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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ver Story 사물인터넷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사물 Special Report 기업의 정보 보안 고객님, 많이 당황하셨어요? SK People 책상소담 석탄 분석가의 물불 안 가리는 책상 ARS VITAE 음식인문학 한 중 일 삼국의 역사가 짬뽕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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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기동 강설 37 새로운 도전 앞에서 인생은 파도타기 같은 것 실패하면 새로운 성공 방식을 찾지만 성공하면 성공했던 방식만을 고집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에게 늘 비슷한 과제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비슷한 고난이 찾아오는 것이 아니기에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운 도전을 준비해야 한다. 파도가 한결같지 않은 것처럼. 글 이기동(성균관대학교 대학원장) 일러스트 최광민 順 天 者 存 순천자존 하늘을 따르는 자는 살고 逆 天 者 亡. 역천자망. 하늘을 거스르는 자는 죽는다. 맹자 를 통해 전하는 공자의 말이다. 하늘이 어떤 것인지는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지만 공자가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바로 흐름 이다. 모래사장에는 바다 깊숙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위험 표지판을 세워놓은 곳이 있다. 위험 표지판이 있는 바다에 들어가면 정말 위험하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물이 바다 깊숙한 곳을 향해 세차게 흐르기 때문이다. 바다에 익숙한 사람은 그런 곳에 빠지면 나오지 않고 오히려 속으로 들어간다. 흐름을 따라 들어가다가 보면 그 흐름이 돌아서 다시 밖으로 나오게 된다는 바다의 흐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기동 교수 한국과 중국, 일본 유학을 섭 렵했으며, 성균관대학교 유학 동양학부에서 동양철학을 가 르친다. 동양철학 속에 담긴 삶의 지혜를 강설 이라는 현대 적 설명으로 알기 쉽게 풀어내 며, 우리와 우리를 둘러싼 현 상을 배우는 유학에 즐거움이 있다 말한다. 이 교수가 번역 한 논어강설 과 맹자강설 등은 우리 시대 최고의 고전 번역본으로 꼽힌다. 다 이룬 것같이 보여도 말은 소보다 훨씬 빠르게 헤엄친다. 말은 헤엄에 자신이 있다. 그런데 홍수가 나서 급류에 휘말리면 말은 죽지만 소는 산다. 말은 헤엄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뭍을 향해 열심히 헤엄을 친다. 그것은 흐름을 거스르는 일이다. 말은 세찬 흐름을 감당하지 못하고 지쳐서 죽는다. 그러나 소는 헤엄에 자신이 없기 때문에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다. 흐름을 따라가면서 조금씩 밖으로 나와서 한참 흘러간 뒤에 뭍에 도달한다. 인생길에도 흐름이 있다. 그 흐름은 파도처럼 밀려온다. 그 흐름을 잘 타면 살고 잘못 타면 죽는다. 파도가 일정하지 않듯이 흐름도 일정하지 않다. 정상에 있던 사람이 실패를 경험하는 것은 자신의 성공 방식에 안주하기 때문이다. 과거의 성공 방식으로 새로운 흐름에 대처하려고 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흐름을 만나면 언제나 새롭게 대처해야 한다. 04

5 학교 다닐 때 성적도 좋고 친구들과 사이가 좋았던 사람이 사회에서도 그 성공 방식 그대로를 고집한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사회에 나가서는 다시 사회에 어울리는 성공 방식을 찾아야 한다. 여름에는 여름에 맞게 가구들을 배치해야 한다. 가구의 배치를 다 끝내고 보면 어느새 겨울이 된다. 겨울이 되면 여름에 끝낸 것을 다시 배치해야 한다. 결국 하나도 이룬 것이 없다. 겨울에 대비해 따뜻하게 배치하는 일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주역 은 인생길을 헤쳐 나가는 방식을 설명한 책이다. 주역 에는 인생길을 64개로 분류해 64개의 괘로 설명한다. 그중 63번째 괘는 기제( 旣 濟 )라는 괘다. 기제는 이미 다 이루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주역 의 마지막 괘는 미제( 未 濟 )다. 하나도 이룬 것이 없으므로 새로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인생이 그렇다. 고등학교 과정을 다 이룬 학생은 대학교에서 새로 시작해야 하고, 대학교 과정을 다 이룬 학생은 사회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 삶은 영원한 도전이다 봄에 성공한 사람이 여름이 왔는데도 자기의 성공 방식에 안주한다면 여름에 망한다. 또 여름에 성공한 사람이 가을이 왔는데도 자기의 성공 방식에 안주한다면 가을에 망한다. 봄에 성공한 사람은 성공했다는 생각을 잊어버려야 한다. 처음에 봄을 맞을 때처럼 초심으로 돌아가 여름을 맞아야 한다. 그래야 여름에 성공할 수 있다. 가을이 올 때도 마찬가지다. 초심으로 돌아가 가을을 맞아야 살아남는다. 똑같은 파도는 없다. 하나의 파도를 잘 탄 뒤에 거기에 안주하면 다음의 파도를 넘지 못하고 망한다. 다음의 파도가 밀려올 때는 오직 다가오는 파도만 바라보고 그 파도를 타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그다음에 밀려오는 파도에 도전해야 한다. 인생이 그렇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과정이 인생이다. 삶은 영원한 도전이다. 똑같은 파도는 없다. 파도 하나를 잘 탔다고 안주하면 그다음 파도를 넘지 못한다. 다음의 파도가 밀려올 때는 오직 다가오는 파도만 바라보고 그 파도를 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또 다음 파도에 도전해야 한다. 05

6 Cover Story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사물인터넷 시대에 살아요 06

7 바람에 온기가 묻어나고 새싹이 움트기 시작하니 우리 할아버지 비닐하우스에서는 가장 먼저 봄이 왔음을 알립니다. 졸리고 지루한 출근길, 내 차는 평소 즐겨 듣던 음악을 알아서 선곡해 들려줍니다. 내 소중한 보금자리는 늦은 저녁 터벅터벅 귀가하는 나를 가장 먼저 맞아주고 다급하고 위험한 순간에는 가장 먼저 나를 도와줍니다. 언젠가부터 내 주위 사물들이 나와 소통하기 시작했습니다. 자동차가 건넨 이야기를 스마트폰이 이해하고, 캄캄한 골목길 앞 CCTV가 건넨 말을 가로등이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두 나를 위한 소통이지요. 늘 옆에 있어 몰랐던 사물들의 소중함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나를 이해하고 배려해주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사람-인터넷-사물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 사물이 진심으로 사람의 마음을 읽어주는 시대. 그래요. 어쩌면 사물인터넷은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SK가 가장 잘하는. 글 <사보 SK> 편집실 사진제공 SK텔레콤 IoT사업팀 사물과 사물을 직접 연결해 알아서 대화하고 알아서 작동하게 하는 SK텔레콤의 사물인터넷. 당신의 똑똑한 오늘을 만듭니다. - SK텔레콤 기업광고 중에서 07

8 Cover Story 사물인터넷을 소개합니다 IoT 어디에서 왔니, 어디까지 왔니 이름 사물인터넷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은 우리 주변의 사물에 센서와 통신 기능을 부여해 스스로 정보를 수집하게 하고 다른 기기와 공유하며 적절한 결정까지 내리게 하는 진화된 ICT다. 가령 자동차에 통신 기능을 탑재하면 자동차 안에서 인터넷에 접속해 다양한 정보와 엔터테인먼트를 누릴 수 있고, 차량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사람이 일일이 조작하거나 지시하지 않더라도 기계가 알아서 처리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사물인터넷을 M2M(Machine To Machine)이라고도 부른다. 사물인터넷을 위해서는 기기, 관리 운영하는 서버시스템, 상호 연결해주는 네트워크 등 3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특히 무선 통신기술이 발전하면서 활용 분야가 늘어나고 있다. 출생 연도 1999년 추정 사물인터넷이라는 개념은 1999년 <RFID저널>에 처음 소개됐다. 초기엔 RFID 같은 전자태그를 사물에 부착해 그 위치를 파악하는 정도로 쓰였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확산과 더불어 더 다양한 사물인터넷 기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근거리 통신 기능에 힘입어 사물인터넷 기기를 네트워크에 손쉽게 연결할 수 있고, 사물인터넷 기기가 스마트폰의 컴퓨팅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출몰 장소 일상생활 곳곳 이름은 낯설지만 사물인터넷은 이미 우리 주변 곳곳에 어느새 들어와 있다. 익숙한 예로 하이패스를 들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 통행료를 결제할 때 징수원을 거치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데도 통행료가 결제되는 풍경, 이제는 누구에게나 익숙하다. 자동차에 부착된 하이패스 기기와 톨게이트에 설치된 판독 장치가 서로 정보를 교환해 운전자의 계좌에서 통행료를 이체한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스마트홈, 스마트카, 스마트 헬스케어 등의 스마트 서비스에도 사물인터넷이 적용된다. 스마트카는 차량 밖에서도 차량과 소통하며 차량의 상태를 체크할 수 있고, 지능형 CCTV는 사람의 움직임을 읽어 자동으로 주변 상황을 인지한다. 이처럼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물을 스마트하게 만드는 것 외에도 스마트그리드와 스마트 검침 같은 공공서비스 등에서 부분적으로 시장이 형성돼, 사물인터넷은 앞으로 우리 생활에 폭넓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08

9 내 마음을 나도 잘 모를 때가 있는데 사물이 먼저 안다고? 먼 미래, 혹은 영화 속 이야기라 여겼던 일들이 현실로 재현되고 있다. 바로 사물인터넷 안에서. 그런데 대체 사물인터넷이 뭐지? 글 도움말 심동희(SK경영경제연구소 연구원) 활용 사례 육아에서 몸짱까지 사물인터넷 서비스 덕분에 육아 걱정도 덜 수 있다. 인텔이 선보인 아기 전용 옷 미모 를 아기에게 입히면 옷에 내장된 센서가 아기의 몸 상태를 측정해 호흡은 규칙적으로 하고 있는지, 언제 몸을 뒤집었는지 등의 정보를 부모의 스마트폰으로 보내준다. 몸짱 만들기도 어렵지 않다. 구글과 아디다스가 함께 선보인 말하는 신발 은 운동화에 각종 센서가 탑재돼 착용자에게 상황에 따른 메시지를 전달한다. 사용자가 신발을 신고도 움직이지 않는 경우 지루하다 고 경고하는 식이다. 바이탈리티의 글로우캡 은 영리한 약병이다. 약을 복용해야 할 시간이 되면 약병 뚜껑이 소리와 불빛을 내며 환자에게 이를 알려준다. 약병의 요란한 알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약병이 닫혀 있다면 환자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약을 먹을 시간이야 라고. 이처럼 강력한 알람 기능은 글로우캡 이 무선으로 바이탈리티의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성장 가능성 전도유망 시장조사기관 가트너 는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10대 전략 기술 중 하나로 사물인터넷을 꼽았다. 기관마다 조금씩 전망치가 다르지만 BI Intelligence 에서는 2018년까지 사물인터넷 기기가 90억 대에 이를 것으로, 가트너는 2030년 300억 대까지 늘어 이에 따른 부가가치가 무려 1조 9,000억 달러(약 2,0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시장이 발전 단계를 지나 본격적으로 상업시장에 돌입했음을 인식한 것이다. 사물인터넷은 어느 특정한 분야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모든 사물이 대상이다. 지금은 개인과 가정을 대상으로 한 제품이 주로 출시되고 있지만, 곧 도시와 산업, 환경 분야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돼 전 산업 영역에 적용 가능한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위험도 보안 주의 경보 사물인터넷은 우리 생활을 보다 편리하고 윤택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치명적인 약점도 존재하는데, 바로 보안 문제다. 사물인터넷에 활용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스마트 가전 등을 통해 수집되는 정보는 대부분 보안에 민감한 개인 정보들이다. 실제로 미국 보안 서비스 업체 프루프포인트 는 올해 초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전 세계에서 75만 건의 피싱과 스팸메일이 TV와 냉장고 등을 통해 발송됐다고 밝혔다. 2020년까지 2,000억 개 이상의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팸이나 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보다 철저한 보안책은 우리가 해결해야 할 숙제임이 분명하다. 09

10 Cover Story SK가 여는 사물인터넷 시대 사람, 사물 그리고 소통 우리 그룹은 각 사의 경쟁력을 사물인터넷에 접목시켜 SK만의 사물인터넷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그로 인해 우리들의 오늘은 더 풍요로워졌으며 우리들의 내일은 더 똑똑해질 것이다.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의 소통으로. 정리 <사보 SK> 편집실 일러스트 이은호 ➌ ➊ ➋ ➊ T car 스마트폰 애플리케 이션으로 차량을 원 격 관리할 수 있는 서 비스. 스마트폰만 있 으면 어디서든 원격 시동, 도어개폐, 주행 기록관리 등 새로운 Car Life를 즐길 수 있다. 스마트폰에 의 한 반응속도가 유사 솔루션 대비 획기적 으로 개선됐다. T Car 하나면 어떤 차 도 스마트카가 된다. ➋ Smart Farm IT기기로 비닐하우스 시설 자동 개폐와 제 어, CCTV 모니터링 등을 원격으로 관리 할 수 있는 솔루션이 다. SK텔레콤의 무선 이동통신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비 닐하우스에 관한 정 보를 확인할 수 있다. 추운 날 농작물이 얼 지 않도록 보온덮개 를 덮어주는 따뜻한 사물인터넷 기술. ➌ VAN(카드결제기) 결제 기능이 탑재된 단말기로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결 제 데이터의 송수신을 위한 네트워크를 제공 하는 솔루션이다. 배달업무가 많은 요식업이나 유류 판매 업자에게 반드시 필요 한 솔루션이다. 사물 인터넷은 삶을 편리하 게 할 뿐 아니라 생계 유지에도 반드시 필요 한 기술이다. ➍ 가로등관리솔루션 SK텔레콤 무선이동 통신망 서비스를 이용 해 가로등 상태를 모 니터링하거나 제어할 수 있는 솔루션. 야간 통행이 드문 시간대에 는 가로등 조명을 낮 추는 기술. 가로등관 리솔루션은 일상생활 에서 낭비되는 불필 요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으며 단선 또는 누전으로 인한 불편을 최소화한다. ➎ 지그비(ZigBee) SK Sky VIEW 입주 민들의 편리한 생활을 위한 아파트와 스마트 폰의 소통. USIM 칩 을 탑재한 스마트폰 만 있으면 단지 내 어 디서든 위치를 확인 할 수 있고 다양한 커 뮤니티 시설을 자유 롭게 이용할 수 있다. 수원 SK Sky VIEW 입주민들에게 지그 비는 또 다른 플러스 알파다. 10

11 ➒ ➏ ➍ ➎ ➐ ➑ ➓ ➏ Cloud BEMS SK텔레콤은 건물 의 에너지를 절감하 기 위해 빅데이터 기 반의 클라우드 플랫 폼을 운영하고 있다. BEMS 운영센터에서 는 건물에서 보내는 실시간 정보를 분석하 고 관리하며 다양한 에너지 절감 시나리오 를 적용해 최적의 운 용을 지원한다. 우리 사무실이 점점 더 스 마트해진다. ➐ 원격검침솔루션 전력, 가스, 수도, 난방 등 각종 검침기 데이터를 무선이동통 신망으로 전송 관리 하는 솔루션. 검침원 들이 집집마다 방문 하지 않아도 되고, 실시간 지역별 전력 사용량 관리가 가능 해 효율적인 운영관 리가 가능하고 기기 문제 발생 시 빠른 대처로 피해를 최소 화 할 수 있다. ➑ Smart DTG Smart DTG(Digital Tachograph)는 차량 에 부착된 디지털 운 행 기록계를 활용해 차량 정보를 관제서 버에 주기적으로 전 송하는 솔루션이다. 택시, 버스, 화물차량 에 장착해 급과속, 급 감속, 급제동 등을 실 시간 관리해 운전자 의 안전운전을 유도 하고 연비까지 절감 할 수 있다. ➒ 스마트카 플랫폼 달리는 스마트폰, 스마트카. SK플래닛은 자동차에 모바일 특화 서비스를 적용한 스마트카 플랫폼을 여 러 차량 제조사에 제 공하고 있다. SK플래 닛의 대표적인 내비게 이션 서비스인 T map 으로 빠른 길 찾기도 가능하고, 멜론으로 평소 즐겨 듣던 음악 을 차 안에서도 즐길 수 있다. ➓ 대인위치관제솔루션 GPS 기능이 내장된 장치로 사용자의 위치 와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 있고 음성 통화와 호출버튼을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지인의 위치 정보를 알고 싶거나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내 위치를 정확하게 전달 할 수 있다. 범죄 예방, 사고 피해 최소화 등 안전을 위한 사물인터 넷이다. 11

12 ICT 녹색혁명 Cloud BEMS+Smart Farm 고객 체험기 ➊ 김유신 님 충남 부여군 소재 토마토 농장 운영 Smart Farm을 이용하게 된 계기가 궁 금합니다. 저는 토마토를 키우는 하우스 시설을 운영하다 보니 날씨에 민감합니 다. 날씨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 하면 그동안 땀 흘려 일군 농사를 망칠 수도 있으니까요. 저희에게는 생계와 직 결된 것입니다. 그러다 우연히 이웃으로 부터 Smart Farm이라는 서비스를 추 천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스마트폰 조 작도 어려운데 어떻게 스마트폰으로 하 우스를 관리한단 말이야? 걱정했지만 Smart Farm에 포함된 기능들이 저에게 는 꼭 필요한 기능들이었기에 도전해보 기로 했습니다.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원격에서 시설물을 관리할 수 있으니까 아내와 나들이도 할 수 있고 가족들과 멀리 여행을 갈 수도 있게 됐습니다. 이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지요. 일 년 내내 하우스를 돌봐야 했으니까 요. 가족 행사에 부부가 함께 참석하는 것도 정말 힘들었어요. 지금은 멀리 나 와 있어도 영상으로 농장을 확인할 수 있고 온도나 습도에 이상이 있으면 알람 으로 알려줄뿐만 아니라 원격으로 바로 조치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농장 의 정전 여부를 알려줘 큰 피해를 막은 적도 있습니다. 주변에서 궁금해하실 것 같습니다. 과수원 시설뿐만 아니라 채소, 화훼를 관리하는 이웃들도 문의합니다. 그런데 초기 설치비가 부담스럽다고 하시는 분 들도 있습니다. 하우스를 관리하는 사람 들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인데 설치비 때 문에 망설이는 것이 조금 안타깝습니다. SK텔레콤은 우수한 통신망 운용력과 사물인터넷 부분에서의 솔루션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물인터넷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Cloud BEMS는 모니터링, 데이터 분석, 운영개선 등의 체계적인 에너지 관리를 통해 에너지 절감을 실현하고 에너지 절감 효과를 고객과 공유하는 사업이다. 사물인터넷 기술은 Cloud BEMS의 고효율 설비 적용과 체계적인 에너지 관리를 위한 필수 기술이다. 냉난방설비, 전기설비, 신재생에너지, 각종 공정설비 등이 사물인터넷을 통해 Cloud BEMS 플랫폼과 연결되면서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지고 이를 기반으로 데이터 분석 및 운영개선을 통해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10~15% 절감 효과를 나타낸다. SK텔레콤은 Cloud BEMS 운영센터를 기반으로 고효율ㆍ 저비용 에너지 통합 관리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Green사업의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고객은 갈수록 높아지는 에너지 비용의 절감과 자산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Smart Farm은 스마트폰을 통해 원격으로 시설 재배지의 자동 개폐와 제어, 온열기 가동, 관수, CCTV 모니터링이 가능한 솔루션이다. 주거지에서 농장까지 혹은 농장 간의 거리가 먼 농민, 언제 어디서든 농장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를 원하는 농민들에게 매우 유용한 솔루션이다. 이산화탄소 측정기, 온도계, 조도 측정기 등의 각종 센서와 CCTV 카메라를 SK텔레콤 통신망과 연결해 언제 어디서든 비닐하우스를 관리할 수 있다. Smart Farm은 농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농민들의 차량 이용량을 최소화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12

13 내 손안의 아파트 지그비 고객 체험기 ➋ 2013년 5월 입주를 시작한 SK건설의 수원 SK Sky VIEW에는 통신망을 품고 날아다니는 꿀벌(Bee)이 있다. 이 꿀벌만 있으면 아파트 단지 내에서 구현되는 다양한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꿀벌이 지그재그(Zig- Zag)로 춤을 추며 정보를 전달하는 것처럼 정확하고 경제적인 기술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 지그비(ZigBee). 수원 SK Sky VIEW가 세계 최초로 지그비 서비스를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을 아파트 단지에 도입한 것이다. 공동 현관 출입문 자동 열림, 주차 위치 확인 등 지그비 서비스를 도입한 아파트 단지는 많지만 지그비 칩을 USIM카드에 탑재해 스마트폰으로 지그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은 수원 SK Sky VIEW가 세계 최초였다. 최초 의 기록과 더불어 SK건설과 SK텔레콤이 따로 또 같이 추진한 서비스라 더욱 의미가 크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SK텔레콤 고객이라면 누구나 지그비 카드를 별도로 휴대하지 않아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놀이터, 주민공동시설 등 단지 안에서는 노약자와 어린이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범죄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또 기존에는 세대 내 홈 네트워크 화면으로만 가능했던 위치 확인 기능도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이동 중에도 확인할 수 있다. 이세심 님 수원 SK Sky VIEW 입주자 지그비 서비스 중 가장 고마운 기능은 무엇인가요? 수원 SK Sky VIEW 단지 내 조경이 정말 아름다워요. 친정 부모님 께서 저희 집에 놀러 오시면 단지 산책 을 많이 하시는데요. 가끔 길을 헷갈려 하실 때가 있어요. 단지 내에서 길을 잃 으니 전화해서 여기가 어디다 라고 꼬집 어 말씀하시기도 힘들다고 하시길래 지 그비를 이용할 수 있게 해드렸어요. 그다 음부터는 길 잃을 염려 없이 편하게 산책 하십니다. 또 고마운 기능은 공동 현관 자동 열림이에요. 예전 아파트에 살 때는 양손 가득 무거운 짐을 들고 집에 들어 가려면 짐을 내려놓고 번호키를 누르 고 꽤 과정이 귀찮았는데, 지그비는 저를 알아보고 공동 현관문을 열어주잖아요. 지그비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아쉬운 점 은 없나요? 지그비에도 다양한 기능들 이 있는데 집 안에서 쓸 수 있는 기능이 더 다양해지면 좋을 것 같아요. 또 아이 폰 이용자는 USIM칩을 탑재할 수 없어 별도의 단말기를 지급받아야 해요. 모든 입주민들이 제약 없이 지그비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 다. 앞으로 더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고 모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지그비를 기대하겠습니다. 지그비 서비스를 이용하기 전과 후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아파트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됐어요. 아파트가 나를 배려하는구나 우리 집 을 지켜주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드니까 저도 집을 더 사랑하게 돼요. 자녀가 있 는 주민은 아이가 놀이터에서 잘 놀고 있 는지, 단지 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서 안심이 된다고 해요. 13

14 바퀴 달린 스마트폰 스마트카 플랫폼 고객 체험기 ➌ 허권 님 스마트카 플랫폼 이용 고객 언제부터 스마트카 플랫폼을 이용하 셨나요? 2013년 10월 르노삼성 SM7 을 구매할 때 SK플래닛의 스마트카 플 랫폼, SMart Connect를 옵션으로 선 택해 지금까지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 전부터 내비게이션 서비스 T map 덕 을 많이 본 터라 그냥 내 차에 쏙 들 어가 있으면 좋겠다 싶더라고요. 기존 의 TPEG(Transport Protocol Expert Group)보다 놀라울 정도로 빠르고 정 확한 T map의 실시간 길안내 서비스 는 정말 인정합니다. 자랑하고 싶은 기능은 무엇인가요? 제 차에 탄 모든 사람들이 한결같이 물어보는 말이 있어요. 어? 어떻게 차 에 타자마자 멜론 최신곡이 나와요? 라는 말이죠. 자동차가 스스로 인터넷 을 한다고 하면 다들 안 믿어요.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뿌듯합니다. 스마 트폰에서 자주 사용하던 서비스를 특 별한 조작 없이 운전 환경에 최적화된 상태로 사용할 수 있어 매우 좋습니다. 현대인에게 가장 익숙한 IT기기인 스마트폰. SK플래닛은 고객이 차량 이동 중에도 스마트폰에서 할 수 있는 서비스를 그대로 경험하기를 원하고 있음을 간파하고 2010년부터 스마트카 플랫폼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차량 제조사 역시 외부의 스마트카 플랫폼과 서비스를 과감히 차용하며 사용 빈도가 낮은 차량 진단, 긴급 구난 등 차량 중심의 서비스 대신 고객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서비스 영역을 발전시키고자 IT 업계와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왔다. SK플래닛의 스마트카 플랫폼은 길 안내 서비스 T map의 차량용 버전인 3D T map, 음성인식, 음원 서비스 멜론 등 차량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차량 연비 측정과 운전자의 운전 습관을 점수로 표시하고 이를 스마트폰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에코드라이빙(Eco Driving) 서비스는 같은 차종의 운전자 간 경쟁을 유도해 올바른 운전 습관을 길러준다. 현재 르노삼성, 현대기아차, 쌍용자동차, BMW 등 국내외 메이저 차량 제조사와 제휴를 체결했으며 2017년까지 국내 시장의 30%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포테인먼트 Information과 Entertainment의 합성어로 정보 전달에 오락성을 가미한 소프트웨어 또는 미디어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운전 습관도 조금 바뀌셨을 것 같습니 다. 예전에는 차에 타면서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스마 트폰을 꺼내서 목적지 주소를 검색하 는 등 분주했어요. 지금은 스마트카 플 랫폼이 다 알아서 해주니까 그럴 필요 가 없지요. 자주 다니던 길을 가더라도 T map이 가장 빠른 길을 안내해주니 효율적이고요. 운전자 안전을 생각하 는 선에서 더 많은 기능이 추가되면 좋 겠습니다. 14

15 Cover Story 사물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 SK가 더 똑똑한 세상을 만듭니다 기업에게 기술은 이윤 창출의 기반이다. SK는 그 기술에 사람의 이야기를 담는다. 우리가 개발한 기술이 사람의 오늘, 그리고 내일을 더 윤택하게 만들 수 있도록. 사물인터넷이 더 큰 행복을 그린다. 글 심동희(SK경영경제연구소 연구원) 우리 그룹은 지난 1월 싱가포르 싱텔(Sing Tel), 인도 에어텔(Airtel)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 10개 주요 이동통신사와 손잡고 국가 간의 원활한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사물인터넷 연합체 브릿지 M2M 얼라이언스(BMA) 를 출범시켰다. BMA는 SK텔레콤을 포함해 인도 에어텔, 태국 AIS, 홍콩 CSL, 필리핀 글로브, 말레이시아 맥시스, 베트남 모비폰, 호주 옵투스, 싱가포르 싱텔, 대만 타이완모바일, 인도네시아 텔콤셀 등 브릿지 얼라이언스(Bridge Alliance, BA) 회원사 중 아프리카 지역 등을 제외한 11개 회원사로 구성돼 있다. BMA는 글로벌 진출 기업들이 각각의 국가별 사업 기반을 연계하는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수의 이동통신사와 개별적으로 협의해야 하는 등 그간 겪어왔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출범된 것으로, BMA 출범으로 이전보다 훨씬 더 간편하게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우리 그룹은 BMA와 함께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와 단말기 제조사, 서비스 제공자 등 가치 사슬에 있는 파트너들과 기술 협력을 추진해 사물인터넷 산업의 혁신적인 생태계를 육성하고 시장을 이끌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세상에 없는 기술을 만드는 행복 동행 우리 그룹은 그동안 산업 간의 파급 효과가 큰 선행형 융합사업 에 선도적으로 투자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발굴뿐 아니라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 대표적인 선행형 융합사업은 ICT를 통해 건물과 공장 등의 전력 소비를 절감하는 에너지 관리 솔루션 으로, 반복되는 전력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환경문제 해결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헬스케어 영역에서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각종 질병 진단 기술 개발과 더불어 국내 중소 진단 의료기 업체와 손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SK 혼자가 아닌 중소기업과의 기술 공유와 협업으로 사물인터넷산업의 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함이다. 우리 그룹은 결실을 맺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요구되는 선행형 융합사업의 특성을 고려해 눈앞의 단기성과를 기대하기보다 긴 호흡으로, 꾸준한 투자와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15

16 선행형 융합사업과 더불어 ICT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일찍부터 추진해오고 있는 영역이 바로 빅데이터의 개방과 활용 이다. 우리 그룹은 민간기업 가운데 최초로 빅데이터를 한데 모은 빅데이터 허브 의 문을 활짝 열었다. 빅데이터 허브는 새로운 사업 기회와 업무 생산성 제고를 고민하던 기업과 소상공인, 개인 개발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공공기관과 연구기관으로부터도 활용방안에 대한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사물인터넷이 활성화되면 보다 다양한 데이터가 다양한 사물과 기기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 앞으로는 이러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빅데이터 허브를 사물인터넷 영역으로 확장해 사물인터넷의 데이터까지 분석하면 지금보다 더 다양한, 무궁무진한 사업 기회가 열릴 것이다. 사물인터넷, 삶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심에서 우리 그룹은 행복창업 프로젝트 를 통해 45세 이상의 베이비붐 세대를 위한 토탈 맞춤형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운동기구와 ICT를 융합한 운동용 콘텐츠 제공 사업이다. 이는 반드시 손으로만 조작하던 스마트폰과 PC, 스마트TV 게임을 발로 움직이게 해 운동을 즐길 수 있는 대상을 넓혔다. 그동안 손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일반인에게 가려진 이면의 사람까지 껴안은 사물인터넷 기기의 응용 사례다. 사물인터넷이 확산되면 우리가 살면서 느꼈던 불편함이나 사회적 문제들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개발 중이거나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제품으로는 상황을 감지해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자동차부터 고장 여부를 자동으로 점검해 관리자에게 실시간으로 결과를 전송하는 보안등까지 그 범위도 다양하다. 결국 사물인터넷은 우리 삶의 질 향상을 막는 걸림돌들을 제거하는 하나의 해법일 것이다. 그 해법이 올바르게 작동하기 위해 우리는 삶에 대한 깊은 이해, 근본적으로는 사람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기반으로 이윤 창출을 넘어 인류 생활방식 자체를 바꾸는 데 기여하며 이해관계자의 행복추구라는 기업철학을 기술 안에 실현해야 할 것이다. Connect All Things! Make Intelligence World! Win-Win Eco-System Smart Transportation Smart Building&Facility Smart Work&Life Smart Eco&Green Connectivity Convergence Intelligence M2M RFID/NFC 클라우드 빅데이터 IoT Service based Smart Network SK텔레콤이 발표한 사물인터넷 사업 비전 16

17 SK People 봄을 기다리며 흙냄새, 소금냄새를 만끽하며 나는 트레킹 샌들 달랑 하나 신고 차디찬 안데스의 냉기를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그럼에도 그날 내 카메라에 담긴 사진들은온통 따사로운 봄볕을 품고 있었다. 어쩌면 나는 그곳에서 금세 다가올 봄을 미리 맞이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 유미영 SK텔레콤 경영진단팀 매니저 칠레의 어느 광장에서 -

18 일, 삶, 꿈 김경희 SK C&C 금융운영1팀 부장 금융 IT, 1등 그 이상으로의 문명의 역사로 치자면 IT는 여전히 새내기일 터다. 처음이기에 흥미로웠고, 무한한 잠재력에 놀라웠던 IT 의 새로운 물결에 김경희 부장은 일찌감치 몸을 던졌다. 수영도 못하던 남자가 어느덧 SK C&C의 금융 IT 서비스사업을 진두지휘하는 국가대표급 선수로 성장하기까지, 그는 언제나 IT를 즐겨왔다. 글 강현숙(자유기고가) 사진 한수정(Day40스튜디오) 飛 上 187cm 키에 마른 몸, 거기에 눈매가 강한 김경희 부장의 첫인상은 역시나 강렬하다. 웃음을 거두고 나누는 긴박한 통화에서는 짐짓 긴장감마저 전해진다. 하지만 이 남자, 한 마디 또 두 마디를 나눠보니 상대에게 눈높이를 낮출 줄 아는 배려가 몸에 배어 있다. 눈꼬리가 접히는 웃음도 제법 자연스럽다. 최고의 IT 서비스에 대한 사명이 그의 고집스러운 첫인상에 담겨 있다면, 프로젝트 리더의 기본인 소통과 배려는 그의 부드러운 웃음 속에 녹아 있다. 어쩌면 이것이 SK C&C 2013 SKMS 실천상 의 주인공이 되기까지 치열하면서도 즐겁게 IT 서비스를 이끌어온 그의 이유 있는 두 얼굴이 아닐까. 독수리 타법의 컴맹에서 SI 전문가로 IT가 일상이 된 역사는 생각보다 길지 않다. 198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컴퓨터는 귀한 몸이었고, 인터넷은 상상도 할 수 없던 시절이었다. 김경희 부장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대학은 물론 대학원까지 금속공학을 전공한 그가 어떻게 IT라는 신세계를 만나게 됐을까? 전공에 맞게 중공업 회사에 취업하려다 보니 근무지가 다 지방이더라고요. 사실 그게 싫었어요. 마침 앞으로는 컴퓨터가 좋아지고 쓰임이 많을 것이라는 말이 있었고, 굳이 전공이 아니더라도 배워두면 좋을 것 같아 컴퓨터 업종으로 진로를 택했죠. 그때만 해도 입사 조건에 전공 불문이었거든요. 처음 입사해서 이름 한번 치려면 1분이 걸렸습니다. 독수리 타법이었죠. 잠깐만 하고 그만둘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게 재미있더라고요. 형상화되지 않는, 실제 눈에 보이지 않는 언어를 구현해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하는 게 논리적이면서도 창의적이었지요. 그렇게 시작한 것이 벌써 IT 입문 26년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SI(System Integration) 전문가로 통하지만 입사 초창기, 기본 원리를 익히고 응용시스템을 하나씩 익혀가던 기억이 생생하다. SI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정보시스템에 관한 기획에서부터 개발과 구축, 나아가서는 운영까지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말한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국내 기업이 SI 서비스를 하는 곳은 없었다. 정보시스템이 은행이나 몇몇 공공 분야에 한정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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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있었죠. 이마저도 외국계 IT 회사인 IBM, DEC, HP가 주도했고, 중소기업은 하청을 받아 단순히 인력을 제공하는 정도였어요. 국내 IT 산업은 그저 하드웨어 중심의 패키지 제공에 그쳤죠. 그러다 대기업이 전산실 서비스를 통합하고, 이를 사업화하면서 국내 대기업 위주로 IT 서비스 시장이 재편되기 시작했지요. 국내 IT 서비스 산업의 성장 과정을 고스란히 지켜본 김경희 부장은 까다롭기로 소문난 은행권 시스템까지 자체 개발해내는 짧은 시간의 도약이 그저 놀랍고, 감사하다. 더불어 독수리 타법의 그가 어느덧 금융 IT 서비스 사업의 리더로서 기술보증기금, 건설공제조합, 정책금융공사 등 대규모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이끌었다는 사실 또한 새삼 놀랍고 감사하다. SK, 큰물에서 노는 도전의 기회를 얻다 SK C&C는 국내 IT 아웃소싱 1위 사업자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특히 공공 금융 분야에서의 입지는 독보적이다. IT 서비스의 양대 축인 SI 가 시스템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면, IT 아웃소싱 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전체 IT 운영 시스템의 운영부터 유지 보수를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2006년, 김경희 부장이 SK C&C에 김경희 부장은 KDB 산업은행 정보시스템 운영업무를 수주하며 SK C&C 2013 SKMS 실천상 최우수상의 명예를 안았다. 첫발을 들일 때만 해도 지금의 위상은 상상조차 어려웠다. 그도 그럴 것이 업계 빅 3 라고 부르기에도 어색한, 이제 갓 대외 사업에서 첫걸음을 뗀 상태였기 때문이다. 외국계 IT 회사에 근무하다 개발 용역 제공과 개발 솔루션을 판매하는 개인 회사를 꾸리고 있을 때였어요. 선배가 SK C&C에서 공공 금융 분야 대외 사업을 한창 키우려고 하는데 제가 해야 할 일이 있을 것 같다며 입사를 권유했지요. 사실 사업을 시작했지만 확실히 작은 회사가 큰일을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어쩌면 SK가 그 갈증을 풀어줄 수 있겠구나 싶었죠. 아마 이미 시장을 선점한 1, 2위 업체였으면 가지 않았을 거예요. SK C&C가 기존 선두 업체를 잡기 위해 총력전을 벌인다고 하니 더 마음이 끌리더라고요. 2006년 4월 1일 SK C&C에 입사한 김경희 부장은 조만간 입사 만 8년을 맞는다. 다행히도 그는 그 시간을 의미 있게, 지긋이 미소를 지으며 곱씹어볼 수 있게 됐다. 후발 주자나 다름없던 SK C&C가 그사이 국내 IT 서비스 지형의 3강 구도의 중심에 선 것은 물론, 명실상부 공공 금융사업에 있어서는 누구도 따르지 못하는 1인자의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올해 초 그는 SK C&C 2013 SKMS 실천상 최우수상 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개인이 받은 상이 아니라 KDB산업은행 정보시스템 운영업무 외주 용역 을 수주한 이재헌 부장, 나홍석 부장과 공동으로 수상했습니다. 물론 그 상을 받기까지 함께한 구성원들의 힘이 크고요. 가볍게 말하지만 이번 수상의 의미는 특별할 수밖에 없다. KDB산업은행 정보시스템 운영업무 수주는 대외 IT 아웃소싱 사업 사상 최대 규모(1,296억 원)의 수주라는 점에서도 의미 있지만, 무엇보다 난이도와 규모 면에서 가장 높은 역량이 요구되는 제1금융권 토털 IT 아웃소싱 사업이었다. 20

21 독수리 타법으로 컴퓨터와 처음 마주했던 그가 금융 IT 서비스사업을 진두지휘하는 리더로 거듭나기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무수한 노력이 있었음은 당연하다. 덕분에 SK C&C는 국내 IT 아웃소싱 분야의 정상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게 됐다. 편견 딛고 일군 국내 최대 IT 아웃소싱 수주 사실 KDB산업은행 운영업무 수주가 더욱 힘들었던 것은 전략과 실력을 떠나 보이지 않는 편견과도 싸워야 했기 때문이다. KDB산업은행과는 그간 어떠한 사업도 함께해보지 않은 터였고, 고객사의 담당자 대부분이 SK C&C를 현격한 차이가 나는 업계 3위 업체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였다. 현재 대외 IT 아웃소싱 사업에서 1위를 달리고 있음에도, 사업 초창기였던 2008년 저가 입찰이라는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고 같은 사업에서 고배를 마신 것이 아직까지 부정적으로 박혀 있는 것이었다. 여기에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 김경희 부장의 인상 도 한몫 거들고 말았다. KDB산업은행과 분리된 정책금융공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2년 넘게 KDB산업은행과 같은 건물을 사용하게 됐어요. 그런데 그게 역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오가며 저를 보아온 KDB산업은행 쪽 담당자가 제 인상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거죠. 명색이 프로젝트 매니저인데 건방지고 성격도 나빠 보인다고 색안경을 쓰고 봤나봐요. 내부적으로 과연 저 사람이 우리 문화를 함께 잘 끌어갈 수 있을까 우려했다고 해요. 제가 나서서 변명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는데 다행히 이미 저와 일하고 있던 정책금융공사 담당자들이 저에 대해 좋은 평을 전해주었다고 하더라고요. 구성원 얼굴 하나에도 편견이 생기는데 회사에 대한 편견은 얼마나 컸겠어요. 더욱 열심히 뛰며 구체적으로 실력을 입증함으로써 선입견을 지우는 것부터가 먼저 풀어야 할 숙제였지요. 전략은 다각적이었다. 기술력에 대한 고객의 불신, 저가 수주 업체라는 편견을 넘기 위해 각 분야 21

22 전문가로 구성된 20명의 TF를 꾸렸고, 3개월 동안 30회 이상 고객사와 끈질기게 인터뷰하면서 전문 역량을 보여주었다. 얼굴을 맞댄 면담으로 고객이 원하는 즉각적이고 전문적인 피드백을 제시하자 기술적인 신뢰도와 함께 정서적 친밀감도 쌓여갔다. 김경희 부장의 강렬한 인상에 대한 편견도 불손이 아니라 강력한 리더십과 신뢰로 바뀌고 있었다. 더불어 KB국민은행, 수출입은행, 한국투자증권, 한국증권금융 등의 제1금융권 고객을 늘려가며 실력을 입증했다. 구성원 곁을 지켜주는 부드러운 리더 처음엔 어느 누구도 SK C&C의 수주를 점치지 않았어요. 유리한 대외 인력을 영입하라는 말도 있었지만 SK C&C의 자부심이라면 저희 내부의 기술력과 경쟁력으로 승부한다고 다짐했어요. 저가 입찰 문화도 사라진 지 오래, 당당히 제 가격을 제시해 국내 최대 규모의 대외 IT 아웃소싱 사업을 수주하게 되었답니다. IT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김경희 부장이 최고로 삼는 생존 비법은 유연한 대응 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대외 환경과 그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고객들의 요구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경쟁력인 것이다. IT 아웃소싱의 경우 비상 대응이 관건입니다. 시스템이 장애나 오류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언제나 긴장을 놓을 수 없지요. 특히 서비스 업종인 만큼 친절은 기본입니다. 여러 조직, 여러 사람을 챙겨야 하는 프로젝트 리더의 위치는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자리다. 그의 눈빛을 활용한 강한 카리스마를 무기로 꺼내들 법도 하지만 그가 팀원들을 독려하는 방법은 의외로 곁을 지키는 것이다. 관리자가 밤샐 일이 뭐 있겠어요. 하지만 리더는 솔선수범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의견을 들어주고, 같이 고민하고, 야근이나 주말에 근무하면 함께 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일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곁을 지키면서 같이 고민하며 신뢰를 주는 것이지요. 월급쟁이가 다 그렇듯 하루 중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가장 많잖아요. 선후배, 동료, 고객 모두 서로 믿어주고, 상대가 나를 필요로 한다는 존재 가치를 느끼는 것, 그것이 행복 아닐까 싶어요. 굳이 다 말하지 않아도 그동안 그가 얼마나 깊게 일에 빠져왔는지 쉬이 짐작된다. 강아지와 함께 뒷동산 산책으로 가볍게 스트레스를 털어버린다는 김경희 부장. 그 평범한 일상 속에서, 하루의 대부분인 일 속에서, 늘 부대끼는 관계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아간다. 그리고 그 행복을 발판으로 다시금 치열한 업무 현장을 즐긴다. 4월 1일부터 SK C&C가 KDB산업은행 정보시스템을 단독 운영하게 됩니다. 225명의 대규모 인력이 투입되는 만큼 오류 없이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각오예요. 더불어 KDB산업은행이 시중은행과는 다른 국책은행으로서의 의미가 큰 만큼 IT 아웃소싱 사업에 이어 곧 진행될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에서도 우리 SK C&C가 수주할 수 있도록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금융 IT에 있어서는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조직을 만들고 싶어요. 후배들이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장이 되는 초석을 닦아놓고 싶습니다. 김경희 부장은 느긋한 내일을 꿈꾸지 않는다. 여전히 팽팽하게 조율된 꿈이 그의 눈빛 안에 담겨 있다. 22

23 김경희 부장의 생존 비법은 유연한 대응 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대외 IT환경과, 그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고객들의 요구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해야만 선두의 자리를 지킬 수 있다. 23

24 책상소담 20대 석탄분석 전문가 김미선 사원의 물불 가리지 않는 책상 이름 모를 실험 도구들로 가득한 수질분석실 과 석탄분석실. 김미선 사원은 동료들과의 수다 대신 비커와 실린더의 달그락대는 소리로 하루를 시작한다. 분석기의 웅웅거리는 소리에 마음이 놓이고, 소수점 수치 하나에 짜릿해지는 물과 불이 공존하는 공간. 1년 6개월 동안 그녀의 손길에 길들여진 책상은 그녀의 열정과 꿈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글 강현숙(자유기고가) 사진 한수정(Day40스튜디오) 구급함 다양한 화학 약품과 고온의 분석기를 다루기 때문에 언제나 안전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화상연고, 소독약, 거즈 등 구급약품은 필수. 안전모 현장에 대한 기본 이해가 없으면 반쪽 실험에 그칠 수 있다. 현장을 방문할 때 필요한 안전모도 늘 챙겨두고 있다. 선인장 실험 도구들로 가득한 실험실 분위기를 밝게 바꾸고 싶은 마음에 기르고 있는 선인장. 창문도 없는 공간에서 서로 생명의 온기를 나누고 있다. 분광광도계 수질을 분석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분석기로, 빛으로 분석물질의 함량을 측정하는 기기다. 김미선 사원과 가장 친한 책상 위 도구이다.

25 김미선 SK E&S 김천에너지 서비스 에너지생산팀 사원은 널찍한 두 개의 실험실을 홀로 책임지는 꽤 넓은 책상의 주인이다. 2012년,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처음으로 만난 자신만의 공간. 남들처럼 팀원들과 얼굴을 맞대고 앉는 사무실이 아닌 갓 차려진 실험실이 주어졌을 때 설렘 반, 불안 반의 심정이었다. 하지만 어느덧 수질분석실 과 석탄분석실 은 김미선 사원의 제어 아래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컴퓨터가 놓인 사무용 책상은 실험실의 가장 구석에 자리 잡고 있을 뿐, 그녀가 하루 종일 업무를 보는 진짜 책상은 각종 실험 기구와 약품, 기기들로 가득한 실험실 책상이다. 가늘게 실눈을 뜨고 눈금을 가늠하는 것이 일상이고, 내열 장갑을 끼고 900 이상의 열기를 내뿜는 용기를 척척 꺼내어 드는 것도 이제는 문제없다. 그런데 과연 그녀의 책상에서는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ph 미터(Meter) 수질 관리 지표 중 하나인 ph를 측정하는 분석기기다. 와이퍼 일반 티슈 같지만 전도도 센서와 피펫, 셀 등을 닦을 때 사용하는 기능성 와이퍼다. 먼지가 적고, 잘 찢어지지 않는다. 베드 애시(Bed Ash) 조각 석탄분석 실험의 결과물로 석탄 연소 후 발생되는 보텀 애시(Bottom Ash)에서 입자가 굵은 것을 모아두었다. 수질분석 시트 수질을 분석한 후 분석 값은 일단 손으로 적은 후 취합해 문서로 작성한다. 꾹꾹 눌러쓴 수치들이 책상 위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말해주고 있다.

26 SK E&S 김천에너지서비스에서 생산하는 증기는 식품제조공정에도 사용되기 때문에 까다로운 관리가 필요하다. 이물질 포함 유무부터 물 안에 들어 있는 다양한 성분들이 기준치에 맞는지 정확히 분석해 최적의 품질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김미선 사원의 임무다. 그녀는 석탄분석 실험 도중 막 꺼낸 용기를 책상 위에 바로 올렸다 그을음 자국을 남기기도 했다. 늘 안전에 주의하지만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 구급약상자를 눈에 띄는 곳에 비치하고 약물을 실험할 때는 라텍스 장갑과 보호안경을 꼭 착용한다.

27 먼저 SK E&S 김천에너지서비스 에너지생산팀에서 어떤 업무를 맡고 있는지 소개해주세요. SK E&S 김천에너지서비스는 증기터빈, 석탄, LNG(액화천연가스)를 원료로 하는 보일러를 갖추고 공정용 증기와 전력을 생산하는 집단에너지시설입니다. 공정용 증기는 김천산업단지 내 업체들에, 전력은 전력거래소에 판매하는데요. 까다롭게 관리해야 하거든요. 저는 그중에서도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과정 가운데 하나인 수질분석과 석탄분석을 맡고 있습니다. 석탄은 에너지 생산의 원료가 되기 때문에 그 상태에 따라 에너지 효율이 크게 좌우됩니다. 이에 대한 수분량, 황함유량 등의 성분을 분석하는 것이 기본이고요. 석탄 샘플로 열량이나 재 발생량을 측정해 실제 얼마나 많은 양의 석탄이 필요하고, 얼마나 많은 양의 재가 나오는지 기본 데이터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분석기예요. 이물질이 많으면 빛투과량이 적다는 것을 기본 원리로 삼고 있지요. 물이 실험 대상이다 보니 실린더, 비커는 늘 같이하고요. 용량을 미세하게 맞추기 위한 마이크로 피펫(Micropipette)이라는 도구도 이제는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물이며 약품이며 모든 액체는 눈금부터 정확히 가늠하는 버릇이 생겼을 정도입니다. 보기에는 평범하지만 특수한 임무를 띤 책상 위 도구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각티슈는 일반 사무실에서도 쉽게 볼 수 있지요. 하지만 미세한 분석을 하는 실험실에서 쓰는 것은 조금 특별해요. 일반 티슈에서 나오는 먼지가 정전기를 일으키거나 오염 물질을 만들어 실험을 방해할 수 있거든요. 때문에 실험실에서는 티슈 하나도 특별하게, 먼지 발생이 적고 잘 찢어지지 않는 와이퍼라는 것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꽤 큰 실험실을 혼자서 책임지며 그만큼 널찍한 책상의 주인입니다. 첫 직장이라고 들었는데 처음 이 책상과 마주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실험실도 처음 주인을 맞는 것이었고, 저도 첫 직장에서의 첫 책상을 갖게 된 셈이었지요. 이 공간 안에서만큼은 내가 주인이니 제대로 잘 이끌어가야겠다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야겠다 는 각오가 우선이었던 것 같아요. 특이한 점이라면 창문이 없다는 것이었는데요. 처음엔 갑갑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아늑합니다. 삭막한 분위기를 달래기 위해 책상 위에 선인장도 기르고 있어요. 저와 함께하는 유일한 생명체인데 요즘 좀 비실비실해 마음이 아프답니다. 책상 위에 다양한 실험 기구와 기기들이 가득한데 이 중 가장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무엇인가요? 석탄분석은 일주일에 한 번, 수질은 매일매일 분석하는데요. 그중 수질분석을 위한 분광광도계와 가장 친하게 지낸답니다. 이름이 좀 어렵지요? 쉽게 말해 물질에 빛을 투과해 이물질의 농도를 알아내는 실험실 책상에서 숱하게 분석할 것 같은데,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수질분석을 했는데 모든 것이 기준치 안에 들었을 때, 또 석탄분석은 대한석탄공사에 따로 분석을 의뢰하는데 제가 분석한 것과 수치가 딱 맞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제가 옆구리에 늘 끼고 있는 것이 각종 수치를 직접 손으로 쓰는 시트인데요. 꾹꾹 눌러 적은 수치들이 저를 울고 웃게 한답니다. 하루 중 가장 많이 머무는 공간인 실험실 책상. 사원님에게 이 널찍한 책상은 어떤 의미인가요? 제 꿈 중 하나가 수질관리 기술사가 되는 것인데, 수질환경기사 자격증과 더불어 관련 분야에서 4년 이상 경력을 쌓아야 시험 볼 자격이 주어져요. 이 실험실은 저에게 소중한 실무 경험을 쌓게 하는, 저의 꿈을 향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게 하는 꿈의 동반자예요. 이 안에서 더 많이 배우고 또 제가 공부한 지식을 이곳에서 잘 활용하며 머지않아 꿈을 이뤄 전문 지식을 갖춘 수질관리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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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쉼표 여행 김성희 SK플래닛 HCI팀 매니저 가족의 군산 여행 탁류길, 근대 역사의 아픔을 치유하다 오래된 건물, 최초의 가게, 일본식 건축. 옛것이라 하기엔 그 흔적이 선연하고, 촌스럽다 하기엔 멋스럽게 시간의 더께가 쌓였다. 청명한 하늘 아래서도 차분히 가라앉아 있던 도시는 거리로 들어서자 윤곽이 뚜렷해진다. 시대에 휩쓸려 잠시 색을 잃었던 군산이 그 역사를 딛고 다시 새겨지고 있는 것. 탁류 의 도시 군산은 더 이상 흐리지 않았다. 글 강현숙(자유기고가) 사진 전문식(Day40스튜디오) 30

31 채만식의 소설 탁류 는 군산에서부터 시작된다. 군산으로 흘러드는 금강이 서해로 빠져나가는 길목인 군산 째보선창을 중심으로 일제 강점기, 탁한 시대의 탁한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왜 군산이었을까 하는 물음은 깊게 곱씹을 필요도 없다. 도시의 번영이 일제의 수탈과 맞물려 있는 군산은 애달픈 근대사를 품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을 볼 수 있는 김제 만경평야의 풍성한 수확은 군산항을 통해 속속 일본으로 빠져나갔다. 항구는 언제나 분주하고, 도로는 넓어지고, 신문물 역시 속속 들어왔다. 하지만 내 땅에서 쏟은 피와 땀을 고스란히 실어 보내야 하는 아픔마저 덮을 수는 없었으리라. 1930년대 군산은 그렇게 번영과 상실,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도시였다. 개항 후 100여 년이 지난 지금, 군산은 고요하고 평범한 지방도시로 물러서 있다. 건물은 낮고, 멀리서 굽어본 도시의 빛은 회백색이다. 옛 영화만을 간직한 서글픈 도시가 아닐까 싶을 때, 군산은 시대의 부조리가 할퀸 자신의 생채기를 당당하게 드러내며 반전을 꾀한다. 오랜 시간 속앓이를 했을 일제 강점기의 잔존물을 스스로 끄집어내며 다시금 생기를 찾은 것이다. 곪은 상처가 터지고 나야 새살이 돋듯 군산의 아픈 근대사는 2014년, 세상과 소통하며 치유되고 있었다. 에두르고 휘돌아 멀리 흘러온 물이 마침내 황해 바다에다가 깨어진 꿈이고 무엇이고 탁류째 얼러 좌르르 쏟아져 버리면서 강은 다하고, 강이 다하는 남쪽 언덕으로 대처 하나가 올라앉았다. 이것이 군산이라는 항구요, 이야기는 예서부터 실마리가 풀린다. - 채만식 탁류 중에서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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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1 1950년대 군산의 고급 요리점으로 통하던 빈해원은 6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성업 중이다 년대 실제 군산 거리를 재현한 근대역사박물관은 나이 지긋한 방문객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년 일본의 승려가 개창해 1913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온 동국사는 우리나라 유일의 일본식 사찰이다. 4 아버지의 고향에서 3대가 손을 잡은 오늘은 가족들과 의 시간이 부족했던 김성희 매니저에게 선물 같은 시간이다. 5 일본식 정원에 다다미방까지 갖춘 신흥동의 전형적인 일본식 가옥. 영화 <장군의 아들> <타짜>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5 3대가 처음 찾은 아버지의 고향 군산 군산, 이 두 글자에 마음이 아릿해지는 이가 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떠난 고향을 이제는 머리가 희끗한 방문객이 되어 간소하게 머물 뿐인 사내. 김성희 SK플래닛 HCI팀 매니저는 그런 아버지를 위해 군산 여행을 제안했다. 오랜만에 가족끼리 여유를 가질 여행이 절실했는데 여행지가 군산이라니 울산에 계신 아버지도 초대했습니다. 생각해보면 가장의 책임을 다하며 자식들 키우느라 고향을 떠나 타지에 정착하신 거잖아요. 아버지의 고향을 3대가 함께 걷는 의미는 더욱 특별할 것 같아요. 20대에 떠난 고향을 딸과 사위, 손자까지 대동하고 찾은 김성희 매니저의 아버지 김용두 씨는 누구보다도 들뜬 모습으로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에 모습을 드러냈다. 1930년 실제 군산의 거리를 만날 수 있는 근대생활관에 들어서자 아버지의 추억이 술술 풀려나온다. 까만 고무신, 주판, 추 저울 등의 옛 생활용품이 등장할 때마다 할아버지는 기꺼이 호기심 많은 손자의 가이드를 자처한다. 서너 줄의 글로 읽고 마는 군산의 역사가 아니라 생생한 역사의 한 부분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 아픈 근대사를 품고 있는 군산 여행의 1번지로 가장 먼저 찾아볼 만한 곳이다. 박물관 옆으로는 과거와 현재의 공존이 매력적으로 드러나는 군산세관 을 만날 수 있다. 붉은 벽돌이 인상적인 근대식 건물에는 옛군산세관 이라는 나무 현판이 걸려 있고, 그 뒤로는 콘크리트 건물로 지어진 지금의 군산세관 이 자연스럽게 겹쳐져 있다. 100여 년의 시차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두 건축물 앞에서 아버지와 딸, 손자 세대를 뛰어넘는 여행이 더욱 각별해진다. 시간의 간극이 만들어낸 각자의 다름이 얼마나 아름다운 조화를 만들어내는지, 각기 다른 모습으로 증명해내고 있는 것이다. 김성희 매니저 가족은 군산 곳곳을 더욱 살갑게 만날 수 있는 도보 여행길인 구불길 을 따라가보기로 했다. 이리저리 구부러지고 수풀이 우거져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여행길이라는 의미를 담은 구불길은 1길부터 8길까지 11개의 코스로 조성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김성희 매니저 가족이 택한 코스는 소설 탁류 의 배경지인 군산의 원도심을 중심으로 일제 강점 시대가 남긴 흔적을 볼 수 있는 구불6-1길, 탁류길 이다. 군산의 항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월명공원, 그 입구에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 해망굴 이다. 1926년, 수산물의 중심지인 해망동과 당시의 군산 시내인 명치동을 연결하기 위해 뚫은 굴로 일본이 물자수송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낸 상처의 구멍인 것이다. 현재는 차량 통행이 금지된 채 도보로 통과할 수 있다. 해망굴을 이고 솟아 있는 월명공원은 군산을 대표하는 관광지다. 김성희 매니저 아버지의 추억 속에서는 민둥산의 소풍 장소로 떠오른다. 땔감이 부족하던 시절이었으니 낙엽까지 전부 긁어다 썼어요. 제가 중학교 다닐 때만 해도 갓 묘목을 심은 벌거벗은 산이었는데 50년이 지난 지금, 이렇게나 자랐네요. 건물은 높아지고, 도로도 많이 바뀌었지만 강의 흐름과 바다 풍경은 세월 앞에서도 큰 변함이 없다. 봄이 되면 이곳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날릴 것이다. 33

34 군산의 골목 갤러리는 다른 벽화마을과 달리 규모는 크지 않지만 명화에서부터 팝아트까지 다양한 장르의 미술로 벽화를 완성했다. 2, 3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속 주요 무대인 초원사진관. 영화 속에 등장한 소품들이 고스란히 전시돼 있고 사진관에서 찍은 사진은 메일로 보내준다. 4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이성당 은 평일 오후에도 줄이 길게 늘어설 만큼 인기가 높다. 대표 메뉴인 단팥빵은 꽉 찬 앙금에 쌀로 만든 건강함이 특징. 5 벨기에에서 수입한 적벽돌로 마감한 멋스러운 옛 군산세관은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서양 고전주의 3대 건축물 중 하나다. 34

35 이 또한 일제 강점기의 잔재이지만 이제는 군산의 봄을 대표하는 명물이 되었다. 군산 땅에 뿌리내리고 때가 되면 피고 지는 벚꽃에 눈을 흘길 필요는 없을 것이다. 새로운 시간을 더하며 군산을 상징하게 된 벚꽃처럼 우리 역시 지난 역사를 새기며 더 단단한 미래를 그리면 되지 않을까. 어려운 시절을 몸소 겪었던 아버지, 시대의 중심에 있는 딸, 그리고 내일의 재목인 아들까지 3대가 함께하는 여행이 이를 위한 약속처럼 느껴졌다 오래된 것들의 낭만으로 현재를 즐기다 아버지의 옛 추억을 나누며 잠시 시간여행을 즐겼다면 신흥동 일본식 가옥에서는 공간이동을 체험할 수 있다. 특히 신발을 벗고 직접 마룻바닥을 걸어볼 수 있고, 2층으로도 올라갈 수도 있어 일본의 전통 주택 양식의 특징을 세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정원을 따라 길게 이어진 복도에는 오후의 햇살이 풍성하게 들어온다. 군산의 도심에서 일본을 느낄 수 있는 이색 공간이지만 한편으로는 당시 대지주의 위용을 짐작케 하는 의미 있는 상징물이기에 김성희 매니저 가족은 조금은 조심스럽게 곳곳을 둘러본다. 마냥 멋지다 라고 감탄할 수 없는 역사의 흔적. 다만, 이렇게 모습을 남겨주어 감사할 뿐이다. 역사를 통해 미래를 그릴 수 있는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군산에서는 먹을거리마저 역사를 품는다. 탁류길을 걸으며 마주치는 사람들의 손에 한결같이 들려 있는 노란 종이봉투. 그곳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된 빵집인 이성당( 李 盛 堂 ) 의 이름 세 글자가 휘갈겨 쓰여 있다. 1920년 일본인에 의해 이즈모야 라는 제과점과 레스토랑으로 문을 열었던 가게가 해방 이후 이성당 으로 불리며 지금까지 명성을 이어오는 것이다. 이곳을 대표하는 빵은 단팥빵과 야채빵이다. 다른 빵은 매장에 곧장 들어가 살 수 있지만 이 두 가지 빵은 따로 줄을 서서 구입해야 한다. 평일 오후에도 줄이 길게 늘어설 만큼 인기가 높은 이곳의 빵은 꽉 찬 앙금에 쌀로 만든 건강함이 특징이다. 하지만 그 긴 줄을 마다않고 서는 이유는 가장 오래된 빵집의 역사를 맛보고 싶어서가 아닐까. 일본과의 교류로 일찌감치 제과제빵 기술이 발전한 군산의 역사 말이다. 탁류길을 한 바퀴 돌아 군산근대역사박물관 맞은편에 이르면 60여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군산의 대표 중국집 빈해원 을 만날 수 있다. 겉으로만 스치면 그저 오래된 중국집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을 여는 순간 중국 영화 속 한 장면이 떠오를 만큼 이국적 풍경이 나타난다. 중앙이 개방된 2층 구조도 이색적이고, 회전 테이블 역시 예스러움을 더한다. 1950년대 당시 군산의 금융과 상업의 중심지였던 이 일대에서 고급 요리점으로 통했을 빈해원. 이제는 관광객들로 북적이지만 그 운치만은 여전한 듯 보여 감사하다. 탁류길 한 바퀴를 돈 김성희 매니저는 아버지와 차 한 잔을 나눈다. 아버지의 팔짱을 끼고 군산 곳곳을 돌아본 하루. 우리나라 근대의 흔적을 되짚는 시간이자 아버지와의 추억을 되새기는 시간이기도 했다. 아버지 김용두 씨는 고향 여행의 끝자락에서 추억이 아니라 현재를 즐기고 미래를 준비할 줄 알아야 한다는 한마디를 더한다. 어쩌면 오늘 이들은 군산의 과거가 아닌 미래를, 아버지의 옛 추억이 아니라 순간의 행복을 본 것은 아닐까. 현재를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한 군산의 오늘은 충분히 미래를 품고 있었다. 35

36 행복 충전소 SK건설 록밴드 동호회 SKoolMan, 즐거움은 힘이 세다 낮에는 중장비가 내뿜는 굉음의 건설 현장을, 저녁엔 록 밴드의 주인공으로 무대에 오르는 이들이 있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저녁 7시면 사원에서 임원에 이르기까지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이 한데 모여 연주한다. SK건설의 록스타 SKoolMan. 글 정애영(자유기고가) 사진 김원태(Day40스튜디오), SK건설 홍보팀 36

37 문성훈 발전 PDC Planning팀 사원 음악은 일상의 탈출구라고 할까요? 좋아서 하는 거니까요. 일이라고 생각하면 못할 거예요. 어떤 노래를 부르느냐에 따라 감미로운 발라드 가수도 되고 터프한 로커도 되죠. 그래서 스쿨맨은 제게 일상의 탈출구예요. SK건설 관훈동사옥 지하에 들어서자 더 콜링의 Wherever You Will Go 의 강렬한 록 사운드가 공간을 가득 메운다. 묵직한 드럼과 강렬하면서도 인상적인 멜로디, 남성미 물씬 풍기는 원숙한 보컬까지 더해져 콘서트장에서나 느껴질 법한 열기가 훅하고 밀려온다. SK건설 록음악 동호회 스쿨맨(SKoolMan) 의 정기 연습이 있는 월요일. 각자 자신의 자리에 앉아 악기를 세팅하는 진중한 포스는 이들이 방금 전까지 책상 앞에 앉아 또는 현장을 달리며 복잡한 건축 용어 들과 씨름하던 사람들이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다. 스쿨맨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2004년 7월, 당시 토목부문장이었던 유웅석 전 부회장을 비롯해 록음악을 좋아하는 몇몇이 의기투합하며 시작됐다. 스쿨맨이란 이름도 유 전 부회장이 직접 지었다. SK 뒤에 Cool Man 을 붙인 작명 센스에는 SK건설인은 모든 면에서 쿨(Cool)한 사람 이라는 깊은 뜻이 감겨있다. 자타공인 록음악 마니아로 꼽히는 구성원들이 뜻을 합하니 SK건설 록밴드 탄생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공지를 띄우자마자 일렉트릭, 베이스, 드럼, 키보드, 보컬까지 순식간에 20여 명이 모이며 금세 어엿한 밴드로서 구색을 갖췄다. 다양한 연령대와 음색의 재주꾼들이 스쿨맨 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로 조율됐고, 2004년 SK건설 종무식에서 대망의 첫 무대를 올리며 스쿨맨의 탄생을 공식화했다. 창립 10년, 20여 명의 멤버가 활동하고 있는 지금의 스쿨맨은 학창 시절부터 밴드 활동을 이어온 실력파들이 즐비하다. 초보 음악가 로 들어와 4~5년 밴드 활동을 하면서 실력과 경륜을 쌓으며 프로추어 음악가로 거듭난 멤버들도 있다. 짱짱한 실력 덕분에 스쿨맨을 찾는 무대도 회사 안팎으로 늘었다. 37

38 이광호 발전 Estimating팀 사원 음악은 소금이에요. 소금처럼 인생을 즐겁고 맛있게 해주는 존재가 음악이죠. 스쿨맨은 지금껏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 을 할 수 있는 터 예요. 앞으로도 이 안에서 어떤 재미난 일들을 겪게 될지 기대됩니다. 초대해주시면 어디든 갑니다 특히 2007년 SK건설이 말레이시아의 주요 발주처와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자리에서 공연한 일은 멤버 모두가 잊지 못하는 역사적인 사건 이다. 말레이시아 발주처 대표가 드럼 연주를 좋아한다는 사실에 SK건설이 자사 구성원들로 구성된 록밴드 스쿨맨 에 미니 콘서트를 의뢰한 것이다. 스쿨맨은 계약식장인 사옥 21층 회의실에 급하게 마련된 간이 무대에 올라 잠시 넥타이를 풀고 악기를 들었다. 공연은 여느 때와 같이 열정적으로,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하지만 그날 공연의 기억에는 자부심 이라는 세 글자가 더해졌다. 회사가 중요한 해외 수주를 성사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그 가슴 뿌듯한 자부심 말이다. 드럼을 맡고 있는 이광호 사원(SK건설 발전 Estimating팀)은 음악을 소금에 비유한다. 소금 같은 음악을 즐기며 행복을 찾는 이들 스쿨맨 역시 조직에 소금 같은 존재일 터. 자칫 딱딱하고 무거워질 수 있는 협약식 자리가 소금 같은 음악이 있고, 소금 같은 스쿨맨이 있어 즐겁고 부드러워졌으니 말이다. 덕분에 두 회사 간 마음거리는 공사 시작 전부터 한결 가까워졌단다. 스쿨맨은 2006년 SK건설의 해외 근무 직원 가족 초청 행사에서, 2006년과 2008년에는 대한토목학회가 주관하는 토목인의 날 에 초청받아 역시 소금 같은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음악으로. 스쿨맨은 음악으로 이웃도 돕는다. 해마다 12월이면 스쿨맨은 SK이노베이션 스크롤, SK텔레콤 더밴드, SK케미칼 스칼라스, SK에너지 스크록 등 관계사 록밴드가 한자리에 모이는 합동공연에 참여한다. 공연 수익은 자선단체에 기부하며 참뜻의 행복나눔을 실천하는 중이다. 38

39 김소화 발전 Estimating팀 사원 스쿨맨은 일상의 친구 같은 존재예요. 나이가 들고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새로운 친구를 만나기 어렵잖아요. 스쿨맨에서는 음악을 공통분모로 하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다 보니 늘 즐겁고 웃음이 끊이지 않죠. 따로 또 같이 : 다양한 음악 색깔로 뭉치다 스쿨맨은 모두가 한 팀이지만 연주곡에 따라 무대에 따라 따로 또 같이 하는 소모임으로도 활동한다. 발전 Estimating팀을 주축으로 결성된 소모임은 오는 6월과 12월 공연을 앞두고 호주 출신 5인조 밴드 더 콜링의 Wherever You Will Go 연습에 한창이다. 밴드 멤버들의 로망과 일맥상통한다는 장미여관의 봉숙이 와 무도가요제에 나왔던 오빠라고 불러다오 도 연습 리스트에 올려두고 맹연습 중. 스쿨맨이 무대에서 연주할 곡은 보통 공연하기 3~4개월 전부터 밴드 멤버가 한자리에 모여 선정하는데, 멤버 각자가 좋아하는 음악을 제안하면 다수결 방식으로 함께 정한다. 2주에 한 번씩 정기 연습을 하고 공연 2주 전부터는 날마다 모여 합을 맞춘다. 스쿨맨은 상반기 외부 행사 초청 공연, 하반기 사내 정기 공연, 연말 관계사 합동공연까지 1년에 적어도 세 번 이상 큰 무대에 오른다. 프로 못지않은 실력을 갖춘 밴드지만 반드시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어야 하는 것도, 노래를 잘 불러야만 자격 조건이 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곡에 두려움 없이 도전하고자 하는 열정, 내가 연주하는 음악을 들을 타인에 대한 배려만 갖췄다면 누구나 스쿨맨 안에서 음악으로 하나 될 수 있다. 스쿨맨은 앞으로 공연 무대를 넘어 록음악을 배우고 싶은 구성원을 위한 드럼과 보컬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음악에서 배운 열정을 더 많은 동료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SKcool Man, 이름처럼 쿨한 SK인들이 짜릿한 전자 음률로 새봄을 맞이하고 있다. 스쿨맨 추천 이럴 때 이런 행복 한 소절 괜스레 두근두근, 꽃 피는 봄이 오면? 소란 벚꽃이 내린다 봄이 아름 다운 계절만은 아닌 이들에게 위로 의 말을 건네는 듯한 노래예요. 잊 지 못한 사랑이나 힘든 현실에 괴로 운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누군 가도 이 노래를 듣고 있겠구나 생각 하며 가슴 한번 쓸어내리고, 곧 떨 어질 벚꽃에 묵은 감정을 함께 날려 보낼 수 있는 노래 예요. _권용현 발전 배관 설계팀 사원 버스커버스커 벚꽃엔딩 노래 자체에서 풍기는 풋풋한 느낌이 봄 과 참 잘 어울리죠. 더욱이 그대여 를 연신 외치는 가사에 마음이 녹 아들어요. 벚꽃엔딩 외에도 봄바람 여수 밤바다 전활거네 꽃송이가 향수 등 버스커버스커 1집 앨범의 수록곡은 봄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곡이 많아 꽃 피 는 봄에 딱 어울려요. _강병주 발전 Estimating팀 대리 화가 난다! 화가 나! 스트레스야 가라 더 바인스 Get Free 가만히 앉 아서는 절대 들을 수 없는, 분위기 제대로 살려주는 열정적인 노래예 요. 2분여의 짧은 시간, 하지만 그 안에서 희열 가득한 힘을 느낄 수 있어요. 가사와 리듬도 단순해서 한 번 들으면 금방 따라 부를 수 있어 요. 공연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곡이기 도 하고요. _문성훈 발전 PDC Planning팀 사원 마이 케미컬 로맨스 I m Not Okay 빠른 템포의 곡으로 강렬한 연주 사운드와 함께 장난기 섞인 보컬의 거침없는 외침이 시원시원한 곡이에요. 제목부터 애써 담담한 척, 쿨한 척하지 않잖아요. 가사도 재밌 으니 천천히 들어보면 좋을 거 같아 요. 분명 스트레스가 확 풀릴 만한 음악이랍니다. _문성훈 발전 PDC Planning팀 사원 39

40 소설가 최민석의 시선 SK하이닉스 이천 반도체 공장 탐방기 작은 칩 안에 광대한 세상 분명 반도체가 없었던 세상도 있었지만 지금 당장 칩이 없는 휴대전화, 서버가 없는 컴퓨터를 상상해보라. 소설가 최민석은 SK하이닉스 이천 공장을 탐방하고 나서 반도체가 마치 물이고 공기 같다고 했다. 왜 그렇게 말했을까? 글 최민석(소설가) 일러스트 노준구 아, 월드 피스! 하며 아침에 눈을 떴다. 그러고 잽싸게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간밤에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하지는 않았는지 꼼꼼히 살폈다. 출근길에는 한강변을 지나왔는데, 햇살에 일렁이는 물비늘이 근사해 사진을 한 장 찍었다. 매일 글을 쓰는 카페에 도착하니 주인장이 휴대전화로 원격 조정을 해 비틀스의 초기 앨범을 재생시켰다. 나는 노트북을 펼쳐 리듬에 맞춰 자판을 쳤다. 웬 3류 소설가의 일상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방금 기술한 것에 이번 달 탐방한 공장의 모든 게 집약돼 있다. 나는 소설가이기 때문에 테크놀로지의 세계에 관해서라면 사실 멍청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무지하다. 노트북을 살 때에도, 판매자가 하드가 몇 Gb에, 램이 얼마에, 그래픽 카드가 뭐에, 자그마치 뭐가 뭐가 뭐가 된다고요 라고 해도, 나는 한참 듣고 나서 그저 그러니까 영화 잘 나오는 거 맞죠? 40

41 정도의 질문만 할 뿐이다. 그거면 된다. 그렇기에 이번 방문은 생각하지 않았던 세계에 대한 문을 연 느낌이었다. 예컨대 우리는 어떤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실체는 잘 모른다. 단지, 그것이 없다면 세계가 암흑에 빠지거나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만 알 뿐이다. 내게는 공기가 그러하고, 물이 그러하다. 오늘 여기에 하나를 추가하려고 한다. 바로 반도체. 이번엔 SK하이닉스에 다녀왔다. 보안, 먼지와 사투 중인 반도체 공장 이렇게 서두를 열었기에 SK하이닉스는 당연히 반도체를 만드는 공장이다. 이천에 하나, 청주에 하나, 그리고 중국 우시( 无 )에 하나가 있다. 내가 다녀온 곳은 이천 반도체 공장이었다. 반도체라고 하면 뭔가 첨단 산업이면서 동시에 산업 스파이가 떠오르는데 이러한 나의 예감을 증명이라도 하듯 SK하이닉스 방문은 보안과의 싸움이었다. 일단, 차를 타고 미로처럼 구부러진 길을 찾아 겨우 도착해도 매번 거기서 또 다른 곳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마치 영화 <사망유희>의 주인공 이소룡처럼 기합을 넣으며 마침내 도착이군 하면 SK하이닉스 구성원은 생긋 미소 지으며 여기에 신분증을 맡기고 어느 출입문으로 또 가야 합니다 라고 한다. 이소룡이 매번 이젠 끝났겠지 라는 심정으로 힘겹게 상대와 겨루고 한 층 올라가면 거기엔 또 다른 상대가 있듯 나 역시 이제는 끝이겠지 라고 하면 항상 새로운 관문이 기다리고 있었다. 겨우 도착한 안내소에 이것저것을 맡기고, 한참을 지나 목적지에 도착하면, 그곳에서는 이소룡 영화에서처럼 또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다. 다행인 점은 41

42 모든 인물들이 SK하이닉스 구성원이라 우리를 해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각 관문마다 친절히 안내까지 해준다. 보안 문제 때문에 안내소에 노트북까지 맡겼다. 글쟁이가 노트북을 맡기고 나니 마치 용왕에게 간을 갖다 바치겠다고 한 토끼처럼 허전해졌는데, 휴대전화 카메라 렌즈에 촬영 방지 스티커까지 붙이고 나니 역시 반도체 회사라 보안이 생명이구나 라는 것을 몸으로 느끼게 됐다. 겨우 다다른 생산 라인. 반도체 제조 공정은 마치 별나라의 언어와도 같았는데 쏟아지는 외계어를 휘갈기다시피 수첩에 재빠르게 받아 적어갔다. 취재를 마치고 난 후, 수첩을 보니 내 필체를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었다. 난감하기 그지없었지만 나는 이것이 반도체 공장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물과 공기가 어떻게 해서 제조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물과 공기를 원 없이 사용하며 산다. 마치 신의 선물과 같은 태초의 전제조건이다. 어쩌면 애초부터 물이나 공기의 제조 과정을 이해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무용할지도 모른다. 반도체 공장에서 보안 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 그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먼지 였다. 엄밀히 말해서 먼지는 쌓여야 눈에 보이지만, 반도체 공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먼지와도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발판이 있길래 이건 뭐지? 밟으면 환영 인사라도 나오나? 하며 밟았는데, 말미잘 같은 게 신발에 짝 달라붙어 밑창의 먼지를 쪽쪽 빨아들였다. 흡진기라고 한다. 이전까지는 신발을 신고 출입하는 것은 엄두도 못 낼 일이었다고 한다. 본격적인 먼지와의 싸움은 지금부터다. Fab라인이라 불리는 제조 공정에 들어가기 전 나는 남자 목욕탕의 탈의실 같은 공간에 들어가야 했다. 아니, 생전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옷이라도 벗어야 한단 말인가 혼란에 빠져 있는 순간 노련한 김상수 SK하이닉스 DI Fab 1팀 선임이 나타나 방진복과 방진화를 입혀주고 신겨주었다. 드디어 반도체를 만드는 현장을 보는가 싶었지만 먼지와의 싸움은 진행 중이었다. 여기선 메모장 반입도 되지 않아서 나는 나의 천재적 암기력을 활용해야 할 때인가! 싶었지만 먼지가 발생하지 않는 무진지라는 종이가 금세 내 손에 쥐어졌다. 우주 공장에서 만들어내는 반도체 뭉치 김상수 선임의 안내를 받아 먼지터널 이라 불리는, 말 그대로 먼지를 빨아들이는 터널을 통과했다. 그리고 내 눈앞에는 수백 개의 형광 조명이 잔뜩 달린 거대한 우주 공장 같은 곳이 펼쳐졌다. 압도적으로 거대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는데, 천장에 흡사 모노레일 같은 게 설치돼 있고 그 아래에 수많은 기계들이 매달려 재빨리 움직이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반도체를 제조하는 OHT라는 기계인데 천장에 매달린 채 어딘가에서 와서 바닥에 살짝 내려왔다 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올라간다. 그러고선 쌩 하며 가버린다. 이 OHT라는 기계를 방망이로, OHT가 내려앉는 Foup이라는 것을 절구통으로 생각해보자. 천장에 매달린 방망이는 여기저기 이동하며, 쿵쿵 절구를 찧는다. 그러면 반도체가 떡 하니 탄생한다. 이렇게 탄생한 일종의 떡 반죽을 웨이퍼(Wafer) 라 한다. 떡뭉치이자, 반도체 뭉치이다. 떡뭉치를 먹으면 체하니 가공하기 좋은 크기로 잘라낸 게 바로 반도체 기판(Substrate)이다. 시루떡판 하나쯤으로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시루떡판을 바둑판 모양으로 쓱쓱 잘라내면 시루떡이 나오듯 마침내 우리가 흔히 아는 반도체 칩 이 탄생한다. 방망이라 표현하긴 했지만, 천장의 모노레일에 매달린 OHT는 잘도 이동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미니 택시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 미니 택시들은 신호등도 없고 차선도 없지만 충돌하지 않고 재빨리 다닌다. 구성원들은 컴퓨터 앞에 앉아서 OHT가 한 번의 작업, 즉 방망이질을 끝내면 다음엔 어느 절구로 가야 할지 명령을 내린다. 나는 머리에 알 수 없는 두건을 쓰고 몸에는 방진복을 걸치고 손에는 42

43 이천 반도체 공장에서는 하루에도 수많은 웨이퍼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 내 노트북과 스마트폰, 디지털카메라에 들어가는 것이다. 장갑을 낀 채 멍하니 입을 벌리고 그저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 지금 이 순간 우리 손에 있는 그것 실제로 웨이퍼는 패키지 과정에서 조각조각 나뉘는데 그 후엔 개별 반도체 칩이 전기 신호를 받을 수 있도록 금선으로 감싸진다. 진짜 금으로. 하지만 애석하게도 공업용이라 제아무리 뭉쳐서 녹인다 해도 팔 수가 없다는 설명을 듣고 만지작거리던 금선을 허탈하게 제자리에 놓았다. 그리고 테스트 공정에서 특성검사, 실동작 성능검사, 온도검사, 외관검사 등의 과정을 거치면 마침내 회사 로고가 제품에 찍히게 된다. 이런 식으로 이천 반도체 공장에서는 하루에도 수많은 웨이퍼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 내가 타자를 치고 있는 노트북과 원고 좀 늦게 보낼게요 라고 말할 수 있는 스마트폰과 간장게장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려 미래의 신부에게 좋아요 를 받게 할 디지털카메라와 그 미래의 신부에게 보낼 연애편지를 출력할 수 있는 프린터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 모든 게 반도체에 먼지가 들어가면 안 되기에 화장도, 향수도 뿌리지 않고 오랜 시간 동안 서서 작업하는 구성원들의 수고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여러분 파이팅! 맨얼굴이지만 모두 아름다웠습니다. 최민석 소설가 시티투어버스를 탈취하라 로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2012년 능력자 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소설가이자 <대학내일> 채널예스 등에서 특유의 재치와 유머, 엉뚱함과 용기를 무기로 글을 전하는 이야기꾼이기도 하다. 2014년, 소 설가 최민석의 눈에 비친 우리 그룹 땀과 기술의 현장을 전한다.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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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➊ 정보 보안의 중요성 고객 정보, 뚫리면 간판 내려야 개인 정보 대량 유출 사태가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줄 이은 고객 이탈과 공동 소송 제기 정보 유출 사태에 있어 법보다 더욱 강력한 처벌은 고객의 외면 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기업 정보 보안의 중요성을 읽는다. 글 강은성(디지털타임스 IT정보화부 기자) 지난해 11월에 이어 올해 1월에도 두 차례에 걸쳐 무려 1억 1,000만 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미국 최대 유통 업체 타깃(Target). 이용자 주소와 전화번호 등의 개인 정보는 물론이고 신용카드번호와 거래 내역 같은 금융 정보까지 유출돼 미국 전역을 충격에 빠뜨렸다. 미국 언론은 타깃이 당국으로부터 벌금 30억 달러(한화 약 3조 2,000억 원)에 이르는 중형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한국을 찾은 글로벌 보안 업체 고위 임원은 인터뷰에서 이 같은 말을 남겼다. 타깃의 가장 큰 난관은 당국으로부터 부과 받는 벌금이 아닙니다. 미국 전역에서 소비자들로부터 어마어마한 손해배상 소송이 날아들 것이고 이를 해결하는 데 막대한 법적 비용을 치러야 할 것입니다. 판례로 보건데 승소할 가능성도 지극히 낮습니다. 무엇보다 미국 소비자들은 앞으로 타깃의 서비스를 철저히 외면할 것입니다. 비슷한 사고를 낸 기업 가운데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지요. 한마디로 고객의 정보를 유출한 기업은 사실상 기업 영위 를 포기해야 하는 수준이라는 게 이 임원의 전언이다. 금융기관, 믿었던 너마저? 지난 1월 8일 대한민국이 충격에 빠졌다. 이곳만큼은 절대 안전할 것이라고 믿었던 금융기관에서 개인 신상 정보와 금융 정보가 모조리 유출됐다는 소식이었다. 무려 1억 400만 건. 5,100만 국민의 두 배에 달하는 정보가 한순간에 빠져나갔다. 국민의 분노는 상상 이상이었다. 재산에 직접적인 해악을 미칠 수 있는 금융 정보를, 그것도 당국과 해당 기업의 허술한 관리로 너무나 쉽게 유출됐다는 사실을 이해할 만한 소비자는 없었다. 무엇보다 그들은 금융기관의 양면적 행태에 분노했다. 그동안 금융회사들은 고객에게 각종 정보를 너무나 당연하게 요구하고 정보 제공을 거절하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해왔다. 더구나 이렇게 가져간 정보를 해당 서비스 용도로만 활용한 것이 아니라 각종 마케팅에 적극 활용했다. 실제로 현행 금융지주회사법 제48조의2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에서 규정한 고객 정보 무단 활용 금지 조항의 예외로 금융 지주회사 계열사가 고객 정보를 동의받지 않고 마케팅 등에 활용해도 된다고 허용하고 있다. 50

51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되는 대출 안내 전화와 보험 안내 문자들. 소비자들은 자신의 정보를 이윤 창출의 도구로 이용하고 정작 보호에는 허술했던 금융기관과 당국에게 참았던 분노를 터뜨리는 것이 아닐까. 고객의 정보는 기업에게 활용과 보호 라는 두 가지 가치가 충돌하는 접점에 있다. 그간 이 고객 정보는 활용 에 무게중심이 실렸었다. 지금 보면 소비자 입장에서 너무나 어이없는 금융지주회사법 제48조의2 가 2002년 아무 일 없이 국회를 통과했던 것은 IMF 외환 위기를 극복하고 금융 산업을 재건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소비자들은 더 이상 경제 발전이나 국가 경쟁력 향상이라는 거창한 명분으로 기업의 편의를 봐주거나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소비자들은 개인정보의 가치와 권리에 대해 각성했고 이제 기업은 이를 함부로 다뤘을 때의 위험도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정치권도 합심해 이를 위한 법제도 개편에 나서고 있다. 대표가 나와 머리를 숙이고 여론의 질타를 당분간 견디기만 하면 넘어갔던 예전과는 상황이 다르다. 일부 의원들은 이미 정보 유출 시 적용되는 법정 형량과 벌금 수위를 두 배 이상 상향 조정하는 법률을 발의했다. 앞서 언급한 미국의 사례에 비하면 부족한 수준이지만 그들과 달리 해당 기업의 대표를 징역 등 형법으로 처벌하는 강력한 규정이 있다는 점은 우리나라만의 특징이다. 무엇보다 앞으로도 또다시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법률에서 규정한 처벌보다 더욱 강력한 소비자의 외면 이 뒤따를 것은 자명하다. information security 고객 정보가 기회이자 리스크인 시대 이는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등의 이름으로 고객의 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모든 산업군에 해당한다. 이처럼 정보 활용을 극대화한 성장 동력 모색에 심혈을 기울이는 기업들이 그동안 이 정보를 보호 하는 데는 지극히 인색했던 것이 사실이다. 국내 한 보안 전문가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보안을 보험 정도로 생각합니다. 만약 사고가 터지면 그 상황을 막아줄 수 있는 보험이요. 그래서 기업의 IT정보화 투자 순위에서도 보안이 늘 맨 마지막입니다. 먹고살기 힘든데 보험 들 여력이 어디 있냐는 거지요. 기업의 근본적인 인식 문제가 지금의 대형 사고로 이어진 셈이다. 소비자들은 이제 기업의 행보에 어느 때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소비자 스스로 감시하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봐 행여 기업이 내 정보를 소홀하게 관리한다고 판단되는 순간 그 기업을 외면할 것이다. 지난 2월 16일 기준 신용카드 해지는 총 312만 5,000건, 해당 신용카드 회사와 모든 거래 관계를 끊고 떠난 탈회 는 113만 건에 이른다. 불신에 휩싸인 소비자가 신규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리 만무할 터. 업계는 해지와 신규 발급 축소로 신용카드 규모가 최대 1,000만 장 이상 축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카드 3사의 영업 손실은 1,000억 원대 이상으로 집계된다. 고객 정보를 스마트하게 활용해 기업의 새 먹거리를 창출하는 일도, 그 정보를 허술하게 관리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일도 결국 기업에게 달렸다. 바야흐로 고객 정보가 기업 경영의 최대 기회이자 리스크가 되는 시대다. 51

52 ➋ 기업 정보 보안의 방향성 관심 갖고 보호하고 철저하게 지켜라 정보 보안 능력도 기업의 핵심 가치다. 보안 단계를 강화하고 끊임 없이 보안 기술을 개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구성원, 고객도 정보 보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정보 보안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이며 정보 보안의 완성은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이다. 글 김선진(인포섹 마케팅팀 차장) 기업에서 나름대로 정보보안체계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왜 보안사고는 잊혀질 때쯤이면 다시 발생하는 것일까? 하인리히의 법칙 을 아는가? 큰 사고는 우연히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한다는 법칙이다. 보안사고의 발생 역시 이와 유사하다. 대규모의 정보 보안 사고가 발생하기 전 다양한 형태의 징후들과 작은 형태의 보안사고들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런 징후들을 미리 발견하면 보안체계를 재점검하고 보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만 간과하면 대형사고가 된다. 내부에서 공격이 확산되는 것을 막지 못한 채 외부로의 정보 유출 포인트를 막는 데만 집중하는 임기응변식의 사고대응은 사고를 반복적으로 발생하게 만드는 주요한 원인이다. 2013년 지능형 지속 보안 위협 공격, APT(Advanced Persistent Threat) 등 보안위협이 증가하며 기업이 고려해야 할 정보보안요소는 더욱 증가했다. 2014년 역시 보안공격은 더욱 지능화되고 정교해지며 기업의 자산을 노릴 것으로 예측된다. 특정 기업을 타깃으로 한 APT 공격 증가, 개인정보 유출, 모바일 보안 위협, 클라우드 보안 위협, 웹 취약점 공격 등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는 핵티비즘(Hacktivism)* 확산에 따른 사이버 테러 위협 증가, DDoS 기법 고도화 및 대상 확대를 정보보호 주요 이슈로 꼽으며 이에 대한 대응전략 수립을 권고하고 있다. *핵티비즘 정치, 사회적인 목적을 위해 자신과 노선을 달리하는 정부나 기업 등의 인터넷 웹 사이트를 해킹하는 행위다. 내부 공격 확산을 막는 새로운 보안체계 구축 지능화되고 있는 보안공격 속에서 기업의 보안체계는 필수적으로 변화가 필요하다. 알려지지 않은 형태의 지능형 공격은 기존의 백신, 보안시스템 및 관제서비스에서 탐지하기 힘들며 새로운 형태의 보안체계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전의 보안체계가 보안공격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면 지능형 52

53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보안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내부 공격의 확산을 방지하는 형태의 보안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공격을 조기에 발견하고 차단해 확산을 방지할 수 있는 보안체계 구축이 최우선이며 보안시스템 운영의 관리기준을 재정립하고, 다양한 공격 시나리오를 준비해 사전훈련 및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보안 관리체계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공격자가 PC나 서버를 장악해도 가져갈 수 있는 정보가 없도록 일회성 목적이나 단순 축적된 정보를 과감하게 없애야 한다. 또한 내부 PC를 공격하는 것에 성공한다고 해도 다른 시스템에 접근이 어렵도록 구성해야 한다. 보안의 관점을 비즈니스 중심으로 현재 다수의 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는 정보보호 체계는 대부분 서버, 네트워크 등의 IT 인프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가 보호해야 할 정보는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따라 끊임없이 이동하고 있으므로 기존과는 다른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정보의 흐름, 업무의 흐름에 기반해 실제 사용하는 임직원의 경험을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 중심의 보안으로 한 단계 발전시켜야 한다. 다양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분석하면서 전사적인 관점에서 보안을 식별하고 평가해야만 한다. 이러한 비즈니스 중심의 보안을 통해 보안성을 강화하면서도 중복 업무와 처리시간을 최소화하는 효율성 높은 보안체계 구축이 가능하다. information security 사람이 보안의 완성이다 아무리 훌륭한 보안 관리체계, 성능 좋은 보안솔루션을 도입했다고 해도 구성원이 기업의 보안규정을 무시한다면 보안사고의 위협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보안사고의 원인은 대부분 사람이다. 보안규정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키기 위한 교육, 보안사항을 점검하는 상시 점검활동 등으로 인해 비로소 보안 관리체계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최근 이러한 흐름 속에 금융사와 대기업을 중심으로 내부 임직원을 비롯한 협력업체 임직원 대상의 보안교육을 강화하는 움직임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보안사고는 큰 실수나 위협적인 공격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보안 관리체계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구성원 모두가 보안규정을 준수하는 것이 성공적인 보안체계 구축과 운영의 첫 걸음이다. 우리 그룹도 관계사마다 보안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구성원 모두가 고객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스템 측면에서는 탄탄한 사내 보안망과 보안 전담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구성원은 정보 보안 지침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53

54 ➌ 우리 관계사들의 노력 피할 수 없다면 막아라 SK 정보 보안 문제의 근원을 찾아서 텔레콤 SK텔레콤에서는 물리적 보안과 인터넷 차단이 완벽하게 구축된 SOC(Security Operation Center) 안에서만 정보 접근을 허용한다. 고객정보보호센터에 출입할 때는 어떠한 개인 소지품도 허용되지 않고 인터넷 접속 또한 불가능하기 때문에 고객정보 유출은 불가능하다. 고객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U. Key U. Key는 SK텔레콤 고객의 가입에서부터 청구, 수납, 고객 상담, 해지까지 모든 정보를 관리하는 IT시스템이다. 조회, 변경 이력 등 U. Key를 이용한 모든 기록은 별도로 보관되며 U.key에 저장되어 있는 고객 정보는 모두 암호화되어 있다. 적극적인 통신범죄 해결을 위해 개인 정보 유출뿐만 아니라 명의를 도용한 불법 단말기 개통, 불법 스미싱 등 통신범죄도 잇따르고 있다. SK텔레콤은 통신범죄에 대한 체계적 대응 체계 마련을 위해 업계 최초로 사내 법무실을 중심으로 통신범죄 전담반 Clean Market TF를 운영하고 있으며 경찰청과 통신범죄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도 앞두고 있다. 과거의 통신범죄는 단순한 수사의뢰 혹은 소극적인 지원에 그쳐 증거불충분으로 수사를 종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SK텔레콤 Clean Market TF는 통신범죄 자동적발 시스템인 FDS(Freud Detecting System)을 개발해 통신범죄에 대한 근본적 예방을 위한 각종 제도개선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FDS를 통해 매일 300여 개의 통신범죄 의심 시나리오에 따라 최근 6개월 이내 가입자의 정상 사용 여부를 분석하고 의심회선에 대해서는 수사의뢰 등의 신속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KAIST와 정보보안 연구센터 설립 SK텔레콤은 2월 18일 KAIST와 함께 정보보안 연구센터 설립과 운영을 위한 MOU를 체결함으로써 정보보안 분야에서는 국내 최초로 산학협력을 이루었다. 정보보안 연구센터를 통해 개인정보 보호 강화 등을 위한 차세대 핵심 보안기술의 연구 및 개발 교육 과정 개설을 통한 체계적 보안 전문가 양성 등을 진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SK텔레콤의 ICT기술원과 KAIST 교수진은 향후 네트워크 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보안 문제점을 미리 파악해 대응하기 위한 전반적인 정보보안 공동연구도 지속할 것이다. 54

55 우리 그룹은 고객 정보 보호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전담반을 운영하거나 보안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탄탄한 정보보안 관리체계는 회사, 구성원, 고객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실천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정리 <사보 SK> 편집실 SK Save Privacy Save Planet 플래닛 SK플래닛은 2013년 12월 OK캐쉬백, T store, 11번가에 대한 개인정보관리체계(PIMS) 인증 및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획득했다. SK플래닛은 인증 취득의 목적을 인증 그 자체에 둔 것이 아니라 인증 심사 과정을 통해 회사의 고객정보보호 관리체계를 강화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OK캐쉬백은 주민등록번호 수집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되었을 때 법 시행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업계 최초로 모든 고객의 주민등록번호를 CI(Connecting Information, 암호화된 동일인 식별정보)값으로 일괄 대체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말 전사 공모를 통해 만들어진 고객정보 보호 슬로건, Save Privacy, Save Planet 에서도 고객정보 보호 의지를 느낄 수 있다. information security 정보 보안과 고객 만족을 동시에 SK 브로드 통신회사 중 유일하게 개인정보 전담강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밴드 대리점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1년에 2회 정기교육을 진행한다. 또 SK브로드밴드의 정보보안센터에는 특수경비요원이 상주해 여러 저장매체 반출 입을 통제하고 개발자가 고객 개인정보에 접근하는 것 역시 이곳에서만 가능하다. 인터넷이나 저장매체 사용도 차단한다. 전문 보안진단 조직을 통해 정기적인 취약점 점검 및 모의해킹을 수행하며 정보 유출 방지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개인정보 수집 최소화 암호화 SK 커뮤니 SK커뮤니케이션즈는 2011년 8월 국내 포털 3사 중 가장 먼저 주민번호 케이션즈 파기 및 회원 가입 시 주민번호 수집을 중지했으며 2011년 12월 회원정보 수집 2차 개선작업을 통해 개인정보 수집 최소화 작업을 완료했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모든 정보에 대한 암호화 작업도 완료했다. 2012년 3월부터는 국내 포털 업계 최초로 회원정보 접근을 물리적으로 분리시킨 보안운영센터(SOC)를 운영하고 있다. 2013년 12월에는 ISMS인증을 획득함으로써 정보보안 관리체계 수준을 한층 강화했다. 또한 고객이 스스로 개인 정보 유출을 사전에 차단하거나 2차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행동수칙과 대처법을 안내하고 로그인 기록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보안관리페이지 및 커뮤니케이션 센터로 연결되는 안심레터를 발송하는 등의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55

56 ➍ 구성원을 위한 가이드라인 컴퓨터 끄고 퇴근하십니까? 퇴근시간, 컴퓨터 전원을 끄지 않고 책상 위 문서를 그대로 펼쳐놓고 사무실을 나선다면 현관문을 활짝 열어놓고 외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나와 회사의 정보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것들. 정리 <사보 SK> 편집실 도움말 인포섹 갈수록 다양한 해킹 방법으로 개인 정보를 비롯한 기업 정보 유출 소식이 잦은 요즘, 회복하기 힘들 정도의 타격을 받기 전에 구성원 보안 의식을 강화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애초에 막아야 한다. 최근에는 모바일 기기의 급격한 보급으로 사무실 컴퓨터 외에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개인용 모바일 기기가 업무용으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모바일 기기의 사용 증가는 업무 편의와 함께 보안관리 포인트 또한 늘고 있음을 뜻한다. 하루에도 수십 개씩 사람의 심리를 교묘하게 공략하며 열어볼 수밖에 없게 만드는 메일과 문자들이 쌓인다. 독도는 우리 땅, 올림픽 결과, 연말연시 조직개편, 연봉계약서 등의 제목으로 회사에서 보낸 것 같은 가장 메일을 통해 악성코드를 유포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미 스미싱, 스팸메일, 피싱 등의 용어가 개인에게도 낯설지 않게 된 요즘, 보안공격은 더욱 집요하고 지능화될 수밖에 없다. 이럴 때일수록 기업 구성원은 내부 기본 보안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이제 보안은 일부 보안 조직이 정하고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의 관심과 참여가 필수적이다. 회사와 고객의 정보가 유출되는 대규모 보안사고, 무심코 클릭한 메일이 그 시작일 수도 있다. information security 당신의 보안의식은 몇 점? Yes No 생활 보안 목걸이 형식의 출입증 착용을 습관화한다. 방문객은 사무실이 아닌 휴게 공간이나 회의실에서 만난다. 출력이나 복사한 문서는 즉시 회수하고 폐기 시 문서 폐기함이나 파쇄기를 사용한다. 퇴근 시 중요 문서와 외장하드, 노트북 등을 안전한 장소에 보관한다. 파티션에 붙여놓은 중요한 내용의 메모는 확인 후 제거한다. 대중교통이나 엘리베이터, 식당 등의 장소에서 업무와 관련된 대화는 가급적 나누지 않는다. PC 보안 로그인과 화면보호기에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주기적으로 변경한다. 화면보호기는 항상 10분 이내 로 설정해둔다. 공유 폴더는 사용하지 않고 필요한 경우 패스워드를 설정하며 사용 후 즉시 공유를 해지한다. 메일의 제목, 첨부파일, 보내는 사람 등이 불확실한 경우 열람하지 않고 삭제한다. 발신지가 sk.com이 아닌 경우 스팸메일 필터링과 바이러스 감염 검사를 실행한다. 회사에서 인가된 무선 AP만 사용하며 개인이 임의로 AP를 설치하거나 운용하지 않는다. YES 11개 이상 각종 보안 위협으로 부터 안전한 편 8~10개 최신 위협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음 5~7개 언젠가 피해 입을 가능성이 다분히 높음 4개 이하 가까운 미래에 피해를 입을 가능성 거의 100% 56

57 ARS VITAE 프레피 란 미국 사립학교에 다니는 상류층 자녀를 뜻하는 말이며 프레피 룩 은 바로 이 프레피들이 입을 법한 옷차림을 말한다. 학생이라도 내로라하는 세도가들과 사교하니 단정한 버튼다운 셔츠와 재킷은 기본이다. 타미힐피거, 랄프로렌, 제이크루 등으로 대변되는 아메리칸 클래식의 이상향이 바로 프레피다. 상속자처럼 입어볼까 P. 62

58 음식 인문학 27 58

59 김창현 SKC 수원공장 신소재생산팀 사원의 짬뽕과 함께 보낸 불금 이래도 핵짬뽕 에 도전할 텐가? 김창현 사원이 신길동 매운 짬뽕 완뽕 에 실패했을 때의 기분은 마치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선 전장에서 허무하게 패한 장군의 분함과 비슷했다. 한 숟가락 떠먹었을 뿐인데 온몸에 전류가 흐르고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핵짬뽕은 그 어떤 무기보다 강력했다. 사진제공 뉴스뱅크 때는 2013년 10월의 어느 금요일 밤이었다. 퇴근하고 서울로 넘어가는 길에 여자 친구와 신길동 매운 짬뽕집에서 만나기로 한 나는 말 그대로 불금 에 대한 기대로 한껏 부풀어 있었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벌칙을 수행하면서 소개된 이 짬뽕집은 매운맛에 일가견이 있는 나로서는 반드시 정복해야 할 성지 같은 곳이었다. SKC 수원공장 인근에서 악명 높은 매운 닭발로는 성에 차지 않던 터였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도전을 앞두고 상대에 대한 정보를 면밀히 탐색해봤다. 아시아 문화를 소개하는 <CNN go>라는 프로그램에서 한국에서 가장 매운 음식으로 선정했다는 신길 핵짬뽕 은 후기부터가 압도적이다. 혀가 마비되는 충격과 함께 국물을 먹는 순간 머리에서 불이 난다 느니, 테이블마다 매워서 아우성이다 지옥이 따로 없다 현재 기절한 사람 00명 등등 인터넷상에 떠도는 무성한 소문을 보니 도전 의지가 불타올랐다. 여자 친구 앞에서 멋지게 완뽕(핵짬뽕 국물까지 다 마시는 것) 하는 모습을 보여주리라 다짐하며 원정길에 올랐다. 전장에 도착하니 가게는 이미 매운맛을 보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길게 늘어선 줄 맨 뒤에 호기롭게 설 때만 해도 나는 앞으로 일어날 대참사를 예견하지 못했다. 매운맛을 잡아준다는 음료수 두 통을 장전하고 우유를 마시며 위장을 달래고 있자 드디어 핵짬뽕이 등장했다. 빨갛다 못해 검은 국물에 압도당할 즈음 베트남 땡초, 중국산 일초, 국산 청양고추와 고추씨기름으로 매운맛을 극대화했으니, 면부터 천천히 먹어본 다음 상태를 보고 국물에 도전하라 는 사장님의 조언에 오기가 생겼다. 비장한 마음으로 국물 한 모금을 입에 댔다. 아! 뜨겁다. 화끈하다 못해 천불이 난다. 태어나서 이렇게 매운 짬뽕은 처음이다. 혀가 얼얼해오고 땀이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위장도 살아보겠다고 신호를 보낸다. 사력을 다했지만, 나는 결국 완뽕 을 포기하고 젓가락을 내려놓아야 했다. 후폭풍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매운맛의 여운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 역시 핵짬뽕의 특징이다. 눈물범벅, 땀범벅이 되어 패배를 인정하고 음료수와 우유로 배를 채우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분하도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라고 했다. 언젠가 반드시 완뽕에 도전하리라! 매운 음식 좀 먹어본 김창현 사원도 신길동 핵짬뽕 앞에서는 두 손 두 발 다 들고, 눈물 콧물 흘리며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날 김창현 사원은 진정한 불금을 경험했다. 59

60 음식인문학자 주영하의 짬뽕 이야기 삼국의 역사가 짬뽕됐다 중국 대륙이나 타이완, 그리고 홍콩의 중국 음식점에는 짬뽕이 없다. 2011년 가을부터 한국의 인스턴트 라면 시장에서 새로운 붐을 일으킨 하얀색 국물 라면 때문에 짬뽕이란 음식이 중국산이 아니라 일본산이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다. 일본 규슈의 나가사키에 있는 시카이로( 四 海 樓 )가 나가사키 짬뽕의 기원지라는 사실을 아는 한국인도 이제는 상당히 많다. 짬뽕이 탄생한 사연은 이러하다. 1892년 푸젠성( 福 建 省 ) 푸저우( 福 州 ) 출신인 19세의 천핑순( 陳 平 順 )은 가난을 해결하기 위해 1 나가사키에서 사탕무역을 하는 고향 사람의 집으로 갔다. 그 후 천핑순은 돈을 빌려 손수레에 사탕을 싣고 나가사키 반도 전체를 다니면서 장사를 시작했다. 돈을 제법 번 천핑순은 1899년에 나가사키의 차이나 타운 정문 바깥에 집 한 채를 빌려서 음식점과 여관을 열었다. 1900년대 초반의 음식점 사진에는 지나요리 서해루온돈원조( 支 那 料 理 西 海 樓 元 祖 ) 라는 간판이 보인다. 이 간판의 한자를 풀어보면, 중국요리 서해루 우동 원조 이다. 짬뽕은 일본 나가사키의 화교들이 팔던 시나우동( 支 那 ) 에 뿌리를 둔 음식으로 1910년대에 들어와서 우동 이란 이름과 함께 챤폰 이란 이름이 생겨났다. 사실 챤폰 이란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주장이 있다. 그중 하나가 일본어 챤폰 에서 나왔다는 주장이다. 지금도 7월이면 일본 전국에서 열리는 마츠리( 祭 り) 축제에서는 징과 북으로 특유의 음악을 연주한다. 징과 북을 함께 연주하는 소리가 챤폰 폰챤 하고 들리는데, 이 소리가 챤폰 이란 이름의 출발점이라는 주장이다. 즉 북과 징 소리를 마구 섞어놓은 소리와 시나우동에 들어 있는 육해공( 陸 海 空 ) 의 재료가 닮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주장은 밥을 먹는다는 북경어 츠판( 吃 ) 이 푸젠( 福 建 ) 발음으로 차폰 혹은 소폰 으로 발음되는데, 이 음식점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일본인들이 착각해 우동의 본래 이름이 챤폰 이라고 여긴 데서 유래한다는 것이다. 고춧가루, 짬뽕에 내린 신의 한수 그렇다고 시카이로 의 챤폰이란 음식이 나가사키에서 새로 개발된 것은 아니었다. 챤폰은 원래 푸젠의 지역 음식인 탕뤄쓰 ( 湯 肉 絲 麵, 푸젠어로는 돈니시멘) 에서 진화한 것이다. 원래 탕뤄쓰 은 돼지고기, 표고버섯, 죽순, 파 등을 넣고 끓인 국물에 국수를 만 음식이다. 그런데 시카이로 의 탕뤄쓰 에는 나가사키 인근 바다에서 많이 잡히는 오징어나 작은 새우, 굴 따위가 들어갔다. 특히 숙주나물과 양상추까지 넣어 면의 양만큼 재료의 양도 많다. 60

61 맛도 담백하고 색도 하얗기 때문에 챤폰은 짬뽕과는 확연히 다르다. 하지만 재료를 보면 비슷한 면도 있다. 짬뽕에도 돼지고기, 오징어, 새우, 표고버섯, 죽순, 양파 등이 들어간다. 대신 챤폰에는 들어가지 않는 고춧가루가 한국의 짬뽕에는 빠지지 않는다. 당연히 만드는 방법도 다르다. 먼저 고추, 생강, 파 등을 냄비에 넣고 볶으면서 돼지고기와 고춧가루를 넣는다. 고춧가루를 넣는 이유는 돼지고기의 냄새를 없애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매운맛으로 국물을 더욱 얼큰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이 한국의 짬뽕을 만드는 데는 매우 중요하다. 다음에 각종 해물 재료를 넣고 볶은 후, 물을 약간 부어 국물을 만들어 끓인다. 여기에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삶은 육수 멸치육수 등을 부으면 그야말로 한국식의 매운 짬뽕이 된다. 챤폰과 짬뽕의 기본적인 조리법은 닮았다. 하지만 매운맛을 좋아하는 한국인에게 어울리도록 그 맛은 완전히 달라졌다. 공생의 역사에서 시작된 요리 일본어 챤폰은 한국어 짬뽕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가 마구 섞인 상태를 가리킬 때 쓰인다. 동남아시아의 말레이어에나 베트남어에도 같은 뜻의 짠폰 이란 말이 있고, 타이완의 고산족 말에도 짠뽄 이란 말이 있다. 하지만 말레이나 베트남이나 타이완 고산족에는 음식은 없고 말만 있다. 유사한 발음의 이 말이 쓰이는 곳은 모두 1930년대 이후 일본의 군국주의가 침략한 지역이거나 식민지를 경험한 곳이다.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겠지만, 일본어 챤폰 이 군국주의와 함께 이들 지역에 침투한 것은 아닐까? 그런데 왜 한반도에만 음식으로서의 짬뽕이 존재하는 것일까? 이 비밀의 문에는 아마 한반도의 화교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910년 조선이 일제에 의해 강제로 병합된 이후, 조선에 살던 화교들은 일본 본국에 살고 있던 화교들과 같은 정치 경제적 영역에 포섭됐다. 1930년대 일제가 만주국을 세우고 화북지역을 장악하면서 일본 화교와 조선 화교는 일제에 협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과정에서 나가사키 화교와 부산의 화교는 형제와도 같은 관계를 맺게 됐다. 그래서 한국 화교들은 자신들의 탸오 를 우동 이라고 불렀고, 나가사키의 화교는 한국의 짜장면을 받아들였다. 해방 이후 나가사키의 화교와 연결고리가 끊긴 부산 화교는 챤폰을 한국식으로 변모시키기 시작했다. 1950년대 후반부터 부산의 일부 중국 음식점에서 짬뽕이 메뉴로 나왔다. 한국 경제가 성장의 발판을 다진 1970년대가 되면 짬뽕은 전국의 중국 음식점에서 우동과 함께 중요한 메뉴가 됐다. 1990년대 이후 한국 사회가 안고 있던 정치 경제적 스트레스는 사람들로 하여금 우동보다 매운 짬뽕을 더 즐기도록 만들었다. 이 모두가 일제의 우산 아래에서 한반도와 일본의 화교가 생존하기 위해 공생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던 역사에서 생겨난 일이다. 1 3대째 이어지고 있는 나가사키 짬뽕의 기원지 시카이로. 2 나가사키 짬뽕은 창업자 천핑순이 배고픈 중국 이민자들을 위해 싼 가격에 푸짐한 국수를 만들어준 데서 유래했다. 2 주영하 교수 동아시아 음식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인문학자다. 2000년에 음식전쟁 문화전쟁 을 필두로 해 중국 중국인 중국음식 그림 속의 음식 음식 속의 역사 차폰 잔폰 짬뽕 맛있는 세계사 음식인문학 식탁 위의 한국사 등의 음식 관련 책을 펴냈다.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민속학 전공 교수로 있다. 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