다 고언급했다. 러시아입장에서는한국가스시장은결코포기할수없는시장이다. 2013년러시아경제는셰일가스여파로성장률이 1% 대로하락했다. 지금유럽시장에는미국수출용으로생산됐다가판매처를찾지못해현물시장으로쏟아져들어오고있는값싼중동산 LNG로가스가격이크게하락하고있다. 다니엘예긴 (Daniel Yergin) 은중기적전망으로볼때셰일혁명으로가스가격이석유가격에구애받지않는국제가스시장을형성하게될것으로보고있다. 이러한추세는국제유가와연동된가격으로장기가스수출계약을맺어온러시아의대유럽시장입지를뿌리부터흔들어놓을것이다. 러시아는천연가스의가격경쟁력을저해하는 유가연동제 폐지, 가스프롬 제 2 장경제와자원 한국과유라시아경제 175

의구조개혁등에나서는한편유럽시장을대신하는동아시아시장진출을더적극적으로추진하고있다. 한국의입장에서도지속적이며안정적인에너지공급과남 북 러관계개선에가스관사업을더적극적으로활용할필요가있다. 최근우리정부는발전원료에서원자력비중을절대적으로줄여나가겠다는제2차국가에너지기본계획방향을제시했는데, 러시아가스는친환경적인자원으로그대안이될수있다. 에너지안보차원에서도 LNG 위주의일방적인가스수급체계는바람직하지않으며러시아산천연가스를통해공급안정성과다양성, 합리적인가격메커니즘을구성할수있다. 더나아가한국정부는러시아천연가스를받아들이면서이를계기로러시아와 FTA를적극적으로추진하는것이바람직하다. 한 러 FTA는교착에빠진러시아천연가스도입에유리한환경을제공할수있다. 러시아도한국에대규모가스공급을추진하려면제도적측면에서나전략적으로한 러 FTA가필요하다는것을분명히주시해야할것이다. 한국과러시아양국은단순한원자재와소비재를사고파는전통적교역형태를벗어나자원, 인프라, 첨단산업과혁신분야등에서협력방안을추진해야하며이를위해한 러 FTA라는제도는필수적인조건이다. 한국은러시아와 FTA를통해다른어떤국가보다먼저극동과시베리아에진출하여이지역을선점하는것이국가전략상으로매우중요하다. 극동지역에서한국의경제영토가확대되고러시아와의협력이강화된다면북한을포함한동아시아지역에서평화와번영에큰도움이될것이다. (2014 년 10 월 13 일제 289 호 ) 176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31. 나진 - 하산프로젝트 TKR-TSR 연결사업과 SRX 사업의시범사례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연구부장 최근추진중인남 북 러간나진-하산프로젝트는한반도종단철도 (TKR)-시베리아횡단철도 (TSR) 연결사업과실크로드익스프레스 (SRX) 사업의시범사례다. 바로이사업의일환으로서시베리아의유연탄을나진항을거쳐포항으로운송하는시범사업이지난 23일시작됐다. 러시아산석탄 40,500톤이지난 23일블라디보스토크에서출발하여 24일나진항에도착했다. 총액 400만달러의석탄은환적과통관절차를거쳐중국국적의 56,000톤급벌크선에실려 28일나진항을출발하여 29일포항에도착했다. TKR-TSR 을이용한완전한철도운송은아니지만, 해운과철도가결합한 SEA & RAIL형유라시아복합물류운송을남 북 러 3자간에추진하는데에큰의미가있다고할수있다. 이러한유라시아지역의물류와에너지네트워크는역내국가간물류비절감과무역확대에이바지하고, 유라시아경제권활성화에서중요한역할을할것이다. 나진-하산프로젝트는나진항제3부두에서하산까지철도 (54km) 를개보수하고, 화물터미널을건설하고화물열차를확보하여나진항과 TSR을연계하는물류사업이다. 나진-하산철도개통및운행, 부산-나진구간해상수송후 TSR 경유컨테이너물류수송 은상업적으로성공가능성이매우높은사업이다. 나진-하산프로젝트수행에따른나선지역의전략적가치를확보한다는점에서정치 경제적효과가큰사업이다. 나진항은하산을통해 TSR과연결될뿐만아니라한만 ( 韓滿 ) 철도노선의동북부종착역 제 2 장경제와자원 한국과유라시아경제 177

으로서하얼빈에서투먼방향으로운송되는화물들을국제무역과연계시키는주요항만중의하나로도기능하고있다. 현재나진항에는 3개부두에 5,000~10,000 톤급선석 15개가있으며, 안벽연장은총 2,448m에달하고있다. 부두전면수심은 11m 로 1만톤급선박이접안하는데무리가없다. 1 번, 2번부두에는주로중국측석탄을중국남방으로운송하고있으며, 3번부두에서는나진-하산프로젝트가현재진행중이다. 이번투자를통해 3번부두의부두연장과준설이이뤄졌고, 3번부두현대화를통해 5만톤급벌크선이접안할수있게됐다. 이사업은 2012년러시아석탄회사메켈이포스코측에제안한것으로 2014 년두차례에걸쳐실태조사가마무리됐다. 이번시범운행이후에는본격적인협상이진행될예정이다. 이사업은 2006년시작하면서컨테이너항으로개발될예정이었으나현재석탄벌크항으로사업모델이변경됐다. 사업초기한국이러시아지분의 40% 를인수해줄것으로예상됐으나인수요청지분은현재 49% 까지이르고있다. 특히나진-하산구간은표준궤와광궤가동시에부설된복합궤이기때문에북한과러시아국경에서환적 환승없이나진항에서바로광궤열차로운송할수있다. 따라서국경통과시간과절차를대폭줄일수있는장점이있다. 올해북과러시아는개항을위해국경통과절차간소화, 항만국제화를논의했고, 러시아는나진항을통해러시아산석탄을중국동남부로수출했다. 본사업으로연간 400만톤의화물이처리될수있으며, 컨테이너의경우초기 10만 TEU 화물을 TSR로유치할수있다. 나진-하산프로젝트가성공하려면남 북 러간협상과협력을통해 1 경쟁력있는운임구조, 2 빠른수송시간, 3 신속하고투명한통관절차, 4 풍부한항만인프라를구축해야한다. 특히한 러양측은나진-하산프로젝트항만이용료와화차임대료절감, 할인운임제적용, 빠른수송시간과통관절차간소화를통해비용과시간측면에서경쟁력높은물류서비스를제공해야한다. 이번시범운송사업은이러한선진국형물류서비스를제공하기위한환경을조성하는데에의미가있다. 나진항의본격운영을위해서는나진-하산간열차운행, 통관, 하역등각단계를최종점검할것으로보인다. 178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나진 - 하산프로젝트의경제성 ( 예시 ) 나진-하산프로젝트는남 북 러 3자모두에실익이되는사업이다. 북한은노후한철도일부를복원하여나선지역경제를활성화하고, 북 러협력강화를기대할수있다. 향후북 미관계개선에따른다자간경협사업의계기를확보할수있다. 러시아는포화상태의극동항을해결하고, TSR 경쟁력제고를통해유라시아물류망을활성화할수있고, 북 러관계를개선하고, 동북아지역에서철도 에너지대국으로서정치 경제적영향력을확대할수있다. 한국은한 러간경제협력에서새로운추동력을확보할수있을뿐아니라 3자또는다자사업을통한새로운형태의남북경협을추진할수있다. 본사업의가장큰장점은수송시간과비용절감요인에있다. 현재벌크운송을컨테이너로까지확대할경우, 부산에서모스크바까지수송시간을약 20일까지단축할수있다. 특히고부가가치화물의제고기간을 20일이상단축하는효과가있어자동차산업과연계하여많은수요를창출할것으 제 2 장경제와자원 한국과유라시아경제 179

로기대된다. 물류비측면에서고비용의극동항만을대체하고, 화차구매에따른비용절감과정시성제고등을고려할때이는상당한비교우위가아닐수없다. 이럴경우중앙아시아화물의경쟁력도대폭높아질것이다. 물류뿐만아니라중앙아시아 시베리아자원개발과연계한패키지사업을통해한반도의경쟁력제고에도많이이바지할것으로보인다. (2014 년 12 월 1 일제 296 호 ) 180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32. 아랄해고갈과중앙아시아경관의변화 이채문 경북대학교사회학과교수 2014년 11월 10~11일사이중국베이징에서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담이열렸다. 이번 APEC 회의기간중전세계인의시선을사로잡은것은베이징의스모그현상을완화하기위해현지중국인들이회의기간에는난방을못하고, 공장가동을중단시키며, 자동차를이용하지못하게한다는소식이었다. 이를통해다시한번베이징의스모그의심각성을인식하게되었고, 더나아가이제환경문제는한도시, 한국가만의문제가아니라전세계적인문제가됐음을알수있다. 이처럼환경문제의심각성을인식하면서전세계의다양한환경재앙가운데아랄해의고갈을생각하지않을수없다. 한때중앙아시아의카스피해, 북미의슈피리어호, 아프리카의빅토리아호에이어전세계 4대호수의웅장함을보여주던아랄해는이제원래호수면적의 90% 가고갈되면서배들의무덤이되고있다. 넓은지역에걸쳐아랄해가고갈되면서강바닥이드러나고, 고갈된강바닥의오염물질이아랄해를끼고있는인근카자흐스탄과우즈베키스탄만아니라키르기스스탄과투르크메니스탄, 더나아가중국, 인도, 파키스탄지역까지도영향을미치고있다는사실은환경문제가단지이웃나라의일로만치부할수없는일임을잘보여준다. 필자는이러한아랄해를직접조사하기위해 2012년 6~7월, 2014 년 1월두번에걸쳐현지조사를진행했다. 이글에서는현지조사에서목격한아랄해의고갈을간략히소개하고자한다. 아무다리야강이곧바로아랄해로 제 2 장경제와자원 한국과유라시아경제 181

아랄해의중요한물줄기인누쿠스지역아무다리야강입구표지판 출처 : 2012 년필자촬영 유입되기때문이다. 사진에서보 다시피우즈베키스탄누쿠스지 역의아무다리야강에서는대부 분지역에물이흐르지않고, 사 막식물이가득한모래만보인다. 누쿠스지역의아무다리야강에 서물이흐르는부분도강전체 에서극히일부에지나지않고, 물이흐르는지역에서도수량이 극히적음을확인할수있다. 아무다리야강을직접살펴본결과누쿠스에서강폭은약 600~800m 로 광대했지만, 현재물이흐르는지역은극히일부분에지나지않았고, 수량이 적다보니대부분흙탕물이었다. 이를확인하기위해아무다리야강을아무 다리야교량경찰의감시를받으며직접걸어보았다. 누쿠스지역에서아무 다리야강폭은매우넓었지만, 물이흐르는지역이극히적었으며, 대부분지 역에서는이미사막화가진행되어물이말라일부지역에서는강에큰나무 가자라고있는것을볼수있었다. 이는아무다리야강의고갈이거의 50 년 정도진행됐다는사실을잘보여준다. 물이없는강변지역전체는대부분 사막에서나는풀로뒤덮여있었다. 배들의무덤이된아랄해 출처 : 2012 년필자촬영 가장큰문제는과거아랄해 인근의최대항구도시무이낙이 었다. 아무다리야강의수자원고 갈과아랄해의고갈로말미암아 거의죽어가는도시가바로무이 낙이라고하면과장일까? 무이낙 으로들어가는광대한평원에끝 없이펼쳐진갈대밭만이곳이과 거호수였음을알게해준다. 182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아랄해의상황은생각보다심각했다. 엄청난면적의바다가끝없이펼쳐진사막으로변한것이다. 사막에군데군데남아있는폐선만이이곳이예전의바다라는사실을보여주고있었다. 한때세계 4대호수가운데하나로불렸던아랄해가사막으로변하는데걸린시간은 50년정도에불과했다는사실은환경변화의속도가얼마나심각하게진행될수있는지를잘보여준다. 아랄해의고갈이가져올수있는심각성을가장잘알수있는방법은과거아랄해최대항구무이낙을현재상태와비교해보는것이다. 이를위해아랄해의과거가가장잘보존된무이낙박물관을찾아관련자료를현재상태와비교해보기로했다. 사진에서보다시피과거바닷물이차있는상태의아랄해와사막으로변한현재모습을비교해보면환경이얼마나변화했는지를실감할수있다. 지금은거의문을닫은무이낙시내최대기업인어류통조림공장의현재모습과과거아랄해항구도시에서활발했던어류통조림공장의과거모습을통해아랄해의고갈이항구도시무이낙에가한충격과그여파를추측해볼수있었다. 아랄해가고갈되면서주변경관도많이바뀌었다. 무엇보다도과거의아랄해에서수분이모두고갈되면서거대한사막으로변한가운데, 아랄해주변지역에조그만호수가생겼다. 이호수로과거아랄해로흘러들던아 항구도시무이낙의현재 항구도시무이낙의과거 출처 : 2012 년필자촬영 출처 : 무이낙어류박물관 제 2 장경제와자원 한국과유라시아경제 183

아랄해서식식물삭사울 출처 : 2012 년필자촬영 무다리야강물이흘러들어오고있다. 현지조사에서이호수를확인했는데, 호수주변에는양치기가지켜보는가운데양들이물을마시는모습을볼수있었다. 그가과거의어부에서이제는목축업을하는인부로변한모습을통해아랄해의비극을실감할수있었다. 이와함께현재아랄해고갈과관련한우즈베키스탄정부의조치에대해서도현지인들에게의견을물어보았다. 그러나현지안내인들에따르면우즈베키스탄정부는아랄해의복원보다는아랄해의고갈로인한환경악화방지에관심을두고있으며, 특히광대한사막을형성하고있는아랄해고갈지역에건조지대에서잘자라는삭사울 (Saxaul) 이라는식물을이식하려고노력한다고말했다. 몽골등중앙아시아지역에서만서식하는식물인삭사울이있다는것은주변에수분이존재한다는징표이다. 삭사울은숲에서서식하기도하지만, 개별적으로자라기도한다. 따라서삭사울훼손은법으로엄격히금지되어있다고했다. 그러나조사자의입장에서볼때이러한조치 184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가과연얼마나실효성이있을지는상당히의문이었다. 이번조사를통해느낀전체적인소감은아랄해의고갈로나타나는영향의범위가매우넓다는점이었다. 아무다리야강은아프가니스탄과투르크메니스탄을통해우르겐지, 누쿠스, 쿤그라드, 무이낙을거쳐아랄해로흘러들어가게되어있다. 즉아랄해고갈과관련되는수자원부족문제는단순히우즈베키스탄에국한되는것만은아니다. 중앙아시아 5개국전체가관련된문제이며, 또단지수자원문제에국한되는것이아니라정치, 경제, 자원, 환경등모든영역에걸쳐있는다차원적이고, 중앙아전지역의문제이다. 예를들어카라칼팍스탄에서현지안내인으로연구진을안내한현지카라칼팍청년이브라기모프 (26세) 의말을따르면아프가니스탄에서농사를짓고양귀비재배를많이재배하면할수록농업용수가그만큼많이사용되기때문에아무다리야강하류우즈베키스탄의수량이줄어든다고한다. 따라서아랄해고갈문제는중앙아시아의다양한영역과결부되어있음을알수있었다. (2014 년 12 월 8 일제 297 호 ) 제 2 장경제와자원 한국과유라시아경제 185

제 3 장 사회와문화

사회 33. 2014 러시아사회문화, 애국주의와내적동원의논리 _ 라승도 / 191 34. 배워서남주자! 어느코미언어학자의열정 _ 김혜진 / 198 35. 뉴아르바트거리의상징건물매각으로본정치경제학 _ 변현섭 / 202 36. 3월 8일여성의날 : 역사와현재 _ 신동혁 / 206 37. 미국소비에트학 (Sovietology) 의사례로본용역학 (Serviceology) 적지역학의문제점 _ 구자정 / 211 38. 2014 년경제제재에필로그, 러시아국민의생각은?_ 최우익 / 218

33. 2014 러시아사회문화, 애국주의와내적동원의논리 라승도 한국외국어대학교러시아연구소 HK 연구교수 푸틴이미지와애국주의마케팅 2014년러시아는 2월 7~23일소치동계올림픽과이후터진우크라이나사태, 크림반도의러시아귀속, 서방의대러경제제재속에애국주의물결이그어느때보다도거센한해를보냈다. 애국주의물결은특히서방의대러제재국면속에서 조국의수호자 로굳게자리매김한푸틴대통령에대한높은지지율과맞물려러시아사회곳곳으로폭넓게확산했다. 푸틴대통령에대한러시아국민의비상한관심과열광적지지는 2014 년 10월여론조사에서그에대한지지율이 88% 로사상최고치를기록한데서잘알수있으며, 동시에그의대중이미지가 2014 년러시아패션과예술, 상업의아이콘으로폭넓게유포 소비된데서도확연하게드러났다. 이와관련 2014 년 6월과 8월, 10월세번에걸쳐 붉은광장 국영백화점에서열린 푸틴티셔츠 판매는러시아와서방의갈등국면속에서지지율고공행진을달리던푸틴대통령의이미지를십분활용한러시아패션계의애국주의마케팅으로서러시아안팎의시선을사로잡았다. 6월 1차 푸틴티셔츠 판매는 8~10 일 3일간열릴예정이었고티셔츠가격도최대 10만원이상호가했지만, 판매첫날매진을기록했을정도로푸틴이미지를활용한애국주의마케팅에대한대중의호응은가히폭발적이었다. 특히 푸틴티셔츠 는강인하고믿음직스러운남성성과지도자상을떠올리게하는푸틴의이 제 3 장사회와문화 사회 191

미지로디자인됐을뿐아니라, 판매장주변도러시아를대표하는자연상징물가운데하나인자작나무로장식됐으며나뭇가지에는티셔츠가 러시아산 (Made in Russia) 이라기보다는 조국산 (Made in the Motherland) 이라고강조하며애국주의정서에호소하는푯말이걸려있었다. 또두달뒤열린 8 월 2차행사는판매점창문에 푸틴티셔츠 와함께 애국자들만을위한것! 이라는문구를내걸어애국주의정서를노골적으로자극했다. 다시두달뒤 3차 푸틴티셔츠 판매행사는러시아국민의푸틴지지와애국주의정서가최고조에달했던 10월 7일푸틴대통령의 62세생일에맞춰열렸다. 같은날푸틴대통령의고향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2년전푸틴의 연성 이미지를중심으로 가장선한영혼의인간 (Человек добрейшей души) 그림전시회를열어큰반향을불러일으킨알렉세이세르기옌코 (Алексей Сергиенко) 가푸틴대통령의얼굴이미지를중심으로디자인한패션전시회를열어다시한번시선을끌었다. 특히이번전시회에서는 2014 년 8 월 12 일열린 3 차판매행사장에전시된 푸틴티셔츠 뒤로 애국자만을위한것! 이라는문구가보인다. 출처 : 2012 년필자촬영 192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조국 (Родина) 을주제로하여마트료시카와자작나무, 크레믈의별등러시아의주요상징들과함께푸틴의이미지를부각시켰다. 또모스크바에서는 헤라클래스의열두가지위업 에서영감을얻어푸틴이헤라클래스처럼악과적에맞서용감하게싸우는영웅적모습에초점을맞춘 12점의그림전시회가열렸다. 이그림들은대러경제제재를주도하는미국과유럽연합, 이에동참하는캐나다와일본을그리스신화속파충류괴물 히드라 에비유하고이들악의무리를물리치는푸틴의이미지를보여준다. 이처럼전시회는서방의대러제재로고조된반서구주의와반미주의분위기속에서푸틴대통령의강인한이미지를극대화하여그를러시아최고의애국자로부각하려는의도로기획됐다. 끝으로, 2014 년 11월제과업체 초코박스 (Шокобокс) 는앞서언급한세르기옌코의 가장선한영혼의인간 전시회에서선보인푸틴의이미지들을자사초콜릿신제품시리즈 대통령 (Президент) 의포장지디자인으로사용하면서푸틴대통령의이미지를활용한애국주의마케팅의대미를장식했다. 초코박스 는특히신제품출시에맞춰보도자료를내고자사제품을사먹으면러시아국내총생산 (GDP) 증대에이바지할것이라고강조했다. 이처럼푸틴대통령은패션과예술에서는물론, 상업에서도 2014 년러시아최고의애국주의아이콘이됐다. 훈타의친구들 과 제 5 열 한편 2014 년 8월 17일국영방송사 NTV는우크라이나사태와관련하여뉴스쇼 직업 : 기자 에서다큐프로그램 훈타의친구 13명 을내보냈고다시 2주후 8월 31일에는 훈타의친구 17명 을속편으로내보내며반정부성향의정치 문화계인사들에대한흑색선전과인신공격을노골화했다. 훈타 (Hunta) 란쿠데타발생이후등장하는정치체제를가리키는데, NTV 등러시아친정부매체는 2014년 2월빅토르야누코비치우크라이나대통령을축출하고집권한불법세력 ( 과그연장선에서현정권 ) 을가리켜 훈타 라고 제 3 장사회와문화 사회 193

부른다. 이와관련 NTV는크림귀속과우크라이나동부의친러반군지원등푸틴대통령의대우크라이나정책에대해공공연히비판하고반대하는러시아문화계인사들을 훈타의친구들, 즉 우크라이나의친구들 이라고부르며 반애국자 이자 내부의적 으로낙인찍었다. 8월 17일첫방송에서는러시아사람들의사랑을한몸에받았던록그룹 타임머신 의간판안드레이마카레비치가 훈타의친구들 가운데서대표인물로지목됐다. 또 8월 31일두번째방송에서는야권언론인올레크카신, 힙합가수 노이즈 MC, 작가드미트리비코프, 정치평론가스타니슬라프벨콥스키, 야당정치인일리야포노마료프등이 우크라이나의친구들 이자 내부의적 으로규정됐다. 러시아정치권도마카레비치가 ( 친 ) 우크라이나관객들앞에서공연하는등 배신자 로서확실히적의편에서있으므로러시아에서그의공연활동을금지해야하고더나아가그가지금까지받은국가훈장과상도모두몰수해야한다고주장했다. 특히야당인공산당은마카레비치처럼우크라이나에동조하는러시아문화예술계인사들의공연을금지하는법제정을청원하는서명운동에나서기도했다. 여기서주목할점은 NTV가반정부인사들을표적으로삼아 훈타의친구들 을기획하여 2회에걸쳐내보낸일이 2012년 10월 시위의해부 프로그램을 2회에걸쳐제작, 방송한정치적의도와크게다르지않았다는것이다. 시위의해부 는 2011 년 12월에서 2012년 2월까지포스트소비에트시대최대규모로벌어진반정부, 반푸틴시위주도자들을표적으로삼았다. 푸틴정권에큰위기감을심어줬던러시아야권은이방송이후입지가대폭줄어들었다. 당시 NTV는보리스넴초프와세르게이우달초프등에관한사실왜곡과허위정보를통해러시아야권인사들이서구의자금과조종아래활동하는 반애국자 이자 내부의적 이라고선전하여반푸틴야권진영붕괴에크게일조했다. 이처럼 2014 년은러시아정부의애국주의주도정책아래문화와미디어전쟁이내외부의적들을상대로더욱강화됐다. 이런가운데반정부성향의문화계인사들의활동을제한하는법안도실제로발의됐다. 또푸틴대통령 194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은 2014 년 11 월타스통신과의인터뷰에서반정부인사등이른바 내부의 적 들을넌지시가리키며러시아에서방의지시를받고암약하는 제 5 열 이 존재한다고밝히기도했다. 소비에트노스탤지어 우크라이나사태와서방의대러제재로더욱고조된애국주의물결은소련시절을그리워하고소련붕괴를아쉬워하는 소비에트노스탤지어 가러시아인들의의식속에아직도적잖게남아있는현상과도무관치않았다. 2014 년 11월 레바다센터 조사결과를보면, 러시아인 54% 는소련붕괴를여전히아쉬워했다. 이러한수치는소련붕괴직후인 1992년 66%, 특히푸틴이대통령으로취임한 2000년약 74% 와비교하면소련붕괴를아쉬워하는사람의비율이지난 15년간 20% 줄어들었지만, 아직도소련붕괴를아쉬워하고소련시절을그리워하는러시아인이적잖은것을알수있다. 특히러시아인약 30% 는당시러시아와우크라이나, 벨라루스지도자들의무책임하고근거없는소련해체합의를소련의붕괴원인으로꼽았으며, 28% 는소련에적대적인외세의음모를원인으로지목했다. 이와함께소비에트노스탤지어현상이러시아사회에적잖이남아있기는하지만, 과거소련시절의 민족우호 와는거리가먼배타적민족주의정서가확산되고있는가운데중앙아시아와캅카스출신자들의러시아내존재를원치않는사람들의비중도날로커지고있는것으로나타났다. 애국주의와전기영화 애국주의는 2012년푸틴대통령집권 3기를전후로해마다제작되어나오고있는러시아 전기영화 (Biopic) 붐에서도두드러졌다. 특히 2014 년개봉한글레프오를로프 (Глеб Орлов) 의영화포두브니 (Поддубны)( 영화제목표기법은?) 는 1871 년제정러시아에서태어나 1949년소련에서생을마감한 제 3 장사회와문화 사회 195

세계레슬링계의전설이반포두브니 (Иван Поддубны) 의영웅적일대기를그린작품으로, 러시아의크림병합과서방의대러제재국면에서개봉돼다른전기영화들보다훨씬더많은시대적, 문화적의미가있었다. 이영화에서는포두브니가현재의우크라이나자포로지예카자크집안에서태어나어린시절을보냈고청년시절에는크림의세바스토폴과페오도시야항구에서짐꾼으로일했다는사실등이자세히묘사돼있다. 이처럼포두브니에서우크라이나가러시아제국의일부였던역사적사실이강조되자우크라이나는자국역사와관련된다른러시아영화들과마찬가지로이영화도자국내상영을금지했다. 반면러시아에서포두브니는애국주의물결에힘입어인기몰이를하며흥행에성공했다. 또영화속에서유럽선수들이온갖반칙과음모를서슴지않고포두브니를쓰러뜨리려고했던장면들은유럽연합의대러제재와관련한반서구주의정서속에러시아관객들의공분을살만했다. 포두브니를주인공으로삼은전기영화제작과 영화 포두브니 에서주인공 이반포두브니 의모습 출처 : www.ruskino.ru 196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개봉은애국주의가그어느때보다필요한시점에나왔다는점에서도, 그가미국을등지고조국소련으로돌아오는모습이강조되는점에서도, 육체와정신모두에걸쳐그의강인한남성적이미지가푸틴대통령의이미지와중첩된다는점에서도오늘날러시아정부의애국주의문화정책과국민통합노력에충분히부응했다고할수있다. 2014 년 11월초소치 발다이클럽 포럼에서뱌체슬라프볼로딘 (Вячеслав Володин) 러시아대통령행정실제1부실장은 푸틴없이는러시아도없다 고말해큰반향을불러일으켰다. 이말에서짐작할수있듯이, 이제러시아에서 푸틴은우리의모든것 (Путин - наше всё) 이되고있다. 이는러시아의현재와미래가모두푸틴한사람에좌우되거나몰입되고있는현상을방증한다. 이러한푸틴몰입현상과함께애국주의물결도오는 5월 9일대조국전쟁 (2차대전 ) 승리 70주년을맞아더욱거세질것으로보인다. 또최근스몰렌스크주뱌지마시에사는주부스베틀라나다비도바가러시아군대이동정보를모스크바주재우크라이나대사관에알린혐의로붙잡혀국가반역죄로기소됐다가논란끝에풀려난데서알수있듯이, 우크라이나사태를둘러싼서방과의대치국면속에내부단속과동원전략도러시아사회와문화전분야에걸쳐더욱강화될것으로전망된다. 하지만문화사학자이자철학자일리야칼리닌이최근지적한대로애국주의동원위주의문화정책은오히려러시아현대화를가로막는걸림돌이되고있어심히우려된다. (2015 년 2 월 16 일제 307 호 ) 제 3 장사회와문화 사회 197

34. 배워서남주자! 어느코미언어학자의열정 김혜진 한국외국어대학교러시아연구소 HK 연구교수 2014 년 6월 28일부터 8일간필자는러시아북서부에있는코미공화국을다녀왔다. 사실 4년전연구소프로젝트수행을위해잠시들렀던이곳을다시찾게되리라고는기대하지않았다. 지난해코미공화국에대해연구하는한국학자가있다는것을우연히알게된현지학자의초청으로, 더정확히말하자면그가소속된러시아과학아카데미산하코미언어 문학 역사연구소의초청으로이곳을다시방문하게됐다. 현지학자들과함께진행한현지조사는코미북부에위치한이즈마지역에서이뤄졌다. 수도식팁카르에서꼬박하루걸려이동한이즈마지역에는남부코미인 ( 코미-지랸인 ) 과는달리순록사육에종사하고, 표준코미어와상당히차이가있는방언을사용하는코미-이제메츠인들이거주하고있다. 6일동안필자는이지역주민들을대상으로민족정체성에대한설문조사를진행했고, 이즈마강너머여러시골마을에서순록사육자들을인터뷰하기도했다. 이글에서필자는현지조사의세세한내용이나그곳의당면한과제, 혹은코미공화국의학문적경향등에관해이야기하는것은피하고자한다. 대신굉장한열정으로필자에게깊은인상을남겼던한언어학자에관한이야기를할까한다. 이즈마지역현지조사를마치고식팁카르로돌아온후코미연구소와식팁카르국립대의여러학자를만나게됐다. 또지인의소개로코미공화국의 인쇄의집 (Дом печати) 이라는곳을방문했다. 1936년부터코미지역에서 198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나오는각종서적과신문, 저널의인쇄를도맡아했던이곳은여전히코미공화국출판의중심지로기능하고있었다. 이곳에는각종저널과신문의편집국과출판사뿐만아니라, 코미공화국공보실과언어관련연구소들도자리잡고있었다. 이곳에서만난예니예라브박사 ( 이는코미식필명으로, 러시아식이름은끝내알려주지않았다 ) 는언어사학자이면서코미어중에서도페르먁어전문가였다. 라브박사가일하는곳은핀-우그르정보지원랩으로, 코미어를비롯한마리어, 우드무르트어, 카렐어등러시아의핀-우그르어를더쉽게익힐수있도록정보기술지원을해주는곳이다. 이곳에서는핀-우그르어사전을제작하여온라인상에서도무료로정보를이용할수있도록 FU-LAB (http:// dict.komikyv.ru/) 이라는사이트를운영하고있다. 이사이트에서는방문자가사이트뿐만아니라앱을통해서도코미-러시아어사전과코미어자판을내려받기할수있도록했으며, 철자법교정서비스를제공하고, 코미어로운영되는공식 / 비공식사이트, 블로그와같은개인사이트까지모두정리해놓았다. 이랩에서는코미어와핀-우그르어에대한통합 DB (http://komikyv.ru/ page/about) 도제작하고있었다. 러시아핀-우그르어에관한온라인통합 DB는이랩에서제공하고있는 DB가유일하다고한다. 여기서는 1920년대이후코미어로출판된저널과서적, 교과서등의모든페이지를스캔하여 DB로구축하는작업도함께이뤄지고있다. 1920년을기준으로삼은것은코미어의역사와관련이있다. 14세기후반스테판신부가효과적인정교전도와성경번역을위해그리스문자, 키릴문자, 고대페름어를바탕으로만든코미문자가통용되다가 18세기에는키릴문자가혼용된문자가지역마다다르게만들어져사용되기도했다. 1920년에서야언어학자인몰롯초프 (В. А. Молодцов) 에의해코미문자와문법이통합되어, 이시기부터코미어로된서적이본격적으로출판되기시작했다. 이 DB에서는특정저자의책이저널의어느호몇페이지에있는지검색할수있도록했을뿐아니라, 각페이지의방문자수도파악할수있다. 필사본부터현대자료까지코 제 3 장사회와문화 사회 199

미어에관한자료를수집하고정리하는모습은문서한장섣불리버리지않고보관하는러시아문서보관소가연상되기도했다. 이런일들은이팀을구성하는학자들이제안한것으로, 이들은계획구상작업부터책을스캔하여 DB로구축하는작업까지도직접하고있다. 이모든일은코미공화국에서조차초등교육과정이후코미어교육을별도로받지않는코미의어린학생들과젊은세대를위한것이었다. 러시아대학에입학하고러시아어느지역에서든일하려면러시아어를우선해서배워야하는상황에서코미어는명목민족어임에도불구하고그가치나실용성이떨어졌다고할수있다. 코미어가필요없는언어가되었을지라도민족어를보존하고그언어로책을내는것이얼마나중요한지설명하던라브박사는랩에서진행되는일만하는것이아니었다. 코미-페르먁어 ( 페름주에거주하는코미-페르먁인의언어 ) 에관해연구해오던그는 10년이상직접페름주 (2005년 12월이전에는코미-페르먁자치 코미공화국의 인쇄의집 출처 : 필자제공 ) 200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구 ) 의여러도시와농촌마을곳곳을돌아다니며자료와사진을축적해왔다. 그는이작업을개인의연구를위해서만사용하지않고, 온라인백과사전인위키피디아에코미-페르먁어로된페이지 (http://koi.wikipedia.org/) 를만들어자신의모든지식을공유하기시작했다. 라브박사는약 2년전부터 10년간자신이축적한자료를정리하여온라인에지속해서갱신하고있다고한다. 현재코미-페르먁어위키피디아에올라와있는모든글과사진은그가직접모은자료들이다. 사업적목적이나이득때문이아니라순수하게학자적열정과언어학자로서의사명감만으로, 개인적인비용과엄청난시간을소비하며이작업을꾸준히해오고있는라브박사를보니뭔가복잡한심경이었다. 라브박사의열정과노력은전공영역은각기다르지만, 학자적존경심을불러일으키는동시에, 소위 돈이되지않는 일은하지않거나, 학자적열정으로무언가시작했다가도항상바쁜업무로손을놓게되는일이빈번한필자를부끄럽게만들었다. 그의서재는고작책상세개가놓여있는작은방이었지만, 그안에서일어나고있는일은민족어보존과발전에큰씨앗이되지않을까? (2014 년 8 월 18 일제 281 호 ) 제 3 장사회와문화 사회 201

35. 뉴아르바트거리의상징건물매각으로본정치경제학 변현섭 한양대학교아태지역연구센터 HK 연구교수 모스크바의중심지인아르바트거리는관광지로서한국인에게도낯설지않은곳이다. 이구아르바트거리와나란히새롭게건설된거리이기때문에뉴아르바트 (1994년이전까지는소비에트시절의유명한혁명가칼리닌의이름을따칼리닌대로로불렀다 ) 로불리는이곳에한국의롯데백화점과롯데호텔이들어서면서한국인들에게더욱친숙한지역이되었다. 뉴아르바트거리는 1960년대흐루쇼프의주장에따라정부건물들이건설되면서생겨난도로이다. 건설당시이지역의역사적기념물과건축물들이적지않게파괴되었고그자리에현대적고층빌딩들이들어섰다. 도로의짝수번지쪽에는 24층짜리 5개아파트가들어섰고그아파트사이사이에영화관옥탸브리 (10 월 ) 와모스크바최대서점인돔크니기가지금도있다. 이들고층아파트들에는고위급관료들과유명예술가들만거주할수있었다. 그리고도로의홀수번지쪽에는 4개의 26층짜리건물이 1968년에완공됐는데, 모두똑같이펼쳐진책모양을하고있어돔-크니시카 (Дом-Книжка, 책모양건물 ) 라는별칭이붙어있다. 또이 4개건물의저층부 2층은모두연결되어있어 4개건물이도로에서차지하는길이가 850m에달한다. 이러한뉴아르바트거리가건설될당시에는도시미관을해친다며비난이쇄도했고모스크바시의의치 (false teeth) 와같은존재로인식되었다. 그러나약반세기가지난지금은뉴아르바트거리에서만아니라모스크바시에서도없어서는안될상징물이되었다. 또현재건물외벽에새로운광고기 202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술인미디어스크린이설치되어있어야간에다채롭고화려한영상을선보이며뉴아르바트거리를수놓고있다. 이건물들은모스크바시정부소유로시정부의많은부서와공공기관사무실, 일반상업시설로이용되고있다. 그런데모스크바시가이 4개의쌍둥이건물가운데 2개를 1억8 백만유로에매각하기로했다. 10월말 11월초매각을위한입찰을진행할예정이다. 모스크바시는시가보유하고있는비업무용자산을매각하는차원이라고설명하고있으며새로운소유주에게이건물을호텔로개조하도록하여 2018 년월드컵에참여하는관광객용으로활용할계획이다. 문제는이들건물의저층부상업용시설과일부층이이미개인의소유여서건물을통째로매각하는데걸림돌이되고있다는것이다. 모스크바시는시가소유한지분만큼매각하고민법에규정된사적소유권도보장되어 뉴아르바트거리전경 출처 : www.vedomosti.ru 제 3 장사회와문화 사회 203

야한다는태도다. 그러면서새로운건물주가개인소유주와문제를해결해야한다는것이다. 그리고현재사용중인임차인들과의계약해지및이전문제도새로운소유주가해결해야할사항이라는입장이다. 집주인이집을팔면서자신의세입자와일부소유권을가진사람에대해아무런대책도없이모든것을새로운집주인에게다떠넘기는꼴이다. 새로운소유주가기존의모든세입자의계약기간을고려해서협상하기에는시간이너무많이걸리고특히일부개인소유권이있는공간의매입을위해서는시장가격보다비싼비용을내야한다. 건물이비어있었으면더높은가격에팔수있었을것이다 라는식의모스크바시자산국장의대답을보면서월드컵개최를위해필요한호텔객실수를확보하는것은행사를진행하는모스크바시의역할이지민간이대신해주는것이아니라는사실을알고나있느냐는느낌이든다. 이러한소유권및계약문제와관련된모스크바시의입장과함께또한가지문제는왜 4개의건물중정부에비판적인대표적인언론사, 정확히는라디오방송국인 에호모스크비 (Эхо Москвы, 모스크바의메아리 ) 가임차해입주해있는건물을매각하느냐는것이다. 모스크바시당국은라디오방송국이입주해있는건물의매각이정치적인간섭이나방송국죽이기로비칠까매우신중한모습이다. 그러면서모스크바시는라디오방송국측에새로운입주장소를물색하고이전하는데적극적으로돕겠다고하지만, 방송국측은올해는방송국이전비용이예산에잡혀있지않아곤란한상황임에도어쩔수없이비워줘야한다는반응을보이고있다. 한편, 모스크바의메아리 는 우호모스크비 (Ухо Москвы, 모스크바의귀 ) 다 고할정도로라디오방송국영향력 1위매체이며모스크바시민 90만명등전국약 270 만명이매일청취하고있다. 자유민주주의가치를대변하는방송으로정부의여러가지정책을비판하는것으로유명하다. 이런가운데세르게이소뱌닌모스크바시장이지난 5월중국방문당시이프로젝트에투자를권유했다는소식이알려지자네티즌들은크레믈도당장중국에팔아버리라고비아냥거렸다. 약 4년동안모스크바롯데백화점 204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에서근무하면서항상걸었던거리의건물매각기사를보면서다시한번모스크바시, 아니러시아정부의업무태도와교묘한정치적술수를보게된다. 모스크바시내의금싸라기땅에알짜배기건물매각이한국강남의한전부지매각때와같은대박의기회가될지아니면소유권및임차인과관련된복잡한문제때문에입찰이무산될지두고볼일이다. (2014 년 11 월 10 일제 293 호 ) 제 3 장사회와문화 사회 205

36. 3 월 8 일여성의날 : 역사와현재 신동혁 국민대학교유라시아연구소연구원 오, 러시아여성들이여, 국가의말들을이끄시오! 국가는조국이나모국이라고불린다. 러시아어 로디나 (родина) 는고향을뜻하는여성형이며, 어머니-러시아 (Мать-Россия) 는국가의상징이다. 이모국의여성은강하고, 고되게일하면서도아이를기르고, 고난을감내하는러시아의진정한주인공이다. 그들이국가의모든것을지탱하고있는것이다. 이러한상황은러시아의문학작품이나소련시기의포스터에서도쉽게발견할수있다. 실제는어떠한지러시아의국가기념일인 여성의날 을통해서살펴본다. 역사속의 여성의날 소련시절과현대러시아에서도대표적인국가기념일인러시아 여성의날 의역사는 1857 년 3월 8일미국여성노동자들과 1908년 1만 5천여미국여성섬유노동자들의기본권요구시위, 1911 년 3월 19일백만이넘는남성과여성들이오스트리아, 덴마크, 독일, 스위스에서여성의참정권과노동권을요구한시위를모태로한다. 여성의날이러시아 ( 소련 ) 에서의미를띠게된것은 1920년대볼셰비키가여성의자유와남녀평등을선언함으로써시작되었다. 당시소련여성들은다른국가에서는없었던법앞의평등을누렸 206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다. 이는소련의여성조각가베라무히나가만든 노동자와집단농장여성일꾼의동상 에표현된것처럼여성들이남자들과나란히낫과망치를들고새로운사회건설에매진하도록격려하기위함이었다. 1977년소련헌법제35 조도 소련에서는여성과남성이동등한권리를가진다 고명시하면서여성의권리를보장했다. 하지만여권은인정받기는했지만, 보상받지는못했다. 국가는약속과달리권력을소수에게, 그것도대부분남성에게부여했다. 소련시기공산당정치국에이름을올린여성은극소수에그쳤고군사 외교분야에서는거의찾아볼수없었다. 예외는있었다. 볼셰비키였던알렉산드라콜론타이는 1923년노르웨이주재소련대사로임명된세계최초의여성대사였다. 유리천장 이라는장벽앞에서국가의구호가무력했던것이사실이지만, 소련시기 여성의날 이 1년중하루여성들이공식적이고사회적으로존중받았던날이었음은사실이다. 오늘날 여성의날 소련해체이후러시아에서 여성의날 은어떤모습일까? 우선 여성의날 은새로운러시아에서도대중적인기를얻고있는대표적인국가기념일이다. ( 참고로소련시기국가기념일인새해 (1월 1일 ), 세계여성의날 (3월 8 일 ), 국제노동자연대의날 (5월 1일 ~2일 ), 승전일 (5월 9일 ),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헌법의날 (10 월 7일 ), 위대한 10월사회주의혁명기념일 (11 월 7~8일 ) 중에서새해, 여성의날, 승전일만소련시절의모습을그대로유지하고있다.) 오늘날러시아에서는혹시라도 여성의날 인 3월 8일직전일주일동안러시아에머물게된사람이라면러시아여성을부러워하게될지도모른다. 지금은모스크바에대형상점이많지만, 이런상점이드물었던 1990년대에는 여성의날 이임박하면몇안되는대형백화점이나상점들은인파로붐비거나주변지역은교통혼잡을겪을정도로엄청난규모의소비활동이진행됐다. 러시아인들이 1년중새해를제외하고지출을가장많이하는때가 3월 제 3 장사회와문화 사회 207

8일이다. 3월 8일전날에는심지 3월 8일여성의날포스터어 시콜라 (школа, 우리의초등, 중등, 고등학교 2학년 ) 여학생들조차도손에선물봉지나꽃다발을들고있는모습을발견할수있다. 손에선물이없는여성이이상해보일정도다. 이기간에러시아에머물고있는유학생, 상사직원이라면, 심지어출장자도선생님이나러시아인직원, 여성사업상대를위해반드시꽃을준비해야한다. 여성들이선호하는대표적인선물은빨간장미다. 물론장미로끝나는것이아출처 : https://yandex.ru/images/ 니고초콜릿, 향수, 액세서리등이추가되지만, 여성의날 꽃소비량은상상을초월하는수준이다. 한편러시아에서여성이처한실상을아는사람들은 여성의날은러시아남성들이나머지 365일동안자신의여자를대하는마음가짐을고쳐먹는날 이라고꼬집는다. 러시아여성들이처한현실은구타와낙태, 미혼모, 유리천장으로요약할수있다. 특히가정내폭력문제는러시아에서여성들의권리찾기가얼마나먼길인지보여준다. 2010년조사에따르면낙태율은 2004년 1,610,500 명, 2008년 1,236,400 명으로 2008년기준 1만명당 87명으로유럽국가중에서월등히높았다. 미혼모문제는사생아문제로연결되는데 2000년기준신생아의 1/3이미혼모에서태어났다. 한편러시아사회에서여성들의유리천장지수 (glass ceiling index) 는어떨까? 208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러시아사회의 유리천장 여성의고위직진출등을막는사회적장벽을뜻하는러시아사회의 유리천장 장벽은더욱강화되는양상을보인다. 소련시기부터여성들의직업비중은의료와교육계, 식품과사회사업에서절대적이었다. 소련해체이후에는섬유, 의류나여행업으로진출이활발해졌다. 소련시기처럼러시아여성들에게맞벌이는일상화되어있지만, 여성들이관리자나경영자의지위에오르는일은과거에만아니라지금까지도어렵기만하다. 완전한성적평등은건설현장과농장노동, 거리청소, 제설작업등급여가낮은일에서만실현됐다는말이나올정도다. 야블로코당 의갈리나미하일로브나는월급을많이받는자리일수록남성들이압도적으로많으며, 러시아의여성장관수는세계에서 70위로에티오피아와토고수준이라고말했다. 이런가운데여성의활동이두드러진분야는시민사회분야로특히여성의활동이증대되고있다. 여성의날 vs. 남성의날 여성의날보다 13일이른 2월 23일은 조국수호자의날 로소련시절만아니라오늘날러시아에서도법정국가기념일로지정되었다. 서구에서러시아로들어온 세계여성의날 과달리 조국수호자의날 은순수러시아산국경일이다. 이기념일은소련시기에국가의적극적인확산정책으로널리퍼졌다. 최근에와서는기념일에서전쟁요소가줄어들고전체남성의기념일성격을띠게되었다. 남성모두가조국수호자라는관점이다. 현재 조국수호자의날 은 세계여성의날 과비교되곤한다. 가장큰이유는기념하는방식의유사성에있다. 두기념일은앞으로도지금과같은방식으로기념될것이다. 두기념일이러시아국민의대중적기념일이된이유는정치성이약화된데에서찾을수있다. 애초 2월 23일은 3월 8일 세계여성의날 과전혀관련없었다. 2월 23일은시간이흐르면서러시아사람들의의식속에서 모든남 제 3 장사회와문화 사회 209

성의날 이되었는데, 이렇게된데에는앞서언급한이유외에도 3월 8일 여성의날 에맞대응하려는남성들의속마음이있었던게아닌가싶다. 또역설적으로소련시기나지금도 여성의날 이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중요한국가기념일이라는것은여성의권리가그만큼여전히보장되고있지못하다는방증이라는생각이든다. (2015 년 3 월 9 일제 310 호 ) 210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37. 미국소비에트학 (Sovietology) 의사례로본용역학 (Serviceology) 적지역학의문제점 구자정 대전대학교역사문화학과교수 주지하듯 1991년소련의해체는단순히냉전의종식만이아니라근대의종언을알리는역사적대사건이었다. 20년이상이지난현시점에서소련의해체가가져온충격파는이미퇴색된지오래지만, 거인소련의갑작스러운붕괴를러시아와소련을연구하던당대의지역학전문연구자중누구도예측하지못했다는사실은오늘날에도관련연구자들사이에여전히충격적인기억으로남아있다. 물론, 소련체제의몰락을예측했던이들이전혀없었던것은아니었다. 일찍부터소련의민족문제에극소수의통찰력있는연구자들은소비에트체제내점증하는구조적모순이궁극적으로소련체제의위기를가져오리라고예측하고있었지만, 이들의예측은 언제 와 어떻게 에대한구체성이결여된추상적인분석에불과하여소련이라고하는거인이그렇게순식간에소멸하리라고는누구도상상하지못했다. 돌이켜보면소비에트체제가종말을맞이하는마지막순간까지도절대다수의러시아 / 소련연구자사이에서지배적인견해는소비에트체제의미래에대한낙관적전망이었다. 그무렵출간된당대유수의러시아 / 소비에트지역학연구저널 ( 예컨대, Slavic Review와 Soviet Studies( 현 Europe-Asia Studies) 와같은전문학술지 ) 의지면은페레스트로이카와글라스노스티정책이가져온 ( 그들이보기에는바람직한 ) 변화의물결, 베를린장벽의붕괴, 냉전의종식, 러시아의민주화, 형식적연방이아닌실질적연방으로의소련체제의전환, 이른바 인간의얼굴을한사회주의 로의진보등등소련체제 제 3 장사회와문화 사회 211

의장밋빛미래를전제하며그리는 ( 또는희망하는 ) 논문들로채워졌고, 소련이역사의무대에서공식퇴장하는 1991년겨울바로그시점까지도이들유수학술지에는한층가속하던고르바초프의개혁 ( 정확히는도박 ) 을찬양하고이에저항하는반동적보수파를비판하며개혁을통해실질적연방으로 재건되어가던 상황을다루는다수의논문이출간을기다리고있었다. 1991년의역사적대격변은 20세기러시아에서실현된현실사회주의체제의붕괴만을가져오지않았다. 1991년의대사건은소련의해체와더불어그체제의정치, 경제, 사회를분석하고그체제가자리한지역의역사와문화, 언어를연구하던특정 학문분야 를덮친대파국의도래를의미하기도했다. 그학문분야는과연무엇이었던가? 러시아 / 소비에트지역이라고하는특정지역을중점적으로파고들던이학문분야는오늘날의우리에게 소비에트학 (Sovietology) 이라는이름으로더욱잘알려져있다. 비록현재는점증하는중국연구자의수에밀려추월당한지오래지만, 미국에서러시아 / 소비에트지역학은 - 적어도과거의유산이유지된 1990년대후반까지는 - 거의모든미국대학에서인문사회과학분야의단일지역전공으로는가장많은전공자수를자랑하며학계에서가장주목받던학문분야중하나로, 그번영의흔적은필자자신이직접목격하고경험한바있다. 예컨대, 필자가공부했던일명버클리대학 (University of California at Berkeley) 에서는미국외특정지역을다루는관련전공중대학내인문사회과학분야전체를통틀어한때가장방대한규모의교수진과연구인력을자랑했던분야가다름아닌러시아 / 소비에트지역학이었다. 버클리대학사학과의사례를보면, 자국사인미국사를제외하면단일국가전공으로가장많은교수진을자랑한분야가바로러시아 / 소비에트사전공으로, 1990년대후반까지만해도이대학사학과에는무려네명의러시아 / 소비에트사전문연구자 ( 니콜라스랴자놉스키 ), 마틴말리야, 레지날드젤닉, 유리슬레즈킨 ) 가학과내부에서는물론이고대학내인문사회과학분야전체에서도막강한영향력을행사하고있었다. 사학과만아니라정치학과와사회학과, 인류학과, 언어학과에서도러시아 / 소비에트학연구자들은학과의중심이었으며, 1957년에설치된버클리 212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대학부설슬라브동유럽학연구소 (Institute of Slavic and East European Studies) 는수십명의소속교수진과수백명의관련분야대학원생으로구성된학내최대규모의지역학연구소로서교내러시아 / 소비에트학연구의총본산역할을담당했다. 주지하듯러시아 / 소비에트지역학이누리던이처럼지배적인위치는미국전역에서발견되는현상이었다. 인접스탠퍼드대학은물론이고컬럼비아와하버드, 예일을아우르는동부의아이비리그대학들에서도, 시카고대학과미시간대학, 인디애나대학이자리한미국중부에서도, 캔자스대학과노스캐롤라이나대학을필두로한남부권에서도한때가장많은연구역량과자원이투입된분야가바로러시아 / 소비에트지역학이었기때문이다. 그중에서도동부지역의경우러시아 / 소비에트지역학의영향력은학계만아니라정관계까지아우르는전방위적인영향력을행사하고있었다는점에서주목할만하며, 특히거대규모의러시아 / 소비에트지역학연구소가자리했던컬럼 30 년전미하일고르바초프가소련공산당서기장으로선출되면서러시아와세계의운명을바꾼변화가시작됐다. 출처 : www.ria.ru 제 3 장사회와문화 사회 213

비아대학과하버드대학은국무성과국방성에서중앙정보국 (CIA) 에이르는미국행정부조직의수많은구성원을배출했던미국관료집단의산실이었다. 냉전기미국외교정책의그랜드마스터로꼽혔던조지케넌에서닉슨대통령시기데탕트정책의입안자이자중 미수교의주역이었던헨리키신저, 카터시대의즈비그뉴브레진스키에이르기까지미행정부의주요요직을담당했던이들도거의예외없이러시아 / 소비에트지역을전공한지역학연구자였을정도로러시아 / 소비에트지역학이누린번영의자취는러시아 / 소비에트정치전공자가국무장관직을맡고 ( 콘돌리자라이스 ) 소비에트사를전공한현직역사학자가국방장관직을맡았던 ( 로버트게이츠 ) 최근의사례를통해서도여전히확인되고있다. 그렇다면한때미국의인문사회과학분야를주름잡으며수십년간번영했던이렇게거대한학문분야가엄청난규모의재정적지원과국가적관심에도불구하고소련해체라는역사적격변의도래를전혀예측하지못했던것은도대체어떤이유에서였던것일까? 필자는그해답을러시아 / 소비에트지역학의 용역학적 기원과본질에서찾고싶다. 미국의러시아 / 소비에트지역학은 소비에트학 (Sovietology) 이라는별칭이보여주듯이러시아나동유럽지역자체에대한탐구보다는이지역에등장한현실사회주의정치체제, 즉 소비에트체제 를분석하기위한목적으로탄생한학문으로, 그성장은전적으로동서냉전의역사적부산물이었다. 필자의전공영역인역사학의사례를보면, 2차세계대전전까지미국의러시아 / 소비에트사연구는제정러시아출신의극소수망명러시아학자 ( 특히, 제정시기모스크바대학사학과동문으로러시아혁명이후서방권으로망명한하버드의미하일카르포비치와예일의게오르기베르나츠키에의해독점되던주변부의학문에불과했다. 전후, 특히냉전시기미국의러시아 / 소비에트사연구는폭발적으로성장하여 1960년대이후미국역사학계의중핵으로등장하게되는데 (1970 년대이후미국역사학계에서자국사인미국사를제외하면가장많은연구자가존재했던분야가바로러시아 / 소비에트사전공으로추정되고있다 ), 이러한성장은전적으로해당분야에지속해서투입된국가적차원의대규모지 214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원이만들어낸결과물로, 특히국무성과국방성, CIA 를통해투입된공적인 연구지원과멜론재단과포드재단, 카네기재단, 맥아더재단등에의해조 성된민간연구기금의적극적인재정적뒷받침은역사학을포함한거의모 든인문사회과학영역에서소비에트학의성장에결정적으로이바지했다. 물 론, 권력 과 자본 의지원은공짜가아니었다. 애초 공산당정치국과레닌, 스탈린연구 를독려하려는의도로시작된이러한지원이푸시킨과레르몬 토프, 마야콥스키에관한연구도폭발적으로성장시키는원동력이됐던것 은부인할수없는 ( 따라서매우긍정적인 ) 부수효과라고할수있지만, 자본 과권력의요구에따라만들어진학문의한계는처음부터극히자명했다. 소 비에트학은 소련 이라고하는적을알고상대하기위한용도의 용역학 으로 탄생하고성장하며번영했던학문이었기때문이다. 이처럼소련이라고하는 적 의행태를이해할목적으로태동한학문이막 상소련체제의위기징후들을무시함으로써원래의도한 용역임무 수행에 CIA 의존재가치는아이러니하게도강력하고안정된소비에트체제의존재를필요로했다. 출처 : www.paranormalhaze.com 실패한것은확실히역사 의아이러니가아닐수없 으며, 소련해체라는역사 적대사건에대한예측의 대실패는 용역학 으로서 의지역학이가지는문제 점과한계가극명하게나 타난결과였다고할수있 다. 애초국방성이나국무 성, CIA 로부터의연구비 지원을통해나온연구에 서해당연구비지원기관 의의도와목적에반하는 연구결과물을기대하기 란어려웠고, 이렇게나온 제 3 장사회와문화 사회 215

용역학적 연구결과물은연구비지원기관의존재이유또는각조직이맡은프로젝트의필요성을학문적으로정당화하는역할을담당했다. 소비에트학이가진이러한용역학적메커니즘의결과는냉전의주요특징으로흔히꼽히는 적대관계의상보성 이란개념으로파악될수있다. 가령, 소비에트학의가장중요한연구용역발주기관중하나였던 CIA는적성국가소련을냉전의최전선에서상대하는기관이었지만, 비밀작전을위한막대한예산사용과거대조직의유지를정당화하는 CIA의존재가치는아이러니하게도강력하고안정된소비에트체제의존재를 - 그것이실제사실이든아니든 - 필요로했다. 이와동일한이유로, 강력하고안정된소비에트제국도미국방성이군비유지를위해사용하던엄청난예산과조직규모를합리화하는데서필수불가결한존재였다. 따라서 1991년소련해체와함께도래한파국직전까지대다수소비에트학연구자가그리던소련체제의모습이, 누적되는체제의모순과개혁으로야기된구조적불안정성을도외시한채, 여전히안정적이고강력하며개혁을통해장기적으로는더욱강력해질 제국의장밋빛미래 로일관되었던것은 현상을실제있는그대로보지 않고 자본과권력이원하는모습으로보아야했던 소비에트학의용역학적한계가만들어낸당연한결과물이었다. 소비에트학의사례가보여주는교훈은자명하다. 그것은학문의탐구가권력과자본의요구에종속되지않은채독립적이고 비판적으로 수행돼야한다는것이다. 지역학본연의학문적탐색을퇴행시키는 용역학 의위험성은비록위기의원인과배경이다를지라도한국의러시아 / 유라시아지역학연구자들도곱씹어볼필요가있다고본다. 예컨대, 필자의소견으로는 ( 정부시책인 ) 자원외교를어떻게수행해야하느냐 가아니라 자원외교가정말로필요하고타당하냐 를묻는학문적탐색이 한 러관계를어떻게진전시키고개선할것이냐 가아니라 한 러관계의개선과진전이정말로필요하냐 에대한근본적인회의야말로한국의러시아 / 유라시아지역학연구가탐색해야할더근본적인문제로판단된다. 하지만최근의우리학계에서는학 216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문적차원의비판과고민보다도외부에서요청하는용역학적의제를어떻게수행하느냐를고민하는데더치중하고있는듯한경향성이필자자신을포함한연구자들사이에서관측되고있다. 미국의소비에트학은 정치국원의성향, 소련외교정책의의도, 레닌과스탈린연구 를목적으로출범했다는한계가있었지만, 그와동시에고골, 레르몬토프와마야콥스키에관한연구도크게활성화하는 부수적이나의미있는 긍정적효과도보여주었다. 우리의지역학계에서도 칼미크인연구, 제정러시아신분제, 안나아흐마토바 와 아나톨리리바코프 에대한탐구가 한 러관계우호증진 이라든가 시베리아개발과한국기업의중앙아시아진출, 유라시아송유관 만큼이나 ( 어떤의미에서는더 ) 중요한지역학연구의문제적화두가될수는없는것일까? 자본과권력이요구하는 정책적 또는 용역학적퇴행 의함정에서벗어나치열한문제의식에입각한제도와관행, 체제에대한철저한학문적비판이야말로인문학이나사회과학으로서의지역학이수행해야할사회적이고학문적인책무가아닐까? 필자가이글을통해필자자신에게던지고싶은자기반성이자질문이다. (2015 년 3 월 30 일제 313 호 ) 제 3 장사회와문화 사회 217

38. 2014 년경제제재에필로그, 러시아국민의생각은? 최우익 한국외국어대학교러시아연구소 HK 교수 2011 년총선과 2012년대선과정에서보여준러시아국민의부정선거규탄과반정부시위는자국민은물론세계를놀라게한사건이었다. 이게과연갑작스러운것이었을까? 준비된것이었을까? 또일회성으로그칠것인가? 언젠가다시일어날것인가? 이런의문들은지금도여전히우리의궁금증가운데하나로남아있다. 그런데 2014 년러시아의크림병합과우크라이나분쟁, 그뒤에이어진서방의대러경제제재, 게다가 2015년 2월겨울끝자락에터진반정부야당정치인보리스넴초프 (Борис Немцов) 전부총리피살사건등일련의사태는또다시우리의궁금증을키우고있다. 러시아국민은지금어떤생각을하고있을까? 그들은어떤행동을준비하고있을까? 몹시궁금하기는해도이에대한명쾌한답변은아마누구도제시하기어려울것이다. 다만시계를좀되돌려과거에일어난일을현재상황에대입하며궁리해보고자한다. 먼저 3년전으로돌아가보자. 2011 년말과 2012년상반기에걸쳐수도권은물론전국각지역에서일어난집회와시위는일단 부정선거규탄 이라는정치적이슈를계기로촉발됐으나, 여기서더나아가반정부적, 혹은반푸틴적성격으로확대됐다. 하지만결국푸틴이대통령에당선되고그러한현실이국민에게기정사실로받아들여지면서그사태는그냥그렇게마무리됐다. 물론이러한마무리에는소위불법적이고반국가적인시위와시민단체를규제하는법안제정이한몫했다. 218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러시아국민의집단행동이푸틴시대에들어와 2012년에처음일어난것은아니다. 시계를더되돌려보면이보다규모는작지만, 예를들어 2005년의지방시위, 2008년이후몇몇기업에서일어난파업등이있었다. 2005 년의시위는 2004년복지개혁안에대한국민적반감에서기인했는데, 특히지방에서위기의식이강했다. 그리고 2008년세계금융위기상황에서정부의타개책이무위로그치고경제사정이악화하자민심이크게흔들리며곳곳에서파업이일어났다. 그런데도국가에대한온정적태도와부권주의의식때문에러시아국민은쉽사리반정부적저항이나행동으로나서지못하리라는것이학자들의일반적의견이었다. 즉, 웬만해선반정부적행위를할수도없고, 하더라도그것은산발적이거나국지적이리라는것이다. 그러다 2012년에터진전국적시위를보고세계는깜짝놀랐다. 하지만이러한 깜짝놀람 이무색하게평소설문조사에서는 반정부시위에참가하지않겠다 는응답비율이 2000년대줄곧 70~80% 대였으며, 더나아가 2012년을지나 2014 년에도여전히 84% 의응답자가이렇게답하고있다 ( 레바다센터설문조사 ). 그래서여전히기존학자들의의견은어느정도유효한것으로보인다. 하지만그렇다고현재국가가이룩해놓은삶의모습에대해러시아국민이결코만족스럽게생각하고있지는않다. 이것은 당신은러시아의경제상황을어떻게평가하는가? 라는물음에대한답변에서단적으로나타난다. 경제상황이좋다 고평가하는비율은 1990년대내내 5% 도되지않았고, 2000년대에점차상승하다 2006년에겨우 10% 대에진입하기시작했다 ( 그래프에서가장아랫선 ). 경제상황이나쁘다 고평가하는비율은 1990년대전반적으로 60~70% 대였고 1998년모라토리엄사태때는 90% 가넘을정도였다 ( 그래프에서가장윗선 ). 그러다 2000년대에들어와부정적평가비율은급속히낮아져 20% 이하로떨어졌다. 하지만 2008년세계금융위기때또한번고비를맞아부정적평가비율은 2009년에 40% 가넘었다. 하지만그이후부정적평가비율은다시낮아져 2014 년초반 20% 이하로떨어졌다. 이는세계금융위기직전의수준을회복한것이며, 그래서장밋빛미래 제 3 장사회와문화 사회 219

당신은러시아의경제상황을어떻게평가하는가? 출처 : 레바다센터 Общественное мнение - 2014. с. 51 가다시보이는듯했다. 그런데놀랍게도 2014 년말까지수개월만에부정적평가비율은 40% 를넘어세계금융위기당시러시아국민이느낀위기감과동일한수준으로되돌아갔다 ( 그래프에서 2008년과 2014 년의굵은직선은필자가표시한것임 ). 러시아의전문여론조사기관레바다센터 (Левада Центр) 는다양한수준의 12개질문을종합하여 사회분위기지수 를산출하고있다. 이지수는 2009년 3월 75포인트였는데, 2015년 2월에도같은수치를기록중이다. 이것도역시지금의사회분위기가 2008년세계금융위기때와동일한수준으로좋지않음을보여주는증표이다. 이것이바로현재서방의경제제재로야기된러시아현실의모습이다. 2008년세계금융위기 는 2015년러시아만의위기 로계속이어지고있다. 그런데진짜문제는이것이바닥을친상황이아니라여전히진행중이며그관성과속력이유지되고있다는점이다. 그래프에서도볼수있듯이경제에 220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대한부정적평가비율은위로치솟고있다. 이는사회분위기지수그래프에서도똑같은모양새로나타난다. 물론, 국민이이상황에잘적응하여불만이어느수준까지가다멈출지, 아니면갑자기어떤돌발상황으로흐름이역전될지모르지만, 적어도 2008년경제위기때보다현재국민의경제와사회에대한느낌은더악화할것이분명해보이며, 이는그만큼러시아국민의현실이척박해지리라는것을예고한다. 실제로물가인상, 해고, 임금체납, 파산과같은부정적사회 경제현상은현재러시아국민의일상이되고있다. 그런데도역설적으로푸틴의지지율은고공행진을하고있다. 2014 년크림병합과우크라이나분쟁과정에서고양된애국주의의물결속에서푸틴의지지율이 80% 를넘나든다는사실은언론을통해계속보도됐다. 혹시넴초프사건으로푸틴의정국운영에차질이있지않을까우려했는데이마저도기우에불과했다. 넴초프는 2월 27일피살됐는데, 레바다센터조사에따르면푸틴지지율은 2015년 2월 86% 였고, 3월에는 85% 를기록했다. 경제 2015 년 3 월 2 일모스크바에서진행된보리스넴초프전부총리추모집회 출처 : www.tass.com 제 3 장사회와문화 사회 221

적고통이나넴초프사건모두푸틴과국가에대한국민지지율에특별한영향을주지않고있다. 그렇다면국민의경제적고통은푸틴의지지로계속치유될수있을까? 그동안어쨌든계속해서경제적고통과푸틴지지현상이공존해왔기때문에선뜻이것을부정하기힘들다. 하지만일군의학자들은다른견해를제시하기도한다. 이러한견해에따르면 2011 년 12월시민불복종행위는처음에권력에대한저항이아니라 깨끗한선거를위하여 라는제도개선차원에서시작됐다. 하지만사회 정치적, 사회 경제적으로누적된국민의불만은매우팽배한상태여서이것으로멈춰지지않았다. 일상생활의모든영역 ( 주택, 의료, 교육, 연금, 법질서등 ) 에널려있는수많은문제점으로대중은이미폭발임계점에닿은상태였다. 또한, 국민의식의변화는일정한사회적학습을통해이뤄진다. 사회 경제적불만속에서도국가에대한기대로미래에대한희망이그동안유지되어왔지만 ( 게다가푸틴의 2000년대 1, 2기집권은이러한희망을더심어주었다 ), 몇차례위기를겪으며희망과실망이교차하게되고, 이과정에서국가의의무와책임, 더나아가국가와사회의관계에대한재조명이국민의식속에싹트기시작했다. 이러한전조를거쳐결국 2011 년과 2012년에이르러전국적인저항시위사태가일어난것으로풀이할수있다. 사회학자데니스볼코프 (Денис Волков) 는과거에는쉽게예상할수없었던이러한전국규모의집단행동이사실무엇보다도러시아국민의사회 경제적불만에서기인한바가크다고강조한다. 즉, 약 20여년간지속한경제개혁의성과가국민의기대에미치지못하거나, 설령성과가있었더라도그것이소수에집중되어빈부격차가커지자, 이에대한불만으로반정부시위가일어났다는것이다. 따라서국민의경제적고통이계속되면 2012년과같은국민적저항이충분히나타날수있다. 국가에대한국민의온정적태도와부권주의의식에는양면성이있다. 믿음과기대가커질수록그것이꺾일때느끼는실망과배신감은더클수있다. 이러한상태에서국가권력에대한어떤작은불신이나오점이라도생길경우걷잡을수없는사태가벌어질 222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수있다. 이러한사태이전에국가가러시아국민의현실을개선할수있는 방책을조속히찾길바랄뿐이다. 2014 년대러경제제재가현국면의에필로 그가될지, 아니면새로운국면의프롤로그가될지지켜볼필요가있다. (2015 년 4 월 13 일제 315 호 ) 제 3 장사회와문화 사회 223

문화 39. 러시아혁명과예술 : 열광과환멸사이 (I)_ 이진숙 / 227 40. 러시아혁명과예술 : 열광과환멸사이 (II)_ 이진숙 / 231 41. 영혼의숨소리 : 소피아구바이둘리나의음악 _ 송영 / 236 42. 양날개를단발레리게르기예프제22회 백야의별 참관기 _ 장일범 / 239 43. 순서의심리학 _ 김은희 / 243 44. 바흐틴의몸개념으로살펴본몸-공간 _ 김민아 / 247 45. 미하일레르몬토프, 시대가낳은낭만주의시인 _ 김준석 / 251 46. 예술과산업의경계에선 렌필름 _ 정미숙 / 255

39. 러시아혁명과예술 : 열광과환멸사이 (I) 이진숙 미술평론가 열광으로시작해서환멸로끝났다. 1917 년러시아혁명에대한예술가들의반응이었다. 러일전쟁 (1904~1905) 패배로러시아는결정적으로타격을입었다. 입헌군주제와개혁의요구는 1905년 1월혁명으로터져나왔다. 차르니콜라이 2세는어떤근본적인해결책도내놓지못하고있었다. 표트르스톨리핀이주축이된부분적개혁조차도그의암살과함께흐지부지되었다. 1914 년에는 1차대전이발발해서전유럽이전쟁의물결속에휩쓸려들었다. 러시아국내에서는어떤세력도주도권을쥐지못한상태에서정국은혼란에빠졌다. 1912년상징주의자쿠지마페트로프-봇킨 (Кузьма Петров-Водкин) 은 붉은말의목욕 (Купание красного коня) 이라는독특한그림을발표했다. 이그림의왼쪽상단부터시계방향으로시선을옮겨보면, 흰말이목욕을통해주홍말이되었다가마침내붉은말로완성되는과정임을알수있다. 한층싱싱하게다시태어난말은알몸의젊은이와함께힘찬걸음을내디디고있다. 공산주의시대에이그림은이강렬한붉은색때문에 공산주의혁명 을예고한그림으로선전되었다. 그러나이그림은원래공산주의와무관한것으로, 세례와용을물리친성게오르기우스라는러시아정교회적주제를현대적으로재해석한것이다. 붉은색 은공산주의의상징이아니라러시아민족색이라할만큼공산주의이전부터사랑을받던색이었으며, 여러전통그림에사용된색이다. 다만이그림에담겨있는새로운것에대한열망, 갱 제 3 장사회와문화 문화 227

페트로프 - 봇킨, 붉은말의목욕 (1912). 캔버스위에유채, 트레티야코프미술관, 모스크바. 출처 : www.tretyakovgallery.ru 생과부활, 현재상황으로 부터의탈출이라는느낌 이모두에게큰공감을불 러일으켰다. 1914 년발칸의위기에 서시작된 1 차세계대전 참전은돌이킬수없는결 과를가져왔다. 전쟁 1 년 만에러시아군은사망, 부 상, 포로등 175 만명이상 의병력손실을보았으며, 서부공업지대가독일군 에점령되자국가경제가 물자부족으로파탄에이르렀다. 니콜라이 2 세는이런총체적난국에아무 런해법도제시하지못했다. 나라를쥐고흔드는것은신비주의에빠진황후 알렉산드라와괴승라스푸틴이었다. 심지어는전쟁의전술조차도꿈과계시 에의존하고있었다. 라스푸틴의만행은귀족들에게도반감을사면서결국 그는귀족들의손에제거되었다. 1917 년벽두부터배고픈사람들이거리로 뛰쳐나왔다. 차르를아버지라고생각하던러시아민중들의입에서전제정치 타도의소리가터져나왔다. 시위대에동감한하급경찰과군인들은시위대 를향해열심히발포하지않았다. 이런가운데독일에서돌아온레닌이이끄 는볼셰비키 ( 다수파 ) 가권력을장악했고, 전쟁을종결시켰다. 전쟁의의무에 서벗어난볼셰비키는혁명을완수하는데전력을다했다. 러시아반혁명군 대를지원하기위해서프랑스와영국군대가밀려왔고, 시베리아에서는일본 군을주력으로여러나라가쳐들어왔지만, 1920 년붉은군대가반혁명세력 을완전하게궤멸하면서내전이종결되었다. 보리스쿠스토디예프 (Борис Кустодиев) 의 1920 년그림 볼셰비크 (Большевик) 는새로운지도자가권력을완전히장악했음을보여준다. 이 228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보리스쿠스토디예프, 볼셰비크 (1920). 캔버스위에유채, 트레티야코프미술관, 모스크바. 출처 : www.tretyakovgallery.ru 그림에서는압도적크기의거인이거대한붉은색깃발을들고민중들을이끌고행진하고있다. 지나치게긴장한거인의표정이어색하기짝이없어보인다. 이표정은권력을잡은볼셰비키들의얼굴일지도모른다. 사실그들도사회주의가어떤것인지몰랐다. 그것은만들어야할과제였다. 예술가들을이새로운과제를마주하며혁명에열광했다. 1차대전이발발하면서독일에서는칸딘스키가, 프랑스에서는샤갈이돌아왔다. 이들이국내에있던말레비치, 타틀린, 로드첸코, 엘리시츠키등과합류하면서세계미술사의한획을긋는 러시아아방가르드 들의대오가형성됐다. 이들은사회주의를이해하고받아들였다기보다는과거의관습을뛰어넘는새로운것을만든다는데에열광했다. 이예술가들은신원시주의, 광선주의, 입체미래주의, 절대주의, 구성주의, 추상미술등수없이다양한형식실험을하면서도 제 3 장사회와문화 문화 229

톨스토이가말했던 진실하게사는것 에대한고뇌를멈추지않았다. 그들은인간적인삶의유토피아를건설할기회가도래했다고보았다. 타틀린의 제3인터내셔널기념탑 (Памятник III Интернационалу) 처럼, 이들이제시한예술적프로젝트들은후대의예술가들에의해서반복적으로재해석될만큼자유분방하고신선했다. 그들은회화뿐만아니라사진, 영화, 건축, 디자인등을아우르며종합적인예술을추구했다. 아침에는일하고저녁에는예술을비평하는 사회주의적총체적인간상을구현하는일에예술가들은기꺼이헌신했다. 실제로소련인민계몽위원회초대위원장을지낸아나톨리루나차르스키는칸딘스키, 샤갈, 말레비치, 로드첸코등에게신생사회주의사회건설에필요한역할을적절하게부여했으며, 그에합당한대우를했다. 정치적인격변속에있던 20세기초반러시아는문화적으로도가장역동적인시기에있었다. 당시러시아예술가들은세잔, 피카소, 마티스등서구의새로운미술동향을빠르게이해했다. 그러나이들은새로운흐름의추종자로만족하지않고, 그모든흐름을자기화했다. 러시아작가들은서구의실험들에서모든가능성을탐구하고 철학화 했다. 여기서파리의작가들에게서볼수없는철학적심오함이드러나게된다. 또사회전체를사로잡고있었던강력한변혁에의의지는다른나라의작가들이체험할수없었던강력한추동력이되었다. 구세계를폐기하고새로운세계를열려는강력한유토피아열망이자라났다. 자유분방하면서도심오한형식실험과유토피아열망을가진일군의작가들이등장했다. 이들은페트로프-봇킨의그림에서붉은말을타고이제새출발을결심한청년처럼싱그럽고단호한표정으로거리를활보했을것이다. (2014 년 6 월 23 일제 273 호 ) 230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40. 러시아혁명과예술 : 열광과환멸사이 (II) 이진숙 미술평론가 유토피아에대한갈망은러시아에서추상미술로먼저터져나왔다. 몬드리안과함께 20세기추상미술을주도한칸딘스키와말레비치가러시아사람이라는사실은주목할만하다. 왜피카소나마티스같은당대최고의도시파리의화가들은추상미술을하지않았을까? 이런문화사적인질문에대한대답은추상미술이거꾸로미발전지역에서발전했다는데서찾을수있다. 추상미술은눈에보이는현실을거부하면서부터시작된다. 그들에게지금이곳의현실은보존될가치가없는것이다. 유토피아는디스토피아를전제로한다는역설이확인되는순간 이다. 칸딘스키와말레비치는서로상당히경계했고몇가지부분에서는본질적인차이점이있었지만, 이들이공유한것은현실에대한거부였다. 그들은눈에보이는현실너머의세계를드러내고자했다. 이것은보이지않는신적인세계의현현이라는성상화 (icon) 의오랜전통을가진나라에서는너무도자연스러운태도이기도하다. 미술사학자윤난지는저서 유토피아와추상미술 에서유토피아가근본적으로 추상적이미지 라고주장한다. 토머스모어나캄파넬라의이론속에만존재하던유토피아는 18세기말이후에는사회이론속에서논의되기시작했다. 더나아가프랑스혁명으로본격화된시민혁명은더이상적인사회를현실에서구현하려는노력이었다. 모든혁명은더나은세계, 유토피아의꿈과관련이있다. 그렇다면아무도가보지못한, 한번도존재하지않았던유토피아는어떻게생겼을까? 토머스모어의 유토피아, 캄파넬라의 태양의 제 3 장사회와문화 문화 231

도시 등에서그리고있는유토피아들은질 서정연한기하학적대칭의도시를꿈꾸었다. 이것은피타고라스에서유래한세계의미적 질서에대한서구인의오랜관념의표현이기 도했다. 특히계급적질서, 기존의불평등 한질서를극복한평등의질서는기하학적 인질서의표상에의존하게했다. 말레비치의유명한 검은사각형 (Черный квадрат, 1915) 은현실의절대적부정으로시 작되었다. 그는이검은사각형이 모든회 화를불태운화장터 이며, 동시에새로운회 화의출발점이되어야한다고주장했다. 그 의절대주의는모든현실의흔적을지운절 대추상의세계였다. 기하학적도형이유영 하는이세상은뉴턴의 인력의법칙 에지배받는공간이아니다. 인력의법 칙이지배하는공간은모든것이상 / 하, 문명 / 자연, 남 / 여, 빈 / 부같은이분법 적대립을당연시하는곳이다. 인력의법칙을걷어낸새로운공간에서는모 든차별이사라진새로운공간이었다. 절대주의가선언되고 2 년뒤에는사회 주의혁명이이루어진다. 말레비치와타틀린, 로드첸코, 엘리시츠키등많 은러시아아방가르드작가가사회주의혁명으로유토피아가지상에서구현 될것으로믿었다. 이제예술은현실의유토피아를건설하기위해복무해야 했다. 카지미르말레비치, 절대주의회화 (1915) 출처 : www.artscroll.ru 타틀린의 제 3 인터내셔널기념탑 은러시아아방가르드들의유토피아적열 망을보여주는대표적인작품이다. 그는예술가가정부의단순한조력자가 아니라 정권을분발케하는자유로운혁신자 라고생각했다. 이탑은자본 주의의상징인파리의에펠탑보다무려세배나크게설계되었다. 그형태는 그들의낙관적인발전론을반영하듯이나선형의상승구조로되어있었다. 이철골구조물안에는스테인리스와유리라는첨단소재로된세개의구 232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조물이들어있다. 최하단의정육면체형건물에는인민의뜻을결집하는입법부가들어선다. 이건물은 1년에한번회전을하는데, 이는곳곳의다양한의견을반영하고평등을실현하겠다는의지의표현이다. 가운데에는입법부에서결의된내용을적극적으로실행하는행정부가들어선피라미드형태의건물이있다. 피라미드는한달에한번회전한다. 상단의원통모양건물에는하루에한번회전하는정보센터 (Information Center) 가들어선다. 정보센터는인민들의의지가어떻게실행되고있는지를부지런히알리는소통의중심지이다. 이환상적인기획은기술적, 재정적문제로실행되지못했지만, 그들이꿈꾸었던세상이어떤것이었는지를보여준다. 또정육면체, 피라미드, 원통은말레비치의기하학적도형들을입체화시킨것으로, 두사람의불화에도불구하고기하학적유토피아라는꿈을공유하고있음을보여준다. 그러나이열광은오래가지못했다. 현실사회주의에환멸을느낀칸딘스키는 1921년에일찌감치독일로떠났다. 1925년샤갈도소련을떠났다. 그러나 1920년대중반부터는다시회화와사진에서전통적인리얼리즘만이사회주의국가의정책에맞는예술양식으로간주되기시작했다. 아방가르드작가들의다양한매체실험은공식적인인정을거의받지못했다. 1935 년말레비치는스탈린에의해형식주의자로낙인찍힌채쓸쓸한죽음을맞이했다. 이에앞서 1930년 4월 14일에는미래주의시인마야콥스키가한발의총성과함께삶을마감했다. 유토피아를꿈꿨던소비에트최고선동시인의죽음은불길한징조였다. 1920년대중반부터시작된신경제정책 (NEP) 은혁명정부의관료화를가속화했다. 혁명은바로사회주의내부에서자라난관료주의에의해패배했다는뼈저린인식이마야콥스키의권총이장전된이유 였다. 1926년세르게이루치시킨 (С.Лучишкин) 이그린 풍선은날아가고 (Шар улетел, 1926) 는이런실망스러운현실분위기를빠르게감지해서표현했다. 아방가르드예술가들이열정을바쳤던유토피아의꿈을실은빨간풍선은위압적인관료주의의건물사이로덧없이사라져버리고말았다. 남은것은깊은환멸감뿐이다. 제 3 장사회와문화 문화 233

세르게이루치시킨, 풍선은날아가고 (1926). 캔버스위에유채, 트레티야코프미술관신관, 모스크바. 출처 : www.tretyakovgallery.ru 레닌사후에는트로 츠키와의권력투쟁에서 승리를거둔스탈린의 일당독재가시작되었다. 소련은 20 년만에 낡은 전제정치아래신음하던 후진농업국가 에서 히 틀러의독일과현대전을 벌일수있는강력한산 업국가 가되어 2 차대전 때세계사에다시얼굴 을드러냈다. 그러나현 대적발전은끔찍한모 순을숨기고있었다. 1932 년사회주의리얼 리즘이선언되었다. 특정 한형식을고집하는이 선언으로모든아방가르 드는창조적인형식실험 을멈추어야했다. 사회 주의리얼리즘으로예술 적자유와진실은모두사라졌다. 예술가는모두국가기관인소련작가동맹 으로편입되었고, 공산주의의정치적, 사회적이상을찬양하는데동원되었 다. 물론, 기층민중들의건강함을그린대작들도그려졌지만, 스탈린의 궁 정화가 알렉산드르게라시모프 (Александр Герасимов) 의작품처럼독재 자를향한박수갈채가울려퍼지고, 꽃송이가날아드는, 쳐다보기도민망한 그림들이공공연히그려졌다. 예술은사회적소통수단의기능을잃고정권 의선전기관으로전락했다. 1956 년흐루쇼프가스탈린의개인우상숭배와 234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왜곡된사회주의정책을공공연하게비판하기까지소련미술은철의장막에 가려져있었다. (2014 년 6 월 30 일제 274 호 ) 제 3 장사회와문화 문화 235

41. 영혼의숨소리 : 소피아구바이둘리나의음악 송영 작가, 음악칼럼리스트 소피아구바이둘리나 (Sophia Gubaidulina, 1931~) 의이름이지구촌에본격적으로알려진건 1980년대초반그의대표작중하나인바이올린협주곡 Offertorium ( 봉헌곡 ) 이시발점이되었다. 이곡을헌정받은같은타타르출신연주가기돈크레메르의헌신적인연주로세계가그의존재를알게된것이다. 필자도겨우 90년대후반에야이곡이수록된음반을통해그이름을알게되었다. 비록단일작품이었지만, 당시그작품에서받은충격이작지않았고강렬한인상이오래남았다. 바흐의관현악곡 음악에의헌정 (Musical Offering) 을모태로삼았다는이곡은기법과음향에서그때까지경험하지못한기발하고혁신적인음악을들려주었다. 끊임없는반음과미분음의출몰, 현의반란이라고말해도무방할맹렬한글리산도의반복으로매우기괴한느낌과함께다른음악에서맛보지못한신선감을주기도했다. 구바이둘리나가창출해낸그만의독자적인음향과색감이라고할수있는이런현상은유리바쉬메트 (Yuri Bashmet, 1953~) 가초연한 비올라협주곡 과그의다른주요작품에도예외없이나타난다. 러시아에는오랜기간현대음악을대표해온알프레드슈니트케 (1934~1998) 가있고현실초극과신비주의혹은신음악을주장하는페테르부르크의이단아유리한인 (Yuri Khanin, 1965~) 같은흥미로운인물도존재한다. 그런데슈니트케가여러양식의인용과모방기법을통해음악의양식주의에집중한데반해소피아구바이둘리나의음악은기법과음향의혁 236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신이하나의수단일뿐궁극의지향점은확고한종교적성찰에있는점에서비슷한연배인슈니트케와는확연히구별된다. 그의종교적성향은평생일관된것이고뿌리가아주깊다. 구바이둘리나는 5세때교회의성상에서그리스도감화를받았다고고백하고있다. 종교가엄격하게금지된소비에트시절이고타타르인아버지마저완고한무신론자였으므로어린이가처음경험하는자기의신성하고은밀한감동을밖으로드러내기는불가능했을것이다. 단절과소통부재의그막막한심정이지금구바이둘리나의작품곳곳에서소통과화해를외치며삐쭉삐쭉얼굴을내밀고있다. 그의음악은우리를긴장하게하고엄숙을강요하는듯한부담감을안겨준다. 그리고바로이런점이그의이름을우리가각별히주목하게하는것이다. 구바이둘리나는동서의다양한악기를작품에동원하고악기편성에서도관행을벗어난파격을보이는데, 이를테면아코디언을관현악의중심에놓고아코디언과관현악이대화를주고받는형식을취한 가상칠언 같은작품이좋은사례이다. 이런이질적조합은그가지향하는명상과신비적분위기, 독특한음색조성에적지않게기여하는것이다. 그는아직이름이덜알려진시절에동료들과즉흥연주단을만들어캅카스, 근동아시아등변방지역의다양한민속악기를시험활용했는데, 이경험이그가작품에다양한민속악기를사용하는데큰도움이되었다. 동양적민속악기의참여는그의음악이서양의기존음악의틀을뛰어넘어다른문화권을포용하고음악적상상력을확장하는데크게도움이되었을것이다. 구바이둘리나의대표작들, 특히대작에해당하는 요한수난곡 과이번서울국제음악제에서공연된칸타타 루바이야트 (Rubaiyat) 와피아노협주곡 인트로이투스 (Introitus), 그리고유리바쉬메트에의해초연된 비올라협주곡 까지어느것이나그의종교적신념과무관한작품은없다. 그리고어느것이나음악에신앙이날것으로나타나는경우도없다. 구바이둘리나의여러특성을집약시킨피아노협주곡 인트로이투스 의구조도흥미롭다. 이작품은피아노가주제를선도하거나활발하게오케스트라를끌고가는역 제 3 장사회와문화 문화 237

할을전혀하지않고마치느린소북처럼이따금건반을울려줄뿐이다. 이장면은목탁을활용하는반야심경독송이나선 ( 禪 ) 음악을연상시킨다. 몽골지역에도이비슷한유목민의음악이있는걸로알고있다. 자세히보면그의작품곳곳에서유목민의흔적이엿보이기도한다. 그는질문하고저항하고모색한다. 신소피아구바이둘리나앙자체와 종교적 이란말은다르다고본다. 그는음악을통해종교적영성과그영성에배반하는현실세계의갈등사이에서그걸완화하고해소하는길을모색하고싶은것이다. 그게가능한가? 이건또다른질문일것이다. 그가따로출처 : music-gazeta.com 표제로내걸지는않지만, 나는그의음악에서나치수용소의악행, 반세기를끌어온소비에트공산독재등 20세기비극적상황에대한항거와참담한신음을듣는다. 특히 비올라협주곡 의날선음률에서그런것을감지하며중세페르시아시편에서가사를차용했다는칸타타 루바이아트 의모든가사에는현대인의성찰을요구하는낱말들이숨쉬고있다. 소피아구바이둘리나의음악을듣는것은매우불편하고상당한인내심이요구된다. 그것은전혀즐거운음악이아니다. 모차르트와바흐와쇼팽을들을때와그시간은아주다른시간이다. 시간의인내와충격을견디는것은각종소음에길든현대인에게도쉽지않은일이다. 그런데우리는명상을위해깊은숲을찾거나고행으로자기의때묻은혼을정화하기위해멀고먼사막을찾기도한다. 우리네시골할머니모습을닮은소피아구바이둘리나의음악이그숲과사막을바로우리곁에고도로양식화된형태로마련해놓고우리를초대한다고생각하면용인이될까? (2014 년 7 월 7 일제 275 호 ) 238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42. 양날개를단발레리게르기예프제 22 회 백야의별 참관기 장일범 음악평론가, 경희대포스트모던음악학과겸임교수 서늘한 6월 21일하짓날상트페테르부르크의밤. 백야가한창인이날다시 백야의별 페스티벌 (Stars of the White Nights Festival) 을찾았다. 2009년 백야의별 페스티벌을찾아일주일간공연을본지 5년만이었다. 그동안가장크게달라진점은 1860년에지은마린스키오페라극장과 2005년에지은마린스키콘서트홀에이어작년에새로개관한마린스키제2 극장이 2년째를맞아백야페스티벌의공연장소로본격적으로쓰이게됐다는점이었다. 22회째를맞은 2014 년페스티벌은의욕적으로외연을확장해역사상최초로 2백개의공연을올리는신기록을작성했으며신극장의 4개체임버홀에서도공연이열려레퍼토리의다양성면에서높은수준을보여주었다. 예술감독이자상임지휘자발레리게르기예프는 백야의별 페스티벌을통해두가지행보를확실하게보여주고있었다. 첫번째는베를리오즈의 트로이사람들, 바그너의 니벨룽의반지 4부작, 말러교향곡시리즈등레퍼토리를꾸준하게국제화하고현악, 성악, 피아노, 연출등해외스타아티스트들과의공동작업과초청공연을통해세계최고수준의페스티벌을지속하는것이었고, 두번째는애국적인주제를통해 위대한러시아재건 에앞장서는것이었다. 특히운하하나를사이에두고기존마린스키극장옆에세워진마린스키제2극장은현대화의첨병역할을하는데제격이었다. 도착한다음날인 22 제 3 장사회와문화 문화 239

일밤 10시 ( 이날이백야가가장긴날이었다 ) 에시작하는콘서트를보러갔다. 2천석을수용하는홀내부는단정하고아름다웠으며로비가특히인상적이었는데, 내부벽을호박 ( 琥珀 ) 색으로장식해현대적인건물이지만, 러시아성을갖추도록섬세하게표현한것이인상적이었다. 9년전에지은콘서트홀도편안하게꼭대기층까지오를수있었던것처럼마린스키제2극장도매우독특한개성이돋보이면서도편안한동선으로꼭대기층카페테리아까지오를수있었으며러시아의공연장에서는보기힘든넓은창과개방적인디자인으로바깥경치를만끽할수있도록한인테리어가파격적이었다. 공연은발레리게르기예프의공연치고는준수하게도 10시 10분에시작됐는데이날의협연자는피아노를천재적으로연주해서러시아과학아카데미에서발견한별의이름을부여받은데니스마추예프였다. 첫곡은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1번 이었다. 첫곡이시작될때필자는코를찡그릴수밖에없었다. 게르기예프의손을많이떠는지휘때문인지마린스키오케스트라의연주가아쉽게도잘맞아들어가지않았기때문이었다. 명료하게시작하지못한도입부의아쉬움을뒤로한채마추예프는야생마처럼질주하면서도세심하고도아름다운음색을겸비한채라흐마니노프의피아노협주곡이결코 2번, 3번만명곡이아니라 1번도명곡이라는사실을깨닫게해주는명연주를들려주었다. 하지만중요한지점에서게르기예프의지휘는마추예프의연주와타이밍을정확히맞추지못해매우아쉬웠다. 첫곡이끝난잠시후휴식도없이마추예프는다시등장해그리그의피아노협주곡을연주했다. 그러고보니두곡모두백야가있는나라 ( 노르웨이와스칸디나비아사람들은 Midnight Sun이라고하지만 ) 레퍼토리들이었다. 이날마추예프의연주는매우만족스러웠다. 마냥쉽게치는듯이보이던연주도이제숙성되어있었다. 그동안성장한것을눈과귀로확인할수있었던연주였다. 마추예프는다시피아노앞에앉았고앙코르곡을연주했다. 귀를만족하게해주는이곡은고요와서정으로가득한차이콥스키 사계 중 5월 백야 였고이날밤의주제곡이었다. 2곡의협주곡을연주한후에도마린스키오케스트라는쉬지않았다. 인터미션대신곧바로무대를오케스 240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제 22 회 백야의별 페스티벌포스터 출처 : www.muzklondike.ru 트라대형으로바꾸더니다시입장해서게르기예프와라벨의 볼레로 를연주했다. 협연자가없어지니비로소게르기예프는자유로워졌다. 유명한이쑤시개를닮은조그만지휘봉으로오케스트라를요리한게르기예프는냉정한계산과서늘한열정으로이남녀간의성애를묘사한곡을빼어나게연주해주었다. 백야의밤은남녀의합일과같다는뜻일까? 다음날다시마린스키제2극장을찾았다. 소비에트러시아시절부터볼쇼이극장을통해발레작곡가로명성을떨친작곡가로디온셰드린의 안나카레니나 를보기위해서였다. 이번 백야의별 페스티벌에서게르기예프는그래험빅이연출한프로코피예프의오페라 전쟁과평화 신연출과보로딘의 이고르공 등을통해애국적인작품들을선보였는데, 작년부터셰드린의작품을적극적으로무대화함으로써소비에트러시아작곡가들에대한재평가를시도하고있다. 안나카레니나 는모스크바볼쇼이극장에오른버전과는다르게 2010년알렉세이라트만스키가새롭게안무한작품으로화려한 19세기의상과빠른무대전환, 아름다운미장센, 무대장치와디자 제 3 장사회와문화 문화 241

인그리고현대적인안무에이르기까지톨스토이의대작을 1시간 50분에훌륭하게담아놓은걸작이었다. 특히 2막은긴장감으로청중을몰입하게했는데, 브론스키공작의경마장면에서말처럼달린남성군무가압도적이었다. 이번페스티벌에서안나카레니나역은울리야나라파트키나와아나스타시야마트비옌코가맡았는데, 22일은마트비옌코의무대였다. 그녀는안나카레니나에어울리는미모와호소력짙은춤으로청중들의감동을자아냈다. 베로나아레나페스티벌에이어세계에서가장오랜기간에걸쳐열리는상트페테르부르크 백야의별 페스티벌 ( 금년은 5월 28일 ~7월 31일 ) 은이제마린스키제2극장을세우면서제3기를맞았다. 언제방문해도매우짜임새있고볼거리도더풍성하고들을거리도더많은페스티벌이되었다. 러시아문화력의강력한현주소를보여주는 백야의별 페스티벌에더욱더많은관심을기울였으면한다. (2014 년 7 월 14 일제 276 호 ) 242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43. 순서의심리학 김은희 한국외국어대학교노어과강사 I. 크릴로프, D. 폰비진, M. 로모노소프, A. 루나차르스키, I. 투르게네프, K. 추콥스키, B. 파스테르나크, V. 나보코프, B. 아쿠닌, B. 스트루가츠키, B. 자이체프, S. 톨스토이, A. 페트, M. 츠베타예바, A. 아흐마토바, B. 아흐마둘리나, I. 브롯스키, B. 브류소프, B. 베레사예프, A. 그리고리예비치, N. 구밀료프, D. 메레지콥스키, A. 타르콥스키... 이들의공통점은무엇일까? 작가의길을걸으면서번역작업도동시에진행했다는점이다. 파스테르나크는셰익스피어의작품을러시아어로번역했으며안나아흐마토바는김부식, 윤선도, 정몽주등과김소월의시를러시아어로번역하기도했다. 나보코프는푸시킨, 레르몬토프, 튜체프의시를영어로번역했고자신의작품들도영역했다. 하지만우리는위의작가들을번역가가아닌소설가나시인으로만대부분알고있다. 요즘은번역을주로하다보니자연스레번역가의위상과역할을뒤돌아보는계기가있어개인적경험과소회를적어본다. 유리나기빈 (Юрий Нагибин) 을번역한아무개냐고하면서한출판사에서전화가왔다. 만남자리에는편집장과책임편집인이나왔다. 그들의요지는내가전에번역한나기빈작품집중에서메아리를수집하는소녀이야기인 메아리 같은단편을몇편선별해줄수있느냐는것이었다. 그러면자체논의를거쳐저작권문제를해결하고번역작업이끝나는대로책을내겠다고했다. 인세가얼마나되는지를물었다. 통상출판사에서는저작권과번역 제 3 장사회와문화 문화 243

료를합쳐서 10~15% 정도인세로잡는데동화라서삽화가를포함해야한단다. 그러면서삽화가와똑같은인세를제시했다. 삽화가와똑같다고? 하는생각에동화에서는번역가와삽화가가같은대우를받느냐고물었다. 그것이 관례 라는대답이돌아왔다. 인세가적은대신에선 ( 先 ) 인세를받는조건으로계약서를썼다. 나기빈의동화를번역해서한국에내놓을기회라는생각에들떠그날부터 4권짜리나기빈전집을훑었다. 인세대신책몇권받고번역한적도많았고원고지장당번역료를받은경우도적잖았다. 그래서얼마라도인세를제대로받는다는사실에들떴던속마음도있었다. 단편십여편을골라내용과서지정보를출판사에보냈다. 탈락과재선별과정을거치고번역하는과정이 1년반, 출판사와출판시장상황때문에미뤄진것이 2년이었다. 세상의많은책속에서하루빨리나기빈동화를보고픈마음은나뿐이었다. 그기다림의간극을지나 겨울떡갈나무 의표지와삽화가포함된마지막교정쇄를보는마음은작가가활자화된자기작품을봤을때나화가가마지막붓질을한 겨울떡갈나무 표지그림을고객에게처음선보이는순간이나음악가가곡을완성하여청중앞에서연주되는것을처음듣는마음과별반다르지않을것이다. 표지와삽화가가장궁금했는데펜으로그린그림들이정성스럽게보여서마음에들었다. 이름을확인하는데 글아무개, 그림아무개, 옮긴이아무개 순이었다. 어! 옮긴이가두번째가아니고세번째네... 동화라서그런가? 하는생각이들면서순서가마음에걸렸다. 서재로들어가집에있는동화들을확인했다. 번역동화출처 : www.hanibook.co.kr 중에서삽화의비중이크거나출판사 244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에서자체번역해내놓은책은 글, 그림, 옮긴이 순이었고, 글, 옮긴이, 그림 순서도반정도되었다. 출판사와번역계약을체결할때삽화가와인세가같아서삽화가의위상과번역가로서의내초라함이실감났던기억이새삼떠올랐다. 글, 그림, 옮긴이 의순서가마음에걸렸고, 왜그런순서일까를생각해보았다. 동화에서 글, 그림, 옮긴이 의순서가관례가된것은아마 창작성 이라는기준을잣대로한것이아닌가하는생각이들었다. 글 과 그림 은창작이고번역은남의창작을 옮기는일 이기때문인가. 번역도창작이다 고주장할수도있겠지만, 역시나원작이있어야번역도가능한일이니공허한울림으로들릴뿐이다. 하지만번역가가없다면외국작가의작품을어떻게읽어볼수있겠는가... 마지막교정쇄의오탈자를확인하고편집인에게전화를걸었다. 교정내용을편집인에게전하고조심스레 글, 그림, 옮긴이 의순서에대해물었다. 그렇지않아도편집장과그순서에대해논의가있었지만, 나기빈동화가시리즈물중하나라서전례를따른것뿐이라고했다. 책임편집인은단순한 순서 일뿐 우선순위 가아니라면서도한번더논의해보겠다고했다. 출판사에서는단순한 순서 일뿐이라고했지만, 나는어느새그순서를 서열 로인식하고있었기에순서를바꾸어출간하겠다는연락이왔을때기분이좋으면서도내뒤로밀린삽화가에게조금미안해지기도했다. 중국작가다이호우잉의 허공의발자국소리 에는줄서기광경을묘사한에피소드가하나있는데 순서 에관한사람들의심리가잘드러나있다. 주인공이새벽에나와여객버스를기다리며맨앞줄에서있었는데정거장관리인이나오더니표지판을들고사람들에게다시줄을서라고한다. 그러자기존의줄은가망없이허물어져버리고밀치고당기는실랑이가벌어진후힘의세기에따라새로운줄이생긴다. 주인공은선두에섰다가끝으로밀려나지만, 관리인이갑자기뒤쪽으로걸어와서뒤에서부터차를타라고하자다시줄이만들어진다. 사람들은몇마디중얼거리더니곧새로운현실을받아들인다. 그런사람들의심리에대해작가는 사람들은자신을지휘하는 제 3 장사회와문화 문화 245

사람에대해서항상경외하고공손하다 는말로설명을대신한다. 필자도출판사측에서 글, 그림, 옮긴이 의순서를고집했다면결국그렇게따랐을것이다. 하지만동화선별부터작품홍보문구까지깊숙이관여한번역자라는나의입장과출판사에서의뢰를받고작업한삽화가의위치는다르지않으냐는생각에서기존순서에대해내의견을내보았던것이다. 그래서인쇄소종이냄새가나는빳빳한책이집으로배달됐을때 글, 옮긴이, 그림 의순서를보며제자리를찾은듯이뿌듯했다. 그런데정작책이세상에퍼지자평론가들과독자들의반응은대부분작가나기빈과삽화가에관한것이었다. 글이사려깊고좋다, 정서가너무아름답다, 삽화가아름답다, 삽화가책내용을잘반영했다 등이었지내번역에관해선별로언급이없었다. 번역에관해서는 전문번역가의손길을거친, 처음으로러시아어에서번역한 이란표현이전부였다. 그들에게나는작가의그림자인옮긴이일뿐이었다. 글, 옮긴이, 그림 의순서를고집해서 넘버투 라고우겼는데현실은 넘버쓰리 였다. 쓴웃음이나왔다. 삽화가에게미안해진것도그때였다. 나기빈동화의정서를살려낸삽화가덕분에나기빈의 겨울떡갈나무 가한국의대지에더깊고넓게뿌리내리고있었다. 평론가들에게도독자들에게도내번역은그다음이었지만, 독자들은어차피작가만기억할것이다... (2014 년 4 월 21 일제 264 호 ) 246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44. 바흐틴의몸개념으로살펴본몸 - 공간 김민아 서울대학교노어노문학과강사 인간의몸은공간의일부를차지할뿐아니라몸자체도일종의공간이다. 러시아어 тело 의사전적정의는크게둘로나뉘는데, 첫째가 어떤물질에의해채워진제한된공간, 닫힌표면들로제한된공간의일부 ( 구체, 직육면체등의體 ) 라면, 둘째는 인간유기체 이다. 이정의를사용해서인간의몸을재정의하자면, 몸은근육과피, 뼈들로채워지고피부 ( 살갗 ) 라는표면에의해닫힌공간의일부이다. 몸을일종의공간으로파악하는경향은예전부터있었다. 지상에서영혼이잠깐머무는장소, 더나아가자유로운영혼을가두는감옥으로서의플라톤의몸개념에서시작하여사유하는존재 (res cogitans) 에의해점유되는, 데카르트의몸-기계개념에서정점에이르는전통적서구형이상학의몸개념은 19세기말지배적인힘을잃으면서몸-공간개념은몸 / 정신의이원론에서벗어나더다채로워진다. 니체가인간의모든경험이축적되고악덕과덕이투쟁하는공간, 사유와감정의작은이성을아우르는큰이성으로인간의몸을보았다면, 푸코는육체를훈련시키고규율화 ( 관찰, 감시, 금지, 처벌 ) 하여최대한이용하려는의도를지닌다양한권력들이각축을벌이는공간으로몸을이해했고, 보드리야르는자본주의시대에서소비 ( 패션, 건강식품, 다이어트, 성형등 ) 공간으로변한몸을보았다. 이처럼과거부터현재에이르기까지공간으로서의몸은물리적, 은유적차원에서수많은담론의대상이되고있다. 제 3 장사회와문화 문화 247

러시아의철학자이자문화연구가, 문학이론가인바흐틴에게몸-공간은가장먼저미학의차원에서논의되었다. 1920년대중반에집필한 미학적행위에서의작가와주인공 에서바흐틴은작가가주인공을완결된전체로만드는전제조건으로주인공에대한작가의공간적, 시간적, 의미적 외재성 (вненаходимиость) 을지적한다. 이외재성, 다시말해작가와주인공은세계속에서차지하는위치가서로다르고이위치는대체불가능하다는사실덕분에작가는주인공보다더많이보고더많은것을알게된다. 특히공간적외재성덕분에작가는주인공의공간적가치들-외양, 신체의외적경계, 외적행위등이속하는주인공의몸-을미적으로완결할수있다. 예를들어지금나는어느대학의도서관에서이글을쓰고있다. 글이잘써지지않아인상을쓰고몸을뒤척이며휴대전화기를만지작거리다가이윽고커피를마시러밖으로나간다. 나는내가어떤자세로책상앞에앉아있는지, 어떤표정을짓고, 어떻게걸어나가는지볼수가없다. 그러나지금, 나와같은공간 ( 내앞이나옆에앉은 ) 내의누군가 ( 타자 ) 는나의외양과행동을전체적으로바라볼수있다. 또커피를마시러밖으로나가는나의목적론적행위를그는행위의인과관계에서벗어나객관적으로파악할수있다. 즉나의자세나표정, 의자에서일어나밖으로나가는나의행위를나는집중이안된다거나지루하다는나의주관적감정이나생각에종속하여파악한다면, 타자가가장먼저이끌리는것은공간적소여로서의나의몸과관련된것들-외양, 표정, 행위들-이다. 더나아가만약타자가나를주인공으로소설을쓴다면이제나의몸은단순히주어진것 (данность) 이아닌, 적극적으로창조해야만하는과제 (заданность) 가된다. 바흐틴의몸-공간의특징이바로여기에있다. 미학적 가치적활동시타자의몸은물리적으로닫혀있는제한된공간이아니라미적, 가치적으로사건적성격을띠는살아있는공간으로주어진다. 즉물리적공간으로서인간의몸은미학적사건이일어나는미학적공간이되는것이다. 몸이나에의해체험되는, 자기충족적인 무거운육신 인어떤것에서벗어나려면타자가인정하고형태를부여하는행위가필요하다는바흐틴의사상에는타자의개 248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입에의해서만사건이발생한다는그의바흐틴삽화사건개념 (событие) 이드러나있다. 20여년이흐른 1940년대에박사학위논문으로집필한 프랑수아라블레의작품과중세및르네상스의민중문화 에서바흐틴은 16세기작가라블레의소설 가르강튀아와팡타그뤼엘 이라는연작소설에서형상화되는몸-공간에대해논의한다. 라블레의작품은민중의웃음문화의유산이고, 작품속에나타나는그로테스크한몸의이미지는민중의웃음문화의미학인그로테스크리얼리즘의산물이다. 그로테스크한몸출처 : www.liveinternet.ru 의공간에서는먹고, 마시고, 배설하고, 출산하고, 타인과접촉하는행위 ( 폭력, 성행위등 ) 등의생리적, 물리적몸의사건이극도로과장되어나타난다. 바흐틴이라블레의작품에서본그로테스크한몸에서우리의관심을끄는것은그로테스크한몸의사건이항상두몸의경계들위에서발생한다는것이다. 즉먹기, 마시기, 배설, 성교, 임신, 출산, 성장, 죽음등의모든사건은몸과세계의경계나새로운몸과낡은몸사이의경계에서일어난다. 왜냐하면바흐틴에의하면그로테스크는분리되고완료된현상처럼몸을가두고구별하는단단히잠긴표면을무시하기때문이다. 그로테스크한몸에대립하는몸은공식문화의고전적몸으로, 이것은완결되고, 개별적으로표현되며엄격하게경계지어진육중한몸이다. 그로테스크한몸에대한바흐틴의설명에서우리는미학적사건이발생하는미학적공간으로서의몸개념과의유사성을발견하는데, 그것은미학적공간이든물리적공간이든바흐틴은닫힌몸-공간에서의자족적사건보다는타자 ( 타자, 세상, 다른몸 ) 의개입과영향이전제되는열린사건을지향했다는사실이다. 우리가태어나면서소유하는 ( 엄밀히말하면우리에게 주어 제 3 장사회와문화 문화 249

지는 ) 가장최초의공간인우리의몸에서는지금도우리가의식하지못하는 수많은사건이일어나고있다. 그러나이사건들이바흐틴적인유의미한사 건이되려면타자의존재가반드시필요하다. (2014 년 7 월 21 일제 277 호 ) 250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45. 미하일레르몬토프, 시대가낳은낭만주의시인 김준석 한국외국어대학교러시아연구소 HK 연구교수 2014 년 10월 15일은 러시아의바이런 이라불리는미하일레르몬토프탄생 200주년이되는날이었다. 작가가러시아문학사에큰영향을미친점을고려할때, 이상하게도그는이제까지사후자신의기념일과는크게 인연 이없었다. 그는자신의 탄생 100주년 (1914 년 ) 을사회주의혁명전야에, 서거 100주년 을 1941년 2차세계대전속에맞이했다. 하지만올해그의탄생 200주년은러시아각지에서열린다양한행사덕분에훨씬더나은모습을보였다. 지난 5월에는새로단장한레르몬토프박물관 ( 모스크바 ) 이개관했고, 푸시킨박물관 ( 모스크바 ) 과러시아문학연구소문학박물관 ( 상트페테르부르크 ) 에서는레르몬토프기념전시회가열렸으며, 문화 채널 (TV) 에서는작가를기념하는다큐멘터리프로그램을방영했다. 이밖에도시인의작품세계를되돌아보는국제학술회의와각종심포지엄등이세계각지에서열렸다. 생전에도사후에도누려보지못한호사를올해그는차분한분위기속에서맛보고있는것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클래식페스티벌은지난달 12일에막을내렸지만, 모스크바푸시킨박물관의전시회는 12월 10일까지이어진다고하니시인의굴곡진삶을느껴볼시간은여전히남아있는셈이다. 레르몬토프가활동했던 19세기초반의러시아는당시유럽과마찬가지로프랑스혁명의실패로인한상실감이팽배하던시기였다. 혁명의실패에도불구하고그정신이념이었던 자유, 평등, 박애 를기초로한사회건설의가 제 3 장사회와문화 문화 251

능성에관한문제가문학작품에자주제기됐다. 이런면에서도스토옙스키의주인공들은매우적극적이었는데, 그들은혁명이념에기초한이상사회건설가능성에관해회의적이고비판적으로반응했다. 소설 지하생활자의수기 (1864 년 ) 의주인공이피지배층의 피가샴페인처럼치솟고있다 며사회에던졌던분노의항변은당시의사회상을짐작하게해준다. 프랑스혁명은상당부분계몽주의자들의활동으로말미암은결과였다. 디드로, 볼테르, 루소등의계몽주의자들은이성과바른사상의힘으로세상의변화를꿈꿨다. 그들은인간개개인의생각이바뀌면사회도틀림없이변화하리라고생각하여민중계몽에기대를걸고혁명사상을주도해나갔다. 하지만 1789년에서 1794년의짧지않은기간에변혁의소용돌이는계몽주의적저항의가치에잔인성을더한다. 주지하듯이혁명은수십만명의사상자를낳았고급기야는루이 16세와그의아내마리앙투아네트를처형한다. 우여곡절끝에프랑스는왕이없는나라, 공화국이라는궁극의목표를달성하는듯싶었다. 하지만그게다가아니었다. 그로부터 10년후나폴레옹이나타나프랑스의황제로즉위하며혁명의종료를선언하는데, 이는레르몬토프가살고간시대와그시대의예술에직접적인여파를남긴다. 러시아시인이자외교관이었던표도르튯체프 (1803~73) 의표현처럼 혁명 의속성에는언제나 새로운시저 로가는길이도사리고있는것일까? 사람들은그동안무엇을위해그토록많은피를흘려야했는지반문했다. 절실했던사회적기대와잇따른실현가능성의급격한소멸은인간의식의가치구조를변화시켰다. 유럽전체가 자유, 평등, 박애 의기본정신에기초한사회를기대했기때문에계몽주의적가치시스템의붕괴는전유럽에영향을끼쳤다. 인간이노력해서실질적으로얻을수있는부분에관한물음으로시작된가능성과 가능한것 에관한생각의변화추이는현존하는질서가부동의자연상태가아니라는사실을일깨워주기에충분했다. 사람들은삶에서현실과이상을분리하기시작한다. 작가들은인간의삶을 외적인것 과 내적인것 으로양분하여이전까지주목받지못했던인간의내적영역, 이른바인간의고유성과개성의문제를새롭게제기했다. 이는문학에서삶을새 252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모스크바국립푸시킨박물관의미하일레르몬토프탄생 200 주년기념전시회포스터 출처 : www.russkiymir.ru 로운각도로살피려는시도 로이어지는데, 이것이바로 고전주의시대에서낭만주의 시대로의변화상이었다. 레르몬토프의작품을읽 을때우리는그가낭만주 의시대의시인이라는점을 잊지말아야한다. 낭만주 의예술은인간의내부문제, 감정 에방점을찍는다. 표절 할수없는감정의세계에인간의고유성과본질이살아있다고생각하기때 문이다. 낭만주의시인들이인간의내적가치문제에천착하는이유는그들 이인간의존엄성을확신하기때문이다. 낭만주의자들의 가치문제 는계몽 주의자들이언급했던추상적이거나일반적인가치를이야기하는것이아니 다. 그것은모든사람과공유될수있는보편타당한것이아닌 자아 와관계 된낭만주의적고유성을일컫는것이다. 낭만주의시상의중심부에주변세 계와자신을구분짓는, 세상을적대시하는고독한주인공들이등장하는것 도이러한연유에서설명될수있다. 당시낭만주의는유행병처럼번져나갔던문학조류였다. 알렉산드르푸 시킨의운문소설 예브게니오네긴 에등장하는렌스키도낭만주의의수많 은모방자가운데한명으로이해될수있다. 하지만레르몬토프는모방자들 과는다른차원의시인이었기에, 훗날문학연구자들은그의흔적을거대한 현상 이었다고이야기한다. 과연그현상의본질은무엇일까. 평범한인간, 보통의시인이망망한대우주앞에, 웅장한신의세계앞에 서게될때그는자신의하찮음을인정하거나적어도자신이드넓은우주 의작은부분이라는점을인지하고고백하기에이른다. 하지만레르몬토프 의서정적자아는자신과세상을시종일관대응점에위치시키며그에상응 하는권리를주장한다. 연구자들은시인이보여준인간적가치의확신정도, 제 3 장사회와문화 문화 253

그자유로움의폭발적스케일에매료되었다. 레르몬토프의주인공들은 ( 고전주의와계몽주의시대에중시했던 ) 전통과이성, 법질서를거부했다. 그들은현실사회에서자유롭게벗어나자신의내적가치문제에몰두하는데, 이는 19세기러시아사상계를이끌던슬라브주의와서구파모두가시인과의정신적거리를좁힐수없었던이유가된다. 레르몬토프탄생 200주년을맞은시점에서시인이이룬위대한업적에다시금주목해야할중요한이유가운데하나도바로여기에있지않나싶다. (2014 년 11 월 3 일제 292 호 ) 254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46. 예술과산업의경계에선 렌필름 정미숙 영화평론가 영화스튜디오 렌필름 (Киностудия Ленфильм) 은상트페테르부르크의대표적인문화상징가운데하나다. 하지만 렌필름 은최근파산위기를겪으며예술전통과산업의경계에서스튜디오역사상최대혼란을겪었다. 갈등과분열의씨앗은스튜디오의민영화정책에서싹트기시작했다. 2012년스튜디오의파산과흡수에대한위기가본격적으로공론화되면서내부갈등과분열의골이더욱깊어졌다. 사실스튜디오의민영화는 2004년개방형주식회사로전환하면서조심스럽게언급되기시작했고, 내부여론도찬반양론으로갈렸다. 그리고 2007년 렌필름 의민영화착수를놓고러시아문화부와연방자산관리청 (Росимущество) 이협의중이라는보도가나오면서스튜디오의이사회와공동협의회는민영화에적극적으로반대했다. 정부기관은잠정적민영화중단과 모스필름 (Мосфильм) 과의합병을논의했지만, 이마저도무산됐다. 마침내 2010 년러시아의거대미디어사인 АФК 시스테마 (АФК Система) 가매매의사를밝히면서스튜디오의위기극복과발전을위한세가지구상이나왔다. 첫번째구상은국가가 25%, 시스테마 가 75% 의주식을소유하고, 렌필름 은 시스테마 의자회사인 러시아월드스튜디오 (Всемирные русские студии) 로이사하고, 현재도심에있는스튜디오자리는사무실과비즈니스센터, 영화관, 공원으로바꾼다는계획이다. 두번째구상은스튜디오이사 제 3 장사회와문화 문화 255

회가주장하는것으로, 렌필름 공간을영화 방송관련대학과제작등에양도하고여기서나온자금을활용하자는것이었다. 마지막으로스튜디오에서활동하고있는영화인들로구성된공동협의회는 100% 국가소유로남겨두는안을지지했다. 그리고낙후한스튜디오건물의재건과기술설비의현대화를위해국가가자금을지원하고, 작가영화와예술영화등비상업영화제작에주력한다는내용이었다. 2012년 9월에는논쟁과회의를거듭하며세가지로압축된안건을중심으로 렌필름 발전을위한공청회가모스크바에서열렸다. 공청회직전 시스테마 가인수계획을돌연취소하면서나머지두가지구상만선택지로남게됐고이중에서하나를선택해야만했다. 양측이공통으로요구했던민영화반대와도심외곽이동거부문제가사라지자선택도훨씬쉬워지는듯했다. 그러나이사회와공동협의회에는각각프로듀서중심과제작 교육중심이라는본질적인견해차가존재했다. 즉, 산업중심시스템과영화예술작품및교육중심시스템중에서하나를선택해야만했다. 결론적으로공청회는이사회의승리로막을내렸다. 산업으로서의영화에주목하는프로듀서중심체제로결정된것이다. 공동협의회회장인스베틀라나카르말리타 (Светлана Кармалита) 가갑자기이사회를지지하면서정부기관의결정에영향을끼쳤다. 공동협의회에서는그녀의갑작스러운변화를전혀예상치못했다. 공동협의회구상을지지했던사람들도모두놀라지않을수없었다. 이순간알렉산드르소쿠로프가장충격을받은사람은알렉산드르소쿠로프 (Александр Сокуров) 감독이다. 그는국가적브랜드로서 렌필름 의문화적가치와전통을유지하고, 위기를극복하기위해당시총리였던푸틴과문화부장관에게공개서한을보내는등적극적인노력을기울였다. 소쿠로프감독에게출처 : www.sokurov.spb.ru 렌필름 은영화적고향이다. 데뷔시 256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절부터그의영화는상영금지, 촬영중단을경험했다. 온갖역경을견디고, 작품을끝까지완성할수있었던것은 렌필름 에비상업적특성이있었던덕분이다. 상업적목적이아니라독립적이고전문가적인견지에서다양성이유지되어야한다는태도를고수했던소쿠로프감독은데뷔하는젊은감독들에게기회를제공하고, 작품제작과교육위주로다른상업적스튜디오와차별화하는길을원했다. 한편, 공청회이후스튜디오는급변했다. 문화부는스튜디오새사장으로에두아르드피추긴 (Эдуард Пичугин) 을선출했고연방자산관리청의제안에따라이사회회장으로는표도르본다르추크 (Федор Бондарчук) 감독이추대됐다. 이사회회장추대는비공개로이뤄졌다. 본다르추크와피추긴은스튜디오를대표하는새구성원으로서영화계에서뛰어난사업가적능력을인정받고있다. 공교롭게도피추긴과본다르추크는그들이발의한영화관네트워크 키노시티 의공동대표이다. 이프로젝트는러시아변방의도시와중소도시에현대식시설을갖춘영화관 크론베르크시네마 를기반으로영화클럽네트워크를형성하고자하는계획이다. 개방형주식회사 키노시티 의자본은연방자산관리청과두사람 ( 키노시티메니지먼트 사 ) 이각각 74% 와 26% 를보유하고있다. 본다르추크는모스크바외곽에설립된현대적인복합영화 방송스튜디오 글라브키노 (Главкино, 2008년설립 ) 의지분도소유하고있다. 글라브키노 는신생기업이기는하지만, 방송과영화제작의기획단계에서후반작업까지할수있고, 영화와방송매체로배급까지가능하다. 본다르추크는사실상영화의제작과배급, 상영단계까지개인적인역량을발휘하는기업가이다. 그의개인회사가국영스튜디오 렌필름 과의관계에서어떻게작용할지는아직은미지수다. 영화산업의대주주이자대표자인이들의능력에대한기대만큼은어떠한형태로든작용했을것이다. 한편, 신임회장본다르추크는카르말리타의아들인알렉세이게르만주니어 (Алексей Герман-младший, 작년에타계한거장감독알렉세이게르만의아들 ) 와소쿠로프감독을나란히이사회에영입한다고발표했다. 하지 제 3 장사회와문화 문화 257

만소쿠로프감독은스튜디오의이사회에국가기관의사람들과게르만감독의영입, 비합법적이고논쟁의여지가있는이사회임명안에동의하지않았다. 소쿠로프감독은공청회에서부터이사회구성, 일방적인해고 ( 소쿠로프의사람으로알려진안드레이시글레 (Андрей Сигле, 현 Proline Film 영화사사장 ) 등에대한일련의의혹과질문에대해뚜렷한해답도듣지못했다. 그는자신의이사회영입에대해발언권이전혀없는형식적이고상징적인자리일뿐이라며거부했다. 또한인터뷰에서족벌주의라는단어를쓰면서게르만감독을공개적으로비난하기도했다. 그러자게르만감독이소쿠로프의이런비난에대해조목조목공개반론을펴면서갈등의골이깊어지기시작했다. 렌필름 의발전을위한논의가공론화과정을거쳤음에도비밀주의속에급속하게진행되고, 문화부와연방자산관리청, 이사회와공동협의회의몇몇사람이자기들끼리만모여결론을도출하면서결과적으로는음모론에대한의혹이일어나기도했다. 이런가운데본다르추크는소쿠로프감독을직접만나서 렌필름 의기반위에독립적으로존재하는교육과학습연수센터운영에대한기획을설명하고운영계획을함께논의했다. 아직계획이구체화되지않았지만, 분명한사실은본다르추크가공동협의회와소쿠로프감독이지지한제작 교육중심을완전히거부하는것은아니라는점이다. 영화는예술과산업의경계에서줄타기하는곡예와도같다. 예술과산업이라는두마리토끼를잡고자하는것이영화감독들의희망이듯이본다르추크와소쿠로프의연합이원만하게이루어진다면 렌필름 도일거양득을이룰수있으리라고예측해볼수있다. 하지만무엇보다중요한것은 렌필름 이역사상처음으로프로듀서중심체제로변했다는것이다. 2014년현재 렌필름 은 러시아연방영화기금 (Госфильмофонда) 으로부터영화판매권전환을위해적극적으로노력하고있다. 러시아영화의대표적인특징중하나인방송과의연관성에서볼때방송상영을통한수익은스튜디오에상당한이익을보장한다. 모스필름 도자사의제작상품을방송에판매해수익을톡톡히올리고있다. 렌필름 에서제작한 1992년이전 258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작품들에대한판매권전환이실현되면, 스튜디오의독립채산을위해매년 13~15 편의영화와 4편의연작작품을만들어야한다는피추긴의계획도훨씬쉽게접근할수있다. 하지만소쿠로프가제안하고푸틴대통령이동의했던 렌필름 의 국가적브랜드 와 영화제작환경의다양성 은상업주의시장에서러시아영화의미학적독창성과실험성의전통을유지할수있을때가능하다. (2014 년 8 월 11 일제 280 호 ) 제 3 장사회와문화 문화 259

제 4 장 역사와기억 47. 2014 년솁첸코탄생 200주년의해가저문다 _ 한정숙 / 263 48. 100년전한국역사속의돈스코이호 _ 유해수 / 269 49. 러일전쟁과한반도 _ 김종헌 / 273 50. 20세기초러시아공연예술의전령사 : 해삼위한인예술단 _ 양민아 / 277

47. 2014 년솁첸코탄생 200 주년의해가저문다 한정숙 서울대학교서양사학과교수 시집 농무 로유명한신경림시인이올해초 사진관집이층 이라는새로운시집을펴냈다. 평범한독자의눈으로보기에는, 외국여행에서얻은느낌을표현한시가꽤여러편담겨있어서이채로웠다. 그중하나인 드네쁘르강, 아름답고아름다운 은시인이우크라이나의수도키예프를방문하고사람들을만난후의감흥을담은작품이다. 도시가숲속에들어앉았다. / 전체가공원이다. / 국립끼예프대학도공원안에있고쏘피아성당도공원안에있다. / 공원을둘로가르며흐르는 / 널따란드네쁘르강이아름답다. 한국의노시인이우크라이나역사속의시인을만나는순간은이렇게그려져있다. 뒷골목을과일장수들이메웠다. / 가장존경하는인물, 그러면당연히시인셰프첸꼬다. ( 고유명사표기는시인의표기를따름-편저자 ) 물론이다. 타라스솁첸코는키예프뒷골목의노점상들까지도모두다알고존경하는우크라이나 민족시인 이다. 2012년 순위조사 ( 레이팅, Рейтинг) 라는사회학연구집단이우크라이나인들을대상으로고금을통틀어가장위대한우크라이나인에대해설문조사를했을때솁첸코는 58.7% 로압도적인지지를얻어단연 1위에올랐다 ( 복수응답이허용된것으로보인다 ). 2, 3위를각기차지한인물은 19세기말 20세기초의여성시인인레샤우크라인카 (22.5%) 와 17세기에폴란드지배에맞서봉기를이끌고헤트만령을수립했던지도자보흐단흐멜니츠키 (20.1%) 였다. 역시시인인이반프란코의뒤를이어이반마제파, 야로슬라프대공과같은역사속통치자들이높은순위를 제 4 장역사와기억 263

차지했고, 6위에오른인물은역사가이자정치가였던미하일로흐루솁스키이다. 하긴우크라이나에는이와비슷한설문조사를하는일이자주있으며그때마다위대한우크라이나인의순위가바뀌기는한다. 그런데그중에서도타라스솁첸코는거의빠짐없이높은순위에든다. 그가 1위를차지한어느설문조사와관련하여한인터넷언론은 타라스가안드리 ( 축구선수인안드리솁첸코를말한다 ) 를눌렀다 는제목의기사를싣기도했다. 신생독립국의국민들이그들의민족적정체성을시적언어에담아표현해준시인들에게열렬한사랑과존경을바치는것은놀라운일이아니다. 다만타라스솁첸코는그이상의존재인것으로보인다. 그는우크라이나인들의문화적, 정치적자율성확대를위한노력때문에엄청난고초를겪었던순교자와도같기때문이다. 농노로태어나유형수가됐다가마흔일곱의나이에가난한독신남으로사망한그의고통가득한삶은우크라이나인들에게는곧그들의민족적고난을응축해놓은것으로여겨지기도한다. 그리고그들은솁첸코가읊었던코자크 ( 러시아식으로는카자크, 영어식으로는코사크 ) 들의영광을우크라이나인들의역사적영광과동일시한다. 2014 년은솁첸코가탄생한지꼭 200주년이되는해이다. 1814 년 2월 ( 구러시아력 ) 키예프인근의작은마을모린치에서태어나이웃마을키릴리프카에서자라난솁첸코는농노신분임에도일찍부터지적재능을인정받아글을배울기회를가졌고초보적이나마미술도배웠다. 그후지주를따라키예프, 빌니우스, 바르샤바등으로옮겨다니며살다가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화가이반소셴코를만나인생의전환점을맞이하게되었다. 그의도움으로솁첸코는제국상류층인사들과알게되고러시아제국미술원에서본격적인미술공부를시작하게되었으며그들의도움으로농노신분에서해방되었다. 그는재능있는화가로출발했으나곧타오르는불과도같은언어를거침없이구사하는열혈시인으로서더큰이름을얻게되었다. 그는일기를포함해서산문은러시아어로쓰기도했으나시만은항상우크라이나어로썼는데, 그의시들은개인적인심경과회상을그린것을제외하면주로우크라이나의역사와러시아제국의현실에서소재를취해왔다. 러시아제국의 264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농노제와전제정에대한솁첸코의통절한비판은 우크라이나코자크집단의자유, 평등정신 에대한찬미와대구를이루는것이었다. 솁첸코는해방적, 자유주의적범슬라브주의사상에근거하여러시아제국의재편을꿈꾸었던우크라이나지식인들의결사키릴로- 메포디 ( 키릴로스- 메토디오스 ) 형제단사건에연루되어 1847년봄키예프에서체포되었다. 이때문에그는상트페테르부르크에압송되었다가우랄산맥부근오지로떠돌며유배생활을했으며 1857 년겨우석방되기는했으나몇해안가서병으로사망했다. 그토록고대하던농노제철폐가바로눈앞에다가와있었으나이를보지못한채눈을감은것이다. 솁첸코는사후에우크라이나인들에게자율적인문화발전과교육, 계몽의상징적존재가되었다. 그가애국시편들에서우크라이나인들의각성을촉구하며스스로배우고판단하며결정하라고촉구했던영향도있었다. 말하자면그는우크라이나인들의정신적성장을독려하며영감을주는역사속후원자였다. 그의이름을따서 1873년르비브 ( 당시합스부르크제국령 ) 에서설립된타라스솁첸코학회는우크라이나지식인들의학문 문화활동의구심점역할을담당했다. 역사가흐루솁스키도르비브대학교수시절, 이학회의의장으로활동하면서학회의성장에이바지하기도했다. 반면러시아제국에서는 1863년발루예프회람에이어 1876년엠스칙령으로문학창작품 소련시절솁첸코기념우표 출처 : www.shutterstock.com 제 4 장역사와기억 265

등우크라이나어출판물이금지됐는데, 솁첸코의작품도제국검열당국의금서목록에오랫동안들어있었다. 하지만소련체제아래서솁첸코의작품은금지되지않았을뿐아니라비교적긍정적인평가를받기도했다. 그의사상은 혁명적민주주의 로규정되었는데, 이는소련정부가중시하던 19세기혁명운동의정신과일맥상통하는것이라고여겨졌다. 그가러시아제국의현실에대해불같은비판을쏟아내기는했으나이는반러시아적인것이아니라차르정부에반대하는것이라고해석되었다. 그덕분에솁첸코의시들은소련시절러시아어로번역되어국영출판사에서여러권의선집으로출판되었고그의작품과생애에대한연구도이루어졌다. 소련시절에는솁첸코의얼굴이나그의미술작품 ( 예를들어 카테리나 ) 이우표도안으로자주사용되었으니이것만으로도소련체제의솁첸코애호를짐작할수있다. 소련의약화와해체이후우크라이나인들사이에서솁첸코에대한찬양과숭배의경향은현저히강화되었다. 독립우크라이나에서솁첸코는당연히우크라이나적정체성의아이콘이되었다. 우크라이나에는솁첸코의이름을달고있는문화기관들이수없이많다. 키예프국립대학, 키예프의우크라이나국립오페라극장이그의이름을따서명명되었고우크라이나문화예술분야의최고상도그의이름으로수여된다. 공원을비롯한공공장소가그의이름을따서명명된예는일일이헤아리기어려울정도이다. 한편, 솁첸코학회는 1939년강제해산됐지만, 1989년르비브에서재건되어오늘에이르고있고미국뉴욕을비롯한여러외국도시에설립된지부들도활발한활동을펼치고있다. 외국주재독일문화원이괴테인스티투트라는이름을달고있듯, 솁첸코학회는해외각국에우크라이나문화를알리는역할을자임한다고할수있다. 이런솁첸코였던만큼그의탄생 200주년을맞아수많은기념행사가열리리라는것은충분히예상할수있는일이었다. 1936년푸시킨사망 100주년기념행사가소련정부의지원아래대대적으로열렸던것에비견할만한범국민적인기념행사들이 2014 년우크라이나에서도 1년내내열렸다. 수많은 266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학술행사와축제, 공연이개최됐다. 우크라이나인들은어린학생이건, 어른이건, 솁첸코의시에곡을붙여만든노래들을독창으로, 합창으로불렀고, 미국과캐나다, 호주, 유럽등외국곳곳에까지이열기를전했다. 예나지금이나열혈시인들에대한반복적기림은근대적국민만들기와무관하지않은것으로보인다. 솁첸코탄생 200주년기념로고공모에서는미술교사인올레흐슈플리야크의작품이선정됐는데 ( 공모작중 1등은없었고, 2등이최고상이었다 ), 로고속의솁첸코는젊은시절그가그렸던자화상처럼젊고총명한청년예술가의모습을하고있다. 그러나다른공모작들을보면, 유배에서풀려난후나이보다훨씬늙어보이고침울한중늙은이가된솁첸코의 40대모습을담은작품들도적지않다. 우크라이나인들은그의어떠한모습이라도사랑할준비가되어있는것이다. 9세기비잔티움제국의선교사키릴로스와메토디오스가슬라브인들을위해문자를만들어주었다면, 솁첸코는그문자에담을시를우크라이나인들을위해창조해낸인물이다. 하지만외부의눈으로보면솁첸코역시논란의여지가없지는않다. 이미솁첸코의시작활동초기에그의시는폭력묘사가많다는, 혹은심지어폭력을찬미한다는이유로일부러시아평론가사이에서비판을받았다. 그런가하면장시 하이다마키 중일부구절은유대인들에대한격렬한반감을드러내고있어서러시아어, 영어번역본의옮긴이들은이구절들을원문과다르게좀더완곡한표현으로바꾸어번역해왔다. 유대인들과우크라이나인들의역사적화해는반드시이루어져야할터인데, 이를위해그의시와이름이어떤역할을할지주목된다. 다른한편, 솁첸코탄생 200주년이라는우크라이나인들을위한축제의해는러시아와우크라이나사이의대대적충돌이라는초유의사태로얼룩진해이기도했다. 그래서솁첸코의이름이러시아와우크라이나의갈등상황속에서어떤역할을하게될것인지도관심거리가될수밖에없다. 솁첸코는정교적, 코자크적우크라이나에대한집단기억을바탕으로시를쓴시인이었다. 그는우크라이나내통합교회파 ( 동방정교의식을지키되가톨릭교황의권위를인정하는교도들 ) 나가톨릭교도들에대해서는호의적이지않았 제 4 장역사와기억 267

다. 하지만가톨릭적 서방적색채가동부솁첸코탄생 200주년기념로고우크라이나보다더짙은르비브의지식인들도그를높이평가하여앞에서말한대로 19세기후반그의이름을따서학회를창설했으니, 적어도우크라이나문화 지성계인사들사이에서는그의권위가흔들림없는것이분명하다. 최근분리주의로주목을받고있는루한스크의국립대학도솁첸코의이름을달고있으며루한스크의예술가가만든솁첸코탄생 200주년기념로고시안의문구중일부는우크라이나어가아닌러시아어로쓰여있는것도눈에띈출처 : www.day.kiev.ua 다. 그러나러시아 우크라이나갈등이격화한이후일부러시아인은솁첸코가러시아혐오주의를조장했다는주장을펴기도한다. 솁첸코는러시아제국의농노제와전제정을격렬히비판하기는했지만, 모든슬라브인은형제라는정신속에서슬라브인의우애와대동단결을호소했던범슬라브주의자이기도했다. 그가기울였던이런노력이상기된다면, 지금으로써는점점멀어져가고있는듯이보이는러시아인들과우크라이나인들이다시가까이다가서는데혹시라도도움이될수있을까. (2014 년 12 월 29 일제 300 호 ) 268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48. 100 년전한국역사속의돈스코이호 유해수 한국해양과학기술원해양환경보전연구부장 1895년일본의낭인에의해명성황후가시해되자러시아황제니콜라이 2 세는조선에돈스코이호를급파한다. 그런후바로다음해인 1896년고종이러시아공사관으로아관파천을단행하자러시아는제물포항 ( 현재인천항 ) 에입항해있던돈스코이호의해군과대포등을한성으로이동시켜고종황제가보호를받으며일본간섭을벗어나친러정책을펼수있도록지원한다. 구체적으로말하면, 한강수로측량과대한제국무기고정비, 황궁경비강화를지원해주었다. 그런데돈스코이호는 109년전러일전쟁당시일본에맞서항복을거부하고결사항전끝에자침을선택한다. 일본이러일전쟁종전협상에서전쟁배상금을전혀받지못한것도이렇게자침을선택한돈스코이호의영웅적결단때문이었다. 돈스코이호가보여준용맹함은세계해전사에서도찾기어려운데, 이전함은우리나라울릉도저동앞바다에지금껏깊이잠들어있다. 멀지않은장래에돈스코이호가세상에제모습을드러내는날한국인들은지난 100여년전감추어진역사의한장을열게될것이고, 러시아로서는민족적자존감을복원하는기회가될것이다. 이를계기로양국의상호우호관계도증진될것이다. 현재상트페테르부르크해군중앙역사박물관에모형으로전시된돈스코이호는원래러시아발트함대소속전함이었다. 특히, 이전함은 1905년러일 제 4 장역사와기억 269

1896 년아관파천때고종황제를보호하고 1905 년러일전쟁시울릉도해저에침몰한러시아의영웅적인전함드미트리돈스코이호 (6,200 톤 ) 출처 : 필자제공 전쟁당시일본함대와의격전중전함 3척을격침했을뿐만아니라다른순양함 1척에도막대한타격을가하는등혁혁한전과를올렸다. 하지만결사항전에도전투가더어려워지자돈스코이호함장은중대결단을내리지않을수없었다. 이결단은항복하지않고자진해서침몰함으로써러시아의자존심을지키는것이었다. 세계해전사상유래를찾아보기어려운돈스코이호의숭고한결단앞에지금도숙연해지지않을수없다. 얼마전푸틴러시아대통령은러시아심해잠수정미르 (Mir) 를직접타고 1869년침몰한전함 올레그호 탐색에동참한바있다. 자국의역사를절대로잊지않겠다는결의이자존경의표시였다. 푸틴대통령의이런용기는러시아국민에게커다란본보기가되었다. 돈스코이호역할 오늘날한 러양국의협력관계는박근혜정부의 유라시아이니셔티브 정 270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울릉도해저에서발견된돈스코이호 (152mm 함포와불에탄조타기 ) 출처 : 필자제공 책과더불어가스관사업을포함해 IT, 의료, 자동차기술등다양한분야에서활발히진행중이다. 이러한때에돈스코이호에관한생산적논의는한국과러시아의창조적미래를위한신뢰와협력을돈독히하고양국의상생발전, 세계평화의가교가될수도있다. 한국의돈스코이호탐사는지난 1997년국제금융위기 (IMF) 로인해실의에젖은한국인들에게꿈과희망을주기위한목적으로시작되었다. 당시연구책임자였던필자에겐상상을현실로만드는열정이자구체적인과학적실천이었다. 당시돈스코이호탐사소식이알려지자일본 NHK 방송국에서도공동추진의사를보내왔지만, 양국간역사갈등등여러가지를고려한끝에정중히거절했다. 그후한국의심해탐사기술을세계에널리알리겠다는목적아래한국해양과학기술원자체로독자적인팀을꾸려탐사에나섰다. 그결과 2003년 5월한국의울릉도근해수심 400m 해저에서꿈에그리던돈스코이호를발견하는쾌거를거뒀다. 이는한국해양탐사기술의획기적인성과였다. 또한, 심해탐사기술의성공못지않게소중했던것을발견했다. 돈스코이호에서소중한역사적교훈을되새기고중요한문화적유산을되살릴수있게된것이다. 제 4 장역사와기억 271

한 러협력 2013년 11월 13일열린한러대화 (KRD) 에서는양국간에돈스코이호관련영화, 다큐멘터리등을공동으로제작키로합의했다. 이를통해제작될돈스코이호다큐멘터리는러시아젊은이들에게애국심을고취하고, 러시아가진행하는극동지역에서의역할을더욱다채롭게구상할수있는매개체가될수도있다. 또한국은울릉도를평화의섬으로지정하고러시아해군의추모비건립등을통해한국과러시아가함께공동평화의장을만들어낼수도있다. 109년전돈스코이호가침몰할당시한국과러시아는우방국이었고, 일본의제국주의야욕에맞서함께싸운동반자로서공동의역사를갖고있다. 역사가살아숨쉬는친선관계는양국의경제협력과창조적미래에새로운지평을여는디딤돌이될것이다. (2014 년 6 월 9 일제 271 호 ) 272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49. 러일전쟁과한반도 김종헌 고려대학교역사연구소연구교수 러일전쟁은근대동북아역사의전개과정에서매우중요한의미가있는일대사건이다. 이전쟁으로한국은일본의식민지가되었으며, 동시에영국의극동정책이실패로돌아가면서극동과아시아의인류는일본이저지른인류최악의비극을겪어야했다. 근대시기영국대외정책의핵심은세력균형이었다. 영국이약 1세기에걸쳐무력충돌마저불사하며러시아의외해진출을막으려한것은유럽과아시아에서의세력균형을유지한다는자국의대외정책기조를따랐기때문이다. 거대게임 (Great Game) 으로불리는러 영갈등은러일전쟁이후러시아가친영 친일정책으로급선회하면서종결되었다. 여기서가장먼저지적하고싶은점은거대게임의종언이곧극동지역세력균형의와해로이어졌다는것이다. 1894년청일전쟁발발이전까지영국은청의중국을이용하여러시아의남하를막으려했다. 청일전쟁에서청이패하자, 영국은일본이청의역할을대신해주길바랐다. 일본역시영국의의도에잘따라주면서, 유럽의기준에서보자면불완전하지만, 일본과러시아가대립하고영국이균형자 (balancer) 역할을하는구도로세력균형이작동하게되었다. 그러나러일전쟁에서러시아의패전과전후러시아의극단적친영 친일정책으로극동에서일본을견제할수있는세력이사라졌다. 특히영국은포츠머스강화조약이체결되기약 3주전인 1905년 8월 12일일본의한국지배를외교적으로보장한제2차영일동맹을체결함으로써극 제 4 장역사와기억 273

공격당한바랴그호 출처 : www.yaplakal.com 동에서세력균형정책을완전히포기한것과같은모습을보여주었다. 결국, 러일전쟁이후극동의헤게모니는일본의수중으로들어갔다. 세력균형체제가작동할수없었음은물론, 국제정치적으로도일본을견제할방법이존재하지않게되었다. 정치에서가장중요한요소중의하나인 견제와균형 이무시된것이다. 일본의무한질주가가능한상황이형성되었다. 결국, 1931 년의만주사변, 1937년의중일전쟁그리고 1941년의태평양전쟁이도미노처럼발발했다. 영일동맹은영국극동정책의실패라는결론이나오게된다. 영국에별다른대안이없었던것도사실이기는하다. 그러나강대국대외정책의실패가약소국에어떤피해를줄수있는지극명하게보여준사건이바로러일전쟁이다. 러일전쟁이주는다른의미를파악하려면, 전쟁의공간적규모를확실히이해해야한다. 일반적으로러일전쟁은한국, 중국그리고극동지역의러시아영토에서진행된것으로알려져있다. 다음의두사건을보자. 1902년당시일본육군대령이었던아카시모토지로 ( 明石元二郞 ) 가상트페테르부르크 274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주재일본육군무관에임명되었다. 그는부임직후부터러시아혁명세력과접촉하고러시아군장교를매수하는방법으로전쟁발발시러시아의후방을교란하기위한토대를마련했다. 러일전쟁발발직후아카시는파리로자리를옮겨후방교란전에임했다. 이로써유럽의러시아역시러일전쟁의전쟁터였음을알수있다. 러일전쟁의공간을전세계로확대시킨것은도거뱅크 (Dogger Bank) 사건이었다. 흔히알려진바와는달리, 도거뱅크사건은일본의포함이러시아의제2 태평양분함대를북해에서부터극동까지추적하는도중, 일본포함과러시아전함간에도거뱅크에서벌어진포격전이다. 이사건이발생한후, 사건의전모를밝히고자영국, 러시아, 프랑스, 미국, 오스트리아등의대표가참석하는국제위원회가구성되었다. 영국과미국이일본을지원하고, 프랑스가러시아를지지하는상황에서이사건으로말미암아오스트리아마저간접적이나마러일전쟁에관여하게되었다. 따라서러일전쟁은러시아와일본이전면에나서고그뒤에세계의모든열강이참가한상태에서전세계를무대로펼쳐진세계적규모의전쟁이었다. 이런면에서보면, 러일전쟁은제0차세계대전이었다는상트페테르부르크역사연구소소속루코야노프 (Игорь Лукоянов) 교수의주장이설득력을지닌다. 특히, 러일전쟁최초의해전과최후의해전, 그리고최초의육전과최후의육전이모두한국에서치러졌으며, 한국인도이전쟁에참전했다는점에서러일전쟁이 6 25 전쟁과함께우리에게시사하는바가적지않다. 러일전쟁과 6 25 전쟁등근대시기이후한국에서벌어진전쟁은모두세계대전축소판성격을띠고있었다. 그리고그중심에있었던한국은세계에서가장약한국가중하나였다. 역사에가정이란있을수없지만, 조선이근대화에성공하여팽창을시도할만큼강력한국가는아니더라도최소한자신의국토를지켜낼수있는국력을확보한근대국가로성장했다면, 애초에러일전쟁은발발하지도않았을것이고, 따라서 6 25 라는비극도발생하지않았을것으로생각하는게억지는아니리라. 우리가약했던것이두전쟁의발발에실마리를제공했다는말이다. 여기서우리는미시적관점과거시 제 4 장역사와기억 275

적관점에서두가지결론을도출할수있다. 미시적관점에서동북아평화를위해한국은강력한국가가되어야한다. 팽창정책을추구하기위한힘이아니라, 우리에게가해지는외부의압력을견뎌낼수있을정도의국력을상비하고있어야한다는것이다. 세계에서가장강력한 4개국가에둘러싸여있는한국의영토가힘의진공지대로남을경우, 주변의힘이그진공지대로침투하는것은오히려자연스러운현상이라하겠다. 따라서역사적측면에서우리민족은물론, 동북아평화를위해서도우리는자강 ( 自彊 ) 의의무를지니고있다. (2014 년 6 월 16 일제 272 호 ) 276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50. 20 세기초러시아공연예술의전령사 : 해삼위한인예술단 양민아 이화여자대학교한국문화연구원연구교수 1921년 4월 29일오후 8시종로중앙청년회관에는러시아해삼위 ( 블라디보스토크 ) 에서자란한인학생들로조직된해삼위조선학생음악단의내한공연을보려는사람들로인산인해였다. 이들의공연은클래식기악연주, 서양민속춤 ( 러시아, 스페인, 헝가리 ), 성악, 러시아민속악기연주등당시우리사회에서는볼수없던작품들로구성되어전국 15개도시에서대환영을받으며총 23회의공연을했다. 1920년대연해주에서는한인들의전통공연부터러시아민속예술, 클래식음악공연까지다양하고활발한공연예술활동이있었다. 이러한활동은국내로이어져 20세기초우리사회에서양민속춤과음악을전국적으로유행시키고춤의대중화에크게기여했다. 이와함께, 1930년대최승희, 배구자와함께신무용 3인방으로불리는조택원은러시아민속춤인고팍춤에매료되어해삼위조선학생음악단단원인박시몬에게고팍춤을배우며춤에입문한다. 이는그가전문무용가의길을걷는계기가된다. 이처럼한국근대무용사에서는이주민들이현지사회의공연문화를가지고들어와우리춤문화에큰변화를이끈해삼위한인예술단의내한공연활동을중요한사건으로다루고있다. 해삼위한인예술단은 1921년 ~1922년까지 2년간해삼위조선학생음악단 (1921.4.22.~6.4), 해삼위천도교청년회연예단 (1922.4.14~8.10), 해삼위기독교학생예술단 (1922.7.1~8.9) 3단체가우리나라를방문하여순회공연을했다. 이예술단은이주 1, 1.5, 2세대들의비전문인으로구성된소인예술단 ( 素人 제 4 장역사와기억 277

藝術團 ) 의형태를취하고있다. 각예술단의단장은이강 ( 李剛, 1878~1964), 한용헌 ( 韓容憲, Хан Андрей Константинович, 1888~?), 곽병규 ( 郭秉奎 ) 로당시연해주한인사회의종교계 ( 기독교와천도교 ) 에서활발히활동하던독립운동가들이었다. 내한공연의목적은청년회관건립기금마련, 혁명이후살기어려워진해삼위동포를구제하기위한성금모금이었다. 그러나당시의공연들은비밀독립운동을하거나독립운동을위한의연금모금이목적인경우가많았다. 공연은일본의눈을피해자연스럽게사람이모일수있고, 모금할수있는명분으로충분했다. 이와더불어, 1920년대초중반은일본의 문화통치 가본격화하던시기로식민지를선전하기위한수단으로해외동포학생들의모국방문단의방문을허용했다. 이러한예술단의활동은독립운동을위한모임을하거나독립운동자금을모집하기위한것일가능성이매우농후하다. 해삼위한인예술단의정치적인목적은차치하고, 이들의활동이 20세기초당시러시아에서유행하던민중공연예술로우리사회의큰반향을일으킨것은부인할수없는사실이다. 사회주의혁명은러시아에서민중들의여흥거리가공연예술로인정받을수있는중요한계기를제공한다. 따라서혁명이후에는아마추어예술단인소인예술단과에스트라다 (Эстрада) 의공연형식이각광을받는다. 특히에스트라다공연에서는러시아여러민족의민속춤과노래가공연작품으로큰인기를끌며민족예술발굴에박차를가한다. 해삼위한인예술단의공연작품을보면다양한민속춤과노래중심의에스트라다공연형식을취하고있고, 해군무도 ( 海軍舞蹈 ) 와비행기무도 ( 飛行機舞蹈 ) 는러시아내전이라는러시아의시대성과연해주라는지역성을반영하는작품들이다. 이처럼해삼위한인예술단은우리사회에러시아의춤문화를확산시키며한국근대무용사에큰영향을끼친것외에도중요한역사적의미도있다. 첫째, 이들은원조재외동포예술단으로초국가적민족정체성을형성하여일제강점기를겪고있던우리나라에재외동포방문의물꼬를튼다 ( 관성연예단, 하와이모국방문단등 ). 둘째, 국내외독립운동가들의네트워크형 278 2015 러시아는어디로가는가?

성과 독립운동자금을 모으 는 조력자 역할을 했다. 하 1922년 해삼위 천도교연예단의 연주회 지만 이와 같은 해삼위한인 예술단의 내한 공연활동은 1922년 12월 30일 소비에 트 연방의 탄생으로 더는 이어지지 못했다. 만약 이 들의 내한공연이 지속되었 더라면 현재 우리의 춤 문 화는 현재와는 사뭇 다른 출처 : 동아일보, 1922년 4월 27일 모습일 것이다. 올해로 한인들이 러시아로 이주한 지 15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한국과 러시아는 다양한 행사들을 개최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CIS 지 역 한인 공연예술의 핵심인 카자흐스탄 국립 고려극장(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 республиканский корейский театр музыкальной комедии)의 내한공 연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고려극장의 존재는 CIS 지역의 한인 문화에서 춤 과 음악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고려극장은 20세 기 초 연해주 한인들의 다양한 공연예술활동에 기초하여 1932년 원동변강 고려극장(Корейский краевый передвижный театр)으로 탄생했다. 그리 고 강제이주 후에는 카자흐스탄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까지 82년간 한인 디 아스포라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 한인들은 러시아와 한인 문화 사이의 경계인으로서 1920년대에는 우리 사회에 러시아의 공연문화를 전파 했다. 이후 소비에트 시기에는 한인들의 공연활동이 제한적이었지만, 앞으로 는 러시아 한인들의 역할이 다양한 방면에서 펼쳐지기를 기대해 본다. (2014년 10월 27일 제291호) 제4장 역사와 기억 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