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슈퍼파워 키즈 (kids), 그들의마음을잡아라! 글. 유진희 ( 사단법인 MCN 협회사무국장 ) 아빠가출근할때뽀뽀뽀 ~, 짤랑짤랑짤랑짤랑으쓱으쓱. 1980~90년대아이들은모두다불렀던이노래는 MBC와 KBS 프로그램 < 뽀뽀뽀 > 와 <TV 유치원하나둘셋 > 의주제가다. 두프로그램은유아용이었음에도불구하고국민프로그램으로거듭나며주제가또한오래도록사랑을받았다. 두프로그램진행자인뽀미언니와하나언니는차세대인기스타로가는등용문이기도했다. 1) 본글에서노래는 뽀뽀뽀 로, 프로그램은 < 뽀뽀뽀 > 로표기하였다. 44
어느덧시간이흘러, < 뽀뽀뽀 > 와 <TV유치원 > 에열광했던아이들은부모가되었다. 그들의자녀들은이제캐리언니와허팝형에열광한다. 그옛날부모세대가좋아했던뽀미언니와하나언니처럼, 아이들에게캐리언니와허팝형의존재는절대적이다. 그런데아이들이열광하는캐리언니와허팝형은부모세대의뽀미언니나하나언니와는결이다른느낌이다. 언니나형을좋아하는현상은동일한데, 그언니와형의성격이달라졌다. 예전과지금의키즈콘텐츠는, 그리고아이들의언니와형은어떻게달라졌을까. 1960~90 년대, 국내키즈콘텐츠시장의찬란했던그시절 사실우리나라에서키즈콘텐츠의인기는역사가제법길다. 급속한경제발전이이뤄지던 1960년대부터 1990년중반까지, 지상파 TV채널들의주도하에키즈콘텐츠시장은호황기를맞았다. 그시절 TV는오늘날의어린이집이나유치원같은교육기관의역할을담당했다. 어린이집에다니는아이들이 20% 에미치지못하던시절이었다. 각방송사는미취학아동들의교육을담당한거의유일한존재로서어린이프로그램을경쟁적으로제작했는데, 이렇게방송된프로그램들은대부분높은인기를누렸다. 시청률이보장되었기때문이었겠지만, 어쨌든당시방송사들의키즈프로그램의제작 편성은방송의 공익성, 공공성 과도맥을같이하는부분이있었다. 국내키즈콘텐츠시장을개척한것은 TBC( 동양방송, 현 JTBC의전신 ) 채널이었다. TBC는 1960년대부터 < 밝은노래, 고운노래 >, < 푸른동산 > 등을비롯해서 1970년대 < 호돌이와토순이 > 를통해다양한아역스타들을배출하며국내키즈콘텐츠시장의토대를구축했고, 이후국내키즈콘텐츠시장은 1980~90년대들어황금기를맞는다. 1981년 5월, 국내키즈프로그램의상징적프로그램인 MBC의 < 뽀뽀뽀 > 가첫방송되면서, 국내키즈콘텐츠시장은가파른성장곡선을그리기시작했다. 유아프로그램이었음에도온세대가즐겨보았음은물론, 진행을맡은뽀미언니를비롯해뽀식이와뽀병이, 뽀동이캐릭터는아이들에게절대적인사랑을받았다. 국내키즈프로그램의상징적프로그램인 MBC의 < 뽀뽀뽀 > 가첫방송되면서, 국내키즈콘텐츠시장은가파른성장곡선을그리기시작했다. 이미지 : MBC< 뽀뽀뽀 >, KBS1<TV 유치원하나둘셋 > 45
CONTENTS REVIEW <뽀뽀뽀>의 엄청난 인기는 타 방송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듬해인 1982년에는 현재의 EBS1채널의 전신이던 KBS3가 <텔레비전 유치원>(현, <딩동댕 유치원>)을, KBS1이 <TV유치 원 하나둘셋>을, 각각 3월과 9월에 방송하기 시작했다. 이들 프로그램은 <뽀뽀뽀>와 함께 3대 유아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여 한국 키즈 콘텐츠 제1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여기에 KBS2의 <혼 자서도 잘해요>, <요정 컴미>, SBS의 <열려라 삐삐창고>와 게임 생방송 <달려라 코바>, 그리 고 EBS의 <꼬마요리사>, <방귀대장 뿡뿡이> 등이 계속 등장하면서 호황을 맞이하게 된다. 이미지 : (왼쪽부터 시계방향) EBS<꼬마요리사>, SBS<달려라 코바>,<열려라 삐삐창고> <표 1> 지상파 방송사가 제작 방송한 주요 키즈 프로그램 방영시기 프로그램명 방송사 특징 및 주요 캐릭터 1960년대 <푸른 동산>, TBC 국내 최초 키즈 프로그램들 탄생 TBC 다수의 아역배우 배출, <뽀뽀뽀>의 효시 <밝은 노래, 고운 노래> 1970년대 초반 <호돌이와 토순이> ~1980년 TBC 채널개편과 함께 종영 호돌이, 토순이, 요들송아저씨 등 1981~2013년 <뽀뽀뽀> MBC 국내 최초의 전문 키즈 프로그램이자 키즈 콘텐츠의 상징 시청률 감소로 2013년 종영 뽀미언니, 뽀식이, 뽀병이 등 1982년~현재 <딩동댕 유치원> EBS 1989년에 현재 명칭으로 변경, 1990년 방송법개정으로 EBS (구, KBS3의 <텔레비전 유치원>) 로 옮겨짐 2017년 현재, 국내 최장수 키즈프로그램 뚝딱이, 뚝딱이아빠, 동이언니, 뚜앙 등 1982년~현재 <TV유치원> KBS1 하나언니, 종이접기 아저씨, 깔깔마녀 등 1993~2014년 <만들어 볼까요> EBS 주변의 다양한 재료로 만들기 비법을 보여주는 교육 프로그램 방송 트렌드 & 인사이트 Broadcasting Trend & Insight 46 2017년 3호 Vol.12
1994년 ~ 현재 < 꼬마요리사 > EBS 어린이가만들수있는요리를선보임 노희지, 뽀글이등 1994~2001년 < 혼자서도잘해요 > KBS2 KBS1의 1분코너에서발전하여독립편성 초롱언니, 삐약이, 늑돌이등 1994년 < 생방송달려라코바 > SBS 초등생대상의생방송게임방송 국내최초게임방송 ( 최고시청률 35%) 1995년 < 열려라삐삐창고 > SBS 친구같은개구쟁이진행자의컨셉을내세운최초의프로그램 삐삐언니 ( 단독MC 체제 ) 2000~2002년 < 요정컴미 > KBS2 어린이드라마로 10대청소년들까지인기 당시공중파어린이드라마중에서최고시청률기록 ( 평균 10.46%, 자체최고 15.34%, 순간최고 18.76%) 2000년 ~ 현재 < 방귀대장뿡뿡이 > EBS 언니대신 형 이등장 뿡뿡이, 짜잔형등 2000년 ~ 현재 < 모여라딩동댕 > EBS 국내키즈프로그램최초로중국공영방송에포맷수출 (2014 년 1월 ) 번개맨등 2000 년대, 암흑기에접어든국내키즈콘텐츠시장 승승장구하던방송사의키즈콘텐츠프로그램은 2000년대들면서대부분축소편성수순을밟았다. 1995년케이블방송의시작과함께다채널시대가열리자지상파채널들도케이블채널처럼 상업화 경쟁에적극적으로뛰어들었다. 생존을위한다는명목으로, 지상파들이방송의공익성보다수익성을고려하기시작한것이다. 구매력이있는시청자를대상으로한장르들이우선시되면서, 1980~90년대키즈프로그램이방송되던자리는드라마, 정보성프로그램등으로대체됐다. 거대한상업화물결속에서키즈콘텐츠는가장인기없는시간대인오후 3~4시편성으로밀려났고, 급기야 2013년에는국내키즈프로그램의상징인 < 뽀뽀뽀 > 가폐지되기에이르렀다. < 뽀뽀뽀 > 의시청률과편성시간대를살펴보면국내키즈콘텐츠시장의흥망성쇠를관찰할수있다. 1980년대최절정의인기를누렸던 < 뽀뽀뽀 > 는매일아침 7~8시에방송됐다. 아빠는출근하고엄마는자녀를깨워유치원이나학교에보내는그시간에온가족의알람역할을한셈이다. 그시절 < 뽀뽀뽀 > 는가족이함께보는프로그램이었을뿐아니라, 미취학자녀교육을위한가장세련된 시청각교재 였다. 하지만경제수준이높아지고맞벌이가정이급증한 2000년대이후, 어린이집과유치원교육이일반화되면서아이들은점점바빠졌다. 어린이집종일반에다니는아이들이늘어났고, 조기교육시 47
기도빨라졌다. 보건복지부발표에따르면, 이미 2012년도에국내미취학아동절반이상이어린이집이나유치원에다니고있었다. 자녀교육에있어 TV 콘텐츠가더이상절대적이지않게된것이다. 노래하기, 율동하기, 체조하기, 글자 숫자배우기등기존방식의종합교육프로그램은 2000 년대아이들에게매력적이지않았다. 훨씬더전문적인교육이오프라인 ( 어린이집, 유치원 ) 에서이미진행되고있었고무엇보다이런오프라인공간들은선생님과아이들의직접적인만남이이뤄지는장소였다. 체험 과 경험 이이루어지는공간인점에서어린이집과유치원은일방향적메시지를전달하는 TV콘텐츠와교육적인면에서비교가되지않았다. 방송사들이아이들의생활패턴변화를고려하지못한채, 과거의방식처럼교훈적인내용만으로어린이들의눈길을사로잡기란불가능했다. 더구나아이들의볼거리까지많아졌다. 키즈 애니전문채널만 10개이상이고 2), 2010년대이후에는스마트폰의대중화시대가열리면서 < 뽀뽀뽀 > 는가족이함께보는프로그램이었을뿐아니라, 미취학자녀교육을위한가장세련된 시청각교재 였다. 언제든원하는영상을볼수있게되었다. 뒤늦게변화된시장에뛰어든방송사들은키즈콘텐츠의새로운포맷개발에실패했고, 결국 < 캐리와장난감친구들 >, < 핑크퐁 >, < 허팝TV> 등프로덕션스타트업또는 1인창작자등디지털미디어시장에서활동하는플레이어에게키즈콘텐츠산업의주도권을넘겨주고말았다. 이미지 : Youtube Kids 디지털미디어, 키즈콘텐츠시장의 르네상스 를가져오다! 키즈콘텐츠시장을다시부활시킨것은유튜브를중심으로한디지털미디어다. 유튜브발표자료에따르면 2016년키즈콘텐츠채널은그야말로눈부시게성장했다. 2015년 11월기준으로글로벌구독자수가가장많이증가한국내유튜브채널을분석한결과, 어린이를주타깃으로하는콘텐츠의시청시간이전년대비 95% 증가했고, 한해동안가장많이성장한국내채널 20위중에 8개채널을키즈관련채널이차지했다. 불과 2~3년전만해도케이팝채널이휩쓸던것과비교하면놀라운속도다. 2) 2017 년기준으로 13 개의키즈 애니전문채널이있다. 48
< 표 2>2016 가장많이성장한유튜브채널 TOP20 순위 채널명 장르 1 1MILLION Dance Studio 댄스 2 PomPomToys 키즈 3 토이몬스터 키즈 4 SMTOWN 케이팝 5 1theK( 원더케이 ) 케이팝 6 Kids TV HD EggVideos.com 키즈 7 BLACKPINK 케이팝 8 NaoFun Toys 키즈 9 ibighit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 케이팝 10 jypentertainment 케이팝 순위 채널명 장르 11 PONY Syndrome 뷰티 12 BANGTANTV 케이팝 13 BIGBANG 케이팝 14 Officialpsy 케이팝 15 KBS World TV 글로벌 16 Pinkfong! Kids Songs & Stories 키즈 17 Mnet K-Pop 케이팝 18 CarrieAndToys 키즈 19 도티 TV 키즈 20 Heopop 허팝 키즈 2015 년 11 월 24 일부터 2016 년 11 월 23 일까지전세계구독자수가가장많이증가한유튜브채널 이미지 : ( 왼쪽부터 ) PomPomToys, Kids TV HD Egg Videos.com, Pinkfog!Kids Songs & Stories, 도티 TV 콘텐츠장르의인기범위도다양해졌다. 전통적인강세였던애니메이션과언박싱 (Un-Boxing) 3) 콘텐츠외에, 장난감놀이, 실험, 영어노래등에듀테인먼트콘텐츠인기도오르는중이다. 그중에서도국내에서는 < 캐리와장난감친구들 >, < 허팝TV> 같은크리에이터들이등장하는채널이인기다. 이들채널들은구독자수가각각 155만, 159만으로, < 뽀로로 >, < 핑크퐁 >, < 콩순이 > 같은애니메이션캐릭터를내세운채널군과양대산맥을이르며키즈콘텐츠시장의부흥을이끌고있다. 그결과, 유튜브에서시작된키즈콘텐츠의인기는 2017년들어타플랫폼으로급속히확장되는중이다. IPTV 3사는각자키즈콘텐츠전용관을통해오리지널콘텐츠확보에주력했고, 네이버는전통적인 주니버 서비스에이어, 초등생대상의교육용콘텐츠서비스를새롭게선보였으며, 카카오는글로벌서비스인 카카오키즈 를런칭하여한 중 일을대표하는키즈콘텐츠플랫폼으로서의입지를다지려고하고있다. 이러한흐름에는글로벌사업자도가세했다. 유튜브가 2017년 5월에키즈전용애플리케이션인 유튜브키즈 를선보였고, 넷플릭스는세계최초로아이들이직접스토리를선택하는 가지치기서사 (Branching Narrative) 기법의인터렉티브콘텐츠를선보여차별화를꾀했다. 키즈콘텐츠의제2의전성기가열리기시작한것이다. 3) 상자를열어본다는뜻으로, 1 인미디어에접목되면서구매한상품의상자를개봉하는과정을보여주는것을의미하는단어가되었다. 49
이미지 : 키즈콘텐츠확보경쟁을벌이고있는 IPTV, 포털, OTT 플랫폼들 이상적인유치원선생님뽀미언니 VS 유쾌한개구쟁이캐리언니와허팝형 뽀미언니와캐리언니. 모두국내키즈콘텐츠시장의상징적존재다. 두캐릭터는밝고유쾌한이미지때문에자연스럽게서로를연상시킨다. 여기에더해초등생들에게 허통령 으로불리는 허팝형 도있다. 캐리언니와허팝형의인기에힘입어우리의의식에서희미해져갔던뽀미언니는다시사람들의입에회자되기시작했다. 그렇다면과거의뽀미언니와최근의캐리언니, 허팝형은캐릭터특징면에서어떻게달라졌을까. < 뽀뽀뽀 > 의마스코트였던뽀미언니는완벽한모범생이었다. 해맑은웃음으로아이들을대하는뽀미언니는부모들이절대적으로신뢰하고그들의자녀들이닮았으면하는존재였다. 이는 < 뽀뽀뽀 > 가어른세대가어린자녀들에게가르쳐주고싶은가족적, 교훈적내용을지향한프로그램이었기때문이었다. 아이들이좋아할만한개구쟁이뽀식이와뽀병이, 또래아이를등장시킨뽀동이등다양한캐릭터들이등장했지만, 이들캐릭터들이연기하는짧은콩트나상황극은대부분이아이들에게생활윤리를 가르치는 교육적내용으로구성되어있었다. < 뽀뽀뽀 > 출연진이부르는노래와율동은교육적메시지를아이들에게쉽게전달하기위한수단이었으며, 뽀미언니는말썽을피우거나실수를연발하는뽀식이와뽀병이를달래거나훈계해서소위 바른길 로인도하는역할을담당했다. 이러한뽀미언니의바르고다정한성격은 1980~90년대키즈콘텐츠캐릭터의표본으로자리잡으며당시트렌드를이끌었다. <TV유치원 > 의하나언니나 < 딩동댕유치원 > 의 동이언니 는뽀미언니캐릭터의연장선이었다. 1980~90년대키즈콘텐츠에등장했던 언니들 은오늘날에비해공교육에대한신뢰와선생님에대한존경심이높고, 바른어린이상에대한사회적기준이보다엄격했던당시의시대상을반영한다. 1980~90년대키즈콘텐츠에등장했던 언니들 은오늘날에비해공교육에대한신뢰와선생님을존경하는유교적가치관, 그리고바른어린이상에대한사회적기준이보다엄격했던당시의시대상을반영한다. 50
이미지 : MBC < 뽀뽀뽀 > 의뽀미언니 안녕하세요. 기침할때, 하품할때입벌리면보기흉하죠? 자, 노래하면서배워볼까요? - 1985 년 8 월 20 일자방송의 뽀미언니 대사 작은꼬마친구들이힘을합쳐서거인에게망원경을만들어준다음엔밭이망가지는일이한번도생기지않았대요. 그리고몸이커다란거인님하고몸이작은친구들은아주사이좋은친구들이됐답니다. - 1987년 12월 2일자방송의 뽀미언니 대사 반면, 2017년의캐리언니와허팝형은부모가원하는이상향보다는아이들의눈높이에맞춘, 친구나형제자매를대체하는존재다. 뽀미언니가완벽한캐릭터였던것에비해, 캐리언니와허팝형은장난치기를좋아하는개구쟁이이미지가강하다. 캐리언니는다양한장난감으로재미있게노는것을즐기고, 아이스크림, 과자같은간식들을즐겨먹는다. 허팝형은물총으로양치질을하고당근으로리코더를만드는등괴상한실험을통해재미를선사한다. 캐리언니나허팝형은아이들에게어떠한교훈이나윤리적인 가르침 을전달하지않는다. 친구들안녕! 캐리와장난감친구들의캐리예요! 오늘은 OOO를가지고놀아볼까요? 라는대사에서보듯, 이들의콘텐츠는처음부터끝까지 어떻게하면재미있게놀까? 에집중되어있다. 이들이말하는 놀이 는뽀미언니의놀이와는성격이아예다르다. 놀이를통해교육을강조하는에듀테인먼트가아닌, 놀이그자체로아이들의엔터테인먼트행위가되는것이다. 두캐릭터는노는과정에서때로는엄마와아빠가알면혼날 장난들, 가령, 화장실변기통으로실험하기 ( 허팝형 ), 누텔라잼으로액체괴물을만들거나된장으로케이크만들기 ( 캐리언니 ) 같은행동을거리낌없이보여준다. 장난치고놀고싶은아이들의모습을그대로반영한것이다. 캐리언니와허팝형의인기는완벽한존재보다는선악이공존하는입체적인물을선호하는시대상이반영된것일수도있다. 전통적으로한국의키즈콘텐츠에서아이들이개구진장난을치는모습은금기시되어야하는부분이다. 하지만캐리언니와허팝형은이와반대로 말썽꾸러기 의면모를지님으로서오히려아이들에게더친근하게다가간다. 어떤아이들이어른들의말을완벽히따르고, 얌전히공부만할까. 밥보다초콜릿이나아이스크림이좋고, 공부보다장난치고싶은아이들의심리를정확히이해한캐리언니와허팝형의성공은당연한것이었을지도모른다. 51
CONTENTS REVIEW 이미지 :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 <허팝TV> 똑같이 언니(또는 형)라고 부르지만, 과거 뽀미언니가 범접할 수 없는 권위를 가진 선생님이었다 면, 지금의 캐리언니와 허팝형은 내 모든 비밀을 함께 나누고 싶은 존재이며, 나아가 아이들의 심리 를 그대로 투영하는 제2의 자아 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아이들은 캐리언니와 허팝형을 자신과 동 일시하는, 일명 거울효과 반응을 보인다. 2000년대 들어 키즈 캐릭터의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뽀 로로 를 필두로 다양한 인기 캐릭터들이 급증하고 있지만, 몰입면에서 캐리언니와 허팝형은 단연 압 도적이다. 실제 인물이 등장해서 아이들 눈높이를 맞추며 노는(장난을 치는) 것은, 컬러풀한 디자인 의 애니메이션 캐릭터들보다 훨씬 사실감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키즈 시장 전망, 그리고 그 이유는? 2016년 디지털 콘텐츠 시장을 주도했던 장르가 뷰티 였다면, 2017년에는 키즈 콘텐츠가 중심에 섰 다. 캐리언니와 허팝형의 뒤를 이어, 꼬요언니, 유라언니 등 다양한 언니오빠들이 디지털 미디어 시장 에서 계속 등장하고 있고, 뽀로로, 핑크퐁, 콩순이 등 인기 캐릭터들의 영향력은 점점 강해지고 있다. 이러한 키즈 콘텐츠의 인기는 앞으로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로 다음의 다섯 가지 요인을 들 수 있다. 첫째, 키즈 콘텐츠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같은 신기술과의 결합이 가장 활발한 기술 친화적 장르다. AR과 VR의 결합은 의외로 교육 콘텐츠에 많이 쓰이고 있는데, 아이들 의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키즈 콘텐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에듀테인먼트 장르는 멀티 플랫폼 전략 및 유료 VOD 서비스가 가장 용이하다. 또한 문구 완구 출판 시청각교재 캐릭터사업 등 OSMU(One Source Multi Use)가 쉽고, 커머스 연계 비즈니스도 매우 다양하게 진행할 수 있다. 콘텐츠 자체가 가진 매 력과 커머스 연계 가능성이 가장 균형있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장르가 키즈 분야다. 셋째, 높은 확장성이다. 현재는 주로 미취학 아동들 대상의 콘텐츠가 대다수지만, 향후엔 초등 생 대상의 교육, 엔터 콘텐츠 뿐 아니라, 부모세대를 대상으로 한 육아 양육 분야까지 장르의 확장 방송 트렌드 & 인사이트 Broadcasting Trend & Insight 52 2017년 3호 Vol.12
이일어날가능성이높다. 넷째, 1인크리에이터콘텐츠시장의지속적인인기도키즈콘텐츠시장의성장요인이될수있다. 친숙함과친밀함을무기로하는 1인크리에이터시장에서, 현재양적으로나질적으로성장세에서가장두각을보이는장르가 키즈 분야다. 교육을전문으로내세운꼬요언니와유라언니가뜨고있고, 마이린, 어썸하은, 라임튜브, 예빈이등의키즈크리에이터들은성인크리에이터못지않은인기를누리며차세대유튜브스타자리를노리고있다. 다섯째, 키즈콘텐츠는글로벌진출에유리하다. 넌버벌 (non-verbal) 이가능한데다반복시청이높은어린이들의특성상, 타장르에비해전세계의팬을확보하는것이수월하다. 실제로유튜브에서시작한 < 캐리와장난감친구들 > 이라이선싱판매를통해중국에포맷을수출하였고, < 뽀롱뽀롱뽀로로 > 를비롯하여 < 핑크퐁 >, < 콩순이 > 등의국내캐릭터들도유럽, 북미, 아시아등세계적인인기를얻고있다. 키즈콘텐츠가아이들뿐이아니라전국민이즐길수있는하나의 문화현상 으로자리잡을징조가보인다. 이미지 : 중국판 캐리언니 홈페이지 여기에사회적배경도키즈콘텐츠시장의전망을밝게한다. 가구당자녀수가줄다보니, 아이를위한지출은늘어나, 에잇포켓 (8-pocket) 4) 현상이심화되고있기때문이다. 더욱이반가운것은이러한키즈콘텐츠가아이들뿐이아니라전국민이즐길수있는하나의 문화현상 으로자리잡을징조가보인다는점때문이다. 과거국민적인사랑을받으며황금시대를누렸던키즈콘텐츠신드롬은암흑기를거쳐 21세기디지털미디어시장에서부활했다. 그리고이제는과거의영광을뛰어넘어차세대디지털한류의주역으로발돋움하고있다. 1980년대 < 뽀뽀뽀 > 를보면서자랐던부모세대는이제자녀들이랑 < 캐리와장난감친구들 > 과 < 허팝TV> 를함께본다. 아이들의캐리언니와허팝형은어느덧부모들에게도개구쟁이자녀로다가가고있다. 키즈콘텐츠, 앞으로의성장이더욱기대된다. 4) 8-pocket : 양가조부모, 그리고이모 고모, 삼촌까지, 한아이를위해무려 8 명이지갑을연다는의미 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