었던 것이다. 이미 2012년에 미국 고등학교 2학년생의 10%, 3학년생의 12%가 복용하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고등학교 내에서 5~20달러면 쉽게 살 수 있는 환경이 문제였다. 취업과 로스쿨,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한 대학생들의 오남용 현황은 더 심각했다. 무려 35

생활 속 건강정보 공부 잘하는 약(1) 저자 최혁재 경희의료원 예제팀장 약학정보원 학술자문위원 개요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는 만성질환으로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부족이 원인으로 알려 져 있다. ADHD 치료제인 메칠페니데이트는 이 두 가지 모두, 아토목세틴은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 수 억제의 기전에 의해 증상을 치료하며, 질병의 특성상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뒤늦게 ADHD의 진단과 치료가 도입되면서 소아부터 성인까지 많은 인구가 ADHD 치료 를 받고 있어 치료제의 사용이 대폭 증가하였다. 한데 이 치료제가 공부 잘하는 약으로 사용되면서 시험 철에만 처방이 급증하는 오남용의 경향이 파악되었다. 키워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메칠페니데이트, 아토목세틴, 공부 잘하는 약 1. ADHD(Attention-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주의력결핍과잉행동 장애) 치료제의 사용 현황 (1) Prologue 2009년 초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그린스버러 칼리지에서 손꼽히는 우등생이었던 리처드 피 는 의대입 학시험을 준비 중이었다. 그런데 성적이 생각보다 잘 나오지 않자 문득 친구들이 해준 공부 잘하는 약(Study drug)'에 대한 얘기가 떠올랐다. ADHD 환자들이 사용하는 약이 잠을 쫓아주고 집중력을 발휘하는 데 탁월 한 효과가 있다는 얘기였다. 그가 유혹에 빠진 것은 잠깐사이였다. 병원을 찾아 환자처럼 위장하고 처방전을 받는데 성공했다. 뉴욕타임스의 추적 보도에 의하면 리처드를 당시 ADHD 환자라고 판단했던 근거는 단지 18개 항목으로 이루어진 설문지뿐이었다. 그가 만난 의사들은 그 설문지에 리처드가 임의로 기입한 내용만 보고 단 5분도 안되어서 ADHD라고 진단하고 처방전을 발행한 것이다. 리처드의 삶은 그때부터 나락으로 떨 어졌다. 학습이 향상되는 효과는 찾아볼 수도 없이 약에 대한 중독으로 정신이상까지 앓게 되자, 그의 부모는 강제로 약을 끊게 만들었고, 그는 그로부터 2주 만에 결국 목숨을 끊고 말았다. 미국 의료정보업체 IMS 헬스에 따르면, 2007년 인구 1,000명당 ADHD 치료제의 처방전 발행건수가 300건에서 2011년 528건으로 76%나 증가했다. 여기에는 앞에서도 얘기했던 의료시스템의 운영 미숙 뿐만 아니라 미국의 청소년과 취업준비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의 ADHD 복용 사실을 가족도 모르고 있었 다는데서 사회적 비극을 예견할 수 있다. 미국 청소년의 10%가 이 약을 복용하고 있지만, 이 위험한 사 실을 알고 있는 부모는 전체의 1%에도 못 미치고 있었다. 4%의 부모는 자녀가 먹는 약이 있기는 한데, 무슨 약인지 잘 모를 정도로 무관심했고, 95%의 부모는 자녀가 어떤 약도 복용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 1

었던 것이다. 이미 2012년에 미국 고등학교 2학년생의 10%, 3학년생의 12%가 복용하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고등학교 내에서 5~20달러면 쉽게 살 수 있는 환경이 문제였다. 취업과 로스쿨,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한 대학생들의 오남용 현황은 더 심각했다. 무려 35%가 복용 경험이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 과도 있을 정도이다. 그런데, 이 심각한 약물오남용 문제를 일으킨 공부 잘하는 약이 우리나라에서도 계 속 꺼지지 않는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2) ADHD의 증상과 치료제의 효과 ADHD는 주의력 부족, 과잉 행동, 충동성 등의 대표적 3대 증상으로 알려져 있는 만성질환이다. 남자 아이에게서 여자아이보다 3배 정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신경 전달물질 중 동기를 부여해주고 주의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갖게 해주는 도파민(Dopamine), 집중력을 높여주고 스트레스와 감정을 조절해주는 효과가 있는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의 두 가지가 부 족해서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단이 내려지면 치료는 일차적으로 약물을 사용하는 방법이 권고 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상담이나 놀이 등 행동치료가 병행되면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만 성질환의 특성상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의 성공을 위해서는 가급적 조기 치료가 권고되나 정 신과 질환을 인정하지 않는 부모들의 거부감 등으로 증세가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ADHD의 약물학적 치료를 위해 국내에서 사용되는 주 치료제는 앞에서 언급한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 린의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메칠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계열의 약물과 아 토목세틴(atomoxetine) 성분의 약물로 나뉜다. 메칠페니데이트의 작용은 외안에서 도파민과 그 전구물 질인 노르에피네프린이 프리시냅틱(Presynaptic) 뉴런으로 재흡수되는 것을 억제하고 분비를 활성화시 켜 뉴런간의 신호 전달이 활발해지도록 함으로써 발현된다. 특징이라면 약물 복용 1시간을 전후로 신속 하게 약효가 발현되나 지속시간이 3~4시간에 불과해 하루 두 번 내지 세 번 약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존재했다. 주로 투여 대상이 여유 없게 짜여진 일과표대로 생활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정확한 복약이 어려운 단점이 된 것이다. 특히 주위 친구들의 시선을 피해 장기간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는 것 도 만만치 않은 단점으로 남았다. 이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요즘은 12시간 동안 약효가 지속되는 서방형 제형이 나오게 되었다. 아토목세틴의 기전은 좀 다르다. 도파민의 농도에는 관계없이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 수만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도파민은 쾌감을 유발하는 두뇌의 보상계에 작용하는 호르몬 이기 때문에 도파민의 농도를 상승시키는 메칠페니데이트만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다. 아토목세틴 은 그 외에도 2007년도에 J. Child Adolesc Psychopharmacol에 게재된 ADHD 환자에서 아토목세틴 5년 치료가 환아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서 유년기의 성장을 저해하지 않는 영향이 확인된 것으로 나타난 장점도 있다. 메칠페니데이트도 이에 관해 유사한 임상 연구 결과를 내놓았지만, 투약 자체에 대한 부담은 아 토목세틴이 적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ADHD라는 질환의 원인이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두 가 지 신경전달물질 모두가 부족한 것이고, 이 중 도파민은 동기부여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호르몬인 만큼, ADHD 환자의 학습 능력의 자발적 향상에 효과가 큰 것도 사실이다. 이는 국내 연구팀의 임상 연구에서도 나타났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의 연구팀의 3년간(2008 ~ 2010)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12~18세 사이의 ADHD 아동 121명을 대상으로 한 메칠페니데이트 치료가 학습능력을 개선시킨다는 사실을 재확인하였다. 당 연구에서는 학습실행능력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되었다. 연속수행검사, 시공간 및 언어작업 기억, 언어유창성, 억제능력의 변화 등 크게 4가지 학습실행능력이 측정되었고, 연구에 참가한 대부분의 아동들이 특히 연속수 행검사, 시공간 및 언어작업기억, 언어유창성 등 3가지 학습능력 면에서 크게 개선되는 결과를 보였다. 2

Fig. 1 메칠페니데이트 복용 전후의 학습능력 비교(International Clinical Psychopharmacology, 2013) 위의 막대그래프 중 왼쪽의 짙은 색 막대는 복용 전 수치이고, 오른쪽 연한 색 막대는 복용 12주째의 수치 이다. Y축의 50 수치는 일반아동의 평균치를 나타낸다. 연구결과를 약술하면, ADHD 아동들은 약물을 12주 간 투여 받은 후, 집중력이 향상되어 과제처리시간이 단축되었고, 제시된 문장을 잘 읽어내었으며, 기억력이 향상된 결과를 나타냈었다. 단, 충동 억제 등 자기 억제 능력 향상에서는 그다지 뚜렷한 개선효과를 나타내지 는 않았다. (3) ADHD 치료제의 사용 증가 추세 ADHD는 조기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시, 성인이 되어서도 증상을 갖고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동안 18세까지만 의료보험 급여가 인정되는 바람에 환자들이 치료를 받다가 성인이 되면 비급여로 약 을 복용해야 하면서 경제적 부담을 주었었다. 그러다 2013년에 들어서면서 성인으로까지 보장 범위가 확대되면서 약가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여기에 동조하여 얀센이나 릴리도 약가 인하를 단행하였다. 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의하면, 국내 ADHD 환자는 2003년에 비해 2009년에는 2 배 이상 증가하여 약 6만 4천명에 육박하였다. 한데, 여기에 단서가 붙는 바람에 아쉬움을 남기기는 했 다. 18세 이전에 확진을 받은 환자에게만 성인이 되어서도 급여가 적용된다는 것이었다. 현재 미국, 유 럽, 캐나다 등 다수의 국가들은 ADHD의 성장세를 인정하여 급여에 제한을 두지 않았으며, 18세 이전의 조 건이 붙은 나라는 우리나라 외에 호주 뿐이다. 아직 ADHD의 개념이 국내에 알려진 지, 10년 이전인 것과 향후 진단에 대한 적용 폭이 더 확대될 것을 예상한다면 전체 성인 인구의 10% 이상이 ADHD에 해당될 것 3

으로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것을 감안할 때, 이 조건이 철회될 가능성은 높다고 볼 수 있다. 한데, 2013년 식약처와 심평원에서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이 ADHD 치료제의 사용량 증가는 필요 이 상으로 급박한 것을 알 수 있다. 만 6세 이상 18세 이하의 아동 및 청소년에게 처방된 건수는 2010년 58만 3,867건, 2011년 60만 5,510건, 2012년 65만 6,452건으로 3년 동안 무려 12.4%나 증가한 것으 로 나타났다. 그런데, 한걸음 더 들어가 보면, 사용패턴에서 이상 징후를 볼 수 있다. 상대적으로 입시에 대 한 압박이 심해지는 만 13세에서 18세의 중고등학생으로 범위를 좁혀놓고 보았을 때, 2010년 15만 5,697 건, 2011년 16만 8,179건, 2012년 19만 225건으로 같은 기간 동안 22% 증가하면서 전체 증가치보다 무 려 45%가 증가한 독특한 양상을 나타낸 것이다. 특히, 사용증가 경향은 입시시험철인 겨울에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3학년의 경우 수능시험 직전인 8월에서 10월 사이에 처방이 급증하는 현상을 보였다. 2010년에는 1월에 371건에 지나지 않았던 처방건수가 8월에는 2.3배가 증가한 868건, 10월에는 무려 1월 대비 2.8배가 증가한 1,027건으로 급증한 것이다. 2012년도의 경우만 보더라도 연초에는 592건에 불과했던 처방건수가 수능 직전인 9월에는 1,200건으로 증가했으며, 수능이 끝난 직후인 11월부터는 다시 급감하는 수치를 보인 것이다. 이 비정상적인 사용패턴은 중학교 2, 3학년의 경우에도 유사했다. 2010년의 경우 1월 보다 6월에는 20%가 증가하고, 12월은 1월 대비 29%가 증가했다. 2011년의 경우에는 더욱 증가하여 1 월 대비 38%가 증가하면서 그 추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Fig. 2 2012년 월별 고3 학생에 대한 처방건수 비교 종합하게 되면, ADHD의 개념이 아직 희박하던 우리나라에 최근 10년 동안 ADHD의 개념이 들어오면 서 확진 환자는 자연스럽게 증가했고, 아직도 증가추세이긴 한데, 치료제의 처방건수를 보면 연초에 비 해서 중요한 시험이 몰려있는 겨울에 급증하고 그 시험이 끝나면 다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은 ADHD 치료제를 무엇인가 다른 목적에, 특히 공부와 관련된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ADHD는 춥다고 발병률이 높아지는 질환은 결코 아니다. 4

약사 Point 1. ADHD 치료제가 공부 잘하는 약으로 오남용되고 있고, 환자가 아닌 사람이 약물 부작용에 대한 모니터링 없이 복용하고 있는 현실을 약의 최일선 전문가로서 직시해야 한다. 2. 방문 환자들이 ADHD 치료제를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정황 에 따라 ADHD 치료제를 공부 잘하는 약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적극 조언하여야 한다. 참고문헌 1) 동아닷컴, http://news.donga.com/3/all/20130205/52819920/1 2) 문화일보,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30521mw153912331240 3) 메디컬투데이, http://www.mdtoday.co.kr/mdtoday/?no=236991 4) 메디코파마뉴스, http://www.emedico.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717 5) 청년의사, http://www.docdocdoc.co.kr/news/newsview.php?newscd=2014082900004 6) 사이언스엠디뉴스, http://www.sciencemd.com/program/bbs/view.asp?a_num=5825657&b_num=21300 7) 청년의사, http://www.docdocdoc.co.kr/news/newsview.php?newscd=2014021800003 8) 의계신문, http://www.medworld.co.kr/news/articleview.html?idxno=73541 9) 데일리팜, http://www.dailypharm.com/users/news/newsview.html?id=165766&keyword=%b8%de%c4%a5% 10) 데일리팜, http://www.dailypharm.com/users/news/newsview.html?id=186960&keyword=%b8%de%c4%a5% 11) 데일리팜, http://www.dailypharm.com/users/news/newsview.html?id=176890&keyword=%b8%de%c4%a5% 12) 약업신문, http://www.yakup.com/news/index.html?mode=view&pmode=&cat=&cat2=&nid=168605&num_start =0&csearch_word=%B8%DE%C4%A5%&csearch_type= &cs_scope=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