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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고 전화도 많다. 몸은 1,000년 전보다 진화한 것이 없는데, 처리할 일과 정보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영어가 필요 없는 분야에서까지도 취 업 시험에서 영어 성적을 요구하니, 우리를 필요 이상으로 바빠지게 하는 요인이다. 문자 생활도 우리를 바빠지게 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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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개념정립 _ 행렬의참, 거짓 수학전문가 NAMU 선생 1. 행렬의참, 거짓개념정리 1. 교환법칙과관련한내용, 는항상성립하지만 는항상성립하지는않는다. < 참인명제 > (1),, (2) ( ) 인경우에는 가성립한다.,,, (3) 다음과같은관계식을만족하는두행렬 A,B에

강의 개요

Transcription:

새국어생활

새국어생활 2014 년제 24 권제 3 호 가을

국립국어원 2014-02-03 정간위심의필 95-13-4-21 ISSN 1225-7168 새국어생활 Saegugeosaenghwal 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Vol. 194 인쇄일 발행일 2014 년 9 월 30 일 펴낸이 편집위원 기획 편집 민현식 남길임 이광표 주세형 진정란 최경봉 이승재 김형배 박성민 제작커뮤니케이션북스 ( 주 ) 펴낸곳 국립국어원 (www.korean.go.kr) 주소 157-857 서울특별시강서구금낭화로 154( 방화3동 827번지 ) The National Institute of the Korean Language 154, Geumnanghwa-ro, Gangseo-gu, Seoul, Korea 전화 (02) 2669-9775 전송 (02) 2669-9777

차례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말 [ 言語 ] 은나라의본성 ( 本性 ) 주시경, 최현배, 이희승을중심으로 3 이병근 원고로남은최초의우리말사전, 말모이 20 최경봉 최현배의 우리말말수사용의잦기조사 38 서상규 주시경선생의말글사랑과그사랑이어가기 61 권재일 [ 특집대담 ] 주시경선생님의국어사랑을말하다이기문명예교수와의대담 76 송철의

지금이사람 568년동안의한글, 568년그이상의한글 홍윤표한글박물관개관위원장을만나다 89 권창섭 문학속우리말이효석소설속어휘들의감칠맛 < 메밀꽃필무렵 > 을중심으로 113 민충환 삶과우리말 자막문장에대한몇가지생각 123 장진한 세계의언어정책 : 체코체코공화국소수민족의언어정책 집시- 로마니족을중심으로 133 김규진 국립국어원소식 159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말 [ 言語 ] 은나라의본성 ( 本性 ) - 주시경, 최현배, 이희승을중심으로 * 1) 이병근 서울대학교국어국문학과명예교수 1. 무엇이문제인가 필자는오래전에 주시경 을다루기에앞서이런말을한적이있다. 한시대의역사적인물은시대를달리하면서늘새로운역사적평가를받고는한다. 전통적인것과외래적인것사이에서몸부림쳤던, 그러면서쓰러져가는나라의운명을바로잡으려했던이른바개화기 ( 開化期 ) 의영원히잊지못할인물의한사람인주시경 ( 周時經, 1876 1914) 에대해서도마찬가지다. ( 이병근, 주시경, 국어연구의발자취 (I), 김완진 안병희 이병근공저, 1985) * 주시경서거 100주기를맞아필자가청탁받은원고의원래제목은 우리말은나라의근본 이었다. 그리고우리말이나라의근본이라는관점으로우리말을지킨인물 ( 주시경, 최현배, 이희승 ) 의생애, 시대적배경을집필하되일반독자들이이해할수있도록쉽게서술하여달라는것이었다.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3

이러한생각은현재까지도크게바뀐바없다. 그리고 30년이지난오늘에이르기까지그내용에서도부분적인면을제외하면크게달라진것은없다. 강습소에서주시경에게서가르침을받은제자이면서또다시그의후계자가된히못 [ 白淵 ] 김두봉, 다시그강습소에서가르침을받은제자이면서고향인근의후배였던외솔최현배 ( 또는 감메, 한방우 ) 는주시경정신의후계자임이틀림없다. 그리고주시경의저서를통해신학문에접하게되면서일생을줄곧언어연구에몸바쳤던간접적인제자일석 ( 一石 ) 이희승은친구최현배와서로얽혀서줄곧한세상을지내며이나라어문운동과어문연구를발전시켜온인물이다. 그리고 3 1운동후중국으로건너갔다가광복후에는북한으로들어가김일성밑에서제2인자로지내다숙청당할때까지, 김두봉은그곳에서어문정책의방향을이끌어한글전용의정책을펼쳤다. 남한에서는최현배가문교부에서근무하며문교정책을그러한방향으로이끄는데애를많이썼다. 정책과연구의내용이이들사이에서로부분적인차이가있다고하더라도그밑바탕에주시경에게서물려받은어문민족주의가깔려있음은사실이다. 다만이중이희승은우리말의맛을살려우리말을애용했지만, 신조어를자연스럽지못하게고유어로마구잡이로다듬는것에는강력히반대하고, 급작스러운 한글전용정책도반대한점에서앞의인물들과는분명차이를보였다. 또한 한글파 에반대하며상당한차이가있는맞춤법을주장했던박승빈변호사중심의 정음파 도등장했다. 어찌된일인가. 이제 말 이나라의본성이란주시경의이러한생각이구체적으로어찌반영되었는지시대적배경을염두에두고위선각자들의활동을중심으로정리해보자. 4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2. 주시경과김두봉 한말 ( 韓末 ) 의지식인들은외세로인해쓰러져가고있던나라를건지려그들나름대로각분야에서발버둥을쳤다. 주시경은바로사람에게필수불가결한요소인 말 [ 언어 ] 을중심으로삼아나라와겨레를지키려고우리말을연구하였다. 그러나안타깝게도그꿈을제대로펼치지못하고나라를일본에빼앗긴지 4년만에만 38세를일기로이세상을영원히저버린사람이다. 황해도봉산군무릉골에서태어나서울큰댁에양자로온주시경은원래이름이주상호 ( 周相鎬 ) 다. 근대신학문을접하다가배재학당을다녔다 (1894년부터 1년간, 1896년부터 1900년까지 4년간 ). 여기서주시경은서재필을선생으로만나그의영향을크게받았다. 이승만, 윤치호등은학당의학생회인 협성회 에서함께일을한동창이다. 1896년이후주시경은독립신문사에서일을하다가국문동식회 ( 國文同式會 ), 즉한글맞춤법연구모임을결성하며이듬해 독립신문 에국문관련논설들을집필해자신의언어관을피력했다. 한편같은해에독립협회의위원으로선출되어소장신진으로활동했다. 말하자면 20대에는국어국문의연구와정치활동이라는두가지에몸을담았던셈이다. 배재학당역사지지특별과를거쳐보통과를 1900년에마친주시경은상동교회의청년학원국어강습소에국어문법과를만들어국어국문에관한자신의연구결과를 1년간직접강습하기시작했다. 이때그가가르쳤던교재는후에 대한국어문법 (1906) 으로엮었는데그내용은문자체계와맞춤법에관한것이었다. 책보따리를끼고수없이많은학교를다니며국어 역사등을가르쳤다. 1907년에설립된학부국문연구소의위원으로위촉된그는정말성의를다한듯위원들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5

중가장많은분량의보고서를제출했다. 그주제는지석영 ( 池錫永 ) 이제기한이른바 국문정리 의과제들이중심이었다. 역시문자체계의새로운확립과그에따른맞춤법의정리방향을위해 대한국어문법 을다시정리해 1908년에 국어문전음학 을간행하고, 이듬해최종국문연구소의보고서를제출했다. 이어서현대언어학에서의형태론 ( 기난갈 참조 ) 과통사론 ( 짬듬갈 참조 ) 까지포함한문법서인 국어문법 을 1910년에간행했다. 이책에소개된문장분석의도해방식은사람들이오랫동안독창성을크게강조해해석하였는데, 뒤늦게밝혀졌지만실은당시의영어교사참고서인 English Lessons (1906) 의분석방법을참고했던것이었다. 1) 문자와음운학내용의용어와는달리이책의문법용어들은일상적인고유어를줄이거나 임, 제임, 두로, 몬 등처럼새로지어쓰면서한글전용을시도했다. 그리고 국어문법 은바로시작된일본의제국주의로 조선어문법 (1911, 1913 등 ) 으로수정되었고민족주의어문관이잘요약된 국어문법 의서문은없어졌다. 그리고일제강점하에들자문을연조선광문회에서그는김두봉을비롯한몇몇편집위원들과조수김여제의도움을받아근대적인국어사전 말모이 를편찬하기시작했다. 소리갈 (1913) 같은유인본도내놓았고, 끝으로본문을모두한글로만쓴 말의소리 (1914) 를간행하고는해외로망명준비중 38세의젊은나이로작고했다. 주시경은말과겨레와나라의밀접하고깊은관계를그의초기논설부터강조해왔다. 이러한그의생각이가장응축된표현은 국어문법 (1910) 의서문에다음과같이제시되어있다. 1) 정승철 (2003), 국어문법과 English Lessons, 국어국문학 134. 6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우주자연 ( 宇宙自然 ) 의이 ( 理 ) 로지구 ( 地球 ) 가성 ( 成 ) 하매기면 ( 其面 ) 이수륙 ( 水陸 ) 으로분 ( 分 ) 하고육면 ( 陸面 ) 은강해산악사막 ( 江海山岳沙漠 ) 으로각구역 ( 各區域 ) 을계 ( 界 ) 하고인종 ( 人種 ) 도차 ( 此 ) 를수 ( 隨 ) 하여구구부동 ( 區區不同 ) 하며그언어 ( 言語 ) 도각이 ( 各異 ) 하니차 ( 此 ) 는천 ( 天 ) 이기역 ( 其域 ) 을각설 ( 各設 ) 하여일경 ( 一境 ) 의지 ( 地 ) 에일종 ( 一種 ) 의언 ( 言 ) 을발 ( 發 ) 하게함이라시이 ( 是以 ) 로천 ( 天 ) 이명 ( 命 ) 한성 ( 性 ) 을종 ( 從 ) 하여기역 ( 其域 ) 에기종 ( 其種 ) 이거 ( 居 ) 하기의 ( 依 ) 하며기종 ( 其種 ) 이기언 ( 其言 ) 을언 ( 言 ) 하기적 ( 適 ) 하여천연 ( 天然 ) 의사회 ( 社會 ) 로국가 ( 國家 ) 를성 ( 成 ) 하여독립 ( 獨立 ) 이각정 ( 各定 ) 하니기역 ( 其域 ) 은독립 ( 獨立 ) 의기 ( 基 ) 요기종 ( 其種 ) 은독립 ( 獨立 ) 의체 ( 體 ) 요기언 ( 其言 ) 은독립 ( 獨立 ) 의성 ( 性 ) 이라. 말하자면 域 즉 땅 ( 區域 ) 과 種 즉 겨레 ( 人種 ) 와 言 즉 말 ( 言語 ) 이하늘 ( 天 ) 이명한성 ( 性 ) 에따라하나의천연적인사회가형성되되, 그것이곧독립된 나라 ( 國家 ) 가된다며, 땅 은독립의 터전 ( 基 ) 이요, 사람 ( 種 ) 은독립의 몸 ( 體 ) 이요, 말 ( 言 ) 은독립의 본성 ( 本性, 性 ) 으로, 2) 세가지요소가합해져하나의사회며나라가각각정해진다고했다. 여기서 본성 은나라의경우 국성 ( 國性 ) 인데, 당시의역사학자들이강조했던 국수 ( 國粹 ) 나 국혼 ( 國魂 ) 에비견할만하다. 이렇게언어 2) 여기서 성 ( 性 ) 이진정무엇을뜻하는지는애매하다. 허웅 (1974) 우리말과글의내일을위하여 에서는 바탕 즉 독립의성 을 나라바탕 ( 국성 ) 이라했고, 이준식 (2008) 최현배와김두봉- 언어분단을막은두한글학자 역사비평 082호에서는 얼 ( 性 ) 로보았다. 그리고고영근 이용 최형용 (2011) 주시경의국어문법 에서는 性 은다른말로옮기기어렵다면서대체로 본질적인요소 정도의의미를지닌다고했다.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7

를중심으로한자연발생적인독립국가관을주장했었기에세상의모든나라는각각스스로독립해서존재한다는것이다. 때문에본성 ( 本性 ) 인 말 이없으면몸도아니고터도못되는셈이다. 그러기에그나라의성쇠 ( 盛衰 ) 도말의성쇠에있고나라의존부 ( 存否 ) 도말의존부에있다고생각하고서우리말연구를강조했던것이다. 이러한사상은과학적이라기보다는독립을강하게의식한 민족어 ( 民族語 ) 중심의이데올로기로보아야할것이다. 단일민족이니단일어니하는생각이여기서비롯된것임은물론이다. 단일성의순수한핵심, 즉국수 ( 國粹 ) 를찾다보면이것이지나쳐 광란적인애국주의 (chauvinisme) 사상이나오는일이있다. 한국의 나라, 겨레, 말 의이러한 단일성 관계는세계역사에서보면일반화가어려운한국적특수상황이라볼수있다. 이상의어문민족주의적인식에빠진주시경은그의이름도고유어인식이강한 한힌샘 ( 아마도 태백천 ( 太白泉 ) 정도?) 이라부르기도하면서, 기독교에서민족종교의기치를든대종교 ( 大倧敎 ) 로개종했다고도한다. 주시경의민족사상은그후어떤영향을끼쳤을까? 주시경의후계자로불리는김두봉 3) 은그호를 白淵 에서 히못 으로번역해불렀듯이주시경과통하는면이많았다. 1889년에경남기장군동부리 ( 현재는부산광역시에편입 ) 에서김돈홍 ( 金敦洪 ) 의장남으로재력과학식을갖춘향리집안에서태어났다. 4) 그의일가에는사회주의자또는독립운동가가많았다한다. 동생은동아일보사회부기자로이름을떨친김두백이다. 5) 17세까지아버지밑에서한학을공부하다 3) 김두봉의자세한정치활동에대해서는한홍구 (2010,) 김두봉 -혁명가가된한글학자, 한국사시민강좌 47집을참조. 4) 김두봉의탄생 60 주년기념논문을김수경이 1949 년에발표하였다. 8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가보명학교를다녔는데, 1908년기호흥학회 ( 畿湖興學會 ) 가세운기호학교 ( 중앙학교의전신 ) 에입학, 특별과를졸업한후, 다시배재학당을졸업했다. 주시경을언제알게되었는지는정확히알수없으나조선어강습원에서주시경에게서배워그의제자가되었다. 그는주시경에게상당히높은평가를받은듯하다. 김윤경이질문을하면주시경은자세한것은김두봉에게물어보라고하면서그가자기보다더잘알것이라고했다고한다. 그리고주시경이갑자기세상을떠난뒤에그강의를이어받아가르쳤던사실로도보면후계자가될만큼두사람사이의관계는매우깊었다. 나아가김두봉은대종교의교조나철 ( 羅喆, 1863 1916) 에게서영향을받아대종교에입교, 상당히높은지위인상교 ( 尙敎 ) 까지올랐다. 6) 주시경의국어연구와나철의민족종교의가르침을받은그가민족주의자가된것은자연스러운일이다. 안쓰럽게도 1914년에주시경, 또 2년뒤 1916년에나철, 두스승을거의같은시기에잃어버린김두봉은이미국수주의적민족주의자가되어있었고끝내는 1919년 3 1운동직후압록강을건너중국안동 ( 단동 ) 에서영국기선을타고상해로망명하게되었다. 그의스승주시경이이루지못한해외망명에성공한것이다. 그러나그는상해임시정부의요직을맡은것은아니었다. 차츰민족주의적공산주의자가되어높은지도자중한사람이되었다. 7) 광복이후중국연안에서북한으로들어가김일 5) 김두백은동아일보사강릉지국장으로있을당시에조선어학회사건과관련되어방종현, 곽상훈등과함께증인으로채택된바있다. 정긍식 (2006), 조선어학회사건에대한법적분석, 애산학보 32. 6) 주시경도 1910년무렵기독교에서민족종교인대종교로개종했다고한다. 나철이나김두봉과의종교적관계나대종교활동은알려진바가없다. 7) 상해파고려공산당의핵심활동가인홍도 ( 洪濤 ) 는자신들의연원을 1911년국내에서주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9

성밑에서부위원장을지낸김두봉은 1960년끝내연안파숙청에포함되었고마지막은함경도주흘온천에서휴양을했었다고한다. 8) 이상에서알수있듯이주시경과김두봉은많은유사점을지녔다. 민족주의자이자어문연구자요, 교육자며종교가 ( 대종교 ) 며정치가였던점등등이다. 주시경이세상을떠난뒤김두봉은보성학교조선어강습원을이어받아국어문법을가르치는한편 ( 여기서최현배등이가르침을받음 ), 주시경이그의후계자들과함께편찬하던 말모이 ( 즉 사전 ) 를계속하기위해그바탕이되는문법서 조선말본 (1916) 을간행했다. 상해망명후에는독립운동에참여하고또한편으로는인성학교에서교장을지내며국어를가르치면서 깁더조선말본 (1922) 을간행하였다. 주시경의주장과같이가로쓰기를실천하였고풀어쓰기를시도했다. 사전을편찬하려시도했으나여의치는못했다. 북한으로들어간김두봉은주시경의영향을받아한글전용방향으로정책을전개했고조선어학회의맞춤법을대체로따랐으며, 김병제 ( 환산이윤재의사위로 1947년 표준조선어 ( 한글 ) 사전 을공편 ) 에의해사전편찬팀을꾸려 1960 년에 조선어사전 전 6권을사회과학원에서편찬 간행했다. 이들의사전은국가기관에서편찬하였기에남쪽의사설출판사에서개인적으로나온사전들에비해서는좀체계적인틀이있었다. 시경을지도자로하여조직된비밀결사, 배달말글몯음 에서찾고있다고한다 ( 한홍구 (2010), 김두봉, 한국사시민강좌 47.). 주시경이정치활동에관여하기는했어도이비밀결사의지도자였는지아직확인되지는않는다. 8) 1983년코펜하겐에서만난체코의푸체크교수는 주흘온천에서김두봉과면담을했다. 라고필자에게일러줬다. 10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3. 외솔 ( 한방우 ) 최현배와일석이희승 최현배는동향사람인김두봉의권고를받아주시경의제자가되었고, 주시경사후김두봉의제자가되기도하였다. 그는두스승의가르침을받았는데도그들과는차이가있다. 경상남도울산 ( 하상면동리 ) 에서 1894년에태어난최현배는고향에서우선한학을수학하고, 고향의일신학교에서 3년간신식교육을받았다. 여기서받은유일선 ( 柳一宣 ) 의산술책을통해공부하는태도와방법을익혔는데, 이것이일생의학문연구의바탕이되었다고한다. 1910년상경해관립한성고등학교에입학했는데, 이학교는관비로일본유학을보내는특전이있었다고한다. 조선총독부가설립되고그에따라학교명도경성고보로바뀌고교장도일본인으로바뀌어최현배는이학교에점점흥미를잃게되었다고한다. 이때그는고향선배김두봉의여러지도를받아문법연구에관심을갖게되었고, 조선어강습원에나가주시경에이어김두봉의제자도되었다. 성적은 100점에가까운최고였다. 그러나위두스승과는달리민족종교인대종교에입교하지는않은듯하다. 강습원을다니다가접한주시경의작고소식은그에게엄청난충격이었을텐데, 이에망인의유지를받들기로결심하고일생어문연구에몰입하게되었다고한다. 1915년한성고보졸업과함께단 1명의조선총독부관비유학생으로선발되어히로시마고등사범학교 ( 廣島高等師範學校 ) 에입학해한문교육을연구과목으로했다. 4년간의유학끝에일본문부성으로부터교원면허증을받고귀국해서 1920년부터사립학교인동래고보에서국어문법을가르쳤다. 2년뒤다시두번째일본유학길을떠났다. 1922년우선일본모교의연구과에들어갔고곧교토 ( 京都 ) 대학문학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11

부철학과에입학해 1925년봄까지교육학을전공, 페스탈로치의교육학설 이란졸업논문을썼는데, 다시 1년간그대학의대학원에서수학했다. 이유학기간에그는나라 ( 奈良 ) 외국어학교에서한국어를가르치며민족사회의개조에관한글을써서 1926년 동아일보 에 < 조선민족갱생의도 ( 朝鮮民族更生의道 )> 를발표했다. 그리고 1926년봄에연희전문학교조교수로임명받았다. 철학, 윤리학, 심리학등을강의하던최현배는차츰한국어와한글을연구하고강의하기시작해우선 우리말본첫째매 (1929) 를선보이고, 1937년에는오랜기간꿈꾸던 우리말본 을세상에내어놓게되었다. 그리고이듬해흥업구락부사건으로학교를떠났고 4년뒤복직은되었으나도서관에서사무원으로일을했다. 이기회를이용해그는또하나의대표적인저서로 한글갈 (1940) 을저작했는데, 이는훈민정음의역사와그이론들을정리한책이다. 일제강점기에, 그리고광복직후에한글연구에관한많은논저들이쏟아져나왔는데이것은언어문자를중심으로한주시경등의 애족 의민족정신에입각한작업이었을것이다. 국어사자료와국어학사서술의일부다. 그간최현배는사전편찬과그준비작업인 맞춤법통일안제정, 표준말사정과외래어표기법확립 등의작업을주로조선어학회의동지들과같이했다. 조선총독부에서는 1912년제1회보통학교용언문철자법을규정하고 1921년개정언문철자법을확정하였고끝으로 1929년에제3회의언문철자법개정이완료되어이듬해적용되었는데, 여기에최현배도심의위원으로참여하기도했다. 9) 최현배는 말 과 겨레 의관계를다음과같이표현했다. 9) 김윤경 (1938), 조선문자급어학사 ( 朝鮮文字及語學史 ), 567 601. 12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말씨 [ 言語 ] 는겨레의표현일뿐만아니라, 또그생명이요힘이다. 말씨가움직이는곳에겨레가움직이고, 말씨가흥하는곳에겨레가흥한다. 여기에겨레다툼은말씨다툼으로 ( 民族鬪爭은言語鬪爭으로 ) 나타나게된다. 한겨레가무력으로써다른겨레를정복하고나서는, 그정복의쾌를길이길이누리기위하여, 그정복으로하여금완전히정복이되기위하여, 그정복당한겨레의말을없이하려고든다. ( 최현배, 우리말존중의근본뜻, 1953) 이극로에이어제3회조선어학회간사장을지낸일석 ( 一石 ) 이희승 ( 李熙昇 ) 은현재의경기도의왕시포일동에서태어났다. 이희승은 1896년생이어서최현배보다 2년아래였다. 전의이씨로조선어연구회에서만난이극로와는족친 ( 族親 ) 이었다. 13세에한성외국어학교영어부에입학, 3학년중도에한일병합의국치로 1910년에미리졸업했다. 그리고는최현배처럼경성고보 ( 관립한성고등학교 ) 에편입학했고, 이후양정의숙중동학교를거쳐중앙학교를수석으로졸업하고 경성직뉴주식회사 의서기로취직했다. 1919년 3 1운동에참여하고다음달다시조선국민자유단의지하신문 자유민보 ( 自由民報 ) 발행에자금마련을하는등의활동에참여했다. 10) 1925년경성제국대학에입학, 1930년법문학부조선어학 조선문학전공을마쳤고조선어연구회에입회, 조선어철자법통일위원으로활동하기시작했으며, 경성사범학교교유를거쳐 1932년에이화여전교수로취임했다. 조선어연구 10) 이사실은 동아일보 1964년 3월 5일자의 3 1운동전후 5에밝혀져있다. 이기사를찾아준이정민서울대학교명예교수와대한언론인회문명호주필께감사한다.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13

회가조선어학회로발전하면서이극로에이어간사와간사장을역임하며강습회는물론맞춤법제정등에중추적인역할을했다. 1933년한글맞춤법통일안이완성되자이의해설을연재하기도하며그보급에열을올렸다. 그가강조했던맞춤법의핵심은한국어의구조적특질에따라체언과조사그리고용언어간과어미를분리하여표기하는이른바형태적표기에있었다. 그것은주시경맞춤법의핵심이기도하지만 ( 조선어철자법강화 당성 ( 黨聲 ) 천도교청년당원지, 1934년 10 회연재 ), 풀어쓰기를반대하는명분이되기도하였다. 이어서표준말사정, 외래어표기법제정, 그리고사전편찬등에깊이관여했다. 11) 여기서절친한친우중한명인최현배와는의견차가있을때번번이날카롭게대립하는고집이있었다고한다. 1940년일본동경제국대학대학원에 2년간유학, 경성제대교수였던오구라신페이 ( 小倉進平 ) 지도하에다시언어학을연구했다. 이른바과학적연구였다. 그러면서도이희승은다음과같은인식을가지고있었다. 국어속에나서, 국어속에서살다가, 그국어를자손에게물려주고가는일반국민에게국어에대한지식을공급하고, 국어에대한인식을촉구하고, 국어에대한애호심을촉발하여, 우리국민의생존번영과국어와의불가분의긴밀한관계를이해시키는 ( 이희승, 조선어학론고 ( 朝鮮語學論攷 ), 서 ( 序 ), 을유문화사, 1947) 11) 최현배와이희승은주시경과김두봉과는달리천도교에입교하지는않았다. 다만, 천도교주최의강연에어문관련강사로는참여했다. 또최현배는고향에서국회의원후보로출마했고이희승은 4 19 때교수단데모에적극적으로참여했다 ( 이병근, 일석 ( 一石 ) 이희승 ( 李熙昇 ) 의삶과시대, 애산학보 37, 2011). 14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1942년봄이화여전복직몇달후이른바조선어학회사건으로연행되었고, 곧이어장지영, 최현배, 김윤경등이옆방에수감되었다. 당시민족주의적어문학자들의검거는계속되었고또조선어학회를후원해준애산이인, 남저이우식등의인사들까지 33명이연행되었다. 또증인도상당수였다. 이른바 조선어학회사건 이었다. 12) 치안유지법의위반이었다는데, 그예심판결문의일부를보면조선어학회의활동이곧문화운동으로서독립운동이었다고보고있다. 민족운동의한형태로서의소위어문운동은민족고유의어문의정리통일보급을꾀하는하나의문화적민족운동임과동시에가장심모원려 ( 深謀遠慮 ) 를포함하는민족독립운동의점진적형태이다. 생각건대언어는민족내의의사소통은물론민족감정및민족의식을양성하여굳은민족결합을낳게하여, 이를표기하는민족고유의문자가있어서비로소민족문화를성립시키는것으로서, 민족적특질은그어문을통해더욱민족문화의특수성을파생하여향상발전하고 문화의향상은민족자체에대한보다강한반성적의식을가지게하여강렬한민족의식을배양함으로써약소민족에게독립의욕을낳게하고정치적독립달성의실력을양성케하는것으로, 본운동은 18세기중엽이래구주약소민족이되풀이해서행해온그성과에비추어세계민족운동사상가장유력하고도효과적인운동이라보이기에이르렀다. 12) 조선어학회사건에대해서는, 이사건을특집으로다룬 애산학보 32를참조하되김석득 조선어학회수난사건 언어관을통해서본, 정숭교 일제는왜조선어학회사건을일으켰나?, 정긍식 조선어학회사건에대한법적분석 등이발표당시에주목되었다. 또항일재판투쟁을다룬최근의한인섭 (2012), 식민지법정에서독립을변호하다, 경인문화사중 조선어학회사건- 이인투옥과자격박탈 을참조할것.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15

이러한언어관의논점으로조선어학회를바로민족운동단체로보고 치안유지법에따라조선어학회활동에관여한지식인들을옭아맸던것 이다. 본건조선어학회는 표면적으로는문화운동의가면하에조선독립을위한실력양성단체로서본건검거까지십여년의긴세월에걸쳐조선민족에대해서조선어문운동을전개하여왔던것으로, 조선어문에대한새로운관심을낳게하여다년에걸쳐편협한민족관념을배양하고, 민족문화의향상, 민족의식의앙양등그기도하는바인조선독립을위한실력신장에기여한바뚜렷하다. 이에따라범죄혐의사실로보면최현배와이희승은간사나간사장을지냈고, 맞춤법통일안제정, 표준어사정, 외래어표기법제정, 언문강습회강사참여, 한글날기념회관여, 한글 발행, 조선어사전편찬, 조선기념도서출판관여등둘에게모두같은사실이적용되었다. 말하자면둘의일생은주시경사상의영향아래거의같은궤도를달려온것이었다. 최종적으로는예심판결에서이극로 ( 징역 6년 ), 최현배 ( 징역 4년 ), 이희승 ( 징역 3년 6월 ), 정인승 정태진 이중화 (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 에게형을언도했다. 이들은광복을맞아풀려났다. 16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4. 그후의방향은어디로갔나 일제강점기하에서는주시경의직접적인영향을받은 한글파 든박승빈의주장처럼한글전용상의차이를보인 정음파 ( 正音派 ) 든말과겨레의성쇠 ( 盛衰 ) 관계에대해서는같은생각을가지고있었다. 정음파 의대표격인박승빈 ( 朴勝彬 ) 도 한민족 ( 民族 ) 의언어 ( 言語 ) 는그민족 ( 民族 ) 의성쇠 ( 盛衰 )( 문화병세력 ( 文化並勢力 )) 에당 ( 當 ) 하야지중 ( 至重 ) 한관계 ( 關係 ) 를가진것이라고 ( 故 ) 로자기 ( 自己 ) 의민족 ( 民族 ) 의언어 ( 言語 ) 에당 ( 當 ) 하야문전 ( 文典 ) 이며철자법 ( 綴字法 ) 을운위 ( 云謂 ) 함에는가장경건 ( 敬虔 ) 한태도 ( 態度 ) 로써함이가 ( 可 ) 함 ( 박승빈, 보정조선어학강의요지 ( 補訂朝鮮語學講義要旨 ), 1931) 와같이민족의성쇠가언어와지중한관계에있음을강조했다. 그런데이상의사고는한국만, 또는주시경만이보여준생각은아니다. 나라, 민족및말 의긴밀한관계의역설은유럽에서는이미 19세기에유행했던이데올로기였다. 그러나광복과더불어잃어버렸던우리말을찾는방법에서차이를보이게되었다. 최현배는문교부의핵심정책담당부서에있으면서한글전용과가로쓰기, 나아가풀어쓰기와기계화까지밀어붙이려했고, 광복후국립대학교수가된이희승은과격한정책에반대했는데, 특히이른바 국어순화 과정에서일본식표현의제거에는뜻을같이했으나최현배계통의 날틀 식다듬기에는극구반대했다. 이희승은순수우리말의맛을찾으려 딸깍발이 식의수필을썼던것이다. 경성제국대학출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17

신들국어학자들은이희승과거의같은생각을가지고있었다. 한편북한에서는제2인자가된김두봉의지도를받아한글전용의실천은물론이요, 특히 1960년대의주체사상에따라 국어순화 즉 말다듬기 가이루어지고있어남북한단어상의인위적차이가방언의차이를넘어서고있다. 언어구조가같은상태에서이를 이질화 라부르는일은지나친표현이다. 남북한의이러한차이에도불구하고광복이전의어문생활과비교해보면한글전용내지한글애용그리고가로쓰기가남북에서굳어지게된것은주시경과그제자들의덕이라할수있다. 13) 현재이글도국립기관인국립국어원이청탁한원고형식에따라거의한글만쓰되꼭필요하다고여기는경우에만한자를보였다. 이것이현실이다. 이제 문맹퇴치 ( 文盲退治 ) 란말은없어지고오히려한자문맹 ( 漢字文盲 ) 이심각한정도다. 독자여러분자신은현재어떠한가. 그러나광복후 국어학 이과학화되기를주장하면서광신적국수주의에빠짐을경고하기에이르렀다. 이숭녕은이렇게주장했다. 국어와한민족, 또는국어와한국문화의관계는어떠한것인가를검토할필요가있는데흔히국어는우리민족의고유한언어이며우리문화의소산인듯이막연하게생각하고규정하는경향을본다. 물론이것은틀림없는사실이겠지만국어라하면해방후소중히여기는나머지, 비과학적인쇼비니즘 (Chauvinisme, 광신적애국주 13) 이준식 (2008), 최현배와김두봉- 언어의분단을막은두한글학자, 역사비평 082. 여기서 한글학자 란아마도주시경의제자로한글전용을주장하는사람들즉 한글파 를부르는은유일것이다. 현재까지도이른바 정음파 와는구별된다. 국어학자 에게는 한글학자 라부르지는않는다. 18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의 ) 적태도가엿보여정당한이론을펼수없는면도있는터이다. 우리는과학적정신 (L esprit scientifique) 을끝까지견지하여야하며학문에있어서는극도로냉정하여야함은더말할필요도없을것이다. 국어는절대로신화가전하는예와같은천손민족의언어도아니며자연발생적으로지상에서솟아난언어도아니다. ( 이숭녕, 민족 ( 民族 ) 및문화 ( 文化 ) 와언어사회 ( 言語社會 ), 국어학개설 ( 國語學槪說 ) ( 상 ), 집문사, 1955) 이상에서보면말 [ 言語 ] 은주시경이보았던겨레 ( 民族 ) 와밀접한관계를가지는필수불가결한요소로서의 ( 본 ) 성이라는생각은후학들에게도변함이없었다. 하지만언어의자연발생적형성관은받아들이지않고있음을알수있다. 광복후에는식민통치에서불거진지나친애국심으로부터파생된 광란적애국주의 에서벗어나과학적정신의학문으로나아가야한다는주장을이렇게보게되었다. 이것은 국어 를소중히여기는마음과는구별되는순수한 국어학 의강조인것이다. 말 즉언어와 나라 즉국가와 겨레 나 민족 의삼각관계는서로떼려야뗄수없는지극히밀접한관계에있음은사실이나, 그렇다고주시경이생각했던국성 ( 國性 ) 즉나라의본성이라고믿었던생각은일종의이데올로기이어서시대에따라달라질수밖에없다. 말하자면 말 즉 언어 를바라보는그시대의사관에따라어느정도로는달라질수있는것이다. 이로부터파생되는여러언어정책상의차이도생기게마련인데, 고유어로말을다듬는언어순화의정도가그러하고용어사용의정도가그러하며, 한글전용의범위문제역시그러하다. 이것이현재의우리다.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19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원고로남은최초의우리말사전, 말모이 최경봉 원광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 몇장의원고로만남은비운의사전 말모이. 그러나 말모이 편찬사업은갑오개혁이후진행된초기어문정리사업을마무리하는일이었다. 문법, 철자법, 표준어의정리는근대어문정리사업의목표였고사전의출판은이러한어문정리사업의성과를대중적으로공유한다는의미가있었다. 말모이 편찬사업의의미또한여기에있었다. 그러나일본에강제병합된후시작한 말모이 편찬은일제강점의질곡에갇혀실패로돌아갔고, 이를만회하려는민족적열망은일제강점기에민족어문운동을줄기차게추진하게한동력이되었다. 그런점에서말모이편찬사업은일제강점기민족어문운동의첫걸음이라할수있다. 1. 말모이 편찬, 누가, 왜, 어떻게시작하였나? 조선광문회 ( 朝鮮光文會 ) 의설립은 말모이 편찬사업을시작하 는계기가되었다. 한일병합직후인 1910 년 10 월최남선을비롯한지식 인들은민족계몽운동을지속적으로추진하여민족의앞날을도모해 20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야한다는일념으로조선광문회를설립하였다. 조선광문회가추진한민족계몽운동은그설립취지에따른것이었는데, 조선광문회설립자들이내세운것은수사 ( 修史 ), 이언 ( 理言 ), 입학 ( 立學 ) 이었다. 그들은수사 ( 修史 ) 의취지아래우리고전을수집하여이를간행 보급하고자했고, 이언 ( 理言 ) 의취지아래우리말과글을연구하여우리말사전과문법서를편찬하고자하였다. 말모이 는이언의취지아래벌인우리말사전편찬사업의결과물이었던것이다. 조선광문회의사전편찬사업은주시경과김두봉이주도했다. 그런데주시경과김두봉이처음부터 말모이 편찬을시작한것은아니었다. 그들은한자사전인 신자전 ( 新字典 ) (1915) 을편찬하는일을먼저시작하였고, 곧이어권덕규, 이규영이합류하면서우리말사전인 말모이 를편찬하게되었다. 우리말사전이전무했던당시로서는한자사전의우리말훈석 ( 訓釋 ) 과우리말사전의뜻풀이작업이연동될수밖에없었고, 이런이유로조선광문회에서는 신자전 과 말모이 편찬사업을같이진행했던것으로보인다. 이런사실을보면조선광문회의설립이 말모이 편찬의계기가되었다고할수있지만, 사실우리말사전의편찬은근대개혁이시작된이후부터지속적으로제기된시대적요구였음을상기할필요가있다. 말모이 편찬을주도했던주시경은 1897년 9월 25일자 독립신문 에발표한글에서우리말사전 ( 이글에서는 옥편 ) 이왜필요하며어떻게사용할수있는지를이야기한바있다. 불가불국문으로옥편을만들어야할지라. 옥편을만들자면각색말 의글자들을다모으고글자들마다음을분명하게표하여야할터인 데그높고낮은음의글자에표를각기하자면음이높은글자는점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21

하나를치고음이낮은글자에는점을치지말고점이없는것으로표를삼아옥편을꾸밀것같으면누구든지글을짓거나책을보다가무슨말의음이분명치못한곳이있는때에는옥편만펴고보면환하게알지라. 이러한문제의식이있었음에도우리말사전편찬사업이곧바로이루어지지않은이유는무엇이었을까? 한마디로사전을편찬할만한토대가제대로갖춰지지않았기때문인데, 그토대로서절실했던것이사회적으로합의된철자법과표준어였다. 당시에는어떤말을표준으로하고이를어떻게표기해야하는지사회적합의가이루어지지않은상태였다. 주시경이 국문동식회 를결성하면서철자법연구에나선것은이러한상황을타개하기위해서였다. 당시개화지식인들은활동분야와상관없이어문정리에관심이많았을뿐만아니라어문정리를위한연구에직접뛰어들기도하였다. 근대적개혁을촉진하기위해서는어문의정리와통일이우선되어야한다고생각했기때문일것이다. 지식인들의관심과참여는어문정리를위한국가연구기관이출현하는계기가되었다. 한성의학교교장지석영이제안한국문쓰기안인 신정국문 ( 新訂國文 ) 에대한사회적논란을계기로 1907년 7월학부 ( 지금의교육부에해당 ) 에국문연구소가설립되었던것이다. 국문연구소의연구는 1909년 12월새로운철자법을이루는것으로귀결되었으나국내외적혼란에휩쓸려최종연구안인 의정안 ( 議定案 ) 의철자법안을공식화하지는못했다. 그렇지만국문연구소의연구위원들이한결같이사전의필요성을강조할만큼국문연구소의연구가궁극적으로는사전의편찬으로이어져야한다는문제의식은분명했다. 사회여론은한걸음더나아갔다. 대한매일신보 (1908.3.1.) 의논 22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설 1) 은국문자체의연구에매달려사전편찬이라는목표를망각한듯한국문연구소의행보를날카롭게비판하고있는데, 여기서주목할것은사전편찬에대한민간의요구가사전의체제와내용을제안할만큼구체화되었다는점이다. 근래듣기로학부에서국문연구소를설치하고국문을연구한다고하니어떤특이한사상이있는지는알지못하거니와나의우둔한생각으로는그연원과내역을연구하는데세월만허비하는것이필요치아니하니, 다만그풍속의언어와그시대의말소리를널리수집해온전한경성 ( 서울 ) 의토속어로명사와동사와형용사등부류를구별하여국어자전일부를편성하여전국인민으로하여금통일된국어와국문을쓰게하라. 당시의시대적요구를감안할때, 국문연구소의연구위원으로가장활발히활동했던주시경이이후우리말사전편찬에나선것은당연한일이었다. 한일병합으로일본의식민지가되었지만주시경은국문연구소활동의연장선상에서사전편찬을기획하였고, 조선광문회에참여하여사전편찬사업을본격적으로진행하였다. 1) 국문연구에대한관견.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23

2. 말모이 가원고로만남은이유는? 말모이 편찬사업은 1911년시작되었고 1914년무렵원고집필이거의마무리된것으로보인다. 이때주목할점은 말모이 의편찬시기가조선총독부 조선어사전 (1920) 의편찬시기와맞물려있었다는사실이다. 조선을강점한후조선총독부는식민지지배정책의일환으로옛관습과제도를조사하는구관 제도조사사업 ( 舊慣制度調査事業 ) 을벌였는데, 이와관련한사업중하나가 조선어사전 편찬이었다. 그런데 조선어사전 편찬사업은조선어를단순히수집 조사하는것을넘어서조선어교육을위한표준사전을만드는일이기도했다. 조선총독부의조선어철자법 (1912년공포한보통학교교과서편찬용조선어철자법 ) 논의는 조선어사전 편찬과더불어진행되었기때문이다. 그런상황에서피지배민족의지식인이모여만드는 말모이 의편찬이성공적으로마무리되기는어려웠다. 게다가 말모이 편찬을주도한주시경은조선총독부의조선어철자법이아닌국문연구소에서논의되었던자신의형태주의철자법을채택하였다. 또한피지배민족어인조선어의장래가불투명한상황에서조선어를조선어로뜻풀이한사전의수요도기대하기어려웠다. 조선총독부가 조선어사전 편찬을시작할당시, 조선어사전 의체제는조선어표제어에대해조선어풀이와일본어풀이를함께하는것이었다. 사전의체제를이렇게결정했던것은식민지적특수성에따른것으로볼수있는데, 조선어사전 은조선인의일본어교육과일본인의조선어교육에활용하는것을목적으로하고있었다. 조선인을위한조선어교육 이라는목표는배제되었거나부차적인것이었다. 결국최종편 24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집단계에서조선어풀이는삭제되었고일본어풀이만남게되었다. 일본어가국어인현실에서 조선어사전 은지배자가피지배자의언어를배우는데쓰는도구일뿐이라는판단에따른결과였다. 이러한사실에비춰보면상업적으로나정치적으로나 말모이 의출판은기대하기어려웠다. 이처럼열악한상황에직면했음에도 말모이 편찬자들은사전편찬을멈추지않았다. 1914년, 말모이 편찬을주도하던주시경이세상을떠난극단의상황에서도김두봉, 이규영, 권덕규등은 말모이 원고를지속적으로수정했다. 김두봉이지은 조선말본 (1916) 뒷면에실린신문관 ( 조선광문회가운영하던출판사 ) 의조선어사전광고는그당시조선어사전편찬사업이거의마무리되었음을말해준다. 조선의지금말 [ 時語 ] 5 만의표준을정하고의의 ( 意義 ) 를설명한것 이니조선이말을가진이후에처음있는대저 ( 大著 ) 라. 우리의정 신적혈액이이로부터일단의생기를얻을지니라. 그러나결국 사전 2) 은출판되지못했다. 주시경을이어사전편찬을주도하던김두봉은 1919년상해로망명하고, 그를돕던이규영마저 1920년세상을떠났다. 이런상황에서사전편찬사업이지속되기는어려웠던것이다. 말모이 편찬자들이흩어진 1920년, 조선총독부는조선어표제어와일본어뜻풀이로구성된 조선어사전 을출간하였고, 말모이 와 사전 은원고뭉치로떠돌게되었다. 말모이 원고가다시조명받게된것은 1920년대일본의통치방 2) 광고를보면조선어사전의이름이 사전 으로되어있다.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25

식전환으로조선어문화가되살아나면서부터다. 1920년대간헐적으로시도되던조선어사전편찬사업은 1929년조선어사전편찬회가결성되면서본격적으로진행되었다. 조선어사전편찬회의결성시점은민족어문운동의전성기였다. 조선어사전편찬회의주축인조선어학회는사전편찬의기초작업으로 한글마춤법통일안 (1933) 과 표준어사정안 (1936) 의완성을위해매진하였으며, 문맹퇴치를위한한글보급운동을전국적으로진행하였다. 3. 말모이 의체제와내용은? 말모이 편찬자들은서구사전의체제와내용을참조하여우리말사전의체제를어떻게세우고내용기술을어떻게할것인지결정하였다. 남아있는 말모이 의원고는 240자원고지로 231장, 3) 표제어는 1,400여개에불과하지만, 현재남아있는자료를근거로 말모이 의체제와내용을가늠하는일은 말모이 의국어사전사적위상과 말모이 가현재의우리말문화에끼친영향을확인하는일일것이다. 사전학에서는표제어, 발음, 문법정보, 뜻풀이, 용례, 기타어휘정보를포함하는사전의형식적구조를통해사전의체제와내용상특징을설명한다. 이러한설명방식에따라 말모이 의구조를살펴보면말모이의체제와내용상특징을정리하면서 말모이 가현대국어사전에끼친영향을확인할수있을것이다. 3) 범례인 알기 (2쪽), 본문 ㄱ-걀죽 (153쪽), 색인 찾기 (50쪽), 한자어자획색인인 자획찾기 (26쪽) 로구성되어있다. 26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먼저표제어의선정과배열방식을보자. 말모이 의범례에해당하는 알기 에는낱말의배열을 가나 하 의자리대로한다는설명이있는데, 이는자모순으로낱말을배열했음을뜻한다. 이때자모순배열이라는점은현대국어사전과동일하지만, ㄱ 과 ㄲ 을별도로구분하는현재의방식과달리 ㄱ 과 ㄲ 을뒤섞어배열하고있다. 모음자를어울러쓴 ㅘ, ㅙ, ㅝ, ㅞ 를 ㅗ 나 ㅜ 의순서에배열하지않고뒤에따로제시하는것도현대사전과차이가나는부분이다. 가분, 가뿐, 가분셩, 가분수, 까불, 까불어지, 까붐질, 가븐 가호, 가후, 가훈, 가화 강국, 강굴, 강귀, 깡그리, 강긔, 강권 또한현대사전처럼어깨번호를따로붙이지않지만, 형태가같고뜻이다른동형이의어 ( 동음이의어 ) 를별도의자리를두어배열하고있다. 단, 일부는별도의자리를두어배열해야할것을하나의표제어아래묶어기술하는경우도있는데, 이는단어의의미적관련성에대한인식이현재와달랐음을보여준다. 감치 ( 밖 ) 옷의가를꾀어매는바느질 ( 언 ) 무엇을먹은뒤맛이당기 는것 (- ㄹ맛 ) 표제어선정과관련해서는 알기 에특별한선정원칙을제시하고있지않다. 그러나특기할만한사항은전문어를다양하게수집하여수록하고있다는점과표준적인단어와더불어다양한이형어 ( 異形語 ) 들을함께수록하고있다는점이다.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27

알기 에나와있는전문어분류는 19분야로 대종교, 불교, 예수교, 철학, 심리학, 윤리학, 논리학, 교육학, 경제학, 법학, 수학, 천문학, 지질학, 생리학, 동물학, 식물학, 광물학, 물리학, 화학 등이다. 사전의규모에비해전문어를다양하게수록하고그뜻풀이를자세하게한것에서, 말모이 가당시언어의사용양상을보이는사전 ( 辭典 ) 의기능뿐만아니라지식전반을보여주는사전 ( 事典 ) 으로서역할을겸하기위해편찬되었음을짐작할수있다. 말모이 편찬자들이생각하는표준적인단어에대한인식은현재의표준어처럼명확하게제시되어있지는않다. 그러나 알기 에 뜻같은말의몸이여럿이될때에는그소리대로딴자리를두되그가운데가장흔히쓰이고소리좋은말밑에풀이를적음 이라하여여러이형어중표준적인단어의선정원칙을밝히고있다. 가을 에는뜻풀이가없이같은뜻의말인 갈 에뜻풀이를하거나, 가야금 에뜻풀이가없이같은뜻의말인 가야고 에뜻풀이를하는식이다. 말모이 편찬자들은 갈 과 가야고 를듣기좋은말곧표준어로판단했던것이다. 표제어의선정및배열과같은거시적구조와더불어주목해야할것이표제어의표기, 발음, 문법정보, 뜻풀이, 용례, 기타어휘정보등과같은미시적구조이다. 이부분의기술내용을통해당대의서사관습상특징이나편찬자의독특한문법관을엿볼수있다. 가장독특한것은표제어의수록형태이다. 용언표제어의경우어미 -다 를붙인형태가아니라그어간만을보이고있다. 표제어로 가다 와 가르치다 가아닌 가 와 가르치 를보이는것인데, 이는어미를독립단어로보는주시경의문법관에서비롯된것이다. 또한전통적인한자음을수용하면서국어의음운법칙을적용하지않거나 ( 가뎡지학家庭之學, 가뎨家弟 ), 고유어표기에는사용하지않는 아래아 ( ㆍ ) 를사용해 28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한자어표제어 ( 간 揀擇, 갈 褐色 ) 를기록하고있다. 표제어에덧붙는표시도독특하다. 첫째, 말소리의높고낮음을나타내기위해해당음절위에 ( 높음 ), ( 낮음 ) 을얹었다. 옷을갈아입다 의 갈 에는, 논을갈다 의 갈 에는 를얹어높고낮음을표시하고, 칼을갈다 의 갈 에는높지도낮지도않다는뜻으로아무런표시를하지않았던것이다. 음의길고짧음이아닌음의높낮이가의미를변별하는기능이있다는것인데, 이는국어사적사실에비춰보면타당성이떨어진다. 둘째, 표제어가복합어인경우, 가-잠- 나롯, 가재- 거름, 갈비- 대 등처럼구성성분사이에 - 를넣어구분하고있다. 이는형태분석이정교하다는것을보여주는것인데, 말모이 원고가보완중인관계로이러한구분이일관되게지켜지지는않았다. 셋째, 원어의특성에따라표제어의표시를달리하였는데, 한자어와외래어표제어앞에 + 와 를붙여, + 강산 [ 江山 ], 가스 [gas] 처럼표시하였다. 말모이 에서는 22개의문법범주로품사, 어미, 접사등을분류하여보여주었다. 4) 독특하면서복잡한이문법범주는선뜻받아들이기어렵지만, 엄밀한분류를통해표제어의문법적특성을설명하고자한시도는높이평가할만하다. 그렇다면 말모이 편찬자들은왜일반인들이쉽게받아들일수없는낯선말을만들어사용했을까? 이는관습보다는엄밀성과체계성을중시하는태도때문이다. 주시경은 국어문법 (1910) 에서문법용어를새로만드는이유를 당시일본 4) 제, 넛, 억, 언, 드, 안, 밖, 엇, 입, 웁, 업, 심, 맺, 둠, 갈, 손, 깁, 잇, 둘, 때, 높, 솔 등이그것이다. 이용어와분류체계는그에관한이론적근거를제시했을주시경의것과차이가있지만, 주시경의 말의소리 (1914) 에제시된문법범주의체계에서변용된것이라볼수있다. 그러나변용의이유는파악하기어렵다. 이와관련한자세한사항은김병문 (2013) 을참조하라.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29

과중국에서한자로문법용어를만들어썼지만, 이용어를우리말을설명하는데사용하기에는부족하거나부적합한면이있었다. 그래서아예우리말로새로만들어엄밀하게정의하여사용했다. 와같이밝힌바있는데, 말모이 에서사용한문법용어의독특함도과학적엄밀함을중시했던주시경의문법관이반영된것이라할수있다. 뜻풀이의내용이나방식에서도당시사전편찬의관점이나서사관습을확인할수있는데, 일상어보다전문어의풀이에많은지면을할애하고풀이글에서는국한혼용을하고있는점이특기할만하다. 가독샹쇽인 [ 家督相續人 ] ( 제 ) [ 法 ] 家督을繼承하는人이니被相續人의家族된直系卑屬에對하아相續人되는것은寸數가다른사이에는가깝은者를하고寸數가같은사이에는男을하고寸數가같은男又는女사이에는嫡子로하고 ( 하략 ) 강 [ 講師 ]( 제 ) 學術을講義하는스승 사전의뜻풀이에서는표제어의사용맥락에따른다의적의미를기 록할필요가있는데, 말모이 에서도이러한원칙에따라뜻풀이를 하고있다. 깜벅 ( 억 ) ᄀ눈을뜨엇다가감앗다가하는것 ᄂ불이죽으랴고높 앗다가낮앗다가하는것 또한뜻풀이와함께용례를보임으로써표제어에대한이해를높인 점도눈에띈다. 더구나그용례가단어, 구, 문장의형식으로다양하게 30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제시되어있는데에서 말모이 편찬자들이체계적인기술을하기 위해고민하였음을짐작할수있다. 갈 ( 밖 ) 박굼 ( 옷을 아입 ) 갈 ( 제 ) 넓이 ( 넓은큰칼 ) 깜깜 ( 억 ) ᄀ빛이없는것 ( 그믐밤이 ) ᄂ아주모르는것 ( 글이 ) 가락 ( 넛 ) 걀죽하게만들어놓은작은몬의셈이름 ( 술. 엿 ) 이상의내용을통해볼때, 음운변동과관련한발음정보가제시되지않은점, 용언의활용정보나문형정보등이제시되지않은점, 표제어의품사에따라뜻풀이를달리하지않은점, 관련어정보가명시적으로나타나지않은점등에서초기사전으로서 말모이 의미숙함을볼수있다. 그러나첫시도였음에도현대사전의체제와내용에근접하는성과를거두며우리말사전기술의틀을제시했다는점은높이평가할수있다. 그런데 말모이 와같은시기에편찬한조선총독부 조선어사전 이애초에조선어주석을갖추고있었고규모면에서방대하다는점에주목하여, 조선어사전 이우리말사전의편찬에실질적인영향을끼쳤음을강조할수도있다. 그러나 조선어사전 원고본에나타난조선어풀이를자연스러운조선어라고하기는어렵다는점, 극히일부에불과하지만현재남아있는 말모이 원고에서확인할수있는뜻풀이의정밀함이 조선어사전 에뒤지지않는다는점등을고려한다면이러한평가는주의할필요가있다.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31

말모이 가 ( 심 ) 어느임을다만임이되게하는홀소리밑에쓰는토 ( 배 뜨 ) 조선어사전 가 助 終聲을不附한名詞를主格으로하야表할時에用하는 語. ( 例 ) 새가난다 비가온다 말모이 가락지 ( 제 ) 손가락에끼는노르개 조선어사전 가락지 名 婦女手指에貫抽하는雙環의稱.( 金銀珠玉類로彫飾 한者 ).( 指環 ) 말모이 가르치 ( 밖 ) 모르는것을알게하여줌 또 가라치 가르치 ( 밖 ) ᄀ손으로어느쪽을안하아이끌이는일 ᄂ무엇을들어말함 ( 누구를 어말이냐?) 조선어사전 가르치다 ( 가르처 / 가르친 ) 活 ( 一 ) 敎訓의稱. ( 二 ) 指示의稱. 조선어사전 의뜻풀이가일본어로되어있고, 그원고에남은 조선어뜻풀이가자연스러운조선어표현이아닌이두식표현이라면, 조선어사전 의편찬이우리말사전사에끼친영향도제한적일수 32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밖에없다. 말모이 의경우이두식표현이가끔나타나기는하지만이는전문용어에대한뜻풀이에서간헐적으로나타나지, 고유어의뜻풀이나일상용어의뜻풀이에서는이두식표현을거의사용하지않았다. 이처럼 조선어사전 ( 원고 ) 과 말모이 의조선어뜻풀이를비교해보면 말모이 가우리말로우리말을풀이하는원형을보여주었다는사실을분명히이해할수있다. 4. 어문운동역사에서 말모이 의의의는? 비록출간되지못한원고본이지만 말모이 는우리말을우리말로풀이한사전으로는최초로편찬된것이기에그역사적의의는자못크다. 또한 말모이 가근대사전의체제에맞춰편찬되었고그기술내용또한정교하고체계적이라는점도주목할필요가있다. 그러나 말모이 의의의를체계를갖춘최초의우리말사전으로국한할수는없다. 말모이 의편찬자였던김두봉, 권덕규등은 1929년결성된조선어사전편찬회에직간접적으로관여하였고, 조선어사전편찬회역시스스로 말모이 편찬의유산을이어받았음을천명하였다. 조선어사전편찬회에서편찬한사전이 1957년최초의대사전이자현대국어사전의젖줄인 큰사전 으로출간되었음을감안한다면 말모이 편찬의경험은현대국어사전으로이어졌다고해도과언이아닐것이다. 그리고앞서도언급했지만 말모이 편찬을시작한때에조선총독부역시 조선어사전 을편찬하기시작했다는사실도 말모이 의의의를파악하는데중요하다. 특히조선총독부가교육용조선어사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33

전으로기획하여편찬을주관하였음에도주시경이별도의조선어사전을기획했다는점, 1912년조선총독부가 보통학교용조선어철자법 이란이름으로공포한철자법을따르지않고국문연구소에서논의했던주시경의형태주의철자법을채택한점은의미심장하다. 결국 말모이 에서채택한형태주의철자법은 한글마춤법통일안 (1933) 으로이어져현재에이르고있고, 독자적기준에의해대표표제어를선정한 말모이 의편찬정신은조선어학회가 표준어사정안 (1936) 을제정하는활동으로이어졌다. 이는당시민족어운동세력이조선총독부주도의조선어정책을인정하지않았음을, 그리고조선총독부가아닌민족어운동세력이조선어문정리를주도해야함을천명했다는의미가있다. 말모이 편찬사업을주도했던인물중한사람인김두봉의다음언급을통해조선총독부어문정리사업에대한당시민족어운동세력의생각을가늠할수있다. 깁더조선말본 (1922) 의붙임 표준말 의일부우리는아직말모이 ( 사전 ) 도하나되지못하 ( 한불자전이나한영자전이나조선어사전따위는표준잡을만한말모이로볼수없음 ) 여표준말한마디도잡히지못한이때에어느곳에서채찍맞고뛰는셈으로서양말을한문으로옮겨온그것을생판서투르게우리사람에게는냄새도맞지않게그대로음만따서표준말을정하는것이야어찌될일이리오. 5) 5) 밑줄은필자의것. 인용은현대어로고쳐썼다. 34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김두봉은조선총독부주관으로편찬된 조선어사전 을표준으로삼을만한가치가없다고혹평하면서이를 한불자전 이나 한영자전 과같은차원으로보았다. 주시경을비롯한 말모이 편찬자들의생각또한이와같았을것이다. 말모이 와 조선어사전 원고본의내용을비교해보면이러한상황을좀더분명하게이해할수있다. 말모이 가늘 ( 엇 ) ᄀ갸름한것의몸피가작음. ᄂ일이작음. ᄃ사람의짓 이잘음 조선어사전 가느다 ( 가느러 / 가는 ) 活 纖細한稱. 가늘다 ( 가늘어 / 가는 ) 活 가느다 와同. 말모이 가야금 ( 伽倻琴 ) ( 제 ) 가야고 에보임 조선어사전 伽倻琴 ( 가야금 ) 名 樂器의一種 ( 伽倻國嘉賓王이樂師于勒을 命하야始造한十二絃琴 ). 말모이 개미 ( 제 ) 땅속에나썩은나무속에집짓고모아살는버레니 또 개아미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35

가얌이 ( 제 ) 개미 에보임 조선어사전 가야미 名 動 膜翅類에屬한昆蟲이니. 개미 名 動 가야미 의略稱. 조선총독부의 조선어사전 에서는 말모이 에서인정하지않는 가느다 를대표표제어로수록했으며, 말모이 에서표준형으로보는 가야고 와 개미 대신 가야금 과 가야미 를대표표제어로수록하였다. 이를통해보면두사전에서제시하는단어의표준형이다르다는사실을알수있다. 김두봉이 조선어사전 을표준으로삼을만한사전이아니라고했을때는이러한사실또한염두에두고있었을것이다. 그러나김두봉은 조선어사전 이당시언어현실을제대로반영하지않았음을비판한적은없었다. 사실언어현실이법칙에어긋나면바로잡아야한다고생각했던김두봉에게어떤것이언어현실에가까운지를아는것은중요하지않았을것이다. 그가진정으로말하고싶었던것은우리민족이주도하여합리적인표준어를정하고이에따라표준이될만한사전을만들어보자는것이었을것이다. 우리말이기에우리말의법칙과속사정을잘아는우리가우리말정리를주도하자는것, 이것은 말모이 를편찬할당시편찬자들의생각이아니었을까? 36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참고문헌 김병문 (2013), 주시경의 씨난 과 말모이 의관계, 한국사전학 21호, 7 39쪽. 이병근 (1977), 最初의國語辭典 말모이 ( 稿本 ) 알기 를중심으로. 언어 2-1, 67 84쪽. 김민수 (1980), 新國語學史, 일조각. 김민수 (1983), 말모이편찬에관하여, 동양학 13, 21 54쪽. 최경봉 (2005), 우리말의탄생, 책과함께. 허재영 (2009), 국어사전편찬연구사, 한국사전학 13호, 286 312쪽. 이병근 (2000), 한국어사전의역사와방향, 태학사. 홍종선외 (2009), 국어사전학개론, 제이앤씨.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37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최현배의 우리말말수사용의잦기조사 * 6) 서상규 연세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언어정보연구원에이치케이 (HK) 사업단단장 1. 국어정보화의첫걸음 오늘날국어의정보화라든가국어정보라는말은이제더이상전문적이거나학술분야에서만쓰이는낱말이아니게되었으며, 누구나한번쯤들어보았을테고그뜻을얼추는알고있는, 거의일상적인낱말이라해도지나치지않다. 그러면우리말의정보화는언제부터시작된것일까? 이물음에대한답은, 무엇을기준으로하느냐에따라서여러갈래가될것이다. 국어자료를다루거나연구를하는데컴퓨터나전산화기술을활용하기시작한것을기준으로한다면대체로 1980년대가그시작이될것이다. 서상규 (2002) 에서도지적하듯이, 1980년대말부터 국어정보학회, 한국정보학회, 한글및한국어정보처리대회 등한글관련전산기술에대한논의가활성화되기시작했기때문이다. 1) * 이글은서상규 (2008) 를바탕으로하여, 이후의연구를통해서새롭게알게된것들을덧붙이며일반독자를위하여고쳐쓴것이다. 1) 이러한연구의흐름에대해서더소상히알고싶을때는서상규 (2002) 가좋은참고가된다. 38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실증적자료인 말뭉치 ( 대량으로전산화된문어나구어자료를뜻하는코퍼스 (corpus) 를번역한우리말 ) 를국어연구에실제로활용하기시작한것을기준으로본다면, 1980년대중반부터 1990년대에걸쳐말뭉치의개념과말뭉치언어학방법론을우리나라에소개하고정착시키는데에큰몫을해낸학술지 사전편찬학연구 ( 연세대학교한국어사전편찬실, 지금은언어정보연구원 ) 와거기에실린논문들이크게영향을끼쳤다. 2) 국어학과언어학, 전산학, 정보과학이융합되어 국어정보학 이라는새로운학문분야가싹튼것을시초로삼는다면 1997년연세대학교의대학원에국어정보학협동과정의석박사과정이설치된것이그첫걸음이다. 대학에서국어정보학과같은이름의강의가개설되고, 또국어정보학분야의교원을뽑기시작한것은대체로 2000년대초에이르러서이다. 국가적인큰규모의정보화사업을기준으로삼는다면 1990년대중반카이스트를중심으로한 STEP2000이나 1998년부터 10년에걸쳐이루어진 21세기세종계획국어정보화기반구축사업이그시초라고할수있다. 그런데이글에서소개하려는것은, 우리말정보화의처음은우리가생각하고있는것보다도훨씬이전에외솔최현배가 1930년대에이미시작하였으며, 그로부터최현배가이룩한여러결실은오늘날까지도여전히우리에게매우새로운정보를제공해주며 살아있는 것이라는 2) 그중 뭉치언어학적으로본사전편찬의실제문제 (1988), 뭉치언어학 : 사전편찬의필수적개념 (1990), 말뭉치 : 그개념과구현 (1995), 뭉치언어학의기본전제 (1995) 등을통해 말뭉치 라는말이처음쓰였다.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39

점이다. 이글에서는특히우리는우리말의빈도조사라는, 국어정보 화의가장뚜렷한영역에초점을맞추어살펴보고자한다. 2. 우리말빈도조사의현황 이제까지한국어를대상으로한전면적인빈도조사를모두모아보 면다음과같다. 최현배 (1930), 한글의낱낱의글자의쓰히는번수, 조선어문연구 ( 연희전문학교문과연구집 ) 제1집, 연희전문학교출판부. 최현배 이승화 (1955), 3) 우리말에쓰인글자의잦기조사- 문자빈도조사-, 문교부. 최현배 이승화 (1956), 우리말말수사용의잦기조사- 어휘사용빈도조사 -, 문교부. 문영호외 (1993), 조선어빈도수사전, 과학백과사전종합출판사. 김흥규 강범모 (1997), 한글사용빈도의분석, 고려대민족문화연구원. 서상규 (1998), 현대한국어의어휘빈도, 연세대언어정보개발연구원. 김흥규 강범모 (2000), 한국어형태소및어휘사용빈도의분석 (1), 고려대민족문화연구원. 조남호 (2002), 현대국어사용빈도조사, 국립국어연구원. 강범모 김흥규 (2004), 한국어형태소및어휘사용빈도의분석 (2), 고려대민족문화연구원. 3) 이제까지는보통이두책의저자이름으로 문교부 라고써왔지만, 실제로는조사책임자격인최현배와실무를전반적으로담당해서완수한이승화두사람의공동저작으로표시하는것이옳다. 40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김한샘 (2005), 현대국어사용빈도조사 2, 국립국어원. 서상규 (2014), 한국어기본어휘의미빈도사전, 한국문화사. 1990년대이후컴퓨터와대량의말뭉치를활용함으로써국어의계량적분석은조사자료의양적인확충은물론이요이제낱말이나형태소의빈도에머물지않고, 서상규 (2014) 의의미별빈도의조사에까지이르고있다. 4) 3. 외솔의우리말잦기조사 우리말잦기조사에관한외솔의글은 한글낱낱의쓰히는번수 ( 사용 ( 使用 ) 되는도수 ( 度數 )) 5) 로써의차례잡기 ( 차서배정 ( 次序排定 )) (1930) 가유일하지만, 외솔최현배박사고희기념논문집 (1968:14) 에실린목록을보면, 우리말말수사용의잦기조사 (1956) 와 우리말에쓰힌글자 ( 한글, 한자 ) 의잦기조사 (1955) 라는두권이외솔의 지도또는공동편찬의업적 으로언급되어있어, 모두세편으로볼수있다. 6) 다음은 우리말에쓰힌글자 ( 한글, 한자 ) 의잦기조사 (1955) 에나타나는 최현배 에관한기록을모두모은것이다. 7) 4) 우리말을대상으로한계량연구의흐름을전반적으로이해하는데는김한샘 (2012) 이좋은참고가된다. 5) 최현배는 번수 ( 使用되는度數 ), 잦기, 빈도 를같은뜻으로쓰고있으며, 이글에서도마찬가지이다. 6) 외솔최현배박사고희기념논문집 (1968:14) 에서는연도가뒤인 1956년책이먼저언급되어있다.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41

속표지사람은아름다운꽃을좋아한다. 그러나, 그아름다운꽃이피기까지에는많은노고가숨어있음을모르는이가많다. 뭇솔 ( 외솔 ) 7쪽이비율의결정은, 출발당시에, 편수국장 ( 최현배 ) 과비서관 ( 박창해 ) 과편수과장 ( 조병욱 ), 국어편수관 ( 국민학교최태호 )( 중고등학교홍웅선 ), 말수조사주간 ( 이승화 ) 의합석한자리에서의논하여결정지은것이다. 14쪽들온말적는법. ( 중략 ) 참예한회원은다음과같다. ( 중략 ) 최현배 ( 중략 ) 22쪽본조사에서취한기준이, 최현배교수지은 깁고고친우리말본 이란책의 ( 중략 ) 51쪽다음과같은것들을갖추어서편수국장께보고하였고 ( 중략 ) 56쪽제2차검토를외부학자 ( 이론 ) 교육자 ( 실천 ) 에게부탁하였었는데, 맡아보아주신분은다음과같다. ( 중략 ) 최현배 ( ) ( 중략 ) 57쪽제3차검토에서종결지우려다, 한자말관계를중심으로말수 ( 어휘 ) 의단위성문제에여러가지로통일을지을수가없어서, 서울로환도하여, 다시, 다분한편수국장 ( 최현배 ) 의지도아래서 ( 중략 ) 57쪽이때는예산관계로사무실을한글학회옛사전편찬실로옮겼는데, 뒤이어국장이사임하고, ( 중략 ) 57쪽한자말의색출과한자사용의잦기 ( 빈도 ) 조사를새로하게되어서, ( 중략 ) 다시외부학자들의수고를빌었다. ( 중략 ) 7) 인용할때는띄어쓰기나글자의틀림도원문그대로따오기로한다. 42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최현배 ( ) ( 중략 ) 227쪽편의상 최현배 교수지은 우리말본 체계에좇아서 ( 중략 ) 232쪽본사무의조직은, ( 중략 ) 편수국장의직할 ( 直轄 ) 아래서, ( 중략 ) 편수국장 1. 최현배 2. 신태현 ( 중략 ) 233쪽 ( 중략 ) 과정을넘어설적마다의검사와수정에골머리를앓고, 편수국장님의결재서의너무도엄격하신검열에, 혼이나고도망치듯그만두는사람도많았었다. 235쪽 ( 마 ) 외부교육자및학자의협조 ( 중략 ) ㄱ. 말수조사소리차례표의제3 차검토를해주신분네 ( 환도하기전부산에서 ) ( 중략 ) 최현배 ( 중략 ) 이중에서가장많은분량의수고를하신이는최현배선생님과김계원선생이다. 235쪽ㄴ. 말수조사소리차례표의제6차검토를해주신분 * 최현배 ( 중략 ) 이가운데서 * 는수고를특히많이하신분이다. 237쪽잡비소모를적게하려고, 최선생님의주선으로다시이사한곳은 ; 한글학회의단하나남은부동산인 옛사전편찬실 이었다. 239쪽학적양심을지키기위해서, 시간과예산을몇번이곤어기었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장관님과차관님을비롯하여, 국장님 ( 최현배선생님, 신태현선생님 ) 과과장님께서이일을할수있게끔주선해주셨음에대하여감사한다. 이와같이외솔은우리말잦기조사의각기준과방법론, 실제자료의검토에이르기까지의모든과정은물론, 추진조직과재정적지원까지큰수고로움을마다하지않았음을알수있다. 이기록들을통하여우리는최현배 이승화 (1955, 1956) 의기획에서완성에이르기까지외솔이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43

어떠한역할 ( 지도또는공동편찬 ) 을감당하였는지를이해할수있다. 언어조사를통해서믿을수있는결과를얻기위해서는, 그목적과대상, 조사의방법론을어떻게설정하느냐가매우중요하다. 조사의목적이정해지면그에맞추어조사대상이될언어단위가설정되며, 그결과의내용과형태가정해지기때문이다. 조사방법론에는조사자료의구성과선정, 나아가서는실제언어의분석기준과각종원칙의수립과적용에걸친전반의문제가포함된다. 이제이러한요건등을중심으로하여최현배 (1930) 와최현배 이승화 (1955), 최현배 이승화 (1956) 를분석하여살펴보기로한다. 3.1. 한글의낱낱의글자의쓰히는번수 조사 (1930) 최현배 (1930) 는 10 쪽의짧은논문인데, 그첫문장에서이연구가이 루어진시기에대해말하고있다. 8) (a) 일은발서해놓앗건마는, 이제세상 ( 世上 ) 에공포 ( 公布 ) 하기를 뜻하고그이름을붙이랴니별로간단명료 ( 簡單明瞭 ) 한것이되 지아니하고, 이렇게좀지저분하게되엇다.( 최현배 1930:100) 이논문집은 1930년 12월에발간되었지만논문의끄트머리에 1930,3,3( 一九三, 三, 三 ) 이라는날짜가기록되어있고, 이조사대상에 1929년 11월 8일자신문이사용되었으므로그 4개월사이에조사된것으로짐작된다. 8) 읽는이들의불편함을덜고자, 원문에한자로표기된부분에는한글을앞에내세우고원래의한자는괄호속에넣었다. 44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3.1.1. 조사의목적 최현배 (1930) 의조사목적은아래와같다. 9) (b) 우리의한글 ( 훈민정음 ( 訓民正音 ), 언문 ( 諺文 )) 의이십팔자 ( 二十八字 ) 가온데이미폐용 ( 廃用 ) 된 ᆞㅿㅇㆆ사자 ( 四字 ) 를제 ( 除 ) 한이십사자 ( 二十四字 ) 가일상어문 ( 日常語文 ) 에쓰힐적에어느것이가장자조쓰히며, 어느것이가장드물게쓰히며, 또그중간 ( 中間 ) 에오는글자의순서 ( 順序 ) 는어떠한가? 이낱낱의글자의쓰히는번수을조사하야그것으로써각자 ( 各字 ) 의차례잡기 ( 차서배정 ( 次序排定 )) 을해보랴는것이이글월의내용 ( 内容 ) 의목적 ( 目的 ) 이다.( 최현배 1930:100) (c) 위선낱낱의글자의일상어문 ( 日常語文 ) 에쓰히는잦은번수 ( 頻度 ) 를조사하야그차례잡기 ( 차서배정 ( 次序排定 )) 을하여본것이나의이글월의내용 ( 内容 ) 이다.( 최현배 1930:101) 또다른목적으로, 이번수조사의통계를사람들이각자자기의목적에따라서활용할수있을것이라고하면서, 하나의구체적인사례로 한글가로쓰기 를위한새글자모양변경의순서잡기에바로쓸모가있음을말하고있다. (d) 이러한통계 ( 統計 ) 는어대에쓰히는것인가? 이것은내가여기 에구체적 ( 具体的 ) 으로대답 ( 対答 ) 하지아니해도좋을것이다. 그것은사람을딸아그목적 ( 目的 ) 을딸아쓰는대로쓰힐것이기 9) 인용된글속의밑줄은필자가침.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45

때문이다. 다만내가여기에한가지말해두고자하는것은우리조선어연구자 ( 朝鮮語研究者 ) 들의당면 ( 当面 ) 의한문제 ( 問題 ) 가되어잇는한글의가로씨기 ( 횡서 ( 橫書 )) 를실현 ( 實現 ) 하고자그자체 ( 字體 ; 글자모양 ) 를다소 ( 多少 ) 변경 ( 變更 ) 하지아니하지몯할형편 ( 形便 ) 인데, ( 중략 ) 그우열 ( 優劣 ) 의정도 ( 程度 ) 는따로과학적 ( 科学的 ) 실험방법 ( 実験方法 ) 에의 ( 依 ) 하야결정 ( 決定 ) 될것이다. 그리하야그된품의우열 ( 優劣 ) 의정도 ( 程度 ) 로써잡은각자 ( 各字 ) 의차례가여기서쓰힘의번수의다소 ( 多少 ) 로써잡은차례하고서로꼭일치 ( 一致 ) 할것같으면이상적 ( 理想的 ) 이라할만할것이다.( 최현배 1930:109) 3.1.2. 조사의단위 한글각글자의번수에따라차례를정하 려는목적을이루기위한조사단위는당연히 (c) 에서본바와같이, 낱낱의글자 이다. 그런데우리말맞춤법이통일되기전이었던당시의현실을고려해볼때, 조사단위인글자의목록을정함에있어서, 실제로자료에나타난표기실태를있는그대로반영할것인지, 아니면일일이바른표기로고치면서조사할것인지에대한태도를정하지않으면안되었을것이다. (e) 그러나현금 ( 現今 ) 의실제 ( 実際 ) 의글자는꼭학리적 ( 学理的 ) 으로보아근본적 ( 根本的 ) 인기초문자 ( 基礎文字 ) 만을쓰지아니하고, 그밖에실제적 ( 実際的 ) 편의 ( 便宜 ) 를딸아, 이것저것을서로합 ( 合 ) 하야서쓴다. 그러므로이제글자의쓰히는번수를조사 ( 調査 ) 함에는이실제 ( 實際 ) 의용법 ( 用法 ) 을따르는것이편리 ( 便利 ) 하다.( 최현배 1930:101) 46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이와같이최현배 (1930) 에서는우리말의 실제의용법 을잘드러내 면서도어느정도일관성있는표기를하고있는신문을조사대상으로 삼은것이다. 3.1.3. 조사대상자료오늘날에는빈도조사에컴퓨터와대규모의언어자료 ( 말뭉치 ) 를활용하는것이일반적인데, 이때어떠한자료를어떻게선택해서조사대상을구성할것인가가매우중요하다. 최현배 (1930) 의조사에서어떤자료를대상으로했는지는앞에인용한 (c) 에잘드러난다. 여기서는 일상어문 ( 日常語文 ) 이라는말을쓰고있는데, 그렇다면 일상어문 을어떻게찾아서정할것인가하는문제가뒤따른다. (f) 다암에일어나는문제 ( 問題 ) 는이렇게세운마흔자의쓰히는번수를조사 ( 調査 ) 함에는어떠한말과글을쓸것인가? 이다. ( 중략 ) 그래서나는현금 ( 現今 ) 우리말로써내는신문 ( 新聞 ) 동아일보 ( 東亜日報 ), 조선일보 ( 朝鮮日報 ), 중외일보 ( 中外日報 ) 에서각각 ( 各各 ) 가장적당 ( 適当 ) 하다고생각되는일면 ( 一面 ) 을택취 ( 択取 ) 하얏다.( 최현배 1930:102) 여기에는조사자료선택의두가지조건을밝히고있다. 우리말로 써내는신문, 가장적당하다고생각되는면 이그것이다. 3.1.4. 자료의표본추출과최초의신문말뭉치의구성 우리말번수조사에서는 우리말로써내는 3 종신문으로 일상어문 을대표하는것으로여기고있는데, 신문을활용한최현배의구체적인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47

조사방법에서우리는오늘날의언어조사에널리쓰이는균형말뭉치구성방법에매우가까운모습을발견하게된다. 그근거는신문의선택방법에서살펴볼수있다. 외솔은 3종의신문에서자료표본을선택하는과정에서의도적으로달 (2월, 3월, 11월 ) 과날짜를각각서로다르게정하였을뿐아니라, 신문의면을선택할때에도기사의내용은물론표기방식까지꼼꼼히고려하였음이틀림없다. 기사의내용에서도역시대체로사회일반의사건을다룬내용이중심을이루고있어, 일상적인언어사용의실태가드러나도록한것이분명하다 ( 서상규 2008:13 19). 번수조사대상으로신문이선택된또하나의이유로는신문이당시의자료가운데서표기의원칙을일정하게적용한자료라는점, 기사마다그주제와내용이서로독립적이며따라서내용이다양하다는점등이었으며, 조사대상을선정하는단계에서이점이당연히고려되었을것이다. 그러므로 번수조사 에서사용한신문자료는오늘날의기준으로보아도한글중심표기의신문 3개면, 79개의독립된내용의표본 ( 기사 ) 으로구성된훌륭한 신문말뭉치 였던것이다. 신문표본의선택과번수계산방법에서도매우높은수준의정보학적고려가이루어져있다. 최현배 (1930) 에서는한글이쓰인번수를계산할때에는 3개신문의각면을 10개의구역으로나누어서조사하여따로센수와합친수를표에함께보여줌으로써, 면전체뿐아니라기사구역에따른한글사용의실태를비교해볼수있게했다. 3개신문 ( 면 ) 을각각 10개의구역으로나누어글자수를각각세었으므로, 결국실제번수의조사는신문당 10번, 모두합해 30번이루어진셈이고, 이 30개의번수조사결과표를비교해본다면, 충분히신뢰할수있는통계를얻을수있을뿐아니라당시글자사용의실태를분명하게파악할 48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수있게된다. 이와같이, 외솔의 번수조사 는그조사대상의선택과정으로부터번수세기의절차와과정에이르기까지매우합리적으로짜였던것이다. 결국최현배 (1930) 의조사자료가당시의 일상적인어문 을충분히대표하는것이라는결론에이른다. 3.1.5. 조사결과와해석 번수조사 의결과는구획별로나누어진통계표와그것을하나로뭉뚱그린종합통계표의넷으로되어있다. (g) 이것은상기 ( 上記 ) 삼통계표 ( 三統計表 ) 를하나로뭉뚱거린것이다. 곧이조사통계 ( 調査統計 ) 의결론 ( 結論 ) 이다. ( 표생략 ) ( 중략 ) 이것은다시홀소리와닿소리로가를것같으면홀소리 ( 二一字 ) ㅏㅣㅓㅡㅗㅜㅕㅐㅑㅢㅔㅛㅚㅘㅖㅠㅝㅟㅙㅞㅒ닿소리 ( 一九字 ) ㄴㄱㄹㅅㄷㅁㅇㅎㅈㅂㅊㅍㅌㅺㅼㅋㅆㅽㅾ 로된다. 이것을다시다른말로하면, 홀소리나닿소리나를물론 ( 勿論 ) 하고홋소리 ( 단음 ( 単音 )) 곧기초문자 ( 基礎文字 ) 가제이차적 ( 第二次的 ) 인거듭소리 ( 중음 ( 重音 )) 보다자조쓰히며, 그중에도거듭홀소리는거의안쓰힌다할만하며, 된시옷한닿소리곧쫙소리 ( 쌍자음 ( 双子音 )) 는매우적어서모다合하여도그번수의분수 ( 비례 ( 比例 )) 가천 ( 千 ) 에칠 ( 七 ) 밖에되지아니한다.( 최현배 1930:108 109)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49

여기에보인한글글자의사용번수에따른차례와상대적인분포의차이는바로 1930년대우리글자생활의단면을있는그대로보여주는 사진 인셈이다. 이러한조사결과가남아있기에비로소우리는그이후의빈도조사결과들과비교함으로써당시국어의특성은물론이요시대를달리하면서도이어지고있는국어의보편적특성을잘파악할수있는것이다. 3.1.6. 자료와계산에서결함과정확성의문제최현배 (1930:102 103) 에서는자료자체가가진문제점으로, 마침법 즉철자법의혼란에따른문제점과계산의정확성에관한문제점을스스로밝혔다. (h) 그러나이재료 ( 材料 ) 는그스스로가다소 ( 多少 ) 불완전 ( 不完全 ) 한흠함 ( 欠陥 ) 이없지아니하다. 그는곧마침법 ( 철자법 ( 綴字法 )) 이바르게정리 ( 整理 ) 되지몯한때문이다. ( 중략 ) 다암에재료자체 ( 材料自体 ) 의흠함 ( 欠陥 ) 밖에또조사 ( 調査 ) 하는계산 ( 計算 ) 이절대정확 ( 絶対正確 ) 을보증 ( 保証 ) 하기어렵은흠함 ( 欠陥 ) 이잇다. 이것은누구든지이러한시험 ( 試験 ) 을해본경험 ( 経験 ) 이잇는분은다아시는바와같이, 아모리조심해서센다하드라도그절대정확 ( 絶対正確 ) 은썩기대 ( 期待 ) 하기가어렵다. 그러나한가지애닯은미봉적 ( 弥縫的 ) 위안처 ( 慰安処 ) 가없지아니하다. 그는모든것이골고로다다소간 ( 多少間 ) 의불확실성 ( 不確実性 ) 이잇다하면이는그평균비율 ( 平均比率 ) 을상 ( 傷 ) 히는일이없어질것이다. 다만이통계표 ( 統計表 ) 가조심으로써한것은물론 ( 勿論 ) 이요, 한가지를두세번씩센것이여간많잖음을붙여말하여둔다.( 최현배 1930:102 103) 50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빈도조사과정에서는분석의단위나기준, 사용자료의성격에따라서갖가지문제에부닥치게된다 ( 서상규 1998b:234 238을참조바람 ). 그러므로빈도조사의결과물에는단지통계수치만을보일것이아니라조사의목적부터단위설정, 기준, 작업과정, 적용과정의문제점해결등상세한기록을덧붙이는것이바람직하다. 이와같이, 최현배 (1930) 의번수조사는그방법론적인면만보아도, 이제까지최현배 이승화 (1955) 를우리말잦기조사의시초로보아온우리말연구역사를고쳐써야할만큼의수준높은내용을보여준다. 국어의계량적연구의기점을 1955년이아니라 1930년으로, 그보다 25 년이나앞당길수있는것이다. 이것은맞춤법통일이전인 1920년대말의한글표기와자모실태를기록한실증적자료로서가치를가질뿐아니라, 신문기사선택과통계제시방식, 조사단위의설정과방법론에관한요건을다갖추어, 오늘날의관점에서보아도바람직한빈도조사의요건을충분히갖춘것이었다. 3.2. 우리말글자사용의잦기조사 (1955)/ 우리말말수사용의잦기조사 (1956) 앞서밝힌바와같이, 외솔의 지도또는공동편찬의업적 으로기록된 우리말에쓰힌글자 ( 한글, 한자 ) 의잦기조사 (1955) 와 우리말말수사용의잦기조사 (1956) 로실현된조사의필요성은, 최현배 (1930) 에이미다음과같이언급되어있다. (i) 우리조선말가온데어떠한낱말 ( 단어 ( 単語 )) 이가장자조쓰히는 지? 가장자조쓰히는번수로보아서, 오백단어 ( 五百単語 ), 일 천단어 ( 一千単語 ), 이천단어 ( 二千単語 ), 삼천내지사천단어 ( 三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51

千乃至四千単語 ) 의각 ( 各 ) 범위 ( 範囲 ) 에소속 ( 所属 ) 할낱말이과연 ( 果然 ) 어떠한것일지, 이러한통계적 ( 統計的 ) 조사 ( 調査 ) 에는많은노력 ( 努力 ) 과오랜세월 ( 歳月 ) 을요 ( 要 ) 한다. 이것은아즉두고, 위선낱낱의글자의일상어문 ( 日常語文 ) 에쓰히는잦은번수 ( 빈도 ( 頻度 )) 를조사하야그차례잡기 ( 차서배정 ( 次序排定 )) 을하여본것이나의이글월의내용 ( 内容 ) 이다.( 최현배 1930:101) 최현배가낱말의빈도수를조사하려는뜻은, 일정한기준에따른낱말의목록 ( 이를테면교육용기본어휘 ) 을만들고자하는것이었다. 1930년의번수조사에서는나중으로미룰수밖에없었던이일이 20년이상지난뒤에야비로소실현된것이바로 우리말에쓰인글자의잦기조사 ( 文字頻度調査 ) 였다. 10) 이것은크게세가지조사로이루어져있다. A. 우리말말수 ( 어휘 ) 사용의잦기 ( 빈도 ) 조사 (3가지) B. 우리말에쓰인글자의잦기조사 Ⅰ. 한글사용의잦기조사 (104가지) Ⅱ. 한자사용의잦기조사 (3가지) C. 우리말풀이씨 ( 용언 ) 의도움줄기 ( 보조어간 ) 와씨끝 ( 어미 ) 의잦기 ( 빈도 ) 조사 (18가지) 10) 최현배 이승화 (1955) 의책머리 이책을내면서 에서 이조사는 4264(1951) 년 3월에계획하고, 동년 4월 13일부터조사하기비롯하여, 4288(1955) 년 6월초에마첫는데 라고하여, 조사에약 5년이상의시간이소요된것으로밝히고있다. 52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최현배 이승화 (1955) 에는 B와 C, 최현배 이승화 (1956) 에 A가수록되어있어, 책의구성순서와간행된순서가거꾸로되었는데, 그까닭을최현배 이승화 (1955) 의속표지에서 다만, 예산관계로위선 B 만을박아내기로한것이이것이다. 라고밝히고있다. 3.2.1. 조사의목적 [ 표 1] 최현배 이승화 (1955, 1956) 의조사목적 A. 말수 ( 어휘 ) 사용 B. 글자빈도 C. 도움줄기와씨끝빈도 I. 한글사용 II. 한자사용 목적 우리말말수 ( 어휘 ) 가사용되는잦기 ( 빈도 ) 의실태를조사하여, 과학적인국어의기본형태를파악하고, 우리말의합리적인사용을꾀하며, 국어의정상적인발달및정화운동을목표하는교과서편집이나계몽활동에활용하고, 나아가서는국어학연구의참고자료로제공 (7 쪽 ) 우리말에쓰이는글자의실태를과학적으로알아내어, 글자와관계있는각종문화활동에, 참고로삼거나활용 (63 쪽 ) 우리말에서쓰히고있는한자말에서한자말을뽑아내어가지고, 한자에대한온갖문제의검토및해결에제공 (167 쪽 ) 도움줄기와씨끝의실태를과학적으로밝히어국어의창조적아름다움과발전적사용을위하며, 문법연구, 수사법연구, 등의연구검토의참고자료로제공 (227 쪽 )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53

3.2.2. 조사의단위와조사방법 [ 표 2] 최현배 이승화 (1955, 1956) 의조사단위와방법 A. 말수 ( 어휘 ) 사용 B. 글자빈도 I. 한글사용 II. 한자사용 C. 도움줄기와씨끝빈도 단위설정 말수 ( 어휘 ) 문교부 (1955:20 33) 에서상술함 낱내 ( 음절 ), 낱자 ( 단자 ) 한자말또는한자말이끼어들어서된우리말말수 ( 어휘 ) 줄기이외의것, 도움줄기 ( 보조어간 ), 씨끝 ( 어미 ) 조사방법 모든글월 11) 을낱말의단위에좇아분석하여조사 (1955:7) 조사기준 가 ) 목차와삽화속의글월포함나 ) 보통사용하는말만조사, 홀로이름씨 ( 고유명사 ) 제외다 ) 현대말을주종으로하여, 대중말 ( 표준말 ) 로조사라 ) 준말 ( 약어 ) 과안준말은따로 ( 것 / 거, 무엇 / 무어 / 뭐 ) 마 ) 씨가지는예외로만따로세움 ( 들, 끔, 금, 네 ) 등 a) 낱내 ( 음절 ) 따른조사 b) 낱자 ( 단자 ) 따른조사 A) 한글학회맞춤법에따름 B) 글자는잦기별 / 부수별로배열 C) 뜻이나음이같은경우 최현배의 우리말본 체계에따름. A) 줄기 ( 어간 ) 에잇달은그대로의조사 B) 도움줄기 ( 보조어간 ) 만의조사 C) 씨끝 ( 어미 ) 만의조사 11) 이에대해서는 산말인입말 [ 口語 ] 을녹음한것, 곧, 실사회의대중이많이모인시장, 극장, 오락처, 술자리, 각종대합실중에서몰래녹음한것을가지고, 조사함이이상적인국어의실태조사이라고하겠으나, 시설과비용등온갖사정이허락지않아서 (1955:7) 글월 을조사대상으로삼았다고밝히고있다. 사실, 최현배 이승화 (1956) 이후 2010년대에이르기까지꽤많은말뭉치가구축되고국어자료처리기술도좋아졌음에도불구하고, 여전히살아있는입말의제대로된빈도조사의성과는아직도이루어지지않고있다. 필자는 21세기세종계획구어주석말뭉치를바탕으로동음이의어구분까지끝난말뭉치를몇년간에걸쳐완성했으며, 머지않아첫구어빈도조사의성과를이룩할것으로기대하고있다. 54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3.2.3. 조사대상자료 [ 표 3] 최현배 이승화 (1955, 1956) 의조사대상자료 A. 말수 ( 어휘 ) 사용 B. 글자빈도 I. 한글사용 II. 한자사용 C. 도움줄기와씨끝빈도 표본추출방식 (1) 조사목적물의부문별비율 (%) 12) 초중등교과서 (50%) < 국어, 가사, 사회생활 30%, 과학, 실업류 20%> 일반간행물 (50%) < 문학, 예술류 30%, 신문, 잡지, 방송원고, 국회의사록 20%> A( 말수사용의잦기조사 ) 의 5% 분량에해당, 그각분야에좇아서의그비율은, 말수조사에서의비율과같이함 A( 말수사용의잦기조사 ) 의전체 A( 말수사용의잦기조사 ) 의 5% 분량에해당, 그각분야에좇아서의그비율은, 말수조사에서의비율과같이함 규모 56,485낱말 / 총잦기 2,218,727 A 조사의 5.18% (11 종 ) / 총잦기 114,225 글자총수 3,312 자 / 총잦기 1,016,731 12) 부문별비율결정에대해 이비율의결정은, 조사출발당시에, 편수국장 ( 최현배 ) 과비서관 ( 박창해 ) 과편수과장 ( 조병욱 ), 국어편수관 ( 국민학교최태호 )( 중고등학교홍웅선 ), 말수조사주간 ( 이승화 ) 의합석한자리에서의논하여결정지은것 (1955:7) 으로기록하고있다.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55

3.2.4. 조사결과와해석 [ 표 4] 최현배 이승화 (1955, 1956) 의조사결과 A. 말수 ( 어휘 ) 사용 B. 글자빈도 C. 도움줄기와씨끝빈도 I. 한글사용 II. 한자사용 결과 잦기 ( 빈도 ) 차례결과표, 소리 ( 頭音 ) 차례결과표 낱내 ( 음절 ) 따른조사결과표, 낱자 ( 단자 ) 따른조사결과표 잦기 ( 빈도 ) 차례결과표, 부수차례결과표 소리차례, 잦기차례 효용 1) 국어사용의과학적근거 / 국어의합리적인사용 / 교과서편찬에사용 2) 용어의제정 / 계몽적인문화활동 3) 우리말의실태짐작 4) 우리말연구및정화운동 5) 순수우리말과한자말, 들온말의비율파악 6) 사전의말수보충및취사선택 7) 국어생활실태조사의참고 1) 기초학년교과서편찬시의제시낱내음절의합계나순서결정 2) 우리말의언어미학으로의검토 3) 언어심리학면에서의참고자료 4) 한글적는법의연구자료 5) 한글자모, 자형의재고찰및개량의자료 6) 인쇄공장의활자수량준비와나열순서결정, 개량 7) 타자기의글자판배치 8) 맞춤법의연구자료 9) 한글가로풀어쓰기연구및운동 10) 언어및글자조사방법연구 1) 일상생활에서의한자폐지또는제한사용에관한문제검토 2) 한자의자형, 자체연구 3) 한자타자기, 인쇄공장설비전반검토에참고 4) 국어정화운동, 언어심리학적연구, 언어미학적연구, 운필상의물리적연구, 서도상의미학적연구 1) 우리말사용의연구자료및참고자료 2) 우리말의구성적연구곧문법연구의참고자료 3) 수사법연구 4) 국어의제반문제해결 56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3.2.5. 자료와계산에서결함과정확성의문제최현배 이승화 (1955:164 165) 에서도, 앞서소개한최현배 (1930) 때와마찬가지의어려움을겪었음을, 이미출판된책에종이를덧대서표를고친부분이여러곳인것이라든가 부산고등학교상급학생연 196명의협조로카아드의작성및대조를마치고서, 부산제일상업고등학교 3학년전원의협조로, 잦기 ( 빈도 ) 의합계와검산을한것을다시정리원들의재검산으로마치었다 ( 최현배 이승화 1955:53), 그런데, 두곳에서나온총계의숫자가서로맞지가않아서, 무척오랫동안많은이가고생을다시하였었다 ( 최현배 이승화 1955:58), 말수조사의최종통계인잦기별및첫소리별의계급적집계표의숫자의이가맞지않아, 고생을하다가최후로서울상고의주판교사의손으로단락을지웠다 ( 최현배 이승화 1955:232) 는등의기록을통해서도확인할수있다. 이와같이, 최현배 이승화 (1955, 1956) 는언어조사에서이루어질수있는여러단위의설정방법과구체적인적용, 조사대상자료의구성과선택, 다양한목적에따른언어정보의추출방식, 결과표시의모형제시등에이르는, 조사방법론상의갖가지요소에대해매우상세히기술함으로써, 13) 이후에이루어질계량적연구의기대수준을크게높였다. 또조사의과정에필요한현실적인여러절차와비용, 시간, 일손의구체적인내역, 갖가지문제점등을소상히기록으로남겨후속연구의길잡이가되도록하였다. 13) 이에대해이승화 (1955:238) 는 조사방법에있어서도, 볼만한점이한둘이아니다. 그러나이본보고서에있는내용의조사방법이장차에딴이들이조사하는경우에있어서는, 좋은참고자료가될것이다. 라고말하고있다.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57

4. 맺음말 이글에서는빈도조사의요건으로서목적과대상의설정, 조사대상의자료선정과활용의방법과절차, 표본의선택과계량, 조사결과와해석등여러측면에서최현배의업적을살펴보았다. 이제까지국어계량분석, 나아가국어정보학적연구의시초로삼아온최현배 이승화 (1955, 1956) 는오늘날의시점과기준으로본다해도, 매우훌륭한국어정보화의성과임은두말할나위가없다. 그뿐만아니라, 외솔최현배의이러한국어정보화에대한앞선깨달음과노력은이미최현배 (1930) 에서싹텄으며, 그성과역시국어에대한최초의실증적, 계량적연구임이이미서상규 (2008) 에의해서밝혀진바있다. 다시말해최현배 이승화 (1995, 1956) 는최현배 (1930) 에서세워진계량적연구의방법론을대규모의연구로써실현한성과였다. 방법론을수립하고실현하는데실로 20년넘게걸렸던것이다. 이는우리말에대한정보화, 국어정보학적연구의시초가 1930년이라는것을뜻하는것이며, 외솔최현배의탄생 120주년을맞으면서, 이제까지우리가잘못알아온국어정보화의시초에대한우리의인식과국어학사의기술을고쳐써야할때에이르렀다고할수있다. 최현배 이승화 (1955) 의속표지에는외솔의짧은글이적혀있다. 사람은아름다운꽃을좋아한다. 그러나, 그아름다운꽃이피기까 지에는많은노고가숨어있음을모르는이가많다. 뭇솔 ( 외솔 ) 58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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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주시경선생의말글사랑과그사랑이어가기 권재일 서울대학교언어학과교수 1. 주시경선생서거 100 돌을맞이하면서 2014년 7월 25일낮, 우리일행은동작동국립현충원국가유공자묘역에자리잡은주시경선생묘소앞에섰다. 한강이뒤로보이는양지바른곳이다. 장마철인데마침이날은햇살이가득하다. 우리는주시경선생묘소에꽃을바치고큰절을두번올렸다. 그러고나서이은상선생이짓고김충현선생이쓴묘비명을함께읽었다. 한평생오직한길우리말글키우시니그공덕어디다비기리까. 해달같이빛나옵니다. 겨우서른여덟해짧은한뉘사시는것을자갸몸은돌보지않고겨레위해바치신이라. 세월이지나갈수록더그리워집니다. 1) 1) 묘비명은원문대로띄어쓰기하였다.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61

이렇듯나라살리기위해우리말과글을가꾸고지키는데에온힘을바치신주시경선생은 1876년에태어나 1914년 7월 27일에돌아가셨으니, 올해가바로돌아가신지 100돌이되는해이다. 주시경선생은국어연구를현대적으로발전시킨우리나라대표언어학자이다. 그는나라의힘과겨레정신의근본적인바탕이되는말과글을바로잡기위해말소리와문법을연구하였다. 그의연구성과는 국어문법 (1910) 에체계적으로제시되어있는데, 그의독창적이고합리적인이론은국어연구의기반을마련하였다. 주시경선생의국어에대한연구와우리말사랑의실천정신은최현배선생을비롯한그의제자들이계승하여오늘날에이르렀다. 주시경선생의국어연구는민족정신과문화를잇고가꾸는데서시작하였다. 우리말을민족정신과문화의뿌리라고생각하였다. 이러한생각은주시경선생학문의바탕이되었으며, 선생이평생동안일관되게지닌학문태도였다. 그래서주시경선생은나라안팎으로어려운시기에국어연구를언어과학으로승화시킨언어학자였으며, 또한국어연구를바탕으로우리말글사랑을실천하여우리민족의정신과문화를꿋꿋하게지킨국어운동의실천가였다. 이제주시경선생의우리말글사랑의삶과학문에대해살펴보면서, 오늘날우리가선생으로부터이어받아야할과제, 지금우리가안고있는말글문제를해결하고언어문화발전에기여할방안이무엇인지함께생각해보고자한다. 한편이글은, 전적으로글쓴이에게주시경선생의학문과정신을일깨워준허웅선생의글 주시경선생의생애와학문 (1980) 과글쓴이의 우리말글을가꾸고지킨한힌샘주시경선생 (2008) 에바탕을두고, 주시경선생서거 100돌을맞이하여, 고치고덧보태서다시쓴글이다. 62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2. 말과글에대한새로운깨달음과결심 선생이태어나신 1876년은외세의침략이잦아나라가온통어수선하였고, 농사도흉작이어서백성들의삶이매우어려운형편이었다. 이러한가난속에서, 음력 11월 7일, 주시경선생은황해도봉산군쌍산면무릉골에서아버지주학원님과어머니전주이씨사이에서태어났다. 주시경선생은어릴적고향에서서당에다닐때늘새로운것을찾아깨달으려하는의지가무척이나강했다고한다. 열살이넘어 1887년, 주시경선생은서울에사는큰아버지의양자로가게된다. 서울에올라와다시서당에다니게되었는데, 서당생활은열일곱살까지계속되었다. 이무렵, 그의마음에커다란변화가일어났다. 내가배우려하는것은결국한문으로쓰인뜻, 그교훈이아닌가? 말이란것은결국우리의뜻을전달하기위한것이니, 한문도결국은하나의말에지나지않는다. 그렇다면저어려운한문을통하지않고우리가배워잘알고있는우리말을가지고어떠한교훈을가르치게되면, 우리는당장알아차릴수있는것이아닌가? 만일우리가저교훈을우리말로적어놓기만한다면얼마나편리하고쉽게깨칠수있겠는가? 이러한생각이머리를스치자주시경선생은서당공부가얼마나무의미한가를절실히깨닫게되었다. 옳지! 우리나라에는우리말이있고, 그말을적을수있는훈민정음이란것이있지않은가? 그런데도우리나라선비들은한문만을글이라하고훈민정음은돌보지도않았으니, 이것은절대로옳지못한일이다. 한문은중국말을적는것이아닌가? 우리말이중국말보다못할것이무엇이며, 훈민정음이한자보다못할것이무엇인가? 그의눈은희망에빛나기시작하였다.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63

아니, 훈민정음이한자보다못하지않은정도가아니다. 그어렵고배우기힘든한자에비한다면, 훈민정음은얼마나알기쉽고아름다운가? 그렇다. 아무도돌보지않는훈민정음을내가빛내어보리라. 주시경선생은이와같은우리말과훈민정음에대한새로운깨달음과결심으로드디어우리나라말과글자생활의바른길을열기시작하였다. 수천년동안이어온한문중심의글자생활을벗어나올바른길을비로소개척하기시작한것이다. 3. 말글사랑을위해바친짧은생애 한문의마술에서깨어난주시경선생은이제한사람의어엿한청년으로성장하였다. 새로운학문을공부도하고연구도계속하면서, 우리나라최초의한글신문인 독립신문 을발간하는일에헐버트선생과함께참여하였다. 주시경선생은 1896년 4월 7일 독립신문 이창간되자국문판조필로발탁되어, 독립신문사안에 국문동식회 ( 國文同式會 ) 를조직하고국어문법을공동연구하였다. 그러는사이스물다섯살때에배재학당보통과를졸업하였다. 신학문에대한주시경선생의갈망은계속되었다. 여러학교를다니며항해술을배우기도하고측량술을배우기도하였으며, 영국인의사에게영어와의학을배우면서국어를가르쳤고, 또한독학으로기계학, 종교학까지공부하였다. 그러나그의연구의중심이국어에있었음은물론이었다. 그는국어연구에골몰하는한편, 학문연구는민중교화를실천해야완성될수있다고굳게믿었다. 민중교화를위해국어의정리와교육을하지않으면안된다는것이그의철저한신념이었다. 그래서그는 64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서울안에국어강의시간이나국어강습소에나가지않는곳이없게되었다. 그가얼마나교육에열중하였는지는, 서른살을전후하여그가교편을잡은학교나강습소가무려스무곳이나됨을보아능히짐작할수있다. 이와같이그는서울시내각학교의국어를도맡아가르치게되었는데, 그교재는등사판에인쇄하여보자기에싸서옆에끼고다니면서학생들에게나누어주고강의하였다. 당시학생이었던김윤경선생과최현배선생은이렇게회고한적이있다 ( 신용하 2014 참조 ). 그러나당시학교로서든든한터가잡힌것이별로없었으므로선생에게주는보수는박하였고, 그나마몇달씩건너뛰게되기때문에극히곤궁한살림이어서무명옷을입고짚신을신으면서도끼니를궐한적도한두번이아니었으며, 창동그의사택은용신하기도불편한데다가햇빛조차잘안들어오기때문에낮에도등불을켜야책을볼수있을정도였다. 그러나결강은커녕지참한번도하는일이없었다. 사무실로거치어올시간도없어서바로교실로걸음을빨리하는것이상례였다. ( 김윤경 ) 건지려던나라가이미없어지기는하였으나, 그백성인내겨레가아직여전히남아있으니, 이미엎어진큰집을미래에다시세우는것이더깊고먼스승의포부였으며, 더간절하고질긴스승의의지였다. 눈물을머금은 주보따리 는예나다름없이동대문연지동에서서대문정동으로, 정동에서박동으로, 박동에서동관으로돌아다녔다. 스승은교단에서시매, 언제든지용사가전장에다다른것과같은태도로써참되게, 정성스럽게, 뜨겁게, 두눈을부릅뜨고학생을응시하면서, 거품을날리면서강설을하셨다. 스승의교수는말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65

가운데겨레의혼이들었고, 또말밖에도나라의생각이넘치었다. ( 최현배 ) 주시경선생의학문은점차성숙의경지에도달하였으나, 이미기울어지기시작한나라의운명은도저히바로잡을수가없었다. 드디어 1910년우리나라는일본에게합병되고말았다. 그는원통함의눈물이채마르기를기다리지않고민족갱생을위한투쟁에나섰다. 그렇지만일본침략자들의탄압은더욱심해갔다. 동지들은하나씩둘씩국외로망명하고또옥에갇히게되고, 더이상이땅에서살수없다고느끼게된다. 1914년서른여덟살되던해, 국외망명을결심하고 7월방학에고향에가서부모형제에게하직하고서울로돌아와준비하던중, 갑자기체증에걸려며칠후 7월 27일, 내수동집에서돌아가시게되었다. 그는품은포부를반도이루지못하고, 고난과비분속에서고귀한한생애를마쳤다. 짧은생애를마치며주시경선생은 그나라말과그나라글은그나라가홀로섬의특별한빛이라 는고귀한뜻을우리에게남겼다. 이에대해신용하선생은지난 5월한글학회학술대회에서다음과같이발표하였다 ( 신용하 2014 참조 ). 주시경선생이비록짧은기간에우리말글운동에큰업적을낸사상적배경에는 민족은본질적으로언어공동체이며, 언어가흥하면민족도흥하고언어가소멸되면민족도소멸된다 라는사회학적사상과, 민족과국어에대한깊은사랑이기초가되어있었다고말할수있을것입니다. 66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4. 말과글을지키고가꾸기위한학문 자기나라를보존하며, 자기나라를일어나게하는길은나라의본바탕을장려함에있고, 나라의본바탕을장려하는길은자기나라의말과글을존중하여쓰는것이가장중요하므로, 자기나라의말과글이어떤나라의말과글만같지못하더라도, 자기나라의말과글을갈고닦아, 기어이만국과같아지기를도모해야할것이거늘, 우리는단군이래로덕정을베풀던그훌륭한말과글자를연구한일이없다. 이렇게말씀하신주시경선생의국어학에대한주요저서에는 국어문전음학 ( 國語文典音學 ) (1908), 국어문법 ( 國語文法 ) (1910), 말의소리 (1914) 가있다. 그의국어연구는 국어문법 에체계적으로제시되어있다. 그의독창적이고합리적인이론전개는우리말연구의기반을마련하였다는점에서의의가크다. 국어문법 은일찍이그가서양학문을배우기시작한 1893년부터저술하기시작하여스물두살때인 1898년 12월에초고가이루어졌다고스스로밝혔다. 그이후다듬고고쳐 1910년 4월에발간하였다. 국어문법 에서는학술용어를순수한우리말로썼다. 지금말로품사를 기 라하였는데 ( 나중에 씨 로고침 ), 기의갈래아홉의이름은조선어로만든것이니, 한자로만들면그문자의뜻으로만풀이하고자하는습관이있어, 그정의를말하지않으면안되기때문이다. 라고설명하면서, 기갈래를 임, 엇, 움, 겻, 잇, 언, 억, 놀, 끗 이라하였는데, 지금말로옮기자면 명사, 형용사, 동사, 조사, 접속사, 관형사, 부사, 감탄사, 종결사 이다.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67

국어문법 에서다루는큰갈래는 기난갈 과 짬듬갈 이다. 기난갈의 기 는낱말, 난 은나눈다, 갈 은연구의뜻으로 품사분류론 이란뜻이며, 짬듬갈의 짬 은짜서꾸민다, 듬 은말이구성되는법의뜻으로 문장론 이란뜻이다. 말은밖으로나타난표면구조로만규정되는것이아니라, 그뜻을결정하는심층구조가있다는것이변형생성문법이론인데, 주시경선생의문법에서이러한이론이이미두드러지게나타났다. 먹는다 란말은그쓰이는상황에따라서하나의완성된문장이될수있다. 그런데그상황이란것은, 말밖에있는주어와목적어를속으로짐작할수있는말의환경을말한다. 그는이말의그림풀이에서주어와목적어자리를비워놓고그빈자리에 ㅅ 을표시하고서그자리에숨은성분곧속뜻이있는것으로설명하였다. 속뜻이숨어있다는설명은심층구조를표현한것으로매우합리적인설명이다. 속뜻으로있는것이겉으로숨어서나타나지않았다는것을분명히하고있으니, 이것은현대언어학의설명방식그대로이다. 이미 100여년전에주시경선생은이러한문법이론을제시하였다. 기술언어학의핵심개념가운데 형태소 가있다. 일정한음성형식과일정한의미형식을갖춘, 가장작은단위를말한다. 이개념은미국의저명한언어학자블룸필드가 1926년에제시하였다. 그러나이와똑같은개념으로 늣씨 라는개념을이미 1914년의 말의소리 에서주시경선생이제시한바있어주목된다. 해바라기 를 해-바라- 기 로형태소분석하여제시하였다. 이렇듯주시경선생은형태소분석을철저히추진해나간최초의학자이다. 그는형태소를분석하는데그치지않고, 그것을맞춤법에반영하고, 원형을고정시켜글읽기에편리하게하려고노력하였다. 그리 68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하여모든자음글자를종성에모두쓸수있도록하는원칙을세우게되었다. 이러한주시경선생의표기법원리를한마디로정리하자면 현실발음대로적되형태음소적으로분철표기함 이라고할수있겠다. 그리고이원리는조선어학회 ( 지금의한글학회 ) 의 한글마춤법통일안 (1933) 의 소리대로적되, 어법에맞도록 이라는원칙으로이어졌다 ( 송철의 2010 참조 ). 이를근본으로하는 한글맞춤법 을현재까지우리가쓰고있다. 주시경선생이처음우리말을연구하게된것은, 바로이러한표기법을바로잡으려는데서시작되었다. 그러기위해서그는말의소리를연구하게되었고, 이론의뒷받침이되는문법을연구하게되었던것이다. 그당시의모든조건들, 이어받을만한학문의토대가전혀없었던점, 나라형편이매우혼란상태에있고나라의운명이기울어져갔다는점, 개인적인생활이극도로가난했다는점, 그의학문활동의햇수가그리길지못했다는점등을생각할때주시경선생의학문적성과는매우큰것으로평가하지않을수없다. 주시경선생의업적은그학문에만그치는것이아니다. 국어교육자로서의업적, 국어운동의선구자로서업적또한크다. 국어순화운동도주시경선생이시작하였으며, 한글전용이라는글자생활의새로운운동도선생이실천하였다. 국어정책면에서지금문제가되고있는모든사실들은모두선생이시작한것이다. 이런점에서우리는주시경선생의국어학사에끼친공헌과, 우리문화사에, 민족투쟁사에남긴영향이얼마나컸던가를다시한번생각해야할것이며, 오늘날우리의말글생활을위해해야할일이무엇인지도생각해보아야할것이다.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69

5. 오늘날우리의말글생활 최근우리나라가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발전하면서한국어를배우려는외국인들이늘어나고있다. 한국어능력시험에응시하는외국인수가처음실시한 1997년에 2,000여명이던것이작년에는 20만명이넘어선것을보면한국어를배우려는열기가정말엄청나다는것을알수있다. 그뿐아니라인터넷관련국제기구의발표에따르면한국어가인터넷사용인구로보면세계 10위라한다. 또한 2007년 9월제43 차세계지식재산권기구총회에서한국어가국제공개어로채택되어, 한국어로국제특허를제출하거나특허내용을열람할수있게되었다. 한국어는이제국제어로한걸음다가가게되었다. 이처럼나라밖에서는우리말이그위상을드높이고있는데, 나라안에서는어떠한가? 사회구성원들이의사소통을제대로하자면서로가가지고있는수단이같아야한다. 발음이같아야하고, 단어가같아야한다. 그러나서로다른발음으로말한다든지, 의미를서로다르게이해하고단어를사용한다든지하면결코바람직한의사소통이될수없다. 예를들어다음과같이단어의의미를잘못알고쓰는경우는흔한편이다. 바쁘신와중에도저희개업식에와주셔서고맙습니다 의 와중 은소용돌이속이라는뜻인데, 이경우에는그냥 바쁘신중에도 가적절한표현이다. 그문제에대해내가친절히자문해주었다 에서 자문하다 는 묻다 의뜻이다. 내용으로보면 자문한것에대해친절히응해주었다, 또는 의견을제시해주었다 가올바른표현이다. 또한 이작품에는삶에힘든애환이스며있다 의 애환 은슬픔과기쁨이라는뜻인데, 흔히슬픔의뜻으로만쓰고있어혼돈스럽다. 잘못쓰이는말이이것뿐이랴. 편집하다 는신문, 잡지, 책, 영화, 드 70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라마등의본래의자료에덧붙이거나잘라내거나또는차례를조정하거나하는것을말하는데, 요즘방송에서는잘라내없애는것을뜻하는말로만쓰고있다. 예능 이란말도음악, 미술등의예술적재능을뜻하는말인데, 요즘방송에서는찧고까부는오락을뜻하는말로쓰고있어본래뜻의예능인들을안타깝게하고있다. 남의부인을높여두루부르는말 영부인 도대통령영부인을뜻하는말로한정하여잘못쓰인지벌써삼십년이더지났다. 그래서영부인이라하면으레대통령부인만가리키게되었다. 우리의일상생활에서외국어를너무많이, 그리고잘못쓰는경우가많다. 학교시험에서흔히듣는말 컨닝 이란말의올바른영어는 cheating이다. 백화점에명품구경가는것을 아이쇼핑 이라하는것도올바른영어는 window shopping일것이다. 요즘어느모임에가도외치는한마디, 원샷! 도 Bottoms up이바른표현이라하겠다. 편의점알바, 주유소알바의 알바 역시독일어 아르바이트 의본래의미와는거리가멀다. 1980년대중반, 어느맥주회사에서직영하는생맥줏집이름에독일어를썼다. 뜰이나정원, 마당을뜻하는독일어가바로호프 (Hof) 이다. 생맥주를마시는뜰, 정원이라는의미로 생맥주전문점오비호프 (OB Hof) 로이름붙였다. 이렇게시작한것이어느새알게모르게호프 (Hof) 라하면생맥줏집이되고말았다. 더나아가호프 (Hof) 는생맥줏집뿐만아니라생맥주자체를지칭하기에이르렀다. 호프 & 소주 를판다고간판에써놓은집도많다. 독일어의정원을생맥주라부르는것은도가지나쳐도한참지나친결과이다. 그뿐아니다. 공공행정기관의언어사용또한이와다르지않다. 업사이클 이란말도등장한다. 리사이클 이 재활용품 이라는데그것을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71

업 (up) 시킨다는뜻이란다. 힘내自! 중소氣 UP, 공공구매路 라는어느행정기관의구호는우리말표기를아예무시하고있다. 또다른기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미투데이 라는정책설명을대하게되면정말행정기관의우리말사용이이렇게까지가도되는가하는생각이든다. 친서민정책인 농촌어메니티체험, 마이크로크레딧, 패스트트랙 (Fast Track) 그리고여성창업지원을위한 맘프러너창업스쿨 이란용어도일반국민이선뜻알아보기어렵다. 이처럼국민이잘이해하지못한다면아무리좋은정책이라도공감을얻기어려울것이다. 행정기관이사용하는언어는국민의권리와의무에직접관계를맺고있다. 따라서훨씬더쉽고정확해야한다. 불필요한외국어를섞어쓴일은없는지, 지나치게어려운한자말을섞어쓴일은없는지, 공직자모두되돌아보아야할것이다. 요즘온갖가게이름, 상품이름, 심지어는모임이름, 사람이름에까지서양식이름이부쩍늘어가고있다. 거기에더해서영어정관사 the 에우리말을덧붙인혼합이름이나타나는가하면, 연예인이름을영문자한글자로지은경우도있다. 연예인이름, 그리고민간기업은그렇다치더라도우리나라를대표하는공기업의멀쩡한이름을영문자약자로앞다투어고치고있다. LH, IBK, K-Water처럼한둘이아니지만, 외국인도알아볼수없고우리국민도무슨뜻인지모르는표기를자꾸늘려가야만할것인가? 또한대표적인공공언어인방송언어도그러하다. 현대사회에서우리는매체를통해쏟아지는정보를매일매일받아들인다. 만약정보를전달하는언어가쉽고정확하지않다면우리사회는혼란스러울것이다. 방송언어가생활의생생한언어그대로를반영한다고해도언어예절이실종되고막말과비속어가일상화된품격없는말을방송에서 72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계속하여내보내는것은바람직하지않다. 적어도청소년에게이런언어환경이노출되지않았으면한다. 언어는인격형성과밀접한관계를맺고있기때문에청소년의언어사용은그어느것보다도중요하다. 청소년들이주로활용하는다양한통신언어역시마찬가지이다. 우리가지향하는언어생활이란쉽고정확하고, 그리고품격있는언어를사용하는것이다. 이런현실에서작년에발족한 언어문화개선범국민연합 이기획하고펼치는다양한사업은, 우리말우리글을지키고가꾸어온주시경선생의정신을이어가는길이라는점에서, 기대해볼만하다. 6. 주시경선생의정신을이어가는길 언어는우리의생각과느낌을전달하는수단일뿐만아니라이를사용하는사람들의정신세계를형성하는구실도한다. 그래서한국가나민족은공통된언어구조에이끌려공통된정신과생각을가지게되고이를바탕으로고유한문화를창조한다. 우리민족이이땅에태어난이래로우리의생각을이어주고문화를이끌어준것이바로우리말이다. 우리가우리말에대해긍지를가지고높이받들어지켜야하는까닭이바로여기에있다. 우리말에긍지를가지고높이받들어나가는방향은우리말을쉽고정확하고, 그리고품격있게쓰려는의지를가지고꾸준히실천하는것이다. 일반국민이잘알아들을수없는어려운말과외국어를섞어쓰지말고되도록이면모든사람들이쉽게알아들을수있는말을, 규범적인발음, 어휘, 문법에맞게쓰는것이다.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73

그러나위에서잠깐살펴본바와같이국어의가치에너무무관심하여우리의말과글이망가지고있다. 거기에더해세계화추세에따라일상생활과교육현장에서국어가경시되고외국어가널리퍼져가고있다. 이러한잘못된현실을극복하기위한방안은국민들이국어의참된가치를깊이인식하고, 국어를지켜가꾸려는의지를가지는일이다. 이것이바로우리가주시경선생의말글사랑의가르침을계승하는길이다. 독립기념관에세워진주시경선생의 어록비 에담긴글, 한나라말 의한부분을옮기면서이글을맺는다. 말은사람과사람의뜻을통하는것이라. 한말을쓰는사람과사람끼리는그뜻을통하여살기를서로도와줌으로그사람들이절로한덩이가되고, 그덩이가점점늘어큰덩이를이루나니, 사람의제일큰덩이는나라라. 그러하므로말은나라를이루는것인데, 말이오르면나라도오르고, 말이내리면나라도내리나니라. 이러하므로나라마다그말을힘쓰지아니할수없는바니라. 글은말을담는그릇이니, 이지러짐이없고자리를반듯하게잡아굳게선뒤에야그말을잘지키나니라. 글은또한말을닦는기계니, 기계를먼저닦은뒤에야말이잘닦아지나니라. 그말과그글은그나라에요긴함을이루다말할수가없으나, 다스리지아니하고묵히면덧거칠어지어나라도점점내리어가나니라. 74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참고문헌 권재일 (2008), 우리말글을가꾸고지킨한힌샘주시경선생, 김태준 소재영엮음 스승, 31 44, 논형. 문화체육관광부 (2013), 범국민언어문화개선운동추진계획, 문화체육관광부. 송철의 (2010), 주시경의언어이론과표기법,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신용하 (2014), 주시경선생의애국계몽사상과한글, 617돌세종날기념주시경선생 100주기추모학술대회논문집, 7 19, 한글학회. 허웅 (1986), 주시경선생의생애와학문, 허웅 박지홍엮음 주시경선생의생애와학문, 197 306, 과학사.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75

[ 특집대담 ] 주시경선생님의국어사랑을말하다 대담 : 이기문 ( 서울대학교명예교수, 학술원회원 ) 진행 : 송철의 ( 서울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 ) 때 : 2014년 8월 19일 ( 화 ) 오전 10시곳 : 대한민국학술원도서실 송철의선생님, 안녕하십니까? 평소에찾아뵙지못하고이런자리에서뵙게되어송구스럽습니다. 선생님께서도잘아시는바와같이올해는주시경선생님서거 100주년이되는해입니다. 그래서 새국어생활 편집진에서이런대담의자리를마련한것같습니다. 선생님을모시고주시경선생님에대한말씀을들어보도록하겠습니다. 선생님께서는주시경선생님의학문을새롭게조명하는데에크게기여하셨다고할수있습니다. 주시경선생님에대하여관심을가지시기시작한계기는무엇이고, 그시기는언제쯤부터인지요? 이기문저는일찍부터주시경선생님의이름은알고있었지만선생님께서지으신책이나글을읽은일은없었습니다. 제가선생님의글을자세히읽은것은구한말 ( 舊韓末 ) 의국문연구소 ( 國文硏究所 ) 자료를검토하게된때였습니다. 이연구의결과는제가쓴 개화기의국문연구 (1970) 에요약되어있습니다. 국문연구소의자료는크게두가지입니다. 하나는국문연구소의회의록 ( 會議錄 ) 이라고할수있는것입니다. 76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국문연구소는 1907년 9월 16일에첫회회의를열었고마지막회의를 1908년 12월 27일에연것으로되어있는데, 이동안제기된연구문제들에대한각위원의연구안 ( 硏究案 ) 입니다. 이것은주시경선생님이차곡차곡모아둔것으로, 지금고려대학교도서관의육당문고 ( 六堂文庫 ) 에보존되어있습니다. 또하나는국문연구소가 1909년그사업을마치면서작성한최종보고서입니다. 국문연구의정안 과위원들의연구안 ( 硏究案 ) 으로구성되어있는데, 이연구안은각위원들이여러회의에제출했던것을각자최종적으로재정리한것입니다. 이최종보고서뭉치는일본동경대학 ( 東京大學 ) 에있는오구라문고 ( 小倉文庫 ) 에보관되어있습니다. 저는일본에갈때마다그곳여러도서관과개인장서에있는우리나라옛문헌들을보아왔습니다. 그중에서제가장큰관심은오구라신페이 ( 小倉進平 ) 교수가서울에서모은책들을보는것이었습니다. 1968년엔가제가동경에잠시들렀을때그의구장서 ( 舊藏書 ) 가동경대학중앙도서관에있다는말을얻어듣고는한번보고싶은마음을억누를길이없었습니다. 마침동경대학언어학과의핫도리시로 ( 服部四郞 ) 교수님을뵙게되어제생각을말씀드렸더니교수님께서도서관장께전화를걸어서제소원은달성될수있었습니다. 실제로가보니그책들은도서관지하실캄캄한구석에무더기로쌓여있었습니다. 긴전깃줄끝에전등알을꽂고앞서가는도서관직원의뒤를한참따라가서책더미앞에이르렀습니다. 거기서혼자그책들을뒤적였습니다. 자세히보자면며칠이걸려도모자랄것인데, 그럴수없어두어시간에그치고말았습니다. 그때그책더미속에서국문연구소의최종보고서뭉치를찾아냈을때에는흥분을누를길이없었습니다. 나중에이서류의마이크로필름까지얻었을때에는그저감사한마음뿐이었습니다.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77

저는국문연구소에관한책을쓸생각을했습니다. 여러위원의보고서를자세히검토하였는데그중에서주시경선생님의보고서를읽고깊은감명을받았습니다. 선생님의학문에대해새롭게인식할수있게되었을뿐만아니라지성으로일관했던선생님의학문하는태도를엿볼수있었기때문입니다. 선생님의보고서는다른위원들의보고서보다분량도많았지만 100여장에달하는보고서 ( 최종연구안 ) 의첫글자부터마지막글자까지한자한획도흘려쓴것이없었습니다. 그때부터저는선생님이남기신글들을모으기시작했습니다. 송철의네, 그러셨군요. 오구라문고에묻혀있던국문연구소의최종보고서를발굴하시면서그속에서주시경선생님의국문연구안을보시게되었고, 그것이선생님께서주시경선생님에대하여깊은관심을가지시게된결정적인계기가되었다는말씀이군요. 그리고그때부터주시경선생님의글들을모으기시작하셨군요. 선생님께서는그렇게모으신자료들을 1976년, 그러니까주시경선생님탄신 100주년이되는해에 주시경전집 ( 상, 하 ) 으로간행하셨습니다. 이전집의간행은국어학계로하여금주시경선생님에대하여본격적인관심을가지게하는계기가되었다고생각하는데요, 이전집을간행하신동기와의도는무엇이었는지요? 이기문주시경선생님의글들을찾아읽는것도쉬운일이아니었습니다. 그리오랜세월이흐른것이아닌데도 20세기초엽의단행본이나잡지를구해보는일이쉽지않았습니다. 처음에는선생님의글을하나라도더읽어보고싶은마음뿐이었으나언제부턴가선생님의글들을모아서책을내는것이우리학계에도움이되리라는생각을하게되었습니다. 그리고어떤사람의인간과학문을가장잘전해주는것은그자신이쓴글들일것이므로주시경선생님을넓고깊게이해하는데무 78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엇보다도먼저필요한일은선생님자신이쓴글들을한자리에모으는일이라고생각하였습니다. 1976년에전집을낼때에저로서가장마음이쓰인것은책끝에 해설 ( 解說 ) 을붙이는일이었습니다. 무척망설였던일이지금도잊히지않습니다. 책이나온뒤에읽어보고고치고싶은데가적지않음을발견하기도했습니다. 여기에김민수선생이편찬한 주시경전서 ( 周時經全書 ) 를들지않을수없음을느낍니다. 전 6권으로, 1992년에탑출판사 ( 塔出版社 ) 에서간행되었습니다. 이책은지금까지간행된것중가장완벽한것입니다. 송철의선생님께서는혹시주시경선생님의제자중어떤분이나주시경선생님과가까운어떤분에게수학을하시거나그런분과교류를하신적이있으신지요? 그리고그런분들로부터주시경선생님에대하여들으신이야기는없으신지요? 이기문저는평안북도정주군의오산중학교 ( 五山中學校 ) 를다니다가해방뒤월남하여서울의중앙중학교 ( 中央中學校 ) 4학년에편입하였습니다. 1) 이학교에주왕산 ( 周王山 ) 선생이계셨는데주시경선생님의아드님이셨습니다. 손수편찬하신매우수준이높은교재 ( 敎材 ) 로국어를가르치셨습니다. 제가편입한지얼마안되었을때시조 ( 時調 ) 를가르치시면서시조한수씩지으라고하셨습니다. 저는어떻게썼는지잊었습니다마는, 다음시간에오셔서제가쓴시조를읽으시며잘썼다고칭찬을해주셨습니다. 이일이있은뒤로저는주선생을더욱따르게되었습니다. 제가대학국문과를지망했을때기뻐하셨던일이지 1) 당시중학교는 6 년제였다.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79

금도잊히지않습니다. 그러나주왕산선생으로부터주시경선생님에대한이야기를들은기억은없습니다. 송철의주시경선생님에대해이야기를하려면우선그당시우리나라의시대상황과우리의어문현실에대해알아볼필요가있을것같습니다. 주시경선생님이활동하신시대는대략개화기라고일컬어지는시대가아닌가생각합니다만, 그당시우리나라의시대상황, 우리어문의현실은대략어떠했는지요? 이기문저로서는특별히할말이없습니다. 개화기라고하지만옛틀을벗지못한혼란기였다고할수있습니다. 다만소수의선각자 ( 先覺者 ) 들이새로운발전을위하여앞장섰을때였습니다. 그때는주로우리국어와국문의통일, 표준화이런것이사회적으로시급한문제로대두되어서그것을정리하려는노력들이있었습니다. 그러한때에누구보다도헌신적으로우리말과글의연구에앞장선분이주시경선생님이셨습니다. 이점에대해서는송선생이좋은말씀을해주기바랍니다. 송철의이시기는선생님께서말씀하신대로옛틀을벗지못한혼란기였습니다만선각자들사이에는우리나라가중국과의관계를청산하고자주독립국이되어야한다는생각이팽배해있었던시기가아닌가생각합니다. 그리고그들은우리나라가자주독립국이되기위해서는부국강병을이루어야하는데, 이를위해서는서양의신문물을받아들여문명개화하여야하며, 신분제를폐지하여만민평등을실현하고문호를개방하여세계각국과교류해야한다는생각을가지고있었던것같습니다. 그런데이런일들을이루기위해서는국민계몽과국민교육이필요했고, 국민계몽과국민교육을위해서는다시통일된국어와국문이필요했습니다. 국민계몽과국민교육은언어와문자로써이루어지는것이기때문입니다. 그러나우리가잘아는바와같이이시기우 80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리의국어와국문은통일되어있지못했습니다. 특히표기법의혼란이문제였습니다. 주시경선생님의말씀을빌리자면표기법이사람마다다르고책마다다른상황이었습니다. 이런상황이라면한글이아무리배우기쉬운훌륭한문자라하더라도제기능을발휘할수가없습니다. 또국민계몽과국민교육이효율적으로이루어질수없습니다. 이에많은선각자들이당시의우리나라에서가장시급한문제는어문을정비하는일, 특히표기법 ( 맞춤법 ) 을통일하는일이라고생각하였습니다. 이러한시대적상황속에서주시경선생님은우리의문자체계를새롭게정비하고표기법을통일하기위한일에앞장을서셨던것입니다. 문자체계와표기법을정비하기위해서는필연적으로국어에대한연구가선행되어야했기에주시경선생님은국어의연구에도심혈을기울이셨던것입니다. 송철의그러면다음에는주시경선생님의학문에대해서여쭈어보겠습니다. 주시경선생님의학문을한마디로평가하기는어렵겠습니다만, 주시경선생님의학문, 하면가장큰특징으로독창성을들어오지않았나싶습니다. 선생님께서도주시경학문의독창성에대해서여러글에서말씀하신바있습니다. 한힌샘의언어및문자이론 ( 어학연구 17-2, 1981), 21세기와국어학 ( 국어국문학 125, 1999) 등에서훈민정음창제와주시경선생님의학문을국어학의창조적전통으로손꼽으신바있습니다. 그렇다면주시경선생님학문의독창성은어떤것이며그러한독창성은어디에서온것이라고생각하시는지요? 이기문주시경선생님께서쓰신글중에서제가맨먼저읽은것은국문연구소에제출하신최종연구안입니다. 이글에서선생님이힘주어밝히신 본음 ( 本音 ) 과 임시의음 ( 臨時의音 ) 에관한이론에접하게되었습니다. 이이론위에서선생님은새로운한글맞춤법을말씀하셨습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81

니다. 이것이그뒤조선어학회의 한글마춤법통일안 (1933) 에계승되어오늘에이르렀습니다. 그런데정작맞춤법은계승되었으면서도 본음, 임시의음 의이론은계승되지않았습니다. 저는선생님의제자들, 후계자들의어느글에서도이이론을본일이없습니다. 저는선생님의글에서이이론을읽었을때큰충격을받았습니다. 어떻게이렇게중요한이론이잊히고말았는가하는생각을했기때문입니다. 제가생성음운론 ( 生成音韻論 ) 을접한것은 1960년대의일입니다. 저는 1959년에고려대학교조교수에임명되었고그이듬해에미국하버드대학교 [ 그부속의하버드- 옌칭연구소 (Harvard-Yenching Institute)] 의초빙학자로가게되었는데, 거기서촘스키 (N. Chomsky), 할레 (M. Halle) 의새로운언어학이론에접하게되었습니다. 그때는아직초기였고몇해뒤에이들에의해서전개된기저형 ( 基底形, underlying form) 과음성표시 ( 音聲表示, phonetic representation) 의이론을알게되었습니다. 저는주시경선생님의 본음 과 임시의음 이론에접했을때, 이것이바로촘스키, 할레의이론과같음을깨닫고놀라움을금할수없었습니다. 주시경선생님이 50년이나앞서이런생각을한것입니다. 다만이이론이우리나라학자들에의해서계승 발전되지않은것이못내아쉬웠습니다. 제가선생님의학문을좀더깊이알아야겠다고생각한것은이때부터였습니다. 주시경의학문에대한새로운이해 ( 한국학보 5, 1976), 한힌샘의언어및문자이론 ( 어학연구 17-2, 1981) 을쓴것은이러한연구의결과였습니다. 이런글들을쓰면서선생님의글들을통독하게되었는데, 이런과정을통해서선생님의학문이어떻게해서그렇게독창적이게되었는가에대한해답을어렴풋이얻을수있었습니다. 그것은한마디로말해서, 82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자연과학 과 수리학 ( 수학 ) 의개념이나방법을국어국문연구에적용한결과였다는것입니다. 주시경선생님은배재학당, 이운학교 ( 항해술 ), 흥화학교 ( 측량술 ) 등에서자연과학과수학에대한소양을길렀을것으로여겨지는데, 그러한자연과학과수학의소양을국어국문을연구하는데에십분활용했던것입니다. 소리 ( 말소리포함 ) 는 공기의파동 이라고설명한것이라든지말소리중에서더이상나누어지지않는홑소리를 원소 ( 元素 ) 라고했다든지하는것들은자연과학의개념을가져온것이고 ㄱ 과 ㅎ 이합하면 ㅋ 이되므로 ㅋ 은 ㄱ 과 ㅎ 으로분석될수있다고설명한것등은자연과학의분석방법을방불케한다고할수있습니다. 선생님은또학술용어, 즉술어란어떤부호를정하고그것을정의해쓰면된다고생각했던것같은데, 여기서 정의 ( 定義 ) 를무척강조한것은역시수학이나자연과학의영향이라고여겨집니다. 그리고 ㆍ 의음가를 ㅣ 와 ㅡ 의합음이라고보고서, 이를증명하기위하여 제1증 ( 第一證 ) 에서부터 제6증 까지제시하기도했는데, 이는수학에서의증명방법을방불케합니다. 주시경선생님의학문을분석적이면서체계적이라고도하는데, 이역시자연과학이나수학의방법을국어국문연구에적용했기때문이아닌가생각합니다. 이상에서주시경선생님의학문에대해서몇마디말씀을드렸습니다만, 앞으로도우리학계가선생님의학문을밝히는데더많은노력을기울여주기를바라는마음간절합니다. 송철의일반적으로주시경선생님이국어국문을연구하게된동기는우리나라가당면했던어문생활의혼란을극복하기위한것이었다고이야기되고있습니다. 주시경선생님은혼란된표기법을통일시키기위해서자신의국어국문에대한연구를바탕으로한글의문자체계를새로이정비하고혁신적인새표기법을정립하였습니다. 주시경선생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83

님의표기법은전통적인표기법과는상당히다른것이어서당시의사람들로부터는너무어렵다는평가를받기도했습니다. 그럼에도주시경선생님의표기법은결국현대한글맞춤법으로정착된셈입니다 ( 세부적으로는상당한수정이있었습니다만 ). 그렇다면주시경선생님의표기법의특징은무엇이고, 그표기법이현대한글맞춤법으로정착되게한요인은무엇이라고생각하시는지요? 이기문 이문제에대해서는, 주시경선생님의표기법에대하여책을 쓴일도있는송선생이말씀해주는것이좋겠습니다. 송철의 주시경선생님은처음에는문법에맞는표기법을주장하셨습 니다. 표기법의혼란이문법을모르는데에서비롯되었다고생각하였기때문입니다. 문법에맞는표기법이란간단히말하자면체언과조사, 용언어간과어미를구별하여표기하는것을의미하였습니다. 머그로, 부스로 ; 머그면, 씨스면 과같이표기해왔던것을 먹으로, 붓으로 ; 먹으면, 씻으면 과같이표기하자는것이었습니다. 그러다가음운론에서본음이론을정립하면서부터는 문법에맞는표기법 을발전시킨 본음대로의표기법 을주장하였습니다. 본음대로의표기법이란앞에서선생님께서말씀하신바와같이 본음 이론의바탕위에서이루어진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주시경선생님의표기법을흔히 본음주의표기법 이라일컫기도하였습니다. (1) (2) (3) 밥 : 막-: 놓-: 높-: 바비, 바 로, 밥과막고, 마 면, 마가노코, 노 면, 노하놉고, 노 면, 노파 밥이, 밥으로, 밥과막고, 막으면, 막아노코, 노흐면, 노하놉고, 놉흐면, 놉하 밥이, 밥으로, 밥과막고, 막으면, 막아놓고, 놓으면, 놓아높고, 높으면, 높아 84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훈민정음창제직후의표기법은위표의 (1) 과같은것이었습니다. 그러다가개화기무렵이되면표기법이상당히혼란하게되는데, 그런가운데서도대체로 (2) 와같은표기법을지향하였습니다. 그런데주시경선생님은본음이론을바탕으로 (3) 과같은표기법을주장하였던것입니다. 주시경선생님표기법의특징은훈민정음창제이래몇백년동안지켜져온 8종성법( 八終聲法 ) 을버리고모든자음을종성 ( 받침 ) 으로사용하자는것이었습니다. 위의 (1) 이나 (2) 와같은표기법을채택하면받침이 8자 ( 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 ) 면족합니다. 이를 8종성법 이라하는데, 이는훈민정음창제직후에정해진표기법원칙이었습니다. 그런데주시경선생님은한글표기법의혼란을근본적으로시정하기위해서는이런오랜전통을깨고문법에맞는표기법, 나아가서는본음대로의표기법, 즉 (3) 과같은표기법을정립해야한다고주장하였던것입니다. (3) 과같은표기법을채택하게되면 8종성뿐만아니라그밖의모든자음 ( ㅈ, ㅊ, ㅋ, ㅌ, ㅍ, ㅎ등 ) 을받침으로사용해야합니다. 그래서당시의일반사람들에게는주시경선생님의표기법이생소하고어렵게여겨졌던모양입니다. 주시경선생님자신이회고한바에따르면자신의표기법이옳다는것을벗들에게누누이설명해보았지만흔쾌한동의를얻지못했다고합니다. 친구들조차선생님의표기법을쉽게받아들여주지않았던것입니다. 그당시어문연구, 어문운동의대가였던지석영선생님같은분도주시경선생님의표기법에대하여학술적으로는타당할지모르지만일반대중에게는어렵고생소하여실효성이없을것이라고비판하였습니다. 그러나그러한비판에도주시경선생님은불굴의의지를가지고자신의표기법이옳다는것을증명하기위한표기법이론을정립하여나아갔으며제자들을길러내는일도게을리하지않았습니다. 그리하여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85

주시경선생님의표기법은 한글마춤법통일안 에계승되었던것입니다. 그렇지만그과정이순탄치만은않았습니다. 앞에서말한바와같이표기법이너무어렵다든가, 이론적으로는타당할지모르지만너무생소하여실효성이없다는비판이계속이어졌기때문입니다. 그러면주시경선생님의표기법이 한글마춤법통일안 에계승되어현대한글맞춤법 ( 표기법 ) 으로정착될수있게된요인은무엇일까요? 저는대략두가지정도를들수있지않을까생각합니다. 첫째는주시경선생님의표기법이본음이론이라는탄탄한이론위에세워진것이기때문에이론적타당성을가지고있다는것입니다. 그것은오늘날의관점에서보아도마찬가지입니다. 둘째는주시경선생님의표기법은표음문자인한글을가지고표의적기능도살릴수있는, 그래서독서의능률을높일수있는표기법이라는것입니다. 하나의형태소를하나의고정된모습으로표기하는것을원칙으로하고있기때문입니다. 앞에든예들에서 (1) 이나 (2) 와같은표기법보다 (3) 과같은표기법이의미를파악하는데훨씬효율적이라는것은설명이필요하지않을것입니다. 주시경선생님의표기법은이러한장점을가지기에점차다른사람들의동의를얻어갔던것이아닌가생각합니다. 송철의주시경선생님은국어연구및표기법정립을위한학문적활동뿐만아니라국어와국문을보급하기위한어문운동도헌신적으로전개한것으로알고있습니다. 주시경선생님의어문운동중에서특기할만한것으로는어떤것이있고, 그것들은또어떤의미를가지는지요? 이기문주시경선생님은혼자책상에앉아서연구하는데만족한분이아니었습니다. 스스로연구한것을널리알리고가르치는일에헌신하셨습니다. 그당시선생님은 주보따리 라는별명이있었다고합니다. 여러학교에서가르칠때쓸교재 ( 敎材 ) 를보자기에싸들고동분서주 86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 東奔西走 ) 하신선생님의모습이이별명에잘나타나있습니다. 요즈음의우리나라학자들과는너무나다른모습입니다. 선생님은국어국문의올바른교육이우리나라의발전을위하여필요하다는확신을가지고몸소실천하신것입니다. 선생님은강습소를개설하여학생들을가르치셨습니다. 이가르침으로선생님의학문이계승되었습니다. 김두봉, 최현배같은출중한제자들이나왔습니다. 그밖에주시경선생님은국어사전편찬의필요성을누누이강조하였을뿐만아니라스스로국어사전편찬을주도하기도하였습니다. 주시경선생님은잘편찬된국어사전이있어야일반대중이그것을참조하여언어생활과문자생활을원활하게할수있다고생각했습니다. 표기법을통일하는데에도사전이큰역할을하리라고보았습니다. 그리하여 1910년한일합병직후에설립된조선광문회에서몇몇제자들과 말모이 라는사전을편찬하였습니다. 그러나불행히도이사전은원고가거의완성단계에이르기는하였으나간행되지는못하였습니다. 송철의지금까지주시경선생님에대하여관심을가지시기시작한계기, 주시경전집 을간행하신동기와의도, 주시경선생님학문의독창성, 주시경선생님의어문운동등에대해말씀해주셨는데요, 마지막으로오늘날우리가주시경선생님의정신이나학문으로부터배워야할것은무엇이고, 계승해야할것은무엇인지에대해한말씀해주시기바랍니다. 이기문주시경선생님의생애는매우짧았습니다만, 국어연구와그보급을위해, 그리고우리나라의새로운문자생활, 언어생활을실현하기위해지성으로일관되어있었다고볼수있습니다. 우리의말과글을위해서자신의모든것을온전히다바친분이라고해도과언은아닐 [ 특집 ] 한글의과학성을문화로바꾼분들 87

것입니다. 따라서주시경선생님께우리가배우고이어받아야할것은많이있겠습니다만, 그중에서도모든일을지성으로일관했던삶의태도, 독창적으로학문하는정신, 우리말과글에대한한없는사랑, 이런것들이우리가주시경선생님으로부터이어받아야할것들이아닌가생각합니다. 송철의주시경선생님에대한여러좋은말씀감사합니다. 이상으로주시경선생님서거 100주년을기념하기위해서마련한대담을마치겠습니다. 88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지금이사람 568 년동안의한글, 568 년그이상의한글 - 홍윤표한글박물관개관위원장을만나다 답변자 : 홍윤표 ( 한글박물관개관위원회위원장 ) 질문자 : 권창섭 ( 아주대학교강사 ) 때 : 2014. 9. 5. 곳 : 충남천안시의홍윤표위원장자택 2014년 10월 9일, 568돌을맞는한글은올해더욱기쁜생일을맞을듯하다. 이날은서울시용산구에건립된한글박물관이개관되어처음으로손님들을맞게되는날이기때문이다. 우리는언제나한글을자랑스러워하고, 우리의문화중그으뜸으로한글을꼽아왔지만, 이러한한글관련문화재와유물들을전문으로관리하고또관람할수있도록하는박물관이없었다는것은참아쉬웠던일이다. 이제우리는곧그갈증을씻게된다. 다섯세기가넘는시간동안한글이란것은이땅에산사람들에게어떤의미였으며, 또앞으로이한글을어떻게바라보아야할까? 또이한글을대상으로하는한글박물관은어떤모습일까? 이제한달도채남지않는한글박물관개관을앞두고막바지준비에여념이없는, 한글박물관개관위원회홍윤표위원장을만나한글과한글박물관에대한이런저런이야기를들어보았다. 지금이사람 89

권창섭선생님, 안녕하십니까. 댁이참편안해보이고좋습니다. 농장도있다면서요? 홍윤표그냥채소들이랑야생화랑, 나무들도좀있고그렇습니다. 근데근일년동안은바빠서손도못대고있었네요. 권선생이천안도착하기전까지도농장에있다가왔습니다. 권창섭서울에언제언제올라오십니까? 홍윤표특별히고정된일정이있는것은아니고시간이있거나꼭올라가야할일이있으면올라갑니다. 동중정 ( 動中靜 ) 이라고할까요. 정신없이바쁘긴한데돌아보면무슨일이있었나아무것도남은게없어보이네요. 권창섭서예모임에서강의도하신다고들었습니다. 홍윤표한글의서체에대해이야기를조금하고있습니다. 서예하시는분들이알고있는한글문헌이많지가않거든요. 아무래도제가그분들보다훨씬많은자료를알고있으니까한글문헌의다양한서체들을소개하고또이런저런이야기를하고있습니다. 꽤오래해온탓에이제별로할이야기도없는데계속나와달라고해서근근이하고있어요. 권창섭진행중이던저작의출간작업도여럿이었지요? 홍윤표네. 계획하고있고또작업중인것들이많은데지금으로선너무바빠서진행이되질않네요. 한글박물관이개관되고나면숨을좀돌릴수있을까요. 이미책을쓴것들도지금교정지가마구쌓여있고그래요. 권창섭어떤책들인가요? 홍윤표일단어휘역사사전이있고요. 3,500 4,000개어휘의역사를기술한책입니다. 교정을봐야하는데시간이없어서손도못대고있네요. 일곱명이함께작업한일입니다. 90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권창섭출판되면국어사공부하는이들뿐아니라국어학연구자모두에게큰도움이될책이네요. 양도꽤되겠는데요? 홍윤표삼사천쪽정도되지않을까싶어요. 세권으로나눠나올것같고요. 권창섭근대국어연구 는개정판이나오지않나요? 홍윤표출판사 ( 태학사 ) 에서개정판을내달라고말은하는데책을내봤자출판사에손해만입힐것같아주저됩니다. 요즘워낙책이팔리지않으니까요. 개정판원고를꽤쓰긴했는데아직마무리가되진않았습니다. 권창섭근대국어연구 의경우는기다리는이들이많으니개정판이나오면꽤반응이좋지않을까요? 또다른책도있습니까? 홍윤표국어사자료강독서도집필중입니다. 기존에나온강독서들과는다른체제로구성했습니다. 거의다썼어요. 국어사자료가어떤것들이있는지, 구결자료는또어떤것이있고구결자는어떤것이있는지, 그리고서지학적인이야기도조금넣었고요. 문헌의간년을추정하는방법, 그리고옛문헌을인용하는방법등도싣고있습니다. 권창섭폭넓고다양한내용들이있군요. 국어학내적인내용의차이도있습니까? 홍윤표기존의국어사자료강독서들이해당문헌에나오는어휘의의미를기술하는데에그쳤다면제가쓰고있는책은음운, 형태, 통사, 의미에관련된설명을가능한한자세히실으려하고있습니다. 권창섭다들얼른출간되었으면하는바람이생기는책들이네요. 고어사전도준비하고계시지않으셨습니까? 홍윤표그건집필하다가말아버린상태입니다. 하나더이야기하자면, 천자문 ( 千字文 ) 류나 자석 ( 字釋 ) 류의목록을다모은후, 한자마 지금이사람 91

다그석 ( 釋 ), 즉뜻풀이를어떻게해왔는지를일람할수있는책도준비중입니다. 가가령 佳 ( 가 ) 의경우 아 다올 로된것도있고 됴흘가 로된것도있단말이죠. 문헌별로시대별로다그석 ( 釋 ) 이다릅니다. 이것자체가하나의국어사자료인셈이죠. 이것들을한눈에볼수있게하면한자의 석음 ( 釋音 ) 을통한새로운연구주제도제시할수있을것이라봅니다. 그런데 300여종의문헌들중에서아직입력이채안된것도있고, 또한자자체가폰트가없어서입력이곤란한것들도있고해서시간이많이지체되고있습니다. 보직들이끝나고, 특강하고있는것들도마무리되면내년부터는일단이일에매진하려합니다. 이밖에도작업을하고있는책들이있는데아직출판을하지못한것들이있습니다. 하나더소개해도될까요? 권창섭물론이죠, 선생님. 무엇입니까? 홍윤표지금한국의한자들의경우그표준석 ( 釋 ) 과표준음 ( 音 ) 이없어요. 가령제이름에있는 杓 의경우어떤책에서는그음이 표 이고어떤책에서는 작 이라되어있단말이죠. 이런글자가한두글자가아닙니다. 이들에대해서표준이되는음 ( 音 ), 그리고석 ( 釋 ) 을제시하고싶어요. 杓 의경우, 음 ( 音 ) 도여럿이지만석 ( 釋 ) 도그렇거든요? 어디에서는 나무죽 이고어디에서는 북두칠성자루 입니다. 더큰문제는 朴, 이글자석 ( 釋 ) 이무엇으로되어있는지아십니까? 권창섭 후박나무 아닙니까? 홍윤표그렇죠? 그렇게들알고있습니다. 한글프로그램에서도 朴 을찾으면그석 ( 釋 ) 이그렇게나올겁니다. 그런데그건잘못된석 ( 釋 ) 입니다. 그 후박나무 란석 ( 釋 ) 은우리와전혀상관없는겁니다. 일본의석 ( 釋 ) 이지요. 우리의석 ( 釋 ) 은 순박할, 숫될 등입니다. 이런걸바꿔야해요. 표준이되는한자의음과석을만들어야죠. 이작업을수십년 92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째하고있습니다. 최근에는물명 ( 物名 ) 에관심을많이두고있습니다. 권창섭정말여러방면에서연구와집필을하고계시네요. 특히한자의음 ( 音 ) 과석 ( 釋 ) 을정비하는작업은언중의실제언어생활과매우밀접히닿아있는작업인듯합니다. 홍윤표이런일들을하지않으면국어학계는언중과멀어지겠지요. 학문은언제나우리의생활및문화와연계되어야하거든요. 언중이국어학분야중에서도방언학에왜관심이많겠어요? 자신들의생활및문화와관련되니까그런것이지요. 또국어사에서모음체계나자음체계가변했다고해서언중이언어가변화했다고인식하지않습니다. 어휘가변할때인식을하죠. 그런데어휘는언어외적인것들과밀접한상관관계가많다보니연구를잘하질않거든요. 구조주의라고하면서언어외적인것을배제하고언어내적인것들사이의관계들만이야기합니다. 정작언어는언어외적인사회, 문화, 정치와관계를맺고있는데, 언어내적인것들로만오밀조밀이야기한다고그게구조주의이겠습니까? 권창섭연구를시작하던때부터가진생각이십니까? 홍윤표그렇진않아요. 젊을때는근대국어, 격조사중심으로연구를많이했지요. 그러다가 아, 이게아니다! 라는생각이들면서지금처럼, 한글, 한자, 어휘, 언어정보화등이런쪽으로오게된것이지요. 갈수록다양한분야, 그리고필요하다싶은분야에관심을두게되었지요. 삶속에녹아있는한글, 이를느낄수있는한글박물관 권창섭 한글박물관개관위원회위원장을맡고계신데요. 한글박물관 지금이사람 93

에대해서간략히소개해주시겠습니까? 10월 9일한글날에개관하는가요? 홍윤표개관식은 10월 8일에하고시민들에게공개되는것은 10월 9 일입니다. 한글박물관에대해서이야기하려면일단한글에대해서간략히라도이야기해야겠죠? 일단저는한글이가지고있는기능을크게세가지로봅니다. 하나는문화적기능이고, 다른하나는민족적기능, 마지막하나는사회적기능입니다. 디지털시대에한글은경제적기능도추가할수있겠고요. 권창섭하나하나설명해주시겠습니까? 홍윤표첫째문화적기능이란건당연한것이지요. 언어를통해서소통을하고, 소통을통해서협동을하고, 협동을통해서문화를창조하고발달시켜나가니까, 세계의모든문자가이기능을가지고있다할수있습니다. 권창섭그럼다른두기능은한글이가진특수한기능이라할수있겠네요. 홍윤표중국에잠시갔을때소수민족대표들끼리백두산에갈기회가있었습니다. 그때내몽고족대표로오신분이자꾸저에게접근을하려고하더군요. 저는중국어를할줄몰라서자꾸뒤로빼다가마침통역을할수있는분이있어그분과이야기를나누게되었습니다. 그러자그내몽고족대표가하는말이, 한국민족은행복한것이라고하더군요. 그래서제가남북이분단되어있는데무엇이행복한것이냐반문했습니다. 몽고의경우는내몽고가있고외몽고가나누어져있습니다. 양쪽모두몽고어로말하지만내몽고는한자로표기하고외몽고는키릴문자로표기합니다. 그래서만나면의사소통이되겠지만, 만나지않고문자로는의사소통이안되는것이지요. 그것이한 ( 恨 ) 이라는겁니 94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다. 하지만우리민족은남이건북이건심지어외국에나가있는교포들도모두같은문자로의사소통을할수있으니얼마나행복한것이냐는것입니다. 이것이바로한글의민족적기능이라할수있지요. 권창섭사회적기능은무엇입니까? 홍윤표 민족적기능이민족을하나로묶는것이라면사회적기능은사 회계층을아우를수있는것이라할수있습니다. 사회계층에따라알파벳을더사용하는계층, 한자를더사용하는계층이있겠지만모든계층이함께의사소통을할수있는문자는한글이지않겠습니까? 이런것이사회적기능이라할수있겠지요. 권창섭 한글박물관이이러한세가지기능을가진한글의모습을보여 줄수있겠군요. 홍윤표네. 이러한중요한기능들을가진한글이어떻게발전해왔고, 어떻게사용되고있으며, 어떻게발전해나가야할지를보여주는박물관이꼭필요했던것이지요. 사실제가이러한박물관의필요성을예전부터역설해왔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한글관이별도로필요하다고제가직접구상해서제안을했었는데기각된적도있었고요. 권창섭그게언제쯤인가요? 홍윤표이어령선생이문화부 1) 장관일때입니다. 권창섭노태우정권일때로군요. 홍윤표차후에한글실이조그마하게생기긴했지만또없어졌습니다. 그래서그럼온라인으로라도박물관을먼저만들자고하였습니다. 그래서생긴것이사이버한글박물관입니다. 이것이다시디지털한글박 1) 차후문교부, 문화체육부를거쳐지금의문화체육관광부로통합된행정부부처. 이어령선생이초대장관을역임하였다 (1990. 1. 1991. 12.). 지금이사람 95

물관으로이름이바뀐것이고요. 그때연구책임자를맡긴했지만여러사정이있어서금방그만두긴했습니다. 그러다독립된한글박물관을만든다고저더러개관위원회위원장을맡아달라고하였습니다. 여러차례고사한뒤에결국맡게되었습니다만제가강력하게무엇을주장한다거나의견표명을뚜렷이한다거나그러고있지는않습니다. 여러의견들을종합하고조율하는역할을할따름이지요. 권창섭한글박물관의개관이갖는사회적의미는무엇이라생각하십니까? 홍윤표한글의발달을통해문화의발달을도모할수있겠지요. 한글문화를통해서우리문화, 우리사회를발달시키는역할, 또지금까지의그발달을돌아볼수있는역할을할수있으리라봅니다. 권창섭박물관이새로개관한다고하면당연히주로어떤물품들이전시되는지를궁금해할것같습니다. 명칭부터한글박물관이다보니주로한글로쓰인고문헌자료들이먼저생각나는데, 이외에어떤물품이나자료들의전시가예정되어있나요? 홍윤표그이야기를하기위해선이이야기부터해야할것같네요. 한글창제후한글의사용층이라하면우리는흔히여자와중인및서민들일것이라알고있습니다. 암클, 중클같은명칭때문에그렇게생각할겁니다. 그런데절대그럴수가없어요. 권창섭사대부들과고위층양반들도사용했을것이란말씀이시죠? 홍윤표당연히그럴수밖에없어요. 왜그럴까요? 문화의기득권층이한글을쓰지않았다면오늘날까지한글이절대내려오지않았을겁니다. 권창섭실제로왕들도편지나서간들은한글로많이쓰지않았습니까? 정조의어릴적한글편지가화제가된적도있고요. 왕들도이렇게한 96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글을즐겨사용했으면사대부들역시마찬가지였겠네요. 홍윤표그렇습니다. 암클이니중클이니하는표현들은일제강점기의정치적목적에서비롯된것입니다. 권창섭한글을격하하기위한목적인것이지요? 홍윤표그렇지요. 석학인문강좌 란곳에서강연한내용을바탕으로경향신문에서기사가난적이있었습니다. 그때표제가 한글을하류계층사람들이주로사용했다는억측은불식돼야 였는데바로이말로제의견을요약할수있겠지요. 또하나한글을만든것은세종이지만그것이백성들에게널리전파된데에는불교계의공헌이매우큽니다. 종교의역할이매우크죠. 물론한글이워낙에쉽다보니널리전파될수있었던것이기도하지만요. 한글, 훈민정음에대해이야기할때우리는세종에대한이야기만하고세종만추앙합니다. 물론세종이뛰어난학자였고뛰어난문자를만들었으니으뜸으로이야기해야겠지만보이지않는뒤에서한글을위해힘썼던사람들에대해서도이야기해야할겁니다. 한글박물관에가면그런것들이좀보일겁니다. 사대부와왕족들의글과글씨뿐아니라, 서민들이생활에서사용한여러글, 여러물건들이있을겁니다. 기왕의한글전시회나이런경우들에서는임금이나, 혹은명필로알려진사대부들의글위주로전시되었잖아요? 그런것들만전시해놓으면관람하는사람들은거리감을느끼기십상입니다. 우리가그시대에태어났으면실제로사용했을법한모양의여러유물들을많이보실수있을것입니다. 그런의미로유도를하긴했는데반응이어떨지는잘모르겠네요. 잘되었으면좋겠는데. 사람들의기대는크고준비기간은짧았고또공간이좁아서걱정이됩니다. 지금이사람 97

권창섭유물은많은편인가요? 홍윤표한글의역사가근 600년가까이되긴하지만, 한글이우리생활사에서본격적으로작동한것은실지로이제한세기가지났다고봐야합니다. 유물이많을수가없지요. 관람하시는분들의기대는큰데유물들이적어서실망을할까걱정이많이되긴합니다. 권창섭그럼다시아까드렸던질문으로돌아가볼까요? 그런유물들중책이나문서처럼쉽게예상할수있는것외에는어떤것들이있나요? 홍윤표한글이쓰인돌이라든가, 항아리, 부적, 악보, 기왓장, 다듬잇돌등그종류가무척다양합니다. 권창섭선생님께서소장하시던것외에도여러곳에서수집해서전시를하나보군요? 홍윤표저는원래저개인적으로라도한글박물관을만들고픈욕심이있어서, 이런것들을골동품상에서볼때마다사서모아두었습니다. 그러다곧개관할한글박물관이기획이되고, 그과정에서한글자료와유물을수집하는데이런것들에는관심을두지않더라고요. 그래서제가한글유물중에선이런것들도있고이런생활용품들도전시의중심이되어야한다고하자그때부터수집이이루어졌지요. 그래서이런물건들의값이많이뛰었습니다.( 웃음 ) 권창섭지금가지고계신것이있으면몇개만보여주실수있을까요? 홍윤표이게무언지아시겠어요? 이름이분판인데지금의칠판과같은구실이지요. 글씨연습한흔적입니다. 글씨를쓰고물로지울수있도록기름칠이되어있습니다. 이건담뱃대에한글이쓰여있는것이네요. 이런것들이수도없이많아요. 권창섭정말선생님께서소장한것만으로도작은박물관을꾸릴수있었겠네요. 98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 그림 1] 글씨를연습하던분판과한글이쓰여있는담뱃대 홍윤표이런것들이더재밌는자료들이죠. 종이로된책이나문서들보다이런것들을관람하는이들이더눈여겨보지않겠습니까? 권창섭이런자료들이한글이민중의삶에미친영향들을잘보여주는것들이겠네요. 문자가단순히언어를기록하기위한수단만이아님을여실히보여줄수있겠습니다. 홍윤표그럼요. 옛유물들을보다보면여러지혜들도엿볼수있어요. 옛날책들은간혹각면의바깥쪽하단에여백이있는경우가있습니다. 왜그럴까요? 권창섭아! 손으로종이를넘기는부분이어서쉽게닳는부분이라그런것이로군요. 지금이사람 99

홍윤표그런데이런것이있는책들의공통점이있습니다. 바로세책본 ( 貰冊本 ) 입니다. 과거에책을필사 ( 筆寫 ) 해서빌려주던세책업 ( 貰冊業 ) 이란것이있었어요. 권창섭지금으로치면도서대여점같은셈이로군요. 그러다보니그런책들은이사람저사람여러사람의손을탈수밖에없었을테고요. 홍윤표그래서그부분이쉽게닳게되니글자를빼놓은것이지요. 권창섭종이가귀한시절의문화와그시절의지혜를볼수있네요. 홍윤표선조들에게서많이배웁니다. 권창섭선생님께이런말씀들을들으니한글박물관이참기대가되네요. 홍윤표박물관이재밌으면얼마나재미가있겠느냐마는이런것들을알고, 또유물들을보고상상을해보면많은재미가생기겠지요. 그리고콘텐츠들을사람들의흥미를끌수있도록기획하고있습니다. 가령아까말한한글악보같은경우, 악보만보면얼마나재미가없겠습니까? 그악보에적힌것을실제로귀로들을수도있도록하는등이런저런채비를하고있습니다. 권창섭전시외의다른콘텐츠들도준비되고있는지요? 가령교육사업이라든가말이죠. 홍윤표아직입니다. 일단전시관이상설전시관과특별전시관으로나누어져있어요. 특별전시관은일단세종을주제로개관특별전시를할예정입니다. 한글에관한것뿐아니라문화, 국방전반적인것을다룰거예요. 권창섭다른국가혹은다른문자권에도이렇게문자를중심으로하는박물관이나기념관이있습니까? 홍윤표문자박물관이있긴있습니다. 알파벳박물관이이스라엘에있다고하고한자박물관이중국에있다고하는데둘다가보지는못했습 100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니다. 그래도지금개관하려하는우리한글박물관과같은취지와목 적의박물관은아마없을것이라생각합니다. 훈민정음에대한몇가지새로운시선 권창섭한반도의역사에서우리가자랑할만한것중으뜸으로훈민정음을많이들꼽습니다. 그런데훈민정음, 한글이어떤측면에서우수한가라는질문에는선뜻답을하기가쉬운것은아닌데요. 간단하게설명해주실수있을까요? 홍윤표한글날마다한글의우수성을이야기하곤하지요. 저는 한글이우수하다 라고말하긴어렵다고생각해요. 우수하다 라는것은상대적개념이잖아요? 알파벳은영어를표기하는데가장우수하고가나문자는일본어를표기하는데가장우수한것처럼 한글은우리말을표기하는데세계에서가장우수한문자 인것이죠. 권창섭언어와의관계속에서바라보아야하는것이로군요. 홍윤표한글은우수하기보다는과학적인문자입니다. 세종이한글을창제하였고, 한글이지금까지사용될수있었던데에는한글이가지고있는여러측면의장점덕분이죠. 언어학적측면의장점은여러가지가있지만첫째로간편합니다. 한글은점과선과원으로만이루어져있습니다. 이가장간단한것의조합으로모든글자가이루어지죠. 그렇기때문에쉽게배울수있습니다. 또하나는한글자가거의한음소와만대응이된다는점입니다. 대단한것이지요. 이러한원칙이잘드러나는것이종성부용초성 ( 終聲復用初聲 ) 2) 의원리이고요. 세상에이런문자는없습니다. 지금이사람 101

또하나는글자를이루는구성이기하학적입니다. 하나의네모속에서 가 의경우는좌우로양분되고 고 의경우는상하로양분되지요. 종성이있을때에는초중성과종성의글자가양분되고요. 도형적, 기하학적으로매우뛰어납니다. 이러한점들이한글을쉽게배울수있고또쉽게쓸수있는이유입니다. 권창섭 선생님께선훈민정음에대해새로운해석을많이내놓으셨는 데요. 홍윤표 네. 훈민정음에대해서새로운해석을많이해보려해요. 무엇 부터이야기할까요. 훈민정음서문 ( 序文 ) 에서 문자 ( 文字 ) 라는것을흔히 한자 ( 漢字 ) 로알고있는데그렇지않아요. 곧뒤에 한자 라는표현이나오는데왜 한자 라고하지않고굳이 문자 라고하겠습니까? 거기서 문자 는한문구 ( 漢文句 ) 와같은것을말하는겁니다. 속된말로 문자쓰고앉았네. 라고하지않습니까? 그럴때의 문자 란말이지요. 권창섭 그렇다면 나랏말 미 과 서르 디 아니한것은 한자 가 아니라그러한한문구란말씀이시군요. 홍윤표 저대학다닐때까지만해도편지에 기체후일향만강 ( 氣體候 一向萬康 ) 하옵시며옥체무난 ( 玉體無難 ) 하옵시며 이런식으로썼단말이죠. 저희아버지도 소년이노학난성 ( 少年易老學難成 ) 이니일촌광음불가경 ( 一寸光陰不可輕 ) 이라하였는데 이렇게말씀하시곤했어요. 이런한문구를말하는겁니다. 2) 종성을위한글자를따로만들지않고초성에사용되는글자를그대로사용한다는훈민정음의운용원리. 가령 각 의초성과중성은모두 [k] 로소리가같으므로함께 ㄱ 이라는글자를이용해표기하는것. 102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권창섭이런생각을어떻게하시게된것이죠? 홍윤표 훈민정음의구성을보면그렇다는것이죠. 국지어음 ( 國之語 音 ) 이 라고적은뒤에 나랏말 미 가나오고그다음다시 이호중국 ( 異乎中國 ) 야 가적히고그뒤에 듕귁에달아 가나오잖아요? 이렇게잘라놓은데에는의미가있는것이죠. 사대부들은한문구로이어읽었겠지요. 국지어음 ( 國之語音 ) 이이호중국 ( 異乎中國 ) 야 이런식으로말이죠. 즉이것이 문자 이고 나랏말 미듕귁에달아 가 정음 ( 正音 ) 인것이지요. 권창섭 계속해서문제가되던표현인 자방고전 ( 字倣古篆 ) 3) 이란문 구에대해서도새로운해석을하시지않았습니까? 홍윤표 지금까지는전서 ( 篆書 ) 의네모난모양을본땄다는뜻으로주 로해석들을해왔습니다. 전서를만드는방법에대해서는주목하지않았습니다. 그방법이스물몇가지가있는데대표적인것이바로가획법 ( 加劃法 ) 입니다. 거기에서는가법 ( 加法 ) 이라고하고있습니다. 그리고미가법 ( 微加法 ) 이있고요. 미가법은세로로가획을할때에는선을줄이는것입니다. 권창섭그것은한글의가획법과그대로일치가되네요. 홍윤표 그렇죠. ㅁ 에서 ㅂ 으로가획할때에나 ㆆ 에서 ㅎ 으로가 획할때에는짧게가획을하지않습니까? 그것이전서체의미가법과일 치하는것이지요. 권창섭 즉, 전서그자체를본뜬것이아니라, 전서를만드는방법을본 땄다는것이군요? 3) 글자는옛전자 ( 篆字 ) 를본땄다 라는뜻인데이문구의해석을놓고학계에서여러의견이많았다. 지금이사람 103

홍윤표그렇죠. 권창섭모음의제자원리도새롭게바라보시지않았습니까? 지금까지는모음은천지인 ( 天地人 ) 의모습을상형했다고보는것이정설아니었습니까? 그런데선생님께서는모음역시조음기관의모습을본떠기본자를만들었을것이라보시는것이지요? 홍윤표자음역시조음기관의모습을본떠상형하지않았습니까? 그럼모음도마찬가지로조음기관의모습을본떠만들었을거란말이지요. 그래서 ㆍ 는원순성이있는모음이니까입술의둥근모습을 ㅡ 는평순모음이니입술이펴진모습을본뜬것이라볼수있습니다. 박진호교수도지적한바있는 ㅣ 가문제가되는데이는후두가열린모습을본뜬것이아닌가생각하고있습니다. 그런식으로해석하는것이자음과모음의제자원리를공통적으로해석할수있는방법이라생각하고있습니다. 만약모음이천지인을본뜬것이라면자음역시오행을본뜬것이라봐야하는것이잖아요. ㄱ 은 나무 ( 木 ) 를본떴다고해야하는것이지요. 하지만 ㄱ 과 나무 사이의관계는제자원리로맺어지는것이아니잖습니까? 그렇다면모음과천지인사이관계역시마찬가지겠지요. 그러면모음의제자원리는무엇인가고민을해보지않을수없지요. 그고민을계속해봐야하는것입니다. 권창섭훈민정음이란텍스트자체에대한해석역시다양성을가질필요가있다는말씀이시군요. 아까도잠깐이야기가나왔던것같은데훈민정음의창제가문자생활의측면뿐아니라생활전반적인측면및문화, 사회적인측면등에도영향을미쳤을텐데요. 어떠한변화들이있었을까요? 홍윤표우선가장중요한것은문자를안다고하는것은신분의상승 104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을의미합니다. 이는사회적으로큰의미가있는것이지요. 한마디로세종이모든백성들을업그레이드한셈입니다. 권창섭격을높인것이로군요. 홍윤표그럼요. 이처럼격을높인데또힘쓴사람들이스님들입니다. 훈민정음이창제된후에중앙에서석보상절과같은불경들을중심으로책들이출간되지요. 그러나지방에서책이나온것은몇십년이지나서입니다. 여기에는스님들의역할이컸습니다. 판목을만들고책을찍고불경을통해백성들에게한글교육을하였던것입니다. 한글박물관에도제가계획하여제안을하였는데 창제이전 창제 보급과확산과성장 순으로둘러볼수있게하자는것입니다. 아마지금말씀드린부분을 보급과확산 과관련하여 종교에서한글로 라는주제의전시실에서확인할수있을것입니다. 권창섭조선이개국할때에숭유억불 ( 崇儒抑佛 ) 4) 이라하였음에도한글보급에는불교중심으로가게된까닭은무엇일까요? 한글이창제된직후처음나온책들도불교관련서적들이고요. 홍윤표숭유억불, 억불숭유라하였지만유교를중심으로한글을보급하기어려웠던데는이유가있습니다. 유교의경전들은매우엄격한틀이있어서문구하나라도쉽게바꾸어선안됩니다. 한문원전을쉽게건드릴수가없으니자유롭지않고그러다보니이를통해한글보급을하긴어려운것이지요. 그래서칠서언해 ( 七書諺解 ) 5) 를보면서체를보면판본이똑같고그격식들이매우고정적입니다. 권창섭반면에불경들은스토리가있는이야기위주이다보니상대적 4) 유교를숭상하고불교를억누른다. 5) 유교의주요경전인사서삼경 ( 四書三經 ) 을한글로언해한책들. 지금이사람 105

으로언해가용이하고자유로웠던것이로군요. 홍윤표네. 그렇습니다. 하지만석보상절이나월인석보가널리번지지않은이유는그것들이경서가아니었기때문입니다. 법화경이가장많이읽혔던듯하고능엄경은상대적으로수준이높은경서이기때문에덜읽혔던것같습니다. 같은불경이라도이본 ( 異本 ) 들이많은것들이많이읽힌것이고스님들이가장보편적으로공부했던책이라할수있지요. 안됨 이아닌 됨 을위한어문정책이되어야 권창섭한편한글이우수하다는이유로한자를쓰지않고한글전용을해야한다는논의나, 고유어어휘를사용하고한자어를되도록사용하지말아야한다는논의에대해서는어떻게생각하시는지요? 홍윤표문자의가장큰목적은의사소통을원활하게하는데있겠죠. 의사소통이원활하다는것은문자를보고전달하고자하는뜻을쉽게알수있는것일테고요. 그런데한길은없는것이겠죠. 가령같은어휘라할지라도한자로썼을때더쉽게이해하는이가있을것이고, 한글로썼을때더쉽게이해하는이가있을것입니다. 그것은주로연령에따라나뉘겠지요. 한글로쓰는것이더좋다, 한자로쓰는것이더좋다, 옳다그르다, 좋다나쁘다의문제가아닙니다. 권창섭더우수한표기법이절대적으로존재하는것이아니라상대적으로존재한다는말씀이시군요. 홍윤표네. 어휘적인면도마찬가지입니다. 고유어와한자어문제도, 고유어를썼을때우리가더알아듣기힘들거나이해하기힘든경우가 106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많지않겠습니까? 게다가고유어가한자어와뜻이정확하게일치하는것도아니고요. 한글박물관에서도유물에대한설명을어떻게적느냐를두고말이많았습니다. 한글박물관이니만큼한글로만써야한다는이야기도많았지만설명이라는것은설명력이중요한것아니겠습니까? 전문용어같은것들은한자를병기했을때훨씬더이해가잘되는경우가많습니다. 결국은시대가말을해줍니다. 시대가변하면서표기법이든어휘체계의문제든자연스레변해가는것이지요. 권창섭그게언어의자연스러운변화겠지요? 홍윤표언어는자연물이니까요. 변화하는대로둬야겠죠. 물론그변화의방향을조절하는방향타역할은있어야겠지만요. 가령현재우리의문자생활에서 ㅋㅋ 나 ㅠㅠ 같은표현은일반화되었습니다. 그런걸왜쓰냐고, 쓰지말라고해보아야소용없는일이겠죠. 국어학하는교수들도사담을나누는문자나메일등에서는 ㅋㅋ 나 ㅠㅠ 등을쓰는걸요. 문자에는정서적, 감정적의미를담기가힘든데그걸담으려는노력아니겠습니까? 오히려이런것들을우리논의의대상으로포함시켜야하는것이겠죠. 권창섭언어정책의방향은포용력을더욱넓히는방향이되어야하겠군요. 홍윤표 안돼, 한자어안돼, 이모티콘안돼, 사투리안돼 등 안돼 중심으로운동이나정책의방향을잡아서는안됩니다. 어떻게어떻게 해야한다 혹은어떤것도 해도된다 와같은방향으로해야지요. 가령한글전용을요구하는이들의목소리는한글을사랑하는목소리가아니라한자를미워하는목소리입니다. 갑순이를미워하는것이영순이를사랑하는것은아닙니다. 영순이를사랑하기위해서는영순이를사 지금이사람 107

랑하면될일입니다. 누군가를미워해야할일이아니라. 중화사상을벗어나기위해한자를배격한다면같은논리로알파벳들도다배격해야합니다. 문자생활및언어생활과관련된정책은장구한계획을세우고노력해나가야할일입니다. 단기에무언가되는일이아니거든요. 일반언중의사용실태와또욕망들을계속조사해나가고그에따라수정해나가면서인내심을가지고해나가야할일입니다. 표준어정책도마찬가지입니다. 전라도사람들은자기네들말이표준어가되면좋을것이고경상도사람들은자기네들말이표준어가되면좋을것입니다. 그런상황에서가장좋은방법은무엇일까요? 어느지역의말을표준으로삼으면좋을까요? 권창섭각지역의말들모두를표준어로삼는방법이겠지요? 홍윤표그럼어휘가풍부해지고얼마나좋아요? 권창섭그런데지금까지는주로받아들이기보다는쳐내는방식으로정책이이루어져왔었지요. 홍윤표그러니까요. 그래도슬슬 XX의잘못 등으로올라와있는방언어휘들을수정해나가고있다니다행입니다. 북한에서는방언조사를해서각방언어휘들을모두문화어로편입시키는일을우리보다먼저했습니다. 이건우리가배워야죠. 권창섭그래도한국의경우는표준어나맞춤법에대한활발한논의를통해가능한한현실사정에맞도록수정해나가려는속도가빠른편이아닙니까? 2011년에있었던표준어개정도언중의환영을받았고요. 홍윤표그렇긴한데. 전 짜장면 을복수표기로인정한것에대해서는글쎄요. 언중들의실제발음이 [ 짜장면 ] 이기에표기도 짜장면 을허용한다면 bus 역시 버스 뿐아니라 뻐스 란표기를허용해야겠죠. 108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권창섭 영어의어두유성자음을대개경음으로발음하니까요. 홍윤표 그런데 짜장면 만허용해준것은좀형평성에맞지않은것이 지요. 바꾸려면그것들도바꾸어야죠. 함께, 넓게, 다양하게, 행복하게 권창섭마지막으로현재한국어연구의현황에대해, 그리고나아가야할방향에대한말씀을부탁드립니다. 홍윤표언어의개념을정의한다면 사회집단의구성원들이협동하고상호작용하는자의적인음성기호의체계 라고말할수있을겁니다. 그런데현재국어학계에서는그중 자의적인음성기호의체계 에대해서만이야기하고있습니다. 언어를통해사회집단의구성원들이어떻게협동하고상호작용해나가는지에대한이야기가부족하지요. 이런것들을주변적인국어학이라고생각하기때문일겁니다. 이런쪽에대한연구가더많이필요합니다. 또하나는연구의대상으로서국어를보다넓게볼필요가있겠지요. 남한의국어, 북한의국어, 그리고다른세계의국어중남한의국어에만관심을기울이고있고또남한의국어중에서도방언에대해서는그관심의정도가약합니다. 반쪽짜리국어학인셈이지요. 그리고여러다양한계층의국어를나누어살필필요도있고요. 권창섭이를위해당장필요한일이무엇일까요? 홍윤표글쎄요. 이런방향의연구가왜잘되지않을까요? 일단품이많이듭니다. 품이많이드는일은개인이하기힘들죠. 그렇다면힘있는기관에서나설필요가있는데, 한국에는지금국어연구를위한 지금이사람 109

힘있는기관이딱히있지않은상황이지않습니까? 농담이지만국어학공부한사람이대통령이되어야가능하지않을까요?( 웃음 ) 권창섭그런날이있을까요?( 웃음 ) 다양한방면으로국어학연구에매진해오신선생님이시기에하실수있는말씀이네요. 홍윤표제가지금과같은분야의연구들을하게된데는이유가있어요. 어휘연구를하게된이유는언어의기본단위가어휘이기때문이죠. 언어의기본단위는음성도문장도아닌어휘입니다. 자료와언어정보화를연구하게된데도까닭이있고요. 모든학문은자료와이론, 그리고실험이라는세요소로굴러갈것입니다. 그런데이론연구하는사람은많습니다. 반면에자료를연구하는사람은적었거든요. 학문이라는수레에자료와이론이라는두바퀴가있습니다. 그런데어느한바퀴가너무크면제자리에서계속한방향으로수레가돌지않겠습니까? 그러니이론보다는상대적으로작은바퀴인자료연구에매진하게된것이고요. 그리고그두바퀴를굴러가게하는힘인실험, 그것이말인것보다는엔진인것이더좋은힘을내지않겠습니까? 그래서언어정보화연구를하게되었습니다. 또한가지, 국어학을보다복합적이고융합적으로연구할필요도있겠죠. 언어그자체만바라보고있을때는언어의뒷면에놓인무언가가보이지않습니다. 국어사를하려면국사를알아야합니다. 인간과문화의역사를모르는데언어의역사를어떻게알겠습니까? 사회언어학을하려면사회학도잘알아야할것이고요. 권창섭선생님의그런연구들덕분에후학들이보다편하게연구할수있는환경을갖출수있게된듯합니다. 홍윤표제덕이라뇨, 아닙니다. 저와같은뜻을가진사람들과함께한것입니다. 그래서공부는함께해야하는것이지요. 110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권창섭더불어후학들에게알려주고싶은격려와질타의말씀이있다면말씀해주시겠습니까? 홍윤표글쎄요. 제가정답이아니었는데무슨말을하겠습니까? 동시대에함께인사람들과이야기를많이나누는것이더욱중요합니다. 아무리위대한사람이라도죽을때내뒤를따르라하고쉽게말할수있는사람은없어요. 내가왜이렇게해왔을까? 다시태어나면이렇게해야지. 이런맘이있어야그런질타를할수있을텐데, 저는그런후회는딱히없어요. 그러다보니후학들에게이래라저래라할말도없고요. 한동안은연구와작업들을억지로했는데, 언젠가부터는공부를처음시작할때만큼의재미와희열이다시생기더라고요. 공부를처음시작할때보다공부가마무리되어가는지금이더욱즐겁습니다. 전혀도움이안되었을것같네요. 권창섭무슨말씀이십니까. 일단도움이니아니니를떠나정말부러움이들게하는말씀이네요. 아쉬움은없으십니까? 홍윤표계획한책들을다못내고있어아쉽긴한데어쩌겠어요. 어떻게바라는만큼다하겠습니까. 제가다못하면누군가가또바통을이어받아하겠지요. 정년퇴임식에서했던말이있습니다. 공부를한답시고했는데결국알게된것은하나밖에없다. 내가알려고한대상에한발짝다가서면그대상은다시열발짝뒤로달아나더라. 공부란끝이있는것이아니더라. 결론이있는것이아니더라. 그래도전이직업과이길을택한것이매우잘한선택이라생각하고매우행복하게잘살아왔습니다. 지금도만족합니다. 권창섭선생님께서젊어보이시는비결도그러한행복감과만족감때문인가봅니다. 지금이사람 111

홍윤표 제가젊어보이는비결은딱한가지예요. 한달에한번염색하 는겁니다.( 웃음 ) 권창섭 그렇군요. 오랜시간귀한말씀감사합니다. 홍윤표 저도즐거웠습니다. 112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문학속우리말 이효석소설속어휘들의감칠맛 - < 메밀꽃필무렵 > 을중심으로 민충환 문학평론가 1 이지러는졌으나보름을갓지난달은부드러운빛을흐뭇이흘리고있다. 대화까지는팔십리의밤길, 고개를둘이나넘고개울을하나건너고벌판과산길을걸어야된다. 길은지금긴산허리에걸려있다. 밤중을지난무렵인지죽은듯이고요한속에서짐승같은달의숨소리가손에잡힐듯이들리며, 콩포기와옥수수잎새가한층달에푸르게젖었다. 산허리는온통메밀밭이어서피기시작한꽃이소금을뿌린듯이흐뭇한달빛에숨이막힐지경이다. 이효석의 < 메밀꽃필무렵 > 이거론될때마다인용되는, 허생원과조선달그리고동이가대화로가기위해밤에산길을넘는장면이다. 김동리가이작품을가리켜 소설을배반한소설 이라평한것은바로이러한장면을두고한말일것이다. 위에서보듯이의인과비유, 공감각적인표현등온갖수사법이동원되었지만과장하지않고아름다운어휘들로한편의잔잔한수묵화를 문학속우리말 113

연상시킨다. 그렇기에이소설을단순히 순수소설 이란개념을넘어 분위기소설 혹은 서정소설 이라극찬하는데에큰무리가없다. 그런데 < 메밀꽃필무렵 > 에대한평가가단순히이장면에보이는시적인아름다운문체와묘사기법만을근거로한것은아니다. 게다가작품전편을들여다보면이와유사한혹은문체와묘사를더욱돋보이게하는요소들을곳곳에서만날수있다. 바로소설전편에깔려있는이효석의감칠맛나는어휘들이다. 2 이효석의 < 메밀꽃필무렵 > 은 1936년 조광 에발표된단편소설로, 그의대표작일뿐아니라한국현대소설의수작중하나라고평가될만큼작가의문학세계가잘응축되어있다. 줄거리는다음과같다. 허생원은봉평에서하룻밤정을나누고헤어진성서방네처녀를잊지못해봉평장을거르지않고찾는다. 봉평장판이일찍끝나고술집에들렀다가젊은장돌뱅이인동이가충줏집과어울려술을마시는것을보고는심하게나무라고따귀까지때려내쫓는다. 그날밤, 다음장이서는대화까지조선달, 동이와더불어밤길을걸으면서허생원은성서방네처녀와있었던인연을또들려준다. 낮에있었던일을사과하던끝에동이가자신의집안사정이야기를한다. 허생원은사생아를낳고쫓겨났다는동이의어머니가바로자기가찾는성서방네처녀가아닐까생각한다. 114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허생원이물을건너다가빠지자, 동이가건져업는다. 동이의등에업혀, 어머니가아비를찾지않더냐고물어보니, 늘만나고싶어한다는말과의부와갈라서제천에머물고있는어머니를동이는가을쯤에모셔올것이라한다. 허생원은갑자기예정을바꾸어대화장이끝나면동이의어머니가산다는제천으로가기로결정한다. 혈육의정을느끼며동이를바라보던허생원은동이가자기처럼왼손잡이인것도확인한다. 줄거리에서보듯이 < 메밀꽃필무렵 > 은과거의추억속에살아가는장돌뱅이허생원과서로입장이비슷한조선달그리고동이, 세사람이봉평에서대화로가는밤길을걸어가면서전개되는하룻밤의이야기이다. 허생원은젊은시절성씨처녀와하룻밤사랑의인연을맺었는데, 이회고담은달밤의메밀밭을배경으로잔잔하게그려진다. 그이야기와함께세사람은자연과일체감을이루고, 허생원은자기와똑같은왼손잡이혈육까지만나게된다. 중심인물은 허생원 과 동이 이다. 이둘을연결해주는주된사건은허생원이회고하는옛사랑과동이가말하는그의가족사에서은연중에동이가자신의아들임을느끼는대목이다. 동이의어미가산다는제천으로가자는것, 그리고허생원의나귀가새끼를가졌다는것은나란히미래의희망이된다. 위에제시한부분에서알수있듯이이작품에서는배경이전체분위기를형성하는데에중요한역할을한다. 바로배경이작품을서정적이고, 시적인경지로승화시키는것이다. 메밀꽃핀산길의달밤은낭만적인자연배경이자허생원이옛이야기를꺼내는데효과적으로작용한다. 문학속우리말 115

특히, 달이비치는메밀밭과산길이순박한인물들과조화를이루어허생원과동이를결합시킨다. 봉평장터와, 봉평에서대화에이르는메밀꽃이흐드러진밤길, 메밀꽃핀개울가는단순한자연적정경에그치는배경이아니라, 인생의인연 을상징하여작품주제에직접연결된다. 간결한대화와사실적인문체, 운문과산문의장점을잘살린, 시처럼부드러운서정적분위기, 순차적으로여러개의삽화를배치한치밀한구성, 암시와추리의기법, 여기에 아버지찾기 라는원형을드러냄으로써떠돌이삶의애환속에펼쳐지는인간본연의애정을잘그려내고있는것이다. 3 그런데앞에서지적했듯이 < 메밀꽃필무렵 > 의여러특장을더욱돋 보이게만드는요소중의하나가바로작품전편에산재한어휘들이다. 여름장이란애시당초에글러서, 해는아직중천에있건만장판은벌써쓸쓸하고더운햇발이벌여놓은전휘장밑으로등줄기를훅훅볶는다. 마을사람들은거지반돌아간뒤요, 팔리지못한나뭇군패가길거리에궁싯거리고들있으나석윳병이나받고고깃마리나사면족할이축들을바라고언제까지든지버티고있을법은없다. 춥춥스럽게날아드는파리떼도장난군각다귀들도귀치않다. 얼금뱅이요왼손잡이인드팀전의허생원은기어코동업의조선달에게낚아보았다. 116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소설의첫장면이다. 1936년에발표되었다지만근 80년이지난지금읽는데에도전혀걸림이없다. 사실 1936년이면우리들의생활언어속에아직고어투가없어지기전이다. 그러나이작품에서는고어투어휘나문체혹은어려운한자성어나국한문혼용을찾아볼수가없다. 바로어휘의현대성이다. 사실이효석의단편중에는 < 장미병들다 >, < 화분 > 과같이도시를배경으로한작품도많다. 이에비해 < 메밀꽃필무렵 > 은지극히토속적인사건을그린다. 그러나어휘면에서는도시적이라할작품들과마찬가지의현대성을보이고있다. 이와는별개로이작품이장돌뱅이이야기라는사실을첫장면에서부터감지할수있다. 사건이장돌뱅이들의애환이듯이위에제시한장면의강조한부분과같이문장과어휘가이미장돌뱅이들의것이다. 결국사건과그사건을서술하는어휘를결합시켜 떠돌이삶의애환 을사실적으로그린것이다. 그런데위에제시한부분만이아니다. < 메밀꽃필무렵 > 의전편에걸쳐이효석의독특한어휘들을보면다음과같다. 가로채다 : 빼앗아자기것으로만들다. 가스러지다 : 짧은털이빳빳하고거칠게일어나다. 가제 : 갓 의방언. 각다귀 : 남의것을뜯어먹는사람 을비유하는말. 감쪽같이 : 전혀알아차릴수없을만큼표시가흔적이없이. 개운하다 : 몸이나마음이상쾌하여가뜬하다. 거나하다 : 술이많이취해있다. 거슴치레하다 : 눈의정기가풀리고감긴듯하다. 문학속우리말 117

결김 : 화가난나머지. 고깃마리 : 약간의고기. 고리짝 : 고리나대오리로엮어옷이나천을넣도록만든상자. 고주 : 고주망태. 술에몹시취하여정신을차리지못하는상태. 또는그렇게된사람. 굴레 : 마소의얼굴과목을얼러서얽은줄. 궁싯거리다 : 어찌할바를몰라이리저리머뭇거리다. 글르다 : 그르다. 어떤일이나형편이잘못되어서잘될가망이없다. 꼴사납다 : 보기에아주흉하다. 꼴에 : 자기분수에맞지않게. 꽁무니 : 맨끝. 나귀 : 당나귀. 나꾸다 : 낚다 의방언. 낚다 -갑자기붙들거나잡아채다. 난질꾼 : 술과색에빠져방탕하게놀기를잘하는사람. 낫세 : 나쎄. 나쎄-그만한나이를속되게이르는말. 놈팽이 : 놈팡이. 놈팡이- 사내 의낮은말. 닦아세우다 : 심하게나무라거나꾸짖다. 달음질 : 달음박질 의준말. 급히뛰어달려가는걸음. 대거리 : 상대방에맞서서대드는것. 대견하다 : 대근하다. 대근하다-힘들고만만하지아니하다. 대궁 : 대공 의방언. 대공- 식물의줄기. 돈푼 : 많지않은돈. 둔덕 : 작은언덕. 딴은 : 따지고보면. 하기는. 몽당비 : 끝부분이아주많이닳아서자루만남은비. 118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무던히 : 상당히. 어지간히. 바 : 볏짚이나삼, 칡따위로세가닥을지어굵다랗게드린줄. 바리 : 짐을등에실은마소의수에따라세는단위. 여기서는, 약간수의바리 를나타냄. 바스러지다 : 바서져좀잘게되다. 반하다 : 홀린듯이마음이끌리다. 벌름거리다 : 코를계속해서벌렸다오므렸다하다. 부락스럽다 : 거친데가있다. 비죽이 : 소리없이입을내미는모양. 빗디디다 : 디딜자리를바로디디지못하고다른자리를잘못디디다. 산허리 : 산중턱. 서슬 : 는바람에. 선머슴 : 차분하지못하고거칠게덜렁거리는아이. 술기 : 술에취한기운. 숫기 : 수줍어하지않는활발한기운. 쓸리다 : 물체가맞닿아문질러지거나스쳐서상하다. 알뜰하다 : 실속있게절약하다. 암샘 : 암컷이일정한시기에교미욕을일으키는일. 앙칼지다 : 매우앙큼하고날카롭다. 애숭이 : 애송이. 애티가있어어려보이는사람. 애잔하다 : 몹시잔약하다. 애처롭고애틋하다. 앵돌아지다 : 성이나서토라지다. 약빠르다 : 약고눈치가빠르다. 어둑시니 : 청맹과니. 겉으로는멀쩡해보이나실제로는앞을보지못하는눈. 또는그런눈을가진사람. 문학속우리말 119

어수선하다 : 사물이뒤섞여어지럽고수선스럽다. 어지간히 : 어지간하게. 꽤많이. 얼금뱅이 : 얼굴이얼금얼금얽은사람. 얼버무리다 : 말꼬리를흐리거나분명하지않게대충말하다. 외줄 : 단한줄. 이지러지다 : 한귀퉁이가떨어지다. 자나깨나 : 늘. 장난꾼 : 장난을심하게치는사람. 장도막 : 장날과장날사이의동안. 장돌뱅이 : 장돌림 ( 여러장으로돌아다니면서물건을파는장수 ) 을낮추어이르는말. 장돌이 : 장돌뱅이. 줄달음 : 줄달음질 의준말. 한숨에내처달리는달음박질. 짜장 : 과연. 정말로. 쫄딱 : 더할나위없이아주. 철없다 : 사리를분별할만한지각이없다. 축 : 일정한특성에따라나뉘는사람들의부류. 츱츱스럽다 : 츱츱한데가있다. 츱츱하다 -하는짓이아니꼬울만큼인색하거나염치가없다. 타박거리다 : 좀힘없는걸음으로자꾸나릿나릿걷다. 탐탁하다 : 태도가마음에들고믿음직하다. 투르르거리다 : 말이나당나귀따위가주둥이내떨며투레질하는소리를하다. 패 : 어울려이룬사람의동아리. 하염없이 : 아무생각이없이. 120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해깝다 : 가볍다 의방언. 햇발 : 사방으로뻗친햇살. 허덕이다 : 팔다리를마구움직이다. 허비적거리다 : 자꾸허비어헤치다. 헐레벌떡거리다 : 숨을자꾸헐떡이며가쁘게몰아쉬다. 후리다 : 그럴듯한방법으로사람을꾀어넘기다혹은휘둘러서때리다. 훗훗이 : 훗훗하게. 훗훗하다 -훈훈하여약간갑갑할정도로덥다. 흐뭇이 : 마음이느긋하고만족스럽게. 이러한고유어들이적재적소에쓰이면서아름다운문체를만들어내 고나아가장돌뱅이라는토속적인물의삶을사실적으로그려내는것이 다. 여기에덧붙여의성어와의태어의유효적절한쓰임도지적할수있다. 더운햇발이벌여놓은전휘장밑으로등줄기를훅훅볶는다. 절렁절렁소리를내며조선달이그날산돈을따지는것을보고 개진개진젖은눈은주인의눈과같이눈곱을흘렸다. 몇남지않은아이들이호령에놀래비슬비슬멀어졌다. 방울소리가시원스럽게딸랑딸랑메밀밭께로흘러간다. 흐려지는눈을까물까물하다가허생원은경망하게도발을빗디디었다. 귀를쫑긋세우고달랑달랑뛰는것이 사실소설창작기법이란측면에서는, 소설문장에가능하면의성어 와의태어를쓰지말라고한다. 왜냐하면상상력을제한하기때문이다. 문학속우리말 121

전화가따르릉하고크게울렸다 고서술하면독자는자신만의다양한전화벨소리를상상하지못하고 따르릉 으로국한한다. 그렇기에 전화벨이크게울렸다 보다오히려상상력을제한하는것이되고만다. 그런데위에서강조한부분에서보듯이이효석은의성어와의태어를유효적절하게사용하고있다. 딸랑딸랑 과 달랑달랑 은자음하나의차이이지만그의미상의차이는엄청나다. 이의성어가 방울소리 그리고 뛰는모습 과결합하며경쾌함과가벼움을적확하게표현해내고있다. < 메밀꽃필무렵 > 에나타난아름다운고유어는가히이효석특유의감칠맛나는어휘들이다. 그리고의성어와의태어를통한청각적혹은시각적자극은이작품을읽는또다른맛이라할수있다. 기존의논의와자료들은이병렬의블로그 (http://lby56.blog.me/ 150032054648) 에정리된내용을참고하였으나, 일일이인용표 기는하지않았음을밝혀둔다. 122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삶과우리말 자막문장에대한몇가지생각 장진한 TV 조선보도본부전문위원 1. 곳곳에널려있는텔레비전 만일몇년만에만난친구가 자네요즘뭐하고사나? 라고묻는다면, 나는 요즘나는글자로먹고산다. 라고답할것이다. 예전같으면 글로먹고산다. 라고했을것이다. 그렇다면 글 과 글자 는어떻게다른가. 우선글은쉼표와마침표가있다면글자는쉼표만있다. 또글은명사와동사가있다면글자는명사만있을뿐이다. 자, 이제내가하는일을밝힐차례다. 나는이태전 26년간의신문교열자생활을마치고방송국으로자리를옮겼다. 편집부끄트머리에있는조그만책상에앉아뉴스아래에붙이는 100여개의자막 ( 방송국에서는이것을 티커 라부른다 ) 을만들고관리하는것이나의임무다. 자막이라고해서가볍게볼일은아니다. 알고보면현대인은자막과함께살고있다. 광화문에직장을둔 A씨의일상을가정해생각해보자. 증권회사에근무하는그는아침에눈을뜨면텔레비전을켠다. 화면아래에는앵커의빠른목소리와는다른별도의뉴스가흐른다. 비록개수는 100여개에불과하지만정치, 경제, 사회등으로구분되어있다. 한바퀴도는시간은 8분정도. 아침이분주한그는굳이신문을펼치지않고도이렇게그날하루에대한감을잡는다. 삶과우리말 123

그러나자막은그의방에만있는것이아니다. 아파트승강기안에도텔레비전이달려있다. 광화문새문안교회건너편에서버스를내려광화문사거리쪽으로걸어가면동아일보사옥지붕에있는대형전광판이그의시선을가로챈다. 사거리에서우회전하면이제는코리아나호텔벽에붙어있는조선일보전광판이있다. 이쯤되면그는자막에둘러싸여살고있는셈이다. 그렇다면자막이현대인들의언어생활에끼치는영향은상상이상일것이다. 2. 한국어에대한새로운발견 내가뉴스자막을만들면서새삼스럽게느낀것중하나는, 우리말은명사만으로도소통이되는묘한언어라는것이다. 이것은지금이라도텔레비전을켜보면금방이해할수있다. 뉴스자막은글자수가대개 25자정도로정해져있다. 이보다길면시청자의시선을효과적으로붙들지못하고, 자막을위아래로흘리면글자가변형되기때문이다. 그러다보니자막을정리한뒤들여다보면태반이명사로되어있는것을알수있다. 예를들어 제주지검장이음란행위혐의로현행범으로체포됐다가풀려났다 라는문장은 제주지검장음란행위혐의현행범체포후방면 처럼만든다 (2014년 8월 15일 A방송 ). 모두가명사만으로나열되어있다. 어미나접미사를모두잘라버리고명사 ( 어근 ) 만으로문장을만들었는데도소통이된다. 그러나따지고보면이것은주객이전도된문장이다. 이문장을원칙대로해석하면 제주지검장은음란행위혐의를받고있는현행범을체 124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포한후방면했다 가되기때문이다. 즉, 음란행위를한것은 제주지검장 인데, 표현된자막에서음란행위를한자는 현행범 이된것이다. 하지만사람들은 제주지검장 이음란행위를했다고재빨리받아들이고, 문장의잘못을눈치채는사람은아무도없다. 이경우성실한자막작성자라면, 제주지검장, 음란행위혐의로현행범으로체포됐다풀려나 처럼쉼표로주어를밝혀사실관계를분명히하고, 조사와어미를가급적자르지않고 문장답게 표현할것이다. 25자안에정보를될수록많이집어넣어야하는고충은이해할수있다. 그러나아무리그렇더라도자르지않을것까지모두잘라불구로만드는것은곤란하다. 3. 한자어가많은것은어쩔수없다지만 뉴스자막에한자어가많은것은어쩔수없다. 한자어를쓰면긴문장을짧게압축할수있기때문이다. 그러나한자어가많으면문장이어려워지고딱딱해지는것도사실이다. 예를들어 검찰, 유병언일가은닉재산확인계속방침 보다는 검찰, 유병언일가가숨긴재산계속확인한다 가훨씬부드럽다. 은닉재산 보다는 숨긴재산 이더쉽게다가오는것이다. 글을쓸때는어려운말보다쉽고익숙해진말을골라써야한다. 뉴스자막도마찬가지다. 이를지키지않으면자칫대형사고를불러올수도있다. 이것을일깨워주는자막사고가이른바 언니사건 이다. 언니사건 이란 2010년 1월 KBS가인도네시아항공기실종사건을보도하면서 언니 100명태운여객기실종 이란자막을내보낸것을말한다. 인도네시아의줄임말 인니 를 언니 로잘못적어버린것이다. 삶과우리말 125

[ 그림 1] 2010 년 1 월 KBS 뉴스자막 인니 란사실방송용어는아니다. 신문편집자들이한정된공간에제목을달기위해프랑스를 불 ( 佛 ), 이탈리아를 이 ( 伊 ) 로적듯이, 인도네시아를 인니 ( 印尼 ), 말레이시아를 말련 ( 馬聯 ) 등으로적었던것이다. 그러나이것은구세대신문편집자들이쓰던습관이고요즘편집자들은잘쓰지않는다. 인니, 말련 을알아듣는독자가많지않기때문이다. 그런데도뉴스자막작성자는자수가줄어드는것에만착안해서보편성을잃은말을쓰다사고를낸것이다. 어쩌면이사고는선임피디 (PD) 가원고에적어준 인니 100여명태운 을신세대피디나에이디 (AD) 가컴퓨터에입력하면서 언니 100여명태운 으로바꿔적었을지도모른다. 126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4. 주어야주어야, 어디갔느냐? 문장이란주어와서술어가있어야성립된다. 이두기둥을중심으로다양한수식어와피수식어, 목적어등이달라붙어하나의문장이된다. 그래서주어를문장의필수성분이라고한다. 그러나생략해도문제가없을때, 또는생략하는편이더나을때는주어를생략할수있다. 어떤이는이런기준은일반적인글을쓸때만적용된다고말할것이다. 그러나나는뉴스자막에서도이런기준이적용되어야한다고본다. 25자로함축되어있을뿐이지자막도엄연한문장이기때문이다. 앞서도말했듯이, 자막에서는자수제한때문에불필요하다싶은것을함부로잘라버린다. 주어없는뉴스자막이많은것은이때문이다. 그러나뉴스의성격상주어가궁금할때가있다. 또문장의구성상주어가반드시필요한경우도있다. 그런데도자막작성자들은앞뒤살피지않고주어를잘라버리곤한다. 특히 사람들 ( 인사 ) 코너 를보면그런것이많다. 예를들어보자. 총리비서실장에이석우, 국무조정실 2 차장에조경규내정 지난 8월 8일자 B방송의뉴스자막이다. 이것을보는사람은답답하다. 대체누가그들을내정했다는것인가? 뉴스에관심이많은사람이라면 총리비서실장 이나 국무조정실차장 의인사권은대통령이라는것을알수있겠지만, 그런사람은많지않다. 만일독자의이런고충을예측하는자막작성자라면 박대통령, 총리비서실장에이석우, 국무조정실 2차장에조경규내정 이라고적을것이다. 그렇게해서글 삶과우리말 127

자수가넘쳐도저히안된다면차라리 박대통령 과 내정 을빼고 총 리비서실장에이석우, 국무조정실 2 차장에조경규 라고하면된다. 5. 긍정어보다부정어를앞세우면 박대통령지지율 46% 두달만에부정평가앞질러 지난 8월 8일자 D방송에서내보낸뉴스자막이다. 이자막을보는사람도혼란스러울것이다. 부정평가 가 긍정평가 를앞질렀다는것인지, 긍정평가 가 부정평가 를앞질렀다는것인지언뜻보아서는알수없기때문이다. 물론뉴스흐름을따라가는사람이라면후자인것을직감하겠지만, 그렇지않은사람은전자로볼가능성이많다. 만일이것을 박대통령지지율 46% 두달만에긍정평가많아져 처럼부정어 ( 부정평가 ) 를숨기고긍정어 ( 긍정평가 ) 를드러낸다면어떻게될까. 틀림없이사람들은 0.1초내에의미를파악할것이다. 이처럼부정어보다긍정어를앞세우면소통이빨라지고문장이밝아진다. 이것은단지문장에서만의일이아니라인간사모든것이다그럴것이다. 좀긴문장을보자. 신문이독자들의신뢰를잃어온데는정치적목적으로사실왜곡도 마다하지않은자의적글들이적지않은영향을끼쳤음을그도모르 지는않을것이다.( 한겨레, 2006 년 12 월 19 일자.) 128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이문장은대부분이 아니다 즉부정어로되어있다. 신뢰를잃다, 사실왜곡, 마다하지않은, 자의적글, 적지않은, 모르지는않을 이모두부정어다. 더구나 마다하지않은, 적지않은, 모르지는않을 은이중부정이다. 아마도필자는자신의주장을강하게어필하기위해서이렇게했을것이다. 하지만나는그래서그의주장이강하게전달되었다고보지않는다. 부정어를지나치게많이써오히려문장이어려워지고어두워졌다고본다. 부정어는한두곳에집중해야효과가있다. 6. 감정이지나치면낭패를볼수있다 이제방향을약간돌려자막작성자의심리문제에대해생각해보자. 내가경험한바에따르면, 뉴스자막을만드는일은꽤재미있는일에속한다. 책상에가만히앉아있지만, 방송사네트워크를통해세상뉴스를실시간으로접할수있고, 그중에서내가원하는뉴스를내맘대로골라올린것이즉시전파를타는것을보면매우흥미진진하다. 그러나이런재미때문에자칫편향성의함정에빠질수도있다. 만일그렇게된다면내귀는가끔씩근질거릴것이다. 더쉽게말하자. 만일내가 박대통령지지율 46% 두달만에긍정평가많아져 가더쉬운표현임을알면서도일부러 박대통령지지율 46% 두달만에부정평가앞질러 란자막을내보냈다면, 사람들은나에게 편향성을가진자 라고욕할수도있다는말이다. 그래서자막작성자들은늘글자로마술을부리려는유혹을경계해야한다. 이를조절하지못하면그것은엄청난사고로귀착될수도있다. 이에대한이해를돕기위해 이멍박사건 을돌이켜보자. 삶과우리말 129

[ 그림 2] 2008 년 4 월 MBC 뉴스자막 이멍박 사건이란 MBC가 2008년 4월 < 뉴스24> 를방송하면서 이멍박대통령, 북한의위협적발언때문에북한과협상하는일없다 라는자막을내보내문제된사건이다. 국가원수이름을 멍 으로적어 멍멍이 를연상시켰다. 그런데문제는그것만이아니라는점이었다. 같은방송에서다시 이명박대통렁, 개방통합민영화로금융산업경쟁력높이고 란자막을내보내버렸다. 두오류를합치면 멍멍이가으르렁대는 것이되는것이다. 이것은새삼스러운이야기가아니다. 방송국에서일하는사람들에게는널리알려진이야기다. 그렇다고자막작성자가일부러오타를내 130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정권에항변했을리는없다고본다. 지금이일제강점기도아닌데실익 ( 實益 ) 이없는일을위해서자신의 모가지 를걸사람은없을것이기때문이다. 다만같은뉴스에서연거푸편향성을의심할수있는오타를내보냄으로써자막작성자가감정을절제하지못했다는오해를받기에는충분하다. 사실내가남의방송사사고에대해왈가왈부할입장은못된다. 우리자막팀에서도엄청난실수를저지른적이있기때문이다. 지난 2월 13일에있었던 안철수귀화 사건이그것이다. 러시아쇼트트랙선수 안현수 ( 러시아명 빅토르안 ) 를 안철수 로잘못적어 朴대통령, 안철수귀화부조리탓인지되돌아봐야 란큼지막한자막을내보내버린것이다. 정말그것은순식간에일어난일이었다. 큐시트 ( 방송대본 ) 에계속 안현수 가 안철수 로등장해부조정실에경고사인까지했는데도, 순간적으로 안현수 가 안철수 로나가버린것이다. 이렇게되면, 보도국여기저기에서고함소리가들린다. 뭐야! 뭐야!! 내려내려!! 그러 [ 그림 3] 2014 년 2 월 TV 조선뉴스자막 삶과우리말 131

나이미빛의속도로날아간전파를되돌릴수는없다. 이정도사고면 어김없이포털에구구한해설이곁들여진사진들이올라온다. 사내에 서대대적인조사가이루어지는것은말할것도없다. 7. 자막문장에대한담론이필요하다 이제졸고를정리할차례다. 서두에서도언급했듯이디스플레이기술의비약적발전으로곳곳에텔레비전이설치되어있다. 이로인한방송경쟁은지나치다싶을정도다. 사람들의넘치는정보욕구가방송경쟁을불러온측면도있다. 옛날같으면앵커가읽는뉴스하나만으로족했는데, 이제는그것을보면서별도의뉴스를보기원하는것이다. 이런흐름을충족하기위해외국의방송국에서는자막을두줄로내보내기도한다. 윗줄에는일반뉴스를, 아랫줄에는경제뉴스를흘리는식이다. 어쨌든뉴스자막이국민의언어생활에미치는영향은심대하다. 그런데도자막에대한담론은별로없다. 방송사들이공통으로쓰는자막문장에대한지침도없다. 내가방송국에서일하는 2년여동안, 뉴스자막을주제로세미나를여는국어단체나언론단체가있었다는소식을접한적도없다. 모두가무관심인것이다. 이로인해국어가망가지는것은피할수없다. 어미단절로인한우리말의명사화경향 이대표적인사례다. 이제자막에대한담론이필요한시점이다. 132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세계의언어정책 : 체코 체코공화국소수민족의언어정책 - 집시 로마니족을중심으로 김규진 한국외국어대학교체코 슬로바키아어과명예교수 1. 서론 유럽의십자로에위치하면서유럽의심장, 중부유럽의선진공업국으로불리는체코공화국은국토가남한보다도작은나라다. 인구도약 1,000만여명밖에되지않는다. 그러나러시아를포함하여슬라브여러나라중가장일찍슬라브문자 ( 文字 ) 를사용하고기독교를받아들여 9세기중엽부터지금까지유럽문화사에서독특한위치를차지하고공헌해왔다. 14세기체코왕카렐 (Karel) 이신성로마제국의황제 ( 카렐 4세 ) 로선출되면서체코의고대시기인중세문화는융성기를맞이한다. 카렐 4세는중부- 동부유럽에서최초로 1348년에프라하에카렐대학교 (Charles University) 를세웠다. 그리하여프라하는당시독일과슬라브권의학문적중심지가된다. 이때부터프라하에고딕과바로크양식건축물이세워졌고후일괴테에의해 황금의도시 로칭송되기에이른다. 그리고릴케, 카프카와막스브로트의도시이기도하다. 드보르자크, 스메타나, 야나체크등의음악, 알폰스무하의아르누보양식의그림, 코메니우스의교육학과신학, 얀후스의종교개혁, T.G. 세계의언어정책 : 체코 133

마사리크의민주주의정치사상, 카렐차페크의철학소설및공상과학희곡, 1980년대한국및세계문단을휩쓴밀란쿤데라의실험소설, 그외고도의기계산업, 유기화학공업, 맥주산업, 인간기관차라불린마라토너자토페크, 훌륭한테니스선수나브라틸로바등체코인들이각분야에서이루어낸업적은세계사에서주목할만하다. 1989년말동유럽제국 ( 諸國 ) 의자유화과정에서피를흘리지않고정권을무너뜨린 벨벳혁명 을이룩하며가장모범을보인체코슬로바키아는 1990년 3월한국과도국교를맺고문화, 경제등활발한교류를해우리나라에도친근한나라가되었다. 이제체코는더이상공산주의국가로서금단과미지의나라가아니다. 체코는우리와대등한국제관계를맺고앞으로여러분야에서각종교류가활발히이루어질그런나라이다. 1988년부터한국외국어대학교에체코어과가창설되어인재들을양성하고있다. 체코어가미국, 유럽여러나라와한국에서도교습되고있다는사실은체코어가문명국가의언어임을증명하는것이다. 체코어는인도 유럽어의큰줄기인슬라브언어권에서도서슬라브어중의하나다. 슬라브어권은서슬라브어, 동슬라브어, 남슬라브어등으로구분된다. 서슬라브어로는체코어, 폴란드어, 슬로바키아어등이있고, 동슬라브어로는러시아어, 우크라이나어, 벨라루스어등이있고, 남슬라브어로는불가리아어와구유고슬라비아에속했던세르비아어, 크로아티아어, 마케도니아어, 슬로베니아어등이있다. 인구면에서체코어는체코내에 1,000만여명과유럽미주등지의수백만명만이사용하는세계소수민족어의하나다. 특히체코인들은 19 20세기남북미주대륙으로많이이민을갔고, 20세기 1, 2차세계대전이나정치적변동에의해형성된국외즉루마니아, 세르비아, 헝가리와폴 134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란드등의넓은지역이나조그마한마을에서도체코어를구사하는체코인들이살고있다. 특히 1993년체코슬로바키아가체코와슬로바키아로분리되었으며, 현재슬로바키아영토내에도상당수의체코인들이살고있다. 1) 유럽의한중앙에위치하면서동서로길게뻗은체코는서부의보헤미아, 남부의모라비아, 북동부의실레지아로구성되며, 그들은모두약간의사투리가있기는하나체코어를사용한다. 체코슬로바키아공화국 (1918 1992) 은다민족국가였으나이에비해 1993년분리독립한체코공화국은거의단일민족국가라고할수있다. 2001년도인구조사시설문조사에의하면체코공화국인구약 1,050만명중오직 9.9% 만이소수민족으로등록하였다. 여기에는모라비아인과실레지아인 39만 2,524명 ( 전체인구의 3.8%) 이포함된숫자다. 여기에는폴란드어, 독일어, 집시 ( 로마니 ) 어, 우크라이나어, 러시아어, 영어, 프랑스어, 베트남어, 아랍어와중국어를사용하는민족들도있다. 소수민족의대표자들은총조사준비에적극참여하였고, 정기적인소수민족어잡지출판상황도신고하는등, 총조사를하는요원들에게적극동참하였다. 하지만폴란드소수민족대표자들은정부와미디어가간행하는잡지 소수민족어 에서공식적인정보부족을비판하였다. 체코공화국에서사실비체코인들중가장많은수는앞서언급한모 1) 자세한것은 J. 네크바필과 J. V. 네우스투프니, 체코공화국의언어정책, 언어계획의현재쟁점, Jirí Nekvapil & J. V. Neustupný, Language Management in the Czech Republic in CURRENT ISSUES IN LANGUAGE PLANNING, Vol.4, No.3 & 4, 2003, p. 184 참조. 세계의언어정책 : 체코 135

라비아인과실레지아인이다. 그들은실제소수민족으로인정받지못하고있을정도로언어적으로나민족적으로체코인에가깝다. 이모라비아인과실레지아인의소수민족정체성문제는 1989년체코슬로바키아정권의변혁기에이두민족의정치적지도자들에의해제기되어정치적이슈가되었다. 2) 그러나현재는선거때를제외하고는그렇게정치적이슈가되지않고있다. 1991년이래소수민족의권리는헌법에의해보장되고있다. 그러나소수민족의언어교육은제대로이루어지지않고있다. 체코정부도소수민족보호협정을통해이를인정하고있다. 소수민족의문화정책에대한교육부의방침에도복합문화교육의수단에는아직도한계가있다. 체코공화국은 1995년소수민족보호협정서에서명하였고 1997년승인하였다. 3) 체코공화국은 2000년도지방언어및소수민족언어를위한유럽헌장에서명하여유럽연합이요구하는소수민족을위한언어교육을할의무가있다. 그러나실제로체코공화국내에서소수언어정책에대한감시감독이이루어지지않고여러여건들때문에확실하게실행되고있지는않다. 2) 자세한것은카롤린츠빌링, 2004, 체코공화국에서소수민족보호와언어정책, Carolin Zwilling, Minority Protection and Language Policy in the Czech Republic in https://www.idmarch.org/document/%20/xsc 참조 3) 소수민족보호협정서에대한자세한것은다음논문참조. K. 갈-제미에, 중부, 동부유럽에서소수민족보호와그영향을위한구성협약, K Gál - JEMIE, The Council of Europe Framework Convention for the Protection of National Minorities and Its Impact on Central and Eastern Europe in http://heinonline.org/hol/landingpage?handle= hein.journals/ jemie2000&div=5&id=&page= 136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2. 체코공화국의언어정책 체코어는 19세기초민족주의기운속에서부활하기시작하여 20세기초독립하기까지문어가발달하여왔고체코지식인들은언어의순수성을지키고자노력하였다. 체코어는현재약 1,000만명이사용하는작은규모의언어다. 체코어는 17세기부터 20세기초까지체코민족이독립국을유지하지는못했지만명맥을유지해온문명화한언어다. 유럽에서아주잘발달된공업국가의언어이다. 이언어는노동자부터지식인까지다양한계층이사용하고교육과과학분야등다양한분야에서사용되고있다. 체코어는이웃나라독일의영향을받아왔지만아주독립적으로발달한언어다. 그렇다고아주강한언어의순수주의를유지하는것도아니다. 우크라이나어가러시아어에크게영향받고있고서로달갑지않은관계인점을고려해볼때체코어는그런면없이독립적이다. 체코에서공식적으로각민족이모국어로교육받을방법은세가지가있다. 첫째, 소수민족의언어로가르치는특별학교가존재한다. 둘째, 체코어는필수이고, 소수민족어는선택할수있는학교가있다. 마지막으로소수민족어로가르치는특별반들이있다. 체코인구는약 1,023만 60명중체코어사용이약 95 96% 이고나머지는소수민족어를사용한다. 4) 체코공화국에서소수민족의언어를사용하는현황은다음과같다. 5) 4) 체코통계청에의하면 2001년도체코공화국의인구는 10,230,060명이고 2012년 12월 31 일의통계는 10,516,125명이다. 5) 소수민족보호와그영향을위한구성협약제 25 조 1 절에따라서체코공화국이제출한 세계의언어정책 : 체코 137

[ 표 1] 2001년도체코공화국인구통계표 민족 인구수 ( 명 ) 비율 (%) 전체인구 10,230,060 100.0 체코인 9,249,777 90.4 모라비아인 380,474 3.7 실레지아인 10,878 0.1 슬로바키아인 193,190 1.9 폴란드인 51,968 0.5 독일인 39,106 0.4 집시인 ( 로마니인 ) 11,746 0.1 헝가리인 14,672 0.1 우크라이나인 22,112 0.2 러시아인 12,369 0.1 루테니아인 1,106 0.0 불가리아인 4,363 0.0 루마니아인 1,238 0.0 그리스인 3,219 0.0 베트남인 17,462 0.2 알바니아인 690 0.0 크로아티아인 1,585 0.0 세르비아인 1,801 0.0 기타 39,477 0.4 불확정인 172,827 1.7 2001년도인구조사결과, Results of the 2001 census (situation on 1 March 2001), taken from the Second Report submitted by the Czech Republic pursuant to article 25, paragraph 1 of the Framework Convention for the Protection of National Minorities (2004), articles 136 141. 138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 표 2] 모국어숫자 (2001) 모국어 인구수 ( 명 ) 비율 (%) 체코어 9,707, 397 94.9 슬로바키아어 208,723 2.0 집시어 ( 로마니어 ) 23,211 0.2 폴란드어 50,738 0.5 독일어 41,328 0.4 영어 3,791 0.0 러시아어 18,746 0.2 기타 99,258 1.0 불확실한어 76,868 0.7 합계 10,230,060 100.0 [ 표 3] 두개모국어 (2001) 모국어 인구수 퍼센트 체코어와슬로바키아어 14,109 0.1 체코어와집시어 ( 로마니어 ) 12,970 0.1 체코어와폴란드어 2,552 0.0 체코어와독일어 11,061 0.1 체코어와영어 733 0.0 체코어와러시아어 670 0.0 체코어와기타어 4,074 0.0 다른조합 3,240 0.0 합계 49,409 0.5 세계의언어정책 : 체코 139

체코공화국의시민들은그들이체코인이건소수민족이건기본권과자유권의헌장 6) 에따라자신들의언어를사용할권리가있다. 만일그들이일상생활에서통역이필요할경우국가가그비용을지불한다. 그러나예외가있다. 형사재판이나민사재판의경우, 통역자를사용할권한은보장하지만그비용은변제되지않는다. 정부의선전용전단이나다른출판물은소비자보호법 (Act on Consumer Protection) 에따라체코어로출판해야한다. 체코어에관한책임자와표준어편찬자는체코공화국과학아카데미체코어연구원이다. 체코공화국에서체코어다음으로가장많이사용하는언어는슬로바키아어다. 헌법25조는소수민족어의교육을제공하고, 소수민족법은중등학교를통해보육원수준의소수민족언어를교육할수있는권리를보장한다. 교육청소년체육부는 2001년체코에서살고있는유대인을포함하여폴란드, 독일,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헝가리그리고우크라이나의소수민족들로구성된소수민족의업무에대한교육부장관의자문그룹을설립했다. 현재주교육시스템에의한소수민족언어의교육은각소재지에일정수의사람이있는소수민족에만가능하다. 그래서이권리는현재폴란드의아동들만이누리고있는상황이다. 폴란드소수민족은카르비나 (Karvina) 와프리데크- 미스테크 (Frydek -Mistek) 지역의폴란드인들에게폴란드어만을가르치는유치원, 초 6) 자세한것은다음글참조 : 아구스틴호세메넨데스, 유럽헌장만들기 : 유럽의기본권헌장의법정지위와정책영향, Agustín José Menéndez, Chartering Europe: Legal Status and Policy Implications of the Charter of Fundamental Rights of the European Union, JCMS: Journal of Common Market Studies, Volume 40, Issue 3, pages 471 490, September 2002. 140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등학교, 문법학교와중등학교를포함한학교네트워크를배치했다. 반면에불가리아인, 크로아티아인, 루테니아인, 러시아인, 그리스인, 우크라이나인소수민족그리고더나아가독일, 헝가리, 루마니아와슬로바키아소수민족들의경우에는어느한곳에집중해서살고있지않고체코공화국여기저기에분산거주하고있어민족어학교를설립하는데어려운점이많다. 그래서현재의교육시스템에서는폴란드, 독일그리고집시소수민족들의교육을지원하지만다른소수민족들은사교육형태의추가적교육프로그램의형태로만교육받을수있다. 독일소수민족의대표자들은독일학교설립에대한지원이실질적이지않다고인식한다. 그럼에도경제적으로여유가있는독일소수민족대표자들중일부가독일어의특수성을유지하고자이중언어학교설립을추진하여왔다. 2.1. 소수민족집시의상황과언어정책체코공화국에서언어정책과소수민족보호법과관련하여가장핵심적인것이집시문제다. 그러므로체코의언어정책을다룰때집시소수민족문제를자세히알필요가있겠다. 집시 (Gypsy, 집시말로로마니 (Romani)) 는체코공화국에사는소수민족이다. 그들은언어, 생김새그리고무엇보다도사회, 경제및문화적인특징에서그들이속한사회의절대다수들과분명한차이가있다. 그들은똑같은혈통이아니지만같은민족집단이다. 그들은그들이말하는사투리, 전통적인직업, 생활방식이서로다르다. 체코공화국의집시인구삼분의일정도는대다수국민들과잘어울려살고있다. 집시의또다른삼분의일은주류사회에상당히개방적인태도를취한다. 나머지집시의삼분의일은자신들의전통적인떠돌이생활을유지한다. 이들이가장위험하다고 세계의언어정책 : 체코 141

간주되고높은범죄율을가지고있는분파로간주된다. 낮은사회생활수준, 낮은취업률, 높은범죄율이집시의전형적인특징으로간주된다. 왜냐하면그들은일상생활에서차별에직면하고스킨헤드같은극단적인집단들의인종차별주의에자주직면하기때문이다. 전통적으로대부분의체코집시들은유랑하지않고오랜세기동안특정한장소에정착하여왔다. 이들은 2차대전기간동안나치에게대부분희생당하였다. 아주적은숫자의체코집시들과독일계집시들 (Sinti) 이살아남았다. 전쟁후와공산주의시대에집시들은대부분슬로바키아에서체코땅으로이주했다. 이새로운정착정책은많은사회적문제를낳았으나공산주의정부는이를겉으로드러내지않았다. 체코땅에서집시에대한인종차별의역사는길다. 전쟁기간에가장참혹한인종차별을받았다. 나치전쟁동안독일인들은이렇게분류하였다. 다른하등인종들은집시들과슬라브인들이다. 집시는검은모습에지적으로제한적이고도적질과살인의경향을타고났다. 나치는슬라브족을보통사람 (Menschen, 멘셴 ) 보다덜발달된사람들 (Untermenschen) 이라고불렀다. 심지어나치는집시와유대인을살가치가없다 (lebensunwert) 고불렀다. 2차대전중 50만여명의집시와 300만여명의유대인들이나치에게희생되었다. 7) 2.2. 집시문화의특징 전통적으로집시들의가장보편적인예술형식은음악, 춤, 수공예품 7) 오우르제드니크, 파트리크, 이십세기간략사, Ouředník, Patrik, A Brief History of the Twentith Century. London: Dalkey Archive Press 2006, 103 104. 142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등예술분야이다. 오늘날도시아파트에사는집시들은예술적인생활에능동적이지않다. 전통적으로집시들은일상생활과예술적표현에서매우자발적이었다. 이러한특징이집시들의아주유별난예술적성공이유중하나다. 음악, 춤그리고노래는언제나깊은내적인경험에서유래한다. 집시에관련된용어를살펴보자. 집시를지칭하는새로운명칭인롬 (Rom), 로마 (Roma) 또는집시 (Romani, 로마니 ) 는 1960년대에하나의소수민족을지칭하는것으로받아들여졌고, 정치적으로민주주의체제로전환된이후 1991년에와서야공식적으로사용하게되었다. 롬 이란단어는체코어로남성과집시족, 집시사람들이고여성은롬카 (Romka) 이다. 유럽에서원래 롬 이란명칭은 1990년바르샤바에서개최된제4차국제집시협회에서공식적으로채택되었다. 어원적으로 집시 는힌두어 돔바 (Domba) 또는 도마 (Doma) 와관련이있다. 이는인도의카스트에서가장낮은천민계급인파리아 (Pariah) 를뜻한다. 체코역사에서집시에대해멸시의의미를띠고있고가장자주사용하는체코어는 치간 (Cigán) 또는 치칸 (Cikán) 여성은치칸카 (Cikánka) 이며영어로 집시 (Gypsy) 이다. 모든떠돌이들과유목민들을지칭하는 집시 는오늘날경멸적이라고해서체코나유럽에서는사용이금지되었다. 영어로 Gypsies( 집시 ), 프랑스어로 Gitanes( 지타네 ) 또는 Tsiganes ( 치가네 ), 스페인어로 Gitanos( 히타노스 ), 독일어로 Zigeuner( 지고이너 ), 이탈리아어로 Zingari( 징가리 ), 헝가리어로 Ciganyok( 치가뇨크 ), 러시아어로 tsiganay( 치가나이 ) 그리고그리스어로 Gyftoi( 지프토이 ) 는모두이전설에서유래되었다. 8) 또는 9세기콘스탄티노폴리스 ( 현재 8) 다비도바, 에바, 세대차이 : 20 세기 1950 1980 년대전후이민과강제적인병합으로인한 세계의언어정책 : 체코 143

터키의이스탄불 ) 로부터유럽으로온떠돌이음악인들과예술가들을 아치그나테스 (Atsignates) 라고불렀다. 이는나중에위에서언급한유럽의여러말로불리게되었다. 인도에서유래한집시는유럽에서집시 (Romani), 신티 (Sinti) 그리고칼레아 (Kalea) 로분류한다. 집시는누구인가? 그들은인도- 유럽어족이다. 아마도가장최근의인도- 유럽어인일것이다. 유럽에서그들의역사는 1,000여년이다. 그들은인종학상의모습과특별한행동으로구별이된다. 집시의인종학적특징은그들의같은혈통, 관례와전통제도, 내적인법률과기준, 가치제도와유목민적인행동들에의해만들어졌다. 그들의행동은역사를통해형성되었고, 물질적 정신적가치가복합된전통적인생활방식과문화를창조하고있다. 그러나집시는그들만의독특한문화를유지하지못하는경향이있다. 왜냐하면아마도음악을제외하고는, 그들이살고있는사회의주류에의한동화 ( 同化 ) 압력으로그들의문화가바뀌어왔기때문이다. 여러세기에걸쳐여러번강제적인문화동화시도에의해집시문화가파괴되어왔고나치는그들을육체적으로박멸하려고시도하였다. 그들의문화는오랫동안독립적인문화로인식되지못하였다. 역사적으로집시들은그들이맞닥뜨리는문화에영향을끼쳤지만대개인정받지못한채지나갔고, 오직그들이사회적문제를일으킬때만예외적으로주목받았다. 그들은종종역사가없는사람들로취급받았다. 그 지난반세기동안로마니의 2세대의상실에대하여, Davidova, Eva, MEZIGENERAČNí ZMĚNA: KE ZTRÁTĚ DVOU GENERACí ROMŮ V UPLYNULÉM PŮLSTOLETí (v DŮSLEDKU POVÁLEČNÉ MIGRACE A ASIMILAČNíCH TLAKŮ V 50.-80. LETECH 20. STOLETí in Jakoubek, Marek a Budilová Lenka, Cikánskéskupiny a jejich sociálníorganizace, Centrum pro studium demoktacie a kultury, 2009, p.240. 144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러나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그리고유럽여러나라들의문화가그 들의영향을받은것도사실이다. 9) 2.3. 집시교육의문제점체코에서소수민족교육문제중집시의교육문제해결은매우복잡하다. 집시교육문제는국가가조직적으로조절해해결할수없다. 짧은기간의프로그램은원하는결과를만족시키지못한다. 구어체언어가집시의중요한의사소통수단이다. 집시들은집시의다양한사투리를사용하는사람들이고그들은서로를이해할수있다. 그들의문화는그들이속한사회의문화와는현저히차이가난다. 체코집시들은주로 4개의사투리를사용한다. 집시들중 75% 는체코어를사용할줄안다. 집시언어 (Romaniny, romština) 의표준화는아직완성되지않았다. 대개집시들은 2 3개의언어를구사할줄안 9) 물론집시들의민속음악, 전래이야기와춤이러시아, 스코틀랜드, 스페인, 헝가리슬로바키아, 체코등지의민속음악, 전래이야기와춤에커다란영향을끼쳤다. 집시들은주류사회에서소외된심정들을음악으로분출하는경우가많다. 또한순수하게오락만을위해서노래를부르고악기를연주하지는않았다. 그들이부르는노래에는반드시그들의사회생활에대한어떤분명한의미가담겨있었다. 이에반하여그들이악기를연주하는것은가조스를 (Gadjos: 로마니들이자기집단에속하지않은집시를부르는말 ) 즐겁게해주고보수를얻기위한수단이라고볼수있다. 집시들은의외로바이올린, 기타등의악기다운악기를일체가지고있지않았다. 지금도농촌에서방랑하는집시들중일부는악기없이, 그러니까반주도없이집시본래의언어 ( 로마니 ) 로단선율의노래를부른다. 가사에는의미없는음절이많이사용되고악기대신에입, 손, 발을사용하여내는각종음을반주로하고있다. 이에반하여도시에사는집시는독자적인언어를상실하고바이올린, 침발롬, 클라리넷등의서양악기를쓰며노래나기악도거의가조스의기호에맞추어서연주한다. 대개는레스토랑이나술집에서악사로생계를이어나가고있다. 헝가리의집시연주단은국제적으로잘알려져있다. http://www.lightearth.net/228614( 검색일 : 2012.6.10.) 세계의언어정책 : 체코 145

다. 고등교육을받은집시나내적통합에도달한집시들은체코어를선호한다. 체코어는집시국제정치토론, 학술대회와미디어에서사용된다. 체코집시의 2/3는집시어를구사한다. 2001년통계에서 1만 2,967 명이체코어와집시어를모국어라고선언했다. 이숫자는집시민족이라고주장한숫자 (1만 1,859명 ) 보다많다. 물론이통계에응하지않는집시도많다. 대개사람들이중부, 동부유럽에서집시문화에대해이야기할때는대부분음악을이야기한다. 그러나체코와슬로바키아에서는집시저술의수준이상당히성장하고있다. 집시문학은아직역사가짧다. 이는첫집시동맹이결성된 1969 1970년부터본격적으로시작되었다. 집시소수집단은체코공화국의국가소수집단의일반적인상황에서예외적위치를차지하고있다. 그들은 1993년헌법에의해서처음으로국가의소수집단으로인정받았다. 비록집시민족이마지막인구조사에서 1만 1,716명으로집계되었지만, 이데이터가체코공화국에사는집시의 진짜 숫자와일치하지않는다는것은잘알려져있다. 대체로그들의인구숫자는 15만에서 20만명사이를오간다. 그숫자에서 2만명은블락스로마 (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루마니아, 알바니아와헝가리의집시방언을쓰는사람 ) 인데이들의문화와언어는다른체코에사는집시와는상당히다르다. 체코집시의 95퍼센트이상은제2차세계대전이후슬로바키아에서체코공화국으로이주하였거나그이민자들의후손이다. 나치와파시즘이득세했던기간에집시에대한박해와혐오감을바탕으로한일상차별의경험은집시들에게영원한트라우마로남아있다. 집시들은여전히지금까지도불평등하게가난, 실업, 인종간의폭력, 차별, 문맹과 146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병마로고통받고있다. 1997년, 집시사회를위한각부장관들의위원회 어페어 29(Affair 29) 가소수집시집단에닥친문제들을다루는자문권한을가지게되었다. 그들의목표는특히소수민족을주류사회로통합시켜그수를점차늘리는것과다수의사람들에게소수집시집단에대하여알리는것이다. 2000년 6월, 체코정부는집시집단을위한정책 집시통합을위한개념 (Concept for Roma Integration) 을채택하였는데, 이것은국가예산으로자금이마련된것이었으며, 2002년에최신것으로다시한번개정되었다. 미래를위한주요우선순위는단지차별금지조치와집시의안전을보장하는것뿐만아니라더나아가교육, 취업, 사회, 건강관리와주택공급에서도긍정적인행동안을포함했다. 비록 2002년취업을위한국가계획과노동시장에서혜택을받지못하는빈곤한다수집단의장기실업에대한위원회의다양한활동들이집시들의상황을약간개선할수있었다고하지만, 광범위하게퍼진차별은지속되었다. 집시의권익을위한매스컴의편성계획은다양하다. 예를들어체코라디오에서매주방송되는한시간가량의라디오방송과문화부에서자금을댄네개의집시대상정기간행물들이그것이다. 그럼에도가장문제점이많은영역은여전히교육제도이다. 집시들의 75% 에서 85% 는 주류 학교시스템에서그들의교육을완수하지못했다. 집시학생들의대다수는학교를중퇴하거나지적장애학생들이다니는특수학교에보내진다. 이런학교는더낮은질의교육을제공하며학생들의학습진척도는아주느리다. 이러한제도는특수학교학생들을방치하는절망적인결과를낳고있다. 체코정부는집시어린이들의교육을다루는일련의제도들을승인하였다. 집시어린이들을특수학교로격리시키는것을몹시못마땅하 세계의언어정책 : 체코 147

게여기는유엔인권위원회의권고를수용하여체코정부는위에언급된집시들을위한정책들을승인하였다. 집시들의낮은교육수준과몇몇고용자들이지역노동사무실에공고한일자리에집시지원자들을받지말라고부탁할정도로집시를고용하는것을거부하는사실등에기인하여집시의실업률은상대적으로높다집시는주택공급에서뿐만레스토랑출입과같은일상생활의영역에서도차별에직면해있다. 더나아가사회에서집시에대한학대는지속되고있고, 관계당국은그런범죄자들을조사하고도기소하지않는경향이있다. 체코공화국에서민족간불평등을감시할특별한독립적기구는없다. 시민의권리를보호하기위해설립된옴부즈맨사무실은민족간차별을방지할수있는중요한기관중하나이다. 몇몇기구들은집시와다른소수민족이슈들에대해정부자문기능을이행한다. 몇몇시민사회단체들은집시의권리를대신하여노력하고있다. 3. 소수민족언어의교육상황 3.1. 집시어 ( 로마니어 ) 교육체코공화국에서집시들의상황은매우체코사회에서호의적이아니다. 비록 1998년이후제11학년중학생들에게집시어를교습하는데도있기는하지만집시어를공식언어로가르치는학교는없다. 언어장벽 ( 집시아이들은대부분집시어만을사용한다 ) 과다른사회적인기준때문에많은집시학부모들은아이들을특별교정학교에보낸다. 체코공화국의교육부는이러한문제를해결하기위하여집시어린이를위해집시어로가르치는특별학급을조직한다. 유로모자이 148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크보고서에의하면체코공화국은 2000/2001학년도에 110개가넘는특별집시어교실을운영하여 1,364명의집시아이들을교육했다. 그리고 2002/2003학년도에는 116개의교실에서 1,489명의집시학생들을가르쳤다. 비록집시어가중 고등학교에서선택과목으로정해진곳이있지만체코공화국전체에서집시어로만가르치는학교는사실상없다. 소수민족보호협정서 10) 에따른체코공화국의제1차보고서에의하면대부분집시아이들의언어는집시어다. 그들은충분히발전되지못한체코식집시어사투리를사용한다. 11) 그러나 2004년도제2차보고서에의하면, 집시어린이들의교육과관련된문제들중하나는다른사회적배경을가진학생들을위한대부분학교에도집시아이들이출석하는데그집시아이들은체코어로가르치는교사들과소통의어려움을가진다는것이다. 그들은체코어로가르치는교사들과소통의어려움을가진다는것이다. 그런학교에서 10) 소수민족보호를위한구성협약 (Framework Convention for the Protection of National Minorities). 11) 필자는체코슬로바키아가자유화되고나서 1990년첫여름에프라하에가서거리에서이상한민족의여인네명을만났다. 그들은나와는체코어사투리를사용하고자기들끼리는라틴어계의언어를사용하는것같았다. 나로서는무슨말인지정확히는알수없었다. 라틴계말처럼된소리가많았다. 그래서물어보니롬 (Rom) 말을한다고한다. 내가로마말하느냐고하니, 그렇다고한다. 그래서나는그들이이탈리아계떠돌이민족인줄알았다. 그들은꽤나친절하였고길을물었더니잘가르쳐주었다. 시간이나면자기들거주지에한번들러달라고했다. 나중에체코교수에게그이야기를했더니그들이말하는롬말은로마- 이탈리아어가아니고바로집시어 ( 로마니어 ) 라고하면서은근히관광객을유혹하는여인들이라고한다. 나중에체코와슬로바키아, 헝가리, 폴란드, 러시아, 루마니아등지에서자주만난비슷한민족이바로집시족이었다는것을알았다. 그들중상당수는구걸도하고유혹도하지만아주부유한집시들은자기들을로마니 ( 집시 ) 왕족이라하며친절하면서도자랑하고으스대는태도를볼수있었다. 관광객들이집시에게지갑을도난당하는보도가자주나서경계하기는했지만, 그날길에서만난집시족에대한첫인상은나쁘지않았다. 세계의언어정책 : 체코 149

는대부분체코어- 슬로바키아어를사용하는데집시어는 1학년수준의보조언어로서사용되고있다. 같은보고서에서 이렇게지속되는자발적인문화적 언어적흡수동화는특히어린집시세대들부터고유한집시문화적전통, 민속과언어상실을가져온다는것이다. 예컨대 1999년도보고서에의하면대부분집시어린이들은 체코식집시어 를말하였는데, 2004년도보고서에의하면그들이 체코어- 슬로바키아어식집시어 를말하였다고한다. 이는놀라운현상이며언어의흡수 동화가빠르게진행되고있다는것을시사한다. 집시들에대한차별을없애고교육수준이가장낮은단계에서자주학업을멈추어버리는집시어린이들의현상황을급격하게변화시키기위하여체코정부는소위 말하는집시교육보조교사 들을집시지역사회에채용한다. 이러한특수교사들은집시어린이들이공부에거부감을느끼지않도록노력하여야하고, 학교와집시학부모들과의소통에이바지하여야한다. 제2보고서에따르면집시소수민족을위한개별적인학교제도는필요치않다고한다. 그러나 1998년도라이코주리박사재단 (Doctor Rajko Djuri Foundation) 에의해서집시중 고등학교 (Romská strřední škola sociální) 가콜린 (Kolín) 시에처음으로설립되었다. 3.2. 독일어교육체코공화국에가장중요한이웃국가는역사적으로독일이다. 독일인들은체코역사내내많은수가이민을왔고체코땅에서그들의언어를사용해왔다. 또 17세기부터 20세기초까지체코는오랫동안독일어권인오스트리아의신성로마제국의지배를받아문화적으로, 언어적 150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으로큰영향을받았다. 1910년도체코영토내에독일인숫자는 349만 2,362명이었다. 이시대가체코역사상가장많은독일어사용인구다. 그러나 1991년도에는 4만 8,556명, 2001년도에는 3만 9,106명으로감소하였다. 현재체코공화국에서소수민족어로서독일어교육의기회는많지않다. 독일인들은제2차세계대전때만해도 300만명이상이오늘날체코서북부지방인수데텐지역에서살았으나패전의책임으로체코슬로바키아공산정권에의해대부분추방당했다. 이는오늘날까지도국제적인문제가되고있다. 체코슬로바키아공산정권은독일어사용을엄격히금지시켰다. 그래서많은지성인들이러시아어를배우기도했다. 그러나 1989년말공산주의정권의몰락이후상황은달라졌다. 12) 1995년이후프라하에서는체코어 -독일어이중언어를사용하는중 고등학교를장려했다. 프라하와중부보헤미아지방독일인협회에의해서최초의토마스만고등학교 (První gymnasium Thomase Manna) 가설립되었다. 독일어, 독일역사, 문학을이학교에서가르친다. 무엇보다중요한것은강의일부분이독일어로진행된다는점이다. 또한이학교는독일대학에입학할학생들이준비하는것을도와준다. 이학교는 1995년도에 114명의학생들이있었고그들대부분의모국어는체코어이다. 이고등학교는사립학교이지만체코정부와독일의지원을받는다. 체코는대부분고등학교가공립이라학비가없지만이학교는학비를내야한다. 그러나그리비싼편은아니다. 12) J. 네크바필과 J. V. 네우스투프니, 체코공화국의언어정책, 언어계획의현재쟁점, Jirí Nekvapil & J. V. Neustupný, Language Management in the Czech Republic in CURRENT ISSUES IN LANGUAGE PLANNING, Vol.4, No. 3 & 4, 2003, p. 183 참조 세계의언어정책 : 체코 151

1997년베르나르드볼자노초등학교 (Bernard Bolzano Primary School) 가타보르 (Tabor) 시에설립되었다. 이학교도체코어- 독일어학교이다. 또프라하에는사립독일어 -체코어이해를위한초등학교 (Soukromá ZŠ německo-českého porozumění) 가있다. 이학교는프라하와중부보헤미아지방독일인협회에의해서설립되었고독일인, 체코인, 슬로바키아인, 폴란드인, 세르비아인, 중국인, 러시아인, 베트남인, 우크라이나인등으로학생들구성이다양하다. 독일어는 1학년과정부터선택과목이다. 독일정부가재정지원은물론이요, 교과서와교사들을지원한다. 또한체코교육부가프라하와리베레츠 (Liberec) 시에체코어 - 독일어중 고등학교의설립을지원해왔다. 그러나독일어교육기관설립도한계가있다. 손자들과독일어를말하던대부분늙은세대는저세상으로갔다. 현재는독일어를하는학생들이체코전역에소수로흩어져살기때문에지역마다독일어교육기관을설립하는것은불가능하다. 그러나여러체코학교에서독일어과목을선택적으로가르치고있다. 프라하체코국립카렐대학교를비롯하여체코의여러대학에서도독일어를배울수있다. 3.3. 폴란드어교육 2001년도폴란드국경지방체코공화국에서체코인들과함께사는폴란드인들은 5만 1,968명으로등록되었다. 체코공화국에서폴란드인들의상황은특히교육분야에서는좀나은편이다. 사실폴란드소수민족은체코공화국의소수민족들중에서유일하게소수민족모국어로교육을받을수있는교육제도를가지고있다. 거기에는그럴만한이유가있다. 체코와폴란드국경지역, 즉프리데크- 미스테크 (Frydek-Mistek) 와카르비나 (Karvina) 에서는그지방인구의 8% 이상이폴란드소수민 152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족이다. 그래서이지역에서는유치원, 초등학교, 중 고등학교및특수학교까지폴란드어로가르치는교육제도가있다. 체스키테신 (Český těšín) 에소재한폴란드교육센터는교과서출판과교육에필요한자료의출판을담당하고있다. 이센터는체코교육청소년체육부에서설립하였다. 2004년도소수민족보호협약에의하면 4,000여명의폴란드어학생들이등록하였다. 그중유치원 700여명, 초등학생 2,300명, 고등학생이 500여명이다. 또체코어 -폴란드어이중언어를배우는고등학생들이약 340여명있다. 이들중초등학교는대부분폴란드어로수업하고있다. 대학의경우오스트라바대학교에서는폴란드소수민족교육제도에의해고용된교수들이폴란드어를가르친다. 또한 1990년도에오스트라바대학교에는체코공화국의폴란드민족연구과가설립되었다. 3.4. 슬로바키아어교육체코동쪽에는슬로바키아가있지만역사적으로두민족간의국경은자주변해왔다. 두영토는처음으로 1918년부터 1939년까지합쳐졌다가다시 1945년부터 1992년까지합쳐졌다. 이러한역사적국경문제로체코공화국에는약 19만 3,190여명의슬로바키아인들이살고있다. 체코어와슬로바키아어, 두언어는서슬라브어족에속하는언어로서로의사소통이가능할정도로 85 90% 정도가언어적으로유사하다. 이두언어는지리적, 지정학적으로분리되고이웃나라언어로부터받는영향도다르지만체코어는독일어의영향을받았고, 슬로바키아어는헝가리어의영향을받았다. 1918년체코인과슬로바키아인들이한국가를형성해온이후 (1993년까지) 이두언어는대중매체와인 세계의언어정책 : 체코 153

구이동등으로상호접촉이강화되어왔다. 물론어휘가완전히다른것도있지만대체로어휘면에서유사성이아주높고, 이러한유형의단어는계속증가하는추세이다. 대부분두언어의단어에서음성적, 형태적차이가다소나타난다. 그러나일반적으로두언어사이에는문학작품을서로번역해야할필요성이있을만큼문학적으로는차이가있다고하겠다. 역사적으로슬로바키아는헝가리의일부였으므로공용어는라틴어와헝가리어였으나, 프로테스탄트예배식에서는크랄리체성경판체코어를계속사용했다. 안톤베르놀라크 (Anton Bernolák) 가첫슬로바키아어법전편찬을시도했다. 그는가톨릭신부였고서부슬로바키아사투리에근거한문법책을발간했으며여섯권으로된그의사전은사후출판되었다. 그러나베르놀라크의슬로바키아문학어사전은널리인정받지는못하였다. 그다음으로문학어사전을시도한루도비트쉬투르 (L'udovít Štúr) 의중부지방슬로바키아어에기반을둔 1846년도판은즉각적인호평을받았다. 그이후형태론과어휘론에변화가있었지만현대슬로바키아어는쉬투르의작품에의존하고있다. 쉬투르와베르놀라크이전에는다수의체코어혼성어와다양한철자법이관습에따라쓰이고있고지방사투리가슬로바키아어로쓰였다. 최근에이사투리가섞인슬로바키아어표준화이전의변형형태들을서부, 중부, 동부슬로바키아문화권이라언급하는것이관례가되었다. 독립적인문어로서슬로바키아어창안과성립으로오히려체코어사용을선호하는경향도있었고, 공통체코슬로바키아어를사용하려는경향도있었다. 후자는제1 공화국 (1918 1938) 의언어적신화로존재했다. 1993년독립을이룩한신생유럽의작은나라슬로바키아도이처럼 154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민족어를지키려고부단한노력을해왔다. 언어만살아있으면우선그민족의장래희망은보인다. 민족어의유지발전이 19세기낭만주의이후유럽의한경향이었다. 체코공화국내에서슬로바키아인들이가장많은소수민족그룹을형성하고있지만슬로바키아어를공식언어로수업을진행하는유치원, 초등학교, 중 고등학교, 기술 직업전문학교가없다는것은아이러니다. 1993년 1월 1일체코슬로바키아가분리되기전까지슬로바키아어는학교교과과정의한부분이었다. 그러나 1993년부터는상황이달라졌다. 오직몇개의학교만슬로바키아어를계속가르치고있다. 현재대학에서는브르노소재마사리크대학교와프라하의카렐대학교에서만이슬로바키아어를가르치고있다. 1990년대와 2000년대에도몇개의초 중등학교에서슬로바키아어를가르치고있었지만학생수가줄어들자대부분그만두었다. 실제로유로모자이크리포트 13) 에의하면대부분슬로바키아인들은자신들의아이들에게슬로바키아어를가르칠필요가없다고생각한다는통계가지배적이다. 사실여러번슬로바키아어린이들을위해슬로바키아어학교를개설하려고했지만슬로바키아인들은그필요성을느끼지않는다고한다. 그래서현재많은수의슬로바키아인들이프라하에살고있지만슬로바키아어학교는없는것또한사실이다. 이는아마슬로바키아어와체코어의상당한유사성때문일것이다. 즉, 슬로바키아어교육 13) 체코공화국에서슬로바키아인에대한유럽모자이크리포트, Euromosaic report on Slovak in the Czech Republic에대한자세한것은 http://europa.eu.int-the Euromosaic study: German in the CzechRepublic(2005) 참조. 세계의언어정책 : 체코 155

을받지않아도자연스레슬로바키아어린이들은체코어를어느정도이 해하고또한모국어인슬로바키아어를가정에서잘구사하기때문이다. 3.5. 기타소수민족어체코공화국에는알바니아인, 미국인, 아르메니아인, 불가리아인, 중국인, 크로아티아인, 헝가리인, 유대인, 루마니아인, 러시아인, 루테니아인, 우크라이나인, 세르비아인, 베트남인등이살고있다. 물론다른극소수민족그룹도존재한다. 다른소수민족언어학교는그수가아주적다. 프라하에는페트르베론학교 (Petr Beron School) 라는불가리아어학교가있다. 이곳은불가리아대사관과관련이있고, 불가리아교육제도를따르고있다. 그러나이학교에도다양한체코어교과목이있다. 체코내몇몇대학의슬라브학과에서불가리어를배울수도있다. 크로아티아어도대학에서공부할수있으나크로아티아어학교는없다. 수많은그리스인들의본국귀환으로그리스어학교가줄어들고있다. 2000/2001년도를보면몇몇도시의학교에서그리스어를가르쳤다. 당시학생수는 190여명이었다. 1세기넘는기간동안대학수준의교육기관에서헝가리어를가르쳐왔다. 프라하카렐대학교에서는헝가리어문학을공부할수있다. 14) 또한체코땅에사는헝가리인협회 (Svaz Madaru žijících v českých zemích) 는헝가리인가족의아이들에게헝가리어를가르친다. 14) 필자가 2000 2001년도카렐대학교에서한국어를가르칠때기숙사옆방에사는헝가리어교수도카렐대학교에서헝가리어를가르쳤다. 이처럼체코대학에서헝가리어를배울수있다. 156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체코공화국에는아직도 1만 8,746명의러시아인들이살고있다. 그이유로여러초등학교와고등학교에서러시아어를가르친다. 1948년부터 1989년까지체코는공산주의체제였던당시소련의위성국이어서대부분의초등학교에서러시아어를가르쳤으나, 1989년체코자유화이후에는러시아어보다영어를더많이가르치고러시아어는선택적으로가르친다. 체코공화국에는루테니아어와우크라이나어교육기관은없다. 현재리디나초등학교 (Ridna Škola) 에서우크라이나인들이우크라이나어를가르치고있지만정확한숫자가얼마인지파악되지않고있다. 15) 물론체코대학에서는러시아어와우크라이나어를배울수있다. 4. 결론 체코공화국인구약일천오만명중에서오직 9.9% 만이소수민족으로등록하였다. 이것은모라비아인과실레지아인 39만 2, 524명이포함된숫자다. 여기에는소수민족어로폴란드어, 독일어, 집시 ( 로마니 ) 어, 우크라이나어, 러시아어, 영어, 프랑스어, 베트남어, 아랍어와중국어를사용하는민족들도있다. 체코공화국에서소수민족중집시의교육문제가가장복잡하다. 집시들은집시의다양한사투리를사용하는사람들이고서로의말을이해할수있다. 그러나그들의문화는그들이속한사회의문화와는현저한차이가난다. 특히집시민족들을 15) 지정학적으로우크라이나는체코에가까워서체코에는우크라이나노동자들과불법체류자들이상당수있다. 세계의언어정책 : 체코 157

위한독립된교육제도와집시어의통합교육은절실한문제이다. 왜냐하면많은집시어린이들이언어장벽으로고통을받고있기때문이다. 더욱이대부분집시어린이들이특수학교에보내지고있다. 이는집시를위해서는정상적이고주류교육제도에편입되기에는한계가있어사회적인문제이다. 체코공화국에서폴란드어만이유일하게고유한교육제도로가르쳐지고있는소수민족어이다. 그주된이유는폴란드인들이체코-폴란드국경지역에집단적으로살고있고, 다른민족들은체코공화국전역에흩어져살기때문이다. 특히독일인은현재체코땅에 4만 1,328명이나되지만체코전역에흩어져살기때문에독일어학교설립이쉽지않다. 반면에폴란드인들은 5만 738명대부분이몇몇곳에집중해살기때문에학교설립이용이하다. 다른소수민족들도최소한의숫자가집중해살아야그소수민족어학교의설립이가능하다. 체코에서살고있는소수민족들중에서가장많은숫자를차지하는슬로바키아인들의학교가없는것은특별한경우이다. 슬로바키아어학교를세우려는노력은지금까지몇번시도하였지만실행되지못했다. 이는체코어와슬로바키아어의유사성때문에슬로바키아부모들이특별히슬로바키아어를아이들에게따로가르칠필요성을당장느끼지않기때문일것이다. 158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국립국어원소식

1. 국립국어원말다듬기위원회, 다듬은말선정 1.1. 셰어하우스 대신 공유주택 셰어하우스 (share house) 의다듬은말 : 공유주택 골든타임 (golden time) 의다듬은말 : 황금시간 원데이클래스 (one day class) 의다듬은말 : 일일강좌 디톡스 (detox) 의다듬은말 : 해독 ( 요법 ) 셰어하우스 는 여러사람이한집에서살면서개인적인공간인침실은각자따로사용하고거실, 화장실, 욕실등은함께사용하는생활방식으로공간활용을효율적으로할수있는공동주택 을가리키며, 골든타임 은 응급환자발생시응급처치, 사고발생시구출 구조, 화재진압등사고대응의성패를좌우하는초기시간 을일컫는다. 원데이클래스 는 새로운분야에대한지식이나기술을배우되쉽고간단하게접하고싶은사람들을위하여하루동안단발적으로이루어지는강좌 를가리키며, 디톡스 는 인체내에축적된독성물질의작용을없앤다는개념의해독요법 을말한다. 1.2. 싱크홀 대신 함몰구멍, 땅꺼짐 싱크홀 (sinkhole) 의다듬은말 : 함몰구멍, 땅꺼짐 캐노피 (canopy) 의다듬은말 : 덮지붕 크로스핏 (cross-fit) 의다듬은말 : 고강도복합운동 피티 (P.T.)/ 퍼스널트레이닝 (Personal Training) 의다듬은말 : 일대일맞춤운동 국립국어원소식 161

싱크홀 은 멀쩡하던땅이움푹꺼져서생긴구멍또는그렇게땅이갑자기꺼지는현상 을가리키며, 캐노피 는 벽체없이천, 섬유, 플라스틱등으로만들어진지붕 을일컫는다. 크로스핏 은여러종목을섞어서하는운동의한종류로서 크로스트레이닝 과 피트니스 를결합한말이며, 피티 (P.T.)/ 퍼스널트레이닝 은 운동지도자가강습생에게 1 대 1로운동방법을가르쳐주고건강관리를책임지는프로그램 을말한다. 2. 국립국어원원내토론회 2.1. 2014년제6회원내토론회후기 주제 : 일본내한국어교육의현황과한국어교육 연구상의문제 발표자 : 요시모토하지메 ( 일본동해대 ) 일시 : 2014년 7월 14일 ( 월 ) 16:00 17:30 장소 : 국립국어원 2층대회의실 이번토론회에서는일본동해대요시모토하지메교수가 일본내한국어교육의현황과한국어교육 연구상의문제 라는주제로, 일본관동지방의한국어교육현황과한국어교재, 띄어쓰기, 말뭉치등한국어교육 연구상의문제점에대해발표하였다. 우선동경을중심으로한일본관동지방의한국어교육현황을소개하였다. 동경외국어대학교, 메지로대학교, 간다외국어대학교등에한국어전공과목이개설되어있으며, 동경대학교, 동해대학교등에선택 ( 필수 ) 과목이개설되어있다. 대부분주당 2 3강좌가진행되며, 수강 162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생은 20 30명정도다. 제2외국어중에서한국어는높은인기를유지하고있으며한일관계의악화로인한수강생수의감소는별로없는것으로보인다. 그러나한국문화수업과한국어입문수업의수강생은많은데비하여다음단계까지계속이수하는비율이다른언어보다현저히떨어지는것은앞으로해결해야할과제이다. 이어서한국어교육 연구상의문제점에대해다음과같이지적하였다. 첫째, 한국어교재에관한내용이다. 현재수많은한국어교재들이나와있지만, 대부분입문및기초수준에머물러있으며, 중급이상의수업을진행하려면한국에서출판된교재를이용하거나교사가스스로교재를작성해야하는실정이다. 중급이상한국어수강생을대상으로한체계적인한국어교재가개발될필요가있다. 둘째, 띄어쓰기에관한내용이다. 한국어학습자에게한국어규범중가장어려운부분은띄어쓰기일것이다. 여기서규범이라고하는것은 < 한글맞춤법 > 과 < 표준국어대사전 > 을가리킨다. 현행어문규범에는판단하기어려운부분이적지않다. 띄어쓰기를하는이유는독자들이읽기쉽게하고오독을방지하기위함이므로, 그러한취지에어긋나지않는범위에서어느정도융통성을발휘할필요가있다. 셋째, 말뭉치에관한내용이다. 일본어의동사 流れる ( 흐르다 ) 는물과같은액체가흐르는사태뿐만아니라어떤사물이액체위에떠서이동하는사태도나타내는데반하여, 대부분의다른언어에서 流れる 에해당하는동사는후자의용법이없다. 한국어의경우대부분의국어사전에그러한의미와용례가실려있으며, 말뭉치를검색한결과를볼때적어도현대문어에서는어느정도정착된표현으로보인다. 단, 이와같은용법이어색하다고느끼는모어화자들의직관도무시할수없다. 국립국어원소식 163

말뭉치를분석하는과정에서글자나어형의깨짐, 오 탈자, 띄어쓰기오류와같은몇가지문제점이발견되었다. 전체대비미미한수준이지만이러한오류를바로잡을필요가있다. 요시모토하지메교수의발표에이어일본내한국어학과개설현황및운영상의문제점, 한국어교원현황, 다른외국어교육과의비교, 한국어교재의오류, 띄어쓰기문제등에대한토론이이어졌고, 앞으로한국어교육이활성화될수있도록한 일양국의이해와협력이필요하다는취지에공감하며토론회가마무리되었다. 2.2. 2014년제7회원내토론회후기 주제 : 디지털세계에서만나는한국문화 발표자 : 김현 ( 한국학중앙연구원교수 ) 일시 : 2014년 7월 21일 ( 월 ) 16:30 17:50 장소 : 국립국어원 2층대회의실 이번토론회에서는한국학중앙연구원김현교수가 디지털세계에서만나는한국문화 라는주제로, 디지털인문학의정의와과제, 디지털시대지식의의미, 한국문화지식망구축방안, 디지털한국학의추진방향등에대해발표하였다. 디지털인문학이란정보기술의도움을받아새로운방식으로수행하는인문학연구및교육과관계된창조적인저작활동을말한다. 이는전통적인인문학의주제를계승하면서연구방법면에서디지털기술을활용하는연구, 예전에는가능하지않았지만컴퓨터를사용함으로써시도할수있게된새로운성격의인문학연구를포함한다. 단순히인문학의연구대상이되는자료를디지털화하거나, 연구결과물을 164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디지털형태로간행하는것보다는정보기술의환경에서보다창조적인인문학활동을전개하는것으로, 이를디지털매체를통해소통함으로써인문지식의재생산을촉진하는것이다. 디지털인문학의과제로두가지를제시하였다. 첫째, 인문정보시맨틱웹을구축하는것이다. 인문정보시맨틱웹은현실세계의다양한영역에서만들어진인문지식의조각들을그것의관계성까지고려한디지털텍스트로전환하여가상세계에옮겨놓는것이다. 이를통해의미있는지식이그것을필요로하는사람들에게필요한형태로쓰일수있게하는것이다. 둘째, 시각적인문학을추구하는것이다. 시각적인문학은인문지식을전달하는텍스트가문자에만국한되지않고, 시각적인미디어를통해표현될수있도록하는것이다. 디지털정보시대의인문지식수요를겨냥한시각적인문학은전통적인문자텍스트와뉴미디어상의시각적자료가적정한문맥으로엮여감성적인멀티미디어텍스트로재탄생하는것을목표로한다. 디지털시대에서지식의의미는과거와다르다. 전통시대의지식은독립적이고자기완결적인저작물이었으나, 디지털시대의지식은다른지식으로가는길을담고있는소통의교점으로기능한다. 즉, 시맨틱웹시대의지식망은지식의조각들이다른지식으로가는다양한연결고리를갖게하는것이다. 이어서한국문화지식망구축을위한협력방안을제시하였다. 우선디지털한국학연구개발 (R&D) 수행기관에서 한국문화지식망의노드 역할을하는문맥정보의데이터베이스를구축하고활용모델을제시한다. 이를바탕으로문화콘텐츠편찬자, 고전연구자, 공공기관등은문맥정보식별자 (URI) 를활용하여역사문화지식연계데이터를생산한다. 정보서비스포털, 정보서비스기술전문가는전통문화연구회 국립국어원소식 165

와지식콘텐츠전문가들이생산한데이터가실제적인시맨틱웹서비스로이어지도록기술적환경을제공한다. 끝으로디지털한국학의추진방향을제시하였다. 우선한국문화지식망을구축하고, 기존의한국학의연구성과를사회화하는노력이필요하다. 궁극적으로지식의부품화를통해창조적재생산방안을모색하는방향으로나아가야한다. 학계와문화산업계가연계하여문화콘텐츠산업을추진하는방안을예로들수있다. 문화콘텐츠산업은인문사회의창의성과상상력이축적된지식에바탕을두기때문에디지털화를통해인문사회분야학술연구성과를교육 문화산업에활용할수있고, 이를통해새로운문화적, 경제적효과를유발할수있다. 김현교수의발표에이어지식의부품화와창조적재생산방안, 디지털인문학의의의와방향성등에대한토론이이어졌고, 앞으로디지털한국학의정착과한국문화지식망구축을위한공감대형성과기반구축이필요하다는취지에공감하며토론회가마무리되었다. 2.3. 2014년제9회원내토론회후기 주제 : 방송인이보는방송언어의문제점 발표자 : 박건식 ( 한국피디연합회수석부회장 ) 일시 : 2014년 8월 18일 ( 월 ) 16:00 17:30 장소 : 국립국어원 2층대회의실 이번토론회에서는박건식한국피디연합회수석부회장 ( 현회장 ) 이 방송인이보는방송언어의문제점 이라는주제로, 방송언어의특성, 방송언어를바라보는관점, 방송언어에대한오해, 방송언어연구의방향등에대해발표하였다. 166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방송언어는텔레비전이나라디오같은방송매체를통해소통되는언어이다. 방송은급변하는현실을반영하기도하지만, 우리사회의규범도지켜야한다. 여기에방송언어를담당하는방송인들의고민이있다. 특히규범언어로등재되지는못했지만현실언어에서는광범위하게사용되는언어층이나단계에대해서어떤태도를취할것인가가중요한문제이다. 예를들면현실언어에서는 생얼 이라는어휘가광범위하게사용되고있는데, 아직규범어로등재되지는못한상태이다. 방송인들의처지에서는규범을지켜서 민낯 으로해야한다는태도를취할수도있고, 방송은현실의반영이라는생각으로 생얼 을사용해야한다고주장할수도있다. 이처럼방송언어는창작의자유, 표현의자유와함께규범성의준수라는상반되는가치를동시에지켜야하는어려운과제를안고있다. 이러한배경에서방송언어를바라보는새로운관점을다음과같이제시했다. 사실 방송언어 라는말은존재할수없는개념이다. 일반언어와방송언어가다를수없고, 일반언어와차이나는방송언어의특질도거의없기때문이다. 따라서 방송언어 라는말을 방송에서의언어사용 이라는원래의미로되돌려놓을필요가있다. 방송에서의언어사용은공공성과사적담화의특성을모두담고있다. 그런데지금까지의방송언어를바라보는태도는공공성, 규범성에대한지나친강조와더불어방송언어가갖는사적특성, 사담화경향에대해서는상대적으로소홀했다고할수있다. 또, 방송언어는이래야한다는선험적방송언어태도에서 방송언어사용 을좀더실증적이고객관적으로바라보는노력이필요하다. 이어서방송언어에대한몇가지오해를제시하였다. 첫째, 방송언어의규범성준수에대한문제이다. 방송언어는규범 국립국어원소식 167

성준수와현실반영이라는상반하는양면적가치를동시에만족해야하는어려운처지에있다. 현실반영에만집착할경우청소년보호라는공적가치에소홀할수있고, 반대로규범성준수만고집할경우현실과동떨어진이야기를하거나현실비판기능이마비될위험성이있다. 둘째, 방송언어의영향력에대한과도한평가문제이다. 방송언어의규범성을강조하는가장큰이유는청소년에게미치는막대한영향력때문이다. 2010년교육부에서발표한 학교생활에서의욕설실태 조사결과에따르면욕설습득경로는 친구 47%, 인터넷 24%, 텔레비전프로그램 4.3% 로나타났다. 이는청소년의언어사용영향관계가과거텔레비전중심에서또래집단이나인터넷, 게임등으로급속히옮겨가고있음을보여준다. 셋째, 방송언어는외래어, 외국어가없어야한다는순정론적, 계몽적시각이다. 이러한순정론적시각은방송언어를담화나문장중심으로보지않고, 어휘중심으로보기때문에생기는현상이기도하다. 상당수의경우담화나문장차원에서외래어는그에상응하는고유어와는다른독자적의미영역을확보한경우가많다. 이러한경우까지모두순화만고집한다면, 우리방송언어의다양성은대폭위축될것이다. 끝으로방송언어를연구하는새로운방향을제시하였다. 방송언어에대한연구는규범에서얼마나벗어나있는지에집중하기보다는방송언어가일상어에끼치는영향력을파악하는데더욱힘을쏟아야한다. 방송언어가일상어에파급되어쓰인다면그것을무조건배척할것이아니라, 어떻게일상어와사람들의삶을더풍요롭게발전시킬수있을지에초점을맞춘새로운규범적접근이필요하다. 박건식수석부회장의발표에이어방송언어환경의변화, 방송언어가나아갈방향, 방송언어의개선방안등에대한토론이이어졌고, 앞 168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으로방송언어의발전을위해언어전문가와방송인들이자주교류하 고논의를거듭해나가야한다는취지에공감하며토론회가마무리되 었다. 3. 정부 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심의결과 3.1. 2014년제15차실무소위원회심의확정안 (2014. 7. 4.) [ 인명 ] 라오니치, 밀로시 Milos Raonic 몬테네그로어이름 : Miloš Raonić 1990 캐나다테니스선수. 몬테네그로태생, 3세에가족이캐나다에이주. 2014년현재모나코거주. 2014년 6월현재남자프로테니스협회 (ATP) 세계랭킹단식 9위. 로스컴, 피터 ( 제임스 ) Peter (James) Roskam 1961 미국정치가 법조인. 하원의원 ( 공화 일리노이 )(2007. 1. ). 일리노이주의회상원의원 (2000. 1. 2007. 1.), 하원의원 (1993. 1. 1998. 1.). 벤치치, 벨린다 Belinda Bencic 1997 슬로바키아 스위스테니스선수. 스위스장크트갈렌 (Sankt Gallen) 주에서슬로바키아출신이민자부모에게서출생. 2014년 6월현재여자테니스협회 (WTA) 세계랭킹단식 71위. 슬로바키아어이름은 벨린다벤치초바 (Belinda Benčičová). 샹파뉴, 제롬 Jérôme Champagne 1958 프랑스외교관, 축구지도자. 국제축구연맹 (FIFA) 국제관계국장 (2007 2010), 회장대행 (2005 2007), 사무부국장 (2002 2005), 회장국제고문 (1999 2002). 에스파이야트, 아드리아노 Adriano Espaillat 1954 미국정치가. 도 국립국어원소식 169

미니카공화국태생. 뉴욕주의회상원의원 (2011 ), 하원의원 (1997 2010). 민주당소속. 위쥠쥐, 아흐메트 Ahm et Üzümcü 1951 터키외교관. 정부간국제기구 (IGO) 화학무기금지기구 (OPCW) 사무국장 (2010. 7. ). 임차이리 Yim Chhay Ly 캄보디아어이름 :? 캄보디아정치가. 부총리 (2013. 9. ). 판프라흐, 미카엘 Michael van Praag 1947 네덜란드축구지도자. 네덜란드축구협회 (KNVB) 회장 (2008. 8. ). 유럽축구연맹 (UEFA) 집행위원. 플라티니, 미셸 ( 프랑수아 ) Michel (François) Platini 1955 프랑스축구지도자 선수. 죄프 (Jœuf) 에서이탈리아계부모에게서출생. 유럽축구연맹 (UEFA) 회장 (2007. 1. ). 미드필더출신. 친조부는이탈리아출신이민자. [ 지명 ] 니나와 Nīnawā [Ninawa] 아랍어이름 : نينوى 1 이라크북서부의주. 2 니네베 (Nineveh) 의아랍어이름. 3.2. 2014년제16차실무소위원회심의확정안 (2014. 7. 11.) [ 인명 ] 마윈馬雲 Mǎ Yún 1964 중국실업가. 인터넷기반전자상거래기업집단알리바바그룹 (Alibaba Group)( 阿里巴巴集團 ) 회장. 영어이름은 잭 (Jack). 머톨라, 토미 Tommy Mottola 본명토머스대니얼머톨라 (2세) Thomas Daniel Mottola, Jr. 1949 미국실업가 연예기획자. 일렉 170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트로닉댄스음악 (EDM) 음반사카사블랑카레코드 (Casablanca Records) 공동소유주 (2000 ). 음반사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Sony Music Entertain ment, Inc.) 회장겸최고경영자 (CEO)(1990 2003). 바워, 트레버 ( 앤드루 ) Trevor (Andrew) Bauer 1991 미국야구선수. 투수. 클리블랜드인디언스 (Cleveland Indians) 소속 (2012. 12. ). 스투브, ( 카이예란 ) 알렉산데르 (Cai-Göran) Alexander Stubb 1968 핀란드정치가 정치학자 외교관. 총리 (2014. 6. ). 국민연합당 (Kansallinen Kokoomus) 당수 (2014. 6. ). 유럽문제 대외무역장관 (2011. 6. 2014. 6.), 외무장관 (2008. 4. 2011. 6.). 국회의원 (2011. 4. ). 유럽의회의원 (2004. 7. 2008. 4.). 이제트베고비치, 바키르 Bakir Izetbegović 1956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정치가. 보스니아계대통령 (2010. 11. ). 알리야이제트베고비치 (Alija Izetbegović) 전대통령의아들. 짜뚜폰프롬판 Catuphor Phromphan [Jatuporn Prompan] 타이어이름 : 1965 타이정치가 정치활동가. 정치압력단체반독재민주연합전선 (UDD) 회장 (2014. 3. ). 2선하원의원 (2008. 1. 2012. 5.). 프아타이당 (PTP) 소속 (2008 ). 카우엣, 조너선 Jonathan Caouette 1973 미국영화감독 각본가 배우. 주로다큐멘터리영화, 단편영화연출. 코크런, ( 윌리엄 ) 새드 (William) Thad Cochran 1937 미국정치가. 6선상원의원 ( 공화 미시시피 )(1978. 12. ), 하원의원 ( 공화 미시시피 )(1973. 1. 1978. 12.). 헤레베허, 필리프 Philippe Herreweghe 1947 벨기에지휘자. 겐트태생. 플랑드르왕립관현악단 (defilharmonie) 수석지휘자 국립국어원소식 171

(Hoofddirigent: 2002, chef-dirigent: 1998 2002). 프랑스교향악단 샹젤리제관현악단 (Orchestre des Champs-Élysées) (1991 ) 공동설립자, 음악감독겸수석지휘자. 겐트합창단 (Collegium Vocale Gent) (1970 ), 프랑스바로크합주단 라샤펠루아얄 (La Chapelle Royale) (1977 ), 프랑스 유럽합창단 (Ensemble Vocal Européen) 설립자. 바로크음악원전연주의선구자로평가됨. 3.3. 2014년제17차실무소위원회심의확정안 (2014. 7. 18.) [ 인명 ] 그레니에이, 에이드리언 Adrian Grenier 1976 미국배우 영화인. 대표출연작품텔레비전연속극 수행원 (Entourage) (2004 2011). 그레일링, 크리스 Chris Grayling 본명크리스토퍼스티븐그레일링 Christopher Stephen Grayling 1962 영국정치가. 잉글랜드인. 대법관 (Lord Chancellor) 겸법무장관 (2012. 9. ). 노동 연금부 (DWP) 고용차관 (2010. 5. 2012. 9.). 하원의원 (2001. 6. ). 보수당소속. 데이터, 짐 Jim Dator 본명제임스앨런데이터 James Allen Dator? 미국정치학 미래학자. 마노아하와이대 (UH Mānoa) 정치학과교수, 하와이미래학연구소 (Hawaii Research Center for Futures Studies) 장. 사일러, 시드니 Sydney A. Seiler 애칭시드 Syd? 미국행정가. 백악관국가안전보장회의 (NSC) 한반도담당보좌관겸국장 (2011. 5. ). 솔베르그, 에르나 Erna Solberg 1961 노르웨이여성정치가. 총리 (2013. 10. ). 중도우파보수당 (Høyre) 당수 (2004. 5. ). 지방자치 지역개발장관 (2001. 10. 2005. 10.). 172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슈타이니츠, 유발 Yuval Steinitz 히브리어이름 : 1958 이스라엘정치가. 기밀정보 국제관계 전략문제장관 (2013 ), 재무장관 (2009 2013). 5선국회의원 (1999 ). 스와라지, 수슈마 Sushma Swaraj 힌디어이름 : 1952 인도여성정치가. 외무장관 (2014. 5. ), 보건 가족복지장관 (2003. 1. 2004. 5.), 공보 방송장관 (2000. 9. 2003. 1., 1998. 3. 1998. 10., 1996. 5. 1996. 6.). 4선하원의원 (2009, 1996 2000), 3선상원의원 (2000 2009, 1990 1996). 델리 (Delhi) 도시권 (NCT) 총리 (1998. 10. 1998. 12.). 하리아나 (Haryana) 주의회 3선의원 (1987 1990, 1977 1982). 하리아나주정부교육장관 (1987 1990), 노동장관 (1977 1979). 오소티메힌, 바바툰데 Babatunde Osotimehin 1949 나이지리아행정가 의학자. 유엔인구기금 (UNFPA) 사무국장 (2011. 1. ). 보건장관 (2008. 12. 2010. 3.). 자비드, 사지드 Sajid Javid 1969 영국정치가. 파키스탄계잉글랜드인. 문화 언론 체육장관 (2014. 4. ). 재무부재정차관 (2013. 10. 2014. 4.), 경제차관 (2012. 9. 2013. 10.). 하원의원 (2010. 5. ). 보수당소속. 키리오스, 닉 Nick Kyrgios 본명니컬러스힐미키리오스 Nicholas Hilmy Kyrgios 1995 오스트레일리아테니스선수. 2014년 7월현재남자프로테니스협회 (ATP) 세계랭킹단식 66위. 부친은그리스인, 모친은말레이시아인. 국립국어원소식 173

3.4. 2014년제18차실무소위원회심의확정안 (2014. 7. 25.) [ 인명 ] 바르훔, 파우지 Fawzī Barhūm [Fawzi Barhoum] 아랍어이름 :? 팔레스타인정치가. 이슬람무장단체겸정당하마스 (Ḥamās ) 대변인. ( 브링케트 ) 벤투, 비토르 ( 아우구스투 ) Vítor (Augusto Brinquete) Bento 1954 포르투갈경제학자 금융인. 이스피리투산투은행 (Banco Espírito Santo) 최고경영자 (CEO)(2014. 7. ). 슈크리, 사미흐 Sāmiḥ Shukrī [Sameh Shoukry] 아랍어이름 : 1952 이집트외교관. 외무장관 (2014. 6. ). 미국주재대사 (2008 2012). 엘칸, 존 ( 필립자코브 ) John (Philip Jacob) Elkann 1976 이탈리아실업가. 미국뉴욕시에서이탈리아인부모에게서출생, 영국, 브라질, 프랑스등지에서성장, 이탈리아에서대학재학. 복합기업피아트 (Fiat S.p.A.) 회장 (2010. 4. ). 전명예회장조반니아녤리 (Giovanni Agnelli) 의외손자. 자노티, 파비올라 Fabiola Gianotti 1962 이탈리아여성입자물리학자. 잰지, 이털로 ( 안드레이스 ) Italo (Andres) Zanzi 1974 미국경영인 법조인. 이탈리아계. 이탈리아프로축구팀로마 (A.S. Roma) 최고경영자 (CEO)(2012. 12. ). 콜레이로프레카, 마리루이즈 Marie Louise Coleiro Preca 1958 몰타여성정치가. 대통령 (2014. 4. ). 가족 사회연대장관 (2013. 3. 2014. 3.). 노동당소속. 프랑쉬, 장바티스트 ( 두빌 ) 드 Jean-Baptiste (Douville) de Franssu 1963 프랑스은행가. 로마교황청종교사업협회 (IOR)( 통칭바티 174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칸은행 ) 총재 (2014. 7. ). 피아노, 렌초 Renzo Piano 1937 이탈리아건축가. 프리츠커 (Pritzker) 상수상 (1998. 4.). 3.5. 2014년제19차실무소위원회심의확정안 (2014. 8. 1.) [ 인명 ] 가시유우香椎由宇본명오다기리유코小田切悠子구성가시香椎 1987 일본여배우. 예명. 가나가와 ( 神奈川 ) 현태생, 싱가포르에서성장. 배우오다기리조 ( 小田切讓 ) 의부인. 외조부는유럽계미국인. 라모타르, 도널드 ( 라빈드라나우트 ) Donald (Rabindranauth) Ramo tar 1950 가이아나정치가. 대통령 (2011. 12. ). 레이카르트, 프랑크 Frank Rijkaard 본명프랑클린에드문도레이카르트 Franklin Edmundo Rijkaard 1962 네덜란드축구지도자 선수. 암스테르담에서수리남인부친과네덜란드인모친에게서출생. 사우디아라비아축구국가대표팀감독 (2011. 7. 2013. 1.). 수비형미드필더출신. 리아우티옹라이 Liow Tiong Lai 1961 말레이시아정치가. 중국계. 교통장관 (2014. 6. ), 보건장관 (2008. 3. 2013. 5.). 보수정당 말레이시아화인 ( 華人 ) 공회 (MCA)(Persatuan Cina Malaysia) 당수 (2013. 12. ). 4선하원의원 (1999 ). 중국어명은 랴오중라이 ( 廖中萊 Liào Zhōnglái). 뷰커스, 제프리 ( 로런스 ) Jeffrey (Lawrence) Bewkes 애칭제프 Jeff 1952 미국경영인 언론인. 네덜란드 독일계. 미국기반의다국적언론복합기업 타임워너 (Time Warner Inc.) 회장겸최고경영자 (CEO)(2009. 1. ), 최고경영자 (2008. 1. 2008. 12.). 국립국어원소식 175

스타이어, 톰 Tom Steyer 본명토머스파스타이어 Thomas Fahr Steyer 1957 미국금융인 실업가 자선가 환경운동가. 아다치료安達亮 1969 일본축구지도자 선수. 프로축구팀 빗셀고베 ( ヴィッセル神戶 )(Vissel Kobe) 감독 (2012. 11., 2012. 5.). 공격수출신. 아오이유蒼井優 1985 일본여배우. 대표출연영화 하나와앨리스 ( 花とアリス ) (2004), 무지개여신 ( 虹の女神 ) (2006), 허니와클로버 ( ハチミとクローバー ) (2006), 훌라걸스 ( フラガ- ル ) (2006). 윈터, 애나 Anna Wintour 1949 영국여성언론인. 잉글랜드인. 패션월간지보그 (Vogue) 미국판편집장 (1988. 7. ). 티메르만스, 프란스 Frans Timmermans 본명프란시스퀴스코르넬리스헤라르뒤스마리아티메르만스 Franciscus Cornelis Gerardus Maria Timmermans 1961 네덜란드정치가 외교관. 외무장관 (2012. 11. ), 외무차관 (2007. 2. 2010. 2.). 2선하원의원 (2010. 6. 2012. 11., 1998. 5. 2007. 2.). 판마르베이크, 베르트 Bert van Marwijk 1952 네덜란드축구지도자 선수. 독일프로축구팀함부르크스포츠클럽 (Hamburger SV) 남자축구부감독 (2013. 9. 2014. 2.). 미드필더출신. 펑산산馮珊珊 Féng Shānshān 1989 중국골프선수. 2014년 7월현재세계여자골프랭킹 (Rolex Rankings) 8위. 3.6. 2014년제20차실무소위원회심의확정안 (2014. 8. 8.) [ 인명 ] 그라시아스, 오즈월드 Oswald Gracias 1944 인도성직자. 로마가톨릭교회추기경 (2007. 11. ). 뭄바이 (Mumbai) 대주교 (2006. 12. 176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 (FABC) 의장 (2011. 10. ). 리우코, 스타니스와프 ( 마리안 ) Stanisław (Marian) Ryłko 1945 폴란드성직자. 로마가톨릭교회추기경 (2007. 11. ). 교황청평신도평의회 (Pontificium Consilium pro Laicis) 의장 (2003. 10. ). 미헬손, 레오니트 ( 빅토로비치 ) Leonid (Viktorovich) Mikhel son [Michelson] 러시아어이름 : Леонид Викторович Михельсон 1955 러시아실업가. 천연가스회사노바테크 (Новатэк) 회장겸최고경영자 (CEO). 아시하라요시시게芦原義重 1901 2003 일본경영인. 간사이전력 ( 關西電力 ) 회장 (1970 1987), 사장 (1959 1970). 애버딘, 후마 ( 마무드 ) Huma (Mahmood) Abedin 우르두 아랍어이름 : 1976 미국정치가. 미시간 (Michigan) 주캘러머주 (Kalamazoo) 에서파키스탄인부모에게서출생, 2세에가족이사우디아라비아에이주, 18세이후미국에거주. 국무부부참모장 (Deputy Chief of Staff) 역임. 전하원의원앤서니위너 (Anthony Weiner) 의부인. 파름리드, 미카엘라 Mikaela Parmlid 1980 스웨덴골프선수. 2014 년 8월현재세계여자골프랭킹 (Rolex Rankings) 241위. 판뵈르던, 벤 Ben van Beurden 1958 네덜란드경영인. 영국 네덜란드기반다국적석유 천연가스회사셸 (Shell) 최고경영자 (CEO) (2014. 1. ). 폴로즈, 스티븐 Stephen S. Poloz 1956 캐나다금융인. 우크라이나인 3세. 캐나다중앙은행 (Bank of Canada) 총재 (2013. 6. ). 캐나다수출개발공사 (EDC) 최고경영자 (CEO)(2010 2013). 필로니, 페르난도 Fernando Filoni 1946 이탈리아성직자. 로마가 국립국어원소식 177

톨릭교회추기경 (2012. 2. ). 교황청인류복음화성 (Congregatio pro Gentium Evangelisatione) 장관 (2011. 5. ). 헤드발, 카롤린 Caroline Hedwall 1989 스웨덴골프선수. 2014년 8월현재세계여자골프랭킹 (Rolex Rankings) 34위. 헤이노넨, 올리 Olli Heinonen 1946 핀란드방사화학자.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차장 ( 안전보장조치담당 )(2005 2010). 핵폐기물처리문제전문가. [ 지명 ] 락까 ar Raqqah [Ar-Raqqah] 아랍어이름 : 1 시리아북부의주. 2 락까주의주도. 슈자이야 ash Shujāʕiyyah [Shuja'iyya] 아랍어이름 : 인가자 (Gaza) 시의구역. 팔레스타 3.7. 2014년제21차실무소위원회심의확정안 (2014. 8. 14.) [ 인명 ] 가사나, 외젠리샤르 Eugène-Richard Gasana 1962 르완다외교관. 부룬디태생. 유엔 ( 뉴욕 ) 주재대사.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장 (2014. 7., 2013. 4.). 독일파견특명전권대사 ( 독일 오스트리아 불가리아 러시아 헝가리 폴란드 체코 루마니아관할 ) 역임. 고스키, 앨릭스 Alex Gorsky 1960 미국경영인. 다국적의료기기 의약품 소비재제조사존슨앤드존슨 (Johnson & Johnson) 최고경영자 (CEO)(2012. 4. ). 스위스기반의다국적제약회사노바티스 (Novartis) 최고경영자 (CEO)(2005 2008). 디핀토, 조지프 Joseph M. DePinto 애칭조 Joe 1963 미국경영인. 178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일본기반의다국적편의점소매업체세븐일레븐 (7-Eleven, Inc.) 사장겸최고경영자 (CEO)(2005. 12. ). 마아숨, ( 무함마드 ) 푸아드 (, 하우라미 ) (Muḥammad) Fuʔād Maʕṣūm (Hawrāmī) [(Muhammad) Fuad Masum] 아랍어이름 : 쿠르드어이름 : 1938 이라크정치가. 쿠르드인. 대통령 (2014. 7. ). 국회의장대행 (2010. 6. 2010. 11.). 쿠르드자치주초대총리 (1992. 7. 1993. 4.). 아슈타이야, 무함마드 Muḥammad ʔAshtayyah [Mohammad Shtayyeh] 아랍어이름 : 1958 팔레스타인정치가 경제학자. 자치정부 개발 재건을위한팔레스타인경제협의회 ((بكدار) PECDAR 수장 ( 장관 : 2003, 사무국장 : 1996 2003). 야알론, 모셰 Moshe Ya'alon 히브리어이름 : 별칭보기 Bogie( ), 본성스몰린스키 Smolinski( ) 1950 이스라엘정치가 군인. 국방장관 (2013. 3. ). 이스라엘방위군 (IDF) ( 육 해 공군총괄 ) 참모총장 (2002. 7. 2005. 6.). 육군중장 ( )( 육군을포함한이스라엘방위군의최고계급 ) 으로퇴역 (2005. 6.). [ 지명 ] 자발리야 Jabāliyyā[Jabalia, Jabalya] 아랍어이름 : 가자지구북부의도시. 팔레스타인 [ 일반용어 ] 제너비브 Genevieve 허리케인이름. 국립국어원소식 179

3.8. 2014년제22차실무소위원회심의확정안 (2014. 8. 22.) [ 인명 ] 덩썬웨鄧森悅 Dèng Sēnyuè 1992 중국리듬체조선수. 도브시, 잉그리드 Ingrid Daubechies 1954 벨기에 미국여성물리학자 수학자. 벨기에림뷔르흐 (Limburg) 주태생, 1996년미국시민권취득. 미국듀크 (Duke) 대수학석좌교수 (2011. 1. ), 프린스턴 (Princeton) 대수학과, 응용 계산수학과교수 (2004 2011). 국제수학연맹 (IMU) 회장 (2011 2014). 미르자하니, 마리암 Maryam Mirzakhani 페르시아어이름 : 1977 이란여성수학자. 미국스탠퍼드 (Stanford) 대수학정교수 (2008. 9. ). 필즈상 (Fields Medal) 수상 (2014. 8.). 바르가바, 만줄 Manjul Bhargava 힌디어이름 : 1974 캐나다 미국수학자. 인도계. 캐나다온타리오주해밀턴 (Hamilton) 태생, 미국뉴욕주롱아일랜드섬 (Long Island) 에서성장. 프린스턴 (Princeton) 대수학석좌교수 (2003 ). 필즈상 (Fields Medal) 수상 (2014. 8.). 밴빌, ( 윌리엄 ) 존 (William) John Banville 기타필명벤저민블랙 Benjamin Black 1945 아일랜드소설가 각본가. 바다 (The Sea) (2005) 로맨부커상 (Man Booker Prize) 수상 (2005. 10.). 카프카국제문학상 (Franz Kafka Prize) 수상 (2011. 5.). 벤트렐, 패트릭 Patrick H. Ventrell? 미국행정가. 백악관국가안전보장회의 (NSC) 대변인 (2014 ). 국무부부대변인 ( 대행 ), 공보국장역임. 아빌라 ( 코르데이루지멜루 ), 아르투르 Artur Ávila (Cordeiro de Melo) 1979 브라질 프랑스수학자. 리우데자네이루 (Rio de Janeiro) 180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태생. 프랑스국립과학연구소 (CNRS)( 직위 : directeur de recherche) (2008 ), 파리제7대학 (Université Paris Diderot Paris 7) 쥐시외수학연구소 (IMJ-PRG: Institut de mathématiques de Jussieu - Paris Rive Gauche)(2009 ) 소속. 필즈상 (Fields Medal) 수상 (2014. 8.). 야아리, 예디디아 Yedidya Ya'ari 히브리어이름 : 애칭디디 Didi( ) 1947 이스라엘경영인 군인. 군수회사라파엘 (RAFAEL)( ) 최고경영자 (CEO)(2004 ). 해군소장 ( ) 으로퇴역 (2004. 9.). 하이러, 마르틴 Martin Hairer 1975 오스트리아수학자. 스위스제네바태생. 영국잉글랜드워릭 (Warwick) 대수학석좌교수 (2014. 3. ). 필즈상 (Fields Medal) 수상 (2014. 8.). 해먼, 베키 Becky Hammon 본명리베카린해먼 Rebecca Lynn Hammon 1977 미국 러시아여성농구지도자 선수. 사우스다코타 (South Dakota) 주래피드시티 (Rapid City) 태생, 2008년러시아시민권취득. 엔비에이 (NBA) 샌안토니오스퍼스 (San Antonio Spurs) 코치 (2014. 8. ). 3.9. 2014년제23차실무소위원회심의확정안 (2014. 9. 5.) [ 인명 ] 류, 조안 Joanne Liu? 캐나다여성의사. 퀘벡 (Quebec) 에서중국출신이민자부모에게서출생. 국경없는의사회 (MSF) 회장 (2013. 6. ). 매큐언, 이언 ( 러셀 ) Ian (Russell) McEwan 1948 영국소설가 각본가. 잉글랜드인. 암스테르담 (Amsterdam) (1998) 으로맨부커상 (Man Booker Prize) 수상 (1998. 10.). 무알림, 왈리드 ( 빈무흐잇딘, 둘라이미 ) Walīd (bin Muḥyiddīn al) 국립국어원소식 181

Muʕallim (ad Dulaymī) [Walid (Mohi Edine al) Muallem] 아랍어이름 : 1941 시리아외교관 정치가. 부총리겸외무장관 (2012. 6. ), 외무장관 (2006. 2. 2012. 6.). 미국주재대사 (1990. 1. 2000. 12.). 비실리아, 크리스토프 Christophe Bisciglia 1980 미국실업가. 기업용컴퓨터데이터저장 관리소프트웨어개발회사클라우데라 (Cloudera Inc.) 공동설립자. 실버먼, 벤 Ben Silbermann? 1983 미국실업가. 정보수집, 시각적구조화특화소셜네트워크서비스 (SNS) 핀터레스트 (Pinterest)(2010. 3. ) 공동창업자, 최고경영자 (CEO). 실버먼, 벤 Ben Silverman 본명벤저민노아실버먼 Benjamin Noah Silverman 1970 미국실업가. 방송프로그램제작사일렉터스 (Electus)(2009 ) 창업자, 최고경영자 (CEO). 아흘라이트너, 파울 ( 미하엘 ) Paul M(ichael) Achleitner 1956 오스트리아경영인 금융인 경영학자. 도이체방크 (Deutsche Bank) 회장 (2012. 5. ). 제르보, 라시나 Lassina Zerbo 1963 부르키나파소지구물리학자.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 (CTBTO) 사무총장 (2013. 8. ). 춤토어, 페터 Peter Zumthor 1943 스위스건축가. 바젤 (Basel) 태생. 프리츠커 (Pritzker) 상수상 (2009. 5.). 케르버, 안젤리크 Angelique Kerber 1988 독일테니스선수. 브레멘 (Bre men) 에서독일계폴란드인부모에게서출생. 2014년 9월현재여자테니스협회 (WTA) 세계랭킹단식 7위. 핀토 ( 아파나도르 ), 호르헤루이스 Jorge Luis Pinto (Afanador) 1952 콜롬비아축구지도자. 코스타리카국가대표팀감독 (2011 2014, 182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2004 2005). 콜롬비아국가대표팀감독 (2007 2008). [ 일반용어 ] 마이어엘피지에이클래식대회 Meijer LPGA Classic 2014 년신설된, 엘피지에이투어 (LPGA Tour) 대회. 3.9. 2014년제23차실무소위원회심의확정안 (2014. 9. 19.) [ 인명 ] 뉴청쩌鈕承澤 Niǔ Chéngzé 1966 대만영화감독 제작자 각본가 배우. 대표연출영화 맹갑 ( 艋舺 )(Monga) (2010). 영어이름은 도즈 (Doze). 닐센, 소피카르스텐 Sofie Carsten Nielsen 1975 덴마크여성정치가. 연구 혁신 고등교육장관 (2014. 2. ). 두앙아농아룬께손 Duanganong Arunkesor[Aroonkesorn] 타이어명 : 1984 타이여성배드민턴선수. 라그바, 토고치 Togooch Lkhagvaa 몽골어명 : Тогооч Лхагваа? 몽골법학자. 헌법재판소위원. 레홍아인 Lê Hồng Anh 1949 베트남정치가 군인. 대장 (2005. 1. ). 공산당중앙서기국상임서기 (2011. 8. ). 공안장관 (2002. 1. 2011. 8.). 공산당중앙정치국 (Politburo) 원겸중앙서기국원 (2011. 1. ), 중앙서기국원 (2001. 4. 2006. 4.). 마크롱, 에마뉘엘 Emmanuel Macron 1977 프랑스정치가 행정가. 경제 산업 디지털장관 (2014. 8. ). 모게리니, 페데리카 Federica Mogherini 1973 이탈리아여성정치가. 외무장관 (2014. 2. ). 유럽연합 (EU) 외교문제 안보정책고위 국립국어원소식 183

대표 (HR)( 구칭 : 외무장관 ) 겸집행위원회제 1부위원장 (2014. 11. ). 바야르후, 도르지 Dorj Bayarkhuu 몽골어명 : Дорж Баярхүү? 몽골외교관. 미국 ( 샌프란시스코 ) 주재총영사대행. 옌센, 모겐스 Mogens Jensen 1963 덴마크정치가. 대외무역 개발협력장관 (2014. 2. ). 쿽푹셍 Kwok Fook Seng? 싱가포르외교관. 세계무역기구 ( 제네바 ) 주재대사 (2011. 2. ). 폰팁부라나쁘라슷숙 Phorthiph Buranaprasroethsukh [Porntip Buranaprasertsuk] 타이어명 : 1991 타이여성배드민턴선수. 핑커스, 마크 ( 조너선 ) Mark (Jonathan) Pincus 1966 미국실업가. 시카고 (Chicago) 의유대인집안에서출생. 온라인소셜네트워크게임개발 공급업체징가 (Zynga)(2007. 7. ) 공동설립자. 훈데르트바서, 프리덴스라이히 ( 레겐타크둥켈분트 ) Friedensreich (Regentag Dunkelbunt) Hundertwasser 1928 2000 오스트리아 뉴질랜드미술가 건축가 환경운동가. 빈 (Wien) 에서가톨릭교인부친과유대인모친에게서출생. 만년에뉴질랜드시민권취득. 유럽연합반대자로활동, 오스트리아의입헌군주제로의회귀옹호. 출생시이름은 프리드리히슈토바서 (Friedrich Stowasser). 184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4. 2014 년하반기국어문화학교국어전문교육과정운영계획 4.1. 2014년하반기국어문화학교국어전문교육과정가. 교육개요 내용 : 어문규범, 공문서바로쓰기, 우리말다듬기등국어관련과목 20강좌 35시간 장소 : 국립국어원 기간 : 5일간 ( 월 금 ), 비합숙 나. 교육일정 (2014년하반기 ) 9월 1기 : 2014. 9. 15.( 월 ) 9. 19.( 금 ) 9월 2기 : 2014. 9. 22.( 월 ) 9. 26.( 금 ) 10월 1기 : 2014. 10. 13.( 월 ) 10. 17.( 금 ) 10월 2기 : 2014. 10. 20.( 월 ) 10. 24.( 금 ) 11월 1기 : 2014. 11. 10.( 월 ) 11. 14.( 금 ) 11월 2기 : 2014. 11. 17.( 월 ) 11. 21.( 금 ) 다. 수료생에게는교육훈련점수 ( 선택전문교육훈련과정, 35시간 ) 부여라. 교육비 : 120,000원 ( 수강료 교재비 : 100,000원, 점심값 (5일): 20,000원 ) 마. 연락처 : 02-2669-9662, 9729, 9752 ( 전송 : 02-2669-9787) 국립국어원소식 185

4.2. 국어문화학교국어전문교육과정주요강좌내용가. 국어어문규범분야 한글맞춤법, 표준어규정, 외래어표기법, 로마자표기법 의원칙과실례익히기 일상생활에서틀리기쉬운말과구별해야할말익히기 나. 글을바르게쓰기 공문서바로쓰기 : 공문서에서흔히잘못쓰는유형별로그사례찾아보고바르게고치기. 고쳐쓰면좋을단어와문장표현제시 글쓰기지도 : 수강생이직접쓴글을첨삭하여지도 우리말다듬기 : 일본어식한자어, 어려운한자어, 서구외래어 외국어, 비속어등국어순화의대상과결과, 바른말과쉬운말제시 다. 말을바르게하기 표준발음 : 틀리기쉬운발음을중심으로표준발음법소개, 실례익히기 협력적의사소통 : 의사소통의효과적방법을이해하고효과적으로듣고말하기등의훈련 라. 국어와문화관련특강 바람직한언어환경 ( 일상언어, 방송언어, 길거리간판, 안내문, 공공언어바르고쉽게쓰기등 ), 우리말에나타난한국인의문화, 언어와심리, 말과정신의관계, 새로운세기의문화와산업등 * 특강주제는상황에따라달라질수있다. 186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

5. 마카오서요, 사투리한마당 - 국립국어원, 2014 년강원언어문화행사개최 5.1. 2014년강원언어문화행사, 마카오서요, 사투리한마당 개최국립국어원 ( 원장민현식 ) 은 2014년강원언어문화행사, 마카오서요, 사투리한마당 을효석문화제가열리는강원도평창군효석문화마을에서개최하였다. 국립국어원에서개최하는지역언어문화행사는사투리를활용한프로그램을개발하여지역축제에접목함으로써사투리가일상생활에서자연스럽게향유될수있는환경을조성하기위해기획되었다. 올해는강원민속문화의해를맞아 ( 사 ) 이효석문학선양회에서주최하는 제16 회평창효석문화제 와연계하여진행하였다. 행사명 : 2014 평창효석문화제와함께하는 마카오서요, 사투리한마당 일시 : 2014년 9월 13일 ( 토 ) 오전 11시 오후 5시 장소 : 평창효석문화제특설무대 ( 강원도평창군봉평면소재 ) 주요행사 시간 행사내용 식전공연 11:00 11:15 평창둔전평농악 개막식 11:15 11:40 개막선언, 제막식, 귀빈소개, 축사 1 부 11:40 12:40 정선아리랑공연 12:40 13:50 알코드래요 ( 사투리만담공연 ) 2 부 13:50 15:00 15:00 16:00 사투리골든벨 어린이뮤지컬 며느리방귀에메밀꽃피었네 폐막식 16:00 16:30 시상식및폐막선언 국립국어원소식 187

[그림 1] 2014 강원 언어문화 행사 홍보지 188 새국어생활 제24권 제3호(2014년 가을)

마카오서요, 사투리한마당 은남녀노소모두가즐길수있는행사로구성되었다. 식전행사인 평창둔전평농악 길놀이를시작으로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의 정선아리랑공연 등강원주요무형문화재공연을한자리에서만날수있었다. 강원사투리만담공연 알코드래요 ( 알려드려요 ) 에서는살아있는사투리의해학을엿볼수있었으며, 최고의사투리유망주를뽑기위해강원도내고등학생들과함께한 사투리골든벨 은사투리가다음세대에게자연스럽게전수되는기회를제공하였다. 이대회를통해북평여자고등학교 1학년최아현학생이대상을, 상지대관령고등학교최은도학생과주문진고등학교박지민학생이각각금상을수상하였다. 어린이뮤지컬 며느리방귀에메밀꽃피었네 는자녀를동반한가족단위관람객들이강원의언어문화와전통예술을함께체험하는마당이되었다. 5.2. < 메밀꽃필무렵 > 의배경에서펼쳐진사투리전시회또한이번효석문화제기간 (9월 5일 9월 14일 ) 동안 강원사투리전시회 도함께열렸다. < 메밀꽃필무렵 > 의배경이된봉평에서치러지는전시인만큼강원지역의감성과정서가반영된다양한전시작들로구성되었다. 강원도 18개시 군을대표하는예술작품속강원사투리, 각지역의사투리를비교할수있는강원사투리지도, 그리고국립국어원에서개최한 전국사투리상품아이디어공모전 의수상작들이한곳에전시되어전국각지에서모여든관람객의관심을모았다. 행사명 : 2014 평창효석문화제와함께하는 마카오서요, 사투리전 시회 전시일정 : 2014 년 9 월 5 일 ( 금 ) 9 월 14 일 ( 일 ) 국립국어원소식 189

장소 : 평창효석문화제전시부스 ( 강원평창군봉평면소재 ) 주요전시 - 사투리상품아이디어공모전 수상작전시 ( 국립국어원공모전수상작 ) - 예술작품속강원도사투리전시 - 강원도사투리어휘비교지도 [ 그림 2] 2014 강원언어문화행사개최포스터 190 새국어생활제 24 권제 3 호 (2014 년가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