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 식 계원예술대학교 총장 nslee@kaywon.ac.kr www.atelierth.net 전주대학교 총장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계원예술대학교 총장 기술인문융합창작소 소장 새로운 도전 최근의 국가적인 화두인 창조경제 의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공학교육 에 있어서도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고 할수있다. 그간 공학교육학회의 활동이나 공학교육인증의 과정을 통하여 우리 공학교육이 글로벌 스탠 다드에 어느 정도 도달 되었다고 할수있겠으나 CQI 체제 구축을 넘어서 서 창조적인 공학 역량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가는 새로운 도전과제가 아닌가 한다. 특히 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가 보편화 되면서 인도를 비 롯한 다양한 지역에서 창조적인 인재들이 두각을 보이게 됨에 따라서 국 내 대학끼리의 경쟁은 조만간 의미를 잃게 될 것이다. 또한 공학교육의 결과로 수많은 high-tech start-up 들이 탄생하고 매우 높은 가격에 M&A 되거나 IPO까지 발전하는데 비하여 아직 우리의 실정은 내수기반의 start-up이 대부분인지라 창업에 대한 학생들의 확신이 그리 높지 못한 것 이 현실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만난 MIT나 Stanford의 공학도들은 대부 분 창업을 염두에 두고 학위논문이 바로 경제적인 가치로 연결될 수 있는 지에 대하여 고민하고 있었다. 아직 국내의 High-tech Start-up의 생태계 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이유도 있겠으나 공학교육의 과정에서 창업에 대한 능력개발, 동기유발 및 비즈니스를 보는 시각의 형성 등이 아직도 많 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할수있다. 몇년전에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온 독일학생은 한국에 온 이유를 묻자 자기의 관심분야인 상어 피부의 구조와 유사한 섬유를 만들어 난류를 줄 여 저항이 적은 수영복 또는 선박의 조파저항을 줄일 수 있는 소재를 개발 하는데 한국이 세계적인 제조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명확하게 대답하였다. 불과 20대 초반의 학생이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공부하는 모 습이 인상적이었다. 또 다른 스위스 출신의 칼 뮬러는 취리히공대 (ETH) 를 졸업하고 한국에 유학을 오게 되었는데 한국에서 다양한 비즈니스를 하다가 건강악화로 사업을 정리하고 요양하던 중 아프리카 마사히족의 걷는 방법이 비만을 막고 건강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아이디어를 신발제 6 공학교육
조의 최강국인 한국에서 완성함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 기를 끈 MBT운동화 (1996)를 개발하였으며 한국 논을 맨발로 걸었던 경험에 기반을 두고 공중을 걷는다 는 신개념의KyBoot (2006)를개발큰성공을거두게된다. 이제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스티브 잡스가 학창시 절 새롭게 눈을 떴던 것은 타이포그라피 (Typography)의 중요성이었다. 컴퓨터와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인류가 오랫동안 익숙했던 인쇄 문화에 대한 고려가 없 었던 시절에 잡스는 아예 이러한 활자를 잘 표현할 수있 는 컴퓨터를 구상하고 만들게 된 것이 맥킨토시 (Macintosh) 인데, 사실 잡스가 개발한 기술은 하나도 없 고 Mouse, GUI, Bitmap display, Postscript, Optical Drive, Laser printer등을 잘 조합한 일체형의 PC의 개념을 만들 어낸것이며 누구보다도 디자인의 중요성을 간파 소비 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디테일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였다. 이러한 공학도들의 성공사례를 보면 단순히 지식 뿐 만 아니라 감각적으로 다양한 분야를 융합하고 사람들 의 삶을 이해하는 능력, 그리고 이를 실천하는 실천력 즉 머리 (Head), 가슴 (Heart), 그리고 손 (Hands)의 3H를 가 지고 있음을 알수있다. 그간의 공학교육은 머리 (Head) 를 키우는 교육에서는 대단히 큰 성과를 나타낸 것이 사 실이지만 지식에 기반을 둔 상상력과 이를 현실로 구현 하는 실천력을 키우는데 부족함이 많았다고 할수있다. 지난해에 예루살렘공대(Jerusalem College of Technology) 의 Noah Dana-Picard총장을 만나 놀랄만한 이야기를 들 었다. 이 대학은 학생이 3000여명 밖에 안 되는 2013 University web ranking 5876등의 대학인데도 불구하고 Opto-electronics등에 치중하여 30여개의 학내 벤처가 보 육중이며 이중에 두 기업이 작년에 M&A와 IPO를 했는 데 기업 가치를 2.5억$와 3억$ 정도 인정받았다고 한다. 무명에 이스라엘 대학들이 거두는 성취를 아직 우리는 못 내고 있는지에 대하여 되돌아보면서 공학도들에게 창조적인 역량과 아울러 역동적인 실행력을 키우는 것 을 우리 공학교육의 새로운 도전 과제로 삼았으면 한다. 앞의 몇 가지 사례를 통하여 공학교육에 있어 기술적 인 내용과 더불어 사회문제에 대한 인식과 미래에 대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안 할수있는 인문학적인 소양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수있었다. 인문학 이라 함은 인간다움 을 추구하는 제반 학문 영역을 일 컫는 것으로 역사, 문학, 철학, 예술 등 너무 넓은 영역이 므로 이를 효과적으로 공학교육에 접목시키는 것은 대 단히 어려운 일이 아닌가 한다. 다만 다른 분야의 전문가 들과 협업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과 동시에 인문학 의 제반 분야들 중에서 공학도의 창조성 을 키울 수있 는 분야들을 공학교육에 맞도록 융합하는 것이 가장 좋 은 방법이 아닌가 한다. 대표적으로 스탠포드대학의 d.school은 IDEO의 설립 자이기도한 톰 켈리 (Thomas Kelley)가 시작한 Design Thinking 프로그램을 전교생을 대상으로 교육함으로 학 생들에게 창조적 자신감 (creative confidence)를 불어 넣 고자 시도하고 있다. 누구든지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능력이 있으나, 이러한 능력이 잠재된 체 발휘될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이를 일깨워 주는 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또 다른 시도인 Singularity University 는성공한기업인인Ray Kurzweil, 구글의창업자인Larry Page, X-Prize의 Peter Diamandis 등 소위 guru들이 모여 서 인류가 직면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전 세계의 인 재를 선발하여 10개월간 공동 작업을 통하여 내도록 하 고 있는데 벌써 수십개의 새로운 high-tech start-ups들이 실리콘밸리의 창조경제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공학교육의 새로운 도전과제인 창조적인 역량은 어떠 한 것인가? Taylor는 창조성의 단계를 다음과 같이 낮은 단계에서 높은 단계로 나누고 (1) 표현의 창조성 (Expressive creativity), 제 20권 제 3호 7
(2) 기술적 청조성 (Technical creativity), (3) 발명적 창조성 (Inventive creativity), (4) 혁신적 창조성 (Innovative creativity), 그리고 (5) 창발적 창조성 (Emergent creativity) 으로 자기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단계에서부터 이미 만들어진 틀 안에서 지식을 적용하는 단계를 넘어 궁극적으로 전 혀 새로운 시각에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다 양한 단계로 발전해가는 모형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창조성의 발전단계에 맞추어 공학교육에 있어 보완하여야할 부분은 우선 표현력을 키우기로부터 시작 할수있다. 표현은 의사소통 (communication)에 있어 가 장 중요한 요소로서 언어 (verbal), 몸짓 (gesture), 시각 (visual) 등 서로 다른 차원으로 가능하다. 인문학의 문학, 무용, 미술 등이 이러한 역량을 키워주며 이러한 요소들 을 활용하여 공학교육의 교수방법 (pedagogy)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이미 잘 알고 있는 듯한 뉴튼의 만유인력의 법칙을 수학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표현하 는 것은 표현의 창조성을 키우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 다. Big data과 관련된 Data Visualization도 수학적인 analytics외에 시각적인 표현이 뒷받침 되어야하는데 이 러한 표현의 창조성이 매우 중요하게 될 것이다. 발명적인 창조성과 관련하여 의 What is now proved was once only imagined" 라는William Blake의말을떠올 려 본다. 즉 누군가가 상상해본 또는 경험한 수많은 스토 리들이 창조적 발상의 원천이 되는데 많은 경우 자신의 경험에 국한 될 경우 창조적 상상력은 바로 한계에 도달 하게 된다. 즉 모든 사람들의 경험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 가가 관건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삶과 경험을 관찰하 며 이를 분석하는 통찰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인 류학에서 출발한 Ethnography의 다양한 방법들을 접목 시킬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의 필요와 욕구를 관찰하는 것과 맥락 (context)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새로운 가치 에 대한 통찰력 (insight)를 갖는 것이 발명적인 창조성을 키우는데 꼭 필요한 역량이 아닌가 한다. 아울러 이러한 발명이 현재가 아닌 미래를 목표로 두어야 한다는 점에 서 미래예측 (foresight or futuring) 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즉 미래의 필요를 알아내느 것이야말로 발명적 창 조성의 중요한 단초가 될수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교육 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볼수있다. 예를 들어 화성에서 주 거하기 위하여 어떤 집을 만들 것인가라는 문제가 주어 진다면 인간이 기본적으로 생존하기 위한 조건뿐만 아 니라 지구와 다른 중력과 지구로 부터의 이동거리에 따 른 물자 수송의 한계 등을 고려한다면 3D Printer를 이용 하여 현지에서 다양한 구조물들을 생산하는 방법도 고 려해야할 것이고 낮은 중력에서 근력을 키우기 위한 다 양한 운동방법도 고려해야할 것이다. 주어진 상황에 따 른 멘탈 시뮬레이션 훈련이 향후의 공학교육에서 반드 시 필요할 것으로 본다. 또한 창발적인 발명을 위해서는 고도의 집중력을 훈련 할 필요가 있다. 뉴튼을 비롯한 많은 창조적 과학자들은 계란대신 시계를 끓일 만큼 자신이 도전하고 있는 문제 에 집중하는 모습을 볼수있다. 칙센트미하이교수의 몰 입 (flow) 이론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주어진 문제에 깊 이 몰입 할때창조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고 할수있다. Eric Liu와 D. Schonwetter는 창조성에 도움이 되는 방 법들로 다음과 같은 방법들을 추천하고 잇는데 유추적 사고 (analogical thinking),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마인드맵 (mind mapping), 특징나열법 (attribute listing), 형상조형법(morphological synthesis), forced relationship, idea checklist, manipulative verbs 등으로 이와 같은 방법 론들이공학교육에서유용하게사용되어야하겠다. 이러한 교육을 돕기 위하여 지난해 대학로에는 기술인 문융합창작소가 1) 문을 열게 되었다. 창작소에서는 공학 1) 기술인문융합창작소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20112년 4월에 설립한 기관으로 현재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소속된 기술인문의 융합을 통한 창조적 R&D를 진흥하는 조직으로 대학도에 자리잡고 있다. www.atelierth.net 8 공학교육
도들의 시야를 넓히기 위한 창의융합콘서트를 매달 개 을 넘나드는 융합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전 최하고 있으며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창조적인 인물들 공의 학생들이 팀을 이루어 문제해결 중심의 교육으로 을 모셔서 TED와 같은 형식의 발표, 대담, 인터뷰 및 각 전환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 기술 (Head) 과 비즈 종 공연, 그리고 네트워크 파티를 통하여 참석자들 사이 니스 (Hands) 그리고 디자인 (Hart)을 접목한 미래지향 의 교류를 증진하고 있으며 앞에서 설명 드린대로 공학 적인 인재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도의 통찰력과 예지력 (insight & foresight)을 키울 수 있 보다 획기적인 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전공 간 또 는 각종 방법론의 발굴, workshop을 통한 훈련등을 기획 는 학과 간 단과대학 간의 협업이 창조경제 시대에 적합 하고 있으며, 기술인문융합의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 한인재들을양성해낼수있지않을가하는기대를해본다. 고 있다. 즉 창조적인 연구조직을 만드는데 필요한 다양 한 전문가 pool을 구성하여 필요에 따라 맞춤식으로 제 창조경제의 미래 공하고자 하고 있다. 또한 창조적인 연구조직을 이끄는 최근의 스마트폰의 발전은 눈부실 정도로 빠르게 진행 데 필요한 리더십에 관한 것도 중요한 관심분야로 창조 되고 있다. 아이폰 이후 새로운 휴대폰시장에서 우리나 적 DNA의 본질이 어떠한지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공학 라는 당당히 1등 국가에 오르게 되었다. 이에 따라 전 세 도들의 창조적리더십을 키우고자하고 있다. 계가 주목하는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이제 부상하는 시 핀란드의 Alto University는 2010년 헬싱키예술디자인 장으로서의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뿐 만 아니라 동 대학, 경제대학, 공과대학의 3개 대학이 통합하여 영역 남아시아의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새로운 시장에서 중국 제 20권 제 3호 9
의 추격 또한 만만치 않다. 전자 통신분야는 표준화나 부 품화가 잘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제조력을 가진 중국이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추격해오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결국 모바일 통신시장에서 스마트폰의 미래를 우리가 주도하지 못한다면 우리 산업의 미래는 결코 밝지 못하 다고 본다. 따라서 새로운 가치를 가진 새로운 개념의 디 바이스와 서비스를 주도를 만들어야하는 절대 절명의 위기의 상황에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우리는 이러한 한 번도 우리가 주도하지 못했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창출할 수 있을까? 지난 50년간 산업화의 과정에서 우리는 철저하게 벤치마킹을 통하여 경쟁기업 보다 더 저렴하고 신뢰성 있으며 디자인이 좋 은 제품을 만들어 낼수 있는 높은 수준의 제조역량을 갖 추게 되었고 브랜드 자산도 확보하게 되었다. 그러나 한 때 휴대폰 시장의 최강자 였던 Nokia가한순간에 무너 지고 최근에는 MS에 합병된 것을 보면서 지속적으로 경 쟁력을 유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해서 다 시한번생각하게 한다. 이제 전 세계가 우리에게 기대하는 것은 앞선 기술뿐 만 아니라 인류사회에 큰 가치를 줄수있는 창조적인 혁 신이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공학교육이야말 로 창조경제를 실현하는데 필수 불가결의 요소인 것이 다. 아직 우리는 미래를 개척하고 제시하는 것에는 익숙 하지 못하다. 그간 우리는 남들이 만들어 놓은 지도를 따 라 여기까지 왔는지 모른다. 하지만 지도가 더 이상 없는 미래는 어떻게 가야할 것인가? 이제 우리 스스로 지도를 만들어야 하는 때가 온 것이다. 독도법과 지도를 제작하 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독도법에 치중해온 교육과 R&D 의 문화를 지도를 제작하는 문화로 바꾸는 것은 그리 만 만한 일이 아니다. 창조적 자신감 이 없이는 어려운 일 이다. 나 중심에서 벗어나 전 인류가 직면한 문제들을 직 시할 때, 그리고 전 인류의 필요를 해결하는데 대한 책임 감을 가져야 할 때인 것이다. 창조경제의 미래는 단지 우리의 경제만을 키우는데 그 목표를 두어서는 안 되며 정치 구호에 그쳐서도 안 된다. 진정으로 대한민국이 세계의 시민으로서의 제 역할을 다하는 진정한 선진국의 꿈이 바로 창조경제의 미래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간 우리 경제의 일익을 담당해온 성 공한 벤처기업들이 판교 분당에만 650여개 사가 입주하 여 K-Valley라 불릴 정도가 되었는데, 이제 이러한 새로 운미래에대한도전을돕기위하여가칭KVIC (K-Valley Innovation Center)를 구축하려고 하고 있다. 미래의 지도 를 만들 창의적이고 열정에 넘치는 청년들이 세계로 뻗 어나가는 것을 돕고 멘토링할 수 있는 세계최고의 Innovation Center가 탄생되기를 기원해 마지 않는다. 10 공학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