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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趙翼의학문경향과 朱書要類 편찬의의의 姜文植 1. 머리말 2. 趙翼의생애와학문경향 3. 朱書要類 편찬의목적과경위 4. 朱書要類 編次구성의특징 5. 맺음말 1. 머리말 16~17세기초까지주자성리학의기반위에서다양한학문적 사상적조류들이공존했던조선의사상계는 1623년인조반정과 1636년병자호란을거치면서 17세기중반이후점차주자성리학이주류사상으로서의독점적지위를확고히하는방향으로재편되었다. 1) 1) 이러한현상은정치적으로인조반정이후주자성리학을철저히신봉하는서인계열이정권을주도한데에기인한측면이크지만, 한편으로사상적인측면에서는 16세기이후주자성리학에대한이해가지속적으로심화 축적되었던것에서그원인을찾을수있다. 16세기중반이후조선학자들의주자성리학이해과정을살펴보면중요한특징적흐름을발견할수있는데, 즉朱熹의저술을재편집하거나주석한일련의연구서들이지속적으로편찬되었다는점이다. 이러한흐름은 1558년 ( 명종 13) 이황이 朱子大全 에수록된서찰중중요한것들을선별해서 朱子書節要 를편찬한것을필두로하여이후영남학파와기호학파에서공통적으로나타났다. 2) 2) 영남학파에서는 朱子書節要 의주석서인 朱子書節要講錄 과 朱 1) 고영진, 1992, 총론 : 17 세기전반의리명분론의강화와사회경제정책의대립 역사와현실 8.

2 98 韓國文化 39 子書節要記疑, 鄭經世 (1563~1632) 가 朱子大全 에서서찰이외의글중긴요한것을선별 정리한 朱文酌海 (1622), 李栽 (1657~1730) 李象靖 (1710~ 1781) 등이 朱子書節要講錄 을보완한 朱書講錄刊補 (1785), 李象靖이 朱子語類 에서중요내용을선별 정리한 朱子語節要, 柳致明 (1777~1861) 이 朱子書節要 를재편집한 朱節彙要 등이편찬되었다. 기호학파에서는趙翼 (1579~1655) 이 朱子書節要 를재편집한 朱書要類 와朴世采 (1631~1695) 가 朱子大全 에누락된遺文들을모아편집한 朱子大全拾遺, 宋時烈 (1606~1689) 이손자宋麟錫 (1650~1692) 과함께 朱子書節要 와 朱文酌海 를합한후주석한 節酌通編, 그리고宋時烈이 朱子大全 을주석한 朱子大全箚疑 및이에대한일련의보완저술들이 3) 3) 편찬되었다. 이상과같이여러학자들을거치면서 250여년이상지속된朱熹저술연구서의편찬은조선중 후기주자성리학이해의심화과정을보여준다는점에서매우중요한의미를갖는다. 그러나이연구서들에대해서는 朱子書節要 에대한몇편의연구와 4) 4) 朱子書節要 의주석서를개괄한유탁일의 5) 연구를 5) 2) 이하영남학파와기호학파의朱熹저술연구서편찬내용은柳鐸一, 朱子書節要 注釋의맥락과그注釋書들 外來文獻의한국적수용 Ⅱ ( 書誌學硏究 5 6, 1990), 6-10 면의내용을참고하여정리하였다. 단유탁일의논문에는조익의 朱書要類, 박세채의 朱子大全拾遺 등이누락되어있다. 3) 송시열은 1676 년부터 朱子大全箚疑 편찬을시작하여 1678 년에완성하였으며, 이후송시열과그의문인들은 朱子大全箚疑 에대한지속적인보완작업을진행하였다. 그결과金昌協 魚有鳳의 朱子大全箚疑問目, 金邁淳의 朱子大全箚疑問目標補, 李宜哲의 朱子大全箚疑後語, 李恒老 李埈부자의 朱子大全箚疑輯補 등이지속적으로편찬되었다 ( 李俸珪, 1996, 宋時烈의性理學說硏究 서울대학교박사학위논문, 면 ). 4) 朱子書節要 를주제로한연구로는다음과같은논문들이있다. 윤병태, 1980, 퇴계의저서와그간행 朱子書節要 를중심으로 퇴계학보 28. 유탁일, 2003, 朱子書節要 의編纂流通과朴光前의위치 퇴계학과한국문화 32. 강진석, 2003, 퇴계 朱子書節要 편집의방법적특징과의의 퇴계학보 113. 송희준, 2004, 朱子書節要 와 大東韻府群玉 의비교고찰 남명학연구 17. 5) 유탁일, 1990, 朱子書節要 注釋의맥락과그注釋書들 外來文獻의한국적수용 Ⅱ 書誌學硏究 5 6., 1997, 朱子書節要 의注釋書에대하여 퇴계학논총 3.

3 趙翼의학문경향과 朱書要類 편찬의의의 99 제외하고는지금까지각연구서의저자에관한논문에서간단히언급된정도에그쳤을뿐그자체에대해서는본격적인연구는이루어지지않았다. 그중에서도특히본고의대상인趙翼의 朱書要類 는그간거의주목을받지못한저술이었다. 6) 6) 朱書要類 는趙翼이이황의 朱子書節要 에수록된朱熹의서찰중에서학자에게더욱긴요한내용들을선별한다음이를주제별로분류 정리한책으로, 이전시기의연구를발전적으로계승 보완한저술이라고할수있다. 뿐만아니라 朱書要類 는서울지역학자들, 특히서인계열학자들에의해편찬된최초의朱熹저술연구서라는점에서, 또朱子書정리에 近思錄 체재를적용한최초의책이라는점에서이후연구들의선구적역할을한저술이다. 즉 朱書要類 는앞시대의연구를계승 발전시키면서이후새로운연구경향의문을열어주었다는점에서학술사적으로중요한위치를차지하는저술이며, 따라서조선학자들의주자성리학연구경향을파악하기위해반드시검토해야할자료라고할수있다. 이에본고에서는먼저 朱書要類 편찬의사상적토대가되었던저자조익의생애와학문경향을검토하고, 이어 朱書要類 의편찬목적과편찬경위, 그리고조익의학문경향이투영되어나타난 朱書要類 編次구성의특징적모습등을분석함으로써이책이갖는사상사적의의를밝혀보고자한다. 6) 朱書要類 를대상으로한논문으로는麓保孝의 李朝趙浦渚 ( 翼 ) 의朱書要類硏究 ( 퇴계학연구 29, 1981) 가거의유일하다. 이논문은송시열이지은 浦渚趙公神道碑銘 과조익이지은 朱書要類序 를바탕으로조익의생애와 朱書要類 의편찬경위를정리한것으로서 朱書要類 의중요성을처음으로제기했다는점에서의미가있지만, 7 페이지에불과한짧은글로간략한소개에그쳤을뿐깊이있는연구에는이르지못하였다.

4 100 韓國文化 趙翼의생애와학문경향 1) 趙翼의생애 7) 7) 趙翼의字는飛卿, 號는存齋또는浦渚이며, 본관은豐壤이다. 고조부趙賢範과증조부趙安國이모두武科에급제하여각각同知中樞府事와副總管의직위에올랐고아버지趙塋中도僉知中樞府事를역임하는등先代에는武班이주를이루었다. 어머니는海平尹氏로현감을지낸尹春壽의딸이다. 1579년 ( 선조 12) 4월서울昌善坊에서출생한조익은여렸을때부터문장에남다른재주를보였으며, 8) 8) 9세때인 1587년에金繼燾를찾아가수학하면서부터본격적인학업을시작하였다. 1592년 (14세) 에임진왜란이발발하자조익은가족과함께楊州, 漣川등지에서피난생활을하다가그해가을부터廣州의村庄에거주하였다. 1593년에는公州에가서 書經 을 9) 공부하였으며, 9) 그해에다시광주로돌아와인근수원에거주하고있던李廷龜를찾아가서수학하였다. 16세때인 1594년에는군수玄德良의딸인星州玄氏와혼인하였다. 1595년 (17세) 에는자신의外從祖父이자大姑母夫인尹根壽를찾아가수학하였는데, 10) 10) 兩漢以上의文法을본받았다 ( 直法兩漢以上文法 ) 는 年譜 의기록을통해그가古文위주의문장공부에치중했음을알수있다. 그러나조익은 20세때 (1598년) 부터문장공부를중단하고四書와성리학연구에몰두 7) 조익의생애에대한서술은 浦渚全集 ( 下 ) ( 보경문화사편 ) 에수록되어있는 浦渚先生年譜 ( 尹拯著, 이하 年譜 로약칭 ) 의내용을주로참조하였다. 年譜 에서인용한내용중특별한설명이필요하지않은경우에는각주를생략하였다. 8) 年譜 에는조익이 3 세때말을하기도전에먼저글자를알았고 5 세때부터문장을지었으며, 6 세때에는글을읽어文理가날마다진보하였고글씨나그림에도재주가뛰어나사람들이모두칭찬하였다는내용이기록되어있다. 9) 조익이당시어떤이유로공주에갔으며, 그곳에서누구에게 書經 을배웠는지는알려져있지않다. 年譜 에는조익이 書經 을공부하면서 朞三百 과 璇璣玉衡 등의주석을막힘없이읽었으며, 洪範 을모방하여 彛範 이라는글을지었다고기록되어있다. 10) 尹根壽는조익의외조부인尹春壽의셋째아우이며, 또윤근수의부인은조익의증조부인趙安國의딸이다.

5 趙翼의학문경향과 朱書要類 편찬의의의 101 하였다. 11)11) 조익은 24세때인 1602년 ( 선조 35) 에別試에급제하여承文院權知副正字에임명되면서관직생활을시작하였다. 이후그는承文院博士, 成均館典籍, 司憲府監察, 平安道評事, 侍講院司書, 弘文館修撰등의직책을역임하였으며, 1609년 ( 광해군 1, 31세 ) 에는弘文錄에이름이오르기도하였다. 1611년 (33 세 ) 에鄭仁弘, 李爾瞻등大北세력들이중심이되어李彦迪과李滉을배척하고이들을文廟從祀에서제외하려는논의가일어났다. 이에조익은동료들과함께이언적과이황을옹호하고이들을배척하는정인홍, 이이첨등의잘못을비판하는상소를올렸지만, 결국高山察訪으로좌천되었다. 1613년 (35세) 이이첨등대북세력이仁穆大妃의아버지金悌男과永昌大君을죽이고인목대비마저폐위하려고하자, 조익은이에반발하여벼슬을버리고廣州로낙향하였다. 5년후인 1618년 (40세) 에다시충청도新昌으로이주한조익은 1623년인조반정이후재출사할때까지총 10년간지방에은거하였다. 이기간중조정에서는여러차례그에게벼슬을제수하였지만그는이를모두거절하고출사하지않았다. 조익은은거기간동안학문연구에전념하여 大學困得, 中庸困得, 論語淺說, 孟子淺說 등많은저술을남겼다. 12) 12) 조익은 1623년 ( 인조 1, 45세 ) 인조반정이후다시출사하였다. 이조좌랑에임명된조익은宣惠廳郎廳을겸임하면서선혜청도제조李元翼과함께大同法의확대실시를주도하였다. 13) 13) 1624년 (46세) 에는이괄의난이일어나자인조를공주까지扈從하였으며, 이후三司를거쳐同副承旨, 藝文館應敎, 直提學등을역임하였다. 또그는經筵에도참여하였고, 특히 大學 과 論語 를진강할때에는자신이지은 大學困得 과 論語淺說 을인조에게올리기도하였다. 1625년 (47세) 에는右副承旨겸선혜청부제조에임명되어더욱적극적 11) 年譜 에따르면조익이성리학공부에전념하기로하자, 윤근수는몇해만더문장공부를지속하여世間에없는문장을이룰것을권고하는등, 조익의문장공부중단을매우애석하게여겼다고한다. 12) 年譜 에는지방은거당시조익의학문활동에대해다음과같이기록되어있다. 선생은 20 세부터성리학에전념하여四書를읽으면서터득한바를그때마다기록하였는데, 이것이축적되어책을이루었다. 여러차례교정을거쳐서이때에이르러 大學困得, 中庸困得, 論語淺說, 孟子淺說 등을저술하였다. 13) 조성을, 1992, 17 세기전반서인관료의사상 역사와현실 8, 면.

6 102 韓國文化 39 으로대동법의확대실시를추진하였다. 1627년 (49세) 정묘호란이일어난후에는平山山城을수축하여後金의재침략에대비할것을건의하는등국방문제에도많은관심을기울였다. 14) 14) 1629년 (51세) 에는司諫院大司諫, 司憲府大司憲, 成均館大司成등을차례로역임하였다. 1631년 (53세) 모친상을당한조익은三年喪을마친후 1633년에다시예조판서에임명되었다. 1634년에조익은科擧制개혁을요구하는箚子를올렸는데, 여기에서그는講經시험에서背講이갖는문제점을강력히비판하면서背講를폐지하고臨講으로대신하여독서의익숙함과文理의통달여부를시험할것을주장하였다. 15) 15) 그러나그의주장은조종의제도를가벼이고칠수없다는반대에부딪혀결국실행되지못하였다. 1635년 (57세) 에李珥와成渾을文廟에종사하자는성균관유생宋時瑩등의주장에대해인조가이를허락하지않고일부에서는반대여론도나타나자, 조익은이이와성혼의학덕을높이평가하는箚子를올려그들의文廟從祀가정당한것임을주장하였다. 16) 16) 1636년 (58세) 에는後金이淸으로국호를바꾸고君臣의禮를요구해오자斥和를주장하면서淸의침입에대비할방도를진술하였다. 17) 17) 또斥和와主和의문제를두고최명길과논쟁을벌이기도하였다. 18)18) 1636년 12월병자호란이일어났을때조익은인조를호종할예정이었으나, 중도에부친이실종되는사건이일어나며칠동안아버지를찾느라고인조가남한산성으로들어갈때호종하지못하였다. 아버지를찾은이후조익은尹棨, 沈之源등과함께경기지역의관군들을모아남한산성을포위한청군을공 14) 浦渚集 권 3, 論平山城守疏. 15) 仁祖實錄 권 29, 仁祖 12 년 1 월庚戌條 : 浦渚集 권 11, 論變通科擧講經箚. 年譜 와 浦渚集 에는조익이이箚子를癸酉年 (1633 년 ) 에올렸다고기록되어있으나, 仁祖實錄 에는이듬해인 1634 년 ( 인조 12) 1 월에箚子를올린것으로되어있다. 16) 浦渚集 권 14, 陳文成公李珥文簡公成渾德行疏. 17) 浦渚集 권 11, 因求言條陳固邊備改弊政箚. 이箚子에서조익은청의침입에대비하는계책 8 가지를진술하였는데, 그내용은 1 激衆心 2 通下情 3 廣取士 4 擇將才 5 用土人 6 固城池 7 便弓制 8 導民人등이다. 18) 浦渚集 권 16, 答崔完城 - 明吉 - 書.

7 趙翼의학문경향과 朱書要類 편찬의의의 103 격하면서남한산성에들어가기위해노력하였지만실패하였다. 결국전쟁이끝난후인조를호종하지못한죄가거론되어 1637년 (59세) 에파직되었다. 이듬해에다시사헌부에서호종에참여하지못한책임을물어조익을탄핵하였지만, 이때에는최명길, 이시백등이적극적으로비호하여처벌을면하였다. 1637년파직이후조익은충청도신창으로내려가 1648년 (70세) 까지이곳에은거하면서학문연구에전념하여 1638년 (60세) 에는 書經淺說, 易象槪略 등을저술하였다. 또 1645년 (67세) 에는上疏를올려世子교육의방도를진술하였고, 19) 19) 1646년에는자신이지은 大學困得 을왕에게올렸다. 1643년 (65세) 元孫輔養官에제수된이래여러차례관직을제수받았지만사양하고출사하지않았던조익은부친의삼년상을마친 1648년 (70세) 에대사헌에임명되어다시출사하였다. 이후에도조익은계속해서致仕를청하는상소를올렸지만윤허를받지못하였다. 1649년 (71세) 에는인조에게 論語淺說 과 孟子淺說 을올렸으며, 그해 5 월효종이즉위한후에는여러차례箚子를올려治道, 敎士之道, 立志擇術之道등을진술하였다. 20) 20) 또경연에서 中庸 을진강하자자신의저술인 中庸困得 을효종에게올렸으며, 1650년 ( 효종 1, 72세 ) 에도箚子를올려經筵講學의요체를진술하였다. 21) 21) 한편이해 (1650년) 에영남유생柳稷등이이이 성혼을비방하는상소를올리자이이 성혼의문묘종사를주장하던성균관유생들이柳稷등의처벌을요구하면서크게반발한사건이일어났다. 이에대해조익은차자를올려영남유생들에대한조치를관대히할것을건의하면서도, 한편으로는이이 성혼의학덕을높이평가하면서이들의文廟從祀를적극주장하였다. 1651년 (73세) 3월조익이올린尹昉의諡狀에서인조대에폐위되어사약을받아죽은昭顯世子의비강씨를嬪宮으로칭한내용이발견되어조정에큰논란이되었다. 22) 22) 이諡狀은원래李植이지은것이었는데, 諡狀을올리기전에이식이죽자조익에게다시시장을짓도록하였다. 이에조익은이식의문 19) 浦渚集 권 5, 論王世子講學疏. 20) 浦渚集 권 12, 論治道箚, 申論治道仍進先朝所獻四事箚. 21) 浦渚集 권 12, 論學箚. 22) 孝宗實錄 권 6, 孝宗 2 년 3 월辛卯條.

8 104 韓國文化 39 장이훌륭하므로다시지을필요가없다고하면서원문의한두부분만수정한다음자신의명의로올렸다. 23) 23) 그런데이식이지은원문에강씨를嬪宮으로칭한부분이있는것을조익이발견하지못하고그대로올렸다가승정원에서이를발견하여문제가불거진것이다. 그결과그해 5월조익은삭탈관직되었다. 24) 24) 조익은삭관된지 4개월만인 9월에다시판중추부사에임명되었다. 이후조익은계속해서致仕를청하였지만, 효종은이를불허하였다. 그러나 年譜 에는조익이 1650년 (72세) 에 성밖으로나가廣州로돌아갔다. 는 25) 25) 기록이있고, 또 1652년 (74세) 에이르면 선생은이미 ( 벼슬에서 ) 물러나조용히집의문을닫아걸고처신하기를寒士와같이하였다. 오직좌우에經書를두고날마다학문에전념함으로써스스로즐거움을삼았다. 26) 26) 라고기록되어있어, 1652년이후에는그가사실상은퇴한것과마찬가지였음을알수있다. 그리고마침내 1655년 3월에조익은 77세를일기로생을마감하였다. 시호는文孝이다. 2) 조익의학문경향 조익은그의나이 20세이전과이후에서로다른양상의학문경향을보였다. 年譜 에따르면조익은 20세이전까지는문장공부를위주로하면서音律 象數 卜筮 禪家書등다양한서적들을두루섭렵하였고兵書에도조예가깊었지만, 20세이후에는四書및 近思錄 朱子書節要 등의性理書를중심으로경학과성리학연구에몰두하였다고한다. 27) 27) 이에본고에서는조익 23) 諡狀은죽은사람의명의로는올릴수없도록되어있었기때문에, 비록이식이지은글이었지만조익의명의로올렸던것이다. 이식이지은諡狀은姜嬪의옥사가일어나기전에지어진것이었다 ( 孝宗實錄 권 6, 孝宗 2 년 3 월辛卯條 ). 24) 孝宗實錄 권 6, 孝宗 2 년 5 월丁亥條. 25) 年譜 二十三年 ( 孝宗大王元年 ) 庚寅 ( 先生七十二歲 )... 十一月... 出城歸廣州九浦舊居. 26) 年譜 二十五年壬辰 ( 先生七十四歲 )... 先生旣退蕭然弊廬處身如寒士唯左右經書日沈潛溫繹以自樂也. 27) 年譜 先生天才絶人嘗見琴譜一日而成音律至如象數卜筮之書一見皆解而未嘗經意也. 於書無不博覽又見禪家書而悅之汎濫久之. 時當倭亂未平心懷慷慨常

9 趙翼의학문경향과 朱書要類 편찬의의의 105 의학문경향을문장공부와성리학연구의두측면으로나누어살펴보도록하겠다. ⑴ 古文위주의文章觀조익의문장공부는兩漢이전의 古文 을창작의전범으로삼는것이었는데, 이와같은문장관은그가 1598년에尹根壽에게보낸 上月汀先生書 에잘나타나있다. 이편지에서조익은 六經을제외하고는左氏 孟軻 莊周 太史의글이가장奇絶하다. 28) 28) 라고전제한다음, 각사람의문장이갖는장점에대해다음과같이설명하였다. 孟軻 莊周는辯論에능하고左氏는辭令에능하며太史公은敍事에능하되모두精密하고奇異합니다. 오늘날사람들은辯論을莊周에게배우지않기때문에薄湔하고, 辭令을左氏에게서배우지않기때문에草野하며敍事를太史公에게배우지않기때문에거칠지않으면이지러지고화려하지않으면卑俚합니다. 29) 29) 즉 孟子 莊子 의문장은辯論, 春秋左氏傳 의문장은辭令, 史記 의문장은敍事의측면에서각각특징적인장점을갖고있기때문에辯論 辭令 敍事의문장을지을때에는반드시이서적들의문장을전범으로삼아야하며, 그러지않는문장들은薄湔하고草野하며거칠고卑俚한문제점들을가질수밖에없다는것이다. 이는곧조익스스로가 孟子 莊子 春秋左氏傳 史記 등을자신의문장의전범으로삼겠다는뜻을천명한것이라고할수있다. 春秋左氏傳, 孟子, 莊子, 史記 등을산문창작의전범으로인정하는것은 16세기말 ~17세기조선문단을주도했던 秦漢古文派 30) 의 30) 논리를그대 慕諸葛武侯之爲人講求兵法論說策略... 二十六年戊戌 ( 先生二十歲 )... 先生因覽古人論學處有契於心乃取四書讀之豁然有悟遂盡棄他好而潛心於性理之學日夜刻勵直以古聖賢爲法. 28) 浦渚集 권 15, 上月汀先生書 毋論六經卽左氏 孟軻 莊周 太史最稱奇絶. 29) 浦渚集 권 15, 上月汀先生書 孟軻 莊周長於辯論左氏長於辭令太史公長於敍事而文皆精皆奇. 今人惟辯論不學莊周故薄湔辭令不學左氏故草野敍事不學太史故不麤則缺不華則俚. 30) 秦漢古文派 는명나라의擬古文派 - 前後七子의문학이론이 16 세기말 17 세기초

10 106 韓國文化 39 로따른것인데, 조익이이와같은문장관을갖게된것은스승윤근수의학풍으로부터많은영향을받았기때문으로생각된다. 윤근수는조선의문단에서先秦兩漢의古文을창작의전범으로삼는 秦漢古文派 성립의출발점이되는인물이다. 31) 31) 年譜 에는조익이 17세때부터윤근수의문하에서수학했다고기록되어있는데, 윤근수가조익의외종조부이자대고모부였다는관계를생각해볼때그이전부터윤근수의학문적영향을받았을가능성이 32) 높다. 32) 그리고이와같은인척 사승관계를통해조익은윤근수의고문론을수용하여자신의문장관을정립했다고할수있다. 조익의문장관은 20세가되던 1598년부터본격적으로四書와성리학연구에전념하기시작하면서이전과는좀다른면모를보였는데, 이는그가 1610 년 (32세) 에지은 書攻書日錄 을통해확인할수있다. 이글에서조익은자신이아직까지학문적성취를이루지못하고있는이유가文字詞章에대한情을잊지못하였기때문이라고자책하였다. 33) 33) 이어그는, 문장은밖에서따로구할필요가없다. 聖賢의책속에문장이있으니진실로聖賢의책을숙독하여얻은바가있으면이치가날로밝아지고글이날로통달하게되어저절로좋은문장을지을수있다. 어찌반드시별도의작문공부를한후에야얻을수있는것이겠는가? 34) 34) 라고하여 小學 近思錄 四書 五經등을깊이공부하여의리를분명히 조선문단에수용되어성립된것으로, 先秦兩漢의산문을창작의전범으로삼는문학유파이다. 진한고문파의성립과정및그문학적특징에대해서는姜明官, 16 세기말 17 세기초의고문파의수용과진한고문파의성립 (1995, 한국한문학연구 18) 및 16 세기 17 세기초秦漢古文派의산문비평론 (2002, 대동문화연구 41) 의내용을참조. 31) 姜明官, 2002, 16 세기 17 세기초秦漢古文派의산문비평론 대동문화연구 41, 169 면. 32) 姜明官은 조익은 세때부터윤근수를추종하였으며, 20 세가되기전 3 년동안은윤근수의집에서기거한적이있었다. 라고하였다 ( 강명관, 2002, 위의논문, 176 면 ). 33) 浦渚集 권 20, 書攻書日錄 余所以學無所得識不明而日晦德不修而日雜無以自異於衆人者深求其故誠由不能忘情於文字詞章之業. 34) 浦渚集 권 20, 書攻書日錄 文章不必外求聖賢書中自有文章. 誠能熟讀聖賢之書而有得焉則理日明文日達自能做出好文字何必別爲作文工夫而後得也.

11 趙翼의학문경향과 朱書要類 편찬의의의 107 알게되면문장도자연히잘하게된다는입장을피력하였다. 이와같은인식은조익이성리학을공부하기시작한이후이전과는다른道學的문장관을가지게되었음과, 또한편으로는성리학공부를시작한이후에도문장에대한그의관심이완전히끊어지지는않았음을보여준다. 조익은성리학학습이후도학적문장관을가지게되었지만한편으로는여전히고문에대한관심을유지하고있었는데, 이러한모습은그가 60세때에편찬한 史漢精華 를통해확인할수있다. 史漢精華 는조익이秦漢古文派의대표적전범서인 史記 와 漢書 의문장을발췌 정리하여편찬한것으로, 그서문에서조익은학자는본래문장을할겨를이없지만혹여력이있다면문장을짓되응당고문으로법을삼아야한다고전제한다음, 고문의전범으로서六經외에 春秋左氏傳 史記 漢書 등을제시하면서당송이후문장의연원도모두여기에서나왔다고하였다. 35) 즉조익은성리학연구에전념하면서도한편으로는만년에이르기까지고문에대한관심을지속해왔으며, 그러한관심이 史漢精華 라는일종의 古文전범서 편찬으로나타났다고할수있다. ⑵ 四書 近思錄 중심의性理學연구조익은 20세부터문장공부를중단하고성리학연구를시작하였다. 이에대해 年譜 에서는 선생이옛사람들의 論學處 를보고마음에결심한바가있어이에四書를취하여읽었더니활연히깨달은바가있었다. 드디어다른좋아하던것들을다버리고性理의학문에잠심하였다. 36) 36) 라고기록되어있을뿐이며, 浦渚集 을비롯한여타다른자료에도관련된내용이보이지않아서, 조익이정확히어떤계기로인해문장공부를중단하고 35) 浦渚集 권 26, 史漢精華序 學者當務爲急文章固所不暇爲也. 然或力有餘而及之亦當以古文爲法古文可法者六經之外如左氏如馬史如班史是也. 唐宋以來文章淵源皆出於此也. 36) 年譜 先生因覽古人論學處有契於心乃取四書讀之豁然有悟遂盡棄他好而潛心於性理之學.

12 108 韓國文化 39 성리학에전념하게되었는지는분명하지않다. 또조익이누구에게서성리학을배웠는지도밝혀져있지않은데, 독학으로四書와성리학을공부한것이아닌가추정된다. 20세부터성리학연구에전념한조익은 30세이전에이미 持敬圖 (20세), 心學宗方圖 (25세), 大學私覽 (28세) 등을저술하는등의학문적성과를거두었다. 그러나조익은오히려앞서본바와같이 書攻書日錄 에서지난 10 여년동안학문적성취를이루지못한것에대해불만을표시하며, 앞으로더욱학문에정진할뜻을다음과같이피력하였다. 지금이후로는일체다른책에대한뜻을끊고오로지聖賢의책만읽을것이다. 먼저 小學 近思錄 朱子書節要 등을읽은다음四書, 五經, 史學을차례로공부하고자한다. 37) 37) 이글에서특히주목되는것은조익의독서순서로서, 그는 小學 近思錄 朱子書節要 四書 五經 史書 의순서로학문연구에임할뜻을밝혔다. 조익은 1637년에지은 開惑淺說 에서도독서의순서를언급하였는데, 여기에서는 小學 近思錄 四書 五經 家禮 朱子書節要 心經附註 史書 를이상적인학습순서로제시하였다. 38) 38) 이는 朱子書節要 가뒤로옮겨진것을제외하면앞서본 書攻書日錄 의학습순서와일치한다. 조익은이상과같은독서순서를관학교육에도적용시켜서, 京中의四學유생들과지방의선비들은 小學 을읽게하고성균관의유생들은 近思錄 과四書 五經을차례로강할것을주장하였다. 39) 39) 위의서적들중에서조익이특히중요시하였고또그의일생을바쳐연구에전념하였던대상은바로四書이다. 조익은 學問이란聖賢의책을읽고聖賢의뜻을구하며, 몸소실천하여성현이한바를하는것 40) 이라고 40) 정의한 37) 浦渚集 권 20, 書攻書日錄 自今以後須一切絶意他書惟專讀聖賢之書先讀小學 近思 絶要等書次及四書次及五經次及史學. 38) 浦渚集 권 20, 開惑淺說. 한편이글에서조익은史學공부의필요성을인정하면서도반드시經學을먼저공부하여얻음이있은후에史書를읽어야한다는입장을피력하였다. 39) 浦渚集 권 9, 成均館論學政箚.

13 趙翼의학문경향과 朱書要類 편찬의의의 109 다음, 聖賢의책을읽어서聖賢의뜻을구하고자한다면응당孔子 孟子의言行과心法이수록되어있는四書로요체를삼아야한다고하여四書를공부하는것이학문연구의중심이되어야함을강조하였다. 41)41) 조익은四書가聖賢의책이라는점에서그理는동일하지만각각의體는서로다르다고전제한다음, 中庸 과 大學 은爲學의방법을논하였으니 論著之書 이고, 論語 와 孟子 는聖賢言行의전체를얻어볼수있으니 記載之書 라고하였다. 42) 42) 즉 論語 와 孟子 는聖賢의言行, 즉배워야할내용을담고있는책이고, 大學 中庸 은성인을배우는학문의방법을논한책이라는것이다. 특히조익은 論語 와 孟子 에대하여, 三代이전의聖人은世代가멀고文籍도없어서그言事를자세히알수없다. 그이후세대로言事를자세히알아서배울수있는사람은오직孔子와孟子이니, 孔 孟은萬世의師法으로삼아야할이가아니겠는가? 孔 孟의言事를자세히알고자하면오직 論語 와 孟子 를보아야하니, 論語 孟子 는만세토록法式으로삼아야할바가아니겠는가? 43) 43) 라고하면서, 論語 孟子 를사람들이마땅히종신토록읽어야할책으로평가하였다. 44)44) 이상을정리하면조익은성인을배우는학문의내용과방법을담고있다는점에서四書의중요성을강조하였다. 그리고바로이점에서조익은四書가五經보다더큰중요성을갖는것으로평가하였다. 조익은四書와五經모두를聖人의책으로서 책중에서지극한것 ( 書之至 ) 으로인정하였지만, 學者의用力 이라는측면에서본다면四書가五經보다더욱절실한책이라는입장을 40) 浦渚集 권 20, 開惑淺說 學問者所以讀聖賢之書求聖賢之義而以身行之爲聖賢之所爲者也. 41) 浦渚集 권 20, 開惑淺說. 42) 浦渚集 권 21, 中庸困得後說上 : 권 26, 孟子分類淺說序. 43) 浦渚集 권 5, 進論孟淺說疏 三代以上聖人卽世代旣遠文籍殘缺其言與事不可得而詳焉. 其世代差後其言與事可得詳而學焉者唯孔孟是也. 然則孔孟豈非萬世之所當師法者乎. 孔孟之言與事可得而詳焉者唯在論孟二書然則此二書者豈非萬世之所當法式焉者乎. 44) 浦渚集 권 5, 進論孟淺說疏.

14 110 韓國文化 39 다음과같이피력하였다. 周易 은본래점치는책으로비록천하의이치가모두갖추어져있지만오로지爲學을방법을논한책은아니다. 詩經 書經 에기록된바는진실로聖人의格言으로德을닦고다스림을이루는방도이니만세의법이될만하지만, 그말들이다그런것은아니다. 書經 에는한때의명령이많이실려있고 詩經 은다당시의노래이니, 모두오로지爲學의방법을논한것은아니다. 春秋 는列國의是非를기록하였고, 禮記 는行禮의節文을기록하였다. 그러므로오로지爲學 用功을논하여致知 力行 治心 修身 應事 接物의法과爲國 治民의道가되는것은오직四書이다. 45) 45) 즉조익은四書가오로지학문을하는방법과학문을통해얻을수있는功業, 즉致知 力行 治心 修身 應事 接物의法과爲國 治民의道를수록하고있다는점에서학자에게더욱중요한의미를갖는다고주장하였다. 그리고이러한인식을바탕으로정력이부족하거나혹나이가많이든후에학문을시작한자는四書만읽어도좋다는입장을피력하였다. 46)46) 이상과같이四書의중요성을강조한조익은이러한입장을자신의연구활동을통해구체적으로실천하였다. 즉조익은일생동안많은저술을남겼는데, 이중經學관련저술들은 書經淺說 과 易象槪略 을제외하고는모두四書를연구한것들이었다. 47) 47) 특히조익은四書를연구할때 주자가集註와 45) 浦渚集 권 21, 中庸困得後說上 易本卜筮之書也雖天下之理無所不備非專論爲學之方也. 詩書所載固有聖人格言論修德致治之道可以爲萬世法者矣然其言不盡然也. 書多是一時命令詩皆當時歌詠皆非專論爲學之方也. 至於春秋書列國是非禮記記行禮節文. 故其專論爲學用功所以致知力行治心修身應事接物之法及爲國治民之道則唯四書爲然也. 46) 浦渚集 권 21, 中庸困得後說上. 47) 조익의四書연구서의편찬과정을정리하면다음과같다. 경서조익의연구서 ( 저술연도 ) 大學 大學私覽 (1606) 大學困得大學困得後說大學困得後說下大學略說 (1609) ( ) 上 中 (1638) (1653) 論語 論語淺說 (1615) 孟子 學孟篇 (1601) 孟子分類淺說 (1615) 孟子淺說 (1639) 中庸 中庸困得 (1615) 中庸困得後說上 中 (1647)

15 趙翼의학문경향과 朱書要類 편찬의의의 111 章句를지어세상에전하니聖賢의뜻이찬연하게명백해졌다. 후세학자들이응당이로말미암아구해야한다. 48) 48) 라고하면서도, 다른한편으로는 ( 경서중에서 ) 해석이미진한부분을깊이연구하는것이진실로先賢이後學에게바라는바 49) 라는 49) 입장에서계속적인반복연구를통해깊이있는성취를이루었고, 때로는朱熹와다른견해를피력하기도하였다. 50)50) 한편조익은 程子 朱子는孔子 孟子를공부한이들이므로, 그들 ( 程 朱 ) 의학문은모두四書에서얻은것이며그들의말은四書와더불어표리가된다. 따라서四書를읽는자는반드시程 朱의책을읽어서로참고를삼아야한다. 51) 라고하여, 四書와더불어성리학서적들을공부하는것이반드시필요하다고하였다. 그런데여러성리학서적들중에서조익이가장중요하게생각한책이 近思錄 이다. 近思錄 은朱熹가 1175년에呂祖謙과함께편찬한책으로, 北宋四子 ( 周敦頤, 程顥, 程頤, 張載 ) 의문헌중에서大體에관계되고日用에절실한내용들을뽑아서정리한것이다. 52) 52) 특히 近思錄 은학문하는태도에있어 下學上達, 自卑升高 의단계와절차를중시하였다는점에서중요한의의를갖는책이다. 53) 53) 조익은 近思錄 을초학자들이반드시익혀야할입문서로매우중시하였다. 조익은 開惑淺說 (1637 년 ) 에서초학자는향방을알지못하므로갑자기四書를먼저읽으면혹이해하기어려워서유익이없을수있으므로 小學 48) 浦渚集 권 6, 進庸學困得疏 朱子著集註章句以傳於世則聖賢之旨燦然明白... 後學惟當由是而求之. 49) 浦渚集 권 21, 大學困得後說上 又及於其所未釋者乃爲深致力也此誠先賢所望於後學也. 50) 대표적인경우가 大學 誠意章 의 自欺 에대한해석으로, 기존연구에서는조익이 自欺 를 大學章句 와다른방식으로해석한것이조익사상의양명학적성격을보여주는것이라고해석하기도하였다 ( 宋錫準, 1985, 浦渚趙翼經學思想의哲學的基礎 동양철학연구 6). 조익과朱熹의 自欺 에대한해석의차이는宋錫準의논문 면을참조. 51) 浦渚集 권 20, 開惑淺說 程朱學孔孟者也. 故其學皆得之四書而其言與四書表裏. 故讀四書者又必讀程朱之書以相叅驗也. 52) 近思錄 近思錄序 ( 朱熹撰 ) 因共撰取其關於大體以切於日用者以爲此篇. 53) 近思錄 近思錄序 ( 呂祖謙撰 ) 講學之方日用躬行之實具有科級循時而進自卑升高自近及遠.

16 112 韓國文化 39 近思錄 등을먼저읽어서階級을삼아야한다고하여, 小學 과 近思錄 을四書에앞서먼저공부해야할입문서로규정하였다. 54) 54) 그중에서도특히 近思錄 에대해서는, 近思錄 은周子 張子 二程의학문중정미하고온축된것으로, 性命의은미함에서爲學의방도까지갖추어지지않은것이없다. 先儒들이 四子의階梯 라고하였으니, 학자들은趨向할門路를응당여기에서얻어야한다. 55) 55) 라고하여, 近思錄 을四子, 즉周敦頤, 張載, 程顥 程頤의학문을공부하기위한입문서로중요시하는입장을피력하였다. 나아가조익은 주자가 近思錄 을편집해서학자의문호를열어주어 ( 近思錄 이 ) 후대의한경서가되었으니, 四書 五經과더불어온우주에널리펼쳐졌다. 56) 라고하여 近思錄 이四書 五經에버금가는학문적가치를가지고있음을분명히하였으며, 특히 近思錄 학습을통해二程학문의깊은뜻을얻을수있다는점을강조하였다. 57)57) 近思錄 을중시하는조익의학문경향은구체적인교육정책에도반영되었다. 조익은 51세때인 1629년 ( 인조 7) 에성균관대사성에임명되었는데, 이때성균관유생들에게훈시하면서, 近思錄 한책은그이치가광대하여모두갖추어져있고, 그말이명백하고절실하다. 또그글이간략하여쉽게卒業할수있다. 진실로이한책을숙독하여깊이생각하면聖賢의深思와學問의門路를알수있을것이다. 이와같이한후에四書와 詩經 書經 등의책을읽으면그말의뜻이저절로마음에밝게깨달아지는것이마치부형들에게집안일을듣는것과같을것이다. 58) 58) 54) 浦渚集 권 20, 開惑淺說. 55) 浦渚集 권 20, 開惑淺說 近思錄周張二程之精蘊也. 自性命之微至於爲學本末無不備具先儒謂爲四子之階梯. 學者趨向門路當於此而得之也. 56) 浦渚集 권 26, 伊洛精要序 朱子輯成近思錄以開學者門戶爲後代一經與四書五經同垂宇宙. 57) 浦渚集 권 26, 伊洛精要序 由是而求之自可得程氏閫奧矣. 58) 年譜 近思一書其理廣大悉備其言明白切實又其書簡約易以卒業. 苟於此一書熟讀深思則可以知聖賢心事學問門路如是而後取四書詩書等書讀之則其語意自皆曉然於心如聞父兄說門內事矣.

17 趙翼의학문경향과 朱書要類 편찬의의의 113 라고하여, 유생들에게 近思錄 을공부하는데힘쓸것을당부하였다. 또 56 세때인 1634년에는과거제개혁을주장하는상소를올렸는데, 이때그는 四書三經외에후세의책으로는 近思錄 이가장순정하므로經書이외의책중에서는마땅히이책을시험해야합니다. 59) 라고하여 近思錄 을과거의 59) 새로운시험과목으로추가할것을건의하기도하였다. 이상과같이四書와 近思錄 을위주로하는조익의학문경향을살펴보았다. 이와같은학문경향은그의四書연구활동및교육정책을통해구체적으로발현되었을뿐만아니라그의학문 저술활동전반에걸쳐직 간접적으로투영되어나타났는데, 그런양상을가장잘보여주는것이바로 朱書要類 의편찬이라고할수있다. 2. 朱書要類 편찬의목적과경위 1) 편찬목적 조익의 朱書要類 는집필시작부터최종완성까지상당히오랜시간이걸린저술이다. 뒤에서자세히살펴보겠지만조익은 40대초, 중반부터朱子書정리작업을시작하여 1차원고를완성한이후이에대한지속적인수정 보완을거쳐 70대중반에이르러서야최종적인완성을보았다. 하나의책을편찬하는데 30여년의세월이소요된셈이다. 그렇다면조익이이처럼오랜세월을투자하여 朱書要類 를편찬한목적은무엇일까? 조익의 朱書要類 편찬목적을알기위해서는먼저조익이朱熹의학문및朱子書의가치에대해어떤인식을가지고있었는지를살펴볼필요가있다. 조익은程顥 程頤형제와朱熹가孔孟을스승으로삼아孔孟의학문을창도함으로써孔孟의학문이다시밝아졌다고하였으며, 60) 60) 또단절되었던聖賢의학문이宋나라에이르러다시계승되었고朱熹가이를집대성했으니후 59) 浦渚集 권 11, 論變通科擧講經箚 後世之書近思錄最爲純正經書之外又宜試此書矣. 60) 浦渚集 권 26, 伊洛精要序.

18 114 韓國文化 39 학들은반드시朱熹를스승으로삼아야한다고하여, 61) 61) 朱熹가孔孟학문의계승자이자집대성자라는점을강조하였다. 그에따라조익은聖賢의학문을배우기위해서는반드시朱熹의저술을공부해야한다는입장을피력하였는데, 그중에서도특히朱子書, 즉朱熹서찰을가장중요하게생각하였다. 대개朱子의글로서詩 詞 雜著등의여러저술들은한결같이道義의바름에서나오지않은것이없지만, 그論辨義理와指示用功의방도에있어서찰보다절실한것은없다. 詩經 書經 周易 春秋 등의책은모두孔子의述作이지만, 사람을가르치는은미한말로학자에게절실한것으로는論語問答의말과같은것이없다. 62) 62) 조익은이와같이朱子書의위상을 論語 에비견하며그학문적가치를높이평가하였다. 그러나한편으로조익은朱子書를비롯한朱熹의저술을공부하는데있어많은어려움이있음도지적하였다. 朱子全書 가우리나라에통용되는것이심히드물어서老士宿儒라도그책을본사람이드물며, 63) 63) 그분량도너무방대하기때문에혹책을구했더라도그내용을다알기어렵다는것이다. 64) 64) 이어조익은이상과같은 朱子大全 학습의난제들을해결해준것이바로이황의 朱子書節要 라고하였다. 退溪선생이그중에서 ( 朱子大全 중에서 ) 서찰들을가려서취하여 節要 를만들었다. 朱子의말가운데후세에法이될만하지않은것이없지만학자가用力하는방도에있어서는서찰이가장중요하다. 다시그중에서도요체가되는것들을가려뽑았으니, 그런즉학자가朱子를배우고자할때이책 ( 節要 ) 은그들어가는문이아니겠는가? 퇴계선생이후학들에게은혜를베푼바가크도다. 65) 65) 61) 朱書要類 卷首, 朱書要類序. 62) 浦渚集 권 26, 朱子書抄節分類序 盖以朱子之文如詩詞雜著諸作無非一出於道義之正也然其論辯義理及指示用力之方則莫切於書札也. 如詩書之刪易之纂春秋之筆削無非孔子之述作也然其誨人之微言切於學者則莫如論語問答之辭也. 63) 浦渚集 권 26, 朱子書抄節分類序. 64) 浦渚集 권 20, 開惑淺說 : 朱書要類 卷首, 朱書要類序. 65) 朱書要類 卷首, 朱書要類序 退溪先生就其中掇取書札爲節要. 夫朱子之言無非可以爲後世法也而其於學者用力之方則書札爲最要也而又掇其要焉然則學者欲學朱子此豈非其門也. 退溪先生之惠後學其大矣乎.

19 趙翼의학문경향과 朱書要類 편찬의의의 115 즉조익은 朱子大全 의수많은글중에서朱熹학문의정수를가장잘보여주는것이서찰인데, 이황이그서찰들중에서도특히중요한것들을선별 정리하여 朱子書節要 를편찬함으로써학자들이보다쉽게朱熹학문의요체를공부할수있는길을열어주었다고높이평가하였다. 또조익은이황이 朱子書節要 를편찬한뜻은先儒들이 論語 를尊信한것과일치한다고하면서, 朱子書節要 의내용이모두지극히정밀하고마땅하여학자에게절실하지않은것이없으니, 학자가도덕으로들어가는법이되기에부족함이없다고하였다. 66)66) 이상과같이조익은이황의 朱子書節要 가 朱子大全 을비롯한朱熹저술을학습할때나타나는어려움들을해결해줌으로써학자들이성리학공부로나가는門路가되었다는점에서, 성리학공부에있어우선해야할책으로인정하였다. 그러나조익이 朱子書節要 에완전히만족한것은아니었다. 나의어리석은생각에는오히려이글 ( 節要 ) 도많아서학자들의用功에어려움이있을까염려된다. 어째서인가? 聖賢의말은史傳이나諸子百家와같이玩閱함에그치는것이아니다. 장차이것으로써몸에체득하여실천함에이르러야할것이니, 그런즉반드시중요한것에힘써서정밀하게익혀야한다. 이책 ( 節要 ) 20권은그문장의많음이四書五經과서로비길만하니, 만일학자가익숙하고자하더라도中人이하의精力으로는비록평생동안노력해도혹능치못하는바가있다. 이런까닭으로이책을읽는대부분의사람들이대강만읽어서그요체를얻지못하며, 혹은반도미치지못하여게으른마음이생기니, 노력해도공이없는탄식을면하지못한다. 67) 67) 여기에서조익은 朱子書節要 가비록 朱子大全 에수록된서찰들중핵심적인것들을선별하여편집한것이지만, 그것역시분량이 20권이나될만큼방대하기때문에배우는자들이이책을충분히숙독하여다이해하고실천하기에는어려움이많다는점을지적하였다. 이는곧학자들의朱子書연구 66) 浦渚集 권 26, 朱子書抄節分類序. 67) 朱書要類 卷首, 朱書要類序 翼之愚猶恐其文多學者難於用功也. 何者. 聖賢之言非如史傳諸子可玩閱而已將以體之身而致之行也則必務要精熟. 此書二十卷其文之多與四書五經殆相埒焉學者如欲熟之中人以下精力雖閱歲窮年或有所不能矣. 以是讀是書者率多泛然出入莫得其要或讀未及半怠意已生未免有路而無功之嘆也.

20 116 韓國文化 39 를활성화하기위해서별도의대책이필요함을제기한것이라고할수있다. 조익은그대책으로 2가지를제시하였는데, 첫째는 朱子書節要 에수록된서찰중내용상더욱긴요한것들을선별함으로써전체적인분량을좀더줄이는것이고, 둘째는편지의내용에따라주제별로분류하여재편집하는것이었다. 그러므로나의생각으로는중요한것을다시뽑아서자세하게하는것이상의좋은방법이없는것같다. 말이긴요하면그얻는바가정밀해지고, 문장이간략하면그用力이쉬워진다. 또그말이한가지類가아니어서渾然雜進하게되니, 분류하여나누는것만같지못하다. 그렇게하면義理事爲와名目條貫이찬연히명백하여열람하는자가밝게그따라서들어갈바를얻게될것이다. 68) 68) 즉조익은 朱子書節要 의내용중에서학문적으로특히중요한것을엄선한다음그서찰들을다시내용에따라항목을나누어재편집한다면학자들이보다쉽고분명하게朱子書를공부할수있게되고, 이를통해성리학연구가크게융성해질것으로기대하였다. 그리고자신이직접 朱子書節要 를재편집하여 朱書要類 를편찬함으로써자신의생각을실천에옮겼다. 바로이점이조익이 朱書要類 를편찬한궁극적인목적이라고할수있다. 2) 편찬경위 앞절에서조익이 朱書要類 를편찬한목적을살펴보았다. 그렇다면 朱書要類 는구체적으로어떤과정을거쳐서편찬되었을까? 浦渚集 과 朱書要類 에는 朱書要類 의편찬경위를보여주는글들이수록되어있는데, 이내용들을종합해보면 朱書要類 의편찬과정은크게세단계로나누어볼수있다. 첫번째단계는 1627년 ( 인조 4, 49세 ) 의 朱子書抄節分類 의편찬으로, 浦渚集 에수록되어있는 朱子書抄節分類序 는당시의편찬경위를잘보여준다. 이글에서조익은朱子書의학문적가치, 이황의 朱子書節要 편찬이갖는의의등을서술한다음, 68) 朱書要類 卷首, 朱書要類序 故區區之計竊以爲莫如更抄其尤要者而致詳焉. 盖言要則其所得精文約則其用力而也. 且其言非一類與其混然雜進亦莫如分而異之使義理事爲名目條貫燦然明白覽者曉然得其所從入也.

21 趙翼의학문경향과 朱書要類 편찬의의의 117 내가시골 ( 畎畝 ) 에있을때 ( 朱子書節要 중에서 ) 다시더욱절실한것을抄出하였고또망령되이이를분류하였으니, 대개스스로정력이부족함을헤아리지않고공을덜수있기를기대했을따름이다. 가난하고힘이없어서능히필사하지못하다가이제다행히글을잘쓰는아전과유생을얻어서그들로하여금필사하게하였다. 69) 69) 라고하였다. 여기에서 시골에있을때 는조익이벼슬에서물러나지방에은거하고있었던시기를가리키는것으로생각된다. 1장에서살펴본바와같이조익은 35세때인 1613년에인목대비폐위논의가일어나자벼슬을버리고경기도광주로낙향하였다가 1618년에다시충청도신창으로이주하여, 1623년인조반정이후재출사할때까지지방에은거하였다. 즉조익은 35세부터 45세까지총 10년간관직에서물러나있었는데, 이기간동안그는학문에몰두하여여러저술들을편찬하였으므로, 朱書要類 역시이시기에편찬을시작했을가능성이매우높다. 한편조익이 1642년 ( 인조 20, 64세 ) 에쓴 朱書要類序 에도 ( 내가 ) 일찍이참람하게스스로를헤아리지않고감히 ( 朱子書節要 를 ) 抄出하여分類하였는데, 헤아려보니이제 20여년이되었다. 70) 라는 70) 내용이있다. 이는조익이당시부터 20여년전, 곧 40대초 중반부터朱子書정리작업을시작하였음을의미한다. 이내용과위의인용문을종합해보면, 조익이 朱子書節要 를바탕으로朱子書를정리하기시작한것은그가충청도신창에은거하고있던 1618~1623년경임을알수있다. 조익은 1623년재출사이전에 朱子書抄節分類 의원고를거의완성했던것으로생각된다. 다만은거기간중에는경제적여유가없어서원고를정서하지못하다가 1623년출사이후어느정도시간이지나여유가생긴 1627년에이르러사람을구해서자신의초고를정서하도록했던것이다. 그러나 1627년에 1차로정리된 朱子書抄節分類 는이후상당기간동안여전히초고상태로남아있었다. 이는조익이초고를재정리하여책으로간행할시간적여 69) 浦渚集 권 26, 朱子書抄節分類序 翼曩在畎畝竊更抄其尤切者又竊妄分之盖亦自量精力之不足冀有以省功耳. 顧貧居無力未能寫出今幸爲都得善寫吏及儒士之能書者令寫之. 70) 朱書要類 卷首, 朱書要類序 嘗僭不自揆竊敢抄而分之計今二十年餘矣.

22 118 韓國文化 39 유를갖지못했기때문이다. 1장에서본바와같이인조반정이후재출사한조익은 50대에관료로서가장정력적으로활동하였다. 따라서자신의학문을차분히정리하며심화할수있는시간적여유를갖지못하였고, 그결과朱子書정리작업은한동안중단될수밖에없었다. 두번째단계는 1642년의 朱書要類 편찬이다. 조익은 60대에들어학문연구에전념할수있는시간을다시갖게되었는데, 즉그는병자호란당시인조를호종하지못한것으로인해탄핵을받아 59세때인 1637년에관직에서물러나신창으로낙향하였다. 이후조익은 70세에다시관직에나갈때까지 10여년동안지방에서학문연구에전념하여 書經淺說 과 易象槪畧 을편찬하였다. 또젊은시절에지은저술들도다시검토 정리하여새로이수정된책을편찬하였는데, 그중의하나가바로 朱書要類 이다. 즉조익은 朱書要類序 에서, 근래에 ( 朱子書節要 를재편집한예전원고를 ) 다시읽어보니그抄出하고分類한바가혹거의이치에가까운듯하다. 그러나그사이에아직도정밀하지못한곳이많으므로감히다시약간더보충하고고치니, 조금더명백해진것같다. 71) 71) 라고하였는데, 이를통해그가기왕에정리해놓은원고를이때에이르러다시검토하고미진한부분들을보충했던사실을확인할수있다. 이때검토한기왕의원고가바로곧 1627년에정서한원고이다. 그리고서명도 1627년에는 朱子書抄節分類 라고했던것을이때 (1642년) 에와서 朱書要類 로고쳤다. 그렇다면 1627년에 1차로완성된 朱子書抄節分類 와 1642년에편집된 朱書要類 사이에는어떤차이가있을까? 朱子書抄節分類序 에따르면 1627년당시조익이정리한원고는분류항목이 18가지이고전체권수는 10권이며, 그분량은 朱子書節要 의 60% 정도된다고하였다. 72) 72) 이것이 1642년 朱書 71) 朱書要類 卷首, 朱書要類序 近復讀之見其所抄所分或庶幾近之第其間尙多未精處敢復略加修改似稍明備. 72) 浦渚集 권 26, 朱子書抄節分類序 其類十有八爲卷者十視退溪所節盖十之六耳.

23 趙翼의학문경향과 朱書要類 편찬의의의 119 要類 단계에가면권수가 12권 (6책), 분류항목이 16개로변동된다. 즉 1642 년에기존원고를재검토하면서분류항목과분권에있어일부조정이있었음을알수있다. 또전체적인분량은처음보다더줄었을것으로추정된다. 즉앞서본바와같이조익은 朱子書抄節分類 의분량이 朱子書節要 의 60% 정도라고하였는데, 朱子書節要 에수록된서찰이모두 1,009편임을고려하면 朱子書抄節分類 에수록된서찰은대략 600편전후로추정해볼수있다. 하지만현재 朱書要類 에수록된서찰의수는모두 485편이므로, 73) 73) 朱子書抄節分類 의추정치보다약 100여편정도적다. 이렇게볼때기존 朱子書抄節分類 에수록된서찰중일부가빠지고새로운서찰이추가되면서전체적으로는분량이축소되었을가능성이크다고생각된다. 그러나현재 朱子書抄節分類 의원고가전해지지않아더이상의자세한내용은알수없다. 조익의朱子書정리작업은 1642년의 朱書要類 편찬으로완성된것이아니라마지막한단계를더거친후에최종적으로마무리되었다. 이는 朱書要類 卷首의 朱書要類目錄 에부기되어있는, 朱書要類 의편차구성에대해설명한글 ( 이하 朱書要類目錄 ) 을통해확인된다. 이글은앞서본 朱書要類序 보다 10년후인 1652년 ( 효종 3), 그의나이 74세때에지어진것으로, 여기에서조익은 朱書要類 의편차구성을기존의원고와다르게바꾸었음을밝히고있다. 要類 의次序를排定할때처음에는理氣性命으로시작하였으니이는 近思錄 의순서를모방한것이다. 근래에다시깊이생각해보니, 理氣의근본을얻는것은초학자들이의당먼저할바가아닌듯하다. 아마도下學으로用功이明白切近한것을우선하는것만못한것같다. 이에 理氣 등의類를뒤로옮기고, 학문하는방법을총론한것으로시작하였다. 74) 74) 즉처음에는 近思錄 의편차구성방식을적용하여理氣論에관련된내용들을가장앞에두었으나, 理氣性命과같은형이상학은초학자들이이해하기 73) 趙南權, 1999, 浦渚趙翼先生의생애와경륜 (2) 東方學 5, 35 면. 74) 朱書要類 卷首, 朱書要類目錄 要類排定次序初以理氣性命爲始盖放近思錄之序也. 近日探玩之久竊見得理氣之本似非初學所宜先也恐莫如以下學用功明白切近者先之也. 乃以理氣等類於後而以摠論爲學者爲始焉.

24 120 韓國文化 39 에어려운것이므로순서를바꾸어학문하는방법과관련된내용을가장앞에편집하였다는것이다. 한편 1642년에쓰여진 朱書要類序 에는기존원고의정밀하지못한부분을보완하였다는내용외에 朱書要類 의편차구성과관련된어떠한언급도나타나지않는다. 만일이때 朱書要類 의편차구성에어떤변화가있었다면관련된내용이반드시서문에나타났을것이다. 따라서서문에아무런언급이없다는것은이때까지도편차구성에있어서는 1627년에정리한 朱子書抄節分類 의체재를유지하고있었음을보여준다. 그리고 10년후인 1652년에가서야비로소편차구성을바꾸어 朱書要類 를최종완성했던것으로생각된다. 이상을정리하면, 조익은 40대초 중반인 1620년대초반부터 朱子書節要 의내용을抄出하여분류 정리하기시작하여 1627년경에 1차원고를완성하였다. 그리고 1642년에이르러 1차원고를재검토하여부족한부분들을보충 수정해서 朱書要類 를편찬하였으며, 다시 10년이지난후에그편차를재조정하여 朱書要類 편찬을마무리하였다. 결국 朱書要類 는 1620년대초반에편찬이시작되어 30여년이지난 1652년, 조익의나이 74세가되어서야최종완성되었으니, 조익의반평생을모두바친대작이라고할수있겠다. 3. 朱書要類 編次구성의특징 朱書要類 는朱子書를정리 편집한저술이지만, 朱子大全 을직접텍스트로삼아정리한것이아니라 朱子大全 에수록된朱子書들을한차례정리한이황의 朱子書節要 를텍스트로삼아다시정리한것이다. 그런데 朱書要類 와 朱子書節要 를서로비교했을때양자사이에가장뚜렷이나타나는변화의모습은편차조정이다. 조익은, 朱書要類序 에서스스로밝힌바와같이, 朱子書節要 의내용중에서더욱긴요한것들을선별한다음, 내용에따라주제별로항목을나누어정리하였다. 여기에서중요한것은조익이어떤기준을가지고항목을분류하여편차를구성했는가하는점이다. 이는조익이 朱書要類 를편찬할때자

25 趙翼의학문경향과 朱書要類 편찬의의의 121 신의학문적입장을피력한주석을따로붙이지않았으므로, 결국 朱書要類 에반영된조익의학문적입장을확인할수있는부분은편차구성의내용밖에없기때문이다. 그렇다면 朱書要類 의편차는구체적으로어떻게구성되었을까? 앞장의 朱書要類 편찬경위에서본바와같이 朱書要類 의편차구성은 1627년단계에서 1차로확정되어 1642년단계까지지속되다가 1652년에와서한차례중요한변화를거치면서최종확정되었다. 이러한편차구성변화의과정을잘보여주는글이바로 朱子書抄節分類序 (1627년) 와 朱書要類目錄 (1652 년 ) 이다. 먼저 朱子書抄節分類序 에서조익은朱子書의주제별분류 정리의필요성에대해다음과같이말하였다. 그더불어문답한바의사람들은정밀하고거칠고높고낮은구분이있으며, 그학문도또한편벽되고바르고얕고깊은차이가있다. 그러므로論辨과가르침의종류가한가지가아닌데, 혼연하여함께나오니학자들이보기에는망망한바다에끝이없는것과같고물고기와자라와교룡이출몰하여어지러운것과같다. 따라서나누어구별해서정연하고조리가있게하여考閱에편리하도록하고用功에쉽도록하는것만못하다. 주자가 近思錄 을편찬한뜻이대개이와같다. 75) 75) 여기에서조익은자신이 朱子書節要 를주제별로분류 정리하고자하는것이朱熹가 近思錄 을편찬한뜻과동일한것임을강조하였다. 이는그가朱子書분류 정리의기준으로 近思錄 의체재를사용하였음을암시한것이라고할수있다. 이는 1652년에작성된 朱書要類目錄 에 要類 의次序를排定할때처음에는理氣性命으로시작하였으니이는 近思錄 의순서를모방한것이다. 76) 라는 76) 언급이있는것을통해분명히확증된다. 앞서 1장에서검토한바와같이조익은 近思錄 을四書 五經에버금가는, 75) 浦渚集 권26, 朱子書抄節分類序 其所與問答其人旣有精粗高下之分其所學亦有偏正淺深之異故論辨指敎其類非一而渾然雜陳學者視之如滄溟浩香不見涯矣而魚鼈蛟龍出沒惶惑亦莫如分而別之使井然有條便於考閱而易於用功也朱子次輯近思錄意盖如此. 76) 朱書要類 卷首, 朱書要類目錄 要類排定次序初以理氣性命爲始盖放近思錄之序也.

26 122 韓國文化 39 일종의經書와같은책으로높이평가하였다. 따라서조익이 朱書要類 를편찬하면서朱子書를주제별로분류 정리하는기준으로 近思錄 의체재를사용한것은기본적으로 近思錄 을중시하는그의학문경향에서비롯되었다고할수있다. 특히조익이 近思錄 을초학자들이四書공부를시작하기전에먼저읽어야할입문서로보았던사실은 朱書要類 의성격과관련하여시사하는바가크다고생각된다. 즉 近思錄 을모방한 朱書要類 의편차구성에는 近思錄 이四書공부의입문서역할을한것처럼 朱書要類 도朱子書공부, 나아가 朱子大全 을비롯한朱熹의저술연구에있어입문서가되기를바라는기대가담겨있는것으로볼수있다. 한편조익이 朱書要類 편찬에 近思錄 체재를적용한것은이후 近思錄 체재를이용하여朱熹의저술을정리 재편집하는연구의선구적역할을하였다는점에서학술사적으로중요한의의를갖는다. 조익이후 近思錄 체재를적용하여朱熹저술을재편집한대표적저술은柳致明 (1777~1861) 의 朱節彙要 이다. 이책은 朱子書節要 를 近思錄 의編目에 部門類彙 하여정리한것으로, 77) 77) 기본적으로 朱書要類 와같은성격의책이라고할수있다. 또姜浩溥 (1690~?) 의 朱書分類 도정확히 近思錄 체재를따른것은아니지만 朱子大全 의내용을주제별로분류 정리하였고분류항목의내용과순서가상당부분 近思錄 과유사한점에서같은유형의저술로볼수있다. 78) 78) 이들서적들과 朱書要類 의직접적인연관성을증명해주는자료는아직발견되지않았지만, 대상텍스트및적용체재의유사성등을고려할때 朱書要類 가 朱節彙要 朱書分類 등의편찬에일정정도영향을주었을가능성을충분하다고생각된다. 그렇다면 近思錄 의체재를적용한 朱子書抄節分類 의편차구성은어떤것이었을까? 현재는 朱子書抄節分類 의원고가전해지지않기때문에그정확한내용을알수는없다. 하지만 朱子書抄節分類 단계에서조익이朱子書분류 정리에적용한 近思錄 의편차구성및이를현재의 朱書要類 편차 77) 유탁일, 1990, 앞의논문, 8 면. 78) 朱書分類 의저자姜浩溥의이력및 朱書分類 의편차구성에대해서는 奎章閣韓國本圖書解題 - 集部 2 (1980, 서울대학교규장각 ) 면의내용을참조.

27 趙翼의학문경향과 朱書要類 편찬의의의 123 와비교해봄으로써대강을유추해볼수있다. 朱熹는 近思錄 을편집하면서北宋四子의문헌을주제별로나누어 14권으로편집하였고, 이를다시 6개강령으로나누었는데, 그목차를정리하면 < 표 1> 과같다 < 표 1> 近思錄 의편차구성 권 주제 강령 권 주제 강령 권1 道體 求端 권8 治道 권2 爲學之要 권9 治法 권3 致知 用力 권10 臨政處事 治人 권4 存養 권11 敎人之道 권5 克治 권12 戒謹之道 권6 齊家 處己 권13 辨異端 辨異端 권7 出處之道 권14 聖賢相傳之統 觀聖賢 이상과같은 近思錄 의편차구성과현전하는 朱書要類 의편차구성 (< 표 2> 참조 ) 을비교해보았을때가장주목되는차이점은 近思錄 의경우 道體 가제1권에실려있는반면, 朱書要類 에서는 道體 에해당하는 論理氣性命, 論性情心術, 論道理 등이제1권이아닌제9권에실려있다는점이다. 朱書要類 의편차구성에변화가나타난것은앞장에서본바와같이 1652년에이르러서이다. 이때에지어진 朱書要類目錄 에서조익은 朱書要類 편차구성변화의가장중요한핵심은기존편차에서제1권에수록되어있던 理氣性命 에관한내용을뒤쪽으로옮기고학문하는방법에관한내용들을앞으로내세운것임을밝혔다. 79) 79) 또 讀書講義 이하는예전의편차를그대로따랐다고하였다. 80) 80) 이와같은조정의결과최종정리된 朱書要類 의편차구성은 < 표 2> 와같다. 이상을종합해보면, 1627년 朱子書抄節分類 단계의편차구성은현재의 朱書要類 제9권에있는 論理氣性命, 論性情心術, 論道理 등이제1권으로옮겨지고, 다른부분은현재의편차를대체로 79) 본고 2 장의주 74) 참조 80) 朱書要類 卷首, 朱書要類目錄 自讀書以下皆因前無改.

28 124 韓國文化 39 유지한형태였던것으로볼수있다. < 표 2> 朱書要類 의최종편차구성권차제목권차제목論爲學之方及朋友文人相勉進學及師友交際及親舊存問慶弔凡所稱許권1 권7 言爲學利病一傷歎一권2 論爲學之方二권8 師友交際二論爲學之方三論理氣性命권3 讀書講義格物一권9 論性情心術권4 論讀書講義格物二論道理論持守踐履論禮制권5 권10 論克治及朋友門人責善規箴與卿相論時務一論時務二分別義理敎人自立處窮達得喪之際권11 論古人行事권6 言進退辭受之義論宋朝前賢行事言居官處事之道권12 闢異端異論 조익은 理氣性命 등에관한내용을뒤로돌리고 論爲學之方 을가장앞으로옮긴이유에대해理氣의근본을얻는것은초학자들이의당먼저할바가아니며下學으로서用功에明白切近한것을우선하는것이보다중요하기때문이라고하였다. 81) 81) 또 論爲學之方 다음에수록되어있는 讀書講義, 持守踐履, 克治, 分別義理, 進退辭受, 居官處事 등도모두학자가학문을하고스스로다스리는데있어切實하게用功해야할일들이니, 日用간에極力勉進하여조금이라도나태하고느슨해서는안되는것임을 82) 강조하였다. 82) 81) 近思錄 권 1 의세주에는 이권은性의本源과道의體統을논한것이니학문의綱領이다 ( 此卷論性之本源道之體統蓋學問之綱領也.) 라고기록되어있는데, 性命에관한논설은초학자들이이해하기어려운주제라는점에서이를 近思錄 의첫머리에둔것에대해朱熹당대부터상당한논란이있었다. 그러나완전한이해는어렵더라도그대체와名義만아는것도중요하다고판단하여이를수정하지는않았다 [ 近思錄 近思錄序 ( 呂祖謙 ), 近思錄旣成或疑首卷陰陽變化性命之說大抵非始學之事 於義理之本源雖未容驟語苟茫然不識其梗槩則亦何所底止. 列之篇端特使之知其名義有所嚮望而已. ]. 82) 朱書要類 卷首, 朱書要類目錄 以總論爲學者爲先焉次讀書講義次持守踐履次克治次分別義理次進退辭受次居官處事. 自讀書以下蓋因前無改凡此皆學者爲學自治切實用功之事於日用間極力勉進不可頃刻怠緩者也.

29 趙翼의학문경향과 朱書要類 편찬의의의 125 이어조익은권9에수록된 論理氣性命, 論性情心術, 論道理 등과권 10~12에수록된 禮制, 時務, 古人行事, 闢異端 등에대해서도, 理氣性命과같은것은道의本源이니, 반드시먼저下學의功에종사하여깊이얻음이있은후에야미칠수있다. 그러므로옮겨서師友交際의뒤에두었다. 性情의은미함과事理 禮制의정밀함과時務의마땅함과古人行事의得失과異端의허망하고詭恠한병폐는또한모두학문에얻음이있은후에야능히분별하고알아서의심이없을수있다. 그러므로모두뒤에두었다. 이것이내가先後의次序를정한뜻이다. 83) 83) 라고하였다. 즉실제생활에서절실히요청되는 下學 을먼저한다음理氣性命과같은형이상학으로나아가야그이치를바로이해할수있으며, 禮制나時務와같은정치 제도적문제나異端을분별 비판하는것도모두 下學 공부에충실하여축적이이루어진후에야논의가가능하다는점을강조하였다. 또조익은 論語 의서두에 學而 편이있는것은학자들로하여금 下學 에먼저힘쓰도록하려는것으로자신이 論爲學之方 을 朱書要類 의첫머리에둔것도이와같은뜻이라고하여, 자신의편차조정이학문적타당성을갖는것임을밝혔다. 84)84) 한편조익은 朱書要類 의편차에朱熹가정한 近思錄 과다른체재를적용하였다는점에대해서어느정도부담을가지고있었던것으로보인다. 이에그는자신의편차조정이궁극적으로는朱熹의입장과도크게배치되지않는다는점을적극적으로해명하였다. 즉그는朱熹가 近思錄 에서 太極圖 를우선한까닭은학자들로하여금먼저道의本源을대략이나마알게하고자한것으로나름의타당성이있지만, 한편으로는 近思錄 의공동저자인呂祖謙도오히려학자가高遠한것에힘써空虛로흐를것을염려했다는점을강조하였다. 85) 85) 이어조익은 학자가爲學에종사하여힘쓰면그식견과실 83) 朱書要類 卷首, 朱書要類目錄 若理氣性命此道之本源必先從事於下學之功深有所得而後乃可以及之故移之而置於師友交際之後也. 至於性情之微事理禮制之精始務之宜古人行事之得失異端荒墟詭怪之病亦皆學問有得而後乃能察識而無疑矣故皆置在後面. 此區區所以敍次先後之意也. 84) 朱書要類 卷首, 朱書要類目錄 論語次序以學而爲先以欲學者先用力於下學也. 今此移易實論語編次之意也.

30 126 韓國文化 39 천이날로진보하게될것이고이로부터원대한영역, 즉형이상학의영역까지확장될수있을것 86) 이라고 86) 한다음, 무릇먼저平易하고切實한것에종사하여힘을써서오랜세월축적되면얻는바가날로깊어지고보는바가날로분명해지게된다. 그렇게되면性命의이치에있어서는자연스럽게깊은경지로나아가묵묵히합치함이있을것이다. 이것이바로멀리행함은가까운데서시작하고높이오름은낮은데서시작한다는뜻이다. 내생각으로는이것으로주자에게질정하여도반드시 ( 주자가 ) 기뻐하며허락할것같다. 87)87) 라고下學을중시하는인식에입각한 朱書要類 의편차구성조정이朱熹의뜻에크게어긋나는것이아니라는점을강조하였다. 이상을종합해보면, 조익은처음에는 近思錄 의체재를따라理氣性命에관한내용을 朱書要類 의서두에두었다가만년에이를다시정리하면서理氣性命의내용을뒤로돌리고爲學에관한내용을앞으로이동하는방식으로 朱書要類 의편차를조정하였다. 즉 下學 을중시하는입장에서 論爲學之方 을첫머리에내세워우선적인학습대상으로강조한것이 朱書要類 편차조정의핵심이다. 그렇다면조익이 近思錄 과체재를달리하는것에대한부담을감수하면서까지 朱書要類 의편차를조정한이유는무엇일까? 이를설명해줄수있는분명한기록은현재남아있지않지만, 앞서살펴본조익의학문경향을통해그이유를유추해볼수있다. 조익이 論爲學之方 을첫머리에내세워강조한것은四書를중시하는그의학문경향과밀접한관련이있다고할수있다. 조익은四書를 聖賢의책 으로평가하면서학자들의四書공부를강조하였는데, 그이유는四書가학문의내용과방법, 곧 爲學之方 을전적으로다룬책이기때문이었다. 1장에서 85) 朱書要類 卷首, 朱書要類目錄 朱夫子所以先太極者欲令學者先知此道原本大略有所向望耳 然東萊猶慮學者騖於高遠而流於空虛爲說而戒之. 86) 朱書要類 卷首, 朱書要類目錄 其說爲學之方極其分明切實 學者能從事於斯可謂得其方矣而又孜孜焉則其識見蹈履日有所進由此可以至遠大之域矣. 87) 朱書要類 卷首, 朱書要類目錄 夫先從平易切實處用力積以年歲之久至於所得日深所見日明則其於性命之理自當有超詣而黙契者矣. 此正行遠自爾升高自卑之意也. 竊恐雖以此質之於朱夫子必喜而許之矣.

31 趙翼의학문경향과 朱書要類 편찬의의의 127 살펴본바와같이조익은 論語 孟子 는聖賢의言行, 즉배워야할내용을담고있는책이고, 大學 中庸 은성인을배우는학문의방법을논한책 으로규정하였다. 또한그는, 五經은爲學의방법을전적으로논한책이아닌반면四書는오로지爲學의방법과학문을통해얻을수있는功業, 즉致知 力行 治心 修身 應事 接物의法과爲國 治民의道를수록하고있다는점에서, 四書가五經보다학자들에게더욱절실한책으로 88) 인정하였다. 88) 즉조익은四書공부를통해그안에담겨있는 爲學之方, 곧무엇을어떻게공부해야하는가를바로아는것이학문의시작이자요체로생각하였다고할수있다. 조익이 朱書要類 의편차조정을통해 爲學之方 의중요성을강조한것은바로이와같은인식의연장선에서나타난것이라고생각된다. 한편조익이 朱書要類 의편차조정을통해 爲學之方 을강조한것에는당시의학문현실에대한비판적인식도담겨있다고생각된다. 조익은학문연구에있어서의리의탐구와실천을강조하였다. 즉그는학자들이聖賢의글을읽을때반드시그義理本末의돌아가는바를구하여그지식을통달하게하고또사물의당연한법칙을구하여그행실을바르게하는데힘써야한다고주장하였다. 89) 89) 이어그는학자들이이와같은방법으로공부하지않는것을비판하였다. 즉많은선비들이入德 成德의방도인四書를공부하고있지만실제로入德 成德을이룬선비가드물다는점을지적한다음, 90) 90) 학자들이科擧공부나문장공부를위해서만四書를읽기때문에이와같은문제점이발생하게되었다고하였다. 科擧를위해서또는문장을위해서 ( 四書를 ) 읽는사람들은의리와실천과의미를구하지않고오직文字 句讀만구하기때문에德에서떠나감이더욱멀어지게된다. 세상에서四書를읽는사람들이대부분이러하니入德 成德한사람이지극히드문것이당연하다. 91) 91) 88) 浦渚集 권 21, 中庸困得後說上. 89) 浦渚集 권 21, 中庸困得後說下 夫聖賢之言皆所以明義理及敎人踐行之法讀之者必求其義理本末之歸以通其知識又求其事物當然之則以勉其行實. 90) 浦渚集 권 21, 中庸困得後說下 四書誠入德成德之方也而其書滿於天下爲士者人人讀之. 然世之入德成德者至鮮. 91) 浦渚集 권 21, 中庸困得後說下 若爲科擧爲文詞而讀之者乃不求義理不求踐

32 128 韓國文化 39 조익은이처럼과거나문장공부에만치중하는당시의현실을강하게비판하면서, 이러한폐단을극복하고학문이융성하기위해서는반드시과거공부나문장공부에대한뜻을끊고道를구하는일에전념해야하며, 그렇게할때에비로소四書에담긴의미를얻을수있다는점을강조하였다. 92)92) 조익이 朱書要類 의편차구성에서 論爲學之方 을가장첫머리에놓은것은바로이와같은인식의연장선에서나온것이라고할수있다. 즉조익은올바른공부방법을정립하고실천하기위해서는성현들이제시한공부방법을가장우선적으로체득해야한다고판단하였고, 그에따라朱子書중에서朱熹가공부방법에관해논한서찰들을 論爲學之方 이라는항목으로정리하여 朱書要類 의첫머리에놓은것이다. 한편 의리탐구와실천 이라는조익의공부방법론과관련하여주목해볼필요가있는것이그의과거제개혁론이다. 조익은 1634년 1월에올린 論變通科擧講經箚 에서講經으로과거에급제한자들이대부분용렬 비루하고무식하여오히려詞章으로급제한자들보다못한것은講經에서背講을하기때문이라고지적하였다. 즉背講을하면서한글자라도잘못외우거나吐와해석이현재통용되는印本과틀리면모두낙제시키기때문에선비들이모두音이나吐만입에익숙하게하려고하면서항상글자하나, 吐한구절이라도틀리지않을까염려하게되었고, 그결과정말중요한글의의미는제대로알지못한다는것이다. 93) 93) 조익은이와같은폐단을극복하여經術이일어나고인재가많이나오게하기위해서는과거의법을바꾸어야한다고 94) 주장하면서 94) 背講의대안으로臨講의실시를주장하였다. 行不求意味而惟文字句讀是求是其於德去之遠矣. 世之讀之者滔滔皆是宜其入德成德者至鮮也. 92) 浦渚集 권 21, 中庸困得後說下 故讀之者非但絶意於科擧又必絶意於文詞而後求道乃專旁能入其中而得其意味自有欲罷而不能者矣. 如是而後爲眞讀聖賢書矣. 93) 浦渚集 권 11, 論變通科擧講經箚 然見世之以講經登第者率多庸陋無識, 反不如以詞章得之者其所以若如此何也. 由科擧之法有不善而然也. 何者. 科擧講經以背講爲規其誦有一字之差者落之吐釋亦一依當時所用印行本一處有違皆落之 其所竭力而習之者只求音吐之熟於口而已常恐一字一吐之有差也其何能及於意味乎. 94) 浦渚集 권 11, 論變通科擧講經箚 今欲使經術興行而人才多出士習正而風俗美惟在變此科擧之法而已. 不變此法則經術無由而興.

33 趙翼의학문경향과 朱書要類 편찬의의의 129 신은삼가생각하건대, 大小科의시험에는모두講經을실시하고庭試와謁聖試및不時에약간명을뽑는경우에는간혹講經을폐지하며, 그밖의別試 增廣試등은모두講經을실시하되講하는서책은모두臨講으로하여오로지독서의서툴고익숙한것을살피고그뜻의소재를물어보아독서가익숙하고그뜻에밝게통한자들을뽑아야합니다. 토와해석에있어서현재사용하고있는印本과틀리는것이더러있더라고文理가통한다면모두배척하지말아야합니다. 이렇게하면선비들이모두經學에종사하게되고經學을하는자들은반드시意義를탐구하게될것입니다. 95) 95) 즉臨講시행을통해학자들이句讀보다는經書의文義를중시하고이를탐구하는공부를하도록유도해야학문이융성해지고많은인재가배출될수있다는점을강조한것이다. 96) 96) 이상과같은臨講실시주장은기본적으로과거나문장공부를위한학습보다는 經書의義理탐구및실천 을강조하는조익의공부방법론에서비롯된것으로, 1회적인건의가아닌그의평소지론이라고할수있다. 97) 97) 따라서조익의과거제개혁론은 朱書要類 의편차구성에서 下學 을강조하며 論爲學之方 을첫머리에내세운것과맥락을같이하는것이며, 명확한자료가남아있지않아확언할수는없지만과거제개혁론이 朱書要類 의편차개정에일정부분영향을주었을것으로추정된다. 이상을정리하면, 朱書要類 의편차구성은 近思錄 체재를기본으로하면서 下學 을중시하는입장에서 理氣性命 에관한내용이뒤로옮겨지고대 95) 浦渚集 권 11, 論變通科擧講經箚 臣竊以爲大小科試無不爲講經惟庭試 謁聖 不時少取者容或除講經而其餘別試 增廣之類皆有講經所講之書皆臨講惟觀其讀之之生熟問其意義之所在取其讀之熟而意義通者. 吐釋雖或有違於時用印本苟通於文理則皆不斥也. 如是則爲士者必皆以經學爲事而其爲經者必求其意義矣. 96) 조익이과거제개혁의방법으로臨講을주장한것은 薦擧制 실행으로대표되는 세기의일반적과거제개혁주장과차별적인모습을보인다. 薦擧制시행을주장한대표적인물로는尹鑴를들수있는데, 그는붕당정치타파를위한개혁방안으로서과거제혁파와薦擧制실시를주장하였다 ( 정호훈, 2004, 朝鮮後期政治思想硏究 면 ). 즉윤휴는정치개혁의일환으로과거제개혁을주장한것이다. 이에비해조익의과거제개혁주장은정치개혁의측면보다는학문진흥의측면에보다강조점이두어졌다는점에서그특징을찾을수있다. 97) 浦渚集 에는 論變通科擧講經箚 외에도 成均館論學政箚 ( 권 9), 因求言條陳固邊備改弊政箚 ( 권 11), 道村雜錄 ( 권 24) 등臨講으로의과거제개혁을주장하는글들이여러편실려있어서과거제개혁주장이조익의평소지론임을확인할수있다.

34 130 韓國文化 39 신 論爲學之方 이첫머리에나오는것으로최종정리되었다. 이와같은편차구성은四書와 近思錄 을학자들이반드시익혀야할책으로중시하였고학문을함에있어 의리탐구와실천 을강조했던조익의학문경향이그대로투영되어나타난것이다. 따라서 朱書要類 는조익의평소학문경향이온축되어나타난저술이며, 이점이 朱書要類 의가장큰특징이자의의라고할수있다. 5. 맺음말 이상에서조익의학문경향및 朱書要類 의편찬목적과과정, 편차구성의특징등을살펴보았다. 이제본문을간략히요약하여맺음말을대신하고자한다. 조익의학문경향은문장공부와성리학연구의두측면으로나누어볼수있다. 조익은 20세이전에는先秦兩漢의古文을창작의전범으로삼는문장공부에심취하였다가, 20세이후에는성리학연구에주력하였다. 그러나성리학에몰두하는가운데에도古文에대한관심또한여전히지속되고있었는데, 고문의대표적전범서인 史記 와 漢書 의내용을발췌 정리한 史漢精華 의편찬은그러한모습을잘보여준다. 조익은 학문은聖人을배우는것 으로정의하면서, 그러한관점에서四書와 近思錄 을매우중시하였다. 그는四書를 聖人의言行 心法, 즉 학문의내용과방법 이수록되어있는학문의요체이자학자에게가장절실한책으로평가하였으며, 그결과조익은일생동안끊임없이四書연구에주력하여많은저술을남겼다. 또 近思錄 에대해서는 四書로올라가는階梯, 즉四書공부를위한입문서로그중요성을강조하였으며, 그에따라 近思錄 을성균관유생교육의교재와과거의시험과목으로삼을것을주장하기도하였다. 이상과같이四書와 近思錄 을중시하는조익의학문경향은 朱書要類 편찬의기본토대가되었다. 朱書要類 는이황의 朱子書節要, 鄭經世의 朱文酌海 등朱熹의저술중중요내용들을선별하여정리 편찬하는연구경향의맥을잇는저술이다.

35 趙翼의학문경향과 朱書要類 편찬의의의 131 한편 朱書要類 에서조익은朱子書를그내용에따라주제별로새롭게분류 정리함으로써, 사건 인물을중심으로정리한 朱子書節要 나 朱子大全 의목차를따르면서주요내용들을선별 정리한 朱文酌海 등이전저술과는다른모습을보였다. 朱書要類 의주제별분류 정리는이후등장하는 朱書分類 朱節彙要 등朱熹의저작을내용에따라항목별로분류 정리한연구서들의선구적역할을했다고할수있다. 조익은처음朱子書를정리할때 近思錄 의체재를적용하였는데, 여기에는 近思錄 이四書공부의입문서가되듯이 朱書要類 도朱熹연구의입문서가되기를바라는기대가담겨있다고할수있다. 한편조익은만년에다시 理氣性命 에관한내용을뒤로돌리고 爲學之方 에관한내용을서두에내세우는 朱書要類 편차구성의변화를시도하였다. 이는日用공부를우선하여깊은성과를얻은후에이를바탕으로형이상학의단계에나가야한다는 下學上達 의학문관에서비롯된것이다. 특히조익은 爲學之方 을 下學 의핵심으로강조하였는데, 이는爲學의내용과방법을전적으로논하고있다는점에서四書를중요한책으로평가했던그의학문경향과맥락을같이하는것이다. 또 爲學之方 에대한강조는당시의학문현실에대한조익의비판적인식이반영된것으로볼수있는데, 즉조익은과거나문장공부에만치중하던당시학자들의문제점을지적하면서 의리탐구와실천 이라는참된학문방법론의정립을강조하였다. 朱書要類 의편차조정을통해 爲學之方 이서두에나온것은바로이와같은현실비판인식의연장선에서나타난것이라고할수있다. ( 필자 : 서울대학교규장각한국학연구원학예연구사 ) 주제어 : 趙翼, 朱書要類, 朱子書節要, 近思錄, 下學 투고일 ( ), 심사시작일 ( ), 심사종료일 ( )

36 132 韓國文化 39 <Abstract> Cho Ik( 趙翼 )'s scholarly tendency and the significance of his Juseoyoryu( 朱書要類 ) Kang, Moon-shik Cho Ik( 趙翼 )'s Juseoyoryu( 朱書要類 ) is a compilation work based on Zhu Xi( 朱熹 )'s writings. Together with Yi Hwang( 李滉 )'s JuJaseo Jeolyo( 朱子書節要 ) and Jeong Kyeong Se( 鄭經世 ) s Jumun Jakhai( 朱文酌海 ), it is in the tradtion of selecting and compiling important contents from Zhu Xi ( 朱熹 )'s Neo-Confucianism writings. Cho Ik( 趙翼 ) compiled his Juseoyoryu ( 朱書要類 ) by selecting fundamental contents from Yi Hwang( 李滉 )'s JuJaseo Jeolyo( 朱子書節要 ) and reassorting them according to their subjects. Therefore, Cho Ik( 趙翼 )'s compilation work is different from Yi Hwang( 李滉 )'s JuJaseo Jeolyo( 朱子書節要 ), which assorted contents by cases and persons, or Jeong Kyeong Se( 鄭經世 ) s Jumun Jakhai( 朱文酌海 ), which arranged its contents according to JuJa Daijeon( 朱子大全 )'s order of assorting contents. Thus, Cho Ik( 趙翼 )'s Juseoyoryu( 朱書要類 ) was a leading scholarly piece which influenced later compilation works like Juseobuyru( 朱書分類 ), which also assorted their contents according to subjects. Cho Ik( 趙翼 ) applied Geunsarok( 近思錄 )'s system when he first compiled his Juseoyoryu( 朱書要類 ), but in his later years, he attempted to change Juseoyoryu( 朱書要類 )'s order by relocating contents about philosophical theory to the concluding part and contents about the way of studying to the beginning. This was an expression of his idea about learning that studies for everyday use must precede metaphysics. Especially, Cho Ik( 趙翼 ) emphasizes the way of studying as the essence of studies for everyday

37 趙翼의학문경향과 朱書要類 편찬의의의 133 use( 下學 ) and he discusses about the meaning and the way of studying. This shows his scholarly tendency of stressing Four Classics( 四書 ) as the most important texts. Also, placing the way of syudying in the beginning is related to his criticism against contemporary scholars who were engaged mainly in the metaphysics. Key Words : Cho Ik( 趙翼 ), Juseoyoryu( 朱書要類 ), JuJaseo Jeolyo( 朱子書節要 ), Geunsarok( 近思錄 ), studies for everyday use ( 下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