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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아직까지도우리나라는 resilience' 이라는용어가적응유연성 ( 권태철, 2002; 김미승, 2002; 박현선, 1998, 1999a, 1999b; 양국선, 2001; 유성경, 2000; 이선아, 2004; 윤미경, 2002; 조혜정, 2002; 장순정, 2

전체 / 읷본문학의이해 3 3 읶문과학부 1/ 한국현대문학의이해 3 3 국어국문학 1/ 영문학입문 3 3 영어영문학 1/ 프랑스언어와문화Ⅰ 3 3 불어불문학 1/ 서양의역사와문화 3 3 사학 1/1 3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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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토픽맵에기초한, 철학고전텍스트들의체계적분석연구와디지털철학지식지도구축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백승영 서울대학교철학사상연구소 2005

편집위원 백종현 위원장 김남두이남인이태수정원재김상현 주간

발간사 서울대학교철학사상연구소철학문헌정보센터의전임연구단은한국학술진흥재단의기초학문육성지원사업비를받아앞서 2년간 (2002.8-2004.7) < 철학텍스트들의내용분석에의거한디지털지식자원구축을위한기초적연구 > 을수행한데이어, 그후속으로다시금 2년동안 (2004.9-2006.8) < 토픽맵에기초한, 철학고전텍스트들의체계적분석연구와디지털철학지식지도구축 > 사업을펴고있다. 그첫번째성과물을이제 ꡔ철학사상ꡕ 별책제5권으로엮어낸다. 이연구작업은중요한철학문헌들의내용을개념체계도를세워분석하고, 이를디지털지식자원으로활용할수있도록편성하는것이다. 이같은일은지식정보사회에있어철학이지식산업과지식경제의토대가되는디지털지식자원을생산하는데있어중요한역할을수행하기위한필수적인기초연구라할것이다. 우리연구단은긴논의과정을거쳐우리사회문화형성에크게영향을미친동서양의철학고전들을선정하고이를연구자의전공별로나누어, 각각먼저분담한저작의개요를작성한후, 개념들의관계를밝혀개념지도를만들고, 그틀에맞춰주요개념들을상술했다. 이같은문헌분석작업만으로써도대표적인철학저술의독해작업은완료되었다고볼수있다. 그러나이사업의목표는이에서더나아가이작업의성과물을디지털화된철학텍스트들에접목시켜누구나각자의수준에서철학고전의텍스트에접근할수있도록하려는것이다. 우리가대표적인것으로꼽는철학고전들은모두외국어나한문으로쓰여져있기때문에, 이를지식자원으로서누구나활용할수있도록하기위해서는디지털화에앞서현대한국어로의번역이불가피하다. 그러

나적절한한국어번역이아직없는경우에도원전의사상을이루는개념체계를소상히안다면원전에대한접근이한결수월해질것이다. 우리연구작업의성과는 1차적으로는이를위해활용될수있을것이지만, 장차한국어철학텍스트들이확보되면이를효율적으로활용하는데기초가될것이다. 아무쪼록우리공동연구사업의이성과물이인류사회문화의자산을확대재생산하는데초석이되고, 한국의철학문화향상에도이바지하는바있기를바란다. 2005 년 4 월 30 일 서울대학교철학사상연구소철학문헌정보센터장 / < 토픽맵에기초한, 철학고전텍스트들의체계적분석연구와디지털지식지도구축 > 연구책임자 백종현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토픽맵에기초한, 철학고전텍스트들의체계적분석연구와디지털철학지식지도구축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백승영 서울대학교철학사상연구소 2005

머리말 본연구서는니체의 ꡔ도덕의계보 (Zur Genealogie der Moral)ꡕ를연구대상서로삼아, 이텍스트의주요개념들과그것들사이의연관성을토픽맵방식을사용해분석하여, 철학지식지도 (Philosophy Knowledge Map) 구축을시도했다. ꡔ도덕의계보ꡕ는도덕개념및도덕가치의발생사를계보적방법론을통해분석해내는책으로, 세개의소논문으로구성되어있다. 이논문들은각기명백한목적과그것에상응하는개별전략을갖고있다. 첫번째논문은도덕에대한심리적 역사적 어원학적 사회적 정치적 생리적가설들의그물을제시하면서, 도덕개념의계보를밝히려한다. 그결과 도덕적-도덕적이지않음 의대립이 선-악 의대립이아니라, 좋음-나쁨 의대립으로환원되는, 고귀한 도덕적평가방식을제시한다. 두번째논문은 ꡔ도덕의계보ꡕ의핵심부분으로서계보적관점에생물학적진화론 경제학 문명이론 법이론 인류학및종교학까지동원하여, 도덕과다른영역과의연결을시도한다. 즉도덕의계보는기억의계보, 국가의계보, 문명의계보, 종교의계보와불가분의관계에있는것으로제시된다. 인간의도덕속에는인간의삶의조건들이모두반영되어있다고니체가생각하기때문이다. 이런작업은양심의자연적성격을밝히려는목적하에진행된다. 그과정에서양심의계보, 양심의가책의계보그리고신개념의계보가분석되며, 그후속절차로서양심의가책의파기및선한양심의가능성이탐구된다. 세번째논문은금욕주의를학문과철학이일반적으로공유하고있는속성으로이해하기위해, 학문비판의형태로진행된다. 니체는 ꡔ도덕의계보ꡕ의세논문을하나의총체적이면서도체계적인 i

구도로연결시키거나종합하지않는다. 오히려개개의논문들은완전히독립적이다. 특정논문에서제시된도덕적상황이다른논문에서는완전히다른상황으로반전되어다른논의가진행되기도한다. 따라서 ꡔ도덕의계보ꡕ는다양한관점들의총체이자, 동시에다양한학적관점들이유희하고있는총체일뿐, 그자체로는완결된도덕철학적프로그램이라고는볼수없다. 그럼에도불구하고그것은 논쟁서 라고하는부제가말해주듯이도덕에대한학적연구방법론에서부터, 도덕가치의기원에대한여러가설들을거쳐, 지배적인유럽도덕에이르기까지, 그야말로도덕과관련된거의모든것들과비판적인논쟁을한다. 이논쟁은현대의문화이론및도덕이론, 더나아가포스트모더니즘의제반논의에직 간접적인영향을미치는내용들을풍부하게제시한다. 그럼에도불구하고 ꡔ도덕의계보ꡕ는그내용이갖는유희적성격및가설적성격으로인해이해가용이하지않다. 따라서철학사상연구소가주관하고한국학술진흥재단이지원하는연구프로젝트 토픽맵에기초한, 철학고전텍스트들의체계적분석연구와디지털철학지식지도구축 이 ꡔ도덕의계보ꡕ를대상서로선정한것은매우반갑고도의미있는일이다. 토픽맵에기초한, 철학고전텍스트들의체계적분석연구와디지털철학지식지도구축 은철학텍스트들의내용을정보화하여, 독자가원하는수준의정보를효과적으로전달하는시스템을구축하고자한다. 따라서본연구서도이취지와방식에맞게구성되었다. 이작은연구서가철학의정보화와대중화에조금이나마보탬이되었으면하는바람이다. 본연구프로젝트에함께참여하신연구원선생님들의협조와, 연구책임자이신백종현교수님의배려와독려가없었더라면이연구서는완성되지못했을것이다. 이분들께진심으로감사드린다. 2005년 4월백승영 ii

목 차 제 1 부철학자및철학문헌해제 1 1. 니체의생애및저작 1 1.1 생애요약 1 1.2 생애해설 2 1.3 생애연보 9 1.4 저작 10 1.4.1 도덕의계보 10 1.4.2 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 10 1.4.3 유고 10 2. ꡔ도덕의계보ꡕ 해제 11 2.1 ꡔ도덕의계보ꡕ 요약 11 2.2 ꡔ도덕의계보ꡕ 해설 12 2.2.1 과제 12 2.2.2 방법론 13 2.2.3 구성 15 2.2.4 배경 17 2.3 ꡔ도덕의계보ꡕ 상세목차 19 2.4 주요용어 23 2.4.1 선 23 2.4.2 양심 23 2.4.3 금욕적이상 24 iii

제 2 부철학지식지도 25 1. 철학자지식지도 25 2. 철학문헌지식지도 27 3. 철학용어지식지도 29 3.1. 선 29 3.2 양심 29 3.3 금욕적이상 30 4. 철학문헌내용지식지도 31 제3부 ꡔ도덕의계보ꡕ 내용분석연구 37 1. 선과좋음 (gut; good) 37 1.1 정의 37 1.2 선계보탐구의과제 37 1.3 연구방식 38 1.4 영국계보학 39 1.4.1 영국계보학의장점 40 1.4.2 영국계보학의심리학 41 1.4.3 영국계보학의선개념 42 1.4.4 영국계보학의오류 43 1.4.4.1 역사적감각의결여 43 1.4.4.2 영국계보학의심리학적모순 44 1.4.4.3 선 판단주체의문제점 45 1.5 도덕적가치평가의유형학 46 1.5.1 고귀한가치평가방식 47 1.5.1.1 주체의특징 47 1.5.1.1.1 주인의식 47 iv

1.5.1.1.2 가치감 49 1.5.1.1.3 권력감 50 1.5.1.1.4 승인의도덕 51 1.5.1.2 좋음 에대한어원학적고찰 52 1.5.2 고귀하지않은가치평가 53 1.5.2.1 사제유형에의한가치평가의전도 54 1.5.2.2 역사적증거 54 1.5.2.2.1 유대인에의한가치평가의전도 55 1.5.2.2.2 유대적신개념 56 1.5.2.2.3 신개념의확대 56 1.5.2.2.4 복음의왜곡 58 1.5.2.3 원한의심리학 59 1.5.2.3.1 노예도덕의계보 : 원한 60 1.5.2.3.2 문화의도구로서의원한 61 1.5.2.3.3 원한의예 : 의지의자유 62 1.5.2.3.4 원한도덕의역사적증거 63 2. 양심 (Gewissen; conscience) 65 2.1 정의 65 2.2 양심의계보탐구의과제 65 2.3 양심의계보 66 2.3.1 망각 66 2.3.2 기억 67 2.3.3 기억각인의수단 : 고통 69 2.3.4 관습의도덕 (Sittlichkeit der Sitte) 69 2.3.5 주권적개인의양심 70 2.4 양심의가책 (Das schlechte Gewissen) 72 2.4.1 부채 (Schulden) 이론 72 2.4.1.1 채무법으로서의도덕 73 v

2.4.1.1.1 채권자- 채무자관계 73 2.4.1.1.2 경제적교환관계로서의채권자-채무자관계 74 2.4.1.1.3 죄개념의기원 75 2.4.1.1.4 책임에대한기억 76 2.4.1.1.5 잔인함에대한청구권 77 2.4.1.2 정의 78 2.4.1.2.1 교환정의로서의정의 79 2.4.1.2.2 채권자- 채무자관계로서의사회계약 79 2.4.1.2.3 공동체의잔인함에대한청구권 81 2.4.1.2.4 교환정의의자기지양 81 2.4.1.2.4.1 주권적개인모델 82 2.4.1.2.4.2 새로운정의개념 : 자비 83 2.4.1.2.4.3 형사정의 (Strafgerechtigkeit) 84 2.4.1.2.4.3.1 형벌의미의유동성 84 2.4.1.2.4.3.2 형벌의가상적유용성 85 2.4.1.2.4.3.3 형벌의실질적유용성 86 2.4.2 내면화이론 87 2.4.2.1 내면화과정 88 2.4.2.2 내면화의마조히즘 89 2.4.2.2.1 공격충동의마조히즘 89 2.4.2.2.2 공격충동의힘의지 91 2.4.2.3 내면화의문명 91 2.4.2.4 사회계약의폭력성 92 2.4.2.5 내면화의도덕화 93 2.4.2.5.1 신개념의계보 : 채무자- 채권자관계 94 2.4.2.5.2 잔인함의내면화 95 2.4.2.5.3 최고의부채감정으로서의그리스도교신 96 2.4.2.5.4 그리스도교의원한 96 2.4.2.5.5 양심의가책의파기가능성 98 vi

2.4.2.5.5.1 신성한신의가능성 98 2.4.2.5.5.2 예수그리스도의사랑 100 3. 금욕적이상 (Das asketische Ideal) 102 3.1 정의 102 3.2 금욕적이상계보탐구의과제 102 3.3 금욕적이상의유용성 103 3.4 금욕적이상의허무적성격 104 3.4.1 반자연성 104 3.4.2 절대성요구 105 3.5 사제의금욕적이상 106 3.5.1 문화권력으로서의사제 106 3.5.2 금욕적사제의과제 106 3.5.3 사제적이상의전제 107 3.5.3.1 논리적전제 107 3.5.3.2 생리적전제 108 3.5.3.3 심리적전제 108 3.5.4 금욕적사제의전략 : 원한의내면화 109 3.5.5 금욕적사제의수단 110 3.5.5.1 죄의식 110 3.5.5.2 기계적활동 111 3.5.5.3 즐겁게하는즐거움 112 3.5.5.4 무리형성 112 3.5.6 사제수단에대한비판 113 3.5.7 결과 : 유럽의원한문화 113 3.6 예술에서의금욕적이상의의미 115 3.6.1 관능성의문제 115 3.6.2 바그너의심리 116 3.6.3 금욕적이상의무의미 118 vii

3.7 철학에서의금욕적이상의의미 118 3.7.1 금욕적철학의목적 119 3.7.2 금욕적철학의수단 120 3.7.2.1 감각에대한불신 120 3.7.2.2 진리에의의지 121 3.7.2.3 이성의금욕적자기경멸 123 3.7.3 금욕적철학의한계 124 3.7.4 금욕적철학의대안 : 관점주의 125 3.7.4.1 관점적인식 126 3.7.4.2 해석능력으로서의객관성 126 3.8 학문에서의금욕적이상의의미 128 3.8.1 금욕적학문의특징 128 3.8.1.1 학적양심의결여 129 3.8.1.2 진리의도덕화 130 3.8.1.3 이성의자기제한 130 3.8.2 금욕적학문의유형 131 3.8.2.1 노동으로서의학문 132 3.8.2.2 영웅정신의학문 133 3.8.3 가치창조적학문 134 3.8.4 금욕적이상의자기지양 135 참고문헌 137 viii

일러두기 1. 이책의연구대상서인 ꡔ도덕의계보ꡕ의독일어표준본, 영어표준본그리고한국어표준본은다음과같다. 독일어표준본 Friedrich Nietzsche, Zur Genealogie der Moral, Nietzsche Werke. Kritische Gesamtausgabe VI 2, (Hg.) G. Colli & M. Montinari, (Walter de Gruyter, Berlin/New York 1968) (=KGW VI 2) 영어표준본 On the genealogy of morals, (trans.) W. Kaufmann & R.J.Hollingdale, (Vintage, New York 1967) 한국어표준본프리드리히니체, ꡔ도덕의계보ꡕ, 김정현 ( 역 ), 책세상니체전집 14 ( 서울, 2002) 2. 이책에서인용되는니체의전집과저서들은편의를위해약호를사용한다. MA I = Menschliches, Allzumenschliches I ( 인간적인너무나인간적인 I) VM (MA II) = Vermischte Meinungen und Spruche ( 혼합된의견과잠언들 ) WS (MA II) = Der Wanderer und sein Schatten ( 방랑자와그의그림자 ) M = Morgenröthe ( 아침놀 ) ix

FW = Die fröhliche Wissenschaft ( 즐거운학문 ) Za = Also sprach Zarathustra ( 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 ) JGB = Jenseits von Gut und Böse ( 선악의저편 ) GM = Zur Genealogie der Moral ( 도덕의계보 ) WA = Der Fall Wagner ( 바그너의경우 ) GD = Götzen-Dӓmmerung ( 우상의황혼 ) EH = Ecce Homo ( 이사람을보라 ) AC = Der Antichrist ( 안티크리스트 ) NW = Nietzsche contra Wagner ( 니체대바그너 ) IV I - IV 3 = Nachgelassene Fragmente Anfang 1875 November 1879 V 1 - V 2 = Nachgelassene Fragmente Anfang 1880 Sommer 1882 VII 1 - VII 3 = Nachgelassene Fragmente Juni 1882 Herbst 1885 (VII 4/2 Ergänzungen im Text) VIII 1 - VIII 3 = Nachgelassene Fragmente Herbst 1885 Anfang Januar 1889 2. 이책의장, 절표시는그내용의위계에따라예를들어 1. 선과 좋음, 1.1 정의, 1.1.1 영국계보학의장점, 1.1.2 영국계보학의심 리학순으로표시하였다. 3. 3부각단락의맨앞에있는 (q1.1) 또는 (e1.2) 등은철학지식지도의웹구현을위한표시일뿐, 책의내용과는상관이없다. 참고로 q 는인용을의미하고, e 는해설을의미한다. 그리고그뒤에있는숫자, 예를들어 (q1.1) 은제 1장의첫단락을그리고 (e1.2) 는제 1장의두번째단락을의미한다. 그리고 q 와 e 를통해서첫단락은인용이고, 두번째단락은해설임을알수있다. x

제 1 부철학자및철학문헌해제 1. 니체의생애및저작 1.1 생애요약현대철학의문을여는니체는신학, 고전문헌학및예술사공부로대학에서의학업을시작하지만, 쇼펜하우어의영향하에철학으로학적관심을돌리기시작한다. ꡔ비극의탄생ꡕ(1872), ꡔ반시대적고찰ꡕ(1874) 은쇼펜하우어의철학적염세주의와바그너의낭만적 국가적문화이념의영향을받고있으며, 니체철학의목적을새로운문화창달의계기설정으로제시한다. ꡔ인간적인너무나인간적인ꡕ(1876) 과더불어철학적계몽가로서의니체의작업이, 서양사유의자명성에대한비판적파괴및해체작업으로시작된다. 이작업은 ꡔ아침놀ꡕ(1881), ꡔ즐거운학문ꡕ(1883) 에서도계속된다. 미래의인간상과세계관을제시하는 ꡔ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ꡕ(1883-1885) 를계기로새로운철학건설이시작된다. 이후니체는 ꡔ힘에의의지ꡕ라는그의주저가될책을기획하고준비하지만, 1888년에완전히포기한다. 그사이 ꡔ선악의저편ꡕ(1886) 과도덕에대한논쟁서인 ꡔ도덕의계보ꡕ(1887) 가출간된다. 그리고좌절된저술기획대신에현대와현대성을데카당스로서직접적으로고발하는작품들이등장한다. ꡔ바그너의경우ꡕ(1888) 및 ꡔ니체대바그너ꡕ(1889) 는바그너예술을현대성의주범으로, ꡔ안티크리스트ꡕ(1888) 는그리스도교를데카당스현대를만든사상적근원으로지목하며, ꡔ우상의황혼ꡕ(1889) 은데카당스철학을만든철학적전제와방법론을문제시한다. 전대미문의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1

철학적자서전인 ꡔ이사람을보라ꡕ(1889) 와철학적산문시 ꡔ디오니소스송가ꡕ(1889) 의집필및교정직후 1889년 1월 3일카를로알베르토광장에서니체는쓰러지고만다. 10년정도의긴투병생활후 1900년 8월 25 일그는더이상고뇌하지않아도되는긴어둠의길로들어선다. 1.2 생애해설프리드리히빌헬름니체 (Friedrich Wilhelm Nietzsche) 는 1884년 10월 15일독일뢰켄 (Röcken) 에서전통적인목사집안의첫아들로태어난다. 1851년, 칸디다텐베버 (Kandidaten Weber) 라는사설교육기관에들어가, 종교, 라틴어, 그리스어를배운다. 1858년, 추어포르테 (Zur Pforte) 라는학교에입학하여철저한인문계중등교육을받는다. 소년니체의고전어에대한탁월한재능, 문학적능력, 음악에대한자질들이표출되기시작한다. 1864년, 본 (Bonn) 대학에서신학과고전문헌학, 예술사공부를시작한다. 한학기후에는신학공부를포기하고문헌학자리츨 (F. W. Ritschl) 의문헌학강의에전념한다. 1865년겨울학기에리츨교수를따라라이프치히대학으로학교를옮긴다. 라이프치히에서니체는리츨의지도를받은문헌학공부와쇼펜하우어의발견에힘입어학자로서의삶을시작하게된다. 늦가을에고서점에서우연히발견한쇼펜하우어의 ꡔ의지와표상으로서의세계ꡕ는니체를철학적사유로입문하게한다. 쇼펜하우어의염세주의철학에그는한동안매료되었으며, ꡔ비극의탄생ꡕ 은그자극하에서쓰인다. 또한쇼펜하우어의의지와표상에의거한세계해석은니체에게물자체와현상을구분하는칸트철학에관심갖게한다. 1866년, 테오그니데아 (Theognidea) 와디오게네스라에르티우스 (Diogenes Laertius) 의자료들에대한문헌학적작업을시작한다. 디오게네스에관한논문은 1867 년 라이니쉐스뮤제음퓌어필로로기 (Rheinisches Museum für 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Philologie) 라는잡지 ( 이하 RM) 에게재된다. 이논문과스승리츨교수의니체에대한높은평가는문헌학자니체의이름을세상에알리는계기가된다. 활발한문헌학적활동을하면서도니체는철학으로의학적전회를꿈꾼다. 피셔 (K. Fischer) 의책을통해친숙해진칸트에관계되는철학박사논문을기획한다. 1868년 11월 8일동양학자인브로크하우스 (H. Blockhaus) 의집에서바그너를처음만난다. 쇼펜하우어와독일철학그리고오페라의미래에대한의견을나눈바그너라는인물은니체에게깊이각인된다. 이시기에니체는첫번째철학적글인 목적론에대하여 (Zur Teleologie) 를쓴다. 1869년 4월, 스물네살의니체는바젤대학에고전어와고전문헌학의비전임교수 (außerordentlicher Professor) 로위촉된다. 라이프치히대학은 RM에발표된논문과디오게네스라에르티우스에대한연구를인정하여니체에게박사학위를수여한다. 1869년이후에니체는본격적으로철학적인글들을쓰기시작한다. 언어의근원에대하여 (1869/70), 디오니소스적세계관 (1870), 수사학 (1874) 등이대표적인글들이다. 1870 년 4월에정교수가된다. 7월, 독일-프랑스전쟁에자원의무병으로참가하기위해대학에휴가를낸다. 그렇지만이질과디프테리아에걸려 9월에의가사제대를한다. 1872년, 니체의첫철학적저술인 ꡔ비극의탄생ꡕ이출판된다. 이책은니체의독창적이고도철학적인초기사유를제시하고있으며, 니체의후기철학적사유들로향하는통로역할을한다. 예술가형이상학, 신화의포기불가능성제기, 디오니소스적예술충동과아폴로적예술충동의관계, 소크라테스적주지주의에의한그리스비극의몰락등이책이포함하고있는사유는문헌학적이라기보다는철학적인성격의것이다. 그결과 ꡔ비극의탄생ꡕ은비문헌학자들로부터는비교적긍정적인평가를받았지만, 동료문헌학자들로부터는극도로모욕적인평가와공개적인반박들을받게된다. 이로써문헌학자니체의이름은실추되어버린다. ꡔ비극의탄생ꡕ이남긴여파로상처를받은니체는바그너의문화프로그램을위한전위대역할을자처하기시작한다. 5월에행한 우리교육의미래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3

에대하여 에대한 5개의강연에는, 문헌학자가아니라독일의정치적교육자가되기를원하는니체의소망이놓여있다. 그이후니체는철학적방식으로새로운문화의조건들에대해물으며, 이조건을찾기위해그리스문화로항상되돌아간다. 초기그리스를그는문화적자기창조의전형으로, 독일의모범으로제시한다. 이의도에의해 1873년까지 씌어지지않은다섯권의책을위한다섯서론, 그리스비극시대의철학, 독일인에대한경고 등이작성된다. 이외에도니체의초기철학적사유를아주명료하게결집한텍스트인 도덕외적의미에서의진리와허위 가작성된다. 1873년, ꡔ반시대적고찰ꡕ의첫권이발간된다.( 다비드슈트라우스. 고백가와저술가 ) 여기서니체는자신을정치저술가혹은정치교육자로이해하고있으며, 지배적인시대정신을타파하고새로운문화의지반을준비하고자한다. 니체는 ꡔ반시대적고찰ꡕ을원래 10-13 개의논문들로구성할계획이었지만, 4개의주제들로대체한다. 1권은다비드슈트라우스를교양있는속물의전형으로보고있으며 ( 다비드슈트라우스. 고백자와문필가 ), 2권은역사적존재인인간의삶에대한역사의공과를다룬다 ( 삶에대한역사의이로움과해로움 ). 교육자로서의쇼펜하우어 라는제목의 3권은원래의의도인독일인들에대한경고에충실하다. 바그너와의문제를다룬 4권 ( 바이로이트의리하르트바그너 ) 에서는바그너에대한표면적인긍정적평가밑에가시돋친비판을숨기고있다. 2권과 3권과 4권은 1874년에출간된다. 바이로이트의리하르트바그너 가출판된직후, 첫번째바이로이트축제의마지막리허설의준비가한창일때, 니체는바이로이트를떠난다. 이것은바그너로부터니체의결별을예고한다. 1876년, ꡔ인간적인너무나인간적인ꡕ을집필하기시작하면서, 니체는바그너라는인물에집중되었던낭만적-국가적인문화이념으로부터완전히결별한다. 그는이제자신을바그너숭배자겸새로운독일문화에대한예언가로서가아니라, 계몽가와심리학자로서이해하기시작한다. 3월에는제네바에있는볼테르의집을방문하고그의정신을 ꡔ인간적인 4 ꡔ철학사상ꡕ 별책제5권제 9 호

너무나인간적인ꡕ 의잠언에수록하고자한다. 이때니체의육체적고통이점점심각해진다. 심한편두통, 만성적위장장애, 정상적인빛마저도견디어내지못하는그의눈은니체에게일상인의삶을영위하지못하게한다. 그는고통을조금이나마덜어줄수있는신선한공기와온화한기후를찾아다니는방랑생활을시작한다. 그의사회적삶은꼭필요한사교와편지왕래로만제한된다. 9월에요양생활에서돌아온니체는다시바젤대학에서강의를시작한다. 하지만 ꡔ인간적인너무나인간적인ꡕ의내용을페더가스트에게받아적게할정도로그의몸은여전히불편했다. 결국니체는 1879년 3월에강의를중단하고제네바로휴양을떠나게된다. 5월에는건강상의이유로교수직을그만둔다. 자유정신으로의이행을시도하는 ꡔ인간적인너무나인간적인ꡕ의 I, II 권에서니체의사유는파괴의시기로들어선다. 심리학자로서그리고계몽가로서그는새로운가치와더높은삶의조건들을제시하고싶어한다. 이과제를위해서전승된가치와덕목들에대한비판적파괴와해체작업은불가피한것이었다. 9월에는 ꡔ인간적인너무나인간적인ꡕ II부의 혼합된의견및격언들 이, 1880 년에는 방랑자와그의그림자 가발간된다. 1881 년 7월에는 ꡔ아침놀ꡕ이발간된다. 며칠후실스마리아로간다. 여기서의한소풍길에서영원회귀에대한구상이떠올랐다는이야기는유명하다. 11 월에는처음으로비제의카르멘을보고감격한다. 후에니체는이작품을바그너의음악과맞서는음악의이상적전형으로제시한다.(ꡔ바그너의경우ꡕ1, 2) 아침놀 은신의황혼후에따르는인간의아침놀이다. 인간의아침놀은기존의도덕에대한비판을통해, 그리고초월세계가아니라자기자신으로향하는인간의힘을의식하면서준비된다. 1882 년초에니체는 ꡔ아침놀ꡕ의뒤를이을것들을쓰기시작하여, 8월에 ꡔ즐거운학문ꡕ이라는제목으로출판한다. 4월에는로마의모이센부르크의집에서살로메 (Lou-Andreas Salomé) 를소개받고, 5월에는누이동생과살로메와함께타우텐부르그에서정신적긴장이감도는생활을하게된다. ꡔ즐거운학문ꡕ에서니체는실험적철학함의분위기와방법론을보여준다 : 인식자와실험자는모든것에대해웃을수있는일종의형이상학적명랑성을갖추어야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5

한다. 이명랑성은모든것의무토대성에대한인지와모든것으로부터의자유로움에근거하며, 특히 ꡔ즐거운학문ꡕ에서처음선포되는신의죽음에대한확실성을그배경으로한다. 이작품에는니체후기철학의거의모든주제들이이미제시되어있다. 진리비판이격렬해지고, 비도덕주의가명료하게드러나며, 힘에의의지나가치의전도그리고영원회귀사유가예비되고있다. 1883년여름의 완전히청명한날들의연속 에힘입어 ꡔ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ꡕ의 1부가쓰인이후, 아주빠른속도로 3부까지집필된다. 1884년 1월에 4부를완성하면서니체는자신의최고의책을썼다고믿었다. 그의건강은비교적좋았고, 정신적인고조를경험하면서그의사유는정점에올라있었다. 그는이책과함께자신의철학적과제가수행되었다고생각한다. 차라투스트라라는페르시아현자의문학적부활을통해니체는자기극복의고통과기쁨을갖는, 자유정신과육체와의통일이마련하는건강한미래의인간을제시한다. 이인간은상승하는삶을영위할수있으며, 자신안에있는모순적인면들을창조적으로연결하는이상적인삶의비전을제시한다. 한편이시기에여동생및어머니와의다툼과화해가빈번하게발생한다. 특히여동생이반유대주의자이고바그너숭배자이며, 종족주의적원칙에따라파라과이에독일식민지를세우려는계획을갖고있었던푀르스터 (B. Förster) 와약혼을결정하면서잠시회복되었던여동생과의불화는다시심화된다. 1885년니체는 ꡔ힘에의의지ꡕ라는, 그의주저가될책에대한저술을구상하기시작한다. 저술제목으로서 힘에의의지 는 1885년 8월의노트에처음등장한다. 그사이 1886년에 ꡔ선악의저편ꡕ이출판된다. 늙은페르시아현자의입을통한문학적형식을띤예언은이책과함께끝을맺고, 니체는다시개념적사유방식으로되돌아온다. 아포리즘양식을다시사용한이책에서니체는자신을자유정신으로재등장시킨다. 자유정신이제시하는주제들은니체후기사유를이해하는열쇠역할을한다. 그사이니체는자신의과거를다시불러와확대된사유지평을통해구제하는데에관심을보인다. 그래서이전에출판된작품들을위 6 ꡔ철학사상ꡕ 별책제5권제 9 호

한새로운서문을작성한다. ꡔ인간적인너무나인간적인ꡕ의새로운서문, ꡔ비극의탄생ꡕ을위한 자기비판의시도 라는서문, ꡔ아침놀ꡕ 과 ꡔ즐거운학문ꡕ의서문등이작성된다. 그가불러온과거는새로운창조적분위기를형성한다. 이창조적분위기에서쓰인유고들에는니체후기철학의거의모든중심사유들이산발적인형태로담겨있다. 1887 년 11월, 도덕에대한논쟁서인 ꡔ도덕의계보ꡕ가출판된다. 1887 년초부터악화되기시작한그의건강상태는, 6월에살로메의결혼소식을접하면서우울증이겹쳐더욱심각해진다. 이런상태에도불구하고인간과세계에대한정합적이고도체계적인해석을내놓고싶어하는그의의지는점점강해진다. 이런사유가적의지는 1885 년부터구상되기시작한 힘에의의지 라는제목을갖게될책을계속준비하게한다. 하지만사유의아나키즘이그를엄습하면서, 이저술계획은 1888 년 8월에포기되어버린다. 그대신에 가치의전도 라는새로운제목으로책을재구상한다. 1888 년 9월 3일에는이책을위한서문까지도작성하지만, 이책도결국은포기하고만다. 이결단이엄청난체계적인작업을위한그자신의힘의부족을인식해서든, 아니면자신의기획이원칙적으로수행불가능했음을인식해서든, 니체는이제그기획대신다른작품들을통해현대세계에비판을가하기시작한다. 그좌절된저술기획의일환으로이미작성되어있던소묘들의일부가 ꡔ우상의황혼ꡕ과이것의쌍둥이작품이라고도할수있는 ꡔ안티크리스트ꡕ라는제목으로등장한다. 여기서특히그리스도교는데카당스적현대의전형이자, 데카당스현대를만든주범으로니체의분노를산다. 이보다먼저 1888 년 7월에는 ꡔ바그너의경우ꡕ가완성된다. 여기서는바그너의예술을전형으로하는현대에대한공격이감행된다. ꡔ우상의황혼ꡕ과 ꡔ안티크리스트ꡕ가완성되는동안 ꡔ바그너의경우ꡕ에대한아주격렬한비판과더불어아주긍정적인반향들이일었고, 이에고무된니체는몇주안가서 ꡔ니체대바그너ꡕ로응답한다. 1888 년크리스마스에완성된이책은니체와바그너의대척자관계를명시하고있다. 바그너에대한니체의혹독한판단은니체자신의폭발적인기분을계속유지하게한다. 이런기분은 1888년가을에완성된니체의작품들에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7

대해세간의주목이점점더강해지고있다는사실에더욱고무된다. 특히코펜하겐대학의브란데스 (G. Brandes) 교수가니체철학에대한강의를했다는소식은니체를흥분시켰다. 당시유럽에서이미저술가로유명해져있던브란데스가그를높이평가하자니체는처음으로자신이공정하게평가되고있다는생각을하게된다. 독일내에서도니체의작품에대한공공연한반향들이점차로늘어가자, 니체는갑자기자신의영향이백년아니심지어는이백년에이를것이라는느낌을받게된다. 이런느낌을가지고그는철학적자서전인 ꡔ이사람을보라ꡕ를쓴다. 니체처럼아주오랫동안세간의외면과오해를받은사람이스스로에대해해명하는기회를갖고싶어하는것은아마도당연한일이었을지도모른다. 1888년말부터는불행의징조가조금씩눈에띠기시작한다. 그는거의매일친구들이나여러지기에게편지를써서아주위대한사건이일어날것임을고지하기시작한다. 심지어는인류의운명이결정되는일이닥쳐오고있으며, 그일은바로그리스도교에대한전쟁이라는경고성편지를독일황제에게보내려하기도한다. 또한그의현실적인자기평가능력이사라지는징후도보이기시작한다. 그럼에도불구하고마지막작업을수행하려는그의의지와정열은그를아직은쓰러지게놔두지않는다. 그는 ꡔ이사람을보라ꡕ 나 ꡔ디오니소스송가ꡕ 의교정을꼼꼼히할정도로의식이명료했으며, 출판사에대한요구나반응도지나치리만큼정확했다. 하지만 ꡔ디오니소스송가ꡕ 의교정을마친직후, 1889년 1월 3일 ( 혹은 1월 7일 ), 카를로알베르토광장에서니체는결국쓰러지고만다. 이후그는정신이상징후를보이기시작하며, 바젤정신병원에입원한다. 그사이 ꡔ우상의황혼ꡕ, ꡔ니체대바그너ꡕ, ꡔ이사람을보라ꡕ, ꡔ디오니소스송가ꡕ 가출판된다. 그의상태는 1891년부터급격히악화되기시작해서, 1893년부터는사람을식별하지못할정도가되며, 집안에서도휠체어에의존할정도로육체적기능도약화된다. 1894년에는더이상말을할수없게된다. 1900년 8월 25일정오경에니체는더이상고뇌하지않아도되는긴어둠의길로들어서고만다. 8 ꡔ철학사상ꡕ 별책제5권제 9 호

1.3 생애연보 1844: 독일뢰켄에서출생. 1858: 추어포르테 (Zur Pforte) 에입학 1864: 본 (Bonn) 대학에서신학, 고전문헌학, 예술사, 고전문헌학공부시작 1865: 라이프치히 (Leipzig) 대학으로학교를옮겨서고전문헌학에집중. 쇼펜하우어의 ꡔ의지와표상으로서의세계ꡕ를통해철학공부시작 1868: 첫번째철학논문 목적론에대하여 작성 1869: 바젤 (Basel) 대학고전문헌학교수로위촉철학논문 언어의근원에대하여 (1869/70), 그리스음악드라마 (1870), 소크라테스와비극 (1870), 비극적사유의탄생 (1870), 디오니소스적세계관 (1870) 작성. 1872: ꡔ비극의탄생ꡕ 출판 1873-1874: ꡔ반시대적고찰ꡕ 출판 1876: ꡔ인간적인너무나인간적인ꡕ I, II 출판 1879: 교수직사임 1881: ꡔ아침놀ꡕ 출판 1882: ꡔ즐거운학문ꡕ 출판 1883-1885: ꡔ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ꡕ 출판. 이후 ꡔ힘에의의지ꡕ라는제목의주저를기획하기시작 1886: ꡔ선악의저편ꡕ 출판 1887: ꡔ도덕의계보ꡕ 출판 1888: ꡔ힘에의의지ꡕ 저술기획의포기. ꡔ바그너의경우ꡕ ꡔ우상의황혼ꡕ ꡔ안티크리스트ꡕ, ꡔ이사람을보라ꡕ, ꡔ디오니소스송가ꡕ,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9

ꡔ니체대바그너ꡕ 출판 1889: 1월 3일카를로알베르토광장에서기절. 이후 10년간정신질환을앓음 1900: 독일바이마르 (Weimar) 에서사망 1.4 저작 1.4.1 도덕의계보한국어표준본 : 프리드리히니체, ꡔ도덕의계보ꡕ 김정현 ( 역 ), 책세상니체전집 14 ( 서울 2002) 원어표준본 : Friedrich Nietzsche, Zur Genealogie der Moral, Nietzsche Werke. Kritische Gesamtausgabe VI 2, (Hg.) G. Colli & M. Montinari, (Walter de Gruyter, Berlin/New York 1968) 영어표준본 : On the genealogy of morals, (trans) W. Kaufmann & R.J.Hollingdale, (Vintage, New York 1967) 1.4.2 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한국어표준본 : 프리드리히니체, ꡔ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ꡕ, 정동호 ( 역 ), 책세상니체전집 13 ( 서울 2002) 원어표준본 : Friedrich Nietzsche, Also sprach Zarathustra, Nietzsche Werke. Kritische Gesamtausgabe VI 1, (Hg.) G. Colli & M. Montinari, (Walter de Gruyter, Berlin/New York 1976ff) 영어표준본 : Friedrich Nietzsche, Thus spoke Zarathustra, (trans & preface) W. Kaufmann, (The modern Library, New York 1995) 1.4.3 유고 1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한국어표준본 : 1) 프리드리히니체, ꡔ유고 (1885년 7월-1887년가을 )ꡕ, (=KGW VIII 1) ( 발간예정 ) 2) 프리드리히니체, ꡔ유고 (1887년가을-1888년 3월 )ꡕ, 백승영 ( 역 ), 책세상니체전집 22, ( 서울, 2000) (=KGW VIII 2) 3) 프리드리히니체, ꡔ유고 (1888년초-1889년 1월초 )ꡕ, 백승영 ( 역 ), 책세상니체전집 23, ( 서울, 2004) (=KGW VIII 3) 원어표준본 : 1) Friedrich Nietzsche, Nachgelassene Fragmente Herbst 1885- Herbst 1887, Nietzsche Werke. Kritische Gesamtausgabe VIII 1, (Hg.) G. Colli & M. Montinari, (Walter de Gruyter, Berlin/New York 1974) (=KGW VIII 1) 2) Friedrich Nietzsche, Nachgelassene Fragmente Herbst 1887- März 1888, Nietzsche Werke. Kritische Gesamtausgabe VIII 2, (Hg.) G. Colli & M. Montinari, (Walter de Gruyter, Berlin/New York 1970) (=KGW VIII 2) 3) Friedrich Nietzsche, Nachgelassene Fragmente Anfang 1888- Anfang Januar 1889), Nietzsche Werke. Kritische Gesamtausgabe VIII 3, (Hg.) G. Colli & M. Montinari, (Walter de Gruyter, Berlin/New York 1972) (=KGW VIII 3) 영어표준본 : 없음 2. ꡔ 도덕의계보 ꡕ 해제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11

2.1 ꡔ도덕의계보ꡕ 요약 ꡔ도덕의계보ꡕ는도덕개념및도덕가치의발생사 (Entstehungsgeschihte) 를계보적방법론을통해분석해내는책이다. 이책은세개의독립된논문으로구성되어있다. 첫번째논문의제목은 선과악 좋음과나쁨 이다. 제목이암시하듯여기서는선과악개념의계보, 이에대립되는 좋음과나쁨 개념의계보가탐구된다. 그결과 도덕적-도덕적이지않음 의대립이, 선-악 의대립이아니라 좋음- 나쁨 의대립으로환원되는, 도덕에서의고귀한가치평가방식을제시한다. 두번째논문은 죄 양심의가책 그리고그와유사한것들 이라는긴제목을갖고있다. 여기서는양심의계보, 양심의가책의계보그리고신개념의계보가분석되며, 그후속절차로서양심의가책의파기및선한양심의가능성이탐구된다. 이두번째논문은 ꡔ도덕의계보ꡕ에서가장핵심적인부분이다. 세번째논문의제목은 금욕적이상이란무엇인가? 다. 여기서는금욕적이상이사제적이상과동일한것으로설정되며, 이이상이가질수있는유일한의미가삶에의의지가아니라, 무에의의지라는것이계보분석을통해밝혀진다. 무에의의지로서의금욕적이상은서양철학뿐만아니라학문과예술일반을지배하고있으며, 그런한에서학문비판의성격을띤시대비판이진행된다. 2.2 ꡔ 도덕의계보 ꡕ 해설 2.2.1 과제 ꡔ도덕의계보ꡕ는도덕의발생사를다루는책이다. 하지만도덕이론의발생사가아니라, 도덕개념및도덕가치의발생사가그대상이다. 즉어떤조건하에서인간이선과악이라는도덕적가치판단을갖게되는가 12 ꡔ철학사상ꡕ 별책제5권제 9 호

가 ꡔ도덕의계보ꡕ의탐구과제인것이다. 그러나도덕의발생사는아주복잡한문제영역을포함하며, 그문제영역은적어도다음처럼네가지분리된과제로재구성해볼수있다. 1) 현대유럽의지배적인도덕에대한파악, 2) 도덕코드전체를삶의기호이자징후로이해, 3) 도덕판단및도덕개념발생해명, 4) 지배적인도덕의효과와기능및영향에대한비판적검토.(VIII 1 1[53]) ꡔ도덕의계보ꡕ는이에상응하여지배적인도덕의계보를추적하고, 도덕이갖는해석적성격을해명하며, 그것을비판적으로검토한다. 하지만이주제들중에서도덕판단및개념의발생을설명하는것이주요과제가되며, 나머지주제들은그와병립하는형태를띤다. ꡔ도덕의계보ꡕ 는 논쟁서 라는부제를갖고있다. 이것은이책의 < 서문 > 에서밝히고있듯이파울레 (Paul Rée) 의 ꡔ도덕감정의기원 (Der Ursprung der moralischen Empfindungen)ꡕ(1877) 을의식한것이다. 하지만그와의논쟁은 ꡔ도덕의계보ꡕ 를집필하게한동기에지나지않는다. 오히려 ꡔ도덕의계보ꡕ 는도덕에대한학적연구방법론에서부터, 도덕가치의기원에대한여러가설들을거쳐, 지배적인유럽도덕에이르기까지, 그야말로도덕과관련된거의모든것들과논쟁을한다. 그리고이논쟁서속에는새로운도덕이설정되어있지만, 그는처음부터도덕에대한절대적관점을포기하고들어가며, 그자신의새로운도덕에대해서도절대요구를하지않는다. 이런태도는도덕을삶의조건으로이해하는, 즉해석으로이해하는그의도덕관을도출해낸다. 이렇듯 도덕의발생사 라는과제는 도덕의해석적성격 을밝히는결과를가져오게된다. 2.2.2 방법론도덕의발생사를다루는 ꡔ도덕의계보ꡕ는계보학 (Genealogie) 을방법론으로선택한다. 계보학개념은 17세기부터이미사용되었던것으로, 이때사용되었던계보학은한가족의가계족보를작성하는것과관련되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13

어있었다. 이런계보학을철학적방법론으로끌어들인사람이바로니체이며 (Historisches Wörterbuch der Philosophie, Bd 3, 268쪽.), ꡔ도덕의계보ꡕ는철저히이방법론에의존한다. 따라서 ꡔ도덕의계보ꡕ는 ꡔ 선악의저편ꡕ에서처럼도덕의자연사 (Naturgeschichte) 를다루지않는다. 오히려족보탐구와유사한방식으로도덕가치의여러연원들과발생조건들을추적한다. ꡔ도덕의계보ꡕ가족보탐구의성격을갖는한에서, ꡔ도덕의계보ꡕ는 1) 도덕가치의발생을하나의경험적이거나사변적인원천으로소급시키지않는다. 족보탐구가위로소급하는탐구이지만, 소급하면할수록더많은선조아버지들과선조어머니들이등장하는가계도를구성해내는것처럼, ꡔ도덕의계보ꡕ 역시도덕가치의다양한발생연원을등장시키는도덕의가계도를구성해낸다. 2) ꡔ도덕의계보ꡕ는일면성과관점성이라는성격을갖는도덕의가계도를제공한다. 선조들이다양한삶의공간과이해지평을갖고있는한에서, 계보가소급되면될수록점점더상이하고도다양한역사적공간과이해의공간을포함하게된다. 이것은다시 ꡔ도덕의계보ꡕ가제시하는계보의일면성과관점성을자명한것으로만든다. 하지만니체는이점에대해전혀불만이없다. ꡔ도덕의계보ꡕ가기존의도덕적자명성을비판하려는소과제를갖고있는한, 도덕연원의관점성과일면성을보여주는것은기존의자명성역시추정적자명성일뿐이라는것을인식하게하는도구가될수있기때문이다. 3) 계보적방법론은 ꡔ도덕의계보ꡕ에서보여주는도덕발생사에가설적성격을띠게한다. 뒤로소급되면될수록더많은추측에의존하게되기때문이다. 물론니체는이런점때문에신용할수있을만한역사적단초들을가능한한많이끌어들여, 가설적성격을완화시켜보려한다. 이런맥락에서그는사회학 심리분석 철학적인간학 실존철학 경제학의관점을서로교차시키고보완시키면서적용하며, 이론수립을위한증거들을이영역의지식들로부터찾아보려고한다. 그럼에도불구하고계통의복잡성으로인해 ꡔ도덕의계보ꡕ의논의들은가설적특징을갖지않을수없다. 그러나 4) 계보학을방법론으로사용하는 ꡔ 도덕의계보ꡕ는역사로서의계보학을제공하는데그궁극목적이있는 14 ꡔ철학사상ꡕ 별책제5권제 9 호

것은아니다. 오히려도덕가치에대한비판을하는것으로서의계보학, 즉비판으로서의계보학을제공하고싶어한다. 비판으로서의계보학은도덕의가상적자명성에대한비판이며, 이것을위해연원에대한점점더가설적이고일면적이며관점적인탐구가진행되는것이다. 2.2.3 구성니체는이책을세논문으로구성한다. 첫번째논문은 선과악 좋음과나쁨, 두번째논문은 죄 양심의가책 그리고그와유사한것들, 세번째논문은 금욕주의적이상이란무엇인가? 라는제목을가지고있다. 니체자신은이런구성을갖는 ꡔ도덕의계보ꡕ 에대해상이한세가지견해를밝히고있다. 먼저그는 1) ꡔ도덕의계보ꡕ를 ꡔ선악의저편ꡕ의부록 (Anhang) 으로 (KSB 8, 255쪽 ), 즉 ꡔ선악의저편ꡕ을보충하고명료하게하는것으로생각한다. 니체는 ꡔ선악의저편ꡕ 을 ꡔ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ꡕ 에대한보충이자명료화작업이며주석서라고한적이있으며, 아마도동일한맥락에서 ꡔ도덕의계보ꡕ를보충이자명료화작업이라고말하고있는것같다. 니체의언명과는달리 ꡔ선악의저편ꡕ이단지 ꡔ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ꡕ의주석서만이아닌것처럼, ꡔ도덕의계보ꡕ 역시단순한주석서나보충서나명료화작업만은아니다. 오히려 ꡔ도덕의계보ꡕ는 2) 논쟁서 라는부제가말해주듯이, 기존의도덕이론에대한반동 (Gegenbewegung) 이며, ꡔ도덕의계보ꡕ 이후쓰인저술들이모두 반동적 성격을띠는한에서, 반동적철학의시작이라고도이해할수있다. 그리고 ꡔ도덕의계보ꡕ가보여주는반동의내용을니체자신은가장엄밀한이성비판, 도덕적이성으로서의이성비판으로이해한다.(KSB 8, 11쪽 ; KSB 8, 242쪽 ) 3) ꡔ도덕의계보ꡕ 에대해니체자신이내리는세번째평가는 ꡔ이사람을보라ꡕ에수록되어있다. 여기서니체는기존의두평가와는다른새로운시각을보여준다. 즉여기서는 ꡔ선악의저편ꡕ의보충물도아니고, 중대한반동의시작도아니라, 각각의논문이진리를보여주는작품으로인정한다. 그렇다면 ꡔ도덕의계보ꡕ는결국 진리의계보 인셈이된다 : 아주기분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15

나쁜진리들의둔중한으르렁거림이멀리서부터점차커지고, -결국에는모든것을극도로긴장시키며앞으로내모는폭풍같은거친속도에이른다. 마지막에는매번지독하게전율스런폭발이일어나고, 두꺼운구름사이로새로운진리가하나눈에보이게된다. (EH-GM) 여기서니체는첫번째논문의내용을 그리스도교의심리 에관한것으로정리한다. 그리스도교의심리에관한진리의내용은 그리스도교는원한정신의산물이다 이다. 두번째논문의내용을그는 양심의심리 로정리하며, 그것에관한진리는 양심은인간내부의신의음성이아니라, 더이상외부를향해폭발할수없게된다음에자기자신을향해반전하는잔인함의본능이다 이다. 세번째논문의내용을그는 금욕적이상, 사제적이상이어째서힘을갖는지에관한것 으로이해한다.(EH-GM) 이에관한진리는 그이상이지금까지유일한이상이어서그것의경쟁상대가없었기때문이다 이다. 이세논문을니체는 가치의전도 를위한세가지 준비 로, 그것도 사제심리학 을포함하고있는 결정적인준비 로이해한다. 니체자신의이런세가지평가는각기다른관점이적용된평가다. 이것은 ꡔ도덕의계보ꡕ를니체가그자체로완결된프로그램으로서는, 특정한체계적인작업을필요로하는프로그램으로서는기획하지않았다는사실에대한증거이기도하다. ꡔ도덕의계보ꡕ의세논문은각기명백한목적과그것에상응하는개별전략을가지고서진행된다. 첫번째논문은도덕에대한심리적 역사적 어원학적 사회적 정치적 생리적가설들의그물을제시하면서, 도덕개념의계보를밝혀보려한다. 두번째논문은계보적관점에생물학적진화론 경제학 문명이론 법 인류학및종교학까지동원하여, 도덕과다른영역과의연결을시도한다. 즉도덕의계보는기억의계보, 국가의계보, 문명의계보, 종교의계보와불가분의관계에있는것으로제시된다. 인간의도덕속에는인간의삶의조건들이모두반영되어있다고니체가생각하기때문이다. 이런작업은양심의자연적성격을밝히려는목적으로진행된다. 세번째논문은금욕주의를학문과철학이일반적으로공유하고 16 ꡔ철학사상ꡕ 별책제5권제 9 호

있는속성으로이해하기위해, 학문비판의형태로진행된다. 니체는이논문들을하나의총체적이면서도체계적인구도로연결시키거나종합하지않는다. 오히려개개의논문은완전히독립적이다. 특정논문에서제시한도덕적상황을다른논문은완전히다른상황으로반전시켜다른논의를제공한다. 따라서다양한관점들의총체이자, 동시에다양한학적관점들이유희하고있는총체라고볼수있다. 2.2.4 배경니체자신의설명과는별도로우리는 ꡔ도덕의계보ꡕ를니체의사유전체를고려하고, 영향을미친사상사적연관도고려하여이해해야한다. 이런방식은니체철학에대한학적-체계적-역사적인탐구방식의일환으로서, 니체철학연구를위한필수적방법이다. 물론몬티나리 (M. Montinari) 나얀츠 (P. Janz) 의의견에따르면 ꡔ도덕의계보ꡕ 는 1887년 7 월 10일에서 7월 30일사이에작성되었다.(KSA 14, 377쪽 ; KSA 15, 164쪽 ; C. P. Janz, Friedrich Nietzsche. Biographie 3Bde [München 1978-79] Bd II, 541쪽, Bd III, 372쪽 ) 이저술기간은니체자신에게서유래하지만, 니체의편지글을토대로하면 1887년 7월 10일에서 8월 28일간에걸쳐작성된것을알수있다.(KSB 8, 287쪽, 123쪽, 112쪽, 115쪽, 116쪽, 127 쪽, 130쪽. 135쪽, 154쪽, 163쪽 ) 비록몬티나리와얀츠가제시한기간보다는긴시간이지만, ꡔ도덕의계보ꡕ 의내용을고려하면믿을수없을정도로짧은저술기간이라고할수있다. 거의불가능에가까운작업을니체가완수할수있었던것은필요한자료들에대한검토및예비작업들이이미선행되어있었기에가능했다고할수있다. 이선행되었던작업들을위의방법을적용하여파악해보면다음과같다. 먼저 ꡔ도덕의계보ꡕ 는다음과같은니체철학내부의배경을토대로하고있다. 1) ꡔ선악의저편ꡕ 과 ꡔ도덕의계보ꡕ 사이에니체가집중했던기존의작품들에대한새로운서문작성작업이그첫번째배경이다. 1886년늦여름에새로운서문들을작성하면서니체는자신의전작품을새롭게개관하고점검할기회를갖게된다. 그러면서니체는 ꡔ인간적인너무나인간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17

적인ꡕ 을서양도덕에대해의심하는모험가의모험으로, 그리고 ꡔ비극의탄생ꡕ 을 예술가-형이상학 으로부터의해방뿐만아니라, 도덕문제로부터도해방을꾀하는시도로, ꡔ아침놀ꡕ 을도덕의계보분석이라는과제의한단계로서술하고있다. 이새로운서문들은해당서적들에대해 ꡔ도덕의계보ꡕ의관점을선취해서평가하고있는것으로서, ꡔ도덕의계보ꡕ 를구성하기위한작업가설의형태를띤다고할수있다. 이런작업가설의성격은다른무엇보다도 2) ꡔ즐거운학문ꡕ 중에서도이시기에작성된 5부에서가장명료하게등장한다. 특히 343번글에서는신의죽음과더불어유럽도덕의몰락이선언되고, 344번글에서는진리의지가도덕의지반으로부터탈피해야한다는정언적명제가제시되고, 345번글은도덕문제는도덕의생성사에의해고찰되어야한다는것을지적하며, 346번글은삶을도덕에의해제약된것으로고찰하지않을때의위험에대해경고한다. 3) ꡔ도덕의계보ꡕ 를위한작업가설의형태는아니지만, 오히려 ꡔ도덕의계보ꡕ 의전내용을압축적으로표명해놓은것은 렌처-하이데 (Lenzer- Heide) 텍스트다.(VIII 1 5[71]) 유럽허무주의 라는제목을갖고있는이텍스트는니체의여러유고중에서연구사적의의가매우높은텍스트다. ꡔ도덕의계보ꡕ 는이텍스트의두번째장의문제의식에서출발하고, 첫번째장의내용으로종결된다. 물론이텍스트에등장하는영원회귀사유에대해서는 ꡔ도덕의계보ꡕ 는침묵하며, 허무주의극복의열쇠역할을하는이주제를도덕의발생사로좁혀서 ꡔ도덕의계보ꡕ 를등장시키는것이다. 이외에도 4) ꡔ선악의저편ꡕ 의몇주제도 ꡔ도덕의계보ꡕ 의사상적배경을형성한다. 특히 1장의 자유의지 와 자유롭다고생각되는의지 와의구별, 2장에서 가설 로제시된힘에의의지이론, 종교 - 특히그리스도교 - 의본성및기능을제시하는 3장에서실행된심리분석, 8장의유럽현대의도덕에대한비판적고찰은 ꡔ도덕의계보ꡕ 의예비단계라고할수있다. 무엇보다도도덕의자연사를제공하는 5장이야말로 ꡔ도덕의계보ꡕ 를위한결정적인준비과정으로이해할수있다. 여기서제시된도덕의유형학은도덕에대한도덕외적서술가능성에대한최초의시도이기때문이다. 이런선행작업들과의연관성은 ꡔ도덕의계보ꡕ 에대한정당한이해를 18 ꡔ철학사상ꡕ 별책제5권제 9 호

위해서주지되어야한다. ꡔ도덕의계보ꡕ 의외적 사상사적배경을형성하는것은도스토예프스키, 르낭, 칸트, 포이어바흐, 스피노자, 라이프니츠에대한재연구, 버클 (Henry Thomas Buckle) 이 ꡔ영국문명사 (Geschichte der Zivilisation in England)ꡕ (1857-1861) 에서보여준인구통계학적인방법, 레 (Paul Rée) 의 ꡔ도덕감정의기원 (Der Ursprung der moralischen Empfindungen)ꡕ(1877) 이보여준도덕계보학등이라고할수있다. 특히레의 ꡔ도덕감정의기원ꡕ 은 ꡔ도덕의계보ꡕ 를쓰게한직접적인계기가된다. 니체는 ꡔ도덕의계보ꡕ 를이책에대한논쟁서라고밝힐정도로, 이책의직 간접적인영향을받고있다. 니체는레의이책을 도덕철학의역사에서의전환점 (KSB 5, 208 쪽 ) 이라고말할정도로, 이책의방법론과결과그리고출처에대해높이평가한다. 하지만레가그책에서전제했던도덕감의근원에대한사회진화론적가정들, 레가생물학적 사회학적 역사적가정들을도덕적현상으로환원시키면서, 그가정들을전혀의심하지않은채로사실로서간주해버린점을니체는불만스럽게여긴다. 또한레의이론이계보적으로지나치게단순하고피상적이어서도덕이갖고있는도덕외적원천들을건드리기에부족하다고생각한다. 그럼에도불구하고레의책이보여주는명쾌함이나현실관련성은니체의경탄을자아내기에충분했다.(KSB 5, 246 쪽 ) 그래서니체는 ꡔ도덕의계보ꡕ를의식적으로레의책과순서를같이하여구상한다. ꡔ도덕감정의기원ꡕ 의 1장의주제는 선 악개념의기원 이었고, 이것은 ꡔ도덕의계보 ꡕ 1장에대응한다. ꡔ도덕감정의기원 ꡕ 2장의주제는 양심의기원 이고, 이것은 ꡔ 도덕의계보ꡕ 2장에대응한다. ꡔ도덕감정의기원ꡕ 3장은책임과의지의자유에관한것이었고, 이것은 ꡔ도덕의계보ꡕ 1장으로편입된다. 또한 ꡔ도덕감정의기원 ꡕ 4장의주제인 벌과정의감의기원 은 ꡔ도덕의계보ꡕ 2장으로편입된다. 2.3 ꡔ 도덕의계보 ꡕ 상세목차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19

세논문으로구성되어있는 ꡔ도덕의계보ꡕ에는세논문의제목만있을뿐, 상세목차는없다. 하지만각각의내용을토대로다음과같은내용상의목차를제시해볼수있다. 서문 : ꡔ도덕의계보ꡕ 과제설정제 1 논문 : 선과악, 좋음과나쁨 1.1 1.5 영국계보학과니체의계보학 1.1 영국계보학의심리학및장점 1.2 선 의계보에대한영국계보학의가설 1.3 영국계보학의가설에대한심리학적문제제기 1.4 비판적계보학을위한 좋음 및 선 의어원학적고찰 1.5 어원학적고찰의예 1.6 1.9 선개념의계보 1.6 고귀하지않은가치평가방식 : 사제적귀족주의 1.7 귀족적가치평가방식대사제적가치평가방식 1.8 유대민족에의한고귀한가치평가방식의전도 1.9 가치평가방식의대립 1.10 1.13 원한심리의유형학 1.10 원한심리와노예도덕 1.11 문화의도구로서의원한 1.12 원한에대한원한의위험성 1.13 의지의자유라는철학적개념과원한 1.14 1.15 원한도덕의역사적명료화 1.14 예수그리스도의사랑의원한으로의전환 1.15 그리스도교저술가들의경우 1.16 결론 : 고귀한가치평가방식과고귀하지않은가치평가방식의역사상의투쟁 1.17 선악의저편의의미 2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원주. 도덕계보분석을위한방법론적제안 제 2 논문 : 죄 양심의가책 그리고그와유사한것들 2.1 2.3 양심의계보 2.1 책임에대한기억 2.2 주권적개인의양심 2.3 기억각인의수단 2.4 2.18 양심의가책의계보 2.4 부채이론 1: 죄개념의유래 2.5 부채이론 2: 잔인함에대한청구권 2.6 잔인함의역사적예 2.7 잔인함의문명 2.8 정의의계보 1: 교환정의 2.9 정의의계보 2: 채무자에대한잔인함의청구권 2.10 정의의새로운규정 : 자비 2.11 삶의관점으로부터의정의대원한정신으로부터의정의 2.12 유동적의미개념과힘에의의지이론 2.13 형벌의미의변화 2.14 형벌과죄책감 2.15 형벌의효과 : 기억및신중함의강화 2.16 내면화이론 1: 내면화과정 2.17 내면화이론 2: 내면화의마조히즘 2.18 내면화이론 3: 인간심리의마조히즘 2.19 2.21 신개념의계보 2.19 채권자-채무자관계 2.20 최고의부채감정으로서의그리스도교신 2.21 그리스도교의원한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21

2.22 2.25 양심의가책의파기가능성 2.22 선한양심으로의전환 2.23 신성한신 2.24 자연적인간 2.25 무신론자차라투스트라제 3 논문 : 금욕적이상이란무엇인가? 3.1 금욕적이상의다양성과단일성 : 무에의의지 3.2 3.10 예술에서의금욕적이상의의미 3.2 리하르트바그너의경우 3.3 관능성의문제 3.4 바그너의심리학 3.5 자율성제거 3.6 쇼펜하우어의경우 3.7 삶의마약 3.8 금욕적생존의의미 3.9 철학의한계 3.10 철학의자기거세 3.11 3.22 사제에게서금욕적이상의의미 3.11 삶의조건으로서의금욕적이상 3.12 니체대칸트 3.13 금욕적이상의전제 3.14. 유럽의원한문명 3.15. 금욕적사제의과제및전략 3.16 치료의무의미 3.17 사제의수단에대한비판 3.18 사제의수단 3.19 감정의무절제 2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3.20 죄책감의형성 3.21 인간개선의허구성 3.22 종교언어의고귀함의상실 3.23 3.26 학문에서의금욕적이상의의미 3.23 학적양심의결여 3.24 진리믿음으로서의학문및관점주의라는대안 3.25 금욕적이상의동맹자로서의학문 3.26 역사서술에서의금욕적이상 3.27 3.28 금욕적이상의자기지양 3.27 그리스도교도덕의자기지양 3.28 무에의의지로서의금욕적이상 2.4 주요용어 2.4.1 선선 (gut) 개념과좋음 (gut) 개념은같은의미를갖지않는다. 니체가제시한도덕유형학의분류에의하면선개념은고귀하지않은 (unvornehm) 천민적가치평가 = 노예도덕 (Sklavenmoral) 에서유효한개념이며, 악 (böse) 개념과상관적이다. 반면좋음개념은고귀한 (vornehm) 가치평가 = 주인도덕 (Herrnmoral)= 귀족적 (aristokratisch) 가치평가에서유효한개념이며, 나쁨 (schlecht) 개념과상관적이다. 선 은노예적생존에대한유용성및긍정을내용으로하며, 좋음 은주권적이고도주인적인생존에대한유용성및긍정을내용으로한다. 2.4.2 양심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23

양심은양심의가책 (Das schlechte Gewissen) 이아니다. 양심의가책으로서의양심은심층적인 병 일뿐이다.(GM II 16) 오히려양심은자유롭고도선한양심 (Das gute Gewissen) 이다. 양심을이렇게이해하면서니체는일종의양심의자연상태를구상한다. 이런것으로서의양심은더이상극복되어야하는병도, 반자연적인것도아니다. 이런양심을니체는주권적개인에게귀속시킨다. 주권적양심이야말로인간이회복해야하는진정한의미의양심인것이다. 2.4.3 금욕적이상금욕적이상이라는단어는니체자신이고안해낸것이다. 금욕적이상 이라는단어가이미내포하고있듯이 금욕 과 이상 은상호간에의미를제공하는방식으로연결된다. 금욕적이상은하나의이상이다. 이것은삶의특정한태도를설정해주지는않는 환상적이상 (M 377) 과는달리, 삶에방향설정을해주며삶에의미를부여해준다. 삶에지속적이고도지치지않는도달에의노력을요구한다. 하지만 이상 인한에서결코성취될수는없다. 니체는이금욕적이상을삶의엄정한훈련이자규율로서, 삶에대한지속적인폭력이자, 폭력에의의지의표출로이해한다. 그런한에서금욕적이상은무에의의지다. 24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제 2 부철학지식지도 1. 철학자지식지도 토픽명 : 프리드리히니체 토픽 ID: con_nietzsche 상위토픽명 : 서양현대철학자 상위토픽 ID: con_philosophers 내부어커런스원어이름 : Friedrich Nietzsche 영어이름 : Friedrich Nietzsche 생애요약 : 1부 1.1 외부어커런스생애요약 : 1부 1.1 생애해설 : 1부 1.2 생애연보 : 1부 1.3 인물사진 : http://www.nietzsche-gesellschaft.de /deutsch / deutsch.htm 원어웹사이트 : http://www.nietzsche-gesellschaft.de /deutsch/deutsch.htm 영어웹사이트 : http://plato.stanford.edu/entries /nietzsche 한국어웹사이트 : http//conanoc.hihome.com/nietzsche /index.html 연관관계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25

저작 : 저작 1: ꡔ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ꡕ(con_nietzsche_zara) 저작 2: ꡔ유고ꡕ(con_nietzsche_nach) 저작 3: ꡔ도덕의계보ꡕ(con_nietzsche_moral) 관계된철학자 : ꡔ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ꡕ에서 ( 비명시적으로 ) 언급된철학자 : 소크라테스 (anc_socrates), 르네데카르트 (mod_descartes), 임마누엘칸트 (mod_kant), 베네딕투스데스피노자 (mod_spinoza) ꡔ유고ꡕ에서언급된철학자 : 헤라클레이토스 (con_heraclitus), 소크라테스 (anc_socrates), 플라톤 (anc_plato), 파르메니데스 (anc_parmenides), 르네데카르트 (mod_des- cartes), 베네딕투스데스피노자 (mod_spinoza), 고트프리이트빌헬름라이프니츠 (mod_leibniz), 데이비드흄 (mod_hume), 임마누엘칸트 (mod_ kant), 게오르그빌헬름프리드리히헤겔 (mod_hegel), 아르투어쇼펜하우어 (mod_schopenhauer) ꡔ도덕의계보ꡕ에서언급된철학자 : 존스튜어트밀 (mod_mill), 제레미벤담 (mod_bentham), 임마누엘칸트 (mod_kant), 아르투어쇼펜하우어 (mod_schopenhauer) 기여한철학분야 : ꡔ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 ꡕ가기여한철학분야 : 문화철학 (con_cul_phil), 인식론 (con_epistemology), 윤리학 (con_ethics), 형이상학 (con_metaphysics) ꡔ유고ꡕ가기여한철학분야 : 문화철학 (con_cul_phil), 인식론 (con_epistemology), 윤리학 (con_ethics), 미학 (con_aesthetics), 형이상학 (con_metaphysics) ꡔ도덕의계보 ꡕ가기여한철학분야 : 윤리학 (con_ethics), 문화철학 (con_cul_phil) 26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기여한철학이론 : ꡔ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ꡕ가기여한철학이론 : 생철학 (con_phil_life), 상대주의 (con_relativism), 실존주의 (con_existentialism), 포스트모더니즘 (con_postmodernism), 해체주의 (con_decon-structionism), 허무주의 (con_nihilism) ꡔ유고ꡕ 가기여한철학이론 : 생철학 (con_phil_life), 상대주의 (con_relativism), 실존주의 (con_existentialism), 포스트모더니즘 (con_postmodernism), 해체주의 (con_deconstructionism), 허무주의 (con_nihilism) ꡔ도덕의계보ꡕ 가기여한철학이론 : 생철학 (con_phil_life), 상대주의 (con_relativism), 실존주의 (con_existentialism), 포스트모더니즘 (con_ postmodernism), 해체주의 (con_deconstructionism), 허무주의 (con_nihilism) 2. 철학문헌지식지도 토픽명 : 도덕의계보 토픽 ID: con_nietzsche_moral 상위토픽명 : 서양현대철학문헌 상위토픽 ID: con_phil_texts 내부어커런스원어제목 : Zur Genealogie der Moral 영어제목 : On the genealogy of morals 원전요약 : 1부 2.1 원전초판출판년도 : 1887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27

외부어커런스원전요약 : 1부 2.1 원전해설 : 1부 2.2 상세목차 : 1부 2.3 책표지그림 : www.bkworld.ac.kr 원어디지털텍스트 : http://www.nietzsche-gesellschaft.de/deutsch/ deutsch.htm 영어디지털텍스트 : http://plato.stanford.edu /entries/nietzsche 한국어디지털텍스트 : http://conanoc.hihome.com/nietzsche/index.html 철학문헌내용토픽맵 : con_nietzsche_nach_km.xtm 연관관계저자 : 프리드리히니체 (con_nietzsche) 관계된철학자 : 임마누엘칸트 (mod_kant), 아르투어쇼펜하우어 (mod_schopenhauer), 제러미벤담 (mod_bentham), 존스튜어트밀 (mod_mill), 기여한철학분야 : 문화철학 (con_cul_phil), 윤리학 (con_ethics) 기여한철학이론 : 생철학 (con_phil_life), 상대주의 (con_relativism), 실존주의 (con_existentialism), 포스트모더니즘 (con_postmodernism), 해체주의 (con_deconstructionism), 허무주의 (con_nihilism) 3. 철학용어지식지도 2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3.1. 선 주요용어토픽명 : 선과좋음 ( 도덕의계보 ) 주요용어토픽 ID: t1 철학용어토픽명 : 선 철학용어토픽 ID: t_con_good 내부어커런스원어용어 : gut 영어용어 : good 한자표기 : 善용어설명 : 1부 2.4.1 외부어커런스용어설명 : 1부 2.4.1 연관관계사용한철학자 : 프리드리히니체 (con_nietzsche) 사용한철학문헌 : 도덕의계보 (con_nietzsche_moral) 사용한내용토픽 : c.3.1 3.2 양심 주요용어토픽명 : 양심 ( 도덕의계보 ) 주요용어토픽 ID: t2 철학용어토픽명 : 양심 철학용어토픽 ID: t_con_conscienc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29

내부어커런스원어용어 : Gewissen 영어용어 : conscience 한자표기 : 養心용어설명 : 1부 2.4.2 외부어커런스용어설명 : 1부 2.4.2 연관관계사용한철학자 : 프리드리히니체 (con_nietzsche) 사용한철학문헌 : 도덕의계보 (con_nietzsche_moral) 사용한내용토픽 : c.3.2 3.3 금욕적이상 주요용어토픽명 : 금욕적이상 주요용어토픽 ID: t3 철학용어토픽명 : 금욕적이상 철학용어토픽 ID: t_con_asceticiideal 내부어커런스원어용어 : asketisches Ideal 영어용어 : ascetic ideal 한자표기 : 禁慾적理想용어설명 : 1부 2.4.3 외부어커런스 3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용어설명 : 1 부 2.4.3 연관관계사용한철학자 : 프리드리히니체 (con_nietzsche) 사용한철학문헌 : 도덕의계보 (con_nietzsche_moral) 사용한내용토픽 : 금욕적이상 c.3.3 4. 철학문헌내용지식지도 1. 선 1.1 선의정의 (e1.1.1) 1.2 선계보학의과제 (e1.2.1 / q1.2.2~q1.2.3) 1.3 연구방식 (e1.3.1 / q1.3.2) 1.4 영국계보학 (e1.4.1) 1.4.1 영국계보학의장점 (e1.4.1.1 / q1.4.1.2) 1.4.2 영국계보학의심리학 (e1.4.2.1 / q1.4.2.2) 1.4.3 영국계보학의선개념 (e1.4.3.1 / q1.4.3.2) 1.4.4 영국계보학의오류 (e1.4.4.1) 1.4.4.1 역사적감각의결여 (e1.4.4.1.1 / q 1.4.4.1.2) 1.4.4.2 심리적모순 (e1.4.4.2.1 / q1.4.4.2.2) 1.4.4.3 선판단주체의문제 (e1.4.4.3.1 / q1.4.4.3.2) 1.5 도덕적가치평가의유형학 (e1.5.1 / q1.5.2) 1.5.1 고귀한가치평가 (e1.5.1.1) 1.5.1.1 주체의특징 (e1.5.1.1.1) 1.5.1.1.1 주인의식 (e1.5.1.1.1.1 / q1.5.1.1.1.2) 1.5.1.1.2 가치감 (e1.5.1.1.2.1 / q1.5.1.1.2.2 ~q1.5.1.1.2.3) 1.5.1.1.3 권력감 (e1.5.1.1.3.1 / q1.5.1.1.3.2)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31

1.5.1.1.4 승인의도덕 (e1.5.1.1.4.1 / q1.5.1.1.4.2) 1.5.1.2 좋음의어원 (e1.5.1.2.1 / q1.5.1.2.2) 1.5.2 고귀하지않은가치평가 (e1.5.2.1) 1.5.2.1 사제에의한가치평가의전도 (e1.5.2.1.1 / q1.5.2.1.2) 1.5.2.2 역사적증거 (e1.5.2.2.1) 1.5.2.2.1 유대인에의한가치평가의전도 (e1.5.2.2.1.1 / q1.5.2.2.1.2) 1.5.2.2.2 유대적신개념 (e1.5.2.2.2.1 / q1.5.2.2.2.2) 1.5.2.2.3 신개념의확대 (e1.5.2.2.3.1 / q1.5.2.2.3.2) 1.5.2.2.4 복음의왜곡 (e1.5.2.2.4.1 / q1.5.2.2.4.2) 1.5.2.3 원한의심리학 (e1.5.2.3.1 / q1.5.2.3.2) 1.5.2.3.1 노예도덕의계보 (e1.5.2.3.1.1 / q1.5.2.3.1.2) 1.5.2.3.2 문화의도구 (e1.5.2.3.2.1 / q1.5.2.3.2.2) 1.5.2.3.3 의지의자유 (e1.5.2.3.3.1 / q1.5.2.3.3.2) 1.5.2.3.4 역사적증거 (e1.5.2.3.4.1 / q1.5.2.3.4.2) 2. 양심 2.1 정의 (e2.1.1 / q2.1.2) 2.2 양심계보학의과제 (e2.2.1) 2.3 양심의계보 (e2.3.1) 2.3.1 망각 (e2.3.1.1 / q2.3.1.2) 2.3.2 기억 (e2.3.2.1 / q2.3.2.2) 2.3.3 고통에의한기억각인 (e2.3.3.1 / q2.3.3.2) 2.3.4 관습의도덕 (e2.3.4.1 / q2.3.4.2) 2.3.5 주권적개인의양심 (e2.3.5.1 / q2.3.5.2) 2.4 양심의가책 (e2.4.1) 2.4.1 부채이론 (e2.4.1.1) 2.4.1.1 채무법으로서의도덕 (e2.4.1.1.1) 2.4.1.1.1 채권자-채무자관계 (e2.4.1.1.1.1 / q2.4.1.1.1.2) 32 ꡔ철학사상ꡕ 별책제5권제 9 호

2.4.1.1.2 경제적교환관계 (e2.4.1.1.2.1 / q2.4.1.1.2.2) 2.4.1.1.3 죄개념의기원 (e2.4.1.1.3.1 / q2.4.1.1.3.2) 2.4.1.1.4 책임에대한기억 (e2.4.1.1.4.1 / q2.4.1.1.4.2) 2.4.1.1.5 잔인함에대한청구권 (e2.4.1.1.5.1 / q2.4.1.1.5.2) 2.4.1.2 정의 (e2.4.1.2.1) 2.4.1.2.1 교환정의로서의정의 (e2.4.1.2.1.1 / q2.4.1.2.1.2) 2.4.1.2.2 사회계약의경제 (e2.4.1.2.2.1 / q2.4.1.2.2.2) 2.4.1.2.3 공동체의잔인할권리 (e2.4.1.2.3.1 / q2.4.1.2.3.2) 2.4.1.2.4 교환정의의자기지양 (e2.4.1.2.4.1) 2.4.1.2.4.1 주권적개인모델 (e2.4.1.2.4.1.1 / q2.4.1.2.4.1.2) 2.4.1.2.4.2 자비로서의정의 (e2.4.1.2.4.2.1 / q2.4.1.2.4.2.2) 2.4.1.2.4.3 형사정의 (e2.4.1.2.4.3.1 / q2.4.1.2.4.3.2) 2.4.1.2.4.3.1 형벌의미의유동성 (e2.4.1.2.4.3.1.1 / q2.4.1.2.4.3.1.2) 2.4.1.2.4.3.2 형벌의가상적유용성 (e2.4.1.2.4.3.2.1 / q2.4.1.2.4.3.2.2) 2.4.1.2.4.3.3 형벌의실질적유용성 (e2.4.1.2.4.3.3.1 / q2.4.1.2.4.3.3.2) 2.4.2 내면화이론 (e2.4.2.1 / q2.4.2.2) 2.4.2.1 내면화과정 (e2.4.2.1.1 / q2.4.2.1.2) 2.4.2.2 내면화의마조히즘 (e2.4.2.2.1) 2.4.2.2.1 공격충동의마조히즘 (e2.4.2.2.1.1 / q2.4.2.2.1.2) 2.4.2.2.2 공격충동의힘의지 (e2.4.2.2.2.1 / q2.4.2.2.2.2) 2.4.2.3 내면화의문명 (e2.4.2.3.1 / q2.4.2.3.2) 2.4.2.4 사회계약의폭력성 (e2.4.2.4.1 / q2.4.2.4.2) 2.4.2.5 내면화의도덕화 (e2.4.2.5.1 / q2.4.2.5.2) 2.4.2.5.1 신개념의계보 (e2.4.2.5.1.1 / q2.4.2.5.1.2)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33

2.4.2.5.2 잔인함의내면화 (e2.4.2.5.2.1 / q2.4.2.5.2.2) 2.4.2.5.3 부채감정의정점으로서의신 (e2.4.2.5.3.1 /q2.4.2.5.3.2) 2.4.2.5.4 그리스도교의원한 (e2.4.2.5.4.1 / q2.4.2.5.4.2) 2.4.2.5.5 양심의가책의파기 (e2.4.2.5.5.1 / q2.4.2.5.5.2) 2.4.2.5.5.1 신성한신 (e2.4.2.5.5.1.1 / q2.4.2.5.5.1.2) 2.4.2.5.5.2 예수그리스도교의사랑 (e2.4.2.5.5.2.1 / q2.4.2.5.5.2.2) 3. 금욕적이상 3.1 정의 (e 3.1.1 / q3.1.2 ~q3.1.3) 3.2 금욕적이상계보학의과제 (e3.2.1) 3.3 금욕적이상의유용성 (e3.3.1 / q3.3.2) 3.4 금욕적이상의허무적성격 (e3.4.1) 3.4.1 반자연성 (e3.4.1.1 / q3.4.1.2) 3.4.2 절대성요구 (e3.4.2.1 / q3.4.2.2) 3.5 사제의금욕적이상 3.5.1 문화권력 (e3.5.1.1) 3.5.2 금욕적사제의과제 (e3.5.2.1 / q3.5.2.2) 3.5.3 사제적이상의전제 (e3.5.3.1) 3.5.3.1 논리적전제 (e3.5.3.1.1 / q3.5.3.1.2) 3.5.3.2 생리적전제 (e3.5.3.2.1 / q3.5.3.2.2) 3.5.3.3 심리적전제 (e3.5.3.3.1 / q3.5.3.3.2) 3.5.4 금욕적사제의전략 (e3.5.4.1 / q3.5.4.2) 3.5.5 금욕적사제의수단 (e3.5.5.1 / q3.5.5.2) 3.5.5.1 죄의식 (e3.5.5.1.1 / q3.5.5.1.2) 3.5.5.2 기계적활동 (e3.5.5.2.1 / q3.5.5.2.2) 3.5.5.3 즐겁게하는즐거움 (e3.5.5.3.1 / q3.5.5.3.2) 3.5.5.4 무리형성 (e3.5.5.4.1 / q3.5.5.4.2) 34 ꡔ철학사상ꡕ 별책제5권제 9 호

3.5.6 사제수단에대한비판 (e3.5.6.1 / q3.5.6.2) 3.5.7 유럽의원한문화 (e3.5.7.1 / q3.5.7.2) 3.6 예술의금욕적이상 (e3.6.1 / q3.6.2) 3.6.1 관능성의문제 (e3.6.1.1 / q3.6.1.2) 3.6.2 바그너의심리 (e3.6.2.1 / q3.6.2.2) 3.6.3 금욕적이상의무의미 (e3.6.3.1 / q3.6.3.2) 3.7 철학의금욕적이상 (e3.7.1 / q3.7.2) 3.7.1 금욕적철학의목적 (e3.7.1.1 / q3.7.1.2) 3.7.2 금욕적철학의수단 (e3.7.2.1 / q3.7.2.2) 3.7.2.1 감각에대한불신 (e3.7.2.1.1 / q3.7.2.1.2) 3.7.2.2 진리에의의지 (e3.7.2.2.1 / q3.7.2.2.2) 3.7.2.3 이성의금욕적자기경멸 (e3.7.2.3.1 / q3.7.2.3.2) 3.7.3 금욕적철학의한계 (e3.7.3.1 / q3.7.3.2) 3.7.4 금욕적철학의대안 (e3.7.4.1 / q3.7.4.2) 3.7.4.1 관점적인식 (e3.7.4.1.1 / e3.7.4.1.2) 3.7.4.2 해석력으로서의객관성 (e3.7.4.2.1 / q3.7.4.2.2) 3.8 학문의금욕적이상 (e3.8.1 / q3.8.2) 3.8.1 금욕적학문의특징 (e3.8.1.1 / q3.8.1.2) 3.8.1.1 학적양심의결여 (e3.8.1.1.1 / q3.8.1.1.2) 3.8.1.2 진리의도덕화 (e3.8.1.2.1 / q3.8.1.2.2) 3.8.1.3 이성의자기제한 (e3.8.1.3.1 /q3.8.1.3.2) 3.8.2 금욕적학문의유형 (e3.8.2.1 /q3.8.2.2) 3.8.2.1 노동학문 (e3.8.2.1.1 / q3.8.2.1.2) 3.8.2.2 영웅정신의학문 (e3.8.2.2.1 / q3.8.2.2.2) 3.8.3 가치창조적학문 (e3.8.3.1 / q3.8.3.2) 3.8.4 금욕적이상의자기지양 (e3.8.4.1 / q3.8.4.2)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35

제 3 부 ꡔ 도덕의계보 ꡕ 내용분석연구 1. 선과좋음 (gut; good) 1.1 정의 (e1.1.1) 선 (gut) 개념과좋음 (gut) 개념은같은의미를갖지않는다. 니체가제시한도덕유형학의분류에의하면선개념은고귀하지않은 (unvornehm) 천민적가치평가 = 노예도덕 (Sklavenmoral) 에서유효한개념이며, 악 (böse) 개념과상관적이다. 반면좋음개념은고귀한 (vornehm) 가치평가 = 주인도덕 (Herrenmoral)= 귀족적 (aristokratisch) 가치평가에서유효한개념이며, 나쁨 (schlecht) 개념과상관적이다. 선 은노예적생존에대한유용성및긍정을내용으로하며, 좋음 은주권적이고도주인적인생존에대한유용성및긍정을내용으로한다. 1.2 선계보탐구의과제 (e1.2.1) ꡔ도덕의계보 ꡕ 첫번째논문의주제는 선과악 이라는도덕개념을행위자의가치감및권력감의표현인 좋음과나쁨 으로전환하는것이다. 이를위해니체는전통적인도덕개념인선과악의계보를분석하여, 그것의문제점을밝혀낸다. 도덕적개념으로서의선과악은단지고귀하지않은가치평가방식, 즉원한 (Ressentment) 의심리학이형성해낸노예도덕에서만유효한개념이다. 고귀한가치평가방식에서, 즉니체가바람직한도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37

덕적가치평가방식으로이해하는것에서는오로지좋음과나쁨이라는도덕적개념만이타당성을확보한다. 그러므로고귀한가치평가방식에서는 도덕적 과 도덕적이지않음 이라는대립은 좋음 과 나쁨 의대립으로환원된다. 니체의도덕철학의목표인 선악의저편에서는것 은고귀하지않은평가방식의극복및고귀한가치평가방식의설정을의미한다. 그것은결코도덕적평가자체의무의미함을선언하는무도덕주의 (Amoralismus) 가아니다. (q1.2.2) 나의호기심과의혹은때로는우리의선과악이본래어떤기원을갖는가하는물음에멈추어서야만했다. [ ] 인간은어떤조건아래선과악이라는가치판단을생각해낸것일까? 그리고그가치판단들자체는어떤가치를가지고있는것일까? (GM 서문 3: KGW VI 2, 261-262. 한글판 340) (q1.2.3) 최근의내저서에적합하게들어맞는선악의저편이라는저위험한표제어를내가사용하고자한다는것, 즉내가원하는것이오래전부터충분히밝혀졌다고가정한다면, 내게는결말을지을만한충분한근거가있는것이다. [ ] 이것은적어도 좋음과나쁨의저편 이라는의미는아니다. (GM I 17: KGW VI 2, 302. 한글판 389) 1.3 연구방식 (e1.3.1) 니체는자신의철학적과제를가치의문제를제시하고, 가치의등급을정하는것으로이해한다. ꡔ도덕의계보ꡕ 역시니체의이런과제설정에충실하다. 여기서는가치의문제가도덕적가치의문제로되며, 이문제를해결하기위해니체는도덕개념의발생사 (Entstehungsgeschichte) 를다룬다. 그래서선과악, 좋음과나쁨이라는도덕개념의계보분석이등장한다. 하지만선과악개념의계보추적의주안점을그는도덕에대한새로운이론의정립이아니라, 도덕적편견으로부터자유로워질수있는조건의형성에둔다. 도덕에대한철학적해 3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명을위해니체는다양한학적관점의사용및학제간연구를필요불가결한것으로이해한다. 그가문헌학, 어원학, 생리학, 심리학, 의학, 인종학, 진화생물학등의관점을도입하는것이나, 영국도덕계보학및공리주의적접근방식의일면성을지적하는것도이런맥락에서다. 하지만학제간연구에대한니체의강조는 ꡔ도덕의계보ꡕ에서는철저하게적용되고있다고는보기어려우며, 권유나시범정도의기능을할뿐이다. 니체의권유는오히려미셀푸꼬나막스베버에의해수용되어, 이들의책이야말로니체의권유에대한답변이라고도할수있다.(M. Foucault, Sexualität und Wahrheit, [Frankfurt a. M. 1983, 1986], Zur Genealogie der Ethik in: Jenseits von Strukturalismus und Hermeneutik [Frankfut a.m. 1987]; M. Weber, Die protestantische Ethik und der Geist des Kapitalismus[1904] in: GAR Bd 1, [Tübingen 91988], Das antike Judentum[1921] in: GAR Bd 3, [Tübingen 9 1988]) (q1.3.2) 도덕개념의발달사에대해서언어학, 특히어원학적연구는어떤시사점을주는가? [ ] -다른한편이문제들 ( 지금까지논했던가치평가의가치에대한문제 ) 에대해생리학자와의학자들이참여하도록하는것도물론필요하다 : 철학, 생리학, 의학사이의원래부터냉담하고불신하는관계를가장우호적이고생산적인교류관계로바꾸는데철학자들이전체적으로성공한후에는, 또한이들하나하나의경우에대변자와매개자역할을하는것은전문적인철학자에게위임하는것이좋을것이다. [ ] 모든과학은이제부터철학자의미래과제를위해준비하지않으면안된다 : 이과제란철학자가가치의문제를해결해야만하며가치의등급을정해야만한다는식으로이해된다. (GM I 주석 : KGW VI 2, 302-303. 한글판 390-391) 1.4 영국계보학 (e1.4.1) 도덕개념의발생사를해명하기위해니체는영국도덕계보학과대결을벌인다. 이때그는두가지전략을추진한다. 첫째, 영국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39

도덕계보학이선과악이라는도덕개념을 애매한 유용성개념에서도출해낸다는점을지적하고, 이애매한유용성을구체적으로인간의주인적힘을위한유용성으로전환시킨다. 둘째, 도덕적선의내용을 비이기적 인것에서 고귀한 것으로전환시킨다. 1.4.1 영국계보학의장점 (e1.4.1.1) 니체의도덕계보학은도덕의발생사와도덕가치의발생사를추적하면서도덕을해명하려한다. 이런방식은곧도덕문제를도덕의기원 (Ursprung) 을추적하여, 그기원에의거해근거지우려는 (begründen) 방식으로부터의결별을의미한다. 니체의이런의도는도덕문제를다루는영국도덕계보학에관심갖게한다. 영국의도덕철학은도덕을어떤단일적기원이나, 도덕보다좀더고차의어떤것으로소급하여해명하려는시도를포기한다. 따라서국가나신적인일반선, 혹은초월적-형이상학적근원으로도덕을소급시키지않는다. 오히려도덕을권력추구나개인의이해관계혹은복지나상호간의유용성등으로부터, 즉도덕보다좀더낮은어떤것으로부터도출 (ableiten) 해내려한다. 근거지우는방식의포기와도출방식의사용. 바로여기서니체는영국도덕계보학의장점을본다. 도출의방식자체가이미도덕의발생에다양성과역사성과우연성을인정하는것을의미하기때문이다. 니체에게영국도덕철학의역사는도덕을근거짓는방식을단계적으로포기해나가는포기과정의역사다. 그출발은삶의궁극적목표에의거해도덕을근거짓는일일반을포기해버리고, 삶의상호적욕구와필요에도덕을관계시키는홉스 (Thomas Hobbes) 이고, 종교와도덕을분리하는샤프테스버리 (Earl von Shaftesbury), 사유하고행위하는자아의통일성이라는전제자체를회의하는흄 (David Hume), 도덕철학의전통으로부터고전국가경제학을도출시키는 18세기후반의스미스 (Adam Smith) 를통해전개되며, 공리주의를제시하면서도덕을제한하는 19세기의벤담 (Jeremy Bentham), 그리고도덕철학의이성원칙을, 특히개인의도덕적자율성을만인을위한공리라는관념으로통합시키는밀 (John Stuart 4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Mill) 에게서그절정에이른다. 니체는바로이전통이도덕의발생사해명에선구자역할을할수있을것이라고생각한다. (q1.4.1.2) 지금까지유일하게도덕의발생사 (Entstehungsgeschichte) 를해명하려고시도한것에우리가감사해야만하는이영국의심리학자들, 그들스스로가우리에게는적지않은수수께끼가된다. [ ] 그들자신이야말로흥미로운존재다. (GM I 1: KGW VI 2, 271. 한글판 351) 1.4.2 영국계보학의심리학 (e1.4.2.1) 영국도덕계보학자를니체는 심리학자 (Psychologe) 로이해한다. 그이유는니체가연상심리학 (Assoziationspsychologie) 과영국도덕계보학의전통을연결시키기때문이다. 이점에서니체가공리주의와연상심리학을연결시키는렉키의영향을받았을개연성이높아진다.(W. E. H. Lecky, History of european Morals [1869]) 연상심리학은영혼안의 정신적인어떤것 에대한기존의과대평가를표상들의유비적관계로서의영혼관을제시하면서파괴한다. 그리고이관계로부터인간의이론인식뿐만아니라도덕적평가역시도출해낸다. 연상심리학의이런방법론은정신적실체에대한형이상학적믿음을부정할뿐만아니라, 도덕의형이상학적-초월적근원역시부정하는것이다. 니체는이런방법적태도를학적태도로, 심리학을자신이모범으로삼아야하는학문으로이해한다. 따라서그에게심리학이라는명칭은곧모범적학문의예가된다 ( 이런입장은 ꡔ인간적인너무나인간적인ꡕ 에서부터불변의관점으로후기사유까지유지된다. 하지만심리학은니체가추구하는 철학적심리학 의방법적도구의역할을할뿐이다 ). 그러므로도덕판단의계보추적시형이상학적-단일적기원을포기하는영국계보학역시이미심리학의방법론을따르고있으며, 모범적학문의길을걷고있는셈이다. 하지만니체는영국식심리학자와자신을엄격하게구별한다.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41

(q1.4.2.2) 이영국의심리학자들 그들이본래원하는것은무엇인가? 우리는그들이자의적이든비자의적이든언제나같은일에만종사하고있는것을본다. 즉그들은우리내면세계의치부를전면에내세우며, 인간의지적자부심이마지막으로찾고자원했던바로그곳에서 ( 예컨대, 습관의타성에서, 망각속에서, 맹목적이고우연한관념의연결과역학속에서, 또는순수하게수동적이고자동적인어떤것, 반사적이고분자적인어떤것, 철저하게우둔한어떤것속에서 ) 진정으로작용하는요소를, 주도적인요소를, 발전을위해결정적인요소를찾고자하는것을본다. 이심리학자들을항상이러한방향으로몰고가는것은대체무엇인가? (GM I 1: KGW VI 2, 271. 한글판 351) 1.4.3 영국계보학의선개념 (e1.4.3.1) 니체는영국계보학 ( 및레Rée) 이제공하는 선 개념계보에관한가설을 유용성-망각-습관 의도식으로제시한다. 그리고이것을 이기적행위 와 비이기적행위 를구분하는방식을예로들어설명한다. 니체가파악한영국계보학의선개념에대한가설은다음과같다 : 비이기적행위는그행위로인해이익을보는사람들에의해서 선 으로평가된다. 즉행위자체가선이기때문이아니라, 특정사람들에게행위의유용성이입증되었기때문에선으로평가된것이다. 그렇다면한행위의 선함 은영국계보학에의하면그행위의유용성에서유래한다. 그런데시간이흐름에따라이런유래와기원이잊혀지고, 그행위에대한습관적평가만이남아, 그행위를 그자체로 선한행위, 도덕적행위 그자체 로여기게되었다. 선 개념은이렇듯유용성-망각-습관이라는계보를제공하고있다. (q1.4.3.2) 그들은다음과같이선언한다 원래비이기적행위란그행위가표시되어, 즉그행위로인해이익을얻는사람의입장에서칭송되고좋다고불렸다. 그후사람들은이칭송의기원을망각하게되었고비이기적행위가습관적으로항상좋다고칭송되었기에, 이행위를그 42 ꡔ철학사상ꡕ 별책제5권제 9 호

대로좋다고도느꼈던것이다. 마치그행위가그자체로선한것인듯. 이최초의추론과정에이미영국심리학자들의특이체질의전형적인특징이함축되어있다는것은바로알수있다. 유용성, 망각, 습관 그리고마지막으로 오류. 이모든것이가치평가의기초가되고있으며, 좀더높은인간은그평가를지금까지인간일반의일종의특권인양자랑해왔다. (GM I 2: KGW VI 2, 272. 한글판 353) 1.4.4 영국계보학의오류 (e1.4.4.1) 영국계보학이제공하는유용성-망각 -습관이라는선개념의계보를니체는불충분한것으로판단한다. 그계보가도덕판단의역사성을간과하고, 심리분석에서도망각과경험을혼동했으며, 도덕판단의주체를잘못설정하고있기때문이다. 이런판단은니체의도덕철학의근본입장인절대적도덕의거부, 삶의조건으로서의도덕관제시, 도덕의관점적-해석적성격에대한강조등을토대로하고있다. 영국계보학에대한니체의고찰은, 도덕판단을 선과악 판단으로부터 좋음과나쁨 으로전환시키려는그의입장을강화시킨다. 1.4.4.1 역사적감각의결여 (e1.4.4.1.1) 영국계보학이제공하는 선 계보가갖는첫번째문제점을니체는역사적감각의결여에서찾는다. 유용성-망각-습관이라는계보는예컨대 비이기적행위 를 그자체로도 선한행위라고결론짓게한다. 여기서역사적감각은완전히배제되어있다. 역사적감각, 즉니체가역사적으로사유하는방식이라고도부르는이것은선판단의구체적인시 공간적상황을고려한다. 선판단은특정한역사적상황에서전개되는개인의구체적인삶의조건이고려되어야한다. 따라서선판단의역사성이고려된다면, 비이기적행위 가선한행위 자체 라는결론은도출될수없다. 유용성-망각 -습관이라는계보는결국인간삶의구체성과특수성그리고역사성을고려하지않음으로써, 그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43

계보가제공하는 유용성 은구체성을상실해버리는것이다. 니체는영국계보학의이런오류가결코우연이아니라고생각한다. 비록영국계보학이도덕판단에서의형이상학적-초월적근원을포기하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여전히도덕을일반적이고도초시간적인어떤것으로상정하는믿음을버리지못했기때문이다. 그런한에서도덕의절대성에대한형이상학적믿음을고수하고있기때문이다. (q1.4.4.1.2) 그들모두는옛철학자들의관례가그러하듯본질적으로비역사적으로생각한다. 이점에관해서는의심의여지가없다. 그들이다루는도덕계보학의미숙함은 선 이라는개념과판단의유래를탐구하는것이문제시될때, 처음부터바로드러난다. [ ] 이최초의추론과정에이미영국심리학자들의특이체질의전형적인특징이함축되어있다는것은바로알수있다. (GM I 2: KGW VI 2, 272. 한글판 353) 1.4.4.2 영국계보학의심리학적모순 (e1.4.4.2.1) 유용성-망각-습관이라는선의계보는심리적으로보면모순이자오류다. 유용성이라는기원은 잊혀지는것 이아니라, 오히려시간의흐름에따라더욱확실하게의식에새겨져야만한다는것이다. 즉유용성-망각-습관이라는계보는유용성-경험-습관으로대체되어야한다는것이다. 이것을니체는스펜서 (H. Spencer) 의입장을통해설명한다. 니체는스펜서를 ꡔ도덕적사실 (Die Tatsachen der Ethik)ꡕ(übers B. Vetter, Stuttgart 1879) 을통해접한것같다. 이책에서스펜서는삶의진화와문화의진화를, 유용함 = 선, 해로움 = 악이라는구분의점진적인획득과정으로, 그리고삶과문화의가치에대한정보의점진적인획득과정으로파악한다. 이입장을적용하면선은 공리적이고목적에맞는, 악은 해롭고목적에맞지않는 것과동일한것이며, 이런판단은무엇이유용한지해로운지에대한개인들의망각될수없고망각할수없는경험의도움을받는것이다. 니체는스펜서의이런입장을합리적인면에서나심리적인 44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면에서유용성-망각-습관의계보보다는설득력있는것으로인정한다. 하지만스펜서의입장역시니체에의해 잘못 된것이라는평가를받는다. 이설명방식도행위 자체 가도덕가치를갖는다는것을여전히인정하면서, 도덕판단에서의 행위주체 의의미를간과하고있기때문이다. 니체는후에스펜서를 대단한도덕철학자 의범주에넣으면서 (VIII 2 9[11]), 점점더신랄한비판을전개한다. 하지만스펜서의입장은니체가제공하는좋음과나쁨의계보에대한방법적도구가된다. (q1.4.4.2.2) 선 이라는가치판단의유래에관한저가설이역사적근거가없다는것은완전히차치하고, 그가설은자기안에서조차심리학적모순이라는병에걸려있다. [ ] 공리성은오히려어느시대나경험하는일상적인것이었으며부단히언제나새롭게강조되어온것이었다. 따라서그것은의식에서사라져버리는대신, 즉잊혀지게되는대신, 더욱확실하게의식에새기지않으면안되었다. 예를들어허버트스펜서에의해대표되는저반대이론이얼마나더합리적인가 ( 그렇다고해서그의이론이더진실된것은아니지만 ). 스펜서에의하면 선 이라는개념은 공리적 합목적적 이라는개념과본질적으로동일한것으로평가되며, 따라서 좋음 과 나쁨 을판단할때인류는 공리적이고목적에맞는, 그리고 해롭고목적에맞지않는 에관한잊지못하고, 잊을수없는바로그들자신의경험을요약하고승인한것이다. 이이론에따르면선이란이전에공리성이증명된것이다. [ ] 이런설명방식도잘못이다. 그러나최소한설명자체는합리적이며심리학적으로근거가있다. (GM I 3: KGW VI 2, 274-275. 한글판 355) 1.4.4.3 선 판단주체의문제점 (e1.4.4.3.1) 영국계보학이제공하는 선 의계보가갖는또다른문제점으로니체는도덕적가치판단의주체를잘못설정한것을든다. 니체에의하면영국계보학은 좋음 이라는판단을 좋은것 을받았다고표명하는사람들의입장에서도출한다. 예컨대 비이기적행위 가도덕적선이라고평가된것은그행위를통해서이익을얻은사람들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45

을척도로한것이다 : 이웃은무사 (Selbtlosigkeit) 를칭송한다. 그가무사의도덕을통해이익을얻기때문이다. (VIII 1 2[205]) 도덕의이런계보를니체는도덕판단의본래적발생지를잘못설정한데서연유하는것으로이해한다. 도덕판단이삶의조건인한에서, 즉도덕판단이관점적-해석적성격을띠는한에서, 그판단은도덕행위자를척도로평가되어야한다. 그러므로도덕개념의올바른계보는행위의수혜자가아니라, 행위자에서찾아져야한다. 그래서니체는 좋음이라는판단은좋은인간들자신에게서나온다 고단언한다. (q1.4.4.3.2) 그러나나에게첫째로분명한것은, 이이론에서 선 이라는개념의본래적발생지를잘못된장소에서찾고설정하고있다는사실이다. 선 이라는판단은 좋은것 을받았다고표명하는사람들의입장에서나오는것은아니다. 오히려그것은 좋은인간들 자신에게있었던것이다. [ ] 선 이라는용어는저도덕계보학자들의미신이억측하는것처럼, 처음부터필연적으로 비이기적 행위와결부된것이결코아니라는것이다. (GM I 2: KGW VI 2, 273-274. 한글판 353-354) 1.5 도덕적가치평가의유형학 (e1.5.1) 영국계보학에대한비판이후니체는새로운도덕계보학을전개시킨다. 이것의핵심은 좋음과나쁨 선과악 의서로다른기원에대한가설이다. 이를위해그는도덕판단의유형학을제공한다 : 도덕판단은고귀한 (vornehm) 가치평가방식과고귀하지않은 (unvornehm) 가치평가방식의두유형으로구분할수있다. 이구분은니체가 ꡔ도덕의계보ꡕ 그리고그이전에이미 ꡔ선악의저편ꡕ 260번글에서도제시했던주인적평가방식 ( 주인도덕 ) 과노예적평가방식 ( 노예도덕 ) 의대립, 귀족적 (aristokratisch) 가치평가방식과천민적 (plebejisch) 가치평가방식의대립에대한다른표현으로이해할수있다. 고귀한 = 주인적 = 귀족적가치평가 46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에서니체는 좋음과나쁨 의계보를, 고귀하지않은 = 노예적 = 천민적가치평가에서 선과악 의계보를찾는다. 니체의이런구분에는영국계보학을비판하던관점이전제되어있다. 즉도덕판단의척도는도덕행위자여야한다는것이다. 따라서고귀한 = 주인적 = 귀족적가치평가는좋은인간 = 강자 = 고귀한인간 = 자연성을상실하지않은인간의가치평가로서니체의긍정의대상이며, 고귀하지않은 = 노예적 = 천민적가치평가는노예적존재혹은원한 (Ressentment) 인간의가치평가로서폄하의대상이된다. 니체는이두평가방식의싸움이인류역사를통해계속진행되어왔으며, 몇번의예외를제외하고는후자가승리했다고생각한다. 그리고이싸움의역사를 로마대유대 라는역사적상징을사용하여입증하고싶어한다. (q1.5.2) 고귀한가치평가와고귀하지않은가치평가와의싸움의상징은 로마대유대, 유대대로마 를의미하는것이다. 지금까지이싸움보다, 이문제제기보다, 이불구대천의적의를품은대립보다더큰사건은없었다. [ ] 로마인은강자이며, 고귀한자다. 그들보다강하고고귀한자는지금까지지상에존재한적이없었으며, 결코꿈꾸어본적도없었다. [ ] 반대로유대인들은저탁월한원한을품은사제적민족이며, 유례없는민중도덕의천재성을구유하고있는민족이다 [ ] 우선로마와유대가운데누가승리했는가? 이것은전혀의심할여지가없다 [ ] 로마가의심의여지없이몰락했다는사실은대단히주목할만하다. (GM I 16: KGW VI 2, 300-301. 한글판 386-388) 1.5.1 고귀한가치평가방식 (e1.5.1.1) 고귀한 = 주인적 = 귀족적가치평가방식은좋은인간 = 강자 = 주인적인간 = 고귀한인간 = 자연성을상실하지않은인간의가치평가다. 따라서도덕판단의유형론은인간유형론에대한고찰을요구한다. 1.5.1.1 주체의특징 (e1.5.1.1.1) 고귀한가치평가의주체는주권적존재다. 그는주인의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47

식의소유자이자가치감과권력감의담지자이며, 승인도덕의가능성을제시할수있는존재다. 1.5.1.1.1 주인의식 (e1.5.1.1.1.1) 도덕계보의올바른추적은도덕행위자를출발점으로해야한다는입장을토대로니체는도덕행위자의유형을구분한다. 인용문에서의 좋은인간 이라고표현된도덕행위자유형은자기자신을 고귀한존재 로느끼는 좀더높은지배종족 이다. 이인간은니체가 ꡔ선악의저편ꡕ에서제기했던주인의식을지닌존재, 귀족적인간이다. 즉스스로가치평가를할수있는자, 삶을자기극복을통해조형하려는강한의지의소유자, 많은욕구들의긴장적대립을제어하고자기극복및자기지배를할수있는거리의파토스 (Pathos der Distanz) 의소유자이자, 자신과다른유형들을차별화시킬수있는거리의파토스의소유자다. 이런존재는자기긍정과자기가치의느낌을새로운선의내용으로제시할수있는자다. 이런존재, 즉주인의식을가진존재가도덕판단의주체가된다. 도덕판단의주체를이렇게설정하는니체에게유용성에입각한영국식좋음의계보는불완전하다. 하지만니체는유용성자체에대해서는불만이없다. 오히려 무엇에대한 유용성인가가그에게는관건이된다. 즉특정행위가주인의식을갖춘자에게서나오고그리고그의힘상승및삶의고양에유용하면, 그행위는좋은행위다. 이런경우 온갖타산적인영리함이나공리적계산이전제하는저미온적인것과는정반대에이르게된다 고니체는위인용문의생략된부분에서단적으로말한다. 그러므로 좋음 은단순한유용성에서유래하는것이아니다. 오히려 고귀한존재 주인의식의소유자 귀족적존재 에의한, 또그들을위한유용성에서유래한다. 그러므로 도덕 은최고선의분유나일반행복에대한유용성에서기인할수없다. 도덕을이렇게고찰하는것은토마스홉스가소크라테스를반박했던내용의연장선으로이해할수있다. 우리가선을행하려는경향을보 4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이는것은그것이선이기때문이아니다. 우리가그것을행했기때문에선한것이라고평가하려는경향을보인다는것이다. 물론홉스의 우리 는니체에게는오로지주인의식의소유자에게만해당된다. (q1.5.1.1.1.2) 좋음 이라는판단은 좋은것 을받았다고표명하는사람들의입장에서나오는것은아니다. 오히려그것은 좋은인간들 자신에게있었던것이다. 즉저급한모든사람, 저급한뜻을지니고있는사람, 비속한사람, 천민적인사람들에대비해서자기자신과자신의행위를좋다고, 즉제일급으로느끼고평가하는고귀한사람, 강한사람, 드높은사람들, 높은뜻을지닌사람들에있었던것이다. 그들은이러한거리의파토스에서가치를창조하고가치의이름을새기는권리를비로소가지게되었던것이다 : 그들에게유용성 ( 공리 ) 이무슨상관이있었단말인가! 공리의관점은 [ ] 낯설고부적절하다. (GM I 2: KGW VI 2, 273. 한글판 353) 1.5.1.1.2 가치감 (e1.5.1.1.2.1) 좋은인간 및 주인의식의소유자 는자기긍정적힘의소유자다. 그는자기자신을원한의대상이나, 수치의대상이나, 부정의대상으로생각하지않는다. 오히려그는자기자신을 좋은 사람으로긍정할수있는존재다. 그는도덕판단에서도자신의힘느낌과삶을고양시키는것을 좋다 고평가할수있는존재다. 이것은그가도덕을자신의자연적삶을향상시키는도구로삼는다는것을의미한다. 그는자신의힘에의의지로부터자발적이고자기충족적이며자기지배적으로가치를평가할수있는가치설정자다. 니체의이런입장은그자신의해석으로서의도덕관을전제하고있다. 이것에의하면특정행위자체는가치면에서는완전히공허하다. 행위는그자체로는선도악도, 좋은것도나쁜것도아니다. 오히려행위의도덕적가치는전적으로행위주체에의존한다. 이렇게해서특정행위의도덕가치는완전히행위주체의문제로환원된다. 특정행위를선한행위로혹은악한행위로평가하는것이나, 좋은행위로혹은나쁜행위로평가하는것은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49

철저히행위주체에의존한다. 그리고특히니체가지적하듯이 좋음 이라는판단은 좋은인간들 에게서나온것이다. 그리고 좋은인간들 의가치평가에서좋은행위와나쁜행위사이에는본질적인대립이있을수없다. 단지가치와정도의 차이 만이있을뿐이다. 그것도주인의식의소유자의힘상승과삶의고양에유용한정도에의해구별되는차이만이. 좋음 개념의이런계보적특징은고귀한가치평가방식에개인윤리적성격을띠게한다. 하지만고귀한가치평가방식은공동체적존재로서의인간을고려하면서, 이런개인윤리적한계를넘어선다.( 1.5.1.1.4.) (q1.5.1.1.2.2) 고귀한인간은 좋음 이라는기본개념을먼저자발적으로, 즉자기자신에게서생각해내고, 거기서비로소 나쁨 이라는관념을만들게된다! (GM I 2: KGW VI 2, 273. 한글판 353) (q1.5.1.1.2.3) 고귀한가치평가방식에서사정은정반대다 : 그것은자발적으로행동하고성장한다. 그것은자기자신에게더감사하고더환호하는긍정을말하기위해자신의대립물을찾을뿐이다. 그것의부정적인개념인 저급한 천한 나쁜 은철저히생명과정열에젖어있는고귀한가치평가방식의근본개념인 우리고귀한자 우리선한자 우리아름다운자, 우리행복한자 에비하면늦게태어난창백한대조이미지일뿐이다. (GM I 10: KGW VI 2, KGW 285. 한글판 368) 1.5.1.1.3 권력감 (e1.5.1.1.3.1) 주인의식 의소유자는주권적존재다. 그는첫째, 적극적힘으로서의힘에의의지를가지고삶의의미와삶의가치를스스로창출해내는창조적존재이자자율적존재다. 둘째, 자신의사회및환경을자신의자기극복및자기발전과정에수단으로사용하는명령적존재다. 셋째, 자신의행위에대해책임을지는책임의주체다. 넷째, 외적환경을지배하고외적환경에대해힘을행사하는힘의주체이며, 그것과자신과의거리를유지하는 거리의파토스 의주체다. 니체는 5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이런주권적개인을인간의삶이구현해내야하는삶의모습으로이해한다. 이들은자신과는대립되는유형, 즉자기극복을통한자기상승이나삶의자율적창조에는관심이없는유형에대해 나쁨 이라는가치판단을한다. (q1.5.1.1.3.2) 고귀함과거리의파토스, 좀더높은지배종족이좀더하위의종족, 즉 하층민 에게가지고있는지속적이고도지배적인전체감정과근본감정 이것이야말로좋음과나쁨이라는대립의기원이다. (GM I 2: KGW VI 2, 273. 한글판 354) 1.5.1.1.4 승인의도덕 (e1.5.1.1.4.1) 주인의식을갖는존재의가치평가방식은철저히개인주의적성격을띤다. 하지만이것은배타적이기주의라고는볼수없다. 오히려타인에대한승인을주인적힘의필연적요소로받아들이는승인 (Anerkennung) 의도덕을구현해낸다. 주인의식을갖는자들간에는서로에대한승인이전제된다. 이것은자기자신에대한긍정에서출발하는타자에대한긍정에서성립한다. 자기자신을긍정한다는것은자신이선과악 ( 정확히말하면좋음과나쁨 ) 의판단주체라는점에대한긍정이다. 이긍정은자신의가치판단이필연적으로개인적-관점적-해석적성격을가지며, 그것으로인한한계를가질수밖에없다는점에대한긍정이다. 이런반성적자기제한은주인의식을갖고있는강자의힘이다. 강자의반성적자기제한은타자의가치판단의개별성과차이를인정하게한다. 그것에게자신의가치판단에동의하라거나합의하라고강요하거나강제력을행사하지않는다. 오히려타자의상이한삶의조건을, 그것이만들어내는가치판단의상이성을인정하고승인한다. 그러나이런인정과승인은타자를자유로운존재로인정해야완전해진다. 그렇지않다면강자의자기제한력은소극적형태로만머물게된다. 그러므로니체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51

의고귀한가치평가방식 = 주인도덕 = 귀족적평가방식 = 강자의도덕은타자를자유로운존재로인정하고긍정하는승인의도덕을요청하게된다. 이것은공동체적존재인인간이실천적장에서수행해야할덕목이다. 물론니체에게서이런가능성은모든구성원이주인의식을갖추고있는이상적인공동체에서만구현된다. 거기서개개인의서로에대한인정과승인은곧개개인의삶의발전에필수적인조건이자필연적인계기가된다. 거기서진정한적은진정한벗이된다. 니체는이런이상적공동체를희망한다. 그리고그가능성을모든개인의주인화에서찾는다. 즉모든인간의위버멘쉬화에서. (q1.5.1.1.4.2) 도대체이지상에진정적에대한사랑이있다면, 그것은오직고귀한자에게서만가능할것이다. 고귀한인간은이미자신의적에게얼마나큰경외심을가지고있는것일까! 그리고그경외심은이미사랑에이르는다리다. [ ] 그는자신을두드러지게하기위해스스로자신의적을요구한다. 그는경멸할것이전혀없고, 아주크게존경할만한적이아니면참을수없다. (GM I 10: KGW VI 2, 285. 한글판 368) 1.5.1.2 좋음 에대한어원학적고찰 (e1.5.1.2.1) 단순한유용성에서출발하는영국계보학을주인적존재의삶에대한유용성으로전환시키고, 선을고귀한것으로서의 좋음 으로전환시키려는입장을제시한니체는이제이입장을어원학적고찰을통해강화시키려한다. 그는도덕에대한계보학의 본질적인통찰 이어원학에서지지될수있다고, 즉 좋음 이라는개념이사실상무사 (Selbstlosigkeit) 의도덕에서제공하는것과는다른의미를갖는다는것을, 좋음이란주인의식을갖는귀족적존재에대한유용성이라는것을어원학이보여주고있다고생각한다. 물론니체는어원학의내용을입증가능한것으로는생각하지않는다. 그럼에도불구하고그내용을도덕계보가설을위해 본질적 인것으로이해한다. 그 본질적 인내용은고귀 5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함 = 귀족적 = 좋음, 비속함 = 천한 = 저급함 = 나쁨이라는등식의도출이다. 이런내용을니체는 ꡔ도덕의계보ꡕ 1 논문 5장에서여러언어의예를통해매우위험한방식으로전개시킨다. 예컨대켈트어에서는귀족 = 금발의종족 = 선을의미한다는것이다. 이것은분명잘못된논의다. 그럼에도불구하고도덕계보추적을위해서는철학적-형이상학적방법론만으로는부족하다는그의인식은어원학적고찰의중요성을지속적으로강조하게한다. 민주주의나버클에대한맥락과상관없어보이는니체의비난은이점을고려하면비로소이해가된다. 버클 (H. T. Buckle) 은 ꡔ영국문명사 (History of Civilisation of England)ꡕ(1857/61) 에서문명의발전을통계적방법론을사용하여탐구하는데, 이를통해개인의행위일반을평준화시키려한다. 그래서니체는이런방식을근대정신의평민주의 (Plebejismus) 라고부른다. 민주주의에대한니체의비난도같은맥락에서이해될수있다. (q1.5.1.2.2) 여러가지언어로표현된 좋음 이라는명칭이어원학적관점에서본래무엇을의미하는가하는물음이내게올바른길을제시해주었다 : 여기에서나는이모든것이동일한개념변화에기인함을발견했다. 즉어느언어에서나신분을나타내는의미에서의 고귀한, 귀족적인, 정신적으로고귀한기질의, 정신적으로특권을지닌 이라는의미를지닌 좋음 이발전해나오는것이다 : 언제나저다른발전과평행해진행되는또하나의발전이있는데, 이는 비속한, 천민의, 저급한 이라는개념을결국 나쁨 이라는개념으로이행하도록만든다. [ ] 이것은내게는도덕계보학에관한본질적인통찰로보인다. 이러한통찰이뒤늦게발견되었다는것은현대세계의민주주의적선입견이유래에관한모든물음에끼친해로운영향때문이다. 이러한선입견이일단고삐가풀려증오에까지이르렀을때, 특히도덕과역사에어떤폐해를끼칠수있는지는악명높은버클의경우가보여주고있다. (GM I 4: KGW VI 2, 275-276. 한글판 356-357) 1.5.2 고귀하지않은가치평가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53

(e1.5.2.1) 역사적가설들을가지고니체는고귀한가치설정즉 좋음 = 고귀한 = 힘있는 = 건강함 = 아름다운 = 행복한 = 신에의해사랑받는 이라는공식을도출시키며, 이를통해선인의자연적상태를말하고있다. 좋음 이라는의미에서의선은이렇듯강자와정복자와지배자의자기지칭이었지만, 정치적지배권의상실과더불어영혼적인우월감을나타내는개념이되어버린다고니체는생각한다. 즉도덕에서의가치평가의전도가이루어진것이다. 능가함과강력함이라는의미로서의선은전도된가치평가에서는무사 (Selbstlosigkeit) 라는의미에서의선으로바뀌어버린다. 그래서고귀한가치평가에서의좋음 = 강력함이었던것이악으로, 나쁘고 = 무력함이었던것이이제선으로이해된다. 이런전이를가능하게했던주체를니체는사제계급으로단정짓는다. 그리고그역사적예를유대인이라는사제적특징을지닌민족에서찾는다. 니체는유대교를그리스도교의시발점으로삼으며, 유대교와그리스도교와의역사적이고사회적인차이는애써외면해버린다. 1.5.2.1 사제유형에의한가치평가의전도 (e1.5.2.1.1) 도덕에서의가치의전도를일으킨주체는사제계급이다. 여기서니체는사제를단순한종교의대변자만으로이해하지는않는다. 오히려그는권력을이해하고권력을추구하는존재로이해된다. 자신을우위를점하는어떤것을매개하는자이자대변하는자로상정할줄알고, 그런한에서자신을필요한존재로만들줄아는존재다. 사회적약자의복수의심리학을이용해 가상적구제 수단을제공한다거나, 강자를약화시키는것은그대표적수단이다. 그런한에서니체에게사제는사회적인일반유형이며, 그런유형들은종교적인영역외에도찾아볼수있다. 니체가철학자나리하르트바그너같은경우를어정쩡한신학자로, 사제유형의예로이해하는것은이런맥락을잘표현하고있다.(K. Braatz, Nietzsche-Eine Studie zur Theorie der öffentlichen Meinung, [Berlin/NewYork 1988], 235-248) 물론종교영역에서사제는신이라는우위를점하는어떤존재를권력추구의수단으로삼는다. 이런맥락에서니체는유일신의성립을사제권력의전제조건으로제시하기도한다.(FW 143) 54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q1.5.2.1.2) 최고의세습계급이동시에사제계급이며, 따라서그계급을전체적으로나타내기위해그들의사제기능을상기시키는술어를선호하게되는경우, 정치적우위를나타내는개념이언제나정신적우위를나타내는개념으로옮겨간다는이런규칙에는우선지금까지는어떤예외도없다. 이경우예를들어처음에는 순수 와 불신 이신분표시로대립된다. 그리고여기에서도이후에 좋음 과 나쁨 이더이상신분을나타내지않는의미에서발전해간다. [ ] 다른한편바로여기서왜그렇게일찍이대립된평가가위험한방식으로내면화되고격화될수있었는지의문제는물론본질적으로사제귀족주의의전체성격에서밝혀진다. (GM I 6: KGW VI 2, 278. 한글판 360) 1.5.2.2 역사적증거 (e1.5.2.2.1) 도덕에서의가치평가의전도는사제유형에의해이루어졌다는주장에대한역사적증거로니체는유대인을제시한다. 유대인의역사적실존은유대인에게 복수의심리학 을가능하게했고, 이것은유대적신개념을수단으로한다. 1.5.2.2.1 유대인에의한가치평가의전도 (e1.5.2.2.1.1) 니체에게유대민족은 1.5.2.1에서제시한사제유형의특징을전형적으로보여준다. 그들은신에의해선택된민족이라는의식을갖고있었지만, 그들이체험한역사는그들에게현실적-정치적무력감을들게한다. 오랫동안의노예상태및바빌론의유수그리고로마인이라는외국세력에대한대대적봉기와그봉기로인한전세계로의분산의경험을갖고있었던것이다. 그들이체험한현실적-권력적무력은그들에게그들을압제하는이민족의가치평가에대한증오심을강화시켜, 압제자의귀족적이고도고귀한가치평가방식을전도해버린다. 즉유대인의복수의심리학이 가장정신적인 형태의복수행위를하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55

게한것이다. 그들은 좋은 = 고귀한 = 강력한 = 신의축복을받는 이라는등식을 좋음 = 비참함 = 비천함 = 가난함 = 무력 = 고통 = 신의축복을받는 이라는등식으로전환시킨다. 하지만이런가치평가의전환이야말로유대민족의생존을가능하게했으며, 사제에게는권력을부여한것이다. 니체는명백히반유대주의자로는볼수없다. 하지만적어도여기서는반유대주의의흔적이엿보인다. 그러나엄밀히말하자면니체의문제의식은유대적삶의방식이나유대인의전반적인특징에관한것이아니다. 단지그들의가치평가방식으로만향하고있다. ꡔ안티크리스트ꡕ에서도니체는유대인을비난하지만, 그것은사실은그리스도교에대한비난이다. 유대교는바로그리스도교의원천이라는이유에서만비난의대상이된다 (AC 24). 따라서니체의입장을종족주의적원칙에서출발하는반유대주의와동일시할필요는없다. (q1.5.2.2.1.2) 이지상에서고귀한자, 강력한자, 지배자, 권력자에대항해행해진그어떤것도유대인들이이들에반항하며행했던것과비교하면말할만한가치가없을정도다 : 사제민족인유대인. 이들은자신의적과압제자에게결국오직그들의가치를철저하게전도시킴으로써, 즉가장정신적인복수행위로명예회복을할줄알았다. 오직이렇게하는것만이사제적민족에게, 가장퇴보한사제적복수욕을지닌민족에게적합한것이었다. 유대인이야말로두려움을일으키는정연한논리로귀족적가치등식 ( 좋은 = 고귀한 = 강력한 = 아름다운 = 행복한 = 신의사랑을받는 ) 을역전하고자감행했으며, 가장깊은증오 ( 무력함의증오 ) 의이빨을갈며이를고집했던것이다. (GM Ⅰ 7: KGW VI 2, 280. 한글판 363) 1.5.2.2.2 유대적신개념 (e1.5.2.2.2.1) 1.5.2.2.1에서제시한유대인에의한가치전도는그들의독특한신개념과도관계가있다. 유대인은가치판단의전도와더불어자신들의현실적무기력을적에대한 신 의 심판 에의해정당화시킨다. 이렇게해서자연적인과율이제거되고, 신이반자연적인과 56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율의담당자가된다. 그들의신은한민족의권력과힘을의미하는것이아니라, 오히려한민족의무기력을의미하는것에불과하다. (q1.5.2.2.2.2) 비참한자만인오직착한자다. 가난한자, 무력한자, 비천한자만이오직착한자다. 고통받는자, 궁핍한자, 추한자또한유일하게경건한자이며신에귀의한자이고, 오직그들에게만축복이있다. 이에대해그대, 그대고귀하고강력한자들, 그대들은영원히사악한자, 잔인한자, 음란한자, 탐욕스러운자, 무신론자이며, 그대들이야말로또한영원히축복받지못할자, 저주받을자, 망할자가될것이다! 라고말하며 [ ] 이러한유대의가치전환의유산을누가상속했는지우리는알고있다. [ ] 유대인과더불어도덕에서의노예반란이시작된다. (GM I 7: KGW VI 2, 281. 한글판 363) 1.5.2.2.3 신개념의확대 (e1.5.2.2.3.1) 유대인의민족신으로부터보편적유일신으로의유대신의전개역시유대인의가치전도를실질적으로가능하게한다. 신개념의이런확대에대해서는니체는벨하우젠 (J. Wellhausen) 이 ꡔ이스라엘의역사에대한프롤레고메나 (Prolegomena zur Geschichte Israels)ꡕ (Berlin 1883) 에서제시한내용들을근거로삼는다. 하지만그는벨하우젠의논의를지나치게정형화시켜사용한다. 니체가정형화시킨유대적신개념의확대과정은다음과같다 : (1) 야훼는원래힘의식의표현이었고, 야훼안에서이스라엘사람들은승리와구원을기대하고, 그를정의의신으로이해했다. 2) 이런이상적상태가이사야에의해서도계속견지되고있었다. 3) 그런데그런희망은성취되지않았고, 옛신은그가이전에할수있었던일을더이상은할수없게되었다. 사람들은그를버려야했지만, 그대신에신개념을변경시켜버렸다. 사람들이신개념을탈자연화시켜버린것이다. 더이상은정의의신야훼는이스라엘과하나가아니다. 더이상은민족적자존심의표현이아니다. 단지조건에의해제약된신일뿐이다. 4) 사람들은자신의옛신을포기하든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57

지아니면그로부터다른것을만들어내야하는선택을해야했을때, 후자를선택한것이다. 즉이스라엘민족과신의화해의관계가구성된것이다. 야훼는지금까지이스라엘의신이었고따라서정의의신이었다. 하지만이제그는첫번째의그리고최상의정의의신이되었으며, 처음으로이스라엘의민족신이라는것에서분리된다. 야훼의율법은원래그의모든행위처럼도움을주고공정하며길을제시하고복잡한문제들을해소하는것이었으나, 이스라엘에대한그의요구들의총괄개념이되었다. 이스라엘과야훼의관계는이런요구들에의존한다. 야훼와이스라엘사이의연맹에관한생각이종교적고찰의중심으로들어선다. 바빌로니아의망명생활및아시리아의망명생활은사람들을조건적이라는생각, 사정에따른해결책이라는생각에익숙해지게만들었다. 5) 그후신개념이보편화되기에이른다. 이것을수단으로전형적인사제민족인유대인은보편적인세계지배를꿈꾼다. (q1.5.2.2.3.2) 사제민족인유대인. 이들은자신의적과압제자에게오직그들의가치를철저히전도시킴으로써, 즉가장정신적인복수행위로명예회복을할줄알았다. 오직이렇게하는것만이사제적민족에게, 가장퇴보한사제적복수욕을지닌민족에게적합한것이다. [ ] 따라서세계전체가즉이스라엘의모든적대자가주저없이바로이미끼를삼킬수있었던것. 그것이야말로진정위대한복수정책이며, 멀리보는지하의술책, 사전계획에따라서서히손길을뻗치는복수의은밀한검은수책에속하는것이아닌가. (GM I 7-8: KGW VI 2, 280-283. 한글판 363-365) 1.5.2.2.4 복음의왜곡 (e1.5.2.2.4.1) 니체는유대민족이예수그리스도의사랑의복음을자신들의복수의도구로만들어버렸다고이해한다. 니체에게예수는고귀한가치평가방식의예다. 사랑의복음의화신이나자렛의예수. 가난한자, 병든자, 죄지은자에게축복과승리를가져다준이구세주, 새로운사랑 가장깊이있고숭고한종류의사랑 이라는표현은 5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모두예수그리스도와그의복음에대한표현이다. 같은맥락에서니체는 ꡔ안티크리스트ꡕ 에서예수라는인물을긍정적의미의 백치 로, 그의삶을사랑이라는복음의실천으로이해한다. 니체에게예수의사랑은 온갖종류의말, 공식, 법칙, 신앙, 교의와대립하는삶 (AC 30) 의유일한가능성이다. 그렇다면그의복음은무기력의산물이아니다. 오히려온갖죄와분노와증오와투쟁을넘어선자유와초탈의산물인것이다. 그런데유대인은고귀하지않은가치평가방식을관철시키기위한수단으로예수그리스도를십자가에못박는다. 이것은고귀한가치평가에대한고귀하지않은가치평가의승리였고, 아이로니컬하게도이사건이유대적평가방식을전세계로퍼뜨리는계기가된다. 니체는이것을유대인의 도덕적천재성 이미리계획했었을것이라고생각한다. (q1.5.2.2.4.2) 사랑의복음의화신이나자렛의예수. 가난한자, 병든자, 죄지은자에게축복과승리를가져다준이 구세주 그야말로바로가장섬뜩하고저항하기어려운형태의유혹이아니었던가? 바로유대적가치와이상혁신의유혹이며우회로가아니었던가? 이스라엘은겉으로보기에는이스라엘의적대자이자해체하는자인바로이구세주라는우회로를통해서만그들의숭고한복수욕이라는마지막목적에이른것이아닌가? 이스라엘전체가전세계에대한복수의진정한도구를마치불구대천의원수처럼부정하고이를십자가에달수밖에없었던것, 따라서 세계전체 가, 즉이스라엘의모든적대자가주저없이바로이미끼를삼킬수있었던것, 이것이야말로진정한복수정책이며멀리보는지하의술책 [ ] 아닌가? 인간을구원하기위해신스스로가십자가에못박힌다는저상상할수없는마지막극단적잔인함의신비에견줄만한것이있을까? [ ] 적어도이기호아래이스라엘이자신의복수와모든가치를전도함으로써지금까지모든이상, 모든고귀한이상을누르고다시승리했다는것은확실하다. (GM I 8: KGW VI 2, 282-283. 한글판 365) 1.5.2.3 원한의심리학 (e1.5.2.3.1) 영국계보학에대한심리학적문제제기및 좋음 개념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59

의 고귀한 유래, 그리고사제유형에의한노예도덕의등장이라는입장을제기한후, 니체는고귀하지않은가치평가방식 ( 노예도덕 ) 을심리적으로유형화시키는작업을진행시킨다. 이작업을토대로그는현대문화를지배하는고귀하지않은평가방식의의미를보여준다. 고귀하지않은가치평가방식의심리적특징은원한 (Ressentmant) 이라는개념을통해밝혀지게된다. 원한이라는개념은 ꡔ도덕의계보ꡕ에서가장유명한개념으로서, 니체는이개념을출판된책으로는이책에서최초로사용한다. 원한개념은도덕철학적영역에서발견된것이아니라, 오히려사회심리학적, 종교사회학적, 정치학적관점에서받아들여진개념이다. 그리고아이로니컬하게도 ꡔ도덕의계보ꡕ에서가장신랄한공격을가하는오이겐뒤링의도덕계보학에서인정된개념이기도하다. 뒤링이이미제공한원한개념 (E. Düring, Cursus der Philosophie als streng wissenschaftlicher Weltanschauung und Lebensgestaltung, [Leipzig 1875], 224) 을니체는받아들이지만, 곧뒤링의기계론적입장과자신을차별화한다. (q1.5.2.3.2) 사랑의복음의화신이나자렛의예수. 가난한자, 병든자, 죄지은자에게축복과승리를가져다준이 구세주 그야말로바로가장섬뜩하고저항하기어려운형태의유혹이아니었던가? 바로유대적가치와이상혁신의유혹이며우회로가아니었던가? 이스라엘은겉으로보기에는이스라엘의적대자이자해체하는자인바로이구세주라는우회로를통해서만그들의숭고한복수욕이라는마지막목적에이른것이아닌가? 이스라엘전체가전세계에대한복수의진정한도구를마치불구대천의원수처럼부정하고이를십자가에달수밖에없었던것, 따라서 세계전체 가, 즉이스라엘의모든적대자가주저없이바로이미끼를삼킬수있었던것, 이것이야말로진정한복수정책이며멀리보는지하의술책 [ ] 아닌가? 인간을구원하기위해신스스로가십자가에못박힌다는저상상할수없는마지막극단적잔인함의신비에견줄만한것이있을까? [ ] 적어도이기호아래이스라엘이자신의복수와모든가치를전도함으로써지금까지모든이상, 모든고귀한이상을누르고다시승리했다는것은확실하다. (GM I 8: KGW VI 2, 282-283. 한글판 365) 6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1.5.2.3.1 노예도덕의계보 : 원한 (e1.5.2.3.1.1) 인용문은원한 (Ressentment) 에대한니체의사회심리학적분석이다. 이것을니체는노예도덕의계보로상정한다. 원한은첫째, 근본적으로행위차원의복수를할수없는무력한자들이품는상상의복수다. 따라서뒤링의기계론적입장과는달리상처받은것에대한기계적인반응일수없다. 오히려특정행위의실패로인한고유한반작용이다. 원한은그러므로둘째, 부정심리의결과다. 즉자기자신과대립적인것의차이를인정하는대신, 자신과의대립성그자체로인해부정의대상으로삼는다. 셋째, 반작용의산물이자수동성의결과다. 가치설정의기준을자기자신에서찾는대신, 자신과는대립되는외부세계의설정이먼저이루어진다. 그러므로원한에는외부의작용을먼저전제하는반작용의역학이작용한다. 넷째, 반동적이다. 대립자를악한인간으로먼저설정하고, 그들과대립되는유형을선한인간으로평가한다. 그리고이들과자신을동일시한다. 반면대립되는외부세계는복수의대상으로간주된다. 복수의도구가바로특정유형의도덕, 즉노예도덕, 즉고귀하지않은가치평가방식이다. (q1.5.2.3.1.2) 이원한은실제적인반응, 행위에의한반응을포기하고, 오로지상상의복수를통해서만스스로해가없는존재라고여기는사람들의원한이다. 고귀한모든도덕이자기자신을의기양양하게긍정하는것에서생겨난다면, 노예도덕은처음부터 밖에있는것, 다른것, 자기가아닌것 을부정한다 : 그리고이러한부정이야말로노예도덕의창조적행위인것이다. 가치의시선을이렇게전도시키는것은 이렇게시선을자기자신에게되돌리는대신반드시밖을향하게하는것은 실로원한에속한다 : 노예도덕이발생하기위해서는언제나먼저대립하는어떤세계와외부세계가필요하다. 생리적으로말하자면그것이일반적으로활동하기위해서는외부의자극이필요하다. 노예도덕의근본활동은근본적으로반작용이다. (GM I 10: KGW VI 2, 284. 한글판 367)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61

1.5.2.3.2 문화의도구로서의원한 (e1.5.2.3.2.1) 문화는인간에게교육적인기능을행사한다. 그런데이기능이인간의자연성을순화시키고길들여야만달성되는경우가있다. 니체는이런문화는인간을진정으로개선시키는문화가아니라, 오히려인간의자연성및고귀한속성을약화시키는것으로이해한다. 즉인간의자기극복의노력, 좀더나은존재로의상승노력, 한마디로고귀한가치평가를회복하려는노력을철저히약화시킨다. 니체는유럽문화를이런문화로이해한다. 유럽문화는인간의자연성에대한원한의문화인것이다. 그결과유럽인의실질적개선은이루어지지않았다. 오히려유럽인의왜소화와평균화가초래되었다. 그래서니체는이런현대의상황을 최대의위험 으로, 즉 허무적상황 으로규정한다 : 인간은의심할여지없이 더좋게 된다. [ ] 여기에바로유럽의운명이있다. 이제인간의모습은우리를지치게한다 이것이허무주의가아니라면, 오늘날무엇이허무주의란말인가? [ ] 우리는인간에게지쳐있다. (GMⅠ12) (q1.5.2.3.2.2) 인간 맹수를온순하고개화된동물, 즉가축으로길들이는데모든문화의의미가있다는것이어찌되었든오늘날진리로믿어지고있는데, 만일이것이진실이라면, 고귀한종족과그들의이상을결국모욕하고제압하게된저반응본능과원한본능은모두의심할여지없이본래의문화의도구라고보아야만할것이다. 물론이렇게말한다고해서문화도구를소유한자가동시에문화자체를표현하고도있다는말은아닐것이다. 오히려그반대가진실하다고할수도있을뿐만아니라, 아니! 이것은오늘날명백한사실이다! 이들억압적이고보복을갈구하는본능을소유한자들, 유럽적이고비유럽적인모든노예의후손들, 특히아리아이전의모든주민의후손들 그들은인류의퇴보를나타낸다. 이러한문화의도구는인류의치욕이며, 오히려문화일반에대한회의이며반론인것이다! (GM I 11: KGW VI 2, 290. 한글판 374) 6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1.5.2.3.3 원한의예 : 의지의자유 (e1.5.2.3.3.1) 고귀하지않은가치평가는자유로운의지와그것의담지자주체를전제한다. 왜냐하면이전제만이고귀하지않은가치평가방식을생존조건으로삼고, 강자와주인적존재로자신을고양하려하지않는약자의생존을정당화할수있기때문이다. 즉약함자체를 자유로운 선택으로해석하고, 약한자신을 선한 인간으로정당화하는 숭고한자기기만 이가능하기때문이다. 그래서니체는바로그전제를공격함으로써약자의고귀하지않은가치평가의허구성을지적하려한다. 그과정은니체의 실체 / 행위자주체 개념비판의형식으로진행된다 : 1) 자유로운의지개념은 실체 / 행위자 주체개념을토대로한다. 자유롭고 자유롭지않는 의지의담지자는바로실체 / 행위자주체인것이다. 하지만행위로부터분리되어도동일하게유지될수있는실체로서의주체, 행위를일으키는원인으로서의행위자로서의주체는형이상학적허구다. 그것은행위와행위자의실제적특징을간과한수사학적장치이자그것이갖은유용성으로인해우리가불가피하게사용하고있는개념에불과한것이다. 2) 실체 / 행위자 주체개념은이해관계로부터독립되고, 또그이해관계로부터자유로운가치중립적인주체개념을함의한다. 하지만이런가치중립적주체는인간의존재적특징을왜곡한다. 3) 하지만이런 실체 / 행위자 -주체, 가치중립적주체 개념은약자의원한감정과연합하여, 약자의약함자체를어떤숭고한사명을위해스스로의욕한것이자자유롭게선택한것이라고판단하게하는수단이된다. (q1.5.2.3.3.2) 마치번개를섬광에서분리하여번개라불리는어떤주체의활동이며작용이라고가정하는것과마찬가지로, 대중의도덕도마치강자의배후에는강한것을나타내거나나타내지않는것을자유롭게할수있는일종의중립적인기체가있는것처럼, 강한것을강한것을표현하는것과분리한다. 그러나그런기체는존재하지않는다. [ ] 약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63

자의도덕은자기보존과자기긍정의본능에서선택의자유를지닌중립적인주체에대한믿음이필요하다. 주체란지금까지는지상에서최상의신조였을것이다. 이것은죽어야하는수많은인간존재, 모든종류의약자, 억압받는자로하여금약함자체를자유로해석하고, 그들이그저그렇게존재하는모습을공적으로해석하는저숭고한자기기만을가능하도록했기때문이다. (GMⅠ13: KGW VI 2, 293-294. 한글판 378-379) 1.5.2.3.4 원한도덕의역사적증거 (e1.5.2.3.4.1) ꡔ도덕의계보ꡕ 1 논문의마지막 3장에서니체는유럽역사를고귀하지않은가치평가와고귀한가치평가와의싸움의역사이자, 전자가후자에대한승리를거두어온역사로이해한다. 니체는그예를교묘한수사학적장치를동원해서소개한다. 하지만그내용은대단히선동적이면서도논쟁을유발할성질의것이다. 예를들어 14장에서는믿음과사랑과소망이라는바울의 3개조를예수그리스도교의사랑의메시지를원한-이상으로독단화시킨것으로소개한다. 15장에서는바울, 단테, 토마스아퀴나스, 터툴리아누스의말과서적들을인용해자신의견해에대한증거로삼는다. 하지만그의인용은맥락에서분리된인용들로서공정한인용이라고는할수없다. 16장에서니체는두가치평가방식을역사적상징을사용하여 로마대유대 의대립으로유형화시킨다. 여기서는유대로상징된고귀하지않은평가방식의승리를대중도덕이보편화되는역사적계기로제시한다. 그에의하면유럽역사에서로마로상징되는고귀한가치평가방식이지배적가치평가방식으로자리잡을기회는있었다. 르네상스와프랑스혁명및인간나폴레옹의경우가바로그것이다. 하지만르네상스는종교개혁이라는 천민적인 원한운동 에의해, 그리고프랑스혁명과나폴레옹이라는또한번의기회는 대중의원한본능 에의해붕괴되어버린다. (q1.5.2.3.4.2) 결론을내려보자. 좋음과나쁨, 선과악 이라는두개의대립되는가치는이지상에서수천년간지속되는무서운싸움을 64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해왔던것이다. 그리고또한두번째가치가확실히오랫동안지배했다고해도, 지금까지도승패를결정하지못한채싸움이계속되는곳이없는것도아니다. 그사이싸움은더욱고조되고이로인해더욱깊어지고, 더욱정신적이되었다고말할수도있을것이다. 그결과오늘날이러한의미에서분열되었다는것, 현실적으로도여전히저대립의투쟁장소가되고있다는것보다아마도 더높은본성, 더정신적인본성을나타내는더결정적인표시는없을것이다.(GM I 16: KGW VI 2, 299. 한글판 386)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65

2. 양심 (Gewissen; conscience) 2.1 정의 (e2.1.1) 양심은양심의가책 (Das schlechte Gewissen) 이아니다. 양심의가책으로서의양심은심층적인 병 일뿐이다.(GM II 16) 오히려양심은자유롭고도선한양심 (Das gute Gewissen) 이다. 양심을이렇게이해하면서니체는일종의양심의자연상태를구상한다. 이런것으로서의양심은더이상극복되어야하는병도, 반자연적인것도아니다. 이런양심을니체는주권적개인에게귀속시킨다. 주권적양심이야말로인간이회복해야하는진정한의미의양심인것이다. (q2.1.2) 책임이라는이상한특권에대한자랑스러운인식, 이희한한자유에대한의식, 자기자신과운명을지배하는이힘에대한의식은그의가장밑바닥심연까지내려앉아본능이, 지배적인본능이되어버렸다. [ ] 이지배적인본능을무엇이라부를것인가? 의심할여지없이이주권적개인은그것을양심이라고부른다. (GM II 2: KGW VI 2, 310. 한글판 399) 2.2 양심의계보탐구의과제 (e2.2.1) 양심은전통도덕의최후의심급이다. 양심은구체적인행위의선함과악함에대한책임을지는것으로이해되어있다. 하지만양심은기존도덕이론이인정하듯개별적이며개별적일수밖에없다. 그것이구체적인상황에대한구체적인도덕주체와의관계이기때문이다. 양심개념과더불어초시간성및일반성에토대를두는도덕철학은다시개인성의문제로되돌아가게된다. 절대도덕을거부하고, 도덕의개인성및관점성을부각시키려는니체는이런맥락에서양심의문제를건드리게되며, ꡔ도덕의계보ꡕ의두번째논문을양심의심리학에할애한다. 66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그는양심의심리학을다른영역과구체적으로연결시키는방식을통해도덕의계보를밝히려한다. 즉양심은기억의계보, 국가의계보, 문명의계보, 종교의계보와불가분적으로연관되어있으며, 따라서도덕역시이런여타의계보들과직접적인연관관계를갖는계보를갖게되었다는것이다. 이런연결작업을통해니체는양심을기존의방식과는달리규정한다 : 양심은가책받는양심이아니다. 오히려양심은주권적개인만이가질수있는선한양심이다. 2.3 양심의계보 (e2.3.1) 니체는도덕의주요개념인양심을도덕적개념들을사용하여분석하지않는다. 오히려전혀도덕적이지않은개념군들, 즉짐승, 사육, 힘, 본능, 피등생물학적-생리학적개념군들을사용하여양심에대한새로운정의를내리려한다. 가책받는일없는양심혹은가책받는양심이라는구분이전에, 이미양심은타인에대한자신의행위의의미를행위이전이나특히행위이후에인지하고있다는것을의미한다. 양심은따라서책임에대한양심이며, 이것은자신의사고와행위에대한기억을전제로한다. 따라서니체는기억과기억의이성성의문제를해명하지않을수없다. 니체는전통적인의미와는달리기억을 의지 의기억으로, 기억의이성성을사육의결과로이해한다. 기억은오랫동안의인류역사가짐승인간 (Tier-mensch) 을이성적동물 (animal rationale) 로만들기위한도구인것이다. 2.3.1 망각 (e2.3.1.1) 인간을약속할수있는존재로만드는것. 이것을니체는인간에게부여된 역설적 과제이자, 인간에관한 본래적인 문제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67

로이해한다. 약속할수있는존재란그자신의사고와행위가일정정도산정가능한존재다. 즉그자신의사고와행위를예측할수있고, 그것들을일정정도규칙적이며필연적인것으로이해하는존재다. 이런존재가되기위해서인간은자신에게있는자연적인힘, 즉망각의힘을제거해야한다. 즉자신의사고와행위를기억할필요가있는것이다. 니체는망각을인간의자연적인능동적인적극적인저지장치로이해한다. 인간은본성상망각하는동물인것이다. 망각은결코이성능력의부족이나타성력이아니라, 삶에필요하고삶을가능하게하는힘이다. 그것이의식이전에발생하는욕구나충동들의모순과대립의과정들에대한정보를차단할뿐만아니라, 프로이트가억압 (Verdrängung) 이라는단어로말했던것처럼고통스런기억을밀어내어정신적질서와안정을찾게하는기능을하기때문이다. 이장치에의해인간은행복감과건강함을느끼게된다. 이러한자연적이고도동물적인망각의힘은 의지의기억 에의해제거된다. (q2.3.1.2) 약속할수있는동물을기른다는것 이것이야말로자연이스스로인간에게부여한바로그역설적인과제자체가아닐까? 이것이야말로인간에관한본래적인문제가아닐까? 망각이란천박한사람들이믿고있듯이그렇게단순한타성력이아니다. 오히려이것은일종의능동적인, 엄밀한의미에서의적극적인저지능력이다 [ ] 이러한망각이필요한동물에게망각이라는하나의힘, 강건한건강의한형식을나타내지만, 이동물은이제그반대능력, 즉기억의도움을받아특정경우, 말하자면약속해야하는경우에망각을제거하는기억을길렀던것이다. (GM II 1: KGW VI 2, 307. 한글판 395-396) 2.3.2 기억 (e2.3.2.1) 니체는기억을본래적인 의지 의기억으로이해한다. 약속할수있는존재가되기위해인간은자신의행위를기억할필요가 6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있다. 그러나이것은이성적차원의기억이아니라, 의지의기억이다. 즉사고와행위의산정가능성과필연성및규칙성으로부터 다시벗어나지않으려는능동적인의욕상태 (aktives Nicht-wieder-los-werden-wollen) 이다. 의지의기억 이라는개념은헤르바르트 (Johann Friedrich Herwart) 가 ꡔ심리학교본 Lehrbuch zur Psychologieꡕ(1816) 에서영혼전체를저지장치로이해하는데서유래한다. 헤르바르트의심리학을니체는별로진지하게간주하지도, 그렇다고비판의대상으로삼지도않았지만, 이용어만큼은거기서차용한다. 의지의기억에의해인간은우연적인것속에서필연적인것을, 임의적인것중에서본질적인것을구분할수있는법을배우게된다. 기억은이렇듯자기자신을산정가능하고약속할수있는존재로만들려는인간의본성적힘이다. 이것은다시자신을책임의주체로만들고자하는인간의본성적힘이기도하다. 니체는이런책임에대한기억이양심일수있는가능성을고려해본다. 그런데책임능력은모든인간에게동일하게부여되어있거나통시대적으로일반성을확보할수있는것은아니다. 이것은오히려매우개별적이며일상적경험에상응하는것으로서지극히개인적이고, 정도의차이를지니며시간제약적이기도하다. 그래서니체는관습의도덕 (Sittlichkeit der Sitte) 개념을사용하여, 사회적강제를통해획득되는일반적성격을지닌책임능력의형성을설명한다. 이를통해그는비로소약속하는존재개념및책임개념을도덕범주와연결시키며, 이런책임을주권적존재가갖는양심의계보와는무관한것으로이해한다.(2.3.4) (q2.3.2.2) 다시벗어나지않으려는능동적인의욕상태, 일단의욕한것을계속하려는의욕, 즉본래적인의지의기억인것이다. [ ] 바로이것이야말로책임의유래에관한오랜역사이다. 약속할수있는동물을기른다는저과제는우리가이미이해한것처럼그조건과준비로우선인간을어느정도까지는필연적이고같은모양으로서로동등하게규칙적으로따라서예측할수있게만드는좀더상세한과제를함축하고있다. (GM II 1-2: KGW VI 2, 308-809. 한글판 396-397)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69

2.3.3 기억각인의수단 : 고통 (e2.3.3.1) 기억은어떤과정을통해각인되는것일까? 니체는여기에대해아주거친심리학을선보인다. 즉고통을기억각인의가장강력한보조수단으로제시한다. 양심은책임에대한기억이고, 기억은사육에기초한다. 그런데여기서사육은고통에대한기억을매개로하는것이다. 고통에대한기억은고통을피하도록하며, 이것이사육과정을통해인간의이성성으로된다. 이성성은그렇다면고통에대한기억이우리에게금지시킨고정관념일뿐이다. 이에대한예로니체는거세나희생제물등의잔인한종교의례, 잔인한형벌제도, 그리고여러금욕적의례들을든다. 이것들의잔인함과그로인한고통은 망각에대한승리 를가능하게한것이다. (q2.3.3.2) 어떻게인간이라는동물에기억을만들수있을까? [ ] 인간의기억술만큼더무섭고섬뜩한것은없을것이다 [ ] 기억속에남기위해서는, 무엇을달구어찍어야한다 : 끊임없이고통을주는것만이기억에남는다. -이것은지상에서가장오래된 ( 유감스럽게도가장오래지속된 ) 심리학의주요명제다. [ ] 인간이스스로기억을만들어야할필요가있다고여길때, 피나고문, 희생없이끝난적은없었다. [ ] 이모든것의기원은고통속에가장강력한기억의보조수단이있음을알아차린저본능에있다. (GM II 3: KGW VI 2, 310-311. 한글판 399-400) 2.3.4 관습의도덕 (Sittlichkeit der Sitte) (e2.3.4.1) 약속하고책임질수있는존재는니체에의하면사육의결과다. 그것도관습적도덕과그것의사회적강제 (soziale Zwangsjacke) 에의한것이다. 이것은니체가 ꡔ인간적인너무나인간적인ꡕ 및 ꡔ아침놀ꡕ에서제시한내용을토대로하고있다. 도덕적 (moralisch), 관습적 7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sittlich), 윤리적 (ethisch) 이라는것은오랫동안확립되어온규칙이나관례 (Herkommen) 에복종하는것을의미한다. 사람들이억지로복종하는지혹은기꺼이복종하는지의여부는문제가되지않으며그것을실행하는것으로충분하다. 관례가어떻게생겨나는지는중요한문제가아니다. (MA I 96) 도덕및윤리의출처를관습에서찾는이런형식적판결을통해니체는비이기적-이기적이라는평가를관례에얽매임과관례로부터의독립으로환원시켜버린다. 이입장은 ꡔ아침놀ꡕ에서좀더구체화된다. 여기서니체는도덕을관습에대한복종으로, 관습을전통으로내려오는행위양식이자평가방식으로이해한다. 그러므로전통의명령이없다면도덕은있을수없다. 따라서니체에게서가장윤리적인사람은전통에가장강하게지배받는사람으로규정된다.(M 9) 인간의 의지의기억 과책임의식은이렇듯인간을기존에답습되는형태로행위하게하고, 거기에복종하도록하는사육의결과인것이다. 여기서의책임의식은관례에복종하는도덕적선에대한의식에불과하다. 이것은니체에게는주권적개인의 양심 이요구하는책임의식과는다르다. (q2.3.4.2) 약속할수있는동물을기른다는저과제는, 그조건과준비로우선인간을어느정도까지는필연적이고같은모양으로서로동등하게규칙적으로따라서예측할수있게만드는좀더상세한과제를함축하고있다. [ ] 인간은관습의도덕과사회적강제라는의복에힘입어실제로예측할수있게만들어졌다. (GM II 2: KGW VI 2, 309. 한글판 397) 2.3.5 주권적개인의양심 (e2.3.5.1) 여기서니체는양심개념을 선한양심 개념으로이끌어간다. 이것을위한매개념이바로주권적개인 (das souveraine Individuum) 이다. 주권적개인을 자기자신과동일한개체 이며, 관습의도덕과사회적강제에서다시벗어난개체이고, 자율적이고초윤리적인개체, 즉간단히말해약속할수있는자기자신의독립적인오래된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71

의지를지닌존재 로니체는묘사한다. 이런개인은 ꡔ도덕의계보ꡕ 1 논문에서제시했던주인의식의소유자 = 강자 = 귀족적존재이기도하다. 그런데이런주권적개인의형성에는오랫동안의엄격한교육이필요하다. 이교육은계통적 (phylogenetsich) -개체적 (ontogenetisch) 인교육이다. 주권적개인역시관습의도덕이라는사회적강제를받고성장한다. 그래서니체는사회성과관습의도덕이이런존재를형성시키는수단이라고한다. 즉그역시인간을일정정도예측 (Berechnen) 할수있는존재로만드는사육의대상인것이다. 하지만그는예측가능성을능가하고, 예측가능성을반추할수있으며, 관습의도덕에대해서도의문을제기할수있는존재다. 이런존재는관습의도덕을깰수있는존재이기도하다. 니체가 ꡔ아침놀ꡕ 에서관습의도덕을깨기위해요청했던 광기 는여기서그구체적인내용을얻게된다.(M 9) 그광기는주권적개인에대한상징어다. 이런주권적개인의책임의식및자유의식을니체는양심이라고부른다. 이렇게해서양심이선한양심개념으로규명된다. 주권적개인의양심은곧자유에대한의식이자, 그런한에서책임에대한의식이며, 이것은곧그자신의힘과삶에의의지의표현이다. 그에게책임은더이상고통에대한기억에서연유하지않는다. 오히려자신이가치척도의담지자라는것, 자유로운존재라는의식에서연유한다. 자유로운존재로서그는약속할수있는존재이며, 약속할수있는존재로서그는그자신의사고와행위에책임있는주체일수있다. 이런존재는곧고귀한존재이며, 이런존재의양심은곧힘의식의표출이다. 이것은곧선한양심이며, 니체가생각하는양심의자연적상태이기도하다. 양심의자연적상태는결코가책받는양심이아닌것이다. (q2.3.5.2) 주권적개인은오직자기자신과동일한개체이며, 관습의도덕에서다시벗어난개체이고, 자율적이고초윤리적인개체 ( 왜냐하면자율적과윤리적은서로배타적이기때문이다 ), 즉간단히말해약속할수있는자기자신의독립적인오래된의지를지닌인간이다. -그와같은인간안에는마침내성취되어서자기안에서살아있는것이된것을온갖근육을경련시킬정도로자부하는의식이, 본래의힘과자유에대한 7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의식이, 인간일반에대한완성된감정이보인다. 실제로약속할수있는자유롭게된인간. 이러한자유의지를지배하는자, 이러한주권자 이는지배자다. 자유로운인간, 즉오랫동안지속되어부수기어려운의지를소유한자는이렇게소유할때자신의가치척도가있다 : 그는자신을기준으로하여타인을바라보며, 존경하기도하고경멸하기도한다. 그는필연적으로자신과동등한자, 강한자, 신뢰할수있는자들을 ( 약속할수있는자들을 ) 존경한다. [ ] 책임이라는이상한특권에대한자랑스러운인식, 이희한한자유에대한의식, 자기자신과운명을지배하는이힘에대한의식은그의지배적인본능이되었다. 이지배적인본능을무엇이라부르게될것인가? 그러나의심할여지없이이주권적인간은그것을양심이라고부른다. (GM II 2: KGW VI 2, 309-310. 한글판 397-399) 2.4 양심의가책 (Das schlechte Gewissen) (e2.4.1) 주권적개인의선한양심의가능성을제시한후, 니체는 ꡔ도덕의계보ꡕ에서가장핵심적인내용을제공한다. 그것은바로양심의가책에관한 1) 부채이론, 2) 내면화이론이라는두가지가설이다. 이두가설은각기독립적으로제시되며, 신개념의계보에대한설명에서비로소종합된다. 2.4.1 부채 (Schulden) 이론 (e2.4.1.1) 양심의가책에대한니체의첫번째가설은부채이론으로정리할수있다. 이가설의구조를형식화시키면다음과같다 : 첫째, 개인과개인사이의근본적인관계는 채권자-채무자 라는경제적계약관계다. 둘째, 국가-종교-법역시이런근본관계를전제로한다. 따라서국가-종교-법역시경제적관계에서유래한다. 그런데셋째, 양심의가책이라는도덕감은국가-종교-법의계보에서발생한다. 그러므로넷째, 도덕의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73

계보는결국경제적관계에서찾아야한다. 다섯째, 채권자-채무자라는관계는상호간의경제적인 가치의등가 와, 이것의대체가능성으로서 변제 를전제한다. 이런변제의가능성중의하나가바로채권자가채무자에게행사할수있는 잔인함 (Grausamkeit) 이다. 여섯째, 그러므로죄나양심의가책은 잔인함의경제 를그계보로갖는다. 니체의이런입장은국가-종교-법뿐만아니라, 도덕역시철저히경제적관계로이해하는것이다. 그러나이것을마르크스의정치경제이론이나다른경제이론의입장과비교할필요는없다. 니체는마르크스류의이론체계구성에는관심이없으며, 학적으로입증되거나증명될수있는가설들의체계를구성하려고하지도않는다. 니체는다른목적을갖고있다. 그는단지양심의가책을, 더불어인간의도덕감을전혀정치경제학적이지않은특정한경제적관계, 즉 잔인함 의경제에서찾고자한다. 이것을통해양심의가책이전혀도덕적이지않은, 도덕외적근원을갖고있다는것을밝히고자한다. 2.4.1.1 채무법으로서의도덕 (e2.4.1.1.1) 니체는도덕을채무법 (Obligationenrechte) 에서기인하는것으로이해한다. 채무법이채권자에게채무자에대해잔인할권리를보증해주기때문이다. 이가설은인간의근본관계로서의채무자-채권자라는계약관계, 교환가치의등가및손해분에대한배상, 채무자의의무및채권자의권리라는경제적사유를전제로한다. 2.4.1.1.1 채권자 -채무자관계 (e2.4.1.1.1.1) 채권자-채무자계약관계를니체는개인과개인사이의가장원초적이자근본적인관계로이해한다. 즉서로견주고가치를정하고등가물을생각해내며교환하는것은인간의사회적삶의토대다. 그래서니체는 manas 라는인간에대한규정을철저히경제적의미로 74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해석한다. 인간을가치를재고평가하고측정하고평가하는존재로이해하는것은니체철학의기본관점이다. 즉인간은가치각인적인의미해석, 즉관점적해석의주체다. 인간의이론인식을위시해서실천적인식에이르기까지가치라는관점은철저히적용된다. 관점적해석들의교환은, 즉소통은각해석의상대방에대한가치에근거해서이루어진다. 결코제 3의가치, 혹은가치그자체에근거한소통이아니라, 각해석의상대적가치를척도로이루어지는교환이다. 니체의이런관점이여기서채무자-채권자라는관계로표현된다. 해석이라는기호가가치의교환을의미하듯이, 개인들간의근본적관계에서도가치의교환이이루어지는것이다. 이때기호의교환이든실질적인재화의교환이든중요한것은가치의등가성을전제한다는점이다. (q2.4.1.1.1.2) 죄감정과개인적인의무감정은그기원을존재하는가장오래되고근원적인개인관계에, 즉파는자와사는자, 채권자와채무자의관계에두고있다 : 여기에서비로소개인이개인과상대했으며, 여기에서비로소개인이스스로를개인과견주었다. [ ] 값을정하고가치를측정하고등가물을생각해내며교환하는것 이것은어떤의미에서는사유라고할수있을만한인간의원초적사유를이미지배하고있었다. [ ] 아마 인간 (manas) 이라는우리의용어도바로이러한자기감정의그무엇인가를표현하는것이리라 : 인간이란가치를재고평가하고측정하는존재, 평가하는동물자체로묘사된다. 사고파는것은심리적인부속물과더불어, 심지어는어떤사회의조직형태나집단의시초보다도더오래된것이다. (GM II 8: KGW VI 2, 322. 한글판 412) 2.4.1.1.2 경제적교환관계로서의채권자- 채무자관계 (e2.4.1.1.2.1) 인간의근본관계인채무자-채권자관계를니체는 매매, 교환, 통상, 왕래 라고하는근본형식으로환원되는것으로이해한다. 즉채무자-채권자관계를경제적교환관계로이해하는것이다. 경제적인교환은완전히상이한종류의것들이그것의가치상의등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75

가를전제로교환되는것이다. 여기서교환당사자사이에는가치그자체라는것은무의미하다. 오히려그들사이에는 제공해주는것의가치보다나에게오는것의가치가내게는더커야한다 라는관계가성립한다. 이것은상대방의경우에도마찬가지로적용된다. 따라서경제적교환에서는모든사람이모든사람을만족시킨다. 니체는이렇듯고전경제학에서말하는경제적교환의원리를선취하여, 인간의근본관계를해명한다. 개인상호간에는초개인적인제 3의어떤것, 가치그자체라는것이필요하지않다. 이렇듯니체는채무자-채권자관계를가치를교환하는계약관계로, 그것도가치의등가성을전제로하는교환관계로이해한다. (q2.4.1.1.2.2) 모든손해에는그어딘가에등가물이있으며, 심지어가해자를고통스럽게해서라도실제로배상받을수있을것이라는관념에의해억제되고변용되었다. 이원시적으로뿌리깊은, 아마이제는더이상그뿌리를뽑을수없을것인관념, 즉손해와고통은등가라는관념은어디서힘을얻었던것일까? 나는이것이채권자와채무자사이의계약관계에있다는사실을이미밝혔다. 이계약관계는대체로권리의주체가존재하는것과마찬가지로오래된것이며, 그입장에서보면다시매매, 교환, 통상, 왕래라는근본형식으로환원되는것이다. (GM II 4: KGW VI 2, 314. 한글판 402) 2.4.1.1.3 죄개념의기원 (e2.4.1.1.3.1) 인간의근본관계가가치의등가를전제로하는경제적교환관계라면, 죄 (Schuld) 개념의계보도경제적관계에서찾을수있다. 실제로니체는 죄 라는도덕개념이부채 (Schulden) 라는지극히물질적인경제적개념이형식상의변형을일으킨것이라고추측한다. 윤리학에서죄는경제적인유용성과는사실상거리가있는개념, 유용성과는대립되는개념으로이해되어왔다. 니체는이런윤리학적자명성에이의를제기하는것이다. 등가적교환은계약당사자들을모두만족시켜야한다. 그런데이만족이이루어지지않으면손해를본측은어떤식 76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으로든그손해분을메우고변제하도록손해를입힌측을강요한다. 즉손해를본측은채권자의권리를손해를입힌채무자에게행사하려한다. 채무자는자신이입힌손해분을변제 (Vergeltung) 해야한다는부채의식을갖게된다. 니체는바로여기서죄개념의계보를보는것이다. 자신의이런추측을강화하는수단으로니체는형벌을예로든다. 형벌은채무자-채권자관계에서채무자의부채, 즉죄에대한변제다. 벌은고통스러운피해를당한피해자가자신이당한피해에대한 등가물 로서, 가해자에게고통을가하면서배상을받으려는심리의표현인것이다. 손해의정도가벌의정도를제한하며, 공정한벌과공정하지않은벌을결정한다. 니체는이렇듯죄가갖는경제적의미속에서죄개념의근원을추측하려한다. 그결과도덕을경제적변제개념으로환원시키고자한다. (q2.4.1.1.3.2) 죄개념은부채라는극히물질적인개념에서유래되었다는것을막연하게나마생각해본적이있었던가? 아니면벌이일종의보복으로의지의자유와부자유에관한어떤전제와도무관하게발전해왔다는것을막연하게나마생각해본적이있었던가? [ ] 형벌은오늘날부모가아이들에게벌을주는것처럼, 고통스런피해에대해가해자에게표출하는분노로가해진것. 그러나이분노는, 모든손해에는그어딘가에등가물이있으며, 심지어가해자를고통스럽게해서라도실제로배상받을수있을것이라는관념에의해억제되고변용되었다. 이원시적으로뿌리깊은, 아마이제는더이상그뿌리를뽑을수없을것인관념, 즉손해와고통은등가라는관념은어디서힘을얻었던것일까? 나는이것이채권자와채무자사이의계약관계에있다는사실을이미밝혔다. 이계약관계는대체로권리의주체가존재하는것과마찬가지로오래된것이며, 그입장에서보면다시매매, 교환, 통상, 왕래라는근본형식으로환원되는것이다. (GM II 4: KGW VI 2, 313-314. 한글판 402) 2.4.1.1.4 책임에대한기억 (e2.4.1.1.4.1) 교환은계약당사자들사이의동의와신뢰에기초하며,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77

이것이있어야상호간의소통도가능하다. 그런데이런신뢰는서로를통제할수있고서로를계산하고예측할수있게되는정도만큼불필요해진다. 채무자-채권자관계는신뢰라는것이이미계산가능성과통제에의해대체되어 신용 (Kredit) 으로되어있는관계다. 이런신용에기초한교환관계를니체는염두에둔다. 되갚을것이라는약속에신용을불러일으키기위해서 자신의계약내용을 약속하고기억하게하기위해무언가를저당 잡히는것이다. 그런데니체는이신용관계를 잔인함 과 고통 을찾아낼수있는 발굴장 이될것이라고생각한다. 약속을기억하도록만드는기제, 즉자신의신용에대한책임을지도록하는기제가끔찍한새디즘으로등장하기때문이다. 이것을니체는잔인함의심리로이해한다. (q2.4.1.1.4.2) 계약관계에서약속이이루어지게된다. 바로이관계에서약속하는자에게기억하게하는것이문제가된다. 의심할수있는것은바로여기가냉혹함, 잔인함, 고통을찾아내는발굴장이될것이라는사실이다. 채무자는자신이되갚을것이라는약속에신용을불러일으키기위해서, 자신이한약속의진지함과성스러움을보증해주기위해서, 그리고자기자신에게는상환을의무나책임으로자신의양심에새기기위해서, 계약의효력은그가상환하지못할경우채권자에게그가그외에소유하고있는어떤것, 그밖에그의권한에있는것을, 예를들면자신의육체나자신의아내, 혹은자신의자유또는자신의생명역시저당잡히는것이다. (GM II 5: KGW VI 2, 314-315. 한글판 404) 2.4.1.1.5 잔인함에대한청구권 (e2.4.1.1.5.1) 채권자-채무자계약관계는채권자가채무자에게잔인할수있는권리를청구하는관계다. 계약당사자가자신의약속을기억하지않으면, 즉자신의신용을책임지지않으면, 상대방은채권자로서의권리를갖게된다. 즉그는채무자를잔인하게다룰권리를행사할수있다. 잔인함이라는것은니체에게일종의가치다. 채무가진정한질료적인등가의형식으로변제될수없는한에서, 채권자에게는영혼의 7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충족감을얻을권리가있다. 채권자는자신의손해액을상쇄할정도만큼의기분좋은느낌을가질권리가있는것이다. 기분좋은느낌, 영혼의충족감은채무자에게고통을가하는데서얻어진다고니체는생각한다. 고통을보는것은쾌감을준다. 고통스럽게만드는것은더욱쾌감을준다. (GM II 6) 자신이입은손해에대한등가로서채권자는채무자의고통을즐길권리를, 잔인할수있는권리를획득한것이다. 예를들어채무자에게서저당잡힌것을빼앗거나, 물리력을사용하면서그는자신의권리를행사한다. 잔인함의청구권은이렇듯채권자에게는자신의손해분에대한배상이나보상인것이다. 니체는이런잔인함의청구권을권력관계로이해한다. 채권자가얻은영혼의충족은다름아닌자신의힘을힘없는자에게행사하는데서얻어지는것이다. 이렇듯잔인함의청구권은채권자의채무자에대한지배욕의소산이자, 지배욕에대한다른표현에불과한것이다. 그렇다면 죄 양심 등의도덕개념들은 채무법 (Obligationen-Rechte) (GM Ⅱ 6) 에서기인하며, 이채무법이다시채권자가채무자에대한잔인할권리를보증해주는한에서, 도덕개념의시작에는피가뿌려진것이다. (q2.4.1.1.5.2) 이런배상형식전체의논리를명료하게해본다면이는충분히기묘하다 : 등가의원칙은다음과같이주어졌다 : 즉손해에대해직접적인이익을받는대신, 채권자에게는배상이나보상으로일종의쾌감을누릴권한이주어졌다. 이는자신의권력을무력한자에게마음껏발휘할수있다는쾌감이기도하며, 악을저지르는즐거움을위해악을저지른다는육욕적쾌락이기도하고폭행을즐기는것이기도하다. 채무자에게형벌을가함으로써채권자는일종의지배권에참여한다 : 그리하여마침내그또한한인간을 아래에있는존재 로경멸하고학대할수있다는우월감을 아니면최소한실제의형벌권을, 형벌집행권이이미 당국 에넘어갔을때는, 그사람이경멸당하고학대받는것을보는우월감을한번맛볼수있는것이다. 보상이란즉잔인함을지시하고요구하는권리를가지고있다는데서성립한다. (GM II 5: KGW VI 2, 315. 한글판 405)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79

2.4.1.2 정의 (e2.4.1.2.1) 국가적차원의정의의계보역시부채이론에의해설명될수있다. 정의에대한고찰에도따라서경제와권력이라는관점이적용된다. 이관점을적용하면정의는잠정적으로 일정정도동등한권력을소유한자들사이의힘의등가 로규정될수있다. 그런데니체는자신이 ꡔ도덕의계보ꡕ 1 논문에서구분했던고귀한평가방식과고귀하지않은평가방식의구분을정의에대한고찰에적용시키지않는다. 그래서원한을넘어서는 자비 (Gnade) 로서의정의관이결론적으로도출된다. 2.4.1.2.1 교환정의로서의정의 (e2.4.1.2.1.1) 인간의근원적인관계에대한가설을토대로니체는정의에대한가설을세운다 : 인간의근원적관계가원시적인사회복합체로이행하면서 어느사물이나그가격을지닌다. 모든것을대가로지불될수있다 라는일반화가이루어진다는것이다. 즉모든관계가가치의교환관계로이해된다. 이런상황에서정의가교환정의로파악되는것은당연한일이다. 그러나이교환정의는니체에게서 힘 및 권력 관계를토대로한다. 정의는거의동등한힘을지니고있는사람들사이에서이루어지는힘의조정및힘의타협 (Ausgleich) 인것이다. 그러므로교환정의는그계보상으로는힘및권력의교환정의인것이다. 니체의이런사유는이미 ꡔ 인간적인너무나인간적인ꡕ 에서도표명된바있다 : 균형 (Gleichgewichts) 이라는것은가장오래된법이론과도덕론에서매우중요한개념이된다 ; 정의의토대가되는것이균형이기때문이다. (MA II WS 22) 정의에대한이런가설은개인-개인의근본적관계로설정된채권자-채무자관계가공동체-개인의관계에도그대로적용된다는것을전제한다. ( 2.4.1.2.2.) (q2.4.1.2.1.2) 곧 어느사물이나그가격을지닌다. 모든것은대가 8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로지불될수있다 는중요한일반화에이른것이다. 이것은정의의가장오래되고소박한도덕의규준이며, 지상에서의모든 공정 모든 선한의지, 모든 객관성 의발단이었다. 이러한최초단계에서의정의란거의동등한힘을지니고있는사람들사이에서서로타협하고조정을통해다시 합의 하려는좋은의지다. 그리고힘이열등한자에관해말하자면, 그들상호간에조정할수있도록강제하는선한의지인것이다 (GM II 8: KGW VI 2, 322. 한글판 413) 2.4.1.2.2 채권자 -채무자관계로서의사회계약 (e2.4.1.2.2.1) 개인이다른개인과형성하는채권자-채무자계약관계는공동체-개인의관계에도유효하다. 원시적인사회복합체에서도이미이런계약관계가성립한다. 개인과공동체와의계약에서도 가치의등가 원칙이적용되는것이다. 개인은공동체에자신을방어해주고편안하게살수있게해주는점에대해감사하며, 그것에대한등가로자신의의무를이행해야한다. 개인이공동체에대한의무를이행하지않는경우는첫째, 관습의도덕 측면에서본다면, 공동체의전통및관례에대한의무를이행하지않고개인적이라는것을의미하며, 이것은공동체도덕에충돌한다는것을의미한다. 둘째, 정의 의측면에서본다면균형의원리를파괴하는위반행위다. 힘관계의균형을흐트러뜨리는것이다. 이런일은곧계약관계를파기하는것을의미한다. 그래서니체는공동체와의계약을깬자 (Brecher) 를범죄자 (verbrecher) 로이해하는것이다. 범죄자는이렇듯경제적사유에의하면사회적으로협의되고도달된균형을위협하는존재이며, 곧공동체에부채를지고있는자다. 공동체는이제채권자로서의권리를획득하게된다. (q2.4.1.2.2.2) 공동체와구성원의관계역시채권자와채무자의관계라고하는저중요한근본관계속에있다. 사람들은공동체속에살고있으며, 공동체의이익을누리고있다. 사람들은공동체밖에있는인간, 즉평화가없는인간에게내맡겨져있는어떤침해나적의를걱정하지않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81

고, 평화와신뢰속에서보호받고보살핌을받으며살고있다 이와같이사람들은바로이러한침해나적의를고려하여자신을공동체에저당잡히고의무를지게되었다. 그렇지않으면어떤일이일어날것인가? 공동체, 즉기만당한채권자는예상할수있는것처럼가능한한변상을시킬것이다. 이경우가해자가일으킨직접적인손해는거의문제되지않는다 : 직접적인손해를도외시하더라도, 범죄자는이제까지그가관계해온공동체생활의모든재산과편리에관련하여, 무엇보다도파괴자, 전체를거역하며계약을파괴한자, 약속을파괴한자인것이다. 범죄자는그가받은것으로드러난이익과가불을상환하지않을뿐만아니라, 심지어채권자에게폭력을가하기까지하는채무자인것이다. (GM II 9: KGW VI 2, 323. 한글판 413-414) 2.4.1.2.3 공동체의잔인함에대한청구권 (e2.4.1.2.3.1) 범죄자가전체공동체와의계약을깬자이자채무자이기에, 전체공동체는채권자로서의권리를획득한다. 범죄자를엄격하고도잔인하게대할권리를. 개인-개인사이에서성립되었던채권자의채무자에대한 잔인할권리 가여기서공동체로위임된다. 공동체의균형을깬개인은채무자처럼다루어져, 그가일으킨손해에대한 등가적 인조처가취해진다. 그를공동체의보호대상에서제외시켜자연상태의가혹함을맛보게한다든지, 자유를박탈해버린다든지, 아니면직접적인고통을느끼게하는잔인할권리를행사한다. 이것은공동체의보복이며, 이것이곧형벌인것이다. 이형벌의목적은범죄자에게자신의행동으로인해공동체에서, 그리고사회의도덕적이득에서제외되었다는사실을 기억 하게하고, 자신이누리던공동체속에서의권리와자산이얼마나중요한것이었는지를 기억 하게하는데에있다. (q2.4.1.2.3.2) 그렇기때문에범죄자는이제부터당연히이러한모든재산과이익을상실하게될뿐아니라 오히려이제는이러한재산이자신에게얼마나중요한것인가를기억하게될것이다. [ ] 손해를입은채권자인공동체의분노는범죄자가이제까지받았던보호에서야만적이며법률의보호밖에놓인상태로그를다시되돌려보낸다 : 공동체가 8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그를몰아내는것이다. 그리고이제그에게는온갖적의를나타내도된다. 문명화단계에서의 형벌 은모든권리와보호뿐만아니라, 모든은혜마저상실했고증오를받으며저항할능력이없어져버린굴복당한적에게취해지는정상적인조치를단순히모사한것이며흉내낸것일뿐이다. (GM II 9 : KGW VI 2, 323-324. 한글판 414) 2.4.1.2.4 교환정의의자기지양 (e2.4.1.2.4.1) 니체는정의에대한경제적사유를잠시중단하고, 정의의자기지양의가능성을제시한다. 이가능성의현실화를위해니체는개인의자기지양의과정을모델로삼는다. 개인이주권적개인으로될때승인 (Anerkennung) 의도덕이도출될수있듯이, 국가가주권적공동체가될때자비 (Gnade) 로서의정의가실현될수있다. 그러므로교환정의로서의정의관이자비 (Gnade) 로서의정의라는새로운정의관으로대체될수있는가능성은오로지국가의주권적공동체화에의존하게된다. 2.4.1.2.4.1 주권적개인모델 (e2.4.1.2.4.1.1) 니체에게주권적개인은자기자신뿐만아니라, 타인의힘에의의지를강화시키고, 타인의삶을증진시키는존재다. 타인과타인의자유의지를승인하고인정하는존재다. 즉주권적개인의주권성은자기지배와자기입법성에서완성되지않고, 오히려타인에대한승인에서완성된다. 이런존재를위인용문에서는 올바른태도 적극적태도 를지니는개인으로묘사하고있다. 이런개인을 심판하는눈 객관성이흐려지지않는눈 좀더자유로운눈 좀더훌륭한양심 의소유자라고묘사하기도한다.( 1.3.1.1) 이것은 거리를두는파토스 (Pathos der Distanz) 의소유자에대한묘사이기도하다. 거리를두는파토스란 거리를벌리지만대립적인것은창조하지않는 (VIII 2 10[63]), 적대화하지않으면서도분리시키는기술 (EH, VI 3, 292) 이다. 이것은단순한인내는아니다. 또단순한배려도아니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83

다. 오히려그것의특징은독단성을지양하고, 다양한관점과사고실험을통한객관적인판관의임무를 실천 하는데에있다. 이런파토스의소유자는자신에게상해를입힌자에게원한이나복수감정으로대하지않는다. 자신의입장만을독단적으로주장하지도않는다. 니체는주권적개인의이런특징에서정의의자기지양가능성을찾아볼수있다고생각한다. (q2.4.1.2.4.1.2) 올바른인간이자신의가해자에게조차올바른태도를지니며 ( 적극적인태도 ), 개인적인훼손, 모욕, 비방을당할지라도올바른눈, 즉심판하는눈이가진높고도맑은, 깊고도부드럽게응시하는객관성이흐려지지않는것이라고진실로여긴다면, 이것이야말로지상에서의완성품이며최고의원숙함이다. [ ] 능동적인간은, 공격적이고지배적인인간은반동적인간보다백걸음정도더정의에가깝다. 이들은반동적인간과는달리대상을그릇되게편파적으로평가할필요가없다. 공격적인간은좀더강하고좀더용기있고좀더고귀한인간으로또한좀더자유로운눈과좀더훌륭한양심을자신의편에지녀왔던것이다. (GM II 11: KGW VI 2, 326-327. 한글판 417-418) 2.4.1.2.4.2 새로운정의개념 : 자비 (e2.4.1.2.4.2.1) 정의의자기지양은국가가주권적공동체일경우에가능하다. 주권적공동체는마치주권적개인이행위하듯행위한다. 여기서는영혼의잔인함에서오는쾌감과권리는승화되고미묘해진다. 공동체가강화된자의식으로인해개인의공격을더이상위협적인것으로여기지않기에, 여러행위들이허용된다. 모든범죄는변제되어야한다는경제적생각은이제불가피하게완화된다. 교환정의원칙이완화된다. 따라서형벌도완화된다. 차라투스트라가정의를냉혹한정의와구별하여 눈멀지않은사랑 으로 (Za I 살무사에물린상처에대하여 : VI 1, 84) 라고단언하는것이나, 사랑만이판관일수있다 (VII 2 25[493]) 라는유고글은형벌과정의의자기지양의이런가능성을선취하고있다. 이런사랑을니체는자비라고부른다. 니체의자비로서의정의 84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관은그의정의와공동체에대한사유에유토피아적인색채를띠게한다. 채무가가변제의의무를지지않는공동체, 더이상벌이없는공동체. 따라서더이상죄가없는공동체. 이런유토피아적인공동체를니체가희망하는것은분명해보인다. 하지만이희망이인간의근본관계나공동체-개인의관계를모두채무-채권자관계로이해하고, 심지어는선조와개인의관계, 신과인간의관계마저도이런것으로이해하는니체의기본입장과어떻게조화될수있을지에대한설명은부족하다. (q2.4.1.2.4.2.2) 공동체는힘이강해짐에따라개인의위법행위를더이상그렇게중요하게여기지않는다. [ ] 그사회의가해자를처벌하지않고내버려두는것 이와같이사회를위해존재하는가장고귀한사치를허용할수있는사회의힘의식이라는것도생각해볼수없는것이아니다. [ ] 정의는 모든것은변상되어야한다 였지만, 이제잘못을지불할능력이없는자들을그저방임한다. 정의의자기지양 : 이것이어떤미명으로불리는지사람들은알고있다 이것이자비다. 이것은좀더강한자의특권이며, 그가가진법의저편이다. (GM II 10: KGW VI 2, 324-325. 한글판 415-416) 2.4.1.2.4.3 형사정의 (Strafgerechtigkeit) (e2.4.1.2.4.3.1) 니체는 ꡔ도덕의계보ꡕ 2 논문 12-13장에서형사정의의의미를밝혀보려한다. 이를위해그는자신의해석이론의방법론, 즉역사적방법론 (Historische Methodik) 을적용한다. 역사적방법론이란모든것을힘에의의지의형태론으로, 모든것을힘에의의지의생기현상으로파악하는방법적장치를말한다. 이방법론은의미의고정성과단일성을파기한다. 의미는유동적이다. 이것은형벌의경우에도마찬가지다. (q2.4.1.2.4.3.2) 형벌의문제로되돌아가그것을두가지로구분해야한다 : 그중하나는형벌에서비교적지속적인것, 즉관례동작극, 어느정도엄격한절차들의연속이며, 다른하나는형벌에서유동적인것, 즉의미, 목적, 그러한절차의실행에결부된기대등이다. 여기서앞서전개된역사적방법론이라는근본관점에따라유추해봄으로써당장다음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85

의사실을전제할수있다. [ ] 극히후기문화의상태에서는 형벌 이라는개념은사실상하나의의미를제시하는것이아니라, 의미들의전체종합을제시한다. (GM II 13: KGW VI 2, 332. 한글판 424-425) 2.4.1.2.4.3.1 형벌의미의유동성 (e2.4.1.2.4.3.1.1) 형벌이하나의고정된의미를갖지않고, 오히려그의미가유동적이라는주장에대한예로니체는형벌의유용성을예로든다. 계속적으로해를끼치는것을방지하는유용성, 손해를배상시키는유용성, 균형의교란을격리시키는유용성, 공동체에대한범죄자를처벌하는유용성등형벌의유용성은유동적이다. 형벌의유용성은이렇듯소위말하는형벌의기원이나목적과는상호관련이없다. 즉손이붙잡기위해만들어진것이아니듯이, 형벌또한처벌하기위해고안된것은아니다. 오히려형벌의유용성은하나로고정될수없으며, 바로그런한에서형벌의의미역시유동적이다. (q2.4.1.2.4.3.1.2) 형벌의의미에대해말하면, 형벌 이라는개념은사실상하나의의미를제시하는것이아니라, 의미들의전체종합을제시한다. 대체로지금까지의형벌의역사는, 즉다양한목적으로형벌을이용해온역사는결국은분해하기어렵고분석하기어려우며강조되어야하지만, 전혀정의할수없는일종의통일체로결정화된다. [ ] 형벌의의미가얼마나불분명하며추가로덧붙는것인지, 얼마나우연적인지그리고하나의동일한절차가근본적으로다른의도에따라어떻게사용되며해석되고준용될수있는지. (GM II 13: KGW VI 2, 333. 한글판 425) 2.4.1.2.4.3.2 형벌의가상적유용성 (e2.4.1.2.4.3.2.1) 형벌의미의유동성을형벌의유용성이유동적이라는점을들어제시한후, 니체는형벌의유용성에대한일반적인견해에비판적인입장을취한다. 즉형벌의유용성은양심의가책및죄책감, 회 86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환등을불러일으키는것과는상관이없다는것이다. 형벌과양심의가책을연결시키는것은니체에게는 현실과심리 를잘못파악한결과다. 형벌은대체로사람들을무감각하게만들고냉혹하게만들며소외감을초래하고저항력을강화한다. 또한범죄자는자신의행위에대한형집행절차나재판절차를보면서, 자신의행위가그자체로비난받아마땅한것이나처벌받아마땅한것으로다루어지는것이아니라, 오히려특정관점을적용하기위한행위로다루어지는것을보게된다. 예를들어간첩행위에대한재판의경우에서처럼. 따라서범죄행위자는자기자신을죄인으로간주하지않는다. 니체에의하면재판관이나재판절차역시범죄행위자를죄인으로다루지않는다. 단지그들을손해를일으킨자로다루고있을뿐이다. 이런상황에서형벌은죄인에게전혀죄책감이나양심의가책, 내적고통을불러일으킬수없다. 오히려죄책감발달이가장강력하게억제되어온것이다. 따라서도덕적개선의효과는전혀없다. (q2.4.1.2.4.3.2.2) 그러나우리가인간역사이전에존재하는저수천년을생각한다면, 바로형벌을통해서만죄책감발달이가장강력하게억제되었다고주저하지않고단정할수있을것이다. [ ] 사실재판관이나형집행자들의의식에조차도지극히오랫동안자신들이죄인과상관하고있다는의식은생기지않았다. 오히려그들이다룬대상은손해를일으킨자, 책임이없는한조각의숙명이었다. (GM II 14: KGW VI 2, 334-336. 한글판 427-428) 2.4.1.2.4.3.3 형벌의실질적유용성 (e2.4.1.2.4.3.3.1) 형벌의하나의고정된유용성을포기하는것처럼보이던니체는여전히형벌의실질적유용성을찾아보려한다. 이탐구역시채권자-채무자라는인간의기본관계를전제한다. 형벌의유용성은채무자로서의범죄자에게자신이특정권리와자산을포기해야만했다는것을기억하게하여, 태도와행위에서신중함및자기반성력을강화시키는데서찾을수있다. 즉기본적인채무자-채권자관계에대한기억, 자기책임에대한기억을강화시키는것이형벌의실질적인유용성인것이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87

다. 따라서형벌은양심의가책과무관하듯이인간의도덕적개선과도완전히무관하다. 오히려형벌은주권적개인및주권적공동체의형성을위한도구이며, 주권적개인과주권적공동체가확고히형성된후에는그유용성이상실되는것이다. 주권적공동체의유토피아적상태에서는형사정의역시자비정의로완전히소급된다. (q2.4.1.2.4.3.3.2) 의심할나위없이우리는형벌의본래효과를, 무엇보다도신중함을강화시킨다는점에서, 기억을연장시킨다는점에서, 앞으로더조심스럽게더의심을품고서, 더은밀하게일을수행하려는의지에서, 많은일을영구히하기에는사람들이너무유약하다는통찰에서, 자기비판을하는가운데일종의개선을가져온다는점에서구해야만한다. 인간이나동물에게서대체로형벌에의해이루어질수있는것은공포심이커지는것이며, 신중함이강화되는것이고욕망이지배하는것이다. 그러고보면형벌은인간을길들이는것이지만, 인간을더 나은 존재로만들지는않는다. 오히려그반대로주장하는것이더옳을수도있다. (GM II 15: KGW VI 2, 337. 한글판 430) 2.4.2 내면화이론 (e2.4.2.1) 내면화 (Die Verinnerlichung) 이론은양심의가책에대한니체의사회심리학적가설이다 : 양심의가책은인간의자연적욕구들이내부로방향을돌리는내면화과정때문에발생한다. 양심의가책은동물적충동의내면화에불과한것이다. 이가설은니체가부채 (Schulden) 이론의형식으로제시했던양심의가책의계보에대한또다른가설과는독립적인내용을담고있다. 따라서채권자-채무자관계및잔인함테제는전혀보이지않는다. 오히려프로이트가 ꡔ문명속의불만 Das Unbehagen in der Kulturꡕ(1930) 에서제시했던문명이론의입장을선취하는내용을담고있다. 문명이론은도덕화를문명의가장중요한조건으로이해한다. 인간들사이에성립하는외적평화에대한내적동의를 8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구축해주기때문이다. 양심은폭력사용을구속하는계기로간주된다. 그런데도덕화는여기서어느순간에서부터희생과대가를치루지않으면안된다. 그런데바로이것을문명이론에서는인간의진보이자성과로간주한다. 바로이점에서니체는완전히다른입장을선택한다. 문명이론과는달리그는양심의발전을환영할만한성과로이해하지않는다. 오히려그것은인간이평화와사회의구속에갇혀있음을인지할때발생하는인간내부의지속적인비평화상태, 즉병증이다. 인간의자연적욕구들이내부로방향을돌리는내면화가일어나기때문이다. 양심의가책은이런내면화과정때문에발생한다. 사회화라는지속적인외적평화의대가는이렇듯내부의지속적인비평화상태, 즉양심의가책의탄생이었던것이다. (q2.4.2.2) 나는양심의가책을인간이일반적으로경험했던모든변화중에서도가장근본적인저변화의압력때문에빠져들수밖에없었던심각한병이라고간주한다. 저변화란인간이결국사회와평화의구속에갇혀있다는사실을알았을때의변화를말한다. [ ] 모든것이스스로에게방향을돌리는것. 이것이양심의가책의기원이다. 길들여지고자하는인간자신이양심의가책을발명한다. (GM II 16: KGW VI 2, 337-339. 한글판 431-432) 2.4.2.1 내면화과정 (e2.4.2.1.1) 사회화는외적위험을완화시키고평화의길을가능하게한다. 이것은인간의의식영역의활동이다. 그런데인간의의식영역으로축소되지않은자연적본능들은활동을멈추지않는다. 거칠고자유롭게활동하는 인간의본능들, 예컨대잔인함이나파괴에서느끼는쾌감은이제새로운대상을찾는다. 평화가강요되면될수록잔인함에서느끼는인간의쾌감은인간의내부로파고들어, 내면화된다. 자기자신을괴롭히기시작한다. 이목적을위해양심의가책을발생시킨다. 그리고이것이인간의내부세계를점령한다. 니체는내부세계가양심의가책으로부터생겨난것이라고는이야기하지않는다. 오히려내부세계는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89

양심의가책과더불어더분화되고팽창되어깊이와넓이와높이를얻게되었다고생각한다. 이제부터인간은짐작도못했지만아주넓어진내부세계와더불어살아갈수밖에없다. 내부세계가무엇보다도내면화된잔인함이기에, 인간은자기자신과의지속적인불일치와평화롭지않은상태에빠지게된다. 사회화를통해타인을측정할수있게된인간은자기자신이측정가능하지않게되는대가를치르게된것이다. 우리가내부세계라고부르는것의특징은바로이런불측정성 (Unberechenbarkeit) 이다. 내부는늘외적통제와관찰로부터벗어나있다. (q2.4.2.1.2) 그렇다고해서저오래된본능이돌연그요구를멈춘것은아니었다! 단지그들의의지대로되는것이어려웠고거의불가능했을뿐이었다. 대체로이본능들은새로운, 말하자면지하의만족을찾아야했다. 밖으로발산되지않은본능은안으로향하게된다. 이것이내가인간의내면화라고부르는것이다 : 이것으로인해후에 영혼 이라고불리는것이인간에게서자라난다. 처음에는두개의피부사이에펼쳐진것처럼얇았던내면세계전체가인간이밖으로발산하는것이저지됨에따라더분화되고팽창되어깊이와넓이와높이를얻게되었다. 오래된자유의본능에대해국가조직이스스로를방어하기위해구축한저무서운방어벽은 특히형벌도이러한방어벽에속한다 거칠고자유롭게방황하는인간의저본능을모두거꾸로돌려인간자신을향하게하는일을해냈다. 적의, 잔인함과박해, 습격이나변혁이나파괴에대한쾌감 그러한본능을소유한자에게서이모든것이스스로에게방향을돌리는것. 이것이양심의가책이다. (GM II 16: KGW VI 2, 338-339. 한글판 431) 2.4.2.2 내면화의마조히즘 (e2.4.2.2.1) 내면화과정은인간심리의마조히즘을잘보여준다. 그런데인간심리의이런특징을니체가제시하는목적은인간심리에대한하나의통일적상을제공하는데에있지는않다. 오히려그는양심의가책이인간심리의마조히즘적성격에근거한다는것을분석해내어, 양심의가책을인간에게서약화시키고, 죄책감으로부터자유로운양심의 9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기원을찾아보고싶어한다. 니체가선한양심의가능성을타진하는것도바로이런맥락에서다. 2.4.2.2.1 공격충동의마조히즘 (e2.4.2.2.1.1) 내면화가설이보여주는마조히즘은공격충동에관한것이다. 내면화가설은인간에게프로이트가말하는일종의공격충동이있으며 ( 니체에게서이것은 적의, 잔인함과박해, 습격이나변혁이나파괴 에대한쾌감, 은밀한자기학대 등으로불린다 ), 이것이내부로전환되면서양심의가책을필요로한다고한다. 니체에게인간은 자기자신에대해가장잔인한동물 이다.(Za III 건강을회복하는자에대하여 2) 인간에게는자신의욕구를발산하려는근본충동이있지만, 이욕구가외부에서충족되지않을경우에는그욕구들을억압하면서, 동시에자기자신을학대하면서쾌감을느끼는성향이있다. 인간에대한이런입장은니체의초기사유에서부터잘나타나있다. 자기부정에위대한무엇이있다는사실. 가장극복하기어려운적을극복하는것, 격정을순식간에억제하는것 부정은이런것으로모습을나타낸다. (MA I 132), 인간은자기자신을희생시키는것이다른사람을희생시키는것만큼이나좋게작용한다는느낌을얻는다. (MA I 137), 잔인함은인류의가장오래된축제에속한다. [ ] 이와함께자발적으로고통을가하는것, 자신에게스스로고문을가하는것이중요한의미와가치를갖는다는생각이세계안으로기어들게된다. (M 18) ꡔ선악의저편ꡕ에서도이입장은변하지않는다. 자기자신의고통, 자기자신을스스로괴롭힌다는것에도풍부한, 넘칠정도의풍부한즐거움이있다. (JGB 229) 즉인간은자기학대를하면서쾌감을느끼는가장잔인한동물이다. 인간의이런특징이그의공격충동에서전형적으로나타나는것이다. 그런데공격충동의내면화과정은자발적인변화가아니다. 오히려인간이 갑자기 평화와사회의구속을받게되면서, 그의무의식적인공격충동이갑자기저지당한다는것이다. 즉동물적과거와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91

비약 적이며 강제적 인 폭력적인단절 이이루어지는것이다.(GM II 17) 그래서외부세계로발산되지못하는공격충동은강제적으로내부세계에서새로운충족과만족을찾게된다는것이다. 이공격충동은자신의소유자를혼란시키고공격하고파괴하면서, 자기학대 를하면서, 거기서쾌감을느끼면서충족된다. (q2.4.2.2.1.2) 폭력적으로잠재적인것으로되어버린이러한자유의본능, 억눌리고뒤로물러나고내면세계로유폐되어마침내오직자기자신에게만발산하고드러내게되는이러한자유의본능 : 오로지이것이야말로양심의가책의시작인것이다. (GM II 17: KGW VI 2, 341. 한글판 435) 2.4.2.2.2 공격충동의힘의지 (e2.4.2.2.2.1) 니체는내면화이론의전제와힘에의의지이론을연결시킨다. 즉인간심리의마조히즘적성격은지배를원하고그런한에서외부에힘을행사하며 ( 폭력 ), 그것을통해힘상승을경험하고삶을유지하려는의지의표출이라는것이다. 단지이의지가니체의표현대로 내면적으로작아지고옹졸해지고내면으로방향을돌린 것일뿐이다. 그리고바로이것이문제인것이다. 즉이런방향전환이자기학대에의의지로분출되기때문이다. 그리고이자기학대에의의지가바로원한감정이며, 이것이바로양심의가책을만들어낸것이다. (q2.4.2.2.2.2) 근본적으로저폭력적예술가와조직자에게서중요하게작용하고국가를건설하는것과동일한능동적인힘이, 여기에서는내면적으로더욱작아지고옹졸해져그리고방향을뒤로돌려괴테의말로하자면 가슴의미궁 속에서양심의가책을만들어내고부정적인이상을건설하는것이다. 이것이바로자유의본능 ( 내말로하자면힘에의의지 ) 다 : 단지이힘의조형적이고폭력적인성질이나타나는그소재가여기서는인간자신일따름이며, 그자신의동물적인오래된자기일뿐이다. 좀더규모가크고명백한저현상들의경우처럼, 다른인간, 다른인 9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간들이아닌것이다. 이러한은밀한자기학대, 이러한예술가적인잔인함, 자기라는이둔중하고반항적이며고통스러워하는소재에형식을부여하여, 그것에의지, 비판, 모순, 경멸, 부정을구워넣는이러한쾌감, 괴롭히는쾌감때문에스스로를괴롭히며의도적으로스스로분열하는영혼이하는, 무서울정도로쾌락에넘치는이러한일, 이런능동적인양심의가책전체. (GM II 18: KGW IV 2, 342. 한글판 435) 2.4.2.3 내면화의문명 (e2.4.2.3.1) 내면화과정은문명의발전을위한결정적인계기이기도하다. 문명의전체역사는니체에의하면우연과불확실한것, 급작스러운것에대한원시적공포가줄어들고있다는것을의미한다. 문화란바로 산정하기, 인과적으로사유하기, 선수치기를배우며필연성을믿는것 이다.(VIII 2 10[21]). 문화는따라서산정불가능한원시적충동을제어하고, 산정가능한의식세계의발전을통해이루어진다. 여기서원시적충동세계는제거되지않는다. 오히려내면화되어마조히즘적성향을띠게된다. 이렇듯문화의발전과내면화과정과자기학대의과정그리고의식세계의발전은비례관계를형성하지않을수없다. 그래서니체는문화의끝단계에는금욕주의자를만날수있다고말한다. 금욕주의자는자기학대를동반하는내면화과정의전형적인예이기때문이다. 고통을스스로짊어지는데서최고의기쁨을느끼는 존재이기때문이다.(M 113) 우리가더높은문화라고부르는거의모든것은잔인함이정신화되고심화된데바탕을둔것이다 이것이내명제다. (JGB 229) 라는단언도이런맥락에서등장한다. 이것은프로이트가문명과정을내면화과정의발전과그에따르는심적분열 ( 초자아와자아 ) 의과정과가장밀접한것으로이해하는것과비교될수있다.(R. Gasser, Nietzsche und Freud, [Berlin/New York 1997] 303-308) (q2.4.2.3.2) 육지동물이되든가사멸하든가를강요받았을때바다동물에게서일어났어야만하는한상황이, 야만전쟁방랑모험에운좋게잘적응한이반 ( 半 ) 동물에게도일어났던것이다. 단한번에그들의모든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93

본능은가치를상실하고 고리가빠져버렸다. 그들은지금까지물에의해운반되던곳을이제는발로걷고 자기스스로를운반 해야했다. [ ] 이불행한인간인그들은사유, 추리, 계산, 인과의결합으로축소되었고, 의식 으로, 즉그들의가장빈약하고가장오류를범하기쉬운기관으로축소되었다! (GM II 16: KGW VI 2, 338. 한글판 430-431) 2.4.2.4 사회계약의폭력성 (e2.4.2.4.1) 내면화가설은개인의공동체결성을전제한다. 니체는이공동체결성을, 달리말하면평화협정을자유롭고도자발적인계약이아니라, 폭력에의한계약으로이해한다. 그에게는자유롭고도자발적인사회계약은불가능한것처럼보인다. 만일자유롭게결성된계약이가능하다면, 이런계약은이미평화로운관계가전제되어있어야만한다. 그래서계약이론가들은인간이자연권을갖고있다는점에서그이론적보증점을찾으려한다. 이것은니체에게는 몽상 에불과하다. 여기서니체는힘에의의지이론과내면화가설의전제를결합시킨다. 국가는단지강력한자가더많은권력을약속하기때문에발생한다. 강자, 지배자, 힘에의의지를권력에의의지로구현하는자가그렇지않은자들에대한힘행사, 폭력행사의결과가국가이자사회인것이다. 국가는권력행사가빚어낸폭력이고, 사회계약은폭력의결과다. (q2.4.2.4.2) 국가가 계약 으로시작되었다는저몽상은정리되었다고나는생각한다. 명령할수있는자, 천성적으로 지배자 인자, 일에서나몸짓에서폭력적으로나타나는자 이러한사람에게계약을한다는것이무슨의미가있다는말인가! 사람들은그러한존재를고려하지도못한다. 그들은운명처럼다가오며번개가와있듯이거기와있고, 그들자신이또한미움을받기에는너무무섭게, 너무돌발적으로너무나신념에가득차고너무 다르게 존재한다. 그들이하는일은본능적으로형식을창조하는일이며, 형식을새겨넣는일이다. 그들은존재하는예술가중가장본의아니게무의식적인예술가들이다 : 간단히말해그들이나타나는곳에는어떤새로운것, 즉살아있는지배조직이성립된 94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다. 이지배조직안에서여러부분과기능들은한계가정해지면서관계를이루고있고, 전체의관점에서하나의 의미 가삽입되어있지않은것은전혀자리를찾지못한다. (GM II 17: KGW VI 2, 340-341. 한글판 434) 2.4.2.5 내면화의도덕화 (e2.4.2.5.1) 양심의가책의계보에대한두가설, 즉부채이론과내면화이론은서로무관하게진행되는것처럼보인다. 이두계보는그러나 ꡔ도덕의계보ꡕ 두번째논문의 21장에서부터진행되는신개념의계보추적과함께서로연결된다. 내면화로인한양심의가책의의미가채무자- 채권자관계로구상된신개념에의해비로소그전모를드러낸다. 즉신개념의근원역시인간의근본적관계로설정되었던채권자-채무자관계이며, 이때원래는동물적충동의내면화에불과했던양심의가책이신을정점에놓는종교적해석이가해지면서도덕화된다는것이다. 이런입장을제기하면서니체는죄개념과양심의가책개념을동시에소멸시키는반대의방향을구상한다. 그것은양심의가책과죄감정이극대화되는유일신론 ( 구체적으로는그리스도교 ) 의폐기가능성제시를통해구체화된다. 2.4.2.5.1 신개념의계보 : 채무자- 채권자관계 (e2.4.2.5.1.1) 신개념의계보는다음과같다 : 살아있는세대와그들의선조및조상사이에는채무자-채권자관계가성립한다. 살아있는세대가그들의삶과권력을선조들에게감사하며, 그들에게빚지고있다고생각하기에, 그들에게선조에대한이러저러한형식의채무이행은의무로다가온다. 그들종족의힘이강력해지는것과그들의선조에대한부채의식의정도그리고선조에대한공포의정도는비례한다. 그중에서가장강력한종족의선조는가장큰공포의대상이되고, 신적속성을획득한다. 선조의신으로의변형이일어나서선조는이제조상신이된다. 그런데혈연에기초한공동체가몰락한후에도신적인것에대한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95

부채의식은사라지지않는다. 오히려인간은부채부담의유산및그것을상환하려는열망의유산을전수받는다. 신개념뿐만아니라종교는이렇듯부채감정의소산이다. 특정민족의종족성을넘어서보편성을획득하는유일신교는이런부채감정이최고단계에이른것이라고할수있다. (q2.4.2.5.1.2) 종족은철저히조상의희생과공헌에의해서만존속한다는확신이, 희생과공헌으로이것을그들의조상에게지불해야한다는확신이지배한다. 즉이것은부채를승인한다는것이며, 더구나이부채는이러한조상이위력있는정령으로계속살아서종족에게새로운이익과가불을그들의힘으로끊임없이보증한다는사실에의해끊임없이늘어간다. 조상이무상으로그렇게하는것일까? [ ] 선조와그의힘앞에서느끼는공포, 선조에대한부채의식은이러한종류의논리에따라종족자체의힘이커지는것에비례하여, 종족자체가더욱승리를거두고독립적이되고존경받고두려움을받는정도에비례하여, 반드시커진다. 결코그반대가아니다! [ ] 이렇게강력한종족의선조는자라나는공포자체의상상으로마침내어마어마한존재로커가고, 신적인무서움과상상할수없는어둠속으로밀려들어갈수밖에없게된다 : 선조는마침내필연적으로하나의신으로변형되는것이다. 아마도여기에신들의기원자체, 공포로부터의기원이있을것이다! (GM II 19: KGW VI 2, 343-344. 한글판 437-438) 2.4.2.5.2 잔인함의내면화 (e2.4.2.5.2.1) 내면화이론에서는인간의공격충동이스스로에게고통을가하기위해인간에게양심의가책을불러일으킨다는가설을세웠다. 그리고부채이론에서는양심의가책을채권자-채무자사이의경제적관계에서도출되는것으로이해한다. 이두가설이여기서종합된다. 인간심리의마조히즘은자신에게가하는고통을극단화하기위해모든부채가지불불가능하다는관념을만든다. 이관념은채무자-채권자라는경제적관계를도덕적관계로발전시키는동인이된다. 이것은부채를신에대한부채로해석하는종교적해석에의해이루어진다. 인간은신에대한부채해결능력이없다는것, 따라서보상이불가능하다는것. 96 ꡔ철학사상ꡕ 별책제5권제 9 호

이관념은인간에게자신이신에대한부채를해결하지않은죄인이라는관념, 그것도영원히죄인으로머물수밖에없다는관념을불러일으킨다. 인간은영원한죄인이되었고, 채권자신이주는영원한벌을받아야하는존재가된다. 이렇듯종교적해석은인간의마조히즘심리의정점을표현하고있으며, 양심의가책은종교적해석을통해도덕화되는것이다. (q2.4.2.5.2.2) 양심의가책을지닌이러한인간은자기고문을소름끼칠정도의냉혹함과준엄함으로몰고가기위해, 종교적전제를자기것으로만들었다. 신에대한죄책감 : 이사상은인간에게는고문의도구가된다. 인간은신에게서벗어나기어려운자신의동물적본능으로찾아낼수있는것중최후의반대의것을보게된다. 그는이러한동물적본능자체를신에대한죄로고쳐해석한다. [ ] 스스로를구원할수없을만큼죄가있으며저주받아야할것으로보는인간의의지다. 이것은어떤벌도죄에는상응할수없기에스스로벌을받아야한다고생각하는인간의의지다. 이것은이러한고정관념의미궁에서나오는탈출구를단번에차단시키기위해, 사물의가장깊은근거를벌과죄의문제로오염시키고독을타려는인간의의지다. 이것은그와같은이상앞에서자신이절대적으로무가치함을분명히확인하기위해, 하나의이상 성스러운신의이상 을세우려는인간의의지다. (GM II 22: KGW VI 2, 348. 한글판 442-443) 2.4.2.5.3 최고의부채감정으로서의그리스도교신 (e2.4.2.5.3.1) 유일신론은최고의부채감정을나타낸다. 따라서유일신론의유럽적최고형태인그리스도교의신은곧우리의가장강력해진부채의식및가장커진죄의식의표현이다. 그리스도교는인간에게는신에대한부채해결능력이없다는종교해석학을위해원죄개념을도입한다. 조상인아담의죄로인해후대의그누구도아무리노력해도빠져나올수없는원죄. 즉그리스도교는인간에게종적인죄의식을심어주었던것이다. 이렇게해서죄의식은사라지지않고오히려점점더깊어진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97

다. (q2.4.2.5.3.2) 신에대한채무감정은수천년을걸쳐끊임없이성장했고, 더욱이언제나지상에서신의관념과신에대한감정이성장하고고양되는것에정비례하여계속성장했던것이다. [ ] 따라서지금까지이른최대의신인그리스도교신의출현은또한최대한의채무감정을지상에나타나게했다. (GM II 20: KGW VI 2, 345. 한글판 439-440) 2.4.2.5.4 그리스도교의원한 (e2.4.2.5.4.1) 니체는원한이론과채무자- 채권자관계를연결시켜도덕적부채와경제적부채개념을연결시키며, 이것으로부터그리스도교를설명하려한다. 그리스도교는한편으로는채무자인간에대한원한감정의소산이다. 인간을영원한죄인으로만들면서인간의마조히즘적성향을강화시킨다. 다른한편으로그리스도교는채권자인신에대해서도원한을표시한다. 그이유를니체는그리스도교신개념에서찾는다. 그리스도교신은채권자다. 그는보상과희생을요구하는존재다. 그러나그는동시에자신을희생하면서죄를사해주는존재다. 신의자기희생은신자신이자신을자기자신에게지불한다는것이다. 인간이상환할수없게된것을대신상환한다는것이다. 채권자신이채무자신이되어버린것이다. 이것은마조히즘의최고형태다. 원래채권자의원한은채무자에게로향해야한다. 그러나그리스도교신이라는채권자는자기자신으로원한의방향을변경한것이다. 그런신은마조히즘의정점인것이다. 마조히즘의정점으로서의신. 니체는이것을패러독스이자그리스도교라는종교가갖고있는최고의원한감정의소산으로생각한다. 그런데그리스도교는채권자신의자기희생을사랑이라고부른다. 니체에게이것은그리스도교의자기기만에불과하다. 자신의채무자에대한사랑에서채권자가자신의채무자를위해희생 하는그리스도교신은채권자-채무자관계와원한의도덕의결합체에불과하다. 하지만니체는예수그리스도의사랑을그리스도교가제공하는의미와는달리이해하면 9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서, 예수그리스도안에서인간의진정한구제가능성을찾고싶어한다. 즉그의사랑은인간을신에대한죄로부터구원하고, 죄의식으로부터구원하며, 양심의가책을제거하는사랑이라는것이다.( 2.4.2.5.5.2) (q2.4.2.5.4.2) 이제저 죄 나 의무 같은개념들은뒤로향하지않을수없게된다. 도대체누구를향한것일까? 그것은채무자를향했던것이며, 이제양심의가책은그런식으로채무자에게뿌리를내려침투하고확장해나가고무좀처럼넓고깊게성장하며, 그결과마침내는부채를해결할수없다는것과더불어속죄도해결할수없다는생각, 즉보상이불가능하다는 ( 영원한벌 ) 사상이배태된것이다. 그러나마침내그사상은심지어는 채권자 를향하게되기까지한다. 신스스로가인간의죄때문에자기를희생한다. 신스스로가자신을자기자신에게지불한다. 신이란인간이상환할수없게된것을인간에게서벗어나상환할수있는유일한존재다 사랑에서. 자신의채무자에대한사랑에서, 채권자가자신의채무자를위해자신을희생한다! (GM II 21: KGW VI 2, 346-347. 한글판 440-441) 2.4.2.5.5 양심의가책의파기가능성 (e2.4.2.5.5.1) 유일신론에서죄감정의극대화와양심의가책의극대화가이루어진다. 그래서니체는죄감정및양심의가책을결정적으로파기해버릴가능성을바로유일신론의파기에서찾는다. 즉유일신론의신에대한믿음을약화시키면, 죄감정과양심의가책의느낌을약화시킬수있다는것이다. 그래서그는무신론을인간의부채의식의소거, 죄의식의소거로받아들인다. 신에대한믿음의상실은곧채무자의자유를의미한다. 하지만이가능성은니체당대에현실화되지않았다. 유럽인간에게두번째무죄의가능성은닫혀버린것이다. 이런맥락에서니체는다른가능성을타진해본다. 첫째는새로운유형의신의등장가능성이고, 둘째는그리스도교성의복원이다. 이것이양심의가책이파기될수있는가능성들이다. (q2.4.2.5.5.2) 만일우리가점차정반대의운동을일으켰다고한다면,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99

그리스도교신에대한믿음은어쩔수없이쇠퇴해가며, 이사실에서오늘날에는이미인간의죄의식도현저하게쇠퇴했으리라는사실을어떤사소한개연성없이도추론할수있을것이다. 무신론의완벽하고결정적인승리는인간을그들의태초, 그들의제1원인에부채가있다는이감정전체에서해방시킬수도있으리라는전망을배제할수없다. 무신론과일종의제 2 무죄 (Unschuld) 는상호의존관계에있는것이다. (GM II 20: KGW VI 2, 346. 한글판 440) 2.4.2.5.5.1 신성한신의가능성 (e2.4.2.5.5.1.1) 니체는신성한신의가능성을, 신개념계보를다른식으로제공하면서구상해보려하며, 그예를그리스신에서찾는다. 여기서니체는 ꡔ그리스도교의본질 (Das Wesen des Christentum)ꡕ(1841) 에서표명된포이어바흐 (L. Feuerbach) 의입장과유사한입장을전제한다. 포이어바흐에의하면신의본성은인간의본성외에다른것이아니다. 하지만인간이신의본성에자신의본성을객관화시켜투사한후, 그는자신의원래본성으로부터소외된다. 니체는물론포이어바흐를직접언급하지는않지만, 니체는 19세기종교비판가중에서가장성공적인경우였던그를리하르트바그너를통해알고있었다.(W. Stegmaier, Nietzsches Genealogie der Moral, [Darmstadt 1994], 164) 실제로니체는 ꡔ안티크리스트ꡕ 54번글에서는포이어바흐의테제와동일한입장을제시하기도한다 : 모든유형의신앙은탈자기 (Entselbstung), 자기소외 (Selbstentfemdung) 의표현인것이다. 니체는이런전제하에그리스신에대해다음처럼말한다 : 그리스신은그리스인들의자주적이고고귀한본성이투사된것이다. 그리스인의신관은그들자신에대한인간학이었던것이다. 하지만그리스인들의우수성은이렇게형성된신에대한표상과양심의가책및죄를결합시키지않는데서나타난다. 그들은오히려신에게서지상에서의악과고통의원인을찾았다. 인간은신에의해우롱당한어리석은존재일수는있지만, 결코죄있는존재는아니었다. 니체의표현대로신은 벌주는것을맡은것이아니라, 오히려더고귀한 10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것, 즉죄를맡았던것이다. 신에대한이런식의표상을가질수있는인간을니체는미래의인간으로생각한다. 이인간은자신의원한을신에투사하지않는다. 따라서그의신은인간을죄있는존재로만드는채권자신도, 마조히즘적신도, 도덕적신도아니다. 그러나니체는그구체적경우를설명하지는않는다. 죄감정으로부터의자유만으로이미충분하기때문이다. 이런맥락에서니체는새로운신을제시할수있는인간을 큰건강 을지닌, 구원의인간 이라고말한다.(GM III 24) (q2.4.2.5.5.1.2) 그리스신들은고귀하고자주적인인간이반영된것이며, 그것에비추어인간안에있는동물은스스로신격화되었음을느꼈고, 자기자신을물어뜯지도않았고, 자기자신에게사납게날뛰지도않았다! 이러한그리스인들은바로양심의가책을자신에게서떼어놓고그들의영혼의자유를즐길수있게, 오랫동안자신의신들을이용했다. [ ] 이처럼그당시에는어느정도까지나쁜일에서도인간을변호하는데신이이용되었다. 신은악의원인으로이용되었다 그당시에는신들은벌주는것을맡은것이아니라, 오히려더고귀한것, 즉죄를맡았던것이다. (GM II 23: KGW VI 2, 351. 한글판 444-445) 2.4.2.5.5.2 예수그리스도의사랑 (e2.4.2.5.5.2.1) 그리스도교신개념이 스스로를구원할수없을만큼죄있으며저주받아야할것으로보는인간의의지 에의한것이라는데서니체는그리스도교신개념의병증을본다. 하지만죄의식과양심의가책으로부터의구제가능성을니체는그리스도성안에서, 예수그리스도의사랑속에서발견하고싶어한다. 이것은제도화된그리스도교와예수의복음자체에토대를두는그리스도교성에대한니체자신의구분을염두에두고있는것처럼보인다. 니체는예수그리스도의사랑안에서일어나는구원을인간의개인화라고생각한다. 즉종적인간이원죄라는것을갖는다면, 개인화된인간은종적인간의이런특징을갖지않게된다. 그는원죄를없애면서종적죄감정을소멸시켜버린것이다. 이것은 ꡔ안티크리스트ꡕ 33번글이복음을죄를소멸시키는것으로,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101

즉인간과신의거리를벌리는것을소멸시키는것으로이해하는것과도같은맥락이다. 예수그리스도의사랑을통한구원은이렇듯죄감정의소멸인것이다. 예수그리스도는개인을양심의가책및죄감정으로부터해방시켜, 가책받을일없는선한양심을갖는자유로운존재로만들고자한것이다. 니체는바로이것이진정한그리스도교성이라고이해한다. 원죄개념을도입하는해석학과더불어그리스도교는원한의종교였지만, 예수그리스도의복음자체는사랑이었다. 이것은도덕이아니었다. 오히려모든도덕의자기지양이었던것이다. (q2.4.2.5.5.2.2) 의심할것도없이여기에는병이, 지금까지인간에게서창궐했던가장무서운병이있는것이다 : 이고문과부조리의밤에어떻게사랑이외치는소리가, 그리워하는환희가외치는소리가, 사랑에서의구원이외치는소리가울려퍼졌는지아직도들을수있는사람은 ( 그런데오늘날에는이소리를들을수있는귀를가진사람이더이상없다!) 견뎌내기어려운전율에휩쓸려얼굴을돌리고만다. [ ] 인간에게는이렇게놀랄만한일이많이있다! [ ] 대지는너무오랫동안이미정신병원이었다! (GM II 22: KGW VI 2, 349. 한글판 443) 10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3. 금욕적이상 (Das asketische Ideal) 3.1 정의 (e3.1.1) 금욕적이상이라는단어는니체자신이고안해낸것이다. 하지만니체는이것에대한개념적정의를찾는데에무관심하며, 이것의근원에대한사적탐구에도관심이없다. 하지만대략적인정의는가능하다. 금욕적이상 이라는단어가이미내포하고있듯이 금욕 과 이상 은상호간에의미를제공하는방식으로연결된다. 금욕적이상은하나의이상이다. 이것은삶의특정한태도를설정해주지는않는 환상적이상 (M 377) 과는달리, 삶에방향설정을해주며삶에의미를부여해준다. 삶에지속적이고도지치지않는도달에의노력을요구한다. 하지만 이상 인한에서결코성취될수는없다. 니체는이금욕적이상을삶의엄정한훈련이자규율로서, 삶에대한지속적인폭력이자, 폭력에의의지의표출로이해한다. 그런한에서금욕적이상은무에의의지다. (q3.1.2) 금욕적이상이란무엇을의미하는가? [ ] 그러나일반적으로금욕적이상이인간에게그렇게많은의미를지니고있다는사실, 그안에는인간의지의근본사실, 즉인간의지가지닌공허의공포가표현되어있다 : 인간의의지는하나의목표가필요하다. 이의지는아무것도의욕하지않느니, 차라리무를의욕하는것이다. (GM III 1: KGW VI 2, 357. 한글판 451) (q3.1.3) 금욕적이상은기껏해야사제적예법을길러주는학교다. (GM III 22: KGW VI 2, 413. 한글판 519) 3.2 금욕적이상계보탐구의과제 (e3.2.1) 금욕적이상은 ꡔ도덕의계보ꡕ의세번째논문의주제다. 니체는여기서금욕적이상의계보를추적하여, 그것의배후의도와의미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103

및한계를찾아내고싶어한다. 이작업은서양의사제적이상과금욕적이상이동일하다는것, 이이상이서양의그리스도교도덕의정상에위치하면서절대적인유효성을요구한다는것, 그리고금욕적이상이서양의문화영역전체를지배하고있다는것등을밝히면서수행된다. 3.3 금욕적이상의유용성 (e3.3.1) 금욕적이상을니체는인간의의미물음에대한답변으로이해한다, 즉그것역시인간의관점적해석인것이다. 그런한에서그것은필요에의해요청된인간의생존조건이었다. 금욕적이상은어떤유용성을지니고있던것일까? 니체는그것이삶의고통스런계기들에대한인간의의미물음에답변을주는방식으로, 고통의의미를창출해내는유용성을지니고있다고간주한다. 고통은인간에게가장피하고싶은것으로여겨지고, 그것에대해가장큰적개심을갖는것으로다루어진다. 더구나고통을당하는인간의경우에서볼수있듯이인간에게고통은만일에그것이아무런의미도없는것으로느껴질때에제일감내하기힘들다. 그러나만일고통이인간외적인어떤것에의해촉발되는것으로나, 혹은시험의과정으로, 혹은인간의더나은상태를위한사육의수단등으로설명될경우에인간은이고통을받아들인다. 인간은달리말하면자신이고통을감내해야하는지에대한이유및그고통의의미를필요로한다. 금욕적이상은그고통의의미에대한해답을준것이다. 금욕적이상속에서고통은해석되었던것이다. 이렇게해서인간의의미물음이해답을얻고, 그의인과물음이충족되어, 인간은이론적 실천적허무주의로부터구제되었다. 하지만그해답은관점적진리도아니고, 그렇다고절대적진리도아니었다. 그럼에도불구하고그것은절대적인구속력을행사하며독단화된다. 바로그래서니체는고통이아니라, 고통의 무의미 가인류에게퍼져있던저주였다고한다. 104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q3.3.2) 병든인간의문제는고통자체가아니었고, 무엇때문에고통이라는물음의외침에대한해답이없다는것이었다. 지금까지인류위에퍼져있던저주는고통이아니라, 고통의무의미였다. 금욕적이상은인류에하나의의미를주었다. 그리고그것이유일한의미였다. 어떤의미라도있다는것은아무의미도없는것보다는낫다. 이해석은그런데좀더새로운고통을가져왔다. 삶을갉아먹는고통을. 이해석은모든고통을죄라는관점아래로가져갔다. 그러나그럼에도불구하고인간은그것에의해구출되었다. 인간이하나의의미를가지게되었다. 이제부터인간은무엇인가를의욕할수있었다. 의지자체가구출되었던것이다. (GM III 28: KGW VI 2, 429-430. 한글판 540) 3.4 금욕적이상의허무적성격 (e3.4.1) 금욕적이상은인간의관점적진리로서의기능도, 절대적진리로서의기능도할수없다. 그것의반자연적성격과절대성요구때문이다. 3.4.1 반자연성 (e3.4.1.1) 인간을허무적상태로부터구제한금욕적이상은아이로니컬하게도다시인간을허무적존재로만든다. 그이유는금욕적이상이자신이충족시켰어야했던관점적진리성을충족시키지못했기때문이다. 금욕적이상이제공한답변은오히려 삶에대한적의와삶의가장근본적인전제들에대항하는반발 로가득찬것이었다. 즉삶의자연적계기를부정하는반자연적성격을띠고있었다. (q3.4.1.2) 그런데금욕적이상에의해방향을얻은저의지전체가본래표현하고자하는것은도저히숨길수가없게되었다 : 인간적인것에대한이러한증오, 더욱이동물적인것, 더욱이물질적인것에대한이러한증오, 관능에대한, 이성자체에대한이러한혐오, 행복과미에대한이러한공포, 모든가상, 변화, 생성, 죽음, 소망, 욕망자체에서도망치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105

려는이러한욕망 이모든것은허무를향한의지이며, 삶에대한적의이자, 삶의가장근본적인전제들에대항한반발을의미하는것이었다. (GM III 28: KGW VI 2, 429-430. 한글판 541) 3.4.2 절대성요구 (e3.4.2.1) 금욕적이상의 최후의가장무서운 면은니체에의하면그것의유일성과절대성에대한독단성요구다. 이로인해다른대립적이상의가능성들은제거된다. 이상의다른가능성들이없는상황에서인간은금욕적이상에대해회의하거나의심하지않는다. 그것의관점성및해석성을망각하고그것을절대적진리로믿어버린다. 금욕적이상의오랫동안의지배권은이렇듯그것의독단성및절대성에기인한다. 인간은니체의지적처럼아무것도의욕하지않느니무라도의욕하며, 인간의의미물음에는허무적인답변이라도있는것이답변이아예없는것보다는나은것이다. (q3.4.2.2) 금욕적이상은하나의목표를가지고있다. 이와같은이상은충분히보편적인것이어서, 인간생활의나머지모든관심은이것을기준으로할때, 사소하거나협소한것으로보인다. 이이상은시대, 민족, 인류를가차없이이하나의목표에비추어해석한다. 그것은다른어떤해석이나다른목표를허용하지않는다. 그것은오직자기해석이라는의미에서거부하거나, 부정하거나, 긍정하거나, 시인한다. 그것은어떤힘에도굴하지않고, 오히려모든힘에대한자신의특권이나, 모든힘에대해자신의절대적등급을믿는다. 이것은지상에존재하는그어떤힘도이금욕적이상의작업을위한도구로, 이이상의목표에, 유일한목표에이르기위한길이나수단으로, 이이상에서어떤의미나, 생존권이나, 가치를받아들일수밖에없다고믿는다. (GM III 23: KGW VI 2, 413-414. 한글판 520-521) 106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3.5 사제의금욕적이상 3.5.1 문화권력으로서의사제 (e3.5.1) 니체가 ꡔ이사람을보라ꡕ에서금욕적이상을다루는 ꡔ도덕의계보ꡕ 3부를사제심리학으로규정한것은우연이아니다. 여기서사제는모든종류의이상들을매개하는자이자대변자이며, 금욕적이상을형성하고관장하며그것을문명으로서조직하는자로간주된다. 이것을통해그는권력을행사한다. 사회의가치를결정하고사회의질서를만들며, 사회의정치적행위를정돈하고, 여론을조장하고사회를희망에의해제어하며, 사회의삶의형식을창조해낸다. 사제는따라서문화권력이다. 사제가문화에대한권력을행사하는데비하면, 예술가나학자및철학자는단지여론의한부분일뿐이다. 그런한에서이들의의견이나사유는그자체로는전혀아무런의미도얻을수없고기능도발휘할수없다. 그것의의미와기능은사제가지배하는문화의기제로편입될때에야비로소획득되고발휘된다. 그래서예술가와철학자의권력은사제적이상의지배하에놓이게된다. ꡔ도덕의계보ꡕ 3 논문의 13장에서부터 22장까지니체는유럽의현대문화에서의사제적이상의의미를살핀다. 하지만이것은숙고된철학적논의라고보기는어려우며, 사제적이상을금욕적이상과, 그리고이것을다시그리스도교의입장과동일시하는것또한니체적선입견의지배를받고있다고볼수있다. 3.5.2 금욕적사제의과제 (e3.5.2.1) 사제의과제는고통받는공동체의고통을가능한한완화시키는것이다. 이것은불쾌감과의싸움을통해개인적-사회적디프레스상태를완화시키는것이기도하다. 따라서고통자체를근본적으로치료하는것은그의과제가아니다. 그의과제는오히려고통으로인한개인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107

적-사회적디프레스를완화시키고 마비 시키는것이다. 이과제는축적되어있는원한아펙트를유도하여내면화시키고, 고통의의미에대한초월적답변을제시하면서수행된다. 이런방법을사용하는사제의최후의목적은고통받는자들에대한지배권획득과권력행사다. (q3.5.2.2) 우리는금욕적사제의거대한역사적사명을이해하게된다. 고통받는자를지배하는것이그의왕국이며, 그의본능은그에게이지배를지시하고, 이와같이지배하는가운데그는자신의가장특이한기교, 자신의대가다운실력, 자기나름의행복을갖게된다. (GM III 15: KGW VI 2, 390. 한글판 492) 3.5.3 사제적이상의전제 (e3.5.3.1) 사제적-금욕적이상은 1) 논리적으로자기모순이다. 2) 심리적으로는이원론을고수한다. 3) 생리적으로는불합리하다. 하강하는삶의의지의징후이자퇴화되어가는삶의기호인것이다. 이런평가는니체의관점적-해석적관점이적용된결과다. 3.5.3.1 논리적전제 (e3.5.3.1.1) 금욕적이상은그것이 삶을거스르는삶 을의미하는한, 자기모순이다. 니체에게금욕적이상은하나의해석이다. 즉특정한삶에대한유용성으로인해도출되고, 그삶의조건이되는것이다. 모든삶은자신의가치평가체계를지니며, 이체계는삶의보존본능에서유래한다. 따라서금욕적이상예외일수없다. 삶의삶에대한긍정적힘의소산인것이다. 그런한에서삶을거스르지않아야한다. 그러므로금욕적이상의 삶을거스르는삶 은자기모순에불과하며, 이것은금욕적이상을대변해주는표어일수없다. (q3.5.3.1.2) 삶에거스르는삶 (Leben gegen Leben) 이라는금욕주의자들 10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에게서표현되는것처럼보이는자기모순이란 이것은우선명백하다 심리학적으로가아니라, 생리학적으로생각해볼때, 단지무의미할뿐이다. 이것은단지외견상그럴수있을뿐이다. [ ] 따라서사정은이런이상을찬양하는자들이생각하는것과는정반대이며, 삶은이이상속에서그러한이상을통해죽음과싸우며죽음에대항하여싸운다. 금욕적이상은삶을보존하기위한기교인것이다. (GM III 13: KGW VI 2, 383-384. 한글판 483-484) 3.5.3.2 생리적전제 (e3.5.3.2.1) 금욕적이상은특정한유형의삶, 건강하지않은퇴화된삶의보존본능이구성해낸가치체계이자해석이다. 이런종류의삶은 약자 의삶이다. 이들은반자연적성향의인간이며자신의삶의고통을삶의필연적계기로서긍정하지못하는존재다. 금욕적이상은이런인간에게만기능을발휘하고, 이런인간에게만필요한해석이다. (q3.5.3.2.2) 금욕적이상은퇴화되어가는삶의방어본능과구원본능에서생겨난것이다. 그러한삶은모든수단을강구해자신을보존하려고하며, 자신의생존을위해투쟁한다. 이것은국부적인생리적장애와피로가있음을의미하는데, 이에대해삶의가장깊은, 제기능을발휘하며남아있는본능은끊임없이새로운수단이나착상으로투쟁하고있다. 금욕주의적이상은그러한수단이다. (GM III 13: KGW VI 2, 384-385. 한글판 484-485) 3.5.3.3 심리적전제 (e3.5.3.3.1) 금욕적이상은인간에대한이원적해석을, 그것도이성중심의이원적해석을전제한다. 이원적해석은인간을정신 / 이성 / 영혼과이에대립되는육체라는두가지단위로설명하는해석을말한다. 인간의본질을정신 / 이성 / 영혼이라고간주하며, 육체를영혼의감옥으로폄훼하는플라톤적사유, 이성을인간의본질을구성하는요소로인정하는데카르트적사유등은이원론적해석중에서도이성중심의인간관에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109

속한다. 서양적사유에서이인간관의전형이플라톤이라면, 동양적사유에서는베단타이론이다. ꡔ선악의저편ꡕ 서문에서도지적하고있듯이이런입장은통속적미신이지만 (JGB 서문 : VI 2, 3-5), 금욕주의의심리적전제가된다. 이이원론이육체부정및육체성폄훼를이론적으로보증하기때문이다. (q3.5.3.3.2) 그의지는예를들어베단타철학의금욕주의자들이한것처럼, 육체적인것을환영으로격하시키고, 동시에고통이나다수성도, 주관과객관이라는개념의대립전체도격하시킬것이다. 오류다, 오류외에는아무것도아니다! 라고할것이다. (GM III 12: KGW VI 2, 382. 한글판 482) 3.5.4 금욕적사제의전략 : 원한의내면화 (e3.5.4.1) 사제적실존의가치는약자의원한감정의방향을변경시키는데에있다. 약자의외부로방전되어야하는동물적본능을내면화시켜, 자기자신을원한의방출대상으로삼게한다. 이런감정의배출은약자에게는마취제로작용한다. 잠시나마고통을격렬한감정을통해마비시키고, 의식에서지우게한다. 이런약자는병자와다를바가없다. 사제는약자를병자로만드는것이다. 그결과인간을위험하지않은존재, 따라서해롭지않은존재로만드는것이다. 하지만원한의방향변경은병자-인간의형성만으로는끝나지않는다. 병자-인간은죄인-인간이된다. 금욕적사제의권력도유지된다.( 3.5.5.1.) (q3.5.4.2) 나는괴롭다 : 그누군가가이것에대해틀림없이책임있다 병든양은이렇게생각한다. 그러나그목자인금욕적사제는그에게이게말한다 : 맞다. 나의양이여! 그누군가가그것에대해틀림없이책임이있다 : 그러나너자신이이러한그누군가이며, 오로지너자신이야말로이것에대해책임이있다. 너자신이오로지네스스로에대해책임이있다! 이것은무척뻔뻔스럽고그릇된말이다 : 그러 11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나이것으로적어도한가지는이루어졌다. 이것으로이미말했듯이원한의방향이변경되었다. (GM III 15: KGW VI 2, 393. 한글판 495) 3.5.5 금욕적사제의수단 (e3.5.5.1) 원한의방향변경을위해사제는종교적-도덕적해석을사용한다. 그대표적경우가동물적인양심의가책을신에대한죄로해석해내는것이다. 이수단은한편으로는고통에대한의식을마비시키고, 다른한편으로는고통받는자의충족되지않은의미물음과인과물음에의미와답변을제공하면서, 인간을 치료 한다. 하지만이치료는인간의자연적이고도동물적인면을약화시키는길들임과순화에불과하며, 인간을해롭지않은 선인 으로만들뿐이다. 금욕적사제의수단과목적에대한이부분은프로이트가 ꡔ문명속의불만 (Das Unbehagen in der Kultur)ꡕ에서말하는 고통방어의기술 (Techniken der Leidabwehr) 과부분적으로연결될수있다. 3.5.5.1 죄의식 (e3.5.5.1.1) 사제가원한감정의방향을변경시킬때, 즉내면화시킬때사용하는최고의수단은바로인간을 죄인 으로느끼도록하는것이다. 즉인간은신에대한죄를짓는존재가된다. 인간은자신의고통의원인을사제를통해자기자신안에서, 죄책안에서, 과거의한단편에서구한다. 그는자신의고통자체를벌의상태로이해한다. 이렇게해서인간-병자는인간-죄인이된다. 그는자신의고통을이제죄책감, 공포감, 벌의감정으로재해석한다. 인간의우울증은이런처리과정을통해서극복되었고, 삶은다시흥미로워진다. 사제의이상이승리한것이다. 그승리는인간의죄의식의고취에힘입고있다. 원한의내부로의전환은이렇게해서죄의식의고취라는결과를발생시킨다. 인간은이제고통에대해탄식하지않는다. 오히려더많은고통을원한다. 신에대한부채의식이더많은고통을원하게하는것이다. 이런것에대해니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111

체는 대가를치루게된다 는경고성멘트를던진다. 죄의식이병자- 인간을더병들게만들기때문이다. 사실금욕적사제의수단은병의치료를목적으로하지않는다. 오히려우울증의불쾌를마비시키는목적에부합하는것일뿐이었기때문이다. 금욕적사제는이밖에도여러가지수단을사용한다. 하지만이것들은인간을죄인으로만드는것에비하면부차적일뿐이다. (q3.5.5.1.2) 어떤방식으로든우리안에갇혀있는동물처럼, 왜, 무엇때문에잘알지못한채인간은절실히그이유를찾기를바라며 이유는고통을경감시켜준다. 또한절실하게치료제나마취제를갈구하고, 마침내는비밀을알고있는한사람에게조언을구한다. 보라! 그는어떤암시를받는다. 그는자신의마법사인금욕적사제에게서자신의고통의원인에대한최초의암시를받는다. 그는그원인을자기자신안에서, 죄책안에서, 과거의한단편에서구해야한다. 그는자신의고통자체를벌의상태로이해해야만한다. [ ] 병자는죄인이되어버렸다. (GM III 20: KGW VI 2, 407. 한글판 512) 3.5.5.2 기계적활동 (e3.5.5.2.1) 고통으로인한디프레스상태를극복하기위해사제가사용하는또하나의수단은노동이다. 즉고통에대한관심을노동이라는기계적활동으로전이시키는것이다. 이것에의해고통스런생존에대한느낌은상당히경감된다. 절대적규칙성이나정확한복종에의해고통받는자의관심은근본적으로고통에서다른곳으로전환되고, 반복되고재반복되는특정한행위만이의식에들어오며, 결과적으로고통에대한의식은마비된다. (q3.5.5.2.2) 기계적활동이나그에속하는활동 -절대적규칙성, 아무생각없이하는정확한복종, 단호한생활방식, 시간이용, 어떤허락, 즉비인격성이나자기망각, 자기무시에대한훈련과같은것 : 금욕적사제는고통과싸우며이러한것들을얼마나철저히얼마나미묘하게이용할주알았던가? [ ] 그들로하여금증오하는대상에서앞으로은혜 11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나상태적인행복을볼수있도록하기위해, 개명이나세례라는작은기술을사용하는것이상은필요로하지않았다. (GM III 18: KGW VI 2, 400. 한글판 503-504) 3.5.5.3 즐겁게하는즐거움 (e3.5.5.3.1) 고통으로인한디프레스상태를완화시키는또다른수단은사람들을즐겁게만드는일에서즐거움 (Freudemachen der Freude) 을느끼도록해주는것이다. 선물이나도움이나이웃사랑등을권유하고실천하게하는것은그예다. 이런즐거움을통해사람들은도움을받는사람들에대한우월감을느끼게된다. (q3.5.5.3.2) 우울증과싸울때의좀더귀중한수단은쉽게접근할수있고일상적이될수있는작은즐거움이라는처방이다. [ ] 즐거움이치료제로처방되는가장흔한형태는사람들을즐겁게하는 ( 선행을하고, 베풀고, 안심시키고, 도와주고, 설득하고, 위로해주고, 칭찬하고, 대우를해주는것 ) 즐거움이다. 금욕적사제는이웃사랑을처방함으로써, 비록가장신중한조제분량이지만, 근본적으로가장강력하고가장삶을긍정하는충동의자극, 즉힘에의의지의자극을처방하는것이다. (GM III 18: KGW VI 2, 401. 한글판 504-505) 3.5.5.4 무리형성 (e3.5.5.4.1) 금욕적사제의또다른수단은인간을무리짓게하는것이다. 강자들은흩어지려고하고약자들은모이려한다. 약자들은이런단결에쾌락을느낀다. 무리 (Masse) 혹은집단적개인은다수로서의무위험적안락, 자기보존과평등을추구한다. 이들은자기보존이목적이며, 이목적을위해무리를형성하며자기방어적삶을살아간다. 이런집단적개인에게최대의위험은주권적개인이다. 따라서이들은주권적개인을자신들의집단으로끌어들이려는노력을하게된다. 인간은무리속에서자신의삶의고통을망각한다. 그래서사제는인간에게무리형성을촉구한다.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113

(q3.5.5.4.2) 무리를이루는것은우울증과의투쟁에서중요한진보이며승리다. 공동체가성장함에따라, 개인에게서도새로운관심이강화되는데, 이는때때로개인으로하여금그자신의불쾌의가장개인적인요소나자기자신에대한혐오를넘어서게한다. 모든병자나허약자는숨막힐듯한불쾌감이나허약한감정을떨쳐버리려는갈망에서본능적으로무리조직을추구한다 : 금욕적사제는이러한본능을간파하고그것을장려한다. 무리들이있는곳에서무리를이루고자했던것은허약본능이며, 그것을조직했던것은사제의영리함이다. (GM III 18: KGW VI 2, 401-402. 한글판 505) 3.5.6 사제수단에대한비판 (e3.5.6.1) 금욕적사제의처치방식은단지대중의생리적피로나중압감을완화시키는심리적-도덕적수단에불과하다. 그처치방식의목적은고통의원인을밝혀내어그것을제거하는것이아니라, 고통받는자의불쾌감을완화시키는데에있기때문이다. 즉고통받는자에게심리적-도덕적위로기제를제공하여, 고통의의미와고통에대한답변을제공한다. 그래서고통을더이상견뎌낼수없을정도의것이아니라, 견딜만한것으로만들어준다. 이렇게해서고통받는자의고통을완화시키는것이다. 따라서그것은불완전한가상적수단에불과하며, 병자를더병들게만든다. 니체는이런도덕적-심리적기제를종교일반의특징으로이해한다. (q3.5.6.2) 그러나이금욕적사제가진정의사란말인가? [ ] 그가싸우는것은단지고통자체일뿐이며, 고통받는자의불쾌일뿐이지, 그원인이나진정한병과싸우는것이아니다. 이것은사제적치료에대한우리의가장근본적인항의임이틀림없다. 고통을완화하는것. 모든종류의 위로 이것이야말로그의천재성자체를증명하는것이다. (GM III 17: KGW VI 2, 395-396 한글판 497-498) 114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3.5.7 결과 : 유럽의원한문화 (e3.5.7.1) 심리적-생리적전제조건을충족시킨금욕적이상이 정상 (Nor- malität) 이된다는것은곧병든인간들, 니체가퇴화된삶이라고부르는인간들이정상적인인간들로간주되는것을의미한다. 이런상태에서는더이상무엇이건강한상태인지에대한무분별및무지가일반화된다. 이런 정상적 상태를가능하게하는것이바로퇴화된삶, 병든인간의원한이다. 건강한삶의삶에대한신뢰를복수의대상으로삼아퇴화시킨다. 니체는그역사적예로중세시대의성비투스무도병이나성요한무도병, 마녀히스테리증, 집단적히스테리증을든다.(GM III 21) 니체가정신병원이나병원이라고부르는이런상태는현대유럽도마찬가지다. 이런현대를니체는허무적시대로진단한다. 그리고이상태의극복가능성을병든인간과건강한인간의차별화, 병든인간의건강한인간으로의변화가능성에서찾는다. 니체가허무주의를극복하는유일한가능성으로제시한인간의변화는여기서도유효하다. 병자의건강한자로의변화만이유일한허무주의극복가능성인것이다 : 스스로병자의모습을경계하면서, 건강한사람은병자와떨어져있고, 건강한사람이병자와바뀌지않도록해야한다는이모든일이필요하다. 또는간호인이나의사가되는일이그들의임무인것은아닐까? 그들의생존의권리, 음조가틀리고깨어져버린종에대해완벽한음조를지닌종의특권은실로천배가더큰것이다 : 오직그들만이미래의보증인이며, 오직그들만이인류의미래에대해책임을지고있는것이다. (GM III 14) (q3.5.7.2) 냄새를맡기위한코를가지고있을뿐만아니라, 눈과귀를가지고있는사람은그가오늘날에도들어가는곳이면거의어디서나정신병원이나병원의공기를느끼게된다 내가말하고있는것은당연히인간의문화권이나바로지상에존재하는모든종류의 유럽 에관한것이다. 인간의가장커다란위험은병자다 : 악인이나맹수가아니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115

다. 처음부터실패자, 패배자, 좌절자 가장약한자들인이들은대부분인간삶의토대를허물어버리고, 삶이나인간이나우리자신에대한우리의신뢰에가장위험하게독을타서그것을의심하게만드는자들이다. (GM III 14: KGW VI 2, 386. 한글판 487) 3.6 예술에서의금욕적이상의의미 (e3.6.1) 사제적인금욕이상이그리스도교도덕의정점에자리를잡으면서문화권력으로등장하는첫예를니체는예술영역에서찾아보려한다. 리하르트바그너와그의예술은전형적사례다. 여기서니체는극도의유형화작업을하고있는셈이다. 하지만이런유형화작업은니체에게는당연한일이다. 그가바그너를당대의예술계를대변하는인물이자 전형적인 인물 (GM III 4) 로이해하기때문이다. 물론여기서문제시되는바그너는니체의청년기적고찰에서등장하는바그너는아니다. 당시에바그너는디오니소스적-비극적예술의부활가능성을제시했던인물로이해된다. 하지만바그너의예술이금욕적이상을구현하는장이되면서그는비판의대상이된다. (q3.6.2) 금욕적이상이란무엇을의미하는가? [ ] 리하르트바그너같은예술가가만년에순결에경의를표하고있다면, 이는무엇을의미하는가? 어떤의미에서물론그는항상순결을지켜왔다. 그러나금욕적의미에서는최근에와서야그것을지켰던것이다. 이러한 의미 의변화, 이러한급격한의미의전환은무엇을의미하는가 왜냐하면그것이바그너로하여금곧바로그반대로급변하게했기때문이다. 한예술가가반대로급변한다는것은무엇을뜻하는가? (GM III 2: KGW VI 2, 358. 한글판 452) 3.6.1 관능성의문제 (e3.6.1.1) 바그너는후기니체에게서데카당스미학의완성자, 헤겔적 116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이념을음악으로만든자, 상품미학과대중예술을제공한자라는평가를받는다.(ꡔ바그너의경우ꡕ ꡔ니체대바그너 ꡕ) ꡔ도덕의계보ꡕ에서는그리스도교적-금욕적이상을구현하는바그너의모습이고찰된다. 그전형적인예는그리스도교구원이념이구현된 < 파르지팔 > 이나 < 니벨룽엔의반지 > 의반자연적성향이다. 니체에의하면진정한예술가는금욕적이상으로부터자유로울수있는최고의기회를갖고있는존재다. 그가육체성과관능성에얽매이지도, 그것을부정하지도않고, 오히려그것에대해자유롭게머물수있는존재이기때문이다. 그래서그에게는관능성과순수함 ( 예컨대순결 ) 은대립적이지않다. 이대립은그에게는무의미하다. 이런예술가의최고의정신성의소산은관능적예술일수있다. 그런데바그너에게서관능성은금욕의대상으로전락되고만다. 바그너가비극적예술을추구하고있었을당시그는여전히순결을관능적자극으로다루었고, 관능성을순결을통해섬세하게만드는노력을할수있었다. 그는진정예술가였던것이다. 하지만파르지팔이라는형상으로표현된바그너의만년의예술은그렇지않다. 바그너가그리스도교적죄의식이심화되면서, 이죄의식으로부터의탈출을자신의예술을통해모색하기때문이다. 이것을바그너는구원이라고여긴다. 바그너의예술은그렇다면죄의식으로부터의구원을관능성으로부터의구제에서모색하는예술인것이다.(WA 3) (q3.6.1.2) 도대체진지하게취급된파르지팔이란무엇이될수있단말인가? 그에게서인식과정신과관능에대한광적인증오의산물을보는것이정말필요했단말인가? 한묶음의증오와호흡속에서감성과정신에대한저주를볼필요가있단말인가? 그리스도교적이며병적인, 반계몽주의적이상으로의개종과전향을볼필요가있단말인가? 그리고마지막으로그때까지자기의지의모든힘을기울여그와는정반대되는것을, 즉그의예술에대해서최고의정신화와관능화를추구해왔던예술가의입장에서자기자신을부정하는것과자기자신을말살하는것마저볼필요가있단말인가? 그것도그의예술에대해서뿐만아니라, 그의삶에대해서말이다. (GM III 3: KGW VI 2, 360. 한글판 455)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117

3.6.2 바그너의심리 (e3.6.2.1) 여기서니체는예술가의실존형식에대한일반적인가설하나를세우고, 바그너의경우를검증해보려한다. 어떤작품하나를창조하고, 그것을자신과분리할수있으려면, 예술가와작품은달라야한다. 그와그의작품은두가지상이한것이다. 그래서작품에대해알기위해서는예술가에대해묻지말아야한다. 예술가안에는자신이만들어낸가상으로서의예술과자기자신의실재적인모습과의지속적인분열과긴장이있어야하며, 예술가는그때문에지쳐간다. 바그너역시마찬가지다. 그런데그는이런긴장상태로부터탈출하고싶어한다. 그래서그는금욕적이상을선택하여, 바로그자신에게금지되어있는것, 현실적인것에손을뻗어현실적이되고자 시도한것이다. 금욕적이상은그에게그자신의존재에대한하나의통일적이고도지속적인의미를부여했고, 그가바로자기자신과하나가되기를바랐기때문에그는그의미에종속된다. 바로그때문에그는자기자신에대한비판적인거리두기에실패한것이다. 그결과금욕적이상에대한비판적인거리두기에도실패한다. 따라서금욕적이상을 진지하게 간주할수없게된다. (q3.6.2.2) 어떤예술가를가능한한그의작품에서분리시키고, 예술가자신을그의작품처럼진지하게생각하지않는것이확실히가장좋은자세다. 예술가는결국그의작품의선행조건이나모태나토양에불과하며, 경우에따라서는그위에서또거기에서작품이성장하는비료나거름인것이다. 그러므로예술가란대부분의경우에, 그의작품을즐기고자한다면잊어버려야만하는무엇이다. [ ] 완전무결한예술가란영원히실재적인것이나현실적인것과는동떨어진존재다. 다른한편그가얼마나자신의내적인현존이품고있는이러한영원한비실재성과허구성에때로는절망할정도로싫증이날수있는가를, 그래서그는바로그자신에게가장금지되어있는것, 현실적인것에손을뻗어현실적인 11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것이되고자시도하는것은당연하다는것을이해할수있다. 그것이어떤성공을가져올것인가? 그것은추측할수있다. [ ] 이것이예술가의전형적인불완전한욕망이라는것이다 : 늙어버린바그너도사로잡혔고, 그가너무나값비싸게숙명적으로대가를지불할수밖에없었던것은이와같은불완전한욕망이었다. (GM III 4: KGW VI 2, 361-362. 한글판 456-457) 3.6.3 금욕적이상의무의미 (e3.6.3.1) 금욕적이상이예술가에게최후의도피처가되고, 예술가가이이상을자신을상연하기위한도구로삼는다면, 그는금욕적이상을더이상 진지하게 여기지않는다는것을의미하며, 동시에자기자신도더이상은 진지하게 여기지않는다는것을의미한다. 그래서니체는말한다. 금욕적이상은바그너같은예술가의경우에아무것도의미하지않는다고. 동시에금욕적이상은예술가의 전형적인불완전한욕망 (GM III 4) 을표현하고있는것이라고. 즉거리를두는파토스의상실과이것으로인한금욕적이상을문제로삼는능력의상실을. (q3.6.3.2) 그러면금욕적이상이란무엇을의미하는가? 우리가점차파악하게되겠지만예술가의경우그것은전혀아무것도의미하지않는다! [ ] 또는그것은전혀아무것도의미하지않는다고말할수있을만큼많은것을의미한다! (GM III 5: KGW VI 2, 362. 한글판 458) 3.7 철학에서의금욕적이상의의미 (e3.7.1) 예술가와금욕적이상과의관계를제시한니체는철학자와금욕적이상과의관계로눈길을돌린다. 그에의하면철학의배후에도예술과마찬가지로사제적-금욕적태도가자리잡고있다. 예술가의전형적경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119

우가바그너였다면철학자의전형적경우는니체에게쇼펜하우어다. 쇼펜하우어의경우를통해니체는철학자의심리학을구성해본다. 그들에게금욕적이상은삶의조건이며삶의가능성이다. 그런한에서철학자역시금욕적이상에대해 진지 해질수없다. 즉그는금욕적이상에대해맹목적이되는것이다. 니체는철학자의목적및수단에대한분석을통해어느정도로그가금욕적이상에의해지배받고있는지를살펴보려한다. 그런후에금욕적이상에서출발하는철학을자기모순으로규정한다. (q3.7.2) 금욕적이상은오랫동안철학자에게그출현의형식으로, 실존의전제로도움이되었다. 그는철학자가되기위해금욕적이상을표명해야만했다. 그가그런표명을할수있으려면, 그와같은것을믿어야만했다. 철학자들에게특유한세계부정적인, 삶을적대시하는, 감각을믿지않고관능에서벗어난초탈의태도는최근까지견지되어왔으며, 이것이거의철학자들의태도자체로간주되었는데, 이것은무엇보다도철학이일반적으로발생하고유지되어왔던긴급한조건들의결과다 : 즉아주오랫동안철학은금욕주의의외투나피복이아니라면, 금욕주의의자기오해가아니라면, 지상에전혀존재할수없었을것이다. (GM III 10: KGW VI 2, 378-379. 한글판 477-478) 3.7.1 금욕적철학의목적 (e3.7.1.1) 금욕적철학의목적은정신성의최고화에있다. 이목적자체가금욕적이상이다. 철학자는이런이상구현을위해최선의좋은조건들을본능적으로추구한다. 따라서그는자신의실존을부정하지않는다. 오히려자신의실존의최적화를추구한다. 그최종목적지는정신성의다른본능들에대한지배상태다. 이목적을위해선택한철학자의수단에는금욕주의의세특징, 즉청빈겸손순결이구현되어있다. 하지만철학자들의청빈은정신적인 황야 를향하는것이고, 겸손은자기비하이며, 순결은곧감성에대한적개심에불과하다.(GM III 8) (q3.7.1.2) 어떤금욕주의, 즉최선의의지가품은엄격하고좀더쾌활 12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한금욕은좀더높은정신성을이루기위한유리한조건이며, 동시에또한자연적귀결이다 : 바로철학자들이금욕적이상을약간의편견없이는다룬일이없다고해서, 처음부터놀랄일은아니다. 진지하게역사적으로검토해보면심지어금욕적이상과철학사이의유대는더밀접하고견고하다는것이증명된다. (GM III 9: KGW VI 2, 374. 한글판 472-473) 3.7.2 금욕적철학의수단 (e3.7.2.1) 금욕적철학자가정신성의최고화라는목적을위해선택하는수단은자기거세다. 감각에대한불신이나폄훼그리고정신적관조의추구는자신의자연적본성을거세하는것과다름없기때문이다. 무조건적인진리에의의지또한마찬가지다. 금욕적철학자의이런특징은이성중심주의전통에서최고의형태로구현되고있다. (q3.7.2.2) 자기자신에대한잔인성과창조적인자기거세라는무서운방법을사용한다. [ ] 철학적정신은 [ ] 일반적으로말해종교적인간으로자신을가장하고변화시키지않으면안되었던것이다 : 금욕적이상은오랫동안철학자에게그출현의형식으로, 실존의전제로도움이되었다. 그는철학자가되기위해, 금욕적이상을표명해야만했다. 그가그것을표명할수있으려면그와같은것을믿어야만했다. 철학자들에게특유한세계부정적인, 삶을적대시하는, 감각을믿지않고관능에서벗어난초탈의태도는최근까지견지되어왔으며, 이것이거의철학자들의태도자체로간주되었는데 이것이무엇보다도철학이일반적으로발생하고유지되어왔던긴급한조건들의결과다. 즉아주오랫동안철학은금욕주의의외투나피복이아니라면, 금욕주의의자기오해가아니라면, 지상에전혀존재할수없었을것이다. (GM III 10: KGW VI 2, 378-379. 한글판 477-478) 3.7.2.1 감각에대한불신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121

(e3.7.2.1.1) 금욕적철학의일반적인특징은관능성및육체성에대한과민함과악감정이다. 이것은니체가 ꡔ우상의황혼ꡕ에서철학자의 특이성질 중의하나로설명하는것으로서, ꡔ도덕의계보ꡕ 에서는성감정을예로들어설명한다. 철학자가원하고필요로하는것은정신의독립성과중립성을최적화시키는것인데, 성감정은그것을방해하는저지장치다. 따라서그는성을회피하고성에대해적개심을나타내지않을수없는것이다. 이런태도는철학내용에도그대로적용된다. 따라서정신의중립성과독립성을최적화시키려는철학자의목적이금욕적이상을수단으로삼는것이다. 이렇게확보된최고의정신성은철학자에게힘과자유의식을, 그리고최고의완성감을준다. 이런삶은그에게긍정의대상이된다. 오직이런삶만이긍정의대상이다. 그의철학도그에게긍정의대상이된다. 금욕적이상과철학그리고철학자사이의이런관계에대한예로니체는쇼펜하우어철학의미적관조에대한강조를든다. 그는미적관조를성적관심의상태를억제하는것으로이해한다. 따라서의지에서해방되는것을미적상태의장점이자효용으로이해한다. 이것은곧무관심성자체에대한가장강력한관심이라고볼수있다. 그러므로쇼펜하우어는의지의구원을예술안에서확보하는것이며, 그근본입장은곧성적경험을일반화시키고있는것이상도이하도아닌것이다. 이런쇼펜하우어의철학은칸트와스탕달의중간지점을점유한다고니체는생각한다. 칸트는 무관심적관조 입장에의해미에대한체험에서가장비개인적이고일반적인입장을전개한다. 여기에반해스탕달은미를 행복의약속 (une promesse de bonheur)(rome, Naples et Florence Paris 1854, 30) 으로정의하면서, 미가관심 ( 의지 ) 을자극한다는강한입장을견지한다.(GM III 7) 그런한에서쇼펜하우어는양자의중간지점에위치하는것이다. (q3.7.2.1.2) 지상에철학자가있다면, 그리고철학자들이있었던곳에서는어디서나관능에대한철학자특유의과민함과악감정이있다는것은논쟁의여지가없다. [ ] 철학자는최고의대담한정신성을추구할 12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수있는최적조건을바라보면서웃음짓는다. (GM III 7: KGW VI 2, 368-369. 한글판 464-466) 3.7.2.2 진리에의의지 (e3.7.2.2.1) 진리에대한서양철학의무조건적의지는금욕적이상의철학에대한승리를가능하게한다. 니체에의하면서양철학은진리와허위, 참과거짓사이의가치적이고도본질적인이분법을전제하고, 이이분법은도덕적이고도형이상학적인근원을갖고있다. 니체의이입장은다음과같은구도를갖고있다 : 첫째, 철학은진리를비진리보다가치가더크다고생각한다. 따라서가치가더큰진리는비진리로부터발생되어서는안되고, 독자적인발생원인을가져야한다. 따라서진리와비진리는가치적이고본질적인대립관계를형성한다고단정짓는다. 둘째, 서양철학의진리의지는기만하지말아야한다는도덕적동인에서출발한다. 셋째, 진리의지는형이상학적믿음과결합한다. 즉그것은속이지않은것, 그자체로확실한것, 거짓아닌것, 참된것을찾으면서이것을 그자체로변하지않는것, 모순적이지않는것, 달리말해동일하게유지되는존재 와동일시한다. 인간의실제삶속에서는그런것에해당되는것이없기에인간은그것을고안해내며그런세계의실재를도덕적으로요청한다. 이세계가바로형이상학적존재의세계, 초월세계다. 초월세계를고안해내고그것의실재를요청하는진리의지에대해니체는삶의논리를가지고비판한다. 즉그런진리와진리의지가삶에대해어떤가치를갖고있는지를묻는다. 그것이인간삶이진행되고있는세계를한갓가상으로고찰하는한, 그것은삶에적대적이고삶을파괴하는원칙이다. 이때진리의지는은폐되어있는죽음에의의지에불과하다. 니체는진리의도덕적-형이상학적토대를거부하고, 진리문제를새로운방식으로다루려한다. 이것은곧진리문제를진리의가치에대한물음을통해서해명하려는것이다. 그것도삶에대한가치에대한것으로. 이렇게해서진리는삶에대한우위를상실한다. 오히려진리는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123

삶을위해봉사하는파생적가치만을가질수있을뿐이다. (q3.7.2.2.2) 이금욕주의를강제하는것, 즉진리를향한무조건적의지란금욕적이상자체에대한신앙인것이다. [ ] 이것은형이상학적가치, 진리의가치그자체에대한신앙이며, 또한이가치는저이상속에서보증되고확인된다. [ ] 이모든철학안에는진리를향한의지자체가어느정도나먼저변명을필요로하는지에대한문제의식이빠져있다. 이점에서모든철학에는어떤결점이있는것이다. 이원인은어디서오는것일까? 그것은금욕적이상이모든철학을지금까지지배했기때문이며, 진리가존재로, 신으로최고의법정자체로세워졌기때문이며, 진리를문제삼는것이전혀허용되지않았기때문이다. [ ] 여기서우리의과제를규정해보자-. 시험삼아한번은진리의가치를문제삼아야만한다. (GM III 24: KGW VI 2, 418-419. 한글판 526-527) 3.7.2.3 이성의금욕적자기경멸 (e3.7.2.3.1) 금욕적이상의지배를받는철학은인간삶의가장기본적인자명성을부정하며, 그철학이전제하고있는최상의것 (das Höchste) 을인식하는일을스스로에게금지한다. 이것을니체는철학의자기모순이라고생각한다. 서양철학의역사에서최상의것은늘 파악할수없는어떤것 으로이해되어왔다. 이성은자기자신과의지속적인싸움을하고있는것이다. 따라서서양철학에서이모순적성격이지속적으로등장하는것은당연한일이다. 칸트는이런전통에종지부를찍으려한다. 그런데니체는칸트를금욕적이상의경계에서있는존재로이해한다. 그는한편으로는이성의금욕적자기경멸이나자기조소, 이성에대한폭행의전통에서있다. 다른한편으로는그전통으로부터나오려고한다. 칸트는이성이자신의최고의대상을사유하려하다면, 즉세계전체, 영혼의불멸성, 신의존재를사유의대상으로삼는다면, 필연적으로모순에빠질수밖에없음을지적한다. 그의실천이성비판은이성의요구에대한이성자신의한계설정이다. 순수이성비판이순수이 124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성, 초월적이성, 순수하고의지가없고고통없고무시간적인인식주관 을상정하는한같은맥락이다. 따라서니체는칸트역시 신학적개념의독단론 을극복하지못했다고생각한다. 오히려칸트의입장은 인식이란존재하지않는다. 그러므로신은존재한다 라는금욕적이상의표현에불과한것이다.(GM III 25) 그러나칸트는이전통에서벗어나려는시도로도이해될수도있다. 금욕적이상에대한대립적인관념을, 즉관점주의를준비하는준비절차로간주될수있기때문이다. 한갓오성만으로는아무것도인식하지못한다는것은이성이인식을위해서는감성에의존하지않을수없다는것을의미할수도있기때문이다. (q3.7.2.3.2) 이런모순과반자연을향한의지가철학을하게되었다고하자. 그의지는자신의가장내면적인자의를어디에표출하게될것인가? 가장확실하게진실이라고, 실재적이라고느끼게된것에표출하게될것이다 : 그의지는진정한삶의본능이가장무조건적으로진리를설정하는바로그곳에서오류를찾게될것이다. [ ] 자신의자아에대한믿음을거부하고스스로자신의실재성을부정하는것은이미감각이나외관에대한단순한승리가아니라, 좀더고차적인종류의승리이며, 이성에대한폭행이자잔인성이다. 이성의금욕주의적자기경멸이나자기조소가 진리와존재의왕국이있다. 그러나바로이성은거기서축출되어버렸다 고선언함에따라그승리의환열은절정에이르렀다.( 칸트 ) (GM III 12: KGW VI 383-384. 한글판 481-482) 3.7.3 금욕적철학의한계 (e3.7.3.1) 철학자가금욕적행복을느끼기때문에그는금욕적이상의가치에대한청렴한증인이나엄격한판관일수없다. 철학자는금욕적이상을냉철하게관찰할수없다. 따라서금욕적이상을 진지 하게다룰수없는것이다. 그것이자신의삶의조건이고삶의가능성이기때문이며, 그것에구속되어있기때문이다. 따라서철학자에게는금욕적이상의진실성 (Wahrhaftigkeit) 을회의하는지적양심이발휘될기회가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125

없는것이다. 따라서철학자의자기지양, 금욕적철학의자기지양은불가능하다. 이런상황에서니체는새로운대안철학의가능성을타진해본다. 그리고그가능성을관점주의철학에서찾는다. (q3.7.3.2) 최선의의지가품은엄격하고좀더쾌활한금욕은좀더높은정신성을이루기위한유리한조건이며동시에자연적귀결이다. [ ] 진지하게역사적으로검토해보면심지어금욕적이상과철학사이의유대는더밀접하고견고하다는것이증명된다. 이러한이상의걸음마끈을붙잡고서야철학은대체로최초의발걸음을지상에내딛는것이다. [ ] 철학자들은오랫동안자기자신에대한용기를갖지못했고, 언제나누가그들을도와주러오지않나하고주변을둘러보았으며, 더욱이그들을바라보았던모든사람을두려워했던것이다. 철학자가지니고있는충동이나덕을하나하나순서대로세어보자. -그의의심하는충동, 그의부정하는충동, 그의연구하고탐색하고감행하는충동, 그의비교하고균등화하려는충동, 그의중립성과객관성을지향하려는의지. 모든노여움과질투가없는상태를지향하려는그의의지-: 이모든것이가장오랫동안도덕과양심의첫번째요구에역행했다는것을사람들은이미잘알고있지않은가? (GM III 9: KGW VI 2, 374-375. 한글판 472-473) 3.7.4 금욕적철학의대안 : 관점주의 (e3.7.4.1) 금욕적철학의대안은관점주의다. 니체는그이유를칸트가상정한인식주체의문제점을지적하면서설명한다. 칸트의인식주체는순수하고의지가없고고통없고무시간적인인식주관이다. 이것은더이상육체에결합된개인이아니며, 초월적주체가된다. 그이유는이주체가 무관심한직관 (interesselose Anschauung) 의주체, 인식의보편타당성 (Allgemeingültigkeit) 이라는의미에서의객관성을추구할수있는존재여야하기때문이다. 칸트에게서는여전히인식의확실한토대를제공하는논리가진행되고있다. 니체는이런순수이성, 초월이성에대한상정이불합리하다고생각한다. 인식주체는그존재구조상관 126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점성및해석성이라는한계를가질수밖에없는존재이며, 그런한에서인식은필연적으로객관성을담지하지못하기때문이다. 니체의이런비판은인식을아펙트- 해석 (Affekt-Interpretation) 으로, 혹은힘에의의지의해석으로제시하는관점주의의기본입장이다. (q3.7.4.2) 순수하고의지없고고통없고무시간적인인식주관을설정한저위험하고낡은개념의허구를좀더잘경계해야할것이다. 우리는순수이성이나절대정신이나인식자체와같은모순개념의촉수를경계해야할것이다. 여기서는항상도저히생각할수없는하나의눈이있다는것을생각하도록요구하고있는데, 이는전혀어떤방향도가져서는안되는하나의눈이며, 이런눈에서본다면본다는것이또한무엇을본다는것이되는능동적이고해석적인힘은저지되어야하고결여되어있어야만한다. 따라서여기에서눈이요구하는바는언제나불합리와이해할수없는것이다. (GM III 12: KGW VI 2, 384-385. 한글판 483) 3.7.4.1 관점적인식 (e3.7.4.1.1) 관점주의는인식을관점적가치평가인해석으로규정한다. 인식의이런특징은인식주체의존재적특성에서기인한다. 인식주체는힘에의의지라는아펙트를본성으로하는인간이다. 그런한에서인식행위에서힘에의의지는인식주체의관점을규정하는규제원리로서, 순서상으로는항상제일먼저예외없이작용한다. 인식이이런것인한, 인식은언제나 힘상승을통한삶의상승 이라는관점에서진행되며, 원칙적으로 힘상승을통한삶의상승 을목적으로한다. 즉인간의인식과정은힘과삶에의의지에서발생하고, 그의지에응답하는방식으로수행된다. 이런인식을니체는해석 (Interpretation) 이라고부른다. 인식은예외없이해석이며, 이것은인간의존재구조에의해보증된다. 따라서인간에게서이런힘에의의지라는아펙트를제거한다는것은곧관점규제원리없는인식의가능성을의미하게된다. 하지만이것은불가능하다. 관점규제원리를제거한다는것은곧지성활동의목적과관점을제거해버린다는것을의미하며, 이것은곧지성자체의부정을의미하기때문이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127

다. 더나아가인간의존재적특징을부정한다는것을의미하기때문이다. (q3.7.4.1.2) 오직관점적으로보는것만이, 오직관점적인식만이존재한다. [ ] 의지를모두제거하고, 아펙트를남김없이떼어낸다는것은, 우리가그것을할수있다고가정해도, 어떻게할수있단말인가? 이것은지성을거세하는것을의미하는것이아닌가? (GM III 12: KGW VI 2, 383. 한글판 483) 3.7.4.2 해석능력으로서의객관성 (e3.7.4.2.1) 관점주의에의하면대상세계에대한가치중립적인식은불가능하다. 또한세계에대한이러저러한인식은객관적으로옳고이러저러한인식은객관적으로옳지않다고판단할수있는주관성이배제된신의관점은있을수없다. 이가능성도인간의존재적구조에의해배제된다. 관점주의에서는객관성의의미가달라진다. 주관성을배제하고보편타당성요구를하는객관성은이제해석능력으로서의객관성, 즉인용문에서말하는 지성의찬반을제어할수있고, 이것을떼었다붙일수있는능력 이다. 이능력은인식의해석적성격에대한비극적지혜와실용적인요구들사이의밸런스를유지시키고, 오류없는진리라는형이상학적강박관념으로부터벗어나게하는긍정적기능을갖는다. 즉이능력은힘과삶에대한유용성을척도로 관점들과아펙트-해석들의다양성 을실험한다. 그러면서그해석들의개별적이고주관적이며특수한면을그대로보유하면서, 달리말하면차이를희석시키거나무화시키지않으면서, 그것들을유용성규준에의거해서의미의질서를형성하게한다. 하지만여기서성립된질서는결코확정적이거나종결된질서는아니다. 특정해석이한번우위를점했다고해서그것이최종적우위를의미하는것은아니다. 우위를점하지못하는해석역시무기력하게퇴행하거나파괴당하지않는다. 오히려해석들의의미질서는시간의존적이고가변적이다. 이런과정은인식자의힘과삶에의의지가멈추지않는한지속되며, 인식자의해석지평은계속넓어지게된다. 이과정의 12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지속은곧인식자의힘과삶의지속적인상승을의미한다. 이런새로운의미의객관성을니체는인식자가갖추어야할 공정함 (Gerechtigkeit) 이라는 덕 (Tugend) 으로, 탁월한인식방식 (Große Methode der Ekenntnis) 일환으로이해한다.(VII 2 25[484], 25[453], 26[119] 등 ) (q3.7.4.2.2) 객관성을 무관심한직관 으로이해해서안되며 ( 이것은이해할수없고불합리하다 ), 오히려지성의찬반을제어할수있고, 이것을떼었다붙였다할수있는능력으로이해해야하며, 따라서사람들은인식을위해관점과아펙트-해석의차이를이용할줄알게된다. (GM III 12: KGW VI 2, 382. 한글판 482) 3.8 학문에서의금욕적이상의의미 (e3.8.1) 니체는 19세기학문을금욕주의의가장최근의가장고귀한형식으로이해한다. 19세기학문, 특히실증학문은실로도덕과종교의영역을대체하는힘으로등장한다. 초월적-목적론적세계관과는다른새로운세계관을제시하면서, 인간에게삶의의미에대한새로운답변과새로운믿음을제공한다. 학문은학적양심 (wissenschaftliches Gewissen) 을가지고금욕적이상을넘어서려한다. 가장엄밀한자기시험이라는학적태도는여러해석들의상호간의테스트라는과정을촉진시킨다. 그런한에서학자는자유정신인셈이다. 그래서니체는 19세기학문에서금욕적-사제적이상에대립되는새로운이상의가능성을찾아보고싶어한다. 하지만그에게 19세기학문은그특징과유형면에서여전히금욕적이상의지배를받고있는것처럼보인다. 학문이아직도새로운목적을설정하고이목적에의거한가치질서의창조라는역할을하지못하고있기때문이다. 그래서니체는 19세기학문이철학과마찬가지로금욕주의와탈금욕주의의경계에서있는것으로이해한다. (q3.8.2) 학문은오늘날 [ ] 금욕적이상의반대가아니라, 오히려그것의가장최근의가장고귀한형식자체다.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129

(GM III 23: KGW VI 2, 414. 한글판 521) 3.8.1 금욕적학문의특징 (e3.8.1.1) 학문은자유정신의산물인것처럼보이지만여전히금욕적이상의영역에서자유롭지못하다. 철학이그러한것처럼, 19세기학문일반에는학적양심이여전히결여되어있고, 그런한에서절대성요구를하면서자기독단화를포기하지않으며, 무조건적인진리의지를동인으로갖고, 삶의자연성을부정하고있기때문이다. 따라서니체가철학의금욕적특징으로지적한것은학문일반에도마찬가지로적용된다. (q3.8.1.2) 학문과금욕적이상. 이양자는실로하나의지반위에서있다. (GM III 25: KGW VI 2, 420. 한글판 528) 3.8.1.1 학적양심의결여 (e3.8.1.1.1) 현대학문에는진정한 학적양심 이결여되어있다고니체는판단한다. 현대학문이자기자신에대해, 예컨대오이겐뒤링의표현대로 진정한현실적철학 이라는독단적믿음을갖고있기때문이다. 이런독단적믿음은금욕적이상의해석체계를그대로답습하고있는것이라고니체는생각한다. 즉학문이, 그것의하위에모든것이놓이고그것을위해모든것이희생해야하는하나의목표, 무조건적인목표를지향한다는생각이놓여있는것이다. 그리고그무조건적인유일한목표를진리라고설정한다. 그렇다면옛이상과옛목표대신에새로운목표를설정한다는현대학문마저, 자신이 진리라는유일한목표에이르는유일한길 이라는독단적인믿음을갖게된것이다. 이런태도는진정한학적양심일수없다. (q3.8.1.1.2) 이와같은의지, 목표, 해석의폐쇄된체계에반대되는 130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것은어디에있는가? 왜반대되는것이없는가? [ ] 또다른 유일한목표 는어디에있단말인가? [ ] 그러나사람들은나에게다음과같이말한다. 즉그것은없는것이아니다. 그것은저이상과길고도성공적으로싸웠을뿐만아니라, 오히려모든중요한일에서이미저이상을지배하고있다 : 우리의현대학문전체가그증거다. 이러한현대학문, 이것이야말로진정한현실철학이며, 분명히오직자기자신만을믿고, 분명히자기자신에대한용기나자기자신에대한의지를가지고있으며, 지금까지신이나저편세계나, 부정의덕목없이도잘헤쳐나갔다. 하지만이러한소음같은소리나선동가의잡설은나를설득시키지못한다. [ ] 그들의입에서나오는말은학적양심이라는심연의소리가아니다. (GM III 23: KGW IV 2, 414. 한글판 521) 3.8.1.2 진리의도덕화 (e3.8.1.2.1) 현대학문의독단적태도는진리에대한믿음과연합한다. 진리는여전히무조건적으로추구되어야하는것으로, 최고가치를갖는것으로간주된다. 그런한에서학문은진리에대해일종의도덕적태도를갖는다. 진리의도덕가치화가이루어진것이다. 하지만이런진리는결코도달되지못하는이상일뿐이다. 이렇듯진리는현대학문에서도여전히도덕적이상이다. 그런한에서금욕적이상이정신화되고현대화된것에지나지않는다. 진리를향한무조건적의지는금욕적이상자체에대한신앙인것이다. (q3.8.1.2.2) 학문과금욕적이상. 이양자는실로하나의지반위에서있다. 즉이양자는진리에관한과대평가위에있는것이다.( 더욱정확히말하자면, 진리란평가할수없고비판할수없다고믿는동일한신앙위에서있는것이다.) 따라서이들은필연적으로동맹관계에있다. (GM III 25: KGW VI 2, 420. 한글판 528) 3.8.1.3 이성의자기제한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131

(e3.8.1.3.1) 철학이이성의금욕적자기제한이라는특징을갖고있듯이, 학문일반역시마찬가지라고니체는판단한다. 현대학문은최상의것, 즉진리는인간이성의능력밖에있는것으로상정한다. 이것은진리에대한학문의금욕적태도때문이다. 금욕적태도는진리를절대적진리로간주하며, 진리가그런것이기에추구해야만하는목표일수있는것이다. 그러나그것은결코달성되지못하는이상일뿐이다. 현대학문은이런금욕적태도로인해인간에게서진리의담지자역할을빼앗아버린다. 인간은진리의근원으로부터완전히소외된것이다. (q3.8.1.3.2) 이모든학문은그것이자연과학이든비자연과학이든오늘날인간의자기자신에대한존경심이기묘한자만에불과했다는것을인간에게설득하려하고있다. 학문은이러한노력으로얻어진인간의자기멸시를인간의자기자신에대한존경심의최후의, 가장진지한요구로견지하는데, 이점에는심지어는고유한자부심이나고유한준엄한형식의스토아적인평정심을갖게된다고말할수도있을것이다. (GM III 25: KGW VI 2, 422. 한글판 531) 3.8.2 금욕적학문의유형 (e3.8.2.1) 현대학문의학적양심의결여, 절대성요구, 반자연성, 이성의자기제한등의특징을니체는현대학문의유형화작업을통해서살펴보려한다. 그는학문유형을학자들의유형을분석하면서제시하며, 그결과학문을 고통 (Leiden) 의형식으로이해한다. 이런고통의형식으로서의학문은노동적학문, 영웅적학문으로분류될수있다. 전자는노동자 (Arbeiter) 유형인학자에의한것이며, 후자는영웅정신 (heroischer Geist) 을지닌학자에의한것이다. 니체는노동적학문유형을다루면서는결코실증적인방법을따르지않는다. 현대학문의구체적인예와그것의결실에대한고찰은후자를다루면서야이루어진다. 그는이두학문유형을여전히금욕적이상에의해지배되는학문유형 132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으로판단한다. 이에대한대안으로니체는가치창조적학문을제시한다. 이학문은가치창조적 (wertschaffend) 인학자유형에의한것이다. 이학자유형을니체는진정한자유정신으로이해한다. 학문유형의이런분류는쿤 (Thomas Kuhn) 의분류, 즉정상적학문 (Die normale Wissenschaft) 과혁명적학문 (Die revolutionäre Wissenschaft) 의구분과비교해볼수있다. (q3.8.2.2) 내가금욕적이상의천성적적대자를찾을때 [ ] 학문은내게적합하지않다. 그렇게되기에는학문은아직충분히자립적이지못하다. 학문은모든관점에서먼저어떤하나의가치이상, 하나의가치창조적힘을필요로한다. 이러한것에봉사함으로써학문은그자신을믿을수있게된것이다. 학문자체는결코가치창조적인것이아니다. 금욕적이상과학문의관계는그자체로는아직적대적인것이아니다. 오히려학문은대체로금욕적이상의내적형성의추진력을나타내고있다. (GM III 25: KGW VI 2, 420. 한글판 529) 3.8.2.1 노동으로서의학문 (e3.8.2.1.1) 19세기학문은금욕적이상의영역에서완전히자유롭지않다. 그첫번째예는노동적학문이다. 이것은학문을노동에불과한것으로생각하는, 현재의학문에 만족해하는노동자 (Der zufriedende Arbeiter) 에의한학문이다. 만족해하는노동자는학문의목표나의미를새롭게설정하려고하지않는다. 오히려기존의목표나의미를무조건적인것으로받아들인다. 즉그는진리에대한무조건적믿음, 진리의가치에대한무조건적믿음을전제한다. 진리그자체를위해헌신한다. 그러면서진리에이르는방법을찾는다는만족감을얻는다. 니체는이런학문을 자기마비 의수단에불과한것으로이해한다. 그이유는노동자-학자의심리에서찾을수있다. 그는진리이상의상실을견디지못한다. 그것이상실될까봐불안해한다. 이런불안을해소하기위해그는지속적인진리추구를한다. 그러면서만족해한다. 하지만이런만족은그에게진정한만족감을주지못한다. 진리이상은이상으로서여전히그에의해도달되고있지않기때문이다. 따라서그는여전히불만족스럽다. 이상이실현되지않았다는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133

것, 이상에자신이도달하지못했다는것. 이것으로인해그는고통당하며, 자신의무능에그책임을돌린다. 원한의대상이설정된것이다. 그는가책을느낀다. 그는지속적인고통상태에빠진다. 바로이런심리때문에니체는노동학문을노동자학자의 이상상실자체에대한불안 이자, 뜻밖의만족에대한불만족 이며 고통 의산물이라고하는것이다. 이렇듯노동학문은심층적인고통이자원한의산물이다. 노동학문에대한외적만족은이노동학문의 의미 에대한심층적인불만족을숨기고있다. 그들의학적양심은양심의가책의심연이되어버린것이다. (q3.8.2.1.2) 그러나오늘날학문에서엄밀한작업이이루어지고있고, 그것에만족해하는노동자들이있다고해서, 이것이전체로서의학문이오늘날하나의목표, 하나의의지, 하나의이상, 커다란믿음에대한정열을지니고있다는것을증명하는것이결코아니다. [ ] 우리의가장훌륭한학자들의재능, 정신없이노력하는그들의근면, 밤낮없이일하는그들의두뇌, 그들의일에대한장인정신그자체 이모든것은그자체로무엇인가를볼수없게만든다는점에서, 얼마나종종진정한의미를지니고있단말인가! (GM III 23: KGW VI 2, 415. 한글판 522) 3.8.2.2 영웅정신의학문 (e3.8.2.2.1) 영웅정신을지닌학자역시니체에게는진정한자유정신이아니다. 그가여전히금욕적이상을그들의이상으로갖고있기때문이다. 즉그역시노동자학자처럼진리에대한절대적믿음을, 진리의가치에대한절대적믿음을갖고있기때문이다. 니체는엄밀한경험적- 실증적학문이라는이상을추구하는프랑스실증주의를그예로제시한다. 이이상은초월적-형이상학적-도덕적인진리이상을거부하는한, 금욕적이상으로부터자유로운것처럼보인다. 하지만실증주의이상은두가지면에서여전히실패작이다. 첫째, 실증주의이상이진리에서개연성과불확실성을제거하고싶어하는것은진리가신적이라는믿음, 그래서진리가가치가있다는믿음에서출발하기때문이다. 이런진리에대한추구는학자를 정열과사랑과격정 을지닌존재로만든다. 하 134 ꡔ철학사상ꡕ 별책제5권제 9 호

지만이런학자의내면은고통으로채워진다. 그가추구하는진리는여전히지성의냉정함과엄밀함과훈련을요구하지만, 이요구의완전한충족은불가능하다. 그래서니체는이런영웅적정신을지닌학자를여전히 정신의결핵환자 라고도부른다. 이들은여전히자유정신이아니며, 진리의형이상학적-도덕적가치에대한믿음에구속되어있다. 둘째, 실증적이상이엄밀한학적방법론을요구하면서금욕적성격을보이기때문이다. 단지금욕적이상이관능을부정하는반면, 실증적이상은인간의관점적-해석적본성을부정한다. 이것은곧인간의존재적특징을부정하는것이기도하다. 무전제의학문 은니체가말하듯터무니없는개념이다. 이것은인간의존재적특징을부정해야만상정될수있는것이기때문이다. (q3.8.2.2.2) 오늘날우리시대의명예가되는이준엄하고엄격하고절제하는영웅정신의소유자들, 이모든 [ ] 정신의결핵환자, 오늘날오직홀로지적양심을가지고이를구현한이러한최후의인식의이상주의자들, [ ] 그들자신은이이상을가장정신화하여나온산물이고, 그최전선의전투병이자정찰병이며, 가장위험하고, 가장민감하고, 가장불가해한유혹의형식이다 [ ] 아직까지오랫동안자유정신이란없었다. 왜냐하면그들은아직진리를믿고있기때문이다. [ ] 그들은어떤관점에서도그렇게굳게구속되어있지않지만, 바로진리에대한믿음에서는다른누구에게서도볼수없을만큼굳게무조건적으로구속되어있다. (GM III 24: KGW VI 416-417. 한글판 524-525) 3.8.3 가치창조적학문 (e3.8.3.1) 금욕적이상에서완전히자유롭고금욕적이상을극복할수있는학문방법론으로니체는관점주의를제시한다. 관점주의는절대화요구와독단화요구로부터자유롭다. 어떤우상도믿음도새로세우지않는다. 진리이상과도독립적이며, 진리에대한절대적믿음, 진리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135

가치에대한형이상학적-도덕적믿음으로부터도자유롭다. 그런한에서 진리란없다. 모든것이허용된다 는관점주의를대변하는슬로건이될수있다. 하지만관점주의는진리없는세상과, 진리없는세상에서살아야하는허무적인간의출현을목표로하지않는다. 오히려인간에게진리의담지자역할을다시되돌리려한다. 그것은학문의목표로서의진리를삶에대한파생적가치를갖는것으로설정하는일에서이루어진다. 진리란없다. 모든것은허용된다 는 진리는있다. 그러나그것은절대적진리가아니라해석적진리이며, 그런한에서해석적진리만이허용된다 로대체된다. 이것이관점주의의진정한얼굴이다 : 관점주의는인간인식을해석으로, 해석을삶을위한가치평가행위이자가치창조행위로이해한다. 여기서진리는삶에유용한시간적-역사적구속력을지닌해석적진리다. 해석적진리는삶에유용한도구이므로, 파생적가치를지니게된다. 이런가치창조적학문에대한요구는쿤의혁명적학문에대한요구와유사해보인다. 쿤의혁명적학문이그본질상모순에부딪히고, 특별한조건들과노력을요하며, 자신을관철시키기위한면모를갖는것처럼, 가치창조적학문역시계속되는해석의실험과기투라는실험적면모를갖는다. 니체는이런학문만을창조적인학문이라고생각한다. 이런맥락에서그는 ꡔ선악의저편ꡕ 211번글에서진정한철학자, 즉명령하는자이자입법자를철학적노동자나일반적인학문인들과혼동하지말것을요구한다. (q3.8.3.2) 이제까지오랫동안자유정신은없었다 : 그들은아직진리를믿고있기때문이다. 학문자체는이제껏결코가치창조적인것이아니다 [ ] 진리란없다. 모든것이허용된다 [ ] 이제이것이정신의자유다. (GM III 24: KGW VI 2, 417. 한글판 525) 3.8.4 금욕적이상의자기지양 136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e3.8.4.1) 금욕적이상의극복가능성을니체는금욕적이상의자기지양의가능성에서찾아보려한다. 이것을위해그는생명의, 즉힘에의의지의자기지양의법칙을적용해본다. 힘에의의지가자기극복을통한자기지양의과정을보여주듯이, 금욕적이상역시자기지양의힘을갖추고있다는것이다. 이런자기지양만이진정한의미의자기극복일수있다. 그가능성을니체는진실성 (Wahrhaftigkeit) 의성장에서찾는다. 즉진리를추구하는진실성이진리의지자체를문제시하는것, 진리가왜추구되어야하는지묻기시작하는것, 진리가어떤가치를갖는지묻기시작하는것. 이것을니체는금욕적이상의자기지양의유일한가능성으로이해한다. 그리스도교교의의몰락이나그리스도교도덕의몰락역시이런방식에의해이루어진것이라고니체는생각한다. 금욕적이상의자기지양은진리문제를진리의가치문제로제기하는데서가능한것이다. 이런맥락에서니체는철학의문제제기방식도 가치 를문제시하는방식이되어야한다고단언하는것이다. 금욕적이상의진리가과연어떤가치와의미를갖는것인지를묻을수있다는것은금욕적이상자체를비로소 진지 하게여길수있다는것을의미한다. 금욕적이상에더이상맹목적이지않고, 비판적인거리를둘수있다는것을의미한다. 학문과예술과철학이금욕적이상에대해다시 진지 해질수있을때, 그것은금욕적이상으로부터비로소자유로워질수있다. (q3.8.4.2) 도대체그리스도교적인신을이겨낸것은무엇인가? [ ] 모든위대한것은그스스로에의해, 자기지양의작용에의해몰락해간다 : 생명의법칙이, 생명의본질속에있는필연적인자기극복의법칙이이러한것을원하는것이다. 교의로서의그리스도교는자기자신의도덕에의해몰락했다. 그와같이이제도덕으로서의그리스도교도몰락할수밖에없다. 우리는이러한사건의경계선에서있다. 그리스도교적진실성은하나하나결론을이끌어낸다음, 결국자신의가장강력한결론을, 자기자신에반하는결론을이끌어내게된다. 그러나이런사건이일어나는것은이진실성이 모든진리를향한의지란무엇을의미하는가? 라는물음을던질때인것이다. 우리안에서저진리에의의지자체 니체 ꡔ 도덕의계보 ꡕ 137

가문제로의식되는것이의미가없다면, 우리의존재전체는어떤의미를갖게되는것일까? [ ] 진리를향한의지가이처럼스스로를의식하게될때. 도덕은몰락하게된다. (GM III 27: KGW VI 2, 427-428. 한글판 538-539) 138 ꡔ 철학사상 ꡕ 별책제 5 권제 9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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ꡔ 철학사상 ꡕ 별책 2 권 제 1a 호철학의주요개념 1 2 / 백종현제 2 호 ꡔ밀린다팡하ꡕ / 서정형제 3 호데카르트 ꡔ방법서설ꡕ / 윤선구제 4 호로크 ꡔ통치론ꡕ / 정윤석제 5 호루소 ꡔ사회계약론ꡕ / 진병운제 6 호칸트 ꡔ실천이성비판ꡕ / 박정하제 7 호헤겔 ꡔ법철학ꡕ / 강성화제 8 호벤담 ꡔ도덕및입법의원리서설 / 정원규제 9 호밀 ꡔ공리주의ꡕ / 김영정 정원규제 10 호니체 ꡔ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ꡕ / 백승영제 11 호마르크스 ꡔ독일이데올로기ꡕ / 손철성제 12 호하이데거 ꡔ존재와시간ꡕ / 이선일제 13 호프레게 ꡔ산구의기초ꡕ / 최훈제 14 호비트겐슈타인 ꡔ논리철학논고ꡕ / 박정일 ꡔ 철학사상 ꡕ 별책 3 권 제 1a 호 ꡔ대학ꡕ / 박성규제 2 호맹자 ꡔ맹자ꡕ / 이혜경제 3 호나가르주나 ꡔ중론ꡕ / 서정형제 4 호조선전기이기론 / 허남진제 5 호조선전기수양론 / 정원재제 6 호조선전기심성론 / 김영우제 7 호조선전기경세론과불교비판 / 강중기

제 8 호플라톤 ꡔ국가ꡕ / 김인곤제 9 호아리스토텔레스 ꡔ니코나코스윤리학ꡕ / 김남두 김재홍 강상진 이창우제 10 호토마스아퀴나스 ꡔ신학대전ꡕ / 박경숙제 11 호데카르트 ꡔ성찰ꡕ / 윤선구제 12 호로크 ꡔ인간지성론ꡕ / 김상현제 13 호라이프니츠 ꡔ단자론ꡕ / 윤선구제 14 호몽테스키외 ꡔ법의정신ꡕ / 진병운제 15 호흄 ꡔ인설론ꡕ / 장동익제 16 호칸트 ꡔ순수이성비판ꡕ / 김재호제 17 호헤겔 ꡔ정신현상학ꡕ / 강성화제 18 호마르크스 ꡔ자본론ꡕ / 손철성제 19 호제임스 ꡔ실용주의ꡕ / 정원규제 20 호니체 ꡔ유고 (1885년가을-1887년가을 )ꡕ ꡔ유고 (1887년가을-1888년 3월 )ꡕ ꡔ유고 (1888년초-1889년 1월초 )ꡕ / 백승영제 21 호후설 ꡔ유럽학문의위기ꡕ / 정은해제 22 호비트겐슈타인 ꡔ철학적탐구ꡕ / 신상규제 23 호하이데거 ꡔ언어로의도상ꡕ / 이선일제 24 호쿤 ꡔ과학혁명의구조ꡕ / 박은진제 25 호토픽맵에기초한철학디지털지식자원구축 / 최병일 이태수 심재룡 김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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