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곡리암각화사슴상의의미와도상양식 1) 강삼혜 * Ⅰ. 머리말 Ⅱ. 대곡리암각화사슴상의종류와성격 Ⅲ. 대곡리사슴암각화도상특징 Ⅳ. 대곡리사슴암각화양식특징과편년 Ⅴ. 대곡리암각화사슴상도상의의미 Ⅵ. 맺음말 Ⅰ. 머리말 선사시대유적과유물에서보여지고읽혀지는것으로선사인들의문화와그의식을이해했다고단언하는것은매우조심스럽다. 동시대사람들간에도지역과출신, 나이, 성별등이다르면상대방을이해하는문제는그리쉽게이루어지지않는다. 잘알고있다고하는자신의모습에서조차진정한자아의모습을찾기란얼마나어려운과제이던가. 하물며몇만년, 몇천년전에살았던, 문명이전의 ' 원시적 ' 인시대를살았던선사인들의문화를유적과유물로이해하고자하는것은많은오류를전제로하고시작할수밖에없는일일것이다. 이논문은대곡리암각화사슴도상에서발견되는특징으로대곡리암각화전체의모습을새롭게이해하고자기획된논고이다. 45 여구의사슴종류를완벽하게식별하지는못했지만, 사슴도상이라는세밀한부분에집중하므로말미암아대곡천주변의자연환경과지리조건에따라형성된생활방식의변화를감지할수있었다. 1) 사슴도상뿐아니라인물상, 호랑이, 고래등각도상에따라밝혀 * 국립춘천박물관학예연구사 1) 본논문의이러한성과는사슴도상을하나하나분석해보라고권하신은사문명대교수님의교시덕분이었다. 사슴도상을살펴보다보니도상배치의변화가파악되었고이를반구대주민들의생업의변 대곡리암각화사슴상의의미와도상양식 강삼혜 57
질내용을집합하면대곡리암각화에대한새로운이해의폭이넓혀질것으로기대되므로본학술대회에서암각화도상을각각나누어서살펴보는것은그의미가매우크다고할수있다. 먼옛날울주대곡천변에살던사람들의흔적을품고있는천전리암각화 ( 국보 147 호 ) 와대곡리암각화 ( 국보 285 호 ) 는태화강상류대곡천변에서 2km 를사이에두고떨어져있다. 두암각화간의물리적거리는크지않지만두암각화를제작한시대와양식은매우동떨어져있다. 앞으로살펴볼것이지만, 대곡리암각화를제작한신석기인은자신들의수렵생활방식을반영한사냥예술을남겼는데, 쪼아파기를기본으로하여면과선으로다양한동물들의특징을반영한사실적인표현주의양식을남겼다. 2) 천전리암각화 3) 도청동기시대초기자연주의형상의사슴도상 4) 에서부터시작되었으나추상조각으로이어져청동기농경생활에필요한풍요와번식을기원하는동심원과소용돌이문, 마름모꼴문등기하학적인문양이주를이루는추상표현주의양식을남겼다. 5) 이어역사시대로접어들면서신라시대기마행렬도등의선각화와명문이천전리암벽하단에새겨지기도했다. 6) 반구대대곡리암각화도천전리암각화처럼오랜기간에걸쳐제작되었을것으로짐작된다. 대곡리암각 화로연결시킬수있었다. 이자리를빌어문명대교수님께감사드린다. 2) 문명대, 울산의선사시대암벽각화, 文化財 7( 문화재관리국, 1973), pp.36-40 3) 한국미술사연구소, 강좌미술사 - 반구대천전리암각화발견 40 주년기념특집 36(2011), pp.11-108 4) 김은선, 천전리암각화동물형상의도상학적의미와양상, 강좌미술사 36( 한국미술사연구소, 2011), p.41, pp.50-52 5) 강삼혜, 천전리암각화의기하학적문양과선사미술, 강좌미술사 36( 한국미술사연구소, 2011), pp.14-18. 필자의이논고 (2011) 에서는대곡리암각화와천전리암각화표현의차이를아래표에서보듯이당시사람들이믿었던주술의성격차이에서그원인을찾았다. 대곡리와천전리암각화간의문화적상이점 구분 대곡리암각화 천전리 영남지방기하문암각화 생활양식 수렵어로생활 농경생활 주술성격 모방주술 : 유사는유사를낳는다는사유관념감염주술 : 한번접촉한사물은떨어져있어도계속영향을 ( 유사의법칙 ). 미친다는사유관념 ( 접촉의법칙 ). 조각양식 사실적표현주의 기하학적추상표현주의 표현특징 자신이얻고자하는대상물을빈틈없이모방하고자함 부분이전체를대신한다는관념아래부분만표현 참고유물 아산남성리출토검파형동기사슴문 예산동서리출토검파형동기손문양 6) 김현권, 천전리암각화의행렬도와고구려벽화, 강좌미술사 36( 한국미술사연구소, 2011) 58 강좌미술사 47 호
화를제작한집단은작은단위의공동체취락을이루며공동어로와수렵으로획득한동물들에대해긴시간의기록들을남겨놓았다. 이글에서살펴볼대곡리암각화의 사슴 은동북아시아지역암각화에서가장많이새겨지는동물도상이며, 우리나라에서도구석기시대부터선사유적지동물화석중가장많이출토되는짐승이다. 사슴은식량을위한사냥대상으로서의실용성과더불어숭배대상이되기도하였다. 가을에떨어져나가고봄에다시돋는뿔로인해사슴은소생의의미와결부되고, 영원한생명을가진존재로생각되어, 선사수렵인의신성한의식때태양사슴, 생명나무, 세계수, 황금뿔사슴등으로신화화, 형상화되었다. 7) 사슴은멧돼지와함께패총 8) 에서압도적으로많이출토되는동물이다. 이는사슴이주요수렵대상이며, 당시사람들의생활에서차지했던중요도를단적으로말해주는것이다. 사슴고기와내장, 골수는중요한단백질공급원이었을뿐아니라, 가죽과뿔과뼈는생활용품과골각기등의다양한도구를만드는데어디하나버릴것없이쓸모가많았다. 9) 이논문에서는대곡리암각화에표현된사슴의종류와각주요암면의사슴상분포현황을주된조사자료로삼아여기에서파악되는사슴도상의특징과양식을통해대곡리암각화사슴상의제작시기와제작목적에대해살펴보고자한다. 7) 황용훈, 동북아시아의岩刻畵 ( 민음사, 1987), pp.103-120, pp.157-159; 정동찬, ( 살아있는신화 ) 바위그림 ( 혜안, 1996), pp.39-41; 이하우, 한국암각화의북방요소 - 천전리사슴표현을중심으로, 한국암각화연구 16(2012), pp.58-62; 아리엘골란저, 정석배옮김, 선사시대가남긴세계의모든문양 ( 푸른역사, 2004), pp.151-193 참조. 8) 金子浩昌 中山淸隆, 東三洞貝塚과動物有存體資料, 韓國考古學報 31(1994), p.306; 金子浩昌 吳世筵, 東三洞貝塚 Ⅳ- 동물유체 ( 국립중앙박물관, 2002), pp.55-65; 이상균, 韓半島의新石器文化 ( 전주대학교출판부, 2010), p.93. < 표 1> 남해안패총출토동물뼈참조. 9) 사슴의중수골, 중족골등을이용한다양한골각기의종류에대해서는복천박물관, 또하나의도구 (2007) 및 선사 고대의패총 - 인간, 바다, 그리고삶 (2011), p.55, p.87 참조. 신석기시대패총에서파쇄된상태로자주출토되는사슴뼈는당시사람들이영양이풍부한골수를채취하기위해의도적으로뼈를깨뜨린것으로추정된다고한다. 또한담백하고연한사슴의고기맛은가을부터초겨울에가장최고이고, 사슴의뿔은녹용이라하여피의순환을돕고심장을강하게한다고하여오늘날에도강장제로쓰인다. 대곡리암각화사슴상의의미와도상양식 강삼혜 59
Ⅱ. 대곡리암각화사슴상의종류와성격 1. 대곡리암각화의사슴종류 사슴과는초식포유류인우제목偶蹄目 ( 짝발굽동물 ) 에속해있다. 우제목에는사슴과외에도사향노루과, 들소나산양과같은소과, 멧돼지과등이속해있다. 우리나라에서살고있는사슴과는고라니, 노루,, 붉은사슴등네종류이다. 은우수리사슴, 꽃사슴등으로불리기도하며, 붉은사슴은백두산사슴으로불리기도한다. 이네종류의사슴이대곡리암각화에표현된사슴의종류일것으로추정되며, 사슴과유사한모습을한사향노루 ( 사향노루과 ) 도대곡리암각화에표현되었을것으로추정되어함께그생태적특징을파악하여도상을찾아보고자하였다. 산양도대곡리암각화에새겨졌을가능성이있지만산양은주로산악지대에살며, 패총 10) 등에서산양뼈가출토되지않는것을볼때당시남해안의자연환경에서는산양이서식하지않았을것으로보고본논문에서산양도상은제외시켰다. 11) 각종種의특징은엉덩이와꼬리, 뿔등의생김새로구별할수있는데, 그특징을 < 표 1> 로정리하면다음과같다. < 표 1> 사슴도상관련각동물의형태적특징 종류형태특징뿔 꼬리특징이미지 고라니 - 노루나사슴보다작음 - 크고둥근귀 - 둔부가둥근편 - 암수모두뿔없음 - 몸길이 77.5~100cm - 꼬리길이 6~7.5cm 사슴과 노루 - 고라니보다 2-3 배 - 둔부가각진형태 - 엉덩이가올라옴 - 겁이많음. 도망갈때흰엉덩이보임 - 뿔가짓수 3 개 ( 수컷 ) - 보다단순한뿔 - 꼬리가거의없음 10) 주 8) 참조 11) 산양은소과로분류된다. 한상훈 ( 반구대암각화의동물, 한국의암각화 Ⅲ, 울주대곡리반구대암각화, 2013, pp.181-182) 은짧은뿔을달린사슴도상을대부분 산양 으로파악하였으나, 본고에서는산양을제외하고사슴과도상에집중하여살펴보고자한다. 우리나라산양은뿔이둥그렇게말리는몽골의산양과달리짧고곧은뿔을달고있다. 60 강좌미술사 47 호
종류형태특징뿔 꼬리특징이미지 - 여름철몸의흰반점이뚜렷, 겨울에는암갈색으로변함 - 어깨높이 80~90 cm - 뿔가짓수 6~8 개 ( 수컷 ) - 뿔길이 28~81cm - 꼬리길이 7.5~13cm 붉은사슴 - 어깨높이 1.2m 로큼 - 크고복잡한뿔 - 뿔가짓수 10 개이상 ( 수컷 ) - 뿔길이 80~120cm - 꼬리길이 12~15cm 사향노루과 사향노루 - 큰귀등고라니와비슷 - 등과옆면에유백색반점. 새끼일수록선명 - 엉덩이가올라옴 - 암수모두뿔없음 - 꼬리아주짧아잘보이지않음 ( 꼬리길이 3-5cm) - 몸길이 65~87 소과산양 -목짧고다리굵다 -기암절벽산악지대서식 - 암수모두뿔있음 - 뿔길이 13 cm - 꼬리길이 15cm < 표 1> 에서보듯이암수모두뿔이없는것은고라니와사향노루이다. 꼬리가가장긴동물은산양이며, 붉은사슴 > > 고라니순으로꼬리가길다. 노루는꼬리가아주짧아서 노루꼬리만큼짧아진다 라는말도있을정도이다. 노루와사향노루는꼬리가없는것처럼보일정도로짧다. 엉덩이모양은고라니는둥근모양, 노루와사향노루는각진엉덩이형태에어깨쪽보다엉덩이가올라와있다. < 표 1> 과같은종種별생김새를기준으로하여대곡리암각화에표현된사슴개체수를조사하였더니대략 45 점으로파악되며, 중심암면네곳중 C 면과 D 면에주로분포되어있었다. 각면에새겨진사슴의분포현황과종류는 < 표 2> 와같다. 12) 1) A 면 ( 너비약 145, 높이약 287cm), 표 2-1 맨왼쪽 A 면은고래등해양동물이주로새겨져있다. 사슴과동물세구, 호랑이와표범등고양 이과도세구정도이다. A 면은포경이주생업이던시기의생활모습을표현한듯다양한종류의고래 12) 사슴의도상번호는황수영 문명대, 盤龜臺 ( 동국대학교, 1984) 를따랐고, 울산대학교박물관 울산광역시, 울산반구대암각화 (2000), 한국선사미술연구소도상자료 (2000), 전호태, 울산반구대암각화연구 ( 한림출판사, 2013) 및이상목, 울산대곡리반구대선사유적의동물그림, 韓國考古學報 52(2004), 울산암각화박물관, 한국의암각화 Ⅲ, 울주대곡리반구대암각화 (2013), 한상훈, 반구대암각화의동물, 한국의암각화 Ⅲ, 울주대곡리반구대암각화 (2013) 등의조사자료를참조하였다. 대곡리암각화사슴상의의미와도상양식 강삼혜 61
가생동감있게표현되고, 다시점多視點 13) 으로그려진고래 ( 고 6, 11~13) 도등장한다. 반면해양동물에비해사슴은작고측면상으로만표현되며, 모두면쪼기로새겨졌다. < 표 2> 대곡리암각화사슴상의종류와특징 < 대곡리암각화주요암면 : A~D> < 표 2-1> A 면사슴종류 ( 도상번호 1~3) 도상번호종류 반구대 (1984) 1 고라니 2 고라니 울산대박물관 (2000) 이상목 (2004) 도판 1 특징 / 연구자들의견 / ( 크기 cm) 뿔이없고둔부가둥근편이며. 꼬리가있다. 뛰어가는자세로앞뒤다리길이가비슷함. 뒷다리는쌍으로표현한듯보임 / ( 길이 15.6, 높이 10.5) 이상목 (2004)- 뿔이없고둔부가발달, 앞다리짧고뒷다리길어사향노루 / 한상훈 (2013)- 산양 / 울산암각화박물관 (2013)- 둔부가둥근편이어서고라니 / ( 길이 12.5) 3 고라니 도판 3 목과꼬리가길고둔부가둥근편. / ( 길이 16.5) 한상훈 (2013)- 산양 : 큰귀는산양의뿔 2) B 면 ( 너비약 92, 높이약 195cm), 표 2-2 13) 울산암각화박물관, Ⅳ. 유적조사, 한국의암각화 Ⅲ- 울주대곡리반구대암각화 (2013. 울산 ), p.121 62 강좌미술사 47 호
다른면과달리윗부분에조각이없고아랫부분에집 중적으로새겨져있다. B 면은해양동물과육지동물이 비등한비율로표현되어있으며각상이서로중첩되어 조밀하게새겨져있다. 중첩양상을보면, 미완성고래 ( 고 23) 위로표범 ( 호 6) 꼬리가중첩되고, 사슴 4 위에 사슴 5 의뿔이중첩되어있으며 ( 도 1), 14) 사슴 7 위에고 래 24 가중첩되어있어서제작단계선후를알수있게 한다. 즉고래 22, 23 과배가새겨진후에호랑이와표범 ( 호 5, 6), 사슴 4 가새겨지고그후사슴 5, 6, 7, 8 이새 겨지고고래 24 가제일나중에새겨졌을것으로추정된 다. 사슴 8 은동국대학교박물관조사보고서 (1984) 에서 는조사되어도면이남겨졌지만, 그이후조사자료에서 는해당사슴도면이보이지않는것으로보아마모되어 사라진것으로추정된다. 도 1. 중첩도상 - 사슴 4, 5, 6 c 동국대학교박물관 (1984) B 면사슴중사향노루와노루는꼬리가매우짧으며, 엉덩이모양은각진엉덩이형태에어깨쪽 보다엉덩이가올라와있는것이특징인데, 사슴 4 와 5 에서이러한특징을볼수있다. 사향노루의 경우등과옆면에유백색반점이있는데새끼일수록선명하게보인다. 이러한유백색점은사슴 4 번 도상과같이반점을쪼아낸것으로표현하고있다. < 표 2-2> B 면사슴종류 ( 도상번호 4~8) 도상번호종류 반구대 (1984) 4 사향노루 ( 새끼 ) 울산대박물관 (2000) 이상목 (2004) 특징 / 연구자들의견 / ( 크기 cm) 귀가큼직하고목이길다. 머리와목은면쪼기, 몸은얼룩반점만을쪼아냄. 문명대 (1984)- 뿔이없고얼룩반점이있는것으로보아사향노루 /( 길이 20) 14) 일반적으로몸의반점이나내장기관을표현한동물을장식적인양식으로보고제작층이가장나중인것으로파악하고있는데반점이표시된장식적인사슴 4 위에면쪼기사슴 5 의뿔이새겨져있어서기존의시각은재고되어야할것으로생각된다. 중첩도상 - 사슴 4, 5, 6 대곡리암각화사슴상의의미와도상양식 강삼혜 63
도상번호종류 반구대 (1984) 5 노루 6 고라니 울산대박물관 (2000) 이상목 (2004) 도판 8 특징 / 연구자들의견 / ( 크기 cm) 머리에서길게뻗은것은뿔이아니라고래 23 을사냥하는통나무배로추정되고있음. 15) 앞다리와꼬리가짧고뿔형태단순하여노루로추정. 울산암각화박물관 (2013)- 단순한뿔과각진둔부형태로보아노루 / ( 길이 47.2) 머리는잘보이지않으며, 면쪼기에점각. 다리는하나씩표현. 크기가현저히작아사슴 5 나사슴 7 의새끼로추정 ( 길이 11.3) 7 몸통이고래 24 와중첩되어훼손됨. 면쪼기. 뿔의가짓수가 3 개이상으로추정 / ( 길이 8.2) 8 ( 암컷 ) 머리가유난히가늘고동체는상대적으로큼직하다. 꼬리가있고각진둔부, 사각형몸통. 뿔이없어암컷 / ( 길이 19.8) 3) C 면 ( 너비약 231, 높이약 290cm), 표 2-3 C 면에는다른면에비해가장많은사 슴개체수가표현되어있다 (18 개 ). 붉은 사슴,, 사향노루, 고라니등다채 로운사슴도상이새겨져있으며, 인물상 다섯점과가면같은얼굴상두점등사람 모습도등장한다. 몰이꾼으로생각되는 서있는인물들은손을이마에올려먼곳 을관찰하며, 입으로긴대롱을불면서사 람이나동물을불러들이는동작을취하고 있다.( 도 2) C 면암벽에는멧돼지 ( 혹은 도 2. C 면 - 인물, 사슴 17, 올무 c 한국선사미술연구소 (2000) 도 3. C 면사슴 23 과덫 c 한국선사미술연구소 (2000) 너구리 ), 호랑이, 고래, 물개 ( 혹은새, 펭귄 ) 등다양한동물이등장하며덫에잡힌사슴 23( 도 3) 등 포획도상이등장하는것이주목된다. 15) 장석호, 국보제 285 호대곡리암각화의도상해석학적연구, 先史와古代 27( 한국고대학회, 2007), pp.143-150 64 강좌미술사 47 호
대곡리암각화에서가장많이표현된사슴은이다. 은수컷만뿔이있으며, 뿔 가짓수는 6~8 개정도이다. 여름철몸의흰반점이뚜렷하고, 겨울에는암갈색으로변한다. 또한붉 은사슴은어깨높이 1.2m 로크며, 수컷의뿔가짓수 10 개이상으로크고복잡한뿔이특징이다. < 표 2-3> C 면사슴종류 ( 도상번호 9~28) 도상번호 9 10 종류 반구대 (1984) 고라니 사향노루 울산대박물관 (2000) 이상목 (2004) 특징 / 연구자들의견 / ( 크기 cm) 작은상이나, 엉덩이가둥근편이고꼬리가짧지않으며, 뿔이없어고라니로추정. 면쪼기 /( 길이 15, 높이 7) 몸에비해머리가작은편이고긴목에통통한몸통. 뿔이없으며엉덩이가어깨보다높고, 둔부가발달하고꼬리짧은것으로보아사향노루 / 문명대 (1984)- 고라니 / ( 길이 32.7) 11, 12 고라니 11- 뛰고있는모습. 12- 울산암각화박물관 (2013)- 뿔이뒤로휘어진산양 13 ( 암컷 ) 도판 목부분이상이멧돼지 4 위에중첩됨. 목이굵고길며체구당당. 다리는앞뒤하나씩이며가슴과엉덩이가발달되어있음 / 한상훈 (2013)- 산양 / ( 길이 23.2, 높이 24) 14~1 6 14 14-, 크기 7.4 15- 고라니, 크기 14.5 16- 노루, 크기 16.5 17 ( 암컷 ) 도판 각진엉덩이와뿔이없는것으로보아암컷. / 한상훈 (2013)- 산양 : 큼직한귀는산양뿔 / 이상목 (2004)- 사향노루 : 뿔이없고둔부발달, 앞발짧다 /( 길이 20.8) 18 점무늬가있고꼬리와뿔이있는것으로보여추정 / 정동찬 (1996)- 사향노루 / 장석호 (2003)- 두귀가없고등선과배부분에난선이엉덩이와직선으로연결되지않은점등으로미루어고래추정 / ( 길이 19) 대곡리암각화사슴상의의미와도상양식 강삼혜 65
도상번호 19 종류 반구대 (1984) 붉은사슴 울산대박물관 (2000) 이상목 (2004) 뿔부분도판 10 특징 / 연구자들의견 / ( 크기 cm) 큰뿔을가진사슴이머리를치켜들고있음 / 문명대 (1984)- 순록 / 이상목 (2004) 및울산암각화박물관 (2013)- 붉은사슴 /( 길이 13, 높이 30) 20 ( 암컷 ) 사각형몸통. 귀가크고목과꼬리가길다 / 문명대 (1984)- 머리가큼지막하여순록추정 / ( 길이 31) 21 불명선쪼기기법 / 길이 7 22 23 24 붉은 사슴 ( 암컷 ) 대륙 사슴 ( 암컷 ) 도판 4 고라 니 매우작아새끼로추정되며몸에비해다리와꼬리가길어붉은사슴추정. 뿔이없어암컷일듯 / ( 길이 12) 목이긴편으로, 목과등에걸쳐덫으로추정되는형체와겹쳐있음. 긴목과사각형몸통. 뿔이없어암컷추정 / 한상훈 (2013)- 산양 / ( 길이 19.9) 좌측향으로면쪼기로새겨짐 25, 26 대륙 사슴 ( 암컷 ) 위 머리가유난히작고가늘고긴목. 동체는큼직하여사슴 8 과유사함. 26 은면쪼기, 사슴 25, 27 은선쪼기 / ( 길이 25-12cm, 26-13cm) 27 불명선쪼기 / ( 길이 15) 28 사향 노루 선쪼기가위주이나등부분일부에는면쪼기흔적보임. 도 10 과유사하여사향노루 / ( 길이 15.3) 4) D면 ( 너비약200cm, 높이약232cm), 표2-4 중심암면맨우측에위치한암벽이다. 향유고래, 바닷새, 물개류, 호랑이, 여우, 늑대, 멧돼지등다양한동물과사람의모습을볼수있으며, 육지동물비중이제일높다. 사슴모습도다른면보다가장뚜렷하고크게잘표현되어있다. 인물세사람은모두활을가지고있는것으로보아본격적인수렵활동이시작되는시기에제작된화면으로보인다. 암벽상단에 10 명이승선한통나무배가다소동떨어져표현되어있다. 다른암벽면에서배는고래와함께그려지는데이면에서는고래의숫 66 강좌미술사 47 호
자도줄어들고배표현도유기적이지못하다. 사슴 37 은동국대학교박물관 (1984) 조사시에는뚜렷하게보이지만그후의조사에서는도면이보이지않는것으로보아마모되어사라진것으로추정된다.( 도 4) 5) 그외면, 표2-5 중심암면좌우에있는암면으로 42 번 ~45 번사슴은추가로발견된사슴으로형식화된표현이눈에띈다. 도4. D면사슴과활을든사냥꾼술연구소 (2000) c 한국선사미 < 표 2-5> 그외면사슴종류 ( 도상번호 40~45) 도상번호 40 종류 반구대 (1984) 고라니 울산대박물관 (2000) 이상목 (2004) 특징 / 연구자들의견 / ( 크기 cm) 중심암면오른쪽에사슴 41 과함께표현되어있다. 41 선새김으로간략하게표현되었다. 뿔과긴목, 장대한몸통, 꼬리가없고각진엉덩이로보아추정. 다리가둘씩표현되었다 42 43 44 도판 도판 뿔이표현되어있고몸에반점이있어. 은여름철에반점이뚜렷함 / ( 길이각각 52, 49, 35.6) 45 불명중심암면왼쪽에동떨어져있음 / ( 길이 11.5) 2. 대곡리암각화사슴상의성격 < 표 3> 에서보듯대곡리암각화사슴종류는수량이가장많고그다음으로고라니가많으며, 붉은사슴 노루 사향노루는비슷한비율로표현된것으로본논문에서파악되었다. 암수비율은산출하기가애매하다. 노루와, 붉은사슴은뿔의유무로암수구별이되지만, 탈각한수컷사슴과뿔없는암컷과는구별되지않는다. 고라니와사향노루도암수모두뿔이없 대곡리암각화사슴상의의미와도상양식 강삼혜 67
< 표 2-4> D 면사슴종류 ( 도상번호 29~39) 도상번호 29 종류 반구대 (1984) 사향노루 울산대박물관 (2000) 이상목 (2004) 도판 특징 / 연구자들의견 / ( 크기 cm) 사슴 10 과형태유사. 머리와목은면쪼기, 몸통은 1 조선으로윤곽새기고, 몸전체에걸쳐선조로사각형혹은타원형, 원통형을새겨내장을표현. / 문명대 (1984)- 목길고등과볼기는직선인반면목에서배까지둥근곡선을그려새끼밴암사슴으로추정 / 김원룡 (1980)- 몸체가거대하여엘크로추정./ 한상훈 (2013)- 털갈이에의한몸의줄무늬가나타난것이며, 노루나암사슴 / ( 길이 41.1) 30, 31 32 불명 도판 교미하는장면으로추정되나머리부분불명확함 / ( 크기각각 14,5, 16cm) 짧은뿔이있고꼬리가길며몸이장대하여 / 문명대 (1984)- 짧은뿔이있는것으로보아, 뿔이돋아나기시작하는노루 / 한상훈 (2013)- 사슴 35 와유사하여암사슴 33 노루 사슴 34 와겹쳐형태분명하지않으나꼬리가없고각진엉덩이로보아노루 / 길이 13.8 34 붉은사슴 ( 암컷 ) 사슴 4, 29 와유사하나꼬리와다리가길고장대하여붉은사슴추정. 뿔이없어암컷추정. 35 도판 몸에비해머리와목이매우작은편. 등과볼기가직각이며배와가슴이둥그렇다. 한가지의뿔이큼직하고뒤로활같이굽었다. 반점은없으나뿔과꼬리의모양이과유사 / 울산암각화박물관 (2013)- 36, 37 38 39 36- 불명 37- 노루 ( 암컷 ) ( 암컷 ) ( 암컷 ) 36 사슴 37 은 C 면과 D 면에걸쳐있으며목과동체를갈라놓은균열은후대의것. 모두쪼기기법. 뿔과꼬리가없고각진엉덩이로보아노루 ( 암컷 ) 추정 / ( 길이 10) C 면과 D 면에걸쳐있다. 앞다리는굽히고뒷다리는뒤로하여뛰어가는모습. 다리는둘씩표현되었고귀와꼬리가길고몸통이장대하여암컷으로추정 / ( 길이 36) 사슴 38 과유사하여암컷으로추정 / ( 길이 15) 68 강좌미술사 47 호
어형태로암수구별이쉽지않다. 고라니와사향노루로파악된 14 점중암수를 7 점씩동수로간주하고, 뿔이보이는사슴수량인 11 점과합하면수컷수량은대략 18 점정도된다. 이로볼때암수비율의차이는크지않다고할수있다. < 표2> 의주요암벽별로분포된사슴도상을주요특징인뿔과꼬리의유무로나누고, 몸통의특징으로종별을구별해보면 < 표4> 와같이정리될수있다. 여기에서파악되 < 표 3> 각사슴종별도상통계수량 사슴종류개체수비율 (%) 17 37.7% 고라니 10 22.2% 붉은사슴 4 8.9% 노루 4 8.9% 사향노루 4 8.9% 불명 6 13.3% 합계 45 점 는대곡리사슴상의성격을종합해보면크게세가지로나누어진다. < 표 4> 대곡리암각화사슴상형태별분류 구분특징사슴형상 (21, 27 누락 ) 종류 - 둥글고큰귀 - 꼬리 - 둥근엉덩이 1 2 3 6 9 고라니 11 12 24 15 40 뿔없음 - 긴다리 - 긴꼬리 22 34 붉은사슴 꼬리있음 - 사각몸통 - 각진엉덩이 - 긴목 8 13 17 20 위 23 38 39 불명 30, 31 36 45 뿔있음 - 반점 - 뿔가짓수 18 42 43 44 ( 수컷 ) 대곡리암각화사슴상의의미와도상양식 강삼혜 69
구분특징사슴형상 (21, 27 누락 ) 종류 - 뿔가짓수 7 19 - 사각몸통 - 각진엉덩이 - 뿔가짓수 32 35 41 붉은사슴 ( 수컷 ) ( 수컷 ) 뿔있음 - 단순한뿔 5 16 노루 ( 수컷 ) 꼬리없음 뿔없음 - 뿔없음 - 각진엉덩이 33 37 - 둥근몸통 - 엉덩이높음 -큰귀 10 28 29 노루 사향노루 - 반점 4 사향노루 ( 새끼 ) (1) 개체간무연관성 - 독립적인개체표현 도 5. 천전리암각화사슴상 ( 이하우, 2012) 도 5-1. 대곡리암각화사슴상 암수가마주보고서로머리를포개고있는등쌍으로묘사된천전리암각화의사슴상 ( 도 5) 과달리, 대곡리암각화사슴상 ( 도 5-1) 은한구씩개별적으로새겨진경우가대부분이다. 여러구가함께있어도무리를짓고있다는느낌은주지못하며, 사슴개체들간의관련성, 즉암수한쌍이라거나혹은새끼를거느린암컷의모습, 무리를지어이동하는모습등사슴들간의관계성을가지고묘사된 70 강좌미술사 47 호
표현은보이지않는다. 16) (2) 측면관-충실한형상묘사대곡리암각화사슴상은대부분오른쪽을향한측면관 17) 으로표현되어있다. 암각화제작자는사슴의전체모습을온전하게잘보여줄수있는측면관을선택하고, 다리와귀, 뿔등은측면관이아니라온전한모습 ( 다리네개, 귀와뿔두개 ) 으로묘사하여형상을정확하게채록하는데중점을둔것으로파악된다. 사슴형상은종별에따라몸통의형태를잡고뿔과꼬리등특징적인모습을구별하여새겼을것이다. 뿔이안달린사슴도상이많은데이중에는탈각한모습의수컷사슴도있을것이다. 사슴의가장큰특징인뿔표현에그다지관심을보이지않고강조하지않은것으로보아사슴의상징성이나신성함같은것에는그다지관심을두지않은듯하다. 사슴 7 과 19 는미완성으로몸통이표현되지않았는데이는붉은사슴의가장큰특징인복잡한뿔을새긴후그외의형상은더이상새길필요를느끼지않았던것으로추정된다. (3) 의도된생동감 - 꼬리와다리 사슴형상에서특이한점은대부분꼬리가위로향하거나꺾인모습등으로표현되는등강조되고있다는점이다. 노루나사향노루는꼬리가짧은데다가, 꼬리가있는사슴도보통위험을알리는신호를보낼경우에만꼬리를세우고, 평상시에는엉덩이를덮고있는경우가많은것을볼때대곡리암각화에서는사슴의꼬리가특별히강조된것으로파악된다. 꼬리표현은호랑이나멧돼지등의다른도상표현에서도보이며, 동북아시아암각화동물표현에서도일반적으로보이는표현법이다. 16) 사슴 30 과 31 을짝짓기하는도상으로보기도하지만불문명하므로논외로한다. 17) 문명대, 대곡천암각화의발견, 한국의암각화 Ⅲ, 울주대곡리반구대암각화 ( 울산암각화박물관, 2013), p.26. 대곡리암각화는측면관을엄격하게지키고있는데, 귀는측면관이면서도어느동물이나둘씩표현하고있는것은北歐의한쪽씩만나타내는 Hunting art 와는현저하게차이가나는것이라고한다. 대곡리암각화사슴상의의미와도상양식 강삼혜 71
이처럼꼬리를강조한것은움직이고있는듯한사슴의생동감을표현하고자한것으로파악된다. 다리표현도앞다리를짧게하여쫓겨뛰는듯한모습으로표현되어수렵장면을연상하게해준다. 그러나전체적인표현은정지된듯한느낌을주는데이는사슴상들이서로관계성없이개별적으로그려져있어정지된듯한인상을배가시킨다. (4) 쪼기법-면쪼기와선쪼기새김기법은암면을톡톡쪼는방식으로면과선으로형상을새겼는데세가지로구분된다. 첫째면쪼기 ( 면새김 ) 는몸체외형에따라전면을쪼아새긴기법으로고라니와을새길때주로사용한수법이다. 두번째로면쪼기후갈기수법은몸체외형에따라전면을쪼고갈아서새긴기법으로사슴 10, 17, 35 등깊게새겨진사슴도상에서확인되나수량이많지않다. 다음으로선쪼기 ( 선새김 ) 는몸체윤곽선을따라선을쪼아서새긴기법으로붉은사슴 ( 사슴 7, 19, 34) 의커다란뿔과몸통을표현할때, 혹은반점 ( 사슴 4, 18, 42~44) 을표현할때나, 내장기관 ( 분배선 ) 등디테일을부각시키거나특별한부분을강조하고자할때사용한수법으로보인다.( 도 6) 사슴의반점은사향노루에서보이며, 의경우여름철에반점이뚜렷하게나타나므로해당사슴을새긴계절을추정해볼수도있다. 도 6. 사슴 35( 위 ) 의면쪼기후갈기수법, 사슴 34( 아래 ) 의선쪼기새김 Ⅲ. 대곡리사슴암각화도상특징 1. 배치 공동체생활방식의반영 대곡리사슴암각화는왼쪽암면 A 면에서부터사슴도상이표현되는데사슴의크기도작고수량도세구에그친다. 그러나 B 면과 C 면으로갈수록사슴도상수도늘어나면서올무 ( 도 2) 나덫 ( 도 3) 과같은수렵도구도등장하는등도상이발전되고있는양상을볼수있다. D 면 ( 도 4) 에이르면사슴상크기가커지고안정된형태감을보이면서, X 선기법등으로불리는내부기관을투시하는방법으 72 강좌미술사 47 호
도 7. A~D 면의사슴과사냥꾼도상 로묘사한독특한표현수법등도등장한다. 또한활을든사냥꾼모습도등장하는등활발한수렵활동을보여주는도상표현도눈에띈다. 이것은주된수렵대상물이해양동물에서육지동물로변화된생활방식을반영하는것으로볼수있다. 고래와포경선그림이대부분을차지하고있는 A 면에서사슴은세점만등장하는등육지동물의수량은매우적다. 그러나오른쪽암면으로갈수록차츰육지동물의수량이증가하고, 수렵도상이추가되어 D 면에서는사슴 11 점을비롯하여호랑이, 토끼, 족제비등다양한육지동물과활을든사냥꾼이등장하기도한다. 이러한도상의배치변화를통해볼때대곡리암각화는고래잡이가주요생업이던시기에맨왼쪽면에서부터새겨지기시작했다는것을알수있다. 2. 구성 조밀함과중첩도상 B 면의사슴 4~8 도상다섯구, C 면의사슴 10~14 도상다섯구, D 면의 29~36 도상여덟구는모 두조밀한간격을두고구성되어있으며, 사슴 4 와 5, 사슴 25 와 26, 사슴 33 과 34, 사슴 40, 41 은서 로형상이중첩 18) 되어있다. 이처럼서로연관성이없는상태에서조밀하게혹은중첩되게사슴도 18) 문명대, 대곡천암각화의발견, 한국의암각화 Ⅲ, 울주대곡리반구대암각화 ( 울산암각화박물관, 2013), p.26. 중복묘사수법이많이보이는데그림위에다시그림을조각한것이다. 시대나양식이달라서겹치는수도있지만작가의의도대로중복묘사를하는경우도있는것같다고파악하고있다. 대곡리암각화사슴상의의미와도상양식 강삼혜 73
상이구성되어있는것이특징이다. 도 8. C 면과 D 면의중첩도상 3. 형상 종種별로규격화된몸통구조 19) 사슴도상은종별로규격화된몸통구조에꼬리와뿔등을선택하여표현하고있다. 가령암수모두뿔이없는고라니의경우, 엉덩이를동그랗게표현한몸통에꼬리와귀를새기고뿔은표현하지않았다. 긴목과큰귀는모든종류의사슴에서채택되는공통도상이다. 또한사슴 18 을제외하면모든사슴뒷다리가엉덩이부분에서직선으로이어져내려오는것이특징이다. 20) 몸통구조는종별에따라다음과같이규격화된것으로보인다. 1 둥근엉덩이를가진몸통 고라니 2 각진엉덩이를가진사각형몸통 19) 장석호, 한국선사시대암각화의양식연구 - 대곡리암각화를중심으로, 역사민속학 16( 역사민속학회, 2003), pp.331-334 참조. 이논문에서선사시대표현된동물몸통은종種의특색을표현해내지못하며, 각시대및지역에따라일정한형태로통일되어있다는동물형상에대한흥미로운연구성과를소개하고있다. 20) 사슴 18 을고래로보기도한다. 사슴 18 도상에서사슴의두귀를살필수없고, 등선과엉덩이부분이각을이루고있지않은점, 배부분에난선이엉덩이와직선으로연결되지않은점등으로고래로추정한다. 장석호, 한국선사시대암각화의양식연구 - 대곡리암각화를중심으로, 역사민속학 16 ( 역사민속학회, 2003), pp.348-350 참조. 74 강좌미술사 47 호
3 둥근배를가진거대한몸통 - 붉은사슴 4. 수렵도상으로의발전 사슴몰이꾼과사냥꾼 둥근배를가진거대한몸통 - 사향노루 C 면과 D 면 ( 도 7) 에표현된인물표현을보면당시대곡천변사람들생활방식의변화가관찰된다. C 면에는손을이마로올려먼곳의무엇인가를관찰하는사람과, 입으로긴대롱을불면서사람이나동물을불러들이는동작을취하고있는사슴몰이꾼으로생각되는인물이등장한다. D 면에는활을든인물상세구가등장하는데사람크기보다사슴이더커다랗게표현되고있어수렵이대규모로이루어진것을표현하고자한것으로읽혀진다. 두암벽에표현된사슴사냥법의차이는당시수렵의발달상이반영된것으로추정된다. Ⅳ. 대곡리사슴암각화양식특징과편년 1. 대곡리사슴암각화양식특징 대곡리암각화배치구도에서파악되듯이대곡천변의환경변화에따라생업이어로에서수렵으로전환되는과정이도상으로도반영되었음을볼수있었다. 생활방식의변화를담을정도의긴시간동안암각화가제작되었음에도불구하고대곡리암각화사슴상양식의변화는그다지큰차이가없다. 이것은종種별로규격화된묘사방식을택했던데기인한것으로생각되며, 당시사회변화가매우더뎠던영향일수도있겠다. 대곡리암각화사슴양식의범위는크게표현주의 21) 양식에속하는데, 사슴 41~44 에서보듯이말기에이르면형식화가진행된다. 표현주의양식은대곡리암각화에서보듯이간략하게사슴의특징을잡아생략할데는과감하게생략하며, 꼬리나뿔, 긴목이나엉덩이형태등의몇가지특징만으로대상의모습을충실하게표현하는것을말한다. 이러한특징은오산리에서출토된토제인물상이나, 21) 문명대, 울산의선사시대암벽각화, 文化財 7( 문화재관리국, 1973), p.37 대곡리암각화사슴상의의미와도상양식 강삼혜 75
서포항유적제Ⅳ층에서출토된사슴뿔로만든인물상, 동삼동출토조개가면, 동삼동패총출토사슴선각무늬토기 ( 도 12), 창녕비봉리패총멧돼지무늬토기 ( 도 13), 울주신암리유적여인토우 ( 도 9), 양양오산리와부산동삼동패총출토곰모양토우 ( 도 10), 통영욕지도출토멧돼지모양토우 ( 도 11) 등신석기미술에서보이는양식과공통되는점이다. 도 9~11 의신석기시대미술품들은흙으로꾹꾹눌러서만든것처럼보이지만그대상을날카롭게관찰해서주요한특징을강조하여개체의사실적인형태감을완성하였다. 도 9. 울주신암리유적여인상, 높이 3.6cm, 국립중앙박물관 도 10. 부산동삼동패총출토곰모양토우, 높이 3.5cm, 부산박물관 도 11. 통영욕지도출토멧돼지모양토우, 높이 2.4cm, 국립중앙박물관 부조로새겨진대곡리암각화사슴상역시종별로주요한특징, 가령엉덩이모양, 꼬리와뿔등의특징, 반점과같은표피문양등큰특징들을강조내지과장하여대상을충실하게묘사하였기에각각의형태만으로도사슴의종류를대체로구별할수있었다.( 표 4) 신석기인들은구태여대상을정확하게묘사할필요를느끼지못했다. 한두가지특징만으로그형상을충분히나타냈다고믿었다. 실제모습은그렇게중요하게생각하지않았고, 그형태의특징을날카롭게관찰해서과장적으로표현하고있는것이다. 22) 2. 대곡리사슴암각화의제작시기 1999 년부산박물관에서실시한동삼동패총정화지역발굴조사에서사슴무늬가새겨진토기구 연부조각 ( 도 12) 이출토되었다. 저부가둥근발형토기로추정되는이토기편은기면에붉은단이 발라져있고그위에두마리사슴이선각으로새겨져있는데, 앞의사슴그림은엉덩이와꼬리, 뒷다 22) 문명대, 제 2 장한국의선사미술, 韓國思想史大系 1(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0), p.489 76 강좌미술사 47 호
복원된모습 도 12-1. 동삼동패총출토사슴선각무늬토기, 길이 8.7, 너비 12.9cm, 부산박물관 도 12-2. 대곡리암각화사슴 17 리일부가남아있고, 뒤에있는사슴은머리부터몸체의대부분이남아있으나엉덩이부분과뒷다리가결실되었다. 토기에표현된사슴무늬는 2-3mm 선각으로머리와목, 몸체를연결하는등선을길게그린후가슴과엉덩이를직각으로표현하여몸통을사각형으로만들고뿔과긴목, 다리등사슴의특징을간결하게형상화한점이특징이다. 23) 입을벌리고있는듯보이는머리에는귀가없이곧게뻗은두뿔만표현되어있고, 긴목에반해꼬리가매우짧다. 이처럼뿔과짧은꼬리, 각진엉덩이로보아사슴의종류는노루혹은으로생각된다. 이러한특징은대곡리암각화사슴상과공통된양식으로, 특히, 사슴 8, 17( 도 12-2), 20, 35, 38 등과유사하며, 선각으로표현한각진엉덩이와머리부분을형식적으로표현한점에서는사슴 41 과유사하다. 특히대곡리암각화사슴상의특징인, 뒷다리가엉덩이에서직선으로내려오는점, 해당사슴종류에따라엉덩이를직각으로표현하고있는점 ( ), 측면관이지만다리와뿔을모두표현하는점등은동삼동패총사슴상과동일한양식과표현기법이다. 동삼동패총사슴무늬토기는동삼동패총중기의태선침선문토기가주체를이루는 5-1 층에서출토되었으며, 5-1 층의절대연대측정자료와토기의형식적특징으로보아신석기중기 24) (5000 년 BP 25) 전후 ), 즉 BC 3000 년무렵으로로추정되고있다. 26) 23) 하인수, 반구대암각화의조성시기론 - 동삼동패총자료를중심으로, 한국신석기연구 23(2012), pp.59-63; 복천박물관, 상설전시도록 (2011), p.29 24) 한반도신석기시대시기구분은연구자들마다차이가있기는하나, 대략 10,000년전부터 3,000년전까지지칭하고있으며 6기로구분가능하다. 이상균, 韓半島의新石器文化 ( 전주대학교출판부, 2010), pp.35-44 1 초창기 : 10,000년 ~ 8,000년 BP 2 조기 : 8,000년 ~ 6,000년 BP 3 전기 : 6,000년 ~ 5,000년 BP 4 중기 : 5,000년 ~ 4,000년 BP 5 후기 : 4,000년 ~ 3,500년 BP 6 만기 : 3,500년 ~ 3,000년 BP 25) before present ( 현재로부터이전 ) 의약자로, 현재는 1950 년 1 월 1 일 대곡리암각화사슴상의의미와도상양식 강삼혜 77
도 13. 창녕비봉리패총출토멧돼지무늬토기, 폭 18cm, 국립김해박물관 도 14. 대곡리암각화멧돼지 5 이와더불어 2005 년에국립김해박물관에서발굴한창녕비봉리유적 27) 에서는멧돼지가선각된토기편이출토되었다.( 도 13) 이멧돼지상도대곡리암각화와같은표현주의양식으로표현되어생략할곳은생략하고간략한선으로멧돼지의특징을충실하게묘사하고있다. 눈은점모양으로깊게시문하고돌기선을두른외곽선은깊게표현하여멧돼지의투박한형태미를강조하고, 몸통안쪽은격자문으로채워멧돼지의거친표피를강조하였다. 또한몸통위쪽과옆의선은작살과줄을의미하는것으로보아사냥장면으로추정하기도하는데, 반구대암각화멧돼지 3 상 ( 도 14) 과비교될수있으며, 작살을맞고마지막힘을다해전력질주하는모습으로보인다. 이창녕비봉리패총멧돼지무늬토기는신석기조기 (7000 년 BP 전후 ), 즉 BC 5,000 년무렵으로추정되고있다. 동삼동패총사슴상보다 2 천년이나앞서만들어졌지만양식의차이는크지않다. 창녕비봉리출토멧돼지무늬토기 ( 도 13) 보다이른신석기시대조기 28) 전반대로추정되는여수안도패총출토고래무늬토기 ( 도 15) 는대곡리암각화고래 47 번과같이죽어있는고래의모습을표현하고자한것으로보인다. 점선을촘촘하게연결하여고래몸통의부피감을완성하고있으며, 고래지느러미와굴곡진몸통을강조하는등고래의간략한특징을포착하여사실감있게표현하였 26) 하인수 한반도남부지역즐문토기연구 ( 도서출판민족문화, 2007), pp.343-348; 복천박물관, 선사 고대의패총 - 인간, 바다그리고삶 (2011), p.121; 하인수, 반구대암각화의조성시기론 - 동삼동패총자료를중심으로, 한국신석기연구 23(2012) 27) 임학종, 창녕비봉리유적발굴조사개요, 한일신석기시대의농경문제 ( 한국신석기학회, 2005); 임학종, 창녕비봉리유적 - 생태계와인간의역사가공존하는습지유적, 천번의붓질한번의입맞춤 ( 진인지, 2009), pp.41-51; 이상균, 韓半島의新石器文化 ( 전주대학교출판부, 2010), p.196 28) 복천박물관특별전도록, 고대의언어, 그림 (2014), p.17 참조 78 강좌미술사 47 호
도 15-2. 대곡리암각화고래 47 도 15. 여수안도패총출토고래무늬토기, 길이 23, 국립광주박물관 도 15-1. 복원된모습 도면 : 복천박물관특별전도록 고대의언어, 그림 (2014) 다. 신석기시대토기에새겨진사슴 ( 도 12) 과멧돼지 ( 도 13), 고래 ( 도 15) 등은대곡리암각화도상에도등장하고있고표현양식도공통된점이많아서대곡리암각화제작시기를추정하는데시사하는바가매우크다. 어로에서수렵으로의생활방식의변화가도상배치로반영되어있는대곡리사슴암각화의제작시기는주변의환경을고려해볼때 7,000 년 BP 경 (BC 5,000 년무렵 ) A 면에서부터당시활발하게잡히던해양동물도상과함께소극적으로제작되기시작하다가, 해수면이낮아져고래포경에서육지동물수렵으로전환되는시점인 5,000 년 BP 경 (BC 3000 년 ) 무렵 C 면과 D 면에서보듯이사슴도상의전성기를맞이하였을것으로추정된다. 이시기에동삼동패총출토사슴무늬토기 ( 도 12) 도제작되는것으로보아생업의변화는남해안일대에서공통되게발생하는것으로생각된다. 이후사슴 41~44 번등에서보이는형식화된사슴상들이제작되기시작하여청동기시대초기까지그제작이이어졌을것으로추정된다. 그러므로사슴암각화도상은신석기시대조기에서부터새겨지기시작하여수렵생활이보편화되는신석기전기와중기무렵가장왕성하게새겨졌던것으로정리해볼수있다. Ⅴ. 대곡리암각화사슴상도상의의미 1. 자연환경과수렵문화의기록 대곡리암각화사슴상의의미와도상양식 강삼혜 79
도 16. 반구대주변 ( 고울산만 ) 의환경변화 ( 황상일, 2013, p.79) 대곡리암각화는신석기인들의수렵문화가남긴흔적이다. 작은단위의공동체 ( 취락 ) 를이루며, 공동어로 29) 와수렵으로 획득한동물에대한기록을오랜기간대곡리암각화에남겼다. 암각화가새겨지는동안주변의자연환경에따라어로에서수 렵으로생업이변화된점도도상으로반영되었다. 이점은각 암면에등장하는바다동물과육지동물의비율과도상구성을 통해잘알수있었다. 대곡리암각화맨왼쪽 A 면은고래와포경선그림이대부분 을차지한반면, 사슴은세점만등장하는등육지동물의수량 은매우적다. 오른쪽암면으로갈수록차츰육지동물의수량 이증가하고, 수렵도상이추가되어 D 면에서는사슴 11 점을 비롯하여호랑이, 토끼, 족제비등다양한육지동물과활을든 사냥꾼이등장하기도한다. 이러한도상의변화를통해볼때 대곡리암각화는고래잡이가주요생업이던시기에맨왼쪽면 에서부터새겨지기시작했다는것을알수있다. 당시홀로세 해진극상기인 7,000 년 BP 경이지역은해수면이높아져반구대부근에서고래잡이가용이했다고 한다.( 도 16) 당시해안과육지가맞닿는선 ( 汀線 ) 은입암리내지굴화리부근까지도달하여이곳에 폭 300 내지 500m 에달하는내만 ( 內灣, 古蔚山灣 ) 이형성되었다. 30) 이무렵부터고래등바다동물 이암벽에새겨지기시작하였을것이다. 우리나라어로활동에관한가장오래된고고학적인증거중하나인기원전 8 천년경의창녕비봉 리유적에서는통나무배가출토되어신석기인들이직접어로행위를하였음을확실히보여주었고 신석기시대에는내륙인이곳까지바닷물이들어왔음을알려주었다. 비봉리에서출토된통나무배 29) 우리나라어로활동에관한가장오래된고고학적인증거는기원전 8 천년을전후한시기에형성된동삼동과창녕비봉리, 울진죽변, 양양오산리유적에서발견되고있다. 여기서출토된결합식낚시바늘과그물추를포함하여동삼동과비봉리유적에서확인되는패총, 통나무배등은신석기인들이직접어로행위를하였음을확실히보여주는증거이다. 복천박물관, 선사 고대의패총 - 인간, 바다, 그리고삶 (2011), p.14 30) 황상일, 고울산만환경변화와반구대암각화, 한국의암각화 Ⅲ, 울주대곡리반구대암각화 ( 울산암각화박물관, 2013), p.92. 황상일은이곳까지먹이를따라서또는다른포식성고래에쫓겨온고래들이나비교적얕은바다를좋아하여들어온고래들을소형배로수심이얕은곳으로몰아서좌초시키거나포경선을타고창이나작살로잡았다고추정하고있다. 반구대암각화제작자들은고래잡이어장과의거리가멀지않으므로잡은고래를그자리에서해체하지않고자기들의거주지부근까지배로매달아운반했을것이다. 80 강좌미술사 47 호
는현재국립중앙박물관신석기실에전시되고있다. 철새도래지로유명한주남저수지근처의비봉리유적은해수면변동으로습지화된유적으로우리나라에서처음으로조사된신석기시대저습지유적이다. 신석기초기에는낙동강중, 하류까지바닷물의영향을받았으며, 고비봉만은지속적인퇴적층의영향으로입구가좁혀져청동기시대에이르면석호로막혀지게된다. 31) 이러한해수면의변화는당시사람들의삶에커다란영향을미쳤을것이다. 비봉리와마찬가지로반구대역시신석기시대에는지금보다해안에가까웠을것이다.( 도 17-2) 그러나해수면이점차낮아짐에따라 5,000 년 BP 경 (BC3,000) 고래사냥비중이줄어들고, 덫과올무등원시적인방법을이용한육지동물수렵이증가되고, 전문수렵도구인활 32) 의등장으로수렵이용이해지자점차육지동물수렵위주로전환되었을것이다. 암각화도상의변화에서보이는이러한대곡천변신석기취락민들의생업의변화는실제유적에서도증명되고있다. 도 17. 창녕비봉리패총출토통나무배, 신석기조기전반기 (8 천년전 ), 국립김해박물관 도 17-1. 창녕비봉리유적위성사진 ( 국립김해박물관, 비봉리, 2008, 도면 1) 31) 국립김해박물관, 비봉리, 2008, pp.429~435 도 17-2. 창녕비봉리유적지와반구대암각화위치 32) 신석기중기가되면간석기종류가다양해지며화살촉 ( 마제석촉 ) 이급격히증가하는것을볼때수렵이가장번성했던시기였을것으로추정되고있다. 신석기시대가되면활과화살이본격적으로사용되었고, 구석기시대의대형동물상을대신하여빠르고날쌘사슴, 멧돼지, 토끼, 너구리등의중소형동물을포획할수있게되었다. 근거리에접근하지않아도먼거리에서날쌘동물이나조류를포획함으로서수렵의효율성과수렵대상의범위가훨씬다양해졌다. 이러한활과화살은후기구석기시대말기에나타났으며, 신석기시대에는형태가정형화되고종류도다양해졌다. 이상균, 韓半島의新石器文化 ( 전주대학교출판부, 2010), p.138, p.179 대곡리암각화사슴상의의미와도상양식 강삼혜 81
층위별자료가비교적정확한부산동삼동패총의경우초기 (BC 5,000 년 ) 에서말기 (BC 2,290 년 ) 로 흐를수록고래의비율이 BC 3,340 년을정점으로점차줄어들고있는반면, 사슴류의비율은오히려 증가하고있는것을통해서도확인된다. 33) 2. 포획물의기억과분배를위한의식용그림 사슴은멧돼지와함께대형포유류로서인적이드문조용한곳을 좋아하고, 동작이민첩하기때문에당시사람들의기술수준으로는 사슴에게접근하기도, 포획하기도쉽지않았을것이다. 때문에사 슴의포획은취락구성원의공동노력으로포획하거나전문화된집 단에의하여궁시법, 투창법, 습성이용등다양한방법으로포획하 였을것으로짐작된다. 34) 노획한사슴은활용과분배를위해수렵 지역이나취락에서일정한방식에따라해체하였을것이다. 35) 이 러한사슴해체흔적은사슴의뼈표면에도구로자른자국으로남 기도한다. 도 18. 사슴의해체방법및순서 1 가죽벗기기 2 내장꺼내기 3 부위별로뜨기및분리 4 고기바르기 5 골수빼기 ( 유병일, 2003) 앞서살펴보았듯이대곡리암각화에새겨진사슴도상은측면관을고수하며뿔과귀, 꼬리까지사 슴의전체모습을충실하게남기고자의도하였다. 또한사슴개체들간에는무리를이루고있다거나 관계를설정하지않고독립적으로구성시켰다. 각종種별로는규격화된형상을고수하여양식의변 화가크지않다. 이러한특징을통해볼때대곡리암각화제작자는사슴의형태미나사실감등에는 큰관심을두지않고, 성실한기록자로서간략하게사슴형태를표현한것으로추정된다. 이와같은묘사법을채택한것은암각화의제작목적에부합하기위함이었을것이다. 암각화제작 자는잡은동물의종류와구분, 전체형상에만주안점을두고섬세하게형상을새기지는않았다. 대 곡리암각화는신석기시대이곳에머물던수렵어로민들이자신들이잡은동물의종류를기억하고 노획한사슴을공식적으로분배하기위한기록으로서암각화를제작한것은아닐까추정해본다. 사 33) 이상목, 울산대곡리반구대선사유적의동물그림, 韓國考古學報 52( 韓國考古學會, 2004), pp.59-60 34) 兪炳一, 사슴 ( 鹿 ) 의捕獲 解體 利用에대한試論 - 南海岸의原三國時代貝塚資料를中心으로, 嶺南考古學 33( 영남고고학회, 2003), p.50 35) 최삼용 한창균, 우리나라신석기시대짐승잡이의예 - 구평리출토동물뼈에나타난자른자국의분석, 博物館紀要 1 ( 단국대학교박물관, 1986), p.25. 경남사천군서포면구평리신석기시대패총유적에서나온사슴뼈표면에서보이는자른자국을검토한연구로사슴의해체방법은 1 가죽벗기기 2 내장꺼내기 3 부위별로뜨기및분리 4 고기바르기 5 골수빼기의일정한순서에따라해체하였음을것이며, 이는사슴의활용과분배를위한것으로짐작된다고보고하고있다. 82 강좌미술사 47 호
대곡리암각화사슴 29 와 34 의내부기관을표시한부분은분배선일가능성도있다. 사슴 34 사슴 29. 대곡리암각화고래 47 과마카족의고래분배그림 ( 이상목, 2004) 티커라미우트족의고래분배그림 ( 정동찬, 1996) 도 19. 분배관련도상 슴은도 18 의해체방법에서도보듯이, 고기뿐아니라가죽과뼈, 뿔까지모두다활용하므로전체모습을모두암각화에새길필요가있었을것이다. 동물이나고래등을사냥하는일은누구나다할수있는일이아니므로암각화에누가사슴을잡았는지, 혹은통나무배에승선하여고래를잡은사람들이누구였는지기록하였다가포획물을분배할때활용하기위해사냥꾼이나포경선승선인원도암각화에새겨넣었다. 잡은먹이에대한분배 36) 는당시사회에서가장중요한이슈였을것이므로이를공정하게집행하기위해신이강림하는공적이고신성한이곳에암각화를새기고, 의례를행한후에숙련된사슴해체방법으로사슴을나누고분배하여활용하였을것이다.( 도 19) 제사장 ( 지도자 ) 은이처럼집단수렵의결과물을공적으로거두고수렵에기여한사냥꾼을기리는한편, 공정하게분배하여공동체의생존과결속을다지고, 자신의권위를지켜나갔을것이다. 이를원만하게진행하기위해일정한의식이나제사의례도필요했을것이며, 암각화는이러한분배와의례과정에서공동체구성원들간의신뢰와소통에지대한역할을하였을것이다. 암각화도상들이조밀하게구성되어지고의도적으로중첩묘사가이루어진것또한암각화의활용과관련되었을것으로추정된다. 만일암각화가동물의행동특성이나유용한사냥방법등을알려주는교육용이었더라면쉽게도상구분이가능할수있도록도상들간의간격이더넓었을것이다. 만일사냥감을많이수확하기위한주술용이었다면천전리암각화에서보듯염원을담아암면을깊 36) 분배와관련한민족지자료 ( 고래분배 ) 에대하여서는다음자료참조. 정동찬, ( 살아있는신화 ) 바위그림 ( 혜안, 1996), pp.132-138; 이상목, 울산대곡리반구대선사유적의동물그림, 韓國考古學報 52( 韓國考古學會, 2004), p.54 대곡리암각화사슴상의의미와도상양식 강삼혜 83
게갈면서풍요를빌었을것이며, 이처럼저부조로중첩된묘사는허락하지않았을것이다. 신성한 공간인이곳에부락단위의작은집단구성원이일정기간계속해서해당암면에잡아온동물을새기 고분배하고소비함에따라이렇게조밀하고중첩된암각화가남겨졌을것으로추정된다. Ⅵ. 맺음말 대곡리암각화사슴도상을중심으로도상의구도배치를검토하여어로에서수렵으로생업이전환되는과정이암각화에반영되었다는사실과사슴의종류별도상을면밀히검토하여표현주의양식의특징을살폈다. 이러한연구를통해대곡리암각화는신석기시대조기 7,000 년 BP 경에서부터제작이시작되어, 중기인 5,000 년 BP 무렵가장왕성한사슴도상이완성되었으며, 이후형식화되어청동기초기까지사슴상제작이이어졌을것으로추정해보았다. 또한조밀하고중첩되게도상을새겼으면서도각개체간상관성이없이독립적으로새겨져있는점을통해이대곡리암각화가신석기시대가장중요한과제였던공동수렵과공적인분배를위한기록화로서제작되었을것으로추정해보았다. 주제어 (Key Words) 대곡리암각화 ( Petroglyphs of Daegok-ri),, 반구대 ( Bangudae Terrace), 암각화 (Petroglyphs), 사슴 (Deer images), 신석기 ( Neolithic Age), 비봉리 ( Bibong-ri), 분배 (distribution) 84 강좌미술사 47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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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초록 대곡리암각화사슴상의의미와도상양식 강삼혜 반구대대곡리암각화속사슴상 신석기수렵생활문화의기록 대곡리암각화 ( 국보 285 호 ) 는신석기시대초기인 7 천년전무렵부터고래를새기기시작하여중기인 5 천년전무렵에는사슴등육지동물을새기는등긴시간동안공동어로와수렵생활방식을반영한사냥예술을남겨놓았던것으로본논문에서파악되었다. 대곡리암각화맨왼쪽첫번째 A 면은고래와포경선그림이대부분을차지한반면, 사슴은세점만등장하는등육지동물수량이매우적다. 그런데오른쪽암면으로갈수록차츰육지동물수량이증가하고, 수렵도상이추가되어맨오른쪽 D 면에서는사슴 11 점을비롯하여호랑이등다양한육지동물과활을든사냥꾼이등장한다. 이러한도상의변화를통해볼때대곡리암각화는고래잡이가주요생업이던시기에맨왼쪽면에서부터새겨지기시작하였을것으로추정된다. 이후신석기중기가되면해수면이점차낮아짐에따라고래사냥비중이줄어들고, 덫과올무등원시적인방법을이용한육지동물수렵이증가되며, 전문수렵도구인활의등장으로수렵이용이해지자점차육지동물수렵위주로전환되었을것이며, 이러한생활방식의변화가암각화에반영되어현재와같은배치구도를보이는것으로파악되었다. 또한조밀하고중첩되게도상을새겼으면서도각개체간상관성이없이독립적으로새겨져있는점을통해이대곡리암각화가신석기시대가장중요한과제였던공동수렵과공적公的인분배를위한기록화로서제작되었을것으로추정해보았다. 대곡리암각화사슴상의의미와도상양식 강삼혜 87
Abstract A Study on Deer images of the Bangudae Petroglyphs This study found that the Petroglyphs of Bangudae Terrace in Daegok-ri, Ulsan (National Treasure No. 285) contain images of whales and people engaging in fishing and hunting. It is presumed that these ancient artists started inscribing images of whales into the rock about 7,000 years ago, i.e., early Neolithic Age, and engaged in sculpturing work to create images of land animals like deer about 5,000 years ago, i.e., mid-neolithic Age. In the A section on the extreme left of said petroglyphs, images of whales and whaling boats take the lion s share, with only a small number of land animals (only three deer, for example). The number of images of land animals and hunters increases gradually on sections closer to the extreme right. In the D section on the extreme right are images of diverse land animals like tigers and 11 deer and even hunters with bows. With regard to the inscribed images, it is presumed that these people started the work from the extreme left when whaling was their main trade. By the mid-neolithic Age, the sea close to the shore became shallower, and people became less dependent on whaling as a means of livelihood and more dependent on the hunting of land animals using traps and snares. With the emergence of bows, land animals probably became the main targets of their hunting. It is thought that such change in the way they hunted came to be reflected on the petroglyphs. It is also believed that the groups of images are inscribed independently of each other, although made in an overlapping and dense way; they tell us that they were made as documentary pictures of their joint hunting and distribution of captured animals, which was the most important part of their livelihood during the Neolithic Age. 논문투고일 2016 년 9 월 20 일 논문심사일 2016 년 10 월 30 일 논문심사완료일 2016 년 11 월 17 일 88 강좌미술사 47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