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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정보연구 49권 1호, 2012년, 295 329 http://icr.snu.ac.kr/jcr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 스마트 TV 시대의 지역 기반 방송의 위상과 과제 망의 진화로 본 방송 시장* 조영신 SK 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troicacho@gmail.com 지역 방송의 위기를 단순히 경영상의 문제나 중앙국과 지역국 간의 불평등 문 제로 파악하곤 한다. 그러나 그보다는 지역 방송국이 존립했던 근간, 즉 지상파 네트워크 체제의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이 글은 보고 있다. 지상파 방송이 네트워크 체제를 구축했던 것은 그것이 당대에 가 장 효율적이며, 지역방송국-중앙국(네트워크방송사)-소비자 등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최적의 시스템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역설적으로 네트워크체제에서는 지역 방송국이 망 사업자로서 주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케이블과 위성방 송 그리고 인터넷 등으로 망의 고도화가 이루어지면서 점차 지역 방송국의 존립기반 이었던 독자적인 망사업자로서의 역할이 축소되거나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스마트 TV 환경은 본질적으로 지역 망 사업자가 필요 없는 구조일 뿐 아니라, 콘텐 츠-유통-망의 분화를 촉진시킨다. 이런 상황은 산업적으로 지역 방송의 존립을 위 태롭게 한다. 지역 방송은 콘텐츠 사업자로서의 역할도, 유통 및 망 사업자로서의 역할도 이 환경 속에서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 방송의 공익적 역할 을 유지해야 한다면, 망 중심의 보편적 서비스 개념에서 탈피해서 지역 관련 프로 그램을 포함시키는 등 콘텐츠 중심으로 전화할 필요성이 있고, 지상파 방송 중심 의 지역 방송 정책을 지역 사업자인 케이블까지도 포함해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 KEYWORDS 스마트TV 지역방송 망 보편적 서비스 * 이 글은 대구경북언론학회 주최 세미나(2011. 5)에서 발표한 자료를 수정 발 전시킨 것입니다. 295

1. 서론 지역방송의 위기는 국지전이 아니라 전면전이고 전지구적 현상이다. 미 국과 한국 모두 최소한의 영업이익마저도 확보하지 못하는 지역방송국 의 숫자가 증가하고 있다. 지역 중심의 방송체제라는 점에서 상대적으 로 재정 건전성이 확보되었다고 평가받은 미국의 지역 방송국들도 최근 들어 파산 신청하는 숫자가 증가하고 있고(Cinnamon, Schmid, & Kissel, 2010), 국내 지역 방송국들의 적자도 지속되고 있다(방송통 신위원회, 2011). 심지어 FOX는 수익 배분과 관련된 갈등 때문에 2 개의 가맹사와 가맹 계약을 최근 파기했다(Redding, 2011). 네트워 크 방송사의 존립기반이었던 가맹 관계가 필수조건이 아니라 충분조건 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반증이다. 지상파 방송사업의 존립 근거였던 지역 방송국과의 가맹관계가 이 렇게 훼손되기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이다. 이는 산업적 으로 지역방송의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위 네트 워크 방송사들의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네트워 크 방송사들의 주된 수익 모델이 양질의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대신에 광 고 수익을 가져오는 단순한 구도였지만, 광고 수익 자체가 감소하는 반 면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콘텐츠 제작 비용은 증가될 수밖 에 없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네트워크방송사는 그 동안 지역방송국들에게 할당된 수익을 일부 회수하면서 경제적 난국을 타개하려고 하고 있다. 네트워크 방송사가 지역 방송국에서 지불하던 보상비(Compensation fee)와는 달리 역 보상비(reverse compensation fee)가 확산(Jessell, 2011; 최민재 조영신, 2010)되고 있는 것과 지역방송국이 케이블TV에 방송되는 조건으로 받는 재송신 동의 대가 (retransmission consent fee)의 50%를 ABC와 CBS가 회수하는 것 (Moss, 2010)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이와 유사한 상황이 현재 국내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다만 체감온 도의 관점에서 보면 위기감이 더욱 크다. 미국과는 다른 차원에서 지역 296

방송국이 존립할 수 있었던 방송 환경 자체가 크게 뒤틀리면서 지역 방 송의 위기론은 점차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종합편성채널과 민영미디 어렙이 도입될 경우 최소 안전망으로서 지역 방송국의 광고 수익이 급감 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제시되고 있다. 1 그러나 이에 대한 실 질적인 대책은 전무한 상황이다. 부분적으로 지역 민영 방송국들은 그 동안 중앙 방송사(Key Station)와의 수동적 종속 관계에서 능동적이고 공세적인 관계로의 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합리적인 전파료 배분은 바로 이러한 시도의 첫걸음으로 해석할 수 있다. 2 그러나 지상파 네트워 크 체제의 효율성이 의심받는 상황에서 이러한 시도가 지역 방송의 본질 적인 수익성 악화를 개선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스마트 TV라는 새로운 환경 변화 요인이 등장했다. 규제 당 국과 업계, 그리고 학계의 활발한 논의와는 달리 실질적으로 스마트 TV 가 국내 시장에서 의미 있는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 이 걸릴 것이다(조영신, 2010b). 국내 방송시장이 스마트 TV의 원류라 고 할 수 있는 OTT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는 점, 그리고 새로운 방송서비스가 자생적으로 출현할 수 있는 방송 시장 구조가 녹녹치 않기 때문이다(조영신, 2010b; 정두남, 2011). 더구나 다른 방송서비스의 경 우에는 별도의 망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사업자 를 선정하는 등 활성화를 위해 직접 개입할 여지가 있지만, 스마트 TV 서비스의 경우 현행 방송법 체계로는 개입의 여지가 없다(조영신, 2010b, 2010c).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통신위원회(2011. 4)는 적극적 1 SBS 미디어크리에이트가 독자적으로 광고 영업을 개시한 뒤에, 그동안 SBS 광고 판매의 연계 대상이었던 불교방송, 원음방송, 경기방송의 판매분이 사라졌다. 지역민방의 경우 네 트워크 가맹사라는 점에서 나름 배려를 해 줄 수밖에 없겠지만 현재보다는 규모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2 2010년 9월, TJB 대전방송은 한국방송광고공사를 상대로 70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소 송을 청구했다. 대전방송은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전파료 책정으로 인해 지난 10여 년간 유사규모인 광주방송과 비교할 때 580억 원 가량의 손해를 입었다 며 청구가 가능한 지난 5년간 손해액 가운데 일부인 70억 원의 배상을 요구한다 고 밝혔다. (안현우, 2010. 9. 6) 297

으로 스마트 TV 활성화를 당면과제로 삼고 있다. 이런 여러 변수에도 불 구하고 현재 방송통신위원회 주변에서 논의되고 있는 스마트 TV 논의 를 보면 스마트 TV 서비스가 의미 있는 시장이 되기까지는 최소 수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스마트 TV 단말기를 출시하고 있 는 삼성이나 LG의 경우에도 아직까지는 단말기 판매에만 치중할 뿐 의 미 있는 방송사업자로 성장할 준비는 되어 있지 못하다. 3 그러나 시기의 문제일 뿐 스마트 TV 시대는 온다(조영신, 2011b). 현재 눈에 보이는 스마트 TV의 형태로 등장할지, 아니면 그보다 진화된 모습으로 등장할지, 그것도 아니면 스마트 TV의 원류라고 할 수 있는 OTT 서비스 형태로 등장할지는 모르겠지만(조영신, 2011c), 스마트 TV 시대가 온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는 현재 스마트 TV가 방송콘텐 츠를 전달하는 데 있어 가장 효율적인 망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사( 史 )는 방송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망의 진화에 맞 추어 시장구조와 협력구조가 만들어졌음을 증언하고 있다. 그리고 시장 의 성과는 진화된 망을 이용하는 사업자로 천천히 옮아갔다. 1940년대 지상파 방송은 지상파라는 가장 효율적인 망에 맞추어 네트워크 구조를 만들었고, 1980년대 케이블은 당대에 가장 효율적인 망을 이용해서 SO 와 콘텐츠의 이원화 시스템을 구성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현존하는 가장 효율적인 망인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스마트 TV나 OTT는 새로운 시장 구조와 시스템을 창출해서 방송수익을 점유 확대해 갈 것으로 전망 해 볼 수 있다. 다만 1970년대에 시작한 케이블 4 이 1980년대 중반에 가 서야 수익구조를 만들었던 것처럼, 이제 등장한 OTT와 스마트 TV가 최 적화된 시스템을 갖추는 데는 상당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3 미국 시장의 경우에는 넷플릭스(Netflix)나 컴캐스트(Comcast) 등과 손을 잡는 등 콘텐츠 확 보를 위해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으로 눈을 돌릴 경우에는 그렇지 못하다. 4 CATV의 경우에는 194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이 당시는 원거리 방송국의 신호를 재송신하는 역할만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독자적인 산업으로 인식하기는 어렵다. 본격적으로 케이블만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채널 프로그램이 등장하는 시점은 1970년대다. 298

효율적인 망이 시장을 점유하기 시작할 때, 기존 망을 이용하는 사 업자들 중에서 가장 약한 고리부터 하나씩 하나씩 붕괴될 것이라는 것은 논리적 귀결이다. 반면에 미디어 역사는 특정 미디어의 멸망을 보여주 고 있지 않고 공존(co-existence)을 제시하고 있다. 단 공존은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한다. 개별 미디어 군들의 역할 분담이 명확해질 것이며, 이 에 따라 과거에 누렸던 수익을 보전하기는 힘들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스마트 TV 시대에 지역 방송은 지금보다 축소된 형태로 생존할 것 이라고 전망하는 것은 타당해 보인다. 5 이 글은 스마트 시대에 지역 방송의 존립과 의미를 분석하고자 한 다. 스마트 TV와 관련된 다양한 논의 속에서 지역 방송을 논하는 최초의 분석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또한 망의 진화라는 관점에서 전체 방송 시장을 조망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 방송에 대한 기존 접근 방식 과는 차별성을 지니고 있다. 이 글에서는 네트워크의 진화로 인해서 방 송 산업이 어떻게 진화 발전되어 왔는지를 살펴보고, 이런 맥락에서 스 마트 TV 시대에 지역 방송의 위상이 어떻게 자리매김할지를 통시적으 로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이를 통해서 지역 방송의 공익적 기능을 유지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고민해 보고자 한다. 5 최근 지역 방송 사업자들은 중앙 방송국의 OTT 서비스 출시에 대해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김유정, 2011). 지상파 방송권역규제에 어긋나는 서비스로 지역방송 위기를 가속화 시킨다는 게 지역방송사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현행법상 OTT 등은 전기통신사업법 상 부 가통신서비스이기 때문에 논리적으로는 지역방송사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방송국과 중앙국 간에 이런 갈등이 벌어지는 현상은 지상파의 콘텐츠 전달 수단으로서 지역 방송의 효용성이 떨어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299

2. 네트워크 경제와 지역 방송의 위기 1) 지역 방송의 구조와 위기 요인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국내 지상파 방송사업자도 전형적인 네트워크 구조를 따르고 있다. KBS는 9개의 총국과 9개의 지방국 등 총 18개의 지역국을 운영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에 발생한 외환위기 이후 KBS 지역국도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했고,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체 제작을 줄였다(김재영 박진우 조미애, 2008). 6 MBC는 총 19개 의 지방 계열사를 두어 전국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다. KBS와 마찬가 지로 지역 MBC의 경영 수지 역시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2008년 지역 MBC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19개 지방 계열사 중 12개 계열사가 적 자를 나타냈고, 2009년 12월 기준 6개 계열사가 적자 상태다. 상대적으 로 적자 규모가 축소되고 있어 보이지만 직접 방송수익보다는 협찬이나 기타사업수익의 증가와 비용 절감 탓이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긴 힘 들다. 오히려 2008년 대비 2009년 광고 수익은 대략 15 18% 격감하고 있다는 점은 지역 방송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시계열 자료를 보 더라도, 2001년 지역 MBC의 총 광고수익이 3천 2백억 원 내외였으나, 2009년도에는 2천 8백억 원대로 격감했다(방송통신위원회, 2010). 2009년도가 경제위기로 인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2008년 역시 3천 3백억 원 내외로 그동안의 물가인상폭에도 못 미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지역 민영 방송국도 마찬가지다. 인력 수준은 해당 산업의 성장성을 측정하는 주요 지표중 하나다. 라디오를 포함한 지상파 방송 산업의 총 종사원의 숫자는 2001년 12월 기준 13,408명이었으나 2009년 12월 현재 13,757명으로 사실상 정체상 태다(방송통신위원회, 2010). 중계유선방송사업 종사원의 숫자가 격감 6 MBC와는 달리 KBS는 총국 및 지역국의 제무제표를 제공하지 않아서 지역국의 구체적 인 경영 현황을 확인할 수 없다. 다만 여러 간접 정보 등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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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을 뿐 다른 매체 종사자들의 숫자가 증가한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이러한 현상에 기초해서 그동안 지역 방송의 위기에 대한 많은 논 의가 있어 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요인으로 지목하는 것이 중앙국 종속 이다. 박노성 심영섭(2007)은 지역 방송사가 중앙 방송 사의 단순 중계국으로 전락되어 있는 구조적 요인 때문에 광고 매체로 서의 매력도가 상실되었고, 다시 지역 방송의 위기를 촉진하는 요인이 라고 지적하고 있다. 중앙국 종속 현상은 매출 구조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일반적으로 지상파 방송의 주 수익원은 광고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표 1>에서 보는 것처럼 지역 방송국의 주 수익원인 광고조차도 중앙국과의 비교에 서 현격하게 열위의 상황일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판매 수익에서도 중앙 국과 현격한 차이를 드러낸다. MBC 본사의 경우 광고 수익 대비 약 30% 의 수익을 프로그램 판매를 통해서 확보하고 있고, SBS의 경우에도 광 고 수익 규모의 11% 정도를 프로그램 판매 수익을 통해서 확보했다. 7 그 러나 지방 방송국의 경우에는 프로그램 판매 수익이 2% 내외다. 반면에 전체 매출액에서 협찬수익 및 기타사업 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이 지역 방송국의 특징이다. 수익이 감소하게 되면 프로그램 제작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조충남 이오현(2008)은 경제적 위기가 프로그램의 질적 저하와 특정 장르 편향적 편성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검증했다. 광 주 지역 라디오 방송의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광고수익이 감소함에 따라 자체 제작의 시사 보도 프로그램의 비율이 감소했고, 제작비 부담이 적은 단순 오락 프로그램의 비중이 높아지는 편성상의 변화가 일어났다 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지역방송의 수익 감소에 따라, 지역 라디오 방송 의 제작 인력 노령화, 복수 제작 체계, 非 피디 제작 체계 등 프로그램 완 7 MBC와 KBS의 경우에는 판권 확보를 우선시하는 경영 행위를 보이는 반면에 SBS는 판 권 확보에 대해서 비교적 관대한 반면에 구매 단가를 낮추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SBS의 프로그램 판매 수익이 타 중앙국에 비해서 작다. 302

성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 를 종합하면 결국 중앙국 의존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지역 방송의 광고 수익이 감소하고, 그 결과 프로그램 제작비용 감소로 인한 질적 저하로 이어지는 소위 악순환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구조적인 문제가 지역 방송 위기의 전부는 아니었다. 비록 구조가 흔들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조 자체가 완전히 뒤틀린 것이 아 니라면 적어도 개별 기업별로 성과는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지역 방송이 위기라고 한다면 이는 구조적 요인 외 에도 경영상의 문제 등 비구조적 요인이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서 김재영 박진우 조미애(2008)는 비구조적 요인을 다음과 같이 정 리하고 있다. 첫째가 조직 및 인력상의 문제다. 지역방송의 발전을 위해 종합 대책을 수립, 실천할 수 있는 기구가 없으며, 지역방송 책임자를 본 사에서 영입하기 때문에 사원의 사기 저하와 책임자의 애착심 부족이 나 타난다. 책임자의 지역 특성에 맞는 조직 운영 권한, 인사권이 부재함으 로써 독립성, 자율성이 보장되어 있지 않다. 둘째, 지역방송에서 콘텐츠 를 제작하거나 유통할 수 있는 구심점이 없다. 현재 지역 콘텐츠 제작 비 율과 편성 비율은 상당히 낮은 실정이다. 예컨대, KBS의 경우 자체 편성 시간은 주간 총 방송 시간 5,520분 중에서 810분으로 14.6%, 자체 제작 프로그램 비율은 부산 총국이 10.2%인데 비해서 포항국은 0.8%에 불과 하다(방송통신위원회, 2011). 특히 이러한 낮은 자체 프로그램 제작이 나 방송 시간은 뉴스를 제외한 대부분이 황금 시간대가 아닌 시청률이 낮은 시간대에 편성되고 있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셋째, 지역방송의 정 책 추진을 위한 제도개선을 위한 전담 부서가 없다. 지역방송 발전을 위 한 막강한 기관이 존재하지 못하면, 자율성 확보, 부족한 재정 상태 개 선, 우수 인력 확보 등이 어렵고, 지역방송의 개혁과 변화가 힘들다. 그 이유는 지역방송이 문제점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구심점이 없기 때문 에, 지역방송 제정 및 운영 역시 중앙에 의존하는 경향을 벗어나지 못하 는 것이다. 한편 김석창(2008)은 지역 방송이 방송환경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비판한다. 자체제작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콘텐츠 유 303

통망 구조를 개선하지 못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정리하면 구조적인 문제로 인한 경영 악화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이 에 대응할 만한 조직이나 전략도 부재해서 중층적으로 지역 방송의 위기 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광고 시장을 놓고 직접 경쟁을 하게 될 종합편성채널이 도입됨으로써 지역 방송의 광고 수익 감소가 더 심화되고(주정민, 2011; 변상규, 2011), 민영 미디어렙이 도입 될 경우 가장 취약한 지역 방송과 종교 방송 등의 광고 수익이 급감할 것(이수범, 2009; 변상규, 2010)으로 전망하고 있다. 8 종합편성채널도입과 민영미 디어렙 도입 등은 시장의 구조를 변경하는 것이 아닌 시장 내의 변화라 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충격이다. 그런데도 심하게 반응한다는 점 은 그만큼 지역 방송은 외부 충격을 내재화시킬 정도의 체질도 갖추지 못한 상태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일단 위기 요인이 정리되었다면 이에 대한 대응책은 손쉽게 예상할 수 있다. 중앙국 종속 현상을 완화내지는 개선시키는 것이다. 일종의 자 생력을 보장해 주자는 의미에서 혹은 김재영 이진로(2008)의 주장처 럼 지역 방송의 광역화와 지역별 특성화를 내용으로 한 지역 방송의 시 장 구조 개선, 그리고 슈퍼스테이션 채널의 의무편성 채널 지정 등을 제 안하기도 했다. 특히 광역화는 지역 방송의 생존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 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신태섭 이진로, 2004; 이진로, 2004). 그리 고 김재영 박진우 조미애(2008)의 주장을 받아들여 내부 조직을 개 선하고 지역 방송 시장의 개선을 위한 정책적 지원책이 마련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정책 방안 중 하나로 불합리한 전파료 배분 정책을 개선 해서 보다 많은 수익이 지역 방송국으로 갈 수 있도록 조정하는 것(이승 선 문숙경 조영신, 2010)도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지역 방송의 위기 원인이라고 지목했던 대부분의 주장 은 현상만을 진단한 것이다. 전략과 전술의 문제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 8 2012년 2월 9일 연계판매를 의무화한 방송광고판매대행법이 통과되었기 때문에 지역 및 종교 방송의 수익성 우려는 다소 해소되었다. 304

이다. 지역 방송을 지탱하는 구조의 힘이 붕괴되는 상황이라면 전략과 전술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되지 못한다. 즉, 대부분의 현상 진단은 기본적으로 현재 지상파 방송의 네트워크 구조를 상수로 놓고 분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전파료 분쟁과 관련해서 영국 의 ITV나 독일의 ARD처럼 지역방송들이 연합해 전국방송을 하는 시스 템으로의 전환 모색을 제언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도 중앙국이 현존하 고 있는 상황에서 실효성은 없다. 이는 당초 설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 방송의 위기는 지상파 방송의 원설계안의 실효성이 감소했 다고 평가하는 것이 보다 적절하다. 지상파 방송이 현재까지 존립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였던 네트워크 구조가 그 수명을 다해서 더 이상 수 익 창출의 도구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중앙국과의 단절 혹은 개선은 지역 방송국의 존립 자체에 대한 거부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없고, 일부 경영이나 제도상의 개선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지역 방송의 생존을 보장해 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광역화의 경우에도 지역 방송의 생존 여 력을 확보해 준다는 차원에서는 의미가 있을지 모르지만, 지역성의 상 당부분을 훼손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차선책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망 의 진화라는 관점에서는 그다지 실효성이 없다. 2) 전송수단으로서 네트워크의 진화와 지역 방송 앞서 지역 방송의 위기에 관한 논의를 정리해 보았다. 그리고 본질적으 로 지역 방송의 위기가 현 지상파 네트워크 체제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 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광고 수익의 감소나 프로그램 제작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지상파 네트워크 체제가 더 이상 광고매체로서 매력 도가 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민영미디어렙의 등장이나 종합편성채 널의 도입 등으로 인해서 광고 수익 격감이 예상된다고 주장하지만, 기 본적으로 매력도를 상실한 미디어의 광고 수익은 시간과 비례해서 감소 할 수밖에 없다. 단지 급격하게 감소하느냐 아니면 점진적으로 감소하 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중앙국 의존도가 높다는 비판도 실제로는 305

합리적이지 않다. 원래 지상파 네트워크 체제의 구심점은 중앙국이고, 중앙국이 지방 방송국을 이용해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그로 인해 서 생긴 지대(Rent)를 지방 방송국에게 분배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 문이다. 9 즉, 현존하는 지역 방송국의 위기는 현 지상파 네트워크 체제 의 효율성과 수명이 다했다고 분석하는 것이 보다 정확할 뿐만 아니라, 이런 진단을 통해서만 향후 미래 시장에 대한 작지만 선명한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다. (1) 지상파 네트워크 체제의 출현과 의미 지상파 네트워크 체제는 시대적 산물이며 당대에 방송을 시청자에게 전 달하는 가장 최적화된 유통 수단이었다. 일단 방송은 지상파라는 저대 역 주파수를 사용한다. 저대역의 회절성이 높아서 상대적으로 작은 수 의 보조국만으로 운영이 가능하는 등 비용 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다. 10 문제는 지상파 주파수는 도달 범위가 정해져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출 력을 높여도 지상파 주파수는 전국을 커버하지 못한다. 물론 위성을 띄 워서 전국을 커버할 수도 있지만, 지상파 방송 사업이 시작한 시점에는 위성을 띄울 만한 기술력이 없었다. 즉, 주어진 시대에 방송을 전달하는 유일한 수단이 바로 지상파 주파수였던 것이다. 이는 초기에 AT&T 등 이 이미 보유하고 있던 유선을 통해서 방송을 전달하려는 계획을 수립했 으나 유선의 용량 등을 고려했을 때 비용면에서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결 론을 내린 것에서도 알 수 있다(Inglis, 1990). 따라서 기본적으로 지상파 방송은 지역을 중심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게 된다. 문제는 지역이라는 특성상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없다는 9 우리는 중앙국 중심의 네트워크 체계를 구축한 반면에 미국은 사실상 중앙국이 존재하 지 않는 순수 네트워크 체제를 가지고 있다는 차이는 있다. 그러나 본질적 속성은 차이가 없다. 10 주파수 대역이 낮을수록 전파의 특성이 우수하다. 전파의 특성이 우수하다는 말은 주 파수가 장애물을 만나도 잘 전달된다고 설명할 수 있다. 반대로 고대역의 주파수는 직진 성이 강해 장애물을 만나면 전파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 306

그림 1. 비네트워크 vs. 네트워크 체계 점이다. 방송 프로그램은 비배제성과 비경합성의 성격을 가진 공공재 다. 동일한 질의 프로그램을 제작한다고 가정했을 때, 인구 100명이 보 든 1,000명이 보든 프로그램의 제작비는 동일하다. 반면에 시청자의 규 모가 클수록 수익은 증가한다. 이런 산업적 특성 때문에 지역에서 발원 한 지역방송은 네트워크 체제로 편입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림 1>은 非 네트워크 체제와 네트워크 체제를 단순 도식화한 것 이다. 非 네트워크 체제의 경우 제작사들은 개별 방송국들과 직접 거래 를 하며, 광고주 역시 방송국들과 직접 거래를 한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 하에서는 규모의 경제와 수익성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서 몇 가지 가정을 해 보자. 1 각 방송국들의 도달범위 내 인구의 숫자가 10만 명으로 동일하고, 2 24시간이란 물리 적 방송시간을 채우기 위해서 시청자 1인당 100원에 해당하는 1천만 원 어치의 프로그램을 구매해야 하며, 3 광고주는 시청자 1인당 110원의 광고료를 지불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개별 방송국들은 1천만 원어 치의 프로그램을 구매하고, 1천 1백만 원의 광고료를 받아서 수익은 1백 만 원이 된다. 하지만 비용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제작업체는 수익을 확 보하기 위해서 1천만 원 미만의 제작비용을 투입해서 최소한의 수익성 307

을 확보해야 한다. 반면에 광고주가 3개 방송국에 지불하는 총 비용은 3천 3백만 원이지만, 개별 단위로 거래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소위 거래비용 이 발생하게 된다. 만약 이 거래비용을 7백만 원이라고 한다면 광고주는 4천만 원의 비용을 들여서 30만 명의 시청자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전 체 시장 내에서 거래되는 총 비용은 7천만 원이지만, 이를 통해서 방송국 이나 제작업체가 벌어들이는 수익은 1백만 원 내외에 불과한 구조다. 반면에 개별 방송국과 광고주, 그리고 제작업체를 연결시켜 주는 네트워크 방송사가 등장했다고 생각해 보자. 네트워크 방송사는 30만의 시청자에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1인당 100원에 해당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할 경우 제작비는 3천만 원에 달해서 非 네트워크 체제에 비해서 3 배나 높은 질의 프로그램을 시청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수익성을 확보 해야 한다는 점에서 네트워크 방송사가 3천만 원을 총 투자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최소한 1천만 원의 프로그램보다는 양질의 프로그램을 구매 해서 시청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네트워크 방송사는 30만의 시청자를 매개로 광고주와 거래를 하게 된다. 1인당 도달비용을 110원 이라고 가정할 경우 광고주는 앞서와 마찬가지로 3천 3백만 원의 광고 비를 지불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광고주는 1개 네트워크 방송사와 거래를 한다는 점에서 거래 비용이 2/3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네트워크 방송사가 대략 3천 5 6백 만 원의 광고비를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충분 히 이를 수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지역 방송국의 최소 마진을 보장해 준다는 점에서 네트워크 체제에 편입된 방송국에게 약 120만 원의 보상 금을 지불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네트워크 방송사는 3천 5 6백 만 원의 광고 수익을 거둔 뒤, 개별 방송국에게 약 120만 원, 총 360만 원 의 보상금을 지불하면 3천 1 2백만 원의 자금이 확보되고, 이를 이용 해서 대략 2천만 원 정도의 프로그램을 구매하면 대략 1천만 원 이상의 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광고주는 거래비용의 감소를, 지역 방송국은 운영경비의 감소 + 보상금을 확보하게 되면서 네트워크 체제 이전보다 수익성이 개선된다. 그리고 소비자는 보다 높은 비용이 투입 된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받게 된다. 즉, 네트워크 체제는 非 네트워크 체 308

자료원: 박성익 외(2004), 지상파 방송의 단일주파수 방송망 구성을 위한 기술, p. 3 재인용 그림 2. 기존 송/중계기를 이용한 MFN 방송서비스 개념도 제에 비해서 경제적 효율성은 물론이고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해 주는 최 상의 구조였던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체 편성보다는 네트워크 프로 그램을 단순 중계하는 것이 훨씬 큰 이익을 가져다주는 셈이다(최현주, 2008). 단편적인 개별 정책들은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다. 지상파 방송 시스템이 네트워크 체제로 구성되고 이를 통해 수익성이 보장받는 구조하에서는 지역 프로그램을 강제한다고 해서 궁극적으로 지역 프로 그램의 활성화 등으로 이어지지 못한다. 결국 미국에서는 지역 프로그 램을 의무화한 어떠한 정책적 시도도 성공적이지 못했다(조영신, 2007) 여기서 중요한 것은 네트워크 방송사가 수익성을 증대시키기 위 해서는 커버리지 확보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것과 비용 절감 을 통한 수익 증대를 위해서 수직적 결합이 기본적인 경영 전략이라는 점이다. 이는 제4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는 FOX의 시장 진입 전략에 서도 알 수 있다. 11 FOX는 시장 진입을 위해서 20세기폭스(20th 11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조영신(2010a)을 참조하기 바란다. 309

Century Fox)를 인수했고, 다른 네트워크 방송사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 하며 가맹국을 확보하는 데 전력을 다했었다(조영신, 2010a). 하지만 지상파 네트워크 체제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주파수 그 자체가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차단하기 때문에 독과점적 구조로 발 전하게 되고, 이에 따라 경쟁을 통한 혁신이나 프로그램 개발 등 무한한 시청자의 시청 욕구를 채워줄 수 없다는 점이다. 주파수가 희소성을 가지 고 있고, 인접할 경우에는 간섭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많은 수의 주파 수를 할당해 줄 수 없게 된다. <그림 2>에서 보다시피, 하나의 채널일 경 우에도 이를 도달범위와 간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소비자에게 전달 하기까지는 서로 다른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것이 지상파 주파수 전달 체계의 특성이다. 12 따라서 소출력 방송국 등 별도로 주파수를 할당하 지 않는 이상 주어진 최대 제공할 수 있는 채널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 다. 덧붙여서 하늘을 날아다니는 주파수는 안테나만 가지면 누구나 수 신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유료 방송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상대적으 로 매우 어렵다. 이 때문에 지상파 방송은 무료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 다. 13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한 것이 바로 케이블 등 유료 방송 시스템 이다. (2) 케이블과 위성방송 체제 기본적으로 케이블 방송도 지상파와 마찬가지로 지역 방송이다. 단순 히 지상파의 수신 불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1948년에 등장한 CATV는 지상파의 재송신 매체였다. 비록 유선망을 이용하긴 하지만, 기술적으로 지상파를 대체할 만한 대역폭을 갖추지 못했었다. 그러나 1973년 HBO가 케이블 방송의 시장성을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 12 한국과 미국의 경우 MFN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반면에 유럽에서는 SFN 방식을 채택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MFN 방식이 보다 많은 주파수를 사용한다. 13 제한된 주파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무료 지상파 시스템이 자리 잡았다는 주장은 결과론 적 해석이다. 310

로 케이블망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14 지상파 방송의 본질적 한계였던 한정성을 극복하게 된 케이블은 주어진 대역폭에서 수십 개의 채널을 소 비자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980년대의 케이블 방송은 물 리적인 주파수의 한계를 극복하기 시작했다. 1개의 채널만을 송출할 수 있었던 지상파는 본질적으로 종합편성 을 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의 다양한 시청 욕구를 1개 채널을 통해 부분 적으로나마 수용하기 위해서는 보도에서부터 오락에 이르기까지 다양 한 프로그램으로 1개 채널을 편성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Cho, 2011). 따라서 소비자의 TV 시청 패턴 역시 특정 시간대를 중심으로 구분되어 진다. 반면에 주파수의 한계를 극복하게 된 케이블 방송은 본질적으로 전문채널 편성을 하게 된다. 주어진 시청자를 시간대별로 구분해서 광 고를 전달하기보다는 특정 채널 호감도를 가진 시청자를 그룹화해서 광 고를 하는 것이 훨씬 비용면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광고매체로서의 효율성을 검증받기 시작한 이후에 케이블 방송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다. 1976년 단 4개에 불과하던 케이블 TV네트워크가 1991년에 는 70여 개(강종근, 1991), 그리고 2010년에는 대략 500여 개의 케이블 네트워크가 미국전역에 산재해 있는 수만 개의 케이블 TV 방송사업자 에게 프로그램을 송출하고 있다(NCTA, 2011). 그러나 지역 매체로서 케이블은 본질적으로 한계를 지니고 있다. 케이블 시청률이 급성장을 보이는 과정에서도 1990년대 후반까지 미 국 전체 텔레비전 시청자 중 60% 정도만 케이블을 시청할 수 있었다. 케 이블 방송사업자 입장에서는 광대한 미대륙을 케이블화한다는 것이 경 제적으로 합리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절대적인 인구수가 확보되지 않는 약 20%에 해당하는 지역을 비케이블 지역으로 간주하고 케이블화를 서 두르지 않았다(강종근, 1991). 즉, 지상파가 가지고 있는 보편적 서비스 의 역할을 대신할 수 없는 것이다. 대신에 이들 지역은 위성방송시스템 14 HBO는 방송 시장 내에 틈새 시장(Niche Market)이 있음을 증명해 주었다(최민재 조영신, 2010). 311

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케이블은 지상파와는 다른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 다. 앞서 지상파가 중앙국을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 체제를 확립했다면 케이블은 유통망의 집적화를 완성했다. 일반적으로 케이블 방송 사업은 자본집약 사업이다. 시설투자를 한 후 관리업무를 하는 일종의 서비스 업이다. 케이블 네트워크(Program Provider)로부터 인공위성이나 마 이크로웨이브를 통해 공급 받는 프로그램을 각 가정에 분배해 줄 수 있는 시설투자가 필요하다. 헤드엔드(head end)로부터 동축케이블을 이용, 각 가정에 프로그램을 공급(feeding)해 주는 분배시스템(distribution system)은 막대한 자금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영세 유선 방송업자들이 대형유선방송사업자(multiple system operator)에 의해 수평적으로 통 합하게 된다. 주파수를 이용하는 지상파와는 달리 케이블망을 이용하는 케이블 방송사업자는 확장 비용이 높다. 이 때문에 클러스터 개념이 필 요 없는 지상파와는 달리, 케이블망의 분배시스템 특성상 인접 지역으 로 확장을 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소위 말하는 케이블 방송사업자(SO)와 케이블 네트워크(PP)의 분리다. 앞서 지상파 방송사업의 경우에는 중앙국이 프 로그램을 집화해서 이를 개별 지역 방송국에 전달하는 구조를 채택했다. 지상파 네트워크가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확립해 야 한다는 점에서 개별 중앙국은 개별적으로 네트워크화를 추진한 것이 다. 다만,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1개 채널이라는 점에서 제작과 유통을 겸하는 수직적 통합 체제가 가장 합리적인 방식이다. 반면에 케이블의 경우에는 케이블 PP가 케이블 방송사업자에게 채널을 전송하는 시스템 이다. 직접 협상을 통해서 특정 프로그램을 구매하는 것이 지상파 방송 이었다면, 케이블 PP가 케이블 방송사업자에게 자사의 채널을 전송한다 는 큰 차이를 가진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유통을 전담하는 케이블 방송 사업자와 여기에 채널을 공급하는 케이블 네트워크로 이원화된다. 정리 하면 지상파 방송은 제작과 유통이 통합되어 있는 체제였다면 케이블 은 제작과 유통이 분리된 이원체제가 되는 셈이다. 또한 클러스터 체제 312

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케이블 방송사업자의 규모가 커져야 한다. 따라 서 케이블은 MSO 체제가 일반적인 영업 형태다. 위성의 경우도 이와 비슷하지만, 기본적으로 위성의 특성 때문에 지역 SO가 필요 없이 위 성방송사업자 단독 체계다. 상대적으로 고주파 대역을 이용한다는 점 에서 가정용 안테나가 아닌 중소형 안테나가 필요하다는 차이가 있다. 망 사업자인 SO는 분명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15 PP의 입장 에서 케이블은 전국 채널 서비스다. 상대적으로 특정 선호에 따라서 채 널을 편성하게 되는 PP 입장에서는 작은 수의 지역 거주민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제공해서는 수익성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4년 FCC는 케이블은 전국 채널이기 때문에 지역 채널을 대상으로 한 다양성 지수(Diversity Index)에서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조영신, 2009). 대신에 지역 방송에 대한 의무는 망 사업자인 SO에게 지워졌다. SO는 지역의 특정 자원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프랜차이즈 사용 료를 지불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금전적인 것과는 별도로 지역 센터 (Local Community Center)나 채널 중 일부를 지역 단체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PAC(Public Access Channel)를 확보해야만 한다. 이 채널을 이 용해서 지역 행정단체나 교육 단체 혹은 개인들은 자신들이 제작한 콘텐 츠를 지역민을 대상으로 송출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몇 몇 대형 케이블 사업자의 경우에는 별도로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을 제작해서 공급하기도 하지만, 엄밀하게 사업자에게 부여된 것은 채 널을 제공하는 역할 뿐이다. 이는 제작과 유통이 분리된 케이블 산업의 특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다. 반면에 지역에 기반을 두지 않은 위성 방송의 경우에는 지역 의무를 지지 않는다. 국내에서도 케이블의 경우 에는 지역 채널을 확보해서 해당 SO들이 지역민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법률적으로 강제 16 하고 있지만, 위성의 경우에는 지역 채 15 이 때문에 SO 사업 허가권은 지역 정책 당국자(Local Authority)가 부여하되, Public Access Channel이나 Local Community Center 건립과 같은 허가 조건을 부여한다. 16 방송법 제70조 4항. 종합유선방송사업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지역정보 및 313

널 의무를 부여하지 않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3. 스마트 TV 체제와 지역 방송 우선 스마트 TV 체제는 진행형이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어떤 체제로 구 성될지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전망하기는 쉽지 않다. 어플리케이션이 구 동되는 Google TV 형태로 발전할 것인지, 아니면 애플의 icloud가 지 향하는 일종의 N-Screen 형태로 발전할 것인지, 17 아니면 이 두 가지 유 형이 독립적으로 발전할 것이지 그 미래를 단언하기가 어렵다(조영신, 2011c). 그러나 그 형태가 어떻게 완성될 것인지에 상관없이 현재 구현 되고 있는 OTT가 스마트 TV에 방송콘텐츠를 제공하는 작은 의미의 플 랫폼(shop in shop)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는 Netflix가 Google TV에 콘텐츠를 제공하고, 애플이 애플 TV에 Netflix를 유인하기 위해서 애쓰고 있는 점 등을 봐도 분명해 보인다. 따라서 스마트 TV의 원류라고 할 수 있는 OTT 서비스 18 의 진화를 통해서 스마트 TV 시장에 대해서 개 괄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방송사업자는 진입 지점이 명확하다. 지상파 방송사업 자가 되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방송국과 주파수를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해야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케이블방송사업자의 경우에는 지역 정부로부터 허가권(Franchise)을 확보해야만 서비스를 할 수 있고, 위 성방송도 동일하다. 이는 조영신(2010b)이 지적하고 있듯이 물리적인 방송프로그램 안내와 공지사항등을 제작 편성 및 송신하는 지역채널을 운용하여야 한다. 17 icloud에 대해서는 이성춘 임양수 안민지(2011)를 참고하기 바란다. 이 글에서 이성 춘 외(2011)는 icloud가 시장에 안착할 경우 방송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 망하고 있다. 18 OTT는 케이블TV, 위성방송, IPTV와 같은 유료 방송사업자를 우회(bypass), 인터 넷망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정의하고 있다. 314

망과 방송사업권이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OTT 사업자들은 범용 인터넷망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진입 지점이 명확하지 않다(조영 신, 2011b) 애플, MS, Tivo 등은 플랫폼과 단말기를 들고 OTT 시장에 뛰어들 었고, 넷플릭스, 아마존, 구글은 플랫폼만을 들고 시장에 뛰어 들었다. 또 한 플랫폼으로 시장에 진입했지만 구글은 인터넷 시장 지배력을 발판으 로 소니를 단말기 사업자로 끌어들였고, 이어서 타임워너케이블(Time Warner Cable: TWC)의 케이블 네트워크와 Dish 네트워크 등을 콘텐 츠 공급자로 끌어당겼다. 넷플릭스는 미국 내 최대의 가입자를 바탕으 로 총 200여개에 달하는 기기를 끌어당겼다. 반면에 훌루는 지상파 콘텐 츠라는 무기를 바탕으로 인터넷 동영상 시장을 장악했고, 이 힘을 근간 으로 단말기를 유인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OTT 서비스란 개념으로 묶 이긴 하지만 그 진입 방식이나 추진 전략 등이 차이가 있다. 이전까지 방 송시장 진출은 일정한 공식이 있었다. FOX의 시장 진입 전략(조영신, 2010a)을 보더라도, 1 가맹국 확보를 통해 네트워크 구축, 2 콘텐츠 수급을 위해서 수직적 결합, 3 확보된 가맹국을 통해 광고주 유인이라 는 비교적 도식적인 방식이 있었지만 OTT 서비스는 이와는 전혀 다른 게임을 벌이고 있다. 이는 OTT 시장이 기존 방송시장과는 달리 개방화 에 순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방송 시장과 같이 폐쇄적인 시장에서 는 시장 진입이 어려웠던 반면 일단 진입을 했을 경우에는 일정 정도 재 정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19 그러나 OTT 시장의 경우 시장 진입은 쉽지만 반대로 시장 내에서 일정정도의 지배력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운 시장이다. 사실상 인터넷 시장과 동일한 상황이다. 19 폐쇄된 시장에서는 시장 진입이 어렵다. 반면에 일단 시장에 진입하게 되면 경쟁 기업 의 시장 진입이 차단됨으로써 상대적으로 경쟁이 치열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어느 정도 의 경쟁력만 가지고 있을 경우 시장에 안착할 수 있게 된다. 반면에 개방 시장에서는 끊임 없이 유사 상품이 진입함으로써 무한 경쟁이 펼쳐지게 됨으로써 경쟁력이 없는 기업의 도 태가 훨씬 심화된다. 이는 개방화의 정도에서 차이가 나는 애플 앱스토어 시장과 안드로 이드 마켓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315

더구나 훌루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OTT 사업자는 콘텐츠를 자체적 으로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플랫폼 사업자의 전략은 콘 텐츠의 패키징(packaging)을 통해서 수익을 확보하고, 별도의 부가 서 비스를 창출해서 가입자를 견인해야 한다. 가입자를 무기로 일종의 규 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를 통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셈이다. 콘텐츠가 플랫폼별로 상이하지 않다고 한다면 플랫폼 사업자는 결합상품의 가격 이나, 결합상품의 종류로 경쟁을 하게 된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현재의 OTT업체들은 콘텐츠 경쟁과 가격경쟁 에서 진화해서 서비스 경쟁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묘 한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콘텐츠는 유사하고, 설사 그 차 이가 있다고 하더라고 그 갭이 단기간에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영화로 시작했던 Netflix가 방송 콘텐츠를 수급하기 시작했고, 지상파 방송 콘 텐츠로 시작했던 hulu가 영화 콘텐츠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전까지의 진화속도를 감안할 때 OTT 업체들 간의 콘텐츠 차별성은 급격히 축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가격 구조 역시 비슷한 상황으로 진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Netflix와 hulu는 모두 7.99불의 가격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가격 경쟁과 콘텐츠 경쟁에서 동일한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다면, OTT 업체들은 차별화된 새로운 서비스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와 관련해서 최근 들어 가장 주목받는 것은 클라우드(Cloud) 서비스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본격화될 경우, 수십 년 전부터 논의되었던 시간 이 동 시청(time shifting)과 장소 이동 시청(place shifting)이 모두 가능해 진다. 더구나 Cloud는 단기간에 서비스화하거나 모방할 수 없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클라우드를 임대하거나 자체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 금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즉, 200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되 었던 OTT 시장이 군웅이 할거하는 춘추전국시대였다면, 2011년부터는 본격적으로 OTT 시장이 특정 사업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클라우드 기반을 확충할 수 있는 Apple, Amazon, Google, MS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조영신, 2011c). 현재 진행되고 있는 스마트 TV 및 OTT 현황을 보면 한 가지 색다 316

른 점이 눈에 띈다. 지상파, 케이블, 위성 방송 등 망 사업자에 대한 논의 가 없다는 점, 그리고 대부분의 사업자가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하기보 다는 기존의 콘텐츠를 패키징해서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자라는 점이다. 앞서 케이블 사업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콘텐츠 자체는 전국 지향적이 다. 인터넷이란 물리적 망이 특정 지역에 한계 지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플랫폼 사업자 중심으로 진행되는 스마트 TV 환경은 지역 방 송 의무가 부여할 여지가 없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스마트 TV 환경에 서는 지역 방송사가 끼어들 틈이 없다. 그동안 케이블SO나 지상파 지역 방송국은 시청자에게 콘텐츠를 최종 전달하는 기능을 담당했다. 유통의 한 축을 담당한 셈이다. 이는 해당 방송 시스템 상 기본적으로 망과 연동 되어 있는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OTT로 대표되는 스마트 TV는 범용 인터넷망을 이용해서 소비자에게 방송 콘텐츠를 전송한다. 지상파 와 케이블 등은 기본적으로 망사업자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일종 의 지역 유통망을 책임지는 구조다. 반면에 인터넷망을 이용한다는 점 에서 스마트 TV는 본질적으로 지역 유통망을 책임질 필요가 없다. 따라 서 유통 경로란 차원에서 지역 유통을 책임질 사업자를 선정하거나 협력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맥락에서 스마트 TV는 분화를 촉진한다. 앞서 지상파는 제작 과 유통 일체형이었다면, 케이블은 제작과 유통의 이원화를 가져왔다. 반면에 스마트 TV는 제작과 유통은 물론 망과 단말기까지도 개별적인 역할을 하는 가치사슬 분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조영신(2010b)은 이를 지배력이란 개념으로 다시 풀어내고 있다. 지상파의 경우 콘텐츠(C)- 플랫폼(P)-네트워크(N)-단말기(T) 중에서 C-P-N을 모두 가지고 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여전히 제작의 상당부분을 유력 지상파 방 송사업자가 손수하고 있기 때문에 가치 사슬 체계를 수직적으로 결합되 어 있는 형태다. 이 상황에서 단말기는 지상파 방송사업자와 별개의 시 장으로 존재할 뿐 협력관계가 필요치 않은 단계다. 20 반면에 케이블과 위성방송은 조금 다르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 위성방송사업자는 원 칙적으로 플랫폼과 네트워크(N)를 지배한다. 21 전체 4단계 가치 사슬 317

구조에서 2단계를 지배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콘텐츠와 단말기를 지 배하고 있다. 특히 케이블사업은 SO인 종합유선방송사업자가 가치사슬 을 확장을 통해서 전 단계를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이미 플랫폼과 네트 워크를 지배한 종합유선방송사업자가 가치 사슬 구조의 지배력을 강화 하기 위해서 콘텐츠까지 진출했기 때문이다. 위성방송 역시 동일하다. 주파수를 할당받아 사용한다는 점에서 주파수 이용권에 대한 독점적 지 위를 가지고 있어 자연스럽게 플랫폼과 네트워크를 지배한다. 4단계 가 치사슬 구조에서 P와 N을 지배함으로써 사실상 전 단계를 지배할 수 있 게 된 것이다. 물론 현상적으로 위성방송사업자는 일부 콘텐츠를 수급 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었다. 그러나 이 문제는 플랫폼 간 경쟁구도의 결 과이기 때문에 위성방송 자체의 가치사슬의 결과라고 보기는 힘들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가 콘텐츠를 소유하면서 경쟁 플랫폼인 위성방송을 견제한 탓이기 때문이다. 위성방송의 가치 사슬로만 보면 플랫폼과 네 트워크를 지배하는 위성방송사업자가 전체 가치사슬 구조를 지배한다. 반면에 IPTV는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는 반면에 네트워크는 완전히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 범용 인터넷망이 아닌 일종의 폐쇄망을 이용하 고 QoS를 보장하는 망을 완비하기 위해서는 상당규모의 투자가 필요하 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배력이란 차원에서 보면 지상파 방송, 케이블 방송, 그리고 위성방송에 비해서 시장 지배력이 낮고 이 때문에 콘텐츠 사업자의 수급 문제가 더욱 큰 쟁점으로 부각한다. 실재로 현재 케이블 시장 내에서 제1의 콘텐츠 사업자인 CJ 계열 PP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 다. 이 역시도 플랫폼 간 경쟁 구도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가치 사슬 구조의 지배력이란 차원에서 보면 케이블 및 위성방송에 비해서 장 20 TV산업 초기는 상황이 다르다. Westinghouse나 RCA 등은 TV를 판매하기 위해서 방송프로그램을 제작한 바 있다. 방송프로그램이 단말기에 종속되는 상황이었다. 21 종합유선방송사업자는 가치사슬 구조에서 일정정도 Content를 담당하는 PP를 소유 함으로써 전체 케이블 산업의 가치 사슬 구조의 지배력을 강화했다. 반면에 후발주자인 위성방송은 PP의 소유보다는 전국망이라는 특성을 활용해서 지배력을 유지한다. 318

자료: 조영신(2010c). 스마트 TV 등장의 의미와 전망. 제9차 세계한상대회 발표자료. 그림 3. 미디어별 가치 사슬의 지배력 악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단말기에 해당하는 STB의 경우에는 케이블이 나 IPTV 사업자 모두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결국 종래의 미디어 사업자 는 플랫폼과 네트워크에 대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인접 가치 사슬 시장을 장악해 왔다. 반면에 Google TV로 대표되는 스마트 TV는 이와는 전혀 다른 상황을 맞이한다. Google은 전체 스마트 TV 가치 사슬 구조 속에서 오직 플랫폼만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콘텐츠와 네트워크, 그리고 단말기까지 영향을 행 사하지 못한다. 물론 Google은 온라인 동영상 시장의 절대 강자인 YouTube를 소유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YouTube는 UCC나 UGC 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TV 화면을 통해서 볼 만한 고품질의 영상물 이 빈약하다. 이전 미디어 플랫폼들은 사업을 개시할 때 콘텐츠 수급 문 제만 신경을 쓰면 되는 사업이었다. 플랫폼과 네트워크, 그리고 심지어 단말기(여기서는 STB)까지도 지배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 마트 TV는 전체 가치사슬을 지배하는 사업자가 없기 때문에 스마트 TV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콘텐츠에서 부터 단말기까지 모두 협력 형태를 가 져가야만 비로소 본질적인 산업의 형태를 띨 수 있다. 319

자료: 조영신(2011c). 그림 4. 망의 특성에 따른 서비스의 차이 이상의 논의를 요약하면 <그림 4>와 같다. 망의 특성에 따라서 시 장 구조가 일정정도 구분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망의 특성상 지역에 기반 을 둔 지상파와 케이블이 지역 방송의 큰 축을 담당했다면, 지역에 기반 을 둘 필요가 없는 위성이나 IPTV망, 그리고 범용 인터넷 망은 본질적으 로 지역 방송 의무를 부여할 수 없다. 또한 지상파와 달리 신규로 진입하 는 망은 초기 건설 비용이 막대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망 사업자와 콘 텐츠 및 플랫폼 사업자로 분화가 촉진되었다. 케이블이 SO와 PP로 분할 되었다면, 스마트 TV는 기존 가치 사슬 구조가 모두 분화되는 특성을 지 니게 된다. 콘텐츠 생산을 담당하는 축과 플랫폼을 담당하는 축, 그리고 망을 담당하는 축이 각 분담하고 협력해서 하나의 상품을 구성하는 열린 생태계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전제에 동의한다면 망 사업자로 의미 를 가지고 있었던 지역 방송은 스마트 TV 시대에는 존립기반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지역 방송은 스스로가 콘텐츠 혹은 플랫폼, 혹은 망 중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다. 320

4. 논의 및 결론 논의를 정리해 보자. 망의 성격만을 놓고 본다면 효율성이나 활용도 면 에서 지상파보다는 케이블망이, 그리고 케이블망보다는 인터넷망이 훨 씬 비교우위에 있다. 또한 본질적으로 지상파와 케이블은 지역 유통망 을 구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지역 방송의 존립이 반드시 필요했지만, 위 성과 인터넷은 지역 유통망이 필요 없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지 상파는 수직적으로 결합된 구조가 최적의 조건이었다면, 케이블과 위성 은 제작과 유통의 분화를, 그리고 스마트 TV는 제작-유통(플랫폼)- 망-단말기 등 각 가치사슬 단계의 분화를 촉진한다. 망의 특성상 지상 파와 케이블은 지역에 기반하고 있는 반면, 위성과 IPTV는 국경 내 전국 을 기반하고 있고,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스마트 TV는 전 세계(Global) 를 지향하고 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한다면 적어도 스마트 TV란 그림 속 에서 지역 방송의 역할은 없다. 탈국경과 세계를 지향하는 스마트 TV에 서 지역은 국경 즉 국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스마트 TV는 속성상 플랫폼 사업자의 역할이 매우 크다. 그리고 몇 몇 플랫폼 사업자를 중심으로 시장이 획정되는 과점 체제를 구축할 가능 성이 높다. 반면에 콘텐츠는 전 지구적 사업자를 다 포섭할 수 있다는 점 에서 다층적 경쟁체제로 진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망 사업자의 역할을 담당하는 지역 방송은 콘텐츠 사업자로 진화해야만 하 지만, 물리적으로 특화된 서비스로 성장하는 것은 사실상 무리에 가깝 다. 그렇다고 망사업자로 진화할 수도 없는 본질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즉 시장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지역 방송이 존립할 수 있는 기반이 점차 붕괴되고 있다. 그러나 지역 방송을 과연 시장의 관점에서만 볼 수 있는지에 대해 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여러 학자들이 주장하고 있듯이, 지역 방송은 분명한 공익적 명분 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지역 방송의 역할은 몇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지역방송은 지역성을 근간으로 하여, 지역민 에게 뉴스와 정보를 제공하는 매체로서의 역할을 담당한다. 중앙 매체 321

에서 다루지 않는 지역의 정치, 사회, 문화적인 뉴스들을 다루고 프로그 램의 지역성 구현 역할을 수행하며 지역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한다는 점 에서 중앙 매체와 차별성을 가지며, 지역민에게 주요한 정보 채널로서 역할을 한다(이영원, 2008). 둘째, 지역방송은 지역 여론 조성 및 의제 설정의 중심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풀뿌리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토대를 구축한다. 그리고 지역의 자치 정부 등의 활동을 환경 감시하고, 지역민 들이 정치적 여론 정보로부터 소외되지 않도록, 자기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 관점에서 정치적 정보를 생산, 유통하며, 다양한 여론을 형성, 교류 할 수 있는 물적 기반을 마련한다. 그리고 셋째, 지역방송은 지역의 경제 적 발전에도 기여한다. 지역의 영상산업 기지로서 콘텐츠의 생산, 유통, 소비 등 고부가가치 창출로 지역 경제 발전에 도움을 준다. 실례로 영국 의 경우, ITV의 지역방송이 해당 지역과 관련된 지역의 방송영상물 제작 센터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의 고용 창출과 산업 지원, 육 성을 통해 지방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 또한 지역의 문화 창달에 이바 지 한다. 즉, 지역방송은 지역의 문화를 계승, 전파하고, 지속적으로 계 발하는 문화 발전의 중심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문화적 다양 성을 유지하고 확대하는, 문화 커뮤니케이션의 광장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유승훈, 2008). 이외에도 지역방송은 지역민의 이해와 요구를 반 영하여 지역의 핵심 역량을 결집하는 창구의 기능을 수행하고, 지역 균 형 발전에 기여한다. 변동현(2003)은 지역방송이 지방화, 전통 문화의 발굴과 보존, 풀뿌리 여론의 형성과 반영, 지방 사회에 대한 환경 감시, 발전 언론의 기능, 중앙과 지방의 커뮤니케이션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처럼 지역 방송은 경제적 가치와 효율성으로 재단할 수 없는 주 요 역할 등을 하고 있다. 이런 본질적 기능 등은 스마트 TV나 케이블 등 이 대체할 수 없는 고유 기능이다. 따라서 시장의 공진화를 염두에 둘 경 우 현재보다는 약화된 상황에서 고유 기능을 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 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독립적으로 수익성의 개선 등을 기대할 수는 없다. 방송 시장에 대한 여러 지표는 기본적으로 지상파 방송의 시장 점 322

유율 하락, 유료 방송시장의 성장률 정체, 그리고 스마트 TV 등 신규 미 디어의 시장 진출로 요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전제에 동의한다면, 시장실패를 막기 위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광역화나 콘텐츠 경쟁력 확충 (신태섭 이진로, 2004) 등의 주장이 있지만, 이는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경우에 합당한 전략일 뿐이다. 기본적으로 광역화는 산업의 생 명유지 전략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근본적으로 지역성을 오히려 퇴색시 킬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선책이다. 또한 경쟁력 확충 방안과 같이 시장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산업이 자체적인 역량 강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 기를 기대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무리가 있다. 물론 미디어렙 등을 통해 서 지역 광고를 연계해서 판매하는 것을 강제한다거나 할 수는 있지만, 연계의 대상이 되는 중앙국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시장의 지지 를 받기는 어렵다. 특히 소위 의무를 부가하고 이를 규제와 연결시키려 는 발상은 그다지 합리적이지 못한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의 방 송 정책 역사를 보더라도 시장의 지지를 받지 못한 의무부과 혹은 강제 집행형 정책들은 대부분 사장되었던 것에서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생존 전략이 아니라 지역 방송 기능 유지라는 차원에서 접 근할 경우 조금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 기능 유지란 용어 그 자 체는 이미 시장에서 해당 기능을 제공하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리고 그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수익의 재분배나 직접 지원 등을 전제해야만 한다. 이런 맥락에서 보편적 서비스 개념을 상기할 필 요가 있다. 이상식(2003)이 정리한 바와 같이 원래 보편적 서비스는 통신시장 등에서 적용되던 개념이다. 그러나 보편적 서비스 22 를 적용 함에 있어서 방송과 통신은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수익 사업이 되지 못한다는 의미에서 시장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서비스지만 모든 국민이 22 보편적 서비스란 한 국가의 국민들이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요구되는 필수적 인 재화에 대해 최소한의 이용권을 보장하는 서비스로 규정하고 있다(이종기 이상우 이 봉규, 2008). 323

누려야 한다는 의미에서 보편적 서비스 개념을 거칠게 정의내릴 수 있 다. 이 경우 과거 통신 산업의 경우에는 특정 기업의 독점권을 보장해주 고, 그 대신에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의무화했다. 그러나 AT&T 의 기업분할 판결이 있은 이후에는 보편적 서비스 대가(Universal Service Fee)를 징수해서 이 재원을 가지고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했다. 반면에 방송의 경우에는 보편적 서비스 개념이 다양하게 사용되 고 있지만 학술적으로나 정책적 23 으로나 체계적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 은 상태다(이상식, 2003). 하지만 방송에 있어서 보편적 서비스는 지상 파 방송이라는 데는 묵시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 나 이 경우에도 콘텐츠가 아니라 망에 초점을 두고 있다. 방송법에서는 한국방송공사는 국민이 지역과 주변 여건에 관계없이 양질의 방송서비 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방송법 제44조 2항)고 규정 하고 있어 지상파 방송의 보편적 서비스의 책무를 지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같은 맥락에서 KBS와 EBS에 대한 의무재송신 등도 해 당 채널을 보편적 서비스로 간주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이은미, 2006; 이종기 이상우 이봉규, 2009 재인용). 그러나 앞서 살펴본 것 처럼 지상파 네트워크 체제가 붕괴되어 지상파 프로그램 역시 전국 채널 화하는 상황에 망 중심의 보편적 서비스 개념은 지역 방송을 의무하고 권장하는 근거로서는 의미가 약하다. 또한 현재 방송법에서 의미하고 있는 보편적 시청권 24 역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규정이라는 점에서 지역 방송 프로그램 보호 근거로 사용할 수가 없다. 앞서 공익적 이유에서 지역 방송이 의미가 있다고 한다면 현재 적 23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법 시행령 제19조 콘텐츠 동등접근에서 일부 프로그램에 대해서 보편적 서비스 의무를 부여하고 있긴 하지만, 방송법 등에서는 해당 조항이 없어서 사실상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 방송법에서는 보편적 시청권을 별도 조항으로 구성하고 있 긴 하지만 지상파 전체를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특정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24 방송법 제2조 25는 보편적 시청권이라 함은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큰 체육경기대회 그 밖의 주요행사 등에 관한 방송을 일반 국민이 시청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고 규정하고 있어 사실상 보호 대상이 전국 프로그램을 칭한다. 324

용되는 방송용 보편적 서비스 개념과는 다른 통신적 개념의 보편적 서비 스 개념을 복원할 필요가 있다. 즉, 수익의 재분배적 성격을 띤 보편적 서비스 개념의 등장을 의미한다. 현재 국내 통신시장에서 적용되는 보 편적 서비스로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공중전화 다. 국내 1위 유선망 사업 자인 KT는 시장에서 효용성을 인정받지 못한 공중전화 사업을 단독으 로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손실금은 타 통신사업자가 일정정 도 보전해 주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를 지역 방송 시장에 어떻게 적 용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가장 선행되어야 할 것은 지 역성(localism)의 수단으로서 지역 방송의 의미다. 이를 위해서는 망과 콘텐츠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통신은 기본적으로 접근권에 방점을 찍 고 있는 산업이다. 반면에 방송 사업은 기본적으로 해당 콘텐츠에 대한 접근권이 우선이다. 그동안 지역 방송의 의미를 강조한 것은 지역 방송 을 전달하는 망이 아니라 해당 콘텐츠에 방점을 찍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방송정책은 지역성(localism)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역방 송에 의미를 두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역 콘텐츠가 확보될 수 있다는 전제하에 망으로서 지역방송의 의미는 퇴색하게 된다. 중앙국의 경영 개선을 위해서 향후 지속적으로 지역 지상파 방송국의 광역화가 추진된 다고 볼 때, 지역성은 망이 아니라 콘텐츠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망접근권 중심의 보편적 서비스보다는 콘텐츠 접근권 중심의 보편적 서 비스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망사업자로서의 지역방송을 유지하 는데 들어가는 비용과 특정 콘텐츠를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에는 현 격한 차이가 발생한다. 방송산업의 규모를 감안하고, 시장의 변화를 감 안할 때 망 보다는 콘텐츠 중심으로 보편적 서비스를 규정하고 이에 대 한 정부의 직접적인 재정지원 등을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일한 맥락에서 보편적 서비스를 지상파방송 중심으로 판단하기 보다는 성격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지역 방송의 범주에 지역에 근 거를 둔 방송사업자를 모두 포함시켜서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다. 여기 서 중요하게 살펴보아야 할 대상이 바로 지역에 기반을 두고 성장한 지 역 케이블 TV 사업자다. 김재영 양선희 신태섭(2011)은 지역 방송 325

의 영역에 케이블을 포함시킬 것을 제안하고 있다. 25 충남 지역을 중심 으로 케이블 지역 채널 뉴스와 지역 지상파의 지역 뉴스를 비교 분석한 연구에서 이들은 케이블 지역 채널 뉴스가 지역 지상파보다 훨씬 밀착 적인 뉴스를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그동안 관심 영역에서 사각 지역으로 존재했던 케이블 지역 채널이 새로운 시대에 대안으로 자리 매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케이블 지역 채널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풀어줄 것을 제언하고 있다. 현재 방송법에는 케이 블 방송사업자는 지역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 지역 채널을 의무화하 고 있지만, 여기에는 보도 등 언론기능을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규제를 완화내지 철폐해서 케이블 사업자도 일정 정도 지역 환경 감시의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지상파 지역 방송의 보조적 수단으로 활 용하는 것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 25 케이블의 경우에도 IPTV나 스마트 TV 등 경쟁 매체의 등장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그러나 산업적인 맥락에서 케이블이 단기간에 붕괴될 가능성은 낮다. 지상파가 본질적으로 중앙국과 가맹국의 관계로 규정되 는 반면에 케이블은 MSO의 형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중앙국과 가맹국은 소위 갑과 을의 관계가 명확하지만, MSO는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또한 지상파의 경우 에는 확장 가능성이 없지만, 케이블은 여전히 확장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지상파 지역 방송과 같은 급격한 위기 상황이 단기간에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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