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 유원준 ( 더미디엄 (THE MEDIUM) 대표, 앨리스온 (AliceOn) 디렉터 ) 메이커문화의뿌리를찾아서, 독일 C-base 와 Fablab Berlin, betahaus 메이커문화에관심있는분들이라면, 메이커문화 (Maker Culture) 메이커스페이스 (Maker Space) 와더불어눈에띄는생소한용어들을접하게된다. 주요하게등장하는단어들은 ' 해커스페이스 (Hacker Space)', ' 해커문화 (Hacker Culture)', ' 테크숍 (Tech Shop)', Tech D.I.Y 등등의컴퓨터및기술과연관된단어들일것이다. 이러한각각의개념들은그출처와발생점이다르긴하지만, 현재의메이커문화의관점에서보자면, 상당히유사한형태의활동범주를보여주고있으며각각의발생배경에서서로에게영향을주고받으며전개되어왔음을파악해볼수있다. 메이커문화의형성과그배경을살펴보면, 메이커문화및메이커스페이스의기원을독일의해커스페이스에서찾고있다. 특히현재까지도베를린을중심으로활발하게활동하고있는 C-base와같은해커스페이스는그공간이설립되기이전부터다양한활동들로부터 C-base 스스로의정체성을확립하는것과더불어여타의메이커스페이스들의중심적인개념을정립되게만들었다. Hack!? Hacker? Space Hack은본래 거칠게난도질하다 라는의미이며, 이러한뜻을기반으로우리가알고있는해커 (Hacker) 라는개념이성립되었다. 타인의컴퓨터에몰래침입하여그속의정보를빼가는이들을일컫는이의미는사실현재의해커스페이스와는전혀무관하다. 사실핵 (hack) 이란말은 50년대부터 MIT에서통용된은어로 작업과정그자체에서느껴지는순수한즐거움이외에는어떠한건설적인목표도갖지않은프로젝트혹은그에따른결과물 이라는의미였다고한다. 1) 따라서우리가해커스페이스라고부르는공간들은그러한순수한즐거움을목적하는이들이모이는장소로서다분히현재의메이커스페이스들의목적과부합한다. hackerspaces.org 에서는 사람들이만나자신의프로젝트를작업하며구성원들이운영하는물리적인창작장소이다 " 라고정의하고있는데, 공간의정확한기능은만드는장소에서구성원에의해결정되며, 가이드라인이설정되어있다. 자율성과자 1) 풀뿌리기술문화연구집단 http://hack.jinbo.net 인용
- 2 - 유로운접근및정보의순환을중시하며기관의불신, 조직의전통, 산업하향식 (top-down) 스타일을반대한다. 학습모드는공식적인것을반대하며, 동료간 (peer to peer) 학습과정을좋아하고학습의개념공유, 연대협력을강조한다. 이러한차원에서보자면, 현재의메이커문화및메이커스페이스는그의미의상당부분을해커스페이스와의연결을통해이해할수있을것이다. 다만, 메이커문화를선도했던메이크진창간자데일도허티는아이들에게해커 (hacker) 또는핵 (hack) 이부정적의미로전달될수있음을우려하여메이커 (Maker) 라는단어를사용하게된다. 해커스페이스의본거지. 베를린 C-base SF에서영향을받아만들어진우주선구조의비밀스러운공간, c-base는제 1호해커스페이스로알려진곳이다. 매달일정멤버십비용을지불하면서, 해커들이한곳에모여개인프로젝트및팀프로젝트를진행하면서해커들간의커뮤니티를자생적으로이루고있다. 500명이넘는멤버들이활동하며, 베를린에서열리는트랜스미디알레 (Transmediale) 페스티벌과도연계되어흥미로운워크샵을진행하는등다양한활동을하고있다. 또한메이킹과관련된기술외에기술에기반되는철학적이슈들에대해서도함께다루고있는점이특징이다. 다른여타의메이커스페이스들과 C-base의근본적인차이점이있다면, 다른곳과는다르게순수한멤버쉽비용에의해운영된다는점이며, 이러한부분에서정부및다른기업들의지원의경우에도그것이 C-base의공유에입각한공동제작이라는기본정신에위배된다고판단이들면허용하지않고있다는점이다. 또한자발적인참여에의한공동운영의방식또한타기관과는차별되는지점이다. C-base는기본적인운영진과더불어공동운영진및연구원들이합심하여전체기관을운영하고있다. 그들은이것을링시스템 (Ring System) 이라고부르는데, 다섯개의링이합쳐져전체기관의프로그램및정체성을만들어간다. 흥미로운점은일반적으로 2007년유럽의해커커뮤니티인카오스컴퓨터클럽 (Chaos Computer Club) 이주최하는해킹커뮤니티컨퍼런스 (Chaos Communication Camp) 에미국의해커들이참석하여그것에영향을받아미국의메이커스페이스가만들어졌다고소개되고있지만, 정작 C-base 멤버들은미국해커들에게영향을받은점이많다고설명하는지점이었다. 추측컨대, 독일을위시한유럽의자유로운해커문화가미국의영향을받아특정형태를구축하고그로부터문화의흐름을전개하는공간개념의구축점을만들어간것이라볼수있을것이다. 오스트리아의메타랩 (Meta Lab) 의경우에도이즈음에
- 3 - 서형성된것을보면, 이러한문화의전개양상에서의공통점을찾아볼수있다. 미국메이커스페이스의침투, Fab lab Berlin 제조 (fabrication) 의접두사의 'fab' 과실험실을뜻하는 lab' 을합성하여만든 Fab lab은 MIT 미디어랩의프로그램으로부터시작되었다. 미디어랩은이전부터주변의민간커뮤니티들과의협조적인프로젝트들을진행해왔는데, 사회가점점더자본주의에입각한산업화사회로진입하며발생하는부조리한상황들을타계하기위한시도였다. 이른바 아웃리치 (outreach) 프로그램이라명명했던이러한대안적시도가팹랩의시초이다. 이러한프로그램에서는대량생산으로는제작할수없는세상에하나밖에없는자신만의무언가를만드려는시도들로가득찼다. 특히최근의 3D 프린터와디지털기기들을이용한이러한시도들은점점더활기를띄고있어현재에는전세계 36개국에 130곳정도의팹랩이운영되고있다. 2013년에문을연팹랩베를린 (Fab lab Berlin) 은현재장소를이전하여보다쾌적한창작활동을위한터전을제공하고있다. 여타의다른팹랩과마찬가지로, 3D프린터, CNC Router, 디지털기기및바느질기계등과같은다양한실험을위한그리고생산을위한장비를갖추고기술적아이디어를실험하고실제로생산하고있다. 팹랩역시사용자들에게요금을받아운영되는것은마찬가지인데, 다양한멤버쉽제도를운영하고있으며홈페이지에간단한공간사용에관한요금및방법이제시되어있다. 앞서소개한 C-base와는기본적으로아이디어를공유하고기술적인서포트를제공하며, 워크숍과커뮤니티를운영한다는측면에서는유사하지만, 공간과그공간속의멤버들의분위기는매우상이하다. 팹랩이미국적인합리성으로무장한매우쾌적하고편리한공간의느낌이라면, C-base는무언가긱 (Geek) 들이모여있는제한적장소같은느낌이기때문이다. 다만, 이러한발전흐름의양상에있어그것의옳고그르고의판단을내리는것은무의미하다. 다양한흐름이전제되고인정받는것자체가그들이소중하게생각하는공유정신이기때문이다. 또한, 이러한흐름은베를린이라는도시가지닌정체성의변화와도부합되는부분이다. 최근베를린은다양한측면에서자본주의화, 상업화라는거대한물결에놓여져있다. 따라서도시의전반에걸쳐이러한혼재되어있는모습들이독특한분위기를자아내고있다.
- 4 - 새로운창작공방의세분화, betahaus 민간자본화된메이커스페이스들은다양한모습으로나타나고있다. 글의서두에서언급한것처럼, 이미기술을통해무언가를만들어보고싶다는열망은다양한형태로, 다양한계층들에서나타나고있었다. 따라서팹랩과같은프랜차이즈형공방시스템과 Tech Shop과같은재료상에가까운형태의공간, C-base와같은좀더매니아적형식으로분화되고있다. 여기에좀더대중적인느낌으로발생하고있는공간형태역시살펴봐야한다. 최근국내에서도누구라도편하게접할수있는카페와같은공동오피스형태의공간이등장하고있다. 베를린에서도이와같은흐름들이관찰되는데, 이들은대중적까페 / 펍과같은기능을수행함과동시에공동의오피스이자작업장으로서의정체성을갖추고접근성을확대하고있다. Let's Work Together! 라는슬로건을내세우며 2009년만들어진베타하우스 (betahaus) 는 공동오피스 의개념으로이해될수있다. 다만, 과거인터넷사용과다큐멘팅작업을위한이번까지의오피스공간과는달리메이커스페이스가추구하는여러덕목또한갖추고있다. 목공을위한우드샵 (The Wood Shop) 과공동의하드웨어작업을위한하드웨어랩 (Hardware.co Lab), 회의실과까페, 아레나 (Arena) 로불리우는공론의장까지메이커문화와연결되는다양한공간 / 프로그램들을제공하고있기때문에단순한공동오피스의기능을뛰어넘는다. 베를린과함부르크, 바르셀로나와소피아에이르는 4개도시에지점을갖추고있는베타하우스는점점더기존의다양한시도들을흡수하며대중적인인기를얻고있다. 메이커문화의기초는유럽의해커문화를통해형성되었다. 그러나메이커문화의기반이각국가및대륙이지닌과거로부터의수공형태및커뮤니티의모습들과연관관계를갖고있기때문에, 자신들만의메이커문화를스스로형성하고있는상황이다. 물론, 미리메이커문화의대중화를선도한미국의흐름이거세다. 자신들에게영감을준유럽에도이러한흐름들은쉽게관찰되고있는상황이며, 아직까지시스템화된공방문화가형성되지않은국가들에게이러한시스템화된메이커스페이스들은지대한영향력을행사하고있다. 국내에서도이러한문화의전파가진행되고있다. 다만, 자생적인메이커들의흐름들이자연스럽게형성되어가는과정이기보다는조금은인위적인상황으로전개되어가는것이아쉽다. 결국, 메이커들의문화는자신들의환경적맥락에서고유한모습으로형성될수밖에없기때문이다.
- 5 - 글. 유원준미디어아트에이전시더미디엄 (THE MEDIUM) 대표이자미디어문화예술채널앨리스온 (AliceOn) 디렉터다. 홍익대학교예술학과대학원에서 디지털매체뮤지엄에관한연구 로석사학위를받았으며, 오스트리아의다뉴브대학교 (Danube University) 'Media Art Histories' 에서수학한후, 현재홍익대학교미술비평박사과정에재학중이다. 문화관광부광복60주년행사팀장과아트센터나비교육팀장, 제 8회주안미디어페스티벌디렉터를역임했다. 현재숭실대학교글로벌미디어학부겸임교수로재직하고있으며, 저서로는 < 뉴미디어아트와게임예술 >, (2013), < 게임과문화연구 >(2008, 공저 ) 등이있다. 본기사에수록된사진및글의저작권은필자와 ( 재 ) 예술경영지원센터에있습니다. 사진과텍스트를사용하시려면미리저작권자의사용허락을받으시기바랍니다. ( 재 ) 예술경영지원센터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