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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17 의사학제22권제1호 ( 통권제43호 ) 2013년 4월 Korean J Med Hist 22 ː217-274 Apr. 2013 c대한의사학회 pissn 1225-505X, eissn 2093-5609 인도안과의학의동아시아전래와 용수보살안론 ( 龍樹菩薩眼論 ) * 김성수 ** 강성용 *** 1. 머리말 2. 인도안과의학의동아시아전래 1) 인도의학과중국전래 2) 인도안과의학의내용과전파 3. 용수안론( 龍樹眼論 ) 과 의방유취( 醫方類聚 ) 1) 당 송대안과치료와 용수론( 龍樹論 ) 2) 용수안론 전승과 의방유취 편찬 4. 용수안론 의의학론 ( 醫學論 ) 과금침술 ( 金針術 ) 1) 용수안론 의안과의학 2) 내장 ( 內障 ) 과금침술 5. 맺음말 1. 머리말 육식 ( 六識 ) 가운데두눈이매우중요하니, 일월 ( 日月 ) 이라칭할수있으며한쌍의구슬과같다. 햇빛과달빛에의하여현황 ( 玄黃, 즉天地 ) 을분간하고사기 ( 四氣 ) 를간직하여모든것을다볼수있 * 본연구는 2007 년도정부재원 ( 교육과학기술부인문학진흥방안인문한국지원사업비 ) 으로한국연구재단의지원을받아연구되었음 (NRF-2007-361-AL0016). ** 서울대학교인문학연구원 HK 조교수주소 : 서울시관악구관악로 1 서울대학교인문학연구원, 151-742 전화 : 02-880-6121/ 이메일 : imsskim@snu.ac.kr *** 교신저자 : 강성용 / 서울대학교인문학연구원 HK 조교수주소 : 서울시관악구관악로 1 서울대학교인문학연구원, 151-742 전화 : 02-880-6015/ 이메일 : citerphil@snu.ac.kr C 대한의사학회 The Korean Society for the History of Medicine 제 22 권제 1 호 ( 통권제 43 호 ) 217-274, 2013 년 4 월 217

KIM Seongsu et al. : On Textual and Contextual Position of The Ophthalmological Treatise of Bodhisattva Nāgārjuna ( 龍樹菩薩眼論 ) 기때문에몸을온전히하여이름을알릴수있다. 그러므로온몸을법도에맞게하는데있어서눈보다더귀중한것이없다. 상사 ( 上士 ) 는이치 ( 理致 ) 에밝기때문에스스로오장 ( 五臟 ) 을순조롭게하여정신을수양한다. 그래서정신이안정되면오장이고르게되고, 오장이고르면눈이깨끗하고밝아진다. 1) 중국의송 ( 宋 ) 대에편찬된 태평성혜방( 太平聖惠方 ) 에서는눈의중요성을위와같이설명하고있었다. 인간은주로시각을통해서자신바깥의대상을인식할뿐만아니라, 그에맞도록처신함으로써자신의몸을온전히할수있다고강조한다. 그런데흥미로운것은육식 ( 六識, 여섯가지인식작용 ), 즉안식 ( 眼識 ) 이식 ( 耳識 ) 비식 ( 鼻識 ) 설식 ( 舌識 ) 신식 ( 身識 ) 의식 ( 意識 ) 이라는불교적인용어와아마도지수화풍 ( 地水火風 ) 을의미하는사기를거론하고있는점이다. 동시에정신과오장의안정이눈의건강과연결된다는중국전통의학의일반론도말하고있다. 성혜방 일부에서보이는불교적색채는인도에서전래된불교와그안에담겨있는인도전통의의학론이결합되어나타난현상이었다. 즉음양오행론 ( 陰陽五行論 ) 을기반으로인체와질병을이해하고치료하려는중국의전통의학과불교를통해전해진인도의의학이서로융합되어안과학에대한이해를풍성히한것이다. 중국의전통의학, 나아가동아시아전통의학이내부적의학발전이외에도외부에서전래된의학지식을흡수하여의학이론을정교하게만들고치료의효율성을높이려는시도를꾸준히진행함으로써만들어진결과였다. 중국의전통의학에미친영향에도불구하고불교의학의모습이제대로남아있는분야가거의없다는일반적인상황과다르게, 안과학분야는인도의학의모습을그나마온전히보여주고있을뿐아니라아울러그수용과정의다층성과함께사회적으로미친영향력이상당했다는사실이주목할만하다. 1) 醫方類聚 卷 64, 眼門 1, 聖惠方, 眼論, 夫六識之中雙眸爲上所以稱爲日月喩若驪珠託二耀而辯玄黃藏四氣而通瞻視故得身安名達規矩全軀莫不貴乎斯也上士明哲自調五藏而能養神神安則藏和藏和則眼目淸潔. 218 醫史學

김성수 강성용 : 인도안과의학의동아시아전래와 용수보살안론 ( 龍樹菩薩眼論 ) 즉인체를구성하는요소로서의사대론 ( 四大論 ) 과의학활동을한승의 ( 僧醫 ) 들의역할을제외하고는특별히중국의사료에서언급되고있지않은인도혹은불교의학의다양한측면들중에서안과의학만은차지하고있는역사적위치가남다르다. 이는불교의중관 ( 中觀, Madhyamaka) 전통을대표하는학자이며승려로알려져있는용수 ( 龍樹, Nāgārjuna), 그리고그의이름을딴 용수보살안론( 龍樹菩薩眼論 ) ( 이하용수안론 ) 의영향이었다. 후에집필된 안과용목론( 眼科龍木論 ) 에서제시된오륜 ( 五輪 ) 과팔곽설 ( 八廓說 ) 이중국안과의학의대명사가됨으로써 용수안론 의비중이축소되기는하였지만, 그안에실려있는내장의외과적치료법만큼은그대로전승되었다. 2) 침을이용한내장의치료는동아시아에전래되어오랜기간임상에서이용되었을뿐만아니라서양에서도 19세기까지널리행해진시술법이었다는점에서, 용수안론 은의사학적측면에서세계사적차원을지니고있다. 3) 이처럼인도의불교의학이중국에전래되어영향을미쳤음은상당부분알려져있고또한그핵심의하나로이글에서언급하고자하는 용수안론 이있 2) 본연구에서참조한 용수보살안론 은 의방유취 내인용자료로, 다음의판본을대조하여검토하였다. 기타무라나오히로 ( 喜多村直寬 ) 覆刊本 ( 연세대학교중앙도서관소장 ); 東洋醫科大學重刊本 ( 東洋醫科大學, 1965); 釋永信李良松主編, 中國佛敎醫藥全書 28 ( 北京 : 中國書名, 2011). 한편 비전안과용목론( 秘傳眼科龍木論 ) 은아래의판본을검토하였다. 中華中醫藥學會편, 中醫必讀百部名著- 眼科卷 ( 北京 : 華夏出版社, 2008); 釋永信李良松主編, 中國佛敎醫藥全書 78 ( 北京 : 中國書名, 2011). 용수 (Nāgārjuna) 에가탁된수많은불교텍스트들이여러언어로전해지는데, 특히의학텍스트들이용수의저작으로전승되고전파된맥락에는불교의역사와연관된종교적이고사상사적인이유가있다. 이에대해서는별도의논문에서다루도록할것이다. 3) 서양에널리알려져있던 ( 백 ) 내장시술법인 cataract couching 시술법이어디에서전해져온것인지에대한논의는다른기회로미루고자한다. 다만인도에서고대부터알려져있던유사한시술법이인도고유의전통이었을것으로많은전문가들은추정하고있음을밝혀둔다. 이러한의의에도불구하고 의방유취 내에인용된 용수안론 에대한국내의본격적인연구는거의찾아보기힘들지만안상우의개략적인소개와쑤쉬루따쌍히따의 1권에대한연구가있어참고가된다. 안상우, [ 고의서산책149] 龍樹菩薩眼論, 민족의학신문, 2003년 4 월 19일 ; 徐志泳, Suśruta-sa hitā^sūtrasthāna( 수슈르따-상히따^수뜨라스타나 ) 의編譯을통한 Āyurveda ( 아유르베다 ) 에관한연구, 동국대학교박사학위논문, 2010; 金基郁 朴炫局 徐志泳, 아유르베다 (Āyurveda) 의醫經에관한연구, 大韓韓醫學元典學會志 20-4, 2007. 다만인도의학전통일반이나해당원전에대한정확한이해, 인도학분야전문가들의기존연구성과를반영하고있지못한점에서한계가있다. 제 22 권제 1 호 ( 통권제 43 호 ) 217-274, 2013 년 4 월 219

KIM Seongsu et al. : On Textual and Contextual Position of The Ophthalmological Treatise of Bodhisattva Nāgārjuna ( 龍樹菩薩眼論 ) 지만, 그영향력에대해서는다양한이해가공존하고있다. 이러한사정은부분적으로는 용수안론 의원본이전해지지않고다만조선에서편찬된 의방유취 ( 醫方類聚 ) 안에일부내용이수록되어있다는점과함께의학의원류에대한자국주의적인이해방식에따라다양한혹은편파적인해석들도제기되었다는사실에서기인한다. 안과분야와관련하여인도의학이중국에서수용되었다는견해가있는반면에, 4) 대조적으로 1990년대초반에완성된중국의 중국과학기술사( 中國科學技術史 ) 나 중외의학문화교류사( 中外醫學文化交流史 ) 와같은저술에서는그영향력이그다지크지않다고이해한다. 5) 1980 년대중국과학원 ( 中國科學院 ) 의발의에의해서시작된과학기술사정리의일부로간행된의학부분에서이와같은견해를제시하고있음은중국의학사분야에있어서정설이라고해도과언은아닐것이다. 그럼에도인도의학의영향을받은분야로서안과의학, 그중에서도백내장에대한외과적수술법에대해주목해야한다는것에는이견이없다. 최근 용수안론 의의학이론이중국자생의것이라고주장하는중국의연구자들이속출하고있음에도불구하고, 이부분에대해서는부정하지못하는듯하다. 6) 대신중국전통의학계에서이해하는안과분야의특색인오륜설 ( 五輪說 ) 이 안과용목론 에서등장한다는점만이주목되면서, 용수안론 역시도중국전 4) 중국안과의학에미친인도의학의영향에대해서는다음의연구를참조하시오. Vijaya Deshpande, Indian Influences on Early Chinese Ophthalmology: Glaucoma as a Case Study, Bulletin of the School of Oriental and Africa Studies (University of London) 62-2, 1999; Vijaya Deshpande, Ophthalmic Surgery: A Chapter in the History of Sino-Indian Medical Contacts, Bulletin of the School of Oriental and Africa Studies 63-3, 2000. 데쉬빤데는인도의학이미친영향의근거로내장에대해서언급하였지만, 그치료법으로서금비술의자세한내용을밝히는면에서는부정확한점들이많다. 이에대해서는추후별도의논문에서다루고자한다. 5) 傅芳鄭金生廖育群, 中國科學技術史 ( 醫學卷 ) ( 北京 : 科学出版社, 1998) 박현국외역, 중국과학기술사 ( 의학편 ) ( 서울 : 一中社, 2003); 馬伯英高晞洪中立, 中外醫學文化交流史 ( 上海 : 文匯出版社, 1992), 鄭遇悅역, 中外醫學文化交流史 ( 서울 : 電波科學社, 1997). 6) 이는최근의중국학계의경향으로, 중국의학의민족주의적성격을강화하는측면에서나타난현상이라고생각된다. 邓来送, 论佛教医药对中医药的影响 五台山硏究 1, 2005 의연구나杨鸿, 眼科龙木论 学术源流硏究 成都中医药大学博士学位论文, 2010 등에서잘살펴볼수있다. 220 醫史學

김성수 강성용 : 인도안과의학의동아시아전래와 용수보살안론 ( 龍樹菩薩眼論 ) 통의학에서자생한것으로이해하려는경향이강해지고있다. 즉중국의학전통에일부인도에서전래된안과지식이결합되어당대후반 유호안론준적가 ( 劉皓眼論准的歌 ) 가나왔고, 다시송대에 안과용목론 이만들어지게되었다고한다. 7) 특히송영종 ( 英宗 ) 의이름이 조서 ( 趙曙 ) 였던까닭에, 曙 에대한피휘 ( 避諱 ) 로 樹 를 木 으로고치면서일반적으로 용목 ( 龍木 ) 으로불렸고, 이에따라서 용수론 이 용목론 으로변화되었다고한다. 8) 이글에서는인도의안과의학이중국을통해서동아시아에전래된과정과안과지식을전하였던 용수안론 이형성된시기와내용을고찰하고자한다. 이를밝히기위해서우선인도 불교의학이중국에소개되면서중국의학이론안에서어떻게수용 융화되면서변화되어갔는지를고찰하고, 최초로소개된안과서적인 천축경론안( 天竺經論眼 ) 분석을통해인도안과의학의내용과성격을알아볼것이다. 그리고 용수안론 에서제시된내장치료술인금침술의정착과정과시술의방법, 그리고그안에담겨있는의학론의특색을밝히고자한다. 따라서이연구는서로다른문명권들사이에서이루어진의학지식의교류와융합을통해종교적인신념체계와함께전래된의학지식이어떻게새로운사회적이며정치적인맥락안에서고급지식체계의일부로수용되고또새로운의학분야를개척해가는추동력을만들어냈는지에대한기초연구가될것이다. 2. 인도안과의학의동아시아전래 1) 인도의학과중국전래현재의남인도지역을제외한광범위한인도대륙에걸쳐정착하고있는사 7) 본논문에서는 안과용목론 이저술된시기를 태평성혜방 과 성제총록 의중간인 11 세기정도로파악하였는데, 3 장 2 절을참조하시오. 8) 杨鸿 和中浚, 眼科文献中 龙树 与 龙木 关系考, 江西中医学院学报 21-1, 2009.2. 제 22 권제 1 호 ( 통권제 43 호 ) 217-274, 2013 년 4 월 221

KIM Seongsu et al. : On Textual and Contextual Position of The Ophthalmological Treatise of Bodhisattva Nāgārjuna ( 龍樹菩薩眼論 ) 람들의문화는대체적으로고대에이주해온인도아리안 (Indo-Aryan) 사람들의문화에뿌리를두고있다. 이들이인도에정착하는과정에서 베다(Veda) 라고알려진텍스트를구술로생산하고전승하기시작하였으며, 이시기에이들의문화는북인도전역에걸쳐지배적인위치를차지하기시작하였다.9) 베다시기의종교는우주의운행원리 (brahman n) 를파악하고활용하여우주적질서를유지해나가도록노력하는제사의식을중심으로발전하였는데, 이제사의식의맥락에서발생되고사용되었던텍스트들이바로 베다 였다. 시간이지나면서점점더체계화된제사의식들이수행되었고그에따른이론적해석의틀이마련되어가면서제사의식에대한지식을지닌사제들 (Brāhma a) 의사회적지배력이강화되어가는경향이나타났다. 원래의세 베다 였던, 릭베다( gveda) 와 싸마베다(Sāmaveda) 와 야주르베다 (Yajurveda) 에나중에 아타르바베다(Atharvaveda) 가보태어지면서네 베다 텍스트체계가완성되었다. 초기의 베다 텍스트자체에도이미의학적인내용이라고해야할것들이일부포함되어있었지만, 장수나성공등의개인적인이익을위한것은물론이고특히나쁜귀신이나재앙을막고또는병을고치기위한주문이나마술을많이포함하고있던 아타르바베다 에는질병의치료나예방과연관되는주문들이많이포함되어있었다. 10) 제사의식의맥락에서파생된여러가지지식체계들이후대에 베다 에부속되는지식체계 (vedā ga) 로체계화되어전해지게되었는데, 여기에직접의학이포함되어있지는않다. 베다 라는말자체는일반명사로 지식 을의미하는데 베다 텍스트에대한부수적지식 (upaveda) 으로인도전통은흔히네가지지 9) 베다시기 의추정연대를빗쩰과제머슨은기원전 1500-500 년으로제시하고있고, 쿨케와로터문트는기원전 1400-600 년으로제시하고있다. W. Jamison and M. Witzel, Vedic Hinduism (http://www.people.fas.harvard.edu/~witzel/vedica.pdf) 검색일 2013 년 3 월 5 일 ; Hermann Kulke and Dietmar Rothermund, Geschichte Indiens von der Induskultur bis heute(münchen: C.H. Beck, 1998), p.468. 학자들간의개략적인합의는있지만, 언어학적자료에크게의존해야하는상황인데다확보된고고학적자료에대한해석에는이견이많아정확한연대추정은불가능한상황이다. 10) 연관된내용에대한개괄은 Kenneth G. Zysk, Medicine in the Veda Religious Healing in the Veda (Delhi: Motilal Banarsidass, 1996), pp.4-11 참조. 222 醫史學

김성수 강성용 : 인도안과의학의동아시아전래와 용수보살안론 ( 龍樹菩薩眼論 ) 식체계들을꼽는다. 11) 이네가지지식체계들의목록은편차들이있지만, 일반적으로의학 (āyurveda), 궁술 (dhanurveda), 음악과무용 (gāndharvaveda) 이포함된다. 여기서 의학 을의미하는 āyurveda 는장수 (āyus) 를구현하기위한지식 (veda) 체계를의미한다. 현재전해지는인도의학서들은여러문헌들의편찬과그것들의재편집및재조합의결과들이다. 각편찬자들의이름을딴제목을가진의학서들이여럿전해지지만개인의저작으로판단되는경우는알려져있지않으며개별작품들마다포함하고있는내용이너무나다양한것이현실이다. 3대걸작 (b hattrayī) 이라고차별되어불리는대표적인세전통인도의학서들만보더라도그텍스트의성격이상이하다. 이중에서 짜라까쌍히따(Carakasa hitā) 가단연가장오래되고방대한내용을담은의학의고전인데, 실크로드를따라다른문화권에도전해진것으로보인다. 12) 이와는다르게 쑤쉬루따쌍히따 (Suśrutasa hitā) 는현존하는편찬형태로는 짜라까쌍히따 보다 1-2 세기늦게완성된자료이기는하지만중요한점은이자료가후자에는보이지않는외과수술기법에대한새로운내용들은담고있다는사실이다. 13) 본논문에서다루고자하는안과수술과연관되는내용은바로 쑤쉬루따쌍히따 에서술되어있는안과시술에관한것이다. 현재로서는 짜라까쌍히따 나 쑤쉬루따쌍히따 의문헌비평판본도마련되어있지못한것이인도의학관련고전연구의현실이며따라서의학관련문헌들의편찬사와전승사에대 11) 진정한의미에서 베다 에대한부수적지식체계라고한다면당연히베다시기부터인정되어오던지식체계들로서의 6 가지 베다의부속 [ 체계 ] (vedā ga) 를꼽아야할것이다. 여기에는음성학 (śik ā), 제례학 (kalpa), 문법학 (vyākara a), 어원론 (nirukta), 운율론 (chandas), 점성학 (jyoti a) 이포함되는데모두 베다 의제사의식과밀접하게연관되어있다. 12) Dominik Wujastyk, The Roots of Ayurveda Selections from Sanskrit Medical Writings (London: Penguin Books, 2003), pp.3-4 에서는한역경전에나타나는짜라까에대한언급을밝히고있다. 13) 짜라까쌍히따 는물론 쑤쉬루따쌍히따 의전승사는불분명하거나논의되어야할내용이많다. 가장간략한개괄로는 Anthony Cerulli, Āyurveda, Brill's Encyclopedia of Hinduism 2 (Leiden and Boston: Brill, 2010), pp.267-280 에있는개괄적인서술과도표들을참조하라. 두텍스트에서밝히고있는의학지식의전승사자체가총괄적으로연관되면서재구성되어야할필요성이있다. 제 22 권제 1 호 ( 통권제 43 호 ) 217-274, 2013 년 4 월 223

KIM Seongsu et al. : On Textual and Contextual Position of The Ophthalmological Treatise of Bodhisattva Nāgārjuna ( 龍樹菩薩眼論 ) 한연구도무척미진할수밖에없다. 14) 하지만현재국제학계의연구가답보 상태에머물러있는것은결코아니며특히나모일렌벨트등해당분야의대학자들이남긴방대한연구업적을근거로우리는인도의학사의많은부분들에대한비판적이면서도설득력있는인식을얻을수있다. 15) 용수안론 에상응하는수술법이설명되는인도의학서에서의서술은바로 쑤쉬루따쌍히따 의 욷따라딴뜨라 (Uttaratantra) 라는장의일부로포함되어있다. 수술과정에대한직접적인서술이들어있는대목만을좁게따지자면욷따라딴뜨라 Uttaratantra XVII 52-84를제시할수있을것인데, 16) 이부분이외에도수술과연관된처방들이서술된다른부분들도더있고, 이처방에대한내용들도 용수안론 안에서상응하는내용들이발견되기때문에본연구의맥락에서는무시될수없는내용이기도하다. 그런데우리가주목해야할부분은바로이욷따라딴뜨라부분이 쑤쉬루따쌍히따 의재편집과정에서나중에추가로첨부된부분이라는점이다. 그내용자체가후대에생겨난것은아닐수있지만 쑤쉬루따쌍히따 의문헌편찬사의측면에서이러한사실은시사하는바가크다. 그리고특히나후대의주석가들중에서달하나 ( alha a) 가욷따라딴뜨라를첨가해넣은재편집을했던사람 (pratisa skart ) 의이름을 Nāgārjuna 라고하고있는점도흥미롭 14) 따라서인도의학을논할때에는항상이러한토대연구의한계를의식하고있어야한다. 최근에는이러한토대연구의한계는의식하지못한채 쑤쉬루따쌍히따 의해당텍스트부분의번역을근거로고대인도의백내장수술이 chouching 이라불리는수술법이아니라축출 (extracapsular extraction) 방식의수술이었다고주장하는논문도발표된바있다. P. N. Roy, K. S. Mehra and P. J. Deshpande, Cataract Surgery Performed before 800 B.C., British Journal of Ophthalmology (BMJ) 59, 1975, p. 171 참조. 이러한오해에대한반박은추후별도의논문에서이루어질것이다. 또한이들이제시한 쑤쉬루따쌍히따 의추정연대인기원전 800 년은필자들의상상력과민족주의적동기이상의아무근거도갖고있지못하다고해야한다. 15) 모일렌벨트 (J. Meulenbeld) 의연구가대표적이다. Meulenbeld, G. Jan. A History of Indian Medical Literature. Groningen Oriental Studies Volume XV/I-III.(Groningen: Egbert Forsten) Ia and Ib 1999; IIa and IIb 2000; III 2002. 16) 본논문에서는현재학계에서가장널리쓰리고있는뜨리깜지 (Trikamji) 가주로편집한 1938 년의뭄바이판본을사용하며, 텍스트번호매김도이판본에따른다. 자세한서지사항은참고문헌을참조하시오. 224 醫史學

김성수 강성용 : 인도안과의학의동아시아전래와 용수보살안론 ( 龍樹菩薩眼論 ) 다. 17) Nāgārjuna 의한역이 龍樹 이고 용수안론 의저자가용수라고제시된점에는후대불교딴뜨라전통에서중요한역할을했던, 다시말해서중관불교의용수와는다른동명이인인용수에대한종교적인관념이흐릿하게중첩되어반영되었을수있을것이기때문이다. 베다에서정리된의학가운데중국에가장큰영향을미친것은체액론 ( 體液論 ) 과사대설 ( 四大說 ) 이었는데, 인체는바따 (vāta), 삗따 (pitta), 까파 (kapha) 의세체액 (trido a) 의상호작용과균형을통해유지된다는것이전자의이론이다. 세체액들상호간에그리고또일곱가지육체를이루는근본요소들과 18) 끊임없이상호작용을하면서신체의생리작용을이루어간다. 이체액들이란따라서병을일으키는원인을탐구하고설명하는맥락에서만그실재성이드러나는것들이라할수있다. 이러한체액론보다중국의학에강한영향을미친것은인체가지수화풍 ( 地水火風 ) 에의해서구성되며이들사이에부조화가발생하면질병이된다는사대론이었다. 베다텍스트중최초기의 릭베다 에도이미우주나혹은인간을이루는요소들에대한사변들이나타난다. 시간이흐르면서베다후기에이르러이러한사변들이더욱발전되어가는데 우빠니샫(Upani ad) 텍스트들에는단하나의기초물질로우주를설명하고자하는다양한시도들이보인다. 19) 이러한흐름의연장선상에서불교에서제시되는네가지기본원소들 (mahābhūta, 사대 ) 에대한이론을이해해야하는데, 이네가지기본원소들은땅 (p thivī), 물 (āpas), 불 (tejas), 바람 (vāyu) 으로불교텍스트의초기문헌들에서부터이들에대한의식은자주드러난다. 이들은초기텍스트에서는통합적인四大로나타나기보다는주로개별적으로다루어지면서각각이인 17) Meulenbeld, A History of Indian Medical Literature IA, p.347ff 참조. 이문제와관련된종교사적인맥락에서의 용수안론 의수용사는별개의논문에서다룰예정이다. 18) 유미, 피, 살, 지방, 뼈, 골수, 정액이여기에해당한다. 19) Erich Frauwallner (ed. by G. Oberhammer and Ch. Werba), Nachgelassene Werke II: Philosophische Texte Des Hinduismus (Wien: Verlag der Österreichischen Akademie der Wissenschaften, 1992), pp.31-73 이이와연관된연구사면에서나심도있는분석에서나가장기초가되는자료이다. 제 22 권제 1 호 ( 통권제 43 호 ) 217-274, 2013 년 4 월 225

KIM Seongsu et al. : On Textual and Contextual Position of The Ophthalmological Treatise of Bodhisattva Nāgārjuna ( 龍樹菩薩眼論 ) 간은물론인간이경험하는대상세계를이루는부분으로서의 층위 (dhātu, 界 ) 라불리는요소로제시되었다. 그런데이렇게네가지기본요소를통해인간과인간이경험하는세계를설명하는시도는불교전통에의해서강하게추동되었고, 이전통이불교의중국전파와더불어중국인들의자연관에영향을미치게되었다. 20) 가령오 ( 吳 ) 나라때에천축 ( 天竺 ) 의승려축률염 ( 竺律炎 ) 이지월 ( 支越 ) 과함께번역한 불설불의경( 佛說佛醫經 ) 에서는다음과같이말하고있다. 사람의몸가운데에는본래네가지병이있다. 첫째는지병 ( 地病 ) 이고, 둘째는수병 ( 水病 ), 셋째는화병 ( 火病 ), 넷째는풍병 ( 風病 ) 이다. 풍이증가하면기 ( 氣 ) 가일어나고, 화가증가하면열 ( 熱 ) 이일어나며, 수가증가하면한 ( 寒 ) 이발생하고, 지가증가하면힘이왕성해진다. 본래이네가지병으로부터 404 가지병이발생한다. 21) 이는 불설불의경 의맨처음부분으로, 서명 ( 書名 ) 에서나타나는바와같이불교및의학과의관련성이드러나는것과함께불교적인도의학의핵심으로서, 앞서지적한생리와병리의근원을바로사대설에자리매김하고있었다. 22) 인도의의학이중국에전해진것은불교의전파와깊은관련이있을것 20) 허공 (ākāśa) 처럼세계를이루는요소로간주되기는하지만사대 ( 四大 ) 에포함되지는않는항목들이있는데, 이에대해서기원전부터독립된텍스트로확립되기시작한불교전통내의사변적이론체계들 (abhidharma) 에서나타나는설명은논의하지않는다. 다만초기불교텍스트에서부터확인되는것은이러한세계를이루는요소에대한사유는불교이외의여러전통들에서도제시되었다는사실이고, 이러한맥락에서요소들을네가지로제한하는것도인도사상사의보편적인방식은아니었다는점은감안해야한다. 21) 佛說佛醫經, 人身中本有四病一者地二者水三者火四者風風增氣起火增熱起水增寒起土增力盛本從是四病起四百四病. 22) 물론무엇이인도의학전반과구분되는인도의불교전통이이루어낸의학적성취인지에대한논의가이루어져야하겠지만, 이에대해서는이후의연구를통해서밝힐예정이다. 다만대표적으로제시할만한 Kenneth G. Zysk, Asceticism and Healing in Ancient India: Medicine in the Buddhist Monastery (New York and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1991) 등의연구작업들이발표되어있으며, 출가고행주의 (śrama a, 沙門 ) 전통에속하던불교가인도의학사에서차지하던중요한위치는이미큰부분해명되어있다. 가장핵 226 醫史學

김성수 강성용 : 인도안과의학의동아시아전래와 용수보살안론 ( 龍樹菩薩眼論 ) 으로생각되는데, 구체적인시기는대략한나라말기에서부터위진남북조 ( 魏晉南北朝 ) 시기였을것으로보인다. 대장경( 大藏經 ) 을통해파악되는것을보면, 이시기에번역된불경가운데의학에관련한것으로는대략 21종류가있다고하는데실제로는더많았을것이다. 이들을보면후한 ( 後漢 ) 말안세고 ( 安世高 ) 가번역한 불설바라문피사경( 佛說婆羅門避死經 ) 불설나녀기파경 ( 佛說奈女耆婆經 ) 불설나녀기역인연경( 佛說奈女耆域因緣經 ) 불설온실세욕중승경 ( 佛說溫室洗欲衆僧經 ) 을비롯하여, 앞서언급된오의축률염이번역한 불설불의경 이외에진 ( 晋 ) 의법호 ( 法護 ) 가번역한 불설포태경( 佛說胞胎經 ), 동진 ( 東晋 ) 의현무란 ( 縣無蘭 ) 이번역한 불설주시기병경( 佛說呪時氣病經 ) 불설주치경( 佛說呪齒經 ) 불설주목경( 佛說呪目經 ) 불설소아경( 佛說小兒經 ), 송 ( 宋 ) 의법현 ( 法賢 ) 이번역한 가섭선인설의여인경( 迦葉仙人說醫女人經 ), 시호 ( 施護 ) 가번역한 불설의유경( 佛說醫喩經 ) 등과함께번역자의이름을알수없는불의경 ( 佛醫經 ) 이있었다. 이들번역자들가운데가장이른시기의인물인안세고는안식국 23) 출신이라고전해지는데 개원석교록 ( 開元釋敎錄 ) 에서는 동한말에안세고가의술이유명하였으며역경으로인도의의약이전해져들어왔다 고하여그의역할에큰의미를부여하였다. 24) 이들의서이외에도 수서( 隋書 ) 경적지( 經籍志 ) 에는 용수보살약방( 龍樹菩薩藥方 ) 4권, 서역제선소설약방( 西域諸仙所說藥方 ) 25권, 향산선인약방 ( 香山仙人藥方 ) 10권, 서역바라선인방( 西域婆羅仙人方 ) 3권, 서역명의소집요방 ( 西域名醫所集要方 ) 12권, 바라문제선약방( 婆羅門諸仙藥方 ) 20권, 바라문약방( 婆羅門藥方 ) 5권, 기파소술선인명론방( 耆婆所述仙人命論方 ) 3권, 건타리치귀방( 乾陀利治鬼方 ) 10권, 신록건타리치귀방( 新錄乾 심적인맥락은바로베다시대말기부터강화되어오던종교적인의미에서의청정함에대한이데올로기가의사들을천민이거나사회적으로인정받기어려운사람들로몰아가게되던상황에서, 베다전통에서자유로운출가고행주의전통들이해낼수있던역할이있었다는점이다. 23) 서아시아의이란계사람들이이룬파르티아왕국 (Arsacid Empire) 를말한다. 24) 蔡景峰, 唐以前的中印医学交流 中国科技史料 7-6, 1986, 16-17 쪽. 제 22 권제 1 호 ( 통권제 43 호 ) 217-274, 2013 년 4 월 227

KIM Seongsu et al. : On Textual and Contextual Position of The Ophthalmological Treatise of Bodhisattva Nāgārjuna ( 龍樹菩薩眼論 ) 陀利治鬼方 ) 5 권, 용수보살화향법 ( 龍樹菩薩和香法 ) 2 권, 용수보살양성방 ( 龍樹菩薩養性方 ) 1권처럼인도에서전해진것으로보이는의서들이등장한다. 25) 이전의사서 ( 史書 ) 에서는 경적지 에해당하는내용이없는관계로이들의서가언제들어왔는지정확하게판단하기어렵지만, 적어도수대까지전해졌다는점은분명한데당시에도이미상당수의의서들이산실되어있었던모양이다. 왜냐하면중간중간원래는몇권이었는데지금은전하지않는다거나하는등의표현이있기때문이다. 승려들이저술한의서들도상당수있었는데, 그중에는분명히인도의의학을반영한것들이있었을것이다. 승려도홍 ( 道洪 ) 이편찬한 한식산대료( 寒食散對療 ) 1권, 지빈 ( 智斌 ) 의 한식산잡방( 寒食散雜方 ) 2권, 막만 ( 莫滿 ) 의 단복요험방( 單複要驗方 ) 2권, 담난 ( 曇鸞 ) 의 요백병잡환방( 療百病雜丸方 ) 3권과 논기치료방( 論氣治療方 ) 1권이나의서의명칭에승려가들어가있는 석혜의한식해잡론( 釋慧義寒食解雜論 ) 7권, 지법존신소방( 支法存申蘇方 ) 5권, 석승심약방( 釋僧深藥方 ) 30권, 석도홍방( 釋道洪方 ) 1권등이나타난다. 의서들의명칭으로보면일반의학을다룬것과함께특히한식산에대한전문서적이세종류가있다는점에서, 당시사회문제로되고있었던한식산치료에주목한것으로보인다. 26) 그리고사문 ( 沙門 ) 행구 ( 行矩 ) 가편찬했다는 제약이명( 諸藥異名 ) 8권은인도내지는불교의학이전래되면서알려진약물들의명칭을정리한것으로보이며, 석승광침구경( 釋僧匡針灸經 ) 1 권을보면승려들이침구치료에도참여했음을알수있다. 이들의서들은중국의승려들에의해서편찬된것으로보이는데, 그와다르게호승 ( 胡僧 ) 이편찬한의서도등장하였다는사실이주목할만하다. 호사문 ( 胡沙門 ) 즉호승이편찬했다는 마하출호국방( 摩訶出胡國方 ) 은 10권이나되는점을보건대, 분명인도의학의내용이대량으로전래되고있었다고이해할수있을것이다. 25) 隋書 志 29, 經籍志 3, 子, 醫方. 26) 한식산과관련해서는김인숙, 사대부와술, 그리고여자 ( 서울 : 서경문화사, 1998), 41-52 쪽참조. 228 醫史學

김성수 강성용 : 인도안과의학의동아시아전래와 용수보살안론 ( 龍樹菩薩眼論 ) 위진남북조시기에대규모로불교관련의학서적들이등장하였던것과는다르게당대에는관련의학저술이나타나지않으며, 담난 ( 曇鸞 ) 의저술로보이는 1권의 조기방( 調氣方 ) 과 제약이명, 그리고 석승심약방 만이언급되고있다. 27) 아울러수에서당으로넘어가는시기에많은의서가산실되었던모양인데, 정확한이유는알수없다. 이후송대에들어서면잠시주춤했던불교의학관련서적들이다시등장하기시작하였는데, 송사( 宋史 ) 예문지( 藝文志 ) 에는 용수안론( 龍樹眼論 ) 1권, 파타파리 ( 波駝波利 ) 가번역한 탄자첩종방 ( 呑字貼腫方 ) 1권, 바라문승복선모방( 婆羅門僧服仙茅方 ) 1권과인도의명의였던기파를차명한것으로보이는 기파맥경( 耆婆脈經 ) 3권, 기파육십사문 ( 耆婆六十四問 ) 1권, 기파요용방( 耆婆要用方 ) 1권, 기파오장론 ( 耆婆五藏論 ) 1권이보인다. 28) 이처럼불교의전래와함께진행된의학의교류는시기적으로부침이있었지만, 중국의학계에미친영향은초기부터나타나기시작했다. 무엇보다사대론으로대표되는인체의구성요소에대한인식과질병의분류가주목받았는데, 도홍경 ( 陶弘景 ) 의 본초경집주( 本草經集註 ) 와 화양은거보궐주후백일방 ( 華陽隱居補闕肘後百一方 ) 에서가장먼저나타났다. 포박자 ( 抱朴子 ) 갈홍 ( 葛洪 ) 이지은 주후구졸방( 肘後救卒方 ) 을재편집하고증보한 주후백일방 에서는불교의영향이더욱드러나고있다. 그는총 86항목으로되어있었던갈홍의저술을 79개로조정하고여기에다시 22개를더하여총 101개로만들었다. 29) 굳이 101로하였던것은 404병 27) 舊唐書 志 27, 經籍下및 新唐書 卷 65, 志 49, 藝文 3. 28) 宋史 志 160, 藝文 6. 여기에서나타나는 기파 ( 耆婆 ) 라는이름은불교전승에서명의로알려진지바까 (Jīvaka) 를가리킨다. 의학분야의한역용어들의인도원어에대한개괄과내용소개는 C. Pierce Salguero, The Buddhist Medicine King in Literary Context: Reconsidering an Early Medieval Example of Indian influence on Chinese Medicine and Surgery, History of Religions 48, 2009, pp.183-210 을참조. 29) 華陽隱居補闕肘後百一方 序, 尋葛氏舊方至今已二百許年播於海內因而齊者其效實多余今重以該要庶亦傳之千祀豈止於空衛我躬乎舊方都有八十六首檢其四蛇兩犬不假殊題喉舌之間亦非異處入塚御氣不足專名雜治一條猶是諸病部類強致殊分複成失例今乃配合爲七十九首於本文究具都無忖減複添二十二首或因葛一事增構成篇或補葛所遺準文 제 22 권제 1 호 ( 통권제 43 호 ) 217-274, 2013 년 4 월 229

KIM Seongsu et al. : On Textual and Contextual Position of The Ophthalmological Treatise of Bodhisattva Nāgārjuna ( 龍樹菩薩眼論 ) 과사대 ( 四大 ) 와의관계를고려한것으로, 포박자가방서를만들었으니진 실로매우이롭다. 그러나오히려빠진것이있어완전하지못하니문득다시빠진부분을찾아보충하였으니무릇 101수가된다. 불경 ( 佛經 ) 에서말하기를사람은사대로몸이이루어져있는데 1대에 101병이있다. 30) 라고하여불교와의관련성을적극적으로밝혔다. 이렇게질병을사대원칙에따라분류 체계화하려는노력은새로운의학이론체계의구상을선언한것이었지만, 그의시도는성공하지못했다고평가를받기도한다. 31) 그렇지만의학체계의재구성을고려할정도로불교의학이중국의학계에주었던충격이작지않았음은분명하였다. 불교를통해전해진인도의학과중국의의학이결합하는양상은도홍경처럼근본뼈대를재조정하려는시도와함께병에대한이론을구성하고그근본실체를밝히는이론들을해석하고수용하는지점에서도진행되었다. 가령불교전승내에서는용수 ( 龍樹 ) 가지은것으로서술하고있지만, 인도에서전해진자료들을근거로중국내에서편찬된것으로보이는, 대지도론( 大智度論 ) 에서는사람의몸에 404병이있고, 이것은각각의大에서 101병이일어나기때문이라고설명한다. 404 병이란사대가몸이되어항상서로침해하여발생한다. 하나하나의대 ( 大 ) 에서 101 병이일어난다. 냉병 ( 冷病 ) 에는 202 병이있는데그것은수풍 ( 水風 ) 이일으키기때문이며, 열병 ( 熱病 ) 에 202 병이있는데그것은지화 ( 地火 ) 가일으키기때문이다. 32) 更撰具如後錄. 30) 華陽隱居補闕肘後百一方 序, 太歲庚辰隱居曰余宅身幽嶺迄將十載雖每植德施功多止一時之設可以傳方遠裔者莫過於撰述見葛氏肘後救卒殊足申一隅之思夫生人所爲大患莫急於疾疾而不治猶救火而不以水也今輦掖左右藥師易尋郊郭之外已似難値況窮村迥野遙山絶浦其間枉夭安可勝言方術之書卷軸徒煩拯濟殊寡欲就披覽迷惑多端抱朴此製實爲深益然尚闕漏未盡輒更采集補闕凡一百一首以朱書甄別爲肘後百一方於雜病單治略爲周遍矣昔應璩爲百一詩以箴規心行今余撰此蓋欲衛輔我躬且佛經云人用四大成身一大輒有一百一病是故深宜自想上自通人下達衆庶莫不各加繕寫而究括之. 31) 鄭遇悅역, 中外醫學文化交流史 ( 서울 : 電波科學社, 1997), 174-175 쪽. 32) 大智度論 卷 58, 四百四病者四大爲身常相侵害一一大中百一病起冷病有二百二水風起 230 醫史學

김성수 강성용 : 인도안과의학의동아시아전래와 용수보살안론 ( 龍樹菩薩眼論 ) 여기서는질병을크게냉 ( 冷 ) 과열 ( 熱 ) 두가지로구분하고, 거기에다사대의요소들을결합시켜서이해한다. 대지도론 이의서가아닌관계로매우단순한도식으로만언급되었지만, 수 ( 水 ) 와풍 ( 風 ) 에의해냉병이발생하고, 지화 ( 地火 ) 에의해서열병이생긴다는분명한병인론 ( 病因論 ) 이들어있다. 사대론에근간한단순한병인론을더욱발전시킨것은손사막 ( 孫思邈 ) 이었다. 그는삼교 ( 三敎 ) 를의학에접목할정도로정통했던인물로, 병증을냉열혹은한열로이분하여보았던 대지도론 의견해를사대에근간한사분법으로변화시킨다. 경 ( 經 ) 에지수화풍 ( 地水火風 ) 이화합하여인신 ( 人身 ) 이된다고하였다. 무릇화기 ( 火氣 ) 가부조하면온몸이증열 ( 蒸熱 ) 하고, 풍기 ( 風氣 ) 가부조하면전신이강직 ( 强直 ) 해지며모든모공 ( 毛孔 ) 이폐색 ( 閉塞 ) 하며, 수기 ( 水氣 ) 가부조하면신체가부종 ( 浮腫 ) 하고기만하여기침이거칠며, 토기 ( 土氣 ) 가부조하면사지가움직이기어렵고말을하여도말소리가나오지않는다. 화 ( 火 ) 가없어지면몸이차고, 풍 ( 風 ) 이그치면기 ( 氣 ) 가끊어지고수 ( 水 ) 가다하면혈 ( 血 ) 이없어지고, 토 ( 土 ) 가흩어지면몸이갈라진다. 33) 그런데손사막이제시한예를고찰하면사대를큰범주로삼고, 각항목에 다음양오행설에근간했던중국의학의내용들을대입시켜이해하고자노력했음을알수있다. 즉지수화풍을오행인목화토금수 ( 木火土金水 ) 중에서토수화목 ( 土水火木 ) 에해당시키는데, 가령풍기가부족하면몸이강직된다는것은중풍의대표적인증상으로이해된다는점에서중국의학의관점을수용한것이며, 아울러풍이기와관련이있다고이해한측면은이와다르게인도의학중심의관점이었다. 이처럼인도의의학은중국에전해져새롭게이해되고의약이론의면에 故熱病有二百二地火起故. 33) 備急千金要方 卷 1, 論診候第四, 爲其解釋經說地水火風和合成人凡人火氣不調擧身蒸熱風氣不調全身強直諸毛孔閉塞水氣不調身體浮腫氣滿喘粗土氣不調四肢不擧言無音聲火去則身冷風止則氣絶水竭則無血土散則身裂. 제 22 권제 1 호 ( 통권제 43 호 ) 217-274, 2013 년 4 월 231

KIM Seongsu et al. : On Textual and Contextual Position of The Ophthalmological Treatise of Bodhisattva Nāgārjuna ( 龍樹菩薩眼論 ) 서다양한변화를겪게되는데, 이후한국과일본에도전래되어동아시아세계에널리알려지게되었다. 34) 특히후지와라노스케요 ( 藤原佐世, 847-898) 가 891년에작성한 일본국견재서목록( 日本國見在書目錄 ) 을보면당시의일본에전해진인도의학의상황을대략이나마파악할수있다. 그에따르면 용수병화향방 이나 용수보살안경( 龍樹菩薩眼經 ) 등과이름을가탁한것으로보이는 기파복령산방( 耆婆茯笭散方 ) 기파맥법( 耆婆脈法 ) 등이포함되어있으며, 불교의동아시아전래와함께일본에까지이른시기에인도의학이상당히알려졌음을볼수있다. 35) 2) 인도안과의학의내용과전파인도의의학이중국에전래되면서안과학도함께전해졌는데, 쑤쉬루따쌍히따 에서는안질환을병인에따라총 76가지를제시하였다. 바따 (vāta) 에의한 10가지, 삗따 (pitta) 가원인인 10가지, 까파 (kapha) 에의한 13가지, 혈액에의한 16가지와세체액 (trido a) 전체에의한 25가지, 외부적요인에의한 2 가지로정리되어있다. 36) 이내용전부가소개된것은아니지만, 인도의안과의학이중국에전래된사실을명확하게나타나는것은당대 ( 唐代 ) 의의관이었던왕도 ( 王燾 ) 가편찬한 외대비요( 外臺秘要 ) 이다. 왕도는당태종 ( 太宗 ) 시기재상이었던왕규 ( 王珪 ) 의자손으로부친과형이관료를지낸집안에서자랐고, 그역시관료생활을역임하였다고한다. 다만어려서부터병약하였던까닭에의학에관심을두었고, 특히홍문관에서 20여년간재직하며많은의서를열람하면서문헌을정리하는가운데 752년에 40 34) 한국에전해진불교의학에대해서는金斗鍾, 韓國醫學史 ( 서울 : 探究堂, 1966); 여인석, 삼국시대의불교교학과치병활동의관계 의사학 5-2, 1996 참조. 일본의경우에는酒井シヅ, 日本の医療史 ( 東京 : 東京書籍, 1982), 34-36 쪽참조. 35) 鄭遇悅역, 中外醫學文化交流史 ( 서울 : 電波科學社, 1997), 78-80 쪽. 36) 쑤쉬루따쌍히따 Uttaratantra I. 28-29ab: vātād daśa tathā pittāt kaphāc caiva trayodaśa raktāt o aśa vijñeyā sarvajā pañcavi śati 28 tathā bāhyau punar dvau ca rogā a saptati sm tā 232 醫史學

김성수 강성용 : 인도안과의학의동아시아전래와 용수보살안론 ( 龍樹菩薩眼論 ) 권으로완성한것이바로 외대비요 였다. 그는이전의방서를집대성하는가운데 1,104문 ( 門 ) 으로나누어의론 ( 醫論 ) 을달고 6,800여개의처방을달았는데, 인용된서적들에대한출전과함께문헌마다의차이점을지적하고자신의견해를밝히는주해작업을최초로해낸인물이었다. 이러한점에서 외대비요 가갖는자료로서의가치는더욱크다고할수있다. 그런데 외대비요 권21에서 천축경론안( 天竺經論眼 ) 이라는의서를거론하면서, 그것은농상도인 ( 隴上道人 ) 이편찬한것으로인도의승처 ( 處 ) 라는인물에게가르쳐주었다고한다. 따라서처 ( 處 ) 에의해서중국에전해졌고, 그것을왕도가보고서 외대비요 를편찬하면서기록한것으로이해할수있다. 천축경안론 ( 天竺經論眼 ) 서문 1 수 ( 농상도인 ( 隴上道人 ) 이편찬한것이다. 속성은사 ( 謝 ) 씨로제주 ( 齊州 ) 에거주하였는데, 서국 ( 西國 ) 의호승 ( 胡僧 ) 처 ( 處 ) 에게전해주었다.) 대개천지의이치가운데오직사람이귀하니, 사람의몸에서소중한것으로는눈이가장중요하다고한다. 관계된바가절묘하고신통하여육근 ( 六根 ) 으로말하면눈이최상이니, 이러한까닭에눈을고치는방도를가벼이여길수가없다. 37) 여기서주목할것은책의제목과편찬한인물이다. 우선서명이 천축경론안 이라고한점에서 천축 즉인도에서전해진것이라고당시에인식했다는점이며, 편찬자인농상도인은불교의승려인용수를지칭하는것으로보인다는점이다. 그러나이전의연구에서는호승 ( 胡僧 ) 이등장하고또한의학론과처방을보면인도의학임은분명하지만, 용수와는관련이없으며농상은중국의감숙성 ( 甘肅省 ) 지역을지칭하는표현이므로, 농상도인도감숙지역의인 37) 外臺秘要 卷 21, 天竺經論眼序一首, ( 隴上道人撰俗姓謝住齊州於西國胡僧處授 ) 蓋聞乾坤之道唯人爲貴在身所重唯眼爲寳以其所繫妙絶通神語其六根眼最稱上是以療眼之方無輕易爾. 제 22 권제 1 호 ( 통권제 43 호 ) 217-274, 2013 년 4 월 233

KIM Seongsu et al. : On Textual and Contextual Position of The Ophthalmological Treatise of Bodhisattva Nāgārjuna ( 龍樹菩薩眼論 ) 물일것이라고말한다. 38) 그러나이와같은주장을그대로받아들이기어려운점도있다. 원문의내 용이상당히애매하여문맥이분명하지않은까닭에, 농상도인과호승의관계가정확하게드러나지않기때문이다. 즉대부분의연구들에서는이에대한분명한해석을피하면서호승이의학을전해주어농상도인이편찬한것으로이해하는데, 농상도인이편찬해서호승에게전해주었다고보는편이옳다고보인다. 그렇다고한다면이러한관계가가능한일인가? 농상도인이어떠한인물인지파악하는것이무엇보다중요한데, 태평성혜방 에서안질을잘치료하면용상 ( 龍上 ) 의공 ( 功 ) 을이룰것이라고하였던점이단서를준다. 39) 즉 태평성혜방 에서말하는용상은안과의의대명사였던용수를지칭하는표현이었고, 음차의과정에서 농상 과 용상 으로달리표기되었던것이라고볼수있다. 40) 그럼에도농상도인이제주에살았다고하는언급은설명하기어려운데, 일반적으로제주가중앙부를의미한다는점에서인도의중앙이라는말이그와같이번역된것은아닌지추정할수있을뿐이다. 이에대해서는더치밀한고찰이필요하고관련자료를확인하기어려운상황에서단언하기는어렵지만, 농상도인으로묘사된용수의의학론이호승에의해서중국에전래되었다고생각한다. 어찌되었건 천축경론안 에서는눈이란신체에서가장귀하고또한육근 ( 六根 ) 가운데서도중요한위치를차지하는까닭에눈병을고치는것이중요하다고역설하였다. 그런데농상도인이호승에게전해준의학론은인도의학의기본인사대론에근간하고있었으며, 지수화풍의사대가운데에서눈은물에해당하였다. 41) 다만물에해당하는눈의표면에가볍고얇으며또한투 38) 鄭遇悅역, 中外醫學文化交流史 ( 서울 : 電波科學社, 1997), 181 쪽. 39) 각주 64) 참조. 40) 佛說如來不思議秘密大乘經 권 1 에서는대승불교와관련있는보살들을언급하면서용희보살 ( 龍喜菩薩 ), 용상보살 ( 龍上菩薩 ), 용수보살 ( 龍樹菩薩 ) 등을거론하는데, 당시이를혼동하여용수를용상으로불렀을가능성이높다. 41) 外臺秘要 卷 21, 敍眼生起一首, 謝道人曰夫眼者六神之主也身者四大所成也地水火風陰陽氣候以成人身八尺之體骨肉肌膚塊然而處是地大也血淚膏涕津潤之處是水大也 234 醫史學

김성수 강성용 : 인도안과의학의동아시아전래와 용수보살안론 ( 龍樹菩薩眼論 ) 명한막이이를둘러싸고있어서보호를하고있다고보았다. 그리하여눈동자가단단하게형성되어있다는당시의견해를비판하면서, 살아있는어류나동물의눈을관찰하여보면살아있을때에는모두물처럼되어있지만, 죽거나혹은열이가해지게되면단단해지는데이를정확하게분별하지못한다고비판하였다. 42) 뿐만아니라눈의구조에대해서도상당히축적된지식을보여주고있었는데, 눈의흰자위는세겹으로되어있어서크게다치지않지만검은눈동자는단지한겹이기에가볍게접촉하더라도쉽게상처를받을수있다고하였다. 이와함께눈이 7겹혹은 5겹이라는설 ( 說 ) 들은틀렸음을비판하고, 눈은정미 ( 精微 ) 롭고수영 ( 水映 ) 은얇기때문에병에걸리기쉬우므로의학을배우는사람은매우신중하여서눈을상하지않도록해야한다고말한다. 아울러증상이나타나면가급적빨리치료해야하는데, 초반에는치료가용이하지만오래되어병의근원이사방으로퍼져고질 ( 痼疾 ) 이되면치료하기어렵다고한다. 43) 이러한지식은흰자위에해당하는안구의후방부가공막, 맥락막, 망막으로이루어져있으며, 검은눈동자에해당하는전방부는각막으로되어있다는현대의학의해부학적지식에서도크게틀리지않다. 아울러대부분수분으로구성된젤리모양의조직인유리체가안구의대부분을차지하고있다는점역시마찬가지로적절하게이해한셈이다. 이러한점을감안하면눈의해부학 生氣温暖是火大也擧動行來屈伸俛仰喘息視瞑是風大也四種假合以成人身父母精血實斯增長而精成者也. 42) 外臺秘要 卷 21, 敍眼生起一首, 其眼根尋無他物直是水耳輕膜裹水圓滿精微皎潔明淨狀如寳珠稱曰眼珠實無別珠也黑白分明肝管無滯外託三光内因神識故有所見凡人不解謂眼有珠喩若魚之被煮此事不然夫魚畜水陸之有目者悉皆是水無有別珠直以湯火煎煮水凝結變自成珠但看生魚未被煮炙豈有珠義直置死魚水已凝厚論其活者水亦輕薄. 43) 外臺秘要 卷 21, 出眼疾候一首, 謝道人曰夫人眼白睛重數有三設小小犯觸無過傷損但黒睛水膜止有一重不可輕觸致敗俄頃深可愼之凡人不究謬據多重或七或五此皆是其妄說一家成言耳然眼之精微水映輕薄無所堪耐易致諸疾故學療之者事須安審不可麤疎恐致毁傷患眼之家自須謹愼諸所禁忌悉不應犯若覺有疾卽宜早療當及其初根脚未立則易驅遣若其久後根盤四布旣成痼疾雖復行療極難成效. 제 22 권제 1 호 ( 통권제 43 호 ) 217-274, 2013 년 4 월 235

KIM Seongsu et al. : On Textual and Contextual Position of The Ophthalmological Treatise of Bodhisattva Nāgārjuna ( 龍樹菩薩眼論 ) 적지식을상당한정도로축적하고있었음을파악할수있으며, 이전의의서에서는언급된적이없다는점을고려하면인도에서전해진안과의학론가운데하나로볼수있다. 44) 한편치료의원칙으로몸이품부 ( 稟賦 ) 받은사대의성격을정확하게파악해야하며, 그중에서도냉열풍손 ( 冷熱風損 ) 과상노허실 ( 傷勞虛實 ) 을살펴서조치해야한다고말한다. 가령열독 ( 熱毒 ) 으로생긴병에건강 ( 乾薑 ) 을처방하거나풍한 ( 風寒 ) 으로인한증상에냉수 ( 冷水 ) 를이용하게되면냉열 ( 冷熱 ) 이서로맞지않아효과가없다는것이다. 45) 이어서눈에나타나는증상과병명을기술하였는데, 특히금침발장술 ( 撥障術 ) 에대해서는다음과같이언급하고있다. 눈이까닭없이갑작스레막막하고아프지도않고가렵지도않으면서점점어두워지다가, 여러해를거쳐서결국에는실명에이른다. 가령얼굴의모습을보면눈의형태는특이하지않으며, 오직눈가운데에있는소주자 ( 小珠子 ) 안에장애가있다. 청백색 ( 靑白色 ) 을띠는데, 비록사물을분간하지못하지만, 명암 ( 明暗 ) 과삼광 ( 三光 ) 을알며낮과밤을안다. 이와같은것을뇌류청맹 ( 腦流靑盲 ) 이라고한다. 눈에다른질병을겪지않았는데갑작스레눈앞에때때로날파리나검은것이눈을따라오르내리거나한다. 여기에는마땅히금비 ( 金篦 ) 를이용하여한번침 ( 鍼 ) 을놓으면구름이걷히듯이밝은해를볼수있다. 침치료를마치면대황환 ( 大黃丸 ) 을복용해야하며, 크게설사를하면좋지않다. 이질병은모두허열 ( 虛熱 ) 에풍 ( 風 ) 이겸하였기때문에발생한것이다. 46) 44) 이와같은눈의해부학적지식은중국전통의학의의서들에서는거의나타나지않는설명이라는점에서도의미가있다. 그럼에도이전의연구들에서는이러한부분들을지적하고있지않다는점이놀라울뿐이다. 45) 外臺秘要 卷 21, 出眼疾候一首, 身稟四大性各不同是以治者證候非一冷熱風損疾生不同傷勞虛實其方各異宜應察其元起尋究本根按法依源以行療救不得謬濫措方以乾薑療熱毒之眼以冷水療風寒之目非直冷熱無効蓋亦致患. 46) 外臺秘要 卷 21, 出眼疾候一首, 眼無所因起忽然膜膜不痛不痒漸漸不明久歷年歲遂致失明令觀容狀眼形不異唯正當眼中央小珠子裏乃有其障作靑白色雖不辨物猶知明暗三光知晝知夜如此之者名作腦流靑盲眼未患時忽覺眼前時見飛蠅黑子逐眼上下來去此宜用金篦決一針之後豁若開雲而見白日針訖宜服大黄丸不宜大泄此疾皆由虛熱兼風所 236 醫史學

김성수 강성용 : 인도안과의학의동아시아전래와 용수보살안론 ( 龍樹菩薩眼論 ) 이에따르면눈가운데가청백색으로변하면서사물을분간하지못하는뇌류청맹은열과풍에의해서발생하며금비혹은금침으로치료를하면구름이걷히듯나을것이라고하였다. 그러나농상도인이치료를구체적으로어떻게해야하는지에대해서는더이상언급하고있지않기때문에자세한내용은알수없다. 금비술의방법에대한정확한기술이아직정립되지못하였을가능성도있지만, 47) 왕도가주로다루고자했던치료법과는차이가있는까닭에편입되지못한점도있을것으로보인다. 그런데농상도인이 천축경론안 을편찬한시기에대해서는기록이없는까닭에판단하기어렵다. 630년편찬된 천금방( 千金方 ) 에그내용이언급되고있지않음을들어이때부터왕도의 외대비요 가편찬된시기까지의중간무렵에나왔을것으로일반적으로이해하고있다. 그리고당시에소개된 천축경론안 을증보하여개편한것이 용수안론 이라고도말한다. 48) 실제로 천축경론안 의후반부에는 천금방 을언급하는내용이나올뿐만아니라, 오행을인용하여안질환을설명하고자하였다. 49) 다만 천금방 의처방소개를본래 천축경론안 의저자가말했을가능성도있지만, 한편으로왕도에게전해진정보에이들내용이함께섞여있었거나혹은 외대비요 를편찬한왕도가삽입했을가능성도있다고보인다. 아울러불교의학저술이두드러지게나타났던시기가주로당대이전이었다는사실을고려한다면, 이전의견해를그대로수용하기어려운점이있다. 50) 作也. 47) 이는뒤에서살필두목이기록한안질치료에서가늠할수있다. 그의기록에서등장한두명의의사들중에서그어떤누구도치료법의전거를명확하게말하고있지않다. 따라서당시까지는내장치료를위한금비술이완전하게확립되어있지않았을가능성이높다고하겠다. 48) 陈明举, 眼科文献初考 山东中医学院学报 4, 1981, 48 쪽. 49) 外臺秘要 卷 21, 眼將節謹愼法一首, 謝道人曰五行云肝者眼家之根本此乃一家之同類而言其實五藏六腑悉皆相連故欲療眼而審其虛實察其由起旣識病源宜先作内療湯丸散煎事事分明旣服諸藥便須依方謹愼凡欲療眼不問輕重悉不得以風霜雨水寒熱虛損大勞并及房室飮食禁忌悉不得犯若虛勞冷者宜服補肝丸出千金翼第十卷十五味在此卷下也. 50) 조심스럽게주장하자면왕도가소개한 천축경론안 이 용수안론 과직접적으로관련이있으며, 저술시기역시위진남북조정도로소급할수있다고생각한다. 제 22 권제 1 호 ( 통권제 43 호 ) 217-274, 2013 년 4 월 237

KIM Seongsu et al. : On Textual and Contextual Position of The Ophthalmological Treatise of Bodhisattva Nāgārjuna ( 龍樹菩薩眼論 ) 3. 용수안론 ( 龍樹眼論 ) 과 의방유취 ( 醫方類聚 ) 1) 당 송대안과치료와 용수론( 龍樹論 ) 천축경론안( 天竺經論眼 ) 에의해서인도의안과의학이소개되었다고한다면, 그것이당시중국에어느정도의영향력을가지고있었던것일까하는의문이든다. 그해답은 천축경론안 이 외대비요 에서안질 ( 眼疾 ) 을설명하는부분가장첫머리에서언급되고있다는점에서찾아질수있다. 그정도로비중이컸다고볼수있는데, 그사정을특히당대의기록에서살펴볼수있다. 가장잘알려진경우는당나라의유명한시인 ( 詩人 ) 인백거이 ( 白居易, 772-846) 와유우석 ( 劉禹錫, 772-842) 으로, 그들의시에서안질의고통과함께그치료법으로서인도안과의학의정수라고할 용수론 과함께금비술이언급되고있다. 특히백거이는 40세부터안질이생기기시작하여 55세때는시력이약화되어심각한상황에처하게되었다. 그는자신의안질이지병이라는것을알았으며치유불가능하다는것도알고있었지만어쩔도리가없다고포기하지는않았고여러가지방법을찾고있었다. 그가발견한방법중의하나가바로 용수론 이었으며, 그속에서좋은처방을찾기위하여열심히연구하였다. 그가지은 안병( 眼病 ) 이라는시 ( 詩 ) 에따르면, 안질을치료하기위하여결명환 ( 決明丸 ) 을사용하고있었지만, 그다지효과를보고있지는못하였다. 결국그가선택할수있는방법은거의없었고, 마지막으로기대를걸어본것이바로금비술이었다. 51) 이금비술이앞으로고찰하게될 용수안론 을통해전해진내장 ( 內障 ) 의외과적시술법이었다. 52) 그시술법은주로인도에서들어온승려들에의해서실시된모양인데, 유우석은금비술을시술한바라문승에 51) 全唐詩 卷 447, 眼病二首之二, 案上漫鋪龍樹論盒中虛捻決明丸人間方藥應無益爭得金篦試刮看. 52) 중국내금비술 ( 金篦術 ) 이유행한사실과당대시에서언급된상황에대해서는鄭遇悅역, 中外醫學文化交流史 ( 서울 : 電波科學社, 1997), 200-209 쪽참조. 238 醫史學

김성수 강성용 : 인도안과의학의동아시아전래와 용수보살안론 ( 龍樹菩薩眼論 ) 게시를지어보답하고있었기때문이다. 53) 이들보다약간후대인두목 ( 杜牧, 803-852) 의경우에는 용수론 을거론하고있지는않지만, 그에근거한치료법으로보이는금비술에대해서상세하게설명하고있다. 두목의동생인두의 ( 杜顗 ) 가어려서부터병약하였는데내장 ( 內障 ) 으로인하여시력이약화되는상황과그치료에관한기록이있다. 그에의하면 836년두목은어사가되고동생인두의역시쇄해군막부리 ( 鎻海軍幕府吏 ) 가되었는데, 2년정도사이에동생의눈이갑자기어두워지기시작하였다. 당시전중시어사 ( 殿中侍御史 ) 였던위초로 ( 韋楚老 ) 가유명한안과의사인석집 [ 石公集 ] 을소개하였는데, 위초로는그가검남소윤 ( 劍南少尹 ) 이었던강면 ( 姜沔 ) 이실명하였을때침을한번놓아고친신의 ( 神醫 ) 라고설명하였다. 이에두목은그를불러다양주 ( 揚州, 현江蘇省양주 ) 의선지사 ( 禪智寺 ) 에서동생의상태를살펴보게하였고, 54) 이때의사인석집은다음과같이말했다. 이것은뇌 ( 腦 ) 에독 ( 毒 ) 과열이쌓여기름이녹아서아래로흘러내려눈동자를덮은것으로내장 ( 內障 ) 이라고한다. 눈의흰자위옆으로침을놓고서, 위로비스듬히제거해야한다. 마치밀랍이관을막고있는것과같은데, 밀랍이제거되면관이분명해진다. 그러나지금은때가아니다. 만일년을채워기름이단단해져서백옥의색과같아지면비로소치료할수있다. 나는대대로이질병을치료하였는데, 조부및부친에서부터였다. 내가고친사람이이백명이넘으니, 이것은걱정할바가아니다. 55) 53) 全唐詩 卷 357 贈眼醫婆羅門僧, 三秋傷望眼終日哭途窮兩目今先暗中年似老翁看朱漸成碧羞日不禁風師有金篦術如何爲發蒙. 54) 樊川文集 卷 13, 上宰相求湖州第二啓, 文宗皇帝改號初年某爲御史分察東都顗爲鎻海軍幕府吏至二年間顗疾眼暗無所覩故殿中侍御史韋楚老曰同州有眼醫石公集劍南少尹姜沔喪明親見石生針之不一刻而愈其神醫也某迎石生至洛吿滿百日與石生俱東下見病弟于揚州禪智寺. 이와같은내용은 樊川文集 권 6, 唐故淮南支使試大理評事兼監察御史杜君墓誌銘 에도간략하게소개되어있다. 55) 樊川文集 卷 13, 上宰相求湖州第二啓, 石曰是狀也腦積毒熱脂融流下蓋塞瞳子名曰内障法以針旁入白睛穴上斜撥去之如蠟塞管蠟去管明然今未可也後一周歲脂當老硬如白玉色始可攻之某世攻此疾自祖及父某所愈者不下二百人此不足憂. 제 22 권제 1 호 ( 통권제 43 호 ) 217-274, 2013 년 4 월 239

KIM Seongsu et al. : On Textual and Contextual Position of The Ophthalmological Treatise of Bodhisattva Nāgārjuna ( 龍樹菩薩眼論 ) 그다음해겨울에다시석집이상태를확인하고는내년봄에수술할수있 을것이라고하였는데, 그가전년에말했던상태와같았던까닭에두목은안심을했던모양이다. 그리하여다음해봄 4월에처음으로시술을하고, 다시 9월에시술을하였음에도효과가전혀나타나지않았다. 56) 이후괵주유사 ( 虢州庾使 ) 를만나서그로부터그곳에안과의사가두사람이있는데, 한사람은이전에치료를하였던석집이라는사람이며다른한사람은주달 [ 周師達 ] 로, 그는석집의고종사촌이라는말을듣게된다. 그리고주달이석집보다노련할뿐만아니라, 자신역시그에게서치료를받았으니그를찾아보라고전해준다. 57) 그리하여주달을만났지만, 그는두목에게불행한소식을전한다. 주달이동생의눈을보고서말했다. 이런! 눈에적맥 ( 赤脈 ) 이있군요. 내장 ( 内障 ) 으로기름이응고된데에적맥이얽혀있으면, 침으로적맥을제거할수없습니다. 적맥을제거하지못하면침을놓을수없기에, 적맥에좋은약을써야하는데저는알지못합니다. 이것은석집 [ 石生 ; 필자 ] 의의학이얕아서이와같은이치를모르고함부로재차침을놓았기때문입니다. 그리고는침을놓지않고가버렸다. 58) 이후로도두목은여러가지방도를찾아보았으나결국에는포기할수밖에 없었다. 여기서우선주목할것은 8-9세기중국에서이미눈수술이매우많이시행되고있었다는사실이며, 그와함께눈을전문으로치료하는의사들 56) 樊川文集 卷 13, 上宰相求湖州第二啓, 其年秋末某載病弟與石生自揚州南渡入宣州幕至三年冬某除補闕石生自曰明年春眼可針矣視童子中脂色玉白果符初言 其年四月石生施針九月再施針俱不效. 57) 樊川文集 卷 13, 上宰相求湖州第二啓, 五年冬某爲膳部員外郞乞假往潯陽取顗西歸顗固曰歸不可議俟兄慥所之而隨之會昌元年四月兄慥自江守蘄某與顗同舟至蘄某其年七月卽歸京師明年七月出守黄州在京時詣今虢州庾使君問庾使君眼狀庾云同州有二眼醫石公集是一也復有周師達者卽石之姑子所得當同周老石少有術甚妙似石不及某常病内障愈于周手豈少老間工拙有異某至黄州以重幣卑詞致周至蘄. 58) 樊川文集 卷 13, 上宰相求湖州第二啓, 周見弟眼曰嗟乎眼有赤脈凡内障脂凝有赤脈綴之者針撥不能去赤脈赤脈不除針不可施除赤脈必有良藥某未知之是石生業淺不達此理妄再施針周不針而去. 240 醫史學

김성수 강성용 : 인도안과의학의동아시아전래와 용수보살안론 ( 龍樹菩薩眼論 ) 이등장하였다는점이다. 다만치료의방법이나치료의전거가되었던의서가무엇인지는드러나있지않으나, 분명 천축경론안 과 용수안론 등에서언급된수술법이었음은분명하다. 59) 그리고수술의기법은철저히집안의전통으로이어지고있었던것으로보인다. 앞서두의의치료에나섰던안과의사인석씨와주씨는가까운인척이었으며, 석씨가자신의의술을내세움에조부, 부친를거쳐이어져내려왔음을강조했다는점에서더욱그러하다. 그리고가학의형태로의학을전수하는것은이시기일반적인현상이기도하였다. 60) 용수안론 이분명하게중국사서에서발견되는것은송대무렵이다. 즉 송사 예문지에 용수안론 1권이명시되어있다는점과의관교육과정에 용수론 이포함되었다는사실이다. 61) 이때 용수론 은아마도 용수안론 을말하는것으로보이는데, 왜냐하면 송사 의기록으로는 용수안론 이외에용수의명칭이들어간의서는없기때문이다. 의관교육을위한과목이되었다는사실은당대에민간에서유행하였던안과치료가이제제도권안으로포용되었다는점에서중요한의미를갖는사건이었다. 그리고이러한규정이마련된것은신종때로신종은 1067-1085에재위하였는데, 다른기록에따르면그중에서도 1078년에서 1085년사이라고기록하고있다. 62) 송대태의국 ( 太醫局 ) 의교과목은방맥과 ( 方脈科 ) 침과 ( 鍼科 ) 양과 ( 瘍科 ) 로구분되었으며, 그중에서도방맥 ( 方脈 ) 에는 소문( 素問 ) 59) 용수안론 에제시되는치료법과석집이나주달이설명한치료법의구조적인유사점에대해서는 용수안론 의해당부분에대한문헌비평본의마련과함께인도 쑤쉬루따쌍히따 의전거와대조하면서내용상의불분명한점들이우선해명되어야한다. 이는별도의논문에서상세하게다룰예정이다. 60) 이와같은사례로는위진남북조시기서문백 ( 徐文伯 ) 일가의의학계승이대표적이다. 李廉 (1488-1566), 醫史 ( 福建 : 厦門大學出版社, 1992), 39-42 쪽참조. 61) 宋史 志 110, 選擧 3( 學校試律學等試附 ), 醫學初隸太常寺神宗時始置提擧判局官及教授一人學生三百人設三科以敎之曰方脈科針科瘍科凡方脈以素問 難經 脈經 爲大經以巢氏病源 龍樹論 千金翼方爲小經針瘍科則去脈經而增三部針灸經. 62) 太醫局諸科程文格 卷 9, 太醫局程文, 考宋史醫學初隸太常寺元豐間始置提擧舉判局設三科以敎之. 제 22 권제 1 호 ( 통권제 43 호 ) 217-274, 2013 년 4 월 241

KIM Seongsu et al. : On Textual and Contextual Position of The Ophthalmological Treatise of Bodhisattva Nāgārjuna ( 龍樹菩薩眼論 ) 난경 ( 難經 ) 맥경 ( 脈經 ) 을대경 ( 大經 ) 으로삼았고 소씨병원 ( 巢氏病源 ) 용수론 천금익방 ( 千金翼方 ) 을소경 ( 小經 ) 으로삼았다고하였는데, 용수 론 은 제병원후론 과 천금방 이중국의학에갖는위치에까지이를정도로 영향력있는의서가되었음을말하는것이다. 여기에는 용수론 으로대표되는안과치료에국가가적극적으로관여하여 교육에이용할정도로관련내용이중요해진상황이반영되어있었다. 이는 용수론 이담고있는의학지식의효용성이인정되었으며동시에이것이사회적으로광범위하게필요하다는공감대가형성되었기때문에가능하였다. 그러한면에서고려할점은이와같은과정이한순간에이루어지기보다는상당한시간을필요로했을것이며, 특히국가가중요한의서로공인하기까지여러임상의결과등도고려되었을것이다. 그렇다고한다면 용수론 혹은 용수안론 이하나의의서로중국에보급된것은이보다훨씬이른시기였다고보아야할것이다. 백거이가 용수론 을언급했던것은분명그와같은사회적 역사적배경에서가능한일이었다. 그러나당시의 용수안론 이전해지지않는까닭에그구체적인내용이어떠한것이었는지는파악하기힘든점이있다. 이런면에서송대에편찬된 태평성혜방 ( 太平聖惠方 ) 은하나의단서를전해주고있다. 태평성혜방 은송태종 ( 太宗 ) 의명령으로왕회은 ( 王懷隱 ), 진소우 ( 陳昭遇 ) 등이 982년부터 992 년까지 10여년에걸쳐완성한 100권의책이다. 여기에서는송대이전의처방서를광범위하게수집하고아울러민간에서유행하던처방들을모아편집하였는데, 1,670개의조목에 16,834개의처방이실려있다고한다. 63) 그런 태평성혜방 의권32-33에실려있는안과에관련한내용중다음과같이언급한구절이있다. 침으로내장 ( 內障 ) 을여는방법을배울때에는, 반드시상세히살펴서증후를분변하고병의정도가깊고얕음을분명히해야한 63) 洪元植, 中國醫學史 ( 서울 : 東洋醫學硏究院, 1993), 152 쪽. 242 醫史學

김성수 강성용 : 인도안과의학의동아시아전래와 용수보살안론 ( 龍樹菩薩眼論 ) 다. 그렇지않고병의근원을알지못하며치료의요체를이해하지못하였는데도함부로침과약을사용하면, 결국에사람을손상시키기에이르니깊이경계해야한다. 만약취지를끝까지연구하여미세한증후를살펴구분하기를조개를열어구슬을꺼내는듯, ( 눈에낀 ) 구름을걷고해를볼수있는것처럼한다면, 용상 ( 龍上 ) 의공 ( 功 ) 을얻을수있다. 64) 이는내장을설명하고있던 안내장론( 眼內障論 ) 의맨마지막부분인데, 치료를위해서는학습을철저히하여병의근원과치료의방법을분명히알아야함을강조하고있었다. 그렇게해야만 용상의공 을얻을수있다고하였는데, 이때용상은분명용수를말하는것으로보인다. 그리고앞서 외대비요 에서인용한 천축경론안 을저술했다고하는농상도인과도밀접한연관이있을것으로보인다. 11세기후반 용수론 이의관의교과목이되었다고한다면그시기까지전해지고있었다는증거가되며, 따라서 태평성혜방 이편찬될당시에도 용수론 이이용되었을것이다. 다만 태평성혜방 이송대이전의의방을정리하였지만, 아쉽게도전거에대해서는밝혀놓고있지않았기때문에단정하기어려운면이있다. 또한문장가운데 또말하기를 이라는표현이있는것으로보아, 용수론 이외에다른의서를인용했을가능성도있으며, 아니면 용수론 을인용하더라도전거전체를그대로인용한것이아니라분산적으로인용했을가능성이높은점도있다. 이런여러가지사정을고려한다면, 우리는두가지의가정을해보게된다. 즉 태평성혜방 의안과부분에서말하는것이당시에존재하였던 용수안론 을다시정리하였거나아니면 용수안론 이아닌다른의서를바탕으로정리하였지만용수의권위를빌리려했을가능성이다. 이들가정에서우리는전 64) 醫方類聚 卷 64, 眼門 1, 聖惠方, 眼內障論, 凡學針開然須審細辯其證候明其淺深脫或不曉病源未達機要妄行針藥遂致損傷深可戒也儻或盡窮旨趣洞別纖微如啓蜯以呈珠似撥雲而見日則龍上之功於茲可得矣. 같은내용이 太平聖惠方 卷 33, 眼內障論 에도실려있다. 제 22 권제 1 호 ( 통권제 43 호 ) 217-274, 2013 년 4 월 243

KIM Seongsu et al. : On Textual and Contextual Position of The Ophthalmological Treatise of Bodhisattva Nāgārjuna ( 龍樹菩薩眼論 ) 자의가능성이더높다고생각한다. 왜냐하면이전의의서들가운데 태평성 혜방 에서소개하고있는금침술을언급한경우는전혀없기때문이다. 지금까지연구된바에따르면금침술을소개하고있는기록은앞서설명한 천축경론안 과 태평성혜방 밖에없다. 게다가 태평성혜방 에서는금침술의실제방법까지자세하게기록함으로써 천축경론안 보다상세한면이있음을감안하면, 여기에는 용수안론 을떠올리지않을수없다. 즉 태평성혜방 에서는송대초기까지전해지고있었던여러의서들과함께 용수안론 을중요한전거로하고있었는데, 다만어느부분이 용수안론 의내용인지를파악하기어려운문제가있을뿐이다. 아울러 11세기후반 용수론 이의과교육과목이되었다는점을고려한다면, 당연히이시기까지 용수안론 이있었으며 태평성혜방 에서는그것을상당부분참조하였을것이다. 2) 용수안론 전승과 의방유취 편찬송대에는안과전문의서들이대거등장하여서, 송사 에기록된것만도 용수안론 이외에도 유표자안론( 劉豹子眼論 ) 1권, 소아안론( 小兒眼論 ) 1권, 침안구방( 針眼鉤方 ) 1권, 목창서 ( 穆昌緖 ) 가지은 료안제방( 療眼諸方 ) 1권, 유호 ( 劉皓 ) 의 안론심적가( 眼論審的歌, 혹은眼論准的歌 ) 1권등이있었다. 65) 그만큼안과학에대한수요가많았는데, 그중에서도가장대표적인것은 용수안론 이었다. 따라서 용수안론 을잇는여러가지이름의의서도동시에나타났다. 이러한사정은송휘종 ( 徽宗 ) 정화년간 ( 政和年間, 1111-1117) 에편찬되어대정년간 ( 大定年間 1161-1189) 에간행된 성제총록( 聖濟總錄 ) 에서명확하게드러난다. 세상에서 ( 내장을 ) 전문으로치료하는사람이매우많으며, ( 시술법도많아서 ) 책에실린것을전부헤아리기어려울정도다. 대 65) 宋史 志 160, 藝文 6. 244 醫史學

김성수 강성용 : 인도안과의학의동아시아전래와 용수보살안론 ( 龍樹菩薩眼論 ) 개 용목 ( 龍木 ) 이스승이되는데, 용목 에내장이 23 종류가있으며침을놓을수있는경우가 12 종류이다. 66) 이기록에따르면내장을전문으로치료하는의사들이다수활동하였으며, 다양한형태의시술법이있었음을전하고있다. 그러면서도 용목 이가장기준이된다고높게평가하였는데, 이때언급된 용목 에는내장의종류를 23가지로들고있다고언급하였다. 현재전해지고있는서적가운데 비전안과용목론 ( 秘傳眼科龍木論 ) 에서내장을 23가지, 외장 ( 外障 ) 을 49가지로정리하고있음을참고하면, 성제총록 에서말한 용목 은 비전안과용목론 임에틀림없다. 한편 성제총록 의편찬자들은내장과관련한부분에서이론과처방을설명하면서도금침술에대해서언급하지않는데, 그이유는 용목론 에잘나와있으므로그것을참조하면된다고다음과같이말하였다. 장 ( 障 ) 에는내외 ( 內外 ) 가있고예 ( 瞖 ) 에는부침 ( 浮沈 ) 이있다. 혹병이얕기도하고깊기도하여치료할수있는것과치료하지못하는것이있는데, 용목론 ( 龍木論 ) 에실린것이상세하다. 세상의속공 ( 俗工 ) 들이왕왕갈고리로끊어내고, 침으로잘라내며, 불로지지는방법으로잠시좋아지게하지만, ( 용목론의 ) 방법을알지못하여삼가지않다가도리어맹예 ( 盲瞖 ) 에이르게된다. 67) 성제총록 의편찬자들은굳이금침술에대해서언급하지않고다만 용목론 에실린것이상세하기때문에그것을살펴보면될것으로이해하였다. 결국당송대안과학, 특히금침술의유행으로 용수론 을필두로다양한형태의안과저술이있었고, 그러는가운데특히내장과외장만을전문으로다루는 66) 聖濟總錄 卷 212, 眼目門, 內障眼鍼後用藥, 世之專治者甚多載在方冊不可槩擧大抵以龍木爲師法龍木內障二十有三可以鍼者一十有二. 67) 聖濟總錄 卷 211, 眼目門, 瞖膜遮障, 障有內外瞖有浮沈或淺或沈可治不治龍木論載之詳矣世之俗工往往以鉤割鍼鎌熨烙之法取快一時曾不知此法不愼反致盲瞖. 제 22 권제 1 호 ( 통권제 43 호 ) 217-274, 2013 년 4 월 245

KIM Seongsu et al. : On Textual and Contextual Position of The Ophthalmological Treatise of Bodhisattva Nāgārjuna ( 龍樹菩薩眼論 ) 비전안과용목론 과같은형태로발전되었던것으로보인다. 이와같은상황에서 용수안론 의서명과내용이구체적으로언급된것이 조선세종의주도로편찬된 의방유취 에서나타난다. 물론이에앞서일본에 서 891 년에작성된 일본국견재서목록 ( 日本國見在書目錄 ) 에인용된의서들 가운데 용수보살안경 ( 龍樹菩薩眼經 ) 1 책이나타나있고, 의심방 ( 醫心方 ) 에도 용수방 ( 龍樹方 ) 안론 ( 眼論 ) 이라고하여 용수안론 과같은계열의서 적이일본에전해져있었음이드러나기도한다. 68) 특히 984 년일본의단바노 야스요리 ( 丹波康賴, 911-995) 가편찬한 의심방 권 5 에서안과에대하여집 중적으로다루고있는데, 소씨제병원후론 ( 巢氏諸病源候論 ) 과손사막의 천 금방, 갈홍의 갈씨방 ( 葛氏方 ) ( 즉 주후비급방 ) 등을인용하는가운데 용 수안론 으로여겨지는 안론 을들어청맹과부예 ( 膚翳 ) 의치료법에대해서 다음과같이말하고있다. 안론 ( 眼論 ) 에서말하기를, 사람의눈이원인도없는데, 갑자기막막해지고, 아프거나가렵지도않으면서점점어두워지다가여러해를지나면마침내실명하는경우가있다. 이제그얼굴을살펴보면, 눈의형태는다름이없는데, 오직눈가운데의작은동자안쪽에장애 ( 障曖 ) 가있어서푸르거나흰색을띠고, 사람과사물은구분하지못하지만, 삼광 ( 三光 ) 은분변하여주야 ( 晝夜 ) 를아는데, 이와같은것을청맹 ( 淸盲 ) 이라고한다. 여기에는금비 ( 金篦 ) 를사용하여치료해야하는데, 한번침을놓으면구름이걷히고해가보이는것처럼환해진다. 침치료를마치면대황환 ( 大黃丸 ) 을복용해야하는데, 크게설사할정도는안된다. 질병이모두허열 ( 虛熱 ) 에풍 ( 風 ) 으로인해서생겨났기때문이다. 또말하기를 청맹 ( 淸盲 ) 의병은발생한부분이안에있는데, 장애가있어서응고된것같으면서크기가닥나무의씨만한것이눈안에떠있어마치물위에떠있는것같다. 실제로동자를가리는것은눈안에있기에약을뿌리거나바르더라도미칠수없는바이다. 어리석은의사들이이를알지못하고, 밖에있다고말하고서는혹약을뿌리고혹은다시긁어낸다. 거짓의술과헛된이야기로망 68) 鄭遇悅역, 中外醫學文化交流史 ( 서울 : 電波科學社, 1997), 78-83 쪽. 246 醫史學

김성수 강성용 : 인도안과의학의동아시아전래와 용수보살안론 ( 龍樹菩薩眼論 ) 령된설에의탁하고서는여러방면으로시술을하지만, 마침내는하나로귀결되지않는다. 비록해골을일으킨노의 ( 盧醫 ) 나환자를총명하게한화타 ( 華陀 ) 가다시부활한다고하여도, 이들은모두한가지방면에만전문하여각기한가지기술에능하기때문에청맹과내장에는팔짱을끼고만있어야할것이다. 69) 전반부의내용은 천축경론안 에서언급된내용과일치하며동시에 의방유취 와도동일한데, 후반부의내용은 천축경론안 이나 의방유취 에서볼수없다. 어쩌면 10-11세기까지동아시아에는 용수안론 의여러가지형태가존재하였다고생각할수도있다. 70) 어찌되었건 980년대에편찬된 의심방 에 용수안론 이실려있다는점에서, 송과교류가활발하였던고려에도마찬가지로 용수안론 이전해졌을가능성이무척이나높았다고할수있다. 71) 고려를이은조선에 용수안론 이전해졌다는명확한기록은없지만, 고려에중국의의서들이많이전해졌으며또한그들중상당수가조선에전승되었음은잘알려진사실이다. 72) 중국의서의전래에관련하여 1091년고려의선종 ( 宣宗 ) 8년송나라에사신으로갔던이자의 ( 李資義 ) 가귀국하면서보고한내용이단서가된다. 69) 丹波康賴, 醫心方 卷 5, 治目淸盲方第十四, 眼論云夫人若眼無所因起忽然幕幕不痛不痒漸漸不明經歷年歲遂致失明今觀容狀眼形不異唯正當眼中央小瞳子裏乃有障障曖曖作靑白色雖不別人物要猶見三光知晝知夜如此者名曰淸盲此宜用金錍決之一針便豁然若雲開見日也針竟便服大黃丸不宜大泄疾皆從虛熱兼風所作也又云夫淸盲之爲病發在於內有障狀似凝膏大如楮子浮在眼內游泊水中正障瞳子旣在眼裏散藥膏煎所不能及愚醫無知謂呼在外或傅煎散或復掃刮假道虛談託辭妄說從施千方竟不收一雖復盧醫起骨華他解聰此皆偏學一邊各善一術至於淸盲內障則自拱手. 70) 高文鑄, 醫心方 引用文獻考略 醫心方 ( 北京 : 華夏出版社, 1996), 786 쪽. 71) 고려시대문학작품속에서눈병과 용수안론 의관계가설정되어나타나고있었고, 일본의경우 12 세기후반의야마이노소시 ( 病草子 ) 에는 용수안론 에서묘사한수술법이잘그려져있다. 화가도사미쓰나가 ( 土佐光長 ) 가그림을그리고, 겐코법사 ( 兼好法師 ) 가설명을붙였는데, 수술은실패했다고한다. 이상의내용에대해서는이현숙, 고려일상생활속의질병과치료 - 안과, 피부과, 치과질환을중심으로 -, 溫知論叢 20, 2008; 酒井シヅ, 病か語る日本史 ( 東京 : 講談社, 2002), 101-102 쪽참조. 72) 이경록, 고려시대의료의형성과발전 ( 서울 : 혜안, 2010) 참조. 제 22 권제 1 호 ( 통권제 43 호 ) 217-274, 2013 년 4 월 247

KIM Seongsu et al. : On Textual and Contextual Position of The Ophthalmological Treatise of Bodhisattva Nāgārjuna ( 龍樹菩薩眼論 ) 송나라임금이우리나라에있는서적가운데좋은판본이많다는말을듣고관반 ( 館伴 ) 에게지시하여필요한목록을써주면서, 비록권수가부족한것이있더라도꼭베껴서보내라 고하였습니다. 73) 이때송에서요구한 130여종의서책가운데에는의서들도포함되어있었는데, 고금록험방( 古今錄驗方 ) 50권, 장중경방( 張仲景方 ) 15권, 심사방 ( 深師方 ), 황제침경( 黃帝鍼經 ) 9권, 구허경( 九墟經 ) 9권, 소품방( 小品方 ) 12권, 도은거효험방( 陶隱居效驗方 ) 6권, 동군약록( 桐君藥錄 ) 2권, 황제태소 ( 黃帝太素 ) 30권, 명의별록( 名醫別錄 ) 3권등이었다. 이중에는 장중경방 이나 황제침경, 황제태소 등널리알려져있던의서들도있었지만, 송에이들의서가남아있지않았다기보다는다른판본의여부를확인하고자한까닭으로생각해볼수있다. 그럼에도고려에이와같은의서를요구하고있었다는사실을보면, 고려에중국의의서가대량유입되어있었고아울러상당수는판본의상태가매우훌륭했음을말해준다. 이러한점을고려한다면, 용수안론 역시이시기에이미수입되었을가능성이매우높다고하겠다. 특히송에서요구한의서들을살펴보면, 편찬이후상당한시간이흐른의서들이상당수였다는점이주목할만하다. 가령 수서 경적지 에서거론된의서들에이들의서대부분을확인할수있는데, 장중경방, 심사방, 황제침경, 소품방, 도은거효험방, 동군약록, 명의별록 등이해당한다. 74) 이중에는황제의신하로알려져있는동뇌 ( 桐雷 ) 의이름이붙은 동군약록 이나 황제침경 장중경방 등구체적으로시기를전혀파악하기힘든경우도있지만, 심사방 의경우에는위진남북조시기불교에의한의학전래를짐작케한다. 심사 ( 深師 ) 는송제 ( 宋齊 ) 시기의승려인심 ( 沈 ) 을말하는데특히각기 ( 脚氣 ) 의질병을잘치료했다고하며, 지법존 ( 支法 73) 高麗史 卷 10, 世家 10, 宣宗辛未 8 년 6 월, 李資義等還自宋奏云帝聞我國書籍多好本命館伴書所求書目錄授之乃曰雖有卷第不足者亦須傳寫附來. 74) 隋書 志 29, 經籍志 3, 子, 醫方. 248 醫史學

김성수 강성용 : 인도안과의학의동아시아전래와 용수보살안론 ( 龍樹菩薩眼論 ) 存 ) 등의여러의학자들의저술을모아 30 여권의 심사방 을편찬하였다고한 다. 75) 이외에도양대 ( 梁代 ) 의인물인도홍경의저술로알려진 도은거효험방 과 명의별록 역시포함되어있음을본다면, 고려전기에이미중국과의학 의교류가활발했음을알수있다. 76) 고려에전해진의서들이조선으로이전되었고, 77) 아울러조선초기에는국 가가주도하여중국과의교류를통해서도다양한의서가수입되었다. 이를바탕으로조선의네번째국왕인세종의의지에따라 의방유취 가편찬되었고, 그안에 용수안론 이실려있게되었다. 세종은과학기술가운데특히의학과천문학을중시하여, 세종 27년 (1445) 년 의방유취 와함께천문학서적들을정리한 제가역상집( 諸家曆象集 ) 을편찬하기도하였다. 78) 특히그의의학에대한관심은각별하여궁궐내국왕이참석하는자리에서의서를강독하게하는조치를취하면서, 동시에의학을제도적인차원에서더욱발전시키기위한기틀을마련하였다. 79) 이때옛중국의제도 ( 制度 ) 를연구하여건국의이념인성리학에어울리는이상적인국가체제를만들고자하는세종의기획에따라가장우수한학자들이었던집현전 ( 集賢殿 ) 의학사 ( 學士 ) 들이참여하여의학연구의향상을꾀하고동시에국가운영에절실하게요청되는의서들을우선적으로편찬하였다는점이중요하다. 80) 전왕조인고려의향약론 ( 鄕藥論 ) 을계승한 향약집성방 75) 太平御覽 卷 724, 方術五, 千金方序, 僧深齊宋間道人善療脚弱氣之疾撰錄支法存等諸家醫方三十餘卷經用多效時人號曰深師方焉 ( 興膳宏川合康三, 隋書經籍志詳攷 ( 東京 : 汲古書院, 1995), 694 쪽 ). 76) 이에대해서는이경록, 고려시대의료의형성과발전 ( 서울 : 혜안, 2010) 참조. 77) 太宗實錄 卷 24, 太宗 12 년 (1412) 8 월 12 일 ( 甲子 ). 이때춘추관 ( 春秋館 ) 에소장되어있던의학서적들을내약방 ( 內藥房 ) 에보관하도록하였는데, 춘추관에소장의서들은고려에서전해진것이었다. 78) 世宗實錄 卷 107, 世宗 27 년 (1445) 3 월 30 일 ( 癸卯 ). 79) 世宗實錄 卷 11, 世宗 3 년 (1421) 4 월 8 일 ( 庚子 ), 上患醫不精其業命前直長李孝之等數人始讀醫書于禁內. 80) 韓亨周, 조선世宗代의古制硏究에對한考察, 歷史學報 136, 1992 참조. 세종대국가체제의정비를위한古制의연구와서적의편찬에대한대강을살필수있는자료로다음과같은것이있다. 世祖實錄 卷 17, 世祖 5 년 (1459) 9 월 4 일 ( 癸未 ), 臣伏承御書反覆尋思治平要覽一書實史家之大全而前昔所無之規模也我世宗右文興儒留心載籍凡所證定之書非一 제 22 권제 1 호 ( 통권제 43 호 ) 217-274, 2013 년 4 월 249

KIM Seongsu et al. : On Textual and Contextual Position of The Ophthalmological Treatise of Bodhisattva Nāgārjuna ( 龍樹菩薩眼論 ) ( 鄕藥集成方 ), 산부인과전문서인 태산요록 ( 胎産要錄 ) 을간행하였고, 동시 에의학지식의정리를위하여 1437-39년에북경 ( 北京 ) 에사신과역관 ( 譯官 ) 을파견하여 내경( 內經 ) 에서부터당시까지의의서들을폭넓게수집 ( 蒐集 ) 하고정리하여 365권의 의방유취 를편찬하기에이른다. 81) 이렇게해서완성된 의방유취 의권64에서부터시작하는안문 ( 眼門 ) 의가장첫머리에 용수안론 이정리인용되어있는데, 그렇다면그들은실제로 용수안론 을보았던것일까? 그런점에서주목할것이 의방유취 에실려있는 성혜방 의내용이다. 이들의내용은상당부분유사하기도하며, 몇몇측면에서는서로다른내용을담고있기도하다. 즉 성혜방 에서는눈의구조를설명하는데있어서 천축경론안 과마찬가지로엷은막이물을싸고있으며, 그렇기때문에눈이밝게보이기도하지만동시에상처를입기쉽다고말하기도한다. 82) 또한내장을설명하면서는 용수안론 과매우유사한기술을하였고, 앞서살펴본바와같이내장의치료를제대로하게되면용상의공을얻을수있을것이라고도말하였다. 83) 즉 용수안론 은 제병원후론 이나 천금방 과는매우다르지만 용수론 을인용한것으로보이는 성혜방 과도유사한측면이있음에도불구하고, 의방유취 의편찬자들은이를명확하게구분하고자했다는점을주목할필요가있다. 이는고려에서전해진의서를통해서거나, 혹은중국과의교류를통해서접하였는지는불분명하지만 용수안론 을실제로보았다고생각할수밖에없는것이다. 그렇다고한다면 의방유취 에실려있는 용수안론 의구체적인내용이무엇인지살펴보도록하자. 如資治訓義綱目訓義左傳韓柳文杜詩註解大小絲綸集兵要三綱行實等書非一然有關於治體而爲後嗣之所觀監者一則訓義二書一則治平要覽也. 81) 의방유취 의편찬에대한대표적인연구로안상우, 醫方類聚 에대한의사학적연구, 경희대학교박사학위논문, 2000 참조. 82) 太平聖惠方 卷 32, 眼論, 眼者唯輕膜裹水水性淸澄不耐纖埃易致其損皎潔瑩淨無不鑑明貴若寶珠故號爲眼珠也. 83) 太平聖惠方 卷 33, 眼內障論, 似撥雲而見日則龍上之功於茲可得矣. 250 醫史學

김성수 강성용 : 인도안과의학의동아시아전래와 용수보살안론 ( 龍樹菩薩眼論 ) 4. 용수안론 의의학론 ( 醫學論 ) 과금침술 ( 金針術 ) 1) 용수안론 의안과의학 의방유취 권64에는 용수보살안론 이라는제목으로, 눈병이생기는원인, 잘못된치료, 증세에따른치료법, 증세의분석법, 내장의치료법, 침놓는법, 금기 ( 禁忌 ) 와조섭 ( 調攝 ), 소아눈병치료의 8개의항목과 30가지의눈병의구별과치료법을차례로설명하였다. 그리고서는 제병원후론 을인용하여눈병의증후들을 31가지로설명하였으며, 다음으로 천금방 을인용하여눈병의원인과경맥 ( 經脈 ) 과의관계, 영추( 靈樞 ) 와 소문( 素問 ) 에서나타난눈병의원인과감별에대해서서술하였다. 그리고이어서 성혜방 에서안과에관련한부분을다시정리하여놓았다. 그런데여기서한가지주목해서보아야할사실은 용수안론 이 제병원후론 보다앞에기술되었다는점이다. 이는 용수보살안론 즉 용수안론 의편찬시기와관계된부분이므로매우중요한데, 의방유취 를편찬하였던학자들이정리한 의방유취범례( 醫方類聚凡例 ) 의가장첫머리에는다음과같은편집원칙이제시되어있다. 모든 ( 인용 ) 서적은 ( 저작 ) 연대순으로분야를나누어편입시키고작은제목으로구분하지않는다. 예를들어풍문 ( 風門 ) 에 금궤방 ( 金匱方 ) 의풍문을다쓴이후에다른의서의풍문을이어서썼다. 84) 매우짧은조항이지만편찬자들은이원칙을따라 의방유취 를구성하고있었고, 범례에이어지는 인용제서( 引用諸書 ) 에서도역대의의서들을시대순서로배열하고있었다. 그런데 황제내경소문 영추 를필두로정리된인용목록에는 용수보살안론 이 왕숙화맥결( 王叔和脈訣 ) 과 왕씨맥경 84) 醫方類聚, 凡例, 一諸方以世代先後分門編入不分細目如風門金匱方畢書後繼書諸方風門. 제 22 권제 1 호 ( 통권제 43 호 ) 217-274, 2013 년 4 월 251

KIM Seongsu et al. : On Textual and Contextual Position of The Ophthalmological Treatise of Bodhisattva Nāgārjuna ( 龍樹菩薩眼論 ) ( 王氏脈經 ) 의바로뒤, 소씨병원 과 천금방 의앞에위치하고있다. 즉 용 수안론 이편찬된것은 왕숙화맥결 이나 왕씨맥경 보다는후대이며, 소씨 병원 보다는앞선다고이해한것이다. 그리고권 64 의안문 ( 眼門 ) 에서도 용 수안론 을 소씨병원 에앞서기록하기도하였는데, 범례 와비교하여고찰 하여도일관된기술이었다고할수있다. 왕숙화맥결 과 왕씨맥경 은왕숙화 ( 王叔和 ) 가지은 맥경 ( 脈經 ) 의이본 ( 異本 ) 으로여겨지는데, 왕숙화는위진 ( 魏晉, 220-420) 시기의저명한의사로서진 ( 西晉 ) 에서태의령 ( 太醫令 ) 을역임한인물이었다. 한편 소씨병원 은소원방 ( 巢元方 ) 이저술한 제병원후론 을말하는데, 이책은 610년인수양제 ( 隋煬帝 ) 대업 ( 大業 ) 6년에완성되었다. 따라서 의방유취 의편집자들은 용수안론 의작성연대가 4세기무렵에서 7세기전반까지의어느시기로이해하였던것인데, 의방유취 편찬에참여했던인물들이당시최고의지식인계층이며동시에여러차례의서편찬에참여했던학자들이대부분이었다는점에서진지하게고려할만한판단이다. 85) 그렇다고한다면 의방유취 에실려있는 용수안론 에서보이는구체적인내용과특징은어떠한것들이있는가? 여기서는 의방유취 에서전하고있는내용가운데눈병의원인, 잘못된치료, 증세에따른치료법, 증세의분석법, 내장의치료법등을중심으로살펴보고, 용수안론 에서가장중요한금침술에대해서는절을달리하여고찰할것이다. 눈병이생기는원인을고찰한첫장에서는주요이유로열 ( 熱 ) 과풍 ( 風 ) 을말한다. 그러면서치료를위해서는원인을정확하게파악해야하는데, 몇가지증상을통해서구별법을제시하고있었다. 85) 의방유취 의 범례 와 인용제서 에서언급된의서의배열이온전히시대순만은아니라는것이학계의통설이지만, 용수안론 의경우에는일반적으로 제병원후론 보다앞선시기로비정한다는점에서이와같은이해에큰무리가없다고생각한다.( 안상우, 앞의논문, 36-40 쪽 ; 崔桓壽 申舜植, 醫方類聚 의引用書에관한연구 (1), 韓國韓醫學硏究院論文集 3-1, 1997, 35-36 쪽 ) 그리고무엇보다중요한것은 의방유취 를편찬했던조선학자들의견해인데, 그들이어떠한기준을토대로정리한것인지분명하지않지만적어도당시의의사학적이해를반영한다는점에서의의가있다고하겠다. 252 醫史學

김성수 강성용 : 인도안과의학의동아시아전래와 용수보살안론 ( 龍樹菩薩眼論 ) 눈병이생기는원인과증세는여러가지이다. 열 ( 熱 ) 로생기기도하고풍 ( 風 ) 으로생기기도하는데, 실제로는잠시의피로와잠깐의손상도있어서증세의변화가각각같지않다. 그러므로이병을치료하려면반드시 ( 근본 ) 원인을알아야한다. 눈에핏줄이서면서부은것은허열 ( 虛熱 ) 로생기는것이며, 아물아물하기만하고똑똑히보이지않는것은풍과열로인한것이다. 눈앞에검은꽃같은것이 ( 어지럽게 ) 보이는것은간 ( 肝 ) 과신 ( 腎 ) 이모두피로한때문이며, 오래도록응시하면눈의정기가줄어든다는것을알아야한다. 병을앓고난뒤에너무일찍일어나면눈앞에꽃같은것이생겨나는데오르내리는것이파리같기도하고 ( 흩어져날리는것이 ) 머리카락이매달린것같기도한데이것은모두피로때문이다. 86) 기본원인으로열과풍이외에도피로감이나외부적손상등으로인하여생겨나고또한간 ( 肝 ) 과신 ( 腎 ) 이제기능을하지못하는까닭으로이해한다. 이는중국전통의학뿐만아니라인도의학에서이해하는방식과도상당부분일치한다. 쑤쉬루따쌍히따 에서는인체에서병을일으키는주된요소인세체액 (trido a) 인바따 (vāta), 삗따 (pitta), 까파 (kapha) 의부조화나그중하나의체액에문제가발생해서안질이생긴다고이해한다. 87) 그이외에도햇빛이나열에노출되었다가급작스레물에들어가거나, 멀리있는사물을오래도록응시하거나, 과도하게눈물을흘리거나혹은연기와먼지, 땀이눈에들어가서도생긴다고하였는데, 대략 20여가지에가까운기타원인을제시하였다. 88) 여기에는피로에해당하는조문도있지만간과신에대한조문은확 86) 醫方類聚 卷 64, 眼門 1, 龍樹菩薩眼論, 眼疾因起第一, 凡眼疾因起其狀數般或熱或風有實時勞乍損變各不同所謂醫治者須識元本夫眼赤腫者虛熱患之瑛瑛不明是風幷熱黑花亂眼肝腎俱勞久視用精須知乏眼患後起早遂乃生花上下狀若蠅飛散如懸髮竝爲勞也. 87) 앞선각주 36) 참조. 88) 쑤쉬루따쌍히따 Uttaratantra I. 26-27: u ābhitaptasya jalapraveśād dūrek a āt svapnaviparyayāc ca prasaktasa rodanakopaśokakleśābhighātād atimaithunāc ca 26 śuktāranālāmlakulatthamā ani eva ād vegavinigrahāc ca svedād atho dhūmani eva āc ca charder vighātād vamanātiyogāt bā pagrahāt sūk manirīk a āc ca netre vikārān janayanti do ā 27 제 22 권제 1 호 ( 통권제 43 호 ) 217-274, 2013 년 4 월 253

KIM Seongsu et al. : On Textual and Contextual Position of The Ophthalmological Treatise of Bodhisattva Nāgārjuna ( 龍樹菩薩眼論 ) 인하기어렵다는점에서, 중국의의학지식이일부침투한것으로추측할수있을뿐이다. 89) 이어서 용수안론 에서는원인을제대로살피지않고치료하는것을경계하면서, 어리석은의사, 난폭한의사, 거친의사들이어떻게함부로치료하는지를예시하고있다. 그에따르면어리석은의사 [ 愚醫 ] 들은경 ( 經 ) 과논 ( 論 ) 을살펴보지않고오로지고방 ( 古方 ) 에만의지하여, 원인을살펴보지도않고한가지처방으로치료를하려는의사들이다. 그러면서이들이주로차가운약을사용하는것을경계한다. 다음으로들고있는것은난폭한의사 [ 暴醫 ] 로, 그들은찜질하고지지기를능사로알며통증이있으면석담 ( 石膽 ) 을붙이는것으로치료를대신한다. 마지막으로거친의사 [ 麤醫 ] 는청맹 ( 淸盲 ) 에함부로갈고리를사용하고, 예막 ( 瞖膜 ) 이있을때에는증상의정도를살피지않고침을놓는등함부로치료하고있다고말한다. 90) 이상에서언급한의사들에게서는치료의성공을기대할수없는데, 무엇보다경계하였던것은단순히자신의경험에의지하여효과를본치료법을고수하고 경 과 논 으로 91) 대표되는 용수안론 과같은의서의가르침을따르지않는점에있었다. 즉안과는매우세심한관찰과변증그리고치료가필요하며, 따라서경험이라는이름아래단순화된치료법을이용하는것은위험 89) 이에대해서는현재진행하고있는 쑤쉬루따쌍히따 와의철저한비교연구를통해서밝혀질것이다. 90) 醫方類聚 卷 64, 眼門 1, 龍樹菩薩眼論, 謬誤失理第二, 夫療眼者先須察其元起尋究初根案其本條何慮不愈常見愚醫闕尋經論唯據古方冷熱虛實不明雖准一方何能療於衆疾或以肝虛更瀉實則不宣服冷藥而長添寒性熱卽不減溫味暴醫將物熨烙疼痛乃傅石膽麤醫眼熱妄灸數瘡淸盲或將鉤割黑花內發便擬行針腦熱頭旋權將角撮睛中小翳便內鉤之瞳泡鱗以物揩刮唐突損翳散煎塗之乍聚凝膏以針銚決眥頭息肉傅藥蝕銷膜入水輪苦逼牽掣. 그러나이때말하는고방의정체가구체적으로무엇인지는파악하기어렵다. 91) 원래불교의맥락에서는불교의전승을이루는세텍스트묶음 (tripi aka, 三藏 ) 을구분하는데, 그중붇다가직접가르친내용에해당하는것을 쑤뜨라 (sūtra, 經 ) 라하고이에대한후대에만들어진설명적인이론서를 샤쓰뜨라 (śāstra, 論 ) 라고한다. 물론불교전통안에서도용어상의차이나내용적인이해의다양성은있지만, 현재의맥락에서 경 은 ( 의학분야에서 ) 권위를가진텍스트를의미하고 논 은전자에대한이론적인설명이이루어지는텍스트를의미한다고이해하면되겠다. 이러한방식의용어사용은불교이외의인도전통일반에서도흔하다. 254 醫史學

김성수 강성용 : 인도안과의학의동아시아전래와 용수보살안론 ( 龍樹菩薩眼論 ) 하다고경계하였다. 이와같이하고서효과를구하지만 ( 병은 ) 더욱심해지고다시깊어진다. 병의원인을알지못하고경 ( 經 ) 과논 ( 論 ) 을살펴보지않은때문이아니겠는가? 병을고치려는의지는절실하지만손을쓸방법이없으며, 처치의방법이어그러져서도리어해를입히고다른사람의눈을손상시키니어리석은의사가상 ( 傷 ) 하게한것이다. 일찍이환자가있어서치료법에우연히맞아서병을고쳤다면, 곧경험이라고하면서전수하여번갈아이어받아사용하니, 병은도리어심해지게된다. 이것은병의증상이여러가지임을이해하고변별하지못했기때문이니, 초론 ( 抄論 ) 으로어찌 ( 안과에 ) 정밀하고능숙해지겠는가? 92) 다음의 3장에서는치료의원칙에대해서설명하고있다. 무엇보다증세에있어서냉열 ( 冷熱 ) 을먼저분석해야한다고말하고, 이어서침을사용할때의경중 ( 輕重 ) 과사용하는약 ( 藥 ) 의원칙을말한다. 93) 그러면서특히내장의경우단순히침만을이용해서는안되며, 흉격 ( 胸膈 ) 에있는기운을빼야함을거론한다. 아마도당시에내장의침법이너무유행한나머지이와같은치료가무시되고있었음을경계하는것으로보인다. 이어서핏줄이서면간 ( 肝 ) 을진정시키는약에청상 ( 靑箱 ) 과결명 ( 決明 ) 을첨가하고, 94) 눈이짓무르면석담을첨가하며, 바람으로눈물이나는경우에는세신 ( 細辛 ) 을사용하라고한다. 내복약을사용하는방법과함께식육 ( 息肉 ) 이자라날때에는갈고리로치료해야하며, 눈동자에밀기울이생기거나구름같은것이보이면액체약을이 92) 醫方類聚 卷 64, 眼門 1, 龍樹菩薩眼論, 謬誤失理第二, 如此覓效增劇更深豈非不識病源乏披經論意切所療用手無憑處置乖違便成返害損人眼目愚醫所傷曾有患者遇法得除便卽傳授稱驗遞相承用其疾却增是爲不解辨病狀之數般抄論豈能精熟. 93) 醫方類聚 卷 64, 眼門 1, 龍樹菩薩眼論, 應伏宜治第三, 察理詳審應候集方備說大宜分析冷熱虛之與實補瀉具陳針割淺深亦論輕重用藥所主各有相投編纂者繁以爲規矩. 94) 앞서두목의동생인두의의사례가이에해당한다고하겠다. 당시진찰했던의사인주달은내장에적맥이있을때에는먼저적맥을치료하는약을사용해야하는데, 자신은알지못한다고하여내장치료를포기하였다. 제 22 권제 1 호 ( 통권제 43 호 ) 217-274, 2013 년 4 월 255

KIM Seongsu et al. : On Textual and Contextual Position of The Ophthalmological Treatise of Bodhisattva Nāgārjuna ( 龍樹菩薩眼論 ) 용하는법을말하였다. 95) 이러한설명가운데주목할것은페르시아의복약법 과의비교가있다는점이다. 96) 주사 ( 朱砂 ) 와용뇌 ( 龍腦 ) 는눈을밝게하며풍 ( 風 ) 을몰아낸다. 호박 ( 琥珀 ) 과진주 ( 眞珠 ) 는예막 ( 瞖膜 ) 을잘갈아낸다. 망초 ( 䃃硝 ) 는성질이뜨거워서살을녹이는효과가있다. 석담 ( 石膽 ) 은비록차갑지만, 처방에서조금사용한다. ( 페르시아 [ 波斯 ] 의사용법은중국에서약을사용하는방법과같지않으나, 만약잘조화시키면치료에효험이있다.) 황련 ( 黃連 ) 은코에주입하여뇌 ( 腦 ) 로들어가서시원하게한다. 97) 여기에서주의를끄는것은황련을코에주입하여뇌로들어가게한점이 다. 황련은약성이차가워서주로열을내릴때사용하는약재인데, 98) 그것을 코로주입함으로써뇌에있는열을식히라고하였다. 뇌에열이있어서내장이발생한경우의치료법인데, 이에대해서는금침술을다루면서고찰한다. 마지막으로눈병의이치를분석함에있어서주의사항을거론한다. 그에따르면눈의구조가신체의여타부분들과달리매우엷기때문에치료가어려우며, 치료가지체될때에는더욱심해지기때문에앞서언급한것처럼냉열을정확하게파악하여빨리치료해야한다고강조한다. 환자의몸상태에따라적절한치료법을선택해야하는데, 특히어린아이의경우에는치료에조심해야한다고경계한다. 99) 이러한이유에서어린아이의치료는따로편을 95) 醫方類聚 卷 64, 眼門 1, 龍樹菩薩眼論, 應伏宜治第三, 內障之眼非藥能除頭旋眼花豈行針效風暗宜用鎭肝痛腫翳生先須瀉鬲沙澁赤脈乃加靑箱 決明爛痒多年微添石膽風衝淚出細辛主之有障時多宜驅宿熱眥頭息肉散點難消膜起連睛要須鉤割瞳人麩片傅藥可宣髣髴浮雲時時點煎. 96) 이미오래전에단바모토쓰구 ( 丹波元胤, 1789-1827) 는이를근거로 용수안론 이수당시기에중국이외의지역에서전해진것일지도모른다고지적하였다. 丹波元胤, 醫籍考 ( 北京 : 學苑出版社, 2007), 531쪽. 97) 醫方類聚 卷 64, 眼門 1, 龍樹菩薩眼論, 應伏宜治第三, 朱砂 龍腦明目抽風虎珀 眞珠巧能磨翳䃃砂性熱乃有爛肉之功石膽雖寒方中用少 ( 波斯之法與漢用藥不同若善調和功能有驗 ) 黃連貫鼻通得腦涼. 98) 全國韓醫科大學共同敎材編纂委員會편, 本草學 ( 서울 : 永林社, 2004), 221쪽. 99) 醫方類聚 卷 64, 眼門 1, 龍樹菩薩眼論, 㭊理誡約第四, 凡療眼疾不同餘病眼體輕薄療 256 醫史學

김성수 강성용 : 인도안과의학의동아시아전래와 용수보살안론 ( 龍樹菩薩眼論 ) 만들었는데, 의방유취 권242 치소아안조례( 治小兒眼條例 ) 에서는어른과아이의치료는달라야하며특히성장과정중에장기적인치료가가능하다는점을 소아안론 을들어강조하고있다. 100) 다만이때전거가되었던 소아안론 이 송사 에서발견되는책과동일한것인지알수없으며, 아울러 용수안론 에원래부터실려있었는지확인하기어렵다. 그러나무엇보다중요하게파악한것은증상이나타나기시작하면빨리치료하라는것이다. 눈에만약병이있으면빨리치료하여손상된것을오래두지말아야한다. 날짜가오래되면병의뿌리가점차굳어지니환자자신이반드시주의해야한다. 내장은오래두고계속치료하여야하지만눈이아프고깔깔하면서꽃같은것이보일때에는빨리치료하여야한다. 이병은원래풍열 ( 風熱 ) 로인한것에다피로가더한것이다. 어린이들은치료받기를싫어하기때문에뒤에 ( 다시 ) 발생하면더욱위중하다. 풍으로눈물이나고붉어지면서가려운것은갑자기잘못되지는않으나머리가어지럽고검은꽃같은것이눈앞에보이는것은잠깐사이에두눈이멀게되는수가있다. 병이가벼울때에미리치료하면효과를보는사람이많지만나쁜의사 [ 邪師 ] 의말을믿으면반드시잘못되는데, 한두명을본것이아니다. 101) 이어서 30 가지의치료사례를통해서다양한안질환을설명하였는데, 내 之尤難苟或遲延必當損敗先須細尋冷熱虛實眞知久用經方明閑藥性看其輕重候疾其宜體候察聲隨狀加減傷勞長幼將節各殊風熱不同衰盛稍異針鉤鎌割悉有所宜散煎湯丸應患和合小兒療眼別有條章若與大人同治損悟尤甚如此細委始可施功所療必效萬無傷敗. 100) 醫方類聚 卷 242, 小兒 4, 龍樹菩薩眼論, 治小兒眼條例, 男十八已上始與大人同醫十三十四又共十歲殊別或有愚醫療眼不看大小調和唯將壹藥而救衆痾遇者微瘳疾狀不言長幼輕重便用壹槪同治節候失宜枉瞎人目此徒蓋甚 小兒眼論體長未定縱重已後三二年亦可治不可傅藥及火烙與大人殊不同. 101) 醫方類聚 卷 64, 眼門 1, 龍樹菩薩眼論, 㭊理誡約第四, 眼若有患須早療之不宜傷久日深月遠根脚漸牢所苦之人自須謹愼內障之目延日堪治痛澁有花最須早療此疾元本皆因風熱幷勞所傷小兒未肯便醫治後發便重風淚赤痒亦卒未妨頭旋黑花須臾失其雙目依輕救療效者益多若信邪師必致枉損見之非一. 제 22 권제 1 호 ( 통권제 43 호 ) 217-274, 2013 년 4 월 257

KIM Seongsu et al. : On Textual and Contextual Position of The Ophthalmological Treatise of Bodhisattva Nāgārjuna ( 龍樹菩薩眼論 ) 장이외에녹맹 ( 綠盲 ) 과예막, 밤눈이어두운작목 ( 雀目 ), 눈꺼풀이줄어드는도첩안 ( 倒睫眼 ), 군살이자라라는식육 ( 息肉 ), 눈에사마귀가생기는손예 ( 損瞖 ) 등이있다. 특히내장을치료하기위한금침술과군살이자라는것을잘라내기위한방법에대해서는편을달리하여자세하게서술하였고, 또한다수의약물치료법도소개하였다. 2) 내장 ( 內障 ) 과금침술 천축경론안 에서는청맹 ( 淸盲 ) 에 금비를이용하여한번침을놓으면구름이걷히듯이밝은해를볼수있다 고말하였지만, 어떤방법으로시술하는지에대해서는구체적으로언급하지않았다. 이금비술이구체적으로밝혀져있는것은 의방유취 에인용되어있는 용수안론 과그뒤에보이는 태평성혜방 의인용문이다. 인용되어있는금비술혹은금침술의내용을비교하면두개의의서는그다지큰차이를보이지않지만미세한부분에서는분명다른점이있으며, 이외에도 용수안론 에는치료의사례로서 30개의증상과함께치료법을기술하고있다. 102) 유사한내용으로보이는두의서의서술을함께실었던이유는분명하지않지만, 편찬자들은 용수안론 이원형에가까운것이라여겼기에그들이내걸었던원칙과저술연대순서를따라 용수안론 을싣고, 유사하지만일정한차이가있는 성혜방 을다시기술하였던것같다. 이글에서다루고자하는금침술이필요한증상으로 용수안론 에서는내장과녹맹 ( 綠盲 ) 을들고있었는데, 특히내장을설명하면서, 이전의의서들에서청맹 ( 淸盲 ) 이라고한견해와는다르게내장이라고주장하고있다. 눈이아프지도가렵지도않고아무런이상이없이점차어두워지다가결국보지못하게되는데눈의형태는이상이없고오 102) 쑤쉬루따쌍히따 와 용수안론, 태평성혜방 에서나타나는미세한차이를통해인도의학의내용이중국에서어떻게차용되고변화되었는지에대해서는현재별고를준비중에있다. 258 醫史學

김성수 강성용 : 인도안과의학의동아시아전래와 용수보살안론 ( 龍樹菩薩眼論 ) 직눈동자속에은은한청백색이돌며비록사람이나물건은분간하지못하나삼광 ( 三光, 햇빛 달빛 불빛 ) 만보이는것을내장이라고한다. 고방 ( 古方 ) 에는청맹 ( 淸盲 ) 이라고하였으나청맹은아니다. 103) 내장의예막이이미형성된이후라면탕약이나기타여러가지약을사용하여도치료하는것은어려우며, 결국에는금침을사용해야하는데그효과는매우빠르고효과적이어서 구름을헤치고햇빛을보듯이당장나을수있다. 고말하였다. 그런데굳이청맹이아니라내장이라고언급한데에는분명한이유가있었다. 내장의증상에는통증등의증후가없이진행되는것이었던반면에, 녹맹의경우는머리가어지럽고편두통이생기며때때로콧마루가아프기도하면서눈이깔깔하기도하는등다양한증세가수반되고있었던것이다. 104) 따라서이러한증후상의차이가있음에도, 청맹과녹맹이라는표현은아무래도혼란을가져올여지가있었고, 나아가당시에이둘이구분되지못하고있었다면이는 용수안론 의안과지식이한단계진전된것임을보여주는측면일수도있다. 내장은증상에따라여러가지명칭으로구분되어불렸는데, 우선 제병원후론 에서는부예 ( 膚翳 ), 청맹 ( 靑盲 ) 등으로언급하였다. 즉장부의기운이눈에이르러서변화가생겨눈동자에날파리같은이물 ( 異物 ) 이있는것처럼느끼는부예, 105) 눈동자에는아무런이상이없는데도사물을보지못하는청 103) 醫方類聚 卷 64, 眼門 1, 龍樹菩薩眼論, 辨諸般眼病疾不同隨狀所療第一, 眼不痛不痒端然漸漸不明遂卽失眼眼形不異唯瞳人裏有隱隱靑白色雖不辨人物猶見三光者名曰內障古方名淸盲非盲今見其有翳如漿水色者是瞳人豈得淸盲者以淸淨爲義耳. 104) 醫方類聚 卷 64, 眼門 1, 龍樹菩薩眼論, 辨諸般眼病疾不同隨狀所療第二, 若眼初覺患者頭微旋額角偏痛連眼眶骨及鼻額時時痛眼澁兼有花睛時痛是風兼勞熱爲主 古方皆爲淥盲初覺卽急療之先服湯丸將息愼護鍼刺依法療之. 105) 諸病源候論 卷 28, 目病諸候, 目膚翳候, 陰陽之氣皆上注受於目若風邪痰氣乘受於腑臟腑臟之氣虛實不調故氣衝受於目久不散變生膚翳膚翳者明眼睛上有物如蠅翅者即是. 제 22 권제 1 호 ( 통권제 43 호 ) 217-274, 2013 년 4 월 259

KIM Seongsu et al. : On Textual and Contextual Position of The Ophthalmological Treatise of Bodhisattva Nāgārjuna ( 龍樹菩薩眼論 ) 맹, 106) 청맹과부예가결합된청맹예 ( 靑盲翳 ) 가있었다. 107) 한편 천금방 에서 는외장 ( 外障 ) 일반으로서주로예 ( 瞖 ) 라고지칭하면서열병후에생긴예를 말하기도하였지만여타증상과특별히구분하여지칭하지않았다. 그보다는구체적인증상과결합해서부르는경우가대부분이었는데가령 청맹으로멀리보는것이명확하지않다 거나, 백막이눈동자를덮어보이는것이없다 등으로언급하였고, 이중에서청맹이내장에해당하였다. 108) 무엇보다내장의종류에대해서분명하게구분한것은 외대비요 에실린 천축경론안 이었다. 즉특별한원인없이아프거나가렵지도않으면서점차로실명하는데, 눈동자안에청백색의장애가있으면서빛은감각할수있는것을뇌류청맹 ( 腦流靑盲 ) 이라고하였다. 109) 그리고이와유사하지만전혀보이지않는흑맹 ( 黑盲 ) 이있고, 눈동자의예막이녹색인녹예청맹 ( 綠瞖靑盲 ) 이있다고하였다. 110) 또한시병 ( 時病 ) 을앓은이후눈에흰장애가있는것을예 ( 瞖 ) 라고하며, 살이자라는것은부장 ( 膚障 ) 이라고하였다. 111) 따라서내장에는뇌류청맹과, 흑맹그리고녹예청맹이해당하는데, 청맹과녹맹을구분한것이바로 천축경론안 에서시작되었다고보아야할것이다. 이와는다르게 용수안론 에서는청맹이라는용어를지양하고내장이라는 106) 諸病源候論 卷 28, 目病諸候, 目靑盲候, 靑盲者謂眼本無異瞳子黑白分明直不見物耳. 107) 諸病源候論 卷 28, 目病諸候, 目靑盲有翳候, 白黑二晴無有損傷瞳子分明但不見物名爲靑盲更加以風熱乘之氣不外泄蘊積受於睛間而生翳似蠅翅者覆瞳子上故爲靑盲翳也. 108) 備急千金要方 卷 15, 七竅病方, 目病第一. 여기서는 治熱上出攻目生障翳目熱痛汁出方, 治目風淚出浮翳多膿爛方 治目熱生膚赤白膜方 治熱病後生翳方 治眼漠漠無所見方 靑盲遠視不明 靑盲 등으로언급하였다. 이는병증을규정한것이아니라증상의치료를설명하는가운데말한것으로한계가있지만, 청맹이나예등의명칭의사용에서는큰차이를보이지않는다. 그리고 제병원후론 에서말하지않은백막을구체적으로언급했다. 109) 外臺秘要 卷 21, 出眼疾候一首, 眼無所因起忽然膜膜不痛不痒漸漸不明久歷年歲遂致失明令觀容狀眼形不異唯正當眼中央小珠子裏乃有其障作靑白色雖不辨物猶知明暗三光知晝知夜如此之者名作腦流靑盲. 110) 外臺秘要 卷 21, 眼疾品類不同候一首, 謝道人曰苦有人若患眼漸膜膜狀與前靑盲相似而眼中一無所有此名黑盲宜針刺服藥如瞳子大者名曰烏風如瞳子翳綠色者名爲綠翳靑盲. 111) 外臺秘要 卷 21, 眼疾品類不同候一首, 因時病後得眼生白障者此名爲瞖也 因病後生肉者此爲膚障也. 260 醫史學