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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조대 의례 정비와 春官通考 편찬1) 송 지 원* 1. 머리말 2. 春官通考 의 편찬 경위와 기록의 특징 1) 정조의 繼志述事와 국가전례서 편찬 2) 춘관통고 의 편찬 목적과 경위 3) 기록의 특징 3. 정조대 의례 기록과 정비 양상 1) 오례 영역별 의례의 기록과 시 행의 양상 2) 儀禮化 과정의 사례 4. 맺음말 초록: 조선시대 國家典禮는 국가의 최고 정치적 수장으로서의 국왕이 주 체가 되어 행한다. 이때 행례의 범위는 국가 운영과 관련된 예 전반을 아우 른다. 국가전례 시행 주체로서의 국왕의 위상은 매우 특별한데, 이는 그가 천 명을 받아 나라를 이끌고 토지, 인민을 다스리는 존재이며 절대 至尊이라는 점과, 조선 사회의 예제, 명령, 국가정책의 최종 결재권자라는 위상과 관계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국가전례 시행의 주체는 곧 국가이기도 하다. 조선왕실 에서 행해진 국가전례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정조대의 국가전례서 춘관통고 는 조선에서 행해진 주요 국가전례의 특 징과 그 역사적 맥락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전적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 요한 의미를 지닌다. 춘관통고 에 기록된 다양한 의례들 자체가 정조대의 의례는 물론 조선에서 행해졌던 주요 국가전례의 전모를 드러내 주기 때문 이다. 춘관통고 에 今儀 로 기록되어 있는 여러 의례들은 정조대에 처음으로 시행된 의례이거나 영조대의 국조속오례의 이후에 시행된 의례, 혹은 조 선 전기부터 시행되었지만 儀註가 마련되지 않아 정조대에 그 의주의 틀을 마련한 세 가지 경우에 해당한다. 이는 좁게는 하나의 중요한 사건, 혹은 행 사가 이루어질 때 그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정조의 태도와 관련하여 생각해 볼 수 있으며 그와 같은 사실은 나아가 정조대 문헌의 특징을 이루게 된다. 정조는 조선왕실에서 일어난 주요 행사들 대부분을 의례화하여 기록으로 남 * 규장각한국학연구원 HK연구교수 97

2 98 奎 章 閣 38 겼다. 예컨대 의례가 시행되었음에도 그것이 전례서에 기록되지 않았던 의 례도 모두 기록하였기 때문에 조선의 주요 국가례들이 국가전례서에 낱낱이 기록되었고 그러한 추이를 춘관통고 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정조의 이와 같은 태도에 대하여는 조선중화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 선도 있으나 그 이면에는 장악되지 않는 국가를 완전히 장악해야 한다는 일 종의 압박 속에서 나온 정조의 초조함이 간간이 엿보이기도 한다. 모든 의례 (행사, 사건)를 기록으로 남김으로써 국정 운영의 움직임을 낱낱이 확보하고 자 하는 태도의 일단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춘관통고 는 조선이 기록 강국 이라는 평가에 어긋 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문헌임에 분명하다. 다만 그것에 편찬에 그치 고 刊行까지 이르지 못했다는 점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지만 다양한 컨텐 츠를 확보하면서 시행된 국가전례의 전모를 공시적으로, 통시적으로 상세히 알 수 있도록 기록해 놓는 춘관통고 의 기록 방식은 정조대 문헌이 그 어느 시기에 비해 한 발 앞서 나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핵심어: 정조, 의례, 국가전례, 春官通考, 今儀, 의례화 1. 머리말 지난 십수 년간 정조에 대한 연구는 역사와 문화 분야에서 많은 연구자들에 의 해 상당한 연구 성과가 축적되어 가히 정조연구의 전성기라 할 만한 시기를 보내 왔다. 연구 성과가 많아짐에 따라 정조에 대한 평가도 한동안 찬사 일변도로 이루 어지던 것에서 벗어나 다시 읽고 재평가 하는 단계에 진입하여 기존의 연구와 는 다른, 새로운 시각들이 속속 제시되기 시작 했다. 기존 연구에서 정조의 긍정 적인 측면만을 확대해석하여 연구했던 관행에서 벗어나 보다 폭넓은, 혹은 세밀 한 시야를 확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최근에는 정조가 신하들과 주고받은 편지를 모은 御札帖이 발굴, 소개되어1) 그간 학계에서 바라보던 정조와 노론 에 1) 최근 정조가 노론 벽파의 인물인 沈煥之( )와 주고받은 私信, 혹은 密書 297통이 학계에 소개되어 그간 파악해 왔던 정조와는 다른 면모가 밝혀졌다(2009년 2월 성균관대학 교 동아시아학술원 학술대회, 새로 발굴한 정조 어찰의 종합적 검토 ). 그 이전에도 정조가 蔡濟恭과 趙心泰에게 보낸 편지가 학계에 소개된 바 있어(김문식, 2005, 채제공가 소장 정 조의 어찰, 한국서지학회 ; 임재완 편역, 2004 정조대왕의 편지글, 삼성미술관 리움 학

3 정조대 의례 정비와 春官通考 편찬 99 대한 시각을 달리할 수 있는 여지가 마련되기도 했다. 특히 정조와 정치적 입장에 서 상반된 노론 벽파의 인물과 정조가 긴밀한 편지를 주고받아 일종의 막후정치 를 구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존 연구에서 진단된 바 있는 정조의 정치적 입장을 새롭게 해석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정조의 통치술 혹 은 국정운영 방식이 표면에 드러난 것 이상으로 내밀하게, 혹은 은밀하게 이루어 진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정조의 정치적 입장에 대한 해석이 다면적으로 조망해야 가능하다는 사실은 일 단 뒤로 하더라도 정조대에 이루어진 수많은 문헌들, 예컨대 命撰書와 御定書들 에서 드러나는 정조대 문헌의 주요한 특징은 조선을 기록강국으로 만든 왕, 정조 를 주목하도록 만든다. 수많은 해석해야 할 징표들이 남아 있는 정조의 다양한 면 모들을 잠시 덮어 두고 오로지 그 문헌 이라는 결과물 자체에만 집중해서 조명해 볼 때 그 의미와 가치는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오히려 재조명하지 않으면 놓칠 수 있는 다양한 의미와 상징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 곧 정조대에 편찬된 주요 문헌들 이다. 본고의 분석 대상인 春官通考 는 정조대 국정 운영의 주요 방향의 하나인 儀 禮 정비 양상을 잘 드러내고 있는 국가전례서이다. 춘관통고 는 정조대에 시행 되는 의례는 물론이고 정조대 이전에 시행되었던 모든 국가전례를 총체적으로 모 으고 거기에 더해 역사적 사실이나 문헌 등을 체계적으로 고찰하기 위해 五禮書 의 편찬 방식과 通考 의 방식을 취해 만든 전적이다. 따라서 춘관통고 라는 문 헌의 이해는 물론 그것이 정조대에 제작되었던 배경 자체를 파악하는 일도 정조 대의 국정운영 방식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술총서) 바야흐로 정조 연구는 새로운 단계에 접어든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09년에 공개된 심환지와 주고받은 편지는 4년여에 걸쳐 한 사람에게 발송한 297통의 편지라는 사실 로만 보아도 그 유례가 없고 그간 정조와 대결구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던 노론 벽파의 영 수 심환지가 정조의 최측근이었음을 드러내는 편지 내용에서도 보이듯 서신 교환을 통해 고 도의 막후정치를 구사했다는 점에서 정조의 국정운영 방식의 특이한 면모를 가늠해 볼 수 있어 주목되었다. 또 편지 내용에서도 그간 알고 있던 정조의 이미지와는 다른 면모를 드러 내는 표현들, 예컨대 참으로 호로자식[眞胡種子], 젖비린내 나고 사람 꼴을 갖추지 못한 놈 과 같은 거침없고 적나라한 표현들이 자주 보이는 점도 文體反正을 주장했던 정조의 모 습과는 다른 이미지를 볼 수 있도록 한다. 그 편지자료는 현재 성균관대학교 출판부에서 정 조어찰첩 이란 제목으로 2009년에 번역, 출판되어 나왔고 다시 정조의 비밀어찰, 정조가 그 의 시대를 말하다, 2011, 푸른역사로 그 성과가 모아진 바 있어 바야흐로 정조에 대한 연구 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4 100 奎 章 閣 38 본 연구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外延은 춘관통고 의 편찬 경위와 기록의 특징 및 정조대 의례정비의 推移에 관한 것이지만 그 內包는 정조대 의례 제정과 실행 과정 등에서 드러나는 내밀한 시스템의 작동 방식이다. 국정 운영 과정에서 발생 하는 수많은 사건들을 모두 의례화 하는 과정 안에는 정조가 국정 운영의 모든 것을 총체적으로 장악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같은 것이 은근하게 엿보이기 때문이 다. 따라서 의례는 의례일 뿐 이라는 소박한 시선 그 너머로 정조대의 국가전례 에 대해 접근해야 하는 당위를 확보하게 된다. 하나의 의례에는 한 공동체가 지향하는 이상이 담겨 있으며 국가와 왕실의 행 위 양식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지표 와 같은 유의미한 내용들과 상징이 포함되 어 있다. 또 의례란 사람과 사람 사이[間]의 관계와 질서 및 그에 수반되는 행위들 을 세부적으로 규정하므로 그것이 품고 있는 내재적, 외부적 질서는 국가와 왕실 이 추구하고자 하는 이상과 지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조선왕실이 그 이상과 지향을, 시 공간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의례로 드러내는 방식을 추적 할 필요가 있다. 유교적 통치원리를 기반으로 이상적 도덕국가를 완성하고자 했 던 국가권력이 작동하는 방식의 一端을 의례를 통해 찾을 필요가 있다. 이때 의례를 통해 정조대를 조망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특정 의 례의 형성 과정을 통해 정조대의 특징을 드러내는 방법, 또 하나는 정조대에 시행 되고 있는 전체 의례를 그 이전에 형성된 의례와 함께 조망하면서 정조대만의 특 화된 의례에 대한 의미 분석 방식으로 조망해 나가는 방법이 그것이다. 특히 춘 관통고 에 今儀 만 있는 의례,2) 또는 금의 가 많이 발생한 의례들을 주목한다면 정조대 의례의 일정한 추이를 읽을 수 있으리라 본다. 이때 춘관통고 에서 규정 하는 금의 가 무엇인지 그 내용을 살필 필요가 있지만 今儀 만 있는 의례, 예컨 대 정조의 생부인 사도세자를 제향하는 景慕宮의례와 關羽를 제향하는 關王廟의 례3), 그리고 肇慶廟, 大院君廟, 儲慶宮, 毓祥宮 등의 宮廟관련 의주, 御眞관련 의 주, 移御관련 의주 등은 정조대, 혹은 영조대에서 이어지는 정조대 의례 제정의 2) 본고의 부록으로 춘관통고 에 수록된 儀註의 전체 목록을 분야별로 수록해 놓았다. 의례 가운데 今儀 만 있는 의례는 정조의 생부인 사도세자를 모신 景慕宮의례와 肇慶廟, 大院君 廟, 儲慶宮, 毓祥宮 등의 궁묘관련 의주, 그리고 關羽를 제향하는 關王廟의례, 移御관련 의 주, 御眞관련 의주가 있다. 3) 관왕묘의례는 영조대에 小祀 로 규정되어 國家祀典에 올랐지만 그 儀註가 마련되어 기록되 기에 이른 것은 정조대이기 때문이다.

5 정조대 의례 정비와 春官通考 편찬 101 추이를 살필 때 주요한 방향을 읽어낼 수 있는 의례들이다. 이 가운데 경모궁의례 와 관왕묘 의례는 정조대의 국가전례정비의 내용과 관련하여 선행 연구가 이루어 졌고4) 궁묘, 어진과 관련된 내용 또한 선행 연구가 이루어졌다.5) 따라서 본고에서는 선행 연구가 이루어진 부분에 대하여는 그 흐름만을 간단히 제시하고 더 분석이 이루어져야 할 의례들에 주목하여 정조대의 의례 시행 양상 에 대하여 분석할 것이다. 국가전례의 儀註는 물론 그 沿革까지 포괄하여 설명하 고 있는 典籍인 춘관통고 가 정조대 국정 운영의 방향 가운데 하나로 이루어진 의례 정비의 주요 노선에 놓여 있다는 점에 유념하고 춘관통고 라는 문헌을 객 관화시켜 그 편찬경위와 기록적 특징에 대해 먼저 살펴볼 것이다. 이어 정조대에 제정, 수행한 여러 의례에 대해 주요 영역별로 의례제정과 시행 양상을 살펴본 후 그 의례들 가운데 정조대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사례들을 중심으로 하여 국가적 으로 유의미한 사건이 의례화 되는 과정과 그 내용, 의미에 대해 논의함으로써 정 조의 국정운영의 다양한 면모 가운데 하나를 의례 연구를 통해 밝혀 보고자 한 다. 2. 春官通考 의 편찬 경위와 기록의 특징 1) 정조의 繼志述事와 국가전례서 편찬 정조는 禮學면에서도 君師로서 王朝禮 운영을 주도하고자 하였다.6) 이 때 정조 가 모델로 삼은 것은 선왕 영조의 노선이었다. 영조가 확립한 국가전례의 모범에 대해 정조는 소위 繼志述事 하는 방식으로 그 뒤를 충실히 이었다. 1780년(정조 4) 정조가 우의정 李徽之에게 함께 국사를 돌볼 것을 下諭하면서 우리 先王께서 50년 동안 蕩平하신 성대한 교화를 繼述 할 수 있고, 또 내가 一念으로 保合하려 는 苦心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니, 경은 나와서 베풀어 함께 우리 국가를 안정시 키라 7)고 한 것에서도 자신의 국정운영의 기본은 선왕의 틀을 繼述 하는 것에 있 4) 송지원, 2003 正祖의 音樂政策 硏究,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2007, 정조의 음악정책, 태학사). 5) 김지영, 세기 후반 國家典禮의 정비와 春官通考, 한국학보 30, 일지사. 6) 정경희, 2004 정조의 禮學, 한국사론 50, 서울대 국사학과 218쪽.

6 102 奎 章 閣 38 음을 밝힌 바 있다. 그보다 앞선 1779년(정조 3), 정조가 남한산성의 西將臺에서 城操를 행할 때 선왕 영조가 1769년(영조 45)의 行幸 때에 이곳에 들르셨다는 사 실을 회상하며 繼述의 도리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강조한 바 있다. 우리 肅祖 英考께서 孝廟의 志事를 뒤따르고 中華의 멸망을 개탄하여 모든 계술 하는 도리를 극진히 하지 않으신 것이 없으니, 이것은 後嗣가 본받아야 할 것이다. 내가 덕이 없는 사람으로서 어찌 감히 만분의 일이라도 성조의 성덕을 닮기를 바랄 수 있으랴마는, 구구하게 스스로 힘쓰는 마음만은 늘 先志를 追述하고 令德을 실추 하지 않기를 바라는데, 그 계술을 잘하는 방책은 참된 마음으로 참된 政事를 행하기 에 달려 있을 뿐이다. 8) 위의 실록 기사를 보면 숙종과 영조는 효종의 志事를 계술했고, 그것을 그대로 이은 선왕에 이어 정조 자신도 역시 그것을 본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계술을 잘 하는 방책이란 참된 정사를 행하는 것이라 진단하고 있다. 같은 해 12월의 이야기에도 先大王께서 50년 동안 蕩平하신 治化를 繼述 한다9)라고 천명한 바 있다. 같은 맥락의 논의는 1781년(정조 5) 윤 5월 8일 정조가 직접 선농단에 나아가 觀刈하고 노주례를 행한 날 八道와 兩都에 勸農에 대해 諭示하는 말에서도 잘 드 러난다. 이때 정조는 곡식 베는 것을 관람하는 觀刈禮를 선왕이 제정했다는 사실 에 대해 상기하면서 선왕이 농사를 중히 여기고 근본을 두텁게 하는 뜻을 繼述한 다 는 의미에 대해 강조하였다. 정조 자신도 역시 선왕의 뜻을 이어받아 관예례를 행하면서 樂章을 갖추어 연주하도록 하고 밀과 보리를 거두어들인 농부들과 함께 들판에서 즐겼다.10) 같은 해 7월에는 소현서원과 도산서원에 致祭하도록 하면서 서원에 치제하는 것이나 御眞을 圖寫하는 일도 계술하는 방법 이라 하여 어진을 그려 주합루에 봉 안하기도 했다.11) 또 영조대에 제정한 수많은 친림의례를 정조대에도 지속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 또한 계술의 방법이었다. 정조 자신의 화법에서도 계술 이상 좋은 것은 없다 는 표현이 자주 강조되었 7) 正祖實錄 권9, 정조 4년 2월 甲子(15일). 8) 正祖實錄 권8, 정조 3년 8월 庚申(9일). 9) 正祖實錄 권8, 정조 3년 12월 庚午(20일). 10) 正祖實錄 권11, 정조 5년 윤5월 庚戌(8일). 11) 正祖實錄 권12, 정조 5년 7월 乙巳(5일).

7 정조대 의례 정비와 春官通考 편찬 103 다. 1783년(정조 7) 새해 첫 조참을 행하기 전에 한 말, 근래 공경과 여러 관료들 이 조참을 행할 때 늘 입을 다물고 묵묵히 있는 버릇이 굳어져 버렸다 는 지적과 함께 공경, 관료들에게 좋은 훈계와 계획을 이야기하도록 유도한 바 있다. 이때 정조는 특히 위로 선왕을 계술 하는 도리, 아래로 후손에게 물려줄 좋은 계획의 요점에 대해 자문하고자 하면서 계술 이상 좋은 것이 없다 는 내용으로 하교하였 다.12) 그런가 하면 학문에 힘쓰는 것도 계술이라 하였다. 1783년(정조 7) 우의정 김익 이 학문에 힘쓸 것과 절약하여 풍속을 교화할 것을 정조에게 청하면서 선왕 영조 의 사례를 들어 의견을 올린 적이 있었다. 영조가 보령이 높아질수록 더 자주 강 연을 열었던 점, 오래 보지 못한 강관을 제수하였을 때에도 반드시 講筵을 열었던 점, 또 영조가 50년 동안 이룩한 융성했던 치적은 끝까지 학문을 부지런히 한 것 에 말미암은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당시 정조가 매우 추운 날을 만 나자 강연을 열지 않은 것에 대해 김익은 召對 夜對를 하여 때때로 접견하겠다 는 명이 있어야 할 터인데, 그런 기미가 없으니 이는 정조의 학문하는 도리가 영 조 때 강론하였던 정성에 미치지 못한 것 이라 평가하였다.13) 그와 같은 현실이 노련한 신하 김익이 보기에 선왕 영조에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보였던 듯하다. 이보다 앞선 1782년(정조 6) 당시 내수사를 혁파할 것에 대해 상소한 첨지중추 부사 鄭述祚는 정조를 영조와 은근히 비교하였다. 정술조는 帝王이 정치를 하는 방법은 그 요점이 단지 잘 繼述해 가는 데 있습니다 라는 내용으로 상소문을 시 작하면서 영조는 부지런하고 공경한다.[克勤克敬] 는 네 글자를 선왕의 뜻을 계 술하는 요체로 삼아 下土에 災害가 발생할 경우에는 매번 修省하는 하교를 내려 두렵고 조심스런 마음가짐으로 화목하게 해 나가는 방도를 극진히 힘썼는데 정조 대는 聖心이 지난날 같지 않다 고 비교하면서 계술 의 의미를 강조하고 또 왕에 대해 은근히 압력하는 표현을 드러낸 바 있다.14) 여러 신료들에 의해 끊임없이 강조되는 계술, 특히 영조의 뜻을 이어야 한다 는 계지술사 에 대하여 정조는 한편 압박으로 느끼기도 했지만 정조대 전반을 살 펴볼 때, 정조는 선왕 영조의 뜻을 충실히 이어간 것으로 드러난다. 국가전례의 12) 正祖實錄 권15, 정조 7년 1월 丙申(4일). 13) 正祖實錄 권15, 정조 7년 1월 丁酉(5일). 14) 正祖實錄 권13, 정조 6년 6월 丁卯(2일).

8 104 奎 章 閣 38 시행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정조가 시행한 의례의 세부적인 틀은 이미 영조대에 마련된 것을 따랐으며 정조대에는 그 틀을 구체화하거나 내면화시키는 작업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춘관통고 편찬의 맥락도 정조가 계지술사 하고자 하는 흐 름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다. 2) 춘관통고 의 편찬 목적과 경위 春官通考 15)는 정조대( )에 편찬된 巨帙의 국가전례서로서 정조대 당시까지 시행되었거나 시행되고 있는 國家典禮, 즉 五禮의 연혁을 정리하고 각 의례의 儀註를 함께 수록해 놓은 책이다. 주지하듯이 조선시대 국가전례서는 세 종대의 오례를 기록한 世宗實錄五禮 와 성종대의 國朝五禮儀, 영조대의 國朝 續五禮儀, 國朝續五禮儀補 의 전통을 이어 정조대의 國朝五禮通編 과 춘관 통고 의 편찬으로 그 역사가 이어져왔다. 국가전례서 편찬이 조선조의 주요 시기마다 이루어지는 것은 法에 준하는 위상 을 지닌 조선시대 국가전례의 특성으로 인한 것이다. 吉禮 嘉禮 賓禮 軍禮 凶禮의 오례로 규정되어 행해지던 五禮儀註 는 經國大典 에 수록되어 있는 여 타 법 규정에 준하는 법적 위상을 지니고 있다.16) 주지하듯이 法典이란 시대의 변 천과 역사적 발전에 따라 수반되는 새로운 변화상을 담아야 할 때 개정되어 왔다. 조선시대 국가전례의 시기별 변화 양상이 국가전례서에 그대로 담기게 되는 것이 15) 춘관통고 는 현재 4종이 전해지고 있는데,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 1종, 국립중 앙도서관에 1종, 장서각에 2종이 있다. 규장각 소장본은 목록 2책, 본문 96권 60책, 총 62책 으로 구성되어 있고,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은 96권 60책, 장서각 소장본 가운데 하나는 목 록 2권, 본문 96권, 합 62책의 것, 나머지 하나는 일부가 闕失된 落帙本이다. 상, 하 2책으로 된 목록은 1책에 吉禮와 嘉禮 일부, 2책에 가례 일부와 軍禮, 賓禮, 凶禮의 순으로 기록되어 있다. 여기에는 五禮의 의주는 물론 故實도 아울러 수록하고 있기 때문에 이전의 오례서와 체재를 달리 한다. 하나의 의례에 대해 제도, 재관, 제복, 의주, 악장, 제기, 찬실준뢰 등에 이르는 것을 순서대로 적어 놓아 방대한 분량을 갖추었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일부는 연혁 과 고실을 알 수 있도록 밝혀 놓았고, 일부는 세부 내용을 알 수 있도록 표기해 놓았다. 총 96권 60책으로 된 본문의 체재는 권1부터 권45가 길례, 권46부터 권72가 가례, 권73, 74가 빈례, 권 75, 76이 군례, 권77부터 권96까지가 흉례로 구성되어 있다. 책차로 보면 제1책부터 26책이 길례, 제 27책부터 45책이 가례, 제 46책이 빈례, 47책이 군례, 제 48책부터 60책까지 가 흉례이며 오례 각각의 비중을 보면 길례가 총45권, 가례가 총27권, 빈례가 2권, 군례가 2권, 흉례가 20권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길례의 비중이 가장 큰 것을 알 수 있다. 16) 經國大典 권3 禮典 儀註, 凡儀註用 五禮儀

9 정조대 의례 정비와 春官通考 편찬 105 그러한 이유에서이다. 이미 영조대에 국조속오례의 (1744)와 국조속오례의보 (1751)가 편찬되어 성 종대의 국조오례의 (1474)에 이어지는 전례서 편찬의 업적이 이루어졌지만 이후 정국의 변화양상으로 인해 새로운 국가전례들이 생성되거나 기존 의례들이 폐지 되었다. 이에 따라 정조는 1784년(정조 8) 柳義養에게 명하여 새로운 국가전례서 를 편찬하도록 명하였고 그로부터 4년 후인 1788년(정조 12) 國朝五禮通編 초 고가 만들어졌다. 1788년에 만들어진 국조오례통편 은 오례의주를 종합해 놓은 전례서로서 儀 註의 내용을 참고할 때 매우 유용한 책이었다. 그러나 예제의 변천이나 제도의 원 류, 연혁 등에 대한 내용은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 따라서 정조는 국가전례에 관 련하여 보다 종합적인 기록을 담고 있는 전적을 필요로 했고 그러한 의도를 충분 히 감안하여 기획한 춘관통고 가 이루어졌다.17) 정조가 국가전례서를 새롭게 만들 것을 명한 때는 1781년(정조 5)이었다.18) 1781년 당시 국가전례를 시행하기 위해 참고하던 오례서는 성종대의 國朝五禮 儀 (1474)와 영조대의 國朝續五禮儀 (1744)였다. 국조오례의 가 처음 편찬되고, 그 오례서를 바탕으로 각종 국가의례를 거행하는 300여년의 세월을 지내는 동안 새롭게 추가되거나 없어지거나 변화된 여러 의례들이 발생하게 되었다. 그러나 기존 오례서의 기록에는 그러한 오례서에 수록된 개별 의례의 沿革에 대하여는 기록해 놓은 것은 없었다. 물론 실록이나 의궤 등에 여기저기 분산되어 기록된 내 용이 있긴 하지만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참고하기에 불편했다. 정조는 바로 그러한 불편함을 인식하였고 그것을 해소할 수 있는 기록의 필요 성에 대해 역설하였다. 의례와 관련된 연혁을 참고하고자 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자료가 시급한 것으로 보았다. 정조가 1781년(정조 5) 8월에 국가전례를 관장하는 예조에 명하여 국가전례의 시행과 관련하여 보다 상세하게 기록해 놓을 것을 요구한 것은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이 때 정조가 중요한 참고 자료 17) 춘관통고 의 편찬 과정에 관하여는 송지원, 2003 正祖의 音樂政策 硏究, 서울대학교 박사 학위논문(2007 정조의 음악정책, 태학사)에서 언급한 바 있다. 이후 성과로 김지영, 2004, 18세기 후반 國家典禮의 정비와 春官通考, 한국학보 30, 일지사; 김문식, 2009 조선 시대 國家典禮書의 편찬 양상, 藏書閣 21 등의 연구가 이루어졌다. 18) 正祖實錄 권24, 정조 11년 7월 戊辰(3일)의 기사에 당시 부총관 유의양이 지난 일에 대해 언급하는 과정에 그 시말이 기록되어 있다. 그와 관련된 논의는 正祖實錄 권12, 정조 5년 8월 丁丑(7일)에 상세하다.

10 106 奎 章 閣 38 로 지목한 것은 숙종대에 편찬한 宗廟儀軌 였다. 특히 儀註의 경우 종묘의궤 의 예처럼 기록한다면, 의혹스럽거나 어긋나는 걱정이 없게 될 것 19)이라 지적한 바 있다. 정조가 예로 든 종묘의궤 는 1706년(숙종 32)에 편찬한 것으로 종묘에 관하여 종합적으로 기록해 놓아 참고하기에 매우 편리한 의궤이다. 종묘의 제도와 의식 절차 등에 관하여 연혁과 의주가 매우 상세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종묘의궤 에 서 종묘의 제도를 기록할 때에는 국조오례의 의 圖說을 참고하여 그 내용을 서 술한 후 조선을 건국한 태조부터 태종, 세종, 명종, 선조 등에 이르는 기간 동안 종묘와 관련하여 논의된 주요 내용을 모두 일목요연하게 수록해 놓았기 때문에 상세한 연혁을 알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었다. 정조는 이처럼 숙종대에 이루어진 종묘의궤 와 같은 기록방식이 지닌 장점을 높게 평가하였고 국가전례의 기록 또한 같은 방식을 취한다면 오례 각각에 해당 하는 의례의 연혁을 상세히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에 따라 부총관 柳 義養20)에게 국가전례서를 撰輯할 것을 명하였다. 찬집의 명을 받은 유의양은 이 후 그 작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하였다. 1781년(정조 5)에 착수한 또 하나의 중요한 작업은 곧 1744년(영조 20)에 이미 완성된 관서지 春官志 를 증보하는 일이었다. 특히 춘관지 의 증보를 위해 국 가전례와 관련된 역대의 事實을 모아 분류하고 편차하는 작업과 구체적인 儀註를 정리하는 두 방향으로 이루어진21) 결과물들은 모두 춘관통고 에 수렴될 수 있는 내용이다. 춘관지 의 증보 작업은 유의양과 李家煥에 의한 것이었으므로22) 많은 부분 춘관통고 에 그 내용이 포함되었음을 알 수 있다. 춘관통고 가 이루어지기 1년 전인 1787년(정조 11) 유의양이 올린 상소 내용을 보면 오례의 의 기록이 완전하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유의양은 오 례의 는 본래 소략하여 빠진 것이 많아 옛 뜻에 모두 맞지 않고 혹 지금 준행하지 19) 正祖實錄 권12, 정조 5년 8월 丁丑(7일). 20) 柳義養(1718?); 1763년(영조 39) 증광문과에 병과로 급제한 이후 1765년(영조 41)에는 正言 에 이어 수찬 교리 등을 역임했다. 1781년(정조 5) 예조참의로서 있으면서 春官志 를 편찬 했다. 1787년(정조 11)에는 副摠管으로 國朝五禮儀 를 補輯한 바 있다. 21) 춘관지 의 증보에 관한 내용은 김지영, 2004, 앞의 논문 쪽에서 상세하게 설명하였 다. 김지영, 2004 앞의 논문 107쪽. 22) 정조실록 권12, 정조 5년 8월 丁丑(7일).

11 정조대 의례 정비와 春官通考 편찬 107 않는 것도 있으니 다시 바로잡아야 한다 라고 했다.23) 또 오례의 의 기록이 소략 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큰 예절이 잘못된 곳은 그것이 중대하다는 이유로 감 히 말하지 못하고, 작은 예절이 잘못된 곳은 그것이 미세하다 하여 감히 번거롭게 하지 못한 것 이라 설명하였다. 그렇게 하여 결국 크고 작은 예절을 끝내 바로잡 을 날이 없게 된 것24)이라 했다. 정조는 집권 초반부터 의례가 잘못되어 있는 경우 부분적으로 수정하거나 간행 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왔다. 1778년(정조 2), 朝賀의례를 행할 때 班儀가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朝賀圖式 을 간행도록 명한 것도25) 그와 같은 흐름 의 하나였다. 이처럼 정조 집권 초반부터 새로운 국가전례서의 출현은 예고되어 있었고 이후 새로운 국가전례서 편찬을 위한 기초 자료는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있었다. 이러한 작업들은 1781년(정조 5)의 명에 의해 구체적으로 찬집하는 작업 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춘관통고 의 편찬 과정에 앞서 잠시 살펴보아야 할 것은 國朝五禮通編 26)의 편찬 과정이다. 이 둘이 밀접한 관련하에 편찬 작업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정조 는 1784년(정조 8) 당시 예조참의 유의양에게 명하여 국조오례의 와 국조속오 례의 를 참고하고 국조속오례의 이후에 나온 의절을 모아 편집, 정리하여 五 禮儀通編 을 만들도록 명한 바 있다.27) 이는 오례의통편 이 오례의의 의절 중심 으로 펴낸 책임을 알려준다. 정조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오례의통편 을 뛰어넘 는 또 하나의 문헌을 만들도록 했는데, 오례의통편 을 토대로 하고 규모를 더 넓 혀서 만들도록 한 것이 곧 춘관통고 였다. 이를 통해 국조오례통편 과 춘관통 고 의 찬집이 유사한 시기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28) 日得錄 에 보이 23) 정조실록 권24, 정조 11년 7월 戊辰(3일). 24) 정조실록 위와 같음. 25) 정조실록 권5, 정조 2년 4월 丙申(7일). 26) 國朝五禮通編 과 五禮儀通編 은 같은 책이다. 五禮通編 이라 부르기도 한다. 조선왕조 실록 에는 오례통편 이라는 제목이 많이 나오며 정조의 홍재전서 에는 오례의통편 이라 는 제목이 많이 쓰인다. 27) 弘齋全書 권183, 群書標記 5, 命撰 1, 春官通考 ; 오례의통편 의 편찬 과정에 대하여는 송지원, 2003; 김지영, 2004; 김문식, 2007 國朝五禮通編 의 자료적 특징, 한국문화연구 12, 이화여자대학교 한국문화연구원 참조. 28) 이러한 사실은 필자의 박사학위논문(2003)인 정조의 음악정책 연구 (후에 2007년의 정조 의 음악정책 )에서는 미처 밝히지 못했다. 따라서 본고를 통해 두 전례서의 기획이 유사한

12 108 奎 章 閣 38 는 기록 가운데 이 책은( 춘관통고 ) 오례의통편 과 동시에 찬집되었다. 29)는 내용을 통해서도 두 책이 같이 이루어졌음이 확인된다. 춘관통고 의 편찬 과정의 일단은 정조의 홍재전서 군서표기 에 다음과 같 이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다시 이를( 오례의통편 ) 토대로 약간 그 규모를 넓히고 모든 왕조의 禮와 관계가 있는 公私의 서적을 모두 널리 수집하고 분류하여 하나의 문헌으로 만들게 하였더니 5년이 걸려서야 책( 춘관통고 )이 완성되었다.30) 위의 기록을 통해 보면 오례의통편 이 완성된 것을 토대로 하고 그것을 참고 하여 춘관통고 를 이어 만든 것처럼 읽힌다. 그렇게 읽는다면 오례의통편 과 춘관통고 의 편찬이 선후관계가 있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 국조오례통편 의 편찬을 명한 것이 1784년(정조 8)이었고, 이것을 토대로 규모를 넓혀 또 하나의 문헌으로 만들도록 했다는 문맥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오례의 통편 과 춘관통고 는 유사시기에 함께 서로 보완해 가며 책이 이루어졌음이 확 인되었고 두 책이 지향하는 지점도 차이를 두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위 의 기록을 통해 볼 때 춘관통고 가 이루어진 것은 1788년(정조 12)임이 확인된 다.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춘관통고 는 1784년(정조 8)에 五禮儀通編 을 만드는 작업과 함께 제작이 이루어졌다. 다만 오례의통편 을 만드는 과정에서 미처 참 고하지 못했던 禮籍들을 다시 수집, 참고하였다는 점에서 보다 다양한 내용을 싣 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 춘관통고 문목의 분류와 배열은 大明集禮 를 따랐고, 무려 2,000여 조목에 달하는 방대한 규모를 갖추게 되었다는 사실이 확인 되었다. 정조대왕의 墓誌銘에서는 춘관통고 편찬의 의미를 禮를 만들어 일을 절도있 게 처리하며 樂을 만들어 뜻을 선양하는 것으로 춘관통고 라는 것이 있다 31)라 시기에 이루어졌고, 편찬하는 과정에서는 서로 참고해 가면서 책을 만들었다는 내용으로 수 정하여 밝히고자 한다. 29) 弘齋全書 卷164, 日得錄 4, 文學 4. 此書與 五禮儀通編, 同時纂輯. 30) 弘齋全書 卷183, 群書標記 5, 命撰 1, 春官通考. 復因而稍廣其規模, 凡公私載籍之及於王朝禮者, 無不廣收博采, 部分類彙, 勅成一部文獻, 閱 五歲工告訖. 31) 正祖實錄 卷54, 正祖大王墓誌文.

13 정조대 의례 정비와 春官通考 편찬 109 고 하여, 춘관통고 가 예악정치를 위한 중요한 전례서의 위상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였다. 춘관통고 의 편찬은 정조가 행한 국가전례 정책 가운데 중요한 성과의 하나로 꼽힌다. 춘관통고 와 같은 전례서는 조선조 어느 시대의 전례서에 비해 양적, 질 적으로 최상의 전례서로서의 가치를 지녀, 조선의 전례서 편찬 수준이 한 발 더 나아가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춘관통고 는 정조대에 편찬이 마무리 되었지만 간행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정조대 이후 춘관통고 는 고종대까지도 중요한 참고자료로 활용되었다. 방대한 규모의 전례서로써 크고 작은 전례가 상세하게 갖추어져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 고32) 책의 유용함으로 인해 1868년(고종 5)에는 春官通考校正廳을 만들어 印出 작업을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33) 춘관통고 의 교정 작업은 이후 계속되었는데, 같은 해 7월 영의정 金炳學의 건의로 책의 이름을 五禮便考 로 하기로 결정했 다.34) 이후 오례편고 의 교정은 지속되어 2년 후인 1870년(고종 7)에 거의 인출 단계까지 진행되었고35) 교감 간행 과정에 있었으며,36) 30권의 규모로 압축하여 진행되었다.37) 이어 1873년(고종 10)에는 오례편고 의 도설 부분이 거의 완료된 것으로 나타나지만38) 아쉽게도 끝내 간행에 이르지는 못하였다.39) 3) 기록의 특징 정조대 이전에 편찬된 五禮儀 계통의 전례서들은 참고하기에 불편함이 있었 다. 가장 불편한 점은 수록 의례가 오례의 시절의 것인지 속오례의 시절의 것인지에 대한 구분이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영조대의 속오례의 를 보더라 도 原儀 즉 오례의 의 것과 續儀 즉 속오례의 의 것을 구분해 놓지 않았다. 32) 承政院日記 고종 4년 정묘(1867, 동치 6) 12월 17일(丙申). 33) 承政院日記 고종 5년 무진(1868, 동치 7) 1월 25일(甲戌). 34) 承政院日記 고종 5년 7월 己卯(4일). 35) 高宗實錄 권7, 고종 7년 10월 丁未(15일). 36) 高宗實錄 권7, 고종 7년 11월 丙辰(25일). 37) 高宗實錄 권7, 고종 7년 12월 己巳(8일). 38) 高宗實錄 권10, 고종 10년 6월 戊辰(21일). 39) 오례편고 와 관련된 내용은 김지영(2004); 김문식(2007)에도 상세하다.

14 110 奎 章 閣 38 이러한 현실은 列朝의 故實을 어디에 근거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불편 함을 주었다. 따라서 정조대에 편찬된 전례서에서는 바로 그러한 점을 보완하는 기록 방식을 택하게 되었다. 국조오례통편 의 예를 보면 오례의 는 原 으로, 속오례의 는 續 으로, 그리고 國朝喪禮補編 은 補 로, 당시 추가된 의례는 增 이라는 글자를 써서 각각 그 의례가 어느 시대의 것인지 구분할 수 있도록 표 기했다. 이러한 방법은 정조대의 예서나 법전을 편찬할 때 쓰는 주요한 방법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춘관통고 에서도 이와 마찬가지로 의주를 표기할 때 原儀, 續儀, 今儀 의 구분을 확실히 하였다. 즉 성종대 국조오례의 의 儀註를 原儀 로, 영조대 국조 속오례의 의 의주를 續儀 로, 그리고 정조대 당시 통행되는 의주를 今儀 로 칭하 여 典章으로서 참고하기에 편리하도록 만들었다. 이와 같은 정황은 정조의 日得 錄 에 잘 제시되어 있다.40) 국조의 전례는 전적으로 오례의 를 따르는데, 오랫동안 준행해 오다 보니 연혁이 매우 많아서 열조의 고실을 어디에 근거해야 할지 모른다는 탄식이 없지 않다. 지금 이 책은 原儀와 續儀를 나란히 나열하고 현재 행해지는 의식 절차를 첨부하였으며 아울러 명확하여 믿을 만한 공사 문적들을 채택한 다음, 대명집례 의 예에 따라서 모아 분류하고 조목별로 나열하여 한 질의 책을 만들고 춘관통고 라고 이름을 붙인 것이다.-(중략)-이 책이 오례의통편 과 동시에 찬집되었으며 범례가 이미 오례의통 편 에 자세히 실려 있기 때문에 여기에는 중복해서 수록하지 않았다. 원오례의는 원 의라고 하고 속오례의는 속의라고 하고 지금 통행되는 의주는 금의라고 칭한 것도 오례의통편 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41) 일득록 의 위 기록에는 춘관통고 에서 규정하여 쓰는 용어인 原儀 續 儀 今儀 의 의미를 명확히 제시해 놓았는데 지금(정조 당시) 통행되는 의주를 금의 로 칭했다고 했으며 그러한 표기 방식은 모두 오례의통편 을 따른 것임을 밝히고 있다.42) 또 앞서 언급한 바 대로 오례의통편 과 춘관통고 가 동시에 찬 40) 이하 日得錄 록과 관련한 것은 송지원, 2003( ); 2007( )의 내용 인용. 41) 弘齋全書 卷164, 日得錄 4, 文學 4. 國朝典禮, 專用五禮儀, 而遵行旣久, 沿革甚多, 列朝故實, 不無於何考之歎. 今此一書, 竝列原 續儀, 而添附時行儀節, 兼採公私文籍之明的可信者, 謹依 大明集禮 之例, 彙分條列, 裒成一 袟, 總名之曰 春官通考.--然此書與 五禮儀通編, 同時纂輯, 而凡例已悉於通編, 故此不疊錄. 原五禮則稱原儀, 續五禮則稱續儀, 今行儀註之稱今儀, 亦一依通編之例. 42) 송지원(2003) 쪽(2007, 쪽). 김지영(2004) 114쪽.

15 정조대 의례 정비와 春官通考 편찬 111 집되었다는 사실도 밝혀 놓았다. 이처럼 오례의통편 과 춘관통고 는 이전에 만들어진 전례서에 비해 여러 면 에서 장점이 있다. 특히 각각의 의례에 대해 시기별로 비교해 볼 수 있게 해 놓은 점은 전례서를 참고하기에 매우 편리한 요인이 된다. 원의 속의 금의를 밝혀 각 시대별 상황을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제시해 놓은 서술방식은 개별 의례들이 시기적으로 어떠한 변화를 보이고 있는지 볼 수 있도록 하므로 이전의 다른 전례 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이는 춘관통고 의 분량이 특별히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춘관통고 에 수록된 의례들은 이처럼 원의 속의 금의로 구분하여 이전에 편찬된 오례서의 儀註들을 한꺼번에 모아 놓아 의례의 지속성과 변화 양상의 추 이를 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그런데 여기서 금의 로 수록된 정조대의 의례에 대해 보다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득록 에 지금(정조 당시) 통행되는 의 주를 금의로 칭했다 라는 표현에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 통행되는 의주 란 정조대에 처음으로 시행된 의주 라는 의미가 아니라 첫 시행되는 시기와 는 상관없이 정조대 당시에 통행되고 있는 의주라는 의미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 다. 그러한 점에 대해 유념하고 금의 를 바라본다면 다음의 세 가지 형태로 금 의 의 의미를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실제 정조대에 처음으로 시행된 의례,43) 둘째는 영조대의 속오례의 이후에 시행된 의례, 셋째는 조선 전기부터 시행되 었지만 의주가 마련되지 않던 차에 정조대에 이르러 그 의주가 제정된 의례의 세 가지 형태로 정리된다.44) 금의 라 해서 모두 정조대에 처음 이루어진 의례(행사) 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 때 중요한 것은 하나의 사건(혹은 행사)이 정조 대 이전에 시작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의례화 되는 과정을 거쳐 국가전례서에 낱낱이 기록되는 역사가 이루어진 것은 정조대라는 점, 바로 그 지점에 그 의미를 둘 수 있다. 이를 통해 주요한 국가적 사건(혹은 공식 행사)은 모두 의례화 하는 정조대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43) 정조의 생부 사도세자를 위한 景慕宮儀禮가 대표적이다. 44) 김지영은 今儀 의 의미를 1788년(정조 12)까지 보충된 의주 라 정의하고 춘관통고 에 실 린 금의 의주가 모두 241항목이라 분석 후 그 시행의 추이에 대해 길례의 능침, 궁묘 관련 의주의 증가, 왕실 진연과 하례 관련 의주의 증가, 진전 어진 관계 의주의 증가, 科制, 軍禮 의주의 증가 등으로 그 특징을 진단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한 상세 내용은 위의 논문, 쪽.

16 112 奎 章 閣 38 반면 원의 로 기록되어 있는 의주의 경우 그것이 성종대에만 행해진 의례로 오 해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이 경우 그 의례가 국조오례의 당시에 제 정된 의례임에는 분명하지만 그것이 정조대까지 지속되어 행해지는 것과 정조대 이전에 이미 더 이상 행해지지 않은 것45)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주의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46) 결국 정조가 시도한 원의, 속의, 금의와 같은 구분 방식에 대해서는 다시 이해 해야 하고 그 내용은 더 세밀히 분석해야 한다는 숙제가 여전히 남아 있어 여기에 대하여는 추후 보다 세부적인 분석을 해야 할 형편이다. 위의 특징 외에 춘관통고 의 기록 방식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기존의 전례서 와는 달리 하나의 의례에 대해 서술한 부분을 독립시켜 보면 일종의 개론서 와 같은 특징을 취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바 있듯이 춘관통 고 는 정조대의 국가전례서인 국조오례통편 과 그 편찬이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서로 지향을 달리한 책으로 제작되었다. 후자는 실제 오례를 행하기 위한 매뉴얼 과 같은 방식의 책으로 정조대 이전에 만들어진 오례서 계열의 책과 그 체재를 같이하는 책이다. 그에 반해 춘관통고 는 홍재전서 에서도 밝혔듯이 모든 왕 조의 예와 관계있는 公私의 서적을 널리 수집, 분류하여 하나의 문헌으로 만든 책으로서 하나의 의례에 완결구조를 갖도록 하는 구조를 취하였다.47) 따라서 하 나의 의례를 서술할 때 온갖 내용을 모두 서술한 후에 마지막에 儀註 를 기록하 는 방식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이를 五禮 중 吉禮 社稷 의 예를 통해 확인해 보고자 한다(표 1 참조). 춘관통 45) 대표적인 예로 태조와 태조비 신의왕후의 신위를 모신(후에 태종과 태종비 원경왕후 민씨의 신위 봉안) 文昭殿 관련 의례들이 있다. 문소전 관련 의례들인 四時及俗節享文昭殿儀, 四時 及俗節享文昭殿攝事儀, 文昭殿忌晨儀, 朔望享文昭殿儀 등이 그 예이다. 46) 예컨대 春官通考 권3 吉禮 社稷 에 春秋及臘祭社稷儀 는 原儀로 기록되어 있지만 실제 정조대에도 준행되는 의례이다. 정조대에도 여전히 준행되더라도 국조오례의 의 내용과 춘관통고 의 내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경우 이와 같이 원의 라 기록하였고 일부 변화된 내용에 대하여는 잔주로 처리하여 변화 양상을 알 수 있도록 하였다. 이처럼 원의 라 쓰여 있는 의례가 실제 그 당시에 쓰였는지 쓰이지 않았는지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런 점은 원의, 속의, 금의 라는 기록의 약속 방식이 오늘날 우리가 이해하는 방식과는 다른 데서 오는 것이다.(정조대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었을 것이다.) 47) 국조오례의, 국조속오례의, 국조오례통편 등의 오례서는 본문과 序例 를 독립시켜 만들어 한 의례의 전체 내용을 보려면 본문과 서례 를 동시에 보아야 가능하므로 춘관통 고 의 체재가 매뉴얼 이상의 문헌적 특징을 확보한 측면이 더 강하다.

17 정조대 의례 정비와 春官通考 편찬 <표 1> 춘관통고 국조오례통편 의 기록방식 비교 춘관통고 국조오례통편 壇制 營建 位次 位版式 位版題式 改位版 辨祀 길 時日 례 祝板 서 原儀社稷各位祝文式 례 齊官 祭服 誓戒 권1 齊戒 길례 肄儀 사직 親押 親傳香祝 省牲器 樂章 登歌 佾舞 軒架 幣 饌實尊罍 祭器 飮福 徹籩豆 望燎 膰肉封進 親享 권2 祈穀 길례 移還安 사직 告由 奉審 오 례 통 권 1 1 辨祀 2 時日 3 祝版 7 齊官 8 親臨誓戒 6 齊戒 편 서 례 9 省牲器 4 雅部樂章 5 俗部樂章 10 車駕出宮 11 車駕還宮 113

18 114 奎 章 閣 38 춘관통고 국조오례통편 修補壇壝 飭諭 變禮 盜變 壇司率屬 雜例 圖說 권3 길례 사직 原儀社稷壇 길 今儀社稷全圖 례 原儀社稷軒架 서 登歌 례 1 壇廟圖說-社稷壇 -社稷壇全圖 2. 祭器圖說 文舞 오 武舞 례 권 今儀軒架 통 2 今儀登歌 편 文舞 서 서 2 雅部樂懸圖說-社稷軒架 社稷登歌 文 武舞 례 례 舞 武舞 3. 饌實尊罍圖說 1 雅部樂器圖說 正位設饌 正配位祈告 권 3 祭服圖說 續儀祈穀 3 4 度圖說 今儀祈雨 春秋及臘祭社稷儀(原) 親祭祈告社稷儀(今) 春秋及臘祭社稷攝事儀(原) 儀註 祈告社稷儀(原) 州縣社稷 州縣春秋祭社稷儀(原) 州縣祈告社稷儀(今) 오 권1 春秋及臘祭社稷儀(原) 례 길 親祭社稷王世子亞獻王世孫終獻儀(增) 통 례 親祭社稷祈穀儀(增) 편 儀 春秋及臘祭社稷攝事儀(原) 서 註 祈告社稷儀(原) 례 州縣春秋祭社稷儀(原) 고 의 기록상의 특성을 객관화시키기 위해 동 시기에 편찬된 국조오례통편 의 기록 방식과 비교하여 살펴보면 그 특징이 뚜렷이 구분된다. 국조오례통편 의 경우 이전의 오례서 체제를 따라 본문 부분과 序例 부분을 나누어 놓았지만 춘관통고 의 吉禮 社稷 부분이 포괄하고 있는 모든 기록 내 용을 다 포함하고 있지는 않고 그 가운데 일부 내용만을 수록하고 있다. 이는 앞 서 언급한 바와 같이 춘관통고 에는 단순히 국가전례를 시행하기 위한 일종의

19 정조대 의례 정비와 春官通考 편찬 115 매뉴얼과 같은 책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춘관통고 는 오례의주를 중심으로 기록하는 여타 오례서의 기록 내용 외에도 예제의 변천 이나 제도의 원류, 연혁 등의 내용까지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기록하여 종합적인 정보를 담고 있는 총체적 의미의 국가전례서로서의 위상을 부여했기 때 문이다. 다시 祭器 부분의 예를 들어 보자. 춘관통고 권1의 社稷 祭器 부분에는 社稷署가 보관하고 있는 祭器의 종류와 숫자를 기록해 놓았고 거기에 더해 의례 를 행하기 위해 제기를 제대로 준비해 놓았는지, 용도에 적합하게 쓰이고 있는지 등의 문제에 대해 역대로 논의한 내용을 함께 수록해 놓았다. 거기에 비해 국조 오례통편 길례서례 의 祭器 는 祭器圖說 부분에 도설로 수록해 놓아 이전의 오례서와 유사한 방식과 내용으로 기록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제사를 위한 제수 내용을 기록한 饌實尊罍 부분의 경우도 춘관통고 에는 사 직제의 다양한 종류에 필요한 목록을 원의와 속의 금의 등으로 나누어 각각 소개 하고 제수와 관련하여 역사적으로 논의된 여러 내용을 이어서 함께 소개하는 방 식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에 반해 국조오례통편 길례서례 찬실준뢰도설 부 분은 실제의 제수의 차림을 그림으로 그려 놓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또한 이전 의 여타 오례서가 택한 방식 그대로이다. 춘관통고 권1 길례 사직 의 登歌 軒架 佾舞의 경우에도 원의, 금의에 대 해 그 악기 편성과 佾數, 列數, 舞具 등에 대해 일일이 서술한 후 악대의 위치, 악 기의 제작, 악기의 용도 등에 대해 역사적으로 이루어진 논의를 함께 수록하고 있 다. 그에 반해 국조오례통편 에서는 악기와 일무에 관한 내용은 권3의 서례 아부악기도설 과 아부악현도설 에 그림으로 소개한 후 그 내용을 서술하는 국 조오례의 방식으로 수록하였다. 춘관통고 권1 길례 사직 의 祭服 이하 도 설이 필요한 항목의 경우도 마찬가지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밖에 춘관통고 권2 길례 사직 부분의 親享 祈穀 移還安 告由 奉 審 修補壇壝 飭諭 變禮 盜變 壇司率屬 雜例 등의 내용은 모두 社稷과 관 련하여 역사적으로 논의된 내용들을 정리해 놓은 것이다. 국조오례통편 에는 이 와 같은 방식의 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 또 국조오례통편 길례서례 車駕出宮 車駕還宮 과 같이 실제 왕의 車駕가 궁을 나오고 들어갈 때 실행하는 여러 내용과 실행 방법 등의 매뉴얼과 같은 내용 이 춘관통고 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다.

20 116 奎 章 閣 38 이와 같은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국조오례통편 은 이전에 만들어진 국 조오례의, 국조속오례의 등과 같이 실제 의례를 행할 때 참고하기 위한 실용 적 전범이 되는 전적으로 이해할 수 있음에 반해 춘관통고 는 그러한 기능에 더 하여 관련 역사까지 한 책에서 총체적으로 모두 파악할 수 있도록 通考 의 형식 을 빌려 만든 성격의 책이었음이 그 기록의 방식에서도 확인되었다. 3. 정조대 의례 기록과 정비 양상 1) 오례 영역별 의례의 기록과 시행의 양상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춘관통고 에 수록된 의례들은 성종대 國朝五禮儀 의 것을 原儀, 영조대 國朝續五禮儀 의 것을 續儀 그리고 정조대 당시 통행되는 것을 今儀 로 구분하여 이전에 편찬된 오례서의 儀註들을 한꺼번에 모아 놓아 의 례의 지속성과 변화 양상의 추이를 볼 수 있도록 해 놓았음을 확인하였다. 원의, 금의, 속의를 모두 포괄하는 춘관통고 에 수록된 700여 개의 의주는 조 선시대에 王朝禮로 시행되는 吉禮 嘉禮 賓禮 軍禮 凶禮의 내용을 모두 포괄 하고 있다. 이제 이들 중에서 정조대에 새롭게 제정된 의례 가운데 중요한 것 몇 가지를 골라 정조대의 의례 기록과 정비 양상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길례48) 중에서 大祀49)에 속하는 사직과 종묘, 그리고 정조대에 새롭게 생 겨난 의례로서 제정된 경모궁에 대하여 살펴볼 것인 바, 춘관통고 에 기재되어 있는 原儀 續儀 今儀 의 기록을 바탕으로 하여 성종대의 국조오례의 와 영조 48) 春官通考 吉禮 의 구성은 크게 社稷(권1-4), 宗廟(권5-13), 景慕宮(권14-15), 陵寢(권16-23), 眞殿(권24-25), 舊眞殿, 原廟(권26), 宮廟(권27), 文宣王廟(권28-37), 院祠(권38-39), 風雲雷雨 嶽海瀆 城隍(권40), 先農 先蠶(권41), 雩祀 禜祭(권42), 靈星 老人星 馬祖 先牧 馬 社 馬步 등(권43), 關王廟 歷代始祖 등(권44), 歷代陵墓 등(권45)으로 이루어져 있다. 49) 국조오례의 에 규정된 길례의 大祀는 社稷 宗廟 永寧殿이다. 정조대 社稷의 辨祀 를 春官通考 권1 社稷 吉禮 辨祀 에 구분해 놓은 내용으로 보면 原儀社稷大祀, 告 小祀, 續儀大祀祈穀(攝行則小祀), 今儀大祀祈雨(攝行則小祀), 今儀大祀祈穀攝祀 로 되어 있고 宗廟(永寧殿同)의 辨祀 내용을 보면 原儀大祀(祈告小祀), 今儀祈雨大祀(攝行時小祀) 라고 되어 있어 국조오례의 에서 祈告社稷과 祈告宗廟를 대 중 소의 구분 없이 기록해 놓은 것과 달리 대사 중사 소사의 구분을 명확하게 기록해 놓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1 117 정조대 의례 정비와 春官通考 편찬 <표 2> 길례 사직 종묘 경모궁 原儀( 國朝五禮儀 ) 續儀( 國朝續五禮儀 ) 春秋及臘祭社稷儀 길 春秋及臘祭社稷攝事 례 儀 사 祈告社稷儀 직 州縣春秋祭社稷儀 길 례 종 묘 四時及臘享宗廟儀 四時及臘享宗廟攝事 儀 俗節及朔望享宗廟儀 祈告宗廟儀 薦新宗廟儀 祭中霤儀 春秋享永寧殿儀 今儀( 春官通考 ) 親祭祈告社稷儀 州縣祈告社稷儀 春秋謁宗廟永寧殿儀 王世子謁宗廟永寧殿儀 王妃謁宗廟永寧殿儀 王世子嬪謁宗廟永寧殿 儀 宗廟各室移奉于慶德宮 儀 宗廟移奉時祗迎隨駕儀 길 례 경 모 궁 親享祈告宗廟儀 王世弟謁宗廟永寧殿儀 王世孫謁宗廟永寧殿儀 王世弟嬪謁宗廟永寧殿儀 王世孫嬪謁宗廟永寧殿儀 宗廟追上尊號親上冊寶儀 宗廟追上尊號親上冊寶時王世子入參儀 宗廟追上尊號親上冊寶時王世孫入參儀 宗廟追上尊號時王世子上冊寶儀 宗廟追上尊號時王世孫上冊寶儀 徽寧殿加上尊號冊寶儀 宗廟親上國朝寶鑑儀 宗廟追上尊號時王世孫上冊寶儀 徽寧殿加上尊號冊寶儀 宗廟親上國朝寶鑑儀 永寧殿親上國朝寶鑑儀 宗廟永寧殿奉安寶鑑權安儀 奉謨堂權安國朝寶鑑奉出儀 四時及臘享景慕宮儀 親享告由景慕宮儀 四時及臘享景慕宮攝事儀 俗節及朔望享景慕宮儀 酌獻景慕宮儀 告由景慕宮儀 薦新景慕宮儀 拜景慕宮儀 王世子拜景慕宮儀 王世孫拜景慕宮儀 景慕宮親上冊印儀 대의 국조속오례의 정조대의 춘관통고 삼자를 비교해 볼 수 있도록 위의 도 표를 통해 제시해 보고자 한다(표 2 참조).

22 118 奎 章 閣 38 먼저 사직제의 변화를 보자. 왕이 친히 기도와 고유의 목적으로 사직에 제사하 는 親祭祈告社稷儀 와 州縣의 사직에 역시 기도와 고유의 목적으로 제사하는 州 縣祈告社稷儀 의 두 가지 의례가 정조대에 새롭게 제정된 것으로 나타난다. 나라 에 수재나 한재 혹은 전염병, 병충해, 전쟁 등의 큰 일이 있을 때 기도[祈]했고, 책봉이나 冠禮, 婚禮 등 왕실에 중요한 일이 있을 때면 제사를 올려 그 연유를 알 렸다[告]. 이때 기고하는 대상은 주로 사직과 종묘였다. 원래 사직이나 종묘에 祈 告하는 의례는 국조오례의 에서도 보이지만 이때에는 왕이 친히 행하는 의례가 아니고 2품관을 보내 치제하는 방식으로 행해졌는데50) 정조대부터 왕이 親祭하 면서 그 위격이 大祀로 격상되어 시행된 것이다. 이는 정조대에 들어와서 사직과 종묘에 기고하는 의례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사실로 이해된다. 또 거기에 서 더 나아가 기고사직제를 州縣 단위에서도 올림으로써 전국 단위로 확대하고자 하는 양상을 함께 읽을 수 있다. 1785년(정조 9) 이전 어느 무렵 정조는 여러 도에 산재하는 社稷壇이 관리가 잘 되지 않고 있다는 보고를 들었다. 사직단을 보수하지 않아서 제단을 두른 담장은 떨어져 나가고 홍살문은 썩고 기울어져서 제사를 행하는 곳이 나무하고 소 먹이 는 장소 가 되었다고 했다. 이에 정조는 즉시 사직단의 무너진 곳을 수리하고 군 사를 두어 수시로 청소하도록 했으며 경계표시를 하여 경작을 금지하도록 하는 조처를 취한 바 있다.51) 사직과 종묘는 국가를 상징하는 것으로 이 두 의례를 정비한다는 것은 나라의 기강을 확립한다는 상징을 지니고 있다. 영조대에 주요 의례 대부분을 친행하는 전통을 마련한 이후 정조대에도 祈告社稷儀 와 같은 의례를 親祭화함으로써 영 조대와 같은 친행 확대 움직임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이 확인된다. 종묘관련 의례의 경우 정조대에 유난히 새로운 의례가 많이 제정되어 시행됨을 알 수 있다. 성종대에 시행된 四時及臘享宗廟儀 와 그 攝事儀, 俗節及朔望享宗 廟儀, 祈告宗廟儀, 薦新宗廟儀, 祭中霤儀, 春秋享永寧殿儀 이후 영조대의 속오례의 단계에서 春秋謁宗廟永寧殿儀 (숙종 28년 시행), 王世子謁宗廟永寧 殿儀, 王妃謁宗廟永寧殿儀, 王世子嬪謁宗廟永寧殿儀 (이상 숙종 22년 처음 시 행), 宗廟各室移奉于慶德宮儀, 宗廟移奉時祗迎隨駕儀 (이상 영조 2 시행)52) 등 50) 國朝五禮儀 권1 吉禮 祈告社稷儀 ; 吉禮 祈告宗廟儀 ; 國朝五禮序例 권1 辨祀 時日 齊官 51) 國朝寶鑑 권71, 정조 9년 1월.

23 정조대 의례 정비와 春官通考 편찬 119 의 종묘관련 의례가 확대되었는데 이때 시행한 의례들은 종묘 정전이 좁아 증축 하는 과정에서 신주를 옮기면서 행한 것과 종묘 영녕전에 전알하는 의례들에 해 당한다.53) 종묘관련 의례로서 춘관통고 에 今儀 로 수록된 의례는 18개에 달하는데 앞 서 언급한 親享祈告宗廟儀 를 비롯하여 王世弟, 王世孫, 王世弟嬪, 王世孫嬪이 종 묘, 영녕전에 展謁하는 의례와 추상존호시 종묘에 冊寶를 올리는 의례, 그리고 그 의례에 왕세자, 왕세손 등이 入參하거나 혹은 직접 책보를 올리는 의례 등이다. 그 외에는 國朝寶鑑 54)을 만든 후 왕이 그것을 친히 종묘에 올리는 일과 관련된 의례로서 정조대의 활발한 국가적 편찬사업과 관련하여 제정된 의례들이 포함된 다. 경모궁 제례는 정조의 生父 사도세자를 위한 것으로 정조대에 처음으로 제정된 의례이다. 노론의 의리론적 측면에서 볼 때 사도세자의 아들 정조는 죄인의 아 들 이라는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정조 집권 초반 정조가 자신의 생부를 복권 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궁원제를 도입하여 垂恩墓를 永祐園으로 격상시키고 사당 의 이름은 垂恩廟에서 景慕宮으로 격상시킬 수 있었다. 1776년(정조 즉위) 5월에 경모궁 제례를 새롭게 정하고 8월에 諡號를 올린 이후 악기제작 등 제례를 행하 기 위한 모든 준비를 진행해 나갔다. 경모궁관련 의주는 모두 11개로서 정조대에 새로 만들어진 것이므로 모두 금의로 시행된 것이다.55) 다음으로 拜陵과 행릉, 忌晨관련 의례이다. 배릉이란 왕이 선왕의 陵에 가서 제 향하는 의례로서 국조오례의 拜陵儀의 의주를 보면 왕이 친히 초헌관이 되어 참여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능과 관련된 의례로 국조오례의 이후 영조대의 국조 52) 송지원, 2010 영조대 儀禮 정비와 國朝續五禮儀 편찬, 한국문화 50, 서울대 규장각한 국학연구원 208-9쪽. 53) 송지원, 2010 위의 논문 208-9쪽. 54) 국조보감 은 세종대에 구상을 시작하여 세조대에 처음으로 완성된 이후 숙종대에 宣廟寶 鑑 10권, 영조대에 肅廟寶鑑 15권이 이루어진 이후 이 세 보감이 1782년(정조 6)에 68권 19책의 國朝寶鑑 으로 완성되는데, 정종 단종 세조 예종 성종 중종 인종 명종 인조 효종 현종 경종 영조 등 13조의 寶鑑을 수록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 진 정조대의 국조보감 을 정조가 친히 종묘에 올리는 의례가 종묘친상국조보감의이다[ 조 선시대 국가전례사전 儀註 편 吉禮 宗廟親上國朝寶鑑儀 (2011 간행 예정)]. 55) 경모궁제례 제정에 관한 내용은 송지원(2003, ; 2007, )의 기존 논문에서 논의 한 바 있으므로 로 본고에서는 더 이상의 논의를 생략한다.

24 120 奎 章 閣 38 <표 3> 배릉 행릉 기신관련 의례 구 原儀 분 續儀 今儀 王世子拜陵儀 王世孫拜陵儀 親享諸陵儀 忌晨親享諸陵儀 忌晨王世子享陵儀 拜陵時王世子亞獻儀 拜陵時王世孫亞獻儀 陵園親享時王世孫隨駕入參儀 길 忌晨享陵儀 례 拜永祐園儀 拜 陵 拜陵儀 幸 四時及俗節朔望享諸陵儀 陵 忌 晨 忌晨親享永祐園儀 幸陵儀 拜永祐園時王世子亞獻儀 拜永祐園時王世孫亞獻儀 王世子拜永祐園儀 王世孫拜永祐園儀 四時及俗節享永祐園儀 忌晨享永祐園儀 忌晨親祭順康園儀 忌晨親祭昭寧園儀 昭寧園親享時王世孫亞獻儀 忌晨祭順康園儀 拜順康園儀 拜昭寧園儀 속오례의 에는 幸陵儀가 추가되며 춘관통고 의 금의를 보면 배릉, 행릉 및 기신 의례를 포함하여 총 23종이 보인다. 의주가 증가한 것은 배릉할 때 왕세자, 왕세 손이 참여하는 의례가 확대되었기 때문이고 또 왕세자 혹은 왕세손에게 獻官의 역할을 맡김에 따라 추가되는 의례 내용도 추가되었으므로 그 종수가 많아진 것 이다.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忌晨日에 陵園에 제향하는 의례가 증가한 점이다. 능침 에서 왕이 직접 기신제를 지내는 전통은 흔한 일이 아니었다. 실록에 의하면 기신 제를 왕이 능침에서 친히 지낸 것은 영조대에 한 차례가 있었는데56) 정조가 곧

25 정조대 의례 정비와 春官通考 편찬 121 그 뒤를 이은 것이다. 전통적으로 기신제는 신하를 보내 지내왔다. 왕이 기신제57) 를 행한다는 것은 제사의 주체가 신하에서 국왕으로 이동하는 것이고, 국왕이 참 여하게 되면 車駕出宮과 車駕還宮의례가 수반되어야 하고 제사 절차에도 왕이 참 여하므로 신하가 제사를 지내는 형태와 비교하면 그 규모도 거대화되고 제사의 내용에서도 여러 차이가 수반된다. 그렇게 되면 새로운 儀註가 필요하므로 춘관 통고 에 그 절차를 수록한 것이다. 정조는 1787년(정조 11) 8월, 明陵(숙종)에 나아가 작헌례를 행한 후 고양 행궁 으로 돌아와 머물고 그 이튿날 영조의 모친 숙빈최씨를 모신 소령원에 가서 親祭 하고 祈稔閣에 나아가 수확하는 것을 본 후 농부들에게 술을 내려 위로하고 영조 의 御製詩에 차운하여 시를 지었다.58) 아울러 부근의 네 고을, 즉 楊洲, 坡州, 長 湍, 高陽 지역의 문무과 시험을 보였다. 또 父老들을 불러 위로하고, 양주와 고양 두 고을의 오래된 환자곡 상환을 감해 주었으며, 士庶人 중에 90세 된 사람에게는 加資하고 70세 된 사람에게는 음식을 하사하였다.59) 이때 영조 이후 정조대에 이어지는 親臨, 親行의 의미 혹은 하나의 지향을 읽을 수 있는데, 그것은 왕이 친히 지역민들과 직접 접하는 행위에 큰 의미를 부여하 고자 하는 움직임이다. 과거를 보여 각 지역의 인재를 발굴하고 등용하는 기회를 부여하였고, 그 지역 노인들과 만나 효를 강조하는 한편 궁궐 밖 民의 사정을 알 고자 하는 움직임이 확대되어가는 방향성이 감지된다. 이는 왕의 외출 횟수가 많 아지면 그 횟수에 비례하여 과거가 늘어나는 바, 정조가 추구하고자 하는 고른 56) 正祖實錄 권27, 정조 13년 2월 壬寅(15일). 이 때 정조는 파주를 다녀오는 길이었는데, 大 駕가 돌아오는 날이 마침 영조 元妃인 정성왕후의 기신일이어서 弘陵에서 기신제를 지낸 것 이라고 했다. 이때 능의 관원에게 벼슬을 올려주었는데, 6품에 오르지 못한 사람은 6품으로 승진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아울러 능의 관원 중에 빈 자리가 생길 경우 달성 부원군(達城府 院君; 정성왕후의 父親 徐宗悌)의 직계 자손 중에서 임용하도록 명하였다. 또 여기에 이어 明陵 翼陵 順懷墓 敬陵에도 들러 展拜하고 환궁하였다. 57) 조선시대 왕실 忌辰祭의 운영에 관한 연구로 정재훈, 2007 조선후기 왕실 忌辰祭의 설행과 운영, 奎章閣 31,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이현진, 2008 조선왕실의 忌辰祭 설행과 변천, 조선시대사학보 46, 조선시대사학회 가 있다. 58) 이때 영조의 御製詩 칠언절구에 정조가 차운하여 지은 시가 홍재전서 에 실려 있다. 그 시 는 三度先王觀刈年/ 祈豐數畝卽堂前/ 秋晴是日黃雲熟/ 肯穫微誠更愀然 이다. 59) 國朝寶鑑 정조 11년 8월(영조가 이미 1731년(영조 7), 昭寧墓에 拜昭寧墓儀를 행한 바 있 는데, 1753년(영조 29)에 소령묘가 소령원으로 격상된 이후였으므로 정조대에 행한 의례는 拜昭寧園儀 였다.)

26 122 奎 章 閣 38 인재등용 이라는 지향의 반영으로 보인다. 정조가 친히 궁궐 밖으로 나가 여러 의례를 수행하는 움직임은 선왕 영조가 보 였던 행보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주지하듯이 영조는 군주가 주체가 되어 三代 의 이상세계를 실현하고자 했고 붕당정치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蕩平정치를 시 도하여 국정 운영의 주도권 장악을 위해 왕권의 독자성을 제고시키기 위해 노력 했다.60)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 영조대 국가전례 시행의 추이를 통해서도 확인된 다.61) 이처럼 궁궐 밖 행보는 적극적인 士民과의 접촉, 여론을 수렴하려는 노 력 이라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노력의 장점이라 한다면 군주와 신료, 사와 민의 의식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다. 또 이러한 공감대 속에 이들 사이에 보다 친밀하고 자유로운 관계가 성립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 나 한편 명분론 속에서 군주의 권위를 세워야 하는 고민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는 점62) 에서는 그 한계를 노정하고 있다. 왕이 정국을 주도하고자 하고, 민과 가까워지고자 하는 움직임은 가상하다. 그 러나 이러한 움직임이 정조 개인 이라는 측면에서 표출되는 상황이라면 개인의 역량 강화라는 점에서 충분히 공감되지만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해야 하는 국 가 라는 차원에서 볼 때에는 적지 않은 결핍을 남기게 된다. 국가의 운영이란 왕 개인이 움직이는 것 이상으로 구조적인 움직임을 수반해야 하는, 개인이 아닌 국 왕의 이념이 정치로 표출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그러한 흐름에서는 정 조가 추구하고자 했던 군주의 초월적 위상을 확보하기는 어려웠다. 이와 같은 왕 이 친히 움직이는 이벤트성 혹은 단기적, 짧은 시기 표출되는 행사라는 점에서 단 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는 있지만 보다 장기적으로 볼 때에는 그러한 시도 자체 가 가지고 있는 한계성이 노정될 수 밖에 없어 결코 긍정적이라 할 수 없기 때문 이다.63) 요컨대 정조대에 행해진 배릉, 행릉, 기신 관련 의례들은 의례 자체의 의 미 외에도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여지가 있다.64) 60) 한상권, 1993 조선시대 訴冤制度의 발달과정, 한국학보 19, 일지사, 76쪽. 61) 송지원, 2008 영조대 국가전례정책의 제 양상, 공연문화연구 제17집, 한국공연문화학회, 쪽. 62) 유봉학, 2005 한국문화와 역사의식 219쪽. 63) 이는 정조의 국정운영의 틀이 19세기에 가서 와해될 수 밖에 없었던 현실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64) 김지영은 이러한 추이에 대해 능침, 궁묘관련 의주의 증가 라는 항목을 설정한 후 종통과 관계가 없는 私親 추숭의례에 국왕, 왕세자, 왕세손이 참배, 천신하는 의절을 마련한 것이라

27 123 정조대 의례 정비와 春官通考 편찬 <표 4> 朝儀 經筵관련 의례 구분 朝儀 원의 속의 금의 朝參儀 常參朝啓儀 朝講儀 晝講儀 夕講儀 召對儀 夜對儀 親臨奎章閣講學儀 親臨摛文院會講儀 王世子與師傅賓客相見儀 王世子與師傅相見儀 王世子與賓客相見儀 王世孫與師傅賓客相見儀 經筵 관련 王世子與師傅賓客相見儀 王子君師傅相見儀 王世子書筵會講儀 王世子朝講儀 王世子晝講儀 王世子夕講儀 王世子召對儀 王世子夜對儀 王世孫講書院會講儀 王世孫朝講儀 王世孫晝講儀 王世孫夕講儀 王世孫召對儀 王世孫夜對儀 이상 길례와 관련하여 정조대 의례정비의 추이를 살펴보았다. 춘관통고 에 今 儀로 수록된 儀註 241항목을 분석한 선행연구에서는 정조대 길례의례의 특징으 로 陵寢 宮廟 관련 의주의 증가, 眞殿 御眞 관계 의주의 증가 로 정리하고 가 례에서는 進宴과 賀禮 관련 의주의 증가 殿講, 試取 등에 親臨儀 증가, 科制항 목의 증가, 그리고 군례의 영역에서는 軍禮 의주의 증보 현상 에 대해 분석하고 고 설명하였다. 이는 본고에서 왕의 출궁 과 그 의미를 강조하는 해석과는 다른 방식의 설 명이다(김지영, 앞의 논문 ).

28 124 奎 章 閣 38 <표 5> 賀禮 관련 의례 原儀 續儀 今儀 親臨宣麻儀 宣麻儀 稱慶陳賀頒敎儀 稱慶陳賀頒敎時王世子入參行禮儀 賀儀 中宮殿陳賀時王世子行禮儀 敎書頒降儀 中宮殿陳賀時王世孫行禮儀 正至王世子百官朝賀儀 中宮殿陳賀時百官行禮儀 正至王世子嬪朝賀儀 賀 禮 正至會儀 大王大妃正朝陳賀 中宮正至命婦朝賀儀 親傳致詞表裏儀 中宮正至會命婦儀 親臨頒敎陳賀儀 中宮正至王世子朝賀儀 中宮正至王世子嬪朝賀儀 正至百官賀王世子儀 朔望王世子百官朝賀儀 稱慶陳賀時百官賀王世子儀 稱慶陳賀時百官賀王世孫儀 陳賀頒敎時王世子百官權停例儀 陳賀頒敎時王世孫百官權停例儀 百官賀王世子儀 百官賀王世孫儀 正至陳賀時王世子行禮儀, 正至陳賀時王世孫行禮儀 正至陳賀時王世子及百官權停例行禮儀 王世子進箋表裏中宮殿儀 王世孫進箋表裏中宮殿儀 이는 탕평정치기 새롭게 제고된 군주의 위상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라 진단한 바 있다.65)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오례 중 嘉禮66) 제정의 추이이다. 가례 가운데 정조대에 今儀로 제정된 의례도 길례 못지않게 많다. 그 가운데 특히 주목되는 것은 정조대 65) 김지영, 앞의 논문 쪽. 66) 春官通考 嘉禮 는 권46 권72까지, 총 27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望闕禮 迎勅 宴享 등 중국관련 의례(권46), 皇華來往年紀(권47), 登極 嗣位 聽政 등(권48), 冕服 冠服圖說 樂器圖說 등(권49), 鹵簿 鹵簿排列圖 鼓吹圖說 등(권50), 朝儀 朝參(권51), 王妃嘉禮 王 世子嘉禮 등(권52), 納妃親迎儀 納妃儀 冊妃儀 등(권53) 王世子納嬪儀 冊王世子嬪儀 등 (권54), 王世子冠禮 王世子入學儀 등(권55) 上尊號 冊王世子儀 冊王世弟儀 등(권56), 賀 禮, (권57), 誕日方物 表裏 등(권58), 貢膳(권59), 使臣及外官正至誕日遙賀儀 등 賀禮(권60), 㫌褒 臣諡(권61), 繼後(권62), 宴禮(권63), 耆社(권64), 進宴儀 등 宴禮儀註(권65), 幸溫泉 幸 陵 行幸 등(권66), 擧動日記, 城內動駕排班圖 등(권67), 胎峯 御眞 등(권68), 科制(권69 72)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29 정조대 의례 정비와 春官通考 편찬 125 학문의 심화와 관련된 의례라 할 수 있는 經筵과 관련된 의례 제정이 많이 보인다 는 점이다. 조의, 경연 관련 의례를 원의 속의 금의별로 나누어 본다. <표 4>에 보이듯 왕과 신하가 함께 공부하는 경연 관련의례 대부분은 춘관통 고 에 금의로 수록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정조의 교육정책과 관련된 내용 이라 할 수 있는데, 주지하듯이 정조는 관리 교육, 유생 교육, 백성교화의 세 가지 측면에서 다양한 교육정책을 펼치고자 하였다.67) <표 4>에 보이는 경연 관련 의례 는 왕과 왕세자, 왕세손, 그리고 신하들이 행하는, 정규적, 비정규적 경연 및 스승 과 상견하는 의례들이다. 정조대에 유난히 많아진 의례들의 종류만 보아도 정조 가 왕실의 학문적 무장을 위한 장치들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파 악할 수 있다. 다음은 賀禮관련 의주이다. 하례는 왕실에 경하할 일이 있을 때 행하는 의례로 서 왕이 大祀를 친행했을 때 혹은 큰 경사가 있을 때, 祥瑞가 있을 때, 군이 출정 하여 승전했을 경우 하례를 행했다. <표 5>는 관련 의주 목록이다. 이 가운데 稱慶 으로 시작하는 여러 의례들은 왕, 왕비나 왕대비, 왕세자 등의 탄일이나 왕, 왕대비 등의 병환이 나았을 때, 왕의 즉위 기념일, 왕세자 입학일 등 의 경사가 있을 때 행한다. 국조오례의 단계에서는 賀儀 하나를 수록하여 주 요 경사 관련 의례를 행할 때 기준을 삼을 수 있도록 규정해 놓았고 그 외에 正至, 즉 정월 초하루와 동지에 행하는 의례를 구분하여 규정해 놓았다. 그러나 춘관통 고 에는 이러한 의례를 세분화 하여 왕세자, 왕세손 등 의례 주체별로 위격에 따 라 달라지는 부분에 대하여도 그 세부 의주를 마련해 놓았다. 왕실에 경하할 일이 있을 때 행하는 하례 관련 의례는 춘관통고 이전 단계에 서도 행해졌다. 그러나 춘관통고 에는 이처럼 여러 경우수에 따른 다양한 의례 내용을 모두 수렴할 수 있도록 왕실의 주요 행사에 대해 그 의례 하나하나를 정해 놓았다. 여기에는 국가전례를 바라보는 정조의 시각이 담겨 있는 바, 매우 실용적 인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내용이다. 모든 경우수를 고려한 의례들이 모두 기록 으로 남게 된다면 왕실에서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의례가 시행될 때마다 미리 확 보해 놓은 다양한 매뉴얼을 통해 행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정조가 의례에 있 어서 국정운영의 경제성을 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춘관통고 에 금의로 규정된 여러 의례들 대부분이 일회성을 띠는 것이 아니라 일정 시기를 두고 반복되어야 67) 정조의 교육정책에 관한 내용은 김문식, 2007 정조의 제왕학 쪽 참조.

30 126 奎 章 閣 38 할 의례들이기 때문이다. 일정 시기 동안 반복되어야 할 의례라면 이처럼 미리 세 부 내용을 금의 에 수록하여 후일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의례를 제정해 놓았음을 알 수 있다.68) 奎章閣, 摛文院, 奉謨堂과 같은 정조대의 학문, 서적과 관련된 기관에서 箋文을 올릴 때 혹은 책을 옮기고, 보관하기 위해 봉안할 때 행해지는 의례 또한 춘관통 고 가례 에서 보이는 주요한 특징 중의 하나이다. 이들 의례 가운데 몇 가지를 예로 든다면 왕이 규장각에 직접 임하여 규장각의 여러 각신이 올리는 箋文을 받 는 의례인 親臨奎章閣受進書諸臣箋文儀 와 같은 것이 있다. 이 의례의 핵심은 전 문을 읽는 행위에 있는데, 의례의 진행 과정에는 성대한 음악도 연주한다. 물론 전문을 읽는 행위 자체는 전문 의 내용이 공개적으로 전달되고 수렴되는 방식의 반영이다. 이때 전문의 내용은 현안에 따라 달라진다. 奎章閣閣臣進箋儀, 諸臣 進箋儀, 諸生進箋儀, 進謝箋儀 등도 유사한 방식으로 행해졌다. 또 봉모당에 봉안하고 있던 선원보략, 열성지장, 列聖御製 등의 책을 옮 길 때 행해지는 의례인 奉謨堂所奉璿源譜畧列聖御製權奉摛文院儀 을 비롯하여 奉書儀,69) 內出冊寶權奉摛文院儀 와 외규장각에 책을 옮길 때 행해지는 冊寶 譜畧誌狀御製移奉外奎章閣儀,70) 冊寶譜畧誌狀御製移奉時楊花甲串津渡涉儀,71) 冊寶譜畧誌狀御製移奉時觀察使守令以下肅拜儀, 冊寶譜畧誌狀御製奉安外奎章 閣儀, 史閣所奉御製御筆移奉外奎章閣儀 등은 강화에 외규장각을 짓고 그곳에 책을 봉안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잘 드러나는 의례들이다. 그밖에 1782년(정조 6) 11월에 국조보감 이 완성된 후 국조보감의 편집을 맡은 여러 신하들이 전문을 갖추어 올리는 과정에서 행한 의례인 進國朝寶鑑儀 와 책을 만든 후 왕에게 올리 고 거기에 奎章之寶를 찍어 규장각에 봉안하는 의례인 進書儀 등도 정조대에 책 을 만들고 그것을 의례화 하여 그 의미를 부여하는 여러 방식 가운데 하나를 보여 주는 의례이며 가례 의주 중에 특징적인 의례들이다. 68) 김지영은 왕실 進宴과 賀禮관련 의주의 증가현상에 대해 국왕과 왕실 慶禮의 증가가 춘관 통고 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라 설명하였다(김지영, 앞의 논문, 118쪽). 69) 奉書儀: 御製, 御書를 봉안하는 의례 春官通考 권60 嘉禮 奉書儀. 70) 冊寶譜畧誌狀御製移奉外奎章閣儀: 책과 보, 선원보략, 열성지장어제 를 외규장각에 옮겨 봉안하는 의례. 春官通考 권60 嘉禮 冊寶譜略誌狀御製移奉外奎章閣儀. 71) 冊寶譜畧誌狀御製移奉時楊花甲串津渡涉儀; 책과 보, 선원보략, 열성지장어제 를 외규장 각으로 옮겨 모실 때 양화갑곶진에서 강을 건너는 의례. 春官通考 권60 嘉禮 冊寶譜畧誌 狀御製移奉時楊花甲串津渡涉儀.

31 정조대 의례 정비와 春官通考 편찬 127 2) 儀禮化 과정의 사례 본 절에서는 춘관통고 에 처음 수록되거나 금의 가 많이 증가된 의례 몇 가지 를 통해 의례화 과정의 사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祠宇에 관한 내용과 그 관련 의례는 춘관통고 이전의 국가전례서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특 별히 다루었고, 선농과 선잠 관련의례를 다루는 이유는 이 두 의례가 금의 로 기 록되어 있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다만 선농과 선잠의례는 영조대에 시행된 것이 므로 이 두 가지 사례가 정조대의 금의 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 오히려 금의 로서 가장 주목되는 경모궁관련 의례나 서책 관련 의례를 다루는 것 이 마땅하겠지만 이에 관한 내용은 선행 연구가 있으므로 특별히 다루지 않을 것 이다. 선농과 선잠 의례는 선왕 영조의 뜻을 충실히 잇고자 했던 의례로서의 면모 가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 두 가지 사례를 인재양 성과 의례 후생과 의례 라는 점에서 다루어보고자 한다. (1) 인재양성과 의례 춘관통고 길례 권38에는 書院과 祠宇 즉 院祠 에 관한 내용이 실려 있다. 여기에는 정조대 당시 파악된 賜額書院의 총 목록도 함께 수록하고 있다. 書院과 祠宇는 인재양성을 통한 성리학적 이념의 전파와 양반 상호간의 보호를 위해 16 세기에 설립된 이래 17 18세기에 전국에 보급되어 右文정책의 일환으로 그 건립 이 성행하였다.72) 주지하듯이 서원 설립의 일차적인 목적은 斯文의 진흥과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 적 기능에 있었다. 그러나 차츰 교육적 기능 보다는 祀賢 위주로 전환73) 하면서 서원과 사우의 의미가 섞여 쓰이게 되었고 조정에서도 이를 구분하지 않고 사액 하는 현상이 일어나게 되었다. 또 祀賢이 주가 됨에 따라 서원의 건립이 주향 혹 은 배향으로 모시는 인물에 따라 좌우되는 폐단이 발생하게 되고 심지어는 사사 로운 명예를 드러내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院祠가 범람하게 이르게 되었다. 서원 72) 정만조, 世紀의 書院 祠宇에 대한 試論, 한국사론 2, 서울대 국사학과 쪽. 73) 서원에 先聖이나 先賢, 名儒 등을 제향하기 위한 祠廟는 원래 서원에 사는 학생들을 감발시 키기 위해 둔 것이므로 祀賢의 기능은 부차적인 것이었다.

32 128 奎 章 閣 38 철폐와 관련된 논의가 심심찮게 이루어지는 이유가 그것이다. 춘관통고 에서 院祠 부분은 권38에 위치하여 권37의 文宣王에 이어 수록해 놓 았다.74) 원사 이후에 풍운뢰우, 선농, 선잠, 기우, 관왕묘, 역대시조 등의 의례를 편제시켰다. 이는 정조가 인식하는 원 과 사 의 맥락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문묘 는 공자와 유학자를 모신 곳으로 성리학의 정통이고 서원은 道學을 위한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며 사우는 報本과 尊賢에 목적을 둔 곳이라는 사실과 밀접한 관련 을 갖는다. 원사 부분을 문선왕에 이어 수록한 맥락은 곧 정조가 인재양성, 나아 가 성리학의 심화와 원사를 밀접하게 관련짓고 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은 것 으로 원사 를 문선왕에 이어 편재시킨 것으로 보인다. 권38과 39의 吉禮 院祠 부분에는 정조대의 당시 사액서원에 관한 내용으로 崧陽書院, 花谷書院, 明皐書院, 秀谷書院, 崇節祠, 表節祠, 忠烈祠, 顯節祠 등 賜額 서원과 사우의 위치와 창건한 해, 창건 초기의 위치와 호칭, 賜額, 撤額, 還額 등의 연혁, 主享 配享인물, 등을 기록하였다. 196개의 서원과 59개의 사祠, 총 255개의 書院과 祠宇가 수록되어 있다. 다음의 표는 권38에 수록된 院祠의 목록이다(표 6). 吉禮 院祠 의 기록 내용과 기록 방식을 수원부의 梅谷書院 관련 기록의 예 를 통해 살펴보자. 매곡서원은 수원부에 있다. 숙종 갑술년75)에 유생의 상소로 창건하였고, 을해년 에 사액하였다. 경종 갑진년에 이진유의 啓로 철액하였다. 영조 을해년에 유생의 상 소로 환액하였다. 문정공 송시열을 배향하였다.76) 이와 같이 서원의 위치, 창건한 해와 연유, 賜額, 撤額, 還額한 해, 배향한 인물 등의 정보를 담아 놓고 있어 정조대 당시의 사액서원의 전체 목록과 그 역사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아래의 목록에서 보이듯 개성부에 위치한 崧陽書院부터 순안현의 星山書院까 지에 이르는 총 255개의 賜額書院과 祠宇의 목록을 적은 후 院祠와 사우와 서원 의 액호 찬정 기관 및 어필사액의 판각과 봉안77), 사원개수시 移還安祭 設行 방법 74) 院祠 의 뒷부분에 풍운뢰우, 선농, 선잠, 기우, 관왕묘, 역대시조 등의 의례를 편제시켰다. 75) 1694년(숙종 20)임. 76) 春官通考 권38 吉禮 院祠 梅谷書院 梅谷書院, 在水原府. 肅宗甲戌, 因儒疏創建. 乙亥 賜額, 景宗甲辰, 因李眞儒啓撤額. 英祖乙巳, 因儒疏還額, 獨享文正公宋時烈. 77) 어필사액을 서원에 봉안할 때에는 近侍가 모시고 나아가며 儀仗과 鼓吹가 앞에서 인도한다. 春官通考 권39 吉禮 院祠二.

33 정조대 의례 정비와 春官通考 편찬 129 <표 6> 院祠와 의례 권38 吉禮 院祠 원사 목록 崧陽書院, 花谷書院, 明皐書院, 秀谷書院, 龜巖書院, 道峰書院, 梅谷書 院, 坡山書院, 紫雲書院, 沂川書院, 孤山書院, 臨江書院, 龜巖書院, 安谷 書院, 鶴山書院, 文峰書院, 牛渚書院, 道基書院, 潛谷書院, 眉江書院, 四 忠書院, 愍節書院, 鷺江書院, 玉屛書院, 忠賢書院, 忠烈書院, 湥谷書院, 雲谿書院, 花山書院, 龍淵書院, 臨漳書院, 忠賢書院, 滄江書院, 魯恩書 院, 惠學書院, 鳳崗書院, 黃江書院, 丹巖書院, 表忠書院, 七山書院, 文獻 書院, 建巖書院, 雲谷書院, 樓巖書院, 八峰書院, 莘巷書院, 華陽書院, 魯 峰書院, 黔潭書院, 聖巖書院, 遯巖書院, 德岑書院, 百源書院, 芝山書院, 道東書院, 鳳巖書院, 魯岡書院, 浮山書院, 義烈書院, 淸逸書院, 象賢書 院, 崇賢書院, 寒泉書院, 花巖書院, 白鹿書院, 淸聖書院, 文憲書院, 紹賢 書院, 飛鳳書院, 東陽書院, 九峯書院, 花谷書院, 文井書院, 鷲峰書院, 景 賢書院, 龍溪書院, 道山書院, 正源書院, 文會書院, 鳳崗書院, 程溪書院, 鳳崧陽書院, 龍巖書院, 七峯書院, 陶川書院, 松潭書院, 文巖書院, 彰節 書院, 華山書院, 景賢書院, 磻溪書院, 橘林書院, 竹樹書院, 月峰書院, 露 院 峰書院, 寧川書院, 滄州書院, 淵谷書院, 玉川書院, 義巖書院, 竹林書院, 筆巖書院, 龍山書院, 大溪書院, 華山書院, 星谷書院, 鹿洞書院, 松江書 院, 三川書院, 鳳巖書院, 老巖書院, 道源書院, 武城書院, 南皐書院, 松林 書院(務安縣), 蓬山書院, 文會書院(咸鏡道), 雲田書院, 興賢書院, 溟洲書 院, 玉洞書院, 老德書院, 鍾山書院, 彰烈書院, 西岳書院, 玉山書院(慶州), 道南書院, 興巖書院, 川谷書院, 檜淵書院, 德川書院, 新塘書院, 硏經書 院, 表忠書院, 洛濱書院, 虎溪書院, 三溪書院, 周溪書院, 鷗江書院, 屛巖 書院, 道山書院, 浣溪書院, 禮林書院, 吳山書院, 東洛書院, 金烏書院, 月 巖書院, 洛峯書院, 藍溪書院, 溏州書院, 新山書院, 紹修書院, 臨皐書院, 道岑書院, 鼎山書院, 松潭書院, 伊山書院, 伊淵書院, 華巖書院, 紫溪書 院, 永溪書院, 龍門書院, 黃巖書院, 西山書院, 道東書院, 禮淵書院, 鳳賢 書院, 烏川書院, 德淵書院, 文巖書院, 易東書院, 陶山書院, 德林書院, 德 谷書院, 道川書院, 英山書院, 冠山書院, 龜溪書院, 西溪書院, 龍巖書院, 仁賢書院, 龍谷書院, 鳳鳴書院, 新安書院, 鶴翎書院, 雙忠書院, 藥峯書 院, 景賢書院, 九峯書院, 象賢書院, 鰲山書院, 鶴洞書院, 星山書院 崇節祠, 表節祠, 忠烈祠(江華府), 顯節祠, 旌節祠, 淸節祠, 豊溪祠, 江 漢祠, 龍柏祠, 德峰祠, 忠烈祠(忠原縣), 萬東廟, 表忠祠, 彰烈祠, 顯忠 祠 祠, 褒義祠, 顯忠祠, 愍忠祠, 忠烈祠(原州), 旌烈祠, 三姓祠, 褒忠祠(綾 州), 褒忠祠(光州), 義烈祠, 忠烈祠(南原), 旌忠祠(南原), 忠烈祠(長興 府), 月川祠, 忠愍祠, 旌忠祠(寶城郡), 旌忠祠(古阜郡), 從容祠, 忠節祠,

34 130 奎 章 閣 38 권38 吉禮 院祠 원사 목록 忠賢祠, 忠祠, 陽德祠, 顯忠祠(會寧府), 褒忠祠(鐵原府), 忠烈祠(金 化縣), 崇烈祠, 殷烈祠, 彰烈祠, 忠愍祠(晉州), 西磵祠, 忠烈祠(東萊府), 褒忠祠(居昌府), 表忠祠, 忠烈祠(固城縣), 忠烈祠(南海縣), 武烈祠, 忠 武祠(平壤府), 忠愍祠(安州), 淸川祠, 箕聖影殿, 忠烈祠(昌城府), 旌功 祠, 義烈祠(慈山府), 箕子影殿, 臥龍祠, 鶴洞書院 원사의주 臥龍祠致祭儀(금) 書院致祭儀(금) 題配享位版致祭儀(금) 을 비롯, 원사와 관련하여 역사적으로 논의된 주요 기록들을 모아 수록해 놓았다. 국가전례서에 書院과 祠宇의 목록이 포함된 것은 춘관통고 가 처음이다. 이는 국조오례통편 에는 수록되어 있지 않다.78) 院祠 목록 끝부분에는 관련 儀註로서 臥龍祠致祭儀 書院致祭儀 題配享位版 致祭儀 의 세 가지 의주를 수록해 놓았다. 이 가운데 祠宇의 목록 가장 끝에 언급 된 臥龍祠는 정조대의 院祠관련 의례로서 특히 주목된다. 와룡사는 永柔縣에 있 는 제갈량을 모신 사당으로 1603년(선조 36)에 선조의 특명으로 창건되었다.79) 1668년(현종 9)에 사액을 받았고 1695년(숙종 21)에는 宋의 武穆王 岳飛를 제갈량 과 合享하였으며80) 1750년(영조 26)에는 다시 宋의 信國公 文天祥을 합향하면 서81) 御筆로 賜額하여 三忠祠 로 改額되었다. 三忠 이라 한 것은, 臥龍은 漢 황 실을 회복하고자 했고, 악비는 송 徽宗과 欽宗 두 황제를 맞아오려 했으며 신국공 은 송 나라의 國祚를 보존하고자 했으니, 세 어진이의 충성은 한가지라는 이유에 서이다.82) 정조는 肅宗이 지은 武侯, 岳王, 文山의 圖像贊을 永柔의 三忠祠에 옮겨 봉안 하면서 致祭文을 지었는데, 이때 정조가 지은 致祭文이 정조의 홍재전서 에 수 록되어 있다.83) 이처럼 와룡사에 近侍를 보내 致祭하는 전통은 영조대에 이미 있 78) 院祠를 정조의 국가정책과 관련하여 해석하는 것은 고를 달리하여 추후 더 진전된 논의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79) 제갈량을 모신 사우를 여기에서 논하는 것은 서원 일반에 관하여 많은 논의가 있었음에 비 해 臥龍祠에 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덜 이루어진 듯하여 문제제기를 하는 수준으로 하는 것이다. 80) 春官通考 권38 吉禮 院祠 臥龍祠 81) 春官通考 위와 같음 82) 國朝寶鑑 권64 영조조 8, 영조 26년 3월 83) 弘齋全書 권21, 祭文 3. 그 가운데 제갈무후에 관한 내용을 소개한다. 猗漢武侯/ 三代上

35 정조대 의례 정비와 春官通考 편찬 131 었으나 그 儀註의 상세한 내용에 대하여는 알 수가 없었다. 儀註 기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조는 臥龍祠 에 致祭하는 의례의 틀을 만들어 춘관통 고 길례 원사 에 臥龍祠致祭儀 84)라는 이름으로 今儀 로 수록하였다. 원사와 관련된 또 다른 의례로서 書院致祭儀 와 題配享位版致祭儀 가 있는데 이는 서원 에 致祭하는 사례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서원이 인재양성의 도장 이라는 본래적 의미에 충실해서 볼 때 전국에 소재하 는 사액서원에 대하여 국가가 그 전체상을 파악하고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 다. 춘관통고 길례 에 院祠관련 내용이 처음으로 들어올 수 있었던 맥락은 바 로 그러한 지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앞 장에서 언급한 왕실의 학문심화 의례들, 예컨대 왕과 신하가 함께 공부하는 정규적인 經筵에 해당하는 朝講, 晝講, 夕講과 같은 法講과 召對, 夜對와 같은 일종의 비정규적 경연의 의례화 현상들과 그 맥락이 닿아 있다. 호학 군주 정조가 왕, 왕세자의 학문을 심화시키고 아울러 신료들의 학문을 심화시키 기 위해 기울인 노력은 잘 알려져 있다. 규장각에 초계문신 제도를 두어 엘리트 관료들의 학문을 더욱 진전시켰던 것 또한 주지의 사실이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정조는 전국의 서원을 파악하고 관리함으로써 조선의 학문 관리 시스템을 정밀히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을 감지할 수 있다.85) (2) 厚生과 의례 정조대에 今儀 가 많이 증가된 의례 가운데 先農, 先蠶관련 의례가 있다. 조선 시대의 농사와 양잠은 백성들에게 먹을 거리와 입을 거리를 공급하기 위해 소중 한 일이었다. 조선의 왕실은 이와 관련된 국가전례를 제정하여 국가가 구심점을 이루는 농사와 양잠의 의미를 환기시켰다. 밭을 가는 농부, 뽕을 따는 아낙이 의 례에 참여함으로서 왕과 백성이 더불어 함께 한다는 의미를 극대화시켜 운영하 人/ 魚水契合/ 灑落君臣/ 義炳討賊/ 策紆恢疆/ 力贊大業/ 直接高光/ 鍾山河氣/ 貫日月忠/ 兩表 訓命/ 以垂無窮/ 有唐杜甫/ 詩史著褒/ 宗臣遺像/ 曰肅淸高/ 聖祖凝想/ 十行宸章/ 後千百年/ 尙 挹芬芳/ 穆將虔揭/ 臥龍之祠/ 英爽降格/ 有泂玆巵 84) 春官通考 권39 吉禮 院祠 臥龍祠致祭儀 85) 이러한 해석은 더 논의할 여지가 있다. 정조의 문체반정과 관련한 기존의 연구성과들에서 진단한 내용들과도 관련되며 일종의 학문적 통제 라는 지점과 맞닿아 있는 부분도 있기 때 문이다.

36 132 奎 章 閣 38 였다. 왕과 왕비가 직접 농사짓는 행위 와 양잠하는 행위 는 온 백성을 먹이고 입히는 일을 왕과 왕비가 친히 한다는 의미로서 중요한 상징을 지닌 국가의례이 다. 여기에 민이 함께 하는 축제의 장 이 된다는 의미에서 여타 의례에 비해 심오 한 상징을 지녀 조선 후기의 주요 의례의 하나로 자리하게 되었고 정조대의 금의 가 추가되었다. 다음의 표는 선농, 선잠의례의 도표이다(표 7). 선농, 선잠의례는 이미 영조대에 친행의례가 증가한86) 이래 그 흐름이 정조대 에도 지속되었다. 왕이 친히 농사의 모범을 보이고 왕비가 양잠하는 것은 밭을 경 작할 사람이 없고, 양잠할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몸소 그 정성과 믿음을 다한다 는 의미로 시행되었다. 정성과 믿음을 바치는 것이란 자신의 힘을 다하여 공경한 다는 의미가 되고, 공경함을 다한 뒤에라야 神明을 섬길 수 있다는 의미로 시행하 는 의례이다.87) 이미 조선 전기부터 시행된 先農儀는 정조대에 이르면 수확과 관 련된 觀刈 受刈穀 親刈後勞酒 는 물론이고 적전에서 수확한 종자를 왕비가 보 관하고 이를 다시 왕에게 바치는 王妃獻種儀, 王妃藏種儀 등의 의례가 추가되는 데, 이러한 의례의 전통은 영조대의 것을 이은 것이다.88) <표 7> 선농 선잠 의례 구분 原儀 續儀( 國朝續五禮儀 ) 今儀( 春官通考 ) 親臨觀刈儀 先農 享先農儀 享先農攝事儀 親享先農儀 親受刈縠儀 親耕儀 親刈後勞酒儀 親耕後勞酒儀 王妃獻種儀 王妃藏種儀 王妃親蠶時詣景福宮儀 王妃酌獻先蠶儀 先蠶 享先蠶儀 親蠶儀 親蠶後朝見儀 王妃受繭儀 86) 영조대에 친림의례 확대양상에 관한 논의는 송지원(2010)의 앞의 논문 쪽 참조. 87) 禮記 祭統 是故天子親耕於南郊以共齊盛, 王后蠶於北郊以共純服. 諸侯耕於東郊亦以共 齊盛, 夫人蠶於北郊以共冕服. 天子諸侯非莫耕也, 王后夫人非莫蠶也, 身致其誠信, 誠信之謂 盡, 盡之謂敬, 敬盡然後暇以事神明. 此祭之道也. 88) 親耕儀軌

37 정조대 의례 정비와 春官通考 편찬 133 또 친잠과 관련된 의례로서 王妃親蠶時詣景福宮儀, 王妃酌獻先蠶儀, 親蠶 儀, 親蠶後朝見儀, 王妃受繭儀 등이 금의로 수록되어 있다. 왕비친잠시예경복 궁의 는 친잠을 시행하는 장소 변화와 관련된 의례로서 친잠의의 원래 거행 장소 가 창덕궁 후원의 親蠶壇이었으나 1767년(영조 43)에 경복궁 강녕전의 옛 터에 祭 壇과 採桑壇을 마련하여 의례를 거행하게 되었으므로 왕비의 거가출궁과 환궁의 례가 수반되면서 제정된 것이다. 경복궁은 임진왜란 때 불에 탔으므로 강녕전 옛 터에 설치한 단에서 의례를 행한 것으로 이는 친잠의 의미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 처였다. 경복궁에서 친잠의를 행하는 것은 경복궁이 곧 조선이 創業한 古宮이었 기 때문이었다.89) 이미 영조대에 행해졌던 觀刈儀에 악장이 제대로 사용되지 않자 정조는 서명응 에게 명하여 관예악장을 정비하도록 했고 정조대 관예의에서는 관예할 때의 모든 절차에서 악장을 연주하도록 하여 영조대에 부족했던 樂 을 보완하였다. 그 의례 를 행할 때 연주하는 음악을 <與民樂>으로 정하여 백성과 더불어 함께 한다 는 與民同樂의 의미를 구체화하였다. 농사와 양잠, 이 두 가지는 백성과 민이 함께 하는 축제의 장으로서의 의미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백성의 후생을 위한 의례라 는 측면에서 소중히 여겨졌던 것으로 해석된다. 왕비작헌선잠의 는 왕비가 친히 누에를 치는 친잠의를 행하기 이전에 서릉씨 의 신위에 헌작하는 의례이다. 작헌을 하고 친잠하는 의례를 행한 후 이어 왕과 왕비가 幄次에서 朝見받는 의례로 행해졌는데, 1767년(영조 43) 처음 행하였으므 로 영조대의 속오례의 (1744)와 속오례의보 (1751)에도 수록되지 못하였고 춘 관통고 에 수록된 것이다.90) 왕비수견의 는 왕비가 친히 누에고치를 받아들이는 의례로서 친경의례에서 왕비가 종자를 보관하고 바치는 헌종, 장종의례와 비교할 수 있다.91)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정조는 농사짓는 일 과 양잠하는 일 이 온 백성이 함께 89) 송지원, 2009 조선시대 농사와 양잠을 위한 국가전례와 음악, 한국음악연구 45집, 한국 국악학회. 90) 국가전례서가 아닌 의궤는 의례를 행한 후 바로 제작되었다. 91) 친경과 친잠례 시행의 의미에 관하여는 송지원, 1999 朝鮮 中華主義의 음악적 실현과 淸 文物 수용의 의의, 國樂院論文集 11집, 국립국악원, 쪽에서 영조대 전례정비 강화 의 측면이 영조의 古禮회복의 움직임과 함께 조선중화주의의 시각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을 밝혔다.

38 134 奎 章 閣 38 하는 중요한 국가의례라는 점을 강조했는데, 이는 선왕 영조의 뜻을 그대로 수렴 하는 행위의 하나로, 그 의례에 내재되어 있는 중요한 의미는 정조가 백성의 厚 生 이라는 현실을 중시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4. 맺음말 조선시대 國家典禮는 국가의 최고 정치적 수장으로서의 국왕이 주체가 되어 행 한다. 이때 행례의 범위는 국가 운영과 관련된 예 전반을 아우른다. 국가전례 시 행 주체로서의 국왕의 위상은 매우 특별한데, 이는 그가 천명을 받아 나라를 이끌 고 토지, 인민을 다스리는 존재이며 절대 지존이라는 점과, 조선 사회의 예제, 명 령, 국가정책의 최종 결재권자라는 위상과 관계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국가전례 시행의 주체는 곧 국가이기도 하다. 조선왕실에서 행해진 국가전례도 같은 맥락 에서 바라볼 수 있다. 본고에서 살펴본 정조대의 국가전례서 춘관통고 는 조선에서 행해진 주요 국 가전례의 특징과 그 역사적 맥락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전적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춘관통고 에 기록된 다양한 의례들 자체가 정 조대 의례는 물론 조선에서 행해졌던 국가전례의 전모를 드러내고 있으며, 의례 시행과 관련된 通考 형식의 기록 내용은 국가전례의 전체상을 보여주기 때문이 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춘관통고 에 今儀 로 기록되어 있는 여러 의례들은 정 조대에 처음으로 시행된 의례이거나 영조대의 국조속오례의 이후에 시행된 의 례, 혹은 조선 전기부터 시행되었지만 의주가 마련되지 않아 정조대에 그 의주의 틀을 마련한 세 가지 경우에 해당한다. 이는 좁게는 하나의 중요한 사건, 혹은 행 사가 이루어질 때 그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정조의 태도와 관련하여 생각해 볼 수 있으며, 그와 같은 사실은 나아가 정조대 문헌의 특징을 이루게 된다. 정조는 조 선왕실에서 행해졌던 주요 행사들 대부분을 의례화하여 기록으로 남겼다. 예컨대 의례가 시행되었음에도 그것이 전례서에 기록되지 않았던 의례도 모두 기록함으 로써 조선의 주요 국가례들이 국가전례서에 낱낱이 기록되었고, 그러한 추이를 춘관통고 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정조의 이와 같은 태도에 대하여는 조선중화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선도

39 정조대 의례 정비와 春官通考 편찬 135 있으나 그 이면에는 장악되지 않는 국가를 완전히 장악해야 한다는 일종의 압박 속에서 나온 정조의 초조함이 간간히 엿보이기도 한다. 모든 의례(행사, 사건)를 기록으로 남김으로써 국정 운영의 움직임을 낱낱이 확보하고자 하는 태도의 일단 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춘관통고 는 조선이 기록 강국 이라는 평가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문헌임에 분명하다. 다만 그것에 편찬에 그치고 刊行까 지 이르지 못했다는 점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지만 다양한 컨텐츠를 확보하면서 시행된 국가전례의 전모를 공시적으로, 통시적으로 상세히 알 수 있도록 기록해 놓는 춘관통고 의 기록 방식은 정조대 문헌이 그 어느 시기에 비해 한 발 앞서 나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후 고종대에 춘관통고 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1788년(정조 12) 이후의 각 종 의례들을 수렴하여 편찬하고자 했던 오례편고 의 간행 노력이 실현되지 않음 에 따라 춘관통고 는 조선왕조의 마지막 국가전례서로 남게 되었다. 조선왕실에 이어지는 대한제국 시기의 국가전례서는 장지연이 편찬한 大韓禮典 으로 맥을 잇지만 이는 未定本이므로 巨帙의 춘관통고 와 질적, 양적인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정조대의 춘관통고 는 조선의 어느 시대에 편찬된 국가전례서와 비교해 볼 때 가장 방대한 내용을 확보하고 있는 전적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논문투고일( ), 심사일(1차: ), 게재확정일( ) 참고문헌 <1차 사료> 景慕宮儀軌 國朝寶鑑 國朝五禮儀 國朝續五禮儀 國朝五禮通編 奎章閣志

40 136 奎 章 閣 38 大明集禮 大淸通考 大韓禮典 璿源譜略 承政院日記 禮記 日省錄 朝鮮王朝實錄 宗廟儀軌 春官志 春官通考 親耕儀軌 親蠶儀軌 弘齋全書 <번역서>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2009 정조어찰첩. 實是學舍經學硏究會역, 2008 역주시경강의, 사암출판사. 임재완 편역, 2004 정조대왕의 편지글, 삼성미술관 리움 학술총서. <연구서 및 논문> 김문식, 2005 채제공가 소장 정조의 어찰, 한국서지학회. 김문식, 2007 정조의 제왕학. 김문식, 2009 조선시대 國家典禮書의 편찬 양상, 藏書閣 21. 김지영, 2002 영조대 친경의식의 거행과 親耕儀軌, 한국학보 107, 일지사. 김지영, 세기 후반 國家典禮의 정비와 春官通考, 한국학보 30, 일지 사. 박광용, 1998 영조와 정조의 나라, 푸른역사. 박철상 외, 2011 정조의 비밀어찰, 정조가 그의 시대를 말하다, 푸른역사. 송방송, 2007 증보한국음악통사, 민속원. 송지원, 1999 朝鮮 中華主義의 음악적 실현과 淸 文物 수용의 의의. 國樂院論

41 정조대 의례 정비와 春官通考 편찬 137 文集 11집, 국립국악원. 송지원, 2003 正祖의 音樂政策 硏究,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2007, 정조의 음악정책, 태학사). 송지원, 2008 영조대 국가전례정책의 제 양상, 공연문화연구 제17집, 한국공 연문화학회. 송지원, 2009 조선시대 농사와 양잠을 위한 국가전례와 음악, 한국음악연구 45집, 한국국악학회. 송지원, 2010 영조대 儀禮 정비와 國朝續五禮儀 편찬 한국문화 50,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안대회, 2000 正祖의 文藝政策, 藏書閣,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오수창, 2010 조선시대 정치 틀과 사람들, 한림대 출판부. 유봉학, 1998 조선후기 학계와 지식인, 신구문화사. 유봉학, ~9세기 對明義理論과 對淸意識의 推移, 한신논문집 5집, 한신 대출판부. 유봉학, 2001 정조대왕의 꿈, 신구문화사. 유봉학, 2005 한국문화와 역사의식, 신구문화사. 윤 정, 세기 국왕의 文治 사상 연구,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이 욱, 2004 조선시대 親耕禮의 변천과 그 의미, 宗敎硏究 34, 한국종교학회. 이현진, 2008 조선왕실의 忌辰祭 설행과 변천, 조선시대사학보 46, 조선시대 사학회. 장사훈, 1986 增補韓國文化史, 세광음악출판사. 정경희, 2004 정조의 禮學, 한국사론 50, 서울대 국사학과. 정만조, ~18世紀의 書院 祠宇에 대한 試論, 한국사론 2, 서울대 국사 학과. 정옥자, 1991 朝鮮後期 知性史, 일지사. 정옥자, 1998 조선후기 조선중화사상연구, 일지사. 정재훈, 2007 조선후기 왕실 忌辰祭의 설행과 운영, 奎章閣 31,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정호훈, 2010 영조대 續大典 의 편찬논리와 그 성격, 한국문화 50, 서울대 규 장각한국학연구원. 조계영, 2006 조선왕실 봉안 서책의 장황과 보존 연구,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

42 138 奎 章 閣 38 학위논문. 최성환, 2009 正祖代 蕩平政局의 君臣義理 연구,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한상권, 1993 조선시대 訴冤制度의 발달과정, 한국학보 19, 일지사.

43 정조대 의례 정비와 春官通考 편찬 139 <부록> 춘관통고 에 수록된 오례관련 목록 총람 <표 1> 사직 관련 의주 목록 권2 길례 사직 사직 관련 의주 春秋及臘祭社稷儀(원)92), 親祭祈告社稷儀(금), 春秋及臘祭社稷攝事儀 (원), 祈告社稷儀(원), 州縣春秋祭社稷儀(원), 州縣祈告社稷儀(금) <표 2> 종묘 관련 의주 목록 권 13 길례 종묘 종묘 관련 의주 四時及臘享宗廟儀(금), 親享祈告宗廟儀(금), 四時及臘享宗廟攝事儀 (원), 俗節及朔望享宗廟儀(원), 祈告宗廟儀(원), 薦新宗廟儀(원), 祭 中霤儀(원), 春秋享永寧殿儀(원), 春秋謁宗廟永寧殿儀(속), 王世子謁 宗廟永寧殿儀(속), 王世弟謁宗廟永寧殿儀(금), 王世孫謁宗廟永寧殿 儀(금), 王妃謁宗廟永寧殿儀(속), 王世子嬪謁宗廟永寧殿儀(속), 王世 弟嬪謁宗廟永寧殿儀(금), 王世孫嬪謁宗廟永寧殿儀(금), 宗廟各室移 奉于慶德宮儀(속), 宗廟移奉時祗迎隨駕儀(속), 宗廟追上尊號親上冊 寶儀(금), 宗廟追上尊號親上冊寶時王世子入參儀(금), 宗廟追上尊號 親上冊寶時王世孫入參儀(금), 宗廟追上尊號時王世子上冊寶儀(금), 宗廟追上尊號時王世孫上冊寶儀(금), 徽寧殿加上尊號冊寶儀(금), 宗 廟親上國朝寶鑑儀(금), 永寧殿親上國朝寶鑑儀(금), 宗廟永寧殿奉安 寶鑑權安儀(금), 奉謨堂權安國朝寶鑑奉出儀(금), 大夫士庶人四仲月 時享儀(원) <표 3> 경모궁 관련 의주 목록 권 15 길례 경모궁 관련 의주 四時及臘享景慕宮儀(금), 親享告由景慕宮儀(금), 四時及臘享景慕宮攝事儀 (금), 俗節及朔望享景慕宮儀(금), 酌獻景慕宮儀(금), 告由景慕宮儀(금), 薦新 景慕宮儀(금), 拜景慕宮儀(금), 王世子拜景慕宮儀(금), 王世孫拜景慕宮儀 (금), 景慕宮親上冊印儀(금) 92) 이하에 표기하는 原은 성종대의 國朝五禮儀, 續은 영조대의 國朝續五禮儀, 補編은 영조 대의 國朝喪禮補編, 今은 정조대의 春官通考 의 것을 말한다.

44 140 奎 章 閣 38 <표 4> 배릉, 행릉, 기신 관련 의주 목록 권23 길례 배릉, 행릉, 기신 관련 의주 拜陵儀(원), 幸陵儀(속), 王世子拜陵儀(금), 王世孫拜陵儀(금), 親享諸陵儀(금), 忌晨親享諸陵儀(금), 忌晨王世子享陵儀(금), 拜陵時王世子亞獻儀(금), 拜陵時 王世孫亞獻儀(금), 陵園親享時王世孫隨駕入參儀(금), 四時及俗節朔望享諸陵 儀(원), 忌晨享陵儀(금), 拜永祐園儀(금), 忌晨親享永祐園儀 (금), 拜永祐園時 王世子亞獻儀(금), 拜永祐園時王世孫亞獻儀(금), 王世子拜永祐園儀(금), 王世 孫拜永祐園儀(금), 四時及俗節享永祐園儀(금), 忌晨享永祐園儀(금), 忌晨親祭 順康園儀(금), 忌晨親祭昭寧園儀(금), 昭寧園親享時王世孫亞獻儀(금), 忌晨祭 順康園儀(금), 拜順康園儀(금), 拜昭寧園儀(금) <표 5> 진전 관련 의주 목록 권24 길례 眞殿 진전 관련 의주 親享永禧殿儀(속), 親享永禧殿時王世子亞獻儀(금), 親享永禧殿時王 世孫亞獻儀(금), 酌獻永禧殿儀(속), 俗節享慶基殿儀(금), 俗節享濬源 殿儀(금), 俗節享長寧殿鸃(금), 影幀奉安永禧殿第一室儀(금), 影幀奉 還時拜辭儀(금), 影幀奉安宣政殿酌獻禮摹寫設彩後出還宮時王世子 祗迎儀(금), 永禧殿第二室新影幀展奉後奉安祭儀(금), 影幀粧軸標題 後瞻拜儀(금), 影幀設彩後辭殿禮儀(금), 影幀移奉養志堂後告動駕酌 獻禮儀(금), 影幀奉安永禧殿第五室後親享儀(금) <표 6> 원묘 관련 의주 목록 권 26 길례 원묘 원묘 관련 의주 四時及俗節享文昭殿儀, 四時及俗節享文昭殿攝事儀(원), 文昭殿忌晨 儀(원), 朔望享文昭殿儀, 永昭殿影幀親審儀 <표 7> 궁묘 관련 의주 목록 권 27 길례 宮廟 궁묘 관련 의주 肇慶廟神位版奉安資政殿後親祭儀(금), 肇慶廟 獻禮儀(금), 肇慶廟神位版奉詣儀, 肇慶廟神位版奉詣時告由酌 肇慶廟神位版奉詣時江頭祗送儀 (금), 春秋享肇慶廟儀(금) 大院君廟 儲慶宮 拜大院君祠宇儀(속), 拜大院君祠宇儀(금), 酌獻大院君祠宇儀(금), 大 院君廟修改時行禮儀(금) 時享儲慶宮儀(금), 時享儲慶宮攝事儀(금), 俗節享儲慶宮儀(금), 俗節

45 141 정조대 의례 정비와 春官通考 편찬 享儲慶宮攝事儀(금), 酌獻儲慶宮儀(금), 拜儲慶宮儀(금), 儲慶宮上諡 冊印儀(금) 時享毓祥宮儀(금), 時享毓祥宮攝事儀(금), 俗節享毓祥宮儀(금), 俗節 毓祥宮 享毓祥宮攝事儀(금), 酌獻毓祥宮儀(금), 拜毓祥宮儀(금), 毓祥宮上諡 冊印儀(금), 毓祥宮上諡冊印告由酌獻禮時王世孫陪參儀(금), 毓祥宮 上諡冊印時王世孫入參行禮儀(금) <표 8> 문선왕묘 관련 도설 목록 권 35 吉禮 文宣王廟 문선왕묘 관련 도설 原儀文宣王廟圖, 文廟享祀圖, 親享文宣王圖, 釋奠正配位攝事 圖, 原儀釋奠從享圖, 原儀酌獻文宣王圖, 原儀文宣王朔望圖, 文 宣王先告事由及移還安圖, 原儀州縣釋奠正配位圖, 續儀啓聖祠 春秋圖, 今儀四賢祠圖, 文宣王軒架圖, 登歌圖, 文舞圖, 武舞圖, 佾舞圖(금) <표 9> 문선왕묘 관련 의주 목록 권37 길례 문선왕묘 문선왕묘 관련 의주 有司釋奠文宣王儀(원), 文宣王朔望奠儀(원), 文宣王先告事由及 移還安祭儀(원), 州縣釋奠文宣王儀(원), 州縣文宣王先告事由及 移還安祭儀(원), 享文宣王視學儀(원), 酌獻文宣王視學儀(원), 酌 獻文宣王時王世子隨駕儀(금), 酌獻文宣王時王世孫隨駕儀(금), 酌獻文宣王時王世子陪參儀(금), 酌獻文宣王時王世孫陪參儀 (금), 王世子釋奠文宣王儀(원), 王世孫釋奠文宣王儀(금), 王世子 酌獻文宣王入學儀(원), 王世孫酌獻文宣王入學儀(금) <표 10> 원사와 의례 목록 권38 吉禮 院祠 원사 목록 崧陽書院, 花谷書院, 明皐書院, 秀谷書院, 龜巖書院, 道峰書院, 梅谷 書院, 坡山書院, 紫雲書院, 沂川書院, 孤山書院, 臨江書院, 龜巖書院, 安谷書院, 鶴山書院, 文峰書院, 牛渚書院, 道基書院, 潛谷書院, 眉江 院 書院, 四忠書院, 愍節書院, 鷺江書院, 玉屛書院, 忠賢書院, 忠烈書院, 湥谷書院, 雲谿書院, 花山書院, 龍淵書院, 臨漳書院, 忠賢書院, 滄江 書院, 魯恩書院, 惠學書院, 鳳崗書院, 黃江書院, 丹巖書院, 表忠書院, 七山書院, 文獻書院, 建巖書院, 雲谷書院, 樓巖書院, 八峰書院, 莘巷 書院, 華陽書院, 魯峰書院, 黔潭書院, 聖巖書院, 遯巖書院, 德岑書院,

46 142 奎 章 閣 38 권38 吉禮 院祠 원사 목록 百源書院, 芝山書院, 道東書院, 鳳巖書院, 魯岡書院, 浮山書院, 義烈 書院, 淸逸書院, 象賢書院, 崇賢書院, 寒泉書院, 花巖書院, 白鹿書院, 淸聖書院, 文憲書院, 紹賢書院, 飛鳳書院, 東陽書院, 九峯書院, 花谷 書院, 文井書院, 鷲峰書院, 景賢書院, 龍溪書院, 道山書院, 正源書院, 文會書院, 鳳崗書院, 程溪書院, 鳳崧陽書院, 龍巖書院, 七峯書院, 陶 川書院, 松潭書院, 文巖書院, 彰節書院, 華山書院, 景賢書院, 磻溪書 院, 橘林書院, 竹樹書院, 月峰書院, 露峰書院, 寧川書院, 滄州書院, 淵 谷書院, 玉川書院, 義巖書院, 竹林書院, 筆巖書院, 龍山書院, 大溪書 院, 華山書院, 星谷書院, 鹿洞書院, 松江書院, 三川書院, 鳳巖書院, 老 巖書院, 道源書院, 武城書院, 南皐書院, 松林書院(務安縣), 蓬山書院, 文會書院(咸鏡道), 雲田書院, 興賢書院, 溟洲書院, 玉洞書院, 老德書 院, 鍾山書院, 彰烈書院, 西岳書院, 玉山書院(慶州), 道南書院, 興巖 書院, 川谷書院, 檜淵書院, 德川書院, 新塘書院, 硏經書院, 表忠書院, 洛濱書院, 虎溪書院, 三溪書院, 周溪書院, 鷗江書院, 屛巖書院, 道山 書院, 浣溪書院, 禮林書院, 吳山書院, 東洛書院, 金烏書院, 月巖書院, 洛峯書院, 藍溪書院, 溏州書院, 新山書院, 紹修書院, 臨皐書院, 道岑 書院, 鼎山書院, 松潭書院, 伊山書院, 伊淵書院, 華巖書院, 紫溪書院, 永溪書院, 龍門書院, 黃巖書院, 西山書院, 道東書院, 禮淵書院, 鳳賢 書院, 烏川書院, 德淵書院, 文巖書院, 易東書院, 陶山書院, 德林書院, 德谷書院, 道川書院, 英山書院, 冠山書院, 龜溪書院, 西溪書院, 龍巖 書院, 仁賢書院, 龍谷書院, 鳳鳴書院, 新安書院, 鶴翎書院, 雙忠書院, 藥峯書院, 景賢書院, 九峯書院, 象賢書院, 鰲山書院, 鶴洞書院, 星山 書院 崇節祠, 表節祠, 忠烈祠(江華府), 顯節祠, 旌節祠, 淸節祠, 豊溪祠, 江 漢祠, 龍柏祠, 德峰祠, 忠烈祠(忠原縣), 萬東廟, 表忠祠, 彰烈祠, 顯忠 祠, 褒義祠, 顯忠祠, 愍忠祠, 忠烈祠(原州), 旌烈祠, 三姓祠, 褒忠祠(綾 州), 褒忠祠(光州), 義烈祠, 忠烈祠(南原), 旌忠祠(南原), 忠烈祠(長興 祠 府), 月川祠, 忠愍祠, 旌忠祠(寶城郡), 旌忠祠(古阜郡), 從容祠, 忠節 祠, 忠賢祠,?忠祠, 陽德祠, 顯忠祠(會寧府), 褒忠祠(鐵原府), 忠烈祠 (金化縣), 崇烈祠, 殷烈祠, 彰烈祠, 忠愍祠(晉州), 西磵祠, 忠烈祠(東 萊府), 褒忠祠(居昌府), 表忠祠, 忠烈祠(固城縣), 忠烈祠(南海縣), 武 烈祠, 忠武祠(平壤府), 忠愍祠(安州), 淸川祠, 箕聖影殿, 忠烈祠(昌城 府), 旌功祠, 義烈祠(慈山府), 箕子影殿, 臥龍祠, 鶴洞書院, 星山書院 원사의주 臥龍祠致祭儀(금) 書院致祭儀(금) 題配享位版致祭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