Ⅴ. 디지털아카이브 아카이브의실물을관리하는입장에서그것과유관한인문지식을포용하고자하는시도는기존의정보과학에서강도높게추구되어왔다. 인문정보학은그반대방향에서의접근을일차적인소임으로삼는다. 즉, 인문학연구의결과물이디지털네트워크상에서아카이브학의자원으로재이용될수있도록그것을구조적으로체계화하고맥락화하려는것이다. 인문지식이학계와아카이브두세계에서분업의결과물로나뉘기보다는디지털협업의플랫폼위에서하나로소통되게하자는것이이분야에서인문정보학이추구하는목표이다. 1) Ⅴ-1. 디지털아카이브란? 인문지식이디지털아카이브 (Digital Archives) 의세계에다가가기위해서는그대상에대한이해가선행되어야한다. 디지털아카이브란무엇인가? 일각에서는음원, 영상등디지털신호로만들어진데이터를보존하는것을디지털아카이빙 (Digital Archiving) 이라고이름하기도하고, 2) 또다른영역에서는아카이브기능을수행하는곳 (Institutional Repository) 에서수장품의디지털사본을제공하는경우, 이를디지털아카이브라고부르기도한다. 3) 1) 아카이브에소장된기록물이나박물관에서전시하는문화유산의역사적, 문화적가치를탐구하고드러내는일은대학의연구자들이 인문학 이라는이름으로추구해오던것과다르지않다. 이론연구에치중하는인문학자들도그이론을입증하는증거를아카이브나박물관의실물에서찾았고, 수장고에쌓인유물들을분류하고그것의역사적 문화적맥락을좇아전시실을꾸미는큐레이터들도자신의직무에필요한지식을인문학적연구성과에서얻을수있었다. 이양자사이의소통이디지털네트워크상에서더욱혁신적으로이루어질수있다는점이인문정보학의관심사이다. 2) 국내에서 디지털아카이브 라는말이쓰이기시작한것은 1990 년대후반, TV 방송사들을중심으로 영상물데이터베이스 구축에대한논의가시작되면서부터이다. (1999 년문화관광부의 디지털아카이브시스템구축사업 [ 디지털방송시대에대비하여각방송사의영상물을디지털신호로데이터베이스화하는사업 ] 등 ) 이때, 디지털신호로이루어진방송영상데이터와그에관한메타데이터를저장하는데이터베이스를 디지털아카이브 라고지칭하였는데, 이는아카이빙대상자원이디지털형태임을의미하는것이다. 최근에도, 아날로그매체 ( 필름, 테이프, 음반 ) 에담겨있던영상물또는음원의보존과활용을위해그것을디지털신호로전환하고데이터베이스에수록하는경우, 이를 디지털아카이브 로지칭하는사례를볼수있다. (2013 년 11 월대한민국국방부에서구축 발표한 6 25 전쟁영상디지털아카이브 등 ) 3) 디지털도서관, 디지털박물관, 디지털기록관등을표방하는국내의공공분야정보시스템의입장에서 디지털아카이브 의개념을정의한다면그것은, 1 차자료에관한정보를디지털형태로정리, 축적한데이터베이스 라고할수있다. 우리나라에서는전자정부구현의정책적추동에힘입어상당수의공공기관이기관고유업무의전자정보화를이루어냈고, 또그곳에서축적된콘텐츠를대국민서비스자원으로활용하고있다. 특히, 도서관, 박물관, 기록관등아카이브기능을갖고있는공공기관의경우, 소장하고있는자료에관한정보를수록한데이터베이스를구축하고그콘텐츠를온라인네트워크상에서국민들에게제공하는것 - 1 -
전통적으로도서관 4), 박물관 5), 기록관 6) 은각기차별화된기능을수행하는조직으로인식되어왔다. 도서관은주로출판물을소장하며, 박물관은역사성이있는유물을, 기록관은사건의증거가되는기록물의원본을보존한다. 고객에게제공하는서비스의형태또한도서관은대출, 박물관은전시, 기록관은열람의방법을위주로하였다. 그러나현대의도서관, 박물관, 기록관은그기능이확대되면서상호간의경계가점차모호해져가고있으며, 그융합적인기능을지칭하는새로운용어 7) 까지등장하였다. 그기능을디지털세계로옮겨놓은곳에서는융합의성격이더욱두드러진다. 현실세계의사물과달리디지털콘텐츠는어느한공간에귀속될필요가없다. 의미적으로관련이있다면그원시자료가유물인지책인지기록물원본인지에구애됨이없이하나의스토리를갖는지식정보로연결지을수있다. 인문정보학이봉사하고자하는디지털아카이브는전통적인기록관개념의연장선상에있다기보다디지털도서관, 디지털박물관과통용되는융합적인개념이다. 은그기관이기본적으로갖추어야할기능의하나로인식하게되었다. 이와같은디지털콘텐츠서비스는원시자료또는기관의성격에따라디지털도서관, 디지털박물관, 디지털기록관등으로구분하여이름짓기도하나 아카이빙자료 의디지털서비스라는점에서모두유사한성격의 디지털아카이브 라고볼수있다. 4) 도서관 (library): 도서관은체계화된정보자료를고객이열람하거나대출할수있는곳이다. 이용자들이직접적으로자료를열람 (Physical Access) 하거나디지털화된자료를열람 (Digital Access) 할수있고, 열람장소는빌딩또는방 (room), 또는가상공간 (Virtual Space), 또는두장소모두가될수있다. 도서관에축적된자료로는도서, 정기간행물, 신문, 수고본, 영화, 지도, 유인물, 문서, 마이크로필름, CD, 카세트테이프, 비디오테이프, DVD, 블루레이디스크, 전자책, 오디오북, 데이터베이스, 그리고기타자료들이포함된다. (Library,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library) 5) 박물관 (museum): 인류와그들의환경이남긴유무형의유산을교육, 연구, 오락의목적으로획득, 보존, 연구, 소통, 전시하는곳이다. 사회봉사및발전을위해비영리적, 영속적, 개방적으로존재한다. (Museum Definition, The World Museum Community. http://icom.museum/the-vision/museum-definition/) 6) 기록관 (archives): 편지, 보고서, 메모 (notes), 사진, 또는그밖의원시자료로부터일차적인사실 (facts), 데이터, 증거등을얻을수있는장소이다. (What s an Archives, The U.S. 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nistration. http://www.archives.gov/about/info/whats-an-archives.html) 7) Larchiveum: library, archive, museum 의합성어. 2008 년미국텍사스대학의 Megan Winget 교수가복합수집기관 (Multidisciplinary Collecting Institution) 의새로운모델로제안. 우리나라에서는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이 2013 년 12 월 라키비움 (Larchiveum) 이라고명명한복합문화공간을개관하였으며, 안동시에서건립중인 세계유교문화박물관 도라키비움모델을표방하고있다. - 2 -
Ⅴ-2. 개방과공유 : 디지털아카이브의새로운패러다임 디지털데이터의생산과유통에관한국제사회의선진적인논의는이른바 오픈아카이브 (Open Archives) 8), 또는 링크드오픈데이터 (Linked Open Data) 9) 라고하는, 개방과공유의세계를지향하는데초점을모으고있다. 오픈아카이브는아카이브기능을갖는기관 (Institutional Repository) 들이표준적인메타데이터를생산하고공유함으로써이용자들로하여금장소와조직의경계에구애됨이없이필요한데이터에자유롭게접근할수있게하는것이며, 링크드오픈데이터 (LOD) 는디지털자원들이서로에대해갖는 의미 를명시적으로기술함으로써인터넷상에유관한자원들로엮인광대한의미망이형성될수있도록하려는제안이다. 인문지식이디지털아카이브의실물정보와소통하게하려는인문정보학의노력은바꿔말해, 디지털아카이브영역에서추구되는새로운패러다임을인문학지식의생산과유통에도적용시키려는것이라고할수있다. 이를위해서는그패러다임에대한이해가선행되어야한다. 이점에서 OAI(Open Archives Initiative), 국제박물관협의회 (International Council of Museums, ICOM), 유로피아나 (Europeana) 등이제시하는학술과문화, 예술영역의지식정보유통체계는매우유용한참조모델이자학습과제이다. 디지털아카이브로연장되는인문정보를전문적으로연구하기위해서는그와같은선행모델을깊이있게들여다보아야하겠지만, 인문정보학의연구주제를안내하는이글에서는각기술의용도와특성만간략히소개하기로한다. 1) OAI 의기술표준 : 웹콘텐츠의상호운용성을위한표준 8) 실물자원은소장처라는공간안에서만이용할수있는데반해, 디지털자원은온라인네트워크상에서누구나그것에접근하고, 다양한형태로재활용 (reuse) 할수있다. 이러한이유에서 디지털아카이브 는단순히디지털복제물의생산과서비스차원을넘어서서그것의광범위한공유와재활용의방법을모색하게되었는데, 이것을가능케하는새로운개념의디지털아카이브네트워크를 Open Archives 라고한다. OAI(Open Archives Initiative) 는 Library & Information Science 분야의전문가그룹으로서 Open Archives 를위한기본적인기술표준을제시하고있다. (OAI 지원기구 : Andrew W. Mellon Foundation, Coalition for Networked Information, the Digital Library Federation, National Science Foundation) 9) 월드와이드웹상에존재하는각각의데이터에유일한식별자 (Uniform Resource Identifier, URI) 를부여하고, 이를이용하여데이터상호간의연결이가능하도록하는네트워크모델을 링크드데이터 (Linked Data) 라고하며, 이것이개방적으로운용되는것을 링크드오픈데이터 (Linked Open Data, LOD) 라고한다. W3C(World Wide Web Consortium) 가이를구현하기위한기술표준을선도하고있다. - 3 -
정보과학분야의전문가그룹이이끄는 OAI(Open Archives Initiative) 는디지털콘텐츠의효율적인보급을촉진하는기술표준을개발하고있다. OAI 활동은원래전자문서 (e-print) 아카이브에대한접근을용이하게함으로써학술정보의소통을증진시키려는목적에서출발하였는데, 현재는다양한디지털자원의개방적인이용환경을조성하는방향으로연구영역을확대해가고있다. 미국의앤드류멜론재단 (Andrew W. Mellon Foundation), CNI(Coalition for Networked Information), DLF(Digital Library Federation), NSF(National Science Foundation) 등이이 OAI 활동을재정적으로지원하며, 성과확산을돕고있다. - OAI-PMH: 메타데이터교환을위한상호운용성확보표준 OAI-PMH(Open Archives Initiative Protocol for Metadata Harvesting) 는여러곳의다른아카이브로부터그들이가지고있는디지털자원의메타데이터를수합하는규약이다. 데이터를제공하는기관이이규약에따라자기데이터를구조화된형태로노출시키면, 그데이터를받으려는측에서역시이규약에따라데이터를요청하여획득할수있도록하고있다. - OAI-ORE: 웹자원의집성체 (aggregation) 를위한기술표준 OAI-ORE(Open Archives Initiative Object Reuse and Exchange) 는집성체형태의웹자원을기술하고교환하기위한표준이다. 웹자원은텍스트, 이미지, 데이터, 비디오등분산되어존재하는멀티미디어자원이하나로묶여진형태 ( 집성체 : aggregation) 로만들어질수있다. 누군가가이렇게집성체형태로만들어진웹자원을재이용 (reuse) 하고자한다면그것의내용에대한충분한정보가있어야할것이다. OAI-ORE는웹자원의재이용과교환을가능하게하기위해그와같은집성체를표준적인방법으로기술하는틀을제공한다. - 4 -
OAI-PMH 를통해취합할수있는메타데이터형식의예시 10) 2) LIDO: 문화유산정보스키마 LIDO(Lightweight Information Describing Objects) 는국제박물관협의회 (ICOM, International Council of Museums) 에서제정한, 11) 문화유산정보의기술을위한 XML 스키마이다. 박물관의유물등문화유산에관한정보를명시적으로전달하기위한목적으로고안되었다. 오늘날박물관들은자체적으로문화유산정보를제공하는데머물지않고, 그것을다양한수준의포털 주제별, 지역별, 국가적, 국제적 에제공함으로써종합적인지식정보네트워크를이루어낼필요성에당면하고있다. 그런데개별박물관들은대부분독자적인유물관리시스템을운영하기때문에여기에담긴데이터가그대로온라인네트워크상에서통용되기어려운실정이다. LIDO의제정목적은여러박물관이표준적인형식을좇아문화유산데이터를생산하게함으로써종합적인포털서비스와데이터교환을용이하게하자는것이다. LIDO는문화, 기술, 자연과학등모든영역의문화유산에대한설 10) Main Technical Ideas of OAI-PMH, Open Archives Forum, http://www.oaforum.org/tutorial/english/page3.htm 11) 2010 년국제박물관협의회의국제문서화위원회 (ICOM-CIDOC, International Committee for Documentation) 컨퍼런스에서 LIDO v1.0 이공표되었다. - 5 -
명정보 (Descriptive Information) 를담을수있는틀을제공한다. LIDO의가장중요한부분은 CIDOC CRM 12) 에서채용한 event 개념이다. 예를들어, 어떤대상의창작, 수집, 사용등이모두 event 로서술되는데, 이 event 요소는그안에서다시언제 (date), 어디서 (place), 누가 (actor) 했는지를기술할수있게하고있다. CIDOC CRM 의 Event 클래스구조 13) 3) 유로피아나 유로피아나 (Europeana) 는유럽전역의 3,000여박물관, 도서관, 기록관이보유하고있는문화적자료 ( 도서, 그림, 영화, 그밖의박물관소장유물및기록물등 ) 의디지털콘텐츠를서비스하는가상의디지털박물관이다. 유로피아나의설립은유럽연합 (EU) 차원의문화시책에의한것이다. 2008년브뤼셀에서열린유로피아나출범각료회의는유로피아나의설립취지를다음과공표하였다. 12) CIDOC CRM: Conceptual Reference Model. 국제박물관협의회의국제문서화위원회 (International Committee for Documentation of the International Council of Museums) 에서제안한, 문화적인개념의데이터화를위한온톨로지. 86 개의클래스 (class) 와 137 개의속성 (property) 으로이루어져있다. 2006 년 ISO 에의해국제표준으로채택되었다. (ISO 21127:2006) 13) CIDOC CRM Class Hierarchy, International Council of Museums, http://www.cidoc-crm.org/cidoc_graphical_representation/crm_class_hierarchy.htm - 6 -
디지털화와온라인접근은문화및학문적유산을복원하고새로운콘텐츠의개발을촉진하며, 최신온라인서비스를배양하는중요한채널이다. 이두요소는정보접근성을민주화하고정보사회와지식기반경제를발전시키는데기여한다. (2008. 11. 유로피아나출범유럽각료회의. 브뤼셀 ) 유로피아나에서서비스되는모든디지털자료는한곳의중앙시스템에저장되어있는것이아니고, 유럽각처에있는기관에서네트워크를통해제공된다. 그기관 ( 도서관, 박물관, 기록관, 시청각자료관등 ) 들은각각다른표준에따라그들의자료를생산하며, 그자료에대한접근방법역시다양하다. 무엇을어떻게디지털화할지는원천자료의소장기관이결정하며, 유로피아나는디지털화된콘텐츠의메타데이터만을제공받는다. 하지만유로피아나는이메타데이터의형식을설계함에있어, 다양한디지털데이터가의미적연관을가지고서비스될수있도록하였으며, 이를기반으로유럽전역의문화유산디지털콘텐츠를포함하는거대한지식망을구현하는데성공하였다. 유로피아나와데이터제공기관사이의메타데이터수 발신체계 (OAI-PMH 기반 ) 유로피아나의데이터모델 EDM은다양한문화유산소장기관이유로피아나에제공하는데이터를구조적으로표현하는방법이다. EDM은시맨틱웹 (Semantic Web) 과링크드데이터 (Linked Data) 의확산에기여하고자하는취지에서그것의핵심원칙을준수하고있으며, 이미제정된시맨틱웹개념의여러가지표준의기반 14) 위에서만들어졌다. - 7 -
유로피아나문화유산콘텐츠를담는데이터구조는 3종의핵심클래스 (Core Class) 와 15) 4가지유형의문맥정보클래스 (Contextual Classes) 로 16) 구성된다. 유로피아나가단순히아카이브소장물품의정보서비스에머물지않고, 그것들사이의지식망을형성할수있게하는것은, 문화유산콘텐츠속에서문맥정보를식별해내고, 그것을매개로유관지식의연계를이루어낼수있게하기때문이다. Ⅴ-3. 디지털아카이브와인문지식네트워크 시맨틱웹시대의디지털아카이브는실물자료의디지털사본을온라인상에서제공하는기능에머물지않는다. 유관한정보들이의미의연결고리를그물처럼맺고있는지식네트워크상에서인물, 사건, 개념, 문헌등다른유형의지식과결합하여한시대의역사와문화를보여주는문맥을형성하게하는것이현대에추구되는디지털아카이브의이상적인모습이다. 하지만이것은아카이브데이터베이스의메타데이터만확장한다고되는일이아니다. 한개의벼루가 500여년의왕실역사와관련이있다고해서, 500년동안일어난모든일을그벼루의속성으로기록할수는없다. 500년동안일어났던많은사건과그시대를살아온인물들, 그에관한다양한기록과이야기들이언제든지필요할때그실물의정보와결합될수있도록하면되는것이다. 이것이가능하기위해서는아카이브의실물이인문학지식에다가가는길과함께인문학지식의연결고리가아카이브의실물에도달할수있는장치를마련해야한다. LIDO나유로피아나가추구하는아카이브실물에관한지식의확장은모두링크드데이터 (Linked Data) 또는시맨틱웹 (Semantic Web) 개념의디지털환경에서이루어질수있는일이다. 학계의인문학연구자들이생산하는인문지식도같은환경에서같은방식으로만들어진다면, 그두세계의지식은언제든지필요할때의미있고흥미로운문맥을형성하며소통하게된다. 14) RDF(S), OAI-ORE, SKOS, DC(Dublin Core) 등 15) 3 종의 EDM 핵심클래스 (Core Classes):. EDM:ProvidedCHO 문화유산그자체에대한정보. EDM:WebResource 문화유산에관한디지털웹자원의정보. ORE:Aggregation 문화유산정보와디지털웹자원의집합체 16) 4 종의 EDM 문맥정보클래스 (Contextual Classes):. EDM:Agent 개인, 기관, 단체등행위의주체 LIDO 의 actor 에상응하는요소. EDM:Place 장소. EDM:TimeSpan 시간, 사건. SKOS:Concept 개념, 용어 - 8 -
인문지식 이라고추상적으로표현하면그범위가너무넓어서이러한소통의노력이다소허황하게보일수있다. 그래서그범위를 백과사전의콘텐츠를이루는인문지식 정도로축소해놓고보기로한다. 한국의역사, 문화, 사회에관한다양한정보를수록하고있는백과사전과박물관이소장하고있는우리나라각시대의유물들의관계를생각해보자. 국립중앙박물관의도자전시실에는 청화 ( 靑華 ) 라는기법으로만들어진도자기가있고,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에는 청화백자 라는항목의기사가있다. 또한그기사의말미에는 청화백자의안료에대하여 나 조선전기청화백자의변천 과같은참고문헌이소개되어있다. 각각의정보사이에연결통로가마련되면, 박물관의전시카드에쓰인서너줄짜리안내정보가백과사전의개론적지식으로, 필요한경우전문적인학술연구정보로까지확장되어갈수있게된다. 반대방향으로가는연결에대해서도생각해보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에는백범김구선생의생애와업적을기술한항목이있다. 이기사를읽는사람이독립기념관이소장하고있는 김구서명문태극기 를보고, 거기에쓰인김구의친필문장 17) 을읽는다면열정적인독립운동가김구의이미지를더욱선명하게갖게될것이다. 백자청화매조죽문유개항아리. 국보제 170 호. 국립중앙박물관소장. 17)... 亡國의서러움을免하려거든, 自由와幸福을누리려거든, 精力. 人力. 物力을光復軍에게밫어서强弩末勢인원수日本을타도하고祖國의光復을完成하자 - 9 -
김구서명문태극기. 등록문화재 388 호. 독립기념관소장 Ⅴ-4. 백과사전적아카이브 각기다른곳에서만들어진, 그렇지만의미적으로유관한지식들을함께검색해서찾아내는것은오늘날의인터넷상에서가능하다. 하지만이것은그정보들사이에의미적연결고리 (Semantic Link) 가있어서가아니라, 텍스트안에같은어휘가쓰이고있어서발견되는것이다. 인문정보학은이러한지식의연계가훨씬더정확하고체계적으로이루어지는방법을개발하고, 그것을새로운지식의편찬에적용하는노력을기울인다. 백과사전적아카이브 (Encyclopedic Archives, Encyves) 는인문지식의 원천자료 이자그지식의진실성을입증하는 증거 인 실물자료 ( 기록물, 유물등 ) 데이터가광대한인문지식네트워크의노드 (node) 로존재하는세계이다. 아날로그시대에백과사전은대중들이분야별전문지식의세계로들어가는관문의역할을담당했다. 디지털시대에는인터넷상에구현된월드와이드웹이종래의 백과사전 의역할을대신한다. 종래의백과사전은매체의제약으로인 - 10 -
해 개설적인안내 기능을넘어서기어려웠지만, 디지털환경에서는 보다전문적인지식 그지식의근거가되는원천자료 로의연계가가능하다. 시맨틱웹기술을기반으로, 유관한지식의조각들이다양한방향으로지식의문맥을형성할수있게하는것이디지털시대백과사전의새로운모습이다. 이러한디지털백과사전은그네트워크의연장선상에서자연스럽게모든유관한영역의디지털아카이브를포섭한다. 도서관, 박물관기록관등아카이브기능을수행하는곳에서도그들의디지털아카이브가미래의백과사전적아카이브의일부가될수있도록발전시켜가야한다. 과거에는가치있는실물자료를수집하고보존하는것이아카이브주된임무였다. 오늘날에는그실물자료의 활용성 을증대시키는일이중요한과제로부상하였다. 18) 아카이브의실물자료가독립적으로존재하기보다세상사람들의다양한관심사에긴밀하게연계되어있음을밝히는노력이필요하다. 그노력이란아카이브의실물자료하나하나가인류, 국가, 지역, 조직의문화에관한지식의문맥 (context) 속에서하나의노드 (node) 로기능할수있도록하는것이다. 18) 도서관 (library), 박물관 (museum), 기록관 (archives) 과같은조직들은실물을소장하고관리하는일을하기때문에, 일찍부터그일을보조하는수단으로정보기술의활용을모색해왔다. 초기에는자료의수집, 정리, 전시, 대출등의업무프로세스를자동화하는것을위주로하였지만, 정보통신기술환경의급진적인진화와함께이곳의정보과학도변화의국면을맞이하게되었다. 소장하고있는실물의운용뿐아니라그실물의의미와가치를알리는 지식 을함께다루어야하는과제가대두된것이다. - 11 -
백과사전적아카이브 (Encyclopedic Archives, Encyves): 디지털백과사전과디지털아카이브의융합모델 백과사전적아카이브는어느한곳의박물관이나기록관을그런형태로만들자는제안이아니라, 백과사전적지식정보데이터베이스를중개자로삼아수많은디지털아카이브의실물정보들이의미적관계를좇아서로연결될수있게하자는것이다. 그네트워크의연장은아주전문적인학술지식에도달하기도하고, 매우대중적인오락거리상식과접촉할수도있다. 백과사전적아카이브의구현은학계와아카이브계양쪽에서추구되어야할과제이지만, 그실현의관건이되는첫번째과제는디지털지식네트워크상에서운용할수있는, 새로운형태의 디지털인문지식백과사전 을편찬하는것이다. 오늘날세계의어느유명출판사도더이상종이로된백과사전을간행하지않는다. 과거에백과사전이누렸던지위를이제는인터넷이차지하고있다. 그렇다고해서, 지난날인문학자들에게가장큰규모의지식사업으로여겨졌던백과사전편찬이디지털세계에서사라지게되는것은아니다. 아카이브의실물정보가그활용성증대를위해확장된지식으로나아가려하고있고, 학계의전문적인학술연구가대중의지적호기심에닿을수있는실마리를찾으려하고있다. 한층넓어진지식유통의세계에서는수요와공급이적정하게만날수있도록하는지식의매개자역할이더욱중요하다. 과거의백과사전 - 12 -
콘텐츠를그대로디지털미디어에담아내는방식으로는그러한역할을기대할수없다. 디지털시대의백과사전은시맨틱웹의철학을좇아새로운체제로편성되어야한다. 디지털백과사전편찬이라는새로운과제를두고디지털아카이브의영역에주목하는이유는두가지로이야기할수있다. 첫째, 백과사전편찬에응용할수있는인문지식온톨로지의선도적모델을그곳에서찾을수있다. 유로피아나, LIDO, CIDOC-CRM 등에서조직적으로체계화하려는문화유산관련지식은학계에서탐구하는인문지식과다른별개의것이아니다. 학계의학술연구는주로개인연구자차원에서이루어졌기때문에지식의공익적확산을위한노력이상대적으로미흡했던반면, 아카이브분야의세계적인기관들은공익적봉사가그들의존재이유이기때문에, 그리고그것의촉진을위한재원조달이가능했기때문에선도적인모델의제시가가능했다고할수있다. 둘째, 디지털정보로편성된인문지식백과사전이만들어졌을때, 기술적인면에서그것과바로소통할수있는지식의수요처가디지털아카이브의세계이다. 미래의디지털백과사전은학술연구, 학교교육, 사회교육, 지식문화산업등인문학지식을필요로하는모든영역에서지식의중재자역할을하게될것이다. 그중에서도지식의중재기능이자동적으로, 다시말해사람의개입을최소화하고디지털정보시스템안에서지능적으로이루어질것을기대할수있는영역이디지털아카이브이다. 아카이브의실물정보는인문지식과의연계를통해그큰가치를드러낼것이고, 그렇기때문에디지털세계에서의지식확장을위한노력이그곳에서도지속적으로경주될것이기때문이다. - 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