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총선 결과 분석과 전망 이상훈, 전준범 정책위원 19대 총선 평가와 전망 19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분석 투표율 19대 총선 투표율은 54.3%로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 투표율 54.5%와 비슷 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18대 총선 투표율 46.1%에 비해 8.2% 포인트 높아진 수치지만, 57.2%를 기록한 지난 16대 총선에 비해서는 2.9% 포인트 떨어진 것 으로 역대 총선 중 두 번째로 낮은 투표율이다. [표1] 최근 선거 투표율 (%) 2004년 17대 총선 2008년 18대 총선 2010년 6.2 지방선거 2012년 19대 총선 60.60 46.10 54.50 54.30 이번 총선은 2010년 6.2 지방선거와 2011년 오세훈 서울시장 사퇴를 거치 며 이명박 정부 심판론이 더욱 힘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치러졌다. 범야권은 2004년의 높은 투표율이 재현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민간인 사찰과 김용민 막말 논란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상호비방전 양상을 띠었고, 그밖에도 각종 폭로전 중심으로 선거가 전개되면서 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감이 조장 되어 투표율이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타난 것으로 평가된다. 9
[표2] 18대, 19대 총선 세대 별 투표율 (%)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이상 18대 총선 28.1 35.5 47.9 60.3 65.5 19대 총선 45.0 41.8 50.3 64.6 69.7 주1) 19대 총선 세대 별 투표율은 출구조사 결과 특집 [표3] 19대 총선 연령대별 지지율 (%)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이상 새누리당 30.4 26.2 33.6 49.9 60.3 민주통합당 47.9 53.5 46.1 32.4 24.8 주1) 19대 총선 세대 별 투표율은 출구조사 결과 한편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투표율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지역 20대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64.1%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1) 이 결과는 대체로 SNS, 나꼼수 투표캠페인의 효과 때문이라고 평가된다. 이번 선거에서도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등장한 20대 촛불세대 의 힘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지방선거 당시 서울 수도권 투표율과 비교 할 때 30대의 투표율은 오히려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보다 진보성 향이 낮지 않고 SNS 활용도도 높은 3040세대가 20대와 다른 반응을 보인 것이 다. SNS가 서울 수도권에 끼친 영향과 지방에 끼친 영향의 차이, 즉 SNS 격차 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지역 이외 지역의 20대 투표율은 여전히 높지 않다. 20대 전국평균 투표율은 45.0%이고, 인천과 경기만 해도 20대 투표율은 각각 38.5%, 34.1%에 그쳤다. 1) 하지만 이 투표율 수치는 잠정적인 추정 수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집계하는 연령별 투표율은 개표 후 1-2개월 후에 공식적으로 발표된다. 10
각 정당 별 의석수 [표4] 18대, 19대 총선 정당 별 의석수 18대 총선 19대 총선 구 분 계 지역 비례 구 분 계 지역 비례 한나라당 153 131 22 새누리당 152 127 25 친박연대 14 6 8 - - - - 통합민주당 81 66 15 민주통합당 127 106 21 자유선진당 18 14 4 자유선진당 5 3 2 민주노동당 5 2 3 통합진보당 13 7 6 창조한국당 3 1 2 창조한국당 - - - 진보신당 - - - 진보신당 - - - 무소속 25 25 - 무소속 3 3-19대 총선 평가와 전망 [표5] 18대, 19대 총선 시 도별 의석수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자유선진당 무소속 18대 19대 18대 19대 18대 19대 18대 19대 18대 19대 서울 40 16 7 30-2 - - - - 인천 9 6 2 6 - - - - 1 - 경기 32 21 17 29-2 - - 1 - 강원 3 9 2 - - - - - 3 - 대전 - 3 1 3 - - 5 - - - 충남 - 4 1 3 - - 8 3 1 - 충북 1 5 6 3 - - 1 - - - 세종 - - - 1 - - - - 경북 9 15 - - - - - - 5 - 대구 8 12 - - - - - - 1 - 부산 11 16 1 2 - - - - 5 - 울산 5 6 - - - - - - 1 - 경남 13 14 1 1 2 - - - 1 1 전북 - - 9 9-1 - - 2 1 광주 - - 7 6-1 - - 1 1 전남 - - 9 10-1 - - 3 - 제주 - - 3 3 - - - - - - 계 131 127 66 106 2 7 14 3 25 3 주1) 새누리당은 18대 총선 한나라당과 비교 (친박연대는 경기1, 부산1, 대구3, 경북1) 주2) 민주통합당은 18대 총선 통합민주당과 비교 주3) 통합진보당은 18대 총선 민주노동당과 비교 11
새누리당은 원내 1당 지위를 지켜냄은 물론 단독과반을 차지했다. 새누리 당은 강원을 석권하고, 충청권에서 1당을 차지함으로써 서울에서의 패배를 만 회했다. 특히 강원도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광재, 최문순 지사가 연이어 당선 되었던 지역이라 민주통합당으로서는 의외의 결과였다. 충청에서도 새누리당 은 17 18대 총선에서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으나 이번 총선에서는 9석을 확 보했다. 2) 특집 민주통합당은 원내 1당을 노렸으나, 1당은 고사하고 야권연대 의석을 합 쳐도 새누리당의 과반의석에 10여석이 부족한 결과를 맞이했다. 강원과 충청 에서 패배했을 뿐 아니라, 대통령 선거를 앞둔 포석이었던 낙동강 벨트 대결에 서도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서울 경기 인천에서 얻은 65석도 2008년 18 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얻은 의석수 81석과 비교하면 저조한 수치다. 통합진보당은 원내교섭단체 구성(20석)을 목표했으나 13석을 얻는 데 그 쳤다. 2004년 민주노동당이 얻은 10석보다 3석이 늘었지만, 야권연대 효과를 크게 누렸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치다. 또한 2004년 민주노동당(지역2, 정당지 지율 13.0%)과 비교하면 지역구 의원이 증가한 반면 정당지지율은 감소했다 (지역7, 정당지지율 10.3%). 그리고 수도권과 호남에서 지역구 의원을 배출한 반면, 울산 창원 등 전통적인 노동자 밀집 지역의 지지기반을 상실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여소야대 국회 조성이 실패함에 따라 강력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 려던 전략도 다소 애매해진 상황이다. 진보신당은 지역구 당선자를 내지 못하고, 정당지지율도 2%에 이르지 못 2) 강원, 충청에서의 새누리당의 선전에 대해서는 주로 다음과 같이 분석된다. 우선, 전국적 쟁점이었던 김 용민 막말 논란은 비수도권에 큰 영향을 미쳤다. 강원지역의 경우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이에 따른 부동 산 시장 활성화 효과, 그리고 야당 도지사에 대한 실망의 결과였다. 충청지역의 경우 자유선진당 지지층 이 새누리당으로 이동했고, 또 세종시 개발에 따른 아파트 가격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최근 2년 간 대 전, 충북, 충남의 아파트 가격은 각각 24.7%, 29.3%, 16.7% 상승) 박근혜는 세종시 원안을 지지하며 이명 박 정부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12
함에 따라(1.13%) 정당법상 등록이 취소되었다. 진보신당은 진보신당 창당준 비위원회 를 구성하고 향후 제2창당에 나설 예정이다. 정당지지율을 비교해보면 새누리당 42.80%, 민주통합당 36.45%, 통합진 보당 10.30%, 자유선진당 3.23%, 진보신당 1.13%으로 집계됐다.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을 합한 수치와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을 합한 수치를 비교하면 후자가 소폭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6] 영남, 호남 의석수 18대 총선 19대 총선 한나라당+친박연대 통합민주당 새누리당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 영남 51 2 63 3 호남 0 25 0 28 19대 총선 평가와 전망 [표7] 70% 이상 몰표 지역구 18대 총선 19대 총선 한나라당 통합민주당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영남 9 0 5 0 호남 0 10 0 5 주1) 18대 총선 한나라당 몰표 대구 5곳(동구갑, 동구을, 북구을, 수성구갑, 달성군), 경북 3곳(구미시갑, 영 천시, 경산시청도군), 경남 1곳(마산시갑). 주2) 18대 총선 통합민주당 몰표 지역은 광주 5곳(동구, 서구갑, 서구을, 북구을, 광산구을), 전남 5곳(여수 시갑, 여수시을, 순천시, 나주시화순군, 담양군곡성군구례군). 주3) 19대 총선 새누리당 몰표 지역은 대구 1곳(달서구), 경북 4곳(포항시 북구, 김천, 안동, 군위군의성군청 송군). 주4) 19대 총선 민주통합당 몰표 지역은 광주 1곳(광산구을), 전북 1곳(익산시갑), 전남3곳(목포, 여수시을, 담양군함평군영광군장성군). 지역주ㅈ의는 여전히 강고했지만, 영남과 호남에서 70% 대 이상의 몰표는 줄었다는 점에서 부분적으로 완화되는 양상을 동시에 보였다. 영남지역 의석 (67석)이 호남(30석) 보다 37석이나 많아 여야 간 박빙 상황에서는 새누리당 이 30석 차로 승리한다는 통설이 재확인되었다. 13
노동조합 후보 및 지지후보 당선 현황 특집 [표8] 노동조합 후보 및 노동조합 지지후보 당선 현황 구 분 계 당선자 민주노총 후보 (조합원) 민주노총 지지후보 (비조합원) 한국노총 5명 3명 5명 정진후(비례, 전교조), 김선동(전남순천, 플랜트건설노조), 심상정(경기 고양덕양갑, 금속노조), 이상규(서울관악을, 건설노조), 김미희(경기 성남중원, 건설노조) 오병윤(광주 서구을), 노회찬(서울 노원병), 강동원(전북 남원 순창) 김경협(부천원미갑, 전 부천지부 의장), 김영주(서울 영등 포갑, 전 금융노련 상임부위원장), 김동철(광주 광산갑, 전 금융노련 산업은행노조), 한정애(비례, 전 대외협력본부 장), 김기준(비례, 전 금융노조 위원장) 민주노총 후보 및 지지후보 60명 가운데 8명이 당선되었다. 민주노총은 노동 자 밀집지역이라는 울산과 창원에서 패배한 것은 진보정치가 노동자들의 마 음을 얻지 못했다는 점에서 뼈아프게 돌아봐야 한다 며 민주노총[의 통합진 보당] 비례후보 집중투표 결과가 10.3%로 6석에 그쳤다는 점도 애석하다 고 평가했다. 한국노총은 과거 2008년 총선에서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 결과로 한국노 총 출신 인사 4명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바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민주통합 당 창당 과정에 직접 참여하여 5명의 국회의원이 당선되었다. 한편, 한국노총 출신인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서울 강서을에서 재선했고, 최봉홍 항운노련 위원장은 새누리당 비례후보로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 19대 총선의 특징 새누리당 압승의 원인은 무엇인가 14
출발부터 삐걱 거린 민주통합당과 야권연대: 누더기 공천과 말바꾸기 논란 민주통합당이 주도하는 반MB 야권연대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 박원순 서 울시장 당선, 안철수 돌풍, 한미 FTA 반대 촛불집회 등으로 이어지는 상승세에 있었다. 연초까지만 해도 민주통합당의 단독 과반, 또는 적어도 민주통합당 제 1당 및 야권연대의 과반 의석 확보가 예상되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MB심판론을 전면적으로 제기하면서, 한미 FTA, 4대강, 언론통제, 제주해군기지 등의 현안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한편, 보 19대 총선 평가와 전망 편적 복지, 경제민주화, 재벌개혁, 중소상인 보호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게다가 민주통합당은 당 통합 과정에 한국노총을 참여시킴으로써 형식적 이라 할지라도 노동자 대중조직의 기반을 확보했다. 2월 28일 민주통합당은 한국노총과 함께 28대 노동정책 과제 를 발표했고 또 4월 8일에는 민주노총과 도 정책협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민주통합당은 형식적이나마 사상 최초로 양 대 노총의 지지와 지원을 받는 정당이 되었으며, 노동계가 주장해온 노동의제 를 대폭 수용함으로써 친서민 친노동자 이미지를 획득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은 당내 리더쉽 부재와 누더기 공천으로 인해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공천 과정에서 계파간 갈등도 심각했는데, 가령 구 민주당 보수파 호남계의 경우 당권파가 공천을 독식하고 있다며 반발했고, 또한 시민 통합당계는 자신들이 푸대접받고 있다며 공천 결과를 친FTA-중도보수 공천 이라며 비난했다. 박영선 최고위원은 검찰개혁과 재벌개혁을 위해 영입한 외 부 인사들이 이번 공천에서 모두 낙천 되었다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기도 했 다. 공천이 끝난 뒤에는 이른바 말바꾸기 논란 이 불거졌다. 민주통합당이 미 국 대사관에 한미 FTA 폐기 서한을 전달하자, 박근혜 위원장이 한번 체결된 국가간 협정을 무책임하게 폐기 운운하는 정치세력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 고 비난했다. 그러자 민주통합당은 하루 만에 말을 바꾸어 민주당의 당론은 15
한미 FTA 폐기가 아니라 재협상 이라고 물러섰다. 하지만 한번 기세를 잡은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은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민주통합당 이 재협상 항목으로 거론한 10개 항목 중에 9개가 노무현 정부 시절 체결된 한 미 FTA 본안에서 한 글자도 바뀌지 않았다 고 비판했다. 민주통합당의 대응은 한미 FTA 쟁점을 총선 의제에서 제외하고 더 이상 언급하지 않는 것이었다. 3 월 15일 발효를 앞둔 시점에서, 민주통합당 스스로가 이번 총선의 최대 쟁점이 특집 자, 이명박 정부 심판의 최대 과제로 손꼽았던 한미FTA는 정작 민주통합당에 의해 사라지게 되었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에 민주 통합당이 참여하자,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위원장은 한미 FTA와 동일한 논 리로 민주통합당의 말바꾸기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서도 민주통합당의 대응 은 궁색하기 그지없었다. 선거 중립 의무를 진 대통령의 노골적인 선거개입 이라는 구차한 방어논리 뿐이었다. 2월과 3월 선거 초반을 장식한 이 누더기 공천과 말 바꾸기 논란은 민주통 합당의 MB심판 기조의 진정성이 대중적으로 의심받고 이후 민주통합당의 선 거 전략이 자기 방어적인 갈지자 행보를 그리게 된 계기가 되었다. 새누리당, 이념적 중도화와 확고한 리더쉽 구축 한나라당은 MB 심판론으로 인해 연초만 하더라도 총선에서 100석도 쉽지 않 을 것 이라는 예상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위기에 빠져있었다. 이에 한나라당은 선거를 불과 2달여 남긴 상황에서 당명을 교체하고 박근혜 전대표를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본격적인 당 쇄신에 돌입했다. 새누리당은 우선 그동 안 야당이 독식해온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전면에 내세우는 이념 정책적 쇄신 을 천명했고, 이른바 친이계 공천학살 이라 불리는 인적쇄신을 단행하여 이명 박 정부와의 이미지 차별화에 성공을 거두었다. 특히 이 쇄신 과정에서 박근혜 위원장은 이미지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당내 권력구도에서 자기 중심의 리더 16
쉽을 확고히 구축했다. 비대위 활동 초기에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계나 비박계 의원 일부가 집단행동 조짐을 보였으나, 박근혜 위원장은 양보없이 이들 동요 세력들의 반발을 진압하고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는데 성공했다. 공천탈락자 들이 연이어 탈당을 포기하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민주통합당과 달 리 공천 잡음을 최소화했다. 이와 같은 내부 쇄신의 힘에 기초하여 새누리당은 앞서 살펴본 2월의 말바 꾸기 논란으로 민주통합당을 궁지에 몰아넣었고, 이 공세는 4월 선거과정에서 19대 총선 평가와 전망 도 파상적인 대야 공세로 이어졌다. 4월 공식 선거운동 과정에서 박근혜 선대 위원장은 가는 곳마다, 야당은 자신들이 국익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스스로 추진했던 한미FTA도 야당이 되니까 폐기하겠다고 하고, 국가 안보를 위해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스스로 시작했던 제주해군기지 건설도 중지해야 된다고 말 을 바꾸고 있다 며 목소리를 높여 여론 주도권을 확보했다. 사찰 vs 막말 논란 으로 사실상 전세역전 공식 선거운동 돌입 후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통합당 압승 전망에서 야권의 약 간 우세나 박빙으로 바뀌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민 간인 사찰 카드로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불법사찰의 80% 이상이 노무현 정부 시절에 이루어졌다고 맞대응함으로써 야권의 승부 수를 물 타기 하는 데 성공했다. 더욱이 박근혜 선대위원장은 불법사찰 문제 는 특검에 맡겨두고 정치권은 민생을 살리는데 집중해야 한다 며 폭로전 양상 의 선거구도에서 합리적 태도를 취함과 동시에 이명박 정부와도 거리를 두는 노련함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를 뒤집은 최대 이슈는 선거 막판에 터진 나꼼수 김 17
용민 막말 논란 이었다. 3) 김용민 후보가 8년 전 인터넷 방송에서 관타나모 미 군기지 고문 성추행사건을 비판하는 와중에 당시 미국 국무장관(여성)을 상대 로 던진 폭언이 SNS에서 파문을 일으켰다. 뒤이어 조중동을 필두로 한 보수언 론이 일제히 총공세에 나섰고 새누리당은 이런 세력이 다수당이 되어서는 안 된다 는 논리를 동원해 보수세력 결집을 도모했다. 반면 민주통합당과 범야권 은 김용민 사퇴론과 옹호론이 논란을 거듭하는 가운데 어쨌든 새누리당 재집 특집 권은 안 된다는 주장만을 되풀이하며 리더쉽 부재, 전략 실종의 무능함을 보였 다. 그 결과 2월 이후 새누리당 쪽으로 기울기 시작한 선거 판세는 최종적으로 역전된 것으로 파악된다. 새누리당 승리의 원인: 반MB 경쟁에서조차 승리 첫째, 김대중-노무현 집권세력의 말 바꾸기가 야권연대 내에서는 통했지만, 대중적으로는 통하지 않았다.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통합, 그리고 민주 통합당과의 연대를 통해 이루어진 야권연대는 그 출발부터 앞뒤가 맞지 않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민중운동 내에서도 신자유주의 세력과의 통합 연합 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었으나, 민중운동 다수파는 이들이 과거 정책에 대해 반 성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정당통합과 무원칙한 야권연대를 강행했다. 그러 나 이러한 약점은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에게 좋은 빌미가 되었고, 오로지 득 표만을 위한 묻지마 반MB 의 상승세는 꺾일 수밖에 없었다. 둘째, 새누리당은 중도 보수화로 쇄신함으로써 겉으로나마 이명박 정부와 의 거리를 두는데 성공했다.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내세운 것은 물론이고, 안보 정책도 평화 지향적 균형 외교 와 유연한 대북정책 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3) 4월 13일자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가장 영향을 크게 미쳤던 이슈에 대해 물어본 결과, 응답자 가운데 가장 많은 23%가 막말파문 을 선택했다. 이어 경제민주화 공약이 16.1%, 민간인 불법사찰 14.9%, 한미 FTA 폐기 논란 10.7% 순으로 나타났다. 18
민주통합당과 정책적으로 일정하게 수렴하는 양상을 보였다. 야권은 MB심판 바람몰이 로 박근혜의 새누리당을 공격하고자 했으나, 선거 결과가 말해주듯 이러한 전략은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반MB 경쟁 에서조차 민주통합당에게 승리했다고 할 수 있다. 셋째, 이번 총선은 대선 전초전이었다는 점에서 회고적 성격과 동시에 전 망적 성격도 가지고 있었다. 야권연대는 누더기 공천 논란과 말 바꾸기 비판에 직면하고, 김용민 막말 논란에 휩싸이는 등 대안적 세력으로 인식되지 못했다. 19대 총선 평가와 전망 그 이전까지 야권의 진보적 색채를 상징한 보편적 복지, 경제민주화, 노동의 제 등도 선거 본선에 돌입한 뒤로는 상당히 주변화되고 오히려 민간인 사찰이 라는 지엽적 문제를 전술적으로 강조했다. 게다가 새누리당의 중도주의화로 인한 일정한 정책적 수렴 상황에서 대안의 차별성을 형성하는 데에도 실패했 다. 4) 결국, 득표를 위해 말 바꾸기를 반복해온 신자유주의 세력과 민중운동 일 부가 연합한 묻지마 반MB 야권연대'는 대안세력으로 인정받는 데 실패했다. 또한 반MB의 실내용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야권연대 만능론이 민중운동에 남긴 깊은 상처 통합진보당 창당과 민중운동의 정체성 상실 2011년 민주노동당이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을 추진하자, 민중운동 내 많은 논 란과 갈등이 발생했다. 한미 FTA를 체결하고 비정규직법을 개악했으며, 복수 4) 물론 복지 논쟁은 노동유연화와 결합된 유연안정성 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고, 경제민주화 논쟁은 수 출-재벌 중심의 세계화 전략에서 유독 재벌의 경제력 집중만을 별도로 분리하여 다룸으로써 근본적 한 계를 가지는 것이었다. 19
노조 교섭창구단일화,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필수공익사업장 파업권 제한을 골자로 하는 노사관계 로드맵 을 만든 국민참여당은 노동자정당도 아니고 진 보정당도 아니라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 민주노동당 당 권파는 3자통합을 이렇다 할 근거와 설득 없이 다수결 논리로 무리하게 밀어 붙였다. 이러한 통합과정에서 국민참여당은 재벌해체, 무상의료, 무상교육과 같은 특집 정책은 시민들의 보편적 정서와 상충하고, 노동정책을 앞세우는 것은 경계해 야 한다 는 등의 입장을 피력했다. 그 결과 통합진보당은 5대 비전으로 나라 의 주권 확립 복지국가 건설 한반도 평화와 통일 지향 녹색생태 사회 건 설 한국정치 개혁 등 대단히 절충적이고 모호한 내용을 선정했다. 통합진보당 창당은 민주노동당 자신은 물론 이들로 표상되던 민중운동 주 류의 대대적인 노선 전환을 상징하는 사건이었다. 즉, 국민참여당과 민주노동 당, 통합연대의 3자통합은 자유주의 세력과 이념적 조직적으로 분별 정립하 려던 진보정당 및 정치세력화 운동의 쇠퇴를 상징하는 극적인 계기였다. 이런 과정을 통해 등장한 통합진보당의 성격은 친노동적 자유주의 정당 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민주노총의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 문제는 논란과 갈등을 더욱 증폭 3자 통합 이후 민주노총에서 불거진 통합진보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정치방 침을 둘러싼 논쟁은 민중운동 내 갈등을 더욱 증폭시켰다. 민주노총 집행부는 2012년 1월 31일 대의원대회에서 의회권력 교체(여소야대)와 진보정당의 원 내교섭단체 구성을 목표로 하는 총선방침(안)을 제시했다. 이 안은 통합진보 당은 물론이고 민주통합당과의 전면적 선거연합을 전제하는 안이었고, 따라 서 민주노총이 노동유연화와 노조탄압을 일삼아온 신자유주의 세력에 대한 20
지지를 표명한다는 안이었다. 5) 이 과정에서 <3자통합당 배타적 지지반대와 올바른 노동자계급정치 실현 을 위한 민주노총 조합원 선언운동 본부>가 결성되어 민주노총의 총선방침 (안)을 바로잡고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원칙을 다시 세우자는 입장을 표명했 다. 그러나 1월에 개최된 민주노총 대의원대회는 정족수 미달로 유회되고 이 후 개최된 3월 임시대의원대회 역시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었다. 하지만 민주 노총은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통과시킨 총선방침(안)에 입각하여 지역에서 야 19대 총선 평가와 전망 권단일후보를 지지하고, 통합진보당으로 비례후보 투표를 집중하는 활동을 전개했다. 하지만 야권연대를 지지함으로써 선거 공간에서 노동 의제를 전면화한다 는 민주노총 집행부의 의도와는 달리, 결과적으로 노동 의제는 역으로 야권연 대에 종속되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의 요구안은 끊임없이 희석되고 변질되 었다. 예를 들어, 파견노동에 대해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3월 10일 합의된 <범야권공동정책합의문>에서 불법파견 금지 라고만 언급하고 있다. 이는 파 견법 폐지가 아니라 파견법의 부분적 개정 입장을 가진 민주통합당의 입장이 5)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간 무리한 통합은 농민운동 내에서도 논란과 갈등을 양산했다. 전국농민회총 연맹(전농)은 지난 2월 23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지도부를 선출했으나, 찬반투표에서 110명의 대의원들 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에 앞서 2월 8일 대의원대회에서는 지도부 선출에 대한 안건이 다뤄지지 못하고, 대의원 정족수 미달로 유회된 바 있다. 대의원대회를 앞두고 강기갑 당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바 있는 박 웅두 전남 곡성군 농민회장의 명의로 전농 홈페이지 게시판에 작성된 토론제안서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임시대의원대회 일정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음에도 누구도 속 시원하게 이유를 말 하지 않고 누구도 공개적으로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기위한 노력도 하지 않는 그야말로 이상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변화를 선도하지 못하고 정체된 농민운동 현장조직의 약화로 민주적 의사결정의 부재 정치세력화에 대한 대중적 평가미비 진보통합과정에서의 난맥상 등이라고 지적하면서, 통 합진보당의 5대 핵심정책과제에서 농업정책의 누락, 당 정책연구소의 농업정책연구원 배제, 농민국장의 교체 등 일련의 과정에 대한 전농의 대응미비 등이 겹치면서 사실상 14기 지도부 후보에 대한 불신임 성 격의 지도부 선출 무산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 월간 노동세상, 민주노총, 전농에서 무슨 일이 벌어 졌나 ) 21
반영된 대신, 민주노총의 파견법 폐지 입장을 수용한 통합진보당의 입장은 변 질된 것이다. 이 외에도 양당은 한미 FTA 폐기 가 아니라 이명박 정권이 체결 한 한미 FTA의 반대 로 합의하는 등 민중운동의 요구는 야권연대의 틀 속에서 통합진보당에 의해 자체 검열되거나 야권연대 과정에서 희석되었다. 만병통치약으로 제시된 여소야대 실패와 통합진보당의 조촐한 성과 특집 숱한 논란과 갈등에도 불구하고 민중운동 다수파는 선거만 이기면 모든 문제 가 해결될 것처럼 야권연대를 추진했다. 이에 따라 민주노동당, 민주노총 내에 서 제기된 비판적 의견들은 묵살되었고, 한미 FTA 폐기 촛불집회도 야권연대 를 촉구하고 응원하는 장으로 변질되었다. 나아가 민주노총은 노동자 투쟁을 조직하는 활동은 주변으로 밀어두고 여소야대 국회를 전제로 상층 정책협약 과 선거지원에만 주력했다. 모든 것을 걸었지만 여소야대는 실패했고 통합진보당도 13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총선 직후 통합진보당은 야권연대가 적지 않은 잡음이 있는 상황 에서도 수도권에선 단일 후보들을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도와줬다 며 야권연 대를 향한 민심이 확인된 선거 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정권 말기 황혼 선거 가 일반적으로 야당에게 유리한 점을 고려한다면, 어떤 면에서도 이번 선거결과 를 야권연대를 향한 민심이 확인되었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서 울 수도권에서 야권연대는 2008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성과와 비교할 때 그 리 성공적이지 않았다. 야권연대를 하지 않았던 2004년 민주노동당과 비교해보아도, 이번 총선 결과는 (구 민주노동당 당권파와 심상정, 노회찬 후보에게는 승리일 수는 있 어도) 통합진보당에게 승리적인 결과가 아니다. 총 의석은 3석 증가하는 데 그 쳤고 정당 지지율은 2.7% 감소했다. 특히, 국민참여당과의 무리한 합당과 민주 통합당과의 선거연합으로 인한 민중운동의 분열과 정체성 상실이라는 비용을 22
고려해본다면 더욱 그렇다. 민중운동 투쟁동력의 유실 특히 중요하게 평가하고 그 대책을 수립해야할 점은 이번 선거가 공식 선거운 동 기간만이 아니라 이미 지난해 초부터 이어진 긴 준비과정을 동반했고, 이 와중에 민중운동의 투쟁동력이 크게 유실되었다는 사실이다. 한미 FTA 투쟁, 제주 해군기지 반대 투쟁, 정리해고 비정규직 철폐 투쟁은 여소야대만 달성되 19대 총선 평가와 전망 면 이 모든 문제가 마법처럼 해결될 것처럼 주장되었고, 정작 노동자 민중의 투쟁을 통한 역량 증진과 단결 확대의 과제는 항상 후순위로 밀려나 있었다. 민주노총은 1월 31일 정기대의원대회를 통해 8월말 총파업을 결의했고, 금속노조와 철도노조는 19대 국회가 처음 열리는 6월에 맞춰 파업을 준비하 고 있었다. 문제는 이 투쟁 계획들이 실은 여소야대가 성사될 것을 대전제로 수립된 계획이라는 점이다. 민주노총이 장외 투쟁을 동원하면, 6월 2일 개회하 는 임시국회와 9월 정기국회에서 야당들이 비정규직법, 노조법, 최저임금법, 파견법 등 노동관련 법과 제도의 개정을 시도하고, 이 기세를 몰아 대선에서의 정권교체로 노동악법 개폐 투쟁을 최종 승리로 이끌어간다는 구상이었다. 여 소야대 국회 구성이 실패한 현 시점에서, 이대로라면 8월 투쟁은 아무런 실질 적인 성과 없이 진행되고 모든 과제는 또다시 대선 승리(?) 이후로 떠넘겨질 위험이 있다. 야권연대와 좌파결집 사이에서 어느 전략도 분명하게 선택하지 못한 진보신당 진보신당은 10대 핵심정책으로 탈핵, 탈삼성, 탈비정규직, 탈학벌, 탈FTA, 노동 시간 단축과 일자리나누기, 부자증세와 불로소득 중과세, 모든 국민에게 집을, 보편복지 실현, 토건사업 재발 방지 등을 제시했다. 특히 진보신당은 다른 당 이 간판을 바꿀 때, 진보신당은 삶을 바꿉니다 라는 슬로건에서 보이듯이, 새 23
누리당은 물론이고 통합진보당과도 차별화를 꾀했다. 공식 선거운동이 개시 된 이후에는 비례후보 1번 김순자 후보의 진정성과 헌신성이 부각되었고, 비 정규직 거리 투쟁 유세가 주목받았다. 봉준호 등 유명 인사들의 지지선언이 이 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선거 이전부터 조직적으로 기획한 정책전략의 결 과가 아니었다. 노동자 1만 명으로부터 정당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3월 28일 부터 시작된 노동자 선거대책본부 사업 역시 매우 뒤늦게 기획된 것이었다. 특집 특히 진보신당은 좌파정당을 표방하면서 야권연대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 였지만, 정작 비판의 실제 내용은 양당 간 연대가 진보신당을 소외시켰다는 점 에 집중했다. 계급적인 관점에서의 야권연대 비판이 아니라 배제당한 소수정 당의 입장에서 양당연대 비판을 제기한 것이다. 결국 진보신당은 야권연대에 대한 명확한 방침을 수립하지 못한 채 지역별로 개별 대응했다. 원칙과 실리라 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가 다 놓친 형국이다. 실제로 거의 유일하게 지역구 당선을 기대했던 거제의 야권단일화 역시 통합진보당 측이 불복하면서 전혀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 거제에서는 민 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3당 단일화가 성사되어 진보신당 김한주 후 보가 선출되었으나, 인접지역인 창원에서는 통합진보당 손석형 후보의 도의 원사퇴 문제로 인해 단일화 논의가 파행을 빚었다. 진보신당 김창근 후보는 박 훈 무소속 후보와 별도로 후보단일화 경선을 치르고, 통합진보당 손석형 후보 는 민주통합당과 경선을 치러 단일화 했다. 이후 통합진보당은 단일화 합의에 도 불구하고 김한주 진보신당 후보를 지원하지 않았고, 6) 창원에서는 선거막판 까지 중립을 지키던 권영길 의원이 나서 통합진보당 손석형 후보를 일방적으 로 지지했다. 전국적 야권 후보 조정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진보신당은 6) 김한주후보 지지 지원에 대해 국민참여당 출신 위원장1인과 민주노동당 출신 운영위원 5인이 반대했 다. 나머지 국참당 출신 운영위원 5명과 민노당 출신 위원장 1인은 김한주후보를 지지했다. 24
민중운동의 정체성과 야권연대에 대한 계급적 비판을 바탕으로 전국적으로 좀 더 원칙적이고 통일적으로 대응해야 했다. 7) 총선 종료 후 스스로 밝혔듯 진 보신당의 실질적인 재창당은 진보좌파세력의 규합을 통해 추진할 계획이었 다면 이 전략을 보다 분명히 한 선거 전략이 필요했다. 민주노총과 노동자운동의 존재감 상실 19대 총선 평가와 전망 민주통합당의 총선승리와 노동공약 실현를 위해 협력할 것을 서약한 민주노총 민주노총은 상층중심의 정책협약을 통해 노동의제를 전면화하는데 주력했다. 민주노총은 10대 우선 입법 과제 8) 와 10대 요구 78대 과제 를 제시하고 3월 6 일에는 통합진보당과, 3월 16일에는 진보신당과 정책협약을 체결했다. 양당은 10대 우선 입법 과제 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노력하고, 이후에도 10대 요구 78 대 과제 의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동일한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후 민주노총은 총선 직전인 4월 8일, 민주통합당과도 정책협약을 체결 했다. 민주노조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었을 뿐더러, 정책협약의 형식과 내용 도 놀라웠다. (통합진보당, 진보신당과 체결한 정책협약과는 달리) 협약은 민 주통합당이 민주노총의 요구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민주노총 이 민주통합당의 노동정책을 지지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협약서에 따르 면 민주노총은 민주통합당이 제19대 총선 공약으로 제시한 (중략)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입각한 비정규직의 차별 철폐와 정규직 전환, 최저임금의 현 7) 한편, 진보신당 동대문구 당협에서는 진보신당의 고현종 예비후보(당협위원장)가 중앙당 및 서울시당 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민주통합당 후보 지지운동을 벌여, 시당의 징계를 받는 일도 있었다. 이 때 고현종 당협위원장은 거제에서는 야권연대하고 동대문에서는 왜 안 되냐며 항변했다. 8) 파견법 폐지 노동시간단축, 일자리 창출 특별법 제정 근로기준법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개정 기간제법 개정 최저임금법 개정 고용보험법 개정 하도급법 및 공정거래법 개정 정치자금법 개정 공공기관운영법 개정 25
실화와 한국형 실업부조 도입, 정리해고 요건 강화와 노동기본권 신장을 위한 노동조합법 개정, 공공부문 노사관계 자율성 강화와 고용친화적 공공부문 개 혁, 노동자의 경영참여를 통한 경제민주화 실현 등 노동 공약과 일자리 창출 정책의 실현을 위해 적극 협력한다 고 서약한다. 또한 제19대 국회에서 민주진보 진영의 원내 제1당 의석 확보 및 교섭단 체 구성 등 안정적인 의회 내 절대다수 의석 확보를 담보하는 총선 승리를 위 특집 해 적극 협력 한다며, 민주노총이 민주통합당의 당선을 위해 노력한다는 점도 명시했다. 이번 정책협약은 역대 정부의 신자유주의 노동정책에 맞서 투쟁해 온 민주노총이 최초로 이들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는 점에서 노동자운동의 우경화를 극적으로 상징한다. 노동의제 실종 정책협약을 제외하면 민주노총은 총선에서 존재감을 거의 드러내지 못했다. 9) 민주노총은 야권연대에 매우 적극적으로 결합했지만, 정책협약을 맺은 야당 들의 득표를 위해 자기 조합원을 동원해주는 역할을 넘지 못했다. 선거운동 기 간 중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으며, 이 외에 도 유성기업, 한일병원 등 노동자투쟁은 지속적으로 표출되었다. 그러나 민주 노총은 이러한 현안들을 정치 쟁점화하고, 투쟁 주체를 결집 확대해내는 활동 을 해내지도 못했다. 정책협약을 맺은 정당들 역시 폭로전 양상의 선거구도에 갇혀 있었고, 노동의제를 전면에 내세우려는 정책 전략도 부재했다. 결국 노동 9) 노동운동만 존재감을 상실한 것은 아니다. 노동자, 농민, 빈민, 대학생 등 대중조직들이 총선 과정에서 자 기 이슈를 쟁점화하고, 정당들과 정책협약을 체결하는 것이 핵심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물론 대중조직 이 스스로의 투쟁역량을 강화해나가면서 정당을 압박하는 전술을 활용하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다 만, 주객이 전도되어 대중운동의 원칙과 기반을 스스로 잠식하는 활동이 문제다. 또한 각급 대중운동이 보편적 요구보다는 부문별 특수이익을 선거이슈화 하는데 골몰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표 적으로 <총선유권자네트워크>와 같이 부문별 특수이익을 종합하고 조정하여 로비하는 데 주력하는 '연 대 아닌 연대활동'이 강화되었다. 26
관련 여러 공약정책이 제출되었고 노동운동 출신 당선자들도 적지 않게 나왔 지만, 정작 이번 선거과정에서 노동의제는 실종되었다. 한편 총선시기 민중운동 좌파는 <비정규직과 정리해고 없는 99%의 희망 광장>(희망광장)에 결합하여, 노동자 대중투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는 2011년 정리해고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만들어낸 희망버스와 쌍용자동 차 희망텐트를 계승하는 기획이었다. 이를 통해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를 부각시켜, 총선 이후 본격적인 의제로 다뤄지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하 19대 총선 평가와 전망 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전반적인 상황을 역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거제 울산 창원 노동벨트에서의 패배 노동자운동의 기반이 상대적으로 튼튼하다고 여겨진 울산북구, 거제, 창원에 서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 후보들은 모두 낙선했다.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 낙선의 직접적 원인은 대체로 노동자운동 내부의 선거방침에 대한 이견으로 인한 표 분산으로 설명되고 있다.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이 강행되고, 민주노총 역시 야권연대 후보에 대한 지지방침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임으로써, 노동자 운동 내부의 갈등이 심화되었다. 10) 예를 들어 울산북구 유권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대자동차지부의 상황 을 보면, 민주노총의 선거방침은 힘있는 공동행동 지침으로 작용하기는커녕 역으로 민주노총 선거방침이 무원칙한 야권연대 라는 현장의 반발을 불러왔 다. 지난 1월 김광식, 박유기, 윤성근, 이상욱 등 전직 현대차노조 위원장을 비 10) 예를 들어, 현대차지부 연합집행부의 한쪽 당사자인 현장조직 금속연대는 통합진보당에 대한 민주노 총의 배타적 지지를 강도높게 비판해왔고, 현대차 현장활동가들을 비롯한 울산지역 노동활동가 1,000여 명은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당투표는 진보신당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월에는 김광식, 박유기, 윤성근, 이상욱 등 전직 현대차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현대차지부 전현직 임원, 간부, 대의원 239 명과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전현직 간부 45명이 "민주노동당이 노동탄압세력인 국민참여당과 합쳐 급조 한 통합진보당을 지지할 수 없다"고 선언하였다. 이상 참세상, <노동자 정치 1번지, 울산 새누리 싹쓸 이...이유는?>. 27
롯한 현대차지부 전현직 임원, 간부, 대의원 239명과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전 현직 간부 45명이 민주노동당이 노동탄압세력인 국민참여당과 합쳐 급조한 통합진보당을 지지할 수 없다 고 선언했다. 또 선거 운동 기간에는 현대자동 차 현장 활동가들을 비롯한 울산지역 노동활동가 1,000여 명이 기자회견을 열 어 정당투표에서 진보신당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통합진보당의 당권파와 민주노총 집행부는 이러한 대중적 비판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외면 특집 하는 데 급급했다. 여기에 더해, 앞서 지적했듯 야당의 말 바꾸기 논란이 현장노동자의 비웃 음을 자초했던 점도 적지 않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정리해고, 비정규직 등 신자유주의 정책에 맞서 투쟁한 경험을 가진 노동 자들의 입장에서, 민주노총과 민주통합당의 정책연합이나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방침은 납득하기 어렵고, 적어도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할만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2010년 지방선거 울산지역 비례대표 정 당투표에서는 민주노동당은 34.7%, 진보신당은 6.2%를 얻었으나, 이번 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은 16.3%, 진보신당 2.0%의 지지를 받는데 그쳤다. 한국노총, MB 지지 정책연대에서 민주통합당과 연합으로 한국노총은 2007년 이명박 후보를 정책연대 대상으로 공식 선정했고,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과 정책연대를 통해 4명의 국회의원을 당선시켰다. 그러나 2009, 2010년 노동법 개악을 거치며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불만이 누적됨에 따라, 한국노총은 2011년 2월 24일 정기대의원대회를 통해 한나라 당과의 정책연대를 파기했다. 이후 한국노총은 민주통합당 창당 과정에 직접 참여한다. 이는 그 이전의 정책연대보다 높은 수준의 결합이었다. 그 결과 민 28
주통합당 내에는 노동계 지분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었다. 11) 또한 2월 27일 한 국노총은 민주통합당과 함께 28대 노동정책 과제 를 발표함으로써 정책적 측 면에서도 노동계의 의견이 상당부분 반영되었다. 이를 통해 한국노총은 단기 적으로 2008년 보다 높은 수준의 성과를 달성하고자 했다. 한국노총은 장기적으로 야권연대를 통한 정권교체를 이루어 연립정부를 구성한 이후, 노동 국가 자본의 새로운 사회적 대화 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핵 심전략으로 삼고 있다.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과 이정식 사무처장 등이 공개 19대 총선 평가와 전망 적으로 밝힌 계획은 다음과 같다. 12) 우선, 노동존중 복지사회 를 기치로 하는 2013년 체제의 핵심으로 노사 간 의 중앙교섭체계 및 노사정간의 사회적 대화체계를 구축한다. 둘째, 한해 5조6 천억 원 규모의 고용보험을 경총과 한국노총이 공동으로 운영할 수 있는 법제 도 개혁을 추진하고, 이를 노사협력적인 네덜란드식 노사 모델의 물질적 토대 로 삼는다. 셋째, 민주통합당과의 통합과정에서 만든 전국노동위원회를 기반 으로 원내 친노동 그룹을 조직한다. 넷째, 당면 과제인 노동관계법 개정을 조 속히 추진하여, 한국노총 각급조직 구성원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기대감을 충 족시켜 정치적 동원력을 높여낸다. 다섯째, 비정규직, 도시빈민, 청년학생의 요 구를 반영하는 지역단위 연대조직체를 만들어 전국노동위원회를 실질적으로 강화한다. 여섯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통합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한다. 한국노총은 이번 총선에서 5명이 당선됨으로써 단기적 목표는 달성했다 11) 민주통합당은 당헌을 통해서 당 지명직 최고위원 중 한 명을 노동에 우선 배려할 것을 명시. (지명직은 여성, 노동, 지역, 청년을 우선 배려.) 또한 노동부문 당원의 지위와 권리에 대해 특별히 배려한다는 조항 을 신설하고 대의원대회와 중앙위원회에 15% 범위 내에서 노동부문을 할당. 민주통합당은 당내 기구에 권한이 대폭 강화된 전국노동위원회를 설치. 전국노동위원회는 노동정책에 관해 심의하고 당에 제안하 며, 당 대표는 전국노동위원회의 제안을 국정과 당무에 반영하도록 당헌에 명시. 12) 레디앙,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인터뷰 기사(2012년 3월 27일); 이정식, 2013년 체제 와 한국노총의 새로운 정치적 선택, 노동사회 (2012년 3-4월호) 참고. 29
고 볼 수 있으나, 총선에서 여소야대에 실패함에 따라 장기 전략적 방향성에 대한 재검토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 내에는 여전히 새누리당을 지 지하는 적지 않은 계파가 존재하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기존 전략이 탄력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한편, 한명숙 전 대표는 민주노총 이석행 전 위원장과 1,000여 명의 민주노 총 조합원의 민주통합당 가입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민주통합당의 노동부문 특집 이 한국노총 주도로 구성되는 것을 견제하는 태도를 보여 왔다. 한명숙 대표 사퇴 후 민주통합당 내에서 노동부문 대표성에 대해 어떤 논의가 진행될지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치폭로 무기로 활용된 성폭력 문제 누가 덜 부도덕한가 이번 총선에서 정당 간 자극적인 정치폭로의 수단으로 성폭력 문제가 적극 활 용되었다. 무엇보다 김용민(서울노원갑) 후보가 2004년 경 인터넷 성인방송 에서 한 성폭력적 발언이 큰 물의를 빚었다. 이에 4월 5일 새누리당 여성 비례 대표 후보들은 국회의원으로 여성, 교육 정책을 논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 다 며 김용민 후보의 즉각 사퇴와 한명숙 대표의 사죄를 요구했다. 한편, 새누리당 김형태 후보(포항남울릉)가 제수 성폭행 의혹에 휩싸이자, 4월 9일 민주통합당은 이 일이 사실이라면 막말 정도가 아니라 막장후보를 공천 한 것이라고 대응했다. 개표 결과 김형태 후보가 당선되자 17일 민주통 합당 여성 당선자 24명은 김 당선자의 사퇴와 새누리당의 즉각적인 출당조치 를 촉구했으며, 결국 18일 김형태 후보는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이 외에도 장기승 자유선진당 도의원의 이명수 후보 지지유세 발언을 비 롯, 강용석, 정몽준, 정우택, 한광원, 석호익, 최연희 후보의 과거 행동과 발언이 30
문제가 되었다. 성상납, 원치않는 신체접촉, 성적 대상화, 성적수치심 유발 등 여성에 대한 편견과 억압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것들이었다. 후보자명 정우택 (새누리당) 박계동 (국민생각) 김용민 (민주통합 당) 정몽준 (새누리당) 한광원 (민주통합 당) 석호익 (무소속) 최연희 (무소속) 강용석 (무소속) 이명수 (자유선진 당) 최인기 (무소속) [표9] 19대 총선 반여성ㆍ반인권 전력이 있는 후보 주요 문제발언 제주도 공무출장시 세 차례에 걸쳐 골프를 친 후 룸살롱에서 술을 마신 뒤 불 법적 성상납을 받음 (2012년 3월 15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야후 블로그 및 3 월 23일자 C리뷰) 2006년 3월 말 서울 강남 술집 여종업원 성추행한 동영상이 5월 3일 동영상 인터넷을 통해 유포됨 테러 대책 방안을 거론하며 (연쇄 살인범) 유영철을 풀어 부시, 럼즈펠드, 라 이스는 아예 성폭행을 해서 죽이자 를 비롯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여성에 대한 성적 비하 발언들과 막말(2004년 10월 인터넷방송 라디오21의 김구라 한이의 플러스18 에서) MBC 보도제작국 김아무개 기자가 뉴타운 관련 질문을 하자 여기서 그런 얘 기는 안 했으면 좋겠다 며 말을 끊은 뒤 김 기자의 볼을 만지듯이 손으로 두 번 툭툭 침. 김 기자는 지금 성희롱한 것 이라고 항의(2008년 4월 2일 한나 라당 동작구 후보로서 거리유세를 벌이던 중)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사소한 말 한마디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이 분위기는 인간의 에로스적인 본능 자체를 무력하게 하는 것이 아닌 지 고민된다, 아름다운 꽃을 보면 누구나 그 향기에 취하고 싶고, 좀 더 가까 이 다가가 만져보고 싶은 것이 자연의 순리이자 세상의 진리 라며 최연희 의 원 옹호발언 (2006년 2월, 자신의 홈페이지와 열린우리당 홈페이지 칼럼에 봄의 유혹 이라는 제목의 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우리나라 IT의 현황 및 2007년 전망과 당면과제 를 주제로 21세기 성장동력 중 하나로 여성인력 활 용을 강조하던 과정에 "여성이 남성보다 더 진화했다"며 "여성은 구멍이 하 나 더 있지 않냐"고 말함. 여성 성기를 '구멍'에 비유하는 상식 밖의 막말을 함 (2007년 5월 16일, 서울 롯데호텔, 21세기 경영인클럽 조찬회 에서) 2006년 2월 24일 동아일보 편집진 및 기자들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여기자 성 추행. 여기자는 즉각 성추행에 항의한 뒤 술자리를 떠났고, 최 의원은 사건 경 위를 따지는 동아일보사 기자들에게 술에 취해 음식점 주인으로 착각해 실 수를 저질렀다 고 말함. 2010년 7월16일 국회의장배 전국 대학생토론회에 참석한 대학생들과의 저 녁식사 자리에서 아나운서를 지망한다는 한 여학생에게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 등의 성희롱 발언 지원유세 중 연설원인 장기승 도의원이 상대 여성후보에 대해 민주통합당 김선화 후보는 처녀다. 처녀는 맞는데 법무부 장관이 인정하는 57세 노처녀 다. 보사부(옛 보건복지부) 장관은 난 잘 모르겠다. 검사를 안 해 봤기 때문 에 라며 성적으로 모욕하는 발언을 함. 공천에서 배제된 최인기 후보가 통합민주당(남성후보)과 진보통합(여성후 보) 간 야권단일화 과정에 대해 정치적 야합이라 규정하고 야합의 뜻을 "이름 없는 들개가 아무개하고나 교접하는 행위"라고 주석을 달아 설명하는 등 저 질발언을 함. 19대 총선 평가와 전망 31
김형태 (새누리당) 2002년 5월, 사망한 동생의 아내인 제수씨를 성추행함.(김형태 후보의 제수 씨인 최모씨가 아들과 함께 무소속인 상대후보와 함께 기자회견에서 폭로. 최모씨의 아들과 김형태 후보간 전화통화 녹음본이 공개됨) 참고: 한국여성단체연합(2012. 4. 12) 보수세력에게는 결집의 계기, 야권연대에는 갈등과 논란의 계기 개표결과만 놓고 볼 때, 이와 같은 논란에서 가장 큰 이득을 본 것은 새누리당 특집 이다. 가장 큰 이슈가 된 것은 김용민 막말 논란이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야권 연대는 이로 인해 외부로부터 정치적 도덕적 타격을 입었으며, 또한 내부적으 로도 논란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김용민 막말 논란이 불거지자, 야권연대 내 에서는 김용민 옹호론이 부상했다. 이정희, 노회찬, 손학규, 조국 등 주요 야권 인사들은 김용민의 반성과 변화가능성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한국여 성단체연합,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는 4월 3일 공동성명을 내고 김용민 후보의 발언은 심각한 수준의 성폭력 발언 이라며 민주통합당과 김 용민 후보는 이 사태에 대해 유권자들 앞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라 고 주장 했다. 이틀 뒤인 6일 여연은 김 후보를 전략공천한 민주통합당에 분노한다 며 성평등과 여성인권의 가치가 정권교체라는 대의명분에 양보할 수 있는 하위 개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는 성명을 추가로 발표했다. 결국 성폭력이라는 이슈가 보수세력에게는 도덕성이라는 단일 잣대를 통 해 결집의 계기로 드러난 반면, 소위 민주진보 세력에게는 갈등과 논란의 계기 로 작용했다. 그리고 이러한 갈등과 논란은 반성적이고 생산적인 논의로 이어 지기보다는, 정치논리에 의해 무마되면서 오히려 내부 비판자들을 압박하고 제어하는 양상을 보였다. 어떻게 보면 성폭력 사건 처리과정에서 줄곧 문제가 되었던 조직보위 논리가, 이번 총선에서는 진영 논리로 확대된 것 같다. 주류 여성운동은 딜레마에 빠졌다. 그러나 주류 여성운동계가 결과적으로 민주통합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것은 아니다. 김용민 후보의 반여성적 발언 32
을 비판하는 여성운동계 주요 인사들조차 나꼼수가 반MB 정서에 기여한 긍정 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민주당과의 파 트너십 속에 국가기구 참여를 통해 법 제도 개선에 주력해온 성 주류화 전략의 한계를 보여준다. 반성폭력 운동의 한계도 드러나 민중운동 입장에서 심각했던 문제는 통합진보당의 정진후 전 전교조 위원장 19대 총선 평가와 전망 비례후보 공천 건이다. 정진후 전 위원장은 성폭력 사건 2차 가해자들에 대한 징계 수준을 낮춰 크게 논란을 빚은 당사자다. 13) 이에 대해 피해자 지지모임을 비롯해서 당 내외의 비판이 제기되었으나, 이정희 대표는 정진후 후보를 2차 가해 은폐자로 보기에는 너무 확대시키는 것 이라며 공천철회 의사가 없음 을 분명히 했고, 결국 비례 4번을 배정받은 정진후 후보는 당선되었다. 여러 한 계에도 불구하고 운동사회 내 성폭력 예방교육과 규약 제정의 동인이 되었던 반성폭력 운동은 통합진보당과 정진후 후보 측에 의해 의도적으로 배제되었 다. 게다가 민주노총이나 전교조 등 관련 조직에서도 일정한 묵인이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한 사건이었다. 이는 반성폭력 운동이 정당과 대중조직 내에서 실질적인 공동체의 반성과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있어 근본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방증 이기도 하다. 가해자 처리와 반성폭력 예방교육만으로 공동체의 변화를 이끌 13) 2008년 민주노총 김 아무개 성폭력 사건에서 성폭력 사건을 은폐, 축소하려한 2차 가해로 전교조 핵심 간부들이 징계위원회에 회부된다. 2009년 2차 가해자들은 1차 징계위원회에서 제명 징계를 받았으나, 2차 징계재심위원회는 제명 을 철회하고 징계수준을 대폭 경감하여 경고 조치를 내린다. 재심위는 이 사건의 조직적 공론화를 막기 위한 의도적인 행위를 확인할 수 없었고, 사건을 축소 은폐하기 위해 조직 적으로 도모한 사실 또한 확인할 수 없었다 며 정권의 총체적 탄압과 관련한 조직의 상황과 청구인의 조합 활동 공적 등을 참작하여 징계 양정을 감경한다 고 밝혔다. 정진후 전 전교조 위원장(2009-2010)은 2009년 2차 가해자에 대한 경감 조치를 내린 재심위는 독립기구이기 때문에 자신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33
특집 어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노동현장, 가족 등에서 발생하는 여성 문제들에 대한 일상적인 토론, 여성 문제에 대한 과학적 인식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교육, 그리고 대중운동적 기획을 통해 여성해방운동을 접할 수 있는 현실의 운동 기 획이 필요했다. 일상적, 이념적, 대중운동적 기획을 통해 형성된 주체가 존재 하지 않는 상황에서, 통합진보당이 표방하는 여성이라는 가치는 정치 논리에 의해 가볍게 무시될 수 있을 정도로 그 기반이 부실한 것이었다. 회의주의와 냉소적 대응을 넘어서기 위한 장기적 전망 토론이 필요 그 결과 예상되는 전망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성폭력과 관련된 상호 정치공세 가 진행되면서 진보든 보수든 별로 다를 바 없다는 인식이 확산될 것이다. 한 극에는 진보진영도 다를 바 없다며 남성중심적인 문화 및 제도 등을 사후 합리 화하는 보수적 태도가 있을 수 있고, 다른 한 극에는 기존 운동주체들의 민중 운동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주의적 태도가 있을 수 있다. 낙선자의 근신은 끝 났다! 국민욕쟁이 행동개시! 라며 나꼼수에 복귀한 김용민의 태도는 양극으 로의 분화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야권연대 내 나꼼수의 영향력은 여전히 크고 민주통합당은 나꼼수를 계속 안고 갈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성폭력 이슈가 도덕성이라는 단일 잣대를 가진 보수세력의 결집에 용이하다는 점이 확인됨에 따라 진보진영 내 조직보위 논리가 더욱 강화될 것 으로 보인다. 성폭력 예방교육이나 공천 심사기준 개선 등의 부분적 조치들이 이루어지겠지만, 향후 정당이나 각급 대중조직 내에서 성폭력 사건에 대한 은 폐, 축소 등이 야기될 수 있다. 셋째, 성폭력 문제가 가십거리로 부각된 반면 여성억압을 재생산하는 문 화, 관행, 제도와 구조적 문제들은 논의의 장에서 사실상 배제되고 있다. 진보 신당 김순자 후보의 활동을 제외하면, 총선을 경과하면서 사회서비스 일자리, 여성 비정규직, 보육 등 여성노동 정책에 대한 비판과 대안적인 여성권 노동권 34
에 대한 논의는 실종되다시피 했다. 민주노총 한국노총과 마찬가지로, 주류 여 성운동의 역할은 정당과의 정책협약으로 제한되고 일단락되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여성해방을 위한 운동의 이념적 주체적 성장에 큰 걸림 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민 막말 논란과 통합진보당의 정진후 공천에 대 한 냉소적 평가를 넘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안적인 운동전략을 마련하기 위 한 토론이 필요하다. 이는 민중운동이 지금까지 주류 여성운동과 유사한 법제 도 개선과 조직 내 반성폭력 운동 양자를 중심으로 여성의제를 다뤄온 한계에 19대 총선 평가와 전망 대한 공동의 평가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이를 통해 여성노동자 운동의 주체적 성장과 강화를 도모함으로써 아래로부터의 운동 혁신을 추동해나가야 한다. 여론정치가 지배하는 선거, 그리고 정당의 변모 정당정치의 위기와 나꼼수, 안철수 현상 안철수 현상은 좌우를 막론하고 정당 자체가 대중의 불신대상이 되어, 정당에 몸담지 않은 전문가 출신 비정치인이 미디어를 통해 기존 정치인들의 인기를 선거에서 압도하는 전형적인 사례다. 2011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회에 대한 국민 신뢰도는 2.9%로 나타나, 경찰과 함께 최하위를 차지했다. 국회에 대한 낮은 신뢰도는 정당정치에 대한 실망과 혐오를 표현하고, 새로운 인물과 외부영입에 대한 관심을 높인다. 안철수 원장은 기회가 닿을 때마다 자신이 어느 진영에도 얽매이지 않을 것 임을 밝히고 있는데 이는 기존 한국 정당정치의 두 가지 패러다임인 지역 주의와 진보-보수(혹은 자본-노동)의 대립과 구분을 넘어서겠다는 의미다. 이러한 그의 정치기획은 기존의 낡은 지역주의를 바꾼다는 개혁적인 측면을 지니는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제대로 싹도 틔워보기 전에 위기에 빠진 진보 적 노동자정치의 발전가능성을 봉쇄하는 중도세력 집권을 위한 포괄적(catch- 35
all) 선거전략만을 강화할 위험이 매우 크다. 또한 정당정치의 위기는 정당과 의회에 대한 실망과 혐오뿐만 아니라, 현 직의 위기 로 드러난다. 2012년 나꼼수의 가카 신드롬이 있다면, 2007년에는 놈현 신드롬이 있었다. 놈현 신드롬이 단순히 보수화 현상이 아니었듯이, 가 카 신드롬 역시 진보적 사회현상이라고 볼 수 없다. 1997년 IMF와 2007년 세계 금융위기라는 두 번의 충격과 장기불황에도 불 특집 구하고, 정당들은 이에 대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민중들에게 내핍만을 강요 해왔다. 그 결과 국가기관과 대의기구가 민주적 정당성을 잃고, 모든 현직 대 통령이 위기에 빠지는 현직의 위기 가 일반화되어 왔다. 이는 현재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에서의 정권교체 상황에서도 일반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이다. 나꼼수 현상은 이처럼 반정치적 정서가 발흥하는 현재의 정치위기 상황 을 반영한다. 나꼼수는 대부분의 정치 의제를 부패비리 사안(BBK, DDOS, 불 법사찰) 중심으로 접근한다. 모든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악마화된 정적과 이에 맞선 자기 진영의 정치게임 전략을 통해 해석하고 개입한다. 선거 막판에 터 진 막말 논란 이나 이전 비키니 시위 논쟁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이들은 일관 되게 모든 쟁점을 가카와 우리편 이 벌이는 선거 전략게임 상의 진영논리 로 접근한다. 14) 나아가 한미 FTA마저 노무현의 FTA와 이명박의 FTA를 구분하여, 반신자유주의 정치의제가 아닌 반MB 정치의제로 다룬다. 반면 기존의 정치이 념이나 계급적 사회운동들은 대중화에 실패한 구좌파적이거나, 철지난 꼰대 정신 으로 치부된다. 또 그들은 자유주의적 급진성을 종종 욕설과 남성 중심적 14) 이번 총선에서 사찰 vs 막말 을 비롯한 폭로전을 중심으로 진행된 데에는 득표만을 최우선의 목표로 두 고, 적과 아를 구분하며, 적을 비난하고 자신의 잘못을 합리화하는 진영논리가 그 배경에 놓여있다. 일반 적으로 선거에서 득표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선거정치에 폭로전의 성격은 기본적으로 내장되 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폭로 자체가 선거정치의 지배적 요소가 됨에 따라, 정치에 대한 실망과 혐오가 깊어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로 1,383건이 적발되었 고, 금품 및 음식물 제공은 18대 총선에 비해 24%, 비방 및 흑색선전은 1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6
인 마초문화와 혼동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꼼수는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정치참여와 투표참여를 호 소하지만, 그들이 호소하는 정치는 정작 활력을 잃은 노동자운동과 사회운동 들을 재활성화하는 과제와는 전혀 어울리기 어려운 것이다. 수동적인 투표 참 여 유권자운동이나 야권연대에 종속된 노동자운동의 우경적인 해체와 같은 부정적인 경향이 확산될 뿐이다. 19대 총선 평가와 전망 여론조사 방식의 후보단일화와 정당의 변모 이번 총선과정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현상은 야권연대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전면적으로 실시된 여론조사 방식의 경선이다. 여론( 輿 論 )이란 다수 대중의 의견이다. 대중의 의견을 묻고, 그에 기반을 두고 정치가 이루어지는 것은 바 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여론정치 는 단순히 다수 대중의 뜻을 반영하는 정치를 의미하지 않는다. 여론정치 는 여론 을 생산하는 언론과 여론조사기관의 생산 물이다. 여론정치는 설문조사 기업에 의해 기획된 대중의 수동적 답변을 가공 하여 여론조사 기법이라는 사이비 과학을 매개로 여론을 생산해내는 역할을 수행한다. 다수 대중이 주체도 아니고 그들을 위한 정치도 아니다. 또 여론정치는 특정 인물에 대한 인기투표 형식으로 진행된다. 장기적 정 책방향과 이념을 대상으로 여론조사가 실시될 때도 있지만 이는 매우 피상적 인 수준에서 이루어진다. 깊이 있는 숙고, 주체의 성장과 변화를 동반하는 지 속적 참여나 사회운동은 인물에 대한 선호조사 과정에 반영되지 않으며 오히 려 배제된다. 이에 따라 정치인들이 나는 가수다 와 같이 인기투표에 따라 하 루아침에 흥하고 망하는 불안정한 모습이 더욱 강화된다. 이처럼 변화된 지형에 적응하기 위해서 정치인들은 정치이념이나 계급적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한 운동에 헌신하기 보다는, 언론매체에 노출되는 것에 37
목을 맬 수밖에 없다. 15) 인기투표 형 정치구도에서 개인의 감동적 스토리텔링, 기존 정치의 형식적 틀 파괴와 같은 부분들이 각광을 받는다. 16) 그리고 이와 같은 미디어활동이 정치 활동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위치로 격상된다. 그리고 정당 내부 조직에서도 여론조사와 여론형성 기능이 전략적 지위를 차지할 만큼 중요해진다. 지지층의 휘발성이 높기 때문에 정당은 대중의 선호 를 빠르게 파악하고, 이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성을 높이거나 대중선호를 조작 특집 하기 위한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여의도연구소가 대표적이다. 민주통합당도 비슷한 성격의 싱크탱크와 계파별 정치기획사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정당 내부조직의 기능변화는 민중운동과 진보정당들에게도 영향을 미 친다. 17) 전통적인 민중운동의 정책 단위가 해온 역할은 대중운동의 정치적 이 해와 요구를 총화하여, 투쟁 전략 전술을 수립하는 것이다. 하지만 원내진출 이후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은 각각의 정책 단위들을 대중의 선호에 따른 정당의 반응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시켜왔다. 즉 국회의원들의 의정지원 이 일상적인 중심 정책업무가 되고, 선거시기에만 존재했던 공약개발, 여론조 사 정책대응과 같은 선거정책 역할이 상시적인 정책기구의 몫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15) 특히 최근에는 같은 TV프로그램이라도 기존의 시사교양 프로그램보다는 예능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 다. 예컨대 이번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과 박근혜는 힐링캠프 라는 TV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선거 전 략상의 주요계기를 마련했다. 안철수 원장 역시 2009년 무릎팍도사 출연을 계기로 전국적인 인지도를 높였고, 이번 대선출마 의사 발표 시나리오로 박근혜 위원장이 출연한 힐링캠프 출연을 고려중이라고 알 려져 있다. 16) 어떻게 해서든 인지도를 높이고 대중적 친근감 형성이라는 목표가 중요시된다. 심지어는 일단 웃기고 보자는 이미지 전략이 실행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이번 총선TV광고로 제작된 통합진보당의 웃음 이 라는 선거광고가 그 사례다. 무겁고 딱딱할 것 같은 진보정치인들이 개그맨 같은 분장으로 나와서 별다 른 주장이나 내용 없이 그저 춤을 추는 것이다. 17) 통합진보당 역시 이러한 변화 추세 가운데 여러 유관 싱크탱크들이 존재한다. 특히 이번에 당권파의 압 도적인 지지로 비례후보로 선출되어 당선된 이석기 의원이 그동안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의 여론조사 와 선거 전략컨설팅을 도맡아온 CNP전략그룹과 여론조사전문기관인 사회동향연구소를 운영해온 사실 은 매우 인상적이다. 38
또한 참여나 소통이라는 이름으로 정당의 후보선출과 단일화 과정에서 개 방형 경선제가 일반화된다. 노무현을 정치스타로 만든 2002년 야권후보 단일 화 경선이 대표적인 사례로, 이는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야권후보 단일화 방식 으로도 차용된바 있다. 하지만 대선과 달리 지역별 후보가 많은 총선에서 개방 형 경선은 쉽지 않다. 예상컨대 이번 대선과정에서 민주당 외부에서 안철수와 야당 후보들 간의 개방형 경선이 다시 등장할 것이다. 개방형 경선제는 비당원 국민들과의 열린 소통 을 시도한다는 긍정적 의미로 포장되지만, 역으로 정당 19대 총선 평가와 전망 의 이념적 계급적 대중적 기반이 그만큼 취약하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게다가 후보자 개인 중심의 미디어정치와 여론조작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 을 고려한다면, 경선과정의 개방이 민주주의의 확대라고 보기도 어렵다. 오늘날 정당정치 개혁의 쟁점은 낡은 정당정치를 그대로 고수할 것이냐 바꿀 것이냐는 것이 아니다. 쟁점은 닫힌 정당 을 어떻게 개방할 것이며, 어떤 목적으로 정당개혁을 단행할 것이냐이다. 무턱대고 새로운 것만을 강조한다 고 정당의 민주화가 이루어질 리 없다. 특히 더 많은 표몰이만을 위한 당 개혁 은 인민주의로 흐를 뿐이다. 노동자 민중정치의 관점에서 볼 때, 정당의 개방 은 대중적 인기(표몰이)를 향한 개방이 아니라 계급적 사회운동을 향한 개방 이어야 하고, 정당정치 개혁의 방향은 노동자 대중을 사회운동의 주체로 세우 는데 봉사하는 것을 지향해야 한다. 향후 전망 MB 심판의 실패와 대선정국의 조기개막 39
민주통합당은 선명야당 대여공세에 나서면서도 중도주의화되는 이중적 태도를 띨 것 MB 심판이 실패했다는 총선 자체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총선으로 형성된 대 결 구도가 대선 경쟁의 출발선으로 의미를 가진다는 점이 더욱 중요하다. 새누 리당이 단독 과반을 달성하는 대승을 거두었지만, 이것은 박근혜의 승리이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의 레임덕을 막지는 못할 것이다. 대선정국의 조기개막에 특집 따른 각 진영별 정치적 이합집산과 권력투쟁은 불가피하다. 선거직후 민주통합당은 한명숙 대표가 사퇴하고, 문성근 대표 권한대행 체 제로 전환되었다. 하지만 대표 경선 차점자라는 이유로 대표 권한대행을 승계 한 문대표가 민주통합당의 내적 지도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렵 다. 민주통합당은 6월 임시국회 원 구성을 둘러싼 대여 공세에 힘을 싣겠지만, 다수의석을 빼앗긴 상황에서 선거 시기에 호언장담했던 각종 이명박 비리 불 법행위 청문회나 특검들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제 민주통합당이 믿을 곳이라곤 당 외부의 안철수 원장 밖에 없다. 문재 인과 안철수가 벌이는 개방형 경선을 통한 야권 단일화 바람몰이 이벤트에 승 부를 걸 것이다. 하지만 안철수 원장은 대선 출마와 관련한 공개적인 확답을 여전히 미루고 있다. 아마도 당분간은 민주통합당에 합류하거나 새로운 정당 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포럼 형태의 비정당조직과 지식인 싱크탱크를 조직하 여 독자적인 대선대응을 해나가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대선 행보는 6~7월 경 이후로 점쳐진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건 그가 대선에 주도 적으로 참여하여, 스스로 새로운 정치실험 이라고 밝힌 바를 실행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일각에서는 그의 이러한 정치기획이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선거 전략 을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아이젠하워는 민주당의 지지와 공화당의 지지를 동시에 받으면서 출마 직전까지 어느 정당에도 가입하지 않았고, 진영 40
논리 대신 사회통합을 중시했다. 결국 공화당으로 출마하여 당선된 아이젠하 워는 안철수와 마찬가지로 정치 경험이 없는 군인출신의 인기 비정치인이었 다. 특히 안철수는 미국 대선 사상 최초로 TV를 통한 미디어선거로 이미지 선 거를 강조한 선거 전략을 중요하게 평가한다. 18) 그런데 안철수 원장은 진보 개혁적 이념성향이 아니라 중도보수 실용주의 적 성향에 가깝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안철수 원장이 강한 대선 경쟁 력을 지니는 이유는 그가 다른 사람들이 가지지 못한 진보적인 대안을 가지기 19대 총선 평가와 전망 때문이 아니다. 그가 새누리당 지지자들을 잠식하는 중도주의적 득표력을 강 하게 보유하기 때문이다. 즉 그는 반MB가 아니라 착한MB 다. 총선에서 패배한 민주통합당이 대선을 앞두고 사활을 건 대여공세에 나서 더라도, 결과적으로는 중도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장 큰 이유는 이것이다. 게 다가 차기 민주통합당의 당권을 장악할 것으로 보이는 이해찬, 문재인, 김진 표, 정세균 등은 친노, 친재벌, 친FTA 성격을 가진다. 또한 제1당을 놓친 민주 통합당은 오히려 개혁입법의 부담을 덜었기 때문에 가볍게 운신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선명 야당의 이미지로 반새누리당 진영을 결집시키기 위해 한미 FTA 폐기나 노동법 개정 문제와 관련된 대여 공세를 큰 부담 없이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은 선명 야당으로서의 대여 공세가 대선을 앞둔 세 결 집용 정치 공세 수준을 넘게 될 경우 발생할 보수역풍을 회피하려는 양면적인 태도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거대한 블랙홀로 변한 대선과 야권연대의 수렁 야권연대의 결속력 강화, 통합진보당의 깊어지는 환상 18) 중앙일보 4월16일자, <안철수 "대선 출마 마음 굳혔다"> 41
이번 총선에서 확인된 바, 올 대선은 초박빙 승부가 예상된다. 더하여 총선 실 패로 대선 승리에 대한 강박은 더 커졌다. 모든 것이 대선 승리의 블랙홀로 빨 려 들어갈 것이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은 통합진보당이 양보한 계급적 원칙에 상응할 만큼의 충분한 대가를 제공할 온정적 지도력이 없다. 당 외부의 후보에 의지해야 하는 처지이기도 하다. 흡사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선거와 비슷한 상 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크다. 당시에 민주노동당은 민주당의 패권주의로 선거 특집 지지 입장은 유지하되, 선본인력은 철수하는 이상한 형국이 연출된 바 있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통합진보당은 이번 선거결과를 여전히 야권연대 전략의 성과로 평가하고, 민주통합당의 패배를 야권연대에 진심으로 헌신하 지 못한 결과라고 규정짓고 있다. 게다가 이번 총선으로 달성하고자 했던 개혁 입법과 한미 FTA 재협상 등의 과제들은 또다시 모두 새누리당의 책임으로 돌 려버릴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총선은 패배했지만, 야권연대의 결속력은 재강 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아전인수식 평가와 야권연대를 재정당화하는 상황논리는 통합진 보당으로 하여금 자신들이 민주통합당을 견인해나간다는 착각의 수렁으로 이 끌 것이다. 하지만 대선에서의 야권연대는 총선과는 다른 차원의 선거연합을 의미한다. 주고받을 후보자리가 300석이나 있는 총선과 달리 대선은 후보가 한자리뿐이기 때문이다. 대선에서 선거연합을 한다는 것은 차기정권의 권력 을 공유한다는 것이고, 차기정부의 국가 정책이념과 정치적 운명을 함께한다 는 의미다. 민중운동 다수가 우경화하는 가운데 계급정치의 미래는 더욱 불투명 통합진보당은 이번 선거에서 수도권을 돌파했다는 점에서 대중적 진보정당 으로 가는 변곡점 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노동의제 실종, 영남노 동벨트 패배, 민주노총의 야권연대지지 동원부대화라는 이번 선거결과를 놓 42
고 보면, 이는 계급적 대중정당에서 국민적 대중정당으로의 부정적 변곡점 이라고 평가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야권연대에서 통합진보당의 상 대적 영향력이 커진 상황은 역으로 통합진보당의 우경화, 자유주의정당화를 더 가속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번에 불거진 경기동부 논란도 당내 민주화와 80년대식 정파조직의 반성과 개혁으로 흐르기보다는, 정치인 중심 의 공개 정파화로 변질, 순화될 가능성이 크다. 진보신당은 이후 진보세력의 연대를 위한 교수 연구자모임 (진보교연), 19대 총선 평가와 전망 새로운 노동중심 대중적 진보정당 제안자 모임 19) 등과 함께 재창당 절차를 밟아 대선에 대응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정당지지율 2%에 못 미치는 총선 결과에 따라, 기존 전략에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한편, 사회주의 노동자당건설 공동실천위원회 (사노위)는 좌파들의 공동투쟁과 사회주의 정 당 건설 방침을 재확인하였고, 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 노동대학 을 중심으로 민주노총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변혁적 진보정당을 건설하자는 흐름도 존재 한다. 야권연대에서 연립정부로, 민중운동 생사의 갈림길 노동자운동 강화와 연립정부 수립론 간의 모순 노동자운동의 정치적 자신감 회복, 사기진작이야말로 통합진보당이나 민주노 총이 신자유주의 세력과의 무원칙적 연합이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 끝까지 야권연대를 옹호했던 마지막 논거였다. 하지만 실제로 노동자운동의 사기가 진작되었는지를 확인할 방법과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노동자운동의 사기 진작이 임금인상, 고용안정과 같이 노동자들이 얻는 구체적인 이익 수치 19) 소위 민주노총 중앙파 활동가들이 주축이 되어, 민주노조 현장 활동가를 중심으로 형성된 그룹. 43
로 환산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체적인 효과가 불분명하더라 도 정치적인 상징으로 이용될 수 있는 사례들이 하이라이트를 받아왔다. 가장 대표적인 상징은 노동자(운동) 출신 국회의원의 당선이었다. 하지만 통합진보 당은 당명에서 노동을 삭제했고, 영남노동벨트에서 당선자를 내지 못했으며, 민주노총 출신 비례대표는 정진후 전 전교조 전위원장이 유일했다. 더 중요하 게는 지난 민주노동당 원내진출 8년의 역사가 말해주듯, 노동자운동 출신 국 특집 회의원 당선이 큰 상징성을 띈다고 하더라도 실제 국회의원 몇 명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크지 않다는 사실이다. 한편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의 야권단일화 이후 서울시 비정규직 정규직 화,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 바 있다. 하지만 이 러한 평가는 원인과 결과를 정반대로 해석하여 야권연대를 사후 합리화하는 것일 뿐이다. 서울시 비정규직 문제는 지난 10여 년간 투쟁해온 비정규직 노동 자운동이 거둔 성과의 일부가 반영된 결과이지, 결코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겼 기 때문이 아니다. 서울시립대의 반값 등록금 역시 대학생들의 폭발적인 반값 등록금 운동의 힘이 반영된 결과다. 더 이상 친노동자적인 후보들이 친자본가적인 후보들에게 이기는 것이 노 동자운동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막연한 기대만으로 노동자운동의 원칙 과 핵심역량들을 정치적으로 동원하는 데 급급하지 말아야 한다. 당장의 선거 결과와 막연한 진영논리에 기반을 둔 정치적 동원을 넘어서, 노동자들의 실질 적인 이익을 증진시키고 이를 통해 계급적 단결에 이바지하기 위한 숙고와 대 중운동적 노력이 요구된다. 그렇지 않다면 이러한 공직선거를 통한 성과들은 노동자운동의 사기진작과 정치적 자신감 증진에 기여하기보다는 노동자운동 의 우경화와 분열을 촉진하는 역효과를 불러오는데 그치고 말 것이다. 그런 점 에서 사상 최초로 진행된 민주노총과 민주통합당 간 정책협약은 사실상 일방 적 지지 선언이라는 점에서 뼈아픈 반성을 필요로 하다. 44
총선에서 야권연대 전략이 일회적인 후보단일화 전술의 형태라면, 연립정 부 수립은 장기적인 전략적 기획으로서 더 큰 위험성을 가진다. 민중운동 다수 파의 총선방침을 비판해 온 좌파운동은 이제 신자유주의 세력과의 연합에 대 해 자칫 도덕적 비난에 그칠 수 있는 논리를 넘어서야 할 필요가 있다. 시대인 식에 기초한 대안운동 전망을 중심에 놓고, 구체적인 연립정부의 상과 정책합 의를 비판해야 한다. 지난 통합진보당 건설과정이나 민주노총의 총선방침 결 정과정에서, 대중적인 반론을 조직하고 실질적으로 이를 저지하는 데 실패한 19대 총선 평가와 전망 원인은 여기에 있다. 하반기, 노동자운동의 정치적 이념적 활로를 도모해야 통합진보당과 민주노총 지도부는 다시 한 번 모든 사안을 대선승리와 정권교 체로 몰고 갈 것이다. 여소야대가 실패한 현 상황에서 여름 노동법 개정 투쟁 은 지난 겨울 야권연대를 위한 동원의 공간으로 변질된 한미 FTA 반대 촛불집 회의 전철을 밟을 위험이 커졌다. 정권교체와 이를 위한 야권연대가 만병통치 약이라는 논리가 또 다시 반복될 것이고, 대선에서 민주노총이 민주통합당의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식화할 가능성이 크다. 민중운동의 정체성 상실, 노동자운동의 분열과 우경화를 막는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민중운동의 다수가 정권교체의 전망, 심지어 스스로 연립정부 의 주체가 되는 2013년 체제의 환상에 빠져들 때, 민중운동의 투쟁동력을 유 지 강화하고 민주노조 운동의 원칙을 지키고자 하는 노동자운동 주체들의 정 치적 이념적 생존을 도모해야 할 때이다. 우선 중요한 것은 하반기 투쟁전선의 복구다. 이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투쟁와 사내하청 정규직화 투쟁, 5월 금속노조의 임단투와 KTX 민영화 저지투 쟁, 6월 이후 노동시간단축 제도 개선 투쟁, 8월 민주노총 노동법 개정 투쟁, 하 반기로 예상되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투쟁 등이 전개될 것이다. 45
각각의 투쟁이 정권교체를 위한 대선 세몰이 동원용으로 전락되지 않도록, 아 래로부터의 노동자투쟁의 동력을 강화하고 전국적 투쟁전선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각각의 투쟁에 대한 헌신적 결합을 넘어 전국 적인 수준에서의 공동 기획력을 높여내야 한다. 이러한 힘이 야권연대를 압도 할 수 있다면 대중운동의 우경화와 분열이 아니라, 거꾸로 민주통합당과 통합 진보당 사이의 균열, 통합진보당 내부의 균열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특집 동시에 민중운동 좌파는 야권연대-연립정부 노선을 실질적으로 제어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민중운동 좌파는 통합진보당의 탄생으로 그 동안 진행되어왔던 노동자 정치세력화 운동이 실패했다는 것에는 의견을 함께하고 있지만, 향후 정치세력화 방안에 대해서는 결코 작지 않은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기실 각 세력이 제안하고 있는 전망이 즉각 현실화되기 어려운 조건에서, 지역과 현장으로부터 새로운 노동자 운동의 활로를 찾기 위한 공조 가 필수적이다. 2012년 하반기 투쟁과 대선 국면에서의 공동대응은 노동자 민 중이 더 이상 당선 가능한 야권후보의 수동적인 지지부대로 전락하지 않고, 진 보정당으로 한정되지 않는 민주노조 역량 강화와 노동자들이 정치적으로 재 조직되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세계 경제위기 시대에 노동자 민중 스스로 반신자유주의 투쟁전선을 복구하는 능동적인 정치주체로 설 수 있는 정치전선을 구축함으로써 2013년 이후 대안적 운동지형을 형성하기 위 해 분투해야 한다.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