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원논문집 제32집 201~217쪽 2015 음악과 가사를 통해 본 북한의 민족성악 <모란봉>과 <우리의 동해는 좋기도 하지>를 중심으로 이경분* 67) [국문초록] 매체를 통해 북한음악인들의 성악연주를 몇 개만 들어보아도, 북한의 민족성악이 고유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것은 새로 작곡된 노래 뿐 아니라, 민요편곡에도 해당된다. 원래 민요에 단순히 새 가사를 첨가해서 부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북한성악 미학에 맞춰 재창조되므로, 원래 민요와는 다른 노래가 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 때 선율과 리듬도 부분적으로 달라지고, 음악과 가사의 관계도 달라진다. 북한의 민족성악론의 독특함은 북한자체의 이론만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면이 있다. 북한성악의 중요한 키워드는 민족음악 및 주체음악 인데, 이 개념들의 중심에는 음악적인 측면보다 사상적인 측면이 자리잡고 있다. 실제 이 개념 들의 음악적 차이를 구체화하려고 하면 그 경계가 불분명하고 애매모호하다. 지금까지 연구에서 이론적 개념에 관한 분석은 많았으나, 실제 음악에서 어떻게 구현되었는지에 관한 연구는 보기 힘들다. 이론적 개념의 설득력이 커지려면, 음악적 분석이 뒷받침되어야 하므로, 여기서는 개념적 분석보다 김일성이 참으로 아름다운 선률을 가진 노래 로서 칭 송한 노래 <모란봉>과 <울산타령>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일차적으로 민요의 북한식 재창조에 있어서 음악과 가사의 관계가 어떻게 변하는지 악보를 중심으로 분석 하고, 여기에 실제 북한연주자들이 연주하는 유투브 영상화면을 참고로 하여 악보로만 파악되지 않는 살아있는 작품해 석을 통해 보완하고자 한다. 북한민족성악을 작품을 통해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연구가 빈약한 현재 상황에서 본 논문은 개작된 가사와 음악이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사상적 측면과 음악적 측면의 관계를 밝히고자 하는데, 이는 민요의 개작을 다루는 기존 연구와 구별되는 독특함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북한의 민족성악을 동아시아의 민족음악적 시도 중의 하나 로서 한중일 맥락이라는 큰 테두리에서 다루는 것도 기존 연구에서 보기 힘든 것이다. [핵심어] 북한 민족성악, 민요개작, 모란봉, 우리의 동해는 좋기도 하지, 울산타령, 신민요, 민족음악 창출 <차 례> Ⅰ. Ⅱ. Ⅲ. Ⅳ. * 시작하며: 북한의 고유한 민족성악 스타일 민족음악 창출에의 다양한 시도 음악과 가사의 관계로 본 북한의 민족성악 끝맺으며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HK연구교수
202 국악원논문집 제32집 Ⅰ. 시작하며: 북한의 고유한 민족성악 스타일 매체를 통해 북한음악인들의 성악연주를 몇 개만 들어보아도, 북한의 민족성악이 고유한 스타일 을 가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1) 이것은 새로 작곡된 노래 뿐 아니라, 민요편곡에도 해당된다.2) 원래 민요에 단순히 새 가사를 첨가해서 부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북한성악 미학에 맞춰 재창조되므로, 원래 민요와는 다른 노래가 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 때 선율과 리듬도 부분적으로 달라지고, 음악과 가사의 관계도 달라진다. 북한의 민족성악론의 독특함은 북한자체의 이론만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면이 있다. 북한성악 의 중요한 키워드는 민족음악 및 주체음악 인데, 이 개념들의 중심에는 음악적인 측면보다 사상 적인 측면이 자리 잡고 있다.3) 실제 이 개념들의 음악적 차이를 구체화하려고 하면 그 경계가 불 분명하고 애매모호하다. 지금까지 연구에서 이론적 개념에 관한 분석은 많았으나,4) 실제 음악에서 어떻게 구현되었는지에 관한 연구는 많지 않다.5) 또한 북한의 성악에 내용적인 측면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가사와 음악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연구한 경우는 드물다. 이런 맥락에서 중요한 선행연구로서 북한의 신민요를 심도 있게 연구한 이소영의 논문 해방이 후 북한의 신민요 를 들 수 있다. 이 논문은 60여곡의 신민요의 바뀐 가사와 음악의 개작양상을 분석하여 북한신민요의 특징을 도출해내었다. 결론적으로 일제시기 신민요가 가진 양악과 국악의 혼종성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민요적 양식은 강화되는 동시에 서양음악적 요소도 다양하게 사용되 었다고 주장한다. 특히 화성적으로 Ⅰ Ⅳ V의 주3화음을 근간으로하는 조성체계가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음을 인민성과 대중성의 반영으로 해석하였다.6) 가사와 음악의 측면에서 볼 때 이 논 문이 추구한 것은 가사가 원래버전에서 새 버전으로 바뀌었음을 가사 대 가사, 또는 음악 대 음 악 의 변화로만 포착하였을 뿐, 변한 가사와 변한 음악이 서로 어떻게 새로운 예술적 효과를 만들 어내는지에 관한 연구는 아니다.7) 1) 김난희, 영상자료 분석을 통한 북한 주체적 발성의 실현양상, 음악과 문화 32권, (세계음악학회, 2015), 105쪽. 2) 김순희, 창부타령과 모란봉의 비교연구, (단국대학교 석사논문, 2002), 21쪽 참고. 특수 훈련을 받은 엘리트 음악가 그룹의 공동 작업이 독자적인 스타일을 창출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리라 추측된다. 3) 주체음악에서 강조되는 자주성은 북한주민의 정서에 맞는 것을 의미하고, 사회주의 사실주의의 원칙은 1) 현실 반영, 2) 주인공 이 공산주의자 3) 인민에게 혁명적 사상을 고취하는 것이다. 최영애, 북한음악과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남북문화예술연구 통권6호, (남북문화예술학회, 2010), 187-188쪽., 이현주, 북한음악의 정체성에 관한 연구, 한국전통음악학 1, (한국전통음 악학회, 2000), 202쪽. 4) 북한의 주체음악 및 민족음악의 이론적 개념에 관한 서술은 송방송, 북한의 주체사상과 민족음악, 韓國音樂史學報 21-1호, (한국음악사학회, 1998); 신대철, 북한 민족음악의 실체(Ⅰ): 북한 문화예술론과 음악론의 흐름에 기초하여, 이화음악논집 3 호, (이화여자대학교 음악연구소, 1999); 이현주, 북한음악의 정체성에 관한 연구, 한국전통음악학 1, (한국전통음악학회, 2000); 고방자, 북한 주체음악의 성격 김정일의 음악예술론 을 중심으로, 권오성외, 북한음악의 이모저모, (민속원 2000); 최영애, 북한음악과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남북문화예술연구 통권6호, (남북문화예술학회, 2010); 배인교, 북한음 악과 민족음악 김정일 음악예술론 을 중심으로, 남북문화예술연구 6호, (남북문화예술학회, 2011) 등이 있다. 5) 음악분석에 관한 가장 최근의 연구로서 이미선의 북한가요의 모범이 된 사향가 연구, 음악과 문화 33호, (세계음악학회, 2015)가 있다. 6) 이소영, 해방이후 북한의 신민요, 한국음악연구 45, (한국국악학회, 2009), 336-337쪽. 7) 그 외 이소영, 해방 후 남 북한의 혼종적 음악하기 통속민요와 신민요, 그리고 창작민요를 중심으로, 한국민요학 29, (한
음악과 가사를 통해 본 북한의 민족성악 203 기존 연구와 달리 본 논문의 목적은 북한민족성악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한 하나의 시도 로서 실제 노래의 가사와 음악의 관계 를 분석하는 것이다. 더욱이 민요의 개작에서도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자 하는 북한의 성악곡에서 정치적 내용과 음악이 어떻게 서로 작용하는지 지금까지 한국 주 류 북한음악연구에서 도외시 되어왔던 측면을 서술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논문에서는 민요의 개작인 <모란봉>과 신민요의 개작인 <우리의 동해는 좋기도 하지>를 집중 분석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김일성이 참으로 아름다운 선률을 가진 노 래 로서 칭송한 노래이고, 동시에 두 노래 모두 뚜렷한 사회주의적 메시지를 담고 있으므로, 미학 적인 측면과 정치적인 측면의 연관성을 잘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8) 민요의 북한식 재창조에 있어서 음악과 가사의 관계가 어떻게 변하는지 먼저 악보를 중심으로 분석하고, 여기에 실제 북한연주자들이 연주하는 유투브 영상화면을 참고로 하여 악보로만 파악되 지 않는 살아있는 작품해석을 통해 보완하고자 한다. 9) Ⅱ. 민족음악 창출에의 다양한 시도 먼저 북한의 민족성악이 어떤 것인지 서술할 때, 크게 두 가지 접근방법이 있을 것이다. 하나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이름으로 체계화된 이론을 내재적 관점에서 설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북 한 내적 논리를 떠난 외부자적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다. 북한의 이론을 북한의 용어와 북한의 논 리에서 설명하는 작업은 북한이론을 이해하기 위해 일차적으로 필요하고, 이에 대한 연구는 현재 북한음악연구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본 논문에서는 시각을 달리하여 외부자적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하는데, 이런 관점에서 보면, 두 가지 문제점에 직면하게 된다. 즉, 한편으로 민족음악, 주체음악, 사회주의 리얼리즘적 음악 등 다양한 개념이 있고, 설명도 장황하지만, 이 개념들은 사상적 측면에서는 구별 가능한 반면, 음악적 측면에서 서로 구분되는 특 국민요학회, 2010), 301-374쪽 참고. 또한 김예풍의 저서 조선족 민요 연구: 전승과 변용의 음악적 특성을 중심으로, (서울: 박이정, 2006)는 조선족 민요를 향토민요, 통속민요, 신민요의 세가지 유형으로 보고 조선족민요의 특징을 북한음악의 영향과 한국음악의 영향으로 살펴보고 있어서, 본 논문의 주제 음악과 가사의 상호연관성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강영애는 북한 의 민요연구 에서 가사와 선율을 바꾼 민요로서 <모란봉>의 예를 들고 있지만, 음악과 가사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분석하지 않았다. 8) 김일성, 혁명적 문학예술을 창작할데 대하여-문학예술부문일군들앞에서 한 연설 1964년 11월7일, 김일성저작집 18 (1964.1-1964.12), (평양: 조선로동당출판사 1982), 446쪽. 물론 두 곡을 분석하여 북한의 민족성악의 한 단면을 알기에는 역 부족이므로, 추후 북한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노래들, 예를 들면, 김일성이 칭송한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 등도 음악과 정치(가 사)의 관점에서 분석되어야 할 것이다. 9) <우리의 동해는 좋기도 하지>와 <모란봉>의 단선율 악보는 조선노래 대전집, (평양: 문학예술출판사 2002) 참고; 본 논문에 서 사용된 <모란봉>의 이중창 편곡 악보는 미출판된 연변예술단 혼성합창단의 편곡 (2015년 8월 제작. 국립국악원 소장) 참고; <울산타령> 유투브 영상은 https://www.youtube.com/watch?v=p4qepqcdf-8; <우리의 동해는 좋기도 하지>의 유투브 영상 은 https://www.youtube.com/watch?v=djc3cr4rzkg; <모란봉>의 박인옥, 황설경, 김정녀, 김주향의 녀성4중창 유투브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1-3hjzxyuc4 (모두 검색일 2015. 11. 6.) 참고.
204 국악원논문집 제32집 수성이 분명하지 않아 경계가 애매모호하다는 인상을 준다. 다른 한편, 민족음악, 주체음악, 사회주의 리얼리즘적 음악 등 다양한 개념에도 불구하고 이 개념은 모두 음악외적 인 요소를 어떻게 음악으로 실현하느냐의 문제로 압축될 수 있다. 김정일의 음악예술론 은 북한음악의 독자성과 유일함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추상적인 음악으로 정 치적 내용을 어떻게 담아내느냐 하는 문제는 북한음악만의 고민은 아니다. 이미 소련과 중국을 비롯한 공산권 국가 및 나치독일과 군국주의 일본에서도 정치적 내용을 음악에 효과적으로 담아 국민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려는 의도는 끊임없이 시도되어왔다. 특히 고유한 전통음악을 가진 동 아시아에서 이런 시도는 근대화를 겪으면서 (국가적 차원 뿐 아니라, 음악가의 개인적 차원에서도) 각 나라의 근대적 민족음악을 (이론적으로나 작품으로) 창출해내려는 노력과 맞물리게 된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의 민족성악의 시도는 유일무일한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의 다른 나라에서 이루어진 시도와 비교될 수 있다. 10) 1. 민족음악창출: 기악의 경우 20세기 초반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 시도된 민족음악의 창출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 아있다. 특히 기악음악의 경우, 음악이라는 매체의 추상성 때문에 한중일 음악가들 모두 각 나라의 전통음악을 재료로 사용하는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논문 북한의 망명음악가 청주 연구 에서 이 미 서술되었듯이, 11) 기악음악으로 민족음악을 창출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5가지로 요약해볼 수 있다. 첫째, 작품의 제목 및 악장의 소제목에 <코리아판타지>, <황하협주곡( 黃 河 鋼 琴 協 奏 曲 )>, <메이 지 송가( 明 治 頌 歌 )> 같은 각 민족적 연관성을 암시하는 단어를 붙이는 방식, 둘째, 잘 알려진 각국 의 민요 선율을 주제로 인용하거나 변주하는 방식, 12) 셋째로는 5음계와 같은 음악내적인 요소를 사용하기도 하고, 거문고의 농현, 샤미센의 주법 등을 모방한 연주 기법을 사용해서 서양악기로 아 시아적 전통의 음색을 만들어내는 방식을 들 수 있다. 넷째로, 전통악기를 개량하여 12음계를 연주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물론 특히 북한의 경우 장새납, 소해금 등 실제 독특한 악기를 새로 고안하 거나, 배합관현악단과 같이 개량된 전통악기와 서양악기를 함께 연주하여 고유한 음색을 창출한다. 다섯째, 재료주의 를 넘어서는 것으로 가장 추상적인 차원인데, 아시아 전통음악이 가진 그 원리와 10) 현재 동아시아 한중일의 학문적 구도에서 북한은 특수한 경우로서 (비교의 수준조차 되지 않는 것으로) 항상 무시되고, 도외시 되고 있다. 북한을 한중일의 맥락에서 언급하는 것은 오히려 북한음악문화가 동아시아 내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 비교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11) 윤이상의 주요음(Hauptton)기법 및 보다 상세한 정보는 이경분, 북한의 망명음악가 정추 연구: 초기 교향악을 중심으로, 통일과 평화 7집 1호,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2015), 239-240쪽. 이 논문에서는 민족음악 창출방법을 4가지로 요약하 였다. 12) 예를 들면, 북한 작곡가 최성환의 <아리랑 판타지>나 북한의 망명음악가 정추의 <조선적 주제에 의한 교향조곡>이 여기에 해당하는 음악이다.
음악과 가사를 통해 본 북한의 민족성악 205 정신을 서양어법으로 재창조하는 것이다. 첫 번째에서 네 번째 방식까지는 메이지 시기이래 서양근대화를 가장 먼저 받아들였던 일본작곡 가들이 일찍이 시도해왔지만, 가장 어려운 다섯 번째 방식으로 성공하여 국제적 명성을 얻게 된 최초의 아시아작곡가는 한국의 윤이상이었다. 윤이상은 전통선율을 직접 인용하는 일차적인 차원 이 아니라, 서양악기와 서양어법으로 전통음악이 가진 정신세계와 원리를 구사해내었다. 13) 이로써 그는 서구음악가들과 같은 수준에서 인정받고 20세기 음악대가의 반열에 서게 되었다. 2. 민족음악의 창출: 성악의 경우 반면 성악음악은 모국어 가사가 전제 되어있으므로, 민족음악창출이 기악음악보다 훨씬 구체적 인 차원에서 출발할 수 있다. 하지만 가사만 한국어일 뿐 이탈리아 가곡 같은 한국 가곡이 난무한 경우를 보면, 성악음악의 민족음악화도 기악음악과 마찬가지로 음악내적인 재창조가 요구됨을 알 수 있다. 일제말기와 해방공간의 한반도에서 민족적 가곡을 높은 수준에서 창출한 대표적 예로서 김순남 의 <산유화>를 들 수 있다. 월북하여 오랫동안 남한에서는 금기시되어왔던 김순남은 윤이상 이전 에 재료주의를 넘어서 한국전통음악의 특성과 서양음악을 하나로 녹여낸 걸작 <산유화>를 작곡했 다. (전통 민요선율을 사용하지 않고) 새로 창작한 곡이지만, 전통음악의 기법과 정신을 현대적으 로 녹여내었다. 14) 1947년에 발표된 그의 <산유화>는 해방 후 민족음악 이 나아가야 할 모범을 보 여준 작품으로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려는 꿈에 부풀었던 당시 한반도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민족 적 가곡이었다. 15) 특히 김순남의 노래는 음악적으로 우아하고 세련되었지만, 누구나 쉽게 이해하 고 따라 부를 수 있는 민속음악 의 감수성을 겸비하였다. 16) 하지만 김순남의 시도는 월북과 숙청 으로 남한과 북한에서 오랫동안 잊혀지고, 그 맥도 끊어졌다. 오리지널 서양음악에 대한 동경이 강했던 남한에서는 민족음악의 창출이 작곡가 개인의 일이었 던 반면, 북한에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민족 성악의 창출을 장려하였는데, 이는 음악적으로 큰 차이 를 낳았다. 즉, 집단적 창작이라는 음악 생산과정의 조건과 국가적 차원에서 최종 결과물이 지향하 는 목표가 제시되는 상황은 개인이 사적으로 생산해 내는 환경과는 분명 다르다. 17) 또한 그 어떤 13) 이경분, 일본의 윤이상: 동아시아 작곡가 로서 윤이상, 음악과 문화 24권, (세계음악학회, 2011), 71-98쪽. 14) 음악과 가사의 관계를 분석하여 김순남이 제시한 한국적 예술가곡 창출에 대해서는 이경분, 음악과 시문학. 김순남의 가곡 <산유화>와 <진달래꽃>, 음악과 민족 41권, (민족음악학회, 2011), 217-249쪽 참고. 15) 박은용, 김순남 가곡집 산유화 를 보고, 자유신문, 1947. 12. 17. 16) 해방공간에서 작곡한 김순남의 <인민 항쟁가>는 민요처럼 입에서 입으로 퍼져 남녀노소가 모두 아는 노래가 되었다. 그 이유는 음악적 수준이 있으면서도 따라 부르기 쉬운 노래였기 때문이었다. 17) 북한의 집체 창작은 음악 뿐 아니라, 희곡, 미술, 문학 등 전반적인 북한의 창작 원리라 할 수 있다. 또한 집단적 연주의 중시도 북한의 음악문화에 속한다. 김일성도 민족음악을 사회주의 건설자들의 정서와 지향에 맞게 더욱 발전 시키기 위해 민요를 노래하는 방식도 혼자서 부르는 것보다 합창으로 부르는 것 을 권장하였다. 김일성, 혁명적문학예술을 창작할데 대하여, 448쪽.
206 국악원논문집 제32집 음악이론적 논의보다 김일성의 음악이해와 음악적 취향이 민족성악의 중요한 잣대가 된 것이다. 18) 김정일의 음악예술론 에 영향을 미친 김일성의 1964년 연설 혁명적문학예술을 창작할데 대 하여 를 분석해보면, 그의 음악적 취향은 단조의 군가와 경쾌한 유행가, 신민요 및 건전가요를 선 호하고, 퇴폐적인 유행가와 순수서양음악은 부정적으로 본다고 할 수 있다. 19) 또한 민족음악을 위 해서는 민요를 개량하는 것을 권장하지만 남도 민요는 배척하고, 서도민요를 선호한다. 그 이유는 남도창 발성의 특징인 듣기 싫은 탁성 때문이라고 한다. 20) 김일성은 이를 쐑소리 라고 칭하면 서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소리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규정지었다. 21) 따라서 남도창의 탁성으로 부르 는 대표적인 장르인 판소리도 부정적으로 보는데, 소리자체의 미학적인 이유 뿐 만이 아니라, 옛 날 귀족들이 술마시면서 하던 노래 라는 판소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때문이다. 김일성의 관점에 서 판소리는 투쟁에의 의욕을 불러 일으키지 못하여, 전투를 위해서는 부적당한 음악인 것이다. 22) 반면, 민요 중에서도 장려해야 할 것은 <울산타령>이나 <모란봉>과 같은 아름다운 선율의 노 래라는 것이다. 우리의 민요를 오늘의 청년들의 감정에 맞게 만드는 것이 필요 하므로 그런 노래 를 많이 지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의 의견은 김정일의 음악예술론 에서 민족음악의 바탕이 되 었다고 할 수 있다. 23) 참고로, <울산타령>은 신민요 <울산 큰 애기>(1938), <울산아가씨>(1943)를 제목만 바꾼 것이 다. 여기서는 북한식 가사로 바꾼 <우리의 동해는 좋기도 하지>를 분석의 대상으로 삼고자 한다. 반면 <모란봉>은 민요 <창부타령>을 이중창곡으로 개작한 것인데, 24) <우리의 동해는 좋기도 하 지>와 비교하면 창작 수준의 개작이다. 25) 이 두 곡은 민족성악 편곡의 두 가지 다른 유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26) 즉, 하나는 가사만 바꾸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가사 뿐만 아니라, 선율도 수정하고 장르마저 바꾸는 방법이다. 그 렇다면 바뀐 새 가사와 음악은 서로 어떤 관계로 변하였고, 어떤 새로운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아 래에서 서술하고자 한다. 18) 김일성의 견해를 이론적으로 확립하고 정책적으로 주도한 것은 김정일이었으므로, 김정일의 음악적 견해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이현주, 북한음악의 정체성에 관한 연구, 202; 최영애, 북한음악과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186쪽; 고방자, 앞의 글, 23-29쪽. 19) 김일성, 혁명적문학예술을 창작할데 대하여, 446-449쪽. 20) 위의 책, 448쪽. 21) 위의 책, 449쪽. 22) 위의 책, 448쪽. 그는 판소리를 장려할 필요 는 없지만, 완전히 배척하지는 않는다 고 부언한다. 23) 배인교, 북한음악과 민족음악-김정일 음악예술론 을 중심으로, 57-59쪽. 24) <창부타령>과 <모란봉>의 관계를 연구한 논문으로 김순희의 창부타령과 모란봉의 비교연구 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두 노래 의 음악적 부분에만 집중하여 자세하게 비교분석한 결과로서 <모란봉>이 창작민요임을 주장하고 있다. 김순희, 창부타령과 모란봉의 비교연구, 45-46쪽. 25) 두 곡 모두 작사자는 조령출이고 <모란봉>(1957)의 편곡은 김관보/김진명, <우리의 동해는 좋기도 하지>의 편곡은 원작 <울산 아가씨>를 작곡했던 리면상이 했다. 이소영, 해방 후 남 북한의 혼종적 음악하기-통속민요와 신민요, 그리고 창작민요를 중심으로, 329쪽. 26) <북한 양산도>, <풍년맞이 옹헤야>처럼 주제와 제목이 유사하고 가사의 일부가 바뀌는 개작 방식도 있다. 강영애, 북한의 민요연구, 권오성외, 북한음악의 이모저모, 74~78쪽.
음악과 가사를 통해 본 북한의 민족성악 207 Ⅲ. 음악과 가사의 관계로 본 북한의 민족성악 1. 개작의 첫 번째 유형 <우리의 동해는 좋기도 하지> 일제강점기 창작되어 큰 인기를 끌었던 민요풍의 대중가요 신민요는 해방이후 북한에서 그 장 르적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27) 신민요는 현대와 전통이 어울러져있는 장르이므로 민요를 바탕으로 북한 고유의 혁명적 노래, 민족성악을 창출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여러 모로 유용한 장르였다고 할 수 있다. 1938년 작곡되어 대중적 히트를 쳤고 신민요 의 대표적인 곡 중 하나였던 <울산타령>을 북한에서는 1979년 <우리의 동해는 좋기도 하지>라는 제목으로 바꾸면서 가사도 달라진다. 음악과 가사의 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먼저 달라진 가사를 살펴보자. 28) 1. 동해나 바다에 꽃피는 포구 경치도 좋지만 살기도 좋구요 물고기 풍년에 노래도 풍년 행복의 웃음 꽃 집집에 넘치네 2. 동해나 천리에 만선기 달구요 먼 바다 고기 배 감돌아 올 때 해당화 꽃다발 넘치는 선창 포구의 처녀들 춤도 춘다네 후렴: 에~헤야 에헤라 동해는 좋기도 하지 3. 동해나 바다에 갈매기 날구요 젊은이 가슴엔 희망이 넘치네 충성의 노래는 배전에 넘치고 바다의 락원을 꽃피워 간다네 원곡 <울산타령>이 울산 큰 애기의 님 그리는 맘 을 주제로 하는 개인적이고, 인간적인 내용이 라면, <우리의 동해는 좋기도 하지>에서는 개인은 사라지고 익명의 다수 (집집마다, 포구의 처녀 들, 젊은이)의 행복한 삶이 피상적으로 그려져 있다. 9/8박자(양산도 장단)로 된 <우리의 동해는 좋기도 하지>는 정형시 가사(3 3조)를 바탕으로 하 여 16마디(4 2+4 2)의 절구와 8마디(4 2)의 후렴구로 되어 있는데, 3부 구성(ABB )으로 나눌 수 있다. 29) 이 곡의 음악적 특징을 요약해보면, 첫째, 선율은 5음계로 되어 있으나, 서양화성 (Em, B₇, Am, C, G 등)의 반주를 첨가하였고, 완전종지(Am-B₇-Em 즉, Ⅳ-V₇-Ⅰ)로 끝난다. 둘째, 이 곡은 3절로 되어있는 유절가인데, 멜로디는 한 음도 변형 없이 그대로 3번 반복된다. 셋째, 단조(Em)와 장조(G)의 대조가 있고, 세마치 전통장단으로인해 신나는 분위기의 경쾌한 곡조로 되어있다. 30) <우리의 동해는 좋기도 하지>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내용은 3절의 충성의 노래, 바다의 락원 이라 할 수 있다. 우선 1절에서 풍년, 행복의 웃음, 2절에서 만선기 등 북한이 낙원과 같이 살기 좋은 곳임을 선전하고, 3절에서 결론적으로 이런 국가에 충성해야 함과 북한사회의 찬양을 의도하고 있다. 27) 이소영, 해방이후 북한의 신민요, 306쪽. 이소영은 북한의 신민요계승에서 이중적인 태도를 지적하는데, 민요적 양식은 강화 시키면서 동시에 반주양식, 3화음, 음고, 피치에서의 평균율음정 등 양악적 요소를 견지하여 민요의 현대화라는 목표를 달성하 고자 했다고 주장한다. 28) 강조는 필자의 것임. 여기서는 일관적으로 북한식 제목 <울산타령>을 사용하고자 한다. 29) A(마디1~8)-B(마디9~16)-B (마디17~24). 30) 북한에서는 양산도장단 이라고 한다.
208 국악원논문집 제32집 가사와 음악의 관계에서 중요한 점은 1,2,3,절에서 중요한 메시지(밑줄 그은 부분)는 모두 9마 디~16마디(B)에 위치한다는 것이다. 마디9는 단조(Em)에서 장조(G)로 바뀌는 부분이므로, 노래의 흐름에서 신선한 전환이 처음 일어나는 곳이다. 이러한 음악과 가사의 관계는 원곡 <울산타령>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장조로의 전환이 있는 부분에 노래의 핵심 주제가 되는 큰 애기 마음 이 배치되어 있다. 이 부분은 (카메라기법으로 설 명하자면) 마치 울산의 좋은 자연 경치를 롱쇼트로 보여주다가, 장조로의 음악적 전환과 함께 주인 공 큰 애기 로 클로즈업되는 효과, 즉 자연->인간 으로의 대조가 일어나고 있어서 음악적 전환과 가사의 전환이 상승효과를 내고 있다. 31) <악보 1> <우리의 동해는 좋기도 하지>: 마디 8~15 31) [마디9] 반면, <우리의 동해는 좋기도 하지>에서는 이런 상승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 동해바다의 좋은 경치에서 물고기 풍년 (또는 충성의 노래, 바다의 락원) 으로의 전환은, 즉, 바다-> 물고기의 대조 는 자연에서 또다른 자연의 일부로의 전환이므로 <울산타령>의 경우만큼 임펙트가 크지 않다. 이 는 개인보다 인민을 중요시하는 북한의 정치사상적 관점에서 보면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할 터인데, 가사를 바꾸어 개작한 다른 노래들의 경우도 더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동해는 좋기도 하지>는 가사와 음악이 전체적으로 경쾌하고 밝은 분위기의 락천적인 정서 32) 를 대변하고 있으므로, 김일성이 1964년 연설에서 장려했던 류행가 가운데서도 퇴폐적이 아니고 조선민요의 형식을 계승하여 만든 좀 경쾌한 노래들 33) 의 모범적인 예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민족음악이 절가형식 이어야 한다는 김정일의 음악예술론 이 주장하는 원칙도 이 노 래는 100% 충족시킨다. 34) 따라서 이 노래가 오늘의 청년들의 감정 에 맞는 곡으로 장려된 것을 염두에 두고, 가사와 음악 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종합해보면, 북한의 민족성악이 추구하는 것 중 하나가 활력을 주는 신 민요 일 가능성을 떠올리게 한다. 35) 31) <우리의 동해는 좋기도 하지> 악보, 조선노래대전집, (평양: 문학예술출판사 2002), 2425쪽. 32) 김일성, 앞의 책, 446쪽. 33) 김일성, 위의 책, 447쪽. 34) 김정일, 절가는 인민음악의 기본형식이다, 음악예술론, 75쪽 이하. <우리의 동해는 좋기도 하지>는 원곡에 부재했던 사상 성을 얻었지만, 음악과 가사의 관계에서 보면, <울산타령>의 수준에 못 미치는 개작이 되었다.
음악과 가사를 통해 본 북한의 민족성악 209 2. 개작의 두 번째 유형 <모란봉> 절가형식으로 된 신민요 <우리의 동해는 좋기도 하지>보다 민요를 개작한 <모란봉>의 경우는 개작의 정도가 훨씬 광범위하다. 중요한 메시지를 담은 단어가 잘 전달되기 위해서 어떤 식으로 멜로디와 결부되는지, 그리고 이 때 어떤 미학적 원리에 입각한 것인 지를 분석하면, 음악적 정교 함과 예술성이 밝혀질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아래의 가사를 보자(강조는 필자의 것임). 1. 금수산 제일봉에 아침해발이 붉게 피니 꽃봉오리 완연하여 모란봉이라 하였는가 양덕 맹산에 흐르는 물은 청류벽으로 감돌아들고 릉라도 버들에 꾀꼬리 우니 대동강에 봄이로다 이 강산 좋은 곳에 터를 잡은 평양이라 유서도 깊거니와 혁명의 수도로 더욱 좋네. 2. 천리마 동상아래 발걸음을 멈추고서 을밀대에 다시 올라 동서남북을 바라보니 원쑤의 불비 폭탄 속에 싸워 이긴 우리 평양 상처도 씻은 듯이 재를 털고 일어섰네. 궁궐 같은 새집들은 여기저기 솟아일고 넓은 거리 화려한데 비둘기 훨훨 날아든다. 후렴: 얼씨구 좋네 절씨구야 우리네 평양은 좋을씨구 사회주의 건설이 좋을씨구 1절 가사에서는 대동강에 위치한 평양의 지리적 아름다움을 묘사하기 위해 주위 경관을 자세히 묘사하고, 2절 가사에서는 전쟁을 겪고 파괴된 평양을 재건하고 있는 역동적인 모습을 그리고 있다. 후렴구에서는 혁명의 수도 평양을 칭송하고 사회주의 건설을 선전하는 것이 핵심이다. 먼저 <모란 봉>이 주는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연주영상으로 살펴보고, 음악과 가사의 관계를 분석하고자 한다. 1) <모란봉>의 연주 영상으로 본 전통의 현대화 연주영상을 보고 들으면, 전통적 요소와 현대적 요소 의 결합이 어떤 것인지 실감하게 한다.36) 한편으로 5음계 경토리선율37)과 반복되는 굴림새 모 티브가 전통적 선율구조를 느끼게 해주면서 <창부타령> 과의 연관성을 강조한다. <사진 1> 여성4중창과 배합관현악단이 <모란봉>을 연주하는 장면36) 다른 한편, 맑고 매끄러운 발성법, 고음에서 벨칸토 창 35) 한국개신교 찬송가 <내 주를 가까이>가 북한노래 <사향가>에 미친 영향을 연구한 이미선에 따르면, 북한가요의 장르를 망라한 음악적 특징은 감상, 회상, 한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선율 과 체제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노랫말 로 요약된다. 북한가요의 한 단면을 섣부르게 전체로 일반화하는 오류로 보인다. 이미선, 북한가요의 모범이 된 사향가 연구, 음악과 문화 33호, (세계음악학회, 2015), 179쪽. 36) https://www.youtube.com/watch?v=1-3hjzxyuc4 (검색일 2015. 11. 7.) 유투브에서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모란봉>의 라이 브 연주영상이다. 37) 솔 라 도 레 미의 창부타령토리(진경토리)와 라 솔의 종지로 되어있으며, 솔과 도가 중요한 구성음으로서 가장 많이 (1절에 서 각 66회와 57회, 2절에서 각 65회, 58회)사용되었다. 경토리에 관한 연구는 이보형, 조(調)가 지시하는 선법과 토리의 개념, 韓國音樂硏究 第51輯, (한국국악학회, 2012), 245-271쪽; 전지영, 경토리의 개념과 범주재고, 국악교육 36, (한국국악교육 학회, 2013), 145-157쪽 참고.
210 국악원논문집 제32집 <악보 2> 굴림새 모티브38) 법 뿐 아니라 이중창 (또는 4중창)과 화성적 반주 ( C, G, Em, G, A₇, D 등 <악보3참고>)는 민요적 선율에 서양음악적 요소 가 공존하는 현대적 느낌을 부여한다. 또한 연주에서 민족악 기 장새납, 꽹과리, 드럼, 전자악기 등 배합관현악의 음색은 <모란봉>이 어떻게 전통음악을 현대화하는지 잘 보여준다.38) <사진 2> <모란봉>을 연주하는 배합관현악단 : 민족악기 장새납(앞쪽)와 전자악기(뒤쪽) <사진 3, 4> 배협관현악단 속의 꽹과리와 드럼 특히 악보에는 없지만, 연주영상에는 1절과 2절 사이의 기악간주가 약 30초 들어있는데, 세련된 느낌을 준다. 화성적으로 단순한 Ⅰ-Ⅳ-V의 구조를 넘어서 다양한 조바꿈(B -E -B -g-f-a -C#-A-D)의 향연으로 매우 화려하게 전개되다가 굴림새 모티브에서 나타나는 A-D(<악보 3> 17 마디)의 종지로 되돌아 온다.39) <악보 3> <모란봉> 마디 17 이러한 화성과 전통선율의 조화는 <모란봉>이 신민요 또는 창작 민요 로 들리게 되는 일차적 인 요소라 할 수 있다.40)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배경을 전제로 가사와 음악이 상호 작용하여 어떤 새로운 메시지를 창출하는지 고찰해보자. 2) 1절의 음악과 가사 아니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로 시작하는 <창부타령>이 금 수 산 으로 시작하는 <모란봉>으 로 바뀌면서 <모란봉>은 창작 민요 가 된다. <모란봉>은 노래 시작 부분부터 민요 <창부타령>과는 38) 굴림새(마디)는 음을 굴려주는 기교가 집중된 선율토막으로 장식음, 경과음들과 연결되어있어 구조적으로는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모란봉> 1절에서 이 모티브는 총 14회 반복되면서 전통적인 선율구조의 형성에 기여한다. 39) https://www.youtube.com/watch?v=1-3hjzxyuc4(검색일 2015. 11. 7.) 40) <모란봉>은 민요의 개작이므로 신민요라 부르기는 힘들다, 또한 일제강점기의 역사적 연관성이 있는 신민요 라는 장르명과의 구분을 짓기 위해 북한에서는 민요식의 노래 또는 민요풍의 노래 라고 칭하기도 한다. 이소영, 해방 후 남 북한의 혼종적 음악하기 통속민요와 신민요, 그리고 창작민요를 중심으로, 307쪽 참고. 본고에서는 개작이 창작수준이므로 창작민요 로 칭 하고자 한다.
음악과 가사를 통해 본 북한의 민족성악 211 전혀 다른 제스처를 가진다. 낮은 음에서 조용하고 소박하게 시작하는 (<악보 4>의) <창부타령>과 달리, <모란봉>은 마치 여러분, 여기를 주목하시오 라고 외치는 듯한 강한 제스처로 시작한다(<악 보 5>). <악보 4> <창부타령>의 시작부분(마디 1~2) <악보 5> <모란봉>의 시작부분(마디1~2) 총 17마디로 되어 있는 1절을 내용적으로 보면, AB 2부 구성으로 볼 수 있다. 전반부A(마디 1~9)는 평양으로 들어오기 전의 긴 사설이고, 후반부B (마디10~17)는 평양의 찬양이다. 전반부에서 흥미로운 것은 마치 음악으로 지형을 그려내는 듯 멜로디를 구성하였다는 것이다. 즉 금수산 제일봉 의 높은 음(d )은 높은 위치에 있는 산봉오리를 그려내는 듯하고, 예부터 산좋 고 물 좋은 곳으로 유명한 평안남도의 양덕과 맹산에서 흐르는 물이 청류벽을 지나 낮은 지역으로 흘러가듯이, 대동강은 금수산 보다 완전4도 / 단3도 하강한 양덕맹산 (a -b ), 거기서 장2도 / 장 3도 하강한 청류벽 (g ), 다시 여기서 단3도 / 완전4도 하강하여, 결국 금수산보다 단7도 / 완전8도 낮은 음(e -d )에 이르게 된다. <악보 6> <모란봉>의 마디 6~9
212 국악원논문집 제32집 1절의 후반부 (마디 10~17)에서 흥미로운 점은 긴 사설 후에 드디어 등장하는 권력의 중심지 평양 이 오히려 소박한 음 진행(d -g, 마디 11)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악보 7> <모란봉> 마디 10~11 평양이라 에서 말의 액센트와 리듬은 소박할 뿐 아니라, 그 이전의 모든 마디에서 나타나는 굴 림새-모티브 와 d 음 종지가 부재하다. 이것은 노래 전체의 흐름에서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즉, 규칙성에 어긋나면서 부각되는 선율의 현대적 분위기가 평양 을 강조하게 된다. 새로 건설하는 도 시 평양은 (굴림새 모티브가 주는 전통적 분위기와는 다른) 모던한 분위기가 적당하다는 암시를 준다. 또한 후렴구 부분에 나오는 중요한 키워드 우리네 평양은 (마디 16)도 g 음의 반복(6회)이 마치 말하는 듯 노래하기(Sprechgesang) 수준의 읊조리는 멜로디를 만든다. 사회주의 (마디 17) 도 거의 마찬가지이다. <악보8> <모란봉> 마디 16~17 한편으로 모던한 평양이지만, 동시에 유서가 깊음을 강조되는 방식도 주목할 만하다. 일반적으 로 특정 내용(단어)을 강조할 때, 장식이 많은 음, 긴 음, 또는 높은 음 등은 자주 사용된다. 마디 12의 유서도 (2절의 넓은 거리 도 마찬가지임)는 d -g -g 로 되어있는데, 긴 음 g 와 뒤따르는 장식음이 그러하다. <악보9> 마디 12~13
음악과 가사를 통해 본 북한의 민족성악 213 이 때, 유서도 (마디 12)를 평양이라 (마디11)와 같은 선율의 음들(d -g -g : 박자는 2배 느리 지만)로 반복함으로써 유서 깊음의 주체가 평양 임을 암시하게 된다. 즉, 평양은 모던함과 동시에 유서도 깊음을 음악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런 은밀한 방식의 강조로 인해 표면적으로는 <모란봉>의 정치사상적 측면을 부각시키지 않는 느낌이 드는데, <악보 8>에서 보듯이, 직접 사상성을 드러내는 핵심어인 평양, 사회주의 건설 의 선율은 오히려 낮고, 짧은 음의 반복으로 되어 있어 음악적으로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물 론 이런 읊조리는 듯한 선율의 장점은 메시지를 효과적 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3) <모란봉>2절의 음악과 가사 2절은 1절을 그대로 가사만 바꾼 것이 아니라, 천리마 동상 으로 시작하는 첫 마디부터 다른 방식으로 전개된다. 참고로, 천리마 동상 이라는 용어는 이 노래가 1957년 버전이 아님을 알 수 있게 한다. 이유는 천리마동상이 김일성의 49세 생일 기념으로 1961년에 세워진 것이기 때문이다. 원래 1957년에 만들어진 버전의 가사가 어떠했는지 알 수 없으나, 그 이후 수정되어서 현재 불려 지는 <모란봉> 버전이 완성본이라 할 수 있다.41) 2절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천리마 동상 앞에 발걸음을 멈추고 의 음악적 강조이다.42) 43) <악보 10> <모란봉> 2절의 첫 부분 이중창 악보 41) 1957년 버전을 1960년대초 수정 보완했다고 한다. 하지만 출처는 제시되지 않았다. 강영애, 북한의 민요연구, 권오성외, 북 한음악의 이모저모, 81쪽. 현재 버전은 박인옥, 황설경, 김정녀, 김주향이 녀성4중창 으로 부르는 영상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1-3hjzxyuc4 (검색일 2015. 11. 6.), 42) https://www.youtube.com/watch?v=gevapbfjsck (검색일, 2015. 11. 7.) 43) 이 악보의 출처는 연변예술단 혼성합창단의 편곡 (2015.8)이다. 북한에서 실제 연주되는 버전을 반영한 것이지만, 2절에서 박 자가 (원곡과 달리) 12/8박자에서 4/4박자로 바뀌어 전통적 리듬감은 약해졌다.
214 국악원논문집 제32집 북한의 민족성악에서 절가 를 중요한 원칙으로 하지만 <모란봉>은 (유)절가 도 아니고, 통절 가 로도 보기 힘들다. (유)절가로 보기 힘든 이유는 바로 2절의 첫 부분([악보10])이 1절의 첫 부분 ([악보3])과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통절가로 볼 수 없는 것은 그 외 부분은 1절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변형된 절가 정도로 칭할 수 있을 것이다. 위의 악보에서 보듯이, 이중창의 소프라노 성부는 전체 노래에서 가장 높은 음들(d -g -a -g ) 44) 의 화려한 장식음으로 천리마동상이 권위를 가지고 우뚝 서 있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모란봉> 의 전체 가사만 보면 혁명도시 평양 과 사회주의 건설 이 노래의 주제로 보이지만, 음악은 천리 마동상 을 하이라이트로 삼고 있다. 그런데, 천리마동상이 사회주의건설과 혁명의 도시 평양 보다 더 강조되어야 할 이유는 무엇인 가? 천리마동상은 김일성 49세 생일기념으로 봉헌된 것으로 북한의 재건을 상징하는 기념비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음악적 하이라이트의 뒤 배경에는 김일성이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말해, <모란봉>에서 음악과 가사를 취급하는 방식은 김일성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김일성을 찬양 하는 세련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음악과 가사내용과의 관계에서 흥미로운 것을 요약하면, 평양 과 천리마 동상 에서 전통적인 선율이나 전통적 창법보다 현대적인 선율과 높은 음고의 현대적 발성을 선호한 것은 북 한의 혁명적 건설에는 오히려 모던한 요소가 어울린다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고 하겠다. 45) Ⅳ. 끝맺으며 김일성이 아름다운 모범적 노래 선율의 예로서 언급한 <모란봉>과 <우리의 동해는 좋기도 하 지>를 통해 북한의 민족성악 의 일면을 이해해 보고자 했다. 지금까지 가사와 음악의 관계를 분석 한 결과를 요약하면, <우리의 동해는 좋기도 하지>는 가사가 바뀌었어도 원곡 신민요의 특성을 그 대로 가지고 있는 반면, <모란봉>은 창작의 수준에서 개작된 예술적인 창작민요 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모란봉>의 경우가 더 흥미로운데, 음악은 가사가 말하는 것을 제스처 적으 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그렇다. 46) 마치 평양 8경을 관광하듯, 금수산 제1봉, 양덕 맹산, 청류벽, 44) 이 높은 음역대는 기존 전통적인 진성 및 통성 창법의 민요발성 으로 올라가기 힘든 음역으로, 북한이 개발한 (벨카토 창법의 영역으로 확대한) 독특한 민성 발성 으로 부를 수 있다. 이소영, 해방 후 남 북한의 혼종적 음악하기-통속민요와 신민요, 그리고 창작민요를 중심으로, 351쪽 참고. 45) 김일성은 판소리로 군대를 전투마당으로 달겨나가게 할 수 있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습니다 라고 했는데, 전통음악 판소 리가 현대적 사회주의 분위기에는 맞지 않다고 보았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김일성, 혁명적문학예술을 창작할데 대하여, 448쪽. 46) 독일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강조한 용어인데, 작곡가 한스 아이슬러는 그 의미를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요한 수난곡 에 나오는 레치타티보 예수께서 제자들과 시돈 강을 건너 그 곳의 정원으로 들어 가셨다 를 예로 든다. 정원의 위치가 음악적으 로 묘사된 부분이다. 이경분, 음악이 작가에게 미친 영향-브레히트의 음악관을 중심으로, 낭만음악 통권 57호, (낭만음악
음악과 가사를 통해 본 북한의 민족성악 215 릉라도, 대동강을 지나고 나서야 드디어 평양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높은 음에서 점차 낮은 음으로 그려낸다. 또한 천리마동상 의 음악적 화려함을 통해 김일성을 찬양하는 방법도 노골적이지 않고, 우회적이어서 예술적 차원을 느끼게 한다. 뿐 만 아니라, 평양을 오랜 전통이 있으면서도 모던한 도시로 강조하는 방식도 음악적으로 (전통선율을 탈피한 현대적 선율과 읊조림 방식을 사용하여) 은근하면서도 분명한 메시지로 전달하고 있다. <우리의 동해는 좋기도 하지>와 <모란봉>을 김정일이 확립한 주체음악 의 관점에서 본다면, 후 자 <모란봉>이 주체음악의 네 가지 요구를 모두 충족하는 것으로서 주체음악의 모범적인 예로 보 아도 손색이 없다고 할 수 있겠다. 즉 김정일의 음악예술론 에 따르면 주체음악의 조건은 1 주 체시대의 새 형의 음악 이어야 하고, 2 우리 음악의 생명 이 중심이 되어야 하며, 3 (혁명에 필요한 것이) 명곡 이어야하고, 4 대중화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47) 이런 요구에 비추어 보면, <모란봉>은 민족음악인 민요 (2)에 바탕을 두고 있어서 인민 대중 의 감정정서에 맞고 그들이 알아듣고 즐길 수 있는 즉, 인민적 형식 을 가진 음악(1)이라 할 수 있다. 48) 또한 사회주의 혁명을 노래하는 사상성과 은근한 예술성을 겸비하는 명곡 (3)이면서도, 북한의 행사 때 빠지지 않는 곡 중 하나로서 자주 불려지고 연주되는 대중화 (4)된 곡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49) 특히 <모란봉>은 민요를 어떻게 고유한 예술적 방식으로 현대화할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예로서도 중요하다. 이 노래는 배합 관현악버전으로도 편곡되어 북한의 국립교향악단이 자주 연주할 뿐 아니라, 장새납 버전으로 연주되는 등 북한의 공식적 음악레퍼토리에서 중요한 위 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50) 본 논문의 분석결과는 북한의 성악곡은 음악만으로 또는 가사만 따로 볼 것이 아니라 음악과 가사가 서로 어떻게 결합되어 새로운 의미를 형성해내는지를 분석해야 숨어있는 메시지를 찾아 낼 수 있음을 말해준다. 북한의 민족성악은 음악자체보다 사상적 측면, 즉 내용을 담고 있는 가사의 역할이 중요하므로, 음악과 가사의 관계로 접근한 분석 결과가 많이 축적되어야 그 실체가 구체적 으로 드러날 수 있으리라 기대되는데, 앞으로의 연구과제로 남기고자 한다. 끝으로, 북한의 독특한 성악스타일은 (동아시아 내의 상호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적대성에도 불구 하고) 한중일의 민족음악창출의 시도와 비교될 수 있는 하나의 방법론 으로서 주목받아야 할 것이다. 사, 2002), 74-82쪽 참고. 47) 김정일, 음악예술론, (평양: 조선로동당출판사, 1992), 3-49쪽. 김정일의 음악예술론 이 작곡에서 가장 중시한 것은 선율이 었다( 음악에서 기본은 선율이다, 위의 글 50쪽); 주체음악에 관한 분석은 고방자, 북한 주체음악의 성격-김정일의 음악예 술론 을 중심으로, 37-51쪽 참고. 48) 북한의 문학예술사전 에 따르면, 인민적 민요는 연하고 부드러우며 류창하고 약동하는 선율 로 정의되는데, <모란봉>의 선율 도 여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문학예술사전, (평양: 과학백과사전 출판사, 1972), 391-392쪽. 49) 김정일, 음악예술론, 3-49쪽. 50) 관현악버전: https://www.youtube.com/watch?v=gmx3pthxfb8; https://www.youtube.com/watch?v=4k54esotcm8; https://www.youtube.com/watch?v=ievijqsxo9g; https://www.youtube.com/watch?v=gevapbfjsck; 장새납 버전:https://www.youtube.com/watch?v=w5pSQ51XTVw (모 두 검색일 2015. 11. 7.)
216 국악원논문집 제32집 [ 참고문헌 ] 1. 악보 및 사전 <모란봉>, 조선노래 대전집, 평양: 문학예술출판사, 2002. <우리의 동해는 좋기도 하지>, 조선노래 대전집, 평양: 문학예술출판사, 2002. <모란봉>, 이중창 편곡 악보 연변예술단 혼성합창단의 북한의 민족성악 (미출판 악보), 2015. 문학예술사전, 평양: 과학백과사전 출판사, 1972. 2. 단행본 및 논문 강영애, 북한의 민요연구, 권오성외, 북한음악의 이모저모, 민속원, 2000. 고방자, 북한 주체음악의 성격-김정일의 음악예술론 을 중심으로, 권오성외, 북한음악의 이모저모, 민속원 2000. 국립고전예술 극장조사 연구실편, 탁성 및 녀성 단일 성부 제거를 위한 몇 가지 제의, 예술과 체험, 국립출판사 1955, 41-77쪽. 김난희, 영상자료 분석을 통한 북한 주체적 발성의 실현양상, 음악과 문화 32권, 세계음악학회, 2015. 김순희, 창부타령과 모란봉의 비교연구, 단국대학교 석사논문, 2002. 김예풍, 조선족 민요 연구: 전승과 변용의 음악적 특성을 중심으로, 서울: 박이정, 2006. 김일성, 혁명적 문학예술을 창작할데 대하여-문학예술부문일군들앞에서 한 연설 1964년 11월7일, 김일성저작집 18(1964.1-1964.12), 평양: 조선로동당출판사, 1982. 김정일, 음악예술론, 평양: 조선로동당출판사, 1992. 리건우, 건설의 합창, 조선음악, 1955. 3호. 박은용, 김순남가곡집 산유화 를 보고, 자유신문, 1947.12.17. 배인교, 북한음악과 민족음악-김정일 음악예술론 을 중심으로, 남북문화예술연구 6호, 남북문화예술학회, 2011. 이경분, 북한의 망명음악가 정추 연구: 초기 교향악을 중심으로, 통일과 평화 7집 1호,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2015. 이경분, 일본의 윤이상: 동아시아 작곡가 로서 윤이상, 음악과 문화 24호, 세계음악학회, 2011. 이경분, 음악과 시문학. 김순남의 가곡 <산유화>와 <진달래꽃>, 음악과 민족 41권, 민족음악학회, 2011. 이경분, 음악이 작가에게 미친 영향-브레히트의 음악관을 중심으로, 낭만음악 통권 57호, 낭만음악사, 2002. 이미선, 북한가요의 모범이 된 사향가 연구, 음악과 문화 33호, 세계음악학회, 2015. 이소영, 해방 후 북한의 신민요, 한국음악연구 45, 한국국악학회, 2009. 이소영, 해방 후 남 북한의 혼종적 음악하기-통속민요와 신민요, 그리고 창작민요를 중심으로, 한국민요학 29, 한국민요학회, 2010. 이현주, 북한음악의 정체성에 관한 연구, 한국전통음악학 1, 한국전통음악학회, 2000. 천현식, 북한 가극의 특성과 변화, 북한대학원대학교 박사논문, 2012. 최성룡, 남 북한과 연변지역의 경서도 민요 비교연구, 단국대학교 박사논문, 2011. 최영애, 북한음악과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남북문화예술연구 통권6호, 남북문화예술학회, 2010.
음악과 가사를 통해 본 북한의 민족성악 217 A New Vocal Style of the North Korean Nation -The Relationship between Music and Text in Moranbong and Uri Donghae nun Jokkidohaji- Lee, Kyungboon* 51) This study analyses two North Korean songs which Kim Ilsung praised as beautiful melodies ; namely Moranbong and Uri Donhae nun Jokkidohaji. Both originated from Korean folk songs and Shinminyo(popular folksong style) and were adapted to suit the purpose of the North Korean socialism. This study explores how the music relates to the changed song text and how the music and words create new messages: First, the artistic song with political messages Moranbong can be understood as an example of the North Korean Juche music. Second, the song Uri Donhae nun Jokkidohaji changed only its lyrics and belongs to an average North Korean Shinminyo. The North Korean attempt to create a National vocal style is worthy of attention, since it amounts to an unique style of creativity in the East Asian context. [key words] Moranbong, Unri Donhae nun Jokkidohaji, North Korean vocal style, Relationship of Music and Words, Juche music, Shinminyo 투고일 심사일 게재 확정일 2015년 11월 10일 2015년 11월 18~30일 2015년 12월 3일 * Seoul National Univers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