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인칼럼 Ⅲ GUJAIN COLUMN 살기좋은농촌마을만들기, 진안군의경험 2013.04.
살기좋은농촌마을만들기, 진안군의경험 2013. 4. 대산농촌문화, 계간 2013 년봄호 < 농촌공동체복원 > 특집 최근들어마을과공동체에대한관심이부쩍늘고있다. 앞만보고성장만생각하며빠른속 도감에익숙한나라에서매우고무적인경향이다. 많은사람들이삶의질을생각하고대안적인지 역사회를꿈꾼다는것은정말행복한일이다. 하지만현실은그리녹녹하지않은것같다. 대개이 2 런경향은행정사업과정치적영향이크고풀뿌리마을주민들의자발적움직임이라보기힘들기 때문이다. 제 2 의새마을운동 운운하며앞으로어떤행정사업이생길지심히걱정될정도다. 이 런상황을어떻게극복할것인가? 농촌마을공동체는재생가능한가? 전라북도진안군은지난 10년이상체계적으로마을만들기활동을추진하면서자치단체단위의시스템을어느정도구축하였다는평가를받고있다. 주민주도상향식의철학과방법론을견지하며일관되게노력한성과들이다. 여전히내부적으로풀어야할숙제가많지만외부영향에쉽게흔들리지않는시스템을갖추고있다. 필자본인이직접관여한활동이라소개하기쑥스러운점도있지만지금까지의경험을소개하고몇가지제안을하고자한다. 살기좋은마을만들기란? 무엇보다마을만들기는행정 사업 이기이전에주민들의자발적인 운동 이란점을명심해야한다. 역사적으로보면지역주민들의자치운동, 생활운동에서출발하였다. 그래서마을만들기와생활협동조합, 사회적경제, 주민자치 ( 평생학습 ), 자활등은서로강하게연결되어있다. 소비에트연방이붕괴되고지방자치선거가도입되며리우환경회의 ( 지방의제 ) 를통해 지속가능한발전 개념이제기된 1992년이아주중요한전환점이라할수있다. 이러한역사성을충분히숙지하고행정주도의한계, 위험성을인정하면서행정은민간에 적절한개입 이필요하다.
또살기좋은마을만들기는도농교류체험이나소득향상에국한되지않는, 교육, 문화, 복지, 환경등생활전영역의활동이란점도당연하지만중요한인식이다. 농촌에서마을만들기가행정주도로도입되고체험마을과같이농외소득향상을중시하며도농교류체험객유치를중시하는, 이런기존의제한된이미지를극복해야한다. 지역주민중심으로마을이주도하여경제영역외에도문화, 복지, 환경등생활의전영역을통합하는관점으로계속발전해가야한다. 그리고마을만들기가성공하기위해서는주민들이스스로마을문제를풀어갈수있는내발적역량을키울수있도록자치단체시스템을갖추고민간의중간지원조직을키워야한다. 마을주민스스로문제를자주적으로해결할수있는역량이아주쇠퇴한상태임을객관적으로인정해야한다. 학습과토론, 합의의문화적풍토를만드는것은단시간내에어렵다. 그래서마을주민들이지치지않고오래갈수있는시스템, 마을밖에서마을을지원할수있는시스템을의도적으로육성해야한다. 진안군마을만들기, 10 년의경험 전라북도진안군은면적이서울시의 1.3배나되지만상주인구는 20,446명에불과하고, 고령화율은 36.2%(2010년인구센서스 ) 나된다. 마이산과섬진강발원지, 용담호가있고, 특산물로는인삼과홍삼을자랑한다. 20세기후반기의개발시대를빗겨가깨끗한자연환경과소박한전통문화가잘남아있지만주민들의소외감과박탈감은아주높은편이다. 하지만 2001년부터전국최초로주민이주도하는상향식의마을만들기사업이시작되고주민들의학습활동과행정의체계적인지원을통해마을마다활기가조금씩되돌아오고있다. 또 2006년부터귀농귀촌정책을적극적으로결합하여연간 100가구정도가이주해오고있다. 그결과로최근에는인구감소율이줄고합계출산율은전국자치단체 2년연속 1위를달리고있다. 진안군은주민들의마을만들기활동에앞서무엇보다먼저행정주도하향식농촌개발방식에대한반성이선결되었다. 그러면서농촌과마을을살리기위해강력한학습활동을장려하고, 마을간사와마을조사단, 마을축제, 귀농귀촌, 농촌창업등전국최초의다양한시도를하였다. 2007 년 2월에는전국농촌최초로마을만들기담당을신설하고행정협력체계와민관협력시스템을구축하였다. 또마을만들기지구협의회를중심으로뿌리협회 ( 귀농귀촌인협의회 ), 마을축제조직위, 진안고원길, 한일교류협회등마을활동을지원할수있는조직이지난 5년간 10개이상설립되었다. 행정과민간영역의이런성과들을모두모아 2010년 5월에는마을만들기기본조례도제정되었다. 2011년 1월에는지난 10년간의마을만들기성과를모아새로운도약을준비하였다. 지금까지는 더디가도제대로가는길 을슬로건으로마을주민들이지치지않고갈수있는시스템을갖 3 GUJAIN COLUMN
추는것에주력하였다. 이에반해 새로운 10 년 은지금까지의성과를바탕으로 구체적이고가시 적인성과만들기 를통해주민들이더욱분발할수있도록해야한다는문제의식이강했다. 크게 다음과같이세가지방향으로설명할수있다. 새로운 10 년 으로나아가다 먼저, 마을만들기의산업화, 경제적자립화방향이다. 농촌마을만들기의성공여부는경제적자립과직결된다. 개별마을의한계를뛰어넘어읍면단위, 시군단위로협력의네트워크를구축하고소득향상과경제적자립을끊임없이시도해야한다. 마을의소농, 가족농을보호하며오랫동안행복하게살수있는길을찾자는것이다. 둘째, 마을만들기전국네트워크의중심공간만들기방향이다. 우리농업 농촌을둘러싼외부적환경, 구조적환경은그리우호적이지않다. 이런외부환경에대응하고내부동력을더욱확고하게하기위해서는마을만들기의전국적협력네트워크가구축될필요가있다. 진안군은 2007년부터 3년연속으로마을만들기전국대회를개최한경험이있다. 시행착오경험을줄이고민간주 4 도로질적심화를모색할자리를가지자는취지였다. 이런경험을기반으로진안군이농촌마을만들기의전국거점으로발전하고, 먼저시작한지역으로서전국에기여하자는것이다. 셋째, 도시마을만들기지구와의전면적인교류를시작하자는방향이다. 일회적이벤트와같은도농교류체험행사가아니라적은수의도시민이라도일상적이고전면적인교류를해야한다. 도시지역에도마을만들기를실천하는지역과주민, 활동가, 공무원도많이있고, 최근에는급속도로확산되고있기도하다. 이런도시마을과의전면적교류를하자는것이다. 뜨내기도시민 이아니라자신이살고있는마을을사랑하고공공적인실천을하고있는그런 도시마을주민 과의교류가의미가크다는발상이다. 이런방향에서새로운 10년의새로운핵심과제로두가지를채택하였다. 먼저, 로컬푸드사업을통해안정되고부가가치가높은유통망을확보하여경제소득을마을로환원하고소농, 가족농을보호하면서지속가능한농촌마을을만들자고다짐하였다. 이와더불어마을만들기지원센터를설립하여다양한활동의핵심거점공간을확보하고전문성과안정성, 지속성이보장되는시스템을구축하기로하였다. 이두가지핵심사업은 마을만들기의산업화 이며, 또 지속가능한마을네트워크구축 이라고도표현할수있을것이다. 로컬푸드사업단은 2008년부터 3년간 93회의금요장터를경험한후, 2011년 7월에주민 100 명이 1억원을출자한농업회사법인진안마을주식회사형태로설립되었다. 현재친환경학교급식을시작하였고, 내년에는상설직매장과로컬푸드식당, 반찬가게, 전자상거래, 생협등으로더디겠지만조금씩확대될것이다.
마을만들기지원센터도 2012년 12월에개소하였다. 2011년 5월부터시작된제5회마을만들기대학강좌를중심으로공식적으로 20회이상학습모임을가진결과였다. 옛농업기술센터를리모델링하여그동안육성해온 15개민간단체가입주하였다. 여기에는지역자활센터와평생학습센터도입주하였고, 사회적기업과협동조합활동을지원하는성격도가진다는점도다른지역과많이다른점이다. 또수탁법인인 ( 사 ) 마을엔사람은행정으로부터인건비와운영비를지원받지않고독립채산제로운영되고있다. 이러한활동의성과를모아 새로운 10년 의끝에는학교가설립되어있을것으로꿈꾸고있다. 아직구체적인윤곽은없지만지역인재의자급과재생산이계속이루어지도록해야한다는문제의식은강하다. 농촌형하자센터와같은작업장학교가될수도있으며, 대학원대학과같은제도권학교가될수도있다. 로컬푸드사업단과마을만들기지원센터의실천성과가축적되면서이런꿈은더욱구체화될것으로기대한다. 진안군경험에비추어본문제의식 마을만들기는주민주도상향식의지역개발론인셈이고결과보다과정을중시한다. 또최선이아니라도차선에합의하고시간을통해점차적으로발전하는전략을취한다. 그래서주민들이모여공동으로쉽게해결가능한과제를발굴하고학습과토론, 합의의민주주의정신을존중한다. 공동실천을통해이런훈련을거듭하고몸으로익히자는것이다. 이런방법론으로인해마을만들기는민주주의와지방자치의훈련장이라자부하는것이다. 진안군의경험에비추어최근의전국동향에대해몇가지문제의식을던지고자한다. 먼저, 마을만들기를통해 과연마을과주민들은변하고있는가? 하는점이다. 최근의마을만들기 ( 특히농촌 ) 는지나치게경제적활동중심으로편향되어가는경향이강하다. 진안군은평생학습과주민자치, 경제자립, 상부상조등 4대목표가균형있게발전할수있도록노력해왔다. 그럼에도진안군조차도자본주의시장경제의틀속에서, 언론을통해홍보되는물질주의이데올로기를극복하기가쉽지않다. 둘째, 마을만들기의방법론이 왜다른영역으로빨리확산되지않는가? 하는점이다. 아직까지마을만들기의실천경험은아주작고좁은영역에국한되어있다. 농촌에서는체험마을사업으로오해하고, 대부분평생학습이나주민자치, 귀농귀촌, 사회적기업, 협동조합등의업무 ( 활동 ) 와별개로움직인다. 행정의 칸막이 문화가민간에서도마찬가지로반복되는셈이다. 현재우리를둘러싼농업외부환경, 중앙집중형경제구조, 성장연합형토박이정치등구조적장벽은높고험하다. 셋째, 광역과중앙행정에서급속도로도입하고있는 마을만들기 ( 유사 ) 정책을어떻게통제 5 GUJAIN COLUMN
할수있을까? 하는점이다. 최근들어마을만들기는전국적으로확산되고사회적경제, 협동조합등유사영역과의결합사례도많아지고있다. 하지만행정이지나치게주도하는경향이고민간영역의실천과논의에개입하는정도는도를넘기시작하였다. 마을만들기를행정이주도하기시작하면제도화되고민간의주체적노력과활력은곧바로쇠퇴하게된다. 마을만들기의철학이배제된정책이너무남발되고있고, 이를어떻게든자제시켜야할단계에와있다. 결국상식과원칙에더욱충실하는것이농촌마을만들기의핵심이어야한다. 마을만들기의기본정신은풀뿌리주민자치의강화, 주민학습능력의배양, 지역자립경제의구축, 상부상조의공동체문화복원등을강조한다. 이제마을만들기가무엇이고어떻게실천하는것이좋은지에대해더많이고민해야한다. 또사업자체가아니라 방법론 에대한검토를더욱많이해야할시점이다. 이런노력을통해마을리더의지나친희생에의존하지않고정치적외풍도덜타며궁극적으로마을공동체의복원도조금씩희망을찾을수있을것이다. 6 구자인진안군마을만들기지원센터센터장, 부설연구소장 1965년 3월, 경남진주시지수면에서출생하여 3살부터부산에서자라고, 대학시절부터서울에서생활함. 서울대학교해양학과와동환경대학원을졸업하였으며서울시정개발연구원과한국도시연구소에서도시환경문제와마을만들기를조사, 분석하고다양한민간활동을지원. 1998년에일본으로유학, 만 6년반농촌마을의역사와구조에대해연구하여농학박사학위를취득. 2004년 12월에계약직공무원으로진안군청에채용되어만 8년간근무후에현재에이름. 전공은농촌개발과내발적발전론. 생태도시와일본지역연구, 내발적발전론, 자급순환경제등에관한논문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