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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奇大升과 李珥의 반론 1. 奇大升의 立論 이황은 기대승에게 보내는 첫 번째 편지에서, 사단의 발현은 純理이기 때 문에 선하지 않음이 없고 칠정의 발현은 兼氣이기 때문에 선악이 있다. 119)라 고 하면서 純理 無不善 과 兼氣 有善惡 으로 사칠을 확실히 차별화시켜 놓았 다. 기대승은 이 편지를 받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대개 사람의 마음이 아직 발하기 전에는 그것을 성이라 하고 이미 발 한 뒤에는 그것을 정이라 하는데, 성에는 선하지 않음이 없지만 정에는 선과 악이 있습니다. 다만 자사나 맹자가 ①나아가 말한 바(所就而言) 가 같지 않기 때문에 사단과 칠정의 구별이 있습니다. 그러나 ②칠정을 벗어나서 다시 사단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120) 이것은 1559년 3월에 보낸 <고봉 제1서>이다. 기대승의 기본 입장은 거의 모두 이 편지에 표명되어 있다. 이후의 논의는 논변이 전개되면서 이황의 주 장을 따라가면서 세밀하게 반박해가는 것이라 다소 번쇄한 면도 있다. 기대 승의 주장은 사칠이 ① 나아가 말한 것(所就而言) 의 차이에서 구별된다는 것 과 ② 칠정을 벗어나서 사단이 없다.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121) ①은 119) 退溪集 권16, 與奇明彦 己未(1559.1.5.), 四端之發, 純理, 故無不善; 七情之發, 兼氣, 故 有善惡. 120) <고봉 제1서>, 蓋人心未發, 則謂之性; 已發, 則謂之情, 而性則無不善, 情則有善惡, 此乃固 然之理也. 但子思孟子所就以言之者不同, 故有四端七情之別耳. 非七情之外復有四端也. 121) 다음 장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기대승은 후설 총론에서도 이 주장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연구는 대부분 기대승이 1566년 후설 총론 이전과 이후로 달라진 것으로 본다. 기대승이 입장을 바꿔 이황과 견해를 수용했고 이황이 인정한 것으로 평가한다. 이러 한 평가들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모두 기대승이 입장을 바꿨다고 보는데 있다. (다카하 시 도루, 조남호 역, 조선의 유학, 소나무, 1999.; 현상윤, 조선유학사, 현음사, 1986.; 이상 은, 四七論辯과 對說, 因說의 意義, 아세아연구 16,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1973. ; 윤사순, 고봉심성설의 리기론적 특색, 아세아연구 16,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1973.) - 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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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李珥의 비판 李珥(1536-1584)는 이황의 사칠론이 리와 기를 분리시켰다고 비판하는데, 자신의 리기론에 입각하여 특히 리지발 은 완전히 부정한다. 기대승의 반론 에서 보듯이 기대승은 이황과 리기개념의 이해가 달랐기 때문에 이황의 사칠 론을 인정할 수 없었지만 기대승은 자신의 견해를 끝까지 일관되게 관철시키 지 못한 면이 있다. 이이는 성혼과 논변하는 과정에서 이황의 사칠론을 비판하지만 기대승에 관한 언급은 거의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황과 나흠순을 비교하여 그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 이이는 이황의 논변상대가 되었던 기대승을 철저하게 무시하 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成渾은 저는 퇴계의 말씀에 대하여 항상 분명하지 못하다고 생각하였고, 고봉의 변설을 읽을 때마다 명백하여 의심이 없다고 여겼습니다. 142)라고 하였으니, 기대승의 변론이 오히려 이황보다 나은 점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이는 기대승이 거창하게 말이 많고(辨博宏肆) 실질적으로 마음을 다잡 고 실천하는 공부는 없었다. 143)라고 평가하면서 학문적으로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기대승의 사칠론에 대한 논의는 자신의 뜻에 정확히 부합한 다144)고 짧게 언급한 것이 있다. 기대승과 이이는 리기개념에 대한 이해가 유사하므로 사칠론의 논지전개에서도 유사한 측면이 있다. 리기개념에 대한 이해도 유사하다. 그러므로 이이의 이황 사칠론 비판은 기대승의 논지를 확 142) 牛溪集 권4, 簡牘一, <第二書>, 渾於退溪之說, 常懷未瑩. 每讀高峯之辨, 以爲明白無 疑也. 143) 上同, 大升亦以經綸, 一時自負, 而其學只務辨博宏肆而已, 實無操存踐履之功. 辨博 이라는 말은 魯나라 大夫 少正卯가 저지른 5大惡에서 유래된 것이다.( 孔子家語, 始誅 ) 소정묘 가 공자가 섭정할 때 주살당했는데, 소정묘가 저지른 5대악은 心逆而險, 行辟而堅, 言僞而 辨, 記醜而博, 順非而澤 이다. 이 중에 거짓된 말로 변론하고(言僞而辨), 의롭지 못한 추한 것을 기억하여 넓게 안다(記醜而博) 을 합쳐서 辨搏이라고 하게 된 것이다. 변박이 학문이 넓고 밝다는 뜻이지만, 소정묘와 같은 대표적인 악인의 악행을 지칭하는 것이므로 그 용례 들이 대부분 비난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144) 栗谷全書 권47, 論心性情, 余在江陵, 覽奇明彦與退溪論四端七情書, 退溪則以爲四端發 於理, 七情發於氣, 明彦則以爲四端七情元非二情, 七情中之發於理者爲四端耳. 往復萬餘言, 終 不相合. 余曰, 明彦之論, 正合我意. - 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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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李瀷의 四端七情論 재해석 1. 이익 사칠론의 성립 배경 李瀷(1681 1763)은 서학과 전통 성리학이 교차되는 지점에서 뚜렷한 사승 관계가 없이 家學의 영향아래에서 학문적 토대를 형성하였다.167) 이익의 학 문적 정체성과 관련하여 학문적 연원의 규명은 아직도 많은 부분 과제로 남 아있지만, 근기 지역에서 퇴계학파의 중심인물로 이황의 학문을 계승했다고 보는 것은 이미 학계의 정설로 자리 잡았다.168) 이익의 가문에서는 선대부터 가학의 전통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익은 태 어나자마자 부친169)이 세상을 떠났으므로 부친으로부터 직접 배울 수 없었 다.170) 중형 剡溪 李潛(1660-1706)과 셋째 형 玉洞 李漵(1662-1723)로부터 가 학을 전수 받았다고 알려져 있는데, 특히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이 玉洞 李漵 이다. 이잠은 1706년(이익 26세) 元子의 보호를 주청하는 抗訴를 올렸다가 장 살 당하였으므로171) 이익이 중형에게 배운 것은 대략 26세까지라고 할 수 있 167) 이익 자신이 학문세계의 형성 과정을 밝힌 것은 아니므로, 학문연원에 대해 스스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기는 어렵다. 다만 家狀, 行狀, 墓碣銘 등 에서 대체로 가학에 연원하고 있는 것으로 서술되어 있다. 168) 이우성, 한국 유학사상 퇴계학파의 형성과 그 전개, 한국의 역사상 (서울: 창작과 비평 사, 1982); 이지형, 실학파의 퇴계관-성호, 다산의 경우, 퇴계학보 (서울: 퇴계학연구원, 1982) 34집.; 이남영, 성호 이익의 퇴계관과 그의 실학론, 퇴계학보 (퇴계학연구원, 1982) 36집.; 문철영, 성호 이익의 사회사상과 그 구조, 한국전통사회의 구조와 변동 (한국사연 구회, 1986) 169) 이익의 부친 李夏鎭(1628-1682)은 갑인예송으로 남인정권이 들어설 때 남인의 핵심관료 로 부상하여 정국을 주도하였으며, 남인이 청남과 탁남으로 갈라졌을 때 청남인 허목 윤휴 의 편을 들었다. 1678년 陳慰兼進香使로 연경에 다녀오면서 수천 권의 책을 구입해서 돌아 왔다. 이익의 학문이 독서를 통한 자득으로 대부분 형성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장서에 힘입은 바가 클 것이다.(이성무, 성호 이익의 가계와 학통, 한국실학연구 2, 한국실학 회, 2000. 9쪽.) 170) 星湖全集 부록, 권1, 家狀, 肅廟八年辛酉十月十八日, 先生生於大憲公謫所雲山郡, 翌年 壬戌, 大憲公卽世, 先生旣早孤. 171) 肅宗實錄 32年 9月 20日, 自是日, 設庭鞫, 刑李潜. 大臣崔錫鼎徐宗泰, 禁府堂上趙相愚徐 文裕李東郁南弼星等按問. 中間, 潜乞解縛吐實, 而錫鼎等不肯盤問, 只加刑杖, 至十八次而徑 斃. 윤재환, 근기남인 학통의 전개와 성호학 형성, 온지논총 36, 온지학회, 2013. 30쪽. - 83 -

다.172) 이서와 이잠은 서울 지역에 거주하는 남인계 재야 지식인들과 활발한 교류 를 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다양한 학문분야를 탐구하여 일종의 예술인 네트 워크를 형성하고 있었다고 한다.173) 이때 교류하던 이만부는 1697년 상주로 이거하여 유성룡 계열과 혼맥을 기반으로 영남의 퇴계학파와 인물들과 교류 를 넓혀 갔다.174) 이익이 영남 퇴계학파 인물들과 교류하는 데는 이만부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175) 이서의 행장에 따르면 그는 가학의 분위기를 문학[詞藻]에서 학문[詩禮]으 로 전환시킨 인물이며, 그의 학문을 이익이 계승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176) 李秉休(1710-1776)의 기록도 이와 유사하다.177) 이러한 후손의 기록은 바로 가학의 변화를 말하는 것이다. 이잠의 장살이라는 커다란 시련으로 충격을 받은 이익이 과거를 포기하고 학문에 대한 뜻을 접으려고 할 때 셋째 형 이 서가 학문적으로도 이익에게 큰 힘이 되어 주었다고 한다.178) 이익의 학문적 기반이 되는 가학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179) 이익은 홍도유고 172) 윤재환, 여주이씨 성호가계 지식전승의 일양상-옥동 이서를 중심으로, 민족문화연구 60,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2013. 59쪽. 173) 이들의 강학활동을 서화를 중심으로 연구한 논문이 있다. 차미애, 近畿南人 서화가 그룹 의 계보와 예술활동-17C 말,18C 초 윤두서, 이서, 이만부를 중심으로, 인문연구 61, 경 산: 영남대 인문과학연구소, 2011. 참조. 174) 이만부의 영남남인 교류는 다음 논문 참조. 김주부, 息山 李滿敷의 학문형성과 교유양상 일고찰-영남 남인계 학인을 중심으로-, 한문학보 19, 우리한문학회, 2008. 175) 예를 들어 이익은 상주 출신 권상일과도 서신을 통해 교류하며 학문적 토론을 벌이는데 ( 星湖全集 권13, 答權台仲 갑인1734.) 권상일도 이만부를 통해서 이익의 집안과 이익에 대해 전해 들어 소상히 알고 있었다고 한다.(안병걸, 성호 이익의 퇴계와 영남에 대한 관 심-권상일과 편지를 중심으로, 한국실학연구 18, 한국실학학회, 2009. 414쪽, 각주 6)참 조.) 176) 弘道遺稿附錄 行狀草[李是鉷] : 吾家性理之學, 實自先生刱始之. 星湖先生親炙其門, 而 大闡斯文, 貞山公萬頃公木齋公可山公, 又皆親炙於星湖而成德. 例軒公錦帶公柿軒公, 皆私淑於 家學而成道. 一變詞藻之習, 蔚爲詩禮之家, 溯其淵源, 則先生實有造端肇基之功云. 177) 弘道遺稿附錄, 祭淸谿公文畧[貞山公所著] : 昔我仲父玉洞先生, 生于仕 之家, 而絶意名 利, 篤志爲學, 德成名立, 屹爲鉅儒. 至季父星湖先生繼起, 而斯文大闡, 斡詞翰之習, 而爲道學 之宗. 若原其刱始之功, 則實仲父先生也, 先生筆法亦名世. 178) 星湖全集附錄 권1, 家狀, 李秉休, 明年丙戌仲兄遭禍, 自是無意於世, 遂棄擧子業, 復從 第三兄玉洞先生及從兄素隱先生遊, 慨然有求道之志. 179) 실제로 이익의 문집 중에는 이서와 주고받은 편지가 단 한 통도 없을 뿐 아니라 아들 李 元休의 문집에도 이서에 관한 내용이 없다. - 84 -

서문에서 이서를 스승으로 섬기며 지도받았던 일을 술회하고 있으며180), 나중에 李汝謙에게 보낸 편지에서 가형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있다.181) 이익의 학문이 가학에 근거하고 있고, 이서가 그 학문적 분위기를 변화시 키고 이익이 완성하였다고 한다면 이서와 이익의 학문은 연속되는 지점이 있 을 것이다. 그러나 이익이 이서로부터 전수받은 가학의 내용에 대해서는 아 직까지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이 없고, 이익의 사칠론이 직접 이서의 영향에 서 나온 것이라고 단정할 만한 근거는 없다. 다만 이서가 남긴 글 중에는 이 익의 사칠신편 의 서문과 유사한 내용이 있으며, 이익이 나중에 사칠론을 논의하는 편지에서 가형이 자신과 생각이 같았다거나 가형에게 들었다는 언 급을 하고 있다. 이러한 것을 보면 이익이 이서의 생각을 공유하고 있는 지 점이 분명히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서의 문집 홍도유고 182)에는 理氣, 심성 등에 관련한 내용이 적지 않게 수록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논의 구성이나 체계가 정밀한 것은 아니고 중복 되거나 전후로 모순되는 경우도 있다. 우선 생각나는 것을 기록하고 미처 정 리할 기회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중에 사칠론에 관련된 것도 포함되어 있다. 리가 主가 되고 기가 순종하여 따르므로 理發氣隨之 라고 한 것이다. 기가 작용하고 리가 드러날 수 없으므로 氣發理乘之 라고 한 것이다. 氣隨之라고 한 것은 기가 순종하여 따르는 것이고 理乘之라고 한 것은 리가 단지 타고만 있는 것이다. 기가 순종하여 따르므로 성명에 근원한 것이라 하고 리가 단지 타고만 있으므로 형기에서 나온다고 한 것이다. 어찌하여 형기에서 생긴다고 하는가? 기가 리를 받들지 않고 스스로 180) 星湖全集 권50, 弘道先生文集序, 余以藐小弟, 事先生於家塾, 只賴鞭繩之警覺, 不至於 畫地. 其津津誨音, 閱三紀尙猶盈耳, 彷彿見乎忘寢忘食立人達人氣像. 181) 星湖全集 권17, 答李汝謙 辛酉1741, 其答李平叔者, 家兄亦致疑焉. 遺稿中有委曲之解, 佗日必有以取考矣. 182) 홍도유고 는 轉寫經緯가 分明하지 않은 寫本이다. 따라서 언제 누구의 손으로 어떻게 편집되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장살당한 이잠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전혀 없는 것으로 미 루어 보아 이잠이 신원되기 이전에 편집되었을 가능성도 있고, 그 이후에 수습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편집자들이 의도적으로 삭제하거나 수정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비록 이익 이 서문을 썼지만 이 책 자체는 완전히 신뢰하기 어려운 면이 없지 않다. - 85 -

주장하는 것을 말한다. 어찌하여 스스로 주장한다고 하는가? 주재가 없 는 것은 아니지만 中正의 본체가 빠진 것과 같아서이다.183) 이것은 이황의 理發氣隨, 氣發理乘 의 명제를 해석한 것이다. 리발기수는 리가 주재가 되고 기가 순종하여 따르는 것(理爲主而氣順隨) 이며, 기발리승 은 기가 작용하여 리가 드러나지 못하는 것(氣作用而理不能著) 이라고 하였 는데, 기발리승은 리가 기의 주재가 되지 못하여 기가 스스로 주장하는 것으 로 보았다. 그러므로 이때의 리는 단지 타고만 있다(理徒乘) 라고 한 것이다. 리가 타고 있다면 리가 없는 것이 아니다. 다만 기가 리를 따르지 않고 스스 로 주장한다는 것인데, 리가 있으므로 리가 기를 주재함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中正의 본체가 빠진 것이라고 보았다. 다시 말해, 기가 리를 따르면 리발이고, 기가 리를 따르지 않으면 기발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中正 의 개념 을 도입한 것은 독특한 해석이다. 그러나 기가 리의 주재를 따르지 않는 이 유를 중정의 본체가 빠졌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중정의 본체 가 무엇을 의미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리발과 기발의 차이를 리의 주재여부로 구분하는 것 이 아니라, 주재는 항상 있지만 주재의 본체를 다시 설정하고 있는 것이 특 징이다. 주재가 있으면서 중정의 본체가 빠졌으므로 기가 스스로를 주장하게 되고 그것을 기발리승으로 본 것이다. 다만 사단은 性命에, 칠정은 形氣에 관 련시키는 것은 인심도심으로 사단칠정을 해석하는 입장으로 이익과 공유하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서는 리와 기가 각각 동정하는 것으로 보고 이것으로 리발과 기발을 다 시 설명하고 있다. 리가 움직이면 기가 움직이니 기가 움직이면 리는 그 안에 있다. 리가 움직이면 기의 움직임을 알 수 있고, 기가 움직이면 리가 그 안에 있다 는 것도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주자가 사단은 리가 발한 것이고 칠정 183) 弘道遺稿 권10, 四七, 理爲主而氣順隨, 故曰理發氣氣隨之. 氣作用而理不能著, 故曰 氣發而理乘之. 氣隨之云者, 氣順隨也, 理乘之云者, 理徒乘而已. 氣順隨, 故謂之原於性命, 理 徒乘而已, 故謂之生於形氣. 何謂生於形氣, 氣不承理而自謂主張也, 何謂自爲主張, 非無主宰, 而中正本體之闕如也. - 86 -

은 기가 발한 것이다. 라고 하였고 퇴계는 덧붙여서 사단은 리가 발하 여 기가 따르고 칠정은 기가 발하여 리가 탄다 라고 하였으니 리가 발 하면 기가 따른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기가 발하면 리가 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말이다. 리가 발용할 때 기가 따름이 없고, 기가 발 용할 때 리가 타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이것은 그 묘맥의 차이에서 연유한 것에 지나지 않으니 각각 그 주가 되는 바가 있음이 분명하다. 舜典에 人心惟危 道心惟微 라고 하였으니 이것은 근원[原於性明]과 발 생[生於形氣]으로 연유하여 각기 명칭을 세운 것에 지나지 않으니 사단 과 칠정의 모습의 다름과 운용의 차이에서 드러난다. 주자의 말이 아니 면 사단과 칠정의 근원과 발생의 까닭을 밝힐 길이 없고, 근원과 발생 을 모르면 위태로움과 은미한 까닭을 알 길이 없고, 퇴계의 말이 아니 면 주자의 남은 뜻을 밝힐 길이 없으니 이것이 속언에 이른바 금상생 화이다. 율곡도 리기설이 있지만 이 맛을 알면서도 어찌 상반됨이 심한 것인가?184) 여기서는 사단과 칠정의 차이를 성명과 형기라는 묘맥의 차이로 설명하고 있으므로 역시 인심도심과 사단칠정을 결합시키는 해석방식이다. 이서는 리 가 주재 운용하는 점은 강조하지만 모든 작용성을 전적으로 리에 귀속시키 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익은 모든 작용성은 기에만 있다고 주장하는 이이의 기발리승일도설에 대응하여 기의 작용성을 부정하고 오로지 리의 작용성만 있다는 것을 주희의 리유동정 기유동정 으로 설명한다. 이서는 리과 기에는 각각 동정하지만 그 동정이 리와 기가 분리되어 각자 별개로 동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리발기발도 설명한다. 이것은 기발만 주장하는 이이를 비판하고 리기호발을 주장하는 이황을 옹호하려는 것이다. 184) 弘道遺稿 권7, 잡저, 辨理氣四七說, 理動而氣動, 氣動而理在其中, 言理動則氣之動可知 矣, 氣動則理在其中可知矣. 朱子曰; 四端理之發, 七情氣之發 退溪足之曰; 四端理發而氣隨 之, 七情氣發而理乘之 言理發則氣之隨可知矣, 言氣發則理之乘可知矣. 非謂理發用時, 無氣之 隨, 氣發用時, 無理之乘. 此不過因其苗脉之異, 明其各有所主也. 舜典曰; 人心惟危, 道心惟微 此不過因其原生而各立其名, 以著四七頭面之殊, 運用之異. 非朱子之言, 無以明四七原生之故, 不知原生, 無以明危微之故, 非退溪之言, 無以發明朱子之餘意, 此諺所謂錦上生花也. 栗谷亦有 理氣之說, 能知此味乎否, 何相反之甚也. - 87 -

인심도심으로 사단칠정을 해석하는 것은 이익 사칠론의 특징 중 하나인데, 이미 이서의 글에서도 그러한 단초가 발견된다. 이서의 인심도심에 관한 다 른 글에서는 인심이라도 곧 도심이라고 할 수 있다 는 언급이 나온다. 무릇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형기의 자극이 없을 수 없다. 그러므로 비 록 상지라도 인심이 없을 수 없다. 그러나 올바른 것에 머물고 사사로 움으로 흐르지 않으면 비록 인심이라도 곧 도심이라고 할 수 있다.185) 인심이라도 도심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이이의 인심도심종시설과 유사한 점 이 있다.186) 이제 사람들의 마음이 성명의 바름에서 곧바로 나왔더라도 혹은 순응 해서 이루어지지 못하고 사사로운 뜻이 개입되면, 이것은 도심으로 시 작했으나 인심으로 끝나는 것이다. 혹은 형기에서 나왔으나 정리를 거 스르지 않으면 진실로 도심에 어긋나지 않는다. 혹 정리에 어긋났더라 도 그릇됨을 알아 굴복시켜서 그 욕구를 따르지 않는다면, 이것은 인심 으로 시작하여 도심으로 끝나는 것이다.187) 이이는 인심과 도심의 형성도 氣發理乘의 현상으로 설명하므로, 형기 또 는 기 가 가리지 않아서 본연의 성명이 그대로 드러나 도심이 되었다고 한다. 이이는 인심과 도심을 기를 주체로 삼아 설명하는 것으로 도심과 인심은 본 연의 기가 발했는지, 아니면 본연에서 변한 기가 발했는지의 차이로 본 것이 다.188) 인심을 도심으로 바꾸어야 한다 고 말하는 것은 인심을 인욕으로 여기 185) 弘道遺稿 권6, 論人心道心, 凡有生則不能無形氣之感, 故曰雖上智不能無人心. 然止於 正而不流於邪, 雖人心便可謂道心也. 186) 이러한 유사성을 포착한 연구는 다음 논문 참조. 윤재환, 玉洞李漵의 理 氣對立的思惟樣 式과 그 意味, 동양고전연구 57, 동양고전학회, 2012. 197-198쪽. 187) 栗谷全書 권9 答成浩原 7(답1서), 今人之心, 直出於性命之正, 而或不能順而遂之, 閒 之以私意, 則是始以道心, 而終以人心也, 或出於形氣, 而不咈乎正理, 則固不違於道心矣, 或咈 乎正理, 而知非制伏, 不從其欲, 則是始以人心, 而終以道心也. 188) 정원재, 지각설에 입각한 이이 철학의 해석, 서울대학교 박사학위 논문, 2001. 120-131 쪽 참조. - 88 -

는 천리-인욕의 구도에서 인심도심을 설명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이 가 인심도심종시설로 말하는 것은 사단과 칠정은 인심도심설과 논리구조가 다르다고 주장하기 때문인데, 이서는 인심도심과 사단칠정을 동일한 논리구 조로 이해하면서 인심이 도심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하므로 차이가 있다. 이서가 심성론에 대해 비록 치밀하게 논의를 전개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 만, 부분적으로 나타나는 사칠, 인심도심 등에 대한 논의는 이익에게 전달되 면서 발전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잠의 비극적인 죽음 은 이서의 학문관을 바꾸어 놓았고 이익이 퇴계학으로 정향하게 되었던 계기 이다. 이서가 리기 심성론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이황의 사칠설에 대한 나름대 로 견해를 피력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이익은 四七新編 後論 에서 율곡학파 중 宋浚吉(1606-1672)과 趙聖期 (1638-1689)를 지목하여 문제 삼는다. 송준길은 宋時烈과 함께 金長生의 문하 에서 공부하여 이이의 학설을 계승하는 기호학파의 주요한 학통을 형성한 인 물이다. 이익은 송준길을 거론하며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예전에, 일가 사람 아무개가 나에게 말하였다. 일찍이 宋敬甫[宋浚吉] 의 同春集 을 보니 그의 장인 鄭愚伏[鄭經世] 선생이 붙인 한 조목이 있었는데, 사단과 칠정의 설명은 도산을 버리고 율곡을 따르니, 허다한 증가가 있다고 하였다. 당시의 문인과 자제들은 모두 감히 비난하지 못하고 오늘에 이르러서 정설이 되었다.189) 송준길은 鄭經世(1563-1633)의 사위이다. 정경세는 유성룡을 통해 이황의 학맥을 이었는데, 잘 알려진 것처럼 유성룡은 조목, 이덕홍, 김성일과 함께 이황의 학통을 이은 대표적인 학자들이다. 유성룡 학맥은 정경세, 柳元之, 柳 尋春 등으로 계승되었는데, 정경세가 이이의 설이 옳다고 하게 되면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정경세는 송준길의 스승 金長生(1548-1631)과 학문적 교류가 많았고, 학문적 견해를 주고받은 것이 각각의 문집190)에 남아있다. 리기심성 에 대한 논의는 많지 않고 대부분 예설인데, 김장생이 이이의 理氣一物混融 189) 四七新編 後論 190) 愚伏集, 권14, 金沙溪經書疑問辨論 ; 沙溪全書, 經書辨疑 참조. - 89 -

說을 주장한 데 대해 정경세는 理氣二物說191)을 주장하고 있으며, 리와 기의 현실적 관계에서는 선후를 말할 수 없지만, 推本을 강조하여 理先氣後의 입 장192)을 견지한다. 또한 사칠론에 관해서 이황의 사단리발기수, 칠정기발리승 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주희의 본설이 낫다고 보았다.193) 성인의 性은 고요하여 천리가 온전합니다. 그러므로 칠정이 드러남이 역시 순수하게 천리가 됩니다. 맹자의 즐거움[喜], 문왕의 분노[怒]는 어찌 理에서 발하지 않은 적이 있습니까?194) 칠정은 形氣에서 나오지만, 맹자가 즐거워 잠들지 못하고, 순임금이 四 凶에 분노하며, 공자가 안연의 죽음을 애통해 한 것은 모두 天理에 부 합하는 것입니다. 칠정이 포함하는 것은 넓어서 때로 형기에서 나오는 것도 있고 性命에서 나오는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성명은 오직 사단으 로 귀결됩니다.195) 위의 두 가지 인용문은 정경세가 반드시 이황의 학설에 근거하고 있는 것 이 아니라는 혐의를 두게 되는 내용이다. 이익은 직접 정경세의 우복집 을 확인하고 정경세의 이 같은 논의에 이견을 달지 않고 그대로 이황의 학설과 같은 것으로 인정한다. 대신 子夏가 공자 사후 서하에서 강학하던 때 曾子가 자하를 꾸짖은 일196)을 들어 정경세가 이황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는 일은 정 191) 愚伏集 권14, 金沙溪經書疑問辨論-大學, 理氣本非一物, 但以未嘗相離, 故謂之混融無 間耳. 詳無間兩字, 則其爲二物明矣, 栗谷必不以理氣爲一物, 竊恐高明記得錯耳. 192) 愚伏集 別集, 권2, 思問錄, <易學啓蒙傳疑疑義>, 天下未有無理之氣, 亦未有無氣之理, 故無先後之可言. 然若必欲推本而論, 則須說先有理. 193) 愚伏集 권11, 答曹汝益, 喜之理在中, 故發而爲喜, 怒之理在中, 故發而爲怒, 無其理則 何以發乎? 理爲之本, 而氣爲之用. 乃天地陰陽造化之妙, 七情何獨不然, 朱子所謂理之發氣之發 云者, 特各以其主張者言之耳. 非謂四端無氣而七情無理也. 如此則性情之爲體用, 乃有二樣, 全 不成造化矣. 是以李先生始有氣隨理乘之說, 而終則曰不如用朱子本說之爲無病也. 194) 愚伏集 권11, 答曹汝益, 聖人一性湛然, 全是天理, 故七情之發, 亦純是天理, 孟子之喜, 文王之怒, 何嘗不發於理也? 195) 愚伏集 別集, 권3, 經筵日記, 七情出於形氣, 而如孟子之喜而不寐, 舜之怒四凶, 孔子之 慟顔淵, 皆合於天則蓋七情所包者廣, 或出於形氣, 或出於性命, 性命則專歸於四端也. 196) 四七新編, 後說, 及其歿, 不再傳而異說起, 至使西河之人疑. 汝於夫子習聞其說者, 或 - 90 -

경세의 잘못이라는 뜻을 우회적으로 비판한다. 이러한 것은 이익의 학문적 지향이나 이황에 대한 존숭의식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황의 학맥을 계승하는 영남 퇴계학파가 형성되면서 안동을 중심으로 유성 룡, 김성일, 조목, 정구계열이 각각 분파되어 있었다. 이만부는 17 중후반 영 남 퇴계학파의 동향이 영남의 퇴계학파는 예안은 조목계열, 안동 서쪽은 유 성룡계열, 안동 동쪽은 김성일계열로 분파되어 있는 것을 기록하고 있는 데,197) 정경세는 안동 서쪽 상주지역의 유성룡계열이다. 조선후기 영남학파의 주도권은 대체로 조목계-유성룡 정경세 계열계-정구 장현광계열-김성일 이현 일계열로 바뀌어 나갔다. 유성룡 정경세 계열이 주도하던 때는 대략 17세기 중반까지인데, 이 시기에 영남학파는 이이의 학맥과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 고 정치적으로 남인에서 서인으로 전향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 들은 이이와 성혼의 문묘종사론, 예송 등 조선후기 정치사의 주요현안에서 영남지역의 서인공론을 대변하였고 그 과정에서 영남 남인 내부에서 크고 작 은 마찰과 갈등을 일으키는 가운데 세력을 확장시켜 나갔다. 갑술환국(1694) 이후에는 서인계 원우 건립을 추진하여 이이의 기호학맥의 확산운동으로까지 진전시켜 영남학파의 정치적 분열이 더욱 촉진되었다. 이러한 추세는 숙종 후반을 거쳐 영조 초반까지 지속되었다.198) 이만부는 당시 영남 퇴계학파의 분파를 자세하게 파악하고 있었는데, 이익은 이만부를 통해 이러한 동향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익은 정경세가 이이의 학설을 따랐다거나 옳다고 했다는 것에 대해 일체 인정하지 않는다. 이익은 영남지역 내에 기호학맥의 서인세력이 확산되어 있 었다는 것과 이에 따라 이이가 이황의 사칠설을 비판한 것뿐만 아니라 이이 가 옳고 이황이 틀렸다는 생각도 함께 널리 퍼져 있던 것을 익히 알고 있었 던 것으로 보인다.199) 이익은 이러한 것들은 모두 사실 무근의 소문일 뿐만 筆之於書, 曰: 吾師亦嘗云爾. 嗚呼! 不察而已矣. 197) 息山集, 권18, 退陶淵源筆帖跋, 今江右上游之論, 主西厓而及于愚伏. 星山以下之論, 主 寒岡而及于旅軒. 永嘉一帶, 幷稱厓鶴, 而宣城人最尊月川. 故陶山配食, 惟月川一人而已. 198) 김학수, 17세기 영남학파의 정치적 분화-유성룡, 정경세학맥과 정구, 장현광학맥을 중심 으로, 조선시대사학보 40, 2007. 220-229쪽 참조. 199) 四七新編, 後說, 夫四七之爲世大議論者, 久矣. 設使先生, 旋言旋改, 果有就栗之擧, 諸門人子弟, 皆不得與聞, 而獨密付單傳, 未嘗一字見於頻繁往復之間, 待易策然後, 始乃騰諸口 - 91 -

아니라 날조된 것으로 간주하고 있는데 송준길이 기록하여 전하는 것이 이외 에 다른 출처는 없었기 때문이다. 김장생의 학문에 대해서 捨陶取栗 200)이라 고 평하였던 것도 송준길이고, 정경세가 이황보다 낫다(過退陶) 는 말이나 정 경세가 이이의 학설이 옳다(栗谷說爲是) 고 했다는 말을 기록해서 전한 것이 모두 송준길이다. 퇴계학파와 율곡학파가 각각 이황과 이이의 철학적 입장차 이로 갈라진 것이지만, 당시 이이는 옳고 이황은 틀렸으며 학자들이 이황을 버리고 이이를 따른다는 쪽으로 몰고 가는 것은 더 이상 학문적 문제만이 아 니라고 할 수 있다. 이익은 영남지역에서 이황의 재전제자인 정경세에게 이 러한 혐의를 씌운 죄과를 송준길에게 돌리고, 이황에 대한 잘못된 소문이 확 대 재생산되는 것을 막고자 한 것이다. 이것은 이익이 자신의 학문적 입지를 마련하기 위한 일종의 포석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당시 영남학파는 유성룡계열이 일부 서인으로 전향하면서 분열 양상을 보였다면 김성일계열은 영남남인의 세력을 규합하고 이이의 학설에 반박하여 이황의 학문을 옹호하고자 하였다. 김성일계열이 점차 영남 퇴계학 파 내에서 부상하며 주도권을 잡아가는 상황에서 김성일계열의 李玄逸 (1627-1704)은 남인의 결속을 넘어 그 세력을 근기지역으로까지 확장하고 있 었다.201) 이때 이현일이 규합한 인물이 허목, 趙絅(1586-1669), 尹夏濟(윤휴의 아들) 그리고 이만부 등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익의 송준길 비판은 율곡학파 에 대한 대응의 일환이라는 면도 분명하지만, 영남학자들 특히 김성일계열의 퇴계학파를 향해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하겠다. 이익은 30대 중반(1716년경)에 사칠신편 을 썼는데, 이익의 문집을 살펴보 면 신편 에서 정리한 사칠론에 대해 반복적으로 설명하거나 부연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익이 사칠신편 이라고 책이름을 붙여 새로운 이론[新說] 이라 耳, 把作 柄者, 何哉? 向者以退溪之望, 尙不解一時之惑. 今愚伏要亦非聖人地位, 未必擧以爲 定論. 然揍無作有, 簧鼓衆舌, 擧一世迷其是非之眞, 則不無操其機者存焉, 是甚可歎. 200) 沙溪遺稿 권11, 附錄[上] 祭文 (宋浚吉, 李惟泰, 宋時烈 等), 論太極則是朱而非陸, 辨理 氣則捨陶而取栗, 講宗禮之大經, 而主洙泗之微旨, 參河南之的論. 송준길은 사도취율 이라고 한 것이 이황을 폄하하려는 뜻이 없었음을 변명하고 있지만, 이론적으로는 역시 이황이 틀 렸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201) 신항수, 18세기 후반 근기남인의 퇴계학 수용과 성호 학파의 성립, 한국실학연구 8, 2004.; 금장태, 성호의 퇴계학 인식과 계승, 국학연구 21, 한국국학진흥원, 2012. - 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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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뉘는 곳이다. 여기에서 어긋나면 대본을 알지 못하는 것이니, 다른 것은 볼 것도 없다. 라고 말하는데 이르렀다.204) 이익이 보기에 이이와 성혼은 이황의 이론은 대본에서 부터 잘못되어 착 오가 있는 것 으로 몰아간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익의 시각에서는 이이뿐만 아니라 성혼도 이황의 이론과 배치되기는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 의 학술은 이황과 완전히 다른 쪽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익에 대한 기존의 연구 중 사칠론 관련된 글205)은 많지 않은 편이고, 이 익의 公私 개념에 주목한 연구206)와 心論207)에 관련된 연구도 있다. 이익은 신편 을 통해서 이이의 이론을 철저히 논파했을 뿐만 아니라 학문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율곡학파와의 접점이 거의 없다. 더구나 이황의 사칠론을 일부 수용하는 조성기와 같은 경우에 대해서도 매우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익의 사칠론이 이이의 설을 따랐다는 주장은 재고되어야 할 것이 다. 현재 남아 있는 四七新編 208)은 重跋 이 수록된 것이다. 사칠신편 은 앞에 서문이 있고, 총 1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말미에 부록으로 이황, 기대 204) 四七新編, 後說, 近世尊退溪者, 外極崇高, 而及論此, 不憚肆爲譏斥, 至曰: 此道理築 底處, 大頭腦處, 於此錯, 則無不錯矣. 曰: 此分是非邪正處. 於此差卻, 則不識大本, 更做甚 事? 205) 김용걸, 성호 이익의 철학사상 성대 대동문화연구원, 1989.; 송갑준, 성호 이익의 사단 칠정론, 사단칠정론, 서광사, 1992.; 이상익, 성호의 사단칠정론- 사칠신편 을 중심으로, 퇴계 율곡과 관련하여, 한국철학논집, 7 8, 1999. ; 안영상, 성호 이익의 사단칠정설, 동양철학 11, 한국동양철학회, 1999.; 안영석, 성호 이익의 이기심성론 탐색-퇴계학적 이 기심성론의 계승과 변용에 관하여, 철학논총 34, 새한철학회, 2003. 206) 권향숙, 公 私 개념을 통해 본 李瀷의 철학,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5.; 김선희, 이념의 公에서 실행의 私로, 한국사상사학 45, 한국사상사학회, 2013.; 김종석, 조선유 학에 있어서 公 의 이념과 그 전개, 한국실학연구 26, 한국실학학회, 2013. 등이 있다. 207) 문석윤, 星湖 李瀷의 心說에 관하여: 畏庵 李栻의 堂室銘 에 대한 비판을 중심으로, 철학연구 86, 고려대 철학연구소. 2009.; 임부연, 성호 이익의 心學: 心經附註疾書 를 중 심으로, 한국문화 65, 규장각한국학연구소, 2014,; 김선희, 신체성 일상성 실천성 공공 성:성호 이익의 심학, 한국실학연구 28, 한국실학학회, 2014. 208) 이익의 四七新編 은 1권 1책의 필사본으로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1984년 驪 江出版社에서 출간한 星湖全書 제7권에 수록되어 있으며, 1999년 이상익 역 역주사칠신 편 말미에도 원본이 수록되어 있다. 이후 본문에서 사칠신편 은 신편 으로 약칭한다. - 94 -

승, 이이에 대한 의문을 따로 기록하였으며, 후설과 중발이 수록되어 있다. 목차209)를 살펴보면, 사단에 해당하는 항목보다 칠정에 해당하는 항목이 훨 씬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익은 사단 을 중심축으로 사칠론 체계를 재구 성하고 있다. 비록 이익이 이황의 사칠론의 구도를 따르지 않는다 하더라도 사단 을 칠정과 구분하는 점은 분명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칠 정도 리발 이라고 하게 되면 칠정에 대한 해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익의 논의가 사단이 아닌 칠정에 집중되고 있다. 또한 칠정을 논의하려면 예기 의 7정과 중용 의 4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 아야 하는데, 예기 와 중용 의 맥락이 분명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더구나 기대승으로부터 제기된 성인의 칠정을 어떻게 볼 것인가의 문제에서 발전한 공칠정 논란과 이로 인해 이익의 사칠론에 대한 견해가 변화하였다. 따라서 이익에게 칠정과 관련된 논의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이이를 비 롯한 율곡학파의 비판에 대응하는데 있어서도 칠정을 거론하는 것이 보다 효 과적인 전략일 수 있다. 이이의 경우에도 맹자의 사단은 쉽게 부정할 수 없 지만 문제는 이것과 칠정의 관계에 있다. 칠정을 정의 총칭으로 이해하고 그 중에 절도에 맞는 것만 사단으로 인정하게 되면 사단과 본연지성의 실재성이 부정되고 결국 맹자의 취지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있다. 사칠신편 의 서문에서는 순임금의 인심도심을 맹자는 사단을 위주로 설명 하고 예운 에서는 칠정을 위주로 설명한 것이고, 주희의 仁說 과 정자의 好學論 에서 각각 사단과 칠정을 부연하였으며 四端理之發, 七情氣之發 이라 는 명제로 주희가 종합한 것으로 말한다.210) 이익은 심학의 계보가 舜임금의 209) 1장부터 11장은 다음과 같은 제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1.四端字義 2.七情字義 3.四端有不 中節 4.聖賢之七情 5.四七有相似處 6.七情橫貫四端 7.四七有異義 8.七情便是人心 9.七情聽命 於四端 10.七情亦無有不善 11.七情亦有因道心發 16 장 중 1-11장이 사칠을 분석한 내용이고, 12장은 情의 논의가 다양한 것에 대한 기술이며, 13장부터 15장은 비유로 설명한 것이다. 13 乘舟喩는 리와 기를 사람과 배에 비유한 것으 로 이익 자신의 사칠론에 해당하는 것이고, 14 水月喩는 기대승과 이이에 해당하는 비유이 고, 15 演乘馬說은 이황의 인승마비유와 이이의 승마설을 부연하는 것으로 이이의 비판에 초점이 있다. 이 세 가지 비유는 각각 이익, 기대승과 이이 그리고 이황의 사칠설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비유로 의미가 있다. 210) 四七新編 序, 舜有人心道心之訓, 學者祖此爲頭腦, 各有所指, 互明厥義. 孟子主言四端, 禮運主言七情, 好學論述禮運, 仁說述孟子. 其言不翅詳盡, 其義若可以炳然, 故朱子所謂 四端 - 95 -

人心道心211)에서 출발하여 주희의 인심도심 或生或原論을 거쳐 이황의 사단 칠정론으로 이어진다고 파악한다.212) 이것은 주희의 인심도심설에 근거해서 이황의 사칠론을 해석하여 자신의 사단칠정설을 정립하므로 결국 순임금-주 희-이황으로 이어지는 계보를 이익 자신이 계승하였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익은 사칠신편 附錄에서 이황, 기대승, 이이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밝 히면서 자신의 입장을 간단하게 기술하였다. 이익은 이황의 사칠론에 대해서 도 두 가지로 의문을 제기한다. 이익은 기질지성과 본연지성은 두 가지 성이 아니다. 라는 것과 칠정을 벗어나서 사단은 따로 있다. 는 것을 주장하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 밝히고 있는 것이 <讀退溪先生書記疑>의 내용으로 이황과 달라지는 변곡점이다. 이황이 사단과 칠정을 성의 본연과 기품의 관계와 일치시켜 리와 기로 나 누는 것을 이이는 성을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의 두 가지로 나눈 것으로 이해 한다. 이황이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의 두 가지 성이 있다고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의 소종래를 논의하면서 성에 그 관계를 유비시켰고, 사단이 본연 지성에 발한 것이라고 했기 때문에 칠정은 기질지성에서 나온 것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에 이이가 지적한 문제점이 분명히 있다. 이이는 이황 의 사칠론을 내출외감설로 규정하고 그 논거로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을 구분 한 것을 들어 호발설을 무력화시킨다. 이 때문에 마음의 근원을 둘로 나눈 것이라는 비판을 받게 되며, 퇴계학파는 이황의 사칠론에서 가장 이론적으로 취약한 고리로 인식하게 된다. 이 때문에 이익은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을 대 립적 구도로 상정하여 사단과 칠정의 관계에 유비시키지 않는다. 이익은 본 연지성을 리, 기질지성은 리와 기를 합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기질지성만 존 재론적으로는 리와 기의 합이라는 점에서 이황과 차이가 있지만, 기질지성 속에는 리가 있고 이것이 이익이 말하는 본연지성이다. 현실적인 성은 기질 理之發, 七情氣之發 二句, 爲總會之公案, 而參以衆說, 無罣礙之患矣. 211) 書經, 大禹謨, 人心惟危, 道心惟微, 惟精惟一, 允執厥中. 堯임금이 舜임금에게 왕위 를 넘길 때 允執厥中 이라는 말만 전했는데 舜임금이 禹임금에게 정권을 이양할 때 允執 厥中 앞에 人心惟危, 道心惟微, 惟精惟一 이라는 12글자를 덧붙인 것이다. 212) 星湖全集 권14, 答權台仲 乙丑1745, 舜有人心道心之訓, 此心學之祖宗, 朱夫子釋之以 或生或原. 則開示無蘊而盛水不漏也. 至老先生論四七, 必引此爲左契, 此便是這話初非有兩 也. - 96 -

지성뿐이지만 거기에 주재하는 리(본연지성)이 있으므로 사단과 칠정은 모두 리에서 나온 것이다. 기질지성의 독자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이이 와 유사해보이지만, 이익의 본연지성은 관념적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이익은 바로 본연지성인 리가 직출한 것과 형기를 거친 것의 차이에서 사단 과 칠정, 인심과 도심이 구분된다고 보았다. 사단과 칠정 인심과 도심으로 나 뉘더라도 언제나 리가 주재하고 드러난다는 점은 같고 이것이 이익이 말하는 理發氣隨一路說이다. 이익이 말하는 기질지성 안에는 리[본연지성]이 그대로 녹아있고 사단이든 칠정이든 리발이라고 하기 때문에 사단과 칠정을 소종래에 따라 구분될 수 없다. 사단과 칠정이 나온 곳은 어디까지니 하나의 성[理]일 뿐이므로 사단칠 정의 소주와 소종래를 따질 이유가 없어진다. 대신 사단과 칠정의 성격이 처 음부터 다르게 보기 때문에 칠정 밖에 사단이 별도로 있다. 라고 주장한다. 이익은 기대승에 대해서는 감정의 근원과 발현, 중절의 문제 등을 잘못 이 해하고 있으므로 후설 총론 에서도 사단은 칠정에 포함되고 중절한 칠정 의 선일변이 사단이라는 주장을 고수한다고 비판한다.213) 특히 감정의 발현 과 중절의 문제는 기대승이 중절한 감정과 기준자체를 혼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이이에 대해서는 <讀李栗谷記疑>에서 이황의 사단리발설을 무력화시 키기 위해 동원하는 모든 논의를 이익은 비판하고 부정한다. 따라서 기발리 승, 리통기국으로 모든 활동성을 기에 귀속시키는 것에 대해 이익은 모든 것 은 리의 작용 이며, 리가 단독으로 기없이 활동할 수 없다 고 주장함으로써 氣發理乘과 理通氣局을 전면 부정한다. 신편 은 公私 개념과 人心道心으로 사단칠정을 해석하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서 성인의 칠정이 문제가 되는데, 성인의 칠정은 사적인 형기에서 나온 것이지만 타인을 향한 감정이라는 점에서 공적인 성격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 다. 신편 에서 성인의 칠정은 기발로 확정하지만, 이 문제가 다시 제기되므 로 61세(1741년)에 重跋 을 작성하게 된다. 중발 에서는 성인의 칠정을 리발이라고 하였는데, 그 견해가 반대에 부딪 213) 四七新編附錄, <讀奇高峰四七說記疑>, 發者, 自是發也; 中節者, 自是中節也 恐不可以 中節論發也 若喜怒之中節者, 謂發於理, 而與四端不異, 則惻隱羞惡之不中節, 亦發於氣而與七 情不異乎? 抑高峰之變其初說, 先生之許其見得, 果何在也? - 97 -

히자 다소 소극적인 입장으로 전환하였다가, 다음해인 1742년에 三段說 을 제시하게 된다. 삼단설은 중발 을 쓰고 난 다음해 중발 을 반대하는 윤동 규에게 보낸 편지에서 말한 것으로 情을 一己之私, 同體之私, 發於義理의 세 가지로 구분한 것이다. 그러나 이 삼단설이 함축하고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하 다. 또한 중발 에서는 사단과 칠정을 心氣와 形氣라는 기의 차이로 구분하 는 새로운 해석 방식을 제시한다. 이익은 삼단설 이후로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사칠론에 대한 견해를 주고 받았지만, 공칠정 이외에는 변동이 없다고214) 하였고 실제로 크게 달라진 것 이 없다. 이후의 논의는 신편 에서 말하던 것에 크게 벗어나지 않았는데, 이 익이 삼단설에서 자신이 입장을 모두 표명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이상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익의 사칠설은 신편 에서 이미 그 단초가 모두 마련되었던 것이다. 신후담의 견해를 일부 수용하여 보완하였지만 신 편 의 논지를 그대로 삼단설로 다시 한 번 정리한 것이다. 이익은 사칠론에 대한 입장이 이렇게 세 번 변화하는데, 그 변화의 핵심에 는 公七情 문제가 놓여있다. 중발 과 삼단설은 공칠정을 어떻게 이해할 것 인가의 문제와 관련되어 있고, 이 문제를 둘러싸고 나중에 성호학파에서 내 부 논쟁이 일어나게 된다. 그 논쟁의 여파로 성호학파가 분기 되었다. 신편 이 중발 이나 삼단설에 비해 매우 일찍 작성된 것으로 이익의 사칠 론에 대한 초기 입장이지만, 사단에 대한 확고한 이해를 바탕으로 공칠정 문 제를 고심한 것이다. 따라서 사단이 이익 사칠론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는 것은 만년까지도 유지된 기본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익은 삼단설 이후에 도 사칠론에 대해 만년까지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는데,215) 삼단설 이후로 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익은 어디까지나 따라서 이러한 바탕 이 있었기 때문에 신후담의 리발설을 수용하여 중발을 작성하였고, 윤동규의 반대를 다시 수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익의 이런 태도를 분명한 입장을 214) 星湖全集 권19, 答尹幼章 壬戌1742. 鄙意惟公喜怒一端之外, 不動本見. 215) 문집을 살펴보면 사칠문제와 관련된 논의가 54세 무렵부터 세상을 떠나기 얼마 전인 81 세에 이르기까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익의 학문적 범위가 상당히 넓었다는 것을 고려해 볼 때, 사칠 문제는 매우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평생에 걸쳐 지속적으 로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여겨진다. - 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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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理發氣隨一路說 이익은 현실적인 모든 현상은 기의 발현[氣發理乘]이라고 주장하는 이이와 율곡학파에 대해 모든 현상은 리의 발현[理發氣隨]이라고 주장한다. 이것으로 사단과 칠정이 모두 기발리승이라는 이이의 주장을 반박하는 것이다. 나의 본성이 외부 사물의 자극을 받아 움직이는데 나의 형기가 서로 간여하지 않는 것은 리발에 속한다. 외부사물이 나의 형기를 자극한 뒤 에 나의 본성이 비로소 자극받아 움직이는 것은 기발에 속한다.217) 사단과 칠정이 어느 것인들 리가 발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 연유를 따 라 나누어 말하면 외부 사물이 자극하면 이 리가 바로 응하니 애초에 형기의 매개가 없는 것을 사단이라고 한다. 외부 사물이 형기를 접촉하 여 형기가 매개가 되어 리가 반응하는 것을 칠정이라고 한다. 리가 반 응한 이후에서 보면 한결같이 리가 기를 제어하여 움직인다. 리가 반응 하기 이전으로 보면 칠정은 형기가 매개가 되지만 사단은 그렇지 않 다.218) 이익은 사단은 리발이고 칠정 역시 형기를 매개로 하지만 리가 반응하는 리발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이의 리무위 기유위 도 부정되는데, 이익은 사단이든 칠정이든 모두 리의 작용 이라고 주장한다. 기의 운동을 제어하는 것이 실제로는 리이기 때문이다.219) 그러나 리의 작용 이라고 해서 기 없이 리만 단독으로 반응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이익은 불과 나무의 비유로 이것을 설명한다.220) 리와 기의 작용은 언제나 두 가지가 합해져야 하는 것 217) 四七新編, <七情便是人心>, 吾性感於外物而動, 而不與吾形氣相干者, 屬之理發; 外物觸 吾形氣而後, 吾性始感而動者, 屬之氣發. 218) 四七新編, <讀李栗谷記疑>, 四端七情, 孰非理發? 以其緣由之分言, 則外物感, 而此理便 應, 初無形氣之媒者, 謂之四端. 外物觸於形氣, 形氣爲媒, 理於是應者, 謂之七情. 自理應以後 看, 則均是理御氣而動; 自理應以前看, 則七情本因形氣之爲媒, 而四端不然矣. 219) 四七新編, <讀李栗谷記疑>, 自理應以後看, 則均是理御氣而動; 自理應以前看, 則七情本 因形氣之爲媒, 而四端不然矣. 抑所謂只有氣發何哉? - 100 -

이며, 이점에 있어서는 이황의 사칠론과 맥락을 같이 한다. 따라서 모든 것이 리의 발현이라는 리의 작용성을 전제로 이익은 기발리승도 말하고 있다. 이 이는 리는 작용성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기발리승을 말하고 있으며 이때의 리는 기에 영향을 미칠 수 없고, 오직 기의 상태에 따라 은폐되거나 드러날 뿐이다. 그런데 이익의 기발리승은 이이와 다를 뿐만 아니라 이황의 기발리 승과도 차이가 있다. 이황의 기발은 기가 주도하는 것인데 이익의 기발은 그 런 의미가 없다. 이때도 발하는 주체는 리이고 리가 드러나는 것이지만 형기 를 거친다는 의미에서 기발을 말할 뿐이다. 이익은 사단이든 칠정이든 외부 사물이 자극이 있어야 반응이 일어난다고 본다. 외부 사물에 자극 받고 반응하는 것은 항상 심속의 리인 본연지성이다. 이익은 사람의 성은 기질지성 하나만 인정하는데221), 리는 언제나 기에 대해 주재력을 가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는 기질지성만 인정하더라 도 성의 핵심에는 주재하는 리가 있어서 기질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것이 다. 여기서 드러나는 모든 감정과 행위는 리가 발한 것이 된다. 결국 모든 정 은 하나의 성에서 나온다고 보기 때문에 소종래의 의미는 사라진다. 다만 리 가 곧바로 나왔거나 형기를 거치면서 나왔는가에 따라 인심과 도심, 사단과 칠정이 갈릴 뿐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형기 와 심기 는 기의 측면을 말한 것 일 뿐, 실제 마음의 작용은 리와 기가 합해져서 일어나고 그 주도권은 늘 리 에게 있다. 이것이 이익이 말하는 理發氣隨一路說이다. 이익이 사단은 리발기수 이고 칠정은 기발리승 이라는 이황의 명제를 따라 서 분석하지만, 사단이나 칠정의 근원을 따라가는 것[所從來]은 아니다. 이황은 기가 주도하는 경우를 기발이라고 하는데, 외부 사물의 자극에 형기 가 먼저 자극받고 반응하는 경우에는 그 주도권이 형기에게 있어서 기가 주 가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이황의 호발인데 이익은 어떤 경우든 리가 주도하 기 때문에 기도 발하는 호발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220) 四七新編, 後說, 今有一箇榾柮火, 木與火相離不得. 無木則火無所靠, 無火則木無所用, 木與火合而後, 有熱氣焉, 有烟焉, 有灰焉, 生出許多來焉. 然旣有熱氣, 是發於火者, 旣有烟灰, 是發於木者. 火之必熱, 不隨木而異. 只有此熱, 是知爲火之發, 雖因木而有, 不可曰發於木也. 221) 星湖全集 권15, 答沈判事 甲寅1734(54세), 本然氣質, 非有二性, 卽就氣質性中指出純善 者曰本然之性. - 101 -

살피는 사람이 두 기자(兩氣字)에 문득 구애되어 리와 기 두 가지가 각 기 앞서거니 뒤서거니 번갈아 발한다고 의심한다. 과연 이와 같다면 절 대로 옳지 않을뿐더러 퇴계가 입언한 본지도 아니다.222) 두 氣자란 理發氣隨 와 氣發理乘 의 기 자를 말한다. 이 두 氣자를 글자가 같다고 의미가 같은 것으로 파악하면 이황의 리발기발을 호발로 착각한다는 것이다.223) 기발이 형기의 기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이 같은 오해가 생긴 것일 뿐이지, 이황은 리와 기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번갈아 발한다고 말한 적 이 없다는 것이다. 이황의 호발을 리기의 선후로 파악하는 것은 이이이다. 이 이는 기발리승만 인정하기 때문에 기가 발하는 것 이외에 다시 리가 발하는 것이 있다고 하려면 리와 기가 선후로 서로 발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보았다. 이렇게 되면 무위인 리가 발하는 것이 되므로 호발을 비판한 것이 다.224) 그러나 이익은 이황의 사칠설을 理善氣後의 호발이라고 하는 것은 이 이의 오해로 본다.225) 이익은 이황의 사칠론을 互發로 보지 않는다.226) 이익이 호발을 부정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이다. 첫째는 이이가 말하는 호발 을 부정하는 것이고, 둘째는 이황의 기발 을 부정하는 것이다. 이익은 어떤 의미로든 호발은 인정 하지 않는데, 마음이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것은 리가 기를 타고 드러나는 한 가지 경우227)만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理發氣隨와 氣發理乘은 理氣不相離와 理氣不相雜의 원칙228)을 모두 위배하 222) 星湖全集 권15 答洪亮卿 重寅 庚午1750, 觀者輒拘於兩氣字, 疑若二者各有先後互發. 若果如此, 千萬不是, 非退溪立言之本意也. 223) 星湖全集 권24, 答安百順 甲戌1754, 氣發者形氣之氣, 氣隨者氣機之氣, 不然終不免理 氣互發之譏矣. 224) 栗谷全書, 答成浩原 壬申, 大抵發之者, 氣也, 所以發者, 理也, 非氣則不能發, 非理則 無所發, 無先後, 無離合, 不可謂互發也. 225) 星湖全集 권14, 答權台仲 乙丑1745, 栗谷錯看先生之說, 遽有互發之誚, 何異隔靴爬痒 耶? 互發斷無是理, 先生必有其旨, 故推究之久, 方得其說. 226) 星湖全集 권17, 答李汝謙 己未1739(1), 愚謂理發氣發, 豈有互發之道? 227) 星湖全集 권17, 答李汝謙 庚申1740, 心之感應, 只有理發氣隨一路而已. 四七何嘗有異 哉. 228) 리기불상리와 불상잡의 원칙은 문석윤, 퇴계의 리발과 리동, 리도의 의미에 대하여, - 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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動하여 陽을 낳고 靜하여 陰을 낳는다 고 했는데, 동은 바로 태극의 움 직임이고 정은 곧 태극의 고요함이다. 움직인 뒤에 양을 낳고 고요한 뒤에 음을 낳으니, 음양의 기를 낳는 것이다. 움직여 양을 낳고, 고요 하여 음을 낳는다 고 한다면 차례를 따라 진행되는 것이다.232) 동정은 태극이 동정입니까? 음양의 동정입니까? 이것은 리가 동정하는 것이다.233) 동하여 양을 낳고[生] 정하여 음을 낳는다[生]. 生 한 글자를 말하였 으며, 곧 그것이 태극으로부터 왔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234) 저 動의 리가 있으면 바로 움직여서 양을 낳을 수 있고, 저 靜의 리가 있으면 바로 고요해서 음을 낳을 수 있다.235) 주희가 리인 태극의 동정에 관해서 언급한 것들은 리기관계에서 매우 복잡 한 문제이다. 태극도설해 에서 제기된 태극에 동정이 있다는 말은 태극도 설 자체 내에서 그렇게 표현되어 있는 것이다. 주희는 이후 반복적으로 리 에 동정이 있다 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 리에 동정이 있다 는 것과 리 가 동정한다 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236) 리가 기를 주재하고 동정하는 것을 232) 朱子語類 94:16, 動而生陽, 靜而生陰, 動卽太極之動, 靜卽太極之靜. 動而後生陽, 靜而生 陰, 生此陰陽之氣, 謂之動而生陽, 靜而生陰, 則有漸次也. 233) 朱子語類 94:43, 問: 動靜, 是太極動靜? 是陰陽動靜? 曰: 是理動靜. 234) 朱子語類 권94:17, 動而生陽, 靜而生陰, 說一生字, 便見其自太極來. 235) 朱子語類 권94:37, 有這動之理, 便是動而生陽, 有這靜之理, 便是靜而生陰. 236) 진래는 주희의 동정문제를 본체론상으로는 리 자체가 운동할 수 없으므로 태극은 단지 리일 뿐 리는 동정을 가지고 말할 수 없지만, 성정론에 있어서는 동정으로 리를 말할 수 있다 고 보았다. 이것은 주희가 동정문제에 있어서 자연관에 입각할 때와 인간관에 입각할 때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진래, 이종란외 옮김, 주희의 철학, 예문서원, 2008. 64-80쪽. 참조.) 정상봉은 주희가 경험세계의 운동개념에 한정하여 동정 이라는 표현을 사 용하지 않았으며, 본체론적 관점에서 태극의 자기 전개의 측면을 동정을 통해 제시한 것으 로 보았다. 즉 리의 동정은 리인 태극의 형이상적 활동인 우주론적 자기전개의 측면을 가 리키는 것이라고 하였다.(정상봉, 주자형이상학이 심층구조-태극에 대한 이해, 한국철학 논집 33, 2012. 266-270쪽, 참조.) - 104 -

주희는 인승마의 비유로 나타내었는데,237) 이것은 이황의 사칠론을 설명하는 데 매우 유용한 비유로 활용된다.238) 주희는 주역 의 형이상의 것을 道라고 하고, 형이하의 것을 器라고 한다. 는 상하의 구도를 태극과 음양에 원용하여 인승마 비유를 만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비유는 태극이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작용 즉 음양이라는 기의 동정에 따라 움 직인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음양 즉 말은 운동성을 의미한다면, 말위에 탄 사람 즉 리는 그 운동에 방향과 질서를 부여하는 역할을 하고, 이 것은 리가 기를 주재한다는 의미가 된다. 그러나 주희는 그 주재가 기에 대 한 리의 완전한 통제를 보장하지 않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하였다. 기는 비록 리에서 나온 것이지만, 일단 생겨난 다음에는 리가 그것을 관섭할 수 없게 된다. 이 리는 기에 기탁하여 일상생활에서의 운용되는 것이 모두 이 기로부터 말미암으며, 다만 기는 강하고 리는 약할 따름 이다. 또 마치 부자관계에 있어서 자식이 不肖하면 부친은 자식을 어 떻게 할 수 없는 것과 같다.239) 부모라고 해서 자기 자식을 마음대로 못하듯 리가 기를 주재한다고 해서 기가 리의 통제에 완벽하게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설명에 따르면 리가 비록 주재력이 있고 동정한다고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기에 의존하게 되 므로 기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리의 성격을 無情意, 無計度, 無 造作 으로 규정하며 이것으로 理無爲 를 말하게 되면 리의 역할은 사라지고 무기력하게 존재하기만 하는 것으로 남게 된다. 그 주재로 말하면 리는 본래 마른나무와 꺼진 재 같지 않으니, 반드시 237) 朱子語類 94:50, 太極理也, 動靜氣也. 氣行則理亦行, 二者常相依而未嘗相離也. 太極猶人, 動靜猶馬 馬所以載人, 人所以乘馬. 馬之一出一入, 人亦與之一出一入. 蓋一動一靜, 而太極之 妙未嘗不在焉. 238) 인승마 비유에 대해서는 정소이, 조선 시대 유학자들의 감정론-말탄사람(인승마)의 비유 를 중심으로 ( 서강인문논총 41, 2015.)의 논지를 따라 서술하였다. 239) 朱子語類 4:64 氣雖是理之所生, 然旣生出, 則理管他不得. 如這理寓於氣了, 日用間運用 都由這箇氣, 只是氣强理弱. 又如父子, 若子不肖, 父亦管他不得. - 105 -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움직일 수 있어서 240) 기를 제어하여 발한다. 사 단과 칠정 중 어느 것이 리의 발현이 아니겠는가? 그 발생연원을 분별 하여 말하면, 외부 사태가 감지되었을 때 이 리가 곧장 반응하여 애초 에 형기의 매개 없이 발하는 것을 사단이라고 한다. 외부 사물이 감지 되어 그 형기를 매개로 하여 리가 이에 반응하는 것을 칠정이라고 한 다.241) 이익은 리가 기에 대해서 주재력을 가질 뿐 아니라 스스로 작용성을 가지 므로 사단과 칠정도 리의 발현이라고 보는 것이다. 리와 기의 작용은 언제나 두 가지가 합해져야 하는 것이며, 이점에 있어서는 이황의 사칠론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이익은 장작불[榾柮火]의 비유로 이것을 설명하였다.242)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움직일 수 있다(未動能動) 는 것을 陳淳이 말한 측은해하는 것은 기이지만 그 측은해 할 수 있는 까닭은 리이다.(惻隱, 氣也. 其所以能是惻隱 者, 理也.) 243)라는 구절에서 할 수 있음(能是) 의 의미로 본다.244) 이 맥락에 서 所以能 은 그렇게 하는 까닭(其所以然者, 理也) 으로 리가 원리 법칙이 된 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황은 진순의 위 발언이 지나치게 氣자를 주 장한 점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측은이 기라는 것은 리가 발하는 바탕을 말하 는 것이고 실제로는 리가 그렇게 할 수 있는 까닭(所以能) 이라고 보았다.245) 이황은 리가 측은해 할 수 있는 까닭(所以能) 즉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가 리에 있다는 것이지만, 이익은 그렇게 할 수 있는 것(能是) 이 바로 理 라고 240) 朱子語類 5:87 未動而能動者, 理也; 未動而欲動者, 意也. 241) 四七新編, <讀李栗谷記疑>, 以其主宰言, 則理本非如枯木死灰, 必須 未動而能動, 御氣而 發. 四端七情, 孰非理發? 以其緣由之分言, 則外物感, 而此理便應, 初無形氣之媒者, 謂之四端. 外物觸於形氣, 形氣爲媒, 理於是應者, 謂之七情. 242) 四七新編, 後說, 今有一箇榾柮火, 木與火相離不得. 無木則火無所靠, 無火則木無所用, 木與火合而後, 有熱氣焉, 有烟焉, 有灰焉, 生出許多來焉. 然旣有熱氣, 是發於火者, 旣有烟灰, 是發於木者. 火之必熱, 不隨木而異. 只有此熱, 是知爲火之發, 雖因木而有, 不可曰發於木也. 243) 주희집 57-11(2921쪽)(62세) 答陳安卿3 244) 四七新編, <讀李栗谷記疑>, 北溪曰, 惻隱, 氣也. 其所以能是惻隱者, 理也(朱子是而許 之). 能是卽亦朱子未動能動之意也. 245) 退溪集 권 36, 答李宏仲問目, 然滉亦嘗疑惻隱氣也一語, 太主張氣字, 不無侵過理界分 了. 宏仲非之, 似不爲無理, 但宏仲說亦有差. 蓋理發爲四端, 所資以發者氣耳, 其所以能然, 實 理之爲也. 今宏仲乃以所以能三字歸之氣, 其失殆甚於北溪之說矣. - 106 -

말하는 것이다. 미동이능동은 주희가 이미 理라고 하였다. 이익이 이것을 能 是로 풀이하는 것은 리가 스스로 작용성을 가지는 능동적인 주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곳에서 이익은 외부사물의 자극에 대한 반응은 언제나 리가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 발생연유를 나누어 말하면, 외부 사물이 자극하였을 때 이 리가 곧 장 반응하여 애초에 형기의 매개 없는 것을 사단이라고 한다. 외부 사 물이 형기를 접촉하여 형기가 매개가 되어 리가 이에 반응하는 것을 칠정이라고 한다. 리가 반응한 이후에서 보면 모두 리가 기를 제어하여 움직이는 것이고, 리가 반응하기 이전에서 보면 칠정은 본래 형기가 매 개가 되지만 사단은 그렇지 않다.246) 외부사물의 자극에 리가 반응하는데, 형기가 매개되어 리가 반응하는 경우 는 칠정이고 형기의 매개없이 리가 반응하는 경우를 사단이라고 한다. 칠정 은 리가 반응하기 전에는 형기가 매개가 되고 사단은 형기의 매개가 애초에 없다. 그러나 리가 반응하게 되면 사단이든 칠정이든 모두 리가 기를 제어하 여 움직이기 때문에 모두 리발이라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발은 리 가 반응한 이후에서는 말할 수 없으므로 기발 한길만 있다는 주장은 성립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사물이란 외부 사물이다. 성은 나의 본성이다. 형기는 나의 몸이다. 밖 으로부터 자극하는 것을 감이라고 한다. 나로부터 움직이는 것을 발이 라고 한다. 나의 본성이 외물에 자극받아 움직이는데 나의 형기가 간여 하지 않는 것은 리발에 속한다. 외부 사물이 나의 형기를 접촉한 뒤에 나의 본성이 비로소 자극받아 움직이는 것은 기발에 속한다.247) 246) 四七新編, <讀李栗谷記疑>, 以其緣由之分言, 則外物感, 而此理便應, 初無形氣之媒者, 謂之四端. 外物觸於形氣, 形氣爲媒, 理於是應者, 謂之七情. 自理應以後看, 則均是理御氣而動; 自理應以前看, 則七情本因形氣之爲媒, 而四端不然矣. 抑所謂只有氣發何哉? 247) 四七新編, 8, <七情便是人心>, 物, 外物也; 性, 吾性也; 形氣, 吾形氣也. 自外來感者, 謂 - 107 -

이익은 정이가 외물이 그 형기에 접촉하여 마음이 움직인다. 248)라고 한 것 을 예기 에서 말하는 사물에 감하여 움직임은 性의 欲 249)으로 보았다. 외부 사물에 자극을 받아 움직이는 것을 정이는 마음 이라고 하였고, 예기 는 性 之欲 이라고 하였으므로 이익은 마음속의 본성이 자극받는 것으로 본 것이다. 외부로부터의 자극을 感, 내안으로부터 마음이 동요하여 움직이는 것이 發이 다. 본성이 외부 자극을 받아서[感] 마음속으로부터 움직여 정으로 드러난다 [發]. 본성이 발하는 것이고, 이것이 곧 정이다. 그러므로 이 과정이 性發爲情 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자극[感] 본성[理] 반응[發]으로 정이 발생한다는 것이 다. 외부 자극에 대해 본성이 반응하므로 理發이다. 본성이 반응하는 것은 곧 리가 움직이는 것이므로 發과 動의 의미는 같다. 리가 움직이면 기가 리를 따라서 그 면모를 이루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理發에 氣隨가 붙어야 한다. 기 의 역할은 리가 움직여서 사단이든 칠정이든 감정의 형태로 드러나도록 해주 는 데 있다. 이런 의미에서 칠정도 理發이지 氣發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 다. 다만 칠정은 본성이 움직이는데 형기의 접촉이 일어나므로 그 묘맥이 달 라지지만, 여전히 발하는 것은 리이고 본성이다. 그러나 만약 칠정만을 논한다면 리가 응하는 것 위에 다시 한 층의 묘 맥이 있는 것이다. 사람이 와서 나를 때리면 形氣가 아파서 분노가 생 기고, 사람이 와서 나를 도우면 형기가 편안하여 기쁨이 생긴다. 이 또 한 理發이라는 점은 같지만, 리가 형기로 인하여 발한 것이다.250) 자극[感] 본성[理] 반응[發]에 형기가 개입하면 氣發이라는 것이다. 따라 之感也; 自吾動者, 謂之發也. 吾性感於外物而動, 而不與吾形氣相干者, 屬之理發; 外物觸吾形 氣而後, 吾性始感而動者, 屬之氣發. 248) 안자소호하학론, 形旣生矣, 外物觸其形而動其中矣. 其中動而七情出焉, 曰喜怒哀樂愛惡 欲. 情旣熾而益蕩, 其性鑿矣. 249) 禮記, 樂記, 人生而靜, 天之性也. 感於物而動, 性之欲也. 250) 四七新編, 8 <七情便是人心>, 若只論七情, 則理應以上, 又有一層苗脈. 人來搯我, 則形 氣痛而怒生焉; 人來扶我, 則形氣安而喜生焉. 是又理發則同, 而理因形氣發也. - 108 -

서 정의 발생과정[성발위정]은 자극[感] 본성[理] 반응[發]+氣隨으로 리발기 수 한 가지 일 뿐이다. 이것은 도식화하면, ① 자극[感] 본성[理] 반응[發]+氣隨 : 리발 ② 자극[感] <形氣> 본성[理] 반응[發]+氣隨 : 기발 ①과 ②는 형기에서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칠정은 리가 응하는 것 위에 다시 한 층의 묘맥이 있다고 한 것이다. 기발은 기가 반응의 주체가 되거나 그 작용을 주도하는 것이 아니다. 리가 여전히 그 작용의 주체인 것이고 본 성이 반응하는 것이지만 형기가 접촉한다는 발한다는 의미에서 기발이다.251) 이익은 모든 것이 리의 발현이라는 리의 작용성을 전제로 이익은 기발리승 도 말하고 있다. 이이는 리는 작용성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기발리승을 말하 고 있으며 이때의 리는 기에 영향을 미칠 수 없고, 오직 기의 상태에 따라 은폐되거나 드러날 뿐이다. 그런데 이익의 기발리승은 이이와 다를 뿐만 아 니라 이황의 기발리승과도 차이가 있다. 이황의 기발은 기가 주도하는 것인 데 이익의 기발은 그런 의미가 없다. 이때도 발하는 주체는 리이고 리가 드 러나는 것이지만 형기를 거친다는 의미에서 기발이라고 한 것이다. 이익은 이것을 장수와 병졸의 비유로 설명한다. 리는 장수와 같고 기는 병졸과 같으니, 陸戰에 비유하면 장수가 출발하 려고 할 때 병졸이 명령에 응하고 장수를 옹위하여 육지로 가는 것과 같다. 水戰에 비유하자면 장수가 출발하려고 할 때 병졸이 명령에 응하 고 장수를 옹위하여 물가로 싸움터를 향해 가는 것과 같으니, 이것이 어찌 理發이 아니겠는가? 만일 설명하는 자들의 말과 같다면, 육전에서 는 그 병졸이 출발하면서 곧바로 그 장수를 이끌고 나가야 장수가 비 로소 육지로 향하는 것이며, 수전에서는 그 병졸이 출발하면서 곧바로 그 장수를 이끌고 나가야 장수가 비로소 물가로 향하는 것이니, 이러한 이치가 있겠는가? 비유하자면 정탐과 첩보는 외물을 感하는 것이고, 장 251) 星湖全集 권17, 答李汝謙 庚申1740(1)(60세), 心之感應, 只有理發氣隨一路而已, 四七何 嘗有異哉? 惟其七者初因形氣而有, 故曰氣之發. 非謂其發之之際, 氣先動而理方來乘之也. - 109 -

수가 가고자 함은 리가 應하는 것이며, 병졸이 장수를 옹위해서 가는 것은 기가 따르는 것이다. 이것은 四端에 대한 설명으로, 七情의 리가 응한 이후의 일은 이 비유와 같다.252) 리는 장수이고 기는 병졸에 비유하는 것은 리가 항상 기에 대해 주도적 역 할을 하는 관계로 설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전쟁에 나아갈 때는 병졸이 장수 를 옹위해서 진격하므로 병졸이 움직이는 것이지만, 실제는 장수의 명령에 응하여 나아가는 것이지 장수가 병졸에 이끌려 다니는 그러한 상황은 있을 수 없으므로 리발이라는 것이다. 장수가 정탐과 첩보로 적의 동태를 파악하 고[感] 진격하고자 하게 되면[應] 병졸이 장수를 옹위하고 따라간다.[氣隨] 그 러므로 이것은 사단을 설명한 것이고, 칠정은 리가 응한 이후 즉 장수가 진 격하기로 마음먹은 이후의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병졸이 배가 고프면 장수가 병졸 때문에 곡식이 있는 곳으로 가고, 병졸이 목이 마르면 장수가 병졸 때문에 물이 있는 곳으로 나아 가는 것과 같다. 장수의 명령이 아니면 병졸은 스스로 갈 수 없다. 그 러나 이 때 가는 것은 그 이유가 병졸에게 있는 것이다. 이는 칠정에 대한 설명이고, 氣發理乘의 의미를 설명하는 자들과는 본래 다르다.253) 위의 인용문은 장수의 명령으로 병졸이 움직이는 리발기수를 비유한 것이 라면, 이 비유는 병졸 때문에 장수가 명령을 내려 병졸을 움직이는 것이다. 형기를 거친 리발기수에 해당하는 비유이다. 그래서 이는 형기의 접촉이 있 고 난 뒤에 이것으로 인해 본성이 반응하는 것이 된다. 병졸 즉 기는 스스로 움직일 수 없다고 하였다. 장수의 명령이 없이 움직일 수 있는 병졸은 없다 252) 四七新編, 8 <七情便是人心>, 理如將, 氣如卒, 譬如陸戰, 則將將發, 而卒應令擁將而向 陸去; 水戰, 則將將發, 而卒應令擁將而向水去, 此豈非理發者也? 如說者云, 則陸戰則其卒將發, 便拖出其將, 而將始向陸; 水戰則其卒將發, 便拖出其將, 而將始向水, 其有是理乎? 比如偵候諜 報者, 物之感也, 將欲行者, 理之應也, 卒乃擁而去者, 氣之隨也. 此四端之說, 而七情之理, 應以 後事, 則與此同然也. 253) 四七新編, 8 <七情便是人心>, 此如卒飢則將因卒而就粟, 卒渴則將因卒而就水. 非將令則 卒不得自行. 然是行也, 其由在卒也. 此七情之說, 而又與說者之氣發理乘之義, 自不同. - 110 -

는 것은 리없이 스스로 활동할 수 없는 기가 없다는 의미이다. 당연히 병졸 에게는 군대를 움직일 수 있는 그런 주도권이 있을 수 없는 것처럼 기가 주 도하는 기발은 설정하지 않는 것이다. 다만 그 발하는 이유가 기로 인한 것 이기 때문인데 이때의 기는 이 비유에서는 병졸로 동일하지만 가는 이유가 병졸에게 있다는 것 이 바로 형기로 인하여 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발리 승을 설명하는 자들 이란 이이의 기발리승을 문제 삼는 것인데, 오직 기만 활 동성을 가진다는 것을 이익은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주희는 움직이지 않으면서 움직일 수 있는 것이 리이다. 254)라고 하였다. 여기에 근거해서 이익은 動靜의 문제에 있어서 動[已發]의 측면에서 리와 기 는 선후로 말할 수 없지만, 靜[未發]의 측면에서는 리가 먼저 움직이고 나서 기가 움직이는 것으로 보았다. 움직이는 것에서 보면 리와 기는 선후로 말할 수 없지만 고요한 것에 서 보면 반드시 먼저 움직임의 리가 있은 뒤에 기가 비로소 움직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동정하는 것은 기이지만 동정하는 까닭은 리이 다.255) 본체에서는 리가 기보다 앞선다는 것은 현실에서는 움직일 수 없는 리가 오 히려 움직임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실세계에서 기가 동정 의 작용을 하는 것이지만 그 동정하는 까닭[所以]은 리라는 것이다. 이것은 이이가 發之者氣, 所以發者理 256)라고 하는 것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런데 이익은 동일한 근거에서 이이와 다른 결론에 도달한다. 사람은 理와 같고, 배는 形氣와 같으며 일[事]과 바람은 외물과 같다. 배가 동서로 가는 것은 기가 리를 싣고 있는 것과 같으니 사단과 칠정 254) 未動而能動者, 理也. 255) 四七新編, 13 <乘舟喩>, 由動而看, 則理與氣, 無先後之可言, 由靜而看, 必先有動之理而 後, 氣方始動. 然則動靜雖氣, 而所以動靜, 理也. 256) 栗谷全書, 答成浩原, 大抵發之者, 氣也, 所以發者, 理也, 非氣則不能發, 非理則無所發, (自註: 發之以下二十三字, 聖人復起, 不易斯言.)無先後, 無離合, 不可謂互發也 - 111 -

의 발하는 것은 모두 氣다. 사람이 키를 잡는 것은 리가 기를 주재하는 것과 같으니, 사단과 칠정이 발하는 까닭은 모두 理다. 사람으로 말미 암는 것과 배로 말미암는 것은 사단이 리에서 발하고 칠정이 기에서 발하는 것과 같다. 선악으로 말한다면 파도가 잠잠해서 오직 사람이 가 려는 대로 가는 경우가 있고, 키를 잡고 있지만 마땅함을 잃어서 가지 말아야 하는데 가는 경우도 있다. 파도가 일렁일 때는 키를 잡는데 신 묘한 기술이 있어서 바른 길을 벗어나지 않는 경우가 있고, 또한 동쪽 이 찌그러지고 서쪽이 삐걱거리지만 겨우 침몰하는 것을 면하는 경우 도 있다. 오직 사람이 가려는 대로 가는 경우가 사단의 발하여 저절로 중절한 것이다. 마땅히 가지 말아야 하는데 가는 것은 사단이 비록 리 가 발한 것이지만 기에 의해 어두워져서 중절하지 못한 것과 같다. 바 른 길을 벗어나지 않은 것은 칠정이 비록 기가 발한 것이지만 기의 사 사로움을 이기고 악으로 흘러가지 않은 것과 같다. 겨우 침몰을 면한 것은 칠정이 내달려서 다스리지 못하고 흘러서 광폭하고 망령된 행위 를 저지르는 것과 같다. 배가 찌그러지고 삐걱거리면서도 여전히 침몰 에까지 이르지 않은 것은 배 안에 사람이 키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情 이 내달림에도 오히려 이와 같이 정이 나오는 것은 리가 안에 있기 때 문이다.257) 본래 이 비유는 주희가 인심이 도심의 명령을 듣는다는 것을 설명한 것인 데,258) 이익은 자신의 사칠설에 따라 다시 구성하고 있다. 이이는 所以發者인 리는 무위무형의 형이상자로 규정하고 일체의 작용성이 없다고 보았다. 이에 비해 이익은 動靜의 所以인 리 에서 능동성의 함축을 포착하는 것이다. 따라 257) 四七新編, 13 <乘舟喩>, 大抵人如理也; 舟如形氣也; 事與風如外物也. 舟之東西如氣載 理, 而四七之發皆氣也. 人之捩舵, 如理宰氣, 而四七之所以發皆理也. 由人由舟, 如四發於理而 七發於氣也. 以善惡言, 則波濤靜帖而有惟人所往者; 又有操舵失宜不當往而往者; 波濤蕩潏而有 操舵有神不失正路者; 又有東蹙西軋僅免墊沒者. 惟人所往者, 四端之發自中節者也. 不當往而往 者, 如四端雖理發, 而氣爲所昏, 不中其節者也. 不失正路者, 如七情雖氣發, 而克去氣私, 不流 於惡者也. 僅免墊沒者, 如七情決驟, 不能制伏, 流爲狂妄之行者也. 舟之蹙軋而猶不至墊沒者, 有人操舵在中故也. 情之決驟而猶做此情出來者, 有理在中故也. 258) 朱子語類, 78;190, 人心如船, 道心如舵. 任船則所在無所向, 若執定舵, 則去往在我 - 112 -

서 리는 이이가 말하는 것처럼 기의 활동성에 대한 근거로 원리법칙에 불과 한 것이 아니다. 리가 기의 활동성에 있어서 주재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 는 것이다. 리가 기에 대한 주재력을 가지고 있는 한 그 활동성은 기가 움직 이는 것처럼 보여도 리를 따라 기가 작용한 것이므로 결국은 리의 작용이라 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익은 배와 사람의 비유로 이를 더욱 명확히 설 명하고 있다. 현실세계에서 리와 기는 분리될 수 없으며 물리적 운동성을 갖지 않는 리 는 기를 타고 움직인다. 이 때문에 이이는 현실에서 실제로 존재하고 작용 하는 것은 모두 기라고 규정한 것이다. 이황이나 이익은 리가 기를 타야 한 다. 는 전제가 있지만, 리는 자신의 존재성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의 기는 단지 리를 태우는 氣機일 뿐으로 그 역할은 도구적 바탕이나 재료로 제한된다. 이익은 이 점 때문에 이황의 인승마비유가 적실하지 못한 점이 있 다고 본 것이다. 이황은 사람이 타고 있어도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말은 자 신의 의지대로 갈 수 있다. 이익은 기가 리의 주재를 완전히 벗어난 자발적 인 활동성을 갖는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익은 이황이 비유로 든 말을 버리고 배를 선택하여 어떤 경우에도 배는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 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익의 비유에서 사람이 배를 타고 간다 는 리가 기를 타서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기의 의지는 완전히 배제된다. 어떻게 가든 가는 것은 배 이지만 가는 이유는 사람 에게 전적으로 달려있다는 것이다. 이이가 말하는 기발리승이나 이황의 기발조차 여기서는 끼어들 여지가 없어진다. 사단은 물 이 잔잔하여 사람이 배를 조종하는 데로 배가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다. 사 람이 배를 타고 가는 것은 그 목적이 항상 사람의 일이다. 리가 기를 타고 발하는 것은 언제나 리의 목적 즉 현실에서 리의 자기실현을 위한 것으로 현 실에서 리가 구현되는 것을 말한다. 이익은 이런 점에서 유학의 세계관을 충 실히 따르고자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세계는 이념이 실현되는 장이고, 모든 존재와 그 활동은 그 이념의 실현이라는 분명한 지향이 있다는 것은 목적론 적 윤리관의 반영이고 유학은 여기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익은 이러한 유학 의 근본정신을 사칠론을 통해서도 재확인하고 강화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 - 113 -

다. 사람이 배를 조정해서 가더라도, 사람이 키를 잡는 것에 능숙하지 않으면 제대로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는 상황도 있다고 보았다. 사단의 부중절을 말 하고 있는 것이지만 이 비유가 잘 맞는 것은 아니다. 비유의 취지만 보면 사 람이 조정하더라도 즉 리가 발하고 주재하는 경우라도 그 결과가 완전히 담 보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인데, 사단도 그 행위의 결과를 가지고 그 선악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파도가 일렁이는 상황은 외부 사물의 자극이 배를 접촉 하는 것으로 형기가 외물에 접촉한 상황이다. 앞서 말한 지각 이 아니라 형 기가 외물에 자극받아 끌려가게 되는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비록 사람이 배 에 타고 있고 키를 잡고 조정하는 것은 동일한 상황이지만 배[形氣]가 외물 에 부딪치고 끌려가므로 사람의 의지에 반하여 배는 제멋대로 가고 만다. 그 러나 완전히 침몰하는 지경에까지 이르지 않는데 그 이유는 이런 상황이라도 사람이[理]가 키를 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배가 바람에 부딪쳐서 이리 저리 쓸려가도 사람이 안에 타서 키를 잡고 있다는 것은 형기[배]가 외물[바 람]으로 인하여 움직이지만 여전히 안에서 리가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이익은 사단이든 칠정이든 외부 사물이 자극이 있어야 반응이 일어난다고 본 것이다. 외부 사물에 자극 받고 반응하는 것은 항상 심속의 리인 본성이 다. 본성이 자극받고 자극에 반응하여 드러난 것이 정이다. 마음이 감응하는 구조가 이렇게 설명된다. 따라서 심의 감응 전체를 외감내출이라고 보면 맞 지만 외감과 내출을 나누어서 칠정은 외감이고 사단은 내출이라고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사단이라고 해서 외부 사물의 자극이 없이 저절로 발하는 것 이 아니다. 이이는 사단은 내출로 보고 이렇게 안에서 저절로 발하는 것은 마음의 병에 불과하다고 하였으니 이익에 따르면 완전한 오해에 지나지 않는 다. 이와 같이 형기의 개입여부로 사단과 칠정을 정밀하게 구분하는 것은 중발 259)에 이르러서이다. 중발 에서는 사단의 기는 心氣이고 칠정의 기는 形氣 259) 四七新編, <重跋>, 四端, 不因形氣而直發, 故屬之理發; 七情, 理因形氣發, 則屬之氣發. 彼氣發亦何嘗非理之發乎? 至退溪, 有 理發氣隨 氣發理乘 之論. 氣隨之氣, 屬心氣; 氣發之 氣, 屬形氣. 彼理乘者, 惡乎乘? 乘氣而已. 是氣也, 卽四端氣隨之氣, 非七情氣發之氣也. 理乘 而氣不隨, 則亦成此七情不得也. 謂之乘則氣隨在其中矣. - 114 -

로 분명하게 구분한다. 이익은 1741년 중발 에서 먼저 신편 의 사칠설을 명확하게 다시 정리한다. 사단은 형기에 연유하지 않고서 (리가) 곧바로 발하므로 리발에 속한 다. 칠정은 형기에 연유하여 (리가) 발한다. 그러나 기발이 또한 어찌 리가 발하는 것이 아닌 적이 있었는가? 퇴계에 이르러서는 理發氣隨, 氣發理乘 라는 논의가 있었다. 氣隨의 氣는 마음에 속한다. 氣發의 기는 형기에 속한다. 저 리가 탄다는 것은 어디에 탄다는 것인가? 기에 타는 것인데도 이 기는 理發氣隨의 기이지, 氣發理乘의 기가 아니다. 리가 탔는데도 기가 따르지 않는다면 칠정을 또한 이루어질 수 없다. 乘 이 라고 말했으면, 氣隨는 그 안에 있는 것이다.260) 신편 에서도 칠정은 리인 본성이 드러나는 것이므로 리발이지만, 형기로 인하여 발하는 경우이므로 리가 응하는 것 위에 다시 한 층의 묘맥이 있다고 하였다.261) 사단이든 칠정이든 정은 외부 사물의 자극을 리인 본성이 심의 기로 드러나는 것이다. 리인 본성이 심기에서 직접 드러나는 것이 리발이고 사단이라면, 형기를 접촉해서 리인 본성이 심기에서 드러나는 것이 기발이고 칠정이다. 요약하자면 감정의 발생 경로는 리가 형기 를 거치지 않고 곧장 심기 에서 작용하면 사단이 되고, 형기 를 거쳐서 심기 에서 작용하면 칠정이 된다. 사단과 칠정은 서로 유사한 측면이 있고,262) 칠정이 사단을 관통하고 있으니263) 사단이든 칠정이든 모두본연지성이 리가 발현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형기 와 심기 는 기의 측면을 말한 것일 뿐, 실제 마음의 작 260) 四七新編, <重跋>, 四端不因形氣而直發, 故屬之理發. 七情理因形氣發. 彼氣發, 亦何嘗 非理之發乎? 至退溪, 有理發氣隨氣發理乘之論. 氣隨之氣, 屬心. 氣發之氣, 屬形氣. 彼理乘者, 惡乎乘? 乘氣而已. 是氣卽四端氣隨之氣, 非七情氣發之氣也. 理乘而氣不隨, 則亦成此七情不得 也. 謂之乘, 則氣隨在其中矣. 氣發之氣, 分明是形氣之氣也, 則旣云氣發而又云乘此形氣, 可 乎? 余故曰, 理發氣隨, 四七同然, 而若七情, 則理發上面, 更有一層苗脈, 所謂形氣之私, 是也. 此意, 吾友愼耳老得之. 又以孟喜舜怒之類, 歸之理發, 與高峰合. 261) 四七新編, 8 <七情便是人心>, 若只論七情, 則理應以上, 又有一層苗脈. 人來搯我, 則形 氣痛而怒生焉; 人來扶我, 則形氣安而喜生焉. 是又理發則同, 而理因形氣發也. 262) 四七新編 四七有相似處. 263) 四七新編 七情橫貫四端. - 115 -

용은 리와 기가 합해져서 일어나고 그 주도권은 늘 리에게 있다. 이익은 사단과 칠정을 이와 같이 구분하므로 이황과 달리 사단과 칠정의 관계를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에 대응시키지 않게 된다. 사단과 칠정의 구분이 더 분명해지고 칠정의 선함과 중절이 어디에서 연유하는지도 드러나는 양상 에 따라 명확하게 차이를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정은 두 갈래로 나온다264)고 하는 것이며, 사단이 칠정에 포함되지 않고 별도로 있다고 하는 것이다. 이렇 게 사단과 칠정의 정의 자체가 이황과 달라진 변곡점으로 이러한 견해를 신 편 의 부록 <讀退溪先生記疑>에서 밝힌 것이다. 이익의 견해에 따르면 형기를 거치지 않았으면 사단이고 형기를 거쳤으면 칠정인 것이다. 이황의 주장처럼 어떤 때는 리가 발하여 리가 주가 되고 어 떤 때는 기가 작동하여 기가 주가 되는지를 따져서 말할 수 필요가 없다. 이 익에게 있어서 주가 되고 주도하는 언제나 리가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 익은 이이와 마찬가지로 기질지성의 성이 곧 본연지성이라고 말한 것이다.265) 그러나 이익은 어떤 상황에서든 리가 주도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한 것이고, 이이는 리는 작용력이 없고 기질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한 것이 라는 점에서는 완전히 다르다. 264) 四七新編, <讀退溪先生書記疑>, 至於情, 分明是二路. 265) 星湖全集, 答李汝謙 (1739), 本然之性, 就氣質之性中, 拈出不雜乎氣質者言. - 116 -

3. 公私개념과 人心道心 신편 의 특징은 公私 개념과 人心道心으로 사단칠정을 해석하고 있는 점이 다. 이익은 다음과 같이 사단과 칠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단의 측은 은 칠정의 슬픔 이 아니다. 측은 은 (내가 아닌) 대상을 측은히 여기는 것이니 公이고, 슬픔 은 나 자신을 위해 슬퍼하는 것이 니 私이다. 사단의 미워함 은 칠정의 싫어함 이 아니다. 사단의 미워 함 은 불선을 미워하는 것이니 公이고, 칠정의 싫어함 은 나에게 해로 운 것을 싫어하는 것이니 私이다.266) 여기서 이익은 사단을 공적인 것이고 칠정은 사적인 것이라고 하는데, 주 희는 인심을 형기지사 에서 생기고 도심을 의리지공 에서 발한다고 하였 다.267) 사단칠정을 인심도심으로 해석하는 이익에 있어서 형기지사의 사 로 칠정을, 의리지공의 공 으로 사단을 설명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공사 개념은 유학의 문맥에서 그리 낯선 것은 아니다. 공은 사와 대립되는 말로, 私에 비해 公이 긍정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데, 사보다 공 을 우위에 두는 공사 관념은 荀子268)를 비롯하여 춘추시기부터 형성된 것이 다. 이익의 공사 개념에 주목하는 연구269)가 있는데, 이익의 사회개혁론을 비 롯한 경세사상을 논의할 때는 공 개념을 현대의 공공성 개념270)과 유사하게 266) 四七新編, <四端字義>, 四之隱, 非七之哀也. 隱者, 隱於物, 公也; 哀者, 哀在己, 私也. 四之惡, 非七之惡. 四之惡, 惡不善, 公也; 七之惡, 惡害己, 私也. 267) 朱熹集 65-4, 大禹謨, 心者, 人之知覺, 主於身而應事物者也. 指其生於形氣之私者而言, 則謂之人心, 指其發於義理之公者而言, 則謂之道心. 中庸章句序 에서는 形氣之私 와 性命 之正 에 인심 도심을 대응시키고 있는데, 주희는 인심을 形氣 血氣 私 등에 도심은 性命 義 理 公 등에 상응시키고 있다. 268) 荀子, 修身, 君子之能以公義, 勝私欲也. 呂氏春秋, 貴公, 昔先聖王之治天下也, 必先公. 公則天下平矣, 平得於公. 得之以公,其失之必以偏. 凡主之立也, 生於公. 天下非一 人之天下也, 天下之天下也 269) 권향숙, 公 私 개념을 통해 본 李瀷의 철학,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5.; 김선희, 이념의 公에서 실행의 私로, 한국사상사학 45, 한국사상사학회, 2013.; 김종석, 조선유 학에 있어서 公 의 이념과 그 전개, 한국실학연구 26, 한국실학학회, 2013. 등이 있다. 270) 현대의 공공성 개념의 정의는 다양한데, 기본적으로 자본주의 형성과 더불어 공적영역과 - 117 -

볼 수도 있지만 사칠론에서의 공사개념은 주희 인심도심의 공사에서 크게 벗 어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주희는 天理와 人欲이 비록 동시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先後와 公 私, 邪正의 상반됨으로써 말하면 역시 대립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271) 고 한다. 주희는 개인의 사적 욕망과 의지에 대해서 천리를 지향해야할 보편 적 가치이며 존재원리로 보기 때문에 상반되는 대립적 관계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私는 몸을 가진 이상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개체적 수준의 욕구 영역 으로서의 그 불가피성과 보편성을 인정한다. 따라서 인심은 타인들과 공유할 수는 없는 나 의 활동이므로 私的인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272) 수동적인 것 이기 때문에 외부의 유혹에 쉽게 끌려가는 것이므로 그 자체로 나쁘다고 하 지 않고 위태롭다고 하였다.273) 따라서 개체적 수준의 욕구로서의 인심을 비 난의 의미에서 人欲[私欲] 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대로 따라 가도록 방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경계한다. 위 인용문에서 이익은 公私 개념을 천리와 인욕처럼 대립적 관계로 이해한 것이지만, 私 를 形氣로 이루어진 개별적 층위를 가리키는 가치중립적으로 개념으로 사용하는 것에 보다 더 주목하고 있다. 즉 몸을 가진 이상 피할 수 없으며, 타인과 공유할 수 없는 개체적 수준의 욕구 영역을 사라고 하는 것 이다. 이익은 주자어류 에서 주희가 형기지사를 배고프면 먹고 싶고 추위 와 더위를 피하고 싶은 것과 같은 종류이니, 모두 내 몸의 혈기와 형체로부 터 생기는 것으로 타인이 간여할 수 없는 것이다. 라고 한 것을 따르고 있다. 따라서 이익이 공사개념을 사단칠정론에 쓸 때, 천리 인욕과 같은 대립적인 관계로 설정한 것이라기보다는 私라는 개체, 개별 수준에 대한 반대 개념으 로 公이라고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적영역의 구분을 전제하는 것으로 이익의 공개념과는 차이가 있다. 조대엽, 공공성의 재 구성과 기업의 시민성 한국사회학,41, 2007.; 남찬섭, 공공성과 인정의 정치 그리고 돌 봄의 윤리 한국사회 13, 2012. 88-122쪽 참조. 271) 朱熹集 권42, 答胡廣仲第 5, 天理人欲, 雖非同時並有之物, 然自其先後公私邪正之反而 言之, 亦不得不爲對也. 272) 朱子語類 62:37, 問或生於形氣之私. 曰如飢飽寒煖之類, 皆生於吾身血氣形體, 而他人無 與, 所謂私也. 亦未能便是不好, 但不可一向狥之耳. 273) 朱子語類 62:36, 但此數件物事屬自家體段上, 便是私有底物; 不比道, 便公共. 故上面便有 箇私底根本. 且如危, 亦未便是不好, 只是有箇不好底根本. - 118 -

형기지사로서의 사의 특징은 타인과 공유할 수 없는 독립적인 개체의 고유 한 욕구 영역이라는 것에 있다. 즉 타인과 나의 경계가 형기 이고 그 형기의 개별성 때문에 私라고 하는 것이다. 이익은 개체적 욕구 수준의 사적 영역 으로서의 사를 말하는 동시에 사라는 경계를 허무는 사의 확장으로서 공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274) 이익의 私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진 타고난 것으로 서 개체적 수준의 욕구의 영역을 가리키므로, 사는 신체적 조건으로서의 형 기 즉 몸이라고 할 수 있다. 몸이 있고 몸은 외부 사물과 접촉하지 않을 수 없으며, 그 접촉으로 인하여 자극에 대한 반응이 생긴다. 이익은 형기가 있으므로 외부 사태의 자극에 반응한 인심으로부터 칠정이 생긴다고 본다. 몸은 形氣이다. 먹지 않으면 배고프고 입지 않으면 춥고 때리면 아프고 긁으면 가려운 것은 형기에 반드시 있는 것이다. 먼저 飢寒痛痒이 있고 뒤에 욕구(欲)와 싫어함(惡)이 드러난다. 욕구와 싫어함은 칠정의 큰 단서이니 희노애락은 각각 그 得失과 順逆을 따라서 발한다.275) 기한통양과 같은 신체의 감각지각을 인심이라고 하였다. 몸이 있으면 신체 의 감각지각이 있고, 여기서 최초의 정서적 반응은 그 지각한 것에 대한 욕 구[欲]나 회피[惡]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좌전 에 따르면 정의 발생은 好惡 에서 여러 가지로 분화되어 나온다276)고 하였으며, 예기 악기 에서는 정이 생겨나는 근본 원인이 욕이라고 하였다. 외부 대상의 자극을 받으면 좋아함 274) 이익은 개별적인 사의 층위를 확대하고 넓힘으로써 모든 사람들과 함께 사를 공유하는 (天下同其私者) 공공(共)의 보편적 차원을 지향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익은 보편적으로 확 장된 사는 리의 차원에서 공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리의 차원에서 공이 된 사(私中之公)는 세상 사람들과 공유하는(天下同其私者) 사로써 공공(共)의 보편적 차원으로 나아간 것이다. 四七新編 4. 聖賢之七情, 聖人之私及遠. 所以遠者, 理爲之主也, 理何嘗私? 然則謂私, 可 也, 謂之公, 亦可也. 275) 四七新編, 8, <七情便是人心>, 身者, 形氣也. 不食則飢, 不衣則寒, 搯則痛, 爬則痒, 形氣 之所必有也. 先有飢寒痛痒, 而後欲惡形焉. 欲惡者, 七情之大端也. 喜怒哀樂, 各因其得失順逆 而發. 276) 左傳, 昭公 25년, 民有好惡喜怒哀樂, 生于六氣, 是故審則宜類, 以制六志 喜生於好, 怒 生於惡. 是故審行信令, 禍福賞罰, 以制死生. 生好物也; 死惡物也. 好物樂也; 惡物哀也. - 119 -

과 싫어함으로 반응하는데, 이렇게 좋아함과 싫어함의 반응이 생기는 원인을 욕구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277) 신체를 보존하고 유지하려는 욕구에서 그 욕 구를 위한 회피와 추구의 반응으로서 호오가 생기고 여러 가지 반응으로 분 화된다고 보는 것이다. 이익도 몸을 위한 마음의 최초 반응으로 몸을 위한 욕구와 싫어함을 들고 있다. 욕과 오로부터 칠정이라고 하는 다양한 반응이 이해득실이나 順境과 逆境을 따라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익에게 욕과 오라는 정서적 반응은 형기의 감각지각인 인심으로부터 발 생하는 것으로 본다. 칠정의 발생에는 인심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인심 은 형기라는 몸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형기의 자극으로부터 발생하는 반 응이 칠정이다. 사물이란 외부 사물이다. 성은 나의 본성이다. 형기는 나의 몸이다. 밖 으로부터 자극하는 것을 감이라고 한다. 나로부터 움직이는 것을 발이 라고 한다. 나의 본성이 외물에 자극받아 움직이는데 나의 형기가 간여 하지 않는 것은 리발에 속한다. 외부 사물이 나의 형기를 접촉한 뒤에 나의 본성이 비로소 자극받아 움직이는 것은 기발에 속한다.278) 이익은 형기의 개입으로 리발과 기발을 구분하는 것이다. 나의 본성은 외 물의 자극으로 움직여서 발하는데, 나의 본성이 내 몸의 간여 없이 그대로 발하면 리발, 내 몸이 먼저 간여하고나서 본성이 움직이는 것은 기발에 속한 다는 것이다. 형기의 개입여부로 리발과 기발이 이렇게 나뉘므로 형기가 개 입된 기발은 곧 칠정을 가리키는 것이고, 형기가 개입되지 않은 리발은 사단 을 가리키는 것이 된다. 칠정은 이러한 인심이라는 단순한 지각으로 외부 사 물이 신체를 접촉으로 생기는 반응인데 외부사물에 대해 나의 본성이 반응하 는 과정을 이익은 性發爲情 으로 이해한다.279) 277) 禮記, 樂記, 人生而靜, 天之性也. 感於物而動, 性之欲也. 物至知知, 然後好惡形焉. 278) 四七新編, 8, <七情便是人心>, 物, 外物也; 性, 吾性也; 形氣, 吾形氣也. 自外來感者, 謂 之感也; 自吾動者, 謂之發也. 吾性感於外物而動, 而不與吾形氣相干者, 屬之理發; 外物觸吾形 氣而後, 吾性始感而動者, 屬之氣發. 279) 임부연, 성호 이익의 심학: 심경부주질서 를 중심으로, 한국문화 65, 규장각한국학연 구소, 2014. 286쪽. - 120 -

이익은 性發爲情 에 따라서 인심도심과 사단칠정은 情에 배치한다. 그러나 인심도심이 외부자극에 사단칠정보다 우선하는 것으로 본 것이다. 이익은 신 체적 감각이라는 무반성적인 단순 지각은 미발의 영역으로 넣기 때문에 인심 도심을 사단칠정보다 앞서는 것으로 설명한다. 어떤 물건이 눈앞에 있으면 문득 그것이 어떤 물건인지 알지만 이 때 에는 희노애락을 말할 수는 없으니 이것은 단지 지각은 불매하지만 희 노의 情에는 이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한 사람에 대해 기뻐하고 불선 한 사람에게 분노하는 데에 이르러야 비로소 그런 정이 되는데, 또한 정도의 차이가 있다. 만약 마음에는 靈覺이 있으나 아직 생각[思量]에 미치지 않았다면, 이것은 실로 본체가 不昧한 것으로, 已發이라고 말할 수 없다. 만약 생각하여 그것이 어떤 물건인지 안다면, 비록 희노에 미 치지 않아도 未發이라고 할 수 없다.280) 인심을 신체적 감각에 따라 반응하는 지각으로 이해하므로 일상생활에서 외부 사태를 인식하는 것은 모두 미발의 영역에 속한다는 것이다.281) 인심은 신체적 조건인 형기를 매개로 생기는 마음으로 이러한 인심에서 칠정의 하나 인 欲이 발생하기 때문에 인심은 칠정의 機括282)이라고 한다. 칠정은 이렇게 인심을 기괄로 삼아 발생하며, 인심은 형기를 매개로 생기 므로 칠정은 형기지사에서 생긴다고 할 수 있다.283) 따라서 칠정은 본래 사 적인 것으로 배우지 않아도 저절로 누구나 할 수 있는 욕오에 기초한 자연적 인 정서이다.284) 칠정은 사적이고 자연적인 감정으로 긍정되지만 그대로 방 280) 心經疾書, 中庸 10-2, 凡有物在前, 便知其爲何物, 於此說喜怒哀樂不得, 此只是知覺不 昧, 未及乎喜怒之情. 至於善者喜之, 不善者怒之, 方始是情也, 亦有淺深之不同. 若心有靈覺而 猶未及乎思量, 此實本體之不昧, 不可道已發. 281) 김선희, 신체성, 일상성, 실천성, 공공성: 성호 이익의 심학, 한국실학연구 28, 한국실 학학회, 2014. 106-108쪽. 282) 星湖全集 권31, 答禹大來 辛巳1761, 故七者之發, 卽人心爲之機栝. 283) 四七新編, 8, <七情便是人心>, 程子分明說觸其形而動其中, 七情出焉, 形者, 非人心之人 字乎? 故生於形氣之私也. 284) 四七新編, 4, <聖賢之七情>, 夫七情, 不學而能. 不學而能者, 未必皆惡, 但出於形氣之私, 故易至於惡也. - 121 -

치하면 악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私에서 벗어날 수는 없기 때문에 사람이 칠정에 대해서, 그것을 다스리면 純善해지고, 다스리지 못하면 쉽게 惡으로 흘러간다. 다스린 다고 말한 것은 곧 본래 가진 情을 따르되, 天理로 그것을 주관하여 惡 으로 흘러들어가지 못하게 한다는 말이다. 그것이 다스려지기 전에는 단지 사적인 情이 있을 뿐이지만, 다스려진 후에는 도리어 사사로움과 관계없는 것이 있게 된다. 이는 천리가 주관한 공효이지, 칠정의 본래 모습이 아니다.285) 잘 관리된 칠정은 타당할 뿐 아니라 도덕적으로 고양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리로써 기를 제어한 천리가 관섭한 효과일 뿐 칠정의 본래 모 습은 아니라고 보았다. 이 때문에 신편 에서 성인의 중절한 칠정은 기발 이 라고 결론내린 것이다.286) 이익은 인심도심과 사단칠정을 결합하게 되므로 이이의 인심도심설을 비판 한다. 이이는 심성정의일로설에 따라 외부 사물에 자극으로 반응으로 칠정이 생기는데 여기에 다시 계교 상량이라는 意가 보태지고, 그 의식의 성격에 따 라 인심과 도심으로 나뉘게 된다고 하였다.287) 이익이 보기에 情에 意가 보 태져서 인심과 도심으로 갈린다는 이이의 주장은 감정의 발생순서를 거꾸로 보는 것이다. 이익은 인심도심에서 사단칠정이 나온다는 주희의 중용장구서 를 근거로 이이의 주장을 반박한다. 인심도심을 모두 갑자기 계교가 뒤섞인 뜻으로 말하면 또한 큰 착오이 285) 四七新編, 4, <聖賢之七情>, 但不離於私而已, 故人之於七情, 治之則純善, 不治之則易流 於惡. 治之云者, 卽從本有之情, 以天理管攝他, 使不得流於惡也. 其未治之前, 只有私有底情, 已治之後, 便却有不涉於私者. 此則天理管攝之功也, 非七情之本然也. 286) 四七新編, 4, <聖賢之七情>, 愚故曰: 聖賢中節之七情, 終是氣之發. 287) 栗谷全書 권9 答成浩原 7 壬申, 人心道心, 兼情意而言, 不但指情也. 情是發出恁地, 不 及計較, 則又不如人心道心之相爲終始矣. 今欲兩邊說下, 則當遵人心道心之說; 欲說善一邊, 則 當遵四端之說; 欲兼善惡說, 則當遵七情之說. - 122 -

다. 인심의 굶주림과 추위, 아프고 가려움이나 도심의 측은해함과 수 오함에 무슨 계교가 있다는 것인가? 칠정의 선한 한쪽이 사단이다 라 고 한다면, 부중절한 사단은 그 반대로 칠정이 된다는 말인가? 사단이 설령 선하지 않더라도 그것을 어찌 칠정이라 할 수 있겠는가? [칠정 에 대해서는] [이황처럼] 악으로 흐르기 쉽다 고 말해야지 [이이처럼] 선악을 겸하고 있다 고 말하면 안 된다. 성인도 칠정이 없을 수 없는데 그럼 성인이 선악을 겸한 정 을 가지고 있다는 말인가?288) 도심은 그대로 사단이며, 칠정은 굶주림이나 추위, 아프고 가려움과 같이 몸이 느끼는 직접적인 감각에서 생기는 감정이다. 배고픔 추위 아픔 가려움 과 같은 감각을 느끼는데 계교라는 것이 있을 리 없고, 도심은 애초에 계교 와 관계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심도심이 계교에 따라 갈릴 수 없다고 본다. 이익에게 있어서 사단은 도심을 구체화시킨 것이라면 인심은 그대로 칠정은 아니다. 사단은 도심의 조목이지만, 칠정은 바로 인심의 조목이라고 말할 수 없 다. 도심의 道 는 理를 말하는 것이니 도심이라고 하면 사단을 가리킨 다. 인심의 人 은 사람의 몸을 가리키고 몸은 形氣를 가리킨다. 먹지 않으면 배고프고 입지 않으면 춥고 때리면 아프고 긁으면 가려운 것이 반드시 나타나는 것이다. 배고픔, 추위, 통증, 가려움이 있고 나서야 欲 과 惡[싫어함]이 생기는 것이니 욕 오는 칠정의 큰 단서이고, 희노애락 은 그 욕 오를 각각의 이해 득실로 인하여 따르거나 거슬러서 발하는 것이다.289) 288) 四七新編, <讀李栗谷記疑>, 以人心道心, 皆攙入計較之意而爲說, 則又見大錯. 且七情 中善一邊爲四端, 則四端之不中節者, 其反爲七情耶? 四端雖不善, 豈合拖在七情中也? 七情又 不可曰兼善惡. 七情本有當然之則, 而或爲形氣之所使則易流於惡. 謂之易流於惡則可, 謂之本 兼善惡則不可. 聖人不免有七情, 則聖人亦有兼善惡之情耶? 289) 四七新編, <七情便是人心>, 然則四端卽道心之目, 而七情不可遽謂人心之目也. 道卽理也, 故道心者, 四端是也. 人卽人身也; 身者, 形氣也. 不食則饑, 不衣則寒, 搯則痛, 爬則痒, 形氣 之所必有也. 先有饑寒痛痒, 而後欲惡形焉, 欲惡者七情之大端也; 喜怒哀樂, 各因其得失 順逆 而發. - 123 -

인심은 배고픔, 추위 등을 느끼는 것이고 여기에 먹고 싶다[欲], 추위가 싫 다[惡] 등의 감정이 들어가야 이때부터 칠정이라고 한다. 이해득실과 순역으 로 감정이 생긴다는 것은 욕구가 충족되면 기뻐하지만[喜] 그렇지 못하면 노 여워하게[怒] 되는 것을 말한다. 싫어하는 것에 대해서는 피하게 되면 긍정적 인 감정이 생기고 그렇지 못하면 부정적인 감정이 생긴다. 기한통양과 같은 형기의 자극으로 인심에서 칠정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구도에서는 이이처럼 인심과 도심이 종시가 될 수 없다. 도심에서 발한 것은 어디까지나 사단이고, 인심에서 발한 것은 어디까지나 칠정이기 때문이다. 이익은 이이의 인심도심종시설을 다음과 같이 비판한다. 인심은 인욕이 아니다. 伊川은 인심도심의 구분은 천리인욕의 구분이 바로 이것이다 고 했지만 주자는 처음에 이 견해를 따르다가 나중에는 그 잘못됨을 깨닫고 인심은 인욕이 아니라고 했다. 율곡은 인심을 단 지 사욕으로 보고, 인심도심을 리기에 분속하는 증거로 여기고 상세히 살펴보지 않았으니, 이 말은 인심과 도심을 기발과 리발에 분속한 것과 도 모순이 된다. 사람에게는 처음에 간혹 선한 마음을 품고 있다가 나 중에 악에 빼앗기는 경우도 있고, 처음에는 악한 마음을 품고 있다가 중간에 고쳐서 선해지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군자가 되는 경계인데 어 떻게 서로 종시가 된다 고 말할 수 있겠는가? 만약 이런 설과 같다면 上智는 순전하게 도심이고 下愚는 순전하게 인심이라서 終始라고 말할 수도 없고, 오로지 반쯤 선하고 반쯤 악한 사람이라야 그런 대체적인 면모를 볼 수 있을 것이다.290) 여기서 이익이 인심은 인욕이 아니다. 라고 주장하는 것을 함께 볼 수 있 290) 四七新編 <讀李栗谷記疑>, 人心非人欲也. 伊川說 人心道心, 天理人欲便是 ; 朱子初從此 說, 後來覺得非是, 以爲人心非人欲. 今栗谷只把人心作私欲看, 以爲人心道心分屬理氣之證. 旣 欠詳審, 其說亦相枝梧也. 人或始有善心, 終爲惡所奪; 或始有惡心, 中改爲善. 此, 君子分界 處, 豈可謂之相終始也? 若如彼說, 上智純是道心, 下愚純是人心, 未有終始之可言; 惟半善半惡 者, 可見其體段也. - 124 -

다. 이이의 주장에 따르면 상지인 성인은 인심이 없고 도심만 있고, 하우는 도심은 없이 인심만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인이라 하더라도 육체를 가진 이상 먹고 자는 일을 피할 수 없으므로 인심이 없는 것이 아니 다. 다만 성인은 인욕이 없을 뿐이다. 이이가 정이 형기에 가려져서 성명의 본연을 곧바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을 지목하여 인심291) 이라고 한 것을 이 익은 성인은 기에 가리워짐이 없다는 것을 들어 반박한다. 이이는 도심을 本然之氣 라고 한 자신의 말에 자부하면서,292) 본연의 모 습을 잃은 더러운 기 인 형기에 가려서 나온 인심은 인욕이 되기 쉬운 것 293) 으로 보아 도심과 인심을 선한 것과 악한 것으로 대비하였다. 도심은 성명에 근원하였으나 발하는 것이 기이니 이것을 理發이라고 하는 것은 불가합니다. 인심과 도심이 모두 氣發이나 기가 본연의 理에 순한 것이 있으면 기도 역시 본연의 기이므로 理가 그 本然의 氣를 타 고서 도심이 되는 것이고, 기가 본연의 理에서 변함이 있으면 역시 본 연에서 변한 기이므로 理도 역시 그 변한 바의 기를 타고서 인심이 되 어 혹 지나치기도 하고 혹은 미치지 못하기도 합니다.294) 이익은 이이가 그 올바른 이치에서 곧게 나오고 기가 용사하지 않으면 도 심 295)이라고 한 것과 여기서 기가 본연의 리를 따르고 리가 본연의 기를 탄 것이 도심이 된다. 라고 하는 것은 서로 모순이 된다고 보았다. 성인은 기 질이 깨끗하고 맑은 호연지기를 지녔는데, 성인의 인심을 기에서 변화된 더 러운 기를 탔다고 할 수 있느냐296)고 반문하며 이이가 기를 주체로 삼아 인 291) 栗谷全書, 권10, 答成浩原, 情之揜乎形氣, 而不能直遂其性命之本然者, 目之以人心. 292) 栗谷全書, 권10, 答成浩原, 以道心爲本然之氣者, 亦似新語, 雖是聖賢之意, 而未見於文 字. 293) 栗谷全書, 권12, 答安應休, 此心之知覺, 旁由形之塞煖飢飽勞佚好惡而發, 則謂之人心, 初非不善, 而易流於人欲, 故曰危. 294) 栗谷全書 권10, 答成浩原, 道心原於性命而發者氣也, 則謂之理發不可也. 人心道心俱是 氣發而氣者有順乎本然之理者, 則氣亦是本然之氣也. 故理乘其本然之氣而爲道心焉. 氣有變乎 本然之理者, 則亦變乎本然之氣也. 故理亦乘其所變之氣而爲人心而或過或不及焉. 295) 栗谷全書 권9, 答成浩原, 其發直出於正理, 而氣不用事, 則道心也. 296) 四七新編 <讀李栗谷記疑>, 雖上智, 不能無人心, 上智之人心, 若理乘於變其本然之氣乎? - 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