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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 2016.05.08(일) 성과연봉제 몰아붙이는 답정너 정부 경제가 어렵고 청년실업이 심각한 상황에서 공공기관이 개혁을 거부하는 것은 국민들의 기대를 저 버리는 것임. 노조의 강한 반대, 협의 무산 등에 대비해 직원동의서 징구, 직원 투표 등 대응방안 강구 필요. 지난달 21일 국토교통부가 장관 주재로 산하 공기업 공공기관 기관장을 불러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 련해 열었던 회의 내용을 요약한 문서 내용이다. 성과연봉제 도입이 기관 기관장 평가에 중요한 요 소. 지연 기관엔 예산 인력 협의 때 불이익 등 강력한 페널티 예정 이라는 부분도 눈에 띈다. 성과연봉제는 근속연수와 직급을 기준으로 책정되던 임금을 한 해 개인별 성과에 따라 연봉 형태로 주는 임금체계다. 기획재정부가 올해 말까지 공기업 공공기관 120곳 모두에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겠다 는 목표를 세우고 각 기관을 압박하면서 지난 4일까지 50여곳이 도입을 완료했다. 성과연봉제 도입을 압박하는 정부와 사쪽의 모습을 보면 답정너 (답은 정해져 있어, 너는 대답만 해) 라는 유행어가 떠오른다.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 위해선 취업규칙을 개정해야 하는데, 일부 노동자의 임금이 적어지는 불이익 이 생길 수 있는 만큼 근로기준법에 따라 노조나 과반수 노동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노사간 교섭 테이블에서 이런 논의를 해야 하지만 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 7곳은 매년 해오던 산별교섭을 거부하고 지난 3월 말 사용자 협의회에서 탈퇴했다. 노조가 성과연봉제 도입을 반대해, 산별교섭을 통해서는 정부가 설정한 기한 내 도입이 불가능하다 는 이유에서다. 노조의 동의 없이 이사회를 열어 통과시키거나(일부 발전 공기업), 노조 사무실을 찾아가 노조 합의서에 서명을 해달라고 압박하거나(인천항만공사), 노조 위원장 부위원장이 합의를 거부하자 대의원 서명으로 합의 서를 받는(수산자원관리공단) 등의 행태도 있었다. 노사 갈등은 5~8일 연휴를 마치고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산하의 공 공부문 노동조합 5곳은 지난해 노사정 타협 등의 문제로 분열됐던 공동대책위원회를 복원해 국회 앞 농성 등 공동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다음달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공공기관 기관장 워 크숍이 열릴 예정이어서, 정부는 미도입 기관들에 대한 고삐를 더욱 강하게 죌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연공 위주의 임금체계를 변화된 시대 상황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는 정부의 주장 은 고려해볼 측면도 있다. 하지만 노조는 공공기관 특성상 개인별 공정한 인사평가가 이뤄지기 어렵 다는 점, 성과연봉제 도입이 저성과자 퇴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 가 정말 청년실업 해소 경제위기 극복 등을 위해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고자 한다면, 양쪽 간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성과 평가 기준은 어떻게 만들 것인지 등을 놓고 노조와 머리를 맞대는 것이 순 서일 것이다. 시한을 못박아놓고 노조를 몰아붙이는 행태는 노동자들의 반발만 키울 뿐이다. 정해진 답이 적힌 합 의서를 들고 노조 위원장 집에 찾아가거나, 직원을 불러다 앉혀놓고 동의서에 서명하라고 하는 것은 답이 아니다.

데일리안 / 2016.05.08(일) 성과연봉제 '난항'에 정부 개입? 주요 쟁점이... 업무 생산성 높일 것 vs 동기유발 없이 부작용만 초래 의견 첨예 오는 6월 정부 직접 개입 시사... 성과연봉제 노사 대립 더욱 심화될 듯 성과연봉제 도입을 둘러싼 각 금융공기업들의 내홍이 심각한 상황이다. 4월 조기 도입에 인센티브까지 내걸고 제도 추진에 나섰던 당국의 기대와 달리, 예보를 제외한 여러 금융공기업의 성과연봉제 도입은 직원 투표를 통해 무산되거나 법적 분쟁 조 짐을 보이고 있다 성과연봉제 도입을 둘러싼 금융공기업들의 내홍이 심각한 상황이다. 4월 조기 도입에 인센티브까지 내걸고 제도 추진에 나섰던 당국의 기대와 달리 예금보험공사를 제외한 금융공기업들은 성과연봉제 도입이 직원 투표를 통해 무산되거나 법적 분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금융위원회가 성과연봉제 를 도입하지 않은 공기업에겐 불이익을 주겠다며 엄포를 놓고 있지만, 노조 역시 강력 대응을 예고하 면서 양측의 대립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업무 생산성 높일 것"vs"동기유발 없이 부작용만 초래" 잘하는 사람이 더 많이 받고 잘 못하는 사람과 다른 대우를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 런 분명한 기준이 금융기업에 도입돼야 생산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습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성과연봉제가 실적이 뚜렷한 민간회사에서는 가능할 수도 있지만 금융공기업들의 경우 서비스를 제 공하는 업무 특성상 성과 측정 기준도 모호한 데다, 직원들이 평가자인 상급자나 CEO들의 눈치를 봐 야 하는 상황이 도래하는 거죠. 공공기관이 그렇게 쓸려가면 안 되거든요. (A 금융공기업 관계자) 이 처럼 성과연봉제를 둔 당국과 노조 측의 가장 큰 쟁점은 개인별 성과 측정 에 대한 견해 차이에 있다. 금융위는 성과연봉제 비중을 차하위 직급(4급)까지 확대 적용함으로써 그동안 집단평가로 미흡했던 개인별 직무능력 평가와 탄력적 인사관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개인 간 보상체계를 통 해 공공기관 내부 개인의 전문성을 끌어올리는 한편, 업무 효율성 역시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 측은 개인별 성과 측정 방식의 객관성 보장 여부에 의문을 제기한다. 직원 평가시 개인 공과에 대한 상급자들의 개입 소지가 높아지고, 소위 오너들이 원하는 방향, 지시에 잘 따르는 직원 들 중심으로 성과가 특혜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결국 공공기관의 독립성 훼손으로 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쟁점은 성과연봉제 도입이 과연 정책금융 기능을 활성화시킬 수 있느냐 여부다. 금융위는 금융공공기관의 변화를 위해 내부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책기능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성과연봉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금융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선행 도입을 시작으로 이를 향후 민간기업으로까지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에 노조는 이미 성과주의를 도입했던 다른 나라의 사례를 반대 근거 로 제시했다. 이미 과거 금융 기관에 성과주의제도를 도입했던 영국과 미국의 경우, 단기성과에 치중해 불완전판매가 급증하고 리 스크 관리해 소홀해 금융사고가 잇따랐다는 것이다. 결국 국가경제를 장기적으로 계획해 추진해야 할 금융공공기관에 성과연봉제가 도입될 경우, 기대했 던 동기유발 효과는 없이 부서 간 협력과 공조는 사라지고 소통 부재만이 남는 등 직원 간 경쟁에 따른 갈등과 부작용만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6월 정부 직접 개입 시사...'성과연봉제' 노사 대립 더욱 심화될 듯 이 처럼 양측의 주장이 여전히 팽팽한 가운데 향후 성과연봉제 도입을 둘러싼 갈등이 더욱 극단으 로 치닫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금융위는 최근 산업은행을 비롯한 9개 금융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성과연봉제 미이행 기관에 대해 페 널티를 부여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하면서 압박 수위를 바짝 높였다. 여기에는 인건비, 경비 등 예산 승인과 함께 기관업무에 대해 불이익을 주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당국의 이 같은 강경노선 방침에는 오는 6월 박근혜 대통령 주재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 성과연봉제 도입 중간점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2일 박 대통령이 공공기관 성과연봉제를 직 접 챙기겠다 고 밝힌 데 이어 성과연봉제에 직접 개입할 뜻을 밝히면서 임종룡 위원장 스스로도 6월 회의에서 납득할 만한 실적을 보여야 한다는 압박에 고삐를 더욱 바짝 쥘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20대 국회가 여소야대 정국인데다 현재 제도 도입에 대한 금융공기업들의 내부 분위기가 그리 녹록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와 금융위 측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성과주의 도 입을 시도할 것 이라며 특히 박 대통령이 오는 6월 직접 성과주의 회의를 주도하겠다고 언급한 만 큼 실적이 필요한 금융위에서도 더욱 강하게 공공기관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고 말했다.

아주경제 / 2016.05.09(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 두고 정부-노조 의견차 여전 정부 올해 마무리 입장이지만 노동계 강력 저지 밝혀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을 두고 정부와 노조간 온도차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8일 양측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안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노조 측은 강 경 투쟁을 선언하며 불가입장을 내놨다. 특히 지난달 말 박근혜 대통령이 2016 국가재정전략회의 를 주재한 자리에서 공공부문에서 구조개 혁을 선도할 수 있도록 120개 공공기관에 대한 성과연봉제 확대도입 등을 강도높게 추진해야 한다 고 말한 직후 정부 도입 압박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금융위원회가 공공 금융기관에 내려보낸 공문에 따르면 성과연봉제를 조기에 도입할 경 우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반대의 경우 패널티를 부여하겠다는 내용이 모두 담겨있다. 지난달 말 현재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을 결정한 공공기관은 40곳이다. 이는 전체 대상 120곳 가운데 3분의 1 수준이다. 대다수 공공기관장들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임기 내 성사시켜야할 의무라는 입장이다. 한 공공기관장은 성과연봉제는 도입 여부를 고민할 것이 아니라 반드시 성공시켜야하는 의무 라며 임기 내 반드시 도입시켜야만 한다 고 강조했다. 성과연봉제 도입을 두고 노조와 줄다리기를 하던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지난 4일 사의를 표명 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강도 높은 압박에 백기를 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지만 성과연봉제 도입을 두고 노조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자 배수진을 친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부와 보조를 맞추는 기관장들과 달리 노동계는 성과연봉제를 적극 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3일 한국노총은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공공기관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을 밀어부치려고 직원들을 감금하는 등 불법 탈법사태들이 일어나고 있다 며 위법 부당한 성과 연봉제 퇴출제를 폐기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성과연봉제 도입을 두고 정부와 노동계 의견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 다. 정부가 성과연봉제 도입의 압박 강도를 높여 올해 안으로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과 달리 노동계는 성과주의 폐기를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계의 강경한 입장은 지난 4일 있었던 주택금융공사 노조의 성과연봉제 도입 등 성과제도 찬반에 대한 투표 결과만 봐도 알 수 있다. 김재천 사장이 사의 표명이라는 카드까지 빼들었지만 전체 조합 원 392명 중 77%인 302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257명(85.1%)이 반대표를 던져 개편안이 부결됐다. 또 이미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정한 공기업에서 근로기준법 무시 등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다는 파열 음도 도입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 공공기관장은 성과연봉제를 대하는 정부와 노동계 모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관장은 전체 연봉규모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기존 규모에서 임직원들이 나눠가지라고 하는 것 이라서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 면서도 그동안 복지부동한 모습에 반성 없이 성과주의에 대한 무조 건적인 반대는 고객들에게 공감을 얻기 힘들다 고 말했다.

이데일리 / 2016.05.09(월) [기자수첩]딜레마에 빠진 공공기관 성과주의 박근혜 대통령이 6월 중순경 청와대에서 공공기관 워크숍을 직접 주재하고 각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의 진행 상황을 보고받기로 한 것으로 전해지자 공공기관장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특히 성과주의 도입을 놓고 노사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금융공기업의 기관장과 직원들은 깊은 고민 에 빠졌다. 기관장에겐 성과연봉제에 빨리 합의해야 한다는 미션이 떨어졌고, 직원들은 성과연봉제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나쁜 점수를 받아 성과급을 적게 받게 돼 사실상 연봉이 깎이게 된다. 그로 인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앞두고 기관장 사퇴 등 갖가지 일이 벌어지고 있다. 금융공기업 중 시 범기관으로 꼽힌 예금보험공사가 4월말 노사간 성과연봉제 적용대상을 1~2급 간부직에서 1~4급까지 확대하고 호봉제를 전격 폐지, 최고~최저인상률 격차를 3%포인트 이상 유지키로 합의했다. 예보 직 원들은 향후 성과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뿐 더러 정부가 약속한 20%의 인센티브까지 얻게 됐다. 반면 주택금융공사는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을 두고 노조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85.1% 반대로 부결됐다. 강경한 노조원들의 태도에 김재천 주금공 사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성과연봉제 도입이 기관장 및 기관 평가를 결정하는 만큼 공공기관들은 사실상 큰 압박을 받고 있는 셈이다.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 임금 인상을, 도입하지 않으면 임금이 하락하게 되는 꼴이다. 더구나 정해준 시한도 얼마 남지 않았다. 당연히 공공기관 직원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과거 정권에서도 신입사원 임금 삭감 등 공 공기관을 쥐락펴락하던 정책들이 모두 반짝 하고 끝났던 경험에 성과연봉제 도입 역시 그런 절차를 밟게 될 것이란 우려다. 무엇보다 성과 평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한 공공기관 직원은 공 공기관은 영업실적으로 평가받는 사기업과 달리 평가 잣대가 명확하지 않다 며 아마 부서 내에 승 진 대상자들에게 점수를 몰아주는 방식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성과연봉제가 제대로 된 평가 기준도 없이 밀린 숙제하듯이 도입하면 되는 일인가. 이전처럼 보여주기식 성과연봉제로 전락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매일노동뉴스 / 2016.05.09(월) [칼럼] 노동교육과 노동조합의 참여 고등학교 시절, 내가 다니던 학교도 전교조의 불길이 타올랐다. 학교가 마산에 있었던 터라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의 불씨가 공장을 넘어 학교까지 번진 것이다. 전교조에 가입한 선생님은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았다. 더 열정적이셨고 덜 권위적이셨으며, 무 엇보다 학생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점이 좋았다. 전교조 선생님 중에 고전문학 선생님이 딱 그런 분이 셨다. 고전문학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과 역사적 사실을 섞어 재미있게 가르쳐 주셨다. 나뿐만 아니 라 많은 친구가 선생님을 따랐다. 어느 날 선생님 수업시간에 친구 한 녀석이 선생님에게 느닷없는 질문을 던졌다. "선생님이 왜 노동 자입니까"라고 당돌하게 물었다. 당시 쟁점은 교사가 노동자인가 아닌가였다. 나 역시 그 질문을 하 고 싶었다. 노동자는 누나처럼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교사를 노동자라고 하니 뭔 가 앞뒤가 맞지 않는 듯해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그때 선생님은 노동자에 대한 인식을 바꿔 주셨 다. "노동자가 역사의 주인공이자 사회를 바로 세우는 주체"라고 말하셨던 기억이 난다. 선생님은 "내 가 참교육을 실현하는 노동자라는 점이 자랑스럽다"고 하면서 웃으셨다. 그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 한 세대가 흘렀다. 그사이 교사는 노동자로 인정받았고 노동조합도 합법화됐다. 그런데 노동자에 대 한 인식은 한 세대를 지나도록 크게 바뀐 것 같지 않다. 경향신문이 노동절을 맞아 기획으로 보도한 기사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노동자가 누구인지를 물었더니 63%가 개미, 노예, 불쌍한 사람, 힘든 사 람이라고 답했다. 초등학생 눈에 비친 노동자의 모습은 닮고 싶지 않은 대상이었다. 그들이 원하는 직업 1순위는 교사였는데, 교사는 노동자가 아니라고 했단다. 한 세대가 흘렀건만 학생 눈에 비친 노동자는 여전히 힘든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노동자로 살 기를 거부한다. 이런 결과는 미국 노사관계 학자 존 버드(John W. Budd)가 노동을 저주(curse)로 정 의한 것과 맥이 유사하다. 그는 저서 <노동에 대한 생각>(The Thought of Work)에서 노동의 개념 을 10가지로 분류했는데, 첫 번째 개념에서 노동을 저주로 정의했다. 신의 저주로부터 구원받으려는 행위를 노동으로 개념화한 것이다. 노동은 죄를 지은 자가 참회하는 행위이므로 노예와 같은 힘든 직 업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노동은 자기를 실현하고(personal fulfillment) 직업적인 시민권 (occupational citizenship)을 행사하며, 자기의 정체성(identity)을 찾고 사회적 관계(social relation) 를 형성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 이처럼 노동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생존과 자아를 실현하는 인간 의 신성한 행위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노동은 인간 행위의 최상의 단계로 평가받아야 한다. 우리 사 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노동과 노동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려면 노동조합이 노동교육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노동교 육은 교과서에서 배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노동이 실제 발휘되는 현장에서 노동에 대한 가치를 일깨워 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 노동교육은 직업이나 직무교육의 틀에서 이뤄지고 있다. 내용은 노동인권에 관한 교육 중심이다. 노동의 가치에 대한 교육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장 노동교육은 노동조합이 제격이다. 학교를 비롯해 여러 교육기관과 노동조합이 연계해 현장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거기에 노동조합이 참여해 노동자의 삶과 노동의 가치를 교육하는 것이다. 노동 이 발휘되는 노동과정이나 작업조직을 보고 듣고 체험하며, 어떤 순간에 노동의 보람을 느끼는지를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로부터 직접 들을 수 있다면 그야말로 살아 있는 현장교육 아니겠는가. 이런 교육이 가능할 때 노동을 부끄러워하는 학생이 줄어들 것이다. 나아가 이런 교육생 중에 컨베이어 없 이 자동차를 생산하는 생산시스템을 개발하는 인재가 나올지도 모른다. 노동이 부끄럽지 않고 노동자가 행복한 세상, 그런 세상을 만드는 것이 노동조합과 노동하는 사람에 게 주어진 시대적 과제다.

매일노동뉴스 / 2016.05.09(월) 19대 마지막 환노위 38개 법안 심사 오늘 법안소위 뒤 11일 전체회의서 처리 노동 4법은 제외 19대 국회 마지막 환경노동위원회가 9일과 11일 열린다. 9일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비롯한 38개 법안을 심사한 뒤 11일 전체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8일 환노위에 따르면 법안소위에서 논의될 법안은 이른바 무쟁점 법안이다. 여야 간 이견이 크지 않 거나 정부가 긴급히 처리를 요청하는 법안이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노동 4법은 환노위 심사 대상 에서 제외됐다. 38개 법안 중 고용노동부 소관 법안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정부안 포함 9개), 남녀고용평등과 일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정부안 포함 5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개정안(정부안 포함 2개), 산업현장 일학습병행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정부안) 등 17개다. 정부 제출 산안법 개정안은 안전보건 조치가 불충분하거나 산재 위험이 인정되는 경우 노동자가 사 업주에게 안전조치를 추가로 요구할 수 있고, 사내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산재예방 조치 사업장 범위 를 전 도급사업장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정부 제출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에서는 육아휴 직 명칭을 부모육아휴직으로 변경하고 육아기 근로시간단축 사용기간을 1년에서 최대 2년으로 연장 하도록 했다. 정부 제출 장애인고용법 개정안은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공무원과 공공기관의 경우 3% 에서 2019년 이후 3.4%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가 시급히 처리를 요청하는 일학습병행 지원법 제정안은 일 학습 병행제도 추진체계 구축 등 직업교육훈련제도 기반을 마련하는 내용이 핵심 이다. 환경부 소관 법안 중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해 2개 법안이 심사 대상에 올라 주목받고 있다. 장하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가습기살균제의 흡입독성 화학물질에 의한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 제정 안과 같은 당 홍영표 의원이 발의한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률 제정안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구 제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환노위 관계자는 여야 간사 간 노동 4법은 추후 논의하는 것으로 하고 이번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며 19대 국회에서는 처리가 불가능한 만큼 20대 국회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