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근무환경 및 행태 년 한국행정학회 추계학술대회 경찰발전연구회 제6회의 TrackⅠ 야 할 문제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공간 부족, 시설 낙후의 문제는 거의 대부분의 지구대 와 파출소가 안고 있는 문제라고 한다. 논현 1파출소 바로 뒤편에 최신식으

Transcription

1 경찰의 근무환경 및 행태 년 한국행정학회 추계학술대회 경찰발전연구회 제6회의 TrackⅠ 경찰의 근무환경 및 행태 이수영(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오시영(순천대학교 행정학과) 1. 서울 강남경찰서 역삼 지구대 체험 일지 o 2011년 6월에서 7월 사이에 몇 주에 걸쳐 일선 경찰관들의 근무 실태 및 행태를 연구하 기 위해서 서울 강남경찰서 관할 역삼, 논현1, 청담 등의 지구대들을 방문하여 직접 체험한 경험을 토대로 아래의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본 체험자는 일선 지구대 경찰관의 야간 근무 를 있는 그대로 체험하여 가감없이 소개함으로써 평범한 일선 경찰관이 열악한 근무환경에 서 묵묵히 국민과 국가에 양질의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자세히 이야기 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일부 문제있는 경찰관들과는 달리, 대다수의 일선 경찰관들은 국민의 안녕을 위해 박봉과 힘든 야간 근무를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땀 흘 리고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리고자 한다. o 대한민국의 대표 지역인 강남은 광범위한 지역과 폭주하는 치안수요로 인해 강남경찰서 와 수서경찰서가 관할을 나누어 담당하고 있다. 강남경찰서는 논현 1, 2파출소, 삼성 1, 2파 출소, 청담파출소, 신사파출소, 압구정파출소, 역삼지구대로 구성되어 있고, 그 중 역삼지구 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바쁘고 치안 수요가 많은 지구대로 알려져 있어서 일선 경찰관들의 업무를 체험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표본으로 판단되어 선정되었다. 또한 주말에 치안 수요 가 가장 많다는 점도 금요일 저녁에 체험을 실시하기로 한 이유이다. 역삼지구대는 강남역, 역삼동, 선릉역 등 강남의 대표적인 유흥업소 밀집지역과 주택가를 동시에 관할하고 있는 지구대로, 총원이 52명이고 4개의 순찰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순찰팀은 10-12명으로 구 성되어 있으며, 4일에 한 번씩은 밤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야간 근무를 담당하고 있다. o 야간 근무 시작 1시간 전인 저녁 7시, 오늘도 어김없이 야간 근무 담당 경찰관들은 이른 저녁을 먹고 출근한다. 주간 근무를 하던 동료들은 구내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8시에 근무 교대를 하고 퇴근한다. 체험자가 경험한 역삼지구대는 우리나라 경찰 소속 지구대 중에서 가장 근무환경이 좋은 곳이다. 강남구청이 관할 구역 내의 CCTV를 관리하는 센터 건물을 새로 마련했는데, 같은 건물에 역삼지구대가 입주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였다. 이 건물 은 공간이 상대적으로 넉넉한 편이어서 1층에는 역삼지구대와 강남구청 CCTV 통제 센터가 있고, 2층에는 별도의 휴식 공간, 탈의 공간, 식당 등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하지만, 이렇 게 좋은 지구대 건물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이고, 대부분의 파출소나 지구대는 낡고 오래된 건물에 입주해 있어 열악한 근무 환경에 처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주 쉽게는, 자기 지 역의 경찰 지구대나 파출소 건물과 주민 센터 건물을 비교해 보면 경찰관서의 건물이 얼마 나 낙후되어 있는지를 극명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지자체들이 앞 다투어 불필요 하게 청사 건물을 최신식으로 번듯하게 건설하는 것을 보고 많은 국민들이 혈세를 낭비한다 고 안타까워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와 대조적으로 경찰은 예산이 부족하여 지구대 건물을 새로 짓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으며, 새로 건축된 지자체 건 물(예: 주민 센터)에 공간을 빌려서 입주하는 것조차도 어려운 실정이다. 경찰이 현실적으 로 지자체 업무의 많은 부분을 처리해 주고 있는 실정(특히, 지자체 공무원이 퇴근하는 저 녁 6시 이후에)임을 감안하면 서로 공간 협조나 편의 제공 등은 고려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궁극적으로 양자 모두 국민의 안녕을 목적으로 존재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국민 을 위한 양질의 공공 서비스 제공이라는 공동의 목표 추구 차원에서 가능한 일이 아니까 생 각해 보았다. <관련 이슈 1> 피해자/피의자 분리도 어려운 낡고 협소한 지구대 청사 본 체험자는 역삼지구대 방문 전에 논현 1파출소도 방문하여 일선 경찰관들의 생활을 체험하였다. 논현 1파출소는 강남의 대표적인 먹자 골목과 술집 등을 포함한 유흥 업소, 원룸/투룸 등의 다가구 주택, 그리고 현직 대통령의 사저를 포함한 단독 주택 단지로 구 성된 복합적인 지역을 관할하는 중요한 지구대 중의 하나라고 하였다. 하지만, 논현 1파 출소의 시설을 직접 목격한 체험자는 솔직히 충격을 받았다. 같은 강남경찰서 관할에 있 어도 논현 1파출소의 경우 역삼지구대 와는 공간과 시설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 로 열악함 그 자체였다. 논현 1파출소는 우선 건물 자체가 너무나 낡았고(보다 솔직하게 말하면, 벽에 균열이 너무 많이 존재해서 혹시나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 정도 였다), 파출소 공간 자체가 아주 협소하여 팀원 전체가 동시에 다 앉을 수 있는 책상이 나 의자조차 없는 실정이었다. 2층에 있는 구내식당은 없는 공간을 억지로 쪼개어서 만 들었기 때문에 네 명이 겨우 앉을 수 있는 식탁 하나만 구비되어 있었으며, 개인 사물함 인 락커도 공동으로 사용해야 할 만큼 공간이 부족하였다. 규정상 야간 근무 중 돌아가 며 1-2시간 휴식을 취하게 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지구대는 실제로는 논현 1파출소처럼 공간이 부족해서 제대로 휴식을 취하기도 어려운 실정이었다. 더 중요한 것은 피의자/피 해자 대기 장소 역시 너무나 협소하여 양자가 충분히 분리될 수 없는 실정이기 때문에 양자의 충돌로 인한 문제도 자주 발생한다는 사실이었다. 이같은 돌발적인 상황은 2차적 인 범죄나 사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청사 시설 확충을 통해 시급하게 예방해

2 경찰의 근무환경 및 행태 년 한국행정학회 추계학술대회 경찰발전연구회 제6회의 TrackⅠ 야 할 문제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공간 부족, 시설 낙후의 문제는 거의 대부분의 지구대 와 파출소가 안고 있는 문제라고 한다. 논현 1파출소 바로 뒤편에 최신식으로 건축한 지 자체 건물이 있는데, 현재의 지구대 건물을 포기하고 신축 건물에 공간을 빌려 입주하고 자 시도했지만 경찰 소유 건물이 아니라서 여의치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청사 노후 및 공간 부족은 강남경찰서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신축 건물의 필요성은 늘 느끼면서 도 예산 부족으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최근에 신축을 확정하고 조만간 신축 공사에 돌입 할 것이라고 한다. 예산의 제약은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므로 예산 배정의 우선 순위를 잘 정해야 하는데, 구성원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청사, 특히 지구 대(파출소), 신축이나 개축에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구성원에게는 최적의 근무 환경이 제공되어야 사기가 증진되어 열심히 근무할 동기부여가 되는데, 낡 고 협소한 근무 환경을 제공하면서 꾹 참고 일만 열심히 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은 접근으로 판단된다. 국민에게 양질의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경찰 관에게도 양질의 근무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애초부터 주민 센터와 지구대 건물을 같은 장소에 나란히 건축하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할 것이다. 광진 경찰서 화양지구대 청사는 주민센터와 나란히 붙어 있는데, 주민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 다고 알려져 있다. 주민센터의 경우 야간에는 비어 있기 때문에 휴식 공간이 부족한 야 간 근무 경찰관들이 잠깐 휴식을 취하는 공간으로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 이다. o 야간 근무를 시작하기 전, 지구대 대장과 팀장의 그 날 업무와 관련된 전달사항이 이루어 졌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으면서 이상하게 느껴진 것이 오늘도 근무 중 관내 유흥업소 같은 단속대상 업소와의 개인적인 전화 연락을 절대로 하지 말라 는 지시였다. 괜히 미리 단속 정보를 흘렸다는 오해나 단속 대상 업소와의 유착 관계에 대한 의심을 받고 구설수에 오르내리지 않으려면 업무와 관련해서 지구대 전화를 사용한 경우 반드시 기록해 두고 본인 휴대전화로는 그런 업소와 절대 연락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였다. 유착비리를 사전에 방 지하려는 궁여지책인 것은 이해가 되지만, 경찰이 치안 및 질서 유지 업무를 수행하면서 업 무 관련 전화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현실이 참 안타깝게 느껴졌다. 소수의 문제 있는 부패 경찰 때문에 경찰 전체가 부패 집단으로 의심받고 매도되어 본연의 임무도 제대로 수 행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 경찰이 처한 현실이었다. 사람은 자신을 믿어 주고 열성적으로 응원해 주는 지지자들이 있을 때 더 힘을 내어 열심히 일을 하게 되는 것이 당 연한 이치인데, 이러한 지시는 기본적으로 우리 조직은 나를 믿지 않는구나 라는 인식을 심어 주는 바람직하지 못한 접근법으로 생각되었다. 경찰 조직 구성원들의 무의식 속에 국 민과 경찰 조직은 기본적으로 우리 일선 경찰관을 불신한다 라는 인식을 심어 놓고 열심히 맡은 바 업무에 임해서 성과를 올리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생각되었다. <관련 이슈 2> 내 아이는 엄마/아빠가 경찰이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할까? 현재 지구대에서는 유착비리의 사전 방지를 위하여 관내 단속대상 업소와는 업무 관련 전화가 필요할 경우 지구대의 유선전화를 사용하여야 하고 통화 후에는 그 기록을 신고 하도록 하고 있고, 개인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공적인 용도로 통화한 경우에도 사후에 반 드시 신고하도록 지시하고 있는데, 이것은 경찰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체험자가 만나 본 일선 경찰관들은 늘 듣는 지시이지만, 들을 때마다 경찰 전체가 비리나 부패의 온상으로 취급받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고 하였다. 또한 아빠가 경찰이라는 것을 자랑하고 다니는 우리 꼬마가 이런 사실을 알면 어떻게 생각할 까? 그리고 집사람은 나가서 남편이 경찰이라고 떳떳하게 이야기하고 다닐까? 라는 생각이 들면 더 마음이 아프다고 하였다. 특히 그런 지시가 존재하는 이유가 국민이 경 찰을 보는 부정적인 시선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일할 맛이 안 난다 고 하였다. 누가 알 아주기를 바라고 하는 일은 아니지만, 내 진심을 몰라주고 알아줄 생각도 안하는 것 같 아 기운이 빠진다 고 이야기하는 경찰관도 있었다. 그래도 힘내서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저런 시선도 바뀌겠지 하고 기대하면서 오늘도 묵묵히 근무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 다. 모든 조직에는 소수의 문제아가 존재하기 마련인데, 이들의 문제를 전체의 문제로 일반화시키는 것은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다수의 사기 저하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므 로 조심해야 한다. 경찰 조직도 마찬가지로, 소수의 문제 경찰 때문에 전체 경찰을 의심 하고 매도하는 것은 극히 자제해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경찰 조직 자체도 이러한 국민의 부정적인 인식을 극복하기 위해 문자 그대로 뼈를 깎는 아픔을 감내하면 서 자정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경찰에 대한 국민의 일반적인 인식은 정직, 봉사, 도움 등과 같은 긍정적인 이미지 보다는 단속, 처벌, 규제, 비리, 진압 등과 같은 부정적 인 이미지가 강한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이러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어내고 국민에게 도움이 되고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로 탈바꿈해야 할 것이다. o 오늘 야간 근무를 담당할 팀은 팀장 1명과 팀원 1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1개 조 2명은 지구대에서 상황 근무를 하면서 112 신고 접수와 처리 등을 담당해야 하고, 5대의 순찰차 는 각 2명이 조를 이루어 운행해야 하므로 팀장을 제외하고 최소 12명의 인력은 있어야 한 다. 하지만, 팀 전체가 팀장을 포함해서 11명이므로 인력이 부족해서 4일에 한 번씩 하게 되어 있는 야간 근무를 탄력 근무라는 명목으로 사이사이에 추가로 더 해야 하는 실정이다. 그렇지 않으면 순찰 업무와 112신고 출동 업무가 제대로 돌아가질 않는다. 오늘은 다른 팀 에서 3명이 탄력 근무로 지원을 해주고 있었다. 쉬고 싶어도 지구대 사정상 마음대로 편하 게 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고, 또한 교육을 가고 싶어도 근무 여건 상 마음대로 갈 수 없는 실정이었다. 한 명이 쉬거나 교육을 가버리면 나머지 동료들이 자기 일에 추가해서 그 동료 의 몫까지 더 해야 하므로 마음이 편치 않은 것으로 보였다. 어쨌든 오늘은 야간 근무를 지

3 경찰의 근무환경 및 행태 년 한국행정학회 추계학술대회 경찰발전연구회 제6회의 TrackⅠ 휘하는 팀장, 순찰차 5대 10명, 112 상황 2명해서 총 13명이 야간 근무에 임했다. 오늘 야 근을 담당하는 순찰팀은 2인 1조의 5개 조인데, 지구대에 소속된 순찰차 5대를 이용하여 5 개 지역으로 나누어진 담당구역을 순찰하면서 접수된 신고 사건에 대응하여 출동하는 일을 담당한다. 오늘 본 체험자가 같이 근무할 순찰조는 경력 11년의 경장과 경력 2년의 순경으 로 구성된 근무조이다. o 저녁 8시 본격적인 야간 근무가 시작되었다. 야간 근무는 크게 두 가지 업무가 주를 이룬 다. 2시간 간격으로 순찰차를 이용한 주기적인 순찰과 112 신고 대응 출동이 그것이다. 각 순찰차는 2인 1조가 되어 1시간 50분 순찰하고 난 후 10분간 휴식 및 순찰 일지를 정리하 는 형태로 근무에 임하고 있었다. 그리고 순찰 중 112 신고가 접수되면 바로 현장으로 출 동하도록 되어 있었다. 경찰 입직 2년차인 순경은 입직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의 욕, 활력, 정의감, 사명감, 자긍심에 차있는 것처럼 보였다. 경찰이 된 것에 만족해 하냐고 물으니 본인은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고 하면서 국민과 사회를 위 해 정의로운 일을 통해 봉사하고 싶은 생각에 경찰이라는 직업을 선택했다 고 자랑스러워했 다. 이와 달리 선배 경장은 나도 과거에는 저 순경같이 저렇게 의욕에 차 있었다 라고 말 하면서 그렇지만 경찰로 살아가면서 경찰이라는 직업으로 인한 사회적 선입견, 부정적 인 식, 스트레스 등으로 점차 의욕을 상실하고 사기가 많이 저하되고 있다 라고 이야기했다. 그 러면서 미래에 저 후배가 경력이 쌓였을 때는 지금과는 달리 선진국처럼 경찰에 대한 사회 적인 인정감이 높아지는 시대가 와야 할텐데 라고 걱정을 많이 하게 된다 고 덧붙였다. 열 심히 일한 만큼 사회가 인정해 주어야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안전을 위해 우리 경찰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더욱 더 신나서 근무할 텐데 라고 생각해 보았다. o 2명의 경찰관과 한 조를 이루어 순찰차 뒷좌석에 타고 순찰 임무를 수행하였다. 일선 경 찰관과 똑같이 삼단진압봉, 수갑(안전상 권총과 전기 충격기는 제외함)을 허리에 휴대하고 근무에 임하였다. 주말이지만 아직은 초저녁이라 순찰이 주 업무이고, 시간이 갈수록 112 신고 대응 업무가 많아진다고 이야기한다. 탑승한 순찰차는 아반테 급이었는데, 앞 좌석에 2명이 탑승하고 뒷좌석에 1명이 탑승하니 공간이 상당히 좁다는 느낌이 들었다. 관할 구역 순찰 중 저녁 8:50 경 시비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출동 중 상황이 종료되었다는 무전을 받고 원래 순찰 업무를 계속 수행했다. 동승한 경장이 순찰이 경찰관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업무인데, 야간에는 112 신고가 너무 폭주하여 순찰을 통한 범죄 예방은 꿈도 꾸기 어렵다 고 말하면서 상대적으로 한가한 지금 시간대에 순찰을 열심히 해야 한다 고 이야기 한다. <관련 이슈 3> 요즘 명필은 붓을 나무란다 첨단 장비가 범인을 잡는다 일선 지구대 경찰관에게는 38구경 권총, 삼단진압봉, 전기 충격총, 수갑 등이 보호장비 로 지급되어 허리에 휴대하게 되어 있는데, 무전기까지 합하면 총 7kg 정도를 휴대하는 셈이다. 본 체험자는 안전상 권총과 전기 충격총을 제외한 나머지 장비들을 허리에 휴대 하고 순찰 업무에 임했다. 일선 경찰관보다 장비를 덜 휴대했음에도 불구하고, 1시간 정 도가 지나고 나니 어깨 부분이 누르는 듯이 아파오고 저려왔다. 2시간 정도 지나고 나니 허리까지 아주 뻐근해지고 온 몸이 저린 것 같은 느낌이 심하게 들었다. 일반인은 과연 이 장비들을 허리에 차고 몇 시간이나 참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하지만 일 선 지구대 경찰관은 매일 이 장비들을 몸에 지니고 순찰 현장에서 뛰어다녀야 한다. 따 라서 이 장비 무게로 인해 현실적으로 도둑이나 절도범을 추격할 수는 없는 실정으로 판단되었다. 그런데도 여기에 대한 고려는 없이 경찰관이 달리기를 못해서, 적극적이지 못해서, 혹은 몸을 사려서 도둑을 놓쳤다는 등의 비난을 늘 받는다고 이야기한다. 이러 한 경찰관의 애환은 직접 체험해 보지 않고서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이야기이다. 우선은 장비를 좀 더 가볍게 해 주면 신체적인 피로 및 범죄자 추격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지구대 경찰은 휴대폰 조회기를 이용하여 112 사건 신고들에 대한 상황을 살펴본다. 현재 경찰이 사용하는 경찰 휴대폰 조회기는 옴니아인데, 단말기 자체 가 작고 또한 구형이라 오작동이 많이 발생한다고 했다. 최신식 단말기나 사이즈가 큰 갤럭시 탭으로 교체해 준다면 훨씬 도움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동시 에 지구대 경찰관들이 주야간으로 거의 하루종일 사용하는 순찰차에 대한 관심도 환기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아반테 급의 순찰차가 일반적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건 장한 경찰관 두 명이 하루 종일 탑승하기에는 공간이 너무 좁은 것이 사실이다. 순찰차 는 일선 지구대 경찰관에게 사무실과도 같은 존재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근무 환경 개선 차원에서 좀 더 공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차량을 보급해주면 피로도가 줄어들고 그 결과 더 나은 업무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좁은 골목길 등을 고려하여 경차 순찰차도 도입하고 있지만, 순찰차가 범죄 예방 및 치안 확보를 위한 심리적이고 상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보다 큰 사이즈의 순찰차는 경찰관의 근무 환 경 개선 및 범죄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이될 수 있을 것이다. o 밤 9:15 경 순찰 중 길가에 세워진 자동차의 번호판에 반사 테이프가 붙어 있는 것을 발 견하고 정차하여 확인했다. 범죄와 관련될 수 있는 의심스런 상황을 인지하는 경우 이것을 조사하는 것도 순찰의 중요한 업무이다. 자동차는 범죄에 사용될 수 있는 도구이고, 번호판 에 CCTV나 카메라 촬영을 방해하는 테이프를 붙였다는 것은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자동차 주인을 수소문하니 주위 업소의 손님으로 업소 종업원이 발레 파킹을 해놓고 단속 카메라를 회피할 목적으로 테이프를 붙여 놓은 것으로 밝혀졌다. 관할 강남경찰서 경제과에 처리여부를 문의하고 훈방조치 해도 된다는 확인을 받고 주의를 주고 훈방 조치했다. 주말

4 경찰의 근무환경 및 행태 년 한국행정학회 추계학술대회 경찰발전연구회 제6회의 TrackⅠ 밤의 강남 유흥가 골목은 자동차 홍수였다. 골목길마다 유흥업소 손님들의 차량을 발레 파 킹해 놓은 관계로 순찰차가 쉽게 지나갈 수가 없었다. 요리조리 곡예 운전을 해가면서 겨우 겨우 지나가기 일쑤였다. 이면도로 주차 문제 때문에 소방차가 진입할 수가 없다는 언론 보 도가 많이 있었지만, 이번에 보니 순찰차도 같은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112 신고에 즉각 대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고, 순찰차를 운전하면서 범죄 예방 관찰까지 해야 하는 업무의 특성상 이것 역시 용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골목길마다 가 득 차있는 다른 차량을 피해가며 차량을 운행해야 하는 것만으로도 일반인에게는 쉬운 일이 아닐 텐데, 이와 동시에 순찰 및 관찰까지 수행해야 하는 것은 상당한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였다. 밤 9:50 경 지구대로 귀대 후 순찰 일지를 정리하고 10분 간의 짧은 휴 식을 취했다. o 밤 10시부터 다시 순찰을 시작하였고, 순찰 중 밤 10:30 경 폭력범 신고를 접수받고 출 동한 다른 팀의 지원을 위해 이동했다. 현장에 도착하니 지원이 필요할 만큼 큰 사건은 아 니라서 다시 순찰 업무에 복귀했다. 폭력 사건 신고의 경우 경찰관도 사람이므로 신변의 위 협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폭력은 술에 취한 사람들이 연루되어 있고, 심한 경우 조직 폭력배가 연루되어 있을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순찰 중인 동료 경 찰관들의 지원을 요청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했다. 조직 폭력배의 경우 강남경찰서 강력 팀이나 형사팀에서 주로 처리하지만, 112 신고가 일단 접수되면 일선 지구대 경찰관들이 우선적으로 무조건 출동해야 한다고 한다. 조직 폭력배뿐만 아니라 취객들도 공격적이기는 마찬가지이고 사회가 각박해지고 생활고나 사회에 대한 불만 등이 많아짐에 따라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사람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여 일선 경찰관도 월 4시간의 무도 교육과 1년 2번의 사격 훈련을 주기적으로 받기는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내가 교육을 감으로써 생기는 업무 공백이 고스란히 동료에게 추가적인 부 담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엄두를 내기 어렵다고 하였다. <관련 이슈 4> 우리도 다칩니다 - 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경찰 2011년 5월 1일 서울 관악경찰서 난우파출소에서는 흉기를 소지한 40대 남성이 파출소 에 침입해 난동을 부리면서 근무 중이던 경찰관을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건설현장 근로자로 일하던 이 남성은 해고된 것에 대한 분을 풀지 못해 술을 마신 상태에서 인근 김밥 집에 들어가 흉기를 들고 나온 것이었다. 이 사건 당시 근무 중이던 58세의 팀장 전모 경위는 흉기를 피해 도망갔다(본인은 난동자를 제압할 도구를 찾으러 갔다고 해명 하였음)는 비난을 받았고, 같이 근무하던 40세의 허모 경장은 난동자가 외부로 나와서 시민들에게 해를 입히는 것을 막기 위해 난동자를 파출소 안에 가두어 놓고 파출소 유 리문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다가 왼팔을 칼에 찔려 20바늘을 꿰매는 상처를 입었다. 다 행히 얼마 후 다른 동료 경찰관 및 시민들과 합세하여 난동자를 제압하였다. 이 사건은 우리나라 일선 경찰관들이 얼마나 안전에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이다. 현재 우리나라 경찰이 수행하는 업무는 상당히 긴급하고 돌발적인 변수가 상존하는 상황이다. 경찰청의 치안통계에 따르면 5대 강력범죄(살인, 강도, 강간, 절도, 폭력)는 2010년 기 준으로 총 579,751건이 발생하여 거의 1분에 1건씩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살 인은 1,252건으로 약 7시간마다 1건씩, 폭력은 292,466건으로 약 2분마다 1건씩 발생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렇게 경찰관의 업무 환경은 위험 그 자체이다. 위의 난우파 출소 사건을 온 몸으로 막은 허경장은 당당한 체격에 복싱까지 연마한 경찰관이었지만, 본인조차 웬만한 일대일 대결은 자신있다고 생각해 왔는데, 처음으로 새빨갛게 충혈된 살기 가득한 눈과 칼을 대하니 솔직히 겁이 나더라 라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야기했 다(조선일보, 2011년 5월 7일). 하지만, 그 상황에서도 나는 경찰이다. 제복입은 값을 해야 한다 라는 투철한 사명감으로 용기를 내어 자기 몸을 희생해서 더 이상의 피해는 생기지 않도록 한 것이다. 현실의 범죄와 범죄자는 나날이 거칠고 폭력적이 되어 가고 있지만, 이러한 폭력을 다루어야 할 일선 경찰관은 이러한 변화에 제대로 따라가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피곤한 밤샘 근무와 폭주하는 치안 수요로 인해 제대로 된 신체 단 련이나 무술 교육이 어려운 것도 그 이유가 될 것이고, 지구대 인력의 노령화 문제도 한 이유가 될 것이다. 또한 본 체험자가 만나본 한 경찰관의 이야기처럼 나는 도망간 전모 팀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나라도 그 경우에 허경장처럼 용기있게 행동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괜히 나서서 다치기라도 하면 우리 경찰 조직조차도 나와 내 가족을 위 하여 아무 것도 해 주지 않을텐데... 라는 경찰 조직에 대한 불신도 한 몫을 하는 것으 로 보였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경찰의 총기 사용은 경찰관에게도 너무나 부담되는 중대 한 이슈이다. 이 사건 이후 필요한 위급시에 총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라고 지휘부에서 는 재차 강조하였지만, 1분 1초가 위급한 현장에서 경찰관직무집행법상의 필요성 및 보 충성 같은 요건들을 고려하면서 달아나는 범죄자의 신체 중요 부위를 제외한 부분에 정 확히 조준해서 발사하라는 것은 전문 저격수도 하기 어려운 불가능한 요구나 마찬가지 이다. 일선 경찰관들은 적법한 총기 사용이라도 그 이후 받게 되는 비난은 상상을 초월 하고, 총기 사용 후 받게 되는 청문감사관실 같은 경찰 내부의 조사와 징계도 정당한 권 한을 행사한 경찰관에게 호의롭지 않게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총상으로 인한 손해 에 대해서는 민사 소송상의 책임이 해당 경찰관에게 구상권으로 청구되는 경우가 다반 사이므로 총기의 사용은 거의 하지 않게 된다 고 이야기한다. 항상 신체적인 위험에 노 출되어 있는 일선 경찰관의 업무 특성상 미국과 같이 범죄자보다 한 단계 더 상위의 조 치를 취할 수 있도록 Step by Step 정책을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경찰 조직이 나의 정당한 업무 수행에 대하여 든든한 방패막이와 버팀목이 되어 줄 것이라는 신뢰를 구성원들에게 심어 주는 것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 었다. 이러한 조직과 구성원 간의 신뢰 형성 없이는 어떤 경찰관도 조직을 위해서, 또 국민을 위해서 자기를 희생해 가면서 업무를 수행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5 경찰의 근무환경 및 행태 년 한국행정학회 추계학술대회 경찰발전연구회 제6회의 TrackⅠ o 도로 순찰 중 밤 11:05 경 수상한 택시를 발견했다. 경기도 택시인데, 젊은 여자 운전자 가 운전을 하고 있고 택시가 제대로 순조롭게 운행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일단 길가에 정 차를 지시하고 다가가서 신원을 확인했다. 경찰서에 확인한 결과 특기할 만한 사실은 없고 단지 서울 지리에 익숙하지 않아 그런 것으로 판단되었다. 길 안내 후 귀가 조치했다. o 밤 11:15 경 지하철 역삼역 구내에 주취자가 승강장에 누워 있다는 신고가 접수되었다. 드디어 주말 주취자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나보다 라고 생각하면서 현장으로 출동했다. 현장 에 도착하니 주취자가 승강장에 누워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근처에 있던 다른 승객이 112에 신고한 상황이었다. 역무원이 우리가 출동하는 사이에 먼저 발견하고 깨워서 귀가시켰다고 하였다.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이었다. 순찰차로 돌아오던 중 역 구내에서 외국인 (일본인)이 르네상스 호텔로 가는 길을 묻는다. 다행이 눈치로 르네상스 호텔을 찾고 있다 는 것은 파악했는데, 일본어를 못하므로 영어와 손발짓을 이용해서 억지로 설명해 주었다. 최근 들어 한류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순찰 중 외국인을 자주 만나고 도움 요청을 받는 경우가 늘었다고 하였다. 경찰관들에게도 외국어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인 거주민도 많아지고 관광객도 늘어나고 있으므로 경찰관의 외국어 교육도 강화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해 보았다. 근무로 인해 소집 교육이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인터넷을 이용한 온 라인 교육 같은 것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싶어 확인해 보니, 이미 영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등 언어별, 수준별 547개의 사이버 강좌가 제공되고 있다고 하였다. 늘 그렇듯이 바쁜 업무, 밤샘 근무, 그리고 그로 인한 피로 등으로 인해 이러한 좋은 강좌들을 제대로 이용해 볼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일선 경찰관의 현실 근무 환경이 문제였다. o 밤 11:38 경 강남역 뒤쪽에서 주취자가 고성방가한다는 신고가 접수되어 현장으로 출동 했다. 주말이라 차가 많이 막혀서 접수 후 25분 정도 걸려 겨우 현장에 도착했다. 현장에서 확인해 보니 술집 앞 빌라에 사는 50대 남자분이 자기 빌라 앞에서 담배를 피고 있는 젊은 남자 3명에서 여기서 흡연하지 말라 고 이야기했는데 그 사람들이 자신을 때리고 다리에 피가 나게 해놓고 도망갔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이 신고하면 빨리 와야지 다 도망가고 나서 와서는 뒷북치고 있다 고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른다. 이 피해 자는 전에 경찰청장이 112 신고를 받으면 5분 안에 출동하겠다고 큰 소리쳐 놓고는 이렇게 늦게 현장에 출동하면 어떻게 하냐고 꾸짖는다. 서울 강남의 주말, 더욱이 사람과 차가 최 고조로 몰리는 밤이라는 상황을 고려하면 접수 후 현장 도착까지 25분은 최선을 다한 출동 이라고 생각한다, 밤 12:15 경 어쨌든 피해자를 진정시켜 지구대로 이송하고 서류 작업을 시작하였다. 이 사건은 관계자가 피해자 1명이므로 서류 작성이 상대적으로 신속히 이루어 질 것이지만, 어저께 처리한 22명이 연루된 도박 사건의 경우 서류 작성에만 5-6시간이 소 요되었다고 한다. 전산 시스템이 구비되어 많이 간소화되고 빨라진 것이 사실이지만 여전히 서류 작업은 다른 순찰 활동을 중지시키는 큰 장애물인 것처럼 느껴졌다. 획기적인 대안이 있다면 본연의 업무인 순찰을 더 강화할 수 있을 텐데 라고 생각해 본다. o 아까 늑장 대응했다고 따지시던 분의 사건을 처리한다고 10분 간의 휴식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순찰차에 다시 올랐다. 새벽 12:15 경 관내 카페 입구에 한 남자가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았다. 출동해 보니 신고자가 119에도 신고를 해서 소방서에서도 구급차가 출동을 했다. 확인해 보니 술이 취해 누워 있는 것이었고, 그 가게 주인으로 밝혀졌다. 깨워서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정신차리는 것을 확인하고 상황은 종료되었다. 이 분은 다행히 술에 취해 누워 계신 것이었지만, 현장에 출동해 보면 누워 있는 사람이 술에 취해 있는지 아니면 부 상이나 지병으로 누워 있는지 판단이 모호할 경우가 많다고 한다. 경찰관에게도 이러한 상 황 판단을 위한 응급 의료 기본 교육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관련 이슈 5> 피곤해도 공부해야 산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일선 경찰관도 원칙적으로는 주기적인 무도 교육과 사격 훈련을 받 도록 규정되어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과중한 업무, 밤샘 근무 및 그에 따른 피로, 인력 및 시간 부족 등으로 인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다. 주기적인 야간 근 무라는 피곤한 근무 형태와 업무의 특성상 발생하는 긴장과 스트레스의 연속으로 인해 휴식이 더 확보되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동시에 교육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딜레마 상 황으로 인해 교육이 경찰관 자신 보호 및 국민 보호라는 의도했던 효과를 제대로 발휘 하지 못하진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 정도였다. 또한 응급 상황 관련 교육의 경우, 현재 는 119 구급대원에게 주먹구구로 들은 지식을 약간씩 사용하고 있다고 했지만, 진짜 촌 각을 다투는 위급한 상황에 맞닥뜨릴 경우를 대비하여 체계적인 응급 처치 기본 교육은 일선 경찰관에게 꼭 필요한 지식이라고 생각한다. 확인해보니 각 경찰서 경비계에서 1년 에 한 차례 정도 각 소방서와 협조하여 재난구조교육의 일환으로 형식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하는데, 지구대 주무부서인 생활안전과가 주관하는 체계적이고 주기적인 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이와 더불어, 시간과 인력 부족으로 교육에 신경쓸 여유가 없는 것 이 우리 경찰의 현실이라면, 선배 경찰과 후배 경찰 간의 유기적인 멘토링(mentoring)이 나 현장에서의 교육(OJT, On the Job Training)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 다. 유능한 선배 경찰관의 수사 및 업무 처리 등과 관련된 노하우와 현장의 경험을 전수 받는 것은 공식적인 교육 이상의 효과를 가질 것이다. 또한 공식/비공식적인 소규모의 교육/학습 관련 모임 등을 활성화하고 적극 지원해서 경찰 조직을 자발적인 상시 학습 조직으로 탈바꿈시키는 것도 현재 우리 경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된다. o 새벽 12:35 경 성매매 업소 신고가 접수되어 순찰차 3대가 동시에 출동한다. 성매매는 강력 범죄에 속하는 중대한 범죄이므로 순찰차가 3대나 동시에 출동한다고 했다. 현장 확인

6 경찰의 근무환경 및 행태 년 한국행정학회 추계학술대회 경찰발전연구회 제6회의 TrackⅠ 결과 신고자가 연락두절이고 별다른 의문 사항이 없어 상황을 종료하고 순찰에 복귀했다. 성매매 업소 신고는 현장을 덮치거나 신고자가 나타나서 확인해 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 참 난감하다고 한다. 업주는 영업을 방해하지 말라고 요구하니 특별한 증거나 증인도 없이 조사를 계속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유흥가와 서비스 업소가 많은 지역이라 이런 신고 가 빈번하게 접수되는데 허탕을 치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했다. 체험 시작 후 처음으로 강 력 범죄가 접수되어 잔뜩 긴장하면서 출동했는데 허탈해 지면서 야근으로 인한 피로가 갑자 기 몰려왔다. 날이 바뀌면서 몸도 점점 힘들어져 갔다. 동승 경찰관에게 피곤하지 않냐고 물으니 어느 정도 야간 밤샘 근무에 익숙해진 것 같기는 하지만, 여전히 피곤한 것은 사실 이다 라고 답한다. o 새벽 1:20 경 폭력 사건 신고가 접수되어 술집으로 출동했다. 종업원 2명이 피해자이고, 손님인 4명의 남자가 피의자이며, 목격자도 3명이 확보되었다. 순찰차 3대에 나누어 타고 지구대로 이송하여 서류 작업을 실시하였다. 피해자 1명은 팔이 골절된 것 같다고 호소하여 119 구급대를 호출하였다. 확인 결과 골절이 의심되어 병원으로 후송하였다. 피의자 진술 서, 피해자 진술서, 목격자 진술서 등을 차례로 작성해야 한다. 그런데, 피의자 4명 중 한 명은 술 취한 상태에서 너무 난동을 부려서 보호 차원에서 수갑을 채워 이송했는데, 지구대 도착 후 풀어 주려하자 그냥 놔두라고 떼를 쓴다. 또 다른 한 명은 미란다 원칙을 다시 한 번 고지해 주는데도 전혀 그런 것을 들은 적도 없다고 하고 지금도 못 들었다고 소리를 지 르며 억지를 쓴다. 본인들이 마치 인권 탄압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려고 하는 것 같이 보였 다. 인권이라는 개념이 최근 와서 잘 확립되고 보호되면서 솔직히 경찰은 업무 처리하기가 쉽지 않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한다. 경찰관직무집행법상의 불심 검문이나 임의 동행의 경우 거부해도 강제 규정이 아니므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한다. 따라서 인권 의식과 법에 대해 익숙한 요즘 사람들에게는 공권력이 과거만큼 권위를 가지지는 못하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 다. 하지만, 일부 국민들이 민주화나 인권 개념을 오해해서 엄정하고 공정한 법집행을 통해 공동체의 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공권력에 대한 무조건적인 무시나 대항으로 받아들이 는 것은 아닌지 한 번 곱씹어 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술 취해 지구대에서 경찰관 들에게 반말과 폭언을 하는 경우에는 빈번한데, 이런 사람들이 제복입은 일선 지구대 경찰 에게는 만만하게 보고 함부로 하다가도 경찰서 형사과로 이송되고 나면 고분고분해 지는 경 우가 많다고 한다. 참 재미있는 현상이기는 하지만, 제복입은 경찰은 무시하고 제복 안 입 은 경찰은 존중하는 것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그러던 중, 진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분리되어 있던 피의자들이 다시 피해자들에게 접근하여 시비를 걸었다. 역삼지구대 같이 공 간이 넉넉한 곳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인데, 낙후되고 공간이 비좁은 다른 지구대의 경 우 빈번하게 생기는 상황일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목격자까지 총 9명이 연루되어 있어 1 시간 20분 걸려 서류 작업을 마치고 새벽 2:40 경 강남경찰서로 이송했다. 2시부터 예정되 어 있던 규정상의 1시간 휴식 시간은 업무로 인해 그냥 지나갔고, 이 시간이 되면 몸과 정 신이 피곤해지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렇게 지구대에서 난동을 부리던 사람들은 조사받은 후 경찰청 청문감사관실에 진정이나 민원을 제기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한다. 본인들이 조 사받는 과정에서 부당하고 차별적인 대우를 받았고 편파 수사가 이루어졌다고 주장한다. 그 러면 해당 경찰관은 청문감사관실에 소환되어 조사를 받는다. 수사관에 따라 다르지만, 이 부서에 있는 경찰관들은 자신들도 실적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해당 경찰관의 조사 상의 문제점을 찾아내려고 애를 쓴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정당한 조사과정을 통해 불 편부당한 조사를 한 경찰관이라 할지라도 진정과 민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되고 따라 서 소극적이고 위축된 조사활동을 펼 수밖에 없고 결국에는 경찰 조직 전체의 사기 저하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것이다. 국민의 인권은 당연히 가장 중요시 되어야 하는 가치이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실질적으로 또 절차적으로 정당한 권한을 행사하여 맡은 바 본분을 다하는 성실한 경찰관이 민원이나 진정 등으로 인해 소신있는 업무 처리를 하지 못하는 것은 국민 의 입장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할 것이다. 어떤 경찰관은 내가 사랑하는 경찰 조 직이 나를 믿지 않고 무조건 잘못된 수사가 이루어졌다고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데 무엇 때 문에 내가 이 조직에 충성을 다해야 하는가 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관련 이슈 6> 술 취했다고 하면 다 용서?? 본 체험자는 이 글에서 소개되고 있는 12시간의 지구대 밤샘 근무를 포함하여 총 일주 일 정도 일선 지구대와 강남경찰서 형사과 및 교통과의 업무들을 체험해 보았다. 이러한 생생한 체험과 관찰을 통해 일선 경찰관의 업무에 대하여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두 가지 인데, 하나는 일선의 평범한 경찰관들이 정말 힘든 근무 환경과 여건에도 불구하고 열심 히 묵묵히 일하고 있구나 라는 점과 술 취한 주취자와 관련된 업무가 일선 경찰 업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구나 라는 점이었다. 특히 주취자와 관련해서는 우리 사회에서 '술'을 아예 없애버리면 일선 경찰관들의 할 일이 반으로 줄어들겠다 라고 까지 생각했 을 만큼 큰 문제라는 것을 느꼈다. 바로 위에서 언급한 주취자들은 본 체험자에게는 아 주 심하게 난동을 부리는 것으로 느껴졌지만, 경찰관들에 따르면 이들은 상대적으로 온 순한 편이라고 하였다. 조선일보 2011년 5월 7일 기사에 의하면, 지난 4월 초 서울역 파출소에서는 술 취한 노숙자가 들어와서 난동을 부리고는 파출소 입구에 용변을 보는 바람에 악취로 한 동안 고생을 했다고 한다. 또한 작년 9월에는 전주의 효자파출소에서 는 여경이 술 취해 행패를 부리던 여성으로부터 귀를 물어뜯기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4월에 서울 홍익지구대에서는 만취해서 싸움을 해서 지구대로 끌려 온 20대들이 상대방 의 이야기만 들어준다는 이유로 머리를 벽에 들이받는 자해 소동을 벌였다. 본 체험자가 강남경찰서 형사과를 체험했던 날에도 술 취한 여성이 난동을 부리던 자신을 의자에 앉 게 하려 하던 여경의 팔을 할퀴어서 피가 나서 경찰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지구대애서 난동을 부리다가 검거된 주취 자는 1689명에 달한다고 한다. 매일 21명 정도의 취객이 난동을 부리는 셈이다. 하지만

7 경찰의 근무환경 및 행태 년 한국행정학회 추계학술대회 경찰발전연구회 제6회의 TrackⅠ 이것은 정도가 극히 심해서 검거된 경우만을 의미하며, 검거까지 가지 않는 주취자 난동 을 포함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취자의 지구대 난동이 줄어 들 지 않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분석할 수 있는데, 하나는 사회에서 술 취해서 저 지른 행동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대하게 이해해 주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경찰관들이 어지간한 난동에 대해서는 책임 추궁을 당하기 쉬운 무기나 진압용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참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며, 마지막으로는 난동의 강도가 극히 심해서 공무집행방해죄로 기소되었다 하더라도 대부분 벌금형을 받고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 이 아주 작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0년 말 기준으로 전국적으로 공무집행방해죄로 12,593명이 검거되었고, 그 중 1,303건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였는데 536건이 기각되어 41.1%의 높은 구속영장 기각율을 보인 것 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9년 통계에 따르면, 공무집행방해 사범의 84%가 벌금형을 선 고받았으며, 실형은 2.6%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러한 주취자 문제는 일선 경 찰관들이 경찰의 본연의 임무인 순찰을 통한 범죄 예방 활동을 할 여력을 빼앗아 가버 리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안녕과 질서 유지에 피해를 주는 중대한 문제이다. 따 라서 이에 대한 특단의 대책(예를 들어, 일본과 같이 주취자 안정에 관한 법률의 도입, 실제로 장비나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명확한 사용 매뉴얼 제공 등)을 강 구해야 하고 이를 강력하게 집행함으로써 국민 전체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할 것 이다. o 새벽 2시경 폭력 사건 서류 작업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사건이 폭주해서 13명 팀원 중 7명이 사건 처리에 매달리게 되면서 서류 작업을 하느라 주기적 순찰 업무 수행이 어려워 졌다. 이 경우 또 다른 상황이 생기면 혼자 출동하는 일이 발생한다고 한다. 원칙적으로는 2인 1조로 출동해야 하는데 인원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이 위험하지만 혼자 출동한다고 한 다. 또한 이 경우 당연히 112 신고 대응이 지연되어 해피콜 평가가 좋지 않을 수밖에 없고 따라서 업무가 많은 강남은 늘 꼴찌에 머무르게 된다고 하소연한다. 강남이 업무가 많다는 것과 관련하여, 과중한 업무로 늘 바쁜 서울에서 근무하는 경찰관과 한가한 지역의 경찰관 이 동일한 보수를 받는 것이 합당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련 이슈 7> 경찰도 생활인이다 보수 체계는 공정성을 확보하면서 능력과 실적에 대한 적절한 보상 구조로 설계되어야 구성원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이 공정성(공평성, equity)에는 대내적 공평성과 대외적 공평성이 존재한다. 대내적 공평성(internal equity)은 동일한 업무에 대한 동일한 수준 의 보상을 의미하며, 대외적 공평성(external equity)은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다른 조직과의 공평성을 의미한다. 공무원보수규정에 의하면, 보수는 봉급과 각종 수당을 포 함한 금액이며, 이 중 봉급은 직무의 곤란성과 책임의 정도에 따라 계급별, 호봉별로 지 급되는 기본급여라고 규정되어 있다. 현재 교정 보호, 검찰사무, 출입국관리, 철도공안직 등 공안업무 종사 공무원(이하 공안직)은 직무의 특수성을 인정받아 일반직공무원보다 직급별 평균 약 5% 정도 기본급을 우대받고 있다. 그런데, 경찰은 공무원조직 중에서 대표적으로 공안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이면서도 경찰관은 공안직으로 분류되지 않고 있 다. 또한, 통상적으로 공안직에 비해 경찰관들이 잦은 휴일 야간근무와 돌발적인 비상근 무, 위험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관의 기본급은 일반직보다 1.7% 정도 우대받는데 그치고 있다. 이로 인해 일선의 많은 경찰관들이 타 공무원에 비해 불합리한 처우를 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으며, 날로 사기가 저하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경찰관에 대해 일반직 대비 최대 23~25%까지 우대할 수 있도록 법률에 명문화하고 있고, 영국은 경찰관들에게 각종 수당을 충분히 지급하는 등 일선 경찰관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충분한 여건을 마련하고 있는 사례가 많다. 우리나라도 24시간 365일 주 야 구분없이 위험하고 격무에 시달리는 경찰관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미국, 일본 등 선진 국 수준으로 기본급을 우대하여 주는 것이 바람직하며, 국가 재정여건을 감안하여 단기 적으로는 최소한 경찰과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공안직과 같은 수준으로의 인상이 시 급하다고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경찰관 보수인상은 그들만을 위한 사기진작책이라기 보 다는 그들로부터 안전과 인권을 보호받고 있는 국민들을 위한 것이다. 대내적인 공평성 과 관련하여, 업무의 난이도, 책임도, 양, 질 등에 대한 차별적인 고려없이 동일 계급에 대해 동일한 보수를 지급하는 현재의 방식은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서울, 특히 강남의 경우에는 대한민국 어느 지역보다 해결이 쉽지 않은 많은 업무를 바쁘게 처리하고 있는 데 비해 보수는 상대적으로 한가한 시골 지구대와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생각되었다. 그 결과, 과거와는 정반대로, 지방청에서 서울청으로 전출하는 것은 인기가 없어 금방 가능한데 비해, 서울청에서 지방청으로 전출하는 것은 몇 년씩 기다려야 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같은 보수를 받으면서 굳이 물가 비싼 곳 에서 과중한 업무를 처리하면서 힘들게 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업 무의 양, 곤란도/난이도 등에 따라 보수에 차등을 두는 방법도 고안해 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같은 특정직 공무원인 군인, 검사, 법관의 경우 보수에 관한 개별적인 법들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경찰은 공무원보수규정의 적용을 받고 있어 경찰 업무의 특수성을 반영한 보수 체계 수립이 어려운 상황이다. 보수와 더불어, 경찰 관 초과근무수당 문제도 진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 경찰에게 지급 되는 초과근무수당으로는 시간외근무수당, 야간근무수당, 그리고 휴일근무수당이 있다. 이러한 초과근무수당은 최근 들어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는 추세에 있기는 하지만 경찰 관의 열악한 근무 환경 및 과도한 업무에 비해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예 를 들면, 야간근무수당의 경우 교대근무자는 월근무시간의 절반을 야간에 근무함에도 불

8 경찰의 근무환경 및 행태 년 한국행정학회 추계학술대회 경찰발전연구회 제6회의 TrackⅠ 구하고 야간근무수당으로 월 17만 여원(경사 10호봉 기준)만 지급받고 있는 실정이다. 교대근무로 인한 신체적인 피로, 수면부족, 생체리듬 파괴, 평일/휴일 구분없는 근무, 가 족/친구와의 교류 불가 등을 고려할 때 합당한 보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 가 지 더 고려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수당 제도가 교대근무수당이다. 우리나라 경찰 정원 의 70%에 가까운 7만 여명의 경찰관이 24시간 공백없이 치안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하여 주야간 교대근무를 수행하고 있다. 교대근무가 근무자의 생체리듬을 파괴하고 각종 질환 을 유발하여 평균 수명을 단축한다는 연구결과는 다수 존재한다. 핀란드 노동건강연구소 는 교대근무자에게는 중년 이후에 두뇌능력 퇴화 및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난다고 보고 하고 있고, 캐나다 토론토 대학은 교대근무로 인한 수면주기 파괴가 장기에 질환을 발병 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미국 펜실베니아 의대의 딘저스 박사는 교대근무자는 위궤양 발생률이 일반인보다 4배 높다고 지적한다. 또한 뉴욕 주립대 바이올린티 교수는 경찰관 같은 교대근무자는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이 흔히 나타난다고 주장한 다. 이와 같이 밤낮이 수시로 바뀌어 신체적 고통이나 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경찰 같은 교대 근무자에게는 거기에 합당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 나라 대표적인 교대근무 기업인 POSCO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대근무 수당 같은 제도의 도입도 전향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o 새벽 2시 20분 경 택시 한 대가 지구대 앞에 정차했고, 50대 기사와 30대 중국인 남자로 보이는 외국인이 함께 지구대로 들어왔다. 외국인과의 의사소통이 원활치 못해서 통역을 구 해야 하는데, 이 새벽 시간에 연락할 곳이 막막해 보였다. 할 수 없이 본 체험자가 통역을 하기로 하고 기사의 진술을 들어보았는데, 이 외국인이 택시비 3만원을 못 내겠다고 해서 지구대로 온 사건이었다. 강북에서 강남으로 건너오는 과정에서 택시 기사는 가장 빠른 길 로 왔다고 이야기하고, 승객은 기사가 일부러 빙빙 둘러서 왔다고 주장했다. 외국인 승객은 기사가 둘러서 왔다는 증거로 해변을 보았다고 하면서 바닷가까지 갔다가 온 거라고 이야기 한다. 그 해변이라는 것이 한강 옆의 강변도로라고 이야기했는데도 이 외국인은 막무가내이 다. 한 술 더 떠 기사가 자기에게 해코지 할 것 같다고 울려고 한다. 어이가 없지만, 택시기 사에게 양해를 부탁하고 2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게 하여 두 분 다 귀가시켰다. 일선 경찰관에게 외국어 교육이 절실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o 폭력 사건을 강남서로 이송한 직후인 새벽 2:50 경 휴식 시간 임에도 불구하고 승차거부 신고로 출동하였다. 강남역 인근은 주말 새벽 1-2 시경이면 회식과 모임을 끝내고 귀가하 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한다. 심할 때는 수백 명이 갑자기 강남대로 양 옆으로 쏟아져 나와 택시를 잡으려고 전쟁을 벌인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당연히 승차거부 문제 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강남역에서 경기도 쪽으로 가자고 택시를 잡았는데, 택시 기사가 서울 택시는 경기도로 갈 수 없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승객과 실랑이 가 생기는 경우이다. 2009년 서울시가 서울 택시가 경기도로 갈 경우 적용되던 20%의 시 외요금 할증제도를 폐지하면서 서울 택시들이 그 시간에 일부러 멀리 경기도까지 갈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또한 이들 경기도로 운행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하는 서울 택시들은 현행법상 승차거부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이 승차거부 문제는 경찰이 관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시청이나 구청에서 단속해야 할 업무라고 한다. 따라서 이 시간대에 승 차거부 문제를 위해서 시청에서 단속반을 투입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시민들은 이런 일이 생기면 무조건 112에 신고한다고 한다. 실적과 국민의 시선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찰은 일단 112 신고를 받으면 다른 일을 제쳐 두고 무조건 승차거부 신고 현장에 출동해야 한다 고 한다. 오늘 신고 받은 사건 역시 현장에 와보니 경기도로 운행하지 않겠다고 택시기사와 가자고 하는 승객간의 분쟁이었다. 경찰이 이 문제에 뚜렷한 해결책이나 관할권을 갖고 있 지 않아 승객에게는 이 문제는 경찰이 해결해 드릴 수 없는 문제라고 양해를 구하고 다른 교통편을 이용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상황을 종료하였다. 무분별한 112 신고로 인해 순찰과 범죄 예방이라는 중요한 경찰 본연의 업무가 후순위로 밀리는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은 지양 되어야 할 것이다. 조만간 시외요금 할증제도가 다시 부활할 것이라고 언론에 보도가 되고 있는데, 승차거부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싫든 좋든 경찰력이 여기에 매달 릴 수밖에 없어져 국가적 손실이 클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승차거부 업무만 확실하게 시청 이나 구청에서 처리해 준다면 경찰의 업무 부담은 상당히 감소되어 다른 중요한 업무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의 투입이 가능해 질 것이다. <관련 이슈 8> 만능 가제트 팔 경찰, 할 일이 너무 많다 본 체험자가 이번 체험을 하면서 알게 된 중요한 내용 중 하나가 "일선 지구대 경찰이 담당하는 사무에는 정해진 것이 없는 것 같다"라는 점이다. 구청, 시청, 소방방재청 등이 관할하는 업무를 제외한 나머지와 관할 영역이 불분명한 업무 그리고 관공서가 문을 닫 는 오후 6시 이후에 발생하는 사건이나 상황들은 모두 경찰의 관할 업무인 것처럼 보였 다. 특히 국민들은 무슨 일이 발생하면 주야를 막론하고 거의 대부분 112로 신고를 한 다. 물론 야간에는 본인의 문제가 어느 관청에서 담당하는 업무인지 생각해 보지 않고 112에 신고하는 것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다. 하지만,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 업무를 시청/구청이나 경찰 중 누가 담당할까에 대하여 생각해 보지 않고 주로 익숙한 112에 신고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국민들이 112에 많이 신고하는 택시 시비, (단순) 주 취자 문제, 쓰레기 문제 등은 엄밀히 따지면 경찰의 고유 관할 업무는 아니다. 경찰관직 무집행법상 사적 자치의 영역에 경찰력이 개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경찰은 묵묵히 싫은 내색하지 하지 않고 국민을 위해 이러한 일들을 처리한다. 이러한 본래 관 할 업무가 아닌 다양한 상황 및 사건 처리에 신경을 쓰게 되면서 순찰 인원이 부족하게 되고 따라서 본연의 순찰을 통한 범죄 예방 업무가 후순위로 밀리게 되는 것이다. 다른

9 경찰의 근무환경 및 행태 년 한국행정학회 추계학술대회 경찰발전연구회 제6회의 TrackⅠ 관공서와의 업무 분장을 가능한 한 깔끔하고 명확하게 정리하는 것이 범죄 예방이라는 경찰 본연의 임무에 더 집중하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국민들에게 도 경찰의 고유한 업무와 구청 및 시청의 고유 업무에 대해서 홍보를 강화하는 것도 필 요하다고 할 것이다. 체험 중 인터뷰한 한 여경은 "지역 케이블 방송 하단에 경찰과 다 른 관공서 간의 업무 분장에 대한 자막 광고를 하면 경찰력의 분산을 방지하는 효과가 상당히 나타날 것이다"라고 제안해 주었다. o 새벽 3:30 경 사람이 죽었다는 신고가 접수되어 현장으로 출동하였다. 여관에서 자살한 변사체 신고였고, 그 처리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확인했는데, 본 체험자는 처음으로 보는 변사체 처리 과정을 보고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가족 이외의 다른 사람이 죽은 현장을 처 음 직접 눈으로 보았으며 그 검시 및 수습 과정을 경찰 체험 중이라서 어쩔 수 없이 확인했 다. 물론 다른 경찰관들은 목을 매거나 음독 자살한 변사체는 살인 사건, 투신자살, 교통사 고 등으로 발생한 변사체의 참혹함에 비하면 나은 것이라고 했지만, 그 정신적인 충격은 쉽 게 가시지 않았다. 의사가 와서 사체를 수습하여 서울의료원 영안실로 운송하여 거기서 사 망 원인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졌다. 이 경우는 명확하게 자살이라는 결론이 났다. 경찰관은 직업적 특성상 일반인과는 달리 빈번하게 이러한 광경을 목격할 것이라고 생각하니 어떻게 견디어낼까 하는 존경심 같은 것이 들었다. 외국의 경우 이렇게 변사 사건을 한 건 처리하 고 나면 해당 경찰관은 전문가와의 정신/심리 상담 같은 것을 통해 외상 후 스트레스 해소 처치를 받는다고 하는데, 우리 경찰도 일부에서 시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하니 조만간 전면 실시를 기대해 본다. o 새벽 4시 30분 경 음주 운전 사고 신고를 받고 출동하여 피의자와 피해자를 경찰서 교통 사고 조사계로 이송했다. 음주 운전자의 차량을 경찰관이 운전해서 경찰서로 가져가야 하는 데, 음주 운전자의 차량을 대신 운전하는 것은 무보험이므로 아주 위험한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 경찰서에서 피의자 음주 측정을 해보니 면허 취소 수치가 나왔는데, 이 분이 대리 운전 비용이 없어서 음주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어쩔 수없이 직접 운전을 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자신에게는 장애인 아이가 있는데 내일 병원에 데리고 가야 하는데 차가 없으면 움직일 수가 없다고 울면서 선처를 부탁한다. 자식을 가진 같은 부모로 참 가슴이 아프고, 먹먹하고,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같이 출동한 경찰관은 "왜 이렇게 어려운 사람들에게 더 어려운 일들이 생기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 고, 이런 때면 이런 갈등의 순간을 자주 직면하게 되는 경찰이라는 직업에 회의도 든다"고 하면서 "마음으로는 무조건 눈감아 주고 싶다. 하지만 직업이 경찰이라 아무리 사정이 딱해 도 법은 집행되어야 하므로 눈물을 머금고 법대로 처리한다"고 이야기한다. 그 경찰관은 대 신 일단 택시타고 귀가하신 후 내일 다시 와서 조사받으시라고 하면서 약간의 택시비를 쥐 어 드리는 것으로 보였다. o 새벽 5시 경 재물손괴 사건 신고가 접수되어 출동했다. 술집에서 술 취한 손님과 주인간 에 발생한 사건이었다. 술 취한 손님이 주인과 기물을 밀치는 바람에 주인이 신고를 한 것 이다. 지구대로 이송 후 조사를 하는데 주취자인 손님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반말을 한 다. "담뱃불을 내놔라", "경찰관, 너 이름이 뭐냐", "내가 누군 줄 아느냐", "왜 반말을 하느 냐", "내 말은 왜 하나도 안 들어 주느냐" 등등 난리를 쳤다. 다시 느꼈지만 술이 가장 큰 문제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경찰, 특히 지구대 업무의 절반 이상은 주취자와 관련되는 사건 으로 보였다. 술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만 없다면 경찰의 엄무 부담은 급감할 것이고 주어진 자원과 인력으로 양질의 치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주취자 문 제가 감소한다면 이와 관련된 범죄나 사건도 급감할 것이다. 서류 작성하여 5:45 경 경찰서 로 이송하고 상황이 종료되었다. o 아침 6시를 지나 7시가 되면서 112 신고 건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어떤 날은 새벽 까지 술 먹고 나오면서 싸워서 지구대로 오는 사건도 심심치 않게 접수된다고 한다. 그렇지 만 오늘 야간 근무는 이렇게 마무리되어 가는 것 같았다. 밤새도록 지속되던 긴장이 풀어지 면서 몸이 갑자기 피곤해져 왔다. 눈꺼풀도 무거워지고 머리도 몽롱해졌다. 같이 근무한 경 찰관은 "야근을 마친 오늘도 아이들이 학교로 등교한 다음 집으로 퇴근할 것 같다"고 한다. 아이들이 아빠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경찰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친구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이 직업이 국민들에게 인정받는 날이 빨리 와주었으면 하는 것이 그 경찰관의 가장 큰 바램이라고 한다. 이런 힘든 근무 환경 속에서 자신같이 묵묵히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평범한 일선 경찰관은 큰 욕심이 없다고 했다. 단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평범한 우리 일선 경찰관들이 자신과 자신의 가정을 희생해가며 진심으로 국가와 국민의 안 녕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지구대 2층 구내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오전 8시에 근무 교대를 한 후 12시간에 걸친 밤샘 근무 체험을 마쳤다. <관련 이슈 9> 우리는 로보캅(RoboCop)이 아니다 일선 경찰관들은 "지구대 경찰 생활을 20년 정도만 하면 전에는 없던 심장이나 혈관 계 통 질환이 생긴다"는 말을 하였다. 본 체험자가 직접 체험을 해보니 농담이 아니라 진짜 그렇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밤샘 근무로 인한 피로, 범죄에 대한 긴 장, 스트레스 등 여러 요인이 결합되어 상승작용을 하고 있었다. 이는 통계 수치로도 알 수 있는데, 공무원연금 통계에 의하면 2009년도에 사망 종결된 퇴직연금 수급자의 직종 별 평균 연령이 교육직은 70.9세이고 일반직은 67.3세인데 반해 경찰직은 65.5세로 가

10 경찰의 근무환경 및 행태 년 한국행정학회 추계학술대회 경찰발전연구회 제6회의 TrackⅠ 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1년도에 한국능률협회 컨설팅과 서울대학교가 경찰 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대근무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험 결과에 의하면, 수 면 효율 측면에서 교대(야간) 근무자군이 정상 근무자군보다 낮은 수면 효율 및 높은 수면 장애와 높은 관상동맥질환(고혈압, 심근경색) 유발가능성을 보였다고 분석되었다. 근무 시간 측면에서도 일선 지구대 경찰관은 주당 근무 시간이 50~84시간으로 법정 근 무 시간인 40시간 보다 월등하게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2010년 말 기준으로 경찰관 1인당 담당 인구를 외국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는 500명으로 250~400명에 분 포되어 있는 홍콩, 독일, 영국, 미국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한 업무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구대는 주기적인 밤샘 근무와 빈번한 신고 출동이 주 업무이다. 따라 서 기본적으로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운동을 해야지 마음은 먹지만 주기적인 밤 샘 야근으로 인해 몸이 너무 힘들어서 엄두를 낼 수가 없다고 한다. 또한 과다한 업무 및 주기적인 밤샘 근무는 가족들과의 조화로운 가정생활을 방해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경찰청 2010년 통계에 따르면 일선 경찰관은 3교대 근무시 야근 일수가 365일 중 121 일이고, 4교대 근무시에는 91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휴일 근무 일수의 경우 3교대시에 는 총 116일의 공휴일 중 38일을 근무하였고, 4교대시에는 29일을 근무한 것으로 조사 되었다. 원만한 가정 생활이 원만한 사회 생활의 기본이라는 점에서 우리 경찰관과 그 가족들은 많은 어려움을 참아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잦은 밤샘 근무로 인한 신체적 피로의 누적은 해당 경찰관의 신체에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피로로 인해 양질의 치안 서비스 공급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마음이 즐겁고 몸이 건강한 상태에 있어야 다른 사람에게 즐겁고 자상하게 대할 수 있는 법인데, 밤샘 근무 로 인한 누적된 피로는 사람인 이상 친절한 대응을 할 수 없게 만든다. 지구대에 오는 시민들은 좋은 일로 오는 경우가 거의 없고 일단 불만이나 기분 나쁜 일이 있는 상태로 오게 된다. 따라서 누적된 피로에 찌든 일선 경찰관들과 감정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늘 상존하는 것이다. 이러한 근무 형태 속에서 경찰관에게 초인적인 인내력을 요구하는 것 은 무리이고, 근무 형태에 획기적인 변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이다. 더욱이 경찰청에서 업무 성과평가의 방식이 단순한 건수위주의 실적평가를 지양하고 국민 요구에 대한 실질적인 경찰활동를 평가하는 시스템으로 개편한 것은 국민만족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경찰의 역할이 국민에 대한 봉사 혹은 도움 제공이라고 생각하도록 초임시절부터 교 육하고 업무를 설계해 나간다면 구성원의 의식이 긍정적으로 변화될 것이고, 그 결과는 대 국민 서비스 제공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유발하여 국민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는 조직으 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국민의 경찰에 대한 따뜻한 시선은 경찰 구 성원의 자부심과 자긍심 강화로 이어져 선순환이 계속되는 국민과 경찰의 발전적인 관계를 구축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경찰 이미지 제고와 더불어 경찰관의 사기 저하 문제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인간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에는 내재적인 방법과 외재적인 방법이 있다고 한다. 외재적인 동기 부여 방법의 대표적인 것이 금전적인 유인책이다. 최근 들어 경찰관의 봉급 인상과 시간외 수당 현실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하였고 실질적인 변화도 일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금전 등을 통한 외재적인 동기 부여책은 생활인으로서의 경찰 관을 위해서 일정 수준 이상 당연히 보장되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경찰관 같이 공공의 안녕이라는 공익을 위해 봉사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보다 더 중요한 동기 부여책이 바로 내재적인 것이다. 내재적 동기 부여책은 조직이나 국민을 위해 구성원이 충성이나 몰 입을 할 수 있도록 조직이 구성원의 자존감, 자긍심 등을 조장하고 직무 확충 (empowerment) 등의 강화를 통해 구성원의 자기 실현 욕구 등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시 스템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선 경찰관들에게는 이러한 내재적인 동기 부여책 이 외재적 유인과 더불어 동시에 강조되어야 실질적인 사기 앙양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관련 이슈 10> 국민과 경찰조직의 사랑이 봉사하는 경찰을 만든다 o 이번 일선 경찰 체험을 통해 경찰관들이 너무나 많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을 알 게 되었다. 특히 다른 거의 모든 공공기관들이 문을 닫은 야간에는 일선 경찰관의 희생이 없으면 대한민국이 유지되기 어렵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이러한 일선 경 찰관의 희생과 봉사는 너무나 많이 저평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찰의 대외적인 부정 적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경찰의 업무가 국민의 안녕과 행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 물론 지금까지 이런 대국민 홍보를 게을리 하지는 않 았겠지만, 앞으로는 긍정적 홍보를 지향해야 하고, 이와 더불어 경찰 조직 내부의 구성원부 터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야 할 것이다. 구성원들이 긍정적인 마인드로 무장하기 위해서는 같은 업무라고 하더라도 과거와는 달리 긍정적인 인식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 앞서 언급한 경찰관의 안전과 총기 사용 문제와의 연장선상에서 경찰 조직에 대한 구성 원의 불신을 잘 보여주는 것이 2009년에 발생한 용산 참사이다. 본 체험자가 인터뷰한 다수의 일선 경찰관들은 우리 조직이 나를 보호해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2009 년 발생한 용산 참사의 보상 내용을 알게 되면서부터 더욱 증폭된 경향이 있다 고 이야 기했다. 2009년 1월 용산 4구역 재개발 현장의 남일당이라는 건물을 불법으로 점검해서 농성 중이던 상가세입자 철거민들을 경찰특공대가 강제 진압하는 과정에서 철거민 5명 과 경찰특공대 1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점거농성자 7명은 대법원 에서 4-5년형의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유죄 판결과는 달리, 점거농 성 사망자 5명에게는 35억원이, 그리고 경찰특공대 사망자인 고 김남훈 경사에게는 퇴 직금과 보상금 명목으로 일시금 1억 3900만원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고 김경

11 경찰의 근무환경 및 행태 년 한국행정학회 추계학술대회 경찰발전연구회 제6회의 TrackⅠ 사의 유족은 이런 일시금 외에 보훈 연금으로 매월 86만원을 지급받게 되겠지만, 이러 한 보상금은 같은 경찰의 입장에서 볼 때에 남은 가족들이 살아가는 데 턱없이 부족한 액수이다. 불법으로 점검농성하던 사람들에게는 7억이라는 큰 보상금을 지급하면서 명령 대로 공무를 수행하면서 정당한 법집행에 앞장선 경찰에게는 이렇게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만드는 현실은 우리 경찰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조직에 대한 충성을 약화시키며, 앞으로는 어떤 경찰관도 국민과 사회를 위한 위험한 임무에 선뜻 나서지 않게 만들 것 이다. 공무원 연금 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직종별 공상급여 청 구비율이 경찰(소방직 포함)이 43.1%로 나머지 일반직, 교육직, 기능직 공무원을 압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8년 통계에 따르면, 경찰관 공무상 사망자의 수는 전체 공무원 보다 1.7배 높고, 공안 업무 공무원 보다는 약 3배가량 높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 되었다. 이렇게 상대적으로 다른 공무원에 비해 위험한 업무를 수행하는 일선 경찰관들 을 위하여 경찰의 리더들은 일선 경찰관들에게 국민을 위해 봉사하다가 순직하거나 공 상을 당한 경찰관들은 경찰 조직이 책임지고 본인이나 가족의 생활에 대한 대책을 마련 해 주겠다는 믿음을 심어 주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순직자 및 공상자, 그리고 그 가족 에 대한 생색내기식의 형식적인 지원책이 아닌 실질적인 생활 지원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토대로 조직과 구성원간의 신뢰 관계가 형성될 때 비로소 자신을 희생 해가며 국민의 안녕과 치안 유지를 위해 임무 수행에 용감하게 나설 국민의 존경을 받 는 경찰관들이 속속 나타날 것이다. 이러한 배려는 경제적 보상뿐만 아니라 경찰 및 경 찰 가족이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 및 자긍심 강화를 동반해야 한다. 제복을 입은 사람들 (MIU, Men in Uniform)은 그 제복이 주는 자부심과 명예를 아주 중요한 가치로 삼고 살아간다. 하지만, 우리 경찰은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아주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 기에는 경찰과 제복에 대한 사회적으로 낮은 존경 혹은 인정감이 큰 작용을 하는 것으 로 보인다. 이와 달리, 2009년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해리스 폴(Harris Poll)이 170여 개의 직업을 대상으로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직업을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경찰관이 7번째로 존경받는 직업에 위치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비슷한 조사를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경찰관과 그 가족들에 게 자부십을 가지라고 이야기해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이제는 전사회적인 차원에 서 MIU에 대한 존경과 배려를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때이다. 국가와 사회가 경찰의 희생과 봉사를 요구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존경과 사랑을 보여줘야 하고, 경찰도 국 민의 존경과 사랑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고 스스로 국민의 사랑을 받는 경찰이 되도록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o 길지도 않지만 짧지 않은 몇 달 간의 체험을 하면서 일선 경찰관은 국가 질서와 국민의 안녕을 유지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고 국민들 또한 무슨 일만 생기면 경찰에 가장 먼저 도움의 손길을 요구함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국민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고 있 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물론 경찰에 대한 국민의 불신 및 평가 절하는 경찰 스스로 초래 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는 것을 경찰관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는 것 같다. 일부 몰지각 한 경찰들이 비리, 부패, 금품수수 등과 관련하여 빈번하게 매스컴에 오르내리고 있고,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 정권의 시녀 노력을 한 원죄로 인해 국민의 차가운 눈초리를 감수해야 한 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진짜 평범한 일선 경찰관들은 박봉과 힘든 근무 일정에도 불 구하고 문자 그대로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가정생활까지도 희생해 가면서 열심히 임무 수행 중인데, 대다수 일선 경찰관들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체 경찰들이 부패/비리 집단 으로 매도당하면서 공권력의 권위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의 상황은 다수의 평범한 일선 경찰관들에게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은 열정적인 업무 처리와 무언가 해보려는 강한 의욕을 보였던 경찰 입직 초기의 높은 사기를 저하시켜 열악한 근무 환경과 조건 속에서 열심히 묵묵히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지만 아무도 이것을 알아주지 않는다, 내 가 아무리 깨끗하고 공정하게 열심히 잘 해도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개울을 흙탕물로 만들 듯이 전체 경찰은 한 묶음으로 취급받는다, 국민들은 본인이 도움이 필요할 때는 언제 어디 서나 경찰을 제일 먼저 찾으면서 정작 경찰의 권위는 아주 우습게 생각하는 것 같다 등의 냉소적인 의식을 경찰관들의 머릿속에 만들어 버린다. 이는 사기, 근무 의욕, 자부심의 저하 를 유도할 것이고, 그 결과는 치안 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져 종국에는 국민의 안전과 평 안이 손상되는 것으로 귀결될 수 있다. 2. 순천경찰서 경비교통과 체험 일지 교통경찰은 일상생활에서 국민과 가장 많이 접촉하므로 국민들은 현장 근무자의 활동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고 평가하게 된다. 따라서 교통 경찰관의 업무 수행 방식과 태도는 교통 경찰과 경찰 전체의 이미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에 2011년 6-7월에 일선 교 통경찰관들의 근무 실태를 살펴보고 현장의 분위기를 직접 느껴보기 위해 순천경찰서 경비 교통과를 수차례 방문하고 교통 경찰관과 함께하면서 현장 체험을 실시하였다. 본 체험자는 최일선인 대민접점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통경찰관의 근무 모습을 현장에서 직접 체험 한 경험을 바탕으로 가감없이 소개하고자 한다. 순천경찰서 방문 첫날, 경무과 소속 경찰관의 안내로 경비교통과 사무실를 찾게 되었 다. 경비교통과장 이하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해당과의 업무 현황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들었다. 순천시는 과거 승주군을 포함한 도농복합도시로서 관할 면적이 여타 시에 비해 비 교적 넓은 편이다. 또한 인구 27만여 명에 자동차 등록대수가 약 9만여 대로 시민 3명당 1 대 꼴로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어 인구대비 차량 수가 적지 않다. 또한 3개 도시(순천, 여수, 광양)가 위치해 있는 광양만권의 중심지로서 유동인구가 많고 3개의 고속도로(호남고속도 로, 남해고속도로, 순천완주고속도로)가 시를 관통하고 있으며, 산업단지가 위치해 있는 인

12 경찰의 근무환경 및 행태 년 한국행정학회 추계학술대회 경찰발전연구회 제6회의 TrackⅠ 근 여수와 광양 지역을 오고 가는 차량의 상당수가 순천시를 경유하고 있어 전남 지역의 대 표적인 교통 요지라 할 수 있는 지역이다. 이에 따라 1일 교통사고 발생건수가 약 4.8건에 달해 전라남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순천시의 여건을 고려하여 일선 교통경찰관의 업무를 체험하기 위해 순천경찰서를 선정하게 되었다. 경비교통과는 경비작전계, 교통조사계, 교통관리계, 종합상황실 등 4개 하위 부서로 구성 되어 있는데, 이 중에서 경비교통과의 양대 핵심 부서라 할 수 있는 교통조사계와 교통관리 계의 중심으로 현장 체험과 실태 조사를 실시하기로 하였다. 1) 교통관리계 방문 첫날에는 먼저 교통관리계를 방문하였다. 교통관리계 사무실은 경찰서 본관 옆의 가건물에 위치해 있었다. 교통관리계는 교통법규 위반 차량 단속, 음주운전 단속, 교통사고 예방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로 총 21명의 경찰관이 소속되어 있는데 이중 10명은 경찰 서 외부에서 상시 외근을 하고 있다. 교통관리계장의 소개로 교통관리계 3팀장인 A경위를 만났다. A경위는 1993년 7월에 경찰에 입문한 뒤 주로 교통관련 업무를 담당해 온 19년차 베테랑 경찰관이었다. 푸근한 인상의 A경위는 교통관리계 소속 경찰관의 근무형태와 하루 일과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주었다. 교통관리계 소속 직원들은 주간 근무와 야간 근무를 교대로 수행하게 되는데, 주간 근무를 3일 연속 한 후에 야간 근무를 3번 하는 것으로 진행 이 된다. 야간 근무 시에는 익일 오전 9시에 퇴근하고 다음날 오후 6시에 출근을 하는데, 이 야간 근무팀이 오후 8시나 9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나 4시까지 음주 운전 단속을 실시 하게 된다. 반면 주간 근무 시에는 오전 7시에 출근해서 오후 7시에 퇴근을 한다. 출퇴근 시간인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그리고 오후 6시부터 7시까지는 교통체증을 방지하고 교통소 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러시아워(RH) 근무를 수행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사고 다발 지역 이나 상습 정체 구간을 중심으로 유동순찰, 무인단속, 신호기 점검, 교통사고 예방활동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관련 이슈 1>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교통시설 관련 예산 확충 오랜 기간 교통 분야에서 일해 온 순천경찰서 소속 경찰관은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가 장 역점을 두어야 할 사항은 교통시설을 설치하고 개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순천시 외곽에 있는 황전 구례 방향 도로의 경우, 과거에는 연 100여건의 교통사고가 발 생하였으나 해당 도로에 중앙분리대가 설치된 이후에는 사고건수가 대폭 감소하였다고 한 다. 이와 같이 교통시설에 대한 투자는 사고예방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으 나 교통시설 설치에 필요한 예산은 오직 도나 시와 같은 지방자치단체만 확보할 수 있으 며 이와 관련해서 경찰에는 가용할 수 있는 예산이 전혀 없다. 교통표지판, 교통신호기, 중앙분리대, 차선도색 등에 보다 충분한 예산이 집행된다면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그만큼 감소하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원활한 교통소통과 사고예방을 위해서는 경찰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며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범죄 사건과 연루되지 않는 한 일반 시민들이 가장 자주 마주치게 되는 경찰관이 바로 교통 경찰관이다. 그런데 교통 경찰관의 주된 업무가 신호위반, 과속, 음주운전 등을 단속하 는 일이다 보니 교통 경찰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그리 호의적인 것만은 아니다. 실제로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경찰 서비스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면 교통 분야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최근에는 신호 위반이나 과속 차량 단속의 경우에는 무 인단속을 위주로 하고, 교통 경찰관의 직접 단속은 음주운전, 운전 중 휴대폰 사용 등에 집 중되어 있다고 한다. 경찰관이 직접 단속을 실시하는 경우에도 가급적 교통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진행하게 된다. 우리 사회가 민주화되고 정보화가 급격하게 진점됨에 따라 강압적 이고 통제지향의 단속은 불가능해 졌다. 교통 경찰관들도 시민 한명 한명을 대하는 데 있어 과거에 비해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순천시의 경우, 자동차 대수가 증가 추세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에는 전년도에 비해 교통사고 발생건수가 1850건에서 1668건으로 감소했다고 한다. 특히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 사건의 경우 작년도 발생건수는 44건으로 재작년의 57건에 비해 많이 감소하였다. 이와 같 은 성과를 거두는 데 있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교통 경찰관의 지속적인 노력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사후 단속에 주력했지만 최근에는 교통사고 예방을 위 한 캠페인을 수시로 실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5일 장이 서는 날에는 시장을 돌며 전단지를 직접 배포하기도 한다. 또한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사건이 발생한 경우에는 사고 현장 주변 의 시설을 꼼꼼히 점검하고 사고 유발 요인들을 정밀 분석하는 일에 주력한다. 체험자는 A경위가 운전하는 순찰차에 탑승한 뒤 관내 유동순찰에 나섰다. 약 15분 후 에 며칠 전에 있었던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했던 엔씨백화점 인근 도로에 도착했다. 이 도로는 광양시로 빠져 나가는 차량들이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교통량이 대단히 많은 곳이 다. 산사태가 발생했던 날에는 무너져 내린 흙과 자갈들이 1차선까지 흘러 내려와서 교통이 일시 마비되기도 했다. 또한 갑작스런 호우로 하수구가 막히는 바람에 일부 도로가 침수가 되어 순찰차 한 대가 고장나기도 했다. 이날 순천 시내 주요 교차로에서는 폭우의 여파로 차량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느라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여기에다 신호가 바뀌어도 서로 먼저 가겠다고 차 앞부분을 들이미는 이른바 꼬리물기 얌체 운전자들 탓에 혼란이 가중됐 다. 이 날 개인적인 용무로 현장 근처에 있었던 체험자는 집중호우로 인한 교통 정체를 해 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경찰관들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는데, 자연재해로 인한 교통정

13 경찰의 근무환경 및 행태 년 한국행정학회 추계학술대회 경찰발전연구회 제6회의 TrackⅠ 체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운전자들이 교통경찰의 대응에 불만을 표시하며 짜증을 내는 모습 은 보기에 좋지 않았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이 날은 교통관리계의 거의 모든 경찰관이 현장에 투입되어 저녁 늦게까지 근무를 하였다고 한다. 올 여름은 유난히도 집중호우가 잦아 또다시 침수 피해가 발생할 것이 염려가 되었는지 A경위는 순찰차를 멈추고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근처 하수구의 상태 등을 살펴보았다. 임 시로 방벽을 설치해 놓았으나 제대로 복구가 되지 않아 또다시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무너져 내릴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들기도 하였다. 원활한 교통소통과 사고예방을 위해서는 교통경찰의 노력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보다 중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순찰차에 올라 사고 다발 지역인 여수 방향 17번 국도를 향했다. 이곳은 공업단지 인 여수와 광양 지역을 오고가는 대형 트럭들이 많아 대형 교통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 다. 고정식 무인 단속 카메라가 여러 군데 설치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교통 경찰관들이 이 동식 카메라를 이용해서 과속이나 신호위반 차량을 집중적으로 단속하는 구간이다. 이 지역 은 오전과 오후 순찰시 반드시 들러 보게 되는 필수 코스라고 한다. 직접 단속을 실시하지 않더라도 경찰 순찰차가 순찰을 실시하면 이를 본 차량들이 속도를 늦추게 되고 신호 위반 또한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한다. 관내 순찰을 마치고 A경위와 함께 외근 교통 경찰관들의 거처인 조례교통센터를 방문 했다. 공영주차장 한쪽에 위치해 있는 조립식 건물인 조례교통센터에는 교통 경찰관이 간단 한 사무를 보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책상과 의자 등이 설비되어 있었고, 혈중 알콜 농도 측정기와 이동식 카메라 등 교통단속을 위한 각종 기구 등이 보관되어 있었다. 순천시에는 2곳에 교통센터가 설치되어 있는데 조례교통센터 이외에 의료원교통센터가 하나 더 설치되 어 있다. 조례교통센터에는 3명, 의료원교통센터에는 2명의 경찰관이 배치되어 있어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팀장을 제외한 나머지 팀원들은 경찰서가 아닌 이곳으로 바로 출근해서 임무 를 수행한다. 센터에서 커피 한잔을 하며 A경위와 대화를 나누고 있던 중 싸이카 반장인 B경사가 임 무를 마치고 복귀하였다. 1991년에 입직한 20년차 경찰관인 당당한 체격의 B경사는 밝은 얼굴로 우리 일행과 인사를 나누었다. 6년여 간 싸이카 근무를 했다는 그는 자신의 업무에 상당한 긍지를 갖고 있는 듯 했다. 싸이카 운전자는 순찰차와 달리 날씨와 기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로 인한 고충이 적지 않지만 마라톤 대회나 국토종단과 같은 민간 행사시 최일선에서 행사 진행을 돕거나 사고 발생시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해서 긴급한 상황에 대처하는 등 보람을 느끼는 일도 적지 않다는 말을 들려주었다. 싸이카 경찰 관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가죽 장화는 싸이카에서 발생하는 열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착용하게 되는데, 무더운 여름에 장화를 착용하고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는 싸이카에 탑승하 는 것이 결코 쉬운 일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어느덧 퇴근 시간이 되어 러시아워 근무를 위해 전 직원이 각자 지정된 장소로 떠나게 되었다. 우리 일행은 순천시에서 가장 교통량이 많다는 조례사거리로 향했다. 무더운 여름 날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는 아스팔트 위에서 매연 차량들을 비집고 교통정리를 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바쁘게 오고 가는 자동차의 행렬 속에서 물 한잔 마실 여유도 없이 비지땀을 흘리면서 교차로 내 꼬리 끊기와 신호기 조작을 통해 안전하고 원활한 소통 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교통 경찰의 신호에 따라 그 많은 차량들 이 질서정연하게 이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새삼 경찰관 한명 한명이 맡은 역할이 작지 않음 을 느낄 수 있었다. <관련 이슈 2> 교통 경찰관의 고충 교통 경찰관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 중 하나로 용변을 해 결하는 문제를 들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일선 경찰관의 고충을 엿볼 수 있는 신문기사 하나를 소개한다. 25일 출근길 서울 종각역 사거리가 꽉 막혀 일대 혼잡을 빚었다. 이날 오전 8시 20분쯤 종로 양 방향의 신호등은 10분째 녹색불에서 바뀔 줄을 몰랐고, 조계사와 을지로 방향의 신호등은 반대로 10분 넘게 계속 빨간불이 들어와 있었다. 시간이 흘러도 신호가 바뀌지 않자 참다못한 운전자들이 여기저기서 경적을 울려대며 신호 를 무시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수차례 사고가 날 뻔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기다리다 지친 시민들마저 신호등을 무시하고 무단횡단을 하기 시작했 다. 하지만 현장을 통제해야 할 교통경찰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 과 이날 사고는 교통신호를 수동으로 조작하던 한 경찰관이 화장실에 갔다 오느라 자리를 비운 사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담당 경찰관은 "신호를 바꾸자마자 화 장실로 달려갔다. 2분 내에 돌아올 수 있을 줄 알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세종로를 비롯한 주요 사거리의 경우 출퇴근길 혼잡한 시간에 교통 신호를 수동으로 조작해 교통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구간의 경우 인원 부족으로 경찰 1명을 배치한 데서 이런 문제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담당 경찰관이 신고해 온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직접 사과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 도심 한복판에서 수동으로 작동시키던 신호등을 켜 놓은 채 급한 볼일로 화장실에 간

14 경찰의 근무환경 및 행태 년 한국행정학회 추계학술대회 경찰발전연구회 제6회의 TrackⅠ 교통경찰의 실수로 잠시 동안이지만 출근시간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이 같은 황당한 상황 에 대해 변명할 여지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교통경찰의 다급했던 사정 을 다소나 마 이해해 볼 소지가 없지 않다. 정말 다급한 상황에서 당장 교대자도 없는 가운데 화장 실로 곧장 달려갈 수밖에 없었던 심정을 짐작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경찰관도 인간인지라 기본적인 생리 현상을 겪는 것은 여느 시민이나 조금도 다름이 없다. 더구나 도심지에서 화장실을 찾기도 용이하지 않다.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교통경찰은 출근길 교통소통을 위 해서는 꼭두새벽에 화장실조차 제대로 다녀오지 못하고 길거리에 뛰어 나와야 한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도심의 일반 건물 화장실은 거의가 잠금장치가 돼있어 열쇠 없이는 '볼일' 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교대자 없이 담당 경찰관을 혼자 배치했느냐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워 에 교차로 신호등마다 2인 이상의 경찰을 배치할 만큼 우리나라 경찰 인력이 충분하지 못 한 것이 현실이다. 러시아워 근무를 마치고 센터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근무 중 애로사항에 대해 질문해 보 았다. 아무래도 일반 자동차보다는 이륜차 운전자가 더 신경이 쓰입니다. 특히 스쿠터를 운 전하시는 노인분들이 많이 걱정스러운데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면허도 없이 운전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얼마 전에도 스쿠터 운전자가 운전미숙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는데 고령자들은 가급적 스쿠터 탑승을 자제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다음날에는 음주운전 단속 현장 체험을 위해 야간에 교통관리계를 방문했다. 교통관리 계장으로부터 음주운전 단속 근무시 유의사항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외근활동에 필요한 조 끼, 삼단봉 등 장비를 착용하고 당일 야간 근무팀과 함께 음주운전 단속 현장으로 출발했 다. 이날 음주운전 단속을 실시한 지역은 유흥업소에서 가까운 연향동 교차로였다. 음주운 전 단속은 주로 저녁 9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다발 지역 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실시하는데, 주말에는 유원지 부근을 중심으로 오후 시간대에도 실 시한다. 음주운전 단속팀은 3개조로 구성되어 있는데 음주운전 용의차량의 선별 및 정차 지 시와 서행 유도를 담당하는 선별조, 대화 탐지로 음주측정 여부를 판단하고 하차 조치를 담 당하는 검문조, 도주자 차단 및 용의자 음주측정을 담당하는 차단조가 그것이다. 이날 체험자는 약 2시간여 동안 음주운전 단속 현장에 있었는데, 총 5건의 단속 사례를 지켜볼 수 있었다. 현장의 경찰관에 따르면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음주단속에 관한 정보가 신속하게 공유됨으로 인해 예전보다 단속 건수가 많이 감소했다고 한다. 한편 음주운전 단 속 팀은 30분마다 단속 장소를 바꿔가면서 음주운전 단속을 실시했는데 이것은 한 지역에 서만 지속적으로 단속을 할 경우 해당 지역의 교통소통에 지장을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서라고 한다. 검문조에 포함된 음주 운전 단속 경찰관은 상당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보였 다. 단속 경찰관과 자동차간 간격이 채 50cm도 되지 않아 차량이 조금이라도 빨리 달려오 면 혹시나 사고가 나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이 들었다. 물론 음주운전 단속 차량들은 검 문소에 도착하기 전에 서행을 하도록 유도 받지만 만취자가 검문에 불응하고 속도를 높여 도주할 경우에는 무방비 상태인 단속 경찰관에게 크나큰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아 보였 다. <관련 이슈 3> 음주운전 단속 경찰관의 사고 위험 노출 대부분의 음주운전 단속은 심야에 이루어지고 단속 경찰관은 도로상에 무방비 로 노출 되어 있기 때문에, 절박한 처지에 놓인 만취 운전자가 도주를 시도할 경우 경찰관에게 치 명적인 위해를 입히게 되는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음주운전 단속 중 도주 차량에 치여 순직한 경찰관과 중상을 입은 경찰관에 관한 사건 기사를 소개한다. 고속도로에서 검문검색을 하던 경찰관이 음주단속에 불응한 채 달아나던 차량에 치여 숨졌다. 10일 오후 23시 55분쯤,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충북 청원군 현도면 근처에서 검문검색을 하던 고속도로순찰대 제2지구대 소속 최모(36) 경사가 음주 단속을 피해 달아나던 승용차에 치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숨진 최 경사는 이날 경부고속도로 대전 톨게이트에서 음주단속에 불응, 달아나던 류모(31)씨를 검 거하기 위해 고속도로에서 차량들의 서행을 유도하는 등 검문검색을 벌이던 중이었 다. 경찰에 따르면 류씨는 이날 음주단속을 피해 대전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달아나 던 중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나서 앞서가던 승용차를 충격한 뒤 검문검색을 하던 최 경사를 덮쳐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류씨는 당시 혈중 알코 올 농도 0.083%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청주 흥덕경찰서는 12일 류씨에 대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노컷뉴스, ) 자신이 음주단속에 적발된 것에 불만을 품은 40대 대리운전 기사가 30여분만에 단속 현장을 또 다시 찾아가 순찰차를 들이받는 등 행패를 부리다 현행범으로 체포 됐다. 17일 밤 10시37분께 충북 청주시 운천동 인공폭폭 앞 편도 2차선 도로에서 대리운전 기사 오모씨(42)가 혈중 알코올 농도 0.156%의 만취상태에서 자신의 체 어맨 승용차로 음주단속중이던 순찰차 뒷 범퍼를 들이받아 차에 타고 있던 흥덕경 찰서 소속 이모 경사(42)가 목 부분 등을 다쳐 병원에서 입원 치료중이다. 오씨는 또 승용차에서 내려 음주단속중이던 경찰관들에게 욕설과 함께 가만두지 않겠다

15 경찰의 근무환경 및 행태 년 한국행정학회 추계학술대회 경찰발전연구회 제6회의 TrackⅠ 고 폭언을 하다 이를 제지하는 사창지구대 소속 양모 경사의 계급장을 떼는 등 20 여분간 현장에서 난동을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오씨는 또 인근 지구대에 연행된 뒤에도 소리를 지르는 등 30여분동안 경찰관들과 실랑이를 벌이다 현행범으로 체 포돼 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됐다. 오씨는 경찰조사결과 30여분전인 이날 밤 10시께 혈중 알코올 농도 0.177%의 만취상태에서 소나타 승용차를 몰고 이 곳을 지나다 음주단속에 적발된 뒤 귀가조치됐다. 오씨는 귀가한 뒤 음주단속에 불만을 품고 자 신의 집에서 체어맨 승용차를 몰고 나와 이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오 씨는 경찰조사에서 음주단속에 적발돼 앞으로 생계가 막막해 순간적으로 이같은 짓을 저질렀다 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 오씨를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벌인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뉴시스, ) 혈중 알코올 농도 측정 결과 0.05%에서 0.1% 미만인 경우에는 100일간 면허정지, 0.1% 이상인 경우에는 면허 취소 처분을 받게 되고, 일단 음주운전으로 형사입건이 된 경 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된다. 이와 같이 음주운전 에 따른 처벌이 과중하기 때문에 일부 음주운전자들은 단속현장에서 다양한 형태로 측정을 거부하기도 한다. 이날 단속에서 음주가 감지된 5명 중에서 1명은 음주측정을 끝내 거부하 고 입건되어 경찰서로 향했다. 나머지 4명은 본인의 차량을 도로변에 주차하고 경찰승합차 에서 음주측정을 한 뒤 진술서를 작성하고 귀가 조치되었다. 귀가시에는 대리운전 기사가 운전하는 본인의 차량을 이용하였다. 이날의 단속현장에서는 직접 경험하지 못했으나 음주 단속 현장에서 다양한 형태의 음주측정거부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경찰관에게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거나, 음주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거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시간을 끌거 나, 인맥을 동원하여 무마하려고 하거나, 자신의 불행한 처지를 호소하며 애걸복걸하거나, 아니면 도주를 시도하는 것이 그것이다. 현장에 있던 한 경찰관의 말에 따르면 어떠한 인맥 을 동원해도 음주측정을 피할 수 없으며, 시간을 지연시키거나 측정을 거부하게 되면 오히 려 운전자에게 불리하게 된다고 한다. 만취 상태에서 음주측정을 거부하고 행패를 부리는 운전자를 상대하는 일이 많이 힘들고 때론 화가 나기도 하지만, 운전을 생업으로 하는 경제 적 약자들이 대리운전비를 아끼려고 음주운전을 하다 검거되어 면허가 정지되거나 취소되는 모습을 보면 너무나 안타깝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2) 교통조사계 교통관리계에서의 현장 체험을 마치고 그 다음 주에는 교통조사계를 방문했다. 경찰대 학 출신의 젊은 경감인 교통조사계장이 반갑게 맞아 주고 조직 및 운영 현황에 대해 간략하 게 설명해 주었다. 교통조사계는 일반조사반과 뺑소니전담반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일반조사 반은 5개 반, 뺑소니전담반은 1개 반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반에는 3명의 경찰관이 배치되 어 있다. 교통조사계의 정원은 23명이지만 현재는 3명이 부족한 20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시간외 근무까지 포함한 월평균 근무시간은 332시간에 달한다고 한다. <관련 이슈 4> 교통조사계 경찰관의 업무 과다 순천경찰서의 경우, 교통조사계 소속 경찰관들의 1인당 사고처리 건수는 연평균 360여건 에 달한다. 이러한 수치는 휴일을 포함해서 1년 내내 거의 매일 1건씩의 사건을 처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교통사고 조사 업무의 경우, 사고 당시의 상황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고 사고 당사자 간에 첨예한 의견 대립이 발생하는 일도 적지 않아 사건 처리에 상당한 시간 과 노력이 소요된다. 따라서 교통조사계 경찰관의 업무 과다 문제는 대단히 심각한 것으 로 보인다. 교통조사계 소속 경찰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일반적으로 경찰관 1인이 한 달에 처리할 수 있는 적정 사고 처리 건수는 7-8건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현재 순천경찰 서 교통조사계의 경우 경찰관 1인이 매월 30여건의 사건을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체험자 가 만나 본 교통조사계 소속 경찰관들은 업무과다와 극심한 업무강도로 인한 스트레스와 체력 저하, 질병 발생 등을 호소하였다. 업무과다는 스트레스, 이직, 결근, 사기저하 등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교통조사계 경찰관들이 골치 아픈 교통사고 사건들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보기 위해 사무실을 둘러보았다. 그런데 경찰서 내에서 가장 업무가 많다는 교통조사계임에도 불구하 고 몇몇 자리가 비어 있어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보았다. 빈 자리는 현장근무 중인 경찰관 이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라고 했다. 교통조사계 소속 경찰관들은 업무의 특성상 근무시간의 30%-40% 정도를 현장근무에 투입한다. 직접 현장에 가서 조사를 해보면 사고 당시의 상 황을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는데 이것은 추후 사고 책임자를 규명하고 사고에 대한 책임 비율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판단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고 당사자들은 사고 당시의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진술하는 경우가 많아 현장에서의 시뮬레이션 작 업은 필수적이다. 현장 답사는 혼자 보다는 2-3명이 한팀이 되어 실시하는데 중요한 사항 들을 놓치지 않고 상호 의견을 교환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 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사항은 사무실에 돌아와서 아침 조회나 회의시간에 다른 직원들과 심도 있게 논의하고 이 과정에서 경험이 풍부한 동료들의 조언을 얻게 된다. 사무실의 조사계 경찰관들은 각자 자신에게 배당된 사건 해결에 몰두하느라 체험자가 다가가도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양해를 얻어 조사3반 C경사의 사건 처리 모습을 지켜보았

16 경찰의 근무환경 및 행태 년 한국행정학회 추계학술대회 경찰발전연구회 제6회의 TrackⅠ 다. C경사는 1995년도에 경찰에 입문한 뒤 순천 경찰서 교통조사계에서 7년여 정도 근무를 한 베테랑 경찰관이었다. 사고 당사자들이 약속 시간에 도착하자 이들을 상대로 조사를 시 작하였다. 이 사건은 순천예술회관 앞 사거리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신호등이 없는 지역에 서 좌회전 차량과 직진 차량이 충돌해 발생했다. 다행이 큰 피해는 없었으나 양측의 증언이 서로 달라 과실책임 등을 확정하기 위해 이들을 불러 조사를 하게 된 것이다. 교통사고에서 가장 골치 아픈 일은 사고의 원인을 알아내는 것이다. 목격자도 없고 오직 당사자들의 일방 적인 주장만 있을 뿐이다. 이렇게 애매한 사고들은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들이다. C경사는 현장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당사자들에게 사고 경위와 과실관계 등과 관련한 내용들을 설명 했으나 이들은 계속해서 자신은 잘못이 없고 상대가 100% 잘못했다는 주장만 되풀이 하고 있었다. 결국 끝까지 양 당사자의 진술이 어긋나자 며칠 후에 광주에 가서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하기로 하고 이들을 돌려보냈다. 옆에서 지켜보니 이렇게 서로 다른 주장을 하면서 언성을 높이는 사람들을 설득하고 진실을 밝혀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를 맞이해준 뺑소니전담반 소속 D경사는 1994년에 경찰에 입문한 이후 여수경찰 서를 거쳐 2000년부터 순철경찰서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했다. 순천경찰서에 부임한 뒤로는 주로 교통 관련 업무를 담당하다가 2005년부터 현재까지 뺑소니 전담반에서 계속해서 근무 하고 있다고 하였다. 첫눈에 봐도 강인한 인상을 주는 그는 본인이 담당하는 업무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했다. 6년간이나 근무부서를 바꾸지 않고 남들이 선호하지 않는 뺑소니 수사 업무를 계속하고 있는 이유를 물어보았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냥 이 일이 제 적성에 맞는 것 같습니다. 뺑소니 사고 조사에는 오랜 경험과 높은 수준의 전문성이 요구됩니다. 그리고 뺑소니 사고의 특성상 즉각적인 대 응과 사건처리가 요구되기 때문에 휴일도 없이 근무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물론 피의 자를 추적할 만한 단서를 찾기 어렵거나 사건이 미궁에 빠져 낙담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 만 얼마 되지 않는 단서를 가지고 뺑소니 사고자를 검거할 경우 큰 보람을 느낍니다. 그 맛 에 남들이 선호하지도 않는 이 일을 계속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건 당사자들이 돌아가고 나서 C경사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자동차 보험사 에 처리를 맡기면 될 것을 사고 당사자들이 이렇게 경찰서에까지 와서 진술을 하게 되는 이 유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그에 따르면 교통사고 처리과정에서 양자 간 과실 비중을 어떻 게 정하느냐에 따라 보험료 인상에 따른 금전 부담에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그만큼 당사 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자신의 잘못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때로는 자신의 책 임을 회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조사 과정에서 한번 거 짓말을 하게 되면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 결국 거짓말 탐지기를 활용한 수사를 하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 검사로 이어지기 보다는 거짓말 탐지기 검사 직전 사실을 인정하는 경우도 꽤 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법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 의 주장만을 되풀이하는 사고 당사자들로 인한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고 한다. C경사는 교통사고 처리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로 사고 현장에 가서 사체를 보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일반적인 사망 사건에서는 사체의 훼손 정도가 그리 심하지 않지 만 교통사로로 인한 사체는 대부분 훼손이나 손실 정도가 상당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이러한 모습을 직접 목격하는 일이 심리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사고 당사자들이 도착해서 아쉽지만 C경사와의 대화를 마칠 수밖에 없었다. 자리를 옮겨 옆 사무실에 있는 뺑소니전담반을 방문하였다. 비록 3명의 경찰관이 근무 하는 곳이라고는 하나 이곳 역시 매우 비좁은 가건물에 위치해 있었다. 뺑소니전담반 소속 직원 3명 중 2명은 현장조사를 위해 출타 중이었고 건장한 체격의 경찰관 한명이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사건 처리 업무를 수행하는 중이었다. 다른 한명의 뺑소니 전담반 소속 경찰관이 외근을 마치고 사무실에 복귀하자 D경사는 본인이 현재 담당하고 있는 뺑소니 사망 사건을 탐문 수사하기 위해 외근 준비를 하였다. 그가 담당하고 있는 사건은 가해 차량이 순천시 연향동의 편도 3차로 상에서 도로를 횡단 하던 보행자(55세 남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 도주한 사건이었다. 사건현장에 유류품이 전 무한 상태에서 가해 차량의 진행방향 인근의 상가들을 일일이 방문하여 CCTV 녹화화면을 분석한 결과 피의차량은 현대 베르나 승용차로 추정되고 있었다. 그런데 사망자의 손상부위 를 봤을 때 가해차량은 전면 유리창이 파손되었을 것으로 보여, 최근에 이를 수리한 차량을 탐문하기 위해 순천시내 자동차 공업사 몇 곳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D경사의 양해를 얻어 탐문수사 과정에 합류하게 되었다. 제일 처음 방문한 자동 차 공업사의 사장은 D경사와 친분이 있어 보였고 본인뿐 아니라 다른 직원들에게도 정보를 구하는 등 수사에 상당히 협조적이었다. 그러나 가해차량으로 의심되는 차량에 대한 정보를 얻는 데는 실패하였다. 이날 총 5곳의 자동차 공업사를 방문했는데 마지막에 방문한 곳은 다소 퉁명스런 반응을 보였다. 그럼에도 D경사는 인내심을 가지고 가해차량에 대한 정보를 얻어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탐문수사를 하다보면 괜히 사건에 휘말리고 싶지 않아 소 극적이고 비협조적인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게 D경사의 말이다. 어쨌든 이날 탐문수사는 큰 소득이 없이 끝날 수밖에 없었다. 뺑소니 사건 수사에 있어 자동차 정비 업소, 폐차장, 자동차 부품 가게 등 관련 분야 종사자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고 이들의 협조를 얻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이와 같 이 협조적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D경사는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한다. 사건이 없을 때도 수시로 들러 친분을 쌓고 조기 축구회 등 각종 친목단체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지

17 경찰의 근무환경 및 행태 년 한국행정학회 추계학술대회 경찰발전연구회 제6회의 TrackⅠ 역내 각계각층의 주민들과 친분을 쌓아왔다고 한다. 그 덕분에 D경사가 탐문수사를 하기도 전에 수리 센터에서 먼저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와서 사건해결을 위한 결정적인 증거를 확 보하게 된 일도 있었다고 한다. 이날 D경사는 동료 없이 홀로 탐문수사를 실시하였다. 그러나 업무의 특성상 혼자서 수 사를 하기 보다는 2인 1조로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 훨씬 능률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재 뺑소니 전담반에 소속된 경찰관의 수가 정원에서 1명 부족한 3명에 불과하다 보니 이날처 럼 혼자서 수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베테랑 경찰관과 신참 경찰관이 한 조가 되어 수사를 하게 되면 수사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신참 경찰관에게 수사 관련 노하우를 전수 할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효율적임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한 현실에 대해 D경사는 안타까움을 갖고 있었다. 3명이 근무하는 것과 4명이 근무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었다. 대부분의 뺑소니 사건은 운전자가 비정상적인 상황에 처해 있을 때 발생하게 된다. 즉 운전자가 음주, 무면허, 무보험 상태에 놓여 있거나 도난차량이나 대포차량을 운행하고 있 는 경우 뺑소니를 하게 될 확률이 그만큼 커지게 되는 것이다. 뺑소니 사건 해결에 있어 가 장 중요한 점은 사고 발생 후 최단시간 내에 현장에 출동하여 유류품을 수거하는 것이다. 현장에 떨어져 있는 부서진 차량 부품 조각들이 가해 차량 식별을 위한 중요한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조금만 늦게 현장에 출동해도 뺑소니 차량은 멀리 도주하고, 중요한 단서들은 다 른 차량들에 의해 파손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근무시간과 관계없이 뺑소니 사건이 발생하면 언제라도 즉각 현장에 달려가야 하기 때문에 퇴근 후에도 술자리에 참석하는 일이 거의 없 다고 한다. D경사가 마지막으로 당부한 말은 다음과 같다. 지만 제가 소속되어 있는 뺑소니반을 포함한 교통사고 조사 부서는 경찰관들이 그리 선호하는 부서는 아닙니다. 업무 강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사건해결에 대한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형사과의 경우에는 살인, 강도, 강간, 절도, 폭행 등 5대 범죄 사건을 주로 담당하기 때문에 일은 고되지만 그만큼 경찰 내에서 대우를 받습니다. 그렇지만 저희 뺑소니반이나 교통조사계가 담당하는 교통사고는 5대 범죄 에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고, 따라서 각종 포상이 나 승진 등에 있어서 소외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경찰관은 2005년 이후 뺑소니 전담반에서 근무하면서 약 10여건의 뺑소니 사망사 건을 해결하고 용의자를 검거했지만 이에 대해 직접적으로 포상을 받은 적은 없다고 한 다. 뺑소니로 인한 사망사건 역시 살인사건과 마찬가지로 살해자를 검거하는 사건이며, 어 떻게 보면 일반 살인사건에 비해 뺑소니 사건은 단서나 증거를 확보하기가 어려워 사건해 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살인사건 해결에 비해 뺑소니 사망사건의 해결은 그만큼 주목을 받지 못하고 충분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관 할 지역의 교통사고 발생건수가 늘어나면 교통사고 예방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느냐는 질책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요즘은 대낮에 대로상에서 발생한 뺑소니 사고도 제보자를 찾을 수 없어 사건이 미궁에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고 현장을 목격하신 분들께서 비록 사소한 것이라도 경찰에 제 보해주시면 사건 해결에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관련 이슈 5> 교통사고 조사 담당 경찰관에 대한 경찰내 처우 개선 체험자가 만나본 교통조사계 소속 경찰관들은 비선호 부서에서 힘들게 근무하고 있음에 도 불구하고 다른 부서 경찰관에 비해 포상이나 승진에서 소외되고 있는 실정에 대해 섭 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하여 뺑소니 사고 전담반 소속 경찰관은 다음과 같이 고 충을 토로했다. 저는 이 업무를 비교적 오랫동안 해왔고 제 적성에도 맞다고 생각해서 즐겁게 일 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가능하다면 뺑소니 사건 수사를 계속할 생각입니다. 그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