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의 한국학 동향과 전망 12)정 진 헌* 목 차 Ⅰ. Ⅱ. Ⅲ. Ⅳ. Ⅵ. Ⅴ. 들어가는 말 절박한(precarious) 대학가, 한국학의 약진 유럽의 한국학 학과 및 연구 기관 유럽 한국학 컨텐츠의 특성 중점 연구 프로젝트 동향 전망: 결론을 대신하여 Ⅰ. 들어가는 말 신자유주의 시장 경제 논리가 대학 및 전문 연구 기관의 활동을 지배하기 시작한지 오래다. 전통적 아카데미 문화로 향유되었던 지적 탐구와 논의는, 직간접적인 경제 가치 창출을 강조하는 추세로 대체되었다. 대학에서는 학생 들의 졸업 후 진로와 취업의 정도가 학과 생존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학자들의 연구물도 양적 측정에 따라 성과가 규정된다. 유럽의 학계도 이에 * 鄭塡憲, 독일 막스플랑크 종교와 민족다양성 연구원 (Max Planck Institute for the Study of Religious and Ethnic Diversity) DOI URL http://dx.doi.org/10.17792/kcs.2016.31..269 271
한국문화연구 31 자유롭지못하다. 최근북유럽의몇몇대학들은정부의교육재정축소에따라교수및행정직원들에대한대규모구조조정을단행하는추세가휩쓸고있다. 공교육차원에서국가재정으로운영되는대부분유럽의고등교육과전문연구기관들이효율성논리에밀리고있는현실이다. 본에세이는변화하는유럽의교육지형에서한국학의현재적상황을살펴봄과함께불확실성속의향후전망을검토하고자한다. 해외한국학은, 외국에서다양한학문영역들이교차하여 (interdisciplinary) 한국사회, 역사, 문화를총체적으로이해하고자수행하는지역학이다. 유럽의한국학은이러한지역학적차원에서아시아학의지형에속한다. 아시아학은유럽인들의근대오리엔탈리즘 (Orientalism) 을기반으로한다. 즉, 에드워드사이드 (Edward Said) 가지적했듯서양과대비된시공간으로서의오리엔트를규정하고타자화시키면서발전한학문영역이다. 아시아학은다시동아시아, 중동아시아, 동남아시아등영토- 문화적단위로구분되어졌고, 동아시아학은먼저일본, 중국을양대축으로두고저변을넓혔으며, 그둘사이에한국이서서히그형세를확장하는과정에있다. 상위지역학범주안에서도근대국가단위지역학이부상하는데에는유럽학계의관심정도와해당국가의지원이맞물려작동할때, 보다큰시너지효과를내는것으로여겨진다. 이글은이러한교육생태계에한국학을위치시키며논할것을주장한다. 이러한논의를위해양적자료들의분석을시도하신대신, 필자가독일에서의학술활동과정에서피상적으로나마경험한한국학의현장, 유럽한국학회뉴스레터에게재된각대학별현주소, 온라인자료들, 그리고다른지역학자및주변한국학자들과의비공식적인터뷰와이메일소통내용을토대로작성했음을밝힌다. 272
유럽에서의한국학동향과전망 Ⅱ. 절박한 (precarious) 대학가, 한국학의약진 2016 년벽두부터핀란드헬싱키대학교와덴마크의코펜하겐대학교에서는대규모인사단행을발표하였다. 혹자는영국의유럽연합탈퇴 (Brexit) 에대비한스칸디나비아국가들의전략적긴축재정에기인한것으로해석하기도하고, 해당국가들은교육분야의경쟁력강화를위해필요한조치라고했다. 그여파로각각 500 여명과 200 여명의교수직원과행정직원들이캠퍼스를떠나야했다. 비인기학과로전락한학문영역은대폭축소되는진통을겪었다. 그중에는동남아시아학같은지역학그리고인문사회과학의몇몇학과등이포함되기도했다. 사실위에서정의했듯, 지역학은다양한학문들이모인종합영역인데다, 특정지역들과는국가간외교및경제이해관계들이얽혀있어서, 교육의내수시장논리만적용할수있는분야는아니다. 따라서근래유럽학계특히인문학과사회과학분야가겪는구조조정의문제에대해서, 현유럽한국학회의회장을맡고있는옥스퍼드대학교의제임스루이스 (James B. Lewis) 교수는, 학문영역의문제가아니라, 점점강화되는관리주의와학생들을배움의주체가아닌, 만족시켜줘야하는소비자로보려는행정적태도 라고지적한다. 이러한의견은유럽의지역학학자들이경험하는현실의본질을꿰뚫은것이기도하거니와, 어쩌면한국학계에도회자되는비인기학과에대한비난또는폄하담론에도시사하는바가크다고하겠다. 그러나이러한절박한유럽학계의환경에서도한국학은지속적으로지형을넓혀가며약진하고있다. 그에대한원인으로흔히들거론하는것은유럽에불고있는한류, 즉, 한국문화상품인 K-pop 등의영향을받은청소년층이한국학의수요층을대폭증가시켰다는것이다. 이는부인할수없는명백한사실이다. 따라서, 대부분의한국학과교수들은, 처음에그저한국노래가좋아서들어온학생들을어르고달래며 비판적지식인으로성장시킨애로와흐뭇함을종종표현하곤한다. 더불어한국의장기적재정지원은여타 273
한국문화연구 31 지역학들의선례가있듯이, 학과프로그램의성장과안정에핵심적기여를한다. 그리고한국국내대학들과의전문인력및학생교류프로그램등은글로벌맥락에서한국학의내용과방법론을살찌운다고할수있겠다. 즉, 유럽지형에서한국학의현재상승세는아래로부터의요구와그요구를충족시켜줄안과밖으로부터의지원과지속적소통을통해이루어낸과정적성과라할수있다. 하지만, 가파른상승세에부흥하고자편식을했던측면도없지않아있다. 이러한한계점에대해서는각나라의대학별한국학프로그램의내용을개략적으로나마검토하면서짚어보도록하겠다. Ⅲ. 유럽의한국학학과및연구기관 유럽에는 1977 년유럽한국학회, 즉 Association for Korean Studies in Europe ( 이하 AKSE) 가결성되어, 현재는 2년에한번씩정기학회를개최하고, 매년뉴스레터를발행하고있다. 이뉴스레터의주요내용은각국가의대학별한국학프로그램의현황을매우상세하게소개한부분이다. 본절에서는따라서 2016 년여름까지의활동이소개된 AKSE 뉴스레터 40을참고자료로하고, 이에누락된학교및학술활동에대해서는해당학교의온라인과출판자료, 그리고필자가개인적으로수집한정보를토대로종합하여전반적인특징과흐름을정리하고자한다. AKSE( 유럽한국학회 ) 에소개된한국학프로그램을운영하는유럽내국가는오스트리아, 체코공화국,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프랑스, 독일, 영국, 그리고러시아이렇게 9개국이다. 각국가별대학교와프로그램을간략하게소개하면아래와같다. 오스트리아, 빈대학교 (Universität Wien) 동아시아학과내에한국학프로그 램이 1964 년부터설립되어운영되고있다. 2003 년라이너도멜스 (Rainer 274
유럽에서의한국학동향과전망 Dormels) 교수가비엔나에서처음으로한국학교수로임명되고, 2005년에정교수가됨으로써, 한국학프로그램이안정화되었다. 2008년부터는같은동아시아학과의중국학및일본학과와대등하게, 한국학전공으로박사논문은물론, 박사후과정교수자격기준인하빌리타치온 (Habilitation) 논문을쓸수있게되었다. 2011 년가을부터 5년간한국학진흥사업단의중핵대학프로그램에선정되어지원을받았다. 체코공화국에는프라하에위치한카렐대학교 (Univerzita Karlova v Praze, Charles University) 의동아시아학부에학과장미리암뢰벤스타이노바 (Miriam Löwensteinová) 와함께세명의정규직조교수와한명의한국어강사로구성된한국학과가운영중이다. 2010 년부터 5년간이학과역시중핵대학프로그램지원대상으로선정되었다. 한편, 올로마우크 (Olomouc) 시에위치한팔라츠키대학교 (Palacký University Olomoue) 에 2010년한국어수업이개설된이후, 2015 년부터는중국학, 일본학과마찬가지로정식학사과정으로성장하였다. 첫년도에 28명의신입생을받았고, 2016~17 학년도신입생 30명정원선발에 90명이지원하였다. 수업은두명의박사학위를소유한조교수들과두명의한국어강사들이도맡아진행하고있다. 덴마트, 코펜하겐대학교 (University of Copenhagen) 에는비교문화및지역학과에한국학프로그램이포함되어있다. 역사학분야박사로최근북한학및한국영화연구를활발하게진행하는앤드류데이비드잭슨 (Andrew David Jackson) 부교수를필두로, 두명의한국어강사들이프로그램을이끌고있다. 같은스칸디나비아지역에속한핀란드, 헬싱키대학교 (University of Helsinki) 에는세계문화학과 (Department of World Cultures) 의동아시아학내에한국학프로그램이마련되어현재한국어수업중심으로운영중이다. 최근이학과에서한국학분야의정년트랙조교수를새로임용하고자하는등학과프로그램의발전을도모하는상황이다. 이는본에세이앞부분에서언급했던대규모인원감축의흐름에도불구하고, 한국학분야의발전가능성을인정한학교의의중을엿볼수있다. 이러한정책에는한국의지속적 275
한국문화연구 31 교류와지원, 즉, 외부로부터유입되는지원금이중요한성장환경중하나라볼수있겠다. 노르웨이오슬로대학교 (Oslo University) 의한국학은 2006년부터한국어수업이학생수미달로폐지되었다. 그러나한국관련한과목들로학부와석사과정생들은대부분블라디미르틱호노프 (Vladimir Tikhonov, 한국명박노자 ) 교수가가르치고있다. 한국의일곱개대학들과교환학생프로그램을진행하고있으며, 북한의김일성종합대학과도교환프로그램을하기로계약했으나, 현재까지성사된적은없는것으로나온다. 이제유럽중심부로내려오면, 40여년전통의한국학분야가날로인기를더해가고있는프랑스파리7대학 (Université Paris Diderot / Paris 7) 이있다. 유럽한국학회가만들어진곳이기도한파리7대학한국학과에는현재약 300여명의학생이한국학부에등록되어수강중이다. AKSE 보고서에따르면, 지난해 600여명이상이입학신청을했으나, 115명의학생만선발할수있었다고한다. 파리7 대학은프랑스국립동양언어문명연구원 (Institut national des langues et civilisations orientales, Inalco), 사회과학대학원 (École des hautes études en sciences sociales, EHESS) 과함께한국학콘소시엄을결성하였다. 이중 Inalco 와는석사과정을공동으로운영하여현재약 30여명의학생들이등록하였다. 이렇게증가하는학생수에힘입어, 그동안정교수와부교수두명의교수직이만들어져, 현재총한명의정교수와네명의부교수가임명되어있으며, 곧부교수직이하나더마련될예정이라고한다. 이에덧붙여언어교육을담당하는강사두명정도가함께학과를지도하고있다. 파리의사회과학대학원 (EHESS) 의한국학센터 (Centre de Recherches sur la Corée) 에는현재네명의정년교수및사서를중심으로파리7 대학의교수들과중견학자들을다수의협력연구원으로두고있으며, 이제막박사를마친쥬니어학자들에게협력연구원자리를마련하여향후학계진출을준비하도록하고있다. 276
유럽에서의한국학동향과전망 프랑스와북쪽으로인접해있는독일에는보쿰대학교, 프랑크푸르트대학교, 튀빙겐대학교, 베를린자유대학교의한국학과들이날로증가하는한국학분야관심학생들과남북한을포함한연구활동을왕성하게펼치고있다. 또한, 이대학들을중심으로독일한국학회가결성되어학교간학술회의도매년개최되고있다. 이에덧붙여, 세계적전문연구기관인막스플랑크사회소속의종교와민족다양성연구원이한국학진흥사업단의한국학세계화랩프로그램에선정되어글로벌팀을구성, 종교와거대도시에대한비교연구를 2011년부터진행해오고있다. 보쿰대학교 (Ruhr-Universität Bochum) 는 1960년대한국어수업이개설되어독일에서가장오래된한국학과로인정받고있다. 현재는베를린자유대학교와공동으로한국학진흥사업단의중핵대학프로그램에선정되어그와관련연구및학술교류활동을함께진행하고있으며, 한국및유럽타대학들과의교류를통해학과의전문성을높이고있다. 프랑크푸르트대학교 (Goethe Universität Frankfurt am Main) 의한국학과는 2007 년동아시아학융합센터에신설되었으나, 단기간빠르게성장하여현재 100여명이상의학생들이등록수강중이다. 한국국제교류재단 (The Korea Foundation) 의방문교수펠로우쉽지원이연장되면서, 한국학진흥사업단의씨앗형프로그램사업에도선정되어학과의안정화를꾀하고있다. 보쿰대학교와유사한전통을가진튀빙겐대학교 (Eberhard-Universität Tübingen) 의한국학과는최근들어더욱그성장세를더해가고있다. 아시아동양학부의한국학분과로소속된현재, 2016 년부터는한국학진흥사업단의중핵대학프로그램에선정되어향후 5년간지원을받게된다. 이기간동안한국학과는크게세가지목표를성사시키고자한다. 첫째, 튀빙겐대학교내에독립된한국학과를설립하는것 ( 독일은정년이보장된교수직이임명되어야그학과의독립성과지속성이보장됨 ), 둘째, 학부 석사및박사과정을국제적으로확장시키는것, 그리고냉전 식민주의그리고이주를중심으로한연구활동을통해근대한국에대한연구성과를내는것등이다. 277
한국문화연구 31 2015/16 년도새학기에 254 명의학부생들이등록하였고, 2014 년개설된석사과정에는 13명, 2016 년부터는 1명의박사과정생과 2명의박사후과정연구원이추가되었다. 베를린의자유대학교의한국학과는 2005년설립되어, 2008년에임용된이은정주임교수와그후임용된조교수하네스모슬러 (Hannes B. Mosler) 를중심으로, 철학 북한학 사회학분야등전공박사연구원및한국어담당강사들까지 10여명이상의교원들이, 학사부터석사, 그리고박사과정생까지약 300 여명의학생들을교육하고있다. 위에소개된보쿰대학교한국학과와함께중핵대학프로그램을진행함과동시에, 통일부를비롯한한국의정부기관이나대학및전문연구기관들과폭넓고다양한협력프로젝트들을수행하면서, 적지않은수의학부생과석사과정생들을조교로고용하여현장연구경험을습득케하고있다. 특히, 독일통일사례를세부분야별로전문화하여한반도상황에유용하도록백서시리즈를계속하여편찬하고있다. 독일에서는대학교외에도, 전문연구인력으로구성된막스플랑크종교와민족다양성연구원 (Max Planck Institute for the Study of Religious and Ethnic Diversity) 의종교다양성학과가 2011년부터한국학세계화랩프로그램에선정되어, 서울, 도시의열망 : 종교와거대도시에대한비교연구 (Urban Aspirations in Seoul: Religion and Megacities in Comparative Perspectives) 라는팀프로젝트를수행하고있다. 이프로젝트는독일내학자뿐아니라, 미국과캐나다, 그리고한국의인류학또는인문지리학교수들로글로벌팀을구성하여, 질적현지조사에근거한출판물을내놓고있다. 한국학을인류학, 종교학, 지리학, 사회학분야등에서논의되는주요쟁점들에적극참여시킴으로써새로운이론및방법론도출에기여하고있다. 다음으로, 영국의한국학동향을살펴보기로하자. 런던대학교의동양아프리카연구학원 (School of Oriental and African Studies, SOAS) 내한국학센터, 세필드대학교 (The University of Sheffield) 동아시아대학의한국학부과정, 옥 278
유럽에서의한국학동향과전망 스퍼드대학교동양학대학의한국학과정, 그리고캠브리지대학교동아시아대학의한국학대학원과정등이영국한국학회 (British Association for Korean Studies, BAKS) 를구성하고있다. 이학회는현재 European Journal of Korean Studies ( 전, Papers of the British Association for Korean Studies, aka BAKS Papers) 라는학술지를년 2회편찬한다. 런던대학교의 SOAS 한국학센터는 2016 년현재 16명의풀타임교원들이총 8개학과 ( 예를들어, 재정행정학, 예술사, 고고학, 일본한국학, 언어학, 미디어학, 음악학등 ) 에걸쳐소속되어, 일본한국언어와문화학과내에서가장많은인원이종사하고있다. 즉, 유럽내에서는가장포괄적인한국학을실행하고있다고볼수있다. 2011년부터는중핵대학프로그램에선정, 그이전 5년간의지원에이어학과의발전을도모할수있었다. 학부과정에이어보다세분화된석사전공을할수있으며, 박사과정에는현재 23명의한국전공학생들이있다. 옥스퍼드대학교의동양학부의한국학과는한때폐지위기에처해있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에서학과유지를위해지원을했었으나, 대학당국이재정상의이유로신입생선발을 2008 년부터안하기로통보했었기때문이었다. 이후한국국제교류재단과모민간교육사업체의장기지원협약으로유지할수있게되었다. 하여, 현재역사학에기반한한국학및한국어수업이진행되고있다. 세필드대학교의한국학과는 SOAS 에이어 1979 년에설립되어나름한국학이오랜동안존속해왔으나, 근래들어학생수부족, 교직원수의축소등의위기를겪고있다. 현재학부과정만있으며, 특이한점은 2학년때한국의결연대학교에가서보내도록과정이구성되어있다. 학생들은한국의고려, 서강, 성균관과연세대학교등의파트너쉽학교에서 2년차를보내게된다. 캠브리지대학교한국학과전공도한국의지원으로교수직이임명 유지되고있으나, 나종일세미나와김대중추모세미나시리즈들외에석사과정에서나한국학전공이나와있다. 279
한국문화연구 31 마지막으로러시아의상트페테부르크대학교 (St. Petersburg State University) 에는아시아아프리카학부에융합학으로서의한국학프로그램이운영되고있다. 한국문학 철학 역사등과함께한국어수업을진행하는교원 7명정도가현재 31명의학부나석사과정학생들과 2명의박사후보생을담당하고있다. 2015 년까지중핵대학프로그램지원을받아학과의연구역량향상및출판등에발전을도모할수있었다. 이상유럽각국의한국학프로그램들의개략적인현황을규모및역량을중심으로살펴보았다. 전반적으로보면, 프랑스와독일에서꾸준히지원하는학생수가증가함을알수있으며, 이에따른학과증설이나안정화를추구한다는것을볼수있다. 대규모감원을단행하고있는북유럽대학에서도한국학분야는교원을증가시키려는경향도엿보인다. 그러나, 영국을비롯북유럽국가에서의한국학은최근급격하게강화되고있는대학당국의경영방침에민감하지않을수없다. 즉, 외부에서끌어올수있는연구기금의정도, 수강하고자하는학생수, 그리고현재근무중인교원들의학술적성과등이학과축소와존폐를가름하는주요한변수로작동하는것이다. 독일어권한국학의현황과전망에대한의견에서, 베를린자유대학교의이은정교수는, 독일의한국학이지난몇년동안양적으로는급속히팽창했지만독일학계내에서한국학의위상은그만큼향상되지못했다 는지적을한바있다. 독일학계에경쟁력있는한국학자들이미처양성되지못한탓이다. K-pop 이나 K-film 등소위한류의영향으로한국에대한관심이증가한청소년들이한국학과의문을두드리고들어오는것은좋으나, 그들의지적호기심을한단계상승시킬수있는학과커리큘럼의구축, 그리고학문적깊이를더해갈수있는질적수업의담보등이필요한실정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 각대학의한국학컨텐츠를구성하는학술및커리큘럼의특징들을살펴보면유럽만이지닌한국학분야의강점이보이기도한다. 이에 280
유럽에서의한국학동향과전망 대한검토를간략하게해보도록하자. Ⅳ. 유럽한국학컨텐츠의특성 기존에발표된지역별한국학의비교연구에서도지적했듯, 유럽의한국학은북미지역의그것보다는포괄하는학문영역이다소적은편이다. 지역학은기본적으로융합학문적인성격을띤다. 즉, 다양한분야가한지역을배경이자중심으로방법론적으로나이론적으로나다소다르게접근하면서, 종국에는총체적이며중층적인이해를도모하는영역이다. 예를들어, 미국에서의한국학은동아시아학부에속하기도하지만, 사회학, 인류학, 역사학분야등의전공교수들이한국학분야에공동으로참여하는시스템을갖추고있거나, 또는갖추려한다. 이는학부과정뿐아니라, 대학원과정을강조하고그에맞게구성한학제라볼수있다. 반면, 유럽의한국학프로그램은아직까지는학부중심의커리큘럼으로구성되어있다. 때문에한국어교육이중요하며, 전반적사회문화이해를돕고자문학및역사를중심으로커리큘럼의컨텐츠가꾸려지는경향이다. 보다심층적지적호기심을충족하기위한방편으로는, 해당분야전공학자들을외부에서정기적으로초청하여세미나시리즈를진행한다. 이에덧붙여각종이벤트성문화행사들을개최하여체험의기회를마련하고있다. 이러한다방면의노력으로인해한국학과학생들의만족도가높아지는것은물론이요, 나아가그들의진로선택중에서대학원과정까지이어가고자하는학생들이증가하는추세또한예상할수있다. 학과차원에서도궁극적으로는대학원과정이신설되거나강화되는것을추구하는경향이있다. 따라서, 현재성장세를보이는유럽의주요대학들의한국학과들은사회과학분야, 즉인류학, 사회학, 미디어학등다양한전공분야학자들의진입이필요하며또점점더그러한방향으로진행되고있기도하다. 281
한국문화연구 31 위에서유럽내한국학지평이다소좁고그래서더넓어질것으로예상하는부분이있는가하면, 이미한국학지평을넓히는학술활동도괄목할만하다. 그것은바로북한학분야를한국학에포함시킨커리큘럼및연구과제이다. 유럽국가학생들이나학자들은상대적으로자유롭게북한을방문하고교류활동을진행해왔다. AKSE 뉴스레터표지출간년도기입을한자로간지를표기하고, 그아래단기와주체력을모두포함시킴으로써, 유럽의한국학분야는남북한을모두아우르고있음을상징적으로보여주고있다. 실제로, 덴마크코펜하겐대학교, 노르웨이오슬로대학교, 파리의 EHESS, 독일의베를린자유대학교, 보쿰대학교, 프랑크푸르트대학교, 튀빙겐대학교, 런던의 SOAS 등거의모든유럽내대학교들이북한사회와문화, 정치, 역사등을공식학습프로그램에포함시키고있다. 뿐만아니라, 북한학에대한시각과관점도강대국중심의국제관계학이나정치학이론틀, 그리고냉전적관점에얽매이지않고보다다양하고다층적인접근을해나간다는것을알수있다. 물론아직은다소파편적으로, 서로다른학문분야로접근하는경향을띄고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남한학과마찬가지로, 북한학역시융합적지역학문으로발전하고, 그과정에서남북한모두를아우르는통합적한국학으로진행해나갈것으로기대한다. Ⅴ. 중점연구프로젝트동향 이와같은선상에서, 각국가별대학에서진행했거나진행하고있는중점연구과제들을살펴볼필요가있다. 남 북한학을아우르는연구프로젝트와그성과물이나오는것은높이살만하다. 이에덧붙여서, 몇가지유럽의한국학자들이최근까지그리고현재도진행하는중장기연구프로젝트를보면흥미로운추세를감지할수있다. 우선은, Trans- 가어두에붙은과정적사회현상등에관심을가진과제들 282
유럽에서의한국학동향과전망 이눈에띈다. 특히독일의대학들에서두드러진다. 독일프랑크푸르트대학은초국가적 (transnational) 이주와정체성, 그리고그에대한젠더이슈들을주요연구주제로진행하고있다. 예를들어, Consolidating Frankfurt Korean Studies through Research on Identity and Transnational Mobility In and Out of Korea, Transnational (return) migration of former Korean female Guest workers in Hessen and South Korea 등이그것들이다. 중핵대학사업을함께진행하는보쿰대학교와베를린자유대학교한국학과들의장기프로젝트는, Transcoding as Cultural and Social Practice 라하여지식의전이과정, 즉교수방법및교재들의개발에초점을두고있다. 베를린자유대학교는또한 Knowledge Transfer as Intercultural Translation ( 독일연구재단지원 ), Transfer of Knowledge between the Conflicting Priorities of Pluralization and Institutionalization of Knowledge in 16th- and 17th-Century Korea ( 자유대학교지원 ), 그리고또하나예만든다면, Sharing the German Government s Documents on Unification and Integration ( 통일부지원 ) 등의연구과제들을수행하고있는데, 이는상호교류와소통의행위들을중시하는경향이있음을알수있다. 프랑스한국학자들은문학과역사, 현대도시종교등개별전공영역에따라다양한연구과제들을수행하고있다. 나아가북한학분야에서도북한도시학을집중으로다루는 EHESS( 발레리에겔레제아우, Valérie Gelézeu 교수주도 ) 는위에서거론했듯, 북한연구포함을통해한국학의지평을넓혀놓고있다. Ⅵ. 전망 : 결론을대신하여 지금까지매우개론적인차원에서유럽지역의다양한한국학동향을 살펴보았다. 전망을제시하기에앞서, 서론에서거론하였던, 신자유주의 283
한국문화연구 31 시장경쟁논리가지배하는대학들의모순적발전방향을되짚어볼필요가있다. 북유럽국가는물론, 독일과프랑스, 러시아등유럽내대학들은영국을제외하고는등록금이아예없거나매우적은편이다. 지역학의경우, 유럽에서는주로현지유럽학생들이진학하는분야이긴하지만, 미국이나영국을보면, 그래도해당지역출신의유학생들이자기지역연구를위해유학하러오는추세가점점더늘고있다. 이것이지역학의전반적인추세로여겨진다. 즉, 서구인들에의해형성된 타 지역에대한지식체계가그지역출신의지식인들에의해재평가되고재구성되는의도하지않았던반전들이벌어지는역동적학문영역이바로지역학인것이다. 한국학의경우는아직초기발전단계로봐야할정도로, 프랑스나독일에서는현지의학생들이학부과정으로점점더많이유입되는상황이다. 이렇게학부생들의입학증가추세가장기화되면대학원과정의학과확장및개편이자연스럽게필요하다. 대학원과정이확대되면, 북미나영국의대학들처럼, 현지출신학생은물론한국이나타국에서유학오는학생들의수도증가할것이다. 실제로, 현재대학기관들은외부유학생유입이많고, 마찬가지로외부에서연구기금을많이취득해오는학과및학자가경쟁력이높다고판단한다. 물론이러한경쟁구도에부합하기위해서만이아니라, 하나의학문이안정적구도에들어서려면학부부터석박사과정까지학제가갖추어질필요가있다. 대학원과정으로유학생들이유입되는과정을원활하게하기위해, 이미비영어권대학에서는대학원공용어를자국언어가아니라영어로대체하는경향성이두드러지고있다. 베를린자유대학교의동아시아대학원에한국학전공으로입학한박사과정생들이그러하며, 프랑크푸르트대학교한국학박사과정역시영어가공용어이다. 아직한국학은없지만, 네덜란드암스텔담대학교의동아시아대학원역시영어를공용어로사용한지오래며, 북유럽대학교들의다른지역학과정도마찬가지이다. 즉, 대학원과정이확장되는유럽의한국학과들은다중언어학과가될것이다. 284
유럽에서의한국학동향과전망 또한, 석박사과정생들의세부전공관심분야를확대하고충족시키기위해서는, 현재부족한인문사회과학세부전공영역인인류학, 사회학, 문화학, 철학, 문학분야등의학자들을정년트랙으로두루고용하거나, 한국가내한국학과들이협력하여공동고용하는식으로인력확보가필요하다. 한국을주요지역으로삼고연구하는세부전공학자들이각대학교의해당세부전공분야와도협력하면서질적으로우수한연구성과를내올수있도록연구활동을보장하는학과운영시스템역시확보되어야한다. 결론적으로보자면, 유럽의한국학의양적성장은질적성장, 즉우수한연구성과들을함께추구하는단계에접어들었다고볼수있다. 여기서우수한연구물이란, 숫자로계량화되는성과가아니라, 유럽이라는지정학적맥락에서진행할수있는독특한연구과제들, 즉내용성을중시하는연구성과라는것이다. 이미남과북을아우르는스펙트럼을구현한진정성을보다확대함은물론, 방법론적차원에서는현지조사, 참여관찰, 그리고심층인터뷰등을활용한질적연구에대한연습이학부과정부터시작되어야할것이다. 한국정부의유럽한국학지원과관련해서는각국가별교육제도의특성상, 학과의안정화가다소오래걸린다는점을고려하여긴호흡으로지속지원할것을제안한다. 더불어, 비서구권국가에서역시급격하게성장하는한국학과들과유럽내한국학과들과의교류프로그램을장려하고지원할필요가있다. 유럽내한국학과들에대학원과정이확대되면, 비서구권한국학과학생들에게장학유학생기회를주거나, 교환학기제를통해, 유럽내한국학을경험케함으로써, 장기적으로본다면, 글로벌맥락에서성장하는해외한국학자들양성이균형적으로이루어지는계기가될것이다. 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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