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법제의 변화와 남북강원도 협력 이 규 창(통일연구원 연구위원) Ⅰ. 문제제기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1월 6일 실시된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서는 통일은 대박 이 라는 발언을 하여 국내외의 반향을 일으켰다. 그리고 2014년 2월 25일에는 통일준비위 원회를 만들겠다고 하였다. 통일준비위원회는 2014년 3월 21일 통일준비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 (대통령령 제25265호)의 제정으로 출범에 필요한 법적 근거가 마 련되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3월 28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한반도 평화통일 을 위한 구상 을 발표하였다. 통일부는 2014년 2월 6일 발표한 2014년 업무보고에서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구축,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본격 가동 과 함께 한반도 통일 시대 준비 를 2014년 3대 중점 추진계획으로 발표하였다. 통일은 정부뿐만이 아니라 모 든 행위주체들이 관심을 갖고 각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준비를 해야 함은 아무리 강조 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방자치단체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강원도는 강원평화특별자치도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정부가 천명하고 있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궤를 같이 하고 있고, 이 점에서 한반도 통일시대 준비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래에서는 먼저 김정은 체제 하에서의 전반적인 북한의 법제정비 동향을 개관하고 (Ⅱ), 남북강원도 교류협력이 북한의 경제법제와 관련이 많다는 점에서 북한 경제 관련 법제 동향을 별도로 분석한다(Ⅲ). 이어 북한법의 실태와 특징을 살펴보고(Ⅳ), 강원평화 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해 필요한 과제를 법적인 측면을 중심으로 살펴본다(Ⅴ). Ⅱ. 김정은 체제하의 북한 법제 동향과 전망 1) 김정은 시대라고 하면 일반적으로는 김정일 사망 이후 김정은이 명실상부한 북 한의 최고권력자로 등극한 시점부터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보 다 넓게 보면 김정은이 북한의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시점, 2) 나아가 김정은이 후계 자로 내정된 시점 3) 부터를 김정은 시대라고 볼 수도 있다. 이 글은 김정은이 후계자 1) 이 부분은 이규창, 김정은 시대의 북한법제 동향: 특징과 향후 전망, 통일과 법률, 제17호(2014. 1), pp. 7 35의 일부를 전재한 것이다. 2) 김정은은 2010년 9월 27일 대장칭호를 수여받고, 9월 28일 당대표자회의에서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및 당 중앙위원에 임명되었다. 3) 김정은은 2009년 1월 8일 자신의 생일에 맞춰 후계자로 결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갑식, 북한 당대표자 회와 김정은 후계체제 전망, 제주평화연구원, 정책포럼, No. 2010-34(2010), p. 4. - 1 -
로 내정된 시점인 2009년부터를 김정은 시대로 보고자 한다. 왜냐하면 이 시점부터 김정은이 북한의 각종 정책 수립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09년 4월 북한 헌법이 대폭 개정된 시점을 계기로 북한 법제 정비에 여러 가지 주목할 만한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필자가 김정은 시대를 넓게 이해하고 있 는 이유이다. 1. 법제정비 동향 김정은 시대의 법제 정비를 살펴볼 때 몇 가지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법은 사 회현실을 반영한다. 김정은 시대의 법제정비도 북한의 국가정책과 사회현실을 반영 하고 있다. 김정은 시대의 북한 법제정비는 특징은 1 헌법의 빈번한 개정, 2 인권 법제 정비 지속, 3 선군사상 법제화 및 사회통제와 탈북 단속 강화, 4 사상교육 및 사상통제 강화, 5 핵 경제 병진노선의 법제화, 6 특별재판제도의 확대로 요약 된다. 1 3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내정된 시점인 2009년 1월 이후부터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반면 4 6은 김정일 사망 이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핵 경 제 병진노선에 대해서는 제3장에서 살펴본다. 가. 헌법의 빈번한 개정 김정은 시대의 북한은 헌법을 거의 매년 개정하고 있다. 북한은 2009년 4월 9일 헌법을 대폭 개정한 이래 2010년 4월 9일, 2012년 4월 13일, 2013년 4월 1일 헌법을 각각 개정하였다. 헌법 개정에 신중을 기하는 입장에서 볼 때 매우 이례적이다. 북 한의 헌법 개정 일지를 보더라도 2009년 이후의 헌법 개정은 빈번하다. 4) 2009년 4월 헌법 개정의 가장 큰 특징은 인권 조항을 신설하고 선군사상을 주체 사상과 함께 지도적 지침으로 천명하였다는 점이다. 권력기구에 있어서는 국방위원 회 위원장을 신설하였다. 5) 2010년 4월 헌법 개정에서는 기존의 중앙재판소와 중앙 검찰소를 각각 최고재판소와 최고검찰소로 개칭하였다. 이를 반영하여 재판소구성 법(2009. 4. 28, 2011. 12. 21 개정)과 형사소송법(2011. 10. 19, 2012. 5. 14 개정)도 각각 개정되었다. 또한 북한은 2012년 4월 헌법을 개정하여 김정은이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선출된 것을 반영하고, 서문에 북한을 핵보유국 으로 명시하였다. 2013 년 4월 헌법 개정을 통해서는 금수산태양궁전 관련 내용을 추가하였다. 4) 현행 북한 헌법의 모태인 북한 사회주의헌법은 1972년 12월 27일 제정되어, 이후 1992년 4월 9일과 1998년 9 월 5일 단 두 차례 개정되었을 뿐이었다. 5) 참고로, 헌법을 중요조약과 그렇지 않은 일반조약으로 구분하여 중요조약의 비준 또는 폐기를 국방위원회 위 원장의 임무와 권한으로 규정하였는데 이에 따라 북한 조약법이 2009년 5월 5일 개정되었다. 이후 북한 조약 법은 북한 헌법의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제도 신설을 반영하여 2012년 4월 24일 다시 개정되었다. - 2 -
<표-1> 2009년 이후 북한의 헌법 개정 개정 시기 2009. 4. 9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1차 회의 2010. 4. 9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2차 회의 2012. 4. 13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5차 회의 2013. 4. 1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7차 회의 주요 내용 ㅇ인권 존중 및 보호 명시 ㅇ선군사상의 지도적 지침 천명, 선군혁명노선의 관철 조항 신설 ㅇ국방위원회 위원장 신설 ㅇ중앙재판소, 중앙검찰소를 최고재판소, 최고검찰소로 명칭 변경 ㅇ서문에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명시 ㅇ북한 헌법을 김일성헌법 에서 김일성-김정일헌법 으로 수정 ㅇ국방위원회 위원장 제도를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으로 변경 ㅇ금수산태양궁전 관련 내용 추가 나. 인권 법제 정비 북한은 2009년 4월 9일 헌법을 개정하면서 헌법적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인권 존 중 및 보호 를 명시하였다. 북한 헌법 제8조제2항은 근로인민의 리익을 옹호하며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한다. 고 규정하고 있다. 이전까지 북한은 변호사법(제2조), 형 사소송법(제5조), 인민보안단속법(제6조) 등 하위의 개별 법규에서 인권 을 규정하고 있었을 뿐이다. 북한은 2009년 4월 헌법 개정시 인권조항을 명시한 이후 인권 법제를 지속적으로 정비해 오고 있다. 이는 특히 취약계층 보호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북한은 장애자보호법(2003. 6. 18 제정)과 연로자보호법(2007. 4. 26 제정)에 이어 여 성권리보장법과 아동권리보장법을 제정하였다. 특히, 북한은 취약계층 중에서도 장 애인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정책들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2012년 8월 30일 개막한 런던 장애인올림픽에 사상 최초로 선수단을 파견한 데 이어 2013년 7월 3일 에는 장애인권리협약에 서명하였다. 그리고 2013년 11월 21일에는 장애자보호법을 개정하여 장애자후원기금을 설립한다는 조항을 추가하고, 장애인 복지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내용을 포함하였다. 6) 이와 같이 북한은 체제유지에 큰 부담이 없는 여성, 아동, 장애인 분야의 법제 정비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내부적으로는 체제유지를 하면서 외부적으로는 인권 개선 선전 효과를 거두고자 하 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북한은 2010년 2월 23일 신소청원법을 수정보충하였다. 기존 법규 7) 에 비해 북한 주민의 신소청원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되었다. 신소청원을 요해할 경우 신소청원의 내용을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여 료해하며 제기된 문제의 정당상과 부 6) 조선신보, 2013. 12. 6. 7) 2000년 7월 24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 제1676호로 수정. - 3 -
당성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 는 내용이 추가되었고(제27조), 신소청원에 간섭하는 행 위, 신소청원자에게 복수하는 행위를 금지사항으로 추가 명시하였다(제42조). 또한 북한은 근로자들의 노동권 보호와 관련하여 2010년 7월 8일 노동보호법을 제정하였 다. 교육받을 권리(교육권)와 관련하여 보통교육법, 고등교육법 등 교육법제도 정비 하였다. 2012년 9월 25일에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6차 회의에서 전반적12년제 의무교육을 실시함에 대하여 를 최고인민회의 법령으로 채택하였다. 북한 주민의 건강권 증진, 문화적 생활을 향유할 권리와 관련하여 자연보호구법, 원림법을 제정 하였다. 또한 북한은 2012년 11월경 문화유산보호법을 제정하였다. 기존의 문화재보 호 법규인 북한 문화유물보호법은 무형문화재를 문화유물의 범주에 포함시키지 않 았다. 이에 비해 새로 제정된 문화유산보호법은 물질적 문화유산뿐만이 아니라 비 물질적 문화유산도 문화유산에 포함시키고 있다. 비물질적 문화유산에는 역사적, 예 술적 및 학술적 가치가 큰 언어, 구전문학, 무대예술, 사회적 전통 및 관습, 각종 예 식과 명절행사, 자연과 사회에 대한 지식, 경험, 전통적인 수공예술, 의학, 민족요리, 민속놀이 등이 속한다. 문화유산보호법의 제정으로 기존의 문화유물보호법은 폐지 되었다. 8) 2013년 1월경에는 광천( 鑛 泉 )법을 제정하였다. 광천은 약수와 온천을 의미 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013년 2월 5일 광천법 제정 사실을 보도하면서 이 법 의 제정 목적이 인민의 건강을 적극 보호 증진시키는데 이바지하는 것 에 있다고 하였다. 이상과 같은 북한의 인권법제 정비 그 자체의 의의는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그 러나 북한에서의 인권 개념은 개인의 권리 보호에 주안점이 있지 않고 하나는 전 체를 위하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 라는 집단주의원칙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북한 헌법 제63조). 또한 법규 제정만으로는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 북한 당국의 이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북한 주민의 건강권 증진 및 문화적 생활을 향유할 권리와 관련이 있는 자연보호구법, 원림법, 광천법, 문화유산보호법 제정은 경제난과 식량난에 허덕이고 있는 일반 북한 주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전반적인 북한의 경제적인 수준이 높아져야 건강한 생활과 문화적인 생활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북한은 2012년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법전 (이하 2012년 북한 법 전 )을 발간하였는데 2012년 북한 법전에는 사회보장법이 실려 있다. 북한 사회보장 법은 2008년 1월 9일 개정되어 2008년 10월 26일과 2012년 4월 3일 각각 수정보충 되었다. 이밖에 북한은 거주 이전의 자유와 관련하여 살림집법과 출입국법을 개정하였 다. 살림집법은 2009년 1월 21일 제정되어 2009년 8월 4일과 2011년 10월 25일 각 각 수정보충되었다. 북한 살림집법은 북한에서 음성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살림집 이용권 거래 등 비사회주의 현상을 규제함으로써 9) 북한 주민의 거주 이전의 자유 8) 민주조선, 2012. 11. 8, p. 2. 9) 이은정, 북한의 살림집법 제정의 의미와 분석 및 평가, 북한법연구회, 제192회 월례회(2013. 8. 29) 발표문, pp. 15 16. - 4 -
를 제한하고 있다. 이 점에서 북한의 살림집법 제정은 북한 주민의 인권 보호에 목 적이 있다기보다는 아래에서 살펴볼 사회통제 강화 차원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2012년 4월 10일 개정된 북한 출입국법은 인권을 강화하는 내용과 제한하는 내용을 동시에 담고 있다. 외국인이 국경지역 출입국증명서를 가지고 개인용무(사사용무)로 북한에 출입국할 수 있다는 조항(제23조)을 신설하여 외국인의 거주 이전의 자유를 일부 확대한 반면 외국인의 입국금지 사유에 국제테러범, 마약중독자, 정신병자, 위 조 또는 파손되어 확인할 수 없는 증명서를 소지한 외국인을 입국금지 대상에 추가 함으로써(제25조) 외국인의 출입국을 제한하는 사유를 확대하였다. <표-2> 2009년 헌법 개정 이후 북한의 인권 법제 정비 시민적 정 치적 권리 분야 경제적 사 회적 및 문화적 권리 분야 법 규 제정 개정 시기 주요 내용 살림집법 2009. 1. 21 제정 2009. 8. 4, 2011. 10. 25 개정 ㅇ살림집이용권 거래 제한 신소청원법 2010. 2. 23 개정 ㅇ북한 주민의 신소청원권 강화 출입국법 2012. 4. 10 개정 ㅇ외국인의 거주이전 자유 확대 ㅇ외국인 입국금지 사유 확대 노동보호법 2010. 7. 8 제정 ㅇ노동보호 관련 규정 및 제도 정비 보통교육법 2011. 1. 19 제정 고등교육법 2011. 12. 14 제정 자연보호구법 2009. 11. 25 제정 ㅇ보통교육기관의 설립 및 운영, 보통교육일군의 양성 등을 규정 ㅇ고등교육 실시, 고등교육기관 조직 등을 규정 ㅇ자연보호구의 설정, 조사, 관리, 지도통제 등을 규정 원림법 2010. 11. 25 제정 ㅇ원림의 조성, 관리, 지도통제 등을 규정 사회보장법 2012. 4. 3 개정 ㅇ사회보장 절차, 사회보장금 지출 등을 규정 12년제의무교육 2012. 9. 25 ㅇ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6차 회의에서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을 실시함에 대하여 채택 문화유산보호법 2012. 11월경 제정 ㅇ민주조선 2012. 11. 8 제정 사실 보도 광천법 2013. 1월경 제정 ㅇ조선중앙통신 2013. 2. 5 제정 사실 보도 아동권리보장법 2010. 11. 22 제정 ㅇ아동 권리 보호를 포괄적으로 규정 취약계층 보호 분야 여성권리보장법 2010. 11. 22 제정 ㅇ여성 권리 보호를 포괄적으로 규정 장애인권리협약 2010. 7. 3 ㅇ장애인권리협약에 서명 장애자보호법 2013. 11. 21 개정 ㅇ조선신보, 2013. 12. 6 개정 사실 보도 - 5 -
다. 선군사상 법제화 및 사회통제와 탈북 단속 강화 북한은 2009년 4월 9일 헌법 개정시 선군사상을 주체사상과 함께 자기 활동의 지 도적 지침으로 삼는다고 천명하였다(제3조). 이후 북한은 같은 달 28일 형법을 대폭 개정하여 북한 헌법에서 천명하고 있는 선군사상을 법적으로 뒷받침하는 조치를 취 하였다. 국방 관련 범죄의 처벌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이후 북한은 주민들에 대한 내부 통제를 강화하였고, 이로 인해 북한 주민들의 시민적 정치적 권리가 악화되 었다. 10) 이후에도 북한 주민들에 대한 사회통제 내지 주민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 로 법제 정비가 이루어졌다. 2009년 10월 개정된 북한 형법은 형벌의 종류에 벌금 형을 추가하면서(제27조), 반국가 및 반민족범죄 위반자에게 부가형벌로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였다(제28조). 이는 반국가범죄 및 반민족범죄에 대한 대응을 강 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10년 7월 8일에는 주민행정법을 제정하였다. 주민행정법은 전반적으로 봤을 때 신분등록, 살림집 이용, 인민반 생활, 숙박질서 등 북한 주민의 실생활과 관련하여 기존에 시행되던 내용들을 규정화한 것으로 보인다. 특징적인 내용은 인민반에 반 장과 부반장을 두고 인민반장과 부반장을 인민반회의에서 선거하도록 규정한 것이 다(제10조). 또한, 주민행정법은 인민위원회는 관할지역 안의 기관, 기업소, 인민반 들에 담당구역을 정해주고 그 관리를 정상적으로 하도록 하여야 한다. 고 함으로써 관리담당구역제의 실시 를 명시하고 있다(제21조). 인민반에 부반장을 둔 다거나, 관리담당구역제를 실시한다는 것은 주민통제를 강화하겠다는 북한 당국의 의지로 읽혀진다. 2011년 10월 16일에는 행정처벌법을 개정하였다. 2008년 5월 20일 이후 3년여만 의 개정이다. 2011년 10월 개정된 행정처벌법은 기존 199개 조문에서 254개 조문으 로 대폭 개정되었는데 가장 큰 특징은 제2장 제1절에 15개에 이르는 국방관리질서 위반행위 에 대한 처벌조항들을 신설하였다는 점이다. 개정 행정처벌법상의 국방관 리질서 위반행위 처벌조항들은 북한 형법 제4장에 규정되어 있는 국방관리질서를 침해한 범죄 들과 유사하다. 행정검열법도 제정되어 시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11) 북한 당국이나 언론매체가 행정검열법의 제정 시기나 내용을 일체 발표하지 않아 제정시기와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나 2011년 초에 발표된 논문이 행정검열법의 존재 사실을 언 급하고 있는 점을 봤을 때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2010년 9월말을 전후하 여 제정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조금 더 범위를 확대하면 김정은이 후계자로 내정 된 시점인 2009년 1월부터 2010년 9월 사이에 제정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행정검열 법은 명칭을 볼 때 행정 기관이나 행정 일꾼(공무원)에 대한 검열을 다루고 있는 10) 이규창, 김정은 후계구도하의 북한인권법제 분석과 평가, 법제처, 2011 남북법제연구보고서 (서울: 법제처, 2011), pp. 245 254. 11) 2011년 발표된 북한학자의 논문에 행정검열법이 북한 법규 가운데 하나로 언급되어 있다. 김경현, 공화국행 정법의 원천, 김일성종합대학학보: 력사법률, 제57권 제1호(2011), p. 109. - 6 -
것처럼 이해될 수 있으나 주민들에 대한 검열 및 단속 등에 대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왜냐하면 행정 처벌법도 명칭과는 달리 실제로는 북한 주민 들에 대한 단속 및 처벌을 규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태적인 측면에서도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은 주민통제를 강화하였 고, 2012년에는 공안통치를 실시하였다. 12) 장성택 처형을 전후하여서는 공포정치를 실시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은 북한 주민들에 대한 내부 단속 강화와 더불어 탈북자 단속 및 처벌도 강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유입 북한이탈주민의 수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09년 2,929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402명(2010년), 2,706명(2011년)으로 감소하였고, 2012년 1,502명, 2013년 1,516명을 기록하고 있다. 13) 라. 사상교육 및 사상통제 강화 북한은 사회통제의 일환으로 북한 주민에 대한 사상교육 및 사상통제를 강화하 고 있다. 북한이 보통교육법과 고등교육법을 제정하고 2012년 9월에 전반적 12년 제 의무교육을 실시함에 대하여 를 최고인민회의 법령으로 제정한 목적은 북한이 일관되게 주장해온 강성대국 내지 강성국가 건설에 필요한, 다시 말해 북한의 경제 발전에 필요한 인력양성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와 함께 후속 세대들에 대 한 정치사상교육 강화 의도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보통교육법은 북한 어린이들의 정치사상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14) 북한 보통교육법은 학교전교육과 초등교육, 중등 교육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서(제3조), 우리의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교육 에 해당한다. 특히,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을 실시함에 대하여 가 7세부터 11세 까지의 초등교육 과정을 7세부터 12세까지 1년 연장한 대목을 주목해야 한다. 전 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을 실시함에 대하여 제정은 1972년 11년제 의무교육을 실시 한 이후 40년만의 교육제도 개편으로 4년제 소학교 과정을 5년으로 연장하고, 중학 교 6년 과정을 3년제 초급중학교와 3년제 고급중학교 과정으로 이원화한 것이 골자 이다. 초등교육 과정 1년 연장은 교육제도 개편을 통한 정치사상교육 강화를 통해 김정은 체제를 떠받칠 수 있는 미래인력양성이 근본적인 교육제도 개편의 의도임을 말해 준다. 다시 말해 경제난 이후 태어난 북한 세대의 3관 (혁명적 수령관, 조직관, 인생관) 수립 강화가 12년제 의무교육 실시의 의도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15)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을 실시함에 대하여 가 다른 법규들과 달리 최고인민회 의 법령 으로 제정된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헌법상 북한의 최고 주권기관인 최고인민회의에서 법령으로 채택되었다는 점은 북한이 12년제 의무교육을 그만큼 중요하게 간주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16) 북한에서의 법규 제정 또는 개정은 일반적 12) 조정현 외, 2013 북한인권백서 (서울: 통일연구원, 2013), pp. 168 169. 13) 통일부<www.unikorea.go.kr>, 북한이탈주민 현황 (검색일: 2014. 2. 4). 14) 보통교육법 제40조(정치사상교육, 일반지식교육, 체육, 예능교육) 보통교육기관은 학생들이 건전하나 사상과 도독, 다방면적인 깊은 지식, 튼튼한 체력과 풍만한 정서를 지닐 수 있게 정치사상교육을 앞세우면서 15) 정은찬, 北 12년 의무교육제 개편, 예사롭지 않다, 조선일보, 2012. 11. 1, p. A37. 16) 북한에서 법령은 최고주권기관인 최고인민회의에서 제정하는 법적 문건으로, 헌법 다음가는 효력을 가진다. - 7 -
으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 채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김정은 시대의 북 한에서 최고인민회의 법령으로 채택된 법규는 아래에서 살펴볼 자위적핵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데 대하여 와 더불어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을 실시함에 대하여 가 대표적이다. 북한은 2013년 4월 1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7차 회의에서 헌법을 부분적으로 개정하면서 김일성과 김정일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이 수령영생의 대기념비이며 전체 조선민족의 존엄의 상징이고 영원한 성지 라는 내용을 추가하였다. 그리고 같 은 날 금수산태양궁전법을 제정하였다. 금수산태양궁전법은 김일성-김정일 부자 우 상화와 관련된 내용들로 규정되어 있다. 심지어 외국인도 경의를 표시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제20조). 금수산태양궁전법의 제정은 결국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우 상화를 통한 북한주민의 사상통제에 목적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북한은 2013년 6월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원칙 을 개정하였다. 1974년 4월 14일 제정 이후 39년 만의 개정으로 명칭을 당의 유일적령도체계확립 의 10대원칙 (이하 10대원칙 )으로 변경하였다. 10대원칙은 북한에서 헌법이나 노 동당규약보다 상위에서 작동하면서 김정은의 유일 독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통 치규범으로, 김일성 생가의 권위를 절대화 신격화 우상화하고, 강력한 감시와 탄 압을 통해 정치적 반대세력이나 불만세력의 출현을 원칙적으로 차단하고 김일성 일 가의 권력세습을 정당화한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가 매우 크다. 17) 개정된 10대원 칙은 김정은의 유일적 영도체계 확립에 초점을 맞췄다. 유일적 영도체계를 구축하 기 위해 영도자를 중심으로 하는 전당( 全 黨 )의 사상의지적 통일과 혁명적 단결을 강 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제6원칙). 이를 위해 10대원칙은 김정은 정권의 권력 안정화 방안을 보완하였다. 개별적 간부들에 대한 환상, 아부아첨, 우상화를 배격 하며 개별적 간부들의 직권에 눌리워 맹종맹동하거나 비원칙적으로 행동하는 현상 을 철저히 없애야 한다. 는 조항을 추가하였고(제6원칙 제4항), 당의 통일단결을 파 괴하고 좀먹는 종파주의, 지방주의, 가족주의를 비롯한 온갖 반당적 요소와 동상이 몽, 양봉음위하는 현상을 반대하여 견결히 투쟁 하며(제6원칙 제5항), 세도 를 없애 야 한다고 명시하였다(제7원칙 제7항). 18) 김정은은 2013년 6월 19일 노동당과 군, 내 각 등의 고위간부들을 모아놓고 유일 영도체계 확립에 대해 직접 연설을 하였으며, 조선노동당출판사는 연설 내용을 묶어 혁명발전의 요구에 맞게 당의 유일적 령도 체계를 더욱 철저히 세울데 대하여 라는 제목의 소책자를 발간하였다. 19) 이후 북 한은 개정된 10대원칙에 맞는 생활총화, 반성문 제출 강요 등 주민들에 대한 사상 통제를 강화하였다. 20) 김경현, 공화국행정법의 원천, p. 108. 17) 오경섭, 10대원칙 개정안의 주요 내용과 정치적 의미, 세종연구소, 정세와 정책, 2013년 9월호(2013), p. 12. 18) 오경섭, 위의 글, p. 13. 19) 김정은은 이 책자에서 당의 유일적령도체계확립의 10대원칙 이 당의 유일사상체계확립의 10대원칙 을 계 승하고 심화발전시켜 새롭게 제정 되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김정은, 혁명발전의 요구에 맞게 당의 유일적령 도체계를 더욱 철저히 세울데 대하여 (평양: 조선로동단출판사, 2013), pp.5 6. - 8 -
마. 특별재판제도의 확대 북한은 민사재판 분야에 있어 2011년 1월 19일 해사소송관계법을 제정하여 해사 재판제도를 도입함으로써 해사청구권을 보호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북한 해사소송 관계법은 해사재판을 해사분야에서 계약위반 또는 기타 원인으로 발생한 분쟁사건 을 해결하는 민사재판의 한 부분 으로 정의하고, 해사분쟁사건을 전문적으로 심리 해결하기 위한 기구로 해사재판소를 규정하고 있다(제2조). 라선경제무역지대법과 황금평 위화도경제지대법은 행정재판제도를 규정하고 있 다. 라선경제무역지대법은 분쟁당사자들은 경제무역지대의 관할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경제무역지대에서의 행정소송절차는 따로 정한다. 고 규정하고 있 으며(제83조), 황금평 위화도경제지대법도 같은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다(제74조). 해사재판제도와 행정재판제도의 구체적인 운용실태는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해 사재판의 경우 북한 문헌을 볼 때 오래 전부터 준비해 온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2003년 간행물은 해사분쟁을 전문으로 취급처리하기 위한 해사재판소들을 주요 항 구들에 설치 운영하기 위한 사업들을 비롯한 일련의 현실적 대책들이 취해지고 있 다고 기술하고 있다. 21) 반면 행정소송의 경우 준비 상황에 대한 문헌을 찾아보기 어렵다. 북한의 해사재판제도와 행정재판제도는 운용 실태를 떠나 제도 자체만을 놓고 봤을 때는 북한 주민의 재판받을 권리와 재산권 보호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조 치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노동당의 영도와 통제를 받는 북한 재판제도의 문제 점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특별민사재판을 통한 북한 주민의 인권 보호는 기대하기 어렵다. 한편, 북한에는 특별형사재판제도로 군사재판제도와 철도재판제도가 운영되고 있 는데 재판소구성법과 형사소송법의 개정을 통해 군수재판제도를 도입하였다. 군수 재판소는 군수공업부문의 종업원이 저지른 범죄사건과 군수공업부문 사업을 침해한 범죄사건을 재판한다(재판소구성법 제3조, 형사소송법 제52조). 군수재판제도의 도입 은 선군정치 또는 선군사상 강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 점에서 북한 주 민의 인권에는 반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참고로, 특별형사재판의 심급제도와 관련하 여 종전 북한 형사소송법은 중앙재판소는 도(직할시)재판소, 철도재판소의 제1심 재판에 대한 상소, 항의사건을 제2심으로 재판한다. 고 규정하여 철도재판만을 2심 으로 규정하고 군사재판에 대해서는 모호한 입장을 취하였다(2006년 10월 18일 형 사소송법 제129조). 그러나 개정 형사소송법은 최고재판소는 도(직할시)재판소, 특 별재판소의 제1심 재판에 대한 상소, 항의사건을 제2심으로 재판한다. 고 개정하여 모든 특별형사재판, 즉 군사재판과 철도재판, 군수재판을 2심으로 규정하고 있다 (2012년 5월 14일 형사소송법 제52조). 20) 데일리엔케이<www.dailynk.com>, 북한, 사상통제 강화 10대원칙 따른 총화지시 (보도일: 2013. 9. 23). 21) 손경원, 국제무역분쟁해결제도 (평양: 사회과학출판사, 2003), p. 223. - 9 -
2. 향후 전망 2013년 12월 발생한 장성택 실각과 처형에 따라 북한 김정은 정권은 체제 공고화 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북한의 법제정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 된다. 가. 정권 안정화를 위한 사상통제 및 사회통제 지속 2014년 북한의 최우선 과제는 김정은 정권의 안정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22) 2014 년 북한 신년사를 보더라도 북한이 새로운 정책방향을 추진하기보다는 내부 안정에 주력하겠다는 의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23) 첫째, 북한은 김정은 중심의 유일영도체계를 공고화하는 노력을 한층 강화할 것 이다. 24) 2014년 북한 신년사는 장성택 처형과 관련하여, 종파오물을 제거했다 며 유 일영도체계 확립을 강조한 후, 2014년에도 유일적 영도체계를 확립해야 함을 강조 하고 있다. 또한 일반 주민들에 대한 정치사상 강화를 강조하는 가운데 특히 군인 들의 정치사상 교양 강화와 조선인민내무군의 영군체계 확립을 통한 수령보위와 제 도보위를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관련 부분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 당은 지난해에 강성국가 건설을 위한 투쟁의 벅찬 시기에 당 안에 배 겨 있는 종파오물을 제거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우리 당이 적중 한 시기에 정확한 결심으로 반당, 반혁명 종파일당을 적발, 숙청함으로써 당 과 혁명대오가 더욱 굳건히 다져지고 우리의 일심단결이 백배로 강화되었습 니다. 당 안에 유일적 영도체계를 철저히 세우고 당대열의 순결성을 확고히 보장 하며 당 조직들의 전투적 기능과 역할을 높여야 합니다. 우리 혁명의 정치사상 진지를 더욱 공고히 하여야 하겠습니다. 정치사상 진지는 사회주의 수호전의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보루이며 혁명대오를 정 치사상적으로 강화하는 것은 우리 앞에 나서는 가장 주요한 과업입니다. 군인들 속에서 정치사상 교양사업을 강화하여 군인들을 금수산태양궁전과 당중앙위원회를 결사 옹위하는 사상과 신념의 강자로 철저히 준비시켜야 합 니다. (중략) 조선인민내무군안에 당의 영군체계와 혁명적 군풍을 철저히 확립하여 수 령보위, 제도보위, 인민보위의 숭고한 사명과 임무를 다하도록 하며 22) 통일연구원, 2014 연례 정세 전망, Online Series CO 13-25(2013. 12. 30), p. 1. 23) 통일연구원, 2014년 북한 신년사 분석 및 대내외 정책 전망, Online Series 14-01(2014. 1. 1), p. 1. 24) 통일연구원, 2014 연례 정세 전망, p. 2. - 10 -
둘째, 정권 안정화를 위해 사회통제 차원에서 규율과 질서를 강화하고, 법을 통치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다. 2014년 북한 신년사에도 당의 정책 및 법의 철저한 집행, 법 규범과 질서의 준수 가 강조되고 있다. 혁명적 규율과 질서를 강화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집단주의적 우월성을 높 이 발양시키고 모든 사업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됩니다. 모든 부문, 모든 단위에서 당의 정책과 방침, 국가의 법과 결정지시를 철저 히 집행하며 모든 일꾼들과 근로자들이 우리 사회의 주인, 공화국 공민으로 써의 높은 자각을 가지고 법 규범과 질서를 지키도록 하여야 합니다. 탈북자 단속 및 처벌도 체제 유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강화하여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사회통제 및 탈북자 단속 강화 차원에서 형법, 행정처벌법, 인민보 안단속법, 주민행정법, 검찰감시법 등 사회통제 관련 법규를 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012년 학제 개정에 따라 새로운 교육과정이 도입되었는데, 미래 세대에 대 한 정치사상교육 강화를 위해 김정은 우상화 과목을 개설하여 청소년들에 대한 사 상교육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25) 나. 인권법제 정비 속도 조절 김정은 시대의 북한은 인권 법제 정비에 있어 상반된 태도를 보여 왔다. 전체적 으로 봤을 때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북한 주민의 정치적 시민적 권리(이하 자 유권 )와 관련이 깊은 형법, 행정처벌법 등의 법규를 개정하여 사회통제를 강화하여 왔고, 사상 통제 역시 강화하고 있다. 이 법규들이 북한의 체제 유지와 관련이 깊다 는 점에서 김정은 정권은 사회통제 및 사상통제 관련 법제 정비를 지속할 것이고, 이에 따라 북한 주민의 자유권 침해도 지속될 것이다. 이에 반해 김정은 정권은 체 제 유지에 큰 부담이 없고 선전 효과가 높은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이하 사회권 ) 관련 법제와 여성, 아동, 장애인 등 이른바 취약계층 관련 법제를 정비하 는 모습을 보였다. 인권법제 정비에 있어서의 이 같은 상반된 태도는 2014년 이후 에도 기본적으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회권 분야와 취약계층 보호 분 야의 법제 정비의 규모와 정도는 그 동안 보여주었던 것에 비해 훨씬 약화될 것으 로 보인다. 그 이유는 이 분야에서 법제 정비를 상당히 진행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의 당면한 가장 큰 현안이 내부 결속 강화라는 점에서 사회권과 취약계층 분야 의 법제 정비보다는 자유권 분야의, 다시 말해 사회통제 및 사상통제와 관련이 있 는 법제 정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북한인권 문제 제기에 대한 물타기를 위해 사회권 분야의 법규 또는 취약계층 분야의 법규 제정 25) 통일연구원, 2014 연례 정세 전망, p. 2. - 11 -
또는 개정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특히 장애인권리협약 비준 여부가 주목된다.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하여 2013년 3월 제22차 유엔 인권이사회(Human Rights Council) 회기에서 설립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mmission of Inquiry: COI)가 2014년 2월 17일 활동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하였는데 26) 김정은 정권에 대한 국제형사 재판소(International Criminal Court: ICC) 회부 또는 특별재판소(ad hoc tribunal) 설립을 권고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27) Ⅲ. 북한의 경제법제 정비 동향과 전망 1. 경제법제 정비 동향 가. 김정일 사망 전후의 경제특구 및 대외경제법제 정비 28)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이 사망하였다. 북한은 김정일의 사망을 전후한 2011년 11월과 12월에 걸쳐 주목할 만한 법령들을 제정 또는 개정하였다. 특히 경제관련 법령이 14개나 된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는 김정은 체제하의 북한이 나가고자 하는 방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제정 또는 개정된 경제 관련 법령들을 시간 순으로 나열하면 다음 표와 같다. <표-3> 2011년 11월과 12월에 제정 또는 개정된 대외경제관련 북한 법규 법 규 제 개정 일시 비 고 외국인기업법 2011년 11월 29일 개정 직전 법령 2007년 9월 26일 외국인투자법 2011년 11월 29일 개정 직전 법령 2008년 8월 19일 토지임대법 2011년 11월 29일 개정 직전 법령 2008년 8월 19일 합영법 2011년 11월 29일 개정 직전 법령 2008년 8월 19일 합작법 2011년 11월 29일 개정 직전 법령 2008년 8월 19일 라선경제무역지대법 2011년 12월 3일 개정 직전 법령 2010년 1월 27일 황금평,위화도경제지대법 2011년 12월 3일 제정 외국인투자기업노동법 2011년 12월 21일 개정 직전 법령 2009년 1월 21일 외국인투자기업재정관리법 2011년 12월 21일 개정 직전 법령 2008년 10월 2일 외국인투자기업파산법 2011년 12월 21일 개정 직전 법령 2000년 4월 19일 외국투자기업 및 외국인세금법 2011년 12월 21일 개정 직전 법령 2008년 8월 19일 26) UN Doc. A/HRC/25/CRP.1 27) UN Doc. A/HRC/25/CRP.1, para. 1218. 28) 이 부분은 이규창, 김정은 체제 구축을 위한 북한의 법제정비, 법제처, 2012년 남북법제연구보고서 (서울: 법제처, 2012), pp. 3 43의 핵심적인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 12 -
외국투자기업등록법 외국투자기업회계법 외국투자은행법 2011년 12월 21일 개정 직전 법령 2009년 8월 4일 2011년 12월 21일 개정 직전 법령 2008년 4월 29일 2011년 12월 21일 개정 직전 법령 2002년 11월 7일 <경제특구 및 대외경제법제 정비의 의도와 목적> 북한은 김정일 등장 이래 선군정치를 통해 정치 강국, 군사 강국, 경제 강국을 목 표로 삼아왔다. 그리고 2012년까지 이들을 모두 완성하여 강성대국의 새로운 문을 열겠다고 호언장담해 왔다. 그리고는 2011년 11월과 12월에 걸쳐 경제특구 법령과 외국인투자관련 법령들을 정비하였다. 이 같은 전후 사정을 볼 때 북한의 경제특구 법령과 외국인투자관련 법제 정비의 의도 내지 목적은 경제성장 및 외자유치 활성 화를 통한 경제 강국 건설에 있다고 평가된다. 다시 말해 북한은 라선경제무역지대 법의 개정과 황금평 위화도경제지대법의 제정을 통해 경제특구에 대한 외국의 투자 를 유도하고 외국인투자관련 법령의 개정을 통해 이에 필요한 제도적인 뒷받침을 의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라선경제무역지대법의 개정 내용> 2010년 1월 27일 개정된 직전 법령은 5장, 45조로 구성되어 있다. 이에 비해 2011 년 12월 3일 최종 개정된 현행 법령은 8장, 83조로 구성되어 있고 2개 조문의 부칙 도 있다. 경제무역지대의 개발에 관해 별도의 장을 신설하였고, 제5장에 함께 규정 되어 있었던 장려 및 특혜, 분쟁해결에 관한 규정들을 보강하여 각각 별도의 장으 로 구분하였다. 기업창설에 관한 규정들도 새롭게 마련되면서 제4장에 포함되었다. 직전 법령인 2010년 법령에 비해 2011년 법령이 보다 체계적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표-4> 라선경제무역지대법의 구성 비교 2010년 법규 제1장 라선경제무역지대법의 기본 제2장 지대의 관리운영기관 제3장 경제무역활동 제4장 관세 제5장 통화 및 금융 (없음) 2011년 법규 제1장 라선경제무역지대법의 기본 제2장 경제무역지대의 개발 제3장 경제무역지대의 관리 제4장 기업창설 및 경제무역활동 제5장 관세 제6장 통화 및 금융 제7장 장려 및 특혜 제8장 신소 및 분쟁해결 부칙 - 13 -
2011년 개정 법규는 외국인의 투자유치를 위해 제도적인 보장을 대폭 강화하였 다. 첫째, 투자자의 재산 국유화 금지 및 국유화 시 보상한다는 규정을 신설하였다. 라선경제무역지대에서 투자자의 재산과 합법적인 소득 및 투자자에게 부여된 권리 를 법적으로 보호하며, 투자자의 재산을 국유화하지 않으며, 부득이하게 투자자의 재산을 국유화하거나 일시적으로 이용할 경우에는 충분하고 효과 있게 보상하여 준 다고 규정하고 있다(제7조). 둘째, 2011년 법규는 신변안전보장 규정을 신설하였다. 라선경제무역지대에서 공 민 의 신변안전과 인권은 법에 따라 보호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9조). 셋째, 국제적인 기준을 강조하고 있다. 경제무역지대의 관리원칙에서 국제관례 를 참고한다고 규정하고 있고(제23조), 상품의 원산지관리에 있어서도 국제관례 에 맞 게 하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제35조). 중재에 의한 분쟁해결에 있어서도 국제중 재위원회의 중재규칙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제82조). 넷째, 라선경제무역지대의 독립성을 위해 독자적인 관리위원회를 신설하였고 관 리위원회의 운영에 관한 여러 규정들을 두고 있다(제24조~제28조).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라선경제무역지대는 중앙정부가 특구 사업을 독점적으로 관리 감독함으 로써 특구사업이 비효율적으로 진행되었다는 비판이 있었는데 이를 의식한 조치로 판단된다. 다섯째, 해외 투자자들의 안정적인 사업운영을 위해 토지임대기간을 50년으로 명 시하고 있다(제16조). 구법에는 기간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 또한 외국 투자자의 경 우 임차만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구법과는 달리 건물소유권의 취득도 가능하도 록 규정하고 있다(제17조). 여섯째, 분쟁해결 규정도 대폭 손질하였다. 구법이 하나의 조문에서 규정하고 있 는 것에 비해 개정 법령은 신소, 조정, 중재, 재판 등 4가지 분쟁해결방안을 규정하 고 있다(제80조 내지 제83조). 구법과 비교할 때 분쟁해결수단에 신소와 조정이 추 가되었다. 또한 중재 또는 재판절차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정한 이라는 문 구(구법 제45조)도 삭제되었다. 중재 또는 재판 절차를 북한이 정하던 데서 일반국 제법상의 분쟁해결절차를 따르도록 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투 자유치 확대의 일환으로 분쟁해결절차에 있어 국제규범을 따르겠다는 의지를 천명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국제관계에 있어 자주권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점에 비추어 보면 이와 같은 분쟁해결의 개선은 상당히 이례적인 조치라고까지 평가된 다. 분쟁해결과 관련하여 행정소송제도를 도입한 것도 주목된다(제83조 제2항). 행정 소송제도 도입은 북한 경제특구법상 최초로 관리위원회 및 지도기관과 해외 투자자 간에 분쟁이 있을 경우 행정소송 제도를 통하여 구제를 받을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다. 29) 29) 유 욱 김병필, 북한의 특수경제지대법의 최근 동향과 평가: 라선경제무역지대법과 황금평 위화도경제지대 법을 중심으로, 북한법연구회 한국법제연구원, 북한의 최근 경제법제의 동향과 평가 (2012 북한법제 동향 특별학술세미나 자료집, 2012. 4. 27), p. 123. - 14 -
<황금평 위화도경제지대법과 라선경제무역지대법의 비교> 황금평 위화도경제지대도 라선경제무역지대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경제특구 가운 데 하나이지만 성격이 약간 다르고, 이에 따라 개발방식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라선경제무역지대는 국제적인 중계수송, 무역 및 투자, 금융, 관광, 봉사(서비 스)지역을 표방하고 있으며(라선경제무역지대법 제1조), 이에 따라 첨단기술산업, 국 제물류업, 장비제조업, 1차 가공공업, 경공업, 봉사업, 현대농업을 기본으로 하는 산 업구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제3조). 이에 비해 황금평지구는 정보산업, 경공업, 농업, 상업, 관광업을 기본으로 개발하며 위화도지구는 위화도개발계획에 따라 개발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황금평 위화도경제지대법 제3조). 북한은 황금평 위화도경제지대 법의 제정에 앞서 2011년 5월 23일에 중국 정부와 조중라선경제무역지대와 황금평 경제지대 공동개발총계획요강 을 발표한 바 있다. 30) 라선경제무역지대법과 황금평 위화도경제지대법은 구체적인 내용에 있어서 조금 씩 차이를 보이고 있는 규정들이 있다. 몇 가지 중요한 차이를 보면 첫째, 라선경제 무역지대법은 경제무역지대에서 기업이 토지이용권, 건물이용권을 취득할 수 있다 는 규정을 두고 있는데 비해(제17조) 황금평 위화도경제지대법에는 이에 상응하는 규정이 없다. 둘째, 라선경제무역지대의 기업은 생산에 필요한 원료, 연료보장을 위 하여 자연부원(자연자원)을 개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반면(라선경제무역지대 법 제47조), 황금평 위화도경제지대법은 이에 상응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셋 째, 기업의 회계에 있어서도 라선경제무역지대법이 회계계산과 결산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회계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 고 임의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에 비해(제 52조), 황금평 위화도경제지대법은 적용하여 하도록 한다 며 의무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제42조). 그러나 전반적으로 외국투자유치를 통한 경제활성화라는 기본적인 법 의 목적 내지 취지는 동일하다. 또한 장과 조문의 편제에 있어서도 라선경제무역지 대법과 황금평 위화도경제지대법이 약간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법의 구성 이나 조문 수는 비슷하다. <남북투자보장법제와 북한경제특구법제 비교> 2011년 라선경제무역지대법과 황금평 위화도경제지대법의 규정들을 보면 남북경 협법제, 범위를 좁히면 남북투자보장법제와 상당히 유사한 제도와 규정들이 발견된 다. 몇 가지 핵심적인 내용들을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개성공단은 중앙공업지구지도기관의 지도 하에 공업지구관리기관(개성공단 관리위원회)이라는 독자적인 기구에 의해 운영된다(개성공업지구법 제21조). 그리고 개성공단의 개발은 정해진 개발업자가 한다(제10조). 라선경제무역지대법과 황금평 30) 요강 원문은 장명봉(편), 2011년 최신 북한법령집 (서울: 북한법연구회, 2011), pp. 1054~1059에서 볼 수 있 다. - 15 -
위화도경제지대법도 관리위원회-지도기관-개발업자 제도를 두고 있다. 31) 둘째, 개성공단 토지임대 기간은 50년이다(개성공업지구법 제12조). 라선경제무역 지대법(제16조)과 황금평 위화도경제지대법(제16조)도 마찬가지이다. 셋째, 투자자산의 보호와 관련하여 국유화 및 수용 금지, 국유화 또는 수용 시 보 상을 실시한다는 내용도 유사하다(남북투자보장합의서 제4조, 라선경제무역지대법 제7조, 황금평 위화도경제지대법 제8조). 넷째, 투자이익에 대한 해외 송금 보장도 유사하게 규정되어 있다(남북투자보장합 의서 제5조, 라선경제무역지대법 제65조, 황금평 위화도경제지대법 제47조). 다섯째, 신변안전에 있어 법에 근거하지 않고 구속, 체포하거나 수색하지 않는다 는 내용과 다른 나라와 조약이 체결되어 있을 경우에는 해당 조약에 따른다는 내용 도 유사하다(개성공업지구법 제8조, 라선경제무역지대법 제9조, 황금평 위화도경제 지대법 제9조). 인권 보장과 관련하여서는 남북투자보장법제보다 발전된 일면을 보 여주고 있다.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지구의 출입 및 체류에 관한 합의서 가 인 원의 신체, 주거, 개인재산의 불가침권 을 보장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에 비해(제10 조 제1항), 라선경제무역지대법과 황금평 위화도경제지대법은 인권 은 법에 따라 보 호된다고 함으로써 보다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라선경제무역지대법 제9조, 황금 평 위화도경제지대법 제9조). 여섯째, 분쟁해결에 있어 개성공업지구법은 남북 사이에 합의한 상사분쟁 해결 절차 또는 중재절차 및 재판절차로 해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46조). 그리고 남 북사이의 상사분쟁 해결절차에 관한 합의서 는 중재판정부 구성을 당사자 합의 에 따라 구성하는 것으로 규정하고(제10조), 중재판정의 준거법은 당사자가 합의한 법 령 남 또는 북의 관련 법령 국제법의 일반원칙 국제무역거래관습에 따르 도록 규정하고 있다(제12조). 중재재판부 구성과 준거법 결정에 있어 남북의 합의가 강조되고 있다. 이에 비해 라선경제특구와 황금평 위화도특구의 경우에는 분쟁해결 수단으로 신소, 조정, 중재, 재판의 네 가지가 규정되어 있는데 중재의 경우 분쟁 당사자들의 합의에 따라 국제중재기관에 중재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점은 남북경협법제와 동일하다. 그러나 중재 규칙은 해당 국제중재위원회의 중 재규칙 을 따르도록 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북경협법제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 다(라선경제무역지대법 제82조, 황금평 위화도경제지대법 제73조). 중재의 준거법 결 정에 있어 남북 사이의 합의보다 국제기준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경제특구법제인 라선경제무역지대법과 황금평 위화도경제지대법을 정비하 는 과정에서 남북투자보장법제의 내용을 상당히 반영하면서 동시에 신변안전과 분 쟁해결에 있어 진일보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 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지구의 경험이 북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달리 31) 유욱과 김병필은 라선경제무역지대법과 황금평 위화도경제지대법이 거버넌스 구조와 관련하여 개성공업지구 의 3단계 모델을 도입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라선경제무역지대와 황금평 위화도경제지대의 거버넌스 및 개발방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유 욱 김병필, 북한의 특수경제지대법의 최근 동향과 평가: 라선경제무역지 대법과 황금평 위화도경제지대법을 중심으로, pp. 109~116 참조. - 16 -
표현하면 일종의 학습효과라고 보여진다. 2008년 7월 발생한 금강산에서의 여성관 광객 피격사망사건, 2008년 12월에 발생한 북한의 개성공단 통행 체류 제한조치, 2009년 3월 발생한 개성공단 현대아산 직원 강제억류사건 및 2010년 3월의 금강산 남측 자산 몰수 동결조치 등 일련의 사건을 통해 북한은 신변안전을 포함한 투자 보장, 분쟁해결제도의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해외투자유치가 어렵다는 점을 깨 닫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깨우침이 2011년 김정일 사망을 전후로 한 북 한의 경제특구법제와 외국인투자법제 정비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나. 핵 경제 병진 노선과 경제법제 정비 김정은 정권은 법제 정비를 통해 북한의 핵심 국가정책인 핵 경제 병진( 竝 進 ) 노선을 뒷받침하고 있다. 북한은 2013년 2월 12일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함경북도 길주군에서 3차 핵실험을 감행하였다. 이어 북한은 2013년 3월 31일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개최하여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을 병진 한다는 전략노선을 채택하였다. 핵 건설과 관련하여 북한은 이미 2012년 4월 헌법을 개정하여 서문에 핵보유국임을 명시하였고, 32) 2013년 4월 1일에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7차 회의 에서는 자위적핵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데 대하여 를 최고인민회의 법령 으로 채택하였다. 아울러 이날 회의에서는 우주개발법을 채택하고, 조선민주주의인 민공화국 국가우주개발국을 내옴에 대하여 를 최고인민회의 결정으로 채택하였 다. 33) 우주개발법 제정과 국가우주개발국 설치는 우주개발이라는 명분을 통해 북한 의 핵개발을 정당화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보인다. 김정은 정권은 인민생활 향상 및 경제발전을 강조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김정은 은 2013년 4월 15일 김일성 100번째 생일(태양절)을 맞이하여 열병식을 축하하는 자 이에서 북한 주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게 하지 않게 하며 사회주의식 부귀영화 를 누리게 하겠다는 연설을 하였다. 김정은 정권의 인민생활 향상 및 경제발전 의 지는 법제 정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첫째, 북한은 줄곧 표방해온 강성국가 건설의 일환으로 물자소비기준법 제정 (2009. 11. 11), 노동정량법 제정(2009. 12. 10), 인민경제계획법 개정(2009. 8. 4, 2010. 4. 6) 등 노동관계법제를 정비하였다. 둘째,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김정일 사망(2011. 12. 17)을 전후하여 황금평 위 화도경제지대법을 제정하고(2011. 12. 3), 라선경제무역지대법을 개정(2011. 12. 3) 하 는 등 14개 대외경제관련 법규를 제정 또는 개정하여 해외 투자유치 확대를 통한 경제활성화를 도모하였다. 셋째, 북한은 2013년 5월 29일 경제개발구법을 채택하고, 이어 11월 21일에는 신 의주특수경제지대와 13개 경제개발구를 설치하였다. 32) 김정일동지께서는 우리 조국을 정치사상강국, 핵보유국, 무적의 군사강국으로 전변시키시였으며 강성국가 건설의 휘황한 대통로를 열어놓으시였다. 33) 북한 조선중앙통신, 2013. 4. 1. - 17 -
넷째, 북한은 2013년 10월 16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으로 국가경제개발 총국을 국가경제개발위원회로 승격하고, 경제특구 개발을 위한 민간단체인 조선경 제개발협회를 설립하였다. 34) 다섯째, 국제철도화물수송법의 제정(2011. 12. 14)도 중국, 러시아와의 철도화물수 송을 통한 경제발전에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러시아와 북한은 2013년 9월 22일 러시아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50여km 철도 구간 개보수 공사 를 완료하는 기념행사를 가졌다. 여섯째, 이밖에도 북한은 2012년 4월 3일 세관법과 무역법을 수정보충하였다. 개 정된 세관법과 무역법은 공통적으로 중앙행정기관의 통제를 강화하였다. 세관법은 2007년 9월 26일 법규와 비교할 때 국가가 세관사업에 대한 지도통제를 강화한다는 조문을 신설하였다. 35) 무역법은 2007년 3월 27일 법규와 비교할 때 해당 기관, 기업 소, 단체가 예비수자, 계획수자를 명시한 차년도 무역계획초안을 국가계획기관 및 중앙무역지도기관에 제출해야 하고(제30조), 국가계획기관이 시달한 무역계획을 월 별로 분할작성하여 중앙무역지도기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하였다 (제31조). 다. 남북경협법제 경제발전에 대한 북한의 의지는 개성공단 유지에 대한 북한의 태도에서도 읽을 수 있다. 북한은 우여곡절 끝에 2013년 남한과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여러 합의 서를 채택함으로써 개성공단 유지에 대한 의지를 대외적으로 표명하였다. 남북한은 개성공단의 정상화를 위한 합의서 (2013. 8. 14),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구 성 운영 합의서 (2013. 8. 29),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사무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합의서 (2013. 9. 11), 개성공단에서의 남북상사중재위원회 구성 운영에 관 한 합의서 이행을 위한 부속합의서 (2013. 9. 11), 개성공단 공동위원회 사무처 부속합의서 (2013. 10. 23) 등을 체결하였다. 2. 향후 전망 가. 인민생활 향상 및 경제발전을 위한 법제정비 지속 인민생활 향상 및 경제발전이라는 정책 기조는 2014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 다. 2014년 북한 신년사는 농업과 건설, 과학기술을 3대 경제과업으로 제시하고 있 다. 36) 특히 강성국가 건설을 위해 과학기술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지식경제가 필요 34) 북한 조선중앙통신, 2013. 10. 16. 35) 제62조(지도통제의 기본요구) 세관사업에 대한 지도통제를 강화하는 것은 국가의 세관정책을 정확히 집행하기 위한 중요담보이다. 국가는 세관사업에 대한 지도체계를 바로세우고 통제를 강화하도록 한다. - 18 -
함을 역설하고 있다. 37) 북한은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 경제관련 법제 정비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4년 신년사에서 3대 경제과업으로 제시한 농업과 건설, 과학기술 분야의 법제 정비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2014년 신년사에서 경제사업에 대한 통일적 지도 강화를 천명하고 기업체와 근로자들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38) 노동 관련 법규의 규율 및 처벌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경제개발구법 채택에 따른 후속조치 등 대외경제 관련 법제도 정비하고, 해외투자유치 확대의 일환으로 해사소송과 행정소송 관련 규범과 절차도 구체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경제발전을 위한 다양한 시도는 북한 주민의 경제적 권리와 관련하여 주 목된다. 아울러 북한 주민의 자유권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경제발전 및 외자유치 과 정에서 외부의 정보 및 문화의 유입이 불가피하고, 이에 따라 북한 주민의 인권 의 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이 핵 경제 병진 노선을 포기하지 않는 한 북한의 경제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장성택 처형은 중 국을 비로한 제3국의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져 북한 경제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 할 가능성이 높다. 나. 개성공단 유지를 통한 남북관계 변화 모색 장성택 처형 이후 김정은은 자신의 체제 강화를 도모할 것으로 보이고 군부 인 사가 득세함으로써 선군정치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남북관계는 상 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13년 남북한은 여러 가지 난관 속에서 도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여러 합의서를 채택한 사실에 비추어 볼 때 2014년에도 개성공단은 유지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필요한 합의서들이 추 가로 채택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북한 신년사가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고 있 다는 점도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한다. 39) 그러나 김정은 정권이 조기에 안정화되지 않을 경우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보다는 체제 유지와 내부 결속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개성공단 유지는 변수가 잠재되어 있다. 북한의 선군정치 강화도 개 성공단 사업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대남 도발이나 추가 핵실 험을 감행할 경우 이는 개성공단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36) 우리는 올해(2014년)에 농업부문과 건설부문, 과학기술부분의 앞장에서 혁신의 봉화를 높이 추켜들고 나가며 그 봉화가 사회주의 건설의 모든 전선에서 비약의 불길로 세차게 타번지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 37) 과학기술은 강성국가 건설을 추동하는 원동력이며 과학기술발전에 인민의 행복과 조국의 미래가 달려 있습 니다. 과학연구부문에서는 나라의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에서 전망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들과 현실에서 제기되 는 과학기술적 문제들을 풀고 첨단을 돌파하여 지식경제건설의 지름길을 열어 놓아야 합니다. 38) 경제사업에 대한 지도와 관리를 결정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당의 영도 밑에 경제에 대한 국가의 통일적 지도를 강화하고 기업체들의 책임성과 창발성을 높이며 모든 근 로자들이 생산과 관리에서 주인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 해 나가도록 하여야 합니다. 39) 북남사이 관계개선을 위한 분위기를 마련하여야 합니다. (중략) 우리는 민족을 중시하고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그가 누구든 과거를 불문하고 함께 나아갈 것이며 북남 관계 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적극 노력할 것이다. - 19 -
Ⅳ. 북한법의 실태와 특징 1. 법의 미분화 및 내용의 추상성과 하위 규정 미공개 최근 북한에서 교육법의 보통교육법과 고등교육법 분법, 철도법에서 철도차량법 분법, 사회주의노동법에서의 노동보호법과 노동정량법 분법 등 몇 가지 주목할 만 한 분법( 分 法 ) 내지 법의 분화( 分 化 ) 사례가 발견되고, 이는 입법 형식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이 같은 추세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의 법체계와 비교할 때 북한법은 여전히 법의 분화가 덜 되어 있고, 내용도 추상적으로 되어 있다. 다시 말해 일반적으로 북한법은 각 법전의 수 가 비교적 적은 편이고 규정내용이 포괄적이고 모호하다. 이는 법이 구체적인 사안 에 대한 적용을 전제로 한 것이라기보다는 선언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자연히 상세한 성문법전화의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한 결과라는 시각이 있다. 40) 몇 가지 예 를 들면 장애인법제의 경우 남한의 법률은 분야별로 여러 가지가 존재하고 있다. 장애인의 차별금지와 관련하여서는 1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이 있고, 장애인 교육과 관련하여서는 2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 있으며 장 애인의 복지와 관련해서는 3장애인복지법, 4장애인 노인 임산부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시행 중에 있다. 또한 장애인의 고용과 관련하여서는 5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6장애인기업활동 촉진법이 있으며 이 밖에 7중 증장애인 우선구매 특별법 등이 시행되고 있다. 반면 북한의 경우에는 장애자보호 법이 전부이다. 항공 분야의 경우 남한은 1항공법, 2항공운송사업진흥법, 3항공 우주산업개발 촉진법, 4항공안전 및 보안에 관한 법률, 5항공기저당법, 6항공 철도 사고조사에 관한 법률이 있는 반면 북한은 민용항공법이 전부이다. 북한의 규범적 문건(성문법)에는 헌법과 법령, 정령 결정 명령 지시의 6가지가 있다. 현재 시행중인 2013년 4월 개정 북한헌법에 따르면 최고인민회의는 법령과 결정을(제97조), 국방위원회의는 결정과 지시를(110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정령과 결정, 지시를(제120조), 내각은 결정과 지시를(제129조), 지방인민회의는 결정 을(제144조), 지방인민위원회는 결정과 지시를(제150조) 각각 제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북한 성문법의 상하관계에 대해 보면 헌법이 최고의 법원이며, 최고인민회의 법령이 헌법 다음가는 법원이고 기타 규범적 문건들은 법령에 저촉될 수 없다. 기 타 규범적 문건 상호간의 상하관계도 문제될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하급기관이 제출하는 규범적 문건은 상급기관이 제출하는 규범적 문건에 내용상 저촉되어서는 안 되며, 기타 규범적 문건들이 법령에 저촉되는 경우 무효가 되며 권한 있는 국가 기관에 의하여 폐지되게 된다고 한다. 41) 우리의 법률에 해당하는 북한의 법규는 대 40) 윤대규, 북한사회에서의 법의 성격, 북한법연구, 제6호(2003), p. 29. 41) 리경철, 공화국이 법원문제해결에서 견지하는 원칙, 김일성종합대학학보: 력사법학, 제46권 제1호(2000), pp. 48~49. - 20 -
부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의 정령으로 제정되며 간혹 최고인민회의 법령의 형 태로 제정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의 명령 규칙에 해당하는 것이 북한에서는 최고 인민회의 결정, 국방위원회의 결정과 지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의 결정과 지 시, 내각의 결정과 지시이며 우리의 지방자치법규에 해당하는 것이 북한에서는 지 방인민회의의 결정과 지방인민위원회의 결정과 지시로 보여진다. 그런데 우리의 명 령 규칙과 지방자치법규에 해당하는 북한의 법규는 공개되지도 않고 입수되지도 않고 있어 그 구체적인 내용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그림-1> 북한 성문법의 체계 및 규범의 상하관계 헌법 최고인민회의 법령 최고인민회의 결정 기타 규범적 문건 국방위원회 결정 명령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 결정 내각의 결정 지시 내각위원회와 내각 성의 지시 지방인민회의 결정 지방인민위원회 결정 지시 2. 사회보장법규의 미준수/사회통제법규의 엄격한 집행 북한은 의료, 사회보장, 교육과 관련하여 여러 법규를 제정하였다. 건강 및 의료 와 관련하여서는 인민보건법, 전염병예방법, 의료법, 의약품관리법, 광천법 등을 제 정하였다. 사회보장과 관련하여서는 사회보험법, 어린이보육교양법, 사회보장법 등 을 제정하였다. 교육과 관련하여서는 교육법, 보통교육법, 고등교육법을 제정하였다. 2012년 9월 25일에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6차 회의에서 전반적 12년제 의무교 육을 실시함에 대하여 라는 최고인민회의 법령을 제정하였다. 문화생활과 관련하 여서는 문화유산보호법, 명승지 천연기념물보호법, 원림법, 자연보호구법 등이 제 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 법규들은 북한의 경제난으로 인해 실제에 있어서는 규정대 로 시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무상교육, 무상치료는 이미 붕괴되었다. 일반 주민 들의 문화생활은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반면 체제유지 및 사회통제 관련 법규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다. 사회통제 관련 법규에는 형법, 형법 부칙(일반범죄), 형사소송법, 행정처벌법, 인민보안단속법 등이 대표적이다. - 21 -
3. 김일성 교시 김정일 말씀 김정은 지시의 초법적 기능 북한법은 철저한 전거주의( 典 據 主 義 )에 입각하고 있다. 김일성 교시나 김정일 말씀이 법의 성립근거나 법해석의 기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법학연구논문도 기본적으로 김 일성, 김정일의 문건을 문장의 서두에 내걸고 이것을 전제로 서술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방법은 종교사회에서 종교창시자나 종교지도자의 가르침이 금과옥조로서 일반적인 생활 규범이 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42) 북한의 3세대 최고지도자 김정은의 지시도 초법적 기능을 하고 있다. 이는 그의 지시로 탈북행위 단속 및 처벌을 강화한 데서 잘 나타난다. 북한 헌법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조선로동당의 령도밑에 모든 활동을 진 행한다. 고 규정하여 노동당의 지도적 지위를 헌법상으로 인정하고 있다(제11조). 또 한 개정 당규약은 前 文 에서 조선로동당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혁명사상, 주체사 항을 유일한 지도사상으로 하는 주체형의 혁명적 당이다. 조선로동당은 주체사상을 당 건설과 당 활동의 출발점으로 당의 조직사상적 공고화의 기초로, 혁명과 건설을 령도하 는데서 지도적 지침으로 한다. 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북한 헌법은 조선민주주의인민 공화국은 사람중심의 세계관이며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실현하기 위한 혁명사상인 주체사상, 선군사상을 자기 활동의 지도적 지침으로 삼는다. 고 천명하고 있고(제3 조), 국방위원회 위원장을 북한의 최고령도자로 규정하고 있다(제100조). 이 같은 점 들을 종합할 때 북한의 법체계는 김일성 교시와 김정일 말씀이 최고 상위규범이 되 고 그 아래에 노동당규약과 헌법이 위치하게 되는 형태가 된다고 볼 수 있다. 이 점에서 김일성 교시와 김정일 말씀, 노동당의 강령 지침 등은 북한 체제상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정법을 향도하는 일정한 원칙으로서의 의미 와 기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43) 북한에서는 김일성 교시가 법의 지 도 원리이자 초헌법적 법원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적인 상황이라고 보는 견해 44) 나 북한의 법이론은 주체사상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법은 수령과 노동당의 정책을 집 행하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보는 견해 45) 도 이러한 맥락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2005년 북한이탈주민 600여명을 대상으로 북한주민들이 김일성 유훈, 김정일 말씀, 당의 지시, 주체사상, 10대원칙 가운데 어느 것을 더 권위 있는 것으로 여기고 있는가 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는 김정일 말씀이 52.8%, 김일성 유훈이 39%를 차지하여 김일성 부자의 말씀이 차지하는 비율이 도합 91.8%에 이르렀다. 46) 2011년 북한이탈주민 80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도 비슷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북 한에 사는 동안 법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김정일 말씀 지시가 90.5%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인민보안부 포고문 86.5%, 헌법 형법 등의 국가법 42) 윤대규, 북한사회에서의 법의 성격, pp. 29~30. 43) 법원행정처, 북한의 형사법 (서울: 법원행정처, 2006), pp. 15~16. 44) 법제처, 북한법제개요 (서울: 법제처, 1991), p. 41. 45) 윤대규, 북한사회에서의 법의 성격, pp. 22~25, 특히 p. 24. 46) 윤대규, 북한주민의 법의식 연구 (서울: 한국법제연구원, 2005), pp. 25~27. - 22 -
79.7%, 국방위원회 명령 77%, 당의 방침 74.3%, 10대원칙 71.6%, 내각 결정문 지시서 56.8% 순이었다. 그리고 일상생활 속에서 가지는 힘의 순서에는 김정일 말씀(지시) 당의 명령 내각의 결정 당 간부 지시 헌법(일반법)의 순이라는 응답이 52.9% 를 차지하였다. 47) 당의 유일적령도체계확립의 10대원칙 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유 훈, 노동당의 노선 및 방침과 지시가 곧 법으로 북한 주민들이 철저하게 준수해야 한 다고 규정하고 있다(제5원칙). 4. 정치수단으로 활용 북한에서 법은 정치의 수단으로 간주되고 있다. 48) 이는 북한법이 철저한 전거주 의에 입각하고 있는 사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북한의 법학자는 법의 개념에 대 해 우리(북한)의 법은 당정책을 표현한 것이며 그를 실현하기 위한 위력( 偉 力 )한 무기 라고 정의한 바 있으며, 49) 김정일도 우리나라(북한)의 법은 우리 국가의 정책 을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무기 라고 말한 바 있다. 50) 법을 정치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북한의 태도는 첫째, 남북관계에서 가장 잘 드러 난다. 2008년 12월의 개성공단 통행 체류 제한조치, 2010년 3월 금강산관광지구 내 우리측 자산을 일방적으로 몰수 동결한 조치, 금강산관광지구법을 폐지하고 금강 산국제관광특구법을 제정(2011. 5. 31)한 사실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둘째, 북한 내에서도 법이 정치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를 찾아볼 수 있는데 국가안전보위부의 정치범 판결이 대표적이다. 북한 형사법은 정치범의 경우 수사와 예심은 보위부가 관할하지만 재판은 재판소가 담당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 그 러나 재판도 보위부에서 담당한다는 증언이 있다. 2006년 4월 법원행정처가 탈북자 들을 상대로 실시한 면접조사에서도 보위부가 정치범 판결을 한다는 증언이 있었 다.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가 2013년 12월 8일 개최되어 장 성택을 모든 직무에서 해임하고 모든 칭호를 박탈하였다. 이어 나흘후인 12월 12일 북한은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을 진행하여 장성택에게 북한 형법 제60조를 적용하여 사형을 판결하고, 즉시 사형을 집행하였다.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 은 특별형사재판제도인 군사재판과는 별개인 국가안전보위부에 의한 정치범재판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첫째, 군사재판은 2심인데(북한 형사소송법 제 53조) 장성택의 경우 단심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둘째, 상소기간인 10일(북한 형사소 송법 제359조)이 경과한 후 형이 확정되어야 집행할 수 있는데(제418조) 장성택의 경우에는 사형 판결 후 4일 만에 형이 집행되었기 때문이다. 셋째, 북한은 외국인, 특히 미국인 억류 및 재판과정에서도 자국민과는 다른 대우 47) 최봉대, 북한이탈주민 법의식 사례 연구 (통일부 정책연구용역결과보고서, 2011), pp. 10~12. 48) 법원행정처, 북한의 형사법, p. 11. 49) 정연수, 법질서를 확립하는 것은 국가사회재산 보호관리를 잘 하기 위한 필수적 요소, 사회과학, 1983년 제1호(1983), p. 60. 50) 김정일, 사회주의 법무생활을 강화할 데 대하여 (평양: 조선로동당출판사, 1989), p. 11. - 23 -
를 하고 있는데 이러한 모습에서도 법을 정치의 수단으로 삼고 있는 북한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미국 여기자 유나 리(Euna Lee)와 로라 링(Laura Ling), 곰즈(Aijalon Mahli Gomes), 케네스 배(Kenneth Bae, 한국명: 배준호) 등 지금까지 외국인이 북 한에 입국하였다가 체포되어 재판을 받은 사례가 다수 있다. 북한은 외국인들에 대 한 재판을 최고재판소의 1심으로 마치고 있다. 유나 리와 로라 링, 곰즈, 케네스 배 모두 최고재판소에서 재판을 받았다. 북한 형사소송법은 반국가 및 반민족범죄사건 은 도(직할시) 재판소가 1심, 최고재판소가 2심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51조, 제53조). 그러나 최고재판소는 도(직할시) 재판소의 관할에 속하는 사건을 직접 재 판할 수 있다(제53조). 북한이 외국인 재판을 모두 최고재판소의 1심으로 마치는 이 유는 이들 사안이 북한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신속하게 마치고자 하 는 정치적인 의도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형벌 집행에 있어서는 북한 주민들과는 다른 대우를 한다. 케네스 배는 일반교화소가 아닌 특별교화소에 입소하여 교화생 활을 시작하였다. 유나 리와 로라 링은 노동단련형을 선고받았지만 형벌이 실제 집 행되지는 않았다. 유나 리는 2013년 6월 8일 판결을 선고 받은 후 재판 과정에서의 스트레스로 병을 얻었다. 이후 그녀는 숙소(guesthouse)에 머물면서 병원 치료를 받 았다. 북한 검찰은 형벌 집행을 하려고 하였지만 그녀의 병 때문에 할 수 없었다. 51) 북한 판결판정집행법에 따르면 노동교화형에 해당하는 범죄자는 판결 확정 후 10일 이내에 노동교화소에 보내게 되어 있다(제33조). 북한은 유나 리와 로라 링에게 이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은 것이다. 또한 북한 일반 주민들은 집결소, 구류장, 단련대, 교화소 등의 구금 교정시설에서 아파도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이로 인해 심지어 사망하는 경우도 발생하는 것이 북한의 실상인데 유나 리가 숙소에 머 물면서 병원 치료를 받았다는 것은 일반 북한 주민들과 형평에 맞지 않는 측면도 있다. 이와 같이 북한이 외국인의 형벌 집행을 일반 주민과 다르게 하는 이유는 외 국인 배려 차원이라기보다는 열악한 북한 교정시설의 실상이 외부에 드러나지 않게 하려는 의도와 미국과의 협상에 활용하려는 의도 등 여러 가지 의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Ⅴ. 강원평화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법제도적 과제 강원도는 강원도평화특별자치도의 설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핵심적인 내용은 1 남북일제( 南 北 一 制 ) 평화특구 지정 운영, 2 설악 금강 국 제관광자유지대 조성, 3 평화산업단지 조성, 4 산림, 바다, DMZ자원개발 등 공동 협력사업 추진으로 되어 있다. 이 같은 사업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남북 간에 정치적인 신뢰관계 형성이 전제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나아가 이를 뒷받 침하기 위한 관련 법적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강원평화특별자치도 설 51) Euna Lee, The World is bigger now(new York: Broadway Books, 2010), pp. 312 254. - 24 -
치를 추진하기 위한 법제도적 과제는 우리 내부적으로 정비되어야 할 과제와 남북 관계 및 유엔사 차원에서 합의가 필요한 과제, 북한 내부의 법제도 정비가 필요한 과제 대별할 수 있다. 1. 국내 차원의 과제 강원평화특별자치도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법적인 근거가 마련되어야 한다. 관건 은 특별자치의 범위를 어떻게 설정한 것인가의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강원도 가 추진하고 있는 강원평화특별자치도의 성격에 좌우된다. 특별자치와 관련하여 현 재 시행 중인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과 세 종특별자치시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 별법 이 참고될 수 있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홍콩(마카오)-중국의 일국양제 모델 을 강원평화특별자치도의 성격에 부합하게 변형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영국과 중국은 1984년 12월 19일 베이징에서 홍콩문제에 관한 영국정부와 중국정 부의 공동선언 52) (이하 공동선언 )을 체결, 공동성명에 따라 홍콩특별행정구기본 법을 1990년 4월 4월 제정 공포하고, 1997년 7월 1일부터 시행하였다. 포르투갈과 중국은 1987년 4월 13일 베이징에서 마카오 문제에 관한 중국과 포르투갈의 공동 성명 을 체결하였으며, 공동성명에 따라 마카오특별행정구기본법을 1993년 3월 31 일 제정 공포하고, 1999년 12월 20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홍콩특별행정구의 존속기 간은 50년이다. 그리고 외교 국방에 대한 자치권이 없는 점을 제외하면(공동선언 제3조제2항), 입법 행정 사법에 있어 고도의 자치권을 향유하고(공동선언 제3조제 2항 및 제3항), 중국으로의 반환 이전 법률도 계속 유효하였다(공동선언 제3조제3 항). 마카오특별행정구기본법은 일국양제의 구상 및 운영을 홍콩특별행정구기본법을 모델로 하여 몇 가지 차이점을 제외하면 내용과 형식 등이 홍콩특별행정구기본법과 대동소이하다. 대표적인 차이점의 예로 1 마카오는 구역 내 토지와 자연자원에 대 한 사유 토지를 인정하고 있는 반면 홍콩은 국유화하고 있고, 2 법체계의 차이로 홍콩에는 설치하지 않은 행정법원이 마카오에는 있으며, 3 마카오의 현실상 도박 업에 대한 규정이 홍콩과 다르고, 4 홍콩 기본법은 인민해방군의 주둔에 대한 명 확한 규정이 있는 반면 마카오 기본법에는 없다. 이 같은 점들을 제외하면 홍콩 기 본법과 마카오 기본법은 전체적으로 유사하다. 53) 남북일제 평화특구 지정 운영, 설악 금강 국제관광자유지대 조성, 평화산업단지 조성, 산림 바다 DMZ자원개발 등 공동협력사업의 추진을 위해서는 특별법을 제 정하거나 관련 법률의 정비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17대 국회부터 남한 지역 내에 경제특구 내지 관광특구를 조성하는 내용의 관련 특별법이 국회에 발의되었으 52) Joint Declaration of the Government of the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 and the Government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on the Question of Hong Kong. 53) 홍콩과 마카오의 차이점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법무부, 홍콩 마카오특별행정구기본법 해설 (과천: 법무부, 2003), 제2편 제10장(pp. 419~432) 참조. - 25 -
며, 현 19대 국회 들어서는 네 개의 관련 법률안이 국회에 계류되어 있다. 이 법률 안들은 남북한 접경지역에의 경제특구 또는 관광특구 조성 및 특구의 발전을 위한 지원 방안 등을 규정하고 있다. 54) 국회 법안명 대표발의자 발의일 17대 18대 19대 <표-5> 통일경제특구 및 통일관광특구 관련 법안 발의현황 통일경제특별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통일관광특별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통일경제특별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통일경제특별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통일관광특별구역의 지정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안 통일경제특별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평화경제특별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통일경제관광특별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평화통일경제특별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출처: 필자가 법안 발의일자별로 정리 임태희의원 2006. 2. 15 정문헌의원 2006. 9. 25 임태희의원 2008. 11. 3 황진하의원 2008. 12. 26 송훈석의원 2009. 1. 22 황진하의원 2012. 6. 13 윤후덕의원 2012. 7. 6 정문헌의원 2013. 5. 16 김현미의원 2013. 5. 22 강원평화특별자치도의 설립 근거가 되는 법률과 기타 분야별 법률을 제정하는 경 우 강원평화특별자치도 설립 법률은 기본법의 성격을 갖고 기타 분야별 법률은 특 별법의 성격을 갖게 될 것이다. 따라서 관련 법제를 마련할 경우 법체계가 정합성 을 갖도록 하고 내용이 서로 일치하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2. 남북관계 및 유엔사 차원에서의 과제 가. 남북합의 평화특구 지정 운영, 설악 금강 국제관광자유지대 조성, 평화산업단지 조성, 산 림 바다 DMZ자원개발 등 공동협력사업의 추진을 위해서는 남북 당국 간의 합 의가 필요하다. 54) 예를 들어 2012년 6월 13일 황진하의원이 대표발의한 법률안은 개성공단에 상응하는 통일경제특구의 설치, 통일경제특구개발계획, 통일경제특별구역 개발사업 시행, 내 외국인투자기업의 경영활동 지원, 통일경제특별 구역위원회 설치 등을 규정하고 있다. - 26 -
이미 남북경협에 관해서는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지구의 운영과 관련하여 여러 합의서들이 체결되어 있어 이를 준용할 수 있을 것이다. 금강산국제관광자유지대 조성을 위해서는 북한이 폐기를 선언한 금강산관광지구법과 동 법을 대신하여 제정 된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의 문제가 제기될 것이다. 아울러 기존의 남북경협사업이 남측 인원의 신변안전보장문제, 북한에 의한 남측 자산의 몰수 동결 등의 투자자 산 보장문제로 위협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남북합의서 체결 과정에서 이 문제들에 충분한 고려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나. 남한지역 내 산업단지 조성: 새로운 도전 55) 북한 인력과 자원을 활용하여 남한 지역에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은 북한에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북한의 노동력과 남한의 기술 및 자본을 이용하고 있는 기존 의 남북경협에 비해 새로운 시험이고 도전이 될 것이다. 북한 지하자원을 이용하여 남한 내 남북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은 남한 내에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점과 북한 지하자원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개성공단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남북경협사업과 차이가 있다. 북한 인력을 남한 산업단지 조성에 활용하는 방안은 첫째, 북한 인력이 북한 지 역에 거주하면서 남한 산업단지에 출퇴근하는 방식(이하 출퇴근 방식 )과 둘째, 남 한 산업단지 내에 북한 인력이 상주할 수 있는 기숙사를 건설하여 상시 체류하는 방식(이하 상시 체류 방식 )을 생각할 수 있다. 남한 산업단지를 조성할 경우 우선 적으로는 출퇴근 방식을 추진하되 산업단지의 안정적 운영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 으로는 상시 체류 방식이 바람직하다. 출퇴근 방식이나 또는 상시 체류 방식 공히 임금을 비롯한 노동법 적용문제, 북한 인력의 신변안전보장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노동법 적용 문제> 남한 내 남북산업단지에 고용된 북한 인력에게 임금 등의 문제에 있어 북한 노동 법(사회주의노동법, 노동보호법)을 적용할 것인가, 아니면 헌법 제3조의 해석에 따라 북한 주민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간주하여 남한 노동법을 따를 것인가의 문제가 제 기될 수 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지구의 경우에는 북한 노동법에 대한 특별법 으로 개성공업지구 로동규정 56) 과 금강산관광지구 로동규정 57) 이 채택되어 시 행되고 있다. 남한 내 산업단지의 노동법 문제는 개성공업지구 노동규정에 준하는 남북합의서 체결과 남한 노동법제 정비를 통해 대응해 나가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55) 이규창, 남한 지역 내 남북산업단지 조성할 경우의 법적 문제점, 법무부, 남북법령연구 2013 (과천: 법무 부, 2013), pp. 414 419. 56) 2003년 9월 18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결정 제2호로 채택. 57) 2004년 5월 6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결정 제29호로 채택. - 27 -
<보험문제> 북한에는 일반법으로 보험법 58) 이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으나 개성공단과 금강산관 광지구의 경우에는 특별법으로 개성공업지구 보험규정 59) 와 금강산관광지구 보 험규정 60) 이 적용되고 있다. 남한 내 산업단지에서 산업재해를 당한 경우에는 개 성공단에 준하여 대응하여 나가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신변 안전과 통행 문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지구의 경우 2008년 7월 발생한 금강산 여성관광객 피격사 망사건, 2008년 12월 발생한 북한의 개성공단 통행 체류 제한조치, 2009년 3월 발 생한 개성공단 현대아산 직원 강제억류 사건 등 신변안전문제 및 통행 체류 제한 조치가 남북경협의 걸림돌로 작용하였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지구가 남측 인원 의 신변안전이 문제되었다면 남한 내에 산업단지를 조성할 경우는 반대로 남한에 체류하는 북한 주민의 신변안전이 문제될 수 있다. 현재 남북한 사이에는 출입 체류합의서가 채택되어 시행되고 있다. 남한 내 산 업단지가 조성될 경우 출입 체류합의서에 준하는 남북합의서(가칭 남북산업단지 출입 체류합의서 )를 체결하여 북한 인력의 신변안전을 보장하여야 한다. 이와 관 련하여 현행 출입 체류합의서에 대해서는 여러 측면에서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에 따라 출입 체류합의서를 개정하거나 또는 출입 체류합의서 부속합의서를 체결해 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향후 출입 체류합의서를 개정하거나 또는 별도의 부속합의서를 체결할 경우 상호주의에 따라 가칭 남북산업단지 출 입 체류합의서 에도 관련 내용이 반영되어야 한다. 현행 출입 체류합의서에 대 해서는 지구에 적용되는 법질서 범위의 명확화, 엄중한 위반행위의 개념과 범위의 명시, 출입 체류 관련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 공동위원회 구성 운영의 명기 등의 제도적 보완이 요구되고 있으며, 61) 1 우리측 변호인에 의한 접견권 보장, 2 영사접근권 보장, 3 가족과 서신을 주고받거나 전화할 수 있는 권리와 비밀을 침 해받지 않을 권리 보장, 4 남측 인원이 법질서를 위반하여 체포되는 경우 체포이 유 통고, 5 남측 인원이 조사받을 경우 고문 금지, 6 조사기간 제한 등의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 62) 신변안전문제는 북한 인력뿐만 아니라 우리측 인원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북한 지역에서 채굴된 지하자원을 우리측 인원이 북한 도로와 열차를 이용하여 운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 적용되어야 할 신변안전보장 합의서가 필요하다. 현행 58) 2005년 9월 13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 제1298호로 수정보충. 59) 2004년 9월 21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결정 제35호로 채택. 60) 2007년 3월 20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결정 제90호로 채택. 61) 개성공업지구 법제연구회, 개성공업지구 법제의 진화와 미래 (서울: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2012)., pp. 226 227. 62) 이규창, 남한주민의 북한지역 출입 체류와 신변안전보장, 법조, 통권 제644호(2010. 5), pp. 260 262. - 28 -
출입 체류합의서는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지구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렇 다면 남한 내 산업단지에 고용된 북한 인력의 신변안전보장 합의서와 북한에서 채 굴한 지하자원을 운송하는 남한 인력에 적용되는 신변안전보장 합의서가 필요하게 된다. 향후 신변안전 관련 합의서를 체결할 경우 1 이 두 가지 합의서를 별도로 제정하는 방식, 2 두 가지 신변안전 문제를 함께 규율하는 단일한 합의서를 제정 하는 방식, 3 장기적으로는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지구에 적용되는 출입 체 류합의서를 산업단지에 확대 적용하는 방식, 4 궁극적으로는 남북한 간의 인적 교 류가 대규모로 확대될 경우 남북한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합의서를 체결하는 방식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한편, 출퇴근 방식과 상시 체류 방식의 차이점은 북한 인력의 출퇴근에 있다. 남 북산업단지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북한 인력의 신속한 출퇴근이 보장되어야 한 다. 향후 산업단지에 적용될 출입 및 체류 관련 합의서를 체결할 경우 북한 주민의 자유로운 통행을 보장하는 내용이 명시되어야 한다. 신변안전문제와 출입 체류 문 제는 상호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별도의 합의서를 체결하기보다는 현행 출입 체류합의서처럼 산업단지 출입 체류 관련 합의서에 신변안전문제를 포함시 켜 규율하는 방식이 타당할 것이다. 다. 유엔사와의 협의 강원도가 구상하고 있는 평화특구 지정 운영, 설악 금강 국제관광자유지대 조 성, 북측 인력과 자원을 활용한 남한 지역 내의 평화산업단지 조성, DMZ공동개발 사업은 공통적으로 비무장지대의 개발 내지 이용과 관련되어 있다. 비무장지대의 개발 또는 이용을 위해서는 유엔사를 참여시키는 남-북-유엔사 3자협정 체결을 추진 하거나 최소한 유엔사의 이해와 협력을 구해야 한다. 왜냐하면 현재 비무장지대는 정전체제 하에 있기 때문이다. 정전협정에 따르면 민사행정(civil administration)에 관계되는 인원과 군사정전위원회의 허가를 얻고 들어가는 인원을 제외하고는 군인 이나 사민( 私 民 )은 비무장지대에 들어갈 수 없으며(정전협정 제1조제9항), 비무장지 대 내의 군사분계선 이남의 민사행정은 유엔군 사령관이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정전협정 제1조제10항). 3. 북한 차원의 과제 남북 간에 공동 협력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관련 법제도를 면밀하게 분석 검토하여 문제의 소지가 있는 요소들이 남북교류협력에 친화적인 방향으로 개정될 수 있도록 북한과 협의하고 협력을 이끌어내어야 한다. 북한의 인력과 자원 을 활용하고자 구상하고 있는 철원평화산업단지를 예를 들면 북한의 지하자원관련 법제의 문제점을 면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지하자원 개발과 관련된 북한의 법 - 29 -
규에는 지하자원법, 석탄법, 유색금속법, 원자력법, 흑색금속법 등이 있다. 우리 기 업의 참여와 관련하여 제기되는 북한 지하자원법제의 문제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 다. 63) 첫째, 북한 지하자원법은 지하자원 탐사주체로 기관, 기업소만을 규정하고 있고 (제9조), 국가계획기관이 지하자원탐사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10조). 이 점에서 북한 지하자원의 탐사주체로서 우리나라 투자기업이 포함되는지의 여부와 탐사주체로 우리나라 투자기업이 인정된다고 할지라도 독자적인 지하자원탐사를 수 행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문제된다. 64) 둘째, 지하자원 개발에 대해 북한 지하자원법은 지하자원개발승인은 국가지하자 원개발심의기관이 한다. 고 규정하고 있다(제20조). 따라서 우리 기업이 북한 국가지 하자원개발심의기관의 승인을 받아 북한 지하자원 개발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런데 탐사권이나 개발권을 가진 기관, 단체 및 기업이 해당 광구에 대한 배타적인 권리 를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개발권에 대한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 개발권에 대한 배타적 권리가 인정되지 않으면 당연히 생산물에 대한 처분권에 관하여서도 일정한 제한이 가능할 것이므로 외국기업 입장에서는 투자진출에 커다란 장애요소 가 될 수밖에 없다. 북한이 말하는 개발권은 단지 해당 광산에서 투자 지분 만큼 채굴할 수 있는 권리로 볼 수 있으며, 북한 당국의 의지에 따라서 언제든 회수될 수 있어 이를 확정적인 권리로 보기 어렵다고 한다. 65) 구분 남한 북한 중국 인도네시아 지하자원 소유자 허가권자 국가 국가 국민 광업권 종류 탐사권, 채굴권 탐사권, 개발권 탐광권, 채광권 탐사권, 개발권 권리 소유자 개인, 기업 기관, 기업소, 단체 광산기업 개인, 기업 양도 및 양수 가능 불가능 조건부 가능 가능 탐사 사업자 개인, 기업 기관, 기업소 광산기업 개발사업자 개인, 기업 기관, 기업소, 단체 광산기업 광업권 존속기간 <표-6> 국가별 광업권 관련 내용 비교 20년 (탐사권 7년) 1년 외국인 참여 상호주의 가능 30년 (탐사권 3년) 가능(일부 광종 제외) 출처: 최경수, 북한 지하자원개발 사업 투자와 북한 지하자원법, p. 12 국영회사, 개인회사 국영회사, 개인회사 40년(탐사권 7 8년) 가능(일부 광종 제외) 63) 이규창, 남한 지역 내 남북산업단지 조성할 경우의 법적 문제점, pp. 401 406. 64) 김창규, 북한의 지하자원법제 (서울: 한국법제연구원, 1996), p. 53. 65) 최경수, 북한 지하자원개발 사업 투자와 북한 지하자원법, 통일과 법률, 통권 제12호(2012. 11), pp. 164 165. - 30 -
북한 지하자원법을 위반하여 자하자원 탐사와 채굴을 한 경우에는 손해보상을 하 거나 행정처벌 또는 형사처벌에 처해질 수 있다(북한 지하자원법 제50조, 제51조). 따라서 향후 우리 기업이 북한 지하자원 탐사 및 개발에 참여할 경우 광업권의 존 재를 인정받고 광업권의 범위를 명확히 하여야 한다. 셋째, 북한 지하자원법은 채굴조건이 좋거나 품위가 높고 두꺼운 광체만을 골라 캐는 행위를 할 수 없다. 고 규정하여(제25조) 채굴조건이 좋은 광체만을 골라 캐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남한 등 외부자본이 신뢰를 가지고 협업을 할 수 있는 환경 이 조성되기 위해서는 이 조항이 개정되어야 하며, 아울러 한번 인정한 자원개발권 을 북한의 일방적인 의사에 따라 회수하지 않겠다는 북한 정권의 신뢰도 필요하 다. 66) 넷째, 북한 흑색금속법은 흑색금속을 철과 철 합금으로 정의하고, 흑색금속에는 선철과 합금철, 입철, 해면철, 강철, 합금강, 압연강재, 2차금속가공제품 등이 속한다 고 규정하고 있다(제2조). 그리고는 흑색금속공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즉, 흑 색금속공업을 경제의 다른 부문보다 앞세워 발전시켜야 하며(제3조), 흑색금속생산 증대가 사회주의경제강국건설을 독려하기 위한 중요 담보라고 규정하고 있다(제4 조). 그런데 북한 흑색금속법은 해당 기관, 기업소는 흑색금속생산에 필요한 전력과 석탄 등을 우선적으로 생산 보장하여야 한다 고 규정하고 있다(제19조). 이 규정에 따르면 남북산업단지에 보낼 석탄 등의 지하자원 부족 가능성이 우려된다. 북한 흑 색금속법은 흑색금속공급계약 및 이행질서를 위반하여 다른 기관, 기업소, 단체에 손해를 준 경우에는 위약금을 물린다고 규정하고 있으며(제56조), 원료와 연료, 자 재, 전력 등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아 생산에 지장을 주었을 경우, 계획 없이 또는 계획, 계약에 위반하여 흑색금속, 파철을 공급하였을 경우 등 14가지 사안의 경우에 는 행정처벌 또는 형사처벌을 부담지우고 있다(제57조, 제58조). 따라서 우리 기업이 참여하여 북한에서 채굴한 석탄 등의 지하자원을 남북산업단지에 공급되도록 보장 할 수 있는 규정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66) 매일경제, 2013. 8. 19.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