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Text, Theology & Translation / 김정훈 283 < 서평> Text, Theology & Translation. Essays in honour of Jan de Waard (S. Crisp & M. Jinbachian, eds., Swindon: United Bible Societies, 2004) 김정훈 *1) 1. 들어가는말 이책은네덜란드출신의학자로서오랫동안세계성서공회연합회 (United Bible Societies; 이하 UBS) 에서중요한역할을하고, 또구약학자이자성경번 역전문가로서학문세계를넓혀간얀드바아르드(Jan de Waard) 의일흔번 째생일을기념하며그에게헌정된논문집이다. 본문, 신학, 번역 이라는제 목이벌써이책의성격을잘드러낸다. 성경을세계곳곳의언어로번역하는 데가장기본적인본문자체에대한논의, 그리고그본문의신학을둘러싼 논의들을다루고있다는것이다. 특히이책은드바아르드와함께 UBS 에서성경번역을연구하는이들, 그 리고본문비평과번역에정통한학자들의논문이주를이루고있다. 집필진 구성의특징은본서의내용에도결정적인역할을한다. 여태껏우리나라기 독교의토양에서잘접해보기어려웠던동방교회에서성경본문과번역이 어떻게이루어졌는지, 그리고우리의관심영역에깊이들어와있지는않지 만이미고대부터성경본문전승에중요한역할을했던아프리카지역의관 점에서보는성경본문과그번역에대한문제까지넓은영역을포괄하고있 다. 그래서어떤논문들은우리에게낯선내용이기도하지만새로운경험의 지평에서게해준다는점은틀림없다. 이와같이성경본문과번역문제에대 한구체적지역의역사와배경을다루는각론과더불어이책에는성경본문 과신학, 그리고번역에관련한일반론적논문들도수록되어있다. * 부산장신대학교, 조교수, 구약학.
284 성경원문연구제30호 2. 책에수록된논문들훑어보기 2.1. 가장먼저러시아문헌연구소(Institute of Russian Literature) 연구원이 자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교수인신학자알렉세에프(Anatoly A. Alexeev) 의 논문 Masoretic Text in Russia (13-29 쪽) 는제목대로동방교회의한축을이 루었던러시아에서마소라본문수용의역사를다룬다. 이논문의제목이눈 길을끄는이유는보통러시아정교회는일찍부터비잔틴의전통에따라칠 십인역본문의영향아래있다고여기기때문이다. 알렉세에프는먼저슬라브어(Slavonic) 토라독서주기표시인파라쇼트와 난외주가있는몇몇중세마소라필사본을소개하면서, 아슈케나지유대인들 이서부지역으로들어온 15세기이전에러시아에있었던유대인들의마소라 전통을주장한다. 곧러시아에기독교가비록비잔틴의영향을받아 10세기 에전파되기는했지만, 그와더불어소수이지만유대인들도러시아에서마소 라전통을이어오고있었다는것이다. 저자는먼저 14-16세기에번역된슬라 브어에스더와아가서필사본에서마소라본문의흔적을찾는다. 이필사본 들에서본문을잘못읽은보기가마소라필사본에서더러찾아볼수있다는 점에서저자는주로칠십인역을옮긴슬라브어번역이많은부분히브리어 마소라전통을반영한다고주장한다. 15세기말아슈케나지유대인들이서부 러시아에도착하면서러시아에서구약성경본문은새로운판세를맞이한다. 유대인회당의요구로수많은마소라본문필사본들이쏟아져나온것이다. 그러나종교개혁과반유대주의의영향은 17세기에러시아에서마소라본문 에대한거부로까지이어져서이시기에는대부분칠십인역과불가타의번역 이주를이루게되었다. 19 세기에접어들면서파브스키(G. Pavsky) 를필두로 마소라본문이다시금주목을받으며, 처음으로히브리어구약성경이러시아 어로번역되기시작하였다. 그리하여 1876 년에마침내 공회판 (Synodal version) 으로알려진러시아어성경이출간되었다. 구약의경우이성경은슬 라브어성경의헬라어요소와히브리어원문의요소를절충한것으로알려져 있다. 그리고무신론이기반이된구소련연방이무너지면서 1980년대에들 어다시금마소라본문을바탕으로한번역이나오기에이르렀다. 이렇게칠십인역의전통과마소라본문사이의변증법적상호작용을통해 이어온러시아의성경본문과번역의역사를통해서저자는오늘날에도여전 히이두전통의바탕위에서본문을재구성하고번역해야한다고주장한다 (29 쪽). 저자의이런주장보다는, 성경본문의전통이러시아를중심으로한 동방교회에서어떤과정을거쳐왔는지에대한상세한정보를얻을수있다
< 서평> Text, Theology & Translation / 김정훈 285 는점에서이논문의의의를찾을수있겠다. ynin>hi 2.2. UBS 의번역컨설턴트였던클라크(David J. Clark) 는 Conversational in Genesis: A Challenge to Context-Sensitive Translation (31-42 쪽) 에서대 화에서쓰인히브리어 ynin>hi 를문맥에따라어떻게번역할지의문제를몇몇창 세기용례를들어짧게다룬다. 저자는이말이히브리어대화체에서쓰일때 는 나를보십시오 라는일차적인뜻이아니라, 용례마다서로다른사회언 어학적상황(sociolinguistic situation) 을드러낸다는사실을강조한다. 저자는칠십인역과불가타등의고대역본과영어역본, 심지어태국어나 말라위어까지예를들어이사회언어학적상황을반영하는번역을찾아간 다. 결국저자의제안은간단하다. 대화체에서이말은관계성을전제한대답 (yes) 으로번역하는것을선호한다고주장한다. 저자의이런주장이새로운 것은아니다. 이미히브리어성경이헬라어로옮겨지던헬레니즘시대부터 번역을둘러싼논의는치열했다. 히브리어에극단적으로충실하기를원했던 아퀼라, 더아름답고올바른헬라어를추구했던심마쿠스, 그중도를선택하 고자했던테오도시온사이의차이점들을둘러보면대번에알수있다. 가령 창세기 46:2에서칠십인역은저자의관찰대로 ti, evstin( 무슨일이십니까?) 으 로옮긴다. 그러나몇몇필사본의헥사플라난외주는히브리어의직역인 ivdou. evgw, 전통이전해져내려오고있었다는사실을알려준다( 참조. F. Field, Origenis Hexaplorum, 65 쪽). 원어에충실할것인지, 번역어에충실할것인지는번역자가처한또다른 사회언어학적상황 에서해야할선택의문제이다. 가령, 히브리어의이표 현을우리말로어떻게옮겨야하느냐의문제를들고고민한다면이논문의 저자와는또다른결과가나올수있다. 그러므로성경본문을번역하는사람 은언제나다시금원어와문화, 본문의세계, 곧문맥, 그리고번역어와문화 사이에서끊임없이치열한고민을해야할것이다. 문 2.3. UBS 유럽지역번역코디네이터크리스프(Simon Crisp) 는이어지는논 Does a Literary Translation have to be Literal? 에서클라크가제기한것과 비슷한주제를이어나간다. 크리스프는이논문에서사실상어떤표현이든 문자적(literal) 으로번역해야원문의신뢰도를잘반영하는문학적(literary) 번역에이를수있다고주장한라이켄(Leland Ryken) 의책 The Word of God in English: Criteria for Excellence in Bible Translation (2002) 을조목조목반박 하고있다.
286 성경원문연구제30호 가령, 아모스 4:6 에서기근의결과로 이가깨끗함 이라는표현을라이켄 은 표현자체의난해성에있어서전형적으로문학적 이라고주장한반면에, 성경번역이론가인나이다(Nida) 와드바아르드는단순히음식을먹지못하 여서음식의흔적을찾아볼수없는치아상태와관련한표현이라고여기는 데, 크리스프도이에동조하고있다. 크리스프는결론적으로네덜란드어성 경번역프로젝트의슬로건을긍정적대안이자과제로제시한다. 곧번역에 서문자적대응성과문학적가치의문제는어느하나에치우치기보다는여러 면에서접근(multi-faceted approach) 해야한다는것이다. 이주장은위에서든아모스서의보기에서도잘이해할수있다. 이가깨 끗하다 는표현이굶주림의표상으로이해되는것은히브리어문화권을벗 어나서는어려운일이다. 그렇기때문에본문이제대로이해되기위해서는 번역어의문화권의언어와원문사이의간격을좁히는일은필수적이라는뜻 에서크리스프의주장은일리가있다. 2.4. UBS 국제번역컨설턴트이자몬트리올대학종교학과교수인진바키 안(Manuel Jinbachian) 은매우흥미로운논문을기고하였다. Music and Musical Instruments in the Septuagint, the Peshitta and the Armenian Psalms (53-77 쪽) 에서진바키안은본문비평가답게시편에나오는악기들이 칠십인역인헬라어역본과시리아역본인페쉬타, 특히아르메니아역본에서 어떻게번역되어있는지를관찰한다. 그는본문비평적관점에서논의를시작하지만, 본문비평적논의가어떻 게신학적통찰로이어지는지를잘보여준다. 진바키안의가장주된논점은 아르메니아역본에가있다. 진바키안의분석에따르면, 흥미롭게도아르메 니아역본은춤이나시끄러운소리를내는악기들을번역문에서에둘러표현 하여직접드러내기를꺼렸다. 예를들어, 시편 150:3 에서마소라본문이나칠십인역, 페쉬타는 나팔소리 로그분을찬양하십시오. 비파와수금으로그분을찬양하십시오 이다. 그러 나아르메니아역본은 찬미가소리(the sound of a song of praise) 로그분을 찬양하십시오. 시편과찬미가로그분을찬양하십시오 로고쳐읽었다. 이런경향은분명히아르메니아역본의의도적인변경인데, 진바키안은아 르메니아역본에대해다음과같은몇가지결론을내린다(75 쪽). (1) ( 이미잘 알려진사실이지만,) 아르메니아역본은칠십인역을대본으로했다. (2) tu,mbalon( yalth,rion( kiqa,ra( kumba,loij 등과같은악기이름들은아르메니아 역본에서번역하지않으며, 그대신 찬양, 찬양하다, 찬미가를부르다 와같
< 서평> Text, Theology & Translation / 김정훈 287 은일반적인말이쓰였다. 더욱이춤과관련한용어들은아르메니아역본에 서완전히배제되었다. 이런경향은신학적해석(theological exegesis) 의결과 로보인다. 아마도아르메니아역본에서제외된표현들은쾌락주의적이거나 이교도의것으로여겼던듯하다. 2.5. 데살로니가의아리스토텔레스대학신학과은퇴교수인카라비도풀로 스(Ioannis Karavidopoulos) 는 KARIZWN PANTA TA BRWMATA or KARIZON PANTA TA BRWMATA? Text-critical and exegetical comments on Marks 7:19 (79-87 쪽) 에서마가복음 7:19 하반절분사의성(gender) 에따른해 석상의차이를다룬다. 은 이본문은유대전통의정결법에대한예수의평가이다. 문제가되는 19절 14-16절에서예수가제자들에게한말을다시금되묻고덧붙여해석하는 17-23 절에있다. 이단락의주제는유대인들이생각하는것처럼입으로들어 가는음식이사람을더럽히는것이아니라, 사람에게서나오는 악한생 각 (21 절) 이사람을더럽힌다는본질적인가르침이다. 그가운데서도 19절은 음식이왜사람을더럽히지않는지에대한부연설명이라할수있다. 그런데 여기에는본문전통의문제가있다. 대부분의본문비평가들이선호하는본문 으로먼저 ( 예수께서) 음식을깨끗케하셨기때문 (kaqari,zwn pa,nta ta. brw,mata) 이라는전통이있다. 여기서는동사의남성형분사가쓰였기때문에 내포된주어는문맥상예수이다. 이럴경우구세주로서예수는음식을깨끗 하게하는능력이있는분으로묘사된다. 이전통과는달리몇몇필사본에서 는분사의마지막모음이 오- 메가 가아니라 오- 미크론 으로쓰였다. 이렇 게되면, 분사는남성이아니라중성이다. 그럴경우내포하는주어가달라지 는데, 예수가아니라 밖에서사람의몸속으로들어가는것 (pa/n to. e;xwqen eivsporeuo,menon eivj to.n a;nqrwpon) 이된다. 이전통에따르면, 음식은소화과 정에서깨끗해진다는해석이가능해진다. 예수가반어법으로쓰지않았다면, 이전통의주체가예수가될수는없다. 저자는논문거의대부분에서이본문 비평의문제를다룬다(79-85 쪽). 따라서독자들은저자가남성분사를선호하 는기존의의견과다른새로운주장을하지않을까기대를하게된다. 그러나 결국저자는지금까지대다수가지지하는의견이옳다는결론을내린다 (86 쪽). 저자의논증방법도새롭지않다. 그렇다면이본문비평부분이이렇게 길이유가무엇이었을까? 여하튼저자는예수를주어로하는남성분사형에서이본문의신학적 삶 의자리 (Sitz im Leben) 를재구성하려는시도를한다. 저자는사도행전의용
288 성경원문연구제30호 례(10:15; 11:9) 를근거로, 초대교회공동체가선교활동(mission outreach) 을 위해유대전통또는이방전통에맞닥뜨려했던신학적해석을배경으로한 다고주장한다. 이논문은매력적인제목에비해새로울게별로없는결론에 이른듯해아쉽다. 2.6. 데살로니가의아리스토텔레스대학신학과교수인콘스탄티누 (Miltiadis Konstantinou) 는 Old Testament Canon and Text in the Greek-speaking Orthodox Church (89-107 쪽) 에서우리에게그리스를중심으 로한동방교회의구약성경본문전통에관한역사적정보를제공해준다. 저자는먼저유대주의안에서구약성경정경화과정을되짚는다. 여기서 저자는유대주의정경이이런규모로이해되기는했지만, 정경에들지않은 책들도거룩하다고인정하는암묵적인식이있었다고주장한다. 사실유대인 들은정경의범위보다는본문확정에더관심이많았다는점에서이주장은 수긍할만하다. 그다음으로저자는기독교첫천년기의정경화과정을훑어 본다. 여기서저자는첫천년기기독교정경은결코교회내부의문제가아니 었음을분명히한다. 그리고이시기기독교는유대주의의영적유산을그대 로이어받아기독론의관점에서해석하였다는점도짚는다. 정경화의문제는 처음에는유대주의, 나중에는이단들과충돌하면서부각되었던것이다. 저자 는이제정경의문제에서가장중요한사건으로종교개혁을언급한다. 종교 개혁으로개신교와가톨릭이나뉘면서정경에대한관점도제각각 정경 / 외 경(pseudepigrapha) 그리고 정경 / 제2 정경(deuterocanonical) 으로기독교안 에서갈라지게되었다. 이제저자는본격적으로헬라어권의정교회정경에대해서술한다. 정교회 에서정경개념은헬라어권이라는실용적인이유에서자연스레칠십인역과 밀접한관계를맺게되었다. 그리고별다른논란없이그전통이중세이후까 지이어졌다. 구약성경본문에대한논의, 곧히브리어와칠십인역본문사이 에어느것을지지할것인가하는논의는 17세기에들어서서가톨릭과개신 교사이에벌어진충돌의반향으로생겨나게되었다. 그런데저자는그리스 정교회에서있었던또다른변수를언급하는데, 바로신정정치를표방하는 왕실의영향이었다. 그리스왕실과공의회사이의관계에서성경본문은정 치적수용으로이어지기도하였다. 저자는이런일련의역사서술을통해정 교회에서전통적으로받아들였던칠십인역이분리되기전교회의성경을보 여준다는입장을취한다(107 쪽). 그리고신약성경의기자들이기독론의입장 에서해석한성경도칠십인역이었다는점에서그중요성을강조하는것으로
< 서평> Text, Theology & Translation / 김정훈 289 논문을맺는다. 칠십인역의중요성에대한저자의인식은충분히긍정적으로 공감할수있다. 그러나저자는이결론을마지막에서급히드러내서독자들 의공감을이끌어낼만한직접적근거를충분히대지못한채서둘러글을맺 었다는느낌을지울수없다. 2.7. 대한성서공회에서총무로일한민영진박사는 The Case for Two Books of Jeremiah (109-123 쪽) 에서자신의박사학위논문부터이어온주제 를성경번역의관점에서새롭게바라본바를논증하였다. 곧예레미야서의 마소라본문과칠십인역사이에서찾아볼수있는현저한차이의문제이다. 먼저예레미야서는잘알려진대로칠십인역이마소라본문보다민영진의 주장에따르면 1/7 이더짧다. 이문제는칠십인역이생략했느냐마소라본문 이더했느냐에대한문제로보기도하지만, 민영진은그판단은어렵다고주 장한다. 명백한것은칠십인역본문은그대본(Vorlage) 을충실히반영하며 이런본문전통은이미쿰란성경본문단편에서도찾아볼수있다는점이다. 둘째문제로는마소라본문과칠십인역은열방예언부분의순서가서로판 이하다. 칠십인역예레미야 25:14 이후의구성을보면, 이민족들에관한전체 적인신탁(MT 25:15-38; LXX 32:1-24) 에앞서, 개별이민족들에대한신탁 (MT 46-51; LXX 26-31) 이이집트로부터바벨론으로향하도록정돈된마소 라본문과는다른순서로나온다. 그다음으로이스라엘을위한구원신탁(MT 26-35; LXX 33-42) 과바룩에대한축복으로끝나는이른바 예레미야의수난 기 (MT 36-45; LXX 43-51) 가이어진다. 마지막으로마소라본문과칠십인역 모두 52 장으로끝이난다. 이로써칠십인역예레미야서의구성은이민족들의 신탁을뒤로배치한마소라본문의전통과는달리이사야서나에스겔서처럼 하나님백성심판, 이민족심판, 하나님백성구원이라는틀을이루고있다. 서로다른순서를상세히견주어놓은표를제시한뒤에민영진은배열의차 이자체보다는서로다른두본문이평행본(parallel edition) 임을강조한다. 셋 째로민영진은칠십인역이마소라본문과는달리유다를멸망시킨바벨론왕 느부갓네살을하나님의심판을수행하는 종 으로표현하기를꺼리는경향 을내보이는몇몇보기를든다. 여기서그는칠십인역의표현이대체로더오 래된전통이라는본문비평적판단을한다. 이런세가지관점에서민영진은마소라본문과칠십인역예레미야서는원 래의것(original) 과이차적인것(secondary) 의잣대로단순히판단해서는안 된다고주장한다. 그는두판본은독자적인전승의배경을반영하기때문에 번역도둘가운데어느하나를택하거나비평본을만들어번역하기보다따로
290 성경원문연구제30호 번역하고서로견주어편집하여그배경을독자들이살펴볼수있게하여야 한다는주장으로마무리한다. 비록현실적으로이루어지기는어려운제안이 지만, 분명히시도해볼만한관점이라하겠다. 2.8. USB 에소속된두학자노스(Philip Noss) 와렌쥬(Peter Renju) 는 Scripture Translation in Poetic Form: The Tenzi of Mwalimu Nyerere (125-138 쪽) 에서아프리카탄자니아의스와힐리어시문학인 텐지 (Tenzi) 장르인니 에레레(Mwalimu Nyerere) 의번역작품에서성경이어떻게번역되었는지의 문제를다룬다. 텐지 는언급한바와같이스와힐리어에서전통적으로음송하는형태로 전승되던이야기체와설교체의시문학을일컫는다. 텐지는일반적으로 4행 이한연을이루며, 연마다각운이있는것이특징이다. 두저자가이논문을통해서드러내고싶은논점은스와힐리어의이시문 학에서어떻게시문학의특징도살리고원어성경의의미도잘전달할수있 을지의문제이다. 이를위해탄자니아의첫대통령이자번역가였던음왈리무 니에레레가번역한신약성경텐지를보기로든다. 저자들은니에레레가텐지 의특징을살리면서도신약성경원문을훼손하지않고잘전달하였다는평가 를내린다. 더러각운을살리기위해성경본문에없는말을써야하는경우도 있는데, 이럴때도니에레레는다른본문에서해당구절에적합한말을이끌 어쓰고있음을구체적인보기를통해보여준다. 저자들은니에레레의번역 을 매력적인번역 (attractive translation) 으로성공적이었다고평가하면서, 직역이나의역의범위를넘어서는 over-translation 이라고정의한다. 텐지의음률은분명히스와힐리어를쓰는독자들에게매우효과적인전달 력을가지고있으며, 니에레레가보여준번역은원어성경을충실히반영하 면서도원주민들에게익숙한장르로효과적으로전환하는가능성을충분히 보여주었다. 이런점에서우리는성경본문을우리말로번역하는데서도번 역의언어적토착화를고민해볼필요를느낀다. 특히성경의운문을우리말 개역성경에서거의되살리지못했다는점에서우리의성경번역현실을되돌 아보게하는흥미로운논문이다. 2.9. UBS 의번역컨설턴트였던오그덴(Graham S. Ogden) 의논문 The Relationship between Isaiah 33.14b-16 and Psalm 15.1-5 (139-146 쪽) 은전승사 적문제를다루고있다. 저자가비교하는이사야서 33:14b-16과시편 15:1-5은모두야훼하나님앞
< 서평> Text, Theology & Translation / 김정훈 291 에설수있는이의자격을언급하는데, 실제로사용한낱말들도매우비슷하 여서로밀접한연관성이있음을알수있다. 더구나이와비슷한문구를시편 24:3-6 에서도찾아볼수있다는사실은이세본문이공통된제의전승에기 대고있음을반증한다고볼수있다. 문제는어느전승이가장우선하느냐의 문제이다. 저자도인정하듯우선성을결정하기란결코쉬운일이아니다. 그 럼에도저자는시편 15편이긍정적자격과부정적자격을다언급하고있다 는점에서기본이되는전승이며, 긍정적자격만언급하는이사야서는본문 의문맥에맞게조정된형태라고주장한다. 저자에따르면이사야서는성전 에들어갈자격을논하는전승을심판에이은희망과위로와약속의문맥에 맞게취사선택하여사용하였다는것이다. 2.10. 토론토대학의교수로서칠십인역영어번역프로젝트(New English Translation of the Septuagint; 이하 NETS) 를주도했던피터스마(Albert Pietersma) 는 An Ode among Psalms: A Commentary on the Fourth Greek Psalm (147-161 쪽) 에서시편 4 편의칠십인역본문을주석하였다. 사실이주석은 NETS 에서번역에이어계획하는새로운프로젝트이다. 피 터스마는여기서시편 4편을보기로하여칠십인역주석의형태를선보이고 있다. 먼저피터스마는자신들이계획하는칠십인역주석의기본방향을밝 힌다. 요약해서말하자면, 가장신뢰도가높은편집본의본문을사용하여, 헬 라어본문의의미를잘밝히고, 대본이되었던히브리어본문과의관계를살 펴서번역자의의도를파악해내는것이다. 피터스마의견본주석의형식을 보면, 먼저주석을위해히브리어본문, 칠십인역본문, 그리고 NETS 영어번 역본문을쓴다. 그런뒤주석에서는주로번역기법과관련한언어적, 문헌적 관찰이주를이룬다. 아직완성된형태가아니라서그러리라고여기지만, 주 석이주로어휘위주의설명으로만이루어져있어문맥이나번역자의신학적 의도가밝히드러나있지않다. 실제로주석이완간되면그런점도보완될것 을기대해본다. 아직칠십인역번역은커녕관심의눈길조차드문우리나라의현실에서이미 칠십인역번역을완료하고주석에들어간 NETS 가부럽기까지하다. 참고로 프랑스에서는번역과주석을겸하여진행하고있으며, 독일에서는번역과본 문비평을완성하여출간한상태이다. 우리나라에서도하루속히헬레니즘과 신약시대의중요한유산인칠십인역의번역부터이루어지기를소망해본다. 2.11. UBS 의번역컨설턴트인데레흐트(Lénart J. de Regt) 는 The Prophet
292 성경원문연구제30호 and the Second Edition of Jeremiah: Increased Dramatisation and the Modern Translator (163-175 쪽) 에서는예레미야서의마소라본문과칠십인역사이의 차이점에서시작한다. 특히저자는예레미야서가짧은칠십인역본문(Edition I) 과그것을확장한마소라본문(Edition II) 의두단계로편집되었다는토브 (E. Tov) 의주장을바탕으로논의를전개해나간다. 저자에따르면, 두본문을비교해보면마소라본문에서예언자예레미야 의역할이훨씬더강조되어생동감있게극적으로(dramatised) 표현되어있 다는것이다. 이를위해저자는몇몇구체적보기를근거로든다. (1) 칠십인 역에서는야훼하나님께서직접신탁을전달하는부분에서마소라본문은화 자나신탁의직접대상을예언자예레미야로바꾼보기들, (2) 칠십인역에서 는함축된예레미야의이름과역할이마소라본문에서는훨씬더강조된보 기들, (3) 화자의교체가칠십인역보다더많은마소라본문의보기들. 마소라 본문에서처럼화자를자주교체하는현대역본들을 극화한성 경 (Dramatised Bible) 이라일컫는다. 저자는화자의교체가생동감을더해주 지만읽고이해하는데는쉽지않다고보아 보상전략 (compesation strategies) 을제안한다. 곧화자가교체될경우난외에그화자를써주거나줄을달리하 는방법이다. 데레흐트의논문은결국본문의논쟁이있는예레미야서에서시작하여현 대어성경의번역기법으로맺는다. 저자는마소라본문예레미야서의화자 변환이칠십인역의대본이었던히브리어본문의극화과정에서생겨났으며, 이를분명히할장치가현대어역본에서는필요하다는주장을한다. 흥미로 운주장이지만, 칠십인역과의본문비교에비해결론을성급히마무리하는 바람에다소설득력을잃었다. 그리고예레미야서의두판본이론자체가여 전히논란거리라는점도이논문의논리성에문제가될수있다. 2.12. UBS 의컨설턴트로은퇴한스켄린(Harold P. Scanlin) 은 Authority, Canon and the Bible Societies (177-191 쪽) 에서성경출판에서외경의위치에 관하여출판역사를되짚는방법에서논의를전개해간다. 스켄린은제임스왕역(King James Version) 이나온이후 200년이상개신교 성경에서도외경은포함되어출판되었지만, 청교도운동이후영국성서공회 (British ans Foreign Bible Society; BFBS) 에서출간한제임스왕역성경에서 외경이빠졌으며, 그영향으로개신교영어역본성경에서는외경이빠졌다 는말 (Ancient Texts Alive Today: The Story of the English Bible) 이잘못이라고 비판하며논의를시작한다. 그는성경출판에서외경의존재유무에대한정
< 서평> Text, Theology & Translation / 김정훈 293 확한역사적진행과정을밝히기위해 16세기전반부부터출판된거의모든 성경을살펴구체적인통계를제시한다. 그의분석에따르면, 청교도운동이 외경제외성경출판의주요요소이기는했지만, 17세기초에벌써적잖은개신 교성경에서개인적선호도에따라외경이제외되었으며, 20세기에이르러다 시금외경을포함하는영어성경이영국성서공회에서출간되었다는것이다. 저자는외경논의를통해결국영국성서공회와 UBS의정경정책에서정경 의범위나순서를재고해볼필요가있다는점을주장하려는것이다. 이를위 해정경에대한기존의네가지접근방식을소개한다. 먼저 정경안의정 경 (Canon within Canon) 개념으로독자들이속한종교공동체의선호도에 따라차별하여정경의낱권을대하는것이다. 둘째로 열린정경 (Open Canon) 의개념은말그대로새로운정경제안의가능성을열어두는것이다. 사실상이두개념은정경을상대화하는것이다. 셋째로 탈- 정경화 (De-Canonisation) 개념인데, 상황재구성을통해완전히새롭고개인화된정 경개념으로이끄는방식을말한다. 마지막으로저자는미국성서공회 (American Bible Society) 에서말하는 성경과만나기 (Scripture engagement) 로서탈- 정경화, 개인화된정경화를소개한다. 이는다양한공동체와다양한 방법으로성경을적용하는방법이다. 그러나저자는이방법도한계가있음 을언급한다. 저자는결국 21세기포스트모더니즘시대에정경논의의문제 점을다시금강조하는것으로열린결론을내린다. 정경이라는개념자체가 종교공동체의규범이되는척도로서규정된범위의책이라고볼때, 포괄성 을논의하기에무리가있다. 그럼에도저자의열린결론은우리에게지속되 는고민과논의로초대하기에충분하다. 2.13. 구약성경본문비평의대가이자은퇴한스위스프리부르크대학교수 로서 BHQ(Biblia Hebraica Quinta) 의편집장인쉥커(Adrian Schenker) 는 Der vergeudete Sieg, oder wer spricht zu wem in 1Kön 20:34? Von der Übersetzungskunst, echt Impliziertes von vermeintlich Impliziertem zu unterscheiden ( 왕상 20:34 소진한승리, 그렇지않으면누가누구에게말하는 것인가? 실제함축된것과추정상함축된것사이를구분하는번역기법에대 해; 193-198 쪽) 에서열왕기상 20:34 의본문비평적문제를다룬다. 여기서쉥 커는사실상한걸음더나아가제목대로히브리어본문을번역하는기법에 대한문제를다룬다. 쉥커가택한열왕기상 20:34는본문에함축된요소를구체화해야하는경 우를잘보여주는보기이다. 이구절은이스라엘왕아합과아람왕벤하닷이
294 성경원문연구제30호 맞서전쟁을벌여아합이승전한후아합과벤하닷이만나는장면을그린다. 대부분이구절은아람왕벤하닷과이스라엘왕아합사이의대화로간주된 다. 곧전반절에서성읍과시장( 거리) 을되돌려주겠다는말을벤하닷에게돌 리고, 후반절에서조약을맺고놓아주겠다는말을아합에게돌리는것이다. 이로써본문은어려움없이이해된다. 그러나문제는본문에는화자가바뀌 었다는어떤언어학적표지도없다. 한편칠십인역이나타르굼페쉬타와같 은고대역본이나루터역본의경우에는 34 절전체를아합에게돌린다. 쉥커 는이럴경우가장중요한이해의핵심은 twcwx라고주장한다. 이낱말은 거 리 또는 시장 이다. 쉥커는이것이수도에설치하는거리형태의시장이며, 속국에서올라온조공품들이모이는곳이라고이해한다. 이럴경우승자의 교만한아량으로이해할수있으며, 이는 35절이하에서아합이심판의예언 을듣는문맥에어울린다는것이다. 쉥커는이보기를통해서문장에함축된것을번역에서구체화하는번역 기법의기준을제시한다. 무엇보다전체이야기의맥락에어울려야하며, 문 장의의미와구문론의측면에서도맞아야한다는것이다. 구체적인예를통 해일반적인규칙을설명하는것은쉥커가즐겨하는논증방법이다. 더많은 예를통해서쉥커의제안을구체화해볼필요가있다고여긴다. 2.14. 마지막으로본문비평과쿰란본문의전문가로서히브리대학교수로 은퇴한토브(Emanuel Tov) 는 The Ketiv-Qere Variations in Light of the Manuscript Finds in the Judean Desert (199-207 쪽) 에서중세마소라전통인 케티브/ 케레가유대광야에서발견된본문전통과어떤관계를가질수있을 지의문제를다룬다. 케티브/ 케레에대한문제는일반적으로두갈래로이해할수있다. 곧읽기 의수정이냐고대본문전통의반영이냐의문제이다. 토브는전자의입장을 취하는데, 토브는자신의입장을다음과같이네가지로정리하여밝힌다(207 쪽): (1) 쿰란동굴을제외한다른유다광야에서발견된 Proto-MT는중세필 사본들과동일한본문형태를내보인다. (2) Proto-MT 에서는케티브/ 케레를 제외한모든중세필사본본문의양상을찾아볼수있다. (3) 케티브/ 케레의 이형은고대필사본의어떤난외에도포함되어있지않다. (4) 케티브/ 케레는 중세에들어서야필사본에들어온구전전승을반영한다. 필자의최근연구 (J. H. Kim, The tradition of Ketib/Qere and its relation to the Septuagint text of 2.Samuel, ZAW 123 [2011], 27-46) 에따르면, 마소라전 통의케티브/ 케레는중세필사자들의단순한수정이아니라, 고대본문전통
< 서평> Text, Theology & Translation / 김정훈 295 의반영이며, 이는칠십인역본문과의관계에서분명히찾아볼수있었다. 게 다가토브가제외한쿰란동굴의본문형태는칠십인역과의관계에서케티브 / 케레를판단하는것에지지한다. 또한난외주는필사본역사에서비교적후 대에생겨났으며, 고대에는유동적인본문형태들가운데어느하나만을선 택하는것이일반적이었다. 따라서, 토브의주장은전체적인조망으로는의 미가있을지모르나, 구체적인본문의모든양상을포괄해주지는않는다. 이 또한토브의논증특징이자제한적관점이기도하다. 3. 나오는말 기독교에서성경본문의역사는번역의역사라해도지나친말이아니다. 특히구약성경의경우히브리어가헬레니즘시대에헬라어로번역되어칠십 인역이라불리고, 그이후기독교인들의정경이되어, 선교영역의확장에따 라여러나라말로번역되어나갔다. 원래번역은반드시번역자의본문이해 를바탕으로이루어진다. 그렇기때문에어떤본문이번역된다는말은그본 문이번역어(Zielsprache) 로이해되고해석되었다는말과다르지않다. 성경 본문의번역과관련한이해와해석을우리는신학이라고불러도될것이며, 그런뜻에서성경본문의번역에대한연구는성경본문에대한신학적해석 을연구하는것이라할만하다. 그런뜻에서, 비록집필자에따라논문의편차 가있으며, 논문모음집이라는책자체의특성으로논의의일관성을찾아보 기어렵지만, 성경본문과번역에관심을둔이라면새로운경험을할수있는 책이라여긴다. 특히성경의본문이기나긴교회의역사를거치면서, 고대에 서부터오늘에이르기까지저마다다른언어적문화적배경을가진여러나 라의여러언어로번역된성경을관찰하고분석하는일은매우흥미롭다. 이 는책의제목이보여주듯, 본문과그본문의번역을넘어새로운신학적해석 의세계로들어가는길이기도하기때문이다. 이책은바로이문제를다루고 있다는점에서그자체만으로도충분한가치가있다고평가할수있겠다. < 주요어>(Keywords) 세계성서공회연합회, 성경번역, 본문비평, 번역기법, 정교회. United Bible Societies, Bible translation, textual criticism, translation technique, Orthodox Church. ( 투고일자: 2012. 2. 19, 심사일자: 2012. 3.2, 게재확정일자: 2012. 3. 2)
296 성경원문연구제30호 <Abstract> Book Review - Text, Theology & Translation. Essays in honour of Jan de Waard (S. Crisp & M. Jinbachian, eds., Swindon: United Bible Societies, 2004) Prof. Jong-Hoon Kim (Busan Presbyterian University) The present volume consists of 14 essays, which are dedicated to Jan de Waard in celebration of his 70th birthday, who has worked as UBS Interregional Coordinator of Work on Ancient Languages and Texts. As the title of the volume shows, the essays contained could be largely classified into two categories: Some essays deal with the concrete problems arose from the regional translations of the Bible such as Russian Orthodox Church on the one hand, and the principal theory or hypothesis or theory formed for the translating the Bible on the other. Because to translate means nothing but to interpret, it should be also useful to read this volume for those who are interested in the biblical theology. The readers are inevitably urged to ponder over, how the biblical text should be properly translated, that is theologically interpreted. Although the respective essays cannot be threaded in a consistently convincing argument, this volume is free from impairment of its val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