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참여형 축제 를 위한 대안의 모색 류문수 ( 축제연구 / 비평가 ) 1. 축제의 위기 최근 전국의 지역축제가 때 아닌 된서리를 맞고 있다. 크고 작은 각 지역의 축제와 문화행사가 갑작스레 취소되거나 대폭 축소된 채 열리고 있는 상황 이 속출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은 요즘 급속도로 확산되 고 있는 신종플루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지역축제의 전반적 위축에 대한 주범으로 신종플루 만을 지목하는 것은 근시안적 사고 에 불과하다. 축제 위축의 징후는 그 이전부터 싹트고 있었기에 그러하다. 우울했던 위기와 IMF 구제금융 시절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했던 전대미문의 경제 화왕산 참사 에서 드러난 바 있는 축제기획과 운영의 치명적인 허술 함이 바로 축제위축의 또 다른 주범일 것이다. 가뜩이나 제 자리를 찾지 못 한 채 그 자리만 뱅뱅 돌던 답보상황에서 경제위기는 축제를 예산낭비의 주 범으로 자연스럽게 몰아갔으며, 고개를 들고 있던 화왕산 참사는 경제위기적 상황에서 서서히 축제무용론 을 가일층 확산시키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했 다. 바로 이런 분위기에서 신종플루의 대유행은 결정타를 날린 셈이다. 이렇듯 지역축제는 경제위기, 화왕산참사, 신종플루 등의 악재가 상호작용하 면서 심각하게 위축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지역민, 일반 시민들과의 문화적 교감과 대중들의 문화 향유를 위한 축제가 제대로 열리지도 못한 채 사장되 고 있는 현실은 아무리 신종플루 등과 같은 강력한 외적 돌발변수를 감안한 다 해도 다소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유독 지역축제 등을 포함한 문화영역 에 대해 가혹한 평가와 조치가 있는 것을 보면 더더욱 그러하다. 그렇다면 왜 그런걸까? 지역문화의 꽃 이라는 축제가 그저 허울만 그럴듯한 종이꽃 에 불과했던 것일까? 또한 지금 상황에서 일반시민들과 지역주민들 의 축제에 대한 무관심과 무반응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 걸까?
이에 대해서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일단은 축제의 소외 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지난 10여 년 동안 지역축제가 가파르게 성장 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대체로 질적 성장이 담보되지 않은 양적성장 표피적 성장에 그쳤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축제자체가 자신의 고유 영역 을 갖지 못한 채 여전히 정치적/ 행정적/ 경제적 이해관계에 종속되어 있다는 점, 일반시민/ 지역주민들의 일상적 삶속에 깊숙이 스며들지 못한 점도 아쉽 다. 예술행위, 혹은 문화행위가 정체성을 갖기 위해서는 다른 영향( 력) 으로부 터 자율성과 독립성을 확보하는 게 필수다. 그러지 않고서는 본래 하고자 했 던 것( 기획의 영역) 과 실제 표현되는 것( 실행의 영역) 과의 차이를 결코 좁힐 수 없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은 축제가 소외당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단 적인 사례들이라고 볼 수 있다. 축제가 추구하고자 하는 본래적 가치와 현실 간의 괴리가 존재한다는 점, 양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지역민들/ 일반대중들 과의 거리감이 상대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점은 축제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 다는 반증임과 동시에 축제로서의 존재감과 정체성을 상실해가고 있음을 보 여주고 있다. 한편 축제의 소외 와 그 소외 의 확대재생산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지금 의 축제의 위기 는 다름 아닌 축제정체성의 위기이자 축제주체의 위기라고 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위기는 해결 가능한 것일까? 만약 가능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서는 다. 축제주체의 위기 를 중심으로 미흡하나마 대안을 모색해보고자 한 2. 축제의 주체 및 시민참여 앞서 간단히 언급했듯이, 축제의 위기는 곧 축제주체의 위기이며, 축제의 주 체 문제는 주체형성의 문제이자 시민/ 주민참여의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 다. 사실 축제에서 주체문제를 제기하는 것 자체가 어쩌면 모순일지도 모른 다. 축제를 만들고 즐기는 사람들 자체가 당연히 어느 지역의 주민이고 시민 이기에 딱히 축제의 다른 주체가 존재할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시점에서 축제의 주체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축제의 주체가 시민이고 주민이라는 사실을 재확인 하려는 데 있는 것이 아 니라 주체의 왜곡과 변질을 지적하고 이를 상황에 맞게 다시 바로잡기 위함 에 있다. 1) 축제주체, 무엇이 문제인가 축제에서 주체문제가 새롭게 불거지게 된 데는, 축제 규모의 확대와 축제의 기획/ 운영과 참여( 관람) 간의 분리가 확연하게 나타나기 시작하는 시점과 맥 을 같이 한다. 이전과 달리 축제를 만드는 사람과 보는 사람이 거의 일치했 던 지역공동체 축제는 거의 사라졌다. 이제 그 자리는 아직 공동체성이 남아 있는 일부 작은 축제 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기획/ 운영 주체와 관람/ 참여 주체가 철저히 분리된 축제들로 채워진 지 오래다.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해 기존 축제공동체가 붕괴되면서 축제 또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차피 축제도 시대적 흐름 과 요구에 맞게 형식과 내용이 자연스럽게 변하기 마련이다. 문제는 그 변화 가 단순한 형식의 변화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축제의 본질을 침해하고 훼손 하면서 축제를 축제 아닌 축제, 주체 없는 축제 로 완전히 탈바꿈시킨 데 있다. 전국 방방곡곡 축제가 열리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축제가 넘쳐나고 축제 장은 방문한 사람들로 가득 메워지지만, 지역민/ 시민이 주체가 되어 축제와 하나가 되는 어우러짐의 장, 소통의 장은 찾아보기 어렵다. 많은 사람들에게 축제는 그저 문화적 갈증을 일시적으로나마 해소하기 위한 위무의 장이자 가볍게 스쳐가는 여행길의 한 코스일 뿐, 보인다. 주체로서의 참여와는 거리가 있어 주체가 되어야 할 사람들이 축제의 수동적인 참여자나 소극적인 방관자로 머물 수밖에 없는 현실은, 현재 우리 지역축제가 안고 있는 주체상실의 위기 를 잘 보여주고 있다. 즉 공장에서 기계로 찍어낸 듯한 판박이 같은 축제가 이름만 달리한 채 문화상품으로 포장되어 여기저기서 소비되고 있는 상황에 서, 지역민/ 주민들이 축제의 주체로 설 기회는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지역민/ 시민의 주체로서의 자각 과 더불어 그동안 잃어버렸던 상실된 주체를 다시 축제 한복판으로 불러내 복원시켜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2) 시민참여의 의미 최근 들어, 시민참여를 강조하는 흐름 및 분위기가 여러 축제에서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시민참여 없는 축제라는 안팎의 비판이 점점 거세지고 있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지자체나 축제측이 지역축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추구했 던 방향은 크게 축제를 통한 도시마케팅 과 문화마케팅 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 하는 데 모든 역량과 관심을 집중해 왔다. 그러다 보니 정작 시민이나 주민들의 축제참여를 확대하거나 그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 말해 축제를 보다 활성화하기 위한 수단이 축제의 본래 목적을 대체해버린 역설적인 상 황으로 치닫게 된 것이다. 그런데, 각 지자체나 축제 측에서 갑자기 시민참여를 강조하고 나선 이유가 뭘까? 기존 축제에 대한 뭔가 자성의 흐름이라도 있었던 걸까? 성공한 축제 는 있어도 실패한 축제는 없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자체 평가에 매우 인 색했던 지난 관행을 돌이켜볼 때, 축제전반에 대한 진중한 자성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축제전반의 모양새를 그럴듯하게 보이기 위한 정치 적 제스처 일지도 모르지만, 시민참여 없는 축제에 대한 나름의 자구책 찾 기 가 시작되었다는 점, 조금이라도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 여할 수는 있겠다. 사실 시민 혹은 주민 없는 축제는 있을 수 없다. 축제라는 개념 속에 이미 시민참여/ 주민참여가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민/ 주민참여형 축제 를 만든다는 것은 거꾸로 서있는 축제, 어설픈 모양새의 축제를 시민/ 주민이 축제의 주체가 되는 본래적 위치로 새롭게 복원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3. 축제 사례를 통해 본 시민 참여 그렇다면 각 축제에서 시민참여 는 어떤 맥락, 어떤 방식과 내용으로 이뤄지 고 있는 걸까? 몇 가지 축제유형별로 간단히 살펴본다. 1) 대규모 축제 예시 - 인천세계도시축전( 예산: 약 1,400 억원) - 하이서울페스티벌( 예산: 약 100 억원) - 세계평화축전( 예산: 약 150 억원) - 기본 특징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많은 예산이 투입된 인천세계도시축전 같은 초대형 축제의 경우, 보통 국제적 성격을 지향하고 있으며 지역적 기반 또한 기초단 위가 아닌 광역단위로 되어있다. - 축제의 기본적인 지향점이 지역민 혹은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 충족이나 지역의 문화적 기반을 일구는 데 있기보다는 대체로 경제적 파급효과나 도 시브랜드화를 통한 이미지 마케팅 등에 맞춰져있다. - 본래적 의미의 축제라기보다는 정치적 효과를 노린 돌출적인 이벤트인 경 우가 많아, 일회성 행사로 마무리되는 경우도 있다( 세계평화축전 등). - 직접적인 시민/ 주민 참여보다는 관람위주의 참여가 지배적이다. 사례: 인천세계도시축전 - 주체 및 조직운영 축제인력의 경우, 지역 자체의 문화 인력보단 외부 전문 인력과 공무원 중심 으로 채워졌다. 이는 지역문화 역량의 부족에도 그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 으나, 지역문화 역량을 키우고 활성화 하기위한 기본적인 사고가 부재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시민조직으로 시민축전위원회가 존재했으나 관변단체/ 인력 등으로 구성된 형 식적인 조직일 뿐 실질적인 조직 내 역할은 미약했다.
- 시민참여 방식/ 내용 기획과 준비과정에서 지역민/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았으며, 지 속적으로 의견을 수렴할 소통 창구조차도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는 이후 지역 내 시민사회단체( 인천세계도시축전 바로보기 시민행동) 가 만들 어지고 축전이 마무리될 때까지 축전과 첨예하게 대립하게 되는 원인을 제 공하기도 했다. 이 시민들의 참여형태로는 전시체험/ 관람과 지역 내 공연예술단체를 중심으로 한 행사 지원이 주였다. 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으며, 못했다. 결과적으로 시민들이 직접적인 축전의 주체로 참여 주체로 인식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되지 2) 문화관광축제 대표축제 예시 -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 보령머드축제 기본 특징 - 문화관광부와 지자체의 꾸준한 지원으로 성장한 관광지향형 축제로, 우리나라 지역축제의 주류라 할 수 있는 문화관광축제를 대표하는 축제다. 현재 - 대표축제로 격상되면서 국제적 성격을 보다 강화하고는 있으나, ( 낯 뜨거 운 홍보카피와는 달리) 축제인프라나 콘텐츠 면에서 국제적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 직접적인 시민/ 주민참여형 축제를 지향하기 보다는 외부방문객을 대상으 로 한 관광지향/ 외래지향형 축제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문화상품화와 문화마케팅의 단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축제를 매개로 한 현재 많은 지역축 제들이 모델로 채택하고 있는 축제이기도 하다. 다만, 다소 지나쳐 보이는 축제의 상품화는 아쉽다. 사례1: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 주체 및 시민참여 재단법인 안동축제관광조직위원회에서 축제기획과 조직운영을 관장하고 있
다. 법인화되면서 이전 보다 안정적인 조직운영시스템을 갖췄다. 관과 지역 내 시민사회단체와도 꾸준히 관계를 맺어온 탓인지 연계와 소통도 원활하다 고 할 수 있다. 특히 자원 활동 시스템과 시민 참여시스템의 경우, 다른 축 제에 비해 잘되고 있는 편이다. 상근인력들이 오랜 기간 동안 바뀌지 않고 축제를 책임져왔다. 이 점은 인력 의 전문화와 더불어 축제관련 노하우의 축적이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판단되며, 축제의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었다. 외래 관광지향형 축제이지만 지역민의 참여도 활발하다. 다만, 참여의 질적 인 부분( 기획, 운영, 평가 등등) 은 아직 아쉽다. 사례2: 보령머드축제 - 주체 및 시민참여 보령머드축제추진위원회라는 축제조직을 갖고 있으나, 조직체계 및 구성을 보면 거의 전적으로 관이 중심이 되는 조직운영체계라고 할 수 있다. 행사 프로그램 운영엔 이벤트 업체도 일부 결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축제의 규모에 비해 일반 지역민/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는 저조한 편이다. 축 제장 주변 지역 상인들을 제외하면 적극적으로 축제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 템도 별로 없다. 경제 활성화와 경제적 파급효과에 기댄 나머지 축제가 지나치게 상업화되어 있으며, 경제적 이윤창출을 위한 지역상인들 위주의 주민참여 또한 어느 정 도 제어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3) 문화예술축제 예시 - 춘천마임축제 - 서울프린지페스티벌 - 과천한마당축제 기본 특징 - 대개 지역성보다는 문화예술성에 더 비중을 두고 있고, 주민화합보다는 문
화예술의 발전과 대중적 문화향수를 지향하는 예술축제의 성격을 갖고 있다. - 축제의 성격상 다른 지역축제에 비해 전문화된 시스템과 인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축제조직이 안정적( 대부분 상설사무국) 이다. - 상대적으로 젊은 층의 참여가 많으며, 활성화되어있다. - 문화예술축제간의 네트워크가 존재한다. 자원 활동 시스템도 안정적이면서 사례: 춘천마임축제 - 주체 및 조직운영 민간 전문 인력 중심으로 조직인력체계가 꾸려져 있으며, 축제인력의 재생산 시스템( 체계적인 자체 교육프로그램 등) 도 잘되어 있는 편이다. - 시민참여 방식/ 내용 지역민들/ 시민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매력적인 프로그램들( 도깨비 난장 등) 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으며, 다. 일반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도가 높 4) 작은 축제 예시 - 초록축제( 경기도 화성) - 성미산마을축제( 서울 마포) - 삼덕동인형마임축제( 대구) 기본 특징 - 마을사람들의 축제에 대한 이해도와 공유도가 높다. - 작은 마을공동체를 중심으로 축제가 열리고 있으며, 기획부터 평가까지 일련의 과정 모두에 참여하고 있다. - 일부 외부지원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다. - 생태나 문화예술 중심의 축제가 많다. 마을주민들이 축제의 대체로 자생력을 갖추고 있는 편이 사례: 초록축제 - 주체 및 조직운영
경기도 화성에 위치하고 있는 산안마을( 공동체) 과 화성지역 시민사회단체들 이 결합해서 축제를 치르고 있으며, 나눔 이 축제의 기본 가치인 만큼 외부 지원은 전혀 받지 않고 모든 것을 자체 힘으로 소화하고 있다. 조직운영은 다소 느슨하긴 하지만 공동체성을 강하게 갖고 있는 만큼, 간의 협력시스템은 잘 되어 있다. 상호 - 시민참여 방식/ 내용 축제가 대중적인 장소( 공원) 에서 열리고 있어, 공동체나 단체소속 사람들뿐 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자유롭게 참여가 가능하다. 다만, 일반 참여 시민 들의 경우 축제에 대한 이해와 공유도가 다소 낮은 편이다. 향후 축제의 공동체성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공간에 대한 재설정( 열린 공간 -> 닫힌 공간) 이 이뤄질 거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4. 대안의 모색 1) 시민참여 와 주체바로세우기 에 대한 올바른 인식 진정한 의미의 시민참여형 축제 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시민참여 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주체바로세우기 가 왜 중요한지에 대한 사전 이해와 공 유가 필요하다. 지금도 수많은 지역축제가 시민참여 를 주요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이렇다 할 만족할만한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왜 그럴 까? 그 이유는 시민참여 라는 개념 속에 담겨있는 참 의미와 축제의 주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시민참여 는 단순히 많은 사람들을 축제에 참여시키고 끌어 모으기 위한 도 구적 개념 이 아닌, 시민참여 그 자체가 목적인 본래적 의미의 축제에 다가 서는 것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또한 주체바로세우기 란 지역적 정서와 지 역문화의 총체적 역량에 도움이 되지 않는 주체의 불완전성을 해소하고, 역 속에서 대중과 함께 교감하면서 대중과 함께할 수 있는 주체를 새롭게 지
설정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2) 축제에 대한 총체적 분석평가 시민참여형 축제 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공감대가 형성이 되면, 그 다음으 로 해당 축제의 구석구석까지도 파악할 수 있을 정도의 총체적 분석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지역의 상황과 축제를 둘러싼 다양한 역학관계, 축제의 성격 을 제대로 이해하고 짚어내야만 그 지역에 맞는 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시민참여형 축제 를 구상하 기존 축제를 모양, 시민참여형 축제 로 탈바꿈 한다는 것은 단순히 축제의 형식과 시민들의 참여행태만을 바꾸는 것이 아닌 축제 전반을 새롭게 재디자 인(Redesign) 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축제를 객관적인 시각에서 입체적 으로 들여다보는 분석과 평가 작업이 당연히 요구될 수밖에 없다. 3) 축제 기본아이템에 대한 ( 재 ) 설정 및 공감대 형성 축제가 시민참여형 축제 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역민/ 시민 누구나 쉽게 공 감할만한 구체적 아이템을 축제주제/ 소재로 설정해야 한다. 지역의 전통과 정서가 스며들어있지 않은 아이템은 설사 그럴듯해 보여도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내기 어렵다. 잠재적으로 지역이 요구하는 것, 지역민이 요구하 는 것을 밖으로 끌어내 문화적으로 표현해내고 이를 공유하는 것이 축제인 만큼, 대중적 공감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냐 아니냐는 현실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4) 시민참여형 축제시스템 마련 시민들의 참여가 부족한 축제의 특징으로 가장 많이 지적되는 것 중의 하나 는 시민들과의 일상적인 소통창구의 부재 내지 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 시민 들의 적극적이면서도 자발적인 참여를 원한다면, 축제 곳곳에 시민들과의 일 상적 소통이 가능하도록 적절한 시스템을 마련해 놓아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축제의 소통 시스템은 닫혀있는 상태다. 축제에 대한 의견을 내고 싶어도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통로가 극히 제한되어 있으며, 의견을
내더라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지 못한 경 우가 허다하다. 또한 축제관련 자료에 대한 접근성도 매우 불편한 상황이다. 시민참여형 축제 를 지향한다면, 우선 일상적인 소통창구를 시급히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또한 소통창구는 연중 열려있는 구조이어야 할 것이다. 5) 축제전문인력 창출을 위한 교육 및 재생산 시스템 마련 지역축제의 고질적인 문제 중의 하나는 축제전문 인력의 절대적 부족과 대 도시 집중현상이다. 문화인력, 축제인력에 대한 인식부족과 이들을 위한 안 정적인 재생산 시스템이 거의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좋은 축제를 만 들어내기는 참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 축제기획과 운영은 단순히 행정적 경험과 테크닉만으로는 절대 극복할 수 없는 문화적/ 예술적 감성과 역량이 요구되는 영역이다. 따라서 품앗이 개념 의 작은 마을공동체축제가 아닌, 어느 정도의 규모를 요하는 축제라면 특화 된 전문 인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문제의 핵심은 없는 인력을 어떻게 발굴해내고 어떻게 안정적으로 확보하느 냐 라고 할 수 있는 데, 이에 대한 나름의 대안으로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지역 내 교육시스템과 인력 재생산 시스템을 갖추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언젠가는 반드시 떠나기 마련인 외부 축제전문가 보단 다소 역량이 미흡하 고 경험이 적더라도 지역을 터전으로 살아온 예비 축제전문 인력이 훨씬 더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축제야말로 긴 호흡이 필요한 문화 적 행위인 만큼, 지역과 함께 살아오고, 앞으로도 지역 속에서 살아갈 인력 이 더 소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6) 프로그램의 재편 및 전환 현재 지역축제가 추구해나가는 경향적 흐름의 하나는 체험 및 참여프로그램 의 확대이다. 이전의 축제가 주로 눈으로 보거나 먹는 것 위주의 프로그램이 었다면, 지금은 거의 모든 축제에서 다양한 체험과 참여가 가능한 프로그램 을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프로그램 형식의 변화는 가져왔지만 프로그램 의 질적/ 내용적 변화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즉 대체로 어디나 비슷비슷한 차별화되지 않은 프로그램들이 체험과 참여라는 이름으로 시행 되고 있는 것이다. 축제에 참여하는 많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축제에서 기대하는 것은 높은 수준의 프로그램보다는 축제를 매개로 다양한 소통과정에 참여하면서 얻을 수 있는 주체로서의 소박한 감동일 것이다. 별다른 고민과 기획 없이 평면적 으로 펼쳐놓기에 급급한 체험/ 참여 프로그램과는 이제 단절이 필요하다. 이 런 프로그램은 더 이상 감동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대중들의 다양한 문화예술적 욕구를 수용하면서, 보다 더 대중 앞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적극적이면서도 대안적인 시도가 절실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