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 orum for K orean C ontemporary H istory 저작자 : Henrik Ishihara Globaljuggler ( 라이선스 : 크리에이티브커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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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Forum for Korean Contemporary History ( 6 ).indd :13

2 F orum for K orean C ontemporary H istory 저작자 : Henrik Ishihara Globaljuggler ( 라이선스 : 크리에이티브커먼즈저작자표시 - 동일조건변경허락 3.0 Unported ( 이표지는 Henrik Ishihara Globaljuggler ( 이작성한사진저작물 Panmunjeom_DMZ.png ( 을이용하여작성한것입니다. 이표지는크리에이티브커먼즈저작자표시 - 동일조건변경허락 3.0 Unported ( 로배포됩니다. ( 6 ).indd :13

3 CONTENTS 04 편집자노트 편집위원회 기획특집 :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10 북한교육의발전과정과특징 신효숙 30 북한문학에나타난역사인식 전영선 52 분단이후의남북어휘 한용운 72 남한국민의대북의식과통일의식변천 김진환 94 남한사회의새로운구성원, 북한이탈주민 : 환대 의권리와의무 김성경 한국근현대사연구동향 : 신작소개와서평 116 한국현대정치사상과박정희 강정인 124 [ 서평 ] 한국현대정치사상과박정희 를읽고 황병주 140 제국 이삼성 156 [ 서평 ] 제국 을읽고 이종두 ( 6 ).indd :13

4 편집자노트 현대사광장 6 호를발간하며 현대사광장 6호의기획특집주제는 5호와마찬가지로 광복, 분단 70년그리고통일 이다. 연초에편집회의를개최하여기획특집주제를결정하고세부주제를선정하는과정에서분단 70년을이해하고그것을극복하기위해서는, 다양한분야에서진행된변화과정을다루어야한다는것에동의하였다. 이럴경우다루어야할주제가많아 5호에전부담을수없는문제가있어 6호 04 에서도동일한특집주제로기획하기로결정하였던것이다. 그렇다고모든주제를전부다룬것은아니다. 우리는지면제한등과같은 현실적인여건을고려하여중요하다고인정되는주제를선별했고, 그것을 분 현대사광장 단 70년그리고통일 을지향하고있는남북관계를잘이해할수있도록편집하려고노력하였다. 그래서지난 5호에서는정치, 경제, 법 ( 헌법및법률 ), 외교등남북한사이의구조와체제의차이를이해할수있는주제를다루었고, 이번 6호에서는그구조속에서생활한사람들의인식이나의식의차이를보여줄수있는주제를다루기로하였다. 남북통합과더나아가남북통일을이루기위해서는정치 경제체제의통합은중요하다. 그러나독일등과같이다른나라의사례에서확인할수있듯이, 진정한통합은서로다른체제와제도하에서살아왔던사람들의의식이수렴될때가능하다고할수있다. 이런점에서분단 70년동안남북한의사회문화분야에서진행된차이를확인하는것은통합의출발점이될수있을것이다. 이번 현대사광장 6호에서는북한의교육제도, 역사인식, 언어생활등과같이사람들의일상생활과의식형성과관련된주제를다룬 5편의논문을실었다. 그내용을간략히요약하면다음과같다. ( 6 ).indd :13

5 신효숙박사의 < 북한교육의발전과정과특징 > 은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시대로구분하여북한교육제도및교육정책의발전과정과특징을잘정리한논문이다. 김일성시대에는사회주의교육제도가도입되고경제재건및산업화와김일성유일사상의확립을위해의무교육을점차확대해나갔다. 김정일시대에는경제위기속에서보통교육을정상화시키고영재교육을강화시키고 자하였으며, 강성대국 과 경제강국 건설을강조한김정은시대에는과학기 술교육을중시한특징을보였다. 05 전영선교수의 < 북한문학에나타난역사인식 > 은, 문학이허구보다는사실 을지향하고있는북한에서의역사인식을잘정리한논문이다. 북한역사소설에서역사를호명하는방식은두가지로구분된다. 하나는근현대사로김일성의항일혁명을중심으로현대사를재구성하는것이며, 다른하나는근대이전의역사를조선민족제일주의에근거하여호명하는것이다. 근대이전의북한역사인식을잘보여주고있는박춘명의 < 훈민정음 > 에따르면, 북한의역사인식은역사의주체로서민중을상정하고있고, 자주론자를높이평가하며민족문화의중심지로서평양을강조하고있다는점을알수있다. 편집자노트 한용운박사의 < 분단이후의남북어휘 > 는분단이후남북의어휘가얼마나달라졌으며, 그원인이무엇인지를잘정리한논문이다. 남북어휘가얼마나차이가나는지분석한결과에따르면, 일반어는 35%, 전문어는 66% 차이가났다. 이와같이남북어휘에서차이가발생한이유는언어관의차이, 규범어설정지역의차이, 어휘순화정책의차이, 표기규범에따른차이등이중요한원인으로작용하였다. 특히전문어에서많은차이가나는것은분단이 ( 6 ).indd :13

6 후전문분야별전문가들의교류가거의없었기때문이다. 김진환교수의 < 남한국민의대북의식과통일의식변천 > 은시기에따라남 한국민의대북의식과통일의식이어떻게변천되어왔는지를잘정리한논문 이다. 남한국민의대북및통일의식은냉전, 탈냉전및 2000 년대후반으로 06 현대사광장 구분되어유의미한변화를확인할수있었다. 냉전기에남한국민은북한을경계대상으로생각하는부정적대북의식과통일되기어려울것이라는비관적통일의식을가지고있었지만, 탈냉전기에는북한을지원 협력대상으로보는긍정적의식이크게늘어났고, 낙관적인통일전망도늘어났다. 그러나북핵문제악화등의영향을받은 2008년이후남한국민의대북의식과통일의식은역전되었다. 이와같이남한국민의대북의식과통일의식은한반도안팎의사건들에영향을받으며변천되어왔음을알수있다. 김성경교수의 < 남한사회의새로운구성원, 북한이탈주민 : 환대 의권리와의무 > 는, 최근그수가꾸준히증가하고있는북한이탈주민에대한우리의인식과정책을검토하고, 그들을우리사회의한구성원으로서맞이하기위해인식전환이필요하다는것을잘정리한논문이다. 최근북한이탈주민에대한인식은우리사회의잠재적적대자 ( 간첩 ), 혹은가난한곳에서온동포로써우리사회가책임져야만하는부담이라는이중적시선이존재하였고, 사회적차별과배제의대상이되어온것이사실이다. 이논문에서는다문화주의적접근에근거하여북한이탈주민을우리사회의한구성원으로받아들일것을강조하고있다. ( 6 ).indd :13

7 현대사광장 6호는광복 70년, 분단 70년을맞이하여분단이후사회문화분야에서진행된변화과정을검토하였다. 교육제도및내용, 역사인식과언어생활등에서남북은이질화가심화되었음을확인했지만, 그와동시에해결의실마리를확인하는계기도찾을수있었다. 또한남한국민의대북의식이나통일의식역시국내외정세의변화에따라변화하는것이고, 북한이탈주민에 대한새로운인식이형성되고있다는점도확인할수있었다. 현대사광장 6 호에실린글이남북관계를이해하고, 더나아가남북통일을준비하는데도움 이되길기대해본다. 07 편집위원회 편집자노트 ( 6 ).indd :13

8 Forum for Korean Contemporary History 기획특집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 6 ).indd :13

9 1 북한교육의발전과정과특징 신효숙 2 북한문학에나타난역사인식 전영선 3 분단이후의남북어휘 한용운 4 남한국민의북한의식과통일의식변천 김진환 5 남한사회의새로운구성원, 북한이탈주민 : 환대 의권리와의무 김성경 ( 6 ).indd :13

10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1 신 북한교육의발전과정과특징 효숙 * 10 현대사광장 Ⅰ. 들어가는말 1945년해방과더불어한반도는외부세력에의해남과북으로분단되었다. 분단후남북한은전혀다른정치 경제 문화적배경속에서각기다른교육체제를형성하였다. 한국교육은자유민주주의와시장경제체제를근간으로식민교육, 군사교육의잔재를청산하고이제평생교육시대, 학습자중심사회, 교육지방자치화를구현해가면서민주적교육풍토를정착시켜가고있다. 한편북한교육은사회주의체제중에서도김일성 김정일우상화교육, 주체사상과정치교육일색의전체주의적독재체제, 국가주도의계획경제체제에기반을둔교육을발전시켜왔다. 분단 70여년을맞이하면서통일준비가우리사회전반에걸쳐다방면에서주목받고있다. 박근혜정부는 4대국정기조의하나로평화통일기반구축을제시하였다. 이러한평화통일기반구축은 한반도신뢰프로세스 정책을기조로드레스덴구상, 통일준비위원회의활동으로구체화되고있다. 통일은전영역에서적극적으로준비되어야하며통일이후민족공동체의삶에도대비해야한다. 남북한통일은정치적으로대립된국가체제를하나로통합하는것만이아니라상이한사회적, 문화적체제를통합하는것을포함하고있다. 남북통합에있어서주민들간심리적통합, 교육통합의필요성에대한인식이확산되고있 *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기획연구팀장, 북한교육 통일교육, 북한교육의문제점과개선과제 등다수논저. ( 6 ).indd :13

11 다. 이는독일통일을지켜보면서통일되는것못지않게통일과정에서발생할수있는후유증을가능한최소화하면서사회문화통합을이루는문제가보다중요하다는인식변화가영향을미친것으로보인다. 이글의목적은남북한이분단된지 70여년이지난시점에서북한교육이어떤발전경로를거쳐왔는지살펴보는데있다. 분단이후북한의교육정책및학교제도가어떻게변화되어왔으며그특징은무엇인지살펴보고자한다. 이를통해서지난 70여년간남한과다른정치 경제 문화적배경속에서형성 된북한교육의특징을살펴보게될것이며, 지구촌구석까지파고드는세계 11 화 정보화시대에북한교육이어떠한변화를모색해왔는지살펴보게될것이 다. 이와같이북한교육의발전과정과특징을이해하는것은남북한교육통합 을위한기초작업이될것이다. Ⅱ. 김일성유일사상확립과중등의무교육완성 1. 북한정권수립과사회주의교육도입남북한은광복과동시에미 소강대국의한반도분할점령과통치라는역사적경험을거치면서서로다른방향으로교육을발전시켰다. 북한지역에서 북한교육의발전과정과특징 는소련군진주하에항일무장투쟁을지도했던공산주의세력을중심으로정권이구성되었다. 해방후한민족에게제기된최대의교육과제는일제의식민교육을청산하고새로운교육제도를수립하는것이었다. 우선일제교육의잔재를청산해나갔다. 1945년 11월에일제시대의 국민학교 라는명칭을 인민학교 로개칭하였다. 또한조선어와역사과목을강조하였다. 또한모든국민들이사회경제적배경이나성별에관계없이교육의기회를갖도록하는데주력하였다. 1946년 12월에발표된북한의학제는 선진국가의교육제도와경험을연구하고또북한의실정을고려하여 수립되었는데, 여기서선진국가란소련을의미했다. 최초의북한학제는사회주의교육제도의기본틀을갖추 ( 6 ).indd :13

12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1 었고, 학교교육체계와성인교육체계로대별되었다. 학교교육제도는 1년제유치반을포함하여인민학교 (5년) - 초급중학교 (3년) - 고급중학교 (3년) - 대학 (4-5년) 으로이루어졌다. 기술교육은인민학교졸업생을대상으로한초급기술학교 (3년), 이어서중등전문학교 (3-4년) 를설치하여초급또는중등기술자를양성하였다. 국민들에게교육기회의확대를위한노력으로 1949년에인민학교수는해방전의약 3배, 초급중학교수는 18.5배로증가했으며, 인민학교취학률은 98% 로늘어났고 180만명이상의학생들이학교에서 공부하는결실을가져왔다. 이와같이 12 현대사광장 북한교육은일제시대의학제를청산하고소련의교육제도를도입함으로써공산주의이념을반영한사회주의적교육제도의기초를수립하였다 ( 신효숙 2003: 149). 1950년한국전쟁이발발했다. 1953년에종전을맞았지만, 북한지역은폐허가되었다. 경제복구를위한국가차원의경제계획이진행되었다. 전후복구 3 개년계획 ( ) 과사회주의공업화의기초구축을위한 5개년계획 ( ) 이실시되었다. 3개년경제계획의방향은 경제의사회주의적개조 를지향하면서북한경제를전쟁이전의수준으로복원하는것이었다. 이와함께새로운교육정책이발표되었다. 1956년 4년제초등의무교육제, 이어서 1958년에기술교육의강화로특징지어지는 7년제무료중등의무교육이단행되었다. 이러한학제개편은한국전쟁전후복구및근대화라는시대적요청에따라추진되었다. 따라서교육의기본방향은 보통교육부문은 1956년까지전쟁전수준으로끌어올릴것 이며고등교육은 우선고등교육과기술교육사업을강화하여민족간부를많이양성할것 이강조되었다 ( 강근조 1991: 12-13). 이러한필요는학제개편에반영되어각급학교의수업연한이재검토되었다. 인민학교의수업연한은교육내용에비해좀여유가있는반면, 대학과전문학교의수업연한은짧다는것이었다. 이에 1953년내각결정에따라인민학교의수업연한이 5년에서 4년으로단축되었다. 기술전문학교는증가되었다. 이러한개편은전후인민경제의복구와건설에필요한기술자와전문가들을대량으로공급하고우수한과학기술인력을양성하고자이루어졌다. ( 6 ).indd :13

13 2.. 산업화진전과중등의무교육도입북한의 1960년대는본격적인공업화건설을추진하면서자립적민족경제가고창된시기이자, 정치사상적으로대외적긴장속에서주체사상이대두하고개인숭배와사회의군사화경향이가속화된시기라고할수있다. 1962년 10월에쿠바위기를계기로북한은군사력증강의필요성을절감하여 4대군사노선 을채택하였다. 또한중 소이념분쟁의영향으로사회주의국가들의대북한원조가격감함에따라경제계획이차질을빚기시작했고, 대내지향적공업 화정책은서서히그한계가나타나기시작했다. 그러나정치사상적으로는주 13 체사상을강화하며 1967 년부터김일성중심의유일지도체제를구축한시기이 다 ( 이종석 2000: 80-81). 이시기는공산주의사상교양사업의강화, 산업현장에서기술혁신과기술인재의양성, 9년제기술의무교육의실시가교육의과제로제시되었다. 1966년에 9년제중등기술의무교육이발표되었다. 1967년의학제는인민학교 (4년) - 중학교 (5년) - 고등학교 (2년) - 대학교 (4-5년) 의보통교육체계와성인교육체계로는근로자들이일하면서기술교육을받을수있도록공장고등기술학교 (3-4 년 ) 와고등기술학교의재직및통신학과 (3-4년) 를설치하였다 ( 강근조 1991). 이시기학제개정의특징은해방이후 15년간인문계열과실업계열로이원적 북한교육의발전과정과특징 으로나뉘어있던중등학교의계열을단일화한점이다. 기술교육체계는산업화에필요한전문기술인력의수급을목표로기술교육을강화하기위한조치였다. 기술학교와고등기술학교에서는기술교육과생산실습을강화함으로써당시산업화에요구되는기술인력의공급에일정한역할을수행했다. 또한성인교육체계에서는기술자와전문가의수를늘리기위해대규모공장과기업소를중심으로공장대학과공장고등기술학교를공장부설기관으로설치하도록하였다. 또한 1959년에는예체능분야및외국어분야의특수목적교육체계가새롭게설치되었다. 음악, 무용, 조형예술및체육을더욱발전시키기위하여인민학교단계부터시작하는 11년제음악, 무용, 조형예술분야의학교와중학교졸업생을 ( 6 ).indd :13

14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1 받아들이는 4 년제체육학교가 1960 년부터개설되었다. 외국어인재양성을위 해인민학교단계부터시작하는 11 년제외국어학교가 1960 년부터설치되었다. 3. 유일사상확립과 11 년의무교육 1970 년대는사상적으로나학제적으로나상당히중요한시기이다 년 12 월북한은기존의헌법을폐지하고김일성 주석 의절대권력을제도화한새로 14 현대사광장 운 사회주의헌법 을제정하였다. 한편 1960년대후반부터주체사상의유일사상화와체계화작업을주도하였던김정일은 1974년 2월에조선노동당중앙위원회정치위원회의위원이되면서후계자로공인되었다. 더나아가 1980년 10 월제6차대회에서북한사회가도달해야할목표로 온사회의주체사상화 와함께 사회주의경제건설의 10대전망목표 가제시되었고, 김정일은당내 3대권력기구에선임됨으로써후계체제가완성되면서북한사회전반에영향력을행사하게되었다 ( 이종석 2002: 82-85). 이러한정치적변화속에서북한의교육정책은온사회의주체사상화를통하여유일지도체계를확립하는것이었다. 주체사상을교육의원리에반영하는문건들이본격적으로발표되기시작했다. 1976년에 어린이보육교양법, 1977 년에 사회주의교육에관한테제 를발표함으로써주체사상에기초한사회주의교육학을완성하게된다. 교육테제에는의무교육을받는기간에아동들은사회주의교육학의원리에기초하여지 덕 체를갖춘건전한공산주의자로양성할것이제시되어있다. 1973년 4월 9일최고인민회의제5기제2차회의에서 11년제의무교육제가공포되었다. 학제개정안의특징으로는유치원 (2년) - 인민학교 (4년) - 고등중학교 (6년) - 대학교로이어지는학교교육체계를확립하였고, 취학전의무교육 1년과인민학교 (4년) 와고등중학교 (6년) 를합쳐 11년제무상의무교육을완성하였다는점이다 ( 강근조 1991). 1973년학제개정은사상교육의강화를목적으로이루어졌다. 11년제의무교 ( 6 ).indd :13

15 육은무엇보다도 사회주의교육학 의원리를철저히관철할것이강조되었다. 즉의무교육기간에학생들에게당의유일사상체계를철저히세워당과혁명에 충실한주체형의공산주의혁명인재를양성하도록하였다. Ⅲ. 북한체제위기와김정일시대교육정책 1. 북한체제위기와김정일정권출범 1990 년대는북한역사에서최대의위기이자고난의시기였다 년대말 동구유럽과구소련사회주의의몰락으로국제적고립에처하였고, 1992 년부터 15 부각된북한핵위기, 이어서 1994 년김일성의사망과 2 년간계속된수해로인 해북한은극심한식량난과국가경제파탄상황에직면했다. 김정일정권은이러한위기상황을거쳐 1998년에공식출범하였다. 이시기에북한은국가의지도이념인주체사상을강조하고통치담론을끊임없이재생산하며체제단속을강화해왔다. 소련식사회주의와구별되는북한사회주의제도의우월성과독특성을강조하는 우리식사회주의 가강조되는가하면, 김일성사후에는수령은죽었지만그의혁명업적은김정일에게계승 발전되었음을강조하며 김일성유훈통치 를통치담론으로제시하였다. 북한교육의발전과정과특징 김정일정권이공식출범한 1998 년이후에는 강성대국 을정치담론으로제 시했다. 강성대국은사상, 군사, 경제부문에서강국을건설하겠다는것이다 년신년사설에서 우리는사상중시, 총대중시, 과학기술중시로선을틀어 쥐고올해총진군을다그쳐나가야한다. 사상과총대, 과학기술은강성대국건 설의 3 대기둥이다 라고제시하고있다. 1 이와같이북한은주체사상을기조로하는다양한정치담론을활용하고사상 교육을강화함으로써사회통합과체제안정을도모해가는한편, 컴퓨터와정 보통신을중심으로한과학기술교육을강화하고고등교육과영재교육을통해 1 당창건 55 돌을맞는올해를천리마대고조의불길속에자랑찬승리의해로빛내이자, ( 노동신문, 조선인민군, 청년전위, 2000 년 1 월 1 일공동사설 ). ( 6 ).indd :13

16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1 우수한전문인력을양성함으로써국가발전의방향을모색하였다. 2. 교육정책의특징김정일시대교육정책의첫번째특징은보통교육을정상화시키는것이었다는점이다. 1990년대북한은경제난과체제위기를겪는과정에서학교교육의붕괴라일컬을정도로어려운상황에직면하였다. 고난의행군시기에학교출 16 현대사광장 석률이현저히떨어져대도시를제외한일부지역에서는재학생의과반수가결석하여운영에차질을빚는학교까지있었다. 또한무료교육이라고는하지만수업료외에학용품 교복 가방등의공급이대부분중단되었고교과서배포량이절대적으로부족하였다. 교사들은국가의식량배급중단으로가르치는것외에생계를유지하기위해노력해야했으며, 교권은바닥으로떨어졌다. 학교는해당기관이나기업소로부터학교운영에필요한전력 난방 교육기자재와비품을공급받도록되어있으나공급이중단되었다. 따라서북한당국은교과서의개편과원활한공급, 교육내용의질개선, 교사의원활한수급을위해해당교육기관과기업소를독려해야했다. 학교시설의보수, 학교비품과실험실습기구의지원, 교육환경의개선을위해학교후원단체를결성하는운동을전개하였다. 김정일시대교육정책의두번째특징은 1973년의학제를유지하는가운데부분적인학제개편이이루어진점이다. 학교교육체계에는소학교 - 중학교 - 전문학교, 대학이포함된다. 2002년부터인민학교는소학교로, 고등중학교는중학교로명칭이바뀌었다. 특히일하면서배우는교육체계로공장전문학교, 공장 농장 어장대학, 각대학통신및야간교육망, 간부들과근로자들의정규적인학습체계가발전되었다. 1996년에공장 농장 어장대학이약 100여개교가운영되었다. 생산현장에종사하면서교육을받게하려는북한정권의정책과주민들의고등교육에대한사회적욕구가결합되어이들대학들이급속히확대된것이다 ( 리영환 1995: 105). 하지만 1990년대후반, 2000년대경 ( 6 ).indd :13

17 제침체와기반시설약화로이들학교들이정상적으로운영되지못하고있다. 김정일시대교육제도의세번째특징은영재교육이학교교육체계와나란히수재교육체계로발전되었다는점이다. 70년대말까지영재교육은사회주의평등원리에비추어논란의여지가많아최소한의형태로만운영되었다. 그러나김정일은영재교육에대해 집단의발전을보장하면서도개성의발전을보장하는것은사회주의교육의중요한특성이며우월성 이라고전제하고 뛰어난소질과재능을가진학생들을옳게선발하고체계적인교육을주어기초과학부문 과전공부문의유능한인재로키우도록 2 지시했다. 17 < 표 1> 수재교육기관 분야학교교육현황 예체능분야 자연과학분야 외국어분야 혁명유자녀를위한학교 음악학교무용학교조형예술학교예술전문학교등 제 1 중학교금성학원 컴퓨터수재반 외국어학원 만경대혁명학원해주혁명학원강반석혁명학원 6-11 년제 ( 소학교 - 중학교 ) 1960 년부터신설 중학교과정 (6 년 ) 1984 년부터신설 중학교과정 (6-7 년 ) 1958 년부터신설 11 년제 ( 소학교 - 중학교 ) 군사, 정치, 여성간부양성 1947 년부터신설 북한교육의발전과정과특징 북한은영재교육을 주체교육의본보기교육 으로간주하고최고의교육조건과시설, 교육내용을갖춘영재학교들을계속확대하였다. 외국어분야영재학교로는 1958년에평양외국어학원을신설한이후, 각도단위로 6년제내지 7년제외국어학원이증설되었다. 과학분야의영재학교는김정일의지시에의해 1984 년 9월에평양제1고등중학교 ( 이하 제1중학교 ) 가개교한이후 1985년에 12개교, 1995년에각도 시단위에 26개교, 1999년에는전국시 군 구역마다 1 2 김정일, 교육사업을더욱발전시킬데대하여 ( ) ( 6 ).indd :13

18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1 개교씩추가신설토록했다. 영재교육은국가가필요로하는인재를조기에선발, 집중적인교육을통해단기간에우수인력을배출할수있을뿐만아니라, 경제재건에필요한전문인력양성을위한효율적인방안으로인식되었던것이다. 김정일시대교육정책의네번째특징은과학기술교육의중요성과함께고등교육기관의변화를도모한점이다. 김정일집권기에과학기술은강성대국건설의주요노선으로제시되었다. 강성대국건설이새로운국가발전의목표로설정되었고이를위해 사상중시, 총대중시, 과학기술중시노선 이강조되었다. 18 현대사광장 과학기술중시정책은영재학교와고등교육기관에서과학기술교육을강화하는것으로구체화되었다. 고등교육정책의경우과학기술교육을강화하기위해기존의학과를통폐합하는방식으로새로운대학이나학과를신설하고과학기술관련학과목을신설하였다. 1999년에김일성종합대학에컴퓨터과학대학의설치를시발로정보통신및컴퓨터교육의강화를목적으로 IT 중심의학부로대학개혁이이루어지기시작했다. 2001년에는함흥컴퓨터기술대학, 평양컴퓨터기술대학이신설되었고, 2002년에는김책공업종합대학에정보과학기술대학과기계과학기술대학, 그리고과학원직속정보기술학교등대학내학부, 학과의개편과신설이이루어졌다. 또한대학에서는 < 정보물리 >, < 나노물리 > 와같은새로운학과목이신설되고, 정보공학과, 생명과학과와같은새로운학과가신설되거나명칭을변경하였다 ( 신효숙 2010). 3. 교육불평등의심화및사교육시장의등장 1990년대에경제난과식량난으로인한 고난의행군시기 를거치면서 2000 년대들어공교육의역할이줄어들었다. 대신에학생과학부모의사부담공교육비가증가하면서출신성분이나가정배경에따른교육기회의불평등은증가하는추세이다. 학생들의중도탈락의원인으로는만성화된식량난보다는학교에서끊임없이내라는다양한명목의과다한잡부금요구등이보다큰문제로지적되고있다. 각종잡부금으로인한교육적어려움은초중등학교는물론이고 ( 6 ).indd :13

19 대학에서도마찬가지이다. 고등교육은무상으로학비, 기숙사비, 교재, 실험실습비등거의내지않았으나, 경제난이심화되면서학생들은학비를제외하고는모든것을부담하고있다. 학급내, 학교내경제력에따른교육격차의문제가 2000년대들어서는학교서열화문제로확대되고있다. 수재학교는재능과소질이있는학생들을조기에선발해서국가가그분야의최고전문가로양성한다는점에서긍정적인평가를받았다. 그러나최근에는수재학교진학에학생의능력과소질이외에가 정배경이강하게작용한다는문제가지속적으로제기되고있다. 북한의중등 19 교육체계는일반학교와수재학교라는이원화체계를넘어서 중등교육기관의 서열화 라는새로운현상으로고착화되어가고있다. 북한의중등교육체계는평 양제1중학교 - 도제1중학교 - 시 군 구역제1중학교 - 일반중학교로서열화되어가고있는듯하다. 이와같이제1중학교를비롯한수재학교들이대학진학의지름길이자통로가되면서제1중학교로진학하기위한연줄, 뇌물등비리문제가일어나고, 입시경쟁및이를위한사교육시장이등장하고있다. 제1중학교와같은수재학교나좋은대학에입학하기위해경제적능력을갖춘학부모들은개인교사를구해수학, 과학, 외국어등의입시과목을가르치거나피아노, 바이올린, 컴퓨터 북한교육의발전과정과특징 등실기과외도시키고있다. 북한에서의사교육은남한의사교육과같이학원의형태이거나공교육을위협할정도로보편화된것은아니지만, 집단주의사회인북한에서도가정의경제력을배경으로자기자녀의성공과출세를위해돈을투자하고그결과를성취해낼수있다는의식이퍼져가고있는것이다. 이와같이북한주민들의빈부격차에따른교육기회의불평등이 2000년대이후현실적으로재현되고있다. 경제난이후국가에서제공하였던공교육비용의상당부분을학부모가부담하게하면서학교내에서의교육격차가심해지고있다. 학생들중에는형식적으로는 10년제초등및중등학교를졸업했지만경제적사정으로학교밖으로내몰려문맹인경우가늘고있다. 한편수재학 ( 6 ).indd :13

20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1 교인제 1 중학교는김일성종합대학을비롯한명문대학진학을위한지름길이되 면서일반중학교학생들의대학진학기회를현격히제한하면서중등학교의서 열화라는문제를야기하고있다. Ⅳ. 김정은시대교육제도와교육정책 1. 김정은정권출범과교육정책 20 김정은은 2012 년 7 월 18 일노동당중앙위원회정치국회의를거쳐공화국원 수로추대되었다. 김정은정권은김정일시대와마찬가지로체제안정과경제 강국건설을위한교육의책임과역할을강조하고있다. 김정은정권은이전정 현대사광장 권과마찬가지로사상, 군사, 경제부문에서의강성국가건설을제시하고있다 년신년사를통해김정은정권은김정일시기에주요노선이기도했던 선 군 에대한언급을대폭줄인반면 강성대국 과 경제강국 건설을특별히강조 하고있다. 이는 선군정치 ( 先軍政治 ) 의상대적퇴조와 선경정치 ( 先經政治 ) 의부상으로해석해볼수있다 ( 정성장 2013). 2014년신년사에서는 강성국가건설 에있어사상, 군사부문의중요성과함께경제부문에있어서농업, 건설, 과학기술의 3대사업을발전시킬것을제시하고있다. 특히 과학기술은강성국가건설을추동하는원동력이며과학기술발전에인민의행복과조국의미래가달려 있음을제시하고있다. 3 국가발전전략으로서그동안꾸준히강조해온 지식경제형강국 으로나아가기위해과학기술중시정책과고급인재육성을통해경제발전을도모하겠다는강력한의지를피력하고있다. 김정은시대교육정책의구체적인방향은신년사및김정은의담화문을통해살펴볼수있다. 2012년 4월 6일에발표된김정은담화문에서 교육사업에대한국가적투자를늘이고교육의현대화를실현하며중등일반교육수준을결정적으로높이고대학교육을강화하여사회주의강성국가건설을떠메고나갈세계적수 3 위대한김정일동지를우리당의영원한총비서로높이모시고주체혁명위업을빛나게완성해나가자 ( 로동신문 2012년 4월 19일 ). ( 6 ).indd :13

21 준의재능있는과학기술인재들을더많이키워내야합니다. 라고제시하였다. 김정은시대교육정책은김일성, 김정일시대북한교육의특징을계승함과동시에새로운변화를시도하고있다. 즉, 종전과같이과학기술교육을중시하면서새롭게고등교육제도의개편을시도하고있는점이다. 고등교육개편의단초는 지식경제시대, 정보산업시대 에북한의교육을국제적수준으로끌어올리는데힘을쏟고있는점이다. 2014년 9월 5일담화문에서는 세계적인교육발전추세와좋은경험들을우리의현실에맞게받아들여교육에서도당당히 세계를앞서나가야한다, 새세기교육혁명의목표는전민과학기술인재화를 21 실현해 21 세기사회주의교육강국이되는것 이라고밝히고있다. 4 따라서대학 교육에서는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리과대학등주요대학을 과 학교육중심기지 와 국제학술교류의거점 으로만들어세계적인대학으로발전시켜나갈것을제시하고있다. 북한은대학입시에컴퓨터를활용하는방안에대한지침이발표되고평성리과대학등일부대학에서컴퓨터로입학시험을진행하였다.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는성적관리웹사이트를개설해개인별성적을공개하는등현대식교육시설의설비와컴퓨터를활용한교육평가및관리체계가도입되고있다. 김일성종합대학을비롯한북한의주요대학에서는 경제강국건설 을이끌어나갈인 북한교육의발전과정과특징 재를양성하기위한조치로국제경제학과, 호텔경영학과, 호텔봉사학과, 보험학과, 관광경제학과, 가격학과등이설치되고있다. 또한정보통신망을이용한원격교육이확산되고있다. 김일성종합대학, 평양건축종합대학, 원산농업종합대학에원격교육대학 ( 사이버대학 ) 이설치되었고, 김형직사범대학등에는원격교육학부가신설되었다. 이와같이세계화추세를반영한고등교육제도와관련하여교육의현대화및교육방법의개선, 박사원과정확대, 석박사학위제도연구, 학점제와대학입시제도개선, 대학의종합대학화, 전문학교와대학의통폐합등이이루어지고있다 ( 조 4 새세기교육혁명을일으켜우리나라를교육의나라, 인재강국으로빛내이자 ( 로동신문 2014년 9월 6일 ). ( 6 ).indd :13

22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1 정아 2014). 북한의경제건설에필요한과학기술인력및다양한분야의전문가를 양성하기위해서고등교육체제를개편하기위한다양한시도가이루어지고있다. 2. 주체형인간양성 남북분단 70 여년간북한정권은김일성 - 김정일 - 김정은으로이어지는삼대 세습체제를유지하고있다. 북한은체제유지를위해정치사상교육을가장중요 22 현대사광장 시하고있고, 주민들은요람에서무덤까지교육속에서성장하고살아가고있다. 북한교육정책의핵심기조는북한교육의기본법이라할수있는 1977년 9월 5일김일성이발표한 사회주의교육에관한테제 ( 이하교육테제 ), 1999년 8월 11일건국후최초로발표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교육법 에서확인할수있다. 5 북한사회가공식적으로표방하는교육목적은사회주의교육학의원리에기초하여지 덕 체를겸비한공산주의적인간을양성하는데있다. 그런데유일체제를확립하는과정에서북한의교육은주체교육, 주체형인간의양성이강조되는방식으로발전해왔다. 주체사상은 사람이모든것의주인이며모든것을결정 하며, 인민대중은사회역사의주체 이며 인류역사는인민대중의자주성을위한투쟁의역사 라고제시하고있다. 그러나역사의주체인인민대중이진정한주체가되기위해서는수령의지도에의해올바로인도되어야한다는 지도와대중의결합 테제에의해인민의자주성은퇴색되고수령이혁명의주체로부각된다. 혁명의주체인수령의지위는 인민대중의최고뇌수이며통일단결의중심이며자주성을 위한혁명투쟁의최고영도자 로규정된다. 6 그러므로수령의절대적지위는 수령에대한충실성 으로정치규범및대중 5 사회주의교육의목적은사람들을자주성과창조성을가진공산주의적혁명인재로키우는것이며, 사회주의교육은사람들을사회와인민을위하여, 사회주의공산주의를위하여몸바쳐투쟁하는공산주의적혁명인재로키움... ( 사회주의교육에관한테제 ) 건전한사상의식과깊은과학기술지식, 튼튼한체력을가진믿음직한인재를키우는것은사회주의교육학의기본원리이다. ( 교육법제 3 조 ) ( 6 ).indd :13

23 의도덕적품성속에시종일관하게관통되도록하고있다. 충성 과 효성 의윤리가주체형인간의핵심덕목이다. 수령에대한충실성을제1의덕목으로삼고혁명적의리와동지애로무장하고집단을위해서는자신의목숨을내던질수있는인간, 이것이바로유일체제를유지하기위해서북한정권이창출해낸 주체형인간 의모습이다 ( 이종석 2002: ). 분단 70여년간북한사회는인민 당 수령은하나라는논리에의해수령에대한충실성을견지한인간을양성해왔다. 지도자수령이교체되면수령의이 름만바뀐상태에서수령의충성동이와효자동이, 수령결사옹위정신, 수령애 23 국주의등이지속적으로강조되고재생산되어왔다. 김정일시대는 1990 년대 고난의행군시기 를거치면서충실성교양이더욱강조되었다. 김일성김정일 의충성동이, 효자동이가되자, 위대한영도자김정일장군님을결사옹위하는총폭탄이되자, 수령결사옹위정신으로무장하자 라는구호가함축하듯이, 김정일시대에는혁명적전사를양성하고자하였다. 이러한특징은김정은정권출범이후다시교육정책의방향으로재생산되고있다. 통치능력이나업적이없이젊은나이에지도가가된김정은정권은무엇보다도아버지김정일에대한애국주의가곧김정은에대한애국주의임을강조하고있다. 정치사상교육에서큰힘을넣어새세대들이혁명적세계관을튼튼 북한교육의발전과정과특징 히세우고김정일애국주의를적극구현해나가야한다 고주장하고있다 년부터적용된개편중등교육과정에의하면초급중학교와고급중학교에 경애하는김정은원수님혁명활동 이매주 1시간씩모든학년에편성되어있음을알수있다 ( 조정아 2014: 82-87). 정치사상교육의핵심은 김정일애국주의 와김정은에대한충실성교양이라할수있다. 이렇게볼때, 북한교육의발전과정은보편적사회주의교육에서출발하여유일체제를확립하는과정에서 주체교육 의강화로발전되었고, 이는김일성- 6 김정일, 주체사상에대하여 (1982.4). 인민대중이역사의주체로서의지위를차지하고역할을다하자면반드시지도와대중이결합되어야합니다. ( 6 ).indd :13

24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1 김정일-김정은정권으로이어지는 3대세습체제를거치면서수령에충실한혁명전사를양성하는과정이었다고할수있다. 수령에대해무조건충실한전사는개인의이익과공명을위해서가아니라혁명위업을위해, 수령과국가를위해자신의생명을바칠수있는인간이다. 사회주의교육의보편적특성이공산주의에헌신하는사람을길러내는것이라면주체교육, 애국주의교육은세습체제의안정적재생산을목적으로학생들을 당에충실한혁명가, 나아가서 수령에끝없이충실한혁명전사 로키우는것임을알수있다 ( 신효숙 2001) 년의무교육제도입 북한은 교육의나라 로자부하면서해방이후사회주의교육제도를발전시 현대사광장 켜왔다. 무료의무교육의실시와기간확대를통해서교육의대중화를달성하 고 전사회의인텔리화 를목표로고등교육을확대해왔다. 북한은의무교육기 간을확대하면서학교제도를발전시켜왔다. 노동자 농민이주인이되는공산 주의사회건설을목표로국민들모두가학교교육을받을수있도록교육기회를확대하는데주력해왔다. 1956년에 4년제의무교육, 1958년에 7년제기술의무교육, 1967년에 9년제기술의무교육, 1973년에 11년제의무교육의실시를발표하였다. 취학전교육을포함하여초등교육에서중등교육까지단계적으로무료의무교육의기회를확대하였다. 현행학제는 1973년에완성된유치원높은반 1년 - 소학교 4년 - 중학교 6년의 11년의무교육제를기본틀로발전하였다. 김정은정권의교육정책은이전김정일시대의북한교육을계승하고있지만이전시기와구분되는유의미한변화를보여주고있다. 무엇보다도 40년간지속되어온 11년제기본학제를 12년제의무교육제로개편하였다. 2012년 9월 25일에개최된최고인민회의제12기제6차회의에서는획기적인경제개혁관련입법이있을것이라는일반적기대와달리교육제도개편안을발표하였다. 7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최고인민회의법령전반적 12년제의무교육을실시함에대하여 ( 로동신문 2012년 9월 26일 ). ( 6 ).indd :13

25 전반적 12년제의무교육을실시함에대하여 를통해서종전의 11년제의무교육을 1년연장하는조치를발표했다. 취학전교육 1년, 소학교 5년, 초급중학교 3 년, 고급중학교 3년으로구성되는 12년제의무교육제이다. 학제개정추진일정에대해서북한은 학년도부터 6년제중학교를 3년제초급중학교와 3년제고급중학교로분리하여운영하고, 학년도부터 4년제소학교를 5년제소학교로전환하는사업을시작할것이라고밝히고있다. < 그림 1> 북한의 12 년제기본학제 (2013 학년도부터단계적시행 ) 연령성인교육체계 학교교육체계 특수목적교육체제 학령 박사원 (2~4년) 고등 공장대학대학교육 17 농장대학 21 (4~6 16 어장대학 20 년 ) (4~6년) 단과전문사범교원 통신 야간교육대학학교대학대학 (3~4년) (3년) (4년) (3년) 외국어 및 고급중학교 (3년) 과학 예체능분야중등 분야학교교육 9 학교 13 초급중학교 (3년) 8 12년및 12 의무혁명 7 11 교육학원 초등 9 소학교 (5년) 4 교육 유치원높은반 (1년) 1 취학전 5 낮은반 (1년) 교육 4 탁아소 25 북한교육의발전과정과특징 12년제학제가초등학교를 5년으로연장하고중등교육단계를초급중학교와고급중학교로분리개편한것은국제적교육추세와학제호환성을고려한조치로보여진다. 북한의학제는소학교 4년, 중학교 6년의 10년제로서만 7세에입학하여만 16세에중등교육이종료되고, 만 17세의이른나이에사회진출이 ( 6 ).indd :13

26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1 이루어진다. 이에반해유럽과미국등선진여러나라의일반적인학제는 12년제로서만 19세에학생들의사회진출이이루어졌기때문이다. 또한중등교육이기존의중학교와고등학교를통합한형태의중학교 6년으로부터초급중학교 3 년, 고급중학교 3년으로분리운영하기로한것은중등교육의다양화및전문 직업교육을강화하려는의도를보여준다. 2012년의교육개혁이성공하기위해서는교육사업에대한국가적투자를확대해필요한교육조건과환경을마련해야할것이다. 2014년부터는 4년제이던소학교를 26 현대사광장 5년제로연장하면서부분적으로시행에들어갔다. 중학교 6년을초급 3년과고급 3 년으로분리운영하는것은별도의건축을신축하기도하지만기존건물의재배치를통해서도가능한부분이있다. 하지만소학교는 4년제를 5년제로전환하기위해서는 1개학년을신설하는것이므로학교신설과증축사업, 교원충원과재교육, 새교과서집필등많은준비를필요로한다. 그러나북한당국의발표대로 2014년입학생부터소학교 5년제를적용할경우에소학교 1학년학생이초급중학교, 고급중학교를졸업하게되는 11년이후에나학제개편이완결될것으로보인다 ( 신효숙 2014). Ⅴ. 결론 : 남북한통일에대비한북한교육의특징과과제분단 70여년동안북한은 6차례에걸친교육제도개편을통해현교육제도의기초를마련하였다. 교육현장의혼란이나교육행정절차와재정확보의어려움에도불구하고여러차례에걸쳐단행된교육제도개혁은북한정권의정치경제적요구및교육개혁의필요에근거해이루어졌다. 이장에서는남북한통일에대비하여북한교육의특징과과제를함께살펴보고자한다. 분단 70년간북한교육의특징은교육의대중화를위해의무교육제를제도적으로안착시키려는강한의지를갖고국가적인과제로추진하였다는점이다. 김정은정권출범과동시에 40년간지속되어온 11년제의무교육제를 12년제로전환하였다. 학제개편의목적은우선김정은영도체제에대한주민들의지지기반을확보하고내부결속력을다지기위한측면이내재되어있다. ( 6 ).indd :13

27 북한은초등학교 4년, 중학교 6년으로다른나라에비해 2년이나짧은 10년제로운영되었으나 12년제의무교육제개편을통해초등학교 5년, 초급중학교 3년, 고급중학교 3년으로 11년제로연장되었다. 또한고등교육제도에있어서는교육의현대화및교육방법의개선, 박사원과정확대, 석박사학위제도연구, 학점제와대학입시제도개선, 대학의종합대학화, 전문학교와대학의통폐합등이이루어지고있다. 구미선진국가들과한국의일반적인학제가 12년제이며러시아, 중앙아시아등사회주의체제에서시장경제로전환한체제전환국가들 은학제호환성과교육교류를고려하여 12 년학제로개편하고학사 - 석사 - 박사 27 학위제도를도입하고대학입시제도를개편하고있다. 이러한점을고려할때 최근김정은정권의학제개편은국제교육협력에대비해서뿐만아니라남북학 제통합측면에서도적절한조치로보여진다. 북한교육의발전과정은주체사상에근거하여 사회주의적인간형, 지덕체를갖춘공산주의적인간형 양성을목적으로하였지만, 김일성-김정일-김정은정권으로이어지는 3대세습체제를거치면서수령에충실한혁명전사를양성하는과정이었다고할수있다. 혁명인재는우선정치사상교양으로무장된사람으로수령결사옹위정신, 일심단결의정신, 주체사상, 선군사상으로튼튼히무장된사람이면서기초과학교육, 컴퓨터교육, 외국어교육등해당전문분야의지식과능력을겸비하여 북한교육의발전과정과특징 강성대국건설에기여할수있는사람을의미한다. 즉당성과전문성, 선군정치와과학기술분야의전문성을함께갖춘인재를말한다. 이와같이당성과전문성을함께겸비한인재양성의목표는앞으로도계속강조할것으로보인다. 그러나지도자수령에대한맹목적인충성과애국주의정치교육은교육발전에한계로작용할것이다. 북한의실질적인개혁과개방이이루어지지않은상태에서전문성과과학기술교육을강조하는것은그발전에있어서한계에부딪칠수밖에없기때문이다. 북한교육의특징은성인교육기관에해당하는 일하면서배우는교육체계 를지속적으로발전시켜온점이다. 이는 80년대에 온사회의인테리화 를목표로고등교육단계의성인교육기관으로확대신설하였다. 성인교육체계로는공장전 ( 6 ).indd :13

28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1 문학교, 공장대학 농장대학 어장대학, 각대학통신및야간교육망, 간부들과근로자들의정규적인학습체계가포함된다. 성인교육기관들은 1990년대이후산업기반시설이정상적으로운영되지못하면서관련산업시설에부속된공장대학들이제대로운영되지못하였으며, 이런점에서성인교육기관의정상화와질적제고가향후과제로제기되고있다. 북한은과학기술중시노선을천명하면서국가가필요로하는과학기술분야의전문인력양성을위해서고등교육기관과수재교육기관을중점적으로육성하는정 28 현대사광장 책을추진해왔다. 엘리트교육을강화하는이유는 경제력 과 인력 이제한된어려운여건속에서모든교육기관에교육재원을균등하게투자하는대신에, 수재학교와고등교육기관에보다집중적으로투자함으로써단기간에소기의성과를거두고자함이다. 그러나교육의수월성과전문성에기초하여우수한인적자원을양성하려는북한의교육정책은기본적으로정치사상성을강조하는폐쇄적인사회체제와외부세계와의극히부분적인교류협력체제속에서는한계를가질수밖에없다. 따라서향후북한은교육대중화의기반인일반학교와국가경쟁력의근간인수재학교를어떻게조화롭게발전시킬것인지하는문제에직면하게될것이다. 북한교육의발전사는학교교육체계를통해사회적평등과불평등을동시에강화해온경향이있다. 교육기회평등정책을통해인민대중이교육에접근할수있는가능성과문을열어놓았으나실제로는학교에서의선발과배치의기능을통해사회의불평등구조를재생산해왔다. 즉당원과비당원, 특권계층과비특권계층간의불평등이강화되었고이러한사실이대중들의불만을고조시키고있다. 또한학부모의가정배경에따른교육기회의불균형과사교육의확대문제, 수재교육기관의확대에따른중등교육기관의서열화문제등은북한교육발전에있어서해결해야할새로운과제로떠오르고있다. 따라서북한은교육대중화의기반인인민교육체계와국가경쟁력의근간이되는수재교육체계와의조화적발전문제, 3대세습체제의유지를목적으로당성과전문성, 선군정치와과학기술분야의전문성을함께갖춘혁명인재를어떻 ( 6 ).indd :13

29 게양성할수있는가의문제에직면해있다. 또한최근확산되고있는사부담공 교육비의증가와국가의공적영역간의조화, 가정배경에따른교육기회불평 등과계층간위화감의감소등새로운과제에직면해있다. 참고문헌 강근조 (1991), 조선교육사 4, 평양 : 사회과학출판사. 리영환 (1995), 조선교육사 6, 평양 : 사회과학출판사. 신효숙 (2014), < 북한의교육제도와교육정책 >, 북한의체제와정책, 명인문화사. 신효숙 (2010), < 김정일정권의교육정책 >, 평화학연구 제11권제3호. 한국평화연구학회. 신효숙 (2003), 소군정기북한의교육, 교육과학사. 신효숙 (2001), < 북한교육의발전과정에대한논의 : 사회주의교육에서주체교육으로 >, 북한연구학회보 제5권제1호, 북한연구학회. 이종석 (2002), 새로쓴현대북한의이해, 역사비평사. 정성장 (2013), <2013년신년사와정책기조변화 >, 세종논평 제258호. 조정아 ( ), < 김정은시대북한교육정책방향과중등교육과정개편 >, 세계북한학학술대회자료집, 북한연구학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교육성편 (1955), 해방후 10년간의공화국인민교육의발전, 평양. 한만길외 (1998), 북한교육관계법령연구, 한국교육개발원. 한만길외 (1997), 통일시대북한교육론, 교육과학사. 김정일, 교육사업을더욱발전시킬데대하여 ( ) 당창건 55돌을맞는올해를천리마대고조의불길속에자랑찬승리의해로빛내이자 노동신문, 조선인민군, 청년전위 2000년 1월 1일공동사설. 새세기교육혁명을일으켜우리나라를교육의나라, 인재강국으로빛내이자 로동신문 2014년 9월 6일. 위대한김정일동지를우리당의영원한총비서로높이모시고주체혁명위업을빛나게완성해나가자 로동신문 2012년 4월 1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최고인민회의법령전반적 12년제의무교육을실시함에대하여 로동신문 2012년 9월 26일. 29 북한교육의발전과정과특징 키워드북한교육, 교육정책, 김정은정권, 교육통합, 주체형인간, 학제, 의무교육 ( 6 ).indd :13

30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2 전 북한문학에나타난역사인식 영선 * 30 현대사광장 Ⅰ. 역사와소설, 간극혹은줄타기이글은북한문학에나타난역사인식을살피는데목적이있다. 2015년으로남북은광복 70년을맞이한다. 광복 70년의시간은다른의미로남북분단의 70년을의미한다. 소통없이지나온남북분단의시간은남북의많은것을차이지게하였다. 문화분야도예외는아니었다. 남북의문화분단은일상의생활문화를넘어민족문화, 역사인식의분단으로구체화되고있다. 역사는남북이공유한반만년의유산이었지만역사를이해하는관점, 역사를해석하는세계관은분단의거리만큼벌어져있다. 그결과남북이이해하는역사는넘을수없는장벽이쌓여있음을확인할수있다. 이글에서는역사소설을텍스트로북한문학에서는역사를어떻게호명하고있으며, 어떻게해석하고있는지를살펴보고자한다. 역사소설은역사와소설을두축으로한다. 역사소설이역사적사실의기록과다른점은역사적사실을바탕으로하지만기록이기보다는작가적주제의식과지향성을드러낸다는것이다. 역사소설은과거사실에대한문학적허구의결합으로현재의관점이투영된통시적이면서도공시적인문학범주이다. 역사적사건이나인물이배경에만머무는것이아니라작품의주제와역사의식형성에중요한역할을하여야한다. 그렇지않을경우전기물이나통속물에머물게된다. 역사와소설이다른점은역사는있는그대로의기록이지만소설은 * 건국대학교 HK 연구교수, 북한학, 북한민족문화정책의이론과현장 등다수논저. ( 6 ).indd :13

31 주제와주의를갖고있다 ( 임옥규 2008b: 41) 는점에서차별된다. 다시말해역사소설은작가의주제의식이얼마나잘작동하느냐에따라서소설로서가치가높아진다고할수있다. 광복이후남북은서로다른체제와문화환경속에서역사소설은창작이나주제의식에서차이를보이게되었다. 남한의역사소설이주로왕조를중심으로한역사나궁중비사를다루는반면북한의역사소설은피지배계급을중심으로한민중사를중심으로한다. 주제의식에있어서도남한이창의성을중심으로 다양한주제를발굴하지만북한은혁명과개혁의식을드러낸다. 또한남한에서 31 는예술적형상화를중시하지만북한에서는이념적형상화를중시한다는차이 도있다 ( 임옥규 2008a: 140). 남한에서역사소설은역사적사실과소설적창의성사이에서논란의여지를남긴다. 역사소설의요체는역사적사실자체보다그것을어떻게새롭게해석할수있느냐가핵심이기때문이다. 1 성차 ( 性差 ) 에따라동일한사건과자료를보는시각이나서술의초점이다를수있고, 해석에개입하는주관적사회적맥락이의미의차이와변화를초래할수도있다 ( 황국명 2006: 11). 하지만북한의역사소설에서역사와문학의차이는상대적으로크지않다. 북한문학이예술적허구를지향하기보다는사실의예술화를추구하기때문이다. 북한문학에서이 북한문학에나타난역사인식 러한인식은창작가의개인의것으로취급해서는안된다. 북한에서역사소설은역사로부터소재를차용하거나추출하여전혀새롭게가공한다는의미를넘어선다. 북한에서역사소설은역사를기술하는방식의일종이기때문이다. 사실성을강조하는실화소설이나총서가아닌작품에서도예술적허구보다는역사적사실을지향한다. 1 우리는조국해방전쟁시기인민군대와인민들이세계 최강 을자랑하던미제와그주구들을반대하여영웅적으로투쟁한생동한자료를가지고소설, 영화, 노래, 무용과같은문학예술작품을많이창작하여당원들과인민들을교양하여야합니다. 이와함께이미창작된조국해방전쟁을주제로한작품들을인민들에게널리보급하여야합니다. 정전이된오늘우리인민들이평화적건설을진행하면서가렬한전쟁시기자기들이투쟁한모습을그린문학예술작품들을보면커다란감명을받게될것입니다. ( 김일성 1980: 61-62) ( 6 ).indd :13

32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2 문학창작의기본원리인 전형 의창조는문학적소재차원의 성격 창조가아니라사실을바탕으로한모범들을만들어내는과정으로서전형성을강조한다. 문학을예술로서받아들이기보다는모범적으로따라야할전형적인사실로받아들이도록하는 사실화 의과정이다. 북한문학이 사실화 를강조하는것은교양수단으로서문학의기능때문이다. 역사적사실역시당의정책적필요에의해선택되고, 교양의목적으로재구성된다. 북한문학예술에서전쟁관련작품이나혁명에대한이야기가끊임없이만들어지는이유역시새로운세대를위 32 현대사광장 한끊임없는교양사업의필요성때문이다. 역사소설창작에서도문제의식은동일하다. 림종상의 < 삭풍 >, 김혜성의 < 군바바 >, 박춘명의 < 훈민정음 > 등의역사소설이본격적으로출판된것은조선민족제일주의가강조되던시기와일치한다. 정치적차원에서생존논리로내세웠던조선민족제일주의가문화의영역으로확장되면서역사소설의필요성이강조되었다. 대표적인역사소설가림종상은역사소설 < 삭풍 > 의서문에서김일성과김정일은민족문화에대해강조하면서, 우리민족의우수한역사 와 민족의슬기가깃든문화유산 을잘발굴하여알려줄것을여러차례강조하였다는점 을밝히고있다. 2 이글에서는박춘명의역사소설 < 훈민정음 > 을통해서북한의역사의식의단층을살피고자한다. 박춘명의 < 훈민정음 >(2002) 은훈민정음이만들어지고반포되는과정을줄거리로한다. 3 훈민정음창제라는역사적사실을소재로한역사소설로북한문학에서역사를어떻게해석하고, 인식하고있는지를보여주는작품이다. 2 어버이수령김일성동지께서와위대한령도자김정일동지께서는우리나라반만년의유구한력사와민족의슬기가깃든문화유산을잘발굴하여인민들에게알려줄데대하여기회가있을때마다간곡한가르치심을주시였다."( 림종상 2000: 3) 3 이글에서는이가서에서 2006 년에출판한 < 소설훈민정음 > 을텍스트로하였다. < 소설훈민정음 > 은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의저작권중계로저자박춘명과의계약을통해이가서에서출판되었다. 철자및맞춤법은북한의 조선말대사전 표기법을따르고, 띄어쓰기는남한의표준국어대사전기준에근거해서출판되었다. ( 6 ).indd :13

33 Ⅱ. 북한문학의역사호명방식 1. 유일체제와혁명투쟁의호명북한에서역사소설은문학의장이기보다는역사의장으로인식한다. 북한에서역사소설의의미는우리와다르다. 역사소설은소설이라는허구적양식이지만역사적사실에충실해야하고, 역사에대한시각이분명해야한다. 역사소설이라고해서역사에대한문학적상상이나새로운해석을할수있는것이아니 다. 역사소설은역사적사건을소설의소재로활용한작품이기보다는역사라는 사실을기록하는방식으로서소설을차용하는의미에가깝다. 특히현대사의경 33 우에는더욱사실성을강조한다. 역사소설에서상상력은역사적사실을살리는 과정에서자료가불충분하거나당시의상황을충분히살려낼수없는상황에서 역사적본질을살리는상상력을의미한다. 력사적인사실들가운데는작품의요구에따라반드시살려야하겠으나이러저러한리유로하여자료가불충분한것들이있을수있습니다. 이러한때일수록작가에게는열정적인탐구정신과풍부한환상이필요합니다. 생활소재가불충분한것일지라도그것이력사적사실이고큰의의가있는것이라면끝까지파고들어풍부하고완전한생활로그려놓아야하며그사상적본질이진실하게드러나도록하여야합 북한문학에나타난역사인식 니다.( 김일성 1992: 351) 문학창작에서강조하는역사적본질은곧역사발전의합법칙성에맞게한다는것을의미한다. 북한에서는주체사상의승리, 혁명역사의승리를보여주는것이역사의본질을보여주는것이다. 북한의이러한인식을가장잘보여주는문학양식으로는오체르크, 실화소설, 회고록, 총서등이있다. 오체르크와실화소설은실화를바탕으로한문학이다. 김일성의회고록인 세기와더불어, 김일성의역사를소재로한장편소설시리즈인총서 불멸의역사, 김정일의현지지도를소재로한총서 불멸의 ( 6 ).indd :13

34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2 향도 등은역사를기록하는방식으로서문학이상의위상을갖고있다. 특히 불멸의역사 는북한에서역사를어떻게소설로재구성하는지를직접적으로보여주는작품이다. 불멸의역사 총서는김일성의 항일혁명투쟁 을주제로한일련의연작소설시리즈물로북한문학의이른바 총서 형식의기원이된작품이다. 불멸의역사 총서는장편소설연작이라는형식을담고있지만, 방대한분량에국가기획에의해항일혁명투쟁시기부터해방이후까지북한이주장하는역사적사실 34 현대사광장 을소재로하고있다. 불멸의역사 총서시리즈는 1972년권정웅의 1932년 을시작으로 33권의장편소설형식으로출판되었다. 원고지분량만해도 10만장이넘는다. 불멸의역사 총서를통해추출된인물은모두 3,363명으로중복된인물을제외하여도 2,800여명에달한다. 이가운데실존인물만 1,000여명에달한다. 작품에등장하거나실존인물은조선, 중국, 일본은물론유럽의문학가, 사상가, 경제학자, 정치인들까지포함된다 ( 김은정 2008: 47). 이런점에서총서 불멸의역사 는일반문학작품과는차원을달리하는수령형상문학의본보기적인작품이자북한의역사를소설로재현한방대한서사기록물이라는평가를받는다. 총서는역사적사실을다루었다는점에서본다면 남한의명명으로보자면역사소설에해당하겠지만, 북한문학에서는 수령 의과거사를문학적허구로재조명하려는기획의도가깔려있다. 그리하여총서는항일혁명투쟁의험로를헤쳐온 수령의신화 를재창조 재형상화함으로써인민을계도하려는체제유지문학에해당 ( 오태호 2008: 69) 한다. 혁명적인소설도청소년들을공산주의적으로교양하는힘있는수단의하나입니다. 소설을읽는것은사람들의생활에서, 특히희망과포부가크고감정이풍부한젊은청년들의생활에서뗄래야뗄수없는중요한문화사업입니다. 사람들의생활은다양하여야하며또생활에변화가있어야재미도있습니다. 밥도하루세끼똑같은 ( 6 ).indd :13

35 것을먹는것보다아침과점심이다르고저녁도다른것을먹어야맛이있듯이책도정치서적만볼것이아니라소설같은것도읽어야사람들의감정이풍부해지고생활에서재미가있습니다. 특히혁명적인소설은청년들의혁명의식을북돋아주는데큰의의가있습니다. 이것은우리의경험에서도잘알수있습니다. 우리가그전에학생때혁명활동을하면서여러가지혁명적인소설을많이읽었는데지금도그것이잊혀지지않습니다. 오늘우리의청년들도혁명적인소설을많이읽어야혁명적의지를더욱단련할수있고혁명의식을빨리발전시켜나갈수있습니다.( 김일성 1983) 35 김일성의항일혁명역사에수령을호명할때에는수령형상의원칙이작동한 다. 문학예술에서수령을형상할때에는 문학예술의역사에서존재한모든인 물형상들가운데서가장숭고한사상을체현한위대한형상 으로설정되어야한다. 수령의형상을가장위대한형상으로해야하는이유에대해서는 혁명의진두에서몸바쳐싸우는위대한령도자로서수령의형상에는위대한혁명사상이힘있게체현되여있기때문이다 ( 윤기덕 1991: 175) 고설명한다. 김일성에대한형상과항일혁명전통에대한호명은유일사상체계이후지속된원칙이다. 북한에서혁명과교양사업은특별한정치적목적차원을넘어일상에서상시적으로작동되는내면화의영역이다. 이를위해다양한방법이활용된다. 항 북한문학에나타난역사인식 일혁명을소재로한역사소설은혁명교양을위한교양물로서김일성의항일혁 명투쟁을교양하기위한기획으로혁명역사를호명하는것이다. 2. 조선민족제일주의와민족문화의호명북한역사소설에서역사를호명하는다른하나의축은김일성의항일혁명투쟁이전의역사이다. 항일혁명투쟁이전의역사는조선민족제일주의에의거하여우수한민족역사를호명하고, 재구성한다. 북한에서조선민족제일주의는 1980년대중반이후동구사회주의몰락에대응하기위한체제수호의논리로출발하였다. 동유럽의사회주의정권이붕괴하자, 이에대한대응으로서조선 ( 6 ).indd :13

36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2 민족의특수성을강조한민족주의를내세웠다. 정치적인맥락에서는 조선민족제일주의 는 세계화 라는이름아래 반동적정치제도와사상문화를퍼트려다른나라와민족을지배하려하고있는제국주의자 들의 세계화 에맞서민족의주체성과민족성을고수하는것을의미하는것으로서규정된다. 조선민족제일주의의의이념성은구체적으로지적한 4 대제일주의를통해서확인된다. 북한은수령제일주의, 사상제일주의, ( 사회주의 ) 제도제일주의, 군대제일주의를조선민족제일주의의본질로규정하였다 ( 로 36 현대사광장 동신문, 2003년 7월 10일 ). 이후시간이지나면서 조선민족제일주의 는정치사회적맥락뿐만아니라민족의우수성을발굴하고보급하기위한차원에서문학과예술각분야로확대되었다. 문학예술각분야에서는조선민족의우수한특성과우수한민족문화를발굴하기시작하였다. 북한이강조하는민족문화는우수한민족문화그자체가아니다. 아무리우수한민족문화라고하여도시대적한계가있다고본다. 올바른민족문화의계승은민족문화중에서우수한민족문화를오늘날인민의정서에맞게계승하는것이다. 핵심은어떤민족문화가우수한민족문화이며, 오늘날인민의정서와이익에맞게수정하는가의문제였다. 이과정에서적용된원칙은주체적관점이었다. 민족문화에서역사발전의주체로서인민대중의역사관이투영되었다. 역사를만들어가는주체를인민대중으로규정하고, 우리민족의역사를 ' 인민대중 ' 의관점에서재구성하였다. 인민대중이일찍부터민족의식을갖고자주적이며주체적으로애국심을갖고역사를만들어왔다는역사로재구성되었다. 이역시교양의관점에서이루어졌다. 작가의상상력이발휘되는 예술적환상 은 오늘날의시점 에서혁명의과거를보면서오늘과내일을내다보면서 역사의교 4 예술적환상, 그것은지나간생활도생동하게체험하고그려낼수있는무한한가능성을줍니다. 작가는언제나력사의시점에서생활을볼줄알아야합니다. 다시말하여작가는오늘의시점에서혁명의과거를보며과거에서오늘과래일을내다보면서력사를생동한화폭으로보여주어야하며사람들을력사의교훈으로교양하여야합니다. ( 김일성 1992: 352) ( 6 ).indd :13

37 훈 으로교양하기위한차원에서허용된다. 4 혁명역사에서강조하는교양의문제가민족문화의차원으로전이된것이다. 혁명역사를소재로한역사소설이그렇듯이민족역사를소재로한역사소설역시소설의형식으로쓰여진역사교과서에가깝다. 북한의대표적인역사소설가인 < 삭풍 > 의작가림종상은김일성종합대학역사학부를졸업한역사학자였다가뒤늦게작가가된인물이다. 역사학자와소설가사이에서작가는사실을강조한다. 조선민족제일주의가문화분야로확장되면서역사소설에서다룰수있는폭 37 이확대되었다 년대후반에이르면서고구려의건국을다룬김호성의 < 주 몽 >(1997), 리성덕의 < 담징 >(1998), 림종상의 < 삭풍 >(2000), 박춘명의 < 훈민정 음 >(2002) 등이연이어출간되었다. 림종상의 < 삭풍 > 이나박춘명의 < 훈민정음 > 이주목되는것은조선시대를배경으로한역사소설이라는점이다. 북한에서는역사적인정통성을고조선과고구려, 고려에두면서, 조선시대에대해부정적으로평가하기에현대창작물에서는배제되었었다. 민족제일주의차원에서민족문화가폭넓게수용되는과정에서조선시대를배경으로한역사소설이나오게되었다. 명분은교양이었다. < 훈민정음 > 의작가박춘명은작가후기에서 김형직사범대학을졸업한교원 으로서 교육사업을성과적으로보 북한문학에나타난역사인식 장 하는작품을창작하였다고밝혔다. 교양을목적으로한역사소설이기에 < 훈 민정음 > 에나타난훈민정음창제과정, 세종대왕에대한평가등은박춘명개 인의입장을떠나북한의역사인식과관점을분명하게보여준다고할수있다. ( 6 ).indd :13

38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2 Ⅲ. 역사소설 < 훈민정음 > 을통해본역사인식 1. 역사를만드는주체는누구인가 < 훈민정음 > 은훈민정음창제를둘러싼이야기이다. 북한에서도한글이민족고유의언어라는것에대해서는이견이없지만한글의기원에대해서는견해를달리한다. 5 북한에서는훈민정음의창제를성삼문을중심으로한집현전학자들의공동노력의결과로해석한다. 훈민정음은인민들이오래전부터사용하던 38 현대사광장 신지문자를기초로성삼문을중심으로한집현전학자들이모여서사람의입과혀의모양을연구하고, 글자를만들었다는것이다. 한글창제의중심에는성삼문이있었고, 성삼문이훈민정음의원리를만들고, 글자를세련되게가다듬는과정에서결정적인기여를한것은인민들이었다. 박춘명은 < 훈민정음 > 작가후기에서 이작품에서나는세상에높이자랑할수있는우수한우리나라의문자는슬기로운인민대중의재능과창조적노력을안받침해서 15세기에완성되였다는것을형상하려고했다. (< 소설훈민정음 > 2006: 6) 고하였다. < 훈민정음 > 에서설정한것이단순히소설적창작으로만볼수없는부분이다. 박춘명은김형직사범대학을졸업한교원으로서소설을통해훈민정음이인민의오랜지혜와창작에의해만들어졌다는것을교육하기위해창작하였다는것을강조했다. < 훈민정음 > 에서훈민정음역시인민의창작으로묘사한다. 성삼문이민족글자인신지글자를찾아관서지방으로갔다가글자를찾지못하고헤매다가병까지얻고는기생초향이의수발을받게된다. 이때초향이가농사군인아버지로부터배운 입술, 목구멍의모양 을본딴글자를배웠다는사실을알게된다. 이후성삼문은초향의아버지를찾아가평양에서오래전부터발성기관을본따만 5 한글을기념하는기념일도다르다. 우리는한글날을훈민정음이반포된날을기준으로삼는다. 훈민정음반포일이세종 28 년음력 9 월상한이었는데, 이를근거로해서 10 월 9 일을한글날로기념한다. 우리의한글날인 10 월 9 일은천리마운동이시작된것을기념하는 금속노동자의날 이다. 북한에서는훈민정음창제일을기준으로 1 월 15 일을 훈민정음창제일 로기념한다. 훈민정음이창제된세종 25 년 (1444 년 ) 1 월 15 일을기준으로한것이다. ( 6 ).indd :13

39 든글자를사용하고있다는것을알게된다. 진리는항상가까이에있는법인데사람들이그것을찾아내지못하고는것이다. 측우기가세상에공포되기전에농사군들이먼저만들어내였다고하지않았는가? 우리글자도초향이나그의아버지와같은백성들이먼저만들어쓰고있다. 그런데나는왜그런사람들속에들어가서알아보지않고신지글자만찾으려고했단말인가? (< 소설훈민정음 > 2006: 178) 39 이것은성삼문이훈민정음글자를만드는과정에서오랫동안인민이사용했 던글자를참고했고, 그글자는인간의발성기관을본떠서만들었기때문에누 구나쉽게익힐수있다는것을강조한다. < 훈민정음 > 에서성삼문은새로운문자를만들고자고민하다가민중의지혜에주목한다. 민중의참여는훈민정음글자를만드는과정에서도이루어진다. 훈민정음을만들면서시험적으로성삼문과성삼문의아내신씨는각각머슴복돌이와계집종삼월이에게가르쳤다. 그러던중에삼월이는기존의글자모양보다더맵시있게보기좋게만든다. 북한문학에나타난역사인식 성산문은안해가거두고있는종이장을보자손을내밀었다. 그종이에는계집종이금방쓴글자가적혀있었다. 성삼문은그종이장들을유심히들여다보았다. 그런데그글들은자기가안해에게배워준것과는좀달랐다. 아니, 이것은도대체무슨글자요? 성삼문은종이우에적어놓은글들을유심히들여다보았다. 글자들은자기가배워준것보다더맵시있게네모진것도있었으며꺾쇠모양의글자도있고또동그라미도있는게보기가좋았다. 가군께서배워주신것을좀고쳤나이다. 마음에드시겠는지모르겠소이다. ( 6 ).indd :13

40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2 어떻게고쳤소? 삼월이 ( 녀종 ) 가글자모양을모가나게하면좋을것같다고하기에이렇게고쳤나이다. 삼월이가? 음 성삼문은머리를끄덕이며 그러니이것은획을하나더한것이로군. 하고중얼거렸다. 그렇소이다. 그리고이것은그글자를거꾸로돌린것이고. (< 소설훈민정음 > : 261) 한글의우수성도인민성의관점에서해석된다. < 훈민정음 > 에서는성삼문이 현대사광장 새롭게만든글자는성삼문의아내신씨가어려서천자문과소학을배울때보다훨씬쉽게배웠다. 복돌이는그렇게익힌글자를써서애인쌍가메에게편지도쓰게되었다는장면이나온다. 북한에서평양어를중심으로한문화어를제정한이후어려운한자어나외래어를대상으로한 우리말다듬기사업 을통해강조한대중적글쓰기를강조했던것과같은맥락이다. 북한의역사소설에서중심을이루는것은피지배계층을소재로한작품이었다. 홍경래의난, 망이망소의난, 동학혁명 등의민중봉기를소재로하거나임진왜란, 을묘왜변, 일제강점기의국권침탈과민족해방등주로외적의침입을다룬작품이었다 ( 조정화 2013: 102). 2. 지배계급에대한시선역사에대한북한의관점은명확하다. 역사의주체는인민에게있다고보고, 인민의관점에서역사를주목한다. 역사를호명한문학에서도이러한관점이그대로적용된다. 훈민정음창제과정에서도인민의경험과지혜가강조되고, 세종대왕의업적은평가절하되었다. 새로운글자를만들자고주장했던학자는성삼문이었다. 그러나이소설에서는훈민정음을성삼문을비롯한집현전의학사들이공동으로이루어낸집체창작의결과로설명한다. 훈민정음의창 ( 6 ).indd :13

41 제가세종대왕의결단과노력을통해훈민정음이만들어지게되었다는것과는거리가있다. 세종대왕은성삼문의의견을반영할뿐이다. 세종대왕의업적인측우기도농민의지혜로만들어진것으로평가한다. < 훈민정음 > 에서는측우기의발명에대해서 몇해전에흉년이몹시들었을때도수원의탑동네근처에서는농사가다른고장보다도잘되었는데, 그이유를조사해보았더니농민들이여러곳에물초롱같은것을놓고비내리는양을재어보고, 그에맞추어밭갈이와씨붙임을 하였다 는것으로설명한다. 측우기가공포되기전부터이미 10 여년전부터썼 41 다는것이다. 측우기가이렇듯이농민이사용하던것을빌어서만들어진것인 데, 세종실록 에도기록하지않아서세상사람들이몰랐다는것이다. 5 이처럼 세종대왕의우수한발명품은실은인민들의지혜가결집되었다는것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역사의기록은왕을중심으로기록되면서역사적사실이세상에서는잘알려지지못했다는것이다. 소설이라고해도이를허구적맥락으로이해하기보다는작가의개입을통해서사실이라는것이역설적으로강조된다. 한글창제과정에서도성삼문이민중들의지혜를빌리려하는것에대해서도세종대왕은입장을달리한다. 세종대왕은 초야의백성들이뭣을안다고? (< 소설훈민정음 > 2006: 94), 무식한백성들속에서새로운글자를만들묘리를찾 북한문학에나타난역사인식 아보겠다는것은부질없는일이야 (< 소설훈민정음 > 2006: 95) 라고하면서무시한다. 조선시대자체를지배와피지배의사회로규정하기때문에세종대왕에대해온전하게긍정적인평가를내릴수없기때문이다. 세종대왕에대한평가는구체적으로세종의집권기간에민란이있었다는것을드러냄으로써더욱절하된다. 농업의발전을위해 농사직설 과같은농업서적도간행하였으며수차를제작했 6 사실측우기제작과정을상세히아는사람은극히드물었다. 그렇기때문에나라의대소사를기록한 세종실록 에조차도이것을상세하게반영하지않았다 (< 소설훈민정음 > 2006: 21). ( 6 ).indd :13

42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2 고측우기도전국에보급하도록하였던것이다. 이런것들은세종이자부심을가질만한일들이였다. 그러나세종의집권기간에민란이계속되고가난한인민들이해마다늘어나는것은큰골칫거리였다. (< 소설훈민정음 > 2006: 82-83) 세종대왕이농업발전을위해여러가지사업을했고, 이런것은 자부심을가 질만한일 이지만한양성이완성된 1422 년 ( 임인년 ) 부터민심이크게동요했고, 42 계속해서민란이일어났다는것이다. 세종이왕위에오른지 8 년이되는 1426 년 ( 병오년 ) 에는드디여서울에서방화투쟁이일어나 2 천 2 백여호의가옥과보 신각으로부터남대문으로이어진 116 간의행랑이불타버렸다 는것이다. 대대 현대사광장 로평양지방에서살던기생초향이의집안도고려왕조가멸망하고리왕조가건 립될어지러운시국에발생한민란때문에평양을떠나성씨를바꾸고살아야 했다. 조선에대한평가가반영된설정이다. < 훈민정음 > 에서는세종대왕이 이미우리의글자를만들데대하여어지를내렸으며자신이여기에대해서많은연구를하였 지만 신통한방안이떠오르지않아모대기고있 었다. 그리고왕은새로운글자를만들라고어지까지내렸는데, 창제하여공포하지못한다면어떻게되겠는가하는의구심이 있었다. 그렇게된다면자기가만대의웃음거리가될수있다 고생각했다. 7 세종대왕에대한이런묘사는북한에서조선시대에대한평가의연장선에있다. 김일성은이조 500년사를모함, 모해, 파쟁의해독성을보여주는시기였다고규정하였다. 8 7 이부분은 < 소설훈민정음 > 2006, 쪽을재구성한것임. 8 어버이수령님께서는회고록 세기와더불어 에서모함, 모해, 파쟁의해독성과반동성을리해하려면이조 500 년사만돌이켜보아도충분하다고하시면서권력을위해서라면부모자식사이, 형제사이에서도칼부림을하는것이바로반동화된인간들의본성이며종파의악습이라고밝혔다. ( 림종상 2000: 4) ( 6 ).indd :13

43 3. 평양문화중심주의북한문학에서역사를호명하는방식으로강조되는원칙의하나가평양문화중심주의이다. 평양문화중심주의란평양이인류문화의중심이라는것이며, 민족문화의발상지라는것이다. 우리민족제일주의의핵심으로서평양이강조되는것이다. 박춘명은창작후기에서 우리민족제일주의사상을실현하는데다소나마이바지하기위해 훈민정음 을창작하였다 (< 소설훈민정음 > 2006: 5) 고창작목적을분명히하였다. < 훈민정음 > 에서한글창제에중요한키를제공한것은신지문자이다. 고조 43 선당시평양근교에남겨진신지문자가한글창제에중요한단서를제공한다. 성삼문은농민들사이에서오래전부터써내려오던글자인신지문자를토대로 발음기관의모양을본떠서우리글자를만들면알기쉽고편한우리글자를만들수있다고간언한다. 북한의주장에따르면동북아시아에흩어져살던우리선조들은국가가형성되기이전부터같은언어를사용했었는데, BC 3천여년초우리민족의시조단군에의해평양을중심으로첫노예소유국가인고조선이세워지면서첫민족글자인 신지글자 를갖게되었다고주장한다. 9 첫민족글자로서 신지글자 를갖게됨으로써우리말은그이전의단순한종족어의테두리를벗어나당당 북한문학에나타난역사인식 한 민족어 로발전했다고주장한다. 이후우리말은적어도수만년전에형성된이후다른나라의말들과통합되거나갈라진적이없이한갈래로만발전하면서단일한조선말을사용했다는것이다. 즉우리말은고대부터고조선, 부여, 마한, 진한, 변한등의여러종족어와국가어로갈라져쓰이다가신석기시대에이르러확고하게자리를잡았는데, 원시시기나고대시기의말을분석해보아도 9 북한학자들은한국어가알타이어족에속한다는것을분명히논증한사람이없으며한국어가알타이산맥너머와같은먼지역에서형성되어옮아온 나그네 가아니라조선반도를중심으로한지역에서인류역사의아득한여명기부터뿌리를내려형성되었다고한다. 따라서한국어계통의문제는알타이족설과관계를끊고근본적으로반성해볼것을주장하고있다. ( 김주미 2008: 19) ( 6 ).indd :13

44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2 비슷한갈래나다른갈래의말이섞여있는것을찾을수없다는입장이다. 비록삼국시대에는고구려어, 백제어, 신라어로갈라져있었으나지역적방언의차이였지계통은하나였다는점이다. 이러한언어의단일성은일제시대에도굳건히지켜지고보존되어왔다는것이다. 최근에는고구려중심의언어발전을주장하면서삼국시기의역사가고구려를중심으로전개되었음을강조한다. 고구려어중심설이란고구려말이우리말의원류로서고조선시기의조선말을이어받아더욱발전시켰으며조선말발전 44 현대사광장 에서원줄기를이루고주도적인역할을하였다는것을강조한다. 훈민정음이전혀새로운터전에서만들어진것이아니라오랫동안우리민족이사용하였던언어를토대로만들어졌다는것이다. < 훈민정음 > 에서는북한학계의이러한주장을반영하여성삼문이신지문자의기록이남겨진관서지방으로신지글자를찾아가는대목이설정되어있다. 소신은관서지방을편답하고싶나이다. 관서지방에는왜? 갑자기풍월작문이생각이났는고? 그런것이아니라관서지방은우리나라력사가시작된곳으로알고있나이다. 그곳에는단군의릉묘도있고고구려의유적도있다고하나이다. 그곳에가면우리의선조들이써오던신지글자 ( 임금글자, 조선글자 ) 의흔적이남아있지않겠는가하오이다. 성삼문의관서지방에대한편담은여러가지책들을읽는과정에생겨난것인데전번날수원에가서그절박성을깨달았다. 우리의옛글자의흔적을찾으려면우리나라력사가시작된곳으로가야하는것은명백한리치였던것이다.(< 소설훈민정음 > 2006: 94) 성삼문이이야기한관서지방을설명하면서 우리나라역사가시작된곳 으 로 단군의능묘 도있고, 고구려의유적 도있는곳으로설명한다. 단군릉이있 ( 6 ).indd :13

45 고, 고구려의유적이있는곳은평양이다. < 훈민정음 > 에서는 관서지방 이라고하였으나우리역사의발상지로서평양의역사성을강조한것이다. 관서지방을찾아간성삼문이신지글자를찾기위해묘향산을찾아가다가농사를짓고있는한노인을만나이곳에서태어난 명인이누구인지 물어본다. 먼옛날일을어찌알겠소이까? 다만옛날에나오는저 박달임금이라고하는 단군님의이야기를들었을뿐이오이다. 단군의이야기가나오자성삼문은귀가솔깃해졌다. 45 단군이이고장에서태여났소? 이고장에서태여났다는말도있고또평양에서태여나산수좋은이곳에와서 도를닦고무술을익혔다는말도있나이다. 그고장이어디있소? 그리로가려면서남간으로가야합지요. 그곳에가면단군이무술을익히며살았다는굴도있고도를닦은다음왕위에오르신바위도있나이다. (< 소설훈민정음 > 2006: 155) 성삼문과노인의대화속에는단군과관련한묘향산의전설과단군이평양 북한문학에나타난역사인식 에서태어났다는가능성이숨어있다. 북한에서단군유적에대한재평가가이루어진것은 1980년대후반이었다. 김정일은 1987년 6월 7일, 정무원책임일군들, 력사학자들과한담화 < 력사유적과유물을발굴복원하는사업을잘할데대하여 > 를통해 공산주의자들은조국과민족을열렬히사랑하고민족문화유산을귀중히여기는진정한애국자들 이라고하면서고구려와고조선의유적발굴을강조하였다. 특히김정일은이교시에서 기자의묘를파보니아무것도없는가짜무덤이었다. 기자설은사대주의자들이꾸며낸허황된거짓이었다 고단정하고 고조선이존재한때로부터오랜세월이흘렀기때문에그때의유적과유물을발굴한다는것이쉬운일이아닙니다. 그러나고조선시기의고분들은찾을 ( 6 ).indd :13

46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2 수있을것입니다. 고분들이평양과평안남도지방에많은데그가운데는고조선시기의고분들이있을수있습니다. 라고하면서고조선의고분발굴을지시했다 ( 전영선 2005: 99). 이후북한은단군릉을발견하였다고보도하면서단군의실재성을강조하면서고조선이우리민족의 첫고대국가 임을입증하기위한작업을진행하였다. 북한에서새롭게개건한단군릉은평양북동쪽으로약 40km 떨어진강동군문흥리대박산에있다. 고구려의첫수도인집안 ( 지안 ) 지역의장군총모양을본따서개건하였다 현대사광장 < 훈민정음 > 에서는훈민정음창제의결정적인역할을한글자의발생원리를기록한책을기생초향이의아버지에게서얻는다. 성삼문이초향을만난곳은영변이지만초향의집안은대대로평양에서살아왔던인물로소개한다. 조상대대로평양에서살다가조선이건국되고시국이어지러워지면서평양을떠나영변에머물게되었다. 본디평양에서살면서 가난한살림을하면서도글공부를하던집안 의인물이었기에조상에게서배운책을보관하고있었던것이다. 평양에살면서민족문자를지키고있었다는것을통해평양이민족문화의중심지로서언어의중심지라는것을강조한다. 10 단군릉발굴이전에북한에서는 단군신화 를인정하지않았다. 단군신화 는 우리나라역사의유구성을반역 하고있으나 고조선통치배들이계급적지배를합리화하기위하여꾸며낸것 이며, 단군조선과단군을봉건사가나부르주아민족주의사가에의하여실재한인물인것처럼과장한것 으로평가하였다. 그러다 1980 년대중반이후 1988 년을넘어서면서단군에대해서관심을기울이기시작하고연구가다시본격화되었다. 구전으로단군릉이라고전해지던옛무덤에대해서 1993 년 1 월조사를벌였다. 조사결과무덤속남자의유골이 5011 년전단군의유골이라는것을밝혀냈다고하면서단군을신화적존재가아닌실존인물이라고인정했다. 단군릉발굴보고서가발표된이후 1994 년 1 월에 단군릉복구위원회 를구성하고피라미드형태로단군릉을개건확장하기로결정하였다. 이어개축공사를추진하여, 1993 년 10 월 11 일기공식을갖고단군릉에대한대대적인개축작업을거쳐, 이듬해인 1994 년 10 월 11 일에준공하였다. 평양의단군릉은구전으로전해오던능과는약 3km 정도떨어진곳에건립되었다. ( 6 ).indd :13

47 4. 자주론자와사대주의자의대결북한문학이호명하는역사에는반드시민족자주의관점과사대주의대립으로설정된다. < 훈민정음 > 에서는 우리의새로운글 을통해서인민대중이모두글자를마음대로사용하게되는새로운세상을꿈꾸는학자성삼문과중국에대한사대주의에젖어있는최만리를중심으로한갈등을그리고있다. 성삼문은새로운글자를만들고자하는자주적인식을가진학자로표상되고, 최만리는사대주의자를대표하는인물로표상된다. 최만리는독자적인글을갖는것 에대해반대하는사대주의자이다. 11 여기에개인적인욕심도컸다는점을지적 47 한다. 최만리가새로운글자의반포를반대하게된것은젊은학자들이자신에 게서멀어지게되는것을걱정하면서, 체면을유지하기위한것으로설명한다. < 훈민정음 > 에서가장긍정적으로평가되는인물은성삼문이다. 성삼문은자주적으로 새로운문자 를만들기로결심하고, 백방으로노력한다. 신분의차이가명백한상황에서도개의치않고, 농민을찾아가고, 관서지역을찾아가민중의지혜를찾고자노력한다. 더불어성삼문의부인신씨에대해서도긍정적으로평가한다. 북한문학에서이처럼긍정적인평가를받는양반은드물다. 양반은지배계층이기에조선시대양반의전형이어야한다. 개인적으로긍정적인인물이있을수있을지라도시대를대표하는전형을그려야하기때문에긍정 북한문학에나타난역사인식 적으로표현하지않았다. 하지만 < 훈민정음 > 에서성삼문은배우는데신분을가 리지않았으며, 12 행동도반듯하여외지에나가서도수청기생을들인적이없었 11 한마디로최만리는우리글을만드는것을반대하면서우리글을만들바에서는오래전부터써오던리두가있으니이것을발전시키자는것이였다. 이것은한자를절대버려서는안된다는사대의식에서오는주장이었다. (< 소설훈민정음 > 2006: 23) 최만리가훈민정음을반대하는이유는 한자를사용하지않으면우리의문화유산은모두없어지고과학과문화도발전시킬수없는것으로생각하였기때문 (< 소설훈민정음 > 2006: 299) 이라고설명한다. 12 어떻게해서든지우리글을만드는데이한몸을바치리라 성삼문은이렇게마음을가다듬으며집현전으로천천히걸음을옮기였다. 성삼문은지금까지자기가하던일이잘못되였다는것을깨닫고앞으로어떻게할것인가하고깊이생각하다고문득측우기를보러갔던때의일이떠올랐다. 그때리정은가장단순한리치를사람들이찾지못했는데그것을평범한농사군들이깨닫고측우기를만들었다고하지않았는가? 제아무리지체가높은사람들이고학자들이라고해도그들에게서배울것은배워야한다.(< 소설훈민정음 > 2006: 98-99) ( 6 ).indd :13

48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2 다. 13 기생초향의집을찾아갔을때에도보잘것없는초향의집을바라보면서, 녹을받아먹는관리로서백성들의삶에대해생각하지못했던것을가슴아파한다. 14 그리고여종인쌍가매, 복돌이, 삼월이에게글을깨우치게하고복돌이와쌍가매를이어주기도한다. 성삼문에대한긍정적인평가는림종상의역사소설 < 삭풍 > 에서도확인된다. < 삭풍 > 은 1452년부터 1456년까지벌어졌던세조의왕위찬탈과단종복위를둘러싼사육신의이야기이다. 세종과문종이총애하고신뢰하던성삼문, 박팽년 48 현대사광장 을비롯한집현전학사들이단종의복위를위해동료들을모으고기회를기다린다. 여기서도성삼문은선왕인세종, 문종으로부터여러차례에걸쳐어린세자를잘받들라는유언을받고충정을다짐한 고명지신 ( 顧命之臣 ) 의표상으로묘사되었다. 이런점에서성삼문은북한에서조선시대를배경으로한역사소설을창작하면서새롭게개념지은 봉건충군 의전형으로부각되었다 성삼문은외지에나가서도아직수청기생을받아들인적이없었다. 그것은성삼문의나이가아직젊기도하였거니와어머니가돌아가신다음혼자서지내는아버지를생각하곤하였기때문이다. 성삼문의이런행실을보고친구들이가끔 호주호색은남자의본분이라고했는데뭘그러나. 하고놀려대기도했으나수청기생을받아들이는것이어쩐지점잖지못한것으로생각되기도했고또집에있는부인에게죄악으로되는것같기도하였다. (< 소설훈민정음 >: ) 14 < 훈민정음 > 에서는성삼문과함께부인신씨에대해서도긍정적으로평가한다. 부인신씨는양반가문의부녀자이면서도남다른면을보이는인물로성삼문과비견될만한성품을지닌인물로평가한다. 15 림종상 (2000), 4 쪽 : 선왕들의간곡한고명을지켜신념과지조를목숨바쳐지켜낸 사륙신 의의로운행동은한번다진맹세를저버리지않는신하로서훌륭한것이였으나그것은철저한봉건충군사상에기초하였으므로력사적, 계급적제한성을안고있었다. ( 6 ).indd :13

49 Ⅲ. 역사의분단으로확인된분단의자화상문학을통해역사인식을확인하는작업은논란의여지가있을수있다. 문학과역사의존재가치가다르기때문이다. 문학은 문학적허구 를본질로하고, 역사는사실을본질로하기때문이다. 따라서역사와문학이마주하는역사소설에서는문학과역사의근본적인차이를어떻게할것인가에대한논란을동반하곤한다. 하지만북한에서는이러한논쟁이일어날여지가별로없다. 북한에서문학은허구보다는사실을지향하기때문이다. 특히역사소설은역사로부 터소재를차용하는것이아니라역사적사실을다양하게해주는방식으로서 49 문학이강조된다. 역사소설은소설이라는틀로쓰인역사에가깝다. 그런만큼 역사소설에서창작소재는당의필요와목적에의해호명되고, 당의관점과정 책의방향에따라재구성된다. 북한역사소설에서역사를호명하는방식은두가지로대별된다. 하나는근현대사로김일성의항일혁명을중심으로현대사를재구성하는방식으로의호명이며, 다른하나는김일성의항일혁명이전의역사를조선민족제일주의를기준으로호명하는방식이다. 어떤방식의호명이든작가적한계는분명하다. 작가는창조자이기보다는국가의기획과의도에맞추어역사의기록으로는채울수없는역사적공간을디테일한묘사를통해속속히채워가면서이야기로서 북한문학에나타난역사인식 생생하게재현하는당의목소리를대변하는전달자에가깝다. 역사소설가는역사적사실을토대로역사의공간을문학적상상력으로채워나간자유롭지못한이야기꾼이다. 북한에서역사를호명하는방식은김일성의항일역사를기준으로나뉘어진다. 김일성의항일혁명역사를소재로한역사소설은 위대한과거 로서김일성의항일혁명이어떻게시작되었고, 어떻게이루어왔는지를보여주고자한다. 항일혁명을소재로한역사소설의본보기작품은혁명역사의전형으로평가되는총서 불멸의역사 이다. 불멸의역사 는장편소설시리즈의형식으로기록된북한식의또다른역사기술방식이다. 동시에북한문학예술창작의원천소재 ( 6 ).indd :13

50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2 이다. 소설, 영화, 대집단체와예술공연등의다양한형식으로끊임없이재구성되는혁명문학예술은대부분 불멸의역사 총서를기본으로한다. 북한에서역사를호명하는이유가드러나는부분이다. 혁명역사이전의역사호명은조선민족제일주의를기점으로변화되었다. 이전까지는주로피지배계층을소재로한역사소설이창작되었다면조선민족제일주의이후에는소재의폭이확대되었다. 특히조선시대를배경으로한역사소설이등장하였다는것이가장큰특징이라고할수있다. 북한에서는조선시대를 50 현대사광장 부정적으로평가하였기때문에조선시대임금이나양반관료를대상으로한소설이없었기때문이다. 이런점에서박춘명의 < 훈민정음 > 은민족사에대한북한의시각을분명하게확인할수있는작품이다. 실제박춘명의 < 훈민정음 > 에서는북한의역사인식이그대로드러난다. 훈민정음의창제는세종대왕이아닌민중의지혜와자주적의식을가진성삼문을비롯한집현전학사의결실로그려졌다. 민족문화의중심지로서평양의의미가부각되었고, 사대부를대표하는최만리의사대주의적행동이드러난다. 남북분단의 70년은정치적분단에그치지않고, 역사를바라보고, 해석하는문학의자장 ( 磁場 ) 안에서도작동되고있음을확인할수있다. ( 6 ).indd :13

51 참고문헌 김은정 (2008), < 총서와인물유형 >, 총서불멸의역사 와북한문학의전망, 2008년상반기상허학회전국학술대회자료집. 김일성 (1980), < 문학예술을더욱발전시키기위하여-조선로동당중앙위원회정치위원회에서한결론, 1954년 8월 10일 >, 김일성저작집9, 조선로동당출판사. 김일성 (1983), < 청소년들에대한공산주의적교육교양의몇가지문제 - 조선로동당중앙위원회제4기제20차전원회의확대회의에서한결론, 1969년 12월 5일 >, 김일성저작집 24( ), 조선로동당출판사. 김일성 (1992), < 대작창작에서제기되는몇가지문제-예술영화 형제들 의창작가들과한담화, 1968년 4월 6일 >, 김정일선집 1, 조선로동당출판사. 51 김주미 (2008), < 한국어의북방기원설담론 >, 한민족문화연구 제 27 집, 한민족문화학회. 박춘명 (2006), 소설훈민정음, 이가서. 로동신문 ( ), < 주체성과민족성을고수하자 >. 림종상 (2000), < 삭풍 >, 문학예술종합출판사. 오태호 (2008), < 총서와작가적개성과거리-최학수론 >, 총서불멸의역사 와북한문학의전망, 2008년상반기상허학회전국학술대회자료집. 윤기덕 (1991), 수령형상문학, 문예출판사. 임옥규 (2008a), < 남북역사소설의소통방식과방안 >, 국제한인문학연구 제5호, 국제한인문학회. 임옥규 (2008b), 북한역사소설의재인식, 도서출판역락. 북한문학에나타난역사인식 전영선 (2005), 북한민족문화정책의이론과현장, 도서출판역락. 조정화 (2013), < 북한의장편소설 < 삭풍 > 연구 >, 서울평양학회보 2013년통합호. 황국명 (2006), < 남북한역사소설의거리- 황진이 를중심으로 >, 민현기외 남북한역사소설비교연구, 계명대학교출판부. 키워드북한, 역사, 역사소설, 훈민정음, 한글, 세종대왕 ( 6 ).indd :13

52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3 한 분단이후의남북어휘 용운 * 52 현대사광장 Ⅰ. 머리말북한에서태어난인민은만 6세에 5년제소학교에입학하여, 만 17세에 6년제중학교 ( 초급중학교 3년, 고급중학교 3년 ) 를졸업한다. 중학교를졸업하면 10% 정도의학생이대학에진학하며, 재수는허용되지않는다. 대학에진학하지않는사람들은곧장입대하거나직장에배치된다. 위는북한학제와사회제도의한단면을제시한것인데, 남한과차이가있음을알수있다. 좀더구체적으로북한의주요교과목의내용을살펴보자. < 표 1> 북의교과서 ( 교육도서출판사 ) 1 국어 (2002), 중학교제2학년용, <4. 로동을사랑하고일하기좋아하는품성을키우자 > 위대한령도자김정일원수님께서는다음과같이말씀하시였습니다. 로동을사랑하고로동에성실히참가하는것은공산주의자의중요한품성의하나입니다. 2 수학 (2009), 중학교제1학년용, <Ⅰ. 자연수 > 30을씨인수분해하고씨인수들을둘씩곱한적이 30의약수인가를따져보아라. 3 사회주의도덕과법 (2005), 중학교제2학년용, < 제15과세금없는우리나라 > 오늘세상에서가장우월한우리식사회주의제도, 세금없는나라에서사는우리인민의생활은날을따라더욱높아지고있습니다. 4 사회주의도덕과법 (2005), 중학교제 5 학년용, < 제 2 절조상전래의풍습 > 녀학생들은외태머리, 쌍태머리를즐겨하고녀성들이조선옷을입는것도장려하여야한다. 학생들은다음으로민요를많이부르고민족음식을즐겨먹을줄알아야한다. 5 세계력사 (2002), 중학교제 4 학년용, < 머리말 > 4 학년세계력사에서는우선로씨야에서사회주의 10 월혁명의승리와아시아, 유럽의여러나라들에서식민지민족해방투쟁과로동운동, 공산주의운동, 반파쑈투쟁등혁명운동이새롭게장성한데대하여배우게된다. *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편찬실장, 국어문법론 / 어휘론, < 남북규범어의통합방안 > 등다수논저. ( 6 ).indd :13

53 < 표 1> 은북한의주요교과서에서발췌한내용이다. 북측의체제, 사회주의이념, 생활방식및사고방식등이고스란히드러나있다. 물론남측교과서에는남측의체제와이념, 생활방식및사고방식등이반영되어있다. 이러한정치 교육체제나사회제도의차이로말미암아남북의겨레는사고방식및생활방식등에서도적지않은차이가생기게되었다. 언어는사회상을반영하므로이러한차이는고스란히언어의차이로도이어졌다. 이글에서는분단이후남북의어휘가얼마나어떻게달라졌는지살펴보고자 한다. 우선남북의어휘이질화의원인을규명하고, 다음으로남북의어휘차이 53 현황을남북의사전을비교하여구체적으로밝히고자한다. Ⅱ. 어떻게달라졌는가? 어휘변화는새로운개념이나사물이생성 소멸되거나, 발음을수월하게하려는욕구등에의해점진적으로이루어지는것이보편적이다. 그런데한국어의경우최근 100년동안 일제강점기, 남북분단, 육이오전쟁, 산업화시대 등의급격한사회변화를겪으면서다른언어권에비해짧은시기에전반적 분단이후의남북어휘 으로어휘변화가이루어졌다. 게다가남북분단으로교류마저단절되면서남북의어휘에도적지않은차이가생기게되었다. 현재남측에서는 1988년문교부에서고시한 한글맞춤법 및 표준어규정 에따른어휘를 표준어 라고하여규범어로설정하고있다. 이에비해북측에서는 조선말규범집 (1988) 에따른어휘를 문화어 라고하여규범어로설정하고있다. 이장에서는남북의규범어가어떤이유로어떻게달라졌는지를살펴보기로한다. 1. 언어관의차이 표준어와문화어의근본적인차이는언어를바라보는관점, 즉 언어관 1 의차 이에서비롯된다. 남측에서는언어를 생각, 느낌따위를나타내거나전달하는 ( 6 ).indd :13

54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3 데에쓰는음성, 문자따위의수단 ( 표준국어대사전 2 ) 으로생각하며, 특별한 언어관 을강조하지않는다. 이에비해북에서는언어의본질과기능을 인민대중의자주성을실현하기위한투쟁, 혁명과건설의힘있는무기 ( 조선문화어건설리론 (2005: 13)) 로본다. 언어를 혁명과건설의도구 로보는것은유물론적언어관과일맥상통한다. 이러한유물론적언어관에 주체의언어사상 과 언어이론 3 이부가되면서북측의언어는본질적으로남측의언어와차이가나게되었다. 54 주체의언어사상 이란 민족어안에스며든사대주의적요소를배격하여민 족어의주체성을살리고, 인민대중의창조적지혜를발휘하여민족어를혁명 발전의새로운요구에알맞게발전시켜나가자는것 으로, 자주성 과 창조성 의 현대사광장 개념을언어사상에도입한것이다. 이에따라북측에서는 혁명과건설 을위한 인위적인언어정책을시행하게된다. (1) 문화어가사회주의민족어라는것은문화어가단순히사회주의제도가수립되고사회주의건설이심화발전됨에따라자연발생적으로발전한언어라는것을의미하는것이아니다. 부르죠아민족어단계에이르는착취계급사회에서의언어는해당사회제도의성격과사회적관계에따라거의다자연발생적으로이루어진민족어류형들이다. 착취계급사회에서의언어발전에대한인민대중의관심성은상 1 일반적으로언어관은 사고 ( 思考 ) 와 언어 의관계를바탕으로 도구관, 일체관, 형성관 으로나뉜다. 도구관은 언어는사고의도구 라고보는견해로, 사고의표현에맞게인위적으로언어를개조해야한다고보는관점이다. 일체관은 언어가곧사고 라고보는견해로, 언어는선천적으로타고난능력이므로개조될수없다고보는관점이다. 그리고형성관은 언어는곧사고의모체 라고보는견해로, 언어는부단히가다듬어야발전된다고생각하는관점이다. 언어관에대한자세한내용은김민수 (1985/1997: 98-99) 를참조할수있다. 2 이글에서는편의상 표준국어대사전 (1999) 은 표대 로, 조선말대사전 (2006, 증보판 ) 은 조대 로줄여일컫기로한다. 3 주체의언어사상 과 언어이론 의이론적배경은김일성주석의두담화문 ( 조선어를발전시키기위한몇가지문제 (1964) 와 조선어의민족적특성을옳게살려나갈데대하여 (1966) ) 에서비롯된것으로알려져있다. ( 6 ).indd :13

55 대적으로완만하며언어발전도매우굼뜨게거의다자연발생적으로진행된다. 그러나사회주의사회에서의민족어발전은착취계급사회에서의언어발전과본질상뚜렷이구별되는자기의고유한특성을가진다. 우리당과국가는광복후첫날부터민족어발전의합법칙성, 언어가혁명과건설, 인민대중의자주위업수행에서차지하는지위와역할을옳게파악한데기초하여올바른언어정책을내놓고그실현에로인민대중을조직동원함으로써사회주의민족어발전을주동적으로이룩해나갔다. ( 조선문화어건설리론 (2005: 38-41)) 55 (1) 에서기술된것처럼남측은언어변화를자연발생적인것으로보면서그 변화를적극적으로유도하거나규제하지않는다. 그야말로 자연발생적 인상 태로두되, 규범어설정이나표기법등에대해서만국가에서최소한의규제를할뿐이다. 이러한방식은어휘의 생성, 변화, 소멸 에다른요소가거의개입되지않으므로어휘변화에왜곡이적다. 4 북측에서는광복이후부터 새형의민족어를건설하는것은시대적요구로보나언어가인민대중의자주성을실현하기위한혁명투쟁과건설사업에서노는역할로보나미룰수없는필연적문제 ( 조선문화어건설리론 (2005: 5)) 라고보 분단이후의남북어휘 면서언어변화에적극적인규제를가했다. 특히어려운한자어나일본어, 그리 고외래어를인민들이쉽게이해할수있는용어로대대적으로순화하였다. 한 4 그렇지만언어의존재이유가 정보전달 ( 의사소통 ) 에있다는점에서보면, 남측의경우일반인과밀접한관련이있는분야의전문용어는국가차원에서쉬운용어로순화하는정책을적극적으로펼칠필요가있다고생각한다. ᄀ의사의처방전 Both periventricular white matter 에 T2WI 에서 high SI, flair image 에서 hish SI 를보이며 diffusion image 에서는 high SI 를보이지않는 multiple lesion 있습니다 ( 네이버검색 ) ᄂ민법제 297 조用水承役地의水量이要役地및承役地의需要에不足한때에는그需要程度에依하여먼저家用에供給하고다른用途에供給하여야한다. ᄀ은남측사회에서흔히볼수있는, 외국어를다수포함하고있는의사처방전의한예이고, ᄂ은민법의한조항이다. 병원이나법원처럼일상생활과밀접한분야에서조차이해할수없을정도로어려운외국어나한자어들이많이쓰이고있는것이남측의현실이다. ( 6 ).indd :13

56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3 자어인 치통, 합병증, 노안 등을각각 이쏘기, 따라난병, 늙은눈 등으로순화하였고, 일본어인 에리, 가다마에, 사라 등을 깃, 홑섭, 접시 등으로순화했으며, 외래어인 골키퍼, 드리블, 투피스 등을 문지기, 곱침, 나뉜옷 등으로순화한것이다. 또한정치적선전선동을위한 군중가요, 혁명전우 5 등의새로운말들을만들었고, 동무 나 양반 등의어휘에 새로운뜻 6 을추가하기도하였다. 이처럼인위적인언어정책을대대적으로펼친결과북측의어휘체계는남측에비해훨씬급격하게변화하였다 규범어설정지역의차이 어느지역의말을바탕으로하여규범어를설정했는지에따라서도남북규범 현대사광장 어차이가난다. 남측은 서울말 을중심으로하여규범어 ( 표준어 ) 와표준발음 을설정한반면, 북측은 평양말 을중심으로하여규범어 ( 문화어 ) 와표준발음 을설정하였다. 이러한차이가언어규범에적용되면서남북의규범어에적지 않은차이가생기게되었다. 서울말 이규범어로규정된것은조선총독부의 보통학교용언문철자법 (1912) 부터이다. 비록일제강점기시절의조선총독부에서제정한것이지만, 국어철자법을처음으로제정하였다는점과규범어로 경성어 를규정에명문화하였다는점에서주목할만하다. 이후 경성어 를중심으로한규범어선정원칙은 5 특히 조대 의경우 혁명 이라는낱말이포함된표제어 ( 혁명적군중관점, 혁명적락관주의, 혁명적조직생활등 ) 가 170여개수록되어있다. 6 조대 의뜻풀이를보면 동무 는 로동계급의혁명위업을이룩하기위하여혁명대오에서함께싸우는사람을친근하게이르는말 이라는뜻을, 양반 의경우 지배계급으로서의특권을가지고인민들을억압하고착취하는가장반동적인상류계층또는그계층에속한자 라는이념적인뜻을추가하고있다. 7 북측에서는이념과체제를굳건히하려는의도로 행정구역명 을인위적으로바꾸기도하였다. 김일성주석에대한충성심을고취하기위하여 김일성광장 주체탑거리, 만수대언덕, 김정숙군, 선봉군, 충성동 처럼행정구역이름을바꾸기도하였고, 김책시, 학송리, 룡진리, 김제원리 처럼사회주의건설에앞장섰던사람의이름을행정구역명으로쓰기도하였다. ( 6 ).indd :13

57 조선어학회에서제정한 한글마춤법통일안 (1933) 에도그대로이어졌는데, 분단이후북측에서규범어를 평양말 로수정하면서차이가나게된것이다. 이처럼남과북의규범어설정지역이 서울 과 평양 으로달라진것은 조선어의민족적특성을옳게살려나갈데대하여 (1966) 라는김일성주석의연설문이발표되면서부터이다. (2) 우리는우리혁명의참모부가있고정치, 경제, 문화, 군사의모든방면에 걸치는우리혁명의전반적전략과전술이세워지는혁명의수도이며요 57 람지인평양을중심지로하고평양말을기준으로하여언어의민족적특 성을보존하고발전시켜나가도록하여야하겠습니다.( 김일성전집 36 권 : , 조선로동당언어정책사: 239 에서재인용.) 규범어설정지역의차이 로인해남북의규범어에차이가생긴예를보이면 (3) 과같다. (3) 거머리 ( 남 )/ 거마리 ( 북 ), 거위 ( 남 )/ 게사니 ( 북 ), -ㅂ니까( 남 )/-ㅂ네까( 북 ) (3) 처럼 규범어설정지역 이달라남북에서차이가나는어휘는체제통일이 분단이후의남북어휘 전에는그차이를해소할방법이없어보인다. 규범어설정지역 을어느한쪽이양보하는수밖에없는데, 현재의분단상황에서는현실적으로불가능한것으로보이기때문이다. 현시점에서는 규범어설정지역 이달라남북에서차이가나는규범어는남북어휘에대한이해의폭을넓힌다는측면에서복수규범어를설정하는방안을생각해볼수있다. 이후복수규범어가운데하나를규범어로선택하는일은통일이후의언중 ( 言衆 ) 에게맡기면될것이다. 3. 어휘순화정책의차이 현재남과북에서차이나는어휘의상당수는순화어이다. 외래어의경우남측 에서는영어권의외래어를많이받아들인반면, 북측에서는러시아를통해외래 ( 6 ).indd :13

58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3 어를많이받아들였다 ( 캠페인 (campaign)( 남 )/ 깜빠니야 (кампания( 북 ), 콤바인 (combine)( 남 )/ 꼼바인 (комбайн( 북 ) ). 그리고남측에서는외래어를순화하지않고그대로사용한것이많은반면, 북측에서는고유어를이용하여적극적으로순화했다는차이가있다. 한자어의경우도남측에서는대부분그대로사용하고있는반면, 북측에서는어려운한자어라고판단한어휘를고유어로순화했다는차이가있다. 분단이후남측에서는정부차원에서어휘체계변화를대대적으로시도한 58 현대사광장 적이없다. 이에비해, 북측에서는분단이후여러언어정책을강력하게추진하였다. 1948년부터 1949년까지 한자말정리사업 과 한자사용폐지사업 을벌였고 8, 아울러일제강점기의사상잔재를청산하기위해 어휘정화사업 9 도벌였다. 그리고 1960년대에김일성주석의두담화문발표이후 어휘정리사업 이대대적으로시행되었다. 조선문화어건설리론 (2005: 77) 에따르면, 단어체계를 고유어에근거하여하나의체계로만드는것은어느한부문의어휘를다듬는데만그치는것이아니라어휘체계전반에걸쳐동시에혁명적으로어휘정리사업을밀고나갈것을요구하고있다 고하여, 어휘정리사업 이 어휘정화사업 과는달리어휘체계전반에걸친사업임을표명하고있다. 어휘정리사업의결과물은당차원에서즉각적으로인민들에게공표되었고, 현대조선말사전 (1968) 과 조선문화어사전 (1973) 에그대로반영되었다. 10 북측에서이러한언어정책을대대적으로시행한결과의사소통을어렵게했 8 한자말을모두고유어로순화한것은아니었다. 조선문화어건설리론 2005: 79~85 에따르면, 한자말과외래어라고하여무턱대고다정리하는좌경적편향을극복하기위하여어휘정리원칙을철저히세웠다 고기술되어있다. 그예로, 지하투쟁 을 땅속투쟁 으로, 중앙공업 을 가운데공업 으로바꾸지않는다는것을제시하고있다. 이는통계적으로도검증이되는데, 분단이후새로생긴북측낱말 ( 조대 에만등재된표제어 ) 을검토해보면전체 (138,472 개 ) 대비 39% 가한자어이다. 이로미루어보아어려운한자어를정리한것이지모든한자어를고유어로순화한것은아니라는것을알수있다. 9 조선문화어건설리론 2005: 에따르면, 어휘정화사업의목표는 어려운한자어휘와표현및불필요한외래어를대담하게정리하여버리는것 이었다. 이사업의결과물로 일반및학술용어통일안 ( 초안 ) 이간행되었는데, 22 개분과용어중에서 6,000 여개를정화한것으로기술되어있다. ( 6 ).indd :13

59 던 일본어 와 한자어, 그리고 외래어 가쉬운우리말로많이순화되었다는긍 정적인측면도있지만, 한편으로는단기간에인위적으로어휘체계를변화시켜 남북의어휘이질화가심화되었다는부정적인측면도있다. (4) 순화어차이 1 커튼 ( 남 )/ 창가림 ( 북 ), 커브 ( 남 )/ 굽인돌이 ( 북 ) 2 경작지 ( 남 )/ 부침땅 ( 북 ), 가시거리 ( 可視距離 )( 남 )/ 눈보기거리 ( 북 ) 3 개고기 ( 남 )/ 단고기 ( 북 ), 개오동 ( 남 )/ 향오동 ( 북 ) 59 (4) 의예는북측에서어휘순화정책을시행한결과남북에서차이가생긴낱 말들이다. (4 1) 은외래어를순화한예이고, (4 2) 는한자어를순화한예이며, (4 3) 은 비문화적인말 11 을순화한예이다. 어휘순화는정부의언어정책에따라이루어지는것이다. 분단이후부터지금까지남과북에서각기순화하여어휘체계에이미정착한낱말은그대로사용할수밖에없지만, 앞으로순화할어휘에대해서는남북이함께논의하여하나로통일하려는노력을해야할것이다. 분단이후의남북어휘 4. 표기규범에따른차이 조선어철자법 (1954) 이북측에서전면적으로시행되기전까지우리민족은 한글마춤법통일안 (1933/1940) 을바탕으로한, 하나의표기규범으로언어생활을해왔다. 12 분단이후남측에서는 개정한한글맞춤법통일안 (1958) 을 10 현대조선말사전 (1968) 은 5 만여개의표제어를수록한규범사전으로, 1960 년대에새로선정한문화어 3,300 개가수록되었다. 또한 조선문화어사전 (1973) 은 현대조선말사전 (1968) 을보완한사전으로, 67,480 개의표제어를수록한규범사전이다. 이사전에는 1970 년대초까지진행된 어휘정리사업 의결과가대폭반영되었다. 11 조선문화어건설리론 2005: 83 에따르면, 개고기 나 개오동 의 개 는고유어이기는하지만 저속하고상스러운느낌을주는비문화적인말 이어서순화한것이다. ( 6 ).indd :13

60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3 거쳐, 현재는 1988년에문교부에서고시한 한글맞춤법 및 표준어규정 에따른어휘를 표준어 라하여규범어로정하고있는데, 기본적인내용은 한글마춤법통일안 (1933/1940) 에비해크게달라진것이없다. 반면북측에서는 조선어철자법 (1954) 을거쳐 조선말규범집 (1966) 을제정하고, 이를다시수정 보완한 조선말규범집 (1988) 에따른어휘를 문화어 라하여규범어로정하고있는데, 여러면에서 한글마춤법통일안 (1933/1940) 과달라졌다. 13 현재, 남측의어문규범은 한글맞춤법, 표준어규정, 외래어표기법, 로마 60 현대사광장 자표기법 으로이루어져있다. 이에비해북측의어문규범은 조선말규범집, 외국말적기법, 로마자표기법 으로이루어져있다. 남북의규범집에서규범으로제정된세부항목은거의비슷한데, 다만책의구성에서일부차이가있다. 즉남측에서는 맞춤법 에 띄어쓰기 와 문장부호 규정을포함시켜놓은데비해, 북측에서는 조선말규범집 에 맞춤법 과별도로 띄여쓰기, 문장부호법 을규범으로제시하고있다는점에서차이가있는것이다. 그리고남측에서는 표준어규정 을별도의규범으로정하고있는반면, 북측에서는문화어규범을따로정하지않고 조선말규범집 (1988) 에 문화어발음법 으로대체되어있는점도차이점이라할수있다. 남측 한글맞춤법 (1988) 에서의 표준어 개념은 한글마춤법통일안 (1933) 의 표준말 개념과큰차이가없다. 총칙에서 한글마춤법통일안 의 표준말 대신 표준어 로쓰고있는점과, 현재중류사회 대신 교양있는 으로표현이일부수정되었을뿐, 그본래의개념은현재까지그대로이어지고있다. 이에 12 김민수 (1985/1997: 76-79) 은 1945 년 년의시기를 통일안시대 라이르면서, 이시기에는남북이공통적으로 한글마춤법통일안 (1940) 에따라언어생활을한것으로보았다 년에북측에서 조선어신철자법 ( 朝鮮語新綴字法 ) 을제정하기도하였지만공식적인규범으로실용화되지는못한것으로보인다. 이러한추정을가능하게하는것으로, 북측의 조선어규범변천사 (2005) 에서규범변천사를다루면서 조선어신철자법 ( 朝鮮語新綴字法 ) 이아닌, 조선어철자법 (1954) 을시초로하고있는점을들수있다. 그리고이와관련된논의로전수태 (2004: 13) 에서는 조선어신철자법 ( 朝鮮語新綴字法 ) 은 1949 년에간행된 조선어학, 조선어문법 에만반영되었을뿐, 국가의공식적인정서법으로실용화되지는못했다 고밝히고있다. ( 6 ).indd :13

61 비해북측에서는 한글마춤법통일안 의 표준말 대신 문화어 로용어를수정하였을뿐만아니라그개념도상당히수정하였다. 즉규범어설정지역을 서울 에서 평양중심지역 으로수정하였고, 규범어설정의기준이되는대상을 현재중류사회 에서 로동계급 으로수정한것이다. 문화어에대한이해를돕기위해 조선어규범변천사 에기술된 새로운글말규범을제정하는데서견지한원칙 을약술하면다음과같다. (5) < 새로운글말규범을제정하는데서견지한원칙 >(2005: ) 61 1 평양말 ( 평양문화어 ) 을기준으로하여야한다. 2 말과글의사회적기능을높이는방향에서언어규범화사업을진행한다. 3 민족어를주체성있게발전시키기위한기본방향에맞게맞춤법을비롯한글말규범을제정하는원칙을지킨다. 4 형태주의적원칙을지키도록한다. (5) 의원칙에따라 조선말규범집 (1966) 을거쳐 조선말규범집 (1988) 이제정되면서문화어는북측규범어로서의지위를굳히게되었다. 분단이후의남북어휘 남과북에서각기규정한규범집을따를경우, 한글자모명칭 에서부터 자모의배열순서, 외래어표기, 띄어쓰기, 두음법칙표기, 사이시옷표기, 형태표기 등에이르기까지여러부분에서남북의차이가나게되는데, 그예를간략히제시하면 (6) 과같다. (6) 표기규범차이 1 두음법칙표기 : 양심 ( 남 )/ 량심 ( 북 ), 여자 ( 남 )/ 녀자 ( 북 ), 낙원 ( 남 )/ 락원 ( 북 ), 노인 ( 남 )/ 로인 ( 북 ), 효율 ( 남 )/ 효률 ( 북 ) 2 사이시옷표기 : 깃발 ( 남 )/ 기발 ( 북 ), 콧소리 ( 남 )/ 코소리 ( 북 ), 하룻밤 ( 남 )/ 하루밤 ( 북 ) ( 6 ).indd :13

62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3 3 형태표기 : 싸라기 ( 남 )/ 싸래기 ( 북 ), 되어 ( 남 )/ 되여 ( 북 ) 4 띄어쓰기 : 학교앞에 ( 남 )/ 학교앞에 ( 북 ), 어느분 ( 남 )/ 어느분 ( 북 ), 나의 것 ( 남 )/ 나의것 ( 북 ) Ⅲ. 얼마나달라졌는가? 남북의어휘차이를구체적으로검토하기위해남측의 표대 와북측의 62 현대사광장 조대 표제어를비교하였다. 이두사전은남과북의정부기관에서최근에편찬한사전이고, 표제어또한최대로수록한사전이어서남북어휘차이의구체적현황을밝히기에적합하다. 표대 와 조대 의표제어를비교하여표로제시하면다음과같다. < 표 2> 표대 와 조대 의표제어비교 14 표대 (1999) 조대증보판 (2006) 주표제어 371, ,198 1 표제어 부표제어 68,411 39,745 북한어 66,460 계 506, ,943 2 한쪽사전에만있는말 228,474 개 138,472 개 표대 의총표제어수는 506,276개인데, 이중 북한어 66,460개를제외한, 439,816개의표제어가남측에서쓰이는낱말이다. 439,816개의표제어가운데남측사전에만수록된표제어는 228,474개로, 전체표제어수 (439,816개) 대비 51.9% 에이른다. 남북의사전표제어만을비교대상으로한다면, 북측에서 14 이글에서는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에서데이터베이스로구축한 표대 와 조대 자료를바탕으로하여통계를냈다. 표대 에는 북한어 66,460 개가포함되어있는데, 북한어 는 남측말 이아니므로, 남북표제어비교대상에서제외하였다. 한편 조대 데이터베이스자료는아직완전한단계가아니어서통계에어느정도오차가있을수있다. 하지만그오차는이글의논의전개에지장을줄정도는아니라는판단에서구체적인수치를제시하였다. ( 6 ).indd :13

63 는 52% 정도의남측낱말을알수없는상황이라할수있다. 조대 의총표제어수는 352,943개이다. 이가운데 조대 에만수록된표제어는 138,472개로, 전체대비 39% 에이른다. 남북의사전표제어만을비교대상으로한다면, 남측사람들은 39% 정도의북측낱말을알수없는상황이라할수있다. 남북의국어사전에수록된표제어는 일반어 와 전문어 로구분할수있다. 이장에서는남북어휘차이현황을구체적으로검토하기위해 남북어느한쪽사 전에만있는표제어 를다시 일반어 와 전문어 로구분하기로한다 남북어느한쪽사전에만등재된일반어 일반어는일반인들사이에서널리쓰이는낱말을가리킨다. 표대 와 조대 에수록된일반어를유형별로제시하면 < 표 3> 과같다. < 표 3> 표대 와 조대 의어느한쪽사전에만등재된일반어 사전예 표대 에만 조대 에만분류남북 75, ,247 분단이후의남북어휘 일반어 고유어 15,801 고유어 34,997 한자어 35,309 한자어 35,284 외래어 2,022 외래어 533 혼종어 17,870 혼종어 28,506 비규범어 4,633 비규범어 1,927 가운데아버지, 만화방 ( 漫畫房 ), 미니멈 (minimum), 가스통 (gas 桶 ), 가리 ( 갈비 ) 가는비, 간참 ( 看參 ), 모던 (modern), 가루사이다 (-cider( 영 )), 널치 ( 넙치 ) 표대 에수록된일반어총개수는 217,035개이다. 15 이가운데 표대 에만등재된일반어수는 75,635개이다. 그리고 조대 에수록된일반어총개수는 271,860 개이다. 16 이가운데 조대 에만수록된일반어수는 101,247개이다. 조대 에만수록된일반어수가더많은데, 이는 표대 에서전문어로분류하고있는 정치용어, 동식물용어 등을 조대 에서는일반어로분류했기때문이다. 표대 의일반 15 표대 에수록된 전문어, 지역어, 은어, 고어 를제외한수치이다. ( 6 ).indd :13

64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3 어를기준으로했을때 65% 가 조대 일반어와동일하고, 조대 의일반어를기준으로했을때 63% 가 표대 일반어와동일하다. 표대 에만있는일반어가운데고유어로는 군걱정 ( 기우( 杞憂 )), 흠집 ( 기스 ( 일kiju[ 傷 ])), 말맛 ( 뉘앙스( 프nuance)). 처럼외래어를정책적으로순화한예도있지만, 달동네, 맞춤옷, 숯불갈비. 처럼사회상이반영되어자연발생적으로생겨난낱말들이대부분이다. 한자어로는 물류비용 ( 物流費用 ), 배낭여행 ( 背囊旅行 ), 택배 ( 宅配 ). 등이있으며, 룸메이트 (roommate), 리더십 64 현대사광장 (leadership), 이노베이션 (innovation). 처럼영어권외래어가직접유입된낱말도있고, 네글리제 ( 프 négligé), 미네젱거 ( 독 Minnesänger). 처럼비영어권외래어가직접유입된낱말도있다. 또한 빠꾸 ( 일bakku<영back), 공구리 ( 일konkurito<영concrete). 처럼일본을거쳐들어온외래어도상당수있다. 한편, 표대 에만등재된일반어가운데혼종어로는 얼음냉수 (-- 冷水 ), 연잎쌈 ( 蓮 -). 처럼 고유어 + 한자어 / 한자어 + 고유어 구성도있고, 다이내믹하다 (dynamic--), 루스하다 (loose--). 처럼 영어 + 고유어 구성도있으며, 가두데모 ( 街頭 + 영 demonstration), 가십난 (gossip 欄 ). 처럼 한자어 + 영어 / 영어 + 한자어 구성도있다. 비규범어로는 게으름장이 ( 게으름쟁이), 곡간 ( 곳간). 등이수록되었는데, 이들은표기규범에는위배되지만언중사이에서널리쓰이는낱말들이다. 조대 에만등재된일반어가운데고유어는 34,997개로, 조대 에만등재된일반어총수대비 35% 의비중을차지한다. 표대 에비해고유어비중이 14% 이상높다. 그이유는 1946년이후 한자말정리사업 과 어휘정화사업 및 어휘정리사업 이대대적으로추진되면서남측에비해 정책적으로순화한고유어 가많아진때문으로볼수있다. 한자어나외래어를정책적으로순화한 먹는물 ( 음료수), 먼거리 ( 원거리), 손기척 ( 노크). 과같은고유어들이있고, 긴숨, 범벅이말, 늦은겨울. 처럼자연발생적으로생긴고유어들도있다. 한편 16 조대 에수록된 전문어, 지역어, 옛말 을제외한수치이다. ( 6 ).indd :13

65 조대 에만등재된일반어에는 다리힘, 새세상, 먹는물, 먼길. 처럼남측기준으로보면 구 ( 句 ) 로볼수있는표제어 도많이있다. 또한남측기준으로보면 전문어로볼수있는표제어 도일반어로많이수록되었는데, 정치전문어 로볼수있는 붉은기, 혁명사상., 식물전문어 로볼수있는 노란자라버섯, 유향나무. 등의낱말이그러한예이다. 이는남북전문영역설정기준의차이에서비롯된것으로볼수있다. 2. 남북어느한쪽사전에만등재된전문어 65 전문어는분야별전문가들사이에서주로쓰이는낱말을가리킨다. 남북의어 휘차이는일반어에서보다전문어에서의차이가더심각하다. 약 70 년의세월 동안전문분야별전문가들의교류가거의없었다는점, 언어정책면에서남측은외래전문어에대해적극적인순화정책을시행하지않은반면북측은적극적으로순화정책을시행하였다는점등에서적지않은차이가발생한것으로볼수있다. 표대 와 조대 가운데어느한쪽사전에만수록된전문어를유형별로제시하면 < 표 4> 와같다. 분단이후의남북어휘 < 표 4> 표대 와 조대 어느한쪽사전에만등재된전문어 사전분류 전문어 표대 에만 조대 에만 126,232 25,726 고유어 7,663 고유어 3,052 한자어 75,810 한자어 12,783 외래어 18,267 외래어 753 혼종어 22,672 혼종어 9,138 비규범어 1,820 비규범어 0 남 예 북 가슴샘, 가계수표 ( 家計手票 ), 가스엔진 (gas 가는뿌리, 갈등 engine), 선 ( 葛籐線 ), 비가스성무 (gas 톡신 (bitoxin( 라 ), 星霧 ), 가금알 ( 家禽 -) 데캐어 ( 데카르 décare) 표대 에만등재된전문어는 126,232 개가있고, 조대 에만등재된전문어 는 25,726 개가있다. 조대 에비해 표대 에만등재된전문어가약 5 배정도 ( 6 ).indd :13

66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66 현대사광장 3 < 표 5> 표대 를기준으로한, 표대 와 조대 의전문어비교 전문영역 표대 조대 의동일표제어 백분율 (%) 17 표대 에만 1 가톨릭 1, ( 일반어 :295/ 그외 :3) ,104 2 건설 4,544 1,807( 일반어 :1,194/ 건설 :528/ 그외 :85) ,737 3 경제 7,862 1,288( 일반어 :711/ 경제 :548/ 그외 :29) ,574 4 고유명사 ( 일반어 :34/ 그외 :1) 고적 2, ( 일반어 :281/ 고고 :99/ 그외 :13) ,723 6 공업 2, ( 일반어 :383/ 금속 :133/ 그외 :178) ,573 7 광업 2, ( 일반어 :607/ 광업 :124/ 그외 :220) ,311 8 교육 1, ( 일반어 :376/ 그외 :10) 교통 ( 일반어 :137/ 운수 :58/ 그외 :4) 군사 3,899 1,533( 일반어 :1,506/ 그외 :27) , 기계 1, ( 일반어 :175/ 기계 :192/ 그외 :36) 기독교 1, ( 일반어 :368/ 그외 :1) 논리 ( 일반어 :109/ 론리 :99/ 그외 :33) 농업 2,581 1,249( 일반어 :1,019/ 농학 :116/ 그외 :114) , 동물 8,743 2,980( 일반어 :2,752/ 생물 :161/ 그외 :67) , 문학 3, ( 일반어 :545/ 문학 :142/ 그외 :63) , 물리 6,440 2,552( 일반어 :989/ 물리 :1,122/ 그외 :441) , 미술 1, ( 일반어 :301/ 미술 :177/ 그외 :16) 민속 4,621 2,224( 일반어 :2,206/ 그외 :18) , 법률 8,918 2,304( 일반어 :1,777/ 법률 :447/ 그외 :80) , 불교 9,680 2,955( 일반어 :2,921/ 그외 :34) , 사회 1, ( 일반어 :411/ 그외 :51) , 생물 3,230 1,036( 일반어 :482/ 생물 :362/ 그외 :192) , 수공 1, ( 일반어 :449/ 방직 :82/ 그외 :45) 수산 ( 일반어 :69/ 수산 :55/ 그외 :4) 수학 3,429 1,392( 일반어 :578/ 수학 :790/ 그외 :24) , 식물 9,979 4,992( 일반어 :4,596/ 생물 :357/ 그외 :39) , 심리 1, ( 일반어 :186/ 심리 :48/ 그외 :48) , 약학 1, ( 일반어 :190/ 약학 :206/ 그외 :43) 언론 ( 일반어 :90/ 그외 :13) 언어 3,196 1,092( 일반어 :573/ 언어 :495/ 그외 :24) , 역사 19,847 11,545( 일반어 :11,166/ 력사 :348/ 그외 :31) , 연영 1, ( 일반어 :264/ 영화 :131/ 그외 :82) 예술 ( 일반어 :223/ 무용 :52/ 그외 :22) 운동오락 3,981 1,096( 일반어 :834/ 체육 :254/ 그외 :8) , 음악 5,990 1,443( 일반어 :709/ 음악 :719/ 그외 :15) , 의학 8,497 3,213( 일반어 :1,602/ 의학 :1,114/ 그외 :497) , 인명 10,320 48( 일반어 :48/ 그외 :0) , 전기 1, ( 일반어 :192/ 전기 :300/ 그외 :211) , 정치 1, ( 일반어 :442/ 법률 :34/ 그외 :4) , 종교 ( 일반어 :281/ 그외 :9) 지리 4,702 1,649( 일반어 :782/ 지리 :334/ 지질 :264/ 기상 :180/ 그외 :89) , 지명 6, ( 일반어 :292/ 그외 :6) , 책명 2, ( 일반어 :322/ 그외 :5) , 천문 1, ( 일반어 :351/ 천문 :286/ 그외 :13) , 철학 1, ( 일반어 :348/ 철학 :205/ 그외 :17) , 출판 1, ( 일반어 :260/ 출판 :142/ 그외 :11) 컴퓨터 1, ( 일반어 :71/ 정보 :126/ 전자 :42/ 그외 :16) 통신 ( 일반어 :101/ 체신 :67/ 그외 :19) 한의학 4,463 3,865( 일반어 :3,755/ 의학 :85/ 그외 :25) 항공 ( 일반어 :151/ 그외 :17) 해양 ( 일반어 :120/ 해양 :66/ 그외 :17) 화학 7,101 2,793( 일반어 :828/ 화학 :1,718/ 그외 :247) ,308 계 191,431 65, , 여기서백분율은 표대 의영역별전문어총수 대비 조대 동일표제어 를계산한것이다. 18 그외 에는 일반어를제외한, 다른여러전문분야수치를합산한결과 를제시하였다. ( 6 ).indd :13

67 더많은데, 이는남측이북측에비해전문영역이더세분화되어있고, 또한그수도많기때문이다. 표대 와 조대 의전문어영역과, 전문영역별로등재된전문어수를구체적으로제시하면 < 표 5> 와같다. 표대 의전문어총수는 191,431개인데 19, 조대 의전문어총수와비교해보면수록된어휘수가 148,352개가더많다. 그리고 표대 의전문어영역은 53 개, 조대 의전문어영역은 47개로, 두사전의전문영역분류에도다소차이 가있다. 예를들어 표대 의 가톨릭, 기독교, 불교, 종교, 그리고 고유명 67 사, 인명, 지명, 책명, 민속, 교육, 군사, 사회, 정치 등의전문영역이 조대 에는없다. 또한 표대 에서전문어로제시한표제어중 49,452 개는 조 대 에서일반어로등재하고있으며 20, 나머지 16,125개는전문영역이다른표제어로등재하고있다. 주요전문어영역을비교했을때, 경제 16%, 법률 26%, 사회 23%, 언론 20%, 음악 24%, 의학 38%, 정치 27%, 컴퓨터 23% 정도의일치율을보이는데, 대체로 30% 를밑돌고있음을알수있다. 이들영역은일상생활과밀접한분야이므로남북전문가들이하루빨리만나서용어통일을위한협의를시작해 분단이후의남북어휘 야한다. 한의학 (87%), 역사 (58%), 식물 (50%), 농업 (48%), 민속 (48%) 등 의영역은다른영역에비해비교적표제어일치율이높게나타났다. < 표 5> 에서알수있는것처럼남북의전문어차이는심각한수준으로볼수 19 < 표 4> 와 < 표 5> 의전문어수는이운영 (2002) 에서제시한 표대 전문어수 (229,129 개 ) 와차이가있다. 그이유는통계방식에차이가있기때문이다. 예를들면이운영 (2002) 에서는북한어를포함하여전문어수를계산했지만, 이글에서는남북의전문어를비교하는것이목적이므로 표대 에수록된북한전문어를제외하고통계를냈다는점에서차이가있다. 또한이운영 (2002) 에서는하나의표제어가둘이상의전문분야에속할때중복하여계산하였지만, 이글에서는대표적인분야하나만인정하여통계를냈다는점에서도차이가있다. 이러한이유로이글에서제시된전문어수가이운영 (2002) 에서제시된전문어수보다적다. 20 이러한이유로 표대 에등재된전문어가 조대 에등재된전문어보다많고, 표대 에등재 된일반어가 조대 에등재된일반어보다적다. ( 6 ).indd :13

68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3 있다. 남북사전의표제어를중심으로하여전문어를비교한결과일치율이 34% 에그치고있기때문이다. 이수치에따르면남북의영역별전문가들이공동으로작업을하기어려운수준이다. 예를들어 10개의전문어를말했을때상대방은 3.5개정도만이해할수있는상황이기때문이다. Ⅴ. 맺음말 68 현대사광장 이글에서는분단이후남북의어휘가어떻게얼마나달라졌는지살펴보았다. 먼저남북어휘가어떻게달라졌는지그원인을규명하고자하였다. 남북어휘이질화의원인으로는 언어관의차이, 규범어설정지역의차이, 어휘순화정책의차이, 표기규범에따른차이 가있다고보았다. 남과북의 언어관 의차이에서비롯되는어휘차이는남북체제통일이전에는해결하기어려운문제이다. 다만, 남측의경우, 소통을원활하게한다는측면에서정부차원의어휘순화정책을지금보다좀더주도적으로할필요가있다. 또한규범어개념을넓혀서울말외에도여러지역에걸쳐널리쓰이는낱말이있다면적극적으로규범어에포함하는방안도고려해볼필요가있다. 그리고북측의경우, 정부주도의인위적인언어정책에서벗어날필요가있다. 북측에서 한자말정리사업 과 어휘정화사업, 그리고 어휘정리사업 을정책적으로시행한결과의사소통을어렵게했던 일본어 와 한자어, 그리고 외래어 가쉬운우리말로많이순화되었다는긍정적인측면도있지만, 한편으로는단기간에인위적으로어휘체계를변화시켜남북의어휘이질화가심화되었다는부정적인측면도있기때문이다. 남북의 규범어설정지역 과 어휘순화정책 의차이로말미암아이질화된낱말은복수규범어로설정하는방안을생각해볼수있을듯하다. 남북공히어휘순화정책은필요하므로, 앞으로는남북이함께협의하여어휘순화정책을펴는것이바람직하다. 남북이함께어문규범을단일화하기위한노력도현시점에서반드시필요하다. 남북양측의책임있는기관에서규범단일화를위한논의를지속적으로해 ( 6 ).indd :13

69 나가되, 체제통일이전에는가급적이면남과북의어느한쪽에서단독으로어문규범을개정하지않아야할것이다. 설령규범을개정하더라도최소한의부분으로한정해야하며, 이경우도남북의학자들이함께상의하여개정된규범이남북에서공히적용될수있도록해야할것이다. 다음으로남북어휘가구체적으로얼마나차이가나는지를검토하였다. 현재남측과북측에서각기널리쓰이고있는사전을하나씩선택하여그표제어를비교한결과, 일반어의경우 65% 가동일하고, 전문어의경우 34% 가동일했다. 다시말하면일반어의경우 35% 차이가나고, 전문어의경우 66% 차이가났다. 69 전문어에서특히많은차이가있었는데, 이는분단이후전문분야별전문가들 의교류가거의없었고, 언어정책면에서남측에서는외래전문어에대해적극 적인순화정책을시행하지않은반면, 북측에서는적극적으로순화정책을시행하였다는점등에서차이가발생한것으로보았다. 남과북은이념과체제가다른상황에서교류없이약 70년의세월을살아왔으므로남북의어휘에이러한차이가생기는것은당연한귀결로볼수있다. 문제는지금처럼두체제로분단된상황에서는남북의어휘차이를단번에해소할수없다는점이다. 특히북측의문화어는 주체사상 의본질과맞닿아있 분단이후의남북어휘 는것이어서, 남측의표준어와자연스럽게통일되지는않을것이다. 거시적인관점에서남북어휘통일을위한여러단계를설정하고, 합의할수있는것부터단계별로하나하나해결해나가는것이바람직하다. 우리앞에반드시건너야할개울이있을때, 그개울을건너기위해중간중간에돌을놓고하나하나디디며가야하듯이, 우리가열망하는언어의통일도디딤돌을놓는작업처럼하나하나준비하지않을수없다. 혹독한일제강점기에 한글마춤법통일안 (1933) 과 사정한조선어표준말모음 (1936) 을미리준비하고, 아울러 큰사전 편찬작업을하여광복후우리어문생활의토대를마련했던것처럼오늘날우리도다시한번통일시대를위한준비작업을하나하나해두어야할것이다. ( 6 ).indd :13

70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3 참고문헌 고영근 (1999), 북한의언어문화, 서울대학교출판부. 권재일 (2006), 남북언어의문법표준화, 서울대학교출판부. 권영민 (2004), < 일제강점 1년후 조선어정책 결정한총독부의원문사료발견 >, 문학사상 12월호. 김민수 (1985/1997), 北韓의國語硏究, 일조각. 사회과학출판사 (2005), 조선문화어건설리론, 조선어학전서 2. 사회과학출판사 (2005), 조선로동당언어정책사, 조선어학전서 3. 사회과학출판사 (2005), 조선어규범변천사, 조선어학전서 현대사광장 사회과학출판사 (2005), 조선어규범리론, 조선어학전서 47. 이운영 (2002), 표준국어대사전 연구분석, 국립국어연구원. 전수태 (2004), 남북한어문규범비교연구, 국립국어원. 한용운 (2007), < 남북규범어의통합방안 >, 한국사상과문화 40. 한용운 (2015), < 남과북의사전 >, 새국어생활 제25권제2호, 국립국어원. 홍종선 최호철 (1998), 남북언어통일방안연구, 문화관광부연구보고서. 사전 국립국어연구원 (1999), 표준국어대사전, 두산동아. 조재수 (2007), 남북한말비교사전, 한겨레출판. 북한사회과학원언어학연구소편 (2006), 조선말대사전 증보판, 사회과학출판사. 키워드 규범어, 남북어휘차이, 남북사전, 표준국어대사전, 조선말대사전, 표준어, 문화어 ( 6 ).indd :13

71 71 분단이후의남북어휘 ( 6 ).indd :13

72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4 김 남한국민의대북의식과통일의식변천 진환 * 72 현대사광장 Ⅰ. 머리말우리민족에게 2015년은일제식민지배로부터해방된지 70주년이되는해이자, 주된생활터전인한반도가남과북으로나뉜지 70주년이되는해다. 두루알고있는것처럼분단된지몇년만에한반도에서는비극적인전쟁이벌어졌고, 전쟁을멈춘이후몇십년동안은세계적수준에서펼쳐진냉전속에서남북한도이념대립과체제경쟁을이어갔다. 1990년대들어탈냉전이본격화되면서남북한사이에화해 협력분위기가만들어지기시작했지만, 그때부터 2015년현재까지남북관계는온탕과냉탕을오가듯화해 협력과대결사이를오가고있다. 이글에서는이처럼굴곡많았던남북관계속에서발생한여러사건들을비롯해서, 냉전에서탈냉전으로이어지는와중에발생한세계사적사건들등여러원인들이지난 70년동안남한국민의대북의식과통일의식을어떻게변화시켜왔는지를알아보려한다. 역대남한정부가북한을어떻게바라보고, 통일에대해어떤입장을가지고있었는지를알고싶을때참조할수있는글들은실로무수히많다. 이에비해, 남한국민이분단이후에어떤대북 통일의식을지니고살아왔는지를통시적으로파악하는데도움주는글은찾아보기어려운게사실이다. 이글이이러한공백을조금이나마메워줄수있을것이다. 지금까지연구자, 언론사, 공공기관등이남한국민의대북 통일의식을확인해온대표적방법은설문지를활용한양적조사다. 1 양적조사는다시전국 * 통일교육원교수, 사회학, 북한위기론 : 신화와냉소를넘어 등다수논저. ( 6 ).indd :13

73 민을모집단으로대표성이있는표본을추출해조사하는전국수준조사와지역, 직업, 연령, 성별등을한정해특정집단을조사하는특정수준조사로구분해볼수있다 ( 정세영 김용호 2004: ). 이글에서는 국민 의대북 통일의식확인이라는목표에맞게전국수준조사결과를기본자료로활용했고, 그중에서도가급적이면같은기관에서같은방법으로정기적으로실시한조사결과를주로분석했다. 이러한조사는일회성조사에비해국민의식의시간적변화를확인하는데좀더용이하기때문이다. 다만, 국민 을모집단으로 하는여론조사가활성화되지않았던시기의대북 통일의식을서술하는과정 73 에서는, 어쩔수없이특정수준조사결과나전국조사중에서도일회성조사 결과를활용했다. 2 본격적인서술에앞서대북인식과대북의식의정의를좀더명확히해두고자한다. 일반적으로 대북인식 과 대북의식 이라는단어는엄격히구별되지않은채혼용되는편이다. 그런데사전의정의를따라엄밀히따져보면 인식 ( 認識 ) 은실체에대한진실을탐구하는 사실판단 과정또는그러한과정을거쳐서나온결과물을가리키는개념이고, 의식 ( 意識 ) 은특정한사건이나대상에대한 가치판단 결과갖게된개인적 집단적감정, 견해, 사상등을가리키는개념이므로두단어는용처에맞게구분해사용하는것이바람직하다. 후술하겠지만지금까지진행된양적조사에서남한국민이조사자로부터받은질문은대부분북한의실체적진실에대한사실판단관련질문이라기보다는북한에대 남한국민의대북의식과통일의식변천 한가치판단관련질문이었으므로, 이글에서는남한국민의 대북인식 이아니 1 심층면접, 집단인터뷰같은질적조사를통해대북 통일의식을확인할수도있지만, 질적조사는전국적범위에서각연령대나계층을아울러조사하는데는인적 물적어려움이많다. 이때문에국민의대북 통일의식파악방법으로는양적조사가주로활용되어왔다. 2 이글에서는지면제약때문에각조사의다채로운질문과성, 연령, 직업같은사회경제적변수에따른응답차이를상세히소개하지는못했다. 대신 북한에대한호불호, 북한에대한규정, 통일열망, 통일전망, 통일방법, 통일필요성 처럼조사주체나방법에관계없이반복된질문을중심으로응답자전체의대북 통일의식을알아볼것이다. 각조사의상세질문과좀더구체적인응답결과가궁금한독자는이글을쓰며참조한논문, 기사, 단행본등을직접확인해보기바란다. ( 6 ).indd :13

74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4 라 대북의식 에대해논의할것이다. 같은맥락에서 통일인식 과 통일의식 도구분해, 남한국민의통일에대한지식의양과질이어떻게달라져왔는지를서술하기보다는, 통일에대한남한국민의생각, 견해등이어떻게달라져왔는지를주로서술할것이다. 3 Ⅱ. 냉전시대대북의식과통일의식 전후 년대 : 자주적 평화적통일의식정착 한국전쟁이끝난이후 1960 년 4 19 혁명전까지남한국민의대북 통일의 식은아직도베일에가려져있다. 실증자료가거의없는탓이다. 한국전쟁이남 현대사광장 한국민에게강력한대북적대의식을남겼을것이란추측은어렵지않지만, 이 를실증해줄조사결과는찾아보기어렵다. 한편, 1950 년대후반에는집권당인 자유당이 유엔감시하북한만의총선거 와 북진통일, 야당인민주당이 단독 북진불가, 용공적평화통일배격, 유엔감시하남북총선거 라는통일방안을각각내놓고팽팽하게대립했는데 4, 아쉽게도이에대한국민지지를확인할수있는여론조사결과역시존재하지않는다. 남한국민의대북 통일의식을단편적으로나마실증해줄만한조사는 1960년 4 19혁명직후장면내각이처음실시했다. 국무원사무처는 1960년 11월서울대등 8개대학에의뢰해국민 2,393명을대상으로 제1회국민여론조사 를실시했는데, 통일방안 을묻는질문에응답자중무려 61.1% 가 모르겠다 는의견을밝혔다. 다음으로 유엔감시하남북총선거 가 19.0% 지지를받기는했지만, 5 응 3 탈냉전이후북한관련정보가대중적으로공개되고, 방북을통한직접관찰도어느정도가능해졌지만아직까지도 대북인식 은주로전문가의몫으로남아있다. 통일인식 도마찬가지여서전문가가아닌일반국민중에독일, 베트남, 예맨등이구체적으로어떻게분단됐다가통일됐고, 통일이후어떤문제가생겼는지알고있는이들은많지않다. 4 동아일보 1958년 4월 23일 1면. 5 이전에자유당이주장하던 북진통일 은 6.0%, 유엔감시하북한총선거 는 4.4% 지지에그쳤다. 동아일보 1960년 12월 29일 1면. ( 6 ).indd :13

75 답자대다수가 모르겠다 고대답한걸보면, 당시국민들은통일방안에대해별생각이없었거나혼돈스러워하고있었다고해석하는게타당할것같다. 이러한경향은박정희정부출범이후조금씩바뀌게된다. 특정통일방안이다수국민의지지를받기시작한것이다. 박정희정부출범 (1963년 12월 ) 직후인 1964년 2월공보부조사국이국민 2,600명에게통일방안을물었을때는절반가까운국민이 모르겠다 (47.7%) 고대답했고, 유엔감시하의총선거 (23.4%), 남북협상 (16.3%) 이뒤를이었다. 주목할점은여론조사에서통일 방안으로처음제시된 남북협상 에대한지지가적지않았다는사실이다. 당시 75 언론도 적지않은수의국민이남북통일의방법으로 남북협상 을지지하고있 음이정부가실시한여론조사결과로판명됐다 고보도했을정도다. 6 그런데, 10 개월뒤인 1964년 12월 동아일보 의전국여론조사결과를보면통일방안지지여론이눈에띄게바뀌었음을알수있다. 당시정부안이었던 유엔감시하총선거 가 41% 로가장많은지지를받은반면, 모르겠다 는 28% 로줄었던것이다. 남북이협상해서정하는방안 은 19% 로이전수준을유지했다 년대중 후반에는정부나언론사가실시하는국민여론조사의초점이당시현안이던한 일수교, 베트남전쟁파병, 정부경제정책과생활수준평가등에맞춰져있던탓에이시기국민의대북 통일의식을실증할만한자료가별로없다. 그나마공보부가 1968년 4월실시한국민여론조사결과가신문에공개됐는데, 당시보도에따르면대다수국민이통일이 언젠가는달성될것이 남한국민의대북의식과통일의식변천 다 ( 서울 65.8%, 지방 58.3%) 라는막연한전망을내놓았을뿐, 구체적통일시기에는거의대답을기피했다고한다. 또한절반정도응답자 ( 서울 50.9%, 지방 41.4%) 가남북통일이가능하다고대답했다 년대들어서는정부가국토통일원을설치해 (1969년 3월 1일 ) 통일정책 6 동아일보 1964년 2월 26일 1면, 6면. 7 다음으로 무력북진통일 과 중립화통일 이각각 4% 지지를받았고, 중립국감시하총선거 (2%), 남북연방안 (1%), 기타 (1%) 순이었다. ( 동아일보 1965년 1월 11일 1면, 1월 19일 3면 ). 8 동아일보 1968년 5월 7일 1면. ( 6 ).indd :13

76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4 을본격적으로수립 집행하기시작하고 ( 통일부 1999: ), 한반도안팎정세도급변하면서, 9 전국또는특정수준의대북 통일의식조사가활발하게이루어졌다. 먼저국토통일원이 1969년 9월전국 50개지역 2,014개샘플을대상으로 국토통일에대한여론조사 를실시했다. 정부가통일문제만따로떼어진행한첫국민여론조사였다. 조사는서울대학교행정대학원이진행했고, 결과는 1970년 2월 20일신태환국토통일원장관이직접발표했다. 10 조사결과응답자 76 현대사광장 의 90.61% 가 통일이되어야한다 고대답했을정도로통일열망은대단히높았다. 통일이 10년내가능 하다는응답은 39.5%, 10년내불가능 하다는응답은 19.5% 로통일전망역시낙관적인편이었다. 통일방안으로는몇년전과마찬가지로 유엔감시하총선거 가가장많은지지를받았고 (31.9%), 모르겠다 (23.7%), 무력통일 (12.8%) 이뒤를이었다. 눈에띄는점은 남북협상 (9.5%) 에대한지지가 1960년대초반에비해떨어졌다는사실이다. 이처럼남북협상에대한지지가줄어들고, 오히려 무력통일 이 남북협상 보다높은지지를받은건, 1968년 1 21 청와대기습사건, 울진 삼척무장간첩침투사건같은북한의연이은도발이국민의대북적대의식을극적으로고조시켰기때문이라고판단된다. 그런데, 몇년뒤연구자들과언론사에서진행한특정수준조사에서는 11 통일열망, 통일전망과관련해조금달라진의식의흐름이확인된다. 예를들어부 9 먼저한반도밖을보면, 1960 년대후반미닉슨행정부출범이후미국과소련 중국사이에첨예했던긴장이완화됐다. 세계적수준의긴장완화 (detente) 는남북관계에도영향을끼쳐 1970 년대초반 7 4 남북공동성명채택, 3 차례에걸친남북조절위원회 (1972 년 11 월 년 6 월 ) 개최등을추동했다 ( 김지형 2008). 10 경향신문 1970 년 2 월 20 일 1 면, 동아일보 1970 년 2 월 20 일 1 면. 11 국토통일원은 1969 년이후에도 1972 년전국성인남녀 6,000 명, 1974 년전국계층별국민 800 명등전국수준의대북 통일의식조사를몇차례더실시했는데 ( 통일부 1999: 438), 당시언론보도를통해서는이조사결과를찾을수없었다. 따라서 1970 년대남한국민의대북 통일의식서술은연구자들과언론사가진행한특정수준조사에의존할수밖에없었음을밝혀둔다. ( 6 ).indd :13

77 산대박준용교수는당시남북대화에대한국민반응을확인하려는의도를가지고, 1975년 1월 27일-2월 4일부산대재학생 597명대상 12 설문조사를실시했다. 조사결과통일열망이이전처럼높지는않은것으로드러났고, 13 통일전망에대해서도 51.8% 가통일은 불가능하다, 35.2% 가 20년이상 걸릴것이라고대답했을정도로비관적이었다. 앞에적었듯이 1968년 4월에는통일이가능하다는응답이절반정도였다. 또한 남북대화로써통일이달성될수있을것으로기대하십니까? 라는질문에대해서는 전연기대하지않는다 에 39.7%, 대체로 기대하지않는다 에 38.2% 가대답했다 ( 박준용 1975). 몇년간활발하게벌어졌 77 던남북당국대화가기대만큼의성과를거두지못하면서, 당시대학생의통일의 식에부정적영향을끼쳤다고해석해도무리는없을것같다. 14 비관적통일전망은경북대평화문제연구소가 1977 년경상 충청 전라지역 고등학교 3 학년생과전문및대학재학생총 3,229 명을대상으로조사한결과 에서도엿보인다 ( 이우영외 1977). 학생들의 40.16% 는통일이 영원불가 하다고 대답했고, 50 년이내 라는응답이 11%, 30 년이내 라는응답이 23.59% 에달했 다. 10 년이내 라는응답은 17.99%, 5 년이내 라는응답은 7% 에불과했다. 15 연 구진은학생들이 통일자체의성취에회의적인의견 을갖게된주요이유로남 북대화부진과함께 1976 년판문점에서발생한 8 18 사건 을꼽았다. 12 박준용은본래부산시민을대상으로조사를실시하려했으나, 정치의식이나통일의식관련질문은일반사회인이응답하기는어려운질문일것이라판단했고, 이에따라대학생으로조사대상을축소했다고밝히고있다 ( 박준용 1975: 89). 13 통일열망에대해서는 어떤분은하루에두끼를먹고사는한이있더라도어서통일이되었으면하는데귀하는여기에대해어떻게생각하십니까? 라며우회적으로물어봤다. 응답은 ' 대체로동감 (42.2%), ' 아주동감 '(24.6%), ' 대체로반대 '(16.1%), ' 모르겠다 '(10.1%), ' 아주반대 '(7%) 순이었다. 14 한편, 이조사에서는여러통일방안을나열해놓고지지여부를직접묻는대신, 남북간에상호성실을 눈사람 처럼키워가면서평화적통일을이루어보자는다음과같은단계적통일방식을어떻게생각하십니까? 인도주의적교류 문화적교류 경제적교류 정치회담 이라고물었는데 33.2% 가아주찬성, 33.2% 가대체로찬성했고, 27.6% 는현실적으로불가능하다고대답했다 ( 박준용 1975: 95). 후술할탈냉전시대통일의식의중요특징인점진적 단계적통일에대한폭넓은지지가이미냉전시대부터형성되어있었던것이다. 남한국민의대북의식과통일의식변천 ( 6 ).indd :13

78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4 그런데통일방법과관련해서는 1970년대중반이후각종조사결과에서뚜렷한특징을발견할수있다. 1970년대초반남북당국대화를통해 7 4남북공동성명을채택한것을계기로자주적 평화적통일의식이확고히자리잡게된것이다. 예를들어중앙대연구진이 1975년가을서울시내 5개대학 474명을대상으로실시한조사결과를보면, 응답자의 48% 가 통일은평화적방법으로 를선택했고, 무력을써서라도남북통일은완수되어야한다 는질문에는 55% 가반대, 78 현대사광장 27% 가찬성, 18% 가모르겠다고대답했다. 16 바로위에서소개한경북대평화문제연구소조사에서도대다수학생들은 1960년대에가장많은지지를받았던 유엔감시하의남북통일 (7.74%) 이나 북진통일 (11.30%) 대신, 급속한경제성장 (46.67%), 남북협상으로방안결정 (26.72%) 을통일방안으로선택했다. 17 동아일보 가 1977년실시한조사에응답한서울거주지식인 ( 대학교수, 정치인, 문화예술인, 종교인, 체육인, 3급이상공무원, 법조인, 경영인, 의료인, 과학기술자 ) 454명역시가장현실적인통일방안으로남한의 경제발전 (46%), 남북대화 (30%), 강대국과의외교 (14%) 순으로대답했고, 무력통 일을주장한사람은극소수였다. 18 요약하면, 1970 년대후반학생들, 지식인들은남북당국대화에대한실망, 북한의도발행위등으로통일전망에대해서는비관적인생각을가지고있었지 만, 만약통일을할거라면유엔이나강대국에의존하기보다는자주적이고평 년연구에참여했던한점수가 1979 년에같은방법으로충청 호남 영남지역대학생 683 명을조사한결과 영원불가 비중은약간떨어졌지만, 30 년이내 와 50 년이내 는 10% 정도늘어났고, 5 년이내 와 10 년이내 는 10% 정도줄어들었다. 한점수는이러한비교결과에대해 여전히절망적인상태에있으며조속한시일내의통일은거의기대하지않고있음을알수있다 고평가했다 ( 한점수 1979: 96-97). 16 경향신문 1976 년 1 월 20 일 5 면. 17 이결과에대해연구진은 한국의경제성장을통한동 서분단독일유형즉경제적흡수방안을주장하면서, 남북대화의조속한재개와그진행과정으로우리의 3 대원칙에의한협상방안을원하고있다 고해석했다 ( 이우영외 1977: 41). 18 이결과에대해 동아일보 는 결국남북통일은평화적방법으로달성되어야한다는것을간접적으로표현하고있다 고해석했다 ( 동아일보 1978 년 1 월 1 일 1 면 ). ( 6 ).indd :13

79 화적인방법으로해야한다고생각하고있었다. 북한의군사도발이극심했던 1960년대후반에는무력통일이남북협상보다많은지지를받았지만, 1970년대초반남북당국대화시절을거친이후에는더이상무력통일이평화통일보다많이지지받는일은없었다 년대 : 부정적대북의식성장, 비관적통일의식지속 1980 년대초 중반은세계적으로는미 소대결이다시격화되고 19, 남북관 계는대화와대결을반복하며요동쳤던시기다. 남북당국은 1980 년 2 월 ~8 월 79 총 10 회에걸쳐남북총리회담을위한실무접촉을가졌지만, 전두환정부출범 (1980 년 9 월 1 일 ) 이후 4 년가까이당국대화없이지냈고, 그와중에북한의 미얀마아웅산묘소폭탄테러 (1983년 10월 9일 ) 까지발생했다. 이후 1984년 4 월남북체육회담으로당국대화를재개한뒤 1985년 9월에는이산가족고향방문과예술공연단서울 평양동시상호방문까지성사시켰지만, 1986년-1987년에는단 3차례남북체육회담만가졌을정도로당국대화가미미했다. 특히 1986 년가을북한금강산댐건설문제가발생하면서남북관계가급속도로악화되기도했다. 이시기남한국민이지녔던대북 통일의식의특징은부정적대북의식성장, 비관적통일의식지속으로요약할수있다. 첫째, 당시조사결과들을보면대북경계 적대의식이 1970년대에비해서도 남한국민의대북의식과통일의식변천 커졌음을알수있다 년에는전국초급대학생 243 명중 74.89% 가북한이 무력남침기회를노리고있다고대답하고, 18.36% 가남침할수없다, 6.75% 가 잘모르겠다고대답했는데 ( 박태식 1978), 1984 년에는전북지역전문대학생 610 명중 85% 가북한의재침가능성에긍정적의견을제시하고, 8% 만이북한의재 침가능성에부정적의견을제시했다 20. 몇년동안의남북당국대화단절, 아웅산 년대에도세계적수준에서냉전은계속됐다. 비록미국과중국이수교를하기는했지만 (1979 년 ), 소련의아프가니스탄침공 (1979 년 ) 이후미 소대결이다시격화됐다. 미 소는 1985 년 3 월고르바초프집권을계기로비로소냉전종식을향해갔다. ( 6 ).indd :13

80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4 사건등이부정적대북의식을키웠다고추측해볼수있다. 1984년 10월 동아일보 가일본 아사히신문 과함께진행한한 일국민의식조사에서도한국인응답자 1,061명중 76.5% 가북한이 싫다 고대답했고, 12.7% 가 어느쪽도아니다 라고대답했으며, 좋다 는응답은 6.6% 에불과했다. 21 전두환정부가북한의수재물자제공제안을수락하고 (1984년 9월 14일 ), 1 차남북경제회담개최 (1984년 10월 12일 ), 남북적십자회담개최 (1984년 11월 20일 ) 등으로남북관계가대화국면으로돌아선뒤 22 실시된조사에서도부정적 80 현대사광장 대북의식은뚜렷이확인된다. 1985년 1월대구지역대학생 809명중에서당시북한의태도변화가곧북한의대남적화통일포기라고생각한학생은불과 0.9%(7명 ) 에불과했다. 대부분은국제정세변화에따른북한의불가피한변화 (47.6%) 였다거나북한대남전략전술의한표현 (33.3%) 이라고해석했다. 같은조사에서북한이절대로남침할리없다는의견을밝힌학생은 14.8% 에그쳤고, 30.0% 는북한이남침하면자원입대해서싸우겠다고응답했다 ( 이창우 임경희 1986). 2차남북경제회담 (1985년 5월 17일 ) 직후인 1985년 6월 경향신문 이실시한 분단 통일국민의식조사 때도응답자의 83.9% 는북한의남침가능성을걱정하고있다고대답했다. 23 남북당국대화에도불구하고대북경계의식과불신에는큰변화가없었던셈이다. 20 구체적으로보면 기회만있으면북한공산집단이재차남침을감행해올것이다 라는문항에 확실히그렇다 (60%), 그런것같다 (25%), 잘모르겠다 (6.5%), 아닌것같다 (5.5%), 확실히아니다 (2.5%) 순으로대답했다 ( 최춘영 1984: 128). 21 참고로일본에대해서는 싫다 에 38.9%, 좋다 에 22.6%, 어느쪽도아니다 에 33.8% 가응답했다. ( 동아일보 1984 년 11 월 26 일 1 면, 4 면, 5 면 ). 후술하겠지만이러한대일 대북호감도는탈냉전시대에들어서면서뒤바뀌게된다. 남한국민이북한보다일본을더싫어하게된것이다 년 2 월에는 1973 년남북조절위원회중단이후 7 년여만에남북총리회담을위한실무대표접촉이시작됐다. 그런데 1 차실무대표접촉 (2 월 6 일 ) 직후인 2 월 10 일 -20 일부산시민 265 명을대상으로이루어진조사결과를보면대화국면이시작됐음에도불구하고시민들의대북경계의식은여전히높은수준으로유지되고있음을알수있다. 남북한총리회담으로북한이대한민국을적화통일하려는생각을버렸다고보시는지요? 라는질문에응답자의 66.79% 가 전혀버리지않았다고본다 고대답했고, 대체로버렸다고본다 (9.06%) 거나 완전히버렸다고본다 (0.38%) 는의견은소수에불과했다 ( 옥양련 박수명 1980). ( 6 ).indd :13

81 둘째, 무력을사용한통일에대한지지도는이전보다더낮아졌다. 예를들어 1985년 1월대구지역대학생 809명중 6.2% 만이 통일을위해서는전쟁도불가피하다 고대답했고, 무려 72.1% 가 남북대화를통해자주적 민주적으로이루어나가야한다 고대답했다 ( 이창우 임경희 1986: 7). 또한 한국일보 가한국갤럽에의뢰해 1980년 8월전국 20세이상남녀 1,987명을대상으로 전쟁을해서라도통일국가를이룩하는것이좋은가, 아니면분단상태가영구화되더라도전쟁을해서는안된다고보느냐 고묻자 72.1% 가 통일은못해도전쟁은싫 다 고대답했고, 24.3% 가 전쟁을해서라도통일을해야한다 고대답했다. 당시 81 한국일보 는이결과에대해 현상유지를차라리택하겠다는평화애호적온건 론 이지배적이라고해석했다. 24 하지만, 통일전망은 1970년대에비해크게달라지지않은모습을보여줬다. 전반적으로비관적견해가지배적이었던것이다. 1984년 10월 동아일보 아사히신문 공동한 일국민의식조사에서통일전망을묻자한국인응답자중절반가까운 48.4% 가불가능하다고대답했고, 40.7% 가가능하다고대답했으며, 10.8% 는응답하지않았다. 가능하다는응답중에서도 10년이내 와 20년이내 는합쳐서 12.2% 밖에안됐고, 절대다수는 20년이상 을예측했다 년 1월대구지역대학생들역시 남북통일이언제쯤이루어질것이라고생각하는가? 라는질문에 49.2% 가 우리세대는어렵다, 25.6% 가 비교적불가능 이라고대답했을정도로비관적이었다 ( 이창우 임경희 1986: 6-7). 1986년 2월 남한국민의대북의식과통일의식변천 매일경제신문 조사때도국민대다수는 15 년이지난 2000 년에도남북대치는 지속될것이라고예측했다. 26 요약하면, 북한에대해서는아직높은경계의식과적대의식을가지고있고, 23 경향신문 1985년 6월 25일 1면, 9면, 10면, 11면. 24 한국일보 1980년 9월 11일 1면, 4면, 5면. 25 동아일보 1984년 11월 26일 1면, 4면, 5면. 26 매일경제신문 이국민 1,500명을대상으로 2000년남북관계전망을묻자, 다소긴장이완화된남북대치 (37.8%), 지금과비슷 (32.0%), 평화공존 (19.8%), 민족통일국가의실현 (6.3%) 순으로대답이나왔다 ( 매일경제신문 1986년 4월 14일 3면 ). ( 6 ).indd :13

82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4 통일이나남북관계개선에대해서는비관적이면서도, 만약통일을향해간다 면방법은평화적이어야한다는게 1980 년대를살아가던남한국민의대북 통일의식이었다. Ⅲ. 탈냉전시대대북의식과통일의식 년대 : 대북경계 적대의식하락, 낙관적통일전망상승 82 현대사광장 1980년대후반-1990년대초반에는한반도안팎에서남한국민의대북 통일의식에큰영향을끼칠만한사건들이발생했다. 첫째, 세계적수준에서는 1980년대후반동유럽사회주의체제의자본주의체제로의전환, 독일통일 (1990년), 소련해체 (1991년) 등으로탈냉전이본격화됐다. 둘째, 1988년 2월출범한노태우정부는소련, 중국등공산국가들과의관계개선을목표로하는 북방정책 을천명하면서북한에대해서도관계개선을추구해나갔다. 결국탈냉전본격화라는세계사적전환과노태우정부의북방정책, 남북관계개선노력등이맞물리면서 1988년-1992년남북당국은분단이후가장많은대화를가졌고 27, 이를통해 남북사이의화해와불가침및교류 협력에관한합의서 (1991년 12월 ), 한반도의비핵화에관한공동선언 (1992년 1월 ) 등평화, 통일과관련된굵직한성과들을낳았다. 이러한정세변화는남한국민의대북 통일의식을어떻게변화시켰을까? 먼저 동아일보 가 1984년에이어 1988년 5월일본 아사히신문, 미국여론조사기관해리스와공동으로진행한한 일 미국민여론조사결과를보자. 조사시기는노태우정부가대북화해와교류를천명했지만, 아직남북당국대화는시작되지않았을때다. 28 그럼에도불구하고북한이 싫다 는응답은 1984 년 76.5% 에서 1988년 59.4% 로뚝떨어졌다. 반면 어느쪽도아니다 라는응 27 이전까지남북당국이가장활발하게대화를했던때는 1971 년 년으로, 이기간남북당국은총 93 회만났다. 이에비해 1988 년 년남북당국은총 163 회대화를가졌다. 남북당국대화의상세한통계는통일부남북회담본부홈페이지 회담통계 참조. 28 노태우정부들어열린첫남북당국대화는남북국회회담 1 차준비접촉 (1988 년 8 월 19 일 ) 이었다. ( 6 ).indd :13

83 답은 1984년 12.7% 에서 1988년 23.3% 로두배가까이올라갔다. 이처럼명확한판단을유보하려는태도는통일전망응답에서도드러난다. 응답자의 33.1% 가 통일가능, 43.6% 가 통일불가능 을선택해여전히통일불가능여론이높지만, 잘모르겠다 는비중은 23.3% 로역시 1984년조사때 무응답등 10.8% 보다많이늘어났다. 29 하지만, 이처럼판단을유보하는상황은오래가지않았다. 곧이어남북당국대화가활발하게진행되고, 동서독통일마저코앞으로다가오면서 30 긍정적대 북의식이조금씩늘어나기시작했고, 낙관적통일전망도눈에띄게높아진것 83 이다. 역시 동아일보 가일본 아사히신문 과 1990 년 6 월 -7 월실시한한 일 공동여론조사결과를보면남한국민의대북 통일의식이얼마나빠르게변화 하고있는지를잘알수있다. 응답자의 45.5% 가북한이 싫다 고대답했는데, 1988년과비교하면 13.9% 포인트줄어든수치다. 반면북한이 좋다 는응답은 11.7% 로늘어났다. 한편, 통일가능응답은 1988년 33.1% 에서 1990년 61.3% 로급증했고, 통일불가능응답은 1988년 43.6% 에서 1990년 23.6% 로급감했다. 잘모르겠다 는응답도 15.1% 로 2년전에비해줄어들었다. 31 이러한추세는북한의핵무기비확산조약 (NPT) 탈퇴선언 (1993년 3월 12일 ) 으로남북관계가경색된뒤에도이어졌다. 북한 통일문제전문연구기관인민족통일연구원이 1993년부터 1999년까지 5차례에걸쳐실시한국민여론조사 32 결과를 ( 서재진외 1993; 최수영외 1994; 최수영외 1995; 최진욱외 1998; 남한국민의대북의식과통일의식변천 최수영외 1999) 연도별로비교해보면, 1980 년대에비해대북경계 적대의식 하락, 낙관적통일전망상승, 점진적 평화적통일에대한높은지지등이두 29 이에대해 동아일보 도 최근의활발한통일논의와관련, 응답자들이통일문제에대해 현실 과 당위 사이에서뚜렷한판단을유보하거나신중한태도를보인탓이아닌가풀이된다 고해석했다 ( 동아일보 1988년 6월 16일 6면 ). 30 동서독은 1990년 7월 1일화폐통합을이루었고, 8월 31일통일조약을체결한뒤, 10월 3일통일을완료했다. 31 동아일보 1990년 8월 1일 1면, 10면, 11면. 32 정확한조사시기는다음과같다. 1993년 6월 5일-17일, 1994년 11월 11일-22일, 1995년 11 월 11일-22일, 1998년 10월 26일-11월 2일, 1999년 12월 6일-21일. ( 6 ).indd :13

84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4 드러진다. 첫째, 귀하는북한이우리에게어떤대상이라고생각하십니까? 라고묻자 1993년에는 50.8% 가 도와주어야할대상, 28.7% 가 대등한협력대상 이라고응답했고, 14.3% 가 적대대상, 5.7% 가 경쟁대상 이라고대답했다 년에는 경계해야할대상 을추가하자 30.7% 가이항목을선택했고, 대신 도와주어야할대상 (39.2%), 대등한협력대상 (20.4%), 적대대상 (7.1%), 경쟁대상 (2.5%) 이라는대답이모두줄었다. 그래도전반적으로보면도와주거나 84 현대사광장 협력해야한다는긍정적의식 (59.6%) 이경계 적대해야한다는부정적의식 (37.8%) 33 보다높았다. 비록김일성사망으로성사되지못했지만, 1994년 6월남북정상회담합의, 1994년 10월북 미제네바합의등으로한반도긴장이완화되면서긍정적의식이부정적의식에역전되지않은것같다. 남한국민의대북의식은 1995년조사때남북관계경색여파로부정 59.6%, 긍정 36.9% 로역전됐다가 34, 김대중정부가남북화해 협력을본격적으로추진하기시작한 1998년에부정 54.4%, 긍정 37.2% 로좁혀진뒤, 1999년에는긍정 48.0%, 부정 36.9% 로재역전됐다. 특히 1999년에는국민의절반정도가북한의전쟁도발가능성을낮게보고있는것으로조사됐는데 35, 1970년대-1980년대에북한의남침가능성을 70%-80% 정도가우려했던것과비교하면대북경계의식은분명히낮아졌다고평가할수있다. 33 민족통일연구원은 1994 년, 1995 년에 경쟁대상 응답을부정적의식에포함시켰다가, 1998 년부터는중립적의식으로따로분류했다 ( 최진욱외 1998: 9). 선의의경쟁 이라는말이있듯이 경쟁 은부정적의미만을내포하지는않는데, 민족통일연구원도이러한측면을고려했던것같다. 이글에서도민족통일연구원의 1999 년입장을따라 1994 년, 1995 년, 1998 년조사결과에서 경쟁대상 응답을부정적의식에포함시키지않았다. 34 민족통일연구원은이에대해 대북쌀지원과정에서보여준북한의비상식적인돌출행동등이국민들을자극하였고이결과전반적으로남북관계가경색되었기때문인것으로보인다 고분석했다 ( 최수영외 1995: 11-12). 북한의비상식적인돌출행동 이란 1995 년 6 월대북지원쌀을싣고청진항에입항한씨아펙스호에북한이남북합의를무시하고인공기를게양하도록강요한사건을가리킨다. 같은해 8 월에는대북쌀수송선삼선비너스호선원이청진항에서사진촬영중북한당국에적발, 억류된일도있었다. ( 6 ).indd :13

85 둘째, 동아일보 의 1990년조사때는 23.6% 가통일불가능에응답했었다. 이에비해민족통일연구원이 1993년에통일시기를묻자 절대불가능하다 는의견은 13.3% 에그쳤다. 반면, 7.8% 가 5년이내, 37.3% 가 5년-10년, 23.6% 가 10년-20년 을선택했고, 20년이상걸릴것이라는의견은 16.4% 였다. 절반가까이가 10년이내통일을예측했을정도로 조기통일 에대한기대가지배적이었던것이다. 1994년에는 10년이내통일예측이무려 73.8% 에달했다. 또한그해에는통일필요성에대해서도물었는데, 무려 91.6% 가필요하다고대답했 고, 불필요하다는의견은 8.4% 에불과했다. 85 그런데, 10 년이내통일예측은 1995 년에 50.4% 로크게떨어지더니, 1998 년에는 33.0% 까지하락했다. 대신 1998 년에새로추가된항목인 모르겠다 에 22.1% 가응답했다. 36 하지만 10 년 -20 년이내 응답 (27.1%) 까지더해보면여전 히 1998 년에도국민의 60.1% 는 20 년이내에통일이될것이라고예측하고있 었다 년에는 58.3%(5 년이내 3.0%, 10 년이내 27.0%, 20 년이내 28.3%) 가 20 년이내통일을예측했다. 조기통일 예측은 1990 년대후반으로갈수록 떨어졌지만, 20 년이내에통일될것이라는낙관적전망은 1990 년대내내높은 수준으로유지됐다고평가할수있다. 셋째, 통일방법과관련해서는점진적 평화적방식이 1990 년대내내압도 적지지를받았다 년의경우 남북통일이어떠한형태로이루어지는것이 35 귀하는북한이전쟁을일으킬가능성이어느정도되리라고보십니까? 라고묻자 1993 년에는 전혀없다 에 5.6%, 별로없다 에 39.8% 가응답했다 년에는 전혀없다 대신 거의없다 는항목을주었는데 11.0% 가선택했고, 별로없다 에 34.3% 가대답했다 년에는두항목응답비율이 38.9% 로떨어졌다. 민족통일연구원은이에대해 1998 년 6 월속초앞바다에서북한잠수정이발견되고, 8 월에는북한이장거리로켓발사시험을했기때문이라고추정했다 ( 최진욱외 1998: 36). 하지만, 1999 년조사때는그해 6 월서해에서발생한남북한교전에도불구하고, 별로없다 42.4%, 거의없다 8.5% 라는결과가나왔다 ( 최수영외 1999: 23). 36 민족통일연구원은첫째, 1994 년, 1995 년에는김일성사망, 북한경제난으로북한붕괴와이에따른흡수통일기대가높았으나, 1998 년에는김정일의공식승계가마무리되면서북한붕괴론이수그러들었고, 둘째, 남한경제난까지겹치면서 조기통일 에대한기대감이떨어졌다고분석했다 ( 최진욱외 1998: 54). 남한국민의대북의식과통일의식변천 ( 6 ).indd :13

86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4 좋다고생각하십니까? 라고묻자무려 82.8% 가 교류협력에의한점진적 합의적통일 을선택했고, 독일방식의평화적흡수통일 은 15.3%, 군사력을통한무력통일 은 1.5% 지지를받았다. 1998년에는 남북한통일에대하여어떻게생각하십니까? 라고물었는데, 77.8% 가 당장의통일보다는점진적으로여건이성숙되어야한다 를선택했고, 당장통일을이루도록노력하여야한다 는 8.1% 에불과해역시점진적통일에대한선호가뚜렷이드러났다. 1999년에는 1998년에비해점진적통일지지율은 82.6% 로더늘어났고, 급진적통일지지 86 율은 6.3% 로더감소했다. 2. 남북화해 협력과대북 통일의식변화 현대사광장 2000년 6월에는분단이후첫남북정상회담이개최됐고, 이역사적사건은남한국민대북의식의긍정적변화를심화시켰다. 먼저, 대북호감도가크게높아졌다. 통일부가남북정상회담직후인 2000년 6월 17일-18일실시한국민여론조사결과를보면, 43.4% 가북한이통일을향해함께나가야할동반자라고대답했고, 35.5% 가기본적으로동반자이나상황에따라적, 17.2% 가기본적으로적이지만상황에따라동반자, 2.7% 가여전히적이라고대답했다. 북한을기본적으로동반자로본다는여론이 78.9% 에달한것이다. 김정일국방위원장의이미지도급변했다. 동아일보 가 6월 15일오후실시한긴급여론조사때 김정일하면가장떠오르는것이무엇인가 라고묻자 부드럽다 (8.1%), 소탈하다 (7.9%), 인상이좋다 (5.2%) 등긍정적이미지가 53.8% 에달했다. 동아일보 는남북정상회담이열리기전인 5월 31일에도같은질문을했었는데, 당시에는긍정적이미지가떠오른다고답변한응답자는 4.7% 에불과했고, 독재자 (34.6%), 공산주의 (6.1%), 못됐다 (5.5%), 전쟁 (3.5%), 잔인하다 (3.2%) 등부정적이미지가압도적이었다. 37 한편, 같은날 중앙일보 여론조 사에서는응답자의 56.8% 가 10 년이내 통일을예측한다고대답했다 차남북정상회담이후몇년동안남북관계는 2002 년 6 월서해교전, 2002 ( 6 ).indd :13

87 년 10월북한의우라늄핵개발의혹대두와 2003년 1월북한의 NPT 탈퇴선언같은여러악재에도불구하고, 남북철도 도로연결, 개성공업지구개발, 금강산육로관광같은성과들을거두면서더디지만꾸준히진전해나갔다. 통일연구원 ( 구민족통일연구원 ) 이 2005년 6월 22일-7월 30일실시한통일문제국민여론조사결과 ( 박종철외 2005), 서울대통일연구소가 2007년 7월 14일-20일실시한통일의식조사결과 ( 김병로외 2007) 등은 1차남북정상회담이후남북화해 협력이남한국민의대북 통일의식에어떤영향을끼쳤는지잘보여준다. 첫째, 통일연구원조사결과, 북한에대한긍정적의식이 1999 년 48.0% 에 87 서 2005 년 64.9%( 지원대상 23.1%, 협력대상 41.8%) 로높아졌고, 북한의전 쟁도발가능성을낮게보는의견도 1999 년 50.9% 에서 2005 년 57%( 별로없다 35.7%, 전혀없다 21.3%) 로올라갔다. 이는같은기관이 1993년부터조사한이래최고수치다. 둘째, 통일연구소가통일가능시기를묻자 5년이내 3.7%, 10년이내 23.5%, 20년이내 30.8%, 30년이내 14.7%, 30년이상 13.8%, 불가능하다 13.3% 라는결과가나왔다. 2000년남북정상회담직후 중앙일보 조사결과 (56.8%) 와비교하면 10년이내조기통일예측비율 (27.2%) 은많이떨어졌지만, 그래도국민의절반이상 (58.0%) 이 20년이내통일을예측했을정도로통일전망은낙관적이었다. 셋째, 그동안의남북관계진전을반영하듯급진적통일지지율이조금늘기는했지만 39, 2007년에도여전히점진적통일의견이 (70.6%) 다른의견에비해압도적으로높게나타났다. 남한국민의대북의식과통일의식변천 요약하면, 2001년미국부시행정부출범이후북한핵개발을둘러싼북 미갈등이계속됐음에도불구하고, 남북은당국대화를활발히하면서 40 꾸준히화해 협력을진전시켰고, 이러한남북화해 협력분위기는남한국민들이 1990 년대말에비해더긍정적 낙관적인대북 통일의식을갖는데영향을끼쳤다고평가할수있다. 37 동아일보 2000 년 6 월 17 일 5 면. 38 중앙일보 2000 년 6 월 16 일 8 면. ( 6 ).indd :13

88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4 Ⅳ. 남북관계경색과북핵문제악화에따른대북 통일의식변화남한국민의대북 통일의식은 2008년이후부터남북관계경색, 북핵문제악화등의영향을받아이전과다른모습을보여준다. 2008년이후대북 통일의식변화는서울대통일평화연구원이정기적으로진행한 통일의식조사 결과를중심으로살펴보겠다 ( 김병로외 2007; 박명규외 2008; 박명규외 2009; 박명규외 2010; 박명규외 2011; 박명규외 2012; 박명규외 2013; 박명규외 2014) 현대사광장 첫째, 북한에대한긍정적의식은하락하고, 반면에부정적의식은상승하고있다. 북한을지원대상또는협력대상으로본다는긍정적의식은 2007년 78.4%, 2008년 78.5% 에달했는데, 2009년 68.1% 로 10% 포인트이상떨어진뒤, 2010년 64.0%, 2011년 63.7%, 2012년 62.9%, 2013년 56.8% 로지속적으로하락하다가, 2014년 58.8% 로미미하게올라갔다. 반면에북한을경계대상또는적대대상으로본다는부정적의식은 2007년 18.4%, 2008년 16.6% 에그쳤는데, 역시 2009년 29.6% 로 10% 포인트이상올라간뒤, 2010년 32.7%, 2011년 34.0% 로올라가다가, 2012년 32.2% 로상승세가멈추는듯했다. 하지만 2013년 37.6% 로다시올라갔고, 2014년에도 2011년보다높은수준인 36.7% 를기록했다. 금강산관광객피격사건 (2008년 7월 11일 ) 에도불구하고유지되던 42 긍정적의식이 2009년에크게떨어진가장큰이유는 북핵문제악화 였다. 북한의 1차 년통일연구소조사때 어떠한대가를치루더라도가능한빨리통일이되는것이좋다 는응답은 10.6% 로, 1999 년통일연구원조사때유사한응답인 당장통일을이루도록노력한다 6.3% 보다높아졌다. 남북화해 협력진전에고무된응답자들이그만큼늘어난것이라고판단해볼수있다 년 8 회에그쳤던남북당국대화는정상회담이있던 2000 년 27 회로늘었다가, 2001 년에는다시 8 회에머물렀다. 하지만, 2002 년 32 회를시작으로, 2003 년 36 회, 2004 년 23 회, 2005 년 34 회, 2006 년 23 회, 2007 년 55 회등분단이후가장활발한대화국면이이어졌다 년 4 월에창립한서울대학교통일연구소는 2008 년 8 월서울대학교통일평화연구소, 2011 년 4 월서울대학교통일평화연구원으로두차례명칭이바뀌었다. 통일의식조사는매년여름에실시한다. ( 6 ).indd :13

89 핵실험 (2006년 10월 9일 ) 에도불구하고 2008년 12월까지는 2차남북정상회담, 북 미양자회담, 6자회담등대화국면이이어졌다. 대화를통한핵문제해결가능성이있었던셈이다. 북한의핵무기보유에위협을느낀다는의견이 2007 년조사때 68.2% 였다가, 북핵관련대화가한창진행되던중에실시된 2008 년조사때는 61.3% 로떨어진것도대화를통한핵문제해결에대한국민들의기대를보여준다. 하지만, 북핵관련대화가단절되고북한이 2차핵실험 (2009 년 5월 25일 ) 을한뒤에실시된 2009년조사때는위협의식이 74.3% 로 13% 포 인트나상승했다. 위협의식은이후몇년동안 70%-80% 대를유지했고, 년에는무려 89.3% 를기록했다. 이처럼북핵문제가지속적으로악화되는데다 가천안함사건 (2010 년 3 월 26 일 ), 연평도포격전 (2010 년 11 월 23 일 ), 개성공 업지구가동중단사태 (2013년봄 ) 등까지이어지면서남한국민의대북경계 적대의식도따라올라간것이다. 둘째, 통일열망은 2008년부터 50% 대에머물고있다. 2007년에는통일이필요하다는의견이 63.8% 였는데, 2008년에 51.6% 로 10% 포인트이상떨어지더니, 2009년 55.8%, 2010년 59.0%, 2011년 53.7%, 2012년 57.0%, 2013년 54.8%, 2014년 55.6% 로 50% 대에서오르내리는중이다. 1994년에는 91.6% 가통일이필요하다고생각하고있었고, 2005년에통일연구원이 통일이반드시달성해야할민족적과업이라는주장에대해서어떻게생각하십니까? 라고묻자 83.9% 가찬성의견 ( 매우찬성, 대체로찬성 ) 을밝힌것과 ( 박종철외 2005: 95-96) 비교하면 남한국민의대북의식과통일의식변천 통일열망이확연히떨어졌다고평가할수있다. 대북의식과관련지어보면, 부정적대북의식이상승하는만큼통일열망은하락하고있는셈이다. 셋째, 2000년대중반까지낙관적이었던통일전망이다시비관적으로바뀌고있다. 20년이내통일예측을비교해보면 2007년 58.0% 에서 2008년 37.4% 로 20% 포인트이상떨어졌다. 2009년에는 47.3% 로반등하는가싶더니, 2010년 년조사는이사건으로남북관계가한창경색되고있던 8월 21일-9월 10일이루어졌다. ( 6 ).indd :13

90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 2011년 44.9%, 2012년 43.3%, 2013년 42.3%, 2014년 38.6% 로지속적인하락세를보여주고있다. 앞에서본긍정적대북의식이나통일열망은소폭이라도오르내림을했던것에비해, 통일에대한기대는단한차례반등도없이일관성있게떨어지고있는셈이다. 또한통일에관심이없다거나현재대로가좋다는의견이 2007년 18.8% 에서 2008년 24.9%, 2009년 23.1%, 2010년 23.0%, 2011년 23.5%, 2012년 25.3%, 2013년 26.9%, 2014년 26.6% 로상승세인것도낙관적통일전망하락을어느정도반영하고있다고판단된다. 90 현대사광장 넷째, 통일의이유와관련해서는남북관계경색, 북핵문제악화가계속되면서 평화 가 경제 를앞서나가는모습이확인된다. 탈냉전시대조사결과를보면 평화 와 경제 라는두개의가치가대체적으로비슷한지지를받고있었다. 예를들어 1994년에통일이필요하다고응답한이들중 59.0% 는통일이유로 민족의재결합을위하여 를 1순위로꼽았고, 전쟁발생을방지하기위하여 (14.6%) 와 선진국진입을위하여 (14.2%) 가거의차이없는 2순위, 3순위를차지했다 ( 최수영외 1994: 87). 1차남북정상회담이후남북경제협력사업들이활발히추진되고있던 2005년통일연구원조사때는 단일민족의재결합 (35.0%) 에이어 경제발전 (27.9%) 이 전쟁발생방지 (20.4%) 를 7% 포인트정도앞섰다 ( 박종철외 2005: 96~98). 하지만, 통일평화연구원의 2007년, 2008년조사결과를보면 같은민족이니까 가 1순위라는점은변함이없고, 남북간에전쟁위협을없애기위해 (2007년 19.2%, 2008년 14.5%) 와 한국이보다선진국이되기위해서 (2007년 18.7%, 2008년 17.1%) 가다시비슷한지지를받았다. 그런데, 북한의 2차핵실험, 북 미대화와 6자회담중단등북핵문제가악화된 2009년이후부터는이전과조금다른흐름이보인다. 통일평화연구원조사결과, 평화는 2009년 23.4%, 2010년 24.1%, 2011년 27.3%, 2012년 25.3%, 2013년 30.8%, 2014년 27.0% 로전반적으로상승세인반면, 경제는 2009년 18.6%, 2010년 20.7%, 2011년 17.6%, 2012년 14.5%, 2013년 14.3%, 2014년 17.6% 로전반적으로하락세인것이다. 대북경계 적대의식상승과연 ( 6 ).indd :13

91 관지어보면, 2009 년이후남한국민사이에서는군사도발과핵개발을계속하 는북한에대한경계 적대의식이커지는동시에, 전쟁위협으로부터벗어나기 위해통일이필요하다는생각도함께커지고있다고말할수있다. Ⅴ. 맺음말 한국전쟁이후남한국민의대북 통일의식은고정된실체라기보다는한반 도안팎의사건들에영향을받으면서몇차례에걸쳐눈에띄게변화했다. 냉전 시대로불리는 1960 년대부터 1980 년대까지남한국민은전반적으로북한을경 91 계 적대대상으로생각하는부정적대북의식과좀처럼통일이되기는어려울 것같다는비관적통일의식을가지고있었다. 물론예외적시기는있었다 년대초반남북당국대화가활발하던시점에는통일열망이크게높아졌고, 10 년이내조기통일을예측하는국민도많았다. 하지만남북당국대화가기대만큼의성과를내지못하면서통일열망이나낙관적통일전망은빠르게줄어들었다. 다만, 1970년대를거치면서외국의간섭이나무력에의한통일대신자주적 평화적통일이바람직하다는생각은대세로자리잡았다. 1980년대후반-1990년대초반에세계적으로는탈냉전이본격화되고, 한반도에서는노태우정부가전향적대북정책을펼치면서남한국민의대북 통일의식도두드러지게변화하게된다. 냉전시대와비교하면대북경계 적대의식이크게하락했고, 1990년대중반에 10년이내조기통일예측이절반에이를정 남한국민의대북의식과통일의식변천 도로낙관적통일전망이늘어났으며, 점진적 평화적인통일방식에대한지지가확고해졌다. 2000년남북정상회담이후남북화해 협력은국민대북 통일의식의긍정적 낙관적변화를심화시켰다. 북한을지원 협력대상으로보는긍정적의식이경계 적대대상으로보는부정적의식을크게앞섰고, 2007년까지도국민의절반이상이 20년이내에는통일이될것이라고예측했을정도로낙관적통일전망을가지고있었다. 이처럼긍정적 낙관적이던남한국민의대북 통일의식은 2008년부터남 ( 6 ).indd :13

92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4 북관계경색, 북핵문제악화등의영향을받아또한번주목할만한변화를보여주고있다. 북한에대한긍정적의식은하락하는반면, 부정적의식은상승하고있으며, 통일열망도 2000년대중반에비해확연히떨어졌다. 20년이내통일을예측하는국민도많이줄었다. 한편, 남한국민은 2000년대중반까지통일의이유로 평화 와 경제 라는두개의가치를비슷하게선택했는데, 남북관계경색, 북핵문제악화가계속되면서둘중에서 평화 를더중요한이유로꼽는국민이늘어나고있다. 부정적대북의식과한반도평화에대한바람이함께 92 현대사광장 성장하고있는것이다. 지난 70년동안그래왔듯, 앞으로도남한국민의대북 통일의식은남북한사이에발생하는사건들과세계사적사건들등에영향을받아계속변화해갈것이다. 이글이이러한 대북 통일의식의역동성 을이해하는데도움이되었기를기대해본다. 참고문헌 경향신문, 동아일보, 매일경제신문, 중앙일보, 한국일보 김병로 김병조 박명규 서호철 은기수 정은미 (2007), 2007 통일의식조사, 서울대학교통일연구소. 김지형 (2008), 데탕트와남북관계, 선인. 박명규 김병로 김병조 박영호 정은미 (2008), 2008 통일의식조사, 서울대학교통일평화연구소. 박명규 김병로 김병조 박정란 정은미 이상신 (2009), 2009 통일의식조사, 서울대학교통일평화연구소. 박명규 김병로 강원택 이상신 박정란 정은미 (2010), 2010 통일의식조사, 서울대학교통일평화연구소. 박명규 김병로 강원택 정은미 이상신 박정란 (2011), 2011 통일의식조사, 서울대학교통일평화연구원. 박명규 강원택 김병로 송영훈 이수정 장용석 (2012), 2012 통일의식조사, 서울대학교통일평화연구원. 박명규 김병로 송영훈 장용석 정은미 (2013), 2013 통일의식조사, 서울대학교통일평화연구원. 박명규 강원택 김병로 김병조 송영훈 장용석 정은미 (2014), 2014 통일의식조사, 서울 ( 6 ).indd :13

93 대학교통일평화연구원. 박종철 박영호 손기웅 전성훈 최수영 (2005), 2005년도통일문제국민여론조사, 통일연구원. 박준용 (1975), 남북대화가남북통일에미칠영향과국민의반응연구-한국대학생들의통일의식구조분석을위하여 : 부산대학교재학생을대상으로, 법학연구 제17권. 박태식 (1978), 대학생의국방의식에관한소고 : 초급대학생을중심으로, 안동초급대학논문집 vol. 1 서재진 김태일 이우영 최수영 김도태 최춘흠 (1993), 1993년도통일문제국민여론조사결과, 민족통일연구원. 옥양련 박수명 (1980), 남북대화에대한도시주민의의식조사 : 부산시의서민층을중심으로, 통일논총 제2집. 이우영 한점수 김상한 홍양표 (1977), 청소년의사회및국가의식에관한조사와그강화책, 평화연구 제2집. 이창우 임경희 (1986), 대구지역대학생의통일에관한의식조사, 영남대학교통일문제연구 제12집. 정세영 김용호 (2004), 대북인식의변화와연속성 : 스테레오타입적경향을중심으로, 한국과국제정치 제30권제2호. 최수영 김성철 김병로 이우영 (1994), 1994년도통일문제국민여론조사결과, 민족통일연구원. 최수영 이우형 조민 최진욱 (1995), 1995 년도통일문제국민여론조사결과, 민족통일연구원. 최수영 박영호 홍관희 허문영 (1999), 1999년도통일문제국민여론조사결과, 통일연구원. 최진욱 정영태 홍용표 박형중 허문영 (1998), 1998년도통일문제국민여론조사결과, 민족통일연구원. 최춘영 (1984), 전북도내전문대학생의통일안보의식에관한조사연구, 군산수대연보 제18집 2호. 통일부 (1999), 통일부 30년사, 통일부. 한점수 (1979), 대학생의국가안보및질서의식에관한조사연구, 평화연구 제5집. 93 남한국민의대북의식과통일의식변천 키워드대북의식, 통일의식, 냉전, 탈냉전, 남북정상회담 ( 6 ).indd :13

94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5 김 남한사회의새로운구성원, 북한이탈주민 : 환대 의권리와의무 성경 * 94 현대사광장 1. 들어가며 : 북한이탈주민을향한이중적시선오늘도나는스스로에게되묻는다. 내가과연그들을진심으로환대하고있는지. 마음에전혀거리낌없이그들을나의친구로, 가족으로, 그리고같은동시대를살아가는공동체의일원으로받아들이고있는지. 혹여나내가북한이탈주민을 그들 이라고명명하는순간나와는구분되는 타자 로규정하고있는것은아닌지. 질문을하면할수록뚜렷한답을찾지못하는나를발견한다. 북한이탈주민에관한연구를하고있지만, 내가과연이들을충분히윤리적시선으로바라보고있는지에대해서는여전히자신하기어렵다. 이것이단순히몇몇소수에게만국한된문제일까. 사실한국사회는한국으로이주해온수많은이주민들을충분히환대하지못해왔다. 더욱이북한이탈주민이라는다소특수한집단에대해서는때로는민족이라는이름으로, 때로는분단이라는이유로, 폭력적인동화의대상으로바라보기도했고한편으로는낙인을지워배제하기도해왔다. 2015년기준으로약 28,000여명의북한주민이우리사회에새로운구성원이되었다. 아직은소수인이들은일상에서는비가시적이지만, 미디어재현속에서는오히려과잉되어나타난다. 간첩 에서부터 북한미녀 까지미디어속의북한이탈주민은우리사회의안전을위협하는존재로, 때로는관음증의대상으로 * 북한대학원대학교조교수, 문화사회학, < I am well-cooked food : survival strategies of North Korean female border-crossers and possibilities for empowerment> 등다수논저. ( 6 ).indd :13

95 재현된다. 이들은자신들의모습을직접가시화하지못한다. 오직누군가의시선에의해서규정되고, 재현되는존재이다. 이런맥락에서북한이탈주민은자신들의삶을스스로서사하지못하는존재이다. 게다가북한이탈주민을바라보는우리의시선은결코공정하지도온당하지도않다. 우리에게그들은여전히너무나도특별하고, 먼이방인이다. 최근한국사회를떠들썩하게했던서울시공무원간첩사건의피해자유우 성씨의사례를한번살펴보자. 유우성씨는 2015 년 10 월 29 일에국정원과검찰 95 이자신을간첩으로기소한사건에대해서최종적으로대법원의무죄판결을받 았다. 이과정에서국정원과검찰은유우성씨의간첩혐의관련증거를조작한 것이밝혀졌다. 또다른한편으로는그가중국국적을가진채북한에서태어나고자란화교라는사실도드러났다. 유우성씨문제가처음으로수면위에올라왔을때, 한국사회는북한이탈주민중에서 간첩 이있을수있다는사실에놀랐고, 특히그가서울시에서계약직공무원으로일하고있었다는사실은한국사회의공적영역이북한으로부터안전하지않을수있다는대중적공포심으로확장되는모양새였다. 남북간의체제경쟁이사실상끝난지 30여년이지난지금현재에도북한의 간첩 이한국사회를위협할수도있다는근거없는적대감이한국사회의망탈리테에깊게각인되어있음이다시금확인된것이다. 하지만그가 간첩 이라는대부분의증거가조작된것이드러나자, 이제한국사회는북한이탈 남한사회의새로운구성원북한이탈주민 주민에게제공되는각종혜택의불법수령자인 교활하고, 도구주의적인 중국인으로써그를비난하게된다. 아무리북한에서태어나고자랐더라도, 북한국적을소지하지않는그는결코 우리 의범주에들어올수없다는논리이다. 즉, 민족 의범주가 시민권 에따라상이하게구성되고있음이드러난다. 이사건을좀더면밀하게살펴보면우리사회의북한이탈주민에대한이중 적시선이잘드러나있는데, 그것은바로잠재적적대자 ( 간첩 ) 과사회보장제도 ( 6 ).indd :13

96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5 의수혜자, 즉사회시스템의부담이라는두개의시선이다. 남북한의대치상황에서북한출신인이탈주민은언제든지한국사회의위기를만들어낼수있는자이고, 다른한편으로는가난한곳에서온동포로써한국사회가책임져야만하는부담이기도한것이다. 그렇다면이렇게이중적시선의근원은무엇이고, 어떠한장치들이이러한시선을 ( 재 ) 생산할까. 이짧은글에서는한국사회에서북한이탈주민은과연누구이며, 이들이한국사회에서어떤위치에존재하는지소개하고자한다 이름의정치학 : 귀순용사 부터 북한출신이주민 까지 현대사광장 이름이주어진다는것은그만큼한집단을특정정체성으로규정하고있음을뜻한다. 주어진이름이명확하면할수록그집단내의다양성이나각개인의정체성의모호함에대한인식은제한적일수밖에없다. 역사적으로살펴보면북한이탈주민은한국사회의담론지형의변화에따라다른이름으로호명되어왔다. 이들의숫자가그리많지않았던초기에는주적 ( 主敵 ) 국가인북한에해를입히고온국가적영웅으로호명되기도하였고, 이후에는민족적담론이강화되어 동포 로불리기도하였다. 1990년대중반이후북한의식량난으로인해대량탈북사태가확산되면서, 북한이탈주민에대한기존의논의가확장되다가최근에는이들을다문화사회의일원으로접근해야한다는주장까지등장하였다. 중요한것은 이름 을갖는다는것이결국그에걸맞은사회적위치, 즉특정정체성이강요된다는사실이다. 이때문에이들을호명해왔던이름의변천사를살펴보는것은한국사회가북한이탈주민을어떻게바라봤는지를짐작케한다. 북한출신주민이한국사회에서갖는기본적법적위치는속지주의적접근에근거한다. 헌법의 3조, 영토조항에따르면 대한민국의영토는한반도와그부속도서로한다 고서술하고있다. 다시말해북한지역은대한민국의영토이고, 북한지역에서태어난북한주민도역시대한민국의국민이되는것이다. 하지만역 ( 6 ).indd :13

97 설적이게도한국의국적법은속인주의를기본으로하고있다는점에서, 북한이탈주민의법적지위의바탕이되는영토조항과는다소상충되는모습을보여준다. 북한 국적의북한이탈주민은남한의영토인북한에서태어났기때문에예외적으로한국사회의국민으로편입되는것이허용된다. 이런맥락에서외국에사는북한주민의경우에는한국사회에서북한이탈주민으로인정되지않는다. 다시말해속인주의에바탕을둔한국의국적법은북한이탈주민의법적지위해석에서는한계를갖는것이다. 북한이탈주민은영토조항에바탕을둔채선별적으 로속인주의적접근을차용하여, 한반도의북쪽지역이대한민국의영토이고, 97 이에따라대한민국영토에서태어난북한주민은대한민국의국민으로써의법 적지위를갖게된다. 속지주의적혹은속인주의적접근중하나만을강조할경 우북한에서태어나서자란화교, 북한에서태어났지만외국에서오랫동안생활하면서외국국적을취득한자혹은중국에서태어나서자랐지만북한국적의부모를둔자 ( 조선족 ), 북한국적이지만중국에서거주하는조교까지북한이탈주민의범주에포함시켜야하는문제점이발생한다. 이때문에 1997년에제정된 북한이탈주민의보호및정착지원에관한법률 제 2조 1항에서는북한이탈주민을 북한에주소, 직계가족, 배우자, 직장등을두고있는자로서북한을벗어난후외국의국적을취득하지아니한자 로규정하고있다. 즉, 북한주민이었다고하더라도후에외국국적을취득하였다면, 이는북한이탈주민의범주에속하지않고, 설령북에서일생을보냈다고하더라도부모가북한국적이아닌화교 남한사회의새로운구성원북한이탈주민 의경우에는북한이탈주민의요건에부합하지않는다. 이는한국의법체계가북 한주민의범주를북한이라는공간적요건과더불어북한체제의규율안에있는 자로한정하고있음을드러낸다. 속인주의와속지주의가다소거칠게결합된북한이탈주민의법적지위는여 1 이러한사례에포함되는것이유우성씨이다. 유우성씨의양부모는화교이지만, 함경북도회령시오봉리에서출생하였고모든교육을북한에서마쳤다. ( 6 ).indd :13

98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5 러가지문제점을내포하고있는것도사실이다. 예컨대북한국민이지만중국에오랫동안거주하여중국국적을취득한이들을북한이탈주민으로정의할것인가의문제이다. 특히최근에한국으로이주한상당수의북한이탈주민은짧게는수년길게는십여년동안중국에서거주하면서, 중국국적을취득한경우가점차적으로증가하고있다. 원칙적으로이중국적을허용하고있지않은한국에서이들은중국국적자임을숨기거나혹은중국국적을포기해야만한국사회에서법적지위를얻을수있다. 더욱이현행법상제 3국에서태어난북한여성의자녀의 98 현대사광장 경우북한이탈주민의지위를얻는것이허용되지않는다. 이때문에상당수의북한여성들은자신의자녀의국적과지위문제로어려움을겪고있다. 이렇듯남북한의특수한관계에포함되지않는북한주민을한국정부는과연어떻게정의할것인지는중요한과제로남아있다. 다시말해한국정부가북한이탈주민에게시민권을제공하는이유는이들이분단되어있는북한의공민의지위를버리고한국을선택했기때문이다. 만약누구든북한의 공민 이라는범주에서벗어나있는사람들은한국내에서 북한이탈주민 이될수없다. 이들의법적지위는북한의공민이자, 동시에모국북한을등진사람들이기때문에주어지는것이라하겠다. 물론한국사회의정치사회적환경에따라이들에대한시선또한변해왔다. 한국사회에서북한이탈주민관련최초의법안은 국가유공자및월남귀순자특별원호법 으로, 1962년에제정되었다. 우선해방이후부터북한이탈주민관련법안이최초로만들어진 1962년까지는북한이탈주민을칭하는특정한 이름 혹은이들을배려한 정책 이존재하지않았다. 해방공간이라는시공간적특수성때문이기도하고, 국가형성기에다양한현안들에비해북한이탈주민은그리중요한문제가아니었기때문이었다. 한국전쟁이라는혼란의시간에서남한과북한출신들은이동할수밖에없는상황이었고, 이들을특별히다르게분류하여규율할만한남한정부의능력도부재하였다. 따라서이시기에북한에서남한으로이주한사람들은군과공안기관이상황에따라임기웅변식으로대처하였다. 게다 ( 6 ).indd :13

99 가해방공간과전쟁이라는특수한맥락과남북한의경제적차이가뚜렷하게존 재하지않았던상황에서북한이탈주민도 국가 를넘는이동의주체로맥락지워 지지않았다. 하지만이러한분위기는 1962 년 국가유공자및월남귀순자특별원호법 이 제정되면서변화된다. 이법안의흥미로운점은국가유공자와월남귀순자를같 은법안에서다루고있다는점이다. 뿐만아니라이당시북한이탈주민의주무 기관은국가보훈처였다. 이법안은국가유공자와월남귀순자는동등한존재라 99 는의식에바탕하고있다. 반공이데올로기의맥락에서국가유공자와월남귀순 자는비슷한사회적위치를부여받은것이다. 이법안은몇번의개정을거치기 는하였으나 1978년까지지속되었는데, 이법안에따라북한이탈주민은최초로정부로부터체계적인지원을받을수있었다. 하지만대부분의지원은근시안적이고, 한시적수준에머물러있었다. 이들을한국사회의새로운구성원으로받아들이면서, 이들의정착이통합적인한국사회구축에중요한요인이될것이라는최근의문제의식과는거리가있었다. 즉, 남북한의체제경쟁에서남한으로이주한북한이탈주민은남한사회가북한사회보다우월하다는것을남한국민에게알릴수있는중요한표식으로활용되는경향이강했다. 1979년에새롭게제정되어시행된 월남귀순용사특별보상법 은미국의베 남한사회의새로운구성원북한이탈주민 트남전패배와베트남의공산화로인한한국정부의위기감이십분반영된법안이었다. 이법안은 국가유공자및월남귀순자특별원호법 보다는좀더체계적이고종합적인법적지원체계를담고있다는측면에서의의가있을뿐만아니라, 북한이탈주민에대해서그어느시기보다도높은보상을명문화하고있다. 여기서북한이탈주민은 월남귀순용사 라는이름을얻게되는데, 이는한편으로는이시기의대부분의북한이탈주민이군인이면서남성이기도하고, 또다른측면에서는남북한의군사적대치가남한사회의주류담론이었기때문이다. 이런 ( 6 ).indd :13

100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5 맥락에서북한이탈주민을관장하는주무부서또한국방부로이전된다. 법안에서는북한이탈주민이북한에입힌타격을물적으로계산하여, 이들의보상금의범위를정했다. 예컨대 1983년에귀순한이웅평대위의경우에는북한의미그-19 기를타고남한으로왔는데, 이당시미그-19기의경제적 / 군사적가치를환산하여상당한수준의보상금을탄것으로알려져있다. 덧붙여이시기에북한이탈주민의또다른특징은사회주의국가에서유학중에남한을선택한유학생이나고위층의탈북이었다. 북한사회의특성상상위층에속하는이들의탈북은군인 100 의탈북과는다른맥락에서상당한의미로해석되었고, 이들에대한보상또한 그게걸맞게이루어졌다. 현대사광장 하지만 1980년대후반서구사회주의국가가몰락함에따라남북간의체제경쟁은더이상큰의미를지니지못하게되었다. 북한의경제적수준은남한보다상당히뒤쳐져있었고, 사회주의몰락과맞물려북한사회는급속도로쇠퇴하기에이른다. 이시기에북한이탈주민으로가시화된북한주민의모습은 년대의북한군인출신혹은 1980년대의상대적으로세련된해외유학생출신들과는상당한거리가있었다. 특히 1990년대이르러북한에서남한으로온상당수의북한이탈주민은가난한노동자였다. 1993년시베리아에서벌목공으로일하던북한주민이남한으로이주해온것을계기로상당수의벌목공들이남한에속속도착하였고, 이시기의북한이탈주민은더이상미그기를몰고온 군인 도, 그렇다고외국에서유학을하던북한의고위층도아닌평범한노동자가주류를이룬다. 처음으로가난한북한사람을마주한한국사회는큰충격을받게된다. 이에따라이들은새로운이름을얻게되는데, 그것은바로 귀순북한동포 이다. 귀순 ( 歸順 ), 즉투항하여순하게된적이라는뜻은여전히내포하고있으면서도, 처음으로 동포 라는이름으로북한이탈주민을호명되게된것이다. 귀순북한동포보호법 이 1993년에제정되었고, 주관부서는국방부에서보건복지부로이동하게된다. 이는북한이탈주민이 보상 의대상인 귀순용사 가아니라, 한국사회 ( 6 ).indd :13

101 에정착을해야만하는 취약계층 으로재정의되고있음을드러낸다. 게다가크게늘어나기시작한북한이탈주민의규모로인해한국정부는이들을위한예산확보에어려움에봉착하였고, 이때문에이들에대한 보상 을기존의수준으로유지하는것은사실상불가능하였다. 덧붙여언론을비롯한사회곳곳에서남한의취약계층과북한이탈주민간의형평성문제가본격적으로불거져나오기까지하였다. 이에따라한국정부는북한이탈주민을생활보호대상자로간주하면서동시에북한이탈주민에대한지원규모를대폭하향조정하게된다. 101 북한의경제난은 1995 년을기점으로극에달하게된다. 소위말해 고난의행 군 으로명명되는이시기에식량난으로목숨을잃은북한주민의수는적게는 80 만에서 150여만명으로추정된다. 북한사회를지탱하는많은가치와규범이흔들렸고, 상당수의북한주민은국경을넘어중국으로이동하였다. 중국으로간북한주민중몇몇은남한행을선택하였다. 1990년대말부터한국으로이주해온북한이탈주민의수는매해 1000여명을넘어섰고, 2005년부터는 2000여명을훌쩍뛰어넘게된다. 이에따라한국정부는북한이탈주민관련법안을재정비하고, 대량탈북사태를대비하여다양한제도적장치를마련하기시작한다. 그중에하나가 1997년에제정되어시행되고있는 북한이탈주민보호및정착지원에관한법률 이다. 이법안에서처음으로 북한이탈주민 이라는공식용어를사용하기시작하였고, 이들을 보호 와 정착 의대상으로명명하기시작하였다. 하지만 북한 남한사회의새로운구성원북한이탈주민 2 김정은정권이들어선이후의북한이탈주민의수는급감하는모양새이다. 그이유는김정은정권이국경관리를강화해서라는분석부터, 상당수의북한이탈주민이이미북한을떠났다는분석, 혹은고난의행군이후에북한사회가나름의안정을되찾고있다는해석까지다양하다. 3 이러한비판에따라 2005 년통일부에서는 새로운터전에서삶을시작하는사람 이라는뜻을가지고있는 새터민 이라는명칭을제안하기도한다. 하지만 2007 년 4 월북한이탈주민연합체인 북한민주화위원회 는새터민이라는명칭이북한이탈주민이먹을거리가없어떠돌아다니는화전민을연상시키는단어이며북한이탈주민의자유민주주의지향, 반공적성격을제대로드러내지못한다는지적을하면서반대하였고, 이에따라 2008 년 11 월 21 일에이르러통일부는가급적 새터민 이라는용어를쓰지않겠다는발표를하기에이른다. ( 6 ).indd :13

102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5 이탈주민 이라는공식용어는여전히북한을 이탈 하였기때문에한국사회에서 보호 와 정착 의대상이될수있다는의미를내포하고있다는한계를지닌다. 이렇듯북한이탈주민을호명하는다양한이름은한국사회가이들을어떻게바라보고있는지그시선의변화에따라재구성되어왔다. 과거귀순 ( 歸順 ) 의프레임에서는이들을항복한 적 이라는맥락에서바라봤다면, 최근의논의와담론의변화는이들을북한출신이주민으로바라보는경향이존재한다. 특히 2000년 102 현대사광장 대후반에들어서한국으로이주해온탈북자의경우상당수가정치적이유나경제적궁핍함때문이기보다는더나은삶의기회를추구하는 이주민 의성격을배태하고있는것이사실이다. 또한이미한국으로이주한탈북자가북한에남아있는가족을이주시키는가족재결합의사례도증가하고있다. 이때문에최근에는북한이탈주민을 이주민 으로정의하고, 이들에대한단선적시각에문제를제기하는논의가확산되고있다 ( 이수정 2011; 김성경 2014; 윤인진 2009; 이희영 2010). 이러한주장의기저에는냉전의산물이나민족담론으로는최근의북한이탈주민의이주나정착의문제를충분히다룰수없을뿐만아니라, 이들이북한출신이라는것이더부각되어또다른차별을만들어낼수있다는문제의식이존재한다. 다시말해남북한이서로대치하고있는상황을감안할때, 이들의출신지와이들이그곳을 이탈 했음을강조하는기존의담론지형내에서는북한이탈주민은여전히 적국 출신자이면서, 적국 을이탈했기때문에 포용해야만하는대상자 라는이중적시선에포획되어있다. 이동하는주체로써의북한이탈주민의행위자성이나이들이한국사회의어떠한문화적변용을이끌어내는지는이렇듯박제화된시선내에서자리를찾지못한다. 즉, 북한이탈주민은수동적으로한국사회에 정착 해야만하는존재이고, 이들이한국사회에정착하기위해서는이들의정체성의근간이되는모국 ( 북한 ) 을철저하게지워내야만한다. 이런상황에서북한이탈주민의다양한정체성재구성의가능성은거세되고만다. 민족 을내세운기존의갇힌논의구조에서벗어나북한이탈주민을한국사회의새 ( 6 ).indd :13

103 로운구성원인다문화집단중하나로재위치시키는시도가필요하다. 다시말해한국사회로이주해온모든이주민이갖는 환대받을권리 를이들에게도동등하게제공하여, 이들이미래다문화한국사회의정당한구성원으로써제역할을할수있도록인식적전환이필요하다 ( 김현경 2015; 데리다 2004). 하지만여기서간과하지말아야할지점은대부분의북한이탈주민은여전히 자신들이다문화사회의일원으로호명되는것을받아들이지못하고있다는점 이다. 그이유는자신들은다문화사회의타집단과는 다른 특별한존재라고믿 103 기때문이다. 민족정체성을중요시하는북한사회의특성이내재된북한이탈주 민은이주의험난한과정을거치면서, 한국사회가자신들의특별한경험을충분 히인정해주고, 이에따른적절한정신적 / 물질적보상을해주어야한다는심리적기대감을갖게된다. 이러한기대심리와는반대로한국사회의삶이녹록하지않은데다가, 최근에는자신들을다른이주민집단과같은수준에서접근하는다문화주의논의가확산되자한국사회를향해배신감까지토로하는경우가있다. 물론상당수의북한이탈주민이더나은삶을살기위해남한으로이주하였다고하더라도, 이들이다른이주민집단과마찬가지로이동 / 이주의자유를완전히갖기란현실적으로어렵다. 게다가북한체제의특수성으로인해이들이모국으로돌아가는것은사실상불가능에가깝다. 이때문에이들의이주동기가다양해졌다고하더라도, 이들이정착해야만하는한국사회의상황은여전히분단에서자유 남한사회의새로운구성원북한이탈주민 로울수없다는점은충분히고려되어야할것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최근학계에서활발히논의되고있는다문화주의는북한이탈주민에대한한국사회의시각의외연을넓힌다는측면에서충분한가치가있을뿐만아니라, 한국사회의미래가단순히남북한의통일에머무는것이아니라전지구화시대에다문화사회로확장되어야만한다는측면에서충분한의미를지닌다고하겠다. ( 6 ).indd :13

104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5 3. 정부의지원정책과북한이탈주민의정착 2015년에발간된통일부의자료에의하면북한이탈주민은여전히정착의문제를겪고있지만그정도는조금씩개선되고있다. 북한이탈주민정착관련주요지표를살펴보면, 고용률의경우 2011년에는 49.7% 였던것이 2014년에는 53.1% 로조금상승한것으로나타났다. 실업률의경우에는 2011년 12.1% 에서 2014년 6.2% 로상당부분개선되었으며, 생계급여수급률또한 2011년 46.7% 에서 2014 년 32.3% 로하향세에있다 ( 통일부 2015: 12). 지표적인측면에서북한이탈주민 104 의정착은상당부분개선되고있는것은사실이지만, 이들이경험하는사회적차 별과배제의수준은과거와는크게달라지지않은것으로보인다. 예컨대상당수 의북한이탈주민이여전히자신들의출신지역을숨기고, 취업활동에나서고있 현대사광장 고, 탈북청소년의경우북한출신이라는꼬리표때문에학교생활에어려움을겪 거나, 극단적으로는학업을포기하는경우도많다. 그만큼한국사회가북한출신 을특정한선입견을갖고바라보고있는것이고, 이러한구조내에서북한이탈주 민은소외와차별을경험할수밖에없다. 북한이탈주민은한국사회에도착과동시에다소 구별적인 대우를받게된다. 이들은한국에도착하자마자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서짧게는 1개월에서길게는 3개월의조사를받게된다. 과거에는중앙합동심문센터로불렸던이곳은국정원, 경찰, 정보사등이합동으로북한이탈주민의신분을확인하는곳이다. 심문 이라는용어가말해주듯이한국에도착한북한이탈주민은자신의과거를낱낱이설명하고, 자신들이북한을 이탈 한사람임을증명해야한다. 과거에는심문의주요목적이간첩색출에있었다면, 최근에는위장탈북자, 즉조선족, 화교, 혹은조교를확인하는것이중요해졌다. 즉이곳에서북한출신자들은자신들이 북한 사람임을증명함과동시에자신들은북한을 이탈 한반북적인사람 4 유우성사건때중앙합동심문센터의반인권적심문과정에드러나면서, 2014년에이곳을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로명칭을바꾸게된다. ( 6 ).indd :13

105 임을드러내야만한다. 북한에서보낸시간을낱낱이설명함으로써대부분의북한이탈주민은자신들의과거를현재의맥락에서재구성하게되고, 동시에자신들이왜모국을등질수밖에없었는지를설득력있게제시하게된다. 이러한심문의과정을거치면서북한이탈주민의대부분은한국사회가요구하는특정한정체성을내재화할확률이높고, 이러한과정은북한이탈주민이스스로자신의정체성을재구성할기회는박탈되고, 한국사회가제공하는특정한사회적위치를받아들이는과정이된다. 105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서심문의과정을거친후신분이확인된북한이탈 주민은하나원으로옮겨가정착교육을받게된다. 안성의본원과화천의제 2 하 나원으로구성된하나원은총 12주간사회적응교육을실시한다. 연령과성별을고려해서성인반, 청소년반, 초등반, 유치반, 영아반, 경로반등 7개반으로운영하고, 한국사회정착에필요한기본정보뿐만아니라취업지원을위한직업체험교육또한진행한다. 상당수의북한이탈주민이제3국에서생활하기는하였지만, 폐쇄적인북한사회에서사회화를구축한이들의특성상한국사회의자본주의적생활방식이나문화를이질적으로느끼는경향이존재한다. 이때문에교육의대부분은한국사회를이들에게소개하여, 이들이정착하는데실질적인도움을주기위해기획되었다. 하지만교육과정에서일방적으로한국의문화와생활양식을전달하고, 이들이북한사회에서부터구축해온의식과생활방식을바꿔 남한사회의새로운구성원북한이탈주민 야할대상으로단순화한다는측면에서좀더조심스런접근이필요한것이사실 이다. 게다가최근에는상당수의북한이탈주민이중국에서체류하거나, 북한에 서도장마당과같은 시장 과시장적생활양식에익숙하기때문에하나원에서제 5 초기정착금은 1 인세대를기준으로 700 만원이지급된다. 퇴소시 400 만원을우선적으로지급하고, 이후 6 개월에걸쳐분할지급금 300 만원이지급된다. 이외에도북한이탈주민은의료급여와연금특례와같은혜택을받는다. 생활이어려운북한이탈주민의경우 의료급여법 에따라의료혜택을받고, 북한이탈주민중보호결정당시만 50 세이상 60 세미만인자는국민연금납부에있어 10 년을채우지않더라도 60 세이후가입기간이 5 년이면노령연금을취득가능하다. ( 6 ).indd :13

106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5 공하는기초수준의교육이북한이탈주민에게는불필요하게느껴지는경향도있다. 또한상당수의북한이탈주민의경우단체생활을해야만하는하나원에서의시간을부담스럽게생각하거나, 하루빨리지역사회로편입되어한국사회에정착하고자하는바람을내비치기도한다. 그러므로하나원프로그램을이들의경험세계의변화에발맞춰좀더다양화하고, 교육기간과방법또한유동적으로하는것을고려해볼필요가있다. 하지만하나원에서머무는 12주는단순히정착교육만을목적으로하지않는다. 이기간은한국정부가북한이탈주민의법적지 106 위에대한서류 ( 가족관계등록, 주민등록증발급 ) 와임대주택과정착지원금과같 은초기지원정책에필요한제반사항을준비하기위해필요한시간이기도하다. 현대사광장 12 주의정착교육을마친후북한이탈주민은지역사회에분산배치되어관리 된다. 정부는하나원을퇴소하고나서 6 개월동안은무조건적으로북한이탈주민 에게생계급여를지급하며그이후에는조건부수급권자로편성하며자활사업에 참여하는경우에만현금으로지급을한다. 뿐만아니라지역의임대주택으로배치된북한이탈주민은거주지보호제도를통해지속적으로거주지정착및신변안전을위한지원을받는다. 북한이탈주민을위한거주지보호제도에는정착도우미, 보호담당관,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지역협의회, 지역민간단체의지원등다양하게이루어지고있다. 먼저처음거주지로편입된북한이탈주민에관해 2주간 60시간이상의시간에걸쳐초기집중교육, 지역적응지원 을받는다. 2005년 1월부터시행된정착도우미제도의경우거주지편입초기북한이탈주민의일상적인적응에있어서어려움을줄이기위해고안되었다. 정착도우미로인정받은지역의민간자원봉사자는정착초기 1세대당 2명의도우미가 1년간지역사회에대해소개하고안내 6 지역적응교육은 2015 년현재전국 29 곳에서정식적으로운영이되고있다. 7 정착도우미는 2015년 1월현재약 530명이활동중이다. 구체적인생활정보를제공해주는밀착형지원체제라고할수있다. ( 6 ).indd :13

107 하는역할을한다. 뿐만아니라고용노동부는북한이탈주민을대상으로무료직업훈련을제공하거나, 훈련기간중에훈련수당을지급하는역할을수행하고있고, 전국 56개고용센터에취업보호담당관을지정하여이들의취업을알선하고, 직업지도등을지원하고있다. 통일부에서는북한이탈주민을고용하는회사에지불임금의 1/2를, 기본 3년에서최대 4년까지지원함으로써, 이들을채용하는기업에게인센티브를제공하고있다. 하지만이러한지원책의효용성이문제시되면서, 2014 년 11 월 29 일이후에 107 입국하여보호결정을받은북한이탈주민에게는고용지원금, 자격취득장려금, 직 업훈련장려금등이제공되지않고, 다만근로소득중저축액에대해정부가동일 한금액을매칭하여지원하는미래행복통장제도가시행되고있다. 그만큼북한이탈주민에대한지원의방식이지원금의형태에서인센티브로변형되고있음을뜻한다. 과거의일방적인현금지원이북한이탈주민의정착에큰도움이되지못했다는자성과함께이들이한국사회에서경제적활동을충실히수행할때정착에더용이했다는연구결과를참고한결과이다 ( 박성재, 김화순 2012). 이렇듯북한이탈주민의정착의문제는경제적적응의기준이가장중요하게다루어져왔다. 이때문에마치북한이탈주민의경제적수준이향상되면이들의정착의문제는해결될것이라는막연한희망이존재하기도한다. 하지만대 남한사회의새로운구성원북한이탈주민 부분의북한이탈주민은단순히경제적수준에서의부적응뿐만아니라사회적 심리적괴리감으로인해고통받고있다. 특히오랫동안계속되어온남북대치상황에서북한이탈주민이남한사회에서의지할수있는사회적지지층은제한될수밖에없고, 이때문에이들은심리적으로고립감을느낄확률이높다 ( 이기영 2002). 게다가한국사회보다폐쇄적인구조를가지고있는북한사회에서살아가던북한이탈주민은새로운환경에서심리적인어려움을겪는경우가많다. 이주자는새로운사회에적응하는과정에서다양한종류의심리적도전을받는다. 이 ( 6 ).indd :13

108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5 러한심리적도전은이주자로하여금심리적불안감을갖게만들며이는다시이 주자에게의심, 불안, 우울, 신체적증상등으로돌아올확률이높다. 게다가상당수의북한이탈주민은한국사회가, 북한사회의억압으로부터벗어나기위해목숨을걸고내려온자신에게보상을해주어야한다고생각하는경향이있다. 이때문에대부분은한국사회로오게되면자신을인정해주는새로운사회에서이전과는비교할수없을정도로많은경제적 사회적기회가자기앞 108 에펼쳐질것이라는기대를하게된다. 하지만현실사회에서이들의위치는경 제적약자이면서, 사회의주변인에머물러있을확률이높고, 이때문에상당수 는심리적좌절을경험하게된다. 현대사광장 더욱이남북한의문화차이는북한이탈주민의정착에큰장애물로작동한다. 70년동안분단된남과북은비록같은언어를사용하고있지만, 문화와생활양식에서남과북의공통점을찾는것은쉽지않다. 심리적차이또한극명해지고있는데, 북한이탈주민의감정표현양식은남한의주민보다훨씬더직설적이어서, 때로는상대방에게 공격적 으로해석되기도한다 ( 정향진 2005). 더큰문제는북한이탈주민의이러한감정성이 교정 의대상이되고, 한국사회의감정성이더나은것으로평가된다는점이다. 분단의경험은남북한주민의정서 (sentiment), 정동 (affect), 그리고마음 (mind) 을상당히이질적인것으로만들었고, 북한출신으로써남한사람과관계를맺어야만하는북한이탈주민에게는이러한문화적차이가큰어려움으로작동한다. 이는남한주민에게도비슷하게나타나는데, 처음에는호의적인태도로북한이탈주민과관계를구축하고자했던상당수가감정과정서의이질감을경험하며오히려이들에대한부정적인식을갖게되는경우가많다. 이때문에북한이탈주민의정착을위해서문화적차이와심리적고립감등을고려한다각적인정부의지원책이절실해보인다. 지금까지상당수의정부의지원책은주로북한이탈주민에게남한의문화를소개하고, 일방적 ( 6 ).indd :13

109 으로교육시키는것에머물렀다면, 이제는남한주민에게북한문화를알리는프로그램이개발될필요가있다. 다시말해북한주민의문화를한국사회내공존해야만하는또하나의문화로위치시키고, 이에대한이해제고를위한노력이필요하다. 이주민과정착국사이의문화변용 (Cultural Acculturation) 은일방적으로진행되는것이아닌문화교류의양방향에서이루어져야한다는사실은한국사회의북한이탈주민의정착의문제를이해하는데큰시사점이있다. 4. 나가며 : 환대의자세 109 한국사회에서북한이탈주민이사회적차별과배제의대상이되어온것에대 해서는학계나시민사회내에서큰이견이없다. 정부의지원정책이나시민사 회의노력등을폄하해서는안되겠지만, 한국사회가배태하고있는분단체제의작동에가장전면에위치하고있는이들이편견없이정착하는것은사회구조적으로불가능에가깝다. 북한출신이면서, 북한을등진이들의존재는분단이계속되는한한국사회의동등하고평등한구성원그자체로받아들여지기어렵기때문이다. 하지만이들의정착의역사가길어지면서, 북한이탈주민의적극적인행위주체성과이에따른정체성의분화또한확인되기도한다. 예컨대이희영은생애사적방법론을활용하여북한이탈주민의정체성의 ( 재 ) 구성의문제를연구하면서, 분단체제에포섭되지않는다양한인정투쟁의양상이북한이탈주민의정체성에서나타나고있다고주장한다. 이들은한국사회의시선을일반화된타 남한사회의새로운구성원북한이탈주민 자로써수동적으로내재화하기보다는, 과거북한에서의경험의맥락에서이를 적극적으로해석하여, 자기존중과사회적가치를확보하고자하는그들의노력 또한존재한다 ( 이희영 2010). 비슷하게강진웅은북한이탈주민에대한한국사회의규율적거버넌스가미 시적으로확장되었음을밝히면서, 이과정에서북한이탈주민은네가지다른정 체성의분화를경험하게된다고주장한다. 첫번째유형은남한사회의가치를우 ( 6 ).indd :13

110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5 선시하는동화형이고, 두번째는남과북의경험을통합하려는통합형, 세번째는남과북사이에서혼란을경험하는혼동형, 그리고마지막으로네번째는남한의사회적규범과문화에저항하는저항형이다 ( 강진웅 2011). 이는북한이탈주민의정체성을단순히남한사회의배제와차별의희생자라는단일한유형으로 ( 재 ) 구성되는것이아니라사회구조와행위자의역동적관계성내에서다층적으로분화되고있음을보여주었다. 110 현대사광장 이러한학계의연구성과는북한이탈주민의정착의문제를단일한프레임에서해석하는것을비판하면서, 이들이한국사회구조의한계와가능성을적극적으로활용하는다수의행위자 ( 들 ) 임을밝혔다는측면에서의의가있다. 하지만북한이탈주민이라는행위자가만들어낼수있는차이는여전히남한사회가배태하고있는분단체제라는제한된공간내에서만가능하다는것을기억할필요가있다. 또한학계에서진행된상당수의북한이탈주민관련연구가이들의행위주체성에너무큰기대를한나머지한국사회의오래된차별과배제의구조에대한문제제기를치열하게하지못한것또한반성해야할지점이다. 그렇다고북한이탈주민의사회적위치가갖는태생적한계인남북한의분단과대치상황만을탓하는것으로는이들의정착과배제의문제를근본적으로해결하기어려운것도사실이다. 이런맥락에서본글은다시한번다문화주의적접근을적극적으로활용하여, 한국사회에서이들이마땅히주장해야만하는 환대받을권리 와정착지구성원의윤리적자세인 환대해야할의무 를강조하고자한다. 북한이탈주민은한국사회에서특정한 이름 으로호명받아왔지만, 이들이사회안의구성원으로써이들이사회속의 사람 이기위해서는, 한국사회안의자신들만의장소를보장받아야한다 ( 김현경 2015). 여기서의장소는단순히공간을점유하는것이아니라, 자신의정체성을뿌리내릴수있는상징적이면서, 문화적인자원으로써의공간을의미한다. 다시말해공간은중립적으로존재할수있지만, 장소는주관적이며, 복수로존재하고, 사람이사는곳이다. 한국으로이주해온북한이탈주민은 ( 6 ).indd :13

111 공간적으로는한국사회의한부분이지만, 문화적차별과사회구조적한계로인해자신들의장소를구축하지못한다. 뿐만아니라우리가 이탈주민 이라는이름으로이들을타자로구별해내는것은결국이들에게정당한장소의권리를허락하지않음을의미한다. 이런맥락에서 이탈주민 이라는꼬리표는이들이정착국에서원주민과동등한자신들의자리 ( 혹은권리 ) 를만들지않는다는, 그리고한국사회의원주민의자리를훼손하지못한다는것을의미한다. 이러한논리의이면에는이탈주민이남한주민의자리를빼앗을수도있는 111 위협적인존재라는두려움에서기인한다. 한국사회에새롭게편입된북한이탈주 민은자신들의 장소 가없기때문에남한주민의장소를빼앗을수있는잠재적 위험인자인것이다. 이때문에한국사회의대부분의경제사회적자원을독점하고있는남한주민은자신들의장소와자원을이탈주민에게내어주는것에대한경계심이높다. 앞에서설명했던것처럼북한이탈주민에대한냉전적적대감의한꺼풀을벗겨내면, 그안에는북한이탈주민이라는경제적부담에대한두려움이존재하는것처럼말이다. 신자유주의적경쟁사회에서허덕거리는남한주민에게북한이탈주민이라는또다른경제적약자는그나마얼마남지않은일자리의경쟁자로, 한편으로는힘들게내온세금의혜택을나눠야만하는존재가되어버린다. 이런프레임내에서는북한이탈주민이한국사회의생산과재생산과정을함께하는구성원일뿐만아니라이들이남북한의특수한관계에서반드시포 남한사회의새로운구성원북한이탈주민 용해야만하는역사성을지닌존재라는사실이망각된다 ( 김현미 2014). 어쩌면분단과신자유주의적경제체제라는커다란구조에함몰되어있는한국사회에서북한이탈주민에게정당한장소를보장해주기위해서는단순히이들을둘러싸고있는사회구조를비판하는것혹은이탈주민의행위자성을강조하는것에서머물것이아니라, 한국사회가반드시지켜야만하는 사람 으로써의가치, 즉사람에대한윤리적책임감으로이들을다시금접근할필요가있다. ( 6 ).indd :13

112 기획특집 _ 광복, 분단 70 년그리고통일 5 북한이탈주민이남한주민의자리 ( 장소 ) 를위협할것이라는두려움에서벗어나, 이들을사회의일원으로받아들이기위해서는치열한윤리적성찰이요구된다. 우선적으로공간을함께하는모든사람은그자체로환대받을권리가있다는것을다시금되새겨야한다. 모든생명은출생과더불어고귀한존재가되는것이고, 이사회의새로운구성원또한다른어떤이와도평등하게권리를요구할권리가있다. 생명을지닌모든존재가환대받을권리가있다는것은, 역으 112 현대사광장 로사회속의모든이들은타인을환대할의무또한있음을의미한다. 지구화가급속하게이루어지고있는지금이순간에도대다수의사람들은자신들의 자리 만은고집스럽게보전하면서, 자리 를잃어버린많은이들의삶이마치자신들과는아무상관이없는것처럼여긴다. 이들은자신들의 자리 가사실은타인과의상호작용과교류를통해서만이유지되고발전될수있다는사실을충분히인지하지못한다. 북한이탈주민에게한국사회의한부분을내어주고, 그들이자신들의장소를만들어갈수있게환대하는것은이사회가지향하는가치를확장하는길이고, 남과북이공존해야만하는관계임을확인하는지점일뿐만아니라, 결국한국사회가인간의가치를존중하는윤리적사회로발전할수있는지의가능성을확인하는시험대가될것이다. 2015년 11월 14일파리에서는동시다발적인폭탄테러로백여명이훨씬넘는일반시민이희생되었다. 테러를자행한자들중에서는시리아에서이주해온난민도포함되어있어전세계는큰충격에빠졌다. 인간의가치를내세우며받아들인난민이새로운내부의적으로등장한것이다. 당장더이상시리아난민을받아들여서는안된다는목소리가프랑스뿐만아니라유럽곳곳에서터져나오고있다. 하지만이와중에서도프랑스가신봉하는자유민주주의의가치, 즉자유와평등의권리와의무를지켜야한다는이성적인목소리도들린다. 결코테러에굴복해서는안되며, 이럴수록더욱더자유와평등의가치를흔들림없이지켜나가 ( 6 ).indd :13

113 야한다고차분하게말하는프랑스인들을보면서, 우리는북한이탈주민을어떤자세로만나고있는지자성해본다. 한국사회에이미존재하는그들을우리들은과연충분히환대하고있는지, 혹여이유없는두려움과이기심에빠져들어이들을구분해내고있는것은아닌지다시한번자성해볼때이다. 참고문헌 강진웅 (2011), < 한국시민이된다는것 : 한국의규율적가버넌스와탈북정착자들의정체성분화 >, 한국사회학, 제45집 1호. 김성경 (2014), < 분단체제가만들어낸 이방인, 탈북자 : 탈냉전과대량탈북시대에남한사회에서 탈북자 라는위치의한계와가능성 >, 북한학연구, 10권 1호. 김현경 (2014), 사람, 장소, 환대, 문학과지성사. 김현미 (2014), 우리는모두집을떠난다, 돌베개. 데리다자끄 (2004), 환대에대하여, 남수인옮김, 동문선. 박성재 김화순 (2012), < 북한이탈주민고용보조금제도효과성평가 >, 노동정책연구, 제12권 1호. 윤인진 (2009), 북한이주민, 집문당. 이기영 (2002), < 북한이탈주민지원지원봉사활동에관한조사연구 : 봉사자와피봉사자의인식비교, 조사결과를중심으로 >, 사회복지연구, 11호. 이수정 (2011), < 북한출신주민 2만명시대 : 우리는무엇을준비해야하는가 >, 한반도리포트, 경남대학교극동문제연구소. 이희영 (2010), < 새로운시민의참여와인정투쟁 : 북한이탈주민의정체성구성에대한구술사례연구 >, 한국사회학, 제 44집 1호. 정향진 (2005), < 탈북청소년들의감정성과남북한문화심리적차이 >, 비교문화연구, 제11집 1호. 통일부 (2015), 2014 북한이탈주민실태조사, 통일부남북하나재단. 113 남한사회의새로운구성원북한이탈주민 키워드북한이탈주민, 이름의정치학, 환대의권리 / 의무, 장소성, 이주민 ( 6 ).indd :13

114 Forum for Korean Contemporary History 한국근현대사연구동향 ( 6 ).indd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