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 BLINDNESS ㅣ 안창홍 AHN Chang Hong 보도자료 ㅣ Press Release 2017년 5월 26일 (금) 7월 16일 (일) 조현화랑 l 부산 2
/ 작가소개 한국 현대 미술사에 중요한 입지를 가진 안창홍 작가(1953)는 한국 근대사를 개인의 기록을 기초로 두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거침없이 표현하고 있다. 70년대 독일 표현주의적 성향에서 시작해, 지난 30여 년간 시대의 위상을 대표하는 작품들로 자신 만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1980년대 초반 가족 초상화 에서 80년대 중반 전쟁 시리즈, 1990년대에는 여자 를 소재로 하였다, 2000년대에는 봄날은 간다 연작과 2004년 49인의 명상, 2006년 부서진 얼굴, 최근에는 카우치 누드 시리즈 를 선보였다. 1989년 카뉴국제회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2000년 제10회 봉생문화상 전시 부분 수상, 2001년 제1회 부일 미 술 대상을 받았다. 그 후 2009년 제10회 이인성 미술상과 2013년 제25회 이중섭 미술상을 받았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시립미술관, 부산 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 금호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부산 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며, 지역에서 일었던 새로운 미술 흐름에 동참하면서 왕성하게 활동하였으며, 현재는 경기도 양평에 작 업실을 두고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미술시장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4
/ 전시 소개 조현화랑은 5월 26일부터 7월 16일까지 시대의 초상을 기록하는 안창홍 작가의 개인전 눈먼 자들 을 선보인다. 현대사회의 한 단면을 과감하게 들추어내어 도덕적 경고뿐 아니라 인간 내면의 상처까지도 치유하고 있는 안창홍 작가의 이번 전시는 조 현화랑에서 열리는 두 번째 전시이다. 시선을 압도하는 가면 조각과 부조 작품 등 총 20여 점이 전시된다. 기존 전시공간과 함께 확장된 새로운 공간에서도 전시되며, 처음 선보이는 거대한 입체 가면 시리즈로 작가의 한층 깊어진 예술세계를 만나 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부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며 새로운 미술 흐름을 주도하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안창홍 작가는 사회로부터 받은 소외와 상 처를 가진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내는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초기에는 초현실주의와 독일 추상표현주의에서 영향을 받았 다. 가장 대표작인 49인의 명상(2004) 은 빛바랜 증명사진 위에 아크릴 물감을 이용하여, 과거 속에 정지된 형상을 현재로 불러들이는 작업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그 후 한국 현대 미술사의 중요한 흐름인 민중미술 에서 빠질 수 없는 작품인 베 드 카우치(2008-2010) 연작은 주변 인물들을 누드모델로 섭외하여, 흑백의 무채색이 엄숙한 분위기를 드러냈다. 작품을 바 로 보는 관객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는 모델의 도발적인 자세로 에로틱함을 극대화한 작품으로 2009년 부산시립미술관 시 대의 초상 개인전에 전시되기도 했다. 이번 전시 주제인 가면은 작가의 또 다른 모습이자, 사회에 대한 저항의 한 방법으로 보인다. 1970 80년대의 <가족사진> 연작에서 파해 쳐진 텅 빈 눈과 지워진 얼굴은 마치 가면을 쓴 듯 강렬한 인상과 공포감을 불러일으켜 평단에 충격을 던졌다. 아들이 전쟁놀이에 썼던 가면을 모티브로 작업한 <위험한 놀이>는 전쟁을 주제로 캔버스 속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가면을 쓰고 있다. 작가는 몇 해 전부터 세상 이야기들이 한 곳에 보이는 경매 장터를 찾아다녔다. 일 년 전, 우연히 만난 156cm의 거대한 얼굴 가면은 인간의 삶과 죽음 이라는 실존적 문제를 끊임없이 탐구해온 작가에게 필연적으로 다가왔다. 흰색의 에나멜이 칠해진 얼굴 위에 붉은 입술이 인상적인 여인은 특별하지도 않은 도시적인 모습이었다. 금형을 만들고, 금형 틀을 여러 조각으로 주 조했다. 자르고 붙이고 이으기를 반복하여 다양한 형태의 얼굴을 완성했고 눈동자가 없는 다물어진 입은 분노와 슬픔 등 아무 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는다. FRP로 제작된 12개의 가면은 똑같은 무표정한 얼굴이지만, 다양한 조각 무늬와 화려한 색채로 저마다의 새로운 감정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의 가면은 거친 세상 속에 짓이겨져 상처 나고 곪아, 이제는 어떤 반응도 하지 않 는 우리의 모습처럼 보인다.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일어났던 가슴 아픈 일들이 침묵과 망각으로 덮어지고 있는 것을 본 작가 는 그 분노와 울분을 작업으로 고스란히 표현했다. 이번 작품들은 작가 내면의 상처와 작업에 대한 열망이 집약된 완전체라 할 수 있다. 회화뿐 아니라 조각, 설치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작가만의 시선으로 사회에 대해 솔직하게 반응해온 안창홍 작가는 평생을 예 술과 자신의 인생을 하나로 동일시해왔다. 이 시대 사람들의 모습으로 시대정신을 표현하고 있는 작가의 이번 전시를 통해 자 신의 개성과 모습이 사라져 가는 지금을 사는 우리가 점점 더 침묵과 외면 속에 사는 건 아닌지 생각할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 면 한다. 5
전시글 안창홍, 눈먼 자들 최태만 / 미술평론가 안창홍은 2014년 서울의 더 페이지 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에 맨드라미를 모티브로 제작한 회화 <뜰> 연작과 함께 <눈먼 자들의 도시>라고 이름붙인 조각을 출품했다. 그는 이 개인전을 열기 몇 년 전부터 작업실 마당에 화초를 심고 있었는데 특 히 맨드라미의 놀라운 생명력과 현란하고 강렬한 붉은 빛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그가 이 작품을 제작할 2014년은 그에게 가 혹한 한 해였다. 공습으로 아프가니스탄 어린이들이 무차별적으로 학살된 사건으로부터,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의 실종에 이 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미사일에 의한 여객기의 피격, 이슬람국가(IS)에 의해 격화된 이라크와 시리아 내전, 서아프리카에 서 창궐한 에볼라 출혈열로 육천여 명이 사망하는가 하면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에서 끊임없이 계속되는 전쟁과 살육 등의 국제분쟁과 질병은 그로 하여금 편안한 마음으로 화초를 가꿀 수 없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이 해 4월 16일에 일어난 세월호 침몰 참화는 모든 사람을 깊은 절망과 분노에 빠지게 만들었다. 수학여행을 가던 단원고 학생들을 싣고 인천항에서 출발한 여 객선이 진도 앞바다에서 좌초돼 바다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장면을 실시간 중계를 통해 봐야만했던 우리들에게 세월호는 지 울 수 없는 상처로 남았다. 세월호가 가라앉은 후 많은 사람들은 안타까움과 죄책감, 분노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고 안창홍 역 시 그들 중 한 명이었다. 세월호 참사 이전부터 안창홍의 정원 을 그리고 있던 그는 이 사건이 불러일으킨 심리적 충격과 고 통 속에 뜨거운 여름을 줄곧 거대한 화면에 군락을 이룬 맨드라미들이 핏빛 울음을 토해내는 그림을 그렸다. 여름이 지나갔지 만 세월호 인양은 진전이 없었고, 열여덟 번째 생일을 맞은 황지현 양의 시신이 시월 말 인양돼 부모님 품으로 돌아갔다. 어른 으로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미안함과 부끄러움을 작업에 쏟아붓던 그는 커다란 두상도 함께 제작했다. 길이가 십 미터에 이르는 삼면화에 그린 맨드라미와 함께 전시한 보라색의 조각 <눈먼 자들의 도시>가 바로 그것이다. 이 조각의 제목은 포르투갈의 소설가 주제 사라마구(Jose Saramago)가 쓴 소설의 제목으로부터 따온 것이다. 소설의 내용 은 알려지지 않은 어느 도시에서 원인도 분명하지 않은 채 사람들이 갑자기 실명하는 전염병이 확산된다는 것으로부터 시작 한다. 치유할 수 있는 방법도 찾지 못한 정부는 눈먼 사람과 정상적인 사람을 분리하여 이미 감염된 사람을 과거에 정신병원 이었던 건물에 격리, 수용한다. 수용소에서 일어나는 온갖 잔혹한 사건은 이 소설을 더욱 환상적으로 이끌고 있으나 소설은 폭력적인 권력구조에 의해 감시와 처벌이 횡행하는 사회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이 소설의 한 대화에서 볼 수는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사람 이라고 했던 것처럼 뜬 눈으로 침몰하는 세월호를 바라보아야 했던 우리는 어느새 눈먼 자들이 되어버 렸다. 안창홍이 <눈먼 자들의 도시>란 조각을 제작하면서 느꼈을 분노와 절망은 얼굴을 구성하는 최소한의 특징만 지닌 작품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눈 코 입을 지시하는 최소한의 형태는 있으나 눈은 볼 수 없도록 눈동자가 없고, 입은 말할 수 없도록 봉쇄 돼 있다. 이것은 영혼이 없는 마네킹이자 가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조각을 출발로 그는 거대한 가면을 만들기 시작했다. 작년 여름, 그의 작업실로 갔을 때 그는 2미터에 이르는 큰 두상과 가면을 제작하고 있었다. 흙으로 얼굴의 형태를 만들고 그것을 합성수지로 주조한 후 세로로 잘라 다시 이어붙인 얼굴은 아직 형태만 지닌 흰색의 플라 스틱 상태였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다. 그 후 그는 일 년간 이 얼굴 위에 색을 입혀갔다. 몇 차례 더 작업실을 방문하 여 작품 제작과정을 지켜봐왔기 때문에 나는 이 작품이 어떻게 바뀌는가를 지켜볼 수 있었다. 마치 기초화장을 하듯 밑색을 바르고, 테이프를 붙여 형태의 윤곽을 만든 후 다시 여러 겹의 채색을 하는 공정은 재료의 낭비로 보일 정도로 엄청난 안료를 필요로 했고 그만큼 노동의 시간도 많이 들었다. 그렇게 꼬박 일 년간 제작한 작품은 화려하면서 다소 기괴한 가면으로 태어 났다. 6
가면, 2016, 합성수지 위에 아크릴릭, 155 x 110 x 50 cm _ Detail Image 10
눈먼 자들, 2016, 합성수지 위에 아크릴릭, 213 x 117 x 110 cm 14
눈먼 자들, 2016, 합성수지 위에 아크릴릭, 213 x 117 x 110 cm _Detail Image 15
작가약력 개인전 2017 눈먼 자들, 조현화랑, 부산 2015 야만의 시대,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 2014 At the garden, 페이지 갤러리, 서울 기억공작소, 봉산문화센터, 대구 2013 25회 이중섭 미술상 수상 기념 안창홍 작품전, 조선일보 미술관, 서울 '발견', 대안공간 루프, 서 2012 아리랑, 페이지 갤러리, 서울 From Kuri to Gobi, 룩스갤러리, 서울 2011 불편한 진실, 가나화랑, 서울 2010 대구문화센터, 대구 2009 시대의 초상, 부산시립미술관, 부산 흑백거울, 사비나 미술관 초재, 서울 2006 사비나 미술관, 서울 얼굴, 공간화랑, 부산 2004 공간화랑, 부산 2003 안창홍의 인도 여행기, 공간화랑, 부산 제1회 부일 미술대상 수상 기념전, 코리아 아트 갤러리, 부산 2002 사비나 미술관, 서울 2001 모래바람-고비사막 가는길, 이목화랑, 서울 2000 갤러리 그림시, 수원 / 남산화랑, 부산 1999 노화랑, 서울 / 갤러리 사비나, 서울 1998 공간화랑, 부산 1997 전경숙 갤러리, 부산 N/C 갤러리, 부산 1995 이목화랑, 서울 / 나무화랑, 서울 / 그림시 화랑, 수원 1994 갤러리아 아트홀, 서울 / 갤러리 누보, 부산 1993 금호미술관, 서울 1991 샘터화랑, 서울 / 맥화랑, 부산 1989 온다라미술관, 전주 1987 새와 사람이야기, 갤러리 누보, 부산 1986 한강미술관, 서울 / 사인화랑, 부산 1984 고려미술관, 부산 1981 공간화랑, 부산 / 청년작가회관, 서울 그룹전 (SELECTED) 2014 That thought, This expression, 킴스아트필드, 부산 2013 '텔레-비'전, 현대화랑, 서울 사람아!사람아! 신학철, 안창홍 2인전, 경기도립미술관, 경기도 장면 재구성#1 장면 vs 장면, 서울미술관, 서울 2012 Mapping the gray, 잔다리 갤러리, 서울 犬人之愛 견인지애, 아트사이드 갤러리, 서울 High Times, Hard Times ; 객관화 하기, 인터 알리아, 서울 2011 시대의 거울, 초상, 북촌 미술관, 서울 17
1994 민중미술15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자존의 길, 금호미술관, 서울 1992 구상회화의 재조명-풍자화 그 해석의 소리, 현대미술관, 서울 오늘의 삶, 오늘의 미술-무의식과 욕망, 금호미술관, 서울 90년대 우리미술의 단면, 우리미술문화연구소, 서울 1991 갈등과 대결의 시대, 환원미술관 개관, 환원미술관, 서울 1990 화랑미술제, 호암미술관, 공간화랑 1988 한국미술의 위상전, 한강미술관, 서울 1985 인간, 선화랑, 서울 서울미술관 개관 4주년 기념전, 서울미술관, 서울 어떤 정신들, 한강미술관, 서울 1984 인간, 서울미술회관, 서울 해방 40년 역사전, 부산 서울 광주 1983 젊은 의식,, 관훈미술관, 서울 '서울의 봄' 서울미술관의 작가전, 서울미술관, 서울 현실과 발언 동인전, 관훈미술관, 서울 1982 인간 11인전, 관훈미술관, 서울 상황과 인식 회화전, 현대화랑, 부산 1981 부산청년비엔날레, 공간화랑, 부산 수상 2013 이중섭 미술상, 조선일보사, 서울 2009 제10회 이인성 미술상 수상, 대구 2001 제1회 부일 미술 대상 수상, 부산 일보사, 부산 2000 제10회 봉생문화상 전시부분 수상, 봉생 문화재단, 부산 1989 카뉴국제회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카뉴, 프랑스 작품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금호미술관 대구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 사비나미술관 19
/ A broken wing, 아라리오 갤러리, 2015. 11.11-2016. 1.17 20
/ 사람아!사람아! 신학철, 안창홍 2인전, 경기도 미술관, 2013. 4. 4-6. 23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