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적교회 마을 만들기와 지역교회의 역할 -선교적 교회의 관점에서- 한 국 일 (교수, 장신대 선교학) 서론 한국 개신교는 신앙과 전도활동에서 가장 열정적이며 적극성을 보이고 있으며, 교회도 많이 성장하였지만, 최근에 와서 다른 종교나 가톨릭보다 사회적 신뢰를 가장 적게 받고 있다. 부정적으로 표현하면, 최근에 개신교 는 사회적 공신력을 얻지 못하고 도리어 심각한 비판과 모멸에 찬 부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원인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최근에 출판한 한국교회에 대한 평가보고서 한국교회 미래 리포트 를 보면 어느 정도 원인을 짐작할 수 있다. 한미준 이 발표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개신교인은 기독교의 그 어떤 종파보다, 그리고 다른 종교보다 교회 출석율과 예배 참석율이 높으며, 전도와 교회 활동에 대한 참여율도 높게 나타나 있다. 교회 내부적으로는 목회자에 대한 교인의 만족도 비율 1) 이 글은 2013년 5월 22일 호남신학대학에서 개최된 마을만들기와 생명 선교 주제의 행사에서 발표되었으며, 호신대출판부와 한들출판사에서 펴낸 호신대 2013년 학술발표회논문 제16집 pp.93-122에 게재된 글을 필자의 허 락을 받아 게재하였다. 마을 만들기와 지역교회의 역할ㆍ한국일 205
자기중심적 집단의 모습을 벗어나야 한다. 지역주민을 전도의 대상으로 여기기 전에 먼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인식해야 한다. 무신론 자, 타종교인에 대해서도 관용과 사랑으로 대하여야 한다. 이것을 위해서 개신교는 좀더 넓고 유연한 신앙관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 한국교회는 이제 사회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운동은 전개해야 하며, 그것을 위해 지역사회와 소통하면서 더불어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한국교회가 전(全) 사회적으로 신뢰를 회복하는 일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그러나 지역교 회가 지역사회에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지역교회가 선교적 교회관점에서 마을만들기에 참여하는 것은 선 교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본 글에서 지역교회에 초점을 맞추어 마을 만들기에 대한 이론적 기초와 선교적 접근방식으로 선교적 교회를 다루고, 이 둘이 어떻게 조율하게 되는가를 사례중심으로 논하고자 한다. 1.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 우리가 잃어버린 가치의 복원을 바라며 지난 17대 대선을 지켜보면서 아직도 한국 사람들은 참 배가 많이 고프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후보들도 하나같이 경제, 살리겠습니다, 부자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경제 대 통령 등의 표어를 내세웠다. 모두 부자되기, 경제살리기 에 올-인했던 것이다. 사실 우리가 지금 가난해서 불행하거나 힘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 의 마음이 가난한 탓에 불행하고 힘든 것이 아닐까? 이미 국민 1인당 GNP 가 2만 달러에 가깝고 우리 주변에 굶어죽는 사람은 거의 없다. 누구나 세 끼 밥은 챙겨먹게 되었고 TV나 세탁기, 자동차 없는 집을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동남아나 아프리카에 한번 가보면 우리가 얼마나 잘 사는 지 더욱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그런데 왜 우리는 계속 불행하고 힘들다고 느낄까? 그것은 결국 삶의 가치를 외형과 물질에 두기 때문이다. 물질과 상품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수 없다. 그것은 행복으로 가기 위한 하나의 마을 만들기와 지역교회의 역할ㆍ한국일 207
사회에 속한 지역교회였지만 의식에 있어서는 지역교회보다는 개교회의 식을 가지고 활동해 왔다. 보수적 신학과 이원론적 세계관에 영향을 받아 부정적인 세상관, 교회중심적 신앙관과 목회, 선교 패러다임, 지나친 개교 회 성장주의를 지향해 오는 동안에 지역사회는 지역교회로부터 소외되어 있었다. 신앙은 교회생활로 동일시하고, 교인들끼리의 닫혀진 교제활동을 하였다. 이러한 형태의 교회의 모습은 오늘날 지역주민들로부터 교회가 신뢰를 상실하고, 교회만을 위한 교회로 존재하게 된 원인이기도 하다. 지역교회가 지역사회를 어떻게 인식하고 대하는가에 따라 관계회복의 희 망을 가질 수 있다. 앞으로 지역사회에 속한 개교회들은 지역교회 로서 자기 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 하나님 나라의 실현을 위한 지역교회의 사명은 우선적으로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2. 마을 만들기 운동 마을 만들기 운동은 지방자치제의 실시로 주민자치시대가 열리면서 주 민들이 지역사회의 주체가 되어 마을의 발전을 추구하는 운동이다. 마을 에 대하여 김영순 교수는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마을은 우리의 마음 을 담고 있는 공동체이다. 우리가 터잡고 살아가는 가장 실질적인 일상생활 의 둘레이다. 이 땅에 살아가는 모든 이들은 특정한 마을 안에 둥지를 틀고, 그 마을의 문화적 전통에 의존하여 일상의 삶을 누리게 된다. 4) 마을은 그 안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중요한 삶의 현장이자 소통공간이 다. 마을 만들기 운동은 주민들의 자발적 동기부여와 참여를 통하여 지역 을 사랑하는 마음을 회복하고, 아파트 문화가 초래한 이웃관계의 단절을 극복하고 지역 공동체를 다시 세우려는 운동으로 전개되고 있다. 마을 만들기 운동은 그 성격으로 보아 크게 세 가지 차원에서 설명할 수 있다: 4) 김영순, 지역문화 콘텐츠와 스토리텔링. 검단의 기억과 이야기 서울: 북코리아, 2011, p.5 마을 만들기와 지역교회의 역할ㆍ한국일 209
준은 매우 낙후되어 있다. 2000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은 전체 예산의 6 %에 불과하다. 1995년 총 GDP 대비 사회복지 지출 비율을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보면 스웨덴 33.4 %, 덴마크 32.6 %, 프랑스 30.1%, 독일 29.6%, 미국16.3%, 일본 14.1%에 비해 한국은 5.2%에 불과하다.7) 유아교육, 맞벌이 부부를 위한 어린이 집, 이혼에 따른 조손 가정의 증가,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복지, 다문화가정을 위한 돌봄 등 다양한 요구가 증가하는 데 비하여 국가적 차원에서 복지활동이 미처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렇 기 때문에 지역의 기관과 교회, 다른 유관기관들의 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지역사회 안에서 교회나 종교기관이 운영하는 복지활동은 지역사회 복지부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역에서 교회는 다양한 은사와 전문능력을 갖춘 사람들의 인적자원과 물적 자원이 집중되어 있는 곳이다. 뿐만 아니라 신앙에 기초한 자발적 헌신과 봉사는 지역사회의 발전이나 복지활동을 위해 지역에서 가장 훌륭 한 자원을 갖추고 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한 교회의 공적 책임은 지역사회 발전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진다. 3) 지역사회 전통의 재발견과 문화활동 지역사회가 마을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지역주민의 정체성 형성에 기초 가 되는 지역문화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유발되고 있다. 지역문화는 지역 과 지역주민들의 정체성 형성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정서적 연대를 만들어 간다. 최근에 각 지역의 마을 만들기 운동으로 지역의 잊혀진 문화와 전통, 의미들을 회복하려는 노력들을 하고 있다. 지역문화는 지역이라는 공간과 역사라는 시간적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지역문화는 이러한 공간과 시간에 대한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들에 의해 형성되며 사람들은 이야기를 통하여 지역문화와 상호작용한다. 최근 지역문화를 형성하는 방법으로 스토리 텔링 (story telling)을 사용하고 7) 이원규, 한국사회문제와교회공동체,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02, p.111 마을 만들기와 지역교회의 역할ㆍ한국일 213
로부터 분리된 교회관 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1970-80년대까지 한국 교회는 지역사회로부터 분리된 교회관 에 근거하여 교회를 강조함으로 개교회가 성장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지역사회로부터 받았던 교회의 신 뢰와 사회적 공신력이 심히 약화된 상태이므로 교회중심적 패러다임은 극복되어야 할 옛 패러다임이 되었다. 오늘날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분리되어 나타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신학적, 선교학적 시도가 있는데 그 중 한 주제가 선교적 교회론 이 다. 선교적 교회론은 교회의 존재 이유와 목적은 선교이며 선교는 어떤 활동이나 프로그램 이전에 교회의 본질적 이해로부터 출발한다. 여기에서 교회의 모든 활동이 교회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구원하고 회복 하는 하나님의 선교와 궁극적 목적인 하나님 나라에 있다고 이해한다. 선교는 본질적으로 자신이 속한 지역에서부터 출발하여 세계의 모든 지역 과 상황에서 출발한다. 선교는 더 이상 지리적, 공간적 차원을 기준으로 설명하지 않고 이 세상 전체가 선교현장이며 교회는 자신이 속한 지역사 회를 선교현장으로 인식하고 접근한다. 이런 관점에서 교회는 세계의 다 른 지역에서도 지속적으로 선교활동을 해야 하지만 그것을 위해 자신이 속한 지역에서 선교적 교회로 존재하며 활동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아래에서 선교적 교회운동을 활성화하는 몇 가지 특징 적 원리들을 제시하고 한다. 3. 선교관의 전환 1) 지역사회를 선교현장으로, 지역교회를 선교적 교회로 선교적 교회운동은 그동안 해외 중심의 선교에서 지역사회를 선교현장 으로 새롭게 인식하고 접근하는 선교운동이다. 기독교 사회 전통을 가진 서구교회는 오랫동안 선교현장을 다른 지역에만 적용해 왔으나 20세기 후반부터 세속화 현상이 급격히 확산되고, 교회가 축소되면서 지역사회를 선교적 관점에서 새롭게 이해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은 교회 마을 만들기와 지역교회의 역할ㆍ한국일 215
이 모여 살고 있는 지역에서 교회가 지역주민들과 함께 이웃으로 살아가 면서 주민들을 위한 활동하는 마을의 교회로서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 다.12) 3) 평신도의 선교적 역할: 교회 제직을 지역사회의 리더로 한국교회의 강점은 교회를 중요하게 여기며 교회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신앙에 있다. 이러한 특성은 한국교회의 경이적인 성장을 가져왔으며 한 국교회의 특성이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강점 이면에 교회중심주의라는 어두운 그늘이 있다. 한국교회는 성전 중심의 신앙을 강조하면서 주일 성수와 기도와 성경을 강조하지만 반면 세상 속에서의 그리스도인의 책임 과 사명에 대하여는 소홀히 하고 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향해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며 빛 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교회 안에서 행하는 종교적 행위로만 규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 안에서 그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는 가에 의해 실현된다. 한국교회의 선교적 과제는 교회의 존재이유를 바르게 인식하고 실현하 는 것이다. 교회가 직면하는 가장 큰 유혹은 성도들로 하여금 세상으로부 터 교회 안으로 도피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의 한국교회의 가장 중요한 선교적 과제는 성직자들의 목회에 집중되어 있는 교회의 내 부적 활동을 넘어서 이 세상 안에서 성도들이 어떻게 그들의 삶을 선교적 으로 진지하게 살아가게 하는가에 있다. 기존의 선교는 개인과 교회적 차원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러한 선교는 교회와 사회를 분리시켰다. 이원론적 신앙관이 사회적, 역사적 책임의식 을 약화시켰다. 그러나 한국의 초대교회 역사를 보면 1% 미만의 교인들로 서 사회를 변화시키며 선도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개인적 신앙의 확신 은 공적이며 사회적 책임적 실천의 열매로 나타났다. 앞으로 한국교회는 자기중심성을 가진 집단주의적 속성을 극복하고 그리스도인들과 교회가 12) 이원돈, 마을이 꿈을 꾸면 도시가 춤을 춘다 서울: 동연, 2011 마을 만들기와 지역교회의 역할ㆍ한국일 219
며 활동하기 위해서는 내향적인 조직과 기구를 지역사회를 위해 활동하는 것으로 개편해야 한다. 전남 무안에 소재한 용학교회는 목회자가 하나님 의 선교를 공부한 후에 자신이 목회하는 교회조직이 전형적으로 교회중심 적 성격으로 형성되어 있는 것을 깨닫고 지역사회를 위해 존재하는 선교 적 교회에 적합한 구조로 개편하였다. 선교적 교회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필요성에 따라 선교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교회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 4. 마을 만들기와 지역교회 역할: 사례를 중심으로 선교적 교회의 최종 목표는 하나님 나라의 실현이다. 그 과정에서 지역 사회를 건강하고 사랑과 생명력이 넘치는 마을로 만들어가는 것은 지역교 회에 주어진 선교적 과제이다. 즉 선교적 교회를 추구하는 지역교회는 마을 만들기와 교회가 만나는 현장이 된다. 복음의 가치를 지역 사회 안에 서 실현하려는 교회의 목적과, 마을을 아름답게 발전시키려는 지역사회의 의도가 함께 조율하여 아름다운 마을,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고 협력하는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은 선교적 교회에 주어진 중요한 활동이다. 위에서 제시한 선교적 교회론에 입각하여 교회가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마을을 아름답게 만들어 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는지, 교회가 지역사회와 함 께 하며 지역사회의 발전과 복지에 어떻게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는지, 그 리고 지역사회의 문화적 수준을 높이며 그리스도의 생명의 선물인 풍요로 운 삶을 지역주민들과 나누었는지 그 모범적인 교회를 소개하고자 한다. 1) 성암교회: 주민들과 눈높이를 같이 하며 소통하는 동네 교회 14)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자리하고 있는 성암교회는 장년 650명, 교회학교 220명이 출석하는 중소형교회로서 서울의 재개발 이전, 지역의 전통을 14) 한국일, 성암교회의 사회봉사 프로그램: 동네교회, 선교와 신학 2012. 가을호, 30집, pp.161-198 222 농촌과목회 제64호
부모의 필요에 따른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다. 그 외에 도 독거노인들에게 도시락을 제공하며 지역사회의 다양한 필요에 맞춘 복지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진정성을 가지고 함께하는 교회로서 교회 안에 생긴 변화는 교인들이 교회만아니라 지역사회에 자연스러운 관심을 가지면서 교회 및 신앙에 자부심을 갖게 되고, 교회 전체가 지역사회를 위해 활발하게 움직 이는 교회가 되어가고 있는 점이다. 교회는 지역주민들이 친근하게 접근 하고 찾아올 수 있는 동네 교회 가 되었고 목회자는 동네 아저씨 로 인정 받고 있다. 카페를 찾는 주민 중에 자연스럽게 교회와 가까워지고 교회가 하는 일을 알게 되면서 교인으로 등록하는 사람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성암교회는 진정성을 가지고 지역사회와 주민들과 함께하는 교회로서 선 교적 교회로 존재하며 열매를 거두는 교회가 되어가고 있다. 2) 한남제일교회: 구청과 협력하여 지역공동체를 형성하는 교회 한남제일교회는 이태원, 한남동과 같은 유흥가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지역의 특성상 목회가 힘든 상황이다. 이런 지역의 현실을 접하면서 28년 전 오창우 목사는 선교사가 되겠다는 결심을 가지고 부임하였고, 교회만 의 목사가 아니라 지역의 마을지기 로 목회하겠다는 선교적 목회철학 으 로 목회활동을 전개하였다. 목회자의 이러한 선교적 목회 리더십으로 교 회가 가진 자원과 역량을 지역사회 속에 실현하고자 했다. 교회의 일차적 과제는 지역주민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교회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살기 좋은 동네가 되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교회가 되려고 노력하였다. 그의 이러한 선교적 목회는 지역사회를 전도의 대상으로 간주하기 전에 교회와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바라보게 하였다. 교회 건물도 교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한 공간이 되어 야 한다는 것이 오목사의 선교적 교회론에 들어있다. 한남제일교회는 지 역의 필요성에 따라 복지와 문화활동을 통해 지역주민과 함께하며 소통하 는 교회로서 많은 활동을 지역주민, 기관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복지는 224 농촌과목회 제64호
교회가 주도하지 않고 용산구청의 협력자로 활동하였으며, 지역사회의 봉사도 교회가 실질적 역할을 하지만 겉으로는 지역주민들을 내세웠다. 즉 교회가 생색을 내는 복지활동이 아니라 숨어서 하는 복지활동형태를 추구하였다. 오 목사는 초대지역주민위원회 위원장 역할을 맡아 적극적으로 지역사 회발전에 앞장섰으며 용산구 지역주민 대상도 수상한바 있다. 교회 안에 카페를 만드는 대신 교회 앞 주민이 운영하는 카페와 협력하여 사용한다. 이런 관점은 한남제일교회가 지역사회와 진심으로 함께하며 배려하는 태 도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남제일교회와 오창우 목사는 지역사회를 목회의 장으로, 지역주민의 목사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로 주민들 의 신뢰를 받아 지역사회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로, 교회를 지역의 센터 역할을 수행하는 곳으로, 그리고 한남제일교회는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 마을과 함께하는 교회가 되었다.15) 3) 송악교회: 송악마을을 농업, 교육 등으로 발전시킨 교회16) 농어촌 지역에 위치한 송악교회는 100여명의 교인이 출석하는 전형적 인 농촌교회이다. 한국농촌의 열악한 환경조건에서도 지역사회와 연대적 관계에서 농업과 문화, 복지와 교육에 있어서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농촌교회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면서 교인을 중심으로 지역에서 친 환경 유기농업을 주도하여 잘 알려진 유기농업지역이 되었다. 처음에 유 기농업에 대하여 아무도 동의하거나 참여하지 않았지만, 농민 교인들로 시작된 유기농업이 이제 전 지역으로 확대되었을 뿐 아니라 전국에서 유 명한 유기농단지가 되었다.17) 15) 목회와 신학, 2013. 3월호, pp.76-79 16) 마을을 섬기는 시골교회. 마을이 살아야 교회가 산다 뉴스앤조이 취 재팀, 서울: 도서출판뉴스앤조이, 2012; 송악마을사람들 사는 이야기. 네번 째 이야기, 푸른아산21실천협의회, 2011, ; 송악교회와 송악지역의 마을 만들기: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선교사업. 선교와 신학, 2012 가을호 30 집, pp.148-160,; 목회와 신학, 2013, 3월호 pp.83-85) 마을 만들기와 지역교회의 역할ㆍ한국일 225
곳이기 때문에 그것을 교회 안에서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사 용하고 봉사한다. 넷째, 성도들이 지역교회와 사회를 연결하는 다리로 역 할하는 평신도 신학에 근거하여 교회 제직을 지역사회 리더로 활동할 수 있게 한다. 다섯째, 교회의 조직과 구조를 교회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할 수 있는 선교적 구조로 전환한다. 여섯째, 목회자의 리더십이 교인들만을 돌보는 교회 안에 갇혀진 리더십이 아니라 지역사회 를 향해 열려있고 소통하는 선교적 목회리더십을 지향한다. 결론 한국사회는 점점 세속화 되며 교회는 더 이상 성장하지 않을 뿐 아니라 감소현상을 보이고 있다. 교회는 사회로부터 신뢰를 잃어가는 반면 반전 의 대안을 찾기가 어려워 보인다. 한국교회의 명맥을 이어갈 다음 세대는 눈에 띄게 줄어간다. 청년 대학부 층의 전도는 어떤 방법도 통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전반적인 한국교회 현주소이다. 과연 한국교회는 사그러 지는 불꽃처럼 이대로 주저앉을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를 향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근거는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약속이 있기 때문이다. 교회는 이 약속 위에 세워졌다. 또한 우리 사회 속에서 철천명의 남은 자와 같이 지역사회 속에 누룩처럼 스며 들어가며 복음을 실천하며 하나님 나라를 꽃피우는 교회들이 있다. 필자 는 교회사례들을 연구하면서 이런 교회들은 교인들을 행복하게 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함께 살아가는 주민들까지 행복하게 만들어가는 교회 임을 알게 되었다. 예수의 생명으로부터 주어진 풍성한 삶을 지역사회에 서 실현하고 있는 교회,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하게 하는 그리스도의 충만함(엡 1:23)을 실천하는 교회 이런 교회야말로 시대를 일깨우고, 사 랑과 정이 오고 가는 진정한 마을을 만들어가는 우리 시대에 희망이 된다 는 사실을 교회현장을 연구하면서 발견할 수 있었다. 마을 만들기와 지역교회의 역할ㆍ한국일 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