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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F EDITION October 2010 Issue2, No.67 저작권 공지 본 PDF 문서에 실린 글, 그림, 사진 등 저작권자가 표시되어 있지 않 은 모든 자료는 발행사인 (주)동아일보사에 저작권이 있으며, 사전 동의 없이는 어떠한 경우에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본 PDF 문서는 DBR 독자 및 www.dongabiz.com 회원에게 (주)동 아일보사가 제공하는 것으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주)동아 일보사의 허락 없이 PDF문서를 온라인 사이트 등에 무단 게재, 전재 하거나 유포할 수 없습니다. 본 파일 중 일부 기능은 제한될 수 있습 니다.

Strategy+ Lessons from the Past 일과 삶, 전략적 불균형이 필요하다 김용성 휴잇어소시엇츠 상무 calvin.kim.2@hewitt.com 한국인의 근로 시간은 OECD 국가 중 최고로 길다. 국내 기업 근로자의 엔트로피(심리적인 에너지가 분산된 상태) 수치도 아시아 평균의 두 배에 이른다. 직원들이 업무에만 몰입하기 힘든 환경인 셈이다. 일과 삶의 균형(work & life balance)이 대안으로 꼽히기는 하지만, 일과 삶에 같은 에너지를 배분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힘들다. 평균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는 얘기다.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려면 일과 삶의 전략적인 불균형(work & life choice)을 선택해야 한다. 이는 개인의 우선순위에 따라 중요한 것에 집 중하는 방식이다. 특히 디지털화로 직장과 가정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가운데 업무든 개인적인 용 무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본인의 우선 순위에 따라 일을 선택하는 게 행복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지식노동사회에서는 창조적인 자유와 개인의 자 율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막상 우리 일상은 디지 털 기기의 수배망에 얽혀 있다. 전자기기의 발전과 자율 근무제의 미명하에 주 7일, 하루 24시간이 업 무활동에서 자유롭지 않게 되면서 일과 삶의 균형 (Work & Balance) 이 화두가 됐다. 개인 차 원의 시간관리를 통해 일과 삶의 균형을 되찾으라 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많다. 하지만 막상 만족스 러운 균형감을 느끼면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무너진 일과 삶의 균형을 복구하는 과제를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릴 것인가라는 의문도 나오고 있다. 사람을 소중히 여 기는 일부 경영자들은 직원들의 늦은 귀가시간과 가정의 불화에 대한 개인적인 책임을 느끼며 새로 운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무너진 균형에 대 해 안타까워하는 게 해법은 아니다. 문제해결의 실 마리는 현대 사회에서 일과 삶의 균형은 판타지에 불과하다는 냉정한 목소리에서 찾을 수 있다. 물질 적으로 풍족하지 못했고, 일과 삶의 균형도 불분명 했던 우리 선조의 삶 속에서 그 단서가 있다. 산업화와 함께 등장해 지식사회에서 무너지고 있는 일과 삶의 경계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대체로 주거지와 농경지가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식사 후 산책하는 기분으로 조금만 걸어 나가면 논과 밭이 있었다. 따라서 일과 삶의 경계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어른들의 일터는 어린 자녀들의 놀이터이기도 했다. 아이들은 논에 서 개구리를 잡고 밭에서 잠자리를 잡으며 놀았다. 아이들은 어른들 주위에서 놀면서 어른들이 일하 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며 자랐다. 땅과 가축의 소 유가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던 시기에 사 람들은 농경지 근처에 모여 살면서 부족하나마 자 신의 필요를 채워가며 소박한 삶을 살았다. 그런데 19세기에 들어 본격적인 산업화가 이루어 지면서 노동은 공장을 중심으로 집단화, 규격화되 기 시작했다. 농부가 자신의 생체리듬에 따라 일을 시작하고 마치던 과거와 달리, 일상은 시계바늘이 가리키는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수 의 노동자가 집단적으로 모여 전체 그림을 보지 못 한 채 일부만 담당하는 이른바 파편화된 노동 을 담당하게 됐다. 목적을 상실한 채 파편화된 노동은 노동량과 상관없이 그 자체로도 노동자를 쉽게 피 로하게 만든다. 다음 일화는 목적의 인식 여부가 노 동에 따른 피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여실히 보 여준다. 땡볕 아래 벽돌을 쌓아 올리던 두 사람에게 한 사 람이 다가와 각각 질문을 던졌다. 지금 무슨 일을 하고 계신가요? 편집자주 과거는 경영자들에게 큰 통찰을 줍니다. 실제 많은 기업들이 인류의 과거 행동양식을 분석해 직관적이고 보편적인 방식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용성 세계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이 비즈니스에 응용할 수 있는 선조의 지혜를 소개합니다. 88 DBR 2010 No.67

보면 모르오. 벽돌을 쌓아 올리지 않소. 더우니, 말 시키지 말고 가시오. 첫 번째 사람이 퉁명스럽게 답했다. 두 번째 사람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으나, 사뭇 다 른 답이 돌아왔다. 저는 여기 새로 지어질 유치원의 북쪽 담을 만들 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도 이 유치원에 다닐 겁니 다. 과거 노동은 두 번째 사람이 담을 만드는 것처럼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 이뤄졌다. 그래서 노동자는 상대적으로 피로를 덜 느끼며 일할 수 있었다. 그런 데 산업화 시기의 노동은 집단적으로 이뤄지고, 파 편화되면서 노동자의 피로감을 급격히 높였다. 또 개인의 삶에서 일이 분리됐다. 부모의 근무지에서 자녀들의 접근은 통제되고 거 주지와 근무지가 멀어지면서 아이들은 더 이상 아 버지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없게 됐다. 이로 인 해, 과거 농경시대에 아이들이 아버지의 일하는 모 습을 보면서 근로윤리를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없어 졌다. 그러면서 가정은 일로부터 분리되고 보호받 아야 한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자리잡게 됐다. 그래 서 서양에서 일이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필요악 으로 대하는 관점이 보편화됐다. 동양에서는 직업 을 자기 성찰 및 완성으로 보는 관점이 있는 등 상 대적으로 일에 대한 시선이 긍정적이기는 해도, 일 과 삶은 역시 분리될수록 좋다는 생각이 폭넓게 자 리잡게 됐다. 이렇게 이원화하고 대립적 관계를 유지하던 일과 개인의 삶은 20세기 후반부터 서로의 영역을 침범 했다. 1인 1PC 시대를 넘어 1인1노트북 시대가 됐 다. 지식노동자는 노트북 컴퓨터를 갖고 다니면서 일상의 모든 순간이 근무시간으로 변했다. 이제는 카페에서도 노트북을 펴놓고 작업을 하거나 상담 및 회의를 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더 나아가 스 마트폰이 도입되자,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e메일을 확인하는 사람들도 나오게 됐다. 일전에 만났던 경 영자 한 분은 과거 텔렉스로 해외 지사와 교신하던 시대가 좋았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당시에는 해 외 지사에 보낼 문서를 타이핑해서 오후 5시 반까 지 텔렉스 오퍼레이터에게 갖다 주지 못하면 어차 피 다음날 오전까지 기다려야 했다. 따라서 어느 정 도 마음의 여유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스 [표1] 몰입과 엔트로피의 반비례 관계 [표2] 엔트로피의 수준과 조직에 미치는 영향 엔트로피 수준 조직 상태 <10% 조직이 건강하고 순기능적인 문화를 보유한 상태 11% 19% 20% 29% 30% 39% 40% 49% 아시아 베스트 20 아시아 나머지 한국 베스트 10 한국 나머지 몰입 80% 56% 75% 39% 엔트로피 6% 13% 12% 16% 자료: 휴잇어소시엇츠 Best Employers in Asia 2009 연구조사 자료: 휴잇어소시엇츠 Best Employers in Asia 2009 연구조사 조직문화, 구조 측면에서 조정이 필요한 상태 조직문화, 구조 측면의 개혁이 필요한 상태 경영진에게 리더십 코칭이 필요함 조직문화, 구조 측면의 개혁이 필요한 상태 경영진에게 리더십 코칭/멘토링, 체계적 개발이 필요함 조직문화, 구조 측면의 개혁이 필요한 상태 경영진의 선별적 교체, 리더십 코칭/멘토링, 체계적 개발이 필요함 www.dongabiz.com 89

[그림1] 일과 삶, Balance와 Choice 개념 Balance? Choice! 이렇게 다르다 Work & Choice 도전적 업무, 급여, 여가 취미 등 다양한 요소 중 만족도를 가장 높이는 것을 골라라! Work Work Work & Balance Work & Choice 마트폰을 통한 업무처리와 디지털화가 일상화하면 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해외 지사 및 고객과 회의를 하게 됐고, 하루 종일 긴장도 풀리지 않는 상황이 됐다고 한다. 사무직 노동자보다 생산직 근로자는 이런 변화에 비교적 늦게 영향을 받고 있지만, 사정 이 다르지는 않다. 과거 공장의 생산직 근로자는 생 산시설이 있는 공장 문을 나서는 순간, 일에서 완전 히 자유로웠다. 하지만 이제는 집에서도 회사의 온 라인 커뮤니티에 접속해 근무시간 중 발견한 문제 를 해결하기 위해 공부와 토론에 참여해야 할 때도 있다. 영국에서 실시된 최근 연구조사에 따르면, 영국인 조사대상자 1456명 중 53%가 업무로 인해 배우자 또는 연애상대와의 관계가 깨진 경험을 호소했다. 그 중 65%는 자신 또는 상대방의 장시간 근무로 관 계가 상처를 받았다고 답했다. 일과 삶의 균형이 무 너진 상황은 한국에서 더욱 심각하다. 한국은 경제 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근로시간이 가장 길다. 조사 시작 이후 한 번도 근로시간 2위 자리를 내어준 적이 없을 정도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상황을 더 심각하게 만드는 것은, 물리적으로 사 람들이 회사에 머무는 시간이 길 뿐 아니라 심리적 으로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인사컨설팅사 휴잇어소시엇츠에 따르면 한국기업에서는 직원들 이 업무 외에도 다양한 일에 신경을 쓰며 살고 있 다. 사내 동문회, 사내 향우회 등 다양한 인간관계 와 함께 사내 정치에도 민감하게 안테나를 세우는 사람이 직장생활을 잘하는 사람으로 여겨진다. 이 처럼 일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심리적 에너지가 분산된 상태를 엔트로피(복잡도)가 높다 라고 한 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엔트로피 수치는 다 른 아시아 기업과 대조를 이룰 정도로 매우 높다. 여기서 눈 여겨볼 점은 한국기업의 경우, 최고의 직장으로 선정된 기업이라 할지라도 엔트로피가 높다는 사실이다. 한국 베스트 10개사의 엔트로피 평균은 12%나 된다. 이는 아시아 최고의 직장 평균 (6%)에 비해 높고, 아시아 평균(13%)과 비슷한 수 준이다. 이는 한국 기업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업무 말고도 신경 쓸 일이 너무 많아서 집중해 일하는 게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이렇게 높은 엔트로피는 직 원들의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시킨다. 결국 사람들 이 귀가할 즈음에는 녹초가 되고 만다. 이런 경우, 비록 주말이 보장되고 야근이 적더라도 사람들은 과부하에 걸린 두뇌를 쉬게 하느라 가정사에 소홀 한 게으른 가장 이 되고 만다. 행복을 추구한다면 균형이 아니라 선택이 해법 1997년 외환위기로 한국경제가 벼랑에 몰렸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생존의 이슈에 매달려 개인의 삶을 돌볼 여유가 없었다. 이후 20년도 채 안 돼 한 국사회는 급격히 발전했고, 개인의 삶에 대한 회사 의 배려를 기대하는 직원들도 늘었다. 대중매체도 이런 변화에 한몫 했다. DBR 독자라면 사우스웨스 트 항공사는 승무원이 랩으로 기내방송을 하거나, 공중에서 생일을 맞은 승객의 생일파티를 한다는 것을 알 것이다. 구글과 나이키, 애플 등 다양한 편 90 DBR 2010 No.67

TIP 기업이 직원의 Work & Choice를 도와주는 세 가지 방법 1.Company Choice (Customize and Nudge) 기업이 직원의 필요를 고려해 맞춤형 서비스(Customized service)를 제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여성 직원의 비율이 높은 한 글로벌 제약사에서는 모유를 보관할 수 있는 냉장고를 비치한 수유실을 운영하고 있다. 또 다른 제약사는 직 원의 자녀가 12개월이 될 때까지 영아용 분유를 집으로 배달해준다. 주부사원 들에게는 출근시간을 오전 9 10시로 정해 급한 가정사를 해결하고 출근하게 배려하는 기업도 있다. 이는 단지 기업이 호혜적인 관점으로 직원을 배려하는 것이 아니다. 여성직원을 위한 배려는, 의약분업 이후 약사출신의 영업인력 채 용이 늘면서 여성 직원의 비율이 높아지자 핵심 인력인 약사출신 직원의 확보 및 유지를 위한 정책적인 결정이었다. 이처럼 기업이 직원 구성의 특징과 필요 를 미리 파악하는 적극적인 노력은 비용 대비 효과가 큰 Work & Choice 접 근법이라 할 수 있다. 기업이 좋은 제도를 마련해두어도 직원들이 사용하지 않 으면 소용없다. 독일계 디자인 회사 마이어(Mair)는 자율과 창의를 강조하는 다 른 디자인 회사와 달리 엄격한 출퇴근 시간관리, 30분간의 점심식사, 개인 잡 담 제한 등의 규율로 유명하다. CEO 마이어가 이러한 규율을 강조한 이유는 자 율과 창의를 빌미 삼아 직원들의 근로시간이 끊임없이 늘어나는 것을 막고 효 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실제로 이러한 제도를 도입한 이후 근로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으로 엄격히 제한됐고, 직원들은 퇴근 후 6시 이후 에는 전화도 메일도 받지 않는 것이 상례가 되었다. 동료 직원의 잡담이나 길어 지는 식사로 인해 피해를 보고도 말하기 어려워하는 직원들을 배려해(Nudge), 회사가 근로시간과 식사시간을 엄격히 강조함으로써 직원의 개인여가 시간을 보장하는 방법도 Company Choice 사례가 될 수 있다. 2.Self-Choice (Focus on Perceived Value) 국내 한 보험회사가 복리후생 비용 대비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특정 연령대 직 원에게 유리한 복리후생 제도는 투자수익률(ROI)이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 결 혼적령기 직원들에게 인기 있는 주택대출제도와 대학생 자녀를 둔 직원들만 혜 택을 받을 수 있는 자녀학자금제도의 경우, 해당 직원은 큰 금액의 혜택을 받지 만, 나머지 직원은 혜택을 받지 못한다. 그래서 제도 유지 비용이 연간 수십억 원에 이르는데도, 만족도는 평균 수준에 그치고 있었다. 이렇게 ROI 가 낮은 프 로그램으로는 일과 삶의 균형도, 회사의 재정적 문제도 해결할 수 없었다. 이 회사는 근로조건을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기존의 복리후생제도를 유지하면서 도 새로 입사하는 직원들에게는 선택형 복리후생제도를 적용하기로 노사가 합 의했다. 선택형 복리후생제도는 직원이 일정 금액 범위 안에서 복리후생 혜택 을 선택하는 것으로 같은 비용으로도 만족도가 높은 특징이 있다. 이를 통해 회 사는 직원이 느끼는 인식가치(Perceived Value)를 높이는 일에 집중했다. 또 다른 종이제품 제조사는 연간 복리후생 재원을 기업성과에 연동한 선택적 복리 후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기업성과가 좋을 때 복지도 좋 아진다는 개념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제도의 핵심은 직원이 자신의 삶에 중요한 것을 선택해 보완함으로써 Work & Choice를 실현할 수 있도 록 배려한 것에 있다. 3.Choice Consensus (Agree and Align) 직원의 삶 속에서 중요한 영역을 전략적으로 선택해서 기업이 집중적으로 서비 스를 제공하더라도 여전히 자신의 삶은 소외된다고 생각하는 직원이 있게 마련 이다. 기업이 꿈의 복지를 제공해 일과 삶의 균형을 복원하리라는 판타지를 제 거하기 위해서 회사는 직원들에게 무엇을 제공할지 분명하게 의사소통하고 합 의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 작업은 단번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1번과 2번 접근법을 사용하면서 동시에 진행해야 효과가 크다. 일부 이랜드 계열사에서는 직원들이 순번을 정해 화장실을 청소한다. 이랜드 스피릿 으로 알려진 이랜드식 마인드교육 차원에서 청소를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회사라면 직원들이 자존심 상할 일이지만, 이랜드에서는 회 사와 직원간 합의사항으로 받아들여진다. Choice Consensus란 이처럼 합의 (Agree)를 통해 기대치를 조정하고, 조직의 운영방식을 정렬(Align)해가는 과 정을 의미한다. 글로벌 담배회사의 한 임원은 필자에게 자신이 근무하는 담배 회사에 자부심을 갖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정부 시책에 의해 사옥이 금연 빌딩으로 정해지자, 이 회사는 흡연이 가능한 층을 정하고 이 층에 회의실을 모 은 뒤, 매달 자발적으로 범칙금을 납부하고 있다. 담배를 즐기는 직원들이 당당 하게 흡연을 하도록 배려한 것이다. 담배회사가 적극적으로 흡연권리를 보호 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사명에 충실한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이 회사의 흡연 허 용 정책은 단순한 복지를 넘어 직원들에게 사업에 대한 자부심을 불어넣는 원 동력이 됐다. [표] Work & Choice의 해법 Work & Balance를 무너뜨리는 3요소 근무지와 거주지 사이의 물리적 거리 근무시간의 장기화 심리적 에너지를 소비하는 근무환경 Work & Choice 3가지 방법론 Company Choice (Customize and Nudge) Self-Choice (Focus on Perceived Value) Choice Consensus (Agree and Align) 의시설을 자랑하는 해외 기업들에 대한 뉴스를 보 면서 한국 근로자들의 기대수준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경영자는 직원들에게 평균 이 상의 대우를 해주고 싶겠지만, 결국 비용 문제로 좌 절한다. 경영자들은 생산성 향상의 고민 위에 직원 들이 느끼는 일과 삶의 균형감을 어떻게 높일지 고 민한다. 그런데 정말 일과 삶의 균형은 가능한 것일까? 균형이 아닌 전략적 선택이 일과 삶의 불균형 문제 를 풀어가는 해법이 될 수 있는지 찾아보자. 먼저 개인 차원에서 일과 삶의 불균형을 행복의 기반으 로 삼았던 사례를 보자. 독일 슈투트가르트 수석 발 레리나 강수진은 한 인터뷰에서 결혼 당일에도 연 습실에서 수시간 연습을 했다고 고백했다. 그의 발 사진을 보면, 세계 최고의 프리마돈나가 되는 대가 가 얼마나 혹독한지 단번에 알 수 있다. 일반 여성 www.dongabiz.com 91

[그림2] 시대에 따른 일과 삶 산업화 사회의 일과 삶의 분리 정보화 사회의 일과 삶의 교차 직원을 통해 경영성과를 향상시키려는 경영자는 조직 차원에서 Work & Choice 를 구현할 방 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근무지 거주지 근무 공간 제3의 공간 개인 공간 이라면 누구도 원하지 않을 굳은살 투성이의 발을 보면서 누가 그에게 일과 삶의 균형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러나 인터뷰 내내 시종일관 환한 그 의 웃음은 그가 행복하게 산다는 것을 강하게 보여 줬다. 일과 삶의 불균형 속에서도 그가 행복할 수 있는 비결은 뭘까? 그는 발레리나로서의 성공, 아 름다운 외모(발), 개인의 여가 등 상호 병립하기 어 려운 조건 속에서 삶의 몇 가지 요소를 전략적으 로 선택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해지길 바란 다. 그 행복은 일과 삶의 어설픈 균형에서 오지 않 는다. 일과 삶의 균형은 평균의 함정 에 빠진 사고 방식이다.바쁘게 돌아가는 한국 사회에서는 직장 인의 판타지일지도 모른다. 평균적 사고로 보면 여 러 분야에서 적절히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현명해 보일지 모른다. 탁월함을 추구하는 사람은 일과 삶 의 전략적 불균형을 선택한다. 최대의 만족을 추구하는 일과 삶의 전략적 선택, 즉 Work & Choice라는 개념은 흔히 일과 삶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일은 하나로 분류할 수 있지만, 삶은 하나로 규정되 지 않는다. 건강의 추구, 재정적 안정, 인간관계의 회복, 개인의 지적 성장 등 삶은 여러 요소들로 이 뤄진다. 따라서 Work & Choice 는 일과 개 인 삶 중 딱 하나만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일을 포 함한 다양한 삶의 요소 중 중요한 몇 가지를 선택해 자신의 자원을 집중하는 것을 의미한다. 선택과 집 중은 전략적 사고의 기본이다. 이제는 일과 삶의 균 형이라는 이슈에 대해서도 전략적인 접근이 절실 하다. 강수진처럼 개인 차원에서 주체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많은 직장인들은 마땅한 대안없 이 일상의 무게에 짓눌리기 일쑤다. 그래서 행복한 제3의 공간과 신세대의 Work & Choice 필자는 수 차례에 걸쳐 지식사회가 비인간화된 산업화 사회보다는 인간미가 살아 있던 고대 농 경사회의 특징을 더 많이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Work & Choice에서도 이런 현상은 예외가 아니다. 산업화 시대에는 근무지와 거주지가 분리 됐고, 이 분리가 확실할수록 개인생활이 보호받는 다고 여겼다. 이런 생각은 정보화 사회에서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산업화 사회에서는 근무지 와 거주지라는 물리적 장소를 분리해서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했다. 물리적 장소의 구분이 무의미해 진 정보화 사회에서는 명백하게 구분되는 근무공 간과 개인공간 외에도 제3의 공간 이 등장한다. 이 동 중인 차 안에서도 스마트폰과 노트북으로 무장 한 지식노동자가 공적 업무와 사적 업무를 넘나들 며 자신의 우선순위에 따라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어릴 적부터 멀티태스킹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은 카페에서 업무 회의를 하고, 사무실에서 친구의 미 니홈피를 검색하며, 퇴근 길에 스마트폰으로 상사 에게 e메일을 보낸다. 이들에게 일과 삶의 균형은 공간의 분리가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우선순위에 따라 업무를 할 수 있는 자유를 의미한다. 산업화 시대 관점의 Work & Balance는 경쟁이 치열한 현대 비즈니스 세계에서 판타지일 수 있다. 지식노동자의 가정을 직장과 업무로부 터 보호하겠다는 시도는 유비쿼터스 환경에서는 필연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직원들 이 스스로의 우선순위에 따라 업무와 개인사를 선 택적으로 처리해서 삶의 만족을 얻게 하는 게 더 욱 효과적일 수 있다. 결국 수학적인 Work & Balance란 존재하지 않는다. 바쁜 일상에도 만족 을 느끼는 직원과 하는 일 없이 바쁜 직원이 공존하 는 세상에서 기업과 경영자는 직원들이 현명한 선 택을 하도록 배려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필자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전자와 미국 상무부, 휴잇어소시엇츠에서 근무하면서 글로벌 컨설팅 기법을 한국인의 문화와 정서에 맞게 변화시켜 기업 성과를 향상시키는 데 관심을 많이 가졌다. 현재 세계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을 지내고 있다. 92 DBR 2010 No.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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