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한림 ICT 정책저널 실감미디어를어떻게준비할것인가? 다가오는실감미디어의시대 1947년작동을시작한 ENIAC을기점으로내년이면디지털의역사는 70년이다. 이 70년의기간동안디지털은인류에게이전까지경함하지못한큰변화를제공했다. 초창기에는계산기수준의컴퓨터로시작했지만, 지금은비교도할수없을정도로빠른컴퓨터들이개인의손에스마트폰이란이름으로들려있다. 인터넷이기가의속도로데이터를전송하고, 유통되는정보의대부분이디지털로바뀌었으며, 인터넷의사회적영향력은비교할수없을정도로확대되었다. 이모든변화가만들어진기간이고작 70년이었다는사실이믿기지않을정도이지만, 더놀라운것은변화의속도가점점빨라지고있다는사실이다. 지금은수십억인구의손에들려있어마치스마트폰없는세상이존재할수있을까싶은세상이되었지만, 스마트폰이등장한시기는 1992년 IBM이내놓은최초의스마트폰 Simon으로부터 14년, 실질적인스마트폰의시대를열었던아이폰 2G가등장한 2007년부터고작 9년이지났을뿐이다. 9년만에스마트폰은인류의삶을완전히바꾼것이다. 물론, 이러한변화는향후진행될디지털의역사에서걸음마수준에불과하다. 산업적으로도디지털의세계는엄청난변화의속도를자랑한다. 2G폰시절의세계최강휴대폰생산업체이던노키아는이미우리주위에서사라졌고, 영원히지속될것같던마이크로소프트는향후 10년후를걱정해야하는처지로밀려났다. 인 한림 ICT 정책연구센터 정완규교수 터넷을지배하던알타비스타, 라이코스, 네띠앙, 천리안하이텔등수많은인터넷서비스업체들이사라졌다. 그자리에구글, 페이스북이자리를잡았고, 국내에서도인터넷포털업체다음이신생업체인카카오톡에인수되는일이최근에있었다.
Hallym Communication Policy Research Center 59 C/P/R/C/ 칼 / 럼 계속해서새로운기술이등장하고, 새로운서비스가기존의서비스를밀어내면서디지털의역사가만들어지고있다. 빠른변화와빠른적응은디지털생태계의키워드가된지오래다. 디지털생태계에서빠르게진행되는변화에뒤쳐진다는것은기업의몰락과직결된다. 과거굴뚝산업시기에한번공장이서면길게는 100년이상씩이어지던산업환경은최소한디지털의세계에서는존재하지않는다. 이런이유때문에디지털기업들은변화를읽고, 선도하고, 표준화하는작업에사활을걸다시피하고있다. 지금은애플이스마트폰시대를끌고가는최고의기업이되었지만, 과거 PC산업에서개방화라는추세를놓쳐서회사가망하기직전까지갔던경험을다시반복하고싶지않은것이다. 그럼, 스마트미디어와유비쿼터스, 클라우드라는가장최근의추세를이어서등장할디지털의화두는무엇이될것인가? 이문제에대한답은최근에주목받고있는미래첨단기술인실감미디어, 인공지능, 로봇, 3D프린터, IoT 등의몇가지분야로압축할수있다. 이중에서실감미디어는이기술이가져올변화의폭이나, 응용가능성, 현실화가능성등을고려했을때, 현시점에서가장주목해야할디지털의차세대키워드라고할수있다. 실감미디어는 사용자에게현장감과몰입감을주기위해인간의오감을통해서보고, 듣고, 느낄수있으며시간과공간의제약을탈피하여표현되는미디어 로정의할수있다. 현재구체적으로제시되고있 는실감형미디어에는이미방송을수행하고있는 3DTV를포함해서, UHDTV, 오감TV, 홀로그래픽TV, 감성인식TV, 다시점비디오, 가상현실서비스등이있다. 실감미디어는 2009년 3D영화아바타의성공과 2010년남아공월드컵의실시간입체방송을계기로산업계의핵심이슈로부상하였다. 해외각국에서는산업분야에서경쟁우위를선점하기위해적극적인지원정책및공격적인투자를진행하고있고, 국내에서도 3D와 UHD 디스플레이의높은기술경쟁력을중심으로과감한투자가진행되고있다. 실감미디어산업은문화적 경제적파급효과가큰 3D 입체공간, 가상공간, 혼합현실공간에서의오감체험정보융합등에있어서다양한제품및서비스창출이예상되며, 콘텐츠, 서비스, 인프라가동반성장하는구조로직접적영향권인영화, 게임, 방송뿐만아니라의료, 교육, 국방, 스포츠, VR(virtual reality) 및그래픽, 디지털아카이빙등다양한응용분야로급속히확산될예정이다. 이러한배경때문에각국정부는실감미디어산업육성에많은힘을쏟고있고, 우리나라역시정부와산업계를중심으로많은투자가이루어지고있으며, 실제로 3DTV와 UHD 등몇가지분야에서는막강한산업경쟁력을보유하고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향후실감미디어산업의경쟁력확보를위해해결해야할취약점도뚜렷하게드러나고있는실정이다.
60 한림 ICT 정책저널 실감미디어를어떻게준비할것인가? 실감미디어의기술과종류실감미디어기술은다양한디지털방송플랫폼및단말에서고품질입체비디오, 데이터및다채널오디오를포함한다. 실감미디어서비스를위해서는콘텐츠획득 / 저장, 저작, 부호화, 다중화, 전송, 방송시스템기술이요구된다. 실감형콘텐츠의등장은화려한픽셀의시대에서생생한비트의시대로넘어가는것을의미한다. 화려한픽셀시대의콘텐츠가정해진스크린안에영상물을현실감있게재현하는데집중했다면, 생생한비트시대의콘텐츠는우리의오감을자극하는경험을제공하며마치영상물에직접들어가있는현장감과몰입감을제공해준다. 다시이야기하면지금까지는소비자들이영상을관람했다면, 이제는직접경험하게된다는이야기이다. 3DTV 의발전로드맵 UHDTV 는 FullHD 가제공하는화질보다 4 배이상, 16 배까지선명한초고화질비디오 (4K,3820X2160~8k,7680X4320) 와다채널 (10.2 채 널이상 ) 의음장을통해사실감과현장감있는실감 미디어서비스를가능하게하는차세대실감미디어 기술이다. UHD 기술이주목받고있는이유는화질의 향상에도있지만, 디스플레이의대형화와도관련이 있다. 특히최근에들어 4 번째방송스크린으로주목 받고있는디지털사이니지의경우, 대형화면을이 용하는경우가많아 UHD 기술의개발이필수적이다. 3DTV는사실감과현장감을포착한콘텐츠를획득, 압축부호화후전송하여이용자가멀티모달 (multimodal) 실감인터페이스를통해상호작용을하면서 3차원입체콘텐츠에자연스럽게몰입하여즐기도록하는차세대방송기술이다. 3DTV의기술적로드맵을보면다음그림과같다. 3DTV로통칭되는 3차원디스플레이기술은가장단순한스테레오안경식에서시작하여, 무안경식 3DTV까지이미상용화된상태이며, 이후다시점 TV( 다시점, 초다시점 ), 집적영상TV을거쳐, 최종적으로홀로그래픽TV까지개발로드맵이나와있는상태이다. UHD기술발전로드맵오감방송은시각과청각이외에촉각, 미각, 후각등오감정보를시청자에게제공함으로써보다현장의분위기를실감나게전할수있는기술을의미한다. 미국과일본등선진국을중심으로원천기술확보를위한연구가활발히진행되고있으며, 2020년경에는실험방송이가능할것으로예측되고있다.
Hallym Communication Policy Research Center 61 C/P/R/C/ 칼 / 럼 오감방송발전로드맵 감성인식기술은일상생활에서인간의감성변화에 의한자율신경계의활동에의해나타나는생체신호 및환경 / 상황신호, 영상신호, 음성신호등을센싱할 수있는초소형 / 초정밀센서기술과센싱된생체신 호및환경신호를처리및분석하여이를기반으로 인간의감성을인식, 검증, 규격화하여정보화하고 사용상황에맞게정보를처리하고감성맞춤형제품 및서비스를제공하는기술이다. 감성인지및처리 기술은이제막성장기에진입한기술이지만, 세부 기술분야별로는개발기 도입기에막들어선기술 이있는가하면, 이미성숙기에진입한기술도있다. 감성인식기술은크게생체반응형, 영상기반감성 인지기술, 음성기반감성인지기술등으로구성되 며, 세계최고수준은미국으로유럽, 일본, 한국등 이미국의기술수준에근접해있으나, 대부분의기 초연구분야에서미국이상대적으로우위를점유하 고있다. 실감미디어정책실감미디어산업을구성하는요소는하드웨어인프라와서비스, 콘텐츠 3개로구분할수있다. 이중우리나라가강점을보이는분야는하드웨어인프라부분이고, 약점으로판단되는분야는콘텐츠분야라고할수있다. 사실콘텐츠및소프트웨어분야의취약성은우리나라디지털생태계전체에걸쳐서나타나는문제점이라고볼수있는데, 특히나실감미디어분야에서더욱문제가되는것은실감미디어생태계가새롭게형성되는태동기라는점때문이다. 지금까지우리나라산업은선진국 따라잡기 (Catch-up) 전략을취함으로써후발주자로서의잇점을누려왔는데, 이제따라잡을대상이없는상황에온것이다. 하드웨어분야는집중적인투자와저렴한인적자원의투입을통해높은가성비를이룸으로써단기간에선진국을따라잡는것이가능하지만, 소프트웨어와콘텐츠의영역에서만큼은따라잡기전략이통하지않는다. 소프트와콘텐츠영역의경쟁력은근본적으로한사회의문화적역량에좌우되며, 정치 경제 사회적요소들이복잡하게맞물려돌아간다. 감성인식 TV 발전로드맵 우리나라실감미디어산업의성패를좌우하는요소는콘텐츠가될가능성이높아보인다. 실제로최근에있었던 3DTV의시장실패원인중하나로양질의 3D콘텐츠확보문제가거론되고있으며, UHD TV에서도시장육성의가장장애요인으로 UHD콘텐츠확보의문제가거론된다. 우리나라디지털생태계에서
62 한림 ICT 정책저널 실감미디어를어떻게준비할것인가? 콘텐츠분야는국제적인경쟁력을가진하드웨어분야와달리가장큰취약점으로늘언급되고있다. 많은자본을투입해단기간에육성해서성과를내기쉬운하드웨어분야와달리소프트웨어분야는오랜기간에걸쳐투자가이루어져야하는분야이고, 문화와교육, 산업구조등이함께성장해야소기의성과를기대할수있기때문이다. 실감미디어콘텐츠분야를육성하기위해서는첫째, 창의적인고급인력이육성되어야한다. 창의적인고급인력이란디지털스토리텔링, 게임적서사, 인문학적상상력으로무장했으며, 적절한실무교육을통해이를기술적으로구현할수있는창의력이충만한인재를말한다. 실감미디어콘텐츠는스티브잡스가이야기한인문학과기술의교차로에서만들어지는것이며, 그좋은예가아이폰에서구현됐던현상학에기반을둔직관적 UI이다. 페이스북이사회와인간에대한창의적이해의기반위에서성장했듯이결국실감미디어는수용자의결핍을채워주는방식이아닌수용자의상상력을자극하는새로운경험을제공해야하고, 그것은결국인문학적상상력에서출발해야한다. 창의적인재는결국기술과인문학의교차로에서만들어지는것이다. 의발굴이필요하다. 셋째, 콘텐츠산업이성장할수있는산업생태계를구축해야하고, 그핵심은경제민주화에있다. 특히콘텐츠분야에서만큼은대기업위주의산업정책이중소기업집중육성이라는방향으로전환되어야한다. 노키아의몰락을계기로새롭게디지털생태계를만들어낸핀란드의사례가좋은예이다. 핀란드에서만들어진게임인앵그리버드와클래시오브클랜은공전의히트를쳐서, 클래시오브클랜의경우작년연매출이 2조원을돌파하였다. 이는노키아의해체와함께찾아온수많은중소기업으로이루어진핀란드디지털생태계의힘으로간주할수있다. 우리에게찾아온위기이자기회실감미디어의등장은우리나라디지털산업에위기이자기회이다. 위기는하드웨어산업에특화된대기업위주의산업생태계에닥친위기이고, 기회는새롭게만들어지고있고, 만들어질수많은신생디지털창업회사의기회이다. 둘째, 글로벌경쟁력을가질수있는스토리텔링과문화원형질의발굴이이루어져야한다. 대장금이한류를통해지구촌사람들에게유행한것은결국세계인이공감할수있는서사에있었다고할수있다. 실감형미디어에적합한스토리텔링과문화원형질 이위기를극복하고, 기회를잡기위해서는먼저삼성전자와 LG전자로대표되는우리나라디지털분야대기업들의과감한소프트웨어개발육성이이루어져야한다. 다른나라에서새롭게개발한창의적인디지털상품내지기술을모방하고, 추격하는방
Hallym Communication Policy Research Center 63 C/P/R/C/ 칼 / 럼 식은더이상통하지않는다. 기존에존재하던수용자의결핍-그게품질이건, 가격이건, 아니면가성비이던, 기존의방식은더이상통하지않는다. 새로운창조적인소비자경험을제시하고, 이를통해시장을선점하는선발주자로서의접근이필요한시점이다. 하드웨어중심의마인드도이젠버려야한다. 지금국제디지털생태계를주름잡는애플이나구글, 심지어샤오미에이르기까지이들회사들은조립공장을갖고있지않다. 넓은대지에, 잘갖춰진공장설비와숙력된조립공들이열심히제품을만들어내는시대는이미지나가고있다. 실감미디어를하드웨어중심으로사고한다면, 결국디스플레이, 반도체같은일부영역에서는성공할수있지만, 결국외국의플랫폼에통합된덤프파이프 (dump pipe) 의역할에머무르게될것이다. 수많은디지털창업이이루어져야한다. 지금세계디지털생태계를이끌어가는주역은미국과중국에서만들어지고있는새로운창업의물결에의해주도되고있다. 이들과경쟁하기위해서경쟁력있는몇몇대기업에의존해서는미래가보장되지않는다. 수많은창업이이루어지고경쟁력있는수많은중소기업으로구성된산업생태계만이이들과의경쟁에서앞서나가면서위기를기회로만들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