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표지
머 리 말 지난 50년 동안 남한에서는 약 24만 ha의 숲이 사라졌다. 제주도와 서울특별시 의 면적을 합쳐 놓은 것과 거의 맞먹는 양이다. 1960년 통계에 나타난 산림면적은 670만 ha로서 국토면적의 68%이었고 2008년도에는 637만 ha로서 65%이다. 국 토면적상 감소율은 3%인 것에 비해 산림전체의 면적으로는 5%가 감소한 것이다. 1998년부터 2008년까지 10년간의 통계를 보면 매년 평균 6,100ha 정도씩 줄어들 고 있는 추세이다. 산림면적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것은 숲이 지닌 전통적인 기능이나 역할이 다른 분야의 새로운 수요로 인하여 옮겨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과거의 숲은 사회 전반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했으며 국민으로부터도 특별한 요구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환경의 질과 삶의 질을 동시에 추구하는 오늘날 현대인의 삶은 숲으로부터 전통 임 업 이외의 새로운 수요에 부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숲이 국토 면적의 65%나 될 정도로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것만큼, 이제 숲은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 화, 환경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요구되는 수요에 기대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산림학교는 숲에 대한 다양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탄생한 사회교육이다. 2003 년부터 시작한 국민대학교 산림학교는 올해로 8년차를 맞이한다. 교육 재원을 지원 하던 기관도 산림청, 한국녹색문화재단, 녹색자금관리단, 녹색사업단 등으로 변화해 왔고 2010년부터 한국임학회에서 주관하고 있다. 재원은 복권기금으로서 산림청 녹 색사업단이 지원하는 녹색자금이다. 그 동안 실수요자들도 많이 변해왔으며 교육의 내용도 이에 알맞게 조금씩 차별성 있게 진행되었다. 산주 중심의 교육에서 숲해설 가나 웰빙 수요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내용을 다각화하여 왔다. 올해에 는 산림학교의 명칭도 산림문화예술학교로 개명을 시도하였다.
전체 교육강좌를 3개 강좌군으로 구분하고 각 강좌군에 4개 과목씩 총 12개 과 목을 개설하였다. 1회(하루)에 4교시를 편성함으로써 1개 강좌군에 편성된 4과목을 모두 들을 수 있게 하였다. 따라서 3회 모두 참여하면 모든 수강생은 산림문화예술 학교에서 개설한 3개 강좌군 12개 과목을 모두 이수할 수 있게 된다. 제1 강좌군은 산림사회 강좌군으로서 산림의 역사에 대한 지식, 정치사회적 이슈, 국제적 이슈, 산림 경영방법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고자 한다. 제2 강좌군은 산림웰빙 강좌군으로 서 숲과 친해지고자 하는 삶을 위해 마련한 것이다. 제3 강좌군은 산림문화예술 강 좌군으로서 숲이 문화예술의 여러 장르의 형성과 발전에 기여한 바를 알리는데 초점 이 맞춰져 있다. 명사 특강과 견학이 병행되는데 견학을 포함하여 모든 과목을 이수 한 수강생에게 수료증을 발급할 예정이다. 교육은 주말을 이용하여 토요일, 일요일 이틀간씩 모두 세 차례 열린다. 토요일은 실내 강의로, 일요일은 조림 성공지, 휴양림 등 현장 견학으로 진행한다. 강사진은 국민대학교 교수진과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정된 교육 시간이기 때문에 대학에서처럼 깊이 있는 지식을 전달할 수는 없지만, 가능한 한 산림 현장에 서 실제로 필요하고 관심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준비하였다. 산과 숲과 환경에 대한 교양을 넓히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멋진 강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10년 가을 국민대학교 산림문화예술학교 강사진 일동
목 차 Ⅰ. 산림 사회 강좌 1. 우주와 숲의 역사 3 2. 산림철학 및 윤리(산림정치사회) 23 3. 산림과 살림살이(산림경영경제) 45 4. 글로벌 산림이슈 75 Ⅱ. 산림 웰빙 강좌 5. 자연과 하나되기 89 6. 식물공예디자인 101 7. 자연놀이 및 숲 해설 115 8. 산림치유 133 Ⅲ. 산림 문화예술 강좌 9. 숲의 미학 149 10. 숲과 신화와 종교 163 11. 숲과 문학 183 12. 숲과 음악 207
Ⅰ 산림 사회 강좌 1. 우주와 숲의 역사 2. 산림철학 및 윤리(산림정치사회) 3. 산림과 살림살이(산림경영경제) 4. 글로벌 산림이슈
<우주와 숲의 역사> 우주와 숲의 역사 김 기 원 국민대학교 산림환경시스템학과 교수 1. 생명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 숲에 대해서 말하기 전에 인류가 살고 있는 우주와 지구가 어떻게 탄생하였는지 알아야 하며 그 과정에서 생명의 기원과 숲의 탄생, 우리의 시간적, 공간적 좌표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명의 기원을 이해하기 위해 숲과 연관 지어 생각해보자. 숲을 간단히 정의하면 나무로 구성된 곳이다. 그렇다면 나무는 무엇인가? 이것에 대한 답은 나무가 생명체 라는 점을 생각하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생명체의 기본 단위는 세포인데 세포 는 원자 들의 결합으로 구성된 물질 이다. 원자(atom)란 물질의 기본 단위인 원소 (element)의 최소단위를 말하며 양성자, 중성자, 전자 등 3가지 소립자로 구성되어 있다. 자연계에는 92개의 원소와 17개의 합성원소가 존재하는데 이 중에서 생명체를 구성하는 기본원소들은 SPONCH, 즉 황(S), 인(P), 산소(O), 질소(N), 탄소(C), 수소(H) 등 6원소로서 이들이 99% 를 차지한다. 원자, 즉, 세포를 이루는 기본물질은 어디서 온 것일까? 이에 대한 답 이 생명(=숲=자연)의 기원과 자연(숲)의 형성과정을 이해하는 단초가 될 것이다. 2. 우주와 지구의 탄생 1) 서론 인간이 살고 있는 지구는 광활한 우주 속의 아주 작은 먼지와도 같은 존재에 지 - 3 -
Ⅰ. 산림 사회 강좌 나지 않다. 지구는 하나의 별인 태양을 중심으로 구성된 태양계에, 태양계는 무수한 별들로 구성된 우리은하에 포함된다. 이들 각각의 은하계는 몇 개에서 1만 개씩 모 여 은하단(cluster)을 형성하고 은하단이 무리지어 초은하단(supercluster)을 형성 하고 있다. 우주에는 수천 억 개의 은하들이 모여 있다. 우리은하는 이들 수천억 개 은하 중의 하나이며 태양과 같은 10억 개 이상의 별과 가스와 우주먼지로 이뤄져 있다.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이다. 우주의 크기가 얼마나 되는지 살펴봅시다. 천문 우주학에서 쓰는 거리의 단위는 광년(light year)과 파섹(parsec)이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1광년(ly)은 빛이 1년 동안 도달하는 거리이며 약 9조 5천억 km이다. 파섹(pc)은 항성과 은하의 거리를 나타내는 단위이다 1). 1파섹은 3.26광년이며 약 30조 9천억 km이다. 지구로부터 태양까지 평균거리는 약 1억 5천만 km이다. 태양이 속해 있는 태양 계의 지름은 100억 km가 넘는데 초속 30만 km의 빛이 종단하는데 10시간이나 걸린다. 은하의 지름은 보통 수만 광년으로 측정되는데 우리은하의 지름은 10만 광 년이며 두께는 1만 5천 광년이다. 은하단과 은하단 사이의 거리는 평균 100~200 만 광년이며 초은하단의 크기는 수억 광년에 이른다. 그런데 태양은 우리은하 중심 으로부터 8.5파섹(27.7광년, 262조 4천 5백억 km) 떨어져 있으며 안드로메다 은 하까지는 0.7메가파섹(약 230만 광년)의 거리에 있다. 자, 여기서, 우리가 앉아있는 자리에서 태양까지, 태양을 넘어 태양계의 중심까 지, 태양계를 지나서 우리은하까지, 우리은하를 건너 안드로메다 은하까지, 그리고 안드로메다를 경유하여 초은하단까지 빛보다도 빠른 은하철도를 타고 간다고 상상해 보자. 지름이 수억 광년에 이른다는 초은하단의 종착역에 살아 생전에 도착한다는 것이 가능할까요. 이러한 생각을 하면 광활한 우주공간 속에서 우리들의 시간과 공 간의 좌표가 어디쯤에 있는지, 그 존재가 얼마나 무의미한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안드로메다 은하는 별자리인 안드로메다 자리에 있는 것으로서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것 중에서 가장 멀리 있는 은하라고 한다. 안드로메다 은하까지 0.7메가파 섹,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이곳에서 나온 별빛이 지구까지 도달하는데 빛의 속도로 230만년이나 걸린다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들이 보게 되는 안드로메다 은하의 별빛 은 이미 230만 광년 전에 안드로메다를 떠나온 빛이며, 우리들은 230만 광년 후의 미래 사람인 셈이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은 4,200만 km 떨어진 금성과 7,800만 km 떨어진 1)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는 궤도 지름을 기선( 基 線 )으로 했을 때 지구에서 관측되는 천체의 시차가 1 초가 되는 거리를 말한다. 1파섹(pc) 거리에 있는 별과의 시차는 1초이며 3.26광년인데 이것은 30조 9천억 km에 해당하는 거리이다. 1킬로파섹(Kpc)은 1000파섹, 1메가파섹(Mpc)은 100 만파섹이다. - 4 -
우주와 숲의 역사 화성이다. 평균 속도 초당 약 4,300m로 날으는 화성 탐사선 스피릿호는 화성에 안 착하는데 약 7개월 걸렸다. 42.195km를 2시간 10분대에 뛰는 마라톤 선수가 쉬 지 않고 뛴다면 금성까지 13,654년, 화성까지 25,359년이 걸린다. 물론 3시간도 못되어서 기권할 것이다. 시속 300km의 고속철도나 900km로 날으는 비행기의 경 우도 금성까지 각각 560년과 320년이나 걸리고, 화성까지 1,780년과 593년이나 걸린다. 우리들의 생전에 도달할 수 없는 거리이다. 이런 생각도 해보니 참으로 우 주는 무한하며, 그 속에 우리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이 신비롭기만 한다. 그러나 우리는 살고 있다. 아주 미세한 행성 지구에서 숨을 쉬며 살고 있다. 지구 의 숲이 만들어 주는 산소를 마시며 나무와 함께 살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 가 지름이 수억, 수십억 광년에 달하든지 말든지, 우주 공간 어디에도 없는 꽃피고 새가 지저귀는 녹색의 숲으로 덮인 행성 지구 속에서 숨을 쉬며 우리는 살아가고 있 는 것이다. 도대체 이 우주와 은하계와 태양과 지구는 어떻게 해서 생긴 것이며 우리는 어떻 게 살게 된 것일까. 다음 이야기 속에서 이 의문을 풀어 보도록 한다. 2) 대폭발이론과 우주의 형성 천문학자들의 말을 빌리면 우주의 탄생을 설명하는 학설은 대체로 대폭발이론 (big bang model)으로 집약되는 것 같다. 100~200억 년 전, 상상할 수 없는 극한의 높은 온도와 고밀도 상태의 물질이 우주공간에서 폭발하 였다. 대폭발이 일어난 후 1/100초, 1/10초, 1초, 15초가 지나면서 우주의 온도는 절 대온도로 1000억, 300억, 100억, 30억 도로 식어갔다. 3분이 지난 후 우주는 태 양의 중심 온도보다 70배 이상 더 뜨거운 10억 도로 떨어졌다. 당시의 양성자와 중 성자 비는 7:1이었는데 이것은 오늘날 우주에서 관측되는 약 75%의 수소와 25% 의 헬륨, 그리고 1% 이하의 기타 다른 원소들의 비와 비슷한 상태였다고 한다. 우주는 계속적으로 팽창하였으며 적당히 낮아진 온도에서 전자와 핵이 안정된 원 자를 형성하기 시작하였고 그러한 물질로부터 별과 은하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수소 와 헬륨을 바탕으로 탄생한 별들은 그 중심핵으로부터 탄소와 산소와 같은 좀더 무 거운 다른 원소들을 만들어내게 되었는데 이 원소들이 훗날 생물들을 탄생할 수 있 도록 해 주었다. 태양도 다른 별들과 마찬가지로 수소(H)와 헬륨(He) 가스로 이뤄진 거대한 기체 - 5 -
Ⅰ. 산림 사회 강좌 불덩어리이다. 전형적인 별인 태양이 방출하는 에너지는 1메가톤급의 원자탄을 1초 에 1000만 개씩 연속적으로 폭발시키는 것과 같다고 한다. 표면 온도는 약 6000 나 되는데 태양 표면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지구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러면 태양을 비롯한 우주의 별들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 인류가 과학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의문점에 대한 연구가 천문학의 관점에서 끊임없이 나 타났다. 우주의 형성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이론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성운설( 星 雲 說, nebular hypothesis) 1755년에 독일 철학자 칸트는 일반 자연사 및 천체론 을 발표하면서 우주는 발생상태에서 진화를 거듭하여 오늘날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그 후 1796년에 이르러 프랑스의 라플라쓰가 우주체계의 해설 을 발표하였는데 칸트의 이론과 더불어 성운설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학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래 서 성운설을 두 사람의 이름을 따서 칸트-라플라쓰 가설로 불리기도 한다. 성운설에 의하면, 태양계가 형성되어 있는 우주 공간에는 엷은 가스층이 깔려 있 었는데 천천히 회전하게 되었다. 이것이 태양계의 초기 모습이었는데 가스가 차츰 냉각되기 시작하고 수축함으로써 운동이 빨라지게 되었다. 가스가 모인 집합체는 넓 적하게 거대한 고리와 같은 원반형의 모습을 갖추어 갔다. 그런데 그 중심부에는 가 장자리보다 좀더 두텁게 뭉쳐진 덩어리가 생겨났는데 이것이 바로 태양의 원형이 되 었던 태양성운이었다. 또한 원심력으로 중심부에서 이탈되어 나온 부분은 또 다른 고리 모양을 형성하는 운동을 계속하게 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성운이 생겨 나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태양을 중심으로 하는 태양계가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보는 견해가 성운설의 중심 내용이다. 조석설( 潮 汐 說, tidal hypothesis) 조석설은 성운설을 보완하기 위해 나타난 학설이다. 다른 항성( 恒 星 )이 태양 주변 을 스치고 지나 갈 때 서로간의 인력으로 조석작용이 일어나는데 이 때 태양 내부로 부터 고온의 기체가 분출되게 된다. 이 고온의 기체는 지나가는 항성의 인력에 이끌 려서 태양 주변을 회전하면서 가스 덩어리로 뭉치게 되어 혹성을 형성하게 되는 것 이다. 지구도 태양으로부터 조석작용의 결과로 불거져 나온 고온의 가스가 점차 냉 각되고 수축하여 생겨난 것이다. 이것이 조석설의 요점이다. 운석설( 隕 石 說, meteoric hypothesis) 천문학의 발달로 인간의 관찰 시각이 태양계를 벗어나서 광대한 우주 세계로 점 진적으로 확대되어 나아갔다. 우주 세계의 관측결과는 별의 탄생과 발전, 즉 별의 진화에 대한 지식과 별과 별 사이의 우주 공간에 있는 수많은 작은 무리들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었다. - 6 -
우주와 숲의 역사 태양은 운동하면서 주변에 있던 우주먼지나 운석과 같은 물질과 가스를 자신의 주위에 끌어들이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로 태양 주위에는 태양이 미치는 인력으로 말미암아 타원형으로 움직이는 고체입자들(우주먼지와 운석, cosmos dust and meteorite)이 뭉쳐진 일단의 무리가 형성되었다. 혹성은 이와 같은 과정에서 만들 어진 것이다라고 보는 견해가 운석설의 핵심 내용이다. 운석설은 우주 먼지설, 우주 진설이라고도 불린다. 창조설 지구는 태양 주위를 365일 5시간 48초마다 한 바퀴씩 도는 공전운동을 한다. 그 리고 24시간마다 스스로 한 바퀴씩 자전한다. 더 빨라지거나 더 느려지지도 않다. 공전과 자전을 정확하게 한다, 마치 정교하게 만든 시계처럼. 시계는 제작자의 의도 대로 계획되고 설계되어 필요한 부속품과 장치를 연결하여 움직이는 시간을 알아보 게 하는 시스템이다. 정교한 시계처럼, 공전과 자전을 시간에 맞춰 정확하게 움직이는 지구와 태양, 태 양과 태양계, 태양계와 은하계, 은하계와 우주도 절대적 창조주인 하느님의 초자연 적인 지혜와 설계로 형성되었다는 학설이 창조설이다. 성운설, 조석설, 운석설도 결 국은 하느님의 창조사역의 비밀을 풀어보려는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견해이다. 성경의 창세기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태초에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하였 다. 형태도 없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게 깔려 있었지만 하느님의 영(spirit)이 물위 를 떠다니고 있었다. 이윽고 우주를 향해 명령한다, 빛이 있으라 하여 빛과 어두움, 낮과 밤을 나누고, 물을 구분하라 하여 하늘과 바다와 땅을 창조하였다 2). 시간을 구분하고 이어서 뭇 생명을 만들어 이름을 짓고, 그의 형상대로 인간을 만드는 등 자기 보기에 좋게 만물을 창조하는 모든 과정은 전지전능한 하느님의 절대적인 지혜 와 설계에 의해 진행된다. 빅뱅으로부터 흩어진 고온 고밀도의 물질들은 영겁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서서히 우주적 질서의 틀 속에서 균형을 잡아가게 되었다. 그러나 우주가 태어나고 100억 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태양이 태어난 지 수십 억 년이 지났지만 우주 공간 어디 에도 생명이 태동할 만한 곳은 아무 곳도 발견되지 않았다. 우주에서는 생명이 없는 캄캄한 밤이 계속되고 있을 뿐이었다. 2) 창세기 1장에 서른 한 개의 절로 기록된 천지창조의 내용을 축약하여 놓은 것이다. - 7 -
Ⅰ. 산림 사회 강좌 3) 지구의 형성 고온의 가스 덩어리로 뭉쳐 불타기 시작한 태양이 태어나고 얼마 되지 않아 행성 지구가 차츰차츰 정체를 드러내고 있었다. 지구는 성운설이나 조석설이 말하는 것처럼 고온의 가스가 뭉쳐져 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고, 운석설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우주를 떠돌던 먼지와 운석이 뭉쳐서 형성 된 것일 수도 있다. 물론 하느님이 창조한 것일 수도 있다. 여러 과학자들의 주장을 토대로 지구탄생의 과정을 정리하여 보겠다. 즉, 태양의 원형이 되었던 태양성운으 로부터 태양이 만들어진 후 성운 주변에 있던 물질들은 서로 충돌하면서 수많은 미 행성(소행성, 혜성, 기타 유사 물체들)을 형성해 나아갔다. 이러한 과정에서 미행성 들의 충돌과 인력작용에 의한 결합 및 집적이 반복되어 지구를 위시한 태양계의 행 성들이 형성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어느 가설이 맞든지 간에 지구는 이 광활한 우주 공간에 시공간의 좌표를 설정하면서 달을 위성으로 갖고 태양의 세 번째 행성으로 태어났다. 이제 지구의 시간적인 좌표(나이)를 알아보겠다. 지구내부에서 화성 활동으로 지 표면 가까이 분출된 포획암을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하여 조사한 결과 40억년이 넘는 것으로 측정되기도 하였다. 현재는 지구의 나이를 46억년 정도로 추정하고 있 다. 지구의 공간적인 좌표(거리)는 앞서 확인한 바와 같이, 태양으로부터 1억 5천만km, 우리은하로부터 8.5파섹, 안드로메다 은하로부터 70만 파섹의 거리에 있다. 우리의 지구가 현재와 같은 지각의 모습을 갖추게 되는 것은 끊임없이 계속된 조 산운동, 화성활동, 습곡작용의 결과이다. 내부로부터 관찰하면 지구의 구조는 끓고 있는 철과 니켈로 구성된 지핵, 하부맨틀, 상부맨틀, 지각의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각은 안쪽에 현무암층과 바깥쪽에 화강암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물이 고인 바 다와 암석으로 구성된 육지로 구분된다. 육지는 오랜 세월동안 풍화, 침식, 퇴적작 용을 연속적으로 받아왔다. 수십 억 년이 지나는 동안 바다 속에서는 영양물질이 증 가하고 육지에서도 암석 덩어리의 지각이 서서히 연한 지층으로 변모하게 되었다. 바야흐로 지구에 생명체가 태어날 새벽이 열리게 되는 순간들이 다가오고 있었던 것 이다. - 8 -
우주와 숲의 역사 3. 숲의 탄생과정 1) 지질시대 구분-땅을 파헤쳐 시간을 일궈내다 극한 온도로 불타던 지구 표면이 차가워지는 데에는 장구한 세월이 필요했다. 거 기에다 계속되는 지각운동으로 거친 들판, 바위투성이의 산악, 여기저기 펄펄 끓는 간헐천이나 불타는 화산, 죽음의 바다들이 널려 있었다. 원시 지구는 황량한 행성의 모습 그대로 였다. 완전히 식은 후에도 현무암층과 화강암층이 생명체에 안전한 지 각으로 풍화되는 데에도 또한 기나긴 세월을 요구했다. 생명의 불을 밝히기에는 여 전히 캄캄한 어둠 속의 세월이 계속되었던 것이다. 지구형성에서부터 지금까지의 시기를 지질시대라고 하는데, 지질시대의 언제부터 숲이 나타났는지를 밝히는 데에는 여러 분야의 학문을 활용한다. 고생물학, 지구 연 대학(Geochronology), 지질학 등이 그것이다. 이들 학문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 는 관심은 발견된 연구 대상이 도대체 얼마나 오래 된 것일까에 집중되어 있다. 다 른 말로 표현하면 연구 대상에 대한 생성 연대를 측정하는 것이다. 연구 대상이란 대개 지층을 포함한 암석과 각종 화석, 생물의 뼈와 같은 유기물의 사체이다. 식물 의 경우에는 물 속 진흙 속에 숨어있는 꽃가루를 분석한다. 연대를 측정하는 방법에 는 여러 가지가 있다. 방사성 탄소(C 14 ) 연대 측정법, 포타슘-알르곤 측정법, OSL 법, 헬륨 측정법, 나이테 연대 측정법이 많이 알려진 연대 측정법이다. 꽃가루를 분 석하는 방법을 꽃가루 분석, 즉 화분( 花 粉 ) 분석법이라고 하는데 진흙 속에 묻힌 꽃 가루를 분석하기 때문에 이탄층 분석법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측정된 물질들로부터 얻어낸 시간 정보를 바탕으로 원시 지구와 현재 지구 사이의 시간거리를 하나의 스케일(자)로 삼고 이 스케일 위에 가장 오래 된 것부터 순서대로 나열하면 각 물질이나 생명체들의 시간적인 위치를 알아보게 된 다. 그런데 어떤 물질들은 종류가 다를 지라도 스케일 상에 비슷한 위치에 무리지어 분포할 수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연대가 비슷한 것들이 있을 것이고 그것들은 무슨 공통점 같은 것들이 있을 수 있다. 이처럼 어떤 특정한 시기에 나타난 연대측정 대 상 물질들이 갖고 있는 공통점을 따오거나 측정 대상 물질의 이름을 빌어서 그 시대 의 이름을 붙이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진 것이 지질 연대표 혹은 지 질시대 구분표이다. 측정된 암석이나 생물체가 지질시대의 어느 시점에 해당하는지 그 연대를 밝혀내 는 것을 연구하는 학문을 지구 연대학 3) 이라고 한다. 지구 연대학에서는 지질시대를 3) 지구 연대학(Geochronology)는 18세기초에 퇴적암층에 있는 동물군의 변화를 포함한 시간적 순서를 밝히는 층서학( 層 序 學, Stratigraphy)에서 출발했다. 이 후 19세기 중엽부터 방사성 연 - 9 -
Ⅰ. 산림 사회 강좌 크게 이언 4) (Eon), 대(Era), 기(Period), 세(Epoch)로 구분한다.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지구의 나이를 약 46억년이라고 한다면 이를 상대연대로 구분하여 우선 가장 오래된 암석이 분포하는 시점을 기점으로 그 이전을 원시지구시대, 그 이후를 이언시대라고 한다. 원시지구시대란 지구가 형성된 시점인 46억 년 전부터 38(35)억 년 전의 시기를 말한다. 이언시대는 다시 생명체(해조류)가 최초로 나타난 캠브리아기를 경계로 그 이전을 은생이언, 그 이후부터 현재까지를 현생이언이라고 한다. 은생이언이란 생명 체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숨어있는(잠재되어 있는) 시대로서 시생대와 원생대로 구 분하는데 캠브리아기 이전의 시대라고 하여 선캠브리아기(Precambrian)라고도 한 다. 현생이언이란 생명체가 출현한 시대로서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로 나뉜다. 고 생대는 다시 캠브리아기, 오르도비스기, 실루아기, 데본기, 석탄기(전기인 펜실바니 아기와 후기인 미시시피기로 구분), 페름기로 구분하며, 중생대는 삼첩기, 쥐라기, 백악기로 나뉩니다. 신생대는 제3기와 제4기로 구분하는데 제3기는 효신세, 시신세, 점신세, 중신세, 선신세로, 제4기는 홍적세(갱신세)와 충적세(현세)로 구분한다. 대측정법(Radioactive dating)이 이용되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지구상의 변화과정을 밝히는데 기여해 오고 있다. 스웨덴의 지질학자 드 기어(Friherre De Geer/1858~1943)는 1940년에 지구 연대학 (Geochronologica Suecica)이라는 논제로 마지막 논문을 쓰기도 하였다. 4) 이언(Eon, Aeon)이란 무한히 긴 시대 혹은 영구( 永 久 )라는 뜻으로서 지질시대를 구분하는 단위 이다. - 10 -
우주와 숲의 역사 이언 Eon 은 생 이 언 현 생 이 언 대( 代 ) Era 상대연대 구분 기( 紀 )/세( 世 ) Period/Epoch 원시지구 시생대 Archeozoic (선캠브리아**) 원생대 Proterozoic 고생대 Paleozoic 중생대 Mesozoic 신생대 Cenozoic (Precambrian) 캠브리아기 Cambrian 오르도비스기 Ordovician 절대연대 (B.P*) 38(35)~46억년 25.0-38(35)억년 5.7-25.0억년 5.7-5.05억년 5.05-4.38억년 곰팡이 곰팡이 출현생물 해파리, 혀긴조개, 삼엽충, 해조류 등 해조류 등 원시 어류 실루아기 Silurian 4.38-4.08억년 상어류. 하등 양치식물 등장 데본기 Debonian 4.08-3.60억년 석탄기 Carbo niferus 어류, 양서류, 버섯, 양치 식물 Mississippian 3.60-3.20억년 양서류 시대. 육상식물번성: Pennsylvanian 3.20-2.86억년 양치식물에 의한 大 산림 형성. 겉씨식물 등장 비고 아프리카 등: 최고암석(>26억년) 조산운동 시작 칼레리아, 킬라네, 천 조산운동 이끼 상륙: 프실로피톤/ 하등양치식물-육상식물. 육상동물도 출현 바리스칸 조산운동 시작. 어류시대. 상륙: 소형양치식물 4대 양치식물: 노목(속새류), 인목, 봉인목, 코다이트 등 지름1m, 높이 22~30m 이상. 고온다습한 기후 페름기 Permian 2.86-2.45억년 겉씨식물, 파행동물 소철 등장 삼첩기 Triassic 2.45-2.08억년 겉씨식물증가. 파충류 원시포유류, 은행나무 등장 등장 쥐라기 Jurassic 2.08-1.44억년 송백류, 소철류, 은행 번창 알프스 조산운동 시작 백악기 Cretaceous 1.44-0.664억년 속씨식물 플라타너스 등 꽃피는 식물의 시대 효신세 Paleocene 66.4-57.8백만년 침엽수림, 활엽수림, 혼효림 시신세 Eocene 57.8-36.6백만년 위와 같음 제 점신세 Oligocene 36.6-23.7백만년 위와 같음 3 현재의 자연환경과 유사 기 중신세 Miocene 23.7-5.30백만년 알프스 조산운동 종료 라마피테쿠스 등장 선신세 Pliocene 5.30-1.7백만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 猿 人, 前 人 : 도구 사용 호모 하빌리스 -도구 제작 사용 제 4 기 홍적세(갱신세) Pleistocene 충적세(현세) Holocene 표 1. 지질 연대 구분과 생물의 탄생 170-1만년 1만(0.8)~4700 4700-2000 2000-현재 인 류 시 대 호모 일렉투스 호모 사피엔스 침 묵 의 숲 빙하시대 시작 중기-후기-구석기시대 중석기시대/수렵채취시작 신석기시대/식량생산 청동기시대/ 高 文 化 의 시작 철기/전자시대 주) * B.P.: before present의 약자로 지금부터 몇년 전 이라는 뜻이며 1950년을 0년으로 한다. ** 선캠브리아: 기( 紀 )나 세( 世 )에 해당하는 시간적인 구분이 아니고 대(Era)에 해당한다. 여백의 한계로 위와 같은 위치에 표기하였다. 출처: Tarbuck, E.J and F.K. Lutgens. 1991. Earth Science. Macmillan; 김영진 역. 1989. 지구의 역사. 대광서림; Beazley, M. 1981. The Int. Book of the Forest; Historical Geology. 브리태니커 사전 (2000년판) 등을 참조하여 다시 작성한 것임. - 11 -
Ⅰ. 산림 사회 강좌 2) 바다로부터의 상륙군-숲의 조상 프실로피톤 지구상에 생명체가 언제부터 나타났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것은 화석을 통해서 가능하게 한다. 화석(fossil) 5) 이란 퇴적암층에 보존되어 있는 유기물질(생물)의 유 해나 흔적을 말한다. 시생대, 원생대, 고생대 중에서 생물화석이 제일 많이 출현하 는 시기는 물론 고생대로서 생물들이 대규모로 번창하고 있음을 알게 한다. 그러나 원생대는 물론이려니와 시생대에서도 화석이 발견되어 생명의 역사가 매우 오래 되 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화석은 북 아프리카 챠트의 피 그틀리층(약 31억년 전)과 남아프리카의 옴버왁트층(약 32억년 전)에서 발견된 남 조와 박테리아이다. 명실 상부한 최초의 생물은 물이 있는 바다로부터 탄생하였다. 고생대의 캠브리아 기에 삼엽충과 해파리, 혀긴 조개, 해조류 등이 나타났고 캠브리아기와 실루아기 사 이인 오르도비스기에 최초의 원시어류가 출현하게 되었다. 초기에 생명체들은 육지에서 살아갈 수 없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대기가 온통 유독가스로 가득 채워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처음엔 이러한 환경에서 견딜 수 있는 원시 생명체들이 물에서부터 생겨난 것이다. 당분간 원시식물들은 물밑 땅 속에 뿌리를 박고 살아가야 했다. 그런데 점차 몸안에 조직발달 덕분에 식물은 뿌리 로부터 물을 흡수하고 대기로부터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여 탄수화물을 만드는 탄소동 화작용을 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산소가 증가하게 되면서 대기는 식물 생육의 획기적인 환경으로 변화해가기 시작한다. 최초의 식물로 분류되는 조류( 藻 類 )는 습한 곳에서 자라는 이끼였다. 이들은 자기 몸을 지탱할 수 있는 조직(줄기)이 없어서 지상에 나올 수 없었으며 밖으로 나와도 곧 햇빛에 말라 죽고 말았다. 그러나 이제 탄소동화작용 덕분에 몸에 집적된 탄수화 물이 몸을 지탱할 수 있는 단단한 줄기를 만들어 갈 수 있게 되었다. 이리하여 줄기 를 갖춘 식물체가 탄생하게 되었다. 처음엔 줄기와 뿌리를 갖춘 식물이 나타났고 그 후 잎을 갖춘 양치류와 같이 더욱 발달된 식물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드디어 실루아기에 최초의 육상식물과 육상 동물들이 탄생하게 되었다. 지구가 탄 생한 지 42억년쯤 지난 후의 일이고, 지금으로부터 4억년 전의 일이다. 실루아기에 육지에 상륙하기 시작한 최초의 육상식물은 프실로피톤(psilophyton)이라고 불리는 오늘날 고사리와 비슷한 하등 양치식물로서 뿌리와 줄기의 구분이 있었고 몸길이는 약 40cm였다. 줄기는 뿌리부분에 달린 근경과 지상부위에 있는 지상경으로 나뉠 5) 화석이라는 말을 뜻하는 영어의 fossil은 '땅을 파다'라는 뜻의 라틴어 fodere에서 유래한다. 시 준화석( 時 準 化 石 ), 또는 표준화석과 시상화석( 時 床 化 石 )으로 구분하는데 시준화석이란 가령 삼엽 충은 캠브리아기를 말하는 것처럼 그 시대의 기준되는 화석을 말한다. - 12 -
우주와 숲의 역사 수 있는데 지상부 줄기에는 가시가 돋아 있고 작은 잎이 달려 있었다. 그래서 이를 명백한 녹색 양치식물이라고 규정한다. 이들 양치식물들의 화석이 스코틀랜드에서 발견됨으로써 당시 그곳에 원시식생이 발달해 있었음을 암시하여 주고 있다. 3) 지구상 최초의 숲-데본기의 숲 하등한 양치식물들이 상륙하기 시작한 실루아기를 지나 데본기에 이르면 석송, 속 새류, 고사리와 같은 양치식물들이 번성하기 시작하였다. 데본기의 식물은 처음에는 물가로부터 번성하고 점차 내륙으로 퍼져 나아갔다. 그래서 숲은 초기엔 소규모로 형성되었지만 데본기의 중기에 이르게 되면 제법 규모가 큰 숲들이 나타났다. 당시 의 나무 중에는 8~12m까지 자라는 아네우로피톤(Aneurophyton)이라든지, 30m 나 자라는 아르카에오프테리스(Archaeopteris)가 있었다. 이들 나무들이 만든 숲이 명실상부한 지구상 최초의 숲이었다. 지금으로부터 4.08~3.60억 년 전의 일이었다. 이렇게 육지에 생산자들이 나타나자 이러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동물들이 출 현하게 되었다. 즉, 물과 뭍을 번갈아 가면서 살 수 있는 양서류들의 등장이 그것이 다. 드문드문 발달한 소형 식생지대를 중심으로 한 산림지대가 생물들에게 충분한 먹이와 생활환경을 제공한 덕분일 것이다. 4) 새도 꽃도 없는 침묵의 숲 실루아기의 숲은 약 3,000만년동안 지속되다가 서서히 덩치 큰 식물들에 의해 점 령당하기 시작하면서 신세계를 맞이하게 된다. 대형 식물들의 등장은 대략 3억 6,000만 년 전부터 시작된다. 우리는 이 시대를 카본기 또는 석탄기 시대 (3.60~2.86억 년 전)라고 부른다. 전기와 후기로 나누는데 전기를 미시시피기, 후 기를 펜실바니아기로 구분한다. 이 때가 되면 대형 양치식물들이 거대한 산림을 형 성하여 지구를 뒤덮게 된다. 당시에 이러한 거대한 숲을 이루게 한 식물들은 노목 ( 蘆 木, Calamites, 속새류), 인목( 鱗 木, Lepidodendron), 봉인목( 封 印 木, Sigillaria), 코오다이트(Cordaite)와 같은 양치식물이었다. 이들을 석탄기 시대 4대 양치식물이 라고 하는데 지름이 1m이상, 높이가 30m 이상에 이르는 거목들이었다. 석탄기 시대 숲의 모습은 지금의 열대우림과 같은 울창한 산림과 거의 유사할 것 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밀림을 형성할 수 있었다면 석탄기 시대의 기후는 기온이 높 고 비가 많이 와서 고온다습하였을 것이라고 상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거대 한 숲을 이루던 대형 양치식물들은, 3억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난 오늘날, 쇠뜨기, 석송, 속새로 불리는 지름 2~3mm, 높이 30cm 안팎의 왜소한 식물로 전락하고 - 13 -
Ⅰ. 산림 사회 강좌 말았다. 생명의 영고성쇠( 榮 枯 盛 衰 )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예이다. 석탄기의 숲은 비록 어마어마하게 울창한 산림이었지만 아직 새도 울지 않고 꽃 도 피지 않는, 높이 30m 이상의 거목들만 즐비하게 늘어선 어둡고 괴기하며 조용 하였다. 그래서 어떤 이는 당시의 숲을 침묵의 숲(Silent Forest)이라고도 부른다. 그런데, 데본기 시대에 시작된 바리스칸 조산운동 6) 은 석탄기 시대에 번성하였던 거대한 숲들을 갈아 엎어버렸다. 조산운동은 지질학에 있어서 지형을 바꾸는 일종의 혁명과도 같은 것이다. 지층 깊이 묻힌 석탄기의 숲은 결국 오늘날 인류에게 화석연 료를 선물하게 된다. 때를 달리 하여 조물주가 내리는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숲이 석탄이 된 것에 대해서는 또 다른 설명이 필요한다. 석탄기 시대에 있어서 낮은 지대에 있던 숲은 바닷물에 의한 홍수현상으로 자주 물에 잠기곤 하였다. 그 결과 숲바닥에 진흙이 쌓여 갔고 숲은 흙의 무게에 눌려있게 되었다.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진흙은 더욱더 두텁게 쌓여갔고 거기에다 물에 의한 압력이 거세어져 산소 와 완전히 차단되었다. 이런 조건에서는 묻힌 나무의 경우 90% 가까이 탄소를 보 존하게 되어 석탄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여러 곳에 석탄층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무 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석탄기 시대가 있었다는 증거이다. 석탄층에서는 많은 화석 들이 나오는데 앞서 소개한 인목이나 노목, 봉인목의 화석들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 다. 이들 식물화석이 나오는 대표적인 지층은 사동층( 寺 洞 層 )과 평안층으로서 평양 부근의 절골(사동)과 삼척 탄광지대가 대표적인 곳이다. 봉인목 화석은 100개 가까 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 이쯤되면 우리나라는 3억 수천 만 년 전에 열대 림과 같은 날씨에 직경 1m 이상, 높이 30m가 넘는 거목들의 세상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겠다. 그러니 남해안 여기저기에서 공룡들이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에 게도 고생대의 이러한 대밀림이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할 때마다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안타깝지만, 바닷물에 의한 홍수현상과 조산운동으로 석탄기 시대의 거대 한 숲들이 하나하나 사라져 갔다. 새롭게 형성된 지층으로부터 소철, 종려나무, 소 나무, 전나무, 은행나무들로 대표되는 겉씨식물(나자식물)들이 나타나게 되면서 지 구는 새로운 숲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이른바 페름기 시대의 도래이다. 지금으로부 터 2.86~2.45억년 전의 일이다. 페름기는 약 4,000만년동안 지속된 고생대의 마 지막 지질시대이다. 6) 조산운동( 造 山 運 動, Orogeny)이란 일반적으로 지향사에서 일어나는 산을 형성하는 작용을 말한 다. 대체로 짧은 기간 동안 일어나며, 지형의 급격한 변형을 수반하고 또한 지층이 어긋나거나(단 층) 주름지는 현상(습곡) 등을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산운동은 또한 어느 한정된 지역 에서, 그리고 산발적으로 일어난다기 보다 동시적으로 넓은 지역에 걸쳐 발생한다고 본다. - 14 -
우주와 숲의 역사 5) 꽃피고 새 우는 활엽수림-지구의 해돋이 페름기를 마감으로 삼첩기, 쥐라기, 백악기로 구성된 중생대가 새로운 지질시대를 열어갑니다. 페름기 시대를 열었던 겉씨식물의 숲들은 삼첩기와 쥐라기를 넘어 백악 기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새로운 숲과 만나게 된다. 물론 백악기 초기에는 쥐라기로 부터 살아남은 겉씨식물이 우점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속씨식물과 낙엽수의 등장으로 그들의 자리가 흔들리고 속씨식물들의 세계가 되고 말았다. 결국 플라타너스와 같은 활엽수이자 속씨식물, 즉 피자식물의 시대를 맞이하게 되는데 꽃 피는 시기라고도 불러서 현화식물의 시대라고도 한다. 조류시대인 쥐라기 시대로 건너오면 숲은 이제 울창하면서도 새도 울고 꽃도 피 우는 아름다운 자연의 자태를 갖춘 모습으로 재등장하게 된 것이다. 당시의 산림은 침엽수와 활엽수가 골고루 섞여 있고 계절에 맞춰 각양각색의 식물들이 꽃을 피우면 서 대자연을 형성하고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아직 아직 6,640만 년 전, 신생대로 넘어가려고 하는 전환기인 백악기 말 에 형성된 숲 속에 서 있다. 실루아기 시절에 물가의 습지로부터 프실로피톤이라는 아주 보잘 것 없는 원시 소형 양치식물의 상륙으로 서서히 숲이 형성되기 시작하였 다는 사실을 상기하고 있을 것이다. 그 후로부터 우리들이 서 있는 백악기 말의 이 시점까지 약 3억 4,000만 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우리들은 대형 양치식 물에 의한 열대우림 같은 大 산림, 소철ㆍ종려ㆍ은행나무ㆍ송백류에 의한 침엽수림이 나 겉씨식물의 숲, 그리고 지금 백악기에서는 꽃 피고 새 우는 활엽수림과 그리고 이들이 쥐라기 시대를 넘어온 침엽수와 함께 어울렸을 혼효림 7) 등 다양한 숲의 세 계를 탐험하였다. 바야흐로 백악기의 숲은 온갖 종류의 뭇 생명들이 호흡을 맞추며 살아가고, 또 계 속해서 숲과 강바닥과 습지 여기저기서 새로운 생명들이 부화하려고 꿈틀대기 시작 하는 지구의 아침을 열어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생명으로 아우성치는 이러한 울창 한 숲에서조차 우리들의 조상 인류는 아직 자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창조 주가 보시기에 지금 시점에서 인간을 등장시키기에는 여전히 환경 조건이 불리하다 고 판단하고 있을지 모른다. 7) 대체로 같은 종류의 나무로 이뤄진 숲을 단순림(pure forest)이라고 하고, 여러 종류의 나무들이 함께 뒤섞여 있는 숲을 혼효림 혹은 혼합림(mixed forest)이라고 한다. 소나무, 전나무, 잣나무, 낙엽송 등 바늘잎 나무들로 이뤄진 숲을 침엽수림, 참나무 무리, 단풍나무, 자작나무 등 넓은 잎나 무들이 이룬 숲을 활엽수림이라고 한다. - 15 -
Ⅰ. 산림 사회 강좌 6) 신생대의 숲 수많은 생명체들이 부산하게 움직이는 울창한 백악기 시대 숲의 세계가 신생대인 제3기까지도 계속되었다. 하지만 신생대 제3기의 마지막 시대인 선신세(530~170 만 년 전) 말기부터 온도가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홍적세에 불어 닥친 빙하는 생물들 을 한없는 고통의 나락 속으로 몰고 갔다. 신생대는 지질 연대적으로 6,640만 년 전부터 현시점까지를 말하며, 그 중에서도 170만 년 전의 시점을 기준으로 그 이전의 시기를 제3기, 그 이후부터 현재의 시기 를 제4기라고 한다. 제3기는 5개의 세( 世, Epoch)로 구분되는데, 지금의 지구에서 보는 것과 흡사한 자연환경의 모습이 형성된 신생대 초기와 중기에 해당한다. 지금 의 지중해를 중심으로 넓게 형성되었던 테티스 바다가 드러나서 육지화됨으로써 2 개의 거대한 산맥을 형성했다. 그것은 점신세(36.6~23.7백만 년 전) 말엽에 형성 된 히말라야 산맥과 중신세(23.7~5.30백만 년 전) 말기에 만들어진 알프스 산맥 을 말하는 것이다. 이로써 쥐라기 시대로부터 약 2억 7,000만 년 동안 계속되어 온 알프스 조산운동이 종료된다. 학자들은 제3기 당시의 생물계가 전체적으로 현재의 동ㆍ식물계와 대단히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제4기는 전기인 홍적세와 후기인 충적세로 구분한다. 제3기에 형성된 오늘날 지 구 생태계와의 유사성은 제4기에 들어오게 되면 그 양상이 더욱 굳어지게 된다. 즉, 현재와 같은 지구상의 바다와 육지의 형상은 홍적세에 들어와서 더욱 모습다운 모습 을 갖추게 되었다. 그래서 홍적세 이후의 수륙분포는 빙하작용에 의한 식생분포나 지역적인 지형 변화를 제외하고는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이 시대의 기후는 무엇보 다도 여러 차례의 빙하기가 있었던 사실을 특징으로 말할 수 있겠다. 특히 홍적세 동안에는 빙기와 간빙기가 수차례에 걸쳐 반복되었다. 그래서 제4기를 대빙하기 또 는 빙하시대라고도 부른다. 제3기 초기의 전반부에 해당하는 효신세, 시신세, 점신세의 약 4,270만년(66.6 ~23.7백만 년 전) 동안은 전세계적으로 기후가 대단히 온난하였던 것으로 알려지 고 있다. 하지만 후반부인 중신세와 선신세의 약 2,200만년(23.7~1.70백만 년 전)의 기간에는 점차 온도가 내려갔으며, 그 결과로 홍적세(170~1만 년 전)에 들 어서는 여러 차례의 빙하기가 산림을 습격 하였다. 그 중에서도 균츠빙기, 민델빙기(엘스터빙기), 리스빙기(살레빙기), 뷔룸빙기(바 이크셀빙기) 등의 빙하기가 4차례에 걸쳐서 런던과 중부 유럽의 알프스 산맥 북쪽 을 잇는 지역을 혹독하게 공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는 육지의 10% 정도 가 빙하로 덮여 있지만, 가장 혹독했던 제4빙기라 불리는 뷔룸기(72,000~10,000 년전 사이)에는 지구 전체의 1/3~1/4이 빙하로 덮여 있었다. 빙기와 간빙기로 반 - 16 -
우주와 숲의 역사 복되었던 빙하의 형성과 해빙은 내륙에 호소와 계곡, 해수면의 변동을 가져와 새로 운 지형을 만들기도 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빙하기 이전에 형성되었던 숲은 냉엄 한 시련을 받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다행히 알프스 산맥의 남쪽은 알프스 산맥 의 지형적인 영향 때문에 빙하의 공격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었다. 뷔룸빙기가 끝날 무렵은 세계적으로 기후가 한랭하였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도 예외가 아니어서 17,000~10,000년 전 무렵에 매우 한랭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때에는 이러한 추운 조건에서 잘 살아갈 수 있는 식물들이 분포하였을 것으 로 보인다. 빙하기 출현의 원인을 대개는 밀란코비치가 제안하는 일사량설( 日 射 量 說 )로 설명 한다. 즉, 이것은 지구에 투사되는 태양 복사량에 따라서 기후의 변화를 설명하는 이론이다. 이에 따라 태양을 공전하는 지구의 회전운동에 따라서 주기적으로 5만년 전, 15만년 전, 45만년 전, 60만년 전에 4차례의 빙하기가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빙하기가 계속적으로 반복될 것이라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지구상의 생물들은 현재 마지막 빙기가 끝난 뷔룸빙기의 간빙기를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충적세 초기에는 기후의 급격한 온난화와 광범위한 변화가 일어났었던 것으로 알 려지고 있다. 예를 든다면, 서유럽 지역의 툰드라성 식생은 자작나무와 소나무숲 (Boreal 숲)으로 변모하였고, 이것은 후에 다시 참나무-개암나무-느릅나무와 같은 활엽수숲으로 변화해 갔다. 이러한 기후의 온난화는 최적기후(optimum climate) 또는 기후간극이라고 알려진 기간인 기원전 3,000~6,000년 전에 최고에 달했는 데, 그 때 당시의 연평균 기온은 지금보다 2~3 높았다고 한다. 그 결과로 유럽 북부와 북미의 활엽수림지대는 오늘날보다 훨씬 북쪽으로 넓게 분포하고 있었다. 충적세는 최후의 빙기인 뷔룸빙기가 끝난 시대로서 이를 후빙기( 後 氷 期 )라고도 한 다. 그러나 일부 학자는 충적세를 간빙기의 하나로 간주하며 따라서 앞으로 새로운 빙기가 올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7) 숲의 구분과 분포 현황 뷔룸 빙기가 끝난 현재까지 지난 10,000년 동안 육지 생태계는 대체로 안정되어 현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지구상에 식물이 어떻게 분포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정보는 앞서 설명할 것처럼 각 지층에서 나오는 화석과 화분( 花 粉 )을 분석함으로써 얻게 된 다. 특별한 지각 변동이 없는 한 안정된 지역에 있어서 식물의 분포는 기후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기후요소 중에서도 식물분포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는 - 17 -
Ⅰ. 산림 사회 강좌 강수량과 온도이다. 온도에 따라서 세계에 분포하는 식물계를 구분하여 봅시다. 우선 지역적으로, 열 대지역, 온대지역, 아한대지역, 한대지역으로 나누고, 이에 따른 식물분포는 열대지 역에는 열대다우림 혹은 상록수림, 온대지역에는 하록수림 혹은 낙엽광엽수림, 아한 대지역에는 침엽수림, 한대지역에는 툰드라로 구분한다. 강수량에 따라서 구분하여 보면 우선 지역적으로, 습윤지역, 하우 동건조지역, 동 우 하건조지역, 건조지역, 완전건조지역으로 나눈다. 이에 따른 식물분포는 습윤지 역에는 열대다우림, 하우 동건조지역에는 우록수림, 동우 하건조지역에는 경엽수림, 건조지역에는 사바나와 반사막, 완전 건조지역에는 사막으로 구분한다. 또한 식물 분포는 상관( 相 觀 ) 8) 에 따라서 크게 숲, 초원, 황원으로 나누기도 한다. 4. 숲, 인간을 낳다 인간의 기원과 성장에 대해서 진화론적 관점에서 연구하는 사람들은 인류의 선조 를 찾아서 백악기 이전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기를 원한다. 혹은 신생대의 새벽을 여는 제3기의 효신세를 더듬기도 한다. 인류는 분리, 진화 정도에 따라서 일반적으 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原 人 (피테칸트로푸스), 네안데르탈인, 현생인류 등 넷으로 나눈다. 우리들의 조상들이 숲시대의 어디로부터 시작되고 있는지 내용들을 살펴보 기로 한다. 인류의 진화는 가깝게는 꼬리달린 원숭이 무리인 유미원류와 같은 조상을 가진 팔라피테쿠, 유인원과 공동 조상이라고 하는 드리오피테쿠스로 내려온다. 유인원과 는 2~3,000만 년 전에 분리되었다고 한다. 사람과 비슷하지만 아직 서서 걷지 못하는 동물은 600~1400만 년 전에야 나타 나는데 그것은 라마피테쿠스(Ramapithecus)라는 원시인간이다. 비로소 500만 년 전 9), 그러니까 신생대 제3기 선신세의 초기에 와서야 서서 걸을뿐더러 인간의 모 습에 걸맞는 모습을 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숲에 나타난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Australopithecus)는 1924년 남부 아프리카 타웅이라는 지 역에서 발견되었는데 남부 아프리카의 유인원 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들을 가장 오래된 인간인 원인( 猿 人, Ape man)으로 규정하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직립 보행 을 하고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뼈, 이빨, 돌 등의 도구를 사용한 증거가 있었기 때 8) 상관이란 한 지역의 식물사회를 구성하는 여러 종류의 식물 중에서 그 지역에 대표적으로 가장 많 이 차지하고 있는 식물의 생활 유형을 말한다. 이 때 그 지역에 대표적으로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는 종을 우점종(dominant)이라고 한다. 9) 일부 서적에는 200만 년 전에 등장한 것으로 소개한 내용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350만년동안 번성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 18 -
우주와 숲의 역사 문이다. 학자들은 원숭이와 사람을 구별하는데 있어서 여러 기준을 제시하는데 그 중에서 도구의 제작과 사용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인간처럼 사회 조직을 만들지는 않았음으로 인간 이전의 인간으로서 전인( 前 人 )이라고 부르기 도 한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발견된 지역은 넓은 평원과 울창한 숲으로 뒤덮인 아프리 카의 사바나 지역이었다. 그들은 거대한 수목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숲을 헤치면서 의식주를 해결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뇌의 용량이 아직 작았기 때문에 아마도 동물 적인 감각만 가지고 생활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들은 숲 한 가운데 장 승처럼 버티고 서 있는 거목들에 위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 느 낌을 가지면서 어쪄면 숲과 자연에 대한 숭배와 경외감이 싹텄을지 모를 일이다. 기 제3기 제4기 세 (Epoch) 중신세 Miocene 선신세 Pliocene 절대연대 빙하기 숲과 만나는 과정(인류출현과정) (B.P.)(만년) 유럽 북미 숲을 만난 사람들 특징 -알프스 조산 운동 종료 2,370~530 현재 자연환경과 비슷 라마피테쿠스 -600~1,400만 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500만 년 전: 猿 人, 前 人 530~170 현재 자연환경과 비슷 호모 하빌리스 -450만 년 전 (530)(170) ~ 85(60) 현재 자연환경과 유사 -약 150만년전(쟈바, 중국, 호모 일렉투스 (직립 아프리카, 원인) 동남아시아)-125만년 번성 (피테칸트로푸스/자바인) -협동적인 집단 사냥 시작 85(60) 균츠 칸산 ~ (55) 홍적세 민델(엘스터) 칸산 베이징인 전기 구석기 문화시작 40 (갱신세) 네안데르탈인(20만년 전) 유럽에 등장, 숙련된 Pleistocene 40~20 (홀스타인) 야마우스 수렵채집인 20~13 리스(살레) 일리노이 호모 사피엔스 중기 구석기 문화 시작 13~7 (엠) 상가몬 크로마뇽인 서부유럽에서 수렵채집 7-3.5만년경부터 ~ (3.5) 뷔룸(바이크셸) 위스콘신 정착생활시작 1 -후기 구석기문화 시작 10,000년 전후 수렵채취 충적세 (현세) Holocene 표 2. 숲에 나타난 인류의 출현 시기 7,000년 전후 현대인 농경생산(유럽, 아시아, 아메리카) 6,000년 전후 후빙기(간빙기) 청동기시대/ 高 文 化 의 시작 농경생산: 2000년-현재 아프리카(3,000년전) 철기/전자/ 출처: 김영진 역. 1989. 지구의 역사. 대광서림. 최몽룡 역. 인류의 선사시대. 1987. 과학세대 옮김. 신화의 세계. 1998을 참고하여 작성한 것임. - 19 -
Ⅰ. 산림 사회 강좌 그런데 남부 이디오피아에서 약 450만 년 전에 도구를 제작 하여 사용한 흔적이 나타났다. 이들은 도구를 제작하여 사용했다고 하여 호모 하빌리스(Homo habilis) 라 불린다. 이어서 나타난 것이 직립원인이라는 호모 일렉트스(Homo erectus)이 다. 초기에 나타난 대표적인 호모 일렉투스는 자바 人 이라고 부르는 피테칸트로푸스 이다. 사람들은 도구를 제작하여 사용하기 시작한 호모 하빌리스나 이 자바섬 사람부터 인간 의 대열에 끼워 넣으려는 과학적 사고를 갖고 있다. 그러나 나는, 진화론적 관 점에서 구분한다면, 도구를 제작하여 사용하지 않은 원인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부터 인간이라고 부르고 싶다. 당시의 숲이라는 생활 환경은 도구를 제작하여 사용하지 않아도 완벽하게 생활할 수 있었던 곳이었다. 도구를 제작하여 사용하면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호모 하빌리스보다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선한 인간 의 조상으로 보고 싶다. 있는 그대로의 도구를 사용한 것과 도구를 제작하여 사용한 것 사이에는 무슨 큰 차이가 있는 것입니까? 진보된 기술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일 뿐이다. 오늘 날,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 사이에도 이 정도의 문명적인 이기의 차이는 지역별 로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현대인 사이의 이런 차이는 어떻게 구별할 것인가? 따라 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호모 하빌리스 사이의 차이는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숲이 생긴 지 4억년이 지난 다음에야 비로소 인간이 숲과 만나게 되었다. 숲이 인간을 낳았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숲이 이렇게 오랜 세월이 걸려서 인간 을 잉태한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그 이전까지의 숲에는 다른 동물로부터 침해 받지 않고 평화롭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보금자리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 다. 인간이 태어난 시대에는 이미 공룡같은 거대한 파충류도 사라지고, 산맥도, 강 도, 바다도 모두다 완성되어 있었다. 인류의 조상이 좀더 특정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도구를 제작하고 사용하였다면 그 것은 시대적으로 석기시대가 될 것이다. 전기 구석기 시대는 55만 년 전, 중기 구석 기는 15만 년 전, 후기 구석기는 3만 5천년 전에 시작하고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 도 그들이 태어났던 시기는 대빙하시대였다. 특히 베이징 원인과 네안데르탈인이 숲 에 등장한 것은 빙하기 중 가장 혹독한 빙하기였던 뷔룸 빙하가 활동하던 시기였을 것이다. 동물적 본능으로 환경을 이겨내는 지혜를 가지고 있었겠지만 집단생활을 하 기 시작하면서 공동대처하기 시작하였을 것으로 추측한다. 이후로 좀더 뇌용량이 커지고 완전한 직립 보행과 지능으로 무장한 호모 사피엔 스들이 대거 등장한다. 시기적으로 3만 5천년 경이 되면 각 대륙마다 원주민들이 - 20 -
우주와 숲의 역사 점령하고 저마다 독특한 생활 환경을 개척해 나아가기 시작한다. 이 무렵부터 정착 생활이 펼쳐지고 후기 구석기 문화시대를 열어가게 된다. 기원 전 5,000년 경이 되면 각 대륙마다 정착생활이 이미 일반화되고 이러한 변 화로 인해서 수렵채취하던 경제활동도 농경생산이라는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정착 생활도 마찬가지이지만 농경생활도 숲의 존재와 대단히 중요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인구가 늘어감에 따라서 더 많은 양의 식량과 거처할 곳과 땅이 필요하게 되었다. 또한 종족 간에 힘겨루기가 증가하면서 성벽을 쌓고 배를 만들며 무기를 제조하는데 필요한 물자를 조달하기 위해서는 숲을 개간하지 않으면 안 되었을 것이다. 바야흐로 새로운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마지막 빙하기와 싸워 무사히 이겨 낸 숲 과 인간 사이의 투쟁이 시작된 것이다. 불과 5,000년 전 만하더라도 추위와 싸워야 했지만 이제는 인간과 숲은 서로의 생존을 위한 투쟁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5. 숲, 우주의 비밀 과거 40억 년 동안, 지구는 아무런 생명들이 태어날 수 없는 황무지였다. 대기 중에는 산소가 없었고, 바다와 육지엔 여전히 생명들이 만들어지지 못하였다. 이윽 고 원시생명체들이 바다로부터 미동하고, 수억년이 지난 뒤 식물들이 태어났다. 공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뿌리로부터 물을 빨아들여 광합성을 하는 식물들이 지 구상에 나타난 것은 모든 생물에게 생명의 열쇠였다. 수 천 만 년 동안 계속되어온 작은 양치식물들의 왕성한 산소 생산 덕분에 데본 기와 석탄기의 거대한 숲들이 나타날 수 있었다. 큰 숲이 있었기에 거기에 걸맞는 여러 종류의 생명체들이 태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수많은 생명체들도 적당 하게 때를 가려서 태어나곤 하였다. 숲의 조화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지질사적으로 볼 때 신생대 제3기의 마지막 세기인 선신세(530~170만 년 전) 때에 숲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지 않았나 생각한다. 마지막 조산 운동이라고 할 수 있는 알프스 조산운동이 종료되면서 중신세에 모 든 산맥과 강과 바다가 제자리를 잡았다. 이어서 몇 군데 조산운동으로 나타난 황량 한 땅에 100만년혹은 수십 만 년 동안 계속된 풍화작용으로 토양층이 형성되어 갔 다. (물론 중신세 이전에 조산운동이 끝난 곳은 백악기때부터 내려오던, 오늘날의 자연 환경과 비슷한 혼효림 상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을 것이다.) 식물들 이 생육할 수 있는 충분한 깊이의 표층들이 발달해가면서 대륙 곳곳에 울창한 숲들 이 자리잡아 가고 있었다. 말하자면, 지구 윤곽 여기 저기에 모자이크처럼 숲으로 - 21 -
Ⅰ. 산림 사회 강좌 뒤덮인 곳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이처럼 안정된 상태에서 선신세 동안 세계 곳곳에는 기후와 지리에 알맞게 은성 ( 殷 盛 )한 숲들이 다음 주인을 기다리며 번성하여 있었을 것이다. 이것은 선신세 말 엽부터 기온이 하강함으로써 시작된 최초의 대빙하기인 균츠빙기 전까지 계속되었을 것이다, 적어도 350~400여 만 년 동안 말이다. 이러한 지구 숲 최상의 극상 상태였던 제3기 초엽에 숲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니 알파맨(초인)과 호모 하빌리스를 잉태하게 된 것 이다. 그들이 태어났을 때 숲 은 생명의 아우성으로 가득차 있었다. 온갖 종류의 풀과 나무와 꽃과 열매들이 그들 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을 것이다. 수정처럼 맑디 맑은 샘물을 마시고 청량한 공기를 호흡하며 따사로운 햇빛이 내리쬐는 해변을 걷기도 하였을 것이다. 또한 밤하늘을 바라보며 지천으로 깔린 별빛에 대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 길은 없지만 숲이 주 는 아늑함 속에서 잠들며, 새울음소리에 아침을 맞으며 일어났을 것이다. 창조적 관점에서 인간은 최초에 에덴동산에 나타났다. 에덴동산은 숲이다. 하느님 도 인간을 숲에서 창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에덴동산도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춰져 있었다. 그러한 의미에서 아담과 이브가 태어난 시점도 알파맨이 나타난 시점인 선신세일지 모른다. 지구의 숲은 우주 공간 어디에도 없는 유일한 생명이 살아가는 곳이었다. 테라리 움 속의 세계처럼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맑은 공기와 물과 햇빛이 풍요로운 숲은 살 아숨쉬는 모든 생명의 비밀이 숨어 있는 곳이다. 수천억 광년 떨어져 있는 광활한 대우주 공간 어디에도 돌 틈 사이를 흐르는 맑은 물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은 없다. 신선한 공기가 살아 숨쉬는 곳은 없다. 110미터가 넘는 거대한 녹색식물들이 자랄 수 있는 숲이 있는 곳은 더더욱 없다. 지구상의 숲이야 말로 우주의 비밀을 간직한 곳이다. - 22 -
<산림철학 및 윤리(산림정치사회)> 산림과 사회와 정의 이 종 은 국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1. 이스터 섬과 마우리티우스 섬 이스터 섬(Easter Island)은 남태평양에 있는 고도이다. 폴리네시아라고 불려지 는 지역의 섬 중에서도 동쪽에 있다. 1722년 네델란드의 항해가가 이 섬을 발견하 였을 때가 마침 부활제 날이었기 때문에 이름을 이스터라고 불렀다. 서구인이 보고 놀란 것은 모아이 (moai)라고 불려지는 최대 20m에 이르는 거대한 석상이었다. 1) 현재 면적 120km2의 이스터 섬에는 인적이 거의 없으며, 높이 약 6m와 무게 85 톤에 달하는 모아이 석상 600여기만 황량하게 남아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근자에 들어 일본인이 주축이 되어 활주로를 닦는 등의 개발의 열풍이 일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 이스터 섬에 살던 폴리네시아 인들은 자연환경에 염두를 두지 않고 벌목을 하였기 때문에 결국 재난을 맞게 되었다. 반면에 비슷한 처지에 있었던 마우리티우 스(Mauritius) 섬은 자연에서 오는 압박에 대하여 200년 전에 이미 주의를 기울였 다. 프랑스 이주자들이 흑단 숲을 자르게 되자, 토양이 유실되고 도도새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놀라서 환경규칙을 제정하였다. 그래서 오늘날 작은 규모이기는 하지만 마우리티우스 섬은 환경도 잘 보전되어 있으며 경제활동도 번성하고 있다(Time, b, 81) 이로써 숲을 포함한 자연환경의 보전에 대비한 마우리티우스 섬과 그렇게 하지 않았던 이스터 섬은 이렇게 달라지게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구를 마우리티우스 섬과 같이 보전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반드시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지도 모른다는 주장이 가능할 수 있다. 황폐하여진 이 1) 이 석상들이 페루에서 전래되었다는 설도 있으며, 폴리네시아 자체의 목상이 발전한 것이라는 설 이 있다( 祖 父 江, 53-58). 모아이 석상의 모습은 http://members.aol.com/ivancourt/ 혹은 http://www.mysteriousplaces.com/easter_isaland/index.html 에서 볼 수 있다. - 23 -
Ⅰ. 산림 사회 강좌 스터 섬에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菌 類 를 발견하여 이를 이용하여 신장이식에 성공률을 높이는 약을 개발하였으며, 앞으로 신체의 다른 부위의 이식에 이용할 수 있는 약이 그 균류로부터 추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The Times, 10). 그렇다면 인간이 황폐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오히려 이제 와서는 혜택을 보게 된 것 이다. 이렇게 본다면, 후 세대를 위하여 자연을 보존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로울 지도 모른다는 극단적인 주장도 제기될 수 있다. 이러한 유의 주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무제한의 경제성장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바로 그것이다. 이 주장은 신자유주의 경제이론에 기반을 두며, 생태나 환경의 문제 에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편다. 문제가 없다고 보는 이유는 지구는 복원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의 파괴 때문에 종이 사라지고 있지만, 새로운 종이 생 성되고 있다는 사실을 그 증거로 들고 있다(Giddens, 55). 이렇게 본다면, 우리는 열대 우림의 남벌 혹은 지속적인 발전이라는 과제에 대하여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 진다. 과연 이렇게 생각하고 자연을 훼손해도 무방한 것인가? 후세대가 필요로 하는 것 이 무엇인지도 모르며,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어떠한 자원이 어떻게 유용하게 될지도 모르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발전이라는 개념은 정확성을 결하고 있는 것이 사실일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발전이라는 과제가 1987년 부룬트란트 위원회의 보고서가 제출된 이후에 각 국가가 따르고 있다. 따르는 이유는 무엇인 가? 환경으로 인한 위험이 정치의 핵심으로 부상되었기 때문이다. 환경이 가하는 위협을 우리는 어떤 원칙으로 다루어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하여 예방의 원칙(precautionary principle)이 제시되었다(Giddens, 61). 환경문제에 대하여 과학적으로 불확실하 더라도 이에 대하여 예방하는 행동을 취하여야 한다는 원칙이 제시된 것이다. 비유 해서 설명하자면, 이스터 섬에서 나중에 인류를 구제할 수 있는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균류가 나올지도 모르며, 생태의 문제에 고심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과학적인 진실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러한 불확실한 예측에 의존하는 것은 안전하지 못 하다. 그러므로 후 세대를 염두에 두고 환경과 생태의 파괴를 막고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여야 한다. 이것이 현 시점에서는 그래도 확실한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2. 생태계의 철칙과 에너지 법칙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다. 자연의 일부라는 것은 지구 생태계의 일부를 구성하는 일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을 포함한 지구상의 다양한 생명체는 독립적으로 존 - 24 -
산림과 사회와 정의 재할 수 없고 생태계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 생태계(ecological system)는 유기체 와 그 환경의 공동체를 이르는 말이다. 1) 생태계의 철칙 그렇다면 지구상의 생태계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여러 유형의 생태계의 기본을 이루고 생명체의 기초가 되는 것은 태양광선에 의한 광합성이다. 식물은 태양광선의 에너지를 흡수하여 이산화탄소와 물로부터 유기물을 생산하는 광합성 작용을 통하여 존재하게 되며 특정 유형의 박테리아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생명체에 필수적인 화학 성분을 만들어 낸다. 초본이나 수목과 같은 광합성체( 光 合 成 體 )는 먹이사슬의 바닥 을 형성한다. 초식동물은 이 광합성체로부터 양분을 섭취한다. 최종의 육식동물은 초식동물이나 다른 육식동물로부터 양분을 섭취함으로써 살아간다. 그런데 생태계에는 복잡한 먹이사슬이 있지만 하나의 철칙이 있다. 먹이사슬의 위 에 있는 동물일수록 수가 적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육식동물의 수가 초식 동물의 수보다 많게 되면, 육식동물은 그 수를 결국 유지할 수 없게 된다(이진아, 42). 그런데 생태계에서 인간은 다른 동물과 두 가지 점에서 큰 차이가 난다. 첫째, 인간은 생태계를 위협하거나 파괴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다. 둘째, 인간은 기술의 힘으로 지구상의 모든 생태계에 침투하고 이를 지배할 수 있는 유일한 종이다(이진 아, 47). 그래서 생태계의 능력과 인간의 다양한 욕구 사이에 균형을 맞춤으로써 생 태계가 압박을 견디어 낼 수 있게끔 만드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인간은 외부 실체의 일부를 우리 자신의 것으로 만듦으로써 우리는 살아간다. 자 연은 우리에게 들어와서 우리 자신이 되는 셈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연의 일부로 써 구성된다(Nozick, 56). 이렇게 보면, 우리는 자연에 항상 의존하면서 살아 왔 다. 그리고 식물이 광합성 능력이 있기 때문에 지구의 생명체는 존속할 수 있다고 보면(Hawken et als, 149), 인간은 먹이사슬과 생태계의 철칙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그러므로 광합성이 이루어지고 동물이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인 산림을 보전하 여야 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하나의 필연으로 다가오고 있다. 2) 에너지 법칙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필연적인 또 하나의 법칙이 있다. 그것이 에너지 법칙이다. 熱 力 學 (thermodynamics) 第 1 法 則 에 따르면, 우주의 질량(matter)과 에너지 (energy)는 일정하다고 한다. 즉 에너지의 양은 항상 일정하게 고정되어 있으며 인 간은 에너지를 창조하거나 파괴할 수는 없지만 한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전환 - 25 -
Ⅰ. 산림 사회 강좌 (transformation)할 수 있다. 그래서 제1법칙을 에너지 保 存 法 則 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석탄 한 줌을 태우면, 탄산가스와 수증기가 되고 나머지는 열로 바뀌 어 버린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가 상실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태운 석탄을 다 시 태워서 어떤 일을 하게 할 수는 없다. 에너지를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바꿀 때마다 우리는 어떤 대가를 지불한다. 그 대가란 미래에 어떤 종류의 일을 할 수 있 는 可 用 에너지 의 양이 상실되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예를 들면, 높은 댐에 있는 물은 落 差 를 이용하여 발전할 수 있다. 댐의 물은 可 用 에너지 상태에 있었으나 일 단 발전한 후에 낮은 곳에 이르면 不 可 用 에너지 상태 에 있게 된다. 낮은 곳에 이 른 물은 그만큼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상실하였다. 잠재력을 상실하게 된 것을 엔트로피가 증가했다고 표현한다. 가용 에너지 상태에서 不 可 用 에너지 상태로 바뀌어짐으로써 에너지의 질이 저하되게 된다. 질이 저하된 에너지, 즉 불가용 에너 지의 양을 엔트로피(entropy)로 측정하게 되었다. 잠재력을 상실하고 불가용 에너 지의 양이 증대한 것을 엔트로피가 증가하였다고 말한다. 원래 엔트로피(entropy) 라는 말은 en(in)과 trope(transformation)라는 말에서 연유한다. 그래서 엔트로 피란 폐쇄된 열역학 체계에서 가용할 수 없게 된 에너지의 양으로써 무질서 (disorder)를 재는 척도이다(Odum, 69). 그러므로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는 것은 可 用 에너지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런 엔트로피가 없는 체계는 잠재력을 많이 가진 체계이고, 반면에 엔트로피가 높은 체계는 잠재력이 거의 없는 체계이다. 그래서 엔트로피 법칙은 잠재력 감소의 원칙 (principle of diminishing potential)이라고 일반화할 수 있다(Boulding, 138). 일을 하면 할수록 엔트로피는 증가하는 셈이다(Rifkin, 33). 熱 力 學 第 2 法 則 은 質 量 과 에너지는 한 방향으로, 즉 可 用 한 것에서부터 더 이상 可 用 할 수 없는 것으로 저절로 바뀐다는 법칙이다. 이것을 엔트로피 법칙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제1 법칙인 保 存 法 則 과 제2법칙인 엔트로피 법칙을 합쳐서 간단하게 표현하는 것이 가능 하다. 즉, 우주에 있는 에너지의 전체 양은 일정하며 엔트로피는 계속하여 증가한다. 석탄을 태우면 공해 물질이 발생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을 생산과정에서 생기는 副 産 物 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석탄을 태워서 일을 하고 난 후에 남는 것이 이산 화탄소라는 것을 엄밀하게 생각해 보면, 가용 에너지에서 불가용 에너지로 바뀐 상 태가 바로 公 害 이다. 가용 에너지가 불가용 에너지로 바뀔 때 모든 에너지가 일에 쓰여진 것은 아니다. 즉 낭비된 것이다. 이렇게 보면, 낭비는 에너지가 쓸모없게 된 것을 의미한다. 제1법칙에 따르면, 에너지는 창조되거나 파괴될 수 없고 변형될 수 만 있으며, 제2법칙에 의하면, 에너지는 쓸모없는 쪽으로만 변형된다. 그렇다면 공 해란 엔트로피를 다른 말로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엔트로피가 증가하였다는 것은 결국 공해가 증가하였다는 것을 의미하며 어떠한 활동이든 앞으로 일어날 수 없다는 - 26 -
산림과 사회와 정의 것을 의미한다(Boulding, 139). 바로 이 점에서 과학자와 경제학자의 차이가 나타난 다. 경제학자는 자원을 이용하여 상품을 생산(production)하였다고 표현하지만, 과학 자의 입장에서 보면 에너지와 물질의 보존법칙에 의하면 이는 변모(transformation) 시킨 것에 지나지 않는다(Hawken et als, 148). 그렇기 때문에 경제활동은 엔트 로피의 증가를 가져올 뿐이다. 그런데 우리는 에너지를 어디에서부터 얻을 수 있는가? 지구상에 가용 에너지는 두 근원에서 나온다. 지구에 부존( 賦 存 )된 것과 太 陽 에서 오는 것이다. 그런데 지구 에 남아 있는 가용에너지 源 은 점차 줄어든다. 우리는 자원은 재활용하면 된다고 생 각하기 쉽다. 그러나 재활용의 효율은 대체로 30 퍼센트 정도밖에 안되며 재활용하 기 위하여서는 또 다른 에너지가 필요하다. 다른 에너지를 쓰게 되면 엔트로피는 높 아지고, 엔트로피가 높아지면 공해가 늘어나기 마련이다. 즉 재활용의 대가를 항상 지불하여야 한다는 것이 엔트로피 법칙이다. 우주는 물질과 에너지가 교류되지 않는 絶 緣 體 系 (isolated system)이다. 이에 반하여 지구는 閉 鎖 體 系 (closed system)이다. 지구밖에 있는 우주와 지구는 에너 지를 교환할 수는 있지만, 우주에서 지구로 유입되는 物 質 (matter)의 양은 극히 적 다는 점에서 지구는 폐쇄체계이다. 태양에서부터 지구로 흘러오는 에너지 그 자체는 에너지에 불과할 뿐 결코 물질은 아니다. 그리고 에너지에서부터 물질이 저절로 창 조되기 어려우며 물질이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을 뿐이다. 서두에서 우리가 마우리 티우스와 이스터 섬을 예로 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구도 결국 폐쇄체계라는 점을 상기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가용 에너지의 궁극적인 근원은 어디까지나 태양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모든 동식물은 태양에 의존하여 생존하고 있다. 이것은 지상의 생명 체는, 예를 들면, 태양이라는 보다 큰 환경으로부터 가용 에너지를 끊임없이 받아들 여야만 존속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 에너지는 상실되는 것이 오히려 더 많다. 이처럼 생명체는 에너지를 낭비하거나 상실하면서 존속하게 되는 것이다. 에너지를 낭비하거나 상실하면 무질서가 나타난다. 즉 모든 생명체는 주위 환경에 보다 큰 무질서를 가져오는 대가로 존속할 수 있다. 그래서 다른 말로 표현하면, 엔트로피 법칙은 폐쇄체계에서 모든 에너지가 질서 있는 상태 에서 질서가 없는 상태로 움직이는 것을 기술하고 있다. 물론 엔트로피 법칙은 절연 체계에서 적용된다. 最 小 限 의 엔트로피 狀 態 는 가장 질서가 잘 잡힌 상태이며 에너 지가 최고로 집결되어 있고 可 用 에너지가 최대한의 상태에 있다. 이에 비하여 最 大 限 의 엔트로피 상태에서는 에너지는 전부 분산되어 있는 평형상태로서 가장 무질서 한 상태라고 하겠다. 그렇다면 지구뿐만 아니라 우주는 질서에서 무질서로 항상 바 뀐다. 에너지를 이용하여 존속하는 생명체는 에너지를 이용함으로써 자신은 존속할 - 27 -
Ⅰ. 산림 사회 강좌 수 있지만, 주위에 엔트로피를 높여 주어 무질서를 주위에 가져온다. 만약 熱 力 學 의 두 法 則, 특히 엔트로피 법칙이 確 實 하다면, 이것이 인간사에 시사 하는 바는 크다. 첫째로 엔트로피 법칙은 우리가 이제까지 믿어왔던 역사의 진보에 대한 근거를 상실하게 한다. 우리는 오늘날 역사는 진보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 다. 자유주의자와 사회주의자는 물질적이고 기술적인 진보를 믿고 있었다. 이러한 믿음에 숨겨진 묵시적인 가정은 기술을 움직이는 데에 필요한 에너지는 무한정하다 는 것이다. 즉 기술이 새로운 대체 에너지원을 개발할 것이라는 가정이다(Rifkin, 55). 엔트로피 법칙이 확실하다면 인간은 이제까지 없었던 환경오염으로 인한 환경위 기를 겪게 될 뿐만 아니라 가용자원의 고갈로 인간의 존속 그 자체가 어려워지게 된 다. 인간이 자연과 인간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얻었던 기술은 크게 보아 에너지원과 지상에 있는 물질에 의존하여 왔다. 자연자원에 의존하면서 경제를 발전시켰다. 경 제발전의 결과는 공해를 가져다주었고, 공해란 엔트로피의 증가를 의미하며, 엔트로 피가 증가하였다는 것은 더 이상 할 일이 없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에너지원의 대체가 아니고 생활양상을 변모시켰다. 석탄에 서 석유로 바뀔 때에도 똑같은 변모가 일어났다. 이렇게 보면, 산업혁명에서 기술 의 진보는 에너지의 개발과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다. 산업혁명은 제1기(1750년까 지) 수력의 시대, 제2기(1750-1880) 석탄의 시대, 그리고 제3기(1880년 이후) 전력의 시대로 구분된다. 산업혁명은 인간의 물리적인 힘을 다른 에너지에 의하여 대치하고 확대시킨 혁명이라 할 수 있다 (Rifkin, 84). 그런데 이처럼 에너지원이 대체될 때마다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었고 새로운 기술은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였 다(Odum, 257). 그러나 기술이라는 것은 전술한 것처럼 에너지를 변형시키는 것 이지 결코 에너지를 창조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은 결국에 가서는 항상 주위환경에 무질서를 가져온다. 물론 어떤 기술이 가져오는 副 作 用 을 막기 위하여 새로운 기술 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그 기술도 결국에 가서 더 많은 에너지를 고갈시키며 먼 장래에 보면 엔트로피만 높여 준다. 기술을 개발하는 비용과 개발된 기술을 이용함 으로써 인간이 겪게 되는 폐해를 감안한다면 기술이 인간에게 주는 이점은 체감된다 고 하겠다. 20세기에 와서 인간은 가용 에너지원으로 석유에 의존하고 있다. 석유도 한정된 자원이기 때문에 고갈되기 마련이다(Rifkin, a, 3). 석유는 지금으로부터 40년, 천연가스 60년, 구리 40년, 납과 아연 30년, 티타늄 20년, 니켈이 80년 후면 고갈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철과 석탄도 각 100년, 180년 정도밖에 사용할 수 없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Rifkin, 58). 그래서 고갈되기 전에 먼저 이용하려는 다툼이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즉, 2백년 전 영국 탄광에서 시작하였던 산 - 28 -
산림과 사회와 정의 업혁명은 금세기에 중동에서 석유분쟁으로 마지막 단계로 접어들었다(Hagopian, 101). 그런데 앞으로는 太 陽 에너지가 주요한 에너지원으로 등장할 것이며 에너지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에 부합하는 기술과 사회 정치제도가 나타나게 된다. 태양 에너지에 의존하게 된다는 것은 재활용할 수 없는 석탄이나 석유와 같은 에너지원에 의존하였던 석유 대량생산 産 業 時 代 (Industrial Age)가 종말을 고한다는 것을 의 미한다. 엔트로피 법칙은 化 石 에너지 源 (fossile energy resources)에 있어서 보다 명확하게 적용된다고 하겠다. 화석 에너지가 없다고 해서 인간이 다른 에너지원을 개발할 여지가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화석 에너지원의 고갈은 산업시대 의 종말을 가져온다고 해석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태양 에너지에 의존 하게 되는 시대가 갑자기 닥쳐오리라고 예상하지는 않는다. 기존 에너지가 고갈되었 음에도 불구하고 어찌할 수 없게 될 때 태양 에너지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이상에서 우리가 살펴본 생태계의 철칙과 에너지법칙은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 철칙이나 법칙이라는 것은 인간이 변경을 가하기가 불가능하거나 지극히 어려운 자연과 사회의 원칙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여기에 얽매이어 살지 않으면 아 니 되게끔 되어 있다. 3. 산림, 사회 그리고 정의 생태계의 철칙과 에너지 법칙을 우리가 논의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인간은 자연 의 일부로서 생태계의 법칙에 의존하여 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일깨워주기 때 문이다. 그래서 이 철칙을 망각하고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재음미하게 한다. 그리고 인간이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물질적인 기초를 조직하는 데에 에너지 법칙을 망각하여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는 지금 화폐경제 체제에서 살고 있다. 그런데 10만원 이라는 액수의 화폐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이는 10만원이라는 액수에 해당하 는 에너지를 어떠한 형태이든지 간에 처분할 권한을 화폐의 소유자가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그렇다면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첫째, 지구가 인간에게 제 공할 수 있는 이상의 에너지를 지구상에 있는 모든 인간이 화폐의 형태로 가지고 화 폐가 요구하는 만큼의 에너지를 지불할 것을 요구한다면, 지구는 지불능력을 상실하 고 이스터 섬과 같은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지구에서의 가 용자원의 한계를 논하고 하나뿐인 지구를 지키자고 주장하여야 하는 현시점에서는 인간의 삶을 유지시켜주는 중요한 부분, 즉 에너지의 양으로 이제까지는 표현되지 - 29 -
Ⅰ. 산림 사회 강좌 않았지만 앞으로는 화폐로 표시되어야만 지속 가능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다. 이제까지 인간은 화폐로써 필요로 하는 것을 획득하기 위하여 서로가 다른 인간 에게 대가를 지불하였다. 다시 말하면, 인적 자본(human capital), 금융자본 (financial capital) 그리고 제품자본(manufactured capital)만을 자본으로 인식 하였다. 즉 이제까지 자원 그리고 생명체계 그리고 생태계가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혜택은 자연적 자본 (natural capital)으로서 인식하고 화폐의 단위로 표시하지 않 았다는 점이다. 지구를 마우리티우스 섬과 같이 만들자면, 자연적인 자본을 자본으 로 인식하고 화폐로 표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다 (Hawken et als). 그렇다면 자연적 자본을 자본으로 인식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전술한 것처럼 인간이 자구를 지속적으로 생존이 가능한 삶의 터전으로 만든다는 것을 의미 한다. 그러므로 친 환경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서는 인간이 중시하는 화폐대로 자연의 가치를 화폐로 환산하지 안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것들이 어떻게 正 義 와 연관되는가? 경제학은 재화와 용역의 생 산과 분배에 관한 학문이다. 그런데 정치학은 경제학에서 다루는 가치뿐만 아니라 인간이 필요로 하는 정신적인 가치를 생산하고 할당하는 일을 다룬다. 그렇다면 정 치학과 경제학은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모든 가치를 생산하고 할당하는 문제를 다루 는 학문이다. 그래서 여기에서 개인, 계층 혹은 집단뿐만 아니라 국가사이 그리고 세대 사이의 정의가 문제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정의라는 것은 평등이라는 개념을 담고 있다. 평등이라는 것은 우선 상대 를 인정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오늘날 남녀평등이 이루어졌다고 말한다. 그렇게 된 이유의 하나는 여성이 家 事 에 종사하는 것을 화폐의 가치로 환산하였을 경우에 그 가치가 남자에 못지않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자연이 우리에게 주 는 가치를 화폐로 환산하였을 경우에 인간자본에 못지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경우 에 자연과 인간 사이에 평등한 관계가 정립되어 인간과 자연 사이의 정의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평등한 관계를 인정하는 첫 걸음이 자연적인 자원을 인적 자원과 같이 대접하여 화폐로써 표시하는 일이다. 1) 생태학과 경제학 이 관계를 보다 정밀하게 인식하기 위하여 우리는 생태학과 경제학의 관계를 살 펴보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이 소비를 위하여 생산하거나 다음의 생산을 위하여 생산 하든 간에 인간은 자연을 착취 혹은 이용하여 생산하는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현 재의 소비와 다음의 생산을 하기 위하여 누가 누구를 위하여 생산과 소비를 어떻게 - 30 -
산림과 사회와 정의 하여야 하는가라는 정의의 문제는 자연을 얼마나 이용하여야 하느냐라는 문제와도 직결된다고 하겠다. 그런데 이 문제를 국가간 그리고 세대간의 정의라는 문제로 부 각시켰을 때에 그 적정량을 결정하기는 지극히 어려울 것이다. 그 이유는 경제와 생 태를 정확히 연결 지우기 어려운 데에도 있을 것이다. 우선 정의의 문제는 자연을 누가 얼마나 이용하느냐라는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는 점을 다시 논의 해보자. 오늘날의 생태학(ecology)은 자연과 인간의 상호작용 및 연관성을 다루고 있다. 생태학(ecology)이라는 말은 그리이스어 oikos(household) 와 logy(the study of)가 합성되어서 생겨난 말이다(Odum, 23). 문자 그대로 보 면, 생태학은 지구에서 상호 의존하여 살아가는 존재로서 식물, 동물, 미생물 그리 고 인간을 포함하는 가정에 대한 연구이다. 경제학(economics)이라는 말도 똑같이 oikos에서 연유한다. 그래서 경제학이라는 말은 가정의 관리(management of the household)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Odum, 28). 그렇다면 이론적으로는 생태학과 경제학은 동료학문(companion disciplines)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경제학자는 인간의 노동과 시장의 재화 및 용역을 다 루고 있으며, 반면에 생태학자는 자연환경에 관심을 두며 시장성은 없으나 인간에게 지극히 중요한 자연이 인간에게 가져다주는 재화와 용역을 다룬다. 그런데다가 현 실에 있어서 경제발전을 꾀하다 보면, 자연환경이 파괴되기 마련이다. 그리하여 이 론적으로는 두 학문이 동반적인 입장에 있지만, 대중에게는 서로 상반되는 것으로 보인다(Odum, 28). 예를 들어, 산림을 벌채하면 산림의 황폐로 인하여 경제가 어 려워짐에도 불구하고 당장에는 국민총생산의 증가에 긍정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잡히 게 된다. 바로 여기에 무엇인가 잘못이 있다고 하겠다. 경제학자들도 이러한 불합리 한 점을 인식하고 있다(Time b, 13). 가정에 대하여 보다 통합적이고 전체적인 견해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며 경제학과 생태학의 간극을 줄이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하겠다. 양자의 간극을 줄이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보자. 바다에서 씨를 말릴 정도로 고기를 무한 정 잡을 수는 없다. 이론적으로 보아서 우리의 경제체제는 이렇게 되는 것을 막는 다. 漁 族 資 源 이 고갈되면 가격이 올라갈 것이고, 가격이 올라가면 소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는 가격이 올라가면, 어획 작업하는 사람들에게 보 다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는 수가 있다. 그래서 어족자원은 고갈되더라도 어업에 관 련이 되는 주의 가격은 상승할 수 있다. 이리하여 자연에 대한 착취는 막다른 길에 이를 때까지 지속된다. 그런데 엄밀하게 따지고 보면, 어부가 이익을 남긴 것은 자원의 훼손이라는 손실 은 계산에 넣지 않은 것이다. 어부가 손실을 계산에 넣지 않았다는 것은 그는 자연 자원에 대하여서 무임승차(free rider)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계산에 넣으면 - 31 -
Ⅰ. 산림 사회 강좌 오히려 인류는 손해가 나는 짓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로써 알 수 있는 것은 시 장경제는 인간이 만든 재화와 용역에는 작동이 잘 될지 모르지만, 자연자원에는 작 동이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국제적인 협력을 통하여 시장에 법적이거나 정치적인 제재를 과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인류 전체의 장기적인 이익과 환경의 질 (environmental quality)을 보존하기 위하여 필요하다(Odum, 45). 그런데 문제의 초점은 화폐는 인간이 만든 재화와 용역에 대하여서는 기꺼이 대 가를 지불하면서 자연적인 재화나 용역에 대하여서는 중요성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환언하면, 도시와 농촌의 생태계(urban-industrial and agricultural ecosystem)에서 나온 재화와 용역에는 가격을 지불하지만, 자연적 생태계(natural ecosystem)가 가져다주는 재화와 용역에는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 미국인의 평균소득이 르완다인보다 백 배나 된다면, 이는 결국 미국인이 자연자원 을 백 배나 이용한 것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정화를 위한 부담금을 백 배나 지불하라고 한다면, 미국인은 수긍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생태계가 가져다주는 재화와 용역을 시장이 가져다주는 재화와 용역으로 교환되는 것이 현재는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 인간이 환경에 대하는 태도에는 경제적인 사고 가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사회가 공인하는 경제 체계뿐만 아니라 경제학에 숨겨져 있는 가설이나 가치 체계도 인간이 자연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시각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가 된다. 그런데 서방의 자유시장 경제학이나 사회주의 국가의 통제경 제 간에는 메울 수 없는 간극이 있지만, 자연세계를 이용하는 경제적인 견해에 대해 서는 서로의 태도가 비슷해진다(이진아, 240). 그래서 생태계가 가져다주는 재화와 용역에 대하여 대가를 지불하지 않기는 마찬가지가 되었다. 이 점이 바로 시장의 잘못 (market failure)이다(odum, 102-5). 즉 우리 생활 에 소요되는 실질적인 비용(real costs)을 화폐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 다. 이러한 잘못을 시정하려는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경제학자, 볼딩(Kenneth E. Boulding)은 市 場 價 値 (market value or priced value)와 이제까지 물이나 공기가 인간생활에 가지고 있었던 非 市 場 價 値 (nonmarket value or unpriced value)의 간극을 좁히기 위하여 보다 포괄적이고 전체적인 경제학의 발전에 노력하 여 왔다(Boulding, a. b.). 그러나 아직까지 경제생활에 응용되지 않고 있다. 2천년 대에 접어들고 있지만 미래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하고 있다. 화 석 에너지원은 그 양에 있어서 감소하고 그 질은 떨어지고 있으며 가격은 올라가고 있다. 에너지 轉 換 (energy transition)은 이미 시작하였다. 급속한 인구 증가와 산 업화 그리고 경제발전은 자연을 파괴하여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새로운 자원과 기술이 문제를 해결하리라고 낙관하는 이도 있으며 (Kahn: Simon), 사회를 재조직하여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 32 -
산림과 사회와 정의 (Capra; Ehrlich: Schmacher; Watt). 특히 로마 클럽(The Club of Rome)의 연구로 인류가 처한 곤경이 전 세계적으로 인식되었다(Meadows). 그럼에도 불구 하고 소득, 식품, 가치 그리고 교육에서의 격차가 전 세계적으로나 국내적으로 그렇 게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Odum, 260-1). 생산에 주력하여 지구의 생태계를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저해한다는 것이 밝혀 졌음에도 불구하고 고쳐지지 않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자연환경파괴를 피하는 데에 장애가 되는 것을 하딘(Garrett Hardin)은 共 有 地 의 悲 劇 (the tragedy of the commons)으로 설명하고 있다(Hardin). 공유지란 어느 누구에나 개방되어 있 으면서도 아무도 그의 복지에 대하여 책임을 지지 않는 자연환경의 부분이다. 그 예 로써 어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牧 草 地 나 放 牧 地 가 있다. 牧 夫 의 입장에서는 가능 한 많은 가축을 방목하는 것이 이익이다. 공유지에 대한 어떤 제한을 하기로 합의하 고 공동체 전체가 이를 지켜야만 방목지가 피폐하지 않고 가축을 오래 동안 기를 수 가 있다.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이전에 공유지는 공동체가 가하는 제약과 공동체의 관습으로 보존되었다. 원시적인 유목사회는 가축을 여기 저기 옮김으로써 문제를 해 결하였다. 많은 유럽의 도시들은 전통적으로 커다란 공원이나 녹지대를 두어서 共 有 地 를 보존하였다. 근대에 와서 지역적으로 제한하던 것이 대자본의 압력에 굴복하게 됨으로써 비극은 시작하였다. 단기적인 안목에서 커다란 이익을 남기겠다는 자본의 탐욕이 삶의 질을 희생시킨 것이다. 당면한 이익 혹은 단기적인 이익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에는 어느 누구에게도 사 회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 상황을 社 會 的 陷 穽 (social trap)이라고 부른다(Platt). 동물은 눈앞에 보이는 미끼를 탐내어 함정에 빠져 곤경을 겪는다. 사람들이 담배 피 우는 것은 行 態 的 인 사회적 함정의 한 예이다. 쓰레기를 대량으로 버리고, 인간의 삶을 유지시키는 환경 (life-support environment)을 파괴하고, 핵전쟁을 하는 것 은 환경적인 사회적 함정의 일례이다(Odum, 265). 이제까지 인간은 인간과 자연을 착취함으로써 물질적인 부를 축적하고 풍요로운 산업사회를 이룩하였는지 모른다. 그러나 인간이 처한 함정에서 벗어나고 成 長 을 管 理 (growth management)할 시점에 이르렀다. 성장을 관리하기 위하여서는 긴 장래에 인류가 가질 수 있는 이익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리고 인간을 착취하는 것만큼이나 자연을 착취하는 것도 反 倫 理 的 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하고, 가정에 대 한 연구와 가정의 관리, 즉 생태학과 경제학이 합쳐져야 할 것이다(Odum, 271). 2) 왜 정의가 문제가 되는가? 위에서 든 바와 같이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것은 결국 공해를 가져다 줄 뿐이다. - 33 -
Ⅰ. 산림 사회 강좌 공해가 문제가 된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면서 정의에 대한 개념이 생태적인 관심과 함께 명료하게 된다. 그렇다면 현재의 인류가 후손들에게 성의를 보이는 정도에 상응하여 인류의 장래 또한 만들어지는 것이다. 만일 장래의 지구에 대하여 현재의 우리가 아무런 책임감 을 느끼지 못한다면 또한 그것으로써 지구의 장래가 정해지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후세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할 객관적인 이유 같은 것은 애초에 없다. 장기적인 고 려가 인류 전체에게 더 이익이라는 증거도 명확한 것은 아니다. 다만 후세에 대하여 어느 정도의 정성과 관심을 기울이느냐에 따라 현재의 우리가 어떤 부류의 존재인지 를 스스로 드러낼 뿐이다. 정의의 문제가 실질의 핵심(substantive essence)에 관 한 문제이며 일의적(primary)인 문제인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 문제는 그 자 체로서 하나의 표준을 창조해 나가는 문제이지 결코 외부적인 준거를 동원해서 해결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오로지 자신의 생존에만 우선적 중 요성을 부여하는 행태를 보인다면, 그 자체로써 그 사회를 대표하는 정의의 관념이 드러난다. 그때 외부적 시각에 입각해서 그와 같은 정의의 관념을 비판할 소지는 있 겠으나, 그렇다고 해서 전자의 관념이 정의가 아니라는 중립적인 판결이 성립할 수 는 없다(Winch, 151-170). 타인에 대한 관심과 동정이 정의의 핵심 요소라는 관 점도 물론 가능하다. 하지만 그 역시 단지 정의의 내용에 관한 하나의 관념 이상의 지위를 얻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와 같이 정의의 문제에 어떻게 답하느냐에 따라 각 개인이, 각 사회가, 나아가 지구촌을 구성하는 현재의 인류가 각기의 차원에서 자아의 모습을 창조하여 형상화하게 되는 것이다. 세계를 신학적으로 묘사하면, 모든 사물은 복잡한 존재의 사슬 (chain of being) 로 함께 묶여져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보면, 공해는 상궤( 常 軌 )를 벗어난 것이다. 즉, 사물의 적절한 질서에서 이탈한 것이다(Smith, M, 11). 인간이 자연에 가치를 부여하는 방식에는 크게 보아 두 가지가 있다. 자연을 그 자체로서 목적이라고 보는 견해와 다른 목적, 특히 인간의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보는 견해이다. 전자의 관점, 즉 보존주의자(preservationist)의 입장에서는 인간의 필요와 이익으로부터 무관하 게 자연물은 본질적인 가치가 있으므로 자연은 그대로 내버려 두어야 한다. 후자, 즉 보전주의자(conservationist)의 견해로 보면, 자연물은 인간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 도구적이므로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하여 -다른 말로 표현하면 최장기간의 최대다수의 최대의 선 (the greatest good for the greatest number for the longest time)을 위하여 - 자연은 과학적으로 관리되어야 한다 (Smith, M, 13). 2) 2) 의미상으로 보면, preservationist 는 保 全 主 義 者 로, conservationist 는 保 存 主 義 者 로 번역하 는 것이 옳지만, 이제까지 뒤바꾸어서 쓰여져 왔기 때문에 그대로 쓰기로 한다. 전자를 보전주의 - 34 -
산림과 사회와 정의 3) 국가간의 정의 자연을 훼손하거나 이를 보존하려는 노력이 왜 국가간의 문제가 되었는가? 산림 의 훼손을 예를 들면 인류의 긴 역사를 보면 이는 한 국가만 책임질 문제가 아니다. 실제 대규모의 산림감소가 전 세계에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지구 전체의 환경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한 국가가 아니고 모든 국가가 공동 노력해야 해결될 문제가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일이 일어나는 원인을 따지면 인간이 자연에 의존하면서 삶을 영위하고 있으며 경제가 국제화되었다는 데에 있다. 세계 경제라는 큰 틀 속에 편입됨으로써 한 국가의 자연과 전통적인 경제체제가 파괴된 것은 그 예 를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러므로 산림의 보존을 포함한 지구환경의 보존이 라는 문제는 전 세계인의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산림의 지속적인 발전 혹은 지구의 자연 보존 나아가서는 하나뿐인 지구 를 살리는 노력에 있어서 국가간의 이해관계가 다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이해가 다르다. 이는 역사적으로 보아 선진국이 하나뿐인 지구를 훼손 하는 데에 큰 몫을 담당하였기 때문이다. 요컨대, 선진국은 지구의 자연자원에 관한 한, 이제까지 무임승차(free ride)를 한 것이다.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것이 다. 이는 성장이 한계에 이른 현 시점에서 지금부터라도 곧 전 세계의 자연자원을 자본으로 표시함으로써 가능할 것이다. 어쨌든 이제까지 정의는 주로 한 국가에서 개인, 개인과 집단, 집단과 집단, 계층 과 계층 혹은 계급과 계급 사이의 문제로 국한되어 왔다. 그러나 오늘날 재화의 생 산과 분배가 전 세계적인 체제로 이루어지고, 이것이 자연의 이용 내지는 훼손과 연 관 있으며, 즉 에너지 소비와 연관 있으며 에너지 과소비로 인한 공해유발이 전 세 계적인 문제가 되었다. 이러한 시점에는 정의가 국가 내의 문제로 국한될 수가 없으 며 국가간의 문제, 나아가서는 전 지구적인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다. 4) 세대간의 정의 우리가 과연 미래의 세대, 후 세대의 일까지 걱정할 필요가 있을까? 걱정할 필요 가 없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역사적으로 보면, 전 세대보다도 후 세대의 삶이 향상 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다음 세대를 위하여 자원을 남겨둔다 는 것은 가난한 사람이 부유한 사람에게 부를 넘겨주는 것과 유사할 수도 있다. 가 난한 현 세대가 부유한 차세대에게 부를 남겨 주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그런데 자로, 후자를 보호주의자로 번역하여도 될 것 같다. - 35 -
Ⅰ. 산림 사회 강좌 오늘날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Klemperer, 95). 그래서 Rawls, Solow 그리고 Ramsey는 세대간의 정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3) 그런가 하면, 차세대를 위하여 자원을 남겨두는 문제는 인간의 심성에 기인하는 윤리적인 문제가 남아 있다. 하딘이 제기하는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예에서 보는 것 처럼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하여 설사 그 결과를 알고 있더라도 공유 지에 자신의 가축을 다른 사람보다 많이 방목하려고 한다. 단기적인 개인의 이익을 위하여 장기적인 공동의 이익을 저버릴 정도로 인간은 이기적이라는 사실을 이 예가 입증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합성세제를 쓰면 자연을 오염시키고 후손에게 좋지 않다 는 알고 있지만, 후손의 복지를 위하여 작기는 하지만 조그마한 현재의 편리를 포기 하겠는가(Heilbroner, p. 321)? 이러한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후손을 위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살아 있는 사람은 본능적으로 죽음 을 두려워하며 수명장수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래서 보다 나은 자연환경과 사회 환경에서 살고 싶은 욕망이 있다고 하겠다. 그런데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후손에게 태어나지 않는 것보다 태어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기왕에 태어나 서 삶을 영위하는 사람은 살고 싶은 욕망이 있겠지만, 아직 태어나지 않는 후손도 우리와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그렇다면 아 직도 태어나지 않은 후손을 위하여 자원을 남겨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렇게 생각하면, 이성적으로는 후손을 위하여 자원을 남겨두지 않을 이유도 있다. 게다가 아담 스미스는 도덕적 감정에 대한 이론 (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 도덕정조론)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를 제기하였다. 人 道 的 인 한 유럽 인이 수백만의 삶을 앗아간 중국의 지진에 대한 소식을 들었다고 가정해보자. 그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그는 인간의 삶이 그렇게 불안하고 인간이 하는 일은 모두 가 허무하다는 우울한 생각에 잠길 것이다. 그러면서 그 지진으로 인하여 유럽과 세 계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신의 사업을 하고 생의 즐거움을 찾을 것이다. 멀리 있는 중국에 그것도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당한 재앙에 더 이상 염려하지 않을 것이다. 그 유럽인이 자신의 가족은 돌보고 가족의 장래를 위하여 저축도 하겠지만, 전혀 3) J. Rawls, A Theory of Justice. (Cambridge, MA: Harvard University Press, 1971). R. M. Solow, "Intergenerational equity and exhaustible resources," Review of Economic Studies, Symposium on the Economics of Exhaustible Resources,1974 pp. 29-45. -----------, "The economics of resources or the resources of economics", American Economic Review, 1974, vol. 64, No. 2, pp. 1-44. F.P. Ramsey, A mathematical theory of saving," The Economic Journal, 1928, Vol. 38, pp. 543-559. - 36 -
산림과 사회와 정의 일면식도 없는 중국인의 현재를 두고두고 걱정한다고 가정하기는 어렵다. 더군다나 태어나지도 않은 자신의 후손과 인류의 후손을 위하여 크고 작은 희생을 감수하리라 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것이 인간이다. 그러한 인간을 두고 탓하자는 것이 아니 다. 인간관계의 사회적 거리 (social distance)에 따라 인간은 각기 다른 도덕적인 감정을 표출하고 이에 따라 행동하기 마련이다. 길가에 주정뱅이가 쓰러져 있는 경 우 모르는 사람이면 지나치기가 일 수이며, 아는 사람이면 병원에 데리고 갈 것이 다. 이러한 도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양태가 다른 것을 두고 흄(David Hume)은 사회적인 거리 (social distance)라는 개념으로 설명하였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심 장에 꽂혀있는 쇠꼬챙이보다 자신이 손톱 밑에 꽂혀있는 가시가 더 커 보이는 것으 로 느끼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이러한 것은 인간은 이기적인 동기에서 행동한다고 본 스미스도 인정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다른 가정을 스미스는 우리에게 제시한다. 손가락의 작은 상처로 인하여 내일 검지를 잃게 될 것이라는 의사의 말을 듣게 되었다면, 수 백 만의 생명 을 앗아간 지진에 비하면 이는 사소한 재난에 불과하다. 그러나 당사자는 두려움에 서 한 숨도 자지 못하고 전전반측할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스미스는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수 백 만의 생명을 잃게 하는 것과 손가락 하나 잃는 것 중에서 선택을 하게 되었다면, 즉 자신의 손가락을 잃으면 수백만의 다른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 자신의 손가락을 잃는 것이 수백만의 생명을 잃는 것보다 더 크다고 여기는 인간이 검지를 잃지 않기 위하여 수 백 만이 죽도록 내버려두겠는가? 아담 스미스는 이 점에서 단호하다. 손가락 하나를 잃지 않기 위하여 수 백 만이 죽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그의 답이다. 인간은 이기적인 심성을 가 지고 있지만, 내면의 양식이 있음으로써 존경이나 고귀함 그리고 존엄을 사랑하는 측면이 있다. 그래서 손가락을 희생시킬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가 세제를 함 부로 쓰는 것이 후 세대에 크나큰 고통을 가져온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한다면, 세제 를 함부로 쓰게 됨으로써 생기는 편의 정도를 희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과연 사람들이 그렇게 할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다음은 어느 마을에서 펼 친 환경미화 운동이다. 이를 두고 곰곰이 생각해볼 것이 많을 것 같다. 부자들이 서로 의논하여 아름답고 쾌적한 마을을 자손들에게 남기기 위한 운동을 시작하였다. 마을을 오염시키지 않기 위하여 엄격한 규칙을 만들었다. 자기들도 크게 자숙하였 고, 빈곤한 사람에게도 이 이상 지저분한 생활을 하게 놔둘 수는 없었다. 쓰레기나 오물을 도로에 버리는 것을 금지하고, 자신의 집에서 처리하게 하였다. 함부로 나무 를 베는 것도 금하였다. 부자들은 담배를 끊었고, 다른 사람들도 끊어야 한다고 권 고하였다. 끽연이 마을의 공기를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난한 사람들이 생각 없이 아이들을 만드는 것이 모든 악의 근원이 아닌가라고 부자들은 - 37 -
Ⅰ. 산림 사회 강좌 지적하였다. 아이들이 늘어나므로 그들의 집이 점점 더 좁아지고 더러워지며 생활은 황량해져 결국 동네 전체가 오염된다고 하는 생각이었다. 분명히 부자들은 고령자뿐 이며 집에는 어린아이들이 없다. 그 대신 혈통서가 있는 개나 고양이가 있다. 여기에 대하여 가난한 사람들은 반발하였다. 부자들의 도락( 道 樂 )에 맞추어 동네 의 미화운동비용을 부담할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게다가 부자들로부터 이것을 하 면 안 된다, 저것을 하면 안 된다, 심지어는 생활방식까지 시끄럽게 참견 받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 자신들은 그저 그날그날을 살아가는 게 고작일 뿐이었다. 또한 그 들은 부자들이 깔끔한 생활을 하기를 원한다면 부자들이 돈을 내어 가난한 사람의 편의를 봐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부자들은 할 수 없이 동네의 미화운동 비용을 부담하는 것과 더불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나누어주었다. 그러자 그 아 이들의 수는 더욱 더 증가하였다. 몇 세대가 지났다. 아이들이 없었던 부자의 자손은 이 동네에는 없다. 가난한 사 람의 수는 점점 더 늘어나서 이전에 부자들이 살고 있었던 집에도 지금은 가난한 자 들이 많이 살게 되어 슬럼화 하였다. 정원의 나무나 가로수도 마구 베어지고, 개나 고양이도 결국 잡아먹혀 버렸다. 그리고 동네는 오물과 악취가 넘쳐흘렀다 (다케우 치 야스오, 329). 결국은 동네는 황폐해지고 만 것이다. 그 이유는 동네 미화에 의욕적이었던 사람 의 후손은 그 수가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술한 환경미화운동이 사실에 가까우며 마을을 지구라고 생각하면, 우리는 지구를 보존한다는 이상은 꿈에 지나지 않으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구는 하딘이 지적한 것처럼 하나의 공유지이며 공유지 는 모든 사람의 것이면서도 누구의 것도 아닌 것이기 때문에 더욱 보존하기가 어렵 다. 그렇다면 지구를 꼭 보전할 필요가 있을 때 이를 보전하기 위하여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 문제는 조금 미루어두고 일단은 인간이 후 세대를 생각할 만큼의 도덕성이 있 다는 것을 가정하고 논의를 지속시키자. 현재 지구인은 미증유의 환경오염문제에 부 닥쳐 있으며, 산림파괴 등을 통한 환경오염은 결국 자연자원을 지나치게 이용한 데 에서 기인한 것이며, 인간은 자연자원을 의존하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안다 면, 오늘날의 지구인은 자신을 위하여 자연자원을 모두 이용하지 않고 후 세대의 몫 을 남겨두게 될 것이다. 후 세대의 몫으로 남겨둠으로써 겪게 되는 불편이나 다른 어려움 정도는 감수할 정도의 존엄성은 인간으로서 가지고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 후 세대 몫만큼 남겨두고 지속적으로 자연자원을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다는 것이 산림학에서의 보속 수확 혹은 항속림 나아가서는 지속 가능한 산림 의 경영이라는 개념과 경제학을 비롯한 사회과학에서 오늘날 명제가 된 지속 가능한 성장이라는 개념으로 표현된다. 지구의 자원을 이용하면서 삶을 이어나가는 인간은 - 38 -
산림과 사회와 정의 지속적인 성장이라는 개념이 하나의 도덕률로서 제시된 것이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것이 하나의 도덕률로서 얼마나 지켜지는지는 별개의 문제이 다. 1992년 리우 데자네이로에서 178 개국이 모여서 지구의 환경을 보존하고 보호 하기 위하여 지구수뇌 (the Earth Summit)회담을 개최하였다. 그후 회담에서 천 명된 것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산림의 황폐를 줄이자고 결의를 하였지만 톱에 의하여 없어지는 산림은 매년 네팔의 크기만 하다고 한다. 종의 다양성의 파괴는 인 간에 의한 재해라고 천명하면서도 인재( 人 災 )는 지속되고 있으며 종 다양성협약 은 강력하게 지켜지지도 않다. 그리고 노르웨이는 고래잡이 조업을 중지하기로 한 국제협약을 무시하고, 그 자신이 녹색주의를 목청껏 주장하였던 그로 하아렘 브룬 트란트 (Gro Harlem Brundtland) 전 수상의 정부는 밍크 고래잡이를 재개하도록 허용하였다. 노르웨이의 하는 짓도 위선적이지만 미국의 태도도 가히 볼만한 일이 다. 클린턴 행정부는 노르웨이가 하는 짓을 못 본 척하고는 타이완이 희귀 동물인 호랑이의 거래에 일침을 놓음으로써 국내 보존주의자의 구미를 맞추었다. 환경보호 문제라는 것도 그 자체의 중요성 때문에 다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정권의 연장이라는 정치의 논리가 보다 이 문제보다 우세해진다(Time, a. 12-14). 환경문제가 중요하다는 의식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이 되어가고 있다. 그렇지만 그 해결은 답답하게 진행된다. 따지고 보면, 환경은 정책과제로서는 비교적 새로운 것 이다. 정부조차도 생태가 교역, 안전, 경제발전 그리고 다른 전통적인 국가의 문제 와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를 정확히 헤아리지 못 하고 있다. 게다가 국민들로 하여금 환경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하는 것은 어린이들에게 먹기 싫어하는 음식을 억지 로 먹게 하는 것과 같다. 환경퇴락으로 향유하게 되는 경제적인 윤택은 명확히 눈에 띠는 데에 비하여, 이에 따른 부담은 은폐되기도 하고 사회 전체가 나누어서 지불하 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후세대가 해결하게끔 맡겨 버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Time, b, 80). 가정에서도 가족의 앞날을 위하여 저축하기도 하고 자식에게 유산을 남겨준다. 이 와 마찬가지로 인류는 인류의 후손을 위하여 후손이 의지하고 살만한 지구를 물려주 어야 한다. 후손이 의지하고 살만한 지구에는 인간이 생명체로서 존속하기에 적합한 자연환경과 더불어 인간의 생존을 가능하게 하는 정도의 자연자원은 남아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자면, 지구가 오염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이를 위 한 하나의 과업이 산림의 보존이 될 것이다. 그리고 후 세대가 이용할 수 있도록 자 원을 남겨 두면서 현 세대인도 자원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일이다. 이 것이 바로 산림의 경우에는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이며 사회생활에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모색하는 일이다. 그런데 산림을 보전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을 과학적으로 규명 - 39 -
Ⅰ. 산림 사회 강좌 하는 일조차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더군다나 도덕적인 고려까지 하여 현재와 미래 의 지구인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하여 현 세대와 후 세대 사이의 자원배분을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지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이는 마치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있는 가 정에서 어느 시점에서 얼마나 저축을 해야 하는지를 결정하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 이다. 가용자원이 얼마 남아 있지 않는 경우에는 결정하기가 더더욱 어려울 것이다. 이제까지 윤리라는 것은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 내지는 국가 사이, 즉 인간과 사회의 문제이었다. 그러나 환경윤리라는 문제가 대두되었다는 것은 인간이 생각하 여야 할 윤리의 영역이 넓어지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은 이제 토지, 식물, 동물 등의 자연에 대하여 우리는 윤리적인 사고를 확장하지 않으 면 안 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Leopold, 252). 인간이 자연과 상호작용하고 의존함으로써 양자의 공존이 가능하며 더군다나 자연환경의 파괴가 인간의 생존을 어렵게 하는 상황에서는 인간은 자연에 대한 태도에도 올바름과 그름, 즉 윤리적인 배려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개인과 개인간의 정의, 개인과 집단간의 정의, 집단 사이의 정의 혹은 지역간의 정의, 국가간의 정의, 나아가서는 세대간의 정의는 사회에 대한 문제일 뿐만 아니라 사회와 자연 사이의 문제이기도 하다. 정치, 윤리와 경제의 문제는 궁극적으로 자원 이나 인간에게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배분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자 원과 노동을 배분하여야 하는 생산과 소비는 자연자원의 이용과 관계가 있으며 인간 의 노동과 결부됨으로 정의라는 문제와 직결되기 마련이다. 요컨대 인간을 자연에 의존하여 삶을 영위하는 존재이다. 그리고 인간은 자연에 의존하여 삶을 영위하는 존재이다. 또한 인간이 발전시키는 기술도 자연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그러므로 인간과 자연의 조화와 기술의 발전이라는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현대사회 에서 정의를 구현하기는 어렵게 되어 있다. 그런데 그 문제를 해결하는 관건은 자연자원을 자본으로 인식하는 데에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원 생산성 (resource productivity)을 높이게 되며 (Hawken, 76-77), 이로써 인간이 지구에서 지속 가능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되 며 또한 정의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앞서 자연자본에 대한 인식을 강조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4. 결어 인간은 자신이 몸을 담고 있는 환경의 한 부분이다. 환경을 떠나서 인간은 존속할 수가 없었다. 어떠한 때나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연이라는 환경이 요구하는 바를 인 - 40 -
산림과 사회와 정의 간이 무시하고 살아 갈 수 없었다(Forbes, x). 만약 우리가 몸을 담고 있는 지구와 太 陽 에너지가 없다면, 식물이 광합성을 할 수 없을 것이며 따라서 근원적으로 식물 의 광합성에 생존을 의존하는 인간은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산림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을 구구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다만 현 시점에서 새롭 게 깨달아야 하는 것은 산림이 이제는 자연자본으로 인식되어야 하며 더 나아가서는 삶의 원천으로 인식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목재 바이오매스를 이용함으로써 목 재가 바로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여서는 안 된다(교또대학 목질과학 연구소, 69-126). 이렇게 하여 인간이 자연과 더불어 다른 인간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 것은 인간의 本 性 과 共 同 生 活 에 대한 필요성에서 연유한다고 하겠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은 사회적 존재라고 말한 것은 사회적인 존재로서 만 인간은 인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인간이 자연에 의존하여 생 활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밝혀진 이상, 善 한 정부를 가진다는 것은 社 會 的 인 存 在 로서의 인간의 본성을 발현할 수 있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의 사회적인 본성 을 모든 자연적 사물체계 내의 부분으로 적합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하겠다. 그래 서 인간과 사회에 대한 학문은 인간이 사회적 존재이면서 自 然 의 일부라는 것을 고 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따라서 인간과 사회에 대한 학문의 한 분야인 정치사상은 인간과 자연의 사회적 성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Northrop, 474).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의 산림은 21세기를 맞이하는 지구인에게 새로운 윤리를 요 구한다. 이것(우리에게 부과되는 책임윤리조항)은 자원이 유한하다는 점과 지역 생 태적, 그리고 범지구적 생태계의 연관에 관하여 알게 되고 스스로가 주변의 자연과 연계되어 있는 점을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인식은 행동의 최우선을 경 제적 원칙 에서 생태적 원칙 으로 대체하였다. 투자의 수확 이라는 말 대신에 자연 침해와 자연이용 이 나타나는데, 자연이용 의 척도가 시장에 종속되어 변화하므로 모 든 임업행위는 자연침해의 범주에 포함된다. 이 말은 조절(accommodation)을 의 미하는데 윤리적 원칙은 필요한 자재의 생산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보속성)을 넘어, 우리의 욕구를 만족시키는데 직접적으로 필요한 자연이 아니라도 보장함을 말 한다 (윤영일, 24). 그런데 우리에게는 이에 대한 인식이 일찍부터 있었다. 일찍이 육당은 "사람이 공 기를 모르고 고기가 물을 잊어버리는 셈으로, 온통 그 속에 들어 있을수록 그런 줄 모르는 것이 대개 상례이거니와 朝 鮮 人 의 白 頭 山 意 識 도 실로 이러한 종류라 할 것 이다. 언제 아무 데서고 이마를 스치는 것은 白 頭 山 의 바람이요, 목을 추기는 것은 白 頭 山 의 샘이요, 갈고 심고 거두고 다듬는 것은 白 頭 山 의 흙이요,... 白 頭 山 과 우 리는 본디 한 덩이요 결코 두 조각이 아닌데,... 이렇게 떠나려 해 떠날 수 없고, 떼려 해 떨어지지 아니할 사정에 있는 것이 우리의 對 白 頭 山 의 관계이다 (최남선, - 41 -
Ⅰ. 산림 사회 강좌 18-9). 육당의 지적처럼 이제까지 우리는 공기와 물의 고마움을 잊고 살았다. 그리 고 그의 주장처럼 백두산이라는 자연을 중심으로 나라가 들어섰으며 나라가 들어섰 기에 우리의 문화가 있었다. 그러기에 天 孫 인 우리 倍 達 族 이 백두산이라는 자연을 등지고 살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을 두고 생각하더라도, 아무리 전 세계의 경제가 분업화되어 간다고 하더라도, 배달족이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까지 수입할 수는 없는 일이다. 물, 특히 공기는 언젠가는 인류가 돈으로 살 수 없는 자원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를 지키 는 일은 우리의 몫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지구의 온난화로 해수면이 높아간 다고 하여 바다 물을 지구의 밖으로 퍼낼 수는 없는 것이다. 또한 지구의 온난화가 극심하여지면, 빙하가 녹아서 생긴 차가운 물이 바다의 난류를 없앨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구는 온난화가 아니라 빙하기에 접어들 수도 있다. 육당은 일제 강점기에 백두산에서 배달족이 자연과 합치됨으로써 민족의 독립과 문화의 창달을 이룰 수 있다고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자연자원의 보존이라는 문제 는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며 인류의 장래가 걸린 문제가 되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이 문제를 두고 국가간의 정의와 세대간의 정의를 논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하겠다. 결국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개념은 바로 생태학적 관심과 효용의 추구를 결합하자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Milbrath). 참고문헌 교우토 대학 목질과학연구소 편. 1999. 목재의 비밀 엄영근(역). 서울: WIT컨설팅 다케우치 야스오( 竹 內 靖 雄 ). 1995. 정의와 질투의 경제학. 노성태 역. 제일경 제연구소. 서울. 윤영일.(역) 1997. 우리 문 앞의 숲 숲과 문화 제6권 제5호(통권 35호) 숲과 문화연구회. 이진아.(역). 녹색세계사 서울: 심지; Ponting, Clive. 1991. A Green History of the World. The Environment and the Collapse of Great Civilization. Penguin Books Ltd. London. 최남선. 1927. 白 頭 山 觀 參 記, 六 堂 崔 南 善 全 集 6. 고려대학교 아시아문제 연 구소 편, 현암사, 1973. 祖 父 江 孝 男, 1998. 文 化 人 類 學 入 門, 增 補 改 訂 版, 中 公 新 書 560, 東 京 ; 中 央 公 論 社. Capra, Fritjof. 1982. The Turning Point. Bantam Books. New York. - 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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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산림 사회 강좌 Our Way Out. SUNY Press. Albany Northrop, F. C. S. 1948. The Meeting of East and West. Macmillan, New York. Nozick, Robert. 1989. The Examined Life: Philosophical Meditations. Simon & Schuster, New York. Platt, J. "Social Trap" American Psychology, 1973. 28; 64-651. Rawls, John. 1971. A Theory of Justice. Belknap Press. Cambridge, Mass. Rifkin, Jeremy. 1981. Entropy. Bantam Books. New York. ------------(a) 1983. Algeny. Viking Press. New York. Schmacher, E. F. 1973. Small Is Beautiful. Harper & Row. New York. Simon, Jukian. 1981. The Ultimate Resource. Princeton University Press. Princeton. Smith, Mark J, 2000, Culture, Buckingham; Open University Press. Time, a. "The Politics of Famine", by Bnice W. Nelan. August 25. 1997., b. Our Precious Planet Special Issue. November. 1997. Watt, Kenneth, L. F. Molloy, C. K. Varshney, D. Weeks and S. Wirosardjono. 1977. The Unsteady State: Environmental Problems, Growth and Culture. University Press of Hawaii. Honolulu. Winch, Peter. 1972. "The Universalizability of Moral Judgments" in Ethics and Action, Routledge and Kegan Paul. pp. 151-170. - 44 -
<산림과 살림살이(산림경영경제)> 산림경영경제: 산림과 살림살이 신 만 용 국민대학교 산림환경시스템학과 교수 1. 산림과 인간생활 1) 임업의 정의 임업은 자금과 자본재를 생산수단으로 하고 이에 노동력을 투입하여 임목축적을 조성하고 그것을 상품으로 하는 생산업으로 하는 산업활동을 말한다. 2) 산림의 정의 (1) 산림의 정의 산림( 山 林 )은 숲 또는 삼림( 森 林 )이라 하고, 영어로는 forest라고 하는데, 그 뜻 을 살펴보면 나무와 하층식생( 下 層 植 生 )으로 덮여져 있는 넓은 면적의 토지이다. 산 림법에서는 산림을 집단적으로 생육하고 있는 입목과 그 토지, 입목이 일시적으로 상실되거나 입목의 집단생육에 사용하게 될 토지를 말한다. 생물학적인 의미의 산림 을 보면 나무와 관목 풀 등이 우거진 모습 혹은 나무 등 식물의 모임과 그것을 둘 러싸고 있는 토양 등 환경요소도 고려하여 파악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산림의 뜻을 요약해 보면, 어느 정도의 넓이를 가진 토지 위에 서 있 는 나무와 다른 식물들이 우거져 서로 경쟁하거나 협조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생물사 회와 그 사회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인자군의 총합이라고 할 수 있다. - 45 -
Ⅰ. 산림 사회 강좌 (2) 산림의 구분 산림은 어떠한 속성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여러 갈래로 분류할 수 있다. 1 순림(pure forest)과 혼효림(mixed forest) 순림이란 그 숲을 구성하고 있는 수종이 한가지일 때를 뜻하고, 혼효림이란 몇 가 지 수종이 섞여서 형성된 것을 말한다. 2 동령림(evenaged forest)과 이령림(unevenaged forest) 숲을 구성하고 있는 나무의 나이를 기준으로 해서 나이가 같거나 거의 비슷하다 고 인정되는 동령림과 나이가 서로 다른 이령림으로 나눈다. 3 침엽수림(coniferous forest)과 활엽수림(broad-leaved forest) 수목은 침엽수종으로 조성된 침엽수림과 활엽수로 조성된 활엽수림으로 대별된다. 4 인공림(artifical forest)과 천연림(natural forest) 인공림은 사람의 힘으로 숲이 만들어질 때를 말한다. 천연림은 자연의 힘으로 이 루어진 숲을 말한다. 5 경제림(commercial forest)과 보안림(protection forest) 경제림이란 숲의 직접효용을 위해서 경영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목재 수피 수실 수지 등 화폐로 바꿀 수 있는 물질생산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보안림은 숲이 존재함으로서 나타나는 효용을 얻고자 하는 것으로, 풍치림 방풍림 소음방지림 방조림 수해방비림 수원함양림 야생동물보호림 학술림 토사간지림 어부림 등 이 그것이다. 6 교림( 喬 林 ;high forest)과 왜림( 矮 林 ;coppice) 교림은 고림( 高 林 )이라고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나무의 성립이 종자로부터 시작된 숲을 뜻한다. 그러나 삼나무숲 편백숲처럼 삽목묘로써 조성된 숲도 교림으로 말한 다. 왜림은 저림( 低 林 )이라고도 하는데, 참나무류 아까시나무 오리나무처럼 줄기 를 이용한 뒤 남아있는 그루터기에서 움가지(맹아)가 돋아 나와 다시 숲을 만들게 될 때 나무의 키가 대체로 크지 못하여 왜림이라 한다. 한편 교림과 왜림이 한 지역 에 섞여 조성되어 있는 것을 중림( 中 林 ;coppice with standard)이라고 한다. - 46 -
산림경영경제: 산림과 살림살이 7 상록수림(evergreen forest)과 낙엽수림(deciduous forest) 소나무 향나무 주목 동백나무 가시나무처럼 일년 내내 푸르름을 간직하는 나 무로 조성된 숲을 상록수림이라 하고 가을과 겨울 사이에 잎이 떨어지고 봄에 새잎 이 나오는 나무로 조성된 숲을 낙엽수림이라고 한다. 8 국유림(national forest)과 사유림(private forest) 소유관계로 구별하는 것으로, 사유림에는 사찰림 학교림 회사림 종중림 독림 가림 일반 개인의 소유림 등이 들어간다. 또한 공유림( 公 有 林 )은 국유림에서 지방 자치단체로 양여되어 관리되는 숲으로 도유림과 군유림이 있다. 3) 산림의 기능 (1) 경제적 기능 산림의 직접적인 기능이라고 하며, 산림으로부터 얻어지는 산물, 즉 임산물이 국 민경제생활에 기여하는 효용을 말하며 때로는 산림의 유형적 기능이라고 한다. 산림은 목재이외에도 많은 부산물을 생산해 내는데 낙엽, 나무열매, 수피 등은 산 림으로부터 직접 생산해내는 부산물이고, 버섯, 산나물, 약초, 광물 및 석재, 야생화 초, 그리고 야생동물 등은 산림이 존재함으로써 얻어지는 부산물이다. (2) 공익적 기능 1 수자원 함양기능 산림은 이수기능( 理 水 機 能 )을 가지고 있다. 즉, 산림은 큰 비가 왔을 때나 눈이 녹을 때의 증수기( 增 水 期 )에 일시적으로 물을 저축해서 출수( 出 水 )피크를 낮추어 주 며, 홍수를 완화시키는 작용과 갈수기에도 물을 말리지 않고 일정한 유량( 流 量 )을 챙기는 양면의 작용이 있다. 2 토사유출 방지기능 산에 나무가 없으면 내린 빗물을 저장해 둘 수 없기 때문에 큰 물이 발생할 수 있지만, 나무가 우거져 있으면 저수 능력이 강해지고 나무뿌리는 그물모양으로 땅 속에 퍼져 있어 흙과 돌을 밀착시켜 흘러내림을 막을 수 있다. - 47 -
Ⅰ. 산림 사회 강좌 3 발산물질과 보건휴양기능 숲속에 들어가면 싱그럽고 상쾌한 느낌이 들고 대자연의 향기를 맛보게 된다. 나 무의 몸속에서는 각종 물질을 발산시키며, 이 물질들은 사람의 정서를 안정시키고 사람에게 유해한 미생물을 죽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 쾌적성의 창조기능 바람이 통하는 시원한 숲 속과 그늘은 우리의 생활을 즐겁게 해준다. 5 방풍기능 몇 줄로 나무를 심어 숲띠를 조성하면 바람의 속도를 줄여서 각종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바람 위쪽에서는 수고의 5배, 바람 아래쪽에서는 수고의 35배의 거리에 해당하는 범위에 걸쳐 방풍효과를 올릴 수 있다. 6 소음방지기능 음파가 나무의 잎과 가지로 말미암아 파동에너지를 잃어버리는 효과와 소음원으 로부터의 거리를 숲이 관여하게 되는 두 가지 효과로서 숲속의 소음은 감소하게 된 다. 산림의 존재가 주는 심리적인 소음감소의 효과도 있다. 7 오염물질 흡착기능 산림과 나무는 먼지나 오염물질을 잎과 가지에 흡착시켜 공기를 정화하고, 비가 내리면 흡착된 물질을 떠내려가게 하는 작용을 한다. 8 야생동물 보호기능 산림은 짐승 새 등 야생생물의 삶의 터와 먹이를 제공하므로, 숲 안에는 각종의 동물상이 보전되어 인간의 생활환경에 즐거움을 주게 된다. 9 풍치보존기능 우리는 흔히 우리나라를 금수강산이라고 한다. 아름답기 한이 없다는 것이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통하여 변화를 주는 나무의 숲과 산의 경관은 우리의 정 신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10 온난화 방지기능 나무는 광합성을 통해서 공기 중의 탄소를 식물체로 전환시켜 축적한다.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공기 중의 탄소의 양보다도 숲이 저장하고 있는 탄소의 양이 더 많아 - 48 -
산림경영경제: 산림과 살림살이 두 배를 넘을 것이라고 한다. 숲은 지구의 탄소저장고라고 말할 수 있다. 2005년 현재 우리나라 산림의 탄소흡수량은 약 3,200만CT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금액 으로 환산하면 약 9,600억원 정도의 경제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4) 산림과 임업의 관계 산림과 임업의 관계는 그림 1로 표현할 수 있다. 목재이용 산림조성 산림 가꾸기 생산 이용 산림의 양적 측정 숲의 경영계획 부산물 이용 그림 1. 산림과 임업의 관계 2. 산림경영의 개념 및 기본요소 1) 산림경영 개념의 발전 (1) 보속수확(sustainable yield) 17세기 이후 근대 임업이 시작된 이후 산림경영의 중심적 개념 목재를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벌채량이 생 장량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개념 산업혁명 이후 목재기근을 경험한 유럽에서 목재의 영속적 안정적 공급의 실 현을 위한 이론적 토대 - 49 -
Ⅰ. 산림 사회 강좌 기본적으로 물질생산을 기초로 한 개념으로 산림의 복합성이 간과되고 임목벌 채가 산림의 공익적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무시된 단점이 있다. (2) 다목적 이용(multiple use) 산림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사회적 수요 증대를 수용하기 위해 채택 산림에서 생산할 수 있는 자원을 목재자원, 비목재자원, 야생동물, 휴양 등으 로 확대한 후 개별적으로 보속수확하는 개념 건전한 생태계의 유지 보전이라는 진정한 다목적 경영과는 거리가 있는 개념 이었음 (3) 다원적 산림경영(multi resources forest management) 경영목적이 다양한 재화와 서비스의 동시생산을 추구하는 것 이를 실현하기 위해 산림생태계의 유지 보전이 핵심적인 요소 다목적 경영과 다른 점은 산림경영의 다양한 편익이 같은 공간에서 유지 보 전 및 생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원 간의 상호연관성을 고려하여 유용한 재화 및 서비스를 최소 비용으로 동 시에 생산하는 개념 (4)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sustainable forest management) 1992년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채택한 산림원칙 성명에 포함 산림자원 및 임지는 현재 및 미래 세대의 사회적 경제적 생태적 문화 및 정신적 수요를 지속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도록 경영되어야 한다고 명시 생태적 경제적 및 사회적 측면이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의 기본적 요소 2) 산림경영의 기준 (1) 생태적 산림경영 자연적 형태와 과정을 이해하고 조화롭게 하면서 토착 생물다양성과 생태적 - 50 -
산림경영경제: 산림과 살림살이 생산성을 보전한다는 관점에서 산림자원을 분석 많은 재정적 부담이 동반되는 형태이다. (2) 경제적 산림경영 인간에 대한 산림의 총편익을 최대화하는 관점에서 산림자원을 분석 편익을 미시적 시각(기업)과 거시적 시각(지역과 국가)으로 나눈다. 순현재가 및 비용 평가 등의 개념 도입 (3) 사회적 산림경영 산림자원을 사람들과 지역사회의 복지를 유지하는 관점에서 해석 산림자원을 인간과 지역사회에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이용하자는 것 핵심 요소 : 산림편익의 분배, 변화를 수용하는 지역사회의 역량, 사회적 용인 가능성, 참여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 과정 3) 지속가능한 산림경영 (1) 지속가능한 개발 미래 세대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능력에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현재 세대의 수 요도 만족시키는 것 1982년 환경과 개발에 관한 세계위원회 의 보고서 : 우리 공동의 미래 1992년 6월 브라질 리오드자네이로 : 환경과 개발에 관한 국제연합회의 회의 개최 기후변화협약, 생물다양성협약, 환경 개발에 관한 리오선언, 아젠다 21, 산림 원칙성명 합의 1 리오선언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인간중심주의 선언 제 1원칙 : 인간이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개념의 중심에 있다. 지속 가능한 개발의 실현을 위한 제 원칙 규정 환경문제의 책임론이 쟁점 - 51 -
Ⅰ. 산림 사회 강좌 - 개발도상국가 : 선진국에 책임 - 선진국 : 인류 공통의 과제이기 때문에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공동으로 대처 제 7원칙 : 공동과 차이 있는 책임 - 지구환경문제 해결에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공동의 책임이 있지만, 그 책임의 정도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 2 아젠다 21 지속 가능한 개발을 실현하기 위한 국체적인 행동계획 - 산림의 다양한 역할과 기능 유지 - 산림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의 강화 및 황폐지의 녹화 - 산림 서비스의 효율적 이용 촉진 - 산림 및 관련 계획의 작성과 평가능력의 확립 및 강화 (2)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의 기준과 지표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 달성을 위한 대응전략이 국제적 협의를 통해 마련 - 국제연합차원의 정부 사이의 논의 -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의 추진상황을 평가하기 위한 기준과 지표의 개발 - 지속 가능한 산림으로부터 생산되는 목재와 목제품에 대한 인증제도의 개발 과 추진 국제열대목제기구(ITTO)의 기준과 지표 헬싱키 프로세스 : 유럽 국가 몬트리올 프로세스 : 비유럽 온한대 국가 타라보토 프로세스 : 아마존 유역 국가들 (3) 산림경영 인증제도 환경, 사회, 경제를 배려한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을 세계수준에서 인증하여, 그 곳에서 생산되는 임산물을 소비자가 우선적으로 구입하도록 하는 것 세계표준화기구(IOS)의 인증제도 : 환경경영시스템 - IOS14000 시리즈 산림관리협회의 인증제도 - 산림경영인증 : 경영단위의 인증 - CoC 인증 : 가공유통과정의 인증 - 52 -
산림경영경제: 산림과 살림살이 (4) 기후변화협약과 탄소배출권 1 기후변화협약 1992년 6월 리오국제환경회의에서 채택 지구온난화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대기 중의 온실가스의 농도를 안정화시키 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함 2 교토의정서 1997년 일본 교토에서 개최 선진국의 온실효과가스 배출에 관하여 법적 구속력이 있는 각국마다의 수 치적 약속을 정했다. 제1차 공약기간(2008-2012)에 선진국 전체의 배출 총량을 1990년 수준 보다 5.2% 감축 각국의 경제적인 여건을 고려하여 -8%에서 +10%까지 차별화된 감축량 규정 협약국의 의무사항 - 공통과 차별 있는 책임의 원칙에 따라 협약국의 의무 규정 - 부속서 I 국가 : 지구 온난화에 책임이 있는 국가로 배출량을 1990년 수 준으로 감축 - 부속서 II 국가 : OECD 국가로 감축노력과 함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개발도상국에 대한 재정지원과 기술이전의 의무 3 쿄토메커니즘 온실가스를 효과적이고 경제적으로 감축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 공동이행제도(JI; Joint Implement) - 온실가스를 의무적으로 감축해야 하는 부속서 I의 국가들 사이에 온실가 스 감축사업을 공동으로 수행하는 것을 인정하는 제도 - 한 국가가 다른 구가에 투자하여 감축한 온실가스량의 일부분을 투자국 의 감축실적으로 인정하는 것 청정개발제도(CDM; Clean Development Mechanism) - 온실가스 감축의무가 있는 선진국이 감축의무가 없는 개발도상국에 온실 가스 감축사업을 수행하여 얻어진 탄소배출권을 선진국의 의무감축량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한 제도 탄소배출권 거래제도(IET; International Emission Trade) - 53 -
Ⅰ. 산림 사회 강좌 - 감축의무국가(부속서 II)가 의무감축량을 초과하여 달성하였을 경우, 그 초과분을 감축의무국가와 거래할 수 있는 제도 - 의무를 달성하지 못하였을 경우 다른 부속서 II의 구가에서 부족분을 구 입하여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제도 - 2003년 현재 탄소 1톤에 26$로 세계 시장규모는 약 100억 $ - 20101년에는 1톤당 36$로 전망 3. 우리나라의 산림자원 현황과 산림경영 1) 우리나라의 산림(2009년 현재) 산림면적 : 637.0만 ha(전국토의 64.0%) 국민 1인당 산림면적 : 0.134 ha 임목 축적 : 6억 9,683만m 3 임목지 618.0만 ha중 침엽수림 43.2%, 활엽수림 26.8%, 혼효림 29.9%, 죽림 0.1%로 구성 표 1. 소유형태별 산림면적과 입목축적. 소유형태 소유면적 임목축적 면적(천 ha) 비율(%) (m 3 /ha) 국유림 1,530 24.0 126.5 공유림 488 7.7 99.5 사유림 4,352 68.3 100.4 계 6,370 100 109.4* 주 *:전국 평균축적임. 2) 우리나라 산림경영의 변천 (1) 제1차 산림기본계획 : 치산녹화 1차 10년 계획(1973-1978) 계획목표 : 국토의 속성녹화 기반구축 주요성과 100만ha의 조림계획을 4년 앞당겨 달성 - 54 -
산림경영경제: 산림과 살림살이 화전정리사업의 완료와 농촌임산연료 공급원 확보 육림의 날 제정과 산주대회 개최로 애림사상 고취 (2) 제2차 산림기본계획 : 치산녹화 2차 10년 계획(1979-1987) 계획목표 : 장기수위주의 경제림조성과 국토녹화 완성 주요성과 106만ha의 조림과 황폐산지 복구 완료 대단위 경제림단지 지정, 집중조림 실시 산지이용실태조사, 보전 준보전임지 구분체계 도입 (3) 제3차 산림기본계획 : 산지자원화 10년 계획(1988-1997) 계획목표 : 녹화의 바탕 위에서 산지자원화 기반조성 주요성과 32만ha의 경제림 조성과 303만ha의 육림사업 실행 산촌종합개발의 추진과 산림휴양 문화시설의 확충 산지이용체계의 재편, 기능과 목적에 의한 이용질서 확립 (4) 제4차 산림기본계획 : 산림복지국가의 기틀마련(1998-2007) 계획목표 :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기반 구축 주요 성과 합리적인 산지관리체계를 확립하여 효율성 증대 산림자원의 경제림화를 촉진하고 이를 위한 경영기반을 구축 임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임업소득을 증대 산림생물자원에 대한 보전과 관리를 강화 산림재해를 효율적으로 방지하고 도시림을 확충 산림휴양 문화를 진흥하고 산촌종합개발을 확대 국제협력과 해외산림개발을 증진시켜 나아갈 것 (5) 제5차 산림기본계획 : 지속가능한 녹색복지국가 실현(2008-2017) 계획목표 : 산림기능의 최적발휘 - 55 -
Ⅰ. 산림 사회 강좌 주요 목표 가치있는 국가자원 건강한 국토환경 쾌적한 녹색공간 4. 산림의 조성 1) 인공림의 조성 인공림을 조성하는 방법은 묘포장에서 종자를 파종하여 산지에 잘 적응할 수 있 을 정도로 묘목으로 키운 후, 임지에 식재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경영 목적 에 따라 다르나 조림시에는 본수가 많고 각 임목의 직경의 폭이 좁으나 시간이 경과 하면서 햇빛, 수분, 그리고 양분을 차지하기 위한 주변 임목들과의 경쟁이 시작되면 서 경쟁에서 이긴 임목은 생장의 속도가 빨라지고, 경쟁에서 진 임목은 생장이 저조 하여 종국에 가서는 고사하고 만다. 인공적으로 조성된 삼림은 직경분포가 정규분포의 형태를 보이는데 수령이 적을 때는 직경의 폭이 좁으면서 본수가 많으나 시간이 경과하면서 직경분포의 폭이 넓어 지고 본수가 감소하는 형태를 보인다. 2) 천연림의 조성 천연림은 자연적인 힘에 의하여 삼림이 조성되고 유지되는 형태를 갖는다. 인공림 과는 달리 상층의 모수( 母 樹 )에서 떨어지는 종자에 의하여 후계 임목이 자연적으로 조성되기 때문에 직경이 작은 임목의 본수가 많고 직경이 커지면 본수가 줄어드는 형태를 보이는 것이 전형적인 천연림의 구조이다. 이러한 천연림은 직경이 커질수록 생육속도가 빠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일정한 직경 이상의 임목만 주기적으로 벌채 하여 이용하면 항상 그 구조를 유지하면서 후계림의 재생에 의하여 그 공간이 채워 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 56 -
산림경영경제: 산림과 살림살이 3) 조림수종 (1) 조림수종의 선정 일반적으로 조림수종을 선정할 때 고려해야 할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경제성이 있어야 한다. 2 심을 곳의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수종을 선택한다. 3 종자의 확보, 양묘, 식재 후의 관리가 쉬운 수종을 선택한다. 4 숲 땅의 보호, 자연환경의 보호에 도움을 주는 수종을 선정한다. 5 주요 조림수종 장기수 구분 수종 강송 해송 리기테다소나무 버지니아소나무 낙엽송 잣나무 스트 침엽수(10종) 로브잣나무 전나무 삼나무 편백 활엽수(4종) 참나무류 느티나무 자작나무류 물푸레나무 속성수(5종) 유실수(2종) 표 2. 우리나라의 조림 장려수종 이태리포플러(1호 2호) 현사시나무 (3호 4호) 양황철나무 수 원포플러 오동나무 밤나무 호두나무 5. 산림가꾸기 산림가꾸기는 인공조림이나 천연갱신에 의해 조성된 미성숙림을 임상정리, 성장촉 진 및 형질개선 등 산림의 질적 양적인 생산을 충실하게 하기 위한 여러 가지 작업 을 말하며, 무육(tending) 또는 보육(caring)이란 말로 사용된다. 1) 풀베기 풀베기( 下 刈 ; brush control)는 주로 인공적으로 식재된 조림목에 대하여 실시 하는 작업으로, 조림목의 주변에서 조림목과 경쟁하여 조림목의 생장에 방해를 주며 자라는 주변식생을 정리하거나 제거하는 작업으로서 인공적으로 조성된 임분에서 매 우 중요하다. 종류에는 줄베기, 둘레베기가 있다. 풀베기의 시기와 횟수는 식생의 - 57 -
Ⅰ. 산림 사회 강좌 활력이 왕성한 여름철인 6~8월에 실시하며, 9월 이후에는 조림목의 보호를 위해 실시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잡초의 생장이 지나치게 왕성한 곳에서는 연중 2번에 걸 쳐 실시할 수 있다. 대개 조림 후 1~5년 사이에 계속적으로 실시하며, 조림목이 자 라서 잡초보다 높게 자랄 때까지 계속적으로 작업이 실시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 야 한다. 2) 덩굴치기 덩굴치기는 풀베기가 끝난 조림지에서 조림목을 감고 올라가 조림목의 생장에 방 해를 주는 덩굴식물류를 제거하는 작업을 말한다. 조림목에 가장 피해를 많이 주는 덩굴류는 우리 나라 전역의 산야에 분포되어 있는 칡이며, 이밖에 머루 다래 청미 래덩굴 으름덩굴 산딸기 등이 있다. 덩굴치기작업은 그 세력이 왕성한 여름철에 실시하는 것이 좋으며, 뿌리까지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3) 잡목 솎아내기 풀베기가 끝난 조림지가 시간이 흐르면서 원하지 않는 조림목 이외의 수종 또는 관목류들의 조림지 안에 침입하게 되며, 조림목 중에서도 형질이 불량하고 전체적인 임분의 발달에 피해를 미치는 나무가 생겨나게 된다. 이러한 불필요한 나무를 제거 하는 작업을 잡목 솎아내기라고 한다. 4) 천연림 보육 천연림보육의 작업내용은 다음과 같은 목적으로 이루어진다. 불량목의 제거와 생육공간의 조절 임분의 혼효도 관리 하층임분의 관리 미래목의 선정 수형의 교정 작업로의 설치 - 58 -
산림경영경제: 산림과 살림살이 5) 가지치기 옹이가 없는 우량한 고품질의 목재를 생산하기 위하여 가지를 제거하는 작업을 말한다. (1) 가지치기 시기 가지치기는 최종생산 때의 목표직경이 1/3 되는 시점이 적당하다. (2) 가지치기 높이 죽은 가지의 발달상태에 따라 구분되며, 장차 생산될 용재의 길이를 고려하여 실 시한다. (3) 가지치기 요령 활엽수는 자연적으로 낙지가 되므로 될 수 있는 데로 자연낙지를 유도하고 상처 부위가 남지 않도록 작업을 해야 한다. 6) 간벌 간벌( 間 伐 ;thinning)이란 어린나무 가꾸기나 천연림 보육작업 등의 잡목솎아내기 작업이 끝난 뒤부터 최종수확 때까지 숲을 가꾸는 작업이다. 간벌의 목적으로는 임분의 밀도를 조절하고 잔존목의 생장을 촉진시키며, 형질을 개선하여 고품질의 나무를 생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숲을 건강하게 만들어 각종 재해로부터 숲을 보호하며, 간벌재를 통한 원료 공급과 중간수입을 올리게 하 고, 하층식생의 발달과 토양의 성질을 개선시키며, 또한 후계림 조성을 유도하고 생 산기간을 단축시키고 있다. (1) 간벌시기의 결정 간벌시기는 수고대 직경생장비(H/D ratio) 또는 지하고의 비율을 보고 결정한다. - 59 -
Ⅰ. 산림 사회 강좌 (2) 수관급에 의한 나무 구분 임분의 구성하고 있는 나무들은 각각 공간을 차지하는 정도와 임지의 조건 및 역 사에 따라서 수고의 생장과 수관의 넓이, 줄기형태의 차이를 보인다. 어떠한 임분 내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들을 생장정도와 형질에 따라 분류한 것을 수관급이라고 한 다. 이 수관급은 임분의 형질을 개선시키기 위한 기초이다. 1 1급목: 우세목-건강한 수관을 가지며 줄기가 곧은 나무 2 2급목: 준우세목-건강하지 못한 수관을 가지며 줄기가 곧지 않은 나무 3 3급목: 중용목-수관이 피압되지 않고 줄기에 흠이 없으나 생장이 약화된 나무 4 4급목: 피압목-수관이 피압되어 생장이 저하된 나무 5 5급목: 고사목-죽은 나무 또는 넘어진 나무 그리고 살아남을 가능성이 희박한 나무 (3) 나무의 육림적 기능에 의한 간벌 1 미래목: 최종수확 때까지 남길 나무들로 우세목 중에서 선발하게 된다. 2 중용목: 미래목의 생육에 방해를 주지 않는 나무로서 장차 간벌을 통하여 중 간수익을 올릴 수 있는 나무 3 방해목: 미래목과 경쟁하고 있는 경합목, 미래목 생장에 피해를 주는 폭목, 숲 의 형질이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나무들로서 제거대상이 되는 나무 4 보호목: 미래목의 줄기에 그늘을 제공함으로써 잠아발생을 억제시키고 지표면 이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여 숲이 건조하게 되는 것을 막아 주는 나무 5 하층식생: 미래목의 생육에 지장이 없고 임지의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잔존 시키는 지표의 관목류와 초본류를 말한다. (4) 간벌방법 1 하층간벌( 下 層 間 伐 : low thinning) : 일반적으로 양수성의 수종으로 구성된 임분에 적용되며, 열세목의 대부분과 우세목 중에서 결함이 있는 2급목만을 벌채하는 방법이다. 2 상층간벌( 上 層 間 伐 ; crown thinning) : 우세목을 강하게 간벌해서 남아있는 나무의 생장을 촉진하고 열세목의 일부를 남겨 우세목을 보호하도록 하며, 활 엽수림과 음수성인 수종으로 구성된 임분에 적용한다. 3 열식간벌( 列 植 間 伐 ) : 기계적 간벌이라고 하는데, 나무가 줄로 심어졌고 밀도 - 60 -
산림경영경제: 산림과 살림살이 가 높을 때 한 줄씩 띄어 가며 간벌해 주는 방법으로서 주로 어린 임분에 적 용한다. 4 도태간벌( 淘 汰 間 伐 ) : 최종수확 때까지 가꿀 미래목을 선정하고 미래목을 중심 으로 간벌해 나가는 방법 (5) 간벌률 간벌률( 間 伐 率 )은 보통 본수율 재적률 등으로 결정되며, 어린 임분이며 본수율을 쓰고, 장령림과 노령림에서는 재적률을 쓰는데, 우리 나라의 장령림의 경우 현행 간 벌률은 일반적으로 총재적의 10~30%를 적용하고 있다. 6. 산림측정과 산림경영 1) 산림측정 산림측정은 기구를 이용하여 숲을 구성하고 있는 나무의 외형을 측정하고 나무의 재적과 성장량을 추정함으로써 개개목으로 구성된 임분을 수치적으로 파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나무는 상당한 수명이 있기 때문에 시간의 경과에 따라 달라지는 임분 의 변천과정을 파악해야 한다. 따라서, 산림측정은 시간의 경과에 따른 임분의 시업 과 경영에 필요한 자료를 양적으로 파악하여 제공하기 때문에 임학의 중요한 기초분 야이다. (1) 입목의 측정 1 흉고직경의 측정 흉고직경( 胸 高 直 徑 ;diameter at breast height, DBH)이란 가슴높이에서 측정 한 나무의 직경을 말하며, 우리 나라는 지상으로부터 1.2m높이에서 측정하고 서구 에서는 보통 1.3m높이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흉고직경을 측정하는 기구로는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 윤척( 輪 尺 ; caliper)과 직경테이프이다. 2 수고의 측정 입목의 높이를 측정하는 것은 직경측정에 비하여 어렵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과제이다. 많은 종류의 수고( 樹 高 ;tree height)측정기구가 개발되어 현재 사용되고 - 61 -
Ⅰ. 산림 사회 강좌 있는데, 측정자로부터 입목까지의 수평거리, 측정자의 눈 높이, 나무의 상단과 하단 을 시준하였을 때 만들어지는 각도 등을 고려하여 기하학적인 방법이나 삼각법의 원 리를 적용하여 직접 눈금을 읽을 수고를 측정하도륵 고안되었다. 3 연령의 측정 개개목의 나이는 수령( 樹 齡 ), 임분의 나이는 임령( 林 齡 )으로 구분되는데, 입목에 대한 수령은 기록이 없는 한 정확하게 측정하기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흉고에서 생장추( 生 長 錐 ; increment borer)를 이용하여 임목의 중심까지 목편( 木 片 ; core) 을 뽑아 연륜 수를 측정하는 것이다. 4 형수의 측정 나무의 모양은 상부로 올라 갈수록 직경이 작아진다. 이러한 모양의 나무 재적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형수( 形 數 ; tree form)를 이용하여 재적을 추정한다. 형수는 실제 입목의 재적과 일정부위의 직경과 수고를 이용하여 원주의 체적과의 비를 말한다. (2) 재적의 추정 나무의 부피를 나타내는 재적( 材 積 ; volume)은 보통 입목( 立 木 ), 벌채목, 그리고 임분으로 나누어 추정할 수 있다. 재적의 추정은 주로 수학적 또는 통계학적 방법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2) 산림경영 (1) 산림경영의 생산요소 1 임업노동 2 임지 3 임목자본(임목축적) (2) 법정림( 法 正 林 ;normal forest) 재적수확의 보속을 실현할 수 있는 내용과 조건을 구비한 산림을 법정림이라 한다. 법정림이 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 62 -
산림경영경제: 산림과 살림살이 1 법정영급분배( 法 正 齡 級 分 配 ;normal distribution of age group) 2 법정임분배치( 法 正 林 分 配 置 ;normal arragement of the stand) 3 법정생장량( 法 正 生 長 量 ;normal increment) 4 법정축적( 法 正 蓄 積 ;normal growing stock) (3) 산림경영계획 산림경영계획이란 임업의 모든 특징을 고려하여 산림자원을 보속적으로 배양하고 생산력을 증진시키며, 국토를 보존할 수 있도록 수립하는 산림경영계획을 말한다. 영림계획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산림조사 산림경영계획의 내용은 일반조사, 산림구획 그리고 산림조사가 포함된다. 산림조 사는 산림의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조사로서 시업계획의 내용을 결정하기 위 한 기초자료를 얻기 위하여 필요한 것이다. 산림조사의 내용은 지황조사와 임황조사 로 나누어진다. 2 시업계획 시업계획은 조림수종의 선정, 작업종의 선정, 벌기령의 결정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조림수종의 결정은 다음사항을 고려하여 경영목적에 맞는 수종을 선정한다. 먼저 이용가치가 높고 수요가 많은 수종, 토양에 맞는 수종, 향토수종, 그리고 당해 지역에서 우수한 생육상태를 보이는 수종을 선정한다. 작업종은 산림의 조림 벌채 갱신 등의 경영행위에 일관되게 적용되는 산림시업 체계를 말한다. 우리 나라 사유림의 영림계획에 적용되는 작업종에는 개벌작업, 택 벌작업, 모수작업, 왜림작업의 네 가지가 있는데, 지리적인 여건과 임상 및 경영목 적을 감안하고 선정한다. 벌기령은 임목을 일정한 성숙상태로 유지하는데 필요한 계획상의 연수를 말한다. 우리 나라 사유림 영림계획에 적용되는 주요수종의 벌기는 다음과 같다. 소나무: 50년 (춘양목보호림 단지 : 100년) 잣나무: 60년 리기다소나무: 25년 낙엽송: 40년 삼나무: 40년 편백: 50년 참나무류: 50년 포플러류: 15년 3 수확계획 현실림의 영급분배 지리적 여건 목재수요 등을 감안하여 생산의 보속성을 확보 - 63 -
Ⅰ. 산림 사회 강좌 할 수 있도록 벌채량 및 벌채 장소를 결정한다. 다만, 능선부(주능선 8부 이상, 소 능선 9부 이상) 암석지 급경사지 황폐가 우려되는 지역에서는 벌채를 해서는 안 된다. 4 조림계획 미입목지, 벌채지, 수종갱신 대상지를 대상으로 조림계획을 세운다. 다만, 조림면 적은 벌채면적보다는 적어서는 안 된다. 현존임목의 밀도 및 생육상태로 보아 수종 갱신을 하는 것보다 존치시켜 무육하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판단되면 적절한 무육수 단을 계획하여야 한다. 5 시설계획 임업경영에 필요한 시설, 즉 임도 작업로 등 운재에 관한 시설, 묘포 등 조림에 관한 시설, 방화선 산화감시탑 등 산림보호에 관한 시설, 저목장 표고건조장 등 산림이용에 관한 시설, 사방공사 등 국토 보안에 관한 시설을 계획한다. 그밖에 영림계획서에는 부표(각종 표)와 도면(기본도, 위치도, 영림계획도) 등이 포함된다. 7. 갱신방법 산림경영에서는 여러 가지의 벌채방법 갱신방법 육림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이 들 특성을 구분하여 갱신의 유형을 정하는 것을 작업종( 作 業 種 ; silvicutural system)이라 하는데, 이를 세분하는 것을 작업법이라 한다. 작업종의 내용을 결정 하는 가장 중요한 인자는 성숙된 임목을 벌채하고 그 뒤 새로운 후계임분을 만드는 갱신기간 중의 작업이다. 1) 인공갱신과 천연갱신 인공갱신과 천연갱신의 정의, 장점, 그리고 단점은 <표 3>에 요약되어 있다. - 64 -
산림경영경제: 산림과 살림살이 표 3. 인공갱신과 천연갱신의 특징비교 구분 인공갱신 천연갱신 정의 장점 벌채한 곳이나 미입목지에 묘목을 식재 하거나 종자를 직접 파종하여 숲을 조성 하는 방법을 말한다.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숲을 조성하고, 산림작업 및 임분관리가 용이하며, 전체 적으로 불량한 임분에 적용 어미나무의 뿌리 또는 종자로부터 자연의 힘에 의해 새로운 숲을 만드는 것을 뜻함 갱신의 실패가 적고 조림비용이 절감됨 단점 조림 비용의 과다 임상이 고르지 못하여 관리하는 데 어려움 한편 인공갱신에서 묘목을 식재하는 대신 종자를 파종하여 갱신을 유도하는 방법 으로 파종조림( 播 種 造 林 ;by direct-seeding)이 있다. 방법으로는 흩어뿌림( 散 播 ) 줄뿌림( 條 播 ) 점뿌림( 點 播 ) 등이 있다. 2) 작업종의 분류 생산하고자 하는 목재의 용도에 따라, 산림을 소유하고 있는 산주의 의사가 달라 질 수 있으며, 또한 임분의 특성에 따라 작업체계가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작업체 계를 작업종이라 하는데, 이에는 개벌작업 모수작업 산벌작업 택벌작업 왜림작 업 중림작업 등이 있다. 이러한 작업종을 분류하는 근거는 교림인가 왜림인가를 구분하는 임분의 기원과 성숙목을 벌채하는 방법으로 구분하는 벌채종(개벌 산벌 택벌), 그리고 벌구의 모 양과 크기 등이다. (1) 개벌작업( 皆 伐 作 業 ) 임분내의 모든 나무가 일시에 벌채되고 새로운 임분으로 갱신될 때 이를 개벌이 라 한다. 장점으로는 집약적 작업을 함으로써 경비가 절감되고, 임분의 수종을 변경 하고자 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이며, 작업이 간단하고 양수의 갱신에 적합한 점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쉽게 임지의 황폐를 가져오고 개벌 후에 해로운 식생이 쉽게 침입 하여, 기후의 피해를 입고, 환경 친화적인 갱신 방법이 못된다는 단점이 있다. - 65 -
Ⅰ. 산림 사회 강좌 (2) 모수작업( 母 樹 作 業 ) 벌채지에 종자를 공급할 수 있는 나무를 산생 또는 군상으로 남기고 나머지 벌채 목으로 이용하는 방법이다. 모수작업에 적당한 수종은 소나무 해송 리기다 소나무 등이다. 모수작업은 집약된 작업을 할 수 있어 비용이 절감되며, 작업이 간편하고 어미나 무를 조절하여 수종을 변화시킬 수 있고 양수의 갱신에 적합하다. 그러나 임지의 급 격한 환경변화로 여러 가지 피해가 올 수 있으며, 비교적 종자의 비산거리가 먼 수 종에 적용될 수 있는데 미관상으로 좋지 못한 단점이 있다. (3) 산벌작업( 傘 伐 作 業 ) 비교적 짧은 갱신기간 중에 몇 차례의 갱신 벌채를 실행함으로써 모든 성숙목을 제거하고 이용하는 동시에 새로운 임분을 조성하는 벌채종을 말한다. 산벌작업은 3단계로 나누어 실시하는데, 각각 예비벌 하종벌 후벌이라고 하며, 하종벌부터 후벌까지의 기간을 갱신기간이라고 한다. 산벌작업은 양수와 음수의 혼효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상층의 나무가 갱신되는 어린 나무를 보호하여 안전한 갱신을 이루어질 수 있고, 산림을 보기 좋게 유지하고 임지의 생산력을 보호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고, 단점으로는 벌채작업이 분산 되어 일하기가 복잡함으로 비용이 증가되고, 갱신기간이 길어질 위험이 있으며, 갱 신 후 후벌할 때 하층의 어린 나무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4) 택벌작업( 擇 伐 作 業 ) 개벌작업이나 산벌작업처럼 갱신이 어떤 기간 안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제한이 없 고, 성숙한 임목을 국부적으로 벌채하고 임분 내에는 항상 각 영급의 나무가 서로 어울려 있는 형태를 갖춘 택벌림형의 산림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도룩 실시하는 작업 을 말한다. 택벌작업은 산림의 보호와 무육에 목적을 두고 갱신 및 이용을 고려하면 서 임분을 유지하여야 하므로 신중한 기술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장점으로는 임분이 항상 나무로 차 있어 지력을 유지하는데 효과적이며, 음수의 갱신에 가장 적절하고, 입체적 임지이용이 가능하여 임지의 생산력이 높고, 미관상 훌륭한 임형을 가지며, 보속적 수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도의 작업기술이 요구되며, 경영내용이 복잡하고 벌채작업이 까다로워 하층목에 손상이 가기 쉬우며, 양수성 수종에는 적용하기가 어렵다. - 66 -
산림경영경제: 산림과 살림살이 (5) 왜림작업( 矮 林 作 業 ) 활엽수의 그루터기에서 나오는 맹아를 이용하여 갱신하는 방법으로 주로 땔감 펄 프원료 표고버섯 재배목 등의 소경재를 생산할 목적으로 경영되는 임분에 적용된다. 벌채시기는 맹아가 잘 돋아날 수 있는 겨울 또는 이른 봄이 적합하고 여름철의 벌채는 피하도록 한다. 왜림작업은 벌기령이 짧아 자본순환이 빠르나 지력이 많이 소모되는 단점이 있다. (6) 중림작업( 中 林 作 業 ) 왜림작업지에서 질 좋은 나무를 남겨 대경재로 키우고, 하층목에 한에 왜림작업을 하는 경영방식이다. 동일 면적에서 대경재와 소경재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어 농가 경영림으로 적당하다. 중림작업지의 숲은 이단림이 되며, 활엽수림에 한하여 경영이 가능한 방법이다. 지력을 보호하는 힘이 왜림작업에 비하여 크며, 미적으로 보기 좋 은 임형이 형성되고 소자본으로도 경영할 수 있으나, 작업방법이 복잡하고 상목을 벌채할 때 하목이 피해를 입는다. 8. 산림의 생산 목재의 수확은 산지에서 입목을 벌도한 후에 일정한 규격으로 조제하여 원목으로 만들어 집재장이나 목재시장 또는 공장까지 반출하는 작업과정을 통틀어 목재수확 또는 공장까지 반출하는 작업과정을 통틀어 목재수확 또는 목재수확작업이라고 한 다. 일반적으로, 벌도 조재 집재 운재의 네 가지 작업공정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이것을 간단히 벌출작업이라고도 하며, 전체 산림작업 중에서 많은 위험을 수반하는 중노동에 속할 뿐만 아니라, 목재생산비용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 벌목( 伐 木 )과 조재( 造 材 ) 벌목이란 수목을 입지면에서부터 20~30cm 높이에서 체인톱이나 기계 장비를 사용하여 벌도하는 것이며, 벌도된 수목의 가지를 자르고 시장성과 목재의 용도에 적합한 길이로 절단하는 것을 조재라고 한다. - 67 -
Ⅰ. 산림 사회 강좌 (1) 벌목작업 벌목시기는 계절적으로 겨울에 하는 것이 여름에 벌채한 목재보다 병충해를 덜 받고 노동력 수급상 또는 입목과 산지에 손상을 덜 입히지만, 산림경영상 필요하다 면 어느 시기든 상관이 없다. (2) 조재작업 조재방법은 가지의 굵기에 따라 또는 작업비용을 고려하여 도끼나 톱 및 체인톱 을 사용하여, 일반적으로 원구에서 초단부를 향하여 가지를 절단하게 된다. 그리고 조재작업은 가지치기, 조재목마름질, 조재목검척의 순서로 실행된다. 2) 집재( 集 載 ) 목재수확작업은 벌목부터 시작되는 하나의 연속되는 작업이기 때문에 계획된 순 서대로 해야 하며, 항상 후속작업이 용이하게 합리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배려해 야 한다. 집재작업( 集 材 作 業 )은 벌목 후에 조재된 원목을 일정한 장소 또는 집재장 으로 운반하여 쌓아 놓는 작업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집재는 벌도한 다음 그대로 집재하는 전목집재( 全 木 集 材 ), 가지치기 후에 집재하는 전간집재( 全 幹 集 材 ), 조재하여 집재하는 보통집재( 普 通 集 材 )가 있다. 집재작업에는 많은 노력과 경비가 소요되므로 지형이나 수종, 집재량 등을 고려하 여 가장 합리적인 집재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집재는 방법에 따라 인력( 人 力 )에 의 한 집재, 축력( 畜 力 )에 의한 집재, 중력( 重 力 )에 의한 집재, 강선에 의한 집재, 기계 력( 機 械 力 )에 의한 집재 등으로 구분한다. 3) 운재( 運 材 ) 산지의 벌목장 또는 집재장에서 집재된 원목을 소비지 또는 시장이나 다른 중계 되는 운반장소까지 운송하는 것을 운재라고 하며, 크게 육상운재( 陸 上 運 材, 陸 運 )와 수상운재( 水 上 運 材 )로 구별된다. - 68 -
산림경영경제: 산림과 살림살이 4) 목재의 수확방법 산지에서의 목재의 수확방법은 침엽수와 활엽수, 또는 대경재와 소경재에 따라 달 라질 수 있다. 그러나 대체로 다음의 네 가지 방법으로 구분된다. (1) 수작업에 의한 수확작업의 방법 수작업에 의한 수확작업의 방법은 체인톱 외에 다른 기계적 도구를 사용하지 않 았을 때이며, 작업원의 신체적인 부담이 매우 높다. (2) 부분기계화 수확작업의 방법 요소작업과정별로 기계작업을 구분하여 실시하게 되며, 가장 간단한 기계화는 트 랙터에 부착된 윈치를 사용하는 수확작업의 방법이다. 부분적 기계화 수확작업은 임 업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목재수확작업에서의 더 발전된 기계화는 걸림목 (hang-up), 소집재, 또는 집재작업을 기계화하는 것이다. (3) 완전기계화 수확작업의 방법 완전기계화된 목재수확의 방법은 높은 생산량을 뜻하기도 하지만 아울러 높은 투 자비용이 소요된다. 소집재나 조재작업 등 어려운 요소작업에는 노동력 대신 기계를 투입하며, 또한 곤란하거나 극단적인 지형조건에서도 기계장비를 투입하게 된다. (4) 정치적 기계화 수확작업의 방법 산지의 집재장이나 상설 작업장에 정치식( 定 置 式 )으로 고정된 기계화를 뜻하며, 이것은 매우 높은 투자비용과 조직을 위한 비용으로 목재가격이 상승되므로 앞으로 도 매우 제한적으로 이용될 것이다. 9. 산림생산물의 이용 산림에서 얻어지는 생산물은 크게 주산물과 부산물,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주산 물은 나무를 뜻하고 부산물은 산나물, 버섯, 야생동물 등 주산물을 제외한 모든 생 - 69 -
Ⅰ. 산림 사회 강좌 산물을 말한다. 여기서는 우선 주산물인 나무에 대해서만 언급하겠다. 나무는 건축용재 제지용 재 에너지원 등에서의 우리 인간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으로서, 재생산할 수 있는 자원으로서, 석유자원에서 얻을 수 있는 화학공업원료를 모두 대체할 수 있 는 미래의 자원이기도 하다. 1) 목재의 이용 제품생산용 원자재이면서 환경친화성 재료로서의 목재의 가치는 금전적으로 환산 할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하며 그 용도 또한 무한히 많다. 수많은 목재의 용도 중에서 중요한 몇 가지 예로는 목조건축 가구 악기 내장재 공예품 포장재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목조건축은 미국과 일본 또는 유럽의 선진국들에서 활발한 분야이며, 우리 나라도 국민소득 및 경제여건의 개선과 더불어 근래에 목조건축에 대한 관심이 점차 늘고 있다. 2) 산림부산물 (1) 버섯 1 버섯의 종류 버섯은 농가소득원은 물론 건강식품으로도 알려지면서 수요가 계속 증가되고 있 어 소비량은 세계적으로 매년 12%씩,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5%씩 증가되고 있다. 주요 버섯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양송이(Agaricus bisporus)와 느타리 버섯(Pleurotus ostreatus) 각각의 버섯 생산량의 2% 미만을 차지하며, 볏짚재배가 개발된 이래 농가부업으 로 재배면적이 매년 증가되고 있다. 송이버섯 인공재배가 불가능하여 생산량이 매우 적고 수출 전략상품이며, 맛과 향기가 좋아 서 널리 식용되고 있다. - 70 -
산림경영경제: 산림과 살림살이 표고버섯 생산량이 전체의 96%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이는 건표고와 생표고를 합한 수치 이다. 영지버섯(Ganoderma lucidum) 약용버섯으로 예로부터 널리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83년부터 시험연 구가 시작되어 농가에 보급되었다. 2 버섯의 재배 버섯은 담자균류에 속하며 균사의 발육과 자실채의 생장에 적당한 온도와 습도가 필요하고, 목재 속의 영양분을 섭취하여 이용하므로 목재가 부후되면 버섯이 발생된 다. 균사의 최적온도는 24~26 이고 생육가능온도는 5~34 이다. 자실체의 생육 최적온도는 12~17 로 균사보다 낮다. 균사의 발육최적습도는 65~75%, 발육가 능습도는 50~90%이다. 균사가 발육할 때에는 빛이 필요하다. 버섯의 일반성분은 단백질 지질 및 당질이 비교적 많다. 비타민 B 1과 B 2, 니아 신과 같은 B군이, 미네랄로서는 칼슘과 인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이 밖에도 미량 미네랄로서 탄산과 유산탈수소효소 등의 성분인 아연도 함유되어 있다. (2) 산채 산채는 식용이나 약용으로 이용되고 있으면 종류로는 식용으로는 두릅, 곰취, 취 나물, 곤두레, 고사리, 참나물 등이 있고 약재로는 삽주, 잔대, 개시호, 족도리풀, 작약, 삼지구엽초, 다래, 머루, 산초, 오미자, 만삼, 당귀, 하수오, 천마 등이 있다. 산채는 농민들의 소득원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채취에서 소득이 높은 산채류 들은 재배로 점차 바뀌고 있어 농촌에서 중요한 수입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3) 양봉 양봉이라 하면 산림과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양봉업 은 산림의 수목의 꽃에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특히 약 70% 이상을 아까시나무 의 꽃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외에도 유채꽃, 밤꽃 등 여러 수종들에서 꿀이 생산되 고 있다. 양봉업에 의한 수입은 꿀, 화분, 로얄제리 등으로 구분하여 얻을 수 있고 이러한 성분들은 피로회복제, 약제 등으로 일반인들에게 많이 이용되고 있다. - 71 -
Ⅰ. 산림 사회 강좌 3) 임산물생산통계 우리나라의 임산물생산통계는 19종 149개 품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대부 분의 품목이 생산 및 채취위주의 자연산물에 치중되어 있어 목재가공품과 종이제품 과 같은 임산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임산물들이 임산물생산통게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세계적 추세를 고려할 때 산림서비스 관련 산업인 3차산 업과 관련된 품목도 생산액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1) 임산물생산통계 요약 2008년 기준 총 임산물생산액은 4조 5,255억원이다. 이를 부가가치액으로 환산하면 2조 4,430억원이며 이는 우리나라 전체 GDP 생산액의 0.26%에 불과한 실정이다. 표 4. 2008년 기준 임산물생산통계의 품목별 부가가치액과 GDP기여율 종류 생산액(백만원) 부가가치액 GDP기여율(%) 산나물 213,464 121,674 0.01303 죽순 298 170 0.00002 수액 13,882 7,913 0.00085 수실류 511,003 291,272 0.03119 약용식물 43,214 24,632 0.00264 농용자재 82,586 47,074 0.00504 용재 146,545 83,531 0.00894 죽재 626 357 0.00004 연료 18,157 10,349 0.00111 버섯 267,494 152,472 0.01633 섬유원료 151 86 0.00001 수지 64 36 0.00001 약초 19,991 11,395 0.00122 조림 78,935 44,993 0.00482 양묘 27,343 15,586 0.00167 조경재 850,352 484,701 0.05190 기타 64,801 39,936 0.00481 순임목생장 1,727,314 984,569 0.10542 토석 444,798 116,982 0.01252 전체 4,525,565 2,443,019 0.26-72 -
산림경영경제: 산림과 살림살이 (2) 임업총생산 요약 임업총생산을 산림부문의 생산업, 유통가공업, 그리고 산림서비스업을 포괄하는 것으로 간주하였을 경우 2008년 기준 임업총생산액은 24조 7,253억원이다. 이를 부가가치액으로 환산하면 8조 7,334억원이며 이는 GDP의 약 1%에 해 당한다. 표 5. 2008년 기준 우리나라 임업총생산의 산업별 부가가치액 추정치 분류 주요 품목 생산액 부가가치액 (백만원) (백만원) 영림업 조림, 양묘, 숲가꾸기, 임도 419,762 334,550 용재, 죽재, 순임목 생장 1,810,718 1,443,142 산나물류, 수액, 약용수실, 임산물 생산업 1,069,410 852,319 산약초, 버섯, 수지, 죽순, 수실류 생산업 야생조수 사육업 야생조수 포획량 4,531 616 조경업 조경수 780,936 622,406 분재 생산업 분재완재 소재 36,046 28,728 소계 4,121,403 3,281,761 제재 및 목재가공업 나무제품, 목재 4,453,065 1,099,907 펄프 및 제지제조업 펄프, 지류 15,454,328 3,956,308 생수 생산업 생수 221,281 135,682 유통 기타 비알코올 음료 제조업 칡즙 등 - - 가공업 산림 바이오 에너지 산업 펠릿, 목탄, 땔감류 18,156 8,983 임산물 유통업 유통업 지원예산 14,433 9,886 소계 20,161,263 5,210,766 탄소흡수원으로서의 가치 임목축적 및 탄소 고정량 - - 자연공원 운영업 자연휴양림, 삼림욕장, 수목원, 학교숲, 산림박물관 등 152,638 99,062 기타 관광 숙박시설 운영업 산촌생태마을 조성예산 22,790 9,207 숲 해설 및 교육서비스 숲 해설, 환경교육 참가비 - - 산악레포츠 산업 산림 서비스업 산림 및 수목조사 서비스 산악자전거, 패러(행)글라이딩, 래프팅 참가비 - - 등산관련 산업 등산복, 등산화 비용 - - 산림경영계획 조사, 국가 산림자원조사 단가 6,124 2,994 산불 방지 서비스 산불위험예보, 산불방제예산 82,727 40,479 산림병해충 방지 서비스 산림병해충 방제예산 67,672 33,091 산림보호 서비스 홍수방지 및 사방예산 101,040 49,408 산림연구개발 임업연구개발 예산 9,700 6,673 소계 40,497,954 240,914 총 계 24,725,357 8,733,441-73 -
<글로벌 산림이슈> 기후변화와 숲 배 상 원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 1. 기후변화란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사람들의 활동이 지역에서 점차 지구전체에 영향을 주고 있는데 특히 산업혁명이후부터 그 영향이 가중이 되어 오다 20세기 중반부터 급속 도로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기후변화도 이러한 영향에 따라 가시화되어 세계적인 이 슈가 되었고 이에 대한 세계적인 대책이 논의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태양에서 지구로 오는 일사에너지는 대기를 통하여 지표면에 달하여 가열하는데 가열된 지구표면으로부터 방사되는 에너지는 수증기와 이산화탄소에 의 해 흡수되기 때문에 지구표면으로부터 적외선으로 방출된 에너지는 전부 우주공간에 유출되지 않는다. 대기는 일사에 용이하게 통과시키나 지구표면으로부터의 열의 유 출을 막기 때문에 지구표면 근처에 모이고 대기 상층보다 고온으로 된다. 지구표면 온도는 같은 일사를 받고도 대기층이 없었던 경우의 온도보다도 높아지게 되는데, 수증기와 이산화탄소가 포함된 대기층의 이러한 작용을 온실효과라고 부른다. 이외 에도 열을 흡수하는 기체는 탄산가스, 메탄, 오존, 이산화질소, 프론이 있다. 이러한 기체가 증가하면 당연히 우주로 빠져 나갈 열이 대기에 남게 되어 기온이 상승하게 되는 온실효과가 나타난다. 온실효과를 갖는 대기중의 기체가 증가함에 따라 온난화 가 발생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가지 주요 기체의 온실효과 기여 정도는 수증 기(36~70%), 이산화탄소(9~26%), 메탄(4~9%). 오존(3~7%)이며, 지구 온실 효과에 기여한다.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으로는 태양 활동 변화, 화산 활동 을 들 수 있다. - 75 -
Ⅰ. 산림 사회 강좌 2. 기후변화의 원인 1) 온실가스 증가 대부분의 온실가스는 자연 생태계내에서 자연적인 발생과 인간의 활동에 따른 인 위적인 발생한다. 산업화 이전에는 지구대기의 기체농도는 상대적으로 일정하였지만 산업발전과 인구증가에 따라 화석연료의 이용증가와 토지의 용도변경(공업단지. 초 지조성, 산림 개간)에 의해 대기 중으로 온실가스가 많이 배출되었다. 이산화탄소는 온실가스 중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가스로 산업화 이전에는 280ppm이었으나 2005년도에는 379ppm으로 급증을 하였다. 특히 1995년에서 2005년까지의 증가율은 1.9ppm으로 1960년에서 2005년 사이의 평균 증가 1.4ppm보다 높게 나타났다. 산업화 이전에는 화석연료사용과 토지이용의 변화가 주요 원인이었다. 이산화탄소배출량은 90년대에는 연간 23.5기가 톤이었으나 2000 년에서 2005년 사이에는 연간 7.2기가톤으로 급증을 하였으며 토지이용 변화에 따 른 이산화탄소량은 90년대에 5.9기가톤으로 추정이 되고있다. 산업화 이전의 다양 한 환경적 변화를 고려하더라도, 산업화 이후 인간의 활동으로 인하여 이산화탄소와 다른 종류의 온실기체 농도가 증가했다는 것은 명백하다. 예를 들면, 대기 중에 측 정된 이산화탄소의 현재 농도는 산업화 이전과 비교하여 100ppm이상 높다. 메탄은 산업화 이전에는 715ppb 이었으나 90년대에 1732ppb로 급증하였고 2005년도에는 1774ppb으로 증가하였다. 특히 90년대의 수치는 산업화 이전 수치 의 2.5배이상 높은 수치로 90년대 이후 증가가 많이 둔화가 되었다. 이러한 수치의 변화는 농업,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것으로 추정이 된다. 메탄의 주요한 자연적 발 생원은 습지이고, 추가적인 자연적 발생원으로 대양, 식물 그리고 메탄 수화물 등이 있다. 메탄은 유기물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데, 비료나 논, 쓰레기 더미 심지어는 초식동물이나 곤충의 소화과정에서도 상당한 양의 메탄이 배 출된다. 또한 화석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도 메탄이 발생하게 된다. 일단 메탄이 배 출되면 주로 대류권의 화학적 산화작용으로 인해 제거되기까지 약 8.4년 동안 대기 중에 존재한다. - 76 -
기후변화와 숲 그림 1. 이산화탄소와 메탄 농도 변화 온실가스 연간 발생량은 70년대 수치를 기준으로 70%이상이 증가하였으며 이중 증가율이 가장 높은 것은 이산화탄소와 아질산이며 메탄의 증가율이 가장 낮게 나타 났다. 이중 이산화탄소의 양이 가장 많으며 아질산의 양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산 림개발과 자연적인 부후 등에 의한 이산화탄소 증가도 비교적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그림 2. 온실가스 발생원 국가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미국, 러시아, 일본, 독일의 순으로 높은 수치를 보 이고 있으나 EU국가는 1990년대에 비하여 배출량이 감소를 하고 있는 반면 미국, 호주 등은 증가를 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 77 -
Ⅰ. 산림 사회 강좌 표 1. 토지이용변화 및 임업을 제외한 국가별 온실가스 배출량 국가 1990년 배출량 2005년 배출량 1990~2005 증가율(%) Australia 418,275 525,408 25.6 Austria 79,053 93,280 18.0 Belgium 145,766 143,848-1.3 Canada 595,954 746,889 25.3 Croatia 31,552 30,481-3.4 Denmark 70,442 65,486-7.0 European Community 4,257,837 4,192,634-1.5 Finland 71,000 69,241-2.5 France 567,303 558,392-1.6 Germany 1,227,860 1,001,476-18.4 Greece 108,742 137,633 26.6 Hungary 98,108 80,219-18.2 Iceland 3,352 3,705 10.5 Ireland 55,374 69,945 26.3 Italy 516,851 579,548 12.1 Japan 1,272,043 1,359,914 6.9 Latvia 26,442 10,880-58.9 Netherlands 212,963 212,134-0.4 New Zealand 61,900 77,159 24.7 Norway 49,751 54,153 8.8 Poland 485,407 398,952-17.8 Portugal 59,921 85,540 42.8 Romania 248,734 153,654-38.2 Russian Federation 2,989,833 2,132,518-28.7 Spain 287,366 440,649 53.3 Sweden 72,191 66,955-7.3 Switzerland 52,749 53,636 1.7 Turkey 170,059 296,602 74.4 Ukraine 923,844 418,923-54.7 United Kingdom 771,415 657,396-14.8 United States 6,229,041 7,241,482 16.3 <출처 : UNFCCC> (단위:백만tCO 2) 대기에 의해 일어나는 온실효과는 일정한 온도로 유지시켜 주는 매우 중요한 현 상으로 대기가 지구표면에서 나오는 복사에너지를 대기권 밖으로 배출되지 않게 흡 수하여 기온이 유지되거나 상승하게 하는 현상이다. 근대화 이후 온실 가스가 대기 중에 축적됨에 따라 온난화와 발생이 된다. - 78 -
기후변화와 숲 2) 태양활동 태양활동의 변화는 기후변화에 원인이 될 수가 있으나 1978년부터 측정한 태양 활동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수치변동이 미미하여 지구온난화에 영향이 거의 없는 것 으로 나타났으며 IPCC은 인위적 영향이 2.63W/m2인데 반하여 태양활동의 변화는 0.12W/m2로 분석하여 그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추정을 하였다. 3) 공기 미세물질 IPCC은 공기미세물질(에어졸)의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추정을 하였다. 대기층 하층에서는 미세물질이 태양에너지를 흡수하여 온도상승 기능이 있지만 수면이나 눈 의 반사를 완화하고 대기층 상부에서는 태양에너지가 들어오는 것을 막기 때문에 온 도를 낮추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마이너스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추정 하고 있다. 3. 기후변화 결과 1) 온도 상승 온도상승은 산업화 이전에도 온난기, 소빙하기 등의 자연적인 온도변화가 있었으 나 산업화이후 온실가스가 증가함에 따라 일차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온도상승인데 1995년에서 2006년까지 온도는 1850년 이후 가장 따듯한 기간으로 나타났으며 지난 1906년-2005년 사이에 0.74 가 증가하였는데 지난 50년 사이에 증가율이 그 이전의 증가율의 2배에 달한다. 그림 3. 1000년간의 온도변화(왼쪽)와 예측모델(오른쪽) - 79 -
Ⅰ. 산림 사회 강좌 온도상승은 온실가스 증가에 따라 큰 변화를 보이고 있는데 2000년 상태를 유지 하면 2100년에 0.6 가 증가하고 최악의 경우에는 4.0 까지 증가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산정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은 모델은 현 상태를 최소한 유지하기위해서는 온 실가스가 2000년 수준으로 낮추어야 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온도상승 모델은 평균기온을 기준으로 나타내었기 때문에 지역적인 차이를 알 수 가 없지만 지역간의 차이를 나타낸 모델에 따르면 지역 간의 차이가 많이 나는데, 1980년-1999년 평균온도를 기준으로 상승폭은 북반구에서 크게 나타나며 위도가 높아질수록 온도의 상승폭이 커지는데 최고 시나리오는 2029년까지는 3 가까이 상승하고 2099년에는 7 까지 높아지고, 최소 시나리오는 2029년에 2, 2099년 에는 4 까지 상승을 한다. 그림 4. 모델에 따른 기간별 온도상승 2) 계절과 기후대변화 봄에 활엽수의 개화기는 기후변화를 알 수 있는 인자였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 - 80 -
기후변화와 숲 하여 지역적으로는 봄이 2주 이상 앞 당겨지고, 철새들의 이동시기가 3일 이상 앞 당겨졌다. 유럽에서는 개엽시기가 2~3일, 북미에서는 1~2일 빨라졌는가 하면 가 을이 늦게 시작하여 단풍시기가 0.3~1.6일 늦어져 생장기간이 3일이상 길어졌다. 온도가 1~2 상승하는 폭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빨리 상승하면 기간도 매우 중요 한데 2 이상 온도가 상승하면 일부 동식물이 멸종할 위험이 있다. 특히 기후대의 변화는 많은 종들에게 영향을 끼치는데 특히 열대지역은 변화의 폭이 좁았기 때문에 적응력이 떨어져 가장 피해가 크게 날 수가 있다. 2100년까지 지구면적의 48%정 도가 기후대변화에 직면하게 되는데 대부분이 열대지역, 아열대지역과 극지역이 해 당되며 육지면적의 48%까지 현재 기후ㅐ가 다른 기후대로 바뀔 수 있다. 온도가 변함에 따라 동물은 비교적 멀리 이동을 하지만 식물은 10년에 30m 정도를 이동 할 수 있기 때문에 사라질 위험이 높다. 3) 해양의 변화 대기중에 이산화탄소가 증가함에 따라 물과 접촉하여 탄산이 이루어지는데 이것은 산도를 낮추는 동시에 온난화를 지연시키지만 산도가 이미 8.16에서 8.05로 낮아졌 다. 이러한 변화는 산호의 석회질을 부식하여 산호가 고사될 위험에 처하게 된다. 온도상승은 해수면을 높이는데 해수면이 높아지는 원인은 빙하가 녹고, 해수의 팽 창으로 인하여 가속화 되고 해양의 에너지 축적을 높아져 다시 온도를 높이고 빙하 를 녹이는 작용이 증가하게 된다. 그림 5. 해수면의 변동원인 - 81 -
Ⅰ. 산림 사회 강좌 해수면은 1870년부터 2009년까지 약 25cm상승을 하였는데 1960년 이후 5cm정 도가 증가하였으나 IPCC에 따르면 2100년에는 19cm에서 58cm까지 상승을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10년에 1cm에서 2cm정도가 증가하였으나 앞으로는 3cm가 상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수면 상승의 원인은 온도상승과 빙하해빙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1961년부터 측정을 한 해양온도는 수심 3000m까지 상승을 하였고 태 양에너지의 80%이상을 흡수하여 이에 따라 해수면이 높아졌으며, 온도 상승으로 빙하가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6. 온도상승에 따른 해수면 상승과 빙하 감소 4) 빙하 감소 빙하는 1960년 이후에 감소가 많이 되었는데 단단한 물질인 빙하는 장기간 기후 변화에 노출이 되어야 변화를 한다. 전체 빙하의 83%가 1970년에서 2004년 사이 에 축소를 하였는데 연간 0.31m씩 감소하였다. IPCC에 따르면 2050년까지 60% - 82 -
기후변화와 숲 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극지방의 빙원도 10년에 1.5%~2.0% 감소를 하 였는데 2007년 8월에는 5.8백만km2가 감소하였다. 그림 7. 븍극의 빙하변화 그림 8. 알프스 Aletschgletscher빙하 변화 (왼쪽 1979, 중간 1991, 오른쪽 2002) 5) 강수변화 온난화는 강수량과 강수지역의 변화를 유발하는데 강수주기와 강수강도가 달라진 다. IPCC 강수변화모델에 따르면 열대지방에는 강수량이 감소하고 극지방에 강수 량이 증가하는데 그 차이가 12월-2월의 강수량 차이가 6-8월의 강수량 차이보다 더욱 크게 난다. - 83 -
Ⅰ. 산림 사회 강좌 그림 9. 강수량 변화 예측 12월-2월(왼쪽), 6-8월(오른쪽) 2090-2099년(1980-1999년 기준) 4. 한국의 기후변화 1910년부터 기온이 상승하였는데 1.5 상승을 하였으며 10 이하의 일수가 1.2 일 감소하였고 열대야 일 수가 1.4일 증가하였다. 앞으로는 기온이 6 까지 상승하 고 강수량이 증가하고, 강수량의 변종성이 증가하여 가뭄과 홍수가 증가 할 것으로 추정된다. 식생대이동이 자연적인 상태에서보다 100배이상 빠르게 진행하여 이에 따른 생물 다양성 감소와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또한 산불발생의 위험이 높고 강수량의 변 화로 산사태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온도가 상승하고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산림 생산력이 저하 되고 수종의 변화가 예상된다. 5. 세계적인 대처방안 국제적인 기후변화 대응방안은 다양한 국제협약을 통하여 전세계적으로 진행이 되 고 있는데 탄소 배출권 거래제도, 탄소세, 보조금제도, 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 : 청정개발체제)가 추진되고 있고 REDD(reduce emissions from deforestation and forest degradation)사업이 최근에 추진되고 있다. 탄소배출권 거래제도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할 수 있는 제도 로 탄소가 현금화 될 수 있다. 국가별로 탄소배출량이 정해지면 이에 따라 탄소배출 권이 많은 나라에서 탄소배출권이 적은 나라의 기업에 매매를 할 수 있는 제도이며, 탄소세는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각종 화석에너지 사 - 84 -
기후변화와 숲 용량에 따라 부과하는 세금으로, 북구 유럽국가들이 주로 이용을 하고 있다. 보조금 제도는 온실가스 저감시설 보조금과 저감 보조금으로 구분된다. 저감시설 보조금은 온실기체 배출량을 줄이는 데 필요한 시설을 설치할 경우, 그 비용의 일부 또는 전 부를 정부가 보조해 주는 보조금이다. 저감 보조금은 온실기체 배출자가 정부가 부 여한 온실기체 배출량 상한보다 더 적은 양을 배출할 경우에 지불을 한다. CDM (Clean Development Mechanism : 청정개발체제)는 제 3국에 조림을 하여 칸 소배출권을 획득하는 방법으로 선진국과 개도국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온실가스 감축 사업이다. REDD사업은 산림이 풍부한 국가(대부분 제 3세계)의 산림을 유지, 관 리를 하고 산림 전용을 않하면 이에 대해 선진국이 이에 대한 보상을 하는 사업으로 최근에 추진이 되고 있는 사업니다. 6. 숲의 역할과 정책추진 숲은 탄소를 흡수원으로 신규조림, 숲가꾸기를 통하여 탄소 흡수기능을 확대할 수 가 있다. 특히 유휴토지에 조림을 하고 수종갱신을 통해 흡수기능이 저하된 숲을 탄 소흡수능력이 우수한 숲으로 바꿀 수 있다. 숲에서 생산되는 목재는 재생 가능한 바이오 에너지로서 화석연료를 대체하여 온 실 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 목재 4톤는 이산화탄소 3톤을 감축하는 효과가 있다. 탄 소시장에서 산림탄소배출권이 확보가 가능하다. 특히 CDM사업을 통한 탄소배출권 의 확보 및 탄소저감에 이바지 할 수 있다. 정잭적으로 탄소흡수원 확충을 위해 숲가가꾸기 5개년 계획으로 758만 탄소톤을 확보하고 해외조림, 유휴토지 조림을 추진하며 기후변화 예측, 적용을 위해 장기생 태모니터링을 실시화고 국제적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유전자원보호림을 지정 관리하 며 탄소배출저감을 위해 숲가꾸기 산물을 연료로 공급하고 목질계 바이오메스 생산 을 연구, 추진한다. 산림의 유지를 위해 산불, 산사태, 병해충을 사전 예방하고 우 리 숲의 온실가스 저감능력을 인정받기 위한 IPCC 기준 통계작성을 실시하고 있다. - 85 -
Ⅰ. 산림 사회 강좌 참고문헌 http://de.wikipedia.org/wiki/globale_erw%c3%a4rmung http://de.wikipedia.org/wiki/folgen_der_globalen_erw%c3%a4rmung http://earthobservatory.nasa.gov/iotd/ IPCC 4차 보고서 - 86 -
Ⅱ 산림 웰빙 강좌 5. 자연과 하나되기 6. 식물공예디자인 7. 자연놀이 및 숲 해설 8. 산림치유
<자연과 하나되기> 자연과 소통하기 전 영 우 국민대학교 산림환경시스템학과 교수 1. 자연에서 얻는 마음의 풍요 인간은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천부의 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하루 한 걸음 도 흙을 밟지 않는 도시생활에서, 일 년에 한 번도 흙을 만져보지 못하는 산업사회 에서 그런 능력은 불필요 한 것으로 치부되어 차츰 잊어져 가고 있다. 숲을 찾아다닌 지난 십여 년의 세월동안 간절하게 원했던 일은 자연과의 교감이 었다. 자연과 내가 서로 감응하고, 자연의 질서에 순응함으로서 자연 체험의 즐거움 을 얻고자 했다. 자연과의 감응은 나와 자연이 딴 몸이 아니라는 자각에서 시작된다. 나의 들숨에 포함된 산소는 나무의 날숨으로 만들어진 것이며, 나무가 광합성으로 몸체를 불리는 것은 나의 날숨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를 나뭇잎의 숨구멍을 통해서 들숨으로 흡수했 기 때문이라는 평범한 자각 말이다. 이런 자각이 심화되고 확장되면 삼라만상이 모 두 그물망처럼 촘촘히 연결되어 있다는 깨달음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겠는가.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는 것은 자연의 운행속도에 따르는 행동을 뜻한다. 자연은 우주적 리듬이나 계절의 질서를 건너뛸 수 없다. 숲 소리를 듣고자 원하면 바람이 불 때까지 기다릴 줄 알아야 하며, 눈 덮인 겨울 숲의 아름다움을 즐기길 원하면 추 워질 때까지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이런 기다림의 가치를 자각하면 효율이 지배하 는 산업사회에서 압축성장이나 속도지상주의가 자연에는 적용될 수 없다는 깨달음으 로 이어지는 것 아닐까. 그러나 무엇보다도 더 중요한 사실은 자연과의 감응과 자연의 질서에 순응함으로 서 얻는 즐거움은 값으로 매길 수 없다는 것이다. 값으로 매길 수 없는 이유는 자연 과의 교감으로 우리 가슴속에 싹튼 감성이나 미의식은 물질의 풍요로 얻어지는 것이 - 89 -
Ⅱ. 산림 웰빙 강좌 아니라 마음의 풍요로 얻어지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현대인은 인공적인 것에서 즐거움을 얻고 있다. 그 즐거움은 TV 와 컴퓨터와 자동차와 휴대폰처럼 주로 과학과 기술의 산물에서 얻어지는 것이다. 첨단 과학기술로 얻는 즐거움은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더 빨리, 더 높이, 더 많 이 를 요구하는 소비문화는 물질의 욕망을 끊임없이 부추기고, 우리는 물질의 욕망 에 노예가 되어 더 빠른 컴퓨터, 더 넓고 더 깨끗한 화질의 TV. 더 안락한 자동차 를 얻고자 과로사 일보직전까지 내몰리기도 한다. 영화나 그림이나 음악을 감상하는 데도 경제적인 대가를 지불하기는 마찬가지다.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는 입장료를 내거나 더 나아가 격식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으면서 즐겨야 한다. 물론 가정에서도 영화나 그림이나 음 악을 감상할 수는 있다. 그러나 여러 가전제품을 장만하는 데는 역시 적지 않은 금 전적 대가를 지불해야만 한다. 우리들이 얻는 즐거움은 이처럼 대가를 지불하고 얻는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금전적인 가치를 지불하지 하지 않고 얻는 즐거움은 가치가 없는 것으로 쉽게 치부 한다. 그러나 자연을 감상하는 데는 값이 매겨져 있지 않다. 한정된 공간과 제한된 시간 에 입장할 권리를 사고자 값을 지불하거나 격식을 갖출 필요도 없다. 여자는 되고 남자는 안 된다는 성차별이나 어린이는 되고 노인은 안 된다는 연령제한도 필요 없 습니다. 또 부자는 되고 가난한 사람은 안 된다는 소득차별도 필요 없다. 남녀노소 직업의 귀천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그리고 어느 때나 즐길 수 있는 대상이 자연이고 숲이다. 그러나 즐거움을 얻는데 이렇게 평등하고 이렇게 인간적인 일이 오늘날은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불행하게도 오늘의 우리들은 과학과 기술에 의지하지 않고도 즐 거움을 얻을 수 있는 천부의 능력을 상실했다. 그리고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데 대가 를 지불하는 것에만 익숙해진 우리들은 자연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마음의 풍요가 간직한 진정한 의미를 헤아리지 못하고, 가치를 셈하지 못한다. 자연과의 교감으로 얻는 즐거움은 예로부터 익숙하게 사용해 왔던 우리 몸의 감 각 기관만 옳게 활용하면 언제 어디서나 누릴 수 있다. 이 즐거움은 혼자서도 또는 여럿이도 누릴 수 있으며, 계절에 따른 제약도 없다. 보고, 듣고, 맛보고, 냄새 맡 고, 접촉하며 얻는 즐거움은 첨단 장비의 구입이나 비싼 입장료도 필요 없다. 물질 적 욕망이 줄어들고 지불해야 할 대가가 없으니 따라서 동료나 이웃 간에 극심한 경 쟁심도 필요 없다. 물질의 풍요보다는 마음의 풍요로 얻는 즐거움이나 행복은 금전적인 가치로 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값이 매겨져 있지 않는 즐거움이며 행복이다. 숲을 통 - 90 -
자연과 소통하기 해서 자연과 감응하고, 자연의 질서에 순응함으로서 얻는 교감의 즐거움을 세상에 소개하는 이유도 다르지 않다. 2. 우리는 얼마나 자연에서 멀어져 있나? 숲을 비롯한 자연을 체험하고 자연과 교감을 나누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이 자연 의 일부임을 인정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다시 말하면 우리들 자신이 자연의 일 부로서 자각하고 자연을 직접 체험해 봐야 숲을 위시한 자연의 아름다움, 신비로움, 역동적인 동태, 오묘한 질서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먼저 우리가 자연과 얼마나 유리된 삶을 살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자. 이 글을 읽 는 여러분은 자연 체험에 대한 다음의 물음에 몇 가지나 자신 있게 긍정적으로 답변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1) 최근에 흙을 밟아 본 적이 있는가, 구두나 운동화를 신고 밟아 본적은 언젠 가? 2) 시멘트와 아스팔트 길이 아닌 흙 길을 최근에 한번이라도 걸어 본적이 있는 가? 그것도 맨발로. 3) 최근에 맨 손으로 흙을 파 본적이 있었나? 흙을 입에 넣고 씹어 보지는 못했을 망정 화분이나 정원의 흙이 아닌 자연 상태의 흙을 직접 만져 본적은 언젠가. 4) 온몸이 흠뻑 젖도록 최근에 비를 맞아 본 적이 있었는가? 5) 눈이 왔을 때 눈밭에 뒹굴어 봤던 것이 언제였을까? 6) 최근에 야생의 풀잎이나 나무 잎을 만져 본 적이 있는가? 7) 풀잎을 짓이겨 냄새를 맡아 본 적은 있는지, 또는 풀잎을 따다 피리를 불어 본 적은 있는지? 8) 산나물이나 산딸기와 같은 야생 나물이나 열매를 가장 최근에 따 본 적이 언 제였을까? 9) 나무 타기는 고사하고 나무를 한번이라도 안아 본 적이 있었던가? 10) 바람 부는 날 바람에 온몸을 맡겨 본적이 있었던가? 11) 풀밭이나 숲 속에서 큰 대( 大 )자로 누워본 적이 최근에 있었던가? 12) 따가운 햇살로 더워진 여름 바위를 한번이라도 안아 본 적이 있으며, 찬 북 서풍으로 식어진 겨울 바위를 만져 본 적이 있었던가? 13) 메뚜기나 여치, 매미나 쓰르라미를 최근에 직접 만져 보거나 눈으로 본 적이 있었던가? - 91 -
Ⅱ. 산림 웰빙 강좌 14) 우리 주변에 살고 있는 나무는 어떤 나무들이 있으며, 어떤 풀들이 있는지 관심이라도 가져 봤던가? 이러한 물음에 서슴없이 예라고 답변할 수 있는 분은 많지 않으리라 믿는다. 이렇 게 자연과 유리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오늘의 우리들이 자연에 대한 애정을 쉽 게 가질 수 없는 것이 오히려 우리네 정서일 테니 말이다. 3. 자연에 다가가기 교양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에게 교정의 나무 한 그루를 임의로 선정하게 한 후, 3개월 동안 나무와 대화를 나눈 소감을 써내라는 과제를 주었다. 세상에 이런 과제 가 어디 있느냐고 모두들 볼이 부었다. 그래서 물었다. 무엇이 문제냐고. 어떻게 나 무하고 이야길 합니까 라는 합창이 들려왔다. 그래서 집에서 키우는 애완견과는 어 떻게 소통하느냐고 물었다. 말 못하는 동물일지라도 관심과 애정으로 대하면 자신의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것처럼 나무도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학기말에 제출한 학생들의 과제물을 받아보곤 놀랐다. 나무 앞에서 중얼거리는 모 습을 이상하게 여기는 남들의 시선이 괴로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무가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는 이야기에서부터, 등하교 길에 나무하고 남몰래 나누었던 대화, 별다른 감흥 없이 다니던 학교가 사랑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로 변하게 되었다는 내 용까지 갖가지 사연들이 담겨 있었다. 또 생명이 없는 인형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던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며, 왜 진작부터 주변의 생명체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지 못했 는지 모르겠다는 자책의 소리도 담고 있었다. 나는 쾌재를 불렀다. 그리고 녹색생명체인 나무와의 소통으로부터 자연 생명 친화 본능을 일깨우려 한 학생들의 노력에 감사했다. 1) 소나무와 소통하기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데 대가를 지불하는 것에만 익숙해진 우리들은 자연이 주 는 마음의 풍요로부터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의 진정한 의미나 가치는 옳게 헤아리지 도 못한다. 직업의식은 속일 수 없는지 나 역시 학생들과 진배없었다. 산림학 교수 답게 나무를 보면 재목 값부터 먼저 따졌다. 따라서 나무의 기품과 격을 보는 안목 이 생길 리 없었다. 그저 눈에 들어온 것은 얼마나 크고 곧은 것이냐 였지, 얼마나 아름답고 활기찬 것이냐는 아니었다. - 92 -
자연과 소통하기 나무를 단순하게 금전으로만 셈하던 이런 태도는 한 소나무 애호가를 만나면서 변했다. 그의 권유로 전국의 명목 소나무를 순례하면서, 소나무의 씩씩한 기상과 솟 구치는 기개가 소나무의 생기( 生 氣 )라는 것을 처음 느꼈다. 강인한 생명력과 청청한 기상도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아직도 소나무광( 狂 )들의 수준에는 못 미친다. 미쳐야 미친다 고 했던가. 소나무 광들은 소나무와 소통한다. 시인과 화가는 소나무의 격과 기품을 아름다운 시어로 노래하고, 생동감 넘치는 조형미로 형상화한다. 영성스럽고 잘생긴 소나무를 보면 껴안고 눈물을 흘리고, 병들고 약해 보이는 명목소나무가 안타까워 소나무한테 막걸리를 대접하도록 마을 이장에게 남몰래 돈 봉투를 건넨다. 어떻게 하면 이런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까? 아마도 그 첩경은 소나무(자연)와 소통하면서 얻는 즐거움은 값으로 매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아닐까. 소나무광들의 독보적 경지는 단숨에 얻을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원한다고 해서 누구나 도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소나무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열정이 있어야 하고, 소나무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안목을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소나무에 대 한 안목을 쌓는 일은 소나무를 눈으로 보고, 머리로 읽고, 가슴으로 담는 일로 시작 할 수 있다. 먼저 소나무를 눈으로 보는 일은 우리 주변에서 비교적 손쉽게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 관심이 없어서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주변을 살펴보면 우리들 주변에는 소 나무가 없는 곳이 없다. 사는 동네 주변의 공원이나 도심의 빌딩 앞에 심겨진 소나 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특히 도심 빌딩 앞에 심겨진 소나무는 빌딩의 또 다른 얼 굴로, 조형미가 뛰어난 나무들이다. 먼저 이들 나무에게 인사를 건네고 그 아름다움 을 눈여겨보는 것이 좋다. 하루 이틀 지나다 보면 틀림없이 소나무만이 간직한 조형 미가 눈에 들어올 것이다. 소나무를 머리로 읽는 일은 소나무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가져야 소나무의 진 면목을 옳게 이해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에서 시작된다. 물론 머리로 소나무를 이 해한다고 소나무가 간직한 품격과 기운까지 함께 자동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통해서 기초적인 지식을 쌓을 필요가 있다. 소나무의 종류는 어떤 것이 있고, 얼마나 오래 살며, 어떤 곳에서 살아갈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소나 무가 언제 꽃을 피우고, 또 언제 잎을 떨어뜨리는지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사 이에는 소나무의 아름다움을 보는 안목이 다를 것이다. 소나무를 가슴에 담기 위해서는 적당한 크기의 감성의 그릇이 필요하다. 꽉 찬 머 리와 이성적인 셈법으로는 소나무의 품격을 담을 수 없다. 오히려 넉넉하게 비어 있 는 가슴이 있을 때 소나무의 새로운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감성의 그릇이 필 요하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관을 활짝 열고 눈과 귀와 코와 혀와 손끝의 감각 - 93 -
Ⅱ. 산림 웰빙 강좌 을 최대한 살려서 가슴에 담는 방법을 각자가 체득해야 한다. 이런 과정의 훈련을 통해서 마침내 우리들은 수백 년 묵은 노거송에서 풍기는 생명력과 격과 운치를 감 상할 수 있는 안목을 갖게 된다. 2) 소나무와 교감나누기 이런 안목과 함께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은 소나무의 품위와 운치를 감상하는 방 법을 터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소나무 감상에는 정해진 순서가 없다. 사람에 따 라 각자의 취향에 따라 제각각이다. 소나무를 십여 년째 유화로 그리고 있는 김경인 화백은 소나무의 조형적 아름다움을 아홉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그 아름다 움의 종류는 청청함을 나타내는 늘 푸른 잎, 얻음과 상실을 반복적으로 나타내는 지 그재그 형태의 나무 줄기, 상승과 하강의 기운을 함께 나타내는 가지와 잎, 오랜 세 월 동안 풍우설상( 風 雨 雪 霜 )의 흔적으로 인해 잎과 가지와 줄기에 나타나는 파격의 멋, 남성적 특성을 가진 줄기의 직선적 요소와 여성적 특성을 지닌 부드럽고 정교한 줄기의 곡선적 대비와 융화가 만들어내는 기묘한 어울림, 몸통 줄기에 남은 상처가 치유되면서 만들어내는 오묘한 형상, 땅을 움켜쥐고 있는 소나무 뿌리, 몸통 껍질의 모양과 색상, 자라는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 기묘한 형상 등이다. 소나무를 한국화로 즐겨 그려온 이영복 화백은 소나무 가지의 복합적인 선과 조 형에 집중하라고 권한다. 그는 소나무가 나무마다 줄기와 가지가 만들어내는 선이 일정하지 않기에 제각각으로 하나의 소우주를 만들어낸다고 주장한다. 특히 가지들 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직선, 곡선, 타원형의 선은 하나의 집합체로 연결되어 불균형 속에서 자연스러운 형세, 무질서 중에 부조화의 조화를 이루면서 신묘한 생명력으로 표출된다고 말한다. 소나무광들과 함께 하면서 체득하게 된 나름의 노하우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소나무 앞에서 두 손을 모아 경배를 드리고, 둘째, 소나무를 가까이서 뿐만 아 니라, 멀리 떨어져서도 보고, 셋째 나무 주위를 천천히 돌면서도 보고, 넷째 서서도 보지만, 앉아서도 누워서도, 엎드린 자세로도 보며, 다섯째 오관을 활짝 열고 눈과 귀와 코와 입과 손끝으로도 소나무를 접하며, 여섯째 소나무가 자리 잡은 터를 주변 의 지형지세와 함께 보고, 일곱째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로 말을 걸어보고, 여덟째 사람보다는 소나무의 입장이 되어보고, 아홉째 소나무가 내뿜는 기를 느껴보는 순서 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소나무에게 한 발 더 다가서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다. 마음을 열고 관심 을 기울이다 보면 속 깊은 친구처럼 그 존재만으로도 위안을 주는, 소나무가 곁에 있다는 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 알게 될 것이다. - 94 -
자연과 소통하기 4. 오감 체험을 통한 숲과 소통하기 오감을 통해서 봄 여름 가을 겨울 숲을 즐기고 자연을 가슴에 담는 방법을 정 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오감으로 자연 받아들이기 (1) 숲 소리 듣기 잠시 걸음을 멈추고 숲 바닥에 앉거나 나무에 기댄다. 눈을 감고 1분 정도 조용히 주변 소리를 듣는다. 들은 소리를 새소리, 벌레소리, 바람소리, 기타 소리(솔방울 떨어지는 소리, 나뭇 잎 흔들리는 소리 등)로 구별해 본다. 자연이 만드는 화음을 느끼고 즐긴다. 언어로 표현해 본다. (2) 나무 소리 듣기 숲 속에 있는 줄기가 굵은 나무를 정한다. 청진기나 귀를 나무 줄기에 대어 본다. 줄기의 부름켜로 흐르는 물소리를 들어본다. 지상 수십 미터까지 물을 끌어올리는 나무의 능력을 찬미해 본다. 나무 몸통 속을 흐르는 물소리를 언어로 표현해 본다. (3) 심호흡하기 허파꽈리 속에 들어 있는 묵은 공기를 최대한 뱉는다. 숲 속의 공기를 한껏 마셔서 허파꽈리를 최대한 팽창시킨다. 10여 회 계속한다. 공기의 맛을 음미한다. 들이킨 산소가 핏줄을 따라 온몸 구석구석으로 퍼지는 것을 생각한다. 도시 공기와 숲 공기의 차이점을 생각한다. 신선한 공기 맛을 언어로 표현해 본다. - 95 -
Ⅱ. 산림 웰빙 강좌 (4) 냄새 맡기 나무, 꽃, 풀, 잎의 냄새를 맡는다. 흙, 물, 공기의 냄새를 맡는다. 고유 수종으로 구성된 숲마다의 독특한 냄새를 구별해 본다. 제 각각의 냄새를 음미한다. 좋은 향기와 역겨운 냄새를 구별해 본다. 향기나 냄새를 언어로 표현해 본다. (5) 색깔 감상하기 계절에 따른 나무들의 색깔 변신에 관심을 둔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숲이 지닌 대표적인 색을 감상한다. 같은 나무라도 위치에 따라 각기 다른 꽃눈, 잎눈, 잎, 가지, 단풍의 차이를 감상 한다. 같은 수종이라도 나무에 따라 각기 다른 꽃눈, 잎눈, 잎, 가지, 단풍의 차이를 감 상한다. 나무나 숲이 표현하는 녹색 또는 연두색의 미묘한 차이를 구분해 본다. 같은 산이라도 제각각 다른 녹색 또는 단풍 현상에 주목한다. 나무, 잎, 꽃, 숲의 색깔을 언어로 다양하게 표현해 본다. (6) 맨발로 대화하기 맨발로 각기 다른 숲 바닥(맨 흙, 마사토, 바위, 낙엽)을 걸어 본다. 봄, 여름, 가을, 겨울에 숲길을 맨발로 걸어 본다. 맨발로 계곡 길을 걸어 본다. 흐르는 개울물에 발을 담그고, 물살의 감촉을 느껴 본다. 발로 전해진 다양한 감각을 언어로 표현해 본다. (7) 손으로 대화하기 나뭇잎(표면과 이면)의 다양한 질감을 손으로 느껴 본다. 나무 줄기의 다양한 표면을 손바닥으로 쓰다듬어 본다. 가시에 찔려 본다. - 96 -
자연과 소통하기 도토리나 솔방울과 같은 다양한 종류의 나무 열매를 만져 본다. 눈을 감고 촉감을 음미한다. 다양한 언어로 촉감을 표현해 본다. 2) 자연과 일체가 되는 상상하기 (1) 우리는 모두 하나다. 나의 들숨 속에 들어 있는 산소는 나무에서 나왔음을 떠올린다. 나의 날숨 속에 들어 있는 이산화탄소는 나무가 들이쉰다는 것을 떠올린다. 산소와 이산화탄소로 맺어진 사람과 나무 사이의 관계를 생각한다. 다람쥐의 식량인 도토리에 들어 있는 이산화탄소를 생각한다. 나의 날숨 속에 들어 있던 이산화탄소가 참나무의 도토리로 만들어졌음을 상상한다. 도토리를 먹은 다람쥐의 배설물이 무기물로 변해서 나무의 먹이가 되는 것을 상 상한다. 사람과 참나무와 다람쥐(인간과 식물과 동물) 사이에 맺어진 상호 관계를 생각한다. 이 세상 모든 것이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확인하며, 그 속에서의 인간 위치를 생각한다. 우리 모두가 하나임을 상상한다. (2) 이야기 나누기 나무만이 가진 특징(장구한 수명, 우주적 리듬의 재현, 거대한 덩치, 매년 반복되 는 다산성)을 상찬한다. 숲만이 가진 특징(생명 지지체, 생태계의 중심축, 생물 다양성의 모태 등)을 상찬 한다. 자연이 우리에게 안겨주는 마음의 풍요를 상찬한다. 마음속으로 이러한 상찬을 되새겨 본다. 입 속으로 이런 상찬을 중얼거려 본다. 자연을 상찬한 아름다운 시나 노래를 읊조린다. 나무와 숲과 자연에 고마운 마음을 언어로 표현해 본다. - 97 -
Ⅱ. 산림 웰빙 강좌 3)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기 (1) 바람 대기 변화에 관심을 둔다. 나무나 잎이 흔들리는 것을 유심히 관찰한다. 바람 부는 날, 바람에 온몸을 맡겨 본다. 잎, 가지, 나무들이 내는 바람 소리를 듣는다. 바람 소리에서 화음을 찾아 즐긴다. (2) 비 비를 맞아 본다. 이슬비, 가랑비, 장대비, 여우비를 구별해 본다. 온몸으로 스며드는 한기를 느껴 본다. 빗물 맛을 본다. 빗물에 젖은 숲 바닥을 맨발로 걸어 본다. 내리는 빗물에 온몸을 맡기고 있는 식물과 동물을 생각해 본다. 내리는 빗물이 만드는 나뭇잎의 화음을 즐겨 본다. (3) 눈 싸락눈, 함박눈, 소낙눈을 구별해 본다. 머리와 어깨에 쌓인 눈을 그대로 둔다. 눈밭에 뒹굴어 본다. 눈맛을 본다. 눈싸움을 해 본다. 눈을 즐긴다. (4) 밤 조명 없이 한밤중에 숲길을 걸어 본다. 캄캄한 어둠을 응시해 본다. 밤하늘의 별들을 관찰한다. - 98 -
자연과 소통하기 수만 광년, 수십만 광년의 거리를 지나온 별빛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어둠에 적응한 식물과 동물의 능력을 생각한다. 우주적 리듬에 순응하는 방식을 생각한다. (5) 더위 땡볕에 온몸을 맡겨본다. 땀방울의 맛을 본다. 땀으로 젖은 옷을 체온으로 말려 본다. 갈증을 샘물로 푼다. 다른 식물과 동물들이 더위를 이겨내는 방식을 떠올린다. - 99 -
<식물공예디자인> 꽃누르미 김 현 숙 한국 꽃누르미협회 고문 1. 꽃누르미란? 꽃누르미란 일반적으로 압화( 押 花 ), 프레스플라워(Pressed flower)라고 하며 우 리말로는 누름꽃이라 해야 맞지만 편의상 꽃누르미라고 쓰고 있다. 무심히 스쳐 지나는 작은 꽃잎을 비롯하여 절화( 折 花 ),낙엽 등 식물체의 잎이나 꽃, 줄기 더 나아가서 수박이나 딸기등 과일에 이르기 까지 그 모습 그대로 눌러 말 린 후 카드, 양초, 보석함, 명함케이스,스탠드 등 일상생활용품에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아름다운 꽃공예이며 액자에 넣으면 꽃그림이 되는 신비한 꽃 예술입니다. 16세기 중엽 이탈리아에서 식물표본으로 사용한 최초의 기록이 있으며 영국에서 는 빅토리아여왕(19세기후반)때부터 궁중에서 시작되었으며 일본에서는 2차대전 후 건조제를 개발한 후 간단한 식물표본이 제작되고 이것이 오늘날의 압화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우리나라도 옛 선조들이 은행잎, 단풍잎등을 문창호지에 붙여 실내 장식을 한 것에서 이미 압화가 시작되었다고 볼수 있다. 2. 꽃누르미를 하면 좋은 점 식물을 귀하고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마음이 생긴다. 누구나 쉽게 베울 수 있으며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 일상생활소품이나 액자, 악세서리등에 다양하게 응용이 되므로 상품적, 교육 적, 예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 - 101 -
Ⅱ. 산림 웰빙 강좌 계절적이고 순간적 생명체인 꽃이나 식물의 아름다운 모습을 오래 간직하며 감상하고 즐길 수 있으며 잠재해 있던 예술적 제능을 끌어 낼 수 있음은 물론 이요 정서순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 3. 수업계획 1) 첫째날 수업내용: 꽃부채 이론: 꽃누르미 역사를 간략하게 설명 실습 - 부채에 누름꽃으로 디자인할 면의 크기에 맞게 필름지를 자른다 - 부채의 한쪽면에 누름꽃으로 디지인한다 - 정전기가 생기지 않도록 필름지를 붙인다 - 가위나 카터칼로 맞게 자른다 교수방법 - 직접디자인해서 완성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 실습도중 개별지도한다 목표 - 누구나 손재주가 없어도 쉽게 베울 수 있어 자신감을 주며 식물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생기게 한다 2) 둘째날 수업내용: 장식용 메모꽂이 이론: 전문적인 도구없이도 식물을 누르미해서 실생활에 응용하는 방법설명 실습 - 아크릴 물감으로 메모꽂이를 칠한다 - 물갈이 마른후 디자인한다 - 무광바니쉬액으로 마감한다 교수방법 - 완성품을 보여 주며 순서대로 설명한다 - 개인별 부족한 부분을 도움준다 - 102 -
꽃누르미 목표 - 작을 풀 한포기도 쓸모없는게 없으며 하찮게 생각하는 식물도 멋진 작품으 로 재탄생하게 한다 3) 세째날 수업내용: 아크릴 컵받침 이론: 누름꽃으로 쓰기 좋은 꽃들(예, 수국, 비올라, 장미, 마디풀등) 실습 - 디자인할 면에 누름꽃으로 디자인한다 - 디자인면에 맞게 필름지를 자른다 - 디자인후 정전기가 생기지 않도록 필름지를 붙인다 교수방법 - 야외채집시 좋은 시간과 화원에서 꽃을 살 때 주의할 점과 - 간단히 집에서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한다 목표 - 식물에 대해 새로운 눈을 띄게 하며 자연의 소재로 나만의 작품을 갖게 한다 4. 압화예술의 매력 특별한 재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비교적 짧은 기간에 꽃누르미의 비결을 습득할 수 있다 각종 생활용품에 이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으며 삶의 운치를 더해 준다 자연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눈을 띄게 된다 5. 아름다운 꽃누르미를 하려면 신선한 식물을 채집해야 한다 식물의 종류에 따라 필요한 꽃손질을 한다 식물의 종류에 따라 적정한 무게로 빨리 눌러준다 꽃누르미한 꽃은 꽃보관봉투에 넣어 잘 보관한다 - 103 -
Ⅱ. 산림 웰빙 강좌 6. 간단히 누르미되는 식물 예 비올라, 버베너, 로베리아, 수국, 안개꽃등 7. 식물채집시 주의점 식물보호지역에서는 채집하지 않는다 뿌리까지는 뽑지 않는다 인체에 해로운 식물은 주의하고(예, 독버섯 등) 채집후에는 손을 잘 씻는다. - 104 -
꽃누르미 <꽃누르미 사례 사진> - 1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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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산림 웰빙 강좌 - 1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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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산림 웰빙 강좌 - 114 -
<자연놀이 및 숲 해설> 아이들은 숲을 어떻게 경험하는가? 조 규 성 성균관대 강사, 교육학 박사 1. 낯선 숲 에서 되살아나는 숲 으로 아이들이 숲에서 경험한 인상 깊은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수집하여 분석한 결과, 아이들이 숲에서 의미를 만들어 가는 과정은 낯섦(strange) 감(go) 맞닥뜨 림(meet) 느낌(feel) 배움(learn) 되살림(relive) 으로 정리되었다. 1) <표> 아이들이 숲에서 의미를 만들어 가는 과정 무관심 - 낯섦 - 생태맹 부모 - 감 - 함께 감각 - 맞닥뜨림 - 멈춤 감정 - 느낌 - 메타포 변화 - 배움 - 가치 기억 - 되살림 - 이야기 1) 이 원고는 필자의 학위논문 중 일부를 요약한 것이다. - 115 -
Ⅱ. 산림 웰빙 강좌 1) 낯선 숲 아이들이 숲을 경험하는 첫 단계는 낯섦 이라는 단어로 대표된다. 숲에서 인상 깊 은 순간의 경험을 하기 전까지 아이들에게 숲은 낯선 곳이었고, 나와는 상관없는 곳 이었다. 숲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으며, 숲은 따분하고 재미없는 곳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막연히 숲이 좋은 공기와 목재를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 정도를 알고 있을 뿐이었다. 또한, 숲은 쓸모없고 필요없고 하찮고 보잘것없고 징그 럽고 더럽고 무섭고 이상한 것들이 모여 있어서 가기 싫은 곳이었다. 아이들에게 있어서 직접 숲을 경험하는 기회는 매우 소중하다. TV나 동화책, 컴 퓨터 등을 통해 자연을 접하던 아이들은 직접 숲에 갔던 경험을 특별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간접 경험이나 상징적 경험으로는 경험하지 못하는 직접 경험의 중요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직접 경험을 통해 아이들은 스스로 숲에서 뭔가 배웠고, 그래서 스스로 뭔가 달라졌다고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사슴벌레를 손 에 올려놓아 보지 않았다면 사슴벌레의 다리가 계속 따갑다고 생각할 것이며, 곤충 을 좋아하게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또한 숲에서 직접 다래를 따서 먹어보는 경험을 하지 못했다면 자연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 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아이들의 숲에서 인상 깊은 경험을 하기 전까지의 이러한 낯선 상태를 데이비드 올(David Orr, 1992)은 생태맹(Ecological Illiteracy) 이라고 규정한다. 생태맹 은 인간이 자연과는 떨어질 수 없는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음을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하며, 문맹, 컴맹 등에서 풍기는 뉘앙스처럼 생태학적 지식의 결여나 자 연 해독능력의 결여를 암시하지만 실제로 그 이상의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전 영우, 1999:22). 특히 생태맹은 천부적으로 물려받은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우리 의 정신적 능력 또는 자연과 우리 자신이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는 감성의 결핍 (전 영우, 1999:22)을 의미한다. 데이비드 올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한 신비 함, 오묘함, 풍성함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 (전영우, 1999:22)를 생태맹이라고 지적 하듯 생태맹은 지성보다 감성과 더 많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탁광일(1998)에 의하면 생태맹은 자연으로부터 격리된 채 교실, 실험실, 도서관, 컴퓨터실에서 자연을 이해하기 위해 연구하고 노력하는 것 (탁광일, 1998:18)을 의 미하며, 북한산, 인왕산, 남산의 모습을 일년 중 며칠밖에 볼 수 없게 만들어 놓고 요즘 사람들의 심성이 거칠어졌다느니 우리 선조들과 같은 정신이 사라졌다느니 운 운하는 것 (탁광일, 1998:19)을 의미한다. 그는 우리의 교육이 우리 내부 깊숙이 숨어 있는 이러한 감성을 자극하고 일깨워주지 못하는 한 생태맹 상태를 벗어날 수 없다며, 생태맹 극복은 문맹이나 컴맹과 같이 단시일 내에 극복될 수 있는 것이 아 니라 유년기부터 자연과의 접촉과 체험을 요구하므로 어릴 때부터 장기간의 교육적 - 116 -
아이들은 숲을 어떻게 경험하는가? 노력이 필요하다 (탁광일, 1998:19)고 주장한다. 2) 가는 숲 아이들이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연령대는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유치원 때, 1학년 때, 작년, 몇 달 전 등으로 다양했다. 특히 아이들은 숲을 인 상 깊게 기억하는 경험에 대해 유치원에 다닐 때 라고 대답하는 등 그들이 기억할 수 있는 한 가장 오래된 시기의 경험을 이야기하기도 했는데, 이 점은 아이들이 이 른 시기에 숲을 만나게 하는 교육적 시도의 필요성을 환기시켜 준다. 아이들이 숲에 간 때는 일요일처럼 학원에 안 가는 날, 엄마와 아빠가 집에 있는 날, 여름방학 때 등이 많았다. 아이들은 학교도 가고 학원도 가야 하기 때문에 학년 이 올라갈수록 숲에 갈 시간이 점점 없어진다고 했다. 아이들이 인상 깊게 기억하는 이야기 속의 숲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었다. 외국 의 국립공원에서부터 집 안의 베란다까지, 멀고 가까운 다양한 숲이 이야기의 장소 였다. 아이들에게 영향을 끼친 숲은 아주 잘 가꾸어져 있거나 특별한 곳만은 아니었 다. 크로아티아 국립공원 같은 외국의 숲도 있지만, 거주지나 친척집 인근의 숲인 경우가 많았다. 어떤 아이는 집안의 화분 하나로도 숲을 느끼고, 또 어떤 아이는 심 지어 꿈에서도 숲을 만났다고 하였다. 한편 우연히 숲에 갔다거나, 숲이 가까운 곳에 살고 있어서 숲에 갔다는 이야기 를 통해 숲이 곳곳에, 많이, 가까이 있을수록 아이들이 숲을 접할 기회가 많아진 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아이들의 기억 속의 숲은 매우 다양한 곳이었다. 즉 숲이 얼마나 좋고 유명한 곳 이냐의 여부는 그 기억이 아이들에게 인상 깊게 자리하느냐의 여부와는 그다지 관련 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그 숲이 어떤 숲이냐이기보 다는 숲을 만날 기회가 얼마나 가질 수 있느냐이다. 가까운 곳에 나무 한 그루를 심 어 주는 작은 배려가 아이들의 삶에서 오랫동안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 할 필요가 있다. 한편 아이들 이야기의 배경이 집안, 인근의 산, 휴양지, 외국 등 어느 곳이든 간 에 가장 지배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가족 구성원이었다. 34개의 이야기에서 아이 자신을 제외한 주요 등장인물은 가족 또는 친척, 친구, 동물들이었다. 부모들은 가 족과 함께 하는 시간, 가족 여행 등을 숲에서 보냄으로써 아이들에게 숲에 대한 다 양한 경험의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또한 부모나 친구는 아이들이 경험한 것과 동일 한 정서적 감정을 느낌으로써 가족간의 사랑, 친구간의 우정의 관계가 더욱 발전되 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부모는 아이들이 숲과 소통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기회를 - 117 -
Ⅱ. 산림 웰빙 강좌 제공할 수 있다는 점 등 부모가 아이와 숲과의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 실은 중요하다. 부모는 가족 여행이나 간단한 나들이를 통해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의식적으로 마련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아이들은 자연과 동 화되는 경험을 갖기도 하고, 친척 등 주변에 자신들을 아껴주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 고 감정을 교류할 수 있게 된다. 페스탈로치는 교육의 본질은 사랑이기에 이 사랑의 화신인 어머니가 가장 훌륭한 교사일 수 있다고 하면서 아이들의 미래생활을 준비시 키기 위하여 부모는 그들의 신체적 지적 도덕적 발달을 위해 준비해야 한다고 하 였다(권정민, 1992). 가족이 점차 붕괴되고 있는 사회에서 가족이 함께 할 수 있 는, 특히 숲과 자연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더 많아져야 할 것이다. 3) 맞닥뜨리는 숲 짧은 순간의 강렬한 경험일수록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수 있다. 숲에서 경험한 인 상 깊은 순간에 대한 이야기도 그런 경우다. 워스워드(Wordsworth)는 이런 명쾌 한 순간을 시간의 지점들 이라고 불렀다. 그는 우리의 경험 속에는 눈에 띄는 탁월 함을 지닌 시간의 지점들이 있으며, 그것들은 회복의 미덕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특히 어린 시절에 많은 공명하는 시간의 지점들이 있다 (Wordsworth, 1850; Chawla, 2002: 200)고 하였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확인한 숲에서 인상 깊 은 순간은 바로 아이들이 결정적으로 숲과 맞닥뜨린 시간의 지점들이었다. 아이들이 이야기한 가장 인상 깊었던 한 순간은 시각적으로 경험된 것이 많았다. 유현이는 그림에서만 보던 다람쥐를 처음 보았는데 다람쥐와 눈이 마주쳤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다람쥐를 볼 때부터 산을 내려올 때까지 다람쥐 생각만 났다 고 했다. 지연이는 숲에서 뱀을 보았던 순간을 강렬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 때의 감정에 대해 모든 동물들이 산 속에 살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며 신기하면서 약간의 신비로움도 있었다 고 했다. 현욱이는 다리 아래 물고기들이 지나갈 때 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했다. 앞의 아이들의 경우 야생동물이 인상 깊었다면, 찬이처럼 곤충을 보 았을 때를 인상 깊은 순간이라고 이야기한 아이들도 있다. 숲의 풍경도 아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민기는 가을 산의 풍경을 본 순간을 인상 깊게 기억했다. 가을 산 중턱에 올랐을 때 펼쳐지는 풍경이 멋있었고 신비로웠다고 했다. 또한 외삼촌께서 주신 다래를 먹을 때 처럼 미각적인 경험의 순간도 있었다. 성환 이는 외삼촌이 따준 다래의 달콤한 맛이 입에 있을 때 가 가장 인상깊은 순간이라고 했다. 계곡에 떠내려갈 때 나무를 잡았을 때, 청솔모를 따라갈 때, 나무뿌리에 걸 려 넘어질 뻔한 순간 등 행위와 관련된 순간도 있었다. 상민이는 숲에서 위험했던 - 118 -
아이들은 숲을 어떻게 경험하는가? 순간을 이야기했다. 가파른 길에서 발을 헛디뎌서 넘어지고, 계곡에서 물살에 떠내 려갔던 아찔한 순간들이었다. 아이들은 숲에서 숲과 맞닥뜨렸다. 경이로운 대자연과 맞닥뜨리기도 했고, 다람쥐 의 죽음과 맞닥뜨리기도 했고, 진땀나는 낭떠러지와 맞닥뜨리기도 했다. 그리고 그 맞닥뜨림의 순간에 아이들은 특별한 시간, 특별한 공간, 특별한 관계, 특별한 감각 등을 경험했다. 그 순간은 나와 그것 으로서가 아니라 나와 너 로서의 강렬한 만남 이 체험되는 순간이었고, 이런 의미 깊은 만남의 체험은 진정 보배로운 것이어서 그 순간이 지나도 여전히 생생히 살아있는 영원이 된다(김영무, 1999). 나는 아이들이 숲과 맞닥뜨린 경험을 발견하고 이해하는 데 매넌(Manen, 1990, 신경림 역, 1994)이 제시하는 본질적 주제 분석을 활용하였다. 매넌은 현상학의 본 질적 주제들을 경험에 관한 구조들 이라 했다. 그는 이러한 경험의 구조들을 본질적 주제 분석을 통해 밝혀내는 반성 과정의 길잡이로써 네 개의 실존체(four fundamental existentials), 즉 신체성(lived body, corporeality), 공간성 (lived space, spatiality), 시간성(lived time, temporality), 관계성(lived human relation, relationality)을 제시하고 있다. 경험된 시간(lived time)은 시계가 나타내는 시간이나 객관적 시간이 아닌 주관 적 시간(subjective time)을 의미한다. 마치 내가 좋아하는 상황에서는 시간이 천 천히 가는 것 같은 느낌과 같은 것을 의미한다. 많은 사상가들은 체험이 무엇보다도 시간적 구조를 갖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다시 말해 체험은 직접적인 현현에서는 결 코 포착할 수 없고 지나간 현존으로서 단지 반성적으로만 포착할 수 있다는 점에 주 목했다(Manen, 1990, 신경림 역, 1994). 아이들에게 경험된 숲의 시간성은 시간의 확장, 시간의 단축, 낮과 밤의 차이,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차이 등을 포함한다. 아이들은 숲에서 속도가 조절되는 것 을 경험하기도 했고, 숲에서 느림의 미덕을 몸소 체험하기도 했다. 즉, 낭떠러지가 있는 숲길을 내려가며 실제로는 1분여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이 1시간이나 되는 것 처럼 길게 느껴지기도 하고, 밤낮이나 계절 등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가 심리적이 거나 감각적인 상태와 연결되는 경험을 하였다. 경험된 공간(lived space) 개념은 주관적으로 느끼는 공간 개념으로, 갑자기 큰 빌 딩에 들어갔을 때 나 자신이 작게 느껴진다거나, 바쁜 도시, 낯선 거리를 걸을 때 느낄 수 있는 길을 잃은 것 같은 느낌(lostness), 이방인이 된 느낌(strangerness) 처럼 어떤 공간, 상황에서 내가 자신에 대해 발견하게 되는 공간적인 느낌을 의미한 다.(Manen, 1990, 신경림 역, 1994). 연구에 참여한 아이들이 숲에서 경험한 공 간성은 뭔가 들어오거나 나가는 느낌, 들뜨면서도 차분해지는 느낌, 부자가 된 느 낌, 왕이 된 기분, 시원하고 탁 트이는 느낌 등을 포함한다. - 119 -
Ⅱ. 산림 웰빙 강좌 경험적 관계(lives relation to others)는 타자(others)와 공유하는 대인적 공간 (interpersonal space)에서 타자들과 유지하는 체험적 관계로서 누군가와 악수를 한다거나, 어떤 감동을 받는 것 등 실제적인 상호작용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Manen, 1990, 신경림 역, 1994). 아이들의 이야기에서 경험된 관계성은 심리적 거리 로 구분하였다. 본 연구에 참가한 아이들이 경험한 관계성을 살펴보면, 대부분 힘든 일을 함께 겪으며 우정이 돈독해지거나, 엄마의 헌신적인 사랑을 느끼거나, 정 겨운 가족간의 추억을 만들거나, 약자에 대해 배려하는 마음이 생기는 등 타인과 심 리적 거리가 가까워진 것을 알 수 있다. 경험된 신체성(lived body)는 우리가 언제나 세계 속에 신체적으로 존재한다는 현상학적 사실을 가리킨다(Manen, 1990, 신경림 역, 1994). 본 연구에서는 아이 들 쪽에서 경험된 신체성에 주목하였는데, 아이들이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 등 오감을 통해 숲과 맞닥뜨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4) 감정의 숲 레이첼 카슨에 따르면 아이들이 숲에서 느끼는 놀라움, 경이로움의 감정 2) 은 아 이들에게 부여된 신의 선물 이다(Carson, 표정훈 역, 2002). 아이들은 숲과 맞닥뜨 려 숲에서 느낀 감정을 이야기했으며, 나는 이 감정이 아이들의 경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감정은 숲에서 경험을 빛나고 특별하게 하였으며, 인상적으로 오랫동안 기억하게 하였다. 결국 그 감정은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배움 의 씨앗 이 되었다. 아이들은 숲에서 경험한 인상 깊은 순간에 나름대로 특별한 감정을 느꼈으며, 이 감정들은 아이들의 숲 경험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레이첼 카슨은 사실(에 대한 앎)이 나중에 지식과 지혜로 성장하는 씨앗이라면, 감정과 감동은 그 씨앗을 길러내는 토양이며, 어린 시절은 이러한 토양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일단 한번 아름다움, 새롭고 미지의 것에 대한 흥분, 동정심과 애처로움 과 사랑스러움 등의 느낌이 일어나면, 그 아이는 감정을 느낀 그 대상에 대해 알고 싶어진다. 그렇게 해서 알게 되면 그 앎은 평생을 간다 (이재영, 2008: 96-97)는 점을 지적하면서 어린 시절 숲에 대한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특히 레이첼 카 슨은 자연에 대해 놀라워하는 감정이라는 주제를 무척이나 중시했다. 그런 감정이 2) 감정(emotion)은 대체로 기분(mood)보다 강도가 세고, 지속시간이 짧고, 그러한 감정을 느끼 게 된 촉발사건을 기억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도승이, 2008). 라틴어로 emotion 의 e 는 밖으 로 란 뜻이고 movere 은 움직이다 라는 뜻이다. 유기체가 환경의 자극을 받아 밖으로 움직인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김경희, 1996). - 120 -
아이들은 숲을 어떻게 경험하는가? 평생 유지될 수 있는지 여부가 어린 시절에 판가름난다고 믿었다. 어른과 아이들이 자연에 대한 감수성을 풍부하게 기를 수 있기를 바랐고, 만일 그렇게 된다면 어른과 아이들이 생명 세계를 위협하는 행동을 줄일 수 있으리라 믿었다. 레이첼 카슨은 착 한 요정이 있다면 그들에게 이렇게 부탁하고 싶다고 했다.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이 지닌 자연에 대한 경이의 감정이 언제까지라도 계속되게 해주소서 (Carson, 표정훈 역, 2002) 3) 캘럿도 어린 시절은 토양을 준비하는 시기라는 데 동의한다. 즉 새로운 것에 대해 아름다움, 기쁨, 공감, 동정, 사랑, 감사의 감정 등 감정이 한번 일어나기 시작하면 우리는 그 감정을 일으킨 사물에 대해 알고 싶어지며 그것이 충족되면 그 앎은 영원 히 지속되므로, 자신의 것으로 흡수할 준비도 안 된 사실들로 짜인 식사를 억지로 먹이는 것보다는 아이가 걸어갈 앎의 길을 탄탄히 닦아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 이다. 그는 아이들의 자연에 대한 경험은 호기심, 만족, 기쁨, 도전, 두려움, 염려 등과 같은 광범위한 감정의 복합체로 둘러싸여 있어서, 기쁨, 열정 등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불확실성, 위험, 공포 등의 감정을 유발하며, 이러한 모든 감정들은 학습에 대한 강력한 자극제가 된다고 하였다. 또한 그는 자연 세계는 아이들에게 자극의 절 대적 원천이며, 이러한 감정적 반응의 다양성을 유발하는 자연의 독특한 조건과 특 성은 복제 불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한다(Kellert, 2002). 또한, 아이오지(Iozzi)는 교수학습 과정에 있어 정의적 영역이 인지적 영역보다 빨리 작동한다는 많은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였으며, 콥(Cobb)은 자연체험 과정에서 느끼게 되는 경이감, 놀라움, 독특함, 다양함과 같은 느낌은 뭔가 더 있다 라는 감 각을 갖게 하고 이러한 감각은 이미 알려진 것과 미지의 것 에 대한 지각적 참여의 힘(the power of perceptual participation)'을 키우게 된다고 하였다(이재영, 2008에서 재인용). 이렇게 볼 때, 아이들이 세계와 접촉하는 과정이 감정에 의존적 이라는 것은 분명하다(이재영, 2008). 아이들은 숲에서 특별한 감정들을 경험하였 으며, 그 감정들은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5) 변화의 숲 아이들은 숲에서의 경험을 통해 무엇인가 배웠다고 했다. 이러한 아이들의 이야기 3) 베버(Weber)는 우리 내면에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어야 할 자연에 대한 동경을 잃고 나면 누구도 예측하지 못할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느낌의 상실이 인간 본질의 근본 구 조를 무너뜨리며 인간 자체를 송두리째 뒤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2020년이면 심장 및 혈액 순환 장애와 더불어 우울증이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질환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하버드대 심리 학자들의 연구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질병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자연으로부 터의 소외를 꼽았다.(Weber, 2008). - 121 -
Ⅱ. 산림 웰빙 강좌 는 동물들은 동화 속의 동물들이 그들과 마주치는 인간 아이들의 운명을 바꾸었던 것과 마찬가지 방법으로 아이들의 행동을 바꾸고 성장으로 이끄는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캐처(Katcher, 2002)의 주장이나 청소년들은 종종 자연의 풍경과 동물 또는 다른 몇몇의 자연현상을 자신의 성장과 발전의 메타포로 여긴다는 토마쇼우 (Thomashow, 2002)의 연구 결과를 증명하는 사례들이다. 교육은 아이들의 변화 에 주목한다. 학자들마다 학습에 대한 견해가 다양하지만, 학습이 인간과 그 인간이 접하고 있는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의하여 인간 쪽에서 일 어나는 어떤 변화 라고 보는 점에서는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이혜림 외, 2004). 사토 마나부는 배움의 활동을 의미와 사람의 관계를 다시 엮어 가는 과정 으로 인 식하고, 배움의 실천을 학습자와 대상, 학습자와 타자, 학습자와 자기 자신이라는 세 가지 관계를 엮어 가는 행위로 재정의하고 있다(손우정, 2007에서 재인용). 배 우는 활동은 대상 세계의 의미를 구성하는 활동이자 타자와 관계를 맺어 가는 활동 이며 자기의 윤곽을 탐구하며 모양을 만들어 가는 활동이다. 관계(relation) 라는 개념은 원래 이야기하다(relate) 라는 동사로부터 파생했다는 점에서 대상과 타자와 자기 자신과 관계 를 구성하고 해체하고 수복하는 일은 그러한 의미 를 이야기 하는 것과 같은 뜻이다. 즉, 배움은 대상과 타자와 자기에 관한 이야기 를 통해서 의미 를 구성하고 관계 를 다시 구축해 가는 실천이다 (손우정, 2007: 29). 숲에서의 경험을 통해 아이들은 숲 에 대한 생각이나 행동이 달라졌다고 하였다. 나무에 대해서는 생명은 있지만 움직이지 못하고 너무 많아 소중하지 않은 존재라 는 생각에서, 움직이지 못하지만 생명이 있고 하나하나가 고맙고 소중한 존재라는 생각으로 변화했다. 개미, 매미 등 곤충(벌레)에 대해서는 징그럽고 더럽고 무서 우며 밟아도 되고 죽여도 되는 하찮은 존재라는 생각에서, 신기하고 불쌍하고 친구처럼 귀엽고 다정하며 소중하고 아껴야 할 존재라는 생각으로 변화했다. 새, 다람쥐 등 숲속의 야생동물에 대해서도 관심 없고 무섭고 보잘것없고 이상한 존 재라는 생각에서 관심이 많아지고 귀여우며 예쁘고 신기하고 소중하며 함께 살 아가야 할 존재라는 생각으로 변화했다. 즉, 숲에서 인상 깊은 경험을 통해 아이들 에게는 변화가 생겼다. 숲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생겼고 이러한 변화는 이후에도 아 이들의 생각과 태도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숲에서의 경험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변화시키기도 했다. 그냥 같은 반에 있는 애 였던 친구는 숲에서 함께 고생을 하고 온 후 소중한 친구로 변했다. 친구에게 화 를 자주 냈다는 아이는 숲에서 배려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고 했다. 다람쥐와 곤충들이 죽어 있는 것을 보고 불쌍한 감정을 느꼈던 아이는 그 후 작은 생물도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었고, 너무 더럽고 짜증난다고 생각 하던 장애 인에 대해 그런 사람일수록 감싸주어야 한다 고 생각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숲에서 - 122 -
아이들은 숲을 어떻게 경험하는가? 관계 의 변화를 경험했고,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했다. 나 에 대한 생각의 변화에서 귀를 기울이게 하는 것은 자아존중감 4) 의 향상에 대 한 아이들의 목소리였다. 아이들에게 숲은 작고 초라해 보이던 나 에게 왕이 된 것 같 고 부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 마법과 같은 장소였다. 숲은 아이들에게 나는 소중하며 세상에는 나와 같은 사람이 존재하지 않고 특별한 존재 라고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하였다. 이러한 자아존중감의 향상은 책임감 있는 환경 행동 (Environmental Responsible Behavior:ERB)으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 다(박진희 & 장남기, 1998). 6) 되살아나는 숲 아이들이 겪은 경험을 이야기하고(telling) 다시 이야기하고(retelling) 하는 과 정을 통하여 경험의 의미를 찾고(living) 이를 토대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는 (reliving) 과정이 바로 교육이다(강현석, 2007). 나는 이 연구에서 이야기 에 주목 하여 아이들의 기억 5) 을 되살리는 데 주력했다. 아이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다시 말 하고 다시 이야기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경험의 의미가 분명하게 드러나도록 하였다. 르쾨르는 과거의 현재는 기억이며, 현재의 현재는 직각( 直 覺, vision)이며, 미래 의 현재는 기다림이다(Recoeur, 김한식 역, 2000)이라고 했다. 내러티브의 삼차원 적 공간에 따라 아이들의 숲 이야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동안 아이들의 잊혀졌던 기억들이 되살아나고, 희미하던 경험의 의미가 분명해지며, 경험에 새로운 의미가 생기고, 과거의 시간이 미래로 연결되었다. 아이들에게 이야기의 제목을 붙이도록 하였는데, 제목은 아이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드러내 주었다. 금악산, 크로아티아 국립공원, 자연휴양 림 등 장소로 표현되기도 했고, 어렸을 적엔(수락산), 숲에 간 날 처럼 시간으로 표현되기도 하였다. 또한 동화책 속 숲과 다른 숲, 숲이나 나무에 대한 나의 생각 과 느낌의 변화 등 의도나 주제를 드러내기도 했고, 불쌍한 다람쥐와 곤충, 고마 4) 자아존중감은 심리적으로 혼란하거나 독선적인 역기능 가정에서 자란 아동으로부터 자아를 상실하 고 삶의 의미를 잃어가는 성인에 이르기까지, 넓은 연령 범위에 걸쳐 모든 현대인들이 증진시켜야 할 필수적인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개념이다(박진희, 장남기, 1998). 5) 학습이란 기억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만일 어떤 경험을 했는데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 학습이 우리가 경험한 내용을 획득하는 과정이라면, 이러한 경험내 용을 저장하고 재생해 나아가는 일련의 과정을 기억이라 할 수 있다. 인간행동은 행동하는 개체와 환경과의 역동적인 관계에 의하여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는데, 이 관계도 시간적인 사실로서, 지금 의 순간적인 행동은 존재로서의 장면을 구성하고 있는 구조와 동시에 과거에 있었던 경험의 영향 때문에 규정된다고 볼 수 있다. 과거에 있었던 경험 내지 사건들은 개체에 어떤 영향을 남기고 또 한 이를 출발점으로 하여 현재의 장면에서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노승윤, 2004). - 123 -
Ⅱ. 산림 웰빙 강좌 운 나무 등 느낌이나 감정을 표현한 것도 있고, 곤충채집, 도봉산 가을 나들이 처 럼 행위나 상황을 표현한 것도 있었다. 어느 것이든 아이들의 숲에 대한 경험의 의 미를 엿볼 수 있는 단서들이 되었다. 인터뷰 도중에 아이들이 쓴 글을 꺼내 보여주며 자신의 이야기에서 가장 강조하 고 싶은 단어를 하나 꼽아보라고 하였다. 아이들이 꼽은 단어들은 경외, 낯선, 고 마운, 상쾌 등 느낌이나 감정과 관련된 단어, 사슴벌레, 다람쥐, 가족, 낭떠러 지 등 이야기의 소재로 볼 수 있는 단어, 배려, 건강, 생명, 안전, 함께 등 이 야기의 주제와 연관된 단어 등이었다. 이 단어들은 아이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핵 심 의미를 함축하고 있었다. 경험에서 배운 것을 다른 친구에게 이야기한다면 어떻게 이야기하겠느냐는 물음 에 아이들은 자연을 보호하자거나 야생동물을 사랑하자는 등의 교훈적인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는 대답을 했다. 동화책에서 보았던 동물을 숲에서 보지 못해 실망했다 는 지혜는 동물을 소중하게 대해 주자는 이야기를 해 주고 싶다고 했고, 낭떠러지 길을 내려오느라 고생했다는 예빈이는 노력하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걸 이야기 하고 싶다고 했다. 나름대로의 주장, 생각, 견해를 이야기하겠다는 아이들도 있었다. 시영이는 숲이 사람의 성품을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킨다는 점을 이야기하겠다고 했 다. 찬이는 곤충은 무서운 게 아니라는 걸 이야기하겠다고 했고, 자연캠프 다녀온 이야기를 해 준 준원이는 숲에 다녀오면 숲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거라는 걸 알려 주고 싶다고 했다. 자신이 생각한 것을 적극적으로 제안 또는 권유하겠다는 아이들 도 있었다. 선우는 숲에 가면 화목한 가정이 될 거라는 것을 이야기를 하겠다고 했 고, 현욱이는 엄마가 하라는 대로 다 하는 아이들에게 청설모처럼 자유로워지라고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이야기하기 라는 행위 자체에 초점을 맞춘 아이들도 있었고, 신기하거나 무서웠다는 등 그 때 당시의 느낌이나 감정을 이야기하겠다는 아이들도 있었다. 유현이는 다람쥐를 처음 봤을 때의 신기한 감정을, 지윤이는 낭떠러지를 지 나며 무서웠던 감정을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보고 느낀 것을 다른 친구들에게 자랑하 겠다고 한 아이들도 있었다. 이 아이들에게 숲은 모험의 장소였으며, 뱀을 보았거나 산 정상에 올랐던 모험의 추억들은 아이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시나 소설로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해 보도록 하였는데, 아이들의 작품에는 아이들 의 감정과 생각이 잘 정리되어 드러나고 있었다. 특히 시나 소설을 쓰면서 아이들은 숲과 나무에 대한 은유를 사용하였는데, 숲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을 응축적으로 보 여준다. 선우는 숲의 기억 이라는 시에서 마치 저 멀리 이사 간 옛 친구 를 잊어버 릴 수 없듯이 숲에 대한 기억을 잊어버릴 수 없다고 하였다. 숲에서의 기억은 아이 들의 삶 속에 오랫동안 살아 있다. - 124 -
아이들은 숲을 어떻게 경험하는가? 숲의 나무 숲의 시냇물 숲의 냄새 새들의 노랫소리 숲의 기억은 잊어버릴 수 없어 소풍 온 사람들 놀고 있는 아이들 꽃구경 온 할머니들 등산하는 사람들 숲의 기억은 잊어버릴 수 없어. 저 멀리 이사 간 옛 친구처럼 (허선우, 숲의 기억) 또한 나는 아이들에게 이 연구에 참여하면서 가졌던 생각, 소감 등을 솔직하게 이 야기해 달라고 하였다. 내러티브 탐구에서 연구자는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참여자가 연구에 참여하는 일에 대한 그들의 느낌이나 생각에도 관심을 가지고 기록해야 하는 데, 이는 참여자의 연구 참여 경험 또한 연구 텍스트로 구성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염지숙(2003)의 제안에 따른 것이다. 아이들의 반응은 아이들을 학교로 찾아갈 때 마다 내가 아이들에게서 받은 느낌과 다르지 않았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숲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본 경험이 없었고, 숲에 대해 이야기해 볼 수 있었던 이 연 구에 호감을 표현했다. 아이들의 숲 이야기를 통해 나는 아이들이 숲에서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으며, 아이들의 숲에서의 경험을 기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 하였다. 아이들의 숲에 대한 이야기를 수집하고 기록하는 과정에서 나는 아이들이 숲에서 시간을 보낼 때의 느낌을 증명할 수 있었고, 그들이 숲에서 배우는 교훈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아울러 숲의 교육적 가치를 확신할 수 있었다. - 125 -
Ⅱ. 산림 웰빙 강좌 2. 교육적 제언 1) 부모들이여, 아이들을 데리고 숲으로 가자 아이들이 더 깊이 숲과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교육적인 배려와 조처가 뒤따라 야 한다. 특히 아이들이 숲이라는 또 다른 교실로 나가는 데에는 어른, 특히 부 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배움의 장소로서 숲의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이 교실 안에서만 배우 는 것은 아니다. 교실 문을 열고 숲으로 나왔을 때, 아이들 앞에는 또다른 배움의 장이 펼쳐진다. 6) 하지만 아이들이 숲을 만날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아이들이 점점 나이를 먹 어가면서 어린 시절에만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숲을 만날 기회를 점점 잃어가고 있 다. 또한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입시 등 아이들에게 부과되는 과제가 많아지고 무거 워져 숲에 갈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적어진다. 이렇게 아이들이 숲을 만날 기회가 적 어진다는 것은 한편으로 숲이 주는 가치를 누릴 기회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숲으로 갈 시간이 없다면 아이들 가까이에 숲을 만들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학교 에 나무를 심고 숲을 조성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아이들이 숲과 접할 수 있 는 공간은 학교, 아파트, 공원, 수목원 등 다양하다. 그곳이 어느 곳이든 숲을 경험 할 수 있는 장소가 아이들 주변에 더 많이, 더 가까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아이들이 더 깊이 숲과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교육적인 배려와 조처가 뒤따라야 한다. 특히 아이들이 숲이라는 또 다른 교실로 나가는 데에는 어른, 특히 부모의 역 할이 매우 중요하다. 페스탈로찌는 교육의 본질은 사랑 이기에 이 사랑의 화신인 어 머니가 가장 훌륭한 교사일 수 있다고 하였다(권정민, 1992). 아이들을 숲으로 이 끌고 나오고, 아이들과 숲의 경이로움에 대해 함께 놀라고 기뻐해줄 수 있는 어른의 존재 여부에 따라 아이들의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 데일(Dale)은 학습자의 경험을 직접적인 참여에 의한 경험으로부터 시작하여 간 6) 숲 자체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그곳에서 아이들이 배운다는 점에 주목할 때, 숲이 현대 수업의 원 리인 자발성의 원리, 사회화의 원리, 통합의 원리(이혜림 외, 2004) 등을 구현하기에 적당한 장 소임을 알 수 있다. 숲이 가르친다는 것은 숲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배운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파 일(Pyle, 2002)은 아이들이 스스로 학습하는 존재이며, 아이들의 교육과정은 그들이 활용할 수 있는 모든 것에서부터 만들어진다면서 아이들에게 자연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적 노력의 필 요성을 주장했다. 즉 숲은 자발성의 원리를 구현하기 적당한 교육 장소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숲은 아이들이 우정, 배려, 협동심 등을 배우기에 적당한 장소라는 점에서 사회화의 원리를, 숲에서 아 이들은 지적으로, 정서적으로, 신체적으로 성장하고 발달한다는 점에서는 통합의 원리를 적용한 교 육 장소로서 적당하다. - 126 -
아이들은 숲을 어떻게 경험하는가? 접적인 경험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언어적인 상징에 이르는 형태로 분류하였는데, 구체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할 때만이 보다 추상적인 경험이 의미를 가진다는 점을 보여 주고자 하였다(권성호, 1998) 7). 가장 정보가 풍부한 학습 환경인 숲에서 아 이들이 구체적인 경험을 통해 창조성과 지성의 원천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교육적 관 심과 실천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자연과 거리가 멀어지거나 자연과 우리를 연결시 켜주는 끈이 절단된 상태 (탁광일, 1998: 3)를 생태맹이라고 한다면 그 단절을 다 시 이어주고 관계를 회복시키는 일은 교육이 이 시대에 감당해야 할 과제이다. 생태 맹 극복의 열쇠는 결국 교육에 있다(탁광일, 1998). 2) 아주 어렸을 적부터 숲을 경험하게 하자 아이들은 아주 어렸을 때의 숲의 경험도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 목해야 한다. 아이의 일생 동안 다시 오지 않는 시간의 지점 이 아주 이른 시 기에 지나가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짧은 순간의 강렬한 경험은 오래 기억된다. 어린 시절 숲에서 경험을 통해 만들어 진 이러한 시간의 지점들은 아이들의 삶에 오랫동안 영향을 미친다. 아이들이 기억 하는 숲에 대한 경험의 시기는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아이들은 그들이 기억할 수 있 는 가장 오래 전 시기에 만났던 숲을 가장 인상 깊게 기억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숲에서 경험한 특별한 시간, 공간, 관계, 감각 등 경험의 구조들을 통해 아이들이 숲을 경험하는 그들만의 방식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숲에서 아찔하게 위험 했던 1분의 시간은 1시간처럼 길었고, 작고 초라해보였던 자신이 왕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숲에서 함께 무서워 떨면서 친구와 우정이 깊어졌다. 아이들은 오감 을 통해 숲과 맞닥뜨린다. 다람쥐, 뱀, 물고기, 사마귀, 숲의 풍경 등을 보고, 숲에 서 금방 딴 다래를 맛보고, 비 온 숲의 냄새를 맡고, 여름 숲의 바람소리를 듣고, 곤충을 손에 올려놓아 보면서 숲을 경험한다. 이러한 감각들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 는다. 숲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감각이자 느낌들은 아이들에게 특별한 기억 을 선사한다. 숲은 즐거운 기억만 아이들에게 주는 것은 아니다. 무섭고 위험했던 7) 이는 브루너(Bruner)가 구분한 지식의 표상 양식과도 대응된다. 브루너는 지식의 표상 양식을 직 접적 체험에 의하여 행동적으로 지식이 경험되고 표상되는 행동적(enactive) 표상, 그림에 의해 표현되는 것을 관찰함으로써 영상적으로 지식이 경험되고 관찰되는 영상적(iconic) 표상, 문자와 같은 상징체계에 대한 이해 과정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상징적으로 지식을 학습하는 상징적 (symbolic) 표상 등으로 구분하였다. 한편 캘럿(Kellert)은 체험의 유형을 직접적 체험(direct experience), 간접적 체험(indirect experience), 대용적 또는 상징적 체험(vicarious or symbolic experience)로 구분하였다. - 127 -
Ⅱ. 산림 웰빙 강좌 경험을 통해 아이들은 배운다. 이러한 경험 또한 아이들의 기억에 살아 있는 의미 있고 중요한 순간, 빛나는 순간들이다. 아이들은 어린 시절에 자연과 상호작용을 통해 더 큰 바깥세상과 소통하는 방법 을 배우게 된다는 카울라(Chawla, 2002)의 연구나, 어린 시절은 한 사람의 영혼 을 형성하는 데 있어서 명백한 근원의 시기 이며 숲은 어린 시절의 시간의 지점들 (spots of time) 을 만들어 내는 데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칸(Kahn, 2002)의 연구를 보더라도 어린 시절에 숲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아이들은 아주 어렸을 때의 숲의 경험도 오랫동안 기억하 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아이의 일생 동안 다시 오지 않는 시간의 지점 이 아주 이른 시기에 지나가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3) 숲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하자 아이들과 함께 숲에 갔을 때에는 무엇보다 먼저 아이들이 숲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아이들은 숲에서 느낀 감정을 오랫동안 기억하며, 그 감 정은 아이들의 변화와 성장에 영향을 끼친다. 시간의 지점 은 아이들이 숲에서 느끼는 감정과 연결되어 있다. 아이들이 숲에서 놀라워하고, 불쌍해하고, 고마워하고, 신기해하는 등의 감정들은 숲에서 경험을 빛 나고 특별하게 하였고, 결국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배움의 토양 이 되었다. 아이들은 숲과의 맞닥뜨림의 순간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일종의 감정을 느끼며, 이러한 숲과의 맞닥뜨림은 아이들의 생각과 행동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 킬 만큼 중요하다. 아이들은 숲의 풍광에서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경험하기도 하 고, 숲에 사는 야생동물을 통해 사랑과 배려의 가치를 생각하기도 하며, 숲에서 위 험한 순간을 통해 자연의 힘을 깨닫고 겸손과 감사를 배우기도 했다. 아이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 사회, 가정으로부터 받는 스트레스와 불안감 등 압력에 대항하기 위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리가 아이들이 숲과 함께하는 시 간과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할 수 있다면 아이들은 긍정적인 감정들을 경험하게 될 것 이고, 더 나아가 아이들은 그들 주변의 숲과 자연을 통해 그들 스스로 필요할 때마 다 희망, 용기, 치유, 자신감, 아름다움의 순간을 만들어 내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창조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숲과 함께 하는 수업을 통해 아이들은 스트레스와 근심, 외로움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숲은 인간으로 하여금 넓고 풍부한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주며, 숲과의 감정 적 교류를 통해 인간은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한 인식과 관계의 지평을 넓힌다. 8) 또 - 128 -
아이들은 숲을 어떻게 경험하는가? 한 숲을 통해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지적으로, 가치판단적으로 성장한다(Kellert, 2002). 따라서 아이들과 함께 숲에 갔을 때에는 무엇보다 먼저 아이들이 숲을 충분 히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아이들은 숲에서 느낀 감정을 오랫동안 기억하 며, 그 감정은 아이들의 변화와 성장에 영향을 끼친다. 4) 숲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를 주자 아이들에게 숲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 주어야 한다. 아이들은 숲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숲의 가치와 의미를 새롭게 만들어 가기 때 문이다. 아이들은 숲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동안 숲과 자신들에 대한 가치와 의미들을 만들어 간다. 아이들은 이야기를 통해 그대로 잊혀졌을지도 모르는 기억들을 되살리 고 숲이 가르쳐 준 지혜들을 그들의 삶에 적용하게 된다는 사실은 숲을 통한 교육에 관련된 교사들과 프로그램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아이들에게 숲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 주어야 한다. 아 이들은 숲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숲의 가치와 의미를 새롭게 만들어 가기 때문이 다. 숲에 대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이야기하기를 격려할 필요가 있다. 아이 들은 자신들의 이야기가 누군가로부터 인정받을 때 비로소 자신들이 경험한 것이 사 실이며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Borin, 2005). 아이들 에게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숲에서 경 험한 것들이 얼마나 가치 있고 소중한 것인지를 아이들에게 깨닫게 해 주고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숲에서의 경험들이 아이들 의 삶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 확인할 수 있다. 3. 결론 교육의 본질은 사랑이다. 교육이 추구하는 바람직한 인간은 그 중심에 사랑이 있 는 사람이다. 아주 오래 전부터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생존의 방법을 가르친 이유도 8) 바깥의 자연경관(landscape)은 우리의 내면 경관(mindscape)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 mindscape 은 우리 내면의 정서적 landscape 이다. 즉, 숲은 자연경관을 만들고, 자연 경관은 우리의 정서와 심성 발달에 결정적 역할을 하며, 이렇게 형성된 우리 내면의 mindscape 는 또 다시 주위의 자연경관을 가꾸고 보전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인간의 심성과 자연은 이렇게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발전해 나간다 (전영우 외, 1999: 46). - 129 -
Ⅱ. 산림 웰빙 강좌 자식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다. 21세기에 교육이 추구해야 할 것도 사랑이다. 우리의 아이들이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 다른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 생 명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도록 하는 것은 특히 이 시대에 교육이 담당해야 할 몫이다. 숲은 아이들이 사랑을 배우는 장소이다. 숲은 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사랑 의 씨앗을 심어 주기에 참 좋은 장소이다. 집이나 학교 등 아이들의 생활 주변에 숲을 많이 조성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수 목원이나 공원 등 도심의 공터가 많아져야 하겠고, 학교에 나무를 심어 숲 환경을 만들어 주는 데에도 교육 관계자들이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한 가족 여행이 나 체험학습 등의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 주어야 한다. 숲에서 아이들이 배울 수 있 도록 부모나 교사가 아이들과 함께 자주 숲으로 가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들을 데리 고 숲으로 가는 것은 가정교육과 인성교육의 첫 걸음이다. 아이들은 아주 어렸을 때 의 숲의 경험도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숲을 통한 교육은 아주 이른 시기부터 가능하다는 사실을 많은 부모들이 알고 있을 필요가 있 다. 또한 아이들이 숲에 갔을 때에는 무엇보다 먼저 아이들이 숲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아이들은 숲에서 느낀 감정을 오랫동안 기억하며, 그 감정 은 아이들의 변화와 성장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숲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진행할 때에도 이 점이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아이들은 이야기를 통해 그대 로 잊혀졌을지도 모르는 기억들을 되살리고 숲이 가르쳐 준 지혜들을 그들의 삶에 적용하게 된다는 사실은 숲을 통한 교육에 관련된 교사들과 프로그램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참고 문헌 강현석(2007). 교사의 실천적 지식으로서의 내러티브에 의한 수업비평의 지평과 가치탐색. 교육과정연구, 25(2), 1-35. 권성호(1998). 교육공학의 탐구. 서울:양성원. 권정민(1992). 페스탈로찌의 유아교육사상에 관한 연구. 석사학위논문. 숙명여자 대학교 교육대학원. 권정민(1992). 페스탈로찌의 유아교육사상에 관한 연구. 석사학위논문. 숙명여자 대학교 교육대학원. 김경희(1996). 정서란 무엇인가. 서울:민음사. 김영무(1999). 생태맹 극복의 길 참 인간이 되는 길. 숲과 자연교육. 서울: 수 문출판사 - 130 -
아이들은 숲을 어떻게 경험하는가? 노승윤(2004). 실기교육방법론. 경기:양서원. 박진희 장남기(1998). 자아존중감 향상을 위한 인지적 재구조화 전략 이 환경단 원의 학습에 미치는 효과. 환경 교육, 11(1), 237-249. 손우정(2007). 관계로 엮어가는 배움. 우리교육. 1월호 통권 203호. 28-31. 염지숙(2003). 교육 연구에서 내러터브 탐구(Narrative Inquiry)의 개념, 절차, 그리고 딜레마. 교육인류학 연구, 6(1), 119-140. 이재영(2008). 학교숲을 활용한 환경교육. 학교숲과 환경교육, 91-111. 이혜림 외(2004). 수업방법의 이론과 실제. 서울:백산출판사. 전영우 외(1999). 숲이 있는 학교.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총서 3. 서울:이채. 전영우(1999). 숲체험 프로그램-이론과 실제. 서울:수문출판사. 조규성(2009). 아이들은 숲에서 무엇을 배우는가?:숲에 대한 아이들의 기억에 관한 질적 연구. 박사학위논문.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탁광일(1998). 생태맹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접근 방법. 숲과 문화총서, 6, 14-21. Borin, K. A.(2005). Nature places and story spaces: An exploration of children's stories about nature. the State University of New Jersey New Brunswick. Carson, R. L., 표정훈 역(2002). 자연의 경이로움에 대하여. 서울:에코리브르. Chawla, L.(2002). Spot of time: Manifold ways of being in nature in childhood. Kahn, Jr. P. H., & Kellert S. R. (Ed.). (2002). Children and nature. Cambridge, Massachusetts. Chawla, L.(2002). Spot of time: Manifold ways of being in nature in childhood. Kahn, Jr. P. H., & Kellert S. R. (Ed.). (2002). Children and nature. Cambridge, Massachusetts. Kahn, Jr. P. H.(2002). Children's affiliations with nature: Structure, development, and the problem of environmental generational amnesia. Kahn, Jr. P. H., & Kellert S. R. (Ed.). (2002). Children and nature. Cambridge, Massachusetts. Katcher, A.(2002). Animals in therapeutic education: Guides into the liminal state. Kahn, Jr. P. H., & Kellert S. R. (Ed.). (2002). Children and nature. Cambridge, Massachusetts. Kellert, S. R.(2002). Experiencing nature: Affective, cognitive, and evaluative development in children. Kahn, Jr. P. H., & Kellert S. R. (Ed.). (2002). Children and nature. Cambridge, Massachusetts. Manen, M.(1990). Researching lived experience. 신경림 역(1994). 체험연 - 131 -
Ⅱ. 산림 웰빙 강좌 구: 해석학적 현상학의 인간과학 연구방법론. 서울:동녁. Orr, D. W.(1992). Ecological literacy: Education and the transition to a postmodern world, SUNY. Ricoeur, P.(1984). Temps et recit. 김한식 이경래 역(2000). 시간과 이야기 2. 서울: 문학과지성사 Thomashow, C.(2002). Adolescents and ecological identity: Attending to wild nature. Kahn, Jr. P. H., & Kellert S. R. (Ed.). (2002). Children and nature. Cambridge, Massachusetts. Weber, A. 박종대 역(2008). 모든 것은 느낀다. 서울: 프로네시스. - 132 -
<산림치유> 산림, 인간 건강 그리고 치유 유 리 화 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사 1. 산림의 인간 건강증진 및 질병치유 효과, 산림치유 1) 산림치유의 개념 산림치유(forest healing) 라 함은 자연환경 중에서도 숲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물리적 환경요소를 이용하여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회복시키는 활동으로, 자연요법의 한 부분으로 정의할 수 있다(그림 1 참조). 그림 1.. 산림치유의 개념 산림치유는 질병 치료의 장소로서 산림의 활용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국민이 도시화된 생활 속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산림으로부터 심신의 쾌적함을 느끼 고 이를 통해 면역력이 향상됨으로써 궁극적으로 질병이 예방되어 건강을 증진시키 는 일련의 과정을 총칭한다. 즉 산림의 환경요소에 의한 건강증진, 질병예방 및 치 - 133 -
Ⅱ. 산림 웰빙 강좌 유(자기회복력 증진을 통한)의 개념을 복합적으로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산림치유는 산림이 지닌 건강증진 효과가 인체에 미치는 생리적, 심리적, 사회적 효과를 과학적, 의학적으로 검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산림을 인간 심신의 치유에 활용하려는 시도로서 산림욕( 山 林 浴 ) 보다 한 단계 진보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2) 산림치유 효과 검증에 관한 실험결과 국립산림과학원(2007~2009)은 충북대, 인제대 서울백병원 등과 공동연구를 통 해 숲이 인체에 미치는 생리적, 심리적 영향을 임상실험을 통해 입증한 바 있다. 실 험은 일반인과 우울증, 고혈압 등 도시화된 현대생활에서 쉽게 발병되는 생활습관병 환자군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먼저 일반인 대상 실험에서는 산림이 지닌 건강증진의 효과성을 측정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안정되고 편안한 상태에서 발생하는 뇌파로 알려진 알파파의 발생량과 최고혈압을 변수로 사용하였다. 그 결과 숲에서의 보행이 도시보다 알파파의 발생량 을 증가시키고, 혈압을 정상수준으로 유지시켜주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2). 또 경증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산림의 치유효과 분석을 위한 임상실험을 실시하 였는데, 외래환자나 병원에서 진행하는 심리치료 프로그램 참여그룹보다 숲에서 진행 하는 산림치유 프로그램 참여그룹의 우울증상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 다. 즉 우울증상 측정 척도인 HRSD(Hamilton Rating Scale for Depression)와 MADRS(Montgomery-Asberg Depression Rating Scale) 점수가 산림치유 프 로그램 참여 전에는 각각 15.54, 23.70이었던 환자들이 4주간 참여 후에 8.04, 11.83으로 떨어져 우울증상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림 3). 알파파/베타파 비율 그래프 최고혈압 비교 그래프 비율 2.5 2 1.5 1 0.5 일상 1.24 숲 1.57 도시 0.64 숲 1.92 도시 0.89 숲 1.00도시 0.94 숲 도시 혈압 135 130 125 120 115 128 123.33 115.5 121.75 132 119.5 125.5 121.17 125.92 숲 도시 110 0 일상Base 당일Base 보행후 경관감상후 측정시기 105 일상B 당일B 보행사전 보행사후 경관감상후 그림 2. 도시와 숲에서의 인체 생리적 변화 측정결과(뇌파, 혈압) - 134 -
산림, 인간 건강 그리고 치유 20 30 16 12 8 16.9 15.79 15.54 16.58 13.74 14.85 15.46 13.08 10.94 14.81 11.58 8.04 control hospital forest 25 20 15 10 25.24 25.37 23.7 25.05 24.38 22.31 24.53 22.48 16.87 23.33 20.32 11.83 control hospital forest 4 5 0 week 1 week 2 week 3 week 4 0 week 1 week 2 week 3 week 4 <HRSD 점수 변화> <MADRS 점수 변화> 그림 3. 우울증 환자 대상 산림치유 효과 분석 결과 2. 산림치유 인자 피톤치드(Phytoncide)는 그동안 산림이 지닌 건강증진 및 질병치유 기능의 상징 으로서 산림치유 인자를 대표해 왔다. 그러나 실제로 산림은 피톤치드 외에 산림치 유의 원인이 되는 많은 물리환경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 산림의 물리환경적 요소, 즉 경관, 소리, 음이온, 온 습도, 빛 등은 산림을 찾는 인간의 심신을 건강하게 해 주는 산림치유의 인자가 된다. 자료 : 김기원(2006)이 제시한 산림치유적 요소의 체계를 참조하여 각색 그림 4. 산림치유의 인자 - 135 -
Ⅱ. 산림 웰빙 강좌 또, 이러한 물리환경적 요소 외에 자기성찰, 명상, 대화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산 림에서 행하는 활동에 의한 심리적, 사회적 요소가 산림치유의 인자가 될 수 있다. 이 밖에 운동요소도 산림치유의 중요한 인자로 볼 수 있는데, 숲에 가면 적정한 경 사도와 길이의 숲길이 있기 때문에 청정한 자연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운동을 하게 되 고 이 때문에 인간의 심신이 건강하게 된다. 이러한 산림치유의 인자를 구분하여 정리하면 <그림 4>와 같다. 각각의 산림치유의 인자가 실질적으로 어떻게 인간의 심신을 건강하게 하는데 기 여하는지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피톤치드 피톤치드는 식물 이라는 뜻의 피톤(Phyton) 과 죽이다 라는 뜻의 사이드(Cide) 를 합쳐 만든 말로, 이 용어는 스트렙토마이신을 발견해 결핵을 퇴치한 공로로 노벨 의학상을 받은 러시아 태생의 미국 세균학자 왁스먼(Waksman)이 처음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후 1930년경에 구소련의 레닌그라드 대학의 토킨(V. P. Tokin) 교수가 피톤치드의 효능에 대한 실험결과를 발표했는데 그는 마늘이나 양 파, 소나무 등에서 나오는 냄새나는 물질이 피톤치드이며, 이것이 아메바 등의 원생 동물과 장티푸스, 이질, 결핵균 등을 죽이는 방어용 휘발성 물질이라고 주장하였다. 일반적으로 피톤치드는 식물이 병원균, 해충, 곰팡이에 저항하려고 수목 스스로 만들어 발산하는 휘발성 물질로서 그 주성분은 테르펜(Terpene)이라고 하는 유기 화합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휘발성 테르펜류는 물론이고 알칼로이드, 배당체, 플라보노이드, 페놀성 물질 등 비휘발성 성분을 총망라하여 피톤치드로 정의할 수 있다(강하영, 2003). 피톤치드는 크게 항균 방충 및 소취 탈취 등의 효과가 있으며 그 향기를 맡음 으로써 심신의 쾌적감 주며 피톤치드의 일종인 알파피넨(α-pinene)은 피로회복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톤치드는 활엽수보다는 침엽수에서 많이 방출되며, 침엽수 중에서도 특히 편백 나무, 구상나무, 삼나무 등에서 많이 방출된다. 계절별로는 생육이 활발한 여름철이 겨울에 비해 많이 방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136 -
산림, 인간 건강 그리고 치유 표 1. 국내 침엽수 수종별 피톤치드 함량 (단위 : ml/100g) 수 종 겨울 여름 수 종 겨울 여름 전나무 구상나무 소나무 잣나무 리기다소나무 2.9 3.9 1.7 1.6 0.7 3.3 4.8 1.3 2.1 0.8 삼나무 편백나무 화백나무 향나무 측백나무 3.6 5.2 3.1 1.8 1.0 4.0 5.5 3.3 1.4 1.3 출처 : 박재철. 환경과 조경(1991) / 신원섭. 2007. 숲으로 떠나는 건강여행. p.29 재 인용. 2) 햇빛 강한 햇빛은 유해한 자외선을 쐬게 하는 반면, 숲 속에서는 나뭇잎이 필터 역할을 함으로써 한여름에도 적당한 일광욕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간접적인 햇빛은 비타 민 D를 합성하는데 기여하며, 세로토닌(Serotonin)을 잘 분비시켜 몸의 활력을 주 고 심신에 생기를 불어 넣어준다. 비타민 D는 뼈를 보호하고 세포의 증식을 조절하 며 암을 유발하는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며,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일반 적으로 활력이 떨어지고 심신이 위축되어 기분이 가라앉고 심하면 우울증으로 발전 하게 된다. 3) 음이온 산림에는 일반적으로 도시보다 많은 양의 음이온이 분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 으며 이러한 음이온은 부교감신경에 작용하여 신체를 이완시켜 뇌파의 알파파를 증 가시키며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표 2. 대기 중에 포함된 음이온의 양 장소 음이온 양(입자수/cm3) 비 교 도 시 실내 30~70 실외 80~150 도시의 실내보다 1.1~1.5배 교 외 일반 산과 들이 있는 교외 숲 200~300 700~800 1,000~2,200 도시의 실내보다 2.8~10배 도시의 실내보다 10~26.7배 도시의 실내보다 14.3~73.3배 인체가 필요로 하는 양 700 출처 : 임문진. 산림욕적 세계(1988) / 박범진. 2006. 내 몸이 좋아하는 산림욕. p.40 재인용. - 137 -
Ⅱ. 산림 웰빙 강좌 4) 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의 움직임과 시냇물 소리 등 산림 내 소리는 불규칙함과 규칙적임이 조화된 1/f 프렉탈 특성을 지님으로써 기분을 평안하게 하고 긴장을 완 화시킴으로써 쾌감을 부여한다. 5) 경관 숲의 아름다운 경관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안정효과는 매우 큰 것으로 알려 져 있다. 녹색이 보여 지는 비율, 즉 녹시율( 綠 視 率 )이 높을수록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6) 산소 일반적으로 도시의 공기 중에는 산소 농도가 약 20.9% 정도가 되나, 산림에서는 이보다 약 1~2% 정도 더 많은 산소를 함유하고 있다. 산림 내 공기는 이처럼 산 소 농도도 높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도 도시보다 청정한 상태이다. 도시에서는 오염, 먼지 등에 의해 공기의 질이 나쁘지만 숲 속에서는 오염원으로부터 원거리에 떨어져 있고 그나마도 나뭇잎이 필터 역할을 함으로써 걸러주기 때문에 깨끗한 공기, 산소 를 마실 수 있다. 체내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면 신진대사가 원활하게 되고 뇌의 활동도 활발하게 해준다. 7) 사회 심리적 인자 환경심리학자 캐플란(Kaplan)은 산림이 주는 심리적 안정과 회복 기능은 산림이 복잡한 현실로부터 도피와 탈출의 자유, 즉 일상으로부터의 해방감을 주는 공간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또한 산림은 자기만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러한 느낌은 심리적으로 마음을 평안하고 안정감을 갖게 한다. 더불어 산림은 일 상에서와는 달리 의식을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집중하면서 생기는 스트레스를 편안 히 풀 수 있게 해준다. - 138 -
산림, 인간 건강 그리고 치유 3. 산림치유에 주목하는 이유 1) 보건복지 수요의 증가 최근 사회가 산림이 가진 인간건강 증진 및 질병치유 기능에 대해 주목하는 이유 중의 하나로 보건복지 수요의 증가를 꼽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만성 질환 및 환경 성 질환 환자의 증가가 특히 산림의 치유기능과 연관되어 자주 등장하고 있는 질병 이다. 만성질환은 만성 퇴생성 질환 또는 생활습관병으로도 불리는데 6개월 혹은 1년 이상 계속되는 질환으로 그 증세가 완만히 나타나 장기간 지속하는 증세로 여러 가 지 위험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질병을 말한다. 고혈압, 당뇨,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등이 우리나라 4대 만성질환으로 꼽히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3년에서 2007년까지 4년 동안 전체 환자는 6.3% 증가한 반면, 4대 만성질환자는 49.7%가 증가하였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만성질환의 특성(2003, 강진경)은 질병의 시작에서 발생까지 오랜 기 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 기간을 잠재기(latent period)라고 하는데 예를 들어 흡연 후 폐암이 발생하기 까지 평균 20~25년이 소요된다. 또, 분명한 시점을 밝히긴 어렵더라도 아주 어려서부터 시작되며, 이 질환의 발생에는 한 가지 원인보다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만성질환의 위험요인들을 종합해 보면, 식이(diet), 흡연, 음주, 운동, 스 트레스 등 생활습관과 관련성이 크다는 것인데, 이렇듯 만성질환이 성인에게만 생기 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과 함께 생활습관이 만성질환 발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성인병 이라는 용어에서 생활습관병 이라는 용어로 바뀌어 기존 의 만성퇴행성질환을 설명하던 성인병의 개념을 대체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만성질환의 발생과 진행을 예방하기 위해 생활습관의 개선이 중요하게 여 겨짐에 따라 산림이 이러한 생활습관을 개선하기 위한 스트레스 해소, 운동에 적합 한 환경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게 된 것이다. 또 국가적으로 그 예방과 치료 대책을 고민하고 있는 질환중의 하나가 환경성 질 환이다. 대표적인 환경성질환인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2001년 전체 인구의 0.012%에 불과하였으나 2005년에는 0.091%로 7배 이상 급증하였다. 이에 따라 수목이 내뿜는 피톤치드의 항균, 살균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산림환경을 이용한 아토피 피부염 증상완화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 139 -
Ⅱ. 산림 웰빙 강좌 2) 국가차원의 건강증진 정책 추진의 중요성 대두 보건복지부는 건강증진 정책 추진전략을 수립하고 건강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소득 증가를 유도하는 자본재로서 국가 성장전략을 위해 건강증진에 대한 사회 투자 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즉 환자의 증가는 질 높은 인적( 人 的 ) 자본의 확보, 의 료비 증가 등의 측면에서 국가성장 동력을 약화하는 요인이 됨에 따라 국민들이 질 병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을 유지 증진하는 보건정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 이다.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심신의 건강을 유지 증진하는 장소로서 산림, 즉 숲은 더 할 나위 없는 자원이며 이미 많은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산 림이 지닌 인간 건강유지 및 증진 기능 발휘에 대한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는 보다 과학적이고 전문성 높은 서비스 제공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3) 보완대체의학에 대한 관심 증가 보완대체의학(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CAM)은 정통의학 이 아닌 다양한 의료체계나 건강관리 체계, 의료행위 및 의료산물을 총칭하여 말한 다. 즉, 인체의 면역기능과 회복능력을 증강시켜주는 여러 가지 자연적인 접근방식 을 동원하여 환자를 전체성을 가진 인간으로 간주하여 정신적, 사회적, 환경적 부분 까지 관찰하여 조화롭게 치료하자는 개념이다. 보완대체의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현대 정통의학(서양의학)의 발 달에도 불구하고 암, 만성질환, 퇴행성 질환 및 정신질환이 만연함에 따라 이의 해 결을 위한 보완대체의학의 기대가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현대의학의 치료 형태(수술, 삽입 이식, 약물투여 등)와 치료 약물의 부작용, 독성, 내성에 대한 부작 용으로 인해 보완대체의학의 전인적인 접근방식에 대한 일반인의 호감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산림치유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방향도 이러한 보완대체요법 등과 크게 다르지 않 으며, 이러한 보완대체요법은 산림환경 내에서 이루어질 때 그 효과가 더욱 극대화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따라서 보완대체의학과 산림치유는 일맥상통하는 바가 매 우 크며, 앞으로 산림치유의 활동 및 방법들, 즉 산림요법(forest therapy)이 보완 대체요법의 한 영역으로 자리매김 하도록 효과검증을 통해 전문성과 차별성을 확보 해 나가야 할 것이다. - 140 -
산림, 인간 건강 그리고 치유 4. 치유의 숲과 산림치유 프로그램 1) 치유의 숲 산림청은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하여 향기, 경관 등 산림 의 다양한 요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조성한 산림(시설과 그 토지를 포함)을 치유의 숲 으로 정의하고 있다(산림문화 휴양에 관한 법률 제2조). 또 제5차 산림기본계획 상에도 산림의 사회적 역할 강화 방안의 하나로 치유의 숲을 조성하고 이와 관련된 인력 양성방안에 대한 계획내용을 명기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산림청은 이미 2007년부터 치유의 숲 조성사업을 추진 중인데 2009년 1월말에 개장한 산음 자연휴양림(경기 양평군 소재)내 일부지역에 조성된 치유의 숲 시범사업을 필두로 더욱 발전적인 형태의 치유의 숲을 조성해 나갈 예정 이다. 2009~2010년에는 전라남도 장성군 축령산 일대 국유림 및 강원도 횡성군에 위치한 숲체원 일원에 치유의 숲 조성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체적으로 산림치유와 관련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 되고 있다. 2) 산림치유 프로그램 산림치유 프로그램이란 산림이 지닌 치유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산림치유 인자 를 활용하여 치유의 숲 등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산림치유 프로그램의 개발 방향은 산림의 보건의학적 기능을 망라하여 심신을 치유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모든 영역을 활용하여 개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프로그램은 통상 개별 활동(activity)들의 묶음으로 진행되는데, 산림환경요소 뿐 만 아니라 특히 질병별, 대상별 특성을 고려하여 산림치유 관련 활동을 개발함으로 써 궁극적으로 산림치유 효과를 극대화하는 프로그램을 완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개발 진행하는 인력도 산림환경 뿐만 아니라 질병, 대상에 대한 전문교육을 이수하고 관련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 141 -
Ⅱ. 산림 웰빙 강좌 인용문헌 강진경. 2003. 생활습관병의 개념. 대한내과학회지 제65권 제1호 121~125p. 강하영. 2003. 피톤치드의 비밀. 역사넷. 200p. 김기원. 2006. 치유요소의 특성과 산림치유에의 활용에 관한 이론적 고찰. 한국식 물 인간 환경학회지 9(4):111~123. 박범진. 2006. 내 몸이 좋아하는 산림욕. 넥서스북스. 159p. 신원섭. 2007. 숲으로 떠나는 건강여행. 지성사. 240p. 유리화. 2010. 산림의 치유기능 관련 국내 여건변화. 월간 산림 1월호. - 142 -
산림, 인간 건강 그리고 치유 <부록> 일본의 산림치유 관련 사례 1. 산림테라피 일본에서 산림치유는 자연환경 속에서 움직임을 통해 행복과 건강을 증진시키 기 위한 환경복리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산림테라피( 森 林 セラピー, Forest Therapy) 란 용어를 통해 널리 보급 활용되고 있다. 산림테라피는 일본 산림테라피 연구회 에서 상표 등록을 하여 제한된 형태로 사용하고 있는데, 산림테라피 연구회는 기본적으로 현장실험을 통해 산림치유 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하여 근거중심의학(Evidence Based Medicine) 으로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산림치유의 기능을 널리 홍보 보급하여 궁극적으로 산림이 국민들의 건강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산림테 라피 프로젝트를 임야청, 산림테라피 연구회, 산림테라피 추진위원회 및 삼림 총합연구소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산림테라피 프로젝트는 산림테라피 소사이어티(Forest therapy society) 라 는 비영리단체(NPO, Non profit organization)를 사무국으로 하는 산림테 라피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관련 포탈 사이트 운영, 심포지엄 개최, 관련 자 격제도 검토 등과 더불어 산림테라피 인증제도 를 추진하고 있다. 산림테라피 실행위원회에서는 산림의 치유효과를 활용한 산림테라피 가 일본에 서 보급 활성화됨과 동시에 건강한 숲 만들기 및 지속가능한 발전이 있는 산 촌 만들기를 추진하기 위해 산림테라피 인증을 실시하고 있다. 2. 산림테라피 기지 및 로드 산림테라피 인증은 2005년부터 산림테라피 기지( 基 地 ; Quarter) 및 로드 (Road) 등 두 가지로 구분하여 추진하고 있다. 산림테라피 로드는 실험을 통 해 산림치유의 효과가 입증된 숲길을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20분간 보행을 할 수 있는 숲길을 한 단위로 하고, 지형이나 풍경 등을 기본으로 산림치유의 물 리환경적 인자가 잘 조합된 숲길로서 주로 완만한 경사로 구성되어 있고 일반 숲길보다 폭이 넓고 걷기 쉽게 배려된 코스를 중심으로 선정된다. 산림테라피 기지는 로드보다 확장된 개념으로서 의료, 운동, 숙박, 안내센타 등의 시설을 갖추고 운동, 식사, 자연관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이다. 산림테라피 로드 및 기지의 인증 절차는 해당 지자체가 응모를 하게 되면 1차 서류심사를 거쳐 2차 현장실험 심사를 하게 된다. 즉,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 143 -
Ⅱ. 산림 웰빙 강좌 인증 심사팀이 현장에서 일반인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HRV(Heart Rate Variability ; 심박변이), 코티졸 및 아밀라아제 농도, 혈압 측정 등의 생리실 험을 통해 효과 검증 심사를 실시한다. 이러한 실험결과 보고서를 토대로 인증 심사위원회의 종합적인 심사를 통해 인증을 하게 된다. 2010년 4월 현재 인 증 실적은 일본 전국적으로 기지는 37개소, 로드는 5개소로 파악되고 있다. 그림. 일본 산림테라피 기지 운영 프로그램 흔히 일본의 산림테라피 기지를 우리나라의 자연휴양림과 비교하여 인식하기 쉬운데, 실제 산림테라피 기지는 하나의 행정구역 단위를 아우르는 규모로서 우리나라 자연휴양림과 같이 단지화 되어 조성하는 개념과는 다르다. 즉, 기지 운영을 위한 의료시설, 안내센타, 숙박시설 등 주요 시설물을 새롭게 설치, 조 성하는 것이 아니라 시정촌( 市 町 村 )에서 기존에 운영되는 시설물을 산림테라 피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재배치하여 활용하는 것이다. 산림테라피 로드 역시 인증을 받기 위해 새롭게 조성한다기 보다는 기존에 이 용되던 숲길을 인증을 통해 건강증진 및 치유를 목적으로 하는 산림테라피 로 드로 재탄생시키는 경우로 이해하는 것이 옳다. 물론, 새롭게 조성된 사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 일본의 산림테라피 는 산림휴양의 개 념을 건강증진 및 질병 치유의 개념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그에 따른 프로그램 을 개발 운영함으로써 산림자원을 지역진흥을 위한 새로운 밑거름으로 활용 하고자 하는 의도가 매우 짙다고 할 수 있다. - 1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