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D 프린터 산업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뜨겁다. 단순히 특정 업종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심지어는 주식시장에서는 관련 기술로 잘 못 알려진 업체가 한달 사이 주가가 2배 이상 오르는 해프닝까지 일어났었다. 이제 3D 프린터라는 용어는 ICT 종사자뿐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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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3D 프린터 산업은 제조업 혁명의 구세주가 될 것인가? ICT 컬럼리스트 박민우 (minupark2@gmail.com)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3D 프린팅 사업 육성을 위한 포럼 발대식을 개최하였다. 관련 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은 테마주로 구성되어 2배 이상 주가가 오르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세계경제포럼, 이코노미스트 등에서는 3D 프린터 산업이 2013년 10대 기술로서 미국 제조업 경제를 부흥시킬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3D 프린터 산업이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단기간에 혁신적인 산업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거품경제의 부산물로 남을 것인지 소비자 심리와 경제적인 관점에서 고민을 해보고자 한다. 3D 프린터 산업에 대한 기대 얼마전 7월초에 산업통상자원부는 3D 프린팅산업 육성을 위한 "3D 프린팅 산업 발전 전략 포럼" 발대식을 개최했다. 정부 부처가 통신망이나 전기/전력 등 국가 기간 산업에 해당하는 경우가 아닌, 일반 소비재 산업에 해당하는 3D 프린팅 산업을 위해서 이렇게 앞장서는 경우는 분명 흔치 않은 일이다. 아마도 연초에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에서 3D 프린트 기술을 언급한 것이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 3D 프린터 산업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뜨겁다. 단순히 특정 업종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심지어는 주식시장에서는 관련 기술로 잘 못 알려진 업체가 한달 사이 주가가 2배 이상 오르는 해프닝까지 일어났었다. 이제 3D 프린터라는 용어는 ICT 종사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신기술이고, 세계 유수 언론들도 한결같이 3D 프린터 산업의 비전에 많은 호평을 보내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에서는 자신들이 발표한 2013년 10대 기술 중에 2번째로 3D 프린터를 포함시켰다. 이코노미스트(Economist)지는 3차원 인쇄는 100년 전 포드가 자동차 대량생산을 시작한 것과 맞먹는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 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초 첫 국정연설에서 3D프린터 기술을 제3의 산업혁명 이라 언급하면서 3D컴퓨팅은 거의 모든 제품의 제작방식을 혁신할 잠재력이 있다. 3D프린터를 통해 미국 제조업을 부흥시키겠다 고 공언했다. (여기서 제3의 산업혁명이라는 부제가 따라붙기 시작한 듯 하다) 많은 글로벌 기업들 중에 중국과 인도로 아웃소싱을 많이 하였던 미국 기업들이 다시 본국으로 회귀하려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세계에서 청년 실업이 매우 높은 수준인 미국에서는 제조업 고용 창출은 매우 중요한 정치적 관심사다.) 많은 언론과 심지어는 미국 정부까지 제조업 혁신의 핵심으로 보고 있는 3D 프린터 산업이 새로운 시대를 이끌 아이템으로 발전하게 될 것인지, 그리고 정부가 나서서 국가 산업의 미래를 좌지우지 할만큼 중요하고 가치 있는 분야인가에 대해서 차근차근 고민해 보도록 한다. 기술적은 측면에서 본 3D 프린터 대부분의 기술들이 그러하지만, 일반인이 인식할 정도의 수준이면 해당 원천 기술은 최소한 10 년 전에 연구되었다고 볼 수 있다. 3D 프린터 기술도 1984년 미국의 발명가

찰스 헐(Charles W. Hull)에 의해 개발되었으며 정확히 30 년 전에 발명된 기술인 것이다. 초창기에는 주로 시제품(제품 모형이나 견본)을 만드는 일부 제한된 산업에서만 사용되는 기술이었지만, 최근에 다양한 원료 물질이 개발되어 적용 분야가 확대되면서 SF 영화에서나 보던 다양한 상상들이 현실에서 일어나게 되었다. 사람의 얼굴을 레이져로 스캔해서 동일한 모형을 만들어서 얼굴을 복제한 다든지, 특정 물질을 화학적 성분까지 카피해서 동일한 물질을 만들어낸 다든지 등의 장면들이 있었는데, 이제는 이런 모습들이 더 이상 상상 속의 일은 아니다. 3D 프린터의 동작 방식은 단순하다. 3D 설계 도면을 기준으로 금속이나 플라스틱 성분의 잉크를 층층이 쌓아 올려서 입체형 물체를 만들어 내는 방식이다. 레고 블럭을 가지고 집이나 성을 만드는 것과 유사하다. 과거에는 주로 플라스틱 성분이나 금속 성분이 많이 사용되었으나, 최근에는 잉크에 해당하는 재료들이 다양해지면서 활용 분야가 넓어지게 되었다. 그리하여 연골 세포가 들어있는 인공 귀, 인공 혈관, 심지어는 음식까지도 프린팅이 가능할 정도가 되었다. 미국 코넬대학 로랜스 보나사 교수팀은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서 콜라겐과 연골 세포가 들어있는 재료를 사용해 사람에게 이식할 수 있는 인공 귀를 만드는 데 성공하였다.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3D 프린터로 인공 혈관을 만들기도 하였다. 과거 한정된 잉크 재료를 가지고는 주로 산업용 시제품 개발에 사용되었지만, 이제는 거의 모든 물질을 3D 프린터 잉크 재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산업용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다양하게 쓰일 수 있게 되었다. 오랜 시간동안 다양하고 혁신적인 잉크 재료의 발전으로 많은 기술적 진보를 이룬 것은 사실이지만, 세계 다양한 언론들이 현재같이 호들갑을 떠는 이유는 단순히 기술적 발전에 대한 감탄 만은 아니다. 3D 프린터가 발명 된 이후 30 년 만에 "개인용 3D 프린터"라는 용어가 나올만큼 대중화가 가능한 시점이 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그것을 혁명이라고 부르며 심지어 증기기관, 전기에 이은 제3차 산업혁명이라고 까지 소개하고 있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경제적 논리로 필요성을 인식하는데 이제 더 이상 큰 어려움은 없다. 지금부터 3D 프린터의 경제적 가치에 대해서 살펴보자.

3D 프린터의 경제적 가치 많은 보고서에서 3D 프린터 산업이 기존 제조업의 생산, 유통 구조를 바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제조업의 적용 분야가 더 다양해지고 기업의 숫자가 증가하게 되어, 많은 인력들이 이 산업에 유입되어 고용창출 효과가 생길것이라고 한다. 분명 틀린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그 성장의 속도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될지, 그리고 기대했던 목표에 달성하는 시점이 몇 년뒤가 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3D 프린터 붐의 시작이 된 미국의 경우, 사실상 제조업 기반이 많이 무너진 상태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과 인도에 제조시설을 갖추고 글로벌 아웃소싱의 형태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경제적인 관점에서 가장 이해타산이 맞는 합리적인 결정이었다. 세계 제조업의 중심국가는 자연스럽게 중국으로 옮겨가게 되었고, 이러한 글로벌 아웃소싱의 붐을 타고 중국 또한 급속도의 경제 성장을 이루게 되었다. 과거 중동국가들의 오일머니가 세계 경제를 이끌었다면, 지금은 중국이 전세계 기업들의 공장이 되면서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선진국들은 비지식인층 노동자들의 실업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있다. 최근 중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제조비용이 과거와 달리 많이 상승하였다. 이제는 중국에 위치한 글로벌 공장들의 생산성이 압도적인 경쟁 우위에 있다고 볼 수만은 없는 처지다. 이런 변화속에서 애플은 중국의 PC 생산 공장의 일부를 본사로 복귀시킬 계획을 발표하였다. 소위 리쇼어링(Reshoring)이라 불리는 해외 제조 생산시설의 국내 회귀 분위기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하지만 리쇼어링이 과연 자국에 어떤 이득을 주게 될 것인가를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단기간에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다. 이미 많은 생산 공장들이 자동화가 되어 있어 많은 인력의 고용창출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아직은 모든 부품까지 자급생산 체계가 갖추어진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무늬만 미국 공장이 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정부가 이런 현실적인 문제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제조업 혁명을 부르짖는 것은 아닐 것이다. 과거 제조업 기반의 중심은 대규모 공장보다는 개인화된 작은 생산공장들 이었다.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소규모 회사들은 살아남기 어렵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소규모로 운영되면서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이 존재한다. 스위스의 시계 제조 기업들은 스위스 총수출의 12%를 차지한다. 대형 명품 시계 브랜드도 있지만, 다양한 소규모 기업들도 그들만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시계 부품만을 생산하는 기업들까지 합치면 스위스는 시계 제조업에서 압도적인 자급 능력까지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유럽의 재정 위기 속에서도 스위스 경제가 버틸 수 있는 이유는 시계와 같은 제조업 부문에서만 지난해에 60만개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냈기 때문이다. 이와 반면에 스위스 경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금융산업이 창출한 고용 인력은 15만명으로 제조업의 1/4 밖에 되지 않는다. 결국 대규모 글로벌 기업들이나 미국의 경제 성장의 주축이었던 금융산업 등은 실제로 실업율을 낮추는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고질적인 실업문제 해결책은 자연스럽게 제조업 혁명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벤치마킹 대상 또한 스위스 같은 작지만 강한 제조업 기반의 기업들이어야 할 것이다. 이제는 모든 제조업들도 디자인 경쟁력이 중요해졌다. 하지만 컴퓨터 화면으로 모든 디자인으로는 실제 상용화되는 제품의 모든 문제를 찾아낼 수는 없다. 그러므로 작지만 강한 제조업을 만드는 과정에서 3D 프린터의 역활은 생각보다 클수 있다. 3D 프린터의 역활 중에 가장 큰 것은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빠른 시제품 생산 능력이기 때문이다. 3D 프린터 자체가 산업이 아니라 3D 프린터를 활용한 기존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가 더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이다. 단기적으로는 3D 프린터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산업들을 중심으로 성장하겠지만, 점차 어떻게 기존 제조업에 3D 프린터를 접목하고 활용할 것이가가 더 중요한 목표가 될 것이다. 어쩌면 이런 과정들을 거쳐 미국이 제조업 기반을 다시 부흥시킬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3D 프린터의 기술적 한계로 인한 제약 사항들

경제적 관점에서 3D 프린터의 역활은 매우 높다. 하지만 기술적 관점에서 보면 여전히 기술 초기 시장의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다. 이런 제약 사항들을 얼마나 빠른 시기에 해결할 수 있는가가 3D 프린터 산업의 부흥을 이끌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다. 현재 기술의 발전속도만 놓고 본다면 빠르면 2~3년내에 대부분의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스마트폰이나 전기차처럼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투자되어야 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보고서들이 3D 프린터의 장점과 효과에 대해서만 언급하고 있어서, 일반인들이 볼때는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필자는 이미 알려진 장점들 외에 기술적인 문제점들을 중심으로 설명을 해보고자 한다. - 빠른 시제품 : 3D 프린터의 최고의 강점으로 얘기되는 것이 빠른 시제품 생산 능력이다. 하지만 현재 시간당 3cm 두께를 찍어내는 프린팅 속도로는 산업용으로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다. 속도의 제약으로 메인 설계 도구가 되기 보다는 검증 차원에서 사용하게 될 것이며, 메인이 되지 못한다면 많은 수량의 3D 프린터와 관련 기술 종사자가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빠르다는 기준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 금형 비용 및 관리비 절감 : 금형은 소품종 대량생산에 적합한 방식이다. 이와 반면 3D 프린터는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에 적합하기 때문에, 두 분야의 영역은 서로 다른 구조를 가진다. 하지만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시작했지만, 특정 히트 상품이 나오고 대량생산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결국 다시 금형 비용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관리비 기준도 단순히 금형 비용 구조만을 비교했을 때, 3D 프린터의 초창기 제품들의 잦은 결함과 원료 잉크의 높은 단가를 감안할 때 얼마나 크게 절감 시킬 수 있을지는 알수 없다. 기술 초기 제품들의 원료와 기술지원비는 대중화 되기 전까지는 시간도 비용도 모두 높을 수 밖에 없다. - 투자 리스크 감소 : 3D 프린터가 대중화 되었다고는 하지만, 취미 활동이 아니라 경제 활동을 위한 산업용으로 사용할 수준의 제품을 원한다면 결코 몇 천불 수준으로는

구매하기 어려울 것이다. 최소 몇대 이상을 구입해서 활용해야 한다면 소상공인 입장에서 투자 비용이 적은 것이 아니다. 스타트업 기업들이 ICT 관련 창업을 하는 비용보다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진다. 이 투자 비용을 정부가 3D 프린터 육성을 위해서 지원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지원이 된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융자 형태이기 때문에 그 금융부담은 해당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책임져야 할 몫이다. - 온디멘드 제조 방식 : 주문형 생산 방식이 될 경우 재고 관리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점에서 매우 이상적인 사업 구조이지만, 현재의 3D 프린터 속도를 가지고는 소량의 주문밖에 처리할 수가 없다. 대량 주문이 발생할 경우 금형 구조로 다시 회귀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온디멘드 제조 방식으로 제대로 된 사업을 진행하고자 한다면 빠른 프린팅 속도를 가능한 고가의 산업용 3D 프린터가 필요하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초기 투자비가 적게 들고 투자 리스크가 감소한다는 장점은 사라지게 되고, 고비용의 투자 집약적 사업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 제조 기반 기업들의 증가 : 3D 프린터가 대중화 된다고 해서 제조 기반 기업들이 증가하게 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우선 3D 프린터가 있다고 해서 아무나 사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3D 프린터 임대 사용료를 받는 B2C 사업이 아니라면(물론 이 사업은 제조 기반 사업이 아니라 서비스 사업이 된다) 적은 초기 자본으로 제조업을 시작하게 될 수는 없다. 아직은 3D 설계를 위해서는 CAD 시스템을 다룰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할 수 밖에 없다. SNS나 커뮤니티를 통해서 설계 도면을 공유해서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원래 3D 프린터를 통해서 활성화하고자 했던 제조 기반 기업들의 모습이 인터넷을 이용한 카피 제조물을 만든는 기업은 아닐 것이다. - 고용창출 효과 : 청년 실업을 해소할 수 있는 산업이라고 생각하지만, 3D 프린터 산업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교육이 필요하다. 3D 프린터의 하드웨어적인 구조는 모르더라도 3D CAD 정도는 다룰 수 있어야 할 것이다. 20년전 많은 컴퓨터 학원에서 새로운 지식 산업으로 Auto CAD를 교육했던 모습이 기억나다. 당시에는 Auto CAD만 다룰 줄 알면 컴퓨터 관련 분야에 쉽게 취업할 수 있었다. 하지만 Auto CAD를 이용한

산업들은 2000년 중반 이후 기존에 만들어진 도면의 재사용률이 높아지면서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었다. 지금의 고용창출은 잘 못 생각하면 20년전 Auto CAD 학원을 통해 배출된 인력들처럼 단기 계약직만 배출하게 될지도 모른다. 3D 프린터를 통한 새로운 비전 위에서 얘기한 것들은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모습만 유추해본 내용들이다. 필자도 3D 프린터 산업이 미래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도 적지 않다. 일단 십수년 동안 놀라울 만큼 가격이 내렸지만, 아직도 일반 소비자들에게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100만원짜리 스마트폰도 쉽게 사는 시대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활용도라는 측면에서 스마트폰과 3D 프린터를 비교할 수는 없다. 어쩌다가 취미 활동 또는 부업의 형태로 활용하기에 3D 프린터는 아직은 고가임이 틀림없다. 그리고 보다 쉬운 사용법이 필요하다. 누구나 다 CAD를 이용한 설계를 할 수는 없다. 도면을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활성화 된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시스템 환경에 맞추어서 재사용이 가능한지는 알 수 없다. 그리고 무분별한 도면 공유는 자칫 심각한 저작권 문제로 발전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3D 프린터 산업이 미래의 핵심 기술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가정용보다는 산업용에서 그 가치를 찾아야 할 것이다. 중견 제조기반 기업들이 3D 프린터를 도입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혜택들이 매우 많다. 시제픔 검증, 대량 생산전에 소비자 반응을 보기 위한 베타버전 출시 등을 통해서 초기 마케팅 시점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의료기관들은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될 것 같다. 다양한 인공 신체 부위를 통해서 보다 저렴한 가격에 환자의 체형에 최적화된 인공 신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환자의 신체를 가상으로 만들어두고 수술에 대한 위험요소를 줄이고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무엇보다도 3D 프린터를 통해서 얻게 될 가치는 제품의 디자인 수준을 높이는 일이다. 모니터 화면속에서 디자인 한 제품을 실물로 시제품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은 디자인

측면에서도 혁신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몇번의 시행착오를 통해서 원하는 실물의 디자인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그리고 그 과정이 과거에 비해서 월등히 시간이 단축된다면 분명 디자인 측면에서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고 본다. 향후 다양한 제조 기업들이 "Time to Market"으로 소비자에게 어필 할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3D 프린터 도입이 필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해결해야 될 문제들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존 말코비치가 출연한 영화 "사선에서" 내용을 보면, 존 말코비치는 금속 탐지기에 걸리지 않는 플라스틱 총을 직접 제작해서 대통령 암살에 나선다. 최근 미국의 무정부주의 조직인 디펜드디스트리뷰티드 그룹이 3D 프린터로 플라스틱 권총을 만들어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는 뉴스가 알려지면서 3D 프린터 때문에 불법 무기류들을 쉽게 만들고 팔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실제로는 저가형 3D 프린터로는 살상이 가능한 플라스틱 권총을 만들 수 없다고 확인되었지만, 잉크 재료들이 다양해지고 플라스틱 경도가 강화된다면 조만간 우려는 현실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서 다양한 무기 도면들이 유통될 것이고, 호기심으로 만들어진 불법 무기들이 범죄에 사용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와 같이 모든 제조물의 불법 복제가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3D 프린터와 같이 많이 언급되는 기술이 3D 스캐너 기술이다. 3D 스캐너는 이미 충분히 수준 높은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 다만 스캔된 물체를 컴퓨터 안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는데, 3D 프린터 때문에 이제는 쉽게 물체를 복제할 수 있게 되었다. 단순히 물리적인 외형만 복제 하는 것이 아니라 화학적인 성분까지도 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불법 카피 약품들이 쉽게 유통될 수 있는 위험요소가 존재한다. 머지 않은 미래에 인체의 피부 외형까지 복제가 가능해지면, 사람의 외모까지도 쉽게 바꿀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영화 "미션임파서블"에서 주인공이 3D 스캐너와 3D 프린터를 가지고 피부 구조를 가진 가짜 얼굴을 만들어서 가면 같이 쓰고 다니는 장면이 있는데, 이런 상황도 이제는 단순히 영화 속의 허구로만 남지 않을 수도 있다. 3D 프린터가 어떻게 발전하고 또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어지는냐에 따라서 많은 산업 발전에 혁신이 될 수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인류가 마지막으로 열지 말아야 할 판도라의 상자가 될지도 모르겠다.@ [참고문헌] - 3D 프린팅에 의한 제3차 산업혁명 by 이보경, 심수민, 김형수, 이정환 2012.10.29 http://www.digieco.co.kr/ktfront/report/report_issue_crunch_view.action?board_seq=7298& board_id=issue_crunch - MIT 3D 프린터 대중화, 빠른 소독가 먼저 by 오원석 2013.7.24 http://www.bloter.net/archives/159514-3d 프린터, 창조와 범죄의 신세계 부르다 by 임민철 2013.6.1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30601053204 - 한지영의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 3D 프린팅 이야기 by 한지영 2013.7.23 http://economy.hankooki.com/lpage/opinion/201307/e20130723105719133790.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