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수상작가마리오바르가스요사의번역작품들 101 노벨문학상수상작가 마리오바르가스요사의번역작품들 우석균 2010년노벨문학상의영광은페루소설가마리오바르가스요사 (Mario Vargas Llosa. 1936년생 ) 에게돌아갔다. 바르가스요사는일찌감치 20세부터작품활동을시작한데다가다작의작가이다. 또한작가의관점이나문학박사로서연구자의입장에서쓴책들도다수이며, 나아가지식인으로사회비판적인책도여러권썼다. 그래서독자입장에서는어느책을읽어야할지당혹스러울때가많다. 이는국내독자들에게도어느정도마찬가지이라. 바르가스요사는라틴아메리카작가중에서꽤많은작품이번역되는행운을누린작가이기때문이다. 우선국내에번역된그의저작을살펴보면다음과같다. 1) 소설 1986 녹색의집 (La casa verde, 1965), 지학사, 장선영옮김 (1994 년벽호에서재출간 ). 1989 판탈레온과위안부들 (Pantaleoń y las visitadoras, 1973), 중 웹진트랜스라틴 http://translatin.snu.ac 서울대학교라틴아메리카연구소 (SNUILAS)
102 트랜스라틴 14 호 (2010 년 12 월 ) 앙일보사, 민용태옮김. 1990 미라플로레스에서생긴일 (La tía Julia y el escribidor, 1977), 사민서각, 황보석옮김. 1991 누가빨로미노를죽였나 ( Quień mato a Palomino moleno?, 1986), 미학사, 전기순옮김. 1994 궁둥이 (Elogio de la madrastra, 1988), 열린세상, 정창옮김. 2002 나는훌리아아주머니와결혼했다 (La tía Julia y el escribidor, 1977), 문학동네, 황보석옮김. (2009년개정판나옴 ) 2003 세상종말전쟁 (La guerra del fin del mundo, 1981), 새물결, 김현철옮김. (2010년개정판나옴 ). 2004 리고베르토씨의비밀노트 (Los cuadernos de don Rigoberto, 1997), 새물결, 김현철옮김. 2009 판탈레온과특별봉사대 (Pantaleoń y las visitadoras, 1973), 마리오바르가스요사
노벨문학상수상작가마리오바르가스요사의번역작품들 103 문학동네, 송병선옮김. 2010 새엄마찬양 (Elogio de la madrastra, 1988), 문학동네, 송병선옮김. 2010 천국은다른곳에 (El paraíso en la otra esquina, 2003), 새물결, 김현철옮김. 2010 염소의축제 (La fiesta del Chivo, 2000), 문학동네, 송병선옮김. 2) 문학론 1995 픽션에숨겨진이야기 (Historia secreta de una novela, 1971), 문원출판, 정효석옮김. 2005 젊은소설가에게보내는편지 (Cartas a un joven novelista, 1997), 새물결, 김현철옮김. 3) 희곡 1998. 따끄나의아가씨 (La señorita de Tacna, 1981), 예니, 윤준식옮김. 번역된소설중에서대표작으로꼽을수있는책은 녹색의집 이다. 페루북부의사막도시피우라와페루아마존지역을배경으로한작품이다. 녹색의집 은유곽을뜻하는데, 아마존출신으로수녀원에서교육을받지만결국매춘부로전락한보니파시아가피우라의녹색의집과아마존을잇는연결고리이다. 보니파시아와더불어돈안셀모, 푸시아, 아킬리노, 리투마, 훔등수많은소외인물을통해페루의사회적문제를총체적으로조망하는스케일이큰작품이라는점, 시간과공간이수시로교차하는난해한작품구조에도불구하고전달하고자하는메시지를탄
104 트랜스라틴 14 호 (2010 년 12 월 ) 탄하면서도힘있는스토리텔링을통해구사한다는점등에서비평가들의호평을받았다. 1973년발간된 판탈레온과특별봉사대 는바르가스요사작품에서전환점이된작품이다. 훌리오코르타사르, 카를로스푸엔테스, 가브리엘가르시아마르케스등과함께소위말하는 붐 작가 4인방에속하는바르가스요사는상대적으로젊은나이탓인지비교적일찍독자들에게좀더친숙한작품을구상하게되는데, 이를처음실행에옮긴장편소설이바로 판탈레온과특별봉사대 이다. 일종의군위안부이야기를통해페루군부의타락을꼬집은이작품에서바르가스요사는성과유머를전면에부각시켰다. 1960년대의세장편소설 도시와개들 (La ciudad y los perros, 1963), 녹색의집, 카테드랄주점의대화 (Conversacioń en La Catedral, 1969) 가시종일관진지하고무거운분위기에서전개되었다는점을 ( 심지어성을다루고유머를구사하는순간에도 ) 고려하면 판탈레온과특별봉사대 는너무나급격한변화였다. 이에따라통속적이라는비판, 작품성이퇴보했다는비판이뒤따랐다. 그러나 1977년발간된 나는훌리아아주머니와결혼했다 는바르가스요사의실험이급작스럽거나일시적인것이아닐뿐만아니라, 새로운문학에대한갈망과성찰의소산이라는점을보여주었다. 이소설은두가지이야기가뼈대를이룬다. 홀수장에서는바르가스요사자신의자전적인이야기가전개된다. 18세의
노벨문학상수상작가마리오바르가스요사의번역작품들 105 나이에 14살연상의먼친척아주머니와비밀연애를시작해결혼에이르게된이야기, 생활비를벌기위해무려일곱가지잡일을하면서도문학의꿈을불태우는이야기가주를이룬다. 짝수장에서는페드로카마초라는볼리비아인라디오극작가의라디오연속극들이소개된다. 카마초는황색저널리즘을연상시키는통속적인소재로커다란인기를끌고, 그러면서라디오극여러편을동시에집필하게된다. 그러나카마초가정신이상증세를보이면서이라디오극들의줄거리가서로뒤얽혀버린상태로방송을탄다. 바르가스요사는 나는훌리아아주머니와결혼했다 를통해현실 ( 비정상적인 결혼 ) 과라디오극중에서어느것이더허구적인지를묻고, 문학과대중문화의공통점과차이를성찰하게만들고, 정상과비정상의경계에의혹의시선을던진다. 이런점에서바르가스요사는라틴아메리카작가들중에서포스트모더니즘의문제의식을선취한작가중한사람이다. 여기에는바르가스요사의취향도한몫작용했다. 바르가스요사는이작품에앞서 영원한난장 ( 亂場 ): 플로베르와 마담보바리 (La orgía perpetua: Flautbert y Madam Bovary, 1975) 라는문학론을통해 마담보바리 를멜로물로규정하고그특징을분석하고예찬한바있다. 그러면서통속적인라디오극이나 TV 드라마에대한자신의선호를솔직하게밝히고, 나아가마담보바리가통속극의주인공성격을지닌자신의영원한연인이라고선언하기까지한다. 상상결투. 조아노트마르토렐 (El combate
106 트랜스라틴 14 호 (2010 년 12 월 ) imaginario. Las cartas de batalla de Joanot Martorell, 1971) 도 1970 년대바르가스요사의새로운문학경향에참고할만한문학론이다. 바르가스요사는이책에서 14세기스페인의기사도소설을다루면서명예를지키기위해결투를신청하면서도, 목숨이아까워그결투를무한정미루는귀족들의이야기를통해기사도정신의역설적인측면을부각시켰다. 숭고한문학 / 통속문학, 용기 / 비겁, 명예 / 위선의이분법을문제시삼는이런태도가 나는훌리아아주머니와결혼했다 에서꽃을피운것이다. 새엄마찬양 이나 리고베르토씨의비밀노트 는 나는훌리아아주머니와결혼했다 의연장선상에있는작품으로, 성문제를극한까지다룬작품들이다. 새엄마찬양 은리고베르토와결혼한새엄마루크레시아에게노골적인성욕을표시하는알폰소라는어린아이의이야기이다. 이야기에접목된신화와서구회화의여러모티브가새엄마와어린아이의관계를패륜혹은포르노로바라보지말고성과속, 순수함과성욕, 선과악의경계에대해성찰할것을주문하고있다. 리고베르토씨의비밀노트 는이작품의후속편이다. 1970년대부터의바르가스요사의행보중에서반드시주목해야하는또다른점은이념에대한성찰이다. 좌와우의대립에대한회의역시지극히포스트모던적행보라할수있고, 이념에집착하는군상들을잔인할정도로조롱하는점에서위에언급한바르가스요사의변신과결코무관하지않다. 그러나이념문제
노벨문학상수상작가마리오바르가스요사의번역작품들 107 를다룰때의바르가스요사는 1960년대만큼이나진지하다. 이는 1971년쿠바문인에베르토파디야 (Heberto Padilla) 의자아비판사건이래점점좌에서우로이념적여정을보였고, 그과정에서진보적인지식인들에게숱한비판을받은자신의입장을정당화시키는작업이었기때문이다. 국내에번역된작품들중에서는 세상종말전쟁 이이에해당한다. 이소설은브라질작가에우클리지스다쿠냐의 오지사람들 (Os Sertões, 1902) 에서영감을얻은작품으로 19세기말브라질오지의소외된사람들이사이비종교에귀의하고, 결국에는중앙정부를상대로반란을일으킨실제사건을다루고있다. 등장인물중하나인카냐브라바남작은광적인신도들과근시안적인공화주의자들을전쟁이라는파국으로치닫게한주범으로인식하고있으며, 사건의본질과무관하게이념에따라이반란을왜곡해석하는무정부주의자와이상주의자에게도냉소를보낸다. 이카냐브라바남작이야말로바르가스요사의분신이고, 나머지군상들은그가보기에이념의덫에걸려좌와우의극단적인대립을빚어낸당대의지식인과민중이다. 번역된바르가스요사의작품들중에서가장최근번역, 출간된 염소의축제 는도미니카공화국에서 32년동안철권통치를휘두른트루히요의암살을다룬작품이다. 염소 는각료들의딸까지도탐한트루히요의무분별한성욕을빗댄별명이다. 카테드랄주점의대화 에이어두번째로독재자를전면적으로다룬작품이다. 권력과부패를신랄하게비판하던 1960년대의청년
108 트랜스라틴 14 호 (2010 년 12 월 ) 바르가스요사의모습, 결국그를노벨문학상의영광에이르게한바로그모습이오랜만에다시살아난작품이기도하다. 바르가스요사의작품이이렇게많이번역된것은분명한국독자들에게행운이다. 그러나상당수의번역, 재번역이 21세기에접어들어뒤늦게진행되면서바르가스요사의대표작이자, 문학은불꽃이다 라고선언한열혈남아로서의면모가녹아있는 1960년대의대표작들은너무오래전작품으로인식되고있는지서점가에서찾아볼수없다. 도시와개들, 녹색의집, 카테드랄주점에서의대화 등이어서빨리번역혹은재번역되기를바랄뿐이다. 우석균 - 서울대학교라틴아메리카연구소 HK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