口 특집/외래어 표기법 외래어 표기법의 원리와 실제 임 동 훈 (국립국어연구원 학예연구사) 1. 외래어의 특정과 외래어 표기법 외래어는 외국어에서 기원한 국어를 가리킨다. 외래어는 외국어에서 기원하 였다는 점에서 고유어나 한자어와 다른 특수성을 보이기도 하나, 이러한 특수성 이 외래어의 국어 지위를 흔들지는 않는다. 외래어는 국어 문맥 속에서 국어식 으로 발음되며, 때로는 그 본래의 뜻이 변하여 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외래어의 특수성으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성을 꼽을 수 있다. 첫째, 외 래어는 두음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국어에서 리, 뉴 동은 단어의 첫머리에 올 적에 이, 유 로 발음되나 외래어는 그렇지 않다. 리듬, 뉴스 와 같은 외래어 가 이를 잘 보여 준다. 둘째, 국어는 E, 견 으로 시작하는 단어의 수가 많지 않 으나 외래어는 그렇지 않다. 사전에서 E 항과 견 항을 찾아보면 거의 대부분이 외래어이다. 셋째, 외래어는 접사로 쓰이는 경우가 아주 드물다. 슈퍼 (super)-, 노 (no)- 등이 접두사처럼 쓰이고, -텔 (tel), -맨 (man) 퉁이 접미사처럼 쓰이 는 사례가 없지 않으나 1 ) 전한 접사라고 하기는 어렵다. 이는 외래어에서 특이한 경우일 뿐만 아니라 아직 온 넷째, 외래어는 그 어형이 불안정하다. 외래어는 1) 슈퍼 -, -텔, -맨 이 접사처럼 쓰이는 예는 다읍과 같다. 휴게텔 의 예를 보면 -텔 이 실( 室 ) 보다 고급스러운 곳을 지칭하는 데 쓰이는 듯하다. (예) 숲화쌀, 숲펀균 ; 오피스웰, 휴게렐 ; 정보밸, 증권멜, 헌혈뾰
42 새국어생활 제 6권 제 4 호( 96년 겨울) 국어에 수용되는 과정이 단일하지 않고 소리의 변화가 고유어나 한자어에 비해 빠르며, 2) 또 외래어의 기원이 되는 외국어의 음운 체계가 국어와 달라 외국어 발음에 가장 가까운 국어가 무엇인지 통일되기 어려우므로3) 그 어형이 여러가 지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프랑스어 encore 에서 들어온 외래어는 그 어형이 앙코르, 앙꼬르, 앙콜, 앵콜 로 나타나고, 영어 badge, ~buzzer, chocholate, chance 에서 들어온 외래어는 그 어형이 배지, 뱃지, 뺏지 와 버저, 부자, 부저, 초콜릿, 초콜렛, 초코렛, 쪼꼬렛, 찬스, 챈스, 찬스 로 나타난다. 그런데 위에서 제시한 외래어의 특성 중에서 넷째 특성은 국민의 언어 생활 과 밀접히 관련된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앙코르, 앙꼬르, 앙콜, 앵콜 이 뒤섞여 통용된다면 국민들은 언어 생활에서 큰 혼란을 겪을 것이기 때문이다. 외래어 표기법은 이처럼 다양하게 나타나는 어형을 통일시켜 국민들에게 언어 생활의 표준을 제공하려는 목적을 갖는다. 외래어도 국어의 일부이므로 국어 어문 규정 에서는 여러 외래어 어형 중에서 어느 것이 표준어인지를 밝혀 줄 필요가 있는 데, 외래어 표기법은 바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문 규범으로서 외래어 표기법을 이해하는 데는 분명히 해 둘 몇 문 제가 있다. 첫째 문제는.외래어 표기법에서 다루는 외래어의 범위가 무엇이냐는 것이며, 둘째 문제는 외래어 표기법과 표준어 규정의 관계가 무엇이냐는 것이 다. 첫째 문제는 굳어진 외래어뿐만 아니라 최근에야 사용되는, 굳어지지 않은 외래어도 모두 외래어 표기법의 대상으로 삼을 것인가 하는 것과 외국의 인명, 지명을 외래어로 볼 것이냐 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현행 외래어 표기법은 굳어지지 않은 외래어나 외국의 인명, 지명을 모두 외래어로 인정하는 쪽에 서 았다. 표준어 규정은 이미 사용되고 있는 말들 중에서 어느 것이 교양 있는 사랍들이 두루 사용하는 현대 서울말인지를 따져 표준어 여부를 정하게 되지만 외래어 표기법은 최근에 외국에서 바로 수용되어, 아직 굳어지지 않은 말도 그 대상으로 삼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예컨대, 최근에 사용되 2) 필자는 얼마 전 여행을 가다가 꽉 막힌 도로에서 롤러로 가공한 오징어를 파는 사랍들 을 본 적이 있다. 그 사람들은 제각기 자신이 파는 물품을 종이에 적어 선전하고 하였 는데, 그 표기가 록란 오징어, 록호뢰 오징어, 줄란 오징어 등으로 가지가지였다. 3) 예컨대, 영어 color 에서 들어온 외래어는 사랍에 따라 칼라 로 쓰기도 하고 컬러 로 쓰 기도 하는데, 이는 영어 color 의 발음이 칼라와 컬러의 중간적인 소리이기 때문일 것이 다. 이에 대해서는 김세중 (1995) 참조.
외래어 표기법의 원리와 실제 43 는 internet 은 인터넷 과 인터네트 로 달리 표기되었고, 애틀랜타 올림픽 마라 톤 금메달리스트인 Josia Thugwane 역시 신문에 따라 투그와네, 투과니, 투그 웨인, 투과네 로 달리 표기되었는데, 만약 외래어 표기법이 이틀을 아직 굳어지 지 않았다고 하여 방치한다면 국민들의 언어 생활은 큰 불편을 겪었을 것이다. 둘째 문제는 외래어 표기법과 표준어 규정의 관계가 무엇이냐는 것인데, 외 래어도 국어의 일부이므로 외래어 표기법은 마땅히 표준어 규정의 하위 규정으 로 칸주되어야 할 것이다. 즉, 여러 외래어 어형 중에서 한 어형을 표준어로 택 할 때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 이라는 표준어의 정의가 그 대로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동안에는 외래어 표기법과 표준어 규 정의 이러한 관계가 분명히 인식되지는 못한 듯싶다. 이는 외래어 표기법이 한 때는 로마자의 한글화 표기법 으로 명명된 바 있고, 4) 현행 외래어 표기법에서 는 국어 사전에도 오르지 못한 단어들이 그 예로 제시되어 있는 사실을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현행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apt, bathe 동과 같은 외국어를 예 로 들어 이것의 외래어 표기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외래어 표기법이 표준어 규정의 하위 규정임을 분명히 인식하지 못한 결과이다. 외래어 표기법은 외국어 에서 들어왔으나 국어로 쓰이는 말 중에서 표준어를 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2. 외래어 표기법의 변천 외래어 표기법은 1941년 조선어 학회에서 외래어 표기법 통일안 으로 펴낸 것이 처음이다-5 ) 그러나 1941년에 나온 외래어 표기법 통일안 의 총칙 조항은 1933년 조선어 학회에서 펴낸 한글 마춤법 통일안 의 제 6장 내용과 대동소이 하다는 점에서 개략적인 외래어 표기 원칙은 1933년에 이미 이루어졌다고 보아 야 할 것이다. 6 ) 외래어 표기법 통일안 은 총칙과 세칙, 부록으로 이루어졌는데, 총칙에서는 4) 로마자의 한글화 표기법 은 1958년 문교부에서 제정한 안의 공식 명칭이다. 5) 외래어 표기법 통일안 이 공포된 것은 1940년이다. 6) 1933년의 한글 마춤법 통일안 에 제시된 외래어 표기 원칙은 아래와 같다. 아래에서 조건 ( - )은 현행 외래어 표기법의 제 1항인 외래어는 국어의 현용 24자모만으로 적는 다"라는 규정으로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제 60항 外 來 語 를 表 記 할 척에는 다음의 條 件 을 原 則 으로 한다. ( 一 ) 새 文 字 나 符 號 를 쓰지 아니한다. ( 二 ) 表 흡 主 義 를 取 한다.
44 새국어생활 제 6권 제 4 호( 96년 겨울)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1) -. 外 來 語 를 한글로 表 記 함에는 原 語 의 짧 字 나 語 法 的 形 態 의 어떠함을 묻지 아니하고 모두 表 홉 主 義 로 하되, 現 在 使 用 하는 한글의 字 母 와 字 形 만으로써 적는다. 二. 表 륨은 原 語 의 發 륨을 正 確 히 表 示 한 萬 國 륨 聲 記 號 를 標 準 으로 하여, 아래의 對 照 表 에 依 하여 적음을 原 則 으로 한다. 위에서 조건 ( 一 )은 대단히 중요한 규정이다. 비록 이 규정이 193 3년 한글 마춤법 통일안 의 제 6장에 나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다소 선언적인 것이 었고, 당시의 현실은 외래어 표기를 위해 새로운 자모를 만드는 경향이 상당했 기 때문이다. 실제로 1937년에 이종극( 李 鍾 極 ) 씨가 펴낸 모던 朝 蘇 外 來 語 離 典 에서는 [f]음과 [v]음 표기를 위해 0쿄, Oll 라는 새로운 자모를 사용한 바가 있다. 따라서 조건 (-)은 외래어 표기법사에서 그 의의가 매우 크다고 아니할 수 없다. 이러한 이유에서 조건 ( 一 )은 현행 외래어 표기법에도 그대로 반영되 어 있다. 조건 ( 二 ) 는 만국음성기호와 한글의 대조표에 의해 외래어가 표기됨을 규정 한 것으로 이 역시 현행 외래어 표기법에 국제 음성 기호와 한글 대조표 란 이 름으로 반영되어 있다. 그러나 이 조건은 조건 ( 一 )과 달리 그간 약간 오해된 측면이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외래어는 외국어에서 들어온 말이므로 그 표 기를 정할 때 원어인 외국어의 발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 은 조건 ( 二 )와 같은 규정을 오해하여 외래어 표기가 마치 외국어 표기라도 되 는 것처럼 그 표기를 정할 때에는 원어인 외국어의 발음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는 외래어 표기법(특히, 만국 음성 기호와 한글의 대 조표에 의해 특징되는 외래어 표기법)을 일종의 처리기 (processor) 로 간주하고 이에 특정 외국어를 입력하면 그에 대응하는 외래어 표기가 출력되는 것처럼 인식한 셈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1958년에 문교부에서 며낸 외래어 표기법 명 칭이 로마자의 한글화 표기법 으로 되어 있어, 이러한 오해의 한 자락을 잘 볼 수었다. 외래어는 외국어에서 들어왔지만 그 지위는 외국어가 아니라 국어이므로 그 표기의 선택은 표준어 규정에서 언급한 대로 어느 표기가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사용하는 현대 서울말 을 적은 것인지 판단해야 옳은 것이다. 다만, 어느
외래어 표기법의 원리와 실제 45 표기가 교양 있는 사랍들이 두루 사용하는 현대 서울말을 반영한 것인지 판단 하기 어려울 때나 틀어온 지 얼마 안 되어 아직 굳어지지 않은 말일 때, 또는 외 국의 인명, 지명을 표기한 말일 때에는 국제 음성 기호와 한글의 대조표에 의존 할 수 있겠다- 외래어 표기는, 굳어진 어형이 있고 그것이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사용하는 현대 서울말이면 그대로 적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조건 ( 二 )에서 제시한 만국음성부호와 한글의 대조표는 제한적으로 의존해야 할 것 이다.7) 그 밖에 외래어 표기법 통일안 에서 특기할 조항은 장음 부호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과 이중 모음은 두 흘소리로 적되 이 가운데 OU 만 한 흘소리...L 로 적고 발음을 길게 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 두 조항 역시 현행 외래어 표기법 에 반영되어 있다. 그후 외래어 표기법은 문교부(1 948) 의 들온말 적는 법 을 거쳐 문교부 (1 958) 의 로마자의 한글화 표기법 으로 개정되었는데, 전자는 조선어 학회 (1 941) 과 달리 현용 24자모 이외의 기호를 임의로 도입하였고 장음은 동일 모 음을 거듭 적는 방식을 택하였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었고, 8) 후자는 외래어 표 기를 로마자의 한글화로 인식하였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었다. 이런 점에서 문교 부 (1948) 은 문교부가 4년간 내외 학자 22인이나 동원하여 제정하였으나 교과서 에도 시행되지 못하고 말았다. (이상억 1982) 그러나 문교부(1 958) 의 로마자의 한글화 표기법 은 비록 제목이 잘못되었으 나 그 기본 원칙은 조선어 학회(1 941) 을 계숭하여 20년 이상이나 생명을 유지 하였다. 같다. 이 안에서 제시된 외래어 표기의 기본 원칙을 몇 가지 살펴보면 다음과 (2) --, 외래어 표기에는 한글 표 字 法 에 따른 현용 24자모만을 쓴다. L 외래어의 l음운은 원칙적으로 1기호로 표기한다. c 받침은 파열음에서는 님, λ,--', 훌홉에서는 0, L,, 流 音 에서는 E 만을 쓴다. 7) 실제로 외래어 표기법 통일안 제 2장 제 3절 제 15항에서는 이미 널리 또는 오래 慣 習 되어 아주 굳어진 語 륨은 굳어진 그대로 적는다" 라고 규정하고 그 예로 고무 (gum), 와이사쓰 (white shirt), 그리스도 (christ) 를 들고 있다. 8) 통일 모음을 거듭 척어 장음을 표기하는 방식은 1979년 문교부에서 마련한 외래어 표 기법안 에 와서 정식으로 사라졌다.
46 새국어생활 제 6권 제 4호( 96년 겨울) (2,)은 조선어 학회(1 933) 에서부터 이어 내려온 조항이나 (2L, c) 은 다소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2L) 은 외국어의 1음운이 그 음성 환경에 따라 국어 의 여러 소리에 대응되더라도 되도록 l기호로 적어서 기억과 표기를 용이하게 하겠다는 내용이다. 다만, 여기서 원칙적으로 란 단서를 붙인 것은 1 음운과 171 호의 원칙을 지킬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 있기 때문이다.9) (2 c) 역시 새로운 내용이지만 실제로는 조선어 학회(1 933, 1941) 에서 제시 한 표음주의 표기 원칙을 구체화한 것으로 이해된다. 영어 coffee shop 에서 차 용된 외 래어는 그 발음이 [커피숍]으로 나므로 커피숍 으로 적지 않고 커피숍 으로 적는다. 이 외래어의 받침은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 앞에서도 H 으로 소 리나기 때문이다.1 0 ) 다만, (2c) 에서 주의할 점은 E 받침 대신 < 받침을 쓴 다는 것인데, 이 역시 발음이 λ]으로 나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11) 이처럼 문교부 (1958) 은 현재 외래어 표기법의 모범이 되고 있으나, 이것만으 로는 외래어 표기를 충분히 할 수 없어 1959년에서 1963년 사이에 편수 자료 1, 2, 3, 4집을 발행하여 이를 수정 보완하였다. 편수 자료 1 집 (1959.9.) 에서는 로 마자의 한글화 표기 방법을 정리하여 세칙을 정하고 표기의 예를 제시하였고, 편수 자료 2집 (1959.1 0.) 에서는 외국 지명의 한글 표기를 제시하였다. 또 편수 자료 3집(1 960.11.)은 1 집의 보완판으로 영어 외에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 어, 일본어, 중국어 등의 표기 방법을 제시하였고, 편수 자료 4집 (1 963.7.) 은 2집 의 보완판으로 2집에 없는 인명 표기를 추가하였으나 장음 표기를 제한 사용하 여 3집과 상충되는 사례가 생기게 되었다. 문교부(1 979) 의 외래어 표기법안 은 문교부(1 958) 과 그 이후에 편찬된 편수 자료의 세칙 사이에 모순점과 미비점이 드러나서 이를 수정 보완한 것이다. 안의 특정은 다음 몇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 같은 모음을 거듭 적기로 되 어 있던 그 동안의 장모음 표기 방식을 버리고 장모음을 따로 적지 않기로 하였 다. 그리하여 team 은 티엄 이 아니라 팀 으로 적게 되었다. 둘째, 중모음 [ou] 의 표기는 현실 발음을 고려하여 오우 가 아니라 오 로 적기로 하였다. 문교부 (1 958) 에서 조선어 학회(1 941) 과 달리 오우 로 적었던 것을 오 로 바로잡은 것 이 9) 예컨대, 영어의 음운 [p] 는 모음 앞에서는 표 으로 대웅되고 자음 앞이나 어말에서는 님 으로 대응되는데, 이를 한 가지 기호로 통일시킬 수는 없다. 10) 이 따훨응효쁘양l 좋다., 저 c야fee shoo에서 만나자"에서 밑줄 친 부분의 발음은 [커피쇼피J. [커피쇼페서]"가 아니라 " [커피쇼비], [커피쇼베서]"이다. 11) 이에 대해서는 3창에서 논의될 것이다
외래어 표기법의 원리와 실제 47 이다. 그리하여 boat 는 보우트 가 아니라 보트 로 적게 되었다. 셋째, 일본어의 h, t 는 어두와 비어두를 구별하여 어두에서는 가, 다 로 적고 비어두에서는 카, 타 로 적게 하였다. 그리하여 7' 7 力 는 타나카 가 아니라 다나카 로 적게 되었다. 넷째, 로마자의 한글화 표기법 이란 명칭을 외래어 표기법 으로 바로잡 았다. 문교부(1 979) 는 그 후 학술원 (1983) 의 외래어 표기법 개정안 으로 이어졌는 데, 학술원 (1983) 은 문교부(1 979) 와 달리 어말 파열음의 표기를 세분하였다는 특정이 있다. 문교부 (1979) 에서는 영어의 표기에서 유성 파열음과 무성 파열음 을 구별하지 않고 파열음 표기를 규정하였으나, 학술원 (1983) 에서는 무성 파열 음과 유성 파열음을 구별하여 파열음 표기를 규정하였다. 그리하여 문교부 (1 979) 에서 지그잭 으로 적었던 zigzag 은 학술원(1 983) 에서 지그재그 로 적게 되었다. 이와 같은 학술원(1 983) 의 파열음 표기는 현행 외래어 표기법의 근간이 되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외래어 표기법 은 문교부 고시 제 85-11로서 1986년 1 월 7일에 고시되었다. 이 표기법의 특정은 첫째, 파열음 표기에 된소리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고, 둘째, 에스파냐어 자모, 이탈리아어 자모와 한글 대조 표를 만들었으며, 셋째, 파열음 표기를 간명화한 것이다.1 2 ) 그러나 이 표기법 은 그 동안 외래어 표기에 나타난 여러 문제들에 대한 신중한 검토 위에 이 루어진 것이었으나, 외래어에는 성격이 다른 여러 종류의 단어들이 있어 이 간단한 표기법 규정으로 그 모두를 만족스럽게 표기하는 방법을 포괄할 수 는 없었다. 특히, 제 l장 제 5항에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하되 그 범위와 용례는 따로 정한다"라고 하여 외래어 표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미결로 남겨 놓았다. 그리하여 이미 굳어진 외래어를 하나하나 놓고 그 표기 를 확정하여 용례집을 발간하는 일이 이어졌는데. 1986년. 1988년에 국어연 구소에서 발간된 외래어 표기 용례집 인명 지명 편과 일반 용어 편이 그 것이다. 그 후로도 외래어 표기 용례집은 속속 발간되었는데, 동구권 지명 인명 편 은 1993년에 국립국어연구원에서 발간하였고, 북구권 지명 인명 편은 1995년에 역시 국립국어연구원에서 발간하였다. 이는 1992년 11월 27일에 문화부 고시 제 1992-31호로 고시된 동구 5개 언어(폴란드어, 체코어, 세르보크로아트어, 루마니 12) 이에 대해서는 후술할 것이다.
48 새국어생활 제 6권 제 4호( 96년 겨울) 아어, 헝가리어)에 대한 외래어 표기법과. 1995년 3월 16일에 문화체육부 고시 제 1995-8호로 고시된 북구 3개 언어(스웨덴어, 노르웨이어, 멘마크어)에 대한 외래어 표기법에 대한 후속 작업이었다. 실제로 1986년에 고시된 외래어 표기법 에는 일곱 언어(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에스파냐어, 이탈리아어, 중국어, 일본 어)에 대해서만 해당 언어에 적용되는 별도의 표기 세칙이 마련되어 있을 뿐 그 밖의 언어에 대해서는 세세한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이러한 후속 조치는 필요 한 것이었다. 다만, 외래어 표기 용례집"(1 988) 에서는 외래어의 표기가 지나치게 원지음 위주로 되어 있어 언중들에게 외면 당하는 사례도 있었다. 예컨대, 앵률런스 (amb띠ance), 바비큐 (barbecue), 비스킷 (biscuit), 뷔페 (buffet), 부시먼 (Bushman, 종족명), 셔벗 (sherbet) 등의 표기는 일상 생활에서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것이다- 이는 외래어가 국어임에도 이를 마치 외국어처럼 특별히 대접 하려는 태도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외래어도 국어의 일부이므로 앞서 언급한 것처럼 외래어의 표기를 정할 때에는 우선 어느 표기가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 루 사용하는 현대 서울말을 반영한 것인지 따져 보아야 하나, 이러한 언어 실태 조사를 소홀히 하고 원지음에만 충실히 표기하다 보니까 이러한 결과가 빚어진 것이다. 3. 현행 외래어 표기법의 원리 현행 외래어 표기법에서 기본 원칙의 제 1항은 외래어는 국어의 현용 24자모 만으로 적는다"이다. 외래어는 외국어에서 들어온 말이지만 언중 사이에서 널 리 쓰여 국어의 일부가 된 말을 가리킨다. 비록 외래어에 따라 국어화한 정도는 다르지만 1 3 ) 그것이 국어의 문맥 속에서 국어식으로 발음되고, 언중 사이에서 사 용될 때에는 국어의 여러 언어 규칙을 따르며, 그 의미도 원래의 뜻과는 상당한 거리가 생기기도 한다는 점에서 국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국어인 외래어를 표기하기 위해 국어의 현용 24자모 외에 특별한 글자나 기호를 만들 필요가 없 13) 예컨대, 담배, 남포, 고무, 빵 동은 언중에게 고유어로 인식될 정도로 국어화하였 으나, 바캉스, 스페이스, 트러블 동은 아직도 외국어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 사 전류나 교과서류를 중심으로 외래어의 쓰이는 빈도를 조사한 연구로는 국립국어연구 원(1 993) 이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리듬, 마이크, 컴퓨터 퉁이 가장 높은 빈도를 보이고, 게이트, 내레이션, 더블 등이 가장 낮은 빈도를 보인다.
외래어 표기법의 원리와 실제 49 고 만들어서도 안 되는 것이다.1 4 ) 일부 사람들은 아직도 특별한 글자나 기호를 만들어 그 원음을 충실히 표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나, 이는 외래어와 외 국어를 구별하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 국어를 적는 데 국어의 현용 자모 외의 글자나 기호를 사용하는 것은 지극히 불합리하기 때문이다. 또 외래어 표기는 일부 전문가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을 위한 것이므로 별도로 익히 는 부담을 강요하는 새로운 기호의 제정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본 원칙의 제 2항은 외래어의 1음운은 원칙적으로 171 호로 적는다"이다. 이 항은 외래어의 표기도 고유어나 한자어의 표기처럼 통일성 있게 하려는 의 도가 들어 있다고 생각된다. 고유어나 한자어의 표기가 하나의 음운에 대하여 하나의 기호로 나타내지듯이 외래어도 하나의 음운에 대하여 하나의 기호로 나 타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 규정은 외래어의 1음운을 171 호로 적어야 기억과 표기가 용이하다는 점도 고려된 것이다. 다만, 외국어의 1음운이 그 음성 환경에 따라 국어의 여러 소리에 대응될 때에는 불가피하게 두 기호로 표기될 수 있음을 고려하여 원칙적으로 라는 단서를 붙였다.1 5 ) 제 3항은 받침에는 1, L, 근. O. 님. ^. 만을 쓴다"이다 한글 맞춤법에 서는 실질 형태소의 경우 그 본 모양을 밝혀 적어 그 뭇이 잘 드러나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원칙은 외래어 표기에도 예외 없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 다. 그런데 어떤 형태소의 본 모양을 확인하는 방법은 그 형태소에 모음으로 시 작하는 형식 형태소를 연결시켜 보는 것이다. 예컨대, 잎을 잎 이라고 적는 이유 는 잎 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 이, 을 퉁 앞에서 [잎]으로 소리나기 때문 이다. 그렇다면 영어 shop 에서 유래한 외래어의 본 모양을 확인할 때에도 이 말 뒤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를 연결해 보면 될 것이다. 영어 shop 에서 유 래한 외래어 뒤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 이 나 에서 가 결합되면 그 발음이 [쇼피] 와 [쇼페서] 가 아니라 [쇼비] 와 [쇼베서] 로 난다. 따라서 영어 shop 14) 이 규정은 외래어의 발음 역시 현용 24자모의 발음대로 함을 합의한다. 일부 사랍들은 fighting, coffee 에서 들어 온 외래어는 비록 그 표기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파이 팅, 커피 로 하지만 발음은 [faitiu]. [k::l: fi] 로 발음해도 된다고 하나 이는 아주 잘못 된 생각이다. 외래어도 국어의 일부이므로 철저히 국어식으로 발음해야 마땅한 것이 다. 한국 사랍끼리 한국어를 사용하는 데 구태여 외국 발음을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 다. 15) 예컨대, 영어의 음운 [p] 는 국어에서 1기호로 표기되지 못하고 그 음운 환경에 따라 표, 프, 님 으로 표기된다. 따라서 prínt, p띠p, gap 의 p 부분은 각각 표, 프, 님 으로 달리 표기된다.
50 새국어생활 제 6권 제 4호 ( 96년 겨울 ) 에서 유래한 외래어의 표기는 숍 이 아니라 숍 으로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항은 고유어나 한자어와 달리 E 받침 대신 < 받침을 쓰기로 한 점이 주목된다. 고유어나 한자어에서 음절말의 자음은 휴지나 자음 앞에서 중화되어 -', L, c., 2., 0, 님, 일곱 개의 음운으로만 실 현되기 때문이 다.1 6 ) 그런데 외래어에서 E 받침 대신에 < 받침을 쓰기로 정한 데에는 형태 음운상의 이유가 있다. 예컨대, 영어 racket 에서 유래한 외래어는 휴지나 자음 앞에서 [라캠]으로 발음되나 이 말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 앞에서는 [라케 시]. [라케슬]로 발음되므로 이 외래어의 본 모양이 라캠 이 아니라 라켓 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마치 고유어의 낫 이 휴지나 자음 앞에서는 [남]으로 소리나나 모음으로 시작되는 조사 앞에서 [나시], [나슬]로 소리나므로 낫 으로 적는 것과 같다. 요약하면, 고유어는 한글 맞춤법 제 4항 붙임 2에 제시된 것처럼 27개의 받침 이 다 쓰이나 위에서 본 것처럼 외래어는 예외적으로 7개의 받침만을 쓴다. 이 처럼 외래어가 특수하게 취급되는 것은 외래어는 고유어와 달리 그 다음에 강 한 경계가 놓인 것처럼 인식되는(즉, 항상 말음 법칙이 적용되는 ) 현상을 반영 한 것이다.17) 외래어가 고유어와 달리 취급되는 예는 그 밖에도 많이 있다. 한글 맞춤법 제 1 2항의 해설에 따르면 한자어와 한자어로 구성된 가정란 동의 경우에는 爛 이 란 으로 적히나 외래어와 한자어로 구성된 가십난 등의 경우에는 爛 에 두음 법칙이 적용되어 난 으로 적힌다. 또 현행 외래어 표기법 제 4장 제 3절 제 1 항에 는 해, 섬, 강, 산 등이 외래어에 붙을 때에는 띄어 쓰고, 우리말에 붙을 때에는 붙여 쓴다.. 라고 하여 외래어 뒤에는 고유어에 비해 강한 경계가 놓임을 반영하고 있다. 외래어 표기 기본 원칙의 제 4항은 파열음 표기에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것 을 원칙으로 한다.. 이다. 이 조항은 유성, 무성의 대립이 있는 외국어를 한글로 표기할 때 유성 파열음 ([b]. [d]. [g] ) 은 평음( 님, C,.)으로 적고, 무성 파열 16) 표준 발음법 제 8항에 받침소리로는 1, L, C, 2., 0', 님, 의 7개 자음만 발음한 다.. 라는 규정이 있다. 17) 요즘에는 고유어도 외래어처럼 말음 법칙이 적용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일부 서울 경기 지역에서는 꽃이, 꽃을 을 [꼬치], [꼬출]로 발음하지 않고 [꼬시 J. [꼬슬]로 발음하는데, 이는 꽃 다음에 강한 경계를 두어 꽃 을 꽂 으로 인식하기 때문일 것이 다.
외래어 표기법의 원리와 실제 51 음 ([p J. [t], [k]) 은 격음(표 E, 큐)으로 적음을 규정한 것이다.1 8 ) 외국어의 파 열음은 대체로 유성, 무성의 이원 대립을 이루나 국어의 파열음에는 유성, 무성 의 구별이 없고 그 대신 평음(예삿소리), 경음(된소리), 격음(거센소리)의 구별 이 있다. 따라서 외국어의 유성음, 무성음을 국어로 정확히 대응시키기가 쉽지 않다. 영어의 경우 b, d, g 는 국어의 평음 l:l, t:, --, 으로 대응시키는 것이 자 연스렵다. 배 이나 교 보다 님 이 음운상 [b] 와 더 가깝기 때문이다. 그렇 다면 무성음이면서 유기음인 영어의 p, t, k 은 당연히 고, E, 큐 에 대응 될 것이다. 국어의 된소리는 무기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등의 표기이다. 이들 ι언어의 파열읍 역시 무성, 유성의 대립이 존재하나 영어와 달리 무성 파열음의 발음이 무기음이 므로 그 발음이 국어의 거센소리와 꽤 다르기 때문이다.1 9 ) 따라서 실제 발 음을 고려한다면 프랑스어 등의 파열음은 국어의 된소리로 적어야 옳을 것 이다. 그러나 사정이 이러함에도 현행 외래어 표기법에서 파열음 표기에 된소리 를 쓰지 않는 것은 그만한 까닭이 있다. 우리가 한글로 표기해야 할 외래어 의 원어는 위에서 언급한 언어 외에도 무척 많이 있다. 따라서 파열음 표기 에 현행 원칙과 달리 된소리를 쓰기도 하고 거센소리를 쓰기도 한다면 우리 는 각 언어의 음운상의 특정을 정확히 파악하여 그때그때 적절히 표기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각 언어의 음운상의 특정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 울 뿐더러 그 음운상의 특정을 정확히 파악했다 해도 그 특정에 따라 된소리 와 거센소리로 구별해 적는 것이 복잡하고 체계성이 없으므로 경제적이고 일 관된 현행 원칙올 고수하는 것이다, 2이 언어에 따라 된소리와 거센소리로 구 별해서 적는 것보다 비록 원음과 멸어지는 경우가 있더라도 한 소리로 통일 해서 적는 것이 더 경제적이고 편리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외래어를 한글로 18) 파열음 표기에 된소리를 사용한 예외적 표기에는 빵, 껍, 빨치산 이 있다. 19) 이런 점에서 상당수 언중들은 이들 언어의 무성 파열음을 국어의 된소리에 대웅시키 고 있다. 프랑스의 칸 영화제를 대부분의 사람들이 깐느 영화제로 알고 있는 것이 그 예에 해당한다. 2이 한 언어의 발음을 다른 언어의 표기 체계에 따라 적을 때, 정확한 발음 전사는 어차피 불가능한 것이므로 원음의 정확한 구현보다 표기 체계의 간결성과 체계성을 살린 쪽 을 택하는 것이다.
52 새국어생활 제 6권 제 4호 ( 96년 겨울) 적는 것은 외국어를 정확히 발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어의 특성에 맞고 국어를 쓰는 우리 국민들에게 편리하도록 일관성 있고 규칙적으로 외래어를 표기하려는 것이므로 비록 원음과 멀어지는 경우가 있더라도 간결하고 체계 적인 쪽을 택하는 것이다. 그런데 제 4항 조항은 파열음 표기에 된소리 사용을 피한다는 내용이나 실제 로 이 조항은 파열음뿐만 아니라 파찰음이나 마찰음 표기에도 해당되는 규정이 다. 2 1) 따라서 음운상으로는 된소리에 다소 가까운 독일어나 러시아어의 파찰음 도 거센소리로 표기되며, 영어에서 들어온 일부 외래어의 마찰음도 된소리에 가 까우나 예삿소리로 표기된다.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Mozart 가 모짜르트 가 아 니 라 모차르트 로 적히고, 영어의 servlce 가 써비쓰 나 써비스 가 아니 라 서비 스 로 적히는 것이 그 예에 해당한다. 여기서 독일어나 러시아어의 파찰음 표기에 된소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경 제성과 간결성이란 면에서 꽤 받아들일 만한 조치이나 영어의 마찰음 표기에 된소리를 전혀 쓰지 못하게 하는 것은 다소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 영어에서 들어온 외래어 중에는 사이다 (cider), 소다 (soda), 슬럼프 (slump) 등처럽 마 찰음이 된소리로 발음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영어의 service', da 에서 들어온 외래어를 모두 서비스, 소다 로 적는다면 발음도 [서비스 J, [소다] 로 하여야 할 터인데, 전자를 [서비스]로 발음하는 국민들은 거의 없기 때문이 다. (김세중 1995) 제 5항은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하되, 그 범위와 용례는 따로 정 한다.. 이다. 외래어는 그 차용 경로가 다양하다. 카메라, 모텔 퉁은 그 철자를 그대로 읽어서 차용된 것이고 햄프 (pimp) 등은 귀로 들어서 차용된 것이며, 후앙 (fan) 은 일본을 통해 간접 차용된 것이다.22) 따라서 이렇게 다양한 경로를 통해 들어온 외래어를 어떤 특정한 원칙만으로 표기하는 것은 무리다. 예컨대, 영어 type 에서 들어온 외래어를 영어의 표기 세칙에 의해 일률적으로 타이프 로 적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말이 유형이란 뭇으로 쓰일 때에는 타입 으로 적고 타자( 打 字 )를 친다는 돗으로 쓰일 때에는 타이프 로 적는 것이 관용이기 21) 와찰음이나 마찰음에 된소리 사용이 허용된 외래어의 원어는 중국어뿐이며, 그 밖에 일본어에서 들어온 외래어 표기에 쓰 가 허용되어 있다. 22) 문교부 (1987) 에 있는 외래어 표기법 해셜 참조.
외래어 표기법의 원리와 실제 53 때문이다.23 ) 이처럼 그 기원과 수용 경로가 다양하고, 또 같은 단어라도 사용되는 분야에 따라 달리 발음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외래어에서 특정한 규칙만을 내세워 일 률적으로 표기하는 것은 언어 현실에 크게 어긋날 수 있고, 또 이미 굳어져 쓰 이는 외래어의 표기를 고칠 경우 언어 생활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어 관용을 존 중하는 것이다. 외래어 표기에서 관용을 존중하는 또 다른 이유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외래 어 표기도 표준어 규정의 정신에 부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양 있는 사랍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이면 그것이 특정 원어와 한글의 대조표로 제시한 표기 규칙에 긋난다고 하더라도 표준으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다. 다만, 이 조항은 관용의 범위와 용례는 따로 정한다고만 하여 외래어 표기법에서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 이 부분을 소홀히 취급했다는 문제가 있으나, 2 4) 그 후에 이어 지는 네 권의 외래어 표기 용례집 을 통하여 어느 정도 그 문제점을 해소하였 다고 생각된다. 4. 현행 외래어 표기법의 실제 1986년 l월 7일에 고시된 현행 외래어 표기법의 한글 표기 지침은 제 2장에서 국제 음성 기호와 한글 대조표(표 1), 에스파냐어 자모와 한글 대조표(표 2), 이 탈리아어 자모와 한글 대조표(표 3), 일본어의 가나와 한글 대조표(표4), 중국어 의 주음 부호( 注 륨 符 號 )와 한글 대조표(표5) 의 표 5개로 정리가 되어 었다.25) 23) 그러나 관용의 범위가 모호하기 때문에 표기의 어려움을 겪는 예는 많이 있다. 예컨 대, 자장연 이 옳은 표기냐, 짜장변 이 옳은 표기냐 하는 논란이 그것이다. 이 음식은 중국어 作 왈( 題 ) 에서 들어온 말로 보이나 이 음식의 표기가 그 동안 짜장면 으로 굳 어 온 까닭에 중국어 주읍 부호와 한글 대조표를 따라 표기할 것인지 아니연 관용을 쫓을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전자에 따르면 作 寶 의 중국음이 zhaiiang 이므로 자 장 으로 적어야 옳겠으나 후자에 따르면 싹장 으로 적어야 하기 때문이다. 24) 실제로 이 조항은 다섯 번째 있을 조항이 아니라 두 번째 조항으로 격상되어야 한다 고 본다. 외래어도 국어이므로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고 있는 표기이면 어떤 표 기 규칙보다 우선하기 때문이다. 25) 그 후 동구 5언어(폴란드어, 세르보크로아트어, 루마니어어, 헝가리어) 자모와 한글의 대 조표는 1992년 11월 27 일에 표6-10으로 고시되었고, 북구 3언어(스웨멘어, 노르워l 이어, 덴마크어) 자모와 한글의 대조표는 1995년 3월 16일에 표 11-1 3으로 고시되었다.
54 새국어생활 제 6권 제 4호( 96년 겨울) 이 중 표1 에 제시된 국제 음성 기호와 한글 대조표는 외래어를 한글로 표기 하는 데 기준이 되므로 중국어와 같이 국제 음성 기호를 쓰지 않거나 에스파냐 어, 이탈리아어, 일본어와 같이 철자가 곧 음성 기호의 역할을 하는 언어를 제외 하고는 각 개별 언어에 따른 별도의 규정이 필요치 않다. 그러나 한 기호가 모 음 앞이냐, 자음 앞이냐, 어말이냐에 따라 달리 표기되는 것은 그 예시가 필요하 며 언어에 따라 무시하기 어려운 개별적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제 3장에서는 2 장에서 제시한 표의 범위 안에서 세부 규정을 두었다. 제 3장의 제 1절은 영어의 표기에 관한 것이다. 현행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영 어의 표기에 관한 세칙이 가장 자세한데, 이는 국제 음성 기호에 의해 표기되는 다른 언어의 표기도 영어의 표기 세칙을 준용하도록 하여 규정의 중복을 피하 려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어에서 어말과 자음 앞에 오는 무성 파열음 ([pj. [tj. [kj) 은 대체로 받침 으로 적고, 어말과 자음 앞에 오는 유성 파열음 ([b J. [dj. [gj) 은 예외 없이 으 를 붙여 적는다. 여기서 어말과 자음 앞에 오는 무성 파열음 표기에 대체로 란 단서를 단 것은 어말과 자음 앞에 오는 무성 파열음일지라도 그 앞에 자음이나 장모음( 長 母 홈) 중모음( 重 母 홈)이 올 때와 그 뒤에 유음 ([IJ. [rj) 이나 비음 ([mj. [nj) 이 올 때에는 으 를 불여 적기 때문이다. (3) -'. gap[웰pj 캡. act[훌ktj 액트 L. apple[용plj 애플. stamp[sìæmpj 스탬프 c.. part[pa:tj 파트. make[meikj 메이크 (3)' zigzag[zigz웅gj 지그재그. signal[signalj 시그널 (3 -, )에서 gap, act 의 p[pj, c[kj 는 선행 환경이 짧은 모음이고 후행 환 경이 어말과 -^}음(유음, 비음 l 아닌 자음) 앞이므로 님, 받침으로 적었으 나. (3L. c.)에서 apple, stamp, paπ, make 의 p[pj, k[kj 는 모두 으 를 불여 프 와 크 로 적었다. apple 의 p[pj 는 후행 환경이 유음 [IJ 이고 stamp 의 p[pj 는 선행 환경이 -^}음 m[mj 이며, part 의 t[tj 는 선행 환경이 장모음 이고 make 의 k[kj 는 선행 환경이 이중 모음이기 때문이다. (3) 은 어말과 자 음 앞에 오는 유성 파열음은 무성 파열음과 달리 예외 없이 으 를 불여 적음을 보여 준다. 마찰음 표기에서는 [JJ. [3J 의 표기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영어의 표기 세칙
외래어 표기법의 원리와 실제 55 에 따르면 어말의 [J)는 시 로 적고 자음 앞의 [J)는 슈 로 적으며, 모음 앞의 [J)는 뒤따르는 모음에 따라 샤, 새, 셔, 셰, 쇼, 슈, 시 로 적게 되어 있 다. 26) 반면에 [3] 는 어말과 자음 앞을 구별하지 않고 모두 지 로 적고, 27) 모음 앞에서는 2 로 적는다. 여기서 모음 앞에 오는 [3] 의 발음을 지 가 아닌 Z 으 로 적도록 한 것은 국어의 Z 이 이미 구개음이어서 자, 져, 죠, 쥬 와 자, 저, 조, 주 의 발음이 구별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어의 vision[ vi;3an] 을 비 전 으로 적는 것은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한다는 한글 맞춤법의 원리에 어긋나므로 옳지 않다. 비록 국어에 가져 와 같은 표기가 있기는 하나 이는 가 지어 의 준말임을 보이기 위한(그리하여 소리대로는 아니지만 어법에 맞도록 하 려는) 것으로 영어의 vision[ v i;3an] 을 비션 으로 적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아래 (4, )은 [J) 발음의 표기 를 보이는 예이고, (4L) 은 [3] 발음의 표기를 보 이는 예이다. (4 ) '. flash[fl봐] 플래시, shrub[frab] 슈러브, fashion[옳fan] 패션 L. mirage[mira: 3] 미라지, vision[ vi;3an] 비전 표기 세칙에서 중요한 규정의 하나는 고유어나 한자어의 표기와 마찬가지로 외래어도 장모음의 장음을 따로 표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때에는 모음을 거륨 적는 방식으로 장모음의 장음을 따로 표시하였으나, 이러한 표기 방식은 고유어나 한자어에 없는 것이므로 옳지 않다. 고유어에서 밤[ 票 ] 은 길게 발음 되고 밤[ 夜 ] 은 짧게 발음되는데, 그렇다고 밤[ 票 ] 을 바암 으로 적지는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team[ti: m], route[ru: t] 는 티임, 루우트 가 아니라 팀, 루트 로 적 게 되어 있다.28) 26) 독일어나 프랑스어의 표기에서는 자음 앞뿐만 아니라 어말에서도 [fj을 슈 로 적도록 되어 있다. 27) 프랑스어에서는 영어와 달리 어말과 자음 앞의 [3] 를 주 로 척도록 되어 있다. 28) 그러나 요즘에도 외래어 표기에서 장음을 따로 표시해야 한다는 주장을 많이 볼 수 있 다. 예컨대, 보브 돌 로 적는 BobD이e 을 바압 도올 로 적어야 한다는 주장 따위가 이 에 해당한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사랍들의 공통된 의식은 외국어의 본래 발음에 가깝 게 외래어를 적는 것이 외국어 교육에도 좋고 외국인과 의사 소통하는 데 유리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외래어 표기법을 마치 외국어 표기법인 양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외래어 표기는 외국어 교육을 위한 것도 아니고 외국인과 의사 소통하는 데 있는 것도 아니다. 외래어 표기는 한국 사랍을 위한 한국어 표기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56 새국어생활 제 6권 제 4호( 96년 겨울) 영어 모음 표기에서 한 가지 더 지적할 것은 중모음( 重 母 륨 ) 표기에 관한 규정이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중모음 ([ai], [au], [ei], [:>i], [ou], [aua]) 은 각 단모음의 음가를 살려서 적되, 다만 [ou] 는 오우 가 아니라 오 로 적고 [aua] 는 아우어 가 아니라 아워 로 적도록 되어 었다. [ou] 의 [u] 는 일종의 과도음으로 장음 표시 에 가까운 것이므로 장음 표시를 따로 하지 않는다는 규정 에 따라 오우 가 아니 라 오 로 적 는 것 이 다.2 9) 또 [aua] 를 아우어 가 아 니라 아워 로 적는 것도 위와 같은 맥락이다. [aua] 의 [u] 역시 과도음으로 [aua] 의 발음이 아우어 라는 3음절 발음과 거리가 멸기 때문이다. 따라서 boat[bout], tower[ taua] 는 각각 보우트, 타우어 가 아니라 보트, 타워 로적는다. (5), bookrnaker[b때meika] 북메이커, headlight[hedlait] 헤드라이트 L top clasi;[bpklæs] 톱 클래스/톱클래스 L' 카리브 해, 북해, 발리 섬, 목요섬 (5) 는 따로 설 수 있는 말이 합성하여 이루어진 복합어의 표기 예이다. (5, )은 복합어가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말이 단독으로 쓰일 때의 표기대 로 적힘을 보여 준다. 만약 이처럼 복합어를 적지 않고 위에서 언급한 영어 의 표기 세 칙 에 따라 적 는다면 bookmaker[ bukmeika], headlight[hedlait] 는 각각 부크메이커 와 헤들라이트 가 될 것이다. bookmaker 에서 무성 파 열음 k 는 그 뒤에 비음 m 이 왔으므로 으 를 붙여 크 로 적어야 옳고, headlight 에서 유음 l 은 어중의 [1] 이 모음 앞에 오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i:i: 로 적 어 야 옳기 때 문이 다.3이 그러 나 bookmaker [bukmeika], headlight[hedlait] 를 부크메이커 와 헤들라이트 로 적는다면 마치 같은 말을 두 가지로 표기한다는 인상을 주고 기억하기에도 불편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동일한 book, light 가 때 에 따라 북, 부크 와 라이트,i: 라이트 로 적히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여 현행 표기법에서는 복합어를 표기 할 때에는 그것을 구성하는 말이 단독으로 쓰일 때의 표기대로 적도록 한 29) 이런 각도에서 [wou]도 워우 가 아니라 워 로 척게 되어 있다. 30) 이에 관련된 규정은 다음과 같다. 어중의 [1] 이 모음 앞에 오거나, 모음이 따르지 않 는 비음 ([m], [n]) 앞에 올 때에는 èè 로 적는다. 다만, ll] 음 ([m ], [n]) 뒤의 [1] 은 모음 앞에 오더라도 E 로 적는다"
외래어 표기법의 원리와 실제 57 것이다.31) (5L, L )은 외래어의 띄어쓰기에 관한 규정을 보여 주는 예이다. 영어의 표 기 세칙에 따르면 원어에서 띄어 쓴 말은 띄어 쓴 대로 한글 표기를 하되 붙여 쓸 수도 있도록 되어 있다. 이에 따라 (5L) 의 top class 는 원어의 띄어쓰기대 로 톱 클래스 로 적는 것이 원칙이나 이 말이 국어에 들어와서 마치 하나의 복 합어처럼 인식되는 경우는 원어의 띄어쓰기와 달리 톱클래스 로 붙여 적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규정은 지명 표기에도 적용되어 Los Alamos[bs æla mousj 의 표기는 원어처럼 띄어 쓴 로스 앨러모스 외에 붙여 쓴 로스앨러모 스 도 가능하다. 그러나 외래어의 띄어쓰기를 원어의 띄어쓰기대로 한다는 위의 규정은, 비록 붙여 쓸 수 있다는 조항이 덧붙어 있기는 하나, 작지 않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듯하다. 국어의 일부인 외래어의 띄어쓰기를 그 원어의 띄어쓰기 에 내맡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원어의 띄어쓰기가 어떠하든 간에 그것이 국어 에서 한 단어로 쓰이면 붙여 쓰고, 두 단어 이상드로 쓰이연 띄어 쓰연 그만이 다. 국어의 띄어쓰기는 전적으로 국어 체계 내에서 결정될 문제이기 때문이 다. 32) (5L )은 외래어 지명의 띄어쓰기를 보여 주는 예이다. 현행 외래어 표기법 에는 해, 섬, 강, 산 등이 외래어에 붙을 때에는 픽어 쓰고, 우리말33) 에 붙을 때에는 붙여 쓴다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현행 표기법에서는 프 랑스어, 에스파냐어 처럼 어( 語 ) 도 외래어 뒤에서 띄어 쓰고 있다. 그러나 이 규정 역시 작지 않은 문제를 안고 있는 듯하다. 떡어쓰기의 대원칙을 명시한 한 글 맞춤법 제 2항에서는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 라고 규정 하고 있어서 해( 海 ), 어( 語 ) 를 띄어 쓰려면 이들이 단어여야 하나 이들은 모 31) 이 규정이 복합어는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말이 화동응록 쓰일 때의 표기대로 적는 다 "로 되어 있으므로 단독으로 쓰일 수 없는 접사에 의한 파생어는 이 규정에 구애받 지 않는다. 32) 실제로 외래어 표기 용례집 "(988) 에서는 원어에서 띄어 쓴 car ferry, ad ball n, back mirror, blue jeans, back net 등의 표기를 원어와 달리 카페리, 애드벌룬, 백미 러, 블루진, 백네트 로 붙여 쓰고 있다. 현행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적어도 카 패리/ 카페리, 애드 벌룬/애드벌룬, 백 미러/백미러, 블루 진/블루진, 백 네트/백네트 로 적 어야 할 것이다. 규정은 원어에서 띄어 쓴 말은 띄어 쓴 대로 한글 표기를 하되, 불 보효순도 있다 "이기 때문이다. 33) 이 규정에서 언급한 우리말 은 외래어가 아닌 국어를 가리킨다. 앞으로 더 정확한 용 어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58 새국어생활 제 6권 제 4호( 96년 겨울) 두 국어에서 한 단어로 인식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5L )과 관련된 규정 은 외래어 뒤에서 띄어 쓰기로 한 해, 섬, 강, 산 중에서 단어로 기능하지 못하는 해 를 삭제하는 쪽으로 보완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편, 위에서 언급한 영어의 표기 세칙은 용례의 측면에서 큰 문제가 있다. 이 세칙에서 제시된 외래어 용례는 총 104개이나, 이 중에서 국어 사전 표제어 로 오른 것은 59개에 불과하고 사전 표제어로 오르지 못한 것이 45개나 되기 때 문이다. 34) 외래어도 국어의 일부이므로 국어도 아닌 것들이(그리하여 국어 사 전에도 실리지 못한 것들이) 외래어의 용례로 제시되서는 안 될 것이다. (6)... setback 셋백, chipmunk 치프멍크, bathe 베이드, shank 생크, swoln 스월른, longing 롱잉, woe 워, yearn 연, battalion 버댈리언, sit-in 섯 인, cuplike 컵 라이크 L. apple 애플, make 메 이 크, shark 샤크 c. cape 케이프, uruon 유니언 (6,)은 제시된 외래어 용례 중 사전에 오르지 못한 예들이다. 실제로 이들은 대부분의 한국인이 알 수 없는 외국어에 속한다. (6L) 은 그 자체로는 사전에 올라 있지 않으나 이 말들이 들어간 복합어가 사전에 오른 예이다. 사전에는 애 플 파이, 메이크업, 샤크스킨 으로만 올라 있다. (6 r.)은 사전에 올라 있기는 하나 아직 외래어로 보기 어려운 예이다. (6) 처럼 외래어로 보기 어려운 예들이 버젓이 나라에서 정한 외래어 표기법에 그 용례로 들어가 있는 것은 큰 문제라 고 할 수 있다. 비록 마땅한 외래어 용례를 찾기 어렵다는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앞으로 외래어 표기법이 개정될 때에는 적당한 외래어 용례로 바뀌어야 할 것 이다. 이상은 외국어 중에서 대표적인 영어의 표기 세칙에 대한 설명이다. 다른 언 어에 대한 표기 세칙은 영어의 표기 세칙을 준용하면서 그 언어에 독특한 발음 에 대한 표기 규정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예컨대, 독일어에서는 어말 의 [r] 이 어 로 적히고 프랑스어에서는 어말에 오는 반모음 [j]가 유 로 적히며, 34) 사전 표제어로 오른 것 중에서 6개는 인명과 지명이며, 사전 표제어로 오르지 못한 것 중에서 5개는 그 표제어가 포함된 말이 표제어로 올라 었다.(예컨대, 애플 은 표제어 가 아니지만 애플 파이 는 표제어이다.) 즉, 외래어 용례로 제시된 것 중에서 거의 절 반이 사전에 표제어로도 오르지 못한 것이다.
외래어 표기법의 원리와 실제 59 에스파냐어에서는 모음 e, l 앞의 c, g 가 각각 λ, 종 으로 적힌다. 그러나 이들 언어는 모두 표 1의 국제 음성 기호와 한글 대조표를 따른다는 공통점이 있 다. 그 밖에 외래어 중에서 인명, 지명의 표기는 따로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 다. 현행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인명, 지명도 외래어의 일부로 간주하기 때문이 다. 다만, 헤이그 (Hague) 나 시저 (Caesar) 처럼 원지음이 아닌 제 3국의 발음으 로 통용되고 있는 것과 태평양 (Pacific Ocean) 처럼 고유 명사의 번역명이 통용 되는 것은 관용을 따르도록 되어 있을 뿐이다. 그러나 한자 문화권에 속한 중국, 일본의 인명, 지명 표기에는 다소 특수한 규정을 제시하고 있다. 과거인과 현대인을 구분하여 35) 과거인은 종전의 한국 한 자음대로 표기하고 현대인은 원칙적으로 중국어 표기법에 따라 표기하되 필요 한 경우 한자를 병기하도록 되어 있으며, 중국 지명은 역사 지명으로서 현재 쓰 이지 않는 것은 우리 한지{음대로 하고 현재 지명과 동일한 것은 중국어 표기법 에 따라 표기하되 필요한 경우 한자를 병기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규 정만으로 중국의 지명 표기가 불충분한 점이 있어 중국의 지명 가운데 한국 한 자음으로 읽는 관용이 있는 경우는 한국 한자음 표기를 허용하여 중국음 표기 와 한국 한자음 표기가 모두 가능하도록 하였다.36 ) 상해 로 표기해 온 上 海 를 상하이 로만 적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7) -, 康 有 鳥 캉유웨이, 鄭 小 平 덩샤오핑 37) 홈판 루쉰/노신, 孫 文 씀원/손문, 毛 澤 東 마오쩌둥 L 廣 東 ( 省 ) 광퉁(성 ), 灌 陽 선양, 揚 子 ( 江 ) 양쓰(강) L. 間 島 젠다오/간도, 솜 林 지린/길림, 長 白 ( 山 服 ) 창바이/장백(산맥) 35) 중국 인명은 1911년 신해 혁명( 辛 갖훌 命 )을 기준으로 하여 그 이전의 사랍은 과거인 으로, 그 이후의 사랍은 현대인으로 본다. 그러나 이러한 기준은 다소 모호한 점이 있 다. 신해 혁명이 기준이라는 말이 태어난 해에 적용되는지 죽은 해에 적용되는지 또 는 활동 연도에 적용되는지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규정의 취지가 죽은 해가 신해 혁명 이전 사랍이연 과거인으로, 그렇지 않으연 현대인으로 보라는 것이라 고 해석한다. 36) 그러나 실제로는 아래의 (7γ) 에서 보듯이 지명뿐만 아니라 인명에도 한국 한자음 표기를 인정하고 있으므로 이 규정은 인명도 포함하는 쪽으로 보완될 필요가 있다. 37) 외래어 표기 용혜집 "(1986) 에는 캉 유웨이, 덩 샤오핑 처럼 성과 이륨이 려어 써 있 으나 현행 한글 맞춤법에 따라 캉유혜이, 덩샤오핑 으로 불여 썼다.
60 새국어생활 제 6권 제 4호( 96년 겨울) (7-" -, )은 몰년( 沒 年 )이 신해 혁명 이후인 중국인의 외래어 표기이다. 이 들은 (7,)처럼 중국어 주음 부호와 한글 대조표에 따라 중국음대로 표기되는 것이 원칙이나, (7γ) 처럼 한자음으로 일는 관용이 있는 예는 중국음 표기와 한국 한자음 표기를 모두 표준으로 인정하였다. (7L, L )은 중국 지명의 외래 어 표기이다. (7L) 은 현재 중국음대로 표기된 예이고, (7L )은 한국 한자음으 로 원는 관용이 있어 중국음 표기와 한국 한자음 표기를 모두 인정한 예이다. 한편, 일본의 인명, 지명은 중국의 인명, 지명 표기와 달리 과거와 현대의 구 분 없이 일본어 표기법에 따라 표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펼요한 경우 한자 를 병기하도록 되어 었다.3 8 ) 이처럼 중국의 인명, 지명 표기와 일본의 인명, 지 명 표기를 구분하여 규정한 것은 중국의 인명, 지명은 고전을 통하여 우리의 생 활 속에 융화되어 우리 한자음으로 읽히는 전통이 서 있지만 일본의 경우에는 그러한 인명, 지명이 었다 해도 그 수가 극히 제한되어 있어서 중국의 경우에 비례할 만한 규정을 둘 처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약어( 略 語 )나 두문자어( 頭 文 字 語 )의 외래어 표기에 대해 논의하 기로 한다. 현행 외래어 표기법에는 아쉽게도 이에 대한 규정이 전혀 없으나 날 로 점증하는 약어나 두문자어의 표기에 대비하여 이 규정을 명시할 필요가 있 다. (8) '. UN 유엔, BCG 비시지, TGV 테제베 L. ANTU 안투, ASEAN 아세안, ASEM 아생, NASA 나사 드. APEC 에이펙, ANZUS 앤저스 (8 -,)은 알파뱃을 그대로 읽어 표기한 예이고, (8L) 은 철자를 발음 기호마 냥 그대로 원어서 표기한 예이며, (8c) 은 (8L) 과 달리 이를 영어식으로 원어 표기한 예이다. 그런데 (8L) 과 (8c) 은 그 구분이 간단치 않아 이를 구별하여 표기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야기한다. (8L) 의 ASEM 과 (8c) 의 APEC 은 그 음운 구조도 비슷하고 최근에 만들어진 조직의 이름이라는 점에서도 비슷하나 그 표기는 아생 과 에이돼 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38) 물론 東 京 도쿄/동경 의 예에서 보듯이 일본의 지명 표기도 중국의 지명 표기와 마찬 가지로 한국 한자음으로 읽는 관용이 있는 것은 이를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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